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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둘기파 ‘경제 대통령’… 당분간 저금리 기조 유지

    비둘기파 ‘경제 대통령’… 당분간 저금리 기조 유지

    경제학 학·석사 학위 없고 의장은 연임하는 관행 깨져 친시장파… 중립적 정치 성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내년 2월 물러나는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 의장의 뒤를 이을 차기 의장에 제롬 파월(64) 연준 이사를 지명키로 하고 그에게 통보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이 1일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옐런 의장의 후임에 파월 이사가 내정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 출국 하루 전인 2일 오후 차기 의장을 공식 지명할 예정이다. 파월 이사가 연준 의장에 오르면 경제학 학위가 없는 의장을 40년 만에 배출하게 된다.트럼프 대통령이 옐런의 정책 기조를 강하게 비판해 온 만큼 시장은 일찌감치 의장이 연임하는 연준의 40년 관행을 깨뜨리고 새 연준 의장으로 교체할 가능성을 예상해 왔다. 경제 성장을 위해 저금리를 주장해 온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그동안 점진적 금리인상 정책을 펴 온 연준의 통화정책을 지지한 그를 적극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DC 출신인 파월 이사는 프린스턴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조지타운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월가의 투자은행 ‘딜런, 리드 앤드 코’에서 경험을 쌓은 뒤 1990년 워싱턴으로 돌아와 조지 H W 부시 행정부에 들어갔다. 니컬러스 브래디 전 재무장관과 호흡을 맞춰 3년간 재무부 차관을 지내고 1997년부터 8년간 사모펀드 칼라일그룹 파트너로 일했다. 이때 월가에서 명성을 떨치며 큰 부를 쌓았지만 지극히 평범한 삶을 추구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순자산은 최대 5500만 달러(약 613억원)에 이른다. 파월 이사는 자산가이면서 공화당원이지만 중립적인 성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그가 연준 의장에 올라도 통화정책과 금융규제 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2년 연준 이사 취임 후 열린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옐런 의장과 같은 입장을 취한 까닭이다.‘친(親)시장’을 지향하지만 일정 수준의 금융 규제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2년 그를 연준 이사로 지명한 것도 정치 이념보다 실용적이고 온건하다는 점을 높이 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기 목소리를 크게 내는 스타일도 아니다. 벤 버냉키 의장 시절인 2012년 3차 양적완화(QE)에 반대 의견을 냈지만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최종 결정 때는 한번도 반대표를 던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가 유약한 건 아니다. 필 셔틀 전 국제금융협회(II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이사가 자기 주장이 강하지 않지만 ‘파이터’로 불리며 저돌적이고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펼친 폴 볼커 전 의장처럼 타고난 공직자 성품을 구비했다”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채용비리 의혹’ 금융 CEO 전격 사퇴

    ‘채용비리 의혹’ 금융 CEO 전격 사퇴

    당국, 은행 14곳 자체 감찰 지시 불공정·특권 적폐청산 본격화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채용비리 의혹으로 결국 사퇴했다. 채용비리 엄단을 강조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모든 영역에서 불공정과 특권의 구조를 바꾸겠다”고 발언한 직후 나온 사퇴라 주목을 받고 있다.또 이 행장이 지난 정권에서 ‘친박’으로 알려진 인물인 만큼 금융권에서는 은행과 금융공기업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물갈이 인사설이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이 행장은 2일 전체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2016년 신입 행원 채용 논란과 관련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국민과 고객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도의적 책임을 지고 긴급 이사회 간담회에서 사임 의사를 밝혔으며 신속히 후임 은행장 선임 절차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신입사원 공채에서 국가정보원, 금융감독원, 은행 주요 고객의 자녀와 친인척 등 16명을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행장의 사퇴로 우리은행이 추진해 온 예금보험공사의 18.7% 지분 매각과 금융지주회사 전환은 당분간 미뤄지게 됐다. 서강대 경영학과를 나와 1979년 우리은행의 전신인 상업은행에 입행한 이 행장은 2014년 12월 우리은행장을 맡았다. 취임 당시 박근혜 정부와 가까운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에 소속됐다고 알려지면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우리은행의 숙원 사업이던 민영화를 이룬 덕분에 올 초 연임에 성공하면서 두 번째 임기도 순항하는 듯했다. 하지만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공기업 등의 채용비리에 대해 문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채용비리를 밝혀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지시한 뒤 이 행장의 거취는 금융권의 주요 관심사가 됐다. 채용비리 의혹으로 시중은행 CEO가 사퇴하면서 금융권은 긴장하고 있다. 금융 당국은 금융 공기업과 유관단체의 채용 실태를 전수조사 하고 국내 은행 14곳에도 자체 감찰을 지시했다. 금감원과 NH농협금융지주 등도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 CEO들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트럼프, 연준 차기 의장으로 제롬 파월 지명 통보”

    “트럼프, 연준 차기 의장으로 제롬 파월 지명 통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차기 의장으로 제롬 파월(64) 현 연준 이사를 지명하는 것을 파월 이사에게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한 당국자는 “백악관이 파월 이사에게 차기 의장에 지명될 것이라고 통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파월 이사와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카드’를 최종 결정한 것은 지난 주말이라고 WSJ은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일 오후(한국시간 3일 오전) 차기 의장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 의장 지명자는 상원 은행위원회와 전체회의 인준을 통과하면 내년 2월부터 4년간 연준을 이끌게 된다. 재닛 옐런 현 의장의 첫 번째 임기는 내년 2월 종료된다. 지난 40년간 연준 의장은 연임하는 게 관행이었지만 ‘옐런 지도부’의 정책 기조를 비판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교체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왔고,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파월 이사를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아왔다. 대형 사모펀드인 칼라일그룹 출신인 파월 이사는 현 ‘연준 지도부’로서 재닛 옐런 의장과 호흡을 맞춰왔다. 옐런 의장과 같은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분류되며, 기존 통화정책의 흐름을 이어가는 비교적 안전한 선택지로 꼽힌다.규제 완화에 찬성하는 친(親)시장 성향도 트럼프 경제라인과 맥을 같이 한다. 파월 이사가 최종 낙점된다면 30년 만에 경제학 학위 없이 ‘미국의 경제대통령’에 오르는 기록을 갖게 된다. 파월은 프린스턴 대학과 조지타운 대학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 출신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대 실적에도… 신한 ‘리딩뱅크’ 내줬다

    최대 실적에도… 신한 ‘리딩뱅크’ 내줬다

    올 3분기까지 순익 2조 7064억 공격경영 KB보다 513억 적어 신한금융이 역대 최대 실적을 내고도 KB금융에 ‘금융권 왕좌’를 내줬다. 연임에 성공한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신한과의 진검승부에서 513억원 차이로 웃었다. KB가 올 3분기까지 누적 순익에서 신한을 앞서면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기준 1위를 탈환할 가능성이 커졌다. 9년째 부동의 1위를 지켜온 신한은 사상 최대 순익에도 허탈한 웃음을 짓게 됐다. 신한금융지주는 올 3분기까지 누적 순익이 2조 7064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대비 25.1% 늘었다고 30일 밝혔다. 대출이 꾸준히 늘고 대손충당금이 줄면서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다. 3분기만 따진 순익은 817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5.4% 증가했다. 3분기까지 누적 이자이익은 5조 7707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8.6% 늘었다. 그러나 신한은 역대 최대 호실적에도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KB에 넘겨주게 됐다.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KB의 올 3분기까지 순익은 2조 757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63.2%나 늘었기 때문이다. 올 2분기부터 KB의 당기순이익이 신한을 앞섰지만 상반기 누적 순익으로 따지면 신한이 289억 차이로 위태위태하게 승리를 지켰다. 하지만 KB의 매서운 추격에 신한은 왕좌를 내놓고 말았다. 신한은행이 10년째 맡아 오던 국민연금 주거래은행 지위를 최근에 잃었고 역시 5년간 맡아 오던 경찰공무원 대출 사업도 KB국민은행이 따냈다. 이 때문에 앞으로 실적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한은행은 올 3분기까지 1조 6959억원의 순익을 올려 지난해 대비 12.2% 늘었다. 원화대출금 잔액이 191조 9120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4.0% 늘었다. 예대마진을 나타내는 은행의 핵심 수익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1.56%로 전 분기와 같았다. 신한의 순익에서 비은행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5%에서 올해 40%로 크게 늘었다. 올 3분기까지 신한카드 순익은 7806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46.6% 늘었다. 신한금융투자는 3분기 누적 순익 157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3.2%나 늘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시진핑 2.0시대] “시진핑, 5년간 강권통치…3연임 욕심은 안 부릴 것”

    [시진핑 2.0시대] “시진핑, 5년간 강권통치…3연임 욕심은 안 부릴 것”

    ‘시진핑 2기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베이징대 역사학과 김동길 교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향후 5년 동안 강력한 통치를 펼치겠지만 3연임의 욕심을 부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교수는 “시 주석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를 미·중 관계 차원에서 다룰 것으로 보여 중국의 한국에 대한 사드 보복 조치는 조만간 풀릴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시진핑2.0’ 시대를 다각도에서 조명해 온 서울신문은 지난 28일 김 교수를 만나 이번 당대회의 의미를 들어봤다.→이번 당대회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가. -공산당 지배를 대폭 강화한 점이다. 중국 공산당의 구호는 반대로 생각해야 그 뜻이 명확해질 때가 많다. 당의 영도를 강조한 것은 그만큼 공산당이 위기의식을 느낀다고 볼 수도 있다. →시 주석의 권력이 너무 비대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권력이 강화된 건 분명하나 독재가 시작됐다거나 중국 정치가 후퇴했다는 평가엔 반대한다. 덩샤오핑이 만든 격대지정(隔代指定·현재 지도자가 차차기를 지정하는 것)을 폐지한 것을 시 주석의 독재로 해석하는 시각이 있지만, 격대지정은 후진적 후계 선출 방식이다. 최고권력자가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10년 뒤의 후계자를 지정하는 것을 시 주석은 적폐로 여긴 듯하다. 장쩌민 등 원로들도 이를 고칠 때가 됐다고 동의했을 것이다. 마오쩌둥의 종신 집권→덩샤오핑의 차기(장쩌민)와 차차기(후진타오) 지명→장쩌민의 군사위주석직 2년 연장→후진타오의 당·정·군권 동시 양도 순으로 발전해 온 승계 방식이 이번에 격대지정 폐지에 이른 셈이다. →중국 정치의 예측 가능성이 크게 떨어진 것 아닌가. -격대지정 폐지는 차기 주자들에게 왕조 시대 때 세자처럼 상왕의 눈치를 보지 말고 당과 인민의 지지를 획득하는 경쟁을 하라고 명령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정성은 다소 떨어질 수 있으나 역동성은 커질 것이다. →시 주석이 2022년 이후까지 3연임하려는 포석 아닌가. -역사적 평가를 무엇보다 중시하는 시 주석이 자신의 업적을 다 까먹으면서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다. 5년 뒤 깨끗하게 물러나는 대신 격대지정을 폐지해 미래 권력에 줄 서는 폐단을 막기로 지도부 차원의 합의가 이뤄졌을 수 있다. →상무위원과 정치국원도 대부분 시진핑 직계로 채워졌다. -리커창 총리의 공청단파가 거의 사라졌다. 10년 동안 베이징대에서 느낀 점은 공청단 간부 학생들이 권력에 대한 촉이 유난히 발달했다는 것이다. 혁명원로 2세인 시 주석은 공산주의에 대한 확신은 없으면서도 출세에 민감한 공청단에 깊은 불신을 갖고 있다. 더욱이 상무위원은 5년 동안 바꿀 수 없다. 때문에 계파 나눠먹기 대신 자기 사람들과 함께 앞으로 5년을 끌고 가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사실상 1인 지배체제가 되면서 시 주석의 판단 오류에 대한 위험성도 커진 것 같다. -중국은 의사결정 과정을 결코 공개하지 않는다. 과정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든지 결과가 나오면 모두 하나가 된다. 후진타오 시절에도 모든 결정은 결국 후진타오의 이름으로 이뤄졌다. 결정 이후에는 공산당만 있을 뿐 파벌은 무의미하다. 우리의 잣대로 중국을 바라봐선 안 된다. →‘시진핑 신시대 사상’의 당장 편입도 무리수 아닌가. -‘덩샤오핑 이론’을 뛰어넘었다는 해석이 나오지만 당장 역사를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 우선 ‘사상’과 ‘이론’에는 순위가 없다. 1945년 당장에는 ‘마르크스 이론’이라고 기술됐다. 그럼에도 ‘마르크스 이론’은 ‘마오쩌둥 사상’보다 우선했다. 오히려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과 달리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사상’이라는 긴 명칭을 사용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덩샤오핑 이론의 핵심인 중국특색 사회주의가 시진핑 시기에 들어서 신시대에 돌입했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시진핑 이름을 붙인 측면도 있다. ‘3개 대표’(장쩌민)와 ‘과학발전관’(후진타오)보다 우위에 두려는 의지는 있었으나, 덩샤오핑까지 넘어서려는 것은 아니다. →향후 국제 관계는 어떻게 전망하나. -시 주석은 ‘신형 국제관계’를 공고히 하고 인류의 번영에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앞으로 국제사회의 일에 적극 관여하겠다는 뜻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립주의와 대비된다.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통해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을 더욱 키우고, 국제기구에서도 지도력을 발휘하려 할 것이다. →미국과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시 주석은 중국이 이젠 미국과 체제 경쟁을 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인식하는 듯하다. 중국식 사회주의로 미국식 자본주의 못지않게 많은 부를 창출하고, 군사적으로도 대등해질 수 있으며, 정치체제의 안정성은 오히려 중국이 뛰어나다고 보는 것 같다. 시 주석은 2050년까지 세계평화를 수호하는 일류군대를 건설하겠다고 했다. 중국에서 일류는 일등이다. 미국을 넘겠다는 뜻이다. →시 주석 집권 2기의 한반도 정책 전망은 어떤가. -미국과의 신형 대국 관계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한반도를 중·미 관계의 변수 또는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긍정적인 점은 사드와 같은 한·중 갈등 사안이 중·미 차원으로 넘어가 사드 문제가 곧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중국과 미국으로부터 양자택일을 강요당할 일이 더 빈번해질 것이라는 점은 부정적이다. 한국이 미국에 지나치게 쏠린다고 판단하면 중국은 언제든 맞대응할 것이다. 중국에 북한의 전략적 가치는 크게 떨어졌다. 미국이 북한을 공격한다고 해도 중국은 나서지 않을 것이다. 북한 도발에 엄격하게 대응하는 중국의 기조는 더 강해질 전망이다. 글 사진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김동길 교수는 김동길(56) 교수는 중국사회과학원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국 현대사와 중·소 관계사, 북·중 관계 및 한국전쟁을 연구해 왔다. 하버드대 대학원 특별학생, 러시아 과학원 방문학자, 우드로 윌슨센터 공공정책학자 등을 거쳤다. 2007년 베이징대 최초로 한국인 역사학과 교수로 임용됐다.
  • ‘민간 성공 노하우’ 정책에 담는다

    ‘민간 성공 노하우’ 정책에 담는다

    ‘아래로부터의 개혁’을 추구하는 정부의 ‘사회혁신’ 작업이 첫발을 뗐다. 지역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민간인들의 노하우를 국가 정책에 담기 위한 협의체가 정식 출범했다.행정안전부는 30일 ‘사회혁신 민관협의회’를 구성해 첫 번째 회의를 열었다. 사회혁신 민관협의회는 정부의 핵심 과제인 사회혁신 정책을 추진할 행안부 ‘사회혁신추진단’을 지원하는 조직으로 사회혁신 과제 전반에 대한 민관 협력방안을 마련하고 제도개선 사항을 발굴하고자 꾸려졌다. 기반조성팀과 시민소통팀, 정책협업팀, 디지털사회혁신팀, 사민해결팀 등 5개 팀으로 이뤄졌다. 사회혁신 민관협의회 민간위원 가운데 한 명인 전충훈(42) 공동체디자인연구소 대표는 쇠락해 가는 대구 구도심 북성로(공구거리)를 창의적 아이디어로 무장한 사회적경제 클러스터로 변화시키는 ‘대구 북성로 지역활성화 사업’을 주도한다. 전 세계 동물원 등에서 버려지던 코끼리 똥을 모아 종이를 만들어 파는 작업도 한다. 유창복(55) 성공회대 사회적경제대학원 겸임교수는 우리나라 마을 공동체의 대표 격인 서울 마포 ‘성미산마을’의 설계·운영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공동육아에서 교육, 주거, 문화, 마을극장 등 생활 전 영역에서 다양한 방식의 자치활동을 실험하고 있다. 제현주(40·여) ‘엘로우독’ 이사는 책을 중심으로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협동조합 ‘롤링다이스’의 이사장이자 임팩트 투자(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수익을 함께 추구하는 투자) 전문기업 ‘옐로우독’을 운영 중이다. 김경민(45)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도시계획 부동산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임대료 폭등으로 도심에서 원주민이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 등 도시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주민과 부동산 개발자 모두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공정개발’을 연구한다. 이처럼 민관협의회에서는 시민단체와 대학, 협동조합, 마을 공동체, 사회적기업 등 다양한 분야의 혁신가와 전문가 20명과 함께 김용찬 행안부 사회혁신추진단장이 당연직으로 활동한다. 민간위원 임기는 2년이며 연임도 가능하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은 “국민이 주인이 되고 공정함이 살아 숨쉬는 나라를 만들고자 사회혁신 민관협의회가 사회혁신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정부에 전달하는 ‘소통 창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내년은 천주교 평신도 희년”

    “내년은 천주교 평신도 희년”

    한국 천주교가 2018년을 ‘평신도 희년(禧年)’으로 지내기로 했다. 천주교주교회의는 지난 16~19일 추계 정기총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는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가 설립 50주년을 맞아 요청한 ‘평신도 희년’ 선포를 승인한 것이다. 주교회의는 “모든 신자들이 평신도 사도직을 활발히 실천하고 확산하도록 격려하기 위해 희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주교회의는 ‘평신도 희년’ 선포와 관련해 교황청 내사원에 전대사(全大赦·남아 있는 잠벌을 하느님 앞에서 전부 면제해 주는 일) 수여를 청원키로 했다.주교회의는 이와 함께 내년 4월 3일쯤 ‘4·3 70주년 기념주간’을 설정,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키로 했다. ‘제주 4·3 사건 70주년을 계기로 분단 종식과 민족 화합의 길을 모색하자’는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주교단은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와 정의평화위원회, 제주교구가 공동으로 참가하는 기획 토론모임을 갖기로 했다. 주교회의는 또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정한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을 올해부터 연중 제33주일에 거행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11월 13일 “우리의 양심이 마비돼 형제자매들의 고통을 더이상 보지 못하거나 세상의 심각한 문제들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걱정해야 한다”면서 “이러한 성찰에 비춰 오늘을 ‘세계 가난한 이의 날’로 제정한다”고 밝혔다. 한국천주교는 교구별로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을 적극 실천하는 사목 방안을 펼쳐나갈 방침이다. 한편 주교회의 의장에는 현 의장인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가 연임됐다. 이에 따라 김 대주교는 오는 2020년까지 주교회의 의장으로 활동하게 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트럼프 “시진핑과 北 문제 토론… 2주 후 역사적 여행”

    시 “북핵 타협점 찾을 것” 화답 김정은 “북중관계 발전 확신” 축전… 내용 짧아져 서먹한 관계 반영된 듯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2기 출범에 대해 지구촌이 기대와 우려가 섞인 시선을 동시에 보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시 주석의 연임을 축하하는 전화 통화를 했다며 “북한 문제와 무역에 대해 토론했다. 2주 뒤 시 주석, 펑리위안과의 만남이 기대된다. 역사적인 여행이 될 것”이라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한반도의 긴장을 악화하는 어떤 행동도 반대하며, 중국이 타협점을 찾아 책임을 다하면 북한 핵 문제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도 연임에 성공한 시 주석에게 축하 전문을 보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총선에서 승리한 아베 총리에게는 축하 전화를 걸었지만, 시 주석에게는 축하 전문만을 보냈다. 이번 중국 제19차 당 대회가 공산당 행사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나는 조중(북·중) 두 당, 두 나라 사이의 관계가 두 나라 인민들의 이익에 맞게 발전되리라고 확신한다”는 내용의 축전을 25일 보냈는데 이는 지난 17일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가 제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회의 개막 축전을 보낸 데 이은 것이다. 그러나 이번 축전은 총 4문장, 약 650자로 2012년 11월 18차 당대회에서 시 주석이 공산당 총서기에 선임됐을 때 보낸 6문장, 약 810자보다 짧아져 최근 서먹한 양국 관계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축전이 북·중 관계 개선을 뜻하냐는 질문에 “중국과 북한은 가까운 이웃이자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동안 중국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썼던 서방 언론들은 25일 열린 신임 상무위원 소개 기자회견에 초청받지 못했다. 영국 BBC, 이코노미스트, 파이낸셜타임스(FT), 가디언 그리고 미국의 뉴욕타임스가 시 주석이 상무위원을 직접 소개하는 기자회견장 취재를 금지당했다. 시 주석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과도한 칭찬은 필요하지 않고 객관적 질문과 건설적 제안은 환영한다”고 말했지만 질문은 받지 않았다. BBC는 시 주석을 선두로 7명의 상무위원이 차례로 입장하는 장면을 두고 갱스터 영화 ‘저수지의 개들’이 아니냐고 비꼬기도 했다. 서방언론들은 시진핑의 1인 체제 강화에 대해 일제히 우려 섞인 기사와 논평을 내놓았다. FT는 26일 사설을 통해 “중국이 개인 숭배로 후퇴하고 있으며 서방은 중국식 권위주의 모델의 수출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FT는 “시 주석이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고, 자신의 사상을 공산당 헌법인 당장에 삽입해 평화로운 승계 절차를 무너뜨렸다”며 “중국이 세계무대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은 불가피하나 시 주석은 서방이 추구해 온 민주주의와 상치되는 통치 모델을 장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BBC는 중국 정부가 모든 사람의 통화와 인터넷 게시물에 접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안면인식 시스템을 구축해 국민의 이동과 구매 활동을 감시하고 있다며 “중국이 사회주의 통치 모델뿐 아니라 사이버 무기까지 수출하는 것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반면 신화통신은 볼리비아, 파키스탄, 레바논, 쿠바 등의 외신을 인용해 해외 언론이 당 대회를 통해 중국의 발전 활력을 느끼고, 중국사회가 보여 준 응집력과 정신 상태에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19차 당 대회 직전에 미국의 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발표한 아시아 7개국의 중국에 대한 인식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군사굴기에 대해 모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한국은 중국의 군사활동 강화에 93%가 반대했고 일본과 베트남도 90% 반대 의견을 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단 1표 득표하고 재선한 군수…이 선거 실화?

    단 1표 득표하고 재선한 군수…이 선거 실화?

    반장선거에서도 나오기 쉽지 않은 결과가 아르헨티나의 지방선거에서 나왔다. 아르헨티나의 지방 군수가 최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단 1표를 얻는 데 그쳤지만, 재선에 성공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산타페주의 콜로니아 라켈이라는 군에서 벌어진 일이다. 2010년 마지막으로 실시된 인구조사에 따르면 콜로니아 라텔의 인구는 530명. 선거인으로 등록된 주민은 265명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에선 연방 상하원의원을 뽑는 전국선거와 지방선거가 동시에 실시됐다. 콜로니아 라켈의 군수 우고 페루시아 페레스(사진)는 재선에 도전했다. 선거에선 전례를 찾기 힘든 결과가 나왔다. 투표율이 극도로 부진한 가운데 페레스는 단 1표를 얻어 연임에 성공했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선거일 투표한 주민은 51명이다. 10표가 무효로 처리되면서 남은 건 모두 41표. 그나마 40표는 특정 후보를 찍지 않은 백지 투표였다. 유일하게 특정 후보를 찍은 건 단 1표, 유일하게 지지를 얻은 후보는 현직 군수 페레스였다. 군수가 얻은 1표는 자신이 스스로에게 던진 표로 추정된다. 사실상 그를 찍은 주민은 단 1명도 없는 셈이다. 연임에 성공했지만 선거결과가 너무 민망해서일까? 페레스 당선인은 “아마도 타이핑에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언컨대 선거일에 투표에 참여한 주민은 모두 210명, 나를 지지한 주민은 160명, 백지투표 40명, 무효표 10명이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득표수 논란을 떠나) 페레스의 재선이 확정됐다”면서 “공식적으로 단 1표를 얻은 군수가 앞으로 어떤 리더십을 보일지 지켜볼 일”이라고 보도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文대통령, 시진핑에 축전… “가까운 시일 만남 기대”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중국 공산당 총서기로 연임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축전을 보냈다. 문 대통령은 “금번 중화인민공화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고, 중화인민공화국 공산당 총서기에 연임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면서 “시 주석의 지도하에 중화인민공화국이 ‘중국의 꿈’(中國夢)을 이루어 나가고, 동북아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해 더욱 큰 기여를 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꿈은 시진핑 사상의 최종목표로 ‘중화부흥’을 뜻한다. 문 대통령은 이어 “본인은 가까운 시일 내에 시 주석과 다시 만나 올해 수교 25주년을 맞이한 한·중 관계를 다방면에서 심화시키고 실질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며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아니라 공산당 행사여서 별도의 정상 간 통화는 관례가 없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시진핑 2.0시대] ‘격대지정’ 전통 깬 시황제… 후계자 대신 3연임에 무게

    심복 리잔수·왕후닝·자오러지 새 상무위원에… 1인 천하 현실로 25일 마침내 공개된 중국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단의 면모는 중국이 ‘시진핑(習近平) 천하’가 됐음을 확실하게 보여 줬다. 시 주석은 자신이 수족같이 부리던 참모들을 중국 최고 수뇌부로 끌어올려 집단지도체제의 상징이었던 상무위원회를 참모 조직처럼 변화시켰다. 후계자를 미리 정해 권력 암투를 막는 장치로 작동했던 격대지정(隔代指定·차차기 지도자를 미리 정하는 것)도 폐지해 권력 승계 시스템을 일거에 바꿨다. 신임 상무위원 가운데 리잔수(栗戰書) 중앙판공청 주임은 5년 동안 시 주석의 비서실장이었다. 왕후닝(王滬寧)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은 시 주석의 ‘정책 브레인’이었다. 시 주석이 외국 정상과 회담을 하면 둘이 늘 시 주석의 왼쪽과 오른쪽에 배석했다. 비서실장에서 단숨에 국가 권력 서열 3위로 올라선 리 주임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맡게 된다. 그를 입법부 격인 전인대 수장에 앉히는 것은 시 주석이 이번 당대회를 통해 표방한 ‘의법치국’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측근을 전인대에 배치한 것은 당장(당헌)에 오른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에 뒤따르는 수많은 구상을 입법화·제도화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장쩌민·후진타오 시대에 이어 3대에 걸쳐 ‘책사’ 역할을 해 온 왕 주임은 중앙서기처 서기를 맡으며 사상·선전 업무를 전담할 예정이다. 왕 주임에게는 ‘시진핑 사상’을 이론화하고 사회주의 이념을 강화하는 한편 서구 민주주의 사상 유입을 차단하는 중책이 맡겨졌다. 시 주석은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감사위 서기를 떠나보내는 대신 그 자리에 자오러지(趙樂際) 중앙조직부장을 앉혔다. 자오 부장은 5년 내내 공산당 고위층의 인사를 담당했다. 그가 보유한 ‘인사 파일’은 언제든 ‘살생부’가 될 수 있다. 집권 2기의 동력도 반부패 사정에서 얻으려는 시 주석에게 자오 부장은 왕 전 서기보다 더 확실한 ‘칼잡이’가 될 전망이다. 시진핑 1기의 상무위원들은 시 주석 집권 이전에 장쩌민의 상하이방과 후진타오의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파가 권력을 분점한 결과로 구성된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새로 상무위원이 된 리잔수·왕후닝·자오러지는 시 주석과 사실상 한몸이다. 이는 상하이방과 공청단파의 와해를 뜻한다. 한정(韓正) 상하이시 당서기가 상하이방의 마지막 주자로 상무위원이 됐지만, 그 역시 시 주석의 품에 안긴 지 오래다. 특히 애초 상무(상임)부총리를 맡을 것으로 예상됐던 공청단파 출신 왕양(汪洋) 부총리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을 맡게 된 점은 의미심장하다. 내각인 국무원이 공청단 출신인 리커창(李克强)-왕양에 의해 장악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리 총리의 힘은 더 약화될 듯 보인다. 시 주석은 이번 상무위원 인선에서 차기 지도자로 거론되던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서기와 천민얼(陳敏爾) 충칭시 서기를 배제함으로써 후계 구도를 베일로 가려 놓았다. 후와 천은 정치국원에 머물며 치열한 차기 경쟁을 벌이겠지만, 이들을 지명할지 말지는 오로지 시 주석의 손에 달렸다. 자신의 사상을 당장에 올려놓은 시 주석이 3연임을 추진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시 주석이 비록 임기 연장을 하지 않더라도 그의 정치적 영향력은 집권 2기가 끝나는 2022년 이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후춘화의 탈락은 마오쩌둥 이후 벌어진 후계자 암투를 끝내고자 덩샤오핑이 수립한 ‘격대지정’의 전통을 깨뜨렸다는 걸 의미한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추구했던 ▲당 주석제 도입과 상무위원 정원 축소 ▲7상8하(68세 이상은 퇴임) 불문율 해체 등이 무산된 것을 놓고 시 주석이 한계를 보인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당장에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사상을 올리고, 격대지정을 무너뜨린 데 이어 상무위원 대부분을 자기 사람으로 채운 것만으로도 마오쩌둥·덩샤오핑급에 해당하는 권력을 지녔다고 볼 수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文 대통령 비방’ 신연희 강남구청장 입장 들어보니

    ‘文 대통령 비방’ 신연희 강남구청장 입장 들어보니

    ① 文대통령 낙선 목적은 없었다 ② 제한된 특정 카톡방에 올렸다 ③ 나만 위반? 형평성에 안 맞다탄핵 정국에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을 비방하는 글을 지인들에게 퍼나른 혐의로 기소된 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이 지난 17일 첫 공판에서 검찰 기소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혐의를 강력 부인함에 따라 최종 재판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등 대규모 개발계획을 완성하며 3선 연임 고지를 향해 질주해 온 신 구청장은 공직선거법상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이 확정되면 직을 상실하고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오는 27일 2차 공판을 앞두고 검찰의 기소 내용과 신 구청장의 반박 논리를 비교해 본다.●문 대통령 낙선 목적 vs 정치 공세 재판의 최대 쟁점은 신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동기가 무엇이냐다.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죄가 되려면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후보자에 관해 허위 사실을 공표하는 행위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신 구청장이 문 대통령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은 분명히 낙선 목적을 가진 것”이라는 주장이다. 신 구청장이 문 대통령 낙선 목적을 갖고 카톡 대화방에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노무현과 문재인이 조성한 비자금 1조원의 환전을 시도했다’ 등의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는 것이다. 반면 신 구청장은 문자를 지인들과의 카톡방에 퍼나른 것은 인정하지만 낙선 목적은 없었다고 반박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결정되거나 그에 따른 조기 대선이 실시될 것을 전혀 예상하지 않은 만큼 낙선 목적으로 문자를 유포했다는 지적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 구청장 측은 “1건만 제외하면 모두 탄핵 인용 결정(3월 10일) 전에 보낸 문자”라며 “나머지 1건(3월 13일)도 박 전 대통령이 삼성동 사저로 쫓겨난 것을 보고 화가 나서 보낸 것으로, 탄핵에 따른 조기 대선일 선포(3월 15일) 사흘 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시작(3월 22일) 열흘 전, 문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4월 3일)되기 약 한 달 전에 발송됐다”고 밝혔다. 신 구청장은 또 “낙선 목적이었다면 왜 폐쇄적인 특정 카톡방에만 글을 전했겠느냐”고 주장했다. 해당 카톡 단체방은 보수 성향의 사람들끼리 박 전 대통령의 탄핵 부당성을 이야기하는 제한된 공간이었다는 것이다. 신 구청장 측은 “문 대통령 관련 글을 보낸 것은 당시 민주당 주도로 탄핵 정국이 본격화됐고, 문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선거법 위반 vs 다른 지자체장도… 검찰은 “신 구청장이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특정 후보에 대한 허위·비방 글을 유포한 것은 선거법 위반”이라고 주장한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신 구청장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지방자치단체장인데도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표를 낙선시킬 목적으로 복수의 카톡 대화방에 허위 내용 또는 비방 취지의 글을 200여회 게시했다”고 밝혔다. 반면 신 구청장 측은 탄핵 정국에서 다른 자치단체장들도 대선 주자들을 겨냥한 발언을 쏟아 냈다고 반박한다. 신 구청장 측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월부터 3월 사이 당시 보수진영 대선 주자로 유력했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영혼 없는 외교한 분’, 문재인 민주당 대표에 대해서는 ‘적폐 청산 대상’이라고 비난했다”고 주장했다. 또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 다른 지자체장들도 당시 여권 대선 주자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비난 발언을 쏟아 내고 정치행사인 촛불집회까지 참석했다”고 강조했다. 신 구청장은 “선거운동 기간도 아닌 상황에서 후보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 대해 공산주의라고 했다거나 영혼 없는 외교관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자치단체장이 선거운동을 했다고 규정할 수는 없다”면서 “대통령이 된 사람에 대한 발언만 문제 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화학업계 거목’ 이수영 OCI그룹 회장 별세

    ‘화학업계 거목’ 이수영 OCI그룹 회장 별세

    화학업계의 거목 이수영 OCI그룹 회장이 지난 21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75세.이 회장은 1942년 9월 ‘마지막 개성상인’으로 불리는 고 이회림 OCI그룹 창업주의 장남으로 태어나 경기고와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제학을 수학했다. 이후 1970년 경영 위기에 빠진 동양화학(OCI의 전신)에 전무이사로 입사해 다각적인 경영 정상화 노력으로 위기를 극복한 이후 1979년 사장, 1996년 회장에 올랐다. 최근까지도 회사 경영을 총괄하며 OCI를 재계 24위의 기업으로 키웠다. 이 회장은 다른 분야에 한눈팔지 않고 오직 화학 분야에서 글로벌 제휴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사업을 발굴하는 데 집중했다. 프랑스 롱프랑사와 화이트카본 사업을 하는 한불화학(1975)을 시작으로 여러 합작회사를 설립해 1970년대 한국 수출산업에 원료를 공급했다. 2001년 제철화학과 제철유화를 인수해 동양제철화학으로 사명을 바꾸고 석유, 석탄화학 부문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2006년에는 태양전지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의 사업화를 결정하고 2008년부터 상업 생산을 시작해 3년 만에 ‘글로벌 톱3’로 도약시켰다. 이 회장은 2009년 OCI로 사명을 바꾼 뒤 ‘그린에너지와 화학산업의 세계적 리더 기업’이라는 비전을 통해 화학 기업에서 에너지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2004년부터 2010년까지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을 세 차례 연임하며 ‘노조법 개정안’의 합의를 이끌었으며 회사 경영에서도 노사 화합을 최우선으로 강조했다. 경총은 22일 별도의 자료를 통해 “이 회장은 경총 회장을 역임할 당시 늘 기업이 투명·윤리 경영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노사관계 안정과 산업평화 정착을 위해 헌신했다”면서 “경영계는 노사 화합을 통해 국가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고인의 뜻을 새겨 산업평화 정착과 국민경제 발전에 더욱 매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경자씨와 장남 이우현(OCI 사장), 차남 이우정(넥솔론 관리인), 장녀 이지현(OCI미술관 부관장)씨가 있다. 이복영 삼광글라스 회장과 이화영 유니드 회장이 동생이다.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오는 25일 오전 8시 영결식 후 경기 동두천 예래원 공원묘지에 안장된다. (02)2227-7550.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단독] “오후 6시 칼퇴근”… KB국민은행의 실험

    [단독] “오후 6시 칼퇴근”… KB국민은행의 실험

     KB국민은행이 오후 6시에 정시 퇴근하는 ‘칼퇴근 실험’에 나섰다. 부서장 인사평가 시 부하 직원 야근이 많으면 감점을 주기로 한 것이다. ‘저녁 있는 삶’과 노동시간 축소 등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야근이 당연시되는 은행 문화가 바뀔지 주목된다. 국민은행은 이달 들어 전 직원 정시 퇴근 캠페인을 하고 있다. 본부 부서장과 점포 지점장 등 관리직은 부하 직원의 초과근무 시간이 많으면 인사평가에서 불이익을 주겠다는 내부 지침을 전달받아 정시 퇴근을 독려하고 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업무용 PC가 자동으로 꺼지는 오프(OFF)제도 이달부터 시행 중이다. 오전 8시 30분 이전과 오후 7시 이후에는 시간외근무를 신청해 전산등록을 해야만 PC를 쓸 수 있다. 시간외근무 8시간당 1일의 보상휴가도 준다. 보상휴가를 6개월 내에 사용하지 않으면 금전 보상한다. 1인당 월 12시간으로 제한했던 시간외근무 수당 한도는 폐지했다.  ‘정시 퇴근 캠페인’은 최근 연임에 성공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허인 신임 국민은행장의 의지라고 22일 금융권은 분석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PC 오프제가 조기 안착하려면 강제성이 필요해 부하 야근시간을 부서장 인사평가에 반영한 것”이라며 “아직 명문화하지 않고 내부 권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오후 4시 은행 셔터를 내리지만, 사실 은행은 ‘야근지옥’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의 분석을 보면 은행원의 주 5일 평균 실질 근무시간(점심시간 등 제외)은 56시간으로, 1일 11시간 이상 근무한다. 4대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유연근무제와 자율출퇴근제, 재택근무, 가정의 날 등이 도입됐지만, 여전히 대다수 은행원은 살인적인 근무 시간에 시달린다.  국민은행의 젊은 직원들은 칼퇴근 실험에 환호한다. 본부 한 대리는 이날 “오후 11시가 평균 퇴근시간이었는데, 이번 실험으로 집에서 아이와 시간을 갖거나 연락이 끊겼던 친구들과 만나고 있다”고 즐거워했다.  캍퇴근 실험이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지점의 한 직원은 “오후 4시 창구를 닫고 끝전을 맞추는 작업을 하는데, 2시간 만에 마치는 건 불가능하다”며 “밀린 업무가 계속 쌓이면 결국 야근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부작용의 조짐도 있다. 노조 관계자는 “추석 연휴로 업무가 쌓여 초과근무 결제를 요청해도 인사평가 불이익을 우려한 부서장이 막무가내로 승인하지 않는 일도 있다”고 전했다. 또 PC를 켜지 않고 새벽 회의를 하는 지점도 있단다. 일부 고참 직원들은 한 달에 약 50만원의 초과근무 수당이 사라져 사실상 임금이 줄었다고 불평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아직 제도 도입 초기라 구성원이 다 만족할 순 없다”며 “허 신임 행장의 근로문화 개선 의지가 강해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시진핑 2.0시대] 왕치산 퇴임… 자오러지 떠오르는 실세로

    [시진핑 2.0시대] 왕치산 퇴임… 자오러지 떠오르는 실세로

    ‘시자쥔’ 발탁… 부패 척결 맡길 듯상무위원 시주석·리커창만 연임시진핑 국가주석의 집권 2기를 함께할 중국 최고 지도부의 면면이 드러나고 있다.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시 주석의 ‘오른팔’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는 퇴임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자오러지 당 중앙조직부 부장이 왕 서기를 대신해 시 주석의 집권 2기 반부패 사정 작업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69세 왕 서기 퇴임… 7상8하 지켜 22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대표단 2200여명은 이날 인민대회당에서 19기 중앙위원회를 구성할 중앙위원 및 중앙기율위 위원 선출을 위한 차액(差額)선거를 실시했다. 차액선거는 정원보다 10%가량 많은 후보자를 대상으로 찬반 투표를 하는 제한적 경선제도다. 새 중앙위원은 이날 차액선거로 사실상 결정된다. 대회 주석단이 차액선거 결과를 검토해 최종 명단을 작성한 뒤 24일 당대회 폐막식에서 대표단에 다시 한번 찬반 투표를 부친다. 이 투표는 후보자와 당선자 수가 똑같은 등액(等額)선거로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 명보가 대표단 내부 소식통을 통해 확인한 결과 왕 서기는 주석단이 대표단에 제시한 중앙위원 후보자 명단에 없었다. 200여명으로 이뤄지는 중앙위원회에 들어가지 못하면 국가급 고위직은 맡지 못하기 때문에 왕 서기가 퇴임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올해 69세인 왕 서기의 퇴임으로 68세 이상은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이 될 수 없다는 ‘7상8하(七上八下)’ 규칙이 지켜지게 됐다. ●상무위원장 리잔수… ‘시’ 구상 입법 시 주석은 왕치산 대신 자오러지 조직부장에게 ‘사정의 칼’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 자오 부장은 주석단이 대표단에 제시한 중앙위원 후보 명단과 기율위원 후보 명단에 동시에 들어가 있었다고 명보는 보도했다. 현재 정치국원인 자오 부장이 한 단계 낮은 일반 기율위원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으므로 그가 상무위원으로 승진해 중앙기율위 서기에 오를 게 확실해 보인다. 자오 부장은 특히 내년 초 신설되는 국가감찰위원회 주임까지 겸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기율위를 포함해 모든 사정 기관을 총괄하는 국가감찰위는 중앙위원회, 국무원,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에 이은 제5대 국가기관이 될 예정이다. 자오 부장은 지난 5년 동안 인사와 조직을 틀어쥐고 시 주석의 친위부대인 ‘시자쥔’(習家軍)을 중앙과 지방의 핵심 지위에 앉히는 작업을 해 왔다. 한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화권 매체 보쉰 등은 이날 일제히 18기 상무위원 예상 명단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만 연임하고 나머지 5명은 모두 바뀐다. 시 주석의 비서실장인 리잔수 중앙판공청 주임이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맡아 시 주석의 집권 구상을 입법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매체들은 보도했다. ‘통법부’에 불과했던 전인대의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장쩌민, 후진타오에 이어 시 주석까지 보좌하고 있는 ‘은둔의 책사’ 왕후닝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은 중앙서기처 서기를 맡아 사상과 이데올로기를 담당할 전망이다. 지방 행정 경험이 전무한 왕 주임이 상무위원단에 합류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개혁파 부총리 왕양과 장쩌민계의 한정 상하이시 서기도 상무위원에 입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천민얼·후춘화 상무위원 진입 실패 이렇게 되면 차기 주자로 관심을 모았던 후춘화 광둥성 서기와 천민얼 충칭시 서기는 모두 상무위원 진입에 실패한다. 이는 시 주석이 후계자를 지정해 본인의 레임덕을 자초하기보다는 두 명을 모두 정치국원에 잔류시켜 충성 경쟁을 하게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경력이 후춘화에게 밀리는 직계 천민얼에게 시간적인 여유를 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사설] 헌재소장 임기 혼란 국회가 속히 정비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유남석 광주고법원장을 지명함으로써 국회의 인사청문 절차를 거치면 헌재는 ‘9인 완전체’로 복귀한다. 그동안 탄핵 국면의 국정 혼란과 대통령 선거로 재판관이 퇴임해도 빈자리를 메우지 못하고 7, 8인 체제가 이어져 왔다. 헌재소장도 마찬가지다. 박한철 소장이 지난 1월 31일 퇴임한 이후 9개월 가까이 공백 상태였으나 9인 체제의 기틀이 마련됨으로써 정상화가 멀지 않게 됐다. 김이수 헌재소장 대행 체제를 놓고 청와대와 야당 간에 벌어졌던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자유한국당, 국민의당이 여전히 “재판관을 임명할 게 아니라 소장을 새롭게 지명해야 한다”고 비판의 칼날을 거두지 않고 있지만, 정치공세 성격이 짙다. 청와대가 “유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는 대로 헌재소장을 지명할 것”이라고 함으로써 국회 협조만 있으면 정상화의 길은 열린다.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국회가 해야 할 일은 유 후보자 청문 외에 하나 더 있다. 소장의 임기에 관해 명확한 규정을 해 두지 않고 있는 현행 헌재법을 정비하는 일이다. 재판관 상당수는 6년 임기의 3분의1도 남지 않았다. 5명이 내년 9월, 2명은 2019년 4월이 퇴임이며, 나머지 1명은 지난 3월 취임했다. 헌재법 12조는 ‘소장은 재판관 중에서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돼 있고, 소장 임기에 관해서는 별다른 규정이 없다. 헌법 112조와 헌재법 7조에 ‘재판관의 임기는 6년으로 하며, 연임할 수 있다’는 규정만 있을 뿐이다. 이런 문제로 크고 작은 잡음이 생겼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전효숙 헌재소장 후보자의 인준 무산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노 대통령이 전 재판관을 소장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임기 6년을 보장하기 위해 미리 재판관직에서 사퇴시켰으나 ‘코드 인사’라는 야당 반대에 부딪혀 결국 임명 동의를 받지 못했다. 박한철 소장은 재판관 6년의 남은 임기만 소장직에 재임한 사례다. 김이수 대행을 제외하고 2019년 4월까지 퇴임해야 하는 6명 가운데 소장 후보자로 지명되면 청문 절차를 거쳐 국회 인준을 받더라도 불과 10~17개월의 잔여 임기만 수행해야 한다. ‘단기 소장’을 막으려고 19대 국회에 이어 지난해에도 재판관으로 재임 중 소장으로 임명되면 6년 임기를 새로 시작하도록 하는 헌재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개정안은 재판관 재임 중 소장으로 임명되면 대통령 임명 몫으로 간주하고, 국회 선출이나 대법원장이 지명한 재판관이 소장이 되면 후임 재판관은 반드시 국회나 대법원장이 지명하도록 하는 ‘3·3·3 원칙’을 지키도록 했다. 소장의 헌재 재임이 길어진다고 판단되면 재판관의 잔여 임기를 채우도록 명확히 법에 규정하면 된다. 최고의 헌법수호 기관 헌재를 둘러싼 잡음과 소장 공백이 더 길어져서는 안 된다. 청와대와 국회는 책임을 통감하고 하루빨리 논란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 [씨줄날줄] ‘시황제’의 집권 2기/오일만 논설위원

    [씨줄날줄] ‘시황제’의 집권 2기/오일만 논설위원

    중국 공산당은 96년의 역사를 가진 장수 정당이다. 1921년 7월 23일 1차 당 대회 당시 전체 당원은 53명에 불과했지만 현재 9000만명에 육박하는 매머드 정당이 됐다. 이 과정에서 중국 공산당은 격렬한 권력투쟁을 피할 수 없었지만 숱한 시행착오 끝에 현재 5세대 지도자 시진핑 지도 체제를 만들어 냈다.1세대 지도자인 마오쩌둥은 1935년 열린 ‘쭌이(遵義) 회의’에서 당권을 쥔 이후 1976년 사망까지 41년간 진시황을 능가하는 1인 독재 권력을 누렸다. 신중국의 아버지로 추앙받던 마오는 말년에 극좌 노선에 기반한 문화대혁명을 일으켜 현대 중국에 깊은 상처를 남긴 인물로도 기록된다. 2세대 지도자 덩샤오핑은 1978년 권력을 장악한 뒤 1982년 12차 당 대회에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건설’을 천명하고 전면적 개혁·개방을 실시했다. 1인 독재 폐해를 막기 위해 노심초사하던 덩샤오핑은 생전에 ‘집단지도체제’(集體領導)와 ‘격대지정’(隔代指定)이란 장치를 고안했다. 집단지도체제는 공산당 상무위원들에게 권력을 분점시키면서 1인의 독주를 방지했다. 격대지정은 5년 연임이 가능한 당서기의 장기 집권을 막기 위해 집권 2기 시작과 함께 차차기 후계자를 지정하는 방식이다. 치열한 권력 투쟁에서 살아남은 3세대 지도자 장쩌민은 덩샤오핑 사후 ‘7상8하’(七上八下)의 권력 구도를 확립했다. 7상8하는 상무위원에 대한 일종의 나이 제한으로 ‘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는 묘한 규정이지만 현재까지 불문율로 지켜지고 있다. 18일 중국 공산당 19차 당 대회가 열렸다. 이번 당 대회는 시진핑(習近平) 체제의 집권 2기가 시작됨과 동시에 향후 5년간 중국 권력 구도를 확정하는 의미가 크다. 현재 7명의 상무위원 가운데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제외한 5명의 상무위원들의 퇴임이 예상된다. 신임 상무위원으로 강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왕양(汪洋) 부총리, 한정(韓正) 상하이시 당 서기,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당 서기, 리잔수(栗戰書) 당 중앙판공처 주임, 천민얼(陳敏爾) 충칭(重慶)시 서기 등이다. 4세대 지도자인 후진타오가 강력하게 밀고 있는 후춘화와 시 주석의 심복 천민얼이 강력한 후계자들이다. 6세대 후계 구도는 19차 당 대회 폐막 다음날(25일)에 개최되는 19차 1중전회에서 결론이 난다. 집권 1기 내내 권력을 집중시킨 시주석이 1인 독주의 마오쩌둥의 길로 갈 것인지, 덩샤오핑의 유언에 충실한 지도자로 남을지 관심거리다. oilman@seoul.co.kr
  • 임박한 금융권 인사 태풍 “누가 오나” 촉각

    임박한 금융권 인사 태풍 “누가 오나” 촉각

    국내 금융권이 ‘인사 태풍’에 휩싸일 조짐이다. 채용 비리의 후폭풍에 시달리는 금융감독원은 큰 폭의 임원 ‘물갈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 이사장,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등 이미 공석이거나 연말까지 새로 정해져야 하는 굵직한 자리도 여럿이라 이달 말부터 ‘금융권 파워엘리트’들이 이동하는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18일 금융권과 금융 당국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 감사원 감사 결과 채용 비리 의혹이 드러나면서 ‘개혁 대상’으로 지목됐다. 채용 비리에 관여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서태종 수석부원장과 이병삼 부원장보는 지난 12일 사표가 수리됐다. 최흥식 금감원장은 17일 국정감사에서 ‘인사와 조직을 전면 개혁하겠다’며 사과했다. 금융권에서는 최 원장이 인적 쇄신 차원에서 부원장과 부원장보 등 임원 13명의 대다수를 교체하고, 4명의 부원장은 전원 외부에서 영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사는 오는 30일 금감원 종합감사 이후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 신임 수석부원장으로는 이해선(행시 29회)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과거 금융감독위원회 등 금융 당국에서 20년 넘게 공직 생활을 보낸 데다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까지 지내는 등 금융 정책과 감독 모두 밝은 인사로 손꼽힌다. 이 시장감시위원장 후임자도 물색 중이다. 은행 담당 부원장에는 금감원 부원장보 출신인 양형근 한국증권금융 부사장과 이석근 신한금융지주 감사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증권 담당 부원장에는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캠프에 몸담았던 변호사 출신의 심인숙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외에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거래소와 증권사들도 인사태풍이 예고돼 있다. 이사장 공모를 진행 중인 거래소는 오는 24일 면접심사와 이달 말 주주총회를 거쳐 새 수장을 결정한다. 유력 후보인 정지원(27회) 증권금융 사장이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금융위 금융정책국장과 사무처장, 기획재정부 차관보 등 요직을 역임했다. 거래소는 이사장 선출이 완료되면 등기이사와 자회사 코스콤 사장 인선에 나선다. 공석이 되는 증권금융 사장에는 유광열(28회)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등이 거론된다. 유 상임위원은 기재부 국제금융협력국장과 금융정보분석원장 등을 지낸 국제금융통이다. IBK투자증권은 신성호 사장 임기가 지난달 만료됐으나 한 달 넘게 인선을 미루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기재부가 최대 주주인 IBK기업은행의 자회사로 정부의 간택을 받은 인사가 사장으로 온다. 임재택 전 아이엠투자증권 사장, 조한홍 전 미래에셋증권 기업RM(고객관계관리)부문 대표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윤경은·전병조 KB증권 사장도 12월 임기를 마친다. 최근 연임을 확정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이들을 재심임할지 여부가 관심사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도 내년 2월 임기가 만료된다. 오는 11월 임기를 끝내는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후임으로는 김창록(13회) 전 KDB산업은행 총재,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미 지난 8월 임기를 끝낸 장남식 손해보험협회 회장 후임은 오는 26일쯤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관 출신 인사가 올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양천식(16회) 전 수출입은행장이 유력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신성장·디지털·고객… ‘영업통’ 5대 은행장 진검승부

    신성장·디지털·고객… ‘영업통’ 5대 은행장 진검승부

    초저금리 시대 전략·재무통 시들… 연기금·지자체 주거래 선정 올인 현장 내려가 직접 프레젠테이션… 4차혁명 대비 디지털조직 강화도 지난 16일 전북 전주 국민연금 본사에 국내 시중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이 총출동했다. 국민연금 주거래은행 선정을 위한 최종 프레젠테이션(PT) 발표 때문이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우리은행의 이광구 행장은 물론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허인 신임 국민은행장 등이 이례적으로 모두 마이크를 잡았다. 위성호 신한은행장도 미국 출장 짐을 풀기도 전에 곧바로 전주로 내려갔다.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으로 은행 간 경쟁이 격화될 조짐인 데다 국내 은행 수장들이 모두 ‘영업통’으로 채워지면서 앞으로 ‘은행 혈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장의 중요 덕목으로 ‘영업 능력’이 주목받고 있다. 과거에는 전략통이나 재무통 은행장이 각광받았지만 초저금리 시대가 저물면서 은행들이 가계대출 증가에만 기댈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장이 3년 만에 부활하면서 현재 5대 시중은행장이 겸임 없이 채워졌다. 올해 12월 연임 여부가 결정될 이경섭 NH농협은행장을 제외하면 대부분 2019년까지 임기가 이어진다. 출신고 등을 살펴보면 대구·경북(TK) 2명(허인, 이경섭), 충남 2명(이광구, 함영주), 서울 1명(위성호) 등이다. 광주상고를 나온 윤종규 회장이 빠지면서 호남 출신은 없는 상태다. 5대 시중은행장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핵심 영업전략 키워드는 ‘새 먹거리·디지털·고객 중심’이다. 신성장동력을 찾는 은행들은 가계대출 위주에서 벗어나 연기금이나 지방자치단체 주거래은행을 따내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인터넷 전문은행 돌풍에 대응할 디지털 조직도 강화하는 추세다. 다음달부터 정식 임기를 시작하는 허인 행장은 대표적인 ‘영업통’이다. 은행 간 고객 쟁탈전에서 지속적으로 실적을 올린 ‘실속형’으로 평가받는다. 영업그룹 대표를 맡으면서 지난해 아주대병원, 올해 서울적십자병원 등의 주거래은행 자리를 획득했다. 지난 7월엔 신한은행이 10년간 운영한 경찰공무원 전용 대출을 따냈다. 이광구 행장은 ‘돌격형’으로 불린다. 특유의 추진력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숙원 과제였던 우리은행 민영화를 성사시키면서 올해 초 연임에 성공했다.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을 직접 돌며 현지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기업설명회(IR)에 나서기도 했다. 함영주 행장은 특유의 영업력을 인정받아 외환은행과의 통합 이후 초대 행장을 맡게 됐다. 충청영업그룹 대표 시절 ‘발로 뛰는 마당발’로 불리며 ‘1인 1통장 및 1사 1통장 갖기’ 운동을 전개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함 행장은 직접 현장을 뛰는 ‘실천형’”이라고 귀띔했다. 위성호 행장은 ‘전략통’으로 꼽히지만 강남PB센터장, WM부행장 등 영업 분야도 두루 거쳤다.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찾기 어려운 ‘디지털 전문가’로 유명하다. 위 행장은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 등 변화하는 은행업 환경에서 리딩뱅크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디지털 DNA’를 강조하고 있다. 이경섭 행장은 임기 동안 손익 중심 경영관리와 자산건전성 제고에 가장 큰 힘을 쏟았다. ‘고객 주권주의’를 내세우며 은행 영업점에 직원 선택제를 도입한 것도 그의 작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말까지 대전과 강원, 충북 등 100여곳의 지자체에서 새로운 금고 은행을 선정할 예정이라 은행장들의 ‘성적표’가 극명히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후원가정 결연·행복 타임머신 사업…‘서대문표 복지’ 활짝

    [자치단체장 25시] 후원가정 결연·행복 타임머신 사업…‘서대문표 복지’ 활짝

    ‘난 결코 대중을 구원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나는 한 번에 단지 한 사람만 껴안을 수 있습니다.’ 가톨릭 성인으로 추대된 테레사 수녀가 남긴 글이다. 수많은 빈민에게 인류애를 보여 준 그는 공언보다 실천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문석진(62) 서울 서대문구청장이 이끄는 복지사업도 이와 닮았다. 거창하지 않지만, 구체적이다. 서대문의 ‘100가정 보듬기’ 사업은 문 구청장의 복지 철학을 그대로 반영했다. 도움이 절실하지만, 제도의 테두리에서 지원 대상이 되지 않는 한부모, 다문화, 홀몸노인 가정 등에 자립기반을 마련해 주기 위한 사업이다. 종교단체나 기업, 개인 후원자가 한 가정과 결연하고 매월 기초생활유지와 자립, 진학 등을 위한 후원금(약 50만원)을 지원하는 형식이다.100가정 보듬기의 첫 번째 사례는 문 구청장이 직접 발로 뛰어 성공시켰다. “시각장애인 안마사 남성과 베트남 출신 여성 사이에 두 아이가 있었는데, 아이들 역시 시각장애가 있었어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네 식구가 살던 북아현동 단칸방마저 재개발이 시작되면서 쫓겨나야 할 처지였죠. 낯설고 말도 안 통하는 곳으로 시집와 장애 있는 식구를 건사해야 하는 여성의 마음이 어땠을까요…. 때마침 연희 성당에서 장학 사업을 하려고 한다는 소식을 듣고 신부님을 만나기 위해 바로 달려갔습니다.”●주민센터·구청 업무조정… 부족한 복지인력 확보 문 구청장의 제안으로 연희 성당과 이 가정의 결연이 성사됐다. 이렇게 한 가정, 두 가정씩 이어 가던 사업은 현재 480가정까지 늘어났으며 여전히 진행형이다. 누적 지원금은 무려 24억여원에 달한다. 문 구청장은 서대문구의 동장을 ‘복지동장’, 통장을 ‘복지통장’이라고 부른다. “후원 가정을 찾는 일은 공무원뿐 아니라 통장들이 발로 뛰며 찾고 있습니다. 지역민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이 통장인 만큼 (그분들께) 복지를 책임져 달라고 말했죠.” 수요자 중심의 복지 행정은 ‘동 주민센터’의 변화에서도 찾을 수 있다. 서대문구는 다른 어떤 자치구보다 동 주민센터의 역할을 중시한다. 동 주민센터가 복지의 허브 기관이기 때문이다.“주민을 위해 봉사하는 게 사명인 공무원이야말로 고통받고 절망 속에 있는 주민 곁에 다가가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복지 담당 직원들은 주어진 행정 업무만으로도 헉헉거리는 상황이었고 현장 방문은 언감생심이었죠. ‘행정조직 개편’이라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했습니다.” 문 구청장은 동 주민센터의 행정 업무의 상당 부분(주정차 위반 단속, 청소, 민방위 업무 등)을 구청으로 이관하고 증명서 발급 업무는 사무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렇게 확보된 인력을 복지 업무에 투입했다. 보건소 방문간호사 역시 동으로 전진 배치했다. 이런 아이디어는 서울시의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의 모태가 됐다. 심지어 청와대까지 소문이 났다. 문 구청장은 2013년 2월 청와대의 초청을 받고 서대문구의 복지 체계를 설명하기도 했다. 문 구청장의 실험 정신은 지역 대학과의 관계에서도 반짝인다. 서대문구에는 경기대, 명지대, 연세대, 이화여대, 추계예술대 등 전국 최다인 9개 대학이 있는 만큼 대학과의 연계사업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행복 타임머신’ 사업입니다. 대학생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지역 노인들의 초상화 그리기, 장수사진 찍기 등을 진행하는데 어르신들이 참 좋아합니다. 어르신들께는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며 자긍심을 갖게 하고 학생들에게는 봉사의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지요. 세대 간 소통의 계기도 될 수 있고요.” 이화 패션문화거리 사업과 이화여대 앞 스타트업 상점가 청년몰 조성 사업도 진행 중이다. 서대문구는 청년 신진디자이너들의 자생력과 사업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임대보증금, 임차료(1년), 인테리어, 간판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 지난해 하반기부터 청년 창업자에게 공실을 제공하고 관련 교수진의 심도 있는 창업 컨설팅을 지원한다. ‘이화 52번가’라는 공동 브랜드를 구축하고 개별 창업자가 하기 어려운 마케팅도 지원하고 있다.●상습 정체 연세로 차량 통제로 문화공간 창조 문 구청장의 발상 전환은 공간을 바꾸는 데도 유효했다. 상습 정체 구역이던 신촌 연세로는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변모, 지역 주민과 상인, 대학생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문화를 만들려면 공간이 있어야 합니다. 과거에는 신촌전철역에서 연세대까지 차를 타고 가는 데 30분이 걸릴 정도였습니다. 차 없는 거리를 만들려고 하니 상인들의 심한 반발에 부딪혔습니다. 하지만 정작 지나는 차량이 상권에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해 본 결과 85%가 통과 차량이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2~3년에 걸친 토론 끝에 결국 주민을 설득했고 대중교통 전용지구라는 결과물을 끌어냈죠.” 차량이 사라진 연세로는 버스킹, 클래식 공연이 정기적으로 열리고 거의 매주 행사가 열린다. 해마다 여름이면 워터슬라이드를 설치하고 물총축제를 벌이고 크리스마스에는 거리축제를 벌인다. 보행환경이 개선되니 청년, 문화예술인도 자연스럽게 모이게 됐다. 연세로 대중교통 전용지구 조성으로 시민만족도는 70% 늘었고 교통사고율은 34.5% 감소했다. 점포방문객은 29%, 매출은 11%가량 늘었다. 서대문구는 이런 공로로 올해 매니페스토 지역문화활성화 분야에서 최우수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서대문구의 가장 혁신적인 공간 변화는 ‘안산 자락길’이라고 할 수 있다. 자락길이란 산자락에 놓인 길이란 뜻으로 안산 자락길은 전국 최초 ‘무장애 순환형 자락길’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휠체어, 유모차도 다닐 수 있도록 계단 없이 산을 한 바퀴 돌 수 있게 해 보자는 의지를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완공 후 장애인들과 숲을 찾았을 때 ‘산을 오른다는 것을 한 번도 상상하지 못했다’며 울음을 터트린 모습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안산, 북한산 자락길에 이어 올해 말에는 안산과 인왕산을 잇는 탐방로도 조성됩니다. 이 연결로를 통해 사람뿐 아니라 야생동물도 안산과 인왕산을 오갈 수 있게 될 예정입니다.” 흉물스러운 고가를 없애 주민들에게 하늘을 돌려주기도 했다. 문 구청장은 2012년 2월 홍제고가를 철거한 데 이어 2014년 7월 아현고가, 2015년 7월 서대문고가를 없앴다.●“사회적경제·도시재생 합친 결과 만들고파” 문 구청장은 누구보다 지방 분권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현재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지방분권개헌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다. 문 구청장은 ‘자방자치단체’라는 말 대신 ‘지방정부’라고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금은 지방정부를 중앙정부의 종속 개념으로 보고 정해 준 범위의 일만 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중앙정부와 역할과 범위가 다를 뿐, 명칭부터 대등한 위치로 보자는 겁니다. 또 지방자치가 국민 기본권을 실현하고 보장하는 것임을 분명히 드러내기 위해 주민자치권을 헌법에 신설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3선 도전에 관해 묻자 문 구청장은 분명하게 도전 의사를 밝혔다. “저는 2010년 처음 당선됐을 때부터 3선까지 하겠다고 선언했던 사람입니다. 구청장은 정책을 기획하고 실천한 결과를 바로 볼 수 있는 매력적인 자리지요. 최소 10년이 지나야 사회적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회를 준다면 사회적경제와 도시재생이 합쳐진 결과물을 만들고 싶습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문석진 구청장은 누구 노무현 정부 출범 경제 자문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2010년 민선 5기에 당선된 이후 연임했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공인회계사로 노무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분과 자문위원, 국가청렴위원회 보상심의위원, 서울시 시정개발연구원 감사, 서울시 도시개발공사 이사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서울시 구청장협의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지방분권개헌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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