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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갈이설」뒤숭숭한 국민회의/현역8∼12명 거론…반발줄이기 고심

    ◎새달초 공천대상 확정땐 홍역 불가피 국민회의가 현역의원 물갈이설로 연일 어수선하다.여기에 조직책 임명이 곧 후보공천은 아니다는 얘기까지 겹쳐 술렁이고 있다. 야당,특히 국민회의 텃밭인 호남지역 현역의원의 공천탈락은 곧바로 「정치생명의 끝」을 의미한다.최근에는 MBC 앵커출신인 정동영씨의 영입으로 수도권까지 영향권에 진입,상당한 파문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국민회의는 일단 내주부터 현역의원 물갈이와 지구당위원장 교체를 위해 현지실사를 통한 기초자료 수집에 나설 예정이다.이미 총선기획단을 중심으로 특별팀이 구성된 상태다. 현재로는 광주 2∼3곳을 비롯,전남 4∼5명,전북 2∼4명 등 적게는 8명,많게는 12명 가량이 거론된다.김대중총재의 한 측근도 『교체하지 않고 표를 달라고 할 수 없다』며 교체설을 확인했다.구속·와병중인 의원과 민주당과 분당 때 따라나서지 않은 의원 등 10명까지 합치면 계산상으로는 호남 전체지역구 39곳 가운데 절반 가량이 교체대상인 셈이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도 2∼3명이 대상으로 꼽힌다.벌써부터 서울 K·P의원,경기의 L의원 등이 입에 오르내린다.한 고위당직자는 『정앵커를 당선권인 전주에 공천하기 위해 힘들게 영입했겠느냐』고 반문,수도권공천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러나 문제는 물갈이 대상자들이 그동안 김대중총재를 적극 도왔다는 점이다.「아쉬울 때는 써먹은 뒤 팽(버린다)한다」는 비난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를 감안,국민회의는 당내 기여도·의정활동·지역여론 등 나름의 교체기준을 마련중이다.납득할만한 기준을 정해 반발을 최소화하겠다는 생각이다. 먼저 호남물갈이는 김총재의 대선전략의 한 축인 만큼 김총재의 정계은퇴후 지나치게 계파를 따지거나,여기저기 연줄을 댄 의원들은 함께 갈 수 없다는 생각이다.다음은 지방선거에서의 성적이다.단체장 공천을 놓고 잡음을 일으켰거나 의원당선 성적이 부진한 의원은 교체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역특성과 여론도 고려대상이다.한 의원은 『정상용의원이 지키던 광주 서갑은 「5·18」과 관계있는 인사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최근 정동채총재비서실장쪽으로 거의 기울었다가 5·18당시 도청 사수대장이었던 김종배씨가 갑자기 다시 부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2월초 물갈이가 가시화되면 국민회의는 한바탕 홍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제2개척지 보산촌(압록강 2천리:14)

    ◎1인당 연소득 8백원… “조선족 부자마을”/20년간 65만평 개간… 곡물 연32만근 수확/137가구 482명 거주,교육열 높아 석학 많아/노인퉁소대 등 문화예술단 조직… 민속전통 보존 압록강유역의 길림성과 요령성에는 조선족자치현이 1군데,자치향이나 진이 16군데가 있다.자치현은 길림성 장백현이 유일하고 진은 길림성 집안시에 1곳이 있을 뿐 나머지는 모두 요령성에 분포돼 있다.그렇다고 해서 자치지역에 조선족만 사는 것은 아니다.한족과 만족·몽골족이 함께 살아가는 잡거지인 것이다. 그런데 요령성 단동시 관전만족자치현에 속하는 석호구향의 보산촌은 조선족 못자리판이다.비록 만족의 자치현이기는 하나 보산촌에 사는 한족과 만족은 「쌀의 뉘」와 같은 미미한 존재다.조선족이 1백37가구 4백82명인 데 비해 한족과 만족은 10가구 39명에 불과했다.모두가 파란데 하나가 붉다는 만록청중일점홍과 같은 조선족 마을이라고나 할까.보기드문 현상이었다. 보산촌은 망보산 자락 비산비야 지대에 자리잡은 오붓한 마을이다.관전만족자치현성과는 10리가채 못되었다.보산촌 당서기 문영빈(47)씨 집에 짐을 풀고 촌장 배일명(47)씨를 만났다.탱크부대 훈련단장을 지낸 그는 마을현황을 자세히 들려주었다.경작면적이 1.5㎦라는 것과 지난 1981년 현정부가 각지의 조선족을 이주시켜 마을을 만들었다는 사연 등을 이야기했다. ○평야지대의 보금자리 조선족의 마을 보산촌을 일구어낸 주인공 김창영(66)선생은 지금 요령성 단동시에 살고 있다.단동시 조선족노인협 부회장직을 맡아 만년을 보내고 있는 그는 1975년부터 관전만족자치현 상무(상임)현장을 역임하는 동안 보산촌을 세웠다.그는 일찍 보산촌지역에 욕심을 냈다.당시 보산촌일대는 군의 훈련장과 군량미 자급을 위해 개간한 수전지대가 있는 군사지역이었다. 그러나 논농사경험이 없는 군이 더이상 농사를 짓지 못하고 버려둔 상태였기 때문에 눈독을 들일 만했다.김부현장(김창영)은 부대장을 찾아가 훈련장과 논을 지방정부에 돌려줄 것을 요구한 끝에 이를 실현시켰다.중국인민해방군 건군절 8월1일을 상징한 8·1저수지라는 용수원까지 갖춘 군사지역은심양군구의 비준을 받아 결국 지방정부에 이양되었던 것이다. ○군지역 불하받이 정착 이에 따라 단동시는 1981년 봄 군사지역의 논을 조선족에게 풀어주는 일을 착수했다.조선족에게 땅이 돌아가기까지는 조선족의 벼농사기술과 소수민족 우대정책이 맞물렸다.보산으로 이주하는 조선족은 의무적으로 국가에 바치는 징구량을 3년간 면제받는 한편 농업세 역시 면제되었다.그리고 1무(3백평)를 개간하면 50원의 장려금을 대주었다.그리고 성정부에서 2년에 걸쳐 27만원을 들여 도로와 전기·수도 등을 건설했다. 그러니까 보산촌은 선조들의 서북간도 개척에 이은 제2의 개척지다.그 개척의 기수는 물론 당시 부현장이었던 김창영선생이다.그의 말을 들어보면 자신도 조선족이지만 조선족에게 남다른 애정을 기울였다. 『저는 세살을 먹던 해에 부친을 따라 압록강을 건너 왔디요.고향은 평안북도 초산입네다.관전에 사는 조선족들은 거개가 평북 초산·벽동·창성에서 이주한 사람들였디요.50년대말까지도 많이들 모여 살아서리 그런대로 생활이 편리했댔는데 지금은 그렇디가 않아요.문화혁명 이후 한 마을에 몇 가구씩 끼어사는 신세가 되어 한족에게 급속히 동화하고 말았다 이 말입네다.조선족학교가 엉망이라 말과 글을 제대로 못 배우고,짝 찾아 시집·장가가기도 어려워졌디요.그래서 조선족들이 모여사는 방법을 강구했댔습네다』 지금 보산촌에 사는 한족과 만족은 군훈련장에 붙어살던 사람들이다.조선족의 이주는 1981년 31가구가 보산촌에 자리를 잡는 것으로 시작되었다.요령성과 관전현 이외지역 거주자는 이주할 수 없도록 원칙을 세웠으나 연줄을 대고 찾아와 죽치는 바람에 외지인 13가구도 결국 받아들였다.조선족끼리 살고 싶어서 찾아온 핏줄을 문전박대하지 못한 인심이 가상스러웠다. 내가 보산촌에 와서 머무르던 집주인인 당서기 문영빈씨는 조선족으로 다시 태어난 사람이다.보산촌으로 이주하기 이전에는 조선말을 못하는 벙어리였다는 것이다.지금 생각하면 부끄럽기 한량 없다는 이야기를 후회삼아 슬슬 풀어놓았다. 『한국과 민족만 사는 태평소현에서 태어나 자랐으니 조선말을 할 턱이 없었디요.1971년 연변 안도현 북흥촌으로 선보러 갔을 때 중매쟁이가 통역을 했디 뭡네까.나는 한족말만 하고 처가식구들은 조선말 말고는 못하니까 별도리가 없데요.우리 애들도 여기 오기 전에는 조선말 못했디요.이자 나나 애들이나 조선말 유창한 걸 보면 보산촌은 그 자체가 커다란 조선족 학교입네다』 ○비닐공장 등 개설 운영 고생인들 오죽했을까만 보산촌 사람은 모두가 잘 살고 있다.농토가 2천1백73무에 곡물수확량이 32만근에 이르는 부자마을이다.그리고 비닐제공장을 포함한 2개의 공장을 경영하여 36만원의 농공업총생산량을 기록했다.1인당 연간소득이 8백원(한화8만원)이고 학교경영비와 각종 세금을 공장경영이익에서 충당하고 있다.보산촌 소학교 출신 10명이 대학과 전문학교를 나와 2명이 석사학위를 받았다.현재 대학생도 6명이나 된다. 보산촌은 현이 지정한 조선족민족문화촌이다.조선족 고유민속 발굴과 보존은 물론 노인퉁소대와 같은 문화예술공연단체도 조직되었다.요즘은 연변을 통해 백두산을 구경한 한국의 관광단이 압록강을 따라 보산촌을찾고 있다. 그래서 보산촌 사람의 춤과 소리를 구경하고 함께 어울려 「고향의 봄」과 「우리의 소원」을 합창하는 한국관광객을 곧잘 만나게 되었다. 지난 6월20일에는 보산촌을 들른 한국평생교육회가 보산촌노인협회에 중국 인민폐 1만원을 내놓았다.그 돈으로 노인들은 사과나무를 심고 밭머리에 「중·한노인친선사과원」이라는 푯말을 세웠다.사과나무는 3년이 지나면 혈육의 정이 담긴 꽃을 피울 것이라고 한다.그리고 나서 빨간 사과가 주렁주렁 열매를 맺으며 보산촌 노인퉁소대가 「우리의 소원」을 또 연주할 것이다.
  • 북경에 호화 사교클럽 번창/은행장·고위 공직자·기업인들이 주멤버

    ◎회원제 운영… 일부선 거물들 접촉 기회로 법이나 계약서보다도 연줄이 중요한 중국사회에서 주요 은행장들이나 기업인 등을 손쉽게 만날 수 있는 길이 있다.1만달러를 준비한 후 중국의 특수층 사교클럽인 캐피털 클럽에 가입하는 것이 바로 그것. 북경의 몇 안되는 특수사교클럽인 캐피털 클럽에서는 여가를 즐길 수 있을 뿐아니라 경제계의 거물들과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이 클럽의 회원 8백명중 30%는 중국인,다른 30%는 미국인,나머지 40%는 기타 외국인들이다. 북경 최고의 고층빌딩중 하나인 캐피털맨션 50층에 있는 이 클럽에는 중식당과 양식당,바,스포츠클럽 등 각종 호화시설이 마련돼 있다.캐피털 클럽 회장은 중국최대 다국적기업인 중국국제투자신탁공사(CITIC) 회장인 왕군.클럽 창립이사진에는 중국은행장,등소평의 사위인 중국공상은행장,상해시장,북경시 부시장 등이 포함돼 있다. 북경에는 이같은 클럽이 몇개 더 있다.내년에는 천안문 광장에서 가까운 곳에 창안클럽이 문을 연다.창안클럽의 회원이 되려면 법인 회원은 9천달러,개인은 7천달러를 내야 한다. 창안 클럽의 총지배인 채프먼은 부유한 사람들이 많아지고 같은 사회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끼리 조용한 곳에서 지내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기 때문에 앞으로 3∼5년간 이같은 클럽들이 번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6공 비자금 파문­권력·금융 고리

    ◎「검은 돈」 은닉­세탁 “2인3각”/실명제 외면… 가차명 계좌 쏟아내­금융권/보안유지 대가로 성장·승진 보장­권력층 노태우 전대통령이 쓰고 남은 정치자금 1천7백억원이 금융권에 은닉돼있다고 밝힘으로써 금융실명제 후에도 금융기관들이 권력층의 사금고로 전락할 수 있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권력과 금융의 검은 유착관계 때문이다. 이제까지 검찰수사 결과 실명제 정착에 앞장서야할 금융기관장이 노력해 노전대통령의 비자금을 중개하거나 가명 및 차명계좌로 만들어 은닉시켜주는 공범 역할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여기에 그치지 않고 자금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돈세탁 과정에도 개입하는 등 심한 「윤리불감증」마저 보여주었다. 권력과 금융의 전형적인 유착관계는 대통령의 핵심측근이 자신과 직·간접적인 친분이 있는 시중 은행장들과 직접 거래를 하는 게 특징.권력의 「검은돈」을 부하 임원들의 이름까지 빌려가며 철저한 보안 속에 은닉,관리해주는 대신 은행장이나 투자금융사장 등은 고속 성장과 승진을 보장받으며 불가분의 공생관계를 유지해왔다. 권력과 금융의 유착은 이번 비자금 사건의 발단이 된 신한은행의 예에서 잘 나타난다.신한은행 나응찬 행장은 이현우 전경호실장의 지시를 받은 이태진 경리과장을 당시 홍영후 상무(현 신한리스 대표)에게 소개시켜 줬다.이과장은 92년 3월부터 93년 3월까지 신한은행 서소문지점에 4개의 가·차명계좌에 노전대통령의 비자금 7백22억원을 입금,관리해왔다.이 전경호실장이 시중은행 중에서 신한은행을 낙점한 것은 신한은행 이희건 회장이 5·6공 시절 「금융계의 황태자」인 이원조,이용만씨 등 핵심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워 운만 떼도 알아서 처리해줄 것이라는 사전 교감이 있었기 때문이다.한마디로 연줄이 작용했던 것이다.또 2백68억원의 비자금이 입금된 동아투자금융 역시 사정이 비슷하다.당시 장한규 사장은 이전경호실장의 부탁을 받고 91년 5월부터 12월 사이에 같은 회사 상무인 정창학·김종원씨 명의로 어음관리계좌를 개설,비자금을 숨겨주었다. 그러나 이정도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금융계의 지배적 관측이다.최소한 비자금이 입금돼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이는 S은행,또다른 S은행,H은행 등의 경우도 별 차이는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이는 5·6공 비자금의 실질적인 관리자로 알려진 이원조씨가 인사권을 좌우할 만큼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력이 엄청났던 점을 고려할 때 신빙성을 더한다. 또 비자금 사건과 관련,일부 보험사와 증권사들이 관련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비자금 거래가 철저한 보안 속에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전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강하다.그만큼 정경유착은 전 금융권에 걸쳐있을 만큼 광범위하고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따라서 노전대통령의 비자금 사건은 6공 인사들과 선이 닿는 인물들의 교체라는 금융권의 대폭적인 물갈이도 예고하고 있다.이번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금융기관 임직원들은 검찰수사가 끝나는대로 대규모 문책조치가 뒤따를 전망이다. 은행감독원 관계자는 『이번 파문에서 은감원의 역할은 검찰의 기소문에 나타난 인물들을 처리하는 「마무리투수」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전제한 뒤『과거 대형사건의 처리방식에 견주어 볼 때 관련설이 나돈 금융기관 임직원들은 지금부터 마음을 비우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 미·중 관계의 험로/폴 브래켄·미예일대 정치학 교수(지구촌 칼럼)

    ◎인권·「하나의 중국」 문제가 양국미래 걸림돌/중 지식인들 공산주의 혐오… 새 지도층 바라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지난 89년의 천안문 사태 이후 최악의 상태에서 막 벗어나고 있었다.그러나 대만총통의 미국방문은 양국관계를 다시 악화시켰다.그런 가운데 중국당국은 미국 국적의 반체제 인사를 체포·구금했다.최근에는 세계여성대회에 참석한 미국 대통령부인 힐러리 클린턴여사의 인권에 관한 발언을 중국이 비난했다. 이같은 양국관계의 악화는 양측 정부의 임시적인 상호비방 자제로 당분간 수그러질 수 있을 것이다.언뜻 사태의 조기 수습에 성공한 듯 싶으나 실제 양국 관계가 개선된 것은 아니다.오히려 지난 72년 상해 코뮤니케에서 최초로 명문화한 「하나의 중국」이라는 미·중관계의 포괄적 기본틀이 양국 관계의 새로운 요인의 핵심을 제대로 포착한 것같지 않다는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이 원칙은 「두개의 중국」 원칙따위와 바꿔지지는 않을 것이다.그렇지만 「하나의 중국」이 과연 무엇을 원하는 지를 정확히 재어보려는 노력은 계속될터이다. 지난 25년간 유효했던 원칙들이 이제는 더 이상 미·중관계의 핵심을 붙잡지 못한다는 주장을 많은 사람들이 선뜻 용납하지 못한다.정교한 외형 덕분에 이 원칙의 실제적 효용가치에 대한 의문은 뒤늦게야 제기되고 있다.대만이 중국의 한 부분을 이룬다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중국과 대만정부는 모두 이의를 달지 않았지만 미국의 정책이 과연 여기서부터 시작했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이는 미국으로 하여금 옛소련에 대한 공동 적개심으로 중국정부와의 관계에서 많은 성공을 거두면서 동시에 대만과의 관계회복을 전적으로 포기케 하지 않았다.상해코뮤니케와 관련해 미국은 중국및 유럽과의 동시전쟁이라는 시나리오에서 단일 유럽전쟁으로 전술개념을 바꿨다. 그러나 소련의 종말로 미국은 또다시 정책을 바꿨다.경제 이득이 보다 더 중요해졌고 중국시장에의 접근은 지난 70년대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의미를 띄웠다.미국의 군사작전은 이 지역에서 기존 세력관계의 유지에 보다 깊은 의미를 갖고 있다.이런 새 정책방향은 과거의 틀에 제대로 반영됐다고 볼수 없지만 앞으로 많은 주장과 참고자료의 근본을 이룰 것이 틀림없다.지난 72년 하나의 중국원칙이 민주주의와 권위주의에서 거둘수 있는 전략적 이득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간단히 말해 중국 국민들의 의사와 관련지어볼 때 중국공산당의 지위가 위태로워지는 것이다.중국공산당은 그동안 맺은 약속등이 임시적이고 전술적이며 중국인민의 견해를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만큼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주장으로 인해 찬탈자적 인상을 지울 수 없게 됐다. 이같은 역사해석을 바탕으로 미·중관계를 보면 사태는 더욱 악화일로를 걸을 것이 뻔하다.이는 미국과 중국이 과거에 극력 피하고자 애쓴 바로 그 사태이다.그럼에도 이 사태를 피하기엔 많은 중대한 조건이 가로놓여 있다. 첫째 대만이 중국인들에겐 처음인 민주적 정부시스템이란 사실이 중국인들을 압박해 온다.중국의 제한된 인권상황과 국제관행 존중의 얕음이 이와 대비할 때 보다 확연해진다.둘째 간과되기 쉽지만 학생및 기술 지성인으로 미국에 남아있는 10만명 가까운 중국인의존재는 아주 의미가 깊다. 미국정부에겐 이들은 별다른 의미를 갖지 않고 있지만 기술및 사업을 중국에서 유도·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이들의 대다수는 지난 89년 이후에도 미국에 남아있기를 원하면서 미국 최고의 대학 학생 신분이다.인류 역사상 이같이 많은 한나라의 인재가 다른 나라에서 교육받은 예는 없었다. 중국에 이미 정착한 기술 엘리트와 함께 이들 지성파들은 중국공산당은 물론이고 앞으로 중국지도부를 떠맡을 중국공산당간부의 자녀들에게도 심각한 위협을 줄 것이다. 이 두 그룹은 모두 공산주의에 냉소적이다.그러나 서방에서 교육받은 이들과 중국공산당지도자의 자제들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전자는 현재 상대방에 비해 약한 권력을 소유하고 있으나 그들은 연줄이나 출생등에 의해서가 아니라 노력과 능력에 의해 지금의 자리를 차지했다.다음 세대의 국가경영에 대한 두 그룹간의 알력과 경쟁은 사회적 지위와 계층등에 연관되어 있어 한층 격렬해질 수 밖에 없다.여기에서 하나의 중국이 눈길을 끌고 있지만 지금의중국공산당이 아닌 다른 정치세력에 의한 새로운 지도층의 대두가 강조된다. 대만과 정치세력 밖의 중국지성인들은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위해 중국 인권문제를 문제삼을 필요성을 느낀다.미국의 대중국 정책은 견제가 아니라 정부을 바꾸는 편이 최선이라고 할 수 있다.중국이 서양에서 교육받은 엘리트와 대만 자본주의자에 의해 영도되는 미래에는 하나의 중국 원칙이 잘 먹히겠지만 중국공산당은 결코 그러한 국가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여기에서 지금의 중국정부가 미국의 움직임에 크나큰 신경을 쏟는 이유를 알 수 있다.
  • 과학기술의 산실/아카뎀 고로독(시베리아 대탐방:27)

    ◎물리·수학 영재학교는 “세계적 명문”/흐루시초프때 설립…연구원에 특권 부여/정부지원 줄자 우수인력 기업체 등으로/역앞 매점엔 한국산 「도시락 라면」이… 아카뎀 고로독은 지난 57년 흐루시초프 때 시베리아의 학문진흥과 자원탐구를 주목적으로 설립됐다.이곳에 연구단지가 건설되면서 시베리아 일대의 학문연구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켜 노보시비르스크 외에도 이르쿠츠크·크라스노야르스크·톰스크·울란우데·야쿠츠크 등 시베리아 6개 도시에 과학아카데미 지부가 설립됐고 바르나울·케메로보·키실·옴스크·튜멘·치타 등 여타 대도시들에도 연구지부가 세워졌다. ○기초과학 집중 육성 모스크바대학을 졸업한 뒤 이곳 경제연구소에 와서 줄곧 35년을 연구생활에 전념해온 알렉세예비치 박사(63)는 전형적인 아카뎀 고로독 맨.단지내 5층짜리 아늑한 연구원아파트에 살고있는 그는 이곳의 제일 큰 자랑거리로 물리·수학 영재학교를 꼽았다.시베리아 전역에서 국민학교를 마친 11∼12세 우수 아동들을 선발해 물리·수학 등 기초과학을 집중교육시키는데 현재 전체학생수는 3백여명에 9개반으로 나뉘어 있다고 한다.이 영재학교의 졸업생들은 대부분 노보시비르스크대학으로 진학해 정책적으로 시베리아의 각종 연구소·기업체에 진출시킨다. 아카뎀 고로독 1세들은 이제 세상을 떠났다.이들은 대부분 모스크바에서 파견돼온 우수 학자들이었는데 연구단지 한쪽에는 이들의 공동묘역이 있다.알렉세예비치박사는 그 뒤를 이은 2세대다.대부분 시베리아 출신들로 모스크바에서 대학을 마치고 돌아온 인재들이다.그 3세대가 이제 대학을 갓 마쳤다. 아카뎀 고로독에서만 35년을 살아온 알렉세예비치 박사의 아파트는 한때 이들이 누린 특권이 만만치 않았음을 보여주듯 넓고 아늑했다.노모와 부인·두 아들과 함께 사는 그는 두 아들이 태어나며 지급받은 방4칸짜리 아파트에서 살고있다.궁핍하기 그지없는 모스크바 학자들의 사는 모습보다는 한결 여유가 있어 보였다. ○모스크바보다 “여유” 그러나 그가 들려주는 3세대 이후 이곳의 전망은 매우 어두운 것이었다.단적인 예로 대학을 졸업하는 우수인재들의 90%가 연구에 종사하지 않고 외국기업체나,아니면 월급을 많이 주는 정부 출연기구에 취직한다고 했다.각연구소에 국가재정지원이 대폭 줄어들어 대우가 너무 형편없기 때문이다. 알렉세예비치 박사도 자기 월급이 30만루블(우리돈 5만원)인데 부인과 생활하기에 너무 힘겨워 단지내 빈병들을 모아팔아서 생계에 보태쓴다고 했다.그러니 젊은이들이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것을 말릴 수도 없다고 했다.모스크바법대를 나온 그의 큰아들은 박봉이지만 법관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다.그러나 의과대학을 졸업한 둘째아들은 봉급을 많이 받기 위해 이곳에 진출한 외국 건설회사에 취직해 전공과는 전혀 무관한 길을 걷고 있다. 단지내를 함께 걷다가 그의 제자를 만났는데 바딤(27)이라는 이 청년은 대학졸업 뒤 시베리아전역에 연료를 공급하는 정부출연기관에 취직해 월8백달러의 월급을 받는다고 했다. 알렉세예비치 박사는 『학문의 앞날이 걱정되기는 하지만 새 환경에 잘 적응하는 젊은이들이 오히려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학생들 뿐 아니라 교수들 가운데서도 젊은 사람들은 새 직장을 찾아 떠나는 이들이 많다고 했다. 아카데미 고로독의 연구원 숙소 아파트들은 전형적인 흐루시초프시대 양식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흥미롭다. 흐루시초프는 당시 집권하자 곧바로 주택보급을 최우선 사업으로 정하고 꼭 성냥갑같이 생긴 5층짜리 서민용 아파트를 대량으로 지었다. 러시아전역에 제일 많이 보급돼 있는 이들 5층짜리 서민아파트는 지금은 나쁜 아파트의 대명사처럼 돼있다.그래서 사람들은 형편없는 아파트를 보면 흐루시초프의 이름에서 따온 「흐루쇼바」로 부른다. 같은 5층짜리면서도 규모가 작고 고딕으로 멋을 약간 부린 건물은 스탈린 때 지어진 것들이다. 「흐루쇼바」만큼이나 멋이 없으면서도 8층으로 지어진 아파트는 50년대말∼60년대초에 지어진 브레즈네프식이다. 러시아에서도 우리같이 5∼8층짜리 아파트의 로열층은 2∼3층으로 꼽는다. 그래서 새 아파트를 배급받아 입주하는 주민들 중 이 로열층 입주자들은 1백%가 당 간부이거나 고위층과 연줄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반면 1층과 제일 위층 입주자는 하나같이 힘없고 끈없는 사람들이다. 오나가나 괄시받으며 살아온 이곳의 우리 한인들도 하나같이 1층 아니면 꼭대기층을 배정받았다.그래서 한인들은 이를 「카레이스키 에타쥐(한국인 층)」라고 자조한다. 아카뎀 고로독 외에 노보시비르스크가 자랑하는 것으로 국립오페라·발레극장이 있다. 시베리아 최고의 발레극단이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극장은 19 41년 10월부터 2차대전 종전 때까지 모스크바의 트레차코프 미술관 소장품들을 몽땅 피란시킨 곳으로 유명하다. 이 점에 대해 이곳 사람들은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있다. 단순한 극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역사구조 나빠 불편 아카뎀 고로독을 다녀온 이튿날 3천5백루블(우리돈 6백원)을 주고 표를 사서 「제일 값싼」 발레를 구경했다. 마침 이곳의 국립발레학교 학생들의 졸업발표회가 열리는 날이어서 앞으로 시베리아 발레를 이끌 젊은 배우들의 기량을 가늠해볼 기회를 가졌다. 모스크바나·상트페테르부르크 발레단의 수준에 비할 수는 없겠지만 시베리아 한가운데서 그 정도 수준의 발레를 보는 사실 자체가 기이한 감동을 안겨주었다. 특히 장둥이라는 중국인 남자 유학생의 기량은 압권이었다. 떠나는 날 역앞 매점에 가보니 한국산 즉석 「도시락」라면이 진열돼 있는 것이 처음으로 눈에 띄었다. 마침내 극동지방에서부터 거슬러오는 한국 무역상들의 영향권안에 들어온 것이다.이후 동으로 여행을 계속하면서 라면은 물론이고 초코파이·새우깡·가짜 나이키상표를 붙인 운동화 등 한국산 물건들이 엄청나게 많이 진출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노보시비르스크 뿐 아니라 러시아 전역에서 역사는 승객들에게 보통 불편하게 만들어진 게 아니다. 역사에 들어가서 기차까지 가기 위해선 보통 2∼3번씩 지하도를 오르락내리락 해야하는데 전부 가파른 계단으로 돼있다. 따라서 짐 가진 승객들은 이렇게 한번 기차를 타고 나면 완전히 녹초가 되고 만다.
  • 삼도물산사장 검찰고발 계기로 알아보면

    ◎불법 「주식투자클럽」 난립… 피해 속출/학연·지연 연줄로 3∼20명 모여 조직/악성루머 퍼뜨리고 시세 조작 일쑤 증감원은 25일 사설 투자자문 조직을 만들어 회원들에게 회비를 받고 증권상담을 해온 박태식씨(50)를 불법 투자자문업 행위로 검찰에 고발했다.또 회사자금으로 자사주식을 매입하면서 시세상승에 관여한 삼도물산 김재헌 사장을 유가증권의 시세조종금지 등 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이 회사 관계자 2명의 문책을 요구했다. 증감원에 따르면 박씨는 투자자문업 등록없이 지난해 7월 「강남투자클럽」이라는 투자모임을 조직,92명의 회원으로부터 연간 3백만원씩의 회비를 받고 매수종목의 추천,매도시점 관리,상장주식의 가치 또는 투자판단 등을 조언하는 등 불법적으로 투자자문업을 해왔다. 김사장은 회사자금 3억3천만원으로 지난 93년 12월부터 94년5월까지 43차례에 걸쳐 4만8천7백주(시가 5억2천7백만원)를 사들이면서 시세 상승에 관여하고,이 가운데 1만3천2백주(1억6천만원)는 증관위에 신고없이 매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증감원은 이밖에 하이텔이나 천리안 등 PC통신망을 통해 투자자문을 해온 H컴퓨터통신,D컴퓨터정보통신 등도 조사대상에 올랐으나 특정인에 대한 투자자문과 불특정 다수에 대한 자문이라는 해석이 엇갈려 주의조치 증시에서 이처럼 불법 사설 투자자문클럽을 조직해 투자이익을 노리는 것은 비일비재한 현상.특히 이들 클럽은 「××연구소」 등으로 위장,엉터리 분석이나 흑색선전 등 각종 악성루머를 퍼뜨려 시세조종에 관여하거나 반사이익을 챙기는 등 증시의 암적 존재로 알려지고 있다. 증감원의 한 관계자는 『사설 클럽은 학연·지연·사업상 관계 등의 연줄로 적게는 3∼4명,많게는 10∼20명이 모여 불법 투자자문행위를 일삼고 있다』며 『상당수의 불법 클럽들이 난립하고 있으나 조직 내부의 제보가 없이는 적발하기가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이들이 퍼뜨리는 루머는 그럴싸한 것이 많고 영향력 또한 대단해 증시를 잘 모르는 일반투자자들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사설 클럽외에 자동전화응답 서비스(ARS)를 통해 투자자문을 해주는 업체도 70여 곳이 성업중이다.이들 업체도 대부분이 악성루머의 온상이다.그러나 증감원 등 감독기관은 이들 업체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자문행위를 한다는 점에서 강력한 단속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증감원의 최명희 검사4국장은 『현재 자본금 20억∼50억원 규모의 30여개 투자자문사가 재경원에 등록,투자자문영업을 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모두 불법 투자자문사』라며 투자자들은 특정주와 관련한 악성루머는 반드시 확인하고 공신력있는 등록 투자자문사를 이용해줄 것을 당부했다.
  • 붕괴 앞에서(서울광장)

    요즈음 우리 사회 돌아가는 일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무슨 악마가 쓰는 소설 속을 살아가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모든 소설 속에는 제나름의 클라이맥스가 있고 독자들은 소설 속의 클라이맥스가 어떻게 될까를 궁금해하며 소설을 읽어가는 법인데 삼풍백화점 붕괴가 그 클라이맥스였다고도 하고 또는 삼풍사고는 더 무서운 붕괴의 클라이맥스를 향한 서막에 지나지 않는다고도 한다.무너질 것이 또 있으면 이왕 더 무너져 버렸으면 좋겠다고 하는가 하면 차라리 다 무너져 버렸으면 좋겠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그러나 사실 생각에 따라서는 악마의 집필을 끝내느냐 마느냐 하는 것은 우리의 힘에 달려 있다고 볼 수도 있다.그러나 지금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우리 힘으로 악마의 집필을 끝내게 할 수도 있다는 일말의 작은 희망마저도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이런 암흑 속에서 내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사람들이 취하는 입장은 크게 두가지다.첫번째 입장은 무차별로 「그들에게」 증오의 욕설을 퍼붓는 것이다.여기서 「그들」이란 이윤밖에 모르는 자본가,검은 돈을 받고 무서운 부실과 부패를 묵인한 관리들,그리고 그 검은 세력과 먹이사슬을 형성해 그들을 감시처벌할 수도 없는 부도덕한 권력층의 사람들을 가리키는 것 같다.「달리는 여론수집차」라고 불리는 택시를 타면 「그들」에 대한 거침없는 증오와 쌍시옷자가 펑펑 들어간 신랄한 비판을 들을 수 있는 바 이제는 국민의 마음이 정부나 지도층에 대해 일말의 기대도 걸지 않고 있음을 알게 된다.그러나 분노는 자연스러운 것이되 쌍시옷자로 해결할 문제는 아무 것도 없다.그것 역시 우리 한국인의 냄비기질의 한 반영일 뿐이니까. 위의 입장이 그들/우리를 가르는 분리주의적 입장이라면 뒤의 편은 좀 통합주의적인 것 같다.그들도 자본주와 「부독덕한」윗분들을 향해 비판을 안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삼풍 참사」는 우리 모두의 수준일뿐 「그들만의」문제는 아니라고 말한다.이런 저질적 참사는 우리 모두의 저질적 수준에서 나온 것이니 삼풍이 바로 나요 우리 모두 공범자라는 대자대비하신 말씀을 하기도 한다.우리 모두 공범자라는 발상은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을 가려낼 수도 심판할 수도 없다는 무책임한 허무주의다.책임질 사람들의 범주는 불을 보듯 명확하지 않은가.그런데 왜 아무 죄도없이 꼬박꼬박 세금내고 자기생업에 충실하고 공무원들이 나라일을 관리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 월급을 모아주고 있는 우리가 공범자라는 것인가? 책임질 사람을 명확히 가리지 않는 사회에선 마음놓고 악마가 연속집필을 하게 된다. 위의 두 입장은 모두 비생산적인 감정의 소진일 뿐 생산적인 새미래를 위해서는 별 도움이 안된다.이제라도 악마가 우리 사회를 소재로 집필하는 것을 막고 사람들이 「살만한곳」이 되기 위해서는,삼풍사고에서 다 드러났듯이,책임있는 자리를 혹시 무면허,무자격자들이 차지하고 있지않나 먼저 점검해야 한다.그래서 요즈음 우리나라는 모든 분야의 심사위원부터 다시 심사해야 하고 감사하는 사람부터 감사해 봐야 하고 감리하는 사람부터 감리해봐야 한다고 하지 않는가.공적인 일에 무지한 무자격·무면허·무실력자들이 무슨 연줄로 윗자리에 앉아 국민의 일을 좌지우지 하려고하고 게다가 먹이사슬에 끼여 부패까지 자행한다면 그 사회에 미래는 없다.다시 악마가 붓을 들어 더 끔찍한 대형사고를 연출하기전에 자신의 분야에 면허증이 있는 사람,그리고 자기일에 전문가일 뿐 아니라 그일에 애정을 가진 사람들을 적재적소에 앉혀 전방위로 깔려있는 부실을 꼼꼼히 손볼때,시간은 좀 걸리더라도,우리 사회의 악마적·저질적 부실은 수리될 수 있을 것이다.
  • 일부후보 법정선거비용 초과 지출/금권선거 재연 조짐

    ◎사조직·브로커 동원 거액 살포/2중장부 작성… 단속 손길 피해 6·27 지방선거전이 막판으로 치닫으면서 서서히 후보들의 우열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막판 뒤집기를 노리는 일부 후보들이 법정 선거비용을 초과한 부정지출을 하고 있어 「금권선거」의 우려를 낳고 있다. 일부에서는 기초단체장은 20억,광역의원은 5억,기초의원은 1억원의 선거비용을 지출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는 실정이다.서울등 열전지역의 광역단체장은 많으면 50억원을 쓸 것으로 추산하기도 한다. 공명선거실천시민협의회등 선거관련 시민단체들은 이처럼 엄청난 규모의 선거비용 가운데 70∼80% 가량이 선거브로커나 유급 자원봉사자의 고용,사조직 동원,불법 선전물 살포등 불법선거운동에 쓰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은 선거전이 막판에 접어들게 되면 「돈 안쓰는 선거」의 기본취지가 무색해지고 불법·타락선거가 판을 칠 것을 우려했다. 실제로 서울의 한 기초단체장 후보측근은 『솔직히 말해 유세를 한번 할 때마다 인건비등 기본비용만도 수천만원씩 소요돼 모두 4∼5차례에 2억원 가까운 유세비용이 들어간다』고 털어놨다.그는 『이미 홍보물 인쇄 용지를 구입하기 위해 1억원을 쓴 상태』라면서 『이를 유권자들에게 돌리는 비용만도 1억원가량 될 것』이라고 말해 법정선거비용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음을 밝혔다. 지난 92년 지방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한 한 후보는 『기초단체장 후보가 막판 대세장악을 위해 선거브로커와 박수부대를 동원하고 지역유지및 등산회·조기축구회등 지역 사조직을 끌어 들이려면 한건에 2천만∼3천만원,전체 규모로는 대략 2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귀띔했다. 후보진영에서는 이렇게 돈을 쓰면서도 선관위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실제 사용한 것 보다 금액을 줄인 장부를 따로 만들어 「선관위 제출용 따로,보관용 따로」식의 이중장부를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새 선거법은 비록 당선이 됐더라도 선거비용 초과사용 사실이 밝혀지면 당선무효가 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S구청장 입후보자의 선거사무장 안모씨(51)는 『일부 후보들은 등산회와 조기축구회등 사조직을 4∼5개씩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엄청난 돈을 쓰고 있지만 대부분 연줄을 통해 교묘히 접근하기 때문에 법망에 걸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짝 못찾는 농촌 총각(두만강 7백리:15)

    ◎처녀·총각 빌율 1대25… 장가들기 “별따기”/“힘든일 싫다” 혼기찬 여자들 도시로 몰려/노총각 신세 면하려 한밤 과부 보쌈질도/딸가진 부모 섧다는건 옛말… 아들둔 부모들 한숨만 어느 날 하루 용정시 개산툰진 선구촌에 들렀더니 가던 날이 장날이라고 마을에 경사가 났다. 34살 노총각이 용정시 조양촌의 여인을 아내로 맞는 날이라 잔치로 떠들썩했다.그도 그럴 것이 몇해 사이에 딸들을 외지로만 내놓다 모처럼 여인 한 사람이 마을로 들어오게 되었으니 법석을 떨만한 일이었다. 그런데 선구촌에는 혼기가 찬 처녀가 단 1명 뿐이어서 우글거리던 노총각들도 경쟁자가 하나 줄어든 터라 이날 혼사가 사실상 기쁘기도 했다.하지만 노총각들의 기쁜 마음이란 어디까지나 제 생각들이었다.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 마시는 꼴이라고나 할까.요즘 세월에 귀한 딸을 농촌에 주려는 부모도 흔치 않거니와 농촌총각을 배필로 삼겠다는 처녀도 없기 때문이다.이날 맞는 신부도 남편 하나를 이미 거친 이혼녀인데다 그나마 다리를 저는 불구자이고 보면알만한 일이다. ○농촌 시집 생각안해 나이가 들면 시집가고 장가드는 것이 인륜대사이거늘 모두가 옛말이 되었다.연변의 시골 행정구역인 향진의 총각 처녀가 배필을 맞을 수 있는 적정비례가 깨져 25대1이라는 수치도 나와 있다.그래서 처녀가 아무리 박색일지라도 총각들을 줄세워놓고 이마를 튕길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거짓말이 아니다.시골치고 생활이 윤택하다는 용정시 대소 과수농장 총각들은 장가 못가는 근심이 없이 살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처녀들이 제 마을 총각들은 쳐다보지 않고 한 수를 높여 도시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도시는 오히려 여성이 풍년이다.공장과 상점 등에 취직하기도 하지만 아무런 연줄도 없고 가진 재간도 없는 여성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직업은 음식점과 유흥장소이다.그녀들은 적지 않게 자의든 타의든 부모가 물려준 몸을 밑천으로 돈주머니를 챙긴다.잠깐 사랑이 50원이요,긴 밤 봉사면 1백원이 표준이다.그러나 통이 큰 사내들을 만나 성심 봉사로 나오면 돈 액수가 큰 폭으로 오른다.한달 수입이 보통 4천∼5천원,대개 젖가슴을 타고 넘는 사내의 수가 많을수록 수입이 많다. 매음이 성행하면서 도시에는 성병이 만연되고 성병환자가 불어나고 있다.성병진료소가 골목마다에 늘어섰다.공동변소,전선대,벽마다에 「일차성 제근」이라는 유혹으로 성병치료 광고판이 나붙는다.한국의 보따리 장사꾼들은 성병약을 가져다가 몇배의 값으로 도매하여 돈을 벌기도 했다.매음은 불법으로서 지하영업으로 되어 있다.일단 경찰에 잡히면 남자는 5천원 벌금에 행정처벌을 받고 여자는 벌금형에다가 15일 구류를 살아야 한다. ○도시 유흥가로 전전 유흥가에 발을 들여놓은 여성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남성들이 징그럽다는 것과 돈을 벌면 혼자서 살지언정 시집은 가지 않겠다는 것이다.그런데도 징그러운 남성들을 상대로 쉽게 돈을 벌면서 매춘을 후생수단으로 삼는 이들 여성은 귀향의 꿈은 아예 꾸지도 않는다.매춘을 일삼는 여성들 사이에는 착한 농촌총각 약혼자를 헌신짝 버리듯 팽개친 경우도 있다.유행가 가사같은 한 농촌청년의 하소연을 들었을 때참으로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제 이름 만큼은 밝히지 마시라우요.내래 3년을 사랑한 약혼녀가 있었습네다.그런데 장인될 양반이 중풍에 걸려 누었지 뭡네까.돈은 자꾸만 들고….생각다 못해 약혼녀가 돈을 벌러 연길로 나갔디요.그래서 내래 가시집 논밭까지 다 부쳤수다.나중에 알고봤더니 유흥가에 있었는데,파혼을 하자고 기래요.종당에는 거기서 만난 한국사람 기업가의 첩이 됩데다 그 한국사람이 아파트까지 사주었다니 어디 고향에 오갔시요.총각귀신이 되는 수밖에 없디요』 옛날에는 딸 가진 부모는 두번 섧다고 했다.낳아서 섧고 시집 보낼 때 섧고….지금은 세월이 바뀌어 아들을 둔 부모들이 한숨을 쉬게 되었다.대소 과수농장의 한송원(72)노인은 장가 못가는 사람들을 위해 과부 동여매 오던 케케묵은 이야기를 꺼냈다.노총각들이 장가 못가는 꼴이 하도 안쓰러워서였을 것이다. ○약혼녀에 배신당해 노인의 이야기는 대강 이러했다.마을에 공삼이라는 홀아비가 아들 둘을 데리고 사는 모양이 딱해서 과부 동여매 올 상논을 했다.마침 남평촌에 젊은 과부가 있다는 말이 나와 동여매오기로 하고 힘깨나 쓰는 장정들이 쳐들어갔다.과부를 이불채로 말아 메고 오는데 이로 물고 뜯고 앙탈을 부리다가 나중에는 지쳐 체념하는 눈치를 보였다.그제야 과부를 내려놓고 담배쉼을 하는데 여자가 말을 걸었다. 과부의 말인즉 『도대체 홀아비가 누군가 얼굴이나 보자』고 했다.당사자인 공삼이는 키도 작고 못생긴 터라 허우대가 좋은 한응호가 나섰다.과부는 마음에 들었는지 유순하게 업혀왔다.그런데 막상 신방을 차리고 공삼이를 밀었더니 과부가 『그 사람 아니다』라고 울며 행악을 부리더란다.마을 사람들은 『그 사람 맞다』며 억지로 첫날밤을 치르게 했다.거기서 새로 얻은 아이들이 커서 지금도 마을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오죽했으면 과부 동여매오기 이야기가 나왔을까.연변농촌의 총각 짝짓기는 상상 이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안고있다.
  • 자동차 밀수(두만강 7백리:12)

    ◎일제 중고차 1대3천∼4천불에 거래/ 두만강은 외줄기로 흘러가는 국경의 강이다.그 강의 유역에는 외진 마을들도 있다.십여년 전만 해도 기차구경을 못했다는 촌로들이 있을 정도였다.해방이 되던 해에 소련군 지프가 길도 아닌 길을 따라 천신만고 끝에 마을로 들어오자 차 앞머리에 여물을 수북하게 갔다놓았다는 이야기가 아직도 남아있다.마치 소에게 여물을 먹이로 주기라도 하듯이…. ○차 앞머리에 여물까지 놔 그런 삼수갑산 같은 마을이 용정시 대소과수농장과 백금향 사이에 있다.세찬 물결과 깊은 산,그리고 나무숲에 갇힌 마을이다.이 마을에 고급스러워 보이는 승용차들이 들어왔다.하이야라고 부르는 승용차들인데,이 산골마을에 몰려든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이를테면 산골마을이 승용차 밀수기지로 이용되었던 것이다.마을 사람들은 밀수꾼들이 떨어뜨린 떡고물 얻어먹던 시절을 생각하면 지금도 신바람이 난다. 『하루에도 이 길로 매미차(승용차가 매미가 나무에 붙어있는 것 처럼 땅에 납작 엎드린다고 해서 생긴 말)들이 수십대씩 지나갔디.그래서 조용하던 동네가 벅적댔지 않았갔시요.그때 마을 사람들은 뗏목을 묶어 매미차를 실어오는 일을 했수다.하룻 저녁 나가 어슬렁대면 사오백원은 벌었다 이겁네다』 자동차 밀수는 1992년 겨울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그러나 그해 가을에 꼬리를 사렸는데,세계 각국의 중고차는 다 흘러들어온 것 처럼 보였다.한대에 3천∼4천달러씩 하는 일본 도요타계열의 승용차로부터 몇만달러나 하는 미국제 차까지 다양하기 이를데 없었다.이들 승용차는 연변에 들어와 패쪽을 달고 곱배기 값으로 팔려 중국 각지에 흩어져 나갔다.외국 땅에서 실컷 굴러다니다 목숨만 간당간당 붙어 들어온 중고차가 중국에서 과분한 대접을 받았던 것이다. 이 무렵에 모든 정력을 자동차 밀수에 바친 사람들이 많다.해관과 같은 유관기관원 주머니에 찔러주고 중개인 호주머니 역시 곯지않게 해주고도 두배 장사가 되었다.훈춘시 한 무역회사원 이강돈(35)씨 말을 들어보면 자동차 밀수가 화수분이라는 사실이 실감난다. 『6만달러를 감춰가지고 로시야(러시아)로 건너갔디요.거기주먹들과 미리 선이 닿아 있어서 도착한 날로 흥정에 들어가 차 다섯대를 샀더랬습네다.길이가 7.5m나 되는 미제 링컨표와 도요타 넉대였디요.주먹들이 전신무장을 하고 우리가 산 차를 끌고 나오는 데 로시야 경찰이 추격해옵데다.우리 차가 속력을 내니까 추격을 포기했는지 로시야 경찰차가 안 보여서 겨우 안심했디요.국경선까지 배웅한 주먹패거리들과 작별하고 장령자 해관을 쏜살 같이 빠져나와 차를 그날 다 처분했수다.경비를 빼고 칠십만원이 남습데다』 ○노인들 달라진 세상 한탄 자동차밀수가 성행하면서 달러 씀씀이가 커져서 중국 여러곳에서 달러가 연변으로 몰려들었다.달러값도 물론 천정부지로 뛰었다.그래서 국정가격이 1달러에 8.27원인데 암시장가격은 12원까지 오른 적도 있다.전국에서 달러값이 제일 높은 지역이 연변이라고 한다.달러 장사꾼도 생겨나 비행기를 타고 남방 연해지구까지 펄펄 뛰어 다닌다.달러수집에도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다. 자동차밀수가 주로 두만강연안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음식업자와 여관업자들이 이사가는데강아지 따라가듯 강믿으로 옮겨갔다.해괴한 바람이 산 좋고 물 맑은 강가 사람들의 마음을 휘저어놓은 꼴이 되었다.그래서 노인들은 달라진 세상을 한탄하기 일쑤다.용정시 백금향 백금촌에서 만난 박길남(68)노인도 그런 노인의 한분이었다. 『광복 전에도 백금향에 요리(요릿집)들이 있긴 했디.강 건너 회령과 무산에는 제법 고운 기생들이 욱실거리고….우리 동네 박아무개는 생강장사로 돈을 버네까 기생놀이에 빠져버렸디.한번은 생강을 사서 배 한척에 골똑 싣고 가서 받은 돈을 몽땅 이화자라는 기생 밑에 바쳤다 이거야.그런데 기생년이 돈 떨어지니끼리 박아무개를 내쫓아버렸디.박아무개가 쫓겨나오는 마당에 기생더러 옷을 한번 벗어달라고 간청하고는 시한수를 지었다고 기래요』 그 시는 대강 이런 내용이었다.「멀리서 보면 죽은 말의 눈이요,가끼이서 보면 상처가 깊구나.더구나 이도 없는 짧은 입인데,생강 한배를 다 삼켰구나」라고 해석할 수 있는 한시였다고 한다.비록 돈은 다 날렸을지라도 위트가 있는 한량이었던 모양이다.기생 사타구니에 빠지면 패가망신이 자명하다는 말을 누누이 한 노인은 백금 산골에 들어온 음식점이나 여관·가라오케가 못마땅하다는 눈치를 보였다. 차밀수로 떼돈을 쥐게 된 사람들은 고기반찬에 얼큰히들 술을 먹고는 가라오케에 들어가 한때의 피로를 풀고는 여급의 젖가슴에 팁을 끼워주었다.화룡시 숭선진 가라오케에서 반년간 육체봉사를 한 어느 여인은 사내들의 손가락새에 끼워 묻어나온 돈으로 차 한대를 밀수해서 연길에 들어가 택시업을 벌였다고 한다. ○93년10월 된서리 맞아 뒤늦게 밀수소식에 접한 한국 장사꾼들이 부랴부랴 연변으로 달려왔다.그들은 연줄이 닿는대로 계약을 하고는 허둥지둥 돌아가 중고차를 모아 배에 실어 바다에 띄웠다.많이는 산동쪽으로 흘렀지만 더러는 연변 가까이 로시야부두와 북조선 청진에도 배를 정박시켰단다.조금만 흥분거리가 있으면 자랑하지 않고 못배기는 민족이라 한국 신문에는 중국으로 들어간 차가 얼마인데 그중 정상무역과 밀수의 비례며,새 차와 중고차 숫자는 얼마라고 똑똑히 밝혔다.한국보다 엄청 많은 수량의 중고품을 쏘고도 입을 싹 다시고 아닌 보살 능청을 떤 일본은 너무나 대조적이라 하겠다. 1993년10월부터 연변에서는 차밀수를 타격하기 시작했다.주에서는 밀수타격사무실을 전문 내오고 해관과 군대를 동원하였다.망둥이가 뛴다고 전라도 빗자루가 뛰는 식으로 늑장을 친 사람들의 골통이 깨지기 시작했다.한국 차 수십대를 실은 연변 장사꾼의 배가 산동 앞바다에서 해군들에게 나포된 일은 전국을 들썩하게 들었다 놓았다.선불로 차까지 사놓았지만 길이 막혀버렸으니 가슴을 치고 통곡한들 용빼는 수가 없었다.
  • 대학개혁의 전제조건/이성호 연세대 교수

    ◎“전시효과 노린 개혁안 남발말라”/타대학 흉내내기·「순서매김」등 고질병 먼저 고쳐야 정부에서는 조만간에 교육개혁의 청사진을 밝힐 모양이다.아직은 베일에 가려있어 그 내용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래저래 들리는 얘기로는 가히 메가톤급 개혁안이 나올듯 싶다.과거 5공이나 6공,그 어느때보다도 교육개혁 의지가 강한 문민정부이기에,발표에 거는 국민의 기대 또한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교육개혁안 가운데는 대학을 근원적으로 개혁하고자 하는 내용도 꽤나 많이 포함될 듯 싶다. ○용기있는 홀로서기 필요 그러나 그 어떤 개혁안이 나온다해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대학의 자세가 근본적으로 변화되지 않고서는 개혁안이 성공을 거두기 어려운 것은 이미 지난날 우리가 뼈저리게 체험한 바이다.그렇다고 해서 법률적으로,제도적으로 대학을 구속하는 개혁안이 나와도 그것은 곧바로 대학의 생명선인 자율을 억제하고 또한 그에 따른 내면적인 저항만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정부가 그 어떤 개혁안을 발표하든간에,그리고 그에 따라 각 대학이 그 어떤 개혁을 시도하든 간에,개혁을 추구하는 대학의 기본적인 자세로는 우선 첫째로 대학의 본질적인 사명과 기능에 기초한 선한 양식을 최우선적으로 회복하는 것이다. 참으로 대학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고 그래서 대학의 교수들은 어떠한 책무를 기본적으로 수행하여야만 하는가에 대한 도덕적이고 민주적인 가치에 기초한 자세가 먼저 갖추어져야 대학개혁은 성공할 수 있다. 이를테면 나누어먹기식의 왜곡된 평등주의,학생을 위한다는 위장 아래 자행되는 교수들의 편의주의,어떻게든 최소한의 요건만 충족시키면 되는 것 아니겠느냐는 식의 안일한 최소요건충족지향주의 등을 과감하게 떨어버릴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둘째로,모든 대학은 전시효과적인 개혁을 시도하거나 또는 그렇게 해야만 일단의 부류에 끼일 것 같아 맹목적으로 어떤 개혁을 시도하는 위선에서 벗어나야 진정한 대학개혁을 이루어낼 수 있다.왜,우리네 대학들은 각기 저마다 특성을 살려 용기있게 과감한 개혁을 시도하지 못하고 일부 선진대학들이 무엇을 하면 그것을 꼭 순서대로 따라가고 있는가? 즉 따라가는 순서마저 늘상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인가? 힘이 부족해서,힘있는 대학들이 앞에 서서 나가면,그 뒤에서 별로 힘안들이고 따라가기가 쉬워서인가? 진정 그들 스스로 우리네도 그 어떤 다른 대학 못지 않게 대학으로서의 존재가치를 확인한다면 보다 용기있는 홀로서기를 해야할 것이다. ○대학평준화 상당히 진전 셋째,밖에서 대학을 보는 시각이 바뀌어져야 한다.최소한 인습적인 시각으로부터 벗어나야 할 것이다.이를테면 무슨 대학,무슨 대학 하는 식으로 쭉 순서를 열거하는데 있어 해방이후 몇십년 동안 그저 인습적으로 구전되어온데서 벗어나야 한다.예컨대 그러한 순서는 학과별로도 크게 다를 수도 있고 캠퍼스 환경별로도 크게 다를 수 있다.특히 그러한 순서매김이 대체로 입학생들의 학력성적에 기인한 것이라면 우리는 속히 그런 구태의연한 인습에서 벗어나야 한다.예컨대 지금은 교수의 평준화가 꽤나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유능하고 훌륭한 교수들이 전국대학에 산재해 있다.그럼에도 그들이 몸담고 있는대학이 순서매김의 앞자리 대학에 들어 있지 않다고 해서 그들이 능력없는 교수로 인식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이러한 왜곡된 인식을 정부가 먼저 깨고 나서야 한다.또한 이러한 대학에 대한 인습적인 순서매김 의식을 기업에서도 과감히 불식하고 나서야 할 것이다.즉 우리네 모든 대학에 대한 보다 과학적이고 보다 엄격한 진정한 평가와 인식이 다양한 기준에서 이루어져야 대학개혁은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넷째,대학은 정치성에서 벗어나야 한다.총장·학장을 선거로 뽑는다고 해서 대학의 민주화나 자율화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직접투표로 안 뽑아도 대학의 민주화나 자율화는 가능하다.총장·학장을 직접투표로 뽑는 과정에서 성숙되지 못한 정치적 행위 속에 교수들 스스로 매몰되는 일이 계속되어서는 그 어떤 대학개혁도 이루어지기가 어렵다.또한 만약에 로비라는 미명아래 대학 총장들이 세칭 힘있는 높은 사람들을 각각 등에 업고 빽으로 연줄로 부당한 특혜를 입으려 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려는 왜곡된 정치적 자세를 가져서도대학 개혁은 어렵다.그리고 교수들도 그러한 왜곡된 정치성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만 교수들이 주도하는 대학개혁은 성공을 거둘 수가 있다.대학의 정치적 중립화는 밖으로부터 주어지는 경우보다는 안에서 스스로 확보해나가는 쪽의 몫이 더 큰 것이다. ○정치성에서 벗어나야 끝으로 대학은 개혁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정부의 막강한 힘에 의존하여 또한 그러한 힘을 팔아서 교수를 다스리고 학생을 다스리고 대학행정을 이끌어왔던 어두웠던 시대의 대학관리에 대한 향수를 느끼면서 개혁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는한 대학개혁은 어렵다.물론 그렇게 된데에는 지난날 정부의 대학정책에 귀속되는 책임이 더 크다.그렇기에 이제 대학의 자율을 극대화하면서 진정한 대학개혁을 추진하려는 문민정부에서는 대학의 지난날의 뼈아픈 상처에 대한 잔흔을 고려해서 모든 대학을 「시장경제 원리 도입」이라는 이름으로 무조건 위협만 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그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겠는가 하는 차원에서 개혁을 추진하여야 한다.
  • 지방행정조직 「개편시기」 싸고 공방/YMCA 시민토론회

    ◎“이대로 실시땐 지역주의 고착”/선거전 개편론/“국론분열 우려… 필요성은 공감”/선거뒤 개편론 최근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지방행정 구조개편문제와 관련,서울 YMCA가 23일 하오 종로2가 사무실에서 「지방행정구조개편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시민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참석자들은 지방행정구조개편의 찬반양론에서부터 구체적인 방향에 이르기까지 3시간여동안 열띤 토론을 벌였다. 다음은 찬반 양론을 펼친 참석자들의 발언요지. ▲고성국 나라정책연구회 상임위원=지방행정개혁은 가능한한 지자제 선거전에 추진돼야 한다.현행 지방행정구역단위로 지자제 선거를 실시할 경우 선거 양상은 현재의 기득권 「연줄망구조」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일부 인사들간의 경쟁으로 전개될 것이기 때문이다.이는 지역주의 정치구도가 제도화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또 중앙정치에 지방자치를 종속시키고 새로운 기득권층과 이해관계를 대량 창출하여 행정의 중복과 비효율성을 조장함으로써 지방행정개혁 자체가 불가능해진다.3단계 행정계층을 2단계로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구나 시·군의 구획을 조정하는 작업 역시 선거가 끝나면 구역권을 둘러싼 기득권과 이해관계가 발생하므로 선거전에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전제로 광역행정구역 개편에 있어서는 경기도,강원도의 분할을 포함한 도 구역의 재조정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기초행정구역의 경우는 현재의 시·군을 유지하되 불필요한 양적 팽창과 확대를 억제해야 한다.읍·면·동은 폐지하고 이 단위들이 담당해온 행정사무는 시와 군으로 이관하되 순수서비스기관인 시·군 민원사무출장소를 운영해야 한다.서울시는 불필요한 업무중복과 구단위 이해관계의 마찰 등으로 인한 혼란을 없애기 위해 동·서·남·북과 중앙 등 5개 구역으로 광역구를 재편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현재의 23구를 기초자치단체로 운영하는 것은 서울시민의 광역적 생활권과 맞지도 않는다.직선시장과 직선 구청장으로 구성되는 서울시장단을 운영해 선거방식도 시장단에 대한 집단적 신임방식으로 변경시키는 방안도 검토해 볼 만하다.행정개혁 작업에 실무적인 어려움이 있다면 개편의 실무작업은 선거 이후로 미룬다 하더라도 구획조정만은 선거전에 실시해 조정된 구획에 따라 선출된 자치단체장과 의회가 개편실무를 담당케 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정세욱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지금은 행정구역개편론을 들고 나올 때가 아니다.정부나 정당,국민 모두가 공명 선거를 통한 지방민주주의 정착에 전념해야 한다.일부 정치인들의 지방자치 구조개편론은 국론을 분열시키고 민주화 장정에 혼란을 초래할 뿐이다.88년 여야가 지방선거를 실시키로 합의한 이후 지금까지 지방선거를 다섯차례나 연기했는데 그때마다 내건 구실은 선거전에 지방행정구역을 개편하고 행정계층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었다.최근 민자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구역개편론은 선거연기가 목적이라는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물론 지방자치단체의 구역개편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그동안 자치구역이 생활권과 일치하지 않아 주민들이 많은 불편을 겪어왔다.지방자치계층은 특별시·광역시­자치구,도­시·군의 2단계이지만 실제 행정계층은 시­자치구­동,도­시·군­동·읍·면의 3단계 또는 도­인구 50만이상 시­구­동의 4단계로 돼 있어 하의상달이 차단되고 행정이 지연되는등 엄청난 폐해를 낳고 있다.그럼에도 민자당 초·재선의원들의 지방선거전 구역개편 주장은 타당성이 없다.서울 분할론은 같은 생활권을 인위적으로 나눔으로써 직장과 주택의 해당 자치단체가 달라지는등의 폐해가 예상된다.시 전역에 매설된 상·하수도 시설은 누가 관리할 것이며 이를 새로 설치할 경우 누가 계획하고 비용을 부담할 것인가.한강 교량관리에 대한 책임 떠넘기기 분쟁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이러한 현실을 무시하고 오로지 야당시장이 당선될 때에 받게 될 정치적 부담을 줄이려는 정치논리만 가지고 구역을 난도질하자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지방선거를 연기해서라도 선거전에 반드시 고쳐야 할 만큼 중요한 사안이었다면 왜 진작 나서지 않고 선거를 불과 4개월여 남겨둔 시점에서 급박하게 거론하는가.
  • 금융계/「물갈이 신호탄」여부 촉각/윤 한일은행장 전격사퇴…이모저모

    ◎사생활·특혜대출 관련 투서가 발단/“후진위한 용퇴” 설명불구 추측 난무 윤순정 한일은행장의 돌연 사임으로 금융계가 깜짝 놀랐다. ○…한일은행의 이관우 전무는 4일 새벽 윤행장이 입원한 전남대 병원을 방문,사퇴서를 전달받는 한편 상임 및 확대 이사회를 잇달아 열어 사퇴서를 수리하는 등 잽싼 대응.그러나 사퇴 배경에 대해서는 한결같이 「후진을 위한 용퇴」라고 강조. 한일은행 임원들과 노조는 『윤행장이 지금까지 이사회에서 수차례나 사임할 뜻을 밝혔다』며 그 이유로 역대 행장 중 최장수(4년6개월)했음을 지적. 김해도 상무도 기자회견에서 『대출과 관련한 커미션은 절대 없었다는 사실을 비서실장을 통해 전했을 뿐 아니라 본인이 퇴원하면 직접 해명하겠다고 알려왔다』며 커미션과 관련한 퇴진이 아님을 강조. 윤행장은 이 날 상오 8시쯤 팩시밀리를 통해 임직원에 보낸 인사장에서 「이제 모든 일을 후배들에게 맡기겠다」며 공식적으로 사의를 표명. ○…금융계는 복통으로 입원한 김에 사퇴했다는 설명은 모든 금융인이 선망하는은행장 자리를 「배가 아파서 그만두겠다」는 격이라며 믿지 않는다.오히려 지난 2월 주총에서 윤행장과 경합하다 물러난 전직 임원 중 일부가 사정당국에 윤행장의 사생활과 관련된 투서를 집요하게 냈기 때문이라는 게 지배적인 해석. 투서 내용은 ▲아들과 사위·처조카 등 친인척 18명을 은행과 자회사에 취업시켰고 ▲작년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대한유화에 특혜 대출(6월 말 3천6백40억원)했으며 ▲사생활이 문란하다는 것이라고.이 중 일부는 무혐의로 판정났으나 인사문제 등 일부는 사실로 확인됐다는 게 사정당국의 얘기. 이같은 투서는 금융계의 고질적인 병폐인 지역간 파벌싸움과 윤행장의 인사 스타일,과도한 권위주의가 불러일으킨 것으로 관측된다.윤행장이 12년간 임원으로 재직하며 금융계의 「호남 대부」로 군림한 것도 비난의 표적이 됐을 것이라는 소문. 한편 올 2월 정기 주총에서 물러난 4명의 전직 임원은 윤행장의 배려로 지난 5월 자회사의 회장 또는 사장으로 모두 취업했다. ○…금융계는 윤행장의 사임이 「돌출사건」이냐,사전에 계획된 「물갈이」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두 달 전 김영빈 수출입은행장이 석연치 않은 사유로 그만둔 데다 윤행장의 사퇴배경도 아직 뚜렷하지 않기 때문.3∼4개월 전부터 나돌던 시중은행장 2명,특수은행장 1명이 문제 있다는 소문과 함께 물갈이식 인사가 뒤따를 것이라는 예측이 나돌며 뒤숭숭한 분위기. 일각에서는 새정부 이후 사정 차원에서 많은 행장이 물러났으나 과거 정부의 연줄로 행장이 된 후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는 인물도 적지 않다며 앞으로 「줄 초상」을 예상하기도. 그러나 새정부 이후 금융계의 인사 자율화가 이뤄지는 시점에서 외압이라는 인상을 주며 행장이 퇴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중론. ○…윤행장 후임으로는 이관우 전무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나 투서의 당사자로 거론되는 전직 임원의 거취도 관심사로 대두.전직 임원이 이전무를 제치고 행장이 될 경우 결국 「특정인」을 행장으로 세우기 위해 윤행장을 퇴진시켰다는 얘기가 돼 그 파문 또한 적지 않을 듯. ○윤 행장의 편지 ○…박재윤 재무장관은 윤행장의 사퇴 사실이 알려진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융비리 때문에 사정당국의 내사를 받고 혐의사실이 포착됐으면 사법처리 절차를 밟았을 것』이라며 윤행장의 부조리 관련설을 부인. 박장관은 『사정당국이 윤행장을 내사한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며 『그의 사퇴는 건강 이외에 다른 문제가 개입된 것 같지 않다』고 설명. 금융단 출입기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한일은행장직을 사임함에 있어서 저간의 사정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말씀드릴 것은 타의에 의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실은 94년 2월 주총을 계기로 사의를 표하고자 하였으나 퇴임한 여러 동료들의 뒤를 좀더 돌본 후 은행장 취임 4년째 되는 5월 10일을 사의 표명의 날짜로 정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94년 4월,5월에 접어들면서 금융가에 어수선한 풍문으로 인해서 거기에 편승하는것 같아 사의 표명을 못하고 실기하였던 바 그간 여러분들을 비롯한 행내 및 친지들에게 수차 사퇴의사를 표명하면서 이어오던 중 갑작스레 이곳 병원의 신세를 지다보니 이것이 저한테주는 후배들을 위한 기회인듯 싶어 사의 표명에 이르렀다는 것을 진심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 사채/양성화방침 계기로 살펴본 「시장」 실태

    ◎30조 지하경제 점조직 암거래/부동산·주식·자동차 등 담보종류 다양/고액수수료 챙기고 부도땐 담보 가로채/무자격자에 당좌·가계수표 계좌 개설… 사기행각까지/배후엔 고위층 출신 전주… 폭력조직과도 연계 정부가 사채를 양성화하기 위해 대금업법 제정을 추진키로 한 것은 사채의 양태가 갈수록 다양해지면서 그 피해도 커지기 때문이다. 신용카드나 주민등록 등본 등을 담보로 개인을 상대로 한 대출에서,기업을 상대로 한 사기성 거액대출 제의,무자격자에게 가계수표나 당좌수표 계좌를 개설해 주는 조건으로 고율의 수수료를 챙기는 신종 사기행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법이 등장하고 있다. 실명제 이후 위축되긴 했으나 사채시장의 규모는 국민총생산(GNP)의 10%인 30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거래가 점조직으로 이뤄지는 등 극도로 폐쇄적이어서 정확한 실체를 파악하기는 불가능하다. 지금까지 알려진 사채의 종류와 운용형태 등을 알아본다. ▷사채업자의 조직◁ 사채업자들은 금융브로커·20대 초반의 남자직원·경력직원·전화담당 여직원·모집꾼·헤드 등이 한 팀이다. 금융브로커는 종로 3가 일대나 서초동 법원청사 주변,각 등기소 주변에서 대상을 물색한다.등기부등본을 떼러 온 사람 중 급전을 구하는 사람을 골라 대출사무실을 알선해주고 1∼2%의 수수료를 받는다.전직 경찰관·세무원·금융기관 직원 등이 주류이다. 20대 초의 남자 직원들은 부동산 사무실과 사채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담보를 확보하고 이자를 받는 일을 한다.일정액의 월급과 건당 수당을 받는다.명문대를 졸업한 고학력자들로 월급은 5백만원 내외로 알려지고 있다. 경력사원은 담보물건의 감정을 맡는다.전화담당 여직원은 연채된 채무자들을 독촉하거나 대출상담을 한다.헤드로 불리는 고참 여직원은 수많은 전주와 연계,대출을 성사시키고 담보물건을 넘기는 역할을 한다.고액의 경우 총대출액의 1∼2%,소액의 경우 4∼5%가 이들의 수당이다. ▷부동산담보대출의 수법◁ 사채의 이자는 전주가,수수료는 사채업자가 챙긴다.종류로는 월변·일수·직장인 신용대출·자동차 담보대출·아파트 부금통장 대출·전세계약서 담보대출·부동산 담보대출·주식 담보대출·골프회원권 담보대출 등 9가지나 된다. 어음할인과 함께 사채시장의 양대 기둥으로 꼽히는 부동산 담보대출의 경우 80년 대 후반 부동산투기 억제책으로 사치향락 업소·임대용 건물·준스포츠업체 등이 대출대상에서 제외되면서 급성장했다.91년 이후 부동산 경기의 침체와 함께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더욱 기승이다. 운용 수법은 다음과 같다.금융브로커가 급전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접근,등기부 등본·도시계획 확인원·토지 건물대장 등 서류를 받은 뒤 사채업자의 사무실로 안내한다.헤드가 대출의사를 확인한 뒤 돈을 빌리겠다는 각서를 받는다.대출기간은 보통 6개월이지만 「상환기간은 3개월로 하되 이자 연체가 없을 경우 3개월 연장한다」는 단서가 붙는다.경력직원은 현장에 나가 담보물을 확인한 뒤 감정가를 정한다.감정가는 경매가이며,대출금액은 감정가의 60%선이고 대출액은 공시지가의 40∼50% 선이다. 감정이 끝나면 대출약정서를 작성한다.이때 채권 최고금액의 난에는실제 대출금액의 2배로 설정한다.배 설정에는 개인간에 이뤄지는 단배와 개인과 회사간에 이뤄지는 복배가 있다. 단배란 전주가 공시지가의 절반에 해당하는 돈을 빌려주면서 3년안에 대출금액의 배를 갚든지 못 갚을 경우 담보물을 넘겨받는 것이다.이자율로 따지면 월 2.7% 정도이다.복배는 내용은 단배와 같으나 전주(큰손)가 기업을 끼고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돈을 빌려주는 것이 다르다. 예컨대 A라는 개인기업은 부동산은 있으나 금융기관 대출에 필요한 사업자 등록증이 없다.B라는 기업은 대출자격은 있으나 담보가 없다.사채업자는 A가 B의 제3자 담보를 서도록 주선해 금융기관에서 대출받도록 해 준다.최근에는 A에게 위조된 사업자 등록증을 주어 대출을 받도록 하고 10%를 챙기는 수법도 생겼다. 경매정보지에 나온 경매물건을 현장 답사한 뒤 감정가가 경매가를 웃돌면 채무자의 기존 빚을 갚아주고 1순위로 담보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경매물건을 챙기는 수법도 있다. ▷할인의 종류와 수법◁ 사채의 전통적인 영업형태는 할인업이다.80년대만해도 제도권 금융기관에 접근할 수 없는 중소 영세업자의 상업어음을 고율로 할인해 주는 방식이었다.그러나 최근에는 자동차·아파트·예금통장·골프회원권·신용카드 등 돈이 되는 물건이면 가리지 않고 할인해 준다.월 2∼2.5%가 요즘의 평균 할인율이다. 작년 말부터 검찰의 수사선상에 떠오른 신용카드 할인의 경우 무자격자로부터 일정액의 수수료를 받고 발급요건을 갖춰줘 은행의 신용카드를 발급받도록 해 준다.그 다음 신용카드를 담보로 대출해 준다.카드할인 행위를 단속하는 법안이 입법화되면서 「카드할인」이라고 내걸었던 광고문안을 「싼 %」로 바꿨다. 가계수표 할인은 외상값이 밀린 직장인이나 급전이 필요한 영세업자가 표적이다.가계수표 개설에 필요한 요건(서울의 경우 3개월 이상 평잔 3백만원)을 대신 갖춰준 뒤 가계수표 계좌를 개설하면 수수료를 받아챙긴다.개인의 경우 70만∼80만원,개인사업자는 4백만원이 공정가격이다. 당좌수표 할인은 사채업자들 사이에서는 「부도수표」란 은어로 통용된다.무자격 중소기업주를 대신해 예금계좌를 개설,자격을 갖춰주거나 허위 사업자 등록증으로 당좌계좌를 개설토록 한 뒤 수수료를 챙긴다.5억원을 예치해 주고 당좌계좌가 개설되면 수수료로 5천만원을 받는다. 부도가 나면 기업주가 금융파산 선고를 받는 점을 악용,부도를 막아주는 대신 고율의 이자를 요구하거나 공장건물 등 담보물을 가로채기도 한다. 최근에는 「1차 부도 막아줌(당좌수표)」이라는 광고처럼 초긴급 자금을 빌려주는 사채업자까지 생겼다.이들의 할인 수법은 실명제 직후 한때 유행한 것처럼 부도직전의 어음을 만기가 다소 남은 어음으로 교환해주는 「박치기」,거액의 어음을 소액의 어음으로 바꿔주는 「쪼개기」등 다양하다. 양도성 예금증서(CD) 할인은 발행과 환매 때만 실명확인하는 점을 이용,유통단계에서 CD를 저리로 할인·매입하거나 되파는 수법으로 차익을 챙긴다.유통단계에서만 개입하기 때문에 사채업자의 신분이 전혀 노출되지 않는다.최근에는 컬러복사기를 이용한 가짜 CD까지 사채시장에서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채업자들은 대출이 필요한 기업으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전주들을 동원,사채자금을 금융기관에 예치해주는 대신 대출을 알선하기도 한다.수수료로는 은행 정기예금에 부과되는 소득세(연 21·5%)만큼 받는다.10억원짜리 어음 3개월을 예치해 줄 경우 1천2백45만원이다. 건설업체나 해외여행 비자발급에 필요한 잔액증명을 대신해 주기도 한다.「평잔·주금납입·대월」이라는 광고문안 뒤에는 잔액증명 사채업자가 숨어있다.잔액증명을 해주는 척 하면서 기존의 입금액까지 빼가는 사기단도 있다. 지금까지 열거한 할인업은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사채업자의 수법일 뿐 시장이나 상가 등을 상대로 한 새로운 사채업이 계속 생기고 있다.경제상황의 변화에 따라 골프회원권·주식 등 할인대상도 다양해진다. ▷사채업자의 배후조직◁ 사채업자의 배후에는 전주가 숨어있다.막대한 돈을 주무르는 전주들은 공직자,금융기관 임직원,장성 등 고위 권력층 출신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문제가 생길 때 빠져나갈 연줄도 있는 실력자들이다. 사채업자들은 연체된 이자나 대출금을 받아내기 위해 해결사를 동원한다.「어깨」로 통하는 이들 폭력조직은 사채시장과 떨어질 수 없는 관계이다. 금융인들은 아직까지 제도 금융권의 이용이 제한된 점을 감안하면 사채가 필요악이라는 측면도 있으나,사채의 역기능이 갈수록 커지기 때문에 일본처럼 사채업을 「대금업」으로 양성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사채업자/금융기관/중소기업/먹고 먹히는 「돈의 사슬」/금융사고 부르는 3자관계/사채업자/거액예금 대가로 고율이자 요구/금융기관/자금난 기업 찾아 고리급전 대출/기업체/이자부담 허덕이다 부도사태로 대형 금융사고와 기업의 부도 배후에는 반드시 사채업자가 따라다닌다.기업과 사채,금융기관은 악어와 악어새와 같은 먹이 사슬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82년의 이철희·장영자 부부 어음사건,83년 8월 상업은행 김동겸 대리의 명성그룹 불법 대출사건,83년 9월 조흥은행의 영동개발 부정 지급보증사건에서 작년 10월 제 2의 장영자사건,작년 말과 올 여름의 수협 지방점포의 불법대출 사건 등 대형 금융사건의 드러나지 않은 주범은모두 사채업자이다.크고 작은 기업의 부도사태에도 사채업자는 어김없이 등장한다. 지난 해부터 검찰의 집중적인 수사를 받는 카드 불법대출 사건도 돈이 궁한 직장인이나 영세 사업자를 대상으로 벌이는 사채업자들의 사기행각임이 드러났다. 사채업자들이 경제사건의 핵심을 차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금융기관의 지난친 외형경쟁 때문에 영업장들은 예금을 끌어들이는 데 혈안이 된다.큰 돈만 끌어오면 출세가 보장되기 때문이다.따라서 유능한 영업장이라면 수십억원 단위의 거액을 동원할 수 있는 사채업자 3∼4명 정도는 거느려야 한다. 사채업자들은 금융기관의 이같은 약점을 파고든다.여러 전주들의 자금을 동원,예치해주고 금융기관의 정규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요구한다.3∼4%포인트 정도 높은 게 보통이다.이들의 예금으로 수신고를 높인 영업장은 수익률을 보장해 주기 위해 자금난에 시달리는 기업에 접근한다. 대출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실제로는 사채업자들이 자금조성의 대가로 요구하는 3∼4%포인트를 대출금리에 더얹는다. 돈을 못 구해 부도위기에 몰린 기업으로서는 돈을 마련하고,사채업자는 고율의 수익을 보장받고,영업장은 수신고를 높이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래가 성립되는 셈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부도위기에 몰린 기업이 고율의 이자 부담까지 지면서 제대로 돌아갈 리가 없다.기업이 휘청거리면 영업장은 사채업자와 기업을 연결해주는 과정에서 받는 「커미션」이라는 약점 때문에 대출규모를 더 늘릴 수 밖에 없다. 밑빠진 독에 물을 쏟아부은 결과 전주로부터 자금을 조성한 사채업자와 금융기관이 함께 몰락하거나(이철희·장영자사건) 금융기관이 두 손을 드는(92년의 상업은행 명동지점장 자살사건·93년의 신탁은행 동래지점장 자살사건 등) 결과를 초래한다.명성·영동개발 사건처럼 기업과 금융기관이 함께 초토화되기도 한다. 사채업자가 금융기관에 자금을 조성해 주는 대가로 정상적으로는 대출이 불가능한 기업에 대출을 요구하기도 한다.당연히 사채업자와 기업간에는 고율의 수수료 약정이 맺어져 있다.어느 순간 사채업자들이 일제히예금을 빼가면 금융기관은 껍데기 뿐인 기업의 어음만 떠안은 꼴이 된다. 사건이 표면화되면 사채업자들은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하나,그동안 챙긴 고율의 수수료와 기업이 발행한 어음을 돌리는 과정에서 본전은 모두 뽑았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심심찮게 터지는 고위층 사칭 사기단 사건처럼 전직 사채업자들이 주축이 돼 기업의 자금난과 특혜심리를 이용,「맨 입」으로 기업을 거덜내는 경우도 있다.
  • 한·중 선린우호 증진 계기로/이붕총리 방한의 의미

    ◎외교부장 수행 이례적… 「북핵」 논의/원자력협정 추진… 중국에 「원진」시장 진출 가능 이붕중국총리의 첫 방한에 대해 정부는 두나라간의 선린우호 관계를 발전시킬 특별한 계기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중국과 북한이 제2의 밀월시대를 열고있는 상황이어서 그의 방한에 대한 정부의 기대가 더욱 커졌다.「이총리 방한의 중요성」이란 별도의 자료를 낼 정도다. 중국의 총리는 외국여행시 정상외교를 수행한다.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선출되는 자리이고 당서열이 2위이긴 하지만 실권을 행사하는 행정부 수반이다.서열 1위인 국가주석과의 관계도 상하관계라기 보다는 다른 업무영역에서 협의·협력하는 관계로 알려져 있다.대통령제에서의 총리와는 격이 다르다.김영삼대통령과의 회담도 정상회담이 된다. 그의 방한은 때문에 중국이 남북한에대해 최소한 등거리외교를 할 것임을 확인해주는 상징성을 갖는다.특히 내년으로 예정된 강택민국가주석의 방한까지 고려하면 한­중관계는 이제 무르익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그의 이번 방한에서는 드물게도 전기침부총리겸외교부장이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여기에 30여명의 경제인들이 수행한다.동북아정세에 대한 논의와 경제협력이란 두개 의제 모두를 심도있게 우리정부와 논의하겠다는 시사이다. 이는 경제교류와 협력이란 제한된 관계에서 출발했던 한­중관계가 포괄적동반자관계로 격상되고 있음을 의미한다.이러한 관계의 격상에 대해 정부는 『동북아시아에서의 안보상의 불확실성을 감소시키고 화해·교류·협력 분위기를 확산시키게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특히 김일성 사후 중국의 최고지도자들이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한다는 점은 북한의 대남정책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총리의 방한기간중 양국정부는 어떤 형태로든 지역의 최대현안인 북한핵문제의 해결을 위한 접점을 모색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어떤 선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이나 최소한 한반도비핵화의 이행을 촉구하는 선은 될 것으로1여겨지고 있다.제네바에서의 미국과 북한의 회담을 통한 북한핵문제의 해결 합의와는 별도로,서울에서의 한­중정상의한반도비핵화 강조는 미­북 합의의 실천력을 높이게 될 것임에 틀림없다. 이총리의 방한을 통해 한­중 두나라는 경제협력관계의 구조 고도화를 추진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두나라는 우선 항공협정을 공식체결한다.또 원자력협정의 체결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원자력협정은 사실상 우방관계에서만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중국이 경제협력과 관련해 한국에 거는 기대치를 가늠하게 해준다.원자력협정이 체결된다면 중국의 원자력발전시장에 국내기업의 진출이 가능해지고 북한 경수로 지원에 중국의 참여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영삼대통령은 통일된 한국을 전제로 한국과 중국,일본의 상호협력을 통해 이 지역을 세계경제의 중심지화 한다는 외교철학을 갖고 있다.그 중심지에서 통일한국은 통일이 갖는 역동성과 우의로 새로운 신문명을 창조하게 되고 이를 통해 한반도를 세계문화의 중심지를 만든다는게 김대통령의 한반도구상이다.이총리의 방한은 그 구상을 한단계 진전시키는 계기가 될것이다. ◎이붕 어떤 사람인가/사천성 출신 66세… 주은래의 양아들/88년부터 총리로 재임… 세차례 방북 중국 개혁개방의 완급을 조정하는 중국행정부의 최고 수반이자 중국 최고핵심인물의 한 사람. 중국의 국무원총리가 여타 국가의 총리와는 달리 국정전반을 장악하는 실권총리의 특별한 지위를 누리고 있는 것은 의회에 해당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5년임기로 선출돼 임기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중국총리의 이같은 지위에 따라 우리나라는 의전 관례상 A급총리로 분류하고 있으며 이번에 이총리를 국빈으로 대우키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 66세로 사천성 성도출신의 이총리는 88년 국무원총리에 처음 선출된뒤 93년 3월 전인대에서 5년 임기의 총리로 연임됐다.총리로 재선직후 한동안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아 와병설·실각설이 나돌기도 했던 그는 경제 및 주변국과의 관계안정에 큰 비중을 둔 정책을 펴왔다. 이총리는 연안 자연과학원과 장가구공업전문학교를 나온뒤 모스크바 동력학원에서 유학했으며 귀국후 발전소 소장과 북경시 전력국장,국무원 전력공업부장,국무원 부총리등을 역임했다. 혁명열사 조세염의 외조카이자 주은래의 양아들이라는 연줄에 힘입어 80대 중반 소위 「혁명제3세대」의 떠오르는 별로 불리며 총리까지 올랐다. 이총리는 80년 4월 전력우호방문단장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 이래 85년 10월에는 국무원 부총리 및 당정대표단장 자격으로,91년 5월에는 총리자격으로 방문하는등 세차례의 방북경력을 갖고 있다. 하얀 얼굴에 안경을 쓴 이총리는 조자양의 개혁정책이 인플레를 야기하고 사회적 불안정을 조장한다고 비난하며 조와의 권력투쟁에서 승리했다.
  • 전력조회 의무화라니…/우득정 경제부기자(오늘의 눈)

    은행·증권·보험 감독원 등 금융감독 당국은 최근 사고 예방책으로 금융기관이 임원 등 경력사원을 채용할 때 전 직장의 경력을 반드시 조회토록 했다.또 경력조회를 의뢰받은 금융기관은 금융사고나 징계 등 전력을 의무적으로 통보토록 했다. 한번 금융사고를 저지른 사람은 금융계에서 영원히 추방하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된다.또 이 정도의 고단위 처방이라면 고질화된 금융사고를 막는 데 충분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여러 금융기관으로 자리를 옮겨가며 물의를 빚었던 X·Y은행장이나,이철희·장영자 사건으로 파면되고도 당당히 지방 금융기관의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끝내 사고를 저지르고 복역했던 Z씨 등을 생각하면 때늦었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목적이 이처럼 정당함에도 그 수단에는 다소 문제가 있는 것 같다.명문 규정없이 감독당국의 지시라는 형태로 사실상 취업을 제한하는 전력통보 의무제가 자칫 헌법에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나 사생활 보호조항과 상충 될 가능성이 크다. 감독당국은 앞으로 검사 때 전력의 통보여부만 확인하지,통보된 내용이 인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챙기지 못하도록 하면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인사권자의 권한에 간여하지 않기 때문에 금융기관 직원들의 우려처럼 「블랙리스트」로는 작용하지 않으리라고 단언한다. 하지만 감독기관이 전력통보 여부를 확인하는 선에서 점검을 끝내리라고 믿는 사람은 별로 많은 것 같지 않다.또 현재 감독기관의 내규로 금융기관이 직원을 채용할 때 위탁자산 관리자로서의 적합성 여부를 철저히 점검토록 지도하고 있으며,각 금융기관도 이를 철저히 지키고 있다. 그럼에도 X·Y·Z씨와 같은 엉뚱한 인사가 이뤄진 것은 「힘」만 동원하면 규정 정도는 가볍게 뛰어넘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연줄이 우선하는 잘못된 풍토가 사고를 부채질한 셈이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모든 인사가 금융기관의 자율에 맡겨진다면 사고뭉치가 이리저리 옮겨가며 물을 흐리는 일은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는 얘기이다. 이번 조치는 신을 신은 채 가려운 데를 긁는다는 「격화소양」식의 처방이라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다.
  • 재벌가 사돈맺기 “거미줄 혼맥”

    ◎대우 김 회장 차남·금호 박 부회장 장녀 결혼 계기로 알아보면/대우·금호·미원·해태 4재벌 “겹사돈”/럭금,삼성·현대 등 9개 타그룹과 인연/코오롱 이 회장가는 정·재계에 두루 걸쳐 재력가와 권세가가 사돈을 맺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가문의 안녕과 번영을 우선으로 치는 재벌가는 「인륜지대사」인 혼사도 경영 전략의 하나로 보는 경향이 있다.힘 있는 사돈이 있으면 알게 모르게 방패막이가 되기 때문이다. 정경유착으로 얼룩진 3∼6공에서는 정략적으로 비치는 사돈 맺기가 유행이었다.때문에 한 다리 건너면 모든 재벌들이 사돈으로 맺어질 정도로 얽혔다.그러나 이 관계는 장삿속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예기치 못한 외풍을 막는 안전장치로 삼을 따름이다. 본인의 의사보다 가문의 번영을 고려한 측면이 많지만 자식들이 먼저 사귄 뒤 가문의 승낙을 받는 경우가 없는 것도 아니다.물론 재벌이라는 배경이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부정할 수 없다.재벌가의 사돈 맺기가 일반 서민과의 통혼을 이단시하는 현대판 귀족처럼 변질됐다고 보는사람도 있다. 9일 대우와 금호그룹이 사돈이 됐다.김우중회장의 차남 선협군(25)과 박정구금호그룹부회장(박성용 회장의 동생)의 장녀 은형양(24)이 결혼식을 올렸다.개인적으로 사귀다 양가의 허락을 받았다고 한다. 금호는 박성용회장의 여동생인 현주씨가 임창욱미원그룹회장에게 출가,미원을 매제 그룹으로 맞았으며 박정구부회장은 해태그룹과 사돈지간인 김익기 전국회의원을 장인으로 삼아,해태와도 연줄이 닿은 상태이다. 박회장의 둘째 동생인 삼구씨는 재무장관 및 한은총재를 지낸 이정환씨의 사위이며 대우 김회장의 장녀 선정씨는 김준성전총리의 3남 상범씨에게 출가했다.이날 양가의 혼사로 대우·금호·미원·해태 등 4개 재벌과 정·재계의 관계자들이 혼맥으로 얽히게 된 셈이다. 혼맥이 가장 다채로운 재벌은 럭키금성그룹이다.창업주 고 구인회회장과 통혼한 그룹은 삼성·현대·효성·대림산업·두산·한진·한일합섬·대한펄프·벽산 등 즐비하다. 2남인 자승씨(작고)는 홍재선 전전경련회장의 딸 승해씨와 결혼,재계 혼맥의 스타트를 끊었다.3남 자학씨는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차녀 숙희씨를 부인으로 맞아,재계의 두 거인이 밀월을 즐기는 듯 했으나 지난 68년 금성의 독무대인 전자부문에 삼성이 뛰어들면서 이들 부부의 처지는 오히려 미운 오리새끼가 됐다. 코오롱그룹의 혼맥도 뒤지지 않는다.창업주인 고 이원만회장가의 혼맥은 정·재계에 걸쳐 있다.장손녀인 경숙씨를 국회의장을 지낸 고 이효상씨의 3남에게 출가시켰으며 차손녀 상희씨는 한국파이롯트에 시집보냈다.차남 동보씨는 당시 실력자인 김종필씨의 장녀 예이씨에게 장가를 보냈으나 나중에 파경을 맞았다.고려해운·삼립식품 등과도 사돈 관계이다. 반면 삼성그룹은 차녀 숙희씨를 럭키금성에 시집보낸 것과 3남 건희씨를 고 홍진기내무장관의 장녀 나희씨에게 장가보낸 것 말고는 특별한 혼맥이 없다. 이를 모두 정략결혼이라 하기는 어렵다.그러나 끼리끼리만 혼사를 맺는 새로운 상류층인 「혼반」으로 자리잡는 것 또한 사실이다.
  • 「고위층사칭 사기」 다시 판친다

    ◎청와대 들먹이며 “토지 불하” “대출 특혜”…/올들어 17건 발생… 작년의 갑절/“땅 형질 변경” 미끼 40억 사취도/손쉽게 큰돈 벌려는 피해자에도 문제 문민정부 들어서도 청와대고위층을 사칭하거나 이를 빙지한 사기사건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이는 고위층과 연줄을 맺고 일확천금을 노리는 풍조가 여전함을 반영하고 있다. 7일 검찰에 따르면 청와대고위층과 정보기관 등을 사칭한 사기사건은 문민정부 출범이후 강력한 사정활동으로 자취를 감춘 듯했으나 사정수사가 일단락된 지난해말을 기점으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사기범들은 실명화되지 않은 예금을 정치자금화한다,정부토지를 헐값에 불하토록 해준다,엄청난 특혜를 줄 테니 커미션을 내라는 등의 감언이설로 선량한 시민들을 꾀어 금품을 뜯고 있다.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들과 약점이 있는 사람뿐 아니라 자금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인들까지 이들의 속임수에 걸려 기업을 날리는 사례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 8월 현재 검찰에 적발된 청와대사칭사기사건(구속사건기준)은 모두 16건으로 새 정부 출범후 지난해말까지의 8건에 비해 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같은 사건이 문민정부 들어서도 끊이지 않는 것은 청와대·정보기관·정부고위층과 연결되면 특혜를 얻을 수 있다는 과거 권위주의시대의 어리석은 사고방식이 일부계층에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노력없이 큰 소득을 기대하는 피해자들에게도 문제의 소지가 많다』고 말했다. 서울지검 특수2부(곽영철부장검사)는 7일 청와대 관계자에게 청탁해 토지형질을 변경시켜주겠다고 속여 건설업자로부터 교제비조로 40억원을 받아 가로챈 김정대씨(37·무역업·서울 양천구 목동)를 사기혐의로 구속했다. 김씨는 91년8월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된 P건설대표 이모씨에게 접근,『청와대 민정비서관을 통해 녹지지역인 부산시 북구 학장동일대와 경북 구미시 사곡동 소재 임야 등 16만여평을 택지로 변경시켜주겠다』고 속인 뒤 92년4월까지 3차례에 걸쳐 40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이과정에서 92년1월 청와대민정비서관이 회장으로 있는 우익사회봉사단체인 「녹색회」의 부회장이라고 과시하면서 『비서관을 통해 임야 16만여평을 택지로 변경해주겠다』고 속인 주광순씨(54·구속중·부천시 소사동)에게 다시 12억5천만원을 뜯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달 31일 검찰에 구속된 이청씨(66)는 5공시절 몰수한 땅을 청와대고위층을 통해 불하받게 해주겠다고 속여 중매인과 매수인으로부터 수십억원을 가로챘다가 덜미를 잡혔다. 이씨는 『5공때 어린이심장재단 총무로 일했다』며 마치 청와대고위층과 친분이 있는 것처럼 속이는 수법으로 사기행각을 벌였다. 또 지난달 5일 청와대 기업활성화자금을 대출받게 해주겠다고 중소기업체를 속여 어음할인명목으로 14억원을 가로챘다가 경찰에 구속된 황인하씨(34)는 자금사정이 어려운 중소기업을 골라 사기행각을 벌였다. 황씨는 지난 5월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던 모제지회사사장에게 접근,『청와대가 금융실명제이후 가·차명예금 20조원을 기업에 대출해주고 대출금의 8%를 정치자금으로 거둬 대선때 진 1조원의 빚을갚았다』며 『청와대고위층을 통해 이중 1천억원을 대출받게 해주겠다』고 유인했다. 지난달 15일에는 슬롯머신사건과 관련,탈세등 혐의로 수배된 파라다이스투자개발회장 전락원씨의 아들에게 접근,『청와대 간부에게 청탁해 아버지를 수배해제시켜 주겠다』고 속여 7억원을 받은 윤영숙(47·여)가 쇠고랑을 찼다. 이밖에 청와대에 있는 친척에게 부탁,자녀를 대학 예능계에 특례입학시켜주겠다며 돈을 가로채는 등 각양각색의 사기수법도 등장하고 있다.
  • 구소 한인의 수난/이호철(일요일 아침에)

    구소련 해체와함께 불어닥친 민족주의의 회오리에 휘말려 현지의 우리 동포들이 또다시 수난을 겪고 있다고 한다.전체 고려인의 75% 정도인 35만여명이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크와 카자흐에 밀집되어 살고 있는데,각 공화국이 소련방에서 벗어나 독립하면서 고려인들은 어느 나라에서도 괄시를 받는 소수계로 전락,집단농장이나 교단에서 줄줄이 쫓겨나고 있다는 것이다.특히 이 지역은 전통적인 회교권이어서 「이제 우리 나라는 독립국가이니 카자흐어로 강의하라.그렇지 못하면 강단에서 내려오라」는 지시를 내리고 이런 식으로 쫓겨난 교수도 한두명이 아니라고 한다.그리하여 그들은 오갈 데없이 옛날의 고토인 연해주 쪽으로 몰리며 떠돌이신세가 되고 있고 동족끼리 모여사는 신한촌 건설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지난번 김영삼대통령의 러시아방문 때도 현지의 고려인 동포들은 새로운 정착지에 관해 어떤 형태로든 건설적인 소식이 나오길 기다렸었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이들 태반은 지난날 어떤 형태로든 항일독립투쟁에 가담했던 선열의 후예들이거나 일제 식민치하를 거부하고 유랑을 했던 지사들의 후예들이다.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홍범도장군도 여직 그곳에 묻혀 있거니와 1937년 어느날,스탈린의 명령 한마디에 그곳 연해주 쪽의 동포들은 한사람 예외없이 쓰고 살던 집과 세간살이 일체를 그냥 고스란히 둔채 남녀노소 전원이 밀봉화차에 실려 몇날 며칠 대소변도 제대로 가리지 못한채 낯선 중앙아시아의 황무지에 내팽개쳐졌던 것이다.그때 스탈린일당은 연해주의 동포들을 몽땅 일본첩자로 보았던 것이다.그리하여 그들은 얼어죽고 굶어죽고,그러나 우리 민족 특유의 끈질긴 생명력으로 새 삶의 터전을 잡고 고려인의 기상을 떨치었다.특히 농사일에 들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지금까지 주위의 이민족과 잘 융화하고 근면한 민족이라는 호평을 받아왔다. 그런데 별안간에 이들은 오갈데 없는 신세로 떨어져 그 옛날의 고토인 연해주 쪽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그런데 연해주의 하바로프스크시와 주변지역 한인사회도 중앙아시아출신,사할린출신,북한출신 등으로 분열되어 있어 새로 떠돌이신세로 쫓겨오는 중앙아시아의 동포들은 온전하게 기댈 곳이 없다는 것이다. 이들의 딱한 처지를 도와줄 길이 없을까. 현지 고려인들은 러시아정부로부터 1937년의 강제이주에 대한 사과도 받아냈다고 하며,러시아정부는 현지의 떠돌이신세가 된 고려인들의 정착을 위해 25㏊의 부지도 제공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고 한다.다만 돈이 없는 러시아정부로서는 더 이상의 경제적인 지원에는 난색을 드러내고 있다. 우즈베크에서 경리담당 공무원이었던 한 중년여자는 두 자녀를 둔채 혼자 연해주쪽으로 쫓겨와 보따리장사를 하면서 언제쯤에나 가족들을 데려올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다음과 같이 푸념을 하더라는 것이다. 『자치공화국이 있는 독일민족,유대민족은 모두 그곳으로 갔지만 한인들은 갈곳이 없으니 천상 부모들이 살았던 이곳으로 올 수밖에 없다』 그나마 친척이나 연줄이 있는 사람은 하바로프스크 변두리에 단칸방이나마 얻었지만 우수리같은 소도시나 시골로 흘러들어간 사람은 어떻게 됐는지 생사 소식조차 모른다는 것이다. 자,러시아 현지의 우리 선열들의후예가 이런 처지에 놓여 있는 것에 우리는 어떤 구원의 손길을 뻗칠수가 있을까.「25㏊의 부지」! 그것이 확 눈에 들어온다.러시아정부가 지난날의 죄과도 있어 고려인의 정착을 위해 25㏊의 부지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그것을 제대로 받아낼 「기구」같은 것은 아직 없는 것 같다.LA의 한인들처럼 그곳의 한인들도 몇갈래로 찢겨져 으르렁거리고만 있는것 같다. 이참에 우리 정부도 이 문제에 적극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심지어 북한에서조차 두고 있는 해외교포문제 전담기관이 우리 정부 안에는 아직 없다는 사실. 연해주 고려인 정착촌이 마련되면 북한 벌목공문제도 훨씬 쉽게,자연스럽게 풀릴 길이 열리지 않을까. 정부기구를 늘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지만 러시아·중국·미국·일본 등의 교포문제를 다루는 「교민청」같은 것도 한번 생각해 볼 때가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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