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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율의 시선(김민서 지음, 창비) “어쩌면, 아주 어쩌면 말이지, 사람들은 모두 각자만의 세계를 가진 외계인일지도 모른다.” 꽁꽁 숨겨온 상처 탓에 타인과의 눈 맞춤을 어려워하며 관계 맺기에 서툰 중학생 안율은 어느 날 독특한 아이 이도해를 만나며 자신의 세상에 균열을 느낀다. 또 겉으로는 알 수 없더라도 누구나 저마다 치열한 성장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타인의 인생을 마주하는 일은 마치 새로운 우주를 발견하는 것처럼 거대한 울림이 된다. ‘완득이’, ‘페인트’, ‘위저드베이커리’ 등을 낳은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220쪽, 1만 3000원.온갖 열망이 온갖 실수가(권민경 지음, 문학동네) “눈물은 나의 굿즈.” 고통받고 흔들리는 삶 속에서도 시인은 거리를 둔 채 ‘눈물이 굿즈’라고 소개하는 유머를 선보인다. 생생한 활력이 넘실거리는 시집은 생의 열망에 들떠 무수하게 벌이는 실수들까지 뜨겁게 끌어안는 너른 품을 보여 주며 읽는 이에게 울림과 위로를 전한다. 시인의 세 번째 시집. 152쪽, 1만 2000원.개구리 남자(김종옥 지음, 문학과 지성사) “옮음은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발견되지도 않죠. 그건 마치 태어나는 것과 같아요.” 우물 안의 부조리한 현실에서 우물 바깥의 이상을 꿈꾸고 기어이 탈출을 시도하는 남성 화자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우물 밖과 안을 현실과 꿈에 빗대어 경계 짓거나 허물어 버리기도 한다. 어둡고 지난한 현실 속 청춘들의 이야기를 독특한 색채로 그렸다. 420쪽, 1만 8000원.
  • 진성준 “尹, ‘1인 50만원’ 역제안 있었지만 단호히 거절했다고 말해”

    진성준 “尹, ‘1인 50만원’ 역제안 있었지만 단호히 거절했다고 말해”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30일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간 영수회담서 오간 전 국민 지원금 논의와 관련, “윤 대통령이 ‘어떤 분들은 50만원씩 드려 (민주당의 제안을) 되치자는 의견을 줬지만 단호하게 거절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대통령께서 과연 민심을 제대로 읽고 있는지,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열망이라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인식하려고 하는가 하는 의문점을 아주 강하게 갖게 됐다”고 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전날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영수회담에 배석했다. 그는 “모든 의제와 현안에서 큰 간극을 느꼈다”며 “공개된 모두발언이 끝나고 비공개로 전환됐을 때 대통령께서 이 대표가 모두발언에서 제기했던 여러 가지 의안들에 대해서 자기 입장 얘기를 먼저 적극적으로 꺼냈다”고 했다. 그는 “첫번째 의제가 민생회복지원금이었다”며 “민주당에서 국민 1인당 25만원씩 회복지원금을 드리자는 제안이 나왔을 때 어떤 분들은 50만원씩 드려 되치자는 의견을 줬지만, 당신(윤 대통령)이 단호하게 거절했다고 이야기하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논리는 지금 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는데 통화관리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돈이 조금이라도 더 풀리면 바로 물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절대 있을 수 없다고 하면서 단호하게 거부했다고 말씀하더라”고 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가 2200조원인데 13조원 민생회복지원금 드린다고 물가에 영향을 주냐”며 “그건 사안을 잘못 이해하고 계신 듯하다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골목 경제에 돈이 돌게끔 해야 한다. 응급자금이라도 넣자고 할 만 한데 전혀 그런 생각이 없다고 하시니 그때부터 바로 좌절감이 엄습해오더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민주당이 제안한 전 국민 지원금 대신 소상공인 지원 예산을 우선 집행하고 여·야·정 민생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정부의 국가채무는 1126조 7000억원으로 GDP 대비 50.4%를 기록했다. 국민 1인당 갚아야 할 나랏빚은 1년 새 100만원 이상 증가해 2200만원에 도달했다. 일각에서는 나랏빚이 급격하게 상승한 배경과 관련,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해 문재인 정부에서 확장 재정 기조를 앞세우며 5년간 10번의 추경을 편성한 것에 따른 후유증이라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여권을 포함한 정치권 안팎에서도 빚을 내 전 국민 지원금을 주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당장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판인데 민주당 주장대로라면 현재 나랏빚에 13조원을 더 얹어야 한다”고 했다. 민주노총도 지난 22일 ‘월급 빼고 다 오르는 시대, 무엇이 민생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면서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 역시 마찬가지다. 무능한 대통령 덕의 총선에서 압도적 의석을 차지했지만, 거대 야당, 원내 1당이 내놓은 민생 정책이라는 것이 고작 1인당 25만원의 민생회복지원금”이라며 정부와 야당 모두 비판했다.
  • [사설] 의사협회 강경투쟁, 전공의·의대생 불이익만 부를 것

    [사설] 의사협회 강경투쟁, 전공의·의대생 불이익만 부를 것

    내일부터 대한의사협회를 이끌 임현택 회장 당선자가 강경투쟁을 예고하면서 의정 갈등이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은 병원 복귀 대신 피부성형 강연장을 찾고, 의대 교수들은 이번 주부터 주 1회 휴진에 돌입한다. 의료개혁을 거부하는 의사들의 볼썽사나운 행태를 언제까지 봐야 하는지 답답한 노릇이다. 정부는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자율결정 허용 등 의정 갈등 해결에 진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3년간 의협을 이끌 임 회장 당선자는 “의대 증원 찬성 여론이 더 높은 건 정부의 괴벨스식 선동 때문”이라며 “정부가 백지화하지 않으면 의료계는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막무가내다.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의 행태는 더 가관이다. 그제 서울에서 열린 한국피부비만성형학회 학술대회는 예년과 달리 참가자의 35%가 전공의들이어서 주목됐다. 이 학술대회는 미용 시술 강연 등을 들으려는 일반 개원의 중심의 연례 학술대회로 전공의는 예년에 10% 정도 참여했으나 이번에는 피부·미용 일반의로 일하려는 전공의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것이다. 지역 및 필수의료 붕괴를 막으려는 의료개혁은 외면한 채 돈벌이에만 관심을 보이는 의사가 점점 늘어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국민의 의료개혁 열망을 호도하는 의료계의 행태는 국민의 질타와 분노만 초래하는 일이다. 그동안 정부는 의대생 휴학이나 환자를 팽개치는 의사 행태에도 유급을 막기 위한 유연한 학사 운영과 의사 면허정지 처분 유예 등으로 참아 왔다. 국민의 건강 보호를 위해서였다. 하지만 더이상은 용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학생들은 수업에 복귀하고 의사들은 정부의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참여해 의료개혁 논의에 동참하기 바란다.
  • 원시시대·울프·뱀파이어… 익숙한데 다른 맛이네

    원시시대·울프·뱀파이어… 익숙한데 다른 맛이네

    흥행이 보장된 외국산 라이선스 뮤지컬과는 조금 다른 맛이다. 다소 심심한 듯하면서도 소박하고 참신하다. 국내 제작진이 공을 들인 창작 뮤지컬 세 편을 만나 본다.① ‘더 트라이브’공연 끝나도 맴도는 ‘부족의 노래’ “임필로에넨 자불로 우쿠단사 나미~ 아시단세 이필로엠난디~” 정체를 알 수 없는 부족의 노래가 공연이 끝나도 며칠간 귀에서 맴돈다. 이야기의 전개는 살짝 진부하지만 그래도 귀여운 구석이 있어서 봐줄 만하다.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막을 올린 ‘더 트라이브’는 온 가족이 즐기기에 부담이 없는 편안한 창작 뮤지컬이다. 뮤지컬의 배경은 원시시대 유물이 가득한 프랑스 케브랑리 미술관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유물복원사 조셉과 작가인 클로이는 억지로 성사된 소개팅에서 만난다. 장난을 치던 클로이가 그만 전시된 유물을 깨뜨리고 이후 두 사람에게는 신기한 일이 벌어진다. 일상에서 거짓말을 할 때마다 고대의 부족이 나타나 마구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다. 사회생활을 위한 작은 인사치레도 용납되지 않는다. 등장인물들은 ‘강제로’ 진실만을 말하면서 점차 ‘나다운’ 것이 뭔지 찾아간다. 세종문화회관 창작 초연으로 선보이는 이 작품은 2021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극창작협동과정 졸업독해를 거쳐 2022년 공연예술창작산실 뮤지컬 대본 공모에 선정됐다. 신예 전동민(34) 작가가 연출을, 작곡가 임나래(36)가 음악감독을 맡는 등 MZ세대 젊은 예술가들이 꾸민 무대로도 주목받았다. 다음달 5일까지.②‘버지니아 울프’주체적 삶에 대한 교감과 고민 영국 작가 버지니아 울프(1882~ 1941)에게서 영감을 받은 뮤지컬 ‘버지니아 울프’도 지난 23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초연의 막을 올렸다. 울프의 소설 ‘댈러웨이 부인’을 기반으로 상상력을 더해 세계관을 재창조했다. 실존과 허구를 넘나들며 작가인 애들린과 그의 소설 속 주인공인 조슈아가 서로 교감하며 주체적인 삶이란 과연 무엇인지 고민한다. ‘불길한 기대감’, ‘원고지 앞에 필요한 것’ 등의 넘버(노래)는 창작 뮤지컬만이 전할 수 있는 풋풋한 감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초연 대본과 작곡 등을 맡은 권승연 작곡가는 최근 프레스콜에서 “울프의 마지막 선택을 ‘온전한 자신으로 남겠다’는 열망으로 바라보고 작품을 재해석했다”고 말했다. 오는 7월 14일까지.③‘카르밀라’여성 흡혈귀와 소녀의 사랑 그동안 흡혈귀 서사는 주로 남성의 전유물이었다. 브램 스토커 ‘드라큘라’가 워낙 유명한 탓이다. 그러나 여성 뱀파이어도 있었다. 19세기 아일랜드 조지프 토머스 셰리든 레 퍼뉴(1814~1873)의 동명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창작한 뮤지컬 ‘카르밀라’가 오는 6월 11일 서울 종로구 링크아트센터드림에서 개막한다. 매혹적인 뱀파이어 소녀 카르밀라와 인간 소녀 로라의 사랑 이야기다. 이서영, 송영미, 민도희 등 배우들의 캐스팅이 최근 확정됐다.
  • 자퇴한 의대생은 왜 폭탄을 품었나…찬란한 청춘의 ‘일 테노레’

    자퇴한 의대생은 왜 폭탄을 품었나…찬란한 청춘의 ‘일 테노레’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놓고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이 사회 이슈가 된 요즘, 진정한 꿈을 찾아 의대를 자퇴한 청년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이 화제다. 창작 초연작이지만 남다른 인기에 연장 공연까지 하고 있을 정도다. 작품의 이름은 ‘일 테노레’. 지난해 12월 개막해 지난 2월 25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선보였고 지난달 29일부터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로 무대를 옮겼다. ‘일 테노레’는 한국 성악계의 선구자인 테너 이인선(1907~1960)의 삶에 영감을 얻어 상상력을 보탠 작품이다. 시대 배경은 1930년대 일제 강점기로 학생 신분이지만 독립운동에 대한 열렬한 꿈을 가진 청년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일제가 모든 것을 통제하고 억압하려 들지만 학생들의 뜨거운 꿈은 결코 꺾이지 않는다.주인공 윤이선은 항일 연극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만나 함께하게 된다. 그러던 중 음악에 대한 그의 재능을 알아본 베커 여사 덕분에 윤이선은 본격적으로 성악가의 꿈을 키우게 된다. 일제가 학생들이 연극을 올리는 것도 못 하게 막으면서 윤이선과 친구들이 감시를 피해 오페라를 올리게 되는 과정이 주요 줄거리다. 윤이선의 꿈은 진지하게 오페라에 닿아있지만 친구들은 오페라를 좋아하는 일제 간부 까마귀(히가시 오사무)를 처단하는 데 있다. 친구들을 지키고 자신을 희생하려는 윤이선과 자신이 직접 나서려는 친구들의 마음이 맞물리며 그 시절 뜨거웠던 청춘들의 우정과 열망을 보여준다. 윤이선의 꿈과 치열했던 독립운동 현장이 맞물리면서 이야기가 긴장감 있게 전개된다. 평범한 일상이 사무치게 소중한 현실에서 시대를 위해, 대의를 위해, 그리고 타인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는 오늘날의 관객들에게도 큰 위로를 준다. “누군가는 계속 꿈꿔야지”라는 대사처럼 간절하게 꿈꿨으며 녹록지 않은 현실에 부딪쳤던 경험이 있는 이들이라면 마음 깊이 번져오는 감동을 마주하게 된다.예술계에서도 고급 장르인 오페라를 뮤지컬로 소화해내면서 보통의 뮤지컬보다 음악적으로 남다른 매력을 뽐낸다. 18인조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데 무려 12명이 현악기로 구성돼 웅장하면서도 서정적인 선율로 이야기의 감정선을 더욱 극대화한다. 서사도 탄탄하지만 그걸 뒷받침해주는 넘버들이 공연 후에도 계속 귓가에 맴도는 작품이다. 특히 남의 이야기를 빌린 것이 아니라 우리 고유의 역사와 정서로 완성도 높은 서사를 구축한 덕에 더 짙은 여운을 남긴다. 윤이선 역은 홍광호, 박은태, 서경수가 맡았는데 학생 연기에 더해 성악까지 소화해내는 모습이 배우들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게 한다. 잘 만든 창작 초연작을 보고 싶은 이라면 취향을 저격할 작품이다. 5월 19일까지.
  • [자치광장] 전세사기 피해, 절실한 정부와 국회의 관심

    [자치광장] 전세사기 피해, 절실한 정부와 국회의 관심

    서울 강서구를 이끄는 구민의 봉사자가 된 지도 어느덧 200일이 돼 간다. 보궐선거로 늦게 출범한 민선 8기였기에 하루빨리 구정을 파악하고 구정 공백을 메우기 위해 취임 초부터 거의 매일 주민들을 만나고 수많은 현장을 누비고 다녔다. 그 과정에서 변화와 발전에 대한 주민 열망을 느꼈고, 그런 열망을 담아 도시 미래상을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 재난인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고통을 어루만지기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걸 느낀다. 지난해 5월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전세사기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한 후 강서구는 전국 자치구 최초로 ‘전세 피해 및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조례’를 지난해 7월에 제정했다. 하지만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피해자들이 적지 않았고 실효성 있는 지원을 위해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전세사기 피해 주민 489명 등 550명을 대상으로 전국 최초로 ‘전세사기 피해자 전수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주택임대차 보호제도 미비, 무분별한 전세대출과 보증 확대 정책, 임대사업자에 대한 관리 부실, 공인중개사 사기 가담 등 사회적 구조적 문제들로 피해자가 발생했으나, 그에 따른 고통은 피해자가 오롯이 감당해 내야 한다. 피해자들은 전세사기범에 대한 강력한 처벌, 사례별 전자소송법 교육, 선 구제 후 회수, 금융 및 주거 지원과 같은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구는 그동안 피해자를 돕기 위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증료, 긴급 주거 이사비, 청년 월세 등을 지원했다. 피해 임차인이 이사하는 경우만을 지원하는 기존 조례의 내용을 보완해 전세보증금 반환을 위한 ‘소송수행경비’도 지원받을 수 있게 했다. 구청사 1층에 전세계약 및 중개 분쟁 상담창구를 운영하고 구 누리집에서 전세사기 예방상담도 실시했다. 보증금 회수를 위한 소송 교육도 진행했다. 올해는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뿐만 아니라 ‘예방’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전월세 안심 계약 절차를 알려 주는 유튜브 영상과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엮은 사례집 등을 제작·배포한다. 또 ‘온·오프라인 소통창구’를 통해 피해자들에게 정부의 지침이나 구제 절차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안내하고 피해자들의 의견을 모아 정부나 국회에도 전달할 예정이다. 피해자를 돕기 위한 이러한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계는 분명하다.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기에는 지자체의 권한이 미약해서다. 정부와 국회의 손길이 절실하나 피해자들이 원하는 구제책은 현실화하지 않고 있다. 현재 국회에서는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의 본회의 부의를 앞두고 있다. 개정안에는 피해자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선 구제 후 회수’, ‘피해자 인정요건 확대’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돼 피해자들이 눈물을 거둘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길 간절히 바란다. 진교훈 서울 강서구청장
  • “서방의 이란 유화정책 실패…레이건·대처 리더십 필요” 팔레비 왕조 마지막 왕세자

    “서방의 이란 유화정책 실패…레이건·대처 리더십 필요” 팔레비 왕조 마지막 왕세자

    이란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가 이란에 대한 서방의 유화 정책은 실패했다며, 대이란 정책에 있어 ‘레이건·대처 스타일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란의 마지막 샤(국왕)의 장남 레자 팔레비(63)는 20일(현지시간) 보도된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란의 해외 반체제 단체인 국가평의회(NCI)의 설립자이자 전 의장으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이끄는 이슬람 정권을 비판해왔다. 팔레비 왕세자는 미국과 유럽 양쪽 지도자들이 이란에 ‘유약한 접근’을 해왔다며,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테러 조직으로 규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유럽과 이란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국 런던에 기반을 둔 이란 언론인들에 대한 이란 정권의 위협과 협박에 대응하기 위해 서방이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고 암묵적으로 비판했다.지난달 영국에 본부를 둔 이란 반체제 성향 방송 매체 ‘이란 인터내셔널’ 진행자 푸리아 제라티가 런던 남쪽 윔블던 자택 밖에서 흉기에 찔린 피습 사건을 언급하며 “(이란) 정권은 반체제 인사들 뿐 아니라 영국 국민들에게도 해를 끼치거나 위협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형태로든 (이란에) 대응할 의지가 없다”는 정책으로 얻은 것이 대체 무엇이냐고 물었다. 팔레비 왕세자는 이란이 중동 전역에서 악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 근본 원인, 특히 이스라엘에 대한 적대적인 행동은 서방의 유화 정책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정책은 항상 정권에 의한 행동 변화를 기대하는 것에 기반을 두고 있다. 매우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강력한 지도력이 있었던 시대의 부활이 필요하다”며 냉전 종식 시절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과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를 언급했다. 이어 “지금 당장 당신은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무엇을 하는지, 중국인들이 무엇을 하는지 볼 수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서구에서 결단력 있고 강력하고 조율된 리더십 측면에서 무엇이 이뤄지고 있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이란 제재를 집행하지 못하는 사이 지난 2년간 이란의 수입은 늘었다며, 서방이 과거 아파르트헤이트를 이유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제재한 것처럼 이란에도 같은 접근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마침내 세상은 ‘더는 참을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다’고 말했다”며 “남아공이 인종 정책을 갖고 있는 반면 이란이 테러를 조장하는 정권이라는 점만 다를 뿐 이란의 경우도 비슷한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지 억압적인 문제가 아니다. 실제로 세계에 대한 위협”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300여기의 드론과 로켓, 미사일 등이 동원된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전례 없는 직접 타격 이후 그가 일주일 내내 미국 케이블 방송 뉴스에서 언근해온 지적이다. 거의 반세기 동안 망명 생활을 해온 그는 지난 45년 동안의 어느 때보다도 지금 이란 정부의 통치자들에게 종말이 가까울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그는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아 구금된 젊은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2022년 사망하면서 촉발한 평화 시위에 대한 최근 정부의 잔혹한 탄압을 언급하며 “자신 있는 정권은 자국민을 떄리거나 아이들를 죽이거나 하는 일을 시작하지 않는다”며 “그것은 나약함과 불안감의 표시”라고 말했다. 그가 정권 교체에 가장 좋은 희망을 제시한다고 믿는 이들은 이란의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젊은 세대)다. 그는 “이 아이들은 오늘날 엑스(옛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팔로우하며 세상과 단절되지 않는다”며 “그들은 ‘왜 나는 오늘날 도하나 아부다비, 두바이에 사는 사람들과 같은 기회를 갖지 말아야 하는가?’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또 “그들은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가능한 모든 기회를 거부당했다. 그들은 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생각을 말하고 얼마나 하나의 국가로 통합됐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며 “이란에서 정권이 파괴하려 했던 모든 것이 이제 보복이라는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웃으며 “그것이 내게 희망을 주는 것이고 에너지를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팔레비 왕세자는 1979년 이란의 이란 이슬람 혁명으로 축출된 친미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샤 모하마드 레자 팔레비의 아들이다. 인터뷰는 지난주 초 미국 수도 워싱턴DC의 한 교외 지역에 있는 눈에 띄지 않는 아파트 건물에서 이뤄졌다. 이 지역은 수십 년간 그와 그의 아내, 세 딸의 집이었으며, 이전에는 언젠가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이곳을 “임시 거주지”라고 그는 불렀다. 그는 17살이던 1977년 미 공군 훈련을 받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2년 후 그의 부친은 폐위됐고 왕가는 망명 생활을 해왔다. 혁명으로 이란에 들어선 이슬람 공화국은 팔레비 왕조의 흔적을 철저하게 지웠고, 그는 이후 계속 미국에 거주해왔다. 1980년 부친 사망 후 그는 자신을 이란의 새로운 샤라고 선언했지만, 공식 임명되지는 않았다. 팔레비 왕세자의 수행원들은 그를 “폐하”라고 부른다. 수백만 명의 이란 망명자들 중 가장 헌신적인 추종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는 이전에 이란의 군주제 복원에 대한 열망은 없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야권 인사들 뿐 아니라 망명 중인 이란인들에게 중요한 인물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그는 인터뷰 중 이들이 처한 곤경에 대해 말할 때 “우리”라는 표현을 쓰고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지난 수십 년간 그는 이란의 신정 정권에 반대하는 집회를 평생의 일로 삼았고 세상의 일반적인 풍속을 따르고 민주적인 이란을 위해 각종 캠페인을 벌이고 억압받는 이란인들을 지지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유럽과 미국을 오가고 있다. 그는 이란 정부와의 지속적인 외교적 시도에 대해 질문을 받았을 때 눈에 띄게 좌절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그는 “서구 세계에는 여전히 현 상태에서 대화가 계속되고 있다고 생각하며 이 협정을 되살리거나 버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것은 기본적으로 길을 걷어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외교, 유화 정책은 실패했다”며 “솔직히 말해 같은 일이 계속되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덧붙였다.
  • 광주비엔날레 30주년 아카이브, 베니스 전시 ‘개막’

    광주비엔날레 30주년 아카이브, 베니스 전시 ‘개막’

    광주시는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광주비엔날레 창설 30주년 기념 아카이브 전시를 개막했다. 광주시는 광주비엔날레 30년 역사를 돌아보고, 광주정신을 조망하며, 광주비엔날레의 동시대적 가치를 새로이 정립하기 위해 30주년 아카이브 전시 ‘마당-우리가 되는 곳(Madang-Where We Become Us)’을 기획했다. 이번 전시는 18일부터 오는 11월24일까지 이탈리아 베니스 ‘일 자르디노 비안코 아트 스페이스(Il Giardino Bianco Art Space)’에서 진행된다. 이날 전시 개막식에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를 비롯해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진흥회 위원장, 이성호 주이탈리아 대사, 강현식 주밀라노 총영사, 김병내 남구청장, 광주시의회 신수정·이귀순·서임석 의원, 국내외 미술계 인사와 언론인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전시는 3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섹션은 역대 광주비엔날레 전시 포스터를 비롯해 예술감독 및 큐레토리얼 팀, 전시주제, 참여작가 목록, 전시 장소를 표기한 광주시 지도 등을 통해 광주비엔날레가 구현한 14번의 마당을 소개하고 있다. 두 번째 섹션은 광주비엔날레 소장품과 그 의미를 확장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제1회 광주비엔날레 출품작 백남준의 ‘고인돌’(1995)과 크초(Kcho)의 ‘잊어버리기 위하여’(1995) 두 작품을 비롯해 광주비엔날레가 지향하는 가치를 작품으로 만날 수 있다. 강기정 시장은 현장에서 5·18민주화운동의 공동체정신을 상징하는 ‘주먹밥’과 광주 어머니들이 시민군에게 나눠주기 위해 만든 주먹밥을 담았던 ‘양은 함지박’, 백남준의 ‘고인돌’ 등 전시작품을 소개했다. 세 번째 섹션은 아카이브로 광주비엔날레 역사를 알 수 있는 소장 자료들을 전시했다. 티켓, 홍보물, VHS, CD, 전시도면 등 역사적 실물 자료를 비롯해 디지털화된 소장 자료 등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베니스비엔날레 ‘병행전시’(Collateral Event) 30개 중 하나로 선정돼 광주비엔날레의 창설 정신인 ‘민주·인권·평화’라는 화두를 인류공동체와 깊게 나누고 함께 공감하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카이브 전시 개막식에 이어 이날 오후에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 해외홍보 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예고편 격인 ‘비디오 에세이 영상’이 최초로 공개돼 기대감을 높였다. ‘비디오 에세이’는 니콜라 부리오 예술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을 맡아 제작됐다. 광주비엔날레 참여작가들의 다채롭고 폭 넓은 작품 이미지와 비디오클립, 판소리 공연 등 동서양을 아우르는 예술 작품과 예술가들의 모습 등을 담았다. 강기정 시장은 “광주비엔날레는 5·18을 계기로 폭발한 ‘민주화 열망’이 민중미술의 에너지로 이어지면서 시작된 행사”라며 “광주비엔날레 30년을 알리는 것은 5·18과 광주정신, 광주의 맛·멋·의를 알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시장은 이어 “베니스비엔날레가 열리는 베니스에서 광주비엔날레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고, 광주를 키우는 일”이라며 “아카이브 전시와 함께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성공 개최를 통해 광주가 국제 시각미술 도시로 도약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한편 오는 9월 7일 개막하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는 세계적 명성의 니콜라 부리오 예술감독이 이끌게 되며, 판소리를 매개로 소리와 공간이 함께하는 오페라적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비엔날레전시관과 함께 광주의 예술명소로 손꼽히는 양림동 일대까지 외부 전시장으로 연결, 주제전시를 통해 관객과 작가, 기획자가 함께 접촉하고 교감할 수 있는 장으로 만들 계획이다. 또 30여개 국가의 파빌리온이 조성돼 각국의 다채로운 문화예술 전시를 경험할 수 있다. 지난 14회 때 9개국 파빌리온이 열린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각국의 다양한 전시와 프로젝트를 통해 광주 전역이 세계미술축제의 현장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 김춘곤 서울시의원, 2024 한강대학가요제 집행위원장 맡아

    김춘곤 서울시의원, 2024 한강대학가요제 집행위원장 맡아

    서울시의회 웰니스 서울 정책연구 포럼 대표의원 및 윤리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의정활동 중인 김춘곤의원(국민의힘·강서4)이 지난 15일 서울시의회 본관 2층에서 열린 ‘2024 한강대학가요제 집행위원회 위촉식’에서 집행위원장으로 위촉됐다. ‘2024 한강대학가요제’는 국내외 대학생들이 직접 만든 창작곡 경연을 통해 명랑한 대학 문화를 조성하고자 마련됐으며 오는 5월 25일 오후 2시 여의도 한강 물빛무대에서 막을 올린다. 기존 오디션 위주의 상업성에서 탈피한 순수 창작 음악문화 확산에 이바지하고자 마련된 한강대학가요제는 한강공원을 배경으로 국내외에 K-문화를 전파하고, 문화도시로서 서울의 이미지 제고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김 위원장은 “긴 세월 대학생들의 꿈과 열망을 전했던 대학가요제의 부활에 큰 힘을 보탤 수 있어 감회가 남다르다”라며 “한강대학가요제가 국내외 대학생들의 창작 음악문화를 확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고문을 맡은 서울특별시의회 남창진 부의장도 “서울을 대표하는 한강을 배경으로 K-문화를 널리 전파할 수 있는 뜻깊은 축제의 장이 되길 희망한다”라고 전했다. 이날 위촉식에는 ▲작곡가 박성호 ▲작곡가 김원 ▲이덕현 온원엔터테인먼트 ▲이현승 ㈜세븐에이엠디자인 대표이사 ▲김건우 범우주택 대표 등이 집행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 [특파원 칼럼] 일본의 인태 전략, 한국의 내일

    [특파원 칼럼] 일본의 인태 전략, 한국의 내일

    “일본이 돌아왔다.” 2013년 2월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가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서 한 연설은 세간에 널리 알려져 있진 않지만, 일본의 외교 전략인 ‘인도태평양(인태) 지역 선도자론’을 핵심 요약하고 있다. 그는 “아시아태평양이나 인태 지역이 점점 더 번영할 때 일본은 규칙의 선구적 촉진자로 남아야 한다”며 “무역·투자·지식재산권·노동·환경 규칙까지 망라한다”고 규정했다. ‘글로벌 수호자’라는 일본의 열망을 언급하며 “미국과 한국, 호주 및 기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지역 민주주의 국가들과 더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그럴듯하게 포장했지만 실제로는 외교안보 분야에서 임진왜란, 태평양전쟁에 이어 역대 세 번째 팽창 전략에 나선 일본의 의도를 여실히 드러낸 발언이었다. 11년이 지나 미중 전략경쟁이 최고조에 이른 시점인 2024년 4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국빈 방미는, 이미 아시아에서 없어선 안 될 미국 동맹국의 입지를 확고히 한 일본의 위치를 재확인시켰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에게 당면한 문제는 “국제 갈등 확산, 경제적 상호 의존의 무기화, 국내 정치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계속해서 동맹을 강화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미레야 솔리스 브루킹스연구소 아시아정책연구센터 소장은 지적한다. 일본이 중국의 팽창에 위협을 느끼면서 2007년 아베 총리 시절에 발표한 인태 전략이 17년이 지나 가치를 극대화하게 된 셈이다. 아베 전 총리가 방미했던 2013년은 일본이 무력 행사를 영구포기한 ‘평화헌법 9조’를 무력화한 ‘3대 안보 문서’ 제정을 전후해 한일이 시끄러웠던 시기였다. 그리고 11년 새 인태 지역 환경은 급변했다. 중국의 부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북중러 밀착과 신냉전, 대만 해협 긴장,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무력화 등 한반도를 둘러싼 상황 중 어느 것도 녹록지 않다. 2022년 12월 우리 정부가 일본에 뒤이어 부랴부랴 발표한 인태 전략은 이런 상황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읽힌다. 다만 인태 지역에서 중국 위협을 명분 삼은 일본의 역할론 부상에 맞서 한국은 얼마나 정교한 전략을 짜고 있는지 의문이다. ‘보통국가화 반대’ 같은 시대 상황에 뒤처진 구호에만 집착할 게 아니라 10년 뒤 전략을 짜는 혜안과 균형추가 필요하다. 아프리카는 물론 솔로몬제도 같은 남태평양 소국까지 영향력을 넓히는 중국,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협의체)를 비롯한 인태 지역 소다자 기구에 빠짐없이 참여하고 있는 일본 옆에서 한국의 인태 전략은 과연 무엇인가. 수위가 더 높아진 북한 핵미사일 위협, 중국에 머리를 맞댄 위치에서의 공급망 전략과 한미 동맹, 한미일 3국 안보 협력을 놓고 한국만의 전략적 가치를 드높일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 “오늘의 우크라이나가 내일의 동아시아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 기시다 총리의 미국 의회 연설처럼 내일의 한반도가 비슷한 상황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재연 워싱턴 특파원
  • ‘낙선’ 이광재 “전투에선 졌지만, 전쟁에선 이겼다”

    ‘낙선’ 이광재 “전투에선 졌지만, 전쟁에선 이겼다”

    경기 성남 분당갑에서 안철수 국민의힘 당선인에 패배한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1일 “전투에서 졌지만, 전쟁에선 이겼다”고 했다. 이 후보는 소셜미디어(SNS)에 “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 분당에도 새로운 정치가 필요하다는 기대와 열망 덕분에 많은 분이 헌신적으로 도와주셨다”고 했다. 그는 “험지에서 도전하고 패배한 수많은 민주당 후보에게 각별한 애정을 보낸다”며 “여러분의 치열한 도전이 민주당의 승리와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 선거를 치르면서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깨닫게 됐던 거 같다”며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에 대해서 많이 배웠다”고 했다. 지난 10일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52.8%로 안 후보(47.2%)를 앞서는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안 후보가 개표 내내 선두를 지켜내며 53.27%의 득표율로 이 후보(46.72%)를 따돌렸다.
  • ‘백전노장’ 박지원, 화려한 5선 귀환

    ‘백전노장’ 박지원, 화려한 5선 귀환

    4·10 총선에서 박지원(전남 해남·완도·진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올드보이’ 중에 가장 먼저 당선을 확정했다. 1942년 6월생으로 82세인 박 후보는 헌정사상 최고령 당선자가 됐다. 전북 전주병에 출마한 정동영 민주당 후보도 상대 후보를 압도하며 복귀에 성공했다. 다만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광주 광산을에서 역부족을 드러냈다. ●朴 “尹정권과 끝까지 싸워 정권교체” 11일 오전 1시 기준 개표 현황에 따르면 박 후보는 개표율 99.98% 기준 92.35%의 비현실적인 득표율로 곽봉근 국민의힘 후보에게 압승을 거뒀다. 그는 “윤석열 정권의 잘못에 대해 끝까지 싸워 정권 교체를 할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도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남은 3년은 제발 변해야 할 것”이라고 썼다. 14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한 박 후보는 18·19·20대 총선에서 내리 3선을 지낸 뒤 21대 총선에서 낙선했다.●정동영도 압도적 승리로 ‘5선 반열’에 정 후보도 개표율 87.02%에서 82.03%의 압도적 표심을 확인하며 국회 복귀를 알렸다. 그는 “오늘의 승리에 도취하지 않고 무도한 윤석열 정권을 종식하는 선두에 서는 것은 물론 주름진 민생경제를 되살리는 데 혼신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박 후보와 정 후보 모두 5선 반열에 오르게 됐다.●이낙연 참패… 새로운미래 “준비 부족” 반면 당사에 모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새로운미래 지도부는 침묵했다. 이 공동대표가 광주 광산을에서 17.4%를 얻는 데 그쳐 72.5%를 얻은 민형배 민주당 후보에게 완패했기 때문이다. 오영환 새로운미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국민 열망을 충분히 담아내기에 숙성되고 준비될 만한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 [홍용진의 역사를 보는 눈] 바빌론 유수 해방자, 키루스 황제

    [홍용진의 역사를 보는 눈] 바빌론 유수 해방자, 키루스 황제

    유대 율법학자 에즈라가 남긴 구약성경의 ‘에즈라기’ 6장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키루스 대왕께서는 예루살렘에 있는 하느님의 집에 관하여 칙령을 내리셨다. … ‘비용은 황실에서 내어 주어라. 그뿐만 아니라 네부카드네자르가 예루살렘 성전에서 꺼내어 바빌론으로 가져온 금은 기물들을 되돌려 주어 예루살렘 성전으로 옮기고 제자리에 두게 하여라.’” 키루스 대왕은 아케메네스조 페르시아의 초대 황제로 위의 구절은 기원전 538년경 그가 바빌론 유수에 처해 있던 유대인을 예루살렘에 복귀시키고 친히 재정을 지원해 성전을 재건하도록 한 조치를 기록하고 있다. 자초지종을 좀더 알아보자. 기원전 10세기부터 7세기 말까지 철권통치를 펼치던 아시리아제국이 쇠퇴하면서 서아시아 지역은 다양한 세력들로 분화했다. 지금의 튀르키예에 자리한 리디아, 지금의 이란 지역을 중심으로 팽창해 나간 메디아, 그리고 지금의 이라크를 비롯한 ‘비옥한 초승달 지대’를 차지한 신바빌로니아가 그들이었다. 이 중에서도 기원전 626년에 건국한 신바빌로니아 제국은 기원전 612년 아시리아제국을 무너뜨렸고, 강력한 철권통치를 펼치면서 피정복민에게 가혹한 압제를 펼쳤다. 이를 대표적으로 보여 주는 사건이 바로 ‘바빌론 유수’였다. 기원전 6세기 초 신바빌로니아 황제 네부카드네자르 2세는 유다 왕국을 정복했는데, 유대인의 저항이 계속되자 예루살렘을 파괴하고 수차례에 걸쳐 유대인을 제국의 수도인 바빌론으로 강제 이주시켰다. 잘 알려졌다시피 이 기간에 유대인은 온갖 고초를 겪었고, 그럴수록 이들의 신앙인 유대교는 구원과 유일신 신앙을 핵심으로 하는 종교적 성격을 강화해 나갔다. 이를 중심으로 유대인의 정체성은 더욱 공고해졌다. 이때 집필된 다양한 예언서들은 자신들이 언젠가는 신바빌로니아의 압제에서 해방돼 고향으로 돌아가리라는 뜨거운 열망을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정말 예언은 실현됐다. 기원전 559년 메디아의 속국이었던 페르시아에서 왕위에 오른 키루스가 이후 20년 동안 메디아, 리디아, 신바빌로니아를 차례로 무너뜨리고 인류 역사상 최초의 대제국을 건설했기 때문이다. 바빌론에 입성한 그는 억류된 유대인을 자비롭게 해방시켜 주었고, 이들에게 예루살렘으로의 귀향은 물론 성전 건설을 지원해 주었다. 실제로 키루스 황제는 기존의 정복자들과 달리 피정복민에 대한 관용 정책으로 명성을 떨쳤다. 애민정신인지 정략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는 피정복민에 대한 억압보다는 포용과 존중을 통해 ‘해방자’로서 정치적 지지를 모았다. 이렇게 해서 페르시아 출신의 지배자를 처음 접한 유대인도 성경에 성군으로 기록할 정도로 키루스는 다양한 피정복민들로부터 자발적인 복종을 끌어냈다. 아테네 철학자 크세노폰도 ‘키루스의 교육’에서 그를 이상적인 군주로 제시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현재는 어떠한가? 안타깝게도 각각 페르시아와 유다의 후손인 이란과 이스라엘 간에는 불길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인류의 역사는 정녕 진보하고 있는 것인지 깊은 고민에 빠지게 한다. 홍용진 고려대 역사교육과 교수
  • 집념으로 게임의 법칙 깼다… 수조원대 부자 된 ‘진품 흙수저’[2024 재계 인맥 대탐구]

    집념으로 게임의 법칙 깼다… 수조원대 부자 된 ‘진품 흙수저’[2024 재계 인맥 대탐구]

    초등학생 때 신문 배달, 고교 중퇴중소기업서 시작, 사업 실패 두 번 “가난했기에 강한 생명력·열망 얻어”이재현 권유로 복귀 후 코스피 상장‘하이브’ 방시혁과 같은 항렬 종친‘엔씨’ 김택진과 전략적 협력 관계 방준혁(56) 넷마블·코웨이 이사회 의장은 자신을 ‘진품 흙수저’라고 부른다. 성인이 될 때까지 자가에서 살아 본 적이 없고 고교 중퇴 학력으로 명문대 출신 개발자가 즐비했던 1세대 게임사들 틈바구니에서 굴지의 게임 업체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가리봉동이 내려다보이는 신사옥 방 의장은 1968년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에서 아버지 방극두(81)씨와 어머니 진인순(2011년 작고)씨 사이 2남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가난했던 집안 환경 탓에 방 의장은 나고 자랐던 가리봉동을 28년 만에 떠나면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운명처럼 구로에서 넷마블을 성장시키며 집무실 창가에서 가리봉동이 내려다보이는 옛 구로 정수장 터에 신사옥인 지타워를 짓고 2021년 입주해 구로의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았다. 방 의장은 2016년 신입사원 연수회에서 “가난했기 때문에 잃은 것도 많지만 강한 생명력, 강한 열망을 얻게 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로 신사옥을 통해 낙후된 구로의 인프라를 개선하고 지역 주민들과 성장의 과실을 공유할 것”이라고도 했다. 방 의장은 초등학생 시절 신문 배달 등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했다. 서울 시내 한 고교를 2학년 때 중퇴한 뒤에는 중소기업 사업관리팀에서 일하기도 했다. 이후 PC방 프랜차이즈 사업에도 손을 댔다. 위성통신을 이용해 영화와 방송을 전송하는 사업을 추진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다만 초창기 쌓아온 영업력과 PC방 기반 온라인 사업을 추진했던 경험은 이후 넷마블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친척’ 하이브 지분 투자… 사업가 면모 남양 방씨 창평공파 29대손인 방 의장은 가족을 중시하는 집안 분위기 속에 자랐다. 전북 남원에 있는 남양 방씨 집성촌에는 방 의장과 아버지가 2004년 2000만원을 들여 조부와 증조부, 고조부까지 함께 모신 봉안당이 있다. 방 의장과 방시혁(52) 하이브 이사회 의장은 같은 항렬 종친인 먼 친척 관계지만, 아버지 세대는 집성촌에서 한 식구처럼 지냈던 가까운 사이다. 최근까지도 아버지를 모시고 식사를 함께할 정도로 꾸준히 교류를 이어 가는 관계다. 젊은 시절 방준혁 의장은 종친 중 고위공무원이 된 방시혁 의장의 아버지 방극윤(85) 전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을 여러 차례 찾아가 사업 관련 상담을 했다. 방준혁 의장은 넷마블을 통해 2018년 빅히트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에 2014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지난해 기준 18.21%)가 됐다. 남양 방씨 대종회 고문인 방극윤 전 이사장은 종친 관계와 지분 투자의 연관성에 대해 “방준혁 의장도 사업가니까 돈을 함부로 빌려주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하이브 사업이 유망하니까 나중에 전부 주식으로 많이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39살처럼 살고파 생일 초는 늘 39개 과거 방 의장은 40대가 되기 전 돈을 많이 벌어 은퇴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한다. 2000년 설립한 넷마블이 2004년 CJ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800억원을 받은 방 의장은 남겨둔 지분을 포함해 당시 서른여덟 살의 나이로 1000억원대 부자가 됐다. 방 의장은 이후 2006년 건강상의 이유로 회사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왔다. 열심히 일하던 서른아홉 살 때처럼 젊은 감각을 유지하며 살고 싶다는 의미에서 지금도 생일 초를 39개만 꽂는다고 한다. 방 의장은 회사를 떠난 뒤 건강 회복을 위해 가족들과 집 주변 공원을 산책하며 체력을 길렀다. 배우자인 신혜영(54)씨는 “(남편) 건강이 안 좋아서 쉬었을 때도 함께 트레킹으로 체력을 길렀다. 집안일을 열심히 해서 남편이 몸을 추스르는 것 외에는 신경 쓸 일이 없도록 내조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방 의장은 이후 동생 방원혁(54)씨가 대표이사였던 개인 회사 인디스앤뿐 아니라 기체 포장재 업체인 인디스에어, 친환경 금속업체인 화이버텍, 할리스 등에 투자하기도 했다. 지난달 말 기준 방 의장이 보유한 주식평가액은 1조 2873억원 규모다. ●이재현 존경… 박병무에겐 든든한 우군 방 의장은 지난 2011년 5월 모친상을 당했을 때 이재현(64) CJ그룹 회장으로부터 회사 복귀를 요청받고 CJ E&M 게임 사업 부문 총괄 상임고문으로 복귀하며 다시 지분을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됐다. 방 의장은 퇴사 이후 계속 복귀를 권했던 이 회장을 존경한다는 이야기를 지금도 자주 한다. 방 의장은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적대적 인수합병(M&A) 관계로 돌아서자 김택진(57) 엔씨소프트 공동대표의 손을 잡으며 전략적 협력 관계를 형성했다. 덕분에 넷마블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리니지2 레볼루션’을 2016년 12월 출시하며 한 달 매출 2000억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넷마블은 이를 바탕으로 2017년 5월 코스피 상장에도 성공했다. 박병무(63) 엔씨소프트 공동대표와도 인연이 깊다. 2001년 12월 당시 로커스홀딩스(플래너스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였던 박 대표가 방 의장을 이끌어 줬다면 이제는 엔씨소프트 3대 주주가 된 넷마블 방 의장이 박 대표의 든든한 우군 역할을 하고 있다.
  • 개혁신당 이주영 “전공의 잡으려면 정부·의사·국민 관계 회복이 먼저” [7당7색 비례대표 후보 인터뷰]

    개혁신당 이주영 “전공의 잡으려면 정부·의사·국민 관계 회복이 먼저” [7당7색 비례대표 후보 인터뷰]

    “개혁신당은 끊임없이 바른 소리를 내 온, 힘과 권력에 눈치 보거나 굴복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모인 당이다.” 개혁신당 비례대표 1번인 이주영(42) 후보는 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개혁신당의 정체성을 이같이 소개했다.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의 소아전문응급센터에서 10여년간 세부전문의로 근무한 의사 출신인 이 후보는 “각 영역의 전문가들을 대하는 당의 태도를 보며 감동을 받았다. 전문가들에 대한 존중은 각 영역의 문제를 실제로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는 뜻”이라며 “정치를 위해 민생을 이용하지 않고 권력을 위해 정보를 왜곡하지 않기에 당을 신뢰한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의 중요성을 강조한 만큼, 이 후보는 국회의원이 된 후 의료 영역의 개혁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우리나라 의료계는 재난 상황이나 다름없다”며 “문제의 해결을 막는 악법들의 철폐, 불필요한 규제 및 지침의 정리가 가장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데 대해 이 후보는 ‘존중과 대화’가 문제 해결의 열쇠라고 밝혔다. 그는 “이미 마음을 접은 전공의들, 그리고 앞으로 공부하게 될 의대생들이 다시 공부하고 싶게 만들려면 정부와 의사, 국민 사이의 관계 회복이 먼저”라며 “의료진 수급이 절실한 내과·응급의학과·흉부외과 등에서 힘든 수련의 과정은 누가 억지로 시키거나 명령해서 가능한 것이 아니라 그 공부가 스스로 멋있고 재밌다고 느껴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천 확정 이후 ‘여성 비례대표 홀수 할당제’ 폐지를 주장해 화제를 모았던 이 후보는 “더 높은 차원의 성평등을 이루기 위한 것”이라며 “나를 향해 ‘안티페미’라는 비판이 있었는데, 동의할 수 없다. 내가 아는 페미니즘은 여성을 여성인 상태로 존엄하고 가치 있게 여기는 정신”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번 4·10 총선의 의미를 ‘거대 양당에 대한 심판과 개혁에 대한 열망’으로 규정했다. 그는 “국내 정세가 급진적으로 변화하고, 세계 정치가 극단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 이 와중에 상식과 정의를 내세운 윤석열 정부는 깊은 실망만을 주고 있어 국민의 한숨이 깊은 것”이라며 “국민이 원하는 것은 현실에 발을 딛고 국민의 손을 잡는 정치이지, 패권 장악을 위한 기득권의 정치 놀음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 여야 지역구 국회의원 첫 90년대생이 온다?

    여야 지역구 국회의원 첫 90년대생이 온다?

    거대 양당에서 역대 첫 ‘90년대생 지역구 국회의원’이 탄생할지 관심이 쏠린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거대 양당에서 90년대생인 지역구 후보는 총 4명이다. 더불어민주당에는 1991년생인 전용기(왼쪽·경기 화성정) 후보와 1996년생인 우서영(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후보가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김용태(오른쪽·경기 포천·가평) 후보와 박진호(경기 김포갑) 후보가 뛴다. 둘 다 1990년생이다. 민주당은 이 중에서 진보 진영이 우세한 지역구에 나선 전 후보에게, 국민의힘은 대대로 보수계열 정당이 당선자를 배출한 경기 포천·가평의 김 후보에게 당선을 기대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통화에서 “기성 정치인들과 당당하게 (공천에서) 경쟁해 당 후보로 선택받았다는 것에 감사한다. 정치권을 향한 변화의 열망 덕분이었다고 생각하고, 남은 기간에 신선한 정치적 비전을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기 김포갑의 박 후보는 4년 만에 리턴매치를 하는 김주영 민주당 후보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 중이다. 90년대생 중에서도 최연소인 우 후보는 민주당의 ‘험지’에 출마한 만큼 쉽지 않은 싸움이 될 전망이다. 정치권에선 90년대생의 지역구 당선이 ‘정치권 세대교체’의 상징적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지역구 후보 중 39세 이하 청년의 비율이 각각 4.3%(11명)와 3.7%(9명)에 그쳐 이번에도 ‘청년이 정치에 소비됐다’는 비판이 거센 상황에서 이들의 선전은 거대 양당 입장에서도 중요하다.
  • 진보·보수 혼재, 높은 사전투표율… 통념 깬 ‘50대 이상’ 판 흔든다

    진보·보수 혼재, 높은 사전투표율… 통념 깬 ‘50대 이상’ 판 흔든다

    거대 양당이 오는 5~6일 실시되는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데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정권 심판’ 욕구가 크다며 기세 몰이에 나서려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직전 총선에서 사전투표 참여자 중 보수세가 강한 ‘50대 이상의 장노년층’이 절반을 넘었다며 이들의 힘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사전투표 참여율은 증가세다. 도입 후 첫 선거였던 2016년 20대 총선에서 12.2%였고, 21대 총선 때 26.7%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유권자 의식조사에서는 이번 22대 총선에서 투표 의향이 있는 유권자 중 ‘사전투표를 하겠다’는 응답자가 41.4%였다. 양당은 50대 이상 장노년층을 주목한다. 제18대 총선에서 33.9%로 전체 유권자의 3분의1에 불과했던 50세 이상은 이번 총선에서 51.6%로 역대 처음으로 절반을 넘었다. 이들이 사전투표에 소극적이라는 통념도 깨졌다. 21대 총선에서 사전투표 참여자(1174만 2677명) 중 50대가 21.9%(257만 6527명)로 가장 많았다. 여기에 60대 18.3%(215만 2575명)와 70대 12.4%(146만 1138명)를 더하면 50세 이상은 52.6%로 절반 이상이다.박창환 정치평론가는 “다수의 국민에게 사전투표가 보편화됐다. 이제는 분산 투표 개념”이라고 말했다. 다만 장노년층의 정치 성향에 대해선 거대 양당의 입장 차가 크다. 국민의힘은 보수 성향이 강한 세대라는 전통적 인식을 바탕으로 고령화된 유권자 지형이 여권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50대는 이념적으로 혼재됐지만 60대 이상은 모든 여론조사에서 보수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온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은 장노년층에서 86세대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입장이다. 또 사전투표 참여 증가와 함께 2일 재외선거 투표율이 62.8%(재외유권자 14만 7989명 중 9만 2923명)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상황 역시 유리하다고 봤다. 전체 투표율이 높을수록 진보정당이 유리하다는 통설을 반영한 셈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여러 어려움을 이겨 낸 역대급 재외선거 투표율이다. 정권 심판과 새 나라에 대한 열망의 목소리”라고 썼다. 이어 “5~6일 사전투표 날에도 이 나라의 주인이 누구인지 보여 달라”고 했다. 중장년층의 증가에 대해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86세대가 60대로 진입해 옛날 60대와는 달리 진보적”이라면서 높아진 고령 유권자 비중이 단순히 보수에만 유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4일부터 여론조사 결과 공표와 보도를 금지하는 일명 ‘깜깜이 선거 구간’에 돌입한다. 숨은 표심을 두고 여야의 기싸움은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론조사 결과 발표가 없으면 여야 모두 계속해서 위기라고 읍소할 것”이라며 “유권자의 불안 심리를 자극해 투표장으로 이끌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 다른 듯 같은, 또 다른 나의 초상

    다른 듯 같은, 또 다른 나의 초상

    오타(43) 작가는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전업 화가로 살아갈 길을 찾지 못했다. 일단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는 모션그래픽 디자이너로 15년간 일하며 늘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압박감, 초조함에 시달렸다. 번아웃(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으로 무기력해지는 현상)이 찾아온 것. 결국 “내 것을 하자”는 열망에 다시 캔버스 앞에 앉은 그가 그리는 것은 자신의 20~30대 때처럼 이리저리 치이며 결국 무기력해진 현대사회 청춘들의 초상이다. 보색 대비의 색감이 두드러지는 배경 속 카드 점을 보거나 포천쿠키를 앞에 둔 인물들은 우연으로 추동되는 삶의 불확실성과 불안 속에 ‘숨을 고르듯’ 무표정으로 상념에 잠겨 있다.서울 중구 세종대로 아트스페이스 호화에서 선보이고 있는 기획전 ‘인사이드 아웃’에서는 이렇듯 ‘나’와 다른 듯 같은 ‘또 다른 나’의 초상이 즐비하다. 3040 여성 작가 4인이 제각기 다른 이미지와 풍경, 색채의 조합으로 우리의 모습을 반추하게 한다. ‘안과 밖을 뒤집다’는 뜻의 전시명은 타인과의 소통에 양가적인 태도를 보이는 요즘 현대인을 겨냥한 것이다. 팬데믹 기간을 지나며 물리적 대인 관계의 단절, 소통의 어려움을 말하는 이들의 한 축엔 소셜미디어(SNS)에 가공된 나, 또 다른 자아상을 내보이며 타인과 적극 교감하려는 이들이 있다.이에 갤러리 측은 “다양한 방식으로 그려 낸 ‘자아’의 모습을 통해 내면과 외면을 뒤집어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슬아(34) 작가의 ‘네모 안에 사는 사람’ 연작은 세련되고 감각적인 필치로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의 순간을 포착한다. 네모반듯한 건물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창밖 풍경을 배경으로 빈 커피 잔을 겹겹이 쌓아 놓고 노트북 앞에서 뭔가에 몰두하거나 무심히 거리를 걷는 이들의 모습은 쓸쓸하면서도 감미로운 고유의 정서를 내포하고 있다. 네모반듯한 규격의 빌딩과 창문이 암시하는 보이지 않는 틀 속에서 ‘나다움’을 지키려는 의지도 엿보인다.‘결핍’을 화두로 표정 없는 인물들을 몽환적 분위기와 색감 속에 배치한 이도담(32) 작가의 화면은 익명의 인물들을 통해 다양한 서사를 상상케 한다. 결핍이 관계에 충돌이나 모순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자신과 타인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는 매개가 될 수도 있음을 변화무쌍한 색채로 드러냈다. 안소현(40) 작가는 여행이 불가했던 팬데믹 기간 구글 스트리트뷰 지도로 발견한 멕시코 이름 모를 마을의 가공되지 않은 지순한 풍경과 일상을 통해 ‘특별하지 않은 것의 특별함’을 부각한다. 바닷가 모래 위에 펼쳐진 농장 등 초현실적인 풍경을 통해 ‘내면의 색’을 드러내는 최근작도 나란히 나왔다. 오는 21일까지.
  • “4·3 항쟁은 통일 국가 세우려던 제주도민들의 탈식민 운동”

    “4·3 항쟁은 통일 국가 세우려던 제주도민들의 탈식민 운동”

    “4·3항쟁은 제주도민 스스로 해방 후 제주도의 현실, 미국과 소련이 첨예하게 맞서는 한반도 상황 등을 고려해 통일 정부를 수립해 진정한 독립을 쟁취하려는 움직임이었다.” 김재용 원광대 국어국문과 교수와 김동윤 제주대 국어국문과 교수가 함께 집필한 학술서 ‘4·3항쟁과 탈식민화의 문학’(사진·소명출판)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제주 4·3항쟁과 광주 5·18항쟁은 한국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이다. 최근 두 사건 모두 극우 집단들에 의해 폄하·왜곡이 끊임없이 시도되고 있다. 이에 저자들은 4·3을 항쟁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했다. 해방 직후 나온 언론 보도와 새로 발굴된 자료를 비롯해 김석범의 ‘화산도’, 현기영의 ‘제주도우다’ 등 4·3항쟁을 재현한 문학 작품까지 꼼꼼히 분석했다. 그 결과 저자들은 항쟁 주체들이 내세웠던 남한 단독정부 수립 반대 움직임이 남북협상을 통한 통일 독립운동의 큰 흐름 속에 있다고 파악했다. 미국과 소련을 등에 업은 세력을 반대하고 일본 식민지에서 벗어난 진정한 자주 독립국가 수립이 4·3항쟁 주체들의 목표였다는 것이다. 그간 항쟁 주체로 받아들여진 남로당은 그 흐름에 편승한 일부 세력에 불과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4·3은 남로당 주도 사건’이라는 관점은 5·10 단독선거 이후 상층부에서 자리잡기 시작해 10월부터 전개된 제주도 초토화 작전 이후 굳어진 것이라는 설명이다. 저자들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새로 등장한 미국과 소련이라는 제국주의의 탐욕 아래 가장 선도적으로 통일 독립국가에 대한 열망을 갖고 저항에 나섰던 곳이 바로 제주”라며 “4·3항쟁은 탈식민화 운동의 최전선에 선 세계사적 운동”이라고 짚었다.
  • “올해 한국 동요 100주년… 홍난파, K클래식 초석 다진 선구자”[임형주의 임의 동행]

    “올해 한국 동요 100주년… 홍난파, K클래식 초석 다진 선구자”[임형주의 임의 동행]

    최근 세계 최대 뮤직 플랫폼 중 하나인 ‘애플 뮤직’이 정통 클래식 음악 전용 앱인 ‘애플 뮤직 클래시컬’을 출시했다. K클래식의 선두 주자인 피아니스트 임윤찬, 조성진, 손열음 등이 직접 선정한 플레이 리스트까지 함께 공개해 국내 언론에서도 화제가 됐다. 앱에 접속하니 또 다른 반가운 얼굴이 필자를 반겼다. 메인 배너 상단에서 수줍은 미소를 띠고 있는 홍난파(본명 홍영후·1898~1941) 선생이었다. 순간 ‘고향의 봄’ 멜로디가 아련하게 머릿속을 스친다. 우리에게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라는 가사로 더 아름다운 윤극영(1903~1988) 선생의 ‘반달’(1924년작)과 함께 한국 동요의 효시이자 초석이 된 ‘양대 산맥’과도 같은 노래다. 올해는 또 우리 동요가 100주년을 맞는 매우 뜻깊은 해이다. 그래서 홍난파 선생의 고향이자 지난해 창립 55주년을 맞이한 난파기념사업회가 자리하고 있는 곳, 경기 수원으로 향했다.수원 ‘토종 음악가’수원, 합창단 30여팀 ‘합창의 도시’장한나·문태국 ‘천재 음악가’ 배출문화예술계 소통 창구 역할 최선합창지휘자 명성중고등학교 때 관악대 악장 맡아연구원 사직 후 난파합창단 입단88서울올림픽 ‘성화 맞이’ 총감독난파기념사업회 이사장‘난파음악상’ 조수미 등 스타 산실홍난파, 항일 정신 담은 노래 작곡너무 쉽게 ‘친일 음악가’ 매도 개탄●작년 수원 예총 회장에도 선임 서울에서 한 시간 정도 달려 수원 화성행궁을 지나면 한옥 기와집처럼 멋들어진 건물인 팔달문화센터가 보인다. 난파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오늘의 주인공 오현규(77) 이사장은 지난해 2월 한국예술인총연합회 수원지회 회장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수원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이곳에서 다녔던 오 이사장은 수원에서 산 지 70년이 훌쩍 넘었다고 했다. 그야말로 수원 ‘토종 음악가’인 것이다.“예술가의 꿈을 키웠고 수원 예총 회장 활동을 하면서 수원의 문화예술계 소통창구 역할을 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수원은 제 음악 세계의 근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수원 문화예술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9개 협회 지부장과 약 2000여명이 소속된 수원시민 예술단들이 함께 매진하고 있습니다. 수탁 관리하고 있는 팔달문화센터를 중심으로 진가를 발휘해 나가고 있죠.” 그의 수원 자랑이 이어졌다. “수원은 ‘합창의 도시’로도 불립니다. 합창단이 30여팀 활동 중이고 장한나와 문태국 등 천재 첼리스트들이 수원을 넘어 세계적으로 ‘K클래식’의 명성을 드높이고 있습니다. 아울러 청소년을 위한 ‘대한민국 청소년 교향악축전’이 우리 수원을 중심으로 시작돼 현재는 경기아트센터와 공동으로 주최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240여개 청소년 교향악단의 꿈의 무대이기도 하죠.”●대학 등록금, 합창단 운영비로 사용 합창 이야기가 나오니 자연스레 합창 지휘자로서도 명성을 떨치고 있는 오 이사장의 음악 인생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수원농생명과학고를 졸업한 뒤 중앙대 음대에 진학했다. 그는 음대 진학 훨씬 이전인 매산초교 재학 시절부터 이미 밴드부에 입단해 수원북중과 농생명과학고 관악대 악장 등을 연이어 맡으며 음악과 더불어 살아왔다. “고등학교 밴드부를 하면서 상위권을 유지하던 제 성적이 좀 떨어지기는 했지만, 저희 부모님께선 밴드부 활동을 반대하진 않으셨어요. 음악을 저의 진로와 결부시키지 않으시고 그냥 취미나 특기 정도로 생각하셨던 거죠.” 오 이사장은 부모님 뜻을 받들어 1965년 농생명과학고 졸업과 동시에 학교장 추천으로 ‘농촌진흥청 연구원’ 시험에 응시해 합격했다. 그렇게 오 이사장은 농진청 연구원으로 근무하게 된다. 그러나 음악에 대한 열망과 끈을 놓지 못했던 그는 결국 1년 뒤인 1966년 ‘난파합창단’ 창단 멤버로 입단을 강행한다. 하지만 음악을 향한 그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새롭게 창단된 난파합창단이 자비로 운영될 만큼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대학 등록금을 합창단 운영비로 사용하는 등 경제적 어려움이 무척이나 컸기 때문이다. “그 당시 제겐 음악뿐이었습니다. 음악만이 제게 ‘희망’이었고, 한줄기 ‘빛’과도 같았지요. 음악에 대한 제 열정은 무척이나 뜨겁고 강렬했습니다.” 그는 그렇게 꿋꿋하게 난파합창단 생활을 하면서 음대 졸업 이후 음악가로서 살아갈 것을 결심하게 된다. 이후 시간이 흘러 그는 수원대 음악대학원에서 지휘 전공 석사과정을 마치고 이탈리아와 독일에서도 수학하며 전문 음악가로서의 자질을 다져 나갔다. 이에 더해 그는 난파합창단 창단 멤버로 활약한 데 이어 수원콘서트콰이어(옛 난파콰이어) 등 무려 20여개 합창단의 창단 주역으로 활약했다. ‘제3회 대한민국 합창경연대회’에 합창 지휘자로 출전해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수원에서 개최된 제59회 전국체전과 ‘88 서울올림픽’ 성화 맞이 제전에서 총감독을 맡는 영광도 누렸다.●홍난파, 한국 ‘서양 음악사’ 개척 이런 가운데도 오 이사장이 가장 큰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끼는 자리는 바로 난파기념사업회 이사장직이 아닌지 물었다. 그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홍난파라는 예명으로 잘 알려진 홍영후 선생은 2020년 한국 가곡 100주년의 효시가 됐던 서양 음악의 선각자죠. 서슬 퍼런 일제강점기 시절 국내 최초의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하며 항일 정신을 담은 가곡과 동요를 여럿 작곡하셨지요. 오늘날의 대한민국 서양 음악사를 개척했으며 문학 분야에도 평론가로서 남다른 업적을 남겼습니다.” 홍난파 선생은 1898년 4월 10일 화성시 남양면 활초리에서 태어났지만 가옥은 서울 종로구 홍파동에 보존돼 있다. 그러나 그의 철학과 정신은 여전히 수원에서 난파기념사업회를 통해 온전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1968년 창립된 사단법인 난파기념사업회는 홍난파 선생의 고향이자 출생지인 수원과 화성을 중심으로 무려 55년간 매년 이어 오고 있는 난파음악제와 함께 국내의 뛰어난 음악 영재들을 발굴하고자 난파전국음악콩쿠르 또한 해마다 정기적으로 개최해 오고 있다. 난파음악상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1968년 제1회 수상자로 선정된 이래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정명훈,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사라 장), 소프라노 조수미와 신영옥, 첼리스트 장한나, 피아니스트 김선욱·손열음 등 내로라하는 국가 대표 클래식 스타들이 매년 수상해 왔다. 부침도 겪었다. 2013년 9월 한 국내 유명 작곡가가 난파음악상 수상자로 선정됐는데 홍난파의 친일 행적을 거론하며 수상을 거부한 일이 생긴 것이다. 진보 정권부터 시작된 친일 청산 노력이 정권이 바뀌면서도 이어져 온 분위기가 작용했다. 이 일은 국내외 언론들도 주목하면서 뜨거운 화제가 됐다. 이 일을 언급하자 오 이사장의 목소리가 한결 낮아지고 차분해졌다. 표정도 다소 결연해지는 것 같았다.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그는 이야기했다. “그 ‘사건’이 있은 지 벌써 11년이나 흘렀네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많지만, 망자는 말이 없다는 옛말처럼 홍난파 선생님을 위해서라도 제가 그냥 속으로 삭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그분의 업적이 매도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는 것, 그거 한 가지입니다.” 당시 그 일의 경과를 보면서 필자 또한 상당히 흥분했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서울신문에 그 일과 관련된 칼럼을 기고하기도 했다. 강산이 한 번 변한 지금 보아도 그때나 지금이나 필자의 생각은 별로 달라진 게 없다. 필자의 칼럼을 꼼꼼하게 살펴보더니 그가 입을 뗐다. “난파기념사업회 이사장으로서, 또 한 명의 대한민국 음악가로서 조금 늦었지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운을 뗀 오 이사장은 “특히나 이 부분에 동의한다”며 다음 대목을 가리켰다.●“수원예고 건립 주춧돌 되고 싶어” ‘우리와 비슷한 다른 국가를 예로 들어 보자. 나치에 가담했다고 판명 난 불멸의 독일인 국보급 작곡가 바그너나 오스트리아의 전설적 지휘자 카라얀, 현재 이 두 음악가의 음악 작품 또는 음반이 금지곡으로 지정되거나 판매 금지되고 있나? 아니다. 오히려 독일의 바이로이트에서는 해마다 여름 시즌이면 ‘바이로이트 바그너 페스티벌’까지 열며 오래전부터 그를 기리고 있다’는 부분이다. 그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 목소리가 좀더 커지고 명확해졌다. 그는 “일제의 지속적인 강압에 못 이겨 군가 세 곡을 작곡한 행위를 정치적으로 매도하며 너무나 간단하게 ‘친일 음악가’라는 주홍글씨와 굴레를 씌워 작금에 이르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고 개탄스러울 뿐”이라고 했다. 난파기념사업회는 2006년에 처음으로 홍난파 선생의 친일 문제를 공식 언급한 민족문제연구소 측과 함께 협업으로 ‘새로 쓴 蘭坡 홍영후’ 연보를 발간했다. 또 한국 가곡 100주년을 기념해 2020년 8월 30일 난파 추모일에 영인집 3판(3000부)을 발행하기도 했다. 오 이사장은 “홍난파 선생의 입장을 조금이나마 대변하고 억울한 점들을 미약하나마 풀어 드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더 나아가 일제강점기 우리나라 문화예술계의 시대적 상황 및 정치적 상황에 대해 최대한 객관적으로 서술하여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인식 개선 활동에 그 누구보다 앞장서 왔음을 자부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꿈을 묻자 그는 특유의 털털한 웃음소리를 내며 이렇게 말했다. “홍난파 선생의 대표작 ‘고향의 봄’이 우리 K동요 100년사의 ‘머릿돌’이 되었듯 저는 제 고향 수원의 오랜 숙원사업이기도 한 수원예술고등학교를 건립하는 데 ‘주춧돌’이 되고자 합니다. 인간은 인간을 속일 수 있어도 음악은 음악을 절대 속일 수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음악이 가진 ‘원천적 힘’입니다. 제 호가 ‘마예(㐃藝)’인데요, ‘마예’라는 호는 두드릴 ‘마(㐃)’와 재주 ‘예(藝)’ 자로 예술을 두드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진취적인 저의 상징입니다.” 그러면서 후배 음악인들을 격려하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자랑스러운 후배 예술인들이시여, 늘 최선을 다해 꾸준하게 연습하고 무대를 기다리다 보면 여러분께 환희의 메아리와 영광의 그 순간이 반드시 찾아올 겁니다. 그러니 여러분 자신을 꼭 믿길 바랍니다.” 팝페라 테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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