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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오토바이 헬멧과 수박 껍질/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열린세상] 오토바이 헬멧과 수박 껍질/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버스에서 뒷좌석 청년의 통화 내용을 본의 아니게 엿듣게 되었는데 내용은 이러하다. 청년이 여자 친구와 주말에 ‘오토바이 드라이브’를 하기로 했다는 것. 여자 친구에게 헬멧을 선물하기로 했는데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싼 것도 있지만 그래도 ‘폼’ 나는 것을 선물하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문제는 헬멧 값이 자기 월급의 3분의1이 넘는다는 데 있다. 민태원의 ‘청춘예찬’에는 “이상! 빛나는 귀중한 이상, 그것은 청춘이 누리는 바 특권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헬멧조차 살 형편이 되지 않는 청년의 이상은 무엇일까. 청년은 이상을 꿈꿀 기회조차 박탈당한 것은 아닌지. 먼 나라 영국에서 일어난 청년 폭동이 남의 일 같지 않게 느껴진다. 비싼 대학 등록금, 100만명이 넘는 청년 백수, 80만원 세대와 같은 아픈 단어들이 머릿속을 어지럽힌다. 일제강점기 이상은 수필 ‘권태’에서 장난감이 없어 똥 누기 시합을 하는 시골 어린이들을 보고 ‘이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주라.’고 절규했다. 이제는 장난감이 넘쳐날 정도로 풍족한 사회이건만 무엇 때문에 이런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 것일까. 젊은 세대의 고충을 해결한답시고 온갖 처방전들이 난무하고 있다. 과연 제도와 정책만으로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그 모든 것에 앞서 젊은 세대의 입장에서 그들을 이해하려는 사고의 전환이 전제되어야 한다. 정미경의 ‘내 아들의 연인’에 등장하는 최상류층의 여성은 아들의 여자 친구인 도란을 통해 자신도 한때 도란처럼 가난했지만 순수했던 시절이 있었음을 떠올리면서 속물화된 자신에 대해 깊은 회한에 빠진다. 그런데 대부분의 기성세대는 아무런 자기반성 없이 젊은 세대를 마냥 자신들의 틀 안으로 끌어들이려고만 한다. 지하철에서 젊은 연인이 서로 껴안고 입을 맞추는 장면을 심심찮게 본다. 기성세대는 그것을 곁눈질로 째려보고 혀를 찬다. ‘우리는 저러지 않았어.’ 세대가 변함에 따라 연애 방식도 변하기 마련이라는 진리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젊은 연인의 행동을 기성세대가 하려다 하지 못했던 적극적인 애정 표현으로 볼 수는 없는가. 더 심각한 것은 정치인들이 젊은 세대를 표밭으로만 의식하고 온갖 선심성 공약을 내건다는 점이다. 반값 등록금부터 대학 입시제도, 학교생활에 이르기까지 젊은 세대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갖가지 정강정책들을 마구 쏟아내고 있다. 그 모든 것이 과연 젊은 세대와의 진정한 공감에서 비롯된 것인지, 100년 앞을 내다보는 치밀한 계획에 따른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청춘의 끓는 피야말로 인류의 역사를 꾸며 내려온 동력’이라는 ‘청춘예찬’의 구절을 상기하자. 멋있는 헬멧을 쓰고 오토바이 드라이브를 하고 싶다는 청년의 바람은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를 길들인 결과가 아닌가. 좋은 차, 좋은 집, 좋은 직장만으로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성세대의 출세지향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뭐가 다르겠는가.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를 길들이는 동안 우리 사회를 이끌어나갈 새로운 동력은 점점 시들어가고 말 것이다. 청년이 마지막으로 내뱉은 말이 떠오른다. 헬멧 대신 수박을 사서 반으로 쩍 갈라 여자 친구랑 먹은 뒤 그 껍질을 헬멧으로 쓰고 드라이브하면 안 될까 하는 말이다. 수박 껍질을 쓰고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것은 당연히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여진다. 그렇지만 청년의 수박 껍질에서 ‘황당하지만 기발한’ 생각을 읽을 수 있지 않은가. 기존의 헬멧보다 더 싸고 튼튼하고 멋진 헬멧은 그러한 발상에서부터 싹을 틔운다. 싸움질을 일삼는 아이를 훌륭한 권투 선수로 길러낸 산업화 세대의 혜안이 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는 것이다. 수박 껍질의 상상력이 창조적인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민주화 세대의 몫이다. 청년에게 월급을 올려주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청년이 자신의 능력과 가능성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신명나는 놀이판을 만들어 주는 것이야말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다. 젊은 세대의 때 묻지 않은 열정과 자유분방함이 새로운 활력소가 되는 사회야말로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가 아니겠는가.
  • 가수 박정현 “첫사랑 연인 어느날 연락 피했다…내 절친과 바람”

    가수 박정현 “첫사랑 연인 어느날 연락 피했다…내 절친과 바람”

     ’나가수 요정’ 박정현(35)이 첫사랑 친구로부터 배신당한 일화를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17일 밤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박정현은 가수로 데뷔하기 전 미국에서의 생활과 함께 첫사랑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진행자 강호동이 박정현에게 “첫사랑이 배신을 했다던데.”라고 묻자 “가수 데뷔를 위해 한국에 나오기 전 내가 많이 좋아하던 친구가 있었다. 그는 기타를 아주 잘 치는 남자였다. 잘 될 것 같은 순간에 한국으로 오게 돼 힘들고 우울했다.”고 밝혔다.  이어 “보통 2주에 한번씩 전화했다. 8개월 동안 거의 일기 수준으로 편지를 주고 받았다. 내가 한국에서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줄 수 있냐고 물었더니 기다릴 수 있다고 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래 그 남자와 나, 내 친구가 아주 친했다. 그런데 그 남자가 내 친구와 사귀게 됐다. 처음에는 같이 나를 그리워하더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박정현은 또 “어느 순간 (그 남자 친구가) 연락을 피했다. 내 친구가 먼저 그 남자와 연애 사실에 대해 내게 고백하고 미안하다고 해서 지금까지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다. 인생에서 처음으로 겪어 본 큰 사랑의 아픔이었다.”고 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무너진 신데렐라 꿈?…란제리 모델, 해리왕자와 결별

    영국 왕위계승 서열 3위 해리 윈저(26)왕자가 미모의 란제리 모델과의 짧은 연애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5월 윌리엄(28) 왕자와 결혼식을 올린 평민출신 왕세손 케이트 미들턴(29)에 이어 또 한명의 평민여성의 신데렐라 스토리가 탄생할까란 세간의 기대는 어긋났다.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은 왕실의 측근의 말을 인용해 17일(현지시간) “해리왕자는 지난 2달 간 열애에 빠졌던 모델 플로렌스 브루데넬 브루스와의 관계를 끝냈다.”고 전했다. 지난 6월 사랑에 빠졌던 두 사람이 최근 들어 만남이 소원해졌고 결국 짧은 로맨스는 결별로 끝이 났다는 것. 헤어짐을 먼저 고한 쪽은 해리왕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측근은 “해리왕자의 소속 부대가 내년 4월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앞두고 고민이 많았다.”면서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 했던 해리왕자는 얽매이는 연애에 부담을 갖게 된 것 같다.”고 결별 이유를 추측했다. 해리왕자와 브루스의 열애사실은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몰고 다녔다. 두 사람은 런던의 호화저택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이 종종 포착되면서 미들턴에 이은 또 한명의 평민출신 여성이 영국 왕가로 입성할 지에 대한 추측들이 무성했다. 한편 브루스는 8등신 금발의 미모를 자랑하며 수영복과 란제리 모델로 활약하고 있다. 올해 포뮬러원(F1) 캐나다 그랑프리 우승을 차지한 미남 카레이서 젠슨 버튼과 교제하기도 했다. 해리왕자는 브루스를 만나기 전 7년 간 첼시 데이비와 교제했으나, 미들턴의 여동생에 한눈을 팔다가 첼시와 결별한 바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전격 Z작전’ 핫셀호프, 28세 연하와 열애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끈 미국 드라마 ‘전격 Z작전’의 데이비드 핫셀호프(59)가 28세 연하인 금발의 한 여성과 사랑에 빠졌다. 핫셀호프의 마음을 사로잡은 여성은 올해 31세인 헤일리 로버츠. 핫셀호프와 로버츠가 만난 것은 6개월 전 웨일즈 데븐햄즈 백화점의 화장품 코너로 로버츠는 이곳에서 점원으로 일했다. 화장품 코너를 찾은 핫셀호프에게 “사인을 해달라.”고 로버츠가 부탁하자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핫셀호프가 말한 것이 연애의 시작이었다. 이후 하루를 멀다하고 만난 두사람. 결국 로버츠는 잦은 결근으로 상사에게 꾸지람을 들었고 둘중의 하나를 선택하라는 상사의 말에 사표를 던져 현재는 무직 상태다. 해외 연예매체는 “로버츠가 과거 모델로도 활동한 경력이 있어 재기하고 싶어한다.”며 “낮은 시급의 백화점 일을 참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핫셀호프는 ‘전격 Z작전’으로 전세계적인 스타덤에 올랐으며 알코올 중독으로 병원을 들락거려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미남·미녀는 선천적으로 이기적”

    “미남·미녀는 선천적으로 이기적”

    미남·미녀는 연애 상대로는 이상적일지 몰라도 인생의 동반자로는 완벽하지 않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선천적으로 이기적인 성향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4일 스페인의 산티아고 산체스 페제스 바르셀로나대 경제학 교수와 엔리케 투리에가노 마드리드 오토노마대 생물학 교수의 공동 연구에서 일반적으로 잘생긴 사람으로 인식되는 좌우 대칭형 얼굴을 지닌 사람들이 타인과 협동하기보다 자신의 이익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 연구는 ‘죄수의 딜레마’라는 게임이론을 토대로 이뤄졌다. 서로 격리된 2명의 공범자가 상대방을 믿고 묵비권을 행사해 둘 다 형량을 낮출 것인지, 아니면 상대방을 배신하고 자백해 혼자만 감형을 받을 것인지를 선택하는 실험이다. 연구진은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의 선택과 얼굴 형태를 분석한 결과 대칭형 얼굴을 지닌 사람들이 남들과의 공동작업에 덜 협력적이라고 밝혔다. 왜 그럴까. 연구진은 진화론에서 이유를 찾는다. 인간은 잠재의식 속에 대칭형 얼굴을 건강함의 상징으로 여기고, 이들에게서 한층 매력을 느낀다. 대칭형 얼굴을 지닌 사람들이 선천성 질병으로 고생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고, 우월한 배우자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는 기존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즉, 잘생긴 사람들은 자기 만족도가 높고, 자부심이 강하기 때문에 애써 남들의 도움을 찾을 필요성을 덜 느끼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독일 린다우에서 열리는 노벨 수상자 연례 모임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15일 TV 하이라이트]

    ●스파이 명월(KBS2 밤 9시 55분) 대본대로 연기를 하지 않은 강우와 명월이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안타까운 현실에 괴로워한다. 강우는 명월이를 좋아하지만 함께할 수 없는 상황에 인아와 다시 커플이 되고 그 조건으로 명월이를 계속 활동할 수 있게 한다. 한편 류는 주 회장의 부탁으로 나머지 사합서의 행방을 쫓다가 도깨비란 인물이 배후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승부차기쇼-심장이 뛴다(KBS2 오전 11시) 프로그램 ‘승부차기쇼-심장이 뛴다’에 자타공인 연예계 대표 축구 마니아 김용만·이수근이 진행을 맡았다. 그리고 대한민국 최고의 연예계, 스포츠계 스타들이 승부차기 대결을 벌인다. 승부차기를 컨셉트로 제작된 페어플레이 정신과 스포츠의 긴장감을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한다. ●몽땅 내 사랑(MBC 밤 7시 45분) 미선과 김 원장은 옥엽과 순덕이 연애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계획을 세운다. 초롱과 만나고 있는 옥엽을 보게 된 순덕은 옥엽과 홧김에 헤어진다. 한편 샛별과 결별한 태풍은 김 집사에게 혜옥과 복수를 위해 헤어지라고 말한다. 하지만 혜옥에게 애정을 갖게 된 김집사는 차마 헤어지자는 말을 하지 못한다. ●광복절 특집다큐(SBS 오전 10시 50분) 조선 독립에 목숨 걸었던 일본인들이 존재했었다. 일본에서 대(大)역적으로 처형된 뒤 오랜 세월 묻혀 있었던 진실이 무려 1세기 만에 드러난 것. 국가와 민족을 초월해 정의와 평화를 추구하며, 기득권을 초개와 같이 버리고 약자 편에 섰던 이들. 투쟁과 희생은 한·일 두 나라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아 본다. ●60분 부모(EBS 오전 10시 30분) 관심 있는 것에만 집중하고 그 외의 것에는 멍하고 듣는 척도 안 한다는 초등학교 1학년생. 알림장을 쓰라고 하면 딴짓을 하고 받아쓰기를 하면 분명 아는 글자인데도 틀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런데 학교에서 실시한 창의력 검사에서 점수가 높게 나와 아이의 진짜 재능이 무엇이고 어떻게 키워줘야 하는지 혼란스럽다는데…. ●마에스트라의 여름-장한나, 꿈을 지휘하다(OBS 오후 5시 10분) 여름방학을 맞아 ‘꿈’을 주제로 청소년들을 위한 특집방송을 내보낸다. 세계적인 첼리스트이자 지휘자인 장한나.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30세 미만 연주자 80여명을 훈련해 지휘하는 관현악 대축제가 시작된다. ‘제3회 장한나의 앱솔루트 클래식’을 들려주고 해설도 곁들인 무대를 함께한다.
  • 치열하게 살았는데 화려하진 않네요, 괜찮죠?

    치열하게 살았는데 화려하진 않네요, 괜찮죠?

    요즘 출판계를 비롯한 한국 사회의 화두 가운데 하나는 ‘88만원 세대’ ‘삼포세대’(연애·결혼·출산 포기) 등으로 불리는 20~30대 젊은이들이다. 한때는 ‘신세대’ ‘N세대’ ‘X세대’ 등 찬란한 수식어가 붙었는데 지금 젊은이들은 규정하는 단어조차도 칙칙하다. 이런 젊은이들에게 가장 힘이 되는 글은 무엇일까. 위인의 삶은 너무 무겁고, 유명인이 내는 수필 속의 삶은 너무 가볍다. ‘우리 시대 젊은 만인보’(텍스트 펴냄) 시리즈는 이 시대, 다양한 젊은이들의 목소리를 담은‘ 20~30대가 직접 쓴 자서전이다. 일기라고 하기에는 저자들이 그동안 살아온 삶이 저마다 치열하고, 성공담이라고 하기에는 이들의 삶이 화려하지만은 않다. 2009년 시작된 시리즈의 6차분 3권의 책이 동시에 나왔다. 아나키스트인 조약골의 ‘운동권, 셀레브리티’, 김자현 KBS PD의 ‘마트료시카, 모래섬에 왈츠를!’, 출판인 김류미의 ‘은근 리얼 버라이어티 강남소녀’다. 지금까지 19권이 발행됐는데, 출판사 측은 “1만 1명까지 책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조약골은 오늘도 투쟁하며 생활 속의 혁명을 실천하는 운동가다. 주거침입죄, 건조물침입죄, 업무방해죄, 공무집행방해죄, 일반도로교통방해죄, 집시법위반죄, 심지어 폭행죄까지, 세상은 그에게 존재 자체가 불법이라고 단죄한다. 남자지만 대안 생리대 강의 등을 하는 ‘피자매연대’ 활동도 한다. 채식을 하고 자전거를 타며 천성산, 이라크, 새만금, 대추리, 용산참사 현장, 두리반 등에서 비폭력 평화활동가로 운동해 왔다. 각 책의 마지막 장은 릴레이 인터뷰로 채워졌는데, 다음 편 시리즈의 저자가 인터뷰어가 된다. 조약골은 ‘NGO에서 일하는 친구가 우리도 인권착취를 많이 당한다고 하더라.’는 질문에 “아직은 현실이 더 야만적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앞으로는 더 야만적인 상황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죠.”라고 답한다. 김자현(32) PD는 노문학을 전공한 인문학도였다. 학창 시절 대부분을 얌전하고 조용한 모범생으로 지냈으며, 고등학교 때 영화 ‘닥터 지바고’를 우연히 보고 노문학을 전공하기로 한다. 그가 쓴 ‘마트료시카’는 러시아 교환학생 시절 이야기와 PD로 일하며 ‘시청자칼럼 우리 사는 세상’ ‘러브 인 아시아’ ‘박중훈 쇼’ 등을 제작한 경험담이 담겨 있다. 김 PD는 대학 시절 국문과의 노()교수가 “볼품없는, 실없는 소리나 지껄이는 인문학은 차남들이나 선택하는 학문이다. 그 어느 집안에서도 집안의 기둥이 될 장남에게는 인문학을 공부하라고 권하지 않는다. 그리고 여기 모인 여러분과 나는 쓸데없는 인문학을 공부하는 ‘차남’들이다.”라고 한 말을 기억한다. 대학 4년 동안 알 수 없는 ‘패배감’을 느꼈던 저자는 인문학자의 길을 포기하고, PD가 됐다. PD가 되어서는 일을 그만두라는 남편과 다투고, 카메라 앞에서 솔직하지 않은 출연자들의 모습에 힘들어한다. 김 PD는 “지금 하는 ‘PD’라는 일 자체는 커다란 틀에서 하나의 인문학이 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서울 강남에서 태어나 20여년을 내리 강남에서 산 ‘은근 리얼 버라이어티 강남소녀’의 저자 김류미(27)씨는 ‘88만원 세대’의 전형이라 할 만한 삶을 살았다. 김씨는 공장 부지의 가건물, 공무원들이 가건물이라며 종종 부수던 집 등에서 살았다. 강남의 아웃사이더로 살았던 저자는 여러 사교육을 받아 ‘다양한 녹색으로 붓질을 해서 하얀 도화지 위에 점박이로 나무를 만들어 내는 경이로운 스킬’을 보여주는 옆자리 친구를 보며 ‘문화자본’을 체감한다. ‘강남거지’가 별명이었던 김씨는 대학 졸업 후 편의점, 패스트푸드점, 전단 돌리기, 동대문 옷가게 등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한다. 가장 갖지 못했던 문화자본의 궁극을 ‘글을 쓰는 지적인 노동을 직장생활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 저자는 현재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고 있다. ‘우리 시대 젊은 만인보’를 쓴 젊은이들의 삶이 조금은 특별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자들은 솔직하게 지나온 삶을 이야기하고, 그들의 이야기가 모여 에너지를 발산하는 하나의 거대한 초록 이야기 숲을 만들어 낸다. 각 권 9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9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7시 30분) 알콩달콩 프랑스 새댁 에바의 신혼일기가 시작된다. 대학원 졸업 후 한국에서 프랑스어 강사로 일했던 에바.모임에서 우연히 한국 남자 노기현씨를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은 생일이 비슷하다는 공통점에 점차 가까워진다. 3년의 연애 끝에 올해 3월 드디어 결혼에 골인한다. 신혼 향기가 폴폴 풍기는 에바·노기현 부부를 만나본다. ●딸기가 좋아(KBS2 오후 4시 30분) 평화로운 오후, 맛있는 점심을 만들어 준다던 덩치미 아저씨. 몸에 좋은 채소들이 골고루 들어 간 비빔밥을 딸기와 친구들에게 선사한다. 하지만 고기가 안 들어간 비빔밥은 맛이 없다며 짜증을 부리던 바나나는 급기야 고기를 달라며 떼를 쓰기 시작한다. 이를 보다 못한 덩치미 아저씨는 바나나에게만 고기를 주는데…. ●MBC프라임(MBC 밤 12시 30분) 갱년기 여성에게 좋은 콩은 이소플라본 성분의 의약품과 콩완자튀김, 된장소스샐러드 등의 퓨전음식으로 다양하게 활용된다. 또 두유영양밥, 두유파스타, 단호박두유스프 등의 두유 요리가 있다. 그리고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두유 화장품과 콩비지 도넛까지, 콩의 무한한 가능성을 소개한다. ●60분 부모(EBS 오전 10시 30분) 은혁이 엄마는 은혁이가 밝은 아이기에 큰 걱정 없이 아이를 키워 왔다. 그런데 요즘 은혁이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자신의 머리카락을 뽑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새 은혁이의 머리엔 500원 동전 크기의 탈모가 생겼다. 은혁이는 엄마와 머리카락을 뽑지 않기로 약속한다. 하지만 효과는 미미하기만 하다. ●직업의 세계-일인자(EBS 밤 10시 40분) 손톱만큼 작은 얼굴 안에서 각각의 표정이 살아 있는 송규태 화백의 작품들. 그는 어느 것 하나 허투루 그리는 법이 없다. 8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집중력 하나로 그 작은 선들을 그려낸다. 50년간 민화의 길을 걸어오며 끊어져가는 맥을 화려하게 부활시킨 현대 민화의 대부, 송규태 화백. 그의 이야기를 만나 본다. ●멜로다큐 가족(OBS 밤 11시) 경북 성주군 수륜면 작은리 개티 마을에는 팔순이 훌쩍 넘은 산골 할매들이 살고 있다. 60여년간을 동고동락하며 형제 부럽지 않은 우애를 과시하는 산골 할매들. 먹성 좋고 유쾌한 다산댁 할매와 멋쟁이 두리실댁 할매, 그리고 분위기 담당 산막댁과 막내 지수골댁 할매가 뭉치면 세상 부럽지 않다는데….
  • 국내 커피점 110년 역사

    국내 커피점 110년 역사

    1896년 아관파천 당시 커피를 처음 맛본 고종은 덕수궁으로 돌아온 뒤에 ‘정관헌’을 만들어 커피를 즐겼다고 전해진다. 왕실의 처음이자 마지막 다방이다. 당시 커피는 거무튀튀한 것이 한약 같다고 해서 서양에서 온 탕국이라는 ‘양탕(洋湯)국’, 영어 발음을 중국식으로 차용한 ‘가배’(??)라고 불렸다. 1888년에 최초의 서양식 호텔인 인천 대불호텔에 근대식 다방이 문을 연 뒤에 독일 여인 손탁이 서울 정동에 지은 손탁호텔(1902년), 조선호텔(1914년) 등에 다방이 잇따라 들어섰다. 다방의 첫 전성기는 1920,30년대. 서양 문물을 받아 들인 모던보이나 모던걸들은 다방에서 자유연애를 꿈꿨고, 문화예술인들은 아지트로 삼았다. 영화감독 이경손이 서울 종로에 개업한 ‘카카듀’(1927년)가 한국인이 처음 세운 다방이다. 시인이자 소설가인 이상이 특히 다방을 즐겼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건축가 이순석이 운영하던 ‘낙랑파라’(1931년)의 단골이면서 스스로 ‘제비’, ‘쯔루’, ‘무기’ 등의 옥호를 지닌 다방을 운영하기도 했다. 6·25 전쟁 뒤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인스턴트 커피가 보급되고, 전화기가 한 구석을 차지하면서 다방 출입구는 다시 북적였다. 1960년대 박정희 정권이 “수입품인 커피를 자제하자.”고 호소하면서 다방은 된서리를 맞았다. 이때 돌파구가 됐던 것이 바로 달걀. 달걀 노른자와 참기름 몇 방울 떨어뜨려 아침밥 대용으로 판매한 ‘모닝커피’가 인기를 끌면서 다시 다방에는 손님이 모여들었다. 1970년대 직장이나 집에서 손쉽게 커피를 만들 수 있는 인스턴트 커피와 자판기가 등장하면서 또다시 다방은 생존의 위협을 받았다. 공략 계층에 따라 젊은층이 많이 찾는 음악다방과 일명 ‘레지’로 불리는 여성 종업원을 고용한 다방으로, 성격이 확실하게 양분됐다. 원두커피를 내세우며 1988년에 문을 연 ‘쟈뎅’도 초기 프랜차이즈로 각광받더니 원두 원산지와 가공법을 다채롭게 활용하는 커피 전문점에 자리를 내줬다. 그 시절 다방과 오늘의 커피전문점에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점은 커피뿐. 누군가를 기다리며 음악을 신청하거나 탁자 위 성냥으로 탑을 쌓는 모습은 간 데 없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컴퓨터 모니터를 응시하거나 책장을 넘기며 뭔가를 끼적이는 모습이 이를 대신하고 있다. 그렇게 110년이 커피향과 함께 흘렀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18) ‘마담 보바리’ 작가 플로베르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18) ‘마담 보바리’ 작가 플로베르

    1856년 프랑스 파리에서 에마 보바리라는 여인의 불륜을 다룬 소설이 발표되었다. 작품은 즉각 가족주의와 금욕적 도덕관을 내세우는 신흥 부르주아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다음 해, 제2제국의 권위주의적 재판부는 풍기 문란과 종교 모독이라는 죄목으로 이 작품을 기소한다. 유부녀가 노골적으로 남자를 유혹하고, 불륜을 저지른 여인의 종부성사를 장님의 상스러운 노랫소리가 화답하는 등 작품 전체가 간통을 미화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마지못해 문학의 자율성을 주장하는 변호인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렇게 ‘마담 보바리’와 작가 플로베르는 예술 창작을 암암리에 규제해 오던 부르주아적 도덕의 허위를 폭로했다. ●아버지, 나는 부르주아가 싫어요 플로베르는 1821년 소도시 루앙의 외과의사인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문장력 있던 조숙한 소년은 자신의 재능이 문학으로 꽃필 것을 꿈꾸었다. 하지만 지방 부르주아였던 닥터 플로베르가 보기에 이 똑똑한 아들이 해야 할 일은 딴 데 있었다. 파리의 법대에 들어가 입신출세하고 부와 명예를 얻는 것! 1820년 왕정복고시대에 태어난 플로베르는 1880년 죽을 때까지 왕정, 공화정, 제정이라는 각종 정치 체제의 변혁 과정을 지켜보았다. 그러나 어떤 체제가 되었든, 사회의 주인공은 부르주아였다. 온갖 정치적 변혁의 한가운데에서 이 계급은 금융과 산업을 주도하며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높여갔다. 소년 플로베르는 루앙의 시민들이 각자의 이권과 보신을 위해 질투에 찬 중상모략을 일삼는 것을 지켜보았다. 겉으로는 다들 온순하고 근면한 것처럼 보였지만, 실은 비정한 야욕이 도시에 넘쳐 흐르고 있었다. 사람들은 두 부류로 나뉘었다. 부르주아거나, 부르주아를 지향하는 프롤레타리아트거나. 청년 플로베르는 부르주아라는 말을 특정한 계층에만 국한해서 쓸 수는 없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가장 돈이 없고 지위가 낮은 하층계급 안에서도 의사나 변호사 같은 번듯한 직업을 갖고, 돈 있는 가문과 결혼하고, 사교계에 나가 출세할 수 있으리라는 부르주아의 삶이 하나의 꿈으로 확실히 똬리를 틀고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부르주아’란 재정상태가 아니라 정신상태의 이름이어야 했다. 그는 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부르주아에 대한 증오는 미덕의 출발점이다. 여기에서 내가 말하는 ‘부르주아’라는 말에는 프록코트를 입은 부르주아와 마찬가지로 작업복을 입은 부르주아들도 포함되어 있다.”라고 써 보냈다. 플로베르는 1843년과 1844년 연이어 일어난 치명적인 신경발작을 겪었다. 그때부터 자신의 건강을 위해 아예 부르주아적 삶과 인연을 끊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법대에서의 마지막 시험을 포기하고 문학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문학계 안에서도 부르주아적 태도가 판 치고 있었다. 작가들은 기존의 문학잡지나 아카데미를 부와 명예를 향한 도약대로 삼아 그 안에서 자족하고 있었다. 그들은 정치의 격변기마다 부화뇌동하면서 사회문제, 대중의 교화, 진보, 민주주의 같은 판에 박힌 소리만 되풀이했다. 사실주의를 내세우면서 서민들의 대변자로 자처하고 하층민들을 동정할 뿐이었다. 플로베르는 이들을 보며 진정으로 사람들에게 기쁨과 감동을 줄 수 있는 문학을 꿈꾸기 시작했다. 자신의 길은 분명했다. 부르주아적 세계관을 버릴 것! 시대를 뛰어넘는 아름다움을 창조할 것! 플로베르는 돈도 명예도 권력도 아닌, 오직 문학에 자신의 삶을 다 바치기로 했다. 나중에 카프카는 이런 플로베르를 자신의 정신적 지주로 모시며 평생 그의 작품을 가까이 했다. ●“나는 보바리다”-자살 장면 쓰면서 구토 플로베르는 본격적인 첫 작품을 구상하면서 안토니우스라는 성인에게 끌렸다. 안토니우스는 250년 무렵 이집트 북부에서 태어난 기독교 초기의 성자다. 그는 사막에서 고행하며 각종 이교도의 신들과 자기 안의 탐욕, 질투, 회의에 맞서 신앙을 지켜냈다. 플로베르는 이 성인의 삶에서 자신의 운명을 보았다. 끊임없이 유혹을 마주하면서 수도해야 하는 성인처럼, 그 자신도 계속해서 부르주아적 태도와 취향을 마주하며 글을 써야 했다. 문학에 인생을 건다는 것은 그런 적극적 대결이 필요한 일이었다. “진주는 조개의 병에서 생기는 것이라지만 문체는 아마 그보다 더 깊은 고통을 통해 나오는 것일 거요. 예술가의 삶, 아니 예술 작품의 완성도 그렇지 않겠소? 거대한 산을 오르는 일처럼 말이오. 얼마나 집요한 의지가 필요하겠소! 그 산 정상은 창공 속에서 순수함으로 빛나고, 그 엄청난 높이는 공포를 가져다주지. 우리는 더듬더듬 바위에 손톱들을 찢겨가면서, 외로움 속에 눈물을 흘리며 계속 걸어가지. 우리는 욕망의 백색 고통 속에서 소멸하는 거요. 정신의 격류가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그리고 얼굴을 태양으로 향한 채!”(편지, 1853년 9월 16일) 제목은 ‘성 앙투안의 유혹’. 그는 3년에 걸쳐 이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였다. 그의 이야기는 서정, 인물의 움직임, 구성 어느 것도 새롭지 않았다. 초고를 본 친구들은 상투적인 반복과 무질서한 구도에 진저리를 쳤다. 플로베르는 성 앙투안을 쓴다면서 결국 자신의 의식에만 집중했던 것이다. 자신도 타인의 삶, 다른 존재에 대해 철저히 무관심한 여느 부르주아들과 다를 바 없었다. 플로베르는 작가의 개성과 정념이 지배하는 문학은 예술이 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플로베르는 예술이 제2의 자연과 같다고 생각했다. 겉으로는 평온하지만 불가해한 것. 숲 속에 살아 있는 수많은 나뭇잎과 초록의 속삭임처럼 무한하면서도 준엄하게 존재하는 것. 그래서 아름다운 것. 작가란 자신의 경험과 정념을 지움으로써 이 제2의 자연을 창조하는 존재여야 했다. 플로베르는 인물의 말과 행동을 기술하는 글쓰기, 그것이 바로 작가 주체를 소멸시키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것이 얼마나 엄청난 일인가는 나밖에 모를 거요. 주제, 인물, 효과 등등 모든 것이 나의 바깥에 있거든. 우리가 쓰는 글은 우리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위한 것이오. 예술과 예술가는 아무런 상관이 없소”(편지, 1852년 7월 26일) 그렇게 해서 플로베르는 자신과는 출신도, 성(性)도, 교육 배경도 완전히 다른 시골 유부녀 에마 보바리를 주인공으로 선택했다. 그는 에마와 그녀 이웃들의 속물주의가 주는 혐오감을 견디며, 작품 속 인물이 생생하게 살아날 수 있도록 6년 동안 쉬지 않고 세상을 관찰하고 연구했다. 에마가 비소를 먹고 자살하는 장면을 쓰다가 구토를 하기도 했다. 플로베르는 종종 “나는 에마 보바리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수도승처럼 철저히 쓰고 고치기를 반복하다가, 마침내 자신의 정체성을 소멸시키고 에마 보바리라는 또 다른 존재가 되어버렸던 것이다. ●자신의 정체성·시대의 허위와 대결 생애 마지막에 플로베르가 도전한 것은 두 명의 필경사 이야기다. 최신의 근대 학문을 다 섭렵해 보기로 한 부바르와 페퀴셰. 하지만 저명하다는 원예학, 지질학, 의학, 고고학, 심리학, 교육학 안에는 논리적 모순이 너무나도 많았다. 게다가 각각의 지식들은 현실에 적용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정보를 추상적으로 나열하고 있었다. 부바르와 페퀴셰는 근대 지식의 한계에 대항하면서 진리와 미, 정의를 추구하는 사람이 되어간다. 이 작품의 부제는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한 백과전서’다. 플로베르는 이 작품을 위해 1500권이 넘는 학술서들을 철저히 검토했다. 근대적 학문에 맹종하면서 인류의 진보를 신봉하는 부르주아의 어리석음에 최후의 일격을 가하고자 한 것이다. 부바르와 페퀴셰의 인생에는 그 어떤 극적 드라마도, 감동적인 사건도 없다. 오직 실험과 논증이 백과사전처럼 한없이 펼쳐진다. 오락으로 읽기에는 너무나 복잡하고 논리적인 대화의 연속이었다. 한가한 부르주아 독자들에게는 너무나 당황스러운 작품이었다. 그리고, 역사소설, 연애소설과 같은 소설의 전통적 구분은 이 작품 앞에서 무용지물이 되어버렸다. 작품을 관통하는 것은 어리석음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플로베르는 미완으로 붙이게 된 뒷부분 개요에서 서술 방법과 작품 분석을 소개하기도 했다. 소설 안에서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직접 해석하다니! 상상물인 소설과 현실의 작가가 뒤섞여 버린 것이다. 이렇게 플로베르는 19세기 문학의 온갖 관습을 무너뜨려 버렸다. 이 최후의 싸움은 포기하고 싶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플로베르는 포기하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자신의 정체성을 지우면서 근대 학문의 어리석음과 부르주아 문학의 허위와 대결했다. 오선민(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 [주말 하이라이트]

    ●아름다운 콘서트(MBC 일요일 밤 12시 40분) 가수 홍경민이 MC를 맡았다. 에이트의 ‘심장이 없어’, ‘그 입술을 막아본다’, 바다의 ‘나만 부를 수 있는 노래’. 바다와 이태권이 함께 부르는 ‘상처보다 깊은 상처’ 등을 들을 수 있다. 송대관, 팀, 박완규도 출연해 아름다운 노래를 선사한다.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토요일 오전 9시 40분) 친숙하면서도 낯선 이름 마케도니아. 이름의 역사는 오래되었으나, 1991년 9월 8일 유고슬라비아에서 독립하면서 실질적으로는 갓 20세가 된 젊은 신생 국가이다. 전통의 기독교 문화를 간직한 땅이자 사람과 물과 하늘이 맑은 땅, 마케도니아. 그곳으로 떠나 본다. ●문화탐험 세계의 유산(KBS2 토요일 오전 11시 5분) 과테말라와 온두라스 국경 지역에 또 다른 마야의 고대도시 코판이 잠들어 있다. 코판은 조사 결과 마야 문명의 미술과 천문학의 중심지였다. 역대 코판 왕들은 돌기둥에 자신의 얼굴을 조각해 놓았다. 그냥 조각해 놓은 것이 아니라 자기가 되고 싶은 신의 형상과 같이 조각해 놓았는데…. ●드라마 스페셜(KBS2 일요일 밤 11시 15분) 작곡가 소준은 수년간 연애 경험이 없어 제대로 된 곡을 못써 괴로워한다. 그는 혼자서도 사랑에 빠지게 해 준다는 기계를 ‘큐피트 팩토리’에서 구입한 후 한참 이용하던 중에 헤어진 여자친구이자 잘나가는 가수 시윤과 맞닥뜨린다. 기계 사용 중 여자와 마주치면 그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는 부작용 때문에 소준은 사랑에 빠졌다고 생각하게 되는데…. ●늘 푸른 인생(MBC 일요일 오전 6시 10분) 계절마다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농촌 체험 휴양마을. 뽀빠이 이상용과 함께 충남 서산시 대산읍 운산5리 회포마을을 찾아간다. 책 10권을 써도 모자란다는 동네 어른들의 온갖 고생한 사연과 땀으로 얼룩진 그때 그 시절을 상기하며 회포를 풀어 본다. ●SBS스페셜(SBS 일요일 밤 11시) 1992년생 이씨는 평소엔 수줍음 많은 학생처럼 보이지만 가족에게 곧잘 공격적인 화를 분출한다. 분노가 폭발하는 공격형의 사람이다. 그리고 다른 한쪽에는 밖으로 표출 못하고, 가슴앓이만 하는 수동형 사람들이 있다. 고요한 듯 보이지만 수면 아래서 끓고 있는 이들의 ‘화’ 이야기와 해결 과정을 따라가 본다. ●영상앨범 산(KBS2 일요일 오전 7시 40분) 일본 홋카이도 중앙부 이시카리 산지 북서부에 걸쳐 있는 산이 있다. 다이세쓰산은 고유 명칭이 아닌 국립공원 지역 내에 자리한 산들의 총칭이다. 최고봉 아사히다케를 비롯해 호쿠친다케, 구로다케 등 해발 2000m 안팎의 고봉들이 10여개나 이어져 있다. ‘홋카이도의 지붕’이라고도 불리는 일본 다이세쓰산으로 떠나보자.
  • 타고르 고향서 만난 시간의 향기

    인생은 떠날 때 아름답다고 했다. 삶이 지치면, 연애하던 연인과 헤어지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거기에서 굳이 ‘뭔가 찾을 일’도 없겠지만 마음의 무게를 가벼이 하려는 몸부림일 것이다. 2009년 9월 시인 곽재구는 순천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의 시 강의를 멈추고 타고르의 고향인 산티니케탄으로 떠난다. 여기에서 540일 동안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고 여행을 한다. 왜 그랬을까. 1981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사평역에서’의 당선을 통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시인 곽재구는 ‘서울 세노야’ ‘참 맑은 물살’ ‘꽃보다 먼저 마음을 주었네’ ‘포구기행’ 등으로 독자들과 친하게 가까이했다. 그가 9년 만에 에세이집 ‘우리가 사랑한 1초들’(문학동네 펴냄)을 펴냈다. 여기에서 그는 “여행의 시작은 타고르의 시편을 찾아가는 것이었다. 벵골 사람들 속에 함께 살면서 타고르의 모국어의 벵골어를 익혀 타고르의 시편들을 한국어로 직접 번역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타고르의 꿈과 이상이 고스란히 남은 산티니케탄에서 벵골 사람들과 살아가는 것은 기쁨 이상이었다.”고 덧붙인다. ‘우리가 사랑한 1초들’은 산티니케탄에서 만난 시간의 향기를 노래하고 있다. 아울러 책의 출간에 대한 아무런 의식도 없이 ‘필연적으로 쓰여진’ 글들을 묶었다고 시인은 토로한다. 그저 ‘오래 묵힌 마음의 여행’이라는 것이다. 책의 첫 대목부터 인상 깊다. ‘하루 24시간 8만 6400초를 기억하고 싶었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스무 살 때였지요. 내게 다가오는 8만 6400초의 모든 1초들을 다 기억하고 싶었습니다. 어떤 1초는 무슨 빛깔의 몸을 지녔는지, 어떤 1초는 무슨 음악을 좋아하는지, 어떤 1초는 지금 누구와 사랑에 빠졌는지, 어떤 1초는 왜 깊은 한숨을 쉬는지 다 느끼고 기억하고 싶었지요. 그런 다음에 좋은 시를 쓸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시인으로서의 인생 고백 글도 눈길을 끈다. 1970년대 중반이었고 삶의 현실이 척박했고, 정치적 피폐함이 극에 이른 시간들 속에서 읽는 타고르의 시편들은 솜사탕 같았고 작은 천국이라고 말한다. 시인이 묘사하는 산티니케탄은 우리나라의 1960년대 농촌과 비슷한 풍경이다. 초가집들, 뙤약볕 아래 논에서 일하는 농부들, 물을 긷는 아낙네, 흙먼지 이는 시골길 위로 자전거 타고 가는 아가씨 등등. 시인은 이를 ‘별’이라고 표현한다. 하여 그 별과의 인연을 씨날로 흥미진진하게 엮어 나간다. 바람과 나무와 꽃향기가 폴폴하다. 1만 3800원.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머리에 핀 꽃 모자 손끝에 욕망 가방

    머리에 핀 꽃 모자 손끝에 욕망 가방

    지난 4월 열린 영국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은 많은 볼거리를 쏟아냈지만 그중에서도 하객들의 기기묘묘한 모자가 압도적이었다. ‘패션 아이콘’ 빅토리아 베컴은 비교적 단정한 스타일의 검은 모자를 썼고, ‘사슴 뿔’ 또는 ‘변기 시트’ 같다는 평을 들은 비어트리스 공주의 모자는 인터넷 경매에서 1억원이 넘는 가격에 팔리기도 했다. 비어트리스 공주의 모자를 디자인한 필립 트리시(44)는 화려하고 전위적인 모자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아일랜드 디자이너다. ‘세상을 바꾼 50가지 모자’(디자인 뮤지엄 지음, 정지인 옮김, 홍시 펴냄)에 따르면 그는 ‘모자에 관한 복음을 전파하는 사람’이다. ‘모자 부흥’을 이끄는 트리시는 마리 앙투아네트가 썼을 법한 18세기의 휘황찬란한 궁정 모자의 전통을 되살렸다. 독특하고 초현실적인 그의 작품 가운데는 밧줄이나 쇠사슬 같은 삭구를 모두 갖춘 범선 형태의 모자도 있었는데, 너무 커서 모자를 쓰고는 문을 빠져나가기 어려울 정도였다. 트리시 모자의 단골은 “모르는 사람들이 지나치게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좋다.”라고 예찬론을 편다. ‘세상을 바꾼’은 제목 그대로 멋지거나 역사적인 모자를 소개하고 있다. 책을 낸 디자인 뮤지엄은 영국의 저명한 디자이너 테런스 콘란 경이 1989년 런던에 세운 세계 최초의 디자인 박물관이다. 가구부터 그래픽, 건축, 산업 디자인까지 재미있고 창조적인 디자인이라면 모두 다룬다. 세상을 바꾼 모자 가운데는 한국계 디자이너의 작품도 있다. 2009년 열린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대통령 부인인 미셸 오바마에게서 패션 주인공 자리를 뺏은 것은 가수 어리사 프랭클린의 커다란 회색 리본 모자였다. ‘솔의 여왕’ 프랭클린과 꼭 어울렸던 크고 과감한 모자를 디자인한 이는 한국에서 태어난 루크 송(한국명 송욱·39)이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은 비둘기색 리본에 보석까지 단 화려한 모자를 ‘크라운’이라고 부르는데, 교회에 갈 때 경건한 마음을 표하기 위해 썼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에게는 종교적 행사나 다름없었기에 루크 송의 모자는 큰 성공을 거뒀다. 취임식 이후 여러 달 동안 프랭클린의 모자와 똑같은 걸 만들어달라는 주문이 물밀듯 들어왔지만, 루크 송은 모두 거부하고 좀 더 작은 모자만 만들었다. ‘세상을 바꾼 50가지 가방’도 디자인 뮤지엄 시리즈로 함께 나왔다. 모자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격식에 얽매이기 싫어하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쇠퇴했다면, 실용성을 강조하는 요즈음 가방은 가장 주목받는 패션 아이템이다. 책은 ‘핸드백은 한 여성의 인생을 아주 강렬하게 표현할 수 있고, 그의 길동무 역할을 할 수도, 비밀의 저장소가 될 수도 있으며, 지위를 나타내는 물건이자 자기 과시의 수단’이라고 말한다. 1860년 이후 수십명의 영국 재무장관이 사용한 글래드스턴 상자부터 2010년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볼링 백까지 역사적인 가방을 조망한다. 1990년대부터 수많은 패션 브랜드에서 ‘잇 백’(It bag)이란 이름으로 유행 가방을 내놓은 것은 오늘날 패션 문화에서 가방이 차지하는 위치를 설명해 준다. ‘잇 백 중에서도 잇 백’으로 불리는 샤넬 2.55백은 1955년 2월에 만들어져 붙은 이름이다. 디자이너 가브리엘 코코 샤넬은 어린 시절 수녀원에서 보았던 스테인드글라스 창에서 가방의 마름모꼴 누빔을, 수녀들이 허리에 매달아 늘어뜨리던 열쇠고리에서 손으로 꼬아 만든 체인 어깨끈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디자인 뮤지엄은 샤넬 2.55백에 대해 “가방의 지퍼로 잠그는 부분은 샤넬이 연애편지를 넣어두던 비밀공간을 참고해 만든 것”이라면서 “이를 알고 나면 가톨릭적 아우라와 사치의 죄책감이 뒤섞인 복잡 미묘한 느낌이 한층 강화된다.”고 평했다. 지난해 출간된 50가지 의자, 자동차, 신발, 드레스에 이어 나온 모자와 가방 편은 단순한 명품 안내서가 아니다. 시대를 초월해 여성들의 사랑을 받은 모자와 가방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입에 침이 고인다. 각 권 1만 5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58개띠, 세상을 바꾼다] 개띠 4인방 “우린 베이비 부머 세대의 허리”

    [58개띠, 세상을 바꾼다] 개띠 4인방 “우린 베이비 부머 세대의 허리”

    같은 해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이렇듯 집단적 정체성을 부여받은 전례가 없다. 전쟁이 끝난 뒤 매년 60만~70만을 헤아리던 신생아 울음이 갑자기 80만의 합창으로 증폭됐다. 이렇게 1958년에 태어난 이 땅의 ‘개띠’들은 초등학교 내내 콩나물 교실과 2부제 수업에 시달려야 했고 중학교와 고교 입시제도가 바뀌는 행운(?)을 누렸다. 권력자의 아들 덕을 봤다는 얘기가 평생 따라붙었다. 1977년을 전후해 최고의 경쟁률을 뚫고 대학에 간 이들은 유신과 휴교령에 맞서야 했고, 산업화 진군에 부응해 울산과 포항·마산 등으로 몰려간 이들은 막강한 숫자와 특유의 응집력으로 다른 연령집단의 부러움과 시샘을 받았다. 몇몇의 비아냥에서 시작된 별칭은 스스로 몸을 굴려 영향력을 키웠고 이제 그것이 ‘집단 운명’을 규정하기에 이르렀다. 군대에선 운동권으로 ‘찍혀 박박 기어야’ 했고, 1987년 6·10 항쟁에 넥타이 매고 머리띠 두르고 나서 민주화와 민주노조 운동에 함께 나섰던 이들. 이제 사회에서 제대로 자리 잡나 싶을 즈음, IMF 구제금융 사태로 엄청난 희생을 강요당했다. 어느새 53년, 이제 어쩔 수 없이 제2 또는 제3의 인생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지난해 기준 712만명으로 추산된 베이비 부머 세대(1955~1963년생)의 ‘허리’인 이들이 과연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감히 질문을 던져 본다. 4인의 속내도 들어봤다. 앞선 베이비 부머와도 차별되는 ‘신노년’의 도래가 가시권에 들어왔는데 정부나 사회는 얼마나 대비하고 있는지도 짚어본다. ■ ‘우리가 맏형’ 임영빈 바른몸 상무 서울 청량리에서 버스를 운전하던 이북 출신 아버지의 3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시절 미군이 나눠준 빵을 뜯어먹고 자란 우리에겐 가난과 인내가 ‘DNA’처럼 새겨져 있다. 중학교 진학할 실력이 안 됐는데 박지만 덕분에 추첨제(서울지역 첫 시행은 1969년)로 바뀌어 어렵지 않게 진학했다. 집안이 어려운 데다 동생들 뒷바라지도 해야 할 것 같아 고교 때부터 ‘내 밥그릇은 내가 챙겨야지.’ 생각하고 컸다. 고교 졸업 뒤 대전에 있는 국방과학연구소에 취직, 당시 삼성보다 훨씬 많은 월급을 받았다. 술 사 먹고, 동생들 학비 보태라고 집에 돈을 보내고도 남을 정도였다. 그곳에서 병역을 해결하면서 지방 대학에 다녔다. 전두환 정권 들어 인력을 절반으로 줄이라는 압력이 거세지자 그만두고 무역회사에 들어갔다. 컴퓨터 설계 장비 등을 주로 취급했는데, 남들은 전에 일하던 회사 제품과 경쟁하는 제품을 거래해 재미를 보곤 했다. 난 그렇게 하지 못했다. 우리 세대의 특징이기도 한데 남한테 폐 끼치지 않겠다는 의식이 유달랐다. 그렇게 여러 무역업체를 운영해봤다. 후배를 믿고 사업을 벌였다가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현재는 의료 관련 비즈니스를 새로 준비하고 있다. 오랫동안 구축한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큰 수익은 못 내도 힘들지 않은 일을 하면서 동시에 하기 때문에 난 괜찮은 편이다. 항상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변화와 도전을 하면서 살아왔다. 남은 24년 정도를 ‘작게 꾸준히’ 수익을 내면서 살아가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한 직장에서 한 우물만을 파온 동년배들이 걱정된다. 이들을 위해서 정부와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하지 않겠는가 생각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임금피크제 등 정부 정책이 피부에 와 닿는 뭔가를 전해주지 못하더라. 고교 동창들 모두 부모 봉양과 동생들 뒷바라지에 아이들 부양까지 책임져야 하는 ‘낀 세대’라고 입을 모은다. 일부는 자녀가 노후를 돌보지 않겠느냐는 미련을 드러내기도 하는데 그런 태도에 대해 구박하는 분위기가 대세다. 유난 떤다고 좋지 않게 보는 시선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늘 변화를 선도했다. 우리가 뭉쳐 일자리와 제2의 삶에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낸다면 그 열매는 우리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베이비부머 세대의 동생들, 나아가 우리 아이들까지 혜택을 본다. ■ ‘개띠 공돌이’ 김형만 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 경남 마산 바닷가 마을에서 5남3녀의 일곱째로 태어나 열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초등학교 2학년 때 강냉이죽, 이듬해 빵을 학교에서 나눠줬다. 우리만 이런 추억이 유달리 강렬한 건 이전 세대는 아예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골인데도 한 반에 65~70명이나 됐는데 절반만 빵을 먹을 수 있었다. 겨울엔 난로에 들어갈 솔방울 주우러 다녔으니 공부할 시간이 어디 있었나. 1974년에 고입 시험이 추첨제로 바뀌었지만 마산은 시험을 치렀는데 떨어졌다. 2차로 공고에 진학했는데 학생들이 가방에 끌, 대패, 망치 등을 넣어다녔다. 흉악했는데도 의리가 있었다. 공부 잘하던 애들은 시험 보면 정답을 알려주곤 했다. 전국의 공고 학생들이 졸업하면 취업할 데는 널려 있었다. 울산, 포항에 전국의 ‘공돌이’들이 모여들었다. 58년 개띠는 그때 나온 얘기 아닌가 한다. 마산수출자유지역엔 여성 근로자가 엄청 몰리면서 연애 문화도 급변했다. 공고를 졸업한 뒤 포철에 입사해 쇳물 만드는 일을 8년 정도 했다. 장학금 준다고 해 창원대학에 진학한 뒤 1989년부터 서강대 대학원에서 또래 교수들 밑에서 공부하며 박사학위까지 땄다. 1994년에야 사회로 나와 올해로 사회생활 17년째다. 그러니 뭔들 준비가 돼 있겠나. 첫아이가 이제 고2다. 역사와 세월에 맡기고 열심히 사는 것뿐이다. 직장에도 또래가 4명 있는데 잘 뭉친다. (1957년생) 닭띠들도 꼼짝 못한다. 베이비 부머 중에서도 늘 변화의 중심이었다. 숫자의 압박을 견디다 못해 제도가 바뀌지 않았나 싶은데 이런 때 우연히 첫 주자(중학 추첨제가 전국으로 확대된 건 1971년)였을 뿐이다. 우리 뒷세대만 해도 자기 생각에 빠지곤 했는데 우리는 그런 게 없었던 것 같다. 내일 어떻게 될지라도 오늘 끝장을 본다, 뭐 이런 거. 조국이나 집단에 대한 애착에서도 그렇다. 사회 구조가 몇 사람의 의기투합으로 바뀌지 않을 때 방향성을 찾아가는 힘이 뭔지 궁금하다. 그때 개띠란 게 한몫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미래가 확실해서 간다고 생각해본 적이 한번도 없다. 좌절하지도 않고 이겨낼 수 있다고 그냥 생각하는 것이다. 알 수 없는 그런 게 있다. 분명히 다른 띠에 견줘 또래끼리 얘기가 잘 통하는 것이 있다. 그렇다고 58년 개띠에게 필요 이상의 기대를 할 것도 없다. 과거의 표상일 뿐이지, 하지만 미래에도 그럴 가능성이 있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다른 띠를 제쳐두고 개띠만 중심에 놓고 볼 때는 말이 안 되는 구석이 있다. ■ ‘해외에서 본 개띠’ 한주호 GE 헬스케어 전무 일본과 미국에서 20년 가까이 살았다. 초등학교 마친 뒤 아버지 직장 때문에 일본에 갔다. 미군이 배급하던 빵의 추억은 공유하고 있다. 박지만 때문에 중학 입시가 바뀌었다는 소식에 ‘그 친구가 뭔데?’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또렷하다. 일본에서 고교 2년까지 다녔는데 어느 날, 세살 위 형을 제치고 소집 영장이 나와 귀국했다. 병무청은 사무 착오라 했다. 학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해 고교를 다시 들어가 두 살 아래 동생들과 다녔다. 1979년 입대해 전북 정읍에서 근무하면서 광주항쟁을 지켜 봤다. 이런 비극은 우리 세대에 끝내고 50~100년 뒤 후손들이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나라를 만들려면 제대로 민주주의를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버드 대학 진학을 결심했다. 인터넷이 없어 대학 주소 알아내는 데만 석달 걸려 5년 동안 도전해 입학 허가를 얻었다. 들것에 실려갈 정도로 열심히 공부해 우등생 졸업했다. 환경미화원 일도 했고 미국 명문가 자제들이 얼마나 겸손하고 겉멋 부리지 않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는지 보고 감명받았다. 코넬대학 로스쿨에 진학해 94년 미국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강단에 서겠다는 꿈은 집안 사정 탓에 포기했다. 한국에 돌아와 법무법인 광장에 들어가 일하다 2005년 10월에 지금의 직장으로 옮겼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힘든 시절을 견뎌내며 오늘의 민주주의를 이뤘다. 그리고 이전 세대보다 고등교육을 받았고 컴퓨터와 영어를 할 수 있어 정치와 사회·문화적으로 많은 기여를 했다는 점, 앞으로 할 것이란 점은 분명하다. 양극화, 부패, ‘SKY’란 표현으로 상징되는 1등주의 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아쉽다. 특정한 해에 태어났다는 이유로 집단적 정체성을 부여하는 것은 또 다른 폭력일 수 있다. 정부나 사회에 요구해 기회를 갖자는 주장에는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그로 인해 과도한 ‘파워’를 갖는 것도 문제라고 본다. 직장 그만두는 게 은퇴가 될 수 없다. 지금도 나는 미국 대학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의 면접을 본 뒤 따로 시간을 내 그 친구들에게 나의 경험을 들려 주고 있다. 일종의 사회 환원이라고 생각한다. 정년 연장이나 임금피크제, 재취업 등이 목적이 될 수도 없다고 본다. 많은 이들이 그런 고민과 기대를 하는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가정을 꾸리고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해준 이 사회, 자녀, 후손에게 뭘 넘겨줄 것인지를 생각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탤런트를 사회에 환원하고 모두가 공유할 수 있도록 제도와 정책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 ‘여자 58개띠’ 옥선희 영화칼럼니스트 초등학교 3학년까지 수원에서 다니다 서울로 와 부모와 따로 떨어져 학교를 다녔다. ‘마누라는 없어도 장화 없이는 못 산다.’던 구로동에 인구가 엄청 유입되면서 학교가 둘로 나뉘기도 했다. 고교 진학할 때 재단이 새로 생기면서 담임 교사들이 몇 등부터 몇 등까지는 어느 학교로, 그 아래 점수는 다른 학교로 이런 식으로 배정했고 장학금 몇푼으로 유혹했다. 좋은 학교 간 아이들은 좋은 대학 가는데, 다른 쪽에선 돌멩이 주워 학교 건물 지었다. 그게 싫어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도 않았다. 한 번도 직장을 가져본 적이 없고 우연히 시작한 영화 칼럼과 책 쓰는 일이 평생 일이 됐다. 하도 ‘둘만 낳아 잘 기르자.’ 하니까 아이를 낳지 않는 게 애국하는 길인가 보다 생각했다. 그 정도로 내가 단순하다. 그런 사고방식을 갖고 있었으니 누가 결혼하겠는가. 지금 아이들 취업도 못해 낑낑대는데 정부 등에선 많이 낳아야 한단다. 옳은 일인지 모르겠다. 우리 때는 성실하게만 일하면 직장 구해 먹고살 수 있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그렇지 않잖은가. 중학교가 남녀 공학이라 동창들이 많이 모였는데 IMF 외환위기로 인해 고꾸라진 친구들이 많았다. 동창회 시작할 때만 해도 ‘아이들 신경 쓰지 말고 부부가 시골 가서 살자.’고 다짐했는데 요즘은 그런 얘기가 쑥 들어갔다. IMF 이후 요식업을 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모두 힘들어하고 미래를 불안해한다. 여자친구들에게 이제 한숨 돌렸으니 시민단체라도 가입해 활동하자고 권하면 젊은 시절, 젖먹이 떼놓고 직장 다녔던 죄의식으로 “손자들이라도 봐야지.” 하더라. 그런 친구들 은근히 많다. 사회에 봉사할 때가 됐는데 손자 보겠다고 하는 것이다. 소모되는 삶을 사는 것 같아 시민단체 활동가들에게 장학금 주는 성공회대 NGO 여성학 대학원에서 공부하느라 고생하고 있다. 중년의 우울을 건강하게 극복하는 방법은 일하는 것과 공부밖에 없다고 하더라. 폴란드에서 공공기관 근무자들이 대부분 머리 희끗한 분들이어서 놀랐다. 왜 우리는 어르신들이 해야 할 일을 젊은이가 하는 등 거꾸로 돼 있는가 많이 생각했다. 거리 청소 같은 건 젊은이들이 하고 체력이 덜 소모되는 일은 어르신들이 하는 게 맞지 않나. 또 경제가 이만큼 됐으니 정부나 사회도 문화를 가꾸는 쪽으로 우리 ‘58년 개띠’들을 유도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정리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AV배우 아오이 소라 아냐?”…中CCTV 사진 논란

    “AV배우 아오이 소라 아냐?”…中CCTV 사진 논란

    ”아오이 소라 아니야?” 중국의 관영 CCTV가 프로그램 방송 중 사용한 자료 사진이 일본 유명 AV 배우 아오이 소라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어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1일 CCTV12는 한 법률 프로그램에서 연애 문제에 휘말린 남성의 사례를 방송하다 과거 여자친구를 모자이크와 함께 자료사진으로 내보냈다. 그러나 이 방송을 지켜본 중국 네티즌들이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자료사진으로 내보낸 과거 여자친구 사진이 일본 AV 배우 아오이 소라라는 것. 실제로 중국 네티즌들이 제시한 사진을 보면 두인물이 같은 사람으로 보여 사실일 경우 CCTV측은 무단으로 사진을 도용해 방송한 셈이다. 현지언론은 “CCTV 측에 이같은 사실을 질의했는데 프로그램 관계자들은 모른다는 답변 뿐”이라고 보도했다. 또 CCTV12는 지난 13일 한 IT기업의 임원 사망 소식을 전하던 중 다른 사람의 사진을 내보며 해당 인물로 부터 “나는 살아있다.”는 지적을 받아 사과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20대에 승자와 패자 결정될 수 있을까”

    “20대에 승자와 패자 결정될 수 있을까”

    덥수룩한 머리에 수염도 제대로 깎지 않았다. 윗도리는 헐렁한 면티, 바지는 추리닝, 신발은 ‘쓰레빠’(슬리퍼)를 걸친 남자가 ‘썩소’(썩은 미소)를 날리고 있다. 흰색 면티 가슴팍에 새겨진 알파벳은 C. 제35회 오늘의 작가상을 받은 소설 ‘철수 사용 설명서’의 주인공으로 책 표지에 새겨진 캐릭터 모습이다. 8일 서울신문사 편집국에서 만난 ‘철수 사용 설명서’의 저자 전석순(28)씨는 “내세울 건 없지만, 그렇다고 모자라지도 않은 철수 캐릭터에 내 모습이 절반 정도 반영됐다.”고 말했다. “루저(loser) 문학의 최고 극단” “좋은 소설은 익숙한 소재를 새로운 형식으로 전달할 때 나온다는 명제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줬다.”는 등의 심사평을 받은 ‘철수’는 대학을 졸업한 뒤 취업이나 연애 등, 뭐든 제대로 안 되는 29세 백수, 철수의 이야기다. ‘루저 문학’은 고시원에 살면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 적응하지 못한 낙오자의 정서를 담은 문학을 가리킨다. 음악으로는 ‘싸구려 커피’를 부른 ‘장기하와 얼굴들’이 패배자의 문화를 담아냈다고 평가된다. 소설로는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부터 시작해서 오쿠다 히데오의 ‘스무살, 도쿄’, 88만원 세대를 적나라하게 그린 임정연의 ‘스끼다시 내 인생’, 박민규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등이 루저 문화를 다루었다. ‘루저 문학’이 문학적으로 정립된 개념은 아니지만, 요즘 젊은이들의 세태와 문화를 가장 잘 드러내는 ‘틀’이다. ‘철수’는 “철수를 사용하기 전에 반드시 사용 설명서를 읽고 상황에 맞게 정확히 사용해 주십시오.”란 사용 설명서로 시작되는 특이한 형식의 소설이다. 작가는 “자기 자신을 물건 취급하는 냉정하고 차가운 시선과, 사용 설명서를 통해 인물을 깊이 있게 알게 되면서 생기는 따뜻한 위로의 시선을 함께 그리고자 했다.”며 사용 설명서 형식으로 소설을 쓴 이유를 설명했다. 그동안 이메일이나 편지 또는 대화를 그대로 옮겨 적는 등 특이한 형식의 소설은 있었지만 사용 설명서는 처음이다. “소설의 형식이 먼저 눈에 띄면 위험요소가 많다. 다행히 내용과 형식이 맞아떨어져 나만의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는 게 저자의 이야기다. 철수는 키 173㎝, 몸무게 65㎏의 평범한 남성이지만 사람의 피부와 접촉하거나 특히 여자친구와 있을 때 온몸이 빨개지고 열이 오르는 특이한 증상이 있다. 작가는 “발열 반응이 가전제품의 가장 일반적인 오류 가운데 하나라 주인공 철수의 특이 체질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철수가 여자친구와 섹스 기능을 수행할 때 발열 오류로 작동을 중단하는 장면의 묘사는 절로 웃음이 나올 정도로 기지가 넘친다. 소설 결말 부분에는 여자친구에게도 신체상의 오류가 나타난다. 전씨는 “열은 아이들이 세균과 싸울 때도 나타나는 증상이다. 철수가 발열하는 것은 성능 오류일 수도 있지만 성장의 의미도 있다.”고 강조했다.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나 명지대 문학창작과를 졸업한 전씨는 대학 1학년 때 기차를 타고 통학하며 주로 문학 작품을 읽었다고 한다. 작업실도 춘천에 마련했다. 최근 신작 ‘나의 손은 말굽으로 변하고’를 낸 작가 박범신씨가 그의 스승이다. 대학 정년을 맞은 박씨의 제자 가운데 마지막으로 등단한 이가 전씨다. 자신의 작품이 ‘루저 문학’으로 규정되는 것에 대해 전씨는 “과연 20대에 승자와 패자가 결정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소설을 읽고 루저의 개념에 대해 의문을 품었으면, 그리고 살면서 과연 루저가 있을 수 있는지 의심했으면 좋겠습니다.” 작가가 독자들에게 가진 소박한 바람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부속품으로도 살기가 버거워 오늘도 헤매는 불안한 20대에게 신예 작가가 ‘철수 사용 설명서’란 꽤 괜찮은 매뉴얼(설명서) 하나를 내놓았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류현경 짝사랑 6개월째…애태우는 오빠는 회사원

    류현경 짝사랑 6개월째…애태우는 오빠는 회사원

    류현경 짝사랑 상대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배우 류현경이 6개월째 짝사랑 중이며 상대는 일반 회사원이라고 고백했기 때문. 류현경 짝사랑 고백은 최근 진행된 리얼 엔터테인먼트채널 QTV의 토크쇼 ‘수미옥’ 녹화에서 이뤄졌다. 이날 류현경은 “나는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대놓고 말한다”고 자신의 소탈한 성격과 연애스타일을 공개했다. 이어 “서너 살 위의 일반 회사원을 6개월째 짝사랑 중인데 내가 정말 좋아한다고 말해도 그 사람은 그냥 장난으로 치부한다”고 짝사랑의 서러움을 털어놨다. 속 태우는 오빠를 짝사랑하게 된 이유로는 “어렸을 때부터 보호 본능을 일으키는 남자를 좋아했다”고 밝혔다. 류현경은 이날 녹화에서 대학생 때 집안이 어려워져 ‘생계형 연기자’로 살아야만 했던 당시의 아픈 상처를 드러내 안타까움을 샀다. 아역 때부터 계속 연기를 했지만 당시는 생계 때문에 작품을 하니 그게 싫어 촬영하면서 구토를 한 적도 있다는 류현경은 “얼마 전 드디어 집의 빚을 다 갚았다”고 밝게 웃었다. 류현경 짝사랑 이야기와 소탈한 그녀의 매력은 8일 밤 12시 QTV ‘수미옥’을 통해 방송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nownews@seoul.co.kr
  • 연애도 못해본 42세 총각 20억 복권 당첨되자…

    3주가 넘도록 당첨자가 나타나지 않았던 영국의 116만 파운드(19억 8000만원)짜리 복권 1등 주인공이 불혹이 넘도록 홀로 살아온 중년 남성으로 밝혀졌다. 영국 사우스요크셔에 사는 션 빈센트(42)는 지난달 샀던 복권을 최근 맞혀보고는 머리가 하얘져 20분 넘게 움직일 수 없었다. 3주 전 발표된 당첨 복권이 자신의 것이라는 걸 뒤늦게야 알게 된 것. 빈센트는 “매주 복권을 샀지만 지금까지 9파운드(1만 5000원)이 당첨된 게 고작이었다.”면서 “단 한 번도 내가 이런 행운을 얻게 될 것이라곤 상상하지 못했다.”고 벅찬 심경을 밝혔다. 수년 째 육류 가공공장에서 일하는 빈센트는 12년 전 누나와 독립해 함께 살고 있다. 불혹을 넘긴 나이지만 결혼은커녕 연애를 해본 일도 거의 없다. 그는 “이번 복권 당첨으로 여자들에게 좀 더 매력적인 남성이 돼 결혼도 할 것”이라고 쑥스러운 듯 말했다. 당첨사실을 안 뒤 공장에 2주의 휴가를 내고 쉬고 있는 빈센트는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만한 큰 돈은 아니지만 분명 내 인생에 갚진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재무 상담가를 만나서 어떻게 이 돈을 쓸지를 계획을 짜겠다.”고 밝혔다. 누나 집의 대출금을 갚아주고 어머니에게 선물도 하고 싶다는 빈센트는 자신을 위해선 자동차를 살 계획이다. 빈센트는 “일단 운전을 배운 뒤 멋진 자동차를 한 대 사고 싶다.”고 밝은 웃음으로 대답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트랜스포머3’ 샤이아 라보프 “메간 폭스와 연애” 폭로

    ‘트랜스포머3’ 샤이아 라보프 “메간 폭스와 연애” 폭로

    개봉을 앞두고있는 블록버스터 영화 ‘트랜스포머3’의 주인공 샤이아 라보프(26)가 이전 시리즈의 상대역인 메간 폭스(26)와 실제 연인사이로 발전했었다고 인정해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미국 매거진 ‘디테일’의 보도에 따르면, 샤이아 라보프는 “오랫동안 상대역으로 연기하면서 진짜 감정이 싹텄다. 우리는 촬영기간 동안 여러차례 데이트를 했다.”면서 “하지만 우리가 사귀고 있다는 사실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라고 시인했다. 이어 “연인으로 발전하면서 영화에서도 우리 두 사람의 애틋한 감정이 그대로 녹아들었다.”면서 “난 아직도 그녀를 멋진 친구로서 사랑하며, 그때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그때는 그때대로 매우 좋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메간폭스가 ‘트랜스포머’ 촬영중 만났으며 현재의 남편인 오스틴 그린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는 대답으로 회피했다. 메간 폭스는 ‘트랜스포머’ 시리즈 감독인 마이클 베이를 ‘독재자 히틀러’로 묘사한 사실이 알려진 뒤, 이에 격분한 제작자 스티븐 스필버그가 하차를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상태다. 여기에 최근 결혼 1주년 기념으로 또 한번의 결혼식을 올릴 만큼 현 남편과의 돈독한 애정을 과시하던 차에 ‘불륜’을 예고하는 폭로가 이어지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깜짝 고백으로 팬들을 놀라게 한 샤이아 라보프는 현재 스타일리스트이자 학생인 캐롤린 포와 교재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왼쪽은 메간 폭스, 오른쪽은 샤아이 라보프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패기로 뭉친 축제

    화려한 레드카펫 행사는 없다. 그렇다고 띄엄띄엄 볼 일은 아니다. ‘원석’은 세공이 안 된 탓에 눈에 잘 띄지 않을 뿐 의외의 장소에서 발견되기 마련. 1990년대 후반 첫발을 내디딘 두 영화제가 새달 나란히 영화팬에게 손짓한다. 블록버스터에 물린 관객이라면 부지런을 떨어 볼 일이다. ●독립영화 감독들이 직접 만든 축제 감독들이 직접 만들어 가는 비경쟁 독립영화 축제 ‘인디포럼2011’(http://www.indieforum.co.kr)은 새달 6일부터 12일까지 시네마테크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개막식 사회는 윤성현 감독과 배우 류현경이 맡았다. ‘시라노 연애조작단’, ‘방자전’, ‘마마’ 등을 통해 충무로의 여성 신스틸러(주연 못지않은 연기력을 뽐내는 조연)로 떠오른 류현경은 연출·주연을 맡은 ‘날강도’를 단편 부문에 선보인다. 개막작은 감독이 주연, 각본, 제작, 음향, 미술, 컴퓨터그래픽(CG)을 도맡은 3편의 작품이 선정됐다. 영화를 만들고 싶어하는 남자의 고민을 다룬 김준우 감독의 ‘만들고 싶다’와 자신의 영화를 세태에 대한 테러라고 말하는 이지상 감독의 ‘돈 좀 더 줘’, 지루하지만 소중한 일상에 관한 김용삼 감독의 ‘가족 오락관’이 상영된다. 37편의 신작 외에 박찬경 감독의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안양에’ 등 7편의 초청작도 상영된다. 개·폐막식 7000원, 일반상영 5000원. ●65개국 1235편 출품 ‘역대 최다’ 제13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http://www.siyff.com)는 새달 7일부터 13일까지 국민대 국제관 콘서트홀, 아리랑 시네&미디어센터, CGV 성신여대입구 등에서 열린다. 개막작은 마크 데 클로에 감독의 ‘네덜란드에서 가장 힘센 사나이’.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힘센 사나이라고 믿는 12살 소년 루크가 엉뚱한 사내를 아빠라고 믿으면서 생기는 해프닝을 그렸다. 숀 쿠 감독의 ‘뷰티풀 보이’(미국)는 하나뿐인 아들이 대학 캠퍼스에서 총을 난사하고 자살한 후 부모가 겪는 슬픔과 상실감, 자책, 분노의 감정선을 따라간다. 지난해 캐나다 토론토국제영화제 디스커버리 부문 국제비평가협회상 수상작. 실화를 바탕으로 한 한로 스미츠만 감독의 ‘해질 무렵’(네덜란드)은 친구를 살해한 10대들이 겪는 불안한 심리를 묘사했다. 노홍진 감독의 ‘굿바이 보이’는 1980년대 구청장을 꿈꾸는 열혈 민정당원 아버지와 술집 종업원으로 생계를 책임지는 엄마, 독특한 세계관의 누나와 함께 사는 소년의 성장 후일담이다. 일반상영 5000원.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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