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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년 만의 한국 나들이 日서 성장한 조선 도예로 문화의 흐름 전달하고파”

    “15년 만의 한국 나들이 日서 성장한 조선 도예로 문화의 흐름 전달하고파”

    조선 도공의 후예로 400년간 백자의 예술혼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온 일본 사쓰마 도자기의 명가인 심수관가(家)의 특별 전시회가 서울신문사와 경북 청송군 주최로 오는 1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심수관가가 소장하고 있는 역대 심수관의 작품 중 12대부터 현재 15대에 이르기까지의 총 42점이 특별 전시된다. 전시회 개막식에 참석하는 15대 심수관을 가고시마의 심수관 본가에서 만났다. →선조가 일본에 포로로 끌려간 지 400년이 되던 1998년 서울에서 전시회를 연 이후 15년 만이다. -그때의 전시회는 초대 심수관부터 당대(14대)까지의 작품을 전부 모았던 것이었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제가 만든 작품을 중심으로 전시하는 것입니다. 과연 조선 도예의 씨앗이 일본에 건너가 어떻게 퍼지고 자랐는가 하는 문화의 흐름, 움직임을 느꼈으면 하는데 잘 전달될지 불안합니다. 아직도 한국분들은 심수관이 가고시마에서 치마저고리 입고 백자를 만드는 줄 아세요. 한국인 여행자 중에는 저희 집에 오셔서 저희 작품을 보고 “이거 일본 스타일 아니냐” 하는 분들도 계시지요. 그래서 “저희들은 일본 집에 살아요”라고 말하면 실망하는 분들이 있어요. 즉 400여년 전부터 죽 민속촌 같은 데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한국의 씨앗이 일본에 와서 이렇게 자랐다는 점을 애정을 갖고 봐 주시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심수관 가문은 독자적인 전통을 고수해 오고 있는데. -415년 전 선조들이 조선 반도에서 왔을 때는 포로로 온 것이었습니다. 이들은 하얀 도기를 구우라는 명령을 받았어요. 그런데 한국과 똑같은 원료가 없어서 십수년간 산속을 돌아다녔지요. 십수년간 돌아다닌 사람도 대단하지만 십수년간 기다려 준 사람도 대단해요. 그 정도로 백자가 필요했던 거지요. 그래서 겨우 원료를 발견했는데 실제로 물건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십이삼년이 더 걸렸다고 합니다. 하얀 자기를 만들어 내긴 했지만 기술이 그렇게 충분하지 않으니까 대를 거듭할수록 색깔을 더 하얗게 하기 위해 불순물을 제거하는 방법이랄지, 유약의 투명도를 높인다든지 하는 연구를 해 왔던 거예요. 전 전통을 그렇게 생각해요. 혁신의 축적이라고. 조선 반도에서 건너온 만큼 조선 흙으로 만든 도기에 맞추는 것, 그에 맞는 유약을 찾아내는 것, 그리고 그것을 완전한 것으로 만들기 위한 여러 가지 시도, 그 모든 것이 바로 혁신이었습니다. 그런 혁신의 축적이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 때 전통이라고 말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한 노력을 해 온 심수관가 혁신의 축적이 바로 전통이고 그것을 저희가 지켜 온 겁니다. z→15대 심수관의 혁신이라면. -13, 14대는 가장 힘들었던 시기입니다. 짤막하게 저희 집안 얘기를 하자면 심수관가는 일본의 사쓰마 번(藩)에 소속돼 도기도 굽고 번의 대(對)조선 무역 통역을 담당했습니다. 일종의 공무원이었죠. 그래서 일본 이름으로 개명하는 것도 금지돼 있었고 조선말을 유지해야 했으며 축제 때는 치마저고리를 입어야 했습니다. 그러다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이 조선 반도를 서서히 실효 지배하면서 민족 차별의 영향이 저희 마을에까지 미쳤습니다. 그래서 이, 최, 박, 김 같은 성을 가진 도기 기술자들이 마을을 버리고 도망쳤어요. 기술자가 없어진다는 것은 기술이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제 세대의 역할이라고 한다면 사라진 기술, 사라져 갔던 사쓰마 도기의 전통을 되살리는 것입니다. 거의 되살려 놓았습니다. 아직 유약은 충분하지 않습니다만. →2000년 전북 남원의 불을 채화해 일본으로 가져갔는데 그 이유는. -초대 심수관이 만든 그릇을 일컬어 흙도 조선 것, 유약도 조선 것, 도공도 조선인이고 일본 것은 불밖에 없다고 해서 ‘히바카리자완’(불만 있는 그릇)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 반대로 한국에서 불을 갖고 와서 일본의 흙, 일본의 유약, 일본의 기술로 한번 구워 보자고 했던 거예요. 남원의 불을 선택한 것은 저희 선조가 최후로 조선 땅을 봤던 곳이기 때문입니다. 한·일 정부의 협력을 얻어 무사히 저희 마을로 가지고 와서 한·일 우호의 불로서 언제까지나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규슈 지역에는 조선에 뿌리를 둔 도자기가 많은데 사쓰마 도자기의 명가로 불리는 심수관요의 특징이라면. -사쓰마 자기는 조선의 백자를 지향했습니다. 똑같이 만들 수는 없었지만 전통을 죽 지켜 오면서 사쓰마 독자의 것을 만든 게 특징이라면 특징입니다. →아버지의 근황은. -건강한 편입니다. 88세의 고령이라 멀리 가지는 못하지만요. 도기 작업도 저에게 이름을 물려준 1999년 이후로 전혀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대한민국 명예총영사 직함은 갖고 있습니다. →심수관가에서 대를 이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13대, 즉 할아버지가 아버지(14대)에게 말한 것 중에 “아들을 도공으로 키워라”라고 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할아버지는 교토대 법학부를 나와 지금으로 치면 행정고시에 합격했지만 결국 국가 공무원이 되지 못하고 낙향했어요. 촌(村) 의회의 의원과 의장까지 지냈지만 도공으로선 활동을 거의 안 했어요. 어차피 도기가 팔리지 않는 시기였으니까요. 먹는 게 제일이었던 시대였잖아요. 어려운 시대를 거쳐도 심수관가는 초대부터 도기를 하라는 것이었어요. 아버지도 할아버지를 닮아 정치를 하고 싶어 했지만 정치가가 되지 못했어요. 하지만 전 그런 정치 같은 게 맞지 않는 사람이에요. →한국의 핏줄이라는 것을 느낄 때가 있는가. -있지요. 초대 때부터 우리들이 조선 반도에서 이 도기의 기술을 전한 것이니까, 그것을 지켜 왔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대학 전공과는 달리 집안의 전통을 이어 가고 있는데 아들에게도 같은 길을 가도록 할 것인가. -22살과 20살 된 형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에게 “두 사람이 (도기를) 할 거라면 잘 의논하고, 동생은 형을 내세우고 형은 동생을 소중하게 생각해라. 가난해도 도기는 버리지 마라. 장남의 아이는 반드시 도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큰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교토의 가마에서 도기를 배우고 있습니다. 한국에는 교환학생으로 1주일간 가 본 적은 있지만 언젠가는 제가 한국의 김칫독 공장에서 일했던 것처럼 한국말도 배우고 한국에서 공부할 거라고 생각해요. 한국이란 나라는 우리 애들에게 있어서 소중하고 결코 피해 갈 수 없는, 제대로 마주 대해야 하는 나라이니까요. 조만간 남원, 청송 등 한국 여행에도 데려갈 생각이에요. →15대로서의 향후 계획은. -지금까지는 없어진 것을 되돌려 놓는 데 진력을 다했습니다. 분명히 몇 개는 되돌려 놓았고, 그걸 내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젊을 때는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었지만 점점 나이가 들면서 이것만은 남기고 싶다 하는 것이 생기는 거죠. 원료도 그렇고 기술도 그렇고 다음 세대에 물려줘야 하지만 앞으로는 무엇을 말해야 할까, 무엇을 표현해야 할까가 제 고민입니다. 옛날 것과 똑같은 것을 만들어 봐야 지금 제가 여기서 일을 하는 의미가 없는 거예요. 계절로 치면 봄을 거쳐 여름을 경험한 셈이라고 할까요. →한·일 관계가 순탄치 않은 시기에 열리는 전시회인 만큼 기대가 높다. -늘 일본과 한국을 생각해요. 일본과 한국과의 관계에 대해서죠. 일본인은 한국인이 어떤 스트레스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는지를 몰라요. 같은 민족인 북한과 분단 국가가 돼 있는 한국이 지불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정신적, 경제적, 물질적인 스트레스를 일본인은 상상하지 못해요. 영·호남의 지역 대립, 한국전쟁을 경험한 세대와 그렇지 않은 세대 간의 갈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현격한 체력 차, 성형 대국이라고 불리는 외모 중시사회 등에 대해 잘 몰라요. 거꾸로 한국인은 후쿠시마 원전을 비롯해 언제 대지진이 일어날지 모르는 불안, 태풍과 화산 분화, 돌풍 같은 자연재해를 늘 겪는 일본인의 스트레스를 잘 몰라요. 영구히 이웃 나라일 수밖에 없는 한국과 일본이 서로에게 애정을 갖고 따뜻한 마음으로 이해하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고시마 황성기 특파원 marry04@seoul.co.kr >>15대 심수관은 1959년 가고시마 출생. 와세다대학을 졸업하고 이탈리아 국립미술관 도예학교를 거쳐 1990년 경기도의 도기공장에서 김칫독 제작을 공부했다. 1999년 14대 심수관으로부터 이름을 이어받는 습명(襲名)을 했다. 미국 뉴욕 등에서의 작품 전시를 거쳐 2010년 프랑스 파리에서 ‘역대 심수관전’을 열었다. 남원시 명예시민이기도 하다.
  • “밑바닥 인생들도 큰 역할 할 수 있음을 말하고 싶었다”

    “밑바닥 인생들도 큰 역할 할 수 있음을 말하고 싶었다”

    “9권을 펴낸 뒤에도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객주’라는 주제를 외면할 수 없었어요. 미진한 점이 너무나 많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놓아 버릴 수 없었습니다.” 소설가 김주영(74)의 ‘객주’가 완간(문학동네)됐다. 서울신문 1979년 6월 1일자부터 1984년 2월 29일자까지 1465회에 걸쳐 1~9권, 이어 지난 4월 1일부터 8월 21일까지 108회에 걸쳐 10권이 연재됐으니 34년 만에 대장정을 마친 셈이다.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완간 기념 간담회를 가진 그는 “대단한 일이 아닌데 많은 관심을 보여 주셔서 부끄럽다”고 입을 열었다. “그사이 다른 책을 내고, 여행을 다니고, 술도 마셨지만 ‘객주’에서 떨어질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경북 울진 흥부장에서 봉화의 춘양장으로 넘어가는 보부상 길이 발견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뚜렷한 보부상의 흔적을 발견한 뒤 ‘객주’를 마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부상의 생활을 다룬 최초의 소설’(문학평론가 김치수)로 꼽히는 ‘객주’는 1부 외장(外場)과 2부 경상(京商), 3부 상도(商盜)로 이루어져 있다. 의협심 강한 보부상 천봉삼의 파란만장한 삶을 통해 조선 후기의 상업상을 세밀하게 그렸다. 작가는 자료 수집과 취재를 위해 40대를 다 바치면서 ‘길 위의 작가’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야기는 조선 팔도(八道)를 아우르는 보부상들의 길처럼 유장하다”(문학평론가 박철화), “한국의 서민은 고향을 잃어버린 대신에 ‘객주’를 얻었다”(문학평론가 황종연)는 평가를 받았지만 정작 작가는 1984년 “역사 공부를 안 해서 더는 이어 갈 수가 없다”며 연재를 중단했었다. “연재를 그만둔다고 하니 신문사에서 펄쩍 뛰었죠. 요청하지 않았는데 원고료도 세 번이나 올려 줬어요. 그래도 자신이 없고 너무 진이 빠졌어요. 미련이 남아 원래는 죽는 것으로 끝내려던 천봉삼을 살려 두었더니 그게 10권을 집필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객주’는 무엇보다 기존의 역사소설과 달리 서민과 민중의 이야기를 다뤘다. 작가는 “‘객주’의 주제는 밑바닥 인생들”이라면서 “가난하게 자랐고, 건강하지 못했고, 제도권에서 하는 교육을 거의 받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쓸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했다. “역사소설이 서민의 역사에 너무 소홀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민도 나라를 일으켜 세우고 이어 가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계층이라는 인식을 심어 주고 싶었어요.” 작가는 어느 중견 기업인이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보내 주었다는 파나소닉의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말을 인용했다. 가난 속에서 자란 것이 오히려 성공의 비결이 됐다는 것이다. “그는 경험에 굶주린 덕분에 항상 세상 모든 사람들을 스승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제 인생을 두고 이 문장을 도저히 지울 수 없었어요. ‘긍정, 그것이 시련을 이겨 내고 성공으로 다가가는 열쇠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EBS ‘별들의 고향’ 특집방송

    EBS는 지난달 25일 세상을 떠난 소설가 최인호씨를 추모하기 위해 3일 낮 12시 10분 영화 ‘별들의 고향’을 특집 방송한다. 소설 ‘별들의 고향’은 최 작가가 1973년 조선일보에 연재한 장편으로 한국 문학 사상 최초로 100만 부를 돌파한 베스트셀러다. 1974년에는 이장호 감독의 영화로 만들어졌고 개봉 당시 46만 4000명을 동원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 [옴부즈맨 칼럼] 서울 사랑하게 해주는 ‘택리지’/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장

    [옴부즈맨 칼럼] 서울 사랑하게 해주는 ‘택리지’/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장

    요즘 창조경제가 화두다. 그러면서 ‘창조’에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지고 있다. 각계에서 내리는 정의는 그야말로 각인각색 ‘창조적’으로 다양하다. 필자가 창조에 대해 하나 더 덧붙이고자 하는 정의는 ‘3D’다. 즉, 창조를 하기 위해선 다른 존재, 다른 생각, 다른 행동(Be Different, Think Different, Act Different)이 반드시 요구된다. 무조건 과거를 허물어 부수고 그 위에 새로운 것을 세우고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을 새로운 시각에서 역발상으로 바라보고 결합시켜 새로운 방안으로 물꼬를 터 활용을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기본요건이다. 혁신과 비교하자면, 혁신이 과거를 벗어야 할 허물로 상정한다면 창조는 과거를 디디고 일어설 지지대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창조는 앞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과거도 함께 돌아보는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 필수다. 그런 점에서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 택리지’는 창조적 사고와도 통한다. ‘서울 택리지’는 대한민국의 중심인 서울이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오늘날의 서울이 되기까지를 돌이켜보게 하는 기획이다. 서울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어떻게 발전해 갈지를 성찰하고 전망하게 해준다. 매주 금요일 연재되는 노주석 기자의 ‘서울 택리지’는 구해보기 힘든 과거의 사진자료와 현재를 대비해 상전벽해의 변화를 거듭한 서울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고, 미래의 발전방향을 설정하게 한다. “얼마 전인데도 까마득하네”하며 어린 시절 서울의 그때 그 모습을 떠올리며 아스라한 향수에 젖게 하기도 한다. 화신백화점 터가 어떻게 변해왔고, 거기에 얽힌 풍운아 박흥식의 흥망성쇠, 화신백화점 터가 서울에서 갖는 의미 등도 생각거리를 제공해줬다. 애국가에 등장하는 남산의 소나무가 앞산의 소나무를 뜻한다는 것과 같은 서울에 관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재미도 쏠쏠하다. 세운상가가 ‘세계의 기운이 모인다’는 뜻으로, 한국의 실리콘밸리를 형성한다는 취지로 조성되었다는 것은 새로 안 사실이었다. 애독자로서 덧붙여 바라는 것은 유행가, 영화, 소설 등 문화에 비쳐진 서울 모습 등도 관련이 있을 경우 같이 다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령 유행가에 등장하는 ‘제3한강교’의 변천 스토리, 소설가 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에 등장하던 선술집에서 강남포차로의 변천사,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와 관련한 강남 개발사 등등 ‘장소’적 접근뿐 아니라 ‘문화적’ 시각에서도 서울 스토리가 소개되길 바란다. 조선후기 실학자 이중환의 ‘택리지’는 인문지리적 접근을 갖춘 새로운 지리지의 효시였다. 노주석 기자의 ‘서울 택리지’도 과거와 현재를 교차해 서울의 정치·사회·문화를 아우르는 신 인문지리지로서 서울에 관한 ‘스토리’를 보다 더 발굴해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더 나아가 ‘아는 만큼 사랑한다’는 것과도 통할 것이다.‘서울 택리지’가 한 신문의 기획물을 넘어 ‘끊임없이 진화 중’인 서울의 발전방향을 가늠하게 하는 데 지표가 되는 기록물이 되었으면 한다. 때마침 10월 12일과 26일에 선유도, 여의도, 반포 한강공원에서 한강 스토리텔링 투어가 진행된다고 하니 참여해 ‘진화 중인 한강의 박동’을 체험해 보고 싶다.
  • 손연재, 인천아시안게임 홍보대사 위촉

    손연재, 인천아시안게임 홍보대사 위촉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9·연세대)가 2014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손연재는 3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홍보대사 위촉식에 참석해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국제이벤트에 홍보대사로 위촉돼 매우 큰 영광”이라며 “홍보활동은 물론 경기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손연재는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때 당시 한국 리듬체조 사상 최초로 개인종합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웹툰 ‘신의탑’ 휴재에 팬들 ‘발 동동’

    웹툰 ‘신의탑’ 휴재에 팬들 ‘발 동동’

    네이버 웹툰 ‘신의탑’이 한주 휴재하자 팬들이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30일 네이버 측은 매주 월요일마다 연재되고 있는 웹툰 ‘신의탑’이 이번주 1회 휴재한다고 밝혔다. 웹툰 ‘신의탑’은 자신의 모든 것이었던 소녀를 따라 탑에 들어온 주인공 소년이 탑에 오르기 위해 갖가지 시험과 모험을 겪는 내용의 판타지 장르 웹툰이다. ‘신의탑’은 월요일에 연재되는 네이버 웹툰 가운데 최고의 조회수를 자랑하는 인기 웹툰으로 매주 월요일마다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르곤 한다. 그러나 이날 작가의 사정으로 한주 휴재하면서 많은 팬들이 아쉬워했다. ‘신의탑’은 오는 10월 7일 연재를 재개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길섶에서] 가족/문소영 논설위원

    “가족이란 남들 안 볼 때 내다버리고 싶은 존재”라고 일본의 영화감독 기타노 다케시(66)는 정의했다. 의붓딸을 성폭행한 아버지 탓에 범인으로 내몰린 소년을 그린 ‘위저드 베이커리’의 저자 구병모는 “밝힐 수 없는 흑역사를 가진 가족들이 상당하다”고도 했다. 괜히 충격받은 척하지 마시라. 바쁘고 정신없을 땐 가족이 영 성가시다고 생각해본 적이 있지 않은가. 25일 타계한 소설가 최인호의 연재소설 ‘가족’도 살가운 가족을 그려 인기를 얻은 것은 아니다. 가족 구성원이 갈등하고, 그 갈등을 봉합하고, 다시 사랑을 찾아가는 희로애락을 진솔하게 그려냈기 때문이다. 요즘 가족은 이웃보다 더 무서운 세상이기도 하다. ‘인천 모자 실종’ 사건은 도박빚 등으로 가족과 갈등을 빚던 차남이 어머니를 살해해 암매장하고 미혼의 친형도 토막살해해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보험금이나 유산을 노리고 피를 나눈 부모나 형제를 죽이는 일도 적지 않다. 낯선 사람들뿐만 아니라 가족 사이에도 할 말과 못할 말을 가리고 상대의 감정과 상태를 살피는 노력이 필요하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 고연전(연고전)에서도 빛나는 깜찍함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 고연전(연고전)에서도 빛나는 깜찍함

    국가대표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19·연세대)가 27일 ‘2013 정기 고연전(연고전)’에 참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날 손연재는 야구 경기가 열린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야구장에서 학우들과 함께 모교인 연세대를 응원했다. 손연재는 챙이 큰 파란 모자를 옆으로 비스듬히 쓰고 하얀색 반팔티에 멜빵 청바지를 입어 연세대의 상징색인 파란색(로얄블루)을 적절히 매치시켰다. 손연재 고연전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손연재 연고전 응원하러 갔나보다”, “손연재는 고연전이라 안 부르고 연고전이라 부르겠지?”, “손연재 리듬체조 요정답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손연재는 올해 연세대 스포츠레저학과에 입학했다. 한편 정기 고연전(연고전)은 연세대와 고려대가 매년 9월말 야구, 농구, 럭비, 아이스하키, 축구 등 5종목을 놓고 겨루는 스포츠 축제로 정식 명칭을 홀수해에는 고연전, 짝수해에는 연고전으로 정해놓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어령 前장관·소설가 조정래 등 각계 조문 이어져

    지난 25일 별세한 소설가 최인호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는 26일 각계 인사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고인과 오랜 친분을 유지했다는 이수성 전 국무총리는 오후 빈소를 찾아 “늘 바르게 살아온 고인이 그립다”면서 “하느님이 고인에게 재능을 주셨고 이제 편안히 쉬게 하실 것”이라며 추모했다. 소설가 조정래씨는 “고인은 청춘·애정 소설에서 역사·종교 소설로 자기 세계를 확대시켜 나간 모범적 장인”이라면서 “베스트셀러를 탄생시키며 건강하고 건전한 문학의 대중화 길을 연 최초의 예술가였다”고 애도했다. 고인과 호형호제하며 ‘가족’을 월간 교양지 샘터에 연재했던 김형영 전 편집장은 “샘터가 없어지거나 고인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가족’을 연재하자고 했다”면서 “여러 가지로 천재적인 작가”라고 회고했다. 소설가 김승옥씨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뇌졸중 투병으로 말하기가 편치 않은 김씨는 수첩에 ‘별들의 고향 원작 최인호 각본 김승옥 감독 이장호’라고 적으며 1970년대부터 계속된 고인과의 친분을 회고했다. 소설가 출신인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 연세대 동문회장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도 빈소에 다녀갔다. 정현종 시인과 김홍신 소설가, 전병석 문예출판사 대표, 배창호 감독, 배우 안성기·신성일·강석우·윤유선씨 등이 조문했다. 정진석 추기경,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피아니스트 백건우·배우 윤정희 부부, 강우석 감독 등은 조화를 보냈다. 온라인에도 추모의 물결이 넘쳤다. 고인과 더불어 197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꼽혔던 박범신씨는 이날 새벽 트위터를 통해 “그이는 작가로 태어났고, 그렇게 살았고, 살고 있다고 나는 느낀다”면서 “떠나고 남는 게 뭐 대수겠는가. 내겐 아직도 타고 있을 그이의 불꽃이 보인다”며 고인을 애도했다. 소설가 이외수씨는 “천재성이 번득이는 작품들을 많이 쓰셨다. 아직 더 활동할 수 있는 나이인데 너무도 안타깝다”고 적었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별들의 고향’ ‘겨울나그네’ 등 제 젊은날, 최인호 작가님의 소설을 벗하며 인생의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 “당신의 글이 이 땅에서 별처럼 빛날 것”이라고 추모했다. 고인의 작품에 대한 관심이 다시 뜨거워지며 판매량도 급증했다. 교보문고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까지 산문집 ‘최인호의 인생’, 소설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등 최근작을 위주로 평소보다 14배 많은 600여권(온·오프라인 합산)이 판매됐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굿바이! ‘영원한 청년 작가’ 최인호

    굿바이! ‘영원한 청년 작가’ 최인호

    소설 ‘별들의 고향’의 작가 최인호 씨가 별들의 곁으로 돌아갔다. 암으로 투명 중이던 고인은 최근 병세가 악화돼 서울 강남성모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으나 25일 오후 68세로 별세했다. 고인은 196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벽구멍으로’가 가작으로 입선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서울신문에 대하소설 ‘유림’을 3년간 연재했던 고인은 2008년 침샘 암으로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도 창작열을 꺾지 않아 2011년에는 소설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를 펴내기도 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소설가 최인호 별세] 영원한 청년작가 깊고 푸른 밤에 별들의 고향으로…

    [소설가 최인호 별세] 영원한 청년작가 깊고 푸른 밤에 별들의 고향으로…

    ‘영원한 청년 작가’ 최인호는 문단에 첫발을 딛는 순간부터 특별했다. 그에게는 ‘기록을 만드는 남자’라는 별명이 끊임없이 붙어다녔다. ‘최연소 신춘문예 당선’, ‘최연소 신문 연재 소설가’, ‘작품이 가장 많이 영화화된 작가’ 같은 수식어가 언제나 그의 이름 앞에 자리했다. 그러나 작가의 이름 석자보다 더 굳건한 상징어로 따라다닌 ‘영원한 청년 작가’라는 호칭은 비단 그가 서울고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열여덟살의 나이에 등단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는 기성과 청년 문화, 엘리트와 대중의 배타적 구분을 거부하면서 통기타와 청바지로 상징되는 1970년대 청년문화의 기수가 됐다. 젊은이들의 문화가 퇴폐적이라는 비판에 휩싸이자 최인호는 1974년 발표한 ‘청년문화 선언’을 통해 이렇게 외친다. “고전이 무너져 가고 있다고 불평하지 말고 대중의 감각이 세련되어 가고 있음을 주목하라. 그들을 욕하기 전에 한 번 가서 밤을 새워보라.” 1963년 단편 ‘벽구멍으로’가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가작으로 입선해 등단한 최인호는 1973년 조선일보에 ‘별들의 고향’을 연재하면서 최고의 대중 작가로 주목받았다. 젊은 여성 ‘오경아’의 삶을 통해 현대 소비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그린 ‘별들의 고향’은 단행본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이장호 감독·신성일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져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별들의 고향’을 비롯한 대중 소설을 발표하면서 ‘상업주의 작가’, ‘퇴폐주의 작가’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1970년대 발표한 초기 소설은 산업화의 격랑에 휩쓸린 한국 사회의 변동과 개인의 문제를 예민하게 포착했다. ‘술꾼’과 ‘모범동화’, ‘타인의 방’, ‘가면무도회’, ‘다시 만날 때까지’, ‘깊고 푸른 밤’ 등을 발표하며 “1960년대 김승옥이 시도했던 ‘감수성의 혁명’을 더욱더 과감하게 밀고 나간 끝에 가장 신선하면서도 날카로운 감각으로 삶과 세계를 보는 작가”(문학평론가 조남현)라는 찬사를 받았다. ‘깊고 푸른 밤’으로 이상문학상을 받는 등 사상계 신인문학상과 현대문학상, 한국가톨릭문학상, 동리문학상 등을 휩쓸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인정받았다. 또 ‘바보들의 행진’과 ‘병태와 영자’, ‘고래 사냥’ 등의 각본을 쓰면서 영화 작업에도 활발히 참여했다. 1980년대에도 ‘불새’와 ‘위대한 유산’ 등을 펴내며 왕성한 창작 활동을 하던 작가는 1987년 어머니의 죽음을 겪고 가톨릭에 귀의하면서 ‘제2기 문학’을 시작했다. 그는 겉으로 보이는 성공과는 달리 황폐해지는 내면이 그를 종교로 이끌었다고 고백했다. ‘베드로’라는 세례명으로 영세를 받은 그는 ‘잃어버린 왕국’과 ‘저 혼자 깊어 가는 강’ 등의 작품을 발표했다. 1990년대 들어서는 동화집 ‘발명왕 도단이’를 펴내기도 하며 가톨릭 전문지 서울주보에 칼럼을 연재했다. 1997년 한국일보에 연재한 ‘상도’는 300여만부나 팔려 나갔다. 조선시대 상인의 삶을 통해 돈을 벌고 쓰는 일의 도(道)를 그린 ‘상도’는 이후 중국에서도 출간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2003년부터는 3년간 서울신문에도 대하장편소설 ‘유림’을 연재해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조선 조광조의 개혁정치를 비롯해 성리학을 계승·발전시킨 퇴계 이황 등 유림의 삶을 통해 2500년 유교 역사를 형상화했던 작품은 작가적 시야를 크게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단 한순간도 시들지 않았던 푸른 창작열은 2008년 침샘 부근에서 암이 발견되면서 위기에 직면한다. 그러나 생사를 초월한 의지로 펜을 내려놓지 않던 작가의 세계는 역설적이게도 암을 통해 ‘제3기 문학’을 발아시켰다. 2011년 발표한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의 머리말에서 그는 “이 작품은 암이 내게 선물한 단거리 주법의 처녀작이다. 하느님께서 남은 인생을 더 허락해 주신다면 나는 1987년 가톨릭에 귀의한 이후 ‘제2기 문학’에서 ‘제3기 문학’으로, 이 작품을 시작으로 다시 출발하려 한다”면서 “남에게 읽히기 위한 문학이 아닌 오직 나만을 위한, 나중에는 단 하나의 독자인 나마저도 사라져 버리는 본지풍광(本地風光)과 본래면목(本來面目)의 창세기를 향해서 당당하고 씩씩하게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투병 중에도 산문집 ‘하늘에서 내려온 빵’과 ‘천국에서 온 편지’ 등을 펴낸 작가는 등단 50주년을 맞은 올해 초 그동안의 연재 글 등을 묶은 산문집 ‘최인호의 인생’을 펴냈다. 갑작스럽게 찾아 온 병마와 싸우는 고통과 공포를 솔직히 써내려간 책에서 작가는 “그동안 명색이 작가랍시고 거들먹거리고 지냈음이 문득 느껴져 부끄럽다.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한다”면서 “혹여나 이 책을 읽다가 공감을 느끼면 마음속으로 따뜻한 숨결을 보내주셨으면 한다. 그 숨결들이 모여 내 가슴에 꽃을 피울 것이다”고 적었다. ‘최인호의 인생’ 말미에 자리한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는다’는 그가 책으로 펴낸 마지막 글이 됐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월급쟁이 출신 총수들 무리한 확장·금융위기에 ‘눈물’

    월급쟁이 출신 총수들 무리한 확장·금융위기에 ‘눈물’

    지난 7월 19일 일본 주요 일간지·경제지에는 한 재계 거물의 퇴진 기사가 일제히 실렸다. 히로카네 겐시가 1983년부터 연재한 기업 만화 ‘시마 시리즈’의 주인공 시마 고사쿠 사장이 경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일선에서 물러났다는 내용이었다. 설정상 1947년생 베이비붐 세대인 시마 사장은 파나소닉을 모델로 한 전기회사 하쓰시바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끝내 사장 자리에 오른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샐러리맨이다. 때문에 비록 만화 주인공이긴 하나 일본에서 시마 사장의 퇴진은 전자업계의 불황과 함께 ‘샐러리맨 신화’의 몰락이란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지난 24일 팬택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박병엽 부회장이 경영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말단 월급쟁이에서 시작해 조 단위 매출의 기업을 키워내며 샐러리맨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중 한 명으로 뽑히던 샐러리맨 신화의 퇴진이었다. 앞서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강덕수 STX 회장에 이어 박 부회장까지 한국 대표 샐러리맨들이 부진 끝에 줄줄이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샐러리맨 신화의 종결은 더이상 만화 속 이야기로만 넘길 수 없게 됐다. 재계에서는 또 다른 샐러리맨 신화를 위해서는 기업 성장을 위한 토양부터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샐러리맨 신화의 원조로는 단연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손꼽힌다. 24살이던 1960년에 한성실업에 입사해 6년여간 실무 경험을 쌓은 뒤, 31살 나이에 자본금 500만원과 직원 5명으로 차린 회사가 대우그룹의 전신인 대우실업이었다. 1970년대 중반부터 건설·전자·자동차 등 사업 영역을 넓힌 대우는 한때 41개 계열사, 400개가량의 해외법인을 보유한 재계 2위 기업으로 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의 대우 신화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몰락하기 시작했다. 당시 부채비율 600%가 넘던 대우는 해외 채권자들의 상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1999년 8월 대대적인 기업 구조조정에 들어섰다. 김 전 회장은 그해 10월 중국으로 떠난 뒤 그길로 장기 해외 도피에 들어갔다. 이후 2005년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고는 결국 징역 8년 6개월, 벌금 1000만원, 추징금 17조 9253억원 형을 선고받았다. 특별사면 이후 다시 해외행을 택한 김 전 회장은 지난 16일 전격 귀국했다. 하지만 현재 세간의 관심은 신화의 복원이 아니라 전두환 전 대통령에 이어 김 전 회장도 추징금을 낼 것인가 여부에만 쏠려있는 상태다. 한국형 샐러리맨 신화의 근저에는 벤처정신이 강하게 작용했다. 지난해 10월 웅진홀딩스 공동대표에서 사퇴하며 막을 내린 윤 회장의 신화도 자본금 7000만원, 직원 7명에서 시작됐다. 1971년 한국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외판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윤 회장은 입사 1년 만에 세계 54개국 세일즈맨 중 판매왕을 차지했고 입사 9년 만에 상무 자리에 올랐다.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와 1980년 세운 헤임인터내셔녈이 웅진출판, 나아가 웅진그룹 모태다. 이후 물 시장에 눈을 돌린 윤 회장은 웅진코웨이 정수기 사업으로 신화를 이어갔고 한때 15개 계열사 매출 6조원대의 그룹으로 웅진을 키워 냈다. 강덕수 STX 회장은 1973년 쌍용양회에서 평사원으로 회사생활을 시작해 입사 28년 만인 2001년 사재를 털어 다니던 회사를 인수했다. 외환위기 여파로 외국 자본에 넘어갔던 쌍용중공업이 매물로 다시 나오자 경영권을 인수한 것이다. 이후 강 회장은 STX팬오션의 전신인 범양상선, STX조선해양의 전신인 대동조선 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그룹의 몸집을 불렸다. 이후 STX는 조선·해운의 호황에 힘입어 설립 10여년 만에 재계 10위권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윤 회장과 강 회장의 신화는 웅진과 STX의 거품이 꺼지면서 함께 수그러들었다. 덩치를 불리려는 과한 욕심이 경제위기와 맞물려 몰락을 가져온 모양새다. 웅진은 야심차게 인수한 극동건설이 건설경기 침체로 수익성 악화의 늪에 빠지고, 태양광 사업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며 기업의 체질악화를 불러왔다. 지난해 극동건설,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 신청을 시작으로 웅진은 웅진코웨이, 웅진패스원 등 주요 계열사를 팔아야 했다. 더구나 윤 회장은 지난달 사기,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를 당한 상태다. STX도 잦은 인수합병으로 불린 덩치가 부담이 됐다. 조선·해운의 불황으로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STX는 지난해 5월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또 STX팬오션 매각에 실패하면서 핵심 계열사인 STX조선해양까지 채권단이 목줄을 쥔 형태가 됐고, 강 회장은 지난달 채권단 압박에 버티다 결국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번에 사퇴한 박 부회장은 2006년에 이미 한 차례 워크아웃의 시련을 겪었다. 자신의 보유지분을 모두 내려놓고 백의종군해 4년 8개월 만에 팬택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결국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전문가들은 최근 잇따른 샐러리맨 신화 몰락의 원인을 취약한 리스크 관리에서 찾는다. 재벌 기업들이 고도 성장한 산업화시대와 달리 기업 경쟁 자체가 글로벌화되면서 리스크 관리 중요성이 더 커졌지만, 샐러리맨 기업은 재벌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고 인적·물적 자원이 취약해 위기 상황을 타개할 힘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기업경영성과 평가 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출자총액제한 일반기업집단 내 삼성가, 현대가 등 6대 재벌 가문의 자산 총액 비중은 2007년 59.5%에서 지난해 67.7%로 8.2% 포인트 성장했다. 그만큼 샐러리맨 신화 형태와 같은 신규 대기업의 비중은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경제구조가 고도화되며 몸집 불리기식 전략보다는 적절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커졌다”며 “지난 5년간 중도 탈락한 그룹들은 모두 리스크 관리와 지속가능경영 체제 구축에 실패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윤·강 회장, 박 부회장 등이 몇년 새 줄줄이 퇴진하면서 재계에서는 더이상 한국에서는 샐러리맨 신화를 쓰기 힘들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남은 입지전적인 샐러리맨 출신으로도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장인수 OB맥주 사장 정도가 언급될 뿐이다. 윤 회장은 한진해운의 전신인 해운공사에 입사해 1991년 휠라코리아 대표이사로 발탁됐고, 2007년에는 아예 휠라 본사를 사버렸다. 동양증권 증권맨이던 박 회장은 1997년 미래에셋캐피탈을 설립해 지금에 이르렀다. 고졸 출신의 장 사장은 30여년 주류 영업 끝에 사장 자리에 올라 ‘고졸 신화’, ‘샐러리맨 신화’ 타이틀을 함께 갖고 있다. 이에 새로운 한국형 샐러리맨 신화의 새로운 탄생을 위해서는 ‘규제의 단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부가 벤처 활성화와 중견기업 성장사다리 정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여전히 규제의 벽이 높다는 의견이다. 한 벤처 기반의 중견기업 관계자는 “기업 스스로 조직문화를 개선하고 지속가능경영 체제를 갖추려는 노력과 별개로 한국에서는 기업이 조금만 커지면 금세 정부와 정치권의 규제와 견제가 들어온다”며 “특히 신시장에서 성장한 기업에다 기존 산업분야에서 영업을 하는 대기업과 같은 규제의 잣대를 들이대는 역차별이 사라져야 새로운 신화 탄생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한가위 TV-스포츠] ‘우리 민족 예체능’ 씨름, 거물들 맞붙는 추석엔 더 흥미진진

    [한가위 TV-스포츠] ‘우리 민족 예체능’ 씨름, 거물들 맞붙는 추석엔 더 흥미진진

    민속 스포츠인 씨름이 위기에 놓였다는 우려가 많지만 한가위만큼은 여전히 온 가족이 TV 앞에 모여 통쾌한 씨름 한판을 즐길 수 있다. KBS 1TV는 18일부터 오는 21일까지 2013 추석장사씨름대회를 생중계한다. 경북 경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17일 태백급(80㎏ 이하) 예선전으로 시작해 18일 태백급, 19일 금강급(90㎏ 이하), 20일 한라급(195㎏ 이하), 21일 백두급(150㎏ 이하) 장사전이 열린다. 이번 대회의 최고 화제는 단연 백두급이다. 2011년 설날장사대회, 보은장사대회에 이어 천하장사대회까지 석권했다가 십자인대 부상으로 잠시 모래판을 떠났던 이슬기(26·현대삼호중공업)가 복귀한다. 여기에 지난 2월 설날장사씨름대회 우승을 차지한 윤정수(28·현대삼호중공업), 지난 4월 보은대회와 6월 단오대회를 석권하며 최강자로 떠오른 정경진(26·창원시청)이 가세해 자웅을 겨룬다. 또 김기태(32·현대삼호중공업), 이주용(30·수원시청) 등이 맞붙는 한라급과 임태혁(24·현대삼호중공업)이 개인 통산 7번째 금강장사를 노리는 금강급 등도 시선을 끈다. 태백·금강·한라장사 결정전은 각각 오후 2시 10분부터, 백두장사 결정전은 오후 3시부터 생중계된다. SBS ESPN은 18~20일 오전 8시에 ‘추석 특집 축구가 보인다’를 방영한다. 18일에는 월드컵 승부차기 명승부 & 최고의 득점왕, 19일에는 월드컵 최고의 순간 톱 10, 20일에는 월드컵 돌풍의 주인공 톱 10을 만나볼 수 있다. 또 오전 9시부터 박지성, 김연아 등 스포츠 스타들의 주요 경기를 모은 프로그램을 방영한다. 18일에는 박지성의 국가대표팀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로 꾸며진 ‘박지성 최고의 경기 베스트 10’, 19일은 ‘체조 요정’ 손연재의 런던올림픽과 리듬체조 세계선수권 하이라이트, 20일에는 ‘피겨 여왕’ 김연아의 역대 경기를 모은 ‘더 퀸 연아’를 방영한다. 복싱과 여자 테니스의 명승부를 만나볼 수 있는 특집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스포츠 전문 채널 KBS N Sports의 ‘복싱 스페셜 존’은 18일 WBO 아시아퍼시픽웰터급타이틀매치 김지훈 대 마니후르크의 경기를, 19일 WBA 여자 슈퍼페더급 세계타이틀 매치 최현미 대 푸진 라이카의 경기를 재방송하며 20일에는 WBO 여자미니멈급 세계타이틀 매치 홍서연 대 안도 마리 경기를 재방송한다. 또 21~22일 오전 11시 50분에는 KDB 코리아오픈 테니스대회를 생중계한다. 세계 랭킹 4위의 아그니에슈카 라드반스카(폴란드)와 15위인 카를라 수아레스 나바로(스페인)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이번 대회 우승을 노린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한국인의 情’ 해외서 전하는 포스코

    포스코가 지난 1월 엄청난 규모의 홍수 피해를 입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반텐 지역 주민들에게 긴급구호 키트와 위문품 등을 전달해 훈훈한 한국인의 정을 일깨웠다. 당시 집중호우로 하천 제방이 유실되면서 수천 가구의 집이 물에 잠겼다. 비가 그친 후에도 배수시설이 부족해 침수 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재민들에게 구호의 손길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때 일관제철소 법인인 크라카타우포스코가 이재민들에게 구호 키트 900세트를 전달한 것이다. 앞서 2011년 6월에도 크라카타우포스코는 기아대책·공동모금회와 함께 제작해 보관 중이던 긴급구호 키트를 자카르타의 집중호우 피해 지역 2곳과 반텐주 적십자사에 300세트씩 전달한 적이 있다. 지진과 쓰나미, 홍수 등 자연재해가 빈번한 인도네시아의 재해 지역에 24시간 안에 배포될 수 있도록 제작된 긴급구호 키트는 돗자리, 담요, 칫솔·치약, 비누 등의 기초 생필품 14종으로 구성돼 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페로몬향수 전문 사이트 ‘아프리모’, 칼럼으로 연애 노하우 전수

    페로몬향수 전문 사이트 ‘아프리모’, 칼럼으로 연애 노하우 전수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는 요즘, 옆구리 시린 솔로들에게 알짜 연애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가 있어 눈길을 끈다. 페로몬 향수 판매사이트 아프리모(www.afrimo.co.kr)는 이성간의 접근법에서 더욱 극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연애칼럼’을 연재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화성인 ‘텐미닛녀’ 조수아와 픽업아티스트 박코치가 남자와 여자의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연애칼럼은 △남과 녀의 관점 차이 △바람둥이 잡아내는 법 △남자 길들이기 △남자를 설레게 하는 여우들의 행동 등 다양한 주제로 연재되고 있다. 이들의 연애칼럼은 직접 경험한 내용과 그간의 연애경험을 토대로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정보를 담고 있어 더욱 관심을 끈다. 텐미닛녀 조수아는 칼럼 ‘남자를 설레게 하는 여우들의 행동’편에서 “남자는 말이 아닌 여자의 행동에서 ‘이 여자가 나에게 호감이 있구나’라는 것을 캐치한다”며, “아이컨텍, 제스쳐 따라하기, 핸드백을 일부러 남자 가까이 놔두는 행동 등이 남자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전한다. 특히 “남성과 여성은 후각에 예민하게 반응한다”며, 상대방의 호르몬을 자극하는 ‘페르몬 향수’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페로몬은 동물이나 인간의 몸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콧속의 서골코기관은 페로몬만을 감지하는 제2후각 신경이 있어 이성에게 호감을 느끼도록 유도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맥코 교수는 페로몬 작용에 대한 연구를 위해 페로몬이 든 향수를 사용한 19명의 독신여성과 가짜 페로몬 향수를 사용한 17명의 독신 여성을 관찰한 결과, 진짜 페로몬이 들어간 향수를 사용한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키스 횟수가 3배 이상 높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페르몬 향수 전문 사이트 아프리모에서 판매 중인 향수는 피부 자극성 물질과 방부제가 전혀 첨가되지 않아 독성이 없는 제품으로 유명하다. 명품향수에 쓰이는 프랑스산 원료로 만들어지며, 오드 뚜왈렛(부향률 5~10%, 향 지속시간 3~5시간)보다 높은 오드퍼퓸(부향률 10~20%, 향 지속시간 7~8시간) 등급을 획득해 깊은 잔향을 더욱 오랫동안 남긴다. 아프리모 업체 관계자는 “페로몬은 이성을 끌어당기는 마력을 지닌 성분”이라며, “단순히 이성간의 호감을 이끈다는 의미를 넘어 누구나 쉽게 가질 수 없는 자신만의 매력을 더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아프리모 페로몬향수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든든한 서포터가 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부지원 재해복구 30일내 의무화 폐지

    자연재해로 피해를 본 농민이나 어민이 정부의 복구자금을 받으면 30일 이내에 복구를 해야 하는 의무복구시한이 폐지된다. 정부는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이러한 내용의 농어업재해대책법 개정안을 심의, 의결했다. 현행 법률은 농어업 재해를 입은 농가나 어민이 복구 전에 미리 자금을 지원받으면 의무적으로 30일 이내에 복구를 하게끔 돼 있다. 정부는 이런 시한이 태풍이나 가뭄 등 재난피해를 복구하려는 농어민에게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개정안에서 의무복구시한을 폐지했다. 이와 함께 특허와 실용신안을 출원할 때 한국어만 사용하도록 한 것을 외국어도 병용하도록 특허법과 실용신안법 개정안도 처리했다. 이는 특허출원을 둘러싼 국제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영어 출원을 통해 해외 출원 준비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아울러 특수관계가 없는 벤처기업이나 연구개발 중소기업을 인수합병(M&A)할 때 합병(인수)가액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산정한 금액 이내인 경우 증여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 시행령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한편 정 총리는 국무회의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과 관련,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다자 간 국제외교이자 ‘세일즈 외교’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박 대통령 순방 기간에 직원들의 근무기강과 재난·안전사고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 줄 것도 주문했다. 또 추석 민생대책으로 “수산물 방사능 오염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는 만큼 철저한 현장조사와 정확한 정보공개를 통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관리하라”고 지시했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얘들아, 대학가자-입시전문가 어드바이스] Q: 주요교과 1.86등급…논술 준비 못해

    [얘들아, 대학가자-입시전문가 어드바이스] Q: 주요교과 1.86등급…논술 준비 못해

    4일부터 2014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대입 일정에 돌입한다. 막판까지 지원대학과 학과 선정을 미뤘던 수험생도 이제 결단할 때가 됐다. 수시 접수를 앞두고 2일 주 1회 연재하던 ‘얘들아 대학가자’ 칼럼을 2회 게재한다. 2014학년도 입시와 관련된 질문을 이메일(saloo@seoul.co.kr)로 보내면 전문가의 진단과 상담을 받을 수 있다. Q 지방소재 일반고에 다니는 A입니다. 인문계열 학생으로 학생부 주요 교과성적은 1.86등급입니다. 논술은 꾸준히 준비하지 못해 자신이 없습니다. 비교과 부분도 교내 학업우수상과 교내 경시대회 수상, 모범상 정도로 특별히 다른 친구들보다 뛰어나지 않은 상황입니다. 모의평가 성적도 내신에 비해서 잘 나오지 않아 걱정입니다. 어떤 전형에 지원해야 할까요. A 지방학생들의 성적 특성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안타까운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지방학생들이 서울학생들보다 내신 성적을 올리기에는 수월하지만 다른 전형요소 준비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학생부성적은 주요교과 1.86등급으로 좋은 성적이지만 논술 준비가 돼 있지 않고, 수능모의평가의 경우도 6월 기준으로 보면 백분위 74.25%, 7월 기준으로는 84.25% 정도의 성적입니다. 이 정도 성적이면 정시에서 7월 기준으로 소위 말하는 ‘광명상가’(광운대, 명지대, 상명대, 가톨릭대) 라인에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내신 성적만 보면 광명상가 대학에 지원하기에는 성적이 조금 아깝기도 하고, 학생 본인도 수능준비를 착실하게 해 이들 대학보다는 조금 더 상위권 대학 정시에 지원하기를 원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수시에서는 그보다 조금 높게 지원하는 전략을 세워보도록 하겠습니다. 논술전형 대신 입학사정관전형과 학생부중심전형으로 지원 전략을 수립해 보면, 우선 입학사정관전형 중 비교과와 활동이 아주 뛰어나지 못하므로 중앙대 다빈치형 인재전형이나 경희대 네오르네상스전형, 한국외대 HUFS-글로벌인재 전형, 서울시립대 입학사정관전형 등 소위 중상위권대학의 순수입학사정관전형에 지원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A군의 장점인 학생부 교과 성적을 활용하여 입학사정관전형에 지원하게 되면 의외로 쉽게 해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중앙대는 수시1차에서 학교생활우수자전형으로 수험생을 선발하는데, 1단계 5배수를 교과로 선발하고 2단계에서 50%를 서류로 우선 선발한 뒤 남은 인원은 서류와 면접을 통해 수험생을 선발합니다. 경희대에서도 학교생활충실자전형으로 1단계는 교과 성적으로 4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서류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합니다. 동국대는 학교생활우수인재전형을 통해 1단계 학생부 60%, 서류 40%, 2단계는 1단계 성적 60%, 면접 40%로 수험생을 선발해 입학사정관전형이지만 교과의 비중이 높은, 소위 교과형입학사정관 전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교과성적이 좋은 A군은 앞서 소개한 중앙대, 경희대, 동국대 입학사정관전형에 지원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입학사정관전형이기 때문에 특별히 뛰어나지 않더라도 A군이 갖고 있는 교내 수상실적과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등을 통해 어떤 학과에 지원해야 할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A군의 활동과 전공적합성이 가장 좋은 학과를 선택하여 지원 전략을 수립해야겠지요. 이 밖에 세종대 입학사정관전형인 학교생활우수자전형 등에도 지원 가능합니다. 올해 중앙대, 서울시립대 등 전년도 학생부 100%로 수험생을 선발하던 대학들이 학생부중심전형을 폐지해 실제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이 남학생 입장에서는 건국대 수시2차 수능우선학생부전형부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건국대는 상위학과만 아니라면 추가합격까지 노려볼 만하지만 무엇보다 수능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건국대 수능우선학생부전형에서 우선선발은 4개 영역 중 3개 영역 등급 합이 5이거나, 3개 영역 백분위 합이 275, 일반선발의 경우 2개 영역 등급 합 5이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A군 성적으로는 우선선발 기준 충족은 어렵고, 일반선발 기준은 만족할 것으로 보여 건국대 학생부전형을 지원하는 것도 상향지원에 해당합니다. 특히 건국대가 올해 11월에 원서접수를 하기 때문에 전년도보다 교과성적 커트라인이 올라갈 개연성이 있다는 점도 알고 있어야 합니다. 동국대는 수시2차 교과성적우수자전형으로 수험생을 선발하는데 수능최저는 2개영역 등급 합 4이내 또는 2개 백분위 합 178로 조금만 노력하면 국어와 사탐 성적으로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 듯합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硏 수석연구원
  • “세상을 묻는 아이에게 꼭 해주고픈 이야기, 삼국지”

    “세상을 묻는 아이에게 꼭 해주고픈 이야기, 삼국지”

    아홉 살에 아버지를 여읜 소년은 혼자서 남자로 자라는 법을 배워야 했다. 아버지의 부재로 비틀대던 소년을 잡아 준 것은 스포츠 만화와 히어로(영웅) 만화였다. 우정과 사랑, 도전과 승리의 드라마인 스포츠 만화와 정의의 화신인 히어로 만화를 통해 남자로 성장할 수 있었고, 조금씩 세상을 알게 됐다. 어느덧 중년이 된 소년은 스스로에게 물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해 주고 싶은 이야기는 뭘까. 또 아들이 아버지에게 세상에 대해 묻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만화가 이현세(60)가 찾은 답은 ‘삼국지’였다. 1960년대 골목을 뛰어다니며 깨우쳤던 정의와 믿음, 우정 같은 덕목을 삼국지의 영웅들만큼 생동감 있게 보여 줄 작품은 없었다. 2010년 가을부터 시작해 꼬박 3년을 쏟아부어 어린이용 ‘만화 삼국지’(녹색지팡이)를 완성했다. 어디에 연재하거나 한두 권씩 순차적으로 내거나 하지 않고 한 번에 10권 전집으로 출간했다. 28일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보통은 단행본을 먼저 내서 반응을 보는데 출판사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모험을 한 셈”이라며 웃었다. 숱하게 많은 ‘삼국지’ 틈에서 ‘이현세표 삼국지’의 차별점이 궁금했다. “대의명분 등의 주제 의식이나 책략보다는 개개인의 인물 분석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조자룡은 왜 한 번도 배신하지 않는지, 반대로 여포는 왜 매번 배신하는지 그 이유를 찾으려고 애썼어요. 영웅과 패자의 우열을 가리지 않고, 그들 각자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 주고자 했습니다.” 그는 “방대한 원작을 10권에 모두 담아내느라 사건을 요약하는 내레이션을 삽입하고, 전경 컷과 세부 컷을 겹쳐서 연출하는 새로운 기법을 시도했다. 아이들의 어휘력 향상을 위해 글맛을 살리는 데도 신경을 썼다”고 덧붙였다. “요즘 아이들은 스마트폰이나 들여다보지 골목에서 뛰어놀지 않잖아요. 개인적이고 고립된 세계에 갇혀 있는 아이들에게 우리 몸속에 있는 야성의 DNA를 일깨워 주고 싶었어요. 멀리 내다보고, 서로 협력하는 인간관계의 진짜 모습을 알아 가는 데 삼국지가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부모와 아이가 대화하는 계기가 된다면 더 바랄 게 없겠지요.”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생활 좌파, 책으로 인생 되새김하다

    생활 좌파, 책으로 인생 되새김하다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마 속까지 정치적인’, ‘야성의 사랑학’ 등을 쓴 재불 작가 목수정(44)이 3년 만에 신간 ‘월경(越境)독서’(생각정원)를 냈다. 국경뿐 아니라 도덕, 규범, 관습 등 다양한 유형의 경계를 넘는 삶을 살아온 그가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인생의 책들을 되새김한 독서일기다. 한국관광공사, 동숭아트센터 등에서 근무하다 프랑스로 유학 간 그는 스물두살 연상의 예술가 프랑스 남자를 만나 비혼 상태로 아이를 낳았다. 2003년 한국으로 돌아와 국립발레단, 민주노동당 정책연구원, 진보신당 당원으로 활동했으며 2008년 다시 월경해 남편, 아이와 함께 파리에서 살고 있다. 여름 휴가차 딸 칼리(8)를 데리고 한국에 와 있는 그를 만났다. “제가 소설가 장정일씨나 서평가 이현우씨처럼 대단한 독서가도 아닌데 처음 출판사의 독서일기 연재 제의를 받았을 땐 망설였어요. 그러다 문득, 이 작업이 새로운 계기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예전에 읽었던 책들을 다시 꺼내보면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소중한 것들과 재회하는, 굉장히 의미 있고 재밌는 시간이었어요.” 목록에는 ‘몽실언니’(권정생), ‘심미적 이성의 탐구’(김우창), ‘이사도라 던컨’자서전, ‘엥겔스 평전’(트리스터럼 헌트), ‘미국민중사’(하워드 진) 등 다양한 분야의 책 17권이 실려 있다. 지난해 6월부터 1년간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 글을 연재하면서 파리에서 구할 수 없는 책들은 한국의 지인에게 공수를 부탁하기도 했다. 그는 “예전에 읽었을 때의 강렬한 느낌이 남아 있지만 정확한 이유가 떠오르지 않았던 책들을 다시 보면서 그때의 감상뿐 아니라 삶의 연륜에서 오는 새로운 깨달음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스무살 때 만난 ‘이사도라 던컨’은 그에게 자유로운 영혼의 춤과 더불어 문화의 공공성에 대한 개념을 심어줬다. 이제 그는 이사도라의 두 아이가 사고로 숨진 센강을 딸과 함께 산책하면서 아이를 잃은 엄마 이사도라의 고통에 가슴 아파한다. 그는 “독자들이 이 책에 들어 있는 목록들을 찾아 읽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대신 “예전 가슴을 쿵 울렸던 책들을 찾아 자신만의 독서목록을 뽑으면서 각자 심기일전하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문화 영역과 진보 정당 활동을 병행해 온 그에게 누군가는 ‘감성좌파’라는 별명을 붙였다. 그는 “삶의 즐거움과 문화적 욕구를 희생하지 않으면서 좌파적 행동을 하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삶”이라면서 “그런 점에선 ‘생활좌파’라는 용어가 더 익숙하다”며 웃었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요정은 그만, 이젠 여왕

    요정은 그만, 이젠 여왕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9·연세대)가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사상 첫 메달에 도전한다. 손연재는 오는 28일부터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열리는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세계선수권에 출전한다. 이날 후프·볼 개인종합 예선을 치른 뒤 29일 새벽 종목별 결선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29~30일에는 곤봉·리본 예선과 결선을 각각 치를 예정이다. 개인종합 예선에서 24위 안에 들면 30일 오후 개인종합 결선에서 사상 첫 메달 사냥에 나선다. 손연재는 시니어 무대 데뷔 첫해였던 2010년 모스크바 세계선수권에서 개인종합 32위에 그쳐 높은 벽을 실감했다. 그러나 이듬해 프랑스 몽펠리에 대회에서 11위를 차지하며 올림픽 출전 티켓을 따냈다. 지난해 런던올림픽 5위의 쾌거를 이루며 기량이 급성장한 손연재가 올해 대회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지난 2월 러시아 가스프롬 그랑프리를 시작으로 올 시즌 일정을 소화한 손연재는 꾸준한 발전을 보였다. 리스본 월드컵에서 볼 종목 동메달을 딴 뒤 페사로 월드컵에서는 사상 최초로 은메달(리본)을 목에 걸었다. ‘카테고리 A’ 대회인 소피아 월드컵에서는 후프 종목 동메달과 함께 개인종합 4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고, 민스크월드컵에서는 멀티 메달(후프 은메달, 곤봉 동메달)의 쾌거를 이뤘다. 6월 아시아선수권에서는 개인종합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손연재가 대회에 나설 때마다 한국 리듬체조 역사가 새로 쓰였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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