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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판 ‘쩐의 전쟁’서 살아남아 최고의 거상이 되다

    조선판 ‘쩐의 전쟁’서 살아남아 최고의 거상이 되다

    조선판 ‘돈의 전쟁’을 소재로 한 KBS 2TV 대하사극 ‘장사의 신(神)-객주 2015’가 23일 밤 10시에 첫 방송을 한다. 1979년부터 4년간 서울신문에 연재된 김주영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근대 상업자본이 막 발달하기 시작한 19세기 말 “돈으로 싸우는 시대”의 중심에 있었던 보부상들의 파란만장한 삶이 36회에 걸쳐 펼쳐질 예정이다. 시장 호객꾼으로 시작해 조선 최고 거상이 되는 주인공 천봉삼은 배우 장혁이 맡았다. 천봉삼은 어릴 적 천가객주를 이끌었던 아버지를 여의고서 갈 곳 없는 신세가 됐으나 보부상이 돼 폐문한 객주를 다시 일으키는 인물이다. 장혁은 2010년 같은 방송사의 사극 ‘추노’를 대흥행시켜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보부상 천봉삼은 동물적인 에너지가 넘쳤던 ‘추노’의 추노꾼 대길과 마찬가지로 길 위의 삶을 산다는 점에서 두 캐릭터 이미지가 겹치기도 한다. 천봉삼의 영웅극에서 ‘악’을 담당하는 인물은 조선의 모든 돈과 상권을 움켜쥔 육의전 대행수 신석주(이덕화)와 삿된 상도를 터득한 뒤 최고 거상 자리를 놓고 천봉삼과 경쟁하는 길소개(유오성)다. 천봉삼-신석주-길소개 곁에는 천봉삼의 마음을 얻고자 집착하는 무녀 매월(김민정)과 천봉삼의 정인인 조소사(한채아)가 등장해 갈등과 긴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김민정은 데뷔 25년 만에 처음으로 남장 여자 연기에 도전해 시선을 끈다. ‘객주’ 연출은 ‘왕과 비’ ‘태조 왕건’ ‘대조영’ 등을 흥행시킨 김종선 PD가 맡았다. 천봉삼 위주로 드라마를 재구성했다는 김 PD는 “바르게 사는 것이 우리 사회의 기본이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화재도 재해”… 그린벨트 내 전소된 집, 재건축 가능

    경기도 양주의 한 야산에 있는 집에서 살던 A씨는 집을 잠시 비운 사이에 불이 나 도저히 그대로 살거나 복구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더구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여 있는 지역이어서 집을 다시 지으려면 규제를 받을 것이라 여기고 낙담했다. 다만 관련 법에 ‘재해’를 입으면 규제에서 예외라는 말을 듣고 화재가 재해에 해당하는지 궁금했다. 20일 법제처에 따르면 법령해석심의위원회는 최근 전문가 회의를 열고 A씨 사례에 대해 “개발제한구역법 시행령에 규정된 재해에 화재가 제외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상실한 생활 근거를 마련해 주기 위한 게 법 취지라는 점도 언급했다. 이로써 본인도 어쩔 수 없는 화재를 당한 A씨는 살던 곳에 다시 집을 지을 수 있게 됐다. 법령해석위는 개발제한구역법에서 ‘재해’라는 용어에 관해 범위나 종류 등을 규정하지 않고 있는 점을 우선 이유로 꼽았다. 이어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재해란 재앙으로 말미암아 받은 피해로서 지진, 태풍, 홍수, 지진, 가뭄, 해일, 화재, 전염병 따위에 의해 받게 되는 피해’라고 정의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 자연재해대책법과 재난안전법은 ‘재난’에 대해 태풍 등을 자연재난으로, 화재는 붕괴 등과 함께 사회재난으로 분류한 점도 꼽았다. 아울러 법에 ‘재해란 재난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라고 규정한 점도 덧붙였다. 결국 화재는 재해이자 재난이라는 논리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혼돈의 20세기, 日대표 지식인이 읽어낸 ‘생명 가치’

    혼돈의 20세기, 日대표 지식인이 읽어낸 ‘생명 가치’

    양의 노래/가토 슈이치 지음/이목 옮김 글항아리/552쪽/2만 5000원  전후 일본의 대표적인 참여 지식인으로 꼽히는 저자(1919~2008)가 50대라는 비교적 이른 나이에 출간한 자서전이다. 1966년부터 아사히저널에 연재했던 ‘양의 노래’와 ‘(속)양의 노래’ 그리고 수년 후 미국 출판사의 요청에 의해 쓴 ‘양의 노래 그 후’ 등을 엮었다.  저자는 요즘 표현대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이다. 혜택 받은 환경에서 수준 높은 교육을 받았다. 조부는 간토평야의 대지주였고 외조부는 이탈리아 유학파 출신의 인텔리였으며 부친 또한 도쿄의 개업 의사였다. 당연히 그 또한 수재학교를 다니며 엘리트로 성장했다.  하지만 저자는 이 시기를 ‘공백’이라 표현하고 있다. 가장 따분하고 극단적으로 괴로웠던 공백 속에 그가 채워 넣은 건 그의 평생으로 이어지는 예술적 식견이었다. 중학 시절 저자는 외조부를 따라다니며 문학과 공연예술에 빠져들었다. 문학에 심취해 고교 수험에 실패하기도 했으나 소년의 세계에 문화예술이 덧씌워진 이후 그의 삶에 좌절의 그림자는 없었다. 그는 태평양전쟁 발발 소식으로 도쿄가 술렁이던 날 극장에서 분라쿠 공연을 봤고, 하루하루가 전쟁 소식일 때도 도쿄 거리를 여행자처럼 걸었다. 바로 이 무렵 그는 스스로 이곳에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바라보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그의 이 자각은 이후 대륙을 건너다니며 진지한 관찰자로 살아가는 모습으로 이어진다.  책 제목의 ‘양’은 예상했듯 저자 자신이다. 양의 해에 태어나 부드러운 양의 성품을 닮았다며 늘 스스로를 규정짓는다. 하지만 그는 무리 짓지 않는 양이었다. 주변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여정을 이어 갔다. 책이 처음 나온 건 1968년이다. 전 세계적으로 베트남전쟁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거셌고, 그의 조국 일본에서도 이른바 ‘전공투’(전학공투회의)가 대학 해체를 주장하며 격렬하게 싸우고 있었으며, 한국 또한 군부독재의 서슬 아래 국민 모두가 힘든 싸움을 지속했던 시기다. 당시 그는 캐나다의 대학 교단에 있었다. 이런저런 이유 탓에 그가 펴낸 ‘양의 노래’가 지나치게 온건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저자는 책을 통해 “목숨 걸고 정치 활동에 뛰어들 만큼 정치적 도의를 믿었던 적은 없다”고 했다. 그로부터 40여년이 흐른 뒤 노래 부르던 양은 ‘정치 활동’에 발 벗고 나선다. 오에 겐자부로, 쓰루미 슌스케 등과 ‘9조 모임’을 만들어 일본 평화헌법 수호운동에 헌신한 것이다. 목적과 이념들이 난무했던 20세기를 온몸으로 부대낀 끝에 그가 얻은 답은 ‘생명 가치’였던 셈이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칠레 지진 사망자 11명, 실종자 1명 “더 늘어날 가능성 있다” 현재 상황 어떻길래?

    칠레 지진 사망자 11명, 실종자 1명 “더 늘어날 가능성 있다” 현재 상황 어떻길래?

    ‘칠레 지진 사망자 11명, 칠레 8.3 강진’ 칠레 수도 산티아고 인근에서 규모 8.3의 강진이 발생해 최소 11명이 숨졌다. 17일(이하 현지시간) 국가긴급재난센터에 따르면 칠레에서 전날 발생한 강진으로 최소 1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호르헤 부르고스 칠레 내무장관은 이날 오전 8시 기준 사망자 11명, 실종자 1명이라고 전했다. 사상자 집계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번 지진으로 전국적으로 집 3000가구가 파손됐다. 또 해안지역에는 쓰나미 경보에 100만 명이 넘는 주민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칠레에서 규모 8.3의 강진이 발생한 후 두 차례의 강한 여진이 관측됐다. 규모 8.3 강진은 전날 오후 7시 54분경 일어났다. 이번 지진은 산티아고에서 북서쪽으로 70.8㎞ 떨어진 해안에서 발생했다. 이후 규모 6.2와 6.4의 여진이 뒤따랐다. 이번 지진은 칠레 전역 뿐 아니라 브라질,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등 인근 국가에서도 감지됐다. 지진으로 쓰나미가 발생해 인근 해안에 영향을 미쳤다. 인명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르고스 내무장관은 예비 피해 규모 보고에서 “칠레인 자연재해에 익숙해 있으며 적극적으로 이를 극복해왔다”라며 “이번에 칠레인의 기질과 마음을 보여줄 기회라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한편, ‘태평양 불의 고리’에 위치한 칠레는 지진 때문에 정권이 수차례 바뀌었을 정도로 지진 다발지역이다. 1960년 9.5의 강진으로 칠레 중부에서 5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2010년 2월 규모 8.8 지진, 지난해 4월 규모 8.2 지진이 발생한 바 있다. 칠레 지진 사망자 11명, 칠레 지진 사망자 11명, 칠레 지진 사망자 11명, 칠레 지진 사망자 11명, 칠레 8.3 강진, 칠레 8.3 강진, 칠레 8.3 강진, 칠레 8.3 강진, 칠레 8.3 강진 사진 = 서울신문DB (칠레 8.3 강진)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칠레 지진 사망자 11명, 실종자 1명 “더 늘어날 가능성 있다” 현재 상황은?

    칠레 지진 사망자 11명, 실종자 1명 “더 늘어날 가능성 있다” 현재 상황은?

    ‘칠레 지진 사망자 11명, 칠레 8.3 강진’ 칠레 수도 산티아고 인근에서 규모 8.3의 강진이 발생해 최소 11명이 숨졌다. 17일(이하 현지시간) 국가긴급재난센터에 따르면 칠레에서 전날 발생한 강진으로 최소 1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호르헤 부르고스 칠레 내무장관은 이날 오전 8시 기준 사망자 11명, 실종자 1명이라고 전했다. 사상자 집계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번 지진으로 전국적으로 집 3000가구가 파손됐다. 또 해안지역에는 쓰나미 경보에 100만 명이 넘는 주민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칠레에서 규모 8.3의 강진이 발생한 후 두 차례의 강한 여진이 관측됐다. 규모 8.3 강진은 전날 오후 7시 54분경 일어났다. 이번 지진은 산티아고에서 북서쪽으로 70.8㎞ 떨어진 해안에서 발생했다. 이후 규모 6.2와 6.4의 여진이 뒤따랐다. 이번 지진은 칠레 전역 뿐 아니라 브라질,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등 인근 국가에서도 감지됐다. 지진으로 쓰나미가 발생해 인근 해안에 영향을 미쳤다. 인명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르고스 내무장관은 예비 피해 규모 보고에서 “칠레인 자연재해에 익숙해 있으며 적극적으로 이를 극복해왔다”라며 “이번에 칠레인의 기질과 마음을 보여줄 기회라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한편, ‘태평양 불의 고리’에 위치한 칠레는 지진 때문에 정권이 수차례 바뀌었을 정도로 지진 다발지역이다. 1960년 9.5의 강진으로 칠레 중부에서 5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2010년 2월 규모 8.8 지진, 지난해 4월 규모 8.2 지진이 발생한 바 있다. 칠레 지진 사망자 11명, 칠레 지진 사망자 11명, 칠레 지진 사망자 11명, 칠레 지진 사망자 11명, 칠레 8.3 강진, 칠레 8.3 강진, 칠레 8.3 강진, 칠레 8.3 강진, 칠레 8.3 강진 사진 = 서울신문DB (칠레 8.3 강진) 뉴스팀 seoulen@seoul.co.kr
  • “김정일은 북한 그 자체… 北 연구는 통일 준비 과정”

    “김정일은 북한 그 자체… 北 연구는 통일 준비 과정”

    “김정일이 어떤 사람인지 아는 것은 곧 북한을 아는 것과 같습니다. 북한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지만 그럼에도 북한이 붕괴되지 않은 것은 김정일이 정교하게 통치 시스템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15일 서울대학교에서 ‘나는 왜 비록(秘錄) 김정일을 쓰는가’ 강연을 마친 일본 류코쿠대학 이상철 교수(56)는 북한을 이해하는 출발점은 김정일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교수는 산케이신문에 매주 ‘비록 김정일’ 시리즈를 연재하며 김정일 연구를 하고 있는 ‘북한통’ 학자다. 이 교수의 북한에 대한 관심은 그의 출생과도 연관이 깊다. 이 교수는 1959년 중국 만주에서 태어난 조선족이다. 베이징중앙민족대학을 졸업하고 신문기자 생활을 하다 1987년 일본으로 유학을 떠난 후 일본 국적을 가졌다. 핏줄로는 한국인이지만 자란 곳은 중국이면서도 현재는 일본인으로 살아가는 그는 한·중·일 3국의 정체성을 모두 갖고 있는 셈이다. 이 교수는 “국제회의에 가면 명패를 붙여야 하는데 한국식 Lee와 일본식 RI, 중국식 LI 사이에서 고민한다”면서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면 태평양에서 왔다고 답한다”고 웃으며 답했다. 중국에서 소학교를 다닐 때 들은 북한 방송은 그가 북한에 관심을 쏟는 기회가 됐다. “유일하게 들을 수 있는 해외 방송이 북한 거였어요. 어머니가 중국어를 못하니까 북한 방송이 항상 집에 울렸죠.” 이후 일본 소피아대학에서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접한 북한 자료들은 이 교수가 본격적으로 북한 문제에 관심을 쏟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12월에는 김정일의 사망 장소가 전용 열차가 아니라 평양 교외 별장일 것이라는 주장을 해 주목을 받았다. 그가 바라본 김정일은 어떤 사람일까. 이 교수는 “김정일은 북한 자체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수령 유일주의를 공고히 한 사람”이라며 “밖에서는 잔인하지만 안에서는 인간적이기도 한 다중인격적 면모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계모의 아들로 자란 콤플렉스를 가진 탓에 김정일은 현시욕이 크다고도 지적했다. 이 교수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이 2000년 6월 처음 만나 악수하는 장면를 자세히 보면 본인과 김일성의 초상화가 자연스레 보인다”면서 “김정일이 치밀하게 계산한 구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연구는 곧 통일을 준비하는 과정”이라면서 “우리와 굉장히 다른 사람일 가능성이 있는 만큼 북한 사람들의 가치관을 연구하는 쪽으로 관심을 둘 생각”이라며 향후 계획을 밝혔다. 글 사진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9590만 회원 220만권 판매 74만 5000 댓글…숫자로 본 ‘웹툰 파워’

    9590만 회원 220만권 판매 74만 5000 댓글…숫자로 본 ‘웹툰 파워’

    ‘9590만, 220만, 74만 5110, 5726’ 웹툰이 대중문화 콘텐츠의 대세로 자리잡았음을 알려주는 수치들이다. 9590만은 포털사이트 및 웹툰플랫폼에 가입한 회원 숫자다. 220만은 역대 단행본으로 출간된 웹툰 중 가장 많이 판매된 부수다. 윤태호의 ‘미생’이다. 74만 5110은 웹툰에 달렸던 댓글 중 최다를 기록한 숫자다. SIU의 ‘신의 탑’이었다. 5726은 지난해까지 집계됐던 웹툰의 전체 작품 수다. 이렇듯 만화는 웹툰으로 진화했다. 더이상 만화방에서 킥킥대며 보다가 선생님에게 붙잡히거나, 여의도광장 복판에 수북이 쌓아 놓고 불지름을 당하던 매체가 아니다. 외국에서도 드라마와 케이팝에 주목하던 한류를 향한 시선이 서서히 웹툰으로 향하고 있다. ‘국가대표 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은 기꺼이 웹툰에 자리를 내줬다. 15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 전시실에서 ‘하우스 오브 웹툰’을 주제로 전시, 체험, 작가와 만남 등 다양하게 진행된다. 한국만화가협회와 한국영상대학교, 청강문화산업대학교가 참여한 이번 전시는 주제 그대로 집안 구조를 활용한 전시기법을 통해 창작, 편집, 독서 순으로 이뤄지는 웹툰의 생산과 소비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웹툰 관련 데이터다. ‘최장 기간 연재된 웹툰’(조석 ‘마음의 소리’ 3280일), ‘최고령, 최연소 웹툰 작가’(68세 허영만, 17세 버선버섯), 최다 장편웹툰 창작 작가(강풀 13편) 등 웹툰의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는 각종 데이터를 인포그래픽 형태로 구성했다. 전시 기간에는 웹툰 작가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웹툰 작가 토크쇼’와 ‘웹툰 캐릭터 그리기 체험’도 각각 6차례에 걸쳐 마련된다. ‘웹툰의 시대’ 저자인 위근우 기자와 김정영 청강문화산업대 교수가 진행하는 웹툰 작가 토크쇼에서는 홍작가, 선우훈, 모히토모히칸, 승정연, 하마탱(최인수), 전진석·오은지가 웹툰의 제작 과정과 비화를 이야기한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이번 웹툰 체험전은 웹툰의 현재를 미시적으로 자세히 분석하는 자리로서 한국 웹툰의 전성시대를 이끌 성장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손연재 세계 초호화 선수들과 추석 갈라쇼

    손연재 세계 초호화 선수들과 추석 갈라쇼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1·연세대)가 다가오는 추석 연휴에 세계 최정상급 리듬체조의 별들과 함께 한국전통 무용을 결합한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선보인다. 손연재의 소속사인 IB월드와이드는 오는 26~27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메이킨Q 리드믹 올스타즈 2015’에서 손연재가 세계 최정상급 리듬체조 선수들과 함께 추석을 맞아 한국적인 멋과 음악이 어우러진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먼저 1부 오프닝 무대에서는 참가 선수단 전체가 아리랑의 선율에 맞춰 리듬체조가 지닌 아름다운 곡선과 한국적 요소가 함께 어우러진 화려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손연재와 마르가르타 마문, 알렉산드라 솔다토바(이상 러시아), 멜리티나 스타뉴타(벨라루스) 등 주요 선수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한국적 모티브로 리듬체조와 한국무용의 새로운 콜라보레이션 공연을 펼친다. 이번 갈라쇼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한 손연재를 비롯해 지난 카잔 월드컵에서 전 종목 금메달을 차지한 마문, 러시아의 신성 솔다토바, 벨라루스 리듬체조계의 공주 스타뉴타 등 초호화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가위 가을밤을 화려하게 수놓을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 핫 플레이스] 요리 보고~ 조리 보고~ ‘둘리’ 집에 놀러와요

    [서울 핫 플레이스] 요리 보고~ 조리 보고~ ‘둘리’ 집에 놀러와요

    서울의 최북단 도봉구. 도봉에는 연간 1000만명이 찾는 도봉산이 있다. 도봉구에는 ‘도봉산이 있고, 도봉산이 있고, 도봉산이 있다’고 할 만큼 도봉산만 있었다. 이 때문에 ‘도봉산을 타고 내려와 막걸리 한잔하고 돌아서면 땡인 동네’였다. 그러나 이동진 도봉구청장이 2010년 7월 취임한 뒤 구에 꼭꼭 숨어 있던 근현대 역사·문화 자원을 차근차근 발굴해 개발하면서 도봉은 온 가족이 즐길 만한 동네로 변모했다. ●‘조선 최고 부자·문화재 지킴이’ 간송 전형필 가옥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산도 타고 아빠·엄마의 어렸을 적 이야기도 들려주고 근현대사에 대한 교육도 하고 싶다면 ‘도봉역사관광문화벨트’를 추천한다. 먼저 북한산 둘레길을 가볍게 산책한 뒤 도봉산 옛길과 방학동길을 따라 쭉 내려오면 처음 만나는 곳이 간송 전형필의 가옥(시루봉로 149-18)이다. 간송은 1906년 종로4가에서 태어났다. 그의 증조부인 전계훈이 종로4가의 거의 모든 상권을 장악했고 왕십리, 답십리, 청량리까지 확장한 덕에 말 그대로 ‘금숟가락을 물고 나온 아이’였다. 일본 와세다대 유학생이던 그는 23살의 나이에 당대 최고 한학자로 불리는 위창 오세창 선생을 만나 민족 문화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24살 때 막대한 유산을 받은 뒤로 헐값에 일제로 흘러가던 우리 문화재를 사 모으게 된다. 간송이 사재를 털어 지킨 문화재는 훈민정음 해례본, 고려청자, 추사 김정희의 글씨, 겸재 정선과 단원 김홍도의 그림 등이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기와집 10채 값을, 고려청자 20여 점은 기와집 400채 값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복원된 가옥 옆에는 간송과 그의 아버지 전영기의 묘가 나란히 있다. 1900년대 초반 지어진 뒤 제대로 개·보수가 이뤄진 적 없었던 이 집은 2011년 이동진 도봉구청장이 산행 중 주민들과 함께 발견했다. 이후 구가 유족 등과 함께 문화재청에 문화재 지정신청을 한 뒤 최근에야 제 모습을 되찾았다. 간송 가옥의 첫인상은 “애걔”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 별 볼일이 없다. 조선 최고 부자가 살았다고 하기에는 안방과 마루, 사랑채로 구성된 구조가 너무 단출하다. 간송의 본가는 서울 종로이고 도봉의 집은 땅을 관리하기 위해 전국에 지어 놓은 집 중 하나였다고 한다. 간송 시절에 도봉은 경기도 땅이었다. 종로 본가와 다른 가옥은 한국전쟁 등을 거치며 다 소실됐고 현재 이 집만 남았다. 규모는 작지만 향나무와 소나무, 자작나무를 재료로 ‘한 일(ㅡ)’ 자로 지어진 집은 명문가답게 고풍스럽다. 간송 가옥 보수에 참여한 목수는 “돌을 놓는 방법은 물론 문 크기, 빛이 들어오는 방향 등이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된 집”이라면서 “서울 명문 가옥의 축소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1일 정식 개관한 간송 전형필 가옥에선 앞으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재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될 예정이다. ●‘불온한 시인’ 김수영문학관선 낭독의 체험 전형필 가옥을 나와 정의공주와 연산군묘, 원당샘공원을 지나면 ‘불온한 시인’ 김수영의 문학관이 나온다. 김수영이 도봉 쪽에 살았나 갸웃할 것이다. 김수영은 한국전쟁 때 의용군으로 징집돼 북으로 끌려간 탓에 1952년까지 거제도 포로수용소 생활을 했다. 그리고 1954년 부인 김현경씨 등 가족과 재회한다. 이때 새 삶의 터전이 도봉동이다.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의 김수영문학관은 전시실과 수장고, 도서관, 동아리방 등으로 구성됐다. 전시실에서는 그가 펴낸 시집을 비롯해 작품 초고, 산문 원고, 번역서, 펜과 수첩, 서재 등을 볼 수 있다. 특히 김수영 시인의 시를 직접 낭독하고 들을 수 있는 체험관이 있어 눈길을 끈다. ●책 보고 노래하고… 엄마·아빠·아이들의 놀이터 ‘둘리 뮤지엄’ 이쯤 되면 아이들 입에서 “이게 뭐야! 하나도 재미없어” 소리가 나오기 시작할 가능성이 99.99%다. 이때 눈앞에 둘리와 도우너, 또치, 마이콜, 희동이가 짠! 하고 나타난다. 바로 지난 7월 개관한 둘리뮤지엄이다. 도봉구가 ‘둘리 아빠’ 김수정 작가와 힘을 합쳐 만든 이곳은 한국 최대의 캐릭터 박물관이다. 둘리가 살았던 고길동의 집이 도봉구 쌍문동이라는 점에 착안해 만든 어린이 문화시설이다. 1층에 들어서 아이들이 “둘리야” 하고 큰 소리로 외치면 빙하 속에 잠자는 둘리가 눈을 뜨면서 모험이 시작된다. 1층에서는 둘리의 극장판 ‘얼음별 대모험’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도우너의 시간 여행 미끄럼틀과 우주버스 타기, 우주의 적 바요킹과의 대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바요킹을 무찌르고 나면 스튜디오에서 둘리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2층은 둘리 연재 만화를 보고 자란 어른들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2층은 2009년 새로 제작된 ‘고길동의 아마존 표류기’와 ‘둘리와 친구들의 저승행차’ ‘마법의 피라미드 여행’ ‘유령선 탈출기’ ‘알 수 없는 나라’ 등의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각각 포토존이 있다. 캐릭터 전시 공간에 들어가면 둘리 소시지, 둘리 책가방, 둘리 필통, 둘리 물감 등 엄마·아빠가 초등학생 때 썼던 물건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둘리뮤지엄의 수장고에는 이런 물품 1000여점이 보관돼 있다. 시설 관계자는 “키덜트들이 특히 좋아하는 공간”이라면서 “이곳을 보고 마이콜 뮤직스테이지로 가면 엄마와 아빠가 손을 잡고 ‘요리 보고~ 저리 보고~’ 하며 둘리 주제가를 열창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3층으로 올라가면 시계 그네와 정글짐 등 아이들이 몸으로 놀 수 있는 키즈카페가 마련돼 있다. 1, 2층에서 꼬마들을 데리고 다니느라 진을 뺀 부모를 위한 커피숍도 이곳에 있다. 몸으로 뛰놀기에 체력이 달리는 아빠들은 근처 어린이 도서관을 이용해도 좋다. 어른 5000원, 어린이 7000원을 받는 뮤지엄동과 달리 도서관은 ‘공짜’다. 현재 5000여권의 책을 소장한 어린이 도서관은 ‘숲속의 둘리’라는 주제로 꾸몄다. 아이들이 뒹굴면서 책을 볼 수 있다. 책의 종류도 둘리 성격에 맞춰 ‘공부’보다는 ‘놀이’와 ‘친구들과 잘 지내는 법’ 등에 맞춰 구비됐다. 어른들을 위한 만화책도 있다. 학교 때 만화방을 들락거렸다면 부모들도 심심하지 않다. 앞으로는 구연동화와 종이접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한적한 골목엔 ‘한국의 간디’ 함석헌 선생의 흔적 가득 둘리뮤지엄을 나와 정의여고 방향으로 걸으면 한적한 주택가가 나온다. 이 골목 한쪽에 ‘한국의 간디’ 함석헌 선생 기념관(쌍문동 도봉로 123길 33-6)이 있다. 생의 마지막 7년을 보낸 집을 수리해 기념관으로 만들었다. 1901년 평안북도 용천에서 태어난 그는 한국의 대표적 인권운동가이자 시인이자 철학자이자 종교인이다. 기념관에선 그의 책과 저서, 생활용품 등 유품 400여점과 생전 육성이 담긴 강의 테이프, 동영상 등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지하 1층 세미나실은 게스트룸으로 이용할 수 있다. 함석헌기념관을 다 봤다면 주변 주택가를 한번 휙 둘러봐도 좋다. 기념관을 주변으로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가인 김병로, 전태일 열사 등 한국 근현대사를 빛낸 쟁쟁한 인물들의 집터가 남아 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2015 공직박람회-우리 부처, 이런 일 합니다] 외국 어디서든 곤경에 처하면 “도와줘요~ 외교부!”

    [2015 공직박람회-우리 부처, 이런 일 합니다] 외국 어디서든 곤경에 처하면 “도와줘요~ 외교부!”

    해외여행지에서 곤란한 일을 당했다면 누구에게 가장 먼저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엄마·아빠, 애인, 친구? 모두 다 틀렸다. 답은 ‘외교부’다. 외교부는 국제 무대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며 국익을 위한 국제사회 협력을 이끌어내는 일뿐 아니라 전 세계에 있는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외교부는 10일 해외여행객 안전 확보의 일환으로 ‘국가별 맞춤형 안전정보 안내 문자 서비스’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우리 국민이 해외에 도착하는 즉시 영사콜센터 안내 문자와 함께 도착국의 여행경보단계와 안전정보를 문자로 수신할 수 있는 서비스다. 국가별 치안, 테러, 자연재해, 국내 정세, 질병 정보 등이 제공된다. 최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나 국제 무장단체의 테러 등 위협이 증가하면서 안전한 해외여행을 위한 추가 조치가 요구돼 도입한 서비스다. 기존에 제공돼 온 서비스 가운데도 유용한 것들이 많다. 해외여행 경험자라면 누구나 문자메시지 안내를 받아 봤을 ‘영사콜센터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해외에서 위급한 상황이 생겼을 때 영사콜센터(+822-3210-0404, +800-2100-0404)에 전화하면 24시간 연중무휴로 각종 상담을 받고 6개 언어 통역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현재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통역이 가능하다. 긴급 해외 송금도 대행해 준다. 해외에서 소지품을 잃어버리거나 도난당했을 때 국내 지인이 외교부 계좌로 입금하면 대사관 등이 3000달러 수준의 현지 화폐를 여행객에게 즉시 전달한다. 홈페이지(www.0404.go.kr)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여행 안전정보를 안내하는 것은 기본이다. 여행 전에 미리 인적 사항과 여행 일정을 등록하면 사전 정보를 제공하고 위급 상황에 신속히 대처해 주는 여행자 사전등록제 ‘동행’도 운영 중이다. 인도적 지원 사업도 외교부의 주요 업무 중 하나다. 외교부는 국제 위상 강화, 국제 인권 증진을 위해 각종 국제기구와 손잡고 인도적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올해는 네팔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2018년까지 총 840만 달러를 투입해 네팔 누와콧 지역에 대한 보건의료체계 재건 및 복구를 지원한다. 현지 주민들과 협력해 무너진 건물을 철거하고 군립병원 1곳, 보건소 14곳을 건립해 관련 의료 정보 관리 체계 조성 및 보건행정 관리 역량 강화까지 책임진다. 외교부는 이 사업으로 이 지역 주민 3만 5000여명이 혜택을 입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달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개발정상회의에서는 정부 간 협상을 총괄해 ‘2030 지속 가능 개발 의제’를 수립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2000년 유엔이 수립한 ‘뉴 밀레니엄 개발 목표’를 승계해 2016년부터 2030년까지 전 세계가 지속 가능 개발을 위해 추구해야 할 목표 등을 설정한다. 외교부가 이번 의제 개발에 주도적 위치에서 참석하는 만큼 국제 무대에서 인도적 지원에 관한 대한민국의 위상 역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유네스코(UNESCO), 유니세프(UNICEF), 유엔세계식량계획(WFP) 등 다양한 국제기구와 손잡고 다자 원조 협력 사업을 벌이고 있다. 외교부 조직은 당연한 말이지만 전 세계에 뻗어 있다. 9월 현재 대사관 114개, 총영사관 44개 등 전 세계 총 163개 재외공관에 직원 1200여명이 국가 간 관계 개선은 물론 교민 및 여행자 보호를 위해 힘쓰고 있다. 본부는 윤병세 장관 이하 양자외교를 담당하는 조태용 1차관, 다자외교를 맡은 조태열 2차관, 북핵 해결 등 한반도 평화 관련 업무를 맡은 황준국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연구·교육·학술 교류를 책임지는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이 소속 국·과·부 등을 이끌고 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그리스-로마-르네상스의 주두와 상징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그리스-로마-르네상스의 주두와 상징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동서양 세계 미술사에 관한 개설서의 첫머리에 등장하는 것이 바로 건축이다. 건축은 그저 막연한 공간이 아니라 종교적으로 성스러운 우주 공간을 형성하면서 조각, 회화, 공예 등을 포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그 자체로 그 모든 장르를 표현한다. 즉 건축이란 건축과 조각과 회화와 공예 등 모든 장르의 통합체라는 것을 깨닫고 건축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목조건축의 안팎을 빈틈없이 장엄하게 그린 단청(丹靑)의 참된 의미를 밝히고 기둥, 공포, 지붕의 갖가지 기와의 상징을 올바로 밝히고 나니 건축은 사상과 종교를 실현한 위대한 조형언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됐다. ‘건축의 탄생’이다. 건축에서 생생한 사상사(思想史)를 읽어낼 수 있다. 그러려면 신전이든 성당이든 모스크든 주두의 주된 장식을 올바로 해독해야 한다. 독자 여러분은 과거에 배운 지식은 일단 모두 옆으로 치워 놓고 잊어버리기 바란다. 이 연재는 빙산의 일각 밑의 무한히 거대한 부분을 해독함으로써 우리가 봐 오고 연구해 온 일각의 오류를 발견해 고치는 것이다. 그리고 수천 년 동안 보이지 않았던 조형은 용어조차 없었으므로 필자가 새로이 만들어 쓰고 있다. 처음 시도하는 해석이므로 처음에는 어렵게 보이나 실은 어려운 것이 아니고 낯설 뿐이다. 그리고 필자가 세계조형예술을 공부해 ‘영기화생론’을 정립해 나가면서 크게 깨달은 것은 “조형예술에 현실에서 보이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진리다. 현실에서 본 것이 똑같은 모양으로 있다 해도 영기화생으로 인해 고차원의 전혀 다른 존재로 돼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그런 조형들에 대해 현실의 사물 중 비슷한 것을 찾아 설명하고 있으니 무량한 오류가 생길 수밖에 없다. 2년 동안 연재한 ‘틀린 용어 바로잡기’(http://www.kangwoobang.or.kr)를 참고하기 바란다. ●에레크테이온 신전의 제1영기싹과 보주는 우주의 기운 밖으로 끌어내 표현 이제 서양의 주두를 살펴보자. 원래 기능상 공포라고 해야 하나 혼란을 막기 위해 서양에서 쓰는 주두라는 용어를 그대로 쓰기로 한다. 다음에 이오니아식, 코린트식, 콤퍼짓식(이오니아식과 코린트식을 합친 것) 주두, 이 세 가지를 다룰 것이다. 주두로 건축 양식을 분류할 만큼 주두의 조형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첫째, 이오니아식 주두 신전은 BC 421~406년에 세워졌다(①). 에레크테이온은 그리스신화에서 아테네를 최초로 세운 왕으로 기록돼 있다. 파르테논 신전 서쪽에 있는 에레크테이온 신전은 바로 에레크테우스왕을 모시는 성전이다. 주 무늬는 서양에서는 ‘소용돌이’ 혹은 ‘양의 뿔’이라고 부른다. 서양 건축학자들이 쓰는 용어로 설명해 보면 다음과 같다. “윗부분에 양의 뿔 혹은 소용돌이 모양이 있으며 그 바로 밑에 ‘달걀’이 있다. 그 사이에 뾰족하게 나온 것은 ‘화살촉’이고 그 밑부분에는 ‘팔메트’ 무늬가 있다.” 그러고는 아무 말이 없다. 필자는 달걀과 화살촉이란 용어를 보고 크게 웃었다. 모두가 현실에서 본 사물의 용어로 전혀 맞지 않으므로 아무 해석도 할 수 없다. 필자의 영기화생론에 입각해 조형언어를 문자언어로 설명해 보기로 한다. 채색 분석한 것을 자세히 보면서 천천히 읽어 주기 바란다. 글만 읽으면 무슨 말인지 모른다. 무늬는 만물 생성의 근원인 제1영기싹이 두 개 연이어 있는데 끝에 원이 있고 이것이 보주다. 제1영기싹과 보주는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보주 안에서 우주의 기운이 소용돌이치고 있는 것을 밖으로 끌어내 표현한 것이다. 주 무늬인 두 개의 제1영기싹 영기문은 매우 정교하게 여러 갈래로 이어졌으며 두 영기싹 사이 안쪽에 영기문 띠가 있고 바로 아래 보주들이 화생한다. 그 아래에는 작은 보주들과 원반 같은 보주의 측면이 번갈아 가며 연이어 큰 띠를 형성한다. 그 밑의 넓은 띠는 맨 밑에 뉘어진 S자 영기문, 즉 제1영기싹을 두 개 엇갈리게 이은 것이고 각각 끝에서 제2영기싹을 이루는데 각각 오른쪽 제1영기싹에서는 제1영기싹이 연이어 올라가 맨 위에서 보주꽃을 피워 좌우대칭을 이룬다. 그 갈래 사이에서 번갈아 가며 다른 형태의 영기문이 솟아 나오는데 모두 ‘팔메트’라 부르지만 ‘좌우로 확산하는 영기문’이라고 해야 한다. 참으로 화려하고 정교한 주두의 조형이다. 그 전체를 종합해 보면 엄청난 영기문들이 집약되어 표현돼 있으며 크고 작은 보주, 그리고 앞으로 무량하게 발산할 보주꽃들이 피어나고 있으니 주두가 함축하고 있는 상징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알 수 있다. 두 가지 설명을 비교해 보면 차이가 너무 크다. ●로마시대 마르스 신전의 주두 기둥 ‘우주목’은 영기잎과 함께 잘 어울려 둘째는 로마시대의 코린트식 주두다. BC 2세기에 건조된 복수와 전쟁의 신, 마르스 신전의 주두다(②). 종래 서양학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아칸서스가 이중으로 있고 ‘뿔잔’이 두 개 나와 각각 아칸서스에서 두 갈래 ‘덩굴손’들이 나온다.” 다음에 필자가 그 조형언어를 문자언어로 설명한다. 작은 잎의 조형은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영기잎’이며 빨갛게 칠한 부분은 잎들을 영화시키는 방법으로 필자가 빨갛게 칠한 것이다. 맨 아래 네 개의 영기잎이 있으며 사이사이에서 다시 영기잎들이 솟아 나온다. 그 갈래 사이로 뿔잔이 아니라 기둥, 즉 ‘우주목’이 나오는데 우주목 역시 만물 생성의 근원이므로 영기잎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다. 그 우주목 기둥에서 덩굴손이 아니라 다시 ‘제2영기싹 모양의 영기잎’이 각각 나오며 그 갈래 사이에서 다시 길고 짧은 영기싹이 제2영기싹을 이루며 솟아 나와 긴 제1영기싹에서 다시 제2영기싹이 뻗어 나간다. 중앙에서 만난 제1영기싹 사이로 밑으로부터 솟아난 줄기를 따라 위에서 나오는 영기잎이 화려하게 펼쳐지며 중앙에서 강력한 제1영기싹 영기문이 절묘한 조형을 만들며 무량한 보주가 발산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대리석으로 조각하면 흰색 한 가지이므로 파악할 수 없으나 채색 분석해 보면 분명히 알 수 있다. 영기문이라는 생명 생성의 단계적 전개 과정을 알고 있어야 실제로 채색 분석하는 능력이 생긴다. 셋째, 아테네의 ‘리시크라테스 기념비’는 아크로폴리스 동쪽에 있는 고대 그리스의 기념비로 높이 7m, 너비 2.75m다. BC 334년에 거행된 디오니소스제(祭)의 경기에서 리시크라테스의 합창단이 우승한 것을 기념해 세운 원통형 건물이다. 매우 복잡한 코린트식 주두지만 영기문의 전개 원리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필자의 이론에 따라 조형언어를 함께 읽어 보자(③). 기둥 자체가 밑으로부터 ‘영기잎’에서 연속으로 영기잎이 화생해 올라간다. 즉 우주목인 기둥의 연속적 화생을 가리킨다. ‘영기잎’이 다섯 개 솟아 나오며 사이사이에서 ‘보주꽃’이 피어난다. 실제로 아칸서스는 이런 꽃을 피우지 않는다. 그리고 그 위에서 다시 영기잎에서 작은 영기잎이 나오며 제1영기싹들이 제2영기싹을 아름답게 내며 그 갈래 사이에서 반복하는 영기문을 내는데 말하자면 제3영기싹을 이룬 셈이다. 마침내 중앙의 제3영기싹에서 확산하는 빨간 영기문이 화생해 역시 제3영기싹을 맺으니 전체적으로 장대한 만물 생성의 근원을 이루는 상징을 띠고 있지 않은가. 그리스 주두의 조형적 구성은 한국의 조형에서 발견한 영기문의 조형 원리와 똑같다. ●그리스 주두 조형적 구성은 한국 조형에서 발견한 영기문과 원리 똑같아 넷째는 이오니아식과 코린트식이 합쳐진 콤퍼짓식이다. 르네상스시대의 건축가 팔라디오의 작품이다(④). 단지 이오니아식과 코린트식 두 가지를 합친 것에 불과하지만 화려하며 더욱 풍부한 장식성을 띠고 있다. 필자의 이론으로 해독해 보겠다. 아랫부분은 코린트식이어서 중층의 영기잎들이 있으며 중앙부에서 씨방이 마주 보며 무량한 보주를 쏟아내는 놀라운 조형은 한국의 조형에서 밝힌, 씨방에서 무량한 보주가 쏟아져 나오는 광경과 같다. 여기에는 서양인이 말하는 덩굴손, 즉 제1영기싹들은 생략됐다. 왜냐하면 그 윗부분의 이오니아식에 있기 때문에 반복할 필요가 없다. 크고 작은 빨간 보주들로 이뤄진 부분에서 제1영기싹이 양쪽으로 뻗치면서 끝에서 각각 보주꽃을 피운다. 그리고 연이어 화생하는 영기잎들이 동반하며 각각의 끝 씨방에서 보주가 줄줄이 나오는 광경은 놀랍다. 흥미롭게도 시대가 내려올수록 주두의 본질을 구체적으로 표현해 주고 있다. 그리스·로마시대에는 이렇게 씨방에서 보주가 나오는 주두는 없었지만 주두에 수많은 크고 작은 보주의 표현이 가득하다. 왜 서양 주두의 상징이 풀리지 못했는지 원인을 찾아보면 결국 제1, 제2, 제3영기싹의 전개 원리나 상징성을 모르고 보주를 몰랐기 때문이다. 동양과 마찬가지로 서양의 건축학은 물론 미술사학자들 가운데 보주를 아는 학자가 아무도 없음을 알 수 있었다. 더구나 보주라는 개념은 지식으로 전해지지 않고, 오랫동안 인식의 깊이를 더해야 보주가 무엇인지 비로소 알아 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바쁜 현대 생활에서 그런 과정을 몇 년 동안 체험해 가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무색의 주두를 채색 분석해 보니 수천 년 죽었던 주두 상징 되살아나 다섯째다. 지난 회에서 파르테논 신전보다 더 규모가 컸던 제우스 신전을 잠깐 언급했는데 줌으로 당겨 보니 여러 가지 주두가 있는 가운데 파르테논 신전으로 가는 길 폐허에서 제우스 신전 것과 비슷한 폭 1.5m의 우람한 주두를 보고 놀란 적이 있었다(⑤). 그려서 채색 분석해 보니 아칸서스는 아칸서스가 아님이 분명해졌다(⑥). 주두 아래 양쪽의 영기잎이 주두를 화생시킨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만물 생성의 근원인 제3영기싹이 있다. 즉 보주들 사이에 만물을 상징하는 뾰족한 모양이 있다. 즉 영기잎과 보주와 제3영기싹이 주두를 만들고 있으니 기둥 위의 주두 전체가 우주목 혹은 생명수 혹은 보주목이라는 필자의 학설이 성립한다. 이 위로 양쪽으로 제2영기싹이 솟아나는데 그 끝은 보주다. 그리고 그 사이의 네모난 공간에서 다시 아래 양쪽에 제2영기싹 모양의 영기잎이 있고 그 갈래 사이에서 영기잎들이 연이어 생겨나서 색을 달리했는데 그 끝에서 보주꽃이 핀다. 그리고 중앙의 영기잎에서 줄기가 올라가서 마침내 정상에서 보주꽃을 피워 우주에 보주를 가득 차게 만든다. 필자의 설명은 완벽하다. 무색의 주두를 채색 분석해 보니 수천 년 죽었던 주두의 놀라운 상징이 되살아나 감격스럽다. 아칸서스가 왜 아칸서스가 아닌지는 아직은 충분히 알 수 없을 것이다. 이 주제는 중요한 것이므로 다음 회에서 다른 장르에서 쓰이는 조형들을 예로 들어 설명하기로 한다. 아칸서스는 아칸서스가 아니다. 로마의 비트루비우스가 그의 책에서 심각한 오류를 범했음을 알았을 때 서양미술사의 많은 문제들이 풀렸다. 아칸서스의 질곡에서 벗어나면 자유가 온다. 아칸서스, 양의 뿔, 달걀, 화살촉, 덩굴손, 꽃, 뿔잔 등의 용어는 질곡이다. 파르테논 신전보다 더 규모가 컸던 제우스 신전, 주두의 조형과 상징이 풀리지 않으면 그저 돌집에 지나지 않는다. 우주목의 숲을 건축화한 것이 신전이고 성당이고 사찰이다. 우리의 시선은 항상 저 아득한 기둥 끝의 주두, 즉 위대한 상징이 응집된 주두에 머문다(⑦).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 [이명선 기자가 만난 사람] 한 그루 3000송이 열리는 포도나무 기네스북 도전 도덕현 대표

    [이명선 기자가 만난 사람] 한 그루 3000송이 열리는 포도나무 기네스북 도전 도덕현 대표

    “포도나무 한 그루에 포도가 3000송이가 달렸다면 믿어지나요.“ 농사짓기에 아주 좋은 환경과 여건을 자랑하고 있어 전국 귀농1번지로 불리는 전북 고창 성송에 기적의 3000송이 포도나무가 소문이 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많은 귀농인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는 제2회 전라북도 농축산인 및 귀농인 성공사례 발표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고창 “온새미로 유기농 포도원” 도덕현 대표에게 신기하고도 흥미로운 포도나무에 대해 얘기를 들어봤다. → 3000송이 포도나무를 재배하기 시작한 계기가 있다면? ㅡ 일본에 3000송이의 포도나무가 있다는 기사를 한번 본 적 있다. 그것을 보고 이슈가 될 만한 포도나무를 키워보고 싶었고 그것을 아무런 인공적이나 화학적인 물질 도움없이 유기농으로 실천해보고 싶어서 시작하게 됐다. → 포도가 1그루에 3000송이가 달렸다는데 참으로 놀랍다. 현재 포도밭 재배상태는 어떤지. ㅡ 2005년 4월 지금의 전북 고창군 성송에서 처음 포도나무를 심었고 올해로 11년째다.시설하우스 3동을 연결한 2000평에 전체 포도나무가 40여 그루 자라고 있고 포도나무 사이 간격은 10m, 20m로 포도나무 사이가 다른 농가것보다는 훨씬 넓다. 제 농장 포도나무는 기본적으로 400~500송이가 넘게 열리며 그중에서도 1500송이가 넘는 포도나무가 2그루, 1800송이 이상 1그루, 2200송이 이상 2그루, 그리고 3000송이가 열린 나무는 현재 한 그루 있다. 이 한 그루의 포도나무가 차지하는 면적만 해도 300평 가량 된다. 농장의 포도종류는 6개종인데 주요 품목은 스튜벤과 MBA다. 맛과 향이 뛰어나고 내병성이 강한 유럽종과 미국종자로 구성됐다. → 탄소순환농법으로 재배한 포도 수확량이 궁금한데. ㅡ 한 해 전체 수확량은 대략 20t 정도 예상한다. 포도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생활하는 데 큰불편함이 없는 정도다(너털웃음). 중견기업의 연봉정도다. 우리 포도나무를 대표님이라고 칭하는데 대표가 있는 입장으로서 저 역시도 여느 직장인과 똑같다. 성과에 따라 연봉이 다르고 열심히 노력한 만큼 수확을 이룰 수 있다. 나무가 저절로 열매를 맺는다고 해서 그냥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듯하다. 농부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저도 매일 출근하고, 퇴근하고, 야근을 한다. → 포도가 엄청나게 주렁주렁 열리는 농사법 비결은 뭔지. ― 한마디로 포도가 가진 유전적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그 환경을 조성해주었기 때문이다. 사람이 편한 농사법을 버리고 나무가 원하는 방식대로 농사를 짓는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포도나무는 원래 수천년을 산다. 그러나 인위적인 재배와 과도한 영양분 투입, 나무 특성에 맞지 않는 기술 등으로 인해 10년 주기로 교체해줘야 하는 불합리한 농법이 고착돼 있는데, 나무 스스로 행복함을 느낄 수 있도록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의 일반적인 농법은 나무에게 스트레스를 심하게 주고 열매만 맺으라고 강요하는 셈이니 잘 될 리가 없을 게다. 나무에게도 복지가 있고 행복해야 할 권리가 있다. 또 칭찬과 격려를 해주면 반드시 결과로 보여준다. 나무에게 최대한 자유를 주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 나무가 가진 유전자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재배하는 사람은 그것을 돕는 수준에서 관리해야 하고 나무가 원하는 방식대로 자랄 수 있도록 옆에서 지켜 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얼마나 나무에 대해 애정과 집중력을 갖느냐도 열쇠다. 나무의 색깔이나 껍질 상태 등을 보면서 현재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게 가능한 시점이 되면 나무의 건강상태나 수확량은 종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수확량 차이를 보일 것이다. 나무도 사람과 같이 복지가 필요하고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확고한 생각이다.비록 움직이지 못하고 표현하지 못하는 나무이지만 나무도 사람과 똑같이 경쟁하고 시기하고 또 기쁨, 슬픔도 느낀다. 사람에게 편히 쉴 수 있는 집이 필요한 것처럼 저는 나무에게도 편안한 집(토양)을 만들어 주고, 인스턴트 식품이 아닌 자연식을 먹인다는 개념으로 비료나 축분을 철저히 배제하고 직접 만든 발효형 퇴비를 사용했다. 병해충으로 병이 들면 병원에 보내 항생제를 맞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재료인 피톤치드나 감식초와 같은 재료를 이용해서 조금 더디더라도 자가 치유력을 높이는 방법을 선택했다.→ 탄소순환농법이란 뭔지 구체적으로 얘기해달라. ㅡ 탄소순환농법은 토양위에 켜켜이 쌓인 유기질과 탄소질의 재료가 서서히 발효하면서 영양분이 되고 그것을 나무가 흡수해 잎과 열매가 되고 잎이 떨어져 다시 흙 위에 탄소질로 쌓이고 다시 땅으로 흡수되는 방식의 자연이 순환되는 원리를 이용한 농법이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깊은 숲속에서 아무런 퇴비 없이도 잘 자라는 나무를 비유하면 이해하기가 쉬울 거다. 제가 지향하는 탄소순환농법의 시작은 바로 토양이다. 토양은 추위와 햇빛, 바람 등의 자연현상으로부터 식물이 의존하는 최후의 피난처이자 인간에게는 집과 같은 존재다. 토양에는 또 식물이 섭취할 수 있는 양식(영양분)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친환경 퇴비를 통해 땅의 힘을 높여야 하는 이유다. 일반적으로 비료를 살포하게 되는데 이는 사람들에게 패스트푸드 음식을 마구 먹이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거다. 자가제조 퇴비는 대나무, 참나무 톱밥, 콩깻묵, 두부비지, 현미쌀겨, 옥수수씨눈박, 밀기울, 버섯배지와 같은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탄소질 재료를 이용해 만든다. 이러한 재료들을 한데 모아 섞은 다음 1년 동안 발효시키고 2-3년마다 한 번씩 주기적으로 땅에 뿌려준다. 그러면 토양의 영양분은 비료에 의존하지 않고도 스스로의 사이클을 찾아간다. 그 외에 저의 천연농약법이 몇 가지 더 있는데 그중 일부를 소개하자면, 전복껍질과 감식초를 이용한 생리활성물질을 만들어 사용하고, 피톤치드와 백탄숯을 이용해서 병해충을 예방한다. 그리고 잡초를 완전히 녹숙기가 될 때까지 그냥 놔둔다. 어린 잡초의 경우에는 초산성 질소함량이 높기 때문에 녹숙기에 제초를 해야 하고 제초한 잡초는 그대로 둬야 토양이 우수한 섬유질로 구성되고 미생물이 살게 되는 환경이 돼간다. → 나무가 원하는 방식에 따라가는 농사라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건지. ㅡ 나무가 원하는 방식을 알아차리기 위해선 많은 소통이 필요하다. 뜬금없는 얘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나무를 오랫동안 지켜보면 알 수 있다. 나무가 탈락시키고 싶어하는 가지는 무엇이고, 계속 세력을 확장시켜 나가고자 하는 가지는 무엇인지 눈에 훤히 보이게 된다. 이런 것은 오랜 경험을 해보면 느낌으로 알 수 있고, 그외에 나무껍질, 나뭇잎색깔 등으로 나무가 필요한 것을 얼른 알아차려야 한다. 나무를 보면 힘이 느껴지는데 올해는 얼마나 세력을 확장하겠다고 말을 건네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나무가 원하는 대로 맞춰주다 보니 한 그루가 200평면적이 넘게 엄청 큰 거목으로 자랐다. 제 역할은 나무가 발휘할 수 있는 능력만큼 제어를 하는 것뿐이지 오직 송이 수를 늘리겠다는 목표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능력이 어디까지일지 앞으로 저도 궁금해진다. → 올해 유독 폭염, 가뭄이 심했는데 어떻게 포도나무를 관리했나. ― 물공급과 같은 환경제어가 가능한 시설하우스이기 때문에 가뭄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폭염에 대한 관리도 통풍을 자주 시켜주고 수시로 나무상태를 확인하는 것 외에는 별 남다른 관리는 하지 않았다. 그래도 사람보다는 나무가 더위에 더 잘 견디기 때문에 별피해 없이 무사히 넘어간 것 같아 다행으로 생각한다.→ 국내는 물론 외국서도 농장견학 많이 온다는데 현황을 말해달라. ― 저희 농장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견학을 온다. 작게는 유치원생들 견학에서부터 귀농인들, 각종 단체, 관련 대학교수들뿐만 아니라 러시아, 멕시코, 일본 등 전세계에서도 찾아온다. 한 해 평균 2000명가량인데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방문하기로 약속돼 있다. → 신기한 포도나무로 세계기네스북에 도전한다던데. ― 개인농가가 세계 기네스에 개인적으로 도전하기는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그래서 지자체나 농림축산식품부의 도움을 받기 위해 알아보고 있다. 일단은 그때가 오기까지 포도농사를 잘 지으면서 계획을 조율할 생각이다.→ 요즘 FTA 이후 국내농가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일반 농부들에게 이 포도농법을 보급, 전수할 계획이 있나? ― 농업의 판도는 바뀌고 있다. 농업이 경쟁력이 있기 위해선 이제 과거와 달리 유기농, 친환경농법은 기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부심이 큰 농부들이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고 그래서 농부가 장래희망인 아이들이 많아져야 한다. 우리나라만큼 식량 자급률이 적은 나라에서 생명산업의 중요성을 알아줬으면 좋겠고 이 생명산업이 근간이 된 나라가 강대국이 된다는 것도 이해해주면 좋겠다. 저는 나름 농사철학을 가지고 있다. 전 이러한 제 농사철학을 많이 알려주고 싶고 전파해서 많은 사람들이 제 생각을 가본삼아 모두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농업에 임해주면 좋겠다. 그렇게 이웃 농가들의 농장을 만들어주고 농법을 가르쳐주면서 주변 농가들과 또는 귀농인들과 교류하며 지내고 있다. 일단 제가 지역사회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농사에 관련해 최대한 공유하면서 지내고 싶다. 그러나 그 길이 힘들고 고단한 길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대로 답습하긴 힘들 것이란 것도 알고 있다. 다행이 제 생각을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서 기분이 좋다.■ 도덕현 대표는 누구 ― 1982년 고창으로 건너와 재래시장에서 과일 유통업을 시작했다. 어머니의 과일 유통을 돕다가 한 동네에서 만난 아내와 고창으로 건너와 ‘독립’한 셈이다. 한 5~6년을 그렇게 아내와 열심히 일했더니 점차 우리를 믿어주는 거래처가 늘어나면서 사업은 커지기 시작했다. 주로 과일만 취급했는데 농산물을 생산하는 분들과 자연스럽게 교류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는 지식을 얻게 됐다. 그런데 장사를 하면서 이상한 회의감이 들었다. 모양은 안 좋지만 맛이 좋은 과일, 모양은 좋지만 맛이 없는 과일 이 둘 중에 무엇을 팔아야 하는가에 대한 회의감 같은 것이었다. 원래 저의 꿈은 농장을 운영하는 것이었는데, 그래서 그 길로 과일장사로 모아둔 돈을 가지고 고창에 적당한 규모의 농장을 구입했고 감나무로 농장을 일구기 시작했다. 원래는 사과가 있던 과원이었으나 투자비용과 인력이 상대적으로 적게 투입되는 감나무가 좋을 것으로 판단해 시작했다. 사전에 충분한 조사를 했고 관련된 지식을 얻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1999년 태풍 ‘올가’의 영향으로 큰 피해를 입었고 또 2004년 고창을 뒤덮은 폭설의 영향으로 포도하우스 1500평이 완전히 붕괴되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런 피해는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한 농장을 일구는 계기가 돼서 지금은 웬만한 자연재해도 극복할 만한 노하우를 갖게 됐다. ★ 2012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대한민국 스타팜 선정 ★ 2013 농림축산식품부 신지식농업인章 제347호 -과수부문 ★ 2013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장 표창 ★2014 제2회 전라북도 농축산인 및 귀농인 성공사례 발표대회 금상 이명선 전문기자 mslee@seoul.co.kr
  • 영화 ‘마션’에 NASA 과학자들 참여했다

    영화 ‘마션’에 NASA 과학자들 참여했다

    -영화 속 NASA 첨단기술들 선보여 새로운 우주탐험 영화 ‘마션’(The Martian)의 제작에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과학자들이 깊숙이 관여했다는 사실이 4일(현지시간) NASA의 웹사이트 스페이스닷컴에 의해 밝혀졌다. 우주탐험을 주제로 한 영화로 ‘마션’처럼 리얼리티를 확보한 작품이 드물다는 평가 뒤에는 이러한 NASA 과학자들이 입김이 스며들어 있음이 공개적으로 밝혀진 것이다. 신작 우주영화 ‘마션’은 화성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화성에 갔다가 조난당한 한 괴짜 과학자의 화성 생존 어드벤처를 그린 작품이다. ‘프로메테우스’(2012) 이후 3년 만에 리들리 스콧 감독이 내놓은 이 새 SF영화는 앤디 위어의 동명 소설을 토대로 만들어진 것이다. 컴퓨터 프로그래머 출신인 작가 앤디 위어가 2009년 취미삼아 개인 블로그에 연재를 시작했던 이 소설은 독자들의 요청으로 정식 출간된 즉시 뉴욕타임스 소설 부문 베스트셀러 순위권에 12주 연속 머물렀고, 1년도 채 안 되어 뉴욕타임스 소설 부문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37주 연속 재진입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언론에 공개된 NASA의 ‘화성으로의 여행’과 리들리 스콧 감독의 ‘마션’ 시사회에서 짐 그린 NASA 행성과학부 부장은 ‘마션’의 이미지를 인용하면서 NASA의 화성 미션을 설명했다. “스콧 감독은 영화의 리얼리티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우리에게 조언을 구했고 우리는 기꺼이 그에 응했다”고 밝히면서 “영화 ‘마션’의 제작에 참여한 것은 정말 흥미로운 경험이었다”고 술회했다. NASA는 이전에도 SF영화 감독이나 배우들을 초청하는 등 SF영화에 많은 관심을 쏟아왔다. 영화의 대중 파급력을 고려한 정책적인 노선이었다. 나사가 우주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들어가는 막대한 예산을 확보하려면 국민여론의 뒷받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NASA 과학자들의 ‘마션’ 제작 참여는 영화 쪽에서는 리얼리티 확보를, 나사측에서는 국민여론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윈윈 전략이었던 셈이다. 실제로 영화 ‘마션’ 속에는 NASA의 최첨단 기술이 상당히 들어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화성의 거주공간과, 농장, 물과 산소 공급 등에 NASA의 첨단 기술이 선보이고 있다. 15세에 미국 국립연구소에서 일하기 시작해 ‘천재 작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작가 앤디 위어의 첫번째 장편소설 ‘마션’은 궤도 역학, 화성의 물리적 환경, 우주비행의 역사, 식물학 등 광범한 과학 지식을 바탕으로 작가 고유의 독특한 문학적 감각을 마음껏 선보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수십 년을 통틀어 이토록 잘 읽히는 소설은 처음이다”, “21세기 과학적 지식이 빛을 발하는 스릴 넘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라는 언론의 호평이 쏟아졌던 ‘마션’ 줄거리의 씨줄은 화성 탐사의 세 번째 계획인 아레스 3 탐사에 참여한 식물학자이자 공학자인 마크의 화성 생존 분투기이며, 날줄은 그를 구하기 위한 동료들은 눈물겨운 투쟁이다. ‘마션’에는 우리에게 낯익은 배우가 주연으로 나온다. 한국에서 1천만 관중을 불러모아 크리스토프 놀란 감독을 놀라게 했다는 ‘인터스텔라’에 외로운 우주인을 연기했던 맷 데이먼이 주인공 마크 와트니로 연기한다. 마크는 동료들과 함께 화성 표면에 성공적으로 착륙한 후 막사를 짓고 본격적으로 탐사에 나선다. 하지만 단 엿새 만에 예기치 못한 모래 폭풍이 휘몰아치면서 임무는 중단되고 마크를 남겨두고 궤도로 복귀하라는 나사의 지시가 떨어진다. 그러나 동료들은 본부의 지시를 거부하고 마크를 구출하기 위해 절체절명의 모험에 나선다. 완성도 높은 작품성에 을 확보했다는 평을 듣는 ‘마션’은 묵직한 주제 의식까지 담고 있다. ‘우주에서 한 인간이 조난당한다면 우리는 그를 구하기 위해 얼마만한 희생을 치르며 어디까지 노력해야 할까?’ ‘인터스텔라’에 이어 대박을 예감케 하는 ‘마션’은 미국과 국내에서는 다음 달에 개봉 예정이며, 번역본 소설은 지난달에 이미 출간되었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왜곡·오류 넘치는 검인정 역사교과서

    왜곡·오류 넘치는 검인정 역사교과서

    위험한 역사시간/이주한 지음/인문서원/416쪽/1만 8000원 역사 교과서가 위태롭다. 정부여당 대표는 최근 국회 대표연설에서 “중립적인 시각을 갖춘 국정 역사 교과서 도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황우여 교육부총리는 “교실에서부터 역사에 의해 국민이 분열되지 않도록 역사를 하나로 가르쳐야 한다”고 맞장구쳤다. 지난 7월 22일 열린 고위 당·정·청 회동에서 이미 국정교과서 문제를 의제로 다뤘다. 반면 서울대 역사 관련 교수들은 “똑같은 역사 교재로 전국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은 우리 사회의 역사적 상상력과 문화 창조 역량을 크게 위축시키고 민주주의는 물론, 경제발전에도 장애를 초래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교과서 국정화는 유신시대인 1973년 시작해 2001년에 사라졌다. 교육부는 이달 말까지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 전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역사에 대한 접근 및 사유의 방법을 획일화하려는 시도는 필연적으로 역사 왜곡을 초래한다. 이 책은 국정교과서 이전 현재 검인정 역사교과서조차 역사적 사실과 고고학적 증거를 외면하는 등 역사 왜곡과 폄훼가 심각하다고 비판한다. 저자는 고대사를 중심으로 역사의 시간과 공간을 나눠 검인정 교과서, 그리고 교과서 지은이들이 쓴 다른 책까지 낱낱이 해부하며 사관(史觀)의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책이 대표적으로 이야기하는 역사 왜곡의 대표적 사례는 한반도 청동기의 시기 규정이다. 기원전 15~30세기까지 올라가는 수많은 고고학 유물과 유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과서들은 일률적으로 기원전 10세기 무렵으로 서술한다. 또 ‘우리 민족 최초의 국가’가 고조선이 아니고 위만국(교과서는 위만조선으로 표기)인 이유는 ‘삼국유사’와 ‘삼국사기’, ‘제왕운기’ 등의 기록 자체를 부정하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그 바탕에는 일본의 사서와 ‘삼국사기’ 등의 기록이 불일치하면 일본의 사료에 더 신뢰를 보내면서 나타난 결과이고, ‘단군조선 부정하기’, ‘임나일본부설 조작’ 등을 위한 식민사학의 영향이라는 주장이다. 저자는 자칫 ‘국수주의’, ‘재야사학’ 프레임으로 읽히기 십상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하지만 사료에 근거한 역사적 사실 관계조차 외면당하는 현실에 대해 주장이 아닌, 더욱 구체적인 사료들로 대응한다. 단재 신채호는 1908년 대한매일신보에 연재했던 ‘독사신론’에서 “현재 각 학교의 교과용 역사책을 살펴보니 가치가 있는 역사책은 거의 없다”고 일갈했다. 2015년 9월 100년 남짓 전의 한탄이 더 심각하게 반복될 위기에 놓여 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손연재 유종의 미 거둘까

    손연재 유종의 미 거둘까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1·연세대)가 오는 7일부터 일주일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리는 국제체조연맹(FIG) 세계선수권에 출전한다.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는 이 대회에서 손연재가 올 시즌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할지 주목된다. 지난 7월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U대회)에서 개인종합 금메달을 포함해 3관왕에 오른 손연재는 한층 자신감을 얻었지만, 이후 치른 두 차례 월드컵에서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의 격차를 실감했다. 지난달 14~16일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월드컵에서는 개인종합 5위에 그치는 등 메달 확보에 실패했고, 같은 달 21~23일 러시아 카잔 대회에서는 후프 종목에서 동메달 하나를 얻는 데 만족했다. 두 대회에서 손연재는 대부분 18점 이상의 빼어난 연기를 펼쳤지만, 세계랭킹 1~2위 야나 쿠드랍체바와 마르가리타 마문(이상 러시아)은 19점대로 한 차원 높은 수준을 과시했다. 광주 U대회에서 손연재에게 뒤졌던 멜리치나 스타뉴타(벨라루스)와 간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도 만만치 않은 기량으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손연재는 세계선수권에서도 쿠드랍체바와 마문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스타뉴타와 리자트디노바를 잡아야 메달을 바라볼 수 있다. 실수를 줄이고 연기 완성도를 조금 더 높여 18점 중반대에 진입한다면 충분히 시상대 위에 설 자격이 된다. 손연재는 지난해 터키 이즈미르 세계선수권에서 후프 종목 동메달을 따며 사상 첫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선 멀티 메달에 도전해 한 걸음 더 나아간다는 각오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형 유언 따라 형수와 합방해 아들 낳았지만…

    형 유언 따라 형수와 합방해 아들 낳았지만…

    예전에 신문이나 잡지를 통해 인생상담, 고민상담이 많이 이뤄졌던 것 기억나실 겁니다. 선데이서울도 전문가 상담코너들을 여럿 운용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게 1972년부터 연재했던 ‘人生극장: 법률상담’ 코너였습니다. 선데이서울에 전달됐던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인생 고민과 법률가의 해법을 소개합니다. 40여년 전에 제시됐던 전문가 조언들은 현재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69. 형의 유언 따라 형수와 부부생활…아들을 낳았건만 출생신고 할길 몰라 (선데이서울 1973년 4월 29일)   4년 전이었다. 김이주(29·가명)는 그때 26살. 군에서 제대하고 직장을 구하던 때라 용돈에도 궁색하기 짝이 없었다. 형님 집에 얹혀지내며 세끼 밥을 얻어먹는 것조차 미안하기만 했던 그는 그래서 감히 용돈 얘기를 꺼내지도 못 했다. 그런 눈치를 잘 알고 있던 형수 강숙자(31·가명)는 가려운 곳을 골라 긁어 주듯 시동생에게 가끔 용돈을 쥐어 주곤 했다. 몇 푼 되지 않았지만 형수의 그 자상한 배려는 김이주에게 눈물이 날 만큼 고마운 것이었다. 어느 회사의 자가용차를 몰고 다니는 형 김일주(34·가명)는 대범하고 인간미 넘치는 사나이였다. 그러나 그에게도 고민은 있었고, 비극은 일어났다. 그는 성 불구자였던 것이다. “총각시절에 고약한 성병을 앓았던 모양이에요. 수술 끝에 겨우 완치되긴 했는데 결국 성 불구자가 되었던 거예요. 물론 임신도 시킬 수 없는….” 형수가 이주에게 들려준 말이다.   ●천애 고아로 자라온 형제, 서로를 극진하게 보살펴 이주가 겨우 취직이 되어 출근하기 시작한 지 열흘쯤 되던 어느 날이었다. 거래처에 나갔다가 돌아와 보니 책상 위에는 청천벽력의 메모지가 있었다. ‘형수의 전화. 형이 사망했으니 즉시 집으로 와 달라’고 메모지에 적힌 간단한 내용이었다. 허둥지둥 달려 집으로 돌아왔다. 집안은 의외로 조용했다. 방문을 박차고 들어서자 형수는 조용히 머리를 푼 채 시체 앞에 앉아 있었다. 시체에는 담요가 덮여져 있었다. “형님”하고 이주는 시체 위에 엎어졌다. 걷잡을 수 없는 오열이 엄습해 왔다. 그에게는 형이자 부모이기도 했었다. 어려서 부모를 모두 잃고, 형제가 천애 고아로 어려운 세상을 살아왔었다. 아침에 출근시간이 되도록 일어나지 않고 있던 형은 9시쯤에서야 아침 식사를 하고 아내에게 목욕을 하고 오라고 했다는 것이다. 약간 이상한 느낌이 든 그녀는 함께 목욕 가자고 했으나 어제저녁 목욕을 했노라면서 어서 다녀오라고 했다. 1시간 만에 돌아와 본즉, 이미 형은 죽은 뒤였다고 했다.   ●성불구를 비관, 자살하며 “집안의 혈통 이어 달라”고 “여보, 당신을 사랑하오. 사랑하기 때문에 결심을 내렸소. 비록 내가 먼저 간다고 하지만 항상 지하에서라도 당신을 보살피겠소. 도무지 견딜 수가 없어 마지막 수단을 택하오. 용서하시오. 이주에게 따로 남긴 유서는 한 달 뒤쯤 당신과 이주가 함께 읽어 보시오. 그리고 꼭 그대로 실행하시오. 절대로 유서에 당부한 것을 위반하면 안 되오. 안녕. 당신의 영원한 사람으로부터” 형수가 보여 준 유서였다. 사흘 만에 장사를 모두 치른 이주는 형이 재직했던 회사에 나가 퇴직금 20만원과 위로금 10만원을 받아다가 형수에게 주었다. “형수님, 얼마 되지 않는 돈이지만 이걸 받아 주세요. 그리고 아직 젊으시니까 개가하실 수 있잖아요? 지금 당장에는 안되겠지만 일단 그렇게 마음의 준비는 해 두세요.” “도련님, 개가 문제는 우리 당분간 입에 올리지 말기로 해요. 그리고 이 많은 돈을 나는 쓸 데도 없으니까 도련님 막 취직해서 어려울 게 아녜요? 10만원쯤 가져다가 쓰세요.” 그로부터 한 달 뒤였다. 숙자와 이주는 형이 남긴 유서를 개봉했다. “이주야, 우리 외롭게 살다가 내가 먼저 간다. 너무도 너를 아끼고 사랑하기 때문에 윤리에 어긋나는 부탁이지만 들어다오. 형수는 아직 젊다. 개가를 해야만 한다. 그러나 나는 형수가 나의 뜻을 받들어 너와 결혼해 주었으면 한다. 우리 집안의 혈통은 이제 너에게 달렸다. 형수를 아내로 삼아 우리 혈통을 이어 주기 바란다. 형수와 너를 너무도 사랑하기 때문에 나는 이런 부탁을 하나 네가 거절하면 할 수 없지. 그러나 가능할 것이다. 나의 마지막 부탁이니 들어다오. 내가 편한 잠을 잘 수 있도록 부탁한다.” 숙자와 이주는 서로 고개를 떨어뜨렸다. 이 실현 불가능한 부탁, 그러나 고인이 죽으면서 마지막으로 남긴 유언.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지금까지 이주는 형수를 형처럼 존경해 왔다. 다정다감했고, 경우가 밝았으며 가려운 곳을 척척 알아 긁어주던 눈치 빠르고 인정 많은 여자였다. 만약 결혼을 한다면 “형수 같은 여자를 얻겠다”고 농담처럼 뇌까리기도 했었다. 하지만 어떻게 두 사람이 결합한단 말인가?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다. 인간으로서 그것은 안될 일이었다. 도덕이 있고, 남의 이목이 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두 사람의 마음은 묘하게 변화되어 가고 있었다. 형의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리라는 마음과 그리고 형을 비롯한 3명은 어떤 관계를 초월한 한 덩어리가 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형과 동생, 동생과 형수 등의 그런 현실적인 명칭과 관계 따위를 벗어난 혼연일체가 되어 버린 묘한 느낌. 그리하여 1973년 1월, 숙자는 건강한 아들을 출산했다. 숙자와 이주라는 이 기묘한 부부는 단란하게 생활을 꾸려 나가고 있었다. 도덕이니 법률의 문제는 관심할 바가 아니었다. 그러나 출생신고가 문제였다. 이 엄청난 고민을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 [이런 경우는] 사실혼 확인 소송을 먼저 우리나라 민법상 아무리 형의 유언 사항이라 해도 형수와의 부부관계를 인정해주지 못 합니다. 그러나 귀하의 경우는 이미 기정 사실화 되었으므로 사실혼이라 보겠습니다. 출생신고를 어떻게 하느냐는 문제인데 우선 강숙자 여인과 김이주씨 사이의 사실혼을 인정받는 ‘사실혼 확인청구의 소송’을 제기하시어 사실혼 관계임을 인정받고, 이에 따라서 ‘친생자 확인 청구의 소송’을 하셔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두 사람은 법적으로 부부관계는 인정받지 못하겠지만 사실혼 관계임을 확인받고 아울러 새로 낳은 아이의 출생신고도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용태영 변호사> 정리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신문은 1960~70년대 ‘선데이서울’에 실렸던 다양한 기사들을 새로운 형태로 묶고 가공해 연재합니다. 일부는 원문 그대로, 일부는 원문을 가공해 게재합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어린이·청소년기를 보내던 시절, 당시의 우리 사회 모습을 현재와 비교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원문의 표현과 문체를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일부는 오늘날에 맞게 수정합니다. 서울신문이 발간했던 ‘선데이서울’은 1968년 창간돼 1991년 종간되기까지 23년 동안 시대를 대표했던 대중오락 주간지입니다. <편집자註>
  • [한줄영상] ‘아기도 믿지 마세요’ 엄마 목소리에 자는 척하는 쌍둥이

    [한줄영상] ‘아기도 믿지 마세요’ 엄마 목소리에 자는 척하는 쌍둥이

    ‘세상에 믿을 놈 없다’는 속담을 여실히 보여주는 영상이 있어 화제입니다. 최근 미국 시애틀에 거주하는 아기 엄마인 주디 트래비스가 지난 22일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는 그녀의 쌍둥이 자녀들이 베이비 모니터를 통해 보인다. 주디가 “안녕 아가들아~!”라고 말하자 아기 침대에 서서 놀고 있던 쌍둥이 딸들이 재빠르게 엎드려 자는 척 한다. 한편 세 아이의 엄마인 주디 트래비스는 자녀를 키우는 삶을 그녀의 블로그에 연재하고 있다. 사진·영상= itsJudysLife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파리 노트르담성당의 무량보주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파리 노트르담성당의 무량보주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서양 미술에는 로제트(rosette)라는 국화같이 생긴 조형이 있다. 문양집에는 ‘장미’항(項)에 로제타 조형이 들어 있다. 실제로 로제트라는 말은 장미(rose)의 축소형이지만 무늬에만 쓴다. 그런데 장미와 로제트는 조형이 전혀 다른데 왜 이런 오류로 혼란을 일으킬까. 로제트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1. 장미꽃 모양의 다이아몬드 2. 땅 위에 붙어 방사상으로 퍼져 나는 잎. 또는 잎이 그러한 모양으로 나는 식물 3. 꽃잎을 방사상으로 그린 둥근 모양의 장식 등의 뜻이 있지만 장미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세계 학자들이 로제트라고 부르는 조형을 살펴보면 ‘꽃잎을 방사상으로 그린 둥근 모양의 장식’을 일컫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화나 연꽃 모양에 가깝다. 그런데 꽃의 모양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 국화 모양이고 연꽃 모양이다. 그런데 왜 이런 조형이 세계 곳곳에 보편적으로 있을까. 그렇다면 로제트의 순수 조형은 어느 특수한 식물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어떤 보편적인 상징을 띠는 것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른바 로제트라는 조형은 고대 아시리아, 이집트, 그리스, 로마, 페르시아, 인도, 한국 등에 널리 퍼져 있다. 그 가운데 고딕 성당의 거대한 투명 원형 스테인드글라스 창을 ‘로제트 창’이라 부르지 않고 ‘장미 창’이라 잘못 부르고 있다. 즉 장미와 로제트는 전혀 다른데 이처럼 큰 오류는 어찌 된 것일까. 동양에 이르면 같은 조형을 보고 ‘국화’라고 부른다. 그 조형이 만일 보편적인 상징을 띤다면 특정한 장미가 아니듯 특정한 국화가 아닐 것이다. ●고대 아시리아, 이집트, 그리스에 널리 퍼진 ‘로제트’ 조형 어느 날 ‘꽃잎을 방사상으로 그린 둥근 모양의 장식 무늬’를 뚫어지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마침내 채색 분석을 하다가 이렇게도 시도할 수 있지 않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용기와 결단성이 없으면 어렵다. 위아래 조형은 다르나 같은 개념이다①. 즉 로제트나 국화 모양은 중앙에 보주가 있고 주변에 보주가 둘려 있는 무량보주가 된다. 그런데 동양에서와 마찬가지로 BC 700~600년 그리스 항아리에 그려진 신화 배경에 중앙에 보주가 있고 주변에 보주가 둘려진 무량보주들을 보고 놀랐다②. 조선 불화의 검은 하늘에 있는 무량보주와 똑같았기 때문이다③. 즉 로제트의 채색 분석에서 중앙의 보주와 주변의 보주들만 남기면 무량보주가 되는데 그저 정적인 상태가 아니고 주변으로 무한히 확산하는 역동적인 보주의 무량한 확산이 된다. ●채색 분석에서 중앙·주변 보주만 남기면 ‘무량한 확산’ 우리 교육 과정은 지식의 수집에 익숙해 인식의 문제는 등한시하는 것 같다. 인식은 끝없는 체험의 과정이다. 이 연재는 학교 교육 과정에 배우는 것처럼 지식을 전하는 것이 아니고 조형의 인식 과정을 쓰지 않을 수 없으므로 간혹 중대한 것을 발견할 때마다 감성적 표현을 아니 할 수 없다. 특히 조형예술 분야는 요즘 에피소드 중심의 답사기가 유행하면서 인식 면에서는 오히려 퇴보해 가는 것 같다. 위대한 조형예술 작품을 대하면 놀라기도 하고 감동을 느낀다. 인간은 삶을 풍부하게 만드는 감성이라는 것을 지니고 있지만, 상대 개념인 이성과 균형과 조화를 지키지 않으면 미술사학은 연구할 수 없다. 감성이 결핍돼 있는 사람은 작품 앞에서 아무 느낌이 없어서 감성적 표현을 부정하기까지 한다. 놀라거나 감동을 받지 않으니 작품의 진위를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감성과 이성의 분별이 어디 있으랴. 만물생성의 근원인 ‘무량보주’라는 용어는 필자가 만들었으나 요즈음 ‘보주의 무량한 확산’이라고도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새로이 느낀다. 처음에 이른바 로제트의 조형언어를 채색 분석하기 시작하면서 직감이지만 방사선으로 뻗어나간 긴 잎은 잎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긴 잎 모양의 끝 부분 안에는 완벽한 원이 내재돼 있다는 확신이 들어 원을 그려 채색 분석해 보니 과연 완벽한 원이며 보주였다. 그리고 보니 중앙의 보주에서 많은 보주가 사방팔방으로 확산하는 조형이 아닌가. 그런데 과연 이렇게 해독해도 될까.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경이를 느꼈다고 해도 증명을 하지 않으면 안 되며, 분명히 증명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서 있었다. ●크노소스 궁전 천장에는 백제 동하총과 똑같은 연꽃 크레타의 수도 헤라클리온에서 5㎞ 남동쪽으로 떨어진 곳에 위치한 크노소스 궁전은 BC 1700년 건축됐으며, BC 1400년까지 이용됐다. 그 스타코 천장에는 놀랍게도 백제의 수도 웅진(공주) 능산리 왕릉 군 가운데 하나인 동하총(東下塚) 천장과 똑같이 연꽃같이 보이는 무량보주가 영기문과 하나가 돼 소용돌이치고 있다④, ⑤. 그리스 것은 양식화됐고, 백제 것은 자유분방하고 역동적이되 영기문은 형태는 다르나 모두 제1영기싹의 변형일 뿐이다. 크노소스 궁전이나 백제의 무덤이 모두 영기문에서 무량한 보주가 확산해 소우주인 궁전에 대생명력이 가득하고, 역시 소우주인 백제 왕릉 안에서 우주의 대생명력이 보주로 형상화돼 가득 차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어 놀랍다. 고구려 무덤벽화 천장에는 대부분 큰 연꽃이 그려져 있다. 왜 천장에 연꽃이 그려져 있는지 그 까닭을 알 수 없었으며 아무도 의문을 제시한 사람도 없었다. 일본 학자들은 천장에 그려져 있으니 하늘에 있는 연화, 즉 천연화(天蓮花)라고 불렀고 아무 설명도 하지 못했으며 우리도 그 용어를 따랐다. 그러나 그 조형들을 수없이 그려 보고 채색 분석하면서 보주의 무량한 확산이라고 해독하고 나니 이 소우주인 무덤 안에 대우주의 대생명력을 보주가 가득하도록 천장에 조형화했음을 알 수 있었다. 연꽃이 아니었다. 오랫동안 기와를 연구한 필자는 의문점이 많았다. 조형상의 연꽃잎에서는 한 개 혹은 두 개의 타원체 혹은 구체(球體) 모양이 생겨나고 있는데, 일본학계에서는 돌기가 하나 있으면 단판(單瓣·하나의 꽃잎)이라 부르고⑥, 두 개가 있으면 복판(複辦·많은 연꽃잎)이라 부른다⑦. 그런데 그 얇은 연잎에 그런 팽만감 있는 돌기가 따로 한 개 혹은 두 개가 있을 리 없으며, 그대로 쓸 것이면 복판도 쌍판(雙瓣)이라 불러야 한다. 왜냐하면 그런 돌기는 하나이거나 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본은 세계적으로 기와 연구가 가장 활발하다. 한국의 기와 전공자는 일본의 엄청난 연구 성과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그러나 기와의 조형과 상징의 본질이 새로이 밝혀진 지금 수백 년 연구 성과는 물거품이 돼 버리고 만다. 그런 가운데 한국의 와당 가운데 통일신라 월지 출토 수막새 조각은 연잎이 아예 없고 중앙에 보주가 있으며, 주변이 보주들로만 이루어진 것을 보고 놀랐다. 중국 북제의 와당을 보고는 더욱 그런 조형이 완벽해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이것은 불교미술 연구의 대전환점을 이루는 순간이었다. 이런 기와들로 단판이나 복판이라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게 됐다. 더 나아가 넓은 잎 전체가 풍만해지면서 보주화하는 조형도 눈에 새로이 인식하게 됐다. 연꽃의 씨앗들만 보주가 되는 것이 아니고, 뜻밖에 연잎들도 모두 보주화해 가는 과정을 찾아내면서 큰 놀라움에 흥분했다. 이것은 세계미술사학 연구사에서 중대한 발견이기 때문이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스테인드글라스에도 같은 조형 중국 수나라 석불의 연화대좌를 보면 넓은 연잎에서 각각 두 개의 보주가 생겨나는 듯하다. 이것을 복판이라 했으니 그 말 자체가 틀리다. 필자는 국립경주박물관에서 공부하면서 높이 5m에 이르는 드높은 석등을 매일 대하면서도 하대의 연잎에서 큰 반구형 보주가 생겨나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것이 보주로 보인 것은 보주가 무엇인지 밝히고 난 다음이었다. 지난봄 건축학회 발표차 프랑스에 갔을 때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를 보고 경악했다. 1190년 완성된 초기 고딕 양식의 웅장한 대성당 천장 바로 밑 부분에 화려하고 큰 영기창의 조형은 거대한 보주의 무량한 확산이었으며, 보주마다에서 성스런 조형들이 화생하고 있는 광경을 보았기 때문이다⑧. 그 조형을 단순화해 채색 분석하여 보니 와당에서 일어나는 보주의 무량한 확산과 똑같지 않은가⑨. 그 성당의 여러 장미창(Rose Window·실은 ‘보주창’이라 불러야 한다)은 조금씩 다를 뿐 모두가 보주의 무량한 확산을 보여 주는 조형이었다. ●그리스 문명 이전의 미케네 문명 발굴품, 한국 와당과 유사 그러면 서양에서는 언제부터 무량보주 혹은 보주의 무량한 확산의 조형이 만들어졌는가. 지난해 여름 아테네 국립박물관에서 그리스 문명 이전의 미케네 문명 발굴품을 보면서 완벽한 금제 무량보주 조형이 이루어진 것을 보고 놀랐다. 그런 금제 조형이 만들어진 곳은 그리스 남부 아르골리스의 선사시대 도시 티린스다. 이 문명은 BC 1400~1200년 절정을 이루었는데 출토품에서 눈을 의심할 만큼 우리나라 와당의 무량보주와 똑같은 조형을 보았다10. 연꽃의 꽃잎이 씨앗과 더불어 보주화돼 갈 뿐만 아니라 보주의 무량한 확산이라는 개념을 얻어 가는 과정과 이를 뒷받침하는 동서양의 작품들을 발견할 때마다 그야말로 놀라움의 연속이었고 세계 조형예술의 많은 부분이 풀리는 감동적인 시간들이었다. 대우주에 가득 찬 보주를 ‘보주에서 무량하게 확산하는 조형’으로 표현한 것은 동서양이 같았으나, 수천 년 동안 이 모든 무지와 오류들이 축적돼 온 것은 지금까지 보주의 개념을 알아낸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용에서 알아낸 보주이기에 용의 본질을 모르면 세계 조형예술은 풀리지 않는다. 서양에는 동양에서와 같은 용은 그리 많지 않으나 용성(龍性)을 지닌 조형들은 많기 때문에 ‘세계의 조형예술, 용으로 읽다’라는 연재의 표제가 가능했던 것이다. 서양에는 서양인들에게 보이지 않았던 용성을 지닌 조형들이 너무나 많아서 필자가 하나하나 소개해 나가는 동안 여러분은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놀라움이란 철학의 시작이며, 인식의 극치에서 큰 놀라움을 체험한다.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 특수재난 분야 담당자 ‘협업’ 교육 왜?

    특수재난 분야 담당자 ‘협업’ 교육 왜?

    2012년 9월 27일 발생한 경북 구미시 불산 누출 사고는 어이없게도 사망 5명과 18명 부상이라는 피해를 불렀다. 불산과 같은 특수한 화학물질에 대한 전문 지식 부족으로 초기 대응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전문적으론 ‘불화수소’라고 불리는 불산은 공기, 물과 접촉하면 불화수소가스가 발생해 폭발할 수 있다. 원인을 모르는 터여서 소방관들은 진압 때 화학보호복을 착용하지 않은 채 투입돼 현장을 바라보고만 있는 처지였다. 독성을 누그러뜨릴 중화제도 턱없이 모자랐을뿐더러 이미 늦은 뒤였다. 지난 12일 중국 톈진항 폭발 사고도 비슷한 상황에서 참극으로 번졌다. 원인을 모를 차량 화재 뒤 초기 진화를 위해 뿌린 물 때문에 오히려 위험물(탄화칼슘)과 반응해 1차 폭발을 일으켰다는 게 중론이다. 탄화칼슘이 물과 반응하면 강력한 폭발성을 띤 아세틸렌가스를 생성한다. 1차 폭발 뒤 원인을 모르던 차에 아세틸렌 폭발에 의해 형성된 불길이 보관 중인 질산암모늄과 질산칼륨에 옮겨붙어 대규모 2차 폭발로 이어졌다. 질산암모늄은 주로 비료를 만드는 재료이지만 섭씨 200도 이상 가열되면 치명적인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 상존하는 위험을 몰라 주거지역 이격거리(1㎞)를 지켜야 한다는 데는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사회재난, 자연재난과 함께 3대 재난으로 꼽히는 특수재난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간단하게 말하면 특별한 물질이 원인이다. 화학물질, 방사성물질, 세균, 바이러스, 핵, 고성능 폭약 때문에 발생한다. 국민안전처는 26~28일 충남 천안시 국가민방위재난안전교육원에서 ‘특수재난 관리 교육과정’을 시범운영한다. 특수재난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협업엔 꿈도 꾸지 못해 피해를 키우는 사례를 줄이자는 취지다. 지난해 11월 안전처 출범 이후 특수재난실을 신설한 목적과도 맞닿았다. 안전처를 컨트롤타워로 재난관리책임기관인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에 소속된 특수재난 분야 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최초의 전문교육과정이다. 특히 특수재난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특수재난실 소속 담당관 및 사무관들이 대부분 직접 강사로 참여하는 체감형 교육이다. ‘특수재난의 이해’, ‘기능별 재난대응 협업체계 구축’ 등 직무 분야 12개 과목과 소양 분야 2개 과목으로 구성된다. 교육은 특수재난에 대표적인 유형으로 불리는 도로·지하철·철도·해양선박 등 관련 대형 교통사고, 유해화학물질 등 관련 환경오염 사고, 감염병 재난, 가축 질병, 원자력 안전사고 등 8개 분야에 집중된다. 박인용 안전처 장관은 “한층 많은 특수재난 분야 종사자들의 참여를 돕도록 시범과정을 바탕으로 내년엔 정규 교육과정을 편성하겠다”고 말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후프 동메달… 아쉬움 달랜 손연재

    후프 동메달… 아쉬움 달랜 손연재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1·연세대)가 올 시즌 마지막 월드컵에서 메달을 추가했다. 손연재는 23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 종목별 결선 후프에서 18.300점을 받아 마르가리타 마문(19.100점), 알렉산드라 솔다토바(18.500점·이상 러시아)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주 불가리아 소피아 대회 노메달의 아쉬움을 씻었다. 8명의 선수 중 7번째로 경기장에 들어선 손연재는 이스라엘 피아니스트 다니엘 아드니의 클래식 연주곡 ‘코니시 랩소디’에 맞춰 큰 실수 없이 깔끔한 연기를 펼쳤다. 볼 종목에서는 17.700점에 그쳐 마문(19.020점)과 솔다토바(18.450점), 멜리치나 스타뉴타(18.100점·벨라루스)에 이어 공동 4위에 머물렀다. 곤봉(17.100점)과 리본(16.850점)에서도 실수를 연발하며 각각 공동 6위와 5위에 그쳤다. 손연재는 앞서 열린 개인종합에서는 후프(18.250점)·볼(18.150점)·곤봉(18.150점)·리본(18.100점) 합계 72.650점으로 5위에 머물렀다. 마문(75.550점)과 야나 쿠드랍체바(75.250점), 솔다토바(74.300점) 등 러시아 강호들에 밀렸고, 지난달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U대회)에서 앞섰던 스타뉴타(73.100점)에게도 약간 뒤졌다. 올 시즌 월드컵 일정을 모두 마무리한 손연재는 다음달 7일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 출전한다. 이 대회는 리우올림픽 본선 출전권이 걸린 올 시즌 가장 중요한 대회다. 손연재는 지난해 터키 이즈미르 대회에선 개인종합 4위에 올랐고, 후프 종목 동메달로 세계선수권 사상 첫 메달을 목에 걸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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