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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선도 ‘어부사시사’ 무대 ‘보 길 도’

    해남 땅끝마을에서 보길도로 이어지는 뱃길.선창을 넘어 코 끝을 스치는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보길도에선 벌써 ‘봄의 반란’이라도 시작되었나? 한겨울을 나며 맵디매운 북풍에 길들여졌던 서울 나들이객의 코에,남녘 봄바람은 갓 추수한 햇벼를 찧어 지어낸 밥 맛처럼 달콤하기만 하다. 땅끝 선착장을 출발,넙도에 잠시 들른 배가 1시간 만에 도착한 곳은 보길도 청별항.보길도를 처음 찾는 사람들은 섬의 아름다움에 취하기에 앞서 고산 윤선도에 대한 부러움이 앞서기 마련이다. 출사와 유배를 거듭했던 고산에게 보길도는 ‘은둔의 섬’이었다.그러나 그는 초가삼간에서 짚신을 삼기보다는 연못과 정자를 멋스럽게 꾸며놓고 사시사철 시를 읊던 풍류객이었다. 그는 스스로 ‘은인’(隱人)라고 하면서도,숨어 있지 않고 적극적으로 풍류적 삶을 즐겼다.보길도는 한국 시조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고산의 ‘어부사시사’(魚夫四時詞)의 무대다. 고산의 체취는 보길도 구석구석에서 느낄 수 있는데,그중 대표적인 곳이 ‘세연정’(洗然亭)이다. 연못에 비친정자의 선명함만큼이나 세연정엔 벌써 봄빛이 완연하다.정자를 세우며 심었다는 동백은 앞다퉈 꽃망울을 터뜨리고,연못가에선 파란 생명들이 담수를 자양분 삼아 고개를 내밀어 방문객을 반긴다. 세연정은 주인의 풍류를 그대로 드러낸다.고산은 계류(溪流)에 보를 막아 계담(溪潭)인 세연지(洗然池)를 만들고,그 옆에 인공연못인 ‘회수담’을 조성해 물이 흘러 들게 한 다음 세연지와 회수담 사이에 정자를 세웠다.그 정자가 바로 세연정이다. 고산이 ‘수석경’(水石景)이라고 이름붙였던 일곱 바위들과 고즈넉이 자리잡은 정자,동백나무 숲이 어우러진 자연과 인공의 조화가 절묘하다. 고산은 이곳에서 어부사시사를 지어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와 춤을 추게 하며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지금의 정자는 나중에 새로 복원한 것이지만,계류를 막은 보와 물가에 쌓은 석축은 상당 부분 당시의 것이 그대로 남아 있다.정자 옆의 노송도 그 굵기와 크기로 미루어 고산이 아끼던 친구였음이 분명하다. 고산의 ‘끼’는 부용리 뒷산인 안산 중턱에 지은 한 칸 정자 ‘동천석실’(洞天石室)에서도 드러난다.솔향 그윽한 산길을 15분 쯤 오르면 바위와 소나무숲 사이로 얼굴을 내미는 게 있는데,바로 동천석실이다. 고산은 여름철이면 이곳에 올라 마을을 굽어보며 글을 읽고 시를 읊었다.재미있는 것은 그가 마을의 집 마당에서 동천석실까지 밧줄을 매 필요한 것들을 올려보내게 했다는 사실.산 위에서 색깔이 있는 수기를 들어 색깔별로 미리 정해진 물건이나 주안상 등을 줄을 통해 올리게 했다고 한다. 발길을 돌려 보길도에서 가장 높은 격자봉(格紫峯·430m)에 올랐다.고산이 섬에 처음 들어왔을 때 섬의 형국과 혈맥을 파악하기 위해 올랐다는 산이다. 아침해가 떠오를 때 산의 전면이 붉은색으로 변한다고 해 적자봉(赤紫峯)이라고 하였다고도 한다. 산엔 동백과 소사,회양목,황칠,야생란,가시나무 등 난대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기암괴석들과 어우러져 절경을 연출한다.정상에 서면 바로 앞에 점처럼 떠 있는 복생도와 임금왕(王) 자 모양의 자지리섬이 한눈에 들어온다.복생도는 풍란향(風蘭香)으로 유명하다.자지리섬은 바로 그 옆의 복생도 때문에 구슬옥(玉)이 되어 대대로 큰 인물이 나지 않는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보길도에선 꼭 여름이 아니라도 예송리 해수욕장에 한번 들러볼 만하다.길이 1㎞,폭 150m의 해변은 가무잡잡하면서도 동글동글한 자갈,이곳 주민들이 ‘깻돌’로 부르는 청와석(靑瓦石)으로 뒤덮여 있다. ‘차르르 차르르’,파도에 밀려 오르내리며 내는 소리에 누구든지 홀딱 빠져들기 마련인데,이 매혹적인 소리 때문에 ‘흑명석’(黑鳴石)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해안엔 소나무,동백나무,후박나무,잣밤나무,생달나무,광나무 등 수백년 전 섬 주민들이 방풍림으로 심은 상록수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곳 상록수림은 한여름이면 피서객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선사해 준다. 보길도 글·사진 임창용기자 sdragon@kdaily.com ★여행가이드 ●가는길 해남 땅끝 선착장이나 완도 화흥포항에서 보길도행 배를 타야 한다.1시간 정도 소요.출항시간이 자주 바뀌므로 땅끝(061-533-4269)이나 완도(061-555-1010) 선착장에 미리 확인해야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다.또 출발할 때는 멀쩡하던 날씨가 변덕을 부려 배가 묶이기 십상이므로 완도 기상대(061-552-0131)에 날씨 상황을 미리 알아보아야 낭패가 없다.배삯은 6700원.1만 5000원을 내면 승용차를 싣고 갈 수 있는데,운전자는 배삯을 따로 내지 않아도 된다. 서해안고속도로 목포나들목를 빠져나와 2번 국도와 13번 국도를 차례로 갈아타면 해남에 당도한다.해남에서 13번 국도를 타고 계속 직진하면 완도,813번 지방도로 갈아타면 땅끝마을로 갈 수 있다.섬에선 총 3대가 운영중인 버스(061-553-7077)나 택시(061-553-6353)를 이용하면 된다. ●숙박·먹거리 보길도엔 대부분의 집들이 민박을 겸한다.요즘같은 비수기엔 예약 없이도 2만원에 방을 구할 수 있다.그러나 피서철엔 예약이 필요한데,세연정 인근에서 찻집을 겸해 운영중인 ‘동천다려’(061-554-0868)가 추천할 만하다. 먹거리는 특별히 내세울 만한 게 없다.대부분의 식당이 민박과 겸하면서 음식을 내는데,5000∼7000원 정도면 생선구이와 찌개,몇 가지 반찬을 올려준다. ●가볼 만한 곳 고산의 유적과 예송리 해수욕장 이외에도 목섬과 남은사,솔섬 등이 가 볼 만하다.안산 7부 능선쯤에 자리잡은 남은사는 100여년 된 작은 암자.암자 자체보다는 그곳까지 가는 길의 갈대밭과 나무터널이 아름답다. 통리 해수욕장에 가면 하루 두차례 썰물 때마다 목섬까지 바닷길이 갈라진다.길을 따라 섬에 들어가면 부안의 채석강을 닮은 기암절벽을 감상할 수 있다.정동리 앞에 있는 솔섬은 수백년 수령의 노송 수십그루가 심어져 있는 미니섬.이곳에서 보는 일몰은 고즈넉하고 한가로운 느낌을 준다.
  • 이시하라 日총리대망론 ‘멈칫’

    |도쿄 황성기특파원|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사진·70) 도쿄 지사의 일본 총리 대망론이 말에 그칠 공산이 커졌다. 이시하라 지사는 12일 지사 선거 재출마 뜻을 간접적으로 비쳤다.이날 도의회에 출석한 그는 자민당의 대표질문에 “도쿄의 위기상황을 생각할 때 도정(都政)을 정체시킬 수 없다.”며 사실상 출마를 선언했다.지사선거 재출마는 중앙 정계 복귀→신당 창당→연정 구성 후 총리라는 ‘이시하라 대망론’의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 것을 의미한다. 그의 행보를 주목해 오던 일본 정계는 ‘이시하라 변수’를 빼고 정치지도를 새로 그리기 시작했다.중의원 해산이 맞물려 있는 올해 정가에 이시하라는 그만큼 잠재력을 지녔다는 뜻이다.그의 출마 여부를 몰라 지사선거 공천에 애먹던 여·야당도 그의 출마를 전제로 사람 고르기에 들어갔다.이시하라가 도쿄 지사에 출마하면 재선은 무난하다.정치인 인기도 조사(지지통신)에서 고이즈미 총리에 이어 늘 2위를 차지할 만큼 일본인,도쿄 주민의 지지는 폭넓다. 중의원이 해산되더라도 재선된 지얼마 되지 않아 그가 도쿄 유권자를 배반,지사직을 내던지고 중앙 정계로 달려가지는 않을 것 같다.이시하라 지사도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오랜 시간 심사숙고했다.고이즈미 총리의 국회 해산이 빨라도 지방선거(4월) 이후에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그에게 선택의 폭을 좁히게 만들었다. 한때 일각에서는 그가 해산을 기다리고,중의원 선거에 나가 돌풍을 일으켜 자민·민주당 의원과 50명 안팎의 신당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거물 나카소네 전 총리도 그를 은근히 응원하며 군불을 지폈다.그러나 이런 시나리오는 최선에 불과하다.중앙 정계에 복귀해 이시하라가 총리가 될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 정치권의 계산이다. 제3국인 망언,북한과의 전쟁불사론 등 극우적 언행으로 유명한 이시하라가 일단 총리 대망론을 접음으로써 그가 만일 총리가 돼 극단적인 외교를 펴지 않을까 걱정하던 사람들은 일단 안도하는 표정이다.그러나 꺼져가는 대망론의 불씨가 언제 되살아날지 모르는 것도 사실이어서 일본 정계는 여전히 경계의 끈을 늦추고 못하고 있다. marry01@
  • 럼즈펠드 또 獨비하 발언 “이라크戰 반대 쿠바와 똑같은 고집불통”

    독일과 프랑스를 ‘낡은 유럽’이라고 비하,물의를 빚었던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이번엔 독일을 리비아·쿠바와 함께 고집불통 국가로 취급해 독일인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럼즈펠드 장관은 6일(현지시간) 미 하원 청문회에서 이라크 공격에 대한 다른 국가들의 협력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여러 나라가 지원할 것”이라면서 “어떤 도움도 되지 않을 국가가 있는데 리비아·쿠바·독일 정도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리처드 펄 미 국방장관 보좌관도 이날 독일 경제지 한델스 블라트와의 인터뷰에서 “더이상 독일의 영향력은 없다.”면서 “현 독일 정부의 대미 정책을 볼 때 미·독 관계 복구는 가까운 시일 내에 불가능하다.”고 밝혔다.그는 또 독일 정부가 국민 전체의 의사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최근 사민당이 참패한 지방선거 결과에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독일 정부는 이에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유보한 채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반응하고 있다.요시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은 “럼즈펠드 장관의 발언이 미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지난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특별회의에서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가진 회담과도 아무 상관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일부 야당 정치인들은 “럼즈펠드 장관이 독일을 시리아·쿠바와 함께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는 고집스러운 국가로 분류한 것은 독일이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있다는 표시”라면서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를 공격하기도 했다.하지만 정치권과 언론 등 독일 내부에서는 럼즈펠드 장관의 발언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다.집권 적·녹 연정은 럼즈펠드 장관의 되풀이되는 공격적 발언은 의도적이며 독일에 견제 타격을 날리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파문이 확산되자 럼즈펠드 장관은 “독일과 이들 국가(쿠바 및 리비아) 사이에는 명백히 엄청난 차이가 있다.”며 ‘오해’라고 해명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Look! 아시아]1부 新 장보고 루트르포 (6)日개헌과 우경화

    |도쿄 황성기특파원|일본의 선택 가운데 눈여겨 볼 두 가지 포인트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이시하라 도쿄도 지사의 총리 진출,장기적으로는 헌법 개정 여부이다. ●이시하라 대망설 “고이즈미가 물러나면?”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포스트 고이즈미는 누구?”라고 물으면 일본 정계에 자천은 있어도 타천은 별로 없다.그래서 고이즈미는 장기집권을 꿈꾸고 있으나 단 한가지 ‘저항세력’의 쿠데타에는 안심 못한다.고이즈미가 끝끝내 ‘참다운 개혁’을 실행하려고 한다면 기득권을 쥐고 개혁에 반대하는 자민당 ‘저항세력’은 오는 9월 당 총재선거에서 힘의 우위를 앞세워 그를 끌어낼 심산이다. 그들의 책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고이즈미에게는 ‘해산권’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다.쿠데타가 일어나기 전 국회를 해산해 저항세력을 친다는 복안.정기국회가 끝나는 시점에서의 ‘6월 해산설’은 바로 이런 점을 근거로 한다. 이시하라는 이 시점에서 등장한다.총리에의 대망을 품은 이시하라는 뜻을 같이하는 ‘동지들’과 신당을 창당하고 돌풍을일으켜 연정을 수립한다는 시나리오이다.이 시나리오를 이시하라가 입 밖에 낸 적은 한 번도 없다.그러나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리 없듯 가능성은 없지 않다.정치인 인기조사에서 이시하라는 언제나 고이즈미 다음이다. 일본 정계에 영향력이 큰 보수 원류 나카소네 전 총리도 그를 전폭 지지한다.창당하면 40∼50명은 모일 것이라는 그럴 듯한 숫자마저 나온다.극우 성향의 이시하라가 중앙정계에 나서고 그런 그를 일본인이 선택할지 주목된다. ●개헌 당장은 아니지만 몇년 안으로 가능성이 있다.중의원·참의원 양원에서 4년째 헌법조사회를 두고 착실히 논의하고 있다.지금은 개헌 지지세력을 넓혀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개헌에 반대하는 사민,공산당은 별개로 치더라도 미야자와 전 총리,노나카 전 간사장 등 자민당 내 전쟁 경험 세대들이 사라지고 개헌에 적극적인 젊은 세대들의 정계진출이 늘어나면 일거에 개헌 분위기로 갈 수 있다. 아사히(朝日)신문이 지난해 8월 50세 이하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당신이 재직할 동안 구체적인 개헌일정이 잡힐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자민당 소속의 96%가 “그렇다.”고 대답했다.개헌 얘기만 나오면 주변국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일본의 개헌론자들이 안달을 내는 것은 9조이다.군대의 보유를 금지한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는 것이 개헌론자 주장의 골자이다. 헌법을 고쳐 자위대가 자유롭게 해외에 나가고 헌법 해석상 금지되고 있는 집단적 자위권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논리다.그들은 개헌을 우려하는 주변국에 대해 “침략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넣으면 되지 않느냐.”고 강변한다. 그러나 군대를 두지 못하도록 한 헌법의 해석을 통해 사실상 동북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인 ‘자위대’를 두고 있듯,일단 개헌에 착수하면 다시 개정된 헌법을 토대로 막강한 힘을 키워갈 것이라는 것이 주변국의 시각이자 우려이다.국회의 헌법 연구와 보고가 끝나는 2005년을 전후로 호헌 대 개헌 논쟁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marry01@kdaily.com ◆사사키 도쿄대총장 인터뷰 유례없는 고도성장 뒤 붕괴의 10년을 경험한 일본인들은 지금 0% 저성장사회에 대한 새로운 적응훈련을 하고 있는 중이다.그것은 모두가 인간적인 대우를 받고 평생직장을 보장받는 ‘주식회사 일본식 사회’에서 낙오자가 당연시되는 ‘미국식 경쟁사회’로의 새로운 적응훈련과도 같은 것이다.활력의 시대를 마감하고 저성장속에 내부로 침잠해 가는 일본의 오늘과 미래를 사사키 다케시 도쿄대 총장(사진)의 입을 통해 들어 보았다. ●붕괴의 10년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나. 어떤 의미에서 계속 붕괴해갈 것이다.70년대 초반까지의 일본은,모두가 하나의 방향으로 하나를 했던 시대였다.그것이 모두 실패해 버렸다.지금은 새로운 단계로 가는 중이다.이전처럼 모두가 똑같은 월급 받고 모두가 똑같이 행복한 그런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그것이 미국식인지는 모르겠으나 사회적인 격차가 생겨나고 승자와 패자의 차이가 커질 것이다. 그렇지만 일본 시스템 전체를 금방 바꾸지는 못해 낡은 것은 남고 새로운 것도 나오는 그런 것이 될 것이다.붕괴해 갈 것이다.그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것이 일본 정부가 아닐까 걱정이지만(웃음).엄청난 재정적자(670억엔)를 짊어지고 있어서 하는 말이다. ●일본에 맞는 새 시스템은 어떤 것인가. 미국을 제치고 논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으나 미국과 일본은 인구구성 같은 조건에서 상당히 틀리다.경영 시스템은 바꿀 곳은 바꾸어야 하겠지만 사회 전체 시스템은 보다 새로운 시도를 해도 좋다고 본다. 일본의 가장 큰 테마인 소자화(少子化·아이를 적게 낳은 경향),고령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는 일본뿐 아니라 한국,중국도 마찬가지일 것이다.지금까지 하나의 기업에 에너지를 쏟아넣고 기업이 그 에너지를 받는 시스템은 끝났다.종신고용도 마찬가지여서 회사의 수명이 개인보다 짧아지니까 의미가 없어진다.도쿄대 학생들만 해도 그런데 흥미가 없다. 인생관도 변하고 있다.자신들이 이런 생활이라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면 자기 몸을 움직여서 만들어가는 스타일로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그런 면에서 지방정부의 중요성이 보다 중요해질 것이다. 경제도 마찬가지여서 하나의 상품으로 세계를 석권하는 시대는 지났다.큰 수요는 아니더라도 착실히그 수요에 대응하는 것이 소중하다.도쿄대와 제휴해 세계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꽤 많다.건강문제 한 가지만 보더라도 여러 수요가 있으며 그것은 지금껏 도시바나 히타치가 해온 것과는 또 다른 것들이다. ●고이즈미 총리의 개혁에 진전이 없는데. 심각한 것은 개혁 프로그램들을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여러 가지 논의를 하지만 결국은 비개혁적 결론만 나온다.정부가 자신이 없어서이다.비판은 있어도 관철하겠다는 의지가 없다.예를 들면 산업재생기구를 만들었는데 그 재생기구를 재생시킬 기구가 또 필요할 정도이다.(웃음) 메이지(明治)유신 이후부터 제기되어온 국가기구의 문제에서 비롯된다.국가기구가 움직이지 않는다.검토위원회 안에 또 무슨무슨 검토위원회 등 이런 식이다.정치인들이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문제 그 자체이다. ●10년후 일본의 미래상은. 일본은 저성장 사회로 이미 들어섰다.그런 의미에서 0% 성장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훈련을 하고 있다.지금의 디플레이션은 너무나 당연하고 일본은 거기에 거품붕괴까지 겹쳐 역사상 가장 심각한 상황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모두가 느긋이 생활할 수 있도록 사회가 안정되고 노인이 늘어도 나름대로 인생을 보낼 수 있게 될 것이다.거기서 새로운 기업이 생겨나고 새로운 균형을 만들어 갈 것이다.일본인에게 달갑지 않은 시나리오이지만,개인들은 오히려 활기에 넘칠 것이다.사회시스템이 대단히 효과적으로 작동해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는 사회는 아닌 것이다.0% 성장으로도 국가를 잘 운영하는 선진국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위치는. 일본의 전후 국제정책에는 깊이가 없었다.깊이 없는 외교를 경제력이 커버해 왔을 뿐이다.10년 뒤 일본은 지금보다 꾀많고 교묘하고 지혜있는 정부이길 바란다.조금 전 말한 그런 사회가 되면 고도성장을 전제로 한 지금의 정부는 쓸모없이 되거나 기능전환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20세기초 일본은 군사력,그 다음에는 경제력으로 해 왔다.이제 머리를 쓸 때가 됐다.현명한 국가가 되는 것이 기본명제이다. ●헌법개정 논의가 많은데. 좀 바꿔도 좋다고 생각한다.하나의 연습이니까.헌법이 바뀌지 않는다든가,헌법을 바꿀 수 없는 정치가 좋은지 여부의 문제가 있다.물론 어느 조항을 어떻게 바꿀지 하는 문제가 있어서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모두들 9조 문제를 얘기하지만 나는 오히려 참의원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일본은 통치기구에 문제가 있다. ●9조 개정문제는. 헌법해석에 의한 자위대 파병 등은 이미 기정사실화되고 있다.이런 기정사실이 쌓인 가운데 헌법을 지키는 것과 개정하는 것에 어떤 차이가 있을까.그렇지만 전쟁을 하자고 헌법 개정하자고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만 해도 초등학생 때부터 이런 개헌 논의를 들어와서 좀 질렸다.9조의 경우는 기정사실이 있으니까 좀 바꾸어도 아무 것도 바뀌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일본이 우경화로 가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 분명히 예전에 비해 그렇다.그렇지만 이해해 줘야 할 것은 일본은 좌절감이 있다.좌절감은 때때로 내셔널리즘 같은 데로 이어지기 쉽다.게다가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듯한 얘기가 오면 더 그렇게 된다.그런 의미에서일본 비판을 하는 한국,중국 사람과 일본의 우파는 공동작전을 펴는 것이다.그들은 한통속이고 친구이니까.단지 좌절감이 있으니까 옛 독일의 바이마르처럼은 되지 않겠지만 좀 그런 눈(일본인의 좌절감을 이해해 주는)으로 봐주면 일본인들도 마음이 편할 것이다. ●내셔널리즘이 걱정할 수준인가. 모르겠다.어쨌든 일본의 정치가 공동화(空洞化)되어 가고 있으니까.무엇이 일어날지 예상할 수 없다.아무 것도 없으면 무엇이든 일어나니까.이시하라 도쿄도 지사의 신당 가능성도 현재로서 아주 없다고는 할 수 없고 있을 수 있는 얘기이다. ●사사키 다케시 총장 62세.2000년 4월 임기 4년의 직선제 총장직에 올랐다.전공은 정치사상사.일본 정치학회 이사장을 지냈으며 왕성한 정치평론도 전개하고 있다.고이즈미 총리의 ‘총리선거제를 생각하는 간담회’ 좌장을 지내기도 한 현실 참여론자.‘현대 미국의 보수주의’ 등 다수의 저서를 냈다.
  • 이스라엘 총선 극우 압승/샤론의 리쿠드당 37석 차지 팔레스타인 강경책 심화 예고

    아리엘 샤론 총리가 이끄는 극우 정당인 리쿠드당이 28일 실시된 이스라엘 총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모두 27개 정당이 참여한 이번 총선에서 현재 19석을 보유하고 있는 리쿠드당은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 총 120개 의석중 37석을 차지했다. 팔레스타인 문제에 있어서 리쿠드당과 대립해온 제1야당인 노동당은 19석만을 확보하는 데 그쳐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반면 중도 세속주의 정당인 시누이당은 15석을 얻어 일약 제3정당으로 부상했다. 이번 선거에서 지난 28개월간 팔레스타인과의 유혈분쟁에 지친 이스라엘 유권자들은 중동분쟁 해법에 있어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양보와 대화를 내세우는 노동당보다 강경책을 고수하는 리쿠드당을 선택했다.최대 관심이 안보임이 입증된 것이다. 이에 따라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중동평화 협상의 앞날은 더욱 어두워질 것으로 보인다.팔레스타인측은 샤론의 재임기간 동안 중동위기가 한층 심화될 것으로 우려했다.사에브 에레카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내각 장관은 이스라엘의 민주적 선택을 존중한다면서도 “제2 샤론 정권,이라크 전쟁 임박,평화협상 실종”이 향후 중동평화를 위협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재선에 성공했지만 샤론 총리의 앞날도 순탄치만은 않다.중동분쟁 장기화로 파탄난 경제를 살리는 것도 힘겨운 과제지만 최대 난제는 거국연정 구성이다.샤론 총리는 29일 연설에서 테러 위협에 맞서 국가 통합을 강조하며 모든 정당에 러브콜을 보냈다.그는 “우리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는 테러조직의 이스라엘에 대한 증오,이라크 전쟁 위협,경제 위기로 빚어진 분열 때문”이라며 “위기가 깊어지기 전에 단합과 안정을 이루는 것이 급선무”라고 역설했다. 샤론 총리는 노동당의 연정 복귀를 강력히 원하고 있다.그러나 암람 미츠나 노동당 당수는 선거 직후 리쿠드당과의 연정 구성 거부를 재확인했다.이에 샤스당 등 우파 종교정당 또는 시누이당과 제휴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하지만 시누이당은 우파 종교정당 일색의 연정에는 동참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어서 연정 구성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7년간 4번째 치러진 이번 선거는 일찌감치 리쿠드당의 승리가 예견된 데다 중동분쟁에 지친 국민들의 관심을 끌지 못해 역대 가장 낮은 69%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박상숙기자 alex@
  • 이스라엘 총선 실시/샤론총리 리쿠드당 낙승 예상

    |카이로 연합|아리엘 샤론 총리가 이끄는 극우 리쿠드당의 낙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임기 4년의 크네세트(의회) 의원 120명과 차기 총리를 결정하는 이스라엘 총선이 28일 오전 7시(한국시간 오후 2시) 전국 7700여개 투표소에서 시작됐다. 투표는 이날 밤 10시 종료되며 TV와 라디오 방송들은 개표 결과 공식 발표에 앞서 전화와 출구조사로 개표 결과를 예상 보도할 예정이다. 비례대표제에 따라 치러지는 총선에는 이스라엘 전체 660만 인구 가운데 470만명이 유권자 등록했으며,27개 정당들이 입후보했다. 이번 총선은 지난 7년새 4번째 실시되는 것으로 장기화하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이스라엘 국내 경기침체 등 불안한 정치,경제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노동당의 거국연정 이탈로 앞당겨진 총선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 위협과 3년째로 접어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으로 역내 정세 불안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치러진다. 샤론 총리의 리쿠드당은 선거 직전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노동당과 시누이,샤스당 등 야당들을 가볍게물리치고 원내 제1당 확보가 예상되지만 향후 거국연정 구성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전망했다.
  • ‘흡연금지國’부탄, 세계최초 추진

    남아시아 중부 히말라야 산맥에 접한 부탄이 세계 최초의 흡연금지국이 되기 위해 중앙 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 금연 캠페인을 강화하고 있다고 BBC방송이 19일 보도했다. 면적 4만 6500㎢에 인구가 200만명 수준인 이 소국은 전국 20개 행정구역 가운데 수도 팀푸와 주변 일부 구역만 제외하고 18개 행정구역에서 이미 담배 판매 금지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상가이 응에두프 보건장관은 BBC와의 회견에서 1640년대 티베트 출신 승려들이 현대 민족국가 형태의 부탄을 형성한 이후,당시로서는 처음으로 정부 건물에서 흡연을 금지했을 정도로 부탄의 금연역사가 깊다고 지적했다.응에두프 장관은 전국적인 금연정책 추진은 정부가 주도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지방당국의 적극적인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
  • 노무현 당선자 KBS 토론

    ◆정치개혁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18일 밤 KBS-TV 토론에서 내년 4월 총선을 전후로 한 ‘2단계 분권론’을 재확인했다. 제왕적 대통령이 아니라 권력의 분산을 통해 합리적이고 투명한 통치과정을 제시하겠다는 당선자의 의지가 표현됐다.당선 직후의 언급을 보다 구체화함으로써 현행 헌법 아래서 ‘프랑스식 이원집정부제’가 실시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노 당선자는 “내년 총선 전까지는 순수대통령제로,총선 후에는 과반 정치세력에게 총리 지명권을 주는 형식을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 당선자는 이같은 ‘책임총리제’의 전제조건을 명확히 했다.지역구도를 제도적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중대선거구제를 실시하거나,비례대표제를 대폭 도입해 어느 한 정당이 특정지역에서 70∼80% 이상 석권하지 못하는 제도를 만드는 등 정치개혁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다음은 관련 문답. ●대통령과 총리간 분권이 어느 정도 가능한가. 권력이 분권이냐 집권이냐는 것은 정당구조에 달려 있다.과거에는 대통령이 행정부를 지배하면서 국회를 지배했다.지금 분권형 대통령은 국민들이 옛날 대통령의 횡포에 놀라서 요구하는 것이다. 당·정분리를 통해 대통령이 정당을 지배하지 않으면 한번 분권이 되고,총리에게 헌법대로 권력을 주면 또 한번 분권이 된다.이렇게 2단계에 걸쳐 분권할 것이다. 지금 헌법대로 하면 프랑스식 이원집정제처럼 갈 수 있고,성공적으로 운영해보려 한다. ●야당인 한나라당이 인준하거나 추천하는 사람이 총리가 되는 것이 프랑스 식인데. 지금부터 내년 총선 전까지 1단계는 순수대통령제로 가려고 한다.2단계는 총선이 끝난 뒤,소위 과반수 정치세력이 총리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이미 공약했다.다만 전제를 하나 붙였다.지역구도를 제도적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중선거구제를 하든지 아니면 비례대표제를 대폭 도입해서,적어도 어느 지역에서 한 당이 70∼80%를 석권하지 못하는 제도를 만들어주면 지역구도가 극복되니까,그때 바로 프랑스 식으로 그렇게 하겠다. ●정치개혁의 원칙과 방향,기성정치권의 저항을 극복할 방안은. 모든 해답이 국민들에게 있다.정치개혁은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다 말할 것이다.정치개혁이 안 되면 대통령직 수행이 어렵다.첫째,정당개혁이 우선이다.정당이 투명하고 깨끗하고 민주적일 때 그 사회의 정치가 그렇게 되는 것이다.전국적 기반을 가지고 정책으로 뭉친 정당이 꼭 만들어져야 된다.둘째는 선거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나는 이번에 기업에 민폐를 아주 적게 끼쳤다.법정선거자금 안에서 선거를 치렀다.내가 이번에 큰소리치지만,답답함이 있다.국민경선할 때 경선자금 어디서 났느냐라고 질문할 때 솔직히 말 못했다.후배 경선 후보들에게 경선자금 이렇게 모았다고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정치자금제도를 제대로 만들어줘야 한다. ●정치개혁의 대상과 주체가 같다는 것이 어려움이다. 당내에서 정당개혁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정당은 국민 민심이라는 바다를 항해하는 배와 같기 때문에 물이 새는 배는 버리지 않을 수가 없다.지금 정당제도는 물이 새는 배다.살자면 물이 새는 배를 버리고 다시 헤엄을 얼마간 치더라도 새로운 배로 옮겨 타야 한다. 문소영기자 symun@kdaily.com ◆북.미및 대북관계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21일부터 24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남북장관급 회담 북측 대표들을 만날 뜻을 18일 공개적으로 밝힘에 따라 향후 노 당선자의 대북 해법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노 당선자는 북측대표단을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격식,체면 따지지 말고 만나서 솔직하고 진지하게 대화해야 (문제가)풀린다고 생각한다.”고 흔쾌히 답변했다. 물론 “북측 대표단이 만나길 원한다면”이란 단서를 붙이긴 했다.그러나 노 당선자의 이같은 언급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서서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취임 후 대북 특사 파견은 물론,남북 정상회담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강하다. 노 당선자는 최근 핵문제를 둘러싼 강경시위를 벌이고 있는 북한의 의도에 대해서도 “북한이 절박하게 안전을 보장받고 싶어하고,금방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하지만 개혁·개방을 하고 싶어한다.”고 단정짓고,북·미간 자존심을 살려가며 조금씩 신뢰하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 밝혔다. 차제에 노 당선자가북핵 문제 해법은 북·미간 직접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노 당선자는 또 대미 관계에서 작전지휘권,한·미상호방위조약,주한미군지위협정 등을 언급하며 “앞으로 5년간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할 정도로 변화시키겠다.”면서 “그러나 국론의 심각한 대립·분열이 초래되는 일이 없도록 하면서 변화를 추구하겠다.”고 약속했다.대미 정책에서도 직접적이고,솔직한 행보가 있을 것이란 관측으로 연결된다. 김수정기자 crystal@kdaily.com ***외신오보 대미관계 손상우려 “AP통신의 오보 소동으로 노무현 당선자가 당선 이후 대미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쌓아왔던 공든 탑이 무너질까 걱정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지난 18일 TV토론회에서 외신의 ‘북핵 관련 오보 소동’에 대해 이렇게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발단은 AP통신이 노 당선자의 ‘국민과의 대화’ 중에서 북핵 관련 발언을 ‘긴급뉴스’로 ‘미국 행정부의 일부 관계자들이 지난달 북한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남한의 노 당선자가 말했다.’고 타전한 것이다.그리고 미국 언론에서 그대로 보도됐다. 이에 미 백악관 지니 메이모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은 미국이 북한을 침공할 의도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히고,북한이 초래한 현 상황에 대한 평화적 해결책을 원하고 있음을 시사해 왔다.”며 AP통신 보도를 부인했다. 노 당선자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일부 미국 언론들의 보도내용이 “부정확한 인용이며,취지를 왜곡할 소지가 있다.”고 ‘오해’를 차단하고 나섰다. 이낙연(李洛淵) 당선자 대변인은 “이미 해당 언론사에 구두로 정확한 발언내용을 설명하고 정정을 요구했고, 미국 정부쪽에는 노 당선자의 자세한 발언 내용과 배경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한편 인수위의 또다른 관계자는 “토론회에서 노 당선자가 평소의 솔직한 태도로 허심탄회하게 다 털어놓은 것은 좋았으나,불편할 수도 있는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해야 할 상황에서 북핵 관련 일부 발언은 부적절했던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최근 노 당선자는 제임스 켈리 미국 특사 접견과 한미연합사 방문,주한미상공회의소 초청 간담회 등 연속적인 행사 등을 통해 ‘미국은 대단히 중요한 우방’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는 등 대미 관계 개선에 주력해 왔었다. 문소영기자 ◆총리 인선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18일 KBS-TV 토론에서 총리인선에 대한 질문에 직접적 답변을 피하면서도 “‘개혁 대통령에 안정적인 총리’ 구도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언론 및 인사청문회를 통해 철저한 검증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당선자는 “국가라는 것은 마치 선박이 항해를 하면서 계속 내부수리를 해야 하는 것과 같다.”면서 “항해는 계속해야 하니까 선장(대통령)이 자꾸 들락날락하면서 개혁한다고 들여다보면 항로가 틀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안정된 항해사(총리)가 항해를 계속하면서 국정의 흐름에 따라 안정되게 가야 한다.”고 밝혔다.노 당선자는 “옛날에 총리를 했던 인물을 재기용하면 안되는 것 아니냐.”는 패널의 질문에 “똑같은 물건이라도 짝을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이어 “대통령으로 알맞은 사람을 총리자리에 갖다 놓으면 공 두개를 갖다 놓은 것처럼 계속 어긋날 수 있다.”면서 “제가 둥근 돌이라면 총리는 그 돌을 잘 받쳐주는 나무받침대처럼 안으로 쏙 들어간 분이라야 짝이 잘 맞는다.”라고 말했다. 노 당선자의 이날 언급을 종합하면 그동안 내정설-탈락설을 오갔던 고건 전 총리가 다시 낙점받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다.안정감과 행정경험 등에 있어 가장 조건이 맞는다는 것이다.그러나 그의 병역문제 등이 청문회에서 불거져 나올 우려가 제기된다. 민주당에서는 김원기 고문을 추천하는 목소리가 높고 진념 전 경제부총리,김종인 전 경제수석,박세일 전 정책기획수석 등과 이세중 변호사의 이름도 계속 거명된다.정운찬 서울대총장은 총리직 제안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kdaily.com ◆검찰총장 임기 김각영 현 검찰총장의 2년 임기가 보장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한때 정치권에서 검찰총장의 교체론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처음으로 임기 보장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노 당선자는 지난 18일 밤 TV토론에 출연,“검찰총장의 임기를 법대로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노 당선자는 이날 ‘4000억원 대북지원설 등 3대 의혹을 취임전에 털고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국민적 의혹은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언급한 뒤 검찰총장의 임기를 보장한다는 말에는 검찰이 의혹사건을 정치적 고려없이 원칙대로 처리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총장 교체 여부로 뒤숭숭했던 검찰은 노 당선자가 직접 나서 쐐기를 박자 안도하는 분위기다.사실 총장 재신임설이 제기된 이후 검찰 안팎에서는 후임 총장 자리를 놓고 누가 정치권에 줄을 대고 있다는 등의 소문이 끊이지 않았었다. 대검 한 중견 간부는 “노 당선자의 언급으로 검찰총장의 교체 논란은 사실상 끝났다.”면서 “앞으로는 산적해 있는 검찰 현안을 논의할 때”라고 강조했다.다른 관계자도 “검찰이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요구하면서도 법으로 보장된 검찰총장 임기를 무시하겠다는 것이 바로 검찰의 중립화를 흔드는 처사”라면서 “법조인 출신 대통령 당선자로서의 당연한 원칙 표명”이라고 말했다. 특히 검찰총장 등 이른바 ‘빅4’에 대한 인사청문회법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현 검찰총장은 청문회 대상이 아니라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이로써 김 총장은 임기가 보장되는 대신 4000억원 대북지원설 등 국민적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강충식기자 chungsik@kdaily.com ◆노사모 진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자신의 팬클럽인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대해 새로운 역할을 당부하는 등 그동안 나눴던 ‘사랑’의 방식을 바꾸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후보가 아닌 당선자로서 지지자들에게만 치우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노 당선자는 18일 KBS-TV 토론에서 “다른 국민의 소외감을 감안해 노사모와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하지 않느냐.”는 패널의 질문에 대해 “(노사모와는) 섭섭하고 아쉽지만 자연스럽게 서로 멀어져 가고 있다.”면서 “노사모는 자발적인 조직으로,제가 해산하라 해도 되지 않고 이래라 저래라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그러나 “노사모가 시야를 넓히면 할 일이 많다.”면서 “정치는 부득이 스타를 만들어야 하는 만큼 ‘제2,3,4의 노무현’을 찾아 또한번 참여국민이 만드는 선수들로 만들어 보자.”고 말해 노사모가 참여민주주의 활동을 통해 새로운 정치지도자를 계속 발굴해 줄 것을 주문했다. 노 당선자는 이어 “정치개혁 등 큰 문제도 중요하지만 일상생활과 기업운영에서 부닥치는 행정관청과의 작은 문제 등 절차 하나만 개혁하면 되는 문제들에 대해 노사모들이 서로 만나 협의하고 고쳐나가는 ‘시민 옴부즈맨’ 역할도 할 수 있다.”고 구체적인 방향전환 지침까지 덧붙였다. 한편 노 당선자는 노사모 등 젊은 세대와의 관계에 따른 50∼60대 소외론에 대해 “많은 분들이 세대간 분단을 얘기하나 실제로는 과장돼 있다.”면서 “대선에서 제가 얻은 50∼70대 득표율이 약 40%로,영남지역 득표율 25%보다 높았다.”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여야.시민단체 반응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분권형 대통령제 도입 등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정치개혁’ 구상 등에 대해 대체로 후한 점수를 주었으나 일부 지적의목소리도 있었다. 한나라당 박종희(朴鍾熙) 대변인은 “‘여야 의원들과 대화를 하겠다.수시로 토론하겠다.’고 말하는 등 탈 권위적인 면모를 보인 것은 진일보한 국정운영 방식”이라면서 “노 당선자가 ‘반미(反美)’가 아니라고 밝히는 등 급진적이고 과격한 이미지를 탈피한 것도 적절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지역구도 극복을 위해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거나,비례대표제를 확대하겠다고 말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하고 “정부조직 개편과 산하기관 인사를 거론한 것은 측근들의 낙하산 인사를 하겠다는 정치적 복선이 아니냐.”며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민주당 추미애(秋美愛) 의원은 “최근 북한 핵 문제와 촛불시위 등으로 국민들이 새 정부의 국정운영을 궁금해하고 있다.”면서 “시기적으로 적절했다고 본다.”고 말했다.대통령직 인수위의 한 고위관계자도 “이런 기회가 정기적으로 있었으면 좋겠다.”며 만족스러워했다. 그러나 ‘국민과의 대화’가 단순히 국정홍보의 장(場)으로 전락돼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왔다.한나라당 박종희 대변인은 “말로 하는 정치,관념 속 정치가 아니라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참여연대 이지현(李知炫) 간사는 “대통령이나 정부의 입장을 전달하고 해명하는 쪽에만 치우치지 않도록 운영상의 문제는 계속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원상기자 wshong@kdaily.com ⊙프랑스식 이원집정부제란 대통령과 내각 수반인 국무총리가 외치와 내치를 각각 나눠 맡는 권력구조이다.이때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대외적 상징이자 외교·안보·국방을 주로 맡고,총리는 경제·치안·복지 등 내치를 책임진다. 프랑스의 경우 좌파 대통령과 우파 총리가 연정을 이루는 좌우 동거정부(코아비타시옹)가 수립되기도 한다. 최근 한국 정치권에선 ‘분권형 대통령제’의 한 방식으로 불리고 있다.그러나 총리가 원내 다수당의 지명을 받아 내각의 실질적인 수반으로서 내치를 책임지기 때문에 이는 분명히 내각제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우리 현행 헌법의 경우 엄밀하게 따지면 프랑스식에 가깝다.
  • “北核해결 주변국 연대에 찬물” 日언론 고이즈미 신사참배 비난

    |도쿄 황성기특파원|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14일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놓고 일본 열도가 떠들썩하다. 주요 신문들은 15일 조간에 일제히 참배 사실을 1면 머리기사로 다루고 그의 참배가 한·일,중·일 관계와 북핵 위기 해결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기사를 대대적으로 실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총리의 외교감각을 의심한다.’는 사설을 통해 “고이즈미 총리가 또다시 당돌하게 야스쿠니를 참배했다.”며 “북핵 문제와 관련해 고이즈미 총리는 한·미·일 연대를 강조해 왔고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시킨 새로운 협력틀을 구상하고 있는 시점에 스스로 찬물을 끼얹었다.”고 비난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북한의 핵 개발을 포기시키기 위해서는 한·미·일 3국과 중국·러시아의 연대가 불가결하다.”면서 “주변국 연대에 균열을 낳는 행동은 국제적인 이해에도 맞지 않고 지극히 생각이 결여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1면 머리기사에 ‘대북 연대 삐그덕’이라는 제목을 단 도쿄(東京)신문은 주일 중국대사관측이 며칠 전에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계획을 알고 정부 채널을 통해 참배하지 않도록 요청했으나 무시당했다고 전했다. 도쿄신문은 이어 “한·중 양국의 정권 교체기에 참배함으로써 참배에 따른 반발을 최소화하려는 고이즈미 총리의 계산은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면서 “최악의 타이밍이었다.”고 고이즈미 총리를 강력히 비판했다. 보수성향이 짙은 요미우리(讀賣)신문조차도 참배를 비난했다. 요미우리는 ‘총리의 생각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사설을 통해 “한국과 중국의 새 정부 출범 이전에 참배하는 것이 영향이 적다고 총리는 생각했는지 모르겠으나,이상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며 “국가 지도자가 추도를 위해 참배하는 것은 그 나라 전통과 관습에 기초해야 할 행위”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민주·공산·사민 등 야당들도 일제히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를 비판했다. 또 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공명당의 간자키 다케노리 대표는 “정교분리 원칙에 어긋날 소지가 있으며,외교상 문제가 있다.”면서 “참으로 유감스럽기 그지없다.”고 반발했다. marry01@
  • SXE 잃어버린 자유, 춘화로 읽는 성의 역사

    고대 수메르의 한 사람이 사막에서 발견한 돌에 상징적인 ‘째진 모양’을 새기고,빌렌도르프의 주술사가 풍만한 몸매에 다산과 섹스라는 이중적 자극성을 지닌 비너스 상을 빚어낸 이래 에로티시즘은 인류 문화에 지속적으로 등장했다.에로티시즘의 끈질긴 생명력은 오늘까지 이어진다.‘저주의 작가’로 불리는 조르주 바타이유는 이러한 에로티시즘을 ‘악마적 충동’이라고 했다.에로티시즘을,단지 그 자체만을 목적으로 한 광기 어린 욕망으로 본 것이다.관음증·동성애·페티시즘·사도마조히즘….에로티시즘의 다양한 양상을 살펴보면 그것이 생식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인간 고유의 활동임을 알 수 있다.섹슈얼리티가 생물학적 개념이라면 에로티시즘은 심리학적인 개념이다. 우리는 에로티시즘의 시대를 살아 왔고 또 살고 있다.성(性)이 온갖 화제와 감각의 중심을 차지하는 성 담론의 시대,일상을 지배하는 성의 문제를 고찰하는 것은 인간 존재의 근원을 밝히는 일과 같다. 영국의 디자인평론가 스티븐 베일리 등 20여명이 쓴 ‘SXE 잃어버린 자유,춘화로 읽는 성의 역사’(안진환 옮김,해바라기 펴냄)는 이러한 성의 해방을 인류 해방이라는 차원으로까지 끌어올린다.고대에서 현대까지 성의 역사와,문학 예술 각 장르에 나타난 다채로운 성의 모습을 200여장의 ‘춘화’와 함께 소개한다. 책은 서양의 성 풍속사에 초점을 맞췄지만 중국·인도 등 동양의 성 인식에 대해서도 언급한다.성에 대한 동양인들의 태도는 본질적으로 ‘실용주의적’이다.한 예로 중국의 필로 북(pillow book, 성애서적)은 섹스를 잘 하는 방법을 설명한 실용서로,‘소녀경’이 그 대표적인 경우다.하지만 실용주의에도 단점은 있다.고대 중국에는 ‘로맨틱한 사랑’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고,자기가 모시는 사람의 성생활을 시중든 하녀·시녀들의 질투심도 거의 없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서양인들은 중국인의 성생활보다 인도인의 그것을 훨씬 더 많이 알고 있다.힌두 성전 ‘카마수트라’와 사원마다 새겨진 성애조각의 영향이 크다.‘카마수트라’는 중국 도교학자들이 쓴 필로 북과 마찬가지로 성에 대해 관대하고 세속적이다.‘카마수트라’는 고독한 호색한이나 매춘고객의 일방적인 만족을 위한 성행위를 언급하지 않는다.섹스를 오직 두 사람이 개인적으로 벌이는 환희의 교환행위로 이해한다.힌두교나 도교 신자들이 섹스를 정신적 교화에 이르는 방편으로 여긴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기독교에서는 전통적으로 섹스를 경계의 대상 내지 정신을 산만하게 만드는 행위 또는 그릇된 계약으로 보지만,동양의 종교 특히 힌두교·도교는 섹스와 종교를 동반자적인 관계로 파악한다.종교를 배제한 채 중국과 인도인의 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이 책의 입장이다. 성과 무엇보다 밀접한 장르가 문학과 미술이다.초서와 보카치오,마구에리트 당골레므 등은 중세의 대표적인 음담패설 신봉자.보카치오는 현명한 교사라면 학생들에게 오비디우스가 지은 로마시대의 성 교본 ‘사랑의 기술’을 읽도록 권장해야 한다고까지 했다.르네상스 시대의 에로티카는 좀더 순화한 양상을 보이지만 성적인 분위기는 여전했다.“우리 모두는 단지 포테르(fottere,성교)를 하기 위해 태어났으니…”라고 읊조린 16세기 이탈리아 시인 피에트로 아레티노의 ‘음탕한 소네트’를 읽으면,오늘날 성에 집착하는 게 교양없는 행동이라고 믿는 것이 어리석은 생각이라는 느낌마저 든다. 유럽 회화에서 가장 많이 모사된 인물화 가운데 하나가 젊은 여성의 누드 유화다.이탈리아 화가 티치아노의 ‘거울을 보는 비너스’는 르네상스의 예술과 에로티카의 진수를 보여준다.티치아노의 비너스는 매춘부였을까.놀라운 것은 그녀가 감상자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다는 점이다.눈을 감고 있거나 다른 쪽을 보고 있는 당시의 누드 인물들과는 다르다.마치 ‘나를 자극해 보라.’는 듯,이 여인은 당당하고 고혹적인 눈빛을 보낸다.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조각가 도나텔로의 ‘다비데’ 청동상은 유혹적인 젊은 남성상을 찬미한 당시의 사회경향을 그대로 보여준다.15세기 후반 피렌체 성인 남성의 3분의1 가량은 어떤 식으로든 비역에 가담했다고 추정하는 학자도 있다.레오나르도 다빈치도 그러한 비난을 면치 못했고,미켈란젤로도 자신을 추앙한 토마소 카발리에리에 대한연정을 시와 회화를 통해 표현해 비난을 자초했다.남성간의 성애를 막기 의해 피렌체와 베니스,밀라노 등 대도시에서는 여성 매춘을 장려하기도 했다. ‘건축은 힘의 표현이며,그 힘은 항상 에로틱하다.’라는 명제를 구체화한 ‘건축에 숨은 에로티시즘’이란 글도 눈길을 끈다.기원전 1세기에 활약한 로마 건축가 비트루비우스 이후 고전 건축 양식은 성적인 측면을 드러냈다.고고학자들 중에는 고대 로마의 바실리카(법정이나 교회 따위로 사용된 장방형의 회당)에서 유래한 좁고 긴 입구와 내부의 널찍한 공간 구조를 갖춘 기독교 교회를 여성 생식기에 대한 건축학적 상징으로 해석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성에 관한 한,동물의 단계에서는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이 없었다.그러나 문명의 단계에 접어들면서 인간의 성은 소외되기 시작했다.정상이 비정상이 되고 비정상이 정상이 되어가는,문명의 변증법 속에서 에로티시즘은 발전해 왔다.“모든 성적 일탈 가운데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순결’이다.성과 문명은 동반자로서 함께 간다.”라는 프랑스 작가아나톨 프랑스의 말은 이같은 시각을 뒷받침한다.책의 저자들은 SEX라는 말이 주는 비속어적인 느낌을 지우고 창조적인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철자의 순서를 바꿔 SXE라는 이름을 붙였다.3만 8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인수위 뉴스라인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최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한 공직 후보자 추천과 관련해 “자료제공 이상의 청탁자는 보고를 의무화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9일 알려졌다.노 당선자의 이같은 지시는 인사 추천과 청탁을 구분해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인수위 핵심 관계자는 “노 당선자가 최근 간사단회의에서 공직후보자 제안은 공개적으로 받되 신상정보는 공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자료제공 이상의 청탁자는 반드시 보고토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노 당선자는 지난달 26일 민주당 중앙선대위 당직자 연수회에서 “인사 및 이권 청탁을 하다 걸리면 패가망신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청탁문화와 연고 정실주의 문화 근절을 천명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9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10대 국정과제를 구체화할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다.정순균(鄭順均) 인수위 대변인은 “국정과제별로 TF팀을 구성해 새 정부 핵심 국정과제를 설정하고 이를구체화할 것”이라며 “TF 팀은 당선자의 정부부처 합동보고 자료를 준비하고 국정과제에 대한 입법과 예산 수립 등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TF팀은 다음달 20일까지 여론수렴과 당선자에 대한 보고를 마쳐 새 정부의 국정과제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분야별 TF팀은 주로 인수위원 및 전문위원들로 구성됐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9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정무분과 정치개혁연구실 실장에 임혁백 고려대 교수를 임명했다.연구위원으로는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를 비롯해 정상호(한양대),진영재(연세대),조정관(한신대),김재한(한림대) 교수,장의관 새시대전략연구소 연구실장,정연정 한국전산원 선임연구원을 임명했다. 연구실은 다음달 말까지 노 당선자의 정치개혁 구상을 가다듬어 정치개혁안을 마련한다.사무실은 정부중앙청사 18층에 마련됐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9일 국민의 기본적 인권옹호와 법률복지 확대를 위해 지난 1987년 설립된 대한법률구조공단을 민간으로 넘기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인수위 관계자는 “운영 효율성의 극대화와법률구조 수혜자 확대 등을 위해 현재 법무부 산하 기관인 공단을 민간으로 넘기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현재 공단 운영비 가운데 법률구조 사업비와 인건비의 비율은 3대7 정도로,민간 이관 등을 통해 이를 역전시키는 등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민영화에 따른 예산 확보문제와 관련해 앞으로 법률구조기금을 확충하는 대책등도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 [길섶에서]해방

    새해를 맞아 금연을 시작한 사람이 부쩍 늘었다.인터넷 금연정보 사이트 ‘금연나라’(nosmokingnara.org)에는 금연을 향한 출사표가 가득하다.대부분 금연에 실패했을 때는 어떤 벌칙도 감수하겠다는 내용이다.그러나 관점을 바꾸면 금연이 좀더 쉬워질지도 모르겠다.담배를 끊는다기보다 담배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는다든가,해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자는 것이다. 그동안 담배가 우리의 의식과 행동을 얼마나 제약하고 구속해왔는지 한번 생각해보라.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담배부터 찾고,집 안에서는 담배를 피우기 어려우니까 버스나 지하철 정류장을 오가는 길에 담배를 피워야 하고,회사에서 무슨 일을 시작하려 하면 화장실이나 휴게실부터 찾아야 한다.더욱이 부모님,배우자,자녀와 회사 동료들에게는 얼마나 눈총과 구박을 받았는가. 사람이 행복하게 살려면 자유로운 존재가 되어야 한다.정신적 또는 육체적으로 무엇인가에 얽매이면 행복할 수 없다.우리 모두 담배로부터 자유를 얻어 해방되자.자유를 얻으면 행복해진다. 황진선 논설위원
  • 크리스마스 시즌엔 ‘호두까기 인형’ 제격이죠/유니버설발레단,국립발레단

    한국을 대표하는 두 발레단이 올 크리스마스 시즌에도 ‘호두까기 인형’으로 한판 대결을 벌인다.‘호두까기…’는 매년 이맘 때면 세계 각국 무대에 줄지어 오르는 단골 발레극.국내에서는 유니버설발레단이 18∼22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국립발레단은 21∼29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각각 올린다. ●‘호두까기…’는 어떤 작품 성탄절 선물로 받은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 꿈속 환상의 나라로 여행을 떠나는 소녀의 이야기.독일 작가 E.호프만의 동화 ‘호두까기인형과 생쥐왕’에차이코프스키가 음악을 입힌,인기 높은 고전발레극이다.국내에서는 유니버설발레단이 지난 15년간 이 작품으로 전국 42만명의 관객과 만났으며,국립발레단은 지난해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공연에서 이 극장 사상 최고인 86%의유료 객석점유율을 기록했다.크리스마스 축제 분위기가 한껏 풍기는데다 중국·러시아·프랑스 등 각국 민속춤이 등장해 발레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재미있게 볼 수 있다. 1892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현 키로프)극장에서 초연한 이래 수십가지 버전으로 재창작됐다.주인공 소녀의 이름도 여러가지가 있을 정도.유니버설은 바실리 바이노넨이 안무한 마린스키발레단 버전을,국립발레단은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안무를 사용한 볼쇼이발레 버전을 쓴다. ●아기자기한 볼거리 VS 현란한 춤 올레그 비노그라프 감독이 재구성한 유니버설 버전은 마임이 많아 줄거리이해가 쉽고,어린이 무용수들이 대거 출연하는 등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풍부해 어린이들에게 특히 인기다.주인공 소녀 이름은 클라라.작은 크리스마스트리가 무대를 가득 채우는 대형 트리로 변하면서 호두까기 왕자와 함께 꿈속 과자나라로 여행을 떠나 사탕요정으로 변한다. 국립발레단은 마임을 없애고 역동적인 테크닉을 가미한 춤에 초점을 맞췄다.유니버설은 호두까기 인형을 인형으로 처리한 반면,국립발레단은 실제 무용수가 연기한다.주인공 이름은 마리.마리가 집 거실에 있는 트리로 들어가 과자나라 대신 크리스마스 랜드로 여행을 떠난다는 설정.러시아에서 공수해온무대·의상·소품이 웅장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스타 대결 유니버설은 간판스타 임혜경·황재원,김세연·엄재용,황혜민·왕이 커플이출연한다.이민정 서라벌 안지은 김종훈 유난희 등 신인들도 각각 개성있는클라라와 왕자를 연기한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이원국은 이번이 ‘호두까기…’의 남자 주인공으로 연속 10년째 나서는 무대.문훈숙 유니버설 단장부터 김지영·김주원과 같은 젊은 발레스타까지 이 작품으로 모두 7명의 발레리나와 호흡을 맞췄다.장운규·김주원 등 스타급외에 윤혜진 박연정 홍정민 신무섭 전효정 정주영 등신예들이 대거 주연으로 나선다. ●다양한 이벤트 올해 16년째 이 공연을 하는 유니버설은 예년처럼 세종문화회관 앞 가로수를 크리스마스 트리로 장식하고 로비에 대형 트리와 호두까기 인형을 전시한다.팬사인회와 사진촬영도 있다.서울공연이 끝나면 25·26일 오후 3시·7시군포시민회관,29일 오후7시, 30일 오후 3시·7시 창원 성산아트홀에서 공연을 갖는다.서울 공연시각 오후 3시30분·7시30분(첫 공연은 무료 자선공연).(02)2204-1041∼3,1588-7890. 25년째 이 작품을 올리는 국립발레단은 싫증난 인형을 가져오면 불우한 어린이에게 전해주는 인형 모으기 행사를 펼친다.공연전 4인조 브라스밴드가캐럴을 연주하고 공연장 로비에 설치한 크리스마스 트리를 배경으로 사진을찍을 수 있다.호두까기 인형 전시회도 있다.서울 공연에 앞서 11·12일 오후7시 김천문예회관에서 공연을 갖는다.서울 공연시각은 오후 3시·7시30분(21일·27일 낮 공연 없음,26일 쉼).580-1300,587-6181,1588-7890. 주현진기자 jhj@
  • 체육발전공로 53명 훈포장·표창

    정부는 오는 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체육발전과 국위선양에 기여한 53명에게 체육 훈·포장 및 표창을 수여한다. ◆체육훈장-김관규 이준환 안상미 조향미 정재은 이희경 장용호 윤미진 박영석(이상 청룡장)이형도 박상규 윤선경 김민수 박종훈 강성규(이상 맹호장)김형원 윤응석 윤종욱 김창기 윤송희 우연정 윤종일 이재형 이웅 남기영 김형우(이상 백마장)김두환 이제홍 최영한 류근무 권만근 이거종(이상 기린장) ◆체육포장-신준설 권오순 박종필 권순재 김길우 김덕환 이진근 정영균
  • 실체없이 끝난 ‘옷로비 의혹’

    지난 99년 검찰 수사를 받던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의 구명을 위해 부인 이형자씨가 고관대작의 부인들에게 고급옷으로 로비를 했다는 의혹에서출발,청와대 비서관과 검찰총장의 은폐 의혹으로 확산된 ‘옷로비 의혹사건’은 3년6개월만에 결국 실체가 없는 사건으로 막을 내렸다. 재판부는 김 전 장관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에 대해 검찰총장이라는 신분보다는 당시 사직동팀의 내사를 받았던 부인 연정희씨의 남편이라는 특수관계에 더 무게를 뒀다.공무상 비밀누설죄는 ‘신분범’으로 공무원이 직무상취득한 비밀에만 적용할 수 있다는 법리적 해석에 따른 것이다.즉,피내사자의 입장에서 통보받은 내사결과를 신동아그룹측에 알렸더라도 이는 직무상취득한 것이 아닌 만큼 문제가 안된다는 해석이다. 재판부는 보고서 원본을 복사하는 과정에서 표지 등 일부 내용을 누락해 변조했다는 혐의도 복사본이 원본과 동일한 내용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없다고판단했다.박시언 전 신동아그룹 부회장이 보고서 복사본을 다시 복사해 빼돌릴 것이라는 사실을 예상치못한 상황에서 변조할 이유가 없다는 김 전 장관의 주장을 재판부가 받아들인 셈이다.김 전 장관은 재판에서 “내사보고서에 기재된 대통령에 대한 건의사항까지 보여주는 것은 검찰총장으로서의 예의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수사 주체가 바뀔 때마다 ‘이형자씨 자작극’,‘실패한 로비’,‘중도 포기한 로비’로 사건의 실체가 뒤바뀐 ‘옷로비 의혹사건’은 핵심 관련자들에 대한 무죄 선고가 잇따르면서 법원은 ‘실체가 없다.’는 최종 판단을 내린 셈이 됐다. ◆무죄 선고에 대한 소감은. 그동안 마음 고생이 심했다.어둡고 긴 터널에서 벗어난 느낌으로 정의에 대한 한가닥 믿음을 되살려준 법원의 판결에 감동했다. ◆1심에서 보고서 유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받았는데. 아내에 대한 내사는 곧 나 자신에 대한 내사이며 당사자 자격으로 당연히알 권리가 있었다.내사 결과를 알게 된 경위도 검찰총장 직무와 전혀 관련이 없었다. ◆당시 의혹이 불거진 원인은. 아내에 대한 사직동팀 내사결과가 무혐의로 나왔을 때 국민의 의혹이 커지지않도록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해야 했으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정부는고위 공직자의 내사 결과에 대해서는 명확히 처리해야 한다고 본다. 안동환 홍지민기자 sunstory@
  • 오스트리아총선 중도우파 인민당 압승

    오스트리아 총선에서도 프랑스에 이어 중도우파가 압승을 거뒀다. 24일 치러진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볼프강 쉬셀 현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의 인민당이 42.3%를 득표,제1당 지위에 올랐다.반면 인민당의 연정 파트너였던 극우파 외르크 하이더의 자유당은 10.2%의 지지율로 참패했다.이는 지난 99년 총선보다 약 17% 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지난 30년 동안 제1당 지위를 유지했던 알프레드 구센바우어가 이끄는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은 36.9% 득표에 그쳤고 반 데르 벨렌의 녹색당은 9%를 차지했다. 최대 득표를 했지만 과반 득표를 하지 못한 인민당의 쉬셀 총리는 25일부터 몇주 동안 연정구성을 위한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자유당과의 재연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쉬셀 총리는 “인민당은 3당 모두와 진솔한 대화를 나누길 원한다.”면서 사전에 협의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인민당과 자유당의 연정은 당초 내년 10월까지 집권할 계획이었으나 지난 9월 자유당 소속 각료 3명이 장관직을 사퇴,연정이 붕괴됨에 따라 조기총선이 실시됐다.2000년 인민당은 나치 찬양발언으로 여러 차례 물의를 빚었던 하이더의 자유당과 연합해 세계 각국의 반발을 초래했다.당시 극우파 하이더로 인해 유럽연합(EU) 등의 외교 제재를 받기도 했지만 이번 역시 자유당이 연정 파트너로 선택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중도좌파인 구센바우어 사민당 당수는 “사민당은 우파와 연합하기보다 야당으로 남는 것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인민당을 사상 처음으로 제1당으로 올려놓은 쉬셀 총리는 연정 구성을 통해 무난히 총리에 재선될 것으로 전망된다.이에 따라 오스트리아는 앞으로도 긴축정책,기업 자유화·민영화 정책을 유지하며 EU 확장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사설] 盧·鄭, 노선도 조율하라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 21 정몽준 후보간 단일화 협상이 어제 전격 타결됨으로써 대선구도가 양자 대결로 급변하게 됐다.노 후보가 여론조사방식에 관한 정 후보측 요구를 전폭 수용했다고 한다.장장 27시간이나 계속된 마라톤 협상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지지자들이 의사를 반대로 표시하는 것을 막는,이른바 ‘역선택’ 문제에 걸려 결렬위기까지 맞았던 터다.두 후보간 이해관계의 차이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두 후보는 합의된 대로 어젯밤 TV 토론을 벌여 국민들에게 ‘내가 경쟁력있는 후보’임을 역설했다.이제 정해진 절차와 방식에 따라 여론조사를 실시해 단일 후보를 정하게 될 것이다.여론조사 결과는 TV 토론을 지켜본 민심의 향배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그러나 2시간의 토론으로는 두 후보가 앞으로 노선의 차이를 어떻게 조율해 나갈지를 제대로 알 수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단일화 협상 과정도 험난하고 힘들었지만,단일 후보를 정하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TV 토론에서도 감지되었듯이 두 후보 모두 ‘내가 후보가 되어야 하는 단일화’ 의지가 확고해 ‘진 쪽이 선대위원장을 맡는다.’는 합의가 있긴 하지만 흔쾌히 승복할지 여부가 여전히 최대 관건이 될 것 같다.노 후보가 수용하긴 했지만,합의된 여론조사 방식을 살펴보면 불복의 구실이 숨어있다.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하겠다. 무엇보다 단일 후보가 확정되면 노·정 두 후보의 정책을 조율해 국민에게 조정된 노선을 공약으로 서둘러 제시해야 한다.‘단일화하지 않으면 승산이 없다.’는 산술적 표계산 말고는 두 후보간 합치점이 없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새겨야 한다.대북정책을 포함해 기업·복지·교육·노동정책 등 국정의 중요 분야에서 노선차이가 극명해 국민이 납득할 통합된 정책을 대선기간 중에 내놓아야 할 것이다.나아가 만일 연정형태에 대한 이면합의가 있다면 이를 공개함으로써 국민의 표로 심판받는 투명함도 보여주길 기대한다.
  • [이경형 칼럼] 양 김, DJP, 盧·鄭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간 단일화 협상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두 사람이 한밤중에 포장마차에서 ‘러브 샷’으로 ‘도원의 결의’를 하는가 했더니 금방 전면 재협상이니,무산 위기니,협상 재개니 하고 있는 것이다. 단일화 협상은 왜 변덕이 죽 끓듯 하는가.그것은 기본적으로 단일화 자체에 대한 진지함이 결여되었기 때문이다.단일화를 할 수밖에 없는 처절한 당위성과 단일화를 이룩한 뒤 국민 앞에 내놓을 지향성에 대한 고뇌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지금의 노·정 단일화는 ‘반 이회창’정서를 ‘나’에게 몰아달라는 얕은 득표 전술에 불과하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각기 출마해서는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에게 패할 것이 십중팔구니,여론조사든 뭐든 해서 상대방을 눌러앉히고 내가 나서기만 하면 된다는 식이다.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면,지난 1987년 대선 때 ‘YS-DJ’의 단일화 실패와 5년 전 ‘DJP 단일화’의 나쁜 점만 골라 반복하려는 것 같다.이른바 ‘1노 3김’ 대선 당시 김영삼-김대중 양 김의 단일화실패는 표면적으로는 ‘내가아니면 노태우를 이길 수 없다.’며 자신 쪽으로 단일화를 주장한 아집이 원인이었다.그러나 그 밑바닥에는 각기 영남과 호남을 지역 기반으로 하여 정치적 맹주가 된 뒤 그 다음 기회에 대권을 잡을 수도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두 사람 같은 50대인 노·정 후보도 이번 대선에 패하더라도 출마를 해야만 향후 정치적 고지를 유지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앞으로 1년 반만 있으면 17대 총선(2004년 4월)이 기다리고 있어 지금의 세(勢)를 유지할 수 있고,이를 기반으로 다시 대권 도전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는것이다. 노·정 단일화가 ‘DJP 단일화’보다 더 설득력이 없는 것은 당시 ‘DJP’는 하다 못해 내각제 추진이라는 명분을 연결고리로 삼았다.지금 단일화는 그런 ‘깃발’조차도 없이 단일화를 외치고 있다. 김대중 현 정권을 창출한 ‘DJP’단일화가 선거 전략적 차원에서 성공한 것은 적어도 선거 당시에는 ‘단일화-공동정부-내각제 개헌 합의’를 내걸고,일종의 연정(聯政)형태로 포장을했기 때문이다.집권 전반기 장관직을 나눠가지는 등 외형적인 공동정부는 이룩했지만,연정이 갖는 정책 노선의 조정이나 정책의 융합은 이루지 못해 결국 정치적으로는 실패한 것이다. 여기서 노·정 단일화가 얻어야 할 교훈은 두 가지다.하나는 ‘자기를 버릴 수 있는’ 용기와 다른 하나는 단일화 이후 정책 노선 조정의 설계도를 제시하는 것이다.이것들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의지가 있는지를 정직하게 자문해 보고,아니라면 지금이라도 ‘단일화 이벤트’를 그만두는 것이 국민을 더 이상 우롱하지 않는 길이다. 노·정 진영이 유권자 여론조사 방법으로 단일화를 하기로 한 것은 사실 희한한 일이다.하지만 시간적으로 급박한 상황을 감안할 때 일단 용인한다고 치자.그럴 경우 두 사람의 그동안 지지도 추이를 보게 되면,그 결과도 오차범위 안에 들거나 근소한 차이로 우열이 판가름날 개연성이 크다.두 사람은 비록 영점 몇 퍼센트의 차이가 나더라도 승복할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문제는 노·정 진영이 근소한 차이의 승패가 주는 정치적 의미를 제대로 읽을 것인지 의문이다.대통령 후보가 되고 안 되고를 보면 분명 이것은 ‘승자 독식’게임이다.그러나 단일화 이후의 정책 노선은 두 사람간의 지지도가 근접하면 할수록 ‘노무현 노선’과 ‘정몽준 노선’을 정확하게 절반씩 나눠 융합하는 정책을 만들어 대선 기간 중에 내놓아야 한다. 두 후보가 정치개혁,남북문제,시장경제,사회복지 등 제 분야에서 ‘진보와 온건’의 새로운 정책 좌표를 찍어야 한다.그래야만 ‘여론조사에 의한 단일화’의 맹목성을 순화시킬 수 있다.단일화의 패자에게 감투를 절반씩 나눠주겠다는 식으로 봉합한다면 그것은 또 한번 국민을 속이는 짓이 된다. 이경형/ 논설위원실장 khlee@
  • 책/ 마키아벨리와 에로스 - ‘작가’ 마키아벨리의 문학세계

    니콜로 마키아벨리.그처럼 오랫동안 대중의 오해를 받은 인물도 없을 것이다.그의 이름에서 나온 마키아벨리즘은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악한 권모술수로 여겨졌고,그 자신은 사탄의 화신이라는 평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마키아벨리에 대한 대중의 혐오와 달리 학계의 평가는 후한 편이다.마키아벨리는 정치와 종교,정치와 도덕을 분리해 정치의 자율성을 가져왔으며 권력현실을 객관적으로 분석해 근대 정치학의 초석을 다졌다는 것이다.마키아벨리즘을 핵심으로 한 ‘정치가’혹은 ‘정치이론가’로서의 마키아벨리에 대한 평가다.지금까지 마키아벨리에 대한 평가는 정치라는 테두리 안에서 주로 이뤄졌다.하지만 마키아벨리는 생전에 많은 문학작품을 남긴 위대한 이탈리아 작가이기도 하다. ‘마키아벨리와 에로스’(곽차섭 편역,지식의 풍경 펴냄)는 문학이라는 틀로 마키아벨리를 이해하려는 새로운 시도의 책이다.마키아벨리가 남긴 문학작품을 ‘에로스’라는 키워드로 재구성했다.이 책에는 ‘만드라골라’‘클리치아’‘벨파고르 이야기’‘친구에게 보낸 편지’등 4편이 실렸다. 1512년 마키아벨리는 메디치 가의 복귀로 공직에서 밀려나고 이듬해에는 반역음모에 연루돼 곤욕을 치렀다.절망 속에 은거하면서 그는 많은 저작을 남겼다.그것들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정치의 본질을 파헤친 ‘군주론’을비롯,‘리비우스 논고’‘피렌체사’‘전술론’등 정치저술과 정치를 희극의 풍자 속에 녹여낸 ‘만드라골라’와 같은 희곡·시·설화·편지 등의 문학작품이 그것이다.그의 문학은 사랑을 소재로 하지만 그다지 달콤하거나 환상적이지 않다.웃음과 냉소가 공존한다.‘군주론’에서 빛을 발한,현실을 중시하는 ‘마키아벨리식 리얼리즘’은 희곡에서도 여전히 힘을 발휘한다. 마키아벨리의 희곡 작품 가운데 가장 유명한 ‘만드라골라’는 늙은 법률가의 정숙한 아내를 사랑한 젊은이가 사랑을 얻어가는 과정을 그린 것으로 당시 무대에서도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다.사랑이야기이지만 애끓는 연정보다는 잘못된 현실을 향해 던지는 마키아벨리의 메시지가 돋보인다.피렌체의 종교적 부패상을 티모테오 신부를 통해 신랄히 풍자하는 한편,니차 박사와 리구리오라는 인물을 대비시켜 선과 악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이밖에 로마 작가플라우투스의 ‘카시나’를 개작한 희곡 ‘클리치아’,마키아벨리의 사회비판을 읽을 수 있는 설화 ‘벨파고르 이야기’,사랑을 주제로 한 ‘친구에게보낸 편지’등도 작가로서의 마키아벨리의 면모를 엿보게 하는 작품들이다. ‘군주론’과 ‘만드라골라’로 대표되는 마키아벨리의 정치저술과 문학작품의 간극은 작지 않다.하지만 이것들을 서로 단절된 것으로 보거나 문학작품을 하위로 보는 시각은 마키아벨리의 전체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편역자인 곽차섭 부산대 교수는 “스스로의 표현대로 정치와 같은 ‘중대한 일’과 사랑과 같은 ‘자질구레한 일’사이를 거침없이 오가는 것은 마키아벨리 특유의 면모”라고 말한다.1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이 내년 2월 조기총선, 네타냐후 외무장관직 수락

    (예루살렘 AFP AP 연합) 모셰 카트사브 이스라엘 대통령은 5일 의회를 해산하고 내년 2월초 조기총선을 실시하자는 아리엘 샤론 총리의 요구를 수용했다고 발표했다. 샤론 총리도 이같은 조기총선 실시 발표를 확인했다. 이와 관련,이스라엘 민영TV는 조기총선이 내년 2월4일 실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전 총리는 내년 2월 총선 때까지 과도내각 외무장관을 맡아달라는 샤론 총리의 요청을 수락한다고 5일 공식 발표했다. 네타냐후 전 총리는 샤론 총리가 연합정권 구성에 실패한 뒤 의회 해산과 조기총선을 발표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장관직 수락 의사를 밝혔다. 네타냐후가 외무장관직에 합류함에 따라 내년 2월 총선 때까지 이스라엘을 이끌 과도내각의 팔레스타인 정책은 더욱 강경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샤론 총리는 앞서 극우 정치권의 새 연정 참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보좌진의 결정이 있은 뒤 카트사브 대통령을 만나 조기총선 문제를 논의했다. 이스라엘 법률은 총리 사임 후 90일 이내에 새로운 선거를 실시하도록하고 있다. 사론 총리는 지난주 노동당의 탈퇴로 집권연정에 전체 120의석 가운데 55석만 남아 연정이 붕괴된 후 일곱 의석을 가진 국민연합(NU)과 연정 구성을 추진했으나 국민연합측의 요구를 수용할 수가 없어 조기총선을 실시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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