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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삶에 대한 고해성사/병석의 具常시인 신작‘인류의 盲點에서’

    ◎‘… 이승을 떠난… 아내처럼… 다시 만나 더불어/영원을 누릴 것을 굳게 믿어…’ 진득하게 한 길을 걸어온 대가의 역작은 아름답다.교묘한 말의 치장보다는 진실을 담은 시를 줄곧 써온 ‘문단의 어른’구상시인이 신작시집 ‘인류의 맹점(盲點)에서’(문학사상사)를 상재했다. 모진 세파가 한결같이 맑은 그의 시심을 시샘했을까.시인은 시집이 나오기 전 뜻밖의 교통사고로 병상에 누워 있다.몸은 병마와 싸우고 마음은 시집을 통해 파렴치한 세상과 겨루고 있다.부지런함이 시인의 삶이었듯 여든을 바라보는 세월인데도 쉴 틈이 없다. 92∼93년에 걸쳐 문학사상에 연재한 ‘관수재시초’36편과 최근작 37편을 묶은 이번 작품은 자신의 삶에 대한 고백성사의 성격을 띠고 있다.겉치레로 시를 쓰며 한 평생 자신을 속여왔다는 한탄마저 서슴지 않는다. 한 걸음 나아가 “어쩌면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른다”는 노시인의 예감을 투영한 듯 군데군데 세상이라는 군더더기를 버리려는 흔적이 역력하다. 하지만 인생의 노을을 바라보는 시선은 담담하고 차분하다.시인에게 죽음은 “영원에의 통로요,회귀요,/또 하나 새 삶의 시작일 뿐”이기에 그 이미지는 어머니의 부름처럼 정겨운 것이다. 저만치 어른거리는 죽음의 그림자를 초월한 시적 경지는 현세를 넘는 우주적 연민으로 나타난다.“…이 민들레와의/순수한 만남은 결코 끝난 게 아니라/마치 이승을 떠난 어버이나 아내처럼… 다시 만나 더불어 /영원을 누릴것을 굳게 믿고 바란다”는 심정 피력이나 30년전 주워온 검정 바윗돌과 나누는 궁극적 완성에 대한 교감은 범신론적 인식마저 느끼게 한다.장독대나 고목(枯木)둥치서 시인이 평생 의지해온 ‘그 분’을 찾는 모습은 가톨릭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모든 사물에게서 존재의 숨결을 발견하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도도한 경지는 “늙음과 병약과 무사를 핑계로 삼아 태만과 안일과 허위에 차 있다”고 끊임없이 자신을 낮추는 존재론적 탐색이 빚은 열매다.항상 주위에서 과실을 따먹기만 해온 남들을 탓하기보다 자신의 때를 내보이면서 더 남루한 사람들의 때를 씻어주려고 애써 온 큰 걸음의 자취다. 세상살이와 시가 하나가 되기 어려운 시대에 시인의 잠언은 보기드문 진실로 다가온다.그 노래는 아파트의 콘크리트 숲에서도 인정을 꽃피우고,뿌리의 숨은 인고(忍苦)를 찬양하고,하나의 낱말에서 소우주(小宇宙)세운다. 순백의 동심으로 일관해온 시심의 고갱이는 강요하지 않아도 감동으로 다가온다.하루빨리 병상에서 박차고 일어나 ‘황금 송아지’의 노예가 된 ‘맹점(盲點)의 인류’에 다시 한번 자성의 빛을 던져주었면 하는게 그를 아는모든 이의 바람이 아닐까.그는 아직 할 일이 많은 ‘문단의 어른’이다.
  • ‘전환기 북한의 정책 선택’ 심포지엄 주제 발표

    ◎北 농협개혁 추진 한계 서방세계 적극 지원을 경남대 북한대학원은 미국 아메리칸대 아시아연구소와 공동으로 28일 ‘전환기 북한의 정책선택­국내구조와 대외관계’란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다음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운근 수석연구위원이 발표한 ‘북한의 식량문제와 농업개혁’이란 논문의 요지. 북한의 식량난은 집단농장 체제라는 구조적 문제이기도 하나 무엇보다 90년대 들어와 침체를 벗어나지 목하고 있는 경제난이 더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북한의 경제사정 악화가 에너지와 원료부족으로 이어져 산업가동률이 20% 이하로 떨어졌으며 농업생산에 필수적인 비료·농약 등 농자재 공급도 안돼 농업생산성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 ○北 산업가동률 20% 이하 여기에다 지난 93년 이래 냉해와 홍수,대가뭄 등 잇단 자연재해까지 겹쳐 곡물생산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왔다.이러한 복합적인 요인으로 북한 농업의 회생을 북한 스스로가 감당하기에는 벅차게 되었다.북한 당국의 주민 부양능력 또한 한계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북한의 곡물생산은 2,559t으로 추정되는 데 정상적인 기후조건과 충분한 농자재 등이 공급된다면 6,811t 생산은 가능하다고 본다.지난해의 곡물생산은 정상 생산량의 40% 이다.이를 북한 주민에게 정상적 배급기준(성인 하루배급량 700g)에 의하여 분배한다면 5∼6개월 분에 불과하다.그러나 북한은 지난 해 수확이 되기도 전에 50만t의 풋옥수수를 이미 소비했기 때문에 나머지 2,100t을 하루 배급량 458g(유엔이 산정한 최소 영양수준)을 기준하여 공급한다면 금년 4∼5월에 식량이 모두 바닥날 것이다. ○농업회생 스스로 감당 못해 최근 들어 북한 농업은 미미한 수준이기는 하나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대내적으로는 농업생산성을 위한 새로운 영농법의 보급과 분조관리체제(농장의 작업반 단위를 7∼10명으로 세분화하고 할당량 이상의 농산물을 자유로히 처분하는 제도) 개선을 통한 농민들의 노동의욕 제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대외적으로는 폐쇄적인 주체농법 고수에서 점차 외국의 영농기술 지원 및 협력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북한은 식량증산을 위해 지난 96년부터 농장원들의 노동의욕을 높이기 위해 협동농장에서 기존의 분조관리제를 개선한 새로운 분조관리제를 실시하였다.이같은 분조관리제의 개선조치는 제한적이나마 어려움에 처한 농민들의 근로의욕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북한도 작년까지는 이 조치의 시행에 의구심을 가졌으나 새로운 제도를 통해 분조들의 경쟁을 유도함으로써 식량문제 해결방안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 ○개방 통해 식량난 해소를 한편 북한의 농업부문 개혁 가운데 실질적인 농업생산성 향상과 직결된 부분은 이른바 ‘큰모재배법’의 도입이다.이 방법은 노력과 종자재를 절약하면서도 단보당 수량을 높임과 동시에 작물의 재배기간을 단축함으로써 논에 2모작 재배가 가능하고 가뭄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 농업개혁은 북한 스스로의 개혁을 통해서만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북한 식량난의 근본원인이 궁극적으로는 경제사정 악화에 기인되기 때문에 대외협력을 통하여 북한 농업을 부흥시켜 나가야할 것이다.그러한 것은 남북한간 또는 북한과 서방국가와의 경제협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현재 미국·일본 등 서방세계의 비정부기구(NGO)에서도 북한농업 지원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북한 지원방안을 시도하고 있다.이러한 대외적인 다양한 협력만이 북한의 식량난을 해소할 수 있다고 보여진다.
  • 엘니뇨로 낮·밤 모두 길어진다/美 대기환경硏 보고서

    ◎강력한 편서풍 일으켜 지구 자전속도 늦춰 【보스턴 AP 연합】 지구촌에 갖가지 자연재앙을 몰고온 엘니뇨 현상이 지구의 자전속도까지 늦추게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하루의 길이가 길어지는 셈이다. 미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대기환경연구소 데이비드 솔스타인은 미 지구물리학연맹회의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엘니뇨현상은 강력한 편서풍을 만들어 내 지구의 자전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한 감속은 10분의 1 마이크로초.1마이크로초는 100만분의 1초로 미미했지만 지난 2월5일에는 최고 10분의 8마이크로초까지 차이가 나기도 했다. 지구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자전하고 있는데 고공에서 부는 편서풍이 강해지면 자전속도가 줄어들게 마련이다. 이 보고서는 지난 15년동안 수집된 자료를 분석한 것이다. 만일 엘니뇨의 반대현상으로 적도 부근의 태평양 수온이 이상적으로 낮은 라니나가 나타날 때에는 자전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가설도 가능하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엘니뇨현상은 지난 50∼100년 만에 가장심한 것으로 기록되고 있는데 인도에선 혹서로 250명,중국에선 폭우로 2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곳곳에서 산불과 연무를 일으켜 멕시코에선 대기오염으로 인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기까지 했다.
  • 서울신문 내일부터 지면 대혁신/행정뉴스 3개면 신설

    ◎오피니언 페이지 2개면으로 확대/정직한 역사 되찾기 연중 캠페인/컬러 10개면으로 늘리고 새시리즈 연재/본문 글자 줄이고 행간 넓혀 읽기 편하게 서울신문이 26일 아침부터는 전혀 다른 얼굴로 독자 앞에 펼쳐집니다. 서울신문은 IMF라는 어려운 환경을 맞아 새로운 시각의 정보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면체제뿐 아니라 내용을 전면적으로 혁신키로 했습니다. 정보의 시대입니다.정보가 곧 지식이고 재산이며 이 시대를 헤쳐갈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보다 많은 정보,생활에 유익한 정보,모르면 손해보는 정보, 개인과 사회에 똑같이 이익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는 데 신문제작의 모든 노력을 모을 것입니다.또 다양한 독자들의 여론을 적극 수렴,이 시대 여론의 큰 흐름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우리 현대사의 굽이마다 있었던 굴절된 역사를 바로 잡는 일에 앞장설 것입니다. 모든 지면 하나하나를 알찬 정보로 꽉꽉 채우겠습니다. 읽기 쉬운 신문,시원한 지면을 구성하겠습니다. ■행정뉴스면 신설=지금껏 국내 언론이 등한시했던 공직사회를 지면에 드러내도록 하겠습니다.행정과 관련된 실질적 정보는 물론이고 공직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대소사를 기사화함으로써,정책의 입안에서 결정 및 집행과정을 독자가 쉽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이는 서울신문이 국내언론으로서는 처음 시도하는 것입니다.행정뉴스면은 독자가 바로 접근할 수 있도록 지금까지 전면광고로 할애하던 제24면(맨 뒷면)에 게재합니다. 지역행정뉴스까지 포함,모두 3개면이 행정뉴스로 채워집니다. ■다양한 여론의 형성=오피니언 페이지를 대폭 확충했습니다.오피니언 페이지의 질적 개선을 위해 사설을 이 면으로 옮겼습니다.독자들의 견해를 충실히,다양하게 반영토록 각계 전문가들의 참여를 확대,여론의 큰 줄기를 읽도록 할 것입니다. 사내 필진에 의한 각종 칼럼도 대폭 보강했습니다.金三雄 주필,林春雄 이사,任英淑 논설위원 朴康文 문화생활팀장(부국장급)이 합류,신선한 시각의 칼럼을 제공할 것입니다. ■정직한 역사 되찾기=우리 현대사의 여러 역사적 사건들을 재조명,굴절된 것은 바로 펴고 숨겨진 것은 역사의 양지 위에 바로 서도록 하겠습니다. ■다양한 컬러 시리즈=컬러면에는 매일 서로 다른 주제의 생활·문화 관련 시리즈가 화려하게 전개됩니다.이 면은 독자 여러분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킴은 물론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확신합니다. ■읽기 쉬운 신문=활자 크기를 다소 줄이는 대신,행간을 넓혀 읽기 편하도록 했습니다.
  • ‘그리스 신화의 세계’펴낸 외국어대 유재원 교수

    ◎“신화는 역사… 시간 초월한 진리”/인문학 관점서 神의 상징적 의미 고찰/정신분석학 접근으론 본질 파악 못해 “‘신화란 재미있는 거짓말’이라는 생각은 틀린 것입니다.신화는 허구가 아니라 진실이고 역사예요.그리스도교인들에게 예수가 진정한 하느님이고 숭배의 대상이듯이 고대 그리스인들에게는 올림포스의 신들이그러한 자리를 차지했던 것이지요.우리가 신전이라 부르는 고대 유적들은 단순한 유적이 아니라 신자들이 기도하고 예배드리는 경건한 교회당이었습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언어학과 유재원 교수(49)가 그리스 신들의 상징적 의미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쉽게 풀어 쓴 ‘그리스 신화의 세계’(현대문학)를 펴냈다.이 책은 월간 ‘현대문학’에 97년부터 1년여 동안 연재됐던 내용을 단행본으로 엮은 것이다. 그리스 신화란 시인 호메로스가 활동하던 무렵인 기원전 8∼9세기부터 ‘이교세계’가 끝나는 기원후 3∼4세기까지 그리스어를 사용하는 여러 지방에 널리 퍼져 있던 온갖 불가사의한 설화와 전설을 총칭하는 말.1천년이 넘는 세월속에서 그리스 신화는 변화를 거듭했다.호메로스 시대에는 신화의 모든 내용이 진실이었다.그러나 불과 삼사백년이 지난 플라톤 시대에 이르면 신화는 공화국에서 내쫓아야 하는 존재로 전락한다.그리스도교가 세력을 얻게된 고대 세계 말기에는 신화란 부도덕한 이야기로 가득찬 백해무익한 거짓말로 간주됐다.우리는 과연 어느 시대의 관점에서 그리스 신화를 이해해야 할까. “고대 그리스 문명이 절정에 달했던 기원전 4∼5세기는 서양사상을 이해하는 데 아주 중요한 시대입니다.소피스트와 소크라테스·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 등 철학자와 에스퀼로스·에우리피데스·소포클레스 같은 비극작가,헤로도토스·투키디데스 같은 역사가들이 활동하던 시기죠.이 시기에 신화는 굳건한 믿음의 대상이었습니다.그러나 현대인과 고대 그리스문명 사이에는 그리스 문화를 왜곡한 로마시대와 중세가 가로놓여 신화에 대한 이해를 방해하고 있어요.우리가 진정으로 그리스 신화의 세계를 이해하려면 로마와 중세를 뛰어넘어 올림포스 신앙의 본질을 밝혀내야 합니다” 그래야만 소크라테스나 플라톤이 알고 있던 살아있는 신들의 신화를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신화에 관한 우리의 이해수준은 그리 높지 못하다.신화의 본질을 꿰뚫지 못하고 문학적인 원형을 찾거나 정신분석학적으로 접근하는 정도가 고작이다.그러나 신화를 문학작품으로 다루거나 정신분석학의 응용대상으로 보는 한결코 신화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게 유교수의 지적이다.신화는 거대한 세계관이요 사상체계이기 때문이다.유교수는 이 책에서 서양문화의 지적 원형으로서의 신화를 요령있게 보여 준다.신화는 탈(脫)역사화 공간이다.그 신화 속에는 시간을 초월한 진리가 숨어 있다.그 진리를 얼마만큼 자기 것으로 만드느냐는 전적으로 독자의 몫이다. 그리스 아테네 대학에서 ‘그리스어의 시제일치 현상에 대하여’란 논문으로 언어학 박사학위를 받은 유교수는 한양대에서 신화학도 강의하고 있다.그는 어쩌면 신화학을 위해 언어학을 전공했는지도 모른다.언어학과 신화학은 쌍태(雙胎)관계인가.“현대 신화학을 창시한 독일의 막스 뮐러는 언어학자였습니다.또 ‘그림 동화집’으로 유명한 그림 형제도 사실은 인도­유럽 비교 역사언어학의 대가였어요”
  • ‘즐거운 사라’와 비아그라/釋之鳴 청계사 주지(時論)

    며칠 전에 馬光洙씨가 연세대학 교수로 복직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는 92년에 소설 ‘즐거운 사라’를 펴냈는데 음란성이 과하다는 이유로 실형과 실직의 고통을 겪었었다.나는 그 소설을 읽지 못했지만,과거에 월간 잡지에 연재된 글들의 성향으로 보아서 나라 법이 왜 그 소설을 음란물로 간주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천사와 악마 인간의 양면성 馬교수는 자기 소설의 음란성을 일종의 카타르시스로 설명한다.인간에게는 ‘지킬박사와 하이드’에 해당하는 천사와 악마의 양면성이 있다.낮에는 최고의 지식인이고 도덕군자(道德君子)인 사람이 밤에는 야수(野獸)가 된다는 것은 비유일 뿐이다.밤과 낮에 관계없이 인간은 육체를 초월하려는 고매한 이상과 육체의 즐거움에 탐닉하려는 동물적인 욕망을 동시에 갖고 있다.인간의 천사성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문제는 동물성이다.소설에 음란성(淫亂性)이 짙게 된 이유는 인간이 가진 저 동물성을 대리로 배설해서,사람들이 마음의 안정과 평화를 찾게 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요즘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에 사람들의 관심이 대단하다.미국에서는 최근에 전국적인 총판매액이 가장 많은 약이 되었고,이 약을 복용하고 있는 전 대통령 후보 부부가 그 효능에 대해서 기자들과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 화제의 대상이 되었다.우리나라의 공항 세관은 이 약의 지입(持入)을 막는데 바쁘고,경찰은 남대문 시장에서 이 약이 암거래되고 있음을 확인하고 수사에 착수했다.정력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태국 여행까지 서슴치 않는 사람들은 하루라도 빨리 이 약을 먹어 보고 싶어하건만,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안정성 및 유효성(有效性) 검사와 임상시험을 모두 마치고 약이 판매되는 시기는 내년말쯤이 될 것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말한다.피임약이 여성을 임신 공포에서 해방시켜서 마음놓고 성을 누릴 수 있게 했던 것처럼,비아그라가 남성을 여성에 대한 무력감 또는 위축감(萎縮感)에서 해방시켜서 마음대로 성을 누릴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馬교수의 소설과 비아그라 사이에는 묘한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다.소설의 음란성은 전통적으로 인정해 온성기와 그것의 발기에 의존하지 않고 성욕을 충족시키는 예를 보여 주려 한다.특정한 성기나 정력에 기대어서 성을 즐기려고 하면 힘만 들고 끝없는 인간의 욕망을 채워 줄 수도 없기 때문에,성도착(性倒錯)이나 변태라고 오해받을 수도 있는 다른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다.이에 비해서 비아그라는 직접적으로 성기에 힘을 불어넣고 그것에 의지해서 성욕을 충족시키려고 한다. ○性 압박서 해방 시도 일치 馬교수 소설의 음란성과 비아그라가 사람들을 성의 압박에서 구하려고 시도하는 점에서는 일치하지만,그 방법은 정반대다.馬교수는 지금까지 고착적(固着的)으로 인정되어 온 성기에 구애받지 않고 온몸을 성기화하려고 한 데 비해서,비아그라는 성기 그 자체를 강화하려고 한 것이다. 불가에는 성과 관련해서 전해지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수행력이 높은 한 선사가 있었다.어느날 빨래 담당 수행자가 그 선사의 속옷속에서 몽정(夢精)의 흔적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선사는 수행자에게 물었다.“옷이 더럽혀졌을 때 세탁하려는 사람의 진짜 주인은 마음인가 몸인가(몽정의 주체는 몸인가 마음인가)”하고 말이다.그 법문을 들은 수행자는 절을 하고 물러갔다. ○마음의 미혹·욕망 버려야 중생으로서의 모든 인간에게 성욕이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그 성욕을 달래기 위해서 馬교수나 비아그라가 크게 기여할 것이다.그렇다고 해서이 두가지 방법이 인간의 성문제에 대한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지 않은가.전신(全身)의 성기화나 성기의 강화는 어디까지나 육체의 요구를 들어주는 임시 방편책일 뿐 근본적 치유책은 아니다.우리의 마음에 미혹(迷惑)과 욕망이 남아 있는 한 아무리 몸을 달래도 소용이 없다.저 고승의 몽정 이야기는 바로 성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가 마음에 있음을 전하려고 한다. 몸만 아니라 산하대지(山河大地)와 그곳에 가득한 마음이 모두 성기가 아니던가.우주적인 성기를 깨닫고 그것을 음미할 수 있을 때만 성의 감옥에서 탈출할 수 있다.
  • 오늘 민방위훈련/경보 발령않고 실시

    행정자치부는 민방위의 날 훈련을 15일 하오 2시 전국 253개시 군 구와 711개 직장단체에서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은 여름철 풍수해와 해일 등 자연재난에 대비한 훈련으로 민방공경보를 발령하지 않고 주민과 차량의 이동도 통제하지 않는다.
  • 서울신문 연재‘흑룡강7천리’를 읽고/金周榮 작가

    ◎조선족‘질경이삶’에 가슴뭉클/물고기 껍질 옷·꿩고기 밥… 소수민족 삶의 지혜 寶庫/‘母國에 사기’ 조선족 사연엔 시대치부 드러난 서글픔마저/해당 지역 지도없어 옥에 티 혹독한 자연환경 속에서 지혜롭게 살아가는 소수민족들의 극복의지와 지혜를 찾아내는 일에 심혈을 기울였던 柳燃山씨의 기행문은 곳곳에 깊은 감동이스며 있다. 柳燃山씨의 그런 열의에서 발굴되고 노출된 변방 소수민족들의 생활상에서 많은 지혜를 터득하게 된다.꿩이 많은 임강현에서는 그 꿩을 잡아 마을이생계를 유지하였고,가진구에서 살고 있는 허저족들은 강에서 지천으로 잡히는 물고기로 옷을 만들어 입는다.그리고 중국대륙에서 최고의 북단 오지라할 수있는 흥안진 낙고하촌(洛古河村)에도 조선족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기행문에서 읽고 가슴이 뭉클했다. 중국의 최북변인 막하(漠河)에는 조선족뿐만 아니라 몽골족,만주족,회족,다우르족,오로촌족,허저족,심지어 러시아인들까지 포함한 소수 민족들이 두루 섞여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그런데 문화적 배경이 전혀 다른 이들이 그들의 삶의 형태가 갈등과 반목으로 경도되어 있기보다는 조화와 순응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해 준다.강이 있으므로해서 풍요보다는 오히려 열악한 생활 환경을 만들어주었다 해도 그러한 자연환경에 어떻게 순응하며 이용하느냐에 따라서 인간생활의 만족과 풍요가 판가름난다는 교훈을 이 기행문은 가르쳐 주고 있다. 흑룡강의 얼음 위에 통나무 초막을 짓고 고기를 낚아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꿩고기로 밥을 지을 줄 알고,고기껍질로 여름옷과 겨울옷을 지어입을 줄 아는 사람들,한족의 가옥을 우리식 온돌로 바꾸어 길고 추운 겨울을 지낼 줄 알고 우라초를 뜯어 동상을 예방하지만 오히려 동상에 동상을 거듭하는 동안 살갗이 오히려 추위를 막아주는 방편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눈물겨운 대목이기도 했다. 특히 중국 전체 인구의 96%를 차지하고 있는 한족들 사이에서 그리고 변방에 떠밀려나서 질경이같이 밟히고 또 밟혀도 다시 일어나는 조선족들의 끈질긴 삶의 역정들은 읽을 때마다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특히 돋보이는 것은 柳燃山씨의 편견을 두지 않았던 역사적 해석과 조선족들의 생활상에 대한 꼼꼼한 기록들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얼음더미 위에서도 살아 남아 그 슬하에 올바른 자손을 남길 줄 알며 어느 민족보다도 교육열이 강한,그래서 끈질긴 생명력과 삶에 대한 속도감이 남다른 우리 민족의 열정적 근성은 이 기행문에서도 확인하게 된다. 그러나 확인은 그것에만 그치지 않는다.송화강에 인접한 부면(富綿)에 있다는 두흥농장의 황폐한 모습은 우리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이제는 개발이 중단되어 버린 삼강평원의 스산한 모습은 면밀한 계획없이 개발에 뛰어든 인간들의 섣부른 의욕이 어떤 결과를 낳는가를 추한 모습으로 보여 주고 있어 민망하고 슬펐다.또다른 한 가지는 한국으로 오려고 자신의 전재산을 몽땅 털어넣고 사기만 당한 조선족 청년이 지금은 우수리 강가에서 고기잡이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마지막회의 기록은 다시 우리를 부끄럽게 만든다. 4천여명에 달하는 조선족들이 모국에 사기를 당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가슴아픈 일이었다.많은 것을 깨닫게 한 이 기행문에서 한기지 옥의 티가 있었다면 매회 그 해당 지역의 지도를 곁들였으면 했던 아쉬움이었다.
  • 金 대통령 부부 재산/대선전보다 8천만원 줄어

    ◎金 대통령 5억7천만원·李 여사 3억 金大中 대통령은 자신과 李姬鎬여사의 재산이 모두 8억8천6백만원이라고 신고했다. 이는 15대 대통령 선거 직전인 지난해 11월 26일 대통령후보 등록 당시 중앙선관위에 제출한 재산신고액 9억7천33만3천원에 비해 4개월여 사이 8천3백47만1천원이 줄어든 것이다. 金대통령은 자신의 재산으로 마포구 동교동 자택(대지 226.4㎡) 3억2백만원,현금 및 수표 1억6천만원,농협과 외환은행 등 4개 금융기관에 예치한 예금1억1천6백만원 등 모두 5억7천8백만원을 신고했다. 金대통령은 그러나 자신의 승용차인 97년식 엔터프라이즈(배기량 2천945㏄)에 대해서는 취득가액(3천5백83만원)만 밝히고 재산내역에는 포함시키지 않았고 동교동 자택도 사실상 장남 弘一씨 소유라고 밝혔다. 李姬鎬 여사는 경기도 일산자택(대지 440㎡) 2억9천7백만원,농협과 외환은행 등 5개 금융기관에 예치한 예금 1억1천1백만원 등 모두 3억8백만원을 신고했다. 李여사도 97년식 다이너스티승용차(배기량 3천496㏄)는 취득가액(4천9백62만원)만 밝혔고,본인이 이사로 있는 아태평화재단에 대해서는 재산가액을 밝히지 않은 채 ‘비영리법인에 의한 출연재산’으로 신고했다. 金대통령은 차남과 삼남의 재산은 ‘고지거부’를 이유로 신고액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다만 장남인 金弘一 국회의원은 지난해 3월 실시된 공직자재산등록 당시자신의 재산을 4억7천만원이라고 별도로 신고한 바 있다. 이같은 재산액수는 지난 93년 金泳三 당시 대통령이 등록한 17억7천8백만원에 비해 다소 적은 편이다.그러나 金 전대통령은 당시 부친 金洪祚 옹과 장남 장손녀 등 일가족의 재산을 모두 포함시킨 반면 金대통령은 자신과 李姬鎬 여사의 것 만을 신고했다는 점에서 평면적인 비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청와대는 “金대통령의 재산이 4개월여만에 8천만원 가량 줄어든 것은 당시 일산자택을 건축비 기준으로 계산한 반면 이번에는 과세표준가액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국악 FM방송(外言內言)

    바람이 차가운 늦가을 오후였다.지금은 헐려 없어진 낡은 한옥의 좁은 대청 마루에서 거문고 산조의 인간문화재 申快童 선생(1910∼1977)은 거문고 줄을 다스렸다.풍기(風氣)로 입이 비뚤어졌는데도 의관(衣冠)을 갖추고 가을바람이 스며드는 대청마루에서 진양조 한바탕을 들려주었다. 그때의 망연(茫然)함은 20여년의 세월이 지났어도 여전히 생생하다.한국인의 기조정서(基調情緖)로 이해되는 한(恨)의 실체가 거문고의 울림 어디선가 찾아질 것 같았다.음악이 주는 순수한 감동과 함께 우리 국악의 외롭고 가난한 현주소도 가슴에 와 닿았다. 서울신문이 지난 76∼77년 ‘국악의 가락을 찾아서’란 제목의 기획기사를 연재할때 기자는 申快童 선생을 비롯해 판소리의 朴綠珠 ·가야금 金竹坡·가곡 金月荷등 당대의 국악 명인(名人)들을 찾아 그들의 연주를 들었다.그 연주가 신문에 활자로 소개되기보다 방송을 통해 전달되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국악의 멋과 아름다움에 빠져들 수 있으리란 아쉬움을 느끼면서. 그 연재가 시작된지 18년만에 ‘국악의 해’가 지정되더니 이제 국악FM방송국이 문을 열 모양이다.문화관광부는 17일 金大中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면서 “날로 늘어나는 국악 애호가와 일반국민의 국악감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국악전용 FM채널을 확보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국악FM방송국을 열기까지 필요한 경비는 약 50억원이고 개국이후 연간 소요 경비는 2억원 정도라고 한다.국립국악원 부설 기구로 방송국을 마련하고 방송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는 국악원이 책임진다는 것이다.이 정도 예산이라면 아무리 어려운 국제통화기금(IMF)시대라 할지라도 당장 추진해 볼만 하다. 방송은 물론 우리 사회 각 부분의 전문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악전문 채널은 오히려 뒤늦은 감이 있다.쇼핑 채널,바둑 채널도 있는 터에 국악을 다양하고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는 채널이 이제야 추진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국악FM방송이 문을 열면 세계화시대 한국인의 문화적 정체성은 확고해질 것이다.
  • 소설가 金周榮(이세기의 인물탐구:168)

    ◎날로 확대­심화해온 소설세계/봇짐장수 삶 그린 ‘객주’ 5년간 본지에 연재 호평/대작 ‘임꺽쩡’ 등에 비견되는 역사소설 주로 집필 180센티의 큰키에 언제나 말이 없고 진실한 이미지가 작가 金周榮의 모습이다. 그와 절친한 소설가 이문구에 의하면 그는 ‘어진 사람’‘법없이도 사는 사람’이며 ‘교통순경과 방범대원을 구별하지 못할만큼’ 아는 것은 알지만 모르는 분야는 깜깜하다. 그는 세월의 흐름과 더불어 작품세계의 확대(擴大)와 심화(深化)를 끊임없이 이룩해왔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분단소설의 지평을 개척하는가하면 성장소설의 아름다움과 민중적 역사소설의 높은 봉우리를 역력(歷歷)하게 정복’해 왔다. 그리고 지금도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 소리가 메아리져 돌아오는 생의(生意)의 소설’을 쓰고 있다. ○분단소설 지평 개척 그의 초기소설은 주로 ‘상경한 촌놈이 겪는 도시의 세상물정’이 주류를 이룬다. ‘멀쩡하던 사람들이 타관의 물을 먹고나면 진솔하고 소박한 모습은 간데없이 사라지고 이해타산과 세파에 시달려 속된 인간으로 변모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나머지 이를 풍자하고 비판하는 시각을 지켰다. 이러한 풍자는 단편소설에서는 ‘경쾌한 속도감, 재치의 반전으로 소설적 재미를 가속화시키는 반면 촌철살인(寸鐵殺人)의 구성의 묘(妙)로써 문학적 향기’를 뿜어내고 장편소설에서는 ‘걸쭉한 입담과 해박한 풍물묘사에 의존한 특유의 지구력으로 수준높은 세태풍속’을 그려나간다.그중에서도 그가 유년의 시골장터에서 목격한 봇짐장수들의 고달프고 강인한 삶을 그린 ‘객주(客主)’는 79년부터 5년간 서울신문에 연재되어 근현대 역사소설의 빛나는 업적들인 ‘임꺽정’과 ‘장길산’ 등에 비견되기도 한다. 그 무렵의 그는 녹음기와 카메라를 갖춘 취재가방을 둘러메고 장이 서는곳마다 찾아다니면서 현장에서 채집한 언어들로 문학적 생동감을 소설속에 되살려내고 있다. 그와 한평생을 어울려 지낸 소설가 이문구는 김주영이 소설을 쓰기 위해 깨알같이 메모해둔 노트를 보고 ‘이것은 피다.이것은 피를 흘리는 김주영의 모세혈관(毛細血管)’이라고 쓴적이 있다.그의 문학생활에서 가장 센세이셔널한 사건은 89년의 ‘절필선언’을 들수 있다. 정상을 달리던 한 중견작가가 갑자기 ‘절필’을 선언하고 일간신문연재를 중단해버리자 문단은 온통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때 평론가 정현기와의 한 대담에서 그는 지금까지의 자신의 소설을 돌아볼때 ‘동어반복(同語反復)이 너무 심하다는 것’, 근 10년동안 줄기차게 신문연재에 매달리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상업적 측면에 침식되어가고 있다’는 경각심과 신문소설이 요구하는 반문학적 요소들이 ‘자신의 문학적 성채(城砦)를 집요하게 공격하여’ 마침내 절박감에 다다를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고백하고 있다. ○상업성 우려 89년 절필 ‘나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내자신에게 가하는 나의 검증’이며 ‘비평가들의 비판이나 상찬이나 독자의 갈채도 나는 두렵지 않았다’고 했다. ‘오랜 글쓰기의 경험으로 독자를 교묘하게 속일수 있다손 치더라도, 그러나 도대체 그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원고료와 인세가 나의 생활인가.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아야한다. 그럴수는 없다’는 절규가 그것이다. 그의 이러한 선언은 문학하는 이들의 양심에 칼날이 되어 타성적인 문학행위에 충격을 가하는 계기가 되었고 ‘껑충한 허우대와 맑고 박(撲)한 성정, 씩씩한 소년티를 벗지못한 소탈한 모습’에서 ‘눈크고 키큰 용량만큼이나 외로운 자기자신을 가누기 힘들어하는 천부적 질박함이 그의 문학적 원형질’임을 실감할수 있게 했다. 그는 경북 청송군 진보면의 배고프고 외진 마을에서 태어났다. 군청에 다니던 金海允씨의 2남1녀중 장남. 가난과 더불어 ‘말문이 트이기 시작하면서’ 혹독한 굶주림에 시달려왔고 ‘이틀돌이’로 품앗이를 다니는 어머니를 동구밖에서 기다리는 핍색(逼塞)의 어린시절을 보냈다. 그의 청소년기는 ‘길가의 잡초’였고 ‘시’를 쓰고 싶다는 강렬한 열망을 간직한채 16살때 대구로 와서 ‘풍찬노숙(風餐露宿)’을 일삼으며 대구 농림고를 졸업, 다시 서울에 올라와 친구집에 기식한채 서라벌예대에 입학하자 서정주 박목월등 기라성같은 스승들을 만나면서 비로소 문학의 앞길에 서조(瑞兆)가 비치는 듯했다.그러나 박목월씨로부터 ‘시보다는 소설’을 쓸것을 권유받았고 이후10년간은 연고지가 아닌 안동에 내려가 엽연초생산조합에 취직하고 있었다.가족은 고향에서 유년기를 함께 보낸 부인 金震得씨와의 사이에 3남2녀. ○단편 ‘휴면기’로 등단 조직이란 사회에 일단 자신을 내던지게 되면 ‘그들과 비슷한 모습으로 살아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에서 그는 ‘중뿔나게 아는체도 고독한체도 하지 않았고 무사하게 살아남기 위해 대세를 따르는 가운데 날이 갈수록 가슴에 응어리가 쌓이는 바람에 자기자신을 술자리로 데리고 갈수밖에 없었다’고 술회한다. 이 시기에 겪었던 정신적 고통과 자기학대는 결국 ‘문학에 대한 끊이지않는 욕구’때문이며 회사를 그만두고 71년, 단편 ‘휴면기(休眠期)’로 문단에 등단하자 ‘숨결이 야무지게 살아있는 언어’‘호흡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일정한 밀도를 유지하는 문장력’으로 주변의 시선을 끌기 시작했다. 취미는 낚시에다 절륜의 술실력. 노래판이 벌어지면 ‘개화창가에서 신구잡가, 신체유행가’를 거침없이 노래부르고 재담 농담에도 능하다. 그는 전9권에서 5권의 역사소설전집만을 주로 내다가 최근 한 10년만에 한권짜리 장편소설인 ‘홍어’를 출간했다. 이 소설은 ‘중견작가의 빛나는 감수성으로 눈이 시릴 정도의 박꽃같은 순백한 사랑을 순정미학(純正美學)의 진수(眞髓)로 그려낸다’고 평가된다. 인생의 긴 도정을 지나 그는 그의 삶의 결핍된 부분들을 인간적 정서와 무르익은 인간미로 채우는 시기다. 결국 그의 문학은 우여곡절을 지나 정상에 오르게 되었고 문학에 대한 심한 갈등과 의혹과 고뇌를 되풀이하는 어쩔수없는 작가의 자세를 지킨다. 그는 처음에도 정직하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더니 오늘도 여일하게 진실한, 이 시대 ‘대기거영(大器巨影)’의 얼굴이다. □연보 ▲1972년 소설 ‘휴면기(休眠期)’(월간문학)로 등단 ▲1976년 경향신문에 첫장편소설 ‘목마위의 여자’ 연재 ▲1979년부터 서울신문에 ‘객주(客主)’연재 ▲1983년부터 중앙일보에 ‘활빈도(活貧盜)’ 연재 ▲1988년 한국일보에 ‘화척(禾尺) 7년 계약, ‘중국기행’연재 ▲1991년 동아일보에 ‘야정(野丁)’ 연재 ▲1995년 서울신문에 아프리카기행 연재 장편소설 ‘객주’ 전9권 (81년 창작과 비평사) ‘아들의 겨울’(82년 전예원) ‘천둥소리’(86년 민음사) ‘활빈도’ 전3권(87년 중앙일보사) ‘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88년 민음사) ‘외설 춘향전’(94년민음사) ‘화척’ 전5권 (95년 문이당) ‘야정’ 전5권(96년 문학과 지성사) ‘홍어’(98년 문이당)출간, 단편집 ‘겨울새’(83년 민음사) ‘새를 찾아서’(87년 도서출판 나남)등 소설문학상(82년) 유주현문학상(84년) 대한민국문화예술상(93년) 이산문학상(96년)
  • 퓰리처 국제보도상에 NYT/멕시코 마약부패 추적 공로

    ◎특종상엔 LA타임스 선정 【뉴욕 AP AFP 연합】 미국 최고권위의 언론상 퓰리처상의 올해 국제보도상에 멕시코 부패를 보도한 뉴욕 타임스가,공익보도상에 노스 다코타주 그랜드 포크스의 홍수사태를 다룬 그랜드 포크스 헤럴드가 각각 선정됐다고 컬럼비아대학교가 14일 발표했다. 퓰리처 국제보도상은 “멕시코 마약부패의 해악을 파해친” 연재물을 낸 뉴욕 타임스 기자단에 돌아가게 됐다. 그랜드 포크스 해럴드는 “이 신문사를 포함해 도시 대부분이 홍수,폭풍설(雪),화재로 파괴된 후 지역사회의 결속에 기여하는” 기사들을 실음으로써공익보도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미수로 끝난 노스 할리우드의 은행강도사건 및 경찰의 총격 보도로 특종보도상을 타게 됐다.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피처사진보도상도 수상케 됐다. 볼티모어 선지의 게리 콘과 윌 잉글런드는 국제 선박해체 사업을 노동 및 환경문제를 포함시켜 심층보도한 공로로 추적보도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 南北차관급회담/“당장 특사교환 어렵다”/北 全今哲 대표 문답

    ◎남서 비료주면 한반도내 회담 가능 ­한국 金大中 새정부의 대북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정책에는 좋은 말이 많았지만 행동을 중시한다.이번 회담을 처리하는 것을 보고 평가하겠다. ­북한의 식략사정은. ▲자연재해로 여전히 어렵고 긴장돼있다.비료지원은 식량사정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북한측의 특사교환에 대한 입장은. ▲특사교환은 최고당국자의 의사소통 통로와 창구를 만들자는 것이다.양측은 대단히 경직돼 있었고 그 후유증은 남아있다.교환의 조건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당장 특사교환은 논리비약이다. ­남북당국대표회담이 합의안되 이유와 최대쟁점은 무엇인가. ▲양측이 비료지원과 남북관계개선 문제해결의 방법론에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며 지원방법론에 큰 차이가 있다. ­다음 회담을 한반도내에서 열 계획은. ▲조선반도에서 회담을 하는 것이 옳고 주체적 관점에도 좋다.이번 비료제공여하에 따라서 조선반도내 회담도 열릴 수 있다. ­위급회담을 북측에서 제기한 이유는. ▲지난 3월 남측이 북경적십자회담을 통해 鄭元植 총재가 정식제안 한 것이다.
  • 영농 총력전에도 식량난 해결 아득

    ◎품종개량·이모작 확대 등 온갖 노력 경주/비료·용수 부족­주체농법 고수 겹쳐 열악 【柳垠杰 연구위원】 요즈음 북한에서는 金日成의 생일행사로 전국이 떠들썩한 가운데 농촌에서는 북한의 2대 작물인 벼와 옥수수의 모판 씨뿌리기 작업이 한창이다.‘먹는 문제의 해결’을 올해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있는 북한당국은 행정력을 총동원,농촌 각지의 농업근로자들에 대해 영농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을 연일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곡물생산 증대를 위한 북한당국의 다각적인 노력과 영농 총력전에도 불구하고 올 농사는 벼모내기 시작 20여일을 앞두고 씨뿌리기작업이 차질을 빚는 등 초반부터 삐끗거리기 시작했다.게다가 북한농사를 망친 ‘주체농법’의 고수 속에 비료·용수·농약부족에 농기계 연료난 및 영농기술의 낙후 등 제반여건이 열악해 올농사에서도 이렇다할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심각한 식량난에 시달려온 북한은 올해 신년사에서 농업제일주의를 부르짖으며 농업을 ‘사회주의 경제건설의 1211고지’로 설정하고 곡물생산증대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이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협동조합의 분조관리제 개선과 품종개량 및 이모작의 적극 추진 등이다. 분조관리제 개선이란 협동농장의 작업반 하부조직인 분조의 구성인원을 종전의 10∼25명에서 7∼8명으로 줄이고 가족단위로 구성토록해 생산계획의 초과분에 대한 처분권을 부여하는 등 생산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한 것이다.품종개량에는 ▲적은 비료로 높은 수확고를 올릴 수 있는 품종 ▲온도차에 잘 적응하고 장마에도 잘 견디는 품종 ▲이모작이 가능한 품종의 개발에 역점을 두어왔다.이모작은 추수가 끝난 논에 밀 보리 등을 파종하는 것으로 ‘알곡생산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돌파구’로 선전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새롭게 도입되고 있는 것이 ‘큰모 재배법’이다. 북한은 새로운 품종개발을 위해 미국의 카터센터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지난해말 농업기술대표단을 일본에 파견한 바 있다.이와함께 장기적인 관점에서 북한의 농업을 재건하기 위한 계획도 마련,이달말에 열리는 ‘북한농업부흥과 환경보전에 관한 원탁회의’에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북한은 또 한국과의 남북간 농업분야 협력차원에서 합영농장조성을 추진하고 있으며 농업의 구조적인 개선방안도 모색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수년간 잇딴 자연재해까지 겹쳐 심각한 식량난에 시달려온 북한은 올 농사에 큰 기대를 걸고 연초부터 영농준비를 다그쳐왔다.그리고 지난달 하순부터 전국 각지 협동농장별로 벼냉상(冷床)모판 및 강냉이모판 씨뿌리기작업에 돌입했으나 종자장에서의 씨앗 발아율이 극히 저조,씨앗을 제때 공급하지 못해 영농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음이 당기관지인 노동신문의 최근 보도로 확인됐다.또 농업용수도 부족해 각 협동농장마다 용수확보에 비상이 걸린것으로 알려졌다. 농사에 필수적인 비료·농약 및 농기계용 연료 역시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현재 북한의 비료생산시설은 약 3백50만톤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대표적인 흥남비료연합기업소의 경우 시설낙후와 에너지난으로 가동율이 20‰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북한 전체의 연간 생산량은 70만톤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북한당국이 우리측에 비료지원을 긴급 요청하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북한은 또 농기계용 연료가 모자라 메탄가스를 대체 사용토록 독려하고 있다.이같은 상황에서 북한은 여전히 주체농법을 고집해 생산성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북한의 곡물생산량은 지난 94년엔 4백12만톤이었으나 그후 3년간은 수해와 가뭄피해에 따른 대흉작으로 3백50만톤 내외에 머물러왔다.올해는 재해가 없다면 지난 3년간의 작황보다는 낫겠지만 제반여건의 열악으로 4백만톤은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북한농업문제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 IMF 극복의 길라잡이/38개 테마별로 쉽게 풀어쓴 경제교과서

    ◎서울신문 연재 ‘눈높이…’ 상황맞게 정리/본사·한은 공동집필… ‘실패하는 경제’ 출간 날로 어려워지기만 하는 경제현상을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집단이 경제기자와 한국은행원들이다.이 두 집단이 함께 IMF체제 하의 한국경제 틀과 상황을 분석한 ‘경제 교과서’를 펴냈다.3일 신원문화사에서 발간된 ‘실패하는 경제,성공하는 기업’은 지난해 5월부터 지난 2월까지 10달간 한국은행과 서울신문 경제부 기자들이 공동으로 서울신문에 연재했던 ‘눈높이 경제교실’을 현 상황에 맞게 고쳐 묶은 새로운 개념의 경제교과서다. 꼭 알아야 할 38개의 경제테마를 쉽고 편하게 분석해내고 있다.국제통화기금(IMF)이란 부제가 붙은 제 1장에서 이 책은 IMF,IBRD,신용평가,경상수지,불황,부도,환율과 물가 및 금리,고실업시대 등의 세부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지루하지 않게 독자들에게 현 경제현황과 구조를 설명한다.예컨데 ‘부도’의 과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은행 영업마감 2시간 전까지 결제금액을 입금하지 못하면 지급은행은 어음제시 은행에 어음을 결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통보하고 2시간 동안 결제금액이 입금되지 못하면 해당어음을 부도처리하고 제시은행에 돌려줘 결국 1차 부도가 일어나는데…” 기업이나 은행의 해당부서가 아니면 잘알지 못하는 현상이다.‘실패하는 경제,성공하는 기업’을 경제교과서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제 2장은 자금결제와 통화관리,국민소득,저축,외채,구조조정 등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3장은 예산과 부실채권,벤처기업,파생금융상품 등을 주로 다루고 있다. 姜和中 한국은행 조사1부 부부장은 “이 책은 국민경제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중·고등학생 수준에 맞췄다”면서 “IMF체제 극복을 위해 애써는 국민들에게 경제현상을 이해하는 길잡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中企 법정관리 신청 허용/외환위기 등 외부요인땐 경영권 유지

    ◎대법원,개정예규 확정 최근 경제사정 악화에 따른 흑자도산 등 외부요인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기업의 사주는 앞으로 주식을 무상소각하지 않고 경영권을 그대로 인정받는다. 또 자산 2백억원,부채 20억원 이상 기업으로 제한된 현행 법정관리신청 자격요건을 폐지함으로써 중소기업도 법정관리를 통해 회생될 수 있게 됐다.하지만 대기업도 경제성을 상실하면 청산절차가 불가피하게 된다. 대법원은 2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회사정리사건 처리요령 개정예규’를 확정,시행에 들어갔다. 개정 예규에 따르면 법원 판결이나 수사 기관의 수사로 지배주주의 부실경영 책임이 명백히 입증된 경우에만 사주가 보유한 주식의 3분2 이상을 무상소각토록 했다. 반면 기업파탄이 IMF 등의 영향으로 일시적인 자금경색,자연재해 등과 같이 외부적 충격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때는 사주의 경영권을 인정,주식을 소각하지 않도록 했다. 또 대기업이 경제성을 상실했음에도 청산되지 않고 회사정리절차가 개시되는 폐해를 없애기 위해 규모에 상관없이 경제성이 없는 대기업은 과감히 청산절차를 밟도록 했다. 이 예규는 현재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계류중인 기아자동차·아시아자동차·나산그룹 등 72개 기업과 이미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 기업에도 적용된다.
  • 다극화 세계질서 구축 ‘신호탄’/러·獨·佛 3國 정상회담 의미

    ◎의제 경제·문화 국한… 영향력 반감/3국 이해관계 얽혀 미국견제 힘들듯 【모스크바=柳敏 특파원】 26일 모스크바 교외에서 열린 러시아와 독일·프랑스3국 정상회담은 미·소간 냉전시대가 종식되고 계속되고 있는 ‘미국독주시대’를 겨냥,‘새 다극화시대를 열 상징적인 사건’이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었다. 이번 회담은 지난해 10월 러시아­유럽연합 정상회담 기간중 옐친 대통령이 제안해 러·독·불 3국 정상들이 합의함으로써 이뤄지게 된 것이다.옐친 대통령은 그동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동유럽등으로 확대되자 유럽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다극화 세계질서 구축에 노력해 왔다. 그는 이날 회담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거대한 유럽의 3두마차가 출발했다” “지금의 유럽보다 더 강력한 조직은 없다”고 말해 이번 3국정상회담이 미국을 겨냥,다극화구도 구축의 일환이 었음을 강조했다. 이번 ‘3국회담’은 그러나 새 국제질서를 구축하기 위한 선언이나 구체적 일정을 내놓지 못해 러시아측이 당초 목표로 한기대치와는 상당히 거리가 멀었다는 것이 외교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약 2시간여동안 옐친 대통령과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콜 독일 총리등 정상들이 초점을 맞춘 의제는 새 국제질서나 안보문제보다는 경제·문화·학술교류등 주로 다자간의 실용적이고 실리적인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진다.예를 들면 21세기형 AN­70수송기의 공동생산 협력문제나 런던­파리­베를린­바르샤바­모스크바를 연결하는 도로·철도건설을 앞당기기로 합의한 것등이 그것이다.또 우주분야에서의 공동협력 문제,자연재난등에 대비한 3국 공동의 구호부대창설,3국 공동의 대학설립문제,유럽사 공동편찬문제등이 이번 회담에서 다양하게 논의된 것으로 전해진다. 국제문제와 관련해서는 코소보사태 해결 노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과 이라크문제의 공동대처,러시아의 유럽연합통합문제등이 전부였으며 새 국제질서구축과 관련해서는 단지 세 정상이 함께 했다는 ‘상징성’에 의미를 두어야할 것같다. 외교가에서는 러시아가 미국을 의식해 다극화 질서구축에 안간힘을 쏟는 것과 마찬가지로 독일은 2차대전때 러시아에 빼앗긴 미술품의 반환에,프랑스는 상트 페테르부르그등 러시아 도시간의 철도시설·기술공급문제에 각각 염두를 두는등 동상이몽(同床異夢)상태여서 러·독·불 3국정상회담이 새 국제질서를 만드는데 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거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기후 대책 ‘발등의 불’/李重漢 社賓 논설위원(서울논단)

    23일은 세계기상의 날이었다.세계기상기구(WMO)가 정한 올해 주제는 ‘날씨,바다와 인간활동’.기후형성에 미치는 바다 역할이 얼마나 막대한 것인가를 지금 진행중인 엘니뇨현상으로 더 절실하게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이번 엘니뇨는 전과 다른 위세로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가뭄과 폭우를 너무 많이 몰고 다닌다.가뭄에 따른 거대한 화재는 인도네시아 삼림만을 태우는게 아니다.아마존 밀림의 불이 더 심각하다. 브라질 아마존 화재는 지난 4개월간 60만㏊의 처녀림·목초지·대초원을 태운뒤 금주부터는 베네수엘라로 번지고 있다.아르헨티나 소방관까지 지원하고 있으나 강풍까지 겹쳐 진화에 성공할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인도네시아 화재로 파괴된 삼림규모가 작년 3만㏊고 올들어 8만㏊임에 비추어 아마존 손실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비교할 수 있다.나무만이 아니라 수많은 동물이 타죽었는데 살아남았다 해도 앞으로 아사(餓死)할 수밖에 없는 포유동물만 50여종이 넘는다 한다. ○산업 전반에 파급 효과 이런 대규모 파괴가 차후 기후난조(亂調)에 어떤 영향을 또 추가할 것인가가 현재로서는 더 두려운 과제다.기후체계에 내재된 관성(慣性)을 아직 과학은 풀지 못하고 있다.단지 그것이 지진이나 홍수의 자연재해보다 더 광범위하고 폭발적이라는 것에 놀라고 있을 뿐이다.몇달씩 계속되는 칠레의 폭우를 비롯,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 혹한과 혹서의 급변들은 그동안 구축해온 인간의 생존 양식을 허물고 있다. 생물생태계의 변동은 한국에서도 찾을 수 있다.수온이 상승한 근해에는 70년대에 비해 동물프랑크톤이 2배로 늘었다.때아닌 난류로 양식장 집단폐사가 줄을 잇고 원자력발전소 취수구에는 설명할 수 없을만큼 많은 크릴새우나 해파리들이 몰려들어 원전가동중단 사태를 빚고 있다.동해안에서는 어족 변동도 나타난다.난류성 오징어는 20년전에 비해 10배 늘었고 한류성 명태는 95% 줄었다는 지난해 집계가 있다.이런 현상은 미국에 더 많다.텍사스주 근해에 전에는 없었던 연어·송어·넙치떼가 몰려 들고 있다.고깃배들은 잠시 즐거울테지만 생태계 변동이라는 관점에서는 이제부터가 두려운 것이다.기후난조와 급변은 그러므로 일시적 재해가 아니라 경제·무역·노동의 틀에까지 연관되는 국가 운영체계 재구성의 과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1992년 브라질 리우 환경회의때만 해도 지구환경문제는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이념하에 환경과 개발의 조화를 추구하자는 수준으로 여유가 있었다.그러나 잠깐뒤인 97년 교토 기후변화협약당사국 회의를 할때는 참가자 전부가 긴장해 있었다.모든 나라들이 자연변화를 파악하기보다 산업 전반에 걸친 현실적 영향을 알고 싶어했고 이를 위한 과학적 평가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미·일·중 등의 연구 사례 이 작업도 실은 상당히 진전돼 있다.일찍이 나선 나라는 미국이다.78년에 국가기후계획법을 제정하고 기후연구에 나섰다.무엇보다 환경관측위성과 기상위성 개발에 매달렸다.이제는 오존층·대기온도·구름의 고도 및 두께·강수량만이 아니라 토양수분·지표면 온도까지 위성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됐다.요새 자주 보도되듯이 엘니뇨현상의 움직임을 컬러 사진으로 한눈에 보여주는 기술이 그것이다.일본은 90년에 ‘지구과학기술에 대한 연구 및 발전 기본계획’을 세웠다.중국도 90년이후 100개 기후변화 연구사업을 하고 있다.영국·뉴질랜드·호주는 3자간 협력으로 ‘세계해양순환실험’을 착수했다. ○전문요원 확보부터 시작 이번 기상의 날 우리 기상청은 각종 기상 및 환경재해에 국가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일관된 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국가 기후위원회’설립을 추진하고 ‘국가기후법’도 제정할 계획을 밝혔다.이름이 무엇이든 기후대비책을 세우는 일은 시급하다.엘니뇨현상을 시간적으로 읽을 수 있기 때문에 기후문제는 현재 굳이 설득적 프로그램이 필요하지 않은 가시적(可視的) 과제가 되었다.물론 그 어떤 대응책도 세계차원의 국가간 산업간 다기한 복잡성을 갖고 있다.그런가하면 기상에 연관된 모든 기술력과 판단력이 새로운 경제적 산업이 되고 있다는 측면도 있다.이미 기상정보는 유료화되었다.국가현안으로 삼아야 하고 기상과 지구과학 전문요원을 어떻게든 확보하는 일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 백제를 다시 본다/소외되어온 백제사 재조명

    ◎서울신문 연재물 이해 쉽도록 풀이 1993년 12월 백제의 마지막 왕도 옛 사비땅 부여에서 백제금동대향로(국보 287호)가 홀연히 모습을 드러냈다.국립부여박물관이 충남 부여 능산리 고분에서 발굴한 이 금동향로는 침체된 백제사 연구에한 줄기 빛을 던져주는 주목할만한 고고학적 성과였다.최근 출간된 ‘백제를 다시본다’(도서출판 주류성)는 바로 이 금동향로 발굴을 계기로 새롭게 되돌아본 백제사이자 백제문화사다.이 책은 지난 94년 1월14일부터 9월30일까지 서울신문에 30회에 걸쳐 연재됐던 글 ‘백제를 다시 본다’를 일반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 한 권에 묶은 것. 편저자인 서울대 최몽룡 교수를 비롯 이기동(동국대)·최무장(건국대)·전상운(성신여대)·이종철(국립전주박물관)·강우방(국립경주박물관)등 전문학자 20명이 필진으로 참여했다. 다산 정약용에 따르면 백제는 고대 삼국 중 가장 강대한 국가였다.그럼에도 우리 학계의 백제사 연구는 ‘백제’라는 국호의 기원이나 건국집단의 계통에 관해서 조차 합일된 견해가 없을 정도로 지리멸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우리 고대사에 있어 백제사는 뒷전에 밀려난 ‘잊혀진 역사’였다.‘백제를 다시 본다’는 이러한 백제사 연구의 현주소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출발한다.이 책은 고고학·종교학·공예·민속·언어·성곽과 복식에 이르기까지 백제문화 전반을 다룬다.기존의 백제사 관련서들은 한문투로 내용이 어렵고 빡빡한 것이 대부분이었던 만큼 전문가 중심의 이해에 그칠 수 밖에 없었다.또한 그동안 역사서 시장을 주도해온 대중적인 책들은 학계의 연구를 객관적인 성과로 이끌어내기에는 미흡한 점이 없지 않았다.이 책은 비록 논문의 형식을 띠고 있지는 않지만 30편에 이르는 백제사 전문가의 글들을 통해 학계의 연구성과와 수준 그리고 새로운 전망까지 담아낸다.그런 점에서 적극적인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특히 각 편의 첫 머리에는 신문연재를 담당했던 황규호(전 서울신문 편집부국장)·서동철(현 서울신문 정치부 기자)2인의 간략한 해설을 붙여 백제사 이해의 길라잡이 구실을 하도록 했다. 이 책은 백제사의 모든 분야를 다루고있지만 초점은 웅진시대를 마무리짓는 538년부터 660년 백제 멸망때까지의 사비시대에 맞춰져 있다.사비시대는 세계적인 보물로 평가받는 금동대향로를 제작하는 등 백제문화가 절정을 이룬 시기였다.이러한 사비시대를 중심으로 백제사를 조명,패망한 나라라는 원죄에 묶여 소외돼온 백제사의 올바른 상을 정립하겠다는 것이 이 책의 기획의도다.그동안 백제는 흔히 나약한 고대국가로 묘사돼 왔다.그러나 백제가 멸망할 당시의 인구가 76만호로서 같은 시기 고구려의 69만호보다 많았던 데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백제는 강성한 국가였다.이 책은 백제가 비록 당이라는 외세를 등에 업은 신라에게 무참히 패망했지만 끝내 민족의 자존을 지킨 ‘정신적 선진국’이었음을 철저한 고증과 문헌비판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준다.
  • 연세대 동서문제연 학술발표회 박진 교수 주제발표

    ◎청와대 수석 권한 축소해야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소 정례학술발표회가 11일 하오 3시 연구소 세미나실에서 열렸다.이 자리에서 박진 동서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한국정치와 청와대의 역할 및 한계’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청와대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방향을 제시했다. ○부처업무 감독 ‘옥상옥’ 초래 대통령중심제 국가에서 대통령은 무한책임을 지고 있다.정치권력적 차원을 떠나 정책적 차원에서 청와대의 중요성은 더할 나위없이 크다.청와대는 대통령의 리더십을 유지강화하는 한편 국가 주요정책을 기획·조정·추진·홍보하고 방대한 행정부처 업무에 대한 지원·감독·위기관리의 역할을 한다.훌륭한 대통령과 능력있는 보좌관이라는 인적요소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청와대의 효율적인 운영시스템이다. 청와대는 우선 수석중심의 비서실 편제를 개선해야 한다.각 정부 부처의 업무를 청와대 수석실에서 사실상 감독·관장하는 형태가 돼 ‘옥상옥’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또 각 수석실간 할거주의가 심화되어 정보교류의 횡적단절,중복된 업무의 추진 등 문제점이 있다.또 업무보고 채널이 수직적으로 되어있다. 이같은 문제는 수석의 지위와 권한을 축소 조정해야 한다.또 주요 국정 분야에 특보제도를 도입하고 대통령이 직접 주도해야 할 국정기능,예를 들면 경제·금융·산업·통상 기능을 통합관리해야 한다.외교·안보·통일·군사분야는 상호 연계업무를 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조직을 확대·개편해야 한다.또 중복 조직을 축소 개편해야 하고 청와대 대변인 기능을 분리하는 등 공보업무를 분리·개편해야 한다.비서실의 횡적 협의 채널도 확대해야 한다. 핵심 보좌진이 대통령집무실에서 먼거리에 위치하고 있고 비서실 건물이 낙후되어 있는 등 청와대 건물 구조에도 문제가 있다. ○비서실에 위기관리기구를 대통령비서실내에 국가비상사태나 자연재해를 비롯한 긴급사태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국가위기관리기구를 설치해야 한다. 비서실은 소속감 결여 및 외부청탁 등 인사제도에 문제점이 있다.이를 개선하기 위해 전문직 공무원을 선발하고 직원의 복지를 개선해야 한다.또 청와대근무 직원이 향후 부처 또는 유관기관에 복귀할때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해 주어야 한다. 춘추관의 개방 및 1일 브리핑제도를 도입해야 한다.현재 춘추관은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기사자료의 제공도 미흡한 실정이다. 그러나 청와대의 역할에도 한계는 있다.청와대가 국정운영 전면에 너무 나서면 행정부가 위축되거나 총리가 유명무실해 질 우려가 있다.그렇다고 청와대가 너무 뒤로 물러서면 부처 이기주의에 의한 갈등이 쉽게 표면화되고 내각이 국정운영의 방향감각을 상실하게 될 우려가 있다.또 야당의 정치적 공세가 수위가 높아져 대통령의 리더십이 손상을 입을 우려가 있고 결국 국정표류 속에서 여야간 대치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청와대는 국정운영에 대해 균형감각을 잘 유지해 나가는 절제와 지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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