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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 피부로 표지 만든 19세기 책…“끔찍한 유물” 영국서 갑론을박

    사람 피부로 표지 만든 19세기 책…“끔찍한 유물” 영국서 갑론을박

    영국에서 사람의 피부로 표지를 만든 책이 발견돼 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범죄자 등의 시신에서 무단 채취한 피부로 책 표지를 만드는 ‘인피 제본’은 19세기까지 암암리에 행해졌는데, 이같은 책을 보존 및 전시하는 것의 윤리적 문제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동부 서퍽 주 베리 세인트 애드먼즈에 위치한 모이스 홀 박물관은 최근 사무실에서 ‘인피 제본’ 책을 발견해 박물관에 전시할 예정이다. 박물관이 새로 발견한 책은 1827년 서퍽 주의 한 마을에서 발생한 ‘붉은 헛간 살인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사형당한 윌리엄 코더의 시신에서 채취한 피부로 표지를 제본한 것이다. ‘붉은 헛간 살인사건’은 23세 남성 코더가 연인이었던 여성 마리아 마르텐과 도주를 계획했지만 마르텐이 코더를 만나러 가는 길에 마지막으로 목격된 ‘붉은 헛간’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용의자로 체포돼 기소된 코더는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군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형이 집행됐다. 이 사건은 범행과 수사, 재판 과정 전반에 걸친 미스터리와 초자연적인 요소, 19세기 영국의 사회상 등이 얽혀 사건 당시는 물론 이후에도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사건과 관련된 장소들이 관광 명소가 되는가 하면 소설과 연극, 민요, 드라마와 영화 등으로 재탄생했다. 범죄자·정신질환자 등 시신서 피부 무단 채취윤리 문제 대두…하버드대는 공식 사과하기도코더의 사형이 집행된 뒤 시신을 해부한 의사는 시신에서 피부를 채취했고, 그의 재판 기록을 묶은 책의 표지에 피부가 사용됐다. 모이스 홀 박물관은 1933년부터 해당 책을 전시한 것을 비롯해 사건과 관련된 여러 물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그러나 박물관 직원들은 최근 또 다른 책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사무실의 책장을 뒤져 책을 찾아냈다. 앞서 전시된 책은 책 표지 전체에 코더의 피부가 사용되고 상태가 온전한 반면, 이번에 발견된 책은 모서리 등 부분적으로만 사용됐으며 곳곳이 해져 있다고 BBC는 전했다. 박물관의 문화재 담당자인 댄 클라크는 책에 대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역사적 가치가 있다”면서 “그간 책을 찾지 못한 건 박물관의 손실”이라고 설명했다. 사람의 피부로 책 표지를 만드는 행위는 19세기까지 공공연히 이뤄졌다. 고인의 유언에 따라 유품의 차원에서 이뤄진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처형된 범죄자나 사망한 정신질환자의 시신에 접근할 수 있었던 의사가 임의로 만들어 개인적으로 소장한 것이었다. 당시에는 대중의 선정적인 호기심과 사후 세계에 대한 관심 등이 이를 정당화했지만, 현재는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한다는 윤리적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영국의 유명 아동 작가인 테리 디어리는 코더의 피부로 제본한 책에 대해 “끔찍한 유물”이라며 “그 책들을 불태우고 싶다”고 비판했다. 디어리는 “코더는 정황 증거만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심각한 고통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실제 코더는 재판 내내 무죄를 주장했지만, 사건을 둘러싼 대중의 광기 어린 호기심과 ‘정의 구현’이라는 여론을 이겨내지 못했다. 사형이 집행된 뒤 코더의 시신 일부와 ‘인피 제본’ 책 등은 ‘끔찍한 전시’라는 콘셉트로 대중에 공개돼왔다. ‘인피 제본’ 책의 윤리성 문제는 미국 하버드대에서도 대두된 바 있다. 하버드대 도서관은 프랑스의 한 의사가 자신이 일하던 병원에서 정신질환을 앓다 숨진 여성의 피부를 동의 없이 채취해 표지를 만든 책 ‘영혼의 운명에 대하여’(1879년 작)라는 책을 소장해왔으나 지난해 3월 이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표지를 벗겨냈다. 프랑스인 아르센 우세가 쓴 책은 하버드대에 기증될 당시 “인간의 영혼에 관한 책은 인간의 피부로 감싸야 마땅하다”는 의사의 메모가 첨부돼 있었으며, 하버드대는 2014년 단백질을 식별하는 펩타이드 질량 지문 추적법을 활용해 이 책의 표지가 인간의 피부로 만들어졌음을 확인했다. 하버드가 소장한 2000만여권의 책 중 가장 ‘뜨거운 감자’였던 이 책에 대해 하버드대는 “책의 출처와 이력을 둘러싼 윤리적 문제 때문에 더이상 하버드대의 소장품이 될 수 없다”면서 처분할 방법을 프랑스 관계당국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 ‘57살’ 브리짓 존스의 선물… 아직 늦지 않다는 ‘자신감’[영화 프리뷰]

    ‘57살’ 브리짓 존스의 선물… 아직 늦지 않다는 ‘자신감’[영화 프리뷰]

    펭귄이 그려진 잠옷에 점퍼 하나 걸치고 산발한 채로 초등생 두 아이를 등교시키다 보면 젊은 엄마들에게 주눅이 들게 마련이다. 꾸미지 않고 다니는 그에게 주변에선 “너무 막 사는 거 아니냐”며 핀잔하기 일쑤다. 삶에 지친 그에게 다가온 아들뻘 연하남. 다시 사랑을 꽃피울 수 있을까. 16일 개봉하는 ‘브리짓 존스의 일기: 뉴 챕터’는 정체된 삶을 살던 중년의 브리짓 존스가 일과 사랑을 새롭게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2001년 개봉한 ‘브리짓 존스의 일기’부터 속편 ‘브리짓 존스의 일기: 열정과 애정’(2004) 그리고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2016)를 지나 25년째 이어지는 이야기의 마지막 편이다. 1편에서 운명처럼 찾아온 정반대의 매력남 사이에서 방황하던 서른둘 노처녀는 이제 쉰일곱이 됐다. 4년 전 사랑하는 남편을 잃고 살아가는 존스에게 “이러다 혼자 늙어 죽겠다”며 새로운 사랑을 해 보라는 주변의 권유와 은근한 압박이 이어진다. 존스는 친구의 조언으로 데이팅 앱을 깔았는데 이게 웬걸, 우연히 자신을 도와준 매력적인 연하남과 연결된다. 여기에다 새로 부임 온 과학 교사까지 눈에 들어온다. 오랜만에 설레는 연애 세포를 일깨울 무렵 방송국에도 복직하게 된다. 남편의 상실 이후 육아에 치이면서 자신을 잃어버린 존스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남긴 “이왕 사는 거 자신 있게 살라”는 말을 되새긴다. 그러나 중장년의 삶은 말처럼 쉽지 않고, 연하남과 갈등하면서 방황이 다시 닥쳐온다. 이를 헤쳐 갈 수 있는 힘은 역시나 ‘자신감’이다. 존스를 연기한 러네이 젤위거는 “브리짓 존스는 우리에게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알려 준다. 중요한 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969년생으로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와 또래인 젤위거는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통통 튀는 매력을 발산한다. 감정 연기는 한층 깊어졌다. 영화 내내 툭툭 터지는 유머도 여전하다. 드레스 뒤 지퍼를 올리며 불편해한다거나 시리즈 전매특허 ‘왕 팬티’를 코믹하게 펼쳐 들고, 콘돔 등 성적인 소재들을 사용해 재밌는 상황을 연출하는 한편 잠자리와 관련한 질펀한 농담을 쏟아 낸다. 1편부터 꼬박 챙겨 온 관객이라면 반가워할 얼굴이 제법 많이 나온다. 과거 연인 대니얼(휴 그랜트)은 주름 가득한 얼굴에도 여전히 여성들에게 인기 폭발이다. 존스의 육아를 돕는 삼촌이자 든든한 인생 친구로 얼굴을 비춘다. 다만 영화 중간중간 우리 실정에는 맞지 않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중장년의 연애에 관대한 영국과 달리 ‘유교의 나라’로 불리는 우리 현실에선 ‘과연’ 하며 고개를 갸웃거릴 장면이 다수 나온다. 125분. 15세 이상 관람가.
  • “아무렇지 않은 척한다고”…논란 ‘정면 돌파’ 서예지, 의미심장 글

    “아무렇지 않은 척한다고”…논란 ‘정면 돌파’ 서예지, 의미심장 글

    배우 서예지(34)가 사생활 논란 이후 풍자 코미디쇼 ‘SNL 코리아’를 통해 활동을 재개한 가운데 의미심장한 심경 글을 올려 시선이 쏠린다. 서예지는 지난 14일 소셜미디어(SNS)에 “아무렇지도 않은 척한다고 아무렇게나 굴지 말아줘요”라는 글귀를 찍어 올렸다. 이 외에 별다른 말을 덧붙이지는 않았지만, 깊은 고민과 상처받은 마음을 대변하는 글로 보인다. 이를 본 팬들은 “마음고생이 심한가요”, “걱정돼요”, “언니 힘내요”, “용기 내줘서 고마워요”, “힘내요” 등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서예지는 지난 2013년 시트콤 ‘감자별 2013QR3’로 데뷔해 ‘구해줘’, ‘무법 변호사’, ‘사이코지만 괜찮아’ 등에 여러 드라마에 출연해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지난 2021년 연인 가스라이팅, 학교 폭력, 학력 위조 의혹, 갑질, 양다리설 등 각종 논란과 루머에 휩싸였다. 이에 따라 tvN 드라마 ‘이브’(2022) 이후 공백기를 가졌다가, 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출연했다. 지난 12일에는 ‘SNL 코리아’ 시즌7의 두 번째 호스트로 출격하며 “가스라이팅이 취미이자 특기” 등 패러디로 논란에 정면 돌파했다.
  • 주가 폭등 직전, 주식 대량 매수한 대통령 측근 국회의원 누구? [핫이슈]

    주가 폭등 직전, 주식 대량 매수한 대통령 측근 국회의원 누구?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에 부과한 상호 관세가 전격 유예되기 직전,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공화당 소속 의원이 주식 수억 원어치를 매수한 사실이 드러났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14(현지시간)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 의원(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다른 사람이 공황 상태에 빠져 주식을 팔 때 도리어 주식을 매수했을 뿐만 아니라, 가장 크게 타격받은 주식 중 일부를 사들였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 관세 유예를 발표하기 4시간 전인 지난 9일 오전,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지금은 정말 매수하기 좋은 시기!”라는 글을 남겼다. 이후 4시간 만에 미국 정부는 중국을 제외한 57개국에 대한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 증시는 16년 만에 하루 최대 상승 폭을 보였으나,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을 조작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공교롭게도 그린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유예가 발표된 당일과 전날인 8일부터 9일에 애플, 테슬라, 엔비디아, 팔란티어 등의 주식을 2만 1000달러(약 3000만원)~31만 5000달러(약 4억 4700만원)에 매수했다. 이날 미 의회 하원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그린 의원은 위 시기에 애플 등 여러 기업의 주식을 대량 매수했고 관세 유예가 발표된 직후(9일) 애플 주가는 약 5% 상승했다. 그린 의원은 관세 유예가 발표되기 전날인 8일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 주식을 매수하기도 했는데, 이 주식은 관세 유예 발표 직후 21%나 올랐다. AP는 “트럼프의 관세 위협으로 타격을 입은 델, 아마존 등 몇몇 기업의 주식은 그린 의원이 주식 매수에 뛰어들었을 당시 평균 40%나 하락한 상태였다”면서 “그린 의원이 델 주식을 매수한 직후, 델 주가는 9%나 급등했다”고 전했다. 그린 의원의 주식 투자와 관련한 보고서는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유예 발표 전후로 측근들에게 내부자 거래를 통한 수익 기회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이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공개됐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유예 발표 이후 주가 변동성의 수혜를 입은 의원은 그린 한 명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유예 발표 후 현지 증권사를 이끄는 찰스 슈왑 회장을 만나 “이 사람은 오늘 25억 달러를, 저 사람은 9억 달러를 벌었다”고 말하는 모습의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내부자 거래 의혹을 받는 그린 의원은 성명을 통해 “재무 전문가가 나의 자산을 관리하고 투자할 수 있는 계약서에 서명했으며, 모든 투자 내용은 투명하게 보고되고 있다”고 밝혔으나, 의혹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없었다. 미국 국회의원은 현지 법에 따라 주식 등 금융자산을 매매한 경우 거래일로부터 45일 이내에 이를 공개해야 한다. 한편 그린 의원은 공화당 내에서 대표적인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성향의 친트럼프 의원으로 꼽힌다. 그린 의원의 연인은 보수 매체 ‘리얼아메리카보이스’의 브라이언 글렌 기자로,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에서 정상회담을 가졌을 때 군복 차림의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백악관을 방문하면서 왜 정장을 입지 않았나. 정장을 가지고 있긴 한가”라는 조롱성 질문을 던져 논란이 된 인물이다. 당시 그린 의원은 “남자친구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 쉰 일곱 브리짓 존스, 여전히 아름다운 이유는…‘브리짓 존스의 일기: 뉴 챕터’[영화프리뷰]

    쉰 일곱 브리짓 존스, 여전히 아름다운 이유는…‘브리짓 존스의 일기: 뉴 챕터’[영화프리뷰]

    펭귄이 그려진 잠옷에 잠바 하나 걸치고 산발한 머리로 초등생 두 아이를 등교시키다 보니젊은 엄마들에게 주눅 들게 마련이다. 꾸미지 않고 다니는 그에게 주변에선 “너무 막 사는 거 아니냐” 핀잔하기 일쑤다. 삶에 지친 그에게 다가온 아들뻘 나이의 연하남. 그와 다시 사랑을 꽃피울 수 있을까. 16일 개봉하는 ‘브리짓 존스의 일기: 뉴 챕터’는 정체된 삶을 살던 브리짓 존스가 일과 사랑을 새롭게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2001년 개봉한 ‘브리짓 존스의 일기’부터 속편 ‘브리짓 존스의 일기: 열정과 애정’(2004) 그리고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2016)를 지나 25년째 이어지는 이야기 마지막 편이다. 1편에서 운명처럼 찾아온 정반대의 매력남 사이에서 방황하던 서른둘 노처녀는 이제 쉰일곱이 됐다. 4년 전 사랑하는 남편을 잃고 살아가는 존스에게 “이러다 혼자 늙어 죽겠다”며 새로운 사랑을 해보라는 주변의 권유와 은근한 압박이 이어진다. 존스는 친구의 조언으로 데이팅 앱을 깔았는데 이게 웬걸, 우연히 자신을 도와준 매력적인 연하남과 연결된다. 여기에다 새로 부임 온 과학 교사까지 눈에 들어온다. 오랜만에 설레는 연애 세포를 일깨울 무렵, 방송국에도 복직하게 된다. 남편의 상실과 육아에 치이면서 자신을 잃어버린 존스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남긴 “이왕 사는 거 자신 있게 살아라”라는 말을 되새긴다. 그러나 중장년의 삶은 말처럼 쉽지 않고, 연하남과 갈등하면서 방황이 다시 닥쳐온다. 이를 헤쳐갈 수 있는 힘은 역시나 ‘자신감’이다. 존스를 연기한 배우 르네 젤위거는 “브리짓 존스는 우리에게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럼에도 사랑받을 수 있고, 성공할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 중요한 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것”이라 했다. 1969년생으로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와 또래인 젤위거는 오버하지 않으면서도 통통 튀는 매력을 발산한다. 감정연기는 한층 깊어졌다. ‘명불허전’이란 말이 과하지 않다. 영화 내내 툭툭 터지는 유머도 여전하다. 드레스 뒤 지퍼를 올리는 데 불편해한다거나, 시리즈 전매특허 ‘왕 팬티’를 코믹하게 펼쳐 들고, 콘돔 등 성적인 소재들을 사용해 재밌는 상황을 연출하는 한편, 잠자리 관련 질펀한 농담이 이어진다. 1편부터 꼬박 챙겨온 관객이라면 반가운 얼굴이 제법 많이 나온다. 과거 연인 다니엘(휴 그랜트)은 주름 가득한 얼굴에도 여전히 여성들에게 인기 폭발이다. 존스의 육아를 돕는 삼촌이자, 든든한 인생 친구로 얼굴을 비춘다. 존스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절친, 일터에서 조언을 주는 방송국 친구들도 여전하다. 다만 영화 중간중간 우리 실정에는 맞지 않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중장년의 연애에 관대한 영국과 달리 ‘유교의 나라’로 불리는 우리 실정에서 ‘과연’ 하면서 고개를 갸웃거릴 장면이 다수 나온다. 125분. 15세 이상 관람가.
  • 홍상수, ♥김민희와 아들 낳고 또…‘겹경사’ 전했다

    홍상수, ♥김민희와 아들 낳고 또…‘겹경사’ 전했다

    홍상수 감독이 배우 김민희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얻은 데 이어, 신작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의 국내 개봉일을 확정했다. 이 작품은 서른 살 시인 동화가 연인 준희의 집을 방문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홍 감독의 33번째 장편 영화다. 베를린국제영화제 측은 “직관적이고 익살스러우며 통찰력 있는 작품”이라며 극찬했고, 해외 평단도 “형식적 실험성과 진정성이 돋보인다” “도덕적 코미디를 부드럽게 풀어낸다”며 호평했다. 그러나 홍상수 감독이 여전히 법적 혼인 관계를 유지 중인 상황에서 김민희와의 출산 소식은 논란을 불렀다. 김민희는 최근 경기도 하남의 산후조리원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 속에서도 작품 자체에 대한 관심은 이어지고 있다.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는 오는 5월 14일 개봉한다.
  • 배럴X이수현, 브랜드 전속 모델 발탁 ’25년 스윔웨어 화보 첫선’

    배럴X이수현, 브랜드 전속 모델 발탁 ’25년 스윔웨어 화보 첫선’

    - 쿠팡플레이 ‘가족계획’으로 존재감 입증한 ‘이수현’ 전속 모델 발탁- 트렌디하고 세련된 분위기로 배럴만의 스윔웨어룩 표현 기대- 에센셜, 모션, 노티컬, 트로피컬 4개 라인으로 컬렉션 구성워터 스포츠 브랜드 ㈜배럴(대표 박영준)이 신예 배우 ‘이수현’을 전속 모델로 발탁하며, 2025년 스윔웨어 화보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모델로 발탁된 ‘이수현’은 쿠팡플레이의 ‘가족계획’으로 데뷔해, 신인답지 않은 연기로 존재감을 입증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배럴 측은 ‘이수현의’의 트렌디하고 세련된 분위기에 패션모델로서 뛰어난 스타일링 감각과 소화력을 높이 평가하며, 건강하면서도 감도 높은 배럴만의 스윔웨어룩을 표현해 줄 모델로 선정했다.’며 발탁 배경을 전하며, 이수현 화보와 함께 25년 스윔웨어 컬렉션을 공개했다. 이번 25년 컬렉션은 에센셜 라인, 모션 라인, 노티컬 라인, 트로피컬 라인 등 총 4개의 라인으로 출시한다. 워터파크, 휴양지 리조트, 해변 등 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취향에 맞게 선택 가능한 다채로운 스윔웨어 제품들을 선보이며, 스타일 구성을 전년 대비 20% 이상 강화했다. 배럴의 코어 아이템으로 이루어진 에센셜 라인은 가장 베이직한 스타일로 다양한 핏과 30개 이상의 컬러 구성으로 선택의 폭을 넓혔다. 워터 스포츠의 액티브한 무드를 담은 모션 라인은 활동성을 고려한 절개 디테일과 네온 컬러, 메쉬 소재 등으로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노티컬 라인은 해변과 리조트에서 착용할 수 있는 클래식하면서도 트렌디한 리조트룩을 제안한다. 시어서커 등 기능성 소재를 활용하고 스트라이프 패턴과 청량감 넘치는 컬러로 마린풍 디자인 요소를 담아 차별화했다. 트로피컬 라인은 선셋의 환상적인 컬러감으로 한여름 태양 아래 어울리는 비키니와 함께 탱키니 스타일을 이번에 새롭게 추가했다. 여기에 이번 컬렉션은 패밀리룩, 커플룩, 시밀러룩 등 가족, 연인, 친구들과 함께 코디가 가능하도록 맨즈, 키즈 라인도 강화했다. 특히 성별의 경계를 허무는 젠더리스 아이템으로 메쉬 소재의 커버업, 반팔 래쉬가드, 루즈핏 제품 등도 추가로 기획했다. 배럴 관계자는 “워터 스포츠 대표 브랜드로서 매해 배럴만의 새로운 스타일로 스윔웨어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으며, 올해 컬렉션은 특히 배럴만이 제안할 수 있는 보다 감도 높은 디자인과 뉴 아이템을 선보이는 데 중점을 뒀다.”며, “앞으로 전속 모델 이수현과 함께 다채로운 스윔웨어 스타일링을 제안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이수현’ 화보는 배럴 공식 온라인몰 및 SNS를 통해 순차적으로 만나볼 수 있다. 화보 공개를 시작으로 콜라보레이션 제품 런칭과 신규 리조트 웨어 출시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함께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 ‘女 성관계’ 들키자 여친 폭행·감금한 유명 사업가…더 충격적인 것은

    ‘女 성관계’ 들키자 여친 폭행·감금한 유명 사업가…더 충격적인 것은

    다른 여성과 성관계한 것을 들키자 연인을 폭행·감금한 40대 남성이 상습적으로 불법 촬영을 일삼고, 술에 취해 의식이 없는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4일 서울고법 형사10-1부(부장 이상호·이재신·정현경)는 준강간, 감금치상,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고모(41)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고씨는 지난 2023년 4월 자신의 사무실이 있는 한남동 유엔빌리지에서 다른 여성과 성관계하던 중 연인 A씨에게 발각되자, 도리어 A씨의 머리채를 잡고 뺨을 때리는 등 폭행·감금한 혐의를 받는다. 고씨는 다음날 A씨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자 ‘성관계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고, A씨가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간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씨는 지난 2022년 9월 한남동 사무실에서 당시 25세였던 자신의 수행비서 B씨가 술에 취해 의식을 잃은 틈을 타 성폭행한 혐의도 있다. 이 밖에도 고씨는 옛 연인 C씨의 노출 사진을 빌미로 협박한 것을 포함해 지난 2021~2023년까지 총 34회에 걸쳐 상습적으로 불법 촬영을 일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불법 촬영 피해자 중 한 명은 극심한 정신적 고통 끝에 결국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다른 피해자 중 한명은 성폭행으로 인해 원치 않는 임신을 겪은 것으로도 전해졌다. 1심 재판부는 “상당 기간 수십 차례에 걸쳐 불특정 다수 여성 피해자의 신체와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해 왔고, 그중 일부에게는 협박까지 했다”며 “범행 수법 및 경위, 범행의 반복성, 피해자들의 수 등에 비춰볼 때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고씨는 이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의 판단 또한 같았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상당한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보았고, 그중 한 명은 사망하기도 했다”며 “동종 범죄로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전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사기죄 집행유예 기간 중 자중하지 않고 재차 범행했다”고 지적했다.
  • ‘내란 혐의’ 윤석열 전 대통령 첫 정식 재판 시작

    ‘내란 혐의’ 윤석열 전 대통령 첫 정식 재판 시작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첫 공식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의 1심 첫 공판을 열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46분쯤 서울 서초동 사저를 출발해 1분 만에 서울중앙지법 동문에 도착해 오전 9시 50분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공판기일에는 당사자 출석 의무가 있어 윤 전 대통령이 직접 출석해야 한다. 지난 11일 법원이 대통령 경호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 접근이 불가한 지하통로로 출석했다. 이날 공판은 재판장인 지귀연 부장판사가 피고인의 성명과 연령, 등록기준지, 주거, 직업을 묻는 인정신문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에게 진술거부권도 고지하게 된다. 피고인은 인정신문도 진술을 거부할 수 있다. 인정신문이 끝나면 검사가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 공소사실과 죄명, 적용 법조 등을 낭독하는 모두진술을 하고, 변호인은 이에 대한 인정·부인 등 의견을 진술한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26일 현직 대통령 최초로 구속 기소 됐다. 지난 4일 헌법재판소가 파면 결정을 내리면서 이날 형사 재판부터는 자연인 신분으로 임하게 됐다.
  • 거장의 손길 속 삶과 죽음을 되짚다

    거장의 손길 속 삶과 죽음을 되짚다

    국립현대미술관서 ‘亞 최대’ 전시 30여년 시기별 주요 작품 등 소개거대한 해골 쌓아놓은 ‘매스’ 압권“인간 생사의 의미 찾는 시간 되길” 인체 조각의 눈빛과 자세만으로도 관람객의 공명을 끌어내는, 현대 조각의 거장 론 뮤익(67·호주)의 전시가 찾아왔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아시아 최대 규모로 ‘론 뮤익’의 회고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난 30여년간 활동해 온 작가의 시기별 주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정교함과 완벽함으로 점철된 뮤익의 작업은 수개월, 때로는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전 세계 현존하는 작품이 50여점에 불과하다. 이번 전시에는 이 중 조각 10점을 비롯해 고티에 드블롱드가 찍은 스튜디오 사진 연작, 다큐멘터리 필름을 포함해 모두 24점을 소개한다. 홍이지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크기와 운송의 제약으로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그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개인전 형식으로 선보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이번 회고전은 그의 주요 창작 시기별 작품을 한곳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100개의 대형 두개골 형상을 쌓아 올린 작품인 ‘매스’는 항공 운송이 불가능해 2개월간 선박으로 옮기는 과정을 거쳤다고 미술관은 설명했다. 전시장에서 가장 먼저 마주하는 작품은 작가의 자화상인 ‘마스크Ⅱ’다. 실제 크기의 4배가량 되는 조각은 입술의 주름, 볼의 모공은 물론 파랗게 깎인 턱수염 한 올 한 올까지 재현해 냈다. 조각의 앞면은 바닥에 한쪽 볼을 붙이고 잠이 든 것처럼 보이는 남성의 얼굴을 그려 냈다면 뒷면은 텅 비어 있다. 진짜처럼 보이던 남성의 얼굴을 바라보던 관람객은 뒷면을 통해 그 얼굴이 가면에 불과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하이퍼리얼리즘의 정점을 보이는 작가지만, 그의 작품은 실제 크기로 제작되지 않고 항상 과장되게 크거나 작다. 베개에 기댄 채 이부자리에 누워 있는 여성을 묘사한 작품인 ‘침대에서’와 수영복을 입은 사춘기 소녀가 벽에 기댄 형상을 한 ‘유령’은 유독 인물의 크기를 확대해 그들의 감정에 몰입하게 하는 작품이다. ‘침대에서’의 여성은 한 손을 턱에 올린 채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 그가 있는 곳은 포근한 이불 속이지만, 어쩐지 그의 표정에서는 미세한 긴장감과 우울이 느껴진다. 무언가를 꿰뚫고 있는 듯한 소녀의 표정은 기존에 보지 못하던 것을 새롭게 보게 된 듯하다. 반면 ‘치킨/맨’, ‘나뭇가지를 든 여인’, ‘쇼핑하는 여인’, ‘젊은 연인’ 등의 작품은 실제 모습보다 작게 만들어졌다. ‘치킨/맨’은 굽은 어깨, 좁은 등에 넓게 퍼진 검버섯, 처진 살과 주름, 눈썹까지 센 노인을 묘사한다. 근육이 다 빠진 팔이지만, 꽉 쥔 두 주먹에서만큼은 결기가 느껴진다. 그는 꼿꼿하게 서 있는 암탉 한 마리와 마주하고 있는데, 두 존재 사이의 팽팽한 긴장은 날숨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이 작품이 뉴질랜드를 벗어나 전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쇼핑하는 여인’은 아기 띠로 아기를 안고 두 손에는 묵직한 비닐들을 들고 있는 모습을 한 여인을 묘사한다. 여성의 커다란 외투에 쏙 들어가 있는 아기는 여성의 시선을 붙잡으려는 듯 올려다보지만, 여성은 텅 빈 눈으로 생각에 잠겨 있다. 전시의 백미는 ‘매스’다. 2017년 호주 멜버른의 빅토리아 국립미술관 의뢰로 제작된 ‘매스’는 전시 공간마다 다르게 구성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시장의 높은 층고에 맞춰 쌓여 있는 머리뼈들이 무너지는 형태로 구성됐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현대 조각 거장의 작품들 속에서 인간의 삶과 죽음의 의미를 사색하고 진정한 의미를 찾는 경험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전시는 오는 7월 13일까지.
  • [정은귀의 시선] 다시 찾은 평화

    [정은귀의 시선] 다시 찾은 평화

    날마다 찾아드는 황혼에 평화 있으라다리 위에 평화 있으라술에 평화 있으라내가 사용하는 언어에 평화 있으라(중략)나는 바라지 않는다. 다시 빵에 피가 묻는 것을강낭콩에 피가 빨갛게 물들고음악이 피를 쏟아내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나의 소망은고아도 과부도 처녀도변호사도 어부도인형 만드는 사람도모두 나와 함께 가는 것이다.우리들은 모두 영화관으로 들어갈 것이다.그리고 영화가 끝나면붉은 포도주를 마시지 않으려는가.―파블로 네루다 ‘평화 있으라’ 평화 있으라, 평화 있으라, 평화 있으라. 자꾸 되뇐다. 출퇴근길에 지나다니는 광화문을 바라보며, 사람들이 땀 흘려 몰두하는 작업장을 생각하며, 학생들이 재잘대는 교실 앞에서, 봄꽃 피어난 거리의 연인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곤한 잠을 자고 있는 어른의 침상을 떠올리며 말한다. 평화 있으라. 1971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칠레의 시인 네루다는 시인 이전에 정치가였고 혁명가였다. 칠레는 반복적인 쿠데타로 부침이 심한 국가였다. 1970년에 네루다와 연합전선을 꾸린 아옌데 정권이 들어섰지만 희망의 빛도 잠깐, 1973년에 다시 군사 쿠데타가 일어난다. 네루다는 병상에서 이를 격렬하게 항의하는 시를 쓰다 세상을 떠났다. 세상을 떠나기 얼마 전에 쓴 이 시에서 시인은 여전히 평화를 그린다. 덤덤한 언어지만 간절한 마음이다. 평생 파시즘과 싸운 시인은 죽음 직전까지 자신을 낳은 나라, 사람들, 땅과 물에 대한 사랑을 말한다. 시인의 바람은 절절한데, 그는 그 춥고 조그마한 나라를 ‘뿌리까지’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천 번을 죽는다면 그때마다 자기 나라에서 죽고 싶다고, 천 번을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자기 나라에서 다시 태어나고 싶다 한다. ‘시는 평화의 행위’라고 말한 시인은 빵을 만드는 데 밀가루가 들어가듯 시인을 만드는 데 평화가 깃든다고 하니, 시의 언어를 만드는 시인의 마음 자락에 큰 평화가 있다는 뜻일 것이다. 내가 아는 어느 시인도 평화의 시인이다. 그는 자주 투사로 불린다. 노동하는 인간의 숭고함을 알기에 힘든 노동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인권을 위해 싸워야 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기 때문이다.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 송경동 시인. 투사인 그는 내가 아는 한 가장 순한 시인이다. 올 3월, 사람들이 거리에서 큰 물결 이루어 대통령의 파면을 외칠 때 시인은 보름간 단식을 했다. 단식은 무언가를 위해 자기 목숨을 거는 일이다. 나날이 검게 야위어 가는 시인을 지켜보는 마음은 너나 할 것 없이 아슬아슬했다. 파면 선고가 늦어지면서 시인은 보름이나 곡기를 끊은 후 병원에 실려 갔다. 시인이 떠난 자리에서 다른 이들이 단식을 이어 갔다. 보식 기간이 끝난 후 다시 광장으로 돌아온 시인의 얼굴은 여전히 검고 해쓱했지만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고, 헌정 질서를 어긴 대통령에게 엄정하게 파면을 선고하는 목소리가 나온 후 그는 밝게 웃었다. 곡기를 끊는 시인의 마음은 어디서 나오나. 시인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그에 깃든 사람들을 너무 사랑하나 보다. 순한 시인을 단식이라는 결기로 몰고 가는 그 엄중한 시간이 다시는 오지 않기를 바란다. 이 아름다운 봄날의 일상 속에 시인이 깃들어 이야기할 때 저 햇살과 햇살 아래 걸어가는 사람들의 삶은 다시 평화다. 시인의 언어는 분노나 절규의 형식으로 드러날 때도 사랑을 말한다. 하여 피로한 날에 우리 기운을 다시 지피고 세속에 둔탁하게 흐려진 시선을 맑게 한다. 혼란 속에 길 잃은 마음을 다독여 명징한 눈으로 이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시선이다. 시인은 법관과도 같지만 햇살이 무력한 것들에 내려오듯이 심판하는 자라고 말한 이 또한 시인이다. 빛처럼 단단한 시의 언어로 말한다. 평화 있으라. 이 땅에. 정은귀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
  • ♥예비남편 ‘경질’ 악재에도…박하나, 결혼 소감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

    ♥예비남편 ‘경질’ 악재에도…박하나, 결혼 소감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

    배우 박하나(39)가 농구선수 출신 김태술(40)과의 결혼을 앞두고 심경을 전했다. 두 사람은 오는 6월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박하나는 지난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저를 아끼고 사랑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로 시작되는 자필 편지를 올렸다. 박하나는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저 결혼해요”라고 밝혔다. 이어 “드라마가 방영 중이라 더 빨리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저희 두사람은 삶을 대하는 태도나 긍정적인 성격이 매우 닮아서 미래를 약속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박하나는 지난 2월 한 인터뷰를 통해 “지인들과의 모임에서 (김)태술 오빠를 처음 만났고 서로 비슷한 부분이 많아 친해졌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연인으로 발전하게 됐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박하나와 결혼을 앞둔 김태술은 최근 프로농구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 감독 자리에서 내려왔다. 지난 10일 고양 소노는 김태술 전 감독의 경질을 발표하며 “어려운 시기에 팀을 맡아준 것에 대해 감사하지만, 선수와 구단의 미래를 위해 감독 해임이라는 결단을 내렸다”라고 밝혔다. 김태술은 선수 폭행 논란으로 사퇴한 김승기 전 감독의 후임으로 지난해 11월 고양 소노와 4년 계약을 맺었지만, 성적 부진으로 약 5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김태술이 이끈 2024-2025시즌 고양 소노는 19승 35패로 정규리그 8위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고양 소노는 아직 새로운 감독을 발표하지 않았다. ‘천재 포인트 가드’로 불린 김태술은 2017년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금메달을 수상한 레전드 농구선수 출신이다. 김태술은 2021년 선수 은퇴 후 농구 해설위원으로 활약했고, 고양 소노 감독으로 부임할 당시 한국 프로농구 최연소 감독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 “연예인 안 만난다” 강하늘, 일반인과 연애 선호…지하철에서 ‘이것’까지 해봤다

    “연예인 안 만난다” 강하늘, 일반인과 연애 선호…지하철에서 ‘이것’까지 해봤다

    배우 강하늘이 연예인보다 일반인과의 연애를 더 선호하는 이유를 밝혔다. 지난 11일 유튜브 채널 ‘인생84’에는 강하늘과 배우 박해준이 게스트로 출연해 방송인 기안84와 배우 이시언과 함께 대화를 나눈 모습이 담겼다. 기안84는 강하늘에게 “연예인은 안 만난다는 이야기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강하늘은 “연예인을 무조건 안 만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연인이랑 이야기하면서 얻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 다른 직종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 보고 싶다. 지금까지도 항상 그렇게 만나 왔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박해준이 “소개팅을 할 수는 없지 않냐”고 말하자 강하늘은 “지금까지 만난 분 중에 지하철에서서 쪽지를 드려서 만난 분도 있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강하늘은 “스무살쯤에 지하철 타고 가는데 앞에 앉아 있는 사람한테 힐끔힐끔 눈이 계속 갔다”라며 “전화로 친구랑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그 표정과 느낌, 아우라에서 ‘저 사람은 굉장히 선할 것이다’라는 느낌이 들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강하늘은 “쪽지에 ‘안녕하세요. 저는 이상한 사람은 아니고 앞에 앉아 있던 사람인데 다음에 커피나 한잔…’이라고 적고 핸드폰 번호도 적어서 줬다”라면서도 상대가 무서워할까 봐 쪽지를 정중하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기안84는 “용기 있다”고 말했고, 박해준도 감탄했다. 이에 이시언이 “저도 학교 다닐 때 부산진역 앞에서 한 번 고백했다”고 말하자 기안84가 “그건 별로 안 궁금하다”라고 일축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강하늘과 박해준은 오는 16일 개봉하는 범죄 액션 영화 ‘야당’에 출연한다.
  • ‘재력가 행세’ 하며 여자들에게 억대 뜯은 50대 징역형

    ‘재력가 행세’ 하며 여자들에게 억대 뜯은 50대 징역형

    재력가 행세를 하면서 여자들로부터 투자금 명목 등으로 수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7단독 심학식 부장판사는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50대)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검찰 공소 사실에 따르면 A씨는 연인 B씨를 상대로 2022년 12월 16일 ‘50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사주겠다’고 속여 4억 78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22년 12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신용카드를 빌려주면 갚겠다’고 속여 B씨 신용카드로 16회에 걸쳐 8000만원을 결제한 뒤 이를 갚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다른 연인 C씨를 상대로 2023년 9~11월 투자금이나 물품 구매비 등 명목으로 7500만원 상당을 빌리고 이를 갚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A씨는 ‘보유 자산이 1460억원이고 9800만원 넘는 월급을 받는다’고 재력가 행세를 하면서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사기죄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가운데 해당 범행도 누범기간 중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피고는 거짓으로 재력을 과시하며 피해자들의 신뢰를 이용해 계획적이고 지능적인 범행을 저질렀고 여러 차례 사기 범행을 저질렀다”며 “다만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이같이 형을 정한다”고 판시했다.
  • 벚꽃향 진하게 밴 ‘속초의 봄’

    벚꽃향 진하게 밴 ‘속초의 봄’

    때늦은 눈이 내리고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렸지만 봄은 왔다. 완연한 봄기운 속에서 전국이 벚꽃으로 물들었다. 어디를 가면 꽃캉스를 즐기며 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을까. 강원 속초로 발길을 향해보자. 팝콘 터지듯 활짝 핀 벚꽃이 바다, 호수와 어울려 상춘객을 맞는다. 영랑호 벚꽃축제 오늘 개막영랑호는 속초를 비롯한 동해안에서 손꼽히는 벚꽃 명소다. 호수를 감싸고 있는 둘레길을 따라 벚꽃이 핑크빛 물결을 이뤄 장관을 이룬다. 특히 맑은 호수에 비친 벚꽃이 설악산에 남아있는 잔설과 어우러져 한폭의 수채화를 연출한다. 야간에 조명 불빛을 받은 벚꽃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한다. 둘레길은 걸어서 갈 수 있고, 자동차와 자전거로도 이동할 수 있다. 12~13일 영랑호 벚꽃축제가 열린다. ‘나의 완벽한 봄, 속초’를 주제로 한 축제는 석양을 배경으로 영화를 감상하는 ‘벚꽃시네마’, 가족과 연인이 추억의 게임을 즐기는 ‘영랑운동회’, 다양한 먹거리와 수제공예품을 만나는 로컬크리에이터마켓과 플리마켓, 버블쇼와 버스킹 등으로 이뤄진다. 버스킹에서는 1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올라온 8개팀이 무대에 오른다. 축제를 찾은 방문객에게는 폐현수막을 재활용해 만든 돗자리를 제공하고, 선착순 100명에게는 기념품을 증정한다. 영랑호는 오래전 육지로 들어온 바닷물이 모래가 쌓인 긴 사주(砂洲)에 갇혀 다시 바다로 나가지 못하고 만들어진 석호(潟湖)다. 바닷물과 민물이 섞여 있어 생물다양성의 보고로 불린다. ‘서·남해안에 갯벌이 있다면 동해안에는 석호가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왜가리와 댕기흰죽지, 개개비 등이 매년 찾아오는 철새 도래지로 유명하다. 원앙과 수리부엉이 등 멸종 위기종도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수 면적은 1.21㎢, 수심은 8m, 둘레는 7.8㎞이다. 바다·설악향기 가득한 명품길속초에는 영랑호 둘레길 외에도 명품길이 많다. 외옹치 바다향기로가 대표적이다. 속초해변에서 외옹치항까지 이어진 1.74㎞ 길이의 해안산책로다. 속초해변 구간(850m)과 외옹치 구간(890m)으로 나뉘고, 모두 경사가 급하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외옹치 구간은 60여년 동안 민간인 출입이 통제됐던 곳이어서 때 묻지 않은 자연을 품고 있다. 2023년 7월 개장한 설악동 설악향기로도 핫플레이스로 뜨고 있다. 설악산을 배경으로 한 2.7㎞ 길이의 순환형산책로다. 15m 높이의 스카이워크와 98m 길이의 출렁다리도 갖췄다. 고보조명, 반딧불조명 등이 설치돼 밤에는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설악향기로는 속초시가 1970~80년대 수학여행 일번지로 인기를 끌었던 설악동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만들었다. 드라이브 코스로는 동해바다를 따라 이어지는 속초해안로가 꼽힌다. 장사항, 동명항, 속초항, 외옹치항, 대포항과 등대전망대, 영금정 등 주요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오션뷰가 압권이다.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카페도 많이 있다.
  • 미셸 “남편 아닌 내 일정 선택했을 뿐” 이혼설 일축

    미셸 “남편 아닌 내 일정 선택했을 뿐” 이혼설 일축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가 항간에 떠도는 이혼설을 일축했다. 미셸은 9일(현지시간) 공개된 소피아 부시의 팟캐스트에서 “사람들은 내가 내린 결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남편과 이혼을 했다고 추정해 버렸다”고 말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지난 1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장례식과 2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혼자 참석하자 두 사람의 불화설과 이혼설이 떠돌았다. 미셸은 두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부부 관계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 자신의 개인 일정이 겹칠 경우 과거에는 남편의 일정에 따랐지만 현재는 자신이 선택한다는 것이다. 미셸은 “몇 년 전에도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지만 자유롭게 선택하지는 않았다”면서 “이젠 내 일정표에서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원하는 일이 아니라 나에게 가장 좋은 일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년 준공 예정인 오바마 도서관을 언급하며 “여전히 연설 등 공식적인 활동을 이어 가고 있고 여성의 교육 문제에도 꾸준하게 신경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직 대통령 부인으로서 공적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의 가상 대결에서 우위를 보이기도 했던 미셸은 민주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 지지 연설에 나서는 등 선거운동에 적극 참여했다. 오바마 부부는 시카고에서 법조계 초년병 시절에 만나 연인이 된 뒤 1992년부터 결혼 생활을 이어 오고 있다. 앞서 미셸은 2018년 출판한 회고록 ‘비커밍’(Becoming)에서 백악관 생활 당시 외로움을 느꼈으며 탈진 상태였다고 토로했다.
  • 비단강 따라 흐른 희생…독립의 씨앗이 자라다

    비단강 따라 흐른 희생…독립의 씨앗이 자라다

    美 전킨·드루 선교사 군산에 도착구암동 일대 ‘궁멀’ 호남 선교 기지영명학교는 ‘3·5 만세운동’ 진원지한국 침례교회 역사 강경서 시작 ‘정사각형 기와집’ 강경성결교회병촌성결교회 ‘전우치 나무’ 유명 공주 영명학교의 사애리시 선교사유관순 열사 등 여성 지도자 길러내 시인 이상화 등 제일감리교회 인연 우리에게 근대는 어떻게 왔을까. 제힘으로 열어젖히지 못했다는 콤플렉스를 가진 우리로선 불편한 주제다. 우리의 개화에 일제의 공이 컸다고 신봉하는 이들도 있다. 그래서 더 민감하다. 기독교에선 달리 본다. 이 땅의 근대 성립에 선교사의 역할이 컸다는 것이다. 그 근거를 찾기 위해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과 함께 전북 군산, 충남 강경, 공주 등의 기독교 유적지를 차례로 돌아봤다. 지난해 전남 일대 순례에 이은 두 번째 발걸음이다. 여행의 기쁨 중 하나가 발견일 텐데, 기독교 유산 순례는 많은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이끈다는 점에서 꽤 큰 기쁨을 안겨 준다. 왜 군산이고, 강경이고, 공주였을까. 당대의 시선으로 보자. 요즘처럼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는 상상도 못 하던 때다. 당시 고속도로 역할을 했던 것이 내륙에선 강이다. 충남과 전북의 경계를 두루 적시며 흐르는 ‘비단강’ 금강도 그중 하나다. 선교사들 역시 사역의 여정을 위해 당연히 금강을 눈여겨봤다. 꼬박 130년 전인 1895년 3월, 미국인 목사 윌리엄 전킨(한국명 전위렴·1865~1908)과 의사 알렉산드로 D 드루(유대모·1859~1926)가 군산의 금강 변에 뱃머리를 대는 것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들은 인천 제물포에서 배를 타고 열흘이 넘는 항해 끝에 막 도착한 참이다. 1892년에 미국 버지니아항을 출발해 샌프란시스코, 하와이, 일본 요코하마, 부산 등을 거쳐 온 여정까지 포함하면 뱃길만 꼬박 3년이다. 군산 하면 대개 일제강점기 수탈의 역사를 떠올린다. 히로쓰 가옥 등 군산 여정에서 들르는 대부분의 명소 역시 이와 연관된 것들이다. 한데 시선을 달리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기독교의 역사와 마주하게 된다. 전킨과 드루 선교사가 맨 처음 발을 디딘 곳은 일제강점기 군산세관 앞이다. 고색창연한 옛 모습 그대로여서 많은 이들이 이 건물 앞에서 인증샷을 찍는다. 바로 그 자리, 그러니까 사진을 찍는 이가 발 딛고 선 자리가 선교사들이 하선한 자리다. 자그마한 표지판 하나가 전부지만, 바야흐로 군산의 근대가 여기서 문을 열기 시작했다. 선교사들은 인근 수덕산 아래 두 채의 초가를 50달러에 사들여 교회와 진료소로 사용했다. 서종표 군산중동교회 목사에 따르면 “당시 50달러는 엽전으로 한 가마니” 정도 되는 돈이었다. 일제는 선교사들이 수덕산 아래서 군산 민중의 아픈 곳을 긁어주는 게 영 못마땅했다. 그래서 조계지 조성 운운하며 쫓아냈고, 이들이 새로 정착한 곳이 ‘궁멀’, 현재의 구암동 일대다. 여기에 당대의 유산들이 꽤 있다. 군산시에서 3·1운동 사적지로 신경 써 관리하는 곳이다. ‘궁멀’은 호남 최초의 선교 기지다. 선교사들은 교회와 병원 외에 학교를 더했다. 이른바 ‘선교의 삼각 구도’가 비로소 틀을 잡기 시작한 것이다. 수덕산에 꾸린 의료 시설이 진료소 수준이었다면 1899년 세운 야소(예수의 일본말)병원은 규모가 더 컸다. 하지만 일제의 탄압이 본격화되면서 ‘야소’란 표현을 쓰지 못하게 됐고, 결국 구암병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1903년엔 전킨 선교사 부부가 학교를 세우고 영명(永明)이라 이름 지었다. 영명은 ‘영원한 생명의 빛’이란 뜻이다. 영명학교(현 군산제일중·고교)는 한강 이남 최초의 만세운동인 1919년 ‘3·5 만세운동’의 진원지다. 교사와 학생에 이어 주민이 가세하면서 군산의 만세운동은 호남 전체로 번졌다. 우리 독립운동사의 상징과 같은 3·1 만세운동은 하루 열리고 만 집회가 아니다. 경성에서 시작된 민중들의 봉기는 시차를 두고 각 지역으로 퍼졌다. 군산의 경우는 3월 5일이었다. 날짜는 달랐어도, 밑바탕에 깔린 정신은 당연히 3·1운동이다. 군산을 포함한 전국의 만세 운동 진원지를 모두 ‘3·1운동 유적지’라 통칭하는 이유다. 허은철 총신대 역사학과 교수는 “선교사들이 세운 교회와 학교가 독립운동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줬다”고 의미를 평가했다. 그러니까 선교사들의 사역 여정이 독립운동의 밑거름이 됐다는 것이다. 군산 야구계의 시각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에 처음 야구가 도입된 곳도 영명학교다. 공식적인 한국 야구의 역사는 1905년 시작됐다. 미국의 필립 질레트(1872~1938) 선교사가 서울의 황성기독교청년회(YMCA) 회원들에게 야구를 가르친 것이 시초다. 군산 야구계에선 만능 스포츠맨이었던 윌리엄 포드 불(1876~1941) 선교사가 1899년 군산 땅을 밟은 이후 야구가 시작됐을 것이라 본다. 영명학교에 야구부가 조직됐고 톱타자였던 양기준은 호남 최초의 야구인으로 기록됐다. 영명학교가 1903년 개교한 걸 고려하면 질레트 선교사에 앞서 불 선교사가 이 학교 학생들에게 야구를 전해줬을 개연성이 매우 높다. 공식 야구 역사로는 인정받지 못한다 해도 최소한 군산이 2009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V10을 일궈 낸 호남 야구의 발판이었던 건 분명해 보인다. 구암동산 가장 높은 곳, 그러니까 3·1운동 100주년 기념관 뒤에 선교사 묘역이 있다. 전킨 선교사는 군산에서 부인과 어린 세 아들을 잃었다. 그도 장티푸스에 걸려 43세에 목숨을 잃었다. 온 가족이 낯선 타국에서 생을 다한 것이다. 전킨 선교사는 생전 “나는 궁멀 전씨다. 내가 죽으면 궁멀에 묻어 달라”고 당부했다. 전주에서 사망한 그가 군산에 와 묻힌 이유다. 아쉽게도 현재 ‘궁멀’의 묘역은 가묘다. 6·25전쟁 등 혼란의 와중에 묘지가 멸실됐고, 대신 네 쌍의 선교사 부부 고향에서 흙을 가져와 묘소로 추정되는 곳에 안장했다. 유일하게 미국에 묻힌 드루 선교사의 유골은 현지 가족의 동의를 얻어 조만간 이곳으로 이장할 예정이다. 영명학교 후신인 군산제일고 출신으로, 이 일대 기독교 유적지 조성에 발 벗고 나선 소강석 새에덴교회 담임목사는 “전킨 선교사의 유해를 돌보지 못한 건 한국교회 모두의 책임”이라며 “100년 전 이 땅을 찾은 선교사들의 뜻을 기리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경은 군산과 지척이다. 군산이 작은 어촌이었을 당시 강경은 대구, 평양 등과 함께 조선의 3대 시장으로 꼽힐 만큼 큰 도시였다. 강경에서 눈여겨볼 곳은 옥녀봉 바로 아래 강경침례교회다. 우리나라 침례교회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다. 당시 미국 보스턴의 부유한 가문의 딸이었던 엘라 싱이 어린 나이에 죽음을 앞두고 가장 선교가 덜 된 나라에 자신의 유산을 써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 유지를 받들어 조성한 곳이 강경침례교회다. 초기 교회가 대부분 그렇듯 강경침례교회 역시 남녀 출입구와 앉는 자리를 구분한 기역자 형태다. 한강 이남에서 가장 먼저 생긴 기역자 형태의 집이라고 한다. 옥녀봉 일대에 봉수대, 소설가 박범신의 문학관과 그의 소설 ‘소금’의 무대가 된 ‘소금집’ 등 볼거리가 있다. 옥녀봉 들머리의 강경성결교회는 국내 유일의 정사각형 기와집 교회다. 내부는 당시 유교적 생활 습관에 따라 기역자로 조성됐다. 현재 국가유산청이 해체, 수리 중이어서 관람할 수는 없다. 1933년 세워진 병촌성결교회는 6·25전쟁 당시 교인 66명이 북한군과 그 추종자들에게 목숨을 잃은 곳이다. 충남 지역에선 가장 많은 개신교 순교자이고, 전국적으로는 전남 영광의 염산교회에 이어 두 번째다. 이들을 기리는 기념관이 아름답다. 교회 앞의 은행나무도 볼거리다. 흔히 ‘전우치 나무’라 불린다. 조선시대 기인이자 실존 인물이었던 전우치가 꽂은 지팡이가 자라 은행나무 노거수가 됐다는 이야기가 담겼다. 공주로 넘어간다. 백제의 고도로만 알았던 공주에 뜻밖에 개신교 유적지들이 많다. 대표적인 곳은 영명학교다. 군산의 영명학교와 이름이 같다. 기독교에서 빛은 예수를 상징한다. 그러니 ‘영원한 빛’이란 학교 이름은 결국 예수를 지칭하는 표현이라 봐도 무방하겠다. 바로 이 학교에서 사애리시(史愛理施·1871~1972) 선교사와 만난다. 수많은 여성 우국지사와 지도자를 길러내는 등 이 땅의 근대 여성 교육에 헌신한 미국 여성 선교사다. 특히 독립운동의 상징적 인물 중 한 명인 유관순 열사와의 애틋한 관계로 요즘 주목받고 있다. 사애리시는 앨리스 샤프란 이름을 한국식으로 표기한 것이다. 성인 사는 샤프, 이름인 애리시는 앨리스를 음차했다. 애리시란 한문을 풀면 ‘사랑의 이치를 널리 편다’는 뜻이니, 그의 평생 행적이 이름에 고스란히 담겼다. 그는 캐나다에서 태어나 미국 뉴욕의 감리교 선교훈련원에서 선교사 교육을 받았다. 조선에 온 건 1900년이다. 이화학당 등에서 교사로 근무하던 그는 1903년 같은 캐나다 출신의 선교사 로버트 샤프(1872~1906)와 결혼한다. 그가 샤프라는 성을 갖게 된 건 이때부터다. 한국선교유적연구회 회장인 서만철 전 공주대 총장에 따르면 둘은 뉴욕에서 수련받을 때부터 연인 사이였다고 한다. 그러다 사애리시 선교사가 먼저 조선으로 왔고, 로버트 샤프 선교사도 뒤따라 조선행을 택했다는 것이다. 당시 충남 공주는 개신교의 선교지 협정에 따라 감리교단이 선교 대상지로 삼았던 곳이다. 샤프 선교사가 공주 지역 책임자로 임명되자, 사애리시 부부는 1905년에 아담한 양옥집을 짓고 공주로 이주했다. 이 집이 영명동산에 있는 문화유산 ‘공주 중학동 (구)선교사가옥’이다. 샤프 선교사는 당시 집 양편에 살구나무를 두 그루 심었다. 살구나무(아론의 싹 난 지팡이)는 만나, 석판과 함께 기독교 언약궤 안에 있었다는 세 가지 보물 중 하나다. 성경 요한복음에 나오는 “나는 길(아론의 싹 난 지팡이)이요, 진리(십계명 석판)요, 생명(만나)이니”는 바로 이 세 가지 보물을 일컫는 것이다. 이스라엘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랑의 매로 살구나무 가지를 쓰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샤프 선교사는 공주 제일감리교회에 부임한 지 채 6개월도 못 돼 소천하고 만다. 남편을 잃은 충격에 미국으로 돌아가 2년가량 안식년을 보낸 사애리시는 1908년 남편이 묻힌 공주로 돌아와 선교활동을 이어 갔다. 이 과정에서 만난 이가 유관순 열사다. 유 열사의 빛나는 자질을 알아본 사애리시는 그를 수양딸로 삼아 공주로 데려왔고, 영명학교에서 2년가량 가르친 뒤 이화학당에 편입시킨다. 유 열사의 인성 형성에 사애리시가 무척 큰 역할을 했을 거라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사애리시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후임자로 파송된 우리암(禹利岩·프랭크 윌리엄스·1883~1962) 선교사도 빼놓을 수 없다. 1906년 공주영명학교를 설립하고 30여년간 교장으로 근무했다. 우리암 선교사 부부는 조선에서 다섯 자녀를 낳았다. 그중 장남 조지 윌리엄스(1907~1994)와 딸 올리브(1909~1917)가 영명동산에 잠들어 있다. 이 사연도 애틋하다. 조지 윌리엄스의 한국 이름은 우광복(禹光福)이다. 조선의 광복을 기원하며 지은 것이다. 서만철 회장은 “이름에 ‘회복할 복’(復) 자 대신 ‘복 복’(福) 자를 쓴 건 일제에 노출되는 것을 막으려는 방편”이라고 설명했다. 우광복은 광복 후 미군정에 군의관으로 파견됐다가 당시 군정사령관이던 존 하지의 통역으로 활동했다. 서 회장은 “미군정과 한국인 엘리트 그룹을 연결하는 가교 구실을 했으며 이념 대립이 치열하던 정국에서 우익 주도 흐름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여동생 곁으로 보내 달라는 유언에 따라 그의 유해 일부가 영명동산에 모셔졌다. 이들이 얽혀 만들어 낸 역사는 공주제일감리교회(현 공주기독교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미 감리회 선교사들의 유품과 사진 등 자료가 전시돼 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시인 이상화와 서온순, ‘나그네’를 지은 박목월과 유익순이 이 교회에서 혼례를 올렸고 우리나라 스테인드글라스 공예의 선구자인 이남규가 개신교회 내 첫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이 교회 벽면에 조성했다. 유관순 열사의 영명학교 시절 모습이 담긴 사진, 사애리시와 함께 생활하며 사용했을 식기 등도 전시됐다.
  • 진분홍빛 물드는 합천… 황매산 철쭉제 5월 1일 개막

    진분홍빛 물드는 합천… 황매산 철쭉제 5월 1일 개막

    경남 합천군이 진분홍빛으로 물든다. 합천군은 다음 달 1일부터 11일까지 황매산군립공원 일원에서 ‘2025 황매산 철쭉제’를 연다고 10일 밝혔다. 황매산(1113m)은 전국 최대 규모 철쭉 군락지로, 매년 봄이면 드넓은 진분홍빛 산상 화원이 펼쳐지는 봄꽃 명소다. 올해 축제에서는 아름다운 황매산·철쭉 경관 관람은 물론 보물찾기 이벤트, 스탬프투어, 문화예술공연 등을 즐길 수 있다. 교통약자들이 전동카트를 타고 황매산을 누비는 ‘나눔카트투어’와 숲 해설사가 동행하는 ‘도슨트 투어’도 있다. 무료로 운영하는 두 프로그램은 홈페이지 사전 예약(선착순) 후 이용하면 된다. 5월 1일에는 군민과 방문객의 안녕을 기원하는 ‘철쭉제례’를 연다. 4월 26일부터 5월 18일까지는 지역 농산물을 만날 수 있는 직거래 장터를 운영한다. 황매산의 숨은 명소인 황매정원 잔디광장에서는 5월 2일 식물관리 정보를 제공하는 ‘반려 식물 클리닉’을 진행한다. 5월 1일부터 6일까지는 화관 만들기, 화분 판매, 소품 대여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는 ‘핑크마켓’도 열린다. 이밖에 축제 기간 빈백(신축성이 좋고 푹신한 의자), 그늘막, 목재 게임 등 피크닉&플레이존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군은 철쭉 명소로 해발 850m 주차장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제1·2군락지 사이 포토 전망데크를 추천했다. 그러면서 철쭉 개화 기간에는 오전 7시 이전에 방문객이 많이 몰리고 정상 주차장이 만차가 되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제3군락지에 조성된 ‘철쭉나눔길(무장애길)’ 방문도 권했다. 이 일대는 경사가 거의 없고 탁 트인 전망이 돋보인다는 게 군 설명이다. 합천군 관계자는 “군락지별 개화 시기는 3~5일 정도 차이가 있어, 황매산군립공원 홈페이지에 게시되는 철쭉 개화 현황을 참고해 방문 일정을 조정하는 것이 좋다”며 “철쭉 절정은 5월 둘째 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황매산 철쭉제는 자연과 사람이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라며 “가정의 달 5월, 황매산의 진분홍 철쭉 아래에서 사랑하는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보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황매산 철쭉제와 관련한 자세한 일정과 프로그램 정보는 황매산군립공원 누리집(hc.go.kr/hwangmaesan.web)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말 달리자’ 퍼포먼스 길이 2배·재미도 2배… 제주마 입목문화축제 19일 개막

    ‘말 달리자’ 퍼포먼스 길이 2배·재미도 2배… 제주마 입목문화축제 19일 개막

    지난해 처음 열려 1만 3000명의 관람객을 끌어 모으며 예상밖으로 흥행한 제주마 입목문화축제가 올해는 입목퍼포먼스 구간을 2배로 늘려 화려하게 개막한다. 9일 제주도에 따르면 ‘2025 제주마 입목 문화축제 347페스티벌’이 오는 19일~20일까지 516도로변 제주마방목지 일원에서 개최된다. 제주의 고유자원이자 천연기념물 347호인 제주마를 중심에 두고, 사라져가는 목축문화를 재현·복원하면서 제주마의 빼어난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널리 공유하기 위해 이틀간 마련하는 축제다. 제주마 100마리가 제주마방목지에 펼쳐진 푸른 초원을 힘차게 질주하는 장관에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낼 것으로 기대된다. 김대철 제주도 축산생명연구원장은 “축제를 재현하는 제주마 방목지가 천연보호구역이어서 일반인에 개방되지 않는 곳으로 지난해 축제기간 첫 개방을 해 관심을 끌었다”며 “축제를 열 당시 예상인원을 3000명 정도 예상했으나 1만 3000명 이상이 참석해 호응을 얻었다”고 전했다. 올해 축제 행사 참석 관람 인원은 2만여명을 전망하고 있다. 김 원장은 이어 “제주마방목지를 개방해 제주 영주십경(瀛州十景) 중 하나인 ‘고수목마(古藪牧馬·드넓은 목장에서 풀을 뜯는 말들)’를 선보이며, 천연기념물 제주마의 우수한 가치를 더욱 널리 알리는 기회로 삼을 계획”이라며 “국가유산청과 협의해 주차공간도 지난해 800대에서 1350대를 주차할 공간을 확보하고 안전요원도 두배 이상 배치해 깨끗하고 안전한 축제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눈에 띄는 행사 프로그램으로는 봄이 되어 새 초지에 말의 방목을 시작하는 입목 퍼포먼스와 함께 ‘347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제주마의 천연기념물 347호에서 따온 퍼레이드에서는 제주마와 포니, 흑우등 말몰이를 재현해 눈길을 끌 전망이다. 또한 트랙터·당근밭 포토존, 가족 동료 연인들 텐트치고 쉬는 ‘촐밧듸(초원 제주어) 피크닉’ 기회를 제공하며 정인, 존박 콘서트도 열린다. 이밖에 가상(VR·AR)승마체험, 시크릿 잣성트레킹, 몽생이 말아톤, 애드벌룬 공굴리기, 마퀴즈 온더 블록, 마패·말가면 만들기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 ‘순천미식주간’···음식과 로컬관광 새로운 가능성 열어

    ‘순천미식주간’···음식과 로컬관광 새로운 가능성 열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25국내관광 트렌드 중 미식여행과 로컬리즘을 기반으로 한 로컬관광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같은 추세에 지난달 29일부터 1주일간 개최한 2025 순천미식주간행사가 ‘미식여행과 로컬관광’이라는 관광트렌드에 맞게 열리면서 관광객들의 인기를 끌었다. 이번 행사는 단순 홍보이벤트를 넘어 고품격 미식여행 상품을 출시하고, 순천음식과 전통시장 등 지역 상권을 연결하는 새로운 시도로 생태미식도시, 순천의 품격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 국가정원 찾은 관광객에게 순천맛집·음식 다채롭게 알려 이번 순천시 미식주간행사의 키워드는 ‘지역’과 ‘미식’이었다. 국가정원 스페이스 허브의 탁 트인 전망을 배경으로 펼쳐진 20여개의 미식마켓은 지역 소상공인들과 음식 관련 학과가 있는 대학, 특성화 고등학교가 참여했다. 순천대 출신으로 알려진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안유성 명장의 푸드 토크쇼도 관람객들에게 인기몰이를 했다. 시는 지난해 사라져가는 지역의 전통음식과 식재료에 대한 자원조사를 바탕으로 순천지역을 대표하는 음식과 지역전통주를 전시하고, 순천맛집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했다. 지역 셰프와 함께 한 로컬 앤 푸드 다이닝은 ‘즐거운 식탁’의 김가현 셰프와 ‘향토정’ 박혜숙 셰프가 직접 자신이 겪은 음식에 대한 이야기와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레시피를 공개해 박수를 받았다. 또 순천 봄 식재료를 활용한 ‘봄 소풍 도시락 쿠킹클래스’에서는 지역 농산물을 이용해 부모와 아이, 젊은 연인들이 함께 정을 나누며 봄나물 주먹밥 도시락을 직접 만들었다. 참가자들은 본인들이 만든 도시락으로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정원 피크닉을 즐기며, 그 동안 정원에서 즐길 수 없었던 새로운 경험을 만끽했다. ▶ 전통차 명인과 함께하는 ‘정원 차 체험’, 치유관광 상품 돋보여 순천 야생 작설차는 300도의 가마솥에 차를 아홉 번 덖고 말리는 구증구포 제다법으로 만들어진다. 이번 미식주간 특별 차 체험은 이러한 전통방법을 현재까지 이어온 순천의 식품명인 제18호 신광수 명인 전수자인 신선미 대표가 정원워케이션 센터에서 총 10회 진행했다. 168명이 참여할 정도로 관심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은 작설차에 대한 설명과 정원 속에서 차를 음미하면서 차와 정원이 어우러져 치유와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새로운 치유관광상품으로 기획됐다. 서울에서 온 한 참가자는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모든 것을 잊고 오로지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는 우리 전통차에 대해 더 관심을 갖고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정원에서 즐기는 차 체험이 몸과 마음을 맑게 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고품격 ‘로컬미식투어’, 지역에 도움 되는 로컬관광 신호탄 이번 미식주간에는 ‘시인이 들려주는 시장이야기’와 미식낭만여행 ‘낙안풍류’ 같은 순천 곳곳을 경험할 수 있는 로컬미식투어도 진행됐다. 여기서 시인은 시 쓰는 시인이 아닌 시장 사람 市人이다. 순천에는 웃장과 아랫장 등 2개의 5일장이 있다. 이 두 곳의 상인회장이 길잡이가 돼 시장 구석구석과 숨겨진 이야기를 소개하고 상인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삶이 깃든 전통시장을 구수하게 소개했다. 여기에 더해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다양한 봄나물과 식재료를 구매하고 그 재료를 이용한 쿠킹클래스와 동천피크닉까지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봄·술·맛·정취·소리 다섯가지에 취하게 해주는 프리미엄 미식투어 ‘낙안풍류’는 일상을 벗어나 봄의 낭만을 만끽하고 색다른 로컬 여행을 기대하며 순천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봄 정취를 흠뻑 느끼게 해주었다. 첫 번째로 벚꽃길을 따라 드라이브하며 봄에 취하고, 두 번째로는 순천의 전통주를 시음하고 취향대로 나만의 전통주를 만들며 술에 취한다. 세 번째는 낙안의 귀한 로컬 식재료로 만든 낙안 팔진미 도시락을 통해 맛에 취하며 자연의 색감으로 가득 찬 낙안읍성 골목길을 걸으며 네 번째로 정취에 취한다. 마지막으로 낙안 전통차와 함께 판소리를 즐기며 소리에 취함으로 순천 봄 로컬미식투어를 완성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미식주간을 통해 어딜 가도 맛있는 순천음식과 관광자원을 연결한 새로운 미식여행산업을 활성화해 생태미식도시를 완성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관이 협력하고 지역주민이 주도하는 로컬미식관광 프로그램은 지역의 음식, 숙박업계 등 지역경제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시는 이번 미식주간행사 이외에도 외식업소 포장지, 밀키트 지원사업, 외식업소 경쟁력 강화 교육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순천음식의 품격을 높인다는 방안이다. 미식과 관광, 지역을 연결하는 로컬관광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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