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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 5선경력·풍부한 경험 강조… 文 유신반대 시위 전력 ‘눈길’

    朴 5선경력·풍부한 경험 강조… 文 유신반대 시위 전력 ‘눈길’

    대선 후보 등록이 26일 마감되면서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양강구도도 확정됐다. 박 후보는 후보등록이 시작된 지난 25일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졌다. 박 후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후보자 정보에 정치인을 직업으로 표시하고 경력에는 15~19대 국회의원과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적어냈다. 1998년부터 본격적으로 정치를 시작해 5선 국회의원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경험을 강조하고, 한나라당에서 새롭게 탈바꿈한 새누리당의 경력을 앞세웠다. 재산은 총 21억 8104만 5000원을 등록했다. 지난 2월 29일 기준으로 19대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공개됐던 재산과 변동이 없다. 이 가운데 부동산이 20억 4000만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이 19억 4000만원, 대구 달성군 사무실 전세권이 4000만원이었다. 지난 6월 달성군의 아파트를 1억 1000만원에 매각한 바 있으나 선관위에 접수된 자료가 지난해 12월 말을 기준으로 해 재산 내역에는 아파트 6000만원이 그대로 기재됐다. 예금은 7815만 5000원이고 자동차는 2008년식 에쿠스와 베라크루즈 등 두 대를 소유하고 있다. 문 후보도 후보등록 첫날 일찌감치 접수를 마쳤다. 문 후보 측이 선관위에 제출한 내용에 따르면 문 후보는 한 건의 전과 기록이 있다. 1975년 유신반대 시위를 주도하다 구속됐던 기록이다. 전과집행유예로 석방된 뒤 강제징집을 받아 특전사에 배치됐다. 1978년 제대한 뒤 사법시험을 준비해 1차에 합격했으며 1982년 사법연수원을 차석으로 졸업했다. 재단법인 ‘사람 사는 세상 노무현 재단’ 이사장직을 지냈으며 현재 19대 국회의원 신분이다. 문 후보의 재산신고액은 12억 5466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물은 경남 양산시 매곡동 단독주택 1억 3400만원, 근린생활시설 3318만원, 미등기건물 798만원을 각각 신고했다. 또한 현 주소지인 부산 사상구 엄궁북로 건물 임차권 7000만원, 어머니 명의로 돼 있는 부산 영도구 남항동 아파트 8400만원도 포함됐다. 또한 차량은 2001년식 2900㏄ 렉스턴 592만원, 예금은 본인과 배우자·어머니 및 장남 명의로 6억 2614만원을 신고했다. 본인 저서인 ‘운명’과 ‘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의 인세수입은 각각 3억 6841만원, 595만원이다. 지난 2008년 출연한 법무법인 부산에 출자한 지분 23%(8370만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듬해 300만원을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에 출연했다고 신고했다. 사인 간 채권 3000만원도 포함됐다. 진보진영에서는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와 노동자 출신의 김소연·김순자 무소속 후보가 등록을 마쳤다. 이 후보는 18대 대선 후보 등록에 즈음한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의 야권연대 의지를 밝혔다. 이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국민 여러분께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문 후보 측은 이른바 ‘종북 논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통합진보당과의 연대에 부정적이다. 기륭전자 정규직화 투쟁으로 이름을 알린 김소연 후보는 2005년 7월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를 만들었고 2006년 8월과 2008년 8월 각각 30일, 94일간 단식농성을 한 끝에 2010년 11월 1일 정규직화 합의를 이끌어 냈다. 지난해 6~11월 희망버스 기획단에 참여하기도 했다. 김순자 후보는 지난 4·11총선에서 진보신당 비례대표 1번으로 출마했던 청소노동자다. 1955년생인 김순자 후보는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로 2007년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이 노조가입을 이유로 해고통지를 받자 농성을 통해 복직을 이끌어 냈다. 이후 김순자 후보는 ‘정몽준을 이긴 노동자’라고 알려지기도 했다. 단일후보를 내기로 했던 노동계에서 두 후보가 따로 등록한 것은 진보신당과 진보좌파 시민사회단체 모임인 ‘노동자대통령 후보선출위원회’가 후보 선출 과정에서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다. 단일화 갈등으로 독자 후보 등록 여부를 검토하던 진보신당은 결국 지난달 27일 독자 후보를 내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지만 김순자 후보가 이에 반발해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다. 노동자대통령 후보선출위는 김소연 후보를 내세웠다. 강지원 무소속 후보는 “한국 최초의 매니페스토(정책중심 선거) 후보가 되겠다.”며 대선 후보에 도전장을 냈다. 강 후보는 행정고시(12회) 출신으로 옛 재무부와 관세청에서 근무한 뒤 사법시험(18회)에 수석 합격해 검사로 재직했다. 1989년 서울 보호관찰소장을 맡은 것을 계기로 청소년 선도에 앞장서 왔다. 1997~2000년 청소년보호위원장을 지냈고 2002년 검찰을 떠난 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대표, 자살예방대책추진위원장, 대통령직속 사회통합위원회 지역분과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사회활동을 활발히 전개했다.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강 후보의 부인이다. 박종선 무소속 후보는 올해 84세로 이번 대선 후보들 가운데 최고령이다. 경남 남해군에 살고 있는 박 후보는 일본 법정대학교대학원에서 지리학을 전공한 문학석사로서, 삼협기획 주식회사 사장을 지냈다. ‘선진국 길라잡이’라는 제목의 개인 블로그를 통해 자신을 경서(經書) 연구가로 소개했고 1992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하동남해 지역에 출마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SK, 회장경영권 축소·이사회 강화

    SK, 회장경영권 축소·이사회 강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영권이 대폭 축소된다. 대신 관계사의 이사회에서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포함한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등 이사회 기능이 강화된다. 총수의 권한을 대거 계열사로 이관하는 최 회장의 실험에 재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지주사와 협의없이 관계사별 결정 SK그룹은 26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아카디아 연수원에서 2차 CEO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따로 또 같이 3.0’ 도입을 확정했다. 구체적인 실행안을 담은 ‘상호 협력방안 실행을 위한 협약서’를 채택하고 내년 1월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세미나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SK 주요 경영진과 사외이사 등이 참석했다. SK그룹의 새로운 운영 방식인 ‘따로 또 같이 3.0’은 100% 관계사별 자율책임 경영이 핵심이다. 관계사가 자사 이익을 기준으로 자율적으로 위원회에 참여해 그룹 차원의 글로벌 공동 성장을 추진한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는 지주회사인 SK㈜와 협의를 해 왔으나 앞으로는 이사회 중심으로 독자적인 의사 결정을 하고, 책임도 관계사별로 지게 된다. 최 회장은 지난달 1차 세미나에서 “앞으로 자기 회사의 일을 지주회사에 물어보지도 가져오지도 말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신설위원회서 임원인사 현재 부회장단과 지주사인 SK㈜ 산하에 있는 위원회의 기능과 역할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2007년 이후 운영해 온 전략위원회, 글로벌성장위원회, 동반성장위원회 등 3개 위원회 외에 인재육성위원회, 윤리경영위원회, 커뮤니케이션위원회 등 3개 위원회를 추가하기로 했다. 위원회에는 부회장과 관계사 CEO 등이 참여해 시너지 효과 창출 등 그룹의 장점을 살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지주사의 주요 역할 중 하나였던 관계사 CEO와 주요 임원에 대한 인사도 인재육성위원회에 넘어간다. 인재육성위원회가 검토해 각 사의 이사회에 전달하면 이사회가 확정하는 구도다. 위원회 위원장은 새달 중 선임할 예정이다. 관계사 CEO나 부회장이 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에 참여하는 각 관계사는 ▲위원장 추천 ▲위원회 안건 상정 ▲상정된 안건에 동참 여부 결정 등 실질적인 운영도 책임지게 된다. 최 회장은 “따로 또 같이 3.0은 아무도 해 보지 않은 시도라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변화를 통해 좋은 지배구조로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앞으로 국내 관계사 업무 대신 글로벌 성장전략이나 차세대 먹거리 개발 등 전사 차원의 업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관계사 중심 글로벌성장 추구” SK그룹의 결정에 대해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화답”이라는 반응과 함께 “새롭고 의미 있는 시도지만 성패는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가 교차한다. 김진방 인하대 교수는 “SK그룹의 관계사 독립경영 강화는 긍정적으로 판단되지만 실제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SK 관계자는 “기업문화를 바꾸자는 것은 경제민주화 논의 전부터 진행돼 왔다.”며 “빠른 결정을 위해 이사회에 힘을 실어 주고, 이를 통해 각 관계사 중심의 글로벌 성장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성추문 검사 파문] 대검 간부회의 “한상대 총장 퇴진 논의는 부적절”

    김광준(51·구속) 서울고검 부장검사의 뇌물수수 사건에 이어 현직 검사의 ‘성(性) 스캔들’까지 터지면서 검찰이 대책 마련을 놓고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한상대 검찰총장은 25일 과장급 이상 대검 간부를 소집해 최근 검찰이 직면한 사태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대책 방안 등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는 총장 거취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일부 있었으나, 참석자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 관계자는 “최근 신문 사설과 언론 등에 나오는 총장 거취 문제도 거론됐으나 검찰 개혁 완수 등을 위해 퇴진을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반응이 다수였다.”고 전했다. 성추문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전 검사가 로스쿨 출신 첫 검사 임용 사례인 점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로스쿨 출신 검사 임용 제도의 문제점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앞서 24일에는 검찰 내부 통신망에 현직 검사가 실명으로 검찰의 현 상황을 비판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글이 올랐다. 서울남부지검 소속으로 통일부에 파견 근무 중인 윤대해(42·연수원 29기) 검사는 ‘검찰 개혁만이 살길이다’, ‘국민 신뢰회복을 위한 검찰 개혁방안’이라는 두 편의 글을 올렸다. 현직 검사가 실명으로 검찰 개혁을 요구하고 방안까지 제시한 것은 처음이다. 윤 검사는 “너무나 수치스럽고 이젠 정말 갈 데까지 갔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며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처럼 지금이라도 국민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개혁해 나간다면 국민의 사랑받는 검찰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치권력에 편파적인 수사, 재벌 봐주기 수사, 수사권·기소권·영장청구권을 독점한 무소불위의 권력,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오만한 권력 등이 검찰의 문제점으로 이야기된다.”고 지적했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공직 우먼파워] (7) 법무부(상)

    [공직 우먼파워] (7) 법무부(상)

    법무부 전체 공무원은 3만여명이다. 이 중 일반직 여성 공무원은 6분의1인 5000여명이다. 교정시설, 출입국관리사무소, 보호관찰소 등에 두루 포진해 있다. 남성 공무원에 비해 인원이 적고 고위 공무원 수도 적다. 4급(서기관) 이상이 13명(보호직 의사 출신 제외)밖에 안 된다. 하지만 이들은 각 근무처에서 ‘최초’의 족적을 남기며 후배 여성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 교정직 최효숙(56) 창원교도소장은 이곳 최초의 여성 소장이다. 지난 7월 부임했다. 1977년 성동구치소 교도로 임용된 뒤 법무부 교정본부 소속 여성 공무원 중 ‘최초’의 기록을 이어 가고 있다. 2005년 7월 첫 여성 서기관에 올랐고, 2008년 7월 청주여자교도소장으로 부임해 ‘여성 1호’ 교정시설장이 됐다. 경남 통영구치소와 청주교도소에서도 최초의 여성 소장을 지냈다. 남편 김재곤(58)씨도 부산구치소장으로 근무, 국내 첫 부부 교정시설장이라는 흔치 않은 기록을 세웠다. 김선녀(57) 법무부 의료과장은 1977년 임용 뒤 울산구치소 명적과장, 법무부 교육교화과장, 충주구치소장 등을 지냈다. 뛰어난 업무처리 능력과 온화한 인품으로 따르는 후배들이 많다. 이영희(47) 장흥교도소장은 검정고시 출신이다. 1989년 임용 뒤 법무연수원 교수, 법무부 교정기획과 등을 거쳤다. 교정 관련 석·박사 학위를 가졌을 정도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친화력이 뛰어나 ‘화합형 조직’을 만드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는 평이다. ■ 출입국직 양차순(54) 김포출입국관리사무소장은 1961년 출입국·외국인본부 설립 이후 51년 만에 탄생한 첫 여성 기관장이다. 지난 1월 임명됐다. 지난해 첫 여성 서기관이 된 지 1년도 안 돼 기관장으로 발탁됐다. 1978년 임용 이후 인천공항사무소 감식과장, 서울사무소 관리과장 등을 거쳤다. 업무 처리 능력과 추진력이 뛰어나고 부하 직원들을 세심하게 챙긴다는 평이다. 송소영(36) 법무부 국적난민과장은 지난 1월 서기관으로 승진했다. 사법시험 출신으로 2007년 3월 출입국 관리소에 발령받았다. 외국어 능력이 탁월해 중국 상하이 회의 등 여러 국제회의에 참석했다. 외국인 법률 지원 분야에 관심이 크다고 한다. 정점자(53) 일본 오사카총영사관 영사는 여성 서기관 최초로 재외공관 영사에 부임해 관심을 모았다. 1980년 공직에 입문해 서울사무소 관리과장, 법무부 이민조사과장 등을 거쳤다. ■ 보호직 송화숙(54) 안양소년원장은 청소년 지도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1986년 서울소년원 교사로 특별 채용됐다. 청소년 지도 관련 석사 학위와 사회복지학 박사 과정을 수료해 이론적 전문성과 25년 이상의 실무 능력을 겸비한 소년보호 분야 베테랑으로 통한다. 청소년 보호는 기관의 관리 기능에 지역 사회의 관심이 더해질 때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지론이다. 오영희(52) 대구보호관찰소 관찰과장은 1992년 공직에 입문, 안양소년원 서무과장 등을 거쳤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서울 동부지검장 사의

    서울 동부지검장 사의

    석동현(52·사법연수원 15기) 서울동부지검장이 23일 현직 검사의 성추문 사건과 관련해 지휘 감독,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을 지고 법무부에 사직서를 냈다. 한상대 검찰총장 등 검찰 수뇌부는 검찰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사퇴설과 관련,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총장은 사퇴보다는 조직 정비와 개혁이 급선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찰청 검사들은 24일과 25일 각각 연구관 회의와 과장 이상 간부회의를 열 계획이다. 대검 감찰본부는 성추문 당사자인 J(30) 검사를 이르면 24일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감찰본부는 서울동부지검의 자체 감찰 자료 등을 토대로 J 검사가 불기소 처분 등을 조건으로 여성 피의자와 성관계를 가졌는지 감찰 중이다.그 결과 직권 남용 등의 혐의가 드러나면 형사 피의자로 J 검사를 수사할 방침이다. 대검 감찰본부는 동부지검 지휘부의 지휘, 감독 소홀 여부도 감찰 중이다. 대검 감찰본부는 이와 함께 광주지검의 한 검사가 청탁을 받고 편파 수사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감찰 중이라고 밝혔다. 광주지검의 K 검사는 2010년 순청지청 재직 당시 화상 경마장 추진 관련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청탁을 받고 일방적인 수사를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이 이번 현직 검사의 성추문 파문과 관련, “조속히 감찰 조사를 실시해 해당 검사에게 응분의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조찬을 겸한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일부 검사의 비리 사건을 보고받고 “요새 검사가 이런 일도 벌이느냐.”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인 뒤 이같이 밝혔다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전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로스쿨 출신에 ‘성추문 불똥’…신임검사 특별 점검

    로스쿨 출신에 ‘성추문 불똥’…신임검사 특별 점검

    여성 피의자와 검찰청사 집무실 등에서 성관계를 가진 J(30) 검사의 성추문 사태로 검찰이 공황 상태에 빠졌다. 23일 출근길에 만난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어디 부끄러워서 검사라고 직업을 밝힐 수 있겠느냐.”며 곤혹스러워했다. 또 다른 검사는 “입이 열 개, 백 개라도 할 말이 있겠느냐.”며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대검은 24일과 25일 잇따라 대책회의를 열기로 하는 등 비상이 걸린 상태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서울동부지검에 검사직무대리 신분으로 파견된 광주지검 목포지청 소속 J 검사를 법무연수원으로 복귀 조치하고 로스쿨 출신 신임 검사 41명에 대한 특별 복무 점검에 착수했다. 특별 복무 점검 대상에는 이들을 지도, 관리하는 지도 검사도 포함됐다. 신임 검사들은 현재 서울의 5개 지검과 인천, 수원, 성남, 안양, 의정부 지검에서 실무 수습 중이다. 검찰은 올해 4월 임용된 신임 검사들이 지난 2일 실무에 배치된 점을 감안할 때 이들에 대한 지도, 감독이 중요하다고 판단하지만 특별 복무 점검 배경에는 로스쿨 출신 검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깔려 있다. 당초 검찰 내부에서는 로스쿨 출신 검사들의 직무 능력과 책임감이 사법연수원 출신 검사들보다 낮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로스쿨 출신 신임 검사의 성추문이 일면서 로스쿨 출신 검사에 대한 검찰 내부 기대감과 평가는 더욱 낮아지게 됐다. 이와 관련해 청년변호사협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이번 사건의 근원적인 원인은 로스쿨을 졸업하자마자 곧바로 검사로 임용될 수 있도록 한 현행 로스쿨 검사 선발 시스템에 있다.”며 제도 폐지를 주장했다. 이들은 또 “2년 동안의 엄격한 평가 과정을 거치는 사법연수원 제도에서도 검사의 비리가 여러 차례 문제가 돼 왔다.”며 “로스쿨 3년의 기간만 마치고 곧바로 검사로 임용되는 현행 시스템에서 이번 사건은 이미 예견된 사고였다.”고 강조했다. 한편 J 검사는 동부지검 자체 조사에서 성관계를 가진 A(43)씨가 합의금으로 5000만원을 요구했다고 진술했지만 A씨 측은 J 검사가 먼저 합의를 제안했다며 이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또 지난 19일 성폭력상담센터를 찾아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검사가 시키는 대로 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A씨는 대형 마트에서 16차례에 걸쳐 의류, 신발, 냉동식품 등 400만원 상당을 훔친 혐의로 지난달 10일 서울 강동경찰서에 입건됐다. 화장실이나 피팅룸 등에서 도난방지태그를 뗀 뒤 가방에 넣어 절취하는 수법을 썼다. 8월 같은 혐의로 입건됐으며 또다시 물건을 훔치다 폐쇄회로(CC)TV에 잡혔다. A씨는 경찰에서 “지난 4월쯤 다섯 살 딸이 유치원에서 또래 아이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딸과 심리치료를 받았는데도 충격이 사라지지 않았다. 그때부터 물건을 훔치는 버릇이 시작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담당 수사관에게 정신과 치료를 받은 확인서도 제출했다. 경찰은 A씨가 자녀 셋의 양육을 맡고 있는 점과 정신치료 전력 등을 감안해 불구속 수사한 뒤 지난달 30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동부지검에 송치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현직검사, 여성 피의자 상대 검사실서 ‘성행위’

    현직검사, 여성 피의자 상대 검사실서 ‘성행위’

    초임 검사가 수사 중인 여성 피의자와 부적절한 성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김광준(51·구속) 서울고검 부장검사의 문어발식 금품수수에 이어 현직 검사의 ‘성(性) 스캔들’까지 터져 검찰이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정치권 등의 검찰 개혁 요구에 요지부동이던 검찰은 대검 중수부 폐지와 상설특검제 도입 등 검찰개혁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에 착수했다. 이준호 대검찰청 감찰본부장은 22일 “서울 동부지검에 파견된 실무수습 검사가 여성 피의자와 성관계를 가졌다는 1차 감찰 보고가 접수됐다.”며 “이 사건에 대한 진상 파악과 동부지검의 지휘·감독 소홀 여부에 대해 감찰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동부지검 J(30) 검사는 지난 10일 오후 청사 검사실에서 절도 혐의로 조사를 받던 피의자 A(43)씨와 유사 성행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가 피의자를 상대로 진술조서를 받을 땐 수사관이 동석해야 하지만 당시 검사실에는 둘만 있었다. J검사는 이어 3일 뒤 청사 밖의 한 모텔에서 A씨를 다시 만나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부적절한 관계는 A씨로부터 이 같은 말을 전해 들은 A씨 변호인인 정철승 변호사가 J검사의 지도검사에게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하면서 드러났다. J검사는 성관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불기소 제안 등 대가성은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변호사는 이와 관련, “지도검사에게 전화할 때 대가성을 말한 적 없다. 검사도 대가를 전제로 성접촉을 요구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J검사 직무대리를 해제, 법무연수원으로 복귀시켰다. J검사는 올 3월 검사로 임용됐다. 지난 4월 목포지청으로 발령받은 뒤, 10월 2일 동부지검에 파견돼 실무 교육을 받고 있다. J검사는 대학 졸업 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입학한 로스쿨 1기 출신이다. 한편 한상대 검찰총장은 이날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상설특검제 도입,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등 나와 있는 모든 (검찰개혁)안을 백지상태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총장이 중수부 폐지를 포함한 검찰개혁안에 관해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검사 ‘부적절 성관계’ 파문] 총장 사과 3일만에 또 터진 ‘성추문’… 檢 최대 위기

    [검사 ‘부적절 성관계’ 파문] 총장 사과 3일만에 또 터진 ‘성추문’… 檢 최대 위기

    “서초동의 악취가 이렇게 심한 줄 몰랐다.”, “검찰 조직이 이렇게까지 타락했나…연민의 정이 느껴진다.” 현직 검사가 검사실에서 사건 당사자를 성추문하고 사무실 밖에서는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는 소식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검찰청 홈페이지와 다음,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는 22일 네티즌들의 비난 목소리가 들끓었다. 한 네티즌은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이 과연 이게 할 짓인가…피의자 성폭행하는 검사 파면해라.”고 비판했다. 다른 네티즌은 “권력을 이용해 30살 검사가 40대 여자 성폭행…작은 잘못으로 검사 앞에 굽신거리는 민초들이 정말 불쌍하다.”면서 “큰 도둑인 검사들은 다들 옷 벗어라.”고 울분을 토로했다. J 검사가 졸업한 대학 게시판에도 비판 글이 쇄도했다. 한 학생은 “검사는 아무나 돼선 안 된다. 검사가 사건 관계인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것 자체가 전례 없다.”고 비난했다. 다른 학생은 “해당 검사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을 직접 실현한 창의적인 인재”라고 비꼬았다. 검찰은 말 그대로 초상집 분위기다. 서울고검 김광준 부장검사 수뢰 사건을 계기로 검찰 총수가 개혁 의지까지 밝혔지만 초임 검사 성추문으로 이마저 무색해졌다. 국민은 물론 정치권의 검찰 개혁 요구가 거센 가운데 검사들의 비리, 비위가 잇따르자 수뇌부 책임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국민들은 이광범 특별검사팀이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재수사에서 검찰과 다른 결과물을 내놓자 검찰을 ‘정치검’이라고 비난했고, 김 부장검사 사건이 터지자 ‘돈검’이라며 불신의 목소리를 높여 왔다. 김 부장검사는 2000년대 들어 현직 검사로는 처음 구속돼 검찰 조직에 오점을 남겼다. 금품수수 액수도 사상 최대였다. 검찰의 성추문 사례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1월 광주지검 장흥지청의 지도검사는 여성 사법연수원생에게 강제로 입을 맞춘 혐의로 면직됐다. 2010년에는 ‘스폰서 검사’ 파문으로 현직 부장검사 및 평검사들이 성접대 의혹에 휩싸이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성추문은 검찰청에서 사건 당사자를 상대로 한 독직사건이라는 점에서 국민들이 받는 충격파가 더 크다. 이는 고스란히 검찰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되고 있다. 검찰도 이런 분위기를 인식하고 있다. 성추문이 터지자 즉시 공개감찰에 착수해 사태 수습에 나서는 등 발 빠른 대응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감찰은 비밀리에 하는 게 원칙인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한상대 검찰총장이 김광준 부장검사 사건과 관련해 지난 19일 대국민 사과까지 한 마당에 또 다른 검사 비위 의혹이 터져 나온 만큼 더 머뭇거리다가는 수습이 불가능한 상황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다. 한 부장검사는 “검찰에 대한 여론이 최악일 때 차마 입에 올릴 수조차 없는 성추문이 터져 곤혹스럽다.”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는 것도 걱정이지만 검찰 조직 전체가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검사 ‘부적절 성관계’ 파문] 檢, 이르면 새달 개혁안 발표

    [검사 ‘부적절 성관계’ 파문] 檢, 이르면 새달 개혁안 발표

    김광준(51·구속) 서울고검 부장검사의 금품수수에 이어 현직 검사의 ‘성(性) 스캔들’까지 터지면서 검찰이 창립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검찰이 현 위기 상황 돌파책으로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총장은 내부 의견 수렴을 토대로 이르면 다음 달 초 검찰 개혁안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선 한 총장이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치권이 요구하는 검찰 개혁안을 거의 모두 받아들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검찰 간부는 “총장이 정치권의 검찰개혁안을 다 받아들일 것 같다.”면서 “지금 검찰이 처한 상황에서 여론을 비켜 나가고 보자는 제스처나 마음가짐만으로는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간부는 “가시적인 ‘뭔가’를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검사들 내에 확산되고 있다.”면서 “중수부 폐지는 얼마든지 가능하고 상설특검제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는 같은 내용이라 둘 중 하나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검찰 존립 자체가 흔들리는 만큼 한 총장이 검찰 위상의 재정립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내릴 것이라는 의미다. 한 총장의 전면 재검토가 정치권 요구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역풍은 불가피하다. 검찰은 민간인 불법 사찰,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BBK 가짜편지 의혹 등 대형 권력형 비리수사에 있어 부실 수사로 일관해 지탄을 받았다. 게다가 이번 사건은 사안 자체가 다르다. 검찰의 도덕성과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 인식은 이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고검장 회의에서도 여실히 반영됐다. 한 총장과 채동욱 대검 차장, 노환균 법무연수원장과 서울·대전·대구·부산고검장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는 ▲김 부장검사 비리사건 및 ‘성 스캔들’ 검사 사건에 대한 반성과 대책 ▲내부감찰 시스템 재점검 및 강력한 감찰체제 구축 ▲전향적인 검찰개혁 추진 방안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노 법무연수원장은 “국민은 검찰에 대해 신뢰를 거둔 정도에 머물지 않고 분노를 보인다.”며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이냐에 앞서 국민이 검찰에 어떤 모습을 원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업무시스템 전반에 걸쳐 철저하게 진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검 감찰본부는 서울동부지검의 성추문 사건과 관련해 현재 서울 및 수도권 검찰청에서 실무수습 중인 로스쿨 출신 신임검사 41명에 대한 특별 복무 점검과 그 지도검사의 지도 감독의 적정 여부를 점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의 구조적 문제의 책임을 단순히 로스쿨 출신 검사들에게 떠넘기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낡은 길에서 만난 강릉의 겨울

    낡은 길에서 만난 강릉의 겨울

    “너무 빨리 달리면 경치만 놓치는 것이 아니다. 어디로, 왜 가는지도 놓치게 된다.” 중앙고속도로 안동휴게소의 한 액자에 담긴 글입니다. 빨리 달리기 위해 만들어진 고속도로에서 듣는 역설입니다. 요즘 힐링이 유행이지요. 마이클 잭슨이 ‘세상을 치유하자’(Heal the World)고 노래한 이후 가장 많은 이들의 입을 통해 가장 자주 듣는 단어가 된 듯합니다. 힐링에 왕도가 있을라고요. 일상을 구속했던 빠름을 버리고 느린 시간 속으로 들어가는 게 첫 단추 아닐까요. 그래서 이번엔 낡은 길을 택해 강원도 강릉으로 향합니다. 초록빛 생명력을 잃고 을씨년스럽게 변한 안반데기(강릉 왕산면 대기리의 고랭지 재배단지)를 자박자박 걸어 보고 건장한 사내들이 겨울나기를 준비하는 ‘신작로’ 뒤편의 황태덕장에도 기웃대 봅니다.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구간을 구불구불, 느릿느릿 오가는 맛도 각별합니다. 그 길에서 만난 자작나무의 수피는 참 화사했지요. 그리고 마주한 강릉 바다. 그 시리도록 파란 바다 앞에 서면 저절로 색안경을 벗게 됩니다. 맨눈으로 세상을 볼 시간도 많지 않은데 선글라스를 끼고 보기엔 세상의 빛이, 흘러가는 시간이 아깝기 때문일 겁니다. 낡은 길을 택하면 종종 뜻밖의 풍경과 마주하는 행운도 생긴다. 한때 강릉으로 향하는 가장 빠른 길이었던 영동고속도로가 그 예다. 요즘은 그 지위를 새로 난 고속도로에 내주고 지방도로 ‘경강로’로 내려앉았다. 이름은 바뀌었으되 대관령을 구불구불 내려가는 모양새는 그대로다. 예전에 견줘 오가는 차량도 확 줄었으니 그야말로 적막한 시골 산길이다. 굳이 서둘러 강릉에 도착할 이유가 없다면 이번 여행길엔 옛 영동고속도로를 택하는 건 어떨지. ●넉넉한 풍경을 선사하다 영동고속도로 횡계나들목을 나와 용평리조트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목적지는 ‘안반데기’(안반덕)다. ‘안반(案盤)덕’의 사투리가 정식 이름으로 굳어진 특이한 이력을 가진 마을이다. ‘안반’은 떡메로 반죽을 내리칠 때 쓰는 오목하고 넓은 통나무 받침판, ‘덕’은 고원의 평평한 땅을 뜻하니 우묵한 고지대에 터를 잡은 마을이란 의미다. 안반데기는 1100m 산자락에 독수리처럼 날개를 펼쳤다. 대표 아이콘은 배추밭. 한여름 출하 시기엔 마을 북쪽 고루포기산에서부터 남쪽 옥녀봉에 이르는 198만㎡(약 60만평) 산자락이 배추로 가득 찬다. 태백의 매봉산 풍력단지에 견줄 만한 풍경이다. 그 덕에 ‘구름 위의 땅’이란 예쁜 별명까지 얻었다. 초겨울 안반데기 풍경은 을씨년스럽다. 배추가 출하돼 푸른 빛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자리엔 황톳빛만 남았다. 그늘진 자리엔 채 녹지 않은 첫눈의 흔적이 어지럽다. 그런데 그게 나쁘지 않다. 생동감은 자취를 감췄으나 대신 적막감을 얻었다. 안반데기에서 횡계 읍내를 되짚어 나와 옛 영동고속도로로 향하는 길. 양편에 대관령 특유의 풍경이 펼쳐진다. 소나무 한두 그루 서 있는 야트막한 산들은 죄다 누런 겨울옷으로 갈아입었다. 거친 외모의 사내들이 한겨울 장사를 위해 황태덕장을 손보는 모습에선 겨울 정취가 물씬 풍긴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자작나무 숲이다. 초겨울 파란 하늘과 백색의 수피가 기막히게 잘 어울린다. 옛 영동고속도로를 따라 대관령 넘어가는 길은 강원도 굽이길의 진수다. 어찌나 지대가 험한지 대굴대굴 굴러간다 해서 ‘대굴령’이라 불리기도 했다. 이 길에서 맞는 풍경이 장쾌하다. 강릉 시가지가 아련하고 그 너머로 동해가 넓고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오래 묵은 길이라야 선사할 수 있는 빼어난 풍광이다. 대관령 표지석이 있는 옛 대관령 하행휴게소 주변, 그리고 대관령 옛길과 옛 영동고속도로가 만나는 반정에 전망대가 조성돼 있다. 강릉 초입에서 옛 영동고속도로는 7번 국도와 만난다. 우리나라의 등줄기를 잇는 7번 국도 주변에 기막힌 풍경들이 널려 있다는 건 이제 상식에 속한다. 언제 가서 어떻게 풍경을 즐길 것인지가 다를 뿐이다. 그 가운데 겨울이면 유난히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는 곳이 정동진이다. 사계절 많은 이들이 즐겨 찾지만 한 해가 마무리되는 연말이면 더욱 분주해진다. 정동진의 상징과도 같은 해돋이 풍경과 만나기 위해서다. ●시리도록 파란 정동진의 바다 온 나라가 도보길 천지인데 강릉이라고 없을까. 낭만가도, 해파랑길, 바우길 등 이름만 달리한 여러 길이 강릉 해안을 지난다. 그 가운데 정동진을 출발해 옥계시장에서 끝나는 멋진 길이 있다고 했다. 한 사설 단체가 강릉의 산과 바다를 묶어 만든 ‘바우길’이다. 정동진~옥계 구간은 그중 ‘바우길 9코스’에 해당한다. 9코스는 ‘헌화로 산책길’이라 불린다. 정동진역을 출발해 모래시계공원→기마봉 초입 소방파출소→곰두리연수원 입구→심곡항→금진항→한국여성수련원→동해고속도로 옥계나들목→옥계시장 순으로 간다. 거리는 14㎞. 6~7시간 정도 소요된다. 들머리는 정동진 해변이다. 명불허전의 해돋이 풍경과 마주한 관광객들로 이른 아침부터 해변 전체가 부산하다. 모래시계공원과 해양파출소 등을 줄줄이 지나면 기마봉 등산로가 있는 소방파출소가 나온다. 여기서부터 제법 가파른 산길이 시작된다. 전신주나 나무 등 도보꾼들의 시선이 머물 만한 곳에 바우길 고유의 표지판이 붙어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지루하게 이어지던 산길은 심곡항에서 끝난다. 심곡항은 조용하고 작은 포구다. 고개 너머 번잡한 정동진에 견줘 믿기지 않을 만큼 소박하다. 마을 끝자락에 전망대가 조성돼 있다. 노송이 사방을 감싼 틈새로 동해 바다가 시원스레 펼쳐진다. 초겨울에 걸맞은 잉크빛 바다다. 만지면 묻어날 것 같은 파란색에서 차다 못해 시린 결기마저 느껴진다. ●꽃을 사랑하는 여인·꽃을 꺾는 사내 심곡항에서부터 헌화로 산책길의 진수 ‘헌화로’가 시작된다. 심곡항과 금진항을 왕복 2차선으로 잇는 도로다. 거리는 2㎞ 남짓. 한쪽은 기암절벽, 다른 한쪽은 파란 바다와 접해 있다. 바다와 워낙 가까워 파도가 거센 날이면 진입이 통제되기도 한다. 길 이름의 모티브는 신라 성덕왕 때 지어진 향가 ‘헌화가’(獻花歌)다. 내용이야 익히 알려져 있다. 신라시대, 경국지색의 용모를 가진 수로 부인이 강릉 태수를 제수받은 남편 순정공과 함께 ‘7번 국도’를 따라 부임지로 향하던 길이었다. 수로 부인이 해안가 천길단애에 핀 철쭉꽃을 보며 누군가 저 꽃을 꺾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혼잣말을 했다. 마침 암소를 몰고 지나던 한 노인이 선뜻 나섰고 그가 꽃을 꺾어 바치며 부른 노래가 헌화가다. 길 이름은 바로 이 옛이야기에서 따왔다. 인접한 삼척시 해안 절벽에도 같은 전설이 전해져 온다. 오래전부터 수로 부인 공원을 조성하는 등 공을 들였던 삼척시로서는 당혹스러울 법도 하다. 금진항에서 옥계시장까지의 구간에도 절경이 늘어서 있다. 다만 덜 알려졌을 뿐이다. 특히 금진항은 해거름에 찾는 게 좋다. 포구 앞바다를 빨갛게 물들이는 해넘이 풍경이 정말 빼어나다. 글 사진 강릉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안반데기에 오르는 방법은 두 가지다. 횡계에서 도암댐을 거쳐 오르는 방법과 옛 영동고속도로 끝자락, 그러니까 강릉 초입에서 닭목령 등을 되짚어 오르는 방법이 있다.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횡계나들목을 나와 용평리조트 쪽으로 방향을 잡은 뒤 리조트 입구 삼거리에서 도암댐 방면으로 직진한다. 도암댐에 못 미쳐 왼쪽 고갯길로 가면 된다. 아스팔트 길이라 일반 승용차로도 거뜬히 올라갈 수 있다. 옛 영동고속도로는 횡계 읍내를 빠져나오자마자 양떼목장 방향으로 우회전해 곧장 간다. 길 왼쪽으로 자작나무 군락지가 펼쳐진다. 정동진은 456번 ‘경강로’ 끝자락에서 35번 국도, 강릉시청 앞에서 7번 국도로 갈아탄 뒤 염전해변 방향으로 간다. 염전해변부터 정동진까지 해안도로를 따라 하슬라 아트월드, 등명락가사 등이 늘어서 있다. 강릉터미널에서 정동진까지는 오전·오후 각 4회, 모두 8회 시내버스가 운행된다. 강릉 시내 신영극장 앞에서도 정동진행 버스가 있다. 종합관광안내소 640-4414, 4531. ▶맛집: 강릉엔 유난히 커피 전문점이 많다. 전국의 이름난 바리스타들이 강릉으로 이주하면서 생긴 독특한 지역 문화다. 영진해변에 커피 전문점이 밀집돼 있는데 특히 ‘카페 보헤미안’은 재일 교포 출신의 바리스타가 직접 내려주는 드립 커피로 이름났다. 662-5365. 월·화·수요일은 영업을 하지 않는다. 요즘 제철 먹거리는 도루묵이다. 이른 아침 금진항 등 포구 주변 밥집을 찾으면 어디서든 싱싱한 도루묵찌개와 구이를 맛볼 수 있다. ▶잘 곳: 여럿이 동행한다면 경포대에 최근 문을 연 라카이샌드파인 리조트가 좋겠다. 지난 7월 문을 열어 깔끔하고 쾌적하다. 1644-3001. 금진항 주변에선 일출펜션마을이 깨끗하다. 산자락에 터를 잡아 전망도 좋다.
  • [선택 2012 D-28] 文 “새누리 ‘경제민주화 가면’ 벗었다”

    [선택 2012 D-28] 文 “새누리 ‘경제민주화 가면’ 벗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20일 “새누리당은 경제민주화 부문에서 가면을 벗었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에서 “문 후보로 단일화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에 대해서는 “너무나 당연하다.”며 야권 단일 후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문 후보는 단일화 이후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의 대결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서울 여의도 63빌딩 세콰이어파인룸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나서 새누리당과 박후보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설령 새누리당이 복지국가에 대한 뜻이 있다고 해도 박 후보는 평생 서민의 삶, 서민의 고통을 알 수 있는 삶을 산 경험이 없기 때문에 진정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는 튼튼한 민주주의의 토대 위에서만 가능하며 민주주의에 몸바쳐 온 과거 경력이 있어야 진정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박 후보가) 과거 유신세력에 속했던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과거에 대한 반성이 중요한데, 박 후보는 여전히 유신독재와 5·16을 찬양, 미화한다.”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박 후보의) 소신과 철학이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민주당 대선 후보 확정 이후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도 변함 없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박 전 대통령 시절 국가 공권력으로 인권을 유린하고 민주주의를 억압한 역사가 있다.”면서 “잘못한 분의 책임을 묻자는 것이 아니다. 당시 고통받은 분들의 명예회복과 보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회 패널이 “평생 가장 후회스러운 일”을 묻자 문 후보는 “참여정부 비서실장직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잘한 일”을 물었을 때는 사법연수원 수료 이후 부산에서 서민들을 돕는 인권변호사의 길을 택한 것”이라고 답했다. 문 후보는 가족에 대한 애정도 솔직하게 드러냈다. 그는 “정치보다 가족이 더 중요하다.”면서 “대선 출마 이후 가족까지 노출되고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공격받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경찰수사권 독립 선봉’ 황운하 기획관 사실상 좌천

    ‘경찰수사권 독립 선봉’ 황운하 기획관 사실상 좌천

    경찰청은 황운하(50·경무관) 수사기획관을 수사연수원장으로 발령하는 등 경무관급 간부 26명을 전보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은 당초 지난 13일 경무관 승진 및 보직인사를 단행할 예정이었으나 승진 내정자만 발표하고 이례적으로 보직인사를 미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경찰 수사권 독립 강경론을 펴 온 황운하 경무관이 경찰 수사 사령탑으로 남아 있을 경우 검·경 갈등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는 청와대 의견이 반영된 결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황 기획관은 최근 경찰 수사권 독립 주장의 선봉에 서 왔다. 이번 서울고검 김광준 검사 비리 수사 역시 황 기획관이 주도했다. 앞서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지난 4월 퇴임 직후 인터뷰에서 “2011년 초 황운하를 경무관으로 승진시키려 했지만 청와대 민정라인의 반대가 많아 승진을 못 시켰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경찰은 지난 2월 개정 경찰법에 따른 ‘경무관 서장제’(총경급이 배치되는 경찰서장에 경무관을 보임할 수 있는 제도)를 앞두고 일부 경찰서장의 직급을 1계급 올렸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내곡동 사건’ 일반사건으로 분류

    이광범 특별검사팀이 30여일간 수사한 ‘이명박 정부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사건의 1심 재판부가 결정됐다. 서울중앙지법은 15일 이 사건을 성폭력·소년 사건 전담 재판부인 형사합의29부(부장 천대엽)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내곡동 사건은 일반 사건으로 분류돼 서울중앙지법의 10개 형사합의부 가운데 무작위로 배당됐다. 그러나 추후 관련 사건의 병합 심리가 필요한 경우 등 변동이 있을 때에는 재배당될 수 있다. 공판준비기일 등 구체적인 재판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피고인들에게 먼저 국민참여재판 의사를 확인한다. 이후 공판준비기일을 열어 증거와 증인 채택 여부를 검토한 후 재판을 진행하게 된다. 특검팀은 전날 김인종(67) 전 청와대 경호처장과 김태환(56) 경호처 행정관, 심형보(47) 경호처 시설관리부장 등 3명을 배임과 공문서 변조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한편 천대엽(연수원 21기) 부장판사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서울지법 동부지원, 부산고법 등을 거쳐 2004년과 2008년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냈다. 형사합의29부는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DDoS) 공격 사건과 관련, 수사기밀 누설 혐의로 기소된 김효재(60)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바 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씨줄날줄] 청렴 연수원/임태순 논설위원

    변영태 전 외무장관은 외국 출장에서 돌아오면 쓰고 남은 여비를 국고에 반납한 것으로 유명하다. 청렴한 공직자 생활의 모범을 보여준 것이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청렴을 목민관의 제1 덕목으로 여겼다. 청렴은 공직자 본연의 임무이자 모든 선과 악의 근원이며 따라서 청렴하지 않으면 목민관이 될 수 없다고 했다. 다산은 청렴을 세 등급으로 나눠, 나라에서 주는 봉급 외에 아무것도 취하지 않는 것을 1등급이라고 했다. 급여 외에 조의금 등 명분이 있는 것을 받으면 2등급이며, 명분이 바르지 않더라도 이미 통용되고 있는 것을 취할 경우 가장 아래인 3등급이라고 했다. 변영태 장관의 경우 다산이 말하는 청렴의 최고등급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1970년대만 해도 공무원 사회의 부조리와 비리를 척결하기 위한 서정쇄신(庶政刷新) 운동이 대대적으로 벌어졌다. 하지만 공무원에 대한 처우 개선으로 부정, 비리가 상당부분 사라지면서 이제 공직사회에서 정풍운동 같은 것은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하는 국가별 부패지수만 봐도 우리나라는 1999년 3.8에서 2011년 5.4로 개선돼 부조리, 비리는 현저하게 줄었다. 그러나 더욱 교묘해지고 진화된 공직비리가 똬리를 틀고 있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부패인식지수로 본 우리나라의 청렴도는 세계 40위권으로 10위권의 경제규모에 비하면 크게 미흡한 실정이다. 얼마 전에는 10억원을 벌수 있으면 10년간 감옥에 있겠다는 청소년들이 설문대상자의 17%나 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기도 했다. 공무원의 청렴교육을 전담하는 청렴연수원이 23일 충북 청주시에서 개원한다. 법과 제도에 의해 운영되는, 부정·부패 없는 사회가 진정한 선진사회다. 사회가 투명하게 돌아가면 공동체 구성원의 삶은 쾌적해질 수밖에 없다.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도 발생하지 않는다. 미국의 정치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 교수는 신뢰지수가 곧 선진국지수라고 했다. 얼마 전 현대경제연구원이 우리나라의 청렴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만큼 개선되면 4% 안팎의 잠재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요즘에는 이윤 추구를 최고의 가치로 삼는 기업에서조차 윤리·도덕경영 운운할 정도로 청렴, 신뢰, 도덕이 화두가 되고 있다. 청렴연수원이 청렴을 생활화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 공직과 우리 사회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단초가 되기를 기원한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국내 첫 ‘청렴연수원’ 23일 문 연다

    국내 첫 ‘청렴연수원’ 23일 문 연다

    국내 최초로 공무원의 청렴 교육을 전담하는 전문기관인 ‘청렴연수원’이 문을 연다. 13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공직사회 청렴문화 확산을 위해 공직자들에게 반부패 교육을 전문으로 실시하는 청렴연수원이 오는 23일 충북 청주시에서 개원한다. ●권익위 “10여년 만에 숙원사업 해결” 권익위는 “2002년 부패방지법이 제정되면서 공무원들에게 정책적으로 반부패 교육을 실시해 왔으나 별도의 교육공간이 없어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그런 맥락에서 보자면 10여년 만에 숙원사업을 해결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청렴연수원이 들어선 곳은 청주시 흥덕구 수곡동 옛 청주지방법원 자리. 5000여평의 부지에 1970년대 지어진 법원 건물 3개 동을 리모델링했다. 박민주 초대 원장은 “증·개축한 이 시설을 활용하면 앞으로 연간 1만명의 교육 수요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익위가 연수원 건립사업을 본격 추진한 것은 2010년 6월. 기획재정부로부터 청주지법 이전으로 비어 있던 지금의 부지 관리권을 넘겨받았다. 이어 지난해 말 22억여원의 예산을 확보해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갔다. ●“원장 직급도 재조정할 필요 있어” 청렴연수원은 그러나 ‘초미니’ 기관이다. 현재 조직인력은 19명이 전부. 교육지원과, 교육운영과 등 2개 과로 출발했다. 지난달 25일 직제 개편을 통해 권익위 내 기존의 청렴교육과를 통째로 연수원으로 옮겼을 뿐 따로 증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 등과 논의를 거듭했으나 조직 확대는 추후에 고민할 문제로 미뤄졌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기존의 청렴교육과장을 맡았던 박 서기관이 초대 원장으로 옮겨 앉은 것도 그런 배경에서이다. 권익위 안팎에서는 “장기적으로 연수원의 위상을 고려한다면 원장의 직급도 재조정될 필요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콘텐츠 개발 등 과제도 많아 지금까지 청렴교육과가 1년간 실시했던 공무원 교육 대상자는 평균 2700명선. 권익위는 해마다 12월 다음 해 교육수요 조사를 통해 1만명 정도의 신청을 받았지만, 공간과 교육인력 부족 등으로 30% 정도만 소화해 왔다. 어렵게 문을 연 연수원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많다. 박 원장은 “국내에 전문 연구기관이 없어 반부패 청렴 교육에 대한 콘텐츠가 풍부하지 못한 게 현실”이라면서 “만족도 높은 양질의 강의를 할 수 있는 검증된 강사풀을 확보하고 실질적인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청렴연수원은 29억원을 더 들여 2015년까지 1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을 추가 건립할 계획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MB ‘수사연장’ 거부

    MB ‘수사연장’ 거부

    이명박 대통령이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을 수사하는 특별검사팀(특검 이광범)의 수사 기간 연장 신청을 거부했다. 수사기관의 사상 첫 청와대 압수수색도 청와대의 반대로 무산됐다. 특검팀 수사는 14일로 마무리된다.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금락 대통령 홍보수석비서관은 12일 오후 긴급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 관계 장관과 수석비서관 등의 의견을 들어 수사 기간 연장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 수석은 “필요한 수사가 충분히 이뤄졌고 더욱이 근래 사저 터가 국가에 매각돼 사실상 원상회복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 특검은 이에 대해 “수사 기간 연장 여부는 결정권자가 정하는 것”이라며 “연장이 안 될 경우를 대비했기 때문에 시나리오대로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 관계자는 “연장 거부 땐 일시적으로 비판받고 말 뿐이지만 연장 뒤 사실 관계가 더 명확히 드러나면 이 대통령 일가에게 치욕이 되지 않겠느냐.”면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특검팀은 이날 청와대 경호처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시도했지만 청와대가 승낙하지 않아 집행 불능으로 집행 절차가 종료됐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오후 경호처 압수수색 영장 집행에 앞서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연수원에서 임의제출 형식으로 경호처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사저 부지 매입 관련 자료 등을 넘겨받았지만 검토 결과 제출 자료가 부실하다고 판단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겠다고 청와대에 통보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공무원이 소지하거나 보관하는 물건이 직무상 비밀에 해당될 때에는 해당 기관의 승낙 없이는 압수하지 못한다’는 형사소송법을 근거로 특검팀의 압수수색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에 대한 조사는 서면 진술서를 받는 것으로 정리됐다. 특검팀은 이날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에 대한 서면 답변서를 받았다. 특검팀은 14일 주요 피의자들에 대해 공소를 제기하면서 결과 발표와 함께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8개월전 밀양 검사 사건서도 충돌

    서울고검 김모 부장검사의 금품수수 의혹을 놓고 검경이 충돌한 가운데 양쪽 수사 책임자의 과거 악연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8개월 전에 있었던 ‘밀양 검사 고소사건’에서 두 사람이 비슷한 처지에 놓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직 검찰간부 비리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 수사책임자는 김헌기(49·경찰대 2기) 경찰청 지능범죄수사과장이다. 김 과장은 올 3월 밀양 검사 고소 파문 때 검찰의 힘에 밀려 수사 중단의 분루를 삼킨 적이 있다. 당시 경남 밀양경찰서 정모(30) 경위는 대구지검 서부지청 소속 박모(38) 검사를 모욕과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당시 서부지청장은 김수창(50·사법연수원 19기) 현 특임검사였다. 조현오 당시 경찰청장은 이 사건을 김 과장의 지능범죄수사과에 맡겼다. 그러나 검찰은 수사 지휘권을 앞세워 “경찰청 본청에서 수사하지 말고 (대구, 밀양 등) 관할지역으로 넘기라.”며 경찰의 체포영장 신청을 기각하는 등 경찰을 압박했다. 김 과장은 “4·11 총선 등을 앞두고 경찰과 검찰이 싸우는 걸로 비쳐서는 안 된다.”는 경찰 내 기류에 따라 검찰 지휘를 수용했다. 결국 대구 수성경찰서를 거쳐 수사를 넘겨받은 대구지검은 지난달 박 검사를 불기소 처분했다. 김 특임검사는 이번 김 부장검사 비리 의혹 사건 수사와 연관이 깊은 ‘조희팔씨 사기 사건’을 가장 잘 아는 전문가로 통한다. 김 특임검사는 대구지검 서부지청장 시절이던 지난 5월 말 조씨의 공범 2명을 구속기소한 바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검찰은 그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에서 특임검사로 지난 9일 지명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공직 파워우먼] (4) 교육과학기술부 (상)고위공무원단

    [공직 파워우먼] (4) 교육과학기술부 (상)고위공무원단

    교육과학기술부는 중앙부처 중 여성 파워가 가장 세다. 다른 부처에는 여성 국장이 아예 없거나 홍일점 취급을 받지만 교과부에는 고용 휴직 중인 최은옥 전 산학협력관까지 포함해 6명의 여성 고위 공무원이 재직하고 있다. 3급 23명 중 5명(21.7%), 4급 174명 중 40명(23%), 5급 258명 중 88명(34.1%)이 여성으로, 이들의 비중은 더 커질 전망이다. 교육 정책은 물론 과학 대중화와 국제 협력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모든 분야에 포진해 있다. ●맏언니 이계영… 조율의 달인 국방대학원에 파견 중인 이계영 전 교육과학기술연수원장은 행시 27회로 ‘최초의 행시 출신 교육부 여성 공무원’이자 맏언니다. 차분하고 꼼꼼한 일 처리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분야를 조율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유아교육지원과장으로 있을 때 유치원, 어린이집, 미술학원 등 복잡한 집단 간 의견을 수렴해 유아교육법을 제정했다. ●마당발 강영순… 과학기술 총괄 행시 29회인 강영순 과학기술인재관은 서울시교육청을 거쳐 주로 대학과 국제교육 관련 부서에서 사무관, 서기관, 과장 시절을 보냈다. 후배 공무원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마당발 스타일이다. 2007년 국립대학 구조개혁팀장을 맡아 제주대와 제주교대 간 통합을 주도하는 등 국립대학 구조 개혁의 기틀을 마련했다. 정부 차원의 유학생 유치 프로그램인 ‘스터디 코리아’ 역시 강 인재관의 작품이다. 교육부 출신 여성 고위 공무원 중 유일하게 과학기술 분야를 총괄하고 있다. ●인맥녀 서유미… 국제협력 최고 서유미 국제협력관은 대학 행정 및 국제 협력 분야의 교과부 내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사무관 시절에는 연구 성과에 따른 재임용 등 대학 교원의 인사제도 개혁을, 서기관 시절에는 브레인코리아(BK21) 사업을 기획했다. 행시 31회 합격 후 연수원 시절 쌓은 인맥을 활용해 다른 부처와의 업무 협의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육은 물론 국제 협력이 많은 과학 분야의 업무도 무리없이 수행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선구자 박춘란… ‘최초’가 별명 박춘란 정책기획관은 행시 33회로 선배들을 제치고 여러 보직에서 ‘교과부 여성 최초’의 역사를 써 내려 가고 있다. 여성 최초 대학정책과장, 대학정책국장, 국립대학 사무국장, 시도교육청 부교육감 등의 타이틀을 모두 차지했다. 교육과 관련된 업무를 두루 거쳤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대한 해설서를 발간해 학교 현장의 이해도를 높였으며 시도교육청 평가의 기틀도 마련했다. ●‘교수님’ 최은옥… 국제 전문가 최은옥 전 산학협력관은 지난여름부터 1년간 중앙대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고등교육과 국제 분야 전문가로 유네스코 본부 주재관을 역임했다. 행시 34회 동기인 남광희 녹색성장위원회 기후변화대응국장과 결혼해 부부가 모두 고위 공무원이 됐다. ●대변인 김문희… 현안 꿰차 행시 38회인 김문희 대변인은 교육정책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자랑한다. 출입기자들 사이에서 어지간한 교육 현안은 담당 부서보다 더 잘 파악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초중등 교육 및 고등교육 분야의 주요 보직을 맡았다. 2010년에는 수석교사제 도입 등 교원 관련 주요 법률 개정을 이끌었고 교과부 여성 공무원 최초로 홍보담당관, 대변인 직무대리를 거쳐 대변인을 맡고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檢이 警보다 낫다” 특임의 ‘속공’

    “檢이 警보다 낫다” 특임의 ‘속공’

    서울고검 김모(51) 부장검사의 비리를 수사 중인 김수창(50·사법연수원 19기) 특임검사는 11일 김 부장검사의 서울고검 사무실과 자택, 김 부장검사에게 거액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유진그룹 사무실, 금품 제공자 사무실과 집 등 5~6곳을 압수수색했다. 특임검사에 앞서 이 사건을 수사해 온 경찰은 김 부장검사에게 오는 16일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같은 사건을 놓고 검찰과 경찰이 동시에 수사를 진행함으로써 ‘이중 수사’ 논란이 현실화됐다. 김 특임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신이 아닌 이상 인간의 능력에 한계가 있을 수 있겠지만 끝장을 보겠다.”면서 “특임검사 수사로 경찰이 수사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 특임검사는 대검찰청의 지원을 받아 관련자들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하며 증거물을 선점했다. 경찰은 김 부장검사가 오는 16일을 비롯해 3차례 소환에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까지 청구, 핵심 피의자 신병을 꼭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김 특임검사도 김 부장검사 등 관련자들의 소환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혀 경찰이 김 부장검사의 신병을 먼저 확보할지는 미지수다. 김기용 경찰청장은 “경찰이 수사 중인 사안을 검찰이 하겠다는 건 개정 형사소송법상 수사 개시 진행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경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계속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검찰의 사건 송치 지휘 요구가 있을 경우 “법적 검토”까지 거론하며 배수진을 쳤다. 동일한 사건을 2개 기관이 수사해 사건 관계인의 인권이 침해될 우려가 클 때 검찰이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도록 지휘할 수 있으나 이번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김 특임검사는 “특임검사 수사와 서울중앙지검에서 지휘하는 경찰 수사 내용이 완전히 똑같은데 중앙지검에서 (특임검사에게 사건을 맡기는 것을) 판단할 것”이라고 말해 현직 검사들의 비리 수사가 특임검사로 일원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특임 “검찰은 의사, 경찰은 간호사” 경찰 “檢의 속내는 결국 수사 방해”

    거액의 금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현직 부장검사를 누가 수사할 것인가를 두고 검경 간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이런 와중에 김수창(50·사법연수원 19기) 특임검사가 경찰 조직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김 특임검사는 11일 오전 마포구 공덕동 서울서부지검 9층 회의실에서 간담회를 시작하며 “검사와 경찰은 수사 지휘 관계”라며 두 기관이 상하 관계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검찰과 경찰이 이중 수사를 한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대해 그는 “검사가 경찰보다 수사를 잘하고 법률적 판단이 낫기 때문에 수사 지휘를 하는 것”이라면서 “이게 부당한 일이냐.”고 반문했다. 김 검사는 검찰과 경찰의 관계를 의사와 간호사에 빗대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간호사와 의사 중 의사가 간호사보다 의학적 지식이 낫기 때문에 지시를 내리는 것 아닌가.”면서 “사시(사법시험)를 왜 보고 검사를 왜 뽑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경찰은 우리가 조사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고 말을 듣지 않겠다고 하는데 우리가 조사하는 걸 왜 경찰이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경찰의 평생 소원은 검사를 구속시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경찰 시각은 정반대다. 경찰 관계자는 “우리가 먼저 수사 중인 사건에 끼어들어 이중 수사로 만든 것이 검찰”이라면서 “검찰의 속내는 결국 경찰 수사를 방해하겠다는 것으로, 이미 특임검사를 임명할 때부터 예정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특임검사의 의사, 간호사 발언에 대해서는 “검사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일일이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의연한 태도를 보였으나 불편한 기색은 역력했다. 경찰은 수사 개시 통보 시점과 관련해서도 “검찰은 경찰이 뒤늦게 수사 개시 통보를 했다며 문제 삼지만 수사 개시 통보는 경찰이 주요 사건을 수사할 때 진행 상황을 보고하는 차원의 절차이지 경찰 수사 시점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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