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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일 아침에] ‘결실의 땅’ 한반도/최미숙 증산도 부산당리도장 수호사

    며칠 전 태풍 나비가 한반도 동남 해안을 쓸고 지나갔다. 다행히 한반도를 바로 덮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위력이 대단했었다. 일본의 피해는 컸다고 하는데 이웃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일본은 우리에게 잔인하고도 잦은 침략을 일삼아 왔지만, 공교롭게도 자연재해에 있어서는 방풍림처럼 우리를 막아 온 것도 사실이다. 풍수지리에서 혈(穴)이 되는 자리는 모름지기 좌로는 청룡, 우로는 백호를 끼게 되어 있다. 이때 백호는 만첩백호(萬疊白虎)라 하여 그 산맥이 첩첩이 겹쳐질수록 좋은 상이고, 청룡은 비상청룡(飛翔靑龍)이라 하여 쭉 뻗어나가는 것을 좋은 지세로 본다. 우리나라는 좌로는 일본열도가 비상청룡의 상을 취하여 쭉 뻗어 한반도를 감싸고, 우로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인도네시아에 이르는 만첩백호가 우리나라에 마치 순복(順伏)하듯 옹위하고 있다. 따라서 태평양 일원에서 시작되는 태풍이 북상하여 올라 온다고 하더라도 중국 타이완 일본에 의해 꺾여, 한반도를 바로 타격하는 태풍은 그리 많지 않은 연유도 그런 까닭이다. 동북아시아 끝자락에 매달린 이 한 많고 작은 땅덩어리가 어떤 역활이 있길래 국제적 이목을 집중시키고 풍수지리적으로도 천혜의 요새로써 보호를 받고 있는 것일까? 역학으로 한반도의 방위는 간(艮)에 배속된다. 간방이란 동북방(東北方)을 말한다. 또한 간은 열매를 뜻하기도 한다. 즉 한반도는 동북방의 결실의 땅을 의미하는 것이다. 현 인류의 발상지로 지목되는 시베리아 바이칼 호수에서 시작된 우리 선조는 고향을 등지고 신령스러운 간방의 땅 한반도로 장구한 시간 이동하여 한과 시련 속에서도 오늘의 문명의 꽃을 피워왔다. 위로는 백두산의 천지로부터 아래로는 한라산의 백록의 영산정기가 한반도를 보호하여 왔고, 그 중간에 위치한 강화도 마니산은 단군시대부터 천상의 상제님께 천제를 올리던 곳이다. 그뿐인가. 백두대간의 줄기에서 결인(結咽)된 세계의 공원, 금강산 1만 2000봉의 영기는 신비로움을 넘어서서 영험스럽기까지하다. 중국 통일의 위업을 달성했던 시황제가 불로초를 찾아 동남동녀 500인을 보냈던 동방의 신선의 나라 조선. 광명을 숭상하여 눈처럼 흰 옷을 즐겨 입었던 백의의 나라. 이웃이 서로 정을 나누며 한 가족처럼 살았지만, 국난에 이르러서는 선비와 승려, 아낙과 노인 할 것 없이 모두 분연히 일어서 지켜온 나라였다. 며칠 전 정말 가슴이 따뜻해지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너무도 비극적인 참사가 빚어지고 있는 미국 뉴올리언스에 우리 동포들의 눈물겨운 사랑의 나눔이 그것이다. 어느 민족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정. 내 이웃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여기고 서로를 돌봐주는 봉사정신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종교와 국경을 초월해서 면면히 이어져 오는 우리네 민족정신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캐나다의 어느 교과서에는 국가 표시도 되어 있지 않고 주변 강국의 역학관계로 분단되고 왜곡돼 현재는 이빨 빠진 호랑이처럼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한반도. 이런 우리에게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를 필자에게 묻는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둔 밤이 지나면 반드시 밝은 아침이 오는 것처럼 밝고 희망차다고 말하겠다. 공자는 설괘전에서 간(艮)을 만물지소성종이소성시야(萬物之所成終而所成始也)라 하였다. 모름지기 만물은 간(艮)에서 매듭을 짓고 다시 시작한다는 것이다. 열매가 한철의 수확을 마무리함과 동시에 다음철 파종을 대비하는 이치와 같이. 이 땅에 살아가는 우리 민족의 정신에는 가히 지금까지의 문명을 매듭짓고 다가올 후천의 새 문명을 열어갈 저력이 도도한 강물처럼 흐르고 있음을 확신한다. 최미숙 증산도 부산당리도장 수호사
  •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 / 高유가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 / 高유가

    국제유가가 연일 급등해 70달러선을 오르내리면서 제3차 오일쇼크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1ℓ의 가격도 1600원을 넘어서는 등 고유가가 가뜩이나 움츠린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형 허리케인까지 발생해 멕시코만의 석유생산시설에 피해를 줌으로써 원유가격을 끌어올렸다. 이에 미국은 전략비축유를 방출하기로 결정해 치솟는 유가를 잡으려 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70년대의 오일쇼크 오일쇼크(석유파동)는 70년대에 두차례 있었다.1973년이 1차이고 1978년이 2차다. ▲제1차 오일쇼크 1973년 10월6일 발발한 중동전쟁(아랍 이스라엘 분쟁)이 10월17일부터 석유전쟁으로 비화해 세계 경제를 위기에 빠뜨렸다.(석유수출국기구)OPEC 소속 걸프만 6개 원유생산국은 10월16일 원유 가격을 17% 인상하고 이스라엘이 아랍 점령지역에서부터 철수하고 팔레스타인의 권리가 회복될 때까지 매월 원유생산을 5%씩 감산하기로 결정했다. 석유를 무기로 사용하기로 선언한 것이다. 이듬해 원유생산국들은 원유가를 또 인상해 단기간에 4배 가까이 원유가격을 올렸다. 이에 세계 각국에서는 제품 생산량이 줄어들고 가격이 올라 불황과 인플레이션이 닥쳤다.OPEC은 원유가격의 결정권을 장악, 자원민족주의를 강화시켰다. ▲제2차 오일쇼크 1978년 12월 OPEC 회의는 유가를 14.5% 인상했다. 이때 세계 석유공급량의 15%를 점유하고 있던 이란은 국내의 정치적 혼란을 이유로 석유생산을 대폭 줄이고 수출을 중단했다.1980년 8월 이란·이라크 전쟁이 일어나 원유가의 폭등에 부채질을 했다.1차 석유파동 이후 배럴당 10달러선을 조금 넘던 원유가격은 20달러선을 돌파했고, 현물시장에서는 배럴당 40달러까지 치솟았다. 단 5개월 사이에 2.6배 상승했다. 2차 오일쇼크도 세계 경제에 타격을 주어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리고 물가를 상승시켰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물가는 무려 32%나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국가의 경상수지는 1978년의 116억 달러 흑자에서 1979년 322억 달러의 적자로 돌아섰다. 한국도 1980년의 경제성장률은 -5.7%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어떻게 결정되나 국제 거래 가격 기준이 되는 유종은 중동의 아랍에미리트연합에서 생산되는 두바이유(Dubai), 미국의 서부 텍사스에서 뉴멕시코에 이르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서부텍사스 중질유(WTI·Western Texas Intermediate), 영국 북해지역에서 생산되는 브렌트유(Brent)가 있다.WTI유와 브렌트유가 주로 선물로 거래되지만 두바이유는 중동권과 싱가포르에서 현물로 거래된다. 미국은 세계시장의 4분의1 정도를 차지하기 때문에 WTI 가격이 세계원유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세계 최대 선물거래소인 뉴욕상품거래소(NYMEX·New York Mercantile Exchange)에 선물로 거래되는 WTI는 API(미국석유협회)가 정한 비중 40도 정도의 초경질 원유이며 유황 성분이 0.24%로 매우 낮아 가격이 비싸다. 유황 성분이 적으면 정제비가 적게 들고 가격이 비싼 휘발유와 나프타 등 고급 유류가 많이 생산된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78%를 중동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두바이유의 영향을 주로 받는다. ▲전략비축유 미국이 1973년 석유위기 이후 전쟁이나 수급차질 등에 대응하기 위해 비축해 놓은 석유로, 텍사스와 루이지애나주에 접한 멕시코만의 소금동굴에 약 5억 7100만 배럴이 저장되어 있다. 다른 국가들도 양에서 차이가 있지만 비축유를 저장하고 있다. ●국제유가 왜 오르나 유가가 오르는 첫째 이유는 원유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OPEC은 생산량을 크게 늘리지 않아 수급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의 석유소비 증가를 OPEC의 생산능력이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 외환보유고가 세계 2위인 중국은 전략비축유를 확대하는 데 외환을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올 1·4분기 하루 8380만 배럴이던 전 세계 석유 수요는 4분기에는 하루 평균 8590만 배럴로 210만 배럴 늘어날 전망이지만 산유국들의 추가 생산 능력은 이에 못미친다. 유가 상승의 또다른 원인은 이라크 전쟁 등으로 중동 지역의 정세가 불안한 것과 북미 지역의 자연재해를 들 수 있다. 원유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원유를 사재는 투기세력들도 원유가를 올리는 데 일조를 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유가의 상승은 우선 원유수입금액 자체가 증가함으로써 경상수지를 악화시킨다. 원유를 원료로 쓰거나 에너지를 많이 쓰는 석유화학, 철강, 제지, 섬유 등의 채산성이 떨어져 수출경쟁력이 떨어지게 한다. 수출 대상국과 세계 전체의 경기 악화는 우리의 전체적인 수출량 감소를 부른다. 석유제품 가격이 오르면 국내 물가도 오르고 내수는 침체된다. 운송료 인상으로 산업경쟁력이 떨어진다. 유가가 연평균 10달러 상승하면 제조원가 및 수출단가를 상승시켜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주력 품목의 수출은 연간 40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유가가 1달러 상승하면 경상수지 흑자가 7.5억달러 감소하고 경제성장률은 0.1% 하락한다는 분석도 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유가 상승에 대처하는 방법은 범국민적인 절약과 대체에너지 개발, 해외자원개발, 장기적으로는 산업의 석유의존도를 낮추는 것 등이 있다. 자발적인 에너지 절약책을 유도하고 더 심각해지면 자동차 부제 운행 등을 강제로 실시할 수 있다.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전기 코드만 빼두는 것만으로 전기사용량의 10%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대체에너지는 원자력, 태양력, 풍력, 수력, 수소연료전지를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정부는 2011년까지 신재생 에너지의 비중을 총 1차 에너지의 5%까지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태양력이나 풍력 등은 개발비가 많이 드는 만큼 에너지 생산량이 많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손성진 기자 sonsj@seoul.co.kr ■ 포인트 국제유가가 계속 오르는 이유가 무엇인지 짚어보고 정부와 국민들이 어떤 대응책을 실천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 [블루버드의 냠냠 다이어리] 메밀국수

    [블루버드의 냠냠 다이어리] 메밀국수

    태풍 나비의 영향으로 남부지방에는 비가 많이 왔다고 합니다. 비 피해가 크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오늘은 여름 내내 벼르고 벼르던 메밀국수를 드디어 집에서 해먹었네요. 워낙 좋아하는 음식이지만 아이를 데리고 외식을 하기가 쉽지 않아 맘 편히 원없이 한번 먹어보고 픈 맘에 결심하고 만들었답니다. 재료준비:다시마 3장, 무 150g정도, 멸치 4마리, 양파 1/2개, 물 4컵, 간장 1컵, 설탕 1컵, 고추냉이, 실파 김 조금씩, 가다랑어 10g(한주먹 조금 넘게), 실파 1뿌리, 메밀국수 한주먹 1. 다시마, 멸치, 무, 양파를 한 데 담고 물을 부어 1시간정도 은근히 국물을 우려주세요. 2. 우러난 다싯물에 간장, 설탕을 넣고 다시 한 번 우르르 끓으면 가다랑어 포를 넣고 2분 정도 더 끓여주세요. 그리고 채에 걸러 냉장보관해주시면 된답니다. (전 하루전날 준비해 냉장 보관했어요.) 3. 무를 조금 잘라 필요한 만큼 무즙을 내주세요. 실파는 송송 썰고∼. 4. 이제 끓는 물에 메밀국수를 투명해질 때까지 삶아 찬물에 여러 번 씻어 건져주세요. 5. 국수 위에 김을 조금 잘라 얹어주고 미리 만들어놓은 장국은 물과 희석해서 원하는 농도로 맞춰 무즙, 실파, 고추냉이를 넣어 국수를 말아 드시면 돼요∼. 장국만 미리 만들어 넣고 냉장보관해서 그때그때 국수만 삶아 드시면 아주 간단하겠지요? 시원한 무즙에 고추냉이의 톡∼ 쏘는 맛이 아주 일품이더군요. 신랑은 메밀국수를 별로 즐기지 않는 편이라 장국도 조금 만들어 혼자 해먹었답니다. 요즘 점심 혼자 먹기가 정말 곤욕이었는데 한동안 간단하면서 스피드한 점심거리가 될 것 같네요. 원래 ‘모밀국수’란 말은 함경도 사투리라고 해요. 메밀국수라 부르는 게 옳은 표현이랍니다. 메밀은 영양가도 높고, 단백질 함량이 다른 곡류보다 우수하다고 해요. 또 고혈압증으로 인한 뇌출혈 등의 혈관손상을 막아주며 모세혈관의 저항성을 강하게 해준답니다. 영양만점 메밀로 즐겨보심이 어떠실지∼?  ㅋㅋ ■ 블루버드의 조잘조잘 가은이가 낮잠 들고서야 이렇게 원고를 쓸 시간이 나네요.^-^ 애 엄마의 일상이란 게 보통 이렇듯 아이가 잠이 들고서야 시간이 나지요. 하루종일 정신을 쏙 빼놓다가도 잠이 들면 어느새 천사가 되어있네요. 그런 내 아이를 볼 때면 세상을 좀더 열심히 살아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얼마전 미국은 허리케인으로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입었고 이라크 바그다드에선 사원참사로 10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었지요. 온 지구안에서 자연재해와 전쟁피해 테러위협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요즘입니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내 아이가 앞으로 살아갈 세상은 과연 얼마나 안전할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미국의 허리케인 피해를 보면 일부에선 인간이 부른 재앙이다 자업자득이다 얘기하기도 하더군요. 하루하루 먹고사는 것, 또는 물가안정 이런 것들이 더 급하고 현실적인 고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요즘 들리는 그런 무서운 소식들을 접할 때면 내 아이에게 얼마나 좋은 책을 사주느냐, 혹은 얼마나 많은 장난감을 사주느냐 등등의 물질적 가치가 아니라 우리아이가 살아갈 세상을 얼마나 깨끗이 만들어 주고 물려주느냐가 더 중요한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모두가 아는 사실을 너무 거창하게 늘어 놓았나요? ^-^;; 문득 세상 모르고 잠든 아일 보니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요. 진정 내 아이를 위하는 게 어떤 것인지 오늘 진지하게 계획을 좀 세워봐야겠네요. 시원한 메밀국수 한사발 비우고 나서요.ㅎㅎㅎㅎ 김항아 www.cyworld.com/parangsegaeun
  • [월드이슈] 30년새 허리케인 위력3배…무분별한 개발의 ‘역습’

    [월드이슈] 30년새 허리케인 위력3배…무분별한 개발의 ‘역습’

    세계 유일 초강대국 미국이 후진국에나 있을 법한 최대 1만명의 인명피해,100조원의 재산 피해를 남긴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씨름하느라 비틀거리고 있다. 카트리나 같은 허리케인, 태풍, 홍수, 가뭄 등의 기상 재해는 흔히 ‘천재지변’으로 치부되지만 인적·물적 피해를 키운 것은 인간의 탐욕이라는 것이 기상학자들의 중론이다. 대피나 구호체계 미비와 같은 ‘사후적 인재’는 차치하더라도 원천적으로 참화를 키운 것은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이라는 논리다. ●지구 온난화가 재앙의 대형화 초래 유엔이 지난 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94∼2003년 전세계에서 홍수와 지진, 허리케인 등 자연 재해로 피해를 입은 이들은 25억명 이상이다. 지난해 말 동남아를 휩쓴 쓰나미(지진해일) 사망자 18만명은 포함되지 않은 숫자다. 이는 그 전 10년간에 견줘 60% 늘어난 수치다. 카트리나는 특이하게도 플로리다주를 거쳐 멕시코만에 들어서면서 오히려 위력이 5등급으로 커져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 앨라배마 등 3개 주를 할퀴고 지나갔다. 미국의 석유 정제시설 중 30% 이상이 자리잡고 있는 멕시코만 일대에서 수증기를 얻어 카트리나의 위력이 커진 것이다. 교토의정서 비준을 거부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환경의 응징을 당했다는 주장은 위르겐 트리틴 독일 환경장관이 처음 주장했다. 그는 “카트리나 같은 자연 재해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오직 인간들이 야기한 지구 온난화로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트리틴 장관은 독일이 지난 90년 이후 온실가스 배출을 18.5% 줄였는데, “미국인들은 유럽인에 비해 2.5배나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연중 8∼10차례 발생하는 허리케인 건수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화석연료가 소비되고 이를 채굴하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가 소요되는 악순환으로 인해 (허리케인의) 위력이 커졌다는 것이 기상학자들의 일치된 견해다. 기상물리학자 케리 이마누엘은 지난 1970년 이래 허리케인은 3배, 태풍의 위력은 2배 커졌다고 분석했다.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은 지난 30년간 북대서양 해수면 온도는 섭씨 0.5도 올랐지만 열대성 폭풍우의 위력은 갑절로 커졌다고 분석했다. ●무분별한 습지 개발이 재앙 키워 지난해 자연 재해로 인한 전세계 보험사 지급액은 400억달러 이상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으며, 이는 플로리다주를 연타한 허리케인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지니를 비롯, 모두 4개의 허리케인이 44억달러부터 70억달러까지의 재산 피해를 남겼다. 많은 미국인들이 자연재해에 취약한 플로리다, 대서양과 멕시코만 연안, 캘리포니아 등에 몰리는 것도 재해 피해 증가와 관련,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진 전문가인 로버트 해밀턴은 지적했다. 1969∼89년 상대적으로 허리케인이 잠잠할 때 플로리다 등 남부 해안지대의 무분별한 개발이 강행됐다. 습지에는 호텔과 콘도가 들어섰고 방조제 역할을 하던 모래섬과 삼나무, 층층나무 등 휴양림은 베어졌다.1930년 이래 제방과 운하가 건설되면서 무려 5000㎢의 습지가 사라졌다. 제프리 마운트 캘리포니아대 지질학과 교수는 “5㎢ 습지가 파괴될 때마다 태풍 파고는 60㎝씩 올라간다.”고 짚었다. 습지를 고갈시키고 구릉지대를 불도저로 밀어버림으로써 생태계와 물의 흐름 등 지표 환경이 교란돼 재해를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표면적으로 뉴올리언스를 침수케 한 것은 폰차트레인 호수에 가까운 제방 붕괴였지만, 무너지지 않았더라도 제방은 그 자체로 재앙을 불러들인 원인이다. 미시시피강에서 밀려 내려오는 토사의 흐름을 차단, 결과적으로 멕시코만 연안에 퇴적돼 자연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길을 막아버린 것이다. 환경사학자인 시어도어 스타인버그 교수는 “65년 허리케인 벳시가 덮쳤을 때보다 뉴올리언스는 훨씬 더 멕시코만에 가까이 다가서 있다.”고 말했다. 이젠 만 자체가 도시가 됐다는 얘기다. 루이지애나 주정부는 더 튼튼한 제방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더 훌륭한 제방을 쌓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란 것이다. 마이클 처토프 국토안보부 장관이 5일 뉴올리언스시의 복구보다는 이전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발언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사상 최악의 재앙이 수습되는 대로 부시 행정부는 교토의정서 비준과 같은 또 하나의 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환경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열대성 폭풍 어떤것들이 있나 바다가 만들어내는 ‘핵폭탄’인 열대성 폭풍은 지역에 따라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린다. 북미 대륙을 강타하는 허리케인, 동북아시아의 태풍, 인도양의 사이클론, 호주의 윌리윌리 등으로 이름은 다르지만 생성과정은 모두 같다. 이들은 연간 80회쯤 발생하는데, 태풍이 20∼30회로 가장 많다. 허리케인은 8∼10월에 많이 생기며, 한해 평균 10회쯤 나타난다. 지금까지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낸 허리케인은 1900년 텍사스주 갤브스톤에서 발생한 것으로 최소 8000명이 숨졌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태풍 가운데 인명피해가 가장 컸던 것은 1936년 8월 발생한 태풍. 사망자 1232명, 실종자 1646명에 이른다. 재산피해가 가장 컸던 것은 2002년 8월 강원도를 강타했던 루사로 무려 5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사이클론은 1년 평균 5∼7회 발생하며, 규모는 태풍이나 허리케인보다 작다. 하지만 피해는 만만치 않아 1991년 발생한 사이클론은 14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지구온난화론 부정하는 세력들 전세계 과학자들이 대형화된 기상재해의 원인을 ‘지구온난화’로 지목하고 있음에도 상당수 미국인들은 이같은 현실을 잘 모르고 있다고 보스턴 글로브가 지난달 30일자에서 신랄하게 지적했다. 이 신문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석탄과 석유 회사들이 온난화 이슈를 희석시키기 위해 수백만달러의 홍보비를 지출해 왔다면서, 미국민 다수가 온난화의 심각성을 외면하게 된 데는 언론도 공동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미 언론은 이 문제를 다룰 때도 정치·외교적 측면에서만 조명할 뿐 농업과 환경·기후 등에 미치는 영향에는 무심하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1995년 미네소타주 공공설비 청문회는 석탄업계가 네 명의 과학자에게 100만달러 이상의 뒷돈을 대 지구온난화 논리를 깨려고 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세계 최대의 정유업체 엑손모빌은 1998년부터 1300만달러 이상을 지구온난화 주장을 무력화하기 위한 언론 홍보와 로비에 지출해 왔다. 마침내 이들 업계는 지난 2000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당선으로 자신들의 의견을 기후 및 에너지 정책에 반영할 수 있게 됐다. 이듬해 미국이 국제적 기후변화협약인 교토의정서에서 탈퇴한 것이 정점이었다. 백악관 고위관리가 지구온난화와 온실가스 배출의 상관관계를 다룬 보고서를 직접 조작한 일도 있다. 백악관 환경회의 수석보좌관 필립 A 쿠니는 2002년과 2003년 기후보고서의 초안을 수정해 사태의 심각성을 희석시키려 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지난 6월7일 보도한 바 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판교 생태마을 청사진 “외국 안부럽다”

    판교 생태마을 청사진 “외국 안부럽다”

    ‘앞마당 텃밭에 심은 농작물을 거둬 요리하고, 실개울이 흐르는 동네를 산책하다 더러는 개구리·도롱뇽이 눈에 띄는 곳에서 살 수 있다면….’ 더이상 도시의 삶을 버티지 못하고 떠나는 이들은 대개 이런 꿈을 간직하고 있을 법하다. 물론 도시에서도 생태적 삶을 영위할 수 없는 건 아니다. 되도록이면 자동차를 적게 굴리고, 쓰레기를 적게 배출하며, 한번 쓴 물을 그냥 흘려버리지 않는 등등의 환경친화적 생활을 꾸려가는 이들도 많다. ●“도시는 지구환경 파괴 주범” 하지만 도시는 사람들이 이런 선의를 끝까지 품고 살기엔 너무나 벅찬 공간이다. 도시의 속성 자체가 이를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지난 6월 ‘세계환경의 날’을 맞아 도시를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꼽으면서 이런 자료를 내놨다.‘도시에 몰려있는 인구가 자연자원의 75%를 소비하고, 쓰레기의 75%를 배출하고 있다. 도시는 엄청난 양의 물과 식량·목재·금속·사람들을 끌어모으면서 생활쓰레기와 산업폐기물,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주는 공해 등을 마구 방출하는 진원지다.’ 현재 도시거주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가량.1970년대 30%에 불과했지만 2030년이면 60%를 웃도는 수준으로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다. 도시에서의 생태적·환경친화적 삶이 갈수록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자연환경 파괴와 환경오염, 자연재해로부터의 피해 등을 줄이려면 도시관리와 일관된 도시정책의 계획·실천이 중요하다.”(UNEP 발간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발췌)는 지적도 오래전부터 나왔다. 이를 실천에 옮겨 ‘생태도시’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세계 각국의 도시들도 없진 않다. 독일 프라이부르크와 네덜란드 에콜로니아 등은 재생가능한 에너지원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집집마다 지붕에 태양열 집전판을 얹거나 태양 방향을 단지배치 등으로 유명하다. 영국 그리니치 밀레니엄 빌리지는 아파트 단지에서 나오는 오수를 처리하기 위해 다양한 유형의 습지를 조성했고, 독일 하노버시 크론스베르크엔 빗물을 이용한 친수환경적인 주거단지가 조성돼 있다. 단지 내에 습지가 조성된 에콜로니아(네덜란드)는 물의 생태적 순환을 꾀하면서 홍수조절 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외국처럼 ‘생태도시’ 가능성 열어 우리나라도 아파트나 주택단지 안에 생태연못이나 수로가 조성된 곳이 있긴 하다. 하지만 대부분 보기에 좋기만한 ‘경관적 측면’에 머무르고 있을 뿐, 외국의 경우처럼 재생가능한 에너지의 활용이나 물의 생태적 순환 등을 고려하는 데까지는 나아가지 못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판교신도시에 지어질 ‘생태마을’의 청사진이 제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건설교통부와 한국토지공사는 국내 신도시 가운데 처음으로 판교에 생태마을을 짓기로 하고, 지난해 초 서울대 환경생태계획연구실(실장 김귀곤 교수)에 관련 용역을 발주했었다. 최근 발간된 연구보고서엔 외국의 여느 생태도시에 뒤지지 않을 법한 생태마을 조성 청사진과 원칙이 제시됐다. 우선 생태마을은 단독·연립·아파트 각 한개씩,3개 마을이 조성(사진 참조)된다. 규모는 판교신도시 전체 면적(282만평)의 1.6%가량인 4만 3655평으로, 단독주택은 108가구(용적률 100%), 연립주택은 249가구(80%), 아파트는 462가구(169%)가 계획돼 있다. 생태마을의 녹지율은 연립주택 40%, 단독주택 50%, 아파트 55% 이상으로, 판교신도시 전체 평균(35%)을 크게 웃돌게 된다.1인당 녹지량은 전체 평균의 1.5배 가량인 55㎡다. 한국토지공사가 잠정 마련한 생태마을 조성 지침은 ▲녹지와 수계 등이 단지 내·외부를 연결할 것 ▲바람통로를 고려해서 단지를 배치할 것 ▲경사 등 자연적 지형을 최대한 살려서 지을 것 등 크게 7가지(오른쪽 표 참조)다. 이런 원칙은 향후 공간계획 단계에서 반영될 예정인데,“도시계획이나 설계단계에서 지금까지는 반영된 적이 없었던 내용”(서울대 김귀곤 교수)이라고 한다. ●“연말까지 생태도시 설계 지침 확정” 생태마을의 가장 큰 특징은 빗물 활용을 통한 ‘생태적 물순환 체계’가 공통적으로 도입된다는 점이다. 지붕 등에서 빗물을 모아 재활용하거나 실개천·연못 등으로 흘려보내 생물서식 공간을 유지하는 데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도로변 수로도 최대한 자연적 형태를 살리기로 했으며, 수목의 형태나 밀도·높이 등을 달리해 바람 방향을 조절하는 기법도 도입된다. 태양 등 자연에너지의 활용도 의무화했다. 단독주택단지의 경우 절반 이상, 연립주택은 30% 이상의 주택 지붕에 태양열 집열판을 설치키로 했다. 아파트 옥상에도 태양열집열판이나 풍력 발전기 등을 설치하고, 일부 외국의 도시처럼 가로등은 태양이나 풍력에너지로 밝혀진다. 이와 함께 ▲아파트의 모든 옥상에 텃밭이나 습지·녹지·휴식공간을 만들고 ▲단지내 경사가 15도 아래일 경우 모든 부지에 폭 1.5m 이상의 자전거 도로 및 산책로를 조성하고 ▲연립주택의 바깥 벽면엔 담쟁이 등으로 벽면 전체를 녹화하는 등의 지침도 마련됐다. 시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겉흙(표토)과 돌의 재활용률을 5∼10% 이상으로 규정,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지침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김귀곤 교수는 “우리나라에도 외국인에게 보여줄 수 있는 생태마을을 한번 조성해 보는 것이 개인적 꿈이자 바람이었다.”면서 “자연자원의 소비를 최소화한 주거형태와 생태적 물순환 체계의 도입 그리고 태양열 등 자연에너지를 적극 활용한 생태마을은 지구 전체의 환경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서의 의미도 갖는다.”고 말했다. 건교부와 한국토지공사 등은 이번 연구용역에서 제시된 내용들을 지구단위계획 등에 최대한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한국토지공사 황기현 부장은 “생태마을 조성과 관련한 세부지침을 확정하는 데는 앞으로 수개월이 더 걸릴 수도 있다.”면서 “연구용역에서 제시한 원칙이나 지침이 대부분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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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이야기 (20)] 문화 르네상스를 꿈꾼다

    [서울이야기 (20)] 문화 르네상스를 꿈꾼다

    2005년 서울. 서울은 지금 문화도시를 꿈꾸고 있다.2002년 월드컵 축구에서 보여준 ‘꿈은 이루어진다.’는 신념으로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2015년이면 세계적인 문화도시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이다. 청계천복원 준공일이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 시청 앞에 광장을 만들어 각종 문화행사가 열리는 등 문화도시를 향한 꿈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씨가 서울시교향악단을 지휘하고, 노들섬에 오페라하우스를 짓겠다는 원대한 계획도 진행중이다. 뚝섬에 서울숲이 조성돼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 숭례문 광장도 시민품으로 돌아왔다. 도심의 낙후지역을 뉴타운으로 만들고 있다.21세기에 세계적 수준과 어깨를 견주는 삶의 질과 시민 문화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의 문화도시를 향한 꿈은 실현 가능한 목표라 할 수 있다. ●문화는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성장동력 문화도시란 한마디로 역사적 정체성과 다양한 문화예술, 다시말해 삶의 질을 갖춘 도시를 말한다. 역사가 살아 있고 다양한 예술로 삶의 질이 높은 도시를 문화도시라 할 수 있다. 문화도시는 1985년 유럽각료회의에서 그리스 문화부장관이자 영화배우였던 멜리나 메리쿠리가 제안한 개념이다. 메리쿠리는 유럽 도시 중 역사가 잘 보존돼 있고, 인본주의와 민주주의가 실현된 도시를 문화도시로 선정해 발표하자는 제안을 했다. 그리스 아테네가 제1회 문화도시로 선정됐다. 이후 매년 1∼3개 도시를 문화도시로 발표해 오고 있다. 서울이 문화도시를 꿈꾸는 것은 필연적이다. 무엇보다도 서울이 처한 다급한 현실이 있기 때문이다.2005년 상반기, 서울시 산업생산율은 전년도 동기 대비 8.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주도 다음으로 높은 하락 수치다. 산업생산으로는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웅변으로 보여주고 있다. 성장동력을 잃어버린 서울이 직면한 이같은 문제점은 오래 전부터 예측돼 왔다. 1990년 당시 지식·정보사회 진입과 더불어 앞으로의 산업은 문화·창의를 중심으로 형성될 것으로 예측돼 왔다. 영국과 미국은 각각 창의 영국(Creative Britain,1998)과 창의 미국(Creative America,2002)을 선언했다. 선진국은 이미 지식·정보사회에 걸맞게 산업구조를 문화와 창의 산업 중심으로 개편하는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문화도시로의 전환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국가적으로는 문화산업에 많은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서울시로선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한류를 관광하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서울이 아닌 드라마 촬영지를 찾아 지방으로 직행하고 있다. 아시아를 지배하는 한류가 있다지만, 그 어떤 곳에서도 한류를 체험할 수 없는 현실 역시 서울이 문화도시를 서두르는 이유다. 또한 2008년 문화산업의 시장규모가 무려 1조 70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된다. 세계 4위를 자랑하는 영국의 경제규모보다 무려 3000억 달러나 큰 규모다. 이 시장을 놓치면 희망을 찾을 수 없다. 문화산업은 현재 연평균 6.8%씩 성장하고 있고, 특히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서울이 문화도시를 선언한 것은 이 문화시장을 잡겠다는 것이다. 제조업과 공업 중심 도시에서 지식과 창의성 중심의 산업구조로 전환하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문화도시=삶의 질 향상 문화도시에의 도전은 산업구조 혁신에만 있지 않다. 더욱 중요한 것은 도시의 삶, 즉 시민의 삶의 질을 높여 세계 주요도시와 경쟁할 수 있는 서울을 만들어 보자는 데 있다. 시민의 삶의 질은 형편없이 낮다.1년에 공연이나 전시를 보는 시민 수는 13% 이하이다. 그나마 보는 횟수는 연 0.12회에 지나지 않는다. 시민 중 26%가 태어나서 한번도 예술행사를 관람하지 않는 도시. 이런 도시에서 문화의 미래와 풍요로운 삶의 질을 기대할 수는 없다. 서울의 삶의 질은 세계 90위.‘머서휴먼리서치센터’가 세계 215개 도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일본 도시 중에서는 도쿄(34위)와 요코하마(36위), 고베(39위)가 50위권에 포함돼 있다. 서울의 경쟁도시인 싱가포르 또한 도쿄와 더불어 34위다. 이런 현실에서는 세계와 경쟁할 수 없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과 ‘노무라경제연구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은 특급호텔 수, 외국인 학교 수, 외국인을 대하는 태도 측면에서 외국자본과 인력이 활동하기 어려운 도시로 지적되고 있다. 정보 인프라와 안전성 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은 반면, 사회적 인프라인 문화와 삶의 질에 있어서는 매우 낮다는 것이다. 세계 주요도시는 지금 자본과 인력을 끌어들이고자 삶의 질 제고와 생활환경 개선에 매진하고 있다. 천혜의 깨끗한 환경을 가진 싱가포르는 부오나비스타 지역에 5만 6000평 규모의 바이오폴리스를 개발해 일과 생활, 연구와 놀이가 어우러진 도시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깨끗함뿐 아니라 문화적 다양성을 갖춘 싱가포르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중국 상하이 또한 국제 금융도시로서 위상을 갖추기 위해 제2차 푸둥지역개발을 설계하면서 세계일류학교 유치, 국제학교 증설 등을 주요내용으로 한 발전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제는 시장규모만으로는 안 되고, 외국기업이나 인력이 살 수 있는 도시환경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지금 세계적으로 경쟁하는 도시의 핵심은 이처럼 다양한 문화예술과 수준 높은 삶의 질을 갖추는 데 있다. 세계적인 문화예술을 유치하기 위해 싱가포르는 에스플라나드 공연장을 건립했고 상하이는 동방예술센터를, 홍콩은 구룡반도를 문화예술단지로 개발하고 있다. ●청계천·한강문화벨트 조성 등 다양한 변화 서울은 인구 1000만명이 사는 세계 10위의 거대도시다. 수도권까지 포함하면 2500만 명이 몰려 사는 도시다. 이 많은 사람이 살려면 도시는 기능을 중심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 도로를 넓히고 건물을 높이고 주택지와 산업지, 사무지역으로 나누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이 서울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이러한 서울이 2002년 이후 변화하고 있다. 시민들은 더 이상 혼탁한 환경을 허용하지 않는다. 도시를 깨끗하고 쾌적하게 만드는 길이라면 참고 버틴다. 무려 3년이 넘게 걸려도 아무런 불평 없이 참아 준 청계천 복원사업, 도시 한복판 거대한 인터체인지를 없애버린 시청 앞 서울광장과 숭례문 광장 조성,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따른 버스중앙차로제 시행 등은 이제 시민이 문화를 받아들이고 문화를 우선시하고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빠른 성장을 위해 잠시 포기했던 인간 중심의 가치를 이젠 허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앞으로 서울시는 도시의 다양한 변화를 통해 문화도시로 나아갈 전망이다. 도심과 한강을 연결하는 청계천을 중심으로 도심문화벨트를 조성하고 한강의 서울숲과 노들섬, 선유도를 연결하는 한강문화벨트를 조성함으로써 미래를 열어가는 문화도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20세기 산업혁명의 진원지였던 청계천과 한강을 이젠 서울의 문화발상지와 르네상스의 기원으로 만들어 보자는 것이 서울의 전략이다. 다른 한편으로 공장 굴뚝연기가 자욱하던 구로산업단지는 상암과 목동, 영등포를 연결하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로 거듭날 것이다. 산업화의 상징이었던 굴뚝공장은 문화플랜트로서 창의적인 서울 도시를 이끄는 심장이 될 것이며, 홍대주변과 대학로, 인사동은 창의적 인구와 예술이 모이는 문화터미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서울 전역이 문화공장으로 생동하게 된다. 문화도시를 만들어 가는 데 있어 서울시의 정책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시민들의 일상과 라이프사이클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음주 중심 문화에서 가족과 자기계발을 위한 여가활동, 텔레비전 시청보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찾는 문화향수활동, 눈으로 보기보다 스스로 만들어가는 문화활동을 할 수 있어야 문화도시가 될 수 있다. 시민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문화활동이 있어야만 문화도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신문 ‘서울 이야기’를 통해 문화도시로 나아가는 이런 서울의 모습과 방향을 진단하고 전망해 볼 예정이다.▲서울의 상징인 한강 이야기 ▲도심의 다양한 열린 문화쉼터 ▲서울의 역사문화공간▲ 신명난 서울의 축제 이야기▲인사동·대학로의 실태 ▲문화로 읽는 청계천 이야기 등이 펼쳐진다. 이어 ▲시민들의 일상과 문화소비 ▲여성들의 문화활동 ▲외국인들의 문화활동 등이 이어질 것이며 ▲도시의 건축 이야기▲걷고 싶은 도시 만들기 ▲지하철 문화공간 ▲이색적인 문화공간 찾기 등 연재물을 쫓아 가면 자연스럽게 서울의 문화 청사진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문화도시는 문화중심 도시로의 전환과 창조적인 산업 육성, 시민 생활 변화 등이 있어야만 가능한 도시발전전략이기 때문에 손쉽게 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다. 얼마나 수준 높은 삶의 질과 문화적 수준을 갖췄느냐에 따라 도시 운명과 나라의 운명이 달라진다. 이제 서울은 그 운명에 도전하고 있다. 서울은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 이제 그 한강에 오페라하우스를 짓고 문화도시를 만드는 것은 시작일 뿐이다. 꿈은 꿈일 수 있지만 꿈꾸지 않는 자는 이룰 수 없는 게 꿈이다.20세기 한강의 기적을 21세기 문화의 기적으로 바꾸는 서울시의 도전과 꿈은 이뤄질 것이라 확신한다. 라도삼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사회연구부 연구위원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34)김위제로 소급되는 ‘정감록’의 기원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34)김위제로 소급되는 ‘정감록’의 기원

    ‘정감록’은 어디서 왔을까? 그 뿌리를 한참 파다 보면, 역사의 삽질이 고려 숙종 때에 부딪힌다. 술관 김위제(金謂 )가 문제의 인물이다. 그는 풍수지리의 대가로 예언에 능했다. 숙종 원년(1096)엔 위위승동정(衛尉丞同正)에 임명됐고, 한참 뒤인 예종 때는 그보다 하급 직책인 주부동정(注簿同正)을 지냈다. 관직은 기껏해야 중하급에 그쳤지만 김위제는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그는 숙종에게 글을 올려 남경(조선시대의 한양, 지금의 서울)으로 도읍을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기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김위제는 새로운 예언서들을 발굴해 인용했고, 결과적으로 왕을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당시 숙종은 연이은 자연재해로 정치적 위기를 느끼고 있었다. 흉년과 실정이 겹치는 바람에 고려의 민심은 국가를 이반했다. 숙종은 정치적 돌파구가 필요했고, 궁지에 처한 왕을 돕기 위해 김위제는 남경천도론을 제시했다. 이런 근본적인 배경과는 무관하게 그의 천도론에는 ‘정감록’의 기원에 해당하는 여러 가지 요소가 숨어 있다. 참고로 말하면, 김위제가 한동안 몸을 담았던 위위시(衛尉寺)는 풍수지리와 직접 관계가 없는 부서였다. 이 관청은 의장(儀仗)에 사용되는 예기(禮器)와 병기(兵器)를 관장하였다. 요즘으로 말하면 대통령 경호실과 유사한 기관이었다. 위위승은 이 관청의 중간 정도 벼슬이었다. 김위제는 술관이라 본래 이 관청과 아무런 상관도 없었다. 하지만 숙종 원년 그는 남경천도론으로 직무상 큰 공을 세웠기 때문에, 이를 표창하는 뜻에서 왕은 위위승동정 벼슬을 주었던 것 같다. ●김위제의 예언서 독법은 아직도 유효 김위제는 통일신라 말기 풍수지리설을 도입한 것으로 유명한 도선국사(道詵國師)에게 학연을 댔다. 그는 도선국사가 저술한 여러 권의 예언서를 손에 넣었다고 한다. 과연 누구를 통해 그가 그런 책들을 접하게 됐는지는 알 수 없다. 정말 도선국사가 여러 편의 예언서를 남겼는지도 실은 모를 일이다. 그야 어쨌거나 김위제는 도선국사의 저술을 통해 풍수와 예언을 배웠다고 주장했고, 많은 사람들은 그 말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숙종에게 올린 글을 보면, 김위제는 ‘도선기’(道詵記)와 ‘도선답산가’(道詵沓山歌)를 주로 인용했다.‘도선기’는 삼경설(三京說)을 주장한 예언서였다. 그것은 고려가 건국된 지 160년 뒤에는 개경의 지기가 쇠해진다, 그 때가 되면 서경(평양)과 남경에 서울을 설치하라, 그래야만 고려의 국운이 다시 회복된다는 것이었다. 이에 비해 ‘도선답산가’는 남경으로 천도하는 것이 옳은 해결책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남경을 수도로 삼으면 천하가 고려에 조공을 바치게 된다고 예언했다. 두 권의 예언서는 남경의 풍수지리적 조건을 높이 평가한 점에서 일치한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 보면 내용상 큰 차이점도 있다.‘도선기’는 남경을 3경의 하나로 보고 있지만,‘도선답산가’는 남경이야말로 개경을 대체할 다음 번 수도로 예언했다. 여기서 확인되듯 이들 예언서는 도선국사 한 사람의 저술로 보기 어렵다. 도선국사는 둘 중의 어느 하나를 저술했거나, 또는 이들 예언서와는 아예 무관했다고 봐야 한다. 김위제를 비롯한 고려의 술관들은 옛 문헌에 대해 비판적인 이해를 하지 못했다. 그들은 걸핏하면 도선국사를 저자로 둘러댔고 그런 주장이 잘 먹혀들었다. 인종 때 서경천도론을 폈던 묘청만 해도 도선국사의 후계자를 자청했다. 만일 그들의 견해를 액면 그대로 인정한다면, 도선국사는 3경설, 서경천도론, 남경천도론을 동시에 폈다는 이야기다. 그것은 논리상 모순투성이였다. 하지만 누구도 그런 약점을 건드리지는 않았다. 고려의 왕과 신하들은 예언서를 대할 때 지나칠 정도로 관대했다고 할까. 이런 전통은 조선시대를 거쳐 오늘날까지 그대로 이어진다.‘정감록’ 신봉자들은 예언서들 사이에서 발견되는 차이점에 대단히 둔감하다. 그 이유가 궁금하지만 정확히 짚어내기란 쉽지 않다. 이것은 한 가지 억측에 불과하지만, 예언서의 신봉자들은 자기가 원하는 답을 책에서 발견해 내는 데만 관심을 두기 때문인 것 같다. 비유하면 예언서란 온갖 색깔의 사탕이 섞인 사탕봉지와 같다. 노랑사탕을 먹고 싶은 사람은 그것이 손가락에 잡힐 때까지 몇 번이고 다시 골라낸다. 그것으로 그만이다. 중간에 파랑사탕이나 빨강사탕이 몇 개나 나왔지만 그것은 그 사람에게 아무 문제도 안 된다. 이것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예언서를 상대하는 공통된 관점이다. ●‘삼각산명당기’는 묘청에 앞선 ‘정감록’의 기원 남경천도론을 펼 때 김위제는 ‘삼각산명당기’(三角山明堂記)란 새로운 예언서를 인용해 관심을 끌었다. 이 예언서는 모든 구절이 7자씩 돼 있어 칠언율시(七言律詩)를 연상케 하는데 배율(排律 12행)보다 더욱 길다. 엄밀한 의미에서 시는 아니지만 그 비슷한 느낌을 준다. 고려시대의 귀족들은 유달리 한시를 즐겼다. 그런 까닭에 예언서마저도 시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달리 말해,‘삼각산명당기’는 고려중기 귀족문화의 산물이다. 신라 말에 저술된 예언서로 보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내용상으로 보더라도, 이 예언서는 고려 때 만들어진 것이 틀림없다. ‘삼각산명당기’를 이용해 김위제는 남경천도의 긍정적인 효과를 뚜렷이 부각시키려고 했다. 그는 삼각산의 지세를 검토한 결과 명당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물샐틈없이 방어되고 있으므로, 이곳에 왕궁 터를 정하면 절대 반역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했다. 또한 청룡과 백호의 모양으로 점쳐 볼 때 신하들 사이에도 파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안과 바깥의 장사꾼이 각기 보배를 바쳐” 왕실의 재정도 풍부해진다고 보았다. 사방의 인재들이 조정에 가득차게 되는 것도 당연한 이치이고,“재상(輔國)과 바른 임금(匡君)이 모두 한 마음”이 되어 국정운영이 순조롭다고 예언했다. 김위제는 남경천도의 시기도 못 박아 두었다.“임자 년에 만일 궁전 지을 공사를 시작하면, 정사 년에는 성스러운 아들을 얻으리라.”고 하여 성군(聖君)이 출현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삼각산에 의지하여 황제의 서울을 지어라. 아홉 해만에 사해가 조공을 바쳐 온다.” 했다.(‘고려사’, 권122) 지난 호에선 묘청의 서경천도론을 다루었다. 그것이 ‘정감록’에 예언된 계룡산천도론의 모태가 된다는 점을 밝혔다. 그런데 이제 알고 보니 김위제는 묘청보다 한 세대 앞서 천도론을 폈다. 물론 묘청의 주장은 좀더 새로운 면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국태민안(國泰民安)과 사해조공설(四海朝貢說·천하가 고려에 복종한다는 뜻)을 폈던 점에서 묘청은 김위제의 남경천도론을 계승한 셈이다. 국운상승의 힘을 천도론에서 찾은 점에서 김위제는 ‘정감록’의 보다 심원한 뿌리였다. ●‘삼각산명당기’는 풍수설의 인기를 반영 김위제가 찾아냈다는 ‘삼각산명당기’의 내용을 자세히 뜯어 보면, 고려시대에 풍수지리설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돼 왔는지 짐작할 수 있다. 비록 단편적인 기록이긴 하지만 고려초기에는 형국론(形局論·명당의 모양이 닭, 소, 말 등과 닮았다는 설)의 우세를 반영하는 사례가 압도적이었다. 그런데 ‘삼각산명당기’는 좌향론(坐向論·용맥이나 명당의 방향을 중시하는 풍수설)에 기울어 있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눈을 들고 머리를 돌려서 삼각산의 모습을 보라. 북북서(壬)를 등에 지고 남남동(丙)을 향하니 이가 곧 신선의 자라(仙鼇 명당)다. 음양의 꽃이 서너 겹으로 피었구나.” 인용문에서 보듯, 명당의 위치와 주변 조건이 정확하게 묘사되어 있다. 마치 한 편의 풍수지리 교과서마냥 ‘삼각산명당기’는 명당의 성립조건을 하나씩 세부적으로 거론했다. 우선 삼각산을 에워싼 외청룡과 외백호의 형상에 대해 “친히 한쪽 옷소매를 벗고 산을 떠메면서 수호에 임하는구나.”라고 했다. 한쪽 옷소매를 벗는 것은 정중하게 예의를 갖춘 모양을 상징한다. 스님들이 가사를 입은 모양을 생각하면 될 것이다. 또 한 가지 주목되는 것은 명당의 조건에 대한 이해가 좀더 정밀해졌다는 점이다. 단순히 용맥(龍脈)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산세에 대한 종합적인 관찰이 강조되었다. 예컨대 명당 앞을 막아선 안산(案山)과 조산(朝山, 안산의 남쪽에 자리한 산), 그리고 현재의 풍수서적에서는 찾아보기도 어려운 “고모부산”까지 자세히 언급했다. “안산 앞으로 조산이 대여섯 겹이다. 고모부와 부모산이 용솟음친다. 안팎의 문을 각기 개 세 마리가 지키고 있다.” 삼각산의 본 줄기에서 갈라져 나간 여러 산들을 친족의 호칭을 써가며 세분하고, 이들 산자락이 믿음직하게 명당을 호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삼각산명당기’는 풍수설을 구체적으로 전개한 점에서 이채를 띤다. 이것은 그 이전 시기의 역사에 보이는 여느 예언서와도 다른 점이다. 그만큼 고려시대에는 풍수설이 크게 유행했다는 증거다. 조선시대에도 풍수설은 더욱 인기를 끌어 ‘삼각산명당기’는 ‘정감록’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감결’에 보면,“곤륜산(崑崙山)의 내맥(來脈)이 백두산에 이르고, 그 원기가 평양(平壤)에 이르렀다. 그러나 평양은 이미 천년(千年)의 운수가 지나 그것이 송악(松嶽)으로 옮겨졌다.”는 구절이 있다.‘삼각산명당기’만큼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용맥의 줄기를 마디마다 더듬은 점에서는 마찬가지다. ‘정감록’의 일부가 되어 있는 ‘북두류노정기’(北頭流路程記) 역시 ‘삼각산명당기’를 닮았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자세하다. 잠시 인용해 보겠다.“평강읍(平康邑)으로부터 우량장(右梁場)에 이르러 20리를 가면 우량(右梁)이요,(중략) 태산의 긴 골짜기를 따라 40리를 들어가면 태산이 앞을 가로막는다. 그곳에 두어 칸 불당(佛堂)이 있고, 천장폭(千丈瀑)이 있다.” 이런 방식으로 ‘북두류’는 명당 찾아가는 길을 친절하게 일러준다. 조선 후기에 등장한 ‘북두류’에 언급된 명당은 실제 존재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겉으로 보기엔 고려 때의 ‘삼각산명당기’를 실제적인 목적에 맞게 변형시킨 것처럼 여겨진다. 요점을 정리하면,‘삼각산명당기’는 풍수지리의 유행을 타고 후대의 예언서인 ‘정감록’에 큰 영향을 끼쳤다 하겠다.‘감결’처럼 명당의 용맥을 더듬어 간 것이 있는가 하면, 길지의 소재를 세세하게 묘사한 ‘북두류노정기’ 도 있다. ●‘신지비사’와 국토 유기체설의 시작 ‘정감록’의 ‘십승지설’엔 국토 유기체설이 깔려 있는데, 이것은 묘청이 주장한 ‘대화세’(大華勢)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런데 그 생각의 연원을 좀 더 깊이 추구해 보면 그 줄기가 김위제에게로 이어진다. 그가 역사상 맨 처음으로 인용한 ‘신지비사’(神誌詞)의 내용 가운데 이런 대목이 있다.‘신지비사’는 멀리 고조선 때 저술되었다 한다. “한 나라의 서울은 비유해서 말하면 저울대(枰), 저울추 및 저울머리(極器)와 같다. 저울대는 부소의 기둥이다. 저울추는 오덕(五德)을 갖춘 땅을 말하며, 저울머리란 백아(白牙) 언덕이다.”(‘고려사’, 권 122) 정확히 무슨 뜻인지는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국토의 요충지를 저울대와 저울추 및 저울머리로 나눠서 상정한 것은 틀림없다. 이런 유기적 관계를 잘 유지하면, 달리 말해 저울의 머리와 꼬리가 수평을 이루게 되면 “70나라들이 조공을 바치고 항복해올 것이다. 땅의 덕에 힘입고 신령의 보호를 입으리라.”고 했다. 나라의 융성과 평화를 보장하는 힘은 땅의 기운에 달려 있으며, 특히 저울추, 저울대 그리고 저울머리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위제는 이 예언에 언급된 저울추 등에 대해 좀더 알기 쉽게 풀이해 준다.“송악(개경)은 부소산이 있어 예언서에 언급된 저울대에 해당합니다. 서경(평양)은 백아 언덕이라 하겠고, 따라서 저울머리에 비유됩니다. 삼각산 남쪽에는 오덕을 갖춘 언덕이 있어, 비유하면 저울추가 됩니다. 오덕 가운데 하나는 중앙의 면악(面嶽 북악산)으로서 둥근 모양을 이루므로 토덕(土德)에 해당합니다. 북쪽에 있는 감악(紺嶽)은 구부러진 모양이라서 수덕(水德)이라 할 만합니다. 그런가 하면 남쪽에 위치한 관악(冠嶽)은 뽀족한 모양이라 화덕(火德)이 되고, 동쪽에 있는 양주 남행산(南行山 아차산)은 수직으로 서 있어 목덕(木德)에 해당됩니다. 끝으로, 서쪽에 위치한 수주(수원) 북악(北嶽)은 네모난 모형이라 금덕(金德)이라 하겠습니다.” 얼핏 보면 고려의 3경을 설명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 가운데서도 남경의 풍수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개경과 서경은 고려초기에 이미 알려진 명당이었으나 남경은 새롭게 부상한 길지라서 그랬을 것이다. 여기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5덕이란 개념이다. 김위제는 명당의 조건으로 그 주위에 오덕이 조화롭게 배치돼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좌향론과는 성격이 좀 다르지만, 이 역시 고려시대 풍수설의 주요 개념이었다. 그런데 ‘정감록’에서는 길지를 논할 때 5덕을 자세히 따지는 경우가 없다. 풍수설에도 시대에 따른 변천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수도의 풍수를 전체 국토라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살핀 것은 ‘정감록’도 마찬가지였다. 아울러, 김위제가 인용한 ‘70개국 조공설’ 같은 것은 묘청의 ‘36국조공설’을 거쳐 현대의 ‘정감록’ 신봉자들에게도 계승되었다. ●김위제, 단군조선에 대한 관심 높아 참고로 여기서 한 가지 밝혀둘 사항이 있다.‘신지비사’의 저자에 관해서다. 예언서의 저자 신지(神誌)는 실존인물이 아니라, 단군을 도와 고조선을 함께 다스렸다는 전설적인 존재다. 두 말할 나위 없이 고조선 때는 ‘신지비사’에 보이는 풍수지리설이나 음양오행설 등이 아직 형성되지 못했다.‘신지비사’는 후대의 위작이 분명하다. 그것은 아마도 김위제 자신이나 그 주변 인사들이 조작한 것으로 믿어진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하필이면 김위제가 고조선의 전설적인 예언가를 빌렸다는 점이다. 그밖에 다른 역사기록이 없어 함부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11세기 후반부터 고조선에 대한 역사적 인식이 깊어졌던 것이 아닐까? 서경이 지배자들의 정치적 관심을 끌게 되면서 과거 평양성에 도읍한 고대 여러 왕조의 역사에 관해 지식인들이 주목하게 된 것 같다. 고구려, 낙랑 및 고조선의 역사를 연구하는 풍조가 일어나서 결과적으로 ‘신지비사’가 만들어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고 보면 훗날 일연(一然)이 ‘삼국유사’(三國遺事)를 지을 때 단군의 전설을 삽입한 것도 한낱 우연은 아니었다. 김위제 등 선배 지식인들이 고조선의 역사를 연구한 덕택에 가능했던 것이다.‘정감록’은 고대사에 관해 술관 김위제가 세운 통을 이어받았다. 일례로 ‘구궁변수’를 보면, 고대로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역대 왕조의 운수를 풀이해 놓은 대목이 따로 있다. ●‘정감록‘ 유포 반체제로 인식 국가서 통제 김위제의 생각은 조선 후기까지 이어져 ‘정감록’의 모태가 된 것 같다. 그러나 김위제의 입장은 조선후기 술사들과 견주어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김위제는 국가의 보호를 받아 전문직종에 종사한 관리였다. 그의 예언서 조작 또는 예언서 해석은 고려왕조를 위한 것이었고, 왕을 비롯한 지배층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달리 말해, 고대로부터 예언은 국가의 통제 아래 놓여 있었고, 김위제처럼 탁월한 술관도 국가권력에 철저히 예속돼 있었다. 그러나 조선 각지에 ‘정감록’을 유포시킨 조선후기의 술사들은 국가를 전복시킬 뜻을 품고 있었다. 한 마디로 반체제지식인들이었다. 체제수호적인 김위제의 예언 해석이 그와 정반대 입장에서 저술된 ‘정감록’에 녹아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우리가 알면 알수록 인간의 역사는 이 같은 아이러니로 가득하다. 푸른역사연구소장
  • 럭셔리 리조트 허니문

    ‘동화속 궁전같은 예쁜 파빌리온, 에메랄드 빛 바다와 야자수, 석양을 바라보며 즐기는 로맨틱한 저녁 식사’올 가을 허니문의 새로운 트렌드는 ‘럭셔리 리조트’. 관광보다는 고급 리조트에서 달콤한 휴식을 취하려는 추세다. 이 때문에 ‘어느 나라로’ 보다는 ‘어떤 리조트로’가 오히려 중요한 선택 요소로 바뀌었다. 호텔과 달리 독립 별장형인 리조트에는 간섭받지 않는 자유가 있고, 안락한 쉼이 있다. 한적한 열대 해변에서 휴양을 즐길 수 있고 스노클링과 카누, 낚시 등 다양한 해양레포츠와 피로를 풀 수 있는 스파(spa)가 준비돼 있다. 이런 점에서 태국 크라비의 라야바디 리조트는 새롭게 떠오르는 허니문 명소다. 하룻밤 숙박료가 100만원에 이르지만 전세계 수많은 허니무너들이 라야바디의 매력에 이끌려 이 곳을 찾는다.‘공주의 땅’이라는 의미가 담긴 라야바디는 둘만의 로맨틱한 첫날밤을 즐기기에 충분하다. 크라비(태국)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버섯지붕 그네소파 공주병은 이곳 풍토병 재스민 향기 넘치는 ‘공주의 땅’ ‘사와디 캅!’(안녕하세요!) 라야바디 리조트(www.rayavadee.com)와의 첫 만남은 상큼한 재스민 향기로 시작한다. 리조트 직원들이 환영 인사와 함께 건넨 ‘갈렌’(재스민 꽃으로 만든 화환)은 쌓인 여독을 한꺼번에 풀어준다. 간단한 체크인을 거쳐 만난 곳은 독립 별장형 ‘파빌리온’(papilion). 해변 안쪽 야자수 숲속에 육각형 모자를 쓴 방갈로인 파빌리온은 동화 마을을 연상시키는 예쁜 궁전이다. 그야말로 ‘공주의 땅’임을 실감케 했다. 리조트내에는 104개 파빌리온이 있다. 구조는 1층 거실과 2층 침실로 이뤄진 단독 빌라다. 프라이버시가 보장된 빌라 곳곳에는 조각품과 미술품들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더해 준다.1층에 있는 그네 소파가 인상적이다. 외부와 내부 인테리어는 태국 전통양식과 현대적인 디자인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어 더없이 아름답다. 내부는 고급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는데 2층 욕실에는 아담한 욕탕에 리조트에서 직접 만든 비누와 보디로션 등이 갖춰져 있다. 건물은 시암건축학회로부터 건축상을 받고 태국관광청으로부터 남부지방 최고의 숙박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동남아 최고의 리조트로 1996년에는 ‘엑설런트 어워드’도 수상했다. 허니무너들이 즐겨 사용하는 딜럭스 파빌리온(77개)은 개인적으로 예약할 경우 공시 가격이 1박에 3만 5000바트(91만원 정도)로 태국은 물론 세계 다른 휴양지에서도 손꼽히는 톱클래스 리조트다. 철저한 사생활이 보장돼 있어 공개하지는 않지만 해외 유명 연예인들도 자주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라야바디의 가장 큰 장점은 이처럼 한적한 곳에서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리조트 지역은 섬이 아닌 육지지만 석회암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크라비 공항이 있는 시내에서 들어올 때 보트로만 출입할 수 있다. 밀물과 썰물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공항에서 타라 부두까지 리조트 전용 밴을 타고 온 뒤 다시 전용 보트를 타고 10∼15분쯤 걸린다. 로맨틱한 프라낭 비치의 일몰 라야바디는 남마오·라일레이·프라낭 등 3개의 해변을 끼고 있다. 해변의 길이가 1㎞ 남짓해 해수욕은 물론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산책을 즐기기도 좋다. 리조트는 한바퀴 도는데 30분 정도. 걷는 게 귀찮다면 파빌리온에서 전화 ‘0’을 누르고 ‘버기(Buggy) 플리즈’라고 하면 버기(리조트내를 오가는 소형차)가 문 앞까지 온다. 주로 선착장 등으로 이용하는 남마오 비치는 주변 절경이 아름답다. 해변을 끼고 펼쳐진 주변 경관은 중국의 계림을 연상시키는 석회암으로 된 기암괴석들이 짙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감탄을 자아낸다. 이런 기암괴석들이 라야바디를 아무도 육로로 접근할 수 없는 은밀한 낙원으로 만들어 준다. 무엇보다 압권은 프라낭 비치. 대부분의 허니무너들은 프라낭 비치를 좋아한다. 깎아지른 듯한 기암절벽의 절경을 감상하며 즐기는 해수욕은 색다른 재미다. 특히 비치에 있는 석회암 동굴 그라토(Grotto) 안에서 식사를 하며 바라보는 석양은 잊지 못할 감동으로 다가온다. 식사 메뉴는 해산물과 바비큐 등 리조트 일류 요리사들이 직접 나와 조리를 하는데 맛이 일품이다. 동굴 안이라서 모기가 많은 것이 흠. 하지만 직원들이 친절하게 몸에 뿌리는 모기약을 뿌려줘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해변에서 보이는 ‘해피 아일랜드’는 영화 타이타닉 주제곡을 불렀던 셀린 디옹이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는 곳이다. 썰물때는 걸어서 섬까지 다녀올 수 있다. 오후 6시부터 밤 12시까지 문을 여는 전통 타이식당인 크루아(Krua)에서는 먹기가 아까울 만큼 예쁜 ‘비혹’(Vi Hok)이라는 요리와 게요리를 즐길 수 있다. 로맨틱한 쪽빛바다 라야바디 리조트 앞바다는 하늘 빛을 그대로 담았다. 리조트와 인접한 바다는 평범한 바닷물 빛이지만 이곳에서 조금만 나가면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물빛이 아름답다. 그래서 대부분 허니무너들은 리조트에서 제공한 전용 보트를 타고 앞바다로 향한다. 이 곳에서 피피섬까지는 배로 1시간 남짓 걸리는데 그 곳까지 갈 필요없이 30분 거리에 있는 코씨섬과 텁 아일랜드만 가도 ‘아이스 블루’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물빛을 만난다. 목적지는 바닷물이 유리알처럼 투명한 코씨섬의 샤크 포인트. 가는 길에 ‘르오야오’라 불리는 롱테일보트들이 속속 예쁜 섬들을 찾아 모여 든다. 스피드 보트는 하루 대여료가 30만원을 호가하지만 6명이 탈 수 있는 롱테일보트는 하루 4만 5000원 정도(1500바트)로 저렴하다. 샤크 포인트에는 미리 호주, 일본 관광객들이 호핑을 즐기고 있다. 바닷물은 깊이를 헤아릴 수 없이 맑다. 물에 준비해 간 빵을 던지자 열대어들이 몰려든다. 장비를 착용하고 물에 들어가 빵을 손에 들고 있자 고기가 손에 달려든다. 물 아래에는 산호가 하늘빛에 아름답게 비친다. 1시간의 호핑을 마치고 도착한 곳은 크라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텁(Tup) 아일랜드. 크라비를 소개하는 안내책자나 엽서에 자주 등장하는 곳이다. 이 섬은 썰물때면 인근 모어섬과 치킨 아일랜드와 연결이 되는데 푸른 바닷물 사이로 걸어서 다녀올 수 있다. 해변에서의 점심은 또 한번의 감동이다. 대부분 1회용 플라스틱 도시락에 점심을 먹는데 라야바디는 직원들이 해변에 접시며 포크, 나이프 등을 세팅해 놓고 점심을 제공한다. 아이스박스에 얼려온 시원한 음료도 갈증을 충분히 날려준다. 호핑투어를 마친 뒤 스파 파빌리온에서 즐기는 스파 마사지는 하루의 피로를 말끔하게 풀어준다. 고급스러운 데크에서 즐기는 스파는 호사스럽기까지 하다. 또 저녁 10시까지 운영되는 게스트 서비스 라운지에 들르면 무료로 책과 각종 DVD 등을 빌려 볼 수 있으며, 한국어가 가능한 인터넷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여행 메모 크라비까지는 직항편이 없어 방콕에서 국내선을 타고 들어간다. 인천에서 방콕까지 5시간, 방콕에서 크라비까지 1시간20분 정도 걸린다. 푸껫에서 크라비까지 버스가 운행되는데 2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 타이항공이 하루 3차례 운항한다. 시차는 한국보다 2시간 늦다. 환율은 1바트에 25원(매매기준율). 건기인 10월에서 다음해 5월까지 여행하기 가좋다. 허니문 상품은 전문여행사인 가야여행사(www.kayatour.co.kr)에서 판매한다.3박5일에 159만 9000원. 쓰나미로 10만∼20만원 정도 낮아진 값이다. 서울에서 오전에 출발하면 라야바디에서 3박을 하며, 밤 비행기로 출발할 경우 방콕 콘라드 호텔에서 1박을 하게 된다. 그라토 저녁 식사를 비롯해 전일정 최고급 리조트 식사가 포함된다. 여행사 직원이 리조트에 상주하고 있어 여행에 불편이 없다.(02)536-4200. ■신혼부부들이 뽑은 럭셔리 리조트 Best 허니문 전문여행사인 가야여행사에 따르면 올가을 허니문 트렌드는 ‘해변이 아름다운 동남아 지역의 럭셔리한 리조트에서 오붓한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허니무너들은 70∼80%가 비행시간을 고려해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호주 등지를 여행지로 택하고, 숙소는 고급 리조트를 선호한다. 관광보다는 리조트에서의 휴양과 해양레포츠, 스파 등을 즐기며, 일정은 5∼6일 일정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허니무너들이 선호하는 허니문 명소 4곳을 뽑아 소개한다. (1) 개인풀서 석양보며 그녀와 수영을 세계적인 휴양지 발리섬에서 석양으로 유명한 짐바란 해변의 부키트 페르마이 산 중턱에 위치해 있다.7개의 빌라마을에 위치한 총 147개의 단독빌라와 환상적인 개인풀이 있다. 짚으로 장식된 발리 전통 스타일의 인테리어, 환상적인 발리의 공예품, 화려한 색채와 무늬의 직물들로 한껏 사치를 부린 빌라에서 포시즌만의 호화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짐바란 베이를 바라볼 수 있는 개인풀은 마치 바다의 한 조각을 떼어 놓은 듯 반짝인다. 유럽풍 욕조와 샤워시설이 갖춰져 대리석으로 마감된 개별 욕조 안에서는 향기로운 꽃잎들과 허브로 피로를 씻을 수 있다.1박에 550달러(약 55만원)부터. 홈페이지 www.fourseasons.com (2) 진주같은 바다서 그이와 해저산책을 ‘진주조개 농원’이라는 뜻의 펄팜 리조트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지역 사말섬에 둥지를 틀고 있다. 무인도처럼 조용한 리조트는 다바오에서 배로 45분 거리이다. 남중국해를 바라보고 있는 코티지는 필리핀 전통 양식에 따라 대나무 등 재활용이 가능한 천연재료로 만들어졌다. 아쿠아스포츠센터에는 스노클링을 비롯해 카누와 카약, 제트스키, 바나나보트, 윈드 서핑 등 다양한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장비가 갖춰져 있다. 다트와 당구, 테니스, 농구, 배드민턴 등을 즐길 수 있는 시설도 완비돼 있다.1박에 185달러(약 18만원)부터. 홈페이지 www.pearlfarmresort.com (3) 광활한 모래사장 저편에 우리 미래가…말레이시아 동부 해안에 위치한 채러팅은 문명을 떠나 자연 속에서 휴식을 즐기고자 하는 허니무너에게 제격이다. 광활한 모래사장 저편으로 아름다운 남중국해가 펼쳐지는 판타이 해변과, 울창한 열대의 정글 사이에 자리하고 있어 아름답고 매혹적이다. 해변은 수십m를 걸어나가도 허리 정도밖에 차지 않을 정도로 수심이 얕아 스노클링과 윈드서핑, 세일링, 카약 등 각종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지난해 4월에는 5백만 유로를 투자해 개보수를 마치고 트라이던트 4개급 빌리지로 재탄생하였고, 세계 최고의 스파 체인 만다라가 운영하는 스파 빌리지를 강화했다.5박6일(항공포함) 딜럭스 패키지의 요금이 1인 144만 6000원부터. 홈페이지 www.clubmed.co.kr (4) 케빈 코스트너도 빠져버린 태고의 자연태고의 자연과 현대의 문명이 어우러진 호주 최고의 리조트. 호주 북부 퀸즐랜드 해안의 동쪽에서 33㎞ 떨어진 헤이만 섬에 있다. 시설이 워낙 고급이라 호주에서도 부유층들이 선호하는 귀족 리조트다. 영화배우 케빈 코스트너도 이 곳의 단골로 알려져 있다.1987년에 문을 연 리조트는 미국 여행잡지인 트래블 앤드 레저에서 실시한 리서치에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좋은 호텔’,‘태평양 지역에서는 제일 좋은 호텔’ 등으로 선정됐다. 고운 모래 해변과 울창한 열대숲, 쾌적한 기후, 프랑스 이탈리아 아시아요리 등 각국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음식문화가 발달한 리조트로 첫손에 꼽히는 곳이다. 요금은 620 호주달러(약 48만원)부터. 홈페이지 www.hayman.com.au
  • 멕시코만 130만명 수도·전기 끊겨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남부 멕시코만 지역을 강타한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미 역사상 최대 피해가 예상된다.최대 시속 240㎞의 강풍과 폭우를 동반했던 카트리나는 29일(현지시간) 위력이 5급에서 1급으로 약화됐지만 이 지역에서만 최소 67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일리 바버 미시시피주 지사는 “미시시피에서만 최소 80명가량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해 사망자가 100여명 선을 넘어설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정부는 미시시피주와 앨라배마주를 재해지역으로 선포했다. 재즈의 본고장이며 미국 내에서 프랑스 문화가 가장 많이 남아 있는 루이지애나주의 뉴올리언스시는 80% 가량이 침수됐고 일부 유조선들이 파손, 기름이 유출돼 환경재앙마저 우려되고 있다. 멕시코만 주변 지역의 주민 130만여명이 전기와 수도 없이 지내고 있다. 특히 미국내 석유의 32%, 천연가스의 24%를 생산하는 멕시코만 지역의 침수로 향후 유가 전망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카트리나에 피해를 입은 에너지 생산업체와 정유업체들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이 보유한 전략비축유를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다. 매클렐런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전략적 비축유는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여기엔 자연 재해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크레이그 스티븐스 에너지부 대변인은 “아직 비축유를 공급해 달라는 요청을 받지는 않았다.”면서 “요청이 있기까지는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 정부는 지난해 허리케인 ‘이반’으로 원유 공급이 일시 중단됐을 당시에도 전략 비축유 540만배럴을 석유사 및 정유사들에 내주는 조치를 취했었다.●국제유가 다소 진정세 카트리나로 한때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하며 폭등세를 보이던 국제유가는 다소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29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 중질유(WTI) 가격은 지난주말에 비해 배럴당 1.07달러(1.6%) 오른 67.20달러에서 거래가 마감됐다. 또 9월 인도분 천연가스도 지난주말에 비해 10.8% 급등한 가격에서 거래가 형성됐다. 그러나 카트리나에 의해 석유 생산 시설이 얼마나 파손됐고, 또 시설 복구에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어 카트리나의 여파는 하루 이틀 이후에나 파악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멕시코만 일대 석유시설의 피해가 클 경우 유가가 상당 기간 배럴당 70달러 이상에 머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독 환경장관 독설 한편 미국이 카트리나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것은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알려진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독일의 위르겐 트리틴 환경장관이 30일 주장, 논란이 예상된다. 녹색당 소속 트리틴 장관은 이날 ZDF TV와 회견에서 “카트리나 같은 자연재해의 증가는 인간들이 야기한 지구 온난화로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dawn@seoul.co.kr
  • [30일 TV 하이라이트]

    ●아시아 5개국 특별전 스리랑카-거대한 파도(EBS 오전 10시25분) 2004년 12월26일 유례없는 규모로 스리랑카의 남동부 해안을 강타했던 쓰나미의 영향을 다룬 다큐멘터리. 시적이면서도 서사적으로 쓰나미가 스리랑카 전역에 가져다 준 고통과 상실, 그리고 그것을 이겨내려는 스리랑카인들의 힘겨운 노력과 전세계의 관심을 화면에 담아낸다. ●여왕의 조건(SBS 오전 8시30분) 상국은 어려운 상황을 탈피하려 예전에 쫓겨난 이 부장을 부른다. 폐인처럼 변해가는 광수는 갈수록 영주 때문에 망했다는 생각에 빠진다. 매장을 만들기 위해 돈이 필요한 영주는 성우의 투자 제안을 받지만 자신의 마지막 자존심이라며 거절한다. 광수는 이 부장에게 사업 제안을 듣고, 난주는 이래저래 괴롭다. ●사이언스+(YTN 오후 1시25분) 로봇 기술의 발전과 함께 로봇에 대한 대중적 관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연구된 로봇 기술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로봇올림피아드 전국대회가 지난 15일 대전 무역전시관에서 열렸다. 초등학생에서부터 대학생까지 스스로 만든 로봇으로 실력을 겨루는 로봇 올림피아드 전국대회 현장을 찾아간다. ●특선다큐(MBC 오전 11시) 자연재해 공화국이라 할 수 있는 강원도 영동 산간지역은 해마다 폭우로 인한 홍수 피해가 극심하다. 그러나 홍수 피해에 가려져 있으면서 홍수 범람 피해를 더욱 가중시키는 게 있다. 강원 산간 지역을 시작으로 마을과 하천, 바다까지 온통 위력을 떨치고 있는 자연의 경고, 그것은 바로 토사로 인한 재해이다. ●생로병사의 비밀(KBS1 오후 10시)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의사는 의술에 관한 모든 학리와 함께 마사지도 습득하라.’고 말했다. 마사지는 고대부터 의술과 함께 질환 치료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아 왔다. 접촉에 숨겨진 놀라운 기적과 터치를 이용한 다양한 건강법을 소개하고, 해외에서 불고 있는 터치 열풍도 함께 취재했다. ●웨딩(KBS2 오후 9시55분) 승우는 대출을 받아 담보로 잡힌 고향집 문제를 해결하고, 세나와의 만남을 마무리하기 위해 그녀를 만나러 간다. 승우가 헤어지자는 말을 하기 위해 나온 걸 모르는 세나는 감기로 아프면서도 꾹 참는다. 승우는 더욱 자신들의 차이를 절감하게 되지만, 세나가 갑자기 쓰러지는 바람에 미처 하려던 말은 못한다.
  • 조류 변화·고층 건물 탓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는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이 모래 유실 등으로 인해 제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26일 부산 해운대구청 등에 따르면 길이 1.5㎞에 수십m 폭을 자랑하던 금빛 백사장의 모래 유실이 10여년 전부터 가속화되고 있다. 실례로 웨스틴 조선비치 호텔쪽에 150여m는 개장 초기인 지난 7월초만 하더라도 너비가 10여m였으나 지난 17일 측정 때에는 3∼6m에 불과해 한달여만에 절반 정도가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해운대구청은 백사장 앞바다 수중에 보를 설치하는 방안 등 모래유실을 막기 위한 여러가지 안을 마련 중에 있다. 인공적으로 모래를 투입하는 대책까지 시도했지만 백사장 폭은 해마다 좁아지고 있다. 이처럼 모래가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백사장 앞바다 속 암초로 인한 조류에 따른 것으로, 수영강과 춘천천의 수로가 달라져 자연적 모래 공급원이 사라진 것도 주요 요인으로 지적됐다. 또 수영만 매립지쪽에 고층건물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바람을 막은 것도 한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부산지역 환경단체 관계자는 “오늘의 해운대 모습은 무분별한 개발이 초래할 수 있는 자연재앙의 대표적 사례로 볼 수 있다.”며 “빠른 시간 내에 모래유실 원인을 명쾌하게 규명하고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해운대 금빛 모래 줄어드는 까닭은?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는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이 모래 유실 등으로 인해 제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26일 부산 해운대구청 등에 따르면 길이 1.5㎞에 수십m 폭을 자랑하던 금빛 백사장의 모래 유실이 10여년 전부터 가속화되고 있다. 실례로 웨스틴 조선비치 호텔쪽에 150여m는 개장 초기인 지난 7월초만 하더라도 너비가 10여m였으나 지난 17일 측정 때에는 3∼6m에 불과해 한달여만에 절반 정도가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해운대구청은 백사장 앞바다 수중에 보를 설치하는 방안 등 모래유실을 막기 위한 여러가지 안을 마련 중에 있다. 인공적으로 모래를 투입하는 대책까지 시도했지만 백사장 폭은 해마다 좁아지고 있다. 이처럼 모래가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백사장 앞바다 속 암초로 인한 조류에 따른 것으로, 수영강과 춘천천의 수로가 달라져 자연적 모래 공급원이 사라진 것도 주요 요인으로 지적됐다. 또 수영만 매립지쪽에 고층건물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바람을 막은 것도 한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부산지역 환경단체 관계자는 “오늘의 해운대 모습은 무분별한 개발이 초래할 수 있는 자연재앙의 대표적 사례로 볼 수 있다.”며 “빠른 시간 내에 모래유실 원인을 명쾌하게 규명하고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알루미늄은 ‘변신의 귀재’

    알루미늄은 ‘변신의 귀재’

    알루미늄은 금속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카멜레온 금속’이다. 일반적으로 불에 잘 타지 않아 불연재(不燃材)로 쓰이지만, 가루로 만들면 강력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뛰어난 연료가 된다. 또 물보다 가벼운 이른바 ‘스펀지 금속’으로 둔갑하기도 하며, 합금을 만들면 강철만큼 튼튼한 금속으로도 변한다. ●로켓이 내뿜는 연기의 정체는 알루미늄 일반 가정이나 음식점에서 고기를 구워먹을 때 흔히 불판 위에 알루미늄 포일을 올려놓지만 전혀 불이 붙지 않는다. 하지만 알루미늄을 분말 형태의 작은 입자로 만들어 녹는점(섭씨 600.1도) 가까이 가열하면 엄청나게 높은 열을 내면서 폭발성을 지니게 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조인현 박사는 “모든 금속은 작은 입자가 되면 고온에서 산화(또는 연소)한다.”면서 “입자 크기가 작으면 작을수록 산화는 쉬워지는 반면 폭발성은 커진다.”고 설명했다. 알루미늄은 다른 금속에 비해 단위 무게당 발휘할 수 있는 에너지를 의미하는 비추력이 높다. 이같은 특성 때문에 알루미늄 분말은 우주왕복선이나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데 쓰이는 로켓의 고체 연료로 활용되고 있다. 또 미세하게 가공된 알루미늄은 소이탄 등 많은 양의 열을 내는 폭탄에도 쓰인다. 특히 우주왕복선이 발사되는 광경을 지켜보면 로켓에서 엄청난 양의 하얀 구름이 내뿜어져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는 흔히 이 구름을 연료가 연소할 때 생기는 연기나 가스 정도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것은 로켓의 연료에 포함된 알루미늄 분말이 연소되면서 발생하는 알루미나라고 불리는 하얀색의 산화알루미늄 가루이다. 조 박사는 “로켓 연료에 알루미늄을 첨가하면 비추력이 10∼20% 정도 향상될 수 있다.”면서 “비추력이 높으면 적은 연료로 더 먼 거리를 갈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물보다 가벼운 ‘스펀지 금속’, 알루미늄 금속을 물에 넣으면 순식간에 가라앉는다. 물(비중 1.0)보다 무겁기 때문이다. 물보다 3배 가량 무거운 알루미늄(비중 2.7)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물에 뜨는 금속도 있다. 바로 스펀지 금속으로도 일컬어지는 ‘발포 알루미늄’이다. 한국기계연구원 김형욱 박사는 “발포 알루미늄 안에는 공기 방울이 가득 들어 있어 밀도가 낮아진다.”면서 “발포 알루미늄은 물 무게의 5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에 물에 뜰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발포 알루미늄을 만드는 원리는 식빵 제조와 비슷하다. 알루미늄 안에 달걀처럼 끈적끈적한 점증제를 넣어 점도를 높인 뒤 베이킹 파우더 역할을 하는 발포제를 넣는다. 발포제에서 수소가스가 나와 빵처럼 금속이 부풀어 오르면서 스펀지 같은 금속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발포 알루미늄은 가벼우면서도 발화성이 없고 충격과 진동, 소음을 잘 흡수한다. 이 때문에 발포 알루미늄은 지하철역이나 대형건물의 방음판, 자동차 범퍼 등에 활용된다. 특히 다 쓴 알루미늄 캔을 재활용해 스펀지 금속을 만들 경우 환경오염을 줄이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 알루미늄캔이 땅 속에서 분해되려면 500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 동안 사용되는 캔의 양은 약 6억개이며, 이 중 1억 2000만개가 알루미늄 캔이다. 또 알루미늄 캔을 재활용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는 원석에서 알루미늄을 얻는데 필요한 에너지의 26분의 1에 불과해 에너지 절약 효과도 크다. ●비행기·자동차 경량화의 열쇠, 알루미늄 합금 알루미늄 합금은 항공기와 자동차 제작에도 두루 활용되고 있다. 우선 비행기는 높은 고도에서 빠르게 날기 때문에 무엇보다 기체가 가벼워야 한다. 또 강성(외부에서 가해진 힘에 저항하는 정도)과 탄성(외부의 힘에 의해 변형된 물체가 원상태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커야 하며, 피로 파괴(반복적인 힘이 작용했을 때 물체가 파괴되는 현상)에도 강해야 한다. 순수 알루미늄은 강성이 약하다. 그러나 알루미늄 합금인 두랄루민은 강철과 비슷한 강도에 비중은 강철의 3분의 1에 지나지 않아 비행기 재료로 적합하다. 게다가 가공이 쉬운 두랄루민 개량 합금이 잇따라 나오면서 비행기 제작기술의 발전을 이끌어 왔다. 또 자동차 차체를 만드는 데는 녹이 슬지 않도록 내산화성을 높인 알루미늄·마그네슘 합금 등이 이용될 수 있다. 현재 자동차 차체로 쓰이는 철강을 알루미늄 합금으로 대체할 경우 차량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연비 향상과 배기가스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김형욱 박사는 “차체에 들어가는 철강을 알루미늄 합금으로 모두 바꾸면 차량 무게를 50% 이상 줄일 수 있다.”면서 “가격이 비싼 게 흠이지만, 연비가 향상되는 만큼 차세대 자동차 재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탈북자 55% 우울증세

    탈북자 55% 우울증세

    2000년 탈북한 30대 남성 A씨는 북한에서 좋은 ‘출신 성분’에 명문대를 졸업한 엘리트였다. 남한에 와서도 이를 인정받아 금세 일자리를 잡았고 러시아 유학경험 덕에 남보다 빨리 자본주의 사회에 안착했다. 하지만 계속된 경기침체로 직장에서 밀려난 A씨는 재취업을 못하고 이따금 북한 강연에서 나오는 푼돈으로 생계를 잇고 있다. 그는 “고향에서는 나도 상류층이었는데 남한에서는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면서 “영구임대주택에 살며 입에 간신히 풀칠이나 하려고 내려온 것이 아닌데….”라며 한숨지었다. ●“남한사회에 좌절” 시간 지날수록 우울증세 심해져 탈북자의 절반 가량이 우울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그 정도가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대에 못미치는 남한생활과 북한에서의 아픈 경험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탓이다. 이는 연세대 연세상담센터 조영아 전임상담원 등이 최근 한국심리학회지에 발표한 ‘북한 이탈주민의 우울 예측요인-3년 추적연구’에서 밝혀졌다. 정착기간이 길어지면 난민들의 정신질환 발병 위험이 낮아진다는 기존 주장을 뒤집는 것으로 당국의 탈북자 정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연구진은 2001년 우울 성향과 관련해 심리조사를 받았던 탈북자 150명에 대해 지난해 같은 내용의 조사를 다시 실시,3년간의 변화를 비교했다. 자기보고형 우울척도 검사인 BDI를 이용한 결과, 탈북자 150명의 전체 우울점수는 2001년 9.7에서 지난해 11.3으로 크게 상승했다. 특히 절반이 넘는 82명(54.7%)이 우울점수 10 이상을 나타냈다.BDI 우울점수는 수치가 커질수록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뜻으로 통상 10을 우울증의 출발점으로 본다. ●남자, 고학력자, 결혼 경험자일수록 우울증세 심각 탈북자 중 남성의 우울점수는 2001년 9.19에서 11.44로 높아져 10.37에서 10.97로 변화한 여성보다 증가폭이 훨씬 컸다.‘남존여비’ 문화에 익숙한 북한 출신 남성들이 남한에서 상대적으로 더 큰 상실감을 갖기 때문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학력수준이 높은 탈북자들도 상실감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에서 대학까지 마친 사람들은 2001년 우울점수 7.15로 건강한 편이었지만 불과 3년 만에 10.50으로 악화됐다. 고학력자일수록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북한에서 결혼한 적이 있는 사람들의 우울점수는 2001년 10.1에서 2004년 13.05로 급등한 반면 결혼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9.12에서 8.92로 오히려 낮아졌다. 연구진은 “북에 남아 있는 가족을 데려오면서 생기는 문제나 가족에 대한 그리움 등과 관련된 문제”라고 풀이했다. ●북한에서의 아픈 경험들이 상태 심화요인 공개처형 목격, 자연재해, 가족·본인의 질병 등 북한에서 괴로운 일을 많이 겪었던 사람들은 남한정착 초기에는 당장의 해방감 때문에 우울함을 덜 느끼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우울증세가 심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가족이 질병으로 고통을 받거나 죽었지만 도움을 주지 못한 적이 있다.’는 응답비율이 정상집단에서는 47.1%였지만 우울집단에서는 69.5%나 됐다. 탈북자들이 남한사회에서 겪는 스트레스도 우울성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남한언어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응답자는 정상집단에서는 27.9%에 그쳤으나 우울집단에서는 두배에 가까운 50.0%에 이르렀다.‘직장이나 사회에서 차별대우를 받았다.’는 정상집단 11.8%, 우울집단 29.3%였고 ‘직장상사·동료와 다투거나 속상한 적이 있었다.’도 정상집단 22.1%, 우울집단 42.7%로 큰 격차를 보였다. 조영아 전임상담원은 “다른 심리적 장애보다 우울증이 탈북자들의 정신건강 문제의 주요 이슈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를 고려한 치료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씨줄날줄] 야나기 무네요시/이용원 논설위원

    ‘여러분이여, 당신이 조선인이든 일본인이든 가리지 말고 이 작은, 그러나 정과 사랑으로 쓴 책에서 진리의 물을 길어 달라.…예술은 언제나 국경을 초월하여 우리의 마음을 적셔준다. 예술의 나라에서는 다같이 형제가 아닌가.’ 한국을 사랑한 일본인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1889∼1961)는 1922년 발간한 저서 ‘조선과 그 예술’ 첫머리에서 이처럼 호소했다. 야나기는, 누천년(累千年)에 걸친 한·일교류사에서 한국문화 발전에 직접 공헌한 드문 일본인이었다. 동경제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뒤 종교철학자이자 예술평론가로 이름을 날리던 그는 1919년 3·1운동이 일어난 데 충격을 받아 그해 5월 요미우리 신문에 ‘조선인을 생각한다’는 글을 연재한다.‘불행한 조선의 국민을 공적으로 변호하는 사람이 없어 서둘러 쓴’ 것이다. 이를 시작으로 그는 평생토록 한국 미술과 한국인에 대한 애정을 집필과 미술품 수집, 강연 등으로 구현한다. 야나기가 한국문화에 끼친 대표적인 공로로는 조선시대 민화의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학술적으로 체계화한 것을 꼽을 수 있다. 그는 ‘민화(民)’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하면서 ‘민중 속에서 태어나 민중을 위해 그리고, 민중이 구입한 그림’이라고 정의했다. 이후 민화가 우리 전통미술의 한 장르로 인정받으면서 그에 관한 연구가 발전한 것은 온전히 야나기의 공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야나기의 한국미술 해석이 모두 옳았던 것은 아니다. 그가 연구 초기에 한국의 미(美)를 ‘비애의 미’‘가련의 미’로 표현한 것은 훗날 우리 연구자들에게 세게 비판받았고 당연히 극복의 대상이 됐다. 그렇더라도 이는 부분일 뿐 야나기 무네요시(국내에서는 그의 한자 이름을 우리 발음으로 표기한 ‘유종열’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의 업적 자체를 훼손하는 것은 아니다. 야나기가 수집해 일본 민예관이 소장한 작품을 주축으로, 일본내에 산재한 조선 민화 120여점이 새달 6일부터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전시된다. 대부분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진품들이다.‘반갑다! 우리 민화’라는 전시회 이름처럼 정말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산불·홍수…유럽 최악 자연재해

    한쪽에선 가뭄으로 인한 산불이, 다른 한쪽에선 폭우로 인한 홍수가 발생해 유럽 곳곳이 기상이변의 몸살을 앓고 있다. 최악의 폭염과 가뭄, 이로 인한 산불은 남부 유럽과 북아프리카 일부 등 지중해 연안을 덮쳤다.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알제리까지 망라한다. 가장 피해가 심한 나라는 포르투갈. 유럽연합(EU)에 공식 지원을 요청해 소방관 3600여명이 투입됐지만 포르투갈 25곳 이상에서 강풍과 함께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는 산불은 지금까지 14만㏊의 산림을 집어삼켰고, 소방관 11명을 포함해 15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산불은 수도 리스본에서 북쪽으로 196㎞ 떨어진 인구 15만명의 도시 코임브라까지 위협해 이 지역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고 BBC가 23일 전했다. 코임브라의 한 소방관은 “불길이 시내 중심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고 CNN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스페인도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에 섭씨 40도를 웃도는 최악의 폭염과 가뭄, 산불이 겹쳐 자원소방관 11명이 숨졌다. 프랑스는 남부와 서부에 가뭄이 계속돼 농작물에 물을 주는 것까지 금지됐다고 BBC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지난 20일 남동부 아르데슈 지방의 산불 진화에 나선 소방비행기가 추락, 조종사 2명이 숨지기도 했다. 반면 루마니아,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중·동부 유럽과 터키에는 폭우가 내려 곳곳에서 물난리를 겪고 있다. 루마니아는 지난주 계속된 홍수 사태로 18명이 숨지고 500개 마을 2만여 가구가 침수됐다. 도로도 1000㎞가 유실되고 교량도 곳곳에서 파괴됐다. 스위스는 지난 주말에 내린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비상근무 중이던 소방관 2명이 숨지는 등 모두 4명이 수마를 입었다. 알프스를 통과해 남부와 북부를 잇는 A2 고속도로도 일부 구간이 폐쇄됐다. 산간 지역 주민 수백명은 고립돼 구명보트로 구조되고 있다. 이번 비는 이날 그쳤으나 도로와 철도의 두절, 호수의 범람, 가옥 침수로 1억 스위스프랑(7900만달러)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박정경기자 외신 olive@seoul.co.kr
  • 힙합풍 랩으로 듣는 儒林(유림)

    공자와 퇴계 이황, 조광조가 만나 힙합풍 랩송을 부른다? 도저히 이루어질 것 같지 않은 설정이 인터넷상에서 연출되면서 젊은층 사이에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무대는 최인호씨가 서울신문에 연재중인 소설 ‘유림’을 출판한 도서출판 열림원의 유림 블로그. 포털사이트인 네이버 브랜드블로그(brand.naver.com)의 이벤트 ‘힙합으로 듣는 유림’을 클릭한 뒤 ‘힙합-유림의 숲으로 가자’를 스크랩하면 세 인물이 마이크를 들고 노래하는 애니메이션 동영상과 함께 경쾌한 랩이 시작된다. ‘한 오백년 동안 잠을 잤더니/집세, 전기세, 심지어 스팸메일이 산더미….’로 시작되는 조광조의 랩이 끝나면 공자가 ‘2500년 동안 나에 대해 무슨 얘기를 했나∼’라고 답을 한다. 이어 퇴계가 ‘나, 퇴계 천원의 주인공/∼/유림으로 가는 길 아무리 덥다 하여도/나 결단코 바지를 벗진 않으리라’라고 마무리한다. 세 인물의 랩 중간엔 ‘숲으로 가자 유림의 숲으로 가자효·충·예·경 가득한 숲으로 가자∼’란 후렴을 끼워넣었다. 18일 블로그이벤트를 시작한 지 이틀도 안 돼 수백명이 랩과 동영상 파일을 퍼갔고, 그중 300명이 넘는 네티즌들이 대글을 달아놓았다. 현재 국내 소설중 베스트셀러 1위를 달리고 있는 ‘유림’은 출간 한달 반 만에 30만부를 돌파,‘유림 신드롬’을 일으킬 조짐을 보이고 있다. ☞ 최인호의 “유림” 블로그 바로가기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마음을 유혹하는 경제의 심리학/니혼게이자이신문 지음

    마음을 유혹하는 경제의 심리학/니혼게이자이신문 지음

    일본 도쿄 시부야거리의 한 규동(덮밥) 전문점. 점심시간만 되면 덮밥 한 그릇 먹기 위해 사람들이 30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린다. 그러나 자리에 앉아서 음식을 먹는 시간은 10분. 이곳을 찾은 20대 후반의 한 여성은 “맛있는 덮밥을 먹기 위해 이 정도는 감수하겠다.”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만일 1시간 동안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 덮밥 맛이 그저 그랬다면 어떻게 했을까. 행동경제학자들에 따르면 이럴 경우 사람들은 불쾌한 생각이 드는 동시에 그에 대한 보상심리가 작용한다. 그러나 이미 지나가버린 30분은 돌이킬 수 없고, 결국 ‘맛’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된다. 이집 음식은 맛있고, 그러니 많은 사람이 올 수밖에 없다고 해석해버리는 것이다. 이는 사람들이 어떤 대상에 시간을 투자하면 할수록 특별한 애착을 갖게 되며, 뭔가 특별한 게 있을 것 같다는 착각에 빠지는 심리를 잘 보여주는 현상이다. ●30분 줄서서 10분 만에 먹는 점심도 “맛있으면 OK” 경제는 개개인의 행동의 집합체지만 종잡을 수 없고 정답도 없다. 그 중심에 사람의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심리, 경영자 심리, 기업 심리 등이 얽혀 축적된 것이 경제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방정식에 따라 움직인다지만, 실제 시장에선 비싸다는 이유로 팔리고, 싸기 때문에 팔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소득이 늘면 소비가 늘어난다.’‘실적이 좋은 회사의 주가는 상승한다.’‘경기가 좋은 나라의 통화는 인정받는다.’ 등은 당연한 명제지만 의외의 결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인간이 꼭 이성적으로 행동하지 않기 때문이며, 인간의 마음에 따라 움직이는 경제 역시 반드시 합리적이지는 않다.‘마음을 유혹하는 경제의 심리학’(니혼게이자이신문 지음, 송수영 옮김, 밀리언하우스 펴냄)은 이처럼 수많은 경제이론 속에 꼭꼭 숨겨져 있는 경제의 참모습을 ‘마음’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살펴본 책이다. 심리학적으로 경제를 읽는 방법을 제시하는 이 책은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 경제학자 대니얼 커너먼의 행동경제학이론을 실물경제와 시장에 적용해 풀어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연재기사를 토대로 했다. ●‘마지막 한정품´에 지갑 여는 소비자들 책은 ‘비합리’와 ‘혼돈’으로 움직이는 경제를 실제 시장에서 일어나는 풍부한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확률적으로 손해라는 걸 알면서도 복권을 사는 사람들,‘마지막 한정품’이라는 상술에 앞다퉈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 잘못된 줄 알면서도 군중심리에 휘말려 시식코너 제품을 사는 주부 등등. ‘한정품’ 상술을 보자. 지난 2003년 봄에 도쿄 긴자에 로드숍을 낸 프라다 오픈 기념 특별 한정백이 순식간에 매진되는 일이 있었다.11만∼12만엔이나 하는데도 ‘지금밖에 살 수 없다.’란 이유로 여성들은 개점 전부터 길게 줄을 서서 기다렸다. 도쿄의 한 호텔 부지에 들어선 한 고급맨션아파트는 평균 4억엔이나 하는데도 분양 즉시 마감됐다. 도심 최고의 부지에 ‘이런 물건은 더 이상 나오기 힘들다.’는 심리가 부유층의 구매욕을 자극한 것이다. 이는 비단 고급품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전혀 판매가 안 되던 접시도 히트상품 사이에 살짝 놓아두면 이상하리만치 잘 팔린다. ●‘붉은악마의 경제학´ 등 한국사례도 소비자들은 무의식중에 재빠른 자만 살아남는 의자뺏기 게임을 하고 있다고 책은 지적한다. 호루라기 소리가 울리기 전까지 자신의 의자를 확보하기 위해 저마다 안절부절, 눈치작전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행동경제학에선 ‘직감이 소비행동을 부추기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이 직감은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소비행위를 정 반대 방향으로 이끄는 심리적 요인인 것이다. 한국이 일본에 이웃하고 있어서인지, 책은 2002 월드컵 때 거리를 달군 ‘붉은악마의 경제학’,‘김치냉장고 전쟁’,‘빼빼로데이’로 대표되는 ‘숫자마케팅’ 등 한국의 사례도 많이 들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소비자의 심리나 실물경제의 모습이 비슷하기 때문이 아닐까. 일상에서 무심코 넘겼던 사람들의 소비행태나 실물경기의 다양한 모습들을 색다른 시각으로 뜯어보는 재미를 주는 책이다.1만 1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옛 여인들의 화장품 체험해보세요”

    “옛 여인들의 화장품 체험해보세요”

    “조상들이 향유한 화장문화의 과거와 현재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전문 박물관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코리아나화장품이 운영하는 화장박물관 ‘스페이스 시’(SPACE C)가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18일 다시 문을 연다. 유상옥 박물관장(코리아나화장품 회장)은 17일 박물관 재개관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통 화장문화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엄선된 유물들만 선보임으로써 전문성을 한층 높였다.”며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유 관장이 국내 유일한, 최대 규모의 단독 화장박물관을 연 것은 2003년 11월. 지난 30년간 개인적으로 수집해온 화장 관련 유물과 도자기, 민속품, 그림 등을 한자리에 모았다.“화장품 회사의 경영인으로서, 수집품을 전시하는 공간을 마련함으로써 조금이나마 사회에 공헌하고 싶었습니다.” 개관 1년여만에 새로운 시도를 했다.1000여점의 다양한 유물 전시에서 벗어나 화장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 화장용구와 장신구, 화장재료 등 유물 300점만 엄선해 전시실을 다시 짰다. 삼국시대 ‘토기유병’에서 고려시대 ‘청자상감국화문모자합’, 조선시대 ‘백자청화분수기’ 등 시대별 대표적인 화장용기들과 국내 1호 분(紛)인 ‘박가분’ 등이 선보인다. 궁중에서 사용된 ‘보석대삼작노리개’ 등 장신구와 바느질 도구인 ‘규중칠우’, 고려시대 청동거울과 손톱다듬기, 조선시대 향갑노리개와 백자향합 등 시대별 화장풍습을 알 수 있는 유물들도 볼 수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전통 화장의 천연재료 및 제조 체험공간이 마련됐다는 것. 백분·연지·미묵 등 전통 화장재료를 소개하면서, 전통 향료를 이용해 관람객들이 직접 전통 화장기름을 만들어 보는 체험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박물관은 재개관 기념으로 현대 미술작가 9명을 초청, 화장의 사회·문화적 의미를 조망하는 특별기획전 ‘코스모 코스메틱’도 마련했다. 화장문화를 주제로 한 회화와 비디오영상, 설치사진 등 16점을 통해 화장의 의미를 재해석한다. 특별전은 오는 10월29일까지 열린다.(02)547-9177.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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