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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 갈등’ 최광 이사장 보름 만에 사퇴

    ‘인사 갈등’ 최광 이사장 보름 만에 사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인사 문제로 보건복지부와 갈등을 빚어온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7일 사의를 표명했다. 복지부는 최 이사장의 사표를 바로 수리했으며, 최 이사장은 이날 오후 퇴임식을 했다. 이로써 보름 동안 이어진 복지부와 최 이사장의 갈등이 봉합됐다. 복지부는 최 이사장이 협의 절차를 따르지 않고 11월 3일로 임기가 끝나는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에게 ‘연임 불가’ 방침을 통보했다며 자진 사퇴를 권고했다. 지난 20일에는 정진엽 복지부 장관까지 나서 사퇴를 촉구했지만, 최 이사장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밝혔다. 그러자 복지부는 지난 26일 “최근 국민연금공단 운영과 관련한 갈등의 원인을 점검해 재발 방지 및 개선 대책을 마련하고자 국민연금공단 운영 실태를 점검하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최 이사장만을 향하던 압박이 연금공단 조직 전체로 확대되자 결국 사퇴 용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최 이사장의 빈자리는 새 이사장이 임명될 때까지 기획이사가 대행하게 된다. 최 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홍 본부장 역시 연임하지 못하게 됐다. 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홍 본부장을 연임시키지 않기로 했으나, 내달 3일 바로 그만두는 게 아니라 규정에 따라 후임 본부장이 결정될 때까지는 본부장직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이사장의 사퇴를 계기로 복지부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공사화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복지부는 현재 기금운용 체계가 거대 기금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해 기금운용본부를 따로 떼어내 특수법인 형태로 공사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 이사장과 달리 홍 본부장은 이를 지지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정진엽 복지 “둘다 책임져야” 최광·홍완선 동반사퇴 요구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이 22일 인사 문제로 내부 갈등을 일으킨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홍완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에게 동반 사퇴를 요구했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국민연금 사태에 대한 정부 입장을 설명하며 “(최 이사장과 홍 본부장) 둘 다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 이사장의 사퇴 방식에 대해선 “본인이 자진해서 사의를 표명하는 형식을 취하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공단은 국민이 낸 돈으로 운영되는 중요한 기관인데, 이사장이 내부 갈등을 일으켜 국민께 염려를 끼친 것은 부적절한 행동이었다”고 지적했다. 홍 본부장의 동반 사퇴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둘 사이의 갈등으로 조직에 문제가 생겼으니, 둘 다 물러나라는 게 복지부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최 이사장은 정부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공사화 추진에 동조하는 홍 본부장과 갈등을 빚어왔다. 급기야 복지부의 반대에도 다음달 3일로 공식 임기를 종료하는 홍 본부장에게 연임 불가를 통보했고, 이에 복지부는 ‘협의’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며 최 이사장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지난 20일 정 장관이 최 이사장을 직접 만나 다시 한번 사퇴를 압박했으나 최 이사장은 22일까지 자신의 거취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정 장관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최 이사장은 사퇴할 테니 오는 2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리는 ‘국민연금 기금운용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할 때 까지 기다려 달라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 파동이 장기화하면서 23일로 예정된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취소됐다. 최 이사장이 버티기를 계속하면 복지부는 최 이사장에 대해 기관 경고나 기관장 경고 등의 징계를 할 수 있고, 대통령에게 해임을 건의할 수 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최광 국민연금 이사장 사퇴설… “말미 주면 입장 표명”

    최광 국민연금 이사장 사퇴설… “말미 주면 입장 표명”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인사 파동을 둘러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의 내부 갈등이 마무리 순서에 접어들고 있다. 복지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에게 ‘연임 불가’ 방침을 통보한 최광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복지부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자 지난 20일 서울 모처에서 정진엽 복지부 장관을 만나 “하루 말미를 주면 구체적으로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배석한 복지부 관계자는 “최 이사장이 책임질 부분은 책임져야 한다는 뉘앙스로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이를 근거로 최 이사장 사퇴설이 제기됐으나 최 이사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말미를 달라 했을 뿐 책임지겠다는 말을 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오히려 “복지부가 (홍 본부장에 대해) 비연임 결정을 내린 상태”라며 홍 본부장 사퇴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또 다른 복지부 관계자는 “최 이사장이 구체적으로 의사를 밝히지 않았는데, 지금 홍 본부장 사퇴를 말할 때는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최 이사장의 사퇴, 혹은 최 이사장과 홍 본부장의 동반 사퇴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 장관이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최 이사장의 책임론을 직접적으로 거론한 이상 더는 이사장직 수행이 어렵게 된 게 아니냐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이번 인사 갈등 논란의 이면에는 기금운용본부를 공사화하는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연금공단의 반대에도 정부는 기금운용본부를 따로 떼어내 특수법인 형태로 공사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홍 본부장은 이를 지지했다. 최 이사장은 지난 19일 국민연금공단 이사회에서 “어느 누군지는 모르지만 (연임 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정해놓고 있었다”며 복지부 또는 정치권으로부터 홍 본부장을 연임하게 하라는 압박을 받았음을 시사했다. 공사화의 최대 목적은 수익률을 올리는 데 있다. 정부는 현재 기금운용 체계가 거대 기금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한다. 그러나 공격적인 투자로 기금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의견도 적잖다. 연금공단은 지금의 수익률도 나쁘지 않으니 안정성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금운용본부가 독립하면 공단의 조직도 축소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라미레스, 日 요코하마 구단 첫 외국인 감독

    일본프로야구에 사령탑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19일 요코하마가 새 감독으로 알렉스 라미레스(41)를 낙점했다고 전했다. 라미레스는 요코하마 구단 사상 첫 외국인 감독이다. 라미레스는 일본 무대에서 역대급 외국인 타자로 꼽힌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그는 2001년 야쿠르트를 시작으로 요미우리를 거쳐 2012~13년 요코하마까지 13년간 일본에서 뛰었다. 요미우리 시절에는 이승엽과 4번 타자 자리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여 국내 팬들에게 익숙한 인물이다. 그는 13시즌(1744경기) 통산 타율 .301에 2017안타 379홈런 1272타점을 남겼다. 2008~09년 2년 연속 센트럴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올랐고 외인 첫 2000안타를 돌파했다. 요코하마는 라미레스의 우승 경험과 야구 분석 능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빼어난 일본어 구사 능력도 한몫했다. 앞서 12년 동안 ‘명가’ 요미우리 사령탑을 지켰던 하라 다쓰노리 감독은 클라이맥스 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에서 야쿠르트에 완패한 직후 사퇴했다. 최근 3연패 등 리그 7회 우승과 일본시리즈 3회 우승을 이끌었지만 “팀에 활력이 필요하다”며 스스로 팀을 떠났다. 후임으로는 요미우리 에이스 출신 해설가 에가와 스구루, 가와이 마사히로 수석코치 등이 거론되고 있다. 오승환이 활약한 한신은 재일교포 출신의 가네모토 도모아키를 새 감독으로 영입했다. 와다 유타카 감독의 연임이 결정됐지만 시즌 막판 우승 경쟁에서 맥없이 밀려 경질됐다. 가네모토는 1999년 7월 21일부터 2010년 4월 17일까지 1492경기를 교체 없이 출전해 ‘철인’으로 불린다. 일본에서 최장 ‘연속 경기 풀 이닝 출장’이다. 한신에서 뛴 2004년부터 2010년까지는 880경기 연속 4번 타자로 나서 최다 연속 경기 4번 타자 출장 기록도 보유했다. 라쿠텐도 퍼시픽리그 꼴찌로 시즌을 마치자 오쿠보 히로미토 감독에게 즉각 경질을 통보했다. 대신 닛폰햄 등에서 우승을 일군 나시다 마사타카에게 지휘봉을 넘겼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최광 “조금만 시간 달라”…복지부, 기금운용본부장 ‘비연임’ 철회 요구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에 대한 ‘비연임’ 결정을 재검토하라는 복지부의 요구에 “시간을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좀더 고민한 뒤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기존의 강경한 입장에서 한걸음 물러선 것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이동욱 복지부 인구정책실장은 15일 전북 전주시 국민연금공단 사옥에서 최 이사장을 만나 홍 본부장에 대한 비연임 결정을 철회하고 일련의 사태에 대해 책임질 것을 요청했다. 최 이사장은 “조금만 시간을 달라. 조만간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최 이사장이 공식입장을 밝히기 전까지 당분간 해임 건의 등 추가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했다. 복지부는 전날 밤 최 이사장에게 공문을 보내 홍 본부장에 대한 비연임 결정은 이사장으로서 부적절한 조치를 취한 것이라며 사실상 자진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최 이사장의 임기는 내년 5월 말까지다. 국민연금법에 따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대한 면직은 복지부 장관의 제청에 따라 대통령이 결정한다. 국민연금공단은 복지부로부터 공문을 받고 나서 이날 오전 비공개 회의를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일부 간부들은 최 이사장에게 비연임 결정 철회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으나, 최 이사장은 이렇다 할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최 이사장은 지난 12일 복지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홍 본부장에게 연임 불가 방침을 통보했다. 홍 본부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3일까지로 한 달이 채 남지 않았지만 실적 평가에 따라 1년에 한해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 복지부는 홍 본부장의 연임을 요청했는데도 최 이사장이 이를 무시했다며 ‘월권행위’라고 판단했다. 기금운용본부장과 계약을 체결하려면 복지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 이사장은 자신의 인사가 법적으로 문제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전날 언론 기사에 대한 해명자료를 통해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준정부기관의 임원(기금운용본부장)은 1년 단위로 연임될 수 있으며, 연임 여부는 임명권자(공단 이사장)가 결정한다”며 복지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황우여·김정배, 교과서 집필진 선정 주도

    교육부의 위탁을 받은 국사편찬위원회는 2017학년 중·고교 입학생들이 배우게 될 역사 및 한국사 국정교과서 제작을 내년 11월까지 마쳐야 한다. 국사편찬위원회가 교과서 제작 수탁기관이기는 하지만, 실제 교과서 집필은 위원회가 공모를 통해 위촉한 외부 학자 및 교사들이 하게 된다. 국사편찬위원회 내부에 44명의 연구관·연구사들이 있긴 하지만 이들은 실제 집필이 아니라 사료조사를 통해 위촉된 필진을 뒷받침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 국사편찬위원회 관계자는 “연구사와 연구관 대부분이 박사 학위 소지자이며, 절반 이상이 근현대사 전공자”라며 “실제 교과서 집필 업무는 맡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검정교과서 제작 과정에서도 국사편찬위원회가 교육부의 위임을 받기는 했지만, 직접 검정을 하지는 않았고 위촉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이 나서서 교과서 필진을 공모하겠지만, 정통 역사학계의 지원을 받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역사학계의 분야별(고대사, 고려사, 조선사, 현대사, 일본사, 중국사, 서양사 등) 원로급 대학교수 14명으로 구성된 현재의 비상임 국사편찬위원들의 임기는 이달로 끝난다. 3년 임기의 위원들은 1년에 4회 전체 회의(대면 2회, 서면 2회)를 한다. 하지만 올해 회의에서 역사 및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안건으로 논의된 적도 없고, 오는 16일 열릴 임기 마지막 전체회의에서도 논의되지 않을 예정이다. 한 국사편찬위원은 “14명 전원이 임기 만료와 함께 국사편찬위원회를 떠난다. 재위촉도 가능하지만, 연임할 교수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마 위원들 대부분이 교과서 제작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과 교육부가 각종 검정교과서 제작을 맡았던 정통 역사학계를 ‘종북’ 내지는 ‘좌파’로 몰아가고, 국정화에 대한 학계의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오명을 무릅쓰면서까지 교과서 제작에 참여할 필요는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현재 국사편찬위원회는 차기 위원 후보를 3배수로 교육부에 추천한 상태다. 이 가운데 교육부의 위촉을 받은 새 위원들이 국사편찬위원회의 교과서 제작 사업 수탁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되지만, 이 역시 비상임이라 교과서 집필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결국 교육부와 김 위원장이 주도적으로 모으게 될 집필진은 지난 12일 국정화 전환 발표 브리핑에서 언급한 대로 정치, 경제, 사회 등 사회 과학자들이 대거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내락한 분들이 계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사 관련 과목인 동아시아사, 세계사, 역사부도 등의 검정은 국사편찬위원회가 아닌 다른 기관에서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황우여·김정배, 교과서 집필진 선정 주도

    교육부의 위탁을 받은 국사편찬위원회는 2017학년 중·고교 입학생들이 배우게 될 역사 및 한국사 국정교과서 제작을 내년 11월까지 마쳐야 한다. 국사편찬위원회가 교과서 제작 수탁기관이기는 하지만, 실제 교과서 집필은 위원회가 공모를 통해 위촉한 외부 학자 및 교사들이 하게 된다. 국사편찬위원회 내부에 44명의 연구관·연구사들이 있긴 하지만 이들은 실제 집필이 아니라, 사료조사를 통해 위촉된 필진을 뒷받침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 국사편찬위원회 관계자는 “연구사와 연구관 대부분이 박사학위 소지자이며, 절반 이상이 근현대사 전공자”라며 “실제 교과서 집필 업무는 맡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검정 교과서 제작 과정에서도 국사편찬위원회가 교육부의 위임을 받기는 했지만, 직접 검정을 하지는 않았고 위촉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이 나서서 교과서 필진을 공모하겠지만, 정통 역사학계의 지원을 받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역사학계의 분야별(고대사, 고려사, 조선사, 현대사, 일본사, 중국사, 서양사 등) 원로급 대학교수 14명으로 구성된 현재의 비상임 국사편찬위원들의 임기는 이달로 끝난다. 3년 임기의 위원들은 1년에 4회 전체 회의(대면 2회, 서면 2회)를 한다. 하지만 올해 회의에서 역사 및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안건으로 논의된 적도 없고, 오는 16일 열릴 임기 마지막 전체회의에서도 논의되지 않을 예정이다. 한 국사편찬위원은 “14명 전원이 임기 만료와 함께 국사편찬위원회를 떠난다. 재위촉도 가능하지만, 연임할 교수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마 위원들 대부분이 교과서 제작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과 교육부가 각종 검정 교과서 제작을 맡았던 정통 역사학계를 ‘종북’ 내지는 ‘좌파’로 몰아가고, 국정화에 대한 학계의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오명을 무릅쓰면서까지 교과서 제작에 참여할 필요는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현재 국사편찬위원회는 차기 위원 후보를 3배수로 교육부에 추천한 상태다. 이 가운데 교육부의 위촉을 받은 새 위원들이 국사편찬위원회의 교과서 제작 사업 수탁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되지만, 이 역시 비상임이라 교과서 집필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결국 교육부와 김 위원장이 주도적으로 모으게 될 집필진은 지난 12일 국정화 전환 발표 브리핑에서 언급한 대로 정치, 경제, 사회 등 사회 과학자들이 대거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황우여 교육부장관은 브리핑에서 “내락한 분들이 계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사 관련 과목인 동아시아사, 세계사, 역사부도 등의 검정은 국사편찬위원회가 아닌 다른 기관에서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복지부, 최광 연금공단 이사장에 공문 보내…기금운용본부장 연임불가 결정 재검토 지시?

     보건복지부는 14일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게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에 대한 연임불가 결정을 재검토하도록 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기금이사 비연임 결정 재검토 요청’이라는 공문을 보내 “공단 이사장의 기금이사 비연임 결정은 그 근거와 절차에 있어 미흡하고 부적절한 조치라고 판단되며 이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또 공문에서 “특히 공단 내에서 이사장과 기금이사 간의 갈등에서 비롯된 내부인사문제에 대한 부적절한 조치 등으로 국민연금기금 운용 및 공단 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불러일으킨 점은 이사장으로서 책임을 져야 할 부분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해 사실상 최 이사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최 이사장은 지난 12일 홍 본부장에게 공공기관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에 따라 연임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기금운용본부장의 임기는 2년이며 실적평가에 따라 1년에 한해 임기가 연장될 수 있다. 홍 본부장의 2년 임기는 11월 3일 끝난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에 따라 기금운용본부장의 임면권자는 최 이사장이다. 다만 복지부는 공운법의 다른 규정을 내세우며 임명 과정에서 복지부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공단측은 임명이 아니라 연임에 관련된 것인 만큼 복지부 장관의 승인이 필요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대한 임명과 면직은 복지부 장관의 제청에 따라 대통령이 결정한다. 최 이사장의 임기는 내년 5월말까지다.  복지부는 최 이사장이 정부의 방침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최 이사장을 기관·기관장 경고나 해임 건의 등으로 징계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가 강공에 나섰지만 실제로 최 이사장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국민연금 기금의 지배구조 등 여러 현안에 대해서 홍 본부장과 이견이 명확했던 데다 일단 한번 꺼내 든 칼을 다시 거둘만한 명분도 약하기 때문이다.  공단은 복지부가 공문을 보내기 3시간 전에 보도자료를 통해 “기금운용본부장에 대한 임명권이 공단 이사장에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연임 불가 결정 이후 논란이 뜨거워진 상황에서도 뜻을 굽히지 않은 것이다.  최 이사장이 복지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홍 본부장을 연임시키지 않으려고 하는 배경에는 기금의 지배구조 개편 방향과 주주권 행사 등에서 두 사람이 보인 의견 차이가 있다.  홍 본부장은 기금운용본부의 독립 공사화를 핵심으로 하는 정부의 국민연금 기금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찬성 뜻을 보여왔지만 최 이사장은 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최 이사장은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는 반대하지 않지만 국민연금의 제도(국민연금공단)와 기금(기금운용본부)가 같이 있어야 한다”며 기금운용본부의 독립에 반대 견해를 보였다.  두 사람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에 대한 판단에 대해서도 입장 차이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이사장이 합병안에 찬성표를 던지는 것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홍 본부장이 수장으로 있는 기금운용본부는 외부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에 의견을 묻지 않고 자체 내부 투자위원회 논의를 거쳐 찬성을 결정했다.  홍 본부장 연임 여부를 둘러싼 최 이사장과 복지부 사이의 논란은 자칫 정치권으로 번질 우려도 있다. 정부의 기금 지배구조 개편안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 등 2가지 사안에 대해 여당과 야당이 각각 찬성과 반대 의견을 보였기 때문이다. 최근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친박계인 김재원 의원 등 여당 의원들은 ‘기금운용본부의 일에 부당하게 간섭한다’며 최 이사장을 질책했으며 야당 의원들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과 관련해 홍 본부장에게 집중포화를 쏟아부었다.  최 이사장과 홍 본부장 사이에서 그간 보고 체계를 둘러싼 갈등이 있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연임이 확실시되던 홍 본부장이 임기가 내년 5월말로 얼마 남지 않은 최 이사장을 거치지 않고 중요사안을 복지부에 직접 보고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불편해졌다는 것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데스크 시각] ‘싸움꾼’ 블라터의 운명/조현석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싸움꾼’ 블라터의 운명/조현석 체육부장

    이문열의 중편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지방 소도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급장이자 대장 노릇을 하며 친구들에게 각종 횡포를 부리는 엄석대라는 인물을 풍자적으로 그렸다. 엄석대의 힘에 굴복해 아이들은 도시락 반찬을 바치거나 대리 시험까지 쳐 준다. 엄석대는 급장 선거에서 아이들을 협박해 만장일치에 가까운 표를 얻는다. 서울에서 전학을 온 한병태는 엄석대에게 저항을 해 보지만 그의 달콤한 유혹에 편승하기도 한다. 결국에는 새로운 담임교사가 오면서 아이들이 엄석대의 부당 행위를 하나둘씩 폭로한다. 소설 속 엄석대의 횡포와 붕괴를 보면서 지난 17년간 국제축구연맹(FIFA)의 수장 자리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 온 제프 블라터 회장이 떠올랐다. 블라터는 유엔 가입국(193개국)보다 많은 209개 회원국을 가진 FIFA를 사유화해 월드컵 개최지와 중계권, 후원업체 선정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액수의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임기 내내 각종 부패 스캔들에 시달렸지만, 오히려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각종 이유를 달아 축구계에서 내몰았다. 반면 자신의 편에 선 일부 회원국 축구협회에는 축구 발전 보조금을 나눠 주며 지지 세력을 확장해 5연임에 성공했다. 세금이나 감사 없이 수조원의 예산을 주무르며 한 나라 대통령 못지않은 명예와 권한을 휘둘렀다. FIFA 스스로 선임한 미국 변호사 마이클 가르시아 조사관이 18개월에 걸친 조사 끝에 지난해 9월 2018·2022년 월드컵 개최권을 둘러싼 각국의 유치 과정을 파헤친 보고서를 냈지만 그조차도 ‘무혐의 결론’을 내리며 축소했다. 그러나 블라터는 지난 5월 미국 사법기관이 FIFA 고위 간부 7명을 부정부패 혐의로 체포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부패 몸통’으로 지목된 블라터는 마지못해 내년 2월 차기 회장 선거 때까지만 회장직을 수행하겠다며 한발 물러섰지만 최근 FIFA 윤리위원회를 동원해 차기 회장 물망에 오른 ‘반(反)블라터’ 후보들에게 칼을 휘두르며 역공에 나섰다. 특히 블라터와 FIFA에 대해 날 선 비판을 해 온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에게 자격정지 6년이라는 보복성 중징계를 내렸다. 정 명예회장이 2018·2022년 월드컵 한국 유치 활동하던 2011년에 국제축구기금 조성을 하겠다는 서한을 FIFA 집행위원에게 발송한 것을 문제 삼았다. FIFA 윤리위원회가 블라터와 미셸 플라티니에게 내린 90일 징계와 비교해 터무니없이 높은 수준이다. 블라터는 중계권을 헐값에 넘기고, 플라티니에게 대가성으로 의심되는 200만 스위스 프랑(약 24억원)을 건넨 혐의로 스위스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축구계에서는 블라터가 자신에 대해서는 90일 자격정지라는 비교적 가벼운 징계를 통해 당국의 수사와 비난의 화살을 잠시 피하면서 정 명예회장 등 정적들의 출마를 저지하겠다는 분석이다. 이후에는 자신이 내세운 인물을 옹립해 내년 2월 이후에도 수렴청정(垂簾聽政)하겠다는 의도다. 배임과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스위스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된 블라터는 12일 스위스 주간지 슈바이츠 암 존타크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싸움꾼이다. 사람들이 나를 파멸시켜도 내가 평생 이룬 업적을 망가뜨릴 순 없다”고 주장했다. 엄석대는 마지막까지 아이들을 협박하며 자신의 지위를 되찾으려 했지만 아이들의 싸늘한 시선을 뒤로한 채 결국에는 쓸쓸히 학교를 떠났다. 전 세계 축구팬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블라터의 향후 운명이 자못 궁금하다. hyun68@seoul.co.kr
  • ‘유럽의 독재자’ 벨라루스 대통령 21년… 5년 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61) 벨라루스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해 임기를 5년 더 연장했다. 5선 연임으로 1994년 대통령에 처음 당선된 루카셴코 대통령은 2020년까지 무려 26년간 통치하는 기록을 세웠다. 선거 부정, 야권 및 언론 탄압, 인권 침해 등을 일삼아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라는 혹평을 받는다. 벨라루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83.49%의 득표율로, 민주화 운동가로 야권 대선 후보인 타티야나 코로트케비치(4.42%)를 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투표율은 86.75%에 달했다. 1993년 벨라루스 의회의 반부패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루카셴코 대통령은 현직 의회 의장, 총리 등 70여명의 고위 공무원을 부패 혐의로 기소하면서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었다. 그는 부패 척결로 얻은 인기를 바탕으로 이듬해 벨라루스가 소련에서 독립한 후 처음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초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1996년 대통령 임기를 5년에서 7년으로 늘리고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하는 헌법 개정을 단행했고 2004년에 다시 헌법을 고쳐 초대 대통령의 연임 제한을 철폐하면서 장기 집권의 길을 닦았다. 권위주의적인 통치에도 루카셴코 대통령이 높은 득표율로 당선된 이유는 ‘성공적인 경제 관리’에 있다는 분석이다. 소련에서 독립한 다른 동유럽 국가는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급격하게 체제 전환을 꾀하면서 마이너스성장과 높은 실업률을 보였다. 반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국영기업을 존속하는 등 소련 연방 시절의 정책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경제를 관리했다. 벨라루스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루카셴코 대통령 임기 2년째인 1995년 332달러에서 2014년 8041달러로 약 24배 성장했다. 같은 기간 실업률은 2.8%에서 0.5%로 떨어졌다. 최근 루카셴코 대통령은 복역 중인 정치범을 석방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평화 협상을 주최하면서 유화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루카셴코 대통령이 혼외 자식이자 막내아들인 니콜라이 루카셴코(11)를 정상외교 무대에 데리고 다니는 등 후계자로 준비시키며 북한식의 권력 세습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벨라루스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수상 소감을 통해 루카셴코 대통령의 독재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유럽의 독재자’ 벨라루스 대통령 21년… 5년 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61) 벨라루스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해 임기를 5년 더 연장했다. 5선 연임으로 1994년 대통령에 처음 당선된 루카셴코 대통령은 2020년까지 무려 26년간 통치하는 기록을 세웠다. 선거 부정, 야권 및 언론 탄압, 인권 침해 등을 일삼아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라는 혹평을 받는다.  벨라루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83.49%의 득표율로, 민주화 운동가로 야권 대선 후보인 타티야나 코로트케비치(4.42%)를 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투표율은 86.75%에 달했다.  1993년 벨라루스 의회의 반부패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루카셴코 대통령은 현직 의회 의장, 총리 등 70여명의 고위 공무원을 부패 혐의로 기소하면서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었다. 그는 부패 척결로 얻은 인기를 바탕으로 이듬해 벨라루스가 소련에서 독립한 후 처음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초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1996년 대통령 임기를 5년에서 7년으로 늘리고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하는 헌법 개정을 단행했고 2004년에 다시 헌법을 고쳐 초대 대통령의 연임 제한을 철폐하면서 장기 집권의 길을 닦았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루카셴코 대통령의 선거 부정, 정적 및 언론인 탄압을 비난하며 2011년 벨라루스에 경제제재를 단행했다.  권위주의적인 통치에도 루카셴코 대통령이 높은 득표율로 당선된 이유는 ‘성공적인 경제 관리’에 있다는 분석이다. 소련에서 독립한 다른 동유럽 국가는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급격하게 체제 전환을 꾀하면서 마이너스성장과 높은 실업률을 보였다. 반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국영기업을 존속하는 등 소련 연방 시절의 정책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경제를 관리했다. 벨라루스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루카셴코 대통령 임기 2년째인 1995년 332달러에서 2014년 8041달러로 약 24배 성장했다. 같은 기간 실업률은 2.8%에서 0.5%로 떨어졌다.  최근 루카셴코 대통령은 복역 중인 정치범을 석방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평화 협상을 주최하면서 유화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루카셴코 대통령이 혼외 자식이자 막내아들인 니콜라이 루카셴코(11)를 정상외교 무대에 데리고 다니는 등 후계자로 준비시키며 북한식의 권력 세습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벨라루스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수상 소감을 통해 루카셴코 대통령의 독재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백마 탄 왕자님만 기다릴 수 있겠나”

    “백마 탄 왕자님만 기다릴 수 있겠나”

    ‘우리은행 민영화’라는 중책을 맡은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가 새 진용을 갖췄다. 기존 위원 2명만 남고 4명이 바뀌었다. “노처녀가 언제까지 백마 탄 왕자님만 기다릴 수 있겠나”라는 게 신임 윤창현 공자위원장의 취임 일성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 조율 등 융통성을 발휘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만큼 우리은행 민영화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하지만 “위원들이 대체로 보수 성향인 데다 결국 ‘칼자루’는 정부가 쥐고 있다”며 회의론에 무게를 두는 시선도 만만찮다. 금융위는 12일 민간 공동위원장을 맡은 윤창현(대한상의 추천) 서울시립대 경영대 교수를 비롯해 강명헌(국회 추천)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유종일(국회 추천)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이재환(대법원 추천) 법무법인 KCL 변호사, 최관(공인회계사회 추천)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 안동현(은행연합회 추천)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등 6명을 신임 공자위원으로 위촉했다. 임기는 2017년 10월까지 2년간이다. 유 교수와 최 교수는 연임이다. 서울신문이 공자위원 5명을 전화 인터뷰한 결과 중동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공사(ADIC) 등 외국계 투자회사에 지분을 매각하는 것에 대해 대다수가 ‘긍정적’이었다. 윤 위원장은 “경영권 매각이 아니므로 (과점주주로) 사외이사 1명 정도의 지분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원금(공적자금) 회수에 과도하게 연연하지 않겠다”면서 “주식도 원금 회수에 너무 얽매이다 보면 못 팔고 결국 수억원의 손실을 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필요하다면 손절매에 나설 수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매각 가격과 관련해서는 모두 말을 아꼈다. 단 ‘현실성’을 강조한 의견이 많았다. 기존 ‘민영화 3대 원칙’(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조기 회수, 국내 금융산업 발전 기여)도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얘기다. 강명헌 위원은 “공적자금 회수가 가장 시급한 목표지만 원금 회수에 연연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빨리 (우리은행이)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그게 국가 경제나 해당 기관의 입장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도 “사려는 곳이 없는 상태에서 가격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라면서도 “이상(3대 원칙)과 현실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아 가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기존 공자위보다 한층 더 유연하고 진취적인 자세라는 게 금융 당국의 평가다. 최관 위원은 “지금 (우리은행) 주가가 9500원 수준인데 누가 1만 3500원에 사겠는가”라며 “시기를 늦출수록 주가만 더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빠른 대처를 주문했다. 유종일 위원 역시 “만족할 만한 가격은 어렵다. 버틴다고 나아질 상황도 아니고 미련을 가질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려도 적잖다. 공무원 보신주의가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우리금융 민영화 1차 때부터 참여했던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공자위원이 누가 되든 전혀 상관없다. 의견 수렴이야 하겠지만 결국 당국의 의지”라고 일축했다. 이어 “과점주주 방식은 1차 실패 이후 줄곧 나왔던 방식인데 ‘3대 원칙’ 고수하다가 이 지경까지 왔다”면서 “당시 주가가 1만 6000원대였다. 우리금융 매각이 목표라면 지금이라도 지체 없이 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금융권 사정에 정통한 경제학과 교수 역시 “금융위 내부적으로 ‘헐값 매각’이나 외국계 매각 등의 처분 뒤 닥칠 부작용을 우려해 위험을 감수하려는 분위기가 아니다”라면서 “신임 공자위원들 면면 역시 ‘몸 사리는’ 보수 성향 인사들이 몇몇 있어 큰 기대를 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사설] 의도가 뻔히 보이는 FIFA의 정몽준 중징계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낯간지럽고 황당무계한 일이 벌어졌다. 차기 FIFA 회장 후보 등록을 앞둔 정몽준 FIFA 명예부회장 겸 대한축구연맹(KFA) 명예회장에 대한 중징계를 두고 하는 말이다. FIFA 윤리위원회는 그제 정 명예회장에 대해 한국의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한국의 유치 활동을 지원한 혐의 등과 관련해 활동 자격 정지 6년과 벌금 10만 스위스프랑(약 1억 1600만원) 처분을 내렸다. 어처구니없는 처사다. FIFA 윤리위가 느닷없이 정 명예회장의 2010년 일을 문제 삼은 것부터 석연찮다. 당시 정 명예회장이 FIFA 동료 집행위원들에게 한국의 2022월드컵 유치위원회의 ‘국제축구기금’ 계획을 설명하는 편지를 보낸 게 잘못됐다는 것이다. 근데 정작 징계 사유는 유치 활동 지원 여부 등에 대한 판단은 제쳐 놓고 조사에 비협조적이다, 윤리적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애매한 조항으로 제재를 내렸다. 뇌물 수수 의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제프 블라터 FIFA 회장과 미셸 플라티니 유럽 축구연맹(UEFA) 회장 등에 대해서는 각각 자격정지 90일 제재를 결정하는 데 그쳤다. 형평성 논란이 이는 건 당연하다. 4년 전 일을, 그것도 뇌물도 아닌 기금 조성을 설명한 것을 문제 삼아 중징계를 내린 걸 누가 납득하겠나. 정치적인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 지난 5월 5선 연임에 성공했지만 측근들의 부패 연루로 사임을 선언한 블라터 회장이 내년 2월 FIFA 차기 회장 선거를 무력화한 뒤 자신이 다시 후보로 나서기 위한 것이라는 음모설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210여개 회원국을 두고 있는 FIFA는 월드컵 축구 등 세계 축구 경기를 총괄하는 국제단체다. 공정성, 형평성, 도덕성이 어느 조직보다 엄중히 요구되는 곳이다. FIFA의 수장을 뽑는 회장 선거는 그 이상의 원칙이 적용돼야 함은 불문가지다. FIFA 윤리위의 이번 결정은 그런 점에서 무책임하고 부도덕하다. 후안무치나 다름없다. 이를 바로잡는 데 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나서야 한다. 정 명예회장 측이 즉각 CAS에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하는 만큼 FIFA 회장 후보 등록 마감일인 이달 26일까지 현명한 판단을 해 줄 것을 촉구한다. 악의적인 의도로 실추된 정 명예회장의 명예 회복이 국제적 비난과 망신을 자초한 FIFA의 위상을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되리라 본다. 그게 CAS의 역할이자 회원국들의 바람이다.
  • 이순진 “北 도발 땐 뼈저리게 후회하도록 만들 것”

    이순진 “北 도발 땐 뼈저리게 후회하도록 만들 것”

    이순진 신임 합참의장(육군 대장)은 7일 “북한은 예상하지 못하는 시기와 장소에서 지속적으로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며 “(도발한다면) 도발한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육군 3사관학교 출신으로 처음 합참의장에 취임한 이 의장은 이날 오후 국방부 대연병장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열린 취임식 취임사를 통해 “적이 또다시 우리의 영토와 국민을 위협하는 경우에는 얻게 되는 이익보다 손해가 더 크다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하게 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의장은 “각 군의 전력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되 이를 효율적으로 통합 운용함으로써 합동성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제도와 역량을 구비하겠다”면서 “한·미 군사동맹에 기반해 한국군 주도의 전구(戰區) 작전 수행능력을 향상시키면서 전지작전통제권 전환을 체계적으로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이임한 최윤희 전 의장은 42년 8개월이라는 오랜 군 생활(해군사관생도 시절 포함)을 마치고 전역했다. 역대 합참의장 36명(최 의장은 38대이지만 김종오 대장이 6·7·8대 연임)가운데 12번째로 2년 임기를 채운 셈이다. 하지만 그는 해군참모총장 재임 시절인 2012~2013년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AW159) 선정 비리와 관련해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의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특히 와일드캣이 해군의 작전 요구 성능을 모두 충족하는 것처럼 시험 평가 결과서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모 소장은 조사 과정에서 “최 의장의 지시가 있었다”고 진술했다<서울신문 8월 18일자 1면>.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주진형 한화증권 대표 “개혁 성패는 고객이 판단… 연임과 무관”

    주진형 한화증권 대표 “개혁 성패는 고객이 판단… 연임과 무관”

    “개혁의 성공 여부는 시간이 흘러 고객이 판단하는 것이지 사장의 연임 여부를 갖고 예단할 일이 아니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퇴진과 경질설 등을 둘러싼 언론 보도에 대해 입을 열었다. 주 대표는 일부 언론에서 자신의 퇴진을 그동안 추진해 온 개혁 실험 ‘실패’의 결과로 규정한 것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연임이 안 됐다고 말하려면 내가 연임할 의사가 있어야 한다”며 “이미 지난봄과 6월에 나를 한화투자증권으로 오도록 권유한 분들에게 연임할 생각이 없다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기마다 우리를 다른 사람에게 추천할 의사를 묻는 고객 설문에서 추천 의사가 눈에 띄게 향상됐다”며 “그런데 무슨 뜻으로 실패라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주 대표는 그동안 매도 리포트 확대를 비롯해 매매 실적에 근거한 개인 성과급 제도 폐지, 고위험등급 주식 선정 발표, 편집국 도입 등 파격 행보를 선보여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참신하다’는 긍정적 평가와 ‘업계 전체를 비도덕적인 집단으로 몰아 간다’는 비난이 엇갈렸다. 직원들의 이직률도 높았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명찰 단 스마일 공무원 경로당 전담 주치의제

    충북 영동군에는 창의적이고 기발한 시책들이 많다. 대부분 박세복 군수의 머리에서 나온 것들이다. 군은 감동 행정을 위해 군수에서 말단까지 직원 전체가 명찰을 가슴에 달고 근무한다. 근무시간뿐만 아니라 점심시간, 지역 내 출장을 다닐 때도 명찰을 달고 다닌다. 이 명찰은 가로 6.5㎝, 세로 2㎝ 크기의 플라스틱으로 제작됐다. 스마일 마크와 ‘친절봉사’ 문구, 군의 브랜드마크인 ‘레인보우 영동’과 해당 공무원의 실명 등이 새겨져 있다. 시행 초기에는 읍·면사무소 직원들이 명찰을 외면했지만 박 군수가 출장을 다니다가 읍·면사무소를 기습 방문해 점검하는 일이 몇 차례 있은 뒤로는 이제 완전히 정착됐다. 주민들은 행사장이나 축제 현장에서 궁금한 게 있어도 누가 공무원인지 몰라 물을 수 없어 애를 먹었는데 이제는 명찰 덕분에 그럴 일이 없어졌다며 박수를 보내고 있다. 박 군수는 “직원들이 명찰을 달면 말과 행동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며 “직원들의 친절도 향상 등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들의 건강을 위한 군보건소의 ‘경로당 전담 주치의제’도 눈길을 끈다. 버스가 적게 운행되는 지역 및 만성 질환자가 많은 경로당 44곳을 선정해 매월 둘째·넷째 주 수요일에 경로당을 방문해 기초 건강검진, 내과·한방 진료 등의 의료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올해는 우선 44곳의 경로당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 중이다. 호응도와 운영상 문제점을 보완해 대상 경로당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 사업에는 각 보건지소에서 근무하는 공중보건의(내과 11명, 한의과 9명) 20명이 투입된다. 또한 군은 최근 공직 비리 근절에 투철한 사명감이 있는 주민을 읍·면별로 1~3명씩 선발해 모두 18명의 군민 감사관(1기)을 위촉했다. 이들은 2년 동안 군민의 불편 사항, 공무원 비위 사실, 불친절 행위, 부당한 행정 사항 등을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무보수 명예직으로 한 차례 연임할 수 있으며 감사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군은 본청과 읍·면사무소에 군민의 소리 건의함도 설치했다. 인터넷 사용이 서툰 노인들이 많은 농촌 지역에서는 군청 홈페이지의 민원 상담 코너 등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건의함에는 불편 사항 및 건의 사항, 군정 시책, 주민 여론 등을 비치된 용지에 자유롭게 적어 넣을 수 있다. 접수된 의견은 매주 1회 수거해 행정서비스 개선에 활용된다. 접수용지에 민원 사항과 함께 접수자 이름, 연락처를 남기면 민원 처리 결과가 개별적으로 통보된다. 영동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네이버-카카오의 뉴스 제휴 심사, 연말부터 뉴스제휴평가위가 담당한다

    이르면 연말부터 언론매체 등이 포털사이트 네이버나 카카오와 뉴스제휴를 맺으려면 ‘네이버-카카오 뉴스제휴평가위원회’를 통해야 한다. ’네이버-카카오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설립을 위한 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는 24일 ‘뉴스제휴평가위원회규정합의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는 한국방송협회, 한국신문협회, 한국언론진흥재단 등 7개 단체가 네이버와 카카오가 요청한 ‘공정하고 실효성 있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합의한 내용으로, 향후 양사의 뉴스제휴 심사를 담당할 뉴스제휴평가위원회에 대한 세부사항이 포함되었다. 합의안에 따르면 뉴스제휴평가위원회에는 언론 유관단체 및 이용자 단체가 참여하며, 평가 및 심의를 전담하는 평가위원회(상설기구)와 정책과 제도를 전담하는 운영위원회(비상설기구)로 구성된다. 평가위원회에는 한국방송협회, 한국신문협회, 한국언론진흥재단, 한국언론학회, 한국온라인신문협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대한변호사협회, 한국기자협회, 언론인권센터, 인터넷신문위원회, 한국소비자연맹, 한국신문윤리위원회, 한국YWCA연합회 등 15개 단체가 추천하는 인사로 구성된다. 각 기관별로 2 명씩, 최대 30 명의 위원으로 구성될 수 있다. 평가위원은 뉴스 관련 전문성을 갖추고, 평가자로 심각한 결격 사유가 없어야 하며, 평가 독립성을 위해 위원 신원은 공개하지 않는다. 임기는 1년으로 연임 가능하다. 이번 합의안을 토대로 10월중 뉴스제휴평가위가 공식 출범하면 세부 평가 기준을 마련해 연말부터 평가활동에 들어가게 된다. 이미경 기자 btfseoul@seoul.co.kr
  • 체코의 양심을 기억하다

    체코의 양심을 기억하다

    바츨라프 하벨(1936~2011)이라는 이름은 낯설다. ‘벨벳 혁명’, 들어 본 듯하지만 역시 여전히 낯설다. 1989년 11월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소련에 맞서 이뤄낸 반공산주의 민주화혁명이 바로 벨벳 혁명이고 하벨은 그 평화롭고 조용한 혁명의 지도자였다. 그는 반체제연합인 ‘시민포럼’을 조직해 연일 수십만명의 시위대와 함께 프라하 시내를 평화적으로 행진했다. 결국 헌법에서 공산주의 관련 조항이 삭제됐고 동유럽 공산주의 도미노 붕괴의 정점을 찍었다. 미국과 소련은 벨벳 혁명 직후 냉전 종료를 선언했다. 그해 12월 29일 의회를 통한 간접선거에서 하벨은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시인이자 극작가 출신인 하벨은 대통령에 연임된 뒤 2003년 퇴임할 때까지 실업률을 유럽 최저로 끌어내리는 등 비교적 성공리에 국정 수행을 마쳤다. 하벨은 지난 21일 경희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인이 된 인물에게 명예박사 학위가 주어지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이날 저녁 늦게까지 경희대에서 ‘진실한 정치 그 영원한 책무와 시민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원탁회의는 2015년 한국 사회에서 30년 전 동유럽 한 정치인의 정치철학을 고찰한다는 의미 이상을 품고 있다. 하벨의 정치철학은 ‘반정치의 정치’였다. 국내 ‘하벨학’의 권위자인 박영신 연세대 명예교수는 “그는 아버지로부터 ‘정치는 양심의 문제, 정치를 거부하는 것은 양심을 버리는 것과 똑같다’는 가르침을 받고 자란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정치 행동은 일반 양식과 달랐다. 마르틴 부트나 카렐대 교수(전 하벨대통령도서관장)는 “개인과 개인, 개인과 사회의 관계에서 책임감을 깊이 공유하면서도 그는 정당에 대한 불신이 있었다. 정당은 하나의 기계 또는 틀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역설적인 상황이 ‘반정치의 정치’로 정립됐다. 하벨은 대통령이 되기 전인 1984년 프랑스 툴루즈대 명예박사 학위 수락 연설문에서 “나는 반정치의 정치를 지지한다. 정치를 권력과 조종의 공학이거나 인간을 인공두뇌식으로 통치하거나 또는 공리주의의 예술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하고 실천하며 그 삶을 보호하고 그 삶을 위해 진력하는 방법의 하나로 생각한다”고 썼다. 원탁회의 참석자들은 “하벨은 이념과 체제를 넘어 ‘인간적 인류’의 길을 열어 간 위대한 세계인이며 벨벳 혁명에서 보여 줬듯 폭력 정치에 저항하는 윤리를 토대로 한 대화의 정치를 말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상준 경희대 공공대학원 교수는 하벨이 얘기한 ‘정치와 도덕의 결합’의 한 예시로 “승무원도 없고 경찰도 없고 승객도 없는 늦은 시간 버스의 요금통에 요금을 넣는 체코 한 노동자의 행위”라고 설명했다. 그는 “높은 도덕률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 안에 들어 있는 공감할 수 있는 마음들의 연결이 바로 도덕과 정치의 결합”이라고 덧붙였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겉도는 해외석학 초빙] 서남표 “정치 작동하지 않는 교수 평가 시스템 필요”

    [겉도는 해외석학 초빙] 서남표 “정치 작동하지 않는 교수 평가 시스템 필요”

    “간단하게 풀 수 있는 문제를 복잡하게 만드는 문화, 앞에서는 듣기 좋게 말하고 뒤에서는 다른 행동을 하는 사람들, 뭔가 새로운 것을 제시하면 외국에서 오래 살아 국내 물정도 모른다며 의심하는 태도 등이 카이스트(KAIST)를 이끌 때 가장 힘들었죠.” 서남표(79·미국 MIT 기계공학과 명예교수) 전 카이스트 총장은 21일 서울신문과 가진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토로했다. ●2006년 취임 뒤 ‘철밥통’ 교수정년제도 개혁 서 전 총장은 MIT 기계공학과 학과장, 미국과학재단(NSF) 부총재라는 화려한 경력을 배경으로 2006년 카이스트 제13대 총장에 취임했다. 그는 취임 초 교수 정년 보장제도인 ‘테뉴어’ 심사를 강화해 연구 성과가 부족한 교수들을 퇴출시키면서 ‘철밥통’ 교수 사회 개혁의 아이콘으로 주목받았다. 12대1 수준의 교수 대비 대학원생의 비율을 6대1까지 개선하기 위해 교수를 300여명 신규 채용했다. MIT를 발전 모델로 재정 규모를 확대해 세계 198위였던 카이스트를 63위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급격한 개혁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독단적 리더십’ 논란을 빚으며 학내외 인사들과 마찰을 빚었고 징벌적 등록금 부과는 학생들의 연쇄 자살이라는 극단적 결과로 이어졌다. 결국 서 전 총장은 제14대 총장으로 연임 3년 만인 2013년 2월 중도 사퇴했다. 카이스트에서 서 전 총장은 여전히 ‘미국 중심의 문화적 차이와 교내 정치의 희생양’이라는 평가와 ‘불통의 화신’이라는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국내 대학과 기관이 초빙한 해외 석학들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로 우리 대학 사회의 폐쇄성을 강도 높게 지적했다. “나뿐만 아니라 전임인 로버트 러플린 총장도 학교 구성원들과 갈등이 컸어요. 내부에서 ‘이방인이 우리를 컨트롤하려고 한다’는 식의 반발이 나왔던 게 결정적이었어요. 조직을 새롭게 보고 새로운 방향을 정하라고 외부에서 사람을 데려오는 것인데, 구성원들이 ‘지금까지 해 오던 방식과 다르다’며 그런 식으로 강하게 저항하면 외부에서 온 사람은 아무것도 못하고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것 제시하면 국내 물정 모른다며 의심” 그는 “한국의 대학뿐 아니라 기업이나 정부기관에서도 한 사람이 한 자리에 오래 있는 것을 그냥 놔두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한국의 한 전문 경영인으로부터 들었는데 기업에서도 각종 투서 등 때문에 오너 외에는 오랜 시간 일관성을 갖고 일하기 어렵다고 한다”고 말했다. 서 전 총장은 해외 석학과 연구자들을 국내 대학에 정착시키려면 ‘업적 중심의 인사행정’과 ‘내부 정치가 작동하지 않는 문화’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외국인 석학들뿐만 아니라 모든 교수들을 업적에 의해 평가하는 시스템이 바로 서면 큰 문제가 없습니다. 한국은 일을 잘할 것 같다고 데려가서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내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일 잘하는 사람에게는 그 사람이 일을 잘할 수 있도록 계속 지켜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日 안보법안 처리 강행] 아베 다음 목표는 ‘개헌’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안보법안의 국회 통과로 ‘전후 체제 굴레’에서 벗어나 국제적 영향력을 지닌 보통국가를 만들겠다는 ‘궁극의 목표’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번에 통과한 법안은 군사적 ‘보통국가’로 가기 위한 법적 기반이다. 아베 총리는 “평화헌법을 뜯어고쳐 전후 체제의 굴레에서 벗어나 일본을 보통국가로 만드는 것이 필생의 업”이라고 강조해 왔다. 1947년 제정된 현재의 일본 헌법은 교전과 전력 보유를 금지하고 있어 평화헌법으로 불린다. 아베 총리의 다음 행보는 내년 여름 상원 격인 참의원과 2017년 중의원 선거에서 개헌 선인 3분의2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는 것이다. 지난 8일 아베 총리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연임이 확정돼 2018년 9월까지 3년 동안 총리직을 확보할 수 있게 되면서 힘을 받고 있다. 전후 체제 탈피와 일본의 부활을 외치는 아베 총리의 질주는 과거사를 부정하는 ‘역사 수정주의’와 ‘영토 민족주의’ 등으로 표출되고 있다. 그의 또 다른 목표는 늙고 힘이 빠져 가는 일본을 벌떡 세우는 ‘일본 재생’이다. “전후 70년이 지났는데 아직까지 일본이 전범국가로 취급받고 제약을 받아야 되느냐”는 것이 그의 문제의식의 핵심이다. “전후 사과의 짐을 다음 세대에는 물려주지 않겠다”는 지난 8월 14일 ‘전후 70년 담화’에도 이런 생각이 깔려 있다. ‘전범국가’ 딱지를 떼고 지난 70년 동안 일본을 구속한 여러 제약에서 벗어나 군대도 보유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안보법안을 강행 처리하면서 불러온 ‘위헌’ 논란과 함께 반대 여론도 만만찮아 국민 과반의 지지와 개헌 선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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