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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연 “이승기에게 설렌 적 있어” 고백

    채연 “이승기에게 설렌 적 있어” 고백

    최근 신곡 ‘봐봐봐’로 컴백한 가수 채연이 이승기에게 설렌 적이 있다고 밝혔다. 채연은 27일 방송되는 SBS ‘강심장’ 사전녹화에서 MC 이승기에게 "언젠가 꼭 한 번 확인하고 싶은 게 있었다"고 말해 궁금증을 유발했다. 이어 "과거 ‘엑스맨’, ‘연애편지’ 등의 프로그램에서 이승기와 커플로 연결됐던 적이 많이 있다"며 "이제 말하지만 나는 그 당시 이승기에게 방송을 떠나 실제로 마음이 설렌 적이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채연은 이 모든 것을 설명해 줄 증거 영상이 있다고 말해 이승기를 긴장하게 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녹화에는 채연 외에도 빅뱅의 태양·승리·윤시윤·송은이·간미연·황보·하주희·티아라 지연·엠블랙 미르·남보라 등이 출연해 입담 대결을 펼쳤다. 사진 = SBS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 [월드이슈] 영웅의 흔적에 가격표를 붙이다

    [월드이슈] 영웅의 흔적에 가격표를 붙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던가. 여기에 한 마디가 더해져야 할 것 같다. “이름을 남긴 사람은 돈도 남긴다.”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의 성기, 쿠바 혁명가 체 게바라의 머리카락, 베토벤의 머리뼈…. 역사와 재생 불가의 희소성, 여기에 수십~수백년의 시간이 얹어지면 ‘돈’이 만들어진다. 그것도 수십, 수백억원의 거금이 된다. 영웅들은 사라졌다. 그러나 그들의 체흔(體痕)과 유품은 오늘날 경매시장에서 비싼 값에 사고 팔리며 열띤 각축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발 디딜 곳을 찾지 못한 지구촌의 유동자금은 올 상반기 국제 경매시장을 더욱 뜨겁게 달궈놓았다. 돈 놓고 돈 먹는, 유품 경매 현장을 살짝 들여다 본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지났지만 그의 저력은 여전했다.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그의 사망 1주기를 맞아 열린 잭슨의 유품 경매에서 그가 무대에서 꼈던 크리스털 장갑 한 장은 예상가보다 2만~3만달러 높은 19만달러(약 2억3000만원)에 팔렸다. 잭슨은 세상에서 사라지고 없지만 그의 유품을 통해 조금이라도 그를 느끼고 추모하는 마음이 경매를 통해 나타난 것이다. 이처럼 경매는 일반인들이 역사 속 인물이나 유명인사들과 간접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돈이고, 투자상품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유명인과 관련된 모든 것은 경매의 대상이 되고 심지어 신체의 일부분도 경매를 통해 거래되고 있다. 유명인의 경매품 중 프랑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웅으로 칭송받는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남긴 ‘물건’은 다소 충격적이다. 1924년 뉴욕에서 열린 나폴레옹 유골 경매에 매물로 나온 것 중 사람들의 시선을 확 잡아끈 것은 다름 아닌 그의 성기였다. ●나폴레옹 머리카락 1623만원에 낙찰 약 3.8cm 길이의 성기는 한 성직자가 나폴레옹의 시신 부검 과정에서 몰래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매에 나온 당시에는 800달러에 낙찰됐다. 이후 1977년 미국 컬럼비아대 의대 비뇨기과 전문의 존 킹즐리 라티머가 최초 낙찰가보다 4배 가량 오른 2900달러에 구매했다. 지난달 29일에는 나폴레옹의 머리카락이 경매에 나와 1만9000뉴질랜드달러(약 1623만원)에 팔렸다. ●케네디 연애편지도 인기상품 지난해 11월에는 아돌프 히틀러와 함께 대표적인 독재자로 꼽히는 베니토 무솔리니의 뇌가 경매 사이트에 등장하기도 했다. 무솔리니의 뇌는 1966년 일부만이 그의 아내에게 돌아갔으며 수십 년간 행방이 묘연했던 나머지 일부분이 1만5000유로(약 2300만원)에 매물로 나온 것이다. 하지만 사람의 뇌까지 사고 판다는 논란이 일면서 거래는 성사되지 않았다. 1967년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에 의해 잘린 체 게바라의 머리카락은 2007년 경매에 나와 10만달러에 그의 열혈 추종자의 손으로 넘어갔다. 체 게바라의 머리카락 경매는 영국 청교도 혁명을 이끈 올리버 크롬웰에 비하면 아주 평범한 경매에 속한다. 1661년 부관참시를 당하며 사라졌던 그의 머리 부분이 약 130년이 지난 뒤 경매에 나온 것이다. 경매를 통해 그의 후손에게 돌아간 머리는 이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이 재구매해 현재는 알려지지 않은 장소에 매장됐다. 유명인의 신체 외에도 윈스턴 처칠이 피우다 만 시가, 존 F.케네디가 쓴 연애편지(사진 위) 등과 같은 유품도 경매에 나와 인기 상품으로 팔렸고 오는 8월에는 비틀스의 사생활이 담긴 사진(아래)도 경매에 나올 예정이다. 나길회·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복고댄스 퀸’ 배슬기 ”춤 덕에 할리우드 진출”

    ‘복고댄스 퀸’ 배슬기 ”춤 덕에 할리우드 진출”

    가수 겸 배우 배슬기가 할리우드 영화에 캐스팅된 에피소드를 공개했다.배슬기는 SBS ‘강심장’에 출연해 할리우드 영화 ‘파이널’(Finale)에서 한국인 킬러 역으로 캐스팅된 이유가 ‘복고댄스’ 라고 밝혔다.그는 “독일의 영화감독이 나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하는데 SBS 예능프로그램 ‘연애편지’에서 췄던 복고댄스가 도움이 됐다.”고 말해 출연진들의 눈길을 끌었다.더불어 배슬기는 영화 관계자들이 배슬기를 캐스팅하기 위해 직접 한국에 방문해 깜짝 오디션을 벌였다고 말했다.오랜만에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배슬기는 가수 천명훈 김종민과 호흡을 맞춰 다양한 버전의 복고댄스를 선보여 ‘복고댄스의 여왕’다운 모습을 보여줬다.한편 ‘강심장’에는 배슬기 외에도 그룹 슈가 출신 박수진 소녀시대 멤버 유리 효연 카라 멤버 한승연 강지영 SG워너비 김용준 등이 출연했다.사진 = SBS서울신문NTN 강서정 인턴기자 sacredmoon@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84통 편지로 엮은 역사 소설

    84통 편지로 엮은 역사 소설

    세종 시절 만들어진 훈민정음 언해본 원본은 사라졌다. 그리고 세조 시절 간행된 불교 대장경인 ‘월인석보(月印釋譜)’ 1권에 묶인 것만이 최고(最古)본으로 현존하고 있다. 유교 국가임을 감안하면 의아한 일이다. 게다가 훈민정음 언해본은 불교에서 신성한 숫자로 통하는 ‘108’개의 글자로 이뤄져 있다. 또다른 의심의 출발이다. 그런 와중에 계유정난을 통해 어린 조카 단종을 쫓아내고 왕위에 오른 수양대군(세조)은 형님인 문종의 병사(病死)에도 개입한 것 아닌가 하는 석연치 않은 의심의 눈초리를 피하지 못한다. 소설 속 초기 조선 왕조에 드리워진 거대한 음모론의 그림자다. 김다은(48)의 장편역사소설 ‘모반의 연애편지’(생각의나무 펴냄)는 물정 모르는 후궁 소용 박씨가 궐 밖 사내에게 보낸 연서(戀書) 한 통을 단초 삼아 권력 쟁투과정의 뒷얘기를 풀어낸다. 한 통의 연애편지에서 비롯된 음모론은 1452년 문종의 죽음과 1455년 세조의 왕위 찬탈 등으로 옮겨가며 조선 왕조 최고 권력을 둘러싼 그동안의 의혹을 한껏 고조시킨다. 전형적인 역사 팩션 추리소설이다. 이런 얼개를 품은 소설은 1465년 6월 소용 박씨가 사형을 당한 뒤부터 1466년 6월까지 꼬박 1년 동안 세조, 대신, 궁녀, 환관, 화가 등 궁궐 안팎 36명의 인물이 긴박하게 주고받은 84통의 편지로만 이뤄져 있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과 같은 이른바 ‘서간체 소설’이다. 소설이 84통의 편지로만 구성됐다는 것은 사실관계가 조각조각 떨어져 있음을 의미한다. 하나의 사건을 놓고 숨쉴 틈 없이 편지를 주고받다가 어느 상황이 되면 한참 전, 잊고 있었던 일을 끄집어내 다시 이야기를 풀어간다. 김다은은 7일 “서간체 소설은 국내 문단에서 아직 낯설지만 두 사람만이 공유하는 편지 특성상 내부 심리 묘사에도 적절하고, 말투 등으로 인물 캐릭터를 드러내기도 쉬운 소설 창작기법”이라면서 “장르로 정착될 때까지 좀더 서간체 소설을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소설 속 역사적 사실은 훈민정음 언해본이 월인석보 1권에 남겨져 있다는 것과 세조 시절 108명의 승려들이 모여 국사에 직·간접으로 참여하곤 했다는 것, 문종 독살설, 소용 박씨가 연서를 보낸 사실이 발각돼 처형됐다는 정도다. 여기에 창작과 상상이 더해지며 두툼한 역사소설이 완성됐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엄마도 예쁘다’ 로 ‘엄마 신드롬’ 다시 불까

    ‘엄마도 예쁘다’ 로 ‘엄마 신드롬’ 다시 불까

    소설과 연극을 통해 일었던 ‘엄마 신드롬’ 을 안방극장에 다시 일으킬 수 있을까. KBS 2TV 아침드라마 ‘엄마도 예쁘다’ 제작발표회가 30일 KBS 신관 5층 국제회의실에서 열렸다. 이응진 KBS 드라마 국장은 “세상의 모든 엄마들에게 이 드라마가 9시 20분에 아침식사를 마친 뒤에 마시는 한 잔의 감동스러운 홍차, 커피, 녹차가 되길 바란다.” 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로 30년째 연출을 해은 엄기백 PD는 “따뜻하고 건강한 드라마를 다루고 싶다. 졸업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면서 “졸업 작품을 진짜 따뜻하고 아름다운 드라마로 만들고 싶다. 시청률이 있으면서 아름다운 드라마를 만들려고 노력하겠다.” 고 방송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최근 종영한 ‘지붕뚫고 하이킥’ 서 코믹연기로 눈길을 끌었던 김자옥은 극중 남편없이 홀로 식당을 하며 억척같이 4자녀를 키워낸 엄마 이순진으로 분한다. 김자옥은 “엄마들의 책임, 엄마들의 자녀들에 대한 사랑이 굉장히 절실한 시대가 아닌가싶다.” 면서 “자식을 둔 엄마로서 아들, 딸들에게 어머니의 사랑, 제가 부모한테 받았던 많은 사랑을 전하겠다. 많은 청소년들이 보는 드라마, 어머니들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 고 말했다. 한편 KBS 2TV 새 수목극 ‘엄마도 예쁘다’ 는 어느 날 갑자기 순진의 첫사랑인 리조트 재벌 홍규탁(김동현 분)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가족간의 이야기를 그릴 예정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어머니들이 “예쁘고 아름답다.” 는 진심을 담아 보내는 연애편지라고. 첫 방송은 오는 4월 5일 오전 9시 20분. 서울신문NTN 백영미 기자 positive@seoulntn.com/사진 = 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故최진영 애도물결, 제작 발표회장도 ‘울먹’

    故최진영 애도물결, 제작 발표회장도 ‘울먹’

    지난 29일 숨진 故최진영에 대한 애도의 물결이 제작발표회까지 이어졌다. 30일 KBS 신관 5층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KBS 2TV 아침드라마 ‘엄마도 예쁘다’ 제작발표회에서 극중 억척 엄마 이순진으로 분하는 김자옥은 “기분이 안 좋은 날인 것 같다. 안 좋은 소식도 있고...많은 엄마들이 가슴이 아픈 시기여서 스스로도 가슴이 많이 아프다.” 고 말했다. 김자옥은 이어 “엄마들의 책임, 엄마들의 자녀들에 대한 사랑이 굉장히 절실한 시대가 아닌가.” 라고 반문하며 “자식을 둔 엄마로서 아들, 딸들에게 어머니의 사랑, 제가 부모한테 받았던 많은 사랑을 전하겠다. 많은 청소년들이 보는 드라마, 어머니들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 고 덧붙였다. 1년 반만에 정극 나들이에 나서는 김자옥은 극중 남편없이 홀로 식당을 하며 억척같이 4자녀를 키워낸 엄마로 등장한다. 극중 김자옥의 둘째 딸인 오정수로 분하는 김빈우는 수척해진 얼굴로 참석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김빈우는 “오늘 저희한테는 굉장히 기쁜 날이기도 한데...” 라며 울먹이며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저한테도 엄마라는 존재를 특별히 느끼게 해 준 드라마다.” 고 어렵사리 말을 맺었다. 극중 리조트 재벌 홍규탁으로 분하는 김동현도 “너무도 슬픈 일들이 많다. 저희들도 저희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 며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어머니들이 “예쁘고 아름답다.” 는 진심을 담아 보내는 연애편지인 KBS 2TV 아침드라마 ‘엄마는 예쁘다’ 는 오는 4월 5일 오전 9시 20분 첫 전파를 탄다. 사진 = 한윤종 기자 서울신문NTN 백영미 기자 positive@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치과의사 겸 가수 박소연, 이색 북콘서트 열어

    치과의사 겸 가수 박소연, 이색 북콘서트 열어

    현역 치과의사이자 팝페라 가수인 박소연이 독특한 콘셉트의 공연을 선보인다. 박소연은 오는 14일 이태원동 루체홀에서 두 번째 북콘서트 ‘Lover‘s Concerto’를 연다. 지난해 11월말 곽세라 작가의 책 ‘모닝콜’로 북콘서트를 열었던 박소연은 이번엔 책 ‘작가들의 연애편지’를 테마로 했다. 계절의 흐름에 따라 진행될 이번 박소연의 북콘서트는 봄, 여름, 그리고 장마 그리고 가을과 겨울 등 각각 계절에 맞는 작가들의 연애편지가 소개되고 사랑과 이별노래가 어우러진다. 뿐만 아니라 관객들의 연애편지를 공개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됐다. 박소연은 “다양한 문화콘텐츠가 어우러지는 ‘나눔실천’ 문화복합공연으로 꾸밀 것”이라며 “영상과 책, 음악, 일러스트 등이 어우러지는 공연이다.”라고 공연을 소개했다. 이날 공연에는 바리톤 김형수와 하버드대 심리학과 출신 발라드가수 폴백, 국민성우 배한성이 게스트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한편 성악과 피아노를 전공한 박소연은 지난 2007년 작곡가 고 이영훈의 유작 음반인 ‘별과 바람의 노래‘와 지난해 ‘별과 바람의 노래 2‘ 미니앨범을 발표했다. 박소연은 현재 강릉 연세플러스 치과와 서울 노블라인 치과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임대아파트 주민들의 ‘특별한 잔치’

    임대아파트 주민들의 ‘특별한 잔치’

    25일 경기 일산시 흰돌마을 4단지 안 광장. 영구임대아파트 단지인 이곳에서 추석을 일주일여 앞두고 특별한 잔치가 열렸다. 4단지 주민들이 마음을 모아 거주민 할머니 3명의 팔순잔치를 벌인 것. 잔칫상에 놓인 색색가지 음식과 함께 재봉틀, 결혼 청첩장 등 할머니들의 손때묻은 삶이 담긴 각종 전시물도 눈에 띄었다. 잔치의 주인공은 김수영(89), 강신수(83), 현경희(83) 할머니. 이들은 분홍색, 옥색 옷이 어우러진 한복으로 갈아입고 모처럼 화장도 곱게 한 채 연신 웃음꽃을 피웠다. 단지 안에 있는 사회복지관이 지난 7월부터 보수공사에 들어가 모일 기회가 없었던 주민들은 처음엔 서먹하게 다가왔지만 이내 잔치떡을 나눠먹으며 한마음이 됐다. 삼삼오오 모여든 4단지 주민들은 강 할머니가 60여년간 보관해온 재봉틀과 현 할머니가 50년 동안 아껴온 작은 장롱 등을 신기한 듯 만져봤다. 김 할머니가 내놓은 남편과의 연애편지, ‘소화(小和) 16년 음력 7월26일’이라는 글씨가 찍힌 결혼 청첩장, 어머니 유언장이 담긴 액자는 평생의 이력이었다. 주민 강은정(52·여)씨는 “70년된 청첩장이면 내 나이보다 많다.”면서 “그동안 자주 보지 못했던 이웃들과 이렇게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니 좋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사회적 기업인 공공미술 프리즘이 기획하고 일산 거주 어린이 기자단 4명이 도왔다. 어린이 기자단은 지난달부터 할머니들 댁을 방문해 인터뷰를 한 뒤 80여년의 삶을 기록하고 전시될 물품도 수집했다. 내년이면 아흔이 되는 김 할머니는 “흰돌마을이 들어선 1995년 입주했으니 ‘403동 1009호 할머니는 터줏대감’이라는 소릴 듣는다.”고 한다. 402동 1403호 주민인 강 할머니는 “동생 셋을 공부시키느라 17살부터 바느질을 시작해 76살까지 계속했다.”면서 “결혼도 안하고 혈혈단신인 내게 재봉틀은 남편이고 자식이다.”고 돌아봤다. 현 할머니는 “평소 아이들을 접할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찾아와 말벗이 돼 줘서 고마웠다.”고 전했다. 어린이 기자단의 변진휘(13) 학생은 직접 낭독한 축하편지를 통해 “이번 기회에 할머니들의 앞서간 삶을 느꼈다.”면서 “앞으로 할머니들을 자주 찾아뵙고 손자처럼 대해 드려야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연애편지 대서해주는 쿠바 직업女 화제

    ”종이편지로 사랑을 전해요.” 휴대전화, 인터넷 메신저, e메일이 보편화된 현대사회에서 아직 종이에 연애편지를 써서 보내는 사람이 있을까? 답은 ‘아직 종이편지는 살아 있다.’다. 나아가 연애편지를 대서해주는 직업도 아직은 사라지지 않았다. 15년간 연애편지를 대신 써주는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34세 쿠바 여성의 스토리가 최근 현지의 한 주간지에 소개됐다. 쿠바 중부지방인 산티 스피리트 지방에에 살고 있는 리우드밀라 킨코세(34)가 바로 그 주인공. 그가 자택을 사무실로 삼아 연애편지 대서 에이전시를 낸 건 19살 때인 지난 1994년이다. 장난 삼아 광고를 냈지만 일감이 들어오면서 이젠 버젓한 직업이 됐다. 그는 “다른 소통의 수단의 많아졌지만 아직도 연애편지를 쓰는 사람이 많다.”면서 “편지를 대서하면서 진정한 소통의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점을 느끼곤 한다.”고 말했다. 통계를 내지 않아 지난 15년간 자신이 몇 통이나 연애편지를 대서했는지는 킨코세 자신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 그는 세계 20여 개국으로부터 꾸준히 “연애편지를 써달라.”는 주문을 받고 있다. 대서비용은 쿠바 화폐로 5페소(미화 25센트). 하지만 돈을 받는 건 처음 보내는 편지뿐이다. 답장을 써주는 경우엔 무료봉사를 하고 있다. ”얼마나 상대방을 사랑하는가를 전하는 편지가 가장 쓰기 쉬운 반면 화해를 하는 커플 사이의 편지가 가장 어렵다.”고 밝힌 그는 연애편지 국제대회를 개최하는 등 ‘종이편지를 통한 감정 전달’의 전도사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베토벤·헨리8세… 유명인 34명의 연서

    ‘당신 생각뿐이오(My thoughts go out to you)/나의 불멸의 연인(My immortal beloved)/나는 당신과 함께라야만 살 수 있다오.(I can live only wholly with you or not at all.)/그대를 사랑하는 루트비히로부터’ 지난해 여름 개봉된 영화 ‘섹스 앤 더 시티’에는 주인공 캐리가 연인 빅에게 읽어준 베토벤의 연애편지다. 이 편지의 출처가 된 책은 ‘위인들의 연애편지’. 영화를 본 사람들은 책을 구하려고 애썼지만 실패했다. 영화 제작을 위해 만든 책이었기 때문이다. 피카도르 출판사의 부발행인이었던 어슐러 도일은 연애편지 원본을 찾아냈고, 영화 속 책을 현실에서 펴냈다. 이것이 ‘나는 당신의 심장으로 살고 싶습니다’(원제 Love Letters of Great Men, 안기순 옮김, 라이프맵 펴냄)이다. 책은 유명인사 34명이 연인에게 쓴 편지들을 소개한다. 영화에 나온 베토벤의 편지를 비롯해 헨리 8세가 앤 불린에게, 데이비드 흄이 부풀레 부인에게, 모차르트가 콘스탄체에게, 나폴레옹이 조세핀에게, 빅토르 위고가 아델 파우처에게, 다윈이 엠마 웨지우드에게 보낸 편지들에서 그들의 순수한 사랑과 열정, 질투, 갈망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1만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SPECIAL 편지] 고래, 바다가 보내는 편지

    [SPECIAL 편지] 고래, 바다가 보내는 편지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었다 이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준 이가 없었다 내 안을 비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겨울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이다 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한 구절을 쓰면 한 구절을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이 편지는 한 번도 부치지 않는다. 김남조, <편지> 《삶과 꿈》 잡지를 지극히 사랑하시는 원로 시인 김남조 선생님의 시 <편지>로 이 글을 시작합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편지는 부치지 않은 편지겠지요. 하지만 편지가 사람만의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면 사람과 함께 사는 자연도 편지입니다. 마당에 꽃밭을 가진 사람은 철마다 피는 꽃밭이 보내는 꽃의 편지를 받고 논농사를 짓는 농부는 땅의 편지를, 나무 농사를 짓는 사람은 나무의 편지를 받습니다. 삼면이 바다를 가진 우리에게는 바다가 보내는 편지도 있습니다. 바다는 날마다 파도로 평화의 편지를 보내고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사람들에게 분노할 때는 해일이나 쓰나미 같은 편지를 씁니다. 우리는 바닷가에서 바다의 편지를 받습니다만, 배를 타고 먼 바다로 나가면 그곳에 또 다른 바다의 편지가 있습니다. 고래! 그렇습니다. 고래도 바다의 편지입니다. 그 편지를 받는 사람은 사실 ‘행운의 편지’를 받는 것이지요. 고래의 편지는 받기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귀신고래 회유해면’이란 천연기념물 126호를 가진 고래도시 울산광역시의 앞바다 동해는, 예부터 ‘고래바다’(鯨海)라고 불리는 바다입니다. 최근 그 바다에 낫돌고래 수천 마리가 모여들어 다시 한 번 고래바다라는 이름에 명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거대한 고래 한 마리는 바다가 보내는 한 문장의 편지이지만 수천 마리의 돌고래가 동시에 유영하는 것은 바다가 우리에게 보내는 긴 편지입니다. 그 편지를 필자와 함께 최초로 받아본 김종경 시인(《울산신문》 大記者)은 그 감동을 이렇게 들려줍니다. “울산 앞 바다는 역시 고래바다였다. 수천마리의 돌고래가 유유히 유영하고 있었다. 파도가 만드는 리듬을 즐기는 듯했다. 물굽이를 오르내리며 도레미파솔라시 7음계를 끝없이 연주하는 듯했다. 물 속에서 수면 위 1m쯤 높이까지 치솟았다가 가라앉았다가를 반복하며 바다를 여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마치 고래나라에 초대받아 대대적인 환영인사를 받는 것 같았다. 환영인사치고는 전대미문의 쇼, 묘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너무나 황홀했다. 환상적이었다.” 그런 바다의 편지를 받아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황홀’과 ‘환상’을 이야기 합니다. 바다가 돌고래를 통해 보내는 편지는 음악편지일 수도 있습니다. 돌고래의 검은 등은 검은 음반이고 하얀 배는 하얀 건반입니다. 바다는 수천 개의 건반으로 ‘바다 환상곡’을 연주해 우리에게 음악편지를 보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바다의 편지는 눈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읽어야 그 연주까지 들을 수 있습니다. 김종경 시인의 황홀감은 계속됩니다. “서너 마리에서부터 수십 마리가 대열을 맞춰 다녔다. 그러다가 수면 아래 얕은 곳을 잽싸게도 지나갔다. 치솟았다가 가라앉았다가를 되풀이했다. 대열을 바꾸는 솜씨가 남달랐다. 눈 깜짝할 사이에 종대에서 횡대로 뒤집었다. 거대한 열병식을 보는 것 같았다. 파도를 타는 재주가 너무나 날렵했다. 거침이 없었다. 그 모두가 종횡무진 장엄을 이뤘다.” 파도가 치는 거친 편지지 위에 또박또박 쓰는 편지. 수천 문장을 한꺼번에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앞에서 소개한 김남조 시인의 시처럼, 사람이 한 구절을 다 읽으면 또 한 구절을 쓰는 바다의 편지. 아아, 그렇다면 바다는 지금 누군가와 열애 중이며, 그건 사랑의 편지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눈으로 그 아름다운 편지에 감춰진 뜻까지는 읽어내지 못해 안타까울 뿐입니다. 사람의 편지는 종이 위에 쓰는 평면이지만 바다의 편지는 살아 움직이는 입체적인 편지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바다를 가진 도시에서 태어났습니다. 그것이 제 운명이 되고 말았습니다. 저는 바닷가에서 태어난 사람의 생명은 바다에서 온다고 믿습니다. 또한 바닷가에서 태어난 사람의 영혼은 바다로 돌아간다고 믿습니다. 미국 시인 칼 샌드버그(1878~1967)는 시인은 원래 바다 동물이었는데 진화하여 육지에 산다고 했습니다. 거기에 제 생각을 덧붙인다면 바다의 편지가 되었던 고래들만이 시인으로 진화해 오는 것입니다. 바다의 편지는 읽을 줄 아는 눈과 귀와 마음을 가진 사람만이 읽는 편지입니다. 이건 저속한 연애편지도 아니고, 구태의연한 편지도 아닙니다. 최고의 메타포(은유)를 담아 보내는 바다의 편지며 하늘의 편지입니다. 바다에서 목숨을 걸고 사는 사람들은 바다의 일이 하늘의 일이라고 했습니다. 지금은 누구도 바다의 편지에 답장을 쓰지 못하지만 수천 년 전 글을 몰랐던 선사인들은 그 바다의 편지를 바위그림으로 새겨놓았습니다. 그것 또한 고래바다로 흘러들어오는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 중상류에 새겨진 ‘반구대 암각화’(국보 285호)입니다. 거대한 바위에 새겨진 반구대 암각화에는 세계 최초인 50여 점의 고래 그림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학자들은 아직까지 고래를 새긴 이유를 과학적으로 해석하고 있지만, 한때 바다의 편지였던, 고래에서 시인으로 진화해 온 사람들은 그것이 바다의 편지에 대한 답장임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역사시대 이후 편지는 문자로 써지지만 문자 이전의 편지는 바다의 편지처럼 자연의 편지처럼 우리에게 참으로 아름다운 은유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편지에는 답장보다는 시와 음악과 그림만이 답장일 것이라는 생각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오늘은 당신과 함께 바다로 나가 그 편지를 읽고 싶습니다. 글 · 사진 정일근 기획위원
  • 英 헨리8세 연애편지 5세기 만에 공개

    英 헨리8세 연애편지 5세기 만에 공개

    약 5세기 동안 숨겨졌던 영국 헨리 8세의 연애편지가 전시회를 통해 일반에 공개된다. 영국도서관(British Library)은 4월 ‘헨리 8세 전시회’에 바티칸 내부에서 비밀로 숨겨왔던 왕의 연애편지를 주요 전시품으로 공개한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이번에 공개되는 편지는 지난해 개봉한 영화 ‘천년의 스캔들’과 미국드라마 ‘튜더스’ 등을 통해 국내에도 잘 알려진 두 번째 왕비 앤 볼린을 향한 구애의 내용을 담고 있다. 헨리 8세는 이 편지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이제부터 내 마음은 오직 당신에게만 바쳐질 것이오.”, “당신의 아름다운 단어로 채워진 편지는 너무나 진실됐고, 그것은 나로 하여금 당신을 존경하고, 사랑하며, 섬기도록 만들었소.” 등의 시적인 표현으로 전했다. 편지의 전시 소식을 전한 BBC는 “1528년 1월에 쓰여진 이 편지는 당시 헨리 8세가 얼마나 일관적으로 앤 볼린과의 결혼을 원했는지와 동시에 정식 왕비로 세울 뜻을 이미 갖고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편지에 의미를 부여했다. 또 “불행히도 그 헨리 8세가 약속한 ‘헌신’은 학교에서 배운 것처럼 영원하지 못해 앤의 운명은 슬프게 끝나고 말았다.”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엄마, 아빠 국내외 명작 보러 미술관 가요

    엄마, 아빠 국내외 명작 보러 미술관 가요

    올 겨울방학은 아이들이 볼 만한 국내외 작가의 대형 전시회가 서울·수도권에 적지 않다. 우선 한강 이북에서 열리는 전시들부터 소개하겠다.관람료가 ‘공짜’인 국립현대미술관이 덕수궁 동관과 서관에서 3월22일까지 ‘한국근대미술걸작전’을 열고 있다. 이중섭의 ‘흰소’와 은지화, 박수근의 ‘할아버지와 손자’, 장욱진의 ‘자화상’, 오지호의 ‘남향집’, 이쾌대의 ‘군상’ 등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작가 105명의 대표작 232점이 기다린다. 구본웅이 소설가 이상을 그린 ‘친구의 초상’, 마티스의 영향이 느껴지는 이대원의 ‘창변’, 자신의 신산스러운 인생을 담은 천경자의 추상화 ‘그레타 가르보’, 이쾌대가 부인에게 보내는 애살스러운 연애편지도 등도 볼 만하다. (02)757-1800. 서울시립미술관에서 3월21일까지 열리는 ‘퐁피두센터 특별전’도 꼭 봐야할 전시의 하나다. 서양의 유토피아인 ‘아르카디아’를 주제로 풍요로움과 천국의 이미지를 담은 작품 79점을 기획전시한다. 마티스의 ‘붉은 색 실내’와 ‘폴로네시아 연작’, 샤갈의 ‘무지개’, 레제의 ‘여가’, 미로의 ‘블루 Ⅱ’ 등 주옥같은 작품들이 기다리고 있다.1만 2000원. (02)2124-8938 ‘루벤스 바로크 걸작전’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3월13일까지 열린다. 녹색 청색 등을 적소에 사용해 신화 속 여인들의 핑크빛 피부를 더 생기있고 화려하게 보이도록 했던 루벤스의 작품 19점과 동시대 플랑드르에서 활동한 작가 46명의 작품 75점이 전시됐다.1만 2000원. (02)722-4595. 경기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은 3월25일까지 ‘피사로와 인상파 화가들’을 전시한다. 인상파 작가들의 정신적 지주였던 피사로의 작품과 인상파에 영향을 준 밀레와 코로 등 바르비종파,르느와르와 마네 등 인상파 작가 19명의 ‘풍경’ 작품 90여점이 전시된다. 1만원. (031)960-0180. 강남으로 내려가보자.우면산 기슭의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에서는 ‘서양미술거장전:렘브란트를 만나다’를 2월26일까지 연다. 렘브란트의 유화는 단 한 점만 전시돼 있어 ‘낚였다.’는 악평을 받기도 하지만 바로크 시대 작품을 만난다든지,렘브란트의 에칭 판화를 본다고 마음 먹으면 전시회를 즐길 수 있다.1만 2000원. (02)2113-3400.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어린이미술관에서는 내년 11월까지 ‘거울아 거울아’를 개최한다. 주제는 인물로 김호석, 김선두, 권기수, 박형진, 윤석남, 안윤모 등 작가 24명의 회화, 사진, 조각, 설치, 미디어 등 약 70점이 전시된다. 3~13세 어린이를 위한 전시로 체험공간까지 마련해 놓았다.관람료가 없다. 기왕 과천까지 갔으니 현대미술관에서 ‘2008년 젊은작가 모색전’도 보고 오면 좋겠다. 현대미술의 다양한 경향을 30~40대 작가 15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02)2188-6114. 경기 성남아트센터는 2월22일까지 호안 미로의 판화 103점으로 꾸미는 ‘호안 미로-최후의 열정’전을 연다. 7000원. (031)783-8142.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연애시의 두 형식,기쁨의 윤리와 슬픔의 윤리 - 이병률과 김행숙의 시/박슬기

    1 잘못 보내진 연애편지 - 소통 불능이라는 아픔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 있어서 나는 그에게 편지를 쓴다.날씨 이야기이거나 나의 일상 이야기이거나하는 내용의 편지다.그런데 편지는 며칠 후 수신자 부재라는 빨간 도장을 얹고 되돌아온다.혹은 망설이고 망설이다 전화를 걸었는데 잘못된 번호라는 안내 방송만이 내게 대답해 줄 때,나는 망연히 슬퍼진다. “면아 네 잘못을 용서하기로 했다”(‘별’)라고 어느 날 문자메시지 하나가 도착한다.그런데,받아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다.나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제가 아닙니다, 제가 아니란 말입니다.”라고 문자를 보낸다.이번엔 감옥에 면회를 와 달라는 내용을 담은 “어느 먼 지방 우체국 사서함번호가 적힌 편지”(‘아무것도 아닌 편지’)가 나에게 배달된다.봉투에는 버젓이 내 주소가 적혀 있지만,내 이름이 아니기에 나는 답장을 보낼 수가 없다.어찌할까 망설이며 오래 책상 위에 올려 두었다가,나는 “새 봉투에 또박또박 그의 주소를 적고 편지를 밀어넣고 풀칠을 하”여 되돌려 보낸다. 며칠 뒤 편지는 되돌아온다.이유는 알 수 없지만,편지를 보낸 이가 출옥했거나 아니면 그가 편지를 받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일 것이다.그래서 나는 “그가 출감한 것으로 치자”라고 생각한다.편지를 받을 사람이 사라진 일로 그가 “모두를 미워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문자는 잘못 보내지고,편지는 받을 사람이 없다.당신이 떠났거나,죽었거나,혹은 나의 말을 거부하기 때문이다.나는 그래도 열심히 쓴다. 그러므로 이병률(‘당신은 어딘가로 가려한다’(2003),‘바람의 사생활’(2006))의 시는 붉은 도장을 얼굴에 찍고 울먹이는 편지다. 이런 경우도 있지 않을까? 나는 당신이 보고 싶고,당신을 만나고 싶다는 마음을 담은 편지를 정성껏 썼다.답장이 오기는 왔는데 거기에는 비웃음과 냉소만 가득하다.전화를 걸었는데,그는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장광설을 늘어놓는다.그럴 때 나는 당신이 미쳤다고 생각해서 무서워지거나,당신에게 상처를 받아서 화가 날 것이다. 소년이 손에 칼을 꽉 쥐어서 피를 낸 다음에,은밀히 그것을 소녀에게 보여준다.자해하는 사람이 대개 그러하듯 다만 위로를 받고 싶을 뿐인데 소녀는 “연필이나 깎지 그러니?”(‘칼-사춘기 3’)라고 비웃어버린다.소년은 “아무것에도 놀라지 않는” 소녀가 무서워진다. 아이들이 울자 “공기가 가시처럼 찌르나봐요”(‘우는 아이’)라고 무심히 말할 때,“우수수 이별 눈물/ 받아도 마음의 용수철은 움직이지 않”(‘정석가’)을 때, 건네진 마음의 신호는 당신의 표면에서 미끄러져버린다.김행숙의 시집 ‘사춘기’는 당신의 표면에서 튕겨 나와 당신과 나 사이에서 떠도는 언어들이다.귀신들과 여자들과 사춘기 소년 소녀들이 서로에게 보내는 무수한 ‘사.랑.해.요.’와 ‘&.%.*.#’,그 어디로도 스며들지 못하고 떠도는 독백이자 대화.여기에는 내가 미쳤는지 당신이 미쳤는지 혹은 둘 다 미쳤는지 알 수 없지만,하여간에 서로가 존재하는 양식이 너무 달라서 결코 서로를 알아 볼 수 없는 사태가 있다.“우편물을 잘못 배달했을지도”(‘다섯 살을 떠나며’) 모르지만,무슨 상관이랴.어차피 전달되지도 못할 말인 것을.그래서 “그뿐입니다.언제나 그뿐이에요.그뿐.”이라고 털어버릴 수밖에 없는 체념이 여기에 있다.그래도 나는 열심히 신호를 보내고 모르는 신호를 받는다.그러니 김행숙(‘사춘기’(2003),‘이별의 능력’(2007))의 시는 외계어로 쓰인 편지다. 한 편에서 편지는 도달점을 찾지 못하고 영원히 떠돌고 있고,한 편에서는 누구도 해독하지 못할 내용을 담은 편지가 마구잡이로 보내지고 받아진다.즉,둘 다 편지를 잘못 보낸 것이다.자신의 마음을 전달하려는 의도는 다르지 않은데,결코 마음이 전달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둘은 소통 불능이라는 아픔에 빠져 있다.그러나 타인에게 건네는 말이란,늘 잘못 보내지는 편지가 아닌가? 소통 불능의 아픔은 애당초에 해결이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그래도 이들은 또 다시 편지를 보낸다.어떻게 하면 당신의 응답을 들을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그러니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이들의 시는 연애편지다. 잘못 보내진. 2 김행숙, 기이한 변신담 - 함께 사라져 희미해지기 당신이 미쳤거나 귀신들이어서,즉 나와 전혀 다른 존재 방식을 가진 존재들일 때 나는 그에게 도달하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그러나 그에게 도달하고자 한다면,존재를 겹쳐 놓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다.이러한 방법을 동일화라고 부르되,여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하나는 내가 그들이 되는 방법이고,또 하나는 그들로 하여금 나를 닮도록 만드는 방법이다.전자의 방법을 취하는 자가 있어,그가 귀신의 언어로 말하고 귀신의 흉내를 낸다면 우리는 그를 광인이라고 부른다.그러나 광인은 아직 ‘인간’,즉 미쳤을 뿐인 인간이기에 귀신의 존재 형식을 따르지 못한다.그는 다만 ‘흉내’만을 낼 뿐이다.만일에 정말로 전자가 되고자 한다면,죽는 길밖에 없다.죽어서 귀신이 될지 어떨지는 알지 못하므로,여기에는 존재를 건 도박이 있다.그러나 존재를 걸고 도박을 할 수 없기에 우리는 오랫동안 후자의 방법을 취해왔다.그것을 ‘계몽’이라고 부르거니와,계몽이란 나와 다른 존재 형식을 가진 타자들로 하여금 나의 존재 형식을 따르도록 하는 것이다.그것은 ‘귀신들린 남자에게서 귀신 쫓기’다. 예수가 귀신들린 남자에게서 귀신을 쫓아내려 할 때,그들은 살려달라고 울부짖었다.귀신들을 불쌍히 여겨,예수는 그들로 하여금 근처에 모여 있던 돼지떼들 속으로 들어가게 했다.귀신들이 돼지떼 속에 들어가자,남자는 살았으되 미친 돼지떼는 스스로 바다에 빠져 죽고 말았다.복음서가 전하는 이 이야기는 계몽이 미신을 몰아낸 서사이자,예수라는 동일성이 어떻게 “미친 것”들을 세상 밖으로 몰아내었는가에 대한 서사이다.그런데, 돼지의 몸 속에 들어가 스스로 바다에 빠져 죽었던 그 미지의 타자들이 “목욕하는 여인”에게 돌아와서,뻔뻔하게도 “그대와 내가 복수이니 우리네”(‘귀신 이야기 3’)라고 말한다. 귀신이 말하는 이야기란,이런 식이다.“너는 십 년 만에 비춰보는 내 거울이야.난 그때 네가 꼭 죽을 줄만 알았는데,그래서 유감없이 탈출했는데,같이 죽기에는 피차 지겨웠으니깐,이해해?”(‘귀신 이야기 1’) 귀신은 나에게서 10년 전에 탈출했다.아니 정확하게 10년 전엔 귀신과 나는 한 몸이었다.이해할 수 있겠는가? 이해할 수 없다.또한 어떻게 대답할 수 있는지 알 수 없으므로 나는 “등을 구부릴 때,나는 의문형”(‘귀신 이야기 8’) 이 되는 방식으로 말한다.나는 왜 귀신의 이야기를 알아들을 수 없으며,왜 귀신에게 내가 아는 언어로 대답할 수 없는가? 그것은 귀신이 나에게서 쫓겨난 존재이므로,그로 인해 그와 나의 세계가 너무 달라졌기 때문이다. 김행숙의 시에서는 모든 존재하는 것들이 각각 다른 세계에 존재한다.그들은 결코 만날 수 없고 서로 소통할 수 없다.내가 보는 것은 “그를 비껴간 것”일 뿐이고,라디오에서 웃긴 이야기를 떠들어도 그 이야기를 알아들을 수 없기에 나는 “왜 웃는지 알 수 없”(‘타일’)다.마치 우리가 함께 모여 있는 공간에 여러 겹의 층이 있는데,우리는 각각 다른 층에 있어서 결코 만날 수 없는 것과도 같다.우리가 서로를 “총총히 관통해”도 “아무도 흔들리지 않”는 세계,이 세계에서 나는,그리고 당신은 다만 “분명히 장애물이 아니다.”(‘사소한 기록’)라는 정도의 인식만을 할 수 있을 뿐이다.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귀신들’인 것이다. 남자에게서 쫓겨나 울며 사라졌던 귀신들은 복음서의 명령을 어기고 돌아와 몰래 속삭인다.‘너와 나는 하나이니라’.돼지떼 속에 몰아 넣어 그들을 쫓아버린 계몽의 역사가 있었다.이를 니체를 따라 역사적 기억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내가 이 분리의 아픔을 넘을 수 있는 길은 단 하나뿐이다.그것은 망각이되,아픔을 반복적으로 각인시키는 역사적 기억을 잊는 일이다.너와 내가 분리되어 있다는 사태를 망각하고,나아가 나에게 혹은 당신에게 붙여진 이름들,계몽의 전략이 구사한 ‘이름붙이기’의 역사를 망각하는 일이다. “매일 밤 나는 눈을 감으면서 세상이 감기는 걸 느끼”고,“이렇게 간단히 세상이 바뀌는 걸 뭐,”(‘기억은 몰래 쌓인다’)하고 중얼거린다.망각을 통해 세상은 눈을 감는 것과 함께 도르르 감긴다.물론 이러한 망각은 백치의 그것이 아니다.당신과 내가 결코 만날 수 없다는 조건 자체를 망각함으로써 아픔의 기원을 ‘거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그러나 이 기원은 이미 ‘나’라는 주체의 존재 조건이 되었기 때문에 망각이란 나의 존재 자체를 망각하는 일과 동일해진다.나의 차원을 망각하고,당신의 차원을 망각해서 당신과 나 사이에 놓인 무한한 거리를 마치 없었던 것으로 만들어버릴 때 비로소 나와 당신이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잊음,망각은 새로운 행위를 위한 가능성이기 때문이다. 눈사람에 대한 애정과 관심 때문에 나는 점점 이상해진다는 말을 들었다.내가 어떻게 보이는지 자세히 좀 말해줄래? 요즘은 거울도 내 얼굴을 보여주지 않아.나는 아직 남아 있는데 마치 다 녹았다는 듯이.(‘눈사람’) 밤의 정원.저녁의 정원에도 정혜,은혜,미혜 같은 명찰이 붙여진 나무들이 잎사귀,그림자,잎사귀,그림자를 드리우나.정원의 여자들은 어디로 다 흩어졌나.//우리들은 어디에 모여서 한 사람이 되었나.우리는 이곳까지 달려오면서 많은 이름들을 붙였다,뗐다,붙였다,투명테이프처럼.안녕.안녕.금방 버려진 이름들과 함께하였던 우리의 유머와 블랙.사랑과 블랙.우리들은 사랑스럽고 드디어 모호해진다.(‘한 사람3’) 눈사람에 대한 애정 때문에 눈사람을 닮아 가는 화자는 눈사람에 한없이 가까이 가고 있는 중이다.눈사람이란 태양이 비치면 녹아버리는 것,눈사람이 녹아서 사라지자 그에게 가까이 가 있는 나는 “마치 다 녹았다는 듯이” 거울이 얼굴을 비춰주지 않는다.눈사람과 나는 이런 식으로 만난다.나는 녹아내려서 눈사람이 되고,나의 정체성의 상징인 얼굴은 사라지지만 여전히 나는 “남아 있는” 존재다.그러나 나로서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눈사람들에게 얼굴을 나누어 준 형태로,즉 눈사람들 속에 남아 있다.이 눈사람들은 “은혜,정혜”와 같은 이름표들을 달고 있는 “나무”와도 같은 존재들이고,우리는 서로를 만나기 위해 달려온다.붙였던 이름표들은 떼어도,붙여도 상관없는 얼굴들일 뿐이다.우리는 우리의 얼굴과 이름을 다 갖다 버리고서 서로에게 “달려오”고,그렇게 만나서 “우리들은 사랑스럽고 드디어 모호해”진다. 이 모호해짐,이것이 김행숙의 시에서 만남의 사태다.여기에는 당신과 나 사이의 거리를 극단적으로 좁혀 버리는 시도가 있다.그러나 이 만남의 사태는 내가 당신-사물을 끌어당겨서 나를 닮도록 하는 것도 아니고,내가 당신-사물들에게 가서 나를 버리고 당신-사물이 되는 것도 아니다.그것은 다만 이미 녹아내려 주체라고 부를 수 없는 존재들,타자라고도 부를 수 없는 존재들이 서로를 향해 “양팔을 벌리고 한없이 다가가”서 “함께 희미해”지는 일(‘다정함의 세계’)일 뿐인 것이다. 함께 희미해지는 방법,당신과 내가 동시에 사라지는 일이 망각의 능동적 행위와 결부될 때,이는 “어쩌면 포개질지도 모를”(‘귀신이야기 8’) 가능성을 겨냥한다.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포개진다는 것,그것은 둘이자 하나이고 하나이자 모든 것이 되는 방법이다.나는 점점 작아지고 점점 사라져서 아이들의 말을 끝까지 다 들을 수 없는 상태로 그리고,“끝까지 다 듣지 못했”다는 말조차 완결할 수 없는 상태로 사라지지만(‘더 작은 사람’) 나는 소멸되지 않는다.나는 “더 작은 사람,더 작은 개,더 작은 도마뱀”에서 “파동의 굴절,만져지는 빗방울,빗방울”이 되다가 “돌풍과 함께 지나가는 소나기”가 되는 변신의 끝에 모든 것이 되어 세계를 뒤덮어 버린다.이러한 만남의 사태에서 사람과 사물의 존재 형식의 구별이란 없다.끝없이 그 존재 형식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존재가 되기 때문이다.그러니 한 사람은 한 “개찰구”도 되고,“안내 방송”도 되고,“주차장”도 되고, “기둥”도(‘한 사람 2’) 된다.그리고 ‘고양이’가 된다. 어쩜 너는 고양이처럼 생겼구나.죽은 고양이 미미,죽은 고양이 샤샤,죽은 고양이 쥬쥬,저 골목과 함께 사라지면서 그림자가 되는 고양이 라라를 정말이지 군데군데 닮았어.그런 고양이는 불멸의 이름이야.그들은 희미하게 사라졌기 때문이지. (‘소녀 고양이군을 만나다’) 고양이가 되겠다고 집을 뛰쳐 나온 ‘고양이군’은 한 고양이이면서도 여러 고양이이다.죽은 고양이 미미,샤샤,쥬쥬,라라를 “군데군데” 닮은 고양이이기 때문이다.이 고양이는 고양이들이 서로 달려와 함께 희미해졌을 때 나타나는 고양이이다.고양이군은 미미이자 샤샤이고, 쥬쥬이며 라라인 동시에 그 어느 고양이도 아니다.이 고양이들을 합쳐 놓는다고 해서 고양이군이 되지도 않는다.즉,고양이군은 고양이군이면서도 다른 모든 고양이인 것이다.이러한 ‘변신’은 그러므로 한 고양이의 변태 양상이 아니다.애당초에 ‘고양이군’이라는 변신의 원천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고양이군이 고양이가 되기 위해 집을 뛰쳐 나오기 전에도 “원래 고양이 새끼”(‘고양이군의 수업시대’)였던 것처럼 하나의 변신의 원천이 있어서,그것이 끊임없이 다른 것으로 ‘변신’하는 것이 아니라,하나에 여럿이 덧붙여져서 나타나는 고양이인 것이다.그러므로 고양이군이 “불멸의 이름”(‘고양이군의 25시’)이 된다고 했을 때,이는 고양이를 초월하여 되는 것이 아니라 많은 고양이의 존재를 덮어씀으로써,덮어쓴 채 사라지면서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흔적으로 남는 것이다. 그러므로,사라지면서 생성되는 많은 것들은 오직 그 ‘흔적’들일 뿐이다.그것은 나의 흔적이자 나에게 덧붙여진 타자의 흔적이고,동시에 타자에게 덧붙여진 나의 흔적이다.나와 타자는,이 둘은 서로의 기원이 혼종되어 있다는 점에서 동일하지만 결코 같지 않다.이는 실로 변신하되 변신하지 않는 변신,기이한 변신담인 것이다.김행숙의 시에서 이 기이한 변신의 최종 형태는 “해변의 얼굴”이다. 이 얼굴은 “코는 한없이 옆으로 펴지고”,“귀는 늘어져 늘어져”(‘얼굴의 몰락’) 있는 이상한 얼굴이고,녹아내렸기 때문에 아무리 해도 “얼굴의 높이”를 회복할 수 없는 얼굴이다.“녹아내리는,끝없이 다가오는,웅웅웅웅 끓어오르는,” 얼굴(‘소수점 이하의 사람들’)은 이렇게 녹아내려서 한없이 펼쳐진 평면이 된다.이는 “얼굴로부터 넘친 얼굴”이자,우리 모두가 밟고 지나가고 그 위에서 휴가를 보내는 “해변”(‘검은 해변’)인 것이다.이 얼굴은 나의 얼굴이 깨어지는 순간,즉 사라지는 순간 나타나는 얼굴이고 ‘다른 모든 것’이 들어 있는 해변으로서의 얼굴이다.그것은 나의 얼굴이자 다른 모든 것의 얼굴이다. 우리의 현재를 구성해 온 과거의 역사를 접어버리면,새로운 미래가 열린다.세계를 깜빡 “정전”(‘정전’)시켜 버리고 당신과 나는 그 암흑의 거리를 넘어서 만난다.마구 달려와 잠깐 숨 죽였다가 팡!팡! 터져서 조각조각 떨어지는 얼굴들의 축제.분리의 사태라는 아픔의 기원을 망각하고,기어이 서로를 만나려는 열정에 찬 기쁜 얼굴들이 밤하늘의 폭죽처럼 마구 터져 쏟아져 내리는 것이다. 3 이병률, 바람의 삶 - 당신에게 가지 않는 방랑 그러나 그럴 수 없다면 어떻게 되는가.이 세계가 아예 마치 없는 것처럼 깜빡 잊어버릴 수 없다면,아니,서로 다른 언어로 떠든다는 사실은 모른 체하더라도,나의 말을 전할 수 있는 당신이 ‘거기’에 없다면 어떻게 되는가. 이번 어느 가을날,/저는 열차를 타고/당신이 사는 델 지나친다고/편지를 띄웠습니다//5시 59분에 도착했다가/6시 14분에 발차합니다//하지만 플랫폼에 나오지 않았더군요/당신을 찾느라 차창 밖으로 목을 뺀 십오 분 사이/겨울이 왔고/가을은 저물 대로 저물어/지상의 바닥까지 어둑어둑했습니다(‘장도 열차’) 나는 당신에게 편지를 보냈다.“열차를 타고 당신이 사는 델 지나친다”고 쓴 편지에는 아마 이런 내용이 덧붙어 있었을 것이다.‘부디 나와 주길 바랍니다’라고,혹은 ‘안 나와도 괜찮지만,혹시 시간이 된다면’.이 편지를 당신이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당신은 나오지 않는다.나는 오지 않는 “당신을 찾느라 차창 밖으로 목을” 길게 빼고 당신을 기다린다. 5시 59분에서 6시 14분까지,15분 동안 길게 뺀 삶 위로 가을이 내리고 겨울이 내려 마음이 어둑어둑해진다. 이병률에게 삶은 온전히 한 사람을 만나고 잊는데 바쳐진다.“만나는 데 삼십 년”,“잊는 데 삼십 년”(‘생의 절반’)이 걸린다면,생의 절반은 “홍수이거나 쑥대밭”이어서 이 삶이란 온전히 슬픔의 삶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이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당신을 적극적으로 만나야 할 것이다.혹시 당신이 그 자리에 없어서 나의 편지를 받지 못했을지도 모르니,당신을 찾아 내 편지가 도달하는 곳에 앉혀 놓아야 할 것이다.그러나 이병률의 시는 전혀 다른 방식을 택한다. 당신을 향해 가는 열차가 아니라,당신을 지나치는 열차를 탄 것처럼,그는 당신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더라도 가급적 피한다. 그는 “깊은 밤 쓰레기 자루를 뒤지던 눈과/사랑을 하러 가는 눈과 마주”치자 “뒷걸음질”(‘累(루)’)을 치고,“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요”(‘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요’)라고 말을 건네는 당신에게 가지 않는다.낯선 타국에서 만난 동양 사내가 말을 건네자 “고개를 저을 뿐 그에게 왜 혼자냐고 묻지 않”(‘동유럽종단열차’)음으로써 대화를 거부한다. 나는 당신과의 거리를 좁히기를 원하지 않는다.당신과 만나기를 원하지 않고,오히려 당신이 더 “멀리 먼 곳으로 갔으면 하고”(‘겹’) 그래서 “어디 더 더 먼 곳에서 자신을 데리러 와달라고 했으면”하고 바란다.행여나 약속을 하더라도 오지 않는 당신을 기다리다가 “한 한 시간 돌처럼 앉아 있다 돌아온다면/여한이 없겠다”면서,“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화분’)라고 고백한다.당신과 이별한 사태,멀리 있는 당신을 더 멀리 보내고 당신을 결코 만날 수 없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화자는 당신과의 거리를 점점 더 벌려 놓는다.이러한 방식을 아픔에 대한 ‘승인’의 방식이라도 해도 좋겠다.당신과 내가 이별한 상태,결코 만날 수 없는 존재론적 조건 자체를 승인함으로써 출발하는 것이다.여기에 걸려 있는 것은 오지 않는 당신에 대한 그리움과 이후의 만남의 약속에 대한 열망을 무한히 확대하는 것이다.그러니 이러한 방식은 아픔에 ‘복종’하는 것이 아니다.아픔에 복종하는 자는 아픔의 원인을 설정해 놓고 끊임없이 여기에 비난을 가하는 자이기 때문이다.비난은 아픔을 낳고,아픔은 다시 비난을 낳으니,이 사람은 결코 아픔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아픔을 ‘승인’한다는 것은 모든 것을 수용하려는 자세,당신의 어떠한 존재 조건도 받아들이겠다는 일종의 결의가 있다.나는 당신과 나의 거리를 좁히지 않는다.당신을 내가 원하는 자리에 놓겠다는 것은 당신을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존재하도록 만들겠다는 폭력이기 때문이다.나는 당신을 그렇게 다루기를 원하지 않는다.그러나 이는 내가 당신에게 한량없이 베푸는 호의가 아닌데,당신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도록 존재하기 때문이다. 애초 내가 맡은 일은 벽에 그려진 그림의 원본을 추적하여 도화지에 옮겨 그리는 일이었다(…)처음 한 일은 붓으로 벽을 터는 일이었다 벽에다 말을 걸듯 천천히//도저히 겹치지 않는 다른 그림이 나왔다(…)벽을 찔러 조심스레 들어내어 박물관으로 옮기면서 육백여 년 동안 그려진 그림이 수십 겹이라는 사실에 미어지는 걸 받치느라 나는 가매지고 무거워진다 책 냄새를 맡는다 살 냄새였던가 (‘별의 각질’) 한 오만 년쯤 걸어왔다며 내 앞에 우뚝 선 사람이 있다면 어쩔테냐 그 사람 내 사람이 되어 한 만 년쯤 살자고 조른다면 어쩔테냐(…) 그 사람이 걸어왔다는 오만 년이, 오만 년 세월을 지켜온 지구의 나무와 무덤과 이파리와 별과 짐승의 꼬리로도 다 가릴 수 없는 넓이와 기럭지라면 그때 문득 죄지은 생각으로 오만 년을 거슬러 혼자 걸어갈 수 있겠느냐 (‘인기척’) 벽에 그려진 그림의 원본을 추적하여 옮겨 그리는 일을 맡은 한 사람이 있다.그는 오랜 세월 동안 켜켜이 쌓인 먼지 밑에 숨어 있는 그림의 원본을 조심스레 드러내고 싶었기에,“벽에다 말을 걸듯 천천히” 붓질을 한다.이토록 당신을 만나고 당신의 깊은 곳까지 알기 위해서는 조심스럽게,천천히 말을 걸어야 하는 법이다.그런데 이렇게 말을 걸자,예기치 못하게 “도저히 겹치지 않는 다른 그림이” 출현한다.한 그림 밑에 그림이 있고,또 그 그림 밑에 다른 그림이 있어서 벽에 그려진 그림은 “수십 겹”인 것이다.여기서 그림의 원본을 추적하는 일은 불가능하다.애초에 원본이라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이러한 수십 겹의 그림을 무시하고 하나의 원본을 찾아내어 도화지에 옮겨 그린다면,그림은 파괴되어 버릴 것이다. 당신을 아는 일이 그러하지 않겠는가.당신은 오랜 세월 동안 겹겹이 쌓여 온 존재이니,섣불리 ‘이것이 당신이오’라고 말할 수 없다.말할 수 없기에,당신을 일러 수십 겹의 각질을 가진 ‘별’이라고 부른다.내가 볼 수 있는 것은 다만 별을 둘러싸고 있는 ‘각질’일 뿐이다.그러니 화자는 그림을 도화지에 옮기지 못하고 벽 전체를 들어내면서 “미어지는 걸 받치느라” “가매지고 무거워진다”.당신을 알 수 없는 상태,결코 당신을 만날 수 없는 사태에 대한 슬픔의 무거움이 여기에 있다. 당신은 도저히 내가 알 수 없는 존재로 나에게 모습을 드러낸다.육백여 년 동안 겹이 된 그림처럼 “한 오만 년쯤 걸어”서 나에게 온다.당신은 나에게 “내 사람이 되어 한 만 년쯤 살자고” 조르지만,나는 망설이고 망설인다.당신이 짊어진 그 오만 년의 세월이 온 세상을 다 걸어도 가릴 수 없는 “넓이와 기럭지”를 가졌기 때문이다.내가 당신의 제안에 혹하여 냉큼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나는 “죄지은 생각으로 오만 년을 거슬러 혼자 걸어가”는 일을 떠맡아야 한다.그 죄란 당신이 걸어온 오만 년을 한순간에 없애버리는 일을 가리킬 것이며,그 죄를 속죄하기 위해서는 당신이 나에게 걸어 온 오만 년의 시간 동안을 다시 거슬러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당신은 오만 년의 세월과 육백 여년의 시간을 등에 짊어지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당신과의 온전한 만남은 완전히 불가능하다.그것은 당신의 존재 조건이 그러하기 때문이며,그런 한에서 나는 이 이별의 사태를 나 자신의 존재 조건으로 받아들인다.이병률의 시가 이 이별의 아픔을 ‘승인’한다는 것은 바로 이 지점에서 가능하다.이 무한한 거리,만남의 불가능성을 온몸으로 승인할 때,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당신의 주변을 끝없이 배회하는 일 뿐이다.그것은 당신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똑바로 나아가는 여행이 아니고,당신을 나의 목적지에 데려다 놓는 일도 아니다.차라리 당신을 지나치는 ‘방랑’이라고 부를진대,그 방랑은 “무심히 당신 앞을 수천년을 흘렀던”(‘바람의 사생활’) 바람의 삶이다.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떠도는 이 거대한 방랑은 마치 “서너 달에 한 번쯤 잠시 거처를 옮겼다가 되돌아오”(‘여전히 남아 있는 야생의 습관’)는 것처럼 사소해 보이는 일이지만 “한 대접의 붉은 물을 흘려야 하는 운명”이되 “자신을 타이르는” 일이다.그렇지 않고서는 당신과 만날 수 없다는 이 아픔을 도저히 견뎌낼 수 없기 때문이다.뿐만 아니라 끝없이 당신을 지나치는 방랑이,당신과 나의 거리를 끝없이 벌려 놓는 방랑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랑의 경로”이자,“문득 부닥친 한 목숨에게/뼈가 아프도록 검고 차가운 피를 채워넣는 일”(‘피의 일’)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내가 알고자 하는 자리에 있지 않을 때,그래서 결코 도달할 수 없을 때 오히려 나는 당신에게서 점점 더 멀리 가고자 한다.그것은 당신을 떠나고자 하는 방랑이자 아주 먼 곳에서 당신을 만나고자 하는 방랑이어서,오직 당신을 스쳐 지나갈 뿐인 바람의 방랑인 것이다. 4 연애편지 전하기 - 사랑을 실현하는 윤리적 주체들 아픔의 사태가 있다.당신에게 전해지지 않는 편지를 열심히 쓰고 있는 자의 삶이 매달려 있는 고통이다.나는 마음을 담아 보내는데,마음이 전달되지 않는다.나의 사랑은 수신자를 찾지 못해 영원히 허공에서 떠돌거나,결코 응답받지 못한 채 당신의 마음을 비껴나간다.결코 만날 수 없는 당신과 만나고자 하는 노력,이를 두고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이 주체들은 결코 사랑을 실현할 수 없다는 고통과 마주친다.고통을 벗어나고자 하는,사랑을 실현하고자 하는 주체들 앞에는 두 가지의 방법이 놓일 것이다. 당신과 내가 분리되어 있다는 사태를 수긍하고,아픔의 사태를 ‘승인’하는 방식과 아픔의 기원을 망각하여,아픔의 사태를 ‘거부’하는 방식이 그것이다.이병률의 시를 아픔을 승인하고 당신의 주변을 떠도는 바람의 삶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김행숙의 시는 아픔을 거부하고 당신을 향해 달려가는 변신담의 세계다.그러나 그것은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두 가지 방식일 뿐이다.그러므로 이상하게 들리겠지만,이들의 시는 연애시다.당신을 향한 사랑을 실현하는 방식인 것이다. 김행숙의 시에서 사랑은 오직 ‘사랑하라’라는 내면의 명령을 끝까지 추구할 때 실현된다.당신과 나의 거리를 극단적으로 좁혀서,당신과 만나고 싶다는 주체의 욕망을 끝까지 추구하기 때문이다.이러한 주체는 당신을 향해 가는 길을 방해하는 모든 것을 없애버리는 파괴적인 주체다.내가 거주하는 세계를 접어 버리고,그 동안 나라고 믿어 왔던 나의 정체성인 얼굴마저도 없애버린다.아무것도 계산하지 않고,그것이 나에게 어떤 이득을 줄 것인지도 생각하지 않는다.그것이 나에게 어떤 파멸을 가져다 줄 것인지도 고려하지 않는다.이런 주체에게는 ‘사랑’이라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한 가지 것이 있어서,이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다.그리고 모든 것을 한순간에 희생함으로써 사랑을 실현한다.그러므로,‘사랑하라’라는 마음의 명령만을 향해 달려가는 이 주체는 윤리적이다. 그러나 당신에게 달려가 만나고 싶지만 당신을 향해 달려가지 않는 자 역시 사랑을 실현한다.이 사람에게도 ‘사랑’이라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한 가지 것이 있다.이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이 ‘사랑’이라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것도 포함된다.나는 모든 것과 함께,사랑마저도 포기하면서 역설적으로 사랑을 실현한다.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린 자에게 사랑만은 최후에 남는다.그것은 그가 가진 마지막 것이자 유일한 것이다.그러나 이 사랑마저 버리는 자에게는 사랑마저도 남지 않는다.그는 아무것도 가질 수 없는 것이다.그러나 바로 이 자리에서 사랑이 솟아오른다.사랑의 ‘절대성’을 포기함으로써,부정적으로 사랑을 실현하는 이 주체 역시 윤리적이다. 이 두 윤리적 주체들은 진정한 의미에서 아픔의 사태를 넘어선다.당신을 향해 달려가는 자의 내면에는 오직 열정적 기쁨만이 자리하기 때문에 아픔에 포섭되지 않는다.또한 모든 것,결코 버릴 수 없는 것마저도 버린 자에게는 무한한 슬픔만이 있지만 그 슬픔을 기꺼이 받아들이기에 그는 아프지 않다.이를 두고 각각 기쁨의 윤리와 슬픔의 윤리라고 부를 수 있다면,이 윤리적 주체들은 아픔의 밖에 거주하는 자들이다.이들은 ‘도덕’적이지는 않지만,윤리적이다.이는 새로운 ‘감정 윤리’라고도 부를 수 있는 것이다. 이 새로운 윤리적 주체들은 자신들의 기쁨과 슬픔으로 우리 시의 지도 위에 뚜렷한 기압도를 그려 넣는다.소통 불능의 언어를 주고 받는 모든 ‘포스트 모던’한(이렇게 이름붙일 수 있다면) 시들이 그려 넣는 것은 아마 기쁨의 기압도일 것이다.자신의 욕망을 결코 양보하지 않는 시,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까지 당신과 만나고자 하는 시들이 거칠고 파괴적인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마도 우연한 일은 아닐 것이다.그들은 결코 다른 것들을 되돌아보지 않기 때문이다.다른 한편에 한없이 슬퍼하는 시들이 있다.그들은 체념하고,그 체념으로 인해 슬퍼한다.그러나 이 체념은 패배적이지 않다.그들은 기쁨을 포기함으로써,당신과 만나는 사랑을 부정적인 방식으로 실현하고 있기 때문이다.이들은 기쁨의 기압도 옆에다 슬픔의 기압도를 그려넣는다.그러니 그 기쁨과 슬픔의 강도와 모양에 따라 크거나 작거나 네모나거나 동그랗거나 하는 다양한 기압도가 지금,현재 그려지고 있는 중이다.
  • 이기우 “난 미녀 톱스타 첫사랑 전문배우”

    이기우 “난 미녀 톱스타 첫사랑 전문배우”

    오는 10일 첫 방송되는 SBS 수목드라마 ‘스타의 연인’에 주인공인 이기우가 ‘톱스타 연상녀만 상대하는 첫사랑 전문배우’라고 자신을 소개해 화제다. 그동안 이기우는 영화 데뷔작인 ‘클래식’에서 손예진과 연애편지를 주고받는 사이였고 영화 ‘극장전’에서는 엄지원의 첫사랑으로 등장했다. 영화 ‘두 사람이다’에서는 윤진서와, ‘새드 무비’에서는 신민아, 개봉을 앞둔 ‘달콤한 거짓말’에선 박진희의 첫사랑이다. 또한 영화 ‘좋지 아니한가’에서는 16살 연상의 억척엄마 문희경의 사랑을 받는 노래방 총각으로 ‘사랑을 놓치다’에선 8살 많은 송윤아를 사이에 두고 설경구와 주먹다짐까지 벌이는 사이였다. MBC 드라마 ‘발칙한 여자들’에서는 띠동갑 연상의 이혼녀 유호정과 뜨거운 키스를 나눠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이기우가 ‘첫사랑 전문 배우’로 러브콜을 많이 받는 이유는 모성을 자극하는 여린 외모와 훤칠한 키와 소년다움 순진함이 누나들을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기우는 톱스타 미녀들과 러브라인을 형성해도 대부분 연적에게 빼앗기는 경우가 많았다. 이기우는 ‘스타의 연인’에서도 한류 톱스타로 등장하는 최지우를 넘본다. 극중 재벌 2세 정우진으로 출연하는 이기우는 최지우를 두고 유지태와 삼각관계를 이루게 된다. 이에 대해 이기우는 “이번 작품 ‘스타의 연인’에서도 유지태 형의 매력이 워낙 뛰어나서 최지우 누나를 또 빼앗길 것 같다.“며 ”이젠 톱스타가 아니라도 좋으니 내 여자를 찾고 싶다.”고 전했다.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투사 뒤에 숨은 ‘여성의 감성’

    “네. 나는 여자예요. 틀림없는 여자이지요. 그것이 내 비극입니다. 여성인 나와 결연한 혁명가인 나 사이에 깊은 심연이 가로놓여 있어서 나는 그리 행복하지 못합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아나키스트이자 페미니스트인 엠마 골드만(1869~1940). 자유연애와 언론자유를 주창하고,8시간 노동을 위해 싸우는 등 인간의 자유를 구속하는 모든 체제에 맞서 싸워온 그녀의 투사적 면모 뒤에는 이처럼 한 여성으로서 연약하고 감성적인 모습이 감춰져 있었다. ‘엠마 골드만’(캔데이스 포크 지음, 이혜선 옮김, 한얼미디어 펴냄)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그녀의 내면을 엿볼 수 있는 평전이다. 저자는 엠마 골드만이 오랜 연인이었던 시카고의 사회운동가 벤 리트먼과 주고 받은 미공개 연애편지를 통해 그녀가 자서전에서도 공개하길 꺼렸던 사생활과 내면의 갈등을 역동적으로 조명한다. 캘리포니아대에서 문학을 공부하던 저자가 우연히 발견한 엠마 골드만의 편지에는 결혼제도에 반대하고 자유연애를 신봉했던 그녀가 ‘바람둥이’ 벤 리트먼과 연애하면서 그와 안정적인 관계를 맺지 못해 괴로워하고, 집착하는 모습 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모순적인 사실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엠마는 사랑에 대한 열망을 공적 영역으로 끌어냄으로써 자신의 정치활동에 감정을 불어 넣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대부분 지니고 있으면서도 표출하지 못하고 있던 열망을 분명히 표명했다. 성적인 억압이 가해지던 시기에 엠마는 용감히도 남녀관계를 정치적 맥락에서 이야기하고, 황홀한 연애경험을 일상생활의 극치라고 이야기했다.” 러시아의 작은 도시 코브노의 유대인 지구에서 가난한 상인의 딸로 태어난 엠마는 8살 때 가족을 떠나 할머니와 고모 손에서 자라며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열여섯살에 미국에서 이민 생활을 시작했고,1887년 아나키스트들에 의해 일어난 시카고의 헤이마켓 폭탄테러사건에 자극받아 아나키스트가 되었다. 구속과 수감 생활을 반복하다 미국에서 강제 추방되고, 러시아와 스웨덴, 독일, 스페인, 영국, 프랑스를 떠돌다 캐나다에서 뇌졸중으로 숨졌다. 저서에 ‘저주받은 아나키즘‘‘러시아에 대한 나의 환멸‘, 자서전 ‘나의 생애‘ 등이 있다.2만 8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열린세상] 말이 지배하는 사회/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학 교수

    [열린세상] 말이 지배하는 사회/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학 교수

    우리사회는 글보다 말이 지배한다. 우리사회가 작동하는 내면의 속살을 들여다 보면 책이 부족하던 시절의 삶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한자를 도입해 문자생활을 시작한 지 수천년이 지났고 우리 문자를 발명한 지 몇백년이 흘렀지만 글은 여전히 우리 삶에서 멀리 있다. 교수들 가운데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 같은 고위직을 임명하려고 하면 논문 표절 시비가 끊이질 않는다. 표절이 문제가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문제는 왜 표절이 발생하는가 하는 의문이다. 표절이 이루어지지 않으려면 남의 생각과 내 생각이 명확히 구분되어야 한다. 가치를 인정받아야 하고 체계적으로 정리되고 널리 읽혀야 한다. 문제는 논문을 써도 그것을 꼼꼼하게 읽어주는 사람이 없다. 그 논문에 관한 토론은 상상할 수도 없다. 그러니 논문은 연구 업적을 채우기 위한 요식행위일 뿐 읽어주는 독자가 없으니 복제에 복제를 거듭한다고 해서 문제될 게 없다. 우리글로 된 인터넷사이트를 검색하다보면 정보들이 대부분 비슷비슷하다. 이곳이나 저곳이나 내용이 크게 다를 바 없다. 이러저리 퍼옮긴 정보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남의 글을 마음대로 퍼나르고 사용하면서도 인용도 하지 않고 출처도 밝히지 않는다. 죄의식이 별로 없다. 네이버 지식검색 사이트와 위키피디아 사이트에서 정보가 제공되는 양식을 비교해 보면 차이점을 금방 발견할 수 있다. 일반 국민도 날마다 표절을 하는 것이다. 논문이나 책에서 가장 빈번히 사용되는 참조나 인용 또는 각주라는 형식은 글 문화에서 발달한 문화적 유산이다. 책이나 글이 넘쳐나는 서양에서 발달한 양식이며 글을 관리하기 위한 사회적 장치이다. 하지만 말이 지배하는 문화에서 남의 말을 인용할 필요는 없다. 하려고 해도 인용할 근거 자료를 찾을 수 없다. 말이라는 것은 공중으로 떠돌아다니고 흔적을 남기지 않기 때문에 추적하는 것이 쉽지 않다. 말은 사람들 기억에 의존하기 때문에 정확하지도 않다. 따라서 인용할 필요도 없으며 마음대로 사용해도 문제될 것이 없다. 말이 지배하는 문화에서 글은 애매하고 흔히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제대로 담고 있지도 않다. 어떻게 충실하게 제 생각을 담아내야 하는지 모르기에 문서는 매우 형식적이며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진정한 뜻은 글보다는 글쓴이의 머릿속과 말에 담겨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인수위의 영어교육과 관련한 혼란도 따지고 보면 글보다는 말이 문제가 되었다. 일반 국민에게 인수위에서 제시한 문서보다 인수위원장의 말이 더 문제가 된 것이다.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신문기사에 인용된 것은 이경숙 위원장의 말이지 공식 문서에 담긴 글이 아니었다. 말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사회가 운영되는 근거를 글에서 찾기 어렵다. 중요한 내용은 글로 정리되어 있지도 않으며,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지 않아 자료 추적이 가능하지도 않다.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후보자가 대학 시절에 쓴 연애편지가 들춰지고 그가 행한 모든 공적인 기록이 근거자료로 들춰지는 것은 글 문화에서나 볼 수 있다. 글로 된 자료를 찾아내고 그것을 근거로 검증하는 행위는 글로 작동되는 사회에서 가능한 얘기다. 우리는 하루빨리 글 문화에 어울리는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시스템을 도입해 초등학교에서 대학에 이르기까지 글을 읽고 다루는 훈련을 시켜야 한다. 말이 되었건 글이 되었건 기록을 남기고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널리 공유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공허한 말싸움뿐인 청문회, 제대로 된 매뉴얼이 없어 불타버린 숭례문, 논문 표절 시비가 끊이지 않는 현실은 우리가 글을 다루는 데 아직 후진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한 단면에 불과하다. 말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치러야 하는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다. 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학 교수
  • 학문과 예술에 대하여 외/한길사 펴냄

    평등 개념이 희박하던 시대,‘사회계약론’은 ‘정부 파괴 목적의 파렴치하고 무모한 책’으로 판매금지 당했다. 아이들을 기독교 원죄설로 규정하던 시대,‘에밀’은 ‘신앙 전통을 전면 부정하는 이단적 요설’로 불태워졌다. 사상의 자유가 허락되지 않던 시대, 장 자크 루소는 자신의 주장을 고집하다 죽을 때까지 시대와 불화했다. 루소는 이단아였다. 보수적 특권층과 교회로부터 배척당했고, 진보적 ‘백과사전파’와도 결별했다. 그는 오직 그의 생각으로 살았다. 자유와 생명을 억압하는 어떤 것도 용납하지 않았다.‘사회계약론’도,‘에밀’도, 그 생각으로 썼다. 루소의 ‘산에서 쓴 편지’가 국내 처음 번역·출간됐다.‘학문과 예술에 대하여 외’(김중현 옮김, 한길사 펴냄) 속에 함께 묶였다. 편지 형태를 띠고 있지만 연애편지도 안부편지도 아니다.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위한 치열한 싸움의 소산이다.‘사회계약론’과 ‘에밀’에 사형선고를 내린 국가 및 사회를 향한 격정의 반박문이다. ●절박한 마음으로 쓴 편지 ‘산에서 쓴 편지’는 1763년 10월말부터 이듬해 5월초 사이에 완성된 글이다.1762년부터 시작된 악몽 같은 경험이 계기가 됐다. 한 해 전 출간한 ‘사회계약론’과 ‘에밀’을 통해 당대 정치·종교·사회질서를 강렬하게 통박하면서 루소의 악몽은 시작됐다. 소르본 대학의 비난성명이 나왔고, 프랑스 의회는 책 압수·소각 명령과 함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루소가 고향 제네바로 몸을 피하자 제네바 국정회의는 책 판매금지와 체포명령을 내렸고, 베른으로 도망가자 베른 정부마저 추방령을 내렸다. 루소는 결국 프로이센으로 건너간다. 프로이센 한 작은 농가에 숨어, 더할 수 없이 절박한 마음으로,‘도망자’ 루소는 반박문을 써내려 갔다. 편지는 총 9편으로 쓰였고, 주제에 따라 1부와 2부로 나뉜다.1부에선 자신과 자신의 책에 대한 제네바 국정회의 조치를 비판했고,2부엔 공화국 정치상황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았다. 편지 9편 중 국정회의를 상대로 쓴 것만 4편이고, 제목을 ‘국정회의의 부당한 조치´ ‘국정회의의 전횡´ ‘국정회의의 음모와 술책´ ‘국정회의의 거부권´이라고 달 만큼 국정회의를 향한 루소의 반발은 엄청났다. ●루소의 처절한 ‘대 도그마 투쟁기´ 논쟁은 사실에 근거한 주장간의 공방이다. 최소한의 사실이 주장을 떠받치지 못할 때, 논쟁은 논쟁의 틀을 벗어나 힘 있는 자 일방의 날카로운 칼로 돌변한다.‘황우석 논쟁’과 ‘디 워 논쟁’은 논쟁이 도그마로 변질되는 사회적 시스템의 일단을 보여 줬다. 루소는 도그마의 피해자였다. 교회와 정치가 명확하게 분리되지 않던 시대,‘사회계약론’과 ‘에밀’의 필화는 종교가 법의 이름을 훔쳐 인간의 영역을 재단한 비극적 사례다.“민간 법정이 금지해야 하는 것은 신에 관한 저술이 아니라 인간에 관한 저술”이란 말로 루소는 끊임없이 이 사실을 상기시키지만, 도그마는 더 이상 논리적 옳고 그름에 구애받지 않는다.‘산에서 쓴 편지’는 도망자 루소의 처절한 ‘대 도그마 투쟁기’다.2만 8000원.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깔깔깔]

    ●조폭의 연애편지 “피터지게 그리운 숙…. 여름이 우글대던 자리에 어느새 사시미처럼 찬바람을 몰고 온 가을이 우글댑니다. 계절의 변화는 하도 오묘해서,영원할 것 같던 여름도 가을의 칼부림 앞에서는 쪽도 못쓰고 달아나 버렸습니다. 마치 말죽거리를 영원히 지배할 것 같았던 덕배파가 돌배파에 쫓겨나듯 그렇게…. 여름은 잠수를 타버렸습니다. 가을의 시작과 함께 내 가슴속에 시작된 러브…. 이 러브를 어떻게 보여드린단 말입니까? 내장을 발라 꺼내 보여드릴 수도 없고 말입니다. 박터지게 그리운 나으 숙….”
  • ‘그림 되는’ 강동원 주연 영화 ‘M’의 이명세 감독

    ‘그림 되는’ 강동원 주연 영화 ‘M’의 이명세 감독

    “21세기의 신인감독.” 이명세 감독은 스스로를 이렇게 불렀다.“모든 장르가 다 진화하는데 영화만 제자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내 영화도 진화하는 중”이라는 그의 말이 마치 무슨 선언처럼 들린다. 2년 전 파격적인 비주얼을 선보였던 ‘형사’로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 또 한번 강동원과 손잡고 한번 더 밀어붙인 신작 ‘M’은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뜨거운 환대를 받았다. 예감이 좋다. ‘덜 시적으로, 더 구체적으로(less poetic,more specific)’. 영화에서 소설가인 주인공 민우가 받는 주문은 원래 여성작가 아나이스 닌이 받던 스트레스였다. 그녀는 ‘더 시적으로’ 글을 썼고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고 이 감독은 설명했다. 아나이스처럼 그는 타협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반응이 남달랐다. 기분이 어떤가. “글쎄….‘형사’ 때는 반응이 홍해가 갈라지듯 갈라졌다. 일단 그렇지 않아서 다행이다. 늘 그렇듯 (관객들에게)연애편지를 보내 놓고 기다리는 심정이다. ▶첫사랑 이야기에 미스터리를 입히니 새로운 느낌이다. “주인공의 혼돈을 관객들도 느끼게 하고 싶었다. 영화를 보면서 하나씩 풀어 나갔으면 한다. 멜로 영화가 넘쳐나는데 색다른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보면 되겠다.” ▶M은 언제 구상했나. “‘인정사정 볼 것 없다’가 잘돼 미국에 영화 찍으러 갔는데 액션 하라더라. 이건 아니다 싶어서 공포를 해보자 했다. 흔한 공포가 아닌 피 한 방울 나지 않는 공포를 보여 주고자 머릿속에 그렸던 것이 ‘M’의 출발이었다. 그 때 제목은 트루먼 카포티의 단편 주인공 이름인 ‘미리엄’이었다. ▶M은 무슨 뜻인가. “자료에 나와 있듯 미스터리, 미스티(안개), 주인공 이름 민우, 미미 등 여러가지 뜻이 다 있다. 혼돈 끝에 새로운 세계로 가는 ‘문’이 된다는 의미도 있다. 영화에 도움이 되면 영어든, 한글이든 다 갖다 붙인다. 하하.” ▶서사의 빈약함을 이미지 과잉으로 채운다는 평가에 대해서는.(그는 이 부분에서 가장 긴 대답을 내놓았다.) “영화의 기본은 비주얼이다. 무성영화 시대가 끝나고 영화에 문학이 들어오면서 텍스트가 모든 걸 다 덮어 버렸다. 사진작가가 사진으로 승부하듯 감독에게 비주얼은 기본 언어다. 브레송의 사진전에 가서 왜 사진만 있냐고 따지나? 피카소, 마티스에게 왜 그렇게 그렸냐고 비난하나? 피카소가 살아 있다면 묻고 싶다. 당신도 이런 질문을 받았느냐고. 결국 살아 남은 것은 피카소이고 마티스다.” ▶영화에 나오는 ‘루팡 바’는 신출귀몰해서 그런 이름을 붙인 것인가. “일본 긴자에 실제로 있는 가게다. 내가 좋아하는 일본 작가 다자이 오사무가 즐겨 찾는 곳이다. 내 기억에 그곳에는 보라색 벨벳 소파와 벽에 액자가 가득했다.‘형사’ 일본 프로모션 때 두 번째 찾았는데 가게가 그냥 휑했다. 분명 있었는데 말이지. 기억이라는 게 그렇게 불투명한 거다. 이 때 받은 느낌도 ‘M’의 영감이 됐다.” ▶강동원과 정신적 유전자가 같다고 했는데. “처음 봤는데도 바로 마음이 통하는 사람이 있지 않나. 이 친구가 그랬다.(이명세 감독은 친한 사람들에게 ‘형’이란 호칭을 붙인다. 당연히 강동원은 “동원이형”이고 맞담배 피우는 사이라고 옆에 앉은 오수미 프로듀서가 농담처럼 덧붙인다.) ▶데뷔 20년이다. 젊은 사람들과 이렇게 격의 없이 어울리는게 감각을 유지하는 비결인가. “영화는 ‘젊고(young) 영원(永)해야 한다.’는 게 대학 시절 때 갖게 된 신조다. 권위는 위험하다. 딱딱하니까. 딱딱하면 죽는 거다.” ▶비주얼을 강조하니 어떤 각도에서도 그림이 되는 강동원을 좋아하는 것 아닌가. “연기자에게 이미지는 중요하다. 하지만 가게에서 한 제품만 팔아서는 경쟁력이 없듯 배우도 골고루 만족시켜 줄 수 있는 많은 제품이 있어야 한다. 동원인 그걸 가졌고 확실한 브랜드가 될 자질이 있는 친구다. 그래서 동업하는 거다.” ▶정훈희의 ‘안개’가 이토록 분위기 있는 노래인지 처음 알았다. “노래방에 가서 우연히 한 스태프가 노래를 불렀는데 공교롭게 가사가 영화 내용에 딱 들어 맞았다. 처음엔 옛날 노래라는 선입견 때문에 반대도 있었다.” ▶민우의 집이 굉장히 럭셔리하다. “그렇게 보였다니 다행이다. 거울을 많이 사용했기 때문에 샹들리에 하나 없이도 빛이 나고 공간이 넓어지고 깊어졌다. 외국 사람들도 한국에도 그런 펜트하우스가 있었냐고 묻더라. 영화 속 펜트하우스를 짓는데 딱 2000만원 들었다. 보통 이런 거 지으려면 2억∼3억원은 각오해야 한다.” ▶이번에 ‘빛나는 어둠’을 추적했다. 다음에는 무엇을 좇을 계획인가. “화면의 쾌감이다. 액션 장르고 시대극이 될 것이다. 아직 시나리오 한 줄 쓰지 않았지만 일본에서 촬영할 거다.‘본 얼티메이텀’이 무지 빠르다는데 그 이상 달려야겠지.” 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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