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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체 전 상담 받으세요”… 금융멘토제 도입

    “은행에 빚이 좀 있는데 월급은 150만원 정도 됩니다. 은행 빚을 어떻게 갚는 게 좋을까요.”(근로자 A씨) “고객님은 금융권 부채(5000만원)와 월 소득에 비해 매달 지출하는 보험료(15만원)가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보험부터 해지해 대출을 일시 상환하는 것이 낫습니다. 이 상태로라면 신용등급이 하락해 이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상담원) 앞으로는 저소득층이나 사회 취약층을 대상으로 이렇게 부채·자산 관리를 해주는 ‘금융멘토’가 생긴다. 금융위원회는 13일 내년부터 ‘저소득층 금융멘토 사업’을 시범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금도 신용회복위원회 등에서 상담을 해주지만 연체나 신용불량 등 ‘문제’가 터진 뒤에 제공하는 처방전이라는 점에서 금융멘토와는 성격이 다르다. 금융멘토는 빚이 더 불어나거나 연체가 생기기 전에 부채 관리를 도와준다. 물론 자산을 불리는 방법도 조언해 준다. 미국 등 금융 멘토링을 앞서 도입한 선진국에서는 연체율이 감소하는 등 실질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중산층이나 부유층은 금융회사의 프라이빗 뱅커(PB)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정작 금융상담이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서민층은 이런 서비스에서 소외된 상태”라면서 “부채 관리의 중요성이나 방법을 잘 몰라 연체자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당초 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내년 예산 3억원을 신청했다가 기획재정부 심의과정에서 2700만원으로 삭감되자 사기가 꺾였다. 하지만 사업 취지에 공감한 국회가 대폭 증액을 검토하고 있어 고무된 상태다. 금융위 측은 “그동안 금융상담 정책에 저소득층을 위한 배려가 없었기 때문에 (예산 규모에 관계 없이) 시범사업은 예정대로 추진할 방침”이라면서 “미국은 개인파산에 앞서 사전에 반드시 상담서비스를 받도록 법제화돼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우선 각 기관별로 제각각인 상담기법이나 매뉴얼을 재정비해 표준화시킬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각자의 형편에 맞는 금융상품은 무엇이고, 지출 우선순위를 어떻게 짜야 하는지 도울 작정이다. 퇴직 은행원 등 자원봉사자도 상담원으로 십분 활용할 계획이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신한銀 하우스푸어 대책 실적 기대이하 ‘미스터리’

    신한銀 하우스푸어 대책 실적 기대이하 ‘미스터리’

    신한은행의 하우스푸어(빚을 내 집을 샀다가 원리금 상환에 허덕이는 계층) 대책이 지난달 19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지금까지 신청자 수는 50명 남짓이다. 은행 측이 1만명가량을 대상자로 추산한 것이나 곳곳에서 울리는 하우스푸어 경고음에 비춰 보면 예상에 못 미치는 실적이다. 신한은행은 8일 ‘가계부채 힐링 프로그램’의 신청을 받아 지원이 확정된 건수가 6일 현재 신용대출 1724건(대출액 212억원), 주택담보대출 55건(74억 5000만원)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당초 연체자 약 3만명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구제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만 떼면 대상자는 약 1만명(대출액 7100억원)이다. 얼마 전 신청자격을 ‘한 달 이상 원금 연체자’에서 ‘원금뿐 아니라 이자 연체자’까지로 완화했지만 반응이 미지근하기는 마찬가지다. 금융권은 그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분석한다. 우선, 신한은행의 구제책이 기존의 채무 재조정 프로그램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는 점을 든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신한이 하우스푸어 대책이라고 이름 붙였지만 내용을 뜯어 보면 이자 납부를 1년 늦춰주고 빚을 쪼개 갚을 수 있게 해 준 정도”라면서 “이자 유예나 분할 상환은 신용회복위원회나 각 은행의 프리워크아웃(사전 채무 재조정) 등을 통해 이미 이뤄지고 있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지원 내용이 하우스푸어를 ‘힐링’(치유)할 정도는 못 된다는 얘기다. 지난 1일 시행에 들어간 우리은행의 하우스푸어 대책(트러스트 앤드 리스백·신탁 후 재임대)도 반응이 썰렁하기는 마찬가지다. 아직 일주일밖에 안 됐다고는 하지만 지금껏 신청자가 단 한 명도 없다. 우리은행의 하우스푸어 대책은 이자를 탕감해 주는 대신 집에 대한 권리를 은행에 넘겨야(신탁) 한다. 신한은행은 이런 번잡한 절차를 요구하지 않는 대신 연 2%의 이자만 낼 수 있게 했다. 나머지 이자는 최대 1년까지 유예해 준다. 금융권 관계자는 “두 방식 모두 일장일단이 있지만 연체고객 입장에서 보면 신한은행 방식은 1년 후 연체이자를 한꺼번에 갚게 돼 있어 자칫 이자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한 가지 원인은 하우스푸어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다.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은 “신한은행의 지점 수가 949개나 되는데 신청자 수가 50여명밖에 안 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하우스푸어들 스스로가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거나 ‘배째라’는 심산인 것 같다.”고 풀이했다. 요즘 대선 정국에서 하우스푸어가 핵심 공약 중의 하나로 떠오르다 보니 연체자들이 ‘좀 더 기다리면 더 파격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는 얘기다. ‘버티다 보면 정부가 어떻게 해주겠지’라는 심리도 엿보인다고 최 연구위원은 말했다. 신한은행 측은 “가계부채 힐링 프로그램은 지난달 12일 가동에 들어갔지만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지원책은 전산 시스템 등의 문제로 이보다 일주일 늦게 시작해 이제 20일밖에 지나지 않았다.”면서 “게다가 신용대출은 소액인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통상 1억원이 넘기 때문에 신청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학력 차별’ 등으로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은 신한은행이 점수 만회를 위해 하우스푸어 구제 대상자 수를 부풀린 게 아니냐는 의심어린 시선도 보낸다. 신한은행은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고 일축한 뒤 “원리금 탕감과 같은 파격 지원책을 내놓으면 당장은 인기를 얻을지 몰라도 (연체 고객의) 모럴 해저드를 심화시켜 시장질서 자체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우리銀, 하우스푸어 구제책 첫 시행

    우리은행은 1일 금융권 최초의 ‘하우스푸어’(빚을 내 집을 샀다가 원리금 상환에 허덕이는 계층) 대책인 ‘트러스트 앤드 리스백’(Trust&Lease back·신탁 후 재임대)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대상자는 9억원 이하 1주택에 실제 사는 사람으로 분할상환대출 원리금 연체자 가운데 임대료를 낼 수 있는 고객이다. 이 제도를 활용하는 대출자는 15~17% 수준인 연체이자와 원금 상환 부담에서 벗어나 일반 주택담보대출의 최저 금리 수준인 4.15%의 임대료만 내면 된다. 소유권은 은행으로 넘어가 가압류 등 채권추심에서 벗어날 수 있다. 대출자가 주택 소유권을 신탁 등기로 은행에 넘기는 대신 해당 주택에서 계속 살면서 3~5년인 신탁 기간에 월세를 내면 된다. 신탁 기간이 끝나거나 임대료를 여섯달 이상 내지 않으면 은행은 대출자 동의 없이 주택을 매각한다. 대출자에게는 신탁 기간이 끝나기 전에 집을 되살 수 있는 권리(바이백옵션)가 주어진다. 우리은행은 이 제도를 6개월간 운영하고 성과에 따라 확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집값 20% 내리면 깡통주택 5만가구↑”

    “집값 20% 내리면 깡통주택 5만가구↑”

    금융연구원이 금융위원회의 용역을 받아 30일 내놓은 ‘가계부채 미시구조 분석’ 결과는 기준이 들쭉날쭉이던 하우스푸어에 대해 금융 당국이 실태를 처음 진단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 집값이 고점 대비 20% 하락하면 고위험가구가 4만 6000가구 더 늘어 14만 7000가구에 이르게 된다. 이렇게 되면 금융권은 16조 6000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더 떠안게 된다. 은행은 큰 문제가 없지만 제2금융권에서는 도산하는 곳이 나올 수 있다고 금융연구원은 경고했다. 경상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비율(DSR)이 60%를 넘는 잠재적 하우스푸어 가운데 대출금이 상환능력(집값 평가액의 60%+금융자산)을 웃도는 고위험 하우스푸어(일명 깡통주택)는 10만 1000가구(대출금 47조 5000억원)다. 금융위는 이 10만여 가구만 요즘 문제되는 하우스푸어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매입가 대비 아파트 가격이 10% 이상 하락한 가구는 16만 7000가구로 이 중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가구는 약 9만 8000가구다. 우리나라 전체 1750만 가구의 0.56%, 금융대출을 보유한 981만 6000가구의 1% 미만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하우스푸어의 개념이 모호하긴 하지만 당장 급격한 채무 불이행이 발생하거나 금융회사의 부실로 전이돼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 당국이 다소 느슨한 잣대를 들이댔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은행은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DSR이 40%를 넘는 가구에 주목했다. 금융 당국과 금융연은 DSR이 60%를 넘는 57만 가구를 잠재적 하우스푸어로 봤지만 40% 초과로 확대하면 96만 3000가구다. 한은 관계자는 “DSR이 60%를 넘으면 이미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가구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DSR이 40% 넘는 가구가 전체 가구의 20%를 넘어서면 위험한 수준인데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도 20%를 약간 넘었을 때 터졌다.”면서 “우리나라는 이 비중이 16~17%로 추산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민간 연구소인 KB경영연구소도 깡통주택을 금융 당국 분석보다 많은 18만 5000가구로 추정했다. 금융회사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는 316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대출금은 279조원이다. 다중채무자 가운데 연간 소득이 1000만~2000만원인 저소득층의 연체자 비중은 2010년 11.4%에서 올 6월 말 현재 17.4%로 불어났다. 저소득 다중채무자 5명 가운데 1명은 빚을 갚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 고령층이 집값 하락의 충격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고령층의 소득 대비 부채비율(LTI)은 200%를 넘었다. 가계부채의 또 다른 뇌관인 자영업자 대출은 올 3월 현재 350조원으로 추산됐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열린세상] 가계부채 대책 무엇이 문제인가/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열린세상] 가계부채 대책 무엇이 문제인가/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경제주체의 지급불능 상태를 처리하는 첫번째 방법은 정부가 대신 갚아 주는 것이다. 부채의 사회화이다. 도덕적 해이(moral hazard)가 불가피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큰 혼란이 생길 것이라는 명분으로 흔히 정당화된다. 그렇지만 사실은 타인의 희생 아래 자신의 의사를 관철할 수 있는 사회적 권력의 표현이리라. 두번째는 실패한 채무자의 재산을 채권자들에게 나누는 파산절차이다. 기업은 소멸하고, 절차에 순응한 개인은 과거의 채무를 면한다. 기업구조조정이 쉽고 실패한 기업가도 재기할 수 있다. 파탄에 이른 서민과 중산층도 과도한 부채상환의 부담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을 갚을 수 있게 되니 은행도 이익이다. 무엇보다도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늘려 내수를 진작한다. 극심한 가계부채로 인한 내수 침체로 기업들이 힘들다는 말은 이제 상식이 아닌가. 이러한 평상시의 조정이 없으면 사회는 대량의 채무를 누적하여 위기가 심화된다. 미국은 신용카드 회사들의 1억 달러짜리 로비로 2005년부터 중위 소득자 이상의 파산신청 절차를 까다롭게 했다. 담보대출을 갚을 수 없는 중산층 주택소유자들이 더 이상 집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 우리나라의 하우스푸어들의 상황도 별로 다른 것 같지 않다. 담보대출이 많은 ‘깡통’주택이라도 지키고 싶은 것이 이들의 심정이겠지만 집을 지키지 못하면 포기할 수밖에 없다. 은행의 경매로 집값은 떨어지고 그것은 연체 안 한 사람의 대출 갈아타기도 봉쇄하여 새로운 연체자를 만든다. 다시 경매가 나오고 악순환이 시작된다.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이 가계부채 대책을 세우는 것은 우리도 무엇인가 해야 할 위기에 처해 있음을 뜻한다. 안철수 후보는 파산자에게 300만원을 주고 또 20만원씩 3개월 더 준단다. 무엇인가 주었다는 말을 들으려면 0 하나는 더 붙여야 할 판 아닌가. 개인적 선택이고, 내부화를 추구하는 파산제도에 먹칠을 하는 발상이다. 차라리 그분이 이전에 입이 닳도록 설파하던 벤처 기업가 정신을 듣고 싶다. 그것을 위해서는 기업가들이 파산으로 채무를 면하는 것을 허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까지 포함해서. 박근혜 후보도 가계소득 증대, 이자부담 완화, 주택지분 매각 같은 대책을 이야기한다. 문제는 그것이 현실성이 없다는 점이다. 과학은 과거에 이랬으면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논한다. 어제 가난한 사람은 내일도 대략 가난할 것이다. 가계소득 증대로 부채 문제를 풀겠다는 것은 공상 수준이다. 이자 완화, 지분 매각은 금융기관의 참여를 전제로 한다. 지금은 그들의 팔을 쉽게 비틀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차라리 1962년 6월에 군사혁명위원회가 내놓은 농어촌고리채정리법을 참고하는 것이 어떤가. 문재인 후보는 이자를 제한하고 위압적 추심을 금지하는 등 ‘피에타 3법’을 제시한다. 그런데 문제는 역시 과거의 재탕이라는 점에 있다. 이자 제한도 좋고 공정한 대출과 추심도 그럴듯하다. 그러나 법률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지키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노련한 법률가라면 현실에서 왜곡된 법집행의 형평성을 회복한다는 공약을 내세우는 것이 어떤가. 변제할 의사 없이 돈을 빌렸으니 사기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고리 사채를 피하여 도망한 성매매여성을 교도소로 보내는 현실을 개선할 생각은 없는가. 오래전부터 존재하던 파산법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법률가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법원이 금융채무의 면책을 쉽게 허용하는 방향으로 파산제도의 운용을 전환한 것이 불과 10여년 전이다. 짧은 기간에 나름대로 빛나는 업적을 쌓았지만 기존에 쌓인 부채 정리에는 미흡하였으며, 그나마 중산층과 기업가들의 보호는 지난 5년간 퇴보하였다. 사법엘리트들이 힘든 투쟁으로 도입한 실무가 이토록 무너진 것은 파산제도가 도덕적 해이를 부추긴다는 금융권의 주장이 기술적인 경제용어에 윤리적 의미를 첨가하여 자신의 잘못을 투사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간과하였기 때문이리라. 우리가 빚 진 자를 용서하는 것은 우리가 좋은 사람들이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들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정치인들에게, 법률가들에게 외치고 싶다. “바보야, 문제는 파산이야!”
  • ‘깡통주택’ 속출·연체액 급증하는데…당국·은행은 ‘먼산 보듯’

    ‘깡통주택’ 속출·연체액 급증하는데…당국·은행은 ‘먼산 보듯’

    하우스푸어가 소리 없이 급증하고 있는데도 금융감독 당국은 이제서야 실태 파악에 착수한 상태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가계부채 위험이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시장의 인식과 동떨어진 진단을 내놓았다.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기는 하우스푸어 자신도 마찬가지다. ‘깡통 주택’(집을 팔아도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주택)이 속출하고 있는데도 신한은행이 최근 내놓은 하우스푸어 구제책 신청자는 50여명 정도다. 대선 정국 등과 맞물려 “좀 더 버티면 (나라에서) 어떻게 해 주겠지.”라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의 8월 말 현재 하우스푸어 연체액은 900가구 1000억원이다. 가구당 연체액이 1억 1000만원인 셈이다. 하우스푸어에 대한 ‘공유 개념’이 없다 보니 규모도 제각각이다. KB금융그룹 산하 KB경영연구소는 원리금 상환액이 소득의 30%를 넘는 가구를 하우스푸어로 정의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가구 중 16.2%가 하우스푸어다. 대출 가구 열 집 가운데 한두 집은 하우스푸어라는 얘기다. 이 가운데 깡통 주택도 18만 5000가구라고 파악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가처분소득(세금이나 연금 등을 빼고 실제 쓸 수 있는 소득) 대비 원리금 비중이 40% 이상인 가구를 하우스푸어로 본다. 이 잣대로는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10% 수준인 108만 가구가 하우스푸어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109.6%로 1년 전보다 6.2% 포인트 높아졌다. 세금, 보험료 등 비소비성 지출을 제외하고 소비할 수 있는 돈보다 금융권에 진 빚이 더 많다는 뜻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우리은행은 자체 하우스푸어 대책인 ‘트러스트 앤드 리스백’(신탁 후 재임대)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달 12일 발표했던 초안에서는 집 소유권을 은행에 넘기되 최장 5년까지 연 5% 대출이자 수준의 임대료를 내도록 했지만, 이 임대료를 4% 수준으로 1% 포인트 내렸다. 신탁보수(집값의 0.2~0.4%)도 당초에는 집주인에게 물릴 방침이었지만 은행이 부담하기로 했다. ‘1가구 1주택 실거주자’ 요건에서 ‘실거주’ 요건을 빼거나 아예 1가구 2주택으로 넓히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실거주 요건을 빼거나 2주택으로 조건을 완화하면 대상자가 확 늘어나지만 도덕적 해이를 야기할 수 있어 좀 더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조만간 세부 요건을 확정지어 늦어도 이달 안에는 시행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우리금융의 고민은 신한은행의 사례에서도 단적으로 드러난다. 신한은행은 지난 15일 자체 하우스푸어 대책인 ‘주택 힐링 프로그램’ 시행에 들어갔다. 올 9월 말 기준으로 담보인정비율(LTV)이 60~70%인 연체자 약 3만명을 하우스푸어로 보고 연체이자 한시 감면 뒤 상환 등의 혜택을 줬다. 시행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신청자는 57명에 불과하다. 이 중에서도 구제책의 핵심인 이자 유예를 받은 사람은 1억 5200만원을 대출받은 한 명뿐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하우스푸어 문제는 대출자, 금융기관, 금융당국 모두에 책임이 있는 만큼 고통을 분담해야 하는데 정치권이 아무도 손해를 보지 않는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보니 겉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금융권 “하우스푸어 단기 미봉책”

    단기 연체자의 이자를 감면하고 빚 상환을 미뤄주는 ‘프리워크아웃’(사전채무조정)이 주택담보대출에도 적용된다. 빚을 갚지 못해도 경매 신청을 3개월가량 연기해 주는 ‘경매유예 제도’(금융기관 담보물 매매중개지원제도)가 은행권에서 제2금융권으로 확대된다. ‘하우스푸어’(대출원리금 상환에 고통받는 주택담보대출자)와 집값 하락에 따른 ‘깡통주택’ 우려가 높아지자 금융당국이 이 같은 처방을 내놓았다. ‘금융당국 간 엇박자’라는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기존 정책을 범위만 확대해 시행하는 단기 미봉책에 가깝다. 금융감독원은 20일 금융회사들과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이런 내용의 하우스푸어 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최근 LTV(담보인정비율) 초과 대출액을 상환받는 대신 장기 분할상환 대출이나 신용 대출 등으로 전환하도록 한 것에 이은 후속 조치다. 주택담보대출 프리워크아웃은 1개월 미만의 원리금 단기 연체가 반복되거나 LTV가 급등해 부실 우려가 커진 대출자를 대상으로 한다. 지금까지는 주로 신용대출에만 프리워크아웃을 적용해 왔다. 2007년 도입됐으나 유명무실해진 경매유예 제도는 은행과 더불어 신용카드사, 할부금융사, 상호금융사도 운영하도록 협의하기로 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집값 하락으로 LTV 상한선을 웃도는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6월 말 기준 48조원이다. 3개월 전보다 4조원(9.1%)이 늘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연말에는 6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하우스푸어가 더 쏟아져 나올 공산이 큰 것이다. 고승범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정부 지원 없이 은행 자체적으로 채무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라며 “추가 대책은 하우스푸어 실태조사를 마친 뒤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여러 금융사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례도 많은 만큼 ‘연결(combined) LTV’를 기준으로 위험 수준을 따져 보기로 했다. 쉽게 말해 은행, 증권, 카드, 보험사 등에서 빌린 돈을 모두 합쳐 상환능력을 가늠해 보겠다는 의미다. 총부채상환비율(DTI) 구간별로 대출잔액도 살펴보고 DTI와 LTV를 교차 분석해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가능성이 가장 큰 대출자도 가려 나갈 방침이다. 시간벌기용이라는 지적도 있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세부적인 대상과 범위 산정에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무엇보다 빚을 갚도록 돕는 게 핵심인데 (이번 조치는) 미뤄주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프리워크아웃이나 경매유예는 은행이나 채무자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면서도 “은행의 LTV가 통상 40% 후반대인 반면 제2 금융권은 80~100%까지 적용된 경우가 많아 (합쳐서 대출액을 따질 경우) 위험 채무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라도 금융당국이 연결 채무의 실태 파악에 나선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는 반응도 있다. 백민경·김진아기자 white@seoul.co.kr
  • [경제프리즘] 우리금융 ‘신탁후 재임대’ 시행 놓고 논란

    “통합도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채무자가 연체를 했더라도 빚을 갚을 수 있으면 집이 넘어가지 않는다. 하지만 신탁 후 임대 방식은 임대료가 연체될 경우 신탁회사가 바로 채무자를 내쫓을 수 있다. 이게 무슨 대책이냐.” 우리금융지주의 ‘트러스트 앤드 리스백’(Trust & Lease back·신탁 후 재임대) 제도에 대한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의 일갈이다. 우리금융이 지난 12일 ‘하우스푸어’(빚을 내 집을 샀다가 원리금 상환에 허덕이는 계층) 구제 대책으로 내놓은 트러스트 앤드 리스백을 두고 은행권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모든 은행에서 다 같이 하는 것도 아니고 은행 한 곳에서 여러 가지 조건을 따지며 손해 안 보고 하는 조치인데 그럴듯한 대책인 것처럼 포장돼 나왔다.”고 말했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13일 인천 남동산업단지에서 열린 ‘찾아가는 상담서비스’ 행사에서 “은행권이 공동으로 (트러스트 앤드 리스백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우리은행의 방안은 취지는 좋지만 대상이 제한적”이라며 “대출이자를 갚지 못하는 채무자가 임대료를 제대로 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임대료를 안정적으로 낼 수 있도록 투자자 참여를 독려하는 등 구조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권 원장은 “충당금 적립이나 회계처리 방법 등과 관련해 몇 가지 법 해석도 필요하다.”며 “금융당국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종준 하나은행장도 기자들과 만나 “우리도 (비슷한 제도를) 검토해 봤지만 세금 등 법적 문제가 많더라.”고 털어놓았다. 민병덕 국민은행장은 “개별은행이 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 보류한 상태”라면서 “전 금융기관이 새로운 펀드를 구성하거나 다른 전담 금융기관이 맡아서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트러스트 앤드 리스백’으로 700여 가구가 혜택을 볼 것이라고 추산한다. 하지만 이 가운데 장기 연체자나 다른 채무 재조정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은 제외된다. 한마디로 ‘우량 채무자’만 받겠다는 심산이다. 아이디 ‘jojo****’를 쓰는 네티즌은 “조건을 보니 참 까다롭네. 결론은 신용 좋은 사람만 골라서 저리로 융자해 주겠다는 소리”라고 꼬집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은행에 집 맡기면 연4~5% 이자 내고 계속 살 수 있어요

    은행에 집 맡기면 연4~5% 이자 내고 계속 살 수 있어요

    우리은행에서만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가 연체한 700여 가구는 집 소유권을 은행에 넘기되, 최장 5년까지는 연 14~17%의 연체이자가 아닌 연 4~5%의 대출이자만 내고도 자신의 집에서 계속 살 수 있게 된다. 5년 안에 빚을 갚으면 집 소유권을 되찾을 수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12일 이 같은 내용의 ‘트러스트 앤드 리스백’(Trust & Lease back·신탁 후 재임대) 제도를 이르면 이달 말 시행한다고 밝혔다.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하우스 푸어’(빚을 내 집을 샀다가 원리금 상환에 허덕이는 계층) 구제 대책의 하나로 거론하고 있는 ‘세일 앤드 리스백’(Sale & Lease back)을 약간 변형한 개념이다. 집을 팔아 대출 원리금을 갚고 싶어도 거래 부진으로 여의치 않은 이들에게 숨통을 터주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시범적으로 도입하는 제도라 신청자격이 다소 까다롭다. ▲집이 한 채뿐이고 실제 그 집에 살아야 하며 ▲다른 은행에는 빚이 없어야 하고 ▲한달 이상 이자를 연체했어도 어느 정도 갚을 능력이 있어야 하며 ▲대출이자 수준의 임대료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우리금융은 이 조건을 충족하는 연체고객이 700여 가구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대출액은 900억원가량이다. ▲다른 채무 재조정 프로그램에 참여했거나 ▲투기 목적으로 과도한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한 자 ▲고가 혹은 다주택 구입자 ▲회생 가능성이 적을 것으로 판단되는 장기 연체자 등은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없다. 이용방식은 이렇다. 우선 연체고객은 일정 기간(신탁기간) 동안 집 소유권 및 처분권을 은행에 넘긴다. 대신, 임대료를 은행에 내고 그 집에서 계속 산다. 임대료는 연 4~5%인 대출 이자 수준이다. 신탁기한이 끝날 때까지 원리금을 갚지 못하면 은행은 고객의 동의 없이도 집을 처분할 수 있다. 집 판 돈으로 대출 원리금을 갈음하는 것이다. 대출금을 떼고도 집 판 돈이 남으면 고객에게 나머지는 돌려준다. 신탁기간이 끝나기 전이라도 임대료가 여섯 달 이상 밀리면 이 때도 은행이 집을 곧바로 처분할 수 있다. 반대로 신탁기간 만료 전에 고객이 빚(연체이자 포함)을 갚으면 자신의 집을 최우선적으로 되찾을 수 있는 권리(바이백 콜옵션)를 준다. 김홍달 우리금융 경영연구소 전무는 “이른바 ‘깡통주택’(집값이 대출금 밑으로 떨어진 주택)이 은행 신탁자산으로 귀속돼 고객들은 가압류 등 채권추심에서 벗어날 수 있고, 은행은 대출금을 어느 정도 회수할 수 있어 서로에게 이득”이라고 말했다. 주택을 처분(세일)하지 않고 맡긴다(트러스트)는 점에서 외국의 ‘세일 앤드 리스백’과 다소 다르다. 유난히 집에 집착하는 우리나라 사람의 특성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김 전무는 “신탁 방식이기 때문에 매매에 따른 세금과 제반 비용도 아낄 수 있다.”면서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위험이 줄어드는 것도 고객에게는 이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용 고객들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대출원금 및 연체이자 감면은 없다.”고 김 전무는 못 박았다. 점차 다른 계열 은행인 경남과 광주은행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근본적으로 은행이 손해볼 게 없는 구조라는 지적도 있다. 현재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평균 50% 수준이라 집값이 50% 이상 떨어지지 않는 한 은행이 대출금을 떼일 위험은 없기 때문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일 앤드 리스백과 달리 신탁은 임대료를 연체하면 곧바로 집에서 쫓겨나는 구조”라면서 “고객으로서는 꼼짝없이 은행의 손 안에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너도나도 ‘빚 깎아주기’… “대출자 모럴 해저드 우려”

    너도나도 ‘빚 깎아주기’… “대출자 모럴 해저드 우려”

    금융기관들이 여기저기서 ‘빚 탕감’을 해주고 있다. 연체이자는 물론 원금까지 깎아준다. 신용보증기금 등 정부 기관들까지 가세했다. 여권에서는 ‘하우스푸어’의 집을 사들인 뒤 저렴하게 다시 전·월세를 내주는 ‘세일 앤드 리스백’ 방안도 내놨다. 자영업자를 포함한 가계빚이 1100조원을 넘어서면서 어느 정도의 ‘연착륙’ 대책은 불가피하지만 자칫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빚을 깎아주면 당장은 좋은 것 같지만 이로 인해 금융사의 부실이 커지면 그 부담은 결국 국민 모두의 세금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고, 성실하게 빚을 갚던 사람들조차 상대적 허탈감에 휩싸이면서 금융시장의 근본적인 ‘신용’ 시스템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가계빚을 잡으려다 오히려 문제를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다. ●카드대란 때도 원금은 안 깎아줘 3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3개월 이상 장기 연체자의 빚 원금과 이자를 최고 70%까지 탕감해 준다. 4만 9000명의 빚 970억원 중 600억원 정도가 대상이다. 탕감 후 남은 30%도 봉사활동을 하거나 직업훈련을 받으면 감면해줄 방침이다. 신한은행도 장기 연체자가 사회봉사활동을 하면 시간당 최대 4만 5000원까지 채무 상환을 인정해 준다. 올해 상반기에만 76명이 이 프로그램으로 6억 4000만원의 빚을 탕감받았다. 우리은행은 장기 연체자가 사전채무조정(프리워크아웃)을 신청해 빚을 성실히 갚으면 금리를 최저 연 7%까지 깎아준다. 대출연체 이자인 17%보다 10% 포인트나 낮다. 신보는 오는 11월까지 신보 보증을 받았다가 신불자가 된 사업자 32만명을 대상으로 채무액의 5%만 갚으면 신용불량자에서 풀어주고 연체이자를 감면해 준다. 새누리당은 하우스푸어의 집을 정부 재정으로 사준 뒤 그대로 살 수 있게 전·월세로 임대해 주는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나중에 여력이 되면 살던 집을 우선적으로 되살 수 있는 권리도 준다. 대상은 150만 가구 정도로 추산된다. ●“성장·내수로 가계부채 풀어야” 전문가들은 지금껏 저금리 기조와 대출 확대를 용인했던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빚을 안 갚아도 된다’는 풍조를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김선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상환기간을 연장하거나 이자의 일부를 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연체자들의 원금까지 탕감해주는 것은 다른 대출자와의 형평성 논란을 낳을 수 있다.”면서 “부실채권자를 대거 양산한 2003년 ‘카드 대란’ 때도 원금 탕감까지 해준 적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도 “채무 조정이 만연하면 대출자들이 빚을 탕감받는 것을 당연시하게 된다.”면서 “최선책은 빚 상환 능력이 부족한 대출자들이 과도한 채무를 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행권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중은행 임원은 “금융당국의 압력에 어쩔 수 없이 가계부채 대책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는 있지만 솔직히 효과는 불투명하다.”면서 “결국 은행들이 그 리스크를 안고 가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부채 탕감은 가계부채 문제를 더욱 키우는 ‘언발에 오줌누기’식 정책”이라면서 “성장과 일자리 창출, 내수시장 활성화 등 근본 대책을 통해 가계빚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두걸·이성원기자 douzirl@seoul.co.kr
  • 10%대 금리 소액대출 상품 나온다

    10%대 금리 소액대출 상품 나온다

    금리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은행들이 연 10%대 금리의 단기간 소액 대출 상품을 내놓는다. 은행권이 10%대 금리의 소액 대출 상품을 내놓는 것은 처음이다. 또 연체 기록이 있어도 서민대출 지원상품인 ‘새희망홀씨’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100만~300만원을 1년 이내 만기로 빌릴 수 있는 소액·단기대출 상품을 이르면 오는 7일 출시한다. 금리는 10% 안팎 수준에서 책정될 예정이다. 씨티·국민·하나·농협은행 등도 이달 중에 비슷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들 상품은 거치기간이나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원리금을 똑같이 나눠 갚는 구조다. 보증은 필요 없다. 연 9~13% 금리로 연체 없이 상환하면 매월 0.5% 포인트씩 금리를 내려 최대 4.0% 포인트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신용대출 금리는 은행이 평균 7%인데 반해 저축은행은 평균 26~29%, 할부금융 23~28%, 대부업체는 30% 이상으로 뛴다. 은행권과 2금융권과의 ‘금리 단층현상’이 뚜렷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신용도에 별 문제가 없는 사람들조차 은행 대출한도가 다 찼다는 이유로 제2금융권과 사채시장으로 내몰리는 상황이 발생하곤 했다. 은행권이 10%대 대출 상품을 내놓기로 한 것은 바로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물론 금융당국의 ‘압박’에 등 떠밀린 측면도 강하다.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이와 별도로 대출금을 성실히 갚은 단기 연체자에게 금리를 절반까지 깎아주는 ‘파격’ 프리워크아웃(사전 채무조정)도 시행한다. 우리은행의 프리워크아웃 개시 금리는 현재 연 14.0%다. 이를 7.0%까지 낮춰 주겠다는 구상이다. 은행권 공동 상품인 새희망홀씨 대출의 신청자격도 크게 완화된다. 연체기록 보유자는 지금까지 새희망홀씨 대출에서 완전 배제됐다. 하지만 이르면 이달 말부터 연체 기록이 있어도 빚 갚을 능력이 있으면 대출을 해주기로 했다. 기본 신청자격(연소득 3000만원 이하이거나 신용등급 5등급 이하면서 연소득 4000만원 이하)은 동일하다. 단, 신청일 현재 연체 중인 사람은 제외된다. 빚을 성실히 갚으면 금리도 2% 포인트 이상 깎아주기로 했다. 지금은 은행별로 최대 1~2% 포인트가량 깎아주고 있다.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새희망홀씨 표준약관 개정에 합의한 은행들은 이달 안에 세부규정을 확정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은행의 리스크 관리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주장도 내놓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권역별로 각각의 몫이 있는데 지금은 서민금융 지원이라는 명분 아래 모든 부담을 은행권에 씌우는 양상”이라면서 “연체 증가로 은행이 부실해지면 그 부담은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대출자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부추긴다는 우려도 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빚 갚는데 ‘헉헉’… 개인회생 신청 작년의 2배 육박

    빚 갚는데 ‘헉헉’… 개인회생 신청 작년의 2배 육박

    경기 불황으로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해 일찌감치 워크아웃(채무재조정) 프로그램을 신청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2009년 4월 시작된 프리워크아웃 신청자가 올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은행권 처음으로 연체자 이자 부담을 한 자릿수로 줄여 주는 새로운 프리워크아웃 제도를 도입한다. 22일 신용회복위원회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프리워크아웃을 신청한 사람은 8275명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322명(39%) 늘었다. 2010년 상반기(2659명)와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특히 저축은행, 카드, 캐피털, 대부업체 등 제2금융권 연체자들의 워크아웃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빚의 질(質)이 나빠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신복위 측은 “이 같은 추세라면 올 연말쯤에는 프리워크아웃 신청자가 2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원금 상환일을 한 날짜로 몰아 주고, 신용불량자 등록을 피할 수 있다는 점 등도 프리워크아웃 증가의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이르면 다음 달부터 단기 연체자가 채무 조정을 신청한 뒤 1년간 성실하게 원리금을 갚으면 새희망홀씨 대출(금리 연 11%)로 바꿔 주는 프리워크아웃 제도를 시행한다. 국민은행 여신상품부 관계자는 “새희망홀씨 대출을 정상 상환한 뒤 신용등급이 회복되면 일반 신용대출 계좌로 최종 전환돼 금리가 한 자릿수로 내려간다.”고 설명했다. 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사람도 급격히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접수된 개인회생 신청은 1만 8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657건보다 2배로 늘었다. 개인회생 제도는 법원이 강제로 채무를 조정해 파산을 구제하는 프로그램이다. 개인 워크아웃 제도와 달리 원금까지 탕감받을 수 있으며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사채도 포함한다. 더는 빚을 못 갚겠다고 아예 손 들어 버리는 개인 파산도 늘어나는 추세다. 일각에서는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우려하기도 한다. 어떻게든 빚을 갚으려 노력하기보다는 프리워크아웃이나 개인회생 제도를 교묘하게 이용해 빚을 탕감받으려 한다는 것이다. 프리워크아웃 신청자의 부채 규모를 보면 절반 이상(59.2%)이 3000만원 이하다. 김동환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용회복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서민금융기관 등에 분산된 채무구제 프로그램을 단일화하고 상담 기능을 강화해야 도덕적 해이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용어클릭] ●프리 워크아웃(Pre-Workout)연체 기간이 3개월 이하인 채무자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석 달이 넘으면 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로 등록되기 때문에 그 전에 구제하려는 제도다. 보유자산 5억원 이하, 소득 대비 부채상환 비율 30% 이상이면 연체이자를 면제받고 대출이자는 감면받을 수 있다.
  • ‘깡통아파트’ 속출… 커지는 LTV 공포

    ‘깡통아파트’ 속출… 커지는 LTV 공포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집값이 분양가를 밑도는 ‘깡통아파트’가 속출하는 가운데, 수도권에서만 앞으로 4만여 가구가 더 입주를 앞두고 있어 ‘담보가치인정비율(LTV)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LTV 공포란 집값(담보가치)의 일정비율 안에서 대출 받아 집을 샀는데 집값 하락으로 LTV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한도 초과분만큼 대출금을 갚아야 하는 상황에 몰리는 것을 말한다. 금융당국은 LTV 초과분을 장기간 나눠 갚도록 하거나 신용대출로 바꿔서 ‘하우스푸어’의 상환 부담을 덜어주도록 유도할 방침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금융권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판교, 동탄, 김포, 광교, 파주 등 수도권 2기 신도시의 입주물량은 12만 2860가구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8만 34가구가 입주했고, 올해부터 2015년까지 4만 2826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분양가 대비 평균 10%가량 하락 이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대부분 분양가보다 10%가량 하락했다. 2009년 입주가 시작된 판교신도시 아파트 2만 1410가구의 3.3㎡당 가격은 현재 2270만원이다. 2010년 9월(2603만원)보다 약 13% 내렸다. 동탄신도시(2만 308가구)와 파주신도시(2만 6238가구)의 매매가격도 고점 대비 5~6% 하락했다. 이렇다 보니 분양가보다 10% 이상 싸게 내놔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매매거래는 자취를 감췄다. 신도시 아파트 입주자 대부분은 수도권 LTV 최고 한도인 50%를 꽉 채워 돈을 빌렸다. 분양가가 3억원이라면 50%인 1억 5000만원을 은행에서 대출받아 중도금과 잔금 등을 치렀다는 얘기다. 하지만 시세가 급락하면서 LTV 한도를 초과한 대출이 속출하고 있다. 분양가 3억원짜리 아파트 가격이 2억 4000만원으로 20% 내리면, 은행 대출금 1억 5000만원의 LTV는 62.5%로 한도를 12.5% 포인트 초과한다. 대출 만기가 돌아오면 한도 초과분인 3000만원의 원금을 일시에 갚아야 한다. 이 때문에 곳곳에서 은행과 대출자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다. ●대출 만기땐 원금 일시상환 불가피 금융당국은 이러한 문제점을 의식해 은행들로 하여금 LTV 한도 초과분을 장기분할 상환방식 대출 또는 신용대출로 전환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빚 부담을 미루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집값이 아무리 내려가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주택담보대출 상환에 발목을 잡힌 대출자들이 많다.”면서 “부동산 거래세를 낮춰서 주택 매매 거래를 활성화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주택 가격 급락을 막고 부동산 경기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과 정부는 주택 거래세율(취득세율)을 현 4%에서 2%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대출·장기분할 상환 효과 의문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을 갚기 어려운 가정의 주택 소유권을 은행이 넘겨받는 ‘리스 전환 프로그램’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때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도입한 제도로, 주택담보대출 연체자 가운데 희망자에 한해 주택 소유권을 은행으로 넘기고 임대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최소 3년간 임차한 뒤 다시 사들일 기회도 준다. 하지만 국내법은 은행의 비업무용 부동산 취득을 제한하고 있어 단기간에 도입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고졸 13점·석박사 54점…대출 학력차별

    대출 이자에 학력차별을 둔 시중은행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 감사원은 올 초 은행, 보험사 등을 상대로 실시한 ‘금융권역별 감독 실태’ 감사 결과를 23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개인 신용평가 항목에 직업, 급여 외에 학력을 설정했다. 이 은행은 신용평가 점수를 매기면서 고졸 이하는 13점, 석·박사는 54점을 주어 학력이 낮은 고객에게는 대출을 거절하거나 더 많은 이자를 물렸다. 이 은행에서 2008~2011년 신용대출이 거절된 4만 4000여건 중 31.9%(1만 4000여건)는 학력이 낮다는 이유로 대출을 받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 기간 신용대출 15만여건 중 48.7%(7만 4000여건·대출액 2300여억원)는 학력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17억원의 이자를 더 물었다. 감사원은 은행들의 신용관리 방식도 지적했다. 각종 대금상환 납기일을 닷새(은행 영업일 기준)만 넘기면 무조건 연체자로 처리하는 현행 신용관리 방식 때문에 대출자들이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다. 신용정보회사는 지나치게 짧은 5영업일을 기준으로 대출자의 연체 정보를 수집·등록해 상환능력이 있는 이용자라도 신용이 평균 1.3등급 하락했다. 떨어진 등급을 회복하는 데는 평균 5개월이 걸렸다. 2010년의 경우 5영업일 이상 대출금을 연체한 사례는 모두 1149만건. 이 가운데 장기연체(90일 이상)는 8.9%뿐이었고 나머지 91.9%는 90일 이내에 대금을 갚았다. 7개 시중은행에서 그해 6월 연체자로 분류된 신용대출 사례 가운데 3649건은 30일 안에 상환을 했는데도 그중 21.3%(777건)는 신용등급이 1.4~3등급이나 떨어졌고 대출금리도 평균 0.1~3.2% 높아졌다. 감사원은 금융위원장에게 현행 연체등록 기준인 5영업일이 너무 짧은 만큼 기준일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대출자에게 미리 연체등록 위험을 고지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또 부실투성이 솔로몬저축은행이 멀쩡하게 위장했던 데는 금융당국의 부실 감독이 큰 몫을 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솔로몬저축은행이 솔로몬투자증권 인수 승인 과정에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당장 영업정지 수준이었으나, 솔로몬저축은행과의 연결재무제표를 기준으로 따져 ‘정상’으로 분류됐다.”고 지적했다. 솔로몬저축은행이 지난해 9월 2차 구조조정에서 부실금융사 정상화 조치 유예를 받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인 셈이다. 감사원은 금융감독원에 당시 솔로몬투자증권 인수를 심사했던 이모(당시 팀장)씨 등 2명에 대한 조사내용을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못배웠으니 이자 더 내라” 7만여명 가산금리

    은행권의 학력차별 대출금리가 도마에 올랐다. ‘가방끈이 짧은’ 대출자는 석·박사 학위자보다 신용평가를 불리하게 받고, 더 많은 대출이자를 물어온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의혹에 이어, 학력과 돈 갚을 능력이 비례한다고 보는 비상식적인 상술에 고객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이같은 상품이 금융감독원의 승인을 받았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엉터리 관리감독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시중은행에서는 대출심사를 하면서 결혼여부도 체크, 미혼자에게는 기혼자보다 높은 금리를 부담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감사원의 금융권역별 감독실태 공개문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2008~2011년 개인신용대출을 거절한 4만 4368명 가운데 1만 4138명(31.9%)은 학력이 낮아 돈을 못 빌렸다. 이들이 신청한 대출금은 1241억원이다. 신한은행이 이 기간 취급한 15만 1648명의 개인신용대출 가운데 7만 3796명(48.7%)은 학력이 낮다는 이유로 신용등급이 하락해 이자를 17억원 더 냈다. 신한은행은 처음 신용거래를 튼 고객에 한정해 6개월간 학력을 신용평점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개인신용대출 금리를 매길 때 대출자의 학력 수준에 비례해 차등을 뒀다. 고졸 이하 대출자의 신용평점은 13점으로 석·박사 학위자(54점)의 4분의1에 불과했다. 신용평점은 대출 승인 여부와 대출금리에 영향을 준다. 즉 학력이 낮으면 소득, 직업 등 다른 점수를 충족해도 돈을 빌리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대출금리를 적용받아 왔다는 뜻이다. 감사원은 “학력은 직업이나 급여 등에 이미 영향을 줘 평점에 반영됐는데, 학력을 따로 보는 건 적절치 못하다.”면서 지난 2월 금융감독원이 서진원 신한은행장에게 학력을 제외한 신용평가 모델을 다시 만들도록 주문했다. 신한은행은 급히 신용평가 모델을 고쳐 지난 5월부터 학력을 빼고 대출 심사 평가를 하고 있다. 이 은행 관계자는 “학력을 포함한 신용평가 모델은 처음 거래하는 고객에 한정해 6개월간만 반영해 왔다.”면서 “6개월 이후에는 은행 거래 실적이 쌓이기 때문에 학력을 대출금리 산정 등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심사 과정에서 결혼 여부를 체크하는 은행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학력차별 신용평가 모델은 2008년 4월 금감원의 승인을 받았다는 점에서 금감원도 지도·감독의 책임이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개별 은행이 제출한 신용평가 모델에서 부도확률이 적정한지만 따질 뿐, 학력 등 구체적인 평가 항목까지 들여다보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개인신용평가회사들이 단기연체 정보까지 마구잡이로 끌어모은 것도 대출금리를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은행들은 코리아크레딧뷰로(KCB)나 나이스신용평가정보 등 개인신평사로 집중되는 연체정보를 활용해 자체 신용등급을 매기고 대출금리를 정한다. 신평사들은 원리금이 5영업일만 늦게 들어와도 연체로 잡는다. 감사원이 분석해보니 이들 단기연체자는 대부분 한 달 안에 돈을 갚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은행들은 5영업일 이상 단기연체 정보를 신용등급 평가에 고스란히 반영해 대출금리를 높였다. 카드대금 41만 5000원을 불과 일주일 늦게 갚은 A씨가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을 때 대출금리가 2% 포인트나 올라 이자를 160만원 더 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신한은행 “못배운 사람엔 이자 더 받아라” 파문

    신한은행 “못배운 사람엔 이자 더 받아라” 파문

    대출 이자에 학력차별을 둔 시중은행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 감사원은 올 초 은행, 보험사 등을 상대로 실시한 ‘금융권역별 감독 실태’ 감사 결과를 23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개인 신용평가 항목에 직업, 급여 외에 학력을 설정했다. 이 은행은 신용평가 점수를 매기면서 고졸 이하는 13점, 석·박사는 54점을 주어 학력이 낮은 고객에게는 대출을 거절하거나 더 많은 이자를 물렸다. 이 은행에서 2008~2011년 신용대출이 거절된 4만 4000여건 중 31.9%(1만 4000여건)는 학력이 낮다는 이유로 대출을 받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 기간 신용대출 15만여건 중 48.7%(7만 4000여건·대출액 2300여억원)는 학력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17억원의 이자를 더 물었다. 감사원은 은행들의 신용관리 방식도 지적했다. 각종 대금상환 납기일을 닷새(은행 영업일 기준)만 넘기면 무조건 연체자로 처리하는 현행 신용관리 방식 때문에 대출자들이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다. 신용정보회사는 지나치게 짧은 5영업일을 기준으로 대출자의 연체 정보를 수집·등록해 상환능력이 있는 이용자라도 신용이 평균 1.3등급 하락했다. 떨어진 등급을 회복하는 데는 평균 5개월이 걸렸다. 2010년의 경우 5영업일 이상 대출금을 연체한 사례는 모두 1149만건. 이 가운데 장기연체(90일 이상)는 8.9%뿐이었고 나머지 91.9%는 90일 이내에 대금을 갚았다. 7개 시중은행에서 그해 6월 연체자로 분류된 신용대출 사례 가운데 3649건은 30일 안에 상환을 했는데도 그중 21.3%(777건)는 신용등급이 1.4~3등급이나 떨어졌고 대출금리도 평균 0.1~3.2% 높아졌다. 감사원은 금융위원장에게 현행 연체등록 기준인 5영업일이 너무 짧은 만큼 기준일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대출자에게 미리 연체등록 위험을 고지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또 부실투성이 솔로몬저축은행이 멀쩡하게 위장했던 데는 금융당국의 부실 감독이 큰 몫을 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솔로몬저축은행이 솔로몬투자증권 인수 승인 과정에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당장 영업정지 수준이었으나, 솔로몬저축은행과의 연결재무제표를 기준으로 따져 ‘정상’으로 분류됐다.”고 지적했다. 솔로몬저축은행이 지난해 9월 2차 구조조정에서 부실금융사 정상화 조치 유예를 받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인 셈이다. 감사원은 금융감독원에 당시 솔로몬투자증권 인수를 심사했던 이모(당시 팀장)씨 등 2명에 대한 조사내용을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신한은행 “못배운 사람 이자 더 받아라” 파문

    신한은행 “못배운 사람 이자 더 받아라” 파문

    은행권의 학력차별 대출금리가 도마에 올랐다. ‘가방끈이 짧은’ 대출자는 석·박사 학위자보다 신용평가를 불리하게 받고, 더 많은 대출이자를 물어온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답합 의혹에 이어, 학력을 돈 갚을 능력과 비례한다고 보는 비상식적인 상술에 고객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이같은 상품이 금융감독원의 승인을 받았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엉터리 관리감독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시중은행에서는 대출심사를 하면서 결혼여부도 체크, 미혼자에게는 기혼자보다 많은 금리를 부담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감사원의 금융권역별 감독실태 공개문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2008~2011년 개인신용대출을 거절한 4만 4368명 가운데 1만 4138명(31.9%)은 학력이 낮아 돈을 못 빌렸다. 이들이 신청한 대출금은 1241억원이다. 신한은행이 이 기간 취급한 15만 1648명의 개인신용대출 가운데 7만 3796명(48.7%)은 학력이 낮다는 이유로 신용등급이 하락해 이자를 17억원 더 냈다. 신한은행은 처음 신용거래를 튼 고객에 한정해 6개월간 학력을 신용평점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개인신용대출 금리를 매길 때 대출자의 학력 수준에 비례해 차등을 뒀다. 고졸 이하 대출자의 신용평점은 13점으로 석·박사 학위자(54점)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신용평점은 대출 승인 여부와 대출금리에 영향을 준다. 즉 학력이 낮으면 소득, 직업 등 다른 점수가 충족해도 돈을 빌리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대출금리를 적용받아왔다는 뜻이다. 감사원은 “학력은 직업이나 급여 등에 이미 영향을 줘 평점에 반영됐는데, 학력을 따로 보는 건 적절치 못하다.”면서 지난 2월 금융감독원이 서진원 신한은행장에게 학력을 제외한 신용평가 모델을 다시 만들도록 주문했다. 신한은행은 급히 신용평가 모델을 고쳐 지난 5월부터 학력을 빼고 대출 심사 평가를 하고 있다. 이 은행 관계자는 “학력을 포함한 신용평가 모델은 처음 거래하는 고객에 한정해 6개월간만 반영해왔다.”면서 “6개월 이후에는 은행 거래 실적이 쌓이기 때문에 학력을 대출금리 산정 등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심사 과정에서 결혼 여부를 체크하는 은행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학력차별 신용평가 모델은 2008년 4월 금감원의 승인을 받았다는 점에서 금감원도 지도·감독의 책임이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이에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개별 은행이 제출한 신용평가 모델에서 부도확률이 적정한지만 따질 뿐, 학력 등 구체적인 평가 항목까지 들여다보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개인신용평가회사들이 단기연체 정보까지 마구잡이로 끌어모은 것도 대출금리를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은행들은 코리아크레딧뷰로(KCB)나 나이스신용평가정보 등 개인신평사로 집중되는 연체정보를 활용해 자체 신용등급을 매기고 대출금리를 정한다. 신평사들은 원리금이 5영업일만 늦게 들어와도 연체로 잡는다. 감사원이 분석해보니 이들 단기연체자는 대부분 한 달 안에 돈을 갚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은행들은 5영업일 이상 단기연체 정보를 신용등급 평가에 고스란히 반영해 대출금리를 높였다. 카드대금 41만 5000원을 불과 일주일 늦게 갚은 A씨가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을 때 대출금리가 2%포인트나 올라 이자를 160만원 더 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프리 워크아웃’에 속앓이’

    금융당국이 1개월 미만 연체자에 대해서도 사전 채무재조정(프리 워크아웃)을 주문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은 잠재 부실의 선제 대응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자칫 도적적 해이(모럴 해저드)를 야기할 수 있어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은행권에 책임을 떠넘긴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저마다 ‘권혁세 숙제’를 하느라 머리를 싸매고 있다. 현행 프리 워크아웃 프로그램이 1~3개월 연체자들을 주로 겨냥하고 있어 사후 대응 성격이 강한 만큼 1개월 미만 연체자도 대상에 포함시켜 ‘부실의 현재화’를 사전에 막자는 게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의 주문이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지금도 단기 연체에 대해서는 사안별로 만기 재조정 및 연체이자 등을 감면해 주고 있다.”면서 “이를 섣불리 제도화하면 악용될 소지도 높다.”고 우려했다. 이자 감면 등을 노린 고의 연체나 막무가내식 우기기 고객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하루만 연체해도 당장 신용 점수가 나빠져 불이익이 따르는 만큼 악용 사례가 우려만큼 많지 않을 것이라는 반박도 있지만 정해진 날짜에 꼬박꼬박 빚을 갚는 고객들의 상대적인 박탈감이 커지면 시장 질서 자체가 흔들리게 된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모럴 해저드를 최소화하면서 잠재 부실을 막으려면 1개월 미만 연체자를 일괄적으로 구제할 게 아니라 연체 횟수, 금액, 발생 가능한 소득 등을 모두 감안하여 기준을 정교하게 짜야 하는데 (그 작업이) 쉽지 않다.”면서 “금융당국이 사실상 은행에 책임과 손실을 전가하는 것이어서 난감하다.”고 털어놓았다. 금감원과 달리 금융위원회가 1개월 미만 프리 워크아웃 제도화에 소극적인 까닭도 여기에 있다. 금감원이 모범 사례로 든 국민은행의 장기분할상환 전환 프로그램의 수혜자(1만 1000여명)도 대부분 신용불량(3개월 이상 연체) 딱지가 붙기 직전의 고객들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1개월 미만 단기 연체자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라 (이들이 프리 워크아웃을 선택하도록 하려면) 좀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뾰족한 답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911조원 가계부채 대란 초비상] 저신용 대출자 이자 경감·기한 연장 나선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대란을 막고자 은행권의 ‘프리 워크아웃’(사전 채무조정) 확대를 추진하고 나섰다. 금융당국이 주목하는 것은 1개월 미만 단기 연체를 반복하는 저신용층이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국내 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들과 만나 ‘프리 워크아웃’ 프로그램 확대를 제안한 데 이어 28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 강연에서 “신용회복위원회의 워크아웃 제도 이전에 은행권이 프리 워크아웃을 통해 연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리 워크아웃이란 저신용 등급자를 대상으로 이자 부담을 덜어주고 대출 상환기간을 연장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신용회복위원회에도 이 같은 프로그램이 있지만 1~3개월 연체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1개월 미만 연체자는 해당되지 않는다. 은행권의 프리 워크아웃 프로그램으로는 국민은행의 ‘신용대출 장기분할 전환대출’이 대표적이다. 2008년부터 시행된 프로그램으로 신용등급 7~12등급의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1만 1400명이 1163억원의 부채를 10년 이상 원금 균등 분할상환으로 전환했는데, 연체율이 3~5%에 불과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의 62.8%인 1099만 가구가 가구당 평균 8289만원의 빚을 지고 있다. 911조원의 가계부채 가운데 모든 자산을 팔아도 빚이 소득의 3배를 넘는 부실 부채는 25조 6000억원(8만 5000가구)에 이른다. 신용등급 7등급 이하면 통상 30%대의 고금리를 각오해야 하지만, 전환대출 프로그램의 이자는 13.5%에서 시작한다. 연체가 없으면 3개월 단위로 금리가 0.2% 포인트씩 떨어져 5.7%까지 낮아질 수 있다. 가계대출 연체율 상승과 관련하여 금융당국은 은행 리스크 담당 최고임원(CRO)들과도 간담회를 갖고 리스크 관리를 당부했다. 특히 요즘 연체율이 오르고 있는 아파트 집단대출에 주목, 개인 대출자들에 대해서도 적절한 신용평가를 해줄 것을 요청했다. 금융당국은 금리 10% 미만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고신용자와 20% 이상 고금리로만 돈을 빌릴 수 있는 저신용자 사이의 금리 단층을 극복하고자 금리 10%대 대출 프로그램의 확대도 제안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신용자들이 100만~200만원의 소액대출을 은행에서 받게 되면 30%대의 고금리 대부업체 대출을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서민전용 대출상품인 새희망홀씨도 10%대 금리이지만 소득이나 신용등급 조건이 맞아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저신용자를 위한 소액대출을 은행이 활성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은행권의 반응은 떨떠름하다. 마땅히 돈 굴릴 데가 없어 이윤이 떨어지는 반면 연체율은 오르고 있어 수익성이 악화될 게 뻔하다며 난색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소액 다중채무자 ‘연쇄부도 빨간불’

    소액 다중채무자 ‘연쇄부도 빨간불’

    가계빚의 총량은 올 들어 1조 4000억원이 줄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돈을 못 갚는 가정이 늘어 질적으로는 점점 악화되고 있다. 특히 은행 돈 외에 카드론을 빌려 쓰거나 대부업체 등 제2금융권에서 돈을 대출받은 소액 다중채무자들의 연체율 증가가 두드러진다. 지난 1분기 다중 채무자들의 연체 계좌 수는 1년 전보다 25.5%나 늘었다. 신규연체가 발생한 계좌 수도 지난 3월 말 현재 31만 8000개에 이른다. 상대적으로 신용이 낮고 소득이 적은 서민들을 주로 상대하는 금융기관들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돈줄을 조이고 있어서다. ●2003년 카드대란 때와 유사 이는 2003년 카드대란 때와 비슷한 전조현상이다. 당시 현금서비스 제한 정책이 시작되면서 2장 이상의 카드로 ‘돌려막기’를 하던 복수 현금서비스 거래자들은 대거 신용불량자 신세가 됐다. 제2의 카드대란을 막으려면 연체에 취약한 소액 다중채무자에 대한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나이스신용평가정보에 따르면 올 들어 비은행권 연체고객의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30일 이상 연체자의 비율을 금융업권별로 보면 저축은행이 13.98%로 1년 전보다 1.60% 포인트 증가했다. 카드사와 캐피털사의 연체자 비율도 각각 5.47%와 7.67%로 1년 전에 비해 1% 포인트 이상 늘었다. 기존 연체자들은 밀린 이자를 갚기는커녕 연체 기간이 점점 더 길어지는 ‘연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정보의 기간별 연체상태 악화율 추이를 보면, 30일 미만 연체고객 중 다음 달 연체상태가 악화된 비율은 지난 1분기 기준 20.20%로 지난해 말에 비해 1.53%포인트 증가했다. 연체기간이 30~60일인 고객과 60일 이상인 고객의 악화율은 각각 58.60%와 71.50%로 전 분기 대비 2.25% 포인트와 2.77% 포인트 늘었다. 가계 연체지표가 동반 악화된 주원인은 카드사, 대부업체 등 2금융권 이하의 리스크 관리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카드론 신규 대출자의 평균 신용등급은 4.21등급으로 1년 전보다 0.23등급 올랐다. 소비자금융(대부업) 신규 대출자의 평균 신용등급도 6.71등급으로 1년 전보다 0.15등급 상향됐다. 이들 업체의 대출 문턱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올해 1~4월 2000억원 감소하는 등 비은행권은 신규대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비은행권 신규대출에 소극적 서민금융기관이 대출을 줄이면 다중채무자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다. 다중 채무자의 95%는 카드, 캐피털,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4개 업권에 한꺼번에 빚을 지고 있다. 이들은 금융기관에서 대출이 거절되면 만기가 돌아온 대출금을 갚지 못해 연쇄 부도가 날 위험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다중채무자의 연체 증가세는 과거에 비해 다소 둔화됐고 이들의 신용도도 소폭 올라가고 있지만 이는 금융기관들의 리스크 관리에 따른 것”이라면서 “최근 저축은행 구조조정 등에 따라 다중채무자에 대한 대출이 더 줄어들면 부실이 깊어질 수 있으므로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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