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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천신일·박연차 수사 엄정 마무리하길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중 숨을 죽이고 있던 검찰이 어제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에 대해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노 전 대통령의 예기치 못한 서거에 따라 관련 수사를 전격 종결한 뒤 여론의 추이를 살피며 일정을 조정해 온 검찰이 8일 만에 수사를 재개한 것이다.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수사와 사법처리도 이어질 전망이다. 김태호 경남지사, 김학송 의원 등 국회의원 2∼3명, 전·현직 판사 등이 소환 대상이다. 이미 조사를 받은 박진·서갑원 의원과 박관용·김원기 전 국회의장, 이종찬 전 민정수석, 민유태 전 전주지검장 등의 사법처리도 남아 있다.지금 검찰은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는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열 명 가운데 여섯 명이 검찰의 수사책임을 규명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어제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의 파면을 요구했다. 수사진을 피의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했다. 한때 국민의 지지를 업고 손바람을 내던 검찰의 처지가 딱하다. 여당도 도와줄 기력이 여의치 않다. 하지만 우리는 검찰의 천신일·박연차 수사가 정치공세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본다. 수뇌부와 수사진이 책임질 부분은 사건 마무리 이후 따져도 될 것이다.
  • 천신일 사전영장 청구

    대검 중수부는 31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과 관련,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천 회장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조세포탈 및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천 회장의 구속 여부는 2일 서울중앙지법의 영장실질심사에서 결정된다. 이로써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중단됐던 검찰수사가 재개됐다. 검찰은 당초 천 회장에 대해 지난 23일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었으나 같은 날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영결식이 끝날 때까지 수사를 잠정 중단했다. 천 회장은 지난해 7월 태광실업 세무조사 때 한상률 당시 국세청장에게 조사중단을 청탁하고 박 전 회장한테서 7억여원의 금전적 이득을 얻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천 회장은 박 전 회장의 도움을 받아 자녀들에게 주식을 편법 증여하는 등 100억여원의 증여세와 양도소득세를 포탈한 혐의다. 2003년 세중과 나모인터랙티브를, 2006년 세중나모인터랙티브와 세중여행을 각각 합병해 세중나모여행을 만든 과정에서 주가를 조작하고 우회상장 등의 방법으로 자녀에게 주식을 편법 증여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은 박 전 회장에게서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정·관계 인사들을 이번 주중 소환조사한 뒤 이달 중순 수사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국가지정 민속마을 ‘별장’ 둔갑

    국가지정 민속마을 ‘별장’ 둔갑

    국가지정 문화재인 민속마을의 고택이 개인 별장 등으로 거래되고 있다. 일부 매입자는 이곳에 살지도 않으면서 술판을 벌이는 등 전통 마을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해치고 있다. 주민들도 생계수단이 마땅찮다고 불만이다. 부동산 투기바람도 강타해 민속마을이 국가 문화재로서 품격을 잃고 있다. 31일 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민속마을에서 만난 이장 이규정(46)씨는 “64가구 가운데 10가구가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이라고 말했다. ●고택 ‘솜정댁’ 기와 무너지고 잡초 무성 기와집과 초가가 조화롭게 섞인 마을이다. 중간쯤에 이르자 ‘솜정댁’으로 불리는 집 한 채는 돌기와가 대부분 무너져 내렸다. 지붕의 붉은 흙이 흉하게 드러났다. 문풍지는 찢겨 너덜댔고, 마당과 뒤뜰에 잡초가 무성했다. 녹슨 경운기 한 대가 장판에 덮인 채 마당 옆 잡초 위에 방치돼 있었다. 이 마을의 상징적 고택인 ‘건재고택’, ‘감찰댁’ 등 6채는 몇 년 전부터 연차적으로 M은행장이 구입했다. 한 마을 주민은 “마을의 자존심이 무너져 가슴 아픈데 은행장이 가끔 직원들을 떼로 데려와 밤늦게까지 술판을 벌이면서 직원들이 마을 공중화장실에 토하고 마을 관리인과 말다툼도 한다.”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날에는 전날부터 놀다 머물던 직원들이 주민들에게 호된 꾸지람을 들었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이 주민은 100명 넘는 직원들이 한꺼번에 올 때도 있고, 밤늦게까지 시끄러울 때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들이) 돈 과시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 은행장은 “술은 고택에서 200m 떨어진 공터에서 마셨다.”고 해명한 뒤 “주민들이 (우리를) 시기하는 거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별장이 아니면 뭐냐.”는 질문에 대답을 못했고, 다른 용도로 활용할 계획도 없다고 답변했다. ●부동산 투기바람에 마을 인심 나빠져 건재고택은 조선 후기 학자 외암 이간(1677~1727년)의 생가로 2000년 1월 국가중요민속자료 제233호로 지정됐다. 마을 뒤 설화산 계곡 물을 끌어들여 집안 연못으로 흐르게 하는 등 자연경관을 살린 독특한 전통 정원으로 유명하다. 부지는 4433㎡, 건평은 267.7㎡이다. 외지인이 민속마을 빈집을 별장 및 투자용 등으로 사들이면서 부동산 투기바람도 불고 있다. 3~4년 전 3.3㎡(평)당 20만~30만원 하던 외암마을 땅값이 고택이 있는 경우 100만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수천만원 하던 초가집이 최근 2억~3억원을 호가하는 등 4~5배나 폭등했다. 사유재산이라 거래를 막을 수도 없다. 한 주민은 “고택을 사려고 마을을 찾거나 전화로 문의하는 외지인이 한달에 10명은 되고, 구입한 뒤 값을 올려 되파는 사람도 있다.”면서 “부모형제처럼 살아온 마을이 돈에 갉아먹히는 것 같아 서글프다.”고 말했다. 외지인의 ‘민속마을 침공’은 생계수단 부족 및 고령화, 엄청난 고택 관리비 등으로 주민들이 떠나기 때문이다. 건재고택은 관리비가 연료비 등으로 연간 700만~1000만원이 든다고 한다. 정부는 원형 변경을 허용하지 않는 대신 고택 수리비에 한해 전액 지원하고 있다. 또 다른 주민은 “농토가 적어 상당수 주민이 품팔이를 한다.”면서 “민박만 허용하고 음식점 등을 못 하게 해 주민이 떠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국가문화재 지정이 ‘빛 좋은 개살구’다. 돈이 없으면 주민의 자부심도 사라진다.”며 정부 차원의 생계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관리비 부담에 주민 떠나… 대책 고민 안동 하회마을은 마을 내 상업시설을 없애는 대신 마을 앞에 20~30동의 초가를 조성, 주민들이 식당 등을 운영토록 했다. 하지만 체험민박과 지역축제 개최 등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1가구 중 9채가 빈 집인 강원 고성 왕곡민속마을도 사정이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에서 빈 집을 매입, 거주자를 모집하는 방안도 마땅한 생계수단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효율성이 높지 않다는 진단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지정문화재는 국가가 우선 매입한다는 규정마저 폐지됐다.”면서 “민속마을 내 영업행위 허용은 어렵고, 보존과 주민소득을 병행할 수 있는 대책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산 이천열 박승기기자 sky@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꽃게는 잡지만 7년 전 악몽이 ☞핵우산 명문화 추진 왜 ☞장병은 줄어드는데 ★들은 늘어 ☞”소통이 곧 민주주의” 정부가 솔선해야 ☞유족들 대국민 감사글 전문 ☞뽀송뽀송하게 운전하려면 ☞”분양권 뜬다던데” 큰코 안 다치려면  
  • 2억수뢰 추부길 징역 2년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규진)는 2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된 추 전 비서관에게 징역 2년에 추징금 2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는 등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지만, 수수 금액이 많고 유사한 부패 사범에 대한 양형 기준이 있어 집행유예 선고가 어렵다.”고 밝혔다. 추 전 비서관은 지난해 9월 서울 종로구 한 커피숍 근처에서 박 전 회장의 비서실장이던 정승영씨를 통해 ‘태광실업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빨리 종결될 수 있게 힘써달라’는 부탁과 함께 현금 2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발언대] 숲 생태 개선은 녹색성장의 출발/신원우 국립공원관리공단 자원보전이사

    [발언대] 숲 생태 개선은 녹색성장의 출발/신원우 국립공원관리공단 자원보전이사

    정부는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생태계 건강성을 증진하기 위한 국가발전의 패러다임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립공원관리공단(이하 공단)은 저탄소 녹색성장의 근원이 되는 국립공원 숲을 보전하고자 숲 생태 개선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 숲은 생물이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자원이다. 잘 보전된 숲 1ha는 탄산가스 16t을 흡수하고 산소 12t을 방출하는 공기 정화기능을 가졌다. 또 빗물의 35%를 저장하는 녹색 댐으로서의 역할 등 인간에게 다양한 혜택도 제공한다. 특히 국립공원 숲은 일반 산림보다 생물 다양성이 매우 풍부해 야생 동·식물이 안전하게 서식할 수 있는 보고이다. 건강하고 안정된 숲은 큰키나무, 작은키나무, 초본 등 다양한 수종이 여러 층을 이루어야 생산성이 높고 야생동물에게는 먹이, 은신처, 휴식처를 제공하게 된다. 하지만 외래종 위주의 침엽수는 타감작용(allelopathy)을 일으켜 다른 식물들이 들어와 살 수 없는 화학물질을 분비하여 다양한 수종의 숲이 조성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식물의 종수도 적고 숲 형태가 단순해 종 다양성이 낮으며 고유 식생인 자연 숲과 경관이 어울리지도 않는다. 공단은 이러한 인공조림지를 연차적으로 자연림화하여 생태계 건강성을 회복하고 고유 생태계를 복원하는 등 야생 생물들에게는 물론 국민들에게도 건강한 숲에서 오는 무한한 혜택을 돌려주고자 한다. 아울러 이번 사업을 통해 연간 약 5만여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져 많은 주민이 공원관리에 참여함으로써 지역의 자랑인 국립공원을 관리한다는 자부심을 갖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국립공원 숲 생태 개선사업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하나의 대안이 된다. 잘 보전된 숲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생산하는 공장이나 다름없다. 국립공원 숲 생태 개선사업을 통해 다양한 생물들이 우리 인간과 함께 어우러져 지속 가능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꿈꿔 본다. 신원우 국립공원관리공단 자원보전이사
  • [서울광장] 2009년 5월, 되새겨보는 ‘배려’ /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2009년 5월, 되새겨보는 ‘배려’ /함혜리 논설위원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급작스러운 서거로 온 나라가 충격에 빠져 있다. 인간이라는 존재의 한계를 자각하게 하기 때문에 모든 죽음은 슬프고 안타깝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은 그 수준을 훌쩍 넘어선다. 헌정 사상 초유의 비극이라는 거창한 표현으로도 부족하다. 이런 극단적인 상황까지 오게 만든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2009년 5월, 우리가 처한 역사적 불행을 되짚어 보는 가운데 떠오른 단어는 ‘배려’였다. 불가에서는 불이(不二)의 개념을 중시한다. 부처님과 내가 둘이 아니며 내 안에 부처가 있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난 이상 나와 남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지나치게 나와 남을 구분한다. 네편, 내편을 가르면서 재물과 권력을 탐하고 자기 이익을 꾀한다. 역사적인 배경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수도 없이 많은 외세의 침략을 받고 당쟁과 사화, 전쟁을 겪으면서 우리 민족의 유전자에는 자기 방어 본능이 너무 강해졌다. 나부터 살고 보자는 사고방식이 팽배하다 보니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 씀씀이는 설 자리를 잃었다. 상대방의 입장에 서 보라는 역지사지의 금언도 잊은 지 오래다. 잠재의식 속에는 상대방을 짓밟고 무너뜨려야 내가 설 수 있다는 생각이 더 강하다. 함께 설 때에 더 힘이 생기고 오래 버틸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나를 지키기 위해 사람들은 배신도 너무 쉽게 하고, 독한 말도 서슴지 않는다. 그 사소한 행동과 말들이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지 전혀 생각하지 못한다. 작가 한상복씨가 쓴 기업소설 ‘배려’에 ‘사스퍼거’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남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장애를 일컫는 아스퍼거 신드롬과 소시얼을 접목시킨 것이다. 사스퍼거, 즉 사회적 아스퍼거는 자신에게 한없이 관대하고 남들에게는 무자비하며 이기적인 범주를 넘어 남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다. 남의 약점을 찾아내 집요하게 공격한다. 상대방이 싫어하는 걸 알면서도 멈추지 않는다. 남이 어떤 어려움과 고통을 겪든 알 바 아니다. 배려할 줄을 모르는 사스퍼거들이 많은 사회는 갈등과 분열이 끊이지 않는다. 우리 사회가 바로 극단적인 사례가 아닐까 싶다. ‘박연차 게이트’에 대한 검찰 수사의 막바지에서 일어난 노 전 대통령의 자살을 두고 일각에서는 검찰의 책임론을 제기한다. 수사의 본질과 상관없는 곁가지 혐의로 전직 대통령의 명예와 자존심에 상처를 주면서 압박하는 수사방식이 정도를 지나치게 벗어났다는 지적이다. 누구는 검찰의 수사내용 흘리기를 그대로 옮겨적으며 망신주기에 앞장선 언론도 공범이라고 한다. ‘사회적 타살’이라는 지적이 틀렸다고 결코 말하지 않겠다. 검찰이 수사를 할 때나, 기사를 쓸 때 노 전대통령이 받았을 모욕감과 상처를 그의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그런 방식으로 수사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며 그렇게 자극적인 내용으로 기사를 쓰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노 전 대통령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노 전 대통령의 자살은 배려의 부족이 낳은 비극이다.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는 노 전 대통령의 유서 한 줄이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낳는 이유다. 고인은 갈등과 분열 대신에 화해하고 용서할 것을 권하고 있다. 죽음은 한 삶의 종말이지만 남은 자에게는 새로운 출발의 의미도 갖는다. 갈등은 봉합해야 한다. 그 출발이 배려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노 前대통령 국민장] 여권내 검찰 책임론

    여권 내부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검찰 책임론이 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을 지나치게 몰아세운 것 아니냐.”는 것이다.한나라당 친이계의 한 의원은 27일 “비리 의혹 수사를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지만, 검찰의 수사 방식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 수사가 사건의 본질을 밝히기보다 ‘망신주기’로 흘러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이 구체적 물증으로 혐의를 입증하기보다 언론에 각종 의혹이나 정황을 흘려 흠집내기에 치중했다는 것이다.검사 출신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 같은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한 의원은 이날 “검찰이 수사만 해야 하는데, 언론을 통해 여론몰이를 한 것 아니냐.”면서 “이런 수사방식은 처음 본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특히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엄중하고 진지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검찰이 피의자를 희롱하듯이 여론재판으로 몰고 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 같은 인식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한창이던 때부터 제기된 것이다.검사 출신인 박희태 대표는 지난달 20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이 매일매일 수사진행 상황을 브리핑하다시피 하고, 거기에 노 전 대통령이 인터넷으로 답하는 이런 수사 방식은 처음 봤다.”면서 “검찰 수사의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임채진 검찰총장이 최근 책임을 느끼고 사의를 표했지만 반려된 것에 대해서는 반응이 갈렸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지금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데, 여론에 떠밀려 물러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그럼 지금까지의 검찰 수사를 부인하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하지만 또 다른 검사 출신 의원은 “전직 대통령이 서거했는데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지금의 검찰 수뇌부를 그대로 둔 채 ‘박연차 게이트’와 ‘천신일 의혹’을 수사한다면 국민들이 믿겠느냐.”며 김경한 법무부 장관과 검찰 수뇌부의 경질을 주장했다. 이 의원은 “수사는 수뇌부가 하는 게 아니라 검사가 하는 것”이라고도 했다.하지만 대부분의 의원들은 섣불리 책임론을 제기했다가 엉뚱한 방향으로 불똥이 튈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영남 출신의 한 의원은 “아직은 아무 것도 정리된 것이 없다.”면서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끝나고 여론의 흐름을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喪家를 움직이는 5인방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는 비서실 출신을 주축으로 한 ‘5인 회의’가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이병완 청와대 전 비서실장, 천호선 전 수석비서관, 행정관을 지낸 민주당 백원우 의원, ‘좌(左)희정’으로 불린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이 5인 회의의 고정 멤버다. ‘박연차 게이트’로 노 전 대통령 일가가 사실상 폐족(廢族)이 되었을 때 눈치 살피지 않고 주군인 노 전 대통령의 사저로 달려갔던 인사들이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으로 불리며 총애를 한 몸에 받았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실세총리’로 막강한 힘을 휘둘렀던 이해찬 전 총리가 회의 멤버에서 빠져 있는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문 전 비서실장(변호사)은 ‘박연차 게이트’가 터져 노 전 대통령이 수사 전면에 등장했을 때 노 전 대통령을 끝까지 지킨 인물이다. 코너에 몰린 노 전 대통령의 ‘입’이었고, 노 전 대통령이 ‘VIP의 무덤’이라는 대검 중수부 12층 조사실에서 조사를 받을 때도 줄곧 주군 곁에 있었다. 이 전 실장은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발탁돼 비서실장과 정무특별보좌관까지 맡았던 ‘노의 그림자’였다. 천 전 수석비서관과 백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 출신으로 영원한 ‘노의 사람’이다. 특히 재선인 백 의원은 국회 내 친노(親)의 최측근 인사다. 안 최고위원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측근 중의 측근이다. 노 전 대통령 사후(死後) 새롭게 등장한 ‘5인방’은 고비마다 대책회의를 열고 결론을 도출, 권양숙 여사에게 승인을 받은 뒤 처리하고 있다. 이들은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23일부터 줄곧 상가(喪家)를 지키고 있다. 가족장을 고집하던 권 여사를 설득해 낸 것도 다름 아닌 이들이었다. “권 여사가 가족장을 고집한 것은 남편의 유언도 유언이지만 밑바탕에는 현 정권에 대한 격한 감정이 깔려 있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권 여사라 해도 남편의 사후 ‘충신’인 이들의 요청을 거부하지 못했다. 김해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모닝 브리핑] 희망근로자 月 최대 89만원 받는다

    저소득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희망근로 프로젝트의 월 급여가 최대 89만원으로 확정됐다.2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달 시행되는 희망근로 참여자에게 하루 8시간·주 5일 근무의 기본 급여로 83만원을 지급하고 추가로 6만원을 교통비와 간식비 명목으로 주기로 했다. 국민연금, 산재보험, 고용보험, 건강보험 등 4대 보험 가입과 연차 유급 휴가 혜택도 주어진다.희망근로는 가구소득이 최저생계비의 120% 이하이고 재산이 1억 3500만원 이하인 만 18세 이상자를 우선 선발한다.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열린세상]못다 이룬 꿈 하늘에서 펼치시라/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열린세상]못다 이룬 꿈 하늘에서 펼치시라/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어릴 적 배고픈 꿈을 가꾸던 김해 봉하마을의 봉화산 부엉이 바위 위에 다시 선다. 인생의 고비마다 마음을 다지러 올랐던 곳 아닌가. 동이 터 오르는 하늘을 쳐다본다. 2002년 대통령으로 당선된 기쁨이 한 번 더 느껴진다. 아쉽다. 국가와 민족, 그리고 통일을 위하여 보다 더 많은 업적을 낼 수 있었는데. 모두 미안하다. 내 주장보다 다른 이들의 말에 좀 더 귀를 기울이지 못했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이 퇴임 뒤 대북송금 특검으로 이처럼 힘들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 무엇보다 퇴임 뒤 내 생명과 같은 가족과 친구, 그리고 나의 도덕성과 자존심을 지키지 못했다. 삶과 죽음이 자연의 일부이므로 나는 이렇게 먼 길을 떠난다.” 오욕으로 점철된 한국의 대통령사를 돌이켜보면 더 이상 반복되지 말아야 할 일이 또 벌어졌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망명지에서 세상을 떠났고, 윤보선 전 대통령은 5·16쿠데타로 자리를 내주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아끼던 심복의 흉탄에 운명했고,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은 퇴임 뒤 감옥에 들어갔다. 이제까지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은 큰 탈이 없었지만 대신 아들들이 감옥을 들락거렸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이렇게 돌을 던질 수 있었나 싶다. 과연 돌을 던질 만한 사람이 돌을 던졌느냐는 말이다. 퇴임 전에 결코 ‘집’에서라도 600만달러를 받지 말았어야 했다.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 폭탄주를 즐기고 전별금도 두둑하게 챙겼으며 골프를 함께 친 인사를 내부에 두고 있었던 검찰이 이렇게까지 전임 대통령을 압박했어야 했을까.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아직도 머뭇거리고 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혐의 사실은 친절하게 있는 거 없는 거 다 공표해 버렸다. 그리고 일부 언론들은 앞을 다투어 사실을 부풀리고 온갖 추측으로 전임 대통령이자 한 인간에게 갖은 수치와 모멸을 안겨주었다. 정치란 사회의 제한적인 자원을 권위적인 방식으로 분배하는 것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권력을 가진 사람이 사회의 자원을 나눠주는 방식을 정하고 이에 따르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정치는 대화와 타협을 필요로 하지만 때로는 복종이나 굴복까지 요구한다. 전자를 택하는 정치가 민주적이라면 후자는 힘에 기초하는 후진적 정치이다. 한국의 정치는 아직 후자 쪽에 가까워 전임 대통령에 대한 예우에 인색하다. 게다가 ‘민주주의 2.0’이니 뭐니 하면서 정치와 직간접적으로 발을 담가두려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매우 부담스러운 존재였을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직 인수 때부터 전임 대통령을 최선으로 예우하겠다고 하고 이 난리를 치르고 세상을 떠나보낸 뒤 다시 예우를 다하겠다고 말만 하면 무슨 소용인가. 한국 정치가 예측불가능하기 때문에 미래를 내다보기 쉽지 않지만 앞으로도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그랬듯이 전통이란 하루아침에 쉽게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거기에 더해 항간에는 필부였던 ‘봉하대군’에 비하여 상당기간 세력가로 군림한 ‘영포대군’에 줄을 대려는 사람이 많아도 한참 더 많았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에게는 진정성과 신뢰에 큰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잘 가시라, 노무현 전 대통령. 사나이 한 평생 화통하게 사시고 누구도 원망하지 말라며 이렇게 떠나가시게 해 국민으로서 마음이 무겁다. 때로 의심하고 가혹하게 대한 세상을 모두 다 용서하고 훌쩍 가신 당신에게 평화만 있으라. 그곳에서 당신이 꿈꾸던 멋있는 세상을 만드시라. 마을 한편에 작은 비석 하나 세워달라고 했지만 온 국민의 마음에 남아 있으리라.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삼권분립에 앞장섰다고.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 강금원 보석 등 ‘盧의 남자들’ 풀려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거의 다 풀려나 경남 김해 봉하마을 빈소를 찾게 됐다. 대전지법 형사합의11부(위현석 부장판사)는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강금원(57) 창신섬유 회장이 뇌종양을 이유로 지난 1일 청구한 보석을 26일 허가했다.이에 따라 강 회장은 보증금 1억원을 공탁하는 대로 대전교도소에서 석방될 예정이다. 재판부는 “강 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 병원 2곳에 사실감정을 의뢰한 결과 ‘악성 뇌종양이 발견됐고 시급히 조직검사와 항암치료가 필요하다’는 답신이 왔다.”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오랜 세월을 노 전 대통령을 후원하며 의리를 꿋꿋이 지킨 것이 알려져 구속 직후에도 네티즌들로부터 ‘의리의 사나이’로 불렸다.강 회장은 옥중에서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하고 서럽게 통곡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민주당 이광재 의원,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노 전 대통령 장례에 참석할 수 있도록 구속집행정지를 허가했다.  3명 모두 석방되는 기간은 27일 낮 12시부터 29일 오후 5시까지이고 이 기간에 자택과 노 전 대통령의 장지를 벗어나선 안 된다.  서울중앙지법은 ‘박연차 게이트’로 구속 수감된 노 전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이 조문을 위해 신청한 구속집행정지를 결정하기에 앞서 검찰의 의견을 듣겠다고 했지만 검찰은 별도의 의견을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노 前대통령 서거] 구속중인 측근 조문가능한가

    [노 前대통령 서거] 구속중인 측근 조문가능한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랜 친구이자 집사 격인 정상문(사진 왼쪽)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조문을 위해 구속 집행을 정지해 달라는 신청을 재판부에 낸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형사소송법상 법원은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에는 결정으로 구속된 피고인의 주거를 제한해 구속 집행을 정지할 수 있다. 지난달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 전 비서관은 오는 29일 첫 기일이 잡혀 있다. 담당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는 25일 집행 정지 여부를 결정한다.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강금원(오른쪽) 창신섬유 회장의 조문 여부도 25일 결정된다. 강 회장은 이미 첫 기일이 열린 지난 19일 뇌줄중 등을 이유로 보석 신청을 해놓았고, 서거 소식을 전해 들은 뒤 추가로 구속 집행 정지 신청을 냈다. 강 회장은 “내가 곁에만 있었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면서 “이제는 병원도 안 가도 되고, 문상만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오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법원은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가 상을 치를 수 있도록 7일 동안 구속 집행을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하지만 정 전 비서관과 강 회장은 혈연관계에 있는 가족이 아니라 법원이 신청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은 구치소에서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전해듣고 큰 충격에 빠져 면회 온 가족들에게 “죽고 싶다.”고 말하는 등 괴로워하며 식사를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회장은 아직 구속집행정지 신청을 내지는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던 민주당 이광재 의원을 비롯해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박정규 전 민정수석, 정화삼 전 제피로스골프장 대표 등 구속수감된 다른 측근들도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한 뒤 비통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직 조문을 위해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하지는 않았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사설] 전직 대통령 비운의 역사 고리를 끊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온 국민은 깊은 슬픔에 잠겨 있다. 빈소가 차려진 봉하마을에서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분향소까지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고, 전 세계도 노 전 대통령 서거에 충격과 슬픔을 함께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서거에 깊은 애도를 표하면서 유가족에 삼가 깊은 위로의 뜻을 전한다.노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 뒤 봉화산에서 바위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지키려 했던 것은 도덕성과 자존심이었던 듯하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600여만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의 멍에를 짊어지고 살기에는 63세라는 노 전 대통령의 나이가 젊었을지 모른다. 형에 이어 부인, 아들, 딸까지 모두 비리에 연루돼 있다는 의혹은 진실 여부를 떠나 밤잠을 이루기 어려울 정도의 심적 부담이었을 것이다. 유서에서 ‘앞으로 받을 고통이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대목은 심적 고통과 스트레스를 그대로 보여준다. 다만 심적 고통을 극단적인 방법으로 단절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서는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금할 길 없다.노 전 대통령은 도덕성을 정치 밑천이자 상징으로 살아온 인물이다. 탈권위주의를 몸으로 실천했고 대선자금 수사를 통해 깨끗한 정치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내리기에 인색할 국민은 드물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기업체 사장을 죽음으로 몰고갈 정도로 거침없고 거친 표현으로 민주주의를 한단계 성숙시킨 자신의 업적을 희석시켰던 측면도 있다. 링컨을 닮고자 했으면서도 링컨식 국민 화합보다는 승부사적인 편가르기를 해서 비난을 사기도 했다.노 전 대통령을 갑작스럽게 잃은 우리의 아픔과 슬픔은 너무나 크다. 전직 대통령은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 대통령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가 가야 할 바람직한 길을 제언해 줄 수 있는 우리 사회의 몇 안 되는 원로다. 그런 전직 대통령을 떠나보냈다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고, 국민적인 불행이다.노 전 대통령을 떠나보내는 우리가 할 일은 수난과 비운의 전직 대통령 역사 고리를 단절시키는 일이다. 이제는 전직 대통령 본인 또는 가족들이 비리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거나 구속되는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때이다. 아울러 전직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치·사회적인 시스템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박연차 수사와 관련해서도 노 전 대통령이 관련된 부분은 수사가 중단되었다고 하더라도 천신일씨 등 다른 권력 비리는 끝까지 파헤쳐 비리척결의 귀감을 삼아야 한다.땅콩농장 농부와 빈농의 아들, 고집스러운 점, 인권 관심 등에서 닮은 꼴로 미국의 지미 카터와 노 전 대통령은 화제를 모았다. 노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환경운동도 카터의 해비탯 운동과 비슷한 점이 많다. 하지만 카터는 백악관을 떠난 지 30년이 지났음에도 의회에 나가 에너지 문제에 고견을 낼 정도로 존경받고 있다.우리는 왜 카터와 같은 전직 대통령을 갖지 못하는지, 우리 사회의 무엇이 잘못돼 있는지를 냉철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전직 대통령이 국가적 큰 일이 있을 때 고견을 내놓을 수 있고, 국민들이 그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국민적인 과제라고 본다.
  • [사설] 노 前대통령 추모, 사회분열 빌미 안돼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가 국민장으로 치러지게 됐다. 정부는 전직 대통령의 예우에 소홀함이 없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전국 곳곳에 설치된 분향소에는 고인을 기리는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뜨겁게 달아오르는 추모열기의 한편에서는 검찰의 무리한 수사가 노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게 아니냐는 여론도 만만치 않게 대두된다. 노 전 대통령이 ‘박연차 게이트’라는 권력형 비리 수사의 막바지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상황에서 책임론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고인에 대한 추모 열기가 이후 어떤 형태로든 사회 분열과 반목의 빌미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의 견해다.가장 우려되는 것은 노 전 대통령의 추모행사가 시위로 번지는 상황이다. 노 전 대통령의 지지층이 확고한 상태에서 책임론까지 불거지면서 촛불사태에 버금가는 후폭풍의 가능성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행사가 5월말∼6월초로 예정된 노동계의 대형 집회와 맞물리면 대규모 시위로 발전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난해 촛불시위로 우리는 너무나 큰 희생을 감수해야 했다. 어떤 이유에서도 이런 불행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 깊은 충격에 빠진 것은 이해하지만 현 정부와 정치권, 검찰에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내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거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이번 사건이 정쟁을 격화시킬 가능성도 우려된다. 당장 미디어법 처리가 예정돼 있는 6월 임시 국회가 영향권에 있다. 이번 서거 책임을 두고 법안 처리 과정이나 임시국회 전반에서 여야간 격한 대립이 벌어질 것은 분명하다. 이명박 대통령도 강력한 국정운영을 펴는 데 큰 부담을 안게 됐다. 대기업 구조조정, 4대강 살리기, 교육개혁 등 그동안 추진해 온 정책들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정상적 국가운영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국민장으로 거행될 노 전 대통령의 장례식은 엄숙하고 경건하게 치러져야 한다. 고인에 대한 추모 열기를 한국 정치사의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진지하게 돌아보는 자기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것이 ‘누구도 원망하지 말라.’며 험한 세상을 등진 고인에 대한 예의이며 죽음을 헛되이하지 않는 길이다.
  • [노 前대통령 서거] “가족압박 등 10년전 방식 되풀이”

    “과거 거물의 입을 열 때 치사하지만 아들, 딸을 소환해 압박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과학수사를 하는 중수부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올해 초 대검에 근무했던 한 검사장이 ‘박연차 게이트’ 수사전망을 하며 내놓은 말이다. 10여년 전에는 특수 수사의 최고봉이라는 대검 중수부도 가족을 압박하는 방법을 사용했지만 과학수사가 발달한 현재의 대검 중수부는 ‘치사한’ 수사는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검찰은 수개월간의 수사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노 전 대통령 주변으로 640만달러의 돈이 흘러간 정황을 포착했다. 중수부는 이 돈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포괄적 뇌물’이라고 규정했다. 반면 노 전 대통령은 ‘몰랐던 일’이라고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수사가 검찰과 노 전 대통령 간 진실게임으로 변하자 검찰은 저인망식 수사로 노 전 대통령을 압박했다. 노 전 대통령을 소환한 지난달 30일까지 검찰은 아들 건호씨를 다섯 차례나 불러 조사하고 조카사위 연철호씨도 체포해 조사했다. 또 권양숙 여사를 비공개 소환조사했으며 노 전 대통령 소환 이후에는 딸 정연씨와 사위까지 검찰로 불러 조사했다. 권 여사의 재소환도 계획하고 있었다. 가족들에 대한 꾸준한 압박이 이어진 셈이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가족을 압박하는 것이 효과적인 수사기법이기는 하지만, 사실 가장 비인간적이고 피의자를 벼랑 끝으로까지 몰고 갈 위험성이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도덕성’에 대한 결벽증까지 있는 노 전 대통령에게 충격적인 사실이 언론을 통해 나오기 시작했다. 노 전 대통령 부부가 박 전 회장으로부터 억대의 시계를 선물로 받았다거나 이 시계를 권 여사가 집 부근에 버렸다는 내용 등이었다. 검찰은 ‘나쁜 빨대’를 색출하겠다면서 강한 반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정연씨가 미국 뉴저지주에 160만달러짜리 아파트를 사려 한 정황이 포착됐다며 노 전 대통령을 몰아붙였다. 하지만 계약서는 정연씨가 검찰 수사에 대비해 찢어 버렸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결국 검찰은 박 전 회장의 진술 외에 640만달러가 노 전 대통령의 돈이었다는 점을 밝히진 못했다. 명확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노 전 대통령을 정신적으로 압박하기만 한 셈이다. 법원 형사재판부의 한 부장판사도 “법원은 진술에 의존한 뇌물 사건을 엄격히 심리하고 있으며 검찰이 진술의 구체성, 공여자의 진실성 등을 최대한 입증해야 한다.”면서 “이번 수사에서는 노 전 대통령이 뇌물을 수수하거나 이를 지시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할 검찰이 오히려 노 전 대통령 쪽에 정말 몰랐다는 증거를 대라고 입증 책임을 지우는 양상이 엿보여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고 전했다. 오이석 유지혜기자 hot@seoul.co.kr
  • [노 前대통령 서거] “무리한 수사” 쏟아지는 비판… 궁지 몰린 검찰

    [노 前대통령 서거] “무리한 수사” 쏟아지는 비판… 궁지 몰린 검찰

    대검 중수부가 궁지에 몰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검찰 책임론이 급부상하는 데다 ‘최대 무기’인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충격으로 입을 닫을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임채진 검찰총장은 24일 무거운 표정으로 아무런 말없이 대검 청사에 출근했다. 비상근무 명령을 내리고 23일에 이어 이날도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전국에서 열린 추모식, 추모집회 상황을 보고 받고 엄숙하게 장례 절차가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시민과 정치권,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검찰의 무리한 수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검찰이 지난달 30일 노 전 대통령을 소환조사한 뒤 한 달 가까이 사법처리 결정을 미루면서 노 전 대통령의 심리적 압박감이 극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책임론이 힘을 얻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는 “500만달러도 100만달러도 노 전 대통령이 알았거나, 요구했다는 증거가 없으니 계속해서 정황 증거를 찾으려고 수사를 지지부진하게 끌어 왔다.”고 지적했다. 검찰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며 검찰을 비난하는 글이 수천개 올라왔다. ‘이용자 본인확인제’를 사용하는 데도 대검찰청 게시판 ‘국민의 소리’는 접속자 폭주로 이날 여러 차례 다운됐다. 대부분 “검찰의 무리한 수사가 전직 대통령을 사지로 몰았다.”는 원망과 중계식 수사상황 공개를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검찰이 권양숙 여사가 박 전 회장이 선물한 명품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거나, 딸 정연씨가 미국 고급주택 계약서를 찢어버렸다는 증거인멸 정황을 공식 브리핑에서 밝혀 노 전 대통령을 망신주었던 점을 문제 삼았다. 본격 재판에 앞서 여론 몰이로 노 전 대통령을 범죄자로 낙인 찍으려했다는 것이다. 또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조사를 고집하고, 권 여사의 비공개 소환 방침을 공개해 언론을 동원한 ‘가택연금’ 상황을 연출했다는 지적도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수사팀 교체나 수뇌부 책임 사퇴론이 거론되고 있다. 대검 중수부는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노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끝나면 곧바로 청구하는 등 수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조은석 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사실상 수사가 중단됐다.”면서 “장례가 끝나면 검찰이 부패 수사를 해야 한다. 남은 수사가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향후 검찰 수사나 재판은 순탄하지 않아 보인다. 정치권에서 박연차 특검 도입이 논의되는 데다 심리적 충격을 받은 박 전 회장이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전 회장의 ‘자백’은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을 받았다는 ‘박연차 리스트’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결정적 구실을 해왔다. 그가 증인으로 나가야 하는 재판만 해도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 줄잡아 10여건에 이른다. 천 회장을 비롯해 앞으로 소환될 정치인이나 지방자치단체장과도 검찰에서 대질신문해야 한다. 그런 박 전 회장이 만약, 이번 일로 심경 변화를 일으켜 입에 자물쇠를 채울 경우 향후 수사와 재판을 이끌어야 하는 검찰은 곤경에 처할 수밖에 없다. 김해 특별취재팀 zangzak@seoul.co.kr
  • [노 前대통령 서거] ‘조문정국’에 정치 올스톱

    [노 前대통령 서거] ‘조문정국’에 정치 올스톱

    ‘동작 그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한 뒤 정치권은 멈춰섰다. 여야 모두 줄줄이 정치 일정을 취소했고 한나라당 대표단은 해외 순방도 중단했다. ‘애도’와 ‘비통’이 쏟아졌다. 이면에는 극도의 ‘당혹’이 느껴진다. ‘불안감’과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이다. 부동 자세 속에서, 시선은 우선 거리로 나온 ‘촛불’에 쏠려 있다.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떤 크기인지, 얼마나 계속될지를 지켜보는 눈들이다. 국민들이 흘리는 눈물의 의미도 해석해내야 하는 머리 속도 복잡하다. 빠르고 끊임없이 인터넷을 뒤덮고 있는 글들을 독해해야 한다. 때문에 친노(親)의 ‘울분’에도 비(非)노·반(反)노의 ‘침묵’에도, 한동안 현 상황은 계속될 것 같다. 7일장이 끝나고 민심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정치권은 긴장감이 팽팽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정국이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다음달 1일로 예정됐던 6월 임시국회 개회도 순연되는 등 여의도 정치권은 당분간 ‘개점 휴업’이 불가피하다. 대신 여야는 민심이 어디로 흐를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향후 정국의 향배가 민심에 의해 갈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24일 기자 간담회에서 “국민장을 치르기 때문에 애도 기간에는 국회 개회 협상을 할 수 없다.”면서 “6월 국회는 셋째주 이후로 순연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당초 25일 국회 일정을 협의할 예정이었다. 여야는 6월 국회에 앞서 각각 예정된 의원연찬회도 모두 장례식 이후로 연기했다. ●한나라 제2촛불 우려… 6월 국회 순연될 듯 한나라당은 특히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촛불 정국 1주년과 맞물린 점에 곤혹스러워 하는 표정이다. ‘반(反) 이명박(MB) 정서’가 확산, 고착되지 않을까 경계하는 분위기다. 전직 대통령이 퇴임 1년3개월 만에 서거한 것이 현 정부에 핍박을 받은 데 따른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에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 여권으로서는 지난 4·29 재·보선의 참패에 이어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여권에서는 당장 한두 달은 불필요한 논쟁이 벌어지는 것을 극도로 자제하는 등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날 “촛불 1주년을 맞아 여론이 잘못 결합되면 지난해 촛불집회 이상의 폭발력을 갖게 될 수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집권 2년차를 맞은 현 정부의 국정운영 동력이 상실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런 상황에서 방송법 등 미디어 관련법을 처리하기 위해 강공을 펴는 것은 ‘울고 싶은데 뺨 때리는 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여권의 심경을 반영한 것이다. ●민주 ‘박연차 게이트’ 특검 주장 탄력받을 듯 반면 민주당은 지금으로서는 현안 관련 언급을 삼가고 있지만, 6월 국회가 열리게 되면 여권을 상대로 총공세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을 비롯해 여권 인사들의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에 대해 ‘특검 카드’를 거세게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정국과 민심의 흐름이 유동적인 상황이라 여당을 향한 민주당의 공세가 한층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정부와 여당이 6월 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공언한 미디어 관련법 등 쟁점법안의 처리도 사실상 어려워진 게 아니냐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전직 대통령 수난사

    역대 대통령의 비극적인 운명은 대한민국 현대사에 끊이지 않았다.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전 대통령부터 23일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9명의 전직 대통령 대부분은 하야, 시해, 가족 구속, 검찰 수사 등 수난과 비운에 시달렸다. 전직 대통령의 수난사는 이승만 대통령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민주주의 체제의 싹을 틔운 이 전 대통령은 장기 집권을 이어가다 4·19혁명으로 하야했다. 그는 “국민이 원한다면 대통령직을 사임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하와이로 망명, 결국 이국 땅에서 생을 마감했다. 4·19혁명 후 대통령직을 수행한 윤보선 전 대통령은 5·16군사쿠데타로 도중 하차했다. 윤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정권 시절 반유신 운동 등으로 모두 3차례에 걸쳐 사법처리돼 최초로 법정에 선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5·16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72년 ‘10월 유신’으로 종신 집권 체제를 구축했으나 18년 장기집권 끝에 1979년 10월26일 측근인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총탄에 절명했다. 박 전 대통령은 근대화의 틀을 마련하고 경제발전을 견인했지만 그의 권력욕은 대한민국 현대사에 ‘현직 대통령 시해’라는 초유의 기록을 남겼다. 박 전 대통령 서거 후 집권한 최규하 전 대통령은 1980년 신군부의 권력 탈취로 8개월 만에 하야했다. 그는 1989년 신군부의 쿠데타에 대한 증언을 거부하다 국회 광주특위에서 국회모독죄로 기소됐고, 1996년 12·12쿠데타 및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항소심 공판에 강제구인됐다. 군부를 업고 대통령직에 오른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반란 및 내란 수괴죄로 각각 사형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전 전 대통령은 육사 11기 동기이자 자신의 뒤를 이어 대통령직을 물려받은 노 전 대통령에 의해 백담사에서 유배 생활을 했다. 민주화 시대를 연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아들이 구속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는 재임 중인 1997년 한보 비리 사건에 연루돼 구속됐고 2004년에는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다시 구속됐다. 김 전 대통령 자신도 2004년 안기부 예산의 선거전용 의혹 사건인 ‘안풍(安風) 사건’의 증인으로 채택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차남 홍업씨와 3남 홍걸씨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 기소되는 아픔을 겪었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퇴임 후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되면서 가장 큰 정치적 자산인 ‘도덕성’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그는 검찰 수사가 진행되던 중 갑작스럽게 서거해 비운의 역사를 이어갔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검찰이 ‘사람 잡은’ 경우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검찰이 ‘사람 잡은’ 경우

    측근과 가족을 통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640만달러의 뇌물을 받고 사업 특혜를 봐줬다는 의혹을 받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투신자살함으로써 검찰 수사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첫 대통령으로 기록되게 됐다. 2003~2004년 사이 수많은 정·관계 및 재계 인사들이 검찰 수사를 받다 목숨을 끊었다. 대북송금과 관련, 특검에서 기소된 뒤 150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로 대검 중앙수사부의 수사를 받던 정몽헌 전 현대아산 회장은 2003년 8월4일 서울 계동 현대 사옥 집무실에서 투신했다. 이듬해인 2004년에는 안상영 전 부산시장,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 등 다섯명의 피의자가 잇따라 자살해 ‘자살 신드롬’까지 우려됐다. 안 전 시장은 운수업체에서 뇌물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됐고, 별건으로 서울에서 조사를 받고 내려온 뒤 2월4일 부산구치소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2004년 3월11일에는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에게 인사청탁 대가로 3000만원을 준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남 전 사장이 한강에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 노 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건설의 사장처럼 좋은 학교 나오시고 크게 성공하신 분들이 시골에 있는 별 볼 일 없는 사람에게 가서 머리 조아리고 돈 주고…”라고 발언한 직후였다. 4월29일에는 건강보험공단이사장 재직 시절 납품비리 등의 의혹으로 서울남부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박태영 전남지사가 역시 한강에 몸을 던졌고, 6월4일에는 전문대 설립 과정에서 뇌물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의 내사를 받던 이준원 파주시장이 역시 한강에서 투신 자살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검찰·법무부 “노 관련 수사 종료”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하여’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현재 진행 중인 노 전 대통령에 관한 수사는 종료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검찰은 조만간 공식적으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공소권 없음 처분은 검찰이 내리는 불기소 처분의 하나로, 피의자의 사망이나 공소시효 만료 등으로 재판을 진행할 수 없을 때 하는 결정이다. 대검 중수부는 그동안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사업 혜택을 보기 위해 노 전 대통령의 가족에게 ‘포괄적 뇌물’ 을 건넸고, 노 전 대통령도 이를 알고 있었다는 정황을 잡고 수사를 벌여왔다. 이와 별도로 서울중앙지검에서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해 퇴임 뒤 ‘e지원 서버(옛 청와대 온라인 업무관리시스템)’를 봉하마을에 구축하고 기록물을 가져간 국가 기록물 유출 혐의와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이 인사 청탁을 했다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 중이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규진)는 세종증권 매각 로비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가 상을 치를 수 있도록 29일 오후 5시까지 7일동안 집과 빈소, 장지 등으로 장소를 제한해 구속집행을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건평씨는 이날 오후 5시5분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됐다.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은 이미 지난 기일에 뇌졸중 등을 이유로 보석과 형 집행정지를 신청해 놓은 상황이라 재판부가 노 전 대통령 서거까지 감안해 최종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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