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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축구] 산토스 결승골 “어머니 이름으로”

    [프로축구] 산토스 결승골 “어머니 이름으로”

    ‘어머니의 이름으로’ 산토스(제주)가 27일 서귀포 법환동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상주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14라운드 경기에서 역전골을 터뜨려 2-1로 이겼다. 제주는 28일 경기를 치르는 FC서울(28점)을 골득실차에서 앞서 2위로 올라섰다. 산토스는 이날 자신의 경기를 보기 위해 브라질에서 달려온 어머니가 보는 앞에서 결승골을 집어넣어 시즌 7호골의 의미는 다른 어떤 득점보다 컸다. 제주는 창단 30주년 기념으로 홈 경기마다 선수들이 번갈아가며 창단 연도와 같은 숫자의 1982명이 먹을 수 있는 간식 이벤트를 펼쳐왔는데 이날 마침 산토스가 소시지를 쏘는 날이어서 팬들도 그 어느 때보다 열광했다. 출발은 상주가 좋았다. 전반 18분 김영신이 수비수 방대종이 길게 올려준 공을 단 두 번의 볼 터치로 강한 오른발 슛으로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상주는 불과 2분 만에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자일의 크로스를 산토스가 헤딩으로 연결했고 이를 골키퍼가 가까스로 걷어내자 문전에 있던 오반석이 재빠르게 차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동점 상황에서 제주의 해결사는 산토스였다. 그는 후반 23분 배일환의 패스를 오른발로 차 넣어 멋진 역전골로 연결했다. 상주는 뒷심 부족으로 3연패 늪에 빠졌다. 한편 이날 제주월드컵경기장에는 1만 117명의 관중이 찾아 박경훈 제주 감독이 2만명을 넘길 경우 오렌지색으로 머리를 물들이겠다는 약속 이행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제주는 전날 수원을 3-0으로 제친 전북에 3위 자리를 내줬는데 이날 승리로 오히려 한 계단 올라섰다. 이동국(전북)은 전반 5분과 후반 27분 드로겟의 시즌 4, 5호골을 연속 어시스트해 통산 122골 50도움을 채워 신태용 성남 감독, 김현석 울산 코치, 데니스(전 수원), 김은중(강원)에 이어 역대 다섯 번째로 50-50클럽에 들었다. 이동국은 27일 인천공항을 통해 정성룡·박현범·오범석(이상 수원), 김정우(전북) 등 K리그 선수들과 함께 출국, 스위스에서 훈련 중인 국가대표팀에 합류한다. 서귀포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오늘의 눈] “장미 대신 돈을…” 씁쓸한 성년식/배경헌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장미 대신 돈을…” 씁쓸한 성년식/배경헌 사회부 기자

    기본소득.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국가가 매월 모든 국민에게 지급하는 돈이다. 모든 국민에게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나이나 근로 여부, 재산 정도 등을 따지지 않고 일정액을 그냥 주는 개념이다. 남미 브라질이나 미국 알래스카주 등에서 이미 시행 중인 제도로 국내에서는 2009년부터 논의가 조금씩 시작됐다. 지난 21일 트위터에서 때아닌 기본소득 논쟁이 오갔다. 성년의 날을 맞아서다. 젊은 이용자가 많은 트위터에는 이날 “성년의날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은 기본소득”, “20대에게 필요한 건 멘토가 아니라 기본소득”이라는 등 기본소득과 관련된 트위트가 수백건 리트위트됐다. 성년의날 선물로 장미보다 돈이 급한 20대의 현실을 보여주는 상황이다. 한국에서 성인이 되는 중압감은 전보다 훨씬 커지고 있다. 2012년에 성인이 된다는 의미는 유명 대학을 나와도 변변한 직장 하나 구하기 쉽지 않은 현실 속에서 취업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는 ‘출발 신호’와도 같다. 토익과 학점 관리가 시작된다. 여유를 갖춘 20대는 드물다. ‘연봉은 많지만 하기 싫은 일’보다 ‘연봉은 적더라도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를 과감히 택할 수 있는 용기를 갖기란 더욱 어렵다. 원해서 공장형 인재가 되는 청춘은 없다. 젊은이들은 취업에 꿈을 저당잡혔다. 20대가 기본소득에 열광하는 것은 그 돈이 ‘생존’의 중압감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으리라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기본소득 논의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무상급식, 반값등록금보다 기본소득이 더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조건 없이 돈을 지급하는 데 대한 사회적 거부감도 만만치 않다. 예산은 어떻게 마련할지, 어느 규모로 지급할지 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하지만 어른들은 기본소득의 숙제도, 또 취업난이라는 숙제도 좀처럼 해결해 주지 않는다. 그렇게 쌓이는 숙제들의 무게만큼, 20대의 어깨는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다. baenim@seoul.co.kr
  • [열린세상] 한류의 지속적 성장이 가능하려면/허동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열린세상] 한류의 지속적 성장이 가능하려면/허동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문화의 속성은 물과 같다. 높은 곳에서 낮은 데로 흐르고 고이면 썩는다. 높이 나는 새의 눈으로 우리 문화의 흐름을 살펴보면 그 향방이 보인다. 8세기 통일신라 경덕왕 때 우리는 성명과 지명, 그리고 관직명도 중국식으로 바꾸었다. 이후 천년이란 긴 세월 동안 우리는 중국의 선진문화를 받아들이는 수혜자였지만, 이를 소화해 다시 일본에 전해주는 문화 공급자이기도 했다. 이처럼 중국에서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으로 흐르던 문화의 동류(東流)현상이 서세동점(西勢東漸)의 높은 파고가 동아시아 지역을 덮친 근대 이후 역류의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그때 일본은 재빠르게 서구 선진 문물을 따라 배웠지만, 우리는 쇄국양이를 고집하며 소중화(小中華)란 우물 속에 문화의 흐름을 가둔 결과 문화적 열등자로 전락했다. 1876년 개항은 한국과 일본 간 문화 교류의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문화의 강물은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거슬러 흐르기 시작하였다. 1945년 도둑과 같이 찾아 온 해방 이후 미국을 위시한 서구의 문화가 홍수처럼 쏟아져 내렸다. 1980년대까지 우리 어린이들은 일본만화에 심취하였고 젊은이들은 미국의 팝송을 따라 불렀다. TV의 황금시간대는 미국 드라마의 독무대였고, 영화관은 미국산 영화에 심취한 할리우드 키드들로 가득 메워졌다. 사실 해방 이후 한국은 미국, 일본, 홍콩 등지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대중문화의 소비국이었지 수출국이 아니었다. 1990년대 후반 한류가 발원하기까지 문화의 되돌림은 없었다. 1996년 드라마를 시작으로 중국에서 불기 시작한 한국문화에 대한 열풍은 타이완과 홍콩을 비롯한 화교문화권의 동남아시아로 번져갔다. 2003년 ‘겨울연가’는 욘사마와 지우히메 신드롬이 웅변하듯, 일본열도도 한류 열풍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한류라는 강물이 동아시아 여러 나라의 문화 토양을 촉촉히 적시며 흐른 지도 10년 이상 지난 지금, K팝과 우리 드라마는 이제 동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중동, 아니 온 세계를 휩쓸고 있다. 왜 지구마을 사람들은 한국의 대중문화를 향유하고 소비하며 열광할까? 사실 한류는 가요·드라마·영화 같은 대중문화에서 비롯된 것이지, 우리가 소위 고급문화라고 하는 전통문화의 소산은 아니다. 분명 소녀시대와 슈퍼주니어 같은 댄스그룹이나 ‘엽기적인 그녀’와 같은 영화가 상징하듯이, 현대 한국의 대중문화는 전통과의 결별에서 얻어진 결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몇 해 전 문화적 토양이 유사한 아시아는 물론 열사(熱砂)의 나라 중동에서도 공전의 인기를 끈 ‘대장금’ 같은 드라마는 전통을 현재적으로 재해석한 가공품이다. 또한 일본 주부들의 심금을 울린 ‘겨울 연가’는 인류 보편의 순수한 사랑을 문화상품으로 재포장한 데서, 그리고 ‘쉬리’와 ‘태극기를 휘날리며’와 같은 영화는 냉전과 동족상잔이라는 한국적 특수성을 바탕으로 한 우리만의 독창적 이야기를 그린 데서 그 성공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한류의 성공은 근대 이후 홍수처럼 쏟아져 들어온 서구문화를 꼭꼭 씹어 소화해 자기화하고, 이를 소비함으로써 재생산이 가능하도록 해준 한국 시민사회의 문화적 저력과 역동성이 크게 작용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어떤 이는 한국문화나 이를 배태한 민족의 우수성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어깨를 우쭐거리는 반면, 다른 이는 한국의 대중문화를 미국과 일본문화의 모조품, 즉 짝퉁으로 “진정한 우리 것”이 아니라 “천박한 B급 문화자본의 파생물”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한류는 한마디로 그 성공 요인을 정의하기 어려운 지금 한창 진행 중인 문화현상이다. 문화 콘텐츠로서 한류가 끊임없이 소금을 쏟아내 바닷물을 짜게 해주는 요술 맷돌이 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전통시대 중국에서 흘러들어온 중국문화나 근대 이후 일본과 미국을 통해 파고든 서구문화나 모두 일방적 전파의 오만함을 보였다. 이와 달리 글로벌한 세상을 사는 오늘 지구마을의 문화적 관계망은 상생의 문화 주고받기가 되어야만 한다. 이러한 문화의 쌍방소통만이 우리 문화토양에서 자라난 한류라는 나무가 계속해서 세계를 향해 가지를 뻗을 수 있게 하는 자양분과 수분이 될 터이다.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시네마 베리테’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시네마 베리테’

    리얼리티 TV쇼가 폭발 중이다. 연예인들은 여전히 멋지고 아름답다. 하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그들이 연기하는 것은 그럴싸하게 꾸며진 삶이지 삶 자체가 아니다. 그들의 몫은 어쩔 수 없이 삶보다 작다. 언제나 꿈을 꾸고 싶다면 또 모를까, 허구의 세상에서 가면을 쓴 채 연기하고 노래하는 연예인과 현실을 견뎌야 하는 사람들이 친구가 되는 건 애초에 불가능하다. 그런 까닭에 언젠가부터 리얼리티 TV쇼가 보통 사람의 볼거리로 자리 잡았다. 싸우고 사랑하고 노력하고 쟁취하고 실패하는 진짜 사람을 보며 시청자들은 나와 비슷한 사람이 어딘가에서 같이 숨 쉬고 있다는 사실에 감동한다. 더 큰 감동으로 보상받으려면 시청자는 보고 있는 것에 조금의 조작도 없으리라고 믿어야 한다. 과연 그럴까. ‘시네마 베리테’는 리얼리티 TV쇼의 본격적인 시작점을 되돌아본다. 보통 사람들의 삶을 연출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담는다는 생각은 다큐멘터리 진영에서 오래 전부터 시도됐던 바다. 지가 베르토프(1896~1954)를 거쳐 장 루슈(1917~2004)가 이끌었던 그러한 다큐멘터리의 전통은 시네마 베리테로 불린다. 1970년대 초반 미국의 제작자 크레이그 길버트는 시네마 베리테와 TV쇼를 결합해보기로 한다. 인류학자가 원시 부족을 연구해 논문을 내놓듯이 길버트는 카메라로 미국 가족을 관찰해 시청자에게 보여주기를 원했다. 카메라가 켜지는 순간 진실이 수면 위로 올라올 것이라고 그는 확신했다.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그가 TV쇼의 대상으로 선택한 라우드 가족에게 약속한 것은 ‘계몽과 실험’이었다. ‘아메리칸 패밀리’라 이름 붙여진 TV쇼의 주인공은 캘리포니아 샌타바버라에 사는 라우드 일가족. 그들의 일상을 수백 시간에 걸쳐 기록한 필름은 12회 분량으로 편집돼 PBS에서 방영됐다. 1973년 당시 시청자들은 ‘아메리칸 패밀리’를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사적으로 묻어둬야 할 모습을 세상에 공개한 라우드 가족을 바보로 업신여겼고 방영 이후 의도하지 않게 괴물로 취급당한 라우드 가족은 다시 TV에 출연해 처지를 밝히고 편견과 싸웠다. 제작진이 드라마 전개에 개입한 게 문제의 발단. 방송국은 가족이 나누는 일상의 대화보다 가족의 갈등, 비밀, 이혼 따위의 선정적인 내용을 추구했고 시청률을 높이려고 멋대로 편집해 진실을 왜곡했다. 감독 샤리 스프링어 버먼과 로버트 풀치니는 대표작 ‘아메리칸 스플렌더’(2003)에 이어 TV를 도마 위에 올린다. ‘아메리칸 스플렌더’에서 실존 인물 하비 피카는 토크쇼에 나와 부정적인 태도를 보일수록 더욱 관심을 끈다. TV 프로그램은 기형적인 존재다. 진실은 사라진 지 오래고 기괴한 짓거리로 주목받으려고 안달인 정신병자들이 매일 TV에 등장하며 방송국은 호기심 끌기에 혈안이 돼 싸구려 볼거리를 주워 모은다. ‘시네마 베리테’는 리얼리티 TV쇼의 순수가 출발점에서부터 이미 변질했다고 말한다. 반면 가수 돈 헨리는 ‘더러운 세탁소’라는 노래에서 더러운 소식에 열광하는 대중을 비꼬았다. 주기에 받아먹는 걸까, 원하기에 주는 걸까. 순수가 죽은 자리에 더러움만 가득하다는 사실 외에 무엇이 답인지는 모른다. TV 영화로 제작된 ‘시네마 베리테’는 한국에선 홈비디오로 출시됐다. 영화평론가
  • [데스크 시각] 아길라와 빅뱅의 역전/문소영 문화부 차장

    [데스크 시각] 아길라와 빅뱅의 역전/문소영 문화부 차장

    2012년 5월에 찾은 필리핀 마닐라에도 여느 동남아 국가들처럼 한류가 도도하게 흐르고 있었다.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들이 아이돌 스타 ‘빅뱅’과 ‘샤이니’ 등의 K팝에 열광하는 모습이었고, 50~60대들은 한국 드라마에 빠져 있었다. 이민호 팬클럽뿐만 아니라 고현정 팬클럽도 있었다. 필리핀의 대졸 초임이 한국 돈으로 30만원 수준인데, K팝 콘서트 좌석 중 최고가인 25만원짜리 티켓이 가장 빨리 매진된다고 한다. 황성운 마닐라 한국문화원장은 지난해 신인급의 어느 아이돌 그룹이 마닐라에서 공연했는데 국내에서는 생각도 못할 ‘빅뱅’급의 환호를 받고는 잔뜩 고무돼 귀국했다고 귀띔해 줬다. 태풍이 몰아쳐 휴교령이 내린 날, 공교롭게 한국어 수강신청을 받았는데 그 악천후에도 새벽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고 한다. 최근 온라인으로 수강신청을 바꾸고 수강생을 200명에서 400명으로 늘렸는데도 2분 만에 신청이 끝난단다. 그들은 K팝을 따라 부르려고 한글을 배운다. 한류 열풍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필리핀이 이렇단다. 베트남과 태국의 열풍은 더 놀랍다고 했다. 태국의 한 기업 주재원은 최근 원전과 물관리 등 태국의 국책사업 수주를 놓고 한국기업과 유럽의 기업들이 경쟁하고 있는데 ‘한류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다고 했다. 태국의 한류 열기 덕분에 우리가 가진 기술 이상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필리핀의 한류를 보면서, 문득 30여년 전 한국에서 유행했던 필리핀 노래가 생각난다. 필리핀의 국민가수 프레디 아길라의 ‘아낙’(Anak)이다. 올해 59세인 아길라가 당시 애절하게 불렀던 아낙은 1978년 한국·일본 등 아시아를 강타했고, 미국에선 빌보드 차트 5위까지 올랐다. 당시 24살에 불과했던 아길라는 통기타 반주에 영어도 아닌 필리핀 공용어 타갈로그어로 노래했다. 한국에서는 이 노래를 시각장애인 가수 이용복이 ‘아들’로 번안해 더 인기를 끌었다. 1960년대 말까지 필리핀은 한국보다 잘살았다. 세계은행 자료를 보면 1960년 필리핀의 국내총생산(GDP)은 67억 달러로 39억 달러였던 한국의 1.8배였다. 그해 1인당 GDP는 필리핀이 257달러, 한국은 155달러였다. 심지어 1961년에는 필리핀이 270달러로 92달러였던 한국의 3배가 됐다. 그 시절에 필리핀 건축기술도 들어왔다. 대표적인 게 미국이 발주하고 필리핀 기술로 지은 광화문의 쌍둥이 건물인 미국 대사관과 전 문화체육관광부 건물이다. 1963년에 지은 장충체육관도 설계는 한국인이 했지만, 시공·감리를 필리핀 건설회사에서 했다. 필리핀은 미국에 앞서 1975년 중국과 수교를 맺었고, 1976년 아세안독트린을 발표해 독자적인 노선을 걸었다. 아무튼, 1960~70년대의 필리핀은 영향력이 있었다. 마닐라의 밤하늘을 보면서 30여년 전 ‘아길라’를 배출했던 필리핀과 ‘빅뱅’을 낳은 한국의 역전에 대해 생각해 본다. 역전의 이유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경제와 정치의 상관관계가 먼저 떠오른다. 경제가 몸이라면 정치는 머리다. 몸이 커지는 속도에 맞춰 두뇌 시스템이 커지고 적절하게 기능하지 않으면, 몸은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 필리핀의 경제와 문화에 낙후된 정치가 질곡으로 작용한 것은 아니었을까. 존경받는 독립운동가에서 독재자로 전락해 1986년 국외 추방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가족들을 보면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독재자 마르코스는 1989년 사망했지만, ‘3000켤레의 구두’로 사치와 허영의 퍼스트레이디로 찍혔던 이멜다 마르코스는 2010년 하원의원에 당선됐고, 그의 아들은 상원의원, 그의 딸은 주지사가 됐다. 한국인들은 ‘어떻게 그럴 수가’하고 경악하겠지만, 그들을 당선시킨 지역은 마르코스 가족의 17세기적 봉건 영지 같다. 지속 가능한 한류를 만들기 위해 정부와 민간에서 갖가지 계책을 내놓고 있다.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한 한류란 선진화된 정치시스템, 정치의식 등이 수반돼야 하지 않을까, 필리핀의 한류를 보며 그렇게 느꼈다. symun@seoul.co.kr
  •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주역 강수진·마레인 ‘카멜리아 레이디’를 말하다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주역 강수진·마레인 ‘카멜리아 레이디’를 말하다

    1840년대 프랑스 파리. 가장 인기 있는 쿠르티잔(부유층의 공개 애인)인 마르그리트 고티에와 명문가 청년 아르망이 사랑에 빠졌다. 아르망의 아버지의 반대로 마르그리트는 아르망을 떠나야 했지만, 아르망은 그녀가 화려한 과거의 삶을 찾아간 것으로 오해한다. 아르망을 그리워하며 폐병을 앓던 마르그리트가 쓸쓸한 죽음을 맞은 뒤에야 아르망은 마르그리트의 일기를 보고 진실을 깨닫는다.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자전적 소설 ‘라 트라비아타’(춘희)의 줄거리다. 이 작품은 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에게서 오페라로, 발레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에게서 ‘카멜리아 레이디’로 다시 태어났다. 화려한 안무와 쇼팽의 섬세한 음악이 조화된 명작 발레로 손꼽힌다. ●10년만에 내한… 강수진의 마지막 전막 공연 새달 15~17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이 이 작품을 전막으로 올린다. 10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인 데다, 발레리나 강수진의 마지막 전막 무대로 예상되면서 관심이 집중된다. 강수진과 마레인 라데마케르, 두 주역과 발레단 예술감독 리드 앤더슨에게 이 공연은 어떤 의미일까. 독일에서 공연 중인 이들과 이메일로 인터뷰하고 이를 재구성했다. 2008년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4년 만에 전막 무대에 오르는 강수진은 “설레고 매우 기쁘다. 특히 ‘카멜리아 레이디’는 정말 오랜만이라 더욱 특별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 작품으로 1999년 무용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를 받았다. “당시 나는 마르그리트의 감정에 접근하기 어려웠지만, 다양한 경험과 공연을 하면서 많이 배웠고 감정 표현도 수월해졌다.”면서 가장 좋아하는 역할로 마르그리트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상대역인 마레인에게도 이 작품은 소중하다. 2006년 아르망을 연기한 그 자리에서 주역 무용수로 승급되는 기쁨을 누렸다. 마레인은 “지금껏 나의 경력에서 가장 행복했던, 또 두려웠던 순간”이라고 떠올렸다. 작품 자체에 대해 이들은 확실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야기가 정말 좋고, 주인공의 감정과 감성이 춤으로 잘 표현된 작품이다. 특히 쇼팽의 아름다운 음악이 작품을 더 돋보이게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앤더슨 감독은 “이 작품을 계속하는 이유는 인물들이 매력적이고, 발레단의 모든 요소를 활용할 수 있는 장면이 많기 때문”이라면서 “무용수들에게 만족감을 주는 동시에 도전이 되는 멋진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마레인 “강수진과 춤추면 그 순간 특별해져” 이렇게 똘똘 뭉친 이들은 서로의 어떤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을까. “마레인은 따뜻하고 멋진 사람”이라는 강수진은 “무용수로서 기량이 무척 훌륭하고, 음악에 대한 이해도 남다르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랫동안 놀라울 만큼 안정적이고 서로 눈빛만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다.”면서 신뢰감을 드러냈다. 마레인은 “우리가 춤을 출 때 그녀는 선배가 아니다.”라며 다소 도발적인 말을 꺼냈다. “물론 나는 그녀를 무척 존경하지만, 무대에서는 상하계급이 존재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그는 “강수진과 춤출 때는 아무런 경계나 거리감 없이 감정을 전달하는 특별한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14살이라는 나이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까닭이기도 하다. 앤더슨 감독도 “강수진은 타고난 무대 체질이면서 사랑스럽고, 관객의 상상력을 사로잡는 것이 매력적이다. 두 무용수는 감정적으로 잘 어울리고, 관객을 열광시킨다.”고 말했다. 올해 강수진은 발레리나로서는 다소 나이가 많은 편인 45살이라, ‘마지막’을 운운하는 이들이 많지만 그는 당장 은퇴를 생각하지 않는다. ‘카멜리아 레이디’ 초연 당시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최고 무용수였던 마르시아 하이데나 브리지트 카일 등은 40대 중반에도 수석 무용수로 활동했다. 요즘 존 크랑코의 ‘레이디 앤드 더 풀’이나 모리스 베자르의 ‘제테 파리지엔’을 공연하는 등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아직 (은퇴에 대해)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은퇴 후에도 예술과 함께하는 삶을 살 거라고 확신한다.”는 강수진은 “(은퇴 후에는)25년 넘게 최고의 안무가와 일하면서 축적한 지식과 경험, 전 세계적인 교류를 한국 발레계에 전하고 싶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물론 지금 당장은 그의 은퇴를 떠올릴 때가 아니다. “주인공의 감정선을 따라 감상하면 더욱 재미있게 보게 될 것”이라는 그의 관전 포인트를 따라 작품을 즐기는 게 먼저다. 1577-5266.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도쿄 스카이트리 22일 개장… ‘경제대국 부활’ 상징물 기대

    도쿄 스카이트리가 22일 개장한다. 높이 634m로 타워로는 세계 최고 높이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일반 상업용 빌딩까지 포함했을 때는 아랍에미리트(UAE)의 부르즈칼리파(828m) 다음으로 높다. 63빌딩(264m)의 2.5배, 에펠탑(301m)의 2배 높이다. 2008년 7월 착공 당시 스카이트리의 예정 높이는 610m였다. 그러나 건설 도중 2010년 10월 개장한 중국 광저우타워가 같은 높이라는 점이 밝혀져 2009년 10월 634m로 변경했다. 중국과 일본이 높이 자존심 대결을 벌인 셈이다. 스카이트리 시행사인 도부철도 측은 개장 첫해 3200만명의 관람객이 이 타워를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도쿄 디즈니랜드의 연간 관람객 수 2535만명을 넘는 수준이다. 지난 7일 기준으로 입장권 예약은 100만명을 넘어섰다. 개장 당일 오전 경쟁률은 335대1에 달했다. 이처럼 일본인이 스카이트리에 열광하는 이유는 스카이트리가 단순한 타워 차원을 넘어 일본 경제의 부활을 이끄는 상징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1958년 완공된 도쿄타워는 2차 대전 이후 1950년대 일본 경제의 부흥을 상징하는 건물이다. 스카이트리 타워는 지난해 3·11 대지진 이후 무너진 일본 경제의 부활을 알리는 21세기 건축물이 될 것이라는 게 일본인들의 바람이다. 실제로 경기침체에 빠진 일본은 현재 ‘스카이트리발(發) 특수’가 일고 있다. 여행 업체들은 이미 스카이트리 특화형 관광 상품을 내놓았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는 스카이트리 연간 입장객이 3000만명만 돼도 437억엔(약 6100억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다른 경제연구소들도 스카이트리로 인해 연간 1조원에 가까운 경제효과가 나올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도쿄 스미다구에 들어선 스카이트리 타워는 전파 송신탑이다. 내년부터 NHK를 비롯한 6개 방송사의 디지털 방송용 송출탑으로 사용된다. 이 타워의 중간 콘크리트 부분에 강철 튜브들이 있어 이 튜브들이 구조적으로 중간부를 여러 구획으로 나눈다. 지진이 일어나면 콘크리트 코어 및 스틸 프레임은 건물 전체가 흔들리지 않게 서로 보완하도록 고안됐다. 총공사비는 650억엔(약 9580억원)이다. 이 타워의 공사를 주도한 도부철도 측은 스카이트리를 단순한 전파 송신탑으로 세우지 않았다. 350m 높이와 450m 높이에 각각 전망대가 있고, 300여개의 상점과 레스토랑, 천문대, 아쿠아리움 등 상업시설이 있는 ‘소라마치’(하늘동네)가 들어섰다. 소라마치는 1950년대 일본 서민들의 전통 상점가였던 ‘시타마치’를 그대로 재현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오늘의 눈] “아세요? 디아블로”/이영준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아세요? 디아블로”/이영준 사회부 기자

    “게임 하나 사려고 밤새 기다리는 게 한심하다고요? 명품에 미친 여성들, 어패럴 샤넬이 12년 만에 새 핸드백을 딱 4000개만 만들어 판매한다면 어떨 것 같습니까?” 지난 15일 온라인 게임 디아블로3 출시 이후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 두 가지 시각이 상존한다. “컴퓨터 게임 하나에 미친 듯 덤비는 걸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과 “개인 취향이다. 열광한다고 중독자로 매도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앞서 게임 한정판을 사겠다며 하루 전부터 수천명이 서울 왕십리역 판매대 앞 광장에서 진을 치고 날밤을 새웠는가 하면 전국의 PC방은 게임 마니아들로 넘쳤다. 접속자가 폭주해 벌써 서버 점검도 두 차례나 이뤄졌다. 주로 20~30대 남성들이다. 이들은 게임에 대한 팬덤을 공유한다. 재미와 쾌감의 향수도 갖고 있다. 이런 강한 흡인력이 기대감을 부풀려 폭발적 반응을 가져온 것이다. 물론 이들 중에는 중독자도 있다. 하지만 사리를 분별할 줄 아는 성인이 훨씬 많다. 이들은 자신이 중독자로 오해받는 게 마뜩잖다. 연신 혀를 차대는 사람들을 향해 “가수 조용필이 앨범을 내지 않다가 12년 만에 새 앨범을 들고 나온 것과 다르지 않다.”고 대꾸한다. 게임은 그들의 문화다. 게임에는 현실과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 자신이 투영된 캐릭터가 게임 속에서 울고 웃으며, 먹고 자기까지 한다. 팀을 짜서 사냥을 하고, 여행을 다니는 등 해 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지 못할 사이버 공간의 마력인 셈이다.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설명하기조차 힘든 그들만의 언어도 있다. 물론 현실과 사이버 세계를 구분하지 못하고 게임에만 몰입해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는 건 문제다. 그렇지만 이들의 문화를 ‘미친 짓’으로 매도하는 몰이해도 문제다. 그래서 경청하고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나와 다른 야구팀을 응원한다고, 나와 다른 연예인을 좋아한다고, 나와 다르다고 왜곡된 시각으로 재단하는 건 자폐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apple@seoul.co.kr
  • “내 어려움 극복 과정이 한국 학생들에 도움 됐으면”

    “내 어려움 극복 과정이 한국 학생들에 도움 됐으면”

    미국 프로농구 NBA에 ‘황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타이완계 출신 선수 제러미 린이 ‘미국 사회의 주류를 이루는 백인들이 아시아계 미국인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한 사람, 자신을 포함해 젊은 세대들에게 영감을 줄 뿐 아니라 롤 모델인 사람’으로 꼽는 이가 있다. 바로 2006년 미국 CBS 리얼리티 쇼 서바이버(Survivor)에서 아시아인 최초의 우승자로 이름을 날린 한국계 미국인 권율이 주인공이다. ●공황장애 등 이기고 젊은이의 롤모델로 ‘타이거 맘’의 저자로 유명한 에미이 추아 미 예일대 로스쿨 교수조차 “권율은 세상 모든 부모들이 꿈꾸는 아들상의 표본”이라고 치켜세울 만큼 그는 화려한 이력을 지녔다. 스탠퍼드 대학·예일대 로스쿨 졸업, 매킨지, 구글, 오바마 정부의 연방통신위원회 소비자보호국 담당 부국장, 미국 링크(Link) TV 뉴스프로그램 앵커, PBS의 ‘미국 모습을 드러내다’(America Revealed)의 진행자 등을 거쳤다. 하지만 어린 시절 그는 낯선 나라 미국에서 공황장애, 강박증 등 사회적 장애를 겪으며 우울한 시간을 보냈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어려움을 매일 극복하며 진화했고, 오늘의 그가 완성됐다. 권율이 자신의 발전과정을 담은 책을 출간했다. ‘나는 매일 진화한다’(중앙북스 펴냄)이다. 15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그는 “어린 시절, 강박증이 있어 하루에 손을 20번가량 씻었고, 불안장애도 있어 누가 날 쳐다본다는 걸 느끼면 땀이 멈추지 않았다. 공황장애도 있었고, 친구와 함께 공중화장실을 갔다가 공격을 당한 적이 있어 몇 년간 공중화장실도 못 갔고, 학교에선 백인 아이들로부터 왕따를 당했다.”면서 “지난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했는데 반응이 뜨거웠다. 한국의 많은 학생이 스트레스를 받고 외롭지만, 어려움을 해결하는 역할모델이 충분치 않았다. 그래서 내가 어려움을 극복했던 과정을 책으로 써야겠다 생각했다.”며 출판 계기를 밝혔다. 그는 이어 “책에는 개인적인 내용이 많이 담겨 있다. 어떻게 매일 진화할 수 있는지,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 어떻게 이를 극복하고 리더십을 기를 수 있었는지, 변화와 진화원칙을 어떻게 직장생활에 적용했는지 등 변화의 과정이 고스란히 실려 있다.”고 덧붙였다. ●“사람들 설득·감동시키는 리더십 필요” 그는 책에서 자신의 경험과 관찰을 통해 이 시대가 열광하는 리더의 조건이 무엇인지 정의한다. 또 ‘서바이버’ 우승 비결로 리더십 모델을 꼽았다. 그는 이제 한국 사회에서도 카리스마, 즉 힘 있고 대담하고, 압도당할 만큼 남성적인 리더십보다는 사람들을 설득하고 감동시키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1만 3000원.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영화리뷰] 조니 뎁과 8번째 조우… 영화 ‘다크섀도우’

    [영화리뷰] 조니 뎁과 8번째 조우… 영화 ‘다크섀도우’

    18세기 콜린스포트의 대지주이자 바람둥이 바나바스는 안젤리크란 여인을 건드린다. 문제는 안젤리크가 마녀란 사실. 바나바스가 조세트와 사랑에 빠지자 안젤리크는 저주를 건다. 바나바스가 사랑하는 여인은 절벽에서 뛰어내리도록 한다. 그리고 바나바스는 흡혈귀로 만든다. 산 채로 관에 묻힌 바나바스는 196년이 흐른 뒤 도로 건설 인부들에 의해 깨어난다. 자신이 살던 대저택에 가 보았지만 그곳에는 흉가나 다름없는 낡은 집과 궁핍하고 나사가 풀린 듯한 후손들이 있을 뿐. 게다가 마녀 안젤리크는 수산기업의 최고경영자로 변신, 콜린스퍼트를 지배하고 있다. 영화 ‘다크섀도우’(10일 개봉)는 본래 1966~71년에 방송된 TV시리즈다. 뱀파이어와 늑대인간, 시간여행 등 장르적인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고, 숱한 골수팬을 만들었다. 팀 버튼 감독과 그의 페르소나인 조니 뎁 역시 열광적인 팬이었다. 1990년 ‘가위손’으로 인연을 맺은 20년 지기가 여덟 번째로 의기투합한 까닭이다. 18~19세기 배경의 그로테스크한 고딕 스릴러(‘슬리피할로우’, ‘스위니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왠지 모르게 허술한 유령이 나오는 코믹 판타지(‘비틀쥬스’, ‘유령신부’), 기괴한 캐릭터를 내세운 동화·고전 비틀기(‘배트맨’, ‘화성침공’,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찰리와 초콜릿 공장’)는 팀 버튼의 장기다. 관객이 기대하는 건 익숙한 설정을 풀어가는 할리우드의 관습적인 문법을 비틀고, 쥐어 짜는 버튼의 기발함일 터. 하지만 ‘다크섀도우’에서 팀 버튼다움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프롤로그는 입이 떡 벌어진다. 200년 전 바나바스와 안젤리크의 악연을 빠른 편집으로 소개한다. 그러다 1970년대 초로 화면이 바뀐다. 사연을 가득 품은 듯한 눈빛의 빅토리아가 콜린스 가문의 가정교사가 되기 위해 기차를 타고 간다. 배경으로 무디블루스의 ‘나이트 인 화이트 새틴’이 깔리면서 오프닝 크레디트가 올라간다. 오디션 프로그램 ‘K팝 스타’의 박진영식 화법을 빌린다면 ‘처음 30분은 100점이라도 주고 싶어요.’쯤 되겠다. 그런데 중반 이후 이야기의 밀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매력 만점 캐릭터들을 한 보따리 풀어놓고 정작 엮어내질 못한다. 개연성도 부족하다. 위기에 빠진 바나바스를 두 차례나 구원하는 건 불쑥 등장한 유령 캐릭터다. 1억 5000만 달러의 제작비를 생각하면 비주얼도 고만고만하다. 미국 영화 평점사이트 로튼토마토닷컴은 이 작품의 신선도를 42%(평점 10점 만점에 5.4)로 집계했다. 그나마 끝까지 스크린에 시선을 붙잡아두는 건 배우들이다. ‘팀 버튼 사단’의 두 축 뎁과 헬레나 본햄 카터는 물론 미셸 파이퍼, 에바 그린, 클로이 모레츠까지 제 몫을 톡톡히 한다. 또 한 가지 매력을 꼽자면 음악이다. 직접 출연한 앨리스 쿠퍼를 비롯해 무디블루스, 카펜터스, 이기 팝, 도노반, 티렉스 등 적재적소에 쓰인 사운드트랙은 끝내준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문화마당] 복고문화, 불멸의 추억/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문화마당] 복고문화, 불멸의 추억/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벌써 20년이 되었다. 1992년 2월 17일 저녁. 당시 미국의 세계적인 팝그룹 ‘뉴키즈온더블록’ 내한 공연이 열렸다. 5인조 꽃미남 그룹을 보러 서울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으로 10~20대 팬들이 구름처럼 몰렸다. 공연이 시작되자 열광한 팬들이 무대 앞쪽으로 접근하면서 떠밀리기 시작했다. 100여명이 연쇄적으로 넘어지면서 공연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공연은 중단되었다. 70여명이 실신해 응급조치를 받았다. 그중 한 여성 팬은 끝내 사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은 속개됐다. 자정이 훨씬 지난 다음에야 끝났다. 당시 현장을 지켜본 한 관계자는 귀가 전쟁에 뛰어든 팬들로 불야성을 이뤘다고 전했다. 내한 공연이 있기 4개월 전, 독일의 베를린에서도 어린이 1명이 사망하고 900여명의 청소년이 다치는 사고가 있었지만 공연의 열기는 이성을 잃게 했다. 20년 만에 뉴키즈온더블록이 내한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1990년대 가장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보이그룹 ‘뉴키즈온더블록’과 ‘백스트리트보이스’가 결합해 현재 월드 투어를 펼치고 있다. 공연 이름도 뉴키즈온더블록의 약자 ‘NKOTB’와 백스트리트보이스를 일컫는 ‘BSB’를 합쳐 ‘NKOTBSB’라 명했단다. 이들은 지난해 5월 프로젝트 그룹 ‘NKOTBSB’를 결성하고 앨범을 발표해 화제를 낳았다. 그해 6월부터 전미 투어를 시작으로 월드 투어에 나섰다. 공연기획사 측은 이번 공연이 아시아 투어의 일환이자 지난 20년 전 사고를 추모하는 무대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앳된 청년에서 중년이 되었지만, 뉴키즈온더블록의 ‘스텝 바이 스텝’, 백스트리트보이스의 ‘애즈 롱 애즈 유 러브 미’는 지금의 기성세대들에게 여전히 10대 감성을 되새김질하게 하는 마력을 지녔다. 1992년 뉴키즈온더블록의 내한 공연 이후로 우리 가요계는 아이돌 그룹이 본격적으로 태동하는 계기를 맞았다. 동시에 장르적 외연도 넓히기 시작했다. 새로운 문화의 출현은 문화 충격으로 이어졌다. 당시의 10, 20대들은 이제 30, 40대가 되었다. 경제 활동의 주축 세력으로 성장한 이들은 구매능력까지 갖추며 문화 산업의 동력으로 자리했다. 지난 20년간 국내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급격한 성장을 이룩했다. 아날로그 세대에서 디지털 세대로 진화하면서 무수한 콘텐츠가 사랑을 받았다. 감수성이 예민한 10대들에게 새로운 음악과 비주얼, 또렷한 문화적 잔상들은 시간이 흘러도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 법이다. 2000년 초부터 불기 시작한 7080세대들의 복고 열풍은 2010년 이후 8090세대로 전이되고 있다. 영화에서도 8090의 복고 열풍은 거세게 불었다. 4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댄싱퀸’에선 그 당시를 자욱하게 만드는 배경이 넘쳐 흐른다. 청바지와 청재킷, 장발머리로 둔갑한 황정민. 사자머리에 왕 리본 머리띠를 두른 신촌 마돈나 엄정화. ‘예, 용필이 형 오셨어요?’라며 무전기 같은 대형 휴대전화를 꺼내는 이한위. 당시를 완벽하게 재현하면서 관객을 추억으로 버무린다. 거기에 20년 전 런던 보이스의 ‘할렘 디자이어’는 당시 나이트클럽을 초토화시켰던 대표 음악으로 군림했음을 굳건히 상기시킨다. 400만 관객을 눈앞에 둔 영화 ‘건축학개론’도 마찬가지다. 영화의 중심엔 휴대용 CD플레이어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있었다. 김동률, 서동욱이 결성한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은 당시 젊은이들의 가슴을 대변한 초상 같은 대표작이다. 20년 가까이 흘러도 탈색되지 않는 이 노래는 최근 한 가요프로그램에서 차트 상위권을 기록하면서 팬들의 추억을 더듬게 했다. 복고문화는 20년 주기로 형성돼 대중의 감성을 차오르게 한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목적지도 아닌데 순간 내리게 했던, 우산도 없이 빗속을 뛰어가다가 발걸음을 멈추게 했던,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노래가 나를 위한 노래라 여겼던 그 순간은 가슴에 또렷이 박제된다. 그리고 불멸의 추억으로 남아 또다시 우리를 흔들어 깨울 것이다.
  • 남자들이 철없는 이유, ‘맨업’에 있다

    남자들이 철없는 이유, ‘맨업’에 있다

    남자들이 나이를 먹어도 아이 같은 이유를 케이블채널 폭스라이프가 미국드라마 ‘맨업(Man Up!)’을 통해 밝힌다. 5일 밤 9시 국내 처음 방송하는 로맨틱 코미디 ‘맨업’은 사회적, 경제적으로 자립한 30대 남성들로 이뤄진 키덜트족(어린이의 감성을 추구하는 어른들을 일컫는 말)의 이야기다. 시트콤 ‘맨업’에 등장하는 소심한 남자, 제멋대로인 남자, 감성적인 남자 등 3가지 유형의 남자들을 통해 남자들이 나이가 들어도 철없는 이유를 알아본다. 첫째, 아이들처럼 장난감에 빠져 지낸다. 최근 왕성한 구매력을 가진 키덜트족들이 피규어나 만화책 등을 수집하면서 새로운 문화 소비자로 부상하고 있다. ‘맨업’의 주인공들 역시 콘솔형 게임기인 엑스박스 삼매경에 빠져있거나 스타워즈 광선검, 피규어 등에 몹시 열광하는 모습을 보인다. 두 번째, 전통적인 가구 형태가 해체되고 1인 가구가 증가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30~34세 미혼 가구 비중이 89.3%에 달했다. 시트콤 ‘맨업’의 남자 주인공들도 각각 유부남, 이혼남, 싱글남이다. 이들도 일반적인 형태의 가족을 꾸리는 것보다는 개인적인 시간을 즐기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자기 자신에게 투자하는 남자들이 많아지면서 패션, 뷰티 등의 분야에도 관심을 보이는 남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트콤 ‘맨업’에서도 특정 브랜드의 샤워 젤을 고집하다 아내에게 핀잔을 맞거나, 지나치게 화장에 치중해 동성애자로 오인 받는 장면이 등장해 폭소를 유발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남성 화장품 시장은 매년 평균 15%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반영구 화장 시술을 받는 남성들도 2008~2010년 새 매년 평균 11% 증가했다. 한편 ‘맨업’은 철없는 남자들의 로맨틱한 사랑 도전기를 그린다. 매주 토, 일요일 밤 9시 방송. 사진=폭스라이프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현대인 불안을 대신 ‘절규’한 값 1355억원

    현대인 불안을 대신 ‘절규’한 값 1355억원

    ‘치유의 화가’인 노르웨이 표현주의 예술가 에드바르 뭉크(1863~1944)의 대표작 ‘절규’(1895년)가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불안과 고독을 가득 품고도 마음껏 비명조차 지를 수 없는 현대인들 대신 ‘절규’한 대가다. ‘절규’는 2일(현지시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1억 1990만 달러(약 1355억원)에 낙찰됐다. 7명이 입찰에 참여했으며 전화 입찰자가 12분 만에 그림의 새 주인으로 낙찰됐다. 2010년 5월 미술품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던 파블로 피카소의 ‘누드, 녹색 잎과 상반신’의 가격(1억 650만 달러)을 뛰어넘었다. 판매작은 절규의 주요 네 가지 버전 중 유일하게 민간인이 소장한 작품으로 파스텔로 그렸다. 최종 낙찰자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카타르 왕족이 작품에 관심을 보였다는 설이 있다. 뭉크는 생전에 늘 불안했다. 순탄치 않은 삶 탓이다. 끊임없이 죽음과 마주쳤다. 다섯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9년 뒤 사랑하는 누나도 결핵으로 잃었다. 어린 누이는 정신질환에 시달렸고 남동생마저 젊은 날 죽었다. 뭉크는 “공포·슬픔·죽음의 천사가 태어날 때부터 내 옆에 있었다.”고 회상하곤 했다. 뭉크는 작품에 두려움을 끊임없이 표출했다. 아버지까지 숨진 뒤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에 빠졌던 그는 내면의 불안과 공포, 질투, 성적 욕망 따위를 화폭에 옮겼다. ‘절규’가 대표적이다. 핏빛 노을을 등지고 몸과 얼굴이 ‘S’자로 비틀어진 한 인물이 입을 크게 열고 소리친다. 지옥을 배경으로 그린 자화상이나 여성을 흡혈귀로 묘사한 회화 등 작품 대부분에 공포가 드리워져 있다. 미술·심리 전문가들은 뭉크의 작품 활동은 자기 치유의 과정이었다고 설명한다. 비슷한 시기를 살았던 네덜란드 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의 삶과 비교하면 치료 효과가 분명해진다. 분당 차병원 임상미술치료클리닉 김선현 교수는 “뭉크와 고흐는 같은 정신 질환을 앓았다.”면서도 “(심리적 불안·공포 등을) 적극적으로 표현한 뭉크는 81세까지 작품활동을 이어갔지만 (외부와의 교류에 소극적이었던) 고흐는 37세 때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고 설명했다. ●불행했던 뭉크, 자기 치유 위해 작품활동 현대인들이 ‘절규’에 열광하는 이유도 작품에서 얻는 치유의 효과 때문일지 모른다. 많은 대중이 뭉크가 느낀 상실의 아픔에 공감한다. ‘절규’에서 공포에 찬 주인공을 뒤쫓듯 묘사된 사람들은 나를 괴롭히는 직장 상사이거나 연인일 수 있고, 취업·결혼 등 억압적인 상황일 수도 있다.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은 “사람들은 함성 을 지르는 군중 속에 섞였을 때 쾌감을 만끽한다. ‘절규’를 볼 때의 느낌도 비슷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매 수익금으로 뭉크박물관·미술관 세우기로 ‘절규’는 작품이 겪은 온갖 수난 때문에 더 유명해졌다. 뭉크의 친구이자 후원자였던 노르웨이 사업가 토마스 올슨은 2차 대전이 발발해 독일군이 자국을 점령하자 나치 정권으로부터 미술품을 지키기 위해 소장하고 있던 ‘절규’ 등 뭉크의 작품을 이웃의 헛간에 숨기고 영국으로 탈출하기도 했다. 또 ‘절규’ 연작 가운데 노르웨이 국립미술관 소장 작품은 1994년 도난당했다가 몇 개월 뒤에, 뭉크미술관 소장 작품은 2004년 도난당했다가 2년 뒤 각각 되찾았다. 아버지로부터 작품을 물려받은 소장자 페테르 올센은 경매 수익금으로 노르웨이에 새 뭉크 박물관과 미술관, 호텔 등을 건립하는 기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샌델교수 새달 1일 연세대 강의

    샌델교수 새달 1일 연세대 강의

    ‘정의란 무엇인가’(이창신 옮김, 김영사 펴냄)로 2010년 한국 출판계를 강타했던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6월 1일 서울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공개 강연에 나선다. ‘정의란 무엇인가’ 열풍 당시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청중 4500명을 상대로 공개 강연을 진행한 바 있는 샌델은 이번에는 1만명의 청중 앞에 선다. 이번 강의 주제는 ‘시장과 도덕’(Markets & Morals).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샌델은 올해 같은 제목의 강의를 하버드대에 개설했고 이 내용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안기순 옮김, 와이즈베리 펴냄)이란 책으로 국내에 번역, 소개됐다. 샌델은 자유주의의 한계에 주목하면서 도덕과 종교의 역할에 주목하는 공동체주의를 주장했다. 한국에서 ‘정의란 무엇인가’가 큰 인기를 모았을 때 보수 언론들은 왜 우파의 주장에 좌파들이 열광하느냐며 불만을 토로했고, 거꾸로 샌델 자신은 우파들이 보는 그런 의미의 공동체주의자가 아니라면서 공동체주의라는 용어 자체를 폐기해 버렸다. 강연회는 연세대 경영대와 아산정책연구원의 공동 주최로 열리며 출판사인 와이즈베리 블로그(blog.naver.com/wise_berry)에 신청한 뒤 초대권을 받으면 참석할 수 있다. 무료.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내 인생역정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용기 줬으면”

    “내 인생역정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용기 줬으면”

    “나의 인생역정이 어려운 처지에 있는 학생들에게 자극이 돼 그들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낙원동의 세계프리스타일축구연맹 사무실에서 만난 회장 우희용(48)씨. 노란색으로 물들인 긴 머리의 우씨는 축구공을 가지고 자유롭게 묘기를 하는 프리스타일 축구 세계 1인자다. ●5시간 6분 30초 헤딩 기네스북 올라 1989년에는 5시간 6분 30초 동안 쉬지 않고 헤딩해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인 브라질의 호나우지뉴가 나이키 광고를 함께 찍다 우씨의 묘기에 반해 사인을 받기도 했다. 우씨가 최근 학교폭력 예방 전도사로 변신했다. 지난달 15일 마포구 상암고 강연은 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프리스타일 묘기 공연과 험난하기만 했던 우씨의 인생사를 적절히 섞은 한 시간가량의 강연에 아이들이 빠져들었다.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서울마포경찰서 경찰관의 권유로 학교폭력근절에 앞장서게 됐다. 아이들이 그를 주목한 것은 놀랄 만한 발재간 때문만은 아니다. 1남 4녀 가운데 장남이던 우씨는 늘 가난했다. 정신적인 문제로 가장 역할을 못하는 아버지를 대신해 어머니는 5남매를 책임졌다. 우씨의 유일한 희망은 축구였다. 초등학교부터 갈고닦은 기술이 꽃 피울 무렵인 고 3때 우씨는 무릎 성장뼈를 크게 다쳐 선수생활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꿈조차 허망하게 꺾을 수밖에 없었다. 우씨는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어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당시를 기억했다. 운동을 쉰 지 어언 2년, 우씨는 외환은행 본점의 창고를 지키면서 축구 연습을 계속했다. 우씨는 “출근 전, 후, 점심시간 틈틈이 지하주차장의 빈 곳에서 기술을 닦으며 하루에 7~8시간, 4년 동안 연습했다.”고 말했다. ●막다른 골목서 축구 묘기로 희망 찾아 국내에서는 재기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에 외국으로 건너갔지만, 운동장을 허락하는 곳은 3부 리그밖에 없었다. 막다른 곳에 다다랐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창고에서 갈고 닦은 축구 묘기가 떠올랐다. 세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축구 묘기를 보였다. 관중들은 열광했다. 우씨는 “청소년 시절 나의 힘들었던 모습이 청소년들에게 공감대를 보인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현재 우씨는 프리스타일 축구 보급에 앞장서는 한편 연예인 축구단 엔돌핀의 감독 자격으로 한 달에 두 번 정도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우씨는 “학교폭력으로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어디든지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주행 소음·떨림 없는 대형세단 같은 SUV

    주행 소음·떨림 없는 대형세단 같은 SUV

    사전 예약 1만 5000대. 100만원을 넘지 못하는 휴대전화가 아니라 3000만원에 가까운 ‘신형 산타페’의 예약 건수다. 단일 차종으로 한 달에 5000대만 팔아도 ‘대박’이라는 국내 자동차업계에서 출시되기도 전에 이런 인기를 누리는 차종은 없었다. 국내 소비자들은 신형 산타페에 왜 열광할까. 27일 부산에서 신형 산타페를 직접 타 보았다. 차 문을 열고 들어서자 프리미엄 ‘SUV’답게 안락한 시트가 기다렸다. 편안했다. 생각보다 내부 공간이 컸고 시야 확보도 좋은 편이다. 봄나들이와 여름휴가 등 온 가족나들이에도 무난할 듯싶다. 넓은 뒷좌석, 다양한 공간 활용까지 생각하면 레저용으로 손색이 없다. 시동을 걸었다. 디젤엔진 특유의 엔진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기존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다. ‘자동차 소음’을 대폭 개선한 안락한 SUV라는 현대차의 설명 그대로였다. 드라이브 모드로 변속을 하고 가속 페달에 발을 밟았다. 차가 빠르게 튀어 나갔다. 3세대 싼타페에 탑재된 2.2 R엔진 덕분이다. 고속도로에 접어들어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았다. ‘웅~~’하는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시속 100㎞를 넘어갔다. 강력한 2.2 R엔진이 발휘하는 200마력의 위력이 느껴진다. 초기 가속 능력뿐만 아니라 주행 중 가속에서도 R엔진의 파워를 느낄 수 있다. 160㎞에서도 주행 소음과 차체의 떨림은 거의 없었다. 마치 대형 세단과 같은 느낌이다. 시승을 마친 신형 싼타페의 최종 연비는 10.7㎞/ℓ. 테스트 드라이브였던 점을 생각하면 좋은 편이다. 공식 복합 연비는 14.4㎞/ℓ다. 문제는 가격이다. 현대차는 2800만원에서 3400만원 사이를 놓고 고심 중이다. 기존 싼타페보다 100만원 정도 올랐는데 이만큼 개선된 성능을 감안하면 아깝지 않다고 여길 소비자가 많을 것 같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스피드에 미치거나 디자인에 미치거나

    스피드에 미치거나 디자인에 미치거나

    따사로운 봄볕에 꽃이 흩날리는 계절이다. 남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으며 ‘부릉부르~응’ 쏜살같이 다른 자동차 사이를 질주하는 ‘꿈’.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은 꿈꿔 봤을 법하다. 문짝이 두 개라 실용성이 떨어지고 자동차 크기 대비 가격이 높아 남들이 잘 선택하지 않는 자동차. 하지만 스피드와 남의 시선을 즐기는 젊은이가 열광하는 스포츠 쿠페는 어떤 것이 있을까. 지난달 말 현대차에서 벨로스터 터보를, 지난 2월 폭스바겐에서 시로코 R라인을 출시하면서 한국지엠의 카마로와 더불어 스포츠 쿠페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벨로스터 터보, 레이싱카 같은 가속 배기음 스포츠 쿠페인 벨로스터 터보와 카마로, 스로코 R라인은 겉모습부터 남다르다. 자동차 문이 3개인 벨로스터, 개구리를 연상케 하는 시로코, 영화 트랜스포머의 범블비로 알려진 카마로. ‘어디를 가도 저 차는 뭐야?’라는 시선을 받게 된다. 이런 시선이 부담스럽다면 이들 차의 주인이 될 자격이 없다. 자동차의 크기는 중소형차급이다. 현대차의 아반떼보다 길이는 좀 길지만 폭은 좁히고 높이는 낮춰 날렵하게 디자인했다. 벨로스터 터보는 스포츠 쿠페를 표방하면서 차 문이 3개다. 운전석 쪽은 하나이지만 조수석 쪽은 앞뒤에 차 문이 있다. 고객의 편리함을 위한 배려이다. 육각형의 헥사고날 그릴(앞쪽 범퍼 위쪽)이 인상적인 전면부는 발광다이오드(LED) 포지셔닝 헤드램프를 적용해 한층 강인하고 세련된 인상을 준다. 옆모습은 바람개비를 형상화한 18인치 알로이 휠과 심플한 느낌의 사이드실 몰딩을 적용해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시로코는 간결한 일자형 그릴과 보닛으로 개구리 입 모양을 연상시킨다. 뒤로 갈수록 기울어지는 루프(자동차 천장)라인과 둥글둥글한 트렁크 부분은 웅크린 청개구리를 연상시키다. 반면 카마로는 전통적인 스포츠카 형태. 길고 넓은 보닛과 강한 직선으로 이뤄진 볼륨감 있는 디자인이 남성미를 뿜어낸다. ●시로코, 음악처럼 들리는 특유의 엔진음 심장인 엔진은 벨로스터가 1590㏄로 가장 작다. 힘(마력)은 시로코가 170마력으로 가장 약하다. 벨로스터가 204마력, 카마로가 312마력이다. 달리기 성능도 차이가 난다. 벨로스터 터보에 올라 가속 페달을 밟자 순간적으로 차가 튀어 나간다. 130㎞까지 무난하게 달린다. 힘이 넘친다. 엔진이 굉음을 내며 150㎞, 160㎞까지 거침없이 속도계 바늘이 올라간다. 가속 때 들려오는 배기음은 레이싱카만큼이나 스포티하다. 90도에 가까운 곡선 구간에서 코너링은 스포티한 외모만큼 민첩하다. 핸들링을 향상시킨 섀시통합제어시스템(VSM)이 곡선 주행에서의 차체 자세를 지원하기 때문이다. 작은 심장(1590㏄)에 힘(204마력)을 키우다 보니 고속 주행 때 낮은 연비, 엔진과 변속기의 대응 능력 등은 현대차가 앞으로 더욱 신경을 써야 할 부분처럼 느껴진다. ●카마로, 남성미 강하고 웅장한 엔진음 하지만 가장 큰 장점은 동급 성능의 수입차에 비해 저렴한 가격. 2000만원 초반대에 이렇게 멋진 디자인과 성능의 차량을 만들 수 있는 것은 현대차만이 가능할 듯싶다. 개구리 모양의 스로코 R라인은 디젤 특유의 엔진음이 매력적이다. 크지도, 거슬리지도 않도록 엔진음은 음악처럼 들린다. 역시 디젤의 명가 폭스바겐답다. 가속 페달을 밟자 170마력이라고 믿지 않을 정도의 가속력이 뿜어져 나온다. 작은 자체 때문인지 차선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150㎞, 160㎞, 170㎞까지 속도를 올려도 여유가 느껴진다. 곡선 주로에서도 노면을 움켜쥔 듯 빠져나간다. 낮은 차체에 따른 저중심 설계와 몸집에 비해 큰 신발(19인치 타이어) 때문이다. 시로코의 가장 큰 장점은 연비다. 속도를 100~170㎞ 사이로 자유로를 왕복했어도 연비가 12㎞/ℓ가 나왔다. 카마로는 전통적인 미국의 스포츠카 느낌이다. 길이가 벨로스터나 시로코보다 길고 자체가 낮아서인 듯하다. 카마로는 디자인뿐 아니라 엔진음까지 웅장했다. 312마력 6기통 엔진에서 뿜어나오는 ‘부룽~ 부루웅~’하는 소리는 달리고 싶은 욕망을 자극한다. 150㎞, 180㎞ 속도를 올릴수록 노면에 붙어가는 느낌 때문인지 속도를 더올리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시로코와 카마로 모두 4000만원대로, 젊은이들이 타기에는 부담스러운 것이 단점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IPTV·케이블 “공중파, 따라올 테면 와봐”

    IPTV·케이블 “공중파, 따라올 테면 와봐”

    이동통신 업체들이 인터넷TV(IPTV) 서비스에서 더 나아가 콘텐츠 제작에도 참여, 공중파 방송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통신과 방송의 융합 추세가 과거의 고유 영역을 빠르게 무너뜨리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프로야구 전 경기를 생중계하는 KT는 ‘올레tv’와 ‘올레tv나우’를 통해 주말마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경기만 골라서 시청할 수 있는 ‘편파중계’를 서비스하고 있다. 방송의 해설이 선택한 팀을 일방적으로 응원하는 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해설자와 시청자가 함께 흥분하고 실망하는 점이 기존 프로야구 중계와 전혀 다른 묘미를 전해준다. KT는 야구팬을 대상으로 객원해설가도 모집했다. KT 관계자는 “IPTV의 양방향 특성을 살려 올레tv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편파중계와 관련한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T는 올레tv나우 애플리케이션으로 프로야구를 보면서 재밌게 응원하는 사진을 이메일(event-otn@kt.com)로 보내는 이용자 중 야구경기 VIP 티켓을 주는 이벤트를 새달 2일까지 진행한다. 대표적 TV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12주째 결방에 목말라 있는 시청자들에게 희소식도 들린다. LG유플러스가 ‘U+TV’를 통해 공중파에서 볼 수 없는 ‘무한도전 특별편’을 직접 제작해 제공한다. 무한도전 특별편은 인터넷 방송용으로 제작됐기 때문에, 평소 공중파에서 보지 못한 출연진의 자유분방한 모습과 방송인 정준하의 결혼소식 등이 담겨 있다. SK브로드밴드는 ‘B tv’에서 애니메이션 ‘뽀로로’와 ‘로보카폴리’를 IPTV 독점으로 방영하고 있다. 뽀로로와 로보카폴리는 ‘뽀통령’(뽀로로+대통령)과 ‘폴총리’(로보카폴리+총리)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어린이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애니메이션. 또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뽀로로 시즌4는 EBS 방영 후 Btv에서 독점 방영할 예정이다. 이동통신 업체들의 서비스 차별화에 케이블방송도 가세했다. CJ헬로비전은 ‘헬로TV’에서 본 방송에 앞서 주문형비디오(VOD)로 TV 드라마를 먼저 시청하는 ‘퍼스트 VOD’ 서비스를 시작했다. 헬로비전 관계자는 “IPTV 업체와의 경쟁에서도 뒤지지 않고 VOD 이용자 확대를 위해 색다른 프리미엄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라며 “셋톱박스를 장착하면 스마트 TV 서비스가 가능한 셋톱박스 출시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CJ헬로비전은 케이블채널 ‘슈퍼액션’의 자체 제작 첫 드라마인 ‘홀리랜드’를 오는 28일 처음 제공한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160살 노인 몸으로 사는 20세 청년 사연

    160세 노인의 신체에 갇혀 사는 20세 청년의 삶이 언론에 소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더 선 등 현지 언론의 25일자 보도에 따르면, 올해 20살이 된 딘 앤드류는 소아 초기부터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허친슨-길포드증후군(Hutchinson-Gilford Syndrome·선천성 조로증)을 앓고 있다. 이 증후군은 전 세계에서 단 74건만이 보고된 희귀병이며, 정상으로 성장하는 것은 생후 수 개월까지이다. 5세 전후부터 동맥경화 등 노화현상이 진행되고 대부분 10세 전후로 사망한다. 올해 20살이 된 앤드류는 정상인 수준에서 160세의 신체로 살아가고 있으며, 허친슨-길포드증후군 환자 중 두 번째로 나이가 많다. 앤드류는 다양한 노인성 질환으로 고통스러운 10대를 보냈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심부전 증상이 생기면서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최근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요양하며 보내고 있다. 그의 생명을 연장해 줄 어떤 치료제나 치료방법도 알려진 바가 없는 상태다. 앤드류는 “지난 해 나와 같은 병을 앓고 있는 환자 3명과 함께 만난 적이 있다. 나는 그들에게 내가 20년 가까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이야기 해 줬고, 그들에게 삶에 대한 영감을 심어줬다.”고 말했다. 이어 “심부전 진단은 내 삶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았다. 나는 또래들과 달리 생활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 하지만 가족과 친구들이 언제나 곁에서 내게 힘을 줬다.”고 덧붙였다. 현재 그의 소망은 오는 9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선천성 조로증 환자들과의 만남이다. 그는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고, 운전을 배우고 의학대학에 진학하기도 했으며 하키와 축구에 열광해 왔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런던올림픽] 영국·브라질 피하면… 홍명보호 첫 메달 꿈만은 아니다

    [런던올림픽] 영국·브라질 피하면… 홍명보호 첫 메달 꿈만은 아니다

    축구의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 불가능한 건 아니다. 홍명보 감독은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부터 올림픽을 겨냥해 팀을 조련해 왔다. 2년 전 광저우아시안게임 때도 21세 이하 선수를 주축으로 팀을 꾸렸다. ●아프리카 U-23 우승한 가봉도 무서워 홍 감독은 여차하면 ‘사고’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단 조건이 있다. 24일 오후 7시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조추첨 결과를 봐야 한다. 홍 감독은 지난 22일 출국하며 “행운을 바라는 것도 사실이지만, 우리가 얼마나 철저히 준비하느냐에 달렸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래도 꺼려지는 팀과 바라는 팀은 있다. 시드와 포트 배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전례를 보면 대륙별 분배 원칙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4개의 포트에서 대륙별로 1개팀씩 꺼내 조를 만드는 것이다. 변수는 오만-세네갈의 플레이오프(24일 오전 3시 45분·영국 코벤트리). 결과에 따라 가장 약체인 뉴질랜드가 아프리카와 아시아포트 중 어느 쪽에 속할지가 결정된다. 오만이 이길 경우 뉴질랜드가 아프리카포트로 가게 돼 우리와 한 조에 묶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뭘까. 일단 홍 감독이 ‘콕 찝어’ 기피하고 있는 상대는 영국이다. ‘축구종가’의 열광적인 응원과 홈 이점이 부담스럽다. 영국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웨일스·북아일랜드가 단일팀을 이뤄 1960년 로마대회 이후 52년 만에 올림픽축구에 나선다. 데이비드 베컴(LA갤럭시),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이 와일드카드 후보에 올라 있다. 이름부터 주눅든다.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도 두렵다. 올림픽 예선 9골로 득점왕에 오른 ‘신성’ 네이마르(산투스)를 앞세워 단 한번도 이루지 못한 금메달의 한을 풀 계획이다. 가봉도 만만치 않다. 첫 출전이지만 지난해 핌 베어벡(네덜란드) 감독의 모로코를 누르고 아프리카축구연맹(CAF) U-23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FIFA 130위 뉴질랜드 달콤한 사냥감 비단길도 있다. 홍 감독은 “유럽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팀, 북중미팀과 한 조에 속하는 게 최상”이라고 했다. 벨라루스와 멕시코를 염두에 뒀다. 벨라루스는 공포의 유럽포트 중 그나마 무난하다. 구 소련에서 독립한 뒤 첫 출전. 지난해 U-21선수권대회에서 체코를 꺾고 3위를 차지해 극적으로 런던행 티켓을 쥐었다. 하나 아무래도 스페인·스위스보다 중량감이 떨어진다. FIFA랭킹 68위다. 멕시코도 해 볼 만하다. 굵직한 대회마다 자주 부딪쳐 친숙하다. 홍 감독은 북중미 예선(3월 28일~4월 5일)을 참관한 뒤 “오히려 온두라스가 더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뉴질랜드는 16개국 중 FIFA랭킹(130위)이 가장 낮다. 오세아니아 대륙예선에서 무혈입성했다. 나머지 15개국이 모두 노리는 ‘달콤한 사냥감’이다. 세네갈과의 대륙별PO에서 오만을 응원하는 이유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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