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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치단체장 25시] 포켓몬도 잡고 대형 크루즈선 타고… 사통팔달 교통망 잇는 ‘관광 속초’

    [자치단체장 25시] 포켓몬도 잡고 대형 크루즈선 타고… 사통팔달 교통망 잇는 ‘관광 속초’

    사통팔달 교통망 개척으로 설악권 관광의 획기적인 발전을 이끄는 이병선(53) 속초시장의 하루는 현장에서 시작한다. 취임 이후 2년 동안 주민들을 결집하고 중앙 부처와 강원도를 찾아 설득하며 30년 숙원 사업인 서울~속초 간 고속화철도사업을 이뤄 냈다. 러시아와 일본을 잇는 북방항로 재개, 크루즈 관광 활성화를 위한 속초항 접안시설 확충, 강릉~고성~제진 간 동해북부선 철길 연결 등 주변 인프라 구축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연말이면 마무리될 서울~양양 간 동서고속도로와 속초~삼척 간 동해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새로운 도시계획에도 나섰다. 철길·항공·도로·뱃길을 따라 사람들이 몰려올 것에 대비해 꼼꼼한 도시계획과 복지를 계획하며 현재 8만 3000여명의 인구를 30만명까지 늘리는 ‘2030 프로젝트’를 야심 있게 추진하고 있다. 속초를 동해 북부 중심 도시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재선 강원도의원을 지낸 뒤 속초시장에 당선된 이 시장은 상명하복의 행정 관행을 깨고 원칙과 소통, 변화와 혁신을 시정 운영의 기조로 삼는다. 부서장 중심의 책임행정과 부서 간 협업의 행정문화도 자리잡게 했다. 시민·사회단체와는 대화와 소통을 통해 지역의 현안을 해결하고 있다. 특히 ‘병팔이’라는 소박하고 토속적인 닉네임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 활동을 하며 시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페이스북 병팔이는 친구 최대한도 5000명 선을 채웠고 팔로어가 1000명이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끈다. 새벽 미화원들과 함께 쓰레기 청소에 나서고 포켓몬고를 즐기려는 게이머들과 함께하는 이 시장과 하루를 동행했다. 지난달 10일 새벽 5시 이 시장은 미화원들과 함께 새벽 거리 청소부터 시작했다. 청소 차량에 동승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속초 중심지 로데오거리 등을 돌며 골목골목 쌓인 쓰레기를 치우는데 구슬땀을 흘렸다. 피서철 주변 음식점 등에서 버린 쓰레기는 산더미 같았다. 열대야의 후덥지근한 새벽 공기 속에 쓰레기 악취까지 진동했지만 이 시장은 함께 조를 이룬 미화원들과 호흡을 맞춰 쓰레기를 청소차에 옮겨 실었다. 힘든 작업 중에도 특유의 친화력으로 미화원들의 고충을 듣고 웃음으로 격려했다. 이 시장은 “세계적인 관광도시 속초를 만드는 일은 관광객들이 감동을 받을 수 있는 깔끔한 도시 이미지를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동행했던 공무원들의 어깨를 두드렸다. 새벽일을 마치고 누구보다 일찍 집무실로 출근한 아침 부서장회의에서는 주요 인프라 현장의 철저한 점검부터 지시했다. 이날은 이 시장이 직접 현장을 찾았다. 이 시장이 역점 추진하는 것은 사통팔달 교통망 구축이다. 미시령·한계령의 험한 설악산을 넘어야 수도권과 이어지는 열악한 교통망 해결에 승부를 걸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덕분에 임기 2년 만에 서울~속초 간 동서고속화철도사업을 국토교통부가 국가재정사업으로 확정하도록 이끌어 냈다. 지지부진하던 사업을 위해 주민들을 결집하고 중앙 부처와 강원도를 찾아 설득하며 이뤄 낸 성과였다. 30년 동안 주민들을 애타게 했던 숙원 사업을 해결한 것이다. 이 시장은 “서울~속초 동서고속화철도가 개통되면 속초시는 인천국제공항에서 1시간 50분, 서울 용산에서는 1시간 15분이 소요돼 수도권에서 1시간대 접근이 가능해진다”면서 “충청·전라·경상권과는 3~4시간대 접근이 가능한 KTX 전국 반나절 생활권에 편입되는 셈”이라며 활짝 웃었다. 서울을 잇는 고속화철길이 열리면 속초항과 양양국제공항 등의 활성화에도 시너지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속초항을 통한 러시아, 일본, 중국으로 이어지는 뱃길이 활성화되면 끊겼다 이어졌다를 반복하며 역할을 못하는 북방항로가 살아나고 크루즈 관광까지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20분 거리에 있는 이웃 양양국제공항도 덩달아 살아나 설악권 전체 관광산업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향후 남북 관계 개선으로 북한과 철도가 연결되면 금강산·마식령스키장 등 북한의 주요 관광지가 포함된 설악·금강산 권역의 관광 개발이 추진돼 속초 지역은 국제관광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동서고속화철도~속초항~북방항로·북극해항로 노선은 한반도종단철도(TKR)·시베리아횡단철도(TSR)·중국횡단철도(TCR)와 연계돼 유라시아 권역의 교통, 물류, 에너지를 공유하려는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의 조기 실현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명실공히 속초는 대한민국 북방 물류 전진기지로, 인구 30만명의 국제적 물류·관광의 거점도시로 성장·발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은 “관광도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자연경관 중심의 관광에서 벗어나 내외국인 관광객을 아우르는 의료·한류·크루즈 관광과 마이스산업 등 관광상품 다변화로 고부가가치산업으로의 발전을 기대한다”면서 “도로·철도 등 육상교통과 해상·항공 교통망의 연계를 통해 복합물류기지로의 발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지역 내 일자리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속초항을 통한 10만t급 국제 크루즈 관광사업에도 공을 들인다. 지난 5월 7만 5000t급 크루즈선 입항을 성공시키며 대형 크루즈선 모항으로 유리한 고지는 선점했지만 미래를 내다보며 10만t급까지 접안이 가능하도록 항만시설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지난 6월 해양수산부의 제3차 전국항만 기본계획 수정계획(안)에 따라 속초항 북방파제 일부를 제거하고 750m를 신설해 북방파제를 직선화했다. 방사제 250m 축조도 확정됐다. 낙후된 설악동 재개발·재정비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설악 힐링휴양지구 조성 사업’으로 추진되는 이 사업은 내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국비 132억원이 확보되면 본격 추진된다. 설악동 지역에 꼭 필요한 각종 관광 테마시설을 조성해 1970~80년대 관광 1번지의 명성을 회복하겠다는 취지다. 물 부족으로 늘 어려움을 겪는 상수원 확보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현재 쌍천으로 흐르는 물을 지하에 가둬 사용하고 있다. 이 같은 물 부족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인근 고성군과 지속적으로 협의하며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 급수시설 위탁과 직영에 대해 고성군 토성면과의 협의가 끝나면 곧바로 관로를 묻어 상수원을 끌어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동행했던 김연설 기획감사실 홍보담당은 “한 해 1300만명 이상의 관광객 등 유동 인구가 급격하게 늘고 있어 물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면서 “지리적 여건으로 자체 상수도 원수 확보가 어려워 임시방편으로 그동안 하루 1500t을 사용할 수 있는 암반 관정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속초의 고품격 관광도시 조성 및 지역관광 발전정책 마련을 위한 중장기 ‘관광종합개발계획’도 수립, 추진 중이다. 휴양·레저·문화·도시관광의 기능을 살려 권역별로 4개권(설악권, 영랑호권, 청초호권, 도심권)의 테마별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더불어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배후 관광도시로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관광상품 개발과 체계적인 관광서비스 마련에도 나섰다. 울산 간절곶과 함께 포켓몬고 성지가 된 속초는 지난 7월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게이머들을 위해 ‘포켓몬고 전략·지원 사령부’를 운영하며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톡톡히 재미를 봤다. 이 시장은 “포켓몬고 트레이너들에게 안전하고 신명나는 놀이문화 장소를 제공하고 속초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포켓몬고 전략·지원사령부를 운영하게 됐다”면서 “언론지원대를 통해 방송홍보·예산지원이 이뤄졌고, 행정지원대에서 게임 관련 정보제공·11성지 지정 및 현장지원반을 운영했으며, 관광지원대에서는 태초마을 이박사와의 기념촬영 및 포켓몬고 관련 이벤트 사업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속초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추석 연휴까지 늦더위

    4일 서울의 낮 기온이 한때 30도까지 오르는 등 한풀 꺾였던 초가을 늦더위가 돌아왔다. 이 더위는 다음주 추석 연휴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5일 강원 영동과 영남 지역은 제12호 태풍 ‘남테운’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5일은 중국 상하이 부근에 위치한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어 구름이 많겠고, 강원 영동 지역과 경상도는 태풍 남테운의 간접 영향으로 강한 바람과 함께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태풍 남테운은 5일 오전 9시쯤 부산 동남동쪽 170㎞ 해상에서 열대저기압부로 바뀌며 소멸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간접 영향으로 동해안 지역과 강원 영동, 경상도 지역에는 오전까지 비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5일 밤 12시까지 영남 지역 예상 강수량은 20~60㎜다. 이날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20~24도, 낮 최고기온은 24~30도로 예상된다. 서울 낮 최고기온은 29도로 다소 더울 것으로 전망된다. 6일도 전국의 낮 최고기온이 27~31도 분포를 보이겠다. 이번 주 전국 낮 최고기온은 24~29도 분포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다. 서울의 경우 추석 연휴 첫날인 오는 14일까지 비 소식 없이 27~28도로 예측됐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추석 앞인데도 유통 40% 뚝… 노량진 수산시장 한숨

    추석 앞인데도 유통 40% 뚝… 노량진 수산시장 한숨

    현대화 내홍에 폭염 후폭풍 콜레라 괴담까지 겹쳐 ‘4중고’ 상인들 “매출 반토막” 울상 “추석 대목을 앞두고 있는데도 매출이 너무 줄었어요. 중국 관광객들이 사진이나 찍으러 오지 주부들이 들르지를 않아요.” 4일 찾아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 건물의 한 상인은 주말에도 텅 빈 복도를 바라보며 힘없이 말했다. 현대화 건물에 입주를 거부하고 있는 구(舊)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초점 없이 허공만 바라보던 한 상인은 “이맘때면 손님이 가득 차야 하는데 지난해에 비해 절반도 못 팔고 있다”고 전했다. 곳곳에는 빨간색 페인트로 ‘철거’, ‘사용금지’ 등의 글씨가 흉물스럽게 쓰여 있었다. 우리나라 수산시장의 대표 격인 노량진수산시장이 현대화 건물을 두고 벌어진 내홍, 폭염에 의한 어류 폐사, 명절 특수 실종, 콜레라 괴담 등으로 4중고를 겪고 있다.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9월 첫째주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유통된 하루 평균 물량은 154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57.1t)에 비해 40.1%나 줄었다. 지난달에도 지난해 8월보다 물량이 줄긴 했지만 첫째주 13.9%, 둘째주 26.7%, 셋째주 21.4%, 넷째주 23.7% 등으로 감소폭이 커 봐야 20%대 초반이었다. 상인들은 현대화 건물 이주 상인과 구시장에 남은 상인으로 이분화되면서 시장 분위기가 어수선하고 차례상이 간소화되거나 아예 차례를 지내는 않는 사람이 늘면서 매출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현대화 건물의 한 상인은 “보다시피 사람이 없지 않으냐. 횟거리는 물론이고 민어, 가자미 등 차례상에 올릴 생선을 찾는 손님도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주말인데도 아예 가게 문을 열지 않은 상점도 있었다. 제철을 맞은 전어와 새우 등을 진열대에 가득 채워 둔 상인들은 썰렁한 가운데 오가는 손님을 붙잡아 봤지만 헛수고였다. 윤헌주 비상대책총연합회 공동위원장은 “상권이 분리됐고 현대화 시장으로 이전하길 거부하는 구시장 상인들과 수협 간에 충돌이 벌어지면서 공포 분위기가 조성된 것도 원인”이라며 “추석이 지나고 20일에 시민공청회를 열기로 했는데 현명한 해결 방안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양측의 갈등은 현대화 시장이 들어선 지난해 10월부터 11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판매 면적이 줄어든 반면 임대료는 전보다 크게 올랐다는 게 구시장 상인들의 반대 이유다. 이곳에서 만난 한 시민은 “구시장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구수한 맛이 사라졌고 새 건물은 마트나 백화점과 대적하기에 경쟁력이 약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수협 측은 유통 물량이 크게 감소한 것에 대해 “산지의 조업 부진으로 물량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전국 양식장에서 643만 마리(8월 30일 기준)의 어패류가 폐사했다. 시가로 85억원 어치다. 경남 거제 지역에서 발생한 콜레라로 인한 수산물 괴담도 문제다. 주부 안모(48)씨는 “차례상에 올릴 생선이야 어쩔 수 없이 사야 하지만 다른 생선은 먹기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최근 온라인에서 ‘아무리 구워도 콜레라균이 많은 아가미는 안 익는다’, ‘바닷가에서 생선을 먹으면 콜레라에 걸린다’ 등의 괴담이 퍼지고 있다. 고객들의 발길이 뜸해졌다고 상인들의 손길마저 무뎌진 건 아니었다. 아니 손길은 더 바빠졌다. 수족관을 청소하고, 도마와 칼을 닦고 소독하는 모습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떠난 고객들을 애타게 기다리는 심정들이 바쁜 손길에 고스란히 묻어났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내일(5일) 전국 곳곳에 소나기…낮 30도 더위

    내일(5일) 전국 곳곳에 소나기…낮 30도 더위

    월요일인 5일 전국 곳곳에 소나기가 내리고 무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 낮 기온은 30도까지 오르는 등 전날과 비슷하게 덥겠고 중부와 남부 내륙에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다. 전국에 구름이 많고 대기 불안정으로 오후에 강원 영서와 충북, 남부 내륙에는 소나기(강수확률 60∼70%)가 오는 곳이 있다. 강원 영동과 경상도는 제12호 태풍 남테운(NAMTHEUN)에서 차차 약화되는 열대저압부의 영향을 받다가 벗어나면서 흐리고 비(강수확률 60∼80%)가 오다가 오후에 점차 그친다. 아침 최저기온은 20∼24도, 낮 최고기온은 서울 30도 등 전국에서 24도~31도로 어제와 비슷하거나 조금 낮겠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오클라호마서 규모 5.6 지진 발생… 뒹굴고 있는 식료품들

    美 오클라호마서 규모 5.6 지진 발생… 뒹굴고 있는 식료품들

    3일(현지시간) 미국 중남부 오클라호마 주 포니 시 일원에서 규모 5.6의 지진이 발생했다. 사진은 이날 오클라호마주 포니시의 한 식료품점에서 점원이 지진으로 진열대에서 쓰러진 식료품들을 정리하는 모습. AP 연합뉴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이제는 ‘인비 키즈’가 보고 싶다/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이제는 ‘인비 키즈’가 보고 싶다/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끝난 지 열흘이 지났다. 최근 20년 새 가장 빈곤한 ‘메달걷이’에 실망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아직까지 벅찬 감동의 여운이 남아 있는 건 박인비가 여자 골프에서 거둔 귀중한 금메달 덕분이었다. 116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복귀한 여자 골프 경기에서 박인비는 나흘 내내 선두권을 달린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수십 년 만에 찾아온 유례없는 폭염과 열대야 속에서도 골프를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온 국민들의 눈과 귀가 박인비의 샷 하나하나에 쏠렸던 것을 리우 현지에서 전해듣고 언제 골프가 이렇게 따듯한 눈길을 받았던 적이 있었나를 생각했다. 박인비와 박세리는 정말 닮은꼴이다.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양말 자국이 생생한 까만 종아리를 걷고 물에 들어가 멋진 샷을 날린 끝에 우승하고 촌스럽게 활짝 웃던 박세리의 모습은 지금도 한국 골프 역사의 메인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박인비는 그때의 박세리의 투혼을 보고 골프에 입문한 이른바 ‘세리 키즈’ 였다. 이번 박인비의 우승도 박세리 못지않게 특별했다. 그것은 아마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모두가 예단했던 것들을 ‘가능’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박인비는 어느 날 찾아온 왼손 엄지손가락의 인대 손상으로 고통과 인내의 나날을 보내야 했다. 1위였던 세계 랭킹은 자꾸 떨어졌고 두 달간 골프채를 잡을 수가 없었다. ‘이룰 건 다 이뤘으니 목표도 더는 없을 것’이라는 비아냥까지 들었다. 여기에 올림픽 직전 출전한 국내 대회에서는 컷 탈락을 하는 수모까지 겪었다. 이에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는 출전권을 다른 선수에게 양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올림픽에 나서자 박인비는 다른 사람이 됐다. 마치 컨디션의 최고점을 올림픽에 맞춘 듯했다. 그는 한국선수단에 9번째 금메달을 안긴 뒤 “‘올림픽 출전을 양보하겠다’는 말을 한 뒤 이것만큼 비겁해지는 일은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부상 중이었지만 엄지손가락의 감각을 찾으려 참고 인내하며 훈련했고 최선의 마음가짐으로 경기했다”고 말했다. 고난의 상황을 딛고 보란 듯이 다시 일어선 것이 영락없는 18년 전의 박세리다. 이제 ‘인비 키즈’에 대한 기대가 나오고 있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2010년을 정점으로 초등학교 골프 등록 선수는 506명에서 올해 332명으로 거의 반 토막 났다. 중학교 남학생은 50.7%, 고교 남학생은 47.3%나 줄었다. 남자만큼은 아니지만 여학생 선수의 증가세도 꺾였다. 더 심각한 것은 이 하향 곡선을 막을 방도가 당장 없다는 데 있다. 국내에서 아이들에게 골프를 가르치기는 매우 힘들다. 유소년도 어른과 같은 ‘그린피’를 내야 한다. 박인비가 어린 시절 미국 유학을 택한 것도, 은메달을 딴 리디아 고가 뉴질랜드로 이민을 떠난 것도 골프를 배우기에 보다 나은 환경을 찾기 위함이었다. 또 다른 18년 뒤에는 국내에서 배우고, 다른 나라의 지원을 굳이 받지 않아도 되는 진정한 의미의 ‘인비 키즈’를 보고 싶다. cbk91065@seoul.co.kr
  • 여름, 작별 인사도 없이 가버린 건 아니에요

    여름, 작별 인사도 없이 가버린 건 아니에요

    방심 금물… 주말부터 늦더위 새달 초까지는 30도 웃돌 듯 폭염이 갑작스레 물러가고 전국적으로 선선한 초가을 날씨를 보이고 있다. 무더위를 불러왔던 중국 쪽 고기압 세력이 약해지면서 당분간 평년 기온보다 낮을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하지만 이번 주말부터는 다시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28일 기상청은 “33도 이상을 기록한 폭염은 완전히 물러갔고, 사나흘쯤 낮 최고기온이 28도 정도에 머무르겠다”고 밝혔다. 폭염이 갑자기 사라진 것은 그간 한반도의 공기를 정체시켰던 주변 고기압 세력의 구도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올해 무더위는 세 가지 원인이 겹쳐 발생했다. 일본 동쪽 해상에 있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강하게 발달했고, 중국에서 평년보다 3~5도 높은 뜨거운 공기가 유입됐다. 여기에 한반도가 안정된 고기압의 영향권에 놓이게 되면서 구름 발달이 억제된 상황이 이어졌다. 현재 북태평양고기압은 여전히 세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 쪽 고기압이 약해졌다. 김진철 기상청 통보관은 “중국 쪽에서 발달한 고기압이 약화되자 북쪽에서 찬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되고 있다”며 “동시에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있던 정체된 기압계 흐름이 풀리고 있다”고 말했다. 29일에는 전국에 구름이 많이 낀 가운데 곳곳에 비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아침 최저기온은 12~20도, 낮 최고기온은 22~28도로 초가을 날씨를 보인다. 주말쯤 선선한 날씨가 풀려 9월 초까지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했다. 한편 지난 1일부터 25일까지 서울의 평균 최고기온은 34.34도로 1907년 10월 서울에서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기온으로 나타났다. 최악의 폭염을 보인 1994년의 같은 기간 평균 기온(32.6도)보다도 1.74도 높다.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전국 평균 최고기온도 33.3도로 평년(30.3도)보다 3.0도 높고, 1973년 이래 최고치를 보였다. 낮에 달궈진 열이 다음날 오전까지 이어지는 열대야도 서울의 경우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24일까지 단 이틀(7월 29일·8월 3일)을 빼고 32일 동안 계속됐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길섶에서] 바람과 바람/강동형 논설위원

    불볕더위와 열대야, 바람 한 점 없던 날씨가 하루 만에 선선한 가을바람으로 바뀌었다. 푹푹 찌던 폭염이 언제였던가 할 정도로 출근길 시민들의 옷차림과 표정도 달라졌다. 제발 이 지긋지긋한 무더위가 갔으면 하던 바람이 엊그제 같은데 가을을 건너뛰고 겨울이 성큼 다가온 것 아니냐는 걱정 아닌 걱정도 하게 된다. 작은 변화에 이렇게 반응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면서 변화무쌍한 변덕에 스스로 놀란다. ‘바람’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하늬바람과 마파람처럼 공기의 흐름을 일컫는 말이다. 또 하나는 어떤 일이 이뤄지기를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이라는 뜻이다. 이 두 가지 바람은 닮은 듯하면서도 닮지 않았다. 올해도 어느덧 3분의2가 지나갔다. 시간은 흐르는 물처럼, 몸을 감싸고 도는 바람처럼 가만히 내버려 둬도 흘러가고 스쳐 지나가기 마련이다. 흘러가는 물로 전기를 만들 듯이 시간도 그냥 흘러가게 놔둘 것이 아니라 잘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덥다는 이유로 묵혀 둔 책은 없는가. 가을이 성큼 다가오기 전에 못다 한 숙제와 읽을 책 목록이라도 정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 가을볕 아래 선 당신, ‘선글라스 유통기한’ 확인했나요?(연구)

    가을볕 아래 선 당신, ‘선글라스 유통기한’ 확인했나요?(연구)

    언제 폭염이 있었냐는 듯 전형적인 가을 하늘이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가을 햇빛이라고 만만하게 보고 방심해서는 안된다. 자외선의 공습은 계절을 따로 가리지 않는다. 하기에 따사로운 가을볕 아래에서 나들이를 즐기고픈 사람들에게 선글라스는 필수품 중 하나다. 하지만 어쩌면 당신이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 걸친 선글라스는 자신의 역할을 전혀 해내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최근 해외 연구진은 선글라스의 ‘유통기한’이 최대 2년에 불과하다며, 2년 주기로 렌즈를 교체해야 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브라질 상파울로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선글라스 렌즈가 자외선에 오래 노출될 경우 렌즈가 손상돼 자외선을 차단하는 능력이 점차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자외선 필터 기능이 없는 선글라스를 오랫동안 착용할 경우 백내장 등 심각한 눈 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눈이 부어오르는 증상으로 인해 난시 또는 망막 이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연구진은 시중에 판매되는 선글라스를 대상으로 자외선 차단 효과를 실시한 뒤 최대 2년까지만 자외선 차단 기능이 보존되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를 근거로 선글라스 안전 사용기간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자외선에 노출되는 위험이 점차 높아지는 상황에서, 일부 열대기후 국가들은 여름뿐만 아니라 겨울까지 엄청난 양의 자외선에 노출되는 만큼 선글라스 혹은 선글라스 렌즈 교체 기간이 더욱 짧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상파울로대학의 릴리안 밴츄라 교수는 “이번 실험은 브라질의 실험실에서 자외선에 해당하는 파장의 빛을 선글라스에 쏜 뒤 자외선 내구성을 알아본 것”이라면서 “유럽과 호주, 뉴질랜드와 남아프리카 등지에서도 선글라스 렌즈가 태양에 악화되는 시간을 정확히 측정하려는 실험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선글라스의 품질에 따라 자외선 차단 보증 기간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BMC(BioMed Central)에 최근 게재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내일날씨] 열대야·폭염 이제 그만…일부 지방 한때 비

    [내일날씨] 열대야·폭염 이제 그만…일부 지방 한때 비

    주말인 27일은 그동안 맹위를 떨쳤던 열대야와 폭염이 물러갈 것으로 보인다. 열대야는 아침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일때, 폭염은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웃돌때 발생했다고 한다. 중부지방에서 구름이 많겠으나, 남부지방과 제주도, 강원영동은 구름이 많다가 점차 흐려져 밤부터 비(강수확률 60∼70%)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전남과 경남에는 새벽 한때 비(강수확률 60%)가 조금 오는 곳이 있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15도에서 23도, 낮 최고기온은 25도에서 30도로 예보됐다. 바다 물결은 동해 전해상과 남해 서부먼바다, 남해 동부전해상, 제주도 전해상에서 1.5∼4.0m로 매우 높게 일다가 동해 중부전해상에서는 점차 낮아지겠다. 그 밖의 해상에서는 0.5∼2.5m로 일겠다. 27일 예상 강수량은 강원 영동, 영남 해안 20∼60mm, 호남, 호남 내륙, 제주도, 울릉도.독도(28일) 5∼40mm이다. 다음은 27일 지역별 날씨 전망. [오전, 오후] (최저∼최고기온) <오전, 오후 강수 확률> ▲ 서울 : [구름조금, 구름많음] (21∼30) <10, 20> ▲ 인천 : [구름조금, 구름많음] (18∼29) <10, 20> ▲ 수원 : [구름조금, 구름많음] (20∼30) <10, 20> ▲ 청주 : [구름많음, 구름많음] (20∼29] <20, 20> ▲ 대전 : [구름많음, 구름많음] (19∼29) <20, 20> ▲ 세종 : [구름많음, 구름많음] (17∼28) <20, 20> ▲ 춘천 : [구름조금, 구름많음] (17∼28) <10, 20> ▲ 강릉 : [구름많음, 구름많음] (19∼26) <20, 20> ▲ 전주 : [구름많음, 흐리고 한때 비] (20∼29) <20, 60> ▲ 광주 : [구름많음, 흐리고 한때 비] (20∼30) <20, 60> ▲ 제주 : [구름많음, 흐리고 가끔 비] (25∼28) <30, 60> ▲ 대구 : [흐림, 구름많음] (20∼28) <20, 20> ▲ 울산 : [흐리고 가끔 비, 흐리고 가끔 비] (21∼27) <60, 60> ▲ 부산 : [구름많고 한때 비, 흐리고 가끔 비] (22∼28) <60, 60> ▲ 창원 : [구름많음, 흐리고 한때 비] (22∼28) <20, 60>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폭염 24일·열대야 32일… 역대 가장 더웠던 8월

    온열질환 사망 17명·콜레라 재등장 26일 서울 낮 최고기온이 29도로 예보되면서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최악의 8월 가마솥더위’가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보인다. 밤잠을 못 이루게 했던 열대야도 지난 24일 새벽엔 나타나지 않았다. 올해 한반도를 덮친 폭염은 서울을 기준으로 25일까지 24일 발생했다. 1973년 기상청이 현재와 같은 전국 45개 관측망을 구축한 이후 폭염 일수로 따져 가장 무더운 해로 기록된 1994년에 이어 두 번째로 더웠던 여름이었다. 관측망 이전 폭염 기록까지 포함한다면 1939년(43일), 1943년(42일), 1994년(39일), 1930년(24일)으로 나타나 역대 네 번째에 해당한다. 그렇지만 8월 평균 최고기온만 놓고 보면 올해가 1994년보다 훨씬 더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에 따르면 8월 1~25일까지 서울 평균 최고기온은 34.3도로, 1994년 8월 기록인 31.9도보다 2.4도나 높았다. 또 8월 평균기온 역시 29.7도로, 1994년의 27.6도보다 2.1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1994년 폭염은 7월 초에 시작돼 8월 중순에 사라져 주로 7월이 무더웠지만 올해는 8월에 폭염이 집중됐다”며 “8월만 놓고 본다면 올해가 관측사상 가장 더운 8월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침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열대야도 서울 기준으로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24일까지 이틀(7월 29일, 8월 3일)을 제외하고 32일이나 이어져 1994년 36일에 버금가는 기록을 세웠다. 이 같은 무더위 때문에 온열질환자도 크게 늘었다. 질병관리본부가 ‘온열질환자관리체계’를 가동하기 시작한 5월 23일부터 지난 23일까지 열사병이나 일사병, 탈진, 실신 등 온열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전국적으로 2049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17명이다. 전문가들은 심혈관이나 호흡기 질환과 겹친 조기 사망자까지 포함한다면 1994년 기록에 버금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994년 당시에는 폭염이 직간접적으로 원인이 돼 사망한 사람이 전국에 3384명이나 됐다. 무더위 때문에 급식을 하는 학교에서는 집단 식중독 환자가 속출하고 있으며, 2001년 이후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콜레라까지 다시 등장해 집단감염의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사람뿐만 아니라 가축들의 피해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폭염으로 인해 폐사한 닭과 돼지 등 가축은 지난 24일 기준으로 모두 411만 7000마리에 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양식장 물고기 폐사도 306만 6082마리(해양수산부 23일 집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금요일부터 폭염의 기세는 꺾이겠지만 9월까지도 반짝 무더위가 자주 나타나는 등 늦더위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피부와 숙면에 좋은 우유 ‘폭염 증후군 해결사’

    피부와 숙면에 좋은 우유 ‘폭염 증후군 해결사’

    어느덧 가을의 두 번째 절기인 처서가 지나고, 해가 지면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요즘이다. 하지만 22년 만의 폭염을 기록하는 등 올 여름은 유난히도 더웠고, 그 여파로 아직까지 뜨거운 열기가 남아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햇빛으로 인해 확장된 모공과 벌겋게 달아오른 볼, 까무잡잡하게 탄 피부를 진정시키고 싶다면 우유와 화장솜을 준비해보자. 우유를 화장솜에 듬뿍 적셔 얼굴, 피부에 올려두면 열을 내려주며 진정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이는 우유 속의 다양한 영양소 때문이다. 한국식품과학연구원에 따르면 칼슘은 살결을 부드럽게 하고 구리와 철분은 혈색을 좋게 하며, 칼륨은 건조한 피부와 여드름에 좋다고 한다. 우유 속에는 이러한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수분과 무기질이 다량 함유돼 피부와 비슷한 온도의 우유를 흡수시키면 산뜻한 피부로 가꾸는 데 도움이 된다. 우유를 섭취해 영양보충을 해주는 것도 더위에 지친 피부에 도움이 된다. 영양이 부족한 피부는 거칠고 윤기가 사라져 푸석해 보이기 마련인데, 우유 속의 단백질과 비타민 등의 영양소는 이를 보충해준다. 특히 우유 속 비타민A, 리보플라빈 등은 얼굴의 불필요한 피지 제거 및 여드름 방지와 노화 촉진의 원인인 과산화지질을 분해하기 때문에 더위에 지쳐 집에 돌아온 후에 우유 한 잔을 마시는 습관은 피부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습관이다. 우유는 열대야로 인한 불면증 해결에도 도움을 준다. 우유가 함유하고 있는 다양한 영양소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단백질이다. 그 중,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 하나인 ‘트립토판’은 수면 및 각성 리듬을 조절하는 중요한 물질로, 식이를 통해 흡수해야 하는 필수 아미노산 중 하나다. 트립토판을 구성하는 알파-락트알부민은 뇌 세로토닌 수준을 상승시키는데, 이는 사람의 기분과 인지기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스트레스와 노화에 대한 인지를 약화시킨다. 실제로 우유 섭취 후 뇌파 검사 결과, 느리고 안정적인 뇌파가 나타나 수면의 질이 좋은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이 외에 비타민B1, 칼륨, 칼슘 등은 신경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잠들기 전 공복에 마시는 우유 한 잔은 수면의 질을 높여주고, 다음 날 개운하게 기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체력이 다소 약한 노인층들은 여름이라는 계절에 취약하다. 따라서 단백질을 비롯한 다양한 영양소를 포함한 건강 음료인 우유 섭취가 더욱 권장된다. 보건복지부의 국만건강영양조사 원자료에 따르면, 65세 남성이 주2회 이상 우유를 마시면 월1회 미만으로 섭취하는 이보다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이 5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0~64세 여성이 우유를 주1회~월1회 마시면 월1회 미만으로 섭취하는 이보다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37% 낮았다. 이 외에도 하루 우유 두 잔으로 대장암 발생률을 75%까지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오한진 의학박사는 25일 “우유 속 글루타티온이라는 항산화물질이 노화 방지에 도움을 주고, 비타민B12가 뇌신경 세포 재생 역할을 해 치매 예방에 좋다”며 “이 외에도 락토페린, 비타민D 등 항암효과를 가지고 있는 성분이 우유에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노인층이 걸리기 쉬운 골다공증이나 대장 관련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유를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 컷 세상] 긴팔 옷 입고 싶네요… 현실은 여름, 마음은 가을

    [한 컷 세상] 긴팔 옷 입고 싶네요… 현실은 여름, 마음은 가을

    한 달이 넘도록 열대야가 지속될 정도로 올여름의 폭염은 가히 살인적이다. 기록적인 무더위로 인해 후진국형 질병인 ‘콜레라’가 15년 만에 다시 발생하기도 했고 냉방전력이 급증하면서 누진제에 대한 재논의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무더위의 기세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가 있었다. ‘중계청’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기상청의 예보지만 대한민국은 이 예보가 이번에는 꼭 맞아떨어지길 바라고 있다.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의류상점도 이런 바람을 함께하려는지 더위가 채 가시지 않았는데도 가을 의류를 진열해 놓고 있다. 이젠 오곡백과가 익어 풍성한 가을을 준비할 때다. 2016. 8. 24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단독] “폭염과 함께 찾아온 불청객… 최악의 가뭄에 농심도 탑니다”

    [단독] “폭염과 함께 찾아온 불청객… 최악의 가뭄에 농심도 탑니다”

    충북 보은군 산외면 오대리에서 밭농사를 짓는 정동기(78) 할아버지는 말라 죽어 가는 작물을 바라보면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간다. 정 할아버지가 5000여㎡ 밭에 애지중지 가꿔 온 율무는 올해 수확을 포기할 판이다. 지난달 곳곳에서 잎마름 현상이 나타나더니 지금은 밭 전체로 번져 율무가 모두 고사했다, 올해 율무값이 오를 거라는 얘기가 있어 많은 소득을 기대했지만 무심한 하늘 탓에 허탈감만 커졌다. 정 할아버지는 콩 농사도 피해가 크다. 1500㎡ 밭에 키워 온 콩 가운데 절반가량에서 시듦 현상이 나타난다. 스프링클러를 동원해 콩밭에 물을 주며 사투를 벌였지만 물을 뿌리고 돌아서면 높은 기온 탓에 곧바로 바짝 말라버려 모든 게 허사였다. 정 할아버지는 “60여년 동안 농사를 지었는데 올 여름처럼 가뭄피해가 큰 적은 없었다”며 “잡초 한 포기 없이 밭을 가꾸며 율무를 키웠는데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고추는 밭 바로 옆 냇가에서 물을 퍼다 써 피해를 줄였는데 냇가도 물이 바닥이 날까 걱정”이라고 했다. 24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폭염과 함께 찾아온 극심한 가뭄으로 농작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농작물이 결실이나 수확기를 앞두고 비가 오지 않아 생장을 멈추거나 말라 죽어 농민들은 죽을 맛이다. 가뭄이 이처럼 심각한 것은 1994년 이후 찾아온 최악의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데다 올 8월 강수량이 30년간 8월 평균 274㎜의 1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뜨거운 날씨로 찔끔 내린 비가 빨리 증발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된 것이다. 최근 4주간 경북 평균기온은 26.6도로 평년 25.5도보다 1.1도 높고, 일조 시간(209.5시간)은 평년 164.6시간 대비 27.3% 증가했다. 반면 경북지역 8월 강수량은 35㎜로 평년(235㎜)의 15%에 불과하다. 제주지역은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진 8월 강수량이 애월·한림 13㎜, 한경 45.8㎜에 불과하지만 1일 수분 증발량이 6.1㎜에 달했다. 울산지역은 8월 강수량이 현재 지난해 3분의1 수준인 40.6㎜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폭염특보가 20일 넘게 이어졌다. 30년간 8월 평균 강수량이 297㎜과 243.6㎜인 충남 보령과 전남 완도는 이달 들어 비가 단 한 방울도 오지 않았다. 경북지역은 농작물 가뭄 피해 면적이 2052㏊에 달한다. 벼 207㏊, 밭작물 1483㏊, 과수 361㏊ 등이다. 이달 들어 강수량이 17.7㎜에 그친 안동지역의 경우 밭작물 피해만도 290여㏊로 집계됐다. 안동시 서후면 대두서리에서 1만 3200㎡의 콩 농사를 짓는 김상석(56)씨는 “계속되는 폭염과 가뭄으로 꼬투리가 생기지 않는 포기가 수두룩하고 일찍 달린 꼬투리도 떨어져 제대로 수확할 게 없다”며 “수확하더라도 쭉정이가 많아 예년 수확량(4t)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대두서리에서 농사짓는 60여 농가의 상황도 비슷하다. 밭작물 위주인 제주지역은 피해가 더 심하다. 시듦과 고사피해 면적이 현재 전국에서 가장 많은 1만 1000㏊로 집계됐다. 전남은 16개 시·군 9957㏊에서 논 물마름과 밭작물 시듦 현상이 발생해 가뭄 관심단계에 놓였다. 충남(1300㏊), 충북(250㏊), 울산(80㏊) 등도 피해가 작지 않다. 농식품부 이재천 가뭄대책 사무관은 “10㎜ 정도의 비만 와도 큰 도움이 되는데 그렇지 못해 밭으로 물을 날라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로 농업용수로 사용되는 저수지도 물이 부족해 비상이다.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7월 중순 80%대에서 한 달 만에 50%대로 떨어졌다. 경남 하동지역 115개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32.2%에 그쳤다. 평년과 비교하면 70% 수준이다. 자치단체들은 종합상황실을 운영하는 등 가뭄피해 최소화에 총력전을 펼친다. 지역별 강수 상황과 저수율을 모니터링하고, 가뭄발생 예상 지역에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고 있다. 기우제를 지내는 자치단체도 생겨났다. 충북 단양군은 차량을 이용해 물을 지원하는 단비기동대 운영에 들어갔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내일 폭염 꺾이지만… 다음주 반짝 더위·9월엔 늦더위

    지난달 말부터 한 달 가까이 맹위를 떨쳤던 폭염이 금요일인 26일부터 물러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5일 밤부터 상층의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26일부터는 낮 최고기온이 폭염특보 기준인 33도 이하로 떨어지고 아침 최저기온도 25도 이하로 내려가면서 열대야도 완전히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24일 예보했다. 서울의 경우 25일 낮 최고기온이 33도까지 오르겠으나 금요일과 토요일엔 소나기가 내리면서 낮 기온이 29도까지 내려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25일은 동해 북부 해상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는 고기압 가장자리에 들면서 전국적으로 구름이 많이 끼는 날씨를 보이는 가운데 대기 불안정으로 인해 오후에는 경기 북부, 강원 영서 북부, 경남 동해안, 제주 산간 지역을 중심으로 5~30㎜ 정도의 소나기가 오는 곳이 많을 것으로 전망됐다. 26일에는 고기압 가장자리에 들면서 서울·경기와 강원 영서 북부 지역은 새벽에도 비가 오는 곳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폭염이 전국적으로 점차 누그러들겠지만 다음주 후반에 낮 최고기온이 32도까지 오르는 곳이 많아 반짝 무더위가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면서 “9월에도 평년(20.5도)보다 높은 기온 분포를 보이며 늦더위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3개월(9~11월) 기상전망을 통해 9월과 10월은 평년보다 높은 기온 분포를 보이겠고 11월은 평년보다 다소 낮은 기온 분포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9월에는 대기 불안정과 저기압의 영향으로 다소 많은 비가 내리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이며 기온도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기상청 “서울 폭염 26일부터, 열대야 27일 새벽부터 사라진다”

    기상청 “서울 폭염 26일부터, 열대야 27일 새벽부터 사라진다”

    올 여름 계속됐던 폭염이 이번 금요일인 26일 서울에서 완전히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내일인 25일 밤부터 상층 찬 공기가 남하하고, 구름이 많아지는 가운데 모레인 26일부터는 낮 최고기온이 전국적으로 30도 내외로 떨어지면서 전국에 발효 중인 폭염특보가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24일 예보했다. 이날 오전 7시 현재 강원 영동과 영남 동해안을 제외한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돼 있다. 폭염주의보는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이틀이상 웃돌 것으로, 폭염경보는 최고기온이 35도 이상 2일 지속될 것으로 각각 예상될 때 내려진다.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이면 폭염이 나타났다고 한다. 폭염경보가 내려진 서울의 낮 최고기온의 경우에는 26일 29도, 주말인 27일 29도, 일요일인 28일 30도, 29일 30도, 30일 31도, 31일 32도, 10월 1일 31도, 10월 2일 31도 등으로 예보돼 있다. 이 예상대로라면 금요일부터 서울에서 폭염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6월1일 부터 8월23일까지 서울에서 폭염이 무려 23일 발생할 정도로 올해 기록적인 폭염이 나타났다. 이는 최악의 폭염이 있었던 1994년(29일)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역대 서울의 폭염 발생일 최다 해는 1939년(43일)이었다. 1943년(42일)과 1994년(29일), 1930년(24일)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서울에서 열대야는 주말인 27일 새벽부터 없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이다. 서울에서는 낮에 달궈진 열이 밤사이 충분히 냉각되지 못하면서 나타나는 열대야도 이달 4일부터 이날까지 21일째 이어졌다. 특히 지난달 22일부터 이날까지 서울에 열대야가 발생하지 않은 날은 단 이틀(7월 29일·8월 3일)뿐이다. 32일이나 열대야가 나타났다. 24일 오전 5시 현재 전국 주요 지역 기온은 서울 26.7도, 인천 26.2도, 수원 26도, 대전 24도, 전주 25.1도, 광주 24.5도, 부산 24.4도, 춘천 25.3도, 제주 26.6도 등으로 전국 곳곳에서 열대야가 발생했다. 같은 날 서울·대전·광주의 수은주가 한낮에 35도까지 치솟는 등 전국 낮 최고기온이 28∼35도의 분포를 보이면서 전날과 비슷할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폭염이 전국적으로 금요일부터 점차 누그러지겠지만 9월까지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더위가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내주 수요일인 31일에는 폭염이 없겠지만 서울 최고기온이 32도까지 상승하는 ‘반짝’ 무더위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늘도 35도 웃도는 막바지 폭염·곳곳 소나기…26일부터 더위 누그러져

    오늘도 35도 웃도는 막바지 폭염·곳곳 소나기…26일부터 더위 누그러져

    25일부터 폭염이 누그러질 전망인 가운데, 수요일인 24일 막바지 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 영동과 경상 동해안을 제외한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돼 낮 기온이 35도 안팎으로 오른다. 이날 오전 5시 현재 전국 주요 지역 기온은 서울 26.7도, 인천 26.2도, 수원 26도, 대전 24도, 전주 25.1도, 광주 24.5도, 부산 24.4도, 춘천 25.3도, 제주 26.6도 등으로 전국 곳곳에서 열대야가 나타났다. 낮 최고기온은 서울과 대전, 광주 등이 35도로 예보되는 등 전국이 28∼35도의 분포를 보여 전날과 비슷할 전망이다. 기상청은 25일 밤부터 상층의 찬 공기가 남하한 뒤 26일부터는 낮 최고기온이 30도 내외의 분포를 보이면서 폭염도 점차 누그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국에 가끔 구름이 많겠으나 대기가 불안정한 탓에 경기 북부와 강원영서 북부에는 아침에 소나기(강수확률 60%)가 오는 곳이 있다. 예상 강수량은 5∼30㎜다. 소나기가 오는 지역에서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칠 수도 있다. 서해상에 안개가 끼는 곳이 있으니 항해나 조업하는 선박은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미세먼지 농도는 모든 권역에서 ‘좋음’ 내지 ‘보통’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보됐다. 전국적으로 자외선 지수가 높은 가운데 서쪽 지방을 중심으로 오존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일 전망이다. 바다의 물결은 남해서부동쪽 먼바다와 남해동부 먼바다, 제주도남쪽 먼바다에서 2∼3m로 높게 일고 그 밖의 해상에서는 0.5∼2.5m로 일겠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양진건 유배의 뒤안길] 유배의 여름을 견디며

    [양진건 유배의 뒤안길] 유배의 여름을 견디며

    궁핍했던 유배 생활을 절절하게 묘사해 크게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 있다. 1781년 추자도에서 1년 반 유배 생활을 했던 안도환(安道煥)의 가사 작품인 ‘만언사’(萬言詞)가 그것이다. 만언사의 내용은 추자도로 유배당한 신세 한탄과 함께 자신의 과거사를 회상한 것이다. 11세에 어머니 상을 당하고, 10여년간 외가에 의탁했다가 후에 계모를 맞아 효행을 다했던 일과 혼인해 여유 있는 생활을 누리면서 행락에 빠지기도 했던 일을 노래했다. ‘만언사’는 가사로서는 아주 특이하게 세책(貰冊)으로 인기가 있을 정도였다. 조선 후기에 들어 세책점이 융성했다. 세책점이란 돈 주고 책을 빌려 보는 책방이다. 이 세책점을 통해 생산, 유통된 책을 세책본이라고 하는데 대부분 소설이었다. 그러나 안도환의 ‘만언사’는 소설이 아닌 가사인데도 세책으로 인기를 얻었다. 요즘 말로 베스트셀러라 해도 틀리지 않다. 작가는 출생과 성장의 흥미로운 서사 구조를 기반으로 궁핍했던 추자도 유배 생활을 절절하게 묘사해 독자들의 호기심과 동정심을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이런 인기 덕분에 ‘만언사’는 궁궐의 궁녀들에게도 전해지게 됐고 이것을 읽은 궁녀들이 동정심에 눈물을 흘렸다. 이 때문에 정조 임금 또한 ‘만언사’를 읽게 돼 결국은 안도환을 추자도에서 해배시켜 준다. 순전히 감동 때문에 이루어진 일이었다. 감동은 모든 인간을 움직이는 동력이다. 그런데 ‘만언사’의 내용 중에 “남방염천 찌는 날에 빨지 못한 누비바지, 땀이 배고 땀이 올라 굴둑 막은 덕석인가, 덥고 검기 다 바리고 내암새를 어이 하리”라는 구절이 있다. 남쪽 지방의 찌는 날씨에 빨지 못한 바지를 입고 다니니, 땀 때문에 굴뚝을 막는 멍석처럼 더럽고 축축하고, 냄새가 나는 것을 어찌하면 좋겠는가 하는 뜻이다. 그렇지 않아도 올해 여름은 연일 35도를 경신하는 남방염천(南方炎天)의 나날이었다. 이런 날에 빨지 못한 바지를 입고 걸인 행세를 하는 유배인의 모습은 결코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요즘 에너지 빈곤층들이 겪는 여름의 모습이 이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중산층이라 해도 누진세가 무서워 에어컨도 제대로 못 틀고 멍석을 덮어쓴 기분으로 열대야를 보내기는 유배인이나 매한가지다. 18년의 유배 생활을 마치고 고향에 돌아간 다산 정약용은 더위가 극심하자 ‘소서팔사’(消暑八事)라고 “소나무 밑에서 활쏘기”, “홰나무 아래서 그네뛰기”, “시원한 대자리 위에서 바둑 두기” 등 ‘더위를 식히는 8가지 방법’을 시로 남겼다. 여기에 “종을 불러 책에 바람 쐬기”, “아이들 모아 시를 가르치기” 등 또 다른 8가지도 시로 남겼는데 이 16가지는 어려운 유배 생활을 겪은 후 얻어진 여유였다. 특히 “책에 바람 쐬기”를 포쇄(曝?)라 하는데 우리에게는 오래전에 읽다가 꽂아 둔 묵은 책들이 있다. 그것들을 꺼내 바람을 쐬어 습기와 먼지를 털어내고 다시 읽다 보면 새로운 감동이 더위를 잊게 해 줄 것이기에 이 방법을 권했을 것이다. 우리의 삶이 ‘만언사’의 유배인처럼 힘들지 모르지만 그러나 그럴 때마다 끝내 그런 어려움을 겪어 내어 이제는 삶의 여유를 갖춘 다산처럼 서쪽 연못에서 연꽃을 구경하거나, 책에 바람을 쐬는 등의 소박한 시간들을 일부러라도 가져 볼 일이다. 그런 소박한 여유야말로 삶의 어려움은 물론 숨이 막히는 여름 더위를 이겨 내는 가장 큰 지혜와 용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 얕은 해변으로 떠밀려온 들쇠고래떼, 도대체 왜?

    얕은 해변으로 떠밀려온 들쇠고래떼, 도대체 왜?

    영국 데일리메일은 22일(현지시간) 서아프리카 카나리아 제도 동쪽 끝 란사로테 섬 콜로라다스 해변에 들쇠고래 10여 마리가 떠밀려와 표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 극적인 장면은 이 지역 루비콘 다이빙 센터 다이버 나타샤 막시멘코(Natasha Maksymenko)에 의해 포착됐다. 영상에는 해변 얕은 물가로 떠밀려온 10여 마리의 들쇠고래떼의 모습과 함께 해수욕을 즐기던 피서객들이 들쇠고래떼가 다시 바다로 갈 수 있도록 헤엄치는 방향을 바꿔주는 모습이 담겨 있다. 소셜 미디어에 영상을 올린 막시멘코는 “처음에는 사람들이 물에 들어가는 것을 무서워했다”면서 “하지만 들쇠고래들이 얕은 물에 갇힌 것을 본 뒤엔 모두 물에 뛰어들어 그들을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들쇠고래들을 구할 수 있어 자랑스럽고 특히 내 손으로 직접 새끼 들쇠고래를 구해서 무척 기뻤다”며 “그 당시의 새끼 들쇠고래 표정을 결코 잊을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들쇠고래는 다 자랐을 때 몸길이 약 6m, 체중 약 3.6t에 이를 정도로 거대한 고래 중 하나로 북위 50도~남위 40도의 온대와 열대 심해에 서식한다. 보통 15~40마리가 무리 지어 생활하며 사회성이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영상= Natasha Maksymenko, MIAN07 CITY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아직 안 늦었다! ‘폭염 좀비’ 피해 부산행!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아직 안 늦었다! ‘폭염 좀비’ 피해 부산행!

    “당신은 3시 같은 사람이에요. 뭐 시작하기엔 늦은 거 같고, 뭘 끝내기엔 너무 빠르고..” 영화 ‘해운대’(2009)에 나오는 강예원의 대사다. 지금 이 시기에 해수욕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딱 맞는 말이다. 예년 이맘때면 물러가도 한참이나 가버렸을 폭염이 좀비처럼 끈질기게 흐느적댄다. 호러 영화보다 더 무서울 정도의 열대야 공포다. 올 여름 갈무리를 위해 해수욕장 한 번은 더 다녀와야 될 성 싶다. 특히 올해는 오후 3시가 아니라 4시라도 늦지 않다. 열기 품은 도심의 폭염좀비에게 물리지 않으려면 인기 대세 부산행 기차를 잡아타야 한다. 도착은 대전역이 아니라 해운대 해수욕장까지 그대로. ● 해운대 12경의 맏형으로 - 해운대 해수욕장 과거 동백섬 옆, 소나무 밭 앞으로 펼쳐진 조용한 해수욕장이자 미군들의 상륙 요충지였던 한적한 어촌이 이제는 세계적 관광휴양지가 되었다. 어느덧 해운대 주변은 해수욕장을 둘러싼 마천루 아파트들이 하늘 높이 치솟고 있다. 해운대 해수욕장은 부산을 대표하는 랜드 마크이자, 매년 1000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몰리는 인기 절정의 피서공간이다. 여름이면 말 그대로 물 반, 사람 반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국가대표 해수욕장이다. 우선 '해운대'라는 지명의 유래를 알아보자면, 뿌리는 신라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치원 선생이 벼슬을 버리고 전국을 유람하던 중 해운대 주변의 자연경관이 너무 아름다워 자신의 자(子)를 따 해운대(海雲臺)란 세 글자를 바위에 새겼다는 데서 작명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현재 해운대 인근에는 해수욕장을 포함하여 총 12경이 유명하다. 해운대 일출, 해운대 월출, 벡스코, 요트경기장, 광안대교, 달맞이 길, 송정해수욕장, 아쿠아리움, 해운대 장산, 동백섬, 해운대온천 등이 자리잡고 있다. 이 중에서 해운대 해수욕장은 단연 해운대 12경 중 가장 볼거리 맏형 역할을 든든히 한다. 또한 매년 해수욕장 개장과 아울러 각종행사와 축제가 개최되어 해운대를 지나치는 무심한 관광객들에게도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해운대 해수욕장 해변을 끼고 자리 잡은 특1급 호텔들은 부산국제영화제, APEC 정상회의 등 국제 행사 경험이 풍부해 해운대 해수욕장을 세계적인 해수욕장으로 만드는데 큰 공을 세우고 있다. ● 해운대 기차역은 기억 속으로 사라지고 해운대 해수욕장은 백사장 길이가 1.5km, 폭 40~80m, 면적 8만 7600㎡로 수심이 얕고 조수의 변화가 심하지 않아서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많이 다녀간다. 또한 주변에 오락시설과 부대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는, 대도시 한 가운데 있는 해수욕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이다. 그러다 보니 1980~1990년대를 추억하는 세대들에게 해운대 해수욕장은 늘 부산 도심 바닷가 끝 기차역에 위치한, 항상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도심 속 해수욕장이었다. 비록 동네 어깨 형님(?)들의 여름 한 철 장사 바가지 요금이 해운대 해수욕장의 악명높은 트레이드 마크였지만, 그럼에도 전국 각지에서 한 몸매 하는 총각, 처녀들은 몰려들었다. 방학을 맞아 모꼬지 나온 젊은 청춘들이 뿜어내는 저녁 해변의 열기로 늘 모래터 한 켠에서는 모닥불이 밤새 타오르던 곳이기도 하였다. 모닥불 둘러싼 수줍은 젊은 청춘남녀들의 눈빛교환은 가히 지금은 전설같은 추억이 되어 버렸다. 기타 소리가 울리는 그 순간만큼은 모두가 해운대의 주인공이었다. 새벽 첫 기차가 해운대역에 올 때까지 부산갈매기는 스무 번도 더 불렀다. 이렇듯 열심히 젊음을 실어 나르던 해운대역 열차는 아쉽게도 2013년 12월 2일부로 폐선되었다.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사업으로 열차에서 바다를 보며 달리던 동해남부선 해운대~청사포~송정 구간이 폐쇄되고 새로운 운행선이 만들어지면서 당시의 해운대 해수욕장을 추억하던 세대들에게는 해운대 기차역은 그만 옛날이야기로 남게 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지하철이 개통되면서 훨씬 빨리 해운대 해수욕장에 다다를 수 있어 또 다른 추억은 지하철 속으로 만들어 질 듯하다. 부산시는 현재 해운대 해수욕장의 야경을 위해 해운대 해수욕장 주변에 경관 조명을 설치하였다. 웨스턴조선호텔에서 한국콘도앞에 이르는 길이 1.6Km의 해운대해수욕장 전 구간과 달맞이 길 일대에 조명이 설치되어, 연중 매일 일몰 후부터 자정까지, 피서철에는 새벽 2시까지 가동되고 있다. 이제는 모닥불 피우던 밤바다의 낭만은 아닐 지라도 신비로운 조명이 어우러진 멋진 바다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동백섬 갯가에서 바라보는 구름바다 같은 파도의 넘실댐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아직도 여름 한 가운데에 있음을 깨닫게 한다. 여름 끝, 이맘때면 늘 시원스레 대마도 언저리에서 불어와야 할 마파람도 올해는 온풍기 열기처럼 훈훈하다. 그래도 해운대 해수욕장 갯바위 물비늘 아래로 발을 담가 보면 아직은 여름을 즐길 시간은 남아있음을 몸으로 느낀다. 다행히 폭염 좀비에게 물리지는 않았다. 해운대 해수욕장 폐장은 8월 31일이다. <해운대 해수욕장에 대한 여행 10문답> -아래 질문은 실제 독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을 바탕으로 만든 10문답입니다.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그럼에도 국가대표 해수욕장임은 분명하다. 누구든 해운대 해수욕장의 사람이 많음에 대해 툴툴대지만, 불평하는 맛으로도 가는 곳이 해운대 해수욕장이다. 굳이 해수욕을 하지 않더라도 바닷가 풍광만으로도 괜찮은 장소이다. 2. 이 공간을 추천해주고 싶은 사람은? -대학 신입생들. 그런데, 늘 물놀이 안전사고 조심할 것! 특히 음주입수는. 3. 숙소 등 시설환경은 괜찮아? -해운대 해수욕장은 지하철로 바로 연결되는 곳이기 때문에 굳이 해운대 해수욕장 주변에 숙소를 잡지 않아도 된다. 해운대 인근에 숙소를 잡길 희망하면 해운대구청이 운영하는 숙박정보홈페이지(http://food.haeundae.go.kr/acc/main/main.php)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4. 해운대 해수욕장의 실제모습은? -지금의 시기는 말 그대로 달아오른 모래사장과 뜨거운 뙤약볕이 전부다. 그럼에도 해질녘 구명튜브에 몸을 맡기면 해운대 해수욕장의 진가를 느낄 수 있다. 5. 특별히 주의해야 할 점은? -물놀이 안전사고다. 특히 이안류에 대한 조심성이 있어야 한다. 해수욕장 측은 백사장과 바다 속에 58만7000㎥의 모래를 투입하고 1.2㎞ 앞 해상에 이안류 측정 장비를 띄우는 등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늘 조심할 것! 6. 홈페이지 주소 및 도움되는 사이트 주소는? -해운대 해수욕장 http://sunnfun.haeundae.go.kr/ 7. 입장료와 기타 관광지정보는? -이제는 예전과 같은 바가지 요금을 찾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세금계산서까지 발급된다. 도심 속 해수욕장이어 주차장 뿐만 아니라 무선 인터넷 서비스까지 된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http://sunnfun.haeundae.go.kr/html/01_intro/03_06.php)에 자세히 나와 있다. 8. 주변에 가 볼만한 다른 공간도 있나? -해운대 해수욕장이 이름난 이유 중의 하나가 인근의 또다른 볼거리 때문이다. 동백섬, APEC나루공원, 아쿠아리움, 온천, 달맞이길 등 가족 피서 공간으로서는 최적지이다. 9. 이곳에서 꼭 추천하고픈 공간이나 체험은? -해운대 해수욕장 모래사장에 특이하게도 작은 책 카페가 있다. 10. 총평 및 당부사항, 기타정보 -물론 해운대 해수욕장에 대한 의견은 다양하다. 불만부터 좋은 추억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최대 인파가 몰려드는 해수욕장은 그 나름대로 이유가 있지 않을까?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기자 vieniame20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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