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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대전청사에선…] 조달 공무원들의 뇌출혈 동료 구하기

    조달 공무원들이 해외 출장 중 쓰러진 ‘동료 구하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조달청 운영지원과에 근무하는 김진곤(40·6급) 주무관이 영국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수술을 받은 뒤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주무관은 지난해 11월 24일 우수 공무원으로 선정돼 ‘사회적 약자기업 지원사례 연구’를 위한 조달선진국 연수에 나섰다. 비상계획 업무를 맡고 있던 그는 출국 전날 발생한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새벽까지 근무한 뒤 연수단(7명)에 합류했다. 김 주무관은 11월 27일 오후 7시 15분(현지시간) 이탈리아로 이동하기 위해 영국 런던 공항에서 대기하다 쓰러졌다. 인근 병원으로 후송돼 4시간 동안 수술을 받았지만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 갓난 아이(5개월)를 친정에 맡긴 채 부인이 영국으로 건너갔지만 입원기간이 길어지면서 부담이 커졌다. 40일간의 수술·입원비가 9000만원에 달한다. 하루에 입원비 130여만원, 보호자 체재비 20여만원이 들어가고 있다. 조달청은 가족들의 어려움과 경제적 부담을 고려해 김 주무관을 귀국시켜 치료하는 방안을 현지 병원과 논의 중이다. 조달청이 보증해 사후 정산하는 방식에 대해 병원 측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주무관의 사연이 알려지자 직원들이 모금에 나서 3500여만원을 모았다. 상조회와 재해보상금이 더해지고 연말 각종 포상금과 후원금까지 기부, 총 6250만원을 전달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北 진정성 보려 당국 회담 제의”

    “北 진정성 보려 당국 회담 제의”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12일 남북대화와 관련, “정부는 북한의 천안함·연평도 도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와 추가 도발 방지에 대한 확약, 남북 간 가장 중요한 문제인 비핵화에 대해 진정성을 확인하기 위한 당국 간 대화를 제의했다.”며 “다른 전제조건은 없으며, 이런 부분을 대화해서 생산적인 결과를 가질 수 있다면 다른 문제들은 후속 대화에서 다뤄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 장관은 서울신문과 가진 신년인터뷰에서 “북측의 이른바 무조건적 대화 제의는 형식과 내용 면에서 진정성을 읽을 수 있느냐에 회의를 갖고 있다.”며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닌, 생산적이고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미래지향적 대화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현 장관은 천안함·연평도·비핵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당국 간 회담 제의에 대한 북한의 반응과 관련, “예단하지는 않겠지만 적극적으로 호응해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오는 19일 미·중 정상회담이 남북관계 등 한반도 문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남북대화에서 먼저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공통인식이 있다.”며 “미·중 정상회담이 했다고 해서 남북대화가 이뤄진다고 보는 것은 아니고, 남북대화는 남북이 계기를 마련하고 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남북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천안함 사태로 인한 5·24조치 이후 멈춘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 현 장관은 “순수 인도적 지원은 정치·안보상황과 관계없이 해 왔는데 지난해 11월 적십자회담 이틀 전 연평도 도발이 있었다.”며 “일단 인도적 지원이 중단됐지만 정신은 그렇게 갖고 있다.”고 말했다. 현 장관은 “다만 사태가 엄중하기 때문에 (인도적 지원을) 고려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 역시 천안함·연평도 등에 대한 북한 당국의 태도에 달려 있다.”며 ‘선(先) 천안함·연평도·비핵화 문제 해결-후(後) 인도적 지원 재개’ 입장을 피력했다. 현 장관은 5·24조치의 재검토 시점에 대해서는 “남북관계가 정상적으로 가기까지는 5·24조치가 지속적으로 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현 장관은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문제에 대해 “지난해 11월 25일 적십자회담이 열렸다면 남북이 심도 있는 대화를 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고 아쉬움을 피력한 뒤 “천안함·연평도 문제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산가족 문제를 꺼낼 상황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또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에 대해서는 “금강산관광 문제는 국민의 신변안전 문제도 있어 이산가족 문제와는 다른 내용과 심각성을 갖고 있다.”며 “지난해 실무회담에서 밝힌 관광객 피격사건에 대한 북측의 사과와 진상규명, 신변안전 조치 등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현 장관은 남북정상회담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 정상회담을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회담이라는 것이 실무급이 잘되면 고위급도 되고 최고위급으로 갈 수도 있다.”며 “(정상회담) 가능성 자체를 없다고 말하고 싶지 않으나 다만 현 단계로서는 진정성 확인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 강원 겨울축제 줄취소

    강원 겨울축제 줄취소

    산천어와 빙어축제 등 전국단위의 대규모 겨울축제들이 구제역으로 줄줄이 취소되면서 산골마을 주민들이 공황에 빠졌다. 강원도는 12일 “구제역 확산에 따른 겨울축제들의 취소로 지역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면서 주민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화천 산천어축제는 (재)화천군 나라축제 조직위원회가 구제역이 추가 발생하는 등 진정되지 않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위원들이 논란 끝에 표결을 거쳐 취소를 결정했다. ●산천어·빙어 축제 무산 일본 삿포로 눈축제, 중국 하얼빈 빙등제와 함께 아시아 3대 겨울축제로 꼽히고 있는 산천어축제가 취소되면서 강원 화천 지역의 경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주민들은 “천안함과 연평도 북한 도발사태로 군장병들의 외출·외박 발길이 끊겨 가뜩이나 어려운데 산천어축제마저 취소돼 지역경제가 파탄 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산천어축제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전국 최우수 축제로 선정되는 등 한해 130만명이 넘게 찾아오는 겨울철 대표 축제로 발전을 거듭해 왔다. 직접적인 경제효과가 533억원, 간접효과까지 합칠 경우 1164억원에 달해 지역을 살리는 ‘효자’로 톡톡히 자리매김한 터다. 더욱이 화천군은 올 겨울 축제를 위해 10억여원을 들여 산천어 90여t을 구입하는 등 이미 40여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었기 때문에 축제 취소는 지방재정에도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또 예약을 마친 4000여명의 낚시신청자에 대해 1000만원 이상의 위약금을 물게 됐고, 민박·숙박업소들도 예약 취소가 불가피해져 숙박료 환불 과정에서 적지 않은 마찰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민 박철민(48·상업)씨는 “산천어축제만을 손꼽아 기다려왔는데 취소돼 일손이 잡히질 않는다.”며 “주민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정부와 행정 당국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경제손실 1800억원 이상 인접한 인제군도 빙어축제가 취소되면서 피해 규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축제 개최 예상 기간이 남아 있어 당장은 준비과정에 소요된 1억~2억원의 피해가 예상되지만 해마다 100만여명씩 찾아 188억여원의 직접 경제효과와 500억원에 이르는 간접효과까지 모두 물거품이 됐다. 인제군 빙어축제 관계자는 “일년 내내 겨울축제 하나만 바라보고 살아가는 지역주민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몰라 공황상태에 직면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매년 축제장에서 10억~20억원가량씩 팔려나가는 농산물도 직격탄을 맞는 등 지역 전체가 한동안 심각한 후유증을 겪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정갑철 화천군수는 “참담한 심정이다. 주민들의 한숨을 달랠 근본적인 대책을 하루빨리 마련하는 데 행정력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화천·인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13일 TV 하이라이트]

    ●역사 스페셜(KBS1 오후 10시) 1970년 12월 학자들에게 발견된 거대한 각석. 국내 암각화 연구의 시초가 된 이 각석은 발견되자마자 학계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청동기 시대의 문양과 그림은 물론이고, 신라시대의 그림과 글자들도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학자들이 발견한 1500년 전, 천전리 계곡에 새겨놓은 오누이의 애절한 러브스토리를 들어 본다. ●체험! 삶의 현장(KBS2 오후 8시 50분) 북한의 포격 사건 이후 맞은 연평도의 겨울. 연평도 주민들을 위해 대한민국 대표 뮤지컬 배우 남경읍·경주 형제가 나섰다. 피격으로 집을 잃은 주민들을 위해 마련된 조립식 임시주택을 경기도 파주시에서부터 연평도까지 옮기는 대규모 수송 작전이 시작된다. 꽁꽁 언 연평도를 녹이는 희망의 집짓기 현장을 함께해 본다. ●7일간의 기적(MBC 오후 6시 50분) 서른한 살의 4년 차 동갑내기 고동일, 김진영씨 부부 . 5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오디션에 당당히 합격한 기적원정대다. 노량진 재수학원 시절, 친구처럼 만나 7년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 한 후, 각 국을 돌아다니며 사랑의 나눔을 실천했다. 지금까지 받은 사랑을 고국에서 나누고 싶다는 닮은꼴 동갑내기 부부를 만나 본다. ●한밤의 TV연예(SBS 오후 11시 15분) “TOP군을 닮았다고요. 전, 도롱뇽 닮은 것 같은데.” 요즘 이 남자, 제대로 떴다. ‘시크릿 가든’의 귀여운 반항아, 현빈 비서 ‘김비서’ 역의 김성오. ‘도롱뇽’을 닮은 강한 인상과는 달리, 바가지 머리에 콧소리 섞인 애교로 현빈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의 진면목을 알아보기 위해 직접 시크릿 가든으로 찾아가 본다. ●하나뿐인 지구(EBS 오후 11시 10분) 해가 지날수록 월동을 위해 한반도를 찾는 독수리의 개체 수는 증가한다. 죽은 동물의 사체만 먹는 독수리의 특성상 먹을거리가 턱없이 부족한 한반도에서 급기야. 먹을거리를 찾아 헤매던 독수리는 카보퓨란 성분에 중독된 먹이를 먹고 죽음을 맞이하고 만다. 한반도의 마지막 야생 독수리와 공존의 해법을 모색해 본다. ●아름다운 이야기 <보석상자>(OBS 오후 11시 5분) 씨름왕 박광덕. 제2의 강호동으로 불리며 연예계까지 진출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무성한 소문 속에 자취를 감추고, 우리는 더 이상 그를 볼 수 없었다. 그 이유는 지인들에게 사기를 당해 10억원이란 큰돈을 잃고, 인생을 포기할 만큼 깊은 절망에 빠졌던 것이다. 10년 후의 삶을 생각하며, 재기를 꿈꾸게 되는데….
  • 김빠진 G20 보고대회

    ‘연평도 도발에 밀리고, ‘정동기 파문’에 빛이 바래고’ 10일 열린 G20 서울 정상회의 후속조치 보고대회는 다소 김빠진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사퇴 여부에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모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관심권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행사를 야심차게 준비해온 청와대로서는 다소 맥이 빠지는 대목이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해 G20회의(11월 11~12일) 직후인 같은 달 25일 이번 대회를 열기로 하고 준비작업을 해왔다. 그러나 행사를 이틀 앞둔 11월 23일 예상치 않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보고대회는 무기한 연기됐다가 두 달 가까이가 지난 11일에야 열리게 됐다. 그러나 이날도 평상시라면 언론의 관심이 높았겠지만, 정 후보자의 사퇴여부와 이를 둘러싼 당·청 갈등이 불거지면서 별다른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행사에서는 G20 대회 이후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제고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G20 이후,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을 묻는다.’는 담대한 주제로 개최된 만큼 서울 정상회의가 가져올 경제·사회 질서의 변화를 예측하면서 개방확대 및 국가품격 향상, 교육과학기술 증진, 녹색성장 강화 등을 어떻게 달성할 것이냐에 초점이 맞춰졌다. 보고는 국가경쟁력강화위와 국가브랜드위,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등이 각각 주제별로 맡고 김황식 국무총리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등도 참석해 11개 부처별 2011년 G20 후속조치 방안 보고도 이어졌다. 청와대 영빈관에 300여명이 꽉 들어찰 정도로 성황을 이뤘지만, 기대했던 만큼 홍보효과는 없었다는 평가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열린세상] ‘중국 환상’ 버리고 대북영향력 증대해야/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중국 환상’ 버리고 대북영향력 증대해야/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사건의 처리과정에서 국제사회의 눈은 온통 중국을 향했다.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효과적 견제역할을 수행해주길 바랐다. 북한의 외교와 안보는 절대적으로 중국에 의지해 왔고, 북한경제는 50%에 육박하는 중국시장 의존도가 말해주듯이 대중국 무역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의 대외정책 결정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나라는 중국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이 보인 태도는 이런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것이었다. 북한의 도발행위가 명백한 사안인데도 이를 확인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남한의 대응으로 동북아지역 긴장을 고조시키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유엔 안보리를 비롯한 국제기구에서의 결의안 채택도 중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한마디로 북한은 영원한 중국의 우방이며, 북한에 대한 어떠한 응징에도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며 역사적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목전에 두고 있는 국가가 중국이다. 이러한 나라가 우리 경제와 안보에 최대 위협을 가하는 북한의 절대적 후원국인 현실은 아이로니컬하다. 우리는 그동안 국제사회의 냉엄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외형적인 한·중관계 발전을 바라보며 ‘중국 환상’에 빠져 있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 중국이 최소한 중립적 입장에서 남북한 관계를 조율해 줄 것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 말이다. 아니면, 우리 자신을 너무 크게 보아 마치 중국과 대등한 입장에서 외교적 거래를 주고 받을 수 있다는 환상일 수도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를 상대로 패권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 와중에서 한국이라는 지역국가와의 관계가 중국의 대세계 정책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리 없다. 북한이라는 완충지대는 중국이 미국 및 일본과의 직접 대결을 회피할 수 있는 유일한 교두보다. 중국이 전세계 패권을 쥘 때까지는 북한이 존재해야 하며, 북한이 존재에 위협을 받거나 국제기구에 의해 군사적 제재를 받는 것은 중국이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을 알기에 북한은 과감한 대남 군사도발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대북한 안보외교에 있어서 중국에 대해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없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러면, 남북한 문제의 해결방안은 우리 자신의 대북 영향력 증대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북한에 대한 직접적 외교안보 채널을 가동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장기적 대북정책의 방향은 남북교역을 꾸준히 증진시키는 것일 수밖에 없다. 현 정부가 출범한 2008년부터 남북교역은 정체하고 북한경제의 대중 의존도는 더욱 높아졌다. 남북한 교역의 비중이 북한 무역의 50%를 넘어서도록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북한에 남북교역 중단 가능성은 감당할 수 없는 위협이 되므로, 북한의 군사도발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1990년 독일통일을 이룬 주요요인인 동·서독 간 교역은 교훈을 주고 있다. 동·서독 교역은 1980년대 양국 경제발전 격차의 심화로 상호 수출품에 대한 매력이 다소 떨어지기는 했으나, 1950년대부터 1990년까지 지속적으로 증대했다. 그리고, 1953년 동독 민중봉기, 1961년 베를린 장벽 구축, 1968년 소련군의 체코 침공 등의 비상사태에도 불구하고 중단된 적이 없다. 천안함 사태 이후 들끓는 여론을 기화로 정부가 취하고 있는 (개성공단 사업을 제외한) 대북교역 중단조치는 어쩔 수 없는 정치적 선택일지도 모른다. 그럴지라도 그것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오히려 북한의 대중 종속도만 높이는 결과를 낳고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가급적 빨리 서로 계기를 만들어 교역을 재개해야 한다. 이것은 진보냐 보수냐에 따라 의견이 갈릴 이슈가 아니다. 진정한 보수 노선은 당장 눈에 보이는 대립구도와 안보가치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 기회비용까지 계산에 넣을 줄 알아야 한다. 급속히 팽창하는 중국 세력에 대해, 한반도가 안정적인 경제공동체로 자리 잡고 일본과 힘을 합쳐 중국을 견제하는 일은 미국입장에서도 바람직한 방향임을 인식해야 한다.
  • 남북대화 ‘핑퐁게임’ 北 다음 수는?

    “진실의 순간이 왔다.” 남북이 새해 들어 당국 간 회담 개최 등 대화 재개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 고위당국자는 11일 현재 상황을 이렇게 평가했다. 북한이 지난 5일 ‘정부·정당·단체 연합성명’에서 당국 간 회담을 제안한 뒤 8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담화에 이어 10일 통지문을 보내 당국 간 회담과 적십자회담 날짜까지 제의하자, 정부가 “천안함·연평도 도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와 추가 도발 방지 확약,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확인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한 당국 간 만남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남북이 각각 당국 간 대화의 필요성을 밝혔으나 내용이 전혀 달라 ‘핑퐁게임’을 벌이는 상황에서 북한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정부 당국자는 “북측이 밝힌 당국 간 회담은 장관급회담 또는 금강산관광·개성공단 관련 회담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대남기구인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제안할 사안이 아니다.”며 “장관급 등 고위급회담을 개최하려면 천안함·연평도 도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와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확인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또 “북측이 적십자·금강산관광 관련 회담을 계속 제의하는 것은 쌀·비료 등 경제지원과 원조를 받기 위한 것”이라며 “북측이 제안한 현안들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려면 천안함·연평도·비핵화 관련 책임과 진정성 있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남북공동체 기반조성사업’ 착수보고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천안함·연평도 도발 조치와 비핵화를 협의할 당국 간 만남과 적십자회담 등 인도적 사안에 대한 접근에 대해 “정부는 그것을 두 가지로 분리할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이 당국 간 회담의 의제를 구체화해 다시 제안하거나, 우리 측이 제시한 의제를 분리해 대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의 진의가 곧 드러날 것”이라며 “진정한 대화를 원하면 회담을 열어 모든 것을 협의하자는 식의 절충안을 가지고 나올 수도 있고, 남측을 비난하며 추가 도발로 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은 12일부터 판문점 적십자 채널을 다시 개통하고 개성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 사업을 다시 시작한다고 밝혔으나 정부는 이에 대해서도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일방적으로 중단했던 것을 재개하겠다는 것인데, 지난해 5·24조치 이후 경협협의사무소 업무가 없어 인력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책임지는 사람이 있어야 ‘인사파동’ 없다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사퇴가 초읽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이명박정부 출범 당시 ‘고소영 내각’ 파문과 1년 5개월 전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지난해 8·8 개각 당시 국무총리와 지식경제부·문화관광부장관 후보자 줄낙마에 이어 인사 실패가 다시 되풀이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더구나 정 후보자가 사퇴로 몰리는 과정에서 한나라당과 청와대가 빚은 파열음과 ‘네탓 공방’은 여권으로선 보여서는 안 될 모습이 아닐 수 없다. 특히 한나라당은 내년 총선만 의식하는 듯해 실망스럽다. 우리는 정 후보자 자격시비 과정에서 “청와대 비서 출신의 감사원장 기용에 여론이 그렇게 부정적일줄 몰랐다.”는 여권 고위관계자의 토로에 아연실색할 따름이다. 한나라당은 참여정부 시절 정권인수위원회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감사원장 후보자를 낙마시키지 않았던가. 상대에겐 엄격하고 자신에겐 관대한 전형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그럼에도 여권은 사태를 봉합하기에만 급급한 듯이 비치고 있다. 한마디로 책임론을 제기하지 말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 정부의 거듭된 ‘인사파동’은 잘못된 인사에 대한 문책이 뒤따르지 않아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천성관 파동’ 때 정 후보자가 민정수석으로 책임을 졌을 뿐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국민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어떤 경로로, 누가 천거했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이번에도 정 후보자가 자진사퇴하는 선에서 적당히 얼버무리고 넘어가려 한다면 더 큰 역풍이 몰아칠 수 있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자세로 제 살을 도려내야만 멀어진 민심을 되돌릴 수 있다. 그것이 임기말 권력누수(레임덕)를 줄이는 길이다. 이명박 정부는 그동안 ‘실용’이라는 명분으로 인사검증 잣대가 오락가락했다. ‘고소영 파동’ 이후에는 재산이, ‘8·8 파동’ 이후에는 공정사회가, 천안함 폭침 및 연평도 피격 이후에는 ‘군필’이 으뜸 가치인 양 비쳤다. 따라서 이번 인사 실패를 계기로 검증 잣대를 다시 점검해 보기를 거듭 당부한다. 익숙한 얼굴만 찾을 게 아니라 자리에 걸맞은 최상의 인물을 폭넓게 구해 보라는 얘기다. 충성심 위주의 인사는 항상 실패로 끝났다는 게 과거정권이 남긴 교훈이다. 그리고 인사 실패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는다.
  • ‘동북아정세 불안’ 공감… 군사협정 첫단추

    ‘동북아정세 불안’ 공감… 군사협정 첫단추

    지난 2009년에 이어 2년만에 열린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기타자와 도시미 일본 방위상은 한국과 일본 사이에 적극적인 군사협력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군사협정 체결을 위한 첫단추를 뀄다. 한반도 강제침탈이라는 역사적 벽을 넘어야 할 만큼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가 불안하다는 동반자적 인식 때문이다. 회담 직후 신경수 국방부 국제정책차장이 발표한 ‘한·일 국방장관회담 결과’는 양국이 향후 추진하게 될 군사협정의 기본적인 틀을 담았다. 국내 정서상 일본과의 군사협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줄이기 위한 모습도 나타났다. 결과문에서 양국은 “지난해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 등 일련의 도발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면서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저해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일 양국이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국 군은 우선 한반도와 동북아지역에 대한 정보공유를 위한 협정 체결을 추진키로 했다. 협정이 체결되면 양국이 북한의 핵 및 대량살상무기(WMD)와 관련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특히 일본이 보유한 정찰위성을 통한 북한 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협정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신 차장은 “기본적인 단계의 논의에 불과하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지난해 동해에서 실시된 한·미 해상 연합훈련 때 일본 해상자위대 장교 3명이 훈련을 직접 참관하는 등 적극적인 군사교류가 시작된 만큼 정보보호협정 체결을 위한 준비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이미 러시아를 비롯해 21개국과 체결된 협정”이라면서 “국민정서를 고려한 시기 조율이 필요할 뿐”이라고 전했다. 당초 우리 군 안팎에서 우려했던 ‘한반도 유사시 군수지원’은 포함되지 않았다. 일본 군대의 한반도 진입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거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 장관은 앞으로 국방장관과 차관 등 군 고위급 인사교류를 더욱 활성화하고, 각군 간 부대·교육 교류, 수색구조 훈련 등을 활발히 진행하기로 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데스크 시각] 한반도 평화를 생각한다/김학준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한반도 평화를 생각한다/김학준 사회2부 차장

    천안함 폭침 당시 백령도 현지에서 만난 한 주민으로부터 들은 말이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다. 그는 “젊은이들이 희생돼 안타깝다.”면서 “깡패는 꺾을 수 없으면 달랬어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북한의 폭력성을 지적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어려운 점을 강조한 말이다. 남북관계를 진단하는 데 어렵고 고매한 논리만 유용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정제되지 않은 말이 더 가슴에 와 닿을 수 있다. 안보론과 관련해 정치권에서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비난하는 진보정권 시절에는 북한의 전쟁 위협이 적었다. 정부가 이른바 ‘달래기’를 한 덕분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때는 그것의 소중함을 잘 몰랐지만, 전쟁이 현실화될 수도 있는 상황에 처한 지금은 의미있게 다가온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에 대한 평가는 아직 미완성이다. 그러나 그때 전쟁에 대한 국민적 공포는 없었다는 점은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지금은 어떤가. 연평도 피격 이후 국민생명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할 정부 당국자들이 전쟁이란 말을 하루가 멀다하고 입에 올렸다. 물론 강력한 대응만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는 취지겠지만 ‘전쟁’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 바로 대북정책 실패를 자인하는 셈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선’이라는 병법은 과거에만 통용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무기의 첨단화로 공멸이 예상되는 현대전에서 금과옥조로 삼아야 하는 덕목이다. 그럼에도 현 정권은 ‘원칙론’으로 무장한 채 지난 정권이 마련한 남북화해 기틀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는 결과적으로 상대가 싸움을 거는 사태를 야기시켰다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별로 잃을 게 없는 사람들이 싸움을 거는 것만큼 피곤한 것은 없다. 옳고 그름의 관점에서만 판단하면 북한은 온정과 대화의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이 정상일 수 있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틀어져 국민의 생명이 위협 받는 상황은 정상론을 무색하게 만든다. 원칙은 중요하지만 결과가 나쁘면 평가 받지 못한다. 국민이 가족과 함께 편안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큰 정의이며 원칙이다. ‘싸우지 않는 길’을 마다한 당국은 상대가 싸움을 걸어오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에 빠진 듯하다.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강경책을 쏟아냈지만 스텝이 엉키고 있다. 연평도 피격 사건 이후 당국이 내놓은 대응 방안을 보면 뭐가 뭔지 혼란스럽다. 서해5도 군사요새화를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그곳의 주민들조차 “북한과 마주보고 있는 해안을 요새화하면 충돌 요인이 가중된다.”고 강조 한다. 주민들이 오히려 상식적인 판단을 하고 있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전쟁론’을 들먹이는 지도급 인사들이 적지 않다. 전쟁이 가져오는 그 격렬한 파괴의 깊이를 모른다면 무지를 탓해야 하겠지만, 알면서도 그런다면 이 땅에 살고 있는 ‘죄’를 물을 수밖에 없다. 다행인 것은 새해 들어 남북 간에 극적인 반전 분위기가 싹트고 있다는 점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신년사를 통해 “대화의 문은 아직 닫히지 않았다.”라고 밝힌 데 이어, 외교통상부는 연평도 피격 사건에 대한 북한 측의 사과 등에 대한 언급 없이 6자회담 선행 수순으로 남북대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최근까지 원칙에서 벗어난 타협은 하지 않겠다고 강조하던 것과는 다른 뉘앙스여서 주목을 받고 있다. 북한도 무조건적인 당국자 간 회담을 제안하는 등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보이고 있다. 남북한 양측이 기존의 ‘조건’을 지운 채 연쇄반응하는 현상을 지켜보면서 성급하지만 다시 한번 한반도 평화를 떠올려 본다. 감정을 삭인 양보는 당장은 비굴해 보일지 몰라도 대의(大義)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양보 없는 원칙 고수는 전쟁으로 안내하는 문이다. 고단한 상황에서 마련된 실마리가 반드시 결실을 보기를 기대해 본다. kimhj@seoul.co.kr
  • 한·일 군사협정 연내 추진

    한·일 양국 국방부가 연내 정보보호협정과 상호군수지원협정 체결을 목표로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10일 오후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기타자와 도시미 일본 방위상과 회담을 갖고 실무진 검토를 거쳐 올해 안에 군사협정을 체결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양국 장관은 북한 핵 문제와 연평도 포격 도발 등 지역 안보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국방교류협력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했다.”면서 “정보보호협정과 상호군수지원협정의 연내 체결에 대해 공감했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회담 후 ‘한·일 국방장관회담 결과’ 발표를 통해 “양국 장관이 국방교류협력 증진을 위해 정보공유가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정보보호에 관한 협정에 대해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유엔평화유지활동(PKO)과 인도적 지원 및 재난구호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상호군수지원협정에 대해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양국 실무진 차원에서 각각 검토되던 군사협정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北, 당국간·적십자회담 공식 제안… 南 “위장 평화공세” 일축

    “남북 당국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을 27일 개성에서, 적십자회담을 2월 1일 문산에서 진행할 것을 제의한다.”(북한 조선아태위·적십자회 위원장 명의 통지문) vs. “남북 간 진정한 대화가 이뤄지려면 천안함·연평도 도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와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확인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당국 간 만남을 제안한다.”(통일부 대변인 논평) 남북이 10일 대화 재개를 둘러싸고 또다시 신경전을 벌였다. 북한이 지난 1일 신년공동사설과 5일 ‘정부·정당·단체 연합성명’, 8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에 이어 이날 오후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조선아태위) 위원장 등 명의로 3통의 통지문을 한꺼번에 보내오면서다. 북측은 통지문을 통해 당국 간 회담의 급과 일시, 장소 등의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국장급 실무접촉을 개최하자고 제의했다. 대남기구의 성명이나 담화가 아닌, 우리 측 정부 등에 보내온 공식 통지문이라는 점에서 북측이 대화 공세 수위를 높인 것으로 보이지만, ‘진정성이 없다.’는 우리 측의 반응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북한이 통지문을 무더기로 보낸 것은, 우리 측이 그동안 북측의 연합성명이나 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형식 면에서나 내용 면에서 진정성이 결여된 대남 선전전술로 간주, 공식 제의가 아니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통일부도 곧바로 대변인 논평을 내고 입장을 밝혔지만 북측의 날짜 제의 등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다. 논평은 “북한 당국은 금강산 피살 사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도발 등으로 막대한 우리 국민의 희생을 초래하고도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경제지원과 원조를 받기 위한 회담만 제의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것을 국제사회에 대한 위장평화 공세이자, 우리사회를 분열시키기 위한 상투적 전술의 일환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북 간 진정한 대화가 이뤄지려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 및 추가 도발 방지에 대한 확약,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확인이 필요하고, 우리는 이를 위한 남북 당국 간 만남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당국이 아닌 조선아태위의 당국 간 회담 제의는 진정성이 없어 대응할 필요가 없다.”며 “남북대화 원칙에 따라 당국 간 만남을 새로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간 신경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북측이 회담 의제에 대한 모종의 반응을 보일 경우 회담 개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미·중 정상회담과 6자회담 재개 접촉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남북 간 줄다리기는 당연한 수순”이라며 “북측의 제안이 구체적인 만큼 남측도 유연성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남북회담 의제 정할 예비회담 검토하자

    북한이 새해 들어 남북회담을 요구하며 대화 공세를 펴고 있다. 정부는 북측이 책임 있는 방식으로 제안해 올 경우에 대비해 여러 준비를 하고 있다며 수용하는 길을 열어놓았다. 형식적으로는 당연한 조치이나 내용적으로는 시간벌기에 불과한 만큼 내부 입장 정리를 서둘러야 한다. 북측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으려면 신중하게 대처해야 하지만 언제까지 무대응으로 일관할 일은 아니다. 확실한 선긋기를 해서 예비 만남을 갖는 정도는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할 때다. 한반도 위기 상황을 둘러싸고 오는 18일 미·중 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주요국이 대화 기조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리만 북한의 진정성 있는 변화를 전제 조건으로 고수하며 대화를 거부하는 모양새로 비쳐질 경우 한반도 긴장 고조와 대화 경색의 책임만 떠안게 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따라서 공식 회담에 앞서 예비회담을 수용하되, 본회담 시기와 의제 등을 우리가 정하는 등 확실한 대화 주도권을 확보하면 무방할 것이다. 이 경우 예비 만남은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자리이며 본회담과는 분리 추진할 것임을 미리 못 박는 게 필요하다. 북한에 위기 탈출의 기회만 제공하고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하는 악순환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예비회담은 본 회담을 위한 준비 절차일 뿐 남북 대화의 몸통으로 오해되지 않도록 반드시 사전에 짚고 넘어가야 한다. 북한이 다시 생떼를 쓰면 대화는 즉각 중단될 것임을 미리 천명해야 할 것이다. 예비 만남이 성사된다면 의제문제부터 신경전이 시작될 수 밖에 없다. 일괄 논의냐, 분리 논의냐 등 형식에 좌우되지 말고 본회담을 실질적으로 개최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춰야 한다. 북핵 포기와 북 도발 사과 및 재발 방지, 관광·경제협력 재개 등 모든 현안을 동시에 매끄럽게 다룰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은 일이다. 비핵화 문제는 6자 회담으로 넘기고, 나머지 사안들은 금강산·적십자·개성공단 회담 등에서 추후 논의하는 방안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지난해 북 도발문제는 반드시 의제로 채택해야 한다.
  • [열린세상] 통일준비, 국방 정체성 강화부터/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열린세상] 통일준비, 국방 정체성 강화부터/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전쟁학 체계화의 선구자인 칼 클라우제비츠는 ‘전쟁론’에서 ‘전쟁이란 다른 수단에 의한 정치의 계속이다.’라고 주장했다. 전쟁은 정치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 적을 굴복시키기 위한 전투력은 필요시 무한계적 사용을 요구한다. 전쟁에서 정치와 군사 간에는 긴장과 갈등이 존재한다. 핵과 대량살상무기가 등장한 이후 군사력 운용에 대한 정치적 통제는 증대되는 경향을 보인다. 과도한 정치적 통제는 전투에 부정적 결과를 가져온다. 군 지휘관은 군사력 운용의 권한을 가능한 한 많이 위임 받고자 한다. 교전규칙은 군사력의 무한계적 사용을 방지하기 위한 군사적 통제장치이다. 그러나 6·25전쟁 시 만주 폭격을 둘러싸고 진행된 미국 트루먼 대통령과 맥아더 유엔군 총사령관의 논쟁에서 보듯이 안보 정책 차원의 통제가 더욱 중요성을 지닌다. 청와대는 안보위기 시 신속한 초기대응을 총괄할 통제본부를 강화했다. 긴박한 위기 상황에서는 상황 판단과 결정 및 집행 시 조직의 효율성 못지않게 리더십의 역할이 중요하다. 연평도사태 이후 이명박 대통령이 가장 위험한 일선 부대를 시찰하면서 “안보위기 상황에서 군 통수권자로서 어떤 행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한반도 정세로 미루어 볼 때 미래 한반도 안보위기는 지난해 겪은 두 차례 군사위기 이상의 위기에 대비해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의 노동신문과 군 수뇌들은 위기 때마다 ‘핵전쟁, 핵 참화, 핵 성전’을 떠들어댄다. 핵 무장한 북한이 자체의 핵심 방위력이 궤멸되거나 정권이 붕괴될 위험에 처할 때 핵무기 사용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을까. 통일을 준비하는 정부는 핵 무장을 진행하고 있는 북한에 국방의 정체성을 어떠한 방법으로 정립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핵과 미사일 시대에 국가 간 전쟁은 일련의 전투행위 없이 몇 차례의 발사 버튼을 눌러 끝낼 수 있다. 안보 위기 시 전쟁 임박 상황을 북한이 임의로 해석해 선제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 외국의 내전이나 무고한 시민에 대한 대량학살이 발생할 때 제3국의 군사 개입의 정당성은 논란의 대상이다. 내전 중인 정부의 요청이 있을 때, 요청이 없더라도 반인륜적 학살에 대해서는 인도적 차원의 군사 개입이 정당하다고 하나 내전이 국제전화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6·25전쟁 시 침략군을 격퇴한 유엔군의 북한지역 자유화 작전은 미국 안보부서 간의 이견 조정 후 중국과 구소련의 불개입을 조건으로 승인되었으며 별도의 유엔결의를 필요로 했다. 한반도 정전체제의 관리권은 유엔군사령부에 있다. 미래 북한의 다양한 급변사태 대응 시 단독작전이 아닌 연합작전의 경우 작전주도권의 문제는 주변국 반응을 고려한 가운데 한·미 간에 긴밀히 협의해야 할 핵심이슈이다. 지난해 12월 연평도 포격훈련에 대해 한 신문은 ‘주권을 쐈다…. 북한군은 잠잠했다’는 제목을 달았다. 중국과 러시아는 남북 군사충돌을 우려하면서 훈련 중단을 요구했다. 주한 미 대사와 한미연합사령관은 청와대를 방문해 우려 겸 지원의사를 밝혔다. 미군 당국은 정보분석팀과 통신, 통제 요원을 훈련 현장에 파견했다. 미 국방부는 국가군사지휘통제센터에 위기대응팀을 가동하고 포격훈련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했다. 평시작전권의 한국 이양에도 불구하고 위기관리 권한과 책임을 가진 미군 당국이 포격 훈련이 남북 간 교전으로 확대되는 상황에 대비한 것이다. 이는 1976년 북한의 도끼만행을 응징한 폴 버니언 작전을 실시할 때 취한 위기관리 조치와 비슷했다. 지난 포격 훈련은 우리 정부와 군의 주도로 북한을 응징하기 위한 것이 그 목적이었다. 북한의 책임을 묻는 정부 차원의 강도 높은 성명을 냈어야 했다. 그리고 종료 후 이 훈련의 전략적 의미를 평가했어야 했다. 작전권은 북한 국지 도발에 반격과 응징의 수위를 조절할 수 있는 권한이다. 북한은 우리가 작전권을 가질 때 대남 도발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 미래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작전권은 필수이며 국방 정체성의 요체임을 명심해야 한다. 2015년 전시작전권 전환 준비를 책임감과 자신감을 가지고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
  • [CEO 칼럼] 체감할 수 있는 경기회복을 기대하며/기옥 금호건설 사장

    [CEO 칼럼] 체감할 수 있는 경기회복을 기대하며/기옥 금호건설 사장

    시애틀의 작은 커피점 ‘스타벅스’를 세계적 회사로 키워낸 하워드 슐츠는 “구두끈이 풀린지도 모른 채 앞만 보고 뛴들 1등을 할 수 있을까? 가끔은 내려다보고 구두끈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 경영자로서 새해를 맞이하며 이 말을 되새겨 본다. 2011년 신묘년이 밝았다. 새해 증시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국내 기업들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목표로 삼고 있다.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얘기다. 지난해 우리의 국내총생산은 1조 달러를 돌파했다. 경제규모도 멕시코, 호주 등과 함께 세계 13~14위를 다툴 전망이다. 1인당 국민소득은 2만 달러를 다시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경기 회복을 보인 한국은 아시아 국가, 신흥국가 중에서 처음으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국격도 높아졌다. 지난해만큼은 아니지만, 올해 경기전망도 나쁘지 않다. 각종 지표로 나타나는 ‘지표경기’는 새해의 일출만큼이나 희망적이다. 하지만 올해 한국경제가 처한 상황은 결코 녹록지 않다. 통계와 수치로 점철된 경기회복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체감경기’는 기업과 소비자들이 몸으로 느끼는 경기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자.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월의 BSI는 101.8로 지난해 11월 107.1과 12월 104.2에 이어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기업들이 올해를 불안하게 바라보는 것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인한 남북한 긴장상태의 지속, 유가와 환율의 변동성 등 대내외 불안요소가 상존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도 마찬가지다. 연초부터 급등하기 시작한 물가 때문에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09를 기록하며 다섯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표경기’의 꾸준한 상승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냉랭하다. 지난해 국내 대기업들의 사상 최대 실적 잔치가 소비자들의 마음과는 통하지 못했던 탓이다. ‘체감경기’와 ‘건설경기’는 아주 밀접하다. 건설업은 인간의 삶 영위에 가장 기본이 되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집을 사면서 출퇴근 비용을 계산하고, 집을 꾸미기 위해 가구 등을 구매한다. 한국에서 집은 주거와 투자의 목적이 공존하는 곳이다. 이런 면에서 주택시장은 소비자들의 구매심리가 집약된 시장이다. 인간은 더 풍요로운 삶을 위해 끊임없이 공간을 창출하고, 시설을 확충한다. 건설업에 투입되는 자재와 비용들로 인간은 삶을 재창출하게 된다. 따라서 경제가 살아날수록 건설경기도 자연스럽게 살아난다. 그런데 최근 건설경기가 좋지 않다. 건설사 경기실사지수(CBSI)는 지난해 8월 50.1로 최저점을 기록한 후 3개월 연속 상승해 지난해 11월엔 73.7을 기록했다. 하지만 상승탄력은 제한적이다. 주택경기 회복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구매심리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집’을 사려는 소비자들의 마음은 굳게 닫혀 있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경기 회복 징후가 약하다는 증거다. 기업들은 새해를 맞아 향후 10년의 경영목표와 비전을 홍보한다. ‘장밋빛 전망’으로 점철된 숫자들 속에 ‘소비자들을 위한 고민이 있나’라는 생각을 해 본다. 새해를 맞아 경영자들이 고민해야 할 것은 단순히 ‘실적’만이 아니다. 실적으로 획득한 ‘이익’을 소비자들과 투자자들에게 돌려줄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기업의 경영활동으로 획득한 이익이 투자와 고용으로 경제구조의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가 ‘상생경영’을 강조하고, 서민정책에 발 벗고 나서는 것에 맞춰 기업들은 ‘소통’과 ‘배려’의 경영으로 국민이 느끼는 체감경기를 따뜻하게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추운 겨울, 경기회복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현실’로 다가오기를 기대해 본다.
  • [글로벌 시대] 대한족주의(大漢族主義)와 연평도 포격/전경수 서울대 인류학 교수

    [글로벌 시대] 대한족주의(大漢族主義)와 연평도 포격/전경수 서울대 인류학 교수

    중국에는 55개로 확인된 ‘소수민족’(少數民族)이 있다. 법령집, 중학교 교과서, 주정부 공문서, 일반인들의 입에도 상식으로 오르내리는 단어가 ‘소수민족’이다. 나는 지난달 베이징의 대학에서 초청강연 도중 이 단어의 차별적 문제를 제기하였다. “숫자가 얼마나 되어야 ‘소수’라는 딱지를 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중국의 ‘소수민족’이라는 개념은 미국에서 진행되었던 ‘인디언’과 마찬가지로 정치적 지배의 목적으로 나왔다. ‘인디언’이라는 것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 그 땅에는 여러 사람들이 나름대로 모여 살고 있었다. 침략자인 유럽인이 선주민의 권리를 박탈하려는 의도에서 제작한 법률과 행정의 용어가 교육용으로 사용되면서 일상용어화되었던 경험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 땅에는 콰키우틀과 이누이트가 살고 있었고, 샤이엔과 아파치가 아주 오래 전부터 살아왔다. 생소하게 들리는 이름들은 모두 그 사람들을 가리키는 단어들이며, 그 단어들의 뜻은 한결같이 ‘사람’이라는 의미이다. ‘굴러 온 돌이 박혀 있는 돌’을 빼내는 과정에서 ‘인디언’이라는 해괴망측한 조어의 등장이 신대륙의 역사적 과정이다. 나는 인류학 현지연구 실습 차 오지브와(Ojibwa) 사람들이 사는 ‘보호구역’에 체류했던 적이 있다. 보호구역 내에는 초등학교가 있었고, 인솔 교수의 의도로 초등학생들에게 서부개척시대가 배경인 할리우드 제작의 영화를 보여주었다. 말을 탄 아파치 전사들이 기병대의 총격에 사살당하고 아파치 촌락의 천막들이 불바다로 변하는 장면이었다. 기병대의 나팔소리가 울리는 클라이맥스에서 오지브와 아동들은 서로 손뼉을 마주치면서 좋아라 했다. 아동들의 머릿속은 기병대의 ‘인디언’ 박멸이 그들의 소원 성취를 이루어주는 것으로 교육되어 있었다. 백인과 선주민의 대규모 접촉이 시작된 17세기에 20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되었던 선주민 인구가 20세기에 이르러 25만명까지 감소되었던 ‘에스노사이드’의 경험을 지울 수 없다. 중국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과 함께 청와대를 급방하였다. 외교 절차도 무시하면서 등장한 그가 대통령과의 대담을 장황한 동아시아 역사로 읊었다고 한다. 그는 동물적 감각으로 청와대의 분위기를 염탐하였고, 그 사실을 평양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이것이 대한족주의(大漢族主義)의 발로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웃 꼬마 둘이서 다투는 현장을 옆집의 어른이 중재하는 방식과 다를 바가 무엇인가. 육지와 해역으로 접해 있는 국가와 민족들을 바라보는 중국 지도부의 사고방식은 거대하게 움직이는 대한족주의에 기초하고 있다. 지방 ‘소수민족’들을 대하는 대한족주의는 그 연장선상의 완충지대를 구축한다. 북조선과 남한 그리고 베트남과 미얀마, 라오스는 중국의 변방과 연결되었다. 베이징의 국무위원이 쓰촨성장을 방문하고 헤이룽장성장을 방문할 때, 걸림돌의 절차는 존재할 수 없다. 지방 소수민족을 대하듯 청와대를 돌파한 다이빙궈의 언행이 대한족주의의 발로 속에서 진행되었음을 아는가 모르는가? 모른다면 무지의 소치일 것이고 안다면, 짓밟힌 주권의 자존심과 체면을 어떻게 할 것인가? 체면과 ‘관시’(關系)의 불균형 구도를 조장하는 중국의 대(對)한반도 정책의 대응책이 조지워싱턴함의 등장만으로 충분한 것인가? 한반도 사람들을 ‘소수민족’으로 몰고 가는 중국에 대한 총체적 대응책은 무엇인가? 외교 체면을 상실한 책임은 긴장과 포성 속에 묻혀야만 하는가? 동아시아의 전쟁과 평화는 궁극적으로 대한족주의의 심중과 태도에 달렸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 연평도 포격사건의 교훈이다. 냉전시대의 산물인 친미 일변도의 군사외교가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중국과의 ‘관시’를 제대로 구축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반성회가 평양과의 기싸움보다도 훨씬 더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다. 훗날 나의 손자들이 동아시아의 ‘인디언’ 신세로 전락될까 지극히 염려된다.
  • 손학규號 4월 재보선 파고 넘을까

    지난해 10·3 전당대회로 ‘민주당호’의 선장을 맡은 손학규 대표가 10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지난 100일은, 춘천 칩거 2년 만에 야당 당수로 돌아와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고자 애썼던 기간이랄 수 있다. 청원경찰 입법로비 의혹 사건, 북한의 연평도 무력도발 등 녹록지 않은 외부 환경과 극심한 계파 갈등이라는 내홍 속에서도 비교적 연착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9일 서울광장을 시작으로 천막을 치고 ‘거리의 투사’로 변모한 것에서 상당한 도움을 받았다. 새해 벽두부터 시작한 전국 시·군·구 순회 100일 ‘희망대장정’ 등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모색하는 중이다. 야권 통합 연대의 성공을 가늠할 첫 무대인 4월 재·보선은 그가 대선주자로서 범야권의 기대에 부응할지를 내다보게 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내부적으로는 정동영, 정세균 최고위원 등 한층 가열될 당내 경쟁자들의 견제를 막아내야 한다. 여전히 당 일각에서 발목을 잡고 있는 정체성 논란도 불식시켜야 한다. 한 자릿수대에 머무르고 있는 지지율을 끌어올리면서도 당의 정체성과 선명성을 강화해야 하는 일은 상시적 과제다. 아울러 수권정당에 걸맞은 대안과 비전을 제시, 정권교체의 기대감을 높여야 한다. 손 대표는 취임 100일 새해 기자회견을 갖고 3가지 메시지를 던질 계획이다. 우선 ‘새로운 사회’에 대한 구상을 밝힐 전망이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등의 자녀 특별채용, 정치인들의 친인척 보좌관 채용 등 각종 특혜 논란 등 ‘강자독식’의 불공정성을 주장할 예정이다. 단기적으로는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감사원장 내정 등 국회인사청문회를 겨냥한 것이다. 이어 무상급식, 무상의료 등 본격적인 복지 어젠다로 사회개혁과 친서민 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보편적 복지’를 통해 여당의 대선 유력 후보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의 복지 정책 대결을 추진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기고] 미래 한국에 대비하려면… /장성호 배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기고] 미래 한국에 대비하려면… /장성호 배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새해가 밝았지만 어둠의 미로에서 헤매는 땅이 있다. 3대 세습 족벌체제라는 왕조적인 철조망에 싸여 있는 북한이다. 보도에 의하면 북한 주민들이 올겨울을 넘기기 위해 필요한 식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어린 시절부터 식도락과 호화사치생활을 즐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이은 후계자 김정은도 현재 1700억원짜리 초호화 주택과 강원도 송도원에 깊은 바닷속을 볼 수 있는 관망대를 갖춘 일가 별장을 건설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도발에 이어 지속적으로 한반도를 분쟁지역화하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매년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진행되는 북한군의 동계훈련 역시 심상치 않다. 종래 주둔지 훈련에 그치는 것과 달리 포 사격, 잠수함정 수중활동, 전투기 비행침투 훈련같이 구체적이고 세부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북한군은 연평도 포격 당시 동원한 122m 방사포에 대한 성능 사격을 5회 이상 시험하였고, 잠수함정의 수중 활동 역시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역을 중심으로 빈번하게 실시하고 있다. 또 넉넉지 않은 유류 사정에도 불구하고 전술 비행훈련을 예년 대비 1.5배 확대하는 등 훈련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처럼 심각한 경제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예년과는 달리 눈에 띄게 활발한 북한군의 모습은 남북한 군사 긴장을 최고도로 높여 북한정권의 대내외체제를 안정화시키기 위한 고도의 전략적 노림수라고 볼 수 있다. 군부 및 내부의 불만 요인을 외부로 돌림으로써 권력을 강화하는 방법은 김일성·김정일 세습과정에서 이미 나타난 바 있다. 이러한 학습효과를 통해 아직 미숙한 김정은의 경력을 보완, 군부를 장악하게 하려는 의도가 크다. 인민의 삶을 옥죄는 대가로 오로지 3대 세습체제를 유지해 가는 북한 당국에 과연 무엇이 우선인가. 굶어 죽어가는 주민들의 의식주를 비롯한 최소한의 복지인가 아니면 권력층의 호의호식인가 묻고 싶다. 북한 당국은 주민들이 최소한 인간의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국가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 북한은 세습권력을 유지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우리는 이런 때일수록 북한의 정확한 의도를 파악하고 이성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북한 군부의 광분으로 말미암은 결과에서 우리가 전적으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다. 언제까지 북한의 정략적 노름에 쩔쩔맬 것인가. 후한서(後漢書)에 ‘소훼란파’(巢毁卵破)라는 말이 나온다. ‘새집이 부서졌는데, 어찌 알이 깨지지 않겠느냐.’라는 뜻이다. 조직이나 집단이 무너지면 그 구성원들도 피해를 보게 됨을 비유한 말이다. 국민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도 부족할 판에 새집마저 망치려 들면 그것은 이적행위이다. 북한의 무 력도발 앞에 당리당략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단합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국민 모두가 하나로 뭉쳐 3대 권력 세습의 성공에 눈먼 북한 정권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그래야만 핵을 생존 무기로 삼는 북한 정권을 각성시킬 수 있다. 그래야 미래한국이 우리 앞에 열린다.
  • 대화공세 수위 높이는 北…정부 “태도 봐가며 대응”

    대화공세 수위 높이는 北…정부 “태도 봐가며 대응”

    ‘대화와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시켜 나가야 한다.’(1일 북한 신년공동사설)→‘당국 사이의 회담을 무조건 조속히 개최하자.’(5일 북한 정부·정당·단체 연합성명)→‘중단된 적십자회담과 금강산관광·개성공단회담을 1월 말 또는 2월 상순 열자.’(8일 북한 조평통 대변인 담화) 북한의 대남 대화 공세의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신년사설을 통한 대화 제의가 지난 8일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에서는 당국 및 적십자·금강산관광·개성공단회담 제의로 구체화됐다. 이에 대한 정부의 반응도 미세 조정돼 주목된다. 북 조평통은 대변인 담화에서 “만나 보지도 않고 진정성을 운운하며 여러 가지 조건부를 앞세우는 것 자체가 진정성 있는 태도라고 말할 수 없다.”며 당국 간 회담 등 모든 회담 재개를 구체적으로 제의했다. 특히 당국회담의 급과 장소, 날짜를 합의해 결정하자고 제안했으며 적십자회담 등은 개성에서 1월 말 2월 상순에 개최하자고 제시했다. 담화는 또 “폐쇄된 판문점 북남 적십자 통로를 다시 열며, 개성공업지구의 북남 경제협력협의사무소 동결을 해제할 것”이라며 지난해 5·24조치 이후 북측이 일방적으로 조치한 폐쇄·동결을 풀겠다고 밝혔다. 북측의 이 같은 제안에 대해 정부는 “향후 북한의 태도를 봐가며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9일 “조평통 담화는 연합성명의 연장선상으로, 진정성 있는 대화 제의로 보기 어렵다.”며 “그러나 회담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전통문 발송 등 북측의 추가 움직임을 봐 가며 대응 방향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년사설과 연합성명에 대한 평가절하 입장에 비하면 신중한 기조로 바뀌었지만, 통일전선부 산하 외곽 단체로 대남 선전선동을 맡아온 조평통 담화에 대해 정부가 공식 대응할 입장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북측이 조만간 군이나 당, 조선적십자회 등을 통해 당국 간 또는 적십자·금강산관광 등 회담을 공식 제의해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문은 열어 놓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하반기 여러 차례 열렸던 적십자회담도 북측의 제의로 개최됐으나 북측이 대규모 쌀·비료 등을 요구,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등을 요구한 우리 측과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게다가 지금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6자회담 재개 관련 접촉이 이뤄지고 있고, 우리 측의 비핵화 및 천안함·연평도 도발과 관련해 책임 있는 조치와 경제난 탈피를 위한 북측의 지원 요청이 맞물려 있는 상황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의 구체적인 회담 제의를 정부가 검토해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 북핵 문제 등을 의제로 하자며 회담을 역제의해도 북측이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민통선 도라전망대 관광 재개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민간인 출입이 통제됐던 경기 북부 민간인 통제구역의 안보 관광이 재개된다. 9일 파주시와 군 당국은 “지난해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전면 통제됐던 경기 북부 민통선 내 안보관광을 10일 전면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두달 넘게 중단됐던 임진각과 도라산역, 도라산전망대, 제3땅굴을 잇는 임진각 안보관광이 다시 시작된다. 또 연천 ‘상승OP’와 ‘1·21 침투로’도 이번 재개 대상에 포함됐다. 임진각 관광은 도라산전망대를 제외한 코스로 단축됐다가 이번에 전체 코스 관람이 가능하게 됐다. 이에 앞서 군은 오두산전망대, 열쇠전망대, 태풍전망대 등을 차례로 허용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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