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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시의 숨결을 간직한 암릉의 산, 용화산 [두시기행문]

    원시의 숨결을 간직한 암릉의 산, 용화산 [두시기행문]

    강원 춘천시와 화천군의 경계에 솟은 용화산(878m)은 화려함보다는 묵직한 존재감으로 다가오는 산이다. 도립공원이나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지 않았고, 한동안 등산로 정비도 충분하지 않았던 까닭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그 덕분에 지금까지도 원시림과 같은 숲과 날것 그대로의 암릉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인위적인 손길이 적은곳, 그래서 더욱 매력있고 아름다운 용화산이다. 용화산은 산림청이 선정한 100대 명산으로 춘천의 북쪽을 막아서는 진산(鎭山)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태백산맥에서 서쪽으로 뻗어 나온 한북정맥의 지맥이 파로호와 소양강 사이에서 솟구치며 형성된 산으로, 오봉산과 부용산을 거쳐 소양강 다목적댐 인근에서 맥을 다한다. 정상에 서면 북쪽으로 파로호가 보이고 남쪽으로는 의암호·춘천호·소양호가 한눈에 들어오는 천혜의 입지다. 날이 맑으면 춘천 시내를 에워싼 대룡산·금병산·삼악산 능선까지 시야에 담긴다. 용화산에 이름에는 전설이 깃들어 있다. 지네와 뱀이 서로 싸우다 이긴 쪽이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는 이야기에서 ‘용화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이 전설은 산 곳곳에 남아 있다. 용마굴과 장수굴, 백운대, 은선암과 현선암, 득남바위, 마귀할멈바위, 새남바위, 바둑판바위 등 기암괴석마다 이야기가 덧붙여지며 주민들은 예부터 이 산을 영산(靈山)으로 여겨왔다. 가뭄이 들면 군수가 제주(祭主)가 되어 기우제를 올리기도 했으며 매년 10월, 용화축전이 열릴 때면 산신제가 이어진다. 용화산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암릉이다. 삼악산이 조망의 산이라면, 오봉산이 능선의 산이라면, 용화산은 암릉이 주인공이다. 중생대 화강암이 노출되며 절리가 발달해 수직에 가까운 바위벽과 기암괴석이 집중적으로 분포한다. 봄이면 암릉 아래 진달래와 철쭉이 붉게 번지고, 여름에는 원천리 계곡이 시원한 물길을 내어준다. 겨울에는 설빙을 두른 암릉이 거칠고도 장엄한 풍경을 연출한다. 등산로는 크게 화천 쪽과 춘천 쪽으로 나뉜다. 화천군 하남면 삼화리·유촌리에서 오르는 길과 춘천시 사북면 고성리 양통을 기점으로 하는 코스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춘천국유림관리소가 노후된 로프를 제거하고 자연 친화적인 계단과 안전 난간을 보강하면서 접근성이 한층 좋아졌다. 큰고개까지 차량 접근이 가능해 해발 600m 이상을 단숨에 오를 수 있고, 정상까지는 약 0.7km로 짧지만 초반부터 급경사의 암릉이 이어져 방심은 금물이다. 밧줄과 쇠봉, 계단을 의지해 오르는 구간이 있어 산행 경험이 있다면 한층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조망은 정상보다 암릉 구간 곳곳에서 더 빛난다. 특히 큰고개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길목에서 마주하는 새남바위는 용화산을 대표하는 풍경 중 하나다. 짧은 거리지만 중간중간 펼쳐지는 시원한 조망 덕분에 체감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다만 겨울철에는 적설과 낙석으로 인해 큰고개 진입 도로가 장기간 통제되는 경우가 잦아, 사전 확인은 필수다. 산행을 마친 뒤에는 인근 여행지와 연계하기도 좋다. 화천읍내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화천민속박물관은 약 700㎡ 규모의 전시 공간에 1천여 점의 유물을 갖추고 있어 가족 산행 후 들러보기 좋다. 춘천 쪽에는 용화산자연휴양림이 자리한다. 소나무와 참나무, 박달나무, 낙엽송이 어우러진 숲과 맑은 계곡을 배경으로 숙박시설과 야영장, 산책로가 조성돼 있으며, 집라인과 로프어드벤처, 인공암벽 등 체험형 산림 레포츠 시설도 갖췄다.
  • [사설] 정치 득실 계산 말고 개헌 위한 국민투표법 개정부터

    [사설] 정치 득실 계산 말고 개헌 위한 국민투표법 개정부터

    우원식 국회의장이 오는 6월 지방선거 때 개헌안을 함께 투표에 붙이는 것을 목표로 국민투표법 개정을 설 연휴 전후 시점에 추진하겠다고 어제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헌법 개정을 위해서는 국회를 통과한 개헌안을 30일 안에 국민투표에 부쳐야 하는데, 현재는 국민투표가 불가능하다. 재외국민 투표권을 제한한 국민투표법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2014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음에도 국회는 법 개정에 손을 놓고 있었다. 국민투표법은 개헌안 때문이 아니더라도 헌법불합치로 반드시 고쳐야 하는 만큼 여야는 조속히 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 나아가 여야는 이참에 개헌을 협의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 ‘1987년 체제’로 불리는 현행 헌법은 그동안 숱하게 개정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무엇보다 대통령 1인에게 지나치게 많은 권력이 집중돼 ‘실패한 대통령’들을 양산한 폐단으로 지적됐다. 권력구조 외에도 기후변화 등 지난 40년간 달라진 시대상을 헌법에 반영할 필요성 역시 있다. 그럼에도 그동안 개헌이 번번이 좌절됐던 것은 정치 주체들의 이해관계 때문이다. 현직 대통령들은 개헌론이 모든 통치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상황을, 여야 유력 대선 주자들은 개헌이 대선 구도에 변화를 일으키는 상황을 우려했다. 지금은 여야에 유력 대선 주자가 없는 데다 대통령 지지율이 대체로 60%를 넘어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이보다 더 적합한 시점을 잡기는 어려울 것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그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이재명 정부 임기 내 개헌 추진을 제안했다. 우 의장은 “장 대표가 개헌 얘기하는 걸 보고 귀가 번쩍 뜨였다”고 했다. 앞서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을 촉구했고 조국혁신당도 동참 의사를 밝혔다. 청와대가 힘을 싣는다면 개헌 논의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정치적 득실 계산에 좌고우면하지 말고 개헌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기 바란다.
  • 태권브이랜드·반딧불 투어… K관광 수도 무주, 주민 행복도 ‘V’

    태권브이랜드·반딧불 투어… K관광 수도 무주, 주민 행복도 ‘V’

    “주민이 행복한 지역에 관광객도 몰린다.” 전북 무주군의 지방소멸에 맞선 인구 대응 전략이다.현재 인구 문제는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풀어야 할 공통 과제가 됐다. 농산어촌 지역의 현실은 더욱 심각하다. 주민등록 인구에만 의존하기엔 한계에 다다랐다. 무주군의 상황도 그렇다. 전형적인 산악형 농촌지역으로 인구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무주군은 ‘생활인구’에서 대응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기본 방향은 ‘살기 좋은 지역, 찾고 싶은 관광지’ 만들기다. ‘무주형 기본사회’로 주민이 행복한 지역을 조성하고 글로벌 태권도 문화관광도시 육성, 교통망 확충으로 관광객을 끌어모은다는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K관광 수도’를 완성하는 게 목표다. ●군민 기본권 보장 올해 무주군은 무주형 기본사회 실현을 위해 기본권 보장 확대를 추진 중이다. 기본소득을 포함한 돌봄과 교육, 주거, 교통, 의료, 에너지 등 기본 서비스를 망라한다. 무주군은 지난해 정부 기본소득 시범사업에 포함되지 않자 자체 지급을 결정했다. 군민의 안전하고 행복한 일상을 위해선 경제적 기반 확보가 필수라는 판단이다. 사업추진의 첫 관문인 사회보장제도 신설에 관한 보건복지부 협의를 지난 2일 최종 마무리했다. 이를 기반으로 기본소득 시범사업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조례 개정 및 예산 편성 등 남은 행정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재원은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위해 책정했던 군비 184억원으로, 개인별 지급액은 예산 범위 내에서 군의회와 협의 후 결정될 예정이다. 기본소득은 무주사랑상품권으로 지급된다. 또 드림스타트 아동들의 가정환경 모니터링 등 사례 관리를 강화하고 학습 지원과 방역, 운동 교실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건강한 성장을 돕는다. 저소득층과 장애 군민의 자립을 위해 직업 기능을 배양하는 등 자활근로 사업을 지원한다. 전체 인구의 39.6%를 차지하는 65세 이상 어르신들을 위해 돌봄·일자리 체계를 강화하고 70세 이상은 이·미용비와 목욕비를 지원하는 등 보편적 복지서비스 제공에도 애쓴다. 생활밀착형 에너지 복지 확대, ‘행복콜택시 운행’ 등 교통약자 이동권 강화, 안정적인 삶을 위한 주거복지 강화에도 힘을 쏟는다. ●체류형 콘텐츠 늘려 생활인구 확대 지속 가능한 지역 활력은 ‘사람’으로부터 나온다. 2만여명의 거주인구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무주군이 생활인구에 공을 들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1분기 생활인구 분석 결과에 따르면 무주군의 체류 인구는 평균 26만여명에 달한다. 등록 인구보다 10배 이상 많은 숫자다. 특히 겨울철 스키 시즌과 맞물리는 1월에는 전국 최다인 42만여명이 체류한다. 군은 다양한 관광·문화 자원을 바탕으로 ‘찾고 싶은 관광도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군은 현재 관광 종합개발계획(2023~2032)을 토대로, 6개 읍면의 특화 관광 자원 개발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군은 또 ‘야간 관광진흥 도시 지원’ 사업을 통해 무주의 야경을 특화하고 있다. 농촌 체험과 연계한 ‘반딧불이 투어·체험’,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낙화놀이’, 스크린과 거리공연을 결합한 ‘무주산골영화제’ 등이 주요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대체 불가 세계적 청정 관광지로 선정 무주는 이미 세계 대표 관광지로 인정받기도 했다. 지난해 유엔 세계관광기구가 주관한 ‘제5회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에 무주읍이 선정됐다. 세계관광기구가 무주를 주목한 이유 중 하나는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청정 힐링 여행 마을이라는 점이다. 향로산 자연휴양림과 남대천 등을 품은 청정지역인 무주는 천연기념물이자 환경 지표 곤충인 반딧불이가 서식하는 국내 최고의 힐링 여행지로 유명하다. 군은 문화와 예술, 축제를 꽃피워 대체 불가한 지역의 매력을 선보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무주산골영화제는 6월 4일부터 8일까지 20개국 90여 편의 영화를 상영할 예정이다. 또한 30회를 맞는 무주반딧불축제는 한층 고도화된 생태·문화 콘텐츠로 방문객을 맞이할 계획이다. ‘반디문화창작소’ 조성 역시 마무리할 예정으로 최북미술관 일원을 문화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이곳에는 ‘그림책미술관’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선다. 특히 ‘고향올래-런케이션(배움과 휴가를 합친 신조어)’ 공모 선정으로 추진하게 된 ‘무주 그림책 놀이 창작 틔움 터’는 공예 공방과 연계한 문화·예술 체험형 체류 공간으로 조성한다. ●무주의 글로벌 엔진, 태권도 무주는 세계 태권도 산업의 중심지다. ‘세계 태권도 성지’이자 ‘2025~2026 한국 관광 100선’인 태권도원은 전국 88곳의 ‘2025 우수 웰니스 관광지’ 중 가장 많은 외국인이 방문한 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태권전과 명인관 등 태권도원을 다녀간 외국인은 3분기 기준 2만 6510명이고 연말까지 3만 1603명이 방문하는 등 무주는 태권도와 결합한 지역 관광, 스포츠 관광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태권도는 단순한 무술을 넘어, 전 세계 수천만명이 공유하는 문화이자 교육·관광·외교의 자산이다. 현재 태권도 수련 인구는 전 세계 200여개국 1억 5000만명에 달한다. 무주군은 태권도를 무주만의 차별화된 성장 동력으로 삼아 세계 태권도의 중심이 되겠다는 각오다. ‘글로벌 태권도 인재 양성센터 건립’, ‘제2 국기원 도전’, ‘전북국제태권도고등학교 설립 추진’ 등을 통해 ‘글로벌 태권도 문화관광 도시 육성’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태권브이랜드는 동작형 태권브이 로봇이 자리하는 공간으로, 현재 오 구동 시험을 완료한 상태다. 올해 안에 격납고를 설치하고 로봇을 이전·설치할 예정이며 연계 관광 활성화를 위한 전시 체험관, 비밀기지, 편의시설 등도 마무리할 계획이다. 주변에는 테마공원을 조성해 태권도 체험형 상품 쇼핑 존과 3D(3차원) 체험이 가능한 시설도 함께 갖출 예정이다.
  • 찍고 즐기는 ‘스탬프 투어’ 전국 곳곳 인기

    찍고 즐기는 ‘스탬프 투어’ 전국 곳곳 인기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한 다양한 스탬프 투어가 전국 곳곳에서 운영돼 관심을 끈다. 충남 당진시는 이달부터 면천읍성에서 ‘반려동물 스탬프 투어’(포스터)를 진행한다고 4일 밝혔다. ‘면천읍성 수호견 과거시험’을 주제로 한 이번 투어의 인증 장소는 ▲골정지(담력) ▲대숲바람길(순발력) ▲객사(의례) ▲남문(경계) ▲장청(인지) ▲3·10 만세운동 기념탑(독립정신 고취) ▲영탑사(체력) ▲각자성돌(증표 각인 남기기) ▲면천창고(물자 확보 훈련) 9곳이다. 인증 완료자에게는 ‘면천읍성 수호견’ 임명과 함께 기념품(배지)이 제공된다. 경남 거창군은 ‘2026 거창 방문의 해’를 맞아 다음 달 말까지 ‘거창에 온(On) 황금사과 스탬프 투어’를 진행한다. 지역 대표 관광자원인 거창 9경과 특산품인 거창 사과를 널리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수승대 관광지, 항노화힐링랜드, 거창창포원 등 3곳에서 관광 여권을 받은 뒤 거창 9경을 방문하며 도장을 찍으면 된다. 스탬프 개수에 따라 관광 캐릭터 열쇠고리, 여행용 가방, 황금사과 패키지 등이 주어진다. 경남 남해군도 같은 기간 ‘국민 쉼터 남해, 찍고 가요’ 스탬프 투어를 시행한다. 남해 웰컴센터, 이순신바다공원, 충렬사, 남해향교, 창생플랫폼, 유배문학관 관광안내소, 흔적전시관, 죽방렴홍보관, 힐링숲타운, 가천다랭이마을 관광안내소, 쏠비치 관광안내센터, 설리 스카이워크 등 지역 주요 관광지 12곳 중 3곳을 방문해 도장을 획득하는 방식이다. 남해 대표 캐릭터 ‘나매기 인형’ 또는 ‘유자 텀블러’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한국항로표지기술원은 다음 달 설 연휴 기간 가족·연인과 함께하는 ‘힐링의 등대 스탬프 투어’를 실시한다. 투어는 부산 중리항 방파제 등대를 시작으로 경남 사천 삼천포구항 동방파제 등대, 전남 여수 돌산항 남방파제 등대, 전남 고흥 애도 등대 등이 위치한 해안도로를 따라 펼쳐진다. 경북 김천시는 10월 말까지 지역 내 도서관을 순회 이용하며 도장을 받는 ‘도서관 스탬프 투어’를 운영한다. 도서·전자책 대출과 각종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도장을 모으는 방식이다.
  • 어쩌면 비장했을… 비운의 왕

    어쩌면 비장했을… 비운의 왕

    장항준이 상상한 ‘단종의 마지막’깨알 재미와 묵직한 질문 동시에유해진 특유 입체적 연기에 몰입조선시대 임금 27명 가운데 단종(1441~1457)만큼 모순과 비극으로 얼룩진 사람은 없었다. 단종은 세종대왕의 큰손자이자 문종의 외아들이었고 왕세손과 왕세자를 거쳐 보위에 올랐다. 정통성 그 자체라고 할만한 존재였지만 정작 즉위(1452년)한 다음해 벌어진 쿠데타(계유정난)로 작은아버지(세조)한테 임금 자리를 빼앗긴 뒤 살해됐다. 지난 4일 개봉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오랫동안 공식 역사에서 봉인됐던 단종(박지훈 분)의 유배부터 죽음까지 4개월을 상상력으로 재구성한 팩션 사극이다. 강원 영월군으로 유배되는 단종과 목숨을 걸고 단종의 주검을 수습했다고 전해지는 엄흥도(유해진 분)를 통해 깨알같은 재미와 묵직한 질문을 관객에게 선사한다. 광천골 촌장 엄흥도는 가난에서 벗어나려는 일념으로 유배되는 양반을 마을로 모셔오려고 한다. 하지만 하필 유배지에 양반이 아니라 단종이 오게 되면서 계획이 어긋난다. 해학미와 특유의 페이소스를 살린 유해진의 연기는 극의 중심을 잡으며 관객들의 감정 이입을 돕는다. 유해진은 “후반부에 엄흥도의 존경스러운 면모를 잘 전달하기 위해 초중반에 무겁지 않고 재미있게 표현하려고 했는데 그 선을 잘 지키는 것이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극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하는 단종은 영화 초반부엔 삶의 의지를 상실한 채 죽을 날만 기다리는 무기력한 존재였지만 엄흥도와 마을 사람들 덕분에 조금씩 임금의 면모를 찾아간다. 점차 생기를 찾아가는 눈빛 연기가 인상적이다. 하지만 한명회(유지태 분)가 이 눈빛을 목격하면서 영화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박지훈은 “단종의 단절되고 무기력한 감정, 낭떠러지에 있는 듯한 깊은 슬픔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2002년 영화 ‘라이터를 켜라’ 이후 24년 만에 다시 만난 장항준 감독과 유해진은 이 작품에서 각자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왕의 남자’,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올빼미’ 등 유독 사극과 좋은 궁합을 보여준 유해진은 단종에 대한 연민과 존경심, 부모로서의 마음까지 인물의 심리 변화를 다층적으로 표현한다. 장항준 감독은 코미디와 정극의 완급을 조절하며 역사적 상상력을 발휘한다. 계유정난을 2024년 12·3 내란에 빗대며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장 감독은 극의 주된 흐름인 엄흥도와 단종의 관계 변화에 대해 “마을의 주인과 귀한 손님으로 만난 두 사람이 애증의 단계를 거쳐 친구 같은 수평적인 관계로 이동했다가 마지막에는 아버지와 아들 같은 모습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극장가 대목인 설 연휴를 겨냥한 이 작품은 동시대의 관객들에게 진정한 삶의 가치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장 감독은 “영화를 통해 성공한 불의는 인정하고 박수를 보내고 실현되지 못한 정의는 잊혀도 되는지 묻고 싶었다”면서 “조선 최고의 가치인 충효를 지켰지만 권력 때문에 외면당한 엄흥도를 통해 잊지 말아야 할 역사 속 가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씨줄날줄] 18년 만의 공휴일, 제헌절

    [씨줄날줄] 18년 만의 공휴일, 제헌절

    대한민국 5대 국경일 중 유일하게 쉬는 날이 아니었던 제헌절이 18년 만에 다시 공휴일로 돌아온다. 지난달 29일 본회의에서 관련 공휴일법 개정안이 찬성 198명으로 가결된 데 이어 어제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제헌절은 1948년 7월 17일 대한민국 헌법이 공포된 것을 기념하는 국경일. 1949년 처음 공휴일로 지정됐으나 2008년 주 5일제 시행에 따른 기업 부담을 우려해 공휴일에서 제외됐다. 이번 재지정으로 올해 총 휴일은 118일에서 119일로 늘어난다. 특히 올해 제헌절은 금요일이어서 주말까지 사흘 연휴가 된다. 2월 설 연휴와 9월 추석 연휴를 빼고도 올해에는 주말 무렵 공휴일이 많아 3·5·7·8·10·12월에 사흘 이상 연휴가 배치됐다. 내년 제헌절은 토요일이라 대체공휴일이 적용되고, 이듬해인 2028년에는 제헌절이 월요일이어서 결국 3년 내리 사흘 연휴가 된다. 제헌절이 정부 수립일인 8월 15일보다 앞선 날짜인 것은 대한민국이 근대 민주국가의 핵심 원리를 따르고 있다는 방증이다. 헌법을 먼저 제정·공포하고 정부를 수립함으로써 법이 권력보다 우선하며 정부는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만 권력을 행사하는 법치주의를 실현했다는 의미다. 다른 나라도 헌법 제정일을 기념한다. 일본은 패전 후 평화헌법을 시행한 1947년 5월 3일을 공휴일로 지정했고, 노르웨이도 나폴레옹 전쟁 후 독립을 선언하며 헌법을 제정한 1814년 5월 17일을 최대 명절로 기념한다. 미국도 1787년 9월 17일 필라델피아에서 헌법에 서명한 날을 헌법의 날로 정해 학교 수업에서 헌법 교육을 의무화한다. 제헌절 공휴일 재지정에는 반대도 있었다. 재계는 쉬는 날이 늘어남에 따른 인건비 부담과 생산성 저하를 우려했고, 여름휴가철과 겹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일부 나왔다. 하지만 탄핵 사태를 겪은 뒤 헌법 가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진 지난해 7월 전북도의회가 제헌절 공휴일 건의안을 채택했고, 6개월 만에 국회 입법으로 실현됐다.
  • 영화 속에 담긴 우리의 전통문화를 찾아서[정지욱의 창가에서 바라 본 영화]

    영화 속에 담긴 우리의 전통문화를 찾아서[정지욱의 창가에서 바라 본 영화]

    연초부터 미국에서 날아든 K컬처 관련 낭보에 많은 이들이 설레고 있다. 먼저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주제가상과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해 2관왕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뒤이어 ‘케데헌’이 아카데미에서도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K콘텐츠의 저력을 재확인시켰다. ‘케데헌’은 알다시피 미국에서 제작된 작품으로 한국계 미국인 매기 강 감독이 연출한 K컬처를 담아낸 작품이다.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K팝과 한국의 전통문화 속 신비롭고 해학 넘치는 캐릭터를 잘 버무렸다. 비록 한국 애니메이션은 아니지만 한국계 감독이 한국의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국인의 정서를 담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품 공개 후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과 인기를 모았고, 극장에서 ‘싱얼롱 버전’의 상영도 이어지는 등 화제가 된 작품이다. 지난해 여름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한 강 감독을 유홍준 관장이 직접 안내했고 유 관장이 “백자 달항아리는 어질고 친숙한 맛이 있고, 불가사의한 아름다움을 지닌다”고 설명하자 강 감독은 “설명을 듣고 보니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얘기하며 한국 전통 미술의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을 나누기도 했다. ‘케데헌’의 여파에 힘입은 듯 국립중앙박물관의 문화상품인 뮷즈(뮤지엄+굿즈)가 날개 돋친 듯 팔린다. 또한 박물관에 관람객이 몰려들어 주말이면 주차장에 들어서려는 차들로 박물관 인근이 북새통을 이룬다. 겨울방학을 맞은 지금도 관람객들로 가득하다. 박물관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 역시 크게 늘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해 관람객 650만명이 찾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873만명)과 바티칸 박물관(682만명)에 이어 세계 주요 박물관 가운데 관람객 순위 3위라는 기록을 세웠다. 또한 ‘케데헌’을 바라보는 눈길도 다양한데 학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해 연말에 열린 한국미술사학교육학회에서는 ‘케데헌의 도상학’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케데헌’과 한국 전통미술·도상학을 연결해 ‘케데헌과 해태의 도상학’, ‘저승사자의 도상과 그 변천’, ‘케데헌과 경복궁’, ‘케데헌 포스터의 도상학적 접근’ 등 한국 전통의 이미지, 상징의 의미를 해석하고 토론했다. 리움미술관의 ‘까치호랑이 호작(虎鵲)’전도 마찬가지 의미에서 열리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영화 중에는 이런 작품이 없을까 생각해 보니 임권택 감독이 2002년 연출한 ‘취화선’이 떠오른다. 이 영화는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화가 단원 김홍도(1745~?), 혜원 신윤복(1758~?)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오원 장승업(1843~1897)의 일대기를 담았다. 거지소년에서 천재 화가로 거듭나는 장승업의 예술과 당시 사회상을 담아 임 감독은 제55회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다. 영화에서는 화가이며 중앙대 교수를 역임한 김선두 작가가 장승업 역 최민식 배우의 손을 대신해 그림을 담아냈고 김근중, 이종목, 조순호 등 소장파 한국화 작가들이 영화 속 도화서 화원 화가로 분장해 스크린 속 화폭을 아름답고도 사실적으로 채워 줬다. 영화가 개봉된 이듬해인 2003년 봄 사간동의 한 미술관에서는 ‘취화선, 그림으로 만나다’라는 전시를 열어 작품에 등장했던 작품들을 관람객들이 직접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는 영화와 미술의 만남, 전통과 현대의 접속, 한국 전통문화의 대중화라는 측면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도 아쉬움은 남는다. 개봉 당시 프랑스문화원 주최로 열린 시사회에서 미학자이며 문화평론가인 서경대 이즈미 지하루 교수가 지적했듯이 장승업의 기준작을 비롯해 진작이 한 점도 나오지 않았다는 점은 많이 아쉬웠다. 영화에 출연하는 등 뛰어난 실력을 지닌 소장파 작가들의 심혈을 기울인 모작들로 채워졌지만, 영화 속에 진작이 전혀 등장하지 않음은 후대에 이 작품을 통해 장승업을 평가함에 다소 부족함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리라. 이후 신윤복을 다룬 전윤수 감독의 영화 ‘미인도’(2008)나 조선 중종 때 기생 황진이의 삶을 다룬 장윤현 감독의 영화 ‘황진이’(2007)와 김철규 피디의 드라마 ‘황진이’(2006) 등 전통문화를 담은 사극 작품이 있었으나 여러 아쉬움을 남겼다. 전통문화를 재현하는 것은 막대한 예산뿐 아니라 치밀한 인문학적 해석이 전제돼야 한다는 화두를 다시금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주면 설 연휴가 시작된다. 추석과 함께 한국 영화산업에서 가장 큰 관객몰이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올해 설 영화 라인업에 반갑게도 한국 사극 영화가 있다.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임금(단종)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장항준 감독이 연출했다. 설을 맞아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고, 이 작품을 통해 역사적 사실에 관심을 갖게 됐으면 좋겠다. 그것이 애절한 역사적 사실을 담아낸 작품임에도, 영화 속에 재현된 우리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에 조금이나마 감동해 한 발짝 다가간다면 많은 영화인들이 무척 자랑스러워할 것이다. 정지욱 영화평론가
  • 비상계엄에 18년 만에 다시 공휴일 된 제헌절…시대 따라 공휴일도 변한다(종합)

    비상계엄에 18년 만에 다시 공휴일 된 제헌절…시대 따라 공휴일도 변한다(종합)

    계엄 이후 헌법 정신·법치주의 주목 2008년 공휴일서 제외됐다 재지정 올해 제헌절 금요일, 사흘 황금연휴 제헌절이 18년 만에 공휴일로 재지정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헌법 정신의 중요성이 부각된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3일 국무회의를 열고 제헌절을 공휴일로 재지정하는 ‘공휴일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제헌절은 1948년 7월 17일 대한민국 헌법 공포를 기념하는 날로, 1949년 국경일이자 공휴일로 지정됐다. 헌법학자 유진오 박사 등이 초안을 작성한 제헌헌법에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계승, 삼권분립 등 민주공화국 원리, 국민의 권리와 의무 등 국민주권주의가 담겼다. 하지만 2008년 주 5일제 도입으로 근무일수 축소에 따른 생산성 악화를 우려한 산업계가 공휴일 조정을 요구했고 이를 정부가 받아들이면서 제헌절은 공휴일에서 제외했다. 당시 법치주의의 상징인 제헌절의 공휴일 삭제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었지만 집중 근무로 노동 생산성을 높여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자는 국민 여론이 더 우세했다. 제헌절이 다시 주목받은 건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가 터지면서다. 헌법 정신과 법치주의를 확립하기 위해 공휴일에서 배제된 제헌절에 대해 사회적 관심을 제고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제헌절 기념사에서 “국민주권 정신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공휴일 재지정을 언급했고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됐다. 앞서 한글날도 같은 이유로 공휴일에서 제외됐다가 2013년 재지정된 바 있다. 이로써 제헌절을 포함한 삼일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등 5대 국경일이 모두 공휴일이 됐다. 한편 올해 제헌절이 다시 공휴일이 되면서 금요일(7월 17일)부터 주말까지 휴가철을 앞두고 사흘의 황금연휴도 만들어졌다.
  • 한국어로 친절하게 폐점 알린 日 카페…중국어로는 “출입금지”

    한국어로 친절하게 폐점 알린 日 카페…중국어로는 “출입금지”

    일본 도쿄의 한 커피 매장이 폐점을 알리는 과정에서 때아닌 한중 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일본 총리의 ‘유사시 대만 개입’ 발언으로 촉발된 중일 갈등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최근 대만 매체 TVBS와 싱타오 등에 따르면 일본의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 털리스커피 도쿄 아키하바라점은 20여년의 영업을 마치고 지난달 23일 폐점했다. 그러나 매장 외부에 부착된 다국어 폐점 안내문이 온라인에서 주목받았다. 영어와 한국어 안내문에는 미소 짓는 그림과 함께 손글씨로 “20년 동안 보내주신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 훈훈한 인상을 줬다. 반면 중국어 간체·번체 안내문에는 별다른 그림 없이 “폐점, 출입금지”라는 다소 딱딱하고 건성으로 적은 문구만 부착했다. 이 같은 표현의 온도 차는 한 네티즌이 소셜미디어(SNS)에 사진을 올리면서 확산했고, 게시물은 34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카페 측은 일본어 공지만 남기고 외국어 안내문을 모두 철거했다. 최근 중국과 일본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중국 내 여론이 급속히 악화하면서 일본 방문을 자제하려는 분위기가 확산했다. 실제 중국 정부는 지난달 26일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 연휴 기간 일본 방문을 자제할 것을 자국민에 권고했다. 명분으로는 일본 내 치안 문제를 들었지만, 사나에 총리를 겨냥한 보복 조치로 보인다. 일본도 중국 관광객이 줄면서 서비스 산업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일본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33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5.3% 감소했다.
  • 동대문구, 설 앞두고 ‘촘촘한 명절 대책’ 마련

    동대문구, 설 앞두고 ‘촘촘한 명절 대책’ 마련

    서울 동대문구는 오는 13일부터 19일까지 ‘설 연휴 종합대책’을 가동한다고 3일 밝혔다. 구는 민생안정, 구민안전, 생활편의 3대 분야를 중심으로 22개 단위사업을 묶어 추진하고 분야별 대책반을 마련했다. 또 연휴 기간 각종 사건·사고와 민원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24시간 종합상황실(재난안전상황실 포함)도 운영한다. 민생 분야에서는 물가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물가안정상황실을 운영하고, 원산지 표시 지도·점검을 병행한다. 또 저소득 어르신·장애인·결식 우려 아동 등 취약계층이 명절 기간 ‘고립’되지 않도록 특식 지원과 위문을 통해 안부를 촘촘히 살핀다. 위기 징후가 포착되면 즉시 조치한다. 구민 안전과 교통질서 확보를 위해 전통시장과 근린공원, 도로시설물 등 다중이용·위험시설을 미리 살핀다. 귀성·귀경객이 몰리는 청량리역과 전통시장 주변은 불법 주·정차, 심야 불법 영업 택시 등 교통질서 위반 행위를 집중 단속해 혼잡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생활 불편을 줄이기 위한 청소 대책도 함께 추진한다. 연휴 동안 청소대책반을 별도로 편성해 불법 폐기물 단속과 청소 민원을 처리하고, 생활쓰레기 배출·수거 일정 안내를 강화한다. 또 구는 의료 공백으로 인한 구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설 당일인 17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구 보건소 1층 진료실에서 자체 진료를 실시한다. 연휴 중 문 여는 병·의원과 약국 정보는 동대문구 보건소 및 구 홈페이지, 응급의료포털 E-Gen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이필형 구청장은 “구민 여러분이 안전하고 따뜻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안전부터 의료, 생활까지 모든 분야를 빈틈없이 챙기겠다”고 말했다.
  • 예매 관객만 12만 돌파…시사회 호평에 기대감 폭발 중인 ‘한국 영화’

    예매 관객만 12만 돌파…시사회 호평에 기대감 폭발 중인 ‘한국 영화’

    개봉을 하루 앞둔 장항준 감독의 신작 ‘왕과 사는 남자’가 예매 관객 수 12만명을 돌파했다. 3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왕과 사는 남자’는 이날 오후 1시 기준 예매 관객 수 12만여명으로 예매율(28.5%)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영화는 지난달 26일부터 줄곧 예매율 1위를 유지해왔다.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를 배경으로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광천골 촌장 엄흥도와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 이홍위의 이야기를 그린다. 한국 영화 최초로 단종의 이야기를 스크린 중심에 담아낸 작품이다. 유해진, 박지훈, 유지태, 전미도 등 연기력으로 정평이 난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연출은 장항준 감독이 맡았다. 배우 유해진은 먹고 사는 문제가 우선이던 평범한 촌부였지만 단종과의 교류를 통해 의로운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된 엄흥도 역을 맡았다. 장항준 감독은 시나리오 단계부터 유해진을 염두에 두고 엄흥도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한다. 박지훈은 강원도 영월 유배지로 간 단종 이홍위 역으로 분했다. 폐위된 직후 분노와 억울함, 슬픔이 뒤섞여 밥 한술 뜨지 못하고 야위어가는 애끊는 모습부터, 내면에 호랑이 한 마리가 들어간 듯 위엄 넘치는 모습까지 입체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시사회 이후 영화를 본 관객들은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재미와 감동을 모두 잡은 스토리텔링과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가 러닝타임 117분을 밀도 있게 채웠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영화 ‘사도’(2015), ‘박열’(2017) 등을 연출한 이준익 감독은 “최근 몇 년 동안 재미있는 영화는 많이 봤지만 이렇게 뭉클한 영화는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는 평을 남겼다. 영화 예고편 조회수를 통해서도 기대감이 드러난다.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런칭 예고편’과 ‘공식 예고편’, ‘리액션 예고편’은 각각 조회수 120만회, 138만회, 135만회를 기록해 예비 관객들의 높은 관심을 증명하고 있다. ‘왕과 사는 남자’는 설 연휴를 앞두고 오는 4일 개봉한다.
  • 카카오VX, 한달 동안 스크린 골프 ‘설날 명랑 운동회’개최

    카카오VX, 한달 동안 스크린 골프 ‘설날 명랑 운동회’개최

    카카오 VX가 스크린 골프 시스템 ’프렌즈 스크린 퀀텀(Q)’과 ‘프렌즈 스크린 T2’의 통합 대회인 ‘설날 명랑 운동회’를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오는 3월 2일까지 한 달 동안 열리는 ‘설날 명랑 운동회’는 설 연휴가 낀 2월에 추위에 관계 없이 따뜻한 실내 스크린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즐기도록 마련됐다. 골프 애호가라면 누구나 전국 ‘프렌즈 스크린 퀀텀(Q)’과 ‘프렌즈 스크린 T2’ 매장에서 참여할 수 있다. 비에이비스타(몬티/벨라) ,아리스타, 포웰CC김해 코스 등 3개 코스를 한번 이상 돌아야 시상 대상이 된다. 합산 스코어 1위는100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2000명에게 한우 선물세트와 골프그립 세트, 거리측정기 등 다양한 경품을 준다.
  • 설 연휴 궁·능·종묘 무료 관람하세요

    설 연휴 궁·능·종묘 무료 관람하세요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맞아 주요 궁궐과 왕릉의 문이 활짝 열린다. 경복궁에서는 복을 기원하는 그림인 세화를 나눠준다. 국가유산청은 설 연휴 기간인 14~18일 닷새간 경복궁·덕수궁·창경궁·창덕궁 등 4대 궁과 종묘, 조선왕릉을 무료로 개방한다고 2일 밝혔다. 평소 정해진 시간에 안내 해설사와 함께 관람할 수 있었던 종묘도 이 기간에는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다만, 창덕궁 후원은 기존처럼 유료 관람이며 19일은 4대 궁, 종묘, 조선왕릉 전체가 휴관이다.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는 16~18일 수문장과 수문군들의 근무 교대를 재현하는 수문장 교대의식이 끝나는 시간(오전 10시 20분, 오후 2시 20분)에 맞춰 ‘2026년 병오년 설맞이 세화 나눔’ 행사를 연다. 세화는 조선시대에 새해를 축하하는 뜻으로 대궐 안에서 만들어 임금이 신하에게 내려 주던 그림을 의미한다. 병이나 재난 등 불행을 예방하고 한 해 동안 행운이 깃들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으며 점차 민간 풍습으로 자리잡았다. 올해 세화는 서울시 무형유산 민화장 정귀자씨가 ‘십이지신 붉은 말 수문장’이라는 주제로 제작했다. 준비된 세화는 모두 6000장이며 국가유산진흥원 홈페이지와 행사 현장에 비치된 QR코드를 통해서 디지털 그림으로도 내려받을 수 있다.
  • ‘小통령 체급’ 통합단체장… 선거 앞 속도

    ‘小통령 체급’ 통합단체장… 선거 앞 속도

    6·3 지방선거를 불과 4개월 남겨두고 광역단체 간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최초의 ‘통합 단체장’이 몇 명이나 탄생할지 관심이 쏠린다. 인구 규모와 예산, 권한 등을 고려하면 통합단체장은 기존 시장·도지사를 뛰어넘는 ‘소(小)통령’급의 막강한 체급을 가지게 될 전망이다. 다만 선거 직전 벼락치기로 통합 논의가 진행되며 유권자들의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행정통합 논의는 충남·대전, 전남·광주, 대구·경북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은 지방선거 이후 논의를 이어 가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광주·전남통합특별법, 충남·대전통합특별법 처리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민주당은 오는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에서 해당 법안들을 논의한 뒤 9일 공청회를 거쳐 2월 본회의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민주당 충남·대전 통합 및 충청지역 발전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인 박정현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설 연휴 전에 행안위를 통과하고 26일 본회의에 상정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지난달 30일 발의한 충남·대전 통합을 위한 특별법은 총 314개 조문에 288개 특례로 구성돼 있으며 공공기관 이전 시 우대 조항을 명문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전남·광주 통합을 위한 특별법에는 특별시의 지위와 권한, 행정·재정 특례, 국가 지원 사항 등 387개의 조문을 담았다. 국민의힘이 마련한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위한 특별법에는 대구경북특별시의 설치·운영, 자치권 강화, 교육자치, 한반도 신경제 중심축 조성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부울경은 국민의힘 소속의 자치단체장들이 6월 지방선거 이전 통합을 포기하고 주민투표를 거쳐 2028년 총선 전까지 하겠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자체적으로 논의를 이끌어 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자치단체장들 반대에 사실상 6월 이전 통합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행정통합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첫 통합 단체장을 선출하게 된다. 무엇보다 통합 시 인구 규모는 충남·대전이 358만명, 광주·전남이 316만명, 대구·경북이 436만명 규모로 늘게 돼 초광역 경제권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여기에 정부가 매년 최대 5조원, 4년간 20조원을 지원하고 조직·인사에서 자율권이 확대되는 만큼 통합 단체장은 막강한 권한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6·3 지방선거가 4개월 남은 상황에서도 여전히 행정통합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출마 예정자들 사이에서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민주당 한 의원은 “통합에 대비한 선거 전략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호소했고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통합 이후 합종연횡 등 이야기가 오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체 유권자 3분의1가량은 광역단체장 선거가 어떻게 진행될지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태로 후보자의 역량을 제대로 평가하기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 경남정치개혁광장시민연대는 선거구 획정 법정 시한인 ‘선거일 6개월 전’을 넘겨 유권자의 선거권과 알권리를 침해했다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하기도 했다. 지역 간 갈등이 고조되거나 정치적 셈법이 복잡해져 지방선거 전 통합이 무산될 경우 이후엔 추진 동력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임기가 4년 남았는데 행정통합을 하려고 하겠나”라며 “지금이 통합의 ‘골든타임’이다. 정부가 지원책을 마련하고 재정·인사권을 대폭 밀어주면서 통합하라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권자들이 통합에 반대한 광역 단체장에겐 표를 주지 않는 선택을 할 수 있다”고 했다.
  • 日 마라톤 시청률 30%… 2시간 5분 벽 깬 ‘학교 체육’의 힘 [박성국의 러닝 보급소]

    日 마라톤 시청률 30%… 2시간 5분 벽 깬 ‘학교 체육’의 힘 [박성국의 러닝 보급소]

    日고교 겨울철 3~4㎞ 달리기 수업‘학교 체육’ 통해 육상 강국 만들어마라톤 최고 기록 2시간 4분 55초 한국 육상 등록 선수는 日의 1.5%2시간 7분대 이봉주 기록 26년째 “간바레, 간바레! 아토 스코시다요~”(힘내! 힘내! 이제 거의 다 왔어.) 지난달 29일 오전 일본 교토시의 젖줄 가모가와 강변을 따라 가볍게 달리다가 무리 지어 발을 구르는 여학생들을 마주쳤다. 검은색 체육복을 입은 학생들은 차가운 강바람에 가쁜 숨을 내쉬면서도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며 달렸다. 선두권 학생 옆으로 따라붙어 뛰니 시계에 4분 40초 페이스(1㎞를 달리는 데 걸리는 시간)가 찍혔다. 이들은 인근 오키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로, 겨울 3학기 정규 과정 중 체육 수업을 하고 있었다. 이 학교 체육 교사인 센쥬 히가는 “일본 고교의 겨울철 체육 수업은 3~4㎞ 달리기를 중점적으로 한다”면서 “매주 1회 강변 달리기를 통해 기초 체력을 키운 뒤 이 체력을 바탕으로 무더운 여름 학업과 다양한 체육 활동을 하는 방식”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축구나 야구, 배구 등 인기 스포츠 종목은 ‘학교 체육’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특히 마라톤은 일본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운동이다”라고 덧붙였다. ●日 마라톤, 재팬시리즈·고시엔 압도 실제 해마다 1월 2~3일 이틀간 열리는 ‘하코네 에키덴(역전)’ 마라톤 대회는 평균 시청률이 30%에 이른다. 도쿄에서 온천 휴양지 하코네까지 왕복 217㎞ 거리를 대학생 선수 10명이 이어 달리는 방식이다. 올해 대회는 전국 평균 시청률 29.1%, 순간 최고 시청률 33.5%까지 치솟았다. 엘리트 프로 스포츠 중심인 한국에서는 프로 야구와 축구, 농구, 배구 등이 인기 스포츠로 꼽히지만 일본에서는 하코네 에키덴이 모든 스포츠의 인기를 압도한다. 시청률만 놓고 보면 일본 프로야구 챔피언 결정전인 재팬시리즈가 지난해 평균 6.2%,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고시엔) 결승전이 평균 15.5%를 기록했다. 일본 총무성 추정치 기준 전체 1억 2300만명의 인구 가운데 3570만명 이상이 새해 연휴에 역전 마라톤을 시청한 셈이다. 유년기 학교 체육을 통해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는 육상 운동은 중·고교 육상부를 통해 대학과 실업팀 전문 선수 공급으로 이어지며 일본을 육상 강국 반열에 올려놨다. 일본육상경기연맹 ‘선수 등록 현황’을 보면 2024년 기준 전체 육상 선수는 41만 2660명으로, 중등부(18만 7319명)부터 고등부(9만 7623명), 대학부(1만 9900명)를 거쳐 성인부(7만 7270명)를 지탱하는 화수분 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지난해 기준 전체 등록 선수는 일본의 1.5% 수준인 6261명으로 성인부가 628명, 대학부 366명, 고등부 924명에 불과했다. 두 나라의 육상 저변의 차이는 곧 최상위 엘리트 선수의 기록 차이로 연결된다. 일본은 베테랑 마라토너 오사코 스구루가 지난해 12월 스페인 발렌시아 국제마라톤 대회에서 풀코스(42.195㎞)를 2시간 4분 55초에 완주하며 스즈키 겐고가 2021년에 세운 기존 일본 최고 기록을 1초 앞당겼다. ●한국은 기록 미달로 올림픽도 못 나가 일본 선수들이 2시간 5분대 벽을 깨고 새 기록을 향해 조금씩 전진하는 동안 한국 마라톤 기록은 이봉주가 2000년 도쿄 대회에서 세운 2시간 7분 20초에 머물러있다. 지난해 한국 마라톤 최고 기록은 박민호의 2시간 11분 58초로, 2024년 파리 올림픽은 기준기록(남자부 2시간 8분 10초·여자부 2시간 26분 50초)을 충족하는 선수가 없어 세계 최고·최대 무대를 밟지도 못했다. 파리의 올림픽 주로에 초대된 ‘코리아’ 선수는 북한의 한일용이 유일했다. 출전 선수 81명 중 홀로 첨단 기술이 집약된 카본화(탄소섬유판 운동화)가 아닌 중저가 구형 운동화를 신고 뛴 한일용은 2시간 11분 21초에 결승선을 통과하며 29위로 대회를 마쳤다. 25도가 넘는 더위 탓에 전반적인 기록이 저조했던 가운데 일본 선수로는 아카사키 아키라가 2시간 7분 32초로 6위에 올랐고, 오사코가 2시간 9분 18초(13위), 고야마 나오키 2시간 10분 33초(23위) 순으로 완주했다. 마침 교토시 곳곳에는 오는 15일 열리는 ‘2026 교토 마라톤’ 안내 현수막이 촘촘하게 걸려 있었다. 해외의 주요 엘리트 마라톤 선수들이 참여하는 도쿄 국제마라톤과 달리 일본 대학생 선수들과 일반 동호인을 위한 대회지만, 해마다 전체 1만 6000여명의 참가자 가운데 2000명 이상이 해외 참가자일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 한국 러너들에게 ‘러닝 용품 성지’로 꼽히는 S스포츠에서 만난 20대 남성 점원은 “아직 풀코스까지 뛸 실력이 되지 않아 하프 마라톤만 몇차례 뛰었지만, 우리 지역 대회인 교토 마라톤은 꼭 풀코스로 완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점원에게 하프 대회 최고 기록(PB)을 물어보자, 그는 스마트폰 운동 애플리케이션을 켜 수줍게 화면을 보여줬다. 완주 시간 1시간 14분 28초, 약 3분 30초 페이스였다. 통상 이 정도 하프 마라톤 기록이면 42.195㎞를 2시간 30분대 중반에 완주할 수 있다. 이튿날 아침 다시 찾은 가모가와 강변에서는 또 다른 학급의 3㎞ 달리기 수업이 진행 중이었다. 교토에서 머문 시간은 사흘에 불과했지만, 아침저녁으로 마주한 학교 체육과 생활 체육 현장을 통해 일본 체육 정책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가치와 그 힘을 확인할 수 있었다.
  • [박성국의 러닝 보급소] 교토 가모가와 강변에서 본 일본 육상의 힘

    [박성국의 러닝 보급소] 교토 가모가와 강변에서 본 일본 육상의 힘

    “간바레, 간바레! 아토 스코시다요~”(힘내! 힘내! 이제 거의 다 왔어.) 지난달 29일 오전 일본 교토시의 젖줄 가모가와 강변을 따라 가볍게 달리다가 무리 지어 발을 구르는 여학생들을 마주쳤다. 검은색 체육복을 입은 학생들은 차가운 강바람에 가쁜 숨을 내쉬면서도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며 달렸다. 선두권 학생 옆으로 따라붙어 뛰니 시계에 4분 40초 페이스(1㎞를 달리는 데 걸리는 시간)가 찍혔다. 이들은 인근 오키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로, 겨울 3학기 정규 과정 중 체육 수업을 하고 있었다. 이 학교 체육 교사인 센쥬 히가는 “일본 고교의 겨울철 체육 수업은 3~4㎞ 달리기를 중점적으로 한다”면서 “매주 1회 강변 달리기를 통해 기초 체력을 키운 뒤 이 체력을 바탕으로 무더운 여름 학업과 다양한 체육 활동을 하는 방식”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축구나 야구, 배구 등 인기 스포츠 종목은 ‘학교 체육’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특히 마라톤은 일본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운동이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해마다 1월 2~3일 이틀간 열리는 ‘하코네 에키덴(역전)’ 마라톤 대회는 평균 시청률이 30%에 이른다. 도쿄에서 온천 휴양지 하코네까지 왕복 217㎞ 거리를 대학생 선수 10명이 이어 달리는 방식이다. 올해 대회는 전국 평균 시청률 29.1%, 순간 최고 시청률 33.5%까지 치솟았다. 엘리트 프로 스포츠 중심인 한국에서는 프로 야구와 축구, 농구, 배구 등이 인기 스포츠로 꼽히지만 일본에서는 하코네 에키덴이 모든 스포츠의 인기를 압도한다. 시청률만 놓고 보면 일본 프로야구 챔피언 결정전인 재팬시리즈가 지난해 평균 6.2%,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고시엔) 결승전이 평균 15.5%를 기록했다. 일본 총무성 추정치 기준 전체 1억 2300만명의 일본 인구 가운데 3570만명 이상이 새해 연휴에 역전 마라톤을 시청한 셈이다. 유년기 학교 체육을 통해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는 육상 운동은 중·고교 육상부를 통해 대학과 실업팀 전문 선수 공급으로 이어지며 일본을 육상 강국 반열에 올려놨다. 일본육상경기연맹 ‘선수 등록 현황’을 보면 2024년 기준 전체 육상 선수는 41만 2660명으로, 중등부(18만 7319명)부터 고등부(9만 7623명), 대학부(1만 9900명)를 거쳐 성인부(7만 7270명)를 지탱하는 화수분 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지난해 기준 전체 등록 선수는 일본의 1.5% 수준인 6261명으로 성인부가 628명, 대학부 366명, 고등부 924명에 불과했다. 두 나라의 육상 저변의 차이는 곧 최상위 엘리트 선수의 기록 차이로 연결된다. 일본은 베테랑 마라토너 오사코 스구루가 지난해 12월 스페인 발렌시아 국제마라톤 대회에서 풀코스(42.195㎞)를 2시간 4분 55초에 완주하며 스즈키 켄고가 2021년에 세운 기존 일본 최고 기록을 1초 앞당겼다. 일본 선수들이 2시간 5분대 벽을 깨고 새 기록을 향해 조금씩 전진하는 동안 한국 마라톤 기록은 이봉주가 2000년 도쿄 대회에서 세운 2시간 7분 20초에 머물러있다. 지난해 한국 마라톤 최고 기록은 박민호의 2시간 11분 58초로, 2024년 파리 올림픽은 기준기록(남자부 2시간 8분 10초·여자부 2시간 26분 50초)을 충족하는 선수가 없어 세계 최고·최대 무대를 밟지도 못했다. 파리의 올림픽 주로에 초대된 ‘코리아’ 선수는 북한의 한일용이 유일했다. 출전 선수 81명 중 홀로 첨단 기술이 집약된 카본화(탄소섬유판 운동화)가 아닌 중저가 구형 운동화를 신고 뛴 한일용은 2시간 11분 21초에 결승선을 통과하며 29위로 대회를 마쳤다. 25도가 넘는 더위 탓에 전반적인 기록이 저조했던 가운데 일본 선수로는 아카사키 아키라가 2시간 7분 32초로 6위에 올랐고, 오사코가 2시간 9분 18초(13위), 코야마 나오키 2시간 10분 33초(23위) 순으로 완주했다. 마침 교토시 곳곳에는 오는 15일 열리는 ‘2026 교토 마라톤’ 안내 현수막이 촘촘하게 걸려 있었다. 해외의 주요 엘리트 마라톤 선수들이 참여하는 도쿄 국제마라톤과 달리 일본 대학생 선수들과 일반 동호인을 위한 대회이지만, 해마다 전체 1만 6000여명의 참가자 가운데 2000명 이상이 해외 참가자일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 한국 러너들에게 ‘러닝 용품 성지’로 꼽히는 S스포츠에서 만난 20대 남성 점원은 “아직 풀코스까지 뛸 실력이 되지 않아 하프 마라톤만 몇차례 뛰었지만, 우리 지역 대회인 교토 마라톤은 꼭 풀코스로 완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점원에게 하프 대회 최고 기록(PB)을 물어보자, 그는 스마트폰 운동 애플리케이션을 켜 수줍게 화면을 보여줬다. 완주 시간 1시간 14분 28초, 약 3분 30초 페이스였다. 통상 이 정도 하프 마라톤 기록이면 42.195㎞를 2시간 30분대 중반에 완주할 수 있다. 이튿날 아침 다시 찾은 가모가와 강변에서는 또 다른 학급의 3㎞ 달리기 수업이 진행 중이었다. 교토에서 머문 시간은 사흘에 불과했지만, 아침저녁으로 마주한 학교 체육과 생활 체육 현장을 통해 일본 체육 정책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가치와 그 힘을 확인할 수 있었다.
  • “경복궁서 행운 기원하는 ‘세화’ 받아가세요”…설 연휴 5일간 궁·능 무료 개방

    “경복궁서 행운 기원하는 ‘세화’ 받아가세요”…설 연휴 5일간 궁·능 무료 개방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맞아 주요 궁궐과 왕릉의 문이 활짝 열린다. 경복궁에서는 복을 기원하는 그림인 세화를 나눠준다. 국가유산청은 설 연휴 기간인 14~18일 닷새간 경복궁·덕수궁·창경궁·창덕궁 등 4대 궁과 종묘, 조선왕릉을 무료로 개방한다고 2일 밝혔다. 평소 정해진 시간에 안내 해설사와 함께 관람할 수 있었던 종묘도 이 기간에는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다만, 창덕궁 후원은 기존처럼 유료 관람이며 19일은 4대 궁, 종묘, 조선왕릉 전체가 휴관이다.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는 16~18일 수문장과 수문군들의 근무 교대를 재현하는 수문장 교대의식이 끝나는 시간(오전 10시 20분, 오후 2시 20분)에 맞춰 ‘2026년 병오년 설맞이 세화 나눔’ 행사를 연다. 세화는 조선시대에 새해를 축하하는 뜻으로 대궐 안에서 만들어 임금이 신하에게 내려 주던 그림을 의미한다. 병이나 재난 등 불행을 예방하고 한 해 동안 행운이 깃들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으며 점차 민간 풍습으로 자리잡았다. 올해 세화는 서울시 무형유산 민화장 정귀자씨가 ‘십이지신 붉은 말 수문장’이라는 주제로 제작했다. 준비된 세화는 모두 6000장이며 국가유산진흥원 홈페이지와 행사 현장에 비치된 QR코드를 통해서 디지털 그림으로도 내려받을 수 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새해 첫 명절을 맞아 많은 국민들이 전국 곳곳에 소재한 국가유산에서 풍성하고 따뜻한 시간을 보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설 연휴 ‘떡 질식’ 주의보… 환자 10명 중 9명 고령층

    설 연휴 ‘떡 질식’ 주의보… 환자 10명 중 9명 고령층

    떡과 음식물로 인한 기도 막힘 사고 출동이 최근 5년간 1400건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소방당국은 설 연휴를 앞두고 각별한 주의를 요청했다. 소방청은 2일 최근 5년(2021~2025년)간 떡과 음식물로 인한 기도 막힘 사고로 출동한 건수가 1487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196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연평균 이송 인원은 239명 수준이다. 사고의 상당수는 생명과 직결되는 위급 상황이었다. 이송 환자 중 455명(38.1%)은 심정지 상태였고, 741명(61.9%)은 부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소방청은 기도 폐쇄 사고가 단순 질식이 아닌 중증 응급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명절 기간에는 특히 위험이 커진다. 최근 5년간 설 연휴에만 31명이 떡이나 음식물로 기도가 막혀 이송됐다. 하루 평균 1.3명꼴이다. 환자의 대부분은 고령층이었다. 60세 이상이 29명으로 전체의 96.7%를 차지했다. 소방청은 사고 예방을 위해 평소 응급처치법을 숙지할 것을 권고했다. 기도 막힘 증상으로 호흡이 어려워질 경우 즉시 ‘하임리히법’을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임리히법은 환자를 뒤에서 끌어안고 명치와 배꼽 사이를 강하게 밀어 올려 기도에 낀 이물을 배출하는 방식이다.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영유아는 비닐이나 장난감 사고가 많지만, 떡과 음식물 질식은 고령층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며 “설 연휴에는 음식을 급하게 삼키거나 과식하지 말고, 어르신들이 식사할 때 가족들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 노원구, 설 연휴 반려견 돌봄쉼터 이용자 모집

    노원구, 설 연휴 반려견 돌봄쉼터 이용자 모집

    서울 노원구가 2일부터 설 연휴 ‘반려견 돌봄쉼터’ 이용자를 모집한다. 반려견 돌봄쉼터는 명절 연휴에 발생하기 쉬운 유기견 문제를 예방하고, 반려동물과 보호자가 모두 안심할 수 있는 돌봄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구는 2018년 추석을 시작으로 설·추석 명절마다 돌봄쉼터를 꾸준히 운영해 왔다. 이용자 만족도 또한 매우 높다. 지난 설 연휴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에서 응답자 전원이 ‘재이용 의사 있음’이라고 답해, 보호자들 사이에서 ‘믿고 맡기는 명절 돌봄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설 전날인 2월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운영한다. 2월 2일부터 6일까지 노원구청 홈페이지를 통해 선착순 접수하며, 가구당 1마리씩 총 30마리를 모집한다. 위탁비는 5000원으로, 독거 어르신·장애인·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은 전화 신청도 가능하다. 이용 대상은 ▲노원구민이 양육하는 ▲출생 후 6개월 이상 ▲동물 등록과 광견병 예방접종을 완료한 건강상태 양호한 ▲8㎏ 이하 소형견이다. 사회성에 문제가 없고 전염성 질환견이나 임신·발정 중이 아니어야 한다. 쉼터에 머무는 동안 반려견들은 개별 호텔형 공간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성별과 체급에 따라 분리된 놀이터에서 다양한 장난감을 활용한 놀이 시간을 보내게 된다. 주간에는 펫시터가 3인 1조로 2교대 근무하며 배식, 놀이, 산책, 배변 관리 등 기본 돌봄을 제공한다. 보호자에게 사진전송 서비스도 운영한다. 보호자의 불안을 덜기 위해서다. 오승록 구청장은 “명절마다 반려견을 맡길 곳이 없어 고민하는 보호자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돌봄쉼터를 운영하고 있다”며 “반려동물도 가족의 일원인 만큼, 보호자와 반려견 모두가 편안하고 따뜻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세심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송파구, 설 앞두고 화재취약시설 특별점검

    송파구, 설 앞두고 화재취약시설 특별점검

    서울 송파구는 설 연휴를 앞두고 지역 내 화재취약시설 대상 특별 점검을 실시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점검 대상은 인파 밀집 지역인 전통시장 ▲새마을 시장 ▲마천중앙시장 ▲장지동 화훼마을 일대 등 3곳이다. 구는 송파소방서,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 등과 합동 점검반을 구성해 분야별 전문 장비를 투입하고, 화재 위험 요인과 안전관리 현황을 점검한다. 26일에는 새마을 시장과 마천중앙시장의 합동점검을 실시했다. 유동 인구가 많고 각종 조리시설이 밀집한 전통시장은 화재감지기 및 가스 누출 경보기의 정상 작동 여부를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또 상인과 이용객을 대상으로 화재 예방 캠페인을 진행하고, 피난대피요령을 안내하는 등 화재로부터 안전성을 높였다. 화훼마을은 지난달 16일 실시한 구 자체 긴급 점검에 이어, 오는 4일 소방·전기·가스 전문가들과 함께 추가 정밀 현장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서강석 구청장은 “화재취약시설 대상 현장점검을 통해 안전관리체계 및 시설을 재정비하여 화재를 사전에 예방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구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겨울철 화재에 철저히 대비해 촘촘한 사회 안전망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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