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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갱 탈출] “식당서 신발 잃어버렸는데, 보상 안 해준대요”

    [호갱 탈출] “식당서 신발 잃어버렸는데, 보상 안 해준대요”

    ‘손님은 왕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만 여전히 소비자들의 권익이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장난 물건을 제대로 환불·수리받지 못하고, 사업자의 잘못으로 손해를 봐도 보상을 못 받는 일들이 적지 않죠. 어수룩해 이용하기 좋은 손님이라는 ‘호갱님’이라는 단어도 생겼습니다. 사업자들보다 소비자들이 관련 법을 잘 몰라서 그렇습니다. 소비자 모두가 호갱에서 벗어나길 바라면서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소비자 피해구제 사례를 토대로 ‘호갱 탈출’ 연재 기사를 보도합니다. 퇴근 후 회사 동료들과 기분 좋게 고깃집에서 회식을 마치고 나온 직장인 김모(35)씨는 황당한 일을 당했습니다. 식당 신발장에 벗어놓은 신발이 없어진 것이죠. 큰맘 먹고 명품 구두를 샀는데 일주일도 안 돼서 잃어버리다니... 김씨는 식당 주인에게 “손님 신발을 잘 관리하지 못해서 잃어버렸으니 보상해달라”고 말했지만 식당 주인은 손가락으로 신발장을 가르킵니다. 신발장에는 ‘신발분실 주의 - 보상책임 없음’이라는 글이 적혀있네요. 식당 주인은 “저렇게 표시까지 해놨는데 신발을 잃어버렸으면 잘 관리하지 못한 손님 책임이 크다”며 보상을 못해준다고 합니다. 식당에서 신발을 잃어버렸다면 주인으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식당 주인에게 보상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상법에서 식당 등 공중접객업자는 손님의 물건을 보관하는데 주의를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하면 잃어버리거나 망가진 물건에 대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명시하고 있어서죠. 손님의 물건에 대해 책임이 없다고 미리 알리더라도 손해 배상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위의 사례처럼 ‘신발분실 주의 - 보상책임 없음’이라는 문구를 써놓았더라도 식당 주인은 김씨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거죠. 소비자원은 “식당 주인이 잠금이 가능한 신발장을 구비하였는지, 신발 개인보관이 가능한 비닐봉투 등을 제공하였는지, 폐쇄회로(CC)TV 등을 설치하였는지 등 신발이 분실되지 않도록 어느 정도 주의를 기울였고 또한 그것을 입증 가능한지에 따라 보상 비율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하지만 기본적으로 신발 분실시 업주에게 보상 책임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는 식당에서 신발을 잃어버린 경우 당황하거나 화를 내지 말고, 식당에서 신발 보관에 얼마나 주의를 기울였는지 따져본 뒤 주인에게 보상을 요구하면 되겠습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소방서 없는 군위에 119지역대 신축까지 불허”

    경북도소방본부가 특별한 이유 없이 군위소방서에 이어 군위 부계119지역대 신축(이전)에 제동을 걸어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서울신문 8월 12일자 16면> 소방서가 없는 군위 지역 주민들은 소방본부가 조속히 구체적이고 명확한 사유를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다. 시·군의 소방시설 신축을 상급 소방기관이 잇따라 불허하는 것은 드문 일로 알려졌다. 31일 군위군에 따르면 올 들어 부계면 창평리 면 소재지에 있는 부계119지역대(연면적 99㎡)를 가호리로 이전하기 위해 건물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119지역대 건물이 지은 지 20년 이상 지나 낡고 협소해 소방대원(6명)들이 근무하기가 불편하다고 적극적으로 요청했기 때문이다. 군은 지난 2월 부계 가호리 983외 3필지(3081㎡) 사유지에 부계119지역대 건물을 신축해 줄 것을 의성·군위 지역을 통합 관할하는 의성소방서에 건의했다. 의성소방서도 관계자들이 지난 4월 현장 확인 등을 거쳐 예정지로 타당하다는 의견을 군에 구두로 전달, 군은 곧바로 매입 절차에 착수했다. 하지만 경북소방본부가 최근 ▲예정지의 자연재해 안전성 미검증 ▲도심 외부지역(면 소재지와 1.1㎞ 거리)이라 유관기관과의 협조체제 유지 어려움 ▲국도 및 고속도로 인접해 근무자 스트레스 예상 등을 이유로 부적정 판정을 내렸다. 경북소방본부가 군위소방서에 이어 부계119지역대 건물 신축을 이례적으로 불허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군위군과 지역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주민 등은 “소방본부의 불허 사유는 상식 밖으로 이해할 수 없다”면서 “특정 정치인 개입 의혹 등이 있는데, 납득할 만한 사유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일부에서는 아예 소방서 유치를 포기하자는 극단적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김영호(부계면) 군위군의회 의장은 “군위군과 주민 등이 소방시설 예정지로 힘들게 물색한 부지가 소방본부에 의해 번번이 퇴짜를 맞는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다”면서 “이해할 수 없는 참 이상한 일”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군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건물 외벽방수 아트를 입다’... 패션 외벽마감재 이용 감각적 리모델링

    ‘건물 외벽방수 아트를 입다’... 패션 외벽마감재 이용 감각적 리모델링

    나만의 개성이 강조되는 시대, 최근에는 건물에도 옷을 입혀 패션 리모델링을 하자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곳곳에서 실현되고 있어 화제다. 실내 인테리어뿐 아니라 건물의 외관도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간편히 건물리모델링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파엘지 종합특수방수(이하 이파엘지)는 그동안 쌓아온 방수 노하우와 기술력, 여기에 디자인을 접목한 신개념 건축마감재 ‘트라이슈머 아트패션시트’를 개발했다. 트라이슈머 아트패션시트는 건축물 내외장재 디자이너 쟌 멘디니(Jan Mendini)와 협업으로 탄생했다. 특징은 수 천 가지의 디자인 중 고객의 취향에 맞게 건물의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것. 실내 인테리어 벽지를 고르듯 다양한 외벽마감재를 원하는 디자인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라는 반응을 얻고 있다. 디자인은 주로 자연 속 재료의 질감과 컬러를 살린 것이 주를 이루며 시각적으로 화려한 느낌을 주고 싶은 이들은 위해 다채롭고 감각적인 컬러패턴도 개발했다. 시공 전에는 무료 시뮬레이션 작업으로 다양한 디자인을 건물에 적용해 보면서 시공 후의 모습을 예측해 볼 수도 있다. 건물 외벽방수는 칠하고 뿌리는 방법이 일반적인데 비해 이파엘지는 특허받은 트라이슈머 아트패션시트 외벽방수 시스템을 통해 단열보드(선택사항), 단열베이스카펫, 아트패션시트를 시공하는 2, 3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단단하게 부착된 시트는 건물의 열 손실을 줄이고, 냉난방비를 절감하는 데 효과가 있으며 결로현상을 해결해 쾌적한 실내 환경을 조성한다. 또한 ‘건축물의 외벽에는 불연재료 또는 준불연재료를 건축외장재로 사용해야 한다’는 국토교통부의 법률에도 부합하는 난연 제품으로, 화재 시 대형화재로 번지지 않게 초기진화를 가능하도록 돕는다. 관계자는 31일 “자사 외벽방수 리모델링 공법은 건물의 외벽 방수뿐만 아니라 단열처리, 건물리모델링까지 한번에 시공할 수 있어 일석삼조의 효과”라며 “시공 후에는 6년 무상하자보수와 년2회 정기점검으로 사후관리 서비스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인연; 한 지붕 아래 작은 골목길…우연; 모래내 납작 건물의 손짓…필연; 어쩌면 50년 된 ‘첫’ 주상복합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인연; 한 지붕 아래 작은 골목길…우연; 모래내 납작 건물의 손짓…필연; 어쩌면 50년 된 ‘첫’ 주상복합

    4층짜리 넓고 깊은 독특한 평면 비례…1층 내부 복도는 가로·세로 3중으로 교차 세운·현대상가보다 건축 시기 앞서 주상복합 정의·추가 실증 연구 필요 # 하마터면 놓쳤을 ‘운명’의 좌원 아파트 답사를 다니다 보면 갈등이 생긴다. 원래 알고 있었거나 혹은 누군가에게 제보를 받았거나 하면 일단 대상 건물에 대해 자료를 모으기 시작한다. 그러고 네이버나 다음의 스트리트 뷰로 외관을 확인한다. 이 과정에서 이야기할 만한 것을 발견하지 못하면 ‘여길 꼭 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굳이 이 건물을 언급하지 않아도 될 이유들이 생각나기 시작한다. 한편으로는 꾀가 나는 것이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제한된 지면에 가급적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도 깔려 있다. 하지만 결론은 항상 똑같다. 일단 가 보고 결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막상 실물을 대하면 어떤 충실한 자료로도 대체할 수 없는 구체성과 현실성이 밀려온다. ‘건물이 말을 거는 것 같다’는 표현은 절대 과장이 아니다. 사람을 대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모래내에 있는 좌원 아파트는 하마터면 만나지 않을 뻔했다. 그러나 생각을 고쳐 먹고 찾아간 것은 매우 잘한 일이었다고 지금도 생각한다. 홍제천이 모래내(沙川)라는 이야기는 이미 한 적이 있다. 유난히 모래가 많아서 그렇다는 것인데 실제로 홍제천을 따라 걸어 보니 옛말이 틀린 것이 없다. 서울 서북부 지역의 물이 모여 흘러서 만들어진 하천으로, 사실 그 모래 또한 북한산과 인왕산, 안산 등이 제 몸의 일부를 흘러내려 보낸 것이다. 한국 산들은 화강암 위주이기 때문에 하천도 그 화강암이 풍화, 마모된 모래와 자갈을 많이 품을 수밖에 없다. 서울뿐 아니라 인천에도 모래내가 있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홍제천 전체가 이런 모래 하천, 즉 모래내인데, 유독 그중 한 지역을 특정해서 또 모래내라고 부르는 것이 재미있다. 모래내의 서쪽 일대는 인근 가좌역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가좌(加佐)라고도 불린다. 가좌는 순 한국어로는 가재울이다. 모래내의 물이 맑아 가재가 많이 살아서 그렇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지금도 인근 주민들이 홍제천 여기저기에서 물놀이를 할 정도다. 사람뿐 아니라 오리, 백로, 잉어 등등이 흔해서 특별히 눈길이 가지도 않는다. 그 물길에 기둥을 박아서 내부순환로를 만들었기 때문에 자연과 인공이 매우 극적인 대비를 이루는 하천이기도 하다. 가좌역은 용산역에서 시작된 경의~중앙선(혹은 용산선)과 서울역에서 시작된 같은 이름의 경의~중앙선이 합쳐지는 곳이다. 이 가좌역에서 수색로를 건너면 길가에 낮고 넓적한 오래된 건물 하나가 웅크리고 있다. 심지어 건물 입구가 길보다도 낮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보인다. 이것이 바로 좌원 아파트다. 서울 서대문구 수색로 42번지가 그 주소다. # 폭 41m 전면부·후면부는 사다리꼴로 증축 좌원 아파트는 몇 가지 면에서 특별하다. 우선 첫 번째로, 평면의 비례가 예사롭지 않다. 하늘에서 본 좌원 아파트는 크게 두 부분으로 돼 있다. 수색로에 면한 전면부는 폭 41m, 깊이 46m로 정방형에 가깝다. 지상 4층 건물이지만 별로 높아 보이지 않는 것은 단순히 건물이 길보다 낮기 때문만은 아니다. 워낙 전면이 넓어 더욱 그렇게 보인다. 나중에 증축한 후면부는 사다리꼴 모양으로 지하 1층, 지상 2층이다. 건물의 평면이 이렇게 넓으면 특별한 설계상의 조치 없이 주거를 집어넣는 것은 불가능하다. 충정로 미동 아파트처럼 과감하게 양쪽에 복도가 있는, 외기에 면하지 않는 가구를 넣거나 (‘유람선형 평면’) 개방형, 혹은 천창형 중정이 있어야 한다. 좌원 아파트는 폭 대 깊이의 비가 각각 32m와 47m인 삼각지의 삼각 아파트보다도 더 넓은 평면을 갖고 있다. 그러나 삼각 아파트가 개방형 중정을 갖고 있는 것과 달리 좌원 아파트는 두 개의 천창을 넣어 환기와 채광을 해결했다. 주거로 사용 중인 3, 4층을 관통하는 2개 층 높이의 중정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옥상에 올라가서 보면 두 개의 천창은 현재 막혀 있는 듯이 보인다. 그렇다면 건물 내부의 환기와 채광은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또 다른 점은 내부의 복도 및 통로 구성에 대한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건물 내부의 복도 구성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는 것과 아주 다르다. 1층의 경우 편복도나 중복도, 이런 차원이 아니라 무려 3중 복도가 나 있다. 그것도 한 방향으로가 아니라 두 방향으로 직교하고 있다. 따라서 그 안에서는 수많은 공간의 분화가 일어난다. 4x4의 마방진을 연상하면 될 것이다. 나머지 층들은 이보다는 복도 구성이 간단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넓은 평면에서 오는 고뇌와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1층은 실제로 가서 보면 상당히 놀랍다. 우선 복도와 도로 사이에 문이 없이 그냥 외기에 열려 있다. 게다가 그 바닥재도 일반적으로 건물 실내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인도에 사용하는 것과 같은 보도블록이다. 즉 복도라기보다는 도로가 건물 안에 들어가 있는 셈이다. 마치 이 자리에 원래 작은 건물과 골목길이 서로 얽혀 있었는데 그 위에 넓적한 건물을 올려놓은 것과 같다고나 할까. 게다가 그 안이 워낙 복잡하고 황량하다. 건물 외곽에 있는 상가만 영업을 하고 있을 뿐 내부에서는 이렇다 할 상업 활동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그 이유는 나중에 알게 됐다. 2008년 11월 28일 밤에 1층 상가에서 합선, 혹은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있었던 것이다. 좌원 아파트의 연혁 또한 주목할 만하다. 건축물 관리대장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1966년 12월 23일 사용 승인을 받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런 숫자는 별 의미가 없을지 모르지만, 아파트의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올해로 50년이 됐으니 상당히 오래된 건물이다. 이 연재에 등장했던, 그리고 앞으로 등장할 건물 중에 이보다 더 오래된 건물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있다면 1940년대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옥인동의 2층 한옥 상가나 1950년대 말에 지어진 서울역 앞 상가 주택 정도가 있을 뿐이다. 이런 기록에 근거해 말하자면 좌원 아파트는 한국 주상복합 건축의 시초라고 일컬어지는 세운상가보다도 오래됐다. 세운상가는 흔히 한 건물처럼 이야기하지만 엄연히 공사 주체와 건립 연도가 제각각인 무려 8개 건물의 집합체다. 그중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것은 이미 철거된 종로변 현대상가와 그 바로 뒤의 세운상가 가동이다. 현대상가는 이미 철거됐으나 현재 남아 있는 세운상가 가동의 경우 1967년 11월 17일 사용 승인을 받았다. 좌원 아파트보다 약 1년이 늦은 것이다. 1967년 7월 27일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바로 그 전날인 1967년 7월 26일 육영수 여사와 김현옥 시장이 참석해 1, 2층 상가를 개장했고 그 위는 아직 공사 중이라는 구절이 있다. 5층부터 13층까지 아파트가 들어간다고 쓴 것으로 보아 현대상가를 의미하는 것 같다. 기사의 내용으로 보면 현대상가와 세운상가 가동(당시 아시아상가)은 비슷하게 공사가 진행된 것으로 추측된다. 즉 좌원 아파트가 세워지고 반년이 더 지난 후에도 세운상가를 구성하는 최초의 2개 동은 아직 공사 중이었던 것이다. 건축물 관리대장상 엄연히 건립 시기가 더 이른 좌원 아파트가 지금까지 거론되지 않았던 것은 건물의 지명도가 낮았거나, 혹은 주상복합을 어떻게 정의하는가 하는 문제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좌원 아파트도 연면적이 8677.24㎡의 대형 건물인 데다 총 4개 층 중에 절반인 1, 2층은 상가로, 3, 4층은 공동주거로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간단히 무시할 대상이 아니다. 만약 주상복합의 정의에 상가주택도 들어간다면 그 연대는 1950년대 후반으로 훌쩍 올라간다. ‘최초’라는 타이틀의 무게를 감안할 때, 이 부분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가 좀더 진행될 필요가 있다. # 사용승인 4년 뒤 나온 ‘분양 광고 미스터리’ 좌원 아파트와 관련된 또 다른 흥미로운 정보는 분양 광고다. 그 당시 아파트의 분양 광고가 아직까지 전해지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1971년 7월 21일, 그러니까 건축물 관리대장상의 사용 승인일로부터 무려 4년이 훌쩍 넘은 시점에 나온 신문 광고가 아직 전해진다. 여러 가지 추측이 가능하다. 건축물 관리대장의 사용 승인일이 잘못됐거나, 아니면 그 시점까지도 분양이 채 끝나지 않았거나 등의 다양한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다. 7월 21일자 광고인데 ‘7월말 입주보장’이라고 쓴 것을 보면 어떤 다급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좌원산업 주식회사라는 이름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사업 주체의 이름을 딴 아파트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쪽방 현실 속 ‘생활의 근대화’의 모순 시점의 문제와는 별도로 분양 광고의 내용 자체가 눈길을 끈다. 일단 ‘독신 아파트 분양 및 임대’라는 구절과 ‘고급 맨숀 아파트’라는 구절이 위아래로 놓여 있다. 같은 건물 안에 서로 다른 성격의 공동주거가 함께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급형은 25평 이하고 독신 아파트는 8평이다. ‘동’이라는 글자의 의미가 의문인데 개별 건물이 아니라 가구 수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결코 잘 그렸다고 볼 수 없는 투시도는 허탈하리만큼 간단하다. 그러나 1층을 종횡으로 가로지르는 복도와 출입구의 존재를 확실하게 보여 주고 있다. 이처럼 좌원 아파트는 ‘생활의 근대화’를 주장하며 ‘독신 아파트’로 브랜딩을 했지만 실상은 어땠을까. 모래내 지역은 서울의 근대화 과정에서 도시 빈민들이 모여들던 곳이었다. 좌원 아파트가 들어서는 시점을 전후해 인구가 늘어나고 모래내 시장이 생겼지만 여전히 먹고사는 일이 어려운 곳이었다. 저 ‘독신 아파트’에 과연 독신자가 들어가서 ‘생활의 근대화’를 만끽하며 살았을까. 아직도 좌원 아파트와 관련된 자료에서 여전히 ‘쪽방’과 같은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걸 보면 현실은 그와 사뭇 달랐던 것 같다. 1979년 6월 29일자 동아일보에 당시 소방법 위반으로 입건된 시장 및 상가 아파트에 대한 기사가 실렸는데, 그 명단을 보면 유감스럽게도 세운상가, 낙원상가, 반포 1단지 등 이 연재에서 다루고 있는 건물들이 줄줄이 나온다. 좌원 아파트도 여기에 포함돼 있는데 마치 약 30년 후인 2008년 11월 28일의 화재를 예견하고 있는 것 같다. 상가 아파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나빠진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화재에 대한 불안이었다. 좌원 아파트는 이처럼 풍상도 많이 겪고 낡을 대로 낡은 건물이기는 하다. 그러나 여전히 본래 용도로 사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어쩌면 한국 주상복합 건축의 계보에서 가장 앞에 세워야 할 건물일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특별한 관심의 대상이다. ※ 좌원 아파트의 공간 구성과 관련해 마침 이 건물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경희대 대학원 김일현 교수 연구실 이우석씨의 도움을 받았다.
  • [자치단체장 25시] 이위준 부산 연제구청장

    [자치단체장 25시] 이위준 부산 연제구청장

    평생 배움 - 똑똑 플레이스·도서관서 질 높은 교육… 평생학습 대상가족 키움 - 10월 육아지원센터 개관… 맞춤 보육·놀이 공간 갖춰 연제의 꿈 - 복지 사각 민간 안전망 구축… 더불어 사는 도시로 부산 연제구는 ‘살고 싶은 도시, 살맛 나는 연제’라는 슬로건 아래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함께 나누고 더불어 사는 사회 복지 확립, 삶의 가치를 높이는 평생학습 문화 체육 도시 조성에 힘쓴다. 2006년 민선 4기 구청장으로 취임한 이위준(73) 연제구청장은 29일 “첫 취임 때부터 구민의 편에서 생각하고 구정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며 “남은 2년 임기 안에 공약사항을 완료하는 등 구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밝혔다. 연제구를 전국 최고의 행복 자치구로 만들려는 이 구청장으로부터 구정 운영방안과 인생철학, 비전 등을 들어봤다. 그는 매사에 긍정적이다. 검소하고 부지런함이 몸에 배었다. 출퇴근 등 가까운 거리는 걷는다. 생활 속 습관이 건강을 지탱하는 원동력이다. 함께 부대끼며 ‘울고 웃고 더불어 살아가는 좋은 이웃’이 되고 싶었다. 그가 정치에 발을 내디딘 이유다. 동장과 구의원, 시의원 등을 거치면서 행정 경험을 쌓았다. 구청장이 되고서는 ‘뚜벅이’처럼 한눈팔지 않고 앞만 보며 뚝심 있게 달려 왔다. 초등학교 3학년인 10살 때 부모 손을 잡고 경주에서 부산으로 내려왔다. 공부를 곧잘 했지만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학비가 면제되는 동래원예고교로 진학했다. 동아대 농대 원예학과를 졸업하고 학군장교(ROTC 5기)로 임관했다. 군 제대 후 교사, 철도공무원, 예비군 중대장, 독서실 운영, 안보강사, 양초공장 운영 등 다양한 직업을 거쳤다. 1978년 연산4동 동장(별정직)을 하면서 공직에 첫발을 내디뎠다. 4년간 근무했다. 이는 뒷날 구·시의원, 구청장직을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1995년 그에게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찾아왔다. 당시 부산시의원이었던 박대해 전 국회의원의 권유로 연제구 구의원에 출마해 당선됐다. 2002년에는 구의회 의장을 역임했다. 이어 부산시의원을 한 차례 하고 민선 4기인 2006년 제7대 연제구청장에 출마해 당선됐다. 4년 뒤 민선 5기 때에는 여당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 승리했으며 민선 6기에는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3선 구청장이 됐다. 이 구청장은 취임 후 구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2014년 법률소비자연맹에서 발표한 민선 5기 전국 기초단체장 공약이행률 평가에서 부산시 1위를 차지했다. 같은 해 서울대 행정대학원이 실시한 지자체 평가에서 주거상태만족도 전국 1위, 직장생활만족도 전국 1위를 차지했다. 또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 평생학습대상, 행정안전부(현 행정자치부) 여성공무원 정책 대통령 표창, 11년 연속 친절 최우수 구로 선정되는 등 전국 최고의 기초자치단체로 자리매김했다. 이와 함께 차별화된 평생학습 추진으로 명실상부한 전국 최고의 평생학습도시로 성장했다. 2006년 7월 평생학습도시 선정과 함께 기반을 착실히 다져 4년 만인 2010년에 대한민국 평생학습 대상을 받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 주민과 함께하는 복지 시책도 자랑거리다. 사단법인 연제이웃사랑회와 ‘민간사회안전망’ 구성은 연제구가 대표적으로 내세우는 복지 시책 중 하나이다. 평소 “가정이 행복해야 지역사회도 발전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 결과물이 2006년 탄생한 연제이웃사랑회이다. 주민들이 십시일반 기금을 내놓으면서 규모가 커졌다. 이어 2009년 12개 전 동에 민간사회안전망을 구성했다. 연제이웃사랑회와 연계해 지금까지 67억원을 모금해 49억 5000만원을 지원했다. 매년 위기가정, 저소득층 주민 등 1300여 가구가 도움을 받는다. 이 구청장은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회안전망 조성을 통해 복지사각지대 주민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기부문화를 더욱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여성 등 가족 모두가 살기 좋은 여성친화도시 조성에도 애정을 쏟는다. 2009년 위기가정에 대한 종합복지서비스와 취약계층 아동을 위한 ‘드림스타트센터’를 만들어 가정친화형 기반을 구축했다. 2012년 11월에는 여성친화도시로 선정됐으며 2014년 보육분야 대통령 표창, 여성친화도시 국무총리 표창을 받는 등 큰 성과를 냈다. 지난해 7월에는 건강가정지원센터를 확장, 이전해 건강가정, 다문화 가정, 공동육아나눔터 운영, 워킹맘·워킹대디 지원 사업 등 가족통합서비스를 제공한다. 여성 및 영유아를 위한 맞춤형 육아지원 거점기관인 육아종합지원센터가 최근 준공을 끝내고 오는 10월 가동한다. 각종 보육관련 정보 제공과 상담은 물론 놀이체험실, 장난감도서관 등 복합놀이문화 공간 등을 갖췄다. 전국 최고 수준의 평생학습도시답게 주민들에게 다양한 평생학습 기회를 지원한다. 2006년 7월 평생학습도시 선정과 함께 기반을 착실히 다진 결과 4년 만인 2010년에 대한민국 평생학습 대상 수상이란 값진 성과를 거뒀다. 2014년에 개관한 연제도서관은 하루 평균 1000여명이 이용하는 등 주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권역별마다 만든 작은 도서관과 민간시설의 유휴공간을 활용한 ‘똑똑 플레이스’ 등 특화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명품 교육도시로서 위상을 높였다. 2006년 평생학습도시를 선언하고 구민에게 공평하고 양질의 교육보장과 평생학습 증진을 위해 평생학습 네트워크 구축 등 다양한 시책을 추진한 결과 2010년 정부로부터 제7회 평생학습 대상을 받았다. 지난 7월에는 유네스코 글로벌 학습도시 네트워크 회원으로 가입,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평생학습도시로 발돋움했다. 영국 스완지 등 세계 19개 도시가 회원도시이며 부산에서는 연제구가 처음이다. 알자리 창출에 도움을 주는 ‘연제형 맞춤 일자리만들기 사업’도 빼놓을 수 없다. 2011년 3800여개, 지난해 82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등 매년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청년 취업을 위한 ‘창조적 행정서비스 인력양성 프로그램’은 부산 자치구 중 유일하게 S등급을 받았다. 이 구청장은 “임기 내 2만개 이상의 일자리 발굴을 목표로 연제일자리 박람회, 구인·구직자 만남의 날 개최 등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취업 지원으로 구민이 체감하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행정력을 집중한다”고 귀띔했다. 1995년 동래구에서 분리된 연제구는 1998년 부산시청이 이전한 후 부산지방검찰청, 부산지방법원, 부산지방노동청, 부산지방국세청 등 공공기관들이 속속 이전해 오면서 부산의 행정요충지로 우뚝 섰다. 요즘에는 중장비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최근 재개발·재건축 붐에 힘입어 크고 작은 아파트 건설현장이 들어서는 등 도시재생 작업이 한창이다. 거제동의 5000여 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 공사를 비롯해 시청 인근과 연산동 물만골 일대 등 재개발 사업이 한창이다. 주민 숙원사업인 거제지구 자연재해위험지 정비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275억원을 투입해 내년 1월 완공 예정이다. 이와 함께 연산동 고분군과 배산성지를 연계하는 역사관광벨트도 조성하고 있다. 완료 후 시민들이 즐겨 찾는 도심 속 역사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99억원을 들여 연제문화원을 내년 3월 준공하고 기존 거제1동 주민센터는 보훈회관으로 새롭게 단장 중이다. 이 구청장은 “변화의 시대, 구민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살기 좋은 도시, 살맛 나는 연제의 꿈을 이루기 위한 행복한 도전은 계속된다”며 “남은 임기 동안 공약사항을 완료하는 한편 구민과의 약속을 충실히 지켜 나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씨줄날줄] 자살의 심리학/강동형 논설위원

    [씨줄날줄] 자살의 심리학/강동형 논설위원

    자살하는 동물이 있다는 얘기를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유서까지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동물은 인간밖에 없다. 고래가 뭍으로 밀려와 죽음을 맞는 스트랜딩(Stranding)을 일종의 자살 행위로 보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추론일 뿐이다. 자살에도 이기적인 자살과 이타적인 자살이 있지만 어떤 자살이든 행동에 옮기는 그 순간에는 심리적으로 비정상 상태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자살이 실패로 돌아간 뒤 왜 살려 주었느냐고 항변하다가도 결국에는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줘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고 한다. 이러한 예만 봐도 자살하는 사람의 의지는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연간 100만명 정도가 자살을 한다. 하루 평균 3000명 이상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얘기다. 이러한 숫자는 전쟁이나 자연재해로 인한 사망자 수를 능가한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만 연간 13만명이 자살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 10만명당 약 7.8명꼴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자살률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무려 12년 동안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010년 인구 10만명당 31.7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4년에는 28.5명으로 완화됐지만 여전히 평균치의 두 배 이상이다. 자살률은 잘살고 못살고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가 건강하냐 건강하지 못하느냐의 문제이고 가치관과 문화의 차이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자살률이 높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그만큼 건강하지 못하다는 증거다. 대부분의 자살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이 원인이라고 한다. 사회 저명 인사들의 자살도 마찬가지다. 며칠 전 검찰 소환을 앞두고 롯데그룹 이인원 부회장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가신으로 불린 그의 자살 역시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일반인과 달리 자살을 통해 지키려고 했던 게 있었을 것이다. 그게 무엇인지 모르지만 그가 남긴 유서를 통해 어느 정도 짐작은 할 수 있다. 이 부회장 외에도 멀리는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가까이는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 등 모든 것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자살을 선택하는 사례는 쉽게 접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자살은 전통적으로 죽음을 통해 자신의 분함과 억울함을 호소하는 최후의 수단이었다. 혹시 이들도 이러한 이유로 자살을 선택한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해 보지만 그럴 만한 명분은 찾을 수가 없다. 자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은 이해할 수 있지만 자살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오는 9월 10일은 WHO가 정한 세계자살방지의 날이다. 자살하는 사람은 계속 주변에 신호를 보낸다고 한다. 혹시 우리 주변에 자살의 신호를 보내는 사람은 없는지 세심한 관심을 가져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 녹과 벌인 인류의 투쟁 뒷얘기들

    녹과 벌인 인류의 투쟁 뒷얘기들

    녹 조나단 월드먼 지음/박병철 옮김/반니/344쪽/1만 8000원 동서 냉전이 극에 달했던 무렵, 창고에 쌓아 둔 핵무기를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미국의 가장 큰 송유관을 망가뜨려 오펙(OPEC)이 원유 생산량을 재조정하게 했다. F16 전투기와 헬리콥터의 공중 충돌 사고를 야기하고, 하늘을 날던 비행기를 공중분해시키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을 일으킨 주범은 바로 녹(rust)이다. 성경에도 녹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심지어 2000년 전 로마 시대 한 장군이 이집트 나일강으로 진격할 때 녹이 슨 투석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많은 사상자가 났다고 짜증을 낸 기록도 있다. 그렇게 오랫동안 인류는 녹 때문에 골치 아파했다. 좀처럼 쉽게 녹슬지 않는 스테인리스강이 등장해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녹에 대해 신경을 덜 쓰며 살게 된 것은 불과 100년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일상생활에서 눈에 잘 띄지 않게 됐다고 하지만 녹은 그 어떤 자연재해보다 인류에게 더 막대한 손해를 입히고 있다. 미국에서 한 해 동안 녹 때문에 발생하는 손실액이 국내총생산(GDP)의 3%인 4370억 달러에 달한다고 하니 놀랄 노 자다. 연간 미군의 전투력 유지 비용의 5분의1인 210억 달러가량은 부식 방지, 그러니까 녹 때문에 사용된다. 1980년대 레이건 대통령 시절 미국의 상징으로, 90m짜리 금속 조형물인 자유의 여신상을 거의 망가뜨릴 뻔한 녹을 제거하기 위해 책정한 예산은 지금 돈으로 14억 달러에 달했다. 저자는 우리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금속 아래에서 문명을 위협해 온 녹에 대한 투쟁사를 다방면에서 매우 흥미롭게 조명한다. 또 녹은 탐욕과 자존심, 오만함, 성급함, 나태함 등 현대사회의 혼돈과 결함을 나타내는 상징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12m짜리 요트에 거주하는 동안 치렀던 녹과의 싸움에서 영감을 얻어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커버스토리] 자동폐기 굴욕 감액도 4차례…제헌국회부터 굴곡진 ‘추경史’

    [커버스토리] 자동폐기 굴욕 감액도 4차례…제헌국회부터 굴곡진 ‘추경史’

    정부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지원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제출한 지 딱 한 달 만인 26일 국회에서 추경안 통과를 전제로 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렸다. 이번 추경은 8월 임시국회 종료 전날인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예정이다. 정부는 헌정 사상 최초의 추경 무산을 피하게 됐다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엄밀히 봤을 때 설령 이번 추경이 무산됐다고 하더라도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것이 처음은 아니다. ‘서울의 봄’과 광주민주화운동 등으로 숨 가빴던 1980년 정부가 10월 초 추경안을 제출했지만 전두환 군부가 이미 5월 20일에 군 병력을 동원해 10대 국회를 사실상 해산해 버린 상황이라 임기만료로 자동폐기되고 말았다. 그런데 똑같은 내용의 추경안이 자동폐기 바로 다음날인 10월 28일 다시 제출됐고, 전두환 군부의 국가보위입법회의(국보위)가 나흘 만에 이를 통과시켰다. 국가재정법은 ▲전쟁 ▲대규모 재해 ▲경기침체 ▲대량실업 ▲남북관계의 변화 ▲경제협력 등으로 추경 편성의 조건을 한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에 제출되기만 하면 여야 간의 정쟁으로 이어진다. 제헌국회에서도 그랬다. 우리나라 추경의 역사 속에 담긴 정치, 경제, 사회상을 살펴봤다. ●6·25전쟁 발발했던 1950년에는 총 7회 올해 추경안의 국회 통과가 늦어지면서 “정쟁에 민생이 파묻힌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런데 예산안, 추경안 등을 둘러싸고 국회에서 벌어지는 정쟁은 이미 제헌국회(1948~1950년) 때부터 치열했다. 또 정부수립 초창기 국내 상황의 혼란과 여러 행정기능 미비로 인해 예산 편성부터 지연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정부는 1949년과 1950년 회계연도가 시작된 뒤에야 예산안을 제출했고, 어쩔 수 없이 2년 연속으로 당장 급히 써야 할 돈을 가예산으로 편성·집행했다. 이후 본예산을 현재의 추경인 ‘추가예산’의 형식으로 국회에 제출했는데, 이마저도 당시 세수 및 세출 예측 능력의 부족으로 여러 차례의 추경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 6·25전쟁이 일어난 1950년에는 모두 일곱 번의 추경이 이뤄졌다. 현재 기록이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추경은 1950년 3월 23일 국회에 긴급 동의 형식으로 상정된 ‘단기 4282년도 제3차 추가예산’이다. 당시 여당이었던 대한독립촉성국민회 소속 황호현 의원은 3차 추가예산을 재정경제위원회 심의를 생략하고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긴급 동의했다. 그는 “5월 총선거를 앞두고 의원 대다수가 시골로 내려갔기 때문에 본회의조차 정족수를 간신히 채운 상황”이라면서 “예산을 심사할 재정경제위원회 구성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오늘 하루에 심사를 끝내고 내일 통과시키자”고 주장했다. ●기록상 가장 오래된 추경 ‘1950년 3차 추가예산’ 그러자 야당인 한국민주당 서우석 의원이 “재경위 종합심사를 거치지 않고 본회의에서 다루는 것이 도리어 시간을 더 끌게 된다”며 반발했다. 또 같은 당 김상순 의원은 “농림부의 예산 산출 인원수 계산이 기획처의 계산과 차이가 나는데, 확인해 보니 농림부가 틀렸다”면서 “이런 유사 사례가 많을 테니까 재경위에서 1차 심의만큼은 분명히 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결국 당시 추경안은 야당의 주장대로 분과위원회를 거치고 3월 27일에 본회의를 통과했다. 야당이 빼도 박도 못하는 허점을 지적해 ‘현미경 심사’를 관철시켰던 것이다. 추경이라고 하면 보통 나랏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고, 태풍 등으로 무너진 도로·시설물 등 사회간접자본(SOC)을 확충하는 것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씀씀이를 줄인 ‘감액 추경’도 네 번이나 된다. 6·25전쟁 발발 직후였던 1950년 7차 추경 때 정부는 세수와 세출 56억원을 줄였다. 전쟁으로 인해 세금을 걷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에 자연히 세수와 세출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1982년에는 추경에서 2643억원을 삭감했는데, 전년도에 국보위가 정부가 잘못 계산해 제출한 세입·세출을 제대로 심의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해 상반기까지 예상 경제성장률 전망치(8%) 달성이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실제 1982년의 실질경제성장률은 8.3%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기 직전이었던 1997년 10월, 그해 1차 추경에서 8722억원을 감액했다. 외환위기로 인한 경제환란이 그해 하반기부터 시장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기 시작했고, 자연히 세수에 펑크가 날 수밖에 없었다. 예상보다 덜 걷힌 세금은 1조 5909억원이었고, 전년도에 쓰지 않고 남았던 세계잉여금 7187억원을 이입해도 9000억원 가까운 수입과 지출을 줄여야 했다. 정부가 구제금융 지원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히기 이전에 이미 감액 추경이 위기를 알리고 있었던 셈이다. ●외환위기 직후 1998년 1조 6985억 최대 감액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 3월 1차 추경은 우리 역사에 가장 치욕적인 추경으로 기록되고 있다. ‘경제점령군’으로 들어온 IMF는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전년도에 정부가 짜고 국회가 통과시킨 예산에서 필요 없는 부분을 줄여 금융 구조조정 비용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역대 최대 규모인 1조 6985억원을 감액했다. 당시 실무 사무관으로 추경 작업에 참여했던 한 정부관계자는 “우리가 짠 예산을 다시 우리가 줄이면서 공무원 급여부터 삭감하는 것도 기분이 나빴는데, 계속해서 IMF의 눈치까지 봐야 했다”면서 “약간이나마 ‘망국(亡國) 관료’의 심정이었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1998년 9월에는 세수를 메우기 위해 5조 4902억원을 보전하는 세입추경을 포함, 실업·경기대책 마련을 위한 12조 2000억원 규모의 2차 추경이 실시됐다. ●2002년 태풍 루사 피해때 제출 ~ 통과 ‘딱 3일’일반적으로 군부 독재 시절의 정부 추경안이 국회를 더 빨리 통과했던 것은 맞다. 하지만 헌정 사상 가장 빨리 국회를 통과한 것은 의외로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2년 태풍 ‘루사’ 피해 복구를 위한 4조 1000억원 규모의 추경이었다. 2002년 9월 10일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은 바로 그날 국회 재정경제위, 행정자치위, 운영위, 교육위에 회부됐고, 다음날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어갔다. 그리고 약간의 수정을 거쳐 이틀 뒤인 9월 13일 본회의에 상정돼 바로 통과됐다. 2002년 DJ 정부의 마지막 해로 각종 특별검사와 게이트가 쏟아지기는 했지만, 태풍 루사로 인한 피해가 어마어마했기 때문이다. 또 그해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민심을 외면한 채 정쟁을 벌일 수는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이리역 폭발사고’ 재해 아닌 인재로 긴급 편성 가슴 아프면서도, 특이한 사연을 지닌 추경은 1977년 11월 2차 추경이었다. 행정부의 기틀이 어느 정도 잡히기 시작한 1960년대 이후의 추경은 주로 태풍과 오일쇼크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1977년 2차 추경은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人災) 때문에 긴급 편성됐다. 11월 11일 이리역에 서 있던 화약수송열차가 관리원의 부주의에 따른 화재로 폭발해 직경 16㎞ 이내의 집과 건물이 모두 파괴됐고, 58명이 사망하고 1400여명이 부상했다. 1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재산 피해는 당시 돈으로 100억원이 넘었다. 피해가 얼마나 컸던지 폭발 사고 뒤, 이리 시내 다방과 음식점에는 반창고로 얼굴이나 손등을 허옇게 바르고 나온 사람들로 넘쳐났다고 전해진다. 당시 정부는 사고 나흘 뒤인 11월 15일 사고 복구를 위한 5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열흘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물론 5억원으로는 복구가 사실상 불가능했고, 보상비를 노린 투기꾼들이 이리에 몰려들면서 민심마저 흉흉해졌다. 그런데 이 사고로 유명해진 인물이 있는데, 바로 ‘20세기 최고의 코미디언’ 이주일이다. 사고 당일 이리역에서 500m 떨어진 삼남극장에서 관객 600여명이 들어찬 가운데 인기가수 하춘화의 리사이틀이 열리고 있었고, 폭발사고로 극장 지붕이 내려앉고 의자가 뒤집혀 6명이 죽고 수십명이 다치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당시 무명 MC였던 이주일은 자신도 머리가 함몰돼 4개월 넘는 치료를 받아야 하는 중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쓰러져 있던 하춘화를 업고 극장 밖으로 나왔다. 이주일은 이 사건 이후 ‘의리의 사나이’로 불리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하춘화는 2007년 11월 열린 이리역 폭발사고 30주년 추모행사의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인비의 金맛도 연재의 눈물도 KB와 빛낸 꿈

    인비의 金맛도 연재의 눈물도 KB와 빛낸 꿈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온 박인비 선수의 금의환향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곳이 또 있다. KB금융이다. 4년째 박인비를 후원해 온 KB금융은 피겨 선수 김연아에 이어 박인비의 활약으로 다시 한번 스포츠 마케팅 명가(名家)로 자리를 굳히게 됐다. ●박인비와 4년째 인연… 메달로 화답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여자골퍼 박인비와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 배드민턴 국가대표팀 등을 후원하고 있다. 올림픽 중에는 공식 후원사가 아니어서 좀처럼 드러낼 수 없었지만 이제부터는 선수들을 뒷바라지한 보람을 누릴 수 있게 됐다. 특히 박인비가 116년 만에 부활한 여자골프에서 금메달을 따냄으로써 후원사인 KB금융의 어깨가 으쓱해졌다. 박인비와 KB의 인연은 2013년 시작됐다. KB금융은 2008년 US여자오픈 최연소 우승 이후 슬럼프를 겪으며 메인 후원사도 없이 경기에 출전하고 있던 박인비와 후원 계약을 맺었다. 평소 후원 선수들을 수시로 챙기며 격려하는 윤종규(위 사진 오른쪽) KB금융 회장은 이번에도 박인비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메달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결과가 어떻든 라운드마다 최선을 다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니 부상 없이 경기를 즐기라”고 응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연아 이어… 스포츠 마케팅 명가로 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아시아 선수로서 최고 성적을 이룬 리듬체조 손연재 역시 KB가 자랑하는 선수다. 손연재는 2010년부터 KB금융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으며 아시안게임과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금융사들은 비인기 종목을 주로 지원하기 때문에 선수들과의 우정이 끈끈하다. 김연아는 2006년 KB와 처음 인연을 맺은 이후 톱스타가 된 지금도 KB의 대표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최인석 KB금융 홍보부장은 “힘든 상황에서도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KB의 경영 철학과도 통한다”면서 “비인기 종목이라도 선수들이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기회와 환경을 지원한다는 사회적 책임 의식이 스포츠 마케팅에서의 성공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朴 대통령, 리우 올림픽 선수단과 오찬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보여줬다”

    朴 대통령, 리우 올림픽 선수단과 오찬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보여줬다”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리우 올림픽 선수단과의 오찬에서 “여러분은 우리 국민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선물한 희망과 용기의 상징이 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리우 올림픽에 참가했던 우리 선수단과 관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하면서 “여러분은 승패보다 훨씬 중요한 가치인 진정한 도전 정신을 국민에게 생생하게 보여줬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지난 올림픽 기간 선수 여러분의 투혼을 보면서 많은 국민이 기쁨과 감동을 받았다”면서 “올림픽 기간, 국민에게 행복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나라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이 많고 폭염이 계속되면서 국민께서 지쳐있는데 이번 올림픽을 통해 많은 분이 새롭게 용기와 자신감을 얻었다고 한다”면서 “지구 반대편에서 여러분이 일으킨 긍정의 에너지가 우리 사회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진종오 선수, 박상영 선수의 멋진 역전극은 물론이고 부상을 이겨내고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라선 골프의 박인비 선수, 출산과 육아를 병행하면서도 메달을 목에 건 역도의 윤진희 선수, 석연치 않은 판정과 부상까지 이겨낸 레슬링 김현우 선수, 거센 바람에도 굴하지 않고 전 종목을 석권한 양궁 대표 선수들”이라며 격려했다. 또 “끝까지 투혼을 불살랐던 여자 핸드볼, 하키팀과 남자 축구팀,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친 손연재 선수, 아쉽게 패배하고도 멋지게 승자의 손을 들어줬던 이대훈 선수, 그 밖에도 우리 대표팀 선수 모두가 얼마나 많은 땀을 흘리고 열정을 다해 노력했는지, 그것 자체가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유승민 선수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당선을 언급한 뒤 “여러분들 모두가 대한민국의 자랑이고 긍지”라면서 “큰 박수를 보내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정부는 우리 선수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훈련하는 것은 물론이고 은퇴 후에도 보다 나은 삶을 개척해 나 아갈 수 있도록 성의껏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면서 “지금 여러분이 간직한 열정과 투혼을 잃지 않는다면 반드시 더 큰 꿈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박 대통령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해 “우리나라의 저력과 아름다운 문화를 전 세계에 보여줄 좋은 기회”라면서 “정부는 그동안의 많은 대회 경험을 바탕으로 최고의 대회가 되도록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해단식날 “엘리트체육 강화” 외친 선수단 총감독

    해단식날 “엘리트체육 강화” 외친 선수단 총감독

    통합체육회 주도권 뺏긴 울분 대변… 리우 이후 체육계 거센 진통 예고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금메달 9개로 목표였던 10개에 못 미쳤지만 4개 대회 연속 톱 10에 든 한국 선수단이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해단식을 가졌다. 정몽규 선수단장이 이끄는 선수단은 시민들의 박수를 받으며 입국장을 나섰다. 선수단은 기자회견에서 목표 달성에 실패해 아쉽다며 2020 도쿄올림픽에선 더 나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리우올림픽에서 엘리트체육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룬 가운데 최종삼(68) 한국 선수단 총감독은 엘리트체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다른 목소리를 내 주목된다. 이날 입국장에서는 편파 판정에도 동메달을 따낸 김현우(레슬링)가 폐회식에 이어 기수로 앞장섰고 임원들과 손연재(리듬체조)를 비롯한 선수들이 뒤따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으로 당선된 유승민도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미리 귀국했던 금메달리스트 김우진, 구본찬, 이승윤, 장혜진, 기보배, 최미선(이상 양궁)과 박상영(펜싱), 진종오(사격)도 1층 밀레니엄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과 해단식에 함께했다. 전날 귀국한 박인비 등 골프 대표팀과 유도 대표팀은 불참했다. 태권도 메달리스트들은 25일 귀국할 예정이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목표에는 조금 못 미쳤지만 정정당당하게 싸워 값진 성과를 이뤄냈다”며 “이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의미 있는 추진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릉선수촌장을 지낸 최종삼 총감독은 금메달 목표에 못 미친 이유를 미약한 엘리트 선수 육성과 좁은 체육 저변에서 찾았다. 그는 ”개막에 앞서서부터 좋은 성적을 내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입을 연 뒤 ”일본은 과거 생활체육 중심으로 방향을 잡았다가 올림픽 성적이 잘 나오지 않자 2020년 도쿄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다시 엘리트체육 쪽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금 12, 은 8, 동메달 21개로 41개의 메달을 따 역대 최고인 종합 6위에 올랐다. 특히 육상, 수영 등 기초 종목에서 약진해 양궁 등 소수 종목에 메달이 편중돼 금 9, 은 3, 동메달 9개를 수확해 종합 8위를 기록한 한국과 큰 차이를 보였다. 한국의 부진 이유에 대해 최 총감독은 “일본과 반대로 우리는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통합을 하면서 엘리트스포츠층이 얇아졌다”면서 “엘리트체육을 하는 등록 선수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는데, 선수 저변을 확보할 수 있는 정책과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대한체육회 통합 과정에 생활체육에 주도권을 빼앗긴 것에 대한 엘리트 체육인의 울분을 대변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또 리우올림픽의 교훈과 과제를 정리해야 하는 체육계가 만만찮은 진통을 겪을 것임을 예고하는 발언이기도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리우올림픽 해단식 손연재 ‘꽃메달 이쁘죠?’

    리우올림픽 해단식 손연재 ‘꽃메달 이쁘죠?’

    리우올림픽 해단식에 참석한 리듬체조 손연재.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올림픽 선수단 해단식…진종오 “현역으로 도쿄올림픽 참석하고 싶다”

    올림픽 선수단 해단식…진종오 “현역으로 도쿄올림픽 참석하고 싶다”

    지구 반대편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날아온 올림픽 태극전사들은 벌써 4년 뒤 도쿄올림픽을 향한 포부를 쏟아냈다. 2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선수단 해단식에 참가한 27명의 선수는 지친 기색 하나 없이 2020년 도쿄올림픽 메달을 향한 투지를 불태웠다. 사격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진종오는 해단식 기자회견에서 도쿄올림픽에 출전하고 싶다는 말로 말문을 뗐다. 진종오는 “현역으로서 최선을 다해 도쿄올림픽에 참석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며 전무후무한 올림픽 4연패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사격장이 건립된다는 소식에 “저 역시 ‘김연아 빙상장’과 같은 사격장을 갖고 싶었다”면서 “이왕 만드는 거 국제대회까지 열 수 있는 사격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솔직히 말했다. 여자양궁 개인·단체 2관왕을 이룬 장혜진 역시 도쿄 대회에 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장혜진은 “양궁 종목은 국가대표에 선발되는 게 올림픽 메달 획득보다 힘든 게 사실”이라면서 “한해 한해 열심히 훈련하다 보면 도쿄올림픽에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짱콩’에 이어 ‘미녀 궁사’라는 애칭이 붙은 데 대해서는 감사하다면서도 운동선수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별명이라며 겸손해했다. 장혜진은 “운동선수다 보니 ‘미녀 궁사’보다는 ‘독기 있는’, ‘당찬’ 장혜진과 같은 표현이 더 듣기 좋다. 그렇게 봐달라”며 웃었다. 편파판정 논란 끝에 어렵사리 동메달을 따낸 레슬링의 김현우는 금메달보다 값진 동메달을 따냈다고 스스로 위안했다. 김현우는 기자 질문에 답하러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선수들 가운데 유일하게 공항에 몰린 시민들로부터 환호를 받기도 했다. 김현우는 “금메달만 보고 준비했는데 못 따서 아쉽지만, 금메달 못지않은 동메달을 땄다. 모두가 국민이 응원해주신 덕”이라며 맑게 웃었다. 경기장에 올라와 무릎까지 꿇어가며 판정의 부당함을 강조했던 안한봉 레슬링대표팀 코치는 이날 해단식 현장에서도 리우에서의 아쉬움이 채 가시지 않은듯했다. 기자회견에서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은 선수는 단연 손연재였다. 4년 만에 재도전한 ‘사상 첫 리듬체조 메달’의 꿈은 이번에도 물거품이 됐지만 하나도 아쉬운 기색은 없었다. 손연재는 “옛날엔 올림픽 출전은 물론 결선진출만 해도 꿈만 같았다”라고 회상하면서 “메달을 따지는 못했으나 할 수 있는 한 다했다”라며 이번 리우대회 참전 소감을 밝혔다. 이어 “리듬체조는 유럽 선수들이 신체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지만 나는 내가 가진 장점으로 불리함을 보완하려 했다”며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으로 당선된 유승민도 이날 해단식에 참석했다. 유승민은 “선수위원은 선수들과 체육회에 봉사하는 자리”라며 “많이 배워서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이른바 ‘효자’ 인기종목들에 가려 출전 사실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근대5종 대표팀 감독의 독기 서린 발언도 눈길을 끌었다. 최은종 근대5종 대표팀 감독은 “준비를 충분히 했고 여러 국제대회에서 우승도 했던 만큼 메달을 기대했던 게 사실인데 이루지 못해 너무 아쉬운 올림픽이 됐다”면서 “이는 ‘올림픽 신’이 우리에게 이 정도만 준 것이다. 도쿄에선 올림픽 신도 감동할 수 있을 만큼 열심히 준비해 사상 첫 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올림픽 종합 8순위… 리우 선수단 귀국 및 해단식

    올림픽 종합 8순위… 리우 선수단 귀국 및 해단식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종합순위 8위를 차지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이 24일 귀국했다. 정몽규 선수단장을 비롯한 선수단은 시민들의 박수를 받으며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을 통해 나왔다. 편파판정에도 레슬링 동메달을 획득한 김현우가 폐막식에 이어 귀국 기수로 나섰고, 선수단 임원과 리듬체조 손연재 등 선수들이 그 뒤를 따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으로 당선된 유승민은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기도 했다. 화환 전달 및 사진촬영을 한 선수단은 간단히 “파이팅”이라고 외친 뒤 공항 1층 밀레니엄 홀로 이동해 해단식 행사와 기자회견을 했다. 입국장엔 선수단을 마중 나온 가족, 각 협회 관계자, 시민들이 모여 북새통을 이뤘다. 해단식은 성적보고와 식사, 치사, 답사, 단기 반납 순으로 진행됐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올림픽 기간은 국민에게 감동과 환희의 나날이었다. 목표에는 조금 못 미쳤지만 정정당당하게 싸워 값진 성과를 이뤄냈다”라며 “이는 평창동계올림픽에 의미 있는 추진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리우 현지에서 안전사고 또는 질병 발생 없이 대회가 잘 마무리됐다. 이런 부분에서 이번 대회는 성공적이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해단식엔 금메달리스트 이승윤, 김우진, 장혜진, 구본찬, 기보배, 최미선(이상 양궁)과 박상영(펜싱), 진종오(사격)가 참석했다. 미리 귀국했던 메달리스트는 따로 공항으로 이동해 해단식을 함께 했다. 23일 귀국한 박인비 등 골프 대표팀과 유도 대표팀은 불참했다. 금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획득한 태권도 선수대표팀 역시 25일 귀국해 참석하지 못했다. 한국 대표팀은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로 종합순위 8위를 차지했으며 2004년 아테네 올림픽부터 4개 대회 연속 올림픽 ‘톱10’에 올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봉제산 둘레길, 사람·자연 이어요

    봉제산 둘레길, 사람·자연 이어요

    서울 강서구가 2015년 초 시작한 7㎞ 구간의 ‘봉제산 둘레길’ 공사를 마무리하고 9월부터 전면 개방한다고 23일 밝혔다. 봉제산 둘레길은 ‘사람과 자연을 잇는 명품길’로 만들어졌다. 구는 주민 이용이 잦은 산책로를 보수하고 동시에 끊어진 길을 연결해 봉제산 일대를 크게 한 바퀴 돌 수 있도록 길을 냈다. 아울러 생태계와 자연경관을 살린 ‘사색의 숲’과 ‘숲속 놀이터’ 등 자연친화적인 주민 휴식공간도 조성했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시설물도 늘렸다. 구는 급경사 지역과 좁은 산책로 구간에 안전난간과 나무계단을 설치했다. 절개지(언덕을 깎아 절벽처럼 만든 곳)에는 축대를 쌓아 자연재해 예방에도 신경 썼다. 공사로 조성된 둘레길은 자연체험학습원에서 출발해 담소터와 장수동산, 법성사, 숲속놀이터, 사색의 숲, KC대학교, 오리나무쉼터, 무궁화공원을 지나 다시 자연체험학습원으로 돌아오는 순환형 코스로 구성된다. 완주 시간은 약 3시간가량이다. 한편 구는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 산림훼손을 줄이고 녹지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봉제산 곳곳에 무분별하게 생겨난 샛길 25곳을 폐쇄했고, 울타리를 설치해 추가 훼손이 일어나지 않도록 했다. 특히 불법주차와 쓰레기 투기 등으로 오염이 심했던 한광고등학교 뒤편에 때죽나무와 수수꽃다리 등 2000여 그루의 수목을 심어 녹지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봉제산은 접근성이 좋아 매년 20만명의 주민이 찾는 지역의 대표적인 도심 휴식처”라며 “완공된 둘레길이 주민에게 사랑받는 명품길이 되도록 운영과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시론] 약자를 위한 추경, 빠를수록 좋다/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

    [시론] 약자를 위한 추경, 빠를수록 좋다/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심상치 않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으며 중국의 성장률 둔화, 선진국 경기 침체 등 대외 여건이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여기에 조선, 해운업종 등 주력 산업의 침체로 인한 구조조정 압력이 커지면서 고용 사정, 특히 청년 실업이 악화되고 있고 내수경기 침체 지속 등으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등 대내 여건도 여의치 않다. 안팎으로 어려운 경제 여건을 극복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시급한 상황에서 정부는 지난 6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기로 했고, 지난달 11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일반적으로 추경은 예산이 성립한 이후에 발생한 부득이한 사유로 인해 이미 성립한 예산에 변경을 가하는 것으로, 편성 요건은 전쟁이나 대규모 자연재해, 경기침체, 대량실업, 대내외 여건 변화가 발생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적어도 지금의 경제 상황은 국가재정법에서 정하고 있는 추경 편성의 기본 요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번 추경은 편성 목적도 명확하다. 첫째, 이번 추경 편성은 현재 한국 경제의 화두로 대두되고 있는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조선업을 비롯한 주력 산업의 구조조정 여파는 해당 지역 경제는 물론 한국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저성장과 대량 실업을 차단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우리의 주력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여파는 해당 중소·중견 기업의 어려움을 가중시켜 산업 생태계를 붕괴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추경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둘째, 최근 대내외 경제 여건 악화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청년 실업 문제를 해소하고 저소득층에 대한 소득지원 등 경제적 약자를 지원하기 위한 추경 편성이 이뤄졌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추경안을 편성한 것은 경기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늘리기 위함이다. 청년 일자리 창출 등에 직접 재원을 투입하고, 경기 부진의 여파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층의 소득을 지원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두 자릿수로 늘어나 매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청년 실업 문제를 더이상 보고만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셋째, 지난 6월 24일 브렉시트가 현실화됨에 따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어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특히 불확실성의 여파가 국내 금융시장으로 전이될 경우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이 악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긴급경영안정자금 및 소상공인 지원 자금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특례 보증 공급 확대를 통해 조선업 구조조정 관련 중소기업 및 해당 지역 소상공인의 경영 안정을 지원하기 위한 재원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아울러 경제가 어려울수록 선제적 투자의 중요성이 커지기 때문에 시설투자 지원, 창업 기업의 어려움을 덜어 줄 창업자금 지원 등을 확대해 내수경기 부양 및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기 위한 추경안의 국회 통과는 더이상 미뤄져서는 안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조선업 구조조정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추경의 빠른 통과와 집행은 반드시 필요하다. 경기 침체의 여파가 심각한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특화산업 육성을 위한 재정 지원을 확대하고 지역 전통시장 활성화를 통해 서민경제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추경안이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청문회 이슈와 연계되면서 22일 국회 본회의 처리는 결국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조속한 추경 실행이다. 국민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여야 정치권이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중국 최고의 역사가 사마천이 한나라 무제 때 기술한 역사서 ‘사기’(史記)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마땅히 단행해야 할 때 머뭇거리면 오히려 화를 불러온다.’ 현재 상황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말이다.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용산 ‘원효아파트’ ‘금성아파트’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용산 ‘원효아파트’ ‘금성아파트’

    한 지역으로서의 용산은 보통 남산에서 한강 사이를 말한다. 그 대부분이 미군 부대를 위시한 군사시설이거나 철거민의 비애를 뒤로한 채 고층 건물이 계속 들어서고 있는 신개발지다. 넓은 벌판처럼 보이지만 엄연히 그 안에 능선과 계곡이 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인 지형으로서의 원래 용산은 어디에 있을까? 미군 부대 안이나 남산 자락, 혹은 이태원 어디쯤에서 그 단서를 찾으려는 것은 부질없는 노력이다. 이보다 훨씬 서쪽으로 가야 한다. 삼각지에서 한강으로 나가는 길인 한강로를 지나, 심지어 경부선과 경의 중앙선 철도를 건너 용산구의 서쪽 경계까지 거의 다 가서야 원래의 용산을 찾을 수 있다. # 용산(龍山)은 어디에 있을까 서울역 서쪽에서 시작되는 만리재길을 따라 효창공원을 지나, 용산신학교와 원효로 성당을 거쳐, 마포대교 북단 어귀에서 한강과 만나는 총연장 3㎞ 남짓한 능선의 흐름이 바로 용산이다. 그 능선 꼭대기까지 아파트가 들어서서 더이상 산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도 어려울 지경이다. 용처럼 구불거리며 한강으로 흘러들어 간다고 해서 용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는 하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나무로 덮인 그런 산은 더이상 아니다. 이처럼 원래의 용산이 서쪽으로 치우쳐 있는 까닭에 현재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용산은 정확히는 신용산이라고 불러야 옳다. 한강대로변 지하철 4호선 역의 이름이 신용산역인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산이 있으면 물이 있고 그 물이 모여 흘러가는 골짜기 주변에는 사람이 모여 살게 마련이다. 용산의 남쪽 사면을 타고 내리는 물은 용산전자상가 아래의 욱천, 즉 만초천과 합쳐져 한강으로 흘러간다. 그 용산의 능선과 만초천 사이 지역이 현재의 원효로 일대다. 원효로는 일제강점기에 원정(元町·모토마치)으로 불리던 곳인데 해방 이후에 같은 ‘원’ 자가 들어가는 원효 대사의 법명을 따서 개칭했다. 남영역에서 갈라져 나온 별도의 전차 노선이 깔려 있던 길이기도 했다. 1981년 그 남단에 원효대교가 준공되면서 서울 구도심과 여의도를 이어 주는 중요한 지역이 됐다. 이처럼 구용산, 혹은 ‘오리지날’ 용산의 중심 가로라고 할 원효로를 따라 두 개의 흥미로운 가로형 상가 아파트가 있다. 원효로 2가 교차로에 있는 원효 아파트, 그리고 원효대교 초입인 원효로 3가의 금성 아파트가 바로 그것이다. 원효 아파트는 1970년 12월 24일에, 금성 아파트는 1971년 12월 18일에 사용 승인을 받았으니 1년 간격으로 세상에 나왔다.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초반의 불과 몇 년 사이에 숨 가쁘게 전개된 한국 상가 아파트 역사의 절정기에 등장한 셈이다. # 원효 아파트, 코너 건물의 역할 원효 아파트는 지하 1층, 지상 7층에 89가구가 있는 중간 규모의 상가 아파트다. 전체 8개 층 중에서 상가가 들어가 있는 것은 지하 1층과 지상 1, 2층이다. 거리에 면한 1층은 색상이나 조형 등이 그 윗부분과 확연히 구별된다. 다만 2층은 같은 상가라도 수평으로 긴 창이 다를 뿐 나머지는 상층부의 주거와 별 다른 차이가 없이 처리된 점이 흥미롭다. 원효 아파트가 위치한 원효로 교차로는 인근의 용문 교차로와 더불어 이 지역의 중요한 거점이기 때문에 원효 아파트의 저층 상가는 그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 전형적인 상업가로의 코너형 건물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원효 아파트는 그 요구에 어떻게 부응하고 있을까? 오늘날 이런 건물을 설계하게 되면 아마도 이 코너 부분의 처리가 사뭇 달라질 것이다. 조경, 주차 등 다양한 조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건물의 규모가 커지면 공개 공지를 설치해야 하기도 한다. 도시설계에 해당하는 지구단위계획에서 별도의 조건을 달기도 한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보행 환경을 개선하고 도시에서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그러나 그 결과로 만들어진 건물 중에는 의문을 갖게 하는 것들이 있다. 특히 코너 부분을 녹지로 처리하거나 아예 개방해 버리는 경우 상업가로의 자연스러운 흐름이 끊어질 뿐 아니라 도시 블록의 연속성이 완전히 와해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서울 종로 화신백화점 철거 전후의 상황을 비교해 보면 그 차이를 확연히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적어도 가로의 코너 부분은 녹지가 아니라 건물로 채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경우가 별로 없다. 이것은 뒤집어 이야기하면 그만큼 코너의 논리에 충실한 건물을 요즘 그리 잘 볼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원효 아파트는 그런 점에서 좋은 연구 대상이다. 일단 코너 건물로서의 기본적 유형은 충실하게 구현하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길과 만나는 부분의 디테일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다. 특히 정작 가장 중요한 코너 부분의 처리에 문제가 많다. 아예 이 면으로는 출입구 자체가 없다. 길과 건물이 서로 연결될 여지가 완전히 없어지고 만 것이다. 게다가 허리 높이까지 벽이 서 있고 상가의 스케일이 갑자기 달라지면서 완전히 가로의 활력을 잃고 말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게다가 같은 부분의 2층도 창문을 완전히 막아 버려서 위치적인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 내부에 어떤 사정이 있는지 잘 모르지만 탁 트인 사거리의 풍경을 막아 버릴 만큼의 이유란 어떤 것일까? 정리하자면 코너 저층부에 대한 처리만 조금 바꿔도 이 건물의 매력은 비약적으로 상승할 것이다. 이렇게 건물의 성격은 큰 몸짓 못지않게 작은 디테일들이 모여 결정된다. 원효 아파트는 전형적인 중복도형이다. 건물의 가장 두꺼운 부분이 18m인데 이 정도면 중정이 있기에는 좁고, 편복도형이나 계단실형으로 처리하기에는 넓다. 계단은 두 군데가 있다. 하나는 건물 동쪽의 새창로에, 또 다른 하나는 건물 북쪽의 원효로에 면하고 있다. 계단이 건물의 양쪽 끝이 아니라 복도 중간에 있다 보니 막다른 복도가 생기게 된다. 예나 지금이나 막다른 복도에 대한 별다른 규정이 없어서 이런 일이 생기는데 사실 화재에 매우 취약한 구조다. 공동 주거에서 피난과 관련된 이런 규정들은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미국의 경우 20피트, 즉 6m가 넘는 막다른 복도는 건축법으로 엄격하게 규제한다. 원효 아파트의 외관에서는 별다른 특징이 느껴지지 않는다. 주거 층의 창문은 특별한 조형 의지 없이 그냥 실용적으로 배치한 듯하다. 6층은 아예 전혀 다른 방식으로 창문이 배열돼 있고 7층은 원래 연속된 발코니가 있었던 것 같지만 지금은 모두 막아 쓰고 있다. 이 발코니가 원형대로 있었다면 적어도 조형적으로는 훨씬 더 좋았을 것이다. 옥상에 오르면 구용산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용산구에 그 이름을 있게 한 용산의 흐름이 건물 북쪽에 병풍처럼 펼쳐진다. 눈을 서쪽으로 돌리면 원효대교 북단이 보인다. 그리고 그 어귀에 또 다른 상가 아파트가 있다. 바로 금성 아파트다. # 옥상 마당이 있는 금성 아파트 금성 아파트는 원효 아파트에서 원효로를 따라 서쪽으로 약 370m 간 지점에 있다. 여기서 조금만 더 서쪽으로 가면 원효대교 북단의 램프가 시작된다. 원효대교는 금성 아파트가 세워지고 나서 약 10년 후에 세워졌으니 금성 아파트가 완공되고 나서 한참 동안 이 일대는 막다른 길 지역이었을 것이다. 지금도 금성 아파트 주변은 어딘가 종점 다방 같은 것이 있음직한 분위기다. 금성 아파트는 지하 1층, 지상 6층 총 53가구의 상가 아파트다. 이 정도면 상대적으로 소규모 아파트에 해당한다. 처음에 이 아파트의 존재를 알게 됐을 때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외관하며 공동 주거로서는 좀 생뚱맞은 위치 때문에 굳이 가 볼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애타게 찾고 있던 존재가 드디어 나타난 경우가 됐다. 바로 이 아파트의 옥상 마당 때문이다. 무지개떡 건축론에서는 옥상을 매우 중요하게 다룬다. 도시를 위해 필요한 밀도와 복합이라는 주제를 충실히 구현하면서도 마당 있는 집에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기본 욕구에 부응하는 방식으로서 제안하는 것이 바로 옥상 마당이다. 굳이 그냥 옥상, 혹은 옥상 정원이라 하지 않고 옥상 마당이라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마당 그 자체는 물리적으로 외부 공간이지만 인접한 실내 공간의 존재를 암시한다. 같은 외부 공간이라도 이렇게 실내 공간과 바로 연계돼 있어야 활용도가 비약적으로 상승하게 마련이다. 한옥의 마당을 연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막상 상가 아파트에서는 그런 예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나마 옥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아파트 주민들을 위한 텃밭으로 활용하는 경우는 지금까지 안산 맨션이 유일했다. 하지만 그것도 결국 옥상 정원이지 옥상 마당은 아니었다. 그런데 원효대교 초입의 다소 어정쩡한 구용산 지역에서, 그것도 외형상 별다른 특징을 찾아보기 어려운 작은 상가 아파트가 그런 아쉬움을 단번에 해소해 주었다. 6층이 그 아래층보다 절반 이하로 작아지면서 전면에 상당히 여유 있는 옥외 공간이 조성돼 있었다. 건물 꼭대기라서 그렇지 마당 있는 단독 주택에 사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게다가 경치가 일품이었다. 저 멀리 남산, 원효로 맞은편의 고층 건물들, 그리고 유장하게 흘러가는 한강까지. 뒤로는 서울역에서 만리재를 거쳐 효창원을 지나 새창고개를 넘어 달려온 용산의 흐름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 옥상 마당의 일부에 공공적인 기능, 즉 주변 지역 주민들을 위한 도서관 같은 시설을 넣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게다가 이 옥상 마당에는 진짜 마당처럼 집 지키는 개도 있었다. 그 개가 짖으며 달려드는 바람에 급하게 내려가야 했지만. 물론 현재의 주민들이 저 옥상 마당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은 어디서나 그렇듯이 다소 무심한 측면이 있다. 옥상 마당의 가치를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그 공간을 활용하려는 의지는 적어도 지금은 잘 보이지 않는다. 다만 앞으로는 다를 것이다. 도시에서 경관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지도 사실 얼마 되지 않는다. 어떤 의미에서 도시 그 자체를 좋아하고 여기에서 새로운 삶의 방식과 정서를 만들어 낸다는 차원의 진정한 도시적 삶은 이제부터 시작인지도 모른다. 금성 아파트의 옥상 마당은 우리 도시의 미래가 어떤 곳에서 시작될 것인지를 보여 주는 작지만 소중한 사례다. 그런 의미에서 이미 1970년대 초기에 옥상 마당의 가치를 예견하고 그것을 상가 아파트 위에 구현한 이 건물의 설계자, 이름을 알 수 없는 어떤 선배 건축가에게 경의를 표한다. ※원효로에서 가까운 효창동에 또 다른 상가 아파트인 효창 맨션아파트가 있다. 11층의 고층 아파트로서 1969년 7월 29일 완공돼 역사도 상당하지만 상가의 비중이 너무 낮아 이 연재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 ‘구르미그린달빛’ 박보검♥김유정, ‘기사로 배워 봐요’ 꿀재미 관전 포인트

    ‘구르미그린달빛’ 박보검♥김유정, ‘기사로 배워 봐요’ 꿀재미 관전 포인트

    박보검 김유정 주연의 ‘구르미그린달빛’ 관전 포인트가 공개됐다. KBS 2TV 새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연출 김성윤, 백상훈, 극본 김민정, 임예진, 제작 구르미그린달빛 문전사, KBS미디어)이 오늘(22일) 드디어 공개된다. 방송 전부터 뜨거운 화제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첫 방송을 앞두고 재미를 더해줄 관전 포인트 4가지를 공개했다. ◆ 원작에 변주를 더한 청춘 어벤져스 연재 시작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원작 웹소설 ‘구르미 그린 달빛’이 변주를 가미, 드라마로 태어났다. 지난 제작발표회에서 “캐릭터마다 변주들을 줬다”는 김성윤 감독의 말처럼 원작의 냉랭한 이영(박보검)은 츤데레가 더해지며 지금까지 여타 사극에서는 보지 못했던 입체적인 왕세자로, 홍라온(김유정)에게는 ‘흥부자’ 캐릭터에 사랑스러움이, 다 가진 마성의 선비 김윤성(진영)에게는 조금 더 도발적이고 섹시한 매력이 입혀졌다. 원작과는 또 다른 재미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친 것이다. ◆ 츤데레 박보검X사극 요정 김유정의 청춘 테라피 목에 핏대가 일어날 만큼 소리도 지르고, 능청스럽게 장난도 칠 줄 아는 츤데레 왕세자 이영으로 거듭난 박보검과 ‘해를 품은 달’에서 시선을 사로잡았던 사극 요정 김유정이 남장 내시 홍라온으로 변신, 역대급 안구정화 조합을 이뤘다. 보기만 해도 산뜻해지는 이들은 악연 같은 첫 만남 이후 궁에서 재회, 인연을 만들어가는 예측불허 로맨스로 박보검의 말처럼 “힐링을 주는 청춘 테라피”를 선보일 예정이다. ◆ 칼퇴가 꿈인 조선판 미생, 내시 이야기 그간 사극에서 내시는 왕의 옆에서 조용히 고개를 숙인 채 그림자처럼 지내던 인물들이었지만,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는 다르다. 덜컥 내시가 된 라온의 눈은 내관들의 세분화된 세계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현재의 회사원처럼 출근이 싫고 칼퇴가 꿈인 직업인으로서의 내시를 조명할 예정이다. 이를테면, 지엄한 왕도 사실 내시에게는 잔소리 많은 칼퇴 브레이커처럼 보이는 것 같은 입장차이 말이다. ◆ 청춘 사극에 든든함 더하는 명품 라인업 박보검, 김유정, 진영, 채수빈, 곽동연 등 조선 청춘 완전체의 싱그러움에 천호진, 김승수, 전미선, 장광 등 이름만 들어도 든든한 중견 배우들의 무게가 더해졌다. 이는 통통 튀는 다섯 청춘들의 로코 사극과 권력을 둘러싼 정치 에피소드를 균형 있게 아우르며 연령과 성별을 가리지 않는 특별한 청춘 사극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사설] 메달보다 중요한 올림픽 의미 찾은 한국 선수단

    여자골프 박인비 선수는 허리와 손가락 부상에 시달렸다. 지난 6월까지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대회에 줄줄이 불참했다. 그러면서도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다. 꼭 우승하고 싶다”고 의지를 불태우면서 골프선수가 된 이후 가장 치열하게 훈련했다고 한다. 하지만 리우행 비행기를 타기 직전 열린 국내 대회에서도 컨디션은 정상이 아니었다. 그럴수록 오로지 올림픽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었던 그는 결국 압도적인 집중력으로 해내고 말았다. 116년 만에 열린 올림픽 여자골프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이다. 박 선수는 시상식이 끝난 뒤 “몸에 남은 에너지가 하나도 없는 기분”이라고 했다. 중계방송을 본 사람이라면 한 방울의 무엇도 남아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도 남는다. 박 선수의 아름다운 의지는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면 묻히고 말았을 것이다. 반면 기대가 높았던 리듬체조 손연재 선수는 4위에 그쳤다. 그럼에도 동메달 경쟁자인 우크라이나 선수의 연기가 끝나자 진심 어린 축하의 포옹을 했다. 손 선수는 “런던올림픽 5등에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쉬지 않고 노력한 결과”라며 스스로를 대견해했다. 다이빙의 우하람 선수는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 결승에 진출했다. 이전까지 예선조차 통과한 선수가 없었으니 다이빙 역사를 새로 쓴 것이다. 고교생인 그는 “목표를 이뤘으니 편하게 즐겨 보려 한다”며 결승에 나섰고 11위에 머물렀지만 누구보다 당당했다. 보기 드물게 승자에게 마음에서 우러난 축하를 건네고 패자를 위로한 이대훈의 ‘태권 정신’도 돋보였다. ‘재미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던 태권도지만 ‘종주국’을 대표해 ‘정신 수련의 도구’로서 그 가치를 전 세계에 웅변한 것이나 다름없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22일 오전(한국시간) 막을 내린다. 한국은 금메달 9개를 차지해 금메달 10개로 국가순위 10위에 오른다는 당초 목표는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 선수단이 보여준 ‘즐기는 올림픽’의 가능성은 메달 순위보다 더 큰 성과다. 결과보다는 과정이, 승패보다는 ‘스토리’가 더 감동을 준다는 것을 분명히 확인시켜 주었다. 정반대의 시차에도 불구하고 리우올림픽이 흥미를 집중시킨 것도 이 때문이었다. 물론 연금과 병역혜택이 걸려 있는 메달에 초연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우리 선수들이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여준 것은 우리 사회가 발전하면서 선수들의 생각도 그만큼 바뀐 결과일 것이다. 우리는 2년 뒤 평창올림픽을 치러야 한다. 평창 대회는 그야말로 즐기는 올림픽으로 만들어 보자.
  • [이주의 문화 레시피]

    [이주의 문화 레시피]

    전시 ●성낙희 개인전 구상과 추상, 얇은 물감층과 두꺼운 물감층, 안정과 긴장감 등 다각적인 감성의 조화를 작품을 통해 모색하는 작가의 새로운 시리즈 작업. 자연이 가진 근본적인 조화와 균형의 양상을 담은 곡선과 색상을 이미지로 치환해 심리적 풍경을 펼쳐낸다. 25일~10월 1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갤러리 엠. (02)544-8145. ●윤주동 개인전 달항아리, 달그릇을 통해 추사가 말해 온 입고출신(入古出新)을 실현하고자 다양한 실험을 해 온 작가의 근작전. ‘오늘의 어제’라는 제목으로 도자와 도자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백자에 아크릴로 빛의 효과를 낸 ‘큰달’, 한지와 철사로 된 ‘뜬달’ 등은 다양한 실험의 결과물들이다.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밈. (02)733-8877. 대중음악 ●로스 아미고스 2016콘서트 ‘VAMOS’ 혼성 보컬 3명, 연주자 6명으로 구성된 로스 아미고스는, 결이 다른 음악인 브라질리안과 아프로 큐반을 동시에 연주할 수 있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실력파 라틴 밴드다. 오리지널 레퍼토리와 라틴 명곡들을 새롭게 해석해 들려주는 단독 무대. 26일 오후 8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 웨스트브릿지 라이브홀. 3만 3000원. (02)3143-5480. ●참솜과 신루트의 조인트 콘서트 멜랑콜리와 발랄함 사이를 오가는 어쿠스틱 혼성 3인조 밴드 참깨와솜사탕, 중독성 있는 멜로디에 사투리 내레이션이 돋보이는 어쿠스틱 혼성 듀오 신현희와 김루트가 함께 만드는 라이브 무대. 26일 오후 8시, 서울 도봉구 창동 플랫폼창동61 레드박스. 4만 4000원. (02)333-2083. 연극·뮤지컬 ●뮤지컬 ‘그날들’ 김광석의 노래들로 이뤄진 창작 뮤지컬. 청와대 경호실을 배경으로 20년 전 사라진 ‘그날’의 사건을 추적하는 작품이다. 2013년 초연부터 지난해 재연까지 관객 25만명을 동원했다. 12인조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연주, 무술을 넘나드는 화려한 안무, 탄탄한 스토리 등이 관람 포인트. 27일~11월 6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대극장. 5만~13만원. (02)541-7110. ●연극 ‘오! 마이 러브’ 서른 중반이 되었지만 미래는커녕 하루하루 먹고살기 바쁜 무명의 연극 배우 연재와 띠 동갑 스물넷 재미교포 출신의 대학원생 가영의 좌충우돌 사랑 이야기. 아날로그 시대의 사랑을 통해 맑고 깨끗한 사랑 본연의 모습을 그려낸다. 9월 4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성아트홀 1관. 전석 2만원. 1566-5588. 클래식·무용 ●김성용 댄스컴퍼니무이 신작 공연 ‘린치’ 안무가 김성용이 ‘폭력’을 주제로 만든 작품. 물리력을 동원하는 폭력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폭력과 그 폭력에 노출된 집단, 그리고 그 속에서 피해자로 방관자로 때론 공모자로 살아가는 나와 너의 이야기를 그린다. 26일 오후 8시·27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전석 3만원. (02)704-6420. ●2016 예술의전당 가곡의 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한 우리 가곡의 대향연. ‘가족과 고향’, ‘벗과 조국’, ‘사랑과 이별’이라는 주제 아래 선곡된 주옥같은 명곡과 창작 가곡들을 소개한다.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과 국군교향악단, 스페인밀레니엄합창단 등이 출연한다. 27·28일, 9월 3·1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신세계스퀘어 야외무대. 무료. (02)580-1578.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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