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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GO/연말연시 최대화두는 ‘정치개혁’

    ‘올 겨울은 정치개혁의 계절’ 정치권의 불법 대선자금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들은 이번 연말연시가 정치개혁을 이룰 최고의 적기라며 잔뜩 벼르고 있다. 제17대 총선을 4개월 앞두고 국민들의 정치권 불신과 정치개혁 욕구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를 비롯,상당수 시민단체들이 정치개혁 요구의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또 각 시민단체가 운영하는 인터넷 게시판에는 시민단체가 정치개혁에 주도적으로 나서라는 내용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시민단체들이 제 궤도를 잃은 채 정치활동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정치개혁을 표방하는 시민단체나 연구소들이 초래할 부작용을 우려하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정치개혁 촉구에 박차 경실련과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 등 6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정치개혁국민행동(국민행동)’이 대표적 정치개혁 연대로 꼽힌다. 이들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흥사단 3층 강당에서 ‘3당 정치개혁안의 문제점 및 올바른 정치개혁 방안’을 발표하는 등 각 당 정치개혁안의 문제점을 중점적으로 거론하고 나섰다.또 한나라당과 민주당,열린우리당 등이 마련한 정치자금과 정당,선거제도 개혁의 문제점을 찾아내 비판하면서 실제 개혁가능 방안의 제시를 요구하고 있다. 국민행동은 “각 당이 내놓은 정치개혁안은 개혁이라는 포장 속에 당리당략을 반영해 놓은 수준이라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투성이”라고 비판했다.국민행동은 한나라당의 정치자금 기부자 공개 반대와 민주당의 여성전용선거구제,열린우리당의 중·대선거구제 주장에 대해 일관성이 결여돼 있다며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졌다. 또 참여연대와 녹색연합,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전국 287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정치개혁을 위한 시민·사회단체연대’(정치개혁연대)도 의욕적인 활동을 펴고 있다.이들은 시민들이 국회의원 272명 전원을 ‘맨투맨’식으로 마크,이 단체가 요구하는 정치개혁 과제에 찬성하도록 유도해 주목을 받았다. 참여연대는 이와 별도로 지난 11일 중구 태평로 2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2층 교육관에서 ‘정치개혁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어 정치자금과 선거제도,정당제도 등의 당면한 정치개혁 과제를 살펴보고 이에 대한 궁극적인 개혁 방향과 각 당의 입장,현재의 입법과정에서 미진한 점 등을 되짚었다. ●정치개혁 요구 봇물 참여연대는 지난 10월부터 ‘정치개혁 토론마당’이라는 사이버 토론의 장을 마련해 네티즌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지난 두 달 동안 250여건의 글이 쏟아졌다. ‘씁쓸한 시민’이라는 네티즌은 “정치권이 불법 대선자금을 건네는 수법을 보고 국민들이 모르는 사이에 엄청난 도둑질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비판했다.네티즌 ‘국민의힘’은 “이 나라 정치를 더 이상 부패한 정치인에게 맡길 것이 아니라 ‘특별 국회의원’을 선출해 국회의원을 심판하자.”는 다소 감정적인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경실련도 ‘17대 총선,시민단체는 무엇을 해야 하나.’라는 토론방을 만들어 네티즌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네티즌 시민단체인 ‘생활정치 네트워크 국민의 힘’도 정치개혁 게시판을따로 만들어 의견을 나누고 있다.네티즌 ‘chgyee135’는 “부정부패한 정치인이 다시는 발을 붙이지 못하고 소신있고 청렴한 사람만이 국회에 갈 수 있도록 그런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네티즌 ‘여왕벌’은 16대 국회의원 본회의와 상임위원회 출석 현황을 올리기도 했다. ●과도한 정치개입 경계해야 시민단체들의 지나친 정치참여 등에 대한 비판 여론이 나오면서 지난 2일 ‘1000인 선언 기획단’이 해산됐다. 기획단의 산파역을 맡았던 최열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시민단체의 정치세력화 이슈가 국민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면서 “선거법 개정 등 정치개혁 운동에 집중하면서 총선 후보 평가와 지지 방안 등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실련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내년에 실시될 17대 총선은 시민단체의 판이 될 것 같다.”면서 “사회 전반에 청년실업,자살급증,가정파탄,자연재해 등 시민단체들이 주력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는데도 정치와 권력주변의 일에만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시민단체 스스로 몰락의 길을 자초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토해냈다. 조현석기자 hyun68@
  • [편집자문위원 칼럼] 기획기사 ‘적절한 대안’ 제시를

    필자는 대한매일의 기획 연재기사를 즐겨보는 편이다.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현안에 대해 심층적으로 접근하려는 노력이 돋보이기 때문이다.이런 점에서 소외되거나 언론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곳에도 눈길을 돌린 ‘서울 속 연탄마을’이나 ‘할머니와 사는 아이들’은 무척 인상 깊었다. 대한매일은 지난 12월8일자에서부터 10일자까지 3일간 ‘10대 온라인 탈선’에 대한 기획기사를 내보냈다.6∼19세의 인터넷 이용률이 91.3%에 달한다는 이때,10대들의 온라인 탈선 문제를 짚어 본 기획은 대체적으로 좋았다고 생각한다.그러나 몇 가지 아쉬운 점도 눈에 띄었다. 먼저 ‘늪에 빠진 청소년 실태’를 다룬 8일자 기사 중,‘채팅→원조교제→정신과 치료’라는 제목이 있다.채팅이 원조교제로 이어지고,또 정신과 치료까지 받아야 되는 상황을 만드는 것처럼 도식화한 이 제목은 지나친 비약이 아닐까 싶다.물론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였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채팅에 대한 지나친 선입견이나 편견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 한편 기사 곳곳에서사례로 든 10대 청소년들의 인터넷 사용 현황을 통해 사태를 좀 더 현실감 있게 파악할 수 있었다.다만 아쉬움이 남는다면,10대들의 온라인 탈선 현황에 대해서만 심도 깊게 다뤘을 뿐,10대들이 탈선에 빠지게 된 경위에 대한 접근은 조금 소홀했던 것으로 보인다.그뿐만 아니라 적절한 대안도 제시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웠다.예를 들어 “게임에서는 능력과 경험치만 있으면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있지만 학교에서는 그렇지 못하다”(8일자)고 얘기한 김지훈(가명)군의 얘기를 통해서 학교 교육의 현실을 비판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획일적인 교육과 1등부터 꼴찌까지 순위를 매기는 제도가 아이들을 자꾸 게임에 빠져들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그렇다면 대안은 학교 교육의 변화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온라인상 ‘정보통신 윤리’를 정규 교과목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교육의 제도적 변화가 반드시 적절한 대안이라고 할 수는 없다.일단 온라인 교육이라는 것은 약간의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대학에도 온라인 강의가 많이 진행되고 있지만,그 강의를 듣는 학생들 대부분이 강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수업을 제대로 듣지 않는다.클릭 한번으로 출석 체크만 끝내는 형식만 남을 뿐이다.그런데 아이들에게까지 이런 식으로 교육을 한다는 것은 오히려 성실한 수업을 회피하는 계기를 만들어 줄 수도 있다. 김미진양의 사례만(9일자) 해도 그렇다.기사에서 ‘김양을 탈선으로 이끈 것은 친구도,부모도,학교도 아닌 인터넷이었다.’라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했지만 김양에게는 가정불화를 비롯해 ‘꽉 짜인 시간표와 공부 스트레스’때문에 심적으로 지쳐있었다.이런 상황에서 김양이 원조교제 포주까지 하게 된 것을 모두 인터넷 때문이라고 몰아붙일 수 있을까? 전후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기획의도에 맞추기 위해 기사를 쓴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한편 12월10일자에는 정완 형사정책연구원 박사,민경배 경희사이버대 교수,김태황 시민단체 ‘해모’ 팀장의 좌담회 기사를 실었는데 이 논의에서는 좀 더 많은 이야기가 나온 듯싶다.그러나 기획 기사를 좌담회로 마무리한 점은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좌담회는 성격상 여러 가지 대안이 나올 수는 있으나 적절한 결론이 나오기 힘들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임 지 혜 명지대 신문사 前편집장
  • [나의 건강보감]조정래 작가

    어김없이 그는 두알의 가래를 쥐고 있었다.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앞 찻집 다솔에서 담소를 나눈 4시간 내내 그는 양 손을 번갈아가며 가래를 굴렸다.‘까락까락’거리는 맑은 가래 소리가 어쩌면 목어(木魚)가 낮게 으르렁거리는 소리도 같았고,또 어찌 들으면 훈풍에 실려와 졸음의 끝에 닿는 풍경소리와도 같았다.호두를 닮은 바로 이 두알의 가래에 그의 문학적 열정과 고통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한참 ‘아리랑’을 집필할 때,사단이 벌어졌다.일단 작심하면 좌고우면하는 법없이 외길로 내달아 끝을 보는 성미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글을 써나갔다.그러나 그게 문제였다.너무 무리하게 글쓰기에 매달리는 바람에 그만 오른팔 관절이 어긋나고 만 것.“처음엔 어깨 관절 부위가 아프더니 이내 어깨며 팔,손등까지 마비되는 거에요.글 쓸 일이 태산인데,큰일났다 싶더라구요.그래서 한의원을 찾아 침도 맞고 했지만 완치가 안돼요.그랬는데 한의사가 제게 이걸 권해요.‘설마…’하고 시작했는데,세상에 가래 주무르는 게 내 글쓰기의 구원이 될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요?”그날 이후,그는 손에서 가래를 놓지 않는다.처음 손에 쥐어 7년쯤 주물렀던 가래 두알은 전북 김제의 ‘아리랑 문학관’에 전시돼 있고,지금 것은 연전 전남 장흥의 독자가 선물한 것이다. ●7년 주물렀던 ‘가래' 아리랑 문학관 전시 작가 조정래(61).문단에서는 그를 두고 ‘한국문학의 정신이자 지조’라고들 말한다.그만큼 외롭고 치열하게 그가 숨쉬는 시공(時空)을 싸워서 헤쳐왔으며,이렇게 일군 그의 문학이 도저(到底)하고 웅숭깊어 정치가,역사가도 이루지 못한 우람한 산 하나를 빚어 놓아서다.어두운 시대,금기의 빗장을 벗겨 낸 ‘태백산맥’이 그렇고 ‘아리랑’과 ‘한강’이 그렇다. 그러나 이런 성취가 거저 주어졌을까.지난 83년 ‘태백산맥’의 집필을 시작해 지난해 ‘한강’을 마무리할 때까지 22년동안 물경 5만장이 넘는 원고지를 오로지 육필로 빼곡하게 메웠다.오죽했으면 집필실을 ‘글감옥’이라고 불렀으며,당초 그가 맘먹은 글편을 마무리한 뒤에는 “이제야 20년 글감옥에서 출옥했다.”고 토로했을까.그만큼 글쓰기는심신을 갉아대는 버거운 중노동이었다.“태백산맥의 원고를 모두 쌓아놓고 사진을 찍을 때 자꾸만 눈물이 쏟아졌다.”는 그의 말은,이룰 수 없는 것을 이룬 성취감이기도 하겠거니와 영혼의 고독과 육체의 고통을 한꺼번에 이겨낸 한 인간의 눈물겨운 고백 아니겠는가. 그 스물 두해 동안 그는 상상을 절하는 갖가지 직업병과 싸워야 했다.글을 써내야 하는 오른 어깨가 통째로 마비되는 아픔이 가장 치명적이었지만 위궤양과 기침병,둔부의 종기도 그의 ‘장정(長征)’을 위협한 장애였다.이 가운데 위궤양은 지난 90년 취재여행중 중국에서 병증이 나타나 ‘태백산맥’과 ‘아리랑’을 거치는 동안 줄곧 그를 괴롭혔다.“의사 말이 글 쓰는 동안에는 못고칠 병이랍디다.아니나 다를까 아리랑을 끝낼 때까지 다섯 번이나 도졌는데,나중에 담배 끊고,섭생을 잘해 이겨냈죠.” ●글쓰기 22년… 위궤양·기침병·종기 시달려 기침병도 그를 옭아맨 고통이었다.의사의 진단은 ‘누적된 과로’가 원인이었는데,기침 때문에 자리에 누울 수도 없었다.“지금도 기침에는공포감을 갖고 있어요.소설 연재는 시작됐는데,밤잠을 못이루는 고통을 생각해 보세요.두어달 소파에서 앉은 잠을 잤지요.지금 이만큼 나아진 것도 천행입니다.”게다가 둔부의 종기도 그의 발목을 거머쥐었다.“공중에 선반을 매달아 놓고 서서 글을 썼다는 다산의 고백이 이해가 됩디다.결국 하나가 말썽을 부렸는데,나중엔 하는 수 없어 금쪽같은 시간을 쪼개 수술을 받았어요.”이처럼 왜곡된 세상의 편견과 싸우는 일방 끊임없이 자신을 위해하려고 드는 병마와도 싸워야 했던 그의 건강이 가래 만으로 담보될 리가 없다.가래와 함께 그는 단 하루도 거르지 않는 맨손 체조로 참담한 병마를 떨칠 수 있었다.대하소설 ‘태백산맥’은 이런 산고를 겪으며 태어났다. 그를 얘기하자면 산도 빼놓을 수 없다.요즘도 주말이면 어김없이 산을 오른다.주로 집이 있는 분당에서 출발해 너댓 시간 산을 타 남한산성의 정상에 오른다.아내 김초혜 시인과 함께 산을 타며 자분자분 세상일을 얘기하는 일은 즐거운 도락이다.때로는 집 근처 야트막한 야산을 타며 명상에 빠지기도 한다.이런 시간이 정신을 추스리는 충전의 짬이기도 하지만 산의 굴곡을 따라 오르내리는 일은 건강에도 그만이다.‘태백산맥’ 이래 지리산에 들면 혼령과 정담이라도 나눌 것같은 그가 아닌가.아니나 다를까 그는 산중에서도 지리산을 으뜸으로 쳤다.“지리산은 좋은 산이에요.살이 깊어 뼈가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깊고 따뜻하죠.산,특히 지리산에 드는 일은 인내가 필요합니다.천왕봉에서 노고단까지 4박5일은 걸어야 하는데 견딤을 투자하지 않으면 깊은 맛을 못느끼거든요.” ●매일 맨손체조·등산도 ‘병마 떨치기' 일조 역사(役事)를 치르는 동안 참혹한 심신의 피폐를 겪었지만 그는 지금 흔한 성인병조차 모르고 살 만큼 건강하다고 했다.그러나 정작 부러운 것은 그의 몸보다 정신이었다.“우리 민족의 정신건강이 걱정입니다.병폐야 많지만,영어 배우라며 자녀들 내모는 사람들 보면서 광태(狂態)를 느껴요.이거 문화적 식민을 자처하는 일입니다.민족의 얼인 나랏말 제쳐두고 그렇게 해서 좀 잘되면 뭐하고,좀 잘살면 뭐합니까.슬프기도 하고 위기감도 느껴요.” 노고가 끝나지 않았을까.다시 태어나도 ‘글예술’을 하겠노라는 그는 문신처럼 손끝에 밴 여적(餘滴)을 씻어내지 못하고 있다.“대하소설은 못써요.지금 준비중인 연작소설은 사회주의 몰락의 저변을 파헤친 것인데,우선 실천문학 겨울호에 상당한 분량이 실릴 겁니다.”그래도 세상은 희망이다.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공평을 상징하는 여신 ‘아스트라이아’의 천칭으로 이 시대를 저울질하는 그가 있으므로. 심재억기자 jeshim@ ■‘가래' 건강법 호두처럼 생겼지만 씨알이 크고 굴곡이 깊은 과실이 가래다.그 가래를 주물러 병고를 덜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조정래 작가는 지금도 자는 시간 말고는 손에서 가래를 놓지 않는다.양손으로 가래를 굴리다가 때로는 뾰족한 가래 머리로 손바닥이나 발바닥의 경혈을 자극하기도 한다. 그는 “이걸로 내 어깨를 지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손바닥에 우리 몸 전체의 경락이 모여 있고,특히 손가락 끝의 감각기관은 뇌와 바로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우리가 향유하는 문명이라는 것도 기실은손이 이룬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했다. 여기에다 맨손 체조도 그의 일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하루 중 아침과 점심 후,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 세번씩 한 동작을 두번 되풀이해 맨손체조를 하는데,하찮게 여겨 대충 하려고 들지 말고 정성을 쏟아 해보세요.시간이야 5분에 불과하지만 금세 더운 땀이 몸에 뱁니다.”그의 맨손체조는 예전 학교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필요한 몇몇 동작을 더한 것이다.“한창 태백산맥 집필할 때,어깻죽지에 통증이 왔어요.마치 등판이 거북등처럼 갈라지고 깨지는 듯한 고통이었어요.두드리고 주물러도 안돼요.그때 맨손체조를 시작했는데,불과 열흘 만에 변화를 느꼈어요.”그렇게 어깨 통증을 이겨낸 뒤 하루도 체조를 거르지 않는다.외국 여행중 비라도 내릴 양이면 호텔 현관에서라도 체조를 했다. 까다롭지는 않지만 섭생에도 ‘조정래식’이 있다.야채,된장쌈밥과 매운탕과 구이 등 생선음식을 즐기며,밥은 작은 한 공기가 정량인 소식이다. 대신 육식은 일주일에 1번 정도 먹을 뿐이다.이 원칙을 20년이나 지켜왔다.‘태백산맥’을 집필할 때까지는 커피도 꽤 마셨지만 지금은 녹차가 그 자리를 대신해 하루에 12∼13잔씩 마신다.술도 두주불사였으나 역시 ‘태백산맥’ 집필에 들면서 주색잡기를 금기사항으로 규정,스스로를 채찍질하면서부터 거의 입에 대지 않는다. 도원아이한의원 이정언 원장은 “손은 동맥과 정맥이 교차할 뿐 아니라 경혈이 많아 가래나 둥근 공을 자주 주무를 경우 혈행을 개선할 뿐 아니라 경혈을 자극해 운기(運氣)를 돕기 때문에 작가 등 팔을 많이 쓰는 직업인에게 맞는 운동법”이라고 조언했다. 심재억기자
  • 새해 서울신문 연재/ 김영희 가정법원 조정위원의 ‘이혼 클리닉’ 만남, 사랑 그리고 헤어짐

    대한매일은 새해 서울신문으로 새롭게 출발하면서 김영희(사진·60)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의 에세이 칼럼 ‘이혼클리닉-만남,사랑 그리고 헤어짐’을 신설합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이혼율 세계 2위’라는 부끄러운 기록을 세우고 있습니다.이혼문제는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습니다.우리 사회는 위기의 적색선을 넘었는지도 모릅니다.이 칼럼에서 김 위원은 파경 직전의 부부들에게 인생의 선배로서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상담해줄 것입니다.때로는 따뜻하게 설득하고,때로는 엄하게 꾸짖으며 함께 고민을 나눌 것입니다.자녀·교육 등 다른 가정사도 다룰 것입니다. 김 위원은 가정문제 상담 전문가입니다.1997년부터 서울가정법원에서 7년째 이혼하려는 부부들을 상대로 판결 전에 조정을 통해 이혼을 재고하도록 해왔습니다.그는 70%라는 높은 조정 성공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가정이 흔들리면 사회가 흔들립니다.‘김영희 에세이 칼럼’은 위기를 맞은 부부들에게 다시한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우리 사회의 안정성을 높일 것입니다.독자여러분의 많은 상담 의뢰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대한매일(kdaily.com)이나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의 온라인 지면을 통해서도 상담을 받을 예정입니다. ●김영희 위원은 ▲1943년 7월 광주 출생 ▲65년 숙명여대 국문학과 졸업 ▲국제소롭티미스트 한국협회 여성인권 및 지위향상위원장(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현)
  • 늙은 화가의 마지막 생애 예술로 불태우는 과정 그려/5년만에 소설집 미불 출간 앞둔 강석경

    “제 문학적 탐구는 예술가와 삶의 본질 찾기 두 가지예요.늙은 화가를 소재로 한 ‘미불(米佛)’은 예술가란 무엇인가를 통해 자기를 탐구하려는 의도를 담은 것입니다.” 중편 ‘숲속의 방’으로 극단으로 치닫던 시대정신을 비판해 화제를 모은 중견작가 강석경(52)씨가 99년 ‘내 안의 깊은 계단’에 이어 5년 만에 장편 출간을 눈앞에 두고 있다.계간 ‘세계의 문학’ 겨울호로 연재를 마치고 내년 초 민음사에서 출간할 예정인 그를 7일 만났다. ‘미불’은 법명이 미불인 자유주의자 이평조 화백이 마지막 삶을 예술로 불태우는 과정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다룬 ‘예술가 소설’.그의 작품에 익숙한 독자라면 이번 작품의 농염한 표현,특히 미불이 젊은 여인 진아와 주고받는 성희를 묘사한 장면이 ‘강석경 작품인가?’라고 놀란다. “미불의 예술세계는 에로티시즘이에요.그는 성(性)을 통해 고양되고 예술의 영감을 느끼는 인물이지요.유교와 기독교문화의 영향으로 동서양에서 성(性)을 억눌렀지만 성이야말로 삶의 본질이자 기원 아니겠어요.” 그래서 작가는 ‘작정하고’ 에로틱한 장면을 깔아넣었다.‘소녀경’‘카마수트라’ 등을 탐독했고 관련 기사나 춘화도도 참고했을 정도다. 이야기 도중 작가는 작품에 얽힌 사연도 들려주었다.소설의 앞부분은 15년 전에 썼는데 주제가 너무 희미해 접어두었다.그러다 3년 전 힘든 일이 있어 허덕이다가 ‘끊임없이 찾아오는 삶의 고통을 넘기는 지혜를 예술가를 통해 그려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문득 묻어둔 원고가 생각났다.원고지 뭉치는 물론 동서양 미술을 공부한 깨알같은 메모장도 발견했다. 작품에서 ‘색’과 인도 이야기가 생생하게 숨쉰다.아마 작가의 전공(조소과)과 인도 체험과 무관하지 않다. “에로티시즘과 색은 밀접한 관련이 있어요.수묵 중심의 기존 동양화는 인격 수양 등 정신세계에 비중을 두는 사대부문화의 그늘이 짙어요.회화의 본질은 그게 아니라 색입니다.몸과 마음은 물론 삼라만상을 색으로 나타낼 수 있다는 철학을 반영해본 것이에요.” 황홀한 원색은 작품 속에서 경주에 사는 작가의 몸의 일부가 된 황룡사,처용도,에밀레종 등으로 꽃핀다.작가는 특유의 상상력을 발휘해 미불을 빌려서 그림을 그린다.“소설 속 그림의 색깔을 내기 위해 색깔 실험도 하면서 맛을 더했습니다.” 미불에게 화가로 되살아나게 해준 인도는 강석경의 모든 것이기도 하다.89년 처음 접한 인도는 ‘획일적 사회’에 지친 그를 사로잡았고 그 감동은‘인도기행’‘세상의 별은 다,라사에 뜬다’ 등을 낳았다.작가는 곧 그 ‘정신의 자궁’속으로 갈 계획이다. “내년에 에세이집 ‘경주 산책’(가제)과 중단편집을 낸 뒤 ‘긴 휴식기’에 들어갑니다.인도 남부 공동체 마을 오로빌에 들어가려고요.자기 나름의 이상향을 찾아 나선 이들이 자급자족하면서 살아가는 곳인데 짧게는 1∼2년 혹은 영원히 머물지도 모릅니다.” 이런 작가의 생각은 작품에도 스며있다.“예술가는 끊임없이 자신의 집을 벗어나려 하고 끊임없이 자기를 부수기 위해 출가하려 합니다.애벌레가 고치 속에 갇혀 있는 한 결코 비상할 수 없으니까요.” 인도에서 글은 안 쓸 계획이냐고 물었더니 “물론 써야죠.”라고 말했다.벌써 그의 발길은 인도로 향한 듯했다. 이종수기자 vielee@
  • 책꽂이

    ●물왕리에서 우리가 마신 것은 사랑이었습니다(김영환 지음,명상 펴냄)현역 국회의원의 신작 시집.첫 시집 ‘지난날의 꿈이 나를 밀고간다’에서 노동자 생활 등 제도권 밖의 현실참여를 노래한 시인이 이번엔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는 장시 ‘어머니의 눈물’ 등 ‘제도권 안에서의 참여’를 노래한다.또 녹록지 않은 솜씨로 빚은 서정적 사랑시 등도 실었다.8500원 ●백령도의 추억(정건영 외 지음,중앙 M&B 펴냄)송영·황석영 등 해병대 출신의 작가 7명의 군 체험 소설집.기획하고 소설을 보탠 심상대는 “문학이라는 매혹적 미지의 땅으로 돌진하여 닿자마자 모든 것을 불태우고 문학에 자신의 영역을 구축한 해병정신의 구현자들”이라고 평가.8900원 ●라보엠(앙리 뮈르제 지음,이승재 옮김,문학세계사 펴냄)푸치니 오페라의 원작 소설로 국내 첫 완역.술과 카페로 대변되는 낭만이 넘치는 19세기 파리를 배경으로 철학가,화가,음악가와 시인 등 4명의 주인공을 통해 보헤미안 예술가들의 애틋한 사랑과 방랑,웃음을 그린다.9800원 ●테헤란에서 롤리타를 읽다(아자르 나피시 지음,이소영·정정호 옮김,한숲 펴냄)1979년부터 18년 동안 이란에서 영문학을 가르친 여교수의 회고록.저자가 떠나오기 전 2년 동안 결성한 ‘금지 소설’토론회에서 젊은 이란 여성들이 들려준 이야기를 중심으로 억압상을 그린다.1만 8000원 ●혼불의 언어(장일구 지음,한길사 펴냄)혼불학술상을 받은 저자가 낸 ‘혼불’ 언어 사전. 고 최명희씨가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어 글씨를 새기는 것만 같다.”고 고백할 정도로 갈고 닦은 언어를 1부의 1200 표제어,2부의 대표적 비유·상징적 문장으로 응축했다.1만 2000원 ●몸은 곤궁하나 시는 썩지 않네(송재소 지음,한길사 펴냄)성균관대 한문학교수인 저자가 계간 ‘시와 시학’에 연재한 글 모음집.통일신라시대 최치원에서 신채호까지 17인의 한시작가의 대표시를 분석.개략적인 삶을 곁들여 쉽게 풀어냈다.1만 3000원 ●내 마음의 풍광(배교윤 지음,현대시 펴냄)2003년 등단한 시인의 첫 작품집.시인의 주된 정조는 ‘근원적 그리움’인데 주로 어머니와 고향,바다,구름 등 자연을 모티브로 노래한다.7000원
  • 최인호가 들려주는 작품세계/ 서울신문 재탄생 특별기획 연재소설 儒林

    “조광조·이황 삶에 공자 정신 연결 시공 초월한 빠른전개로 재미줄것” “작가는 시대에 질문을 던지는 사람입니다.요즈음 우리 정치는 개혁과 보수를 내세워 공론(空論)을 일삼으며 상생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가파른 대치만 거듭합니다.이런 혼돈의 현실에서 공자의 정신,즉 ‘정치와 권력’을 조선시대의 정치개혁가 조광조,불세출의 사상가 퇴계 이황,정치가이자 사상가인 율곡 이이 등의 삶에 연결지으면서 세상을 비출 지혜를 찾고 싶습니다.” 올해로 문단에 등단한 지 꼭 40년이 되는 최인호씨는 숱한 베스트셀러를 발표하면서 늘 시대를 앞서간 소설가 답게 서울신문에 게재할 연재소설 ‘유림(儒林)’으로 혼탁한 현실을 걸러주는 한 줄기 빛을 찾고 싶다는 의욕으로 말문을 열었다.‘유림’은 내년 1월 대한매일이 서울신문으로 제호를 바꾸면서 연재하는 첫 소설이다. “괜히 하는 말이 아니라 73년 스물여섯살에 신문에 쓴 첫 연재소설 ‘별들의 고향’ 때 처럼 두렵고 불안하면서도 설레고 기쁘고 만감이 교차합니다.” 그는 소설에 대한 자신감을들려주면서도 설렘과 불안감 등을 비치면서 항상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온 ‘초심(初心)’을 떠올린다고 했다. ●작가는 시대에 질문 던지는 사람 연재소설을 쓰는 심정을 ‘링’에 오른 권투 선수에 비유한 작가는 “아주 지치거나 힘들 때 호흡을 고르며 간혹 클린치를 할 수는 있지만 링에서 내려가지는 못하는 복서처럼 고독한 일입니다.그러나 저에게 연재소설은 각별한 의미가 담긴 작업이었습니다.저 처럼 신문에 연재소설을 많이 쓴 사람은 드물지요.”라고 말했다. 그는 문단에서 ‘한발 앞선 감수성’의 작가로 통한다.늘 젊은 감성을 유지하면서 다가오는 시대와 문화의 기류를 남보다 먼저 포착해 작품으로 빚어냈다.당연히 연재하는 작품마다 ‘폭풍의 눈’이었고 인기를 몰고 다녔다. “쓸 때마다 시대에 어울리는 소재가 무엇일까를 생각했습니다.그러다보니 늘 얘기를 준비해 두었다고 할 수 있지요.‘유림’도 15년 전쯤에 구상했습니다.‘불교의 세계를 다룬 소설 ‘길 없는 길’을 쓰고난 뒤 써봐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우리 민족의 정신적 원형질에서 불교와 유교를 뺄 수가 없지요.머리 속에서 품었던 생각을 연재소설로 풀 수 있게 돼 제 가슴도 두근두근거립니다.” 작가에겐 인기가 ‘독(毒)’이 되기도 한다.특히 매일매일 애를 끓이고 머리를 쥐어짜야 하는 연재소설은 충전하기보다 계속 갉아먹는 듯한 면이 있다.숱한 문제작을 터뜨리며 살아온 가파른 길에서 쉬고 싶은 생각이 든 적은 없냐고 물었더니 뜻밖의 답이 흘러나왔다.“운동 선수들도 쉬는 게 더 어렵다고 말하잖아요.작가도 마찬가지입니다.늘 일을 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젊어질 수 있었지 않나 싶어요.한 작품이 끝나면 몸은 쉬고 싶은데 머리 속은 끊임없이 꿀벌 떼가 실어오는 ‘상상력의 밀랍’으로 가득찼습니다.” 예술은 구원이자 고통이라고 하지 않던가.그러니 행복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그는 그런 고통과 어려움을 사랑하고 있었다.그러면서 자신의 ‘달램 비법’을 공개했다.“글이 안나가서라기보다는 앞이 캄캄하고 막막할 때가 있습니다.글쓰기라는 업보가 ‘원수같다.’고 느껴지는 그런 순간엔 간혹 골방에들어가서 ‘못 쓰겠다.’고 나 속의 나에게 절규합니다.때론 울기도 하는데 한 30분 그러다보면 어느새 마음이 충일해지고 기쁨이 찾아와 다시 원고지가 사랑스럽게 다가옵니다.” 어린애같은 천진스러움이 절로 우러나오는 말이다.그만큼 뜨겁고 열정적이기 때문일 것이다.이런 품성은 창작 과정에도 오롯이 반영된다.천주교 신자인 그는 ‘길 없는 길’을 쓸 때에도 3년간 수덕사에 머물면서 ‘출가를 할까.’ 고민할 정도로 작품에 몰두했었다. ●첫 연재소설 쓸때처럼 두렵고 설레 솔직 담백하면서도 맛깔스러운 이야기 솜씨가 다시 소설 ‘유림’으로 넘어왔다.앞 쪽만 보면서 속도만 찾는 현실에서 그는 왜 ‘유림’으로 돌아가려고 할까? “중국의 엘리트들이 ‘톈안먼(天安門) 사태’ 이후 유교 정신으로 돌아가자는 뜻에서 퇴계 이황이 풍기 군수 시절 관리했던 소수서원(紹修書院)에 와서 우리의 유교 유산과 정신을 확인한 사례를 주목해야 합니다.유교의 본산인 중국 사람들이 우리나라에서 뿌리를 찾고 있는데 정작 우리는 왜 다른 곳으로만 눈을 돌릴까요.물론 유교의 폐단도 있지만 ‘선비 정신’과 충·효·경의 미덕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르겠습니다.독일의 사상가 피히테가 ‘독일 국민에게 고함’을 썼듯이 ‘조선 국민에게 고함’을 ‘유림’이라는 소설을 통해 옮겨보겠다는 심정입니다.” 오랜 구상을 거친 작품이어선지 그의 말은 막힘이 없다.“진리는 변하지 않습니다.어떤 시대라도 진정한 혁신과 변화를 하려면 그 중심에는 원칙이 있어야 합니다.저는 그 원칙을 유교에서 목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그 가능성을 조광조의 정치개혁 시도,퇴계와 율곡의 정치와 학문관에서 찾겠다는 생각입니다.” 자칫 딱딱하고 재미없을 지도 모른다는 고정관념에 대해서도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재미가 없으면 작가인 제가 견디지 못하고 쓰지도 못해요.광속(光速)의 시대에 ‘오늘날 공자와 조광조,이황,이이 등의 얘기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는 의문이 들지 모르지만 그것은 미시적인 생각입니다.요즘처럼 과도기로 인한 혼돈의 파고가 높을 때일수록 근원으로 돌아가야 합니다.‘원칙에 따른 개혁’을 파고들면서 ‘조광조나 퇴계라면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살 것이다.’라는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쉴때도 머리속은 상상력의 밀랍 가득 맛보기 삼아 밑그림도 들려주었다.“현대와 공자가 활동했던 2500년 전,중국과 한국 등 시·공을 초월하는 빠른 전개 방식으로 재미있게 이어갈 계획입니다.아울러 공자와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소크라테스 이야기 등도 곁들이면서 성인의 출생이 지닌 시대적 필연성도 다뤄 볼 생각입니다.옛날 얘기도 아니고 케케묵은 교훈적 내용만을 담은 것도 아닌,재미있는 현대 이야기입니다.교훈적이고 학술적인 얘기는 제가 견디지 못합니다.” 작가는 유교를 과거에 가둬두지 않고 현대적 의미로 되살려 현시대를 사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왜 사는가,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묻고 싶은 듯이 보인다.나아가 굳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거창한 표현을 쓰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의 지도자들이 갖춰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들려주고 싶어하는 것 같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다시 들려주는 작가의 다짐은 한국의 대표적 거유(巨儒) 퇴계 등의 삶에 공자의 사상을 실어갈 화려한 문재가 발할 빛을 예감케 했다. “도망가지 않고 정통 기법으로 ‘진검 승부’를 할 것입니다.제게는 어려운 소설이 될지 모르지만 그 동안 작가로서 쌓은 역량을 모아서 가장 정통적인 소설을 펼쳐 보이겠습니다.물론 흥미 진진하게 엮어 나갈 것입니다.” 이종수기자 vielee@
  • “崔선생과 20여년 호흡 소설 빛내는 그림 선사”삽화 그릴 이우범화백

    “오랜 지기인 최인호 선생과 다시 호흡을 맞추게 돼 반갑습니다.대한매일 독자에게는 처음 작품을 선보이게 돼 설레기도 하고요.” 삽화를 맡을 이우범 화백은 67년 서울대 미대 회화과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뒤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다가 최인호씨의 ‘바보들의 행진’에서 처음 연재소설 삽화를 그렸다.이후 최씨와 20여년 동안 함께 작업을 해서 눈빛만 봐도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정도다. “제 작품 세계를 너무 잘 이해해주시고 편안하게 그려주셔서 늘 고맙게 생각합니다.”는 최씨의 덕담에 이 화백은 이심전심의 웃음을 던지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짧게 밝히는 몇 마디에 소신이 분명하게 묻어났다.“소설 내용에 충실하면서 때로는 화가로서의 상상력을 가미해 작품 분위기에 맞게 시화를 그리듯 여백을 주고 자유스러움을 추구하려고 합니다.” 이어 이 화백은 “시간에 쫓기는 작업이지만 관련 서적을 많이 참고해 철저한 고증작업을 거쳐 당대의 사회상을 생생하게 볼 수 있도록 하고 소설을 읽는 재미와 맛을 보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 社告/ 최인호 장편소설 새해부터 연재합니다

    대한매일이 서울신문으로 새로 나면서 새달 5일부터 최인호(58)씨의 장편소설 ‘유림(儒林)’을 연재합니다.‘유림’은 공자의 사상에 담긴 참된 ‘정치와 권력’의 의미를 조선 시대의 풍운아 조광조와 대학자 퇴계 이황,율곡 이이의 사상과 삶을 통해 되짚어 보는 대하 서사시입니다. ▶작가 인터뷰 6면 자칫 딱딱하게 생각하기 쉬운 성인의 삶과 사상을 ‘탁월한 이야기꾼’의 감수성으로 현대화하여 깊이 있으면서도 재미있게 풀어나갈 것입니다. ‘유림’의 세계는 과거에 갇혀 있지 않고 정치와 권력의 본질을 파헤치면서 현재적 의미로 되살아납니다.이는 개혁이란 대의를 내세워 정쟁에 사로잡혀 있는 혼탁한 현대 정치판에 청량제 역할을 하면서 참된 정치의 의미가 무엇인지 냉철하게 되돌아볼 객관적인 거울이 될 것입니다.아울러 옛것에서 오늘을 사는 지혜를 길어 올리면서 우리 사회의 지도자들은 물론 독자들에게도 혼돈의 시대를 헤쳐갈 슬기를 제시할 것입니다. 작가는 늘 공부하는 자세로 시대를 앞서가는 감수성을 벼리면서 문제작을 터뜨려 왔습니다.그 저력을 바탕으로 ‘유림’에서도 특유의 탁월한 상상력과 재기 넘치는 문체로 연재소설의 새 장을 열 것입니다.“재미있으면서도 ‘만고 불변의 지혜’가 담긴 작품”이라고 밝히는 작가는 15년 전 이 작품을 구상했고 공자의 고향인 중국의 취푸(曲阜)를 비롯,조광조의 유배지 전남 화순의 능주,퇴계 이황의 경북 안동 도산서원과 풍기의 소수서원 등을 빈틈없이 취재하면서 ‘유림'의 형상화에 만전을 기했습니다. 1945년 서울에서 태어난 작가 최인호씨는 고교 2학년 때인 1963년 단편 ‘벽구멍으로’로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입선한 뒤 1967년 ‘견습환자’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일찍이 문재를 알렸습니다.소설 ‘타인의 방’‘잠자는 신화’‘별들의 고향’‘도시의 사냥꾼’‘지구인’‘잃어버린 왕국’‘길 없는 길’‘왕도의 비밀’‘상도’‘해신’ 등 주옥 같은 작품으로 현대문학상,이상문학상,가톨릭문학상,현대불교문학상 등을 받았습니다. 소설의 삽화는 최씨와 ‘바보들의 행진’ 이후 20여년 동안 호흡을 맞춰온 이우범(60) 화백이맡습니다.62년 삽화 작업을 시작한 이 화백은 세심하고 정감 어린 화풍으로 소설의 품격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난세의 지혜를 문향(文香)으로 들려줄 ‘유림’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격려 바랍니다.
  • [열린세상] 겨울철 대설·한파 대비

    정부는 매년 방재기간을 정해놓고 재해예방을 위하여 각자 맡은 분야의 업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호우·태풍·대설·폭풍 등으로 최근 10년 동안 연평균 약 1조 9800억원의 자연재해 손실이 발생했다.특히 지난해 피해액은 약 6조 1153억원이며,복구비는 무려 9조 486억원이나 되었다. 최근 지구촌에서는 산업활동 및 인구증가 등으로 인하여 지구온난화에 따른 고온현상과 태풍·홍수·대설 등으로 기상재해의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기상재해의 규모가 커지고 있는 주원인은 우리 주변의 환경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앞으로도 강수량,바람,대설,기온 등 기상요소의 극값이 계속 경신될 가능성이 있으니 도로·하천 둑·교량 등 시설물의 설계기준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또한 국민들이 언제,어디서나 기상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위성 또는 케이블 등의 전문 기상방송채널이 설립되어야 하며 기상정보,홍수정보,재난대피정보 등을 주야 상시로 국민에게 알릴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의 기상변화와 복잡한 지형효과로 언제,어디서든 돌발적인 악기상이 발생할 조건을 충분히 가지고 있어 항상 긴장된 상황에 처해 있다.우리 환경이 변하듯이 지금도 기상은 변하고 있으며,앞으로도 기상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상청은 올 겨울철 날씨가 눈이 많이 내리고,한난(寒暖)의 차가 클 것으로 전망하였다.올 겨울철에도 대설·폭풍·한파 등으로 인한 기상재해가 예상된다.재해관련기관에서는 늘 준비된 자세로 방재업무를 수행한다면 기상재해를 사전에 충분히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눈 현상은 주로 12월에서 3월 사이에 발생한다.연평균 눈 현상 일수는 10∼30일 정도로 지역에 따라 차이가 크며,대관령은 눈 일수가 60일로 가장 많고 서울은 28일이다.하루에 눈이 가장 많이 내린 지역은 울릉도로 150.9㎝이며,대관령은 92.0㎝,서울은 25.6㎝를 기록했다. 대설로 인한 재해형태는 눈 자체가 많이 내려 쌓여서 일어나는 적설 피해,쌓인 눈의 압력에 의해 일어나는 설압 피해,쌓인눈이 경사면을 미끄러져 내리는 눈사태 피해,내린 눈이 송전선이나 기타 가설물에 부착해서 생기는 착설 피해,장기간의 적설에 의해 생기는 경우 설부병,눈 녹은 물로 인한 지하부의 부패,생육지연,농작물의 줄기손상 등이 있다. 한편,겨울철에는 한파와 폭풍에도 대비해야 한다.겨울철에는 최저기온이 영하 15℃ 이하로 내려가는 날이 많으니 수도관 동파 방지 등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 또한 1997년 1월1일에 울진에서는 최대순간풍속이 초속 51.9m를 기록한 바가 있어 바람피해에 대비한 시설물관리도 철저히 해야한다. 최근 10년 간인 1993년부터 2002년까지의 대설과 폭풍설로 인한 피해는 사망·실종이 24명,재산피해는 9800여억원이다.특히 최근에는 승용차 등 자동차 이용의 증가,비닐하우스 등 근교농업의 발달,각종 간이시설물 증가 등으로 눈에 의한 피해가 증가하고 그 피해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와 같이 대설로 인한 피해로는 눈사태로 인한 건물이나 축대붕괴,축사나 비닐하우스 파괴,교통체증과 사고,수산시설물과 양식장 피해,산악등반사고,선박조난사고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눈은 결코 나쁜 것은 아니다.겨울철 스키장에 내리는 눈은 경제가치를 높여주며,보리밭에 내리는 눈은 동해를 방지하고,지면에 내리는 눈은 수도관 등의 동파를 막을 수가 있으며 식수난 등을 해소시켜준다. 국민은 기상정보를 신뢰하고 가치를 중요시하는 풍토가 조성되고,또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방재관련기관에서는 재해복구 차원보다도 사전에 재해예방을 위한 시설과 방재시스템 등을 보강하는 정책과 투자를 높여나간다면 자연재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고 피해를 줄일 수가 있다. 안 명 환 기상청장
  • 반가워 땡땡/佛대표만화 땡땡 24권 국내 첫 완간 10대 소년기자의 좌충우돌 모험그려

    사례 하나.샤를 드골 프랑스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절대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독재에 가까운 권력을 행사했다고 평가받는 인물이다.그런 드골 대통령은 재임 당시 문화부 장관이었던 소설가 앙드레 말로에게 자신의 인기를 이렇게 자랑한 적이 있다.“내 라이벌은 ‘땡땡(Tintin)’ 하나뿐이여∼!” 사례 둘.1982년 벨기에 천문학회는 목성과 화성 사이에서 발견된 소행성에 ‘에르제(Herge) 행성’이라는 이름을 붙였다.자국 만화가 ‘에르제’(본명 조르즈 레미,Georges Remi,1907∼1983)의 75회 생일을 기념하자는 천문학자들의 의견을 수용한 것이다. 사례 셋.지난 1월말 열린 세계적인 만화축제 ‘앙굴렘 국제만화 페스티벌’ 개막식은 프랑스 남서쪽 보르도 인근의 소도시 앙굴렘의 ‘마렝고 광장’을 벨기에 만화가 에르제의 이름을 따 ‘에르제 광장’으로 바꾸면서 시작되었다.“프랑스가 ‘허구의 아들’로 입양한” ‘땡땡’의 아버지를 기리기 위한 것이었다. ●프랑스의 자존심 ‘땡땡’,국내 최초로 완간 동그란 얼굴에 닭벼슬 머리,키 140㎝의 10대소년 기자 땡땡은 프랑스가 전세계에 자랑하는 문화영웅이다.프랑스 일간지 ‘르 주르날 드 디망쉬’에 따르면 프랑스 가정의 절반이 땡땡 시리즈를 소장하고 있고,50여개 언어로 전세계 60여개국에서 3억부 이상 팔렸다. “땡땡은 디즈니의 모든 캐릭터를 합친 것보다도 의미있다.”(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는 말이 허풍처럼 들릴 수 있지만,미국 팝 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은 이를 그대로 긍정한다.“땡땡은 내 작품 세계에 디즈니보다 훨씬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 ‘프랑스의 자존심’ 땡땡이 최근 국내의 솔 출판사를 통해 24권 전량이 최초로 번역·완간됐다.1980년대 중반 월간 소년만화잡지 ‘보물섬’을 통해 부분연재되거나,90년대 중반 출판이 시도됐었지만 전편이 완간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지난 99년에는 MBC에서 ‘틴틴의 대모험’이라는 제목으로 애니메이션 21편이 방영되기도 했다. ●프랑스 초등학교에서 교재로도 쓰여 ‘땡땡의 모험’ 시리즈는 소년 기자 땡땡이 흰강아지 밀루와 함께 동서고금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겪는 모험담형식이다.콩고 이집트 티베트 페루 등 유럽인들에게 이국적인 지역들을 주무대로,나중에는 바다밑,극지,사막,심지어 달까지 악당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찾아간다.조지 루카스가 “영화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는 ‘땡땡의 모험’을 원형으로 했다.”고 고백할 정도.여기에 각국의 지리·역사·문화·과학 등을 재미있게 녹여내 프랑스 초등학교에서는 교재로도 사용된다.팔레스타인 문제,남미의 정치·경제적 상황,영국의 인도 식민지 문제 등 20세기 세계사에 대한 예리한 인식이 담겨 있다. 땡땡은 1929년 당시 21세의 젊은 만화가 에르제가 벨기에 가톨릭계 보수 일간지인 ‘20세기’의 어린이잡지인 ‘르 프티 벵티엠’의 편집장을 맡으면서 시작되었다.필명인 에르제는 본명의 머리글자 ‘GR’를 거꾸로 해 불어식으로 읽은 것이다. ‘…벵티엠’을 통해 ‘소비에트에 간 땡땡’으로 처음 시작한 땡땡 시리즈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인기가 높아졌다.1930년 첫 출판 당시 고작 5000부가 팔렸던 ‘소비에트에…’는 지난 81년 재출간때는 3개월 만에 10만부가 팔려 나갔다.에르제는 1930년부터 1976년 ‘땡땡과 카니발 작전’까지 벨기에의 카스테르만 출판사를 통해 23권의 땡땡 시리즈를 내놓았다.24권인 ‘땡땡과 상어호수’는 원작을 토대로 만든 애니메이션에서 스틸 컷을 뽑아 만든 것이다. ●‘땡땡 스타일’의 핵심은 명료성 에르제는 생전 ‘소심하다’느니 ‘결벽증 환자’라는 놀림을 살 정도로 ‘명료성’에 집착했다고 한다.미려하고 깔끔한 외곽선을 얻기 위해 종이에 구멍이 뚫릴 때까지 선을 반복해서 긋곤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에르제의 ‘명료성’은 작화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이야기 전개방식,칸 구성,인물 창조 등 곳곳에서 보여지는 특유의 명료함은 ‘땡땡 스타일’이라는 별명을 낳았다. 1969년 미국이 유인우주선을 달에 착륙시키기 15여년 전에 그려진 ‘달 탐험 계획’(1953년)과 ‘달나라로 간 땡땡’(1954년)을 보면 왜 유럽 과학자들이 동호회까지 만들어가며 땡땡 시리즈에 열광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정확한 과학기술 지식을 바탕으로 보여주는 달 착륙 과정은 지금보아도 실감이 날 정도.이것 말고도 로켓,수륙양용전차,가변익 비행기,잠수함 같은 복잡한 기계들을 정확한 과학지식을 바탕으로 상상,만화적이지만 정교한 그림으로 묘사해냈다. ●땡땡의 정치적 성향? 땡땡은 종종 서구중심적·제국주의적이라는 비판을 받는다.초기작인 ‘소비에트로 간 땡땡’에서처럼 구소련을 부정선거와 납치,고문이 자행되는 나라로 그리는가 하면,‘서구가 미개한 동양을 개화시켰는데도 은혜를 모른다.’는 식으로 동양 식민지인들의 독립운동을 폄하하기 때문이다.그러나 그것은 에르제의 한계라기보다는 당시 유럽인들의 한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오히려 땡땡 시리즈는 뒤로 갈수록 ‘푸른 연꽃’(1946년)에서처럼 제국주의에 대해 비판적으로 변화된 시선을 담아낸다.일본의 남만주 기차선로 폭파사건에서 영감을 얻어 그린 ‘푸른 연꽃’은 제국주의로 경도되는 일본과,그를 지지하는 서구에 대한 비판이 들어 있다. 땡땡은 ‘티베트에 간 땡땡’(1960년)에서는 중국인 친구 창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기도 한다.달라이 라마는 “서구인들이티베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소중한 책”으로 ‘티베트에…’를 소개하기도 했다.기본적으로 땡땡은 다른 문화의 소중함을 이해·포용하려고 노력하는 호기심 많은 소년이다. 사실 땡땡의 ‘색깔’은 프랑스 국회에서도 공식적인 격론을 벌이는 문제다.국민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는 캐릭터인 만큼 각당의 ‘영입 경쟁’이 치열한 것.프랑스 우파 제1당인 공화국 연합당은 “특출한 애국심과 역사관으로 볼 때 땡땡은 우리 당이 확실하다.”고 주장한다.이에 맞서 온건 좌파인 사회당은 “중국인 소년 창을 구하고 동지로 삼는 반인종주의적 행동으로 볼 때 땡땡은 사회당”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어쨌든 모든 논란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인들의 땡땡에 대한 의견은 프랑스 철학자 미셸 세르의 한 마디로 통일되는 듯 싶다.“고마워요,에르제.” 채수범기자 lokavid@
  • 노동자의 일상속 ‘꿈’ 들은…/김하경 소설집 ‘숭어의 꿈’

    “숭어 한마리가 파란 바다 위를 솟구쳐 오른다.그 역동적인 힘찬 몸짓에 가슴이 설렌다.사진을 찍듯이 삶의 현장에서 숭어처럼 힘차게 뛰어오르는 순간들을 포착하여 글 속에 영원히 담아둘 수는 없을까.” 김하경(58)의 소설집 ‘숭어의 꿈’(갈무리 펴냄)은 숭어의 이미지처럼 솟구치는 싱싱함이 넘친다.전태일문학상을 받은 ‘합포만의 7월’을 취재하기위해 서울과 마산·창원을 오가던 그가 91년 아예 마산에 눌러앉으며 10년 동안 건져올린 노동 현장의 이야기들에는 더운 김이 모락모락 난다. ●김 모락모락 나는 노동현장 이야기 28편의 짧은 작품은 노동자인 ‘숭어’의 인간다움을 지향하는 ‘꿈’을 다룬 것인데 노동소설의 도식성을 벗어버린다.웃고 울고 고민하는 평범한 노동자들의 일상을 세밀하고 재미있게 그리면서 노동조합·노동운동이라는 딱딱한 선입견을 여지없이 부숴버린다. 맞벌이 노동자가족이 자동차 한대를 산 뒤 중산층이 되려는 꿈이 얼마나 허망한지를 깨달아가는 과정을 다룬 ‘됐나?됐다!’,노동조합을 와해시키면서 승승장구하던 주인공이 자신도 구조조정의 피해자가 되는 ‘부메랑’ 등은 월급쟁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겪을 만한 애환을 담았다. 또 술마시고 외박한 남편이 아내의 바가지가 무서워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미리 엄포를 놓으며 집으로 들어갔다가 아내가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바람에 곤혹을 치르는 과정을 다룬 ‘장미전쟁’이나 밤 10시30분에 시작한 맞벌이 노동자의 부부싸움을 시간대로 묘사한 ‘의견 일치’ 등은 평범한 월급쟁의 일상을 코믹하게 다루고 있다.이런 다양한 인물을 통해 우리 시대의 전형을 확보하고 그 사연을 촘촘히 엮어 사회의 단면도를 만든다. ●평범한 월급쟁이 일상등 코믹하게 그렇다고 작가가 노동해방·인간해방에 대한 열정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원래 뛰는 고기는 미끼를 물지 않는 법이다.알긋나?”(35쪽)가 상징적으로 보여주듯 흔들리지 않는 노동자들의 건강함을 중심에 세운다.그러면서도 “치열한 투쟁 현장을 다루되 잃어버리기 쉬운 예술의 다의적 미학적 탄력성을 결합하겠다.”는 노력이 곳곳에 배어 있다. 이처럼 ‘숭어의 꿈’이 지니는 미덕은 소재주의에 갇혀 있지 않다는 점이다.재미와 문학적 감동을 담보한 채 현실주의 문학의 아름다운 결실을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전화 통화에서 “이번 작품집에는 금속노조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기회가 닿으면 일반 국민들의 관심사인 교육문제나 병원 문제를 다룬 이야기도 쓰고 싶다.”고 했다. 68년 서울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한 그는 10년 동안 교직에 몸담으며 ‘주간시민’에 ‘여교사 일기’를 연재했고 방송작가로도 일했다.방송사 통폐합과정에서 사전 검열에 항의,사표를 내고 사당동 집에서 쉬다가 눈뜨고 못볼 참상에 맞서 철거민협의회 등에서 일하다 88년 실천문학에 단편 ‘전령’으로 등단했다. 이종수기자 vielee@
  • ‘매춘’ 코드로 엮어 본 새로운 심청/ 황석영 새소설 ‘심청’

    황석영의 소설 ‘심청’(문학동네 펴냄)이 단행본으로 나왔다.한국일보에 연재된 작품이다. 작가는 특유의 실험적 해석으로 새로운 심청을 그렸다.눈먼 아버지를 위해 공양미 300석에 중국 상인에게 팔려간 뒤 인당수로 뛰어들어 용궁에서 부활한다는 고전소설 속 주인공을 근대화의 파고가 드높은 동아시아 무대로 불러내 험한 세파를 헤쳐가는 여성으로 새롭게 탄생시켰다. 풍랑을 잠재우는 제물로서 형식적 굿을 치른 열다섯의 ‘청’은 차(茶)의 거상인 첸 대인의 첩으로 팔려가는 배 안에서 ‘렌화’(연꽃)라는 이름을 얻는다.첫번째 변신인 셈이다. 첸 대인이 급사하자 그의 아들 구앙을 따라 기루(妓樓)로 간 렌화는 몸을 팔면서 기나긴 ‘매춘 오디세이아’의 첫발을 내딛는다. 이후 작품은 떠돌이 악사와의 사랑과 기루 탈출,체포 등을 거쳐 타이완의 지룽 섬의 창녀 생활,싱가포르에서의 첩살이,오키나와에서의 결혼과 사별,나가사키의 요정 운영에 이은 귀국 등 심청의 신산한 삶의 여정을 추적한다.팔려간 심청의 운명은 나라별로 연꽃을 뜻하는 렌화(중국),로터스(싱가포르),렌카(일본) 등의 이름으로 바뀐다. 작가는 그 속에서 가부장적인 이데올로기에 가린 ‘효녀 심청’ 대신에 서구 자본주의가 기획한 프로그램에 따른 동아시아의 근대성 속에 도사린 남성적 욕망을 ‘매춘’이라는 코드로 고발한다. 이종수기자
  • 현대엘리베이터 국민주 발행가 3만1900원 될듯

    현대엘리베이터 현정은 회장측이 추진하는 국민주의 최종 발행가는 최근 공시한 신주 발행가액보다 훨씬 낮은 3만원대 초반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공모주 주간사를 맡은 현대증권 강연재 경영전략본부장은 21일 “발행가 재조정 시기인 청약일(12월 15-16일)전 제 5거래일(12월8일)을 기준으로 주가와 거래량을 시뮬레이션 해본 결과 최종 발행가액은 3만 1900원으로 산정됐다.”고 밝혔다. 이날 이후 공모가 결정일(12월8일)까지 종가와 거래량이 각각 20일,21일 수준으로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계산한 것이다.이는 현 회장측이 지난 19일 발표한 발행예정가 4만 900원보다 9000원 가량 낮은 것으로,청약일을 당초보다 보름정도 늦춘 결과다. 강 본부장은 “특히 다음달 31일 실시되는 무상증자(1주당 0.28주 배정)분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청약 취득가액은 주당 2만 4900원으로 더 떨어지게 된다.”면서 “공모가가 내려가게 되면 국민주라는 취지에도 부합되고,취득 부담도 줄어들어 청약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모주 발행가가 3만 1900원으로떨어질 경우 우리사주조합원이 취득할 수 있는 주식수(88만 5245주→118만 4953주)가 더 늘어나 증자 후 기준 지분율도 5.67%에서 7.6%로 상승,현 회장측은 그만큼 우호지분을 더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119 국제 구조지도자회의’ 오늘부터 사흘간 서울서 개최

    미국 등 23개국 56명의 대표가 참가하는 ‘119 국제 구조지도자회의’가 17일부터 사흘간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회의는 행정자치부와 UN 산하 국제구조자문단(INSARAG)이 공동으로 개최한다. 개막 첫날에는 국제구조자문단 지역그룹 및 운영위원회 활동 보고,터키·알제리 지진 관련 토론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18,19일에는 한국 119구조대 대표의 ‘국제구조활동과 문화적 민감도’를 비롯,아이슬란드의 ‘붕괴건물 구조’,미국의 ‘구조대 능력 검증 개념’,독일의 ‘매몰자 구조를 위한 화약사용’,일본의 ‘구조지도자의 역할’ 등에 대한 주제 발표가 이어진다. 행자부 관계자는 “지난 88년 아르메니아 지진 이후 대규모 자연재해가 잇따라 발생하자 유엔 산하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소속으로 각국의 재난대응 관련자 기구인 국제구조자문단이 결성됐다.”면서 “또 지난 96년부터 국제구조지도자회의를 열어 현장활동지침을 마련하고,각국 구조대간 교류 및 정보 교환을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은호기자 unopark@
  • 겨울철 결식아동 구호 ‘최우선’ 마포구 주민생활 대책 마련

    마포구(구청장 박홍섭)는 14일 다양한 ‘겨울철 종합대책’을 마련,내년 3월15일까지 이를 시행하기로 했다.대부분의 자치단체들이 ‘제설대책’ 등 자연재해 예방에 그치고 있는 데 반해 생필품 공급, 물가관리 등 주 민생활과 밀접한 전 분야를 망라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방학동안 끼니를 굶는 결식아동에 대한 대책.구는 결식이 염려되는 아동들을 위해 지역민 이웃과의 결연사업에 적극 나서기로 하고 정확한 실태파악에 착수했다.이를 위해 구호사업비 3억원을 긴급 투입,저소득 주민들의 돕기에 나선다. 김장용품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산지 직거래와 임시 김장시장을 개설한다.쌀,배추,명태,쇠고기 등 15개 품목을 관리대상 주요 생필품으로 지정해 매점·매석 등을 단속하는 등 가격 안정을 위한 물량 확보를 권장하고 있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지하철 화재 벌써 잊었나/서울시민 60% “스테인리스의자 반대”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를 계기로 전동차내 의자를 불에 타지 않는 스테인리스로 교체하는 것에 대해 시민들의 반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냄비여론’과 ‘안전불감증’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는 지적이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지난 9월20일부터 공사 홈페이지에서 423명을 대상으로 의자 교체 관련 설문조사를 벌였다.그 결과 현재의 쿠션 의자가 더 좋다는 의견이 61%(252명)로 스테인리스 의자로 바꾸자는 의견(34%,139명)에 비해 훨씬 많았다.의자를 전부 스테인리스로 바꾸는데 반대한다는 의견도 60%로 찬성(40%)보다 많았다. 시민들은 또 현재 5호선에서 시범운영 중인 스테인리스 의자가 불편하다(59%)는 반응을 보인 반면,전동차내 의자는 안락성(44%)보다 화재안전성(56%)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답하는 ‘이중성’을 보였다.서울지하철공사(1∼4호선)가 지난달 24일부터 7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스테인리스 의자로 전량교체 하는 것에 반대하는 의견이 27%로 찬성 15%보다 많았다. 시민들의 ‘자유의견’은 “대구지하철 같은 참사를 막기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이라는 ‘안전우선론’과 “지나치게 딱딱하고 불편하기 때문에 불에 타지 않는 쿠션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안락고려론’으로 양분됐다.“내장재 교체에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고 화재가 날 확률은 극히 미미한데 너무 호들갑 떨 필요는 없다.”는 ‘현실론’도 제기됐다. 도시철도공사는 연말까지 여론조사를 계속한 뒤 승객 반응과 실시 효과 등을 반영,5∼8호선 전동차 전편성(1564량)의 내장재를 2005년까지 스테인리스 의자 등 불연재로 교체할 계획이다.지하철공사(1∼4호선)도 교체 대상 차량 1612량의 내장재를 불연재로 바꿀 계획이다.모두 3779억원이 투입돼야 한다. 두 공사 관계자는 “시민들이 아무래도 스테인리스 의자에 불편함을 느끼는 것 같다.”면서 “스테인리스 재질로 바꾸되 안락함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객지’에서 ‘손님’까지 각이 너그러워진 세월/새달 환갑 맞는 황석영 ‘문학의 세계’

    ‘객지’(71년)에서 ‘손님’(2001년)까지. ‘영원한 청년 작가’ 황석영에게도 세월은 어김없이 찾아왔다.오는 12월14일 환갑을 맞는 그의 푸르디 푸른 문학인생 41년을 조명한 ‘황석영 문학의 세계’가 나왔다.창비가 1년6개월의 공을 들인 이 책은 3부에 걸쳐 국내외 유명 작가 및 평론가 15명의 작품론과 ‘내가 아는 황석영’ 등의 값진 글이 수두룩하다.고모리 요오이치 등 일본작가는 물론 미국의 시어도어 휴즈,프랑스의 세실 바스브로,독일의 한스 크리스토프 부흐 등이 글품을 보태 황석영의 국제적 입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작가는 책머리의 문학평론가 최원식 인하대교수와의 대담에서 등단작 ‘입석 부근’에 얽힌 이야기,대표작 ‘객지’가 계간 창작과비평에 실린 사연,북한에서 들은 월북작가 박태원의 결혼이야기 등 많은 숨은 이야기를 고백한다.그가 들려주는 이 일화들 자체가 우리 문학사의 서까래를 이룬다. 1부는 고교시절 문우인 오생근 서울대교수를 비롯해 황광수 임규찬 임홍배 서영인 등 동료들이 황석영의 주요 작품을 분석한다.특히임규찬 성공회대교수는 황석영의 대표작 ‘객지’가 미친 70년대의 파급력을 평가한 뒤 “기존의 비판적 시선들이 양적인 한계를 간과한 데서 비롯했다.”며 “전형적 상황과 전형적 성격의 창조에 주안점을 둔,장편이 아닌 단편적 성격의 중편구조에 딱 부합하는 서사노선”이라고 해석해 눈길을 끈다. 2부에서는 외국 작가들이 ‘무기의 그늘’‘한씨연대기’등의 작품을 소재로 황석영 문학의 정체성을 들려준다.프랑스 작가 바스브로는 ‘한씨연대기’‘삼포 가는길’‘무기의 그늘’을 분석하면서 “황씨의 작품은 38선을 보여주는데 그 속에는 역사와 시간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할 거라는 희망을 간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3부는 인간미가 풋풋하게 나는 글모음집.선배 작가 송기숙은 ‘황구라’라는 별명을 낳은 뱀장사·약장사 흉내,좌중의 분위기를 간파하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씨,광범위한 독서량,‘장길산’ 창작 때의 풍경 등 ‘인간 황석영’의 면모를 구수하게 들려준다.고국의 민주화를 위해 싸운 재일 통일운동가 정경모는 황석영의 글을 읽은신선한 충격과 ‘장길산’ 번역을 맡은 일화 등을 전해준다. 한결같은 그의 글 인생을 축하하는 이 헌정집 성격의 연구서에 대해 작가는 “환갑 얘기를 하니까 쑥스럽다.”고 말한다.이어 “다른 생각에 대해서도 너그러워졌고 글쓰기에 어느 정도 자신이 생겼다.”는 그의 말은 몸은 환갑이지만 문학정신은 여전히 젊음을 보여준다. 현실에서 소설을 건지고 소설로 현실적 발언을 해온 황석영을 위한 문단의 덕담은 또 있다.한국일보에 연재된 ‘심청,연꽃의 길’이 이달말 문학동네에서 나올 예정인데,새달 1일 ‘황석영 문학의 세계’와 함께 두 책의 출간을 기념하는 자리를 만든다. 이종수기자 vielee@
  • 농촌에 10년간 119조 지원/ 구조개선대책… 국가재보험제도 도입키로

    노무현 대통령은 11일 “앞으로 10년간 119조원을 농업·농촌 투융자 부문에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20면 노 대통령은 이날 수원 농촌진흥청에서 열린 제8회 농업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연설을 통해 “내년부터 2008년까지는 약 51조원을 재정계획에 반영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농촌관광을 활성화하고 지역산업을 키워 농외(農外) 소득 비중을 앞으로 10년내에 농가소득의 3분의 2 수준으로 높여 놓겠다.”고 강조했다.이어 “농업소득 보전을 위해 직불제 예산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2007년까지 농업예산의 2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어 농민단체 대표 등 200여명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FTA(자유무역협정) 깃발을 안꺼냈으면 몰라도 기왕 국제적으로 협약을 조인해놓고 비준의 단계에 와서 깨면 앞으로 우리가 여러나라와 FTA나 대외적 약속을 할때 굉장히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한·칠레 FTA 비준동의안이 조속히 국회에서 처리돼야 한다는 뜻이다. 한편 농림부는 이날 획기적 농촌체질구조 개선을 위한 ‘농업·농촌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내년부터 2008년까지 50조 514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전업농 우대 등 농업 구조조정 및 체질강화에 18조 4530억원 ▲직불제 확대 등 농가소득 및 경영안정 강화에 12조 9240억원 ▲농어민 연금 확대 등 농촌복지 및 지역개발에 9245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또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지급되는 재해보험에 대해 정부가 보험금을 책임지는 국가재보험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곽태헌 김경운기자 tiger@
  • “한국, IMF교훈 너무 빨리 잊어”루빈 前 美재무 쓴소리

    |런던 연합|“사람들은 고통스러운 경험으로부터 얻은 교훈을 너무 빨리 잊을 수 있으며,이는 바람직하지 못한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로버트 루빈(사진) 전 미 재무장관이 오는 18일 출간 예정인 회고록 ‘불확실한 세계:월가에서 워싱턴까지 어려운 선택들’에서 던진 쓴소리다.그는 그 사례로 금융위기를 막 벗어난 한국정부가 지난 99년 뉴욕 금융시장에서 채권 발행을 시도했으나 금리 수준 때문에 발행을 포기하려 하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고 지적했다. 11일 파이낸셜 타임스가 단독 입수해 연재중인 회고록의 한국 관련 부분에 따르면 루빈은 금리가 예상보다 0.25%포인트 높아 채권 발행을 주저하던 한국의 당시 재무장관과 심한 설전을 벌였으며 금리 수준을 불문하고 채권 발행을 강행할 것을 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루빈 회고록의 한국 관련 부분 요지는 다음과 같다. 지난 99년 민간시장에서 한국이 적당한 금리로 자금을 융통하는 것은 금융위기 이후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를 창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한국의 신임 재무장관이 채권 발행 협정에 서명하기 위해 뉴욕을 방문하는 길에 워싱턴에 들렀다.그의 방문에 앞서 우리 직원들은 채권 발행 금리가 기대보다 0.25%포인트 높다는 이유로 한국의 재무장관이 협정에 서명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보고했다. 파산 직전에까지 몰렸던 나라가 0.25%포인트에 연연해 채권 발행을 포기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일이었다.한국이 채권 발행을 통해 국제 금융시장에 재진입하는 것은 0.25%포인트보다 훨씬 중요한 사안이었다. 한국 재무장관이 나의 사무실을 방문해 회의실 테이블을 마주하고 앉았다.대화가 시작됐고 나는 “채권을 발행하려 하지만 당신이 0.25%포인트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약간의 문제가 있다고 들었다. 금융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데 있어 0.25%포인트나 1%포인트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한국의 재무장관은 “0.25%포인트는 0.25%포인트이다.우리는 지나치게 비용을 지불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나는 오랜 기간 시장에서 일한 경험으로 미뤄 시장 상황은 급변하기 때문에 융통할 수 있을때 자금을 융통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해 주었다.채권 발행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한국은 더 많은 자금을 융통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아마도 그때에는 금리가 보다 유리해질 것이다.지금 채권 발행을 포기하면 투자자들의 불신이 높아질 수 있다고 충고했다. 한국 정부는 금융위기에 훌륭하게 대응했다.하지만 나는 지적인 사람들이 근시안적으로 행동하는 장면에 대응하고 있었다.나는 골드만삭스 시절 어려움에 처해 있다가 잠시 탈출에 성공한 사람들이 순식간에 고통스러운 순간들을 잊고 0.25%포인트에 불평하는 것을 보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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