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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형주, 3·1운동 100주년 디지털 싱글 발매… ‘사의 찬미’ 등 수록

    임형주, 3·1운동 100주년 디지털 싱글 발매… ‘사의 찬미’ 등 수록

    세계적인 팝페라 테너 임형주(33)가 독립운동가와 애국지사들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기는 음원을 발표한다. 소속사 디지엔콤은 임형주가 오는 15일 광복절에 통산 8번째 디지털 싱글 ‘어 뉴 로드 ? 새로운 길’을 발매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디지털 싱글에는 임형주가 2015년 MBC ‘복면가왕’ 최종가왕후보 결정전에서 열창한 소프라노 윤심덕 선생의 ‘사의 찬미’가 타이틀곡으로 담겼다. 또 대한민국 임시정부 시절 수많은 국민들이 애창한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Auld Lang Syne)을 바탕으로 한 ‘독립군 애국가’와 한국 대중가요 효시로 평가받는 ‘희망가’ 등 모두 3곡이 수록됐다. 수록곡 3곡 모두 일제강점기 광복의 열망을 품고 살아간 우리 민족의 애환을 달래주던 역사적인 노래로 임형주의 맑고 서정적인 목소리로 새롭게 탄생했다. 임형주와 20년 넘게 호흡을 맞춘 이상훈 음악감독과 김대성 톤스튜디오 대표 엔지니어, 코리안 내셔널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임형주는 소속사를 통해 “정식 레코딩해 이번 디지털 싱글 타이틀곡으로 수록한 ‘사의 찬미’는 ‘복면가왕’ 출연 이후 앨범에 수록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는데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에 맞춰 발매할 계획을 갖고 있었기에 선뜻 들어드릴 수 없었다”며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선보이게 돼 무척 홀가분하고 기쁘다. 나머지 2곡 또한 우리 민족의 애환과 역사가 담겨 있는 곡들이니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번 디지털 싱글 ‘어 뉴 로드 - 새로운 길’은 15일 유니버설 뮤직 레이블을 통해 국내외 음원 사이트에 공개된다. 한편 임형주는 15일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진행되는 제74주년 광복절 정부경축식에 공식 초청돼 ‘광복환상곡’을 열창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뮤지컬가수 홍지민, 독립유공자,유족 초청 청와대 오찬에서 노래 부른 까닭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제74주년 광복절을 앞둔 13일 생존 애국지사와 국내외 독립유공자의 유족 등 160명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오찬 행사를 가졌다.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 부제로 진행된 행사는 독립유공자와 유족을 국가가 끝까지 기억하겠다는 정부 의지를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생존 애국지사 9명을 비롯, 안중근 의사의 외손녀 황은주 여사, 유관순 열사와 서대문형무소 여옥사 8호실에서 ‘대한이 살았다’라는 노래를 지어 불렀던 심명철 지사의 아들 문수일씨 등이 참석했다. 오찬은 기념 영상 및 공연, 참석자 인터뷰, 대통령 모두발언, 건배 제의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날 오찬 중 진행된 공연에서는 뮤지컬 배우 홍지민씨가 독립유공자·유족에게 감사 의미를 담아 대중가요 ‘말하는 대로’, 뮤지컬 맘마미아의 ‘댄싱 퀸’을 열창해 눈길을 끌었다. 홍씨는 독립유공자 홍창식 선생의 딸로, 이날 행사 초청자들과 무관치 않다. 1926년 함경북도 학성 출신인 홍 선생은 1942년 비밀결사 백두산회에 가입해 함북 일대에서 활동하다 이듬해 일제에 체포돼 옥고를 치렀고 감옥에서 해방을 맞았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이런 인연으로 홍지민씨는 지난해 제73주년 광복절 및 정부 수립 70주년 경축식에서 애국가를 제창하기도 했다. 사전 인터뷰에서 황 여사는 외할아버지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후 외국을 떠돌았던 가슴아픈 가족사를 전했다. 그는 “중국 상해에서 나고 자랐는데, 8·15 해방으로 내 고향 나라, 내 나라에 와서 살면서 마지막 가는 날에 내 땅, 내 나라에서 묻히기 위해서 한국으로 왔다”고 영구 귀국한 배경을 전했다. 문씨는 ‘대한이 살았다’ 가사를 직접 낭송했다. 이 노래는 처참했던 수감 생활에도 불구하고 독립 열망을 잃지 않았던 당시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강인함이 담긴 것이다. 오는 광복절 계기에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는 재불한국민회 제2대 회장 홍재하 선생의 차남 장자크 홍 푸앙씨도 초대됐다. 프랑스 자택 대문에 태극기를 걸어 놓을 정도인 그는 부친이 평소 고국을 그리워하며 불렀다는 아리랑을 서툰 한국어로 불렀다. 오찬에는 김구 선생 등 임시정부 요인들이 즐겨먹었던 특별 메뉴가 올랐다. 김구 선생이 일제 경찰의 추적을 피해 다닐 때 휴대하기 편해 먹었다는 대나무 잎으로 감싼 ‘쫑쯔’(찹쌀 등으로 만든 떡), 임정의 안살림을 맡았던 오건해 여사가 요인들에게 대접했다는 간장으로 조린 돼지고기 요리 `홍샤오로우‘가 제공됐다. 또 테이블마다 독립운동 당시 사용되었던 태극기 6종이 꽃장식과 함께 배치돼 행사 의미를 더했다. 독립운동가 남상락 선생의 자수 태극기, 진관사 백초월 선생의 태극기, 1923년 임시의정원 태극기,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 게양됐던 태극기, 1941년 김구 선생 서명 태극기, 1945년 광복군 서명 태극기 등이다. 문 대통령은 “100년 전 선조들의 뜻과 이상은 아직 완전히 실현되지 못했다. 평화 번영의 한반도라는 중대한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고, 광복을 완성하기 위해 우리는 분단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면서 “국민의 하나 된 힘이 절실한 이 때, 독립유공자와 유족들께서 언제나처럼 우리 국민의 힘이 되어주시고 통합의 구심점이 되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독립유공자 어르신들 살아생전에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꼭 보여드리고 싶다”고 약속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평화당 비당권파 탈당…“제3세력 결집해 대안신당”

    평화당 비당권파 탈당…“제3세력 결집해 대안신당”

    유성엽·박지원 등 의원 10명 전격 탈당 선언1년 6개월 만에 또 분당…정계개편 신호탄? ‘제3지대 신당’을 주장한 민주평화당 비당권파가 12일 집단 탈당을 선언하고 ‘대안신당’ 창당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2월 국민의당 분당 결과 탄생한 민주평화당은 창당 1년 6개월 만에 다시 쪼개지게 됐다. 평화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 소속 10명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사분오열되고 지리멸렬한 제3세력들을 다시 튼튼하고 건강하게 결집시키면서 대안신당 건설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성엽 원내대표와 천정배·박지원·장병완·김종회·윤영일·이용주·장정숙·정인화·최경환 의원으로 구성된 대안정치는 이날 중 탈당계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 중 장 의원의 경우 바른미래당 소속이지만 평화당에서 활동해온 것이어서 탈당계 대신 당직 사퇴서를 제출한다. 대안정치는 “평화당은 5·18 정신을 계승한 민주세력의 정체성 확립과 햇볕정책을 발전시킬 평화세력의 자긍심 회복을 위해 출발했으나 지난 1년 반 동안 국민의 기대와 열망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고 탈당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국정을 책임져야 할 정부여당과 제1야당은 국민의 고통을 철저히 외면하고 자신들의 기득권만 유지하는 데 급급하고 있다”면서 “기득권 양당 체제를 극복해야 할 제3정치세력은 기득권 양당에 실망한 민심을 받들 수 있는 준비와 능력이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정치 재구성을 위한 새로운 대안 모색에 나서고자 한다”면서 “새로운 대안정치 세력은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국정운영에 실망한 건전한 진보층, 적폐세력의 ‘부활’로 역사가 후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합리적 보수층, 국민 40%에 육박하는 중도층과 무당층의 지지를 하나로 모을 비전과 힘,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안정치는 “대안신당은 국민적 신망이 높은 인사를 지도부로 추대하고 시민사회와 각계의 전문가가 대거 참여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면서 “국민의 실생활에 필요한 개혁적이고 합리적인 정책 대안을 발굴·제시하는 정책정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연해주 독립운동 대부 ‘페치카 최’…잊힌 영웅, 그의 흔적 아로새기다

    연해주 독립운동 대부 ‘페치카 최’…잊힌 영웅, 그의 흔적 아로새기다

    일제강점기 러시아 연해주 항일 독립운동의 대부인 최재형(1860~1920) 선생 기념비가 순국 100주년을 앞두고 러시아 우수리스크에 건립됐다. 제막식은 오는 12일 오후 4시(현지시간) 우수리스크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다. 기념비는 선생이 살던 고택을 단장해 문을 연 최재형기념관 안에 최재형순국100주년추모위원회 주도로 설치됐다. 비용은 국가보훈처, 한민족평화나눔재단, 최재형기념사업회가 지원했다. 기념비는 그가 생전 열망한 광복의 뜻을 기려 한반도 국토 모양 비석으로 만들었다. 태극기 문양을 또렷이 새긴 바탕에 ‘애국의 혼 민족의 별 최재형’이라는 글씨를 넣었다. 기념비 앞에는 최재형 선생의 흉상도 같이 놓았다. 함경북도 경원에서 노비의 아들로 태어난 최재형 선생은 가난하고 힘없는 처지의 동포들을 아낌없이 도와 ‘페치카(러시아 난로) 최’라고도 불렸다.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연해주로 이주한 선생은 굶주림에서 벗어나기 위해 막노동과 선원 일 등을 하면서 성장했다. 선원 생활을 그만두고 군납사업에 뛰어들어 부를 축적한 선생은 모은 전 재산을 항일 독립운동과 한인 동포 지원에 썼다. 국내외 최초의 독립단체인 동의회를 조직하고 대한의군에 무기와 숙식을 제공했으며, 대동공보 사장과 권업회 총재로 재임하면서 30여개의 학교와 교회를 세웠다. 특히 최근에는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배후에서 지원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선생은 1919년 대한국민의회 외교부장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초대 재무총장에 선임됐지만 1년 후인 1920년 4월 블라디보스토크에 상륙한 일본군에 의한 ‘신한촌 참변’ 때 연해주에서 체포돼 이틀 만에 총살당했다. 시신과 묘지도 없이 오랫동안 잊힌 영웅으로 방치돼 있다가 사후 42년 만인 1962년 대한민국 건국훈장 독립장(3급)이 추서됐다. 제막식에는 최재형순국100주년추모위원회 공동대표인 소강석 한민족평화나눔재단 이사장, 안민석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문영숙 최재형기념사업회 이사장, 김니콜라이 고려인민족문화자치회장을 비롯해 최재형 선생 후손, 현지 교민 등 200여명이 참석한다. 공동위원장 및 관계자의 개회사와 기념사 및 건립문 낭독, 경과보고 및 각계 주요 인사들의 축사와 답사, 추모공연이 이어진다. 추모공연에선 최재형 선생 순국 10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추모곡 ‘자유의아리아’(소강석 작사·작곡)를 테너 박주옥 교수가 부르고, 창원국악관현악단(총감독 김현호)이 특별공연을 한다. 최재형장학생으로,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하는 닐루파르 무히디노바의 연주 속에 참석자들의 헌화로 제막식을 마무리한다. 한편 최재형기념관은 블라디보스토크 신한촌 기념비와 함께 연해주 항일 독립운동의 대표적인 유적지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기념비의 관리와 운영은 고려인민족문화자치회가 담당하고, 한민족평화나눔재단과 최재형기념사업회도 지속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기념비는 연해주 지역의 대표적 항일 독립운동 유적지 및 역사교육 장소로 활용하는 동시에 ▲신한촌 기념비 ▲이상설 유허비 ▲안중근의사단지동맹비 등의 유적과 연계해 연해주 독립운동 역사탐방 프로그램 및 산교육의 장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박요셉 추모위 사무총장은 “선생의 기념비를 그가 살았던 집터에 설치하게 돼 매우 감회가 깊다”고 말했다. 선생의 후손이자 러시아독립유공자후손협회 회장인 최발렌틴씨는 “그의 노력을 기억하고, 후손들에게 알릴 계기를 만든 위원회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에 교통대란이 벌어졌다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에 교통대란이 벌어졌다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총파업과 시위가 벌어진 5일 홍콩에 지하철 운행이 끊기고 수백 편의 항공편이 취소되는 등 교통대란이 벌어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이날 홍콩에서 금융인과 공무원, 교사, 버스 기사, 항공 승무원, 사회복지사, 언론인, 자영업자, 예술가 등 각계각층 종사자들은 총파업에 들어갔다. 홍콩 재야단체 등은 이날 총파업에 50만 명 이상 시민들이 동참했다고 밝혔다. 이날 젊은 층을 주축으로 한 송환법 반대 시위대는 총파업과 함께 ‘비협조 운동’으로 불리는 게릴라식 시위를 홍콩 곳곳에서 전개했다. 이들은 시민들이 지하철을 타고 센트럴과 침사추이, 몽콕 등 도심지역으로 출퇴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다이아몬드힐, 라이킹, 포트리스힐, 위안랑 역 등 4개 지하철역에서 열차 운행 방해에 나섰다. 이들 시위대는 지하철 승차장과 차량 사이에 다리를 걸치고 서는 바람에 차량의 문이 닫히지 않아 지하철 운행이 불가능해졌다. 오전 7시 30분부터 시작된 운행 방해로 홍콩 내 8개 노선 중 쿤퉁 노선과 홍콩섬과 홍콩국제국항을 잇는 공항 고속철 노선이 전면 중단됐다. 공항 고속철 노선은 오전 11시 가까이 돼서야 가까스로 재개됐다. 항공편을 이용하기 위해 홍콩국제공항으로 향하던 관광객들은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하는 일도 속출했다. 다른 6개 노선도 일부 구간에서 운행이 중단되는 등 차질을 빚어 이날 출근길에 ‘교통대란’이 벌어졌다.시위대는 지하철 운행 방해는 물론 일부 도로 점거에 나서고 한때 홍콩섬과 카오룽반도를 잇는 터널 입구를 막아 버스 운행도 크게 지연됐다. 홍콩 버스노조에 따르면 버스 운전사 상당수도 이날 병가를 내고 총파업에 동참했다. 이 때문에 홍콩 시내 교통은 물론 아시아의 항공교통 허브 중 하나인 홍콩국제공항도 운영에 큰 차질을 빚었다. 홍콩 공항당국은 이날 총파업으로 인해 홍콩 국제공항 활주로 2곳 중 한 곳만 운영한다고 밝혔다. 민항처 소속 항공 관제사 20여 명이 총파업 참여를 위해 집단으로 병가를 내면서 운영 인력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이날 파업에 참여한 항공 관제사는 전체 관제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인력이다. 이와함께 홍콩 최대 항공사인 캐세이퍼시픽 등 항공사의 조종사와 승무원 등도 파업에 동참하면서 이날 예정됐던 수백 편의 항공편이 무더기로 취소됐다. 캐세이퍼시픽의 경우 출발편 70편, 도착편 60편 이상이 취소됐다. 이날 1000편 이상의 항공기가 홍콩국제공항에서 이착륙할 예정이었는데, 이중 511편은 출발편이었다. 시위대는 이날 오후에도 애드머럴티, 몽콕, 사틴, 췬완, 타이포, 웡다이신, 튄문, 디즈니랜드 인근 등 홍콩 전역 8곳에서 동시다발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주말 몽콩, 침사추이, 정관오, 코즈웨이베이 등에서 일어난 시위 현장에서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44명이 체포되고 이중 한국인 1명과 필리핀인 1명도 포함됐다고 SCMP는 전했다. 교통대란이 벌어지자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총파업과 시위대를 강력히 비난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이날 총파업에 대해 “700만 홍콩인의 삶에 대해 도박을 벌이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어떠한 열망을 가지고 있더라도 이를 평화롭게 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국기를 바다에 던지는 등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위협하는 행동마저 서슴지 않고 있다”며 “홍콩 정부는 법과 질서를 지키기 위해 결연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에 대한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700만 홍콩인의 삶이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나와 동료들은 굳건하게 자리를 지켜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해 사퇴할 뜻이 전혀 없음을 밝혔다.특히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반중국 정서를 드러내는 반중 시위로 확산되고 있다. 시위대는 지난달 중국 국가 휘장에 페인트를 뿌린데 이어 전날 오성홍기를 바다에 내던져버리고 중국 중앙정부가 선물한 동상을 훼손하는 등 날로 과격화하는 양상마저 띠고 있다. 4일 오후 홍콩에서는 정관오 지역과 홍콩섬 서부 지역에서 각각 최소 수천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송환법 반대 시위가 열렸다. 홍콩인들은 정관오 시위에서 ‘송환법 철폐하라’, ‘폭동 규정 철회하라’ 등의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포츠이 공원에서 벨로드롬 공원까지 행진했다. 일부 시위대는 정관오 경찰서로 몰려가 ‘나쁜 경찰’ 등의 낙서를 하고 계란을 던지기도 했다. 시위대가 중국 중앙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 건물 근처로 접근하자 홍콩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이들 시위대를 막는데 총력전을 펼쳤다. 특히 그동안 최루탄과 고무탄 등으로 시위를 진압해오던 경찰이 이날 연락판공실 건물 밖에 물대포까지 배치해 강경 대응에 나섰다. 홍콩 시위 현장에 물대포가 배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이날 푸른색 물감을 섞은 스프레이를 시위대에 뿌려 시위 참여자들을 색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날 저녁 8시쯤 홍콩 최대 번화가 중 하나인 코즈웨이베이에 집결한 시위대는 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차량 통행을 막고 경찰과 대치를 이어갔다. 시위대는 돌과 물병 등을 마구 던지면서 격렬하게 저항하자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하며 맞섰다. 시위대는 도로 한복판에 목재 등을 놓고 불을 지르기도 했다. 이 때문에 홍콩섬과 카오룽반도를 잇는 터널 입구를 막아 교통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더욱이 시위대는 1997년 영국의 홍콩 주권반환을 기념하고자 중국 중앙정부가 선물한 ‘골든 보히니아’(Golden Bauhinia) 동상을 훼손하는 등 반중국 정서를 강하게 표출했다. 이날 시위대는 골든 보히니아 동상 기단에 스프레이로 “홍콩을 해방하자”, “하늘은 공산당을 멸할 것이다” 등의 문구를 새겨넣었다고 SCMP는 전했다. 완차이 컨벤션센터 앞 골든 보히니아 광장에 세워진 이 동상에는 1997년 주권반환식 당시 중국을 대표했던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친필이 새겨져 있다. 보히니아는 홍콩을 상징하는 식물이다. 해마다 7월 1일 골든 보히니아 광장에서는 주권반환 기념식이 열린다. 또한, 매일 아침 국기 게양식이 열려 홍콩을 찾는 중국 본토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곳이기도 하다. 홍콩인들은 앞서 지난달 21일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연락판공실 건물 앞까지 밀고 가 중국 국가 휘장에 검은 페인트를 뿌리고 날계란을 던졌다. 전날 오후에도 검은 복장을 한 시위대 4명이 빅토리아 하버 부둣가 게양대에 걸려있던 중국 오성홍기를 끌어내려 바다에 던졌다. 이어 한 남성이 ‘홍콩 독립’이라는 깃발을 내걸고 “우리는 자유를 잃어가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포 청소년들 하얼빈서 “코레아우라”(대한독립만세) 외쳤다

    김포 청소년들 하얼빈서 “코레아우라”(대한독립만세) 외쳤다

    경기도김포교육지원청 김포 청소년 역사문화 탐구단의 동북3성팀이 30~31일 하얼빈역에 재개관한 안중근의사 기념관을 방문했다. 기념관 자리는 안중근의사 의거 110주년을 맞이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던 장소다. 지난 27일부터 3박4일 여정을 시작해 김포학생대표 32명과 인솔자 8명이 함께 방문 중이다. 학생들은 안중근 의사의 생애와 거사과정 등 안 의사 발자취가 고스란히 담긴 전시물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일제강점기 일본에 항거한 안중근 의사의 행적에 대해 자세히 살펴봤다. 또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장소를 직접 확인하고, 안 의사가 남긴 유묵들을 관람할 때는 눈시울을 붉히거나 일제의 만행에 분노하기도 했다. 특히, 고촌중학교 학생들은 사전 대한민국임시정부 100주년 기념 체험활동으로 인근 초등학교 학생 30명을 초대해 체험부스를 운영했다. 당시 만들었던 안 의사 손도장이 찍힌 가방과 안중근 의사 유묵인 ‘일일부독서 구중생형극(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 탁본한 작품을 모두 갖고 와 안중근 의사 기념관에서 “코레아우라”(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기념관을 방문한 양곡초의 한 학생은 “통유리 너머로 하얼빈역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1번 플랫폼 장소를 보니 안 의사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가슴에 와 닿았다”고 감회를 밝혔다. 지난 30일 4일차 탐방을 마친 3개 학교 모든 참가자들은 하얼빈 곤륜호텔 만찬장에서 나흘간 여정을 정리하고 조사한 내용과 감상을 나누는 나눔의 자리를 마련했다. 참가자들은 탐구단 활동을 통해 가장 힘들었던 것으로 음식과 중국 화장실 문화를,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는 안중근 의사 기념관과 731부대 기념관, 백두산, 윤동주 생가를 꼽았다. 고촌중 임상혁 학생은 “비행기를 타고 2시간 넘게 날아온 땅에서 한국 문화를 갖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놀라웠고, 옌볜에서 살아가는 중국 동포도 우리와 같은 민족임을 느꼈다”며, “독립투사들이 어렵게 지켜낸 이 나라에서 언젠가 옌볜 사람과 북녘 사람들과 함께 통일 한국에서 다함께 살아가기를 소망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학생들은 ‘독립군가’를 함께 부르며 탐구단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함께 부른 독립군가는 일제강점기 항일 독립투사들이 부르던 ‘독립군가’를 고촌중 학생들이 직접 개사했다. 노래를 부르는 학생들 손에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 10월 26일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들려 있었다. 백경녀 교수학습지원과장은 “안중근 의사의 조국 독립을 향한 열망과 희생정신은 100년이 지난 지금에도 우리 국민들 가슴 속에 살아있다”며, “안 의사를 비롯한 애국선열들의 뜻을 잘 받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또 “이번 여정을 통해 김포 청소년 역사문화탐방단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관을 갖고 사유하는 김포시민들로 자라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정권 바뀌어도 취업은 힘들어…나와 상관없는 정치엔 무관심

    정권 바뀌어도 취업은 힘들어…나와 상관없는 정치엔 무관심

    “정치? 관심 없어요. 경제라면 모를까”, “대통령까지 끌어내렸는데 왜 우리 일상은 달라지지 않죠?” 1990년대생에게는 특별한 정치 경험이 있다. 90년대 초반에 태어난 이들은 2012년 대선 때 처음으로 대통령을 직접 뽑게 됐다. 그런데 자신들이 참여한 첫 대선에서 승리한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하는 것을 지켜봤다. 단순히 지켜만 본 게 아니라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데 앞장섰다. 2016년 말 불거진 국정농단 사건에 기름을 부은 것은 비선 실세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대학 특혜 입학 의혹이었다. 치열한 입시 경쟁에 시달렸던 많은 90년대생은 광장에서 분노를 토해냈다. 90년대 중반에 태어난 이들은 촛불 혁명이 가져온 2017년 ‘벚꽃 대선’에서 처음으로 대통령을 뽑았다.대통령 탄핵과 촛불 정부 수립에 앞장섰던 90년대생이지만, 예전의 20대처럼 정치에는 냉소적이다. 열망이 컸던 만큼 실망도 커서 그런지 이들의 냉소는 앞선 세대보다 오히려 더 깊다. 서울신문과 칸타코리아가 지난 14~15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30.6%가 ‘지지 정당이 없다’고 응답했다. 특히 90년대생(153명)의 48.2%가 지지 정당이 없다고 밝혀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90년대생의 6%는 ‘모르겠다’거나 응답하지 않았다. ‘내일이 대통령 선거라면 누구를 뽑겠느냐’는 질문에도 20대의 42.7%는 ‘지지 후보가 없다’고 했고, ‘모르겠다’ 또는 무응답은 11.1%였다. 절반 이상이 별 관심이 없는 셈이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90년대생의 정치 냉소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90년대생들은 대체로 ‘나’를 중심에 두고 “정치가 내 생활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가”를 따져 나에게 큰 영향이 없으면 관심을 끊는 경향을 보였다. 취업준비생 황모(24)씨는 “정책이나 정치가 나에게 아무런 이득을 가져다주지 않거나 영향을 끼치지 않으면 굳이 내가 끼어들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면서 “정작 나는 당장 취업이 안 돼 이렇게 힘든데, 정치 때문에 스트레스받을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회사원 정병국(28)씨는 “정치보다는 경제에 관심이 많다”면서 “대통령이 대북정책은 잘하고 있는 것 같지만, 경제가 어려운데 너무 북한과 외교에만 신경 쓰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제 정치에 관심을 가져볼까 생각 중인 김학인(26)씨는 그 이유로 “정치를 좀 알아야 똑똑해 보이는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고강섭(37) 한국청년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90년대생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기보다 정치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는 게 더 정확할 것”이라면서 “취업 경쟁에 내몰리고 취업 후에도 실적 경쟁으로 사회·경제적으로 착취당하느라 정치에 관심을 두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 연구원은 “자신의 이익과 직결되는 문제에는 20대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폭발력도 크다.”고 덧붙였다. 촛불집회를 통한 ‘광장의 정치’를 경험했기 때문에 정치의 효능에도 민감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미투 운동’을 계기로 20대 여성들이 주축이 돼 혜화역 집회를 계속 이어 온 것이나 이에 대한 반발로 20대 남성들이 맞불집회를 벌인 것은 20대의 정치적 폭발력을 증명하는 사례다. 90년대생 남성들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유난히 문재인 대통령에게 반감을 갖고 있는 것도 현 정부의 정책이 자신의 이익을 침해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칸타코리아 여론조사에서 90년대생 남성 가운데 51%가 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잘하고 있다는 답변은 40.4%에 그쳤다. 20대의 부정적인 비율은 60대(57%)와 맞먹는 수준이다. 반면 90년대생 여성들은 55.6%가 ‘잘하고 있다’고 했고 ‘잘못하고 있다’는 답변은 30.7%였다. 지난 대선 때 문 대통령을 뽑은 최모(26)씨는 “정부의 대북 정책과 성평등 정책이 한쪽으로 너무 치우쳐 있다”고 말했다. 고 연구원은 “공정과 기회의 평등을 기대하며 문 대통령에게 열광한 90년대생 남성들이 ‘미투 운동’ 이후 정부 정책이 여성 쪽으로 쏠려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게임 강제 셧다운처럼 정부 규제도 자신들에게 직접 가해지는 것으로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90년대생들이 자유한국당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황규환(38) 한국당 청년부대변인은 “정권이 바뀐 뒤 오히려 대학생위원회 참여율이 높아졌고 90년대생 당협위원장도 4명으로 늘었다”면서 “당에서 활동하는 90년대생들이 이전 세대보다 더 강한 보수성향을 드러내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황 부대변인은 또 “탄핵을 경험한 이후 20대들의 정치적 성향이 더 극단화되고 다른 가치관을 지닌 이들을 경멸하는 현상이 더 강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90년대생의 정치 냉소와 극단화 경향은 결국 기성 정치의 책임이라는 지적이 많다. 정치에서도 공정함을 중시하고 과정을 인정받고 싶은 90년대생의 욕구를 정치권이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전용기(28) 더불어민주당 대학생위원장은 “부모세대로부터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교육받은 90년대생은 정치에 관심을 가질 여력이 부족하다”면서 “개인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정한 기회가 주어져야 하고 당장은 말이 안 되는 소리여도 기성 정치가 들어줘야 하는데 아직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한국당 황 부대변인도 “어려운 취업 탓에 90년대생이 정당 활동을 할 여유가 없다는 게 청년 정치 위기의 주된 원인”이라면서 “좋은 인재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현실적 여건을 마련해야 하고, 나라 발전과 같은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사소하지만 직접적인 삶의 변화를 가져다주는 정책으로 ‘꼰대 국회’를 탈피해야 90년대생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인(34) 경기 성남시의원은 “청년들이 정치가 어렵고 문턱이 너무 높다고 생각하는 것은 기성세대들이 90년대생의 새로운 시각에 접근하지 못한 채 관성의 벽을 높게 쌓았기 때문”이라면서 “말로만 정치가 젊어져야 한다고 하지 말고 청년들의 낯선 의견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강섭 연구원도 “기성 정치는 아직도 청년을 선거의 거수기나 서포터스 수준으로 여긴다”면서 “청년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정책들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로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정권 바뀌어도 취업은 힘들어…나와 상관없는 정치엔 무관심

    정권 바뀌어도 취업은 힘들어…나와 상관없는 정치엔 무관심

    “정치? 관심 없어요. 경제라면 모를까”, “대통령까지 끌어내렸는데 왜 우리 일상은 달라지지 않죠?” 1990년대생에게는 특별한 정치 경험이 있다. 90년대 초반에 태어난 이들은 2012년 대선 때 처음으로 대통령을 직접 뽑게 됐다. 그런데 자신들이 참여한 첫 대선에서 승리한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하는 것을 지켜봤다. 단순히 지켜만 본 게 아니라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데 앞장섰다. 2016년 말 불거진 국정농단 사건에 기름을 부은 것은 비선 실세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대학 특혜 입학 의혹이었다. 치열한 입시 경쟁에 시달렸던 많은 90년대생은 광장에서 분노를 토해냈다. 90년대 중반에 태어난 이들은 촛불 혁명이 가져온 2017년 ‘벚꽃 대선’에서 처음으로 대통령을 뽑았다. 대통령 탄핵과 촛불 정부 수립에 앞장섰던 90년대생이지만, 예전의 20대처럼 정치에는 냉소적이다. 열망이 컸던 만큼 실망도 커서 그런지 이들의 냉소는 앞선 세대보다 오히려 더 깊다. 서울신문과 칸타코리아가 지난 14~15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30.6%가 ‘지지 정당이 없다’고 응답했다. 특히 90년대생(153명)의 48.2%가 지지 정당이 없다고 밝혀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90년대생의 3.9%는 ‘모르겠다’거나 응답하지 않았다. ‘내일이 대통령 선거라면 누구를 뽑겠느냐’는 질문에도 20대의 42.7%는 ‘지지 후보가 없다’고 했고, ‘모르겠다’ 또는 무응답은 11.1%였다. 절반 이상이 별 관심이 없는 셈이다. 90년대생의 정치 냉소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90년대생들은 대체로 ‘나’를 중심에 두고 “정치가 내 생활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가”를 따져 나에게 큰 영향이 없으면 관심을 끊는 경향을 보였다. 취업준비생 황모(24)씨는 “정책이나 정치가 나에게 아무런 이득을 가져다주지 않거나 영향을 끼치지 않으면 굳이 내가 끼어들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면서 “정작 나는 당장 취업이 안 돼 이렇게 힘든데, 정치 때문에 스트레스받을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회사원 정병국(28)씨는 “정치보다는 경제에 관심이 많다”면서 “대통령이 대북정책은 잘하고 있는 것 같지만, 경제가 어려운데 너무 북한과 외교에만 신경 쓰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제 정치에 관심을 가져볼까 생각 중인 김학인(26)씨는 그 이유로 “정치를 좀 알아야 똑똑해 보이는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고강섭(37) 한국청년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90년대생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기보다 정치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는 게 더 정확할 것”이라면서 “취업 경쟁에 내몰리고 취업 후에도 실적 경쟁으로 사회·경제적으로 착취당하느라 정치에 관심을 두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 연구원은 “자신의 이익과 직결되는 문제에는 20대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폭발력도크다.”고 덧붙였다. 촛불집회를 통한 ‘광장의 정치’를 경험했기 때문에 정치의 효능에도 민감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미투 운동’을 계기로 20대 여성들이 주축이 돼 혜화역 집회를 계속 이어 온 것이나 이에 대한 반발로 20대 남성들이 맞불집회를 벌인 것은 20대의 정치적 폭발력을 증명하는 사례다. 90년대생 남성들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유난히 문재인 대통령에게 반감을 갖고 있는 것도 현 정부의 정책이 자신의 이익을 침해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칸타코리아 여론조사에서 90년대생 남성 가운데 51%가 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잘하고 있다는 답변은 40.4%에 그쳤다. 20대의 부정적인 비율은 60대(57%)와 맞먹는 수준이다. 반면 90년대생 여성들은 55.6%가 ‘잘하고 있다’고 했고 ‘잘못하고 있다’는 답변은 30.7%였다. 지난 대선 때 문 대통령을 뽑은 최모(26)씨는 “정부의 대북 정책과 성평등 정책이 한쪽으로 너무 치우쳐 있다”고 말했다. 고 연구원은 “공정과 기회의 평등을 기대하며 문 대통령에게 열광한 90년대생 남성들이 ‘미투 운동’ 이후 정부 정책이 여성 쪽으로 쏠려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게임 강제 셧다운처럼 정부 규제도 자신들에게 직접 가해지는 것으로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90년대생들이 자유한국당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황규환(38) 한국당 청년부대변인은 “정권이 바뀐 뒤 오히려 대학생위원회 참여율이 높아졌고 90년대생 당협위원장도 4명으로 늘었다”면서 “당에서 활동하는 90년대생들이 이전 세대보다 더 강한 보수성향을 드러내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황 부대변인은 또 “탄핵을 경험한 이후 20대들의 정치적 성향이 더 극단화되고 다른 가치관을 지닌 이들을 경멸하는 현상이 더 강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90년대생의 정치 냉소와 극단화 경향은 결국 기성 정치의 책임이라는 지적이 많다. 정치에서도 공정함을 중시하고 과정을 인정받고 싶은 90년대생의 욕구를 정치권이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전용기(28) 더불어민주당 대학생위원장은 “부모세대로부터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교육받은 90년대생은 어느 세대보다 개인주의가 강하다”면서 “개인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정한 기회가 주어져야 하고 당장은 말이 안 되는 소리여도 기성 정치가 들어줘야 하는데 아직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한국당 황 부대변인도 “어려운 취업 탓에 90년대생이 정당 활동을 할 여유가 없다는 게 청년 정치 위기의 주된 원인”이라면서 “좋은 인재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현실적 여건을 마련해야 하고, 나라 발전과 같은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사소하지만 직접적인 삶의 변화를 가져다주는 정책으로 ‘꼰대 국회’를 탈피해야 90년대생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인(34) 경기 성남시의원은 “청년들이 정치가 어렵고 문턱이 너무 높다고 생각하는 것은 기성세대들이 90년대생의 새로운 시각에 접근하지 못한 채 관성의 벽을 높게 쌓았기 때문”이라면서 “말로만 정치가 젊어져야 한다고 하지 말고 청년들의 낯선 의견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강섭 연구원도 “기성 정치는 아직도 청년을 선거의 거수기나 서포터스 수준으로 여긴다”면서 “청년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정책들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로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란은 미사일 협상 없다는데… 트럼프 “많은 진전”

    전날 유엔 참석한 이란 외무장관 발언에 美 “정권교체 원하지 않는다” 협상 손짓 이란 외무부 “美 비판하며 공을 넘긴 것” 이란과 긴장감을 높여만 가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우리는 그들을 돕기를 원하며 호의적”이라면서 유화적인 메시지를 던졌지만, 이란은 즉각 거부 의사를 드러냈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우리는 (이란의) 정권교체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많은 진전이 이뤄졌으며, 이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 자리에서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효과를 내고 있다며 “이란이 처음으로 미사일 프로그램에 관해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이란과의 관계에 관해 이렇게 희망적인 밑그림을 그리는 것은 유엔 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의 전날 발언 때문이다. 그는 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협상한다면 탄도미사일 프로그램도 포함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들(미국)이 우리 미사일에 관해 얘기를 하고 싶다면, (중동) 지역 국가들에 대한 미사일 등 무기 판매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일부 언론들은 이란이 그간 일관되게 배제했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협상 안건으로 처음 거론했다고 집중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도 자리프 장관의 입에서 나온 미사일 관련 발언에 다소 흥분했다. NYT는 “자리프 장관의 일요일 NBC 인터뷰 뒤 (미) 행정부는 뭔가가 시작되기를 열망했고, 그 근거는 미사일이 제공했다”고 풀이했다. 미국은 이란 측의 미사일 관련 발언을 새로운 핵협상에 대한 용의가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인 모양새다.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전 정권이 합의한 협정에서 탈퇴시킨 핵심적인 이유도 탄도미사일 개발 관련 조항이 없다는 점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에도 탄도미사일 포기를 포함한 새 합의를 만들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이뤄 낸 합의를 부정하고 탈퇴한 뒤, 이보다 개선된 새로운 핵합의를 만들어 내는 것은 이란과 갈등 중인 현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결말이다. 하지만 이란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의 희망을 단칼에 잘라 냈다.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자리프 장관의 인터뷰는 무기를 중동에 파는 미국을 비판하며 공을 그들에게 넘긴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잘못 해석한 것으로, 현 상황에서 협상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4명 중 3명 “참여 민주주의 확대 찬성”… 30대 90% 압도적

    진보 90%… 보수도 60% “확대” 40대이후 연령 높아질수록 낮아 17일 서울신문이 칸타코리아에 의뢰해 지난 14~15일 19세 이상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상대로 청와대 국민청원 제도와 같은 ‘참여 민주주의 확대’에 대한 의견을 물어본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응답자의 75.5%는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는 20.1%에 그쳤다. 자신을 ‘진보 성향’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90.8%, ‘중도 성향’의 75.4%, ‘보수 성향’ 60.5%가 ‘참여 민주주의 확대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30대가 압도적으로 높았고(90.5%) 이후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차츰 낮아졌다. 40대(83.3%), 50대(67.7%), 60대 전반(67.7%), 60대 후반(50.5%), 70대 이상(63.4%) 순이었다. 20대 이하는 82.2%였다. 특히 ‘30대 여성’의 96.4%가 ‘찬성한다’고 답해 전체 성별·연령대 중 가장 참여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높았다. 지역별로는 대전(92.5%), 광주(90.8%), 울산(90.2%), 경남(80.7%), 전남(80.1%), 전북(80.0%), 서울(79.7%) 순이었다. 충북(76.6%), 인천(74.3%), 경기(73.7%), 충남·세종(72.8%), 경북(66.9%), 제주(66.7%), 대구(66.5%), 강원(64.2%)이 뒤를 이었고 부산(63.2%)이 가장 낮았다. 호남(83.2%)이 대구·경북(66.7%)보다 높았다. 중산층(월 401만~500만원·75.9%)을 제외하고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고학력일수록 찬성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국민 77% “국민소환제 도입”… 30대 여성, 정치참여 열망 커

    국민 77% “국민소환제 도입”… 30대 여성, 정치참여 열망 커

    3050 찬성 80% 넘어… 30대 女 90% ‘최고’ 광주 찬성 96%… 강원·제주는 반대가 29% 전문·자유직·고소득층일수록 찬성률 높아국민 10명 중 거의 8명꼴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 지역, 지지 정당 및 정치적 성향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응답자가 자질이 떨어지는 국회의원은 4년 임기 도중이라도 퇴출시키는 데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서울신문이 칸타코리아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4~15일 설문조사한 결과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77.6%였다. 반대한다는 의견은 15.3%에 불과했다.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는 국민이 부적격한 국회의원을 임기 중 소환해 투표로 파면할 수 있는 제도다. 특히 지난 4월 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상정을 둘러싼 여야 간 몸싸움 이후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연령별로 보면 30~50대에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에 찬성하는 응답이 80% 이상을 기록했다. 30대는 87%, 40대 86.7%, 50대 81.1%의 찬성을 보였다. 20대는 72.3%, 60~64세는 76.5%, 70대 이상은 57.6%를 기록했다. 특히 30대 여성 응답자의 찬성이 90.3%로 가장 높았다. 반대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은 연령대는 65~69세로 26.1%였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81.5%, 호남권 80.7%가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을 찬성했다. 특히 광주에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찬성 응답률은 96.6%에 달했다. 부산·경남권은 77.8%, 충청권 77.8%, 강원·제주권 61.2%, 대구·경북권은 60.9%로 각각 조사됐다. 반대 응답이 가장 많은 지역은 강원·제주 29.7%였고 다음으로는 대구·경북 22.4%였다. 직업별로는 전문·자유직에서 찬성하는 응답이 93.5%로 가장 높았다. 사무직 85.8%, 경영·관리직 81.5%, 기능·숙련직 81.5%, 농업·임업·어업 종사자 80.4% 등으로 80% 이상 찬성률을 보였다. 반면 무직층에서 반대 응답률은 26.4%로 가장 높았다. 또 고소득층일수록 찬성 응답이 높았다. 학력별로 보면 대졸 이상 응답자 86.8%가 찬성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여론조사 어떻게 했나 서울신문이 창간 115주년을 맞아 칸타코리아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는 지난 14~15일 이틀 동안 전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각각 628명, 372명 등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령별 응답자는 20대 이하 15.3%, 30대 15.4%, 40대 18.6%, 50대 21%, 60~64세 10.4%, 65~69세 6.5%, 70대 이상 12.8%다. 표본은 성별·연령별·지역별 할당 후 무작위 추출했으며 피조사자는 성·연령·지역에 비례해 할당추출했다. 가중치는 2019년 6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을 바탕으로 성·연령·지역에 따라 부여했다. 조사 방식은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해 무선전화면접조사 100%로 진행했다. 전체 응답률은 10.8%다. 표본오차 95%에서 신뢰수준 ±3.1% 포인트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할 수 있다.
  • 교과 자율성·수업료·재수 비율 ‘3高’… 일반고 돼도 명문고로 남을 듯

    교과 자율성·수업료·재수 비율 ‘3高’… 일반고 돼도 명문고로 남을 듯

    전북 상산고를 비롯한 전국 24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재지정 취소 여부를 결정하는 교육부 최종 승인 여부가 이르면 이번 주부터 시작된다. 이미 상산고와 서울에서 재지정 평가에서 탈락한 8개 자사고 등이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을 예고해 교육부의 최종 승인이 떨어지면 이를 둘러싼 교육 당국과 자사고 측의 갈등은 극에 달할 전망이다. 자사고 재지정 논란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교육 선택권을 빼앗기 때문에 그대로 둬야 한다는 주장과 자사고가 고등학교를 서열화하고 고교 교육을 양극화하기 때문에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의 대립이 핵심이다. 자사고 존치를 주장하는 쪽 일부에서는 현 정부와 교육감들이 자사고를 적폐로 규정하고 정치적으로 자사고를 말살하려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자사고가 사라지면 정말 학생들은 선택권이 줄어들게 될까. 자사고가 축소·폐지되면 교육의 자율성이 침해되는 것일까. 현 자사고 논란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보기 위해 자사고가 다른 일반고와 어떻게 다르게 운영되고 있는지, 또 입학생과 졸업생은 다른 학교들과 어떻게 다른지 조목조목 비교해 봤다.자사고가 태동한 것은 김대중 정부 말기인 2002년이다. 당시 이상주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고교 평준화 정책을 보완하기 위해 자립형사립고를 도입·확대하겠다”면서 전국에 6곳의 ‘자립형’사립고를 허가했다. 상산고와 강원 민족사관고도 이때 생겨났다. 현재의 ‘자율형’사립고로 전환된 것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이다. 교육부 장관만 지정할 수 있었던 자립형사립고에 비해 자율형사립고는 교육감도 지정이 가능했다. 다만 학생 모집이 전국 단위로 가능했던 자립형사립고와 달리 자율형사립고는 시도교육청 단위로만 지정이 가능했다. 자율형사립고로 바뀌면서 학교 수도 급증했다. 2010년 취임한 이주호 당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주도 아래 2010~2011년 2년간 자사고는 40여개 이상으로 늘었다. 이 중 서울에서만 절반 이상인 25곳(현재 23곳)이 몰렸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당시 서울에 비교적 재정적 여유가 있는 학교가 몰려 있어 자사고로 전환한 사립고가 다른 지역에 비해 많았다”고 말했다. 최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서울은 이명박 정부 당시 자사고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고교 서열화가 나타났다”고 언급한 배경이기도 하다. 2010년 이명박 정부에서 자사고를 확대하며 내건 명분은 교육의 다양성 확대다. 교육 과정에서 더 많은 자율성을 가진 학교를 늘려 다양한 인재를 키우겠다는 의미다. 자사고는 현 고3까지 적용받는 ‘2009개정교육과정’에 따라 국·영·수 등 주요 과목을 전체 이수 단위(재학 중 받아야 하는 수업 시수)의 절반 이상 편성할 수 있었다. 일반고는 국·영·수를 50% 미만으로 의무 편성해야 했다. 실제로 학교알리미에 따르면 이번에 서울교육청의 재지정 평가에서 탈락한 8개 자사고(경희고·배재고·세화고·숭문고·신일고·이대부고·중앙고·한대부고) 중 숭문고를 제외하고는 모두 국·영·수 비율이 50%를 넘었다. 다만 현 고1·2가 적용받는 ‘2015개정교육과정’에서는 자사고도 국·영·수 편성 50% 미만이 의무사항으로 적용돼 자사고가 일반고보다 더 많은 국·영·수 수업을 할 수 있는 여지는 줄었다. 그럼에도 자사고의 교과 편성 자율성은 여전히 일반고보다 높다. 2015개정교육과정에서도 3년간 자사고의 필수이수 단위는 일반고(94단위 이상)보다 적은 85단위 이상이다. 필수이수 단위란 교육과정상 학교가 학생들에게 꼭 해야 하는 수업의 단위로 1단위는 1회 50분, 모두 17회 분량의 수업을 뜻한다. 1단위는 한 학기에 주 1회 수업을 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결국 자사고는 일반고보다 연간 3단위, 즉 일주일에 3시간가량의 수업을 재량껏 쓸 수 있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자사고는 일반고에 견줘 자유롭게 짤 수 있는 9단위의 수업을 국·영·수 등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유리하거나 논술 등 대학 입시에 필요한 수업으로 편성한다. 자사고는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지 않는 대신 학교장이 입학금과 수업료를 정할 수 있다. 민간교육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의 조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일반고의 평균 연간 수업료는 280만원 정도인 데 반해 광역 단위 자사고는 720만원,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하는 전국 단위 자사고는 1133만원에 달했다. 일부 자사고 학부모들은 “기숙형 자사고의 경우 별도로 학원을 보낼 필요가 없어 절약되는 사교육비를 생각하면 높은 비용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반면 사걱세에서 2017년 전국 고1 학생 1만 88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월평균 100만원 이상 고액 사교육을 받는 학생 비율은 일반고의 경우 13.7%에 그쳤지만 자사고(광역 단위)는 35.8%로 나타났다. 교육의 다양성 확대라는 미명 아래 자사고가 실제로는 대학 입시에 매몰돼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래서 자사고에 ‘입시 명문’이 많다. 매년 서울의 유명 입시학원들은 각 자사고를 서울대나 전국 의대 입학생 숫자로 줄을 세워 순위를 공개한다. 서울대에 따르면 2019학년도 정시 합격생 990명 중 자사고 졸업생은 231명(25.4%)이다. 전체 고교생 중 자사고 학생 비율(2.7%)의 열 배에 가까운 수치다.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2018학년도 기준 하나고는 55명의 졸업생이 서울대에 입학했고, 중동고와 세화고는 각각 31명, 26명이 서울대로 진학했다. 그러나 이는 모두 재수 혹은 삼수 이상의 n수생이 포함된 숫자다. 이 중 n수생이 얼마나 포함됐는지는 학교에서 공개하지 않는 이상 알 길이 없다. 지난 6월 국회 교육위원회에 출석한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상산고에서는 한 해 275명의 학생이 의대에 간다”고 언급한 내용도 모두 n수생이 포함된 수치다. 입시업체인 에스티유니타스가 학교알리미를 통해 분석한 2018학년도 서울 지역 자사고의 재수 비율은 47.1%에 달한다. 이 업체가 분석한 서울의 일반고 졸업생 재수 비율은 38.1%였다. 서울 자사고 중에서도 강남에 위치한 휘문고와 중동고의 재수 비율은 각각 63.9%, 61.9%나 됐다. 유성룡 에스티 유니타스 교육연구소장은 “서울 소재 고교의 자치구 및 유형별 재수 비율을 분석하면 강남구의 자사고에 다니는 학생이 재수를 가장 많이 선택하는 것으로 나온다”면서 “재수생이 다닐 수 있는 학원이 밀집한 대치동과 가깝다는 점, 재수와 삼수를 해서라도 목표한 대학에 가야 한다는 학부모의 열망과 경제적 지원 등이 복합적으로 결합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르면 이달 말 교육부 장관의 승인으로 자사고 지정 취소가 최종 결정되면 해당 자사고는 당장 내년부터 일반고로 전환해 신입생을 받아야 한다. 다만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자사고 학생 신분을 유지하고 자사고 졸업생이 된다. 일반고로 전환되면 내년 고1 학생부터는 정부 재정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교육부가 지난해 개정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일반고로 전환하는 자사고는 3년 동안 기존 6억원에서 10억원을 지원받는다. 서울의 경우 교육청 지원금을 합치면 모두 20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번에 재지정 평가에서 탈락한 자사고 11곳이 모두 일반고로 전환되더라도 기존 ‘입시 명문’의 지위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탈락한 자사고들이)그동안 쌓아 왔던 입시 데이터 및 노하우 등은 일반고로 전환되더라도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해당 지역 안에서는 상위권 학생들이 모이는 명문고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이종수의 헌법 너머] 제헌절 단상

    [이종수의 헌법 너머] 제헌절 단상

    내일모레가 제헌절이다. 우리 헌법은 사람 나이로 치자면 이제 고희(古稀)를 훌쩍 넘겼다. 제헌헌법에는 광복과 정부 수립이라는 감동과 기대가 컸지만, 이후 권력욕으로 얼룩진 질곡의 헌정사에서 유감스럽게도 헌법은 늘 부정과 극복의 대상이 돼 왔다. 헌법이 대통령의 재집권에 번번이 걸림돌이었기에 직선제냐 간선제냐 하는 대통령의 선출 방식과 재임 제한의 변경이 그간 행해졌던 개헌의 주된 골자였다. 그 과정에서 헌법이 미리 정해 둔 절차와 한계를 무시한 개헌이 대다수였다. 논리 모순적으로 들리겠지만, 이로써 이른바 ‘위헌적인 헌법 개정’이라는 태생적인 흠을 지녀 왔다. 1987년 민주화항쟁으로 탄생한 현행 헌법은 대통령 직선제 쟁취라는 열망이 추동력이 돼 여야가 합의한 최초의 개정 헌법이다. 이전 헌법들의 평균수명이 불과 4년 남짓이었던 반면에 현행 헌법은 훌쩍 30년이 넘어 그 수명이 가장 길다. 민주공화제의 핵심 전제이자 징표인 선거를 통한 평화적 정권 교체가 현행 헌법하에서 처음으로 그리고 세 차례나 이루어졌다는 것도 의미가 크다. 또한 국가권력을 두고 다투는 그간의 ‘정치투쟁’이 ‘헌법투쟁’으로 그 차원을 달리하게 됐다. 합헌적인 절차로 불의(不義)한 현직 대통령을 내쫓기도 했다. 이렇듯 현행 헌법이 갖는 긍정적인 성과가 자못 크다. 이전의 여러 헌법에 비할 바가 아니다. 지금도 정치가 문제이지 헌법이 문제인 것은 더더욱 아니다. 헌법이 바뀐다고 해서 정치가 변하지도 않는다. 물론 헌법이 결코 지고지선의 존재는 아니다. 시간이 흘러 국민들의 생활감각과 주변 여건이 변하고, 이로써 헌법의 규범력에 틈이 생기기 마련이다. 헌법 개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간 소위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를 두고서 권력구도 개편이 개헌의 주된 이슈였지만, 최근에 사법농단 사태로 불거진 ‘제왕적 대법원장’, 국회 파행 사태에서 드러나듯이 ‘제왕적 국회’ 그리고 ‘제왕적 자치단체장’ 역시 문제인 것은 매한가지다. 주권자인 국민에게 봉사해야 할 국가권력이 국민들이 떠받들어야 하는 상전(上典) 같은 존재임에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지난 국정농단 사태를 거치면서 촛불 민심은 정당들 간의 밀실 합의나 당리당략에 따른 개헌이 아니라 시민사회가 주도하는 개헌을 요구했다. 개헌 논의가 지지부진하던 중에 정부가 직접 개헌안을 마련하고서 국회로 넘겼지만, 국회는 아예 논의조차 하지 않고서 그대로 폐기해 버렸다. 여기서 폐기된 것은 개헌안만이 아니다. 주권자인 국민의 지위와 권한도 철저히 무시됐다. 국민투표를 통해 개헌안의 당부를 종국적으로 확정짓는 헌법 개정권자인 국민이 갖는 지위에는 적어도 국회로 하여금 개헌안에 대한 진지한 논의와 표결 절차를 강제하는 권한이 내재돼 있기 때문이다. 1949년에 제정된 독일 기본법도 지난 5월 70주년을 맞이했다. 마찬가지로 동서독 간의 분단 상황을 겪었고, 우리보다 앞서 이 상황을 해소한 헌법이기에 결코 남다르지가 않다. 70주년을 맞이하는 기본법을 두고서 독일 언론은 ‘기적 같은 마법의 문건’으로 상찬한다. 애당초 서독 기본법은 독일 민족이 통일되는 그날에 새로운 헌법의 제정을 예정하고 있었다. 게다가 분단 상황에서 서독 지역에만 적용되는 이른바 ‘불완전 헌법’ 내지 ‘잠정 헌법’이기에 헌법이라는 이름을 포기하고서 기본법으로 칭했다. 그런데 통일 이후에도 여전히 기본법이다. 그동안 기본법과 더불어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번영을 가져왔고 또한 오랜 노력 끝에 독일 민족의 재통일을 성취했기에 이 기본법을 버리고 새로운 헌법하에서 굳이 미지(未知)의 불확실한 미래를 맞이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공감대가 사회 내에서 폭넓게 형성됐기 때문이다. 제헌 나이로 고희를 같이 맞이하면서도 이렇듯 독일과 우리는 서로 다른 경로를 밟아 왔다. 과연 무엇이 문제였을까? 여러 대답이 가능하겠지만 한쪽에는 분단 현실을 그대로 직시하고 이를 극복하려는 헌법 정치가 있었고, 다른 한쪽에는 그저 집권만을 위해 분단을 이용하려는 정치놀음이 내내 행해져 온 까닭도 나름의 답이 되겠다. 한 나라의 민주주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올해 세계언론자유지수에서 우리나라가 아시아 국가들 중에 가장 높다는 다행스런 기사를 접했다. 그러자 문뜩 얼마 전에 회자됐던 글귀가 떠오른다. ‘임중도원’(任重道遠), 짊어진 짐은 무겁고 갈 길은 아직도 멀다.
  • “한국 학원에선 부모 동의받아 체벌”…초록우산재단, UN서 아동권리 발표

    “한국 학원에선 부모 동의받아 체벌”…초록우산재단, UN서 아동권리 발표

    UN 고위급정치회담에서 아동폭력 심각성 및 변화 촉구 발표“한국에서는 아동폭력이 다른 나라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도한 학업경쟁으로 한국의 학원에서는 부모의 동의를 받고 체벌을 행하기도 합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국제어린이재단연맹 국가가들과 함께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UN(국제연맹)에서 열린 고위급정치회담(HLPF)에 참석해 아동폭력의 심각성과 변화를 촉구하는 발표를 했다고 12일 밝혔다. HLPF는 2016년 9월 UN이 수립한 지속가능개발목표의 의제를 점검하는 회의로 매년 7월 뉴욕 UN본부에서 열린다. 올해는 ‘아동폭력 근절을 위한 전 지구적 협력 방안 모색‘을 주제로 진행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비롯해 국제어린이재단연맹의 지원을 받는 3개국(엘살바도르, 우간다, 파라과이) 대표아동들 참석했다. 국제어린이재단 연맹은 세계 아동들의 생존지원과 보호지원, 권리옹호 등을 위해 우리나라와 함께 미국과 독일, 프랑스 등 11개국이 회원으로 있다. 우리나라 대표로 참석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이윤서(16)양은 포럼 발표에서 최근 우리 정부가 발표한 가정 내 체벌을 없애기 위한 민법상 친권자의 징계권 개정 계획을 언급하며 “아이를 부모의 소유물이라고 생각하는 우리나라 사회 분위기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발표했다. 또래관계에서 발생하는 신체, 언어, 사이버폭력 및 성폭력 등도 문제로 지적했다. 이양은 “또래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을 해결하기 위한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지만 실효성이 없다”면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학업에 대한 열망과 과열된 입시 경쟁 등으로 인한 학원 내 체벌 사례를 언급하며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 친구를 경쟁자로 인식하게 만드는 사회 분위기가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국제협력개발1본부장은 “올해는 유엔아동권리협약 비준 30주년을 맞이하는 뜻 깊은 해”라면서 “지속 가능 발전의 초석이 될 수 있는 우리 아동이 직접 참여해 더 뜻깊었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우하람 광주세계수영 기분좋은 첫 발 .. 다이빙 3위로 결선 진출

    우하람 광주세계수영 기분좋은 첫 발 .. 다이빙 3위로 결선 진출

    1차 시기에선 부다페스트 챔피언 펑젠펑 밀어내고 2위김영남은 2.9점 모자란 13위 그쳐 아쉽게 결선 진출 무산한국 남자 다이빙의 ‘희망’ 우하람(21·국민체육진흥공단)이 예선을 3위로 통과하면서 ‘빛고을 ㅁ물의 잔치’를 기분좋게 출발했다. 우하람은 12일 광주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선수권대회 다이빙 남자 1m 스프링보드 예선에서 6차 시기 합계 396.10점을 받아 3위에 올랐다. 그러나 김영남(23·국민체육진흥공단)은 349.10점으로 13위에 그쳐 아쉽게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12명까지 오르는 이날 예선에서 김영남은 바로 위 12위 기록(352점)보다 불과 2.9점이 모자랐다. 왕쭝위안(중국)이 429.40점으로 예선 1위를 차지했고, 펑젠펑(중국)이 410.80점으로 2위에 올랐다. 우하람은 두 중국 선수에게는 밀렸지만, 4위 로멜 파체코(멕시코·390.40점)와 올레그 코로디(우크라이나·370.40점)의 추격은 뿌리쳤다. 상위권 성적으로 기분좋게 대회를 시작, 결승행 티켓을 손에 쥔 우하람은 14일 결승에서 세계선수권 개인전 최고 성적(종전 7위) 달성에 도전한다.우하람은 1차 시기부터 화려한 연기를 펼쳤다. 풀을 등진 채 스프링보드 위에 선 그의 어깨에는 2020년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을 열망하는 오륜기가 선명하게 보였다. 그는 풀을 마주보는 인워드 자세를 취한 뒤 스프링보드를 박차고 올랐다. 이어 곧게 편 두 발을 손으로 잡는 파이크 자세로 두 바퀴 반을 회전한 뒤 미끄러지듯 물로 입수했다. 난이도 3.4를 무난하게 소화한 우하람은 69.70점을 받아 2위에 올랐다. 우하람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선수는 70.50점의 왕쭝위안뿐. 2017년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챔피언인 펑젠펑(69.00점)까지 밀어냈다. 2차 시기에서 우하람은 세 바퀴 반을 도는 난이도 3.3의 연기로 69.30을 얻어 합계 139.00으로 137.70점의 코로디, 136.50의 펑젠펑·왕쭝위안을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그러나 3차 시기에서 왕쭝위안이 75.20점의 높은 점수를 받아 67.20점에 그친 우하람을 제치고 다시 1위에 올랐다. 우하람은 파이크 동작으로 두 바퀴 반을 돈 4차 시기에서 62.50점을, 몸을 구부리고 무릎을 접은 채 양팔로 다리를 잡는 ‘턱’ 동작으로 두 바퀴 반을 돈 5차 시기에서는 60.00점을 얻었다. 이어 6차 시기에서 67.50점을 얻어 3위로 예선을 마쳤다.우하람은 “세계선수권을 치르면서 관중석에서 내 이름이 들린 건 처음이었다. 관중들께 정말 감사했다”고 돌아보면서 “결승전에서는 자신 있게, 아쉬움 없이 경기를 치르겠다”고 말했다. 우하람은 13일 김영남과 호흡을 맞춰 싱크로나이즈드 남자 3m 스프링보드 예선과 결승을 치르고, 14일 1m 스프링보드 결승에 나선다.광주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우정노조 총파업 철회했지만…

    우정노조 총파업 철회했지만…

    이낙연 “無파업 전통” 부적절 발언 논란인력 증원을 요구하며 사상 첫 총파업을 예고했던 한국노총 산하 전국우정노동조합이 정부 측 중재안을 받아들이면서 파업을 철회했다. 노조는 위탁 택배원을 늘려 업무 부담을 줄이고 열악한 노동환경을 대중에 알리는 성과를 얻었다. 하지만 우편·등기업무를 할 수 있는 정규직 집배원이 아니라 택배 업무만 할 수 있는 특수고용직인 위탁 택배원만 늘려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동호 우정노조 위원장은 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서 앞으로 집배원 과로사 문제를 적극 개선해 나가기로 했고 파업을 하면 국민께 드리는 불편이 심각할 수 있다고 판단해 정부가 내놓은 안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애초 9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지방본부위원장 회의에서 정부 중재안을 수용하기로 하면서 노조 설립 61년 만의 첫 파업을 철회했다. 합의안에는 ▲위탁 택배원 750명 포함 도시 지역 인력 988명 증원 ▲사회적기구 논의를 통한 농어촌 지역 주 5일제 내년 시행 ▲우체국 예금 수익의 국고 귀속 대신 우편 사업 사용 등이 담겼다. 이 위원장은 “내년 (정규직) 1000명 증원 문구를 합의문에 반영하려고 했지만 (정부 측에서)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그간 우정노조는 지난해 10월 나온 민관합동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의 권고를 근거로 집배원 2000명 증원과 토요택배 폐지 등 완전한 주 5일제 근무 등을 요구해 왔다. 우정노조의 정부안 수용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집배노조는 “기획추진단 권고안의 정규인력 증원과 토요택배 폐지 합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다”면서 “전 조합원의 열망을 짓밟은 우정노조는 차라리 교섭권을 반납하라”고 반발했다. 한편 이낙연 총리는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우정노조는 한 번도 파업하지 않은 자랑스러운 전통을 지키셨다”는 글을 남겼다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일자 삭제했다. 민주노총은 “노조가 자신의 가장 강력한 권리인 파업을 한 번도 하지 않은 것은 여러 이유가 있을 텐데도 이를 두고 ‘전통’이라고 표현한 것은 노동자 파업에 대한 경박한 인식을 보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성적 지상주의 민낯… 아마·생활체육까지 ‘검은 유혹’

    5년간 168명 적발… 유소년 25명 달해 성장기 청소년은 심각한 부작용 초래 올해 초부터 보디빌더들이 불법 약물을 복용해 몸을 만들었다고 소셜미디어에서 폭로하는 이른바 ‘약투’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테스토스테론·클렌부테롤 등 스테로이드 약물들이 급속히 아마추어 스포츠와 생활 체육에 침투해 있는 양상이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가 최근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이후 5년간 아마 체육인 168명이 도핑 검사에서 적발됐다. 보디빌더가 117명으로 전체의 70%에 달했고, 배구, 사격, 컬링, 럭비, 자전거, 태권도, 레슬링, 아이스하키에 이어 장애인 종목까지 아마추어 대회에서도 불법 약물 사용이 광범위했다. 전직 프로야구 선수 이여상이 자신의 야구교실에서 유소년 선수들에게 금지 약물을 투여한 것으로 드러난 상황을 뒷받침하듯 5년간 도핑이 적발된 유소년 선수도 25명이나 됐다. 종목별 도핑방지 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프로 못지않게 아마추어에게도 약물 유혹은 컸다. 프로 종목의 경우 시즌이 이어지며 실력을 보일 기회가 많지만 아마추어는 그야말로 단기 이벤트에서 성적을 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금지 약물을 복용해서라도 성적이 좋으면 된다는 인식이 아마나 생활체육 대회에서도 통용되는 현실이다. 유소년 선수들은 더 절박하다. 경기 성적이 대학 진학이나 프로 진출 여부와 직결되다 보니 감독 등 지도자들이 부모를 회유하는 경우도 있다. 농구 선수 출신인 임용석 충북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운동만 잘하면 대학에 갈 수 있고 돈을 벌 수 있는 우리 체육의 민낯이 바로 약물 파문”이라고 말했다. 일반인들도 여름 시즌마다 몸만들기에 나서는 헬스 업계는 약투의 진앙지다. 보디빌더 출신 유튜버 박승현이 공개적으로 보디빌딩 업계의 스테로이드 남용과 치부를 밝혔고, 일부 선수들이 인정하면서 파장이 커졌다. 약물 투여가 고소전으로 비화된 상황이다. 금지 약물은 눈에 띄는 효과만큼 부작용도 크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성장기 청소년들에게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제제가 투여되면 갑상선 기능 저하 등 심각한 신체 손실이 초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린 선수들의 미래도 위태로워진다. 스포츠혁신위원인 정윤수 성공회대 교수는 “불법 약물 사용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성적 지상주의와 입시를 둘러싼 학부모들의 열망과 지도자들의 욕심이 맞물린 구조적 문제”라고 진단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여자월드컵] 모건의 결승골 세리머니, “잉글랜드야 차 한 잔”

    [여자월드컵] 모건의 결승골 세리머니, “잉글랜드야 차 한 잔”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준결승에서 잉글랜드 ‘암사자들’을 격파한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 공격수 알렉스 모건이 헤더 결승골을 넣은 뒤 찻잔을 들어 마시는 세리머니로 영국인들의 마음을 헤집었다.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는 3일(현지시간) ‘보스턴에서 차를 바다에 집어 던진 이래 잉글랜드가 차로 이렇게 당하는 건 처음’이라고 전했다. 저유명한 1773년 보스턴 티 파티 사건을 들먹인 것이다. 이 사건은 영국 식민지였던 미국의 13개 주에 독립의 열망을 심어준 것으로 기록된다. 잉글랜드 입장에서는 틀림없는 비하의 뜻이 담긴 세리머니였다. 잉글랜드 공격수 리안느 샌더슨도 “불쾌하다”고 반응을 보였다. 마침 이날 서른 번째 생일이었던 모건은 “13개 식민주들을 기리며”라고 이 세리머니의 뜻을 밝혔다고 미국 여자 대표팀의 트위터 계정은 알렸다. 13개 주는 잉글랜드에 총부리를 겨눈 독립전쟁에 함께 했던 주들이다. 시사주간 타임에 따르면 모건은 식민지를 사랑하는 만큼이나 차를 좋아했던 나라로부터 “절대 권력이 이동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모건에게는 그저 단순히 ‘득점했으니 차 한 잔 마시고 우리는 결승 갈게’ 였는지 모르지만 ‘나비 효과’처럼 파장이 만만찮을 것이라고 영국 BBC는 강조했다. 방송은 필 네빌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이 “미국 팀에서 지독하게 에티켓이 실종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모건은 나중에야 비판을 의식한 듯 “잉글랜드 팀을 차 한 잔 마시는 것처럼 간단하게 처리했다고 느낀 것은 아니었다”고 둘러댔다.그런데 이 세리머니는 이미 정치적으로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 두 차례나 출마했던 힐러리 클린턴은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차를 한 잔 마실 자격이 충분하니 축하한다”라고 적었다. 그녀는 아주 오래 전 “졌으면 꺼져”라고 트위터에 적었다가 지운 전력이 있다. 더욱이 4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독립기념일을 맞아 예년과 달리 떠들썩한 군사 퍼레이드와 불꽃놀이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모건 역시 독립기념일이 돌아온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유벤투스 여자 팀의 공격수인 샌더슨은 베인 스포츠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가 틀릴 수도 있지만 잉글랜드를 갖고 놀 생각으로 잉글랜드의 차 문화를 격하한 것이 틀림없다. 난 차를 마시지 않지만 우리 모두를 조롱한 것이며 그래서 아주 조금 불쾌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한편 프랑스에서 열린 여자월드컵 준결승에서 네덜란드가 스웨덴을 1-0으로 눌러 미국과 우승을 다투게 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브라보 마이 라이프’ 대타의 인생 역전

    ‘브라보 마이 라이프’ 대타의 인생 역전

    출전 명단에 들지 못한 ‘대기’ 선수가 극적으로 출전 기회를 잡고 단번에 생애 첫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한때 생계 유지를 위해 부동산 중개업까지 했던 네이트 래슐리(37·미국)가 쓴 반전 스토리다. 래슐리는 1일(한국시간) 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골프클럽(파72·7334야드)에서 열린 로켓 모기지 클래식(총상금 730만 달러) 4라운드에서 보기 2개와 버디 4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 합계는 25언더파 263타. 2위 닥 레드맨(미국·19언더파 269타)을 6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린 우승이었다. 세계 랭킹 353위 래슐리의 우승 뒤에는 기구한 인생 사연이 있다. 8세에 골프채를 잡은 그는 고교 시절 농구 선수였다. 애리조나 대학 3학년이던 2004년 자신의 골프 경기를 보고 돌아가던 부모님과 여자친구가 비행기 사고로 숨지는 아픔을 겪었다. 이듬해 프로로 데뷔했지만 지역 투어를 전전하느라 살림은 펴지 못했다. 2015년 전까지 부동산 중개업을 하며 골프에 대한 열망을 삭혔다. 2016년 PGA 3부 격인 라틴아메리카 투어에서 3승을 거둔 래슐리는 이듬해 2부(콘페리·당시 웹닷컴) 투어에서 1승을 보탰고 마침내 지난 시즌 PGA 투어에 합류했다. 하지만 17개 대회에서 9차례나 컷탈락하는 좌절을 겪었다. 이번 대회에도 그는 출전 자격조차 갖지 못했다. 그나마 ‘대기 1순위’ 출전 후보로 오른 게 마지막 희망이었다. 개막 이틀 전 데이비드 버가니오(50·미국)가 기권한 덕에 출전 기회를 잡은 그는 대회가 시작되자 선두에 올라선 후 기어이 ‘막차’까지의 우승신화를 일궈냈다. 래슐리는 지난 시즌 무릎 부상으로 ‘메디컬 익스텐션’을 제출한 뒤 올 시즌 조건부 시드로 뛰고 있었지만 이날 우승으로 2년간 투어 출전권과 메이저대회 출전 기회까지 얻게 됐다. 대기 선수가 PGA 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래슐리가 역대 4번째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동방정교회 수장 “3억 신자들에게 남북 평화 기도 호소”

    동방정교회 수장 “3억 신자들에게 남북 평화 기도 호소”

    기독교 동방정교회 ‘수장’인 바르톨로메오스 1세 세계총대주교는 29일(현지시간) 콘스탄티노플(터키 이스탄불) 총대주교청을 방문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를 당부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바르톨로메오스 1세는 “우리는 한반도에서 평화가 승리하기 위한 정의로운 싸움을 펼치는 이들의 편에 서 있다”면서 “동포들의 화해를 원하는 여러분의 열망을 진심으로 공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세계총대주교 개인적으로 기도할 뿐만 아니라 정교회 전체에 기도를 요청하겠다”면서 “오늘 이 자리에서 남북이 평화를 이루고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다 함께 기도하자고 전 세계 3억 신자들에게 간곡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교회협은 바르톨로메오스 1세가 이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에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바르톨로메오스 1세는 지난해 12월 서울 주교좌성당 성 니콜라스 대성당 축성 50주년을 맞아 한국을 공식방문하며 비무장지대(DMZ)를 찾았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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