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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은 봉사로 갱생 뒷받침/제 13회 교정대상 영광의 얼굴들

    ◎교화외길 21년… 출소자 사회복귀 헌신/박철규 인천구치소 교사 ▷대상◁ 『더 열심히 일하라는 채찍으로 알겠습니다.재소자 교화에 힘을 쏟아 밝은 사회를 만드는데 작은 밑거름이 되겠습니다』 올해 교정대상을 수상한 인천구치소 박철규(49·인천시 연수구 동춘동 삼환아파트 113동 405호)교사는 지난 74년 교도관에 임용된 뒤 줄곧 인천구치소에서만 근무했다.그래서 재소자들은 박교사를 「터줏대감」이나 「선생님」으로 부른다.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사회에서 격리된 재소자들과 함께 보낸 세월이 자그만치 21년.형기를 마친 출소자의 취업알선,소년재소자 대학진학 주선등 헌신적인 교도관상을 실천한 공로로 인천시장과 인천지검장의 표창을 받기도 했다. 『따뜻한 눈으로 재소자들을 대하니 그들도 닫혀 있던 마음을 열더군요.소년수들을 상담하며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릴 때도 있었습니다.가정형편에 쫓겨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도 많습니다.전과자로 한번 낙인찍히면 무조건 외면하는 사회풍토가 범죄를 더 부추기지요』 박 교사는 그래서 「취업이 곧 재범방지」라고 생각한다.지금까지 사회에 나가도 오갈데 없고 의지할 곳도 없는 출소자 35명의 보증인이 되어 인천일대 직장에 취직시켰다.소년재소자를 고시반에 편입시켜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 15명을 대학에 보내기도 했다. 『며칠전이었어요.10년전 강도상해죄로 징역4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오모씨를 이웃 가게에서 우연히 만났습니다.중·고교생들을 상대로 과외교사 일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너무 기뻐 눈물이 나더군요』 오씨처럼 출소한 뒤 남못지 않게 사회인으로 떳떳하게 정착한 모습을 볼 때 박 교사는 보람을 느낀다. 그는 사회활동도 누구 못지않게 왕성히 하고 있다.8개 단체에 가입해 이름 석자 뒤에 따라붙는 호칭도 많다.헬스크럽회장,아파트자치회 회장,인천산악회 회장…. 『담 안쪽으로 한정된 테두리에서 생활하다 보면 마음도 작아지기 십상이지요.다양한 사회활동 경험을 쌓으면 자기뿐 아니라 재소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입니다.자기들이 겪어보지 못한 건전한 삶을 교도관을 통해간접체험하고 삶의 의욕을 되찾는 거지요』 말에서도 활력을 느끼게 하는 그는 91년 무의탁 소년소녀가장 돕기모임에 회원으로 가입,박봉에서도 달마다 2만원씩 후원금을 내고 있기도 하다. 2년 뒤면 정기승진 대상에 오르는 박교사는 『승진이 너무 더디지 않느냐』라는 질문에 빙그레 웃기만 했다.71세의 노모를 모시며 부인 김영자(42)씨와 사이에 3녀를 두고 있다. ▷본상◁ ◎무의탁 소년범에 무료변론 주선/최종국 면려상/강릉교도소 교위 74년 5월 교도관으로 임명된 뒤 21년동안 줄곧 불우재소자의 교화와 그 가족의 뒷바라지에 힘써왔다. 작업과 직업훈련을 담당하던 84년9월부터 86년12월까지 외부에서 강사를 초빙,재소자에게 머리깎는 기술 등을 가르쳐 20명이 자격증을 따게 했다. 소년재소자에게 한자교본 1백6권과 만능노트등을 지급해 한자공부를 시키고 효도편지쓰기와 독서를 권유,심성을 순화하고 교양을 쌓도록 했다. 특히 의지할 곳 없는 소년범에게 변호사의 무료변론을 주선하는등 소년재소자의 교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출소자 취업 알선… 자립기틀 마련/김재종 성실상/의정부교도소 교위 재소자 교화에 관심이 있는 지역 독지가들을 수시로 찾아 86년2월 교양도서및 학습교재 1천9백여권과 교화용 방송기자재,재소자용 악기등 1천6백여만원어치의 교육기자재를 기증받음으로써 재소자 교정교육의 효과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88년10월에는 교도소 안에서 나오는 빈상자 등 각종 재활용품을 수집,판매해 수익금 9백80만원을 무의탁재소자 38명에게 영치금으로 넣어주는가 하면 노모가 위독한데도 벌금을 내지 못한 재소자의 벌금 30만원을 대신 내줘 출소할 수 있도록 했다. 또 76년부터 17명의 출소자를 전자대리점·양복점 등에 취직시켜 자립갱생의 기틀을 마련해줬다. ◎명심보감 등 활용,정신교육 힘써/신현대 창의상/전주소년원 보도주사 69년부터 90년까지 광주·대전·제주소년원에 근무하면서 무의탁 소년원생 2백89명의 취업을 알선하고 독지가와 자매결연을 주선해 건전한 사회인으로 정착하는 일을 도왔다. 73년 광주소년원에 근무할 때 포크댄스·에어로빅을 특별활동 프로그램으로 도입,지도함으로써 수용생활의 딱딱한 분위기를 개선하는 한편 미술에 소질이 있는 소년원생이 퇴원한 뒤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학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지난해까지 광주소년분류심사원에 근무하면서 예절교육을 위한 각종 교재를 손수 만들어 보급했으며 「명심보감」의 주요내용을 발췌해 소년원생 정신교육교재로 활용하는등 창의적 업무를 수행해왔다. ◎1백11명 검정고시 합격 밑거름/박해국 교화상/광주지방교정청 교회관 74년부터 91년까지 광주및 목포교도소에 근무하면서 상담을 통해 문제수형자 3백57명의 고충을 신속히 해결해주고 종교위원과 자매결연을 주선,심성을 순화하고 수용생활에 적응하도록 선도했다. 79년부터 재소자 3백50명을 대상으로 검정고시반을 운영하면서 문제지를 자비로 구입,개별지도를 하는등 남다른 노력을 기울인 끝에 재소자 1백11명이 고입및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벌금을 내지 못해 출소하지 못하는 재소자를 위해 벌금 75만원을 대신 납부하기도 했으며 74년부터 텔레비전·교양도서등 1천3백여만원어치의 교화기자재를 기증받아 교정교육의 기반을 적극 조성했다. ▷특별상◁ ◎「한사람 한종교갖기」운동 펴/박은규 박애상/62·청주교도소 종교위원 청주서부교회 담임목사로 법무부 전국교화협의회 공동회장을 맡고 있다.68년 청주교도소 교화위원에 위촉된 뒤 27년동안 재소자의 교화선도에 헌신적으로 봉사했다. 재소자를 대상으로 한사람 한종교 갖기운동을 벌여 7백80여명이 기독교신자로 귀의했고 무연고재소자 1백50여명과 자매결연을 하여 자주 교화상담을 하는 한편 5백여만원어치의 생활필수품을 지원해 안정된 수용생활을 도왔다. ◎198명과 결연맺고 고충상담/김수장 자비상/54·청송제2보호감호소 종교위원 보국불교 염불종 승려로 84년부터 11년동안 감호자의 신앙생활지도,무연고자 자매결연,출소자 취업알선에 힘써왔다. 특히 90년 11월부터 5회에 걸쳐 감호자 85명에게 수계식을 열어 수계증을 줌으로써 이들이 참된 불자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왔다. 84년부터 법문과 교리를 지도하는 한편 재소자 독경대회를열어 삶의 바른 자세를 일깨워주고 신앙을 통한 심성순화에 기여했다. 특히 가정형편이 어려운 감호자 1백98명과 자매결연을 해 개별상담지도를 하며 고충을 처리해주고 이들에게 7백50여만원상당의 생활필수품을 지원하기도 했다. ◎신앙생활 인도… 갱생의욕 높여/이열우 자애상/68·청주교도소 종교위원 천주교 청주교구청 교도사목회장으로서 84년부터 청주교도소 종교위원에 위촉돼 자매결연 상담,불우재소자 지원,교화기자재 기증등 재소자 교화선도에 헌신적으로 봉사해 왔다. 재소자 1천8백여명에게 부활절 미사를 집전하고 1백62명을 천주교에 귀의시켜 신앙생활을 통해 갱생의욕을 높이도록 이바지했다. 88년1월 겨울철에 열린 각종 집회와 교화행사때 난방시설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보고 온풍기를 기증했다. ◎장기수 생활용품·영치금 지원/우수정 공로상/58·대구교도소 교화위원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남달서지구협회장으로 79년5월부터 재소자 교화사업에 뛰어들어 적극 활동한 공로로 92년에는 법무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그동안무의탁 장기수 63명과 자매결연을 하여 개별상담을 하는 한편 생활용품과 영치금 7백여만원을 지원하는등 재소자의 심성순화및 수용생활안정에 기여했다.92년에는 장기수로 복역하고 있는 재소자가 옥중결혼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주선해주기도 했다. ▷장려상◁ ◎자격증 취득 도와/서정민 안동교도소 교위 22년동안 장기 근무하면서 재소자에게 목공과 인쇄·양재 등의 기술서적을 자비로 제공하고 실습까지 시켜 83명이 1·2급 기능사자격증을 따도록 했다.자격증취득자는 일반 증소기업등에 취업시켜 재범방지에 기여했다. 88년7월부터는 교도소 직원 52명에게 컴퓨터 사용방법을 직접 교육하고 있다. ◎출소자취업 지원/이손권 부산교도소 교사) 72년 교도관으로 임용된 뒤 78년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재소자 김모씨가 가족의 생계를 걱정하자 김씨의 부인을 섬유회사에 취직시키는 한편 의지하거나 갈 곳이 없는 출소자들을 목공소등에 취업시키는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89년에는 한남교회와 자매결연을 하여 문제재소자를 신앙으로 교화시켰다. ◎환경개선에 솔선/현대환 제주교도소 교사 81년 출소자 16명을 제주자동차학원에서 무료로 운전교육을 받도록 주선,운전면허를 따게 한 뒤 자동차정비공장과 운수회사 등에 취직시켜며 재범방지에 힘을 기울였다. 86년2월에는 여직원 양모씨가 심장판막증으로 입원하자 모금운동을 벌이고 교도소 환경개선에도 솔선수범했다. ◎생필품 무상 공급/윤무현 순천교도소 교위 63년 교도관으로 들어와 31년10개월동안 재소자의 직업훈련과 취업알선 등으로 교화사업에 힘썼다. 87년3월 노동부 여수사무소 등과 협조,직업훈련 교재 2백45권을 받아 재소자의 직업훈련에 활용했으며 생필품을 지급,안정된 수형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 ◎벌금·영치금 대납/이대길 재송보세장치장 대표 74년 부산교도소 교화위원으로 위촉된 뒤 재소자 정신교육과 문제재소자의 개별상담및 자매결연,위안회,신앙간증집회등 재소자의 순화교육을 몸소 실천했다. 87년부터 지금까지 출소자 15명의 취직을 알선하고 불우재소자 가족 15명의 생활보조금을 지원했으며 무의탁 재소자의 벌금과 영치금을 대신 납부하는등 재소자가 안정된 수형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법회 170회 열어/정정수 천지사 주지 안양교도소 종교위원으로 15년동안 활동하면서 80년이후 6만8천여명에게 설법을 하고 1백70여차례의 정기법회를 열어 재소자의 선도에 정성을 기울였다. 86년 장기형을 마치고 출소한 우모씨등 4명이 출가해 스님의 길을 걷게 하는가 하면 전과18범 김모씨의 결혼을 주선하고 취업도 시켜 단란한 가정을 이루도록 뒷바라지하고 있다. ◎장애자 숙식 제공/유양자 삼풍화학대표 전주교도소 종교위원으로 90년 3월부터 무의탁 출소자 26명을 취업할 때까지 삼풍화학공장에 데리고 있으면서 전주 백양메리야스공장등에 취업시키는등 출소자들을 돌보왔다.장애자와 무연고 출소자등 10명을 집에서 숙식시키며 사회의 일원이 되도록 사랑을 베풀기도 했다. 87년부터 모두 15차례에 걸쳐 연예인 1백50여명을 초청,재소자들에게 줄거운 오락을 제공,수형 생활의 분위기를 명랑하게 바꾸기도 했다. ◎재소자 악단 지도/김장룡 순천시 위생단체연합회회장 순천교도소 교화협의회회장으로 재소자 위문공연,자매결연 상담,불우재소자및 가족생활 지원등 재소자를 위해 17년10개월동안 봉사했다. 재소자 이모씨등 2명의 자녀 5명이 고아원에 들어간 소식을 듣고 이 어린이들과 자매결연을 하고 재소자 악대부를 지도해오며 이모씨등 4명이 악사자격증을 획득하도록 이끌었다.
  • 김대중씨의「선거지원」발신/왜 국민의 정치불신을 가중시키는가(사설)

    동서냉전의 종식 이후 정치불신의 만연은 세계적 현상이다.가까이는 정당불신이 표출된 일본의 지방선거 결과가 그렇다.워싱턴 정계에 일격을 가한 지난번 미국 의회선거 결과도 정치불신이 가져온 이변이었다.우리정계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역사적으로는 자유당정권의 종신집권개헌과,군사혁명공약의 파기와 3선개헌 등에서 보듯이 우리의 정치불신은 집권자의 말뒤집기가 원인이었다.6·29후에는 후보단일화 실패를 가져온 야당정치인들의 불출마선언번복이 정치불신을 가져왔다. ○선거개입은 은퇴선언 번복 그런 점에서 김대중씨의 정계은퇴선언 이행여부는 말뒤집기에 의한 정치불신의 낡은 역사에 종지부를 찍느냐를 판가름하는 중대한 시험대라 할수 있다.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후보를 어떤 형태로든 「지원」하겠다고 밝힌 김씨의 발언은 정치불신의 청산에 적신호를 던진다.어떤 전제와 설명을 붙였든 그같은 발언은 선거개입이라는 정치활동을 명백히 했다는 점에서 정계은퇴의 선언을 스스로 뒤집는 결과가 될것이 틀림없다. 김씨는 미국에서는 전직대통령이 선거유세도 한다고 선거지원을 정당화 하면서도 자신의 정계은퇴는 불변이라고 되풀이 했다.그러나 전 직 대통령과 정치를 떠나 은퇴한 원로 정치인과는 다르다.그런가 하면 정치에는 절대라는 것이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대중씨 언행 분명히해야 그의 말을 액면그대로 믿다보면 그 뜻이 정치를 한다는 것인지,안한다는 것인지 어느 것이 진실인지 종잡을수 없게 된다.은퇴라는 말은 연예인이거나,기업인이거나,정치인이거나 간에 종전에 하던 일에서 손을 떼고 물러가는 것이다.92년 대통령선거에서 낙선된 후 정계은퇴를 선언하면서 그 자신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갈 것을 밝힌 것도 그런 의미였다. 그러나 아태재단 설립 이후 활발한 외교통일관계 연구와 발언이 나오기 시작하고 차츰 야당내의 그를 추종하는 계보를 통해 정당정치의 구심역할을 계속해온 것이 사실이다.지자제선거법협상과 서울시장 민주당후보 영입에 개입하고 야당에선 이른바 김심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무대에선 내려왔는데 공연은 끝나지않은 이런 수수께끼를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가. ○국민과의 약속위반행위다 정계은퇴선언은 단순한 개인적 성명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그의 민주화에 대한 공과가 어떻든 대통령선거를 통해 내려진 국민심판의 시대적 요청을 수용한 대국민 약속이라는 엄숙한 의미가 있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당시의 국민합의는 지역할거주의를 바탕으로한 3김시대의 청산으로 받아들여졌던 것도 사실이다.자의에 의한 결정인 동시에 한시대의 청산을 선언한 역사적의미를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김씨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또 한사람의 정당당원으로서 자유와 권리를 갖고 있다.그러나 민주당 최대 계보의 구심점이고 특정지역정서와 결부된 그의 선거지원을 단순한 한표의 행사로 볼 사람은 없다.그와 같은 사실상의 정치활동은 선거열기를 부채질하고 지역대결구도를 심화시킬 것이다.따라서 그의 지방선거 지원활동은 국민과의 약속을 위반한 떳떳치 못한 행태라 할 수 있다.최소한 정치활동을 재개하겠다는 번복선언이라도 해야 순서가 맞다. ○정치 원로답게 처신하기를 은퇴를 번복하든,않든 그의 자유이지만 그의 은퇴선언은 그 역사성 때문에 마음대로 뒤집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그의 복귀는 낡은 정치,즉 국민과의 공약을 뒤집는 정치불신 심화와 지역할거주의에 바탕한 3김시대의 재연이라는 반시대적 구도로의 후퇴를 의미할 것이다.그것은 곧 국민적 심판과 시대적요구를 저버리는 결과가 될 것이며 전반적인 정계구도와 정국질서의 혼란과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게 된다.정치발전의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려서는 안된다. 따라서 김씨는 선거에 개입하지 말고 초연하게 있어야 한다.어디까지나 투명한 처신을 해야할 것이다.우리는 김씨와 같은 정치원로가 국민적 존경을 받는 가운데 원로로서 그의 몫을 다해주기 바란다.
  • 은퇴 2돌 DJ/대외활동 왕성/“정치 않겠다”엔 여전히 물음표

    김대중아시아·태평양평화재단이사장이 정계은퇴를 선언한 지 19일로 꼭 2년이 된다. 한때 대선 패배의 아픔을 영국행으로 달래기도 했던 그는 그러나 「은퇴」에 대한 일반의 개념과는 별개로 여전히 왕성한 대외활동을 과시하고 있다.은퇴전까지 민주당의 공동대표였던 그는 지난 1월27일 아시아·태평양평화재단의 이사장이라는 새 옷을 갈아 입은 뒤 『앞으로 통일문제 연구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그뒤 1년이 다 돼가는 지금,이 말은 나름대로 지켜졌던 게 사실이다.국내 강연만도 수십회에 이른다.다음달에는 그의 3단계 통일방안을 총정리한 저서가 발간될 예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시는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한 다짐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따른다.지난 6월 한 지방신문과의 회견에서 『다시 정치를 하더라도 민주당을 업지는 않겠다』고 한 말은 이같은 의혹에 불을 당겼다.정계개편을 통한 정치재개 의사를 내비친 것이라는 관측을 증폭시켰다.물론 이는 지금의 정치판이 유지되는 한 복귀가 어렵다는 현실인식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되고도 있다.그러나 어찌됐건 그의 정치적 발언이 시나브로 수위를 높여 온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최근에는 정기국회의 파행과 관련해 마침내 민주당의 등원을 직접 촉구하고 나섬으로써 정치현안에 대한 언급을 애써 회피해 오던 그동안의 자세를 무색하게 했다.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그가 앞으로의 정국구도 변화에 대비해 김영삼대통령에게 화해의 손짓을 보내는 것이 아니냐하는 해석마저도 나오고 있다.그러나 당장 그의 변신을 예측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이 많다.적어도 대선을 그 시기로 보더라도 앞으로 3년이나 남았기 때문이다.따라서 그가 정치권의 중심축으로 되돌아 오는 수순에 이미 들어섰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정지작업 수준을 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같은 맥락에서 최근 갈등을 빚은 민주당 이기택대표와도 일단 화해의 자세를 취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그리고 이는 전당대회의 연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재단측은 18일 김이사장의 정계은퇴 2년을 기념하는 「아·태재단 후원의 밤」행사를 서울힐튼호텔에서 성대히 갖는다.재단및 후원회 관계자등 2천5백여명이 참가할 이 행사는 쿠폰판매를 통한 모금액만 2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구여권인사들도 대거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민주당의원들과 후원회원,여흥을 돕기 위한 연예인들만 참석할 것이라고 재단측은 밝혔다.이날 이대표와 김이사장의 회동을 통해 민주당의 전당대회가 어떤 가닥을 잡을 지가 관심거리다.
  • 가수·연기자·MC/신세대 재주꾼들 겸업시대 “활짝”

    ◎다양한 장르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손지창·박형준·구본승,가수겸 연기자/탤런트 이승연·전혜진은 MC로 활약 가수에서 연기자로,연기자에서 다시 MC로,그리고 가수로. 신세대 연예인이라면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어야한다는 것은 이미 연예가의 상식이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경향이 더욱 확산되고있는 느낌이다. 각광받는 신세대 탤런트의 조건은 연기뿐 아니라 말솜씨가 있어야 한다.그래야 쇼 프로그램이나 토크 쇼의 사회자로 발탁될 수 있으니까. 가수는 노래와 춤은 물론이고 언제라도 쇼 프로그램의 사회자나 초대자로 나가 현란한 말솜씨를 뽐낼 수 있어야하는 것이 기본이다.여기에 드라마에 출연해서도 과히 어색하지않게 배역을 소화해낼 수 있는 연기력을 갖춘다면 아주 쓸만한 연예인이란 평을 받을 수 있다. MC는 전문 MC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탤런트나 가수 아니면 일반 직업을 가진 사람도 이제는 얼마든지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MC가 될 수 있으니까.다만 참신한 얼굴이 드문 것이 문제일 뿐이다. 특정 연예인을 탤런트니 가수니 MC니 하고 부르는 것은 그 연예인의 장기가 그 분야임을 알리는 정도의 의미일 뿐이라고 하면 지나친 과장일까. 장르별 영역을 깨면서 다방면에서 활동하고있는 대표적인 연예인으로는 이승연·전혜진·구본승·박형준·김민종·손지창등을 꼽을 수 있다. 탤런트와 MC로서 폭넓은 활동을 하고있는 이승연은 최근 M-TV의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의 MC로 다시 복귀하는 한편 지난 주부터 시작된 미니시리즈 「마지막 연인」에도 출연하고있다. 또 K-2TV의 「딸 부잣집」에 출연하고 있는 전혜진은 2년여동안 「가족 오락관」의 MC를 맡는 등 MC로 활약해왔다. 가수까지 겸하고있는 연예인들은 대부분 남자들인 것도 특징이다. 박형준의 경우 얼마전 끝난 M-TV 미니시리즈 「도전」에서 주연을 맡았고 현재 M-TV 주말극 「종합병원」에 출연하면서 노래 「내맘속의 너」를 히트곡의 대열에 올려놓고 있다. 구본승도 「종합병원」에 출연하면서 노래 「너하나만을 위해」로 인기를 얻고있다.구본승은 각종 오락 프로그램에도 빼놓을 수 없는 초대손님으로 나와 다소 어눌한 듯한 말투와 꺼벙한 웃음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손지창과 김민종의 경우는 CF모델,가수,탤런트 그리고 각종 오락 프로그램에 단골로 출연하는 만능 엔터테이너로서의 명성을 굳힌지 이미 오래다. 손지창은 최근 시작된 M-TV 주말연속극 「여울목」에 출연하는 한편 노래 「그대와 함께」를 내놓고 있다. 여성 그룹 「코코」의 경우는 이미 본업인 가수로보다는 MC나 개그 프로그램의 단골손님으로 더욱 인기가 높다.이상우의 경우도 가수와 탤런트를 겸하고 있는 연예인으로 꼽힌다.
  • 연예인의 사회적 책임(사설)

    대마초가 목하 상승세에 있는 또한 사람의 인기연예인을 잡았다.미국유학으로 연기수업을 다지고 돌아와 영화로 텔레비전으로 한창 주가를 상승시키던 남자배우 박중훈씨가 대마초 흡연혐의로 구속된 소식은 우리를 실망시킨다. 대마초나 마약단속때마다 연예인들이 한두 사람씩 끼는 일은 이제 항례처럼 되었다.감정을 고조시켜야 감동을 이끌어내는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직업적 속성 때문에 연예들의 환각성 물질 의존은 필연인 것처럼 여겨지는 것은 통설이고 우리도 예외가 아니라는 변명도 뒤따른다.그래서 약간 관대하기를 주장하는 의견도 적지않다. 그러나 그런 식의 관용주의는 잘못된 것이다.왜냐하면 우리사회에서 인기연예인은 쇼윈도에 장식된 인간상품 같은 것이다.청소년들은 그곳에서 「미래의 꿈」을 보며 그것을 모방하려는 생각으로 가득차 있다.「지존파」에서 상류계층의 외동자식까지가 거기에 꿈과 희망을 건다. 실제로 한번 인기인이 되면 하루아침에 계층상승을 이루어 아주 어린 나이에도,피나는 고통을 치르고 이룩한 사업가보다도 많은 돈도 벌고 쉽게 명성도 얻어서 일약 성공한 인생을 누리기도 한다. 이렇게 꿈에라도 성취해보기 원하는 우리 젊은이들의 우상이 환각물질 단속때마다 감초처럼 걸린다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다.그 일거수일투족을 닮기를 원하므로 환각물질에 대한 동경까지 자연스럽게 싹트게 되고 그것이 빌미가 되어 환각제중독의 늪에 휘말리는 청소년이 적지않은 것이다. 한번 발이 빠지면 그게 누구든 패가망신의 멸망까지 가고야 마는 것이 환각물질 중독이다.그것은 또한 연쇄적으로 사회악을 증폭시킨다.그중에도 연예인의 경우는 자기만 망치고 끝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현대를 사는 시정인에게 신화처럼 화려해 보이는 삶을 차지한 연예인은 그것에 따르는 책임도 지지 않을 수 없다.그런 뜻에서 연예인은 또 하나의 사회지도층이기도 하다.그들이 저지른 사회악의 동반확산 책임은 아주 가혹하게 묻지 않으면 안된다. 한번 혐의가 드러난 연예인은 아무리 재능이 있더라도 관용을 보여서도 안된다.공연한 온정주의로 마약연예인을 안방매체에 복귀시켜 몇번씩 검거를 거듭하게 만들고 그럴 때마다 그를 따르는 많은 청소년이 환각물질의 늪에 빠지게 하는 악순환을 거듭하는 일도 이제는 뿌리뽑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환각물질에 대해서는 결벽스러운 엄격주의를 고수하는 것에 우리는 합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지정학적으로,국제환경적으로 세계적 마약범죄단의 공략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 우리이므로 지금 잘못하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약물중독된 노래는 듣기 싫다(사설)

    또 연예인들이 대마초흡연을 하다가 적발되었다.마약이나 대마초를 단속만 하면 연예인들이 무더기로 걸려드는 일에 우리는 환멸을 느낀다.몽롱한 눈으로 취한듯이 노래를 부르는 그들의 무대를 향해 열광하는 10대들을 생각하면 등골이 서늘해진다.그들은 영웅이 없는 시대에 연예인을 우상으로 삼아 청소년기의 한때를 환호하며 보내는 우리의 자녀들이다. 연예인 생활이 스트레스가 심하고 약물로라도 무아의 경지에 이르러야 절정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 연예활동의 속성이라는 이론이 있다는 것은 안다.그러나 그렇지 않고도 좋은 연예활동을 하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그래야만 재능이 나온다는 것도 「설」일뿐이다.설사 그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 해악이 사회적으로 용서받을 수 없는 것이면 해서는 안된다. 약물중독이 본인의 인생을 멸망시키고 마침내는 폐인이 되어 쓰레기같은 종말을 만든다는 사실은 새삼스레 더 말할 것도 없다.자신의 잘못이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것은 업보이므로 어쩔수 없다 치고 문제는 사회에 끼치는 영향이다.특히어린 세대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엄중하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오늘날 청소년에게 집단으로 영향을 미치는 세력중에서 대중예술만큼 지대한 것이 또 있는가.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력으로 인기를 얻고 영화를 누리고 이익을 챙길 수 있는 것이 연예인들이라면 그들에게는 그들의 소중한 수요자인 청소년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 특히 우리의 청소년처럼 정제된 고급문화의 기회에 접할 기회는 부족하면서 분별없이 외래의 저질문화에만 한없이 노출되어 있는 사회에서는 그 영향과 해악이 말할 수 없이 심각하다.노래방이 전 세대의 오락으로 공개되어 있고 눈만 뜨면 TV가 갖가지역할로 가수를 동원하고 있는 사회에서는 가수도 단순한 가수로 끝나지 않는다. 최근에만 해도 뉴키즈소동이 사회의 지축을 흔들듯 했었다.감성을 이성적으로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이 미숙한 그들에게는 우상에 몰입하는 정도가 전인격적이다.하는 짓마다 닮고 싶어하므로 좋아하는 연예인이 약물복용을 한다면 그것이 독약이라도 따라 할 지경이다.그러므로 잊을만하면 약물소동을 빚는 연예인들을 우리는 용서하기 힘들다. 그런 뜻에서는 사회가 너무 만만하게 대처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자꾸만 반복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혐의가 우리에게는 든다.그런 근거로는 약물로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이 별로 오래지 않아서 멀쩡한 모양새로 브라운관에 복귀하고 연예활동에 별로 지장을 받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약물중독이 인생을 멸망시키는 것은,한번 빠져들면 헤어나오는 일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그런 이치로 보면 중독혐의가 무고가 아닌 이상 계속 중독상태에 있을 것이라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는데도 금방 방송으로 되돌아오곤 한다는 것은 이해하기가 어렵다.그런 일이 반복되면 약물사용에 대한 청소년의 죄의식을 점점 약화시키고 불감증을 증폭시키게 된다.약물에 취해서 부르는 노래는 듣기도 싫고 아이들에게 듣게 하기도 싫다.그런 혐의가 남아있는 연예인들이 슬며시 안방으로 스며드는 일에 우리는 분노를 느낀다.이런 정서에 관계인들의 성찰이 있기를 빈다.
  • “효는 현대사회서도 제1덕목”

    ◎새달 1일 세종회관서 「효문화 심포지엄」/각계인사 참석,재정립 방안 토론 현대 산업사회에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정보화,서구화,핵가족화의 물결속에서 우리 사회의 으뜸덕목 「효」를 바로 일으켜 세우자는 효문화 재정립운동이 민간사회복지단체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은초록」은 효의 전통을 단순히 옛것으로의 복귀가 아니라 현대화를 통해 보다 폭넓은 정신덕목으로 재창조한다는 취지에서「21세기 효문화 정립을 위한 효심포지엄」을 마련했다.다음달 1일 세종문화회관 대회의장에서 열기로 한 심포지엄에서는 조남국교수(강원대·국민윤리학과)의 「한국인의 민족적 사상으로서의 효」,성규탁교수(연세대·사회사업학과)의 「우리의효­어제와 오늘」,김정석(새한미디어 전무)씨의「새로운 효의 개념정립」등이주제발표될 예정이다. 또 김선중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김인철변호사,이정섭보사부노인복지과장등 관계와 언론계,법조계,경제계인사들이 토론자로 나서 효문화정립에 대한 각계의 의견을 개진한다.이밖에 가수 송대관등연예인과대학생,주부,할머니등도 직접나서 효의 실태에 대해 토론할 계획이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산업사회에 접어든 우리 사회가 극단적 이기주의에 빠진 것은 전통적 효사상의 상실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구조적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효사상의 재정립과 사회확산운동이 절실하다』는 내용이 주로 논의된다.
  • 「다중볼모」가 된 시민(사설)

    택시가 파업한 1주일째 되는데 지하철이 파업하리라고 18일 현재 엄포중이다. 점잖은 신사숙녀의 모범생 같은 은행원들이 「준법투쟁」을 선언하고 12시만 되면 손을 탈탈 털고 일어나,점심시간을 이용해야만 은행에 갈 수 있는 직장인 시민들을 낭패하게 만들고 있다. 그뿐인가. 연예인들까지 파업2을 벌인 판이라 초저녁부터 재탕 필름만 돌려대는 TV 앞에서 시청자는 씁쓸하고 고약한 정서에 휩싸인다. 법적으로 우선은 근무처로 복귀해야 한다는 결정이 내려졌지만,한번 손을 놓고 나면 복원되기까지 1주일은 걸려야 하는 것이 연예프로그램의 제작이라 당분간 제대로 제작된 프로를 보게 될 가망은 별로 없다. 흡사 다중 차단장치 속에 갇혀버린 것 같다. 시민을 이렇게 여러겹 볼모로 삼아도 괜찮다는 것인가. 불쾌하고 고깝고 원망스러워서 짜증에 찬 시민을 택시 손님으로,지하철 승객으로,은행 고객으로,시청자로 만드는 것이 괜찮은 일이겠는가. 시민을 그렇게 만만히 여기는 행위는 누구에게도 결코 득이 되는 일이 아니다. 더구나 그 쟁의 방법이 너무거칠고 폭력적이다. 파업한 택시운전사들은 파업에 가담하지 않은 운전사들에게 심한 행패를 하고 있다. 차 유리창을 깨고 차를 부수고 동료인 운전사를 폭행하고 있다. 이런 식의 행패는 단순한 임금투쟁을 위한 것이 아니어 보인다. 택시기사에 대한 사회적 인상을 되도록이면 나쁘게 만들어 시민과 이간시키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든다. 그렇게 해서 임금이 조금 오른들,그런 찢어진 인심 속에서는 행복해지기 어렵다. 지하철도 그렇다. 해마다 다가오는 총파업 위협에 꼼짝없이 위축을 당하는 것은 시민이다. 출근시간이면 문이 안 당겨서 뒤에서 「푸시맨」이 밀어 넣어주어야 할 지경으로 많은 사람이 이 교통기관을 이용한다. 아름다운 여사원은 물론,대학에 강의하러 가는 석·박사급 지식인도 구두가 벗겨져 황당한 지경을 당하며 오르내리는 그런 교통편이,걸핏하면 「운행정지」를 무기로 사용한다. 적어도 이런 일은 도의적으로 잘못된 일이다. 시민의 절박한 생업권을 한정된 사람의 집단이기주의의 흥정 도구로 삼아서는 안 된다. 고의적으로또는 미숙하여 예사로 법이 묵살된 채 진행되는 이 같은 노사분규의 반복은 양측에 다같이 허물이 있다. 또한 시민은 협상만 시작되면 노동당국의 중재노력도 거부한 채 파업으로 먼저 줄달음치고 싶어하는 근로자측에는 이유 여하간에 원망스런 생각이 든다. 어쨌든 발을 직접 묶은 것은 근로자니까. 점심시간밖에 은행을 이용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싸악 비어 있는 어수선하고 황량한 은행점포는 배신감을 주었다. 시민 고객이 무슨 잘못이 있어서 이런 참담한 대접을 받아야 하는가 하는 분노 같은 배신감이다. 이런 느낌은 사회 어딘가에 괴어서 부글부글 끓어오를 것이다. 불포화성 기포처럼 괴어오르는 이 불쾌감은 사회의 정신건강을 파괴해갈 것이 틀림없다. 게다가 걸핏하면 출연거부를 하는 연예인들의 행동은 정말로 실망스럽다. 시민의 사랑을 양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들이다. 사랑은 식물 같아서 물을 주고 가꿔야 한다. 보수를 흥정하기 위해 그렇게 쉽게 내던질 수 있는 것이 시청자의 사랑이라면 시청자가 애쓰며 우호적이려고 할 까닭이 없다.인기만 있으면 온갖 상상할 수 없는 영화로 치달아 오를 수 있는 특별한 가능성이 있는 재능인들이,그 대상인 시민을 이렇게 우습게 여긴다면 시청자도 그들을 외면해버리는 게 갚는 방법이다. 게다가 연예인이 보이지 않으니까 그런대로 담백한 즐거움도 있어서 새로운 맛을 알게 되었다. 질도 의심스럽고 정성도 모자라는 연예 오락 프로그램의 비중을 이 기회에 좀 줄인다고 해도 아쉬울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시민이란 본디 「볼모」가 되지 않는다. 시민을 볼모로 삼으려던 사람들이 항상 역의 함정에 빠진다. 다시 한 번 그 이치를 인식하고 신중을 다해 쟁의에 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 「범죄와의 전쟁」 이기는 길을 찾는다(질서있는 사회로:6)

    ◎갈수록 잔인ㆍ조직적…「기업형폭력」까지 등장/금품갈취ㆍ공사입찰 등 각종이권 개입/장기간 사회격리등 중벌로 다스려야/일 야쿠샤등 해외조직과 연계,국제화추세 뚜렷 「범죄와의 전쟁」의 승패는 조직폭력배를 얼마나 철저히 소탕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그만큼 조직폭력배가 각종 사회악의 온상이 되고 있으며 범죄와도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5ㆍ16,12ㆍ12사태 등 정변기의 강력한 소탕으로 한때 거의 꼬리를 감춘듯 했던 조직폭력배들이 최근 몇년사이에 다시 날뛰고 있다. 이미 서울등 대도시 유흥가의 반은 이들 조직폭력배들이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중소도시까지 검은 손을 뻗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 국내 폭력조직의 3대 「패밀리」로 꼽히고 있는 「OB파」「서방파」「양은파」의 두목들인 이동재ㆍ김태촌ㆍ조양근 등이 경찰에 검거되거나 해외로 도피하자 군소 및 신흥조직들이 춘추전국시대를 맞아 치열한 세력확장 싸움을 벌이고 있다. ○유흥가 거의 지배 최근들어 이들 조직 폭력배들은 일본의 야쿠자조직들과 연계되고 마카오의 도박계에 진출하는 등 국제화 추세까지 보이고 있다. 지난 8월30일 하오 10시20분쯤 경기도 부천시 남구 소사 2동 50 북부역 앞길에서는 민성식씨(30)등 부천역전파 폭력배와 이경영씨(27) 등 소사 3거리 폭력배 등 30여명이 일본도등 흉기를 들고 패싸움을 벌이기 위해 집결,주변 상인과 시민들이 놀라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들은 그동안 세력권확장을 둘러싸고 잦은 충돌을 빚어오다 이날 「결전」을 벌이기로 했던 것이다. 이들의 패싸움은 결국 경찰의 출동으로 무산됐으나 시민들은 「깡패」들이 이처럼 활개를 치게 된 치안상태를 한탄하며 불안해 했다. 지난달 9일 하오 8시쯤 전남 광주 대인동 금남상가타운 7층 금남볼링장 입구 계단에서는 광주 수기동파 조직원 전모군(17)이 20대 남자 2명으로부터 배등을 흉기로 찔려 병원으로 옮기던 중 숨졌다. 전군은 지난 7일 동료 폭력배들과 함께 경쟁 폭력조직인 「계림동파」 조직원들을 집단폭행 했으며 이에 대한 계림동파의 보복으로 목숨을 잃었다. 치안본부는 지난 88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3년동안 전국에서 활동해온 조직폭력배들은 모두 4백49개파로 구성원은 5천7백여명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들 가운데 대부분이 최근의 지속적인 단속으로 검거됨으로써 조직이 와해됐으나 현재 신흥조직등 1백18개파 1천5백여명이 여전히 활동중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숫자는 표면으로 드러난 것일뿐 경찰에 포착되지 않은 신흥세력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엄청나게 많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조직폭력 가운데 가장 뿌리가 깊고 유명한 것은 서방ㆍOBㆍ양은파 등 3개파. ○대낮 칼부림 예사 현재 두목의 검거 등으로 표면적으로는 와해된 것처럼 보이고 있으나 조직원들이 흩어져 크고 작은 각종 범죄에 간여하고 있다. 이들 3개파의 뿌리는 지난 50년대 중반 광주의 모고교 폭력서클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 고교서클에서 두각을 나타낸 심모씨와 전모씨 등 두사람이 60년대초 각각 광주시내 대호ㆍ동아 등 2개 다방을 거점으로 조직을 형성,피나는 싸움을 벌이다 동아파 전씨가 패배하면서 부하였던 박모씨가 서울로 진출해 서방파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때 승자인 대호파는 OB파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결국 신ㆍ구파로 양분됐으며 신OB파 부두목 이동재씨도 두목 박모씨를 살해하려다 경찰에 쫓겨 상경,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해 나갔다. 행동대장으로 활동해오던 김태촌과 조양은 등도 같은 시기에 상경,김태촌은 서방파를 흡수했고 조양은은 양은파를 결성했다. 이밖에 부산ㆍ경남지방에도 「20세기파」「칠성파」 등 뿌리깊은 조직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 폭력조직들은 돈이 되는 일이면 무엇이든 하며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타조직과 피나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주로 유흥가에 기생,유흥업소에 「보호」를 명목으로 조직원을 취업시키거나 술ㆍ안주 등 물품조달 형식으로 업주로부터 금품을 뜯어낸다. 또 밤업소출연 연예인들에게 공갈ㆍ협박을 일삼아 출연료중 일부를 정기적으로 갈취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외상술값ㆍ채권ㆍ채무ㆍ공사입찰ㆍ아파트분양 등 모든 이권등에 개입,청부폭력을 휘두르며 심지어 노점상등 영세상인과 택시운전사들까지도 등을 치기 일쑤다. 최근에는 호텔 파친코나 카바레 등을 직접 경영하는 기업형 조직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더욱이 이들은 고향선후배등 각종 인연을 따져 정치인이나 실력자 등과 직간접의 교류를 맺어 은근히 배후를 과시하고 있으며 일부 정치인들은 필요에따라 이들을 어느정도 관리(?)하기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은근히 배후 과시 조직폭력배가 좀처럼 뿌리 뽑히지 않고 있는 것은 피해자들이 보복을 두려워 수사당국에 피해사실등을 알리지 않는데다 사건이 표면화 되더라도 두목급은 뒷전에 물러나 앉아있고 행동대원들만 붙잡히기 때문이다. 또 이들이 주로 활동하는 무대가 사건당사자들이 떳떳이 나설 수 없는 음지라는 것도 소탕을 어렵게 하는 이유의 하나이다. 치안본부 이팔호 폭력과장은 『조직폭력배의 근절을 위해서는 경찰의 철저한 단속도 중요하지만 조직범죄가 서식할 수 없는 사회분위기 형성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이 제아무리 폭력배를 잡아들여도 대부분 1∼2년만에 다시사회로 복귀한다는 것이 경찰의 불만이며 조직폭력배임이 확실할 때는 장기간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획기적인 형사정책이 실시돼야만 뿌리가 뽑힐 것이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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