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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부 향우회 활발… 7~8개 활동

    공무원들의 향우회나 동문회 같은 사적인 모임은 정부부처에 ‘공식적으로는’ 없다. 연줄문화의 폐해 때문에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저런 모임은 알게 모르게 공식화돼 있다. 심지어는 ‘회식 한 번 치렀더니 돈 얼마가 깨졌다더라.’는 식의 ‘세’를 과시하는 듯한 풍문도 심심찮게 나돈다. 옛 내무부의 분위기가 남아 있는 행정자치부의 경우 지방근무를 한 사람이 많은 탓도 있지만 다른 부처보다 향우회 등 지역모임이 활발한 편이다. 연말이나 연초에는 서울 평창동의 대형음식점이나 유명호텔에서 향우회를 갖는다. 향우회가 열리는 날이면 각 시·도에서도 중앙부처와 관련 있는 공무원들이 먼 길을 마다않고 올라온다. 특히 중앙에서 근무하다 지방으로 발령났다가 복귀하는 공무원들을 ‘명예향우회원’이나 ‘명예향우회장’으로 대우해 주며 챙겨준다. 업무 자체가 지방을 관리하는 것이라 향우회가 나름의 커뮤니케이션 통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유력 향우회로는 3∼4개가 꼽히는데, 이들 역시 공개적으로 거론되기를 꺼린다. 교육부도 향우회가 활발하다. 출신도별로 조직돼 전체적으로 7∼8개의 향우회가 활동 중이다.20여년의 전통을 갖고 있는 모 향우회의 경우 해당 지역 출신이면 무조건 가입되고 두달에 한번 정도 모임을 가진다. 경찰에도 향우회는 있지만 그리 크지는 않다. 일선 경찰의 경우 진입 경로가 워낙 다양하다 보니 특별히 유대감이 형성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경찰대, 간부후보생, 동국대 출신들의 간부들간 모임이 주목 대상이다. 그러나 아직 어느 쪽도 압도적인 상황이 아니어서 개인적인 친분에 따른 모임이 많은 편이다. 법원이나 검찰 같은 법조계는 학연이 더 발달해 있다. 특정 몇몇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한 학맥이 끈끈하게 이어진다. 이런 경우 대개는 소규모에 그친다. 일부 지역의 경우 향우회가 있기도 하다. 검찰의 한 간부는 출신지 향우회 간사를 맡아 법조인들의 모임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런 조직들은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고교평준화로 인해 구심점 역할을 하던 세칭 ‘명문고’가 사라져 버린데다,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 등으로 인해 대도시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홈피 있어도 소재지 없는 업체 거래때 타인명의 쓰면 의심을

    “정부 허가·등록 업체임을 강조하면서 파격적인 금융거래 조건을 내세우거나 실명이 아닌 직함을 사용하면 의심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18일 계속된 경기침체를 틈타 고리사채, 카드깡 등이 기승을 부릴 수 있다고 판단,‘금융질서 교란사범 10대 유형’을 제시하고 소비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아울러 불법 금융거래업체로부터 피해를 봤거나 불법 금융거래 사실을 알게 되면 ▲관할 경찰서 수사2계 ▲국무조정실 민생경제국민참여센터(02-737-1472∼3) ▲금감원 사금융 피해신고센터(02-3786-8655∼8) ▲금감원 신용카드불법거래감시단(02-3771-5950∼2) ▲관할 시·도청 등에 신고할 것을 권고했다. 다음은 금융질서 교란사범 10대 유형 (1)실명 대신 직함을 쓴다=업체의 홈페이지와 전화번호는 있으나 대표자, 소재지 등이 없거나 직접 만나서 상담할 것을 요구하고 거래시 실명 대신 직함을 사용하는 업체 (2)타인 명의를 사용한다=사업자등록증의 대표와 실제 대표가 다르고, 입금시 엉뚱한 사람의 계좌를 제시하거나 임대 휴대전화와 차량을 주로 이용하는 업체 (3)흔적을 남기지 않는다=계약서, 영수증 등을 남기지 않고 백지서류 등 유리한 증거만 남기거나 계좌 대신 현금거래에만 의존하는 업체 (4)이사를 자주한다=영업 지역과 대상을 수시로 바꾸는 업체 (5)공인업체임을 유난히 강조한다=정부 허가·등록 업체임을 강조하는 업체. 특히 업체명과 등록번호는 밝히지 않고 ‘등록법인’임을 주장하는 업체 (6)‘실력자’를 들먹인다=제도권 금융기관 또는 정관계 실력자와의 관련성을 은근히 내세우거나 특히 확인이 어려운 해외기관의 인증업체임을 강조하는 업체 (7)거래조건이 파격적이다=‘업계 최초’‘세계적 특허’‘파격적 저금리’ 등 합리적인 수준을 벗어난 조건을 내세우는 업체 (8)‘연줄’을 동원한다=정상적인 광고 대신 지인 등 연고주의에 의존해 영업하는 업체 (9)다단계 영업을 주로 한다=리스크와 자신의 투자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개, 다단계 등의 영업 방식에 의존하거나 ‘수수료만 받겠다.’는 업체 (10)사회 분위기에 편승한다=신용불량자 문제 등 사회적 이슈를 앞세워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업체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서울광장] 떠나고 싶은 한국/손성진 논설위원

    [서울광장] 떠나고 싶은 한국/손성진 논설위원

    지금 한국을 떠나고 싶은 사람은 손을 들라고 하면 얼마나 될까.어느 신문에서 최근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20대의 47%,30대의 42%가 한국을 떠나고 싶다고 했다.10명중 4명꼴인데 주위를 둘러봐도 수긍이 가는 조사다.하긴 신용불량자 400만명이 다 한국을 떠나고 싶다면 그것만 해도 10% 아닌가. 이민을 왜 가려느냐고 물으면 첫째가 경제불황이고 두번째가 자녀교육 문제 때문이라고 한다.비관적,비애국적으로 생각한다면 한국은 염증나는 나라다.한달에 몇백만원을 들여 과외를 시키지 않고는 좋은 대학에 보낼 수도 없는 만성적인 ‘사교육병’,어쩔 수 없는 선택인 ‘일류 대학병’,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잠을 자도 교사가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는 무너진 교실,학교에 재미를 붙이지 못하고 놀 곳도 없어 노래방이며 오락실을 전전하는 학생들-교육의 문제점만도 다 열거하기 어렵다. 대학을 졸업해도 무려 12.3%에 이르는 체감 청년실업률로 대변되는 지옥같은 취업 전쟁이 기다린다.직장인들도 하루하루 불안감에 살고 한창 일할 나이에 쫓겨나면 무능력한 ‘고령인구’ 취급을 받게 된다.아이 하나 마음 놓고 맡길 곳 없는 무책임한 안전불감증 사회.몇해 전 시랜드 화재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뒤 훈장을 반납하고 뉴질랜드로 이민간 전 필드하키 국가대표선수 김순덕씨의 마음은 오죽했겠는가.백화점이 무너져 500명씩 떼죽음을 당하고 거대한 다리가 몇번씩이나 붕괴된 일이 있는 나라 아니던가.더하여,정쟁만 일삼는 정치가 그나마 남은 나라에 대한 애정을 식게 만든다.천문학적인 돈을 빼돌린 전직 대통령은 그렇다 치고 몇억원쯤은 뇌물도 아닌 듯 비리가 만연하고 투자자의 전 재산을 주식 사기로 털어가는 현실 앞에서 한국을 떠나고 싶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여기에 연줄문화나 지역감정,무질서한 교통까지 합치면 총체적인 질병,‘한국병’이 된다.경제적인 면에서 본다면 이민을 원하는 사람들은 두 부류다.부유층의 경우 높은 세율과 투자할 의욕을 꺾는 기업 정책 등이 이유일 것이요,반대로 치솟는 집값,빈부 격차,실직과 같은 현실적인 이유로 이민을 고려하는 이들도 있다.이유는 달라도 인력과 자본이 대거 한국을 빠져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병이 무서워 다 떠난다면 누가 병을 고칠 것인가.‘한국병’은 우리가 만들었고 고치는 것도 우리 책임이다.정부와 국민이 손을 맞잡고 풀어야 할 숙제다.부자들이 돈을 투자하고 쓸 여건을 만들어 국부가 해외로 빠져 나가는 일도 막는 한편으로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양면책이 필요하다.그런저런 고통을 감내하며 이땅에 남아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도 있다.그들은 어쩌면 이민을 시도할 여건이라도 되는 사람들을 선택받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1903년 1월13일 새벽,하와이 호놀룰루항에 첫발을 디딘 102명을 필두로 한 한국인의 이민들은 억척같은 삶을 살며 세계 이민사에 징표를 남겼다.조국을 등지고 더 나은 삶을 찾아 떠난 그들은 지금도 조국을 그리워하고 있다.그들이 이 정도의 여건에서만 태어났다면 조국을 지켰을 것이다.비관적인 면만 보면 모든 게 비관적이다.국가경쟁력이 세계 36위라도 우리보다 낮은 곳도 많이 있고 끌어올릴 능력은 우리에게 충분하다.땀흘려 일하면 경제는 회복될 것이고 교육제도는 민관이 머리를 맞대고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조금씩 개선하면 된다.환경 탓,남의 탓만 하는 것은 옳지 않다.선진국에도 사교육병은 있고 마약과 폭력,왕따도 있다.당장 싫다고 떠날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해 힘을 모을 일이다.한국은 여전히 아름답고 살 만한 땅인 것이다. sonsj@seoul.co.kr
  • [사설] 코앞에 닥친 법률시장 개방 대비를

    법률시장 개방이 코앞에 닥쳐왔다.개방 협상 시한이 내년 말이므로 이르면 2006년부터는 외국 변호사들이 한국에 들어와 우리 법률 업무를 맡는 경쟁체제에 돌입하게 된다.이에 법무부는 대한변호사협회,국내 로펌 등과 함께 법률 서비스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태스크 포스를 구성했다. 외국의 로펌이 한국 시장을 잠식하면 그만큼 국부가 유출된다.법률시장을 이미 개방한 독일이나 프랑스는 영미계 로펌이 시장을 장악해 자국 로펌은 해체되는 부작용을 경험하고 있다고 한다.전문화,대형화로 경쟁력이 우위에 있는 미국이나 영국의 로펌을 당해낼 수 없었던 것이다.문제는 우리 변호사업계의 경쟁력도 크게 뒤떨어진다는 점이다.한 조사에서 변호사의 87%는 외국 로펌의 경쟁력이 우리보다 우월하다고 대답했다.외국 로펌은 저렴한 가격에 전문성이 크게 앞서며 특히 국제상거래와 기업경영 분야의 경쟁력은 월등하다. 우리 변호사 업계에서도 인수·합병이나 교통,연예,의료분야 등의 전문분야 선택과 로펌 통합으로 살길을 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긴 하다.그러나 아직도 수임료는 턱없이 높으며 봉사하고 서비스하는 변호사가 아니라 군림하는 변호사라는 인상을 줘 의뢰인들의 불신을 받고 있다.그런데도 의뢰인들이 그런 지명도 있는 변호사들을 찾는 이유는 법원,검찰과의 연줄이나 전관예우 때문이다.법률시장이 개방되면 그런 구태적인 수단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오로지 서비스와 전문성으로 승부해야 한다.지금부터라도 개방에 대비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우리 변호사들도 10대 로펌 중 9곳이 영미계로 바뀐 독일처럼 도태되고 말 것이다.
  • 말말말˙˙˙

    대북사업을 하려던 사람들이 10여년간 다 좌절됐고 일이 안되도록 하는 게 통일부의 역할이었다.시시한 안건이라도 연결된 고리를 살려놨어야 했다.-김용옥 중앙대 석좌교수가 30일 통일부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일본기업들은 엄청나게 준비하고 있는데 우리는 북한과의 연줄을 죽이기만 한다며-
  • [김선일씨 피살] 왜 이라크사업 뛰어드나

    이라크 주둔 미군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업체인 가나무역 직원 김선일씨 피살 사건을 계기로 이라크 재건사업 현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소규모 사업 한 건만 따내도 6억원 정도를 손에 쥘 수 있다고 알려질 정도로 각국 업체들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고 있지만 벌써 40명 이상 숨질 만큼 치안상황이 열악하다. ●트럭기사 연봉이 9100만원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이라크 재건사업 전체 규모는 200억∼375억달러(23조∼43조원) 정도로 추산된다.주요 사업으로는 이라크 주둔 연합군에 군수물자를 대는 일부터 원유시설 복구와 학교 건설,전력·전신 설비와 의료기관 확충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대부분의 재건사업 계약은 미국 석유 관련 기업이자 이라크 최대 군납업체 핼리버튼이 따냈고 이를 다른 소규모 업체들이 하청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110억달러의 공사를 수주한 핼리버튼은 한때 자사 최고경영자였던 딕 체니 부통령과의 연줄을 이용,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재건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계약업체와 하청업체의 직원들이 몇 명인지 공식 통계는 없다.뉴욕 타임스는 “4월 말 현재 1만 5000여명의 외국 민간인이 고용돼 있다.”고 밝혔으며,AP통신은 “핼리버튼과 그 하청업체 직원들만도 2만 6000여명”이라고 지난 17일 보도했다. 트럭 운전기사의 연봉이 우리 돈으로 9100만원에 이를 정도로 현지에서 받는 임금은 상대적으로 상당히 많다.특히 치안 불안 심화로 경호업체들이 특수를 누리면서 이라크에 진출한 용병들의 경우 하루 1000달러 이상 벌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AP통신은 재건사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사업가의 말을 빌려 “소규모 사업의 계약 한 건만 따내도 50만∼60만달러를 손에 쥘 수 있다.”고 17일 보도했다. ●GE·지멘스등 활동 중단 하지만 고수익에 비례해 위험도 커서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지금까지 최소 40명 이상이 재건사업에 참여하다 테러단체에 의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치안 문제로 이미 재건사업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미국 정부의 이라크 재건사업 고문인 레슬리 커틴은 “보안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재건사업 전체 비용이 28%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최근 보도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김선일씨 피살] 왜 이라크사업 뛰어드나

    이라크 주둔 미군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업체인 가나무역 직원 김선일씨 피살 사건을 계기로 이라크 재건사업 현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소규모 사업 한 건만 따내도 6억원 정도를 손에 쥘 수 있다고 알려질 정도로 각국 업체들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고 있지만 벌써 40명 이상 숨질 만큼 치안상황이 열악하다. ●트럭기사 연봉이 9100만원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이라크 재건사업 전체 규모는 200억∼375억달러(23조∼43조원) 정도로 추산된다.주요 사업으로는 이라크 주둔 연합군에 군수물자를 대는 일부터 원유시설 복구와 학교 건설,전력·전신 설비와 의료기관 확충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대부분의 재건사업 계약은 미국 석유 관련 기업이자 이라크 최대 군납업체 핼리버튼이 따냈고 이를 다른 소규모 업체들이 하청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110억달러의 공사를 수주한 핼리버튼은 한때 자사 최고경영자였던 딕 체니 부통령과의 연줄을 이용,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재건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계약업체와 하청업체의 직원들이 몇 명인지 공식 통계는 없다.뉴욕 타임스는 “4월 말 현재 1만 5000여명의 외국 민간인이 고용돼 있다.”고 밝혔으며,AP통신은 “핼리버튼과 그 하청업체 직원들만도 2만 6000여명”이라고 지난 17일 보도했다. 트럭 운전기사의 연봉이 우리 돈으로 9100만원에 이를 정도로 현지에서 받는 임금은 상대적으로 상당히 많다.특히 치안 불안 심화로 경호업체들이 특수를 누리면서 이라크에 진출한 용병들의 경우 하루 1000달러 이상 벌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AP통신은 재건사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사업가의 말을 빌려 “소규모 사업의 계약 한 건만 따내도 50만∼60만달러를 손에 쥘 수 있다.”고 17일 보도했다. ●GE·지멘스등 활동 중단 하지만 고수익에 비례해 위험도 커서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지금까지 최소 40명 이상이 재건사업에 참여하다 테러단체에 의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치안 문제로 이미 재건사업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미국 정부의 이라크 재건사업 고문인 레슬리 커틴은 “보안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재건사업 전체 비용이 28%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최근 보도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극단 청우·무용단 댄스시어터온 창단 10주년 공연

    공연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두 젊은 단체가 이번주 나란히 창단 10주년 기념 공연을 올린다.연출가 김광보가 대표로 있는 극단 청우의 ‘뙤약볕’(19일부터,문예진흥원예술극장 소극장)과 안무가 홍승엽이 이끄는 현대무용단 댄스시어터온의 ‘모자이크 & 사이프리카’(17·18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 김광보(41)는 지난해 ‘프루프’‘산소’‘웃어라 무덤아’에 이어 올초 ‘에쿠우스’까지 연달아 화제작을 만들어낸 스타 연출가.홍승엽(42)은 지난 2000년 프랑스 리옹 댄스비엔날레에 초청되는 등 국내외에서 두루 독창성을 인정받는 안무가다.이들에 대한 평가는 학맥과 인맥 등 각종 연줄을 무시할 수 없는 우리 공연계 풍토에서 오직 실력만으로 일궈낸 것이기에 더 값지다. ●김광보와 극단 청우 고교 졸업 후 고향인 부산에서 조명디자이너로 연극판에 발을 디딘 김광보는 94년 서울에 올라와 극단 청우를 만들었다.작가 박상륭 원작의 ‘뙤약볕’은 98년 ‘연극을 계속 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서 절박한 심정으로 올린 작품.극단 미추 손진책 대표의 배려로 미추 단원들과 작업한 이 연극으로 그는 백상예술대상 신인연출상,올해의 연극베스트 신인연출상 등을 받으며 단번에 주목받는 차세대 연출가로 떠올랐다. 창단 10주년 기념공연으로 ‘뙤약볕’을 다시 꺼내든 것은 언젠가부터 ‘흥행연출가’라는 꼬리표가 붙으면서 나태해진 스스로를 채찍질하려는 의미가 크다.그는 “6년전 공연 비디오를 보고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부끄러웠다.”고 고백했다.음악과 조명,세트 등 연기외적인 요소에 너무 힘을 줘 정작 배우들이 보이지 않더라는 것.한동안 ‘채우는 무대’에 열중했던 그의 연출 스타일은 이제 ‘비우는 무대’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이번에 공연할 ‘뙤약볕’은 그래서 초연 때와는 달리 오로지 배우만이 드러나는 연극으로 재탄생하는 중이다.소극장 전체를 타원형 경사 무대와 객석으로 만들어 배우의 움직임이 어느 시선에서도 사라지지 않도록 하고,음향효과 이외의 음악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배우들은 빈 무대에서 조명의 도움만으로 모든 것을 표현해내야 한다. 지난해 ‘웃어라 무덤아’에서 그는 어느 정도 가능성을 엿봤다고 했다.이런 이유로 그는 이번 ‘뙤약볕’이 청우의 지난 10년을 결산하는 무대가 아니라 앞으로 10년의 비전을 보여주는 공연이라고 강조했다.“외부 연출작업은 흥행 때문에 어느 정도 대중의 취향에 맞출 수밖에 없다.하지만 청우를 통해서는 연극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펼쳐보이고 싶다.”7월11일까지 (02)764-7064. ●홍승엽과 댄스시어터온 홍승엽은 국내 현대무용의 척박한 토양에 물을 주고,씨를 뿌려 열매를 거둔 몇 안되는 안무가이다.94년 ‘김노인의 꿈’으로 창단 공연을 치른 댄스시어터온은 10년 만에 누구도 넘보지 못할 프로 무용단의 위치에 올랐다. 홍승엽은 무용을 전공하지 않았다.경희대 섬유공학과에 다니다 뒤늦게 현대무용에 입문해 2년 만에 동아무용콩쿠르에서 대상을 타는 등 두각을 나타냈고,유니버설발레단에서 발레 경력을 쌓았다.댄스시어터온은 예술성과 대중성을 조화시켜 비인기종목인 무용을 문화상품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만든 전문 직업무용단이다.홍승엽과 15명의 단원들은 공연이 있든 없든,매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연습을 한다.공연 때만 잠깐 연습하는 다른 무용단과는 출발부터 차이가 난다.막상 차려놓고 3년을 버티자 주변에서 다들 기적이라고 했단다.공연 수익이 빤한 현실에서 무용단 운영은 후원자들이 내는 지원금과 단원들이 외부에서 받는 강습료를 조금씩 보태는 방법으로 해결하고 있다.그럼에도 거의 매년 거르지 않고 신작을 발표하는 성실함과 열정은 한결같다. 창단 10주년 기념 무대에는 ‘빨간 부처’‘데자뷔’ 등 6편의 대표작을 재구성한 ‘모자이크’와 신작 ‘사이프리카’를 선보인다.‘사이버 아프리카’의 준말인 ‘사이프리카’는 잃어버린 고향을 갈구하는 현대인의 불안정한 내면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작품.김태근(음악) 엄진선(무대미술) 천세기(조명) 등 늘 그와 함께 작업하는 스태프들이 이번에도 의기투합했다.“지금이 10년 전보다 좋아졌고,앞으로 10년도 지금보다 좋아질 것이라 믿는다.”(02)2005-0114.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길섶에서] 골목길 놀이/손성진 논설위원

    흙먼지가 풀풀 나는 좁은 길에 조무래기들이 뛰쳐 나온다.“맹꽁이는 와 안 나오노.”집에 찾아가 불러낸다.끼리끼리 공기놀이,땅따먹기,술래잡기를 하는 통에 왁자지껄해진다.손은 시커메지고 이마엔 땟국물이 흐른다.그래도 그칠 줄 모르는 깔깔 웃음.어린 시절 골목길 풍경이다.고무줄놀이,말뚝박기,딱지치기,구슬놀이,새총쏘기,제기차기….놀이는 셀 수 없이 많았다. 목이 마르면 맘씨 좋은 주인아저씨가 있는 구멍가게로 달려간다.지금은 찾기도 힘든 1원짜리 동전만 내면 주는 ‘노란 단물’ 한 봉지의 달콤함.탁 트인 마당에서는 자치기를 한다.연줄 끊기 놀이도 있다.유리나 사기 조각을 가루내 아교에 섞어 연줄에 먹인다.연을 하늘에 띄우고 실을 엇대면 이내 한쪽 줄이 끊어져 연이 하늘로 솟구친다. 아파트로 뒤덮여 가는 서울에서는 골목길도 사진전에서나 볼 수 있게 됐다.신나게 뛰어 놀 공간은 점점 사라져 간다.어디나 넘어지면 피가 철철 나는 시멘트 바닥 뿐.종일 컴퓨터 게임과 씨름하는 요즘 아이들이 안쓰럽다.소꿉 친구들이 기다리던 골목길의 정겨움을 알 리 있겠는가. 손성진 논설위원 sonsj@seoul.co.kr˝
  • [시네마 천국] 허니(Honey)

    26일 개봉하는 ‘허니’(Honey)는 1980년대 ‘플래시 댄스’,90년대 ‘더티 댄싱’의 계보를 잇는 할리우드산 춤영화다. 제목은 극중 여주인공의 이름.뉴욕 변두리 마을의 청소년 센터에서 아이들에게 힙합을 가르치며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한 댄서의 이야기를 그렸다. 허니의 꿈은 프로 안무가가 되는 것.그러나 매니저나 특별한 연줄이 없는 탓에 오디션에서 번번이 고배만 마신다.어느날 그의 춤실력을 전해들은 유명 뮤직비디오 감독에게 발탁돼 스타로 발돋움하지만,그 기쁨도 잠시뿐.허니에게 엉뚱한 흑심을 품고 있었던 감독은 불우한 흑인아이들에게 춤으로 희망을 주려는 허니의 계획을 뒤늦게 방해하고 나선다. 허니 역의 제시카 엘바는,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인기 TV시리즈 ‘다크엔젤’에서 맥스로 나왔던 그 얼굴.시종일관 힙합리듬에 몸을 맡기는 엘바의 균형잡힌 몸매와 청순한 마스크만으로도 영화는 충분히 신선하다.춤이라면 질색인 ‘몸치’관객들은 선입견부터 버려야 할 것같다.이렇다할 드라마없이 강렬한 춤동작만으로 화면이 채워지는 댄스영화가 아니기 때문이다.‘본토 힙합’을 제대로 한번 감상하려고 작정했다면 오히려 기대치에 못 미칠런지도 모른다.의붓아버지에게 매맞고 사는 어린 흑인형제에게 희망을 심어주려고 출세의 지름길까지 포기하는 허니의 의지를 부각시키는 데 무게중심이 쏠려 있다. 춤영화에 대한 기호와 상관없이 흥겨운 힙합리듬에 젖었다가 극장을 걸어나올 즈음에는 기분이 한결 ‘업’(Up)될 것이다.온가족용 영화로도 나무랄 데 없다.대도시 뒷골목을 배경으로 삼았으면서도 폭력,마약,섹스같은 자극적인 소재를 완벽하게 걸러낸 ‘순한’ 영화다.감독은 백스트리트 보이즈,어셔,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세계적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해온 빌리 우드러프. 황수정기자 sjh@˝
  • ‘O!st’ ★들의 ‘어깨동무’

    영화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빛과 소금’같은 장치가 배경음악이다.영화의 독특한 감성을 전달하는 데 주인공만큼이나 중요한 몫을 담당하기 때문.영화음악을 재료로 한 마케팅이 최근 갈수록 다양해지는 건 그래서다. 영화음악은 영화가 개봉되기 전부터 홍보전에 투입된다.이른바 ‘뮤비’(뮤직비디오)를 통해서다.인터넷 등에서 작품 이미지를 미리 노출시키는 기능을 하는 뮤비는 개봉 초반 관객을 유인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하는 게 사실.아이디어도 각양각색이다. 새달 12일 개봉하는 코미디 ‘어깨동무’의 뮤비.대한민국 톱스타들이 총출동하다시피 했다.비·배용준·하지원·차태현·박중훈·장나라 등 얼굴을 내민 스타는 줄잡아 20여명.TV드라마 ‘천생연분’에서 연상녀·연하남 부부로 인기를 모은 황신혜·안재욱도 깜짝출연했다.주요장면들을 속도감있게 선보이는 사이사이로 이들이 다양한 포즈로 “어깨동무!”를 외친다. 홍보사인 ‘영화인’측은 “기발한 뮤비를 만드는 것도 이젠 중요한 영화 후반작업”이라면서 “팬 동원력이 큰 스타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제작진이나 주인공의 인맥이 동원되기 일쑤”라고 말했다.하루가 48시간이라도 모자랄 톱가수들은,주인공이자 그룹 NRG 멤버인 이성진의 ‘마당발 연줄’로 동원됐다.영화음악이 휴대전화 컬러링으로 각광받는 등 수익모델이 다양해지는데다,촬영해둔 필름을 활용하므로 제작비 부담이 거의 없다는 것이 뮤비의 장점. 또 영화음악은 OST쪽에서도 가수(특히 신인)와의 ‘윈-윈’상품으로 꾸준히 주목받는 추세다.지난 20일 개봉과 동시에 출시된 ‘그녀를 믿지 마세요’의 OST는 인기가수 박혜경이 주제곡을 불렀다.지난달 개봉한 ‘내사랑 싸가지’ OST도 마찬가지.여행스케치의 리더 조병석의 주도로 10대들의 우상 클릭비가 주제곡을 맡았다. 황수정기자 sjh@˝
  • 예산편성 방식 확 바꾼다

    해마다 예산편성철이 돌아오면 서울 서초동 기획예산처 복도는 층층이 타 부처 관계자들로 북적인다.한 해 살림살이의 ‘돈줄’을 쥐고 있는 예산처를 상대로 한푼이라도 예산을 더 따내기 위해서다.실무자 선에서 설득이 어려우면 장관이나 연줄있는 국회의원 등 실력자가 동원돼 ‘뒷거래’가 이뤄지기도 한다.그러나 이런 ‘밀고당기기’식,‘울면 젖주기’식의 예산편성 풍경은 올해부터 사라지게 된다. ●예산편성 180도 바뀐다 기획예산처는 24일 “올해부터 부처별 예산총액을 먼저 정한 뒤 각 부처가 사업별 재원규모 등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예산 사전배분제(톱다운·Top-Down)’를 도입,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사전배분제’는 정부의 중기재정계획에 따라 국무회의에서 부문별·부처별 지출한도를 설정한 뒤 각 부처가 자율적으로 개별 사업의 예산을 짜는 방식이다.예산편성 절차가 ‘선 총액결정,후 각론협의(위→아래)’로 진행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부처마다 사업별 예산에 대해 예산처와 일일이 협의하고 예산처의 내부검토 기준에 따라 총액이 결정되는 ‘아래→위’의 절차를 밟았다.김병일 예산처장관은 “수십년간 내려온 예산편성 관행이 획기적으로 바뀌는 것”이라고 말했다.예산처가 오랫동안 행사해 온 ‘독점적 권한’을 과감하게 포기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예산 과다요구(각 부처)→대폭 삭감(예산처)’이라는 비효율적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은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예산확보를 위해 각 부처는 무조건 ‘올려 부르는’ 것이 오랜 관행이자 불문율이었다.박인철 재정기획실장은 “그동안 부처별로 전년대비 20∼190% 수준의 예산증액을 요구하는 등 평균 30%가량 증액을 요구해 온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이러다 보니 예산처와 부처간에 불협화음과 상호 불신이 뿌리깊을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예산처의 담당사무관 등 한두 명이 각 부처 예산의 세부항목까지 결정하다 보니 현장감과 전문성이 떨어지는 게 문제였다.지난달 3일 열린 장관워크숍에서는 타 부처 장관들이 현행 시스템을 강력히 성토하기도 했다. 이외에 ▲중기적 재정수요,거시적 재정전망 등을 감안하지 않은 단편적 예산편성 ▲투입 위주 재정운용방식의 비효율성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박인철 실장은 “복지·국가채무 등 분야에 대한 지출증가 압력이 커지고 있으나 현행 예산편성 방식으로는 이런 수요를 감안하지 못하는 등 합리적 재정운용에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내년 예산편성 절차는 예산처는 이달 말까지 각 부처로부터 제출받을 향후 4개년의 신규·계속사업 계획서와 향후 경기·재정수요 전망 등을 토대로 오는 2008년까지의 중기재정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를 근거로 4월 국무회의에서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확정하고 내년 예산의 지출한도를 결정한다.예산한도는 ▲부문별(사회간접자본·농어촌·교육·환경 등 16개 부문) ▲부처별 ▲부처내 부문별(사회간접자본 등 55개 분야) ▲회계한도별(일반회계·특별회계·기금) 등으로 나뉘어진다.각 부처는 이를 토대로 5월 말까지 세부 사업별 예산을 자율적으로 편성하게 되며,예산처는 부처별 요구예산안을 종합한 뒤 국무회의 토론 등을 거쳐 9월까지 정부예산안을 최종 확정하게 된다. 박 실장은 “부처별 예산한도는 특별회계와 기금까지 포함한 통합재정적 관점에서 정해지므로 각 부처가 그동안 기금 등을 이용,칸막이식으로 재원을 확보해 온 관행도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은호기자 unopark@˝
  • 서울 왕십리 곱창거리

    곱창 좋아하는 당신,곧 뉴타운이 들어서면 다시는 소문난 진짜 ‘왕십리 곱창’ 맛을 못볼지도 모른다. 서울 성동구 왕십리1동 ‘곱창거리’.좁은 골목 곳곳에 뉴타운 조성 계획을 환영하는 플래카드가 나붙어 상반기 안에는 큰 변화가 시작될 곳이다.곱창전문 음식점들이 구릉길 양쪽으로 200m 가까이 늘어서 근방을 지나면 금방 군침이 돈다.구이·볶음은 물론 얼큰한 전골은 애주가들이 소주나 막걸리를 한잔 기울이기에 더 없는 ‘유혹거리’다.오후 5시쯤 문을 열어 다음날 오전 5∼6시까지 영업한다. ●‘뭉치면 산다.’실증한 20년 역사 도심부로 첫 발을 뗄 무렵인 1980년대 초반,곱창집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해 지금은 20여곳이나 된다.국가경제 발전과 더불어 시민들의 주머니가 넉넉해진 데다 여가시간이 늘면서 이곳에 야식 열풍이 불어닥친 것이다.요즘 젊은이들은 ‘에이,그런 게 뭐 최고였겠어?’하고 고개를 갸웃할 수도 있겠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충분히 이해되는 얘기다. 80년대 당시만 해도 정부의 산업단지 조성 말고는,일반인 사이에 집적(集積)이 가져다 주는 ‘윈윈(Win-win)’의 값어치에 대한 인식이 없을 때였다.곱창집이 모여든 것은 당시 마장동 도축장과의 인연 덕분이다. 98년 도축장이 폐쇄된 이후에도 산지(産地)와의 ‘연줄’이 이어져 신선도를 유지하고 있다.좀 과장하면 ‘(소·돼지 잡은 뒤 곧장 빼낸 곱창이라)김이 모락모락 난다.’고 말할 정도다.마장동 축산시장에는 지금도 크고 작은 업소가 2000여곳 된다. ●손맛에다 푸짐한 인정이 빚어낸 별미 “그렇게 손이 커서 어떻게 장사하세요? 하긴 아줌마 마음씨를 못잊어 이렇게 멀리서 일부러 찾아왔지만….” 마포구 도화동에 사는 주부 이미례(42)씨는 말우물길 쪽 P곱창집에 들어서자마자 주인에게 이렇게 말을 건넸다.지난주 친구·가족들과 이곳에 왔는데,집에 싸가지고 갈 곱창을 주문하자 양념이 넉넉하고 어머니처럼 꼼꼼히 챙겨줘 다시 찾게 됐단다. 가게들은 세련되진 않았으나 서민들이 격식에 신경쓰지 않고 마음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대화의 마당 구실도 한다.보통 시민들이 그렇듯 업주들에게 곱창가게는 자녀들 교육을 시키는 등 남부끄럽지 않은 삶의 터전이다. 건너편 B곱창가게 주인 김모(48)씨는 “곧 대학을 졸업하는 맏이에게도 인생을 걸 일거리가 생기지 않는 이상 가게를 물려받도록 권유할 정도로 부끄럽지 않다.”고 말했다.그는 또 “밤낮이 뒤바뀐 생활 속에서도 하루 12시간 이상 일하지만 음식장사 덕분에 먹고 사는 걱정이 없어 좋은 것 같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소곱창·구이곱창·야채곱창·양곱창으로 나눠진 메뉴에는 공통점이 없다고 얘기한다.저마다 소중하게 간직해온 노하우가 다르기 때문이다. 양파·대파,감자에 팽이버섯까지 곁들여지는 소곱창 요리는 맑은 국물이 어울리는 독특한 양념으로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노릇노릇 구워진 곱창에 고추장 양념을 버무린 구이곱창은 새콤달콤한 맛과 고소한 맛을 한꺼번에 낸다.다양한 야채와 독특한 양념이 어우러진 야채곱창은 여성과 아이들에게 인기다.석쇠에 3차례나 구워내 특유의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1인분에 7000∼1만 2000원. ●일본인 손님도 “한국 곱창 넘버원” 일본인으로 국내에 들어와 우리 가요를 불러 한때 언더그라운드에서 인기를 모은 록 그룹도 이곳과의 인연 때문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졌다.최근엔 잠시 멤버끼리 흩어져 간간이 지하철 역사 등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4인조 그룹 ‘곱창전골’이 그 주인공. 이들은 95년 한국만이 갖고 있는 음식을 맛보자며 황학동에 갔다가 인근 왕십리 곱창전골 맛에 취했다.한국의 록 그룹 ‘산울림’과 신중현에 반해 한국에서 활동하기로 뜻을 모으고 곱창전골이라는 별난 이름까지 붙였다. 이들 외에도 일본인 단골은 심심찮게 찾아온다.이 때문에 성업 중인 곱창집 가운데는 우리나라 청사초롱처럼 생긴 일본식 등불에다 일본어 광고문을 내건 곳도 더러 눈에 띈다. 송한수기자 onekor@˝
  • [씨줄날줄] 물갈이

    지난 2월 노무현 정부가 출범하기 직전 거취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부 산하단체 고위 임원은 곁에 놓인 물잔을 들고 3분의2가량을 쏟아부었다.한정된 물컵에 새로운 물이 들어오려면 기왕에 있던 물은 상당량이 버려져야 한다는 뜻으로 표현한 것이다.그는 새 정부의 인선 기준이 발표되기 직전 자진 사퇴했다.얼마 후 ‘대폭 물갈이’란 단어가 정부 부처와 산하단체의 화두가 됐다. 장강의 뒷물이 앞물을 바다로 밀어내듯이 세월은 ‘물갈이’라는 이름으로 끊임없이 앞물의 발길을 재촉한다.머물고 싶다고 계속 머물 수 있는 것은 아니다.그래서 인생무상인 것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물갈이 몸살을 앓고 있다.5,6공 출신과 지역 정서에 의존해 다선의 행운을 누렸던 지역구 의원,옛 실력자의 연줄로 금배지를 달았던 전국구 의원들이 주 타깃이다.좋게 표현해서 정계 은퇴이지 실은 강제 퇴출이다.당사자들로서는 하나도 귀여울 게 없는 후진들을 위해 자리를 비워달라고 하니 분통이 터질 노릇일 게다. 하지만 어쩌랴.과거 무수히 팽(烹)당한 선배 정치인들처럼 버틸수록 추해지는 것을.후진들은 물갈이의 명분으로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성경 말씀을 들먹이지만 ‘너 죽고 나 살자’는 속보이는 셈법이 담겨 있다.남에게 덧칠할수록 자신은 ‘젊은 피’인 것처럼 포장된다는 계산법이다.이 때문에 정치권의 물갈이는 항상 파워 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 정치인들은 그래도 떠날 때 ‘꽥’ 소리라도 질러보지만 직장인들의 운명은 더 허망하다.한해의 성적표가 나오는 연말이면 기업마다 승진 인사 풍년인 듯이 비친다.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3분의1에 해당하는 임원들이 보따리를 싼다.세월이 흐른 뒤에야 잘린 사실이 알려질 뿐이다.특히 올해에는 세계적인 불황 탓에 한때 잘 나가던 국내외 CEO들이 낙제 성적표만 남긴 채 무대를 떠났다. 흔히 떠나야 할 때에 맞춰 스스로 떠나는 사람에게 ‘뒷모습이 아름답다.’고 말한다.우리 정치권에서도 ‘물갈이’‘버티기’‘뒤집기’ 등 속된 표현보다는 ‘아름다운 퇴장’이라는 단어가 보다 풍성했으면 좋겠다.내가 아니더라도 연극은 계속되는것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 ‘텍사스 커넥션’ 이라크서 한몫

    미국이 반전국들에 이라크 재건사업 수주를 금지,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 등 공화당 유력자들과의 소위 ‘텍사스 커넥션’을 지닌 미 기업들이 이라크에서 이권을 챙겨 비난이 일고 있다. 특히 체니 부통령이 회장을 지낸 에너지 건설업체 핼리버튼이 50억달러 규모의 이라크 석유산업 복구사업 등을 수의계약한 뒤 휘발유 대금으로 6100만달러를 과다계상한 사실이 국방부 회계감사에서 적발돼 특혜의혹까지 일고 있다. 미 국방부 회계감사국은 11일 재건사업 수주액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핼리버튼의 자회사 켈로그,브라운 앤드 루트(KBR)에 대한 회계감사 결과 이라크 내 미군에 판매한 휘발유 대금을 6100만달러 과다청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KBR는 갤런당 1.18달러에 공급하는 다른 계약자들의 두 배인 갤런당 2.64달러에 휘발유를 공급,폭리를 취해왔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KBR는 또 이라크 내 미군부대의 식당 서비스사업에 입찰하면서 입찰가를 6700만달러 부풀렸다가 퇴짜맞은 사실도 적발됐다.뉴욕 타임스에따르면 미 국방부가 핼리버튼과 체결한 수주액은 2건에 50억달러.전체 재건사업 규모는 156억달러이다. 그동안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재건사업 입찰과정에서 공화당 유력인사들과 연줄이 있는 기업들에 수의계약 형식으로 특혜를 줬다며 비판해왔던 민주당 대선후보들은 이번 사건을 호기로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하워드 딘 후보는 “부시 대통령은 자신과 특수 이해관계에 있는 핼리버튼이 미국민들의 세금을 과도하게 청구하는 것을 용인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밖에 부시 대통령 동생 닐 부시의 동업자들이 올해 부시-체니 대선 선거 참모장부터 아버지 부시의 측근 인사 등 공화당 거물급 인사들을 대거 영입해 별도로 세운 뉴브리지 스트레티지스도 연줄을 이용해 엄청난 이권이 걸린 이라크 재건사업 및 치안·보안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라크 전기·수도·통신·학교 등 10억달러의 건설사업을 수주한 벡텔도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이 이사회 임원이며,회장이 올초 부시 대통령의 무역개선 프로그램에 대한 자문역으로 임명됐다.10위 안에드는 대규모 재건사업을 수주한 기업들 대부분이 ‘텍사스 커넥션’을 갖고 있어 이같은 비난을 면치는 어려운 상황이다. 김균미기자 kmkim@
  • [데스크 시각] 정책이 안 바뀌면 관료를 바꿔라

    한 공기업 사장은 “낙하산 사장으로 부임해서 보니 걸리는 것이 참 많더라.”라고 신세 타령을 한 적이 있다.걸핏하면 노조가 반대하고 지역 주민들의 눈치도 봐야 하기 때문이다.또 다른 공기업 사장은 윗선에 정치적 연줄을 댄 임원들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고심했다. 정부 중앙부처에서 산하기관 청장으로 나간 한 관료는 “여기저기 현장을 돌아다니니까 주위에서 충고를 합디다.”라고 토로한 적이 있다.“너무 깊이 들어가지 말라고….투서나 날고 괜히 다친다,1∼2년만 있다가 영전할 생각이나 하라고요.” 단신 투입된 낙하산 인사의 부작용은 무엇보다 기존 조직과 겉도는 ‘왕따’문제다.시달리는 기관장은 업무를 적당히 하게 되고 그래서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는 경영의 공백,정책의 공전(空轉)만 생기는 것이다. 기관장들의 조직운영 문제를 문득 떠올리게 된 것은 엊그제 발표된 부동산종합대책에서 교육대책이 포함되지 않은 것을 보고서다.서울 강남 부동산 값이 치솟은 주요 이유중 하나가 교육 여건 때문이란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에 속한다.그런데도 그동안 부동산 정책에 교육대책을 넣느니 마느니 부처간 티격태격하다 결국 “교육문제는 교육논리로 푼다.”는 어정쩡한 논리로 빠졌다. 김진표 경제부총리는 “교육인적자원부가 연내 (교육)종합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슬그머니 비켜섰다.재경부는 그동안 부동산 정책으로 서울 강북에 특목고를 설립하고 자립형 사립고의 설립 권한을 시도교육감으로 이전하는 것 등 교육 문제를 집중 거론해 왔다.그러나 교육부가 반발하자 재경부는 1주일전 “앞으로 교육 문제를 거론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그런 신사협정(?)을 경제부총리는 부동산정책 발표에서 ‘충실히’ 지킨 셈이다. 이런 경제부총리 말과 달리 연말에 신통한 교육대책은 나올 것 같지 않다.지방자치단체의 공립학교 설립,외국인학교와 신도시내의 특수목적고 설립 허용 등이 부처간 협의에서 진전되지 않았다.문제가 있을 때마다 재경부,서울시,교육부와 산하 교육감 등이 제각각 소리를 내는,한마디로 정책조정 부재의 상황에서 시간을 늦춘다고 어떤 성과가 나오겠는가. 정부 밖의 각종 이해단체들이 반대하고 나서는 것을 제외한다면 이는 부처 이기주의의 대립이거나 아니면 장관이 관료조직에서 겉돌기 때문인지 모른다.부처간의 벽이나 관료조직의 타성을 깨는 첫째 방법은 일본 관료제의 슛코(出向),즉 다른 부처간 인사교류가 있다.여러 부처 자리를 거치게 만들어 다른 입장을 이해하도록 만드는 것이다.둘째 기업인수 때처럼 최고 경영진이 ‘코드’가 맞는 참모들을 데리고 한 조직을 장악한다. 부처 벽을 깬 백미(白眉)는 1980년대 초반 5공 정권 초기 옛 재무부와 기획원의 고위 관료들간의 자리 맞바꾸기에서 찾을 수 있다.당시 경제기획원의 기획차관보였던 강경식씨가 재무부 차관으로 간 것을 비롯해,재무부 2차관보와 ‘재무부의 꽃’인 이재국장이 기획원 출신으로 채워졌다.그 자리의 재무부 관료들은 기획원으로 전출됐다.말이 인사교류이지 사실은 고 김재익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주도,경제 자유화에 반대한 보수적인 재무부를 기획원이 점령토록 한 것이다. 윤덕홍 교육부총리는 취임 일성(一聲)으로 “교육부는 장관을 바지저고리 만드는 곳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었다.교육정책에 바람을 불어넣고 기관장을 ‘바지저고리’로 만들지 않는 해법을 기업인수 등 과거 사례에서 찾으면 어떨까 싶다. 이 상 일 경제부장
  • 계룡시 두마면 시의원후보 32명/ “한표 주세요” 독특한 선거구호

    “30일은 선거일,30번을 찍어주자.” 처음 시의원을 뽑는 충남 계룡시 두마면에 32명이 출마,난립상태를 보이자 ‘톡톡’ 튀는 선거 아이디어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선거운동 백태 기호 4번은 4등까지만 당선되는 점을 이용,‘이번에는 4등까지’란 구호를 내걸고 유권자를 파고 들고 있다. 기호 19번은 ‘우리는 식구,19번’이라는 구호를 내걸었고 24번은 ‘하루는 24시간,투표는 24번’이라는 구호로 자신을 알리고 있다. ‘빵집’을 운영하는 기호 25번 후보는 모회사 요구르트 광고를 모방,‘빵굽는 시의원 후보,이오(25) 콕 찍어주세요.’라고 어필하고 마지막 번호를 부여받은 32번은 ‘끝번호는 32번’이란 구호로 유권자를 유혹하고 있다.기호 8번은 ‘팔팔하게 일할 사람,8번’,28번 후보는 ‘이팔청춘 28번입니다.’,20번은 ‘20번 찍어줘 계룡시 발전 20년 앞당기자.’며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왜 난립했나 도 산하 출장소에서 시로 승격돼 지난달 19일 출범한 계룡시는 오는 30일 시장과 7명의 시의원을 선출한다.지방자치법이 시의회의 구성요건을 최소 7명으로 규정,1동·2면밖에 안되는 계룡시에선 두마면에 4명이 배정됐다.인구 2만 1138명인 두마면의 유권자 수는 1만 4430명.마을이 38개인 점을 감안하면 마을마다 1명씩 나온 셈이다.그러다 보니 자신의 마을 표를 모두 쓸어담고 다른 동네에서 조금만 표를 얻어도 당선될 수 있다는 게 후보들의 난립을 부추겼다.유권자를 후보 수로 나누면 평균 득표 수는 451명이다.하지만 추수철인 데다 대전 등에 직장이 있는 유권자가 많아 투표율은 겨우 50%를 넘나들 것으로 보인다. 상인과 농민 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지만 빵집 사장을 비롯,부동산중개업자,변호사 사무장,미술학원 원장,정수기회사 영업부장 등 후보 직업도 다양하다.최연소 후보는 33살,최연장은 59살로 연령 또한 천차만별이다. ●유권자도 고민,선거관리도 고민 동네도 좁은 데다 보통 3∼4명의 후보들과 연줄이 걸려 있어 ‘누구를 찍어주나.’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김모(43)씨는 “친구 2명을 포함해 평소 알고 지내는 사람이 모두 8명이나 출마했다.”면서 “4명을 뽑아도 투표는한 사람밖에 못하는데 큰일났다.”고 걱정했다. 투표용지는 길이가 57.5㎝에 이르러 국내 선거사상 가장 길다.1인당 폭이 1.5㎝여서 후보칸이 48㎝,선관위의 인증란 등 기본 공간 9.5㎝를 합한 것이다. 장당 밑폭이 38㎝인 선거벽보도 시장후보 6명까지 함께 게시,14.5m에 달하고 있어 두마면 아파트 벽이란 벽은 모두 벽보로 도배돼 있다. 계룡시 선관위 관계자는 “후보당 30분내로 규정한 연설시간도 이를 그대로 적용하면 16시간에 달해 8분으로 줄였다.”고 말했다.또 4명을 뽑는 것을 4명까지 기표해도 되는 것처럼 오해할 수 있어 선거홍보물 등을 통해 “반드시 한 사람만 찍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신한지주, 내일 조흥銀 정식인수

    신한금융지주가 19일 조흥은행 인수 대금을 납부하고 공식적으로 최대 주주가 된다.이에 따라 조흥은행의 조직개편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에게 상환우선주를 발행해 조달한 현금 9000억원과 상환우선주 1조 6000억원어치를 19일 예금보험공사에 매입대금으로 지불하고 조흥은행 지분 80.08%를 넘겨 받을 예정이다. 신한지주는 대금 지불과 함께 조흥은행의 최대 주주가 됨에 따라 오는 26일 주주총회에서 선임될 조흥은행 최동수 신임 은행장과 함께 본격적인 조직 개편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유능하면서도 학연,지연 등 연줄에 얽매이지 않는 인물들을 부행장으로 임명하거나 각 부서에 전진 배치,조직 분위기를 혁신하고 합리적인 성과 평가체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신한지주는 조흥은행의 재무제표를 미국의 회계 기준에 맞추는 작업을 거의 마무리함에 따라 18일 미국 뉴욕증시에 정식 상장 신청서를 접수시키고 10월 초쯤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이경형 칼럼] ‘의원 표결기록표’ 만들자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정치권의 전열 정비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회는 외국인고용허가제법을 의원들의 자유투표로 통과시켰다.찬성 148명 중에는 민주당 86,한나라당 55,개혁국민정당 2,이부영 의원 등 무소속 5명이었다.반대(88명)에는 민주당 3,한나라당 76,자민련,민국당 등 9명이었고,기권 9명에는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한화갑 민주당 전 대표 등이 포함됐다. 이 법안의 찬성쪽은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 20만명의 합법화를 뒷받침하고,산업현장의 인력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반면 반대쪽은 외국인 근로자 인건비 상승,외국인의 집단 노사분규 가능성,내국인 실업증가 우려 이유를 내세웠다. 그동안에도 의안처리는 자유투표 형식으로 처리되어왔지만 이번처럼 소속 정당을 뛰어넘어 표결이 이뤄진 사례는 많지 않다.특히 이 법안의 처리과정에 주목하는 것은 우리 정당들의 이념적 스펙트럼이 아직 정립되지 않은 데다 내년 총선까지도 그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기 때문이다.또 정치 구조나 권력 체계 문제가 아닌 민생 법안은 통일된 당론을 따르기보다는 오히려 의원들의 다양성을 표결에 반영하는 것이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통합하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법 114조2(자유투표)는 “의원은 국민의 대표자로서 소속 정당의 의사에 기속되지 아니하고 양심에 따라 투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작년 3월 개혁 국회법의 한 조항으로 신설된 것이다.비록 훈시 규정이지만 자유투표의 명문화는 국회를 정치의 중심무대로 삼고,국회의원들이 제왕적 당총재의 통솔과 당론 거수기 역할로부터 자유로워지자는 염원이 담긴 것이다. 자유투표제(Cross Voting·교차투표제)명문화가 의원들의 자율적인 의사 표시 보장만으로 끝나서는 그 의의가 반감된다.개별 의원들의 찬·반 의사표시가 기록으로 축적되어야 하며,유권자들이 해당 의원의 의안별 찬·반 표결 기록 집계표를 들고 투표장에 나갈 수 있어야 한다. 기명 표결은 현행 국회법이 전자투표에 의한 기록표결로 가부를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법대로 시행하면 된다.문제는 각 의원들이 어떤 의안에 대해 어떤 의사를 밝혔는지가 일목요연하게 리스트로 정리하지 않으면,유권자들이 해당 의원의 입법 태도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점이다. 국회사무처는 인터넷 등을 통해 회의록을 공개하면서 의안 처리 말미에 의원들의 찬반기록을 첨부하고 있으나 이것으로는 각 의원들의 총체적인 입법 태도를 알 수 없다.따라서 의원별·의안별 찬반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표결기록 집계표를 만들고 찬·반 쟁점을 요약해 곁들이는 등의 국회의원 입법태도 보고서 등을 회기별로,1년 단위로,그리고 총선 직전엔 임기 종합판을 만들어 유권자들에게 배포하도록 해야 한다. 의원들의 입법태도기록표가 중요한 것은 이것이 우리 정치개혁의 주요한 단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이 기록표를 의원들의 정치이념과 정책 노선,소신과 일관성 등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로 삼아 투표할 때,전근대적인 선거풍토 개선에도 일조할 수 있다. 다음 달 정기국회가 열리고 이어 총선정국이 전개되면 현역 의원들은 자신의 활동을 일방적으로 선전하는 의정보고서를 선거구에 뿌리기 시작할 것이다.내년 총선에서 혈연,지연,학연의 연줄 선거와 금권 선거를 막고 공영 선거의 영역을 넓히려면 반드시 이러한 의원별 표결 태도를 종합 기록한 집계표가 선거구민에게 제공되어야 한다. 내각제 중심의 유럽 각국 의회와 달리 자유투표제가 정착된 미국 의회는 상·하의원들의 개별 의안들에 대한 찬·반 기록이 정례적으로 의회보에 게재되고 있다.16대 국회 들어 찬·반이 갈라진 입법안을 중심으로 의원별 표결기록리스트를 국회 사무처가 만들고,선거 때 중앙선관위가 이를 배포하는 데 인색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본사 이사 khlee@
  • 10%에 도전한다 / 성공률 낮은 게임사업 투자 열풍 10%에 도전한다

    “너희 회사도 게임사업 하니? 우리도 게임하는데….” 요즘 정보기술(IT) 홍보담당자들의 모임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대화 내용이다. 새로 게임사업에 뛰어드는 인터넷 벤처기업이 크게 늘고 있다.국내 게임시장이 올해만도 4조원대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오는 2005년까지 연 평균 15% 이상의 신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등 ‘짭짤한 수익시장’으로 부상하기 때문이다. ●대형 포털들,게임사업 앞다퉈 진출 최근 들어 한게임과의 합병 이후 독주하고 있는 NHN의 성장세에 자극받은 다음,야후,엠파스,프리챌,마이클럽 등의 포털업체들이 전격 게임산업 진출을 선언했다. 네오위즈는 다음 달 1일 새로운 게임사이트 ‘피망’을 열어 대형 온라인 게임을 서비스하는 등 본격적인 게임사업을 전개한다. 또한 이들과는 별개로 인터넷 주소 등록업체인 아사달,솔루션업체인 이네트와 이모션,연예산업을 하는 예당엔터테인먼트도 게임사업에 뛰어들었다.소프트웨어 업체인 나모인터렉티브의 박흥호 전 사장은 온라인게임을 개발 중이다. 시장이 이렇다 보니 3000여개에 달하는 기존 게임업체들은 집중적인 기업 인수합병(M&A)의 대상이 되고 있다. 네오위즈는 낚시게임과 온라인게임인 ‘루시아드’를 개발한 게임회사 타프시스템을 인수했다.또한 인티즌은 드림웨어,아사달은 에뮬존,이네트는 KRG소프트,예당엔터테인먼트는 ‘프린스톤테일’을 개발한 트라이글로우픽처스의 ‘사냥’에 성공했다.엠파스는 게임사 에스디엔터넷,티쓰리엔터테인먼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개발인력 몸값,천정부지 너도나도 게임산업을 하겠다는 회사가 늘면서 게임 개발인력의 몸값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전세계 10개국에 진출한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의 한 개발자는 국내 최고의 경쟁 업체로부터 1억원의 연봉을 제시받았지만 연줄때문에 새로 게임사업을 시작한 인터넷 솔루션 업체로 옮겼다.연봉은 1억원이 안되지만 스톡 옵션,성과급 등을 두둑히 약속받았다고 한다. 한두명의 개발인력이 일주일이면 간단한 캐주얼 게임을 완성할 정도로 게임사업분야는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다.하지만 올 하반기에만 300여개가 쏟아질 것으로예상되는 온라인게임이 시장에서 성공하는 비율은 10%정도에 불과해 유료화를 거쳐 돈을 벌기란 쉽지 않다. 일부 온라인게임 업체들의 주가가 치솟고,게임 포털사이트들이 50% 이상의 순익을 거두고 있지만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오상연 게임 브랜드 매니저는 “게임포털은 한게임,넷마블,세이클럽 등 3강으로 시장이 정형화돼 5위 이하의 업체들은 수익을 내기가 힘들 것”이라면서 “게임사업은 한솔,쌍용 등 대기업도 진출했다 실패한 경험이 있는 만큼 전문성이 없는 ‘묻지마 투자’로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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