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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안·그리움 담은 섬세한 마음의 풍경화

    웬만해선 문장 하나가 두 줄을 넘어가지 않을 정도로 간결하다. 그렇게 촘촘히 문장들을 써내려 가면서 만든 문단을 모아 아이들이 복작거리는 피아노학원을 만들고, 어정쩡한 상태로 함께 살고 있는 옛 연인을 그리고, 다소 기이한 성장담을 들려준다. ‘여름’(문학과지성사 펴냄)은 단편소설 ‘늑대의 문장’으로 2004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받은 작가 김유진(31)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이 책이 특별한 것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문학지에 발표한 단편소설 8편이 각각, 단정한 문장들을 쏟아내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리듬감을 잃지 않는다는 점이다. 단편의 구성 역시 큰 틀에서 묘하게 연결고리를 갖는 듯하다. 과거와 현재의 교차, 흔하지 않은 관계, 섬세하게 도드라지는 풍경 같은. 그중에서도 작가는 ‘풍경’에 더 많은 애정을 부여했다. 첫 번째로 실린 ‘바다 아래서, Tenuto(테누토·악보에서 음을 충분히 지속시키라는 음악 용어)’부터 확연히 느껴진다. 인물 K의 일상이 단편영화 한 편 보는 듯 세세하다. 눈을 떠 “밤새 떠나 있던 영혼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침대에 앉아 있다가 “원룸 발코니에 트렁크 차림에 양말만 신고 양치질을 하는” 아침, 까만 얼굴에 분홍색 옷을 입는 소녀를 응시하는 오후, 오밤중에 고기를 구워 대는 이웃에게 투서를 날린 밤이 구체적으로 펼쳐진다. 이어지는 ‘희미한 빛’에서도 작가의 성향은 이어진다. 전 남자친구가 사귀는 여성의 외모와 행동을 표현하는 것이나, 고용센터의 분위기나, 과거 B와 만든 추억 등이 그렇다. ‘대체 왜 이렇게 풍경에 집중할까.’라는 의문이 생길 즈음 세 번째로 실린 표제작 ‘여름’에서 얼핏 답을 엿본다. ‘…상자는 모두 손으로 만들어야 해요. 지름이 5센티미터건, 1센티미터건. 그래야 각각의 상자마다 크기나 형태에서 미묘한 차이가 생겨나니까요. 그 차이는 나중에 수백 개의 상자를 일정한 패턴으로 캔버스에 옮겨 붙였을 때, 작은 틈을 만들어 줍니다. 그 공간이 변화와 균형감을 만들어 주지요. …큰 그림을 봅니다. 수백 수천 개의 모서리가 만들어 내는 질감, 경계가 희미한 형태들이 주는 모호한 감정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나는 감정을 가진 형태들을 풍경이라 부릅니다.’(76~77쪽) 전화로 만난 작가는 그 풍경을 “글을 쓸 때 가진 소박한 목적”이라고 했다. “사소하고 일상적인, 그런 것에서 발견하는 풍경을 그리고 싶었다.”는 작가는 “그 안에 인물이 있지만 앞으로 드러나지 않은 채 단출하면서 미묘한 상황을 부각시키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 ‘드러나지 않는’ 인물은 바로 단편 대부분에서 화자인 ‘나’, 하지만 관계 속에서 그 존재는 투명에 가까운 ‘나’이다. ‘희미한 빛’에서 전 남자친구와 어정쩡한 동거를 하는 ‘나’와 ‘물보라’에서 L과 어딘가로 가고 있는 ‘나’, ‘우기’에서 다른 나라로 여행을 떠난 ‘나’가 있다. ‘나’는 한 발짝 물러나 있지만, 그려내는 풍경에서 거북함, 불편, 불안, 외로움, 그리움 등 감정을 담아낸다. 평론가 조연정이 해설에서 말한 “김유진이 그려낸 섬세한 마음의 풍경화”가, 그래서 이 소설들을 표현하기에 가장 적확한 말이지 싶다. 하나 더. 마지막 단편 ‘나뭇잎 아래, 물고기의 뼈’를 제외하고 인물 이름이 죄다 영어 이니셜이다. “이름을 붙이는 것은 인물들에게 엄청난 운명과 성격을 부여하는 느낌이라 부담스러웠다.”는 게 이유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오늘의 경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5차전 KGC인삼공사-동부(오후 7시 안양체) ■프로배구 ●남자부 플레이오프 3차전 대한항공-현대캐피탈(오후 7시 인천도원체) ●여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 현대건설-KGC인삼공사(오후 5시 수원체) ■프로축구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3차전 울산-브리즈번(오후 7시 30분 울산문수경기장) ■테니스 국제테니스연맹(ITF) 제주국제주니어선수권대회(제주 연정코트)
  • [오늘의 경기]

    ■프로축구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E조 3차전 포항-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오후 8시 포항스틸야드) ■테니스 ITF 제주국제주니어선수권대회(제주 연정코트)
  • 학교밖 알찬 토요체험프로그램 봇물

    학교밖 알찬 토요체험프로그램 봇물

    주5일제 수업 시행이 신학기 시작후 세 번째주를 지나면서 일선 학교에서 운영하는 토요 프로그램도 서서히 정착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 17일 일선 학교의 토요 프로그램에는 전체 학생의 18.4%에 해당하는 128만 5573명이 참가했다. 토요 프로그램 참가율은 첫째 주 8.8%, 둘째 주 13.4%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여전히 학생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토요일마다 학교 밖의 프로그램이나 학원가를 전전하고 있다. 많은 학생들은 하루 더 늘어난 여가시간을 반기고 있지만 막상 주어진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술관과 과학관, 캠핑장 등 다양한 환경에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학교 밖 학습장이 점차 인기를 끌고 있다. 일선학교에서도 토요 스포츠 클럽이나 특기적성 프로그램 등 다양한 체험교실을 마련해두고 있지만, 현장을 직접 찾아가 보고 듣고 체험하는 학교 밖 체험 프로그램을 찾는 학생들이 더 많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다음 달부터 창의적 체험활동과 주5일제 교육을 연계한 청소년 대상 체험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고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4월 14일~6월 23일은 1기, 9월 8일~11월24일은 2기로 토요일마다 과천본관에서 도슨트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한다. 1기 신청은 오는 30일마감된다. 접수는 e메일이나 우편으로 하면 된다. 심화와 기초 단계로 나뉜 청소년 미술관 직업탐방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기초 프로그램은 중·고교생, 심화프로그램은 고등학교 전 학년이 대상이다. 이 밖에도 청소년 현대미술감상 프로그램을 19일부터 매주 수·금요일 오전에 운영해 많은 학생들에게 미술작품을 가깝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발명과 관찰 등 과학체험 프로그램도 인기다. 과학체험 프로그램은 평소 교실 안 과학수업에서는 놓치기 쉬운 생생한 실험 장면과 창의력을 계발시키는 발명수업 등을 경험할 수 있어 학생들의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산하 서울과학전시관은 낙성대 본관과 남산·면목동·구로동 분관에서 융합과학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체험프로그램은 일선 학교의 창의적 체험활동과 주5일 수업제에 따른 토요 체험학습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융합과학 체험프로그램은 이달부터 12월까지 낙성대 본관에 고등학생 대상 창의력 발명교실, 각 분관에 유치원생 및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과학창의력교실, 수학창의력교실, 유아과학놀이교실 등이 준비됐다. 주5일 수업제에 따른 토요프로그램으로는 토요가족천문교실, 토요가족생태환경교실, 남산토요수학교실, 동부토요과학교실, 남부토요과학교실 등이 운영된다. 특히 토요프로그램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부모님 등 온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주5일 수업으로 하루 늘어난 주말을 가족과 함께 보내면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그 밖에 낙성대 본관의 과학놀이체험장, 자연관찰원, 생태학습관, 천문대, 개방형 실험실과 남산 분관의 탐구학습관, 천체투영실, 수학체험관, 동부 분관의 입체영상관, 생태학습관, 남부 분관의 자연관찰원 등 체험시설이 학생과 일반인에게 개방된다. 국립청주박물관은 주5일 수업제 대비 교육프로그램으로 ‘어린이 토요 박물관학교’, ‘청소년 토요 박물관학교’ 등 4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그 외에 ‘박물관 가는 날’, ‘토요 문화 산책’, ‘박물관 음악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기획했다. 어린이 토요박물관 학교는 다음 달 7일 입학식을 시작으로 6월 30일까지 토요일마다 박물관 전시유물과 우리역사문화, 지역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이론학습, 체험활동, 현장답사로 진행된다. 초등학교 4~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오는 23일까지 접수해야 한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주5일제 수업을 맞아 지방의 자연환경과 특색을 이용한 체험프로그램 마련에 분주하다. 충남 공주시는 최근 ‘5도 2촌’ 프로그램을 마련해 주말을 맞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5도 2촌 프로그램은 일주일 가운데 평일 5일은 도시에서, 나머지 2일은 도시를 벗어나 공주에서 휴식을 갖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주말에 공주를 찾은 학생들은 기존 유적지로 유명했던 무령왕릉, 국립공주박물관, 공산산성 등의 관람위주 관광에서 벗어나 한옥마을, 연정국악원, 치즈스쿨, 자연사박물관 등에서 직접 자연을 체험하고 손수 만들어보는 활동을 통해 지적 호기심을 충족할 수 있다. 연정국악원에서는 일반 학교교육에서 체험하기 힘든 전통국악 체험이 가능하다. 거문고, 가야금, 대금, 단소, 피리 등의 연주를 배울 수 있다. 또 공주치즈스쿨에서는 치즈의 역사와 제조 원리뿐만 아니라 가족이 직접 치즈를 만들어 보는 체험활동도 가능하다. 캠핑카 체험마을과 농촌 관광마을을 조성한 충북 제천시도 주말마다 가족단위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주5일 수업이 서서히 정착하면서 직접 트레일러 차량을 이용해 가족단위로 마을을 방문해 주변경관을 관광하고 숙박하는 도시 관광객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 역시 서울시립 청소년수련관을 중심으로 취미·스포츠·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서울시는 ‘창의’에 초점을 맞춘 주말 프로그램 69가지를 개발했다. 서울청소년수련관은 북아트, 미술 등을 통해 창의력을 향상 시켜보는 ‘드림하이’ 프로그램과 조리 및 예술 분야 창의력 개발활동을 체험하는 ‘서울청소년 창의스쿨’을 연다. 보라매수련관에서도 창의와 관련 있는 역사문화인물을 소개하고 분야별 인물지도를 만들어보는 ‘잡아라! 창의 위인의 발견’, 생활 스포츠 중심의 창의활동을 키워보는 ‘건강증진 생활스포츠’를 준비했다. 토요 프로그램을 이용해 자신의 미래와 진로설계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진로설계 프로그램도 있다. 보라매수련관은 진로유형검사를 통해 진로를 고민해보는 ‘우리 꿈 찾아가기’를, 문래청소년수련관은 다양한 전문 직업을 체험하는 ‘잡(JOB), 잡을 잡아라!’를 마련했다. 목동수련관은 청소년 성격검사와 직업흥미도 검사를 통해 직업 탐색활동을 펼치는 ‘꿈 새미나’를 펼친다. 늘어난 여가 시간을 활용해 봉사활동을 하거나 자신의 취미를 계발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동부노인요양센터의 가족 봉사활동, 수서청소년수련관의 댄스·농구·요가 지도, 노원청소년수련관의 드럼·하모니카 교실은 학생들에게 자신만의 특색 있는 취미를 계발하는 데 도움을 준다. 좀 더 자세한 주5일 관련 체험·봉사활동 등은 청소년 정보찾기 홈페이지 ‘유스내비’(www.youthnavi.net)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구제금융도 ‘게임 한판’ 후…獨재무장관 망신살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안에 대한 설전이 벌어진 독일 의회에서 게임 삼매경에 빠진 재무장관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독일 의회에서는 1300억 유로에 이르는 그리스 2차 구제금융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다. 이날 독일 의회의 표결은 전세계적인 이목이 쏠렸으며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번 지원으로 그리스에 대한 구제가 100% 성공할지 장담할 수 없지만 부결될 경우 헤아릴 수 없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며 비장하게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와 다르게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의 엉뚱한 행동이 도마위에 올랐다. 설전이 오고가는 의회 안에서 자신의 태블릿PC를 열어 슬쩍슬쩍 스도쿠 게임을 즐기고 있었던 것. 이같은 장면은 카메라에 촬영됐고 언론들은 ‘구제 금융도 내가 스도쿠 게임을 끝낸 후’라는 제목을 달아 비난했다. 또 연정 소수당인 자유민주당 측도 “장관이 의회에서 게임하는 것이 적절한 행동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며 비판에 가세했다. 논란이 되자 쇼이블레 장관은 입을 굳게 다물었으며 대변인실은 “잠깐 쉬는 시간에 한 것”이라며 해명에 진땀을 흘렸다.   한편 이날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지원안은 찬성 496표, 반대 90표의 압도적인 표차로 승인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지자체, 의정회·행정동우회 전관예우 여전

    대법원 판례와 행정안전부·국민권익위 폐지 권고에도 불구하고 서울시 등 각 광역자치단체가 전직 지방의원 친목모임인 의정회에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105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지원예정액까지 합하면 무려 112억원이나 된다. 전직 지방공무원 친목모임인 행정동우회 역시 지난해까지 40억원에 이르는 특혜지원을 받았다. 전직 지방의원과 지방 공무원 전관예우를 위해 150억원이 넘는 국민 세금을 쏟아부은 셈이다. 5일 서울신문이 전국 16개 자치단체에 정보공개청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지방의정회에 가장 많은 지원을 하는 곳은 1억 5000만원을 지원하는 경기도였다. 이어 서울시(1억 4935만원)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지원액을 오히려 대폭 늘린 곳도 있다. ●부산·대구, 올 되레 금액 늘려 부산은 지난해 4750만원을 의정회에 지원했지만 올해는 7000만원을 책정했다. 대구도 지난해 3000만원에서 올해 5000만원으로 늘어났다. 반면 지방선거에서 단체장 소속 정당이 바뀐 인천은 지난해 4432만원에서 올해 2790만원으로, 강원도는 1억 7000만원에서 5600만원으로 급감해 대조를 보였다. 광주, 울산, 충북, 전남 등은 의정회 지원예산이 한푼도 없었다. 울산은 지금까지 의정회에 지원한 적이 한번도 없고 광주도 2004년 1000만원을 지원한 것을 빼면 지원실적이 전무하다. 충북은 2004년 대법원 판례 이후 지원을 중단했고 전남은 “국민권익위원회 권고에 따라” 지난해부터 지원을 중단했다. 한편 행정동우회의 경우, 지원 규모가 갈수록 줄고 있다. 2006년 16개 자치단체 지원액 총액은 7억 6050만원이나 이후 계속 줄어 지난해는 4억 3120만원에 불과했다. 울산, 충북, 경남은 행정동우회 지원이 아예 없다. 전남도 지난해 2870만원에서 올해는 400만원으로 지원을 삭감하고 향후엔 완전히 삭감할 예정이다. ●광주·울산·충북·전남, 지원 끊어 의정회와 행정동우회가 특혜지원 비판을 받는 것은 이들이 기본적으로 친목모임인데도 자치단체가 지원조례까지 제정하고, 지원방식도 해마다 액수를 미리 정해놓고 정액지원하기 때문이다. 사후 평가도 구색으로만 이뤄질 뿐이다. 지난해 경북행정동우회가 벌인 사업은 도민체전 지원, 자연정화 활동,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참여 등에 불과하지만 사업평가에선 모든 항목에서 100점 만점을 받았다. 지원사업도 생색내기에 그치는 경우가 태반이다. 서울시의정회의 지난해 사업은 의정회보 발간, 세미나, 포럼 개최, 전국시도의정협의회 운영 등 내부 친목도모를 위한 사업 등이 고작이다. 그나마 지원액 절반이 넘는 7372만원은 상근자 인건비로 지출했다. 부산시의회는 지난해 4750만원을 지원받아 초청강연회와 정기총회, 수련회, 사무실 운영 등으로만 사용했다. 대구의정회는 밀양신공항 유치활동과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홍보현수막 설치 등 관변행사만 벌였다. 대법원은 2004년 서울 서초구 의정회 지원조례에 대해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렸고, 행안부도 2008년 관련 지원조례 삭제를 권고했다. 국민권익위원회 역시 2009년 지원 중단을 권고했다. 그나마 의정회에 대해서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지원중단 권고라도 있었지만 행정동우회는 이마저도 없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미스터 유엔’ 코피 아난, 아사드 마음 돌릴까

    ‘미스터(Mr.) 유엔이 돌아왔다.’ 시리아 사태 탓에 골머리를 앓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전임자에게 ‘SOS’를 보냈다. 코피 아난(74) 전 유엔 사무총장에 시리아 특사를 맡긴 것이다. 아난은 6년 전에도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설득해 중동지역의 군사 충돌 위기를 막아냈다. ●아난 前 총장, 2006년에도 중동분쟁 중재경험 유엔은 2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반 총장과 나빌 엘아라비 아랍연맹 사무총장이 아난에게 시리아 특사를 맡기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유엔은 “아난이 시리아 안팎의 협상 담당자를 만나 시리아의 폭력사태와 인도주의적 위기를 끝내기 위해 폭넓게 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난이 분쟁 중재자로 국제 사회의 전면에 나선 것은 2008년 ‘케냐 사태’에 개입한 뒤 처음이다. 당시 케냐에서는 대선 뒤 부정선거 주장이 제기되면서 유혈충돌이 발생했지만, 아난의 중재로 므와이 키바키 대통령과 야당 지도자인 라일라 오딩가가 연정을 구성해 위기를 끝냈다. 아프리카 가나 출신인 아난은 유엔 직원으로 시작해 35년 만에 수장이 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세계적 인권문제와 개도국 이슈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여 ‘세속적 교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강력한 지도력을 앞세워 세계 평화에 기여한 공로로 2001년 유엔과 함께 노벨 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국제 외교가의 고위 관계자들은 “시리아 사태는 외교적 노력으로 해결할 시점을 넘겼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베테랑 교섭가의 등장으로 사태 해결의 새 실마리를 찾을지 모른다는 기대도 피어오른다. 아난은 2006년에도 알아사드 대통령을 만나 중동 분쟁을 중재한 경험이 있다. 당시 이스라엘과 이슬람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첨예한 대립을 벌이고 있을 때 시리아가 양국 간 갈등에 개입하려 하자 아난이 직접 알아사드 대통령을 설득해 이를 막았다. ●시리아 친구들 “즉각 휴전” 최후통첩 한편 미국과 유럽, 아랍권 국가 등이 모인 ‘시리아의 친구’들은 시리아 정부에 “즉각 휴전하고 민간인 구호품 전달을 허용하라.”는 내용의 최후 통첩을 발표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입수한 성명 초안을 토대로 보도했다. ‘시리아의 친구들’ 소속 60여개국 외무장관들은 24일 튀니지에 모여 시리아 사태 해법을 논의했으며 알아사드 정권이 요구 사항을 따르지 않으면 경제 제재 강화를 포함한 추가 징벌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그리스 두번째 ‘미션 임파서블’

    21일(현지시간)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유로그룹)가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지원에 합의하면서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이라는 뇌관이 일단 제거됐다. 다음 달 11일까지 민간채권단의 국채교환이 마무리되면 그리스는 다음 달 20일 만기가 돌아오는 145억 유로(약 21조 5700억원)의 국채를 무리 없이 상환할 수 있게 된다. 이제 공은 구제금융 조건을 이행해야 하는 그리스로 넘어갔다. 하지만 2010년 1차 구제금융 때도 약속했던 긴축목표를 지키지 못했던 그리스가 이번 지원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는 4월에는 루카스 파파데모스 총리가 이끄는 과도 연정을 교체할 총선도 예정돼 있어 긴축 이행이 쉽사리 이뤄지진 않을 전망이다. 당장은 유럽 정치인들을 설득하는 게 급하다. 13시간 넘는 마라톤 회의를 거쳐 타결된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지원안은 유로존 각국 의회의 비준을 거쳐야 한다. 23~24일 핀란드, 27일 독일, 28~29일 네덜란드 의회에서 표결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남유럽 지원에 대한 반감이 큰 북유럽 국가, 특히 독일과 네덜란드, 핀란드 등은 그리스의 긴축 능력에 회의적이라 통과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얀 케이스 드 예거 네덜란드 재무장관은 회의 직전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등 트로이카가 아테네에 상주하면서 3개월마다 한 번씩이 아니라 영구적으로 그리스를 감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스의 자생력에 대한 시장의 불신도 해소해야 한다. 그리스에 돈을 대주는 트로이카 자체도 그리스의 부채 감축 능력을 의심하고 있다. 로이터가 입수한 EU 내부 문건에 따르면 트로이카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그리스의 부채 비율이 2015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178%로 정점에 이르렀다가 2020년 16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2020년까지 GDP 대비 120.5%의 부채 비율을 지켜야 한다는 목표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그리스가 구조조정과 민영화 등 개혁작업을 계속 지연시키면 경기가 더욱 후퇴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그리스는 245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수혈받아야 한다. 구제금융 조건으로 앞으로 수개월간 그리스 정부는 더 강퍅해진 긴축안을 추진해야 한다. 그리스 국민들이 이를 어디까지 감내해 줄지, 새 정권이 이에 맞서 어느 정도 긴축 이행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을지가 문제다. 마리 디론 영국 옥스퍼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그리스는 유로존 정부를 만족시키는 동시에 자국 국민이 수용할 더 강화된 긴축안을 만들어 내야 한다.”면서 “하지만 총선에서 선출된 새 정권이 두 목표를 성사시키기는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그룹에서는 특별계정으로 구제금융 일부를 관리하자는 독일의 제안과 개혁 이행을 감독할 EU 집행위원회와 유로존 전문가의 상주도 포함돼 있어 ‘경제주권 침해’에 대한 국민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국제 사회는 유로존 위기 해결을 위한 실탄 확충에 나설 예정이다. 오는 24~26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는 IMF 확충 방안이, 다음 달 1~2일 EU 정상회의에서는 영구적인 구제금융기금인 유로안정화기구(ESM)의 대출 여력 확대 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새달 중앙차로 정류소 흡연땐 10만원

    서울시는 3월부터 서울시내 모든 중앙버스전용차로 정류소에서 흡연한 사람에게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시는 지난해 12월 시내 중앙차로 버스정류소 339곳 전부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해 3개월간 계도·홍보 활동을 마친 끝에 이같이 시행한다고 20일 밝혔다. 시는 또 ‘간접흡연 피해방지조례’에 따라 올해부터 자치구가 관리하는 도시공원 1910곳을, 내년에는 가로변 정류소 5715곳을, 2014년에는 학교정화구역 1305곳을 단계적으로 금연구역으로 확대 지정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2014년에는 시 면적의 약 21%(128.4㎢)가 금연구역이 된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약 15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시는 21일부터 29일까지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역 환승센터 등 26개 중앙차로 버스정류소에서 퇴근 시간에 집중적으로 금연 캠페인을 벌인다. 캠페인에는 시·구 공무원뿐만 아니라 대학생 등 자원봉사자 1900여명이 참여해 중앙차로 버스정류소 금연구역 지정과 야외 금연구역 확대 계획을 알린다. 김경호 복지건강실장은 “간접흡연으로부터 시민 건강을 보호하려는 금연정책 확대에 지속적인 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독일 새 대통령 ‘요아힘 가우크’

    동독의 민주화 운동가 출신인 요아힘 가우크(72)가 독일의 새 대통령으로 사실상 결정됐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각종 특혜 의혹으로 자진 사퇴한 크리스티안 불프 대통령의 후임으로 가우크를 추대하기로 여야가 합의했다고 밝혔다. 독일의 대통령은 연방의회 의원과 각 주 의원 등 총 1244명으로 구성된 연방 총회의 표결로 선출되지만, 여야가 합의한 만큼 가우크가 차기 대통령에 내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연방 총회는 다음 달 18일 이전에 열릴 예정이다. 가우크는 동독의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 베를린 장벽의 붕괴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다. 통일 직후인 1990년부터 2000년까지 옛 동독 문서관리청을 맡아 운영하면서 비밀경찰조직 슈타지의 무자비한 범죄행위를 폭로해 인지도를 높였다. 개신교 목사 출신인 가우크는 역시 개신교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동독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메르켈 총리와 출신 지역과 종교가 같다. 하지만 정치 노선은 정반대다. 가우크는 2010년 6월 대선에서 진보진영인 사회민주당(SPD)과 녹색당의 후보로 나서 메르켈 총리와 그의 연정 파트너들이 미는 불프와 3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깝게 패했다. 여당인 기독민주당 소속 정치인이라는 배경 이외에 이렇다 할 업적이 없던 불프를 후보로 지명한 것에 대해 당시 메르켈 총리는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유력 주간지 슈피겔은 ‘더 나은 대통령’이란 제목으로 가우크를 표지 인물로 다루기도 했다. 메르켈 총리가 2년 전의 결정이 실수였다는 점을 인정해야 하는 굴욕에도 불구하고 가우크의 지명에 합의한 것은 ‘유럽 재정위기의 해결’이라는 힘든 숙제 앞에서 국내 정치문제로 야당과 실랑이를 벌일 여유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가우크를 ‘민주화의 스승’이라며 “현재와 미래의 도전을 위한 중요한 원동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지만 기민당의 보수파는 막판까지 다른 인물을 고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에서 대통령은 상징적인 국가원수로 그 권한이 제한돼 있으나 법안과 국제 조약 등에 대해 최종 서명권을 갖고 있으며, 정국이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 누가 총리직을 수행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인물인지 결정하는 등 상황에 따라서는 중요한 역할을 맡기도 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천사가 지켜주길” 목멘 ‘보디가드’ 코스트너

    영화 ‘보디가드’에서 여주인공 레이철(휘트니 휴스턴)은 보디가드(케빈 코스트너)와 아침에 산책을 하다가 “당신이 곁에 있어 줘서 좋아요.”라며 연정의 일단을 드러낸다. 하지만 코스트너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화제를 다른 데로 돌린다. 스크린에서는 벽처럼 무심해 보였던 코스트너가 18일(현지시간) 휘트니 휴스턴(48)의 장례식에서는 끝내 감정을 드러냈다. 코스트너는 이날 휴스턴의 고향인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의 뉴호프 침례교회에서 가족과 친지, 톱스타 등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된 장례식에서 추모사를 낭독하러 단상에 올랐다. 코스트너는 추모사에서 영화 촬영 때 휴스턴이 “제가 잘하나요? 제가 정말 예쁘나요? 사람들이 나를 좋아할까요?”라며 걱정했다는 비화를 소개했다. 그는 “나는 한때 당신의 보디가드였다. 그런데 당신은 너무 빨리 가버렸다.”라고 말한 뒤 “하느님께로 가는 길에는 천사들이 보디가드가 될 것이다.”라는 대목에서 잠시 말을 잇지 못하고 목이 메였다. 그리고 이내 “이제 떠나세요. 휘트니. 하느님 앞에서 노래할 때에는 걱정하지 마세요. 충분히 잘할 테니까요.”라고 맺었다. 휴스턴의 전 남편 바비 브라운도은 장례식장에 왔지만 보안요원이 앞자리에 앉지 못하게 하자 화가 나서 금세 식장을 떴다. 휴스턴은 뉴저지주 웨스트필드에 있는 아버지 존 휴스턴의 묘 옆에 묻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신뢰 사라졌다” 獨대통령 사퇴

    크리스티안 불프 독일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각종 특혜 의혹에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났다. 불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독일은 폭넓은 신뢰를 받는 대통령이 필요하지만 지난 몇주간의 상황은 이러한 신뢰가 더 이상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모든 책임을 느낀다.”고 사의를 밝혔다. 하지만 그는 각종 특혜 의혹에 대해 “합법적으로 행동했고 실수를 했지만 정직했다.”며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차기 대통령 지명과 관련, “집권 연정과 우선 논의해 초당적인 공동 후보를 지명하는 것을 목표로 야당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불프 대통령은 니더작센주 총리 시절인 2008년 특혜성이 있는 저리의 사채를 주택 구입용으로 쓴 사실이 지난해 12월 드러난 데 이어 관련 보도를 막으려고 언론사에 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알려져 야당과 언론의 공세를 받아왔다. 불프 대통령의 사의 표명에는 전날 독일 하노버 지방검찰청이 그에 대한 수사 면제권 철회를 공식 요청한 것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독일에서 현직 대통령에 대해 검찰이 수사 면제권 철회를 요청하는 것은 처음이다. 불프의 낙마는 그를 대통령으로 지목한 메르켈 총리에게 정치적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그리스 긴축안 합의 하루만에 다시 격랑

    2차 구제금융 성사를 앞두고 유로존의 최후통첩을 받아 든 그리스가 연정 소수당의 반발에 직면, 다시 위기에 놓였다. 그리스 정치권이 2차 구제금융 지원 조건을 최종 합의한 지 하루 만인 10일(현지시간) 극우정당 라오스가 긴축안을 승인하지 않겠다고 반발해 해소되는 듯했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라오스의 게오르기오스 카라차페리스 당수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표결하지 않겠다. 우리가 얼마나 굶주리든 이(긴축안)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3개당 252석(전체 300석) 가운데 라오스는 16석을 차지하고 있다. AP 등 외신들은 집권 사회당과 신민당 등 나머지 2개당이 승인하면 구제금융안은 통과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리스 양대 노조는 이날 이번 주 들어 두 번째 총파업(48시간)에 돌입했다. 아테네 도심에는 1만 7000명이 집결했으며, 의회 밖 신태그마 광장에서는 일부 청년 시위대가 화염병과 돌을 경찰에게 투척하자 경찰이 최루가스로 맞서며 충돌이 빚어졌다. 부상자나 체포된 사람은 없다. 의회의 긴축안 표결일인 12일에도 추가 시위가 예고돼 있다. 이에 앞서 1300억 유로(193조 5000억원) 규모의 2차 구제금융 지원을 둘러싸고 그리스와 신경전을 벌이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도 “그래도 부족하다.”며 3대 선결 조건을 사실상의 최후통첩으로 제시해 그리스에 공을 넘겼다. 유로존이 요구한 3대 선결 조건은 그리스 정치권의 최종 합의에서 빠진 올해 3억 2500만 유로의 추가 긴축 계획 제시, 12일 그리스 의회에서의 긴축 조치 및 경제개혁안 비준, 4월 총선 이후에도 긴축·경제개혁 조치를 이행한다는 그리스 연정 지도자들의 약속 등이다. 장클로드 융커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유로그룹) 의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그룹 긴급회의 직후 “구제금융 지원을 결정할 수 있는 필수적인 요소들이 부족하다.”며 3대 조건을 수용하라고 못 박았다. “(긴축조치의) 이행 없는 (구제금융) 지출은 없다.”는 것이다. 유로그룹은 그리스가 이 조건들을 수용해야 오는 15일 회의에서 그리스의 부채 가운데 1000억 유로를 탕감하는 내용이 담긴 국채교환 합의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유로그룹은 그리스에 구제금융 기금과 정부 예산 일부를 별도 계정에 예치해 부채 상환에만 쓰도록 요구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재정 주권에 대한 개입을 의미하는 것이라 내부 반발이 불가피하다. 독일 연방의회는 오는 27일 그리스 2차 구제금융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새달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앞두고 13일 덴마크, 네덜란드, 에스토니아 총리들과 유로존 위기에 대해 4자 회담을 연다고 총리 대변인이 이날 밝혔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재벌들 일단 세금부터 더 내 쓸 곳도 당신들이 정하면 돼”

    “재벌들 일단 세금부터 더 내 쓸 곳도 당신들이 정하면 돼”

    저자의 제안 가운데 흥미로운 두 가지가 눈에 띈다. 하나는 ‘경쟁’ 민주주의 대신 ‘일치’(Concordare) 민주주의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경쟁 민주주의란 지금처럼 선거에서 승리한 이들이 정권을 배타적으로 차지하는 방식이다. 이에 반해 일치 민주주의는 선거 득표율에 따른 권력 분점을 뜻한다. 가령 대선에서 A후보가 60%, B후보가 40%의 지지를 얻었다면 내각의 40%를 B후보 정당에다 떼주는 것이다. 외교·국방은 A후보의 정당에서, 재정·보건은 B후보의 정당에 맡기는 방식 같은 것이다. 이런 제안을 내놓는 이유는 권력을 배타적으로 부여하다보니 정치가 극단적인 말과 이념 쇼를 통해 상대를 매도하는 소모적 공방으로 흐르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진보, 보수할 것 없이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비웃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을 떠올리게 한다. 저자는 경쟁 민주주의를 뒷받침하는 “다수결 사상은 정당이 지금보다 명확한 세계관과 어느 정도 서로 다른 체제사상으로 차이가 있던 시절에서 기인한 것”인데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차이를 보이는 정당이 있기는 할까 싶은 현 상황에서는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전봇대 뽑고 비즈니스 프렌들리하겠다고 요란을 떨더니 결국 재벌때리기에 몰두하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음미해볼 법하다. 또 하나는 증세에 대한 얘기다. 저자는 부자나 재벌에 대한 증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단, 증세하되 증가분이 어디에 쓰일지는 그들에게 맡겨두자고 제안한다. 가령 5% 증세를 해서 세수가 10조원 증액된다고 하자. 정부는 이 10조원이 쓰일 곳이 적힌 리스트를 공개한다. 무상급식이나 보육비 지원 사업, 학교폭력 예방 사업, 영어 공교육 지원 사업, 소상공인 보호 사업 하는 식이다. 그러면 A그룹 회장은 자기가 더 내는 세금 가운데 일부는 여기에, 다른 일부는 저기에 사용하도록 지정토록 하고 그에 맞게 집행한다. 이는 이익 분배가 겉으로는 경제논리처럼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정치논리라는 점에 착안한다면 매우 흥미로운 주장이다. ‘회장님’들은 꼭 검찰청이나 법원을 드나든 뒤 사회공헌을 하겠다고 나서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그 좋다는 사회공헌임에도 대개의 반응은 “일단 세금부터 똑바로 내시지.”라는 쪽에 가깝다. 그래서 저자의 제안은 기부금과 세금 사이의 타협이다. 세금이라는 국가 공식 체계를 존중하되, 납세자의 거부감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다. 오해는 말길. ‘내 행복에 꼭 타인의 희생이 필요할까’(리하르트 프레히트 지음, 한윤진 옮김, 21세기북스)는 이런 심각한 문제만 다루진 않는다. 2008년 한국에 소개된 ‘나는 누구인가’라는 교양철학서로 인기를 모았던 저자는 경제학이 상정하는 이기적 인간, 즉 호모 에코노미쿠스에 대한 반박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인간의 본성은 이타적이며, 사회제도는 이 이타성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 본성이 이기적이냐, 이타적이냐 하는 문제는 복잡하다. ‘죄수의 딜레마’의 게임이론 덕분에 철학, 뇌과학, 신경학, 심리학, 생물학, 경제학 등 다양한 분과학문에까지 이 논쟁은 번졌다. 이들 학문들을 연결해 복잡계 연구라는 새로운 이름까지 나오면서 전방위로 뻗어나가고 있다. 책에도 이는 고스란히 반영됐다. 책은 모두 38장인데, 각 장마다 이런저런 이론과 실험이 최소한 2~3가지씩 등장한다. 저자에게 고마운 점은 독일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글쓰는 철학자답게 이를 매끄럽게 정리해뒀다는 사실이다. 곳곳에 위트도 넘친다. 가령 꼬리말이원숭이 실험결과를 두고 인간 본성에 정의감이 존재하는지를 탐구하다 이렇게 말한다. “아들은 다섯 살이 되면서부터 ‘아빠, 이건 옳지 않아요’라는 말로 나를 공격했다. 그 불공평의 대상은 나다. 아들은 자신이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순간 그때까지 즐거웠던 베개 싸움이 불공평하다고 한다. 대게 네 살에서 다섯 살의 어느 순간, 아이들에게 꼬리말이원숭이의 정신이 나타난다. 영국의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은 이것을 정의감이라 불렀다.” 그래서 책을 덮을 때 떠오르는 인물은 알랭 드 보통이다. 적당한 지적허영에다 이런저런 실험결과를 핵심만 추려 잘 던져주기 때문이다. 다만 저자가 독일 사람이어서인지 알랭 드 보통 특유의 섬세하고 장황한 문장 대신 간결한 문장을 구사한다. 동시에 복잡계 연구로 유명한 미국의 산타페연구소 대신, 영장류에 대한 학제간 연구로 널리 알려진 독일의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가 등장한다. 저자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도 끌어들이지만 본격적 논쟁은 진화론의 창시자 다윈에서 시작한다. 다윈의 오른편에 ‘사회적 다위니즘’을 주장한 토머스 헉슬리를, 왼편에 ‘상호부조론’을 통해 헉슬리를 강하게 비판한 러시아 아나키스트 표트르 크로포트킨을 앉힌다. 보통 아나키스트하면 ‘국가 없이 살 수 있다고 주장하는 대책 없이 낭만주의적인 공상가’를 떠올린다. 그러나 저자는 동물과 인간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각종 실험 결과들이 크로포트킨의 주장을 뒷받침해준다는 사실을 지적해나간다. 인간 본성이 이타적이냐, 이기적이냐 하는 문제는 단순한 지적유희가 아니다. 앞서 봤듯 오늘날 한국 사회에 음미할 대목이 많다. 가령 ‘감성 대 이성’을 설명하면서 저자는 영국의 철학자 데이비드 흄과 2001년 심리학자 조나단 화이트의 연구결과를 등장시킨다. 그 결과를 보면 ‘나꼼수’ 김어준이 지난해 내놓은 ‘닥치고 정치’(푸른숲 펴냄)에서 ‘무학의 통찰’이라는 이름으로 주장했던, 이성이란 결국 감정의 자기합리화에 불과하다는 주장에 맞닿는다. 인간이 경제에 대해 윤리와 도덕을 말할 수 있는 것은 ‘배후세력의 조종’이나 ‘좌파 관점으로 덧칠된 경제·역사교과서’ 때문이 아니라 오로지 인간으로서의 ‘직관’ 때문이다. 또 호모 에코노미쿠스를 찬양하는 바람에 의료보험 등 사회보장제도가 미약한 미국에 대해 저자는 “21세기임에도 여전히 19세기적 비스마르크 사회개혁입법조차 하지 못했다.”고 비웃는다. 이는 “미국이 역사가 짧아서 그렇지 결국은 유럽을 따라갈 것”이라던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자 재벌개혁론자인 김종인 박사의 판단과 맥을 같이한다. 김종인 박사는 독일 유학파인데, 유학 당시 독일은 질서자유주의(책에서는 ‘신자유주의’라 표기된다)가 대세를 장악했다. 저자는 31장 ‘프라이푸르크로 돌아가는 길’에서 질서자유주의의 본산 프라이푸르크학파를 다룬다. 2만 2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그리스, 긴축 이행안 합의… 디폴트 위기 ‘돌파구’

    그리스 정치권이 2차 구제금융을 지원받기 위한 최종 긴축이행안에 합의했다. 다음 달 20일 145억 유로(약 21조 5000억원)의 국채 만기도래를 앞두고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협에 직면했던 그리스는 위기 탈출의 돌파구를 마련했다. ●정치권, 연금 삭감안 놓고 막판 진통 그리스 정부는 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새 (긴축이행) 프로그램의 내용에 대한 (정부 및 연립 정부 내 3당 대표의) 전반적인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연 뒤 기자회견에서 루카스 파파데모스 그리스 총리가 전화로 “구제금융 조건 합의안이 정당 지도자들로부터 승인됐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그리스 정치권의 긴축이행안 협상은 타결 직전까지 난항을 거듭했다. 루카스 파파데모스 총리와 사회당, 신민당, 라오스 등 3개 정당 당수들은 이날 새벽 1시까지 8시간의 논쟁을 벌였으나 합의에는 실패했다. 협상 직후 파파데모스 총리는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 등 이른바 ‘트로이카’와 협상에 들어갔으나 역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정치권이 트로이카가 추가 논의를 요구하는 한 가지 문제를 빼고는 모든 사안에 동의했다.”면서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일정에 맞춰 마무리할 수 있도록 협상을 곧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 걸림돌은 연금 삭감안이다. 보조연금만 15% 삭감할지 기초연금과 보조연금 모두 15% 삭감할지가 관건이다. 블룸버그통신은 3개 당 지도자 모두 연금 삭감 자체에 난색을 표하고 대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대신 지출 축소와 세금 인상 등을 통해 올해부터 2015년까지 130억 유로(약 19조 3000억원)를 긴축하는 데는 합의했다. 당초 약속했던 긴축 규모 70억 유로의 2배에 가깝다. 최저임금 22% 삭감과 공공부문 근로자 연내 1만 5000명 감원 등도 받아들였다. 하지만 정부와 3당 대표는 9일 아침 다시 회의를 열고 남은 이행 조건에도 극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유로존은 9일 오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재무장관회의를 열고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지원 패키지안을 확정할지 여부를 논의했다. ●구제금융협상 합의안 12일 의회 표결 현지 언론은 의회가 구제금융 협상 합의안과 국채 교환 조건을 담은 법안을 오는 12일 표결에 부칠 것이라고 전했다. 그리스는 적어도 15일까지는 구제금융 조건에 합의, 트로이카의 승인을 받아야 145억 유로의 국채 만기가 돌아오는 새달 20일 전까지 법적 절차를 완료하고 디폴트를 피할 수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2차 구제안 막판 진통 그리스 디폴트 또 위기

    그리스 정치권이 5일(현지시간) 국제사회의 2차 구제금융안 지원 조건 합의에 실패했다. 회의는 계속 진행될 예정이지만 루카스 파파데모스 총리와 과도 연정 3개 정당 지도자들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최종 합의 전망은 불투명한 상태다. 그리스가 개혁 조치를 이행하지 않으면 추가 구제금융 지원은 없으며, 이럴 경우 3월 디폴트(채무불이행)를 피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유로존의 압박 카드가 막판 힘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파파데모스 총리와 사회당, 중도우파 신민당, 극우정당 라오스 등 3개 정당 대표들은 5일 회동에서 트로이카(유럽연합·유럽중앙은행·국제통화기금)가 1300억 유로의 구제금융 지원 조건으로 제시한 요구안에 대해 5시간 격론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트로이카는 그리스 경쟁력 제고를 위해 민간부문 최저임금 20% 삭감, 연휴 보너스 삭감, 보조 연금 삭감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2015년까지 공무원 15만명을 감원하는 목표의 달성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총리실은 회동 직후 성명에서 “국내총생산 대비 1.5% 재정지출 삭감 등 기본적인 이슈에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안토니오 사마라스 신민당 당수 등은 기자들에게 “우리가 감내할 수 있는 것 이상의 고통을 강요하고 있다.”며 요구 조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3개 정당의 회동은 6일 재개될 예정이었으나 7일로 연기됐다고 현지 뉴스통신 ANMA가 보도했다. 그리스 정치권의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유럽의 인내심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장 클로드 융커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유로그룹) 의장은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그리스가 기존에 합의한 개혁 조치들을 이행하지 않으면 유로존 회원국들의 지원을 더는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U 경제·통화 담당 집행위원실의 아마데우 알타파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가 이미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제공 협상) 마감시한을 넘긴 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하며 그리스 정부를 압박했다. 한편 그리스 양대 노조는 트로이카가 요구하는 긴축 조치들에 반대해 7일 200만명이 참가하는 24시간 총파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글로벌 시대] 영국과 유럽/강승중 수출입은행 런던법인장

    [글로벌 시대] 영국과 유럽/강승중 수출입은행 런던법인장

    영국은 유럽국가인가? 우리는 영국이 지리적으로나 역사·문화적으로 당연히 유럽국가에 속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과거 프랑스의 드골 대통령은 “대서양에서 우랄까지”라는 구호 하에 유럽통합을 제안하면서, 영국에 대해서는 “(미국이 유럽에 보낸) 트로이의 목마”라고 비판하고 1963년 영국의 유럽경제공동체(EEC) 가입 신청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였다. 최근에는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방안을 놓고 사사건건 영국에 대해 퉁명스럽게 반응하고 있으며, 그 와중에 영국을 “섬나라”라고 지칭하면서 유럽 대륙국가와 차별화하는 발언을 하였다. 영국 쪽에서도 “영국은 유럽과 다르다.”라는 정서가 흐르고 있다. 사실 영국과 대륙국가와의 갈등은 뿌리 깊은 것으로, 역사적으로 영국은 대륙 내에 패권국가가 등장하지 못하도록 항상 견제해 왔다. 에스파냐, 프랑스, 오스트리아, 독일 등의 패권국가가 떠오를 때마다 그 경쟁국과 손을 잡아 대륙 내 세력균형을 유지하면서 자국의 이익을 보호해 왔다. 실제 이러한 대륙 내 세력균형 노력이 실패하여 대륙을 석권한 나라가 등장할 때마다 영국의 안전과 이익은 위협받았다. 나폴레옹 시절의 프랑스나 히틀러가 지배하던 독일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견제와 갈등의 전통에 더하여, 영국은 초강대국 미국과 인종적·언어적 동질성과 문화적 정서를 공유하는 ‘특별한 관계’에 있고, 과거 식민지 국가들과 영연방이라는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어 유럽통합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영국 내에는 이러한 정서를 바탕으로 유럽통합 참여에 반대의사를 드러내는 ‘유럽회의론’(Euroscepticism)이 폭넓게 자리잡고 있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통합 노력에 참여하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정책을 취해 왔다. 영국은 유럽연합(EU)에는 가입하였지만, 경제통화동맹(EMU)에는 가입하지 않고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는 비유로존 국가로 남아 있는 것이다. 작년 10월에는 영국 의회에서 EU 탈퇴에 대한 투표가 실시되어 비록 압도적 표차로 부결되기는 하였지만, 집권 보수당에서 81명의 탈퇴 찬성표가 나와 영국 정가를 시끄럽게 하였다. 최근 유로존 위기 대응 과정에서 영국은 기존의 유럽회의론적 입장에 더하여 금융 중심지로서 런던의 위상을 보호하여야 한다는 이해관계에 사로잡혀 독불장군식의 정책을 고집함으로써 EU 내에서 점점 고립되어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로존 위기 극복을 위하여 EU의 통합을 강화하여야 한다는 독일 등의 주장에 대해, 영국은 오히려 비대해진 EU 본부의 권한 일부를 각국 정부로 환원해야 한다고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금융거래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프랑스·독일의 주장에 대해서도, 런던의 금융거래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보호하기 위하여 맹렬히 반대하고 있다. EU 내에서 영국의 고립을 보여주는 가장 상징적인 사건은 작년 12월 EU 정상회의 때 제안된 신재정협약에 대해 27개 회원국 정상 중 오직 영국의 캐머런 총리만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야당인 노동당뿐 아니라 연정 파트너인 자유민주당에서도 비판의 소리가 높았고, 영국이 결국 EU의 주변국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었지만, 실제 영국 내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캐머런 총리에 대한 지지가 더 높게 나왔다. 그러면 영국이 유럽을 떠나서 존재할 수 있는가? 지정학적으로 영국은 유럽의, 또 그 연합체인 EU의 일원일 수밖에 없다. EU는 영국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이며 영국을 찾는 관광객의 다수도 EU 국민들이다. 그러나 최근의 유로존 위기 대응과정에서 독일의 영향력 확대가 두드러지고 있는 반면, 영국은 점점 외톨이가 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영국이 고립에서 벗어나려면 과거의 유산을 벗어버리고 진정으로 유럽 대륙과 화해하고 연대를 추구하여야 한다. 정치 지도자들이 보수적 관념의 틀을 깨고 보다 실용적으로 정책 접근을 해야 할 것이다.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댄싱 채플린’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댄싱 채플린’

    발레리노 루이지 보니노가 ‘코펠리아’(프랑스 작곡가 L 들리브의 발레) 공연에 서려고 이탈리아의 밀라노에 도착한 때였다. 안무를 맡은 롤랑 프티는 보니노를 보다 새로운 창작극을 머리에 떠올렸다 한다. 보니노가 찰리 채플린으로 분장하고 춤을 추면 어떨까, 하는 생각은 발레극 ‘댄싱 채플린’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1991년의 초연 이후 170여회에 걸쳐 ‘댄싱 채플린’ 무대에 오른 보니노는 이제 환갑을 지난 나이가 됐다. 프티의 아내인 지지 장메르가 ‘댄싱 채플린’을 영상으로 남기자는 기획을 제안했고, 평소 보니노와 친분이 깊은 발레리나 쿠사카리 타미요와 그의 남편이자 영화감독인 수오 마사유키가 연결되기에 이른다. 때마침 수오는 아내의 마지막 무대 모습을 카메라로 기록하고 싶었던 차였다. 영화 ‘댄싱 채플린’(26일 개봉)의 전반부는 1시간에 걸쳐 제작 과정을 수록했다. 공연 60일 전 일본에 도착한 보니노와 무용수들이 쿠사카리와 연습을 시작한다. 그 사이 수오는 밀라노에서 프티와 만나 영화에 관한 의견을 나누고, 스위스로 가서 채플린의 아들 유진으로부터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들어본다. 영화의 후반부 1시간 10분여는 도호 스튜디오에서 펼쳐진 공연을 카메라에 담았다. 2막 20장의 발레극은 영화화 과정에서 1막 13장으로 재구성됐다. 영화 ‘댄싱 채플린’의 기본 아이디어는 좋다. 은막 위에 재현되는 무용계의 거장 프티의 발레극은 그 자체로 가슴 설레는 유혹이다. 문제는 영화로 어떻게 구현하느냐다. 좋은 의도가 곧 좋은 영화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댄싱 채플린’이 덜컹거리는 이유 중 하나는 아내를 향한 수오의 사랑이다. 자고로 감독은 사적인 감정을 영화 위에 두면 안 되는 것이, 그로 인해 영화에 독이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피터 보그다노비치와 배창호가 경력의 정점에서 ‘데이지’와 ‘황진이’를 만들면서 저지른 실수를 수오는 ‘댄싱 채플린’에서 반복한다. 게다가 수오와 쿠사카리는 전성기도 아닌데 말이다. ‘댄싱 채플린’의 핵심은 채플린으로 분한 보니노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그와 쿠사카리 사이에서 균형을 잡지 못하고 뒤뚱거린다. 일례로 쿠사카리의 연습 장면에 지나칠 정도로 많은 시간을 할애함으로써 영화는 자신의 몸을 희생한다. 결과가 좋았다면 구태여 수오의 연정을 탓할 필요까진 없을지도 모른다. ‘댄싱 채플린’은 무대극을 영화로 옮긴 까닭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작품이다. 나쁜 영화라는 뜻이다. 보니노는 역을 맡은 이후 채플린 영화를 의도적으로 보지 않았다고 한다. 영화를 재해석하는 게 아니라 채플린을 자기식으로 창조하기 위해서였다. 그에 비해 영화 ‘댄싱 채플린’은 발레극이 스크린으로 옮겨 와 아무런 미덕도 얻지 못한 경우다. 공연의 녹화 본을 극장에서 상영한다 해서 그것을 영화라 부르지는 않는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코미디언과 익숙한 방식으로 재회하는 것, 그 이상이 요구되는 작업이었지만 ‘댄싱 채플린’은 공연 녹화 본과 메이킹 필름을 결합하는 수준에 그쳤다. 한때 드라마의 장인이었던 감독이 신인 다큐멘터리 작가처럼 구는 모습을 보는 건 괴로운 일이다. 필자의 말이 의심스럽다면 같은 해에 빔 벤더스가 비슷한 성격의 다큐멘터리 ‘피나’에서 거둔 성취와 비교해보길 바란다. 영화평론가
  • [인사]

    ■교육과학기술부 ◇승진 △교육정보통계국장 신익현◇전보△한밭대 사무국장 이동호△한국해양대 〃 선태무△교육정보기획과장 황성환△대통령실 파견 안웅환 ■외교통상부 △재외동포영사국장 안영집◇참사관△주칠레공사 홍석화△주카자흐스탄공사 송금영△주이란공사 곽성규◇부총영사△주상하이 이강국 △주로스앤젤레스 방기선 ■지식경제부 ◇전보 △대변인 권평오△지역경제정책관 변종립△기후변화에너지 자원개발정책관 김준동 ■환경부 ◇승진 △대변인실 뉴미디어홍보팀장 김효정◇전보 <팀장>△환경감시 유명수△새만금환경TF 박찬갑△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건립추진기획단 강창원<담당관>△조직성과 김동구△정보화 서인원<과장>△환경보건정책 이지윤△물환경정책 이영기△수생태보전 유호△자연정책 박미자△자원순환정책 유제철△폐자원관리 송호석△자원재활용 정덕기<국립생태원건립추진기획단>△전시연구팀장 채창운<국립환경과학원>△연구지원과장 정진섭<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사무국장 김선호 ■국회사무처 ◇이사관 △법제사법위원회 전문위원 전상수△의정연수원장 조용복△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문위원 송대호△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문위원 김수흥△국제국장 김승기△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문위원 김부년△의정연수원 교수 이종후△정무위원회 전문위원 서도석△특별위원회 전문위원 이동근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전문위원 임진대△지식경제위원회 전문위원 김병선△정무위원회 전문위원 임익상△한국개발연구원(파견) 박철규△기획재정부(파견) 박명수◇부이사관△농림수산식품위원회 입법심의관 이용준△법제실 경제법제심의관 김한근△의정연수원 교수 박출해△국회운영위원회 입법심의관 이계인△법제실 행정법제심의관 이민섭△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입법심의관 이정화△예산결산특별위원회 입법심의관 정재인△감사원(파견) 이상진 ■국회 예산정책처 ◇이사관 △기획관리관 손석창◇부이사관△경제분석실 조세분석심의관 조의섭 ■조달청 △국제협력과장 김응걸△구매총괄〃 정재은 ■특허청 ◇승진 △기획재정담당관 김성관△일반기계심사과장 이현구△화학소재심사〃 홍순칠△등록〃 정대순△복합기술심사3팀장 조성철△특허심판원 심판관 강병재 김영수 오영덕 원종혁 좌승관◇전보△특허심판원 심판관 오재윤 이춘무△기획재정담당관실 김지맹 ■공정거래위원회 △심판총괄담당관 송상민△기획재정〃 채규하△규제개혁법무〃 이순미△시장구조개선과장 김성환△약관심사〃 이유태△카르텔총괄〃 김재신△서울사무소 총괄과장 박재규 ■한국농어촌공사 △비상임이사 박광우 김양식 임일선 ■교통안전공단 ◇1급 승진 △대외협력실 오인택△감사실 황병훈△인재양성처 이용찬△자동차검사처 염종관△성능평가실 김규현△전북지부 김기봉 ■인제대 ◇부원장 △교육대학원 정성수△경영〃 이성희◇부학장△공과대학 이종협◇부처장△교무 안덕현△대외교류 한용재◇원장△교육연수 김진희△영재교육 박동호 ■강릉원주대 △교무처장 김형근△학생입학〃 박상덕△기획협력〃 장정룡△정보전산원장 정동빈△도서관장 정의선△산학협력단장 이형원 ■상명대 ◇서울캠퍼스 <처장>△대외협력 임좌상△산학연구 백두종△입학홍보 정철용△학생 이현경△정보통신 김성철<대학장>△생활과학(예술디자인대학원장 겸임) 신화경△예술·조형 나지영<대학원장>△경영 이태열△신문방송국장 및 학보사 주간 김기태◇천안캠퍼스 <처장>△기획 김두철△대외협력 권석환△연구 황병기△입학홍보 이상호△총무 김범응△정보통신 조태경<대학장>△융복합특성화 양용준△생활과학·경영 오동일 ■IBK신용정보 ◇부장 <승진>△신용조사 박성진<전보>△전략영업부(직대) 윤현배◇지점장△신용조사센터 이옥△영등포1 최문엽△영등포2 윤영우△부산(직대) 박명철△대구 허원행△광주 김지수 ■엔씨소프트 ◇승진 △아이온 개발실 상무 강형석 ■한국연합복권 ◇승진 △경영기획부 기획팀 차장 장익순
  • “차이, 對中공약 모호” “마, 中 앞세워 위협”

    타이완의 13대 총통 선거가 14일 치러진다. 결과에 따라 타이완 역사상 세 번째 정권 교체가 이뤄지는 것은 물론 중·미 관계와 동북아 정세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양안관계가 막판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타이완 사회의 대립과 분열도 최고조에 달했다. 투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되며 오후 8시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를 하루 앞둔 13일 재계를 중심으로 국민당 마잉주(馬英九) 후보와 야당인 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 경쟁이 극에 달했다. 왕쉐훙(王雪紅) 훙다뎬(宏達電)그룹 회장은 이날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이 체결되면서 타이완의 경제가 발전하고 있다.”며 마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는 타이완의 정주영 격인 고 왕융칭(王永慶)의 딸이다. 이날 중국을 상대로 사업을 하는 일명 타이상(臺商) 등 기업인 128명에 이어 대학교수들과 베이징대 동문회 등이 앞다퉈 마 후보 지지 성명과 광고를 신문에 게재했다. 특히 미국의 주타이베이대표부 대표를 지낸 더글러스 팔의 마 후보 지지 발언이 마치 미국의 지지 의사인 듯 해석되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팔은 현지 TV와의 인터뷰에서 “차이 후보의 대중전략인 ‘타이완 컨센서스’는 이뤄질 가능성이 없고, 마 후보가 연임해야 중국과 미국, 타이완 모두 한시름 놓을 수 있다.”며 쐐기를 박았다. 이를 두고 차이 후보 지지자들은 마 후보 지지 선언이 쏟아지는 것은 국민당의 절박함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유명 칼럼니스트 남방수어(南方朔)는 “마 후보가 중국을 내세워 타이완을 위협하는 방식으로 표몰이를 하고 있다.”는 내용의 신문 광고를 냈다. 한편 두 후보는 유세 마지막 날인 이날 상대방의 텃밭을 공략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마 후보는 민진당 텃밭인 남부 지역 유세를 시작으로 중부를 거쳐 타이베이까지 북진하며 연임을 호소했다. 그는 “비가 오더라도 반드시 투표장에 나가 한 표를 행사해 달라.”고 목청을 높였다. 차이 후보는 캐스팅보트를 쥔 중부 거점인 지룽(基隆)과 여당 텃밭인 타이베이(臺北) 및 신베이지(新北·옛 타이베이현) 지역을 찾아 “대연정을 구성해 타이완의 고질병인 대립 문제에 종지부를 찍겠다.”면서 “양안 대화 실무팀을 구성해 대륙(중국)과 대화를 지속해 양안관계가 안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치적으로는 타이완의 존엄을 지키는 독립 노선을 유지하되 경제 대화는 이어가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박빙 구도 속에 지지자들 간 분열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벌써부터 선거 이후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경찰 당국은 만약의 폭력 사태에 대비해 전국 1만 4806개 투표소에 경찰 6만여명과 민간경호원 3만여명을 투입하기로 했다.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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