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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명제후 루머 난무… 사실확인 안돼/4천억 비자금설 금융권 표정

    ◎“「4천억 비실명예금」 현실성 희박”­재경원/금융계,“과징금 인상 앞두고 소문 재연” 추측 서석재 장관이 이야기한 4천억 차명예금설은 어디까지가 진실일까.금융계에는 지난 93년 금융실명제 실시이후 연희동의 한 인사의 가·차명계좌와 관련한 갖가지 루머가 끊이질 않고 있다.그러나 아직 어떤 루머도 베일이 벗겨진 경우는 없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지난 93년 11월부터 94년 초까지 증권가와 재계에 광범위하게 유포됐던 대기업 상대의 거액 자금 제공설.S·D·H그룹 등 국내 대표적인 12개 기업에 적게는 몇백억원,많게는 2조원까지 연 5∼6%로 현금을 제공하겠다는 제의가 있었다는 소문이다. 자금출처는 홍콩,전직 고위 공직자,연희동이라는 말이 나돌았다.특히 연희동에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았다.민주당의 김원길 의원이 국회에서 폭로,정치쟁점이 되기도 했으나 작년 초 은행감독원에 의해 「사실 무근」으로 종결됐다. ○…또 다른 루머는 지난 해 9월 창업투자에 관여하는 연예인 Y씨의 남편 K씨가 국내에 영업점을 가진홍콩의 한 증권사를 통해 국내 S은행 상계동지점과 한 외국은행 지점에 연희동 모인사의 자금 9백억원을 반입했다는 설.창업투자의 경우 투자금액의 50%를 유가증권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한 조항을 이용,금리차이를 노려 외국에 빼돌렸던 자금을 잠시 굴리기 위해 들여왔다는 게 금융계의 풍문.당시 S은행은 선수표 발행이 문제가 돼 재정경제원으로부터 주의환기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 3월23일에도 한 시중은행의 청량리지점에 61년생인 예금주의 명의로 2백억원과 3백억원의 뭉칫돈이 입금됐다는 설이 있었으나 해당 지점에서는 극력 부인했다.5월에도 사정기관이 총동원돼 「권력형 자금」의 꼬리를 잡기 위해 명동의 사채시장 등을 대상으로 샅샅이 뒤졌으나 실패에 끝났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지난 해 사정기관이 대기업 총수의 비자금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2백억∼3백억원 규모로 분산,입금된 여러개의 차명계좌를 발견했다는 이야기가 상당히 신빙성 있게 나돌았다.예금주들은 대부분 금은방 주인 등이었으나 소환조사결과 자신들의 명의가 도용된 것으로 드러나 각서를 받은 뒤 방면했다는 설이다.만약 서장관의 이야기가 사실이고,어떤 정치적 목적을 갖고 이를 흘렸다면 이때 사정기관이 잡은 정보를 토대로 하고 있지 않겠느냐는 추측이다. ○…재정경제원은 전직 대통령 중 한 사람이 4천여억원의 비실명 예금을 갖고 있다는 소문에 대해 현실정이 희박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 고위 관계자는 『현재 가명으로 남아있는 예금액수가 고작 4백45억원에 불과하다』며 『소문이 사실이라면 차명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지적.그는 『그렇게 덩치가 큰 비실명예금이 있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며 『오는 13일부터 비실명예금의 실명전환에 따른 과징금이 오르게 되자 실명제 실시 당시 나돌았던 전직 대통령의 거액 가명계좌설이 재연된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현재 비실명예금을 실명으로 전환할 때 과징금(예금액의 20%,13일부터는 30%)을 물게 돼있고 2억원 이상을 인출할 경우 자금출처 조사를 받게 돼 있어 『4천억원 중 2천억원을 정치자금으로 줄테니 봐달라고 했다』는 증권가의 소문은 외견상 그럴 듯하다는 견해도 있다.
  • 「비자금 조성설」 연희동 반응/발언 배경·파문확산 가능성엔 신경“

    ◎우리와 상관없는 일… 해명할 가치 없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측은 3일 전직대통령 비자금 4천억원 조성 주장에 대해 한마디로 『우리들과는 상관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발언 당사자가 여권의 핵심인사 가운데 한 사람인 서석재 총무처장관이라는 점에서 그 배경과 함께 파문확산 가능성 등에 적잖이 신경을 쓰는 분위기. 전전대통령의 한 측근은 『우리로서는 서석재장관의 주장이나 언론 보도내용에 대해 사실 여부를 모를 뿐만 아니라 그것이 사실이더라도 우리와 전혀 상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측근은 『전전대통령이 퇴임한 뒤 모든 자금에 대한 계좌추적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게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하고 『우리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전전대통령측은 그러면서 『서장관이 그같은 사실을 밝히려면 누가 그랬는지 뚜렷이 밝혀야지 전직대통령 중 한 사람이라고 해서야 되느냐』며 서장관의 애매모호한 발언에 대해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전 전대통령측의 민정기 비서관은 「이날하오 서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발언이 와전된 것리라고 해명했다고는 하지만 정치적 파문과 의혹이 증폭되고있고 전직대토통령 명예에도 심대한 손상이 초래되고 있는 만큼 보다 정확산 해명과 책임있는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노 전대통령측도 반응은 마찬가지.한 측근은 『서장관이 무슨 근거를 갖고 그런 얘기를 했는지 모르지만 우리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이라며 해명할 가치조차 느끼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어 『노전대통령도 아침에 소식을 듣고 도대체 무슨 얘긴지 알아보라고 했다』면서 『서장관이 그런 얘기를 했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한때 이같은 소문이 나돈 것을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전혀 몰랐다』고 답변하고 『어쨌든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전전대통령은 2일 강원도로 부인 이순자여사 등 가족들과 함께 일주일동안의 일정으로 휴가를 떠났다. 노전대통령은 하와이 동서문화센터 주최로 열리는 세미나에서 강연을 하기 위해 오는 7일 출국,19일쯤 귀국할 예정이다.
  • 기념공연 「혼자사는 세여자」 연습 구슬땀 원로배우 백성희씨

    ◎연극은 내 신앙… 영원한 현역으로 남을터”/한줌의 연기위해 우주만큼 생각해야/「나도 인간이…」 혼혈가수 나타샤역이 가장 인상적 『내일을 꿈꾸어도 오로지 무대만 보이고 어제를 뒤돌아 보아도 무대만 펼쳐져 있다』 원로연극배우 백성희씨(70).자신의 삶의 모든 것을 연극이라는 번제에 희생제물로 바쳐온 그는 요즘 어느 때보다 「현역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연극을 신앙삼아 무대를 지켜오기 52년,연극인생 반세기를 넘긴 그앞에 자신을 위해 후배들이 정성을 담아 마련한 「백성희 연극인생 52주년 기념무대」가 놓여져 있기 때문이다.오는 8월 1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정동극장에서 공연될 「혼자 사는 세 여자」(이반 멘첼 작·정일성 연출) 막바지 연습에 여념이 없는 백성희씨를 국립극장 연습실에서 만나 보았다. ­이번 공연은 범 연극계가 뜻을 모아 축제형식으로 치러진다는 데서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개인적으로 연극인생 52주년 기념공연을 갖는 소감은 어떤 것입니까. 『지난해 「노부인의 방문」공연 때부터 기념공연 얘기가 나왔습니다.하지만 저의 미욱하다할 정도의 고지식한 성격때문에 선뜻 수락을 못했죠.저를 핑계삼아 나른한 연극계에 한판 잔치를 벌여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 이번에 용기를 내게 됐습니다』 ○43년 「봉선화」로 데뷔 ­국립극단 단장 재직중 「창작활성화 운동」까지 벌였는데 왜 하필 번역극을 올립니까 『적정인원과 예산에 맞는 소품을 찾다보니 불가피했습니다.다행히 이 작품이 동양적 정서를 바탕으로 중년여성의 새로운 삶의 비전을 제시하는 잔잔하고 재미있는 연극인 만큼 잔치분위기엔 썩 어울리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정통연극의 본류에서 점차 멀어져가는 「대학로연극의 슬럼화」경향에 우려를 표시하는 백씨는 이번 무대를 통해 중년관객들이 차분히 인생을 관조할 수 있는 진정 어른스런 연극을 보게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연극의 세계에 입문하게된 어떤 극적인 동기라도 있었는지요. 『연극에 대한 제 동경심의 뿌리는 국민학교시절까지 맞닿아 있습니다.5학년땐가 일본에서 유학하던 외삼촌이 일본 「일활소녀가극단」에서 발행하는 월간지를 한권 사다 주셨습니다.실크 해트에 연미복을 입고 파리풍의 춤을 추는 소녀가극단의 원색사진이 어찌나 멋있게 보였든지…저는 그때 3학년 때부터 가슴속에 묻어뒀던 「배우」라는 단어를 새로 발견했습니다』 ­그 무대배우에의 꿈은 구체적으로 어떤 계기를 만나 이루어지게 되었습니까. 『동덕여고 3학년때 신문에 난 「빅타무용연구소 단원모집」광고를 우연히 보게 됐습니다.한달음에 연구소로 달려갔고,5대1의 경쟁을 넘어 당당히 합격했죠.일활소녀가극단에 대한 환상만 없었어도 그 길로 달려가진 않았을 거예요.결국 월간지 한쪽이 제 인생을 바꾸어 놓은 셈입니다』 ­유교적 전통이 강한 우리사회에서 양반집 규수가 연극을 한다는게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요.본격적인 연극활동은 언제부터였습니까. 『「빅타무용연구소」에 들어간 이듬해 어쩌다 대역으로 부민관(현 서울시의회 의사당)무대에 선 것이 인연이 돼 43년 극단 현대극장에 정식 입단하게 됐습니다.데뷔작은 함세덕 작·유치진 연출의 「봉선화」였어요.무명의 신인이 일약 주인공을 따내 화제가 됐었죠.아버님의 호된 반대로 사흘씩이나 앓아 누운 끝에 얻은 자리라 더욱 값진 것이었습니다』 ­『결혼을 잘한 덕분인지 연극을 시작할 때는 힘들었지만 그 이후로는 연극이외의 문제로 고통받지 않았다』고 언젠가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결혼생활에 대해 말씀좀 해주시죠. 『지난 44년 열아홉살 되던 해 소설가 나도향의 친동생인 나조화씨(66년 작고)와 결혼했습니다.저보다 열네살 연상인 남편은 배재고보,연희전문을 거쳐 일본대 창작과를 나온 희곡작가로 한때 야구선수로 활약한 적도 있어요.바깥 양반은 저의 연기스승이자 후원자,평론가였으며 지금도 영원한 정신적 귀의처입니다』 ­부군은 퍽이나 다감한 분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제가 먼저 집에 돌아와 대본을 읽고 있다가 그분이 들어오는 기척이 나 뛰어나가 맞으면 그분은 극구 말리곤 했어요.그냥 계속 대본을 보라는 거죠.당신은 늘 연극에만 신경쓰라고 다독거렸고,저는 마음놓고 연극에 몰두할 수 있었습니다』 ○남편은 스승·후원자 ­데뷔이래 4백여편의 작품에 출연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과 배역은 무엇입니까. 『유치진 선생이 직접 쓰고 연출하신 반공극「나도 인간이 되련다」(57년 작)를 단연 대표작이자 잊을 수 없는 작품으로 들고 싶어요.서울 토박이인 제가 맡은 역은 거센 함경도 사투리를 쓰는 혼혈 여가수 「나타샤 김」인데 너무 추해 최은희씨도 황정순씨도 모두 거절했던 역이죠.말로만 듣던 러시아 「꽃박춤」을 배우느라 했던 고생은 또 어땠구요.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72∼75년,90∼93년 두차례에 걸쳐 국립극단 단장직을 맡으셨습니다.어려움은 없으셨는지요. 『사실 두번이나 사표를 썼었습니다.무대에만 몰입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행정가보다는 순도 높은 무대예술인으로 남는 것이 제 소망입니다.연극단체장은 되도록이면 추대형식으로 뽑는게 좋다고 생각해요』 ­배우에게는 두가지 부류가 있다고 합니다.자신을 작중인물화하는 배우와 작품속의 인물을 자기화하는 배우중 어는 쪽이 바람직하다고 보십니까. 『작중인물을 자기화해 스타로서의 개성을 떨치는 것도 좋지만 저는자신을 작중인물화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봐요.전 배역을 맡으면 제자신을 철저히 지워버리는 일부터 합니다』 ­연극배우 백성희를 압축하는 말로 태강즉절이란 표현을 종종 씁니다.너무 대가 강해 꺾어지기 쉽다는 뜻일 텐데요. 『일면 수긍이 갑니다.고집스러움 없이 어떻게 「냉정한」연극무대를 50년넘게 외곬으로 지킬 수 있었겠어요.시류를 외면하고 하고싶은 연극만 한다해서 가끔씩 「외계인」「탱크」라는 소리도 듣습니다』 ○외계인·탱크 별명도 ­연극배우로서 갖춰야 할 이상적인 조건과 자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정확한 대사와 치밀한 동작,폭넓은 연기와 성실성을 우선 꼽고 싶습니다.모래알 만큼의 연기를 위해서도 우주만큼의 생각을 해야하는 것이 연극인만큼 연극배우에게는 스스로 배우고 노력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본명이 따로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렇습니다.부모님이 본래 지어주신 이름은 이어순이입니다.백성희는 예명으로 신극운동의 선구자이셨던 서항석 선생이 붙여주셨어요』 ­고희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왕성한 현역으로 활동할 수 있는 건강(몸매)유지 비결이라도 있는지요. 『요가를 응용해 제가 직접 개발한 자리운동(일종의 맨손체조)을 수십년째 아침마다 30분씩 해오고 있어요.배우는 몸이 바로 예술의 도구인 만큼 끊임없이 다듬고 단련해야 합니다』 그는 지금도 자신이 주연한 연극「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새털같이 가벼운 여자 블랑시에 손색없는 24인치의 허리와 여전히 낭랑한 미성을 뽐내고 있다. ­은퇴시기는 언제쯤…. 『그런 말 하지 마세요.지팡이를 짚고라도 언제까지나 무대에 서고 싶거든요』 무대이외의 삶이란 없고 연기가 생리처럼 돼버려 오히려 연극을 안하고 있으면 불편을 느낀다는 「영원한 현역」백성희씨.그는 현재 서울 송파구 방이동의 한 조그만 빌라에서 자동차회사에 다니는 외아들 결웅(50)씨 내외와 함께 결곱게 살고 있다.
  • 검찰,“「5·18 위증고발」 수사”/기소촉구 결의대회·시위 잇따라

    서울지검 공안1부(장윤석 부장검사)는 22일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전두환 전 대통령과 이희성 전 계엄사령관,주영복 전 국방장관 등 5·18사건 관련자 7명을 위증혐의로 고발한 것과 관련,5·18 고소·고발사건에 대한 정밀검토작업에 들어가는 등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위증여부를 가리기 위해 당시 국회 청문회자료와 수사결과를 면밀히 비교,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하고 『피고발인에 대한 조사일정과 방법은 5·18사건 고발인들의 항고와 재항고등 법적 불복절차가 남아 있어 이를 먼저 마무리한 뒤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민변이 위증혐의로 고발한 5·18사건 관련자는 전 전대통령과 이 전계엄사령관,주 전 국방장관등 3명을 포함,최웅 11공수여단장,안부웅 11공수여단 61대대장,권승만 7공수여단 33대대장,임수원 3공수여단 11대대장 등이다. 국회에서의 증언 및 감정 등에 관한 법률상 위증혐의가 드러나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되어 있고 공소시효는 7년으로 89년말 증언한 전 전대통령은 96년 12월30일,나머지 피고발인들은 올 12월에 공소시효가 만료된다. ◎1백36개 단체 참가 【광주=최치봉 기자】 광주·전남지역의 1백36개 재야단체로 구성된 「5·18 학살자 재판회부를 위한 공동 대책위원회」(공동대표 조비오 신부)는 22일 하오 전남도청앞 광장에서 시민과 학생 등 3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5·18 책임자 기소관철을 위한 광주시민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에 앞서 전남대·조선대 등 「광주·전남지역 총학생회 연합」(남총련) 소속 대학생 5백여명은 이 날 상오 6시 40분쯤 광주지검 앞에 몰려가 「5·18 책임자 재수사」 등을 요구하며 최루탄으로 저지하는 경찰에 맞서 5일째 격렬한 시위를 했다. ◎연희동 진출 시도 한국대학 총학생회 연합 소속 대학생 1천8백여명은 22일 하오 6시30분쯤 서울 연세대에 모여 5·18 광주사태 책임자의 처벌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학생들은 집회를 마친뒤 전두환·노태우 두 전대통령의 집이 있는 연희동 쪽으로 가려다 경찰이 막자 학교앞 도로를 점거하고 3시간여동안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로 전경과 학생 20여명이 다쳤으며 경찰이 학생들의 시위를 진압하며 신촌세브란스 병원 앞마당에 최루탄을 마구 쏘아 입원하고 있는 환자들이 큰 고통을 겪었다.
  • “그곳은 지옥이었다”(「삼풍」참사/지하참상 현장)

    ◎본사기자 구조대 동행 취재기/1층­뒤집힌 승용차는 짓밟힌 깡통처럼…/2층­주인잃은 삐삐선 애절한 호출 신호…/3층­비상통로 사체 2구 탈출 몸부림 역력/지독한 가스냄새·곳곳 핏자국… 생지옥이라는 말이 오히러 진부했다. 30일 상오 10시쯤.생존자나 사체를 찾기위해 잔해를 헤치며 지하 매몰 현장으로 나서는 구조대원들을 뒤따랐다.지하1층 주차장 진입로에는 중형 승용차 한대가 뒤집혀진채 납작하게 찌그려져 있었다.알미루늄 캔을 밟아놓은 듯한 모습이었다.그 옆에는 핸드백과 샌들·모자 등이 나뒹굴고 있었다. 슈퍼 마켓과 잡화상이 있는 지하 1층 바닥 곳곳에는 핏자국이 어지럽게 뿌려져 있었다. 지하 2층 주차장으로 내려가자 벽돌더미 아래에 검정색 그랜저 승용차가 깔려있었다.시동은 여전히 켜져 있었고 운전석옆의 핸드폰은 연두색 불빛을 깜빡거렸다.필사의 탈출을 하려던 주인이 마지막으로 남긴 흔적이었다. 주인을 잃은 핸드폰과 삐삐에서 부저음이 울려왔다.삐삐하나를 집어들었다.10여개의 전화번호가 차례로 입력되어 있었다.생사를 몰라 애타게 기다리던 가족과 친지들이 보내는 안타까운 호출이었다.가족들의 흐느낌과 같은 신호음은 이후에도 여기저기서 들렸다. 엿가락처럼 휘어진 천장 철골구조물 사이로 머리와 오른쪽 팔이 축 늘어진 20대 중반 여자의 모습이 보였다.구조의 손길이 미치기 전에 이미 숨져 있는 여인이었다. 구조대원들은 재빠르게 이 여인을 들것에 실어냈다. 지하 3층으로의 진입은 더욱 어려웠다.손전등 없이는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었다. 더군다나 유독가스 냄새가 여전히 진동,발걸음을 옮기는게 여간 힘들지 않았다.구조 작업을 하는 경찰관과 소방관·군인·자원봉사자들의 기침소리가 적막을 깰 뿐이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불길이 보였다.가까이 가보니 직원식당이 나왔다.식기들은 생각보다 깨끗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식당에서 주차장으로 통하는 무너진 비상통로에는 2명의 사체가 뒤엉켜 있었다.필사적으로 탈출하려다 유독가스에 질식돼 숨진 듯 했다. 구조대원의 한숨소리가 흘러나왔다.잠시후 구조대원들은 불빛을 들이대며 또 다른 생존자를 찾기위해 흉물스런 철골구조물을 헤쳐나갔다. ◎사망 확인자 명단 (30일 하오 9시 현재) ▲강남성모병원=송은정(28·삼풍잡화부) 장승희(26·삼풍숙녀의류부) 박미진(21·삼풍직원) 김연희(34) 김명희(삼풍직원) 백송혜(31·삼풍직원) 노명순(41·삼풍직원) 황혜숙(40) 이미원(35) 최현아(23·삼풍직원) 곽경주(삼풍직원) 최은희(25·이상 여자) ▲삼성의료원=강희순(41·삼풍숙녀의류부) 권영옥(45) 정미란(24·삼풍신사복매장) 안은영(22·삼풍직원) 이정순(48) 이은정(20) 김숙지(52·이상 여자) 조복환(35·삼성건설) 박운영(63.삼성건설고문) 권태항(45) 한석훈(27) 김용걸(47) ▲영동세브란스병원=이추숙(24) 서정순(41) 신숙자(40대) 김옥이(42) 강순희(27·이상 여자) 김성규(40) 이종환(31) ▲방지거병원=정명주(25) 이은영(21) 강순자(52·이상 여자) 한병철(44) ▲남서울병원=윤희라(19·여) 송재훈(27) 신원미상 20대 남자 1명,30대 초반여자 1명 ▲중대용산병원=정혜원(23·여) 신원미상 30대여자 2명 ▲영등포 성모병원=20대 중반 여자 1명,40대초반 여자 1명 ▲한일병원=신원미상 여자 1명,남자 1명 ▲효동병원=김진선(20대·여·삼풍잡화부) ▲오산당병원=정명종(25·삼풍직원) ▲강남시립병원=김명춘(26·여·삼풍직원) ▲한양대병원=오종은(24·여) ▲을지병원=김영민(삼풍직원) ▲한강성심병원=박은경(21·여) ▲목동이대병원=신원미상 30대 여자 1명 ▲순천향병원=신원미상 50대 남자 1명 ▲경희의료원=최숙자(33·여) ▲서울중앙병원=김청자(58·여) ▲여의도성모병원=김혜란(여)
  • “스케줄 걱정없이 배낭메고 떠난다”/「해외 자유여행 상품」 인기

    ◎여행사서 항공편·숙박 제공… 관광은 자유/12박13일 코스 주류… 비용 30∼40% 저렴 여름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패키지여행과 배낭여행의 절충형 상품인 「자유여행」이 잇따라 등장,관심을 모으고 있다. 자유여행상품은 일정에 따라 가이드만 따라다니는 일반 패키지여행에서 탈피,자유롭게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배낭여행과 숙박 예약은 물론 전체적인 관광일정를 여행사가 짜주는 패키지여행의 장점만을 절충한 새로운 개념의 여행상품이다. 삼홍여행사(730­7101)가 선보인 상품은 유럽여행인 「디럭스코치 자유여행」. 여행사가 항공편과 숙박시설을 제공하지만 현지에 도착한 뒤 관광은 여행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가이드는 호텔에서 현지의 관광정보와 집합 장소 및 시간을 알려준다.가이드의 안내로 기본적인 코스는 다니지만 여행자들은 단체관광에서 이탈,관심있는 곳을 찾아 개별관광을 즐길 수 있다. 식사도 아침만 여행사가 제공할 뿐 점심과 저녁은 여행자의 기호에 따라 먹는다. 대형버스로 이동하기 때문에 유레일 패스를 이용한 기존의배낭여행과는 달리 무거운 배낭으로 시달리지 않는다. 출발일정에 따라 다소차이는 있으나 이탈리아∼스위스∼프랑스를 잇는 7박8일코스가 1백39만원,영국∼프랑스∼독일∼스위스∼오스트리아∼이탈리아의 12박13일코스가 1백69만원이다. 씨에프랑스(735­3355)도 삼홍과 같은 내용의 유럽 자유여행상품을 시판하고 있다.취리히∼밀라노∼피렌체∼로마∼파리∼런던∼암스테르담을 잇는 12박13일코스가 1백65만원. 삼홍여행사직원 김연희씨(27)는 『자유여행은 패키지여행의 단조로움과 배낭여행의 불편을 동시에 덜 수 있는데다 여행경비도 패키지상품보다 30∼ 40%나 싸 앞으로 각광을 받을 것』이라며 기대했다.
  • 담넘은 나뭇가지로 소송·배상이라(박갑천 칼럼)

    도시에는 이웃이 없다고들 말한다.옆집주인 이름을 모른다.얼굴이 익지 않으니 인사도 없다.뭣하는 사람인지 모르는 것 또한 당연하다.물론 이웃사촌같이 지내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생활정도가 나은 동네일수록 더 폐쇄적인 게 현실인 듯하다. 그래서 한지붕아래 사는 노인이 죽은것도 모르고 지내다가 며칠후에야 발견되기도 한다.상대방을 알게되는 계기가 대체로 좋잖은 일일 때라는 게 도시생활의 이웃관계이다.상하수도문제로 말썽이 난 경우라든지 집을 지으려면서 일조권문제 등을 두고 다툰다든지…. 얼마전의 한 고소사건도 그것이다.서울 연희동에서의 일.자기집 나뭇가지가 이웃집 담장을 넘어갔는데 그집 주인이 그걸 잘라낸 데 대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피고는 원고에게 30만원을 지급하라는 것이 법원의 판결.「정신적 고통을 받은데 대한 배상」이라는 것이 이유였다.결딱지싸움의 결과였다고는 하겠으나 이웃끼리 이 무슨 망신이람. 복린이란 말이 「춘추좌씨전」에 나온다.주거를 정하기전에 먼저 그 이웃의 선악을 점친다는데서였다.「명심보감」(성심편)에는 신종황제의 말을 인용한 거필택린이라는 말도 보인다.주거를 정하려면서는 이웃을 먼저 가려야 한다는 뜻이다.한다지만 오늘의 사회에서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어쨌거나 두집안 감정의 앙금은 깊을 듯하다.어느쪽인가 이사갈 마음이 날것도 같다. 이와 관련해서는 야사 한토막이 떠오른다.만취당 권율과 백사 이항복의 이야기이다.이백사의 집 감나무가 담을 넘어 이웃 권만취당 집으로 뻗어나갔다.그런데 그집종들이 담넘어 와 열린 감은 자기들거라고 우김으로써 종들 사이에 티격태격이 벌어진다.나이어린 이항복의 베거리가 깜찍하다.권율의 집을 찾아가 다짜고짜 창문으로 제주먹을 들이밀면서 묻는다.『이게 뉘주먹입니까?』이 서낙한 뚱딴지 짓에 움찔할밖에.『네주먹이지 뉘주먹이란 말이냐』『방안으로 들어갔는데도요?』『그렇더라도 네주먹이지 내주먹이겠느냐』.더이상의 사살은 필요없다.「감」재판은 끝난 게 아닌가.훗날의 오성대감 이항복은 행주산성싸움의 영웅 권율장군의 사위가 된다. 네것내것에 앞서 여유가 풍겨 엇구수해지는 느낌이다.그게 멀리사는 사촌 못지않다는 이웃의 정리 아닐지.한데,소송에 배상이라….『존속살해사건 9일에 한건꼴』(강지원 사법연수원교수)사회의 이웃이니 그렇다고 망단할 건가.
  • 뻗어온 이웃집 나무 자르면 위자료 줘야(조약돌)

    ○…서울지법 민사 항소6부(재판장 현순도 부장판사)는 14일 김모씨(서울 서대문구 연희동)가 옆집의 문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가 원고 집안의 나무가지가 자기집으로 넘어왔다는 이유로 허락없이 가지를 자른 사실이 인정되므로 위자료 3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소승소를 판시. 김씨는 지난해 7월 30년간 가꾼 개잎갈나무의 일부가지가 담장을 넘어 문씨집 마당위로 뻗어 자란데 대해 문씨가 집을 가린다며 가지를 잘라내자 4백2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
  • 극단 자유/극단 가교/창단 30돌 기념 무대

    ◎자유/13일부터 「피의 결혼」등 5편 잇달아 공연/가교/윤문식·최주봉 출연 「철부지들」 막 올려 극단 자유(대표 이병복)와 극단 가교(대표 김진태).30년 역사를 나란히 기록하며 한국적 연극미학을 유달리 강조해온 두 극단의 창단 30주년 기념공연이 대대적으로 펼쳐진다. 오는 96년 30주년을 맞는 극단 자유는 이달 13일부터 21일까지 기념공연 시리즈 제1탄으로 스페인의 극시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피의 결혼」(연출 김정옥)을 서울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지난 83년 초연된 「피의 결혼」은 프랑스와 독일,이탈리아등지의 초청공연과 88년 서울국제연극제를 통해 널리 알려진 작품.결혼식날 밤 신부가 옛 애인과 함께 달아나자 신랑은 그 남자를 추격하지만 결국 격투끝에 두 남자 모두 죽고 만다는 비극적인 이야기다.원작의 의도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한국의 전통정서와 연희기법에 의해 철저히 한국적 비극으로 탈바꿈시킨 것이 특징.「코르도바」란 시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원작자 로르카는 안달루시아지방의 민요적 전통을 시,역사극등으로 다뤄온 스페인어권의 대표적인 시인이자 극작가다.이 작품은 오는 6월 일본 도쿄 삼백인극장과 미국 로스앤젤레스 월셔 이벨극장에서도 공연될 예정이며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에서 열리는 국제극예술협회(ITI)주관 세계연극제에 동양권을 대표하는 개막기념공연작으로 초청돼 우리연극의 세계화에 기여하게 된다. 지난 66년 무대미술가 이병복씨와 연출가 김정옥 교수(중앙대)를 중심으로 창단된 극단 자유는 초창기엔 프랑스의 고전극,부조리극등을 주로 소개했다.19 70년대부터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무엇이 될꼬하니」등의 작품을 통해 집단창조와 토털 시어터(총체적 연극)를 표방,서구연극과 우리 전통 연극유산과의 접목에 의한 「제3의 연극」찾기 작업을 꾸준히 벌여오고 있다.지금까지 모두 50여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린 극단 자유는 이번 작품에 이어 그동안 선보였던 「따라지의 향연」「대머리 여가수」등 대표작 16편 가운데 5편을 최종선정,내년까지 기념무대를 이어갈 예정이다.이번 공연에는 초연때부터 어머니역을해온 박정자씨를 비롯,연극배우 박웅,국악인 박윤초,탤런트 이휘향·정동환씨 등이 출연한다. 한편 우리 전통악극을 고정레퍼토리화해 중장년층의 큰 호응을 얻어온 극단 가교는 올해 창단 30주년을 맞아 톰 존스원작 뮤지컬 「철부지들」(연출 양재성)을 마련한다.오는 6월16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될 이 작품은 극단 가교가 지난 73년 텐트공연을 통해 첫선을 보인 이래 3백회이상 무대에 올려진 화제작.아득한 지평선을 향해 사라져가는 캐러밴처럼 환상을 좇아 무작정 방랑의 길을 떠나는 주인공 마트(유청운·송연두반).하지만 꿈에 부푼 유랑의 삶도 잠깐,마트는 이내 만만찮은 현실에 상처를 입고 사랑하는 여인 루이자(이영미·김수정반)와 가정의 품안으로 돌아온다는 줄거리다.현재 미국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성황리 공연중인 서사극형태 뮤지컬로 웅장한 맛은 없지만 아기자기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윤문식 박인환 최주봉 김진태 등 22년전 초연당시 천막공연을 펼쳤던 원년 멤버들이 다시 뭉쳐 향수의 무대를 꾸민다.
  • 버스 개천 추락/운전사 중상

    4일 하오 11시 19분쯤 서울 서대문구 홍은3동 서대문구청앞 홍연교위를 달리던 서울 5사 7140호 한성교통소속 59번 시내버스가 갑자기 다리 난간을 들이받으면서 6m아래 홍제천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운전사 염동만씨(40)가 중상을 입고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종점도착을 바로 앞에 둔 이 버스에는 승객이 한명도 타고 있지 않았다. 사고 버스는 자양동에서 문화촌까지 운행하는 노선버스로 사고가 난 시간 연희동차고로 들어가던 중이었다. 이날 사고는 운전사 염씨가 홍은동에서 연희동쪽으로 가기위해 좌회전하던중 핸들을 왼쪽으로 과도하게 꺾는 바람에 버스가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다리난간을 들이받아 일어났다.
  • 국립발레·합창단 「까르미나 브라나」 합동무대

    ◎발레·합창·관현악 어우러진 작품 국립발레단(단장 김혜식)과 국립합창단(단장 오세종)이 오는 19일부터 26일까지 1주일 동안 합창발레 「까르미나 브라나」를 국립중앙극장 대극장에서 합동공연한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국내 무대에 올려지는 「까르미나 브라나」는 발레와 합창이 관현악과 어울어지는 작품.64년 미국 켄터키 오페라단에 의해 초연된 이래 르네상스풍의 사랑스런 여성 이미지와 힘차고 역동적인 남성의 이미지가 잘 조화되어 있다는 평을 받고있다. 캐나다 그랑 발레단의 예술감독인 페르난드 놀트가 안무했고 올해는 김혜식 단장과 오세종 단장이 공동예술감독을 맡았다. 주역무용수로는 국립발레단이 내세우는 주목받는 무용수 이재신과 강준하를 비롯해 한성희·신무섭·김용걸·나형만·문영철 등이 출연하고 합창 솔리스트로는 김관동 연세대교수·김선일 서원대 교수,그리고 차세대 기대주인 김수진·박연희·권흥준 등이 나온다. 25개 장면 가운데 2분여 동안 바베큐 막대기에 매달려 「구워진 백조」의 비애를 온 몸으로 표현하는남성 무용수의 독무,지난해 이 작품에 출연해 호평을 받은 소프라노 김수진의 독창 등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까르미나…」는 「보이렌 수도원의 노래」라는 뜻의 라틴어로 중세시대의 사회상,사랑,유희,자연 등을 11∼13세기 음유시인 특유의 운명론의 입장에서 익살스럽게 풍자한 시가집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 흥행 우선주의 배격/연극계 실험극 바람

    ◎소극장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 「관점 95… 상황과 형식전」/상업성 위주의 연극풍토에 경종/부조리극 「하녀들」·잔혹극 「미친…」 공연/재미와는 거리… 사회문제 조명 사상 유례없는 불황 속에서 볼거리 위주의 상업성 연극만이 기승을 부리는 요즘,아예 처음부터 상업적 흥행과는 담을 쌓겠다고 선언하고 나선 연극축제가 마련돼 눈길을 끌고 있다. 4,5월 두달 동안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 소극장에서 펼쳐지는 「관점95­상황과 형식전」은 실험극 공연을 통해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가치상실의 시대를 극복할 방법을 찾아본다는 의도에서 기획된 무대. 특히 이번 축제는 가난했지만 감동과 충격이 있었던 지난 시절의 긴장과 비판의식을 회복하자는 의미에서 「다시 가난한 연극으로 시작하자」를 모토로 내세웠을 만큼 흥행 우선주의의 연극풍토에 대한 자성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연극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참가작은 우리극연구소(대표 이윤택)의 부조리 희극 「하녀들」(5∼23일)과 잔혹극 「미친 동물의 역사」(28일∼5월14일),볼재연기원(대표 박찬빈)의 사회심리극 「죽이고 또 죽이고」(5월17∼30일)등 3편.오락적 재미와는 거리가 멀지만 진지하고 나름대로 문제성이 있는 작품들이다. 「하녀들」(연출 이성렬)은 도둑작가로 유명한 장 주네가 감옥에서 쓴 두번째 희곡.크리스틴과 레아 파팽이라는 자매가 7년간 하녀로 일하던 집의 여주인과 그 딸을 살해한 뒤 자기들 방에서 동성애를 즐기다 발각된 「파팽자매 사건」실화에서 힌트를 얻어 쓴 작품이다. 여주인이 외출하고 없는 방에서 여주인놀이를 하며 현실과 놀이 사이를 오가는 하녀 자매의 이야기를 통해 쓰레기같은 인생에서 화려한 외출을 시도하는 소외당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미친 동물의 역사」(윤대성 극본·이윤택 연출)는 70년대 공연금지처분을 받았던 화제작.86년 부산 가마골 소극장 연희단거리패 창단공연 때 유태인 시인 파올첼란의 시 「죽음의 푸가」를 삽입시켜 「죽음의 푸가」라는 제목으로 처음 일반공연됐다. 90년대 중반의 「미친 동물…」은 개인주의자인 한 화가가 정체모를 사람들에 의해 도시외곽의 버려진 건물 지하실에 갇히면서 시작된다.화가 외에도 명예퇴직당한 교장선생,섹스스캔들을 일으킨 탤런트,청렴결백증에 걸린 교통순경 등이 버려져 모두 미친 동물로 매도된다.연출가 이윤택씨는 세속적인 도시의 삶에 안주하는 소시민들의 자아비판을 통해 이 시대에 대한 자기반성을 그려 나간다. 「죽이고 또 죽이고」(박찬빈 연출)는 소포클레스 원작의 그리스비극 「엘렉트라」를 정세희씨가 재구성한 것.사회제도와 인간관계의 이면에 가려진 인간의 심리와 충동들을 드러내면서 현대사회의 문제를 조명한다. 소극장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는 지난해 이윤택,김아라,황동근,류근혜,채승훈,이병훈,박찬빈씨 등 40대 젊은 연출가들이 힘을 모아 마련한 공간.개관기념으로 제1회 실험극 축제가 열렸었다.
  • 연극연출가 임영웅(이세기의 인물탐구:71)

    ◎56년 「환절기」로 입신… 「완벽 무대」추구/작자의도 밀도있게 접근… 깊이있는 연기 도출/「고도를 기다리며」 초연땐 하루 19시간 맹연습/집팔아 지은 산울림소극장 개관 10돌 맞아 기념공연 막 올려 마른나무 한그루가 텅빈 공간에 물음표처럼 서있는 무대,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가 이 공허한 대지위에서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다.그들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우리는 고도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다.그들이 기다리는 고도란 무엇인가.신인가 죽음인가 행복인가.고도는 그 무엇도 아니면서 동시에 모든 것일 수도 있다.시간과 공간이 단절된 상황속에서 이 연극은 언제나 시작되고 끝나면서 또 어디서나 생길수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69년 12월,한국일보 소극장에서 「고도를 기다리며」가 초연됐을 때 그것이 베케트의 난해한 부조리극이라는 이유만으로 관객은 이미 긴장되어 있었다.그러나 우려는 기우였다.연출가 임영웅은 관념과 현학이 넘치는 난삽의 「고도」를 시감의 템포로 도해시켰고 객석은 시종 웃음을 터뜨리며 서구 연극의 새로운사조에 자연스럽게 흘러들수 있었다.이후 「고도」는 「손색없는 명작」으로 정착되어 89년 프랑스 아비뇽과 다음해 고도의 본고장인 더블린 연극페스티벌에서 「한국의 고도는 과연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었다」는 호평을 받았다.이보다 앞서 88올림픽 문화예술축전에 왔던 세계적인 극평가 마틴 애슬린(미스탠퍼드대 교수)은 「베케트의 희극성과 비극성이 섬광처럼 교차된 마지막 장면은 특히 작가의 의도에 밀도있게 접근하고 있음」을 지적하여 진작부터 세계무대의 진출과 입신을 예고해 주었다. ○속물근성 찾을 수 없어 널리 알려지다시피 임영웅의 연출에선 잡다한 상업성이나 분칠한듯한 속물근성은 찾아볼수 없다.관객을 의식한 연희성과 상투적인 작위성은 배제된다.부조리극이든 블랙 코미디든 혹은 뮤지컬이나 관념적인 추상언어라 할지라도 인간 심리의 바닥없는 심연에 끈질기게 파고들어 캄캄한 내부에 도사린 모순과 갈등을 명징하게 그려낸다.예를들어 77년 화사한 비애가 전신에 스며드는 베르코르의 「바다의 침묵」이나 87년 「영국 애인」등은지금도 잊을수없는 정미한 무대로 기억된다. 그에게선 예술가 특유의 동심과 기벽과 기행은 찾아볼 수 없다.번뜩이는 재치나 직감력을 기대할 필요도 없다.만약 그런 의외성과 파격을 지녔다 하더라도 「보수적인 체질속에 숨겨진 진보적 감각」은 그의 탄탄한 자존심의 틀에 갇혀 쉽사리 노출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연출가 임영웅을 떠올릴 때마다 프랑스 연극계의 거장이며 「황소의 뿔」로 불리는 장 루이바로를 연상케 되는 것은 전혀 우연이 아닐것 같다.바로가 그의 부인이자 연극 동반자인 마들렌 르노와 그들의 소극장을 세워 레퍼토리 극단으로 활동한 것처럼 그도 그의 부인인 오징자 교수(서울여대 불문과)와 함께 소극장운동의 전범으로 존재하면서 오교수는 극단 산울림의 희곡번역과 기획등에 참여하고 있다.그리고 연극을 「인간에 의한 공간예술」로 승화시킨 점과 비록 작은 일도 그대로 지나치지 않는 섬세한 감지,한번 결심한 것은 집요하게 밀어붙이는 황소고집등은 바로와 비슷한 노선을 그려나가고 있다.연극의 문제는 무엇보다 「얼음덩어리와도 같은 객석의 침묵」을 깨뜨리는 일이며 결국 얼음을 녹여 강물처럼 도도히 흐르는 그의 연극을 보면 관객은 원로 여석기씨의 말이 아니더라도 「단순한 인사가 아닌 진심의 경의」와 진정한 감동으로 박수갈채를 보내게 된다. 그의 연극행로는 물흐르는듯 순조롭진 않았다. ○음악가부친 재능 이어 휘문고시절 동랑 유치진의 「사육신」연출을 계기로 연극연출을 지망하게 되었고 56년 극단 신협의 「꽃잎을 먹고 사는 기관차」(임희재작)로 연출데뷔,박진 이해랑에 이은 국립극단 연출을 거쳐 「정서적인 플롯과 사실적인 언어가 거부된」 오태석의 「환절기」를 「오서독스하면서도 감각적인 논리성」으로 형상화하여 연출가로서의 극명한 위치를 다졌다. 그의 예술적 재능은 음악가였던 부친 임태식씨와 음악계의 원로 지휘자인 숙부 임원식씨로부터 물려받았다고 할수 있다.13살에 부친을 잃은 창백한 기억을 가지고 있으나 조모와 숙부의 따뜻한 보호아래 그는 음악 문학 연극에 접할수 있었고 동랑 유치진 이해랑과의 만남이 실질적인 연극의 촉진제가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무리 비극적인 작품이라도 그는 작품속에 숨어있는 아름다운 별빛 희망과 인간미의 향기를 절차탁마로 가꾸어낸다.그런만큼 탐구정신과 선별의 명철로 작품분석에 침몰하여 자신이 완전히 이를 소화해야만 비로소 배역을 정하고 스태프를 구성한다. 연습때는 연기자의 동선 하나 조명의 밝기,음향의 정확성에 주도면밀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자로잰듯 확실하고 투명해야만 다음 장면으로 넘어간다.완벽주의는 결벽과 맞먹게 마련이어서 그의 연출노트는 개칠한 흔적없이 추가사항들을 빈틈없이 정리해 놓고 있다.「고도」초연때의 하루 19시간의 연습 강행군으로 「사자」란 별명이 따르기도 했으나 그의 속마음은 만년소년에다 청담을 잃지 않는 순수성이 두드러진다.혹독한 연습과 훈련에 의해 수많은 배우들이 그의 연극을 거쳤고 관객이 그의 연극에 안심하는 것처럼 그들도 극단 산울림 출연을 자랑삼고 있다. 그러나 영광의 이면은 언제나 어두운 곡절과 고뇌가 감춰진다.연극이 생계를 해결하는 직업이 될수 없다는 실망과회의에 빠져 그는 한때 연극을 포기하고 방송 프로듀서로 돌아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어쩌면 「마지막 작품」이 됐을지도 모를 「쥬라기의 사람들」(이강백작)로 82년 대한민국 연극제에 참가,연출상 수상기념으로 2개월간의 해외연수길에서 그는 연극은 세계 어디서나 힘들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귀국길에 오르자 남들의 조소에도 불구하고 소극장을 짓는다는 참으로 엉뚱한 결단을 내려 주위를 놀라게했다.집을 팔고 빚을 얻어 누구라도 감히 꿈꿀수 없는 소극장 신축을 서둘렀고 85년 3월 숱한 수난끝에 탄생된 것이 지금의 홍대앞 산울림소극장이다.1년여 이상 극장을 짓느라고 가뜩이나 과로로 균형을 잃은 몸이 더욱이나 기울어진 자세가 되자 그와 절친한 평론가 유민영은 「걸어다니는 피사의 사탑」으로 부르고 있지만 그런 그의 모습은 실제로 움직이는 연극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여 묘한 「시니컬 포퍼먼스」가 느껴진다. ○연극상 수상만 43차례 이제 극단 창단 25주년과 소극장 개관 10주년을 맞은 그의 감회는 남다르다.피와 땀과 노력의 결정인그의 아지트에서 10년을 하루같이 앙코르 공연을 제외한 26편의 신작공연과 43차례의 연극상 수상,40만 관객을 동원하고 있으나 남보기완 달리 극장운영에 따른 고충속에서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그때도 그를 격려하듯 동랑연극상이 주어졌고 상을 받는 자리에서 그는 다시는 마음이 약해지는 것이 두려운듯 「죽을때까지 연극을 하겠다」고 재삼재사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있었다. 개관 10주년기념공연으로 지난 16일부터 윤석화의 일인극 「딸에게 보내는 편지」(아놀드 웨스커작)를 필두로 극단 산울림의 신작 창작시리즈를 차례로 선보이고 맨 마지막에 명편 「고도」를 무대에 올리게 된다. 비튜겐슈타인의 말처럼 그는 수많은 남의 인생을 연출하고 있지만 자기자신의 인생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으며 그 자신의 인생은 결국 연극일 수밖에 없음을 알고 있다.그렇다면 그에게 있어 「고도」란 무엇인가.그가 살고있는 현재이며 또는 불확실성의 미래이고 영원한 의문부호일 수도 있다.그러나 지난 25년간 고도와의 외로운 투쟁끝에 「임영웅식 연극」을 성취한그로서는 아마도 고도가 무엇인지 그가 누구인지를 가장 잘 알고 있는,그래서 앞으로도 끊임없이 「고도」를 기다리는 사람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연보 ▲1934년 서울출생 ▲1948년 휘문고를 거쳐 서라벌예대 연극영화과 졸업 ▲1956년 극단 신협 ‘세일즈맨의 죽음’(아더밀러)조연출겸 무대감독, ‘꽃잎을 먹고사는 기관차’(임희재작)데뷔연출 ▲1958년부터 세계일보 조선일보 문화부 기자 ▲1963년 동아방송 드라마프로듀서 ▲1966년 예그린악단 뮤지컬연출 ‘살짜기 옵서예’등 ▲1968년 국립극단연출 ‘환절기’등 ▲1969년 ‘고도를 기다리며’(사무엘 베케트)초연 연출 ▲1970년 극단 산울림 창단 ▲1973년 한국방송공사 입사 ▲1985년 산울림 소극장 신축개관 ▲1989년 프랑스 아비뇽페스티벌 ‘고도를 기다리며’초청참가 ▲1990년 더블린 연극페스티벌 참가 ▲1991년 한국연극연출가협회 회장 ▲1992년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백상예술대상 연출상및 특별상(69·72·86·95년),서울신문 문화대상및 연출상(70년),서울연극제 최우수연출상(82·85년),한국 연극영화 예술상 특별상(85년),대한민국연극제 대상(82·85년),김수근문화상(86년),동아연극상 연출상(86년),서울시 문화상(87년),대한민국문화예술대상(87년),이해랑연극상(92년),동랑연극상(94년)등 ‘전쟁이 끝났을 때’‘환상살인’‘인종자의 손’‘덤웨이터’‘위기의 여자’‘홍당무’‘코뿔소’‘꽃피는 체리‘‘블랙 코미디‘‘마리테레츠는 말이 없다’‘밤으로의 긴여로’‘여우와 포도’‘하늘만큼 먼나라’ 뮤지컬 ‘배비장전’‘꽃님이’‘대춘향전’등
  • “북한 토지개혁 소련군이 배후조정”

    ◎서울신문 입수 미 문서 「북조선 주둔 소련군사령관 명령서」등 통해 밝혀져/초기 북한정권 「소련군의 하부기관」 입증/“조선인민위 자율적인 조치” 주장은 허구 해방 이후 초창기 북한정권의 성격을 올바로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자료들이 발굴되었다.서울신문이 워싱턴 미국립공문서 보존관리국(NARA)에서 찾아낸 이들 문서는 「북조선주둔 소련군사령관의 명령서」와 「북조선농림국 임시조치시정요강」.소련이 일찍부터 북한 토지개혁에 깊이 관여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소련사령관 치스차코프와 참모부장 벤코프스키 명의로 19 46년 1월2일에 작성된 「소련군 사령관의 명령서」는 우선 각종 토지사용자의 소유면적 조사를 2월15일 이전에 끝내도록 지시했다.여기서 소련군은 조사대상을 농민,소작농,지주등 계급적으로 분류하고 조사목적을 「토지사용에 대한 성질결정」으로 밝혀 토지개혁을 이미 암시하고 있다. 이 문서는 또 조사가 제때 수행되게 경찰동원을 명령한 흔적도 남겼다.모두 3개 항목으로 된 「소련군사령관의 명령서」는 토지개혁이 조선임시인민위원회의 자율적 주도아래 짧은 기간내에 이루어졌다는 주장이 허구였음을 증명했다.지금까지 북한당국과 국내 일부 학자들은 일련의 개혁조치를 조선임시인민위원회가 주체적으로 추진했다는 주장을 고수해왔기 때문에 이 문서는 객관적 평가기준을 제시한 사료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북조선농림국 임시조치 시정요강」에도 소련군의 영향력이 전적으로 나타나 문서 서두에 「소련군 명령에 의해 시정요강을 포고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해방원년인 1945년 12월에 작성한 이 문서에서도 농수산업에 대한 시정을 밝히면서 친일파와 반동분자를 분류해 놓았다.또 건국성납토지라는 낱말이 보여 위협을 느낀 지주들이 토지를 내놓았다는 사실이 처음 드러났다.발신자는 농림국장 이순근으로 되어있는데 그는 1900년 경남 함안 출신으로 해방전 연희전문 교수를 지낸 인물로 알려졌다. 북한은 결국 19 46년 3월8일 「토지개혁법령에 관한 세칙」을 만들어 몰수대상 토지를 결정하고 농민군중을 선동,지주들을 고립시켰다.그리고 3월5일 제정한 「북조선 토지개혁법령」등에 따라 66만 농가에 1백6만6천㏊의 농지를 분배했다.한 농가에 평균 0.15㏊(4백50평)씩 돌아갔다.남한보다 먼저 실시한 토지개혁을 위대한 업적으로 선전했지만 북한은 지금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있다. 이들 문서는 1950년 10월 한국전쟁 당시 평양을 점령한 미군이 대량 입수한 이른바 노획문서의 일부.이 자료를 검토한 농지개혁 연구학자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석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 초기의 토지개혁정책 입안과정이나 배경을 처음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면서 『북한 임시인민위원회가 소련군 사령부의 하부기관임을 입증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 대학가 하숙촌 신세대 신풍속도/독방·「축소판 오피스텔」큰 인기

    ◎비디오·냉장고·세탁기 갖춰/욕실 딸리면 월60만원/하숙비 인상 부채질 대학가 하숙촌이 「개인의 자유와 사생활 보호」를 추구하는 신세대들의 성향에 맞춰 고급화,대형화되고 있다.덩달아 대학가주변의 「축소판 오피스텔」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 가정집에서 소일삼아 남는 방을 학생들에게 내주던 종전의 하숙형태는 이제 거의 찾아볼 수 없으며 신촌·신림동과 봉천동·안암동 등 대학주변은 신축건물의 2∼3개층을 임대해 전문적으로 하숙을 치는 「기업형 하숙」이 대부분이다. 2인1실이 주를 이루던 하숙방도 저학년과 신입생들이 독방을 선호함에 따라 애초부터 독방만을 취급하거나 방평수를 줄여 1인용으로 개조하는 하숙집이 늘고 있다.심지어 개인욕실이 딸린 독방을 두고 하숙을 치는 경우도 있다. 연세대 근처 D부동산중개사무소의 직원은 『신촌일대에만 10∼20여개의 방을 갖춘 「기업형 하숙집」이 1백여개이상이며 새로 짓는 건물의 대부분은 하숙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숙비도 껑충 올랐으며 비슷한 위치에 있어도 하숙집의 시설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연세대와 서강대,이화여대,홍익대가 몰려있는 신촌의 경우 2인1실은 25만∼28만원이며 독방은 38만∼45만원.개인욕실이 딸린 하숙방은 2인1실이 30만원이고 독방은 60만원까지 한다. 서울대 근처에서 하숙을 하는 손장훈(21·임산공학과 3년)군은 『요즘 하숙생들은 전화와 컴퓨터 등 웬만한 가전제품을 모두 갖추고 있어 식사시간이외에는 방밖으로 나올 일이 거의 없다』며 『저학년일수록 선후배들과 어울려 사는 일에 낯설어 자기만의 공간을 고집하는 경향이 짙다』고 말했다. 식사시간과 귀가시간 등 최소한의 간섭조차 받기 싫어하는 신세대들은 아예 원룸식 오피스텔을 얻어 자유로운 생활을 즐기기도 한다.학교주변에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는 7∼10평규모의 「축소판 오피스텔」은 최근 대학생들 사이에 최고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는 주거형태. 서울대부근은 전세가 1천5백만원선이고 신촌은 그보다 2배정도 비싼 2천6백만∼3천5백만원선.매달 하숙비를 내지 않아도 되고 철저하게 사생활을 보장받을 수있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최근 신축된 마포구 동교동 H오피스텔은 6개의 방주인이 모두 인근 대학의 대학원생과 신입생들. 서대문구 연희3동 Y오피스텔에서 거주하는 유재혁(22·연세대 신방2년)군은 『아무에게도 간섭받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데로 할 수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며 『침대와 비디오,냉장고,세탁기 등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은 모두 갖추고 있어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신세대 하숙문화에 대해 올 신학기 복학을 앞두고 있는 김현재(25·S대 경영대3)군은 『자기만의 개성을 추구하려는 신세대들의 생활방식을 어느정도 이해한다』면서 『그러나 과거 새로운 하숙생을 위해 막걸리로 입방식을 치르고 거리낌없이 서로의 방을 드나들면서 싹텄던 선후배간의 따뜻한 정을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아쉬워했다.
  • 뇌성마비 장애인들 컴퓨터 동호회결성/PC통신 통해“마음 연 대화”

    ◎유일한 의사소통 수단… 참여 확산/하이텔에 게시파네 문집도 펴낼 계획/월 1회 모임 열어 세상사 얘기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즐겁고 유익한 얘기 나눠요』 11일 하오 1시쯤 서울 서대문구 연희2동 179의46 차강석(29)씨의 방.PC통신 하이텔의 대화방이 열리자 차씨의 눈빛이 환해졌다.자신의 감정을 얼굴표정이나 말로 자유롭게 나타낼 수 없는 뇌성마비 장애인이지만 PC통신을 통해 친구와 만나는 반가움만은 분명하게 읽을 수 있었다. 식사도 혼자 할 수 없을 만큼 심한 장애를 앓고 있는 차씨로서는 왼손 가운데손가락 하나로 컴퓨터 자판을 떠듬떠듬 누르는 일도 힘겨운 일이다.짧은 문장 하나를 쓰는데도 1분은 족히 걸렸다.오타도 부지기수.그러나 차씨는 대충 뜻을 이해하고 넘어갈만한 사소한 실수도 반드시 지우고 다시 써내려갈 정도로 정성스럽다. 차씨는 자꾸만 뒤틀리는 자신의 왼손목을 오른손으로 움켜쥔 채 몸부림치듯 자판을 두드린다.컴퓨터 통신을 하느라 자주 밤을 새우는 바람에 요즘 독감에 걸려 고생하고 있다고 가족들이 전했다. 『정상인들은 컴퓨터통신을 취미나 가벼운 놀이로 여길 수도 있습니다.그러나 중증 장애인들에게는 유일한 의사소통 수단이며 사회참여의 기회입니다』 20년 넘는 세월을 집안에서만 생활하면서 부끄러움 탓에 학교는 물론 이발소도 못간 차씨가 활짝 열린 세상을 맛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5월. 차씨가 뇌성마비 장애인들의 PC통신모임 결성을 제안하자 기다렸다는듯 수많은 뇌성마비 장애인들이 호응했다.「행동은 제대로 할 수 없지만 생각만큼은 성인처럼 하자」는 뜻에서 모임의 이름을 「뇌성회」로 지었다.뇌성회는 벌써 자원봉사자를 포함,60명의 회원을 거느린 덩치있는 모임으로 성장했다. 자신의 뜻과는 무관하게 일그러지는 얼굴,뒤틀리는 팔다리,힘을 쓸수록 심해지는 마비증세….이 때문에 남들 앞에 나서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심지어 여느 장애인 모임에도 적극 참여할 수 없는 뇌성마비 장애인들에게 PC통신은 그야말로 훌륭한 친구였다.모두들 순식간에 컴퓨터도사가 됐다. 매월 두번째 일요일 하오 3시에는 어김없이 전 회원이 참여하는 대화방을 연다.최신 치료법과 함께 조금이라도 더 「쉽게 움직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정보도 나누고 여러가지 사회현상에 대한 이야기도 나눈다.지난번 고려대 황윤성 교수가 뇌성마비를 딛고 공식임용된 뉴스가 전해졌을 때는 대화방이 떠들썩했다. 최근에는 장애인에게 컴퓨터보내기 운동을 펴고 있다.경제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는 이들에게 세상을 향해 열린 「창」과도 같은 컴퓨터를 선물하자는 취지에서다.기증받은 컴퓨터 본체와 모니터,자판,모뎀 등을 조립,대전의 한 회원에게 전달하기도 했으나 아직은 기증자가 많지 않다는게 차씨의 아쉬움이다.장애인이 컴퓨터를 살때 세제혜택을 주자는 것도 그의 간절한 바람이다. 뇌성회의 앞날에 대해 차씨는 『회원이 1백명을 넘어서면 하이텔에 독자적인 게시판도 만들고 문집도 펴낼 계획』이라는 말을 힘겨운 몸짓으로 컴퓨터에 써보였다.
  • 부탄가스 상습흡연/10대 첫 구속

    부탄가스를 환각물질에 포함시킨 유해화학물질관리법 개정시행령 실시이후 처음으로 이를 흡입한 10대청소년이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서대문경찰서는 7일 지난해말부터 지금까지 10여차례에 걸쳐 부탄가스를 흡입한 김모군(19·무직·서대문구 연희동)을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위반혐의로 구속했다.
  • 「구여 단속」 간접효과 겨냥한듯/이춘구 대표,연희동 방문

    ◎표면상 “인사 방문”… 덕담 나눠 민자당의 이춘구 대표가 17일 하오 연희동으로 전두환 전대통령을 찾아가 취임인사를 한데 이어 18일에는 노태우전대통령을 방문한다. ○…이 대표는 정재철 전당대회의장및 강용식 대표비서실장,박범진 대변인과 함께 하오 3시45분쯤 연희동에 도착. 응접실에서 기다리던 전전대통령은 이대표와 악수를 나눈뒤 『이번에 보니까 정의장이 수고 많이 했더구먼』이라고 전당대회를 무사히 치른데 대해 노고를 치하. 이 대표가 『건강이 어떠냐』고 묻자 전 전대통령은 『덕분에 나야 건강하지』라면서 『대표되더니만 얼굴이 훤하고 좋구먼』이라고 덕담을 건넨뒤 보도진을 물리치고 40여분 동안 환담. 박 대변인은 요담이 끝난뒤 전 전대통령이 『집권당은 국정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만큼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대표로서 역할을 다해달라』고 이대표에게 당부했으며 주로 안보문제를 화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전언. ○…이 대표의 이번 두 전직대통령 방문은 의례적인 것일 뿐 특별한 정치적 의미는 없다는것이 민자당쪽의 설명.이 대표를 비롯한 신임당직자들이 지난 13일 국립묘지를 참배했듯이 새로 취임한 집권당의 대표가 전직대통령을 방문하는 것은 당연한 「통과의례」라는 것. 실제로 이 대표는 이날 전 전대통령과 환담하는 자리에서 『최규하 전대통령에게도 방문하겠다는 뜻을 전했으나 최 전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어와 건강때문에 뒤로 미루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전대통령에게 설명. 최 전대통령은 최근 디스크가 발병해 10분 이상 서있기가 힘든 상태라는 것. 당 안팎에서는 그러나 김종필 의원의 탈당으로 「5·6공」인사들의 신당 참여 가능성이 있고 지방자체제선거 등 정치행사가 잇따라 있기 때문에 만남 자체가 여권의 결속을 위해 상징적인 효과는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
  • 전 전대통령 경호 업무 25일 경찰 이관

    ◎퇴임7년 지나… 위해요인땐 강화키로 전두환 전대통령에 대한 경호업무가 오는 25일을 기해 청와대경호실에서 경찰로 이관된다. 청와대 경호실법 제3조는 전직대통령에 대해 퇴임후 7년동안 대통령경호실이 경호를 맡되 그 뒤는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로 제한하고 있다.청와대측은 전직대통령의 경호연장을 대통령이 인정하는 특별한 때에 포함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퇴임 7년이 되는 25일부터 경호를 경찰로 넘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전전대통령을 경호하는 것은 「위해요인이 있다고 판단될 때는 요인을 경호할 수 있다」는 경찰관직무집행법 규정에 따른 것.이에 따라 경찰은 25일부터 「특수능력」을 가진 경찰청 소속 경호경찰 30명을 연희동에 파견,3교대로 경호할 것으로 알려졌다.이를테면 10명이 8시간씩 경호하는 것으로 경호수준과 숫자는 경호실 경호5과가 맡고 있을 때와 다른 것이 거의 없다. 청와대 당국자는 『경찰이 맡더라도 5·18 등 위해요인이 많아진다고 판단될 때에는 경호가 평상수준보다 강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 본지보도 소녀가장/고교학비 일체 지원

    중학교 과정을 뒤늦게 마친 19세 소녀가장 박영미양(서울신문 2월10일자 22면 보도)에게 이철호(37·서대문구 연희동)씨가 박양의 고교등록금 등 학비 일체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14일 서울신문사에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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