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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마당] 1987, 2002, 2006, 시청 앞마당/심규호 제주산업정보대학 관광중국어과 교수

    그것은 갈망이 활화산처럼 분출하는 모습이었다. 어디로 튀어나갈지 알 수 없는 청춘의 마음보가 물 만난 고기처럼 높이 솟구침이거나, 무언가에 억눌려 기가 막힌 이들이 돌연 가슴을 열고 내지르는 함성, 출렁이는 물결 따라 도도하게 흐르는 강물이었다. 그것을 우리는 미치도록 뜨거움이라고 했고, 미묘하여 알 수 없는 그러나 도무지 참을 수 없는 기쁨이라고도 했다. 사실 그러한 경험은 결코 낯선 것이 아니었다.2002년 6월의 시청 앞에서 1987년 7월(연세대생 이한열군 장례식), 그 날을 떠올린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다. 그리고 다시 2006년 6월. 조금 어수선하다. 태평양 건너 한쪽에선 자유무역협정(FTA)을 저지하기 위해 악 쓰느라 목이 다 쉬고, 다른 한쪽에선 행여 협상이 잘못될까 이를 악물고 있는데, 머리에 뿔 달고 희희낙락하는 모습이나 벌겋게 핏발 선 눈으로 새벽을 맞이하는 이들의 멍한 얼굴을 보는 것은 그다지 유쾌한 일이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어디 그뿐이랴. 미군기지 이전 문제로 소란한 평택 대추리 주민들의 눈물 젖은 마을 잔치에 어디 꼭짓점 댄스가 어울리기나 하겠는가? 하여 누군가는 언론·방송매체의 과열 경쟁과 편향적 보도로 인해 국내외 현안이 가려지는 것에 대해 나무라기도 하고, 그 이전의 순수성이 결여된 모습이나 지나친 상업주의를 질타하기도 한다. 게다가 세계인의 축제라고 떠들어 대는데 엄청난 지진으로 수천명이 사상한 인도네시아는 물론이고, 여전히 총성이 멈추지 않고 있는 여러 나라 백성들에게도 그 말이 통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맞는 말이다. 서울시가 시청 앞마당을 방송사와 신문사가 동참한 무슨 컨소시엄에 팔아넘겼다는 말도 들리고, 치우천황(蚩尤天皇)이 그려진 티셔츠는 독점계약을 맺은 업체만 제작·판매할 수 있다고 하니, 상업주의가 극성하여 급기야 민족주의를 이용하여 돈 벌기에 급급하다고 타박하는 것도 옳다. 오로지 국가 대항전에만 총력을 기울여 국내 아마추어팀이나 프로팀은 물론이고 다른 종목은 아예 지원조차 제대로 못 받고 있다는 말도 분명 사실이다. 한정된 재화가 한쪽으로 몰리면 당연히 다른 한쪽은 텅 비게 되니 말이다. 그뿐만 아니라 남들은 열광하든 말든 내가 싫다는데 무슨 말이냐고 하는 이들 또한 적지 않을 것인데, 다른 나라처럼 별도의 안식처를 마련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이른바 세계배(世界杯)라는 것이 원래 상업주의의 화신이라는 것을. 그리하여 그들만의 돈 잔치로 끝난다는 것을. 그래서 제안컨대 이렇게 말하면 안 될까? 그래 돈은 그대들이 챙겨라! 누구는 앞마당을 팔아먹고, 누구는 광고를, 또 누구는 제품을 팔아먹겠지. 그래 많이 드시도록 하여라! 그 대신 우리는 우리의 열정을 사겠다. 우리의 뜨거운 가슴에 펄펄 끓어 슬프기까지 한 기쁨을, 평생 몇 번 외쳐보거나 고백해보지 못한 내 나라와 민족에 대한 사랑을, 내 이웃의 심장에서 전해오는 벌떡이는 정열과 시린 아픔을 보듬어 함께 어울리겠다. 그리하여 그대들 또한 우리가 안겠다. 여전히 계몽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그러나 더 이상 계몽을 요구받거나 강요당하지 않는다. 더디다 못해 짜증이 날 때도 있고, 잘못된 길로 나아가 후회할 때도 있지만, 뜨겁게 달아오르다 식을 때도 있고, 아예 모른 척 얼굴을 돌릴 때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근하게 근기(根機)를 지켜나가 우리는 우리를 스스로 계몽하고 있나니, 정객과 상인이여, 그대들은 자신의 모습을 직시하시라. 움베르토 에코, 그대의 말은 틀렸다. 혁명은 스포츠의 열기가 식지 않은 일요일에 터지는 법이니. 그대 시청 광장으로 오라! 그대는 저 물결이 무엇으로 보이는가? 나는 그것이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한 열망으로 보인다. 혁명은 꿈을 이루는 것 아니던가? 심규호 제주산업정보대학 관광중국어과 교수
  • 세존봉 기암비경에 넋을 잃다

    세존봉 기암비경에 넋을 잃다

    1998년 첫출항한 금강호를 타고 다녀온 지 8년만에 금강산을 다시 찾았다. 천하절경의 봉우리들 가운데 가장 으뜸이라는 ‘금강산의 꽃’, 세존봉(世尊峰)에 오르기 위해서였다. 금강의 주봉(主峰)인 비로봉(해발 1638m)을 등진 채 외금강 한가운데 자리잡은 세존봉(해발 1160m)은 수많은 집산연봉들이 한눈에 들어 오는 곳. 감춰진 금강산의 진짜 속모습을 온전히 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로 꼽힌다. 금강산 산행의 주류를 이루는 구룡연 코스와 만물상코스의 산행시간은 불과 4시간 남짓.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때문에 8시간은 족히 걸리는 세존봉 코스가 최근들어 등산 마니아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구룡폭포에서 출발해 비사문∼세존봉 전망대∼동석동까지 무려 15㎞에 달한다. 곳곳에 난코스가 산재해 사전에 신청해야만 등반이 가능한 곳이다.계절은 초여름. 이제 마악 ‘봉래산(蓬萊山)’으로 옷을 갈아 입은 금강산 세존봉으로 험난한 여정을 떠난다. 글 사진 금강산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이른 아침부터 뭔가 못마땅한 듯 잔뜩 찌푸려 있는 봉래산. 세존봉은커녕 숙소 인근의 낮은 산봉우리들조차 짙은 구름에 가려져 있다. 그렇지만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다는 희망마저 버릴 수는 없는 일. 구름에 가린 세존봉이 굽어보고 있는 온정리를 출발해 등반길에 올랐다. # 온정천 계곡물은 평화의 실내악 노오란 마늘쫑 꽃이 만개한 황토빛 밭을 지나 도착한 곳은 온정천 계곡. 산행의 출발점이다. 맑디 맑은 계곡물이 바위를 휘돌아 나가는 소리가 마치 실내악 연주를 듣는 듯하다.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 입는 산이니 계곡물의 연주도 항상 같은 곡조는 아닐 터. 한 시인의 찬사처럼 가뭄때와 장마때가 다르고, 얼음장 밑으로 흐르면서는 또다른 곡조로 연주할 게다. 앙지대와 옥류동, 연주담 등 연이어 펼쳐진 비경들의 자태에 반쯤 넋이 빠진 채로 구룡폭포에 다다랐다. 신라의 천재시인 최치원이 “천길 흰비단이 드리운 듯하고 만섬 진주알이 쏟아지는 듯하여라.”라고 노래했던 바로 그곳. 세존봉으로 오르는 출발지이기도 하다. # 장엄한 세존봉에 숨을 멈추다 지친 다리를 쉴 틈도 없이 북측 안내원의 뒤를 따라 산행이 계속됐다.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길이다. 급경사를 이룬 돌계단이 끝이 안 보일 만큼 놓여져 있다.‘stairway to hell’. 지옥으로 가는 계단이 있다면 딱 이런 모습 아닐까. 그나마 짙은 구름을 걷어내고 파란 모습을 드러낸 하늘이 힘을 돋운다. 다리에 쥐가 날 즈음 도착한 비사문. 금방이라도 흘러 내릴 것 같은 돌무더기위에 잠시 숨 한자락 내려놓았다. 저 멀리 보이는 상팔담과 바위투성이의 봉우리들. 어떤 것은 억센 씨름꾼의 허벅지처럼 우람하고, 또 어떤 것은 시골아낙네의 둔부처럼 둥글기도 하다. 한점 흙이라고는 없는 바위틈에도 단단히 뿌리를 내린 소나무들의 모습은 또 어떤가. 삭막한 바위를 푸른 생명으로 요동치게 하고 있지 않은가. 위로 오를수록 봉래산은 숨겨둔 비경을 하나둘 내보였다. 보는 각도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는 집산연봉들의 장엄함. 모퉁이 하나를 돌 때마다 때론 웅장하고, 때론 소박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기암괴석들. 탄성이 절로 나왔다. 밭은 숨을 내뱉으며 오르고 또 오르니 이윽고 정상. 발아래로 펼쳐진 수직단애가 머리를 어지럽혔다. 뒤편으로는 비로봉이 준봉들을 거느린 채 제왕처럼 당당하게 서 있다. 아직은 남쪽 사람들의 발길을 거부하고 있지만 다음엔, 반드시 다음엔 올라야 하는 곳. 정상의 능선을 따라 천화대(天花臺)라고 불리는 세존봉 전망대로 향했다. 준봉들이 도열한 봉래산의 웅혼함을 서툰 글솜씨로 담아내기엔 손이 부끄럽다. 가슴 뻐근한 감동에 이젠 탄성조차 나오지 않는다. 봉래산이 여느 산과 같던가. 통일의 열망과 민족의 온갖 애환이 서려 있는 산 아니던가. 지구의 천장이라는 에베레스트보다야 훨씬 낮겠지만 감동만큼은 오히려 더 높다. 비로봉 오른쪽으로 도열한 채하봉 능선과 백련폭포, 연주폭포가 합쳐진 합수목폭포 등의 아름다운 풍광에 눈이 부실 지경이다. 천가닥 만갈래로 뻗어나간 집선봉의 바위절벽은 가슴 한구석을 베어내는 듯하다. 칼날 같은 날개로 마치 부메랑처럼 구름바다 위를 유영하는 이름 모를 새들. 활을 잡아당긴 모습과 같다고 해서 장전항이라 불렸던 고성항. 그리고 구름바다 너머로 또 하나의 짙푸른 동해바다가 경이로운 모습으로 펼쳐져 있다. # 봉래산 낙락장송, 가슴에 담고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돌려 하산에 나섰다. 경사가 수직에 가까운 92m짜리 철계단을 내려와 천천히 동석동으로 향했다. 오르는 길에 비하면 내려가는 길은 훨씬 수월한 편.10여분쯤 내려갔을까. 집선봉을 다 가릴 만큼 커다란 소나무 한그루가 떠억하니 버티고 서있다. 사육신중 한사람인 성삼문이 그토록 되길 원했던 ‘봉래산 제일봉의 낙락장송’인가. 큰 키에 좌우로 펼친 나뭇가지의 자세가 제법 장하다. 미인송으로도 불리는 금강송 군락지가 또하나의 볼거리. 청량한 솔향기와 함께 죽쭉뻗은 시원한 금강송의 모습에 땀이 절로 마른다. 금강송 군락지를 나서면 곧바로 신계천. 가슴까지 서늘하게 하는 신계천물로 목을 축이며 다시한번 뒤를 돌아봤다. 기어오를 힘이라도 있거들랑 꼭 한번은 올라가 봐야 하는 곳. 세존봉이 우뚝 서 있었다. # 수정봉 산빛깔도 보러가세요 빠른 시간내에 탁 트인 전망을 만끽하고 싶다면 수정봉(해발 773m)이 0순위. 세존봉 못지않은 전망을 품고있어 인기가 높다. 예로부터 수정이 많이 난다는 곳. 일출과 일몰 때면 수정이 햇살을 반사해 산빛깔을 새롭게 태어나게 한다고 전해진다. 오는 6월 중순부터 일반에 상시개방할 계획. 현재는 예약을 해야 오를 수 있다. 문의 (02)3669-3000,(033)681-9400. # 알면 좋은 몇가지 신규시설물:오는 7월1일 김정숙 휴양소를 리모델링한 외금강호텔이 문을 연다. 성수기 숙박난해소에 도움이 될 전망.9월경엔 금강산 골프장도 시범개장한다.18홀 규모. 먹을거리:고성항 이북에서만 잡힌다는 털게가 요즘 제철. 고성항 횟집에서 털게찜 1㎏에 45달러를 받는다.13㎏짜리 초대형 광어는 300∼400달러. 금강산호텔옆의 금강원은 북측 음식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 꿩만두, 흑돼지, 섭죽, 냉면 등이 제공되는 코스요리가 25달러.
  • ‘골드만삭스의 힘’ 美공화당 구할까

    ‘골드만삭스의 힘’ 美공화당 구할까

    골드만삭스가 부시 행정부와 공화당의 ‘골드마인(Gold mine·금광)’이 될 수 있을까. 신임 재무장관 지명자 헨리 폴슨 골드만삭스 회장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의 승리를 열망하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선택한 최고의 ‘블루칩(대형 우량주)’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폴슨 지명자에 대한 백악관 안팎의 기대감이 크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백악관은 폴슨 지명자에 대해 부시 대통령을 집권 말기의 레임덕에서 끌어낼 적임자라면서 환영했다. 공화당도 애타게 찾던 구원자라며 환영하고 있다. 미국 경제계는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 시절 누렸던 금융 호황인 ‘루비노믹스(Rubinomics)’가 재현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루빈 역시 골드만삭스 회장에서 발탁돼 클린턴 행정부의 최장수 재무장관으로 강력한 지도력을 과시했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31일 헤비급 인사인 폴슨 지명자는 부시 대통령이 던진 ‘정치적 승부수’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전임자인 존 스노 재무장관은 부시의 충성스러운 병사이자 국내 정치적 실패의 희생양이었다고 평가했다. 진 스펄링 전 대통령 경제정책보좌관은 “부시 대통령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실세 재무장관의 등장을 허용치 않았다.”면서 “폴슨은 강력한 재무장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스노 장관이 부시 경제정책의 ‘치어리더’였다면 폴슨 지명자는 전임자와 많이 다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조슈아 볼턴 현 백악관 비서실장과 폴슨은 한때 골드만삭스에서 함께 일한 동료 사이다. 부시 대통령의 막역한 친구인 돈 에번스 전 상무장관은 직접 폴슨을 천거한 강력한 후원자다. 폴슨은 실물 경제에 밝은 사업가이자 금융전문가다. 전임자의 ‘고분고분한’ 스타일은 선택하지 않을 것 같다.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도 중간선거까지 폴슨 지명자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칼 로브 백악관 정치고문은 중간선거의 승부처는 ‘경제 분야’가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을 통해 30일 밝혔다. 선거 전문가인 그가 부시 대통령의 경제 치적을 최대한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을 드러낸 것이다. 외교·국방 분야에서 부시의 인기는 바닥을 기고 있다. 최근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에서 실책이 있었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한 데 이어 ‘하디타 양민학살’의 파문도 커지고 있다.‘일방 통행’ 방식의 부시 외교는 낙제점을 면치 못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로서는 이라크 전쟁과 이민법 등 국내 정치에 쏠린 유권자의 냉담한 시선을 경제로 돌릴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대중에게 친숙하고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폴슨과 같은 ‘경제 리더’의 대국민 설득 작업이 무엇보다 절실한 입장이다. 로브 고문이 부시 집권기에만 500만여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기고 감세정책으로 경제 성장이 촉진됐다는 점을 적극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치분석가 스튜어트 로덴버그는 “유권자가 경제 문제로 관심을 돌리면 공화당은 큰 자산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제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폴슨 지명자가 평소 경상수지 적자 해소를 위한 달러 가치의 하락이라는 소신을 피력해온 만큼 ‘달러화 약세 기조’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또 중국을 70여 차례 방문할 정도로 현지 사정에 밝다는 점도 그가 중국의 위안화 절상 문제와 대미 무역적자 해소 등을 효율적으로 풀어나가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폴슨 지명자가 재무장관이 된 후 가장 큰 시험대는 정부의 재정적자 감축이다. 재정적자는 스노 장관 초기의 1580억달러에서 3190억달러로 급증했다. 의회 설득에 실패해 표류하는 세제 및 사회보장제도 개혁도 폴슨의 지도력에 달려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폴슨 지명자가 재무장관직을 수차례 고사했다고 전했다. 집권 후반기에 자칫 부시의 레임덕으로 인한 동반 추락의 위험성을 충분히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1974년 골드만삭스에 입사,32년 동안 월가의 거물로 승승장구한 폴슨이 부시와 동반 추락할 것인가, 아니면 지지도 상승의 ‘금광’이 될 것인가가 미 정·재계의 최대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손지열 선관위원장 “투표로 주인임을 보여주자”

    손지열 중앙선관위원장은 5·31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0일 특별 참여호소문을 통해 “투표로써 나라의 주인이 바로 우리 자신임을 분명히 보여주자.”고 밝혔다. 손 위원장은 “치열했던 선거운동은 오늘로 막을 내리고 유권자의 선택만을 남겨놓고 있다.”며 “지연이나 학연을 따지지 말고 주민과 지역발전을 위해 누가 진정으로 능력과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 신중히 판단해 가장 적합한 인물을 선택하는 일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여야 각 당도 ‘대국민 호소문’ 등을 통해 막판 지지를 구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많은 분들이 한나라당의 싹쓸이가 현실화할 경우 어떻게 되는 것 아니냐는 말씀을 하신다.”며 “선거결과에 따라서는 민주개혁세력이 어려움에 처할 우려도 있는 만큼,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싹을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는 “선거 마지막까지 정계개편이니 합당이니 하면서 당리당략의 어둠 속으로 국민을 현혹하는 모습에서 열린우리당 정권의 심판 이유를 다시 한번 보게 됐다.”며 “국민 여러분은 책임도 못지고 반성할 줄도 모르는 열린우리당 정권에 민심이 얼마나 무서운지 깊이 깨닫게 해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민주당이 전북을 석권하면 열린우리당은 전국적으로 설 자리가 없으며, 한나라당의 일당 독주를 막을 정당은 민주당뿐”이라면서 “민주당을 밀어주시면 그 힘을 바탕으로 한국정치의 틀을 다시 짜는 정계개편의 중심에 서겠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단대표는 “진보와 개혁을 향한 국민적 열망을 좌절시킨 열린우리당이 심판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한나라당의 일당 지배는 풀뿌리 지방자치에는 사망선고와 다름 없는 만큼, 민주노동당이 진보개혁세력을 결집해 국민의 진정한 뜻을 관철하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중심당 이규진 대변인은 “지방자치 살림꾼을 뽑는 정치축제의 장이 대권의 각축장으로 변질된 것에 대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정치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고 비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시론] ‘정치 좌절’ 투표로 극복을/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 교수

    [시론] ‘정치 좌절’ 투표로 극복을/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 교수

    선택의 시간이 돌아왔다.4년마다 하는 선택이지만, 한 번이라도 흡족한 적이 있었던가? 과연 선택 받은 자의 잘못인가, 선택한 자의 문제인가? 그릇된 선택을 하고, 혹은 선택조차도 하지 않은 채 마냥 선택 받은 자의 잘못만을 탓할 순 없을 것이다. 마치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마구잡이 ‘찍기’로 답안을 작성을 하고서 시험성적이 잘 나오기를 기대하는 어리석음과 다를 바 없다. 최근 몇 년 동안 우리 사회 최대의 화두는 ‘개혁’이었다. 그 가운데서도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가장 크다 할 것이다. 하늘과 같은 국민적 소망에도 불구하고 지역주의, 패거리 정치, 부정부패와 같은 구태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 남아있다. 이번 선거운동 기간동안에는 여야가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가운데 누가 더 부패하였는가를 두고 입씨름을 벌였다. 국민들의 눈에는 오십보백보일 것이다. 국제투명성 기구가 발표한 2005년 공공부문 투명성 지수에서 한국은 40위로 아시아 국가 가운데서도 싱가포르와 일본은 물론이고 타이완과 말레이시아에 비해서도 낮게 평가되었다. 한국의 부패지수는 우리 국민소득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5000달러 수준의 국가와 비슷하다고 한다. 월드컵 4강과 한류문화의 위세에서 얻었던 우리의 자존심이 한없이 무너지는 대목이다. 왜 우리는 유독 정치에서는 이토록 좌절하여야 하는가? 우리 사회의 개혁이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그 개혁을 실천해 나갈 성실한 일꾼을 뽑지 못한 데 있다. 대의민주주의 하에서 올바른 대표자를 선출하는 것은 정치개혁의 첫걸음이다. 이번에 선출하는 대표자들은 앞으로 4년 동안 우리 지역의 살림살이를 책임지게 된다. 지방자치단체장의 경우 무려 5000건에 달하는 인허가권을 행사한다고 한다. 우리가 꼬박꼬박 내는 세금이 어떻게 쓰일지도 이들이 결정하게 된다. 특히 이번 지방의회부터는 의원 유급제가 전면 실시된다. 우리의 세금으로 지급하는 세비를 받는 대표자를 허투로 뽑을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 지역의 살림살이를 꾸려나갈 대표자를 선출하는 일에 우리는 얼마나 책임을 다하였는가? 지방선거 투표율은 나날이 떨어지고 있다.1995년 1회 지방의회 동시선거의 투표율이 68.4%였던 것이 1998년에는 52.7%로, 그리고 2002년에는 다시 48.8%로 낮아졌다. 특히 20대의 투표율은 고작 31.2%에 그쳤다. 물론 유권자 입장에서 낮은 투표율에 대한 충분한 변명은 있다. 이제까지의 여론조사를 보면 절반에 가까운 유권자가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찍을 만한 후보자가 없어서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응답하고 있다. 정치적 냉소주의와 정치에 대한 불신이 낮은 투표율의 주된 원인이다. 그렇다고 투표불참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인가?이는 후진 정치를 재생산하는 악순환만을 되풀이할 뿐이다. 그동안 투표권 행사에는 신중하였는가? 지연, 혈연, 학연과 같은 연고주의가 우리 사회를 망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정작 투표할 때는 그 같은 구습을 그대로 따르지는 않았는가. 매번 외치는 정책선거와 이번에 새로 시작된 매니페스토 운동의 성공여부는 결국 유권자들의 손에 달려 있다.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구체적 성과로 이끌어낼 수 있는 대표자를 제대로 선출하지 못한다면 사실 개혁 논의는 공염불이나 다름없다. 개혁을 위한 첫 단추를 잘못 끼우고서야 어떻게 우리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인가? 또다시 4년 후를 기약할 수는 없다.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대표를 뽑아야 할 것이다. 모두가 입버릇처럼 외치고 있는 참여민주주의와 풀뿌리민주주의의 첫 출발은 올바른 대표자 선출에 있다.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 교수
  • [새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

    25일 개봉한 ‘호로비츠를 위하여’(제작 싸이더스FNH, 감독 권형진)는 더도 덜도 아닌 체온만큼 객석 온도계의 눈금을 올려놓는 휴먼드라마이다.‘미션 임파서블 3’‘다빈치 코드’ 등 할리우드 대작들의 협공에 담담히 맞설 수 있는 자신감은 다름 아니다. 조촐한 규모이지만, 스크린의 감동지수를 끌어올려줄 영화로 오래 기억될 만하다. 섹시 아이콘 엄정화가 이번엔 피아노 학원 선생님이 됐다. 변두리 동네로 이사와 피아노 학원을 차린 노처녀 지수(엄정화)는 아직도 유명 피아니스트의 꿈을 접지 못하고 있다. 피아노 전공자가 아니면 가르치지 않겠다고 자존심을 세우는 그녀 앞에 말썽쟁이 경민(신의재)이 나타난다. 가난한 고물상 할머니 밑에서 자라는 경민은 온동네 사람들이 다 아는 골칫덩어리. 학원을 함부로 들락거리는 불청객 경민과 티격태격하던 지수는 우연히 경민에게서 절대음감을 발견하고 그를 훌륭한 피아니스트로 키울 욕심을 낸다. 이 영화에서 맨 먼저 마주치게 되는 매력은, 주류에서 저만치 비켜나 관객을 무장해제시키는 설정들이다. 유학할 경제력이 없어 피아니스트의 꿈이 꺾인 여주인공, 결손가정에서 희망을 봉쇄당한 어린 주인공 등 투톱 캐릭터 모두 연민을 자아내는 열등인생들. 좌절한 꿈의 열망을 아이에게 투사해 대리성취를 욕망하는 지수, 정에 굶주려 건반을 두드리는 경민 모두 상처투성이의 자의식으로 피아노 앞에 앉는다는 지점에서 닮은꼴 캐릭터로 포개진다. 한국영화 최초로 시도된 음악영화라는 점 또한 이 드라마를 새삼 진지한 시선으로 돌아보게 만든다. 피아노 선율 자체가 주인공이 되다시피 한 영화에서 엄정화는 상당부분을 직접 연주하며 감동드라마의 맥을 끊지 않으려 애썼다. 경민 역의 신의재는 7세에 피아노를 시작해 9개월 만에 전국 콩쿠르에서 1등을 차지한 진짜 피아노 신동이다. 드라마의 입체적 요철을 기대하는 관객이라면, 해피엔딩을 향한 영화의 예측가능한 행보에 몇 번쯤 시계를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오버’하지 않고 감동의 골을 파나가는 진솔한 작법은 거꾸로 이 영화의 최대 장점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혈연관계의 주인공 구도에 집착하지 않고도 가족영화의 질감을 풍성하게 다듬어낸 연출의 묘미가 박수받을 만하다. 덧붙여 한 가지. 여주인공에게서 이전의 한국영화에서 경험하지 못한 전혀 새로운 모성(母性)기제를 발견하게 된다는 대목도 의미있다. 호들갑스럽지 않게 은은한 멜로라인을 엮는 피자가게 주인을 박용우가 연기했다. ‘달콤 살벌한 연인’에 이어 여주인공을 듬직하게 받쳐주는 조연연기가 또 한번 그의 숨겨진 진면목 1인치를 보게 한다. 전체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명문대 교육혁명] (7)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명문대 교육혁명] (7)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패서디나(미국 캘리포니아주) 안동환특파원|“한국에서 우리 학교를 염탐하러(spying) 왔다고요? (익살스러운 표정으로)쉿! 비밀 연구실이 많으니까 조심해서 보세요.” 지난 3월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Caltech·칼텍) 애서니움에서 만난 아메드 즈웨일 교수가 기자에게 건넨 장난기 섞인 농담이다. 그는 1999년도 노벨화학상 수상자이다. 라틴어로 아테네 신전을 뜻하는 ‘애서니움(Athenaeum)’은 교수 식당. 중앙에는 ‘노벨(Nobel) 테이블’로 불리는 특별한 좌석이 있다. 여느 식탁과 다를 바 없지만 노벨상을 수상한 교수들이 함께 점심 식사를 하는 식탁이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드보라 헤지스 대외협력 팀장은 “노벨 테이블의 대화만으로도 박사 수준의 논문을 써 낼 수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면서 “아쉽게도 학생들은 출입금지”라며 웃었다. 식사를 하던 중 기자의 인사를 받은 즈웨일 교수는 “사진을 찍고 싶다.”는 요청에 유쾌하게 응했다. 그에게서 딱딱한 권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학생 대 교수 비율 3대1 ‘소수정예 고수´ 칼텍은 매사추세츠공과대(MIT)와 함께 미국 이공계 분야 노벨상의 양대 산실이다. 지난해 노벨화학상을 받은 로버트 그럽스 교수까지 31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1학년생도 노벨상 수상자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학문적 서열’이 아닌 과학을 매개로 한 ‘지적 교류’가 풍성한 대학이다. 포스텍(포항공대) 박찬모 총장은 “작지만 강력한 경쟁력을 구축한 칼텍이 포스텍의 초기 모델이었다면 이제는 세계 기초과학 분야의 최강인 칼텍과 응용과학에 뛰어난 MIT의 통합 모델이 포스텍의 미래”라고 말한다. 칼텍은 미국 내에서도 가장 학생수가 적은 ‘초미니 사립대’이다. 학생 대 교수 비율은 미국 최저인 3대1이다. 대학원생을 합해도 전교생은 2000명에 불과하다. 강력한 경쟁자인 MIT의 5분의1 수준이다. 지난해 서울대의 교수 1명당 학생수는 23명이었다. 에리카 오닐 학생·재정 부총장은 ‘작지만 강한 대학’이라는 한마디로 칼텍을 설명한다. 칼텍은 미국 ‘연구소 대학’의 표본이다. 학생들은 연구소에 들어가 대학 과정을 이수한다. 학제, 커리큘럼부터 신입생 선발 등 학교 운영의 중심에는 ‘연구’가 있다. 미국 우주선을 개발하는 제트추진연구소(JPL), 생물·화학과가 있는 벡만 연구소, 공대가 입주한 무어 연구소 등 세계적인 연구소 하나 하나가 그대로 학과이다. ●철저히 연구 중심 학제 “교과서가 없다” 칼텍은 화학·화공학, 수학·물리학, 공학, 천문·지질학, 인문·사회학 등 6개 분야에 걸쳐 35개 전공 학위를 수여하고 있다.MIT가 종합대학으로 변신하는 동안 칼텍은 기초 과학과 공학을 고수하고 있다. 칼텍의 발전 전략은 ‘소수 정예주의’와 ‘가장 높게 발전한 분야를 더 높게’로 압축된다. 전 세계에서 한 해 200여명만 입학한다. 과학영재 교육기관이라는 위상에 맞게 가능성 있는 영재를 천재로 길러내는 것이 목표이다. 설립 이후 단 한번도 교수 1명에 학생 3명이라는 비율이 깨진 적이 없다. 학제는 철저히 연구 위주로 편성된다. 처음 2년은 기초과학을 한다. 모든 입학생이 전공에 상관없이 의무적으로 양자물리학과 수학, 화학을 이수해야 한다. 그 과정이 끝나면 ‘이노베이트 클래스’ 단계로, 최종적으로 실험·연구에 참여한다. 여름방학 동안 연구비를 지원하는 SURF 등 기획 프로그램이 많아 학부 1∼2학년생도 연구 참여가 가능하다. 전체 학생의 절반 이상이 SURF 연구비를 받고 있다. 칼텍에서 박사 후 과정을 밟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곽주현 화학과 교수는 “학부생부터 연구원 수준의 트레이닝을 시키는 튜터링(개인교습) 체제가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쉴새 없이 도전 과제를 제시하는 학교” 칼텍 강의실에는 교과서가 없다. 교수는 매 시간마다 강의 자료를 직접 준비한다. 인공망막 개발 연구를 하는 다미앵 로저스 박사는 “교과서야말로 최소 1년, 길게는 2∼3년 이상 늦은 가장 뒤처진 텍스트”라고 말한다. 가장 최신의 학문과 새로운 발견 등을 담기 위해서라도 교과서에 의지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재학생들은 학업 스트레스에 대해 4년 내내 수천t의 철근에 눌려 사는 기분이라고 표현한다.1학년의 10%는 학문적인 이유로 2학년 진학을 포기할 정도이다. 정신과 상담을 받는 학생도 많다. 생명공학과 박준석(21·2학년)씨는 “파워포인트와 프레젠테이션을 사용하는 발표 과제, 퀴즈, 시험만으로도 일주일이 벅차다.”면서 “연구자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가장 좋은 곳이자 쉴새 없이 도전 과제를 제시하는 학교”라고 말한다. 교수 영입은 2무(無)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교수 선발에 있어서는 예산과 시간의 제한을 전혀 두지 않기 때문이다. 오닐 부총장은 “2∼3년이 걸려도 반드시 원하는 교수를 모셔온다.”고 말한다. 칼텍은 1920년대부터 화학 분야의 아서 노이스, 물리학의 로버트 밀리칸, 항공공학의 테오도르 폰 카르만 등 세계적인 학자들을 잇달아 영입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도 방문 교수로 재직했다. sunstory@seoul.co.kr ‘악동’ 과학 영재들의 유쾌한 에피소드 |패서디나(미국 캘리포니아주) 안동환특파원|칼텍 천재들은 악동? 1987년 5월4일 할리우드 탄생 100주년 기념일.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민들은 깜짝 놀랐다. 로스앤젤레스의 상징으로 리(Lee) 마운트 정상 부근에 서 있는 거대한 ‘할리우드(HOLLYWOOD) 표지판’이 깜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할리우드라는 영어 철자는 사라지고 칼텍(CALTECH· 철자를 새긴 표지판으로 바뀌었다. 칼텍 학생들이 과학자의 중요성을 알리려고 계획한 행동이었다. 이 어마어마한 장난은 전 세계에 큰 화제를 뿌렸다. 지난달에는 칼텍의 영원한 ‘맞수’인 매사추세츠공과대(MIT) 학생들이 화제를 모았다.MIT 학생들이 칼텍의 명물인 1.7t의 ‘플레밍 대포’를 4828㎞나 떨어진 미 대륙 반대편의 MIT 캠퍼스로 옮겨놓는 장난을 친 것이다.MIT 학생들의 통쾌한 복수였다. 지난해 칼텍 학생들이 먼저 선전포고를 했다.MIT 대학본부에 새겨진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라는 교명을 ‘또 하나의 공대’(That other Institute of Technology)라는 철자로 바꾼 것이다. 칼텍 구내상점에서도 두 대학의 기싸움을 엿볼 수 있다. 셔츠 앞면에 ‘MIT’라고 쓰여진 특별한 기념품이 판매되고 있다. 이 셔츠는 일종의 ‘트릭’이다. 셔츠 뒷면에는 ‘아무나 칼텍에 입학할 수는 없기 때문에’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MIT의 자존심을 긁기에 충분한 말이다. 칼텍은 ‘서부의 MIT’,MIT는 ‘동부의 칼텍’으로도 불리는 등 두 대학은 미국 과학 기술계의 라이벌이다. 칼텍 악동의 대표적인 전통 행사는 ‘디치 데이(ditch day)’. 매년 4학년생이 기획하는 이 행사는 ‘등교하지 않는 날’이다. 학교측에 사전예고 없이 결정한다. 디치 데이에 멋모르고 등교한 배신자는 장난기 어린 응징을 당한다. 교내 캠퍼스 나무에 묶이거나 물벼락을 맞는다. 교수들도 즐거운 날이다. 나무 위에 쫓겨 올라가거나 묶인 학생들에게 교수들은 ‘행운을 비네.’(Good luck)라는 인사를 건네며 낄낄거린다. 학업 스트레스로 지친 칼텍의 ‘공부벌레들’이 해방감을 느끼는 유일한 날이다. sunstory@seoul.co.kr ■ “과학에 열정있다면 아낌없이 지원” |패서디나(미국 캘리포니아주) 안동환특파원|“돈이 없어 입학을 주저하는 학생이라면 우리가 학비를 지원합니다. 단 평생 과학자로 살고 싶은 학생을 원합니다.” 에리카 오닐 학생·재정 부총장은 “과학자로서의 기본 자질을 갖춘 학생이면 경제적 지원은 아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칼텍 등록금은 2만 7000달러(약 2700만원). 기숙사 비용 등 생활비를 합하면 1년에 4만달러가 필요하다. 국적에 상관없이 외국 학생들은 경제적 지원을 전제 조건으로 선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칼텍은 학생들의 재정 지원을 위해 14억달러(약 1조 4000억원)의 ‘기부금 캠페인’까지 벌일 정도이다. 칼텍 총장은 현재 공석이다.1997년 제7대 수장에 오른 데이비드 볼티모어 전 총장은 지난해 10월 사임했다.1975년도 노벨생리학상 수상자인 그는 “연구에 전념하고 싶다.”면서 총장에서 물러났다. 칼텍 입학의 핵심 요소는 수학·과학 성적이다. 대학수능시험(SAT) 수학과 과학 커트라인은 거의 만점에 가까운 780점(만점 800점)이다. 고교 때의 개별적인 연구·실험활동과 수학·과학의 학습 능력이 심도있게 반영된다. 오닐 부총장은 특히 창의력과 과학에 대한 열정을 강조했다. 그녀는 국가 발전을 위해서는 수학과 과학분야의 ‘조기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칼텍의 신입생 선발은 독특하다. 전권을 쥔 기관은 38명의 위원들이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입학위원회’이다. 총장은 입학 사정에 참여할 수 없다. 교수(16명)와 직원뿐 아니라 학생(16명)도 참여한다. 매년 전 세계 3000여명의 입학 지원서는 이들에 의해 평가된다. 오닐 부총장은 늘어나는 아시아 학생(현재 31%)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감추지 않는다. 그녀는 “한국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는 흠잡을 데 없이 탁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험은 잘본다.”면서 “그러나 연구 능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 게 아쉬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입학을 원한다면 다양한 연구 활동 경험을 쌓으라는 게 그녀의 조언이다. sunstory@seoul.co.kr ■ 박사과정 한국유학생 4명 만나보니 |패서디나(미국 캘리포니아주) 안동환특파원|과학자로서 평생 연구에 전념하고 싶다는 소망을 표현하는 칼텍의 한국인 유학생들은 ‘과학 한국’을 이끌 주인공들이다. 칼텍 박사학위를 취득했거나 현재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유학생들은 칼텍이야말로 ‘미국 과학기술 교육의 특성과 경쟁력이 집약된 대학’이라고 입을 모은다. ▶칼텍을 선택한 이유는. -(박종원)학부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만큼 물리에 강한 대학을 선택했다. 칼텍은 물리학 분야에서 ‘끈 이론’을 정립한 존 슈워츠 교수가 연구하던 곳이다. -(김종민)경제적 지원이 폭넓다는 점과 칼텍이 한국의 포스텍과 비슷하다는 친근함이 작용했다. 처음 3년은 학과에서 장학금을 지원했다. 지금은 지도 교수가 학비를 지원하고 있다. -(손수진)학부는 MIT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칼텍은 화학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칼텍의 실험실을 경험하고 싶다는 열망도 컸다. ▶칼텍 학제와 연구의 장점은. -(서진유)많은 도전 과제가 있다. 첫 1년이 가장 힘들었다. 수업 부담이 크다. 칼텍에서는 통상 첫 해만 잘 넘기면 살아남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1년이 지나 등록을 연장하자 교학과에서 “생존을 축하한다.”고 인사를 건넬 정도였다. -(김)자연과학 분야는 석·박사 통합 과정으로 운영된다. 학교가 작고 연구소 체제로 운영돼 다른 전공 분야와의 통합 연구가 쉽다. 생물공학 분야도 다른 대학의 의대와 연계돼 있다. -(손)MIT가 평균 수준의 학생들에게 초점을 맞춘다면 칼텍은 톱 클래스 위주로 교과 과정을 구성한다.1주일에 50시간씩 공부하거나 100시간씩 연구하는 학생들이 꽤 많다. -(박)정말 ‘능력 위주’이다. 학부·대학원을 가르는 코스 제한이 전혀 없다. 학부생도 대학원 수업을 듣는다. 학제간 장벽이 없어 학과도 마음대로 옮겨다닐 수 있다. ▶어떤 학생들이 칼텍에 입학하는가. -(손)종합대학인 MIT에서는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지만 칼텍에는 과학자를 꿈꾸는 외골수(one-typed)가 주류이다. -(박)칼텍에서는 한 가지만 잘하면 된다. 학부 때 연구에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거나 수상 경력이 있다면 대학원 입학이 가능하다. ▶학생과 교수의 관계는. -(서)소수 정예의 분위기에 맞게 교수와 학생간의 학문적 상호작용이 깊고 넓다. 지도 교수로부터 많은 걸 배울 수 있다. -(박)현 지도 교수의 제자가 될 때가 가장 힘들었다. 칼텍은 지도 교수가 먼저 연구 과제를 제시한다. 그 과제에서 성과를 내야만 제자로 받아준다. 박사 과정 2년차였는데 심리적 압박감이 컸다. sunstory@seoul.co.kr
  • [월드컵 앞둔 독일에서는 지금] ‘히틀러 풍자연극’ 파문

    연합군의 포위망이 좁혀오던 1945년 4월, 베를린의 지하 벙커에 고립된 아돌프 히틀러는 죽음을 결심한다. 연인과 추종자들에게 작별을 고하고 관자놀이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려는 순간, 그의 제국을 구원할 기막힌 아이디어가 섬광처럼 떠오른다. ‘연합국에 축구 경기를 제안하자. 독일 팀을 진두지휘해 승리를 거둔다면, 그래, 나의 제국도 무너지지 않을 거야.’ 이번 주 독일 함부르크에서 개막된 ‘마이볼-어느 독일인의 꿈’이란 연극의 한 장면이다. 월드컵 개최를 앞둔 독일의 현 상황을 히틀러의 최후에 빗대 풍자한 것이다.함부르크 언론과 축구 팬들이 발끈했다.‘월드컵이란 국가 대사를 앞두고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비난부터 ‘독일의 국가 스포츠인 축구의 신성함을 모독했다.’는 질타까지 줄을 이었다. 연극을 관람하다 야유를 보내는가 하면 분노를 참지 못해 뛰쳐나가는 관객도 있었다. 연출자 에릭 게데온은 영국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3주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에 경제 회생의 열망을 온통 걸고 있는 독일 사회의 분위기를 꼬집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무대가 되는 지하 벙커는 현재 독일을 상징한다.”면서 “히틀러의 추종자들은 현실을 변화시켜 줄 무엇인가를 필사적으로 기다리고 있는 오늘날의 독일인”이라고 말했다. 게데온은 지난 2004년 히틀러가 벙커에서 보낸 마지막 날들을 그린 영화 ‘몰락’으로 평단의 호평을 얻기도 했다.그는 “찰리 채플린의 영화 ‘위대한 독재자’에서 영감을 얻었다.”면서 “관객 반응은 예상했던 일인 만큼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연극에서 히틀러의 연인 에바 브라운에겐 축구경기 개막식 공연을 기획하는 임무가, 선전상 괴벨스에겐 대회 조직위원장이란 중책이 주어진다. 하지만 히틀러의 계획은 끝내 실패로 돌아가고 몰락을 직감한 그는 ‘지금 당장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면’이란 노래를 부르며 최후를 맞는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2006 독일월드컵] 박주영 “유럽파 한수위… 차이 줄이겠다”

    소집 8일째를 맞은 23인의 태극전사들이 입을 열었다.22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집단 인터뷰를 가진 대표선수들은 더욱 진지해진 입담으로 저마다 지난 훈련에 대한 소회와 월드컵에 대한 열망을 풀어냈다.●이천수 히딩크 감독이 세밀했던 데 견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더 넓고 크게 본다.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건 두 감독이 비슷하지만 히딩크 감독은 흥분부터 했다. 그러나 아드보카트 감독은 지적할 건 하되 어쩔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선 너그러운 편이다. 독일월드컵에서 가장 중요한 건 원정의 중압감을 벗어나는 것이다. 한국축구는 아직 원정경기에서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다. 후배들에게 이를 강조하면서 각오를 함께 다지고 있다.●이영표 순간적인 폭발력은 대한민국 축구의 키워드다. 기량이나 전반적인 멘틀은 유럽 선수들이 우리보다 낫지만 한순간의 폭발력은 우리를 따라올 수 없다. 한국만이 낼 수 있는 이런 폭발력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2002년 당시처럼 적극적인 플레이와 효과적인 압박, 그리고 적절한 체력 분배와 열정적인 경기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박주영 유럽파 선배들로부터 가장 중요한 자신감을 배웠다. 또 선배들과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도 익혔다. 선배들은 자신감에서 우러나는 여유를 바탕으로 경기 도중 한 가지 생각할 것을 두 세 가지로 생각했으며, 실력도 분명 한 단계 위였다. 선배들과의 차이를 줄이도록 남은 기간 열심히 노력하겠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盧대통령 “대화와 타협 뿌리내려야”

    盧대통령 “대화와 타협 뿌리내려야”

    노무현 대통령은 18일 오전 ‘5·18 민주화운동 26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 국립 5·18묘지를 찾았다. 취임 이후 한 해도 빠지지 않고 기념식에 참석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사를 통해 ‘대화와 타협’,‘화해와 통합’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의 생각과 행동이 아직도 반독재투쟁의 시대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남은 과제는 대화와 타협의 민주주의 가치를 생활 속에 뿌리내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대를 존중하고 양보할 것은 양보해서 합의를 이뤄내는 관용의 문화를 키워나가야 한다.”며 “지역주의와 집단이기주의도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지도자의 말 한마디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라면서 “권력자의 얼굴만 쳐다보는 그 시대의 낡은 사고가 남아 있다면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5·18과 관련,“다시 반복해서는 안될 불행한 역사”라고 전제,“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의 분출이기도 했지만 오랜 소외와 차별, 권력 유지를 위해 국민을 분열시킨 데 대한 저항이기도 했다.”고 규정했다. 또 화해와 통합의 역사를 이루기 위한 해답으로 “균형사회”를 제시,“지역간·계층간·산업간·근로자간의 격차를 줄여 균형 잡힌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국가균형발전과 양극화 해소, 동반성장이 절실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문학단신] 전경린 산문집 ‘붉은 리본’ 출간

    소설가 전경린이 등단 10년을 맞아 산문집 ‘붉은 리본’(웅진지식하우스)을 냈다.문학상 수상작인 ‘염소를 모는 여자’‘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등의 집필 배경을 비롯해 지난 10년간의 글쓰기 과정, 문학적 단상 등을 실었다.서른넷에 뒤늦게 등단한 저자는 “내게 남다른 재능이 있었다면 쓰려고 하는 열망과 삶과 꿈을 일치시키는 결의였을 것”(248쪽)이라고 밝힌다.9800원.
  • [코드로 읽는책] 서양신화에 더 익숙한 우리를 반성하며…

    여기, 지난 50년간 한국인의 삶과 사랑, 죽음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해온 노학자가 있다. 반만년 우리 신화와 전설에서 길어올린 한국인의 모습을 추적해온 석학 김열규 서강대 명예교수.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를 통해 한국인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 그가 이번에는 한국인의 맵짠 삶과 미학을 담은 한국인의 ‘한국인의 자서전’(웅진지식하우스 펴냄)을 써냈다. 저자는 한국인의 절박한 삶과 정신세계를 찾기 위해 전국 곳곳에 분산된 문헌들을 조사하고 지역 사람들을 만나 잊혀져가는 우리 신화와 전설을 채록했다. 마르지 않은 상상력을 통해 신화와 전설 속에 담긴 한국인의 정체성과 정신세계를 탁원한 논리와 날카로운 예지를 통해 풀어내면서, 위트와 유머를 통해 존재론적 성찰까지 유도한다. 신화와 전설의 언어(뮈토스)를 푸는 데는 몇가지 열쇠가 있다. 저자는 뮈토스를 바탕으로 주체할 수 없는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글을 읽다보면 명확해지는 상징 속에서 질박한 한국인의 삶이 절로 그려진다. 혹독하고 애절한, 순박하고 해학이 넘치는 한국인의 숨결이 곳곳에 스며있는 것. 뮈토스의 세계에서 추려낸 주옥같은 상징들은 ‘어머니’로 시작해 ‘탄생’‘자라고 크고’‘사랑’‘결혼’‘세상살이’‘죽음’ 등을 통해 생명을 유지하며 집단 자서전의 원재료 역할을 수행한다.이렇게 길어올린 상징에는 현실과 희망을 잇는 ‘영혼의 동아줄’을 찾고 싶었다는 저자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담겨 있다. 상징의 세계 곳곳에 담긴 다양한 신화들은 흥미롭다. 저자는 우리네 어머니들이 신에게 아기를 점지해 달라며 거대한 남근석에 ‘몽돌’을 비벼댄 ‘아기 빌이’를 비롯, 버려져서 영웅이 된 ‘바리데기’, 죽은 아기를 나뭇가지에 매달아놓은 ‘번데기무덤’ 등을 통해 열망과 사랑, 시련과 아픔, 순환론적 죽음론 등을 웅변한다. 또 우리의 첫 어머니인 물과 산을 시작으로 흘러가다 보면 어느새 깊은 굴속에서 고해의 시간을 보낸 웅녀를 만난다.우리 옛 여인들의 입술신화를 넘어 선덕여왕의 ‘섹스담론’을 듣는 대목에서는 뒤통수를 치는 혜안과 해학도 느껴진다. 저자는 “우리의 자서전이 여기서 끝나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한국인의 맵고 짠 근성을 다져준 고난과 인내를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 집단 자서전은 더 많이, 널리 쓰여지고 읽혀져야 한다는 것이다.‘그리스 로마신화’나 ‘삼국지’는 잘 알면서도 정작 우리 옛이야기에는 무관심한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오래된 우리 상징의 세계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함으로써 우리 문화의 우수성과 고유성을 알려주려는 노력이 담겨져 있는 책.1만 2000원.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2006 독일월드컵] 오늘 오후 3시30분 엔트리 23명 발표

    [2006 독일월드컵] 오늘 오후 3시30분 엔트리 23명 발표

    독일월드컵에서 ‘신화 재현’을 벼르는 태극전사 23인의 명단 발표를 하루 앞둔 10일 밤 박주영(FC서울)이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독일행 승선 명부에 확실한 도장을 찍었다. 박주영은 10일 경남 창원에서 벌어진 프로축구 경남과의 K-리그 전반기 최종전 전반 4분 미드필드 왼쪽에서 히칼도가 찬 프리킥을 오른발 논스톱 선제골로 연결시켰다. 지난 5일 부산전에서 7경기 침묵을 깨고 득점포를 재가동한 뒤 닷새 만의 연속골.‘D-1일’ 승선 축포를 쏘아올린 박주영 등 국내파 선수들은 11일 오후 3시30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있을 독일월드컵 최종 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경기가 끝난 뒤에도 긴장감을 늦추지 못한 채 ‘잠 못드는 밤’을 보냈다. 지난 1일 출국, 유럽파를 최종 점검한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날 오전 ‘살생부’가 든 가방을 손에 들고 입국한다. 자신의 입으로 직접 명단을 발표한 뒤 발탁 배경까지 설명할 예정. 박주영을 포함, 낙점이 확실할 것으로 점쳐지는 선수는 이운재(수원) 최진철(전북) 김진규(이와타) 이영표(토트넘) 김동진(FC서울) 조원희(수원) 박지성(맨유) 김두현(성남) 김남일(수원)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 이호(울산) 안정환(뒤스부르크) 조재진(시미즈) 이천수(울산) 설기현(울버햄프턴) 등 16명. 김병지(FC서울) 김영광(전남) 김상식(성남) 김영철(성남) 정경호(광주) 등 5명의 이름에도 무게가 실린다. 다만 부상으로 지난 전지훈련을 포기한 송종국(수원)과 최근 공·수 역할을 저울질 받고 있는 차두리(프랑크푸르트)의 기용 여부가 최대의 관심사. 핌 베어벡 코치가 지켜본 가운데 전북과의 홈경기 후반 김남일과 교체돼 미드필더로 뛴 송종국은 “아직 몸 상태가 100%가 아니지만 1∼2주 뒤에는 최고의 컨디션으로 끌어올릴 자신이 있다.”며 승선 열망을 내비쳤다. 한편 독일행 최종 엔트리는 마감 시한인 오는 15일까지 국제축구연맹(FIFA)에 보내질 예정. 엔트리에 든 선수 가운데 명백한 부상으로 진단서를 첨부할 경우 본선 경기 24시간 전까지 1명을 교체할 수 있지만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이 명단은 월드컵 엔트리로 굳어진다. 최종 멤버를 확정한 아드보카트호는 이틀 동안 휴식을 취한 뒤 14일 오전 11시 파주 트레이닝센터에 소집돼 마지막 독일 항해 준비에 들어간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19)열광의식과 대중시대의 정신적 위험성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19)열광의식과 대중시대의 정신적 위험성

    오늘은 좀 특이한 주제를 갖고 철학적 명상의 시간을 가져보자. 나는 20대에 20세기 프랑스 가톨릭 실존주의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의 사상에 매료되었다. 지금도 그의 사상이 나의 철학적 사색의 한복판에 깊이 새겨져 있다. 그는 나에게 ‘열광의식’(fanaticism)과 ‘추상의 정신’(spirit of abstraction)을 멀리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쳤다. 열광의식과 추상의 정신은 집단형성이 쉽게 이루어지는 정치적 종교적 활동에서 잘 나타난다. 열광의식은 정치적 종교적 의식으로 뭉친 집단이 자기 집단세력의 지배강화를 목적으로 증오의 적을 클로즈업시키는 단 하나의 추상적 목적이외에 다른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피끓는 격정적 광기를 말한다.‘추상의 정신’은 격정적 광기로 상대방을 추상적이고 적대적 구호로 몰아붙이는 사고방식을 말한다. 이런 열광의식은 청소년이 어떤 연예인이 좋아서 열광하고 환호하는 의식과는 좀 다르다. 왜냐하면 후자의 경우에는 미워해야 할 적이 없겠기 때문이다. 이런 것은 정치적 종교적 열광의식만큼 독기는 없겠으나, 좋아하는 연예인을 열광적으로 우상화하는 그 순간에 이른바 팬들은 그 우상에 넋을 빼앗긴다. 그와 함께 팬들은 자기의 본성을 잃고, 환영과 같은 허깨비가 그들의 주인으로 들어선다. 이것은 현대의 거대 상업주의 문화가 가장 선호하는 ‘흉내내기’(simulacrum)의 모습이다. 정치적 종교적 열광의식과 추상의 정신의 배후에는 반드시 어떤 권력의지와 진리의지의 숨은 음모가 깃들어 있다. 열광의식은 단순한 권력의지가 대중을 쉽게 격발시키기 어려우므로 늘 진리의지를 앞세워 권력의지가 진리를 위한 성스러운 투쟁의 불가피한 현상임을 믿게 한다. 그러나 그 진리의지는 아주 단순 소박한 구호에 불과하다. 대중은 복잡한 이론과 철학을 싫어한다. 대중은 깊이 사유하기를 원치 않는다. 대중은 간단하고 소박한 OX만을 바랄 뿐이다. 대중의 열광의식은 피끓는 추상적 격정의 구호에 집착되어 있어서 군중심리의 최면에 쉽게 걸린다. 그 최면에 걸리면 적은 구체적 얼굴을 지니지 않고, 다만 정답과 오답을 지닌 추상에 불과하다. 적을 제거하는 것은 오답을 지우는 것이지, 구체적 인간의 얼굴을 한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추상의 정신은 죄의식 없이 그토록 피끓는 격정의 선동을 할 수 있다. 마르셀이 그의 저서 ‘인간적인 것을 거슬리는 인간들’에서 밝힌 ‘열광의식’과 ‘추상의 정신’을 간추려 정리해 본다. 1)열광분자들은 결코 스스로가 열광분자임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들은 자기들이 믿는 정의 때문에 억압받고 모략중상당하고 있다고 강변한다. 2)열광분자들은 대개 종교적 성격을 드러낸다. 그래서 열광적 정치의식은 바로 세속적 종교적 색채를 띠고 활동한다. 정치적 열광분자는 종교적 맹신자의 태도와 다르지 않다. 3)개인적인 열광분자는 무의미하다. 열광분자는 서로서로 세력을 형성하기 위하여 뭉치려 한다. 그래서 열광적 군중이 된다. 군중 수가 많을수록 개인들은 익명으로 군중 속에 증발하고 오직 익명의 대중이 집단세력이 되어 사회를 지배한다.20세기 스페인의 철학자 오르테가 이 가세트가 ‘대중의 반역’에서 밝힌 바와 같이, 가장 강력한 사회의 지배자가 된 대중은 똑똑하면서도 바보 같다. 현대의 대중은 과거의 대중과 달라서 많은 정보를 갖고 있으니 똑똑하고, 그 많은 정보가 대중의 익명 속에서 대중을 쥐어흔드는 한 목소리에 감추어져 남 따라 말하고 행동하니 바보스럽다는 것이다. 또 그는 그런 대중이 자기가 가장 옳다고 여겨 더 고급적인 다른 말을 전혀 듣지 않는 자만심의 덩어리와 같다고 보았다. 4)열광분자는 대중에게 한가하게 생각하고 사색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이미 한가롭게 생각하고 사색하는 사람은 대중이 안 된다. 마음의 여유는 열광분자가 되는 것을 방해한다. 열광분자는 대중을 늘 흥분시키거나 흥분시킬 구실을 찾는다. 흥분한 마음은 쉽게 열광적 추상의 정신에 잡아먹힌다. 5)열광분자는 인간의 의식을 가급적 단순하게 만든다. 인간의 감정을 단순한 흑백논리로 무장시키기 위하여 세상을 가급적 소박한 OX식 이분법으로 분류한다. 자기들의 선을 선양하기 위하여 자기들의 불행이 저 악들의 무리 때문이라고 공격한다. 감추어진 원한의 감정을 찾아 거기에 불을 지른다. 마르셀은 말한다. 만약에 어떤 이가 철학이나 그 비슷한 사상의 이름으로 대중을 흥분시키고 현실을 단순 선악의 감상주의로 양분하여 색칠하면서 엉큼한 권력의지를 선전적인 진리의지 속에 감추고 있다면, 그는 철학자이기를 포기하고 이데올로기의 제조자 이외에 다른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플라톤이 이미 2400여년 전에 아첨과 철학은 같이 갈 수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력에 붙어 개인의 사리를 추구하는 것만이 아부가 아니다. 대중의 권력에 장단을 맞춰 인기를 노리는 것도 아부다. 마르셀은 오르테가 이 가세트가 현대 대중의 권력화를 비판적으로 보고 있는 사상에 동조한다. 현대의 대중은 진부하고 단순 소박한 자기들의 주장을 너무 당돌하게 주장하는 안하무인의 태도와 고집불통의 자만심을 갖고 있다고 위의 두 철학자는 공통적으로 주장한다. 거기다가 현대철학의 거인, 독일의 하이데거도 그의 저서 ‘존재와 시간’에서 ‘세상사람’(the men in the street)의 존재론적 타락성을 심도있게 분석했다. 하이데거에 의하면 ‘세상사람’은 그럭저럭 사회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세속적 평안과 안전과 속물적인 보호막의 역할을 해준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보통 사람들은 이 ‘세상사람’의 평균성과 획일성의 수압에 못 견디어 거기에서 멍하게 헤매다가 결국 싫은 죽음으로 끝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세상사람의 존재론적 타락을 그는 ‘대중성’(publicness)이라고 규정했다. 각자는 ‘세상사람’이라는 ‘대중성’속에 살면서 자신을 널리 알리고, 이름과 인기를 얻기 위하여 노력을 하고, 사리사욕을 추구하려고 모든 관심을 집중한다는 것이다. 현대사회는 이 ‘대중성’을 우상화하고 가치판단의 공식적 기준으로 삼고 거기에 자신을 맞추려고 온갖 노력을 경주한다. 하이데거는 이 ‘대중성’을 세상사람의 타락한 비본래적 존재방식이라고 여겼다.20세기를 살았던 저 세 철학자들은 다 대중의 무서운 폭력적 힘과 편견과 오만을 읽었고, 그것이 현대생활의 공식적 표준으로 둔갑하고 있는 상업성을 보았다. 한국도 이미 대중시대의 권력을 맞고 있다.‘추상의 정신’으로 열광화한 정치종교적 세력들도 있고, 인기의 대중성을 성공의 공식적 기준으로 여겨 모든 것을 거기에 맞추게끔 하는 상업성도 거세게 불고 있다. 정치도 대중의 지지도가 없으면 생존할 수 없다. 자연의 세계에서는 자연성이라는 필연법이 최고의 법이다. 어느 것도 자연에서 이 법을 어기고 생존할 수 없다. 자연의 필연법처럼, 사회생활에서는 여론이 늘 최고의 법전으로 작용하여 왔었다. 지금의 민주시대에만 여론이 최고의 법전이 되었던 것은 아니다. 이미 옛날의 왕정시대나 과두정치시대에도 왕들이나 귀족들이 다 백성의 여론을 무시하고 정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백성의 여론을 무시한 독재정치는 기괴해서 오래 가지 않았다. 그런데 자연의 필연법은 항구불변이나, 인간의 여론은 변덕스럽고 시시각각 변한다. 여기에 여론에 대한 철학적 인식의 부정견(不定見)이 있다. 더구나 지금의 여론은 과거와 달리 대중시대의 것이다. 그런 점에서 열광적 ‘추상의 정신’으로 사람들을 흥분시켜 피끓게 하는, 즉 오르테가 이 가세트가 말한 ‘과잉민주주의’(hyperdemocracy)가 생기기도 한다.‘과잉민주주의’는 대중이 법을 따르지 않고, 직접적인 집단행동을 통해서 물리적 압력을 행사하여 자신들의 열망과 욕망을 집행하려는 기도를 말한다. 또 상업주의적 인기조종으로 거품의 여론이 형성될 수도 있다. 인기가 ‘대중성’의 표준이 되어서 오로지 인기만이 성공과 지배의 정당성을 만든다. 대중시대의 여론이 이처럼 과잉민주주의나 상업민주주의의 위험성을 동반하여도, 사회를 운영하는 경영의 법이 여론을 떠나서 정당화되는 다른 길이 불가능하겠다. 여기서 나는 저 세 철학자들의 반(反)대중론에 깊이 동조하면서도, 과연 사회경영에 필요한 대안이 여론이외에 다른 방식이 가능한지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대중시대에 대중을 직접적으로 교육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르테가 이 가세트의 말처럼, 대중은 이미 기고만장 잘난 척해서 자기들을 가르치는 어떤 권위도 수용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정치인이나 학자들이나 언론인들이 흔히 ‘국민의 뜻’이라든가,‘국민이 원치 않는다.’라고 언설하는 것은 기실 자기의 뜻이 국민대중의 뜻이라고 위장하면서, 동시에 대중의 뜻에 아부하려는 심리를 반영한다. 그런 사탕발림에 대중들은 국민의 익명 속에서 만족해한다. 격정적 과잉민주주의나 변덕이 죽 끓듯 부침하는 인기위주의 상업민주주의에로 여론이 오도되지 않기 위해서 가장 긴요한 문제는 국민 개개인의 마음이 스스로 깊어지는 것밖에 다른 길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개개인의 마음이 깊어지기 위하여 마음은 스스로를 진정시키는 교육훈련을 받아야 한다. 가장 먼저 종교지도자가 오로지 신자 수를 증가시키기 위하여 열광하는 자세에서부터 신자들이 마음의 본성을 찾도록 마음을 고요히 진정시키는 길을 인도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TV와 방송에서 합창음악의 효과를 살려야 한다. 한국처럼 십인십색의 마음으로 갈라진 나라에 합창의 화음이 우리를 안으로 모을 수 있지 않겠는가? 그리고 철학교육이 초등학교에서부터 시행되어야 한다. 따따부따 시시콜콜 영양가 없이 따지는 잘난 체하는 철학논술보다 오히려 마음을 깊이 사색게 하고 세상을 통찰케 하는 종합예술로서의 철학의 지혜가 필요하겠다. 깔깔 웃고 울부짖고 악 쓰는 그림보다, 생각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고 싶다.TV 연속극에서 입시생을 빼고 독서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는가?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현대-現重 ‘상선 유상증자’ 신경전 고조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현대상선 유상증자를 앞두고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간에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현대그룹은 현대상선 유상증자를 위해 오는 19일 주주명부를 폐쇄하면 지분 5% 이하의 주주들이 파악돼 현대중공업측이 계열사를 통해 현대상선 지분을 추가로 매입했는지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만약 현대중공업측이 계열사를 동원해 26.68%의 지분 외에 추가로 현대상선 지분을 사들였다면 사실상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의 유상증자 참여 여부도 지분 매입 의도를 짐작하게 할 수 있는 대목이다. 유상증자에서 기존 주주에는 주당 0.232주가 배정돼 현대중공업이 배정받을 수 있는 현대상선 주식은 640만주다. 현대중공업이 유상증자에서 이 물량을 배정받지 않으면 현대중공업의 지분은 상대적으로 20% 초반대로 낮아지지만 현대그룹은 우호지분이 40%대를 넘어설 수도 있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은 현대중공업측에 “현대상선의 백기사를 자처한다면 현대상선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말아 달라.”고 공식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현대상선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이 유력시된다. 현대상선 지분 인수 목적을 현대상선에 대한 경영권 방어와 회사·주주이익 극대화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현대중공업이 현대상선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 지분 감소에 따른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다. 회사·주주이익 극대화를 내세우면 증자에 참여하면서도 현대그룹측의 적대적 M&A 지적을 피해나갈 수 있다. 한편 양측의 긴장감이 높아짐에 따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도 ‘셰익스피어 비극을 뺨치는 이야기’라며 관련 내용을 자세히 전하는 등 해외 언론도 현대그룹 경영권 분쟁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FT는 최근 신문에서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구속된데 이어 현대가에 또다른 비극이 찾아왔다.”면서 “셰익스피어도 차마 이런 형제간 분쟁과 음모, 권력에 대한 열망 등에 관한 이야기를 쓰지 못했을 것”이라며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측간의 분쟁을 자세히 소개했다.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13~18세는 ‘WANT세대’

    13~18세는 ‘WANT세대’

    “휴대전화는 단문메시지(SMS)기능이 더 중요해요. 한 번에 보통 친구 20∼30명에게 동시에 문자를 보내요. 그러면 6∼7명에게서 답변이 오죠. 그럼 문자를 계속 주고받다가 보면 30회 정도 돼야 끝납니다.” 서울 강북에 살고 있는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의 말이다. 대홍기획이 13∼18세 중고생 400명을 심층 면접조사한 결과 이들은 다수대 다수의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하고(Wide), 적극적인 열정(Active)이 있으며, 새로움과 다양함을 열망하는 10대(New Teenager)인 ‘WANT’ 세대로 5일 분류했다. 면접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6개월간 실시됐다. 실제로 WANT세대는 휴대전화의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 SMS를 73%로 꼽았다. 반면 본래 기능인 음성통화(1.9%)는 MP3(6.9%)·동영상(6.6%)·일정관리(4.4%)보다 낮게 나타났다. WANT세대는 휴대전화 문자, 메신저 등을 통해 1대 다수 또는 다수대 다수와 대화하고 있다. 하루 평균 5명과 휴대전화로 문자 대화를 하고 98건의 문자를 보낸다. 메신저에 등록된 친구는 80명이다. 온 몸에 퍼져 있는 신경망과 비슷한 ‘뉴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촘촘하며 동시다발적인 특징을 보여 주고 있다. #텍스트+비주얼 ‘네오텍스트´ 즐겨 또 텍스트와 비주얼을 혼합시킨 이모티콘, 외계어, 신조어 등이 대표되는 ‘네오텍스트’를 쓰는 세대이다. 텍스트는 지루하고, 비주얼은 참신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들 63.5%가 직접 대화보다 문자·메신저를 더 많이 쓰며,54.1%는 무료 통화시간보다 무료 문자를 선호한다. WANT세대는 자신의 생각을 또래집단 커뮤니티를 통해 표출하고 개성보다 공동의 경험을 중시하는 ‘버징컴’ 특성을 보이고 있다. 즉각성도 이들의 특징 중에 하나이다. 반응을 기다리는 블로그나 미니홈피보다는 즉각 반응이 오는 메신저를 더 많이 이용한다.‘퀵백’세대인 이들의 69%가 기다리거나 심심한 것을 참지 못한다. 이들은 경쟁은 상대방을 밟고 올라서야 하는 승리의 수단이라기보다는 재미난 게임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런 ‘배틀빙’은 엔터테인먼트·패션·게임·교육·놀이 등도 게임으로 인식하고 있다.46.8%가 친구들과 내기를 즐기지만,65.1%는 남에게 지고는 못견디는 편이다. #정의감은 온라인 통해 익명 표출 정의감은 온라인을 통해 익명으로 표출한다. 모니터 뒤에 숨어 있는 ‘사이버 저스티스’이다.52.4%가 온라인을 통해 의견을 표출하며, 인터넷 투표에는 70%가 참가한다.57.5%는 무기명 온라인에서 의견 표현이 과감해진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독특하거나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펀토피아’였다.28.8%가 감기약 콘택 600을 색깔별로 분류하기, 고래밥 1통 종류별로 정렬하기를 해봤거나 하고 싶다고 답했다. 기술적 창의성과 재미를 추구하는 ‘퍼놀로지’ 특징도 보였다.47.3%는 어른스럽게 보이기 위해 눈이 커 보이는 서클렌즈를 사용하는 등 외모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프티 어덜트’였다. 최숙희 대홍기획 브랜드연구소 부장은 “원트세대는 기존에 알려진 10대의 특징과는 많이 달랐다.”며 “20대 초반과는 다른 문화를 지닌 세대별 단절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정윤수의 오버 헤드킥] 샤라포바,마라도나 그리고 박주영

    지난 2004년 가을, 테니스 스타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가 내한한 적이 있다. 크고 작은 이벤트에 방송 출연 후일담까지 줄을 이었다. 이 미녀 선수에 대한 관심이 지나치게 호들갑스럽거나 선정적이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단순히 성적인 호기심뿐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스포츠 선수의 육체에 대한 지나친 찬양이 ‘강력한 힘’에 대한 동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잉글랜드의 스타 데이비드 베컴이나 안정환, 혹은 샤라포바와 같은 선수에 대한 관심은 우리의 지루한 일상에 대한 반작용인 셈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은 단 한번뿐인데 그것이 틀에 얽매이고 답답하며 지루한 것이라면 견디기 어려운 노릇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보면서 탄력있고 매력적인 삶을 살아보고픈 어떤 욕망까지 느끼는 것이리라.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에 대한 아르헨티나인들의 숭배 역시 같은 맥락이다. 단순히 그의 육체와 기교에 대한 것만이 아니다.70년대 아르헨티나인들은 오랜 군부 독재와 파산 직전의 경제난에 의해 만성우울증의 상태에 빠졌다. 유일한 즐거움이 바로 축구였다. 하지만 그 무렵 대표팀은 남미의 특성 대신 체력과 조직력을 기반으로 하는 유럽 스타일을 도입했고, 그 결과는 영 신통치 않았다.마라도나가 등장한 건 그때였다. 그는 한 마리의 자유로운 새였다. 아르헨티나인들은 마라도나를 보면서 자신들이 열망해 온 축구가 무엇이었는가를 확인했고, 동시에 그라운드의 작은 새처럼 자유롭고 활기차게 살고 싶은 욕망을 발견했던 것이다. 우리에겐 박주영이 있다. 코엘류호에서 본프레레호로 넘어가며 대표팀이 오만과 베트남에 수모를 당할 때 박주영은 각종 대회에서 공을 차는 인간이 보일 수 있는 가장 매혹적인 모습을 수 차례 선사했다. 그리고 대표팀의 주전이 됐다. 우리는 그의 섬세한 감각과 절묘한 상상력, 매혹적인 몸놀림, 그리고 경쾌한 창의로 빛나는 축구로 인해 삶의 희망을 가졌다. 현재 박주영은 주춤한 상태다. 슬럼프 얘기도 나온다. 아마 슬기롭게 극복할 것이다. 소속팀뿐 아니라 대표팀 경기에서도 예전의 박주영 모습이 재현되길 기대한다. 그건 비단 16강 진출에 대한 기대에 그치지 않는다. 모처럼 창의적인 축구를 보여준 그가 그 푸른 생명력이 시들지 않고 맘껏 꽃피는 모습을 원하는 것이다. 그 기대가 이뤄지는 때 우린 이 지루한 삶에 대한 새로운 에너지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하프타임] 박지성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시즌 7호 도움을 앞세워 ‘맨 오브 더 매치’에 뽑혔다.18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박지성을 17일 맨유-토트넘전의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하면서 “한국축구대표팀 동료인 이영표를 능가하려는 열망이 토트넘 수비진에 끊임없는 걱정을 안겨줬다.”고 보도했다.
  • [Book & Life] 인기작가 동화창작 붐 ‘얄팍한 상술’ 냄새

    베스트셀러 소설 ‘미실’의 작가 김별아가 첫 창작 장편동화 ‘거짓말쟁이’(아이들판)를 펴냈다. 열살짜리 아들과 함께 캐나다로 떠난 지 1년여 만의 수확이다. 평범한 초등생 여자아이가 엉겁결에 뱉은 작은 거짓말이 걷잡을 수 없이 덩치를 키워 곤경에 빠지는 상황을 그렸다. 재미와 감동이 적당히 배합된 읽을거리로 시중서가에서 금세 눈길을 끌 만하다. 그런데 책장을 덮으면서 왜 슬며시 딴 생각이 드는 걸까.“낯선 이국땅에서의 고독과 게으름을 상상력으로 연결시킬 것”이라던 작가가, 하루종일 소설창작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그가 언제 동화를 다 썼을까…. 인기작가들의 어린이책 출간이 부쩍 늘고 있다. 지난 3월엔 오랫동안 펜을 놓았던 중견작가 오정희가 창작동화집 ‘접동새 이야기’를 펴내 화제였다. 거의 동시에 이청준도 중편 2편을 묶은 동화집 ‘이야기 서리꾼’을 냈다. 단행본으로 선보였던 것을 재출간한 거였다. 정호승 시인의 동화집 ‘호기심 씨앗 동화’, 김용택 시인의 그림동화 ‘맑은날’, 작가 이문열의 ‘들소’ 등도 어린 독자들을 겨냥한 최근의 저작들이다.‘맑은날’은 20년 전 발표한 연작시 ‘섬진강’을 아이들 수준에 맞게 재구성한 것이고,‘들소’ 역시 초등고학년 이상이 읽을 수 있게 눈높이가 조정됐다. 인기작가들의 넉넉한 글을 아이들에게 읽힐 수 있다는 건 흐뭇한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른바 ‘브랜드’작가들을 내세워 아동시장을 공략하려는 찜찜한 출간의도이다. 손 안대고 코 풀겠다는 식의 얄팍한 상술기획 혐의(?)는 기실 곳곳에서 감지된다. 해묵은 작품들을 은근슬쩍 끄집어내는 것도 그렇고, 독자타깃을 아동책시장에서도 최대 소비자층으로 꼽히는 초등 저학년에 맞추는 행태도 그렇다. 출판시장의 장기 불황에 작가들도 외도의 유혹을 떨치기 어렵다는 건 이해못할 바 아니다. 유명 시인 K씨는 지난해 인터뷰에서 이런 솔직한 말을 했었다.“아들놈 대학을 졸업시켜야 하니 동화를 좀 써야겠다.”고. 출판사나 작가들을 일방적으로 나무랄 수는 없다. 다만 아이들의 읽을거리를 시장성 논리로 주판알 튕기지 않는 양심을 기대할 뿐이다. 뼈를 깎는 창작에의 순수열망, 그 강렬한 빛에 소설을 읽고 시집을 찾는 독자들이 그래도 남아있는 것이다.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인하대 삼국지 연구소 본격 해부

    인하대 삼국지 연구소 본격 해부

    역사적 인물에 대한 평가는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역사가 과거에 대한 기록이라면 이에 대한 해석과 평가는 당시대인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해석의 차이는 있지만 ‘삼국지’의 주인공 유비와 조조에 대한 평가만큼 극적인 반전이 이뤄진 것도 드물다. 이러한 현상을 2004년 9월부터 학술진흥재단의 의뢰를 받아 국내 최초로 삼국지를 학술적으로 연구하는 인하대 ‘삼국지연구소’가 본격 해부해 눈길을 끌고 있다. ‘난세의 간웅’으로 널리 알려진 조조는 1990년대부터 잔꾀와 간교의 화신에서 벗어나 유능하고 뛰어난 지도자로 해석하는 시각이 대두됐다. 한술 더떠 IMF사태를 거치면서는 뛰어난 경영철학을 지닌 창업주이자 CEO에 비유되기도 했다. 반면 성인군자의 대명사였던 유비는 무능하고, 음흉한 위선자로 곤두박질쳤다. 이는 ‘북위 정통론’에 입각한 인물해석의 결과다. 삼국지 원전인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비롯해 지금까지 발간된 삼국지 판본 대부분이 유비가 세운 촉나라에 정통성을 주는 ‘촉한 정통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 때문에 유비를 높이고 조조를 비하하는 풍조가 일반화됐다. 반면 북위 정통론은 조조가 건립해 삼국을 통일한 위나라에 정통성을 두고 있다. 북위 정통론은 1939년 삼국지를 현대적 기법으로 재창작한 일본의 요시가와 에이지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촉한 정통론에서 벗어나기는 했지만 북위 정통론에 쏠리는 정도는 아니었다. 요시가와의 영향을 받은 김동리, 김광주, 양주동의 삼국지도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다가 요시가와의 견해를 확대해석한 타이완의 진순신과 일본의 미요시 토오루 등에 의해 북위 정통론은 정식 이론으로 부각됐다. 북위 정통론은 소설적 구성의 ‘삼국지연의’보다는 서기 285년 진수가 쓴 정사(正史)인 ‘삼국지’를 근거로 하는 경향이 있다. 제갈공명도 정사에서는 신출귀몰한 전략가라기보다는 주로 내치를 담당하는 재상으로 묘사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문열의 삼국지와 고우영의 만화삼국지가 북위 정통론의 영향을 받았다. 고우영은 유비를 ‘쪼다’의 이미지로 각인시킨 장본인이다. 특히 삼국지 처세학·경영학 등 실용서들은 대개 북위 정통론의 입장을 따른다. 이들은 조조를 인간경영에 성공한 난세의 리더로 평가하고 있다. 아무튼 현재 삼국지시장에서 촉한 정통론과 북위 정통론이 충돌하고 있으며, 삼국지연구소 연구원들도 입장이 나뉘어져 있다. 촉한 정통론은 주류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북위 정통론에 밀리는 느낌을 주고 있다. 이들은 유비에 대한 심층 평가를 통해 ‘재반전’을 노리고 있다. 유비의 재평가에 나선 그룹들은 조조의 ‘리더십’에 맞서 유비의 ‘파트너십’을 강조한다. 즉, 리더십이 지도자의 카리스마를 배경으로 하는 ‘일방성’에 기초한 데 비해 파트너십은 함께 가는 ‘상호성’을 바탕으로 한다. 조조의 인물등용 관점이 ‘이해’에 기초한다면 유비는 ‘인간’이며, 조조의 조직이 수직적이라면 유비의 조직은 수평적·양방향적이라고 주장한다. 삼국지연구소 윤진현 연구원은 “21세기 들어 더불어 사는 삶을 추구하는 민중적 열망이 거센 점 등으로 미뤄 진정한 파트너십을 가진 유비가 새로운 리더형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국지연구소는 삼국지 판본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분석을 했다. 연구소측은 지금까지 발간된 400여종의 판본 가운데 최고 수준으로 박태원, 박종화, 김구용, 황석영이 쓴 삼국지를 꼽았다. 박태원이 1945년에 펴낸 삼국지(정음사 간행)는 원전에 충실하면서도 민중적 관점에서 역사를 조명하려는 의지가 뛰어나다.1967년 삼성출판사에서 삼국지를 펴낸 박종화는 역사소설가답게 역사소설 본연의 기법으로 흥미로움과 깊은 맛을 자아냈다는 평이다. 김구용 삼국지(1974년 일조각 간행)는 지금까지 발간된 판본 가운데 가장 완벽한 번역으로 알려졌다.2003년 발간된 황석영의 삼국지는 정통 삼국지의 완성본이라고 연구소측은 평가했다. 박태원 이후 단절된 정통 삼국지의 맥을 잇는 최고의 삼국지라는 것이다. 반면 인가작가 이문열이 1988년에 펴낸 삼국지에 대한 평가는 인색했다. 잘못된 번역과 원전에 대한 지나친 자의적 해석 등으로 삼국지의 역사적 의미를 반감시켰다는 것이다. 장정일 삼국지 역시 창작·각색형으로 분류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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