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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청률 부동표 ‘男心을 잡아라’

    남성 시청자를 잡아라.최근 방송가에 특명이 떨어졌다.아침에 아이들과 남편 내보내자 마자,저녁엔 설겆이 물기 마르기 무섭게,드라마 앞으로 돌아와앉는 주부 시청자군이야 어차피 상수(常數).부동표인 남성시청자들이 어디 붙느냐에 따라 시청률이 표나게 출렁인다는 걸 알아차린 방송사들이 저마다 ‘남심 잡기’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남성 고객을 겨냥한 드라마 마케팅 선두주자는 단연 KBS.진작부터 ‘손자병법’,‘남자만들기’ 등 선굵은 드라마를 ‘출시’해온 KBS는요 몇년 ‘용의 눈물’,‘왕과 비’,‘태조왕건’ 등 일련의 사극을잇달아 히트시키며 시장을 평정하다시피 했다. ‘태조왕건’은 왕건(최수종)-궁예(김영철),왕건­견훤(서인석)간 기둥 대립구도에 가신들간 권력암투가 점입가경으로 달라붙으며 남성들의 절대지지를 얻고 있는 중.이는 몇주째 시청률 톱을 다투며 프로가하늘을 나는 결정적 원동력이 되어준다. 이에 힘입은 듯 KBS는 허균의 혁명사상을 축으로 모반과 암투,권력과 민중 등 굵직한 주제들을소화하는 또 하나의 남성사극‘천둥소리’도 내보내고 있다. MBC역시 29일 첫 전파를 쏜 수목 ‘황금시대’를 통해 남성 시청자들을 겨냥중.갖은 역경을 딛고 국내 최고은행의 행장 자리에 오르는 한남자(차인표)의 성공스토리가 단연코 흡인력을 발휘할만 하다는 장담. 일제시대 민족자본-친일자본간 대립, 미군정과 맞부딪히는 주인공의민족주의적 금융철학 등 굵직한 주제들이 더더욱 근력을 보탠다.색깔은 좀 다르지만 시트콤 ‘세 친구’ 역시 동거하는 독신남 셋의 각기다른 라이프스타일을 그린다는 점에서 새로운 남성풍속도 보고서로인기몰이 중. SBS도 뒤질세라 남성시장을 파고든다.조기종영하는 월화드라마 ‘천사의 분노’ 후속으로 11일부터 방송되는 ‘루키’가 신호탄.한 무역회사 영업부를 무대로 고참대리(유동근),3년차 마초 직원(조재현),1등 지상주의자(김승수),시한폭탄 신입사원(박정철)의 각양각색 일과사랑이 템포빠르게 펼쳐진다.‘순풍산부인과’ 후속으로 18일 막올리는 시트콤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수 없다’도 소방서를 배경으로 이런저런 남성적 에피소드들을 풀어가리라는 전망. 남성 시청자를 잡아라.최근 방송가에 특명이 떨어졌다.아침에 아이들과 남편 내보내자 마자,저녁엔 설거지 물기 마르기 무섭게,드라마 앞으로 돌아와앉는 주부 시청자군이야 어차피 상수(常數).부동표인 남성시청자들이 어디 붙느냐에 따라 시청률이 표나게 출렁인다는 걸 알아차린 방송사들이 저마다 ‘남심 잡기’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남성 고객을 겨냥한 드라마 마케팅 선두주자는 단연 KBS.진작부터 ‘손자병법’,‘남자만들기’ 등 선굵은 드라마를 ‘출시’해온 KBS는요 몇년 ‘용의 눈물’,‘왕과 비’,‘태조왕건’ 등 일련의 사극을잇달아 히트시키며 시장을 평정하다시피 했다. ‘태조왕건’은 왕건(최수종)-궁예(김영철),왕건­견훤(서인석)간 기둥 대립구도에 가신들간 권력암투가 점입가경으로 달라붙으며 남성들의 절대지지를 얻고 있는 중.이는 몇주째 시청률 톱을 다투며 프로가 하늘을 나는 결정적 원동력이 되어준다.이에 힘입은 듯 KBS는 허균의 혁명사상을 축으로 모반과 암투,권력과 민중 등 굵직한 주제들을소화하는또 하나의 남성사극 ‘천둥소리’도 내보내고 있다. MBC역시 29일 첫 전파를 쏜 수목 ‘황금시대’를 통해 남성 시청자들을 겨냥중.갖은 역경을 딛고 국내 최고은행의 행장 자리에 오르는 한 남자(차인표)의 성공스토리가 단연코 흡인력을 발휘할만 하다는 장담.일제시대 민족자본-친일자본간 대립,군정까지 관통해가는 주인공의 민족주의적 금융철학 등 굵직한 주제들이 더더욱 근력을 보탠다. 색깔은 좀 다르지만 시트콤 ‘세 친구’ 역시 동거하는 독신남 셋의각기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그린다는 점에서 새로운 남성풍속도 보고서로 인기몰이 중. SBS도 뒤질세라 남성시장을 파고든다.조기종영하는 월화드라마 ‘천사의 분노’ 후속으로 11일부터 방송되는 ‘루키’가 신호탄.한 무역회사 영업부를 무대로 고참대리(유동근),3년차 마초 직원(조재현),1등 지상주의자(김승수),시한폭탄 신입사원(박정철)의 각양각색 일과사랑이 템포빠르게 펼쳐진다.‘순풍산부인과’ 후속으로 18일 막올리는 시트콤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수 없다’도 소방서를 배경으로 이런저런남성적 에피소드들을 풀어가리라는 전망. 남성용 드라마 대거 출시는 일단 반길만하다는 평이 대세다.잦은 폭력 격투씬,참혹한 전투장면 등 거슬리는 점이 없진 않지만 멜로 일색으로 흘러가는 브라운관에 균형추를 달아준다는 점에서다.프로 다양화,다원화는 시청자 선택권을 넓히는 초석이기도 하다. 게다가 요즘 남성드라마는 과거 것보다 한결 부드러워졌다.제일의 채널권자는 역시 주부 등 여성층.이들을 붙잡는 안전장치는 우선 필수로 갖춰놓고 남성들을 덧달아 흡수하는 전략이기 때문.‘태조왕건’에서 왕건(최수종)을 기둥으로 각축하는 연화(김혜리),부용(박상아)-도영(염정아) 등 자잘한 삼각관계들,‘황금시대’에서 가문의 원수인줄 모르고 주인공과 희경(김혜수)간에 펼쳐지는 비극적 사랑,007본드걸보다 한결 매력적인 ‘루키’의 여성들 등등 안전장치의 키워드는역시 연애담으로 귀착되는 셈. 스포츠 중계도 뜸해진 겨울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달콤한 삼각관계를함께 즐길수 있으니 남성들도 금상첨화라는 반응들이다. 손정숙기자 jssohn@
  • SBS ‘여자만세’ 다영·서영役 채시라·채림

    7년 사귀던 남자에게 걷어차이고 찔찔 짜는 언니,그런 언니가 마냥한심한 똑부러진 커리어우먼 동생.SBS 수목드라마 ‘여자만세’에서의 다영-서영 커플은 주위에 흔하게 널린 ‘궁합 안맞는 자매’의 전형같다.하지만 27일 일산 한 음식점 세트장에서 걸어나와 채시라-채림으로 돌아오고보니 둘사이의 기류는 아연 표변한다. “요즘 감기 독하다는데 약은 잘 챙겨먹고 다니니?”“언니,어쩜 그렇게 연기가 리얼해요?아,부럽다…”실연을 계기로 오히려 딴딴해지는 스물아홉 노처녀(?)의 ‘홀로서기’를 그린 ‘여자만세’는 역할과는 딴판인 둘간의 연기궁합 덕에 시청률이 연일 계단식 상승곡선이다. 채시라는 세상물정이라곤 ‘순수’밖에 모르는 쑥맥에서 남자친구 배신이후 신혼여행장까지 따라나선 ‘주책’으로 돌변하느라 혼신으로‘망가지는’ 중. “‘서울의달’ 영숙 이후에 이렇게 물불 안가리고 귀엽고 캐릭터가살아있는 ‘애’는 처음인것 같아요.다영이가 되기 위해 예쁜것 다포기하고 걸쭉해졌죠.조만간 화사한 성공녀로 또 훌쩍 돌아서니까 기대해주세요.”결혼후 첫 브라운관 나들이인 채시라에게선 깨소금 냄새가 절로 술술흘러나온다. “남편요?아침엔 김밥말아 도시락 챙겨주고 지쳐서 들어가면 모락모락 찌개 끓여놓고….인제 그쪽이 활동시작하면 두배세배로 보답해줘야죠”대학도 졸업하기전 잘나가는 벤처에 스카웃될 정도로 당차고 똑똑한서영.요새도 결혼에만 목매고 사는 여자 어딨냐며 언니가슴에 못을박기도 한다.하지만 일상으로 돌아온 채림은 아직도 젖살이 통통한오목오목한 인상이 깨물어주고 싶기만 하다. “전 원래 남한테 그렇게 직선적인 말 잘 못하거든요.말도 그리 빠른편이 아니고. 매사에 자신감넘치는 서영이가 되려고 목소리까지 한톤높였어요”고1때부터 시작했으니까 어느덧 연기경력 6년차.조금씩 연기 홍역도앓아가며 한참 맛을 알아가고 있단다. “그저께도 동네목욕탕 갔다왔어요.사우나에서 아줌마들이 ‘얼굴좀봐’하시지만 뭐 어때요.평범하게 쇼핑하고 연애하고,일상에서 누리는 건 다 누리고 싶어요”오세강 PD는,그래도 어른들 강박관념에 조금은 영향받는 30세와 완전 생각의 틀이 다른 N세대간 성격대비를 가장 강렬하게 표현할 콤비가누굴까 고심하다 둘을 골라냈다고 한다.“청승맞은 언니의 변신을 얼마나 그럴싸하게 그려내느냐와 서로를 이해못하던 자매가 어떻게 설득력 있게 화해하게 되느냐가 드라마 재미의 쌍기둥이 될겁니다”손정숙기자 jssohn@
  • 日아쿠타가와상 받은 교포작가 현월

    올해 초 일본의 권위 있는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재일교포 작가 현월(玄月·본명 玄峰豪·35)의 수상작 ‘그늘의 집’한국어판(문학동네)이 출간됐다.이에 맞춰 작가도 내한,23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자신의 문학관 등을 피력했다. 중편 ‘그늘의 집’은 재일 한국인의 슬픈 과거사를 밑그림으로 하면서도 기존의 재일교포 작가들과는 달리 교포들의 한이나 특이성에 머물지 않고 인간의 보편적인 실존을 그려냈다는 평을 받았다. 일흔다섯 살의 주인공은 오사카 빈민촌에서 육십팔년 간을 살아온 재일교포 2세로 태평양전쟁 때 징용나가 손목이 잘리고 똑똑한 아들도비명횡사하는 등 불행한 인물.그러나 작품은 이뤄놓은 것 하나 없는현실적 비참함 속에 죽음을 앞둔 노인의 의외로 담담한 추억,재일교포 사회라는 딱지를 뛰어넘는 인간동네의 역동적이고 복합적인 인간관계 등을 건조한 문체로 잡아내고 있다. 기자 간담회에서 현월은 교포2세로서 정체성 문제로 고민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정체성 문제는 대부분의 재일 교포들이 겪는다“면서 “그냥 일본인으로사는 사람도 있고 한국을 알려고 노력하는 사람도 있는데 내 경우는 후자다.모국에 대해 거리감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지만 30대 중반인 지금 이런 현실을 그냥 받아들인다”고 답했다. 2,500평 대지에 수백채의 바라크가 들어차 한국의 빈민가 쪽방을 연상시키는 소설 속 한국인 집단촌은 실존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도 “학교 다닐 때 같은 반 친구 중에 그와 비슷한 집단촌에 산 사람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늘의 집’에서는 두 건의 집단폭행 장면이 작품의 긴장감을 높이는데 “당시 친구의 그 동네에서 집단린치 같은 것이 있었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다”면서 “부모의 경험과 주변의 다양한 사람들한테서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소설을 썼다”고 말했다. ‘그늘의 집’에서 묘사된 집단촌이 일본 독자들에게는 비열하고 야만적으로 비쳐질 수 있는데 어떻게 읽히길 바라는가라는 질문에 현월은 “소설 읽는 방식은 사람 수만큼이나 다양하다고 생각한다.일본독자들이 소설을 그냥 ‘픽션’으로 받아들이리라 생각한다”고 여유있게 받아넘겼다.소설쓰는방식에 관해서도 “미리 주제를 설정한 뒤 시작하고 싶지 않다”며 “그렇게 하면 의도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가게 되고 주제에 길들여지는 이런 방식은 재미없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때 야구,중학생 때는 럭비,고교 시절에는 아르바이트와 연애에 몰두했다고 수상 당시 말한 작가는 “재일교포로서 대학을 나와도 취직 등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대학에 안갔고 사실 공부에 별로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고교 졸업후 부친의 오사카 구두공장을 대신 운영해오면서 일과후 창작에 몰입한다고 한다.한국어판 ‘그늘의 집’에는 작품 ‘그늘의 집’‘젖가슴’‘무대배우의 고독’이 실려 있다. 김재영기자 kjykjy@
  • [외언내언] 인터넷 프라이버시

    연모하는 마음을 담은 내밀한 편지가 엉뚱한 사람에게 전해진다면그런 낭패가 없을 것이다.전자우편이라는 것이 믿을 수 없다는 것을어제 또 한 번 실감했다.어느 두 여성이 각각 어느 두 남성에게 보낸연서 두 편이 엉뚱하게 내 전자우편 ‘받은 편지함’에 들어와 있었다. 개인적인 편지를 보낼 때는 웹메일 방식의 무료 전자우편 서비스를가끔 이용하는데,잘못 온 편지는 여기서 발견됐다.이 서비스는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고 가장 많이 쓰이는 메일서비스다.그럼에도 서비스의 신뢰도가 아직 마음 놓을 만한 수준이 되지 못하는 것같다. 내 아이디(ID)에는 park가 들어 있다.잘못 온 두 전자우편의 수신인을 보니 그들 아이디에도 공통적으로 park가 들어 있다.그렇다면 ‘사랑하는 당신에게’또는 ‘꿈 속에서도 늘 그리운 당신께’라고 쓴편지는 나뿐만 아니라 park를 포함하고 있는 아이디를 지닌 수십,수백 명에게 전달되었을 수 있다.연애편지를 개봉해서 세상에 돌린 셈이다.프로그램에 이상이 있는 모양이다. 사실,다른 전자우편 서비스에서도 이런 배달사고는 가끔 생긴다.프로그램의 오류나 서버 이상으로 사고가 생길 수 있다고 한다. 사고가 아니라도, 전자우편의 보안성이란 것은 매우 취약하다.얼마전에는 우리 국회의원 한 분이 간단히 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남의 전자우편 들여다보기를 시연한 일이 있다.사무실 컴퓨터로 보내고받는 전자우편은 업주가 마음만 먹으면 다 볼 수 있다. 미국 같은데서는 기업 비밀이 전자우편으로 새어 나갈까봐 더러 감시하고 이 때문에 프라이버시 문제가 논란되고는 한다. 심하게 말해,전자우편으로 뭘 보내는 것은 엽서를 보내는 것처럼 공개적이라고 보면 된다.기록까지 남아 뒷날 무슨 탈이 생길지 모르니비밀사항 왕래에 전자우편을 쓰는 것은 위험하다.보통 사람들이야 감출 비밀이 뭐 있을까만,신경쓰이지 않을 수 없다.암호화하는 방법이있다고는 해도 보통 사람들이 그렇게까지 대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전자우편 뿐만 아니라 인터넷 전반이 몰래 들여다보려는 쪽의 부단한 도전을 받는다.미국 연방수사국이 ‘카너보어(Carnivore)시스템’이란 것으로 범죄용의자의 전자우편을 감시해 왔는데,이것이 채팅 등인터넷 전반에 걸쳐 오가는 정보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것이 밝혀져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인터넷은 유리상자 같아 프라이버시 지키기가 어렵다.그래도 국가기관이 발전된 전자방식으로 국민생활을 감시한다는 것은 조지 오웰의소설이 상상으로 끝나는 것만이 아닌 듯 싶어 두렵다. 박강문 논설위원 pensanto@
  • ‘아름다운 배우자상’수상 채홍영·이애자씨 부부

    “제가 남편을 돌보는 게 아니라 도리어 남편이 저를 챙겨줘요” 한국지체장애인협회(회장 張基哲)가 수여하는 ‘아름다운 배우자상’ 수상을 하루 앞둔 14일 채홍영(蔡烘榮·37)·이애자(李愛子·27)씨 부부의 얼굴에는 행복이 넘쳐났다. 부모님과 송화(頌化·5)·송희(頌喜·4) 두 딸을 합쳐 여섯 식구가경기도 구리시의 14평짜리 아파트에서 비좁게 살고 있지만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어느 부부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채씨는 3살때 소아마비를 앓아 휠체어에 의존해야 하는 1급 지체장애인이다.이씨가 남편 채씨를 만난 것은 지난 92년 5월 경기도 구리시의 한 컴퓨터 조립업체 매장.채씨는 당시 고교 선배가 운영하는 이매장에서 컴퓨터를 조립하고 있었다. 채씨의 구리시 동화고 10년 후배이기도 한 이씨는 매장을 운영하는선배를 찾았다가 채씨를 만나 2년의 열애끝에 지난 94년 9월 부부의연을 맺었다.이씨의 뜻이 워낙 강해 친정 부모님도 결국 두손을 들고말았다. 활달하고 명랑한 성격인 이씨는 “덜렁대는 나를 세심하게 챙겨주는남편이 좋아‘함께 살기로’ 결심했다”면서 “내가 남편을 돌보는게 아니라 남편이 도리어 나를 꼼꼼하게 챙겨준다”며 웃었다. 이씨는 “전자제품 사후정비 전문회사에서 컴퓨터 수리일을 하는데너무 바빠 결혼기념일도 잊고 있었으나 남편이 퇴근길에 장미꽃과 화장품을 선물했다”며 은근히 자랑을 늘어놓았다. 채씨는 “실은 결혼 전 연애를 하다가 실패,지금의 아내를 만났을때는 결혼을 포기한 상태였다”면서 “10년 선배를 친구처럼 대하는아내의 명랑함에 반했다”고 털어놨다. 서울 중랑구 망우동의 작은 출판사에서 컴퓨터그래픽을 담당하고 있는 채씨는 ‘인터넷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업체를 운영하는 것이 꿈.채씨는 “‘장애인은 도와줘야 한다’는 ‘긍정적 편견’이 오히려장애인들의 사회진출을 가로막는 경우가 있다”면서 “생산능력을 지닌 장애인들이 독립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많이 제공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채씨 부부는 “부모님 건강하시고 아이들이 밝고 튼튼하게 자란다면더이상 바랄 것이 없겠다”면서 “넉넉하지는 않지만 행복하다”고마주보며 활짝 웃었다. 전영우기자 ywchun@
  • 문화스냅 2000/ 편지

    이 도시에는/편지를 쓰는 시민이 아무도 없다/전화를 두고/팩시를 두고/성가시게 편지는 무슨 편지/하지만 우체부 김씨의 우편낭은/산타클로스의 선물푸대보다 더 크다/그 속에 가득찬/안 사면 손해인 소비자의 복음/홍보용 인쇄물…(이형기 ‘우체부 김씨’)#우표값을 아시나요? 이 뜬금없는 물음에 선뜻 답할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될까.손수 편지지를 고르고,곱게 우표를 붙여,골목골목 우체통을 찾아다니는 서정이 잊힌지 오래다. 요즘 우표 한장은 170원.연애편지 쓰기에 딱 좋은 무늬 편지지는 서너장 한세트에 1,000원선.경조금 담는 용기쯤으로 전락한 흰 봉투는100장들이 한통에 2,000원이고. 빨간 우체통 앞에 서면 괜스레 가슴뛰고,하릴없이 우편배달부를 기다리던 시절이 분명 있었다. 오래전 일도 아니다.그러고보면 편지는 지난 세기의 유물 목록에 휩쓸려 어물쩍 도매금으로 넘어가버렸다. 이메일이 ‘광속’으로 오가는 이즈음.손으로 쓰는 편지를 운운한다는 것 자체가 무지 촌스러운 발상일 수도 있다.그렇건만 이 가을 끝자락에서,아날로그식 수(手)작업에 새삼 향수가 쏠리는 건 왜일까. #끊임없이 편지를 사랑한 사람들 휴대폰과 이메일,인터넷이 국민적의사소통기구로 급부상하기 전까지만 해도 편지의 좌표는 당당했다. 새로운 인간관계를 모색하는 데 펜팔이 쏠쏠한 역할을 자임한 적이있었다.어디 그뿐인가.30대만 해도 초등학생 시절에 군부대로 위문편지 한두번쯤 안띄워본 이들이 없을 거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생활현장을 풍미한 ‘은유의 수사학’으로는 편지만큼 근사한 게 없었다.멀리서 찾을 것도 없다.역사와 문학을 주름잡은 ‘세기의 편지’는 일일이 꼽기가 숨차다.육필 편지의 진가를논한다면,뭐니뭐니해도 연서(戀書)가 최고.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의 연애편지가 갖는 수사적 의미야 구구한 설명이 필요없다.그 역사는,불과 두달전엔 레이건 전 미대통령 부부가 젊은시절 연애편지를 책으로 묶어내는데까지 맥을 이었을 정도다.고흐가 동생 테오에게,프란츠 카프카가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 등은 그대로 빛나는 문학작품이다. 여물지 않은 생각을 ‘날것’으로 쏴대는 이메일 시대였다면,이들이온전히 빛을 볼 수 있었을까.그리운 이의 소식을 손꼽아 기다리는 젊은이의 마음을 슈베르트는 몰랐을 것이고,연가곡집 ‘겨울나그네’에실린 ‘우편마차’는 죽었다 깨어나도(?) 나오지 못했을 거다. #편지는 죽었을까… 현실속 인간관계가 단절될수록 사람들은 가상공간으로 마음을 뺏겨간다. 컴퓨터의 지원없는 글쓰기란 생각할 수 없는 하이퍼텍스트의 시대.사이버 공간에서의 의사소통법이 폭발적으로 세를 얻게 된 배경을 놓고어떤이들은 한국적 특수성을 들먹이기도 한다. 그들 주장은 이쯤된다.“유별나게 공동체적 삶을 중시하는 교육환경에 길들여온 국민성이경쟁사회에서 고립을 느꼈고,그 뒤 지극히 사적이면서도 유연한 소통장소로 사이버 공간을 선택했다”틀린 말은 아니다.속도지향의 세상은 즉시즉각 소통가능한 전자우편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 나날이 가치를 실어주는 중이다.이메일이나 핸드폰 메시지는 체취를 담은 일종의 ‘자기확인’ 장치가 됐다는견해(김성기 ‘현대사상’주간)도 있다.액정화면에 메시지를 한꺼번에 8줄까지 띄우는 핸드폰이 인기몰이를 하는데야. #하이퍼텍스트의 시대,그래도 편지는 살아있습니다 달갑잖은 이메일을 하루에도 몇통씩 ‘휴지통’에 쓸어넣고,손가락이 안 보일 만큼날렵하게 핸드폰 단말기로 채팅 메시지를 찍어날리는 세상.이런 풍경들 속에서 육필편지가 설 자리는 사라졌다고들 믿었다. 실은 그렇긴 하다.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의 통계(3년마다)에 따르면,88년 전체 우편물 가운데 개인우편물이 차지한 비율은 31.1%.지난97년엔 25.2%로 떨어졌다. 그러나 재미있는 사실은 막연한 예상처럼 개인서신이 급감추세는 결코 아니란 대목에 있다. 우정사업본부 우편물 통계담당 황성구 차장은 “정확한 통계는 잡을수 없지만,육필편지는 최근 오히려 늘고 있는 분위기다.글쓰기에 무작정 겁먹던 과거와 달리,온라인 글쓰기로 단련된 네티즌들이 부담없이 접근하기 때문인 것같다”고 귀띔한다. 시인 황동규씨가 그렇게 노래했던 ‘즐거운 편지’는 이제 더이상 육필 형태로만 머물러 있진 않을 태세다.모양새를 바꿔 살아남기로 했다.이름하여 ‘하이브리드(hybrid)메일’.웹상에서 작성한 메일을 우표에 소인이 찍히는 실물편지로 바꿔 보내주는 우체국 서비스가 크게인기다. 천지개벽해도 관계를 떠난 주체란 있을 수 없는 법.가을이 다 가버리기 전에,보내서 마음 들뜨고 받아서 기쁜 ‘즐거운 편지’ 한통 어떨까.서정이 담긴 종이편지라면 더 좋겠다.서두르자. 황수정기자 sjh@. *영화속 ‘편지’관객을 울리고…. 100년 영화 역사 속에서 편지는 내내 요긴한 아이템이었다.‘편지중의 편지’ 러브레터를 그대로 제목이나 주소재로 삼은 영화부터 떠오른다.이와이 순지 감독의 일본 ‘러브레터’,진가신의 할리우드 ‘러브레터’,이정국의 한국 ‘편지’.일본 ‘러브레터’가 이루지 못한애잔한 사랑으로 눈물샘을 건드렸다면,최진실과 박신양이 주연한 충무로의 ‘편지’도 그에 못잖았다.남편이 홀로될 아내를 위해 세상을뜨기전 미리 부치고간 편지의 슬픈 정조가 오래오래 기억되는 멜로. 진가신의 영화에서는 편지의 속성이 좀더 원색적으로 드러난다.연애편지 한통이 이 사람 저 사람을 거치면서 온마을이 분홍빛 연정에 ‘감염’되는,익살맞은 내러티브다. 이말고도 줄줄이다.‘병속에 담긴 편지’에서 케빈 코스트너는 아내를 잃은 슬픔을 절절한 편지로 달랬다.‘일 포스티노’는 칠레의 망명시인 파블로 네루다와 이름없는 바닷가 우편배달부의 우정을 담았다. 편지가 섬뜩한 스릴러로 장르를 넓히기도 했다.두어해 전 국내 개봉된 ‘킬러가 보낸 편지’는 대표적이다. 손편지가 이메일에게 자리를 내주자 영화도 그에 주목했다.맥 라이언이 주연한 ‘유브 갓 메일’은 이메일을 주소재로 당당히 부상시켰다.일본의 ‘하루’는 이보다 훨씬 더 이메일 코드에 밀착한 경우.이메일이 내러티브의 근간을 이루기로는 한국의 ‘접속’도 빼놓을 수 없다. 고전이 돼버린 윌리엄 와일러의 ‘편지’(1940)에서부터 얼마전 국내개봉된 일본의 ‘포스트맨 블루스’나 충무로의 최근작 ‘시월애’까지.편지 생각은 간절하지만 당장 쓰기가 내키지 않는다면 영화라도한편 골라보면 어떨지. 황수정기자
  • 언론인도 ‘자기PR’ 시대

    다매체시대에 접어들면서 신문·방송기자 등 언론인들의 ‘자기 알리기’가 날로 확산되고 있다.또 신문기자들은 방송으로,방송기자와아나운서 등은 신문·출판계로 영역을 넓히는 등 ‘크로스 오버’가유행처럼 번지고 있다.이에 따라 각 매체 간의 두터운 ‘장벽 허물기’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언론인들의 ‘자기PR’은 ‘사이버 세계’에서 가장 뚜렷하게 이뤄지고 있다.언론재단에서 발간되는 월간지 ‘신문과 방송’10월호에따르면 현재 기자나 PD 등 언론인들이 만든 개인 홈페이지는 106개사이트에 이른다.이들은 대부분 매일 1∼2시간을 투자해 홈페이지를관리할 정도로 애정을 쏟고 있다.이들은 홈페이지에 일반기사,생활정보 등은 물론 자신의 취미나 결혼,연애이야기 등 사생활까지 자세하게 공개하고 있다.KBS 김웅래 PD의 홈페이지는 자신이 제작한 코미디프로만큼이나 인기가 높아 90만명의 방문자를 기록하고 있다. 일부 신문기자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공중파방송과 케이블 TV에 고정패널및 사회자로 출연하며 ‘주가’를 올리고 있다. 경향신문 뉴스메이커 임희경기자,동아일보 허문명기자는 라디오 SBS‘봉두완의 시사전망대’ 등에 고정출연하며 시사정치평론 등을 하고 있다.중앙일보김행전문위원,경향신문 유인경기자 등은 방송가의 ‘단골 초대손님’으로 소문 나있다.조선일보 이동진기자(영화),중앙일보 홍혜걸기자(의학)등도 전문성을 인정받아 케이블 TV 등 전문 프로그램에서 자주얼굴을 비춘다.거꾸로 방송인들의 활자매체 진출도 두드러진다.KBS이금희,황정민 아나운서 등은 동아·조선일보의 칼럼니스트로 빼어난글솜씨를 자랑하고 있다. 이진숙 MBC기자,백지연 전 아나운서등은 책을 출판해 인기를 끌기도 했다.이밖에 대한매일 정운현(친일문제)·신준영(북한문제)기자처럼 전문가 뺨치는 전문지식으로 각종 회의나세미나에 패널로 참석하는 언론인들도 늘고 있다.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김서중교수는 “내부 인사보다는 스타를 내세우지 않으면 관심을 끌기 어려운 대중매체의 기본운영방식인 ‘스타 시스템’이 만들어낸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설명하고 “팔방미인처럼 활동할 경우 매체의 충실도와 정보전달에 오히려 방해가 될 수있기 때문에 전문영역을 다지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광숙기자
  • [휴먼 카페] 핸드폰이 있어 더 행복한가?

    인터넷은 이제 우리 일상 그 자체가 됐다.2000년대를 말함에 있어서인터넷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것이다.핸드폰도 마찬가지.이제는한 가정에 두대 이상의 핸드폰을 가지고 있는 세상이다.하지만 나는핸드폰 없이 생활한 지 벌써 2년이 넘었다.핸드폰 사용계약을 해지한데는 웃지 못할 사연이 있다. 전에 핸드폰을 가지고 다닐 때 편리함을 이유로 단축키 기능을 이용하고 있었는데 이것이 문제가 됐던 거다.번호 하나만 누르면 그냥 집으로 전화를 걸어주는 단축키가 결국 핸드폰 사용중지의 단초가 됐던비화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어느날 집사람에게 알리지도 않고 친구들과 어울려 LA에 있는 나이트 클럽을 간 적이 있는데,그 와중에청바지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이 작동이 되면서 단축키가 눌러져버린사건이 발생했다.내가 가지고 있던 핸드폰은 뚜껑이 달린 플립 형식이 아니라 번호판이 밖으로 드러나 있었던 것이다. 즉 나의 외도(?)현장이 집으로 생중계가 되고 있었던 거다.물론 그이유가 전부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그 이후 나는 핸드폰을 해지했다. 핸드폰이란 것이 어떤 면에서 나를 옥죄는 사슬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얼마전 미국의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80년대에 비해 90년대 사람들이 1년에 평균적으로 52시간을 더 일하지만 노동시간 증가에도 불과하고 삶의 질에는 차이가 없다고 한다.이는 우리가 간접적으로 알게모르게 지불하고 있는 문명의 이기들에 대한 비용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즉 80년대에는 볼수 없었던 수많은 문명의 이기들을 소유하기위해 우리는 더욱 많은 시간을 일터에서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생활을 한번 돌아보자.그 전에는 필요하지 않았던 핸드폰으로한달에 얼마를 지출하고 또 인터넷 사용으로 한달에 들어가는 돈은얼마인가.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우리를 편리하게 해주고 있지만,편리하다는 명분 뒤에 궁극적으로 그 기술이 우리에게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특별한 용무가 아닌 장난 같은 문자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이과거의 연애편지보다 우리 젊은이들의 애정을 더 두텁게 만들었을까. 우리가 1년에 52시간을 더 일하고서 얻은 그 문명의 혜택들이 과연우리를 전보다 더 행복하게 만들었던가.핸드폰을 보며 든 생각이다. 송형철 인터넷developer. andysong@andysong.com
  • 연극‘불꽃의 여자 나혜석’주연 박호영씨

    “나혜석이요?말만 앞세우지않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몸소실천했다는 점에서 정말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해요.한 백년쯤 앞선여자라고 할까….전 그렇게 못할 것 같아요”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지만 당당한 눈빛과 표정이 예사로와 보이진 않는다.극단 산울림이 공연중인 ‘불꽃의 여자,나혜석’의 히로인 박호영(31).여배우라면 누구나 한번쯤 도전하고 싶어하는 배역을,그것도데뷔 무대에서 단번에 거머쥔 행운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싶다. “최초의 여류화가,문필가,여권운동가로서의 화려한 명성과 자유연애로 이혼당한 부도덕한 여자라는 불명예를 동시에 누린 나혜석의 인간적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고 하는데 욕심만큼 잘 되지 않네요”하지만 무대위의 그는 신인답지않은 여유와 자신감으로 안석환,전국환 등 쟁쟁한 대선배들 틈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온갖 편견에 맞서 스스로의 삶을 개척한 나혜석처럼 박호영도 대학(단국대 연극영화과)졸업후 훌쩍 러시아로 떠났다.지난 7월 귀국하기전까지 5년간 모스크바 국립대학,기치스연극국립대학·대학원 등에서 현지 학생들과 똑같이 무대위를 뒹굴며 온몸으로 연기를 배웠다.신체훈련부터 펜싱,성악까지 연기에 필요한 기본기를 두루 배운 아주유용한 시간이었다. “장 콕토의 모노드라마 ‘목소리’를 러시아어로 공연했을때 관객들이 보내준 따뜻한 격려의 박수를 잊을 수가 없어요.배우로서 무대에선다는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그때 깨달았지요” 혹독한 과정을 거쳐 배우 한명이 탄생하고,관객은 이들에게 아낌없는 존경을 보내는러시아 연극풍토를 보면서 느낀 바가 많았단다.그래서 돌아오는 길에 스스로에게 ‘겸손한 배우’‘공부하는 배우’가 되자고 마음을 다졌다. 첫 무대가 쉽진 않았다.까다롭기로 소문난 연출가 채윤일은 눈물이쏙 나올만큼 그를 몰아부쳤다.하지만 지금 자신에게 필요한 약은 너그러운 칭찬이 아니라 가혹한 훈련이란 걸 누구보다 잘 알기에 오히려 감사한 마음으로 무대에 오른다.불꽃같은 여자 나혜석뒤에 숨어있는 박호영의 열정과 끼를 발견하는 일은 이제 관객의 몫이다.12월31일까지 산울림소극장(02)334-5915이순녀기자 coral@
  • [휴먼카페] 동성연애와 원조교제

    논리학에서는 주장이나 논리와는 관계없이 그 사람의 됨됨이나 도덕적 자질을 가지고 논점을 흐리는 경우를 일컬어 ‘인신공격의 오류’라고 하며 전혀 관계없는 일을 한꺼번에 끌어들여 자료제시를 해 그릇된 결론에 이르게 할 경우 ‘논점일탈의 오류’라고 한다.얼마전탤런트 홍석천씨가 언론에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히는 ‘커밍아웃’한 사건이 있었다.그 내막이야 자신이 게이임을 공식적으로 밝히겠다는 결심이 서기도 전 특종에 눈먼 몰지각한 기자에 의해 ‘폭로’된것이었지만 말이다. 이를 놓고서 일부 동성애자 인권단체에서 위법임을 주장하고는 있다고는 하지만,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이반’(성적으로 소수인 동성애자들이 이성애자들인 일반(一般)과 다르다는 뜻에서 스스로 ‘이반(二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에 대한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그 기사와 나란히 보도된 기사중 40대의 유명 탤런트가 16살 중학생과 원조교제를 하다가 발각된 내용이 있었다.하지만 그 기사는 홍석천씨의 ‘커밍아웃’만큼 이슈화되지 못했다.같은 공인임에도 불구하고 한쪽은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 뿐이고,또 다른한쪽은 엄연한 범죄를 저지르다 발각이 된 것인데 오히려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한 솔직한 고백이 더욱 더 크게 번져가고 있으며,그에 대한 대가는 해고이니 이러한 것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원조교제는 이제 식상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자꾸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사회에서는 새로운 일에 해당하는 ‘커밍아웃’ 쪽에 언론의 초점이 모아지는 것일까? 우리사회가 인신공격의 오류와 논점일탈의오류를 은연중에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이 진 경 국민대 학보사 gean79@yahoo.co.kr
  • [아셈 정상들] (1)할로넨 핀란드대통령

    제3차 서울아셈(ASEM)회의에 참석하는 유럽·아시아 정상은 모두 26명.유일한 여성 정상인 타르야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국빈 방문하는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등 아셈 회의 행보에서 특별히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될 주요 7개국 정상들의 면모를 알아본다. 타르야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56)은 당당하게 ‘파격(破格)’의 길을 걸어온 정치인이다. 그녀는 국가의 지도자,특히 여성 지도자에게 으레 강조되는 전통적인 ‘모범’틀을 과감히 깼다.동성연애자협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미혼모.대통령이 된 뒤 연하의 의원비서 출신 동거남 펜티 아라야르비(51)와 결혼했다.핀란드 사회 풍토에선 그다지 지탄받는 일은 아니지만 지도층에 흔한 일은 아니다.보수주의자들의 곱지않은 시선은 당연한 일. 그러나 정통 사회주의자 할로넨은 공직을 두루 거치면서 익힌 현실주의적 감각으로 정치·행정 ‘능력’을 인정받았다.지난 3월 북구선진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오른 그녀가 아셈 참가 26개국 정상 가운데 유난히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이것.단지 그녀가 유일한‘여자’정상이어서가 아니다. 특히 지난 달 5일 샘 누조마 나미비아 대통령과 함께 의사봉을 잡아성공적으로 치러낸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담은 그녀의 능력을 다시한번 입증했다. 그녀의 정책 기조는 급진좌파 이념 소유자답게 ‘복지국가 유지’와'인권 및 소수집단 권리옹호’.80년대 동성연애자협회 회장을 맡은것도 그 차원인 것으로 알려졌다.60년대엔 교인들에 대한 과세정책과 여성 사제에 대한 입장에 항의,전국민의 85%가 믿는 복음주의 루터교를 탈퇴했다.사회적인 편견과 정치 득실을 고려하지 않는 뚝심이다. 짧은 머리에 다소 큰 체격인 할로넨대통령은 호탕한 웃음과 시원시원한 제스처로 상대방에게 친근함과 진지함을 준다.연극,수영,원예등의 취미를 갖고 있고 영어 불어 독어 스웨덴어 등 4개 외국어에 능통하다.처음으로 서울을 방문하는 할로넨 대통령이 남편과 동행할지는 아직 통보되지 않았다.다른 퍼스트레이디 프로그램에 남편을 포함시킬지,아니면 독자적인 일정을 마련할지 아셈기획단이 목하 고민중이다. ■ 프로필▲1943년 헬싱키생/헬싱키 대학 법과대학원 졸업▲69∼70년사회주의학생연맹 사무총장▲70∼95년핀란드 노조 중앙본부 변호사▲77년헬싱키 시의원▲79년국회의원▲90∼91년법무장관▲95∼2000년 3월외무장관▲2000년 3월제11대 대통령김수정기자 crystal@
  • 평양서 만난 량태현 장관급회담 대표

    3차 남북 장관급회담에 참석 중인 북측 ‘386세대’ 량태현(37)대표는 28일 제주 지역 인사들을 만나 “제 뿌리가 제주도에 있다”며 자신이 제주 양(梁)씨임을 강조했다.이에앞서 2차 장관급회담 직후인지난 4일 평양시내 보통강호텔에서 그를 어렵게 만났다.양강도 혜산에서 건축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고향에서 인민학교·고등중학교를마치고 김일성종합대학 외문학부에서 영어를 전공한 량 대표는 연구원(우리의 대학원과정)과정을 마치고 조선학생위원회 연구원으로 사회에 진출했으며 현재 학사논문(우리의 석사논문에 해당)을 제출해놓고 있다.94년부터 내각 사무국에 근무하고 있으며 현 직책은 과장. 90년 중매반 연애반으로 결혼해서 아들 딸 하나씩을 두고 있다.북에서도 대가 세기로 정평 있는 양강도 출신답지 않게 부드러운 인상이었는데 본격 인터뷰로 들어가자 회담 대표다운 차분한 달변을 구사했다. ◆남북 회담사 최초로 30대에 장관급 회담 대표로 선발된 배경은. 그것은 우선 나같은 평범한 사람에게 장군님께서 돌려주신 정치적 신임의 결과이며,젊은 세대들이 한몫 맡아 할 것을 요구하는 기대의 표현이라 생각한다.실무적으로는 내각 사무국에서 통일 관련문제를 주로취급하고 있는 직분과 관련되어 있다. ◆서울 방문 소감은. 시대도 변했고 사람도 변했다.장군님에 대한 인식이 엄청나게 달라졌음을 느꼈다.가는 곳마다 남녘 동포들이 손을흔들어 반겼는데 우리를 적이 아니라 동포로 여기고 있다고 느꼈다. 기자가 386세대에 대해 묻자 그는“60년대에 태어나 80년대에 자주민주 통일을 위한 학생운동에 헌신한 30대 젊은 지식인 계층이라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동세대로서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우리는 분단 2세로 태어났지만 통일 1세로 살아야 할 세대다.6·15공동선언을 우리 민족끼리 자주적으로 철저히 이행하면 통일이 다가온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이소중한 사업에 함께 젊음을 바칠 것을 제안하고 싶다. 평양 신준영기자 junyoung@
  • “올 가을엔 나도 영화속 연인이…”

    싸목싸목 한가을 속으로 치달아가는 이즈음은 역시 사랑이야기가 제격이다.그 점,계산빠른 극장가가 놓칠 리 없다.오는 30일 달콤쌉싸름한 로맨스 2편이 나란히 개봉한다. 리처드 기어-위노나 라이더의 ‘뉴욕의 가을’과,브루스 윌리스-미셸 파이퍼의 ‘스토리 오브 어스’.멜로영화쪽에 후한 점수를 줘온 관객이라면 주인공들의 이름만 듣고도 가슴 설렐 일이다. ■소설같은 로맨스를 꿈꾸고 있다면… 은행잎으로 노랗게 뒤덮인 뉴욕거리,이따금씩 낙엽을 쓸어내는 마른 바람줄기,여기에 로맨스의 농도를 한층 풍부하게 만드는 가브리엘 야레의 재즈음률.‘뉴욕의 가을’(Autumn In Newyork)은 온갖 낭만적인 치장을 다했다. 뉴욕시내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레스토랑의 사장 윌(리처드 기어)은‘오븐에 케익을 구워내듯’ 여자를 갈아치우는 못말리는 난봉꾼이다. 쉰줄을 눈앞에 두고서도 바람기를 다스리지 못하는 그에게 스물두살의 매력적인 여대생 샬롯(위노나 라이더)이 나타나지만,역시나 장난삼아 접근할 뿐이다.그녀가 난생 처음 진정한 사랑으로 기억될 여인이란 건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뒤늦게 찾은 윌의 사랑에는 기쁨만큼이나 슬픔도 많다.샬롯은 젊은날 그에게 열렬히 구애해왔던 여자의딸이며,불치병까지 앓고 있는 중이다. 욕망과 꿈의 도시를 물들이는 사랑은 해피엔딩이 못되고 그 덕분에여운의 꼬리는 길어진다. 사족을 달자면,딸같은 여대생을 사랑하는 48세의 뜨거운 중년을 연기하기에 리처드 기어는 버거워보인다.확실히 그의 미소가 ‘귀여운 여인’에서만큼 감미롭진 못하다. ■이웃집 얘기처럼 평범한 사랑이야기가 편하다면… 결혼은 안해도걱정,해도 걱정? 현실주의 로맨티시스트들에겐 ‘스토리 오브 어스’(The Story of Us)가 있다.엎치락뒤치락 중년부부의 권태와 갈등,사랑을 버무린 영화는 한마디로 ‘결혼에 대한 작고 사소한 보고서’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에 삽입된 노부부의 사랑이야기를 기억한다면,그 ‘중년부부 버전’쯤 될까.아들 하나 딸 하나를 두고 위기를 맞은 부부가 “더는 함께 살기 힘들다”며 중간중간 화면밖을 향해 푸념을 늘어놓는다.만화가 벤(브루스 윌리스)과퍼즐작가인 케이티(미셸 파이퍼)는 결혼 15년만에 서로에게 극복할 수 없는 권태가찾아왔음을 느끼고 별거에 들어간다.하지만 아이들을 핑계로 왔다갔다 하는 사이에 여전히 사랑의 불씨가 타고 있다는 걸 발견한다.연애할 때,첫아이를 낳았을 때,아이를 유치원 보냈을 때를 새삼 돌이키며 결혼과 가족의 참뜻을 살피는 과정은 평범하지만 충분히 울림이 있다. 황수정기자 sjh@
  • 알콩달콩 남녀사랑의 뮤지컬 ‘듀엣’

    가을에 어울리는 아기자기한 사랑이야기 뮤지컬 ‘듀엣’이 10월8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브로드웨이에서 2년간 장기공연된 닐 사이먼의 ‘They’re playing our song’을 원작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97년 ‘사랑에 빠질때’란 제목으로 한국 상황에 맞게 번안됐던 것과 달리 ‘듀엣’은브로드웨이 제작사와의 협의를 거쳐 최대한 원작의 내용과 느낌을 그대로 살려냈다. 잘나가는 작곡가 버논과 작사가 소냐의 밀고당기는 사랑싸움,알콩달콩한 연애담이 중심 줄거리.화려한 볼거리보다는 웃음,사랑,눈물,반전 등 닐 사이먼 특유의 탄탄한 드라마가 잘 살아있는 작품이다.두주인공 외에 각각 3명씩의 분신이 등장해 사랑에 빠진 남녀의 심리를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뮤지컬계의 손꼽히는 커플 남경주,최정원이 전작 ‘렌트’에 이어 또다시 연인으로 출연한다.처음으로 뮤지컬에 도전하는 연출가 김철리의 솜씨도 기대해볼만.17일까지의 공연은 30% 할인된다.화·토·일오후 4시·7시30분,수·목·금 오후7시30분.1588-7890이순녀기자 coral@
  • 레이건 부인 낸시여사 남편 연애편지 책으로

    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병)를 앓고 있는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대통령의 부인 낸시 여사가 결혼 48주년을 맞아 남편이 보낸 연애편지들을 모아 ‘로니,사랑해요’(랜덤 하우스간)라는 책을 7일 펴냈다. 52년 결혼하기 전 헐리우드 배우 시절부터 레이건 전대통령이 치매에 걸린 사실을 공표한 1994년까지 레이건이 낸시 여사에게 보낸 편지와 장난기어린 낙서들이 포함돼 있다.편지들에는 세월의 무게에도변함없는 두 사람의 강한 사랑이 그대로 배어난다.특히 레이건 전대통령이 낸시 여사에 대한 사랑을 웬만한 문인들보다 다양하게 표현해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낸시 여사는 이 책에서 치매를 “참으로 길고 긴 이별”이라는 말로괴로운 심정을 털어놓았다.그는 치매는 “점점 더 악화되는 질병이며터널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낸시 여사는 레이건 전대통령이 치매 판정을 받은 이후의 삶을 묘사한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우리는 남다른 삶을 살았다…그러나 동전의 다른 한쪽 면은 생활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적었다. 김균미기자 kmkim@
  • SBS ‘자꾸만 보고 싶네’ 장혜원役 송선미

    “그동안 차분한 연기를 많이 해보지 않아 조금 걱정이 됩니다.그렇지만 잘 해낼 자신이 있어요” 18일 시작되는 SBS 새 일일드라마 ‘자꾸만 보고 싶네’의 여주인공을 맡은 송선미(24)는 TV에서 드러난 것과 달리 조용한 편이다. 지난 96년 ‘SBS 슈퍼엘리트’ 모델로 데뷔한 송선미는 ‘모델’,‘불꽃’,‘사랑하세요’ 등 드라마에서 톡톡튀는 신세대 역을 주로 맡았다.요즘에는 MBC 일일 아침드라마 ‘사랑할수록’에서 딸만 넷인딸부잣집의 선머슴같은 셋째 딸 ‘다영’으로 출연해 시청자의 인기를 끌고 있다. “사람들은 화면에 드러나는 모습이 저의 진짜 성격이라고 생각하나봐요.미장원같은데 가면 ‘선미씨 보기보다 얌전하네요’라는 말을자주 들어요.오히려 사람 낯을 많이 가리고 고지식한 구석이 많은 편인데…”라고 송선미는 말했다. 그녀가 ‘자꾸만…’에서 맡은 ‘장혜원’은 캐릭터 회사에 다니는능력있는 커리어 우먼.“기본적으로는 아주 착한 성품이지만 자신의감정은 확실히 표현한다”고 송선미는 자신의 배역을 설명한다.혜원은 서장훈장댁 손자 김은열(이민우)을 놓고 함춘봉(배두나)과 사랑의 줄다리기를 벌이게 된다. 연기가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부족한 부분이 발견되면 그것을염두에 둬서 고치고 또 그렇게 지내다가 다시 단점을 발견해 고쳐나가는 것이 재미있어요.인생도 그런 것이 아닐까요”라고 어른스럽게대답했다. 송선미는 평소에는 전혀 사투리를 쓰지 않지만 스물두살 때까지 부산에서 살았다.지금도 “엄마하고 통화할 때는 사투리가 나온다”고한다.부산에서 그녀가 가졌던 꿈은 발레리나.고등학교때 잠시 발레공부를 하기도 했지만 여건이 닿지 않아 포기하고 말았다.요즘은 재즈댄스를 배우면서 발레에 대한 아쉬움을 삭이고 있다. 아직 “연기에서 해답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연애와 결혼은 조금더 미루기로 했다고 한다.‘진득하고 삶의 밑바닥이 배어 있는’ 역을 맡고 싶어한다.그래서 “영혼을 울리는 연기자”라는 평가를 받는것이 그녀의 소망이다. 장택동기자 taecks@
  • 90년대 여성 작가 비판 고조

    90년대 여성작가들에 대한 비판이 한층 거세지고 있다.평단 일부의일방적인 성원 속에 대중적 성가가 높은 이들 문학을 ‘속빈 강정’으로 꼬집은 평문들이 나타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그 지적과 비판의 강도가 날로 강렬해져 주목된다.여러 비판 가운데 작가신경숙과 전경린에 관한 평문이 특히 눈길을 모으고 있다. 평론가 정문순은 문예중앙 가을호에 ‘통념의 내면화,자기위안의 글쓰기’란 제목으로 올 초 발간된 신경숙의 소설집 ‘딸기밭’을 분석하면서 작가의 ‘속 비어있음’을 날카롭게 적시하고 있다.그는 신경숙의 표절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정문순은 90년대 문단의 바로미터로 보아도 무방한 신경숙의 소설이80년대 문학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에 둥지를 틀고 있다는 데서 문제의 뿌리를 보고 있다.신경숙 등 90년대 문학은 비판적으로 계승할 힘같은 것이 있어 80년대 문학을 대체한 것이 결코 아니라 그저 운좋게 ‘무주공산을 점령하는’ 식이었다는 것이다. 사회변혁,민주화 등 80년대 거대 담론에 억눌려 말해질 수 없었던 삶의 다양성이나 개인의 내면성 등이 신경숙의 개성적인 문체에 힘입어 표현된다고 얘기되어 왔지만 신경숙이 집착하는 자의식과 내면의 세계는 자신과의 치열한 고투에서 나온 산물은 아니라고 그는 강조한다.신경숙의 내면성 추구 문학은 현실과의 사투없는 고분고분함에 불과한데 80년대 문학의 적극적·낙관적 세계관에 배반당하여 무력감에젖어들던 90년대 문단이나 평단 일부가 스스로를 위로할 셈으로 이를과도하게 높이 샀다는 것이다. 아무튼 90년대 신세대 문학은 근본적으로 세계에 대한 두려움과 패배의식에서 나온 자기 방어적 성격을 벗어나지 못했으며 그런 만큼신경숙 등 이들의 작업을 90년대 문학계의 대안으로 평할 수 없다고정문순은 못박는다.그러면서 그는 이전부터 제기돼 온 여러 신경숙작품에 대한 표절 의혹을 신경숙 문학의 본질적인 문제로 다시 거론하고 있다.단편 ‘딸기밭’은 편지 부분에서 남의 문장을 무더기로옮겨놓은 것으로,‘작별인사’는 일본 마루야마 겐지의 ‘물의 가족’을 본딴 것으로 지적되어 왔다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작품‘기차는 7시에 떠나네’는 패트릭 모디아노,최윤,윤대녕과의 관련성이 언급된 바 있고 단편 ‘전설’은 명백히 일본의 극우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의 표절작이라고 정문순은 말한다.그러면서 그는 “문단이 실력보다 무늬가 큰 작가를 자기네 취향과 상품성을 고려하여 띄워준 점이 과연 표절을 낳은 요인과 무관하다고 볼 수 있을까”라고 묻고 있다. 한편 평론가 이명원은 ‘작가’ 가을호에서 대표적 90년대 여성작가의 한 명인 전경린의 장편 ‘내 생에 꼭 하루뿐인 특별한 날’을 매섭게 비판하고 있다.불륜을 다룬 이 소설에 대해 이명원은 윤리적 일탈에 대한 가치판단에서가 아니라 불륜을 ‘서사화’하는 과정에서의 생에 대한 인식과 제도에 대한 비판의식과 관련,‘본격문학의 외양을 두른 함량미달의 낯뜨거운 연애담에 불과하다’고 통박한다. 본격문학의 외양 속에 대중문학의 기제들을 무차별적으로 유입시켜소설의 가독성을 높이고 소설의 상품성을 고조시키면서도 표면적으로는 뭔가 심오하고 비의적인 의미를 탐구하고 있다는 뉘앙스를던져준다는 것이다.즉 무늬만 그럴듯한 ‘의사(擬似)-본격문학’이란 것.이같은 비판들은 90년대 여성작가 작품을 그저 재미있게 읽은 독자들한테 다소 의외로 들릴 수도 있으나 문학을 삶과 세계에 대한 치열한이해로 보고자 하는 독자들에겐 수긍되는 대목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김재영기자 kjykjy@
  • 美작가 샐린저 딸 아버지회고록 출간

    [뉴욕 연합] 미국 작가 J.D.샐린저의 딸 마거릿(43)이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을 꺼려 은둔생활을 해 온 아버지에 관한 회고록 ‘꿈을 잡는 사람(Dream Catcher)’을 내주 중 출간한다. 마거릿은 샐린저의 사생활을 지켜주려는 팬들로부터 협박에 시달렸지만 계획대로 회고록을 집필해 오는 6일 포켓 북스를 통해 책이 나오게 됐다.아버지와의 의절을 각오하고 책 출간을 강행하고 있는 마거릿은 그러나 샐린저의 명성을 팔았다는 만만치 않은 비난을 받을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샐린저의 애인이었던 조이스 메이너드가 1998년 샐린저와의 관계를담은 책을 출간하고 작년에는 샐린저가 70년대 초에 쓴 14통의 연애편지를 소더비 경매에 내놓아 호된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올해 81세로 50세 연하의 간호사를 3번째 부인으로 맞아 수년째 두문불출하고있는 샐린저는 당시 캘리포니아 사업가가 편지를 사들여되돌려줌으로써 사생활이 노출되는 고비를 가까스로 넘겼지만 이번에는 딸에 의해 사생활이 폭로되는 비운을 맞게됐다. 샐린저는 65년 이후 단 1권의 책도 출간하고 있지 않지만 그의 베스트셀러 ‘호밀밭의 파수꾼’은 아직까지도 연간 25만부 이상 판매되며 팬들의 사랑을 받고있다. 회고록 출간행사를 위해 뉴욕을 방문 중인 마거릿은 이 회고록에서샐린저가 일을 방해하는 것을 참지 못했으며 어머니 클레어 더글러스가 집에서 감옥살이를 시켰다고 폭로했다.
  • KBS·MBC 특집다큐 풍성…북한에선 여름휴가 어디로 갈까

    한층 가깝게 다가온 북한 사람들,그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우리사람살이와는 얼마나 다를까.KBS와 MBC는 그 해답을 특집 다큐멘터리를 통해 보여준다. MBC가 16일 준비한 다큐는 ‘북한 2000,사람 사는 이야기’(낮12시30분)와 ‘평양 50년’(오후7시25분) 등 두편이다.‘북한 2000…’에서는 귀순자 김순영씨와 그의 어머니 최금란씨,98년 북한을 방문했던김승규씨, 얼마전 북한에서 누이를 만나고 돌아온 남보원씨 등이 출연한다.이들은 북한의 휴가,음식,연애방식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북한에서는 여름철 피서를 위해 휴가를 내거나 해수욕을 즐기려 바닷가를 찾는 일이 드물다.휴양소는 차관급 이상만 사용할 수 있고 일반 노동자들은 주말에 대동강 등 가까운 곳으로 나가 음식을 해먹고돌아오는 것이 고작이다.‘귀신을 믿지 말라’는 당의 방침에 따라 TV에서는 여름철 납량물을 찾을 수 없다.또 여자들은 절대 바지를 입을 수 없다.연애풍습을 보면 비교적 개방적인 평양에서는 남녀가 손을 잡고 다닐 수 있다고 한다. ‘평양 50년’에서는 대중문화를 만날 수 있다. 북한에도 여성들의쌍꺼풀 수술과 피부 맛사지가 있다.더 놀라운 것은 쌍꺼풀 수술이 무료라는 점이다.‘노란 셔츠 입은 사나이’ ‘황성옛터’ 등 남한 가요도 큰 인기를 끌었다.또 복권도 발매된다.한장에 1원이고 1등 당첨금은 2,000원에 이른다.아울러 북한에 불고 있는 영어교육바람 등도소개된다. KBS 1TV가 조선중앙TV와 함께 만들어 15일부터 방송하고 있는 ‘북녘 땅 고향은 지금’(밤10시10분)은 16일 사리원을 소개한다.중요무형문화재 17호로 지정된 봉산탈춤을 황해북도 예술단풍물패의 공연으로 감상할 수 있다.또 길이 12㎞의 정방산성이 있는 정방산을 찾아간다.옥토로 이름났던 사리원시 미곡리 마을을 찾아가 이곳 토박이인김복심 할머니에게서 고향에 얽힌 이야기도 들어본다. 전경하기자 lark3@
  • 15년만에 쓴 ‘중년남자 연애이야기’

    한용환의 장편소설 ‘산타루치아 역에서 돌아보다’(민미디어)는 중년 남자의 ‘연애’를 이야기한다. 43년생의 작가는 소설집 ‘조철씨의 어떤 행복한 하루’ 등을 발표했으나십여 년동안 글을 쓰지 않았다.현재 동국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작가는 모처럼 내놓은 작품이 연애물이란 점을 부담스러워 하지는 않을까.작가는 더크게 생각하고 있다.그는 ‘저자의 말’에서 “작가로서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은 이제 아무도 없다.절필을 한 지가 십오 년이나 되었으니 당연한 일이다.소설을 쓸 수 있다는 건 얼마나 좋은 일인가”라고 말하고 있다. 벼라별 사랑 이야기가 쏟아지는 판국에 결혼한 중년 남자의 연애 감정 따위가 신기할 것은 없을 것이다.또 이 작품은 본격적으로 그 감정이나 상황을해부하거나 입체화하지 않는다.그럼에도 한용환의 길지 않은 연애 소설은 신선하다.속기있는 눈으로 보면 이야기가 엉성해 보이는데 워낙 진한 사랑 이야기를 많이 듣다 보니 오히려 그 빈 틈들이 절제있는 여백으로 다가온다.나이값을 하는 연애소설이다. 김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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