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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와 통일] (16)北인권운동가 빌리펠드

    [나와 통일] (16)北인권운동가 빌리펠드

    내 직업은 비영리단체 비상근직원, 그리고 자원봉사자다.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태어났지만 현재 한국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일을 하고 있다. 주로 영어권의 외국인들에게 북한의 실상과 인권문제를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에는 신촌이나 종로에 나가 거리 퍼포먼스를 벌인다. 재미교포 출신의 힙합 가수가 북한인권을 소재로 한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사진전을 열기도 한다. 20명 정도 모이면 15명 정도는 나 같은 푸른 눈의 외국인이다. 외국인이 이런 것을 하면 한국사람들의 반응은 대개 이렇다. “외국인이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다. 그렇지만 북한 인권에는 관심이 없다. 미안하다.” 그러나 지난해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로는 북한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관심도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거기서 작지만 변화의 희망을 보고 있다. 나는 북한의 인권을 다루는 것은 아주 기본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핵 문제는 부차적인 문제다. 정부의 외교정책은 언제나 핵 문제를 다룬다. 그러나 핵 문제에만 집중하면 실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은 핵 개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더 중요한 북한 인권에 집중해야 한다. 안드레아 사크라프라는 소련의 핵무기 프로그램 총책임자는 “자기 국민의 권리를 존중하지 않는 나라는 그 이웃들의 권리도 존중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했다. 나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지도자의 이미지에 굉장히 많은 신경을 쓴다. 우리가 꾸준히 인권문제를 제기하면 물론 숨기려고 하겠지만, 결국은 해결하려고 노력하게 될 것이다. 최근 10년간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 있다가 탈북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감시원들이 인권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상부에서 인권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나는 이 말을 듣고 정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직 인권 남용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북한사회에 인권이라는 개념이 들어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1970년대 미국은 소련의 반체제 인사와 연계하는 방법으로 소련의 벽을 허물었다. 당시 소련은 경제적으로 교류를 원했다. 즉 소련에서 압박을 받는 사람들을 풀어주면 교역을 늘려주는 식으로 소련을 관리했던 것이다. 나는 이 전략이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 북한에 대해서도 중요하게 적용할 수 있는 전략이다. 내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1987년 민주화항쟁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1980년대에는 대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민주화를 위해 거리에 뛰어들었다는 얘기들이다. 나는 이 이야기가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노력 덕분에 한국 사회가 이렇게 활기차고 생기 넘치는 사회가 된 것 아닌가. 미국도 노예제도가 있었던 매우 부끄러운 역사가 있다. 그러나 미국이 이를 극복했다는 점은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북한에서 노예나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는 주민들의 삶에 대해 묵인하고 있을 순 없다. 겨우 40마일(약 64㎞) 떨어진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한국이 통일을 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그러나 북한의 변화는 피할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혁명의 대부분은 그 시작이 언제 올지 알 수 없다. 6개월 전 중동에서도 혁명은 갑자기 일어났다. 한국의 통일이 10년 뒤일지, 20년 뒤일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계획이 있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통일이 당장 내일 온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다. 내가 한국에 살고 있는 동안 이뤄진다면 더없이 기쁠 것이다. 그러나 북한에 변화가 오지 않는다면 그것에 대해서는 매우 놀랄 것이다. 정리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北인권운동가 빌리펠드는… ▲36세 ▲미 위스콘신주 밀워키 출생 ▲워싱턴 DC에서 정치관련 NPO, 인터넷 회사 근무 ▲2006년 한국으로 이주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북한 정의연대 등에서 활동
  • 열받은 金총리 “건보료·軍기강 문제 대책 마련하라”

    열받은 金총리 “건보료·軍기강 문제 대책 마련하라”

    김황식 국무총리가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예사롭지 않은 쓴소리를 쏟아냈다. 공정 사회 구현을 강조하는 취지였지만, 지난 11일 국무위원들의 ‘무더기 지각’으로 국무회의가 지연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뒤 처음으로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나온 ‘군기 잡기성’ 발언이라 더욱 눈길이 쏠렸다. 김 총리는 회의 마무리 발언을 통해 다소 이례적인 질책성 발언을 했다. 건강보험료와 관련, “최근 100억원이 넘는 재산가가 지나치게 적은 건강보험료를 내고 있어 사회 일각에서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도 사업소득보다 월급을 기준으로 적은 건보료를 내고 있고, 퇴직해서 수입이 없는 지역가입자가 직장 재직 때보다 건보료를 더 내는 문제점 등이 지적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한 것. 김 총리는 이어 “보건복지부는 부과 체계를 세밀히 살피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확실한 개선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국무회의에서 국방부도 김 총리의 ‘회초리’를 피해 가지는 못했다. 김 총리는 “최근 잠수함 볼트 결함, 대공포 몸체 납품 비리, 공군의 시설공사 비리 등으로 정부의 국방개혁 노력이 폄하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일고 있다.”고 정곡을 찔렀다. 또 “군 장비·시설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관리 역량을 키우는 한편 투명하고 공정하게 조달이 이뤄지도록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여기에 최근 ‘침묵 모드’를 이어가던 이재오 특임장관도 ‘군기 잡기’를 거든 것으로 알려졌다. 내각 ‘군기 반장’으로 불리는 이 특임장관은 “집권 4년차가 되면 ‘4년차 증후군’이 생겨 민심 이반이 일어난다.”면서 “6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야당에서 여러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데 변명에만 급급하지 말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주한미군의 고엽제 매립 문제와 관련, “우리나라가 그 당시 몰랐는지, 알고도 묵인했는지, 묻도록 합의해 줬는지 소상히 밝혀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축은행 불법인출 사태에 대해서도 “‘공정 사회’의 잣대에 맞지 않다. 관련자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앞서 상부지휘구조를 개편해 군의 합동성을 강화하는 국방 개혁 관련 법률·국군조직법·군인사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국군조직법 개정안은 각군 참모총장의 권한에 작전 지휘 관련 권한을 추가하고, 합동참모본부 임무에 각 군에 대한 작전지휘·감독 기능을 명시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지난해 천안함, 연평도 사태가 헛되지 않도록 국방개혁 법안이 국회에서 빨리 통과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와 함께 ‘아덴만 여명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해군작전사령부 김규환 해군대위 등 25명에게 무공 훈·포장을 수여하는 안을 의결했다. 훈·포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30일 직접 수여할 예정이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로버트 킹, 北으로

    로버트 킹 미국 대북인권특사가 북한 식량 평가팀을 이끌고 24일부터 28일까지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국무부가 20일 발표했다. 킹 특사의 방북팀에는 미국의 대외원조를 담당하는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USAID) 해외재난지원국의 존 브라우스(전 북한담당관) 부국장 등 식량 전문가들이 포함된다. 마크 토너 국무부 대변인 대행은 “킹 특사는 북한의 식량 수요를 평가하기 위해 현장 조사 활동을 벌이고 평양에서 북한 당국자들과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9년 3월 대북 식량지원이 중단됐다.”며 “방북팀의 평가는 이번 조사는 물론 세계식량기구(WFP)와 다른 미국의 비정부기구들에 의해 이뤄진 판단들을 종합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방북 활동은 무엇보다도 철저한 수요 조사를 목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라며 “이외에 식량지원을 위해서는 적합한 프로그램 관리와 모니터링, 배분 현장 접근도 보장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식량 평가팀이 미국으로 돌아오면 현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식량을 지원 할 것인지 검토 절차가 진행될 것이며 대북식량지원 단체들은 물론 한국 정부와도 협의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북한의 연평도 도발 이후 대북 인도적 지원에 부정적인 한국 정부의 입장이 매우 중요하게 됐다. 킹 특사의 방북은 2009년 12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 이후 미 행정부 당국자로서는 첫 방북이어서 이를 계기로 대화의 물꼬가 트일지도 관심이다. 하지만 킹 특사가 방북 기간 중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알려져 오히려 갈등이 깊어질 소지도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北 변화 유도 못하고 효과 미진… 지원 늘려 대화물꼬 터야”

    “北 변화 유도 못하고 효과 미진… 지원 늘려 대화물꼬 터야”

    북한과의 교역 중단을 골자로 하는 정부의 5·24 대북 제재 조치가 발표된 뒤 1년이 지났다. 많은 전문가들이 5·24 조치는 ‘목적 달성에 실패한 전략’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번 김정일 방중을 계기로 북·중 경제협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고, 우리 정부가 인도적 지원 확대를 통해 대화 재개에 나서는 등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5·24 조치는 당초 북한에 대한 경제적 압박으로 천안함 사건에 대한 시인, 사과 등 태도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이뤄졌으나,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점에서 전문가들은 ‘효과가 미진했다’고 평가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을 고립시켜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고자 했으나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갔다. 차라리 아무 조치도 안 하는 것만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조원 중앙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원칙 있는 대북관계를 모색하는 정부로서는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으나, 민족 내부의 혈연적 성격이 강한 남북한 관계에서 인도적 지원이 축소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정부 고위당국자가 밝힌 ‘3억 달러 효과’ 논란에 대해서는 5·24 조치로 인해 남측이 입은 피해가 더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영윤 남북물류포럼 회장은 “남북교역 중단으로 인한 일반 교역, 위탁, 임가공업체의 손실, 개성공단 축소, 항공기 우회 등을 계산하면 북한의 10배 이상 타격을 받았다.”고 말했고, 홍순직 현대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항공기 우회로 인해 미주노선의 경우 1회 30분, 400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1년간 4000만 달러 정도의 비용이 더 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상만 중앙대 교수도 “연간 3억 달러의 타격을 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북한의 대중국 교역으로 대체됐기 때문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5·24 조치에 대한 부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이를 즉각 해제하기보다 인도적 지원 확대를 통한 대화 재개 방안을 전문가들은 제안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천안함·연평도에 대한 사과를 원하는 국민정서가 있기 때문에 갑자기 해제하기는 어렵다.”면서 “그러나 우리 스스로 5·24 조치에 얽매여선 안 된다.”고 했다. 조동호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북한의 사과를 받아내기보다는 한편으로 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순직 현대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고 대화를 통해 5·24조치를 풀어야 한다.”면서 “정치상황에 변화가 오더라도 최소한의 남북교류는 지속할 수 있도록 법·제도 정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규모 식량을 인도적 지원에 포함시킬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유연한 대처도 주문했다. 이상만 교수는 “김정일 방중으로 북·중 간 경제협력이 확대되면 5·24의 기조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북한의 중국 의존도가 너무 커지기 전에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영윤 회장은 “정부의 원칙 일관성에 피로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이유는 성과가 없기 때문”이라면서 “주도적으로 대화를 재개하는 통 큰 결정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조원 교수도 “북한도 남한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므로 남북 양측 모두 대화의 수요는 있다.”면서 “퇴로가 막힌 것은 아니다.”라고 내다봤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 교수는 “미국의 대북 식량 지원이 이뤄지고 북·중관계를 바탕으로 6자회담 재개 분위기가 성숙되면 남측이 대화에 따라가는 형국이 될 수 있다.”면서 “낮은 급의 대화 접촉을 늘려 가면서 최후에 정상회담에서 재발 방지와 미래지향의 상향식 회담을 열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사설] 손학규 대표 ‘낡은 진보 타파’ 지켜보겠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진보는 이념의 굴레에 갇히지 말고 철저히 민생을 우선해야 한다.”면서 민생 진보를 선언했다. 갈등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념에 갇힌 낡은 진보와 두려워하지 않고 맞서겠다고도 덧붙였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과의 야권연대나 통합의 미련 때문에 민주당이 이념적으로 혼선을 겪는다는 당 안팎의 지적에 대한 응답인 셈이다. 그가 안고 있는 “손학규의 정체성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자신의 정체성 시비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 같다. 중도개혁세력을 규합하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우리는 손 대표의 ‘낡은 진보 타파’ 의지가 실천될지 지켜보겠다. 손 대표는 국회에서 민주당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하겠다며 실행 의지도 밝혔다. 6월 민생국회에서 서민과 중산층의 삶이 우선순위가 되도록 하겠다니 기대가 된다. 이념으로 덧칠된 정쟁의 틀이 아닌 민생문제를 놓고 고민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돼 반갑기도 하다. 손 대표의 약속대로 이행된다면 우리 정치는 진보냐 보수냐의 이분법적 이념 논쟁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많은 국민들은 정치권의 케케묵은 이념 논쟁에 염증을 내고 있다. 지난달의 재·보선 등 선거 때마다 이를 표심으로 드러냈다. 손 대표는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이 같은 민심을 읽고 정치공학적 야권 통합이나 연대에 선을 긋고 내년 총선·대선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것 같다. 따라서 ‘손학규 정치’의 성패는 이제 본인 약속 이행에 달렸다고 하겠다. 진보세력 일각에서는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 등 북한과 관련된 사안이 불거질 때마다 친북·종북 노선을 답습했다. 손 대표는 대한민국 정체성 논란까지 불러일으키는 일부 진보세력과는 더 이상 연대라는 정치적 이해에 연연하지 않고 중간층을 보다 광범위하게 포용하는 길로 나갈 것임을 천명했다. 손 대표의 공언에 민주당 일각에서는 벌써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나, 환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손 대표가 민주당을 수권정당으로 반석에 올려 놓으려면 지역이나 이념 갈등의 빌미를 주어선 안 된다. 손 대표가 나아가야 할 중간층은 한없이 넓다.
  • “美 대북 식량지원 재개, 6者 직결 아니다”

    “美 대북 식량지원 재개, 6者 직결 아니다”

    한반도 전문가인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로버트 킹 미 국무부 대북인권특사의 방북과 관련, “북한에 대한 미국의 식량 지원 재개가 6자회담 재개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신중론을 폈다. 지난 18일 세미나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프리처드 소장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이 회복되면서 권력승계 속도도 다소 늦춰지고 있지만 북한 내부 상황은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킹 특사의 방북 결과에 따라 미국의 대북식량지원이 재개되나. -킹 특사의 방북 결과에 따라 지원 방법과 시기, 전제조건, 규모 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미국의 대북인권특사 방북을 처음 허용한 것이 주목된다. 미국이 요구하는 식량배급시스템에 대한 감시 관련 전제조건들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재개와 6자회담 재개와의 연관성은. -두 가지 사안이 직접 연계돼 있다고 보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지금이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기에 적기인가에 대한 한국 정부의 평가다. →6자회담 재개를 위한 3단계 방안에는 이견이 없지 않나. -북한의 비핵화를 주제로 한 남북대화→북·미 대화→6자 예비회담 순의 3단계 방안에 대해 관련국들 간에 원칙적으로 이견은 없다. 하지만 남북대화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는 데에 주목해야 한다. 중국과 북한은 1단계 남북 대화를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형식적인 것으로 본다. 예를 들어 북한은 남북대화에 나와 2시간 정도 보낸 뒤 2단계인 북·미 대화의 전제조건을 충족시켰다고 강변할 것이다. 중국도 북한을 거들 것이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은 형식적인 남북대화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은 핵문제에 대해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나오길 기대하고 있고,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 보여야 할 진정성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핵문제를 다룰 남북대화에서 북한이 한국을 동등한 상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남북대화를 여러 차례 열고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 등 다양한 현안들을 다뤄야 할 것이다. 설사 공동성명이나 결의안을 도출하지 못하고, 북한이 천안함·연평도사건에 사죄하지 않더라도 앞서 언급한 내용들을 지킨다면 의미 있는 새로운 신호로 평가될 수 있다. →6자회담 재개 및 성공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6자회담 재개와 성공 여부는 북한 내부의 정치상황 및 후계승계 진행 상황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또한 북한이 비핵화를 할 준비가 돼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데, 그렇지 않다고 본다. 권력 승계가 진행되는 과도기에 북한은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를 놓고 타협하거나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약해졌다는 신호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6자회담이 재개된다 해도 돌파구가 마련되거나 합의를 도출하지는 못할 것이다.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지속적으로 내실 있는 대화를 해야 한다. 중국은 한국과 미국의 목표를 충분히 이해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를 국제사회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에서 이행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누구도 중국이 북한에 대한 지원을 전면 중단할 것으로 믿지 않지만, 무기류의 이전과 같은 심각한 위반은 막아야 한다. 이렇게 된다면 북한은 궁극적으로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비핵화와 관련한 협상에 진지하게 나올 것으로 본다. 그렇다고 6자회담 관련국들이 유엔 결의 1874호를 너무 엄격하게 준수하면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안보리 결의 1874호를 완화하거나 후퇴시키지 않는 선에서 합법적인 이행과 북한과의 대화 재개라는 이중 트랙을 모색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이중 트랙이 가능한가. -중국으로부터 일정 수준의 협조가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잭 프리처드는 ▲1950년생 ▲하와이대 국제관계학 석사 ▲육군 대령 예편 ▲클린턴 행정부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 보좌관, 4자회담 미 부대표 ▲2001~2003 미 대북 특사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 ▲지난해 11월 영변 핵시설 방문 포함, 11차례 방북
  • ‘北 연평도 포격’ 6개월… 상처 속에서 꽃피우는 희망가

    ‘北 연평도 포격’ 6개월… 상처 속에서 꽃피우는 희망가

    지난 21일 오후 2시, 연평도의 하늘은 잿빛 구름으로 가득했다. 간간이 부슬부슬 비가 내리기도 했다. 상추와 배추를 심은 비닐하우스 안에 앉아 있던 최모(72) 할머니는 아직도 6개월 전 북한으로부터 날아온 포격 소리를 잊지 못했다. 최 할머니는 “포격 사건이 있기 전까지는 여기가 얼마나 행복한 곳이었는지 몰라. 먹을 반찬이 없으면 바다에 나가 굴을 따다가 밥 해 먹으면서 살았어. 하지만 그때 이후부터는… 포 소리가 크게 나면 일단 창문부터 열고 어디 불이 나지는 않았나 확인해.”라고 말하며 한숨을 푹 쉬었다. ●기침·두통·불면증 호소하는 어르신들 23일은 연평도 포격사건이 일어난 지 6개월이 되는 날이다. 포격 이후 외지로 떠났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연평도로 돌아와 무너진 집을 수리하고 닫았던 학교는 문을 열었다. 겉으로는 평온한 일상을 찾았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 마음속엔 포격 트라우마가 남아 있었다. 새마을리 마을회관에서 만난 이장 장인석(58)씨는 어젯밤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고백했다. 장 이장은 “갑자기 밤에 쿵쿵 소리가 나서 깜짝 놀라 냅다 창문을 열었다. 아닌 걸 알고 안심했다. 다신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보건소 관계자는 “보건소를 찾는 사람이 하루 40~50명 정도 되는데 그중 포격 이후로 기침과 두통, 불면증, 소화불량에 시달린다고 호소하는 어르신들이 상당수 있다.”면서 “하지만 원래 이런 증상을 갖고 계신 것인지, 포격 때문에 그런 것인지는 불명확하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마을이 정상화되고 있고 주민들도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평도 주민들은 포격의 상처를 딛고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연평도를 찾은 봉사단원들이 곰팡이 핀 집 벽을 깨끗하게 도배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김현선(78) 할아버지는 “자녀들은 다 인천에 있지만 난 여기에 있을 거야.”라고 말했다. 김 할아버지는 “북한이 설마 여기에 또다시 불장난을 하겠느냐고 주민들끼리 이야기해. 여기서 40년 넘게 살았어. 누가 뭐래도 고향이 제일 편하지.”라고 말하며 껄껄 웃었다. 연평 어린이집 놀이터에서 만난 이강훈(12) 어린이는 “이제는 하나도 안 무서워요. 포 쏜 것은 북한이 잘못한 거잖아요.”라고 말한 뒤 친구들과 웃으며 뛰어다녔다. ●10월 말쯤 전파된 건물 복구 완료 더디지만 무너진 집도 다시 세워지고 있었다. 마을 곳곳에서는 포클레인이 철거된 집터 위에서 정지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파손된 건물 49동 중에서 4동은 보존되고, 나머지 건물들에 대한 철거작업은 4월 말 시작됐다. 연평면사무소 관계자는 “19일까지 집계한 결과 전파된 건물 30동에 대한 철거작업이 완료됐다. 10월 말쯤에는 주택 복구가 완료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후 4시 연평초등학교 안에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노랫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초등학교 4학년~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모여 오는 6월 5일 연평도 내 축구장에서 열릴 ‘연평 아리랑제’를 위한 합창을 연습하고 있었다. 연평도 학생들이 김포의 임시거주지에 머물 때 함께 숙식을 하며 공부방 자원봉사를 했던 한국대학생자원봉사원정대인 ‘V원정대’가 기획한 행사다. 임나연(26·여) V원정대 프로듀서는 “연평도를 포격 맞은 땅이 아닌 평화의 땅으로 알리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동요 ‘도레미송’,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그리고 ‘아리랑’을 부를 예정이다. 박모(15)양은 “하나도 긴장되지 않아요. 오히려 기대되는걸요.”라고 말했다. ●‘연평 아리랑제’ 준비에 들뜬 아이들 연평도에 있는 교사들은 연평도를 성숙한 안보교육의 장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었다. 연평 초·중·고 교사들이 구상하고 있는 ‘연평 통일 올레길’이 그것이다. 연평초·중·고등학교가 통일안보교육연구 시범학교로 지정되면서, 교사들은 연평도의 포격 피해 현장과 안보관광지 등을 체험학습의 장으로 조성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3~4시간이면 걸어서 돌아볼 수 있는 작은 섬인 연평도를 망향전망대로 가는 길 등 3가지 코스로 둘러볼 수 있게 구상하고 있다. 김광석(45) 교사는 “연평도의 아이들이 향토의식을 갖게 하고, 나아가 연평도를 찾는 외지의 아이들이 통일·안보의식을 고취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올레길 조성 취지를 설명했다. 글 사진 연평도 김소라·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뭍에서 건너온 관심 덕분에… 우리 집이 호텔 됐네”

    “우리 집이 호텔이 됐네!” 지난 21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새마을리. 35㎡(약 10평) 남짓한 김현선(76)씨의 집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40년을 넘긴 낡은 주택이 새집으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불과 몇 시간 전, 김씨의 집 안방 벽 이곳저곳에는 곰팡이가 가득했다. 먼지도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하지만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인추협)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벽지를 걷어내고 새로 도배를 하자 벽은 곧 새하얗게 변했다. 페인트가 벗겨지고 여기저기 금이 갔던 외벽도 하얀색 페인트로 뒤덮였다. 이 집은 김씨가 1960년대 말 연평도에 들어올 때 직접 지었다. 당시 함께했던 10가구의 이웃 사람들 이름을 천장 한귀퉁이에 적어 놨다고 김씨는 말했다. 이웃들이 하나 둘 뭍으로, 외국으로 떠나도 꿋꿋이 지켰던 소중한 집이다. 깔끔하게 변신한 집을 둘러보던 김씨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기뻐했다. 인추협은 지난 21~22일 연평도에서 ‘연평도, 희망의 씨앗 심기’라는 이름의 주거환경개선 봉사활동을 펼쳤다. 어르신들이 사는 집의 낡은 벽지와 장판을 교체하고 페인트칠도 새로 해줬다. 김용주 언론중재위원회 사무총장 등 법조인, 김경회 성신여대 교수· 김정탁 성균관대 교수 등 학자, 언론인과 대학생 등 50여명이 참여했다. 인추협은 지난 3월 처음으로 연평도의 6가구를 대상으로 주거환경개선 활동을 벌였다. 고진광 인추협 상임이사는 “이번 봉사활동은 3월에 수리해 주지 못한 7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모(70·여)씨의 집은 거실과 천장 벽지에 곰팡이가 피어 얼룩져 있었다. 이씨 가족이 지난해 11월 북한의 포격 이후 김포의 임시거주지로 피란갔다가 올 초 섬에 돌아와 보니 집이 이렇게 변해 있었다. 이씨는 “집에 도배와 장판을 새로 하고 싶어도 뭍에 나가 재료를 사오는 것이 힘든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런 도움은 생각지도 못했다. 고맙다.”며 활짝 웃었다. 페인트칠을 담당한 전성민(42) 변호사는 “우리가 주민들의 걱정을 덜어 드릴 수는 없지만, 우리가 함께 있다는 것을 주민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미소지었다. 인추협은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6개월이 지나면서 마을이 갈수록 황폐화되는 것을 우려해 이번 활동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권성(언론중재위원장) 인추협 이사장은 “연평도는 대한민국의 최전방에서 우리나라를 지키는 섬”이라면서 “연평도가 국민들의 관심 속에 평화의 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평도 김진아·김소라기자
  • [김정일 전격 訪中] 경제난 타개 행보… ‘창지투’ 둘러볼 듯

    [김정일 전격 訪中] 경제난 타개 행보… ‘창지투’ 둘러볼 듯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9개월 만에 예상을 뛰어넘는 재(再)방중을 감행했다. 지난해 두 차례 방중도 의아했는데 9개월 만에 김 위원장이 또다시 북·중 국경을 넘으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초기에 김 위원장 3남이자 후계자인 김정은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방중설이 강력하게 제기된 것도 이 때문이다. ●中, 北 경제악화가 동북아 위협 판단 그런 점에서 방중 목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지난해 두 차례 방중에서도 중국 측과 해결하지 못한 ‘중대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5월 방중에서 양측은 여러 가지 이견을 드러냈고, 그 때문에 김 위원장이 예정보다 귀국 일정을 앞당겼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 김 위원장은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개혁·개방 경험을 전수할 의향이 있다고 설명하자 별다른 표정을 짓지 않기도 했다. 같은 해 8월 3개월 만에 김 위원장이 또다시 방중한 것은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려는 후진타오 주석 등 중국 지도부의 의사가 강력하게 반영된 결과라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중론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의 개혁·개방이 여전히 미흡하고, 북한의 경제적 곤궁이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안정을 위협하는 핵심 요소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이번 방중은 양측 간 교역이 더욱 활발해졌고, 이달 말 압록강 황금평 개발 등 대대적인 양국 간 경협이 본격화된다는 시점상의 특징 때문에 북한의 경제난 타개를 위한 행보로 여겨진다. 특히 김 위원장은 지난해 8월 방중 때 후 주석에게 ‘동해 출해권’을 내주겠다고 약속했고, 양측은 이달 말 중국 훈춘(琿春)~북한 나선특별시 도로포장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방중이 지난해 합의를 완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창춘(長春)과 지린(吉林) 등 중국 ‘창지투(창춘·지린·두만강) 개발계획’의 핵심 도시들을 둘러볼 가능성이 높게 제기되고 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20일 “중국은 북한 지도자들이 중국의 개혁·개방 성과를 둘러보며 경제발전의 의지를 다지길 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 이후 악화된 남북관계가 여전히 교착상태에 빠져 있고, 한·미·일 간 3각동맹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는 시점에 이뤄진 방중은 북·중 혈맹관계를 재확인하고 싶어 하는 김 위원장의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북·중 지도부는 언제든 상호방문할 수 있는 혈맹관계라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한·미·일 3각동맹이 결코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되지 못한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공표한 셈이다. ●창지투는 中 동북지역 개발 핵심 창지투 개발계획은 중국 정부가 낙후된 동북 지역을 개발하기 위한 동북진흥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고 있는 것으로, 2009년 창춘과 지린, 두만강 유역을 잇는 개발계획을 확정했다. 관건은 북한과 러시아에 막힌 출항로를 확보하는 것이다. 항구를 확보하지 못하면 동북 지역의 물류는 수천㎞의 내륙 노선을 거쳐 바다로 나가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물류비가 소요된다. 북한의 나진항을 중국이 10년간 사용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나진항을 물류기지로 활용하려면 부두 조성과 교통망 확충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북한은 이 과정에서 중국으로부터 경제 원조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고성 오간 국방개혁 설명회

    고성 오간 국방개혁 설명회

    “합참의장 (작전)라인에 각군 참모총장이 들어가는 것은 문제다.”(예비역 해병대 장성) “건설적인 얘기를 해라. 그만하고 앉아라.”(일부 예비역 장성들) 국방부가 주최한 예비역 장성 초청 국방개혁 설명회 마지막 날인 19일 점잖게 앉아 있던 군 원로들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전보다 국방개혁안에 대한 반발 수위가 높아진 까닭이다. 이날 해·공군 예비역 장성의 참여는 여전히 저조했지만, 이들의 발언은 도발적이었다. 해병대 출신 김용훈 예비역 소장은 “합참의장의 작전 지휘라인에 각 군 총장이 들어가는 것은 문제”라면서 “국방개혁을 추진하는 절차에도 문제가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먼저 법안을 만들어 두고 설명하는 식의 절차는 (의견수렴에 있어) 문제”라면서 “현역들이 정치적인 바람에 휘둘리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발언에 국방부 대회의실을 가득 메운 백발 예비역 장성들의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더욱이 정치적인 바람에 휘둘린다는 표현까지 나오자 곳곳에서 “오늘 자리는 건설적인 얘기만 하면 되는 자리다.”라면서 “더 얘기하지 말고 앉아라.”라는 고성이 터져나오며 한동안 술렁거렸다. 김 소장은 이어 “천안함 사건에서 응징을 못했고 (연평도) 도발을 뻔히 보면서도 제대로 대응을 못했다. 이는 합참의장과 장관이 결심을 못하게 만드는 것이었다.”면서 “정치군인(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몰아붙였다. 이에 합참의장과 참모총장을 지낸 윤용남 예비역 대장은 “과거 여러 작전을 해보니 군령권이 없어 군사작전을 옆에서 지켜봐야만 하는 안타까운 심정도 있었다.”면서 “그때 이건 안 되겠구나 생각했고 총장을 중심으로 각군이 작전에 대한 책임을 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수위 조절에 나섰다. 그는 이어 “군정과 군령을 따질 시기는 지났다.”면서 “전시작전통제권을 2015년 갖게 되는데 우리 군이 주도적으로 전쟁을 기획하고 시행하기 위해선 전문적인 집단(각군 본부)이 (작전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군본부 합참 작전국장을 지낸 이교안 예비역 소장은 합참의장 지휘계선의 단계적 이양론을 폈다. 이 예비역 소장은 “공군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 생각에 각군 총장이 합참의장에게 모두 (지휘라인으로) 가는 게 아니라 단계별로 이양하는 것이 좋겠다.”고 주장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육군 출신 158명 등 예비역 장성 173명이 참석했다. 해군과 공군, 해병대 출신은 각 3명과 4명, 8명이 참석했다. 사흘간에 걸친 국방부의 설명회는 모두 472명(육군출신 435명, 해군 9명, 공군 6명, 해병대 22명)의 예비역 장성이 참석, 국방개혁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마무리됐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北·美대화 준비됐지만 남북이 우선”

    “北·美대화 준비됐지만 남북이 우선”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 대사는 18일 “북한이 비핵화에 나선다면 북·미, 북·일 관계 정상화를 포함해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밝혔다. 스티븐스 대사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총무 정병진) 초청 토론회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다면 북·미 정상회담도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밝힌 뒤 “미국은 북한의 말만이 아닌 행동을 보기를 원하며, 북한이 비핵화 행동을 약속한다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북한 지도부에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한 3단계 안에 대해 그는 “우리는 (북한과) 양자대화도 할 준비가 돼 있으나 일단은 남북관계 개선이 있기를 원하고 북한이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며 “북한이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이려면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하며 국제법 준수, 도발행위 금지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이명박 대통령의 ‘베를린 제안’에 대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초청한 것은 좋은 생각이지만 아직까지 평양 반응에 대한 전망은 별로 밝지 않다.”며 “그럼에도 북한에 비핵화의 길을 열어 두고 이 과정에서 우리가 보다 건설적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천안함·연평도 사태에 대한 미국의 입장에 대해 그는 “천안함·연평도 사태의 여파를 감안했을 때 북한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조치를 해야 한다.”며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해서는 남북 각각이 고심해야 하며, 중국 역시 필요성을 인정하고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 “미국은 한국의 동맹국이자 유엔 안보리 일원으로서 국제사회 규범에 반하는 북한의 추가 도발에는 반드시 후과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미국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논란에 대해 “이제 결승점이 코앞”이라고 강조한 뒤 “한·미 FTA는 균형 잡힌 협정이라고 생각하며, 양국의 소비자·기업·근로자 모두에게 혜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예견은 했지만… 공군 0명·해군 3명만 참석

    예견은 했지만… 공군 0명·해군 3명만 참석

    ‘육군 137명, 해군 3명, 공군 0명, 해병대 7명.’ 17일 국방부에서 열린 예비역 장성 초청 국방개혁 설명회에는 정래혁 전 국방장관 등 147명의 예비역 장성이 참석했다. 당초 참석 의사를 밝힌 예비역 장성은 육군 139명, 해군 13명, 공군 10명, 해병대 9명 등 모두 171명이었다. 하지만 해군은 대부분 불참했고 공군 예비역 장성은 전무했다. 국방개혁 방안 중 합동참모본부의장의 권한을 강화하고 육·해·공군 참모총장을 합참의장의 작전 지휘계선에 포함하는 내용의 상부 지휘구조 개편안에 반대하는 예비역 해·공군 장성들의 입장이 그대로 반영된 모습이다. 전직 해·공군 참모총장 가운데 김종호(해군) 성우회장만 참석하고, 참석 통보했던 이은수·김홍렬·김영관 전 해군총장과 박원석·박춘택·한주석 전 공군총장 등은 심기가 불편한 듯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오전 10시 30분쯤 설명회장에 모인 군 원로들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김관진 국방장관이 예비역 원로들에게 국방개혁에 힘을 실어 달라는 취지의 인사말을 한 뒤 사진촬영 시간을 가졌지만 이들은 얼굴은 풀리지 않았다. 10시 45분에 시작된 설명회는 국방 현안을 비롯해 국방개혁 방안과 상부 지휘구조 개편안에 대해 소개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이후 5명의 예비역 장성이 발언했다. 김관진 국방장관의 답변을 포함해 27분간이다. 김준봉 예비역 육군소장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 합참의장이 전구사령관 역할을 하기 위해선 의장의 권한이 더 강해져야 한다.”면서 “의장에게 합참 직위자에 대한 진급 등 적극적인 인사권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송기석 예비역 육군중장은 “국방개혁은 만장일치로 할 수 없으며 다수의 전문가 의견을 듣고 방향이 정해지면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견의 목소리도 거셌다. 김충배(예비역 중장) 전 육군사관학교장은 “합동성 발휘와 이와 관련된 상부 지휘구조 개편이 마치 천안함·연평도 사건 때문인 것처럼 일반 국민에게 알려진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상부 지휘구조 개편 시기 등 (개혁이) 너무 성급하다.”면서 “충분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고 2012년이 안보 취약 시기인 만큼 시간을 갖고 추진하라.”고 주장했다. 성우회지에 상부 지휘구조 개편의 문제를 지적한 글을 기고했던 김 전 중장의 말은 해·공군 예비역 장성들이 요구하는 주장을 대변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또 “예비역 장성들이 반대하는 것이 자군 이기주의로 비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예비역의 충정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봉희 예비역 육군준장도 “현역과 예비역 간의 갈등으로 비치지 않도록 (국방부가)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오찬 간담회에서 김종호 성우회장은 “군이 단결된 모습으로 이제는 한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면서도 “소수의 의견도 잘 들어서 반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세환 재향군인회장도 “불참자가 있어 안타깝다.”면서 “2012년이 안보 취약 시기인 만큼 대비를 잘하고 전작권 전환에도 차질 없이 국방개혁을 추진하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전작권 전환 준비와 연계해 국방개혁을 잘 추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설명회가 끝난 후 “오늘 참석한 예비역 장성들에게 (국방개혁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참석하지 않은 장성들에게는 별도의 설명 기회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17일 TV 하이라이트]

    ●KBS특선월드(KBS1 밤 12시 35분) 한 노부부의 아름답고 애틋한 사랑이 얽혀 있는 중국 충칭의 ‘사랑의 돌계단’이 만들어진 사연을 추적한다. 19세의 나이에 10년 연상인 과부 쉬차오칭과 사랑에 빠진 청년 류궈장은 그녀와 산속으로 숨어든다. 외부와 단절된 세상에서 목숨을 이어가는 길은 모든 것을 직접 자기 손으로 해결하는 방법뿐이었는데…. ●애플 캔디걸(KBS2 오후 3시 35분) 친구들과 초코볼을 먹고 있던 찌루는 혼자 다 먹으려 하다 그만 초코볼이 목에 걸려 쓰러지게 된다. 그렇게 저승에 도착한 찌루에게 저승사자가 나타나 그동안의 죄목을 대며 지옥으로 데려가려 한다. 발버둥치는 순간 위티의 도움으로 살아나게 된 찌루는 집으로 돌아가 곰곰이 생각하며 새사람이 되기로 결심한다. ●뽀뽀뽀 아이조아(MBC 오후 4시 10분) 뽀미언니와 뽀이뽀이, 그리고 미스터 세븐과 함께하는 뽀뽀뽀 동산에는 오늘 어떤 신나는 일이 있을까. 꼭꼭이와 함께하는 ‘다칠 줄 몰랐어’에서는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숲 속 친구들을 만나러 떠난다.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 숨어 있는 꼭꼭이도 함께 찾아본다. 또 엄마랑 책놀이터에서 신비랑 함께 낚시하러 출발해 본다. ●기자가 만나는 세상 현장 21(SBS 밤 8시 50분) 지난해 11월, 북한은 포 170여발을 대한민국 최북단 섬 연평도에 무차별적으로 쏟아부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해병대 아들과 전우를 잃은 그때 그 사람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전사 해병 어머니의 눈물은 마르지 않고 있다. 연평도 포격이 그들에게 남긴 것은 무엇인지 집중 취재해 본다. ●명불허전(OBS 밤 10시) 진정한 문학의 가치를 찾기 위해 ‘명불허전’이 대한민국 최고령 현역 소설가인 이호철씨를 초대해 그의 60년 문학인생 이야기를 듣는다. 이호철 작가는 지금까지 밝히지 않았던, 그의 소설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준 인물인 전혜린, 김승옥, 김지하 등과 얽힌 비화를 공개한다. 또 그의 특별한 ‘요가’ 비법도 전격 공개된다.
  • “인기절정 때 입대… 현빈은 한국판 엘비스”

    “인기절정 때 입대… 현빈은 한국판 엘비스”

    영국 경제 주간 이코노미스트가 해병대에 복무 중인 인기 탤런트 현빈을 미국의 전설적인 로큰롤 제왕 엘비스 프레슬리에 견주며 한국의 징병 문제를 다뤘다. 잡지는 15일 ‘한국의 징병제:한류 엘비스와 병역기피자’라는 제목의 인터넷판 칼럼에서 인기가 한창 치솟을 때 해병대에 자진 입대한 현빈을 한국판 엘비스 프레슬리라고 치켜세웠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던 1957년 23세의 나이로 미군에 입대, 2년간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뒤 수많은 히트곡을 냈다. 잡지는 “건강한 한국 남성들은 21개월의 병역 의무를 마쳐야 한다.”면서 “돈이 많거나 영향력이 있는 이들은 새벽 기상과 짧은 머리, 훈련을 기피하려는 유혹을 받는다.”고 전했다. 정치인들과 재계 지도자들의 자녀들은 병역 기피로 악명이 높고, 젊은 시절을 좀 더 즐기면서 보낸 가수 MC몽도 이와 비슷하다고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같은 처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병역을 기피하려고) 고집을 부리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현빈이 자진 입대해 북한의 포격이 있었던 연평도와 가까운 백령도에 배치됐다고 소개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생각나눔 NEWS] 서해5도 독점 운송업체 “대북전단 선적 중단” 논란

    [생각나눔 NEWS] 서해5도 독점 운송업체 “대북전단 선적 중단” 논란

    지난 3월 말, 국제농업개발원 이병화 원장은 평소 친분이 있는 중국인 사업가 J씨로부터 대북 전단 한 장이 든 편지 한 통을 받았다. 북의 3대 세습을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이 대북 전단은 북한과 석탄무역을 하는 J씨가 3월 초 평양 바로 북쪽에 접해 있는 평안남도 평성시 평성역에서 주운 3장의 전단 가운데 하나로, 이 원장은 “(이 전단이) 탈북자단체인 기독북한인연합이 올 3월 7일 백령도에서 띄운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평성시는 백령도에서 200㎞ 정도 떨어진 곳이다. 이에 대해 김승배 기상청 대변인은 “3월부터 남서풍이 불기 시작하기 때문에, 풍선이 지상에서 1㎞ 정도만 뜨면 200㎞ 이상도 쉽게 날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 “北서 조준 사격할까 겁나” 하지만 대북 전단이 남서풍을 타고 평양으로 날아드는 일은 당분간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탈북단체·경찰 등에 따르면 백령도·연평도 등 서해 5도 화물을 독점 운송하는 해운업체인 ‘미래해운’이 지난 3월 26일부터 대북 풍선 관련 장비를 싣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했다. 미래해운 관계자는 “주민 대표들이 찾아와 (대북 풍선) 장비를 싣지 말라고 강하게 반대하는데 어떻게 실어 주겠느냐.”면서 “우리도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인데 주요 고객들이 이렇게 강하게 반대하는 일이라면 아무리 취지를 공감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백령도 주민인 손명서(52)씨도 “지난해 천안함·연평도 사건으로 조업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데다 관광객들까지 줄어 주민들이 민감한 상황이고, 또 북에서는 조준 사격까지 하겠다고 하는데 풍선 띄우는 걸 찬성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단체들 “대북전단, 北 위한 최소한의 인권운동” 이에 대해 이민복 대북풍선단장은 “우리가 대북 전단 풍선을 띄우는 것은 북한 사람들의 눈과 귀를 열어주는 최소한의 인권 운동이다. 북에서는 늘 거짓으로 조준 사격을 하겠다고 하지만 실제로 발생한 적이 없는데 이 때문에 진실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굶주리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내버려둘 수는 없는 노릇”이라면서 “정당한 이유 없이 우리 장비의 운송를 거부하는 것은 차별이다. 현재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운법 제31조에는 ‘비상업적인 이유로 하주를 부당하게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돼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대북 전단 풍선은 2005년 1회, 2006년 1회, 2007년 10여 회, 2008년 20여 회에서 2009년 100여 회로 늘어났고, 지난해 110여 회, 올 4월까지 30여 회가 북한으로 날려 보내졌다. 특히 지난해 단 한 해 동안 띄워진 대북 전단만 8000여만 장으로 이는 북한 전체 인구의 3배 이상이 되는 수다. 1년에 30회 이상 대북 풍선을 띄우는 탈북단체로는 기독북한인연합, 자유북한운동연합, 탈북인단체총연합, 북한민주화국제연합 등이 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군림하는 예비역장성 국방개혁 가로막는다

    군림하는 예비역장성 국방개혁 가로막는다

    군 예비역들은 왜 목소리가 큰 것일까. 이들은 개혁의 후원자인가, 걸림돌인가. 이명박 정부의 국방개혁이 육·해·공군 예비역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지지부진하게 끌려가고 있다. 지난해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로 안보 환경의 중대한 전환점을 맞으며 국방개혁에 대한 공감대가 빠르게 형성됐다. 그러나 개혁 방향과 절차가 잘못됐다는 예비역 장성들의 반발이 개혁의 추진력을 떨어뜨리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예비역 장성들이 국방정책에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이유는 자신들이 현재 개혁정책을 추진하는 인사들을 가르쳤거나 그들에게 지시했던 인물들이어서 ‘영원한 상관’으로 군림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국방개혁실의 한 핵심 관계자는 노태우 정권 당시 추진된 국방개혁 ‘818계획’에 실무자로 참여했던 전직 국방장관의 육군대학 교수 시절 그의 제자였다. 전직 장관은 그를 불러 개혁 방향을 바꾸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도 부하로 생각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 셈이다. 군의 한 장성은 “수십년이 지나 안보 상황이 바뀌었지만 과거 안보 환경에 근거한 정보와 정책을 갖고 후배를 지도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수천명의 ‘별’들이 집단의 힘으로 국방정책에 목소리를 낸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별들의 모임인 성우회 회원은 2300여명에 달한다. 현역 장성이 430여명이란 점을 고려할 때 2300여명의 예비역 장성은 우리나라 국방정책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수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예비역 장성들은 전역 후에도 안보관련 정책 자문위원으로 근무하거나 국방기관의 수장으로 다시 근무하는 사례가 많아 이들의 목소리를 배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30여년간 군사 전문가로 키워진 장성들이 전역 후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이 군밖에 없다는 점도 크게 작용한다. 이와 함께 상명하복을 근간으로 하는 계급사회인 군의 특수성 때문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현역들의 여론을 예비역이 대신 표현한다는 얘기다. 민간 군사전문가인 김종대 디앤디포커스 편집장은 “군이란 조직의 특성상 현역이 여론을 만드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면서 “군과 관련된 단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예비역 장성들”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장성들의 목소리는 모두 전문가들의 목소리란 점에서 장점을 살려 안보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 편집장은 “장성 한명 한명이 모두 전문가이기 때문에 이들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안보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서울시 공채 D-30 과목별 전략 가이드

    서울시 공채 D-30 과목별 전략 가이드

    공무원 수험생들에게 5~7월은 시험의 연속이다. 12일은 지방직 9급 필기시험을 이틀 앞둔 날인 동시에 ‘제2의 국가직’으로 통하는 서울시 공채 시험을 정확히 30일 앞둔 날이다. 6월 11일 서울시 7, 9급 공채 2차 시험이 같은 날 치러지는 만큼 국가직과 지방직 9급 시험을 향해 숨 가쁘게 달려온 수험생은 지금까지의 공부 감각을 유지해야 하고, 서울시 7급에 도전하는 수험생은 마무리 학습에 돌입해야 할 시기다. 서울신문은 공무원 시험 전문 에듀스파와 함께 서울시 공채 마무리 전략을 알아봤다. 올해 서울시 지방공무원 시험의 선발인원은 모두 1192명으로 지난해보다 569명을 더 뽑는다. 이 가운데 9급 일반행정 547명과 7급 일반행정 129명 등 일반 행정직과 기술직을 선발하는 2차 시험에서는 1차 시험(연구직 등 4월 23일 시행) 선발인원을 제외한 1088명을 선발하며, 8만 8690명이 응시원서를 내 81대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훈민정음 제자원리 이해 완벽해야 수험 전문가들은 서울시 시험은 전통적으로 국어와 영어 등 어학과목의 난도가 높아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채영 남부행정고시학원 국어 강사는 “국어는 국가직에서는 국어생활과 비문학이 중심으로 출제되지만, 서울시에서는 국어생활과 문학을 위주로 출제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특히 문학 분야를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 강사는 “서울시 시험은 국문학사의 지엽적인 지식을 묻는 문제가 다수 출제되면서 수험생을 당황하게 해 왔다.”면서 “고전문학사에서 훈민정음 관련 제자원리와 함께 훈민정음 언해본의 독해와 현대어 풀이 등은 시험 전 반드시 완벽히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어 역시 서울시 시험은 7, 9급 모두 국가직과 지방직보다 난도가 높은 편이다. 심상대 영어 강사는 서울시 영어 시험이 어려운 이유로 시사관련 문제가 많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심 강사는 “서울시 공채 영어 시험은 인터넷 등에서 발췌한 보도내용이나 논문 등의 일정 부분을 문제로 만들어 출제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독해 문제의 비중 역시 국가직 및 다른 지방직보다 10~15% 포인트 더 많이 나오기 때문에 시간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장문 독해는 하나의 지문에 2~3문제까지 문제를 엮어 출제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강사는 올해 출제 가능성이 큰 시사 이슈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구제역과 조류 인플루엔자 ▲원자력 또는 원전의 딜레마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첨단 통신기기 ▲농협 등 온라인 전산망 마비사태와 해킹 문제 ▲슈퍼스타 K와 위대한 탄생 등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 등을 꼽았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한국사는 최근 계속해서 어렵게 출제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한국사 교육 강화정책에 따라 난도가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오태진 강사는 “한국사는 난도가 높아 이 과목에서 발목이 잡히는 수험생이 많았다.”면서 “지금부터는 국사의 큰 흐름을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본서 구석구석에 자리한 세부 내용까지 가지를 연결하는 학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단순한 역사적 지식을 묻는 문제의 문장을 한번씩 비틀어 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문제를 꼼꼼히 읽어 실수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개방형 직위 운영규정 등 정리 확실히 행정학은 최근 개정된 법률 등을 중심으로 공부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신용한 행정학 강사는 “서울시 행정학 시험에서는 행정의 가외성, 옴부즈맨 제도, 영기준 예산, 조직구조 모형 등을 묻는 문제가 자주 출제됐으므로 이와 관련된 내용을 숙지하고 공무원임용령과 책임운영기관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개방형 직위 및 공모직위의 운영 등에 관한 규정 등 최근에 개정된 법령을 확실히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영 행정법 강사는 “행정법에서는 최신 판례나 희귀한 판례보다는 대부분 과거에 나왔던 판례가 반복적으로 출제되는 만큼 대표적이고 언급이 많이 된 판례는 꼭 암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도움말 에듀스파
  • 北조평통 “MB 베를린 발언은 도전적 망발”

    북한이 11일 이명박 대통령의 ‘베를린 발언’을 ‘도전적 망발’이라고 비난하면서, 이 대통령의 핵안보정상회의 초대 제안을 거부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이 대통령을 ‘역도’로 지칭하면서 이 대통령의 천안함 및 연평도 포격 도발 사과 요구에 대해 “대화를 하지 않고 우리와 끝까지 엇서려는 흉심을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비핵화 요구에 대해서는 “그 누구의 핵 포기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는 것 역시 우리를 무장해제시키고 미국과 함께 북침 야망을 실현해 보려는 가소로운 망동”이라고 밝혔다. 조평통 대변인은 핵안보정상회의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초청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서도 “남조선을 세계 최대의 핵전쟁 전초기지, 핵화약고로 만들어 놓고 그 위에서 그 무슨 핵 수뇌자회의 개최요 뭐요 하고 희떱게 돌아치는 것도 가관”이라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역도가 끝까지 대결로 나가려는 것이 명백해진 조건에서 허황한 미련과 망상에 빠져 동족대결에 환장이 된 자와 마주 앉아 봐야 얻을 것이 없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며 앞으로 남북대화에 대해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어 “우리의 존엄과 체제를 모독하고 우롱하는 자들에 대해서는 추호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무자비하고도 단호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도 이날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 초대’라는 제안을 했는데, 서로 차원이 다른 문제를 억지로 결부시키는 논법에는 불순한 기도가 엿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또 “전 미국 대통령의 조선 방문을 평가절하하고 그의 전언에 대해서도 ‘새로운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으나 이는 다름 아닌 조선의 영도자가 직접 의향을 표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청와대에서 조용히 전달받았으면 묵살했을지도 모른다.”면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당국자에게 전달하지 않고 회견장에서 밝힌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서울신문 4월 29일자 6면> 조선신보는 “베를린 회견의 내용은 카터 ‘전언’에 대한 직접적 회답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남측은 소극성을 부리며 여전히 그 무엇이 풀려야 만날 수 있다는 식의 조건부 대화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말해 천안함 및 연평도 사태에 대해 사과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신촌 ‘차 없는 문화거리’ 12일 첫 시험

    서대문구 신촌이 차 없는 문화거리로 탈바꿈하기 위한 첫 실험(?)을 한다. 구는 12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연세로와 명물거리 등 신촌 중심가에서 7개 대학 연합축제 ‘우리가 그린(Green) 신촌 장난’(場暖: 따뜻한 사람마당)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참여 대학은 연세대와 이화여대, 서강대, 홍익대, 명지대, 추계예술대, 경기대다. 이번 축제는 유흥 지대로 전락한 신촌을 고품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것으로, 차가 없을 경우 상권에 미치는 영향과 기타 장단점을 점검해 보는 시험 무대다. 특히 상인들이 주관했던 예년과 달리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주도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문석진 구청장은 “전문 기획사의 도움 없이 학생들의 역량만으로 행사를 진행하는 만큼 실종된 대학가 젊은 문화가 되살아났으면 한다.”며 “가을에는 일방통행만 하는 실험을 하는 등 차 없는 문화거리 조성을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행사 당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8시간은 이 일대 차량 통행이 전면 금지된다. 차량 통행 구간은 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서 연세대 앞 굴다리까지 약 470m와 현대백화점에서 명물거리 광연빌딩 앞 240m 거리다. 현재 연세로를 통과하는 버스는 시내버스 14개 노선과 마을버스 3개 노선 등 모두 18개 노선이며, 시간당 1200여 대가 이곳을 통과하고 있다. 먼저 신촌로터리에서 연세로를 거쳐 연대 앞으로 진행하는 차량은 신촌로터리에서 직진해 동교동 로터리 방향으로 우회하고, 반대로 연대 앞에서 연세로를 거쳐 신촌로터리로 가는 차량은 신촌기차역을 경유해 신촌로로 빠져 신촌로터리로 향하면 된다. 이번 축제는 연세로와 명물거리를 ‘심장(場), 볼장, 놀장’ 등 3가지로 구분해 열린다. 중심 무대가 될 ‘심장’인 연세로 현대백화점과 명물거리 일대에서는 연대 인디밴드 등 10여 개 팀이 나와 공연을 펼친다. 명물거리 구간에 마련된 ‘볼장’에서는 공대학생 그림 작품전, 색소폰 연주, 거리 퍼포먼스, 마술쇼 등을 선보이며 신촌 로터리에서 현대백화점 앞까지 구간인 ‘놀장’에는 노천카페, 모바일카페, 전기차 시승장이 들어서며 캐리커처, 금속공예 등 대학생 동아리들의 끼와 재능이 맘껏 발산되는 자리가 마련된다. 인근 창전문화공원에서는 서대문구 13개 동 자치회관의 프로그램 경진대회도 열린다. 한편 구는 지난해 11월 차 없는 거리 행사를 준비했다가 연평도 포격 사건이 터지는 바람에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北채권 가격 올들어 30% 급등

    북한 채권의 국제가격이 올해 들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30%가량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채권이 지난해 폭락했던 것과 달리 올해 급등하는 것은 북한과 국제사회의 긴장이 점차 완화되는 조짐을 보인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현재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북한 채권의 가격이 액면가 1달러당 14센트로 작년 말보다 약 30% 올랐다고 북한 채권 거래를 대행하는 영국 ‘이그조틱스’(Exotix Limited)를 인용해 11일 밝혔다. 북한 채권의 가격은 1월 11센트, 3월 13센트, 5월 14센트로 올해 들어 오름세를 이어갔다. 2009년 북한 핵실험 여파로 역대 최저치인 6센트까지 추락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그만큼 올해 북한 채권을 찾는 투자자들이 늘어났다는 얘기다. 스튜어트 컬버하우스 이그조틱스 수석 경제분석가는 “북한 채권의 상승세가 꼭 정치적인 화해 분위기 때문이라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개방과 통일 등 정치적 변화가 오면 분명히 수익성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 등 불안정한 요소들이 많았지만, 올해 초부터 꾸준히 북한 핵 문제에 대한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이 북한 채권 가격과 무관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채권 가격 변동을 한반도 정세 변화와 연결해 해석하는 것은 ‘꿈보다 해몽’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국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동부증권 신동준 투자전략부장은 “북한 채권의 발행잔액이나 거래량, 유동성 등이 제대로 알려진 것이 없다. 북한은 국가 신용등급이 없어 채권 가격 변동에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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