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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공헌 우수기업 특집] 신한은행-모든 영업점 릴레이 나눔사랑

    [사회공헌 우수기업 특집] 신한은행-모든 영업점 릴레이 나눔사랑

    신한은행은 2005년부터 은행 최초로 ‘사회책임보고서’를 발간하며 사회책임경영을 실천해 오고 있다. 신한은행은 ‘따뜻한 세상,‘밝은 세상,‘함께하는 세상’이라는 구호 아래 사회복지, 학술교육, 자원봉사, 환경보전, 문화예술, 체육진흥, 공익상품 개발 등 다양한 형태의 사회공헌 사업을 통해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신한은행 봉사단’(단장 신상훈 은행장)을 설립했다. 봉사단은 전통문화 보존, 아름다운 동네 가꾸기, 미래세대 육성이라는 기본 방향을 설정하고 모든 영업점에서 문화재지킴이 활동, 사회복지시설 자원봉사, 인간사랑 참여 캠페인, 결식아동 지원, 사랑의 연탄·김장 나눔, 긴급 재해복구 지원 등 릴레이식 나눔사랑을 실시하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이 거대한 ‘술통’속에선 술 한 방울 마실 수 없다

    이 거대한 ‘술통’속에선 술 한 방울 마실 수 없다

    글 박재곤《산따라 맛따라》저자, www.sanchonmirak.com ’대한민국 술박물관’에는 무려 34,000여 점의 민속주 자료와 전통 술 빚기 도구 등이 다채롭게 전시되어 있다. 안성 서운산의 북쪽자락, 마둔호수에서 멀지 않은 곳 313번 지방도로변에 위치해 있다. 스무 살 나이에 3·1독립선언서를 영역, 해외에 보내고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다’ 는 논개의 높은 절개를 노래한 수주 변영로(樹州 卞榮魯) 선생은 수필집 《명정(酩酊) 40년》을 남겼다. 명정(酩酊)의 명(酩)은 ‘술 취할 명(酩)이고, 정(酊) 또한 ‘술 취할 정(酊)’이다. 그러고 보면 ‘명정 40년’은 ‘술 취하고 술 취한 40년’이라는 뜻이겠다. 실제로 이 책을 읽어보면 몇 날 몇 밤을 앉은자리에서 꼬박 새우며 술을 마셨다는 얘기부터 배꼽을 잡고 웃어야만 할 ‘술 취한’ 얘기들이 수두룩하다. 조선일보에서 발행하는 월간 《山》에 등장하는 등산만화 ‘악돌이’도 이제 40의 나이로 접어 드는데 돌이켜 챙겨보니 어느 한 달 술 안 마셨던 달이 없었다. ‘악돌이’는 만화의 주인공이지만 만화를 그리는 박영래 화백 바로 그 사람이다. 악돌이는 천하에 이름 높은 술꾼이자 산꾼이다. 당연한 귀결이지만 그의 아내는 악처(惡妻. 岳妻)가 되었다. 홍두깨 같은 빨래방망이가 아니면 연탄집게를 하늘높이 쳐들고 남편의 뒤꽁무니를 따라 잡으려 악을 쓰는 악처다. 악돌이는 이 악처의 영역을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친다. 그러고는 도망을 치듯 산으로 간다. 덕분에 악돌이는 세상이 알아주는 공처가가 되고 말았다. 등산 헬멧을 눈까지 가릴 정도로 깊숙이 내려쓰고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계속 범하면서도 어김없이 매달 산행을 하고 어김없이 술을 마신다. 비가 억수로 내리는 장마 중의 나흘 동안 경기도 안성땅 서운산 주변을 헤매다가 마지막날 우리는 ‘대한민국 술박물관’이라는 거대한 술독으로 빠져들었다. ‘술박물관’이라는 ‘술독’에서 자꾸 떠오른 인물이 바로 수주 변영로 선생과 악돌이 박영래 화백이었다. ”술도 엄연한 하나의 문화인데 자취를 남기지 않고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던 ‘대한민국 술박물관’에는 무려 34,000여 점의 민속주 자료와 전통 술 빚기 도구 등이 다채롭게 전시되어 있다. 서운산의 북쪽자락, 마둔호수에서 멀지 않은 곳 313번 지방도로변에 위치해 있다. 국호 대한민국을 술박물관 이름으로 쓰고 있다기에 첫 느낌은 ‘지나치구나’ ‘건방지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랬지만 박물관을 둘러보고 박영국(朴泳國. 51) 관장을 만나보고서는 금방 그런 생각의 경솔했음을 뉘우쳤다. 슈퍼마켓과 술 도매점을 운영하며 술에 관한 남다른 애착을 가졌던 박 관장은 세상에 태어났다가 스스로 무엇 한 가지라도 남겨야겠다는 신념에서 23년 전부터 이 일에 매달렸다고 한다. 버려진 양조장이나 고물상을 닥치는 대로 뒤져가며 자료를 찾아 다녔다. 고물상에서 술병 하나를 찾으면 2~3일 동안 일을 도와 주고 그 병을 얻어 왔다고 한다. 남들이 하찮게 보는 병마개 하나 얻으려 외진 시골을 찾아가느라 십만 원 정도의 교통비를 뿌린 경우는 부지기수로 꼽았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그에게 지금은 전국 각지의 고물상이 자료수집의 창구가 되어 있고 돈독한 친분이 쌓이게 되었다고도 한다. 참으로 엄청난 일을 한 그가 이제사 건물을 북향으로 지어 술병의 상표가 빛에 바래지지 않도록 하는 등 독특한 형태의 2층 건물에 박물관의 문패를 걸었다. 대한민국 술박물관에는 우리 술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박물관 1층에는 쳇도리(깔대기)와 소주를 받는 증류기인 소줏고리, 내린소주를 보관하는 기기인 술춘 등 지금은 찾아보기 어려운 전통 술빚기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고두밥을 짓고 발효시켜 청주와 소주를 만들어내는 전통주 제조과정도 한눈에 볼 수 있다. 2층에는 소주·맥주·와인·양주·전통민속주 등 다양한 술의 광고와 홍보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우리의 근대사에서 술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한눈에 볼 수 있게 되었다. 민속주에 대한 기록이 담긴 조선주조사(朝鮮酒造史)와 조선시대 술에 대한 예법을 그린 향례합편(鄕禮合編) 같은 희귀본도 소장해 놓았다. 대형 술항아리들이 옹기종기 놓여 있는 옥외 전시장에서는 술꾼들의 추억과 흥미를 돋우는 장면들이 즐비하다. 전통주를 직접 빚을 수 있는 부뚜막 시설과 발효와 숙성과정을 거치는 술방에서 술빚기 시연을 보고 스스로 체험도 해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이 거대한 ‘술통’속에서는 술 한 방울도 마실 수 없다. 어디까지나 박물관일 뿐, 술을 마시는 주장(酒場)은 아니다. 전시된 34,000여 점의 자료들은 지금까지 모아 온 자료의 일부에 지나지 않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은 태산보다도 더 크다며 즐거워하는 박영국 관장. 그는 전통주를 보존 계승하는 일에 계속 몸과 마음을 다 바칠 것이며 술체험관광단지를 조성하겠다던 원대했던 꿈이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머지않아 ‘수주’나 ‘악돌이’같은 당대 최고 주당들의 면면들도 자신의 술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을 것임을 밝혔다. 문의: 031-671-3903     월간 <삶과꿈> 2006.09 구독문의:02-319-3791
  • 삶의 기력이 쇠하걸랑 오세요

    삶의 기력이 쇠하걸랑 오세요

    # 왜 가을 전어인가 예로부터 전어는 맛좋은 생선으로 명성을 떨쳤다. 서유구가 쓴 ‘임원경제지’에 보면 ‘가을전어 대가리에는 깨가 서말’이라는 말과 함께 ‘맛이 너무 좋아 사는 사람이 돈을 생각하지 않는다 하여 ‘전어(錢魚)’라 불렀다.’고 기록해 놓았다. 그뿐인가.‘가을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가을전어는 며느리 친정 간 사이에 문 걸어 잠그고 먹는다.’‘전어 한 마리가 햅쌀밥 열 그릇 죽인다.’는 등의 속담도 전해내려 온다. 최근에는 ‘죽을 결심을 하고 강둑에 오른 사람이 가을 전어굽는 냄새에 자살을 포기한다’는 다소 엽기적인 말조차 들린다. 전어를 둘러싼 말의 성찬이 자못 대단하다. 왜 하필 가을 전어일까. 생선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지방함량. 즉, 지방이 가장 많은 철이 맛도 제일 좋은 때라는 말이다. 전어의 전체적인 영양성분은 계절별로 별다른 차이가 없지만, 유독 지방성분만은 가을이 되면 봄이나 겨울에 비해 최고 3배 가까이 높아진다. 봄철에 살코기 100g당 2g에 불과하던 지방이 가을이면 6g으로 올라가는 것. 가을에 먹는 전어가 유독 고소한 이유다. 충남 서천의 홍원항과 마량항 등에서는 전어축제가 열리고 있다. 싱싱한 자연산 전어를 맛볼 좋은 기회다. 오는 29일까지. # 달빛 한 쌈에 전어 한 쌈 전어는 15㎝내외로 자란 놈이 가장 맛이 좋다. 이보다 잔 놈은 물러서, 좀 더 큰 놈은 ‘터석해서’(푸석푸석하다의 서천지방 사투리) 맛이 덜하다. 전어를 먹는 방법은 회·무침·구이 등 세가지. 회로는 비늘과 내장만 제거하고 뼈째 먹는 ‘세코시’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간교한 것이 인간의 세치 혀. 세코시로 먹을 때 무엇을 첨가해서 먹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상추에다 고추·마늘을 얹고, 초고추장을 듬뿍 발라먹는 것이 좋다는가 하면, 초장과 상추는 아예 식탁에서 내려놓으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상추는 전어의 비린내를 전달해 주기 때문이고, 초장은 고소함의 상극인 식초가 들어갔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깻잎에 재래식 된장을 얹어 먹는 것이 좋단다. 입맛이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아무래도 후자쪽에 점수를 주고 싶다. 깻잎, 양배추, 미나리, 배, 당근, 오이 등을 잘게 썰고 고추장 양념에 버무려 내놓는 전어무침은 매콤달콤한 맛이 일품. 초고추장에 무채를 넣고 비벼 먹는 방법도 있다. 무에서 단맛과 물기가 나오기 때문에 전어가 더 고소해지고 맛있어진다. 무엇보다 전어요리의 최고봉은 소금구이. 내장째 구워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반드시 숯불이나 연탄 등 위에서 바로 굽는 직화구이여야 한다. 집나간 며느리를 ‘컴백홈’시킬 만큼 고소한 전어굽는 냄새는 바로 불포화지방산이 타는 냄새.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전어는 뒷지느러미를 제외하고는 어디하나 버릴 것이 없다.‘깨가 서말’이나 든 머리부터 뜯어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달빛 한쌈에 전어 한쌈’이라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여유있는 마음으로 전어요리를 맞이해야 함은 물론이다. # 어떻게 유통되나 전어는 다른 생선들처럼 수협공판장을 통해 위탁판매하지 않고, 대부분 소위 ‘배떼기’라는 독특한 판매방식으로 팔려 나간다. 중간상인이 특정한 배의 전어판매권을 독점하는 것. 일종의 입도선매다. 정정호 서면발전위원회 사무국장은 “전어는 뭍에 올라오면 얼마못가 죽어 버리기 때문에 판로가 없으면 아무리 많이 잡아도 소용이 없죠. 그래서 전어철이 시작되기 전 중간상인이 선주에게 전어대금은 물론, 선박의 유지·보수 등의 명목으로 선수금을 건네고 특정한 배와 독점계약을 맺습니다. 선주는 판로를 걱정하지 않아서 좋고, 상인은 전어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으니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거죠.”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유통경로가 늘어나면서 전어값도 덩달아 오른다는 것. 정 국장은 “항구에 배가 들어와도 미리 계약한 물차외에는 전어를 살 수가 없어요. 배에서 1㎏당 5000∼6000원에 받은 전어가 물차에 실려 몇 미터만 이동해도 1만∼1만 2000원까지 올라요.”라며 안타까워 했다. 전어를 실어나르는 물차에도 돈의 논리는 어김없이 적용된다. 한 배에 딸린 물차는 보통 3∼4대. 시급을 다퉈 배달해야 하는 전어의 특성상 가장 먼저 전어를 받을 수 있는 1번 물차는 그만큼 계약금도 많이 내야 한다. ● 여행정보 # 가는 길 : 서해안 고속도로 춘장대 나들목→21번국도 서천방향 우회전→3㎞→607번 지방도로→춘장대 해수욕장→홍원항 # 숙박업소 : 전어철이 되면서 홍원항과 마량항 주변의 숙박업소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장급 여관의 숙박료가 1박에 5만원 수준. # 가볼 만한 곳 :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마량리 동백정이나 한산모시관 등 널리 알려진 관광명소외에 가봐야 할 곳이 신성리 갈대밭. 영화 JSA의 촬영장소였던 곳이다. 금강을 따라 10만평에 달하는 광대한 갈대밭이 펼쳐져 있다. 바람이 갈대밭을 휘몰아 갈라치면, 쏴아∼하며 서로의 몸을 부딪치는 소리가 마치 여름철 소나기 소리처럼 들린다. 간간이 우짖는 개개비의 울음소리와 어우러져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기에 그만이다. 서천군청 문화관광과 (041)950-4225.
  • 금강산관광단 1000여명 北측, 40분간 출발 막아

    금강산 관광단이 북한측에 의해 출발이 지연되는 일이 빚어졌다. 17일 현대아산과 금강산 방문객 등에 따르면 새천년생명운동 소속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이 북한측 초병과 불필요한 접촉을 했다는 이유로 조사를 받아 이날 오후 금강산에서 출발하려던 관광객 1000여명의 출경 수속이 40분쯤 지연됐다. 차 의원은 새천년생명운동의 연탄 보일러 공장 기공식 행사 참석차 방북했다. 이날 금강산 온천에서 온정각으로 향하는 중간 길목에 있는 북한측 초소 병사들에게 아이스크림과 땅콩 등을 전달하려다 북측의 반발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차 의원은 호의로 북한 병사들에게 아이스크림 등을 전달하려 했지만 북한측은 차 의원이 금품을 제공하려 한 것으로 간주하고 이를 제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강산에서는 북측 초병과 주민들과의 불필요한 접촉은 금지돼 있다. 이후 북측은 차 의원이 초병에게 아이스크림 등을 전달하려 한 경위를 조사했다. 남측으로부터 재발방지 약속 등 사과를 받는 선에서 사태를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해프닝으로 관광객들은 당초 출발시각보다 40분쯤 늦어진 오후 5시40분 출발하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백내장 14명 새빛 찾는다

    서울신문이 창간 102주년을 맞아 경기도 일산의 새빛안과와 함께 추진하는 무료 백내장 시술의 1차 대상자가 14일 선정됐다. 서울의 자치구 추천으로 선정된 14명은 대부분 기초생활수급권자와 독거노인 등으로 경제적인 이유로 어두운 세상에서 불편을 겪어야 했던 소외계층이다. 서초구 염곡동에 사는 김고방여(81) 할머니는 아들의 사업실패로 가족들이 모두 뿔뿔이 흩어지게 된 뒤 혼자 비닐하우스에서 생활하고 있다. 고혈압과 뇌졸중 등으로 고생하고 있는 김 할머니는 지난해 백내장 수술이 시급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자녀로부터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는 할머니로서는 엄두도 낼 수 없었지만, 이번에 무료로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광진구 중곡동에 사는 이오석(70) 할머니는 백내장 진단을 받은 지 벌써 10년이 지났다. 하지만 자녀의 도움 없이 남편과 함께 연간 10만원을 내는 구유지에 거주하는 이 할머니는 아파도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다. 겨울마다 연탄을 피우면 더욱 침침해지는 눈 때문에 불편을 겪었던 할머니도 이제 밝은 세상을 볼 수 있게 된다. 일곱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백내장을 앓고 있는 중구 만리동 노진욱군도 이번에 수술을 받는다. 진욱이는 지난해 누나를 따라 안과에 갔다가 눈이 이상하다고 생각한 간호사가 검사를 권해 백내장 진단을 받게 됐다. 하지만 허리 디스크가 있는 어머니가 일용직으로 버는 돈은 월 80만원뿐. 가족 6명이 먹고 살기도 빠듯한 형편이었다. 진욱이의 어머니는 “빨리 수술을 받지 못하면 실명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만 하고 있었는데 무료로 수술을 받을 수 있게 해준다니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르면 다음주초부터 하루 5명씩 차례로 시술을 받게 된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멀쩡한 사람에 ‘시체 처리비’를 청구한 내막

    “나의 아버지는 이미 병이 다 나아 병원에서 퇴원해 집에 멀쩡히 잘 계시는데,‘시체 처리비’를 청구하다니 이게 말이 됩니까?” 중국 대륙에 연탄가스 중독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다 나아 퇴원한 사람에게 ‘시체 처리비용’를 청구한 ‘정신 나간 병원’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인민일보(人民日報) 자매지 경화시보(京華時報)는 베이징(北京)시 펑타이(豊台)구 둥톄잉(東鐵營)에 살고 있는 왕(王)모씨가 최근 연탄가스 중독으로 입원한 아버지가 퇴원해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데,병원측이 ‘시체 처리비’가 미납됐다며 완납하라는 독촉장을 받아 주변 사람들이 황당해 하고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이 사건은 지난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당시 왕씨의 아버지는 연탄가스에 중독돼 톄잉의원에 입원했다.그의 아버지는 병이 다 나아 퇴원하면서 병원비를 내고 영수증을 받았다. 하지만 얼마전 톄잉병원으로부터 이상한 청구서를 한 장이 날아들었다.그 청구서에는 병원비중 ‘시체 처리비’가 미납됐으니,완납하라는 내용이었다. 왕씨는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그 영수증을 살펴보니,‘시체처리비’ 1000위안(약 12만원)이 내지 않은 것으로 돼 있는 것이 아닌가.고대 톄잉병원으로 달려가 “이런 일이 가능하냐.?”고 따졌다. 이에 병원측 관계자 리(李)모씨는 매일 많은 환자들이 퇴원하는 탓에 입원비 정산 자료가 섞여서 이런 혼란을 불러온 것 같다.”며 “그러나 영수증이 발행된 시간이 너무 오래돼 그 사실 여부를 확인할만한 입원비 정산 자료를 찾을 수 없는 만큼 항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화가 난 왕씨는 “입원해 있던 아버지가 지금 멀쩡히 생활하고 계시는데 ‘시체 처리비’를 청구했다는 사실 자체에 분노가 치민다.”며 “마땅히 잘못 됐으면 고쳐야지,자료가 없다는 핑계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병원측이 이렇게 나오는 마당에 나도 더이상 두고 볼 수만 없다.”며 “이는 아버지에 대한 명백한 명예훼손 행위인 만큼 명예회복을 위해 5000위안(약 60만원)의 배상금을 법원에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염주영 칼럼] 北광산 사재기, 제2 동북공정인가

    [염주영 칼럼] 北광산 사재기, 제2 동북공정인가

    구한말 서세동점(西勢東占) 시기에 우리는 외세로부터 숱한 약탈을 당했다. 약탈의 주된 목표물은 광산채굴권과 철도부설권, 항만조차권 등이었다. 약탈의 선봉에 러시아와 일본이 있었다. 그 때를 연상케 하는 일들이 한 세기가 더 지난 지금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중국이다. 북한 내 주요 광산의 채굴권과 철도부설권, 항만개발권들이 하나둘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다. 심각한 경제난을 견디지 못한 북한이 부존자원들을 헐값에 팔아넘기고 있는 것이다. 경제협력이라는 미명 하에 경제침탈이 자행되고 있는 건 아닐까. 올들어 지금까지 중국에 넘어간 광산채굴권만도 10여건에 이른다. 아시아 최대 노천 철광인 무산철광, 북한 최대 무연탄광인 용등탄광, 혜산 구리광산, 만포 아연광산, 회령 금광, 평양 인근의 몰리브덴광 등이다. 특히 무산철광은 50년간 채굴할 수 있는 권리가 중국에 넘어갔다. 지린성 훈춘시는 나진항 3·4호 부두 50년 독점사용권을 확보했다. 투먼(圖們)∼함북 남양∼나진∼청진간 철도부설권도 들어 있다. 북한은 중국식 경제특구 모델 도입과 ‘7·1조치‘를 통해 경제재건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내자 동원은 불가능하고 외자유치 실적은 미미하다. 외화가 바닥나 사실상 국가부도 상태다. 경제재건에 필요한 외자조달을 위해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마땅치 않았을 것이다. 자금난에 몰린 북한은 지금 부존자원을 헐값에 내다 파는, 하지 않아야 할 선택을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문제는 팔려나간 이권들이 모두 민족공동체의 소중한 자산이라는 점이다. 팔아먹은 이권들은 북한이 그대로 안고 있어도 지금 당장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러나 통일이 되면 남북한의 공동 번영을 위한 밑거름으로 한 몫을 해낼 자원들이다. 지금이라도 북의 풍부한 부존자원을 남쪽의 자본력·기술력과 결합시킨다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부도위기에 몰린 기업이 재고정리 왕창세일을 하듯 부존자원을 허겁지겁 내다 팔고 있는 북한의 모습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마땅한 대처 수단이 없다는 이유로 수수방관하고 있는 정부당국의 자세는 더욱 한심하다. 중국은 왜 북한의 자원을 사재기 하고 있는 걸까? 우선 이권사업들이 그 자체로 경제적 잠재가치가 큰 알짜배기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잠재가치가 큰 자원들을 선점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배력은 물론이거니와 정치적 지배력도 한층 강화할 수 있다는 계산일 것이다. 북한 붕괴와 한반도 통일 이후까지를 내다본 중국의 전략을 엿볼 수 있다. 게다가 중국은 지금 상대적으로 개발이 낙후된 지린성, 랴오닝성, 헤이룽장성 등 동북 3성을 대대적으로 개발 중이다.2020년까지 이 지역을 남쪽의 주장(朱江) 삼각주 지역에 버금가는 대규모 공업지역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 계획의 수행에는 막대한 자원과 원자재가 소요된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수출하려면 철도·항만 등의 인프라 시설도 있어야 한다. 동북3성 경제권이 필요로 하는 원자재 공급기지와 수출품 수송 인프라를 북한에서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북한을 동북3성 경제권에 편입하려는 것 같다. 고구려 유적지를 대대적으로 복원해 자국 역사에 편입하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역사왜곡에 이은 제2의 동북공정이 아닐까. 관계당국의 심층적인 분석과 대응을 촉구한다. 논설실장 yeomjs@seoul.co.kr
  • [2006 세제 개편안] 年소득 1700만원이하 31만가구 최대 80만원 지급

    재정경제부가 21일 발표한 2006년 세제개편안은 저출산 대책과 사회안전망 확보를 염두에 둔 참여정부의 정책 의지가 담겨 있다. 자녀가 많은 근로자 가구일수록 소득공제 혜택을 많이 보게 한 것이나 저소득층 근로자를 위한 장려세제(EITC)를 도입한 게 대표적인 예다. 또한 변호사와 의사 등 고소득 전문층을 겨냥해 증세 논란을 희석시키면서 복지정책 재원을 마련하려는 의도가 깔렸다. 그럼에도 독신 가구나 자녀가 적은 맞벌이 가구 등은 세부담이 증가, 적지 않은 반발이 예상된다.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관세율 개편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눈길 끄는 개편안을 짚어본다. ●세파라치 도입·가산세 강화 내년부터 신용카드 사용이나 현금 영수증 발급을 거부하는 업소를 신고하면 건당 5만원의 포상금을 받는 이른바 ‘세(稅)파라치’ 제도가 도입된다. 신용카드로 거래할 때 추가요금을 요구하는 행위도 포함된다. 신고자는 증빙자료를 첨부해야 한다. 또한 탈세 제보도 신고 대상이 현행 5억원 이상에서 1억원 이상으로 확대된다. 포상금은 1억원 한도에서 징수된 세액의 2∼5%이다. 아울러 세금을 신고하지 않았거나 적게 신고한 불성실 납세자에게는 가산세가 2∼4배 오른 40%로 중과된다. ●신규주택 비과세 특례제도 축소 외환위기 이후 침체된 건설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98년 5월부터 2003년 6월까지 지어진 주택에 부여한 비과세 특례 가운데 1가구 1주택 비과세 혜택은 내년 말까지만 인정된다. 즉 감면대상 신축주택 이외에 다른 주택을 1채 보유하고 있어도 지금은 1주택으로 간주, 양도시 세금을 물리지 않고 있지만 2008년 1월부터는 2주택자로 보고 양도세를 물린다. 다만 신축주택 구입 이후 5년간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한 감면제도는 그대로 유지된다. 재경부는 감면대상 신축주택은 서울과 5대 신도시 등에 걸쳐 60만가구에 이르지만 현재 특례축소 대상 가구가 얼마인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양도시 실거래가가 6억원 이상의 고가주택은 감면대상이 아니다. ●근로장려세제(EITC) 도입 연간 총소득이 1700만원 이하인 근로자 가구는 해마다 최대 80만원을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 차상위 계층의 근로 유인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생활보장제도 보호를 받는 기초 수급자는 대상에서 뺐다.EITC는 내년부터 도입하되 세금을 환급받는 세액공제의 일종이기 때문에 실제 지급되는 시기는 이듬해 8월이 된다. 무주택자이면서 18세 미만의 자녀를 2명 이상 부양하고 일반 재산 합계액이 1억원 미만인 31만가구가 우선 대상이다. 소득파악이 어려운 자영업자와 농어민 가구는 2013년부터 적용된다. 소득구간별 지원금액은 ▲800만원 이하이면 근로소득의 10% ▲800만∼1200만원은 80만원 ▲1200만∼1700만원은 1700만원에서 근로소득을 뺀 금액의 16%로 정했다. ●경조사 공제 확대 등 서민층 지원 부양 가족의 혼인이나 장례 비용은 건당 1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혼인은 20세 이하, 장례는 60세(여자는 55세) 이상으로만 제한하고 있다. 정부는 불합리한 조항이라며 연령 제한을 삭제,20세 초과의 혼인이나 60세 미만의 장례도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내년 65세 이상인 고령자가 역모기지 대출을 받을 경우 이자 비용을 연간 200만원 범위에서 소득공제해 주기로 했다. 내년 1월1일 이후의 대출부터 적용된다. 아울러 상속받는 농지에 대한 증여세를 5년간 합산해 1억원까지 면제해 주고 3자에게 양도할 때에는 물려준 증여자의 취득가액을 기준으로 양도세를 과세하도록 했다. ●기본관세율 개편 국내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품목간 세율의 불균형을 고치기 위해 1999년 이후 처음 개편했다. 수입에 의존하는 철광석과 아연, 유연탄 등은 1%에서 0%로 내리는 등 기초원자재 310개 품목을 조정했다. 이에 따라 관세가 없는 원자재 품목의 비중은 23.9%에서 54.5%로 높아진다. 원유,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석유가스(LPG)의 기본 관세율은 5%에서 3%로 인하되지만 유가가 안정될 때까지 원유 1%,LNG 1%,LPG 1.5%의 할당·잠정 관세율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디지털 캠코더와 현상하지 않은 필름의 관세율을 8%에서 0%로 내리고 설탕은 40%에서 30%로 조정하기로 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부엌에 달린 베란다-Q여사에게 물어보셔요(53)

    며칠 전에 새로 지은 「아파트」에 이사했읍니다. 다른 것은 다 좋은데 「베란다」가 좀 마음에 안듭니다. 한방의 연탄아궁이가 이 「베란다」에 나 있기 때문에 「베란다」의 평면이 방보다 낮고 바닥이 「시멘트· 콘크리트」여서 맨발로는 나가기가 힘듭니다. 마루를 깔자니 아궁이 처리도 문제지만 물청소가 힘들어 곤란합니다. 부엌에 달인 「베란다」이기 때문에 물 청소를 하지 않으면 지저분합니다. <서울 용산 K > [의견] 아궁이 부분 이동식으로 마루를 고정시켜 깔지 말고 나왕으로 된 이동 「프로링」을 하는게 어떨까요. 「베란다」가 너무 깊이 내려 앉은 경우가 아니라면 아주 편합니다. 청소 때는 들어내고 할 수 있으니까요. 「베란다」가 아주 넓다면 옮기기가 불편할 테니까 1m 사방쯤의 크기로 여러쪽의 마루를 만들고 쪽을 맞추어 까는 것도 재미 있겠지요. 아궁이를 덮는 부분도 물론 따로 들어 낼수 있도록 합니다. 이 「프로링」이 귀찮으면 각목(角木)을 얼기 설기 버티고 그 위에 「베니어」판을 덮은 뒤 「아스·타일」을 까는 「프로링」도 권할만 합니다. 이 경우 바닥에 딱 붙여야 하므로 평면(平面)을 높일수는 없읍니다. 물 청소에 「아스·타일」은 적격입니다. 이경우도 아궁이 부분만은 들어 낼 수 있도록 이동식 마루가 돼야겠지요. 나왕은 1평에 인건비 포함 2천원쯤, 「아스·타일· 프로링」은 역시 인건비 포함 2천원쯤입니다. <Q> [선데이서울 69년 12/7 제2권 49호 통권 제 63호]
  • 사진으로 제2인생 허형구 전 법무부장관

    사진으로 제2인생 허형구 전 법무부장관

    노을이 산과 벌판을 덮기 시작한 저녁. 백로 한 마리가 석양을 물고 둥지로 돌아온다. 새끼는 목이 빠져라 고개를 들어 어미를 부르고 기다림 끝에 짝을 만난 백로 한 쌍은 정에 겨운 듯 고개를 한껏 젖힌다. 온종일 그들을 지켜보고 있던 허형구(80) 변호사는 그때를 놓칠세라 렌즈의 초점을 맞춘다. ●검찰 근현대사의 산증인 허 변호사는 1926년 김해에서 태어났다. 김해평야로 유명한 그의 고향은 겨울이면 넓은 벌판을 가로질러 찬바람이 쌩쌩 불던 곳이었다. 수문을 넘어가 조개를 줍고 가을이면 도랑에서 미꾸라지를 잡아 끓여 먹던 추억이 깃든 곳이기도 하다. 책읽기를 좋아했던 그는 초등학교를 마친 뒤 가정형편 때문에 진학을 포기하고 공장에서 직공생활을 했다. 그후 독학으로 부산대학에 들어갔으며 제2회 고등고시에 합격했다. 부산대 출신으로 고시에 합격한 것은 허 변호사가 처음이었다. 6·25 직후인 1953년 부산지검에서 검사로서 첫발을 뗀 허 변호사는 “법과 원칙을 무엇보다 중시했던 시절이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부산에 근무할 때 3·15 부정선거와 관련해 시위를 벌이던 김주열군이 진압하던 경찰이 쏜 최류탄에 맞아 사망한 사건을 수사해 공산당의 폭동선동이라는 조작·은폐 시도를 파헤쳤다. 그는 “말못할 압력도 있었지만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수사했다. 그뒤 4·19혁명을 보면서 민중의 힘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30년간의 검사생활 끝에 1981년 제17대 검찰총장과 88년 제38대 법무부장관을 지낸 그는 검찰 근현대사의 산증인이다. 그는 “민주화와 사회발전, 통치권자의 생각도 진보해나가고 발전해가는 측면도 있지만 요새 검찰이 중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검찰의 중립은 밥그릇 문제가 아니라 헌법정신의 기본인 삼권분립 차원에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5공화국 시절 검찰총장으로 근무하면서 이른바 ‘저질연탄 사건 수사’로 9개월 만에 총장직에서 물러나야 했던 그가 강조하는 검찰의 중립성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수사에 대한 뒤숭숭한 소문이 있은 뒤 얼마 전까지 수사를 칭찬했던 대통령이 어느날 검찰에 책임을 물으라는 지시를 내렸다. 검찰 고위간부가 대통령에게 사과하는 게 좋겠다고 했으나 결국 물러나기로 했다.”며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이후 6년가량 변호사로 활동하다 다시 노태우 정부 때 다시 나라의 부름을 받았다. ●백로와 사랑에 빠진 팔순의 사진작가 허 변호사는 사진을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검사 생활하는 틈틈이 사진을 즐겨 찍었다. 답답한 도심을 떠나 복잡한 사건을 잊고 자연의 품에 안겨 스트레스를 풀어보자고 시작한 사진이었다. 하지만 공직에서 떠난 그에게 사진은 제2의 인생을 선물했다.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난도 길러봤지만 사진만 한 매력은 없었다. 사진동호회에 가입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아직은 아마추어’라며 겸손해하지만 좋은 풍경과 벗할 수 있다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을 만큼 열정만은 프로다.“법률은 강직하게 사회를 지켜야 하고 예술은 부드럽게 세상을 보듬어줘야 한다. 사진 한 장에 낭만을 담고 싶다.”며 사진에 대한 철학을 밝혔다. 허 변호사의 사무실에는 각종 법률서적과 더불어 사진관련 서적, 필름뭉치와 벽에 걸려있는 풍경 사진들이 눈에 띈다. 어려서부터 문학 책을 좋아했던 터라 그의 사진에는 ‘토지’,‘메밀꽃 필무렵’ 등 문학작품의 무대가 자주 등장한다. 또 안개에 둘러싸인 숲, 이슬을 머금은 꽃 등 자연도 단골손님이다. 팔순의 사진작가는 특히 백로와 사랑에 빠졌다.“백로 사진은 상당히 찍기 어렵습니다. 좋은 장소에서 오래 참고 기다린 사람에게만 그 자태를 보여주기 때문에 단순한 사진 한 장이 아닙니다.”자신의 일생을 회상하듯 “고고하면서도 거만하지 않고 거만하지 않으면서도 올곧은 자태를 렌즈에 담고 싶었다.”고 말하는 노신사의 머리에도 백로가 내려앉았다. 백로를 사진에 담기 위해 밟아보지 않은 서식처가 없을 정도로 여행을 많이 다녔다. 그는 백로 사진을 위주로 전시회를 세 차례나 열었고 지난해 7월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백로와 무학 그리고 사계비경’이라는 제법 규모있는 전시회를 갖기도 했다. 올초에는 대검찰청 로비에서 전시회를 열고 후배 검사들에게 그동안 갈고 닦은 사진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현재 한국사진작가협회 운영자문위원직도 맡고 있다. 허 변호사는 “3∼4월이면 백로가 오기 시작해 5∼6월초까지 많이 찍는다. 하지만 요즘은 백로 서식지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백로가 사람을 피해 숨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디카’보다는 아날로그가 더 매력 허 변호사는 8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지금은 손자·손녀만 20여명이 넘는다. 자신의 손자·손녀 또래의 젊은이들이 월드컵을 맞아 거리에서 펼치는 응원을 보고 있자면 그들이 조국에 애착을 갖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 그의 눈에 비친 젊은 세대는 ‘열정’ 그 자체다. 해방과 6·25, 산업화와 민주화를 겪어온 허 변호사는 이들에게 “기다릴 줄 알아라.”고 조언한다. 허 변호사는 “디지털 카메라도 좋지만 필름으로 찍어서 현상하며 기다려야 하는 아날로그에도 비교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좋은 사진은 시간과 장소가 맞아야 하며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참아야만 찍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좌우명은 “물방울이 돌을 뚫는다.”는 수적천석(水滴穿石)이다.“물 방물 하나하나는 약하지만 수없는 세월 동안 견디고 노력하면 언젠가는 돌을 뚫듯 하고자 하는 일을 이루려면 참고 노력할 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팔순에 접어든 허 변호사는 요금 건강이 예전같지 않아 오전에만 법무법인 사무실에 나와 근무하고 오후에는 산보 등을 하며 건강을 관리한다. 그는 “사진에 빠져 곁을 비웠어도 지금까지 싫은 내색을 안한 아내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검찰과 법무부의 총수까지 지낸 그에게 욕심은 없다. 다만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지면 일생을 정리할 수 있는 전시회를 열고 싶다.”는 게 그의 작은 소망이다. ■ 허형구 변호사는 ▲1948년 부산사범학교 졸업 ▲1952년 부산대 법과대 졸업 ▲1953년 부산지검 검사 ▲1966년∼서울지검부장, 대전·부산지검·서울지검 차장검사 ▲1974년 청주지검장 ▲1981년 검찰총장 ▲1988년 법무부 장관 ▲1990년 변호사(현) ▲저서 검찰실무, 주석형사소송법(3권)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Book & Life] 열화당 35주년과 베스트셀러

    [Book & Life] 열화당 35주년과 베스트셀러

    지난 2일 출판사 열화당이 창립 35주년을 맞았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놀란 게 세 가지 있다. 기념책자에 실린 출판 총목록의 면면이 그 첫째요, 그런 면면으로 수익을 내며 굳건히 생존해 있다는 게 두번째, 그리고 조촐한 출판사 규모가 세번째다. 열화당이 미술과 전통문화 관련 양서를 많이 냈다는 것 정도야 오래 전부터 알고 있던 사실이다. 하지만 출판사도 수익을 내야 하는 기업인데, 그 오랜 기간 이른바 ‘베스트셀러’라고 명함을 내밀 만한 책이 눈에 띄지 않으니 어찌된 일인가. 미술 출판사의 길을 모색하던 시절 ‘주머니속의 꽁트’ 등 ‘주머니속∼’시리즈 수십권을 내 10만부쯤 팔았다는 게 최고 기록이다. 70년대 중반 미술이란 게 영 생뚱맞게만 느껴지던 시절,‘한국에도 이런 출판이 가능한가.’란 놀라움을 주었다는 ‘미술문고’와 ‘미술선서’ 시리즈를 시작으로, 열화당의 책들은, 한결같이 상업주의와는 거리를 두었다. ‘한 권을 내도 단단하게 내자.’‘섣불리 다른 데 눈돌리지 말자.’는 지극히 단순한 철학으로 책을 만들어왔다는 이기웅 대표. 요즘도 ‘한국기층문화의 탐구’‘현대미술운동총서’‘열화당 사진문고’ 등의 시리즈들을 내고 있는 걸 보면 변덕스러운 트렌드에 눈 돌리지 않는 그 고집과 강단이 놀랍다. 베스트셀러는 아니지만 저자의 내공과 지적 향기 가득한 책들을 찾는 마니아들이 적지 않으니 출판사가 망할 리 없다. 그렇다고 큰 돈을 벌지 못하니 덩치를 키우기도 어려울 것이다. ‘열화당’의 식구는 이 대표까지 총 10명.35년 역사와, 그간 우리 문화예술계에 쌓아온 평판으로 볼 때 사실 예상치 못했던 작은 규모다. 하지만 열화당은 ‘작아서’ 아름답게 느껴지는 출판사다. 규모를 지향해왔다면 지금과 같은 고순도의 출판목록이 가능하기나 했을까. 섣부른 추측일 수 있으나 이 대표는 어쩌면 규모의 논리에 의해 열화당의 순도가 떨어질까봐 작은 덩치를 고집하는지도 모른다. 무한경쟁의 환경에서 소신에 의한 출판을 찾아보기 어려워진 요즘, 베스트셀러 없는 열화당 35주년은 보기 드문 경사다. 서양화가 임옥상이 그린 축하 그림 속의 연탄불 같은 온기로 차갑게 식은 우리사회의 지적 풍토를 따뜻이 덥혀주었으면 한다. 열화당과 이기웅 대표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서초 법조단지 주변 고도제한 완화

    서초 법조단지 주변 고도제한 완화

    서울 서초동 법조단지 인근 주택·사무실 지역의 고도제한이 현재 5층 이하에서 7층 이하로 완화됐다. 서울시는 지난 5일 제12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서초동 법조단지 남쪽의 서초동 1702 일대 11만 3700㎡(3만 4394평)의 고도제한을 완화하는 내용의 도시관리계획 변경안을 통과시켰다고 6일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5층,18m 이하’인 이 일대 고도제한은 ‘7층,28m 이하’로 변경됐다. 이 일대는 1980년 법조단지가 들어선다는 이유로 ‘최고고도지구’(고도 제한이 있는 지역)로 묶였다. 이 일대는 제2종 주거지역으로 본래 7층 높이까지 지을 수 있었지만 이 일대 ‘랜드마크’인 20층짜리 법원·검찰청 건물을 가린다는 이유로 5층 이하로 묶어 놓은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인해 이 일대에 건물을 새로 짓거나 증축할 때 지금보다 높이를 더 올릴 수 있게 된다. 시 관계자는 “법조단지가 원래 7층 이하인 제2종 일반주거지역인데다 영동 부도심의 발전 추세와 법조단지 일대의 높은 개발 수요를 반영해 고도제한을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또 중랑구의 새로운 중심지 기능을 담당할 중랑구 상봉동 73의 10 일대 ‘망우 균형발전 촉진지구’의 일부를 1·3종 주거지역 및 준공업지역에서 근린상업지역으로 바꾸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 지역은 서울시가 청량리 부도심 보조기능과 경기 동북권의 광역중심지 기능을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균형발전촉진지구로 지정했다. 이 일대는 강원산업연탄공장 부지로 망우 균형발전 촉진지구 50만 5738㎡(15만 2985평) 가운데 3만 5000㎡(1만 587평)가 근린상업지역으로 바뀐다. 시 관계자는 “이 지역이 경춘선 시발역사가 될 망우역 민자역사 추진과 함께 중랑구의 새로운 중심지 기능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주변지역의 활성화와 중심성 강화를 위해 근린상업지역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와 함께 중구 만리동 2가 176의 1 일대 만리 제2주택재개발 예정구역 5만 9054㎡(2만 888평)의 용도지역을 일부 변경하는 내용의 도시관리계획 변경안도 통과시켰다. 이로 인해 1·2·3종 일반주거지역과 일반 상업지역이 혼재된 이 일대를 2종(층고 12층) 주거지역 중심으로 통일한 뒤 용적률 190%, 최고 15층까지 아파트를 지을 수 있도록 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서울 자치구 새얼굴] 정동일 중구청장 당선자

    정동일 중구청장 당선자는 ‘자수성가’한 중견 기업의 최고 경영자(CEO) 출신이다. 중학교를 중퇴한 뒤 상경해 자동차 정비사·운전기사와 과일행상 등을 하며 학업을 마쳤고, 지금은 전세계에 체인점을 둔 굴지의 중견 기업인으로 성공했다. 성공한 CEO가 일선 구청장으로 변신한 것은 ‘배 고팠을 때 보리밥 한 그릇 준 사람의 은혜를 절대 잊지 말라.’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말씀 때문이다. 그의 성공 발판이 된 ‘제 2의 고향’인 중구 발전을 위해 뭔가 보탬이 되는 일을 하기 위해서다. ●유년시절의 고생이 인생의 전환점 그는 5살 때 어머니가 오랜 투병 끝에 돌아가시면서 궁핍하고 힘든 어린시절을 보냈다. 집안형편 때문에 국가재건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재건중학교에 진학했지만 학교가 문을 닫아 중학교도 마치지 못한 15살 때 상경했다. “초등학교 때 ‘어머니날’(현재 어버이날)이 되면 아이들이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았는데, 어머니가 있는 아이들은 빨간 카네이션을, 어머니가 없는 아이들은 하얀 카네이션을 달았죠. 친구들이 ‘너 엄마가 없구나.’라는 말을 할 때마다 너무 서러워 아직도 가슴에 상처로 남아 있습니다. 그렇지만 집안이 넉넉했다면 아마 지금의 내가 아닌 평범한 삶을 살았겠지요.” 이런 어려움들이 자신을 강하게 만든 것은 물론, 어려운 이웃들을 돌아보게 했다. 그는 당선 직후 맨 먼저 양로원과 고아원 등 관내 사회복지시설과 재래시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아내는 내 인생의 등대 서울로 올라온 그는 월급도 없는 자동차정비소에서 일을 하며 기술을 배웠다. 당시 운전면허자가 귀했던 탓에 군입대해 장성의 운전병으로 발탁됐고, 제대후 모 기업 이사의 운전기사로 취직했다. 여기서 같은 직장에 근무하던 아내 용옥화씨를 만났다. 당시 돈 한푼 없었던 자신을 택한 아내는 단칸방에서 신접살림을 하며 하루 연탄 한 장으로 추운 겨울을 보내면서도 자신을 믿고 따라줬다. 그는 과일행상과 안주 배달 등을 하며 돈을 모았고,1990년 명동에 ‘둘둘치킨’이라는 조그만 치킨점을 냈다. 이 가게는 전국에 300여개가 넘는 체인점과 미국과 일본 등 전세계 7개국에 진출한 세계적인 브랜드로 발돋움했다. “아내는 제 인생의 ‘등대’입니다. 지난 27년 동안 내가 힘들어 좌절할 때면 올바른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기 위해 정치에 입문할 때도 제 뜻을 믿고 따라줬습니다.” ●세계적인 중심구로 만드는 게 목표 그는 1998년 중구의회 제 3대 구의원에 당선되면서 지역사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2002년에는 서울시의회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는 등 지역사회 봉사에 앞장섰다. “구 발전을 위해 그동안 쌓아온 경영 노하우를 풀어놓을 생각입니다. 낙후된 중구를 대한민국, 더 나가 세계적인 중심구로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구민들이 저에게 기회를 준 것도 이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먼저 도심 재개발 사업을 통해 도심에 미국 맨해튼의 록펠러센터처럼 중구를 상징할 초고층 빌딩 건설을 추진할 생각이다.70∼80층 이상 초고층 건물을 만들어 강북의 ‘랜드마크’를 만든다는 복안이다. 또 특목고 유치, 사회보장 시스템 확대, 남산에 테마공원, 청계천에 자전거 도로 설치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구민들과 더 많은 유대관계를 갖기 위해 구청장실을 1층으로 옮길 생각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프로필 ▲출생 1954년 전북 무주 ▲학력 동국대 경영학과, 북한학과 졸업, 동국대 행정대학원 석사 3학기(지방자치 전공), 연세대 행정대학원 석사 3학기(정치행정 리더십 전공) ▲경력 일동인터내셔널(프랜차이즈 둘둘치킨 회장), 동국대 총동창회 부회장, 중구경제포럼 이사장, 중국 옌볜대 객좌교수, 중국 지린대 겸직교수, 제 3대 중구의원,5·6대 서울시의원, 한나라당 서울시당 부위원장 ▲저서 희망을 튀겨내는 치킨 아저씨 ▲가족관계 용옥화씨와 1남2녀 ▲취미 등산, 독서 ▲존경하는 인물 이병철, 김구
  • “인생에 정년퇴직은 없다”

    “인생에 정년퇴직은 없다”

    “늙어서 일 못하는 게 아니야. 늙었다는 핑계로 할 수 있는 일도 그냥 못 본 척하는 거지. 인생에 정년퇴직이 어디 있어.” 70,80 나이에도 손에서 일을 놓지 않는 ‘젊은 그대’들이 있다. 대한은퇴자협회가 주는 ‘제3회 히어로(영웅) 대상’ 수상자들을 만나봤다. 시상식은 2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 ‘우수노령 히어로’ 72세 이혜숙씨 우수노령 히어로상을 받는 이혜숙(72·여)씨는 전문비서로 일선을 누비고 있다. 1957년 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곧바로 취업했으니 올해로 직장생활을 한 지 꼭 50년째. 이화보전을 졸업한 어머니와 보성전문을 졸업한 아버지는 “전쟁이 끝나고 폐허가 된 조국에서 무엇이든 해야 한다.”며 이씨를 대학까지 보냈다. 이씨는 “재학 중에 지금의 비서학과와 마찬가지인 영문과 부설 ‘영어속기반’이 생겨 2년 과정을 마치고 자격증을 땄다. 속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50여명이 시작해 16명 밖에 수료를 못했다.”고 되돌아봤다. 그동안 이씨가 거친 외국계 회사와 단체는 모두 6곳으로 단순한 비서가 아니라 통역, 번역까지 도맡아 했다. 이씨의 첫 직장은 ‘월드비전’(세계 기독교 선명회)이었다. 전쟁고아들과 이들을 후원하는 미국의 양부모를 중간에 연결시켜 주는 역할을 했다. 아이들이 고사리손으로 편지를 써오면 양부모가 좋아할 만한 아이들다운 문장으로 영문번역을 해 미국에 보냈다. 지금까지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하지만 맞벌이 1세대인 그는 두 딸이 수험생일 때 제대로 뒷바라지해 주지 못한 게 지금도 마음에 걸린다. “큰딸은 음악을 전공해 프랑스로 유학가서 결혼까지 했고, 작은딸은 저와 마찬가지로 비서의 길을 걷고 있어요. 잘 커줘 고맙지요. 요즘에는 작은딸이 저한테 비서로서 쓴소리도 많이 해준답니다.” 지금 근무하고 있는 수출업체 ㈜BSK인터내셔널에서도 비서를 맡고 있지만, 전 직장에서부터 20년 가까이 함께 일해온 상사와는 눈빛만 마주쳐도 속을 읽을 수 있다. 한국 업체들의 이메일을 번역해 외국 바이어들에게 전달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칠순이 넘어 연봉 3500만원의 비서직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이런 능력과 자신감이다. 그는 “나이 들었다고 좌절하지 말고 당당하게 일과 맞서라.”고 인생 후배들에게 주문했다. ■ ‘최고노령 히어로’ 85세 이응덕씨 최고노령 히어로상을 수상한 이응덕(85)씨는 서울시립 관악노인복지관 공동작업장 ‘두레’의 반장이자 분위기 메이커이다. 여든이 넘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활동적인 그는 “일하지 않으면 병이 난다.”면서 8년째 하루도 출근을 거르지 않았다. 작업장에서 하는 일은 플러그를 조립하거나 종이봉투를 붙이는 것으로 10여명의 반원 모두 80대 전후 고령자들이다. “중앙대 부속중·고에서 수위로 일하다 나이가 많아서 그만뒀어. 그래도 쉴 수가 없어 혹시나 하고 복지관을 찾아 왔는데 나처럼 나이 많은 사람도 일을 하게 해주니 고마울 뿐이야.” 이씨가 처음 일을 손에 쥔 것은 태평양전쟁 막바지였던 1945년이었다. 개성에 있는 일본 군수품 회사에서 공급업무를 맡았다. 해방 후 자리를 잡나 싶었더니 이번에는 6·25전쟁이 터져 보급대로 부산에 끌려갔다. 몇 차례 죽을 고비 끝에 전쟁이 끝났고 형이 근무하는 미군부대에서 군수품 취급 업무를 하다가 57년 광탄에 있는 보급중대에 정식 입대를 했다. 제대 뒤 가평에서 장사를 시작했지만 하늘은 이씨를 돕지 않았다. 큰 물난리가 터져 터전을 다 잃게 된 이씨는 국가에서 지원해 주는 수재민 지원금 1000원을 들고 무작정 서울로 와 관악구 봉천동에 자리를 잡았다. 연탄 1장을 사려 해도 상도동까지 걸어가야 하던 시절이었다. 전쟁과 재난 등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을 많이 겪었기 때문일까, 이씨는 돈 욕심이 별로 없다.“이거면 족하다.”는 게 항상 하는 말. 욕심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남 도와 주길 좋아해서 그동안 돌보고 시신까지 거둔 무의탁노인이 40여명에 이른다. 이씨는 “취업을 하려고 왔다.”면서 편한 일만 찾는 50∼60대를 보면 안타깝다.“저 나이면 청춘인데…. 거저 주는 것만 바라지 말고 일을 찾아 먼저 움직여야지. 난 하늘나라 가는 그날까지 손에서 일을 놓지 않을 거야. 그게 장수 비결이라니까.”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보통 주부가 쓴 특별한 자서전

    보통 주부가 쓴 특별한 자서전

    자서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일기 쓸 시간도, 책 한 권 읽을 여유도 없이 버겁게 살아온 탓이다. 그런 ‘평범한’ 주부 정춘자(60)씨가 신길종합사회복지관에서 ‘특별한’ 자서전 ‘아주 작은 용기’를 펴냈다. “자서전 집필반에 친구따라 등록했는데 엄두가 나지 않더라고요. 첫 시간에 자기소개를 하는데 대부분 석·박사 출신이고…. 저는 이름만 겨우 말했어요.” 2005년 12일, 복지관 입구에 서서 그는 ‘포기할까.’고민했다. 그 때 멋진 승용차 한 대가 그의 앞을 스르르 지나쳐갔다. “저 운전자가 아무리 비싼 승용차를 몰아도 내가 딴 바로 그 운전면허증을 갖고 있는 거잖아. 화려한 인생도 있지만 나도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잖아.” 정씨는 용기를 내서 자신의 인생을 되짚어 보기로 했다. ●6·25때 아버지 총 맞고 숨지는 모습 목격 정씨는 4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모습을 목격했다.6·25 전쟁이 발발해 서울 고향집 주변이 총성에 휩싸였다. 가족과 집마당에 나왔던 아버지는 “북아현동 북성초교가 검은 연기로 뒤덮였다. 피란을 떠나야겠다.”고 말했다. 그때 대문 밖에서 총성이 들렸다. 그리고 아버지의 가슴에서 붉은 피가 분수처럼 솟아올랐다. 어머니가 3남 2녀를 홀로 키웠다. 형편은 어려웠지만 막내인 정씨는 귀여움을 받으며 자랐다. 스물네살되던 해 육군 대위와 맞선을 봤다. 적극적인 애정 공세에 일주일 만에 약혼했다. ●맞선 일주일만에 결혼… 힘겨운 나날 그러나 결혼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모질지 못한 6남매의 맏이인 남편은 아랫사람들을 돕는다며 월급을 제대로 가져 오지 않았다.‘임신 중이라 먹고 싶은 것도 많았다. 그러나 돈이 없어 쌀 한 말에 콩나물 10원어치를 넣어 한솥 끓인뒤 사흘씩 먹었다.’고 회상했다. 맏며느리 노릇은 더욱 고달팠다. 시어머니는 아침에 한 사람이 일어나면 그 사람 밥만 냄비에 안치라고 하셨다. 열 식구를 위해 아침에 7번씩 밥상을 차리는 시집살이를 했다. 시어머니는 ‘며느리 성격이 못 됐다.’며 친정어머니를 불러놓고 ‘이혼을 시키겠다.’고도 말했다. 정씨는 다시 용기를 냈다. 남편을 설득해 분가한 것이다. ●60세에 난생 처음 식당 냉면 매식 제대한 남편은 어렵사리 일자리를 구했다. 세모난 단칸 방에서는 자녀 3명을 키우며 그는 절약하고 또 절약했다.‘길가를 지나가다 나뭇가지 하나만 떨어져 있어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주워다가 연탄불이 꺼지면, 번개탄 대신 피웠다.’ 가족끼리 외식을 해본 적이 거의 없다. 입학식·졸업식 때도 집으로 돌아와 밥을 먹었다. 정씨는 지난달에 냉면을 식당에서 처음 먹어 봤다고 했다. 그렇게 몇 십 년을 알뜰살뜰 모아 집도 마련하고 건물도 샀다. ●망설임, 그리고 6개월 만에 자서전 탄생 가슴속에서 이야기가 쏟아지자 신들린 사람처럼 글을 써내려 갔다. 컴퓨터에 앉아 자판을 두드리다 배가 고파 시계를 보면 7∼8시간씩 지나가 있었다. 고생한 시절이 어제 일처럼 너무나 생생해 목놓아 한참이나 울었다. 과로로 쓰러져 병원에서 영양주사를 맞기도 했다. 그리고 6개월 만에 161쪽짜리 자서전이 탄생했다. 정씨는 지난달 13일 신길종합사회복지관에서 출판 기념회를 열었다. 자녀들은 어머니의 도전에 박수를 보내며 축하했다. 남편은 ‘장하다.’며 기념수건까지 돌렸다. 험난한 삶을 묵묵히 동행해준 아내에게 주는 ‘선물’이기도 했다. “죽고 싶을 만큼 힘들었지만 인내하며 살았더니 이런 좋은 날이 오네요. 꿈꾸지도 못한 자서전을 펴내다니 가슴 벅차서…. 정말 행복합니다.” 눈물 가득한 눈이 빛났다. 그리고 그는 활짝 웃었다. ●나에게도 - 정춘자 지음 살다 보니 나에게도 이런 날이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니겠지 배운 것도 아는 것도 별로 없는 내가 어떻게 감히 이런 용기를 꿈이여 제발 깨지 마라 잘나고 잘생김도 없이 내세울 만한 아무 것도 없지만 어떻게 내가 글을 쓴다고 조리 있고 진솔하게 멋지고 아름다운 깊이 있고 소중하게 잘 살려 글로 표현을 잘 할 줄 모르겠지만 쓸 수 있는 특별한 기회야말로 더 없는 행운이라 생각하고 이 황금 같은 시간은 내 자신이 신기하고 신비로워 나에게도 이런 행운이 올 줄은 꿈에도 생각질 못했는데 마냥 고맙고 행복하구나. 글 사진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MK 공백’ 현대차 “일 안 풀리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2개월 가까이 구속 수감되면서 현대차그룹의 주요 프로젝트가 곳곳에서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해외공장 착공 등 이미 ‘노출’된 경영차질 외에 이번에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 시절부터 내려온 숙원 사업인 일관제철소 건립사업이 삐걱거리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일관제철소 건립을 추진 중인 현대제철은 정 회장의 공백으로 용광로의 필수 원료인 철광석의 안정적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정 회장은 다음달 중 중남미를 방문, 철광석 공급업체와 철광석 장기공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나 아직 법원의 보석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공급선 확보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12월 호주 BHP 빌리튼사를 방문, 철광석 광산을 시찰하고 2010년부터 10년간 철광석과 유연탄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원료 공급을 직접 챙겨왔다. 또한 일관제철소 건설을 위해서는 원료 하역장비, 컨베이어 설비 등 대규모 설비가 발주되는 동시에 대형 선박의 장기 용선계약이 이뤄져야 하는데 경영공백으로 계약 체결이 지연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제철의 고로사업은 연산 350만t의 고로 2개를 건설,4조원 이상의 수입대체 효과를 가져오고 20만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가 예상되는 대규모 사업으로 사업 착수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현대차 체코공장, 기아차 조지아주공장 등 글로벌 자동차메이커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 작업도 지지부진하다. 체코 공장의 경우 지난달 18일 현대차 김동진 부회장과 체코 산업통상부 장관이 투자협정계약을 체결했으나 정 회장의 부재로 주민이주 및 환경보전 대책 수립, 주정부 인허가 신청 등 산적한 현안에 대한 체코 정부 및 주정부의 협조를 제대로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26일 착공될 예정이었던 조지아주 공장도 공장 건설을 위한 현지법인 설립이 계속 늦어지고 있어 주재원 파견, 현지 시공사 및 대행사 선정 등 기초 준비작업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현대차는 또 최근 발표된 J.D파워 신차품질조사(IQS) 일반브랜드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것과 관련,21일 J.D파워 3세 회장이 현대차를 방문, 시상식을 가질 예정이지만 정 회장의 참석 불가로 썰렁한 분위기 속에 진행될 전망이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업계소식-게시판] 신창건설 해외자원 개발사업 진출

    [업계소식-게시판] 신창건설 해외자원 개발사업 진출

    신창건설 인도네시아 현지법인(법인장 김우동)은 현지의 화교기업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신창건설(대표이사 김영수)이 에너지 자원 확보와 신규사업 진출의 하나로 진행하는 사업. 신창건설은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에 에너지개발사업부를 신설해 유연탄 및 천연가스 등의 에너지자원에 진출함과 동시에 바이오 디젤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교정대상 수상자]대상 수상 영등포교도소 보안관리과 박창규 교위

    [교정대상 수상자]대상 수상 영등포교도소 보안관리과 박창규 교위

    “재소자들이 믿고 마음을 열 수 있도록 인격적인 면에서도 솔선수범하는 사람이 돼야 합니다.” 제24회 교정대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영등포교도소 보안관리과 박창규(55) 교위는 교도관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느냐는 직설적인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1976년 교도관으로 임용된 뒤 30년 동안 교도소 안에서 각종 범죄자들과 마주하며 살아온 그는 “재소자들은 순간적인 판단 착오와 실수로 들어왔을 뿐 똑같은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박 교위는 운송업체에 다니다 교도관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특별한 의무감을 갖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교도관 생활은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다 정년퇴임한 아버지의 영향인 듯 박 교위는 교도관이란 범죄자를 사회로부터 격리시키는 것을 넘어 새로운 사람으로 탄생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의 마음을 바꾸려면 전문가적 소양도 있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90년 주경야독으로 신학대학을 졸업해 목사 안수를 받았다. 박 교위의 교도관 생활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10여년 전 그는 징벌사동에서 젊은 재소자를 만났다. 박 교위는 사회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차 있던 그에게 마음을 열며 다가갔지만 돌아오는 것은 오물과 욕설 세례뿐이었다. 그때는 ‘구제불능’이라고 생각했다. 그 재소자와의 일들이 기억에서 지워졌을 즈음 박 교위는 편지 한 장을 받았다.“출소해서 부인도 얻고 단란한 가정을 꾸렸는데 제 말이 가장 생각나더랍니다.”라고 말하는 그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전혀 불가능했다고 생각되던 사람도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결국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 큰 결실이었다. 박 교위는 최근 사회를 어수선하게 만든 연쇄살인, 성폭행범 등 강력범죄들도 결국 사회·가정 환경, 교육의 문제라고 분석했다. 여러 차례 자살·자해를 시도하고 문제를 일으켜 징벌방에 단골로 드나들던 재소자가 있었다. 알고보니 70세가 넘은 그의 어머니가 중풍으로 쓰러졌는데 가족이라곤 교통사고로 죽은 형의 초등학생 아들뿐이었다. 사정을 알게 된 박 교위는 그의 집을 찾아갔다. 한겨울이었는데 연탄불도 못 피워 방바닥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박 교위는 동사무소에 가서 그 가정이 극빈자 혜택을 받도록 도와주고 영치금도 넣어주었다. 이야기를 전해들은 재소자는 그후 모범적인 생활을 했고 출소후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박 교위는 교도소에서 아이디어가 많은 ‘살림꾼’으로도 통한다. 직업훈련을 받은 재소자들과 기업체를 연결해 재소자 3900여명의 재활과 5억여원에 이르는 교도작업 세입 증대에 기여했다. 또 출소한 수용자들이 남겨놓은 내의와 티셔츠 등을 자비로 구입한 세탁기로 깨끗이 세탁한 뒤 무의탁 수용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막연히 직업으로 선택한 교도관이라고 보면 험악한 사람들과 종일 마주해야하는 힘든 곳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사람으로 바꾼 것에 의미를 두게 되면 보람을 갖게 되고 성취감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직장입니다.”박 교위는 힘주어 말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평택 미군기지터 ‘대집행’] 헬기서 철조망 투하…10시간만에 상황끝

    [평택 미군기지터 ‘대집행’] 헬기서 철조망 투하…10시간만에 상황끝

    4일 경기도 평택시 대추리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새벽 4시10분쯤 경찰이 마을 전체에 대추분교 철거를 위한 경력 진입을 알리는 사이렌을 울리면서 대추리의 긴 하루가 시작됐다.20분 뒤 경찰과 군병력 1만 5000여명이 마치 군사작전 전개라도 하듯 대추리로 몰려들었다. 모든 길목을 차단하고 시위 집결지인 대추분교를 겹겹이 에워쌌다. 하늘에서는 UH-60 헬기가 굉음을 내며 철조망 등 장비를 공중 투하했다. 공병들은 이를 받아 대추리와 도두리 등 5개리 농지에 철조망을 설치했다. 오전 9시20분쯤 경찰 3000여명이 학교에 본격 진입하자 시위대는 대나무봉을 휘두르고 돌과 연탄재 등을 던지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그러나 경찰의 공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과정에서 방패와 곤봉에 맞은 50여명의 시위대가 이마가 찢어지고 이가 부러지는 등의 부상을 입었다. 전경측에서도 부상자가 다수 발생했다. 시위대는 경찰의 인해전술에 밀려 운동장을 내주고 2층 학교 건물 안으로 피신했다. 낮 12시20분쯤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이 현장을 찾아 전날 밤 10시부터 대추분교를 지키던 민주노동당 천영세 대표와 합세해 옥상에서 투쟁을 벌이던 문정현 신부 등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 10명을 만났다. 임 의원은 “이날 상황은 1980년 광주 전남도청 진압을 연상케 한다. 특전사가 강제 진압했던 당시와 같은 비참한 현실”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천 대표도 “오늘 일은 군사정권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당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 한명숙 총리에게 책임을 묻고 국방부장관 해임 건의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없이 오후 1시35분쯤 경찰 34개 중대 3400여명이 2대 살수차를 앞세워 물대포를 쏘며 시위대의 자진해산을 경고했다. 경찰은 소방차 4대와 앰뷸런스 9대를 대기시키며 긴장 상황을 연출한 뒤 1시58분부터 2층 4개 교실에 분산돼 농성하던 시위대 420여명을 한명씩 전원 연행했다. 대추분교에서 경찰과 시위대간의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는 동안 인근 들녘에서는 공병들이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은 채 5m 간격으로 미리 박아 놓은 말뚝에 철조망을 설치하는 작업을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농사만은 짓겠다고 각오를 다지던 주민과 시위대는 이 광경을 먼발치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경찰은 굴착기 2대를 동원해 대추분교 정문과 운동장에 세워진 동상과 주변에 심어진 수십년 된 나무들을 쓰러뜨렸다. 또 국방부가 동원한 철거 용역반원들은 학교 마당에 설치된 집회용 무대와 주민들이 촛불시위를 벌이던 비닐하우스를 치웠다. 오후 5시 문정현 신부와 임 의원, 천 대표 등이 연행자 전원 석방을 경찰과 합의한 뒤 옥상에서 내려오자 용역반원은 철거 작업에 돌입,2시간 만에 학교 건물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대부분의 대추리 주민들은 망연자실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학교를 바라보며 한숨을 지었다. 마을회관 앞에서 경찰의 진압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대추리 주민 신모(69)씨는 “왜 우리가 세번이나 이 땅에서 쫓겨나야 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사람들은 학교 안 시위대가 우리와 무관한 사람들이라고 하지만 저 사람들은 자기에게 돌아오는 이득도 없이 우리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김인국 총무신부는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것만큼 나쁜 죄악은 일궈낸 땅을 빼앗는 것이다. 미군이 이 땅을 빼앗아가는 것에는 어떤 합리성도, 공동선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평택 김병철 이재훈기자 kbchul@seoul.co.kr
  • [역세권 아파트 탐방] 신도림동 대림 e편한세상 4차

    [역세권 아파트 탐방] 신도림동 대림 e편한세상 4차

    서울시 구로구 신도림역 일대가 서울 남부권의 중심 상권으로 떠오르면서 주변 집값도 덩달아 오르는 등 이 지역 아파트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신도림동 대림 e편한세상 4차 단지는 이 중에서도 타이어 공장부지를 친환경 아파트로 조성, 주목을 받고 있다. 신도림역 1·2호선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역세권 단지다. 지난 2003년 5월 입주하면서 친환경 아파트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을 받아 유명세를 탔다. 녹지 비율이 37%에 달해 2003년 서울시 조경대상,2004년 살기 좋은 아파트 선발대회에서는 대통령상인 종합대상을 받았다. ●실개천·연못에 버들치·물고기 노닐어 실개천과 연못에선 버들치와 물고기가 노닐고 물가엔 다양한 물풀들도 자란다.16∼25층 15개동에 34평∼63평형 총 853가구 규모다. 이 일대 아파트는 e-편한세상이 주를 이룬다.1∼7차까지 총 4244가구의 대림타운을 형성할 정도다. 대림산업이 신도림동에 분양을 시작한 것은 지난 1996년 7월. 당시 제약회사인 종근당 신도림 공장터에 1차 1056가구를 공급한 이후 2차(1242가구),3차(204가구),6차(96가구) 등 3개 단지가 추가됐다. 이어 2000년 5월 한국타이어 공장 터에 4차 853가구를 분양했는데 34평형이 41대 1의 경쟁률로 전 평형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이후 5차(362가구)와 7차(411가구)가 공급됐다. 이곳에는 대림 외에도 삼환, 우성 등의 아파트가 밀집해 있다. 단지 뒤편에 신도림중이 맞닿아 있고 신도림초, 구로고 등 교육시설도 갖춰졌다. 차로 20분 거리에 애경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등 쇼핑시설도 있다. 인근에 업무, 판매, 유통, 숙박 등 대규모 상업 복합단지가 형성될 계획이어서 이 일대 아파트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태영아파트 옆 옛 기아자동차 출하장에는 2007년 준공을 목표로 프라임산업이 지하 7층∼지상 26층 연면적 8만 6000여평의 복합쇼핑몰 신도림 테크노마트를 짓고 있다. 신도림역 1번 출구 인근 한국타이어 부지에는 오피스텔 대우미래사랑시티가 2007년말 완공 예정으로 공사중이며, 도림천 건너편엔 쌍용플래티넘 시티 오피스텔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밖에 신도림역 주변 특별계획구역 2블록(대성연탄 부지)에는 42층 규모 호텔과 업무 동,7층 규모 컨벤션센터,45층 규모 주거동 등 3개동에 이르는 연면적 32만 9500㎡의 대성복합타워도 들어선다. ●인근 대규모 개발로 상승세 이에 따라 인근 단지 가격은 계속 오름세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대림e편한세상 4차 34평형의 경우 2003년 5월 입주 당시 4억 3000만원이던 시세가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다 지난해 8·31 부동산대책 발표 당시 5억 8000만원까지 올랐고, 4월말 현재 6억 600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인근 J부동산 관계자는 “이 일대 개발 호재로 최근 값이 많이 오르고 있다.”면서 “34평형의 경우 실제 거래는 7억원선에서 이뤄진다.”고 말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정용 팀장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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