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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평도사태 한 달] 연평주민 김영길씨 끝나지 않은 피란기

    [연평도사태 한 달] 연평주민 김영길씨 끝나지 않은 피란기

    연평도에서 빠져나오고 한달 동안 김영길(48)씨 가족은 이삿짐을 네 번 쌌다. 연평도 중부리 방 두칸짜리 단독주택에서 행복하게 살던 네 식구는 언제 집으로 돌아갈지 모른 채 기약 없는 피란 생활을 이어 가고 있다. 김영길씨의 목소리로 지난 한달을 되돌아봤다. 찜질방에서 여관으로, 친척집으로, 임시 거주지로 옮겨 오는 동안 김씨의 가족은 만신창이가 됐다. 김씨의 피란 생활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11월 23일 오전까지만 해도 평소와 다름없는 날이었다. 바닷가에 나가 굴·조개를 캤다. 일이 없을 땐 육지로 나가 막일도 한다. 그렇게 해서 버는 돈이 한달에 150만~200만원. 네 식구 살기에는 빠듯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있으니 행복하다. 폭격으로 지붕이 내려앉고, 유리창이 다 깨지기 전까지는 그랬다. -11월 26일 10살 난 딸아이와 8살 난 아들 녀석이 유난히 힘들어한다. “아빠, 집에 가요.”, “아빠, (연평도) 학교 가고 싶어요.” 찜질방에서 생활한 지 3일째인데 나도, 아내도, 아이들도 모두 감기에 걸렸다. 아내와 상의 끝에 내일은 여관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12월 11일 인천 용현동에 있는 하루 3만원짜리 작고 허름한 여관. 벌써 15일째다. 소음이나 먼지 걱정은 없지만 돈이 문제다. 벌써 45만원…. 그동안 저금해 놓은 돈을 쓰고 있는데 거의 바닥이 났다. 주안동에 사는 처형이 선뜻 오라고 해 줘서 고마울 뿐이다. -12월 16일 친척네 집이니 아이들이 마음 편해하는 것 같지만 어른들은 그렇지 않다. 더할 나위 없이 잘해 주지만 마냥 신세 지는 것도 미안하다. 아내와 다시 의논했다. 결국 찜질방으로 다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12월 17일 찜질방에 오자마자 아이들은 다시 기침을 시작했다. 병원에 가도 차도가 없다. “뛰지 마, 얌전히 있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주면 안 돼.”라고 꾸짖으면 “왜 못 돌아다니게 해요? 우리 집으로 가요.”라고 보채며 운다. 아이들이 점점 말수가 없어지고 울적해한다. 먹고 싶은 걸 사줄 수 없는 미안함도 크다. 치킨, 피자가 먹고 싶단다. -12월 19일 김포 임시 거주지인 LH 아파트로 들어왔다. 나는 낯선데, 아내와 아이들은 좋은 눈치다. 애들은 오자마자 신이 나서 뻥튀기 과자를 먹으면서 놀고 있다. 이웃들의 배려로 방 세칸짜리 아파트에서 가장 큰 방을 우리 가족이 쓰게 됐다. 욕실도 따로 딸려 있어 아내도 맘에 들어한다. 걸레를 들고 방을 닦는 모습을 보니 살짝 미소가 걸려 있다. -12월 21일 김포로 온 지 벌써 이틀째다. 하룻밤 자고 나니 익숙해졌다. 찜질방, 여관이랑 다르게 일단 ‘집’ 같은 느낌이 들어 마음에 든다. 공기가 좋아서 아이들 감기도 조금씩 낫는 것 같다. 두 달 후면 연평도로 돌아가야 하는데 당장 벌이가 걱정이다. 집은 어떻게 될지…. 막막하다. 인천 이민영·김소라기자 min@seoul.co.kr
  • [연평도사태 한 달] 젊은세대 ‘안보’ 깨닫고 軍 대응태세 허점 보완

    [연평도사태 한 달] 젊은세대 ‘안보’ 깨닫고 軍 대응태세 허점 보완

    연평도 포격 이후 한 달은 잃은 것도 있었지만 얻은 것 또한 크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왔다. 북의 도발에 대한 초기 대응은 미흡했지만 안보의식 고취, 대응태세 재점검 등 긍정적 효과는 수확이라는 것이다. ●“초기 대응 미흡했지만 이후 대외정책 잘했다” 이동욱 경남대 군사학과 교수는 “우리가 포격을 받았을 때 너무 지나치게 확전에 대해 민감할 필요가 없었다. 논리적으로 생각해도 공격을 받았다면 다시 우리가 대응 포격을 해 단호한 모습을 보여 줘야 북이 다시 도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군의 사기 진작과 무기체계 강화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 교수는 “정치는 타협을 해야 하지만 군대는 싸워서 이기는 게 목적”이라며 “국가를 지키고 적의 침입을 막는 것이 군대인 만큼 군의 무기 체계를 강화하고 사기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대외정책은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조원 중앙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해상 사격훈련을 하면서 우리의 의지를 대외에 적절히 표방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지난 천안함 사태 이후 철통같은 대비 태세를 갖추지 못한 점은 비판받아야겠지만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힌 상황에서 나름대로 다른 나라와 타협을 잘한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동맹국인 중국·러시아 등에 끌려다니지 않는 ‘강한 외교’가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조 교수는 “외교정책은 입장이 각기 다른데 중국의 입장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면서 “모든 정책에 100점을 줄 수 없지만 끌려다니지 않고 외교전을 펼친 것은 대체로 좋은 점수를 받은 부분”이라고 말했다. 연평도 사건 이후 극단적인 국론분열 양상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전문가들은 청년들의 안보의식이 높아진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북한의 공격은 우리 사회에 상시적 불안으로 존재하는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젊은이들이 안보의 중요성을 느꼈고 과거보다 안보 의식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천안함 사건 당시에는 북한이 공격했는가, 아닌가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지만 이번 사건은 공격 주체가 명확해 청년층이 심한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다른 사회 이슈와 달리 안보는 우리 사회의 공통분모로 자리 잡게 됐다.”고 덧붙였다. ●“대피시설 확충 등 중·장기 위기전략 마련해야”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북정책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법이 나오고 있지만 이런 갈등은 방법론의 문제에 불과하다.”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앞으로도 힘을 모아 답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고, 지도자를 중심으로 굳게 뭉쳐야 분열상황을 지혜롭게 헤쳐나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등과의 관계 개선 등 전략적인 차원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연평도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중국과의 관계에서 지정학적 위험요인이 커지면 경제적인 악영향이 나타날 수도 있다.”면서 “국가 전략을 경제적인 측면과 맞물려 새로 고려해 봐야 할 시점”이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여러 가지 매뉴얼이 있음에도 청와대와 부처, 지자체의 협력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각 기관 사이의 역할 분담이 실제로는 교과서처럼 되어 있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은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민방위에 대한 기본적 개념 정립과 대피시설 확충, 위기관리에 대한 중장기적인 전략 수립 등의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샘이나·김진아·김소라기자 sam@seoul.co.kr
  • [사설]北 대응 못한 이유에 도발 막는 해법 있다

    연평도 해상 사격 훈련이 무탈하게 마무리됐다. 혹시나 하면서 가슴 졸이기도 했지만 북한은 대응 사격이란 어리석은 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다. 군은 북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망가진 안보 자존심을 되찾았고, 안보 주권을 굳건히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도발에는 더 이상 관용이 없다는 단호한 의지를 실천에 옮기자 북도 무력 충돌은 피하려는 자세를 보였다. 여기에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고 안보 불안감을 해소하는 해법이 있다. ‘사즉생’의 강한 의지와 빈틈 없는 전투력이 핵심이다. 군이 북한의 협박에 굴복하지 않고 훈련을 강행하자, 북한도 한발 빼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이를 통해 우리 못지않게 북한도 확전을 원치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 한·미 동맹으로 굳건한 우리 군사력을 감안하면 무력 충돌은 자멸을 초래할 것임을 북한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들은 추가 도발 협박을 계속하지만 대화 메시지도 보내기 시작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수용과 핵 연료봉 판매 의사를 전달한 것은 그들 특유의 이중 플레이다. 흔들림 없는 대북 원칙만이 투트랙 전략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훈련의 성과는 적지 않지만 이름 그대로 훈련이었을 뿐이다. 뒷북치기식 무력 시위로는 연평도 상처를 치유할 수 없다. 북한 군을 패퇴시킨 개선장군처럼 자만해서도 안 되고, 흥분해서도 안 된다. 북한이 꼬리내렸다며 자기 만족에 머물거나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할 때가 아니다. 실컷 얻어맞고 뒤늦게 허세 부리는 꼴이 안 되도록 자기 반성부터 해야 할 것이다. 그런 뒤 안보 불안의 또 다른 시작이라는 인식 아래 냉정하게 유비무환의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이번 훈련이 도발에는 관용이 없음을 북한에 알리는 마지막 신호가 되어야 한다. 북한의 추가 도발 시나리오를 놓고 분석들이 난무한다. 어떤 도발이 가능하며, 어떻게 분쇄할 것인지에 대해 민·관·군이 동심일체가 되는 점에서는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북한은 예측불허 집단임을 감안하면 허를 찌르는 도발을 주문하는 것이나 다름 없을 수 있다. 중구난방식 논의보다는 신중한 접근이 절실하다. 나아가 북측과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을 때는 아니라고 해서 대화의 문 자체를 닫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들이 도발을 자제하도록 외교전을 병행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 [연평도 사격훈련 이후] 성탄 트리 점등… 긴장의 애기봉

    21일 북한지역과 불과 3㎞ 떨어진 경기 김포시 하성면 가금리 ‘애기봉’. 굳이 망원경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한강 하류 너머로 북한 개풍군 해안이 보였다. 맑은 날에는 개성 송악산까지 한 눈에 들어올 정도로 가까운 곳이다. 북한이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남북이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상황에서 오후 5시 35분 평화와 민족화합을 기원하는 크리스마스트리에 불이 밝혀졌다. 발광다이오드(LED) 전구 5000개로 장식된 트리 모양의 등탑은 직선거리로 35㎞ 떨어진 개성시내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한다. 행사를 주관한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는 점등식에 앞선 예배에서 “민족의 평화와 화해를 염원하는 뜻에서 애기봉 점등식을 갖게 됐다.”면서 “통일은 극한 대립과 무력으로 절대 이룰 수 없으며 화해와 용서를 통해 가능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나경원·차명진 한나라당 의원 등 참석자들이 ‘하나, 둘, 셋’ 구호와 함께 버튼을 누르는 순간 북녘땅을 향한 평화와 사랑의 함성은 최고조에 달했고 오색 전구에 불이 들어왔다.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던 신도들 사이에서 한마디씩 환호성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400여 명의 참석자들은 그제야 손뼉을 치며 다시 환호를 보냈다. 참석자들은 성탄트리에 불을 밝힌 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하면서 평화통일을 기원했다. 이날 점등식을 앞두고 애기봉 주변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이 지역 방어를 맡은 해병 2사단은 어느 때보다도 삼엄한 경계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취재진도 신분증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모자라 반드시 군의 통제에 따르겠다는 서약서에 서명한 뒤에야 애기봉에 오를 수 있었다. 전망대에 설치된 쌍안경으로 살펴보니 강변을 따라 철책이 길게 늘어서 있었고, 곳곳에 설치된 경계초소 주변을 거니는 북한군 병사의 모습이 손에 잡힐 듯 보여 긴장감을 더했다. 애기봉(김포)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연평도 사격훈련 이후] “北 사찰단 카드는 핵보유 확인 노림수”

    북한이 최근 방북한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에게 건넸다는 핵 관련 제안에 대해 우리 정부는 진정성을 의심하며 “이미 낡은 카드”라고 평가절하하고 있다. 진짜로 핵을 포기하겠다는 개과천선의 발로가 아니라,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는 고도의 노림수로 단정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21일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사찰단 복귀 허용 제안에 대해 “핵 개발의 정당성을 인정받으려는 속셈”이라고 일축했다. IAEA 사찰단에 자신들의 핵 시설을 보여줌으로써 국제적으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는 의도라는 얘기다. 당국자는 “진짜 사찰을 받으려면 그 전에 핵무기비확산조약(NPT)에 다시 들어와야 하며 NPT에 돌아오려면 모든 핵 프로그램의 동결과 철회가 있어야 한다.”며 우리 측의 ‘대화 조건’을 제시했다. 그는 또 북한의 사용 전(前) 핵연료봉 1만 2000개 해외판매(외국반출) 제안에 대해 “사용 전 연료봉은 농축 이전단계의 재료여서 그 자체로 별 의미가 없으며 더욱이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까지 공개한 마당에 실질적으로도 쓸모 없는 카드”라면서 “북한은 돈이 된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천안함·연평도… ‘국방 강화’ 여론 반영

    천안함·연평도… ‘국방 강화’ 여론 반영

    육군을 기준으로 현역병 복무기간이 내년 2월부터 21개월로 동결되는 방안이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확정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이어진 현역병 복무기간 단축에 대한 논란은 마무리될 전망이다. 참여정부에서 만들어진 ‘국방개혁 2020’에 따라 18개월로 줄어들고 있던 현역병의 복무기간은 저출산 등에 따른 현역자원 감소와 잇따른 북한의 도발로 높아진 국민들의 안보의식으로 인해 21개월에서 멈춰서게 됐다. 군 복무 문제는 한반도가 분단된 우리 현실에서 국민의 의무로 받아들여지면서도 한편에선 정치인들에게 표와 연결된 가장 민감한 문제기도 했다. 복무기간에 따라 움직일 표가 현역 대상자와 그의 부모들을 포함해 적어도 수백만표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그동안 복무기간 단축 방안은 처음 추진되던 참여정부시절 보수진영의 반대 목소리와 이번 정권 초기부터 나온 일각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착착 추진돼 왔다. 하지만 지난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복무기간은 전환점을 맞게 됐다. 북한의 도발로 우리 군의 전력을 점검하게 됐으며 가장 중요한 전력 누수가 병사들의 복무기간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결론을 냈기 때문이다. 이런 여론은 급속히 힘을 얻게 됐고 대통령 직속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는 지난 9월 이 대통령에게 복무기간 단축을 백지화하고 육군을 기준으로 24개월로 환원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게다가 지난달 발생한 연평도 포격도발로 ‘국방력 강화’란 국민적 여론을 등에 업은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도 환원 방안을 이론(異論) 없이 이달 초 이 대통령에게 제출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선진화위 방안과 달리 21개월 동결안을 내놓았다. 이미 21개월 정도로 줄어든 복무기간을 다시 24개월로 환원하는 것은 병역기간이 연장된 군인들의 입장에서는 기본권 침해라는 위헌적 요소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덕분에 국방부는 현역자원 확보라는 실리와 국민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는 명분을 모두 챙겼다. 이번 결정에 따라 내년 2월 27일부터 입대하는 육군과 해병대 병사는 21개월을 복무하게 된다. 또 해군은 1월 3일 입대자부터 23개월, 공군은 1월 1일 입대자부터 24개월로 각각 복무기간이 동결된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연평도 사격훈련 이후] MB, 金국방 격려

    [연평도 사격훈련 이후] MB, 金국방 격려

    21일 오전 8시 청와대 세종실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제 54차 국무회의가 열렸다. 회의에 앞서 이 대통령은 김황식 국무총리,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이재오 특임장관과 함께 환담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얘기를 나누다가 뒤쪽에 혼자 서 있던 김관진 국방부 장관을 보고는 따로 불러서 옆으로 오라고 한 뒤, 지난 20일 연평도 사격훈련 상황에 대해 한참을 물어보고 김 장관을 격려했다. 이에 김 장관은 무표정으로 고개만 숙여 인사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한반도 위기감이 고조되는 것과 관련, “국민들이 굳게 단합하는 한 어떤 세력도 넘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전 국민 안보의식을 강화하는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학교 교육과 민방위 교육 등에서 어떻게 국민의 안보의식을 높일 수 있을지 검토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해병대 연평부대의 해상사격훈련이 실시된 지난 20일에도 “우리가 국방력이 아무리 강하고 우월해도 국론이 분열되면 상대(북한)는 그걸 활용하려 할 것”이라고 안보의식과 단합을 강조한 바 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그동안 확산되고 있는 나눔문화가 축소돼서는 안 된다.”면서 “나눔문화 활성화를 위해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 “연말연시에 소비가 너무 위축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면서 “소상공인과 재래시장 상인을 포함한 서민이 위축되지 않도록 온누리 상품권 활성화 등에 신경을 써달라.”고 말했다. 최근 급속히 퍼지는 구제역에 대해서는 “특정지역이 아니고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어 걱정스럽다.”면서 “과거 대책으로는 안 되고, 전문가들과 상의해 조만간 심층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연평도 사격훈련 이후] “北, 核포기 행동 보여야” vs “北도 核이용 권리 있다”

    [연평도 사격훈련 이후] “北, 核포기 행동 보여야” vs “北도 核이용 권리 있다”

    ■ 美 대처 어떻게 미국 국무부는 20일(현지시간) 북한이 말이 아닌 행동으로 약속을 이행해야 이에 상응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핵사찰단 방북 허용 긍정조치”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방북한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에게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사찰단의 방북 허용과 핵 연료봉의 외국 반출을 약속했다고 보도된 것과 관련,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긍정적 조치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북한의 행동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크롤리 차관보는 “북한이 약속을 어긴 것을 지난 수년간 지켜봐 왔다.”면서 “북한이 어떤 조건에서 무엇을 할 수 있다는 말보다 행동에 의해 우리의 정책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처드슨 주지사의 방북 기간에 북측과 논의됐다는 남북 간 군사 핫라인 가동과 남북한·미국이 참여하는 분쟁지역 감시를 위한 군사위원회 설립과 관련, 크롤리 차관보는 “북한이 한국과의 긴장을 완화할 메커니즘에 참여할 의지가 있다면, 먼저 북한이 역내 긴장을 완화하고 소통을 증진시키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는지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이 IAEA 사찰단의 방북을 받아들이려 한다면 그 입장을 IAEA에 얘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6자 대화위한 대화 원치 않아” 6자회담 재개 문제와 관련해 크롤리 차관보는 “6자회담 재개 자체에 반대하지 않지만, 대화를 위한 대화는 원치 않는다.”며 “북한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긍정적인 조치를 취할 책임이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中 대처 어떻게 중국 정부가 북한의 핵 이용 권리를 주장하고 나섰다. 빌 리처드슨 미 뉴멕시코 주지사를 통해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사찰 수용 의사를 밝힌 것을 긍정적인 태도 변화로 본다는 신호이자, 향후 6자회담 재개 등을 논의할 당사국 간 협의에서 북한을 지원할 수 있다는 뜻을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中, 6자회담 재개 적극 제기할듯 나아가 6자회담 재개 차원을 넘어 북한의 최근 영변에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진 실험용 경수로 원자로 지원 문제를 본격적으로 꺼내들 가능성을 내비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 외교부 장위(姜瑜) 대변인은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도 한반도 비핵화와 2005년의 9·19 공동성명의 원칙에 따라 핵을 이용할 권리가 있으며 동시에 IAEA의 감시를 받아야 한다는 게 중국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장 대변인은 “중국은 미국과 북한 간 접촉을 일관되게 지지한다.”며 리처드슨 주지사의 방북활동을 평가한 뒤 “그런 접촉이 북핵 6자회담은 물론 관련 문제를 타당하게 해결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북한과 미국 간 접촉, 북한의 핵사찰 수용 의사 표명 등을 6자회담 재개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뜻이어서 중국이 향후 더욱 적극적으로 6자회담 재개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北 핵이용권은 어불성설” 이에 우리 정부 당국자는 “9·19 공동성명에는 먼저 북한이 모든 핵프로그램을 포기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한 뒤 IAEA 감시하에 평화적 핵 이용 권리를 갖는다고 돼있다.”면서 “이 같은 전제조건을 다 무시하고 핵 이용권을 갖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서울 김상연기자 stinger@seoul.co.kr
  • 北서 3㎞ 애기봉 ‘불빛’ 北위협 맞서다

    北서 3㎞ 애기봉 ‘불빛’ 北위협 맞서다

    정부는 연평도 사격훈련이 끝났고 북한으로부터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사찰단 수용 등의 ‘대화 유인책’이 흘러나옴에도 불구하고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는 기존의 투트랙(two-track) 대북 전략을 유지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대통령실 내 기존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수석급 비서관이 실장을 맡는 국가위기관리실로 격상하기로 했다. 현인택 통일부장관은 21일 “북한의 본질적 태도변화를 위한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 장관은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보고자료를 통해 “5·24(대북제재)조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른 정부 고위 당국자도 “지금은 투트랙 전략밖에 없다.”면서 “북한이 대화할 의지가 있으면 하는 거고, 없으면 못하는 거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의 군사력은 우리에 비해 크게 약하기 때문에 연평도 사격훈련으로 일단 단기적인 남북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사라졌지만 북한은 똑같은 방식은 두 번 안 쓰는 만큼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당국자는 남북 간 무력충돌시 북한이 개성공단의 한국 인력을 인질로 잡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면 전범이 되기 때문에 자멸하는 길은 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당국자는 “이번에 유엔 안보리에서 연평도 사격훈련 건과 함께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사건까지 논의가 되면서 한번에 다 털었다.”고 말해 연평도 도발사건을 별도로 안보리에 회부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오전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2시간 가량 소집해 연평도 사격훈련 이후 북한의 동향과 대북 안보 대책 등을 논의했다. 김태효 대외전략 비서관은 “북한의 동향이나 보복 가능성도 논의됐지만, 새롭게 공개할 만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대응을 하지 않은 것과 관련, 김 비서관은 “북한이 1대1 대응상황에서 불리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북한이 불시에 비대칭적으로 해온 행적이 있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는 없다.”고 했다. 청와대는 새로 격상되는 국가위기관리실 내에 국가위기관리비서관실과 정보분석비서관실, 상황팀 등 3개 조직을 두기로 했다. 국가위기관리비서관은 현 국가위기관리센터장인 김진형 제독(해군 준장)이 맡는다. 김성수·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연평도 사격훈련 이후] “北 진정성 보이면 대화 그러나 도발엔 응징으로”

    “훈련이 끝났는데 앞으로 대북정책은 어떻게 되는건가.”(기자) “어떻게 했으면 좋겠나.”(당국자) “… ….” “지금은 투트랙(two-track·제재와 대화 병행) 전략밖에 없다. 북한이 대화할 의지가 있으면 하는 거고, 없으면 못하는 거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21일 압박을 기반으로 한 현재의 대북정책에 변화를 줄 의사가 전혀 없음을 재확인했다. 연평도 사격훈련이 끝났고, 북한 쪽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사찰 수용 등의 ‘대화 유인책’이 흘러나오지만, 우리 정부의 자세는 요지부동인 것이다. 정부 당국자들은 하나같이 북한이 진정성 있는 변화를 보이지 않는 한 대화할 의사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도발→대화→보상’이라는 악순환의 굴레에 결코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지가 가면(假面)같지 않다. 천안함 사건→고농축 우라늄 핵무기 개발→연평도 포격도발 사건 등 지축을 뒤흔드는 충격적인 사건이 거듭 이어졌음에도, ‘진정성 없이 대화 없다.’는 우리 정부의 ‘전략적 인내’는 흔들리지 않는 셈이다. 이 인내심은 북한이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에게 밝혔다는 IAEA 핵사찰 수용 등의 제안을 우리 정부가 일축하는 것으로까지 이어졌다. 정부 당국자는 우리 사회 일각의 대화 국면 전환 주장에 대해 “대화만으로 북한 문제를 풀자는 논리는 미국이나 프랑스, 영국 등 어디가서 얘기해도 좌우를 떠나 비웃음만 산다. 북한은 살인하고 협박하며 대화하자는데, 우리는 대화만으로 문제 해결하자니 다들 갸우뚱거린다. ”고 했다. 그러면서 “상대는 권투하며 발까지 쓰는데 우린 한쪽 팔(압박)을 묶고, 한 손(대화)으로만 싸우라는 게 말이 되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상대의 폭력에는 힘으로 맞서 압박하는 등 강온 양면이 있어야 대화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도발 때문에 지금까지 어렵게 유지해온 원칙을 저버린다면 북한에 영영 끌려다니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부 당국의 이 같은 단호한 기조에도 불구하고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식의 어떤 변화를 기대하는 시각은 사위지 않고 있다. 특히 중국이 21일 북한의 IAEA 사찰단 복귀 허용 제안과 북한의 핵 이용 권리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히는 등 본격적인 대화 압박에 나서는 점도 우리 정부의 ‘원칙 고수’에 도전적 요인이다. 북·중이 거듭해서 “사찰을 받겠다.”는 식의 대화공세를 펴고 여기에 미국이 영향을 받는다면 우리 정부의 의도와는 다른 국면이 펼쳐질 수도 있다. 이와 관련 다음달 중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이 국면전환의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남한의 의지가 도외시되는 대북정책 변화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당국자는 “외교를 너무 드라마틱하게 보면 오보를 쓰게 된다.”고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
  • [연평도 사격훈련 이후] “억지력 확보한 뒤 대화로 풀어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우리 군의 연평도 사격훈련 이후 남북관계가 기로에 섰다. 북한이 중국과 미국을 통해 북핵 6자회담 복귀 및 핵사찰 허용 등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화 공세를 시작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은 남북관계도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천안함 사건에 이어 연평도 포격 도발로 남북 간 당장 대화는 어렵겠지만 ‘출구 전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화의 필요성에는 입을 모았지만 각론에 있어서는 “전향적 정책 전환” “정책 일관성 유지” 등 차이를 보였다.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은 21일 “북한이 우리 군의 사격훈련에 대응하지 않은 것은 대화를 하려는 시도”라면서 “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남북관계가 진전돼야 하고 통일을 준비한다면 남북 간 대화를 통해 북한을 우리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전 차관은 “북한이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를 통해 비공식적으로 전달해 온 대화 의사를 우리 측이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남북 간 대화 채널이 끊기면 북한이 중국, 미국과 가까워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우리가 억지력을 확보하는 조건에서 대화를 모색해야 한다.”며 “우선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북한의 사과를 받기 위해 대화를 할 필요가 있고, 이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긴장 완화 또는 인도적 협력과 관련한 대화 등의 노력을 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조만간 붕괴돼 남한에 흡수될 것이라는 착각, 북한을 압박하면 굴복할 것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며 “대화의 키는 남한이 쥐고 있으며 중국·러시아와도 협력해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다소 중립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북한은 연평도 상황에서 벗어나 미국과의 협상, 6자회담 등으로 국면을 모면하려고 할 것이고 남북관계도 천안함 사태 때와 비슷하게 접근해올 것”이라며 “북한의 세습 등 내부 요인을 보면서 남북관계를 운영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도 “당장 문제 해결이 어려우니 시간을 갖고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해야 하고, 그 속에서 남북관계와 관련해 매듭 지을 일들을 풀어가야 한다.”며 “남북 간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는 것은 당연하지만 천안함, 금강산관광 등에 대해 우리 측이 내세운 전제조건에 대한 정책적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북한의 진정성을 계속 촉구하는 ‘원칙성 있는 출구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영선 서울대 교수는 “지금까지의 햇볕정책이나 대북 제재가 북한의 핵 포기를 유도하지 못했다면 제3의 정책이 필요하다.”며 “북한의 폭력외교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면서 동시에 북한의 평화외교 공세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미·중과 함께 추진할 수 있는 한반도 평화체제의 복합 구상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미경·김정은기자 chaplin7@seoul.co.kr
  • [강지원 좋은세상] 원로들, 국민통합하고 죽읍시다

    [강지원 좋은세상] 원로들, 국민통합하고 죽읍시다

    아니나 다를까, 또 적전(敵前)분열이다. 아무리 싸우다가도 더 큰일 앞에서는 서로 머리를 맞대는 것이 지혜다. 그런데 이건, 예나 지금이나 또 똑같은 행태다. 천안함사건, 연평도 도발 등에 어찌 대처할 것인지, 사격연습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그 이후는 또 어찌할 것인지, 이 모두가 실로 이념과 정파를 벗어난 생존의 문제다. 그런데도 옛날 국사책에서나 보던 주전파, 주화파 싸움질을 지금도 똑같이 해대고 있으니 이 어찌 개탄스럽지 아니하겠는가. 이 나라 지식인들이나 정치꾼들,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인가. 이 나라 지식인들 중 ‘좌파꼴통’의 우두머리는 누구인가. 누구 누구다. 그러면 이 나라 ‘우파꼴통’의 우두머리는 누구인가. 누구 누구다. 이 나라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이 분들의 연세는 대체로 70세 이상이다. 돌아가신 분들도 있다. 그 아래로 60대, 50대, 40대들이 줄줄이 잇고 있다. 가히 중간 보스급이나 행동대장급이다. 그런데 이들 좌파·우파 사이의 관계는 어떠한가. 한마디로 적대적이다. 대화하고 소통하는 법이 없다. 간혹 부딪쳤다 하면 일이 커진다. 핏대를 올리며 싸운다. 이념이 정파로 확대되면 더욱 치열해진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정파적 이익은 눈을 뒤집히게 한다. 죽기 아니면 살기로 둔갑하는 압권은 국회다. 1985년 12월에는 철봉이, 1998년에는 해머가, 2007년 12월에는 전기톱이, 2008년 12월에는 물대포와 소화기가 등장했다. 격투기, 육탄전에 부상자가 늘 속출했다. 이념과 정파는 왜 필요한가.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 아닌가. 그런데 왜 소통이 안 되나. 스스로 이념과 정파의 저 깊은 구렁텅이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이념과 정파를 통해 제 잇속을 챙겨야겠다는 동물적 욕망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이 나라에서 가장 시급하게 선결되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국민통합이다. 제 이념과 정파가 아무리 잘났다 하더라도 국민통합이 무너진 후에는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초가삼간 타는 줄 모르고 싸움질에 혈안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제 이념과 정파로 싹쓸이가 가능할까. 천만의 말씀이다. 일시적으로 권력을 장악할 수는 있을지 모르나 영구불변한 것은 없다. 그러니 제 것으로 싹쓸이하려 하면 어김없이 싸움질이 뒤따르고, 국민통합은 깨진다. 이처럼 갈가리 찢어져 난장판이 된 대한민국, 여기서 가장 먼저 국민통합에 나서 주어야 할 이들은 누구일까. 바로 원로들 아닐까. 예로부터 어른들은 젊은이들에게 “싸우지 마라.”고 가르쳤다. 아무래도 젊은이들은 이래저래 다투기 마련이다. 열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때마다 어른들이 젊은이들에게 가세해서 편싸움에 끼어들던가? 아니다. 싸움질하는 젊은이들의 그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아서라. 너무 심하게 싸우지 마라.”고 타일렀던 것이다. 사람의 생애주기를 소청장로(少靑長老)로 나눌 때 이를 계절로 보면 춘하추동이 된다. 또 그 시기에 맞는 덕목으로 보면 인의예지가 된다. 그래서 원로는 겨울에 해당한다. 그리고 그 시기의 덕목은 지혜가 된다. 이처럼 원로의 덕목은 지혜다. 그래서 지혜로운 원로는 늘 싸움을 말리고 화해를 주선하는 현명함을 발휘한다. 그런데 이 나라의 소위 원로라는 분들은 어떠한가. 혹시 끝끝내 소속 이념과 정파의 ‘오야붕’ 노릇에 끗발을 날리고 있는 이들은 없는가. 오히려 젊은이들을 충동질하고 자신의 못다한 한을 풀어달라고 악을 쓰는 이들은 없는가. 이는 지혜로운 모습이 아니다. 원로다운 모습이 아니다. 그래서 호소한다. “우리 원로들, 젊은이들 싸움질 말리고 죽읍시다. 서로 화해시키고 죽읍시다. 국민통합하고 죽읍시다.”라고 말씀해 달라고. 찬반 선호가 뚜렷했던 부시 전 미국 대통령 같은 사람에게서도 배울 게 있다. 그는 퇴임후 첫 연설에서 “나는 정치보다 나라를 더 사랑한다.”고 했다. 최근 자서전을 출간한 후에도 “내가 오바마를 비판하는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나도 차츰 나이가 들어간다.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스스로에게 다짐하게 된다. 변호사
  • [연평도사태 한 달] 수십만 포탄 견딘 진먼다오의 힘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타이완 최전방의 섬, 진먼다오(門島)가 주목받고 있다. 우리 군 당국이 진먼다오 지하요새를 참고해 연평도 등 서북도서 요새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까지 들린다. 진먼다오는 서북 도서와 비슷한 입지다. 타이완 본섬에선 120여㎞나 떨어져 있지만 중국 본토와는 2㎞ 거리다. 1958년 8월 23일부터 44일동안 중국군은 47만발의 폭탄을 이 고도에 쏟아부었지만 섬을 빼앗지는 못했다. 섬을 지킬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일까. 지하 도시를 방불케하는 진먼다오의 지하요새화와 “진먼다오에 가면 돈 벌고 먹고살기 쉽다.”는 인식을 주민들에게 심어준 타이완 정부의 정책 노력이 배경이 됐다. 진먼다오 고량주가 타이완을 대표하는 술이 된 것도 보이지 않게 섬의 산업과 경제를 부추기기 위해 애써온 타이완 정부의 노력 결과였다. 주민들에 대한 복지 및 연금 특혜, 기업활동 등에 대한 세금 감면 및 보조금 지급 등 제도화된 유인책은 주민들의 호응을 얻어냈고 진먼다오 안보의 초석이 됐다. 진먼다오 쇠고기가 타이완 최상의 쇠고기로 변함없는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섬의 경제를 살려 주민들을 남게한다.”는 타이완 정부의 정책이 섬세하게 작동한 덕택이었다. 유인책이 주민들을 섬에 남게하는 소프트 파워로 힘을 발휘했다면 섬의 요새화는 하드 파워로 작동했다. 동서 20㎞, 남북 5~10㎞의 섬 전체를 땅 속으로 그물망처럼 연결했다. 지하에는 폭 1m, 높이 2m의 지하통로가 2㎞나 이어진 민간대피소들이 12곳이나 건설돼 있다. 각 대피소를 연결하면 무려 10㎞나 되는 갱도가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연평도사태 한 달] 추곡수매·굴채취… 일상 찾아가는 연평도

    [연평도사태 한 달] 추곡수매·굴채취… 일상 찾아가는 연평도

    21일 오전 9시 연평도 연평로. “텅텅텅텅….” 경운기가 요란한 엔진소리를 내며 도로를 달렸다. 한달간 적막했던 섬을 깨우는 소리다. 무척 반갑게 느껴졌다. 연평도에 피가 돌기 시작한 것이다. 새마을리 방향에서 경계근무를 서던 해병 두 명이 이강희(57)씨의 경운기를 가로막았지만 간단한 주민 확인절차를 거쳐 통과했다. 이씨는 “짐승들 먹이려고 오랜만에 군부대에 ‘짬밥’을 가지러 간다.”고 말했다. 그 옆으로 한 50대 주민이 지나갔다. 빨간 장화를 신은 이 주민은 하얀색 플라스틱 양동이를 오른손에 들고 새마을리 쪽 개펄로 걸어가고 있었다. 양동이 안에는 굴 까는 도구인 ‘구재’가 들어 있었다. 그는 “지난달 23일 북한군의 포격 이후 처음 굴 채취를 하러 간다. 사격훈련도 끝나고 북한도 아무 짓 못하니 이제 좀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낮 12시 중부리 연평중앙로. 주민 김진영(62)씨가 완전히 탄 채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는 이웃집 앞을 느릿느릿 지났다. 김씨는 “지난주에 섬으로 돌아왔는데 자전거가 없어져서 찾고 있다.”면서 “포격 훈련도 끝나니 자전거 찾을 여유도 생기네.”라며 밝게 웃었다. 오후 2시 30분 연평면사무소 뒤편. 쌀가마가 야적돼 있었다. 추곡수매가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염훈권(62)씨가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인천에서 건너온 검사원들을 바라봤다. 염씨는 “올해 수확도 70가마 정도 줄었는데 습도도 높아서 등급이 낮게 책정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염씨의 쌀 130가마는 일등급을 받았고 그의 표정도 금세 환해졌다. 우리 군의 사격훈련이 끝나고 전날 밤늦게까지 연평도를 감쌌던 안개는 한순간에 사라졌다. 날씨처럼 연평도도 안정을 되찾아 갔다. 주민들은 대피소에서 포성을 들었던 전날의 긴장감을 털어내며 속속 일상으로 돌아갔다. 주민 수도 늘어났다. 이날 연평도에 들어온 주민은 58명, 나간 주민은 12명으로 전체 주민 수는 전날보다 46명 늘어난 146명이다. 이날 오후 2시 연평도로 돌아온 박노옥(73)씨는 “고향에 오니까 좋지. 마음도 편하고.”라면서 “저 놈(북한군)들이 또 못 쏘겠지만 쏘면 내가 죽더라도 고향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안기환(56)씨도 “훈련이 끝나니 후련하다. 훨씬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불안감을 털지 못하고 연평도를 떠나는 주민들도 있었다. 박동익(73)씨는 “여기서 불안해서 어떻게 사나. 살러 나가는 것”이라면서도 “완전히 떠나지는 못하지. 생활 터전이 여기니까.”라고 말했다. 사격훈련이 끝나자 관공서도 바빠졌다. 이날 연평면사무소는 14농가 1470가마에 대한 추곡수매를 했고, 소방방재청과 전국재해구호협회는 지난달 포격으로 파손된 주택을 대신할 임시거주용 주택 24동도 추가로 연평도로 들여왔다. 전날 잠시 쉬었던 깨진 창·창틀 교체작업도 속도를 냈다. 전날 25% 정도 진행률을 보이던 작업이 이날 35%까지 높아졌다. 그동안 군 통제구역이라 제대로 집계하지 못했던 산림피해 조사도 조만간 이뤄진다. 연평면 관계자는 “당초 35만㏊였던 산림피해 구역이 50만㏊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연평도 김양진·최두희기자 ky0295@seoul.co.kr
  • [연평도 사격훈련 이후] 멀린, 연평도 훈련때 펜타곤서 심야 지휘

    한국의 연평도 해상 사격훈련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19일(현지시간). 미국은 군 최고 지휘관인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의 진두지휘 아래 워싱턴 국방부 청사 내 군지휘센터(NMCC)에서 연평도 훈련상황과 북한의 동향을 점검하며 긴장의 밤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군뿐 아니라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의 한반도 정책 관계자 거의 대부분이 연평도 사격훈련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면서 북한의 도발에 대비한 비상체제를 가동했다고 한다. 미 CNN 방송은 20일 멀린 의장과 참모들이 연평도 훈련과 관련해 전날 밤 10시부터 자정까지 펜타곤 내에 마련된 군지휘센터에 나와 심야 지휘를 했다고 보도했다. 멀린 의장은 로버트 윌러드 미 태평양사령관,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과 끊임없이 전화통화를 하며 상황을 직접 챙겼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멀린 의장이 이날 밤 국방부에 나온 것은 미군이 한반도의 긴장 고조 가능성에 대해 얼마나 우려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신호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들은 한·미 양국 군 당국이 언제든지 접촉할 수 있도록 미국이 밤새도록 비상통신체제를 유지했다고 전했다. 연평도 사격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미국은 북한 군과 무기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해 정찰위성과 다른 정보자산들을 한반도 상공에 총배치했던 것으로도 전해졌다. 하지만 항공모함이나 전투기들은 훈련 현장에 배치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미군은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주지 않기 위해 가능한 한 드러나지 않게 행동하기를 원했다고 미군 관계자들이 전했다. CNN은 미국이 지난주 한반도 상황을 주시하기 위해 위기대응팀을 구성해 한반도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北포격후 연평도서 한발짝도 안 떠난 이기옥씨

    北포격후 연평도서 한발짝도 안 떠난 이기옥씨

    “개펄만 봐도 좋아서 저절로 웃음이 나는데 어떻게 떠나나.” 21일 오전 10시 연평도 거문녀(검은 바위). 연평도 토박이들은 섬 남동쪽 끝도 없이 넓게 뻗은 이 개펄을 ‘거문녀’라고 불렀다. “아 뻘(개흙)에 나오니까 날아갈 것 같네. 애기 때부터 놀던 곳인데.” 보라색 외투를 입고 대야를 든 이기옥(49)씨가 연방 웃음을 지으며 굴을 캤다. 이씨는 지난달 23일 북한군 포격 이후 단 한번도 뭍으로 나가지 않은 주민이다. 이날 이씨는 한 달 내내 개펄에 못 나가다가 처음 굴채취를 제대로 할 수 있었다. ●총만 있으면 군인들 돕고싶어 다 떠나는데 연평도에서 단 한발짝도 나가지 않은 이유가 궁금했다. “고향이잖아. 여기가 생활터전이고. 또 아들이 여기서 근무하고 있어. 버리고 갈 수 없지.”라고 말했다. 또 “북한 도발 목적이 우리를 여기에서 쫓아내려는 건데 그 의도대로 해주면 안 되지. 주민이 있어야 군인들한테 힘도 되고. 총만 있으면 돕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이씨의 아들은 현재 해병대 연평부대에서 군 복무하고 있다. ●요새화? 주민없으면 무슨 소용 연평도를 타이완의 진먼다오처럼 ‘지하요새화’하자는 얘기가 있었다고 하자, 이씨는 “요새화고 평화공원 조성이고 주민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겠어.”라면서 “주민들이 살 수 있게 정부가 관심을 갖고 지원해 주는 게 우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평도의 겨울은 정말 추워. 우리 연평도 사람들은 겨울이면 ‘보일러가 쌀밥 먹고 사람은 보리밥 먹는다.’고 말하지. 대부분 기름보일러를 때는데 기름값이 워낙 비싸니까 생긴 말”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면세유도 좀 지원해 주고 식료품값도 육지 수준으로 낮춰주고 굴에 붙이는 세금 좀 깎아주면 주민들 다 돌아온다. 땅만 캐도 금 같은 굴이 나오는 곳에 누가 안 돌아오겠냐.”고 강조했다. ●굴 세금 깎고 지원하면 다 돌아와 이씨는 굴 캐는 일을 ‘맨손어업’이라고 불렀다. “맨손으로 개펄에 나가서 잔머리 안 쓰고 굴을 캐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연평도 사람들 정직한 사람들이지. 나는 앞으로 평생 이렇게 맨손어업하면서 살고 싶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연평도 김양진·최두희기자 ky0295@seoul.co.kr
  • [연평도 사격훈련 이후] 신중한 일본 “북한 핵사찰 허용 제안… 한·미·일 공조 흔들기”

    일본 정부는 북한이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에게 돌연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사찰단의 복귀 허용 방침을 밝힌 데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일본 언론도 북한의 제안이 한·미·일 공조 흔들기라고 분석하고 정부에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외무성 관계자는 21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리처드슨 주지사의 발언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면서도 “지난 6일의 일·한·미 외무장관 회담에서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비핵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북한은 비핵화를 필두로 스스로의 약속을 지킨다는 진지한 의사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일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한국, 미국 정부와 계속해서 긴밀히 제휴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본 언론도 북한의 정확한 진의를 파악하고 신중한 자세를 취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기사에서 “북한이 영변의 핵시설에 대한 IAEA 사찰단의 복귀 허용 방침을 밝혔지만 우라늄 농축시설은 영변 이외에도 여러 곳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하나의 대화 제스처에 불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북한의 이런 수법은 이미 익숙한 것으로, 사찰단을 받아들여도 상황이 바뀔 경우 언제나 추방과 핵시설 사찰 중단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사설에서 “한·미·일을 비롯해 국제사회는 북한의 전술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며 “북한의 탈로를 막고 도발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연평도 사격훈련 이후] 金국방 “대통령, 사격훈련 사전승인… 날짜는 내가 결정”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연평도 사격 훈련과 관련해 “합참의장의 건의를 받아 장관인 내가 결정했고,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에겐 사전에 보고했다.”고 21일 밝혔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한반도 긴장 상황과 관련한 러시아의 입장에 대해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소집했고, 북한 규탄에 대한 동참 의사를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김 국방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보고에 출석해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이 “대통령이 ‘사격훈련은 군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는데, 그렇다면 대통령의 결심이 없이 장관이 결정한 것이냐.”고 묻자 “사격훈련을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었고, 대통령께 사전에 승인을 받았다. 장관은 합참의장의 건의를 받아 날짜를 결정했다.”고 답했다. 또 “북한이 무력 대응을 했다면 응징은 누가 결정하느냐.”는 질문에 김 장관은 “즉각적인 보복 응징은 합참의장의 결심만으로도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사격훈련의 성격에 대해 김 장관은 “이번 훈련은 지난달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중단된 훈련을 마무리하는 측면과 북방한계선(NLL) 등 우리 영토를 분명히 하자는 별개의 목적을 동시에 지녔다.”고 답했다. 특히 김 장관은 “이번 사격훈련에 9715부대는 빠졌느냐.”는 한나라당 한기호 의원의 질의에 “포함됐지만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유도탄사령부’로 불리는 9715부대는 사거리 수백 킬로미터 이상의 장거리 미사일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사격훈련 과정에서 북한이 도발할 경우 북한 내륙까지 타격이 가능하다. 김 장관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 “전면전보다는 기습 도발을 선호할 것”이라면서 “애기봉 점등 행사 등을 빌미로 도발하면 포격 원점을 제거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김학송 의원이 “F15K 전투기가 언제까지 공중에 체류하면서 전투태세를 유지할 것이냐.”고 묻자 김 장관은 “적의 위협이 가시적으로 감소했다고 판단될 때까지 현 상황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 전력을 증강시켜야 한다는 지적에 김 장관은 “적극 동의하며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스텔스 전폭기와 정밀유도무기 도입 필요성에 대해서도 “급한 것은 빨리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세균 의원이 “평소 훈련과 달리 K9 자주포 12문 중 1문만 사격 훈련에 참여한 게 맞냐.”고 묻자 김 장관은 “적의 도발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나머지 K9은 전투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외교통상통일위원회 긴급 현안 보고에 출석한 김성환 외교부 장관은 연평도 사태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과 관련 “(러시아가) 언론에 공개했던 문안보다 훨씬 강한 규탄 문안에 동참했다.”면서 “러시아와 중국을 동일선상에 놓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의 방북에는 “미국의 공식적인 입장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평가절하했다. 다만 김 장관은 ‘6자회담 회의론’에 대해 “상당히 일리가 있지만 더 이상 회의적인 시각을 주지 않기 위해 6자회담이 열리면 반드시 진전을 전제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김동철 의원이 “연평도 포격을 당하고 안보무능을 덮고 분풀이하기 위해 훈련을 실시했다.”고 주장하자 김 장관은 “능력이 없어 대응하지 않은 게 아니라 오히려 우리 힘이 세기 때문에 대응을 안 한 것이다. 다만 지금은 인명피해가 계속 나는 상황을 그대로 감내하기는 어려운 거 아닌가.”라고 했다. 통일부 장관이었던 민주당 정동영 의원은 “참여정부 때는 민간인·군인 사망자가 없었는데 이명박 정부 3년 만에 51명이 죽었다.”고 비판하자,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전쟁과 평화라는 이분법을 갖고 우리 정부는 전쟁으로 달려가고 참여 정부는 평화로 달려갔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창구·강주리기자 window2@seoul.co.kr
  • [연평도 사격훈련 이후] 北, 애기봉트리 왜 민감하나

    [연평도 사격훈련 이후] 北, 애기봉트리 왜 민감하나

    21일 6년 6개월 만에 불을 밝힌 ‘애기봉 등탑’에 대해 북한이 무장충돌까지 언급하며 불쾌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서부전선 최전방의 애기봉 등탑은 단순한 성탄절용 등탑이 아니기 때문이다.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대북 심리전의 상징물이기 때문”이란 것이 군의 설명이다.  특히 “전력난이 심한 북한에서는 밤에 불을 켠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애기봉 등탑의 화려한 불빛은 북한의 군인과 주민들에게 남한의 발전상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상징”이라고 전했다. 높이 30m의 철골구조물로 이뤄진 애기봉 등탑은 직선거리로 35㎞에 달하는 북한 개성시내에서도 따뜻한 남쪽 나라의 밝은 불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 지도부 입장에선 골칫거리인 셈이다. 애기봉 등탑이 처음부터 철골구조물로 만들어지진 않았다. 1954년 평화통일의 염원을 담아 첫 불을 밝힌 애기봉 등탑은 원래 소나무를 이용해 만들어졌다. 이후 성탄절과 석가탄신일마다 불을 밝혀 북한을 괴롭혀 왔다. 1971년부터는 심리전 성격을 더욱 담아 지금의 대형 철골구조가 도입됐다. 해발 155m의 애기봉 정상에 세워진 이 등탑의 불빛은 2∼3㎞ 떨어진 군사분계선(MDL) 지역은 물론 북한 개성시내에서도 육안으로 보인다. 이렇다 보니 북한은 애기봉 등탑의 불이 꺼지기만 바랐다. 그 염원은 2004년 6월 열린 제2차 남북 장성급군사회담에서 MDL 지역 내 선전활동 중지와 선전수단 철거에 대한 합의로 이뤄졌다. 군에 따르면 당시 북한은 애기봉 등탑도 심리전의 상징이기 때문에 꺼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연평高 3학년 전원 대학합격

    북한의 포격 도발로 임시휴업까지 했던 연평고 3학년 수험생 7명이 수시전형으로 모두 대학에 진학하게 됐다. 21일 이 학교에 따르면 3학년생 7명 가운데 김민지양이 숙명여대 한국어문학부 수시 2차전형에 합격했고, 곽영범군은 신경대 경찰행정학과에 합격했다. 김기휘군이 국제대 자동차전공, 김승규군이 동서울대 디지털미디어영상학부, 박이슬양이 안양과학대 유아특수교육과, 이정석군이 유한대 기계공학과에 각각 합격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어머니와 단 둘이 사는 집이 완전히 불에 타면서 학업의 뜻을 한 때 접었던 염현아양은 서울 호서전문학교 애완동물관리학과에 장학생으로 입학하게 됐다. 학생들은 모두 수시 1차 또는 2차로 농어촌 전형이나 지역우수인재 전형 등을 통해 합격했다. 연평고는 지난달 23일 북한의 포격 도발로 1주일간 임시휴업을 한 뒤 인천영어마을에서 영어회화체험 교육을 했다. 지난 6일부터는 영종도 운남초등학교에 임시 연평학교를 개설해 수업을 하는 등 포격으로 학사일정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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