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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맨발의 선미, 응원 열기 만큼은 ‘24시간도 모자라’

    [영상] 맨발의 선미, 응원 열기 만큼은 ‘24시간도 모자라’

    가수 선미가 월드컵 거리응원 공연에서 자신의 히트곡 ‘24시간이 모자라’를 열창하며 응원열기를 끌어 올렸다. 23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 에스타디오 베이라-리오에서는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 한국과 알제리의 경기가 열렸다. 이날 경기에 앞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영동대로에서는 오전 2시부터 ‘SBS 월드컵 특집 거리응원전-즐겨라 대한민국’의 라디오 공개방송이 꾸며졌다. 김창렬과 허준의 사회로 진행된 무대에는 씨스타, 배치기, AOA, 선미, 캔, 티아라 등이 출연해 축구 국가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선미는 자신의 히트곡 ‘24시간이 모자라’를 비롯해 ‘보름달’ 무대까지 선보이며 응원에 참여한 시민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영상] 경기보다 더 신났던 티아라의 ‘넘버나인’ 열창 응원

    [영상] 경기보다 더 신났던 티아라의 ‘넘버나인’ 열창 응원

    걸그룹 티아라가 월드컵 거리응원 공연에서 자신들의 히트곡 ‘넘버나인’을 열창하며 응원열기를 끌어 올렸다. 23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 에스타디오 베이라-리오에서는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 한국과 알제리의 경기가 열렸다. 이날 경기에 앞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영동대로에서는 오전 2시부터 ‘SBS 월드컵 특집 거리응원전-즐겨라 대한민국’의 라디오 공개방송이 꾸며졌다. 김창렬과 허준의 사회로 진행된 무대에는 씨스타, 배치기, AOA, 선미, 캔, 티아라 등이 출연해 축구 국가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티아라는 ‘넘버나인’을 비롯해 ‘롤리폴리’, ‘러비더비’ 무대까지 선보이며 응원에 참여한 시민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사진=스포츠서울닷컴 제공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월드컵]미국vs포르투갈 전, 美서 2500만명 시청…역대 1위

    [월드컵]미국vs포르투갈 전, 美서 2500만명 시청…역대 1위

    한국시간으로 지난 23일 새벽에 펼쳐진 미국과 포르투갈의 월드컵 경기가 미국 축구경기 중계 사상 최고 시청기록을 기록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의 24일자 보도에 다르면 미국 내에서 당일 경기를 본 사람은 총 2500만명으로 추정된다. 이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결승전인 스ㅔ인과 네덜란드의 경기 시청기록인 2430만 명을 훌쩍 넘어선 수치다. 미국이 직접 뛴 경기의 최고 시청기록은 1999년 미국에서 열린 여자월드컵축구대회의 결승전(미국 우승)으로, 당시 1790만 명이 동시 시청했다. 이번 기록은 전 세계가 열광하는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나 NBA 프로농구 시청기록과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 야구의 경우 최고 기록은 2013년 월드시리즈로 당시 1490만 명이 봤고, NBA 역시 같은 해 1550만 명이 경기를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브라질 월드컵의 미국-포르투갈 경기를 가장 많이 본 지역은 워싱턴 DC이며,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뉴욕 등지가 뒤를 이었다. 시카고에서는 2만 명이 집결해 함께 경기를 시청했으며,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트위터에는 이와 관련한 800만 개의 트윗이 올라온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현상은 미국인 사이에서 ‘달라진 축구위상’을 짐작케 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는 루카스 로버트(25)는 “사실 축구는 ‘미국의 경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는 축구 이외에 잘 하는 스포츠 종목이 많기 때문에, 월드컵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활약하는 미국 국가대표팀이 매우 자랑스러우며, 처음으로 친구들과 다 함께 응원에 나섰다”고 전했다. 시청자가 대폭 늘어난 것은 경기 시간과도 연관이 있다. 미국 내에서 404만 명이 시청한 브라질 월드컵 개막전은 미국 현지시간으로 12일 오후 3시 30분에 열렸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은 낮 12시에, 2010년 남아공월드컵은 오전 9시 30분에 열린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시청이 용의한 시간대다. 한편 현재 1승 1무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은 G조에서 2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 시간으로 27일 오전 1시 독일과의 경기를 통해 16강 진출이 결정될 예정이다. 사진=게티 이미지/멀티비츠 이미지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잘생긴 美 흉악범 페이스북 사진에 ‘좋아요’ 쇄도

    잘생긴 美 흉악범 페이스북 사진에 ‘좋아요’ 쇄도

    미국에서 경찰이 페이스북에 올린 흉악범 사진에 5만명이 넘는 사용자가 ‘좋아요’를 누르고 빼어난 용모를 칭찬하는 댓글이 쏟아져 화제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많다. 20일(현지시간) ABC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에 제레미 믹스(30)라는 강도 용의자 얼굴 사진을 올렸다. 스탁턴 경찰은 전날 연방수사국(FBI) 등과 함께 펼친 우범자 일제 소탕 작전 때 체포된 수배자 가운데 한명인 믹스의 ‘범죄자 식별용 얼굴 사진’을 관행에 따라 페이스북에 올린 것이다. 믹스는 불법 무기 소지와 강도 등의 혐의로 경찰의 추적을 받아왔으며 체포 당시 자동차 트렁크에는 불법 총기가 실려 있었다. 그런데 페이스북에는 믹스의 잘 생긴 얼굴에 열광하는 반응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믹스는 조각 같은 얼굴에 밝고 푸른 눈을 지닌 매력적인 미남이다. 20일 오전까지 믹스의 얼굴 사진에 5만 2000여명이 ‘좋아요’를 눌렀고 1만 4000여건이 ‘칭찬 댓글’이 달렸으며 5800여 차례 공유가 됐다. 댓글 가운데는 “엄마, 난 범죄자와 사랑에 빠졌어요”라거나 “잘 생긴 게 죄냐?”는 등 믹스를 옹호하는 내용이 많았다. “저렇게 잘 생긴 남자가 범죄자일 리가 없다”면서 “보석금으로 10달러를 기부하겠다”는 여성도 있었다. “얼굴이 아깝다”면서 “범죄를 그만두고 옷 광고 모델을 하라”는 격려성 글도 많았다. 유치장으로 찾아간 지역 방송 KXTV 기자에게 믹스는 “관심에는 감사하지만 실물은 사진 만큼 잘 생기지 않았다. 강도를 저질러 몇년 동안 교도소에 갇혀 있었고 자랑스러울 건 없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2010년 미건 시몬스라는 20대 여성이 음주 운전을 하다 붙잡혀 죄수복을 입고 찍은 ‘범죄자 식별용 얼굴 사진’이 페이스북에 공개되자 “예쁘다‘, ”전화번호 좀 알려주라“는 등 수많은 남성이 열광한 적이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中언론 “한국 비겼지만 ‘태권도 축구’ 선보여”

    中언론 “한국 비겼지만 ‘태권도 축구’ 선보여”

    아시아를 대표해 2014 브라질월드컵에 참가한 한국의 경기를 지켜만 봐야하는 중국 언론의 심기가 불편한 것 같다. 지난 19일 중국 푸젠성에서 발간하는 석간지 푸저우완바오(福州晚报)와 일부 언론이 한국 대표팀이 러시아와의 H조 1차전에서 태권도를 선보였다고 보도했다. 전날 벌어진 한국과 러시아의 경기를 평가하는 이 기사에서 신문은 “한국은 수비할 때 태권도를 아낌없이 사용해 세계 축구팬들에게 비난을 받았다”고 전했다. 푸저우완바오가 한국 대표팀의 ‘태권도 대표’(?) 로 꼽은 선수는 기성용과 구자철이다. 기성용은 이날 알렉산드로 사메도프와 경합 과정에서 태클을 시도하다 옐로카드를 받은 바 있다. 또 신문은 “한국이 선제골을 넣고도 비긴 것은 안타깝지만 수억 명 앞에서 한국 국기인 태권도를 선보일 수 있었다”고 촌평했다. 한편 중국인들의 월드컵에 대한 관심은 세계에서 두번째라면 서러울 정도로 열광적이다. 그러나 중국언론은 2002년 이후 10년 넘게 월드컵 그라운드를 밟지못한 아픔을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게 화풀이(?)하는 모양새다. 지난 17일 지난르바오(濟南日報)는 코트디부아르에게 역전패한 일본 소식을 전하면서 “일본이나 호주 뿐 아니라 한국과 이란도 조별예선 통과가 어려운 상황” 이라면서 “이것이 세계와 아시아 축구의 수준 차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오늘의 눈] 정치인의 의리/이영준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정치인의 의리/이영준 정치부 기자

    역사 속에 나타나는 ‘의리’는 긍정적이다. 중국 역사소설 삼국지에서 도원의 결의로 의형제를 맺은 뒤 평생 배신하지 않은 유비·관우·장비는 ‘의리의 상징’으로 통한다. 반면, 적토마를 선물 받은 대가로 자신의 양아버지인 정원을 죽인 뒤 동탁에게 투항한 여포는 ‘배신의 아이콘’이 됐다. 요즘 선글라스와 가죽 점퍼 차림에 주먹을 불끈 쥐고 우스꽝스럽게 ‘의리’를 외치는 배우 김보성에게 대중이 열광하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배신에 지치고 의리에 목말라 있다는 방증인지도 모른다. 약삭빠른 정치권이 그런 대중의 갈증을 놓칠 리 없다. 새누리당의 7·14 전당대회에 출마한 서청원·김무성 의원은 서로 자기가 ‘의리의 대명사’라며 자화자찬에 나섰다. 앞서 6·4 지방선거 때 여권은 “박근혜 대통령을 뽑아준 의리로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해 달라”며 국민들에게 읍소했다. 그런데 정치인이 말하는 의리는 그 속살이 다르다. 정치인의 의리에는 과거에 눈감게 하려는 책략이 숨어 있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지지하라’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그렇게 하면 검증은 의리라는 명분 하나에 묻혀버리고 만다. 비리를 저질러 구악(舊惡) 이미지가 덧씌워진 정치인이 강조하는 의리는 ‘과거로의 회귀’에 불과하지만 여기에는 ‘의리와 배신’이라는 강력한 프레임이 깔려 있다. ‘배신자’라는 낙인으로 한쪽 길을 막은 뒤 자기 쪽으로 표를 던지도록 종용하는 술수다. 사실 현실 정치의 본질에는 배신이 깔려 있다. 정치적 야망을 향한 길 위에서 경쟁자들을 넘어뜨려야 살아남는 게임이다. 영원한 아군도, 적군도 없는 곳이 바로 정치판이다. 그런 곳에서 권력을 지향하는 정치인들이 의리를 말하고 있다. 과연 순수한 의미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조직 폭력배들이 의리를 강조하는 이유는 배신이 잦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있다. 정치판을 조폭 집단에 비교하는 건 너무하다는 반론도 있을 수 있겠지만, 정치인들의 의리도 이들과 맥락이 크게 다르지 않다. 배신이 난무하는 정치판의 한복판에서 외치는 의리를 믿기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역사 속에서 의리가 고결한 가치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은 말보다 행동으로 의리를 실천했기 때문이다. 진짜 의리는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법이다. 정치인들도 말로만 의리를 외치며 유권자들을 현혹하기보다 민생의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낮은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국민이 준 한 표에 대한 의리를 지키는 길이다. apple@seoul.co.kr
  • “대~한민국”… “한국 응원가는 축구종가보다도 더 뜨거워”

    “대~한민국”… “한국 응원가는 축구종가보다도 더 뜨거워”

    18일 오전 6시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브라질월드컵 한국-러시아전이 시작되려면 아직 멀었지만, 새벽 공기는 이미 뜨겁게 달아올랐다. 2만여명의 인파 틈에서 붉은 옷을 입고 “대한민국~! 짝짝 짝 짝짝”을 외치는 이국적인 용모의 청년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 유난히 큰 키에 이국적인 외모를 지닌 알렉산더 톰슨(왼쪽·22·러시아계 덴마크인)은 “아버지의 모국 러시아는 또 하나의 고향이지만, 오늘만큼은 한국이 이기길 바란다”면서도 “왠지 러시아가 1대 0으로 한국을 이길 것 같다”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올해 3월 영국 런던의 카스비즈니스스쿨에서 서울대에 교환학생으로 온 톰슨은 “런던에서 만난 한국인 룸메이트는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다”며 “한국에 온 것은 2011·2012년에 이어 세 번째”라고 말했다. 한국인 친구가 3년 전 그에게 지어줬다는 한국 이름은 ‘김태성’이라고 했다. 경기 내내 멋진 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태극기를 펼치며 열띤 응원을 하던 톰슨은 “한국인의 응원 열기가 축구 본고장 영국 못지않다”고 밝혔다. 이날 영동대로 거리 응원에는 서울대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학위 과정을 이수하고 있는 외국인 학생과 그들을 돕는 한국인 재학생들의 모임인 ‘스누버디’ 회원 50여명이 함께했다. 알렉산더도 그중 한 명이었다. 안재구(21·지리학과) 씨는 “응원을 위해 밤 9시부터 스위스, 덴마크, 프랑스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학생들이 함께 뭉쳐 밤을 지새웠다”면서 “외국 학생들이 먼저 거리응원을 나가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스누버디 회원들은 영동대로를 가득 메운 응원 대열 곳곳에 뿔뿔이 흩어져 있었다. 지난해 유튜브를 통해 세계적인 가수가 된 싸이가 ‘강남스타일’을 부르자 엉덩이를 가장 열심히 흔들며 말춤을 추는 것도 이들이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의 유럽비즈니스스쿨을 다니다 온 비에트 안 누옌(22·베트남계 독일인)은 “독일도 축구에 열광하지만 맥주를 너무 많이 마시는 탓에 응원가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데 한국에서는 노래를 또렷하게 부르며 춤까지 추니까 훨씬 흥이 돋는다”면서 “분데스리가(독일 프로축구)에서 각광받는 ‘소니’(손흥민 선수 애칭)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4강신화를 재연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래도 우승후보는 단연 독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외국인 학생 가운데 밤샘응원의 피로를 견디지 못하고 몸져누운 이들도 눈에 띄었다. 스위스 세인트갈렌대학 3학년인 디에고 쉬륵(23)은 “스위스에서도 월드컵이 큰 행사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케이팝 스타가 와서 공연하고 새벽 시간에 온 가족이 나온 광경을 보니 한국의 응원 열기가 훨씬 뜨거운 것 같다”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 제13대학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하는 아멜 젠구(26·여)는 “삼성, 케이팝을 제외하고는 프랑스인들이 한국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다”면서 “프랑스로 돌아가면 외교관 시험을 치를 예정인데, 중국과 일본 사이의 한국의 저력을 월드컵에서 확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승부는 아쉽게도 1-1 무승부로 마무리됐지만, 한국 월드컵 응원문화를 제대로 체험한 외국인 학생들은 “앞으로 한국 하면 케이팝뿐 아니라 월드컵과 붉은악마가 떠오를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글 사진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밤 새운 붉은 물결… 잠 깨운 붉은 함성

    밤 새운 붉은 물결… 잠 깨운 붉은 함성

    전국이 또 한 번 붉게 타올랐다. 2014브라질월드컵 한국의 조별리그 첫 경기 러시아전이 열린 18일, 시민들은 새벽부터 승리를 기대하며 목청을 높였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뿌리내린 거리응원전은 이번에도 전국의 광장과 도로 등에서 펼쳐졌다. 본지 새내기 기자인 이슬기·최선을 기자가 유쾌한 난장이 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2만 8000여명(주최측 추산·경찰 추산 1만 8000명)의 ‘12번째 태극전사’들과 밤을 지새웠다. 무거운 눈꺼풀을 애써 추켜올리며 양볼을 찰싹 때렸다. 꼬박 4년, 옷장 구석에 처박혀 빛 볼 날을 기다린 붉은색 티셔츠는 잦은 회식으로 불어난 살 탓에 불편했다. 축구대표팀 공식응원단 ‘붉은악마’가 주도한 광화문광장 거리응원 현장에서 러시아전을 기다리는 일은 강한 인내심이 필요했다. 18일 0시쯤 광화문광장에는 이미 3000명이 모여들었다. 약속이나 한 듯 빨간 옷을 갖춰 입은 시민들은 악마 뿔이 달린 머리띠를 쓰고 삼지창 등을 든 채 자정부터 시작된 인디밴드 공연 등을 즐겼다. 현장에는 기말고사를 끝내자마자 달려온 대학생부터 유모차를 끌고 온 부부, 교복을 입고 온 중·고교생 등 남녀노소가 따로 없었다. 오전 1시, 대형스크린으로 우리와 같은 H조에 속한 벨기에-알제리전을 관람할 무렵 빗방울이 떨어졌다. 우산을 펴들거나 비옷을 꺼내 입는 시민도 있었지만 일부 청년들은 비를 맞으며 도리어 즐거워했다.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참사 이후 도통 웃을 일 없었던 시민들은 오랜만에 긍정의 에너지를 공유하고 있었다. 거리응원 때마다 그렇듯 이번에도 광장은 기업들의 판촉 전쟁터로 변했다. 모바일 메신저용 게임을 내려받으면 뿔이 달린 머리띠를 줬고 한 유제품업체는 시민들에게 커피우유와 요구르트를 건네며 홍보하기에 바빴다. 무료 배포된 빨강 응원봉에는 맥주 상표가 또렷이 새겨져 있었다. 광화문광장 한쪽에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질까 봐 걱정하는 이들이 지키고 있었다. ‘벌써 잊으셨나요’라고 쓴 피켓을 들고 광화문 광장에 선 방한나(33·여)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뉴스를 보는 것조차 괴롭고 나도 잊고 싶었지만 진상 규명도 되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월드컵에 열광하는 걸 보니 벌써 잊은 건 아닌지 걱정돼 나왔다”고 말했다. 졸음을 겨우 참아가며 자정부터 버티기를 7시간. 결전의 시간이 오자 대형스크린에는 브라질 쿠이아바의 판타나우 경기장에 대열을 갖춰선 태극전사들의 모습이 비쳤다. 호각 소리와 함께 경기가 시작되자 시민들은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선수보다 더 긴장한 듯 보이는 응원객도 있었다.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까지 동참하면서 광장은 점점 달아올랐다. 시민들은 우리 선수들이 공을 빼앗아 역습하거나 슈팅을 날릴 때마다 환호했고 위기의 순간에는 일제히 탄식을 내뱉었다. 모두가 감독이 돼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와 전략을 평가하기에 바빴다. 후반 23분, 교체투입된 이근호(29·상주 상무)가 과감한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넣자 광장은 용광로처럼 달아올랐다. 무박 2일 응원의 피로가 단박에 씻겨져 나갔다. 깜박 잠이 들었던 시민들도 터져 나온 함성에 용수철처럼 몸을 일으켜 함성을 내질렀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불과 6분 뒤 러시아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제니트)가 동점골을 넣자 탄식이 터져 나왔다. 90분의 혈전은 1-1,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아쉬울 법도 했지만 시민들은 “생각보다 선전했다”며 태극전사에게 진심 어린 박수를 보냈다. 또한 밤새 하나가 됐던 옆자리의 붉은악마들을 격려했다. 대학생 장승완(20)씨는 “마지막 평가전에서 워낙 부진해 걱정했는데 16강 희망을 이어가게 됐다”면서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이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천근만근 무거운 몸을 이끌고 음료수 캔과 비닐봉지 등을 치운 뒤 하나 둘 사무실과 학교, 집으로 흩어졌다. 타이완 유학생 안감(19)은 “밤샘 거리응원이 신기했고 한국인들의 단결력과 질서의식이 존경스러울 정도”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오랜만에 마음껏 소리지르며 응원전에 참여했던 기자도 졸린 눈을 비벼가며 사건 현장으로 향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미모의 20대 프랑스女, 응원전 참가했다가…

    미모의 20대 프랑스女, 응원전 참가했다가…

    18일 오전 6시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브라질월드컵 한국-러시아전이 시작되려면 아직 멀었지만, 새벽 공기는 이미 뜨겁게 달아올랐다. 2만여명의 인파 틈에서 붉은 옷을 입고 “대한민국~! 짝짝 짝 짝짝”을 외치는 이국적인 용모의 청년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 유난히 큰 키에 이국적인 외모를 지닌 알렉산더 톰슨(왼쪽·22·러시아계 덴마크인)은 “아버지의 모국 러시아는 또 하나의 고향이지만, 오늘만큼은 한국이 이기길 바란다”면서도 “왠지 러시아가 1대 0으로 한국을 이길 것 같다”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올해 3월 영국 런던의 카스비즈니스스쿨에서 서울대에 교환학생으로 온 톰슨은 “런던에서 만난 한국인 룸메이트는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다”며 “한국에 온 것은 2011·2012년에 이어 세 번째”라고 말했다. 한국인 친구가 3년 전 그에게 지어줬다는 한국 이름은 ‘김태성’이라고 했다. 경기 내내 멋진 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태극기를 펼치며 열띤 응원을 하던 톰슨은 “한국인의 응원 열기가 축구 본고장 영국 못지않다”고 밝혔다. 이날 영동대로 거리 응원에는 서울대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학위 과정을 이수하고 있는 외국인 학생과 그들을 돕는 한국인 재학생들의 모임인 ‘스누버디’ 회원 50여명이 함께했다. 알렉산더도 그중 한 명이었다. 안재구(21·지리학과) 씨는 “응원을 위해 밤 9시부터 스위스, 덴마크, 프랑스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학생들이 함께 뭉쳐 밤을 지새웠다”면서 “외국 학생들이 먼저 거리응원을 나가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스누버디 회원들은 영동대로를 가득 메운 응원 대열 곳곳에 뿔뿔이 흩어져 있었다. 지난해 유튜브를 통해 세계적인 가수가 된 싸이가 ‘강남스타일’을 부르자 엉덩이를 가장 열심히 흔들며 말춤을 추는 것도 이들이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의 유럽비즈니스스쿨을 다니다 온 비에트 안 누옌(22·베트남계 독일인)은 “독일도 축구에 열광하지만 맥주를 너무 많이 마시는 탓에 응원가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데 한국에서는 노래를 또렷하게 부르며 춤까지 추니까 훨씬 흥이 돋는다”면서 “분데스리가(독일 프로축구)에서 각광받는 ‘소니’(손흥민 선수 애칭)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4강신화를 재연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래도 우승후보는 단연 독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외국인 학생 가운데 밤샘응원의 피로를 견디지 못하고 몸져누운 이들도 눈에 띄었다. 스위스 세인트갈렌대학 3학년인 디에고 쉬륵(23)은 “스위스에서도 월드컵이 큰 행사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케이팝 스타가 와서 공연하고 새벽 시간에 온 가족이 나온 광경을 보니 한국의 응원 열기가 훨씬 뜨거운 것 같다”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 제13대학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하는 아멜 젠구(26·여)는 “삼성, 케이팝을 제외하고는 프랑스인들이 한국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다”면서 “프랑스로 돌아가면 외교관 시험을 치를 예정인데, 중국과 일본 사이의 한국의 저력을 월드컵에서 확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승부는 아쉽게도 1-1 무승부로 마무리됐지만, 한국 월드컵 응원문화를 제대로 체험한 외국인 학생들은 “앞으로 한국 하면 케이팝뿐 아니라 월드컵과 붉은악마가 떠오를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글 사진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나는 아르헨의 메시다

    나는 아르헨의 메시다

    현존하는 ‘축구의 신’으로 추앙받고 있지만 월드컵에만 가면 ‘발병’이 났다. 물론 2005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우승을 이끌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따내기는 했다. 꿈의 무대인 월드컵, 그것도 본선에서 특히 고개를 들지 못했다. 2006년 독일대회에 역대 최연소 아르헨티나 대표로 나서며 꿈을 부풀렸다. 당시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의 조별리그 2차전 후반 30분 교체 투입돼 본선 무대를 처음 밟았다. 그리고 13분 만에 골을 넣으며 장밋빛 미래를 그리는 듯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3차전은 선발 출장, 16강전은 교체 출장했으나 소득이 없었고 독일과의 8강전 때는 다시 벤치를 덥혔다. 주장 완장까지 달고 나선 2010년 남아공대회에서는 참패로 고개 숙인 독일과의 8강전까지 다섯 경기를 풀타임으로 뛰었으나 무득점에 그쳤다. 본선이 아닌 남미예선에서는 세 대회를 거치며 35경기 14골(경기당 평균 0.4골)을 넣었지만 최근 10시즌 동안 276경기에서 243골(평균 0.88골)을 터뜨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에서의 활약에 견줄 정도는 아니었다. 리오넬 메시(27)가 마침내 8년, 본선 8경기, 출장 시간 623분 만에 월드컵 본선에서의 득점포를 가동했다. 16일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맞선 F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2분 메시가 왼발로 감아올린 프리킥이 상대 수비수의 자책골로 이어지며 1-0으로 앞섰다. 하지만 탄탄한 조직력과 체격을 앞세운 보스니아의 반격에 쩔쩔매는 모습을 자주 연출했다. 원정 응원에 나선 아르헨티나의 팬들도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메시는 이따금 화려한 개인기를 선보였으나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지는 못했다. 후반 19분에는 야유까지 받았다. 상대 수비수의 태클 반칙으로 얻은 프리킥을 직접 찼으나 공이 어이없는 궤적을 그리며 골대 위로 날아가 버린 것이다. 하지만 메시는 1분 만에 야유를 환호성으로 바꿨다. 곤살로 이과인(나폴리)과 일대일 패스를 주고받으며 상대 오른쪽 진영에서 문전 중앙으로 빠르게 침투했고 장기인 드리블로 수비수 2명을 따돌리며 왼발슛을 날렸다. 골대를 보지도 않고 찬 슛은 왼쪽 골포스트의 밑동을 때린 뒤 골문 안으로 향했다. 메시는 포효했고, 관중은 열광했다. 보스니아는 후반 40분 베다드 이비셰비치(슈투트가르트)가 만회골을 넣었지만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아르헨티나가 2-1로 이겼다. 메시는 경기 뒤 “A매치에서 잘되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언제나 모든 에너지를 쏟아 내기를 원했다”며 “대표팀에서 골을 넣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고 말했다. 이어 “첫 경기라 불안하고 걱정스러웠다”며 “개선된 모습을 보여야 했지만 승점 3을 따내며 출발했다는 점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내 가슴이 먼저 붉게 타오른다”

    “내 가슴이 먼저 붉게 타오른다”

    “2006년 여름, 태국 난민수용소에서 처음 봤던 한국 축구대표팀, 이젠 한국에서 응원합니다.” 서강대 탈북학생 동아리인 ‘우리하나’의 전 회장 정광성(25·정치외교학과)씨는 월드컵에 대한 감회가 남다르다. 16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 교정에서 만난 정씨는 기말고사 기간과 겹친 브라질월드컵 한국-러시아전을 앞두고 고민에 빠져 있었다. 정씨는 “러시아전이 아침 9시부터 시작되는 교양과목 시험 직전에 끝나기 때문에 볼지 말지 고민 중”이라면서 “알제리, 벨기에와의 경기는 친구들과 함께 레지던스(청소·세탁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숙박시설)를 빌려 꼭 응원할 계획”이라며 웃었다. 2006년 홀로 고향인 함경도를 떠나 가까스로 한국에 안착하기 전 3개월쯤 머물렀던 후텁지근한 태국의 난민수용소에서 정씨는 월드컵을 사실상 처음 접했다. 그는 “북한에서는 전기가 잘 안 들어오는 데다 결승전만 TV로 중계하기 때문에 월드컵 응원은커녕 관람도 쉽지 않다”면서 “불법 체류자 신분이던 2006년 여름, 태국수용소에 함께 있던 한국인 몇 명과 TV로 독일월드컵을 지켜보는데 축구를 통해 세계인이 웃고, 울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짜릿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4년이 흘러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정씨는 서울의 거리에서 한국대표팀을 응원했다. 정씨는 “친구들과 거리 응원을 나갔다 돌아오니 공부를 하던 동아리방 건물 문이 잠겨 있어 창문을 열고 담을 넘어 들어갔던 기억이 있다”면서 “북한에서는 이렇게 국민들이 진심으로 열광하고 기뻐할 일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남한에 온 이후 한동안 ‘북한 출신’에서 비롯된 정체성의 혼란으로 정씨는 마음고생이 심했다. 정씨는 “입국 직후 대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두 살 어린 학생들과 같은 반에서 공부했는데, 혹시라도 탈북자 꼬리표가 달릴까 봐 숨겼다”고 했다. 이어 “강원도에서 왔다고 속였는데, 강원도 사투리는 북한 말과 또 다른 데다 세상 물정도 몰라 따돌림을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남한사회에 정착하지 못해 한때는 북한으로 되돌아갈 생각도 했다. 심지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생각에 시달리기도 했던 정씨가 마음을 잡게 된 건 주변에 ‘커밍아웃’을 한 뒤부터다. 정씨는 “2학년 담임선생님의 조언으로 같은 반 친구들에게 탈북 사실을 알렸다. 날 이상하게만 보던 시선이 어느 순간 따뜻한 관심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이어 “나 자신도 ‘고향만 북한일 뿐, 내가 잘못한 것도 없고, 김정일이 싫어 고향을 떠난 것이다.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와 학교를 다니듯 함경도도 한반도 일부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씨보다 몇 달 앞서 탈북한 여동생과 부모님은 대구에 자리를 잡았다. 한때 북한 고위직이었던 정씨의 조부모가 1956년 8월 종파 사건(연안파·소련파 숙청 사건)에 연루돼 숙청되면서 평양에서 지방으로 추방당한 이후 정씨 아버지는 북한에서 유일한 출세의 길로 여겨지는 군 입대도 할 수 없게 되자 탈출을 감행했다. “무엇보다 꿈꿀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게 20대인 나로서는 남한 사회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점”이라는 정씨는 “월드컵을 통해 한국 사회의 일원임을 느낀다”며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의 건승을 기원했다. 글 사진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런닝맨’ 박지성, 예비신부 김민지 포착 ‘애정눈길 부러워’

    ‘런닝맨’ 박지성, 예비신부 김민지 포착 ‘애정눈길 부러워’

    박지성의 예비신부 김민지 전 SBS 아나운서의 모습이 ‘런닝맨’에서 포착됐다. 15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은 박지성이 주도하는 아시안 드림컵에 도전하는 멤버들의 이야기를 그린 ‘꿈의 그라운드’ 편으로 꾸며졌다. 제 4회 아시안 드림컵이 인도네시아에서 드디어 진행되자 현지 팬들은 박지성과 ‘런닝맨’ 멤버들에 아낌없는 박수 및 열화와 같은 환호를 보내왔다. 특히 선발 선수로 지목된 이광수에게 팬들은 열광했고, 이광수의 이름을 연신 외쳐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이날 경기장 관중석에서는 애정의 눈길로 박지성의 바라보고 있는 예비 신부 김민지 전 아나운서의 모습도 포착돼 또 한 번 시선을 집중시켰다. 김민지 전 아나운서는 박지성에게 애정 가득한 눈길을 보내 보는 이들의 부러움을 자아냈다. 사진 = 방송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5년 전부터 K팝 관심… 기대하지 않았는데 1등 해 기뻐”

    “5년 전부터 K팝 관심… 기대하지 않았는데 1등 해 기뻐”

    15일 오후 3시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區)의 예술문화특구 751디파크(D·PARK). 2000석 규모의 원통형 공연장이 어느새 관객들로 가득 찼다. 한·중 수교 22주년을 맞아 ‘2014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의 베이징 본선이 이곳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커버댄서들이 국내 아이돌 가수 못지않은 춤 실력을 뽐내자 수천여명의 팬들이 열광했고 한류의 열기는 대륙을 달구기에 충분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커버댄스 페스티벌은 세계 각국에 한류를 전하고 K팝 팬들이 직접 참여해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세계 최초, 최대의 K팝 팬 케어 캠페인이다. 전 세계 K팝 팬들이 온라인 예선과 현지 본선을 거쳐 한국에서 열리는 결선에 초대된다. 이번 행사는 커버댄스 페스티벌 국제 공식 홈페이지와 중국 현지 판촉을 통해 진행됐으며 중국의 커버댄스 12개 팀이 본선 무대에 초청됐다. 엑소(EXO), 신화, 트러블메이커, 슈퍼주니어 등 국내 유명 아이돌의 모습을 재현하며 춤 실력을 한껏 뽐냈다. 우승은 ‘스타댄스’ 팀에 돌아갔다. 여성 4인방으로 여성 아이돌 시스타의 ‘나 혼자’ 등을 재현해 높은 인기를 끌었다. 스타댄스 멤버인 공사오닝(24)은 “우리 팀의 실력을 알고 싶어 대회에 처음 출전하게 됐다”면서 “기대하지 않았는데 1등을 차지해 기쁘다”고 말했다. 또 그는 “5년 전 가수 이효리를 알게 된 후 꾸준히 K팝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승팀에는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항공편과 숙식이 제공되는 결선 초청권이 주어진다. 아울러 국내 아이돌 스타들의 안무 선생님으로부터 직접 댄스 강습을 받을 수 있다. 이번 행사에는 크레용팝이 특별 심사위원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신문과 주중한국문화원, 더그루브엔터테인먼트, 차이나뮤직, 751디파크, 투도우닷컴이 공동 주최했으며 대한민국 문화체육관광부와 주중 대사관, 북경문화발전기금회 등이 후원했다. 커버댄스 페스티벌 후반부로 갈수록 객석의 반응도 뜨거웠다. 엑소를 가장 좋아한다고 소개한 천찌아지아(17·여)양은 “어렸을 때부터 K팝을 좋아해 자주 듣는다”면서 “한국 가수들은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추는 데다 잘생겨서 주변 친구들도 좋아한다. 커버댄스를 보기 위해 친구와 같이 왔다”고 말했다. 페스티벌을 총괄 기획한 문창호 서울신문 PD는 “중국 내에 한류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긴 하지만 인기가 많은 특정 아이돌에게 쏠려 있다”면서 “다양한 가수들이 사랑받으려면 교류가 활성화돼야 하는데 커버댄스 페스티벌이 중국에 첫발을 내디딘 만큼 이를 계기로 서로 공감하며 소중한 시간을 나눴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4일 같은 장소에서 한·중 수교 22주년을 맞이해 ‘한·중 드라마 OST 콘서트’가 열렸다. 이 콘서트에는 박상민, 에일리, 크레용팝, 케이걸즈 등의 한국 가수와 왕즈페이, 시펑, 진저난 등 중국 가수가 출연했다. 이 콘서트는 지난해 말 한국 드라마인 ‘상속자들’에 이어 올해 인기를 끌었던 ‘별에서 온 그대’의 한류 붐을 이어 가기 위해 열렸다. 한국과 중국이 합작으로 공연을 주최하고 양국 가수가 함께 무대에 서는 공연은 드물어 현지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이 행사를 기획한 더그루브엔터테인먼트 황동섭 대표는 “일반적인 콘서트와 차별화된 한류 드라마 OST 콘서트가 차세대 한류의 대표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면서 “중국을 시작으로 일본, 홍콩, 태국, 필리핀, 미국까지 진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글 사진 베이징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펠레 저주’ 향해 삼바의 어퍼컷

    ‘펠레 저주’ 향해 삼바의 어퍼컷

    브라질의 샛별 네이마르(바르셀로나)가 월드컵 데뷔전 두 골로 거품 논란을 잠재웠다. 공을 잡을 때마다 6만여 홈팬의 열광적인 탄성이 쏟아져 ‘판타지 스타’임을 각인시켰다. 하지만 그의 두 번째 골을 부른 페널티킥 오심 논란은 옥에 티가 됐다. 네이마르는 13일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조별리그 A조 1차전 동점골과 역전골을 터뜨려 3-1 역전승을 이끌었다. 1950년 브라질대회 우승컵을 우루과이에 내줬던 브라질은 64년 만에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우승을 향한 첫발을 기분 좋게 내디뎠다. 전력에서 한참 뒤진 크로아티아가 기선을 잡았다. 마리오 만주키치(바이에른 뮌헨)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해 수비 위주로 나설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크로아티아는 전반 7분 이비차 올리치(볼프스부르크)가 위력적인 헤딩슛으로 골문을 위협하더니 4분 뒤 선취점을 올렸다. 올리치가 왼쪽에서 찔러준 땅볼 크로스가 동료 니키차 옐라비치(헐시티)의 발에 맞은 뒤 다시 브라질 수비수 마르셀루(레알 마드리드)의 발에 맞고 골문 안으로 굴러 들어간 것. 그러나 네이마르가 전반 29분 중원에서 공을 잡은 뒤 단독 드리블, 마치 바다가 갈라지듯 내준 진로를 내달린 뒤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날린 왼발 땅볼 슈팅이 골대를 맞은 뒤 그물을 흔들었다. 동점골. 전반을 공격 점유율 65%-35%, 유효 슈팅 7-1로 압도한 브라질은 파상 공세를 이어가다 후반 26분 페널티킥 판정을 얻어냈다. 프레드(플루미넨세)가 페널티지역 안에서 상대 수비수 데얀 로브렌(사우샘프턴)의 반칙을 끌어낸 것을 네이마르가 차넣어 삼바축구는 개막전 수모를 벗어났다. 월드컵 데뷔전을 동점·역전골로 화려하게 장식한 네이마르는 경기 최우수선수(맨 오브 더 매치)에 뽑힌 것은 물론 연봉 750억원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 냈다. 현지 포털뉴스 UOL은 “월드컵 첫 경기에서의 두 골은 현역은 물론 과거 스타 플레이어들도 해내지 못한 일”이라고 칭송했다. 하지만 일본인 주심 니시무라 유이치(42)의 판정은 대회 흥행과 직결되는 개최국의 승리를 도우려는 것이었다는 의심을 낳았다. 니코 코바치 크로아티아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건장한 프레드가 그렇게 쉽게 넘어지는 것을 심판이 왜 잡아내지 못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면서 “월드컵 개막전에는 그 수준에 맞는 심판이 기용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어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루이스 펠리피 스콜라리 브라질 감독은 “내가 판정에 대해 일일이 분석하고 옳고 그름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면서도 “어쨌거나 내가 보기에는 페널티킥이 맞고 무엇보다 심판이 그렇다면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결정적 흐름을 내준 크로아티아는 몇 차례 반격 기회를 놓쳤고, 후반 추가시간 2분 오스카의 오른발 슛에 쐐기골을 내줘 주저앉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뒷돈 거래·심판 매수… 스포츠 이권 둘러싼 FIFA의 민낯

    뒷돈 거래·심판 매수… 스포츠 이권 둘러싼 FIFA의 민낯

    피파 마피아/토마스 키스트너 지음/김희상 옮김/돌베개/456쪽/2만원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제프 블라터라는 이름을 들어봤을 게다. 국제축구연맹(FIFA·피파) 회장이다. 1998년부터 지금까지 16년간 회장으로 재임하면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그를 단순히 국제축구 단체의 회장으로 부르기에는 부족하다. 그가 손가락 한 번 까딱하면 각국의 대통령 관저나 총리 관저는 문이 활짝 열린다. 대중의 인기가 아쉬운, 권력욕을 가진 정치가라면 월드컵 개최국을 결정하는 그를 앞다퉈 ‘모시고’ 싶어 할 게 틀림없다. 월드컵은 지구상의 모든 나라가 한 번쯤 치르고 싶어 안달하는 행사다. 그러니 각국 정부는 세계 축구계를 지배하는 권력자 블라터를 극진하게 대접하지 않을 수 없다. 블라터는 미소를 띠고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알쏭달쏭한 표정을 짓는다. 결국 거액의 뒷돈이 그에게 슬그머니 건네진다. 물론 납세자의 혈세를 축내거나 별도로 조성된 돈이다. 그는 거의 매일 하는 연설에서 존중, 평화, 투명성, 희망, 더 나은 세상, 연대정신 같은 거창하고 고상한 말들을 쏟아내지만 단지 말잔치일 뿐이다. 지난 20년 동안 피파의 심각한 부패상을 파헤쳐 온 탐사전문 기자 토마스 키스트너가 2012년 독일에서 출간한 책 ‘피파 마피아’가 국내에 출간됐다. 저자에 따르면 오래전부터 ‘피파 패밀리’라는 말은 시칠리아 패밀리의 변종 가운데 하나로 받아들여져 피파가 전설의 마피아 뺨치는 조직으로 각인되고 말았다. 블라터가 이끄는 피파가 마피아나 의리로 묶인 불한당 집단처럼 충성심과 부패, 오메르타(마피아가 조직원 가입 때 요구하는 침묵과 복종의 규칙. 바늘로 손가락을 찔러 피를 보는 의식)로 세계 축구를 지배한다는 사실은 이제 상식의 일부가 되었다는 것. 오늘날 피파 본부를 비롯한 국제스포츠 연맹 본부가 스위스에 몰려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면세 특권을 주고 사실상 부패 추적으로부터 보호해 주기 때문이다. 피파 관계자 어느 누구도 회장의 연봉이 얼마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다. 또 4년마다 치러지는 월드컵으로 벌어들이는 40억 유로(약 6조원)의 지출 내역조차 투명하게 밝혀지는 일은 없다. 블라터의 후계자가 될 야망을 품고 있다는 소문이 들리는 제롬 발크 피파 사무총장은 “월드컵을 조직하는 데는 좀 덜한 민주주의가 훨씬 더 낫다”면서 강력한 결정권을 행사하는 국가 수장을 옹호한다. 이처럼 피파를 주무르는 자들은 휴머니티와 인권, 상식, 법 따위는 무시하고 독재자 찬양도 서슴지 않는다. 저자의 피파 고발 수위는 높다. 회장 선출이나 월드컵 개최국 선정에는 으레 돈 봉투가 오가며 ‘장마리 베버’라는 돈가방 전문 배달부까지 두고 있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보안업체를 가동하고 상시적으로 비밀요원과 스파이를 활용하며 도청, 협박, 폭로, 회계조작, 각국 심판과 피파 위원 매수 등을 자행한다. 또 스포츠 이권과 관계된 각종 회사와 재단을 통해 비자금을 비밀계좌로 빼돌려도 스위스라는 나라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준다고 지적한다. 브라질 월드컵이 개막됐다. 세계의 축구 팬들은 4년 만의 지구촌 축제에 열광할 것이다. 그 화려한 축제의 이면에 이토록 추악한 진실이 감춰져 있다는 사실을 한 번쯤 진지하게 고민해볼 것을 권유하는 책이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한국 월드컵 60년 기록·영상 공개

    한국 월드컵 60년 기록·영상 공개

    안전행정부 국가기록원은 12일 한국 축구 대표팀의 월드컵 진출 60주년과 이번 브라질월드컵 출전을 맞아 ‘한국 축구, 월드컵에 도전하다!’를 이달의 기록 주제로 정하고 관련 기록물을 홈페이지(www.archives.go.kr)에 공개했다. 소개되는 기록물은 동영상 15건과 사진 16건으로 1950~1960년대 월드컵 본선에 도전한 모습, 2002년 한·일 월드컵 영광의 순간 등을 담고 있다. 1954년에 제작된 대한뉴스는 도쿄 예선전에서 승리한 한국 축구단이 시민의 열광적인 환호 속에 서울에 도착해 경무대에서 대통령의 축하를 받았다는 내용 등을 전한다.
  • 국내여행 | 제주를 걷는 새로운 방법①예술 따라 걷기-서귀포시 유토피아길

    국내여행 | 제주를 걷는 새로운 방법①예술 따라 걷기-서귀포시 유토피아길

    제주에 올레길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해다. 그 동안 제주의 둘레만을 돌고 돌았던 당신에게 이제 제주의 속살을 밟아 보라고 말한다. 더 깊은 제주가 여기 있다.예술 따라 걷기 - 서귀포시 유토피아길추억 따라 걷기 - 제주시 두맹이 골목 자연 따라 걷기 -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예술 따라 걷기서귀포 70리 예술산책남인수의 노래 ‘서귀포 칠십리’를 아는 사람 혹은 서귀포 칠십리를 걸어 본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렇다면 서귀포 유토피아길을 걸어 본 사람은? 많다. 그러나 더 많아져야 한다.서귀포를 걸어야 하는 이유 서귀포칠십리시공원 입구에서 문득 궁금해졌다. “서귀포가 왜 칠십리인가?” 북쪽의 제주 시청부터 남쪽의 서귀포 시청간의 직선거리가 27.2km쯤 되는 걸 보니(70리는 약 27.5km이다), 그래서인가 했지만, 추측은 틀렸다. 1653년 발간된 <탐라지>에 의하면 서귀포칠십리길은 조선시대 새로 부임한 정의현 현감이 성읍의 현청을 출발해 서귀포구까지 초도순시를 나섰던 70리 길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당시의 청사와 객사, 민가 등을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제주관광 필수코스가 된 남제주군 표선면의 성읍민속마을이다. 그 옛날 현감이 걸었던 길이 칠십리건, 구십리건 민초들이야 무슨 상관이었을까 싶었는데, 또 틀렸다. 서귀포 사람들에게 서귀포칠십리는 단순한 거리 개념이 아니라 이상향과 피안을 상징하는 의미를 지닌다고 했다. 1938년에는 ‘서귀포칠십리’라는 곡(조명암 작사, 박시춘 작곡, 남인수 노래)이 만들어져 서귀포가 제주를 너머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지금도 서귀포 뒤에는 서귀포칠십리축제, 서귀포칠십리 건강달리기대회, 서귀포칠십리 70경, 서귀포칠십리 감귤 등 칠십리가 꼭 따라붙는다. 아무튼 오늘 걸어야 할 길이 70리가 아니라니 참 다행이다. 서귀포 시내를 타원형으로 돌게 만드는 ‘유토피아 길’은 고작 4.7km의 워킹투어 코스다. 천혜의 자연포구와 섬, 기암들이 줄지어 선 해안절경으로 이뤄진 비경만을 쫓는 길이 아니다. 제주를 사랑하는 아티스트들이 만들어낸 예술 풍경이 이 길에서는 더 중요한 테마다. 박물관을, 미술관을 제대로 관람하려면 걸음이 한없이 느려지듯, 유토피아길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경고 하나. 하나하나 곱씹으며 걷다 보면 체감거리는 칠십리를 훌쩍 넘을 수도 있다.이중섭의 제주-추억유토피아길의 공식 추천 루트가 시작되는 곳은 이중섭 미술관이다. 사실 서귀포와 이중섭(1916~1956년)의 인연은 길지 않다. 1·4 후퇴 때 원산을 떠난 그의 가족이 부산을 거쳐 제주 서귀포에서 머문 시간은 1951년 1월부터 12월까지, 채 1년이 안 된다. 그러나 40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그에게는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었을지 모른다. ‘서귀포의 환상’, ‘게와 어린이’, ‘섶섬이 보이는 풍경’ 등 여러 작품이 제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귀포에 이중섭 미술관, 이중섭 거주지 그리고 이중섭 공원과 거리까지 조성된 것에는 시의 노력과 미술계의 도움이 컸다. 2003년에 가나아트가 ‘섶섬이 보이는 풍경’ 등 65점의 작품을 기증하면서 이중섭 전시관은 미술관으로 등록(2종)할 수 있었고, 2004년에 갤러리 현대가 ‘파란 게와 어린이’ 등 53점을 기증해 1종 미술관이 될 수 있었다. 서귀포시 중심에 위치한 이중섭 거리는 명소가 된지 오래다. 주말이면 지역 예술가들이 참가하는 목공, 도자기, 퀼트, 천연염색, 한지공예, 칠보공예, 민예품, 서화류 등을 판매하는 아트마켓(서귀포문화예술디자인시장)이 열려서 더 북새통을 이룬다. 봄꽃이 만개한 이중섭 공원의 벤치 위에 홀로 앉아 있는 이중섭 조각상이 상대적으로 쓸쓸해 보일 정도였다. 사실 이중섭의 일생은 죽는 날까지 가난하고 고독했다. 종이를 사기 어려워 쓰레기더미에서 주운 담배 은박지에 그림을 그렸다는 ‘은지화’ 탄생에 얽힌 그의 비화는 유명하다. 복원된 그의 서귀포 거주지는 꽤 커 보이는 초가집이지만 실제로 그의 가족들이 거주했던 곳은 1평 남짓한 구석방이었다. 가난했지만 가족들이 함께였기에 그에게 서귀포는 가족에 대한 추억이 가득한 낙원이었을지도 모른다. ‘길 떠나는 가족’처럼 수레를 타고 피난길에 오른 상황이든, ‘게와 어린이’처럼 먹을 것이 없어서 게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든, 그의 작품 속 가족의 풍경은 항상 행복하다. 이후 가족을 일본으로 떠나 보내고 홀로 남아 작품활동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가 아내 야마모토 마사코(한국 이름 남덕)과 주고받은 애틋한 편지들도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다.변시지의 제주-고독이중섭에 쏠린 관심에 비해 지난해 타계한 변시지(1926~2013년) 선생의 미술관 설립 계획이 무산 위기에 처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현재 그의 작품은 외사촌인 기당奇堂 강구범 선생이 1987년에 설립해 시에 기증한 기당미술관에 전시되고 있다. 일본에서 수학하고 서울로 돌아와 초창기에 정밀한 풍경화를 그렸던 변 화백의 화풍은 후학양성을 위해 1975년 고향인 제주로 돌아온 후 크게 달라졌다. 바닥 장판색에서 착안했다는 흙빛에 담긴 제주의 바다와 바람은 그에게 ‘폭풍의 화가’라는 별칭까지 선사했다. 초가, 소나무, 돛단배, 조랑말, 까마귀, 청년 등 그의 작품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요소들을 관찰하고 있으면 작가의 심리상태가 가슴으로 파고드는 것 같은 전율이 느껴진다. 미국 워싱턴의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그의 작품 2점이 살아있는 동양화가로는 최초로 2007년부터 10년간 상설전시된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흥분했지만 멀리 워싱턴까지 갈 필요 없이 기당미술관에만 가도 그의 작품들을 다수 볼 수 있다. 타계하기 전까지 그는 기당미술관의 명예관장이기도 했다. 작품뿐 아니라 건물도 훌륭하다. ‘눌(땔나무 등을 쌓은 더미를 말하는 ‘가리’의 사투리)’에서 영감을 얻어 나선형으로 설계한 박물관은 자연채광이 잘 들어오고 숨은 정원까지 있는 아름다운 건물이다. 그러나 시 외곽에 위치해 있기 때문인지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안타깝다. 미술관 앞에서 바라본 한라산의 전망도 최고인데 말이다. 그의 작품명이기도 한 ‘외로운 시간’은 아직도 진행 중인 것 같다.이왈종의 열정과 중도지난해 5월 서귀포에 문을 연 왈종미술관은 유포피아길 코스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시립이 아닌 사설미술관이어서인지 모르겠으나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이왈종은 변시지와 더불어 제주를 대표하는 화가다. 젊은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더 유명하다. 전국적인 커피체인점인 드롭탑의 콜라보레이션으로 그의 그림이 새겨진 텀블러, 머그컵, 핸드폰케이스 등이 판매 중이기 때문. 민화풍의 그의 그림은 꽃과 자연을 화사하게 담고, 춘화적인 요소도 강하다. 들판에서 커플이 자유롭게 사랑을 나누는 ‘제주 생활의 중도中道’처럼 거침없이 묘사된 제주의 일상은 요새 ‘제주앓이’를 앓고 있는 젊은이들의 마음을 더 불타 오르게 한다. 그러나 정작 이왈종(1945년~)이 제주를 선택했던 당시의 상황은 그리 밝지 않았다. 추계예술대 교수로 재직하다 그만두고 1990년 낙향했을 때 그의 소망은 남은 몇년을 그림만 그리며 살아 보자는 것이었다. 가족과 떨어진 고독한 생활을 20년 넘게 지탱해 준 것은 시와 그림이었다. 그런 그가 제주가 가장 아름다운 순간으로 태풍이 올 때를 꼽았단다. 변시지가 즐겨 그렸던 제주의 폭풍은 어쩌면 가장 황홀한 아름다움을 표현한 것이었을까. 현재 왈종미술관은 정방폭포 주차장 바로 맞은편에 세워졌다. 문화재보호지역이지만 미술관으로 겨우 허가를 받았다. 미술관 겸 그의 작업실, 주거지이지만 사실 그가 작품 300여 점을 기증해 설립한 왈종후연미술문화재단이 소유하고 있다. 1층은 어린이 미술교육실, 2층에는 자신의 작품 90여 점은 전시했고, 3층은 그의 작업실, 옥상 황토방이 그의 잠자리다. 자신이 머물 공간이었기에 설계에만 2년이 걸릴 정도로 신경을 많이 썼다. 제주가 천국보다 좋다는 그는 여생을 제주에서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며 살 계획이란다. 현중화의 열정과 붓이왈종 선생은 어느 인터뷰에서 ‘글씨가 그림보다 한 수 위’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말을 실감할 수 있는 곳이 왈종미술관에서 멀지 않다. 소암 현중화 선생(1907~1997년)의 서예 작품들을 전시한 소암기념관이다. 그의 탄생 100주년을 즈음하여 2008년에 세워진 곳이다. 모든 서체에 능했던 현중화 선생은 ‘먹고 잠자고 쓰기’만 했다고 할 정도로 작품활동과 후학양성에만 전념했다. 특히 취중에 흘려 쓴 선생의 ‘취필’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강렬하다. 서예를 전혀 몰라도, 한자를 잘 몰라도 감탄이 절로 나온다. 같은 서체의 같은 글자라도 쓸 때마다 모양이 다른 화첩 앞에서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일본에서 유학한 소암은 더 큰 무대에서 이름을 날릴 수 있었지만 49세에 귀국하여 여생 동안 서귀포를 떠나지 않았다. 기념관 옆에는 선생의 유택인 조범산방眺帆山房·돛단배가 바라보이는 집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가 오른 경지나 예술에 대한 열정은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부분이지만 무료 관람에도 불구하고 관람객은 많지 않았다. 오히려 해외 서예동호인들이 더 열광한다고 한다. 참고로 소암기념관 앞은 먼나무 가로수길이다. 제주와 보길도 등 남부의 저지대에서만 자생하는 먼나무는 가지가 꺾일 듯 흐드러지게 맺히는 붉은 열매로 여행자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예술가의 유토피아지금껏 대가들에게 헌정된 미술관 이야기만 했지만 사실 유토피아길의 진수는 길 위에 있다. ‘지붕 없는 미술관’이라고 부를 만큼 다양한 조각상, 설치 작품, 벽화들이 칠십리시공원과 서귀포시 이곳저곳에 자리잡고 있다. 2012년 진행된 마을미술프로젝트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40여 점이나 되니 잠깐 한눈을 팔면 놓치고 지나칠 정도다. 조가비, 도자기, 유리, 테라코타, 아트타일, 유리자갈 등을 이용한 부조벽화 작품들은 조용한 포구마을을 야외 갤러리로 만들었다.유토피아길 덕분에 한때 공동화 현상까지 나타났던 서귀포 도심은 활기를 되찾았다. 이중섭 거리의 상징과도 같은 건물인 옛 아카데미 극장도 현재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1960년대 건립된 아카데미극장은 1980년대까지 운영되다가 방치된 상태였지만 조만간 문화예술공간으로 되살아날 예정이다. 그런 분위기 때문인지 아예 서귀포행을 선택하는 작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홍대의 실험예술계를 이끌었던 퍼포먼스 예술가 김백기 선생도 2013년 서귀포에 자리를 잡았다. 2012년 마을미술프로젝트에 참가했던 것이 계기가 됐다. 제주가 홍대처럼 될 것이라고 했던 어느 기자의 예언은 불과 2년 만에 (좋건, 나쁘건) 현실이 된 듯하다. 이효리 같은 슈퍼스타들도 제주를 선택하고 있지 않은가. 제주의 바다, 제주의 꽃, 제주의 오름과 산, 제주의 돌멩이까지, 제주의 모든 것이 예술가들에게는 영감과 위로의 대상인가 보다. 돈도 명예도 마다하고 이 작은 섬에 살기를 고집할 만큼. 특히 서귀포가 대한민국 예술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 혹시 붓끝 모양을 닮았다는 섶섬의 기운 때문은 아닌지, 싱거운 생각마저 해 본다. 어떤 이유에서건 서귀포는 예술가들의 유토피아가 되고 있다.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호텔 섬오름 www.sumorum.com☞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찾아가기제주공항에서 600번 공항리무진탑승, 서귀포 경남호텔 하차. 이중섭거리에서 탐방 시작.문의 서귀포시 문화예술과 064-760-2481서귀포 유토피아길 | 서귀포 시내와 자구리해안로를 포함하는 총 4.7km의 워킹투어코스로 약 4시간이 소요된다. 이중섭 공원(출발)→이중섭미술관→이중섭거주지→동아리창작공원(아트하우스, 문화예술디자인시장)→기당미술관→칠십리시공원→ 자구리해안→소남머리→서복전시관→소암기념관 ▶프로그램 해설사와 함께하는 작가의 산책길 탐방 | 매주 토·일요일 오후 1시 출발,서귀포문화예술디자인시장 | 매주 토·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이중섭 문화의거리 일대 ▶통합입장권 이중섭 미술관, 기당미술관, 서복전시관, 소암기념관을 모두 입장할 수 있는 통합관람권을 1,300원(총 600원 할인)에 판매 중이다.글·사진 손고은 기자 취재협조 제주관광공사 www.ijto.or.kr
  • 애플 새 운영체계 키워드는 ‘공유’

    애플 새 운영체계 키워드는 ‘공유’

    애플이 지난 2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열린 ‘세계개발자대회(WWDC) 2014’에서 새 모바일 운영체제(OS)인 ‘iOS8’을 공개했다. 지난 2월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쿡이 호언했던 ‘전혀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은 공개되지 않았다. 기대했던 ‘아이폰6’나 ‘아이워치’의 언급도 없었다. 새 제품에 대한 기대를 만족하는 데는 역부족이었지만 애플은 해당 OS가 ‘2008년 앱스토어 탄생 이후 가장 중요한 OS가 될 것’이라고 스스로를 치켜세웠다. iOS8을 아우르는 키워드는 ‘공유’다. 애플은 이번 새 OS에서 ‘가족’과 ‘헬스케어’ 부문에서의 연결성을 극대화 했다. 먼저 새로운 OS에는 건강 관련 애플리케이션(앱) 통합 관리 센터 역할을 하는 ‘헬스키트’ 플랫폼이 탑재돼 있다. 이 기능은 사용자가 보유한 다른 건강관리 앱 등과 데이터를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게 했다. 또 혈압 측정이 가능한 ‘마요클리닉’ 등 일부 앱들은 사용자의 동의를 얻어 헬스키트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병원 정보시스템에서 직접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이 구매한 앱이나 사진, 캘린더를 공유할 수 있는 ‘가족 공유 기능’도 흥미롭다. 애플계정이나 아이클라우드 계정을 보유한 사용자는 최대 6명의 가족들까지 서로의 앱스토어, 아이튠즈의 구매 내역을 검색하고 내려받을 수 있게 했다. 아이디나 비밀 번호를 따로 공유할 필요없이 한 사람이 구매한 서적, 음반, 영화, 앱 등을 가족과 공유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미성년자 자녀가 상품을 구입할 때는 부모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이 밖에도 회사는 집안의 조명이나 온도조절에서부터 대부분의 가전제품을 스마트폰 하나로 작동시킬 수 ‘홈키트’ 기능, 키보드 자동입력 기능을 개선한 ‘퀵타입’ 등을 새 OS에 실었다. 애플은 이날 아이폰, 아이패드와의 연동성을 강화한 맥 컴퓨터용 OS X ‘요세미티’와 개발자들을 위한 새 프로그래밍 언어 ‘스위프트’도 발표했다. 요세미티는 지금까지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iOS 기기끼리만 가능했던 ‘에어드롭’ 기능을 컴퓨터인 맥에서도 할 수 있게 했다. 일례로 요세미티 OS에서는 맥으로 아이폰의 전화를 바로 받을 수 있다. 통화를 누르면 스피커폰으로 통화를 할 수 있으며 아이폰 메시지(아이메시지+일반 메시지)도 맥으로 보고 답장할 수 있게 했다. 침대에 아이폰을 두고 거실에서 맥으로 작업을 하고 있더라도 걸려온 전화를 받기 위해 침실로 이동해야 할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또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이메일이나 문서 등 파일 작업을 하다가 맥으로 작업 장소를 옮기면, 곧바로 직전까지 작업하던 파일이 떠 맥에서 일을 마무리할 수 있는 ‘핸드 오프’ 기능도 넣었다. 한편 개발자들은 애플 발표한 스위프트에 열광했다. 국내 한 개발자는 “플랫폼 개발자들이 주로 이용해 온 프로그래밍 언어 ‘옵젝티브-C’보다 더 쉽고 처리 속도도 빠를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약 20년 만에 변화가 많은 것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애플은 모바일과 컴퓨터 OS 통합 개발환경인 ‘엑스코드’에서 스위프트를 완벽하게 지원하기로 했다. 하드웨어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던 만큼 이번 애플의 발표에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컸다. 애플이 새로운 방향으로 많은 것을 전환했으나 결국 ‘애플 생태계’ 안에서만 이뤄지는 폐쇄적인 발전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업계 전문가는 “애플의 발표가 개발자와 기본 사용자 모두를 위한 개방적인 모습으로 변화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기존 사용자가 애플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려는 폐쇄적인 생태계를 강화했다”면서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하드웨어의 새로운 변화가 없는 것도 아쉽다”고 말했다. 새롭게 바뀐 OS들은 올가을부터 일반 이용자들이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이색 마라톤, 컬러런에 열광하는 유럽

    이색 마라톤, 컬러런에 열광하는 유럽

    1일(현지시간) 영국과 독일에서 형형색색의 컬러 파우더를 맞으며 달리는 이색 러닝 대회인 ‘뉴발란스 컬러런’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에어버스, 세계 최초 ‘하이브리드 전기 항공기’ 개발

    에어버스, 세계 최초 ‘하이브리드 전기 항공기’ 개발

    프랑스 기반 세계 최대 항공기 제작 회사 에어버스 그룹(Airbus)이 오로지 전기 배터리로 구동되는 하이브리드 항공기를 개발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항공·공학 전문매체 디자인뉴스는 에어버스 그룹(Airbus)이 개발한 하이브리드 전기 엔진 항공기 ‘E-Fan 2.0’의 상세한 사항을 27일(현지시간) 소개했다. 항공용 가솔린(항공유, AVGAS)으로 엔진이 가동되는 기존 항공기들과 달리 ‘E-Fan 2.0’은 모든 것이 전기로만 구동되는 혁신적인 기술로 제작돼 있다. 비행기 날개에 고정된 리튬 이온 폴리머 배터리와 두 개의 전기 모터는 E-Fan 2.0의 유일한 전원 공급처다. 날개 길이는 총 9.5m, 무게는 550㎏으로 시간 당 110마일(177㎞)의 속도로 비행하며 현재까지 약 30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운용될 수 있다. 또한 비행시간을 최대로 늘리기 위해 중앙 착륙 기어 바퀴 중 하나에는 시간 당 35마일(55㎞) 추진이 가능한 보조 전기 모터가 있다. 지난 주, 베를린 에어쇼에서 첫 대중 앞에 선을 보인 E-Fan 2.0은 전기 엔진 특유의 무시무시한 조용함 속에서 빠르게 창공을 휘저었고 관중들은 이 놀라운 신기술에 열광했다. 참고로 현재 E-Fan 2.0의 생산은 프랑스 남서보 보르도 에어버스 생산기지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독일 뮌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에어버스 그룹 최고 기술 책임자(CTO) 장 보티는 “E-Fan 2.0의 공식 생산이 2017년 말 시작될 예정이며, 항공기에서 발전된 하이브리드 전투기의 프로토타입은 2030년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장 보티는 에어버스 그룹이 하이브리드 전기 기술 개발에 투자한 총 금액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동영상·사진=유튜브/Airbus Group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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