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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오 특임 “연평도·천안함 사과 없이 식량지원·정상회담 없다”

    이재오 특임 “연평도·천안함 사과 없이 식량지원·정상회담 없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대북 식량지원 재개와 남북정상회담 개최는 북한이 천안함사건과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 약속을 해야 가능하다.”고 밝혔다. ●‘회담 위한 남북 접촉은’ 답변 피해 미국을 방문 중인 이 장관은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여론조사를 해 보면 국민의 70% 이상이 북한의 사과 없이는 대대적 지원을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면서 이렇게 못 박았다. 이명박 정부의 핵심인 이 장관이 이같은 입장을 밝힘에 따라 북한의 태도가 극적으로 변하지 않는 한 남북관계 개선은 앞으로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그러면서도 ‘정상회담을 위해 현재 진행 중인 남북 간 물밑 접촉은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답변을 피해 여운을 남겼다. 한나라당의 4·27 재·보선 경기 분당을 공천과 관련, 이 장관은 “분당 주민은 강남만큼 수준이 높다.”면서 “분당 주민의 자존심에 맞는 사람이 후보가 돼야 한다.”고 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의 공천을 지지하는 듯한 뉘앙스로 받아들여질 만했다. 실제 이 장관은 정 전 총리가 주장한 초과이익공유제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이 초과 달성한 이윤을 중소기업과 상생 차원에서 나누자는 취지가 뭐가 나쁘냐.”면서 “나도 경제학을 전공했지만 경제학 교과서에 그런 용어가 나오고 안 나오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이 장관은 “분당이 원래 한나라당 우세지역이긴 하지만 현직 야당 대표이면서 경기지사를 역임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야당 후보로 나온다면 안심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장관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이 한창일 때 정 전 총리를 이명박 후보 캠프로 영입하기 위해 자신이 직접 만난 비화도 공개했다. 이 장관의 영입 제의에 정 전 총리는 “정치에 생각이 없다.”고 사양했고, 이 장관이 “그럼 나중에 우리가 정권을 잡으면 국정을 도와달라.”고 하자, 정 전 총리는 “그때 가서 보자.”고 했다는 것이다. 정 전 총리의 ‘신정아 파문’ 연관성에 관한 질문에 이 장관은 “신정아씨의 말과 정 전 총리의 말을 놓고 객관적으로 누구 말을 믿느냐고 하면 그래도 국립대 총장까지 지낸 사람의 말을 믿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정 전 총리를 옹호했다. 그러면서 “신정아씨가 책에서 다른 사람들은 다 이니셜을 쓰고 정 전 총리만 실명을 쓴 게 이상하다.”고 했다.(이 장관 말과 달리 책에는 대부분 실명으로 언급돼 있다.) ●동남권 신공항 “경제논리로” 일찍 발표 이 장관은 동남권 신공항 선정과 관련, 당초 재·보선이 끝나고 발표하려 했는데 이 대통령이 “정치논리로 하지 말고 경제논리로 하라.”고 해서 재·보선 이전이라도 결과가 나오는 대로 발표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권력형 비리 가능성과 관련, “내가 측근이라면 측근인데 아직 지하철 타고 다니고 25평대에 사는 사람이 뭘 해 먹겠느냐. 친인척들도 다 먹고 살 만한데 굳이 대통령 팔아서 무엇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사설] 국방개혁 공감대는 넓히되 멈춰선 안 된다

    군 상부 지휘구조 개편을 골자로 한 ‘국방개혁 307계획’을 놓고 청와대와 국방부, 예비역 장성 간의 갈등 국면이 좀체 수습되지 않고 있다. 이달 초 대통령 재가 이후 계속된 군 안팎의 엇갈린 여론이 그제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예비역들의 모임을 통해 간극이 더 벌어지고 있는 듯하다. 청와대는 예비역들의 반발 배후로 군 내부 반대세력(현역)을 지목하며 강경대응 방침을 천명했고, 예비역들은 청와대가 자신들의 의견을 제대로 경청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국방부는 청와대와 예비역들 사이에 끼여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논란이 되는 대목은 두세 가지다. 합참의장에게 군정권을 주는 것은 육·해·공 참모총장을 지휘하도록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면 문민통제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이다. 국가적인 위기나 비상사태에 예기치 않은 돌발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각 군 참모총장에게 군령권을 부여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작전사령부가 직접 합참에 보고하는 현행 체계에서 앞으로는 참모총장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작전 지휘면에서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반대로 각 군 총장에 대한 합참의장의 지휘권 행사에 어려움이 뒤따른다는 지적도 있다. 개편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견이 팽팽하다. 국방부는 합동성 강화를 위해 군정-군령을 일원화하는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예비역들은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서 나타난 대응 미비는 지휘체계가 아닌 지휘관의 능력 부족 때문으로 상부구조 개편과 연결시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사안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수는 있지만 국방개혁은 국가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는 중차대한 사안이다. 국방개혁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려면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과 군, 예비역 사이에 공감대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 청와대는 우선 국방개혁의 당위성을 각계에 좀더 자세하게 설명하고 예비역들도 만나는 등 소통에 적극 나서야 한다.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아예 머리를 맞대는 데 주저해서는 안 된다. 예비역들의 충정어린 지적을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 예비역들도 자신들의 의견을 충분히 전달하되 무리하게 깔아뭉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곤란하다. 국방개혁은 공감대를 넓혀 나가되 멈춰서는 안 되는 국가의 최우선 과제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 [열린세상] ‘위험사회’ 대책이 필요하다/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열린세상] ‘위험사회’ 대책이 필요하다/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카이스트에서 또 한명의 학생이 자살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2개월 전 실업계고교 출신 학생이 입학 1년 만에 성적 문제 등을 고민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앞날이 구만리 같은 청년이 생때같은 목숨을 버릴 때 겪었을 고통과 불안, 좌절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문제는 대책이다. 자살은 전염성이 강하다. 한 사람이 자살하면 주위의 6명이 심각한 영향을 받는다는 조사 보고가 있다. 카이스트는 실업계교 학생의 자살 이후 ‘자살사고 방지 대책위원회’와 ‘새내기 지원단’ 운영 등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웠으나 연이어 또 다른 자살이 발생, 매우 당혹스러워한다고 한다. 군대 내 자살도 마찬가지다. 올해 1월 국방부 ‘군 사망사고 현황’에 따르면 2009년 군내 사고로 사망한 군인은 113명으로 2008년에 비해 21명이 줄어들었지만 자살로 사망한 군인은 75명에서 81명으로 6명이 늘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국방부가 2009년 1월부터 81억원의 예산을 편성하여 ‘자살예방 종합시스템’을 정립해 시행하고 있으나 군 자살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단 자살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지난 26일은 천안함 침몰 1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생사를 넘나드는 충격적인 사건 이후 살아남은 생존자 대부분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전쟁, 고문, 자연재해, 사고 등의 심각한 사건을 경험한 후 사건 기억을 통해 계속적인 재경험을 하게 돼 고통을 느끼며,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심신을 소비하는 질환이다. 신체적 부상보다 후유증이 더 무서운 정신적 상처(Trauma)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별다른 조치가 없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이들이 국가 유공자로 등록된다고 해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등의 심리질환은 보훈병원에서 지원대상이 아니다. 더군다나 지방보훈병원은 정신, 심리질환자 치료를 위한 전담 병실이나 전문인력, 상담 클리닉조차 없다. 천안함 침몰과 같은 대규모의 국가적 재난과 지진, 해일, 홍수와 같이 공포스러운 천재지변은 이제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우리 곁에 상존하는 위험으로 자리 잡고 있다. ‘위험사회’의 저자인 사회학자 울리히 베크는 “도처에 잠복해 있다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위험, 그 위험에 대한 불안”이 현대와 다른 시대를 구별 짓는 특징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한국 사회가 ‘아주 특별하게 위험한 사회’임을 지적하고 있다. OECD 국가 중 최고의 자살률, 북한의 위협, 그리고 압축적인 경제성장을 통한 무한경쟁의 사회,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대형사고와 사건 등 개인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는 반복적인 위험이 우리 사회를 ‘아주 특별하게 위험한 사회’로 몰아가고 있음은 사실인 듯하다. 더군다나 이러한 위험에 대해 ‘시간이 흐르면 좋아질 거야.’, ‘난 괜찮겠지.’와 같은 근거 없는 낙관주의의 팽배는 체계화되고 조직화된 대책과 예방을 더디게 만들고 있다. 여론을 의식한 일시적 미봉책은 이제 만성화된 생존위협에 대한 공포 치료엔 역부족인 듯하다. 미국 등 선진국에선 대형 참사 피해자들을 상대로 심리치료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2001년 뉴욕의 아메리칸항공 여객기 추락사고 때는 피해자들을 위한 심리상담팀이 꾸려져 생존자와 유가족을 도왔다. 9·11 테러 때도 정신과 의사 수백명이 자원봉사팀을 꾸려 생존자와 목격자에 대한 치료에 나섰다. 자살률을 줄이는 데 성공한 국가들은 모두 자살 예방을 정규 교과과정에 포함시켜 자살 예방과 생명 사랑에 대한 교육을 하고 있다. 우리 사회도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위험에 대한 시민 교육이 생애 초기부터 활성화되어야 한다. 재난의 생존자뿐 아니라 만성화된 불안과 공포를 경험하고 있는 국민들에 대해 의료진의 체계적인 조율과 조정이 이루어지는 지역사회 내 공공의료 네트워크를 가동해야 할 것이다. 연평도 포격 사건이 발생한 지 벌써 4개월이 흘러가고 있다. 일본 지진에 대한 인도주의 물결속에 연평도 주민들이 지금 어디서 어떻게 고통스러운 삶을 이어가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 한·중 외교회담 北UEP 이견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9일 베이징의 중국 외교부 청사에서 양제츠 부장과 만나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북한 및 한반도 문제 등을 포함한 현안을 논의했다. 오찬을 포함해 2시간을 넘긴 회동에서 김 장관은 특히 북한의 우라늄 농축프로그램(UEP)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기 때문에 안보리에서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한 뒤 중국의 협조를 요청했다. 김 장관은 또 일본 원자력발전소 사고를 거론하며 북한 핵시설의 안전성 문제와 관련한 한·중 협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양 부장은 “북핵 문제 전반에 걸쳐 긴밀하게 협의하자.”는 원론적 수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북한 UEP 문제를 안보리가 아닌 6자회담에서 논의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양 부장은 어민 송환 등 최근의 남북관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뒤 “남북대화의 진전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국 외무장관은 회담에서 “북한 문제가 양국 관계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는 데 의견을 함께한 뒤 전략적 소통과 고위급 교류 강화를 통해 상호신뢰를 확대하자고 합의했다. 우리 쪽은 리커창(李克强)·왕치산(王岐山) 부총리의 연내 방한을 공식 요청했다. 김 장관은 양 부장과의 회담을 마친 뒤 원자바오 총리를 예방했으며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도 만나 양국간 현안을 논의했다. 김 장관의 이번 방중은 양국 간 외무장관 정기교류 합의에 따른 것으로 지난해 11월로 예정됐던 양 부장의 방한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 등으로 인해 미뤄졌다가 지난 2월 성사된 뒤, 답방 형식으로 이뤄졌다. 김 장관은 30일 오전 귀국할 예정이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평택 미군기지, 해외기지로는 세계 최대규모

    1465만㎡, 주둔 예상인원 4만 4370명, 건설 예정시설 병원 5동, 가족주택 82동, 복지시설 89동, 본부 및 행정시설 85동, 교육시설 5동, 정비시설 33동 등 513동…. 2011년 현재 용산기지 등에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이 2015년 이후 이전하게 될 경기 평택 팽성읍에 조성되고 있는 미군기지의 규모다. 완공되면 해외 미군 기지 가운데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가 된다. 이번 사업에서 한국 측 건설 예정 시설은 57개 시설 226동이다. 29일 찾은 평택 미군기지 이전사업 부지. 가장 안쪽은 서해로 흐르는 안성천이 자리잡고 있었다. 안성천 때문인지 물안개가 자욱한 평택 미군기지 이전사업 공사 현장은 2004년 주민들의 거센 반대라는 아픈 기억도 잊은 듯 평화로웠다. 안성천을 등지고 서니 1465만㎡에 달하는 부지가 한눈에 들어왔다. 부지조성공사가 38% 정도 진행됐다는 기지이전사업단 관계자의 설명에 따라 건물들이 올라갔을 것이란 기대를 했지만 갈색 흙밭만 보였다. 이유를 묻자 흙을 쌓아 현재의 높이보다 1~2m가량 표준 고도를 높이는 성토작업이 실제 건물이 올라가기 전 기초공사로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마다 넘치는 안성천 때문에 표준 고도를 높여 달라는 미군 측의 요청이 있었다고 한다. 그제서야 350여대의 덤프트럭이 먼지를 날리며 계속해서 흙을 나르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흙밭 끝 평지 너머로 기지 이전사업이 시작되기 전부터 자리잡고 있던 미군의 험프리 기지(498만㎡) 막사가 보인다. 그 옆에 새로 지은 오피스텔형 신막사 6동도 보이는데, 이번 사업 시작 후 유일하게 완성된 건물이다. 먼저 완공된 신막사에는 5월부터 미군 장병들이 거주하게 된다는 것이 사업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성토작업은 마무리단계에 들어서 있어 조만간 시작되는 건물 공사는 2012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건물 공사를 시작하기 전 준비해야 하는 기반시설 공사는 어느 정도 진행됐다. 권태환 사업관리부장(육군 준장)은 “도로공사는 10개소 가운데 4개소가 완료됐으며 전기는 22%, 물탱크와 상수도 공사는 85% 정도 완료돼 올해 9월이면 기지 전체에 공급할 수 있는 시설이 완비된다.”고 말했다. 또 미군 가족들의 생활을 위한 가스공사는 51%, 하수처리장은 내년 8월 완공될 예정이며, 군수물자 등 이동에 사용되는 철도는 좀 더 시간이 걸려 2013년 12월 완공될 예정이다. 이런 복잡한 공사들은 모두 2015년 완공될 예정이지만 기반시설 공사 등이 마무리되는 2012년부터 순차적으로 이전 대상 기지 장병들이 평택의 신기지로 이전하게 된다. 용산기지의 경우, 지난해 북한의 연평도 도발과 같은 돌발 상황에 따른 전투준비태세 유지를 위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순차적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이후 2~3년간 부지 환경오염에 대한 정화 작업을 거쳐 서울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다. 오염 정화 작업은 전국의 반환예정기지 전체를 기준으로 73%가량 진행됐으며 약 2100억여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사업단은 판단하고 있다. 평택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靑·軍 이렇게 손발 안맞아서야

    ■정보공유 안되고…서해 탈북자 해경만 인지 지난 24일 서해상을 통해 귀순한 탈북자 6명과 조선족 3명에 대해 청와대와 군이 언론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전혀 알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남북관계와 관련, 민감한 사안인 탈북자 귀순조차 정부 기관 간에 정보가 공유되지 않는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28일 군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해양경찰은 24일 낮 공해상에서 우리 영해로 진입한 괴선박을 나포했다. 이 선박에는 탈북자로 추정되는 남녀 9명이 타고 있었으며 오후 7시쯤 군산항에 도착해 해경의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이보다 앞서 이들이 서해상을 통해 군산항으로 이동 중이던 이날 오후 4시 무렵 ‘서해를 통해 9명의 탈북자가 귀순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일부 언론이 진위확인에 나섰다. 하지만 청와대와 국방부, 군은 해경이 선박을 나포한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오히려 기자들로부터 소문을 전해들은 국방부와 군 일부 관계자들이 합참과 해군, 군 정보기관 등을 통해 관련사실을 확인했지만 금시초문이란 답만 돌아왔다.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을 비롯한 위기관리반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렇다 보니 일부 군 관계자는 “중국 어선과 관련된 사안이 있는데 오해한 것 아니냐.”는 말까지 했다. 하지만 3시간 뒤 서해상에 배를 타고 귀순한 탈북자 9명에 대한 소문은 사실로 확인됐다. 해경과 국정원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해 주면서다. 결국 해경이 선박을 체포해 이동 중인 상황을 알고 있던 건 당사자인 해경과 국정원뿐이었으며 위기관리의 핵심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청와대와 국방부는 관련 사안을 전혀 알지 못했던 셈이다. 국방부 등은 이 같은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뒤늦게 사실 확인에 나섰다. 또 청와대도 기사가 나오기 직전 관련 정보를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군과 국정원은 앞으로 대북정보를 공유키로 했다고 밝혔다. 같은 정부 기관임에도 그동안 대북정보를 공유하지 않아 발생한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우리 영해를 통해 들어온 탈북자에 대한 정보도 공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앞으로 민감한 대북 정보를 어디까지 공유할지 주목된다. 김성수·오이석기자 hot@seoul.co.kr ■국방개혁 신경전 靑 “반대하면 인사 조치” 청와대가 ‘307 국방개혁안’에 대해 군 일부가 반대 의사를 나타내는 것과 관련, 현역 군인들을 인사조치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의 재가가 이미 난 국방개혁안에 대해 군 일부와 예비역 장성들이 뒤늦게 반대하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보지 않겠다며 격앙된 분위기다. 역대 정권에서 국방개혁이 임기 후반기에 가서는 추진력을 잃고 용두사미 격으로 끝났지만, 이번만큼은 흐지부지 끝내지 않겠다는 결기마저 읽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참모총장과 국방장관이 이미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재가까지 받은 국방개혁안에 대해 일부 현역들이 반대하는 조짐이 여러 채널로 확인되고 있어 주목하고 있다.”면서 “국방개혁을 방해하거나 지연하는 세력은 그 자리에서 인사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군 원로인 예비역장성들이 30년 동안 해 오던 것을 갑자기 바꾸기가 쉽지 않고, 충정도 이해는 하지만 그들은 ‘관중’의 입장이고 ‘운전대’를 잡은 (군)개혁의 주체가 아니다.”라면서 “대통령이 국방개혁의 의지를 다시 밝히겠지만, 당장 예비역 원로들을 대통령이 만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천안함, 연평도 사건을 겪으면서 국가와 국민은 ‘군이 어떻게 바뀔 것이냐’라는 질문을 던졌고 이제는 군이 대답할 시점이 됐다.”면서 “일부 반대 세력들의 목소리가 나오긴 하지만 수십조원의 국방예산을 쓰는 군이 천안함, 연평도 사건 이후에도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국민들이 당장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비역 장성들은 30여년 전 경험을 토대로 자신들만 옳다고 우기고 있고, 일부 현역들은 정권 말기인 만큼 그냥 넘어갈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매달 군수뇌부로부터 보고를 받고 직접 챙기는 핵심 과제인 만큼 국방개혁은 예정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3일 국방부가 예비역 장성 40여명을 상대로 307계획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군 원로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합참의장의 권한이 세져 정치권이 눈치를 보는 이상한 구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육·해·공군 총장에게 작전권을 부여하면 총장의 권한이 세져 합참의장의 지휘가 이뤄지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김성수·오이석기자 sskim@seoul.co.kr
  • 백령도 등 서북도서 여객선 운임 절반 지원

    앞으로 백령도와 연평도 등 최접적 지역 도서를 찾는 사람들은 여객선 운임의 절반만 내면 된다. 지난해 잇따라 발생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침체될 대로 침체된 섬지역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다. 28일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다음달 1일부터 백령도, 대청도, 연평도 등 관내 섬을 찾는 타 시·도민에게 여객선 운임의 50%를 지원하기로 했다. 운임의 50%는 본인이, 40%는 옹진군이, 10%는 여객선사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여객선 운임 지원은 이들 섬뿐 아니라 덕적면과 자월면 관내 섬을 운항하는 여객선에도 해당된다. 옹진군은 나아가 2008년 9월부터 인천시의 지원으로 운임 50%를 할인받고 있는 인천시민에게도 30%를 추가 지원하기로 결정, 인천시민은 운임의 20%만 부담하면 된다. 군은 이번 운임 지원을 위해 10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일단 예산이 소진될 때까지 할인을 진행할 계획으로 연말까지는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1년 중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피서철인 7~8월 2개월 동안은 할인 기간에서 제외된다. 운임 지원책이 관광객 증가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판단되면 추가로 예산을 확보해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옹진군 관계자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여파로 관광객이 크게 줄어들었다.”면서 “그동안 뱃삯을 지원받던 인천시민은 물론 타 시·도민에게도 지원을 확대함으로써 섬 관광 활성화를 꾀하겠다.”고 말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2011 공기업 혁신 이렇게 한다] 그랜드코리아레저

    [2011 공기업 혁신 이렇게 한다] 그랜드코리아레저

    지난해 순매출 528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956억원, 순이익은 715억원이었다. 관광진흥기금 등 정부에 낸 돈만 457억원에 달한다.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환율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낸 성과다. 잘나가는 일반 기업이 아닌, 공기업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낸 영업 성적표다. 숱한 공기업들이 적자 경영, 방만 경영으로 질타받는 상황이고 보면 GKL의 선전은 단연 돋보인다. 그간 여러 사회 봉사활동에도 앞장섰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았다. 최근엔 대지진 피해를 본 일본을 위해 앞장서 모금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그런데도 언론에서 잘 했다는 소리를 듣지 못한다. 칭찬에 인색한 이유는 단 하나다. 카지노를 운영하는 기업이라는 것. ‘법인’(法人) GKL이 서운해 하는 대목이다. 잘했다는 소리 듣자고 한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칭찬 한마디 없으니 그게 서운하다는 얘기다. GKL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 회사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분의 51%를 보유하고 있다. 서울 힐튼호텔, 코엑스, 부산 롯데호텔 등에 매장을 두고 있다.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와 비슷한 5000억원으로 잡았다. 올해 경영 키워드는 미래성장 가치창출과 휴먼경영, 소프트 파워 증진, 기업의 사회적책임 강화 등이다. 권오남 사장은 “앞으로 전 세계 화교권 등 새로운 고객층을 발굴할 것”이라면서 “2020년 매출 1조5000억원을 달성하는 데 주력하는 한편 국민에 우호적인 공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천안함 1년…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

    천안함 1년…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

    천안함이 서해 백령도 근해에서 침몰한 지 1년이 지났다. 지난 1년간 서해바다에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생존 장병들과 전사자 유가족들은 아물지 않은 상처로 여전히 고통받고 북한과의 전면 교역 중단으로 남북 경협업체들은 예기치 않은 피해를 입었다. KBS 1TV ‘시사기획 KBS 10’은 29일 밤 10시 ‘천안함 1년, 봄은 오는가?’를 방송한다. 이 프로그램은 천안함 침몰 이후 우리 사회가 받았던 충격과 상처를 되돌아보고, 한반도에 고조된 긴장을 완화하고 화해 무드를 가져올 전략은 무엇인지 모색해 본다. 천안함 사건 이후 1년 동안 전사자의 유가족들은 아들을, 남편을 가슴에 묻어두고 눈물을 감추며 힘겹게 살아왔다. 생존 장병들 가운데 일부는 대학에 복학했지만 지금도 침몰 당시의 끔찍한 장면이 꿈에 나타나기도 한다. 1년 전의 충격이 아직 채 가시지 않은 가족들의 아픔을 들어본다. 정부는 천안함 침몰이 북한 소행이라며 북한과의 교역과 경협을 전면 중단하는 5·24 조치를 발표했다. 갑작스러운 교역 중단으로 중소 남북경협 업체들은 심각한 자금난에 빠지거나 상당수는 도산하기도 했다. 그나마 개성공단은 가동되고 있지만 상주 인력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바람에 대부분 업체들이 출퇴근에 엄청난 비용과 경영난을 겪고 있다. 천안함 침몰 후 백령도는 예전과는 완전히 딴판이 됐다. 평소 주말 같으면 낚시꾼이나 관광객들로 북적일 선착장은 한산하기 그지없다. 주민들은 천안함 이후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겨 생계를 이어가기가 막막하다고 하소연한다. 한편 백령도를 지키는 해병대원들은 초긴장 속에 하루하루 비상경계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겉으론 평온하지만 긴장 속에 시름이 깊어가는 백령도를 현지 취재했다. 이와 함께 연평도 포격 도발 와중에 차기 아시안 게임을 주최하게 된 인천시의 속앓이도 취재했다. 제작진은 “천안함 침몰의 상흔을 극복하고, 남북이 상생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가져오는 전략은 무엇인지 진단해 보았다.”고 밝혔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열린세상] 중국 한반도 정책의 미국 요인/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열린세상] 중국 한반도 정책의 미국 요인/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리비아의 내전이 격화되자 서둘러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이를 이행하기 위한 공군력·해군력 사용을 핵심으로 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지상군 투입은 미국의 주저와 중국의 반발로 배제되었다. 그러나 ‘민간인 보호를 위한 모든 필요한 조치’에 따라 카다피 군에 대한 폭격이 실시됐다. 미국은 카다피 축출을 개입의 목적으로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는 공습의 확대에 반대하고 있다. 리비아 사태는 강대국 정치에 민감한 한반도의 안정, 평화와 통일문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구소련·북한·중국이 6·25전쟁 공모 시 미국이 군사개입한다면 중국은 군대를 보내 김일성을 도울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중국의 참전은 한국군이 아닌 미군 주도의 유엔군이 38선을 넘어 북진할 때 결정되었다. 휴전회담 초기에 중국은 한반도에서 모든 외국군의 철수를 주장했지만 미국의 강한 반발로 철회했다. 1972년 중국은 미국과의 수뇌회담을 통해 하나의 중국을 인정받고 타이완으로부터 모든 미군과 전술핵무기의 철수를 얻어내는 데 성공하지만 주한 미군의 존재를 묵인한다. 그후 중국은 주한 미군을 중국 안보의 위협보다는 한반도 통일의 방해요인으로 선전했다. 1980년대 이후부터 중국의 주한미군에 대한 태도는 이중적이다. 중국은 주한미군의 공식적 철수 주장은 미국 패권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는 이유로 자제하면서 주한미군 증원이나 새로운 첨단 무기 도입 및 한·미 연합훈련의 강화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반대하는 태도를 견지해 오고 있다. 중국 정부와 전문가들은 북한 급변사태의 발생 가능성을 부인한다.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일어난다면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이 조성, 유도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중국은 북한 난민문제에 대해서는 미국과 협의할 의사가 있으나 북한 급변사태 시 정치적 문제에 대한 논의를 꺼린다. 전문가들은 북한 급변사태 시 미국이 개입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해야 하며 외세의 개입이 없다면 중국도 개입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개입한다면 유엔의 결의를 거쳐야 함을 강조한다. 중국 전문가들은 북한 급변사태를 통일의 기회로 삼고자 하는 한국 일부 언론의 보도를 의식한 듯 중국 정부가 지지하는 통일 원칙, ‘당사자 간에 자주·평화적’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상기시킨다. 통일한국은 비핵화, 외교적 중립을 지켜야 하며 주한미군의 향방에 대해서도 논의를 원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반도에서의 단일 국가 등장은 역사적으로 중국과 안정된 관계를 유지했음을 상기시키면서, 강대국의 간섭을 배제하고 동북아 정세의 안정과 지역 경제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말한다. 중국은 북한의 핵문제로 미국과 관계가 나빠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렇지만 미국의 주장에 따라 북한을 압박하기보다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한 여건 조성을 위해 관련국들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를 원한다. 전문가들은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로 한반도에 긴장이 높아지는 것에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아 경제가 궁핍해지고 내정이 불안정해지는 사태를 더욱 우려한다. 중국은 이러한 사태의 예방을 위해서도 중국이 북한을 포기해서는 안 되며 북한의 리더십 안정과 경제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중국 정부는 북한의 안정과 비핵화 중 안정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북한의 핵 무장은 중국에 위협이 되지 않고 미국·일본·한국 간의 안보협력을 강화시킬 것이다. 그러나 북한 체제의 붕괴는 동북아 세력균형을 중국에 불리하게 만들어 미국의 패권질서를 강화시킨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북한 급변사태의 대비는 일차적으로 정치적이어야 한다. 한·미의 군사 대비가 언론에 과도하게 노출되다 보니 북한 붕괴를 겨냥한 통일이 목표인 양 오해 받기 쉽다. 중국은 북한 급변사태의 원인이 핵과 선군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북한의 노선에 있음을 직시하고 정책전환을 지원해야 한다. 또 유사시 북한이 중국의 내정불간섭 원칙의 예외지역이 되어서는 안 된다. 북한의 내부 폭발이 국제전으로 비화되지 않도록 외교적 대비가 필요하다. 주변국이 납득할 수 있는 통일한국의 외교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 [사설] 北 도발 대응 - 식량 지원 투명성 모두 필요하다

    그제 천안함 사태 1년을 맞아 안보 의식을 가다듬는 우리에게 또 다른 숙제가 던져졌다. 600만명 이상의 북한 주민이 긴급한 식량 지원 필요성에 처해 있다는 보고서를 유엔이 발표했다. 유엔은 43만t의 식량 지원을 국제사회에 권고했다. 천안함 폭침도 모자라 연평도 포격 도발까지 저지른 북한을 응징해야 하지만 이에 매달려 굶주림에 고통받는 북한 주민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하되, 식량 지원에는 인도적으로 접근하는 전략적 지혜와 동포애가 필요하다. 북한은 어제도 천안함, 연평도 사태를 반성하기는커녕 남측 도발이라며 생떼를 썼다. 일부 세력을 빼고는 우리 국민 대다수는 그들의 억지에 놀아나지 않는다. 여론조사에서 80%가 천안함 사태를 북한 소행으로 인식하고, P세대로 불리는 젊은층의 안보 의식은 어느 때보다 고취돼 있다. 군은 북 도발에 10배 대응한다는 정신으로 재무장했다. 철통 안보 태세는 변함 없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북한 주민을 돌볼 여유도 생긴다. 한반도 긴장 상황에서 강경 일변도만이 능사가 아니다. 대북 식량 지원은 남북 간의 냉기를 데워줄 훈풍이 될 수도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주민에게 돌팔매를 당하는 꿈을 꾼다는 비화가 공개됐다. 식량난을 방치한다면 진짜로 그런 사태가 올지도 모른다. 북한의 급변 사태는 한반도 위기 상황을 더 어렵게 할 수 있기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미국 국무부가 식량 지원을 재개할 급박한 계획이 없다고 그제 폭스뉴스가 전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속도 조절을 하는 차원이지 사실상 시간문제다. 식량 지원도 대북 문제인 만큼 우리가 주도권을 가지려면 먼저 나서야 한다. 세계식량기구(WFO) 대표단이 대북 식량 지원을 요청하려고 오늘 방한한다. 정부는 다음 달 중 영·유아용 분유 등을 먼저 지원하고 쌀이나 옥수수 등은 도발에 대한 사과 내지 시인과 연계할 방침이다. 북한 식량난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여성과 노인에게도 심각한 문제다. 이를 연계하는 것은 인도적 지원이 아니라 전략적 지원이며, 순수한 지원이 아니라 조건부 지원이 된다. 그보다는 북한 주민들에게 혜택이 가도록 배분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북한 정권이나 북한군의 배를 불리는 데 전용되지 않도록 확인하는 절차가 더 중요하다.
  • [나와 통일] (5) 하임숙 한동대 4학년

    [나와 통일] (5) 하임숙 한동대 4학년

    나와 친구들은 지난달 서울 인사동의 가나 아트스페이스에서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실상을 알리는 전시회를 개최했다. ‘그곳에는 사랑이 없다’라는 타이틀로 열린 이 전시회에는 12일 동안 무려 2만 5000여명이나 다녀갔다. 예상치 못했던 뜨거운 반응이었다. 지난해 교내에서 열었던 전시회가 반응이 좋아 ‘서울에서도 한번 해 보자’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었는데, 예상 외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정말 깜짝 놀랐다. 사람들은 왜 북한 인권에 관심을 갖는 것일까. 전시를 기획한 나조차도 사람들이 북한의 인권 같은 일에는 관심이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문제는 관심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정보가 없었던 것이었다. 관람객들 가운데는 20~30대의 젊은 사람들이 많았다. 잔인한 내용인데도 거부감 없이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처음에는 끔찍한 수용소의 실상을 보고 놀라기도 했지만 전시장을 나갈 때에는 북한 인권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전시장을 두세번씩 들른 사람들도 많았다. 하루는 연인 한쌍이 전시장을 다시 찾아왔다. 전시장을 둘러보고 방명록을 쓰고 있는데, 그 전에 함께 들렀던 친구들을 다시 만났다. “너희도 다시 왔구나. 그럴 줄 알았어.”라면서 공감이 확산되는 것을 여러 차례 목도했다. 시기적으로도 천안함·연평도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북한 문제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된 것 같다. 통일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하게 됐을 것이다. 나는 통일 문제는, 경제적 이득이나 기회비용을 떠나서 북한 주민들의 인권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믿는다. 역사는 사람들의 선한 마음을 따라 흘러간다고 본다. 같은 민족, 가족, 형제로서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 줘야겠다는 마음이 생긴다. 그들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통일이라고 생각한다. 평양의 특권층 3000명은 잘먹고 잘살지만, 북한 주민들의 삶은 정말 처참하다. 탈북에 한 차례 실패해 북송 집결소에 있었던 언니 또래 여인의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눈물을 쏟을 수밖에 없었다. 내 또래 20대 가운데에는 통일을 원하지 않는 친구들도 많다. 그러나 나는 통일이야말로 우리 세대가 이뤄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버지 세대는 민주화를 위해, 할아버지 세대는 산업화를 위해 인생을 걸었다. 그 과정에서 정치적, 이념적으로 대립했을 수 있고 서로에 대한 상처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세대는 위 세대들이 이뤄 놓은 혜택을 누리고 있는 세대다. 북한과 정치적으로 엮이지 않고, 아픔도 없기 때문에 통일을 준비할 수 있는 세대다. 당연히 의견은 진보, 보수가 나뉠 수 있다. 그러나 정말 보편적인 가치에 대해서는 진보, 보수가 같이 갈 수 있어야 한다. 나는 통일이 바로 그런 문제라고 생각한다. 통일 이후의 정책을 세우는 데에는 가치관이 들어갈 수 있겠지만, 통일을 이루기까지는 우리 세대가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어려운 북한 주민들을 도와야 한다는 것은 보편적 가치가 아닌가. 나는 남한이 주도해 통일을 이뤄 나갔으면 한다. 분단 이후 남과 북의 성공과 실패는 너무나 분명하게 나뉘었다. 남한은 경제적, 정치적으로 성공을 이뤘다. 서독이 동독과 통일을 할 때 자신감이 있었듯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통일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주도적으로 통일을 이뤘으면 한다. 남한은 이제 보편적인 행복은 퍼져 있는 사회다. 그런 행복을 북한 사회와 나눴으면 좋겠다. 북한 인권을 얘기할 때 미국의 노예 해방을 많이 얘기한다. 노예 해방 문제는 남북전쟁을 일으킬 만큼 격렬한 반대에 부딪혔었다. 그러나 노예 해방이 이뤄진 후에는 평등, 자유가 보편적 가치가 됐다. 통일도 그렇게 될 거라는 희망이 있다.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고 어떤 미래를 생각해야 하는지 고민해 줬으면 좋겠다. ●약력 ▲24세 ▲한동대 산업정보디자인 학부 4학년·국제기업가정신 전공 ▲한동대 북한인권학회 ‘세이지’ 학회장
  • 北주민 27명 50일 만에 송환

    北주민 27명 50일 만에 송환

    지난달 5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온 북한 주민 27명이 27일 오후 북측으로 송환됐다. 남하한 지 50일 만이다. 이들은 오후 12시 55분쯤 서해 연평도 인근 NLL에서 자신들이 타고 내려온 선박(5t급 소형 목선)으로 귀환했다. 우리 해경정은 북한 주민 27명을 태워 NLL 인근에서 이들이 타고 온 선박으로 옮겼으며, 북측에서는 경비정 한척이 나와 선박을 인도했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이들이 표류해 내려온 NLL 상 지점은 북위 37도 41분 25초, 동경 125도 36분 57초다. 27명은 오전 8시 9분쯤 그동안 머물던 인천해역방어사령부 내 부두에서 2척의 해군 함정을 타고 연평도 인근 해역으로 출발했다. 이들은 해군 측이 제공한 버스에서 내려 몇 명씩 그룹을 지어 우리 측 요원들의 안내에 따라 함정으로 이동했다. 군시설 보안 때문인 듯 이들은 버스에서부터 함정으로 이동하는 동안 눈에 회색빛 안대를 했으며, 표류 때 입었던 것으로 보이는 옷을 입는 등 각각 다른 복장을 했다. 정부는 이들을 지난 17일 오후 서해 상으로 송환할 예정이었으나 이들이 타고 온 선박이 고장 나면서 송환 일정이 열흘이나 미뤄졌다. 북한 주민 31명(남성 11명, 여성 20명)은 지난달 5일 연평도 인근 서해 NLL을 넘어 왔으며, 정부는 이들이 단순 표류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31명 가운데 나머지 4명(남성 2명, 여성 2명)은 귀순을 희망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한·미, 당장 北식량지원 않기로

    한국과 미국 정부는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의 최근 북한 식량 조사 결과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북한에 당장 식량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이 핵문제 등에서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향후 대북 지원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27일 “WFP 측이 지난주 하순 이탈리아 로마에서 한·미·일 등 8개국 당국자들을 불러 최근 북한 식량 조사 결과를 사전 브리핑했다.”며 “이 자리에서 한·미 등은 WFP 측이 밝힌 북한의 식량 부족 정도가 배급량과 도정률, 하곡량 등을 고려할 때 설득력이 없다고 판단했으며, 이에 따라 현재로서는 대북 식량 지원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북한은 현재 ‘군량미 헌납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배급량이 줄어든 이유는 군량미 창고를 채우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내 배급이 줄어든 이유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군량미를 풀지 않고 오히려 쌓고 있기 때문인 만큼 한·미가 나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북한이 핵문제에 있어서 이미 생산한 플루토늄의 상당수를 포기하거나 시설을 넘기는 등 전향적 조치를 취할 경우 이에 상응하는 경제적 지원은 가능할 수 있다.”며 대북 지원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그는 또 “북측이 천안함·연평도 사과 및 재발 방지를 약속한다고 해서 당장 대북 지원에 나설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북핵 문제 향방에 따라 대북 지원을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미 정부도 급하게 대북 식량 지원을 재개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미 폭스뉴스가 26일(현지시간) 전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천안함 폭침 1주기] 北 억지 여전

    북한은 지난 26일 천안함 사건을 ‘특대형 모략극’이라면서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모두 남측의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왜 천안호 사건에 집착하는가’라는 제목으로 논평을 내고 “천안호 사건이 외세와 공조해 공화국에 대한 전면적 군사적 압박을 실행하기 위해 꾸며낸 1차 도발이라면 연평도 포격전은 북침도화선에 불을 지피기 위한 계획적 2차 도발”이라고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어 “남조선 당국이 공화국의 조건 없는 대화 제의를 외면하고 천안호 사건과 연평도 포격행위에 계속 집착하면서 대결 일변도로 내달려 조선 정세가 역사상 최악의 사태에 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는 대화를 촉구하는 글이 실렸다. 중앙통신은 노동신문의 개인필명 논설을 게재해 “북남관계의 개선은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위한 절박한 과제”라면서 “북남관계를 개선하자면 무엇보다도 대결상태를 해소하고 대화를 적극 실현해야 한다.”고 밝혔다. 논설은 “남측은 이미 다 해결된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과 관련한 3대 조건을 계속 들고 나오고, 심지어 반공화국 도발사건들인 천안호 사건, 연평도 포격사건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와 추가 도발 방지 확약, 비핵화 진정성’ 따위를 전제조건으로 내세움으로써 모처럼 마련된 대화들을 파탄시켰다.”고 남측에 책임을 전가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천안함 폭침 1주기] 이대통령 “천안함, 세월 가도 잊지 않겠다”

    [천안함 폭침 1주기] 이대통령 “천안함, 세월 가도 잊지 않겠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6일 “바로 엊그제 같은데 (천안함 피격 사건이 일어난 지) 벌써 1년이 지났다.”면서 “세월이 가도 잊어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천안함 피격 1주년인 이날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천안함 용사 1주기 추모식’에 참석,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추모식에 앞서 청와대 천안함 유족 초청 행사에서 1억원을 성금으로 냈던 고(故)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씨와 천안함 46용사의 묘역을 매일 수습하는 고(故) 임재엽 중사의 어머니 강금옥씨 등 천안함 희생자 유족들을 만나 일일이 악수하며 위로했다. 이 대통령은 윤씨에게 “지난번 청와대에 와서 보내주신 돈으로 무기도 샀다.”면서 “가족들 모두 한이 맺혔을 텐데 어머니가 거꾸로 나에게 용기를 주셨다.”고 감사를 표시했다. 이 대통령은 또 윤씨가 “아들의 원수를 갚아 달라.”고 하자 “이 사람들(희생자)이 죄가 있느냐. 우리가 못 지켜준 것으로, 다 우리 잘못”이라면서 “앞으로는 진짜로 지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천안함 46용사와 구조작업 중 순직한 한주호 준위의 묘역을 참배했다. 이 대통령은 젊은 나이에 숨진 병사들의 묘비를 일일이 돌며 어루만지고, 유족들이 올려 놓은 가족사진을 비롯한 유품을 보면서는 아무 말 없이 짧은 탄식을 내뱉었다. 이 대통령은 또 민 상사의 묘비 앞에서 어머니 윤씨가 “피눈물 흘리는 줄 알겠죠.”라고 눈시울을 붉히자 “어머니, 아버지가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 너무 속상해하지 말고….”라며 다독였다. 한 준위의 묘비 앞에서는 초등학교 교사가 된 아들 상기 씨에게 “당시 날씨도 차고, 어렵다고 했었는데 후배를 건지려고 그런 것”이라면서 “우리의 영웅이었다.”고 위로했다. 이 대통령은 천안함 관련 희생자의 묘역을 참배한 뒤 즉석에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당시 사망한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 등 해병대원들이 묻힌 곳도 찾아 헌화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변속기 결함 K1A1 전차 생산재개

    지난해 일부 전차에서 변속기 결함이 발견돼 생산이 중단됐던 육군의 주력전차 K1A1이 지난해 말부터 생산이 재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변속기 결함에 대한 정확한 검증과 평가를 거치지 않고 생산을 재개함에 따라 논란이 일 전망이다. 군 관계자는 27일 “지난해 2월 변속기에서 문제를 발견해 생산이 중지된 K1전차의 개량형인 K1A1 전차가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생산이 재개됐다.”면서 “지난해 12월 중순 하달된 국방부 지침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당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 등 변화된 안보상황을 고려해 K1A1 전차 전력화를 마냥 미룰 수 없다는 것이 군의 판단”이라고 지침을 내렸다. 이어 국방부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에서 심의 결정이 이뤄지는 대로 전차 생산을 재개해야 한다.”고 전력화를 요구했으며, 같은 해 12월 28일 개최된 제47회 방추위는 전력화 재개 안건에 대해 의결했다. 이와 관련해 방사청 관계자는 “K1A1 전차의 전력화가 지연되면 군 구조개편 작업이 제한을 받고 기계화부대의 장비 부족으로 전력 공백이 우려된다.”면서 “일단 생산을 재개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에 따라 그런 결정을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하지만 군의 이런 결정은 지난해 9월 15일 K1A1 전차 성능시험과 관련한 방사청의 발표를 무시한 것이란 지적이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사설] 防産비리 이번에 속시원히 파헤쳐라

    양건 감사원장이 지난 21일 열린 첫 실국장회의에서 “방위산업의 비리를 뿌리 뽑아야 한다.”며 최근 결함이 자주 발생하고 있는 국산 무기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후 줄기차게 “강력한 의지를 갖고 군납 부패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해온 것과 궤를 같이한다. 이 대통령이 “리베이트만 없애도 무기 도입 비용의 20%를 줄일 수 있다.”고 말한 데서 알 수 있듯 방산비리는 구조적인 부패사슬로 얽혀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런 점에서 양 감사원장의 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방산 비리로 골머리를 앓아온 게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의 방산 비리는 규모나 범위에서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3년간 검찰이 밝혀낸 방산 비리 규모는 무려 350억원에 달한다는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1993년 율곡특감 이후 최대 규모다. 세계 최고 성능이라는 K11복합형 소총은 지난해 6월 실전 배치했지만 사격통제 장치에 결함이 발견돼 생산을 멈췄고, 20t급 이상 장갑차 중 유일하게 강을 건너는 능력을 갖춘 수륙양용전차 K21은 기술 결함으로 수상 훈련 중 가라앉았다. K9 자주포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당시 제때 응사하지도 못했고, K2흑표전차는 엔진과 변속기 묶음인 파워팩 개발 지연으로 표류하고 있다. 국산 무기가 이렇게 하나같이 불량품으로 얼룩져 있다. 불량 무기로는 전투에서 승리할 수 없다. 강한 군대는 싸워서 이기는 군대라고 하지 않았는가. 방산 비리는 방산업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무기 개발을 둘러싸고 이해집단 간의 먹이사슬이 똬리를 틀고 있다. 방산 비리를 건드리려면 구조적인 커넥션을 파악하는 게 급선무다. 그래야 정확하고 신속하게 메스를 들이댈 수 있다. 그러지 않으면 역공을 당해 변죽만 울리다 끝나기 십상이다. 한때 장수만 전 방위사업청장이 방산 비리 근절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었지만 금품수수 등으로 낙마하면서 방산 비리 조사가 물 건너 간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때마침 양 원장이 방산 비리를 파헤치겠다고 나서 다행스럽다. 이번에는 정말 속시원히 파헤쳐서 방산 비리가 근절됐다는 소리를 들었으면 한다.
  • 연평도에 통합학교 세운다

    지난해 11월 북한군의 포격으로 피해를 당한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에 유치원 및 초·중·고교 통합학교가 들어선다. 25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연평도 통합학교는 187억원이 투입돼 2012년 8월 완공을 목표로 현 연평초등학교 부지(2만 121㎡)에 지어지며, 예산은 전액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지원한다. 유치원 1학급을 포함해 초등학교 6학급, 중학교 3학급, 고등학교 3학급 등 모두 13학급 규모의 통합학교(연면적 6859㎡)는 면학실, 과학실, 컴퓨터실, 어학실 등 첨단 학습시설을 갖추게 된다. 또 다목적강당(850㎡)과 인조잔디구장 등도 만들어진다. 아울러 포격 피해를 입은 관사를 비롯해 현재 30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단독주택형 사택 11개동은 철거된 뒤 연립형 사택 1개동(연면적 1950㎡)으로 신축된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이 지난달 연평도 초·중·고교 졸업식에 참석했을 당시 조성 의사를 밝힌 ‘기숙형 학교’는 없던 일이 될 전망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통합학교는 50명 규모의 기숙사 시설을 갖춰 기숙형 학교로 운영할 생각이었지만 학생들의 통학거리가 대부분 10분 이내여서 학부모와 교사 모두 기숙사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옹진군은 연평초등학교 운동장 부지에 연면적 600㎡ 규모로 5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피소(방공호)를 건립하기로 했다. 현재 운동장 부지에 설치돼 있는 포격 피해 주민 거주용 임시주택은 5월 중 철거할 예정이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사설] 천안함 1년… 다시 안보를 생각한다

    천안함이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된 지 오늘로 꼭 1년이다. 우리는 조국을 지키다 백령도 앞바다에서 산화한 46명의 젊은 용사를 잊지 못한다. 기억해야 할 죽음은 또 있다. 동료를 구하기 위해 몸을 던진 수중폭파대(UDT) 한주호 준위다. 그의 숭고한 희생은 우리에게 진정 가치있는 삶이 무엇인지 감동으로 보여줬다. 지난 1년 우리는 감당하기 힘든 일들을 겪었다. 그러나 시련이 곧 좌절을 의미할 수는 없다. 적(敵)이 눈앞에 있는 한 언제 닥쳐올지 모를 불확실성의 먹구름에 대비해야 한다. 천안함의 비극을 교훈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비상한 시기에는 비상한 대처능력이 요구된다. 그러나 천안함 사건의 경우 적잖은 혼선을 빚었다. 군은 천안함 침몰 시간과 상황을 국민에게 설명하며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뢰제거함이 늑장 출동해 등잔 밑 함미를 찾는 데 꼬박 이틀이 걸렸다. 불신을 자초한 것이다. 천안함 사건 이후 이명박 대통령은 5·24선언을 통해 “북한은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군은 북한이 조준사격 운운하자 확성기 심리전마저 슬그머니 포기했다. 이런 무기력한 모습이 결국 8개월 뒤 연평도 포격으로 이어졌다는 안팎의 지적을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북에 잘못된 신호 보내 오판 빌미 줘선 안돼 대북 대결정책만이 물론 능사는 아니다. 5·24 조치로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교류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일각에서는 경직된 대북자세를 누그러뜨리고 좀 더 유연한 전략을 통해 남북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최근 북한이 공세적으로 나오고 있는 일련의 대화 제스처와 맥을 같이한다. 북한은 백두산 화산 문제를 협의하자고 전격 제의했다. 20년 넘게 외면해온 남북-러시아 가스관 건설사업을 협의하자고도 한다. 가히 ‘대화 스토킹’ 수준이다. 북한의 진의를 충분히 파악하기까지 속단은 금물이다. 잘못된 신호를 보내 오판의 빌미를 줘선 안 된다. 북한은 지난달 “천안함은 한·미 간 초대형 모략극”이라며 남북 군사실무 예비회담장을 뛰쳐나갔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대해 사과는커녕 인정조차 하지 않고 있다. 북한의 도발 만행이 대화공세에 묻혀 또다시 망각의 강을 건넌다면 제2, 제3의 천안함·연평도 참극을 불러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 군은 최근 방위태세를 재정비하고 실질적인 대북 전쟁억지력을 확보하는 국방개혁에 착수했다. 만시지탄이나 다행이다. 문제는 뿌리 깊은 자군(自軍)이기주의와 낡은 조직 관성을 어떻게 극복하고 ‘합동성 문화’를 정착시키느냐 하는 것이다. 육·해·공군의 의사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북의 추가도발 가능성에 경각심 새롭게 해야 국방개혁은 이 대통령도 지적했듯 선택이 아닌 필수다. 용을 그리려다가 고양이를 그리는 꼴이 돼선 안 된다. 국방개혁을 완성해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스마트 강군(强軍)으로 거듭나기 바란다. 국방부는 그제 발간한 천안함 백서를 통해 대북 정보전이 취약했음을 솔직히 인정했다. 국가안보는 총구가 아니라 정보로부터 시작된다. 군은 대북 정보시스템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80%가 천안함 피격은 북한 소행이라고 응답했다. 북한의 사과 없이 남북대화를 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도 65%나 됐다. 특히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젊은 세대의 안보관이 두드러지게 변화하는 조짐을 보여 주목된다. 천안함 폭침을 계기로 안보에 눈을 뜨게 된 애국과 평화, 실용과 개성의 ‘P세대’가 등장한 것이다. 신(新)안보세대다. 해병대 입대에 열광하는 ‘현빈 세대’의 용틀임도 만만찮다. 북의 서해 도발 이후 국민의 안보의식이 크게 고양된 것은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우리 사회 한편에는 아직도 이른바 천안함 음모론을 제기하는 세력이 없지 않다. 국내외 전문가 73명이 수십 차례 현장검증과 모의실험을 통해 ‘어뢰에 의한 수중폭발’ 결론을 냈음에도 막무가내다. 더 이상 사회 불신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 북한은 3대 세습에 따른 내부 불만을 밖으로 돌리기 위해서라도 언제든 추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 대북 경각심을 새롭게 해야 한다. 천안함과 함께 침몰된 평화를 건져올리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시 안보를 생각하게 하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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