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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집이 맛있대] 창원 평화오피스텔 ‘한라산’

    [2집이 맛있대] 창원 평화오피스텔 ‘한라산’

    제주도 갈치는 부드러운 맛으로 유명하다. 두툼하고 싱싱한 하얀 속살이 입안에서 살살 녹는 맛은 먹어보지 않고는 모른다. 요즘은 냉장기술도 발달하고 수송도 용이해 전국 어디서나 제주도 갈치를 먹을 수 있지만 본고장의 맛을 내는 식당은 흔치 않다. 경남 창원시 중앙동 평화오피스텔 2층에 자리잡은 ‘한라산’은 갈치전문 식당이다. 상호에서 알 수 있듯이 제주도에서 먹는 갈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집이다. 매일 비행기편으로 공수되는 싱싱한 갈치에 이집 여주인 여청숙(44)씨의 손맛이 더해져 쉽게 흉내낼 수 없는 맛을 낸다. 이 집의 메뉴는 갈치찌개와 조림, 그리고 구이. 이 중에서 여씨가 권하는 것은 갈치찌개다. 양념 맛이 밴 부드러운 속살도 맛있지만 얼큰하고, 구수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소주 안주로도 딱이다. 우선 두툼하게 썬 무와 감자, 애호박 등을 냄비 바닥에 깔고 위에다 15㎝ 정도로 토막낸 갈치를 얹는다. 그리고 양념장을 뿌린 후 육수를 적당량 붓고, 센불로 한소끔 끓인다. 국물이 넘칠 정도로 끓고 나면 불을 끄고 파·마늘과 야채를 넣고 중불에서 다시 끓여 먹으면 된다. 여씨는 “한소끔 끓인 후 10∼20분쯤 있다가 다시 끓여야 고기에 양념 맛이 배어 더 맛있지만 대부분 그 순간을 참지 못한다.”며 웃었다. 따라서 예약하면 미리 끓여 놓기 때문에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이 집의 맛은 양념장에 있다. 태양초 고춧가루에 진간장을 붓고 다진 마늘과 맛술을 넣고 버무려 하루 동안 숙성시킨다. 밝힐 수 없는 2∼3가지 양념이 더 들어간다. 갈치조림을 요리하는 과정은 찌개와 같지만 국물이 자작하고, 달큰한 맛이 다르다. 구이는 올리브유를 살짝 두른 프라이팬에 구워낸다. 천일염을 듬뿍 뿌리고 숯불이나 연탄불에 구워야 제맛이지만 프라이팬에 굽는 것이 흠이다. 여씨는 “서울서 출장온 직장인들이 자주 찾는다.”면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도 인정한 맛”이라고 자랑했다. 정 회장은 지난 3월12일 프로축구 개막전을 관전하기 위해 창원에 왔다가 일행과 함께 이 집에서 식사한 후 “제주도에서 먹었던 맛과 같다.”며 칭찬한 것으로 전해졌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작지만 시리도록 아름다운 얘기 30편

    베스트셀러 산문집 ‘연탄길’‘행복한 고물상’ 등을 펴낸 이철환 작가가 신작 ‘곰보빵’(꽃삽)을 출간했다. 지난 5년 동안 손바닥만한 노트에 틈날 때마다 조금씩 써왔던 글을 모은 것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 30편의 아름답고 가슴시린 이야기를 담았다. 첫 작품 ‘축의금 만 삼천원’은 10년 전 작가의 결혼식에서 있었던 이야기다. 결혼식이 다 끝나도록 친구가 나타나지 않았다. 결혼식이 끝날 무렵 친구의 아내가 헐레벌떡 뛰어들어와 남편의 편지를 전해줬다.‘하루를 벌어 하루를 먹고 사는 리어카 사과 장수이기에 이 좋은 날, 너와 함께 할 수 없음을 용서해다오. 어제는 아침부터 밤 12시까지 사과를 팔았다. 온종일 추위와 싸운 돈이 만 삼천원이다.’이밖에 식모살이하는 엄마를 기다리는 쌍둥이 형제 이야기 ‘쌍둥이 눈사람’, 새끼를 구하려고 독사와 사투를 벌이다 죽은 다람쥐 이야기 ‘내 새끼를 위해서라면’ 등 가슴을 찡하게 만드는 소박한 내용들이 삶의 훈기를 느끼게 한다. 판화가 유기훈의 따뜻한 그림들이 더해져 한층 감동을 자아낸다.8900원.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다시 찾은 청계천의 봄

    다시 찾은 청계천의 봄

    청계천에 성(性)이 있다면 아마도 ‘여성’일 것이다. 청계천에는 어머니의 품속과 같은 포근함과 넉넉함이 살아 있다. 또 크고 웅장하지는 않지만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여성미도 느낄 수 있다. 청계천 복원 이후 처음 맞는 봄. 청계천에 화사한 봄 옷을 입혀 놓고 보니 영락없는 ‘봄 처녀’의 자태를 닮았다. 수줍은 듯 하얀 꽃향기를 뿜어내는 조팝나무와 연분홍 진달래, 노란 개나리, 조만간 꽃망울을 터뜨릴 노랑꽃창포 등에서도 ‘여심’(女心)이 느껴진다. 그녀는 품속에서 수많은 꽃과 나무와 풀과 곤충과 새들이 어우러져 넉넉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한다. 어려웠던 지난 시절 서민들과 희로애락도 함께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그녀의 넉넉함을 잊지 못한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그 곳에는 역사가 있고, 추억이 있고, 생명이 있고, 문화가 있고, 삶이 있다. 주변의 ‘맛과 멋과 쉼’에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 30년만에 찾아 온 청계천의 봄. 가족들에게는 봄나들이 명소로, 주머니가 가벼운 연인들에게는 데이트 코스로 이보다 좋은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길이 5.84㎞. 나이 7개월 20일. 새롭게 태어난 청계천, 그녀의 봄 속으로 들어가 봤다. 글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걸어서 한바퀴 30년 만에 찾아온 청계천의 봄 풍경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컷던 것일까. 아니면 콘크리트로 뒤덮인 청계고가를 넘어다니던 학창시절 읽었던 박태준의 ‘천변풍경’의 잔영들이 갑자기 되살아난 것일까. 청계천을 찾기도 전에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청계천변에 모여 살았던 서민들의 모습들도 머릿속을 맴돌았다. ‘판자촌이 늘어섰던 개천변의 모습과 아낙네들이 수다를 떨던 빨래터, 개천변에 모여살던 민 주사와 한약국집 가족, 이쁜이, 점룡이, 여급 하나코’. 이런 상상에 빠져 지난 14일 봄의 새싹이 움트고 있는 청계천을 찾았다. 봄을 만끽하기에는 이른 느낌이었지만 그 곳에는 봄이 있었다. 조팝나무에 하얀 눈송이가 달려 있고, 진달래는 제철을 만났다. 개나리 꽃은 잎사귀에 둘러싸여 내년 봄을 기약한다. 창포와 버들가지에도 봄이 가득하다. 물고기가 헤엄치는 모습과 오리가 자맥질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경이롭다.30년 만에 되찾은 청계천의 봄 풍경이다. #10:00-청계광장 출발 청계천 시작지점인 ‘청계광장’(청계1경)을 내려와 모전교를 출발했다. 천변은 번잡하던 도로 위와는 전혀 딴 세상이 펼쳐졌다. 개천은 지상에서 불과 2∼3m 아래지만 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의 시끄러운 소음 대신 물 흐르는 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상쾌하게 파고드는 공기도 지상의 그것과는 다른 느낌이다. 모전교는 청계천 22개 다리 중 첫 다리로 근처에 과일을 팔던 모전(毛廛·과일가게)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가장 먼저 만난 곳은 다리 아래 ‘팔석담’. 팔도의 화합과 정기를 담은 이 곳에서 동전을 던지고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뤄진다고 한다. 수거된 동전은 불우이웃 돕기에 사용한다고 하니 소원도 빌고, 좋은 일도 할 겸 과감하게 500원짜리 동전을 꺼내 물속에 던졌다.‘가족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동전을 줍는 행위는 절도죄에 해당한다. 던질 수는 있지만 줍지는 말아야 한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청계천의 석교인 ‘광통교’(청계 2경) 아래를 지나자 완연한 봄 세상이다. 버들가지에서는 파릇파릇한 새싹들이 돋아나고, 천변에 줄지어 늘어선 창포가 푸르름을 자랑한다. 인공미가 물씬 풍기던 지난해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청계천의 돌과 나무, 꽃 모두는 사람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것들로 자연적인 것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청계천의 새역사를 써 갈 꽃과 나무는 따사로운 봄볕에 새싹을 틔우고 있었다. 광통교는 청계천 다리중 가장 큰 다리로 원래는 광교 사거리에 있었지만 1958년 복개공사로 땅속에 묻혔다가 지금의 위치로 옮겨졌다. #10시20분-광교∼관수교 물의 흐름이 걷는 속도보다 빠르다. 봄을 즐기며 느긋하게 산책을 즐기는 탓도 있지만 유속이 어른의 빠른걸음 정도다. 그러나 강바닥에 군데군데 떨어져 있는 오물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광교 다리를 지나 ‘정조반차도’(청계 3경)에 이르렀다. 정조가 모친의 회갑을 기념해 아버지 사도세자 무덤이 있던 화성(현재 수원)에 행차하는 모습으로 김홍도 등 당대 최고의 화원들이 합작해 그린 작품이다. 규모는 폭 2.4m, 길이 192m에 이르는 거대한 도자벽화로 세계에서 가장 큰 도자벽화라고 한다. 자원봉사자가 반차도의 내용을 설명해 준다. 장통교를 지나자 ‘삼각동 워터 스크린’이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이어 삼일교를 지나 수표교터에 도착했다. 수표교는 청계천을 복개할 때 장춘단 공원으로 옮겨졌고 이 곳에는 터만 남아 있다. 청계천의 수심을 측정하는 곳이라는 뜻에서 수표(水標)라는 이름이 붙었다. #10:40-관수교∼나래교 관수교에 이르자 개천 바닥에 녹색 그물들이 눈에 들어온다.‘뭘까?’라는 궁금증을 품기도 전에 자원봉사자들이 먼저와 다가와 “물고기들의 쉼터”라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꽃이며 나무들의 이름을 물어봤다. “하얀 꽃을 예쁘게 피운 것이 장미과 조팝나무고, 붉은 것은 진달래, 개천변의 파란 풀들은 창포”라며 자세하게 설명해 줬다. 관수교를 지나자 시원한 ‘고사분수’의 물줄기가 개천에서 하늘로 솟구친다. 새벽다리에 이르자 물흐름이 느려진다. 곳곳에 물고기 산란장이 많다. 개천 위의 돌다리를 건너 다니며 개천 속을 들여보기로 했다. 바닥에는 푸른 이끼들이 끼어 있고, 한무리의 송사리떼가 노닌다. 개천 바닥의 흙색과 닮아 한참을 들여다봐야 송사리떼를 찾을 수 있다. 엄마와 봄 나들이를 나온 아이는 “엄마, 송사리가 어디 있어, 안 보여.”라며 칭얼댄다. 엄마의 손끝을 한참 들여다본 뒤에야 “야, 물고기가 많다.”며 즐거워했다. #11:00-나래교∼오간수교 출발한 지 벌써 한 시간이 흘렀다. 청계광장에서 나래교까지는 2.5㎞ 남짓. 산책이 즐거운 탓인지 전혀 지루하지 않다. 버들다리를 지나자 천변 담장을 타고 담쟁이덩굴이 올라간다. 시골에서나 볼 법한 풍경이다. 개나리도 반갑게 반긴다. 오리 한 마리가 물위를 거닐며 먹이를 찾느라 여념없다. 먹이를 발견한 오리는 자맥질을 한다.“아이고 몇 마리 없는 물고기 다 잡아먹네…”라며 지나가던 한 할머니의 한숨 섞인 탄성도 들린다. 청계천 산책에 동행한 동료가 복원 전과 복원 직후의 청계천은 전혀 다른 느낌이라고 거든다. 버들다리를 지나자 ‘패턴천변’(청계 4경)에 이르자 인간과 자연의 상생을 주제로 제작됐다는 ‘문화의 벽’과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 올리는 패턴 분수, 그리고 그 주위로 조성된 수변 무대가 발길을 사로잡았다. 엄마 손을 잡고 돌다리를 건너는 아이의 천진난만한 웃음 소리가 정겹게 들려와 산책길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 준다. #11:20-오간수교∼비우당교 오간수교 아래에는 오간수문터의 옛모습이 걸려 있다. 도성안의 물줄기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지점에 있었던 다섯개의 수문이다. 다리 아래에 청계천에서 빨래하는 아낙네와 그 앞에서 멱을 감는 아이들의 흑백 사진은 어린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다산교를 지나자 흑백사진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빨래터’(청계 5경)에 도착했다. 시멘트로 만든 대여섯개의 빨래판은 추억을 되살리기에 충분하다. 빨래터는 소설 천변풍경이 시작되는 곳. ‘…간간이 부는 천변 바람이 제법 쌀쌀하기는 하다. 그래도 이곳 빨래터에는 대낮에 볕도 잘 들어, 물 속에 잠근 빨래꾼들의 손도 과히들 시립지는 않은 모양이다’ 인근에 즐비하게 늘어선 판자촌 사이로 빨간 함지박을 머리에 이고 빨래 방망이를 겨드랑이에 끼고 아이들을 데리고 청계천을 찾던 사람들의 모습들이 오버랩된다. 인근 다리 아래에 당시 천변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몇 점의 사진이 걸려 있다. #11:50분-비우당교∼두물다리 점점 다리가 아파 온다. 쉬지 않고 걸은 탓이다. 밤이면 물줄기와 형형색색의 조명이 아름답다는 ‘리듬 벽천’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맞은편에는 소망의 벽(청계 6경)이 눈에 들어온다.2만여개의 예쁜 타일에 시민들의 소망이 적혀 있다. 선생님을 따라 봄 나들이를 온 유치원생들의 재잘거림이 정겹다. 길게 줄지어 가는 산책을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 아이들이 자연을 즐길 수 있다는 게 다행스럽다. 벽에서 시원스레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는 ‘하늘물터’(청계 7경)의 터널분수. 마치 커다란 물줄기 사이를 지나는 듯하다. 바람에 물이 날려 옷을 젖을 수 있어 안경을 썼거나 카메라를 지닌 사람은 돌다리를 건너 반대편으로 피해 가는 것이 좋다. 밤에는 화려한 조명과 어우러져 매혹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개천 가운데 우뚝 솟은 3개의 거대한 기둥이 눈길을 끈다. 근대화의 상징이었던 청계고가도로의 교각으로 후대에 청계천 복원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일부러 남겨둔 것이라고 한다. #12:20-두물다리 도착 ‘구경 한번 잘했다∼.’무학교와 두물다리를 지나 청계천이 끝나는 청계문화관에 이르렀다.2시간 남짓을 걸어서야 5.8㎞의 산책로 끝에 이르렀다. 너무 빨리 걸은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하류로 내려갈수록 볼거리와 화려함은 덜 하지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더욱 정겹다. 체력과 시간이 허락한다면 이곳에서 다시 청계광장까지 거슬러 산책을 즐기는 것도 좋다. 고산자교를 지나면 청계천에서 가장 자연적이고 생태적인 ‘버들습지’(청계 8경)을 만난다. 어류, 양서류, 조류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주변에 갯버들과 매자기, 꽃창포 등 수생식물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힘에 부치는 사람은 두물다리 위로 올라와 ‘청계천문화관’에 들러 청계천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본 뒤 버스를 타고 돌아가면 된다. 두물다리 위에 있는 성북상수도사업소(청계주차장) 앞에 가면 노란색 1번 버스를 타면 청계광장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 노선은 이곳에서 청계8가∼평화시장∼세운상가∼청계 3가∼종로3가∼무교동까지다. 버스는 30∼35분 간격이며, 요금은 현금 550원, 카드 500원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숨은 맛집 완연한 봄이다. 청계천에도 이곳 저곳을 거니는 시민들이 부쩍 늘었다. 연인끼리, 가족끼리, 친구끼리…. 청계천엔 수경시설과 금붕어, 청둥오리, 꽃, 전태일 동상까지 많은 볼 거리가 있다. 하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다. 청계천 주변을 둘러보면 먹을거리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 그렇지만 성큼 발길이 옮겨지지 않는다. 눈여겨 보면 청계천 주변의 뒷 골목엔 숨은 맛집들이 적지 않다. 한 장소에서 고집스럽게 단일 메뉴만을 수십년 동안 만든 요리사도 많다. 빠르게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청계천의 맛집을 소개한다. ●북한토속음식 청계천 광장 인근에 북한 토속음식을 맛있게 하는 집이 있다. ‘리북손만두’(776-7350)사장 박혜숙(65)씨는 평양 태생으로 한국전쟁 때 남하해 그동안 줄곧 북한 음식을 했다. 청계천 인근 지금의 장소에서 시작한 지는 17년. 이 가게의 주요 메뉴는 리북손만두와 김치마리밥, 빈대떡, 제육보쌈 등이다. 특히 리북손만두가 맛있다. 김치마리밥은 김치국물에 찬 밥을 말아먹는 북한에선 한겨울 음식. 하지만 손님들은 주로 여름에 이 음식을 찾는다. 빈대떡은 평양식 빈대떡이다. 제육보쌈은 일반적인 보쌈과 달리 삽겹살로 한다. 보통 목살로 하는 경우가 많다. 돼지고기는 북한 사람들이 즐겨먹는 음식. 맛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가격은 만둣국과 접시만두는 7000원, 김치마리밥은 6000원, 빈대떡은 1만 2000원. ●70년 이상 추어탕만 파는집 1972년 남북조절위 제3차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온 북한의 박성철 대표는 “지금도 무교동 그 자리에 용금옥이 있는거요?”라고 물어 용금옥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용금옥(777-1689)은 전통을 사랑한다. 용금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찾는 사람들도 전통을 사랑한다. 아무리 장사가 잘 돼도 사장은 함부로 객장을 넓히려 들지 않고 젊은 시절에 친구들과 추어탕 한 그릇에 소주를 기울이던 손님들은 아무리 세월이 흘렀어도 옛모습 그대로인 이곳을 ‘마음의 고향’인양 찾는다. 위치도 무교동 골목길을 헤매야만 찾을 수 있는 그 자리 그대로이다. 용금옥은 1932년 홍기녀(작고)씨가 열었다. 현재 3대째인 신동민(45)씨가 9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다. 전라북도 부안에서 정기적으로 올라오는 미꾸라지들은 살아있는 것으로 소금에 씻어 얼른 뚝배기 육수 속으로 집어넣기 때문에 연하고 신선하다. 미꾸라지를 넣기 전에 느타리와 목이, 표고버섯, 두부, 양파, 유부 등 갖은 양념이 먼저 육수에 들어간다. 고춧가루를 듬뿍 쳐 내놓는다. 가격은 8000원. ●피아노로 프러포즈를 미리 피아노를 배우지 못 한 걸 후회하는 남성들이 더러 있다. 피아노 프러포즈만큼 낭만적인 게 있을까. 하지만 피아노 프로포즈를 할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해 고민이라면 청계천 장통교에서 종로쪽에 자리잡고 있는 티포투(735-5437)를 추천한다. 홍차와 우롱차, 커피 등을 파는 차 전문점 티포투의 2∼3층엔 피아노가 있다. 간혹 실력을 뽐내는 손님이 더러 있다고 한다. 또한 매주 두 차례 오후 9시 하프 공연도 잡혀 있다. 일정은 매주 월요일 저녁 때 나온다. 티포투는 메뉴를 선택하기 전 찻잎이 담긴 작은 샘플병에서 향을 먼저 맡아보고 원하는 차를 고를 수 있다. 4층은 공연장으로 쓰인다. 극단들이 종종 대관해 공연을 한다. 티포투는 인테리어가 전반적으로 부드러워 여성들이 선호한다. 차 가격은 6000∼8000원 ●주문진산 골뱅이 수표교에서 나와 중부경찰서 앞에 오면 골뱅이 집이 10여개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오래된 집은 풍남원조골뱅이(2265-2336).1971년 이원희(81)씨가 시작,1981년 방종숙(50)씨가 시집을 온 뒤 요리를 맡고 남편 송병희(54)씨가 운영하고 있다. 무엇보다 좋은 재료를 쓴다. 골뱅이는 주문진산으로 육질이 두툼하면서도 부드러운 게 비결이다. 송씨는 “일반적으로 골뱅이는 북한산을 써 딱딱한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주문진산을 써 많은 손님들이 온다.”고 말했다. 이 집은 모든 게 푸짐하다. 대접에 골뱅이 무침이 산처럼 쌓여 나온다. 반찬으로 나오는 계란말이도 풍성하다. 또한 주인 아저씨와 아주머니의 인심도 좋다. 골뱅이는 산지에서 잡아 냉동 전 바로 가공된다. 따라서 산 채로 운반되는 것보다 위생적이고 영양 상태도 오래 간다. 젓가락에 돌돌 말아 먹는 맛도 별미. 가격 1만 9000원. ●굴보쌈집 골목 청계천의 관수교에서 나와 서울극장 뒷골목에 가면 굴보쌈집이 6∼7개 있다. 이곳에서 10년 이상 굴보쌈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가게들이있다. 또한 대부분 맛이 좋기로 언론에도 소개된 만큼 믿을만하다. 손님이 많이 찾는 가게 가운데 한 곳이 전주집. 돼지고기와 김치를 말아 김치보쌈을 만들고 여기에 굴을 올리면 굴보쌈이 된다. 맛은 달콤해 입에 짝짝 달라붙는다. 함께 나오는 국도 맛이 일품이다. 가격은 굴보쌈 큰 게 2만 5000원. 중간 크기는 2만원. 정식은 1만원이다. ●대한민국 원조 함흥냉면 동네마다 함흥냉면 가게가 있다. 함흥냉면을 안 먹어본 사람은 드물다. 함흥냉면 가게는 많지만 원조는 오로지 하나. 바로 ‘함흥곰보냉면’(2267-6922). 한국전쟁 때 함흥에서 온 곰보부부가 여기서 냉면집을 시작했다. 당시엔 가게는 없었고 길 구석에 탁자를 놓고 장사를 했다고 한다. 부부는 둘 다 얼굴에 천연두 흉터가 많았고 사람들은 “곰보네 냉면 먹으러 가자.”면서 찾았다고 한다. 그 뒤 이들 부부는 수십년 동안 8명의 주방장에게 요리법을 전수했다고 한다. 현재 모든 함흥냉면 집은 모두 이들 주방장한테 전수받은 것. 부부는 장사가 잘 돼 1968년 가게를 열었고 1987년 배정지(63)씨가 인수,3층 건물에 260석을 갖춘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함흥냉면 특유의 새콤달콤한 양념장 맛이 난다. 육수는 누린내가 완전히 제거됐다. 회냉면은 가장 인기다. 물·회·비빔냉면 모두 6000원. ●4계절 문전성시인 닭집 동대문 종합시장 뒷골목엔 1년 동안 손님이 끊이지 않는 가게가 있다. 바로 진할매원조닭집(2275-9666). 진옥화 할머니는 25년 동안 여기서 오로지 한 메뉴 닭한마리만을 고집했다. 닭이 통째로 대야에 담겨 나온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손님들은 집게와 가위로 닭을 자른다. 대야 안엔 대파와 큰 감자도 있다. 아무리 가위질이 서툴러도 종업원들은 절대 돕지 않는다. 종업원들과 눈 한 번 마주치기 힘들다. 닭은 자란지 35일쯤 된 것으로 냉동하지 않은 걸 쓴다. 영계이기 때문에 부드럽고 맛이 담백하다. 김치도 고랭지 배추만을 쓰며 3일 이상 된 것은 없다. 닭을 모두 건져먹으면 국수를 넣고 국수 대신 흰떡을 넣어 먹어도 된다. 닭한마리 가격은 1만 2000원. ●원할머니 보쌈집 본가 김보배(84)씨가 1965년 청계천 8가에 허름한 판잣집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사위인 박천희(49)씨가 1991년 맡아 운영한 뒤 현재 프랜차이즈점으로 커졌는데 원래 본가는 바로 이곳이다. 많은 프랜차이즈점마다 맛이 조금씩 다른데 이종구 홍보과장은 “본가 맛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개성식 보쌈으로 보쌈김치의 매콤한 맛을 줄이고 담백한 맛을 높였다. 해산물을 많이 넣는다. 현재 유명한 보쌈 프랜차이즈점이 이곳에서 배웠다는 설이 있다. 한 손님은 “36년 동안 왔다.”면서 “맛에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손긍익씨도 “서울에서 맛을 본 뒤 잊을 수 없어 대구에서 다시 와 먹는다.”고 말했다. ●황학동 곱창골목 연탄불로 곱창을 구우면 기름이 쭉 빠지고 잘 익는다고 한다. 철판에 곱창을 굽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연탄불로 곱창을 굽는 음식점이 모인 골목이 있다. 청계천 황학교에서 황학동 사거리로 가면 곱창 골목이 모여 있다. 대부분 음식점은 10년을 훌쩍 넘는 기간 동안 곱창을 팔았다. 1991년까진 이곳은 곱창을 파는 포장마차가 많았다. 당시엔 심야단속이 있었는데 몰래 장사를 했다고 한다. 당시 정부가 포장마차 규제 정책을 펴면서 하나 둘씩 구멍가게로 전환을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업소 주인들은 손님들이 요즘도 곱창을 밖에서 먹는 걸 좋아한다고 전했다. 날이 더워지면 손님들이 밖에서 먹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가격은 가게마다 좀 다르지만 연탄불 곱창은 9000원. 야채곱창은 8000원이다. 원조왕곱창은 유일하게 4년 전부터 메뉴에 껍데기를 추가했다고 한다. 껍데기는 다이어트와 피부미용에 좋다고 한다. 글 사진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어떻게 변했나 ‘청계천은 어떻게 변해 왔을까?’청계천 하류 끝지점인 성동구 마장동에 위치한 ‘청계천문화관’에 가면 이런 궁금증을 한꺼번에 풀어준다. 청계천 물길을 상징하는 긴 유리 튜브 형태의 건물에는 한국전쟁 전후 혼돈과 가난을 담아냈던 청계천의 삶에서부터 도심을 관통했던 청계고가의 모습 등 복원공사로 현재의 모습을 갖출 때까지의 역사를 볼 수 있다. 청계천문화관은 오전 9시부터 밤 10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상설전시장은 무료로 개방된다. 건물 외벽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4층 전시장에 올라가자 상설 전시관이 나타난다. 관람은 4층에서부터 시작되는데 관람 동선을 따라 관람하면 자연스럽게 1층으로 내려올 수 있다. ●“엄마, 정말로 저렇게 끔찍한 집에서 살았어?” 가장 먼저 만난 곳은 6·25 한국전쟁 전후인 1950년대 청계천의 모습. 청계천 복개관에 들어서자 개천변으로 늘어선 판잣집의 모형과 영상물이 반겼다. 마치 성냥곽을 붙여 놓은 듯 다닥다닥 붙은 판잣집과 난간에 내걸린 빨래, 천변을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당시 서민들의 어려웠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모형물 뒤로 대형 스크린에서는 청계천의 실제 모습이 담긴 영상물이 연신 돌아간다. 관람하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어떻게 저런 집에서 살았을까’하는 안타까움이 짙게 배어 있다. 김인숙(42·동작구 사당동)씨는 함께 온 딸아이가 “엄마, 어떻게 저런 집에 사람이 살아?”라고 묻자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다 저렇게 어렵게 사셨단다.”라고 얼버무린다. ●주변 찍은 대형 항공사진 바닥 ‘장식´ 코너를 돌자 어두컴컴한 터널이 눈에 들어왔다. 한치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깜깜하다.‘이게 뭘까.’라는 생각에 주위를 둘러보니 청계천 복원 전 복개도로 아래 지하를 체험하는 곳이란다.1967년 복개 공사로 인해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졌던 청계천 아래의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5∼6m 정도의 길이에 불과하지만 마치 어두컴컴한 복개도로 아래 지하로 들어온 듯했다. 이어 10㎞에 이르는 복원공사를 어떻게 진행했는지를 그래픽 패널과 영상, 모형을 통해 볼 수 있다. 또 돌아온 청계천 코너에 들어서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청계천의 모습을 애니메이션 동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다. 3층에는 청계천 주변을 촬영한 대형 항공사진이 바닥에 깔려 있어 하늘에서 청계천을 내려다 보는 느낌을 준다. 2층에서는 조선시대의 청계천 모습도 가늠할 수 있다. 조선시대 청계천의 본류와 지천, 청계천에 얽힌 역대 왕들의 이야기,17·18·19세기 청계천 고지도 등 다양한 역사를 체험할 수 있다. 또 청계천 복개 논의가 시작됐던 일제시대의 관련자료도 볼 수 있다. 태조과 태종, 영조, 정조로 분장한 배우들이 영상을 통해 청계천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전달한다. ‘청계천 투어’코너에서는 청계광장∼신답철교까지 복원된 청계천의 모든 구간을 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다. ●잠시 쉬며 합성사진 찍어 볼까 인공 연못과 인터넷 시설을 갖춘 휴식코너인 ‘에코 청계천’의 ‘포토존’은 인기 코너. 청계천 다리를 배경으로 자신의 모습을 합성해 찍을 수 있다. 사진은 곧바로 프린트를 해주며 1장당 1000원이다.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23일까지 1970년대 청계천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노무라 할아버지의 청계천 이야기’ 사진전이 열린다. 사진전에서는 1968년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청계천 하류 판자촌에서 구호활동을 했던 일본인 사회운동가 노무라 모토유키(野村基之·75)가 기증한 사진과 스크랩북, 한국지도 등 826점의 자료가 전시된다. 사진에 등장하는 지역은 현재 성동구 마장동과 사근동, 용답동, 송정동 일대로 청계천 하류의 모습과 판자촌 거주민들의 삶이 생생하게 담겨져 있다. ●“옛날엔 저 구정물에서 수영도 했다네” 사진전은 세 가지 테마로 나뉘어지는데,‘청계천의 하류 스케치’에서는 1970년대 청계천 하류에 늘어서 있는 판자촌의 모습을,‘판자촌의 하루’에서는 군복 염색과 벽에 폐휴지를 붙이는 모습 등 판자촌 거주민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마지막 테마인 ‘어린 회상과 증언’에서는 당시 노무라의 어린 자녀들이 판자촌에서 느낀 감회를 적은 글을 사진과 함께 정리한 스크랩북이 전시된다. 관람료는 무료. 사진전을 꼼꼼하게 관람하는 사람의 상당수는 50∼70대가 대부분이다. 옛날 청계천 인근에 살았다는 한 70대 관람객은 한 사진을 가리킨 뒤 “옛날에는 저기에서 수영도 하고 그랬어. 우리 집은 저기 저쪽이야.”라며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문의는 569-0696.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쇼핑·풍물시장 제일평화시장(2252-3633)은 ‘오전에 밀라노 컬렉션에서 소개된 옷이 저녁에 제일평화에 걸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명품을 본뜬 옷들이 시시각각 선보인다.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의 직장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 평화시장(2265-3531)은 중년 여성복, 스포츠 용품, 아동복, 운동복, 양말, 모자 등이 두루 있는 가장 큰 도매 시장 중 하나다. 신평화시장(2253-0714) 1층에는 속옷 가게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2000∼3000원대부터 유명브랜드까지 다양하다. 동평화시장(2238-1833)은 국내 유명 브랜드 위주의 덤핑 매장이 많다. 동대문의 다른 의류 상가에서도 이곳에서 물건을 떼어 갈 정도로 소매 시장이 잘 형성돼 있다. 남평화시장(2237-0622) 지하 1층·1층은 가방을,2·3층은 청바지를 전문으로 취급한다. 청평화시장(2252-8036)은 가격이 싼 재고 상품들이 많다. 동대문종합시장(2262-0114)은 연면적 2만평으로 1970년 개장 당시 동양 최대 규모의 단일 시장으로 기록됐다. 원단류, 의류 부자재, 침구·커튼, 생활용품, 액세서리 등을 취급하는 우리나라 대표 원자재 시장. 인테리어 소품을 직접 만드는 등 아기자기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동대문신발상가에는 1000개가 넘는 신발 도매상이 모여있다.A동은 운동화,B·C동은 숙녀화를 주로 취급한다. 물론 신사화도 있다.광희시장(2238-4352)은 가죽·모피 전문 상가로 일본인 관광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성수기에는 시중가보다 40∼50% 싸고, 비수기에는 여기서 10% 더 싸다. 광장시장(2267-0291)은 한복, 주단, 직물, 폐백용품, 나전칠기, 제수용품을 판다. 덕운상가(2252-5835) 지하1층에는 벨트·가방·지갑 등 피혁 제품 도매 상가가 모여 있다. 아동복이 품질도 괜찮다.우노꼬레(2250-7829)에는 남성복 매장이 많다. 청대문(옛 프레야타운·2048-2000)은 30대 이상 여성복들이 많다. 광장시장(275-3674)은 1905년 7월 5일 대한제국 한성부 개설허가를 받아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근대적 시장.2층은 일본·홍콩 등에서 들여온 구제 의류가 많다.‘빈티지 룩’을 연출할 수 있는 구제의류가 잘 갖춰져 있다. 독특한 디자인과 1만∼2만원의 저렴한 가격. 한복, 침구, 의류, 나전칠기 등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지만 최근에는 빈티지 패션을 이끌고있다. 밀리오레(3393-0001)는 두산타워와 함께 동대문 패션몰 전성시대를 이끈 곳. 두산타워에 비해 의류 디자인이 평범하지만 가격이 저렴하다. 꼭대기층 식당가에서는 동대문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식당 아주머니들의 ‘호객행위’만 아니라면 분위기도 괜찮은 편이다. 두산타워(3398-3333)는 상인의 30%가 공장·하청 공장을 소유한 디자이너 출신일 정도로 감각적인 디자인의 의류가 많다. 대신 값도 다소 비싸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교환·환불도 가능하지만 현금아니면 잘 안깎아줘 동대문에서도 원칙적으로 교환·환불까지 할 수 있다. 상인들이 환불을 거부하면 상가측 상담센터나 상인연합회 등에 문의하면 도와준다. 가능한 한 현금을 가져가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가게들은 원칙적으로 신용카드는 받지만 신용카드로 결제를 하면 가격을 깎아주지 않는다. 설사 가격을 흥정한 뒤라도 신용카드를 내밀면 원래 가격을 받으려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평화시장 등은 소매시장 위주로 운영되기 때문에 낮에 문을 닫는다. 시장별로 운영시간을 확인해보고 가야 한다. ■ 만원이면 즐기는 ‘보물찾기’ 동대문 풍물시장 ‘추억여행’ “탱크 말고는 다 있어요.” 낡은 구두, 곰방대, 화폐, 중고 바이올린골동품, 헌옷,LP판, 중고 가전, 성인용비디오까지.동대문 풍물시장(2238-4709)은 그야말로 있어야 할 건 다 있고, 없어야 할 건 없는 벼룩시장이다. 가로 2m, 세로 1.2m의 좌판 1000개가 모여 있다.2003년 청계천 복원 공사가 시작되자 청계천·황학동 일대 노점상이 동대문야구장 자리에 터를 잡았다. 입소문이 나서인지 평일에도 손님들이 제법 많다. 물건 가격은 대부분 1만원 이하.‘보물찾기’하는 기분으로 물건을 골라보자. 물건값을 흥정하는 재미도 있다. 물론 시장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신나는 시장 체험이, 어른들에게는 추억으로 떠나는 여행이 될 것이다. 시장 한쪽에 마련된 먹자골목에서는 튀김·어묵·잔치국수 등으로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다. 상인들이 저마다 문 열고 닫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지만, 대개 오전 8∼9에 장사를 시작해 오후 6∼7시면 문을 닫는다. ■ 서점·극장가 반디앤루니스(종로타워점·2198-3000)는 가장 최근 지어진 서점. 교보·영풍문고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실내에 의자가 많아서 서점에 있는 책들을 몇시간이고 볼 수 있다. 특히 바닥에는 카페트가 깔려 있다. 서가 사이에서 카페트에 앉아 ‘독서 삼매경’에 빠진 손님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재즈 등 조용하면서도 감미로운 음악이 적당한 크기로 흘러나온다. 서점 입구에는 계단이 있어서 쉬어가기 좋으며, 간이무대에서는 간간이 문화공연이 열린다. 교보문고(광화문점·1544-1900)는 명실공히 업계 1위 서점인만큼 책이 가장 많다. 저자와의 팬사인회도 수시로 열린다. 음반판매점(핫트랙)은 웬만한 음반 전문점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다양하고 많은 음반들을 구비해놓고 있다. 문구점 역시 문구백화점으로 불러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규모가 크다.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문구·소품들을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유명한 만큼 붐비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영풍문고(종로점·399-5600)는 청계천을 걷다가 광교에서 빠져나오면 바로 보인다. 지하 매장에는 커피 전문점, 아이스크림점, 샌드위치점이 있어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다. 미국의 대형 서점인 반즈 앤 노블 한편에서 스타벅스가 성장한 것을 떠오르게 한다. 북스리브로(을지점·757-8100)는 영풍문고에서 명동 방향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다. 다른 대형 서점에 비해 아담하지만 서점 곳곳에 4인용 테이블을 마련,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100평)의 만화책 전문매장이 있다. 대형 서점으로서는 유일하게 와인가게도 갖췄다.OK캐시백과 연계돼 있어 적립금 할인혜택이 15%나 되는 점도 장점이다. 청계천을 떠올리면 헌책방 거리를 빠뜨릴 수 없다. 청계천6가 평화시장 대로변(버들다리∼오간수교)에 있다. 한참 잘 나가던 1970년대에는 200여곳이나 됐지만 지금은 40여곳 정도 남아 있다.3평 안팎 되는 가게에 책들이 빼곡하게 쌓여 있다. 책 고르기는 힘들지만, 괜찮은 책을 발견할 때면 ‘보물’이라도 발견한 것마냥 신난다. 가격은 정가의 절반 정도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영화관·공연장 옹기종기 마니아들 발길 북적북적 관수교 북쪽 방향으로 ‘원조 개봉관 삼총사’인 서울극장·단성사·피카디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1907년 개장해 국내 최고(最古) 영화관으로 기록된 단성사(764-3745),1958년 개관한 피카디리(3676-7942)는 지난해 리모델링을 했다. 시설은 깔끔하지만 예전 극장의 낭만은 사라졌다. 영화 ‘접속’에서 주인공이 서로를 기다리던 피카디리 극장 앞 커피숍도 사라졌다. 삼일교 북쪽(인사동) 방향으로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극장전’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시네코아(2285-2090)가 있다. 여기서 더 걸어가면 예술영화 전용관인 서울아트시네마(741-9782)가 연인들을 기다린다. 옛 허리우드 극장 자리의 아트선재센터에 있던 시네마 테크 전용관을 옮겨왔다. 삼일교 남쪽(명동) 방향에는 개봉작과 단편영화를 두루 볼 수 있는 중앙시네마(776-8866)가 있다. 직진하면 우리나라 소극장 공연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삼일로 창고극장(319-8020)도 보인다.1975년 개관해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멘트를 펴바른 담벼락 아래로 연극인들의 추억들이 느껴진다. 작가들을 위한 전시공간도 있다. 광교를 기준으로 명동을 바라보면 애비뉴엘 건물에 롯데시네마(1644-8855)와 아바타 건물에 명동 CGV(1544-1122)가 있다. 마전교를 건너 종로쪽으로는 연강홀(708-5001)이, 지하철 2호선 동대문운동장역과 신당역 사이에는 충무아트홀(2230-6600)이 있다. 모두 뮤지컬·연극·클래식 등이 펼쳐지는 종합 공연장이다. 동대문 시장의 청대문(옛 프레야타운) 건물에는 MMC(2268-01111)가 있다. 씨네큐브 광화문(2002-7770)은 청계광장에서 충정로 방향 쪽의 흥국생명 지하에 있다. 예술영화 전용관. 건물 외관에서 ‘망치를 들고 있는 사람’이 반긴다. 로비에도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지하에 푸드코트가 갖춰져 있다. 로비에서 팝콘을 팔지 않아 영화 관람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다. ■ 버들치·조팝나무 “날 보러 와요” ‘반갑다. 봄!’ 30년만에 찾아온 청계천의 봄을 가장 반기는 이들은 아마도 청계천의 나무와 꽃들과 물고기, 철새 등일 것이다. 콘크리트 더미에 떠밀려 도시를 등졌던 이들은 화사한 청계천의 봄을 만끽하고 있다. 청계천이 복원되면서 심은 100여종의 나무와 꽃 이외에 바람을 타고 천변에 날아든 156종의 식물들이 청계천을 형형색색으로 물들인다. 맑은 물 아래에는 각종 물고기가, 수면 위에는 긴 겨울을 지낸 새들이 날아와 따스한 봄볕을 즐긴다. ●봄꽃들의 현란한 꽃잔치 요즘 청계천에 가면 조팝나무에 하얀 꽃들이 시야를 어지럽힌다. 여기에 활짝 핀 빨간 진달래와 영산홍, 노란 개나리가 관람객을 맞는다. 키 1∼2m의 조팝나무는 꽃 핀 모양이 튀긴 좁쌀을 붙인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조팝나무라 불린다. 어린 순을 나물로 먹기도 한다. 조만간 청계천 가로변 5.5㎞구간에서는 900여그루의 이팝나무와 물가에 심은 노랑 꽃창포가 만개해 장관을 이룰 전망이다. 지난 연말 루미나리에 축제 때 화려한 전등이 내걸렸던 이팝나무들은 파란 잎과 하얀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물가에 심어진 백합목 붓꽃과 식물인 노랑 꽃창포의 꽃망울이 개천을 화려하게 장식할 전망이다. 담쟁이덩굴들은 가로변 담장을 타고 오른다. 덩굴손에 흡착근이 있어 담벽이나 암벽에 붙으면 잘 떨어지지 않아 회색빛 담장을 푸르게 바꾸어 놓는다. 마장2교에서 용답육교에는 매화거리가 330m 조성돼 있으며, 시점부에서 새벽다리 사이에서는 산수유와 산철쭉, 자산홍, 개나리를 볼 수 있다. 고산자교에서 신답철교 사이의 사과나무와 감나무도 이달 말부터 꽃망울을 터뜨린다. 하류인 고산자교 일대에는 바람을 타고 온 이름 모를 풀들의 현란한 잔치가 벌어졌다. 마디풀과 고들빼기 등 종수는 156종에 이르지만 일반인들이 이름을 알기란 쉽지 않다. 식물 중에는 다른 식물들에 해를 끼치는 위해식물들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돼지풀과 서양등록나무 등은 사람들에게 알레르기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청둥오리등 동물 160여종 관찰 청계천은 정수된 한강물과 지하수가 흐르는 2급수 자연하천으로 1급수 어종인 버들치와 2급수 어종인 붕어, 참붕어, 메기 등 다양한 어종들이 살고 있다. 모전교에서 다산교까지 3.26㎞구간에 물고기 인공산란장 5개소와 물고기 쉼터인 거석 16개소, 거석수제 16개소, 목재방틀 20개소가 설치돼 있다. 이것들은 물고기들이 하류에서 상류로 올라올 때 쉴 수 있는 공간이 되고 홍수 때에는 물고기들의 피난처로 쓰이게 된다. 버들치는 몸길이 8∼15㎝로 몸 한가운데 황갈색 세로띠가 있다. 몸은 길고 옆으로 납작하며, 주둥이가 길고 위턱 끝에서 앞쪽으로 튀어나온 육질돌기가 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송사리는 몸길이가 5㎝정도로 몸은 가늘고 길며 옆으로 납작하다. 몸빛깔은 담회갈색을 띤다. 이 밖에 하류에 가면 메기와 잉어, 피라미, 미꾸라지, 갈견이, 버들치, 돌고기 등도 볼 수 있다. 찾아드는 철새들도 다양하다. 지난해 청계천에서는 황조롱이와 고방오리, 중대백로, 왜가리 등 34종의 조류를 포함해 족제비등 동물 160여종이 관찰됐다.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청둥오리. 몸길이는 50∼60㎝로 수컷은 머리와 목이 광택 있는 짙은 녹색이고 암컷은 갈색 얼룩이 있다. 집오리의 원종이기도 하다. 청계천관리센터 윤소원과장은 “청계천에는 다양한 동·식물들 서식처로 많은 생태가 점차 복원되고 있다.”면서 “이달 말부터 복원 뒤 처음 찾아온 봄 식물 등에 대한 모니터링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지역 명물’ 多 있네! ‘지방 명물들이 다모였네’ 청계천에는 전국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기증받은 나무와 꽃들이 심어져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경북 상주시와 충북 충주시 등 12개 자치단체에서는 각 지역을 상징하는 나무와 꽃을 청계천에 기증했다. ‘곶감’으로 널리 알려진 상주시는 감나무 90그루를 기증, 신답펌프장∼마장 2교 제방에 심었고,‘사과’의 고장 충주시는 사과나무 120그루를 고산자교∼신답철교 제방에 심었다. ‘천안 삼거리 능수버들’의 명소 충남 천안시는 능수버들 16그루를 다산교 하류 빨래터 양측 둔치에 심었으며, 창녕군은 청계천·중랑천 합류지점 호안습지에 갈대 3만포기를 기증했다. 경북 영주시는 산철쭉 5400그루를 오간수교간 둔치에, 경기 포천시는 구절초 2만포기를 살곶이공원 둔치에,‘대나무의 고장’ 전남 담양군은 대나무 260그루를,‘매화의 본고장’경남 하동군은 매화나무 250그루를 신답철교∼용답육교에 각각 심었다. 경북 성주군은 노랑꽃창포 39종 8430그루포기를 지난 15일 기증, 신답철교 하류 생태교육장 부근에 심었으며, 충남 부여군은 이달 말 차집관거∼세월교에 연꽃 300평을 기증할 예정이다. 이밖에 황학교 하류 소망의 벽 주변에 있는 돌하르방은 제주도에서 기증한 것이며, 두물다리 아래에 있는 경관석은 남해군에서 기증한 것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주차장·화장실 못찾아 불편하셨죠? 청계천을 찾을 땐 미리 주변 편의시설을 확인해두면 편리하다. 특히 화장실과 주차시설은 출발하기 전에 반드시 알아놓자. ●공영 주차장을 이용하라 청계천과 인접한 무료 주차시설은 거의 없다. 멀리 떨어진 공영 주차장이나 주변 건물의 부설 주차장, 사설 주차장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도심이다 보니 가격이 만만치 않다. 한국관광공사 옆 노상주차장은 무료인데 자리가 9개 뿐이라 서둘러야 한다. 서울신문사 등 부설주차장은 24시간 운영하며 최초 30분은 2000원, 초과 10분당 1000원을 받는다. 오히려 성동구 마장동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주변에 주차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시설관리공단, 성북수도사업소, 동대문우체국 등이 모두 무료이기 때문이다. 청계천 주차장도 10분당 350원에 불과하다. ●무인 자동화화장실을 찾아라 청계천을 거닐다 보면 화장실 찾기가 녹록지 않다. 청계천변에서 올라와 표지판을 살펴보면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이 지정한 화장실이 눈에 띈다. 공단과 협약을 맺은 곳이라 화장실 이용을 거부하면 신고할 수 있다. 건물에 들어가기 껄끄러우면 무인 자동화화장실을 이용하자. 삼일빌딩, 한국전력변전소, 구 홍보관, 황학교, 고산자교, 성북천 등 7곳에 설치돼 있다. 이용료는 10분당 100원. 남녀공용이란 점이 불편하다. ●청계천 순환버스를 타자 청계광장에서 의욕적으로 출발해도 동대문운동장을 지날 때면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청계천 순환 2층버스를 이용하면 관광이 한결 편안하다. 다음달 4일부터 하루 5차례씩 왕복 14.6㎞를 오간다. 원하는 곳에 내려 구경하고, 다음 버스를 이용해 이동할 수 있다.2층에 앉으면 청계천 물길도 보인다. 관광 안내원이 청계천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고 차내에서 관광영상을 보여줄 계획이다. 요금은 3000∼5000원선이 될 전망이다. 장애인을 위해 휠체어를 비치하고 있다. 청계광장 안내소와 청계천 2가 안내센터, 오간수교 등 3곳이다. 청계천 편의시설은 청계천 종합안내도(cheonggye.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14년만에 재기 혼혈가수 박일준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14년만에 재기 혼혈가수 박일준

    떠남과 돌아옴이 무척 길었다. 그 간격에 켜켜이 쌓여진 고독과 시름을 어찌 헤아릴 수 있으랴. 그랬다. 살면서 늘 떠나야 했다. 반기는 사람보다 멀리하는 사람이 많았다. 행복보다 참아야 하는 눈물이 더 기다리고 있었다. 인생길의 유일한 친구는 술이었다. 술과 같이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이제 웃는다. 새로 시작한다. 얼굴엔 술픔이 사라지고 기쁨으로 채워진다. 진정한 행복도 알았기에 사랑의 정열도 생긴다. 노래를 부른다. 경쾌하고 빠르다. 사랑과 진실을 그리워한다.‘누구는 소주먹고/누구는 양주먹고/세상이 왜 이렇게 불공평할까/사랑과 진실은 실종된 지 너무 오래야/왜 왜 왜 왜 그럴까 말도 안돼’ 가수 박일준(52). 혼혈 고아 출신이다.1977년 ‘오 진아’로 데뷔해 ‘아가씨’ 등의 히트곡으로 많은 팬을 거느렸다.20대에겐 다소 낯설지만 지금의 30대 중반 이후에는 여전히 기억된다. 박씨는 91년 7집 앨범을 내고 팬들의 곁을 훌쩍 떠나버려 한동안 기억에서 멀어졌다. 이후 꼭 14년이 지났다. 최근 존재의 이유를 다시 드러내고 있다. 제2의 가수 인생을 시작한 것. 신곡 이름은 앞서 언급된 ‘왜 왜 왜’이다. 앨범 발표 소식은 지난해 있었지만 아직 시중에 내놓지 않았다. 우선 ‘가수 박일준’을 다시 기억하게 하는 일이 먼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궁금해진다. 앞으로의 음악활동과 대중과 멀어졌던 지난 세월이…. 또 혼혈로서 겪었던 많은 사연들, 이제는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생각에서 박씨를 만났다. ●신곡 ‘왜왜왜´ 양극화된 세상 풍자 먼저 신곡 얘기부터 나왔다.“노랫말처럼 양극화된 세상을 풍자하면서 빈부차이와 못 사는 사람들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것이지요.”라고 설명했다. 친한 후배 형제가 작사(성주)·작곡(성현)을 하면서 권유한 것이 신곡 발표를 앞당기게 됐다고 부연한다. 이어 “원래 저는 쉽게 따라부를 수 없는 ‘팝쪽’이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세월이 오래 가도 가깝게 지낼 수 있는 곡을 불러보자고 했어요.”라고 덧붙인다. 하지만 방송국에 찾아갔더니 알아주는 PD들이 없어 애를 먹었다.“중고신인이세요?”라는 말만 들어야 했다. 할 수 없이 지방공연부터 시작했다. 이와 함께 박씨 자신이 직접 홍보물을 제작하고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재기’를 알리는 모든 일을 혼자 도맡아 했다. 이같은 외로운 노력끝에 차츰 반응이 좋다는 소문이 퍼졌다. 최근에는 ‘가요무대’와 ‘가요큰잔치’ 등 전국 공중파 방송에도 얼굴을 내밀어 팬들과 만났다. 다행스럽게도 요즘 들어 각종 가요차트 상위에 랭크될 정도로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아내와 같이 이번 일을 하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주위에서 ‘박일준이 다시 왔구나’ 하는 얘기를 들으니 행복해요. 모든 것이 고맙죠.” 그동안 노래와 멀어진 이유에 대해 “가수는 후속타가 없으면 서서히 잊혀져가지요.”라고 대답한다. 박씨는 81년부터 3년간 MBC의 간판 코미디 프로그램인 ‘폭소대작전’에 출연했다. 코미디언 배일집씨가 운영하는 햄버거집 종업원 역을 맡았다.4일 연습하고 하루 녹화하다 보니 일주일이 금방 지나간다. 또 영화 ‘상한 갈대’ 등에 출연하다 보니 자연히 노래와 멀어졌다. 아차 싶어 신곡을 내려고 했으나 아무 곡이나 낼 수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서서히 공백이 생겼다. ●간경변으로 쓰러져 “살 확률 50%” 진단받기도 때마침 벌이는 사업마다 실패의 연속이었다. 혼혈인으로서 사업을 이끌어가기가 정말 힘들었다. 자연히 술만 퍼 마셨다.4년전 어느날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간경변으로 식도정맥이 파열됐던 것. 병원에서 살아날 확률이 50%라는 얘기를 들었다. 식구들이 막 울자 “그러면 나보고 죽으라는 얘기냐.”고 하면서 밝게, 또 밝게 마음을 먹었다. 몇달간 입원끝에 다행히 호전돼 퇴원할 수 있었다. 이때 가수의 길을 다시 걷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박씨는 “열다섯때부터 술을 마셨어요.”라고 고백한다. 혼혈이라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이 늘 혼자 있게 만들어 술에 의지했다. 이렇게 말못할 스트레스를 혼자 떠안고 30년 넘게 술을 마시다 보니 죽음 직전까지 갔던 것. “다시 살아났기에 식구나 모든 사람들이 고맙게 여겨지더군요. 가수로서 국민들을 즐겁게 해주어야 한다고 다짐했지요. 용서하는 마음도 아울러 생겨났습니다. 조금 전 인터뷰하러 오는 도중 자동차 접촉사고가 났어요. 가해자가 젊은 친구였는데 화를 내지 않고 대신 ‘일진이 안 좋으니 조심해서 운전하라’고 타일렀지요.” 부인과도 새로 연애하는 기분이 든단다. 남편이 잘나가던 과거에는 그저 돈을 벌어오는 수준으로 생각했으나 신곡을 준비하면서 같이 발품팔고 고생을 하다 보니 진정한 동반자로 거듭 태어났다며 웃는다. ●代이어 놀림받던 아들 9년간 미국에 보내 박씨는 아들과 딸, 자식 둘을 두었다. 아들이 미국에 가 있지 않으냐고 했더니 “얼마전 9년만에 돌아왔습니다. 정말 보내고 싶지 않았거든요.”라고 한맺힌 듯 말꼬리를 흐린다. 잠시 먼 곳을 응시하더니 “제 아들도 파키스탄이나 인도인, 동남아쪽 사람처럼 생겨 초등학교때부터 놀림을 많이 받았어요.”라고 말을 이었다. 박씨 자신도 어렸을 적부터 혼혈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면서 지낸 터에 아들한테도 똑같이 벌어지자 더는 참지 못했다. 결국 미국 뉴저지에 사는 지인에게 부탁, 아들을 그곳에 등 떠밀듯 떠나보냈다. 세월이 지나 아들이 커서 현지 대학에 진학하자 “얘야, 이젠 견딜 수 있는 나이가 되지 않았느냐.”고 하면서 귀국시켰다. 아들은 목사가 되려고 현재 모 신학대 4학년에 재학중이다. “곁에 두어야 할 자식을 보내는 부모의 마음이 오죽했겠습니까. 장애인이 따로 없어요. 혼혈이라는 편견으로 멀쩡한 사람이 평생 장애인으로 살아갑니다. 정말이지 우리 대(代)에서 모든 것이 끝나야 합니다.” 박씨는 6·25전쟁이 끝난 직후 54년에 태어났다. 미군이 돌아가면서 아버지도 미국으로 건너갔고 박씨는 세살 때 친어머니에 의해 고아원에 맡겨졌다. 어렸을 때부터 얼굴이 검어 ‘연탄’으로, 머리가 곱슬이어서 ‘라면’이란 별명으로 늘 놀림의 대상이었다. 이후 양부모 밑에서 자랐다. 양부모는 박씨가 가수로 성공을 거둘 무렵인 70년대 후반 세상을 떠났다. 다시 혼자가 된 박씨는 결혼을 선택한다. 하지만 혼혈이란 이유로 거절당한다. 예비 장모가 워낙 완강하게 반대했다. 고민끝에 ‘임신작전’을 썼다. 하지만 예비 장모는 “그래도 안 된다. 애를 떼라.”며 성화가 대단했다. 할 수 없이 예비신부가 산부인과 병원에 갔으나 때마침 점심시간이어서 그냥 돌아오는 바람에 결국 결혼에 골인했다. 처음 낳은 자식이 아들. 장모는 손자를 무척 사랑했다. 미국에 갈 때에도 직접 따라가 온갖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았다. 박씨 역시 25년동안 장모(지난해 작고)를 친어머니처럼 극진히 모시고 살았다. 박씨 자신의 팔자에 모두 다섯 부모를 둔 셈이다. “워드가 한국에 왔을 때 워드 어머니의 얼굴을 자세히 봤어요. 전형적인 한국의 어머니 모습이었어요. 저의 친어머니도 아마 그렇게 생겼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워드로 인해 혼혈에 대한 인식이 조금이나마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냄비처럼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식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베트남의 혼혈아 위한 사업 하고파 혼혈이라는 말은 우리 민족의 슬픔인 6·25전쟁이 있었기에 생겨나지 않았느냐고 반문한다. 남들과 똑같이 인간으로 태어났는데 죄를 지은 것처럼 차별과 편견의 굴레속에서 살아야 하느냐고.“내 것은 소중하고 남의 것은 장난을 쳐도 되는 건가요?” 잠시 침묵을 지키던 박씨는 혼혈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방법을 제시한다. 부모와 학교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쟤 하고 놀지 마라. 시커멓게 된다.’가 아니라 ‘쟤 하고 놀면 영어도 배우고 재미있거든’하고 유도해주면 된다는 것. 이어 “농촌 총각들이 왜 베트남 처녀와 결혼합니까. 우리가 안 봐주기 때문이죠. 자연히 혼혈이 생겨납니다. 늘 내 생각만 하는 쪽으로 가면 안 돼요.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아닙니까.”라고 호소한다. 박씨는 앞으로 우리 사회에, 국민들에게 기쁨을 주는 가수의 길만 걷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어느정도 자리를 잡으면 베트남의 혼혈아들을 위한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베트남 전쟁으로 자신의 처지와 비슷하게 살아가는 그들을 한국으로 초청, 서로 부둥켜 안고 반쪽 모국인 한국을 이해시키는 일이다. 주말매거진 We팀장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54년 서울 출생 ▲77년 ‘오 진아’로 가수 데뷔 ▲79년 ‘잘가요’ 발표 ▲80년 ‘아가씨’ 발표 ▲81년 ‘누나야’ 발표 ▲81∼83년 코미디프로 ‘폭소대작전’ 출연 ▲84년 영화 ‘상한 갈대’ 출연 ▲83년 ‘너는 지금 어디에’‘닻’ 등 발표 ▲91년 ‘가 가지마’‘사랑은 3.14’ 등 발표(7집 앨범) ▲2005년 9월 신곡 ‘왜왜왜’ 등 8집 앨범 제작 ▲06년 지방공연 및 방송활동 재개
  • [2집이 맛있대] 서울 성북구 ‘성북동 돼지갈비집’

    [2집이 맛있대] 서울 성북구 ‘성북동 돼지갈비집’

    택시들이 많이 주차돼 있는 기사식당이라면 무조건 맛이 좋은 집이라고 봐도 틀림이 없다. 최소한 열에 아홉은 맛이 좋다. 서울 성북동 속칭 ‘쌍다리’마을. 기사식당들이 여럿 늘어서 있는 곳이다. 그중에서도 성북동 돼지갈비집은 터줏대감을 자처하는 식당이다. 영업을 시작한 지 올해로 36년째. 택시기사들 사이에 ‘성북동 비둘기’도 울고 갈 만큼 돼지갈비 맛이 좋다고 입소문이 나 있다. 한 방송사가 택시기사를 상대로 벌인 ‘인기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맛 좋다는 소문이 나고부터는 ‘기사’들보다 일반 직장인들이 더 많이 몰린다. 주메뉴는 돼지갈비 백반과 돼지불고기 백반. 하루에 200∼300그릇쯤 거뜬히 판다. 맛의 첫째 비결은 싱싱한 고기. 집주인 윤승배(63)씨의 동생이 도축장에 가서 사온 돼지 한 마리를 통째 재료로 쓴다. 물론 국내산이다. 오래 냉장고에 보관돼 맛이 떨어지지나 않았을까 하는 걱정은 접어 두시라. 음식맛이 좋은 만큼 회전율도 빨라 사흘에 2마리가량 손님들의 식탁으로 배달된다. 냉장보관될 ‘틈’이 없다. 두 번째 비결은 연탄불에 굽는다는 것. 하루 전 양념에 재어놓았던 고기를 굽는 과정에서 기름기는 쪼옥 빠지고 쫄깃한 살만 남는다. 아래로 떨어진 기름이 연탄불에 타면서 마치 훈제한 듯한 향이 고기에 덧씌워지기도 한다. 어렸을 적 연탄불에 석쇠 올려놓고 구워먹던 바로 그 고기맛이다. 허름한 한옥집에서 시작해 이처럼 번듯한 음식점으로 자리잡았으면 집주인의 표정이 밝아야 할 터. 윤씨는 여전히 볼멘소리다.“남는 것이 없다.”는 것. 원인은 재료비다. 돼지고기값도 그렇지만 밑반찬 재료를 국내산으로만 쓰자니 비용이 만만찮게 든다. 전남 고흥산 마늘무침에 충남 강경에서 난 조개젓, 그리고 상추며 고추 등 모두가 비싼 국내산이다. 고추 한 개 가격이 200원까지 올랐던 적도 있었는데, 손님들이 “추가요.”할 때면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갔다고. 주변에 서울성곽이나 심우당(만해 한용운 선생 거처) 등 식사를 마치고 산책할 곳도 많다. 글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신도림역일대 상업 중심지로 뜬다

    신도림역일대 상업 중심지로 뜬다

    신도림역 일대가 개발붐에 휩싸였다. 대규모 쇼핑몰을 비롯해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ㆍ오피스텔 등 크고 작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앞으로 서울 남부권의 새로운 상권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주변 집값도 덩달아 오르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2007년 테크노마트 준공 태영아파트 옆 옛 기아자동차 출하장에는 오는 2007년 준공을 목표로 프라임산업이 대규모 복합쇼핑몰 ‘신도림 테크노마트’를 짓고 있다. 현재 공정의 40%가 진행된 상태로 시공은 대우건설이 맡았다. 지하 7층·지상 26층 연면적 8만 6000여평 규모다. 전자ㆍ전기 전문매장을 비롯해 할인점, 영화관, 스포츠센터, 식당가, 벤처 비즈니스센터 등으로 이뤄진다. 공연장 및 1000석 규모의 이벤트홀도 지어진다. 지난달부터 테크노마트 2차 분양을 진행중이다. 프라임산업 진대오 사장은 “오는 2010년쯤 신도림역 일대에 대규모 복합타운이 형성되면 신도림은 서울 서남권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면서 “테크노마트는 규모와 상징성 면에서 신도림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테크노마트 건너편 대성연탄 공장 1만여평 부지에는 호텔과 업무용 건물이 지어진다.42층 복합 빌딩과 7층짜리 컨벤션센터,45층 높이의 주거 빌딩 등 대형 건물 3개가 들어선다. ●초고층 오피스텔도 속속 들어서 초고층 오피스텔과 주상복합 건물의 막바지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오는 2007년 완공 예정으로 옛 한국타이어 공장 7100여평에 건립중인 오피스텔 ‘대우미래사랑시티’는 연면적 5만 6000여평, 지상 26∼30층 4개동이다. 오피스텔 664실과 오피스 405실로 이뤄졌다. 건너편에 SK건설이 짓는 주상복합 ‘신도림SK뷰’는 올해 상반기 입주가 목표인데 아파트 304가구, 주거용 오피스텔 158실 4개동으로 이뤄진다. 경인로를 따라 도림동쪽에 들어서는 ‘플래티넘시티’오피스텔 공사는 마무리 단계다. 쌍용건설이 짓는 이 건물은 지상 15층 8개동 794실이며 다음달 입주 예정이다. ●개발 붐으로 집값 상승 견인 대규모 개발과 함께 도림천 복원도 관심거리다. 신도림을 끼고 도는 도림천을 오는 2008년까지 청계천과 같은 생태하천으로 복원시킬 예정이다. 도림천 복원구간은 1080m나 된다. 이에 따라 신도림동 일대 아파트들도 지난 연말부터 값이 꾸준히 오르는 등 강세를 띠고 있다. 신도림 4차 e편한세상 57평형은 지난해 말 9억 1000만원이었으나 지금은 11억원으로 2억원가량 뛰었다. 신도림 대림4차는 지난해 말부터 아예 매물이 나오지 않고 있어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테크노마트 옆 구로동 태영 아파트 38평형은 5억∼5억 3000만원으로 연초 대비 2000만∼3000만원가량 상승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 팀장은 “신도림역 일대는 현재 활발하게 진행되는 각종 개발 공사로 향후 전망이 좋아질 예정인 데다 이에 따라 향후 유동 인구도 대폭 늘어날 전망이어서 이 일대 집값은 앞으로도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2집이 맛있대] 용인시 기흥구 구갈동 ‘황학동’

    [2집이 맛있대] 용인시 기흥구 구갈동 ‘황학동’

    “용인에도 황학동이?” 곱창 촌(村)으로 유명한 서울 황학동 곱창요리를 업그레이드한 곱창 전문점이 용인시 기흥구 구갈동 택지개발지구 내에 자리잡아 곱창 마니아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상호조차 ‘황학동’으로 지어 척 봐도 무슨 집인지 알 수 있다. 추운 겨울 황학동 대로변을 가득메운 포장마차에 걸터앉아 소주 한병 마셔가며 한번쯤 맛보았을 곱창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이 가게는 곱창에 오뎅을 함께 파는 것이 특징. 언뜻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적과의 동침(?)이지만 테이블마다 곱창 한접시에 냄비오뎅이 올려져 있다. 서울 황학동이 돼지 막창구이로 전국에 명성을 날리고 있듯, 이 가게 역시 돼지곱창이 주 메뉴다. 황학동 곱창촌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곳 곱창은 젊은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곱창 특유의 냄새를 완전히 제거했다는 점. 막 잡은 싱싱한 돼지 곱창을 5번 이상 깨끗이 씻어내고, 밀가루와 소금 등으로 초기 냄새를 잡는다고 한다. 여기에 커피와 양파, 마늘, 된장, 배 등 10가지 이상의 재료를 첨가해 최소한 24시간 이상 숙성시킨다. 이렇게 숙성시킨 곱창을 초벌로 끓는 물에 삶은 뒤, 또다시 연탄불에 구워 쫄깃하고 고소한 맛을 더한다. 마지막으로 테이블 곱창 로스판에 한번 더 구워 먹게 된다. 양념곱창은 여기다 깻잎과 양파, 감자, 청양고추, 버섯 그리고 집 주인이 개발한 고추장 소스를 뿌려 함께 구워먹는다. 막창 소금구이는 소스없이 소금만으로 구워 담백한 맛이 더하다.‘땡초’로 이름지어진 매운 곱창요리도 인기다. 청양고추장 소스를 발라 연탄불에 구워 나온다. 이집 오뎅탕은 매운맛이 다소 강한게 특징. 특히 맵다는 뜻의 땡초 오뎅탕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자극적이다. 불황에, 또는 일이 잘 안풀려 열불이 나는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특별히 제조한 것이라고 한다. 소곱창은 껍질을 벗겨낸 뒤 키위를 갈아 숙성시켜 연탄불에 구워 초벌구이를 한다. 곱창속에 곱이 빠지지 않도록 통째로 구운 뒤 먹기 좋게 잘라 먹는다. 곱창전골은 밤새 고아낸 뼈국물에 호박과 팽이버섯, 미나리, 홍당무 등 12가지 야채가 첨가된다. 용인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주말에 뭘 보러갈까]

    미술 ■ 묵시의 장 ‘심흔’,‘적’,‘일탈-예감’ 등의 작품을 통해 단순함과 복잡함, 긴장과 이완, 운동과 정지 등의 대비를 특징으로 하는 작품세계를 보여온 정현도의 11번째 개인전. 동판과 나무를 재료로 시적 압축미를 보여주는 조각 작품들을 선보인다.8일부터 21일까지, 서울 관훈동 모란갤러리.(02)737-0057. ■ 가겟집 2002년 중고버스에 ‘노란버스 화실’을 마련한 이후 전국 곳곳을 돌며 그림그리기와 여행을 이어오고 있는 한생곤의 개인전. 연탄재, 기와, 소주병, 조개껍질 등 길에서 주운 재료들을 빻아 이를 질료화하여 주택가 골목길의 가겟집과 노점상들의 정겨운 모습을 화폭에 담았다.20일까지 서울관훈동 갤러리 쌈지.(02)736-0088. ■ 가나아트갤러리 신진작가 수상전 지난해 가나아트갤러리의 신진작가 공모전에서 수상한 안세권, 정직성, 이지은의 작품전. 서울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안세권의 사진작품, 도시 곳곳의 이미지를 모아 화면에 재구성한 정직성의 회화작품, 화려한 색채의 E.V.A를 이용해 존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시도한 조형작품 등을 선보인다.13일까지.(02)736-1020. 뮤지컬 ■ 명성황후 외세의 침략에 시달린 구한말을 배경으로 격동의 역사를 그린 국민뮤지컬. 윤호진 연출, 이태원 이상은 출연. 화∼금 7시30분, 수 3시·7시30분, 토 3시·7시, 일 2시·6시.3만∼12만원.(02)575-6606. ■ 행진!와이키키 브라더스 4월2일까지 화∼금 8시, 수 3시·8시, 토·일 3시·7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영화 ‘와이키키브라더스’의 줄거리에 대중가요, 팝을 입힌 편집뮤지컬. 이원종 연출, 이휘재 춘자 안정훈 등 출연.3만∼12만원.1588-7890. ■ 벽을 뚫는 남자 4월2일까지 화∼금 8시, 토 4시·8시, 일 3시·7시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자유자재로 벽을 드나들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된 소심한 남자의 인생 역전기. 임도완 연출, 박상원 엄기준 등 출연.4만∼7만원.1588-7890. 어린이 ■ 시계 멈춘 어느 날 9∼19일 화∼목 3시·5시30분, 금 5시30분, 토·일 1시·5시30분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극장. 전쟁에 관한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1만 5000∼2만원.(02)382-5477. ■ 재크와 요술저금통 5월28일까지 명동 펑키하우스. 꿈나무가 자라는 요술 저금통을 보며 저축의 소중함을 깨닫는 재크의 이야기.1588-1089. ■ 현악4중주단 콰르텟 연주회 14일 오후 8시 호암아트홀.‘화이트데이와 네 가지 비밀상자’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색 콘서트. ■ 박현숙의 가야금 병창 14일 오후 7시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 판소리 중 심청가, 단가 중 녹음방초, 서공철류 가야금 짧은 산조 등 공연. 연극 ■ 선착장에서 섬이라는 단절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욕망과 광기를 그린 작품으로 문화예술위원회 ‘올해의 예술상’을 수상했다. 박근형 작·연출, 엄효섭 이규회 등 출연. 화∼금 7시30분, 토 4시30분·7시30분 일 3시·6시. 1만2000∼2만원.(02)741-3934. ■ 올드보이 10일∼4월30일 화∼금 8시, 토 5시·8시, 일 3시·6시 대학로 우리극장. 가둔 자와 갇힌 자의 쫓고 쫓기는 복수극. 김관 연출, 김정균 추상록 등 출연.3만∼3만 5000원.(02)745-0308. ■ 강풀의 순정만화 5월28일까지 화∼금 8시, 토 4시30분·7시30분, 일 3시·6시 신연아트홀. 인터넷 히트 만화를 무대화. 정세혁 연출, 오상헌 이지연 출연.1만 5000∼3만원.(02)3142-0538. ■ 타이피스트 4월30일까지 화∼금 8시, 토 4시·7시, 일 3시. 인켈아트홀2관. 하루의 일상에 40년의 인생을 담아내는 기발한 2인극. 임도완 연출, 정은영 김재구 등 출연.(02)744-0300.
  • [길섶에서] 마을버스/최종찬 편집부 차장

    집집마다 가난을 뚫어주는 징소리 좇아 온기 받치다 쓰러진 연탄재 위로하고 땅속에 그리움 묻는 아이들 인사 받으며 형광빛 빚어 만든 인형 바구니 들어주고 손주 용돈 벌려 나가는 지팡이 부축하며 양보를 모르는 차가운 마음은 절대 사절 시멘트 뚫고 자라는 떡잎의 생명력처럼 얽힌 실타래 같은 미로의 실골목 낱 올과 씨 올로 사랑의 조끼 뜨개질한다 <마을버스> 마을버스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서민과 노인들의 발입니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미로같이 얽힌 달동네 골목길을 서커스하듯 잘도 돕니다. 마을버스의 눈을 통해 인정이 넘실대는 골목길의 풍경을 그려봤습니다. 최종찬 편집부 차장 siinjc@seoul.co.kr
  • 에너지 수입 작년 667억弗

    지난해 국제유가가 크게 오르면서 에너지 수입액도 3년 만에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산업자원부는 지난해 에너지 수입물량은 2억 2790만TOE(석유환산톤)로 전년보다 0.6%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고유가 등으로 인해 수입액(667억달러)은 33.5%나 증가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2002년 322억 9000만달러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에너지 수입액은 전체 수입액(2612억달러)의 25.5%를 차지했고 지난해 수출 1,2위 품목인 반도체(300억달러)와 자동차(295억달러)의 수출 합계액보다 훨씬 많았다. 비중이 가장 큰 원유의 배럴당 수입단가가 2004년 39.3달러에서 지난해 49달러로 폭등하는 바람에 수입액이 424억 6000만달러로 41.8%나 증가한 탓이다. 에너지 수출액(전량 석유제품)은 153억 8000만달러로 전년보다 51.2%, 수출물량은 3790만TOE로 12.7% 증가했다. 지난해 1차 에너지(석유, 유연탄, 원자력,LNG 등) 소비는 전년보다 4.1% 증가한 2억 2930만TOE로 추정돼 경제성장률(4%)을 초과했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MK 숨가쁜 해외현장 경영 인도 찍고 앨라배마로

    MK 숨가쁜 해외현장 경영 인도 찍고 앨라배마로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 연초부터 숨가쁜 ‘현장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환율하락 등으로 이미 비상경영을 선포한터라 그룹 총수의 행보가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1일 정 회장이 미국 앨라배마공장 점검 등을 위해 이날 출국했다고 밝혔다. 이달초 현대차 인도공장을 방문한지 불과 열흘만의 해외 출장이다. 정 회장은 5박6일의 미국 방문기간에 로스앤젤레스의 현대·기아차 판매법인을 방문해 현지 직원과 딜러들을 격려하고 올해 새로 출시할 신형 싼타페와 아반떼 후속, 옵티마(국내명 로체) 등의 적극적인 마케팅 및 판촉활동을 주문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또 지난해 가동에 들어간 현대차 앨라배마공장에서 최근 쏘나타의 생산 가동률을 90%까지 끌어올리며 단기간에 공장을 정상 가동시킨 성과를 격려하는 한편 신형 싼타페의 시험생산 과정과 생산 일정을 점검하며 4월 출시에 차질이 없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지난 8∼11일 인도 첸나이의 현대차 인도공장과 부품업체들을 방문한 자리에서 내년까지 인도에 제2공장을 건설, 생산체제를 현재의 두 배인 연 60만대로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정 회장이 활발한 해외 출장은 환율 하락과 원자재 가격 인상 등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현지공장의 생산 및 판매 현황과 발전 전략 등을 직접 챙겨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지난해 13건의 국내외 공식 현장경영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당진 일관제철소에 사용될 철광석과 유연탄을 조달하는 계약을 호주에서 직접 체결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벌였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극한의 貧·富 ‘두얼굴의 강남’

    극한의 貧·富 ‘두얼굴의 강남’

    지난 13일 오후 서울 논현동 서울지방통계청 1층 사무실. 조사원들이 지난해 11월 실시한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놓고 막바지 확인에 한창이었다. 모든 통계는 수십 번씩 점검하고 또 점검한다. 고용, 교육, 교통, 복지, 주택 등 정책수립에 쓰이는 지표여서 숫자 하나 틀리면 커다란 경제 손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곳에서 통계조사관으로 일하는 정경순(53)씨는 이번 총조사에서 ‘대한민국 부자 1번지’로 통하는 서울 강남구를 맡았다. 정씨의 일은 현장 조사요원의 교육·지원 및 분쟁조정. 강남구는 모든 조사원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악명 높은 곳이다. 이번에 통계공무원 28년 경력을 살려 어려운 일에 도전해 보고 싶었다. 강남이 기피대상 1호인 것은 부유층과 극빈층 둘 다 많아 통계조사에 극히 비협조적이기 때문이다. 조사 자체를 거부하는 게 다반사여서 1차 응답 거부율이 전국 최고다. 잘 사는 집은 혹시 모를 세무감찰이나 사생활 침해가 걱정돼서, 형편이 어려운 집은 자격지심과 정부에 대한 불만에서 거부한다. 특히 재개발 지역은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싶어 사나운 개까지 풀어 놓을 정도다. 지난해 11월1일 조사가 시작되자마자 현장에서 ‘SOS’ 요청이 쏟아졌다. 조사 이튿날인 2일 국내 최고가인 A아파트를 찾아갔다. 이곳 1200여가구를 맡은 조사원 4명은 아파트 입구에서부터 가로막혀 있었다. 굳게 닫힌 철문 사이로 경비원들은 마뜩잖은 표정으로 정씨를 바라봤다. 공무(公務)라고 설명했지만 예외 없이 방문신청서를 작성해야 했다. 용무가 뭔지, 누구를 면담할 것인지, 언제까지 있을 것인지 심문하듯 캐물었다. 그 사이 고급 승용차들이 연신 정문을 드나들었다. 신청서를 내고 기다리기를 몇 십분, 겨우 로비까지 길이 열렸다. 로비에는 값비싼 미술품과 최고급 대리석에 푹신한 안락의자까지 흡사 일류호텔 로비에 와 있는 듯했다. 하지만 이는 철통 같은 성채로 진입하는 또 하나의 시작에 불과했다. 무수한 폐쇄회로(CC) TV 화면들을 배경으로 보안팀장이 앞을 막고 섰다. 인구총조사의 이유부터 중요성까지 몇 십분을 다시 설명해야 했다. 하지만 보안팀장은 “오후 1∼4시 사이에만 조사목적 출입이 가능하다.”고 했다. 하루 3시간으로는 조사 일정의 30%도 끝낼 수 없는 상황. 정씨는 설득에 나섰다.“통계가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노인문제, 청년실업 등 정책이 제대로 나올 수 없습니다.1%의 통계오차에 1000억원의 혈세가 낭비될 수도 있고요. 이곳 분들은 넉넉하기 때문에 어떨지 모르지만 보안팀장이나 나나 노후에 그 불행한 오차에 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긴장이 흘렀다. 결국 보안팀장은 조사를 허락했다.“저도 방 두 개짜리 집에서 일흔 넘은 어머님을 모시고 삽니다. 잘 조사해 주십시오. 그런 분들이 편안하게 나이 드실 수 있도록….” 조사를 진행하다 보면 강남에도 “뭔가 도와줘야 할 텐데.”란 생각이 드는 곳이 많다. 철거촌에서부터 산동네, 동굴 같은 지하 단칸방에도 어김없이 사람은 있다. 그들 역시 강남 주민이다.“단칸 월세방에서 삼대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산동네 집들, 연탄이 아니면 난방이라고는 꿈도 못 꾸는 집들. 가슴 찡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사회적 평균보다 너무 많은 것을 가진 사람들과 너무 못 가진 사람들이 공존하는 사회, 이것이 우리의 현실임을 새삼 절감했습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아침을 먹자] 까만발 어머니의 사랑에 보답

    [아침을 먹자] 까만발 어머니의 사랑에 보답

    “오늘은 집에 가서 어머니나 아내의 발을 한번 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 큰 사랑을 느낄 수 있을거에요.” 이번 주에는 “환갑이 된 어머니의 생신상을 대접하고 싶다.”며 아침 도시락을 신청한 송정민(31·여)씨의 메시지가 ‘아침을 먹자’ 게시판을 훈훈하게 달궜다. “서울신문을 통해 ‘아침을 먹자’ 캠페인을 오래 전부터 봤지만 글솜씨가 없어 신청을 망설였다.”는 송씨는 소박하고 솔직한 글솜씨로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이 밖에 “아침마다 집에 와서 함께 공부하는 다섯 명의 아이들에게 따듯한 밥을 챙겨주고 싶어요(이윤신씨)” 등의 사연이 당첨됐다. 송정민씨의 사연을 소개한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어린시절 부엌에서 연탄불을 땔 때였습니다. 집안 일을 도맡아 하는 엄마는 늘 발바닥이 까맣게 반짝 거렸습니다. 아빠랑 나는 ‘까만발’이라면서 별명까지 붙여주며 놀렸었죠. 그럴 때면 엄마는 그냥 빙긋이 웃었어요. 지금 저는 100일 된 예쁜 딸을 둔 엄마입니다. 양말을 신고 걸레질을 하다 보면 금방 젖어 맨발로 일을 했더니 하루에도 몇 번씩 발을 닦는데도 발이 정말 까매 지더군요. 까매진 내 발을 씻을 때마다 어린시절 엄마 발이 생각이 납니다. 지난 주말, 엄마랑 대형 할인마트에 장을 보러 갔습니다. 덧버선을 싸게 팔고 있었습니다. “엄마 나 덧버선 하나 사야겠어. 웬 발이 그렇게 까매진데.” 엄마는 씩 웃으시면서 “너 전에 나보고 발 까맣다고 놀렸잖아. 이제 너도 왜 그런지 알겠니?” 엄마도 기억하고 계셨네요.“왜 그 때 일하다 보면 발이 까매지는 거라고 말 안했냐.”면서 머쓱하게 웃어버렸습니다. 가끔 남편의 발바닥을 쳐다보면,‘저 사람은 발 닦는 것을 싫어하는데도 어쩜 저렇게 발이 뽀얗고 하얄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시도 때도 없이 까매져 있는 내발을 보면서 혼자서도 발이 부끄러워 자꾸 감추게 되네요. 이제 나이가 드셔서 뼈가 툭툭 튀어나온 엄마의 발이 제겐 정말 소중하답니다.2월 8일이 마침 엄마의 생신이에요. 이번 기회에 생신날 아침 밥을 선물할 수 있다면 더 없이 행복할거 같네요.
  • 동작 정금마을 1만여평 재개발

    서울 동작구 정금마을과 노원구 월계동 등 5곳이 재개발 및 재건축 지역으로 지정돼 이들 지역의 재건축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서울시는 8일 제 3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안건을 심의, 처리했다. 이에 따라 동작동 58의 1 정금마을 일대 1만 4595평은 15층 이하 686가구(임대 127가구)가 들어선다. 노원구 월계동 487의 17 일대 4447평은 15층 이하 262가구가 공급된다. 서대문구 영천동 일대 영천주택재개발정비구역은 3402평 부지에 23층 짜리 이하 주상복합건물(199가구)이 세워진다. 또 동대문구 전농동 440의 9 전농·답십리 뉴타운 지구의 전농 7주택재개발 정비구역은 4만 5911평 규모로 용적률 239% 이하, 건폐율 50%이하,25층 이하가 적용돼 총 건립 가구수는 기존 3028가구보다 560가구 줄어든 2468가구(임대 420가구)로 조정됐다. 답십리동 178번지 전농·답십리 뉴타운 지구의 답십리 제16주택재개발정비구역은 4만 3886평 규모로 건폐율 50%, 용적률 236%,25층 이하가 적용돼 당초 3258가구보다 634가구가 줄어든 2624가구가 들어선다. 한편 전농동 494 일대 도시환경정비구역 지정안건과 신도림역 주변 대성연탄부지에 43층 규모의 상업복합 타워를 건설키 위한 지구단위계획은 보류됐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9일 TV 하이라이트]

    ●생방송 60분 부모(EBS 오전 10시) 사리분별이 확실한 급한 성격의 아내와 따뜻한 성품에 여유로운 성격을 가진 남편은 크고 작은 문제로 부딪치곤 한다. 평범하지만 작은 노력을 통해 행복을 일구어 가는 이들 부부를 소개한다. 부부가 서로에게 잘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이고, 더욱 행복해지기 위해 서로가 노력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오후 8시55분) 양은 냄비만 좋아하는 별난 취향을 가진 세살배기 냄비동자 운비의 냄비 사랑 속으로 들어가본다. 손수레에 할아버지를 태운,90도 등 굽은 할머니. 할머니는 손수레에 할아버지를 태우고 이곳저곳을 다닌다. 몸이 불편한 82세 남편 곁에서 함께하는 71세 아내의 변하지 않는 사랑을 만나본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25분) 한국의 문화유산과 국가 이미지 홍보를 위해 운영돼오던 해외 홍보원이 폐지되거나 기능이 축소되고 있다. 캐나다 오타와의 ‘한국 문화 홍보원’은 직제 일원화 방침에 따라 폐쇄 결정이 내려졌다. 동포들은 한국인 이민이 늘어나고 있고 자유무역협정체결까지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궁(MBC 오후 9시55분) 효린을 공항에 데려다주고 온 신은 간신히 회견장에 도착하여 연설을 멋지게 마친다. 한편 채경은 허락 없이 궁 밖을 돌아다닌 것 때문에 근신처분을 받고 이런 채경을 본 율은 화영에게 자신을 황제로 만들어 달라고 한다. 율의 도움으로 채경은 윌리엄왕자를 영접하는 국빈행사를 무사히 잘 마친다. ●피플 세상 속으로(KBS1 오후 7시30분) 신혼집 작은방 작업실에 컴퓨터 두 대를 나란히 놓고 만화에 몰두하는 부부. 만화를 평생 직업이라고 여기며 함께 꿈을 그리는 김인호·남지은 부부를 소개한다. 또 알코올 중독을 딛고 새로운 출발의 선상에 선 한성희씨, 사진 찍는 연탄배달부 김석동씨. 그들의 아름다운 인생을 만나본다. ●걱정하지마(KBS2 오전 9시) 세찬은 집에 은새의 임신 사실을 전하는데 호규는 크게 기뻐하지만 영자는 재이 때문에 오히려 근심이 늘어난다. 임신이 아니란 말에 크게 낙담한 홍주는 은새의 임신 소식에 또 한번 상처를 받는다. 한편, 은새가 입시학원에 등록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미연은 화가 나서 전화를 하는데….
  • 기업, 해외자원개발 31억弗 투자

    올해 국내 기업들의 해외 자원개발 투자가 크게 늘어난다. 산업자원부는 최근 38개 해외자원개발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이 해외자원개발을 위해 올해 32개국의 211개 사업에 총 31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기업의 해외자원개발 투자액이 2003년 6억 7000만달러,2004년 7억 8000만달러, 지난해(추정) 9억 2000만달러였던 것에 견줘 크게 늘어난 것이다. 특히 신규 투자사업이 16억 9000만달러로 계속 투자사업보다 많고 신규투자액 중 60%가 민간기업에서 이뤄질 조사됐다. 분야별 투자액은 석유. 가스개발이 118개 사업에 22억 2000만달러이며 유연탄·일반광 개발이 93개 사업에 8억 7000만달러에 달했다. 투자지역은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 집중되는 추세고 국가별로는 우즈베키스탄 4억 8000만달러, 카자흐스탄 3억 4000만달러, 인도네시아 2억 9000만달러, 페루 및 베트남 각각 2억 8000만달러, 예멘 2억 7000만달러, 중국 2억 5000만달러 등의 순이었다. 석유·가스 최대 투자사업은 SK㈜의 2억달러 규모의 카자흐스탄 신규 생산광구이며, 석유공사도 1억 2000만달러를 베트남 15-1 광구에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일반광에서는 중국 동광사업에 대한 SK네트웍스의 1억달러 신규 투자가 최대이며, 고려아연도 우즈베키스탄 아연광 개발에 7000만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에너지요금 줄줄이 뜀박질

    새해들어 전기, 석유, 가스 등 에너지 관련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큰 폭으로 오른 국제유가를 반영한 것이어서 유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최근 추세를 감안하면 앞으로 추가 요금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산업자원부는 2월1일부터 서울 강남과 분당, 일산, 평촌 등 수도권 신도시의 지역난방요금이 14.86% 인상된다고 31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지역 주민들은 32평 아파트 기준으로 매월 평균 6만원선인 난방요금이 6만 9000원으로 오르게 된다. 난방요금이 오르는 곳은 한국지역난방공사, 안산도시개발,GS파워, 인천공항에너지, 인천종합에너지, 주택공사 등 6개 사업자가 열을 공급하는 113만가구다. 이는 전체 주택의 8.5%에 해당하는 규모다. 오영호 산자부 자원정책실장은 “지난해 하반기 국제유가 급등으로 LNG, 벙커C유 등 연료비가 평균 25.5%나 올라 난방요금 조정이 불가피했다.”면서 “14.86%는 지난해 2월 5%, 지난해 8월 1.14%보다는 높지만 98년 16.6%,2000년 16.06% 인상보다는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상반기 44.8달러에서 하반기 54.2달러로 21% 올랐다. 올들어서도 60달러대를 돌파함에 따라 오는 8월 또 한차례 요금인상이 예정돼 있다. 산자부는 이번 요금인상에도 불구하고 지역난방 방식이 가스·등유 보일러 등에 비해 요금이 훨씬 저렴하다고 밝혔다. 또 국민임대주택, 사회복지시설의 지역난방 기본요금을 전액 감면하고 기초생활수급대상 가구당 3만 5000원의 난방요금을 지원하는 등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대책을 병행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원유와 석유제품에 대한 수입부과금이 ℓ당 14원에서 16원으로 2원(14.3%) 올랐다.LNG에 대한 수입부과금도 내년부터 ㎏당 3.3원 인상된다.LNG는 또 1월1일부터 특별소비세가 종전의 ㎏당 40원에서 60원으로 인상되면서 도매요금이 ㎥당 14.8원(3%) 올랐다. 이에앞서 전기요금도 올해 초부터 평균 1.9% 인상됐다.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연탄 역시 산자부가 연탄사용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현재 1장당 204원인 정부보조금을 현실화하는 방안을 추진중이어서 어떤 식으로든 가격 인상이 예고돼 있다. 보조금이 없어지면 평균 300원인 연탄값은 500원으로 껑충 뛰어오를 전망이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클릭 이슈] 연탄보조금 딜레마

    [클릭 이슈] 연탄보조금 딜레마

    요즘 서울시내에는 ‘연탄 삼겹살’,‘연탄 불고기’ 등 연탄 컨셉트를 간판으로 내건 고깃집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식당 주인들은 “복사열이 나오는 연탄으로 구워야지 가스불로 구우면 고기가 제 맛이 안 난다.”며 ‘연탄 예찬’을 아끼지 않았다. 손님들도 “이 맛이 바로 ‘추억의 맛’”이라며 만족하는 분위기다.‘연탄갈비’,‘연탄 생선구이’는 원조격인 서울 마포, 동대문을 벗어나 압구정동, 신사동 등 강남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 강남의 고깃집은 ‘연탄 보조금’을 받을 자격이 있을까. 이들이 영세 자영업자라면 모를까 서민층의 연료비 지원이라는 측면에는 맞지 않다. 정부가 늘어나는 연탄 소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보조금을 줄이기로 한 배경에는 이처럼 ‘연탄=서민’이라는 등식이 성립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또 현 추세대로 연탄 소비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날 경우 2004년 806만t에서 지난해 694만t으로 줄어든 정부의 석탄 비축량이 금방 바닥날 가능성도 크다. ●작년 연탄소비 45%나 폭증 25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연탄 소비가 지난해에 201만t으로 전년보다 45%나 급증했다. 1996년(196만t) 이후 최고치다. 연탄 소비는 1986년 2425만t으로 정점에 올랐다가 점점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외환위기 이후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지난 2002년 117만 5000t,2003년 119만 1000t,2004년 138만 5000t 등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연탄 소비가 늘면서 정부의 보조금 부담도 늘고 있다. 정부는 저소득층을 고려해 석탄을 캐서 연탄을 제조하는 데 지난해에 2400억원의 예산(탄가안정대책비)을 투입했고 올해도 2556억원의 예산을 책정, 이미 506억원을 집행했다. 연탄 1장당 정부보조금은 석탄 채굴과정에 167원, 수송보조에 25원, 연탄공장에 204원 등 396원에 달한다. 연탄공장에서는 장당 184원에 도매상으로 넘기는데 정부보조금 없이는 이 같은 가격이 불가능하다. 정부보조금이 없다면 현재 장당 300원선인 연탄 소매가는 700원으로 껑충 뛰게 된다. 석탄보조금은 놔두고 연탄 보조금만 없애도 500원으로 오른다. 산업자원부 이원걸 제2차관은 “저소득층의 연탄 사용실태를 추정한 결과 기초생활수급자 75만가구 가운데 5%인 4만가구, 차상위계층 100여만가구 중 6%인 6만가구 등 10만가구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연탄 사용량은 연간 30만∼50만t 수준인 것으로 추산됐다. 게다가 소매상들이 사라지면서 저소득층 가구가 소량으로 연탄을 구하기도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실제 연탄 사용이 많은 곳은 농촌의 비닐하우스, 양계장, 목욕탕·음식점 등 상업시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고깃집 사장님은 제값 내고 연탄 써야 정부는 이달부터 5월까지 연탄의 판매 경로를 포함한 소비 실태를 센서스 형식을 통해 계층별, 용도별, 소비지별 등으로 세밀하게 조사키로 했다. 연탄 소비 급증이 저소득층의 수요 증가 때문이 아니라 다른 상업적 원인 등에 의한 것이라면 보조금의 실효성을 검토해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산자부는 연탄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연탄값을 단계적으로 차별화하되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연탄 쿠폰’ 지급 등 직접 지원 방식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 경우 면세유나 LPG 보조금처럼 쿠폰이 다른 용도로 쓰일 가능성이 있는데다 현재 연탄을 사용하지 않는 저소득층이 너도나도 연탄보일러로 변경하는 ‘가수요’를 불러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농촌의 비닐하우스나 영세 자영업자를 어떻게 분류할 것인지도 과제로 남았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권혁수 연구위원은 “연탄 보조금 제도 개선은 저소득층 지원이라는 정책 취지를 살리자는 측면도 있지만 국내 무연탄 생산구조가 비정상적인 연탄 소비 급증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면서 “쿠폰제가 문제가 있다면 현실화된 가격으로 연탄을 사용한 뒤 ‘사후정산’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농민이나 영세 자영업자라 할지라도 연탄 보조금으로 이윤을 창출하는 것은 정책 취지에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불우이웃에 연탄 지원

    국민연금관리공단(이사장 김호식)은 23일 서울 강동구 천호4동 동사무소에서 어려운 이웃을 대상으로 연탄 무료지원 및 배달 행사를 가졌다. 공단은 이 행사를 통해 임직원이 모금한 성금 1000만원과 독거노인 등 어려운 이웃 5가구에 300장씩의 연탄을 지원했다.
  •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대성그룹-故 김수근 창업주家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대성그룹-故 김수근 창업주家

    대성그룹 고 김수근 회장가(家)의 혼맥은 매우 단출하지만 3남3녀 모두 경영에 참여할 만큼 2세들의 대외 활동은 왕성하다. 무엇보다 여느 재벌가(家)와 달리 딸들의 적극적인 경영 참여는 고 김 회장가(家)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특징 중의 하나다. 독실한 기독교 가풍이 남녀 평등으로, 정략결혼에 대한 거부감으로 드러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또 통혼(通婚) 과정에서 ‘교회 인연’이 적지 않은 것도 눈에 띄는 점이며,2세들의 화려한 학벌도 이 집안의 자랑이다. 대성은 고 김 회장이 연탄사업을 기반으로 성장시킨 그룹이다. 한때는 대학생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었던 기업으로 손꼽힐 만큼 재계에서 ‘잘 나가던’ 시절도 있었다. 1970년대 초엔 국내 10대 그룹의 한 자리를 차지할 정도로 사세가 대단했었다. 그러나 연탄산업의 몰락과 이에 따른 변신이 늦어지면서 점차 뒤처지기 시작했으며,2000∼2001년 사이엔 연이은 계열 분리로 그룹 규모가 더욱 줄었다. ●에너지 산증인 김수근 창업주 “인생은 유한하지만 기업은 영원해야 한다.” 김수근 대성 창업주가 운명하기 며칠 전 병상으로 그룹 임·직원을 불러 남긴 필담 유언의 한 토막이다. 그의 기업관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1916년 대구에서 태어난 김 창업주는 가정 형편 때문에 대구상고를 중퇴하고, 삼국석탄 대구지점에서 연탄과 첫 인연을 맺었다. 당시 일본기업들은 일본인만을 채용하는 원칙이 있어 취직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김 창업주는 회사에서 입사를 수차례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밀어붙여 취직한 뒤, 성실함과 정직으로 내부 업무는 물론 외판 업무도 맡았다. 당시 김 창업주는 일에 대한 집념과 노력 등으로 일본인으로부터 ‘가죽고리’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1940년 일본 유학길에 올라 일본대학 법학부를 졸업했다.47년엔 “연료 대책이 시급하고, 더 이상 산림이 황폐화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며 대구 칠성동에서 연탄회사인 대성산업공사를 설립했다. 김 창업주의 성격을 보여주는 에피소드. 대성그룹이 보유한 경북 문경새재 주흘산 수백만평을 관광지역으로 개발하자는 권유가 많았었지만 그는 번번이 거절했다. 연탄사업을 벌인 것은 황폐화하는 삼림을 보호하자는 뜻이 컸다는 이유에서였다. 주흘산 입구엔 “대성그룹은 청정 산림지역을 후손들에게 영원히 물려주고자 한다.”는 내용의 푯말이 있다. 또 김 창업주는 출장을 갔다 오면 영수증 한 장까지도 빠짐없이 챙기고, 경비가 남으면 회사에 고스란히 넘겼다. 뿐만 아니라 외국 호텔 객실에서 쓰고 남은 일회용 비누를 “집에서 면도할 때 쓰면 좋겠다.”며 가방에 넣어 오기도 했다. 정치권 압력에도 초연했다고 한다. 대성이 정치적으로 스캔들이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 창업주는 친구였던 김성곤 공화당 재정위원장의 정치헌금을 거절해 세무조사를 받았을 정도였다. 경영철학도 남달랐다. 그는 무엇보다 ‘번 만큼만 투자한다.’는 경영론을 일관되게 지켰다. 그래서 한 우물만 파는 경영이 가능했다.“하나라도 제대로 하자. 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의 경영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그의 경영철학은 ‘대기만성’의 약자인 ‘대성’이라는 그룹의 이름에서도 엿볼 수 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아들 3형제에게 ‘투명 경영’을 유훈으로 남긴 일화는 유명하다.“기업이 내 소유란 생각을 버려라. 또한 이사회를 사장의 들러리로 만들지 마라. 기업이 이익을 못 내면 죄악이니 이익을 못낼 때는 과감히 전문경영인을 써라. 국민의 사랑을 못 받을망정 지탄받는 기업은 되지 마라.” 이런 김 창업주의 철학은 대성을 남의 돈을 안 쓰는 튼실한 기업으로 만들었다. ●조촐한 혼맥의 ‘교회 인연’ 김 창업주가(家)의 혼맥은 한때 내로라했던 재벌가(家)치고 매우 단출하다.2세들 가운데 중매 결혼이 적지 않았지만 정략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방계도 이와 다르지 않다. 김영훈 회장은 이와 관련, “지인들을 도와주기는 하겠지만 덕을 보지 않겠다.’는 것이 부친의 확고한 뜻이었다.”고 말했다. 김 창업주는 1942년 여귀옥(83)씨와 혼례를 치렀다. 이들의 인연은 대구 ‘남산교회’에서 맺어졌다. 김 창업주의 모친인 기묘임(작고) 여사와 여씨의 모친인 최성연(작고) 여사가 대구 남산교회의 신도였다. 그렇다고 결혼 과정이 그리 순탄하지는 않았다. 김 창업주는 당시 대구상고를 중퇴해 가족 생계를 위해 직장 생활을 하고 있었던 반면 여씨는 당시 대구 신명여고를 졸업하고, 평양여자신학교를 수료한 ‘신 여성’이었다. 또 여씨 집안은 대구에서 유명한 기독교 집안이자, 명망가(家)였다. 그러나 여씨의 모친인 최 여사는 “내가 딸이 둘이면 하나는 부잣집에, 하나는 인격을 보고 하겠는데 단 하나밖에 없으니 인격을 보아야겠다.”면서 주변의 반대를 물리고 김 창업주를 사위로 맞았다고 했다. 김 창업주와 여씨는 슬하에 4남3녀를 뒀다. 이 가운데 4남 영철군이 73년 교통사고로 숨졌다. 장남 김영대(64) 회장은 모친의 친구 소개로 71년 법조인 차영조 변호사의 딸 정현(57)씨와 결혼했다. 정현씨는 서울대 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김 회장 부부는 정한(34)-인한(33)-신한(31) 등 3형제를 두고 있다. 장남인 정한씨는 현재 대성산업 기계사업·해외자원개발부 상무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97년 서울 덕수교회에서 대원외고 동창인 전성은(33)씨와 결혼했다. 성은씨의 부친인 전경호 서한모방 회장은 김 회장과 경북사대부고 동기동창이다. 차남 인한씨는 미국 버지니아주립대에서 정치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고 같은 과 후배인 이내리(28)씨와 2002년 서울 덕수교회에서 백년가약을 맺었다. 막내 신한씨는 지난해 말 병역특례를 마치고, 현재 경영수업을 준비 중이다. 그는 미시간대 컴퓨터공학 석사 출신이다. 차남 김영민(61) SCG그룹 회장은 79년 친지의 소개로 서울대 음대(성악과)를 나온 민명옥(51)씨와 인연을 맺었다. 명옥씨의 부친은 전 유화증권 사장을 지낸 민유봉씨이다. 김 회장 부부는 은혜(26)-요한(24)-종한(17) 등 2남1녀를 두고 있다. 3남 김영훈 회장은 93년 박영창 목사의 소개로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의 차녀인 김정윤(37)씨와 결혼했다. 슬하에 의한(12)-은진(9)-의진(6) 등이 있다. 장녀 김영주(58) 대성닷컴 부회장은 75년 서울대 의대 출신인 내과전문의 신현정(61)씨와 인연을 맺었다. 현정씨는 현재 도시가스서비스회사인 ㈜알파서비스를 경영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기업인이자 화가로 유명하다. 이들 부부는 정희(30)-명철(29) 등 1남1녀를 두고 있다. 차녀 김정주(57) 대성닷컴 사장은 하버드대 신약학 박사 출신으로 연세대 교수를 겸직하고 있다. 독신이다.3녀 김성주(50) 성주인터내셔날 사장은 하버드 동창생인 딘 고달드와 결혼해 딸 지혜(17)씨를 두고 있다. 김 창업주의 동생인 김의근(작고) 회장가(家)와 김문근(작고) 회장가(家)도 정·관계와 그다지 인연이 없다. 굳이 꼽는다면 재계에서 중견 기업들과 인연을 맺고 있다. 고 김의근 모토닉(옛 창원기화기공업) 회장은 양제선(81)씨 사이에 3남2녀를 뒀다. 장남인 영준(작고)씨를 통해 대한모방 회장을 지낸 김성섭가(家)와 사돈지간이다.3남인 김영목(50) 모토닉 부사장은 산업은행 부총재를 지낸 홍대식의 딸 홍은주(43)씨를 배필로 맞았다. 차남인 김영봉(53) 모토닉 사장은 평범한 은행원의 딸인 김혜옥(46)씨와 혼례를 치렀다. 김문근(작고) 전 대성광업개발 회장은 김정희(작고) 여사와 결혼해 슬하에 영범-영돈-은주-영천-영석 등 4남1녀를 뒀다. 장남인 영범씨는 최근 대성광업개발 회장직에 올랐다. 형제 모두 대성광업개발에서 근무하고 있다. 대성그룹의 분가는 3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매출 2조원을 넘는 대성은 고 김 창업주 생전에 동생인 김의근 회장이 2000년 7월 대성정기와 창원기화기공업의 경영권을 갖고 가장 먼저 ‘대성의 품’을 떠났다. 김의근 회장은 사실상 김 창업주와 동업 관계였다. 그는 김 창업주가 47년 연탄사업을 시작할 때 석탄 생산을 맡았고, 김 창업주는 제조와 판매를 책임졌다. 이어 2001년 4월에는 김 창업주의 막내 동생인 김문근(작고) 회장이 대성광업개발을 맡아 분가했다. 대구공고 출신인 김문근 전 회장은 대한중석 등에서 일하다 1950년대에 대성에 합류했다. 김 창업주 사후인 2001년 6월엔 영대·영민·영훈 등 아들 3형제가 다시 2차 세포분열을 통해 분가했다. 장남 김영대 회장이 모기업인 대성산업을, 차남인 김영민 회장이 서울도시가스 계열을,3남인 김영훈 회장이 대구도시가스 계열을 각각 맡았다. 그러나 분가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도 있었다. 주식 평가를 놓고 형제간 잡음이 일면서 재계의 눈총을 받기도 했다. 김영대 회장은 이와 관련해 “자신의 덕이 부족한 탓”이라고 했다.8월엔 막내 김성주 사장이 이끄는 성주인터내셔날도 대성에서 떨어져 나갔다. 장남과 3남은 현재 ‘대성그룹´ 사명을 같이쓰고 있다. ●김영대 회장의 ‘인재론’ 김영대 회장은 대기업 회장답지 않게 사내에서도 ‘있는 듯 없는 듯’하다. 잘 나서지 않고 매우 조용하다. 그는 또 학구파다. 환갑이 지난 나이지만 월·수·금요일은 일본어, 화·목·토요일은 중국어를 공부한다. 그의 경영 스타일은 안정과 보수로 대변된다. 이 때문에 간혹 김 회장 주변을 ‘경로당’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김 회장의 비서인 전성희(63) 이사는 국내 비서계의 대모다. 김 회장을 모신 지 28년째다. 그의 비서 입문은 우연이었다고 한다.79년 미국 유학을 마친 남편과 함께 귀국했을 때 남편의 대학 친구였던 김 회장은 “미혼 비서를 뒀는데 모두 1년 정도하고 그만두더라. 어디 오래 근무할 아줌마 없느냐.”며 추천을 부탁했다. 결국 남편의 권유로 전 이사는 당시 세브란스 병원 약사모집 면접을 포기하고 대성에 들어가게 됐다. 전 이사는 이화여대 약대 출신이다. 김 회장의 운전기사인 정홍(64) 차량관리 과장도 40년 이상 김 회장을 모시고 있다.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환갑 기념 유럽여행을 같이 다녀오기도 했다. 사실상 신분을 넘어 지기(知己)인 셈이다. 또 대성 임직원들은 다른 그룹과 달리 60대 이상이 유난히 많다. 김 회장의 인재를 아끼는 스타일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샌님(?)같은 김 회장도 무서울 정도의 강한 집념을 보여준 적이 있다. 그는 90년대 초 씨티은행으로부터 50억원을 불법 대출받아 가로챈 뒤 미국으로 도주한 직원을 직접 추적해 붙잡은 경험이 있다. 그가 쓴 ‘구름 속의 구만리’라는 추적기에서 “마치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와 같았다.”고 회고했다. 김 회장은 당시 10개월 동안 출장 9차례, 미 체류기간 200일, 미대륙 종횡단 9000마일, 만난 사람만도 1000여명이 넘었다고 한다. 그는 50억원의 돈도 돈이지만 회사의 신용과 조직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 그 직원을 붙잡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박감이 더 컸다고 했다. 더욱이 일개 직원에게 거액의 수표를 무책임하게 내준 은행측으로부터 음모론까지 흘러나오면서 ‘대추적’을 결심했다. 대성그룹은 현재 3세 경영이 닻을 올렸다. 장남인 김 상무가 2002년 연구개발실장으로 입사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다. ●‘대성 부활’ 노래하는 3남 김영훈 회장 김영훈 회장은 조용한 말소리와 차분한 몸가짐, 설득조의 언어 구사 등에서 CEO보다 목사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어릴 적 꿈이 목사였다. 대학에서 신학공부를 했으며, 영락교회에서 전도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늦장가를 갈 정도로 공부에 푹 빠져 살았다. 그가 받은 학위만도 법학, 경제, 경영, 신학 등이다.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에 이어 미국 미시간대에서 법학·경영학 석사를 마친 뒤 하버드에서 신학과 국제경제학 석사 학위를 땄다. 기업 경영을 하면서도 그는 늘 책과 씨름하는 것이 취미다. 김 회장은 1988년 부친의 갑작스러운 부름을 받고, 대성산업 기획조정실장으로 경영의 첫 발을 내디뎠다. 당시 그는 경영인보다 목회자의 길을 걷기를 원했지만 부친의 ‘SOS’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계열분리 이후 대구도시가스를 주력으로 경북도시가스와 바이넥스창업투자 등 19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당시 에너지사업 일변도에서 지금은 문화사업을 차세대 ‘먹을 거리’로 마련해 대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다. 그는 창립 60주년을 한 해 앞둔 올해 2010년까지 매출 10조원, 순익 10억달러를 목표로 한 ’10·10·10’ 전략을 내놓았다. 옛 대성의 영광을 회복하기 위한 김 회장의 야심찬 청사진이다. 2남 김영민 회장은 다른 형제들과 달리 스포츠 마니아이며 유머러스하다.ROTC 출신으로 육군사관학교에서 역사 교관으로 근무했다. 경북사대부고와 미국 댈러스대, 남가주대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공주의 길’ 포기한 김성주 사장 막내딸 김성주 사장은 ‘별종’이다. 가문에서 그렇고, 사업에 있어서도 그렇다. 다른 형제들이 부모의 말씀이면 무조건 순응하고 고개를 끄덕였던 반면 김 사장은 부모가 반대하는 일들을 줄기차게 밀어붙였다. 그 대가로 그는 혹독한 고생을 경험했다. 송금이 끊겨 학비를 스스로 벌어야 했으며, 직장 생활도 밑바닥부터 시작했다. 사업에서도 ‘봉투’와 ‘접대’라는 그간의 사업 상식을 깨고 투명경영으로 남성 세계를 하나씩 깼다. 김 사장은 자기 힘으로 사업을 일군 여성 CEO가 드문 국내에서 성공한 기업인으로 첫손에 꼽힌다. 그는 훗날 성주인터내셔날을 창업한 배경에 대해 “살찐 돼지가 되지 않기 위해 탈출했다.”고 밝혔다. golders@seoul.co.kr ■ “우리집안은 아들보다 딸이 나아요” “우리 집안은 아들보다 딸이 나아요.” 대성가(家)의 2세들이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한다. 심지어 김영훈 회장은 대성의 차세대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로 키우는 문화사업을 이른바 ‘효자 사업’이 아니라 ‘효녀 사업’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여성들의 실력을 인정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대성가(家)의 딸들은 하나같이 대단하다. 장녀 김영주 화백의 또다른 ‘명함’은 대성닷컴 부회장이며, 차녀 김정주 연세대 교수는 대성닷컴 사장직을 겸직하고 있다. 자매가 최고경영자(CEO)직을 맡은 것은 문화사업에 여성 특유의 세심함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김 회장의 요청 때문. 김 부회장은 화가로서의 재능을 대성닷컴 출판사업에 톡톡히 쏟아내고 있다. 김 부회장이 책 표지 디자인을 혼자 다할 정도다. 김 사장은 그룹의 문화사업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김 화백은 서울대 미대를 수석으로 입학해 미국 크랜브룩 아카데미오브 아트 대학원을 나왔다. 김 교수는 미시간대에서 영문학을 공부했으며, 하버드대 신학대학원에서 신약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자매는 모친에 이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절제회’ 활동에도 열심이다.1983년부터 세계기독교여자절제회 부회장을 번갈아가며 맡아오고 있을 정도다. 절제회는 종교를 초월해 각종 절제 운동을 펼치는 여성 단체. 국내에선 국산품 애용과 허례허식을 배격하는 운동을 벌였고, 최근엔 금연 운동과 임산부와 청소년 음주를 반대하는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막내딸 김성주 사장은 자매 가운데 가장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다. 성공한 여성 CEO로서 첫 손가락에 꼽히는 김 사장은 1997년 세계경제포럼(WEF)의 차세대 지도자 100인, 세계여성지도자총회의 아시아 대표 연설자,2004년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의 ‘주목할 만 한 세계 여성 기업인 50명’에 선정되는 등 글로벌 CEO으로서 명성이 매우 높다. golders@seoul.co.kr ■ 2세들 ‘화려한 학벌’ 고 김수근 회장가(家)는 재계에서 ‘자식 농사’를 잘 지은 것으로 유명하다.3남3녀 모두 명문대 출신으로 2개 이상의 석사 학위 소지자들이다. 3남 김영훈 회장은 “모친 여귀옥 여사의 남다른 자식 교육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어머니는 독실한 기독교 신앙을 통해 우리에게 사랑과 절제 등을 몸으로 보여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모친은 ‘공부하라.’는 말을 꺼낸 적이 없으며, 제가 미국에 유학갈 때도 편안하게 ‘놀다 오라.’는 당부까지 하셨다.”면서 “그러나 우리 형제는 모친의 바른 생활과 이웃사랑 등을 보면서 공부를 안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여 여사는 임신 중엔 태교를 위해 잡지나 신문을 보지 않고, 오직 성경만 보고 지냈다고 한다. 또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이 아닌 독립된 인격체로 대했으며, 꾸지람보다 스스로 깨우치도록 유도했다. 대성가 2세들은 모두 대단한 학벌의 소유자이며,‘수석’을 곧잘 했다. 법학을 전공한 장남 김영대 회장은 서울대 경영대학원을 수석으로 졸업했다. 차남 김영민 회장과 3남 김영훈 회장, 장녀 김영주 화백도 모두 서울대 출신이다. 특히 김영훈 회장은 법학, 경제, 경영, 신학 등 석사 학위가 무려 4개다. 차녀 김정주 연세대 교수는 이화여대를 수석으로 입학해 수석으로 졸업했다. 막내 김성주 사장은 연세대 신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앰허스트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했다. 김영훈 회장은 “우리 형제는 어린 시절 학업에서 그다지 두각을 나타낸 편은 아니었다.”면서 “특히 정주 누나는 중학교 때 반에서 40등까지 했지만 우리 형제 가운데 공부를 가장 잘 했다.”고 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앙 아래 자녀를 키운 여 여사의 가르침은 자녀들에게 그대로 이어져 3세들도 부모 못지 않은 학구파다. 한편 여 여사는 결혼 후에도 영락교회 권사로서 활동했으며,52년에는 초교파적 기독교 여성단체인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를 설립했다. 현재 35개국이 가입해 있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박건승 부장(반장) 정기홍·류찬희·최용규 차장 이기철·강충식·주현진·류길상·김경두·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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