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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다름’의 이해 - ‘옳음’과 ‘틀림’, ‘놔둠’ 사이/이은경 한국여성변호사회장

    [열린세상] ‘다름’의 이해 - ‘옳음’과 ‘틀림’, ‘놔둠’ 사이/이은경 한국여성변호사회장

    출근길 라디오에서 공익광고가 흘러나온다.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게 아름다운 사회라고. 숫제 ‘다름’을 자유민주주의의 근본으로 본 정부 문서도 있다. 과연 ‘다름’은 무엇인가. 자유민주주의를 뒷받침하는 게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기만 하면 되는 건가. 이 시대 다원주의 사조가 표창하는 것, 바로 절대 진리는 없다는 게 절대 맞는 말인가. 진리가 없다는 것과 그게 진리라는 건 큰 모순이다.인간은 너무도 다르다. 타고나는 것 외에도 성격, 지성, 취향 등 환경과 관계의 변수 속에서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다. 물론 각각 다른 인간 존엄성에 의문을 품자는 게 전혀 아니다. 다만, 존엄한 인간이라도 공동체 보호라는 또 다른 가치의 제한은 필요한 법이다. ‘다름’을 존중한다는 게 살인, 절도, 폭행, 음란 등의 취향까지 수용할 순 없기 때문이다. 분명 받아들일 수 없는 ‘다름’이 있다. 이 영역을 기준 짓는 게 ‘법’이고, 이를 준수하란 공동체 약속이 ‘법치주의’다. 자유민주주의는 모든 ‘다름’을 존중하란 명제 위에 서 있는 게 아니다. 서로 다른 모습 중 수용과 거절의 기준을 미리 고정치 말고 변화를 꿈꾸어 보란 명제 위에 서 있는 거다. 수많은 다름 가운데 무엇이 옳고, 그른지, 용인의 영역에 놔둘 건 무언지 ‘기준’을 정하고 이를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게 바로 ‘법적 안정성’이다. 다만, 옳고 그름의 기준이 공동체 구성원들의 변화에 반응하여 평화적으로 달라질 가능성을 열어 두는 것, 바로 ‘기준’의 변화 가능성이 다원화 사회에서 자유민주주의 질서의 근간이리라. 과연 ‘옳음’, ‘틀림’, ‘놔둠’의 영역은 어디에 있는가. 공동체의 합의 중 법이 대체로 규율하는 게 옳음과 틀림인데, 기준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인간이 그 다름으로 인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지 잠재적 가능성까지 고려한다. 마약 흡입자를 격리하는 건 중독성을 전파할 가능성을 막으려는 거다. 또 다른 기준은 인간이 그 다름으로 ‘자신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다. 누군가 낭떠러지를 향해 질주한다면, 때론 강제력을 동원하더라도 이를 멈추게 해야 한다. 건강한 공동체라면 그를 구해 줄 의무를 느끼지 않겠는가. 그런데 이 두 기준을 작동케 하는 건 ‘이기심’과 ‘이타심’이다. ‘이기심’은 사람의 다름이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주는 피해를 거절하려는 마음이다. 이건 그냥 자연발생적인 인간의 기본 품성이다. 한데 공동체를 위해 무척 소중한 가치인 ‘이타심’ 또한 이기심만큼이나 자연스러운 인간의 기본 품성 아닌가. 인간이 더불어 사는 한 누군가 곤궁에 처하고 죽어 가는 걸 그냥 지나치는 건 양심이 허락지 않는다. 그렇다. ‘법’은 공통체로부터 ‘틀림’을 제거하기 위해 ‘이기심’과 ‘이타심’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 낸다. 그리고 도덕의 최소한이 ‘법’이라 하듯 옳음과 틀림을 구별 짓는 건 구성원들의 열띤 토론이 빚어낸 참다운 합의리라. ‘놔둠’은 공동체의 다양성과 유동성을 보장하고, 첨예한 갈등을 완충해 준다. 간통만 해도 최근 형사법상 놔둠의 영역으로 이동했다. 물론 가족법상으론 일부일처제를 수호하려는 도덕적 합의에 따라 여전히 틀림의 영역에 있다. 이처럼 ‘놔둠’은 수많은 이익 충돌영역 중 옳음과 틀림을 기준 짓기 어려운 부분을 개인 판단에 맡겨 놓은 영역이다. 흡연도 보건적 측면에선 틀림의 영역일 수 있다. 하나 미성년자 판매 처벌, 금연구역 과태료 부과 등 일정 제한이 있을 뿐 나머진 선택의 영역에 두었다. 사실 ‘놔둠’의 영역은 각종 문제에 관한 토론의 장을 보장하고, 수많은 논쟁을 통해 공동체를 건강케 한다. 그렇기에 자유민주주의는 표현, 양심, 신앙의 자유를 기본으로 하는 거다. 각자의 양심과 신앙대로 공동체의 문제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자유. 이를 통해 기준이 달라질 가능성이 열려 있는 사회. 그게 바로 자유민주주의를 가능케 하는 요소다. 무조건 ‘다름’을 인정하는 게 좋은 건 아니다. 그 다름이 과연 ‘옳음’과 ‘틀림’, 그리고 ‘놔둠’의 영역 어디인지 자유롭게 토론하고 표현하는 공동체가 건강한 거다. 물론 이를 막는 두 세력이 있다. 개인이나 집단 독재가 그 하나고, 포퓰리즘이란 전체주의가 다른 하나다. 대한민국이 언제나 자유민주주의 국가이길 바란다.
  • [열린세상] 4차 산업혁명 담론과 기술 독점 사회의 함정/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열린세상] 4차 산업혁명 담론과 기술 독점 사회의 함정/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지난해부터 촉발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가 어느새 우리 사회의 지배 담론으로 자리 잡고 있다. 새로운 성장과 효율성에 대한 갈망이 기술 진보에 대한 의존으로 연계된 셈이다. 그 조짐들은 도처에 산재해 있다. 알파고의 승리로 결말 난 인공지능 세상에 대한 환호에서부터 미래 성장산업으로 평가받는 자율자동차 개발을 위한 글로벌 자동차 기업과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간의 합종연횡도 늘어나는 추세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내 실업이나 빈곤을 줄이려는 노력과 시도들도 다각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래서 4차 산업혁명 담론에는 정치권이나 정부, 시장에서 놓고 싶지 않은 화려한 미래의 모습들이 잘 담겨 있다. 4차 산업혁명 사회가 지향하는 빅데이터나 인공지능 등의 기술이 우리 일상생활이나 시장 등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를 다루는 기업들의 미래 기술 개발이나 지적재산권 생산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4차 산업혁명의 영향을 받는 시장 내에 새로운 기술을 소유하고 있는 일부 기업들의 독과점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소수 글로벌 ICT 기업들은 인터넷 검색에서부터 온라인 상품 판매,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이르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게다가 이들은 이미 거대한 규모의 이용자 데이터와 정보들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데이터와 정보들을 바탕으로 인공지능이나 자율자동차, VR 등의 신규 시장들을 추가로 점유하는 추세다. 지난 4월 22일 조너선 태플린이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주요 ICT 기업들의 독점화 칼럼 역시 유사한 시각을 보여 준다. 이 기고문에 따르면 소수 글로벌 ICT 기업들이 이미 주요 디지털 정보 시장들을 독점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각각 글로벌 검색광고와 모바일 소셜네트워크 트래픽을 포함해 글로벌 전자책이나 상품 판매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기업의 시장 지배력이 큰 만큼 독점 규제 필요성도 언급되고 있다. 반면 이 칼럼이 발표된 이후에 그 주장을 논박하는 의견들도 적지 않다. 반론의 핵심은 일부 ICT 기업의 독점이 구체적으로 진행된 것도 아니며 이들이 혁신을 저해하는 기업들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현실은 소수 글로벌 ICT 기업들이 이미 현재와 미래의 성장 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들은 다른 일반 기업들이 생산하거나 접근할 수 없는 정보를 소유하고 있으며 그러한 정보들을 유통시킬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이 소유하고 다룰 수 있는 정보들은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한 지렛대로 활용된다. 마치 할리우드 영화와 같이 글로벌 ICT 기업들이 만들고 소개하는 서비스들은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글로벌 시장을 지배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우리가 논의하는 4차 산업혁명의 방향 역시 글로벌 ICT 기업과의 경쟁을 뛰어넘어야 하는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국내라는 지역 시장만으로 4차 산업혁명을 끌고 가기에는 규모와 투자비용, 실패 가능성 등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규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시도되는 국내 서비스 혁신은 다양한 글로벌 사업자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아직은 그 어떤 국내 기업도 4차 산업혁명 관련 시장을 완벽하게 지배할 만큼의 자원과 능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 기업들과 4차 산업혁명 관련 핵심 기술 자원의 개발이나 혁신 능력을 보유한 글로벌 ICT 기업들의 기술 격차는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우리 사회는 4차 산업혁명으로의 변화를 내심 기대하고 바라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통해 기존의 경제적 부를 더욱 확대하고 더 행복한 사회를 꿈꾸기 때문이다. 그만큼 우리는 더 기술 의존적인 사회 시스템을 만들어 가려 하고 있다. 그러나 쟁점은 미래 핵심 기술 및 이용자 빅데이터를 선점하고 있는 소수 글로벌 ICT 기업들에 의해 우리 시스템이 설계되고 영향을 받을 수도 있는 가능성이다. 4차 산업혁명 논의를 통해 미래 우리가 모색할 만한 성장의 기회는 많아졌지만 그만큼 기존 글로벌 ICT 기업들과의 경쟁의 벽은 더욱 높아졌다. 과연 우리는 어떠한 길을 선택해야 할까. 차분하고 진지한 대안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 [열린세상] 로버트 켈리 교수와 세렌디피티/전호환 부산대 총장

    [열린세상] 로버트 켈리 교수와 세렌디피티/전호환 부산대 총장

    지난 3월 초 부산대 로버트 켈리 교수가 BBC와 대통령 탄핵 관련 생방송 인터뷰를 하던 중 그의 어린 자녀 두 명이 방으로 난입하는 방송 사고가 있었다. 이 영상은 그대로 전파를 탔고, 당시 BBC 페이스북에서만 1억건 넘게 조회됐으며, 다양한 패러디를 낳으며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덕분에 켈리 교수와 가족은 수많은 인터뷰와 방송에 출연하는 등 유명세를 탔다. 이 방송 사고가 만들어 낸 엄청난 반향은 분명 예기치 못한 작은 해프닝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켈리 교수가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탄핵된 사건에 관해 영국의 국영방송인 BBC와 인터뷰한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라 축적된 자산의 결과였다.‘세렌디피티’(Serendipity)라는 말이 있다. 이 용어는 ‘과학 실험 중 실패로부터 얻은 우연한 발견이나 발명’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급변하는 세계 경제 환경 속에서 뜻밖의 아이디어로 성공한 기업이 출현하면서 세렌디피티 경영이 주목받고 있다. ‘우연을 성공으로 만드는 힘’, 세렌디피티는 준비된 기업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는 것이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에는 뜻밖의 행운인 세렌디피티의 개념이 담겨 있다’고 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김동철 수석연구원은 세렌디피티가 발생하는 조직 환경을 만들기 위한 3가지 조건을 강조한다. 일상에서의 일탈과 사색, 우연한 소통이 일어날 수 있는 교차 공간, 그리고 끊임없는 시도와 실행이다. 수많은 실패와 시도를 통해 얻은 성공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다. 글로벌 기업인 구글, MS, 고어 등은 물론이고 MIT, 미시간대학 등에서도 이러한 환경을 구현하고 있다. 켈리는 2008년 부산대 정치외교학과에 교수로 임용됐다. 자신의 홈페이지(AsianSecurityBlog.wordpress.com)를 통해 한반도 정세와 이에 따른 국제사회의 영향에 관한 학문적, 정치적 의견을 꾸준히 개진해 왔다. 영국의 BBC, 스카이뉴스, ITN뉴스 등 세계적 방송사와의 잦은 인터뷰는 물론 워싱턴포스트 등 세계적 매체에도 기고 활동을 해 왔다. 그가 정치적 긴장 속의 한반도에 거주하며 체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풀어 낸 통찰과 분석은 자신의 전문성에 더해져 국제사회에 큰 공감을 일으켜 왔다. 그의 이러한 경험들은 학생들에게 국제정치학을 가르칠 때 더욱 빛을 발한다. 수업 시간에 한국은 크고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들에 둘러싸여 있다는 것을 자주 언급한다. 그는 “한국은 높은 경제성장률에 비해 아주 작은 나라다. 중국·러시아·일본에 둘러싸인 조건으로 한국의 외교정책은 실제 다른 나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그러나 통일이 되면 중국과 러시아와 경계를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한국은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설 수 있는 무한한 잠재적 파워를 가진 나라이기도 하다”라고 강조한다. 외국에서 한국이라고 하면 모두 ‘서울’만 떠올리는 게 아쉽다는 켈리 교수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부산대는 수도권의 어느 학교보다도 많은 장점을 가진 곳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1946년 5월 15일 대한민국 최초의 민립대학이자 국립대학으로 태동한 부산대는 71년의 역사와 전통 속에 한국의 민주화와 산업화를 이끌어 왔다. 부산, 울산, 경남 지역에는 조선·자동차·화학·기계 등 한국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기업이 많아 부산대 출신 기업 임원 수는 전국 대학 중 최고다. 지역 경제가 살아야 나라 경제가 산다. 대학 발전이 도시 발전의 핵심이라는 점은 이미 여러 선진국의 사례로 증명됐다. 미국의 경쟁력은 각 주에 골고루 흩어져 있는 명문대학과 글로벌 기업들에서 나온다. 인터넷은 공간의 벽을 허물어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분출하는 초(超)지역사회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세렌디피티 환경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역 국립대학의 비중을 높이고 재정 지원도 대폭 늘리겠다고 한다. 학령인구 급감 시대에 ‘인 서울’ 정책으로는 내재된 한국의 잠재적 파워를 실현할 수 없다. 저평가 우량주인 지역 국립대학을 활성화해 대한민국의 세렌디피티 환경을 만들 때다. 정부의 강력한 정책은 물론 대학의 혁신을 통한 체질 개선 노력과 사회적 합의가 뒤따라야 하는 사항이다.
  • [열린세상] 네안데르탈인에서 인공지능의 시대로/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

    [열린세상] 네안데르탈인에서 인공지능의 시대로/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문명의 등장만큼이나 흥미로운 것이 문명의 종말이다. 인더스, 마야, 잉카 등 수천년 전에 고도의 문명이 발달했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예가 비일비재하다. 인더스 문명의 경우 과거에는 초원에서 밀려온 아리안족의 침략으로 몰살당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은 갑작스런 물길의 변화로 교역로가 끊기면서 인더스 문명의 사람들이 거대한 문명을 버리고 숲으로 살길을 찾아 사라졌기 때문이다. 20만년 전 번성했던 네안데르탈인의 멸종 원인은 지나치게 추운 환경에 적응했던 그들의 특성에 있다고 한다. 추운 환경에 최적화된 네안데르탈인의 진화가 정작 온난해진 기후에서는 오히려 단점이 돼 현생 인류와의 생존 경쟁에서 밀린 것이다. 아마 후대의 역사가들은 지금을 커다란 문명의 전환기로 기록할 것이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면 브렉시트와 알파고의 쇼크로부터 시작해 한국 대통령의 탄핵과 미국 트럼프의 당선으로 마무리됐다. 그 와중에 러시아와 중국은 다시 부상하고,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미국 중심의 세계 판도를 공식적으로 거부하는 등 엄청난 사건이 줄을 잇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생활에는 제4차 혁명이라는 새로운 문화의 물결이 밀려들고 있다. 사람만큼 능청맞게 번역하는 구글 번역기를 쓰다 보면 문득 수십년간 힘들게 익혀 온 외국어 지식이 곧 쓸모없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을 느낄 정도다. 전환기의 생존 전략은 결국 정보의 다양성과 인간 본성에 대한 확신에서 시작한다. 인류는 새로운 기술과 문화에 따른 변혁을 겪어 왔다. 그리고 그 시기에 지나치게 이전의 사회나 문화에 머물러 획일화된 시스템을 유지하면 네안데르탈인처럼 낙오될 수 있다. 지난 60여년간 한국 사회는 미국이라는 하나의 정점을 중심에 두고 형성됐고,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해 왔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판도는 급격히 변하고 있다. 자국의 이익을 노골적으로 내세우는 미국은 중국 견제를 위해 한국보다 일본에 더 가까운 게 사실이다. 그 와중에 유라시아를 대표하는 중국과 러시아는 도저히 넘볼 수 없는 강력한 세력으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한국의 정치, 외교, 경제 등 모든 시스템은 이러한 변화에 지나칠 정도로 둔감하다. 변혁기에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것은 결국 변화에 대한 대처 능력이고, 그것은 바로 다양한 정보력에서 나온다. 100여년 전 시베리아의 수도였던 톰스크는 철도가 등장할 때 말과 마부의 기득권을 생각해 철도를 반대했고, 이후 쇠락의 길을 걸어서 변방 도시로 전락하게 됐다. 한국의 경우 기성 세대들은 고도성장의 기억을 어제처럼 하고 있다. 그 기억은 소중하지만, 그사이에 바뀌어 버린 세상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화기가 발명되면서 사람들은 굳이 이동을 하지 않아도 일을 처리할 수 있다. 그리고 다양한 영상매체의 발달로 세계 각국의 풍광을 즐길 수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하고, 관광 수요는 매년 기하급수로 증가하고 있다. 기술의 발달로 편리함은 증가해도 인간의 본성을 바꾸고 대체하는 기술은 없기 때문이다. 구글 시대 인공지능이 발달하면서 전방위적으로 우리 생활에 편리함을 줄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대신할 수 없는 것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삶과 감성이다. 변혁기에 사람들은 자신을 돌아보기보다는 미신이나 허황한 사실을 통해 위안을 얻으려 한다. 요즘 유독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르고, 허황하고 부풀려진 고대사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많아진 이유다. 네안데르탈인에서 인공지능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역사의 변혁이 있었다. 그사이를 돌아보면 허황한 미신이나 과거의 영화에 집착하며 주변 사회와 환경의 변화를 외면한 집단이 살아남은 적이 없다. 이만큼 분명한 미래에 대한 예언이 있을까. 지난 몇 달간 우리는 세계의 어느 나라도 경험하기 어려운 변혁을 거치고, 또 그 과정에 서 있다. 변화의 시대일수록 우리의 삶을 지켜 내는 것은 결국 다양한 변화에 대한 유연성, 그리고 인간성의 확신이 절실히 필요하다. 우리 미래에 대한 필요한 답변은 바로 고대 문명의 멸망 과정에 있는지 모른다.
  • [열린세상] 새 정부 문화정책 방향은 ‘불간섭’, ‘공정’, ‘디지털’/진달용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 교수

    [열린세상] 새 정부 문화정책 방향은 ‘불간섭’, ‘공정’, ‘디지털’/진달용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 교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문화산업 정책이 새로운 변환점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와의 차별성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당위성 이외에도 디지털 기술 등의 발전으로 문화산업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지난 20년 동안 우리나라의 문화산업 정책은 진보 정부와 보수 정부 간 큰 차이를 보여 왔다.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문화산업 부문에서 정부의 역할을 줄이거나 간접적인 지원 형식을 취한 반면,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직접적인 지원 형식을 유지했다. 현 정부 문화산업 정책의 근간은 과거 진보 정부의 전통을 이어받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새 정부의 문화산업 정책은 그러나 과거 진보 정부는 물론 보수 정부에서 시행했던 정책의 장단점을 파악, 시대가 요구하는 전혀 다른 차원의 그림을 그려 내야 한다. 현 정부의 문화산업 정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과거 진보 정부의 대원칙을 재천명하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문화산업 분야는 다른 분야와 달리 정부의 재정적인, 법적인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분야다. 미국 영화산업이 초창기부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성장했던 것처럼 문화산업 분야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정부의 지원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은 그러나 이를 빌미로 정부가 문화예술계의 목줄을 죄는 불필요한 규제와 간섭을 해서는 안 된다. 새 정부의 문화산업 정책은 그 대신 균형감각 제고와 투명성 확보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문화산업 정책이 문화산업의 수출을 통한 경제활성화라는 목표 이외에도 문화·예술계의 창의성과 예술성 역시 발전시킬 수 있는 방식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당장 문화상품의 생산과 수출에 도움을 주지 못할지라도 장기적으로 문화산업 발전에 버팀목이 될 수 있는 소규모 문화예술단체 등에 대한 적절한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 문화 부문에 대한 지원이 전체 정부 예산의 2% 이상이 되도록 하고 필요할 경우 기금조성 등을 단행하되 사용하는 데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문화산업 정책에서 또 다른 중요 요소는 문화산업의 발전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함께 문화예술계 구성원들의 복지와 인권을 확보하는 일이다. 잘 알려진 대로 우리나라에서 문화산업 분야가 정부의 핵심 산업 정책에 포함된 것은 김영삼 정부가 ‘문화산업국’을 문화부 안에 설치하면서부터다. 문화산업을 통한 경제개발을 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내세우며 문화산업을 수출 논리 위주로 인식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문제는 문화예술을 지나치게 경제 논리 위주로 전개하면서 구성원들의 복지나 인권 등에 대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소홀했다는 점이다. 문화예술계는 다른 분야에 비해 창의성과 감성이 중요시되는 영역이다. 새 정부의 문화산업 정책은 당연히 해당 분야의 성장에 따른 경제 기여도를 간과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문화예술계 구성원들이 그들 특유의 창의성과 감성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최저임금의 확보, 절대 근무 시간의 준수, 그리고 노동 현장에서의 인권이 존중될 수 있는 정책 시행이 절대적이다. 새 정부의 문화 정책은 이와 함께 문화산업계가 디지털 미디어 발전과 직접 연계돼 있음을 염두에 두고 인공지능(AI)과 증강현실(VR) 등을 이용한 최첨단 산업으로 거듭나도록 추진돼야 한다.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에서 증명된 바와 마찬가지로 게임산업은 이미 인공지능과 증강현실을 이용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을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정부가 대중문화 콘텐츠 개발과 생산에서 디지털 미디어를 중점으로 운영하는 기업과 개발자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하는 이유다. 문화산업 분야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잘못된 정책이 시작되면 바로잡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따라서 새 정부는 단기적이 아닌 장기적인 성장과 발전, 사람을 중시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문화예술인을 존중하고 디지털 친화적이며, 장기적인 전망을 강조할 때 문화산업계는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 정부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 나갈 것이다.
  • [열린세상] 고독한 천재여, 군중 속으로 뛰어들어라/유효상 차의과학대학 융합경영대학원장

    [열린세상] 고독한 천재여, 군중 속으로 뛰어들어라/유효상 차의과학대학 융합경영대학원장

    한밤중에 갓난아이가 울었습니다. 엄마는 갈아줄 기저귀를 찾았지만 여분이 없었습니다. 일을 하느라 바빴던 엄마는 아기용품을 구입할 시간이 없었던 겁니다. 영화배우 제시카 알바의 이야기입니다.많은 워킹맘들이 자신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을 거라 생각한 제시카 알바는 정기적으로 집으로 기저귀를 배달해주는 ‘어니스트 컴퍼니’라는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회사 설립 후 불과 5년이 지난 현재 17억 달러라는 엄청난 기업가치로 평가받는 이 회사는 글로벌기업과 M&A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1회용 면도기를 집으로 배달해 주는 단순한 사업모델의 ‘달러 셰이브 클럽’은 최근 10억 달러라는 높은 금액으로 세계적 유통기업인 ‘유니레버’에 매각되었습니다. 스냅챗으로 유명한 ‘스냅’은 창업 6년 만에 시가총액 400억 달러로 성장한 메신저 서비스회사입니다. 특징은 단순합니다. 자기가 보낸 문자를 상대방이 확인하면 10초 내에 자동으로 삭제되는 겁니다. 메시지가 남아있지 않고 사라지다니, 너무 이상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이러한 휘발성에 사용자들 특히 10대가 열광했습니다. 그리고 그에 맞는 사용법을 유저들이 스스로 만들어내며 신세대에게 가장 사랑받는 메신저가 된 것입니다. ‘와비파커’란 회사도 있습니다. 와튼스쿨 학생이었던 창업자들은 터무니없이 비싼 안경 가격에 의구심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직접 온라인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안경을 판매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학생들을 지도하던 와튼스쿨 교수들은 일상생활에서 아주 중요한 안경을 인터넷에서 구매할 사람은 없을 거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배달을 받아서 다시 반송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이 기업은 창업 후 5년 만에 기업가치 15억 달러를 기록하며, 2015년에는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을 제치고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위워크’의 비즈니스 모델도 흥미롭습니다. 위워크는 우리나라 강남역 사거리와 명동에도 진출해서 벌써 친숙해진 회사인데, 건물을 통째로 빌려서 책상 한 개 등 작은 규모로 분할해 재임대하는 전전세 개념의 코워킹 스페이스 비즈니스를 하고 있습니다. 대기업에서나 감당할 만한 번화가 빌딩의 사무실 공간을 쪼개서 소규모 스타트업이나 개인들이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정해진 월 사용료를 지불하면 커피와 맥주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프리랜서나 스타트업 직원들도 커다란 빌딩숲 사이에서 일하며 다양한 네트워크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유니콘기업의 대명사가 된 ‘우버’도 시작은 단순했습니다. 겨울에 프랑스로 출장을 간 우버의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은 영하의 추위에 떨며 세 시간 가까이 전화기만 붙들고 있었습니다. 좀처럼 택시가 안 잡혔던 겁니다. 그래서 그는 ‘휴대전화 버튼만 누르면 내 앞으로 택시가 와줬으면 좋겠다’고 열망했습니다. 그의 불편이 우버를 만든 것입니다. 유니콘기업은 한 명의 천재가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기술개발로 만들어낸 게 아닙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성장시키는 비즈니스모델입니다. 1인 천재의 시대, 기술과 제품으로 승부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과거의 전문지식으로 섣불리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겸손한 자세로 사용자들의 마음이나 니즈를 읽을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단순해 보이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얻고 성공한 페이스북, 애플, 구글과 같은 ‘디지털 자이언트’들과 최근 4차 산업혁명과 더불어 급성장하고 있는 우버, 에어비앤비와 같은 유니콘기업들의 행보를 유심히 관찰해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네트워크가 형성되며, 계속해서 진화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각광받을 것입니다. 우리는 현재 고독한 천재가 아닌 많은 사람의 마음을 읽고 같이 호흡할 수 있는 집단지성의 리더가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오늘날 혁신이란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고, 바꿀 수 없을 것 같은 사람들의 생활 패턴이나 습관을 바꿔 삶의 질을 높이는 것입니다. 이러한 불확실성과의 싸움이 전혀 성공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하찮은 비즈니스 모델로 유니콘기업을 탄생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것입니다.
  • [열린세상] 우리 언론, 적폐인가/김종면 서울여대 국문과 겸임교수

    [열린세상] 우리 언론, 적폐인가/김종면 서울여대 국문과 겸임교수

    언론은 세상을 향한 창이다. 언론은 일정한 프레임과 잣대로 세상을 해석하고 뉴스를 전달한다. 문제는 언론이 반드시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사실 보도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그 속에 어떤 진실이 숨겨져 있는지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 언론의 자유와 책임을 논할 때 흔히 언급되는 미국의 허친스위원회는 “이제 사실을 진실하게 보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사실에 관한 진실을 보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단순한 사실 보도를 넘어 이면의 진실까지 깊이 살펴 보도하는 것이 언론의 사명이다. 그런데 우리 언론은 그와 거리가 멀다. 세월호 보도만 해도 그렇다. ‘전원 구조 오보’ 소동까지 빚었다. 당시 KBS 기자들은 “구조 당국의 미흡했던 초기 대응, 사고 대처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부족한 모습을 적극적으로 보도하지 못했다”는 성명서를 냈다. MBC 기자들 또한 “유족과 실종자 가족을 찾아간 박근혜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는 빠짐없이 보도했지만 정작 현장 상황은 누락하거나 왜곡한 적이 많았다”고 시인했다.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했는가. 사실 뒤에 가려진 진실을 보여 주기는커녕 사실 보도조차 제대로 못 했다. 세월호 관련 보도 참사는 최근에도 벌어졌다.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SBS는 해양수산부가 세월호 인양을 차기 정권과 거래했다는 보도를 내보냈다. 세월호 인양을 3년 동안 방치한 것이 대선을 위한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SBS는 오보임을 인정하고 사과 방송까지 했지만 만만찮은 후폭풍을 몰고 왔다. SBS는 결국 취재와 기사 작성, 데스킹, 게이트키핑 모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것이 이른바 ‘지상파 3사’라는 방송의 수준이다. 정파적 저널리즘의 혐의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이 같은 언론 아닌 언론의 행태를 언제까지 보아야 할까. 사회 공론을 왜곡하는 ‘정치언론’이 너무 많다. 종합편성채널 출범 이후 정치 시사 프로그램이 쏟아져 나오면서 등장한 ‘패널’이라는 사람들의 마구잡이 발언은 언론의 저급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최소한의 공평성이라도 지킨다면 소극적인 의미에서나마 ‘공정방송’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겠지만, 대놓고 정파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한 건 잡았다는 식의 흠집 내기 ‘가차(gotcha) 저널리즘’이 판친다. 어느 종편 진행자는 출연자에게 공직생활 중 취득한 ‘기밀’을 말하라며 죄인인 양 다그치는 한심한 태도를 보여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 땅의 언론은 죽었는가. 그야말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꼴이다. 언론에 대한 신뢰는 이미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박근혜 정권의 국정 농단과 관련해서는 ‘부역언론’이라는 극단적인 말까지 나온다. 언론이 권력에 대한 비판과 견제라는 본연의 기능을 망각하고 스스로 정치 권력화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정치적 이해에 따라 오피니언(의견)과 팩트(사실)를 뒤섞어 국민의 눈과 귀를 어지럽히는 ‘언론’은 더이상 언론이 아니다. 그 자체로 ‘적폐’다. 오죽하면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들이 만난 자리에서 방송 개혁을 검찰, 국가정보원 개혁과 함께 ‘3대 개혁’으로 규정하고 국회에서 논의하기로 합의까지 했겠는가. 방송을 포함한 언론 개혁은 어떤 개혁보다 절실하고 본질적인 것이다. 언론이 사회의 양심으로 제 기능을 다해야 검찰 개혁도 국정원 개혁도 동력을 얻을 수 있다. 언론 또한 검찰과 마찬가지로 자율적인 개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검찰은 공무원 조직인 만큼 강력한 인사와 제도의 혁신을 통해 비자발적이나마 개혁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그러나 언론은 사정이 다르다. 개혁을 강제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 그렇다고 ‘적폐청산’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외면할 수는 없다. 언론 개혁의 구체적인 방법론을 모색해야 한다. 종교 개혁가 마르틴 루터는 타락한 중세 교회를 개혁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고해성사를 했다. 로마 순례 중에는 예수가 끌려 올라간 ‘빌라도 28계단’을 무릎으로 기어올랐다. 회개와 죄 사함을 받기 위해서였다. 루터가 종교개혁을 했던 그런 절박한 심정으로 언론 스스로 개혁에 나서야 한다. 언론이 적폐라면 그것은 국민의 불행이요 국가의 수치다.
  • [열린세상] 자존감 높은 사회를 만들자/이인희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자존감 높은 사회를 만들자/이인희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엊그제가 소만(小滿)이었다. 햇볕이 풍부하고 식물은 꽃을 피우니 만물이 생명력으로 가득 찬다는 24절기 중 하나다. 들판의 보리가 누렇게 익어 수확하면 곧 모내기를 시작하는 시기로 결실과 희망의 두 가지 뜻도 담고 있는 아름다운 계절이다. 인생이 소만 정도만 차도 무릇 행복한 삶이라고 할 것이다. 새 정부 출범 후 감지되는 국정의 기운이 소만과 일치하는 느낌이 들어 화두로 삼아 보았다. 보리 수확은 촛불 시위에 의한 국민 행동의 결실로 비유되고, 모내기는 국민과 소통하는 데 공을 들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으로 보인다. 정치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데 대한 국민적 자존감이 소만처럼 채워지는 느낌이다. 56년 전 케네디 대통령은 미국 국민에게 조국이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지 말고, 국민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라는 명연설을 남겼다. 세계인들을 향해 그는 미국이 그들을 위해 무엇을 베풀 것인지 묻지 말고, 모두 함께 손잡고 인류의 자유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물어보자고 질문을 던졌다. 능동적인 국민, 참여하고 행동하는 국민의 역할을 제시했고, 국가 간 협력을 기반으로 세계 민주주의를 추구한 메시지다. 그의 이상은 오늘날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지표로서도 전혀 모자람이 없다. 오히려 한국은 탄핵 정국에서 새 정부 출범에 이르기까지 케네디 대통령이 제시했던 이상을 직접 실천함으로써 세계에 민주주의의 모범을 일깨웠다. 앞으로 우리에게 남은 과제라면 세계인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국민에게 소만의 기운과 같은 충만감을 맛보도록 해 주는 것이다. 우선 개인이든 사회든 ‘자아존중감’(이하 자존감)이 높은 체질로 개선해야 한다. 자존감이란 자신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존중받는 소중한 사람이며 책임감과 능력을 갖춘 유능한 사람이라고 믿는 마음을 말한다. 자존감이 있는 사람은 정체성도 뚜렷하고 대인 관계에서도 원만하게 소통한다. 개인에게 자존감은 합리적이고 주도적인 의사결정을 하도록 하며, 부정적인 경험을 할 경우에도 쉽게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개인의 자존감은 건강한 사회인이 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성향이다. 새 정부 출범 후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는 그동안 국민이 상실했던 개인적, 사회적 자존감을 회복시켜 주는 계기가 됐다. 정치지도자와 국민의 관계는 민주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존감 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변화와 혁신, 도전과 성취, 참여와 리더십, 위기극복에 이르기까지 자존감이 높은가 낮은가에 따라 사회는 이 같은 동력을 성취할 수도 상실할 수도 있음을 우리는 실감하고 있다. 자존감 높은 사회를 만드는 데 언론과 미디어는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 다시 케네디 대통령의 지혜를 빌려 본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후 신문기자로 활동하고, 당시 국제 정세를 좌우하던 포츠담회담을 직접 취재한 바 있어 언론 감각을 잘 갖춘 대통령이었다. 그의 언론관은 오늘 한국의 언론과 미디어가 배워야 할 점을 시사하고 있어 인용해 보기로 한다. “토론과 비판 없이는 행정부와 국가는 성공할 수 없다. 헌법이 언론을 보호하는 이유는 대중에게 진실을 알리고 깨우침을 주며, 진실을 반영하고 위험과 기회를 사실대로 기술하고, 당면한 위기와 선택을 지적해 줌으로써 여론을 이끌고 조성하며 필요할 때는 분노하게 할 수도 있는 언론이 되라는 뜻이다”라고 강조했다. 민주 사회의 토론장으로서,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통로로서 역할이 핵심이다. 지금까지 언론이 정권과 자본의 눈치를 보면서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국민은 자존감을 잃었다. 새 정부는 언론의 비판을 받게 되더라도 달게 받아들이고 불쾌하게 여기지 말자. 언론으로 정권을 홍보하며 언론을 장악하면 민심을 장악하는 것이라는 선대의 전철을 밟지 말자. 케네디가 역설한 언론 본연의 토론과 비판 기능을 존중한다면 국민은 건강한 민주 사회에 살고 있다는 자존감이 높아질 것이다. 권력과 언론은 열린 광장에서 함께 선의의 경쟁을 펼쳐 국민 자존감이 충만하도록 체질 개선을 해 보자.
  • [열린세상] 한국에서 이념 대립이란?/이현주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총장

    [열린세상] 한국에서 이념 대립이란?/이현주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총장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도 유력 후보들은 확실한 ‘내 편’을 만들기 위해 보수 대 진보, 또는 좌파 대 우파라는 진영 논리로 이념 대립을 부추겼다. 새 정부는 그렇게 갈라진 국민을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 우리는 어떤 이념으로 대립하는가? 한국인은 무엇으로 한민족임을 인식하는가? 국적인가, 생물학적인 인종인가, 문화공동체인가? 사실 그것이 불분명하다. 우리에겐 공통의 이념이 없다. 공통의 역사관도 없고, ‘아리랑’ 외에는 한국인임을 확인하는 음악도, 춤도, 스토리도 없다. 사실은 그런 것들이 민족적 자존심의 바탕인데 말이다. 필자의 지인인 교토대학의 오구라 기조(小倉紀蔵) 교수는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라는 책에서 한국은 이(理)와 기(氣)의 시스템으로 움직인다고 본다. 또한 북한은 주체사상 하나로 일색화됐다며 스스로 사상대국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이렇게 한국 국내에서나 남북 간에나 이념적 대립이 심한가? 그래서 아이들 학교급식도 이념 문제가 되는 것인가? 필자는 지금도 궁금한 게 있다. 일제 치하에서 억눌려 살던 한국인들이 해방되자마자 왜 이념을 이유로 서로 갈라져 증오하고 죽이기까지 했을까? 도대체 어떤 이념적 에너지가 북한식 세습 독재체제를 합리화시키는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사회주의나 독재의 형태는 모두 중세시대에 싹튼 유토피아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 프랑스의 역사학자 조르주 뒤비는 “이념은 어떤 개인이 창시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되는 인간 생활 질서의 한 형식”이라고 했다. 그러한 과정에서 직접 체득한 이념을 스스로 자신들의 사회 규범이나 제도로 정착시킨 서구 사회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그 이념을 수정해 발전시켜 왔다. 그래서 사회 구성원들 간의 이념적 갈등도 그렇게 치열하지는 않다. 반면 외래 이념을 단순히 받아들이는 후진 사회에서는 대중이 이념적 트렌드를 선도하지 못하고, ‘도입되는’ 외래 이념에 대한 사후적인 ‘예스’, ‘노’의 찬반 논쟁은 곧 치열한 투쟁으로 변하곤 한다. 그래서 무조건적인 복종이나 치열한 저항이 겉모양은 정반대이지만 그 본질에는 후진성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흔히 보수의 원조로 영국의 철학자인 에드먼드 버크를 든다. 버크는 공포정치화된 프랑스혁명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급격한 사회변화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후 보수는 기존의 제도와 관습을 유지하는 것, 진보는 기존 사회 질서를 더 빠르게 변화시키고자 하는 이념으로 정착됐다. 경제 면에서 자유방임주의는 보수이고,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약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은 진보다. 그러나 오늘날 정치경제 정책은 보수와 진보의 경계가 불명할 정도로 통합적으로 돼 가고 있다. 이러한 보수, 진보의 기준은 우리에게도 기본적인 이념의 지표가 되고 있지만 그런 것들은 우리 자신의 역사적 경험칙에 의해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한국의 자생적 이념은 북한 문제에 대한 태도와 지역주의를 기준으로 갈라져 있다. 그것은 이념의 본래 개념인 사회생활의 양태라기보다는 이념을 가장한 정치적인 대립의 산물이다. 이념을 가장한 편 가르기는 사람들에게 어느 한 편에 속한다는 소속감을 부여해 사회문제를 단순하게 이분법으로 보는 편안함을 준다. 무엇에든 “좌다 우다”, “종북이다 수구꼴통이다”로 갈라서 대립시키면 누가 내 편인지 금방 알 수 있다. 편 가르기는 급기야 경제, 사회, 교육, 문화 분야, 학계로까지 번지더니 이제는 외교안보 문제에 대해서도 이념을 내세운다. 이런 환경에서는 한국 외교가 정말 힘들어진다. 북한 문제나 안보 문제가 편 가르기로는 해결될 리 없다. 우리의 새 대통령은 외교안보 정책에서 대립적 진영 논리의 장벽을 타파하고 국가의 운명 앞에서 온 국민이 협력하는 통합의 비전을 제시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그것이 우리나라의 외교 역량을 키우는 첫걸음이다. 마침 미국도 북한에 대한 강한 압박과 동시에 대화의 창도 열어 놓는 압박과 관여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대통령의 비전을 실현하는 것은 관료들의 이념적 진영 논리가 아니라 정책 합성 능력이다. 그래야 정치권과 학계, 언론 등 이해관계자들의 협조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열린세상] J노믹스의 성패를 좌우할 두 플래그십 위원회/송경진 세계경제연구원장

    [열린세상] J노믹스의 성패를 좌우할 두 플래그십 위원회/송경진 세계경제연구원장

    작년 하반기에 터져 나온 국정 농단과 대통령 탄핵이라는 불행한 역사를 딛고 새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크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직속 ‘국가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제1호 업무 지시로 내리는 등 연일 일자리 창출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필자는 일자리위원회와 함께 앞으로 출범할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문재인 정부의 ‘포용성장과 일자리’ 두 핵심 어젠다를 다룰 플래그십 위원회가 될 것으로 본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급변하는 국내외 경제 환경에 맞게 우리 경제의 구조 개혁과 체질 개선을 통해 성장잠재력을 높이고 포용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 경제 성장과 일자리 그리고 국민 복지의 향상으로 이어지는 우리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는 데 기술 발전과 그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매킨지글로벌연구소는 혁신적인 기술 진보가 이뤄지지 않으면 앞으로 50년 동안 주요 20개 국가의 성장률은 연평균 0.3%에 그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낸 바 있다. 그만큼 기술의 진보는 포용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중요한 수단이다. 그런 차원에서 대통령의 첫 국제무대 데뷔가 될 7월 초 G20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이기도 한 포용성장과 일자리는 전 부처의 업무를 포괄하는 어젠다이므로 정부 부처와의 협력은 물론이거니와 이 두 위원회 간의 유기적 협력은 매우 중요할 것이다. 두 플래그십 위원회의 성과가 J노믹스와 문재인 정부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대통령이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 줘야 한다. 대통령이 위원장이 돼 매월 정해진 날짜에 회의를 주재하고 위원회에 힘을 실어 줘야 한다. 또한 의제별 결정사항에 대한 진행경과 보고와 결과 그리고 평가까지 직접 챙겨야만 한다. 실무적 뒷받침도 수반돼야 한다. 대통령이 한걸음 물러나는 순간 역대 실패한 대통령 직속 위원회의 목록은 길어질 것이다.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신기술의 개발뿐 아니라 활용을 가로막는 노동시장, 금융, 교육, 기업 등 여러 관련 법·규제를 개혁하고 새로운 혁신 생태계를 촉진할 수 있는 법·규제의 틀을 만드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래야만 기업이 투자에 나설 것이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는 유전자 가위의 4대 원천기술 국가다. 그럼에도 생명윤리법과 기득권 및 이익집단의 첨예한 대립으로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하고 일자리로 연결될 경제적 이득도 취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플랫폼 기업들의 독과점 현상이 나타나면서 플랫폼 소유 기업과 플랫폼 참여 사업자 간에 신종 ‘갑을’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풀어야 할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물론 국회의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의 중요성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국민의 올바른 이해에 기초한 판단과 시각도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성공에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다. 따라서 명확한 비전과 로드맵을 가지고 대국민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국민 대부분은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일자리 대체라는 공포심을 느낀다. 아마도 언론과 대중매체를 통해 주로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는 기술운명론적 시각이 더 부각됐기 때문일 것이다. 기술의 진보로 우주여행 가이드, 프리랜스 바이오해커 등 여러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것이다. 인공지능 로봇이 나날이 발전하고는 있지만 로봇은 아직 환자에게 죽을 떠먹여 줄 수가 없다. 저출산·고령화·일인가구 시대에는 사회서비스, 헬스케어 서비스 등 여러 서비스 분야의 일자리가 오히려 늘어날 것이다. 신기술과 신산업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왔고 인류의 실업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다는 평범한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도록 하자.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일자리위원회와 함께 없어질 일자리를 걱정하기보다는 살아남을 일자리를 어떻게 양질의 일자리로 만들고 어떻게 근로자의 직무능력을 높여 새 일자리에 대비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낼 시스템을 구축해 대통령의 약속처럼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국가를 만드는 데 기여해야 한다.
  • 우원식 “사드 문제, 돌려보내는 방안까지 포함해 살펴봐야”

    우원식 “사드 문제, 돌려보내는 방안까지 포함해 살펴봐야”

    더불어민주당의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우원식 의원이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에 대해 “우리의 법적인 절차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미국으로) 돌려보내는 문제까지 포함해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우 원내대표는 17일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사드 배치는 국회의 비준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면서 “땅을 내주는 문제도 그렇고, 또 그 이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게) 사드 비용을 내야 한다고 말한 문제까지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잘 살펴서 저희가 현명한 판단을 하겠다”고 말했다. 주한미군은 제19대 대선일을 눈앞에 둔 시점인 지난달 26일 새벽 기습적으로 경북 성주군 성주골프장에 사드 장비를 배치했다. 국방부는 그동안 성주골프장을 미국 측에 공여하는 협의가 종료되면 환경영향평가와 시설공사 등을 거쳐 사드 장비가 배치될 것이란 뜻을 밝혀왔지만, 정부가 말한 절차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이어 우 원내대표는 당·청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이냐를 물은 사회자의 질문에 “청와대와 대통령이 요구하는 바를 (집권당이) 그대로 수용하고 거수기 역할을 한 결과가 어땠는지 지난 정권에서 잘 보지 않았나”라면서 “민심에서 이탈한다면 청와대라고 하더라도 분명히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우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질서 있는 개혁을 위해 당·정·청 간 ‘깊이 있는 소통’을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과의 ‘연정’(연합 정치) 구성 문제에 대해서는“양당의 정책이 많이 일치하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해서 진정한 연정을 고민하고 과정을 잘 거친다면 못할 것도 없다”면서도 ‘당 대 당 통합’으로까지 나아가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우 원내대표는 전날 원내대표로 선출된 후 정견 발표를 통해 “에 야당에 품이 넓은 원내대표가 돼야 한다. 야당과 협조하며 국민의 삶을 변화시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열린세상] ‘평창올림픽’도 직접 챙겨야 한다/이대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열린세상] ‘평창올림픽’도 직접 챙겨야 한다/이대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문재인 대통령의 하루가 바쁘다. 취임 첫날부터 함께 일할 사람을 정하면서 한편으로 먼저 민생 현장부터 찾아 마음을 열고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미세먼지 대책 등을 내놓고 있다.최순실 국정 농단과 대통령 탄핵으로 너무나 크고 깊은 상처를 입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대통령으로서는 지극히 마땅하고 옳은 일이다. 사회 곳곳의 무너지고, 뒤틀리고, 썩고, 상처난 것을 바로잡고 도려 내고 씻어 내고 치유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대통령이다. 연일 이어지는 겸손한 파격과 신선한 충격의 인사야말로 그 약속을 지키는 시작일 것이다. 그 모습이 아름답다고 말하는 국민이 많다. 말로만이 아니라 진정성을 담은 행동으로 함께하는 대통령에 그만큼 목말라 있었다는 얘기도 된다. 대통령 앞에는 많은 과제가 놓여 있다. 개혁과 적폐 청산을 통해 정의를 세우고, 국민 통합도 이루어야 하고, 경제와 일자리도 살려야 하고, 검찰개혁도 해야 하고, 북한의 핵으로 꼬여만 가는 남북 관계와 안보·외교 문제도 풀어야 한다.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고, 시급하지 않은 것이 없다. 개막이 9개월도 채 남지 않은 ‘평창올림픽’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평창올림픽이야말로 최순실 국정 농단의 최대 피해자인지도 모른다. 각종 이권 개입 정황이 드러나면서 국민의 시선은 차가워졌고, 정부의 예산 지원은 늑장을 부렸으며, 기업들도 후원에 몸을 사렸다.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최순실의 하수인 노릇을 했다는 자책감에 당당하게 ‘평창’을 말하지 못했다. 서울 광화문광장에 주말마다 수십만명이 모여도 그 한쪽에 서 있는 평창올림픽 시계와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에는 눈길을 주지 않았고, 이따금 영상으로 만나는 홍보에도 무관심했다. 강원도와 조직위만 애를 태우며 자원봉사자를 모으고, 갖가지 이벤트를 벌였지만 역부족이었다. 자칫 평창올림픽이 박근혜와 최순실의 ‘가족잔치’, ‘돈잔치’로 끝날 뻔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다행히 국정 농단이 드러났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제 평창올림픽은 밖으로는 대한민국의 저력과 자부심을 세계에 알리고, 안으로는 국민 대통합을 이끄는 감동과 축제의 마당이 됐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고, 귀중한 잔치인 만큼 대통령이 직접 챙겨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 대통령도 후보 때 그렇게 약속했다. 새 정부는 평창올림픽을 국정 제1과제로 선정하겠다고 했다. 특별위원회를 한시적으로 만들어서라도 성공을 위해 특단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나아가 “평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 수 있다면 남북 관계를 푸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면서 이를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북한 선수단 참가 협의, 북한 동계스포츠 인프라 활용 방안 협의 등 5대 구상까지 밝히기도 했다.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싫어할 국민은 없다. 세 번의 도전 끝에 따온 것이 아닌가. 약속대로 정부는 지원단도 만들고, 경기장과 각종 부대시설 건설 등 대회 준비에 대한 예산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것만으로는 성공적인 올림픽이 될 수 없다. 세계적인 스타들의 멋진 승부의 드라마가 있어야 하고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지난 소치동계올림픽에서처럼 개최국 선수들의 활약도 올림픽 분위기를 달구는 중요한 요인이다. 그러나 지금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뜨거운 국민적 관심과 호응이다. 지구촌 곳곳에 평창올림픽의 매력을 널리 알려 2018년 2월 세계가 대한민국을 주목하고 찾게 만드는 일이다. 정부의 평창올림픽지원위와 위원장인 총리, 장관도 있다. 그러나 그들만으로는 부족하다. 더구나 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려면 한참 걸린다. 기다릴 시간이 없다. 하루라도 빨리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 현장도 찾고, 홍보대사가 된 걸그룹 드림캐쳐와 함께 대국민 홍보에도 앞장서면 남은 기간 얼마든지 국민의 마음을 단번에 뜨겁게 평창올림픽이 슬로건으로 선택한 대한민국을 ‘하나 된 열정’으로 만들 수 있다. 아직 늦지 않았다. 대통령이면 가능하다. 취임한 지 열흘도 안 돼 역대 어느 대통령도 보여 주지 못한 낮은 자세, 올곧고 진솔한 마음으로 벌써 국민을 조금씩 감동시키고 있으니까.
  • [열린세상] 문재인 정부, 한반도 경영시대의 개막을 바라는 마음/손기웅 통일연구원 원장

    [열린세상] 문재인 정부, 한반도 경영시대의 개막을 바라는 마음/손기웅 통일연구원 원장

    문재인 대통령 시대가 열렸다. 국정 운영의 공백이 끝나고 국정 운영의 경험이 있는 지도자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는 국면에서 통일 일꾼으로서의 소망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유와 민주, 인권과 복지의 강조이다. 우리에게 통일은 국가 성장의 필수조건이자 깨어진 평화의 회복이지만 주변국들에게도 그러할까는 의문이다. 전쟁 없이 두 개의 정치체제가 존재하는 현상 유지가 그들의 국가이익에 더 부합할 수 있다. 군사동맹국인 미국의 국무장관도 최근 미국의 대북정책 목표가 북한 정권의 교체나 붕괴, 한반도 통일의 가속화가 아님을 분명히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외적으로 통일을 강조하기보다 한반도에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자유와 민주, 인권과 복지의 실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며 이를 위한 국제적 지지를 요청한다는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반도에 이들 가치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현 북한체제의 변화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한 방향으로 힘을 합치자는데 어느 국가, 국민이 반대할 수 있겠는가. 국내적으로는 통일이 아무리 강조되어도 지나침이 없겠지만, 대외적으로는 통일을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가치인 자유와 민주, 인권과 복지의 실현을 강조하는 것이 통일에 대한 국제적 지지 획득에 실질적으로 다가가는 길이다. 둘째,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4국 정상회담이다. 북핵 폐기를 위한 실마리는 미국, 중국, 러시아가 동시에 한목소리로 북한을 명확하게 압박하는 일이다. 1993년 북핵 문제가 불거진 이후 지금까지 3국은 북한의 핵개발을 반대하였다. 그러나 그것을 언제 어떠한 과정과 방법으로 실천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엇박자를 보였고, 작금의 상황에 이르렀다. 핵 초강대국,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 6자회담의 당사국이자 핵확산금지체제의 중심국인 이들이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한 북핵 폐기는 불가능하다. 신정부는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고수하고 북핵 문제로 가장 직접적인 위협에 놓인 대한민국이 이들 3국의 지도자들을 우리 땅에 초청하여 문제 해결을 논의하는 4국 정상회담의 개최를 추진해야 한다. 어떠한 의도에서건 지난 24년간 북핵 폐기를 공개적으로 밝혀온 이들 국가의 정상들이 북핵 폐기를 논의하기 위한 정상회담 개최에 반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북핵 위기의 최대 피해국인 우리도 문제 해결의 중심축이 되어야 한다. 셋째, 북한 인권에 대한 문제 제기는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에 따른 당연한 의무이다. 북한 주민의 인권 실태 파악, 인권 개선을 위한 국내외적 협력과 연대 등은 부단히 전개되어야 한다. 인권은 보편적 가치이자 현 북한 정권을 가장 아프게 할 수 있는 강력한 평화의 무기이다. 다만 정부가 이를 남북관계에서 언제, 어떻게 제기하고 다룰 것인가는 정치적 판단에 따를 것이다. 군이 무기를 정예화하는 데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준비해야 하지만, 그 무기를 상시 사용하지는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넷째, 어떠한 상황에서도 남북 간의 접촉과 교류는 지속되어야 한다. 우리의 국가성장에 필수적인 토지, 노동, 자원, 시장, 교통로를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과정이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통일 준비이기 때문이다. 다만 북핵 위기, 북한의 군사적 도발 가능성이 온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와 동일한 내용과 방법으로 진행되는 것이 가능한가 또는 바람직한가는 의문이다. 대규모의 현금이 북한에 이전되지 않는 방법으로, 다양한 북한 지역에서 북한 주민을 보다 많이 만날 수 있는 내용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또한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과 같은 특정 사업의 재개 여부를 직접적으로 논의하는 것보다 남북 간에 새로운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합의가 도출되고 그 연장선에서 이들 사업이 재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새로운, 더 나은 대한민국을 희망하는 마음으로 국민들은 문 대통령을 선택했다. 국가 전반에 걸쳐 유례없는 행보를 걸으려는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 경영 시대를 개막하기를 기대한다.
  • [열린세상] 명장 감독의 ‘프리미어’ 정부를 위하여/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명장 감독의 ‘프리미어’ 정부를 위하여/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대통령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4월 17일 영국 프리미어 리그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유력한 우승 후보인 첼시를 2대0으로 이겼다. 시즌 초반 첫 경기에서 4대0으로 무참하게 패배했던 첼시에 대한 완벽한 설욕이었다. 두 팀은 모두 세계적인 선수들로 구성된 최고의 팀이다. 하지만 그날 맨유의 승리는 명장 조세 모리뉴 감독의 완벽한 승리로 기록됐다.축구에서 감독의 역할은 두 가지다. 하나는 경기 전략과 전술을 짜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선수를 선발하고 교체하는 일이다. 경기가 시작되면 선수들을 믿고 맡길 뿐 감독이 직접 뛸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 결과에 대해서는 무한 책임을 진다. 감독의 역할에 따라 경기 승패가 갈리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새로 출범했다. 새 대통령 앞에는 국가적 현안이 산적해 있다. 앞으로 100일 동안 새 대통령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어찌 보면 축구 감독과 비슷하다. 전략과 인사다. 무엇보다도 먼저 국정 목표를 정하고 실행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의 바람과 목표는 분명히 드러났다. 바로 국가 개혁이다. 촛불 시민들의 명령에 따라 구습과 적폐를 청산하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라는 것이다. 국민이 주인인 나라, 차별이 없는 나라, 정의가 바로 선 나라다. 이제 그 실행 전략을 짜야 할 때다. 새 정부의 국정 운영은 양면 전략이 어떨까. 김영삼 정부가 보여 준 강력한 개혁 정신과 김대중 정부가 보여 준 유연한 통합 정신이다. 이를 통해 참여정부의 철학과 가치를 완성하는 전략이다. 모리뉴 감독은 4-4-2 다이아몬드 포메이션으로 시종일관 주도권을 잡고 경기를 지배했다. 공격수 투 톱을 활용해 빠른 공격을 유도했고, 네 명의 수비수로 철벽의 방어선을 구축했다. 새 정부도 부패와 적폐 청산은 강하고 신속하게 하되 평화와 복지의 문제는 치밀하면서도 유연하게 추진하면 좋겠다. 국민의 삶을 바꾸는 개혁이 돼야 한다. 새 대통령이 해야 할 두 번째 과제는 인사다. 국정 목표와 전략을 실행할 선수들을 기용하는 일이다. 역량 있는 인재 발굴이 국정의 성패를 좌우한다. 그동안 이른바 ‘고·소·영’ 인사부터 시작해 수첩 인사, 불통 인사, 밀실 인사로 선발된 부패하고 무능한 선수들 때문에 온 국민이 실망하고 좌절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제부터 선수 선발의 첫 번째 기준은 역량이어야 한다. 전문성과 도덕성, 관리 능력을 갖춘 후보자들을 찾아나서야 한다. 탕평 인사, 통합 인사, 균형 인사도 좋지만 역량 있는 사람이 먼저다.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은 능력 있는 어린 유망주 ‘퍼기의 아이들’을 발굴해 1990년대 최고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2003년에는 무명 선수였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팀의 상징인 7번으로 영입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박지성과 이영표를 발굴한 히딩크 감독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0위의 한국팀을 월드컵 4강으로 끌어올렸다. 나이나 명성보다 실력을 우선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한 명장 감독들의 놀라운 선택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역사상 유례없는 대통령 탄핵으로 태어났다. 위대한 국민이 만든 촛불혁명의 결과물이다. 국민들은 이제 비굴한 외교나 특권 경제, 반칙 문화에 지쳤다. 당당한 국가, 공정한 세상, 정직한 정부를 원한다. 대한민국 정부의 실패를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것이다. 미국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명언을 다시 한번 되새길 때다.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부는 지상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팀은 새로운 시즌을 시작하면서 5년 계약으로 새로운 감독을 맞이했다. 구단주인 국민은 새로 온 감독의 전략과 선수 기용을 지켜보고 있다. 새 감독은 대한민국을 연패의 늪에서 구해야 한다. 최근 몇 년간 2부, 3부 리그 수준으로 떨어진 나라를 ‘프리미어’ 리그로 끌어올려야 한다. 축구는 감독 혼자 하는 경기가 아니다. 선수들의 수준 높은 기량과 환상적인 팀플레이를 보고 싶다. 수많은 관중이 경기마다 운동장을 가득 메우고 응원하는 아름다운 장면도 보고 싶다. 명장 감독과 선수, 심판과 관중이 다 함께 만들어 가는 ‘프리미어’ 정부를 기대한다.
  • [열린세상] 인터넷 전문은행의 성과와 위험 요인/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인터넷 전문은행의 성과와 위험 요인/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난 4월 3일 우리나라 최초의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출범했다. 이 은행의 약진이 예사롭지 않다. 출범 8일 만에 작년 한 해 동안 은행권 전체의 비대면 계좌 개설 건수인 15만 5000건을 넘어서는 계좌 개설 실적을 보여 주었다.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지난달 26일까지 총 24만명의 고객이 유입됐다. 수신은 약 2800억원을 넘어 연간 목표인 5000억원의 절반 이상을 벌써 달성했고 여신도 약 1800억원을 넘어섰다.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케이뱅크가 약진하고 있는 것은 계좌 개설의 편리성 등 많은 요인들이 있겠지만 여타 은행 대비 높은 수신금리와 낮은 대출금리 등 가격경쟁력이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IMF 외환위기 이후 20여년 동안 우리나라 은행산업에는 새로운 은행의 진입이 없었다. 케이뱅크가 처음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동안 은행들 간 경쟁이 약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영업 현장에서는 출혈경쟁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치열한 경쟁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서로 어느 정도 상대를 아는 상태에서 예상 가능한 범주의 경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기존 은행들과는 차별화되는 새로운 은행이 시장에 들어섰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경쟁이 펼쳐질 것이다. 기존 은행들도 긴장하고 있으며 금리를 조정하고 핀테크 역량을 강화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경쟁이 가져오는 긍정적인 효과가 시장에 나타나고 있다. 6월 말 카카오뱅크가 출범하고 이후 추가로 또 다른 인터넷 전문은행이 인가를 받으면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다. 수신금리는 올라가고 여신금리는 떨어지고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는 좋아지는 등 경쟁이 가져올 긍정적인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바람직한 변화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은행의 수익성은 떨어지게 되고 은행들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더 높은 위험을 감수하는 영업을 할 우려가 있다. 높은 위험을 감수해야 높은 수익이 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은행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는 곧바로 금융 시스템 불안정으로 연결되기 마련이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시장 진입으로 이러한 위험이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새로이 시장에 진입한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기존 은행들의 고객을 잡기 위해 높은 수신금리와 낮은 대출금리를 무기로 승부하고 있다. 기존 은행들과 공고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고객들을 끌어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이러한 방식의 영업을 지속할 경우 기술혁신과 비용절감이 동반되지 않으면 곧바로 수익성이 하락해 부실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인터넷 전문은행도 은행이며 은행의 중요한 수익원은 대출이다. 일반인들은 은행이 낮은 금리로 예금을 받아 높은 금리로 대출을 해 주면서 손쉽게 돈을 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대출은 간단하고 손쉬운 업무가 아니다. 대출 대상에 대한 정보 수집을 통한 면밀한 사전 심사와 대출의 가격인 이자율의 결정, 그리고 사후 위험 관리 및 모니터링 등이 어우러지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업무다. 오랜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된 기존 은행들도 어려워하는데 경험이 일천한 신생 인터넷 전문은행들에는 벅찬 도전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상대적으로 낮은 대출금리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신용도가 불투명한 고객들이 많이 몰려들 것이고 이에 따라 대출심사가 어려워지고 부실위험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경험이 풍부한 대출 관련 전문인력의 채용과 효율적인 대출심사 시스템 구축 등 인터넷 전문은행들의 적절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 오랜만에 등장한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우리나라 은행산업에는 경쟁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 후생의 증가와 금융산업의 전반적인 업그레이드도 기대해 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하지만 경쟁이 항상 좋은 결과만을 낳는 것은 아니다. 특히 금융산업에서 그렇다. 경쟁이 가져오는 긍정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경쟁이 유발할 수 있는 위험요인들을 잘 관리하고 통제할 필요성이 있다. 이를 위해 인터넷 전문은행들의 자체적인 노력과 금융 당국의 철저한 감독이 요구된다.
  • [열린세상] 내일의 선택은 우리의 책임이다/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내일의 선택은 우리의 책임이다/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내일, 선택의 시간이다. 3일부터 시작된 여론의 블랙박스 기간 직전의 판세는 ‘1강 2중 2약’이었다. 대체로 30% 후반에서 40% 초반의 문재인, 20% 초반 전후의 안철수와 10% 후반의 홍준표 후보가 2위 자리를 놓고 오차범위 내외의 접전 양상을 보인 게 대부분의 조사였다. 주목되는 것은 더블 스코어 이상으로 격차가 벌어졌던 2위권 후보의 지지율 혼전이다. 2위권 후보들은 4월 마지막 주부터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 4월 마지막 주 6개의 조사 중 3개가 그랬다. 이후 2위권 두 사람의 접전은 더 격화돼 4월 30일부터 5월 2일까지의 22개 조사 중 절반에서 두 후보는 오차범위 내였고, 몇 개는 ‘실버 크로스’까지도 보여 주었다.물론 2위와 3위의 역전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대부분 ‘새 정치’를 표방한 제3 후보가 대선 막판 기성 정당에 역전당해 기존 정치 구도의 벽이 쉽게 넘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준 경우였다. 지금쯤 대선 구도는 이미 1강 1중 3약으로 변했을지 모른다. 돌이켜 보면 주요 정당의 후보 확정 전후 대선구도는 2강 3약이었다. 잠깐 그랬다. 후보등록 직후부터 양강 구도는 급격하게 무너져 1강 1중 3약을 거쳐 블랙박스 직전 1강 2중 2약으로 변했다. 1987년 이후 지금까지 치러진 6번의 대선에서 확인된 경험적 법칙(?)의 하나는 후보등록 전후와 D-7의 여론 흐름이 대선 결과와 일치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5월 2일 이후 특별한 상황 변화가 없는 한 4월 4일 이후 5월 2일까지의 83개 조사에서 확인된 여론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이번 대선은 유동성이 그 어느 대선보다 높은 대선으로 알려져 있다. 역대 최대의 부동층과 높은 후보 교체의 가능성 때문이다. 그래서 실버 크로스와 이에 따른 막판 양자 대결화 가능성이 이번 대선 결과를 결정짓는 마지막 변수일 것이다. 2강 대선구도가 1강 2중으로 바뀌게 된 것은 안철수의 보수 대안(代案) 또는 보수대표(代表) 자리 매김의 실패 때문이다. 2강 구도의 한 자리를 스스로의 정체성 혼란과 기존 보수정당의 막강한 조직력, 정치적 기반 때문에 잃고 말았다. ‘반(反)한나라 비(非)민주’에서 출발한 ‘새 정치’가 ‘반(反)문재인 비(非)새누리’로 바뀌었지만 역시 구체화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대선은 과거 대선과 다른 듯 출발했지만 결국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된다. 내일 대선은 대통령 탄핵과 파면에 따른 선거여서 출발은 야야(野野)대결이었다. 이에 따라 과거의 진보?보수 구도는 와해되고 중도진보와 진보의 대결이었지만 막판 여야의 보수?진보 대결로 환원되고 말았다. 동시에 이번 대선은 그동안의 지역 몰표 현상이 약화되면서 지역 내 세대 대결의 양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가 다시 과거와 같은 지역 몰표까지는 아니어도 정치적 지지의 지역적 집중 현상은 이번에도 계속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 결국 이번 선거는 최소 10%에서 최대 20%로 추정되는 ‘샤이 보수’로 알려진 수도권, 충청 그리고 영남(특히 PK)의 보수적 40~50대의 투표 참여와 선택이 결정적이다. 이는 일부에서 기대하는 대역전극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결국 소신투표냐 전략투표냐다. 어떤 선거 결과가 나오든 이번 선거의 중요한 의미 중 하나는 보수 재편의 선거라는 점이다. 물론 정치적으로는 누가 2위이며 그가 대선에서 얼마나 득표했느냐가 중요하다. 1위와의 격차가 얼마인지도 중요하다. 대선 2위 후보가 국민에게 얼마나 대안으로 인정받느냐에 따라 새 대통령의 국정 운영 환경도 결정될 것이다. 선거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의 믿음과 선택이 가장 합리적이고 적절한 것이라는 믿음에 기초한다. 투표의 개인적 선택은 선거 결과의 집단적 선택으로 표현된다. 선거에서는 나와 같은 선택일 수도 있지만 나와 다른 더 많은 선택이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선거 결과라는 선택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개인적이든 집단적이든 선택은 책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한민국 정치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우리는 정도의 차는 있을지언정 선택의 책임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을 것이다. 선택의 시간이 내일로 다가왔다. 공동체에 대한 선택의 책임 앞에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하루다.
  • [열린세상] 국가교육위원회, 미국 사례를 보라/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열린세상] 국가교육위원회, 미국 사례를 보라/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며칠 남지 않았다. 그동안 후보자들은 국민의 마음을 얻고자 많은 공약을 쏟아냈다. 교육 분야도 마찬가지다. 특이한 점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방향에서는 유사한 공약이 많다는 점이다. 당면한 교육 문제와 해법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대표적인 것이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하겠다는 것이다. 유력 후보들이 공약한 만큼 위원회 도입은 시기의 문제일 뿐이다. 새로운 기구나 제도가 만들어질 때에는 대체로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과거부터 축적된 문제나 폐단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도입하고, 둘째는 미래 관점에서 새로운 질서를 능동적으로 형성하고 적극적인 변화를 추구하고자 할 때, 이를 주도할 기구를 만든다. 국가교육위원회는 주로 첫째 이유와 관련된 듯하다. 대통령 임기를 넘는 위원회를 만들어 정권이나 장관이 교체될 때마다 바뀌는 교육 정책의 비일관성이나 불안정성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교육정책을 독점하면서 학교 현장에 대한 규제와 통제를 일삼고, 만족할 만한 성과를 보여 주지 못한 교육부에 대한 경고의 의미도 있다고 한다. 부처의 폐지까지 거론되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특정 이념 세력이 교육 정책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하고,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겠다는 이유도 제시된다. 보수 정권이 추진한 역사 교과서 국정화가 기폭제였을 것이다.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청와대 지시를 따라야 하고, 집권 세력의 압력에 취약한 정부 풍토를 고려하면 억울한 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죽했으면 ‘교육통제부’라는 오명까지 쓰게 됐을까. 냉철한 진단과 반성이 요구된다. 국가교육위원회로 누적된 폐단을 해결하겠다는 것은 고육책이다. 하지만 과거 문제에만 얽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교육 관료의 정책 독점을 막고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겠다는 것은 중요하지만, 여기에만 집착하면 다음 논의는 자연스럽게 ‘누가 위원회에 참여할 것인가’로 귀결된다. 여야 정치집단이 추천하는 인사들로 위원회가 구성되고 자리 다툼이 벌어질 것이다. 여기에 무상급식, 특목고 폐지처럼 이념 갈등을 수반하는 정책이 상정되면, 위원회는 이념의 전쟁터가 되고 파행은 자명하다. 게다가 한 해에 서너 차례만 열리고 대통령은 첫 회의에만 참석하는 관행이 되풀이되면, 국가교육위원회는 결국 형해(形骸)화될 것이다. 국가교육위원회는 미래 패러다임에서 운영돼야 한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는 인재 양성 전략을 범사회적 관점에서 수립하고 제안하는 역할을 맡겨야 한다. 교육을 통해 사회 갈등을 극복하고, 경제 위기를 ‘근본적’으로 돌파하는 중장기 플랜을 만들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나라의 교육이 더이상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팽배한 시점에서 우리 교육의 새 판을 짜서 국민을 설득하고 범부처가 나서도록 하는 ‘담대한’ 구상을 하는 것이 위원회의 임무일 것이다. 미국 사례를 보자. 1980년대 경제, 안보, 과학기술 등 모든 면에서 국가 위기를 직감한 레이건 행정부는 ‘교육 수월성을 위한 전국위원회’를 만들었다. 최고 교육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는 18개월에 걸친 연구, 조사 및 청문회를 거쳐 ‘위기에 처한 나라’(A Nation at Risk)라는 역사적 보고서를 제출했다. 보고서 내용보다 위원회 운영에서 몇 가지 시사점이 있다. 첫째, 머리말을 보면 이 보고서가 ‘대통령’뿐만 아니라 ‘국민’에게 제출하는 보고서라는 점을 명백히 밝히고 있다. 낱낱의 정책 발굴에만 매달리기보다 나라의 위기와 교육적 해법을 국민에게 알리고 교육개혁의 절실함과 동참을 호소한 것이다. 둘째, 공공부문 축소를 지향하는 신자유주의자였던 레이건의 요구와 달리 위원회는 연방 차원의 교육투자 확대와 적극적인 개입을 제안했다. 최고 권력자의 ‘심기’보다 나라의 미래를 우선했던 것이다. 셋째, 철저히 교육 전문가들로 위원회를 구성했다. 분야별로 과학적인 조사연구를 하고 폭넓은 의견 수렴 후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적폐 청산은 중요하다. 하지만 미래 준비를 소홀히 할 수는 없다. 교육은 민생 문제이면서 나라와 민족의 미래가 달린 문제다. 국가교육위원회 공약이 어떻게 이행되는지 온 국민이 지켜볼 것이다.
  • [열린세상] 인터넷 포털 규제해야 하나/이성엽 서강대 ICT법경제연구소 부소장·교수

    [열린세상] 인터넷 포털 규제해야 하나/이성엽 서강대 ICT법경제연구소 부소장·교수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을 떠나 새로운 미지의 세상으로 나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 공항, 철도역이듯이 현실 세계에서 사이버 인터넷 세상을 경험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관문(portal)이 인터넷 포털이다. 구글,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인터넷 포털은 주로 검색, 이메일,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최근에는 방송, 통신, 전자상거래는 물론 부동산, 교통, 음식, 숙박 등 전 산업 영역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올 3월 말 기준 네이버의 시가 총액은 28조원으로 국내 6위를 차지해 20조원으로 국내 13위인 SK텔레콤을 앞서고 있다. 특히 인터넷 포털은 미디어 시장에서 영향력이 막강한데, 네이버의 매체 합산 여론영향력 점유율은 18.1%로 지상파 3사와 주요 언론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국내 포털 3사 기준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은 87.2%에 이르고 있다. 다만 최근 인터넷 포털에는 가짜 뉴스 문제, 검색 순위 조작, 인터넷 카페의 불법거래, 소상공인 피해와 같은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또한 인터넷 포털은 사실상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면서도 상대적으로 강한 규제하에 있는 기존 통신, 방송, 신문사업자들의 불만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인터넷 포털은 그간 정부 정책과 통신사들의 투자를 통해 구축된 초고속 네트워크에 무임승차해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고 있지만 유의미한 투자나 대가 부담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에 이들은 인터넷 포털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하기 위해 인터넷 포털에 대한 기존의 통신법상 부가통신사업자 규제가 아닌 통신법에 따른 기간통신사업자나 방송법에 따른 방송사업자와 유사한 높은 수준의 진입, 공정경쟁, 이용자 보호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인터넷 포털은 국내에서 인터넷 포털이 어느 정도 성장한 것은 사실이나 구글 등 글로벌 사업자에 비교하면 아직 규제가 아닌 진흥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며, 이론적으로도 방송이나 통신은 국가의 한정된 자원인 주파수를 할당받는다는 이유로 정부의 허가를 받지만 포털 시장은 정부의 진입 규제 근거가 없다고 한다. 더구나 이 시장은 진입 장벽이 낮아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존재하기 어려우며, 사업영역 및 수익모델도 매우 다양하고 동태적이어서 구체적인 이슈가 발생하기 전에 시장을 획정해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 어렵다고 주장한다. 만약 규제를 하는 경우에도 국내 사업자에게만 집행 가능한 규제를 도입하는 경우 해외 사업자를 우대하는 역차별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간 국내 인터넷 포털은 정부의 진흥이나 규제가 아닌 기술과 서비스 혁신에 의해 자율적인 성장을 해 왔다. 포털 검색 서비스는 대부분 국가에서 구글이 1위이나 한국은 네이버가 1위를 지키고 있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네이버 라인의 시장점유율은 미국 12%, 일본 94%, 대만 83%에 달하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포털에 대한 규제 여부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이 있지만 이 문제는 기술, 서비스 혁신에 대한 규제의 대응 원칙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원칙상 기술, 서비스 혁신에 대해서는 규제가 이를 수용하고 조장하는 방향으로 최소한의 규제를 하거나 공정 경쟁이나 이용자 보호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규제를 유예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타당하다. 하지만 공정 경쟁이나 이용자 보호와 관련된 중대 이슈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기존의 동일 서비스와 동일한 규제를 통해 규제형평과 이용자 보호를 달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인터넷 포털의 규모와 산업 내에서의 위상이나 몇 가지 사회적 이슈 등을 고려할 때 산업적 기여나 사회적 책임의 인식, 공정 경쟁 환경 및 이용자 보호 체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다만 규제 방식이나 강도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데, 특히 규제 강화가 경쟁력이 약화돼 규제에 의지하려는 사업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은 아닌지 또한 인터넷 포털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감소시키는 것은 아닌지도 면밀히 검토돼야 한다.
  • [열린세상] 동북아 안보평화체제 갖춰야 할 때/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동북아 안보평화체제 갖춰야 할 때/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대한민국의 안보와 평화를 위한 이슈가 대선 후보들 간에 논쟁이 뜨겁다. 안보와 평화의 길은 세 갈래다. 첫째는 자주국방으로 나라를 지켜낼 만한 군사력을 갖추는 것이다. 상대국 즉 북한처럼 핵무기를 갖고 있어도 자체 핵무기를 보유해 핵전쟁 억지력을 갖추는 것이고, 군함과 탱크와 같은 재래식 무기를 압도적으로 많이 갖고 있을 때 자주국방력으로 평화와 안보를 성취하는 것이다. 재래식 무기의 첨단 기술적 측면에서 최강의 군사력을 자랑하는 일본도 핵무기가 없어 미국과 함께 나라를 지켜내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두 번째는 동맹이다. 한국이나 일본은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기에 다른 나라들이 쉽사리 넘보지 못한다. 미군이 주둔해 있는 만큼 북한은 목함지뢰 도발이나 연평도 포격은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전면전을 절대 할 수 없다. 내용이 진실인지 따져 봐야 하겠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이 중국의 일부였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미군이 없었을 때 중국이 한국을 과거의 중화사상으로 다루려 할 것이다. 세계의 경찰국가 노릇을 하는 미국은 크고 작든 전 세계에 170개가 넘는 미군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미군 기지를 제공하고 있는 나라는 동맹관계로 그 국가의 안보와 평화를 유지하려 하고 미국은 영향력 확대를 목표로 한다. 세 번째는 외교다. 군사력 증강이 하드웨어적 방식이라면 외교는 소프트웨어 방식이다. 한국의 평화와 안보 그리고 동북아 안보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이제 동북아에는 어떤 형태이든지 평화와 안보 협의체를 위한 대화가 시작되어야 할 때가 됐다. 그 어떤 대선 후보도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 미래 비전을 제시하지 않았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같이 유럽 내의 전쟁을 방지하는 목적의 안보협력체가 동북아에도 필요할 때가 온 것이다. 지난 70여년의 역사를 돌아보자.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종식되면서 대한민국은 일본 식민지배에서 벗어났으나 북한은 공산체제 국가가 들어섰고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해 전 국토는 폐허가 되었고 미국의 원조로 국가 재건에 나섰다. 1949년 중국은 오늘날의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되고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빈곤의 국가에서 미국과 힘을 겨루겠다는 G2 국가의 반열에 올라섰다.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돈을 모은 중국은 군사력 증강에 박차를 가해 항공모함 전투군단을 발진시키고 일본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센카쿠 열도는 물론 남중국해에 군사기지를 건설하며 미국의 서태평양 접근을 저지하려 하고 있다. 일본은 이에 맞서 잠수함을 16척 체제에서 22척 체제로 늘리면서 중국 군함과 잠수함의 동향을 면밀히 탐색하고 있고 중국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심신(心神)이라는 스텔스 전투기를 자국의 기술로 개발하고 있다. 일본은 군사비 증강의 기록을 해마다 갈아 치우며 2017년 예산은 사상 처음으로 50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동북아 국가의 군비경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져 해당 국가들의 교육비와 고령화에 따른 복지에 써야 할 돈이 무기 사재기에 열을 올리고 있고 한국도 군비경쟁에 휘말려 들어가고 있다. 중국이 경제성장에 성공하면서 군비경쟁에 불을 댕긴 결과다. 언제까지나 군비경쟁을 바라만 보고 그 누가 브레이크를 걸 것인가? 상대적으로 군사력이 약한 한국이 그 역할을 자임하고 나서야 하며 자격도 충분하다. 첫째는 한국은 침략을 당하면 당했지 다른 나라를 침략한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평화를 주창하며 동북아 평화와 안보를 외칠 자격이 있다. 두 번째는 한국의 국격이 동북아의 평화를 말할 수 있는 위상을 갖추고 있다. 전 세계의 국민들이 한국을 모르는 사람들은 없다. 한국전쟁의 참화로 미국이 원조한 옥수수가루로 빵을 만들어 먹던 한국이 동북아 평화체제를 만들어 보자고 말하면 그 누가 귀를 귀울여 줄 것인가? 한류로 퍼진 대한민국의 브랜드와 질 좋은 한국의 전자제품과 자동차가 전 세계에 깔려 있다.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은 대한민국의 국민이 스스로 잘 모른다는 사실이 불가사의라 할 정도로 상상 이상으로 드높다. 기초 군사력을 갖춘 한?미동맹과 동북아 평화외교로 한국의 미래를 열어 가야 하겠다.
  • [열린세상] 동북아 정치의 지각변동, 주도적으로 대응해야/신봉길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객원교수

    [열린세상] 동북아 정치의 지각변동, 주도적으로 대응해야/신봉길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객원교수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중국 매체 중 해외 언론의 가장 큰 관심을 끄는 국제뉴스 전문 신문이다. 중국 공산당의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지다. 영향력이 대단하다. 매일 200만부를 발행한다. 특히 허를 찌르는 사설로 유명하다. 사설은 총편집 후시진(胡錫進)의 손을 거쳐 나온다. 그는 지난 몇 년 동안 한국 정부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대만 심지어는 북한을 수시로 놀라게 했다. 때로는 중국 외교부도 항의 전화를 한다. 필자가 베이징에서 근무할 때 집에서 같이 식사를 할 정도로 가까이 지냈는데 자신이 환구시보를 키웠다는 자부심이 대단했다. 너무 튀면 모회사인 인민일보에서 뭐라고 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환구시보가 벌어서 인민일보를 먹여 살리는데 뭐라고 하겠느냐고 대답했다. 그는 중국도 언론 환경이 많이 변해서 중국 공산당이나 지도자를 비판하는 것만 아니면 쓰는 데 거의 제약이 없다고 했다. 그의 강점은 사회주의 언론에 오래 길든 중국 언론계에서 남다른 이야기와 새로운 발상을 할 수 있는 능력에 있다. 그는 몇 년 전 방한 때 필자의 집을 찾아와 주택의 평당 가격을 세세히 물어보며 베이징, 도쿄와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경제, 사회문제 등에 대한 칼럼도 쓰는데 그의 칼럼집이 베스트셀러 명단에 오른다. 환구시보는 지난 22일자 사설에서 미국이 북한 핵시설에 대한 외과적 공격을 할 경우 전면전이 아니라면 중국이 군사적 개입을 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폈다. 기존의 통념을 깨는 것이다. 북?중 간에는 1961년 체결돼 계속 연장돼 온 상호원조조약이 있다. 이 조약은 북한이 무력 침공을 당하면 중국이 지체 없이 군사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하게 돼 있다. 다음날 사설에서는 북한이 스스로 중국의 안전을 지켜 주는 초병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오해라고 했다. 오히려 북한의 핵 개발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중국의 핵심 국가 이익을 해치고 있다고 논평했다. 중국은 북한을 더는 완충지대나 전략적 자산으로 보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보다 며칠 전인 8일에는 상하이의 화둥사범대학 션즈화(沈志華) 교수의 강연 내용이 뉴욕타임스에 소개됐다. 한국전쟁 연구로 유명한 학자다. 그는 동북아 정치 지형에 근본적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과 북한 중 누가 중국의 적이고 동지인가? 그는 핵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북한을 중국의 잠재적 적으로 지목했다. 북?중 혈맹의 역사는 이미 과거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물론 이런 생각들이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주류 의견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그러나 그간의 통설이었던 북?중 혈맹관계나 북한 완충지대론 등에 균열이 생기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도 지지 않고 험한 말들을 중국에 뱉어 내고 있다. 21일 게재된 북한의 조선중앙통신 논평은 “주변국이 우리의 의지를 오판하고 경제 제재에 매달린다면 파국적 결과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서 주변국은 중국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치 지형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과거 역사에서 교훈을 찾아보자. 구한말 조선은 변화에 대응할 전략도 힘도 없었다. 강대국들이 한반도의 운명을 좌지우지하고 있었다. 조선의 국왕 고종은 1907년 헤이그에서 개최된 만국평화회의에 특사를 파견했다. 주권 회복을 호소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 후 조선은 일본에 병합됐다. 물론 지금의 한국은 1세기 전의 조선이 아니다. 한국의 국력은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그러나 사드 배치 문제, 북핵 문제 등을 두고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들이 한반도에서 각축하고 있는 것은 역사의 데자뷔를 보는 것 같다. 누가 적이고 동지인가? 오직 국가 이익이 있을 뿐이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의 운명은 우리가 주도한다는 확고한 비전과 이를 실천할 전략이 필요한 때다. ‘코리아 패싱’이라는 말이 다시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 위기가 정점에 달하면 기회가 오는 법이다. 북핵 문제의 협상 국면이 나타날 수도 있다. 강력한 제재와 함께 당근이 필요할 수도 있다. 오랫동안 단절된 남북 관계에 주도적으로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도 필요하다.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고 북핵 문제를 해결해 평화통일을 이루는 역사적 과업은 한국의 창의적이고 주도적 노력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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