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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수원, 뒤늦게 수원고법 유치전 가세 갈등 고조

    2019년 3월 문을 여는 수원고법과 수원고검 청사 유치를 놓고 지역 주민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후보지 결정이 늦어지면서 그동안 유치에 공을 들여 온 경기 광교와 영통 주민들에 더해 북수원 주민들이 유치전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수원고등법원 북수원 유치 추진위원회’는 18일 고법·고검 유치건의서를 법원행정처와 법무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7일부터 북수원에 고법과 고검을 유치하기 위한 20만명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추진위는 “북수원은 국도와 고속도로 등이 통과해 접근성이 좋고 올해 이전하는 지방행정연수원, 국세공무원교육원, 원예특작과학원 등 3개 기관의 부지를 활용할 수 있어 수원고법과 고검 설치에 최적의 장소”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광교와 영통 주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수원고법 유치 광교신도시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광교신도시에는 이미 법조타운이 조성돼 고법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혹시 영통에 빼앗길까 노심초사하고 있는데 거론 대상도 아닌 북수원까지 끼어들어 판을 깨고 있다”고 말했다. 영통동 고법유치위원회 관계자는 “대법원이 영통 내 기획재정부 소유 부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 그런데 난데없이 다른 지역 정치인과 예비 정치인들이 대책 없이 여론몰이에 나서 민·민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는 지난 2월 18일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 구역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고법은 물론 고검과 가정법원이 수원에 들어서게 됐다. 그러나 아직 부지를 결정하지 못한 데다 예산 확보조차 못해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지역 법조인들은 “부지 선정으로 인한 기관과의 갈등이 주민 갈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라며 “신속히 부지 선정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정부조직 개편] 인사혁신처장-소속 기관장 모두 차관급… 조직 운영 원칙 파괴

    ‘조직의 장과 소속 기관장 2명의 직급이 같아 직제상 문제를 노출한 인사혁신처, 조직권과 의전 기능을 빼앗기지 않고 ‘선방’한 ‘불사조’ 행정자치부, 말만 교육·사회·문화의 조정권을 가진 교육부총리….’ 국민안전처와 인사혁신처의 출범, 교육부총리제 신설 등을 담은 정부조직법의 본격 가동을 앞두고 이번 조직 개편 과정에서 드러난 돌출적인 특징과 이례적인 현상들이 입길에 오르고 있다. 인사혁신처의 경우 기관장과 직할 소속 기관의 장이 같은 직급인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조직 운영의 기본 원리를 파괴했다”는 소리까지 들린다. 신임 이근면 처장이 관할해야 하는 소속 기관인 중앙공무원연수원과 소청심사위원회의 장이 모두 이 처장과 같은 차관급이어서 지휘 통할이 잘될지 의문이라는 우려도 있다. 정부조직법을 성안할 때 당연히 소속 기관장들의 급을 1급으로 낮추거나 소청심사위원장의 경우 중립성 보장을 위해서라도 별도 기구로 독립시켰어야 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결국 관료들이 차관 두 자리를 유지, 확보하기 위해 꼼수를 부리다 기관장과 소속 기관장이 같은 직급인 기형적인 조직 구조를 발생시킨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결국 이 자리들은 옛 안전행정부, 현 행정자치부 사람들이 다 차지할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게다가 인사혁신처와 국민안전처 등의 출범으로 필수 부서의 자리가 늘면서 안행부 출신들의 인사 숨통이 트였다는 지적도 있다. 운영지원관실(총무), 기획재정담당관실(국회 및 예산), 인사담당관실, 대변인실 등 4개 국과 부기관장, 기관장 비서관 자리 등이 신설되는데 이 자리들 역시 결국 안행부 출신들이 주로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행자부가 인사권의 핵심 권한인 조직권을 유지하게 된 데는 유민봉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이 행자부의 손을 들어준 게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소리도 들린다. 조직권은 지방자치단체의 통할과 조정을 위해 이를 담당하는 행자부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교육·사회·문화 분야의 조정권을 지닌 교육부총리가 탄생했지만 추가 인력은 조정 업무를 맡을 국장 1명 등 10명가량에 그친다. ‘말뿐인 조정권’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총리실의 사회조정실이 교육·문화·여성 등의 조정을 주 업무로 하고 있는 상황에서 업무 중복 및 협조 문제 등도 현안으로 떠오른다. 교육부 관계자는 “실질적인 부총리급에 맞는 조정 역할을 하고 중복 업무를 막기 위해선 총리실의 교육문화여성정책관실의 조정 업무를 가져올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단독] 4대강 관련 6169억도 안전예산… 예비비 2조 포함 ‘뻥튀기’

    [단독] 4대강 관련 6169억도 안전예산… 예비비 2조 포함 ‘뻥튀기’

    대표적인 예산 낭비 사업으로 지목돼 국정조사 요구까지 나오는 4대강 사업의 후속사업이 국민안전을 위한 ‘안전예산’이라고 하면 납득할 만한 국민이 몇 명이나 될까. 하지만 정부가 발표한 내년도 안전예산에는 국가하천정비사업과 국가하천유지보수사업이 6169억원이나 책정돼 있다. 정부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대폭 증액했다고 주장하는 내년도 안전예산 가운데 적지 않은 규모가 성격 자체가 다른 예산항목을 안전예산에 포함시킨 것이거나 안전을 빙자한 토건사업인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서울신문이 정의당 김제남 의원, 나라살림연구소와 공동으로 정부가 밝힌 안전예산을 분석한 결과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내년도 안전예산은 23개 부처 327개 사업에 걸쳐 모두 14조 6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올해 안전예산 12조 4000억원에 비해 2조 2000억원가량 늘어난 규모다. 예산규모별로는 국토교통부가 27.5%(4조 36억원)로 가장 높고 그 다음이 농림축산식품부(16.4%, 2조 3837억원)로 드러났다. 하지만 여기에는 객관적으로 안전예산이라고 보기 힘든 항목도 적지 않게 포함됐다. 4대강 관련 예산이 안전예산에 포함된 것이 대표적이다. 국토교통부 자료에는 이 사업을 통한 기대효과가 ‘국민여가문화 수준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둔치 정비’와 ‘문화, 관광자원개발, 지역 경제 활성화 등으로 국토 재창조’로 돼 있어 안전과 무관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토부가 평화의댐 치수능력증대에 331억원을 비롯해 댐건설 사업 10건(3470억원)을 안전예산으로 책정한 것도 논란이 예상된다. 김 의원은 “댐은 홍수예방 기능도 있지만 환경파괴라는 측면도 있다는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면서 “자칫 댐건설을 위한 방패막이로 안전예산을 이용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체 안전예산 규모를 크게 보이게 하기 위한 부풀리기 사례도 있었다. 김 의원은 예비비 2조 97억원을 안전예산으로 포함시킨 것에 대해 “예비비는 사용 목적을 정해놓지 않아 재해가 없으면 불용처리하기 때문에 예비비를 안전예산으로 분류하는 것은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미래창조과학부 사업인 뇌과학 원천기술개발의 경우 실제 안전예산에 해당하는 것은 뇌인지 분야 47억원에 불과한데도 전체 사업예산 140억원을 모두 안전예산으로 계산해 버렸다. 국제기구 부담금과 산하기관 출연금을 안전예산으로 포함시킨 것도 논란이 예상된다. 국토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교통안전공단, 한국시설안전기술공단, 선박안전기술공단,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식품안전정보원 등 5개 산하기관에 대한 재원보전 출연금 736억원을 안전예산에 포함시켰다. 소방방재청은 국내에 유치한 유엔 재해경감 국제전략사무국(ISDR) 동북아사무소와 유엔방재연수원 활동지원을 위한 국제부담금 16억원을 안전예산으로 분류했다. 외교,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등의 예산을 이현령비현령식으로 안전예산에 몰아넣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소방방재청이 국민안전기념관 건립을 위한 연구용역과 기본설계 명목으로 2억원을 편성한 것도 도마에 올랐다. 손종필 나라살림연구소 부소장은 “세월호 참사를 추모한다면서 기념관이란 이름을 붙이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면서 “세부 계획 없이 일단 예산만 확보하고 보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제4회 지방행정의 달인 선정] 일반행정 분야 -가재영 충남 천안시 도립 평생교육원(행정 5급)

    [제4회 지방행정의 달인 선정] 일반행정 분야 -가재영 충남 천안시 도립 평생교육원(행정 5급)

    전북 완주군에 자리한 안전행정부 지방행정연수원을 비롯한 공무원 교육기관을 누비는 강사로 이름이 알려졌다. 창의적인 교수기법을 개발하는 한편 이를 전수하는 데도 애써 교육의 질 향상에 한몫을 해냈다는 평가를 들었다. 또한 질병으로 고통받는 독거 노인 등 어려운 이웃을 보살펴 모범을 보였다. 전국 교수 요원 연찬대회 강의 분야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 [생각나눔] 양승태 대법원장 3년… 노동·과거사·시국사건 등 잇단 보수화 판결

    [생각나눔] 양승태 대법원장 3년… 노동·과거사·시국사건 등 잇단 보수화 판결

    2009년 쌍용자동차 대량 정리해고가 정당한 경영 행위였다는 상고심 판결 이후 대법원의 보수화 경향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4일 법조계 안팎에서는 양승태(66·사법연수원 6기) 대법원장의 임기 반환점이 넘어서며 대법원 판결 보수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회적 파급력이 큰 여러 사건에서 정부나 사용자 입장에 서서 개인의 권리 구제보다는 국가의 권한 확대, 노동자 권익보다 경영자 판단을 중시하는 판결을 잇따라 내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2012년 4월 시국선언에 참여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들에 대한 유죄 확정 판결은 대법원 보수화를 알린 신호탄으로 꼽힌다. 당시 대법원은 “민주주의 후퇴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시국선언을 주도한 혐의(국가공무원법 위반 등)로 기소된 전교조 소속 교사 3명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교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공무원 및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감안하면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면서 “교원의 집단적 의사표시가 정치적 중립을 침해할 정도에 이르렀을 경우 이는 국가공무원법이 금지한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석 달 뒤 나온 제주 해군기지 건설사업 합법 판결도 마찬가지다. 대법원은 제주 강정마을 주민 458명이 국방부를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한 원심을 파기하고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손해배상 청구 시효를 제한한 판결에서도 대법원 보수화가 드러난다. 대법원은 지난해 5월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조사 보고서에 모순이 있거나 사실관계가 불명확하다면 보고서만 믿고 국가 배상을 결정해선 안 된다는 판단을 내렸다. 또 과거사 관련 국가배상 소송의 소멸 시효를 3년으로 제한했다. 이 밖에 대법원은 쌍용차 해고 노동자 판결에 앞서 악기 제조업체 콜텍의 해고 노동자들과 철도노조 파업 관련 사건, 통상임금 사건에서 모두 사용자 또는 기업의 손을 들어줬다. 법학자들은 보수 성향의 대법관 구성을 그 원인으로 지적한다.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도 정부와 코드가 맞는 인사들을 대법관으로 임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용훈 대법원장 재임 시절 진보적인 의견을 자주 제시하며 ‘독수리 5형제’로 불렸던 김영란·박시환·김지형·이홍훈·전수안 대법관이 퇴임한 자리에 보수적이거나 튀지 않는 판결을 하는 후임들로 채워졌다는 게 중론이다.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법관 14명 가운데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가치관을 가진 법조인이 절반 정도는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그런 게 전혀 안 되고 있다”면서 “판검사를 거치지 않은 변호사 등 재야 법조인의 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런웨이 대신 법정 걷는 여자

    런웨이 대신 법정 걷는 여자

    슈퍼모델 출신 여성이 사법시험에 최종 합격, 예비 법조인이 돼 화제다. 14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전날 발표된 제56회 사법시험 최종 합격자 204명 명단에 슈퍼모델 출신 이진영(38)씨가 이름을 올렸다. 이씨는 1997년 열린 슈퍼모델 선발대회에서 180㎝의 키에 이국적 느낌의 외모로 1위를 차지했던 재원이다. 당시 동국대 영어영문학과에 다니던 이씨는 외무고시 준비생으로 소개돼 지성파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이후 모델로 활동하지 않고 2000년대 초반부터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고시촌에서 사법시험을 준비해 오다가 이번에 최종 합격의 영광을 안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의 대를 이어 공인회계사 시험에 최연소 합격한 대학생이 이번엔 누나의 뒤를 이어 사법시험에 합격하기도 했다. 국내 대표적인 회계·재무 전문가로 꼽히며 1980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던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의 아들인 보령(27)씨가 그 주인공이다. 보령씨는 연세대 2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7년 만 스무살의 나이에 공인회계사 시험에 최연소 합격했다. 이번 사법시험 합격에는 검사인 누나 혜령씨(32·사법연수원 40기)의 도움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신호(34) 경위는 현직 경찰로는 처음으로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하는 역사를 쓰기도 했다. 경찰대 18기 졸업생으로 현재 부산진경찰서 수사과 지능범죄수사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그는 오전 5시에 일어나 책을 보다 출근하고, 퇴근 뒤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등 3년 4개월간 일과 시험 준비를 병행한 끝에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이 밖에 한성과학고를 졸업해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에 재학 중인 조연수(21·여)씨가 최연소 합격하는 기쁨을 누렸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新국토기행] 택리지가 뽑은 ‘완전한 고을’

    [新국토기행] 택리지가 뽑은 ‘완전한 고을’

    전북 완주군은 도농복합 자족도시다. 완전한 고을이란 뜻의 완주(完州)군은 그 이름에 걸맞게 도시 근교지역의 장점을 두루 갖췄다. 비옥한 농경지와 산업단지, 첨단과학기술을 선도하는 연구기관, 교육기관이 조화를 이뤄 매년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전북의 도청 소재지인 전주시를 에워싸고 익산, 진안, 김제, 임실 등 여러 시·군을 배후도시로 끼고 있어 지속발전 가능지역으로 꼽힌다. 실제로 완주는 전국에서 몇 안 되는 인구가 늘어나는 군이다. 완주군의 인구는 지난달 현재 9만 310명으로 인접 시 지역인 김제시 9만 252명, 남원시 8만 5795명보다 많다. 머지않아 전북에서 네 번째로 큰 지자체인 정읍시 11만 7462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재정 규모도 5000억원을 넘고 재정자립도는 25.7%에 이른다. 완주는 청정 자연이 잘 보존되고 경관이 아름다운 지역으로도 손색이 없다. 이중환의 택지리(擇里志)에서 선비가 살 만한 땅으로 꼽은 가거지(可居地)의 요건인 지리, 생리, 인심, 산수 등을 충족시키는 보기 드문 지역이다. 삼국시대 완주군은 전주시와 분리되지 않은 채 마한의 영토였다. 555년 완산주가 설치됐고 신라 경덕왕 16년인 757년 전주로 바뀌었다. 1392년 조선 건국 이후 태조의 고향으로 중시돼 완산유수부로 승격됐다. 1914년에는 고산군이 통합돼 전주군이 설치됐다. 완주군이 전주시와 분리돼 현재의 지명을 사용하게 된 것은 일제강점기인 1935년이다. 분군된 뒤 70년이 넘는 동안 전주시에 군청을 뒀다. 2012년에 완주군에 군청사가 건립되면서 전주시에 의존한 경제활동을 지역경제로 흡수, 지역발전을 촉진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애초 한 뿌리였던 전주와 완주를 합해 새로운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여론이 끊이지 않는다. 완주는 전북도의 가운데 있다. 동서가 36㎞, 남북은 71㎞ 전체 면적은 820㎢에 이른다. 동쪽은 진안군, 서쪽은 김제시, 남쪽은 임실군과 정읍시, 북쪽은 익산과 충남 논산, 금산과 인접해 있다. 1개 군이 2개 도 8개 시·군과 접한 지자체는 완주군이 유일하다. 완주군이 지속 성장하는 것은 인구 100만명 이상의 배후도시가 있어서다. 사통팔달 교통망도 완주군의 큰 장점이다. 완주군은 조선시대 해남에서 한양까지 가는 삼남대로가 통과한 지역으로 예부터 교통의 요충지였다. 전라선 철도와 호남고속도로, 익산~장수 간 고속도로, 전주~광양 간 고속도로 등 3개 고속도로가 통과한다. 전주권 외곽 순환도로망도 모두 완주와 연결돼 있다. 정주 여건도 좋아진다. 예전에는 완주군민들이 교육과 주거를 위해 전주시로 이사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주시민들이 완주군에 전원주택을 건립하는 게 유행이다. 완주군이 전북 발전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는 것은 첨단산업을 집적화했기 때문이다. 완주군에는 일반산업단지와 과학산업단지 643만 3000㎡가 조성돼 있다. 현대자동차 상용차 부문, KCC를 비롯한 대기업과 우량기업 204개사가 입주했다. 1만 4000여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의 핵심 역할을 한다. 완주군은 입주 희망기업이 몰려들자 319만 9000㎡ 규모의 완주 테크노밸리 조성을 추진 중이다. 1단계로 131만 4000㎡를 지난 10월 27일 준공했다. 현대글로비스, LS엠트론 등 15개 기업이 입주를 완료했고 13개 기업이 공장을 신축하고 있다. 테크노밸리가 완공되면 260개 기업이 입주해 3만 3000명의 인구 유발, 총 생산매출액 2조 2000억원, 지방세 수입 150억원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완주군은 첨단과학기술을 이끌어갈 연구기관들도 모여 있다. 소재산업을 주도하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북분원, 정보기술(IT) 특화연구소, 수소연료전지 부품 및 응용기술 지역혁신센터, 국내 유일의 고온 플라스마 응용연구센터, 연료전지 핵심기술 연구센터 등이 있다. 전북 혁신도시 건설로 완주군은 새로운 발전의 전기를 맞았다. 이서면 일대에 농촌진흥청 산하기관과 지방행정연수원 등 각종 공공기관이 들어섰다. 농식품 관련 기관들이 대부분 완주군에 자리 잡아 농식품산업을 주도할 지역 기반을 마련했다. 관련 기업들도 앞다퉈 입주할 것으로 보여 완주군의 농식품산업 미래가 밝다. 전북혁신도시는 주거, 교육, 의료, 문화 등 정주환경 수준이 높아 친환경적 전원도시, 첨단산업도시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근교 농업은 완주군민들의 주소득원이다. 전통적으로 인접 도시에 과채류를 생산해 공급하는 시설농업이 발달했다. 완주에서 생산되는 한우, 생강, 딸기, 대추, 배, 복숭아, 곶감 등은 품질이 좋아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정원수 생산지로도 유명하다. 농민들이 일찍이 벼농사 대신 정원수 재배에 눈을 떠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철쭉은 전국 생산량의 50%를 차지한다. 완주군은 로컬푸드의 메카로 이미 명성이 높다. 소비자들은 양질의 농산물을 싼값에 공급받고 농민들은 제값을 받는 유통구조에 혁명을 가져왔다. 완주군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다변화돼 가는 농업 여건과 대내외적 시장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농업의 르네상스 시대를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다. 완주군은 청정하고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만경강과 전주천 상류인 고산천, 소양천, 상관천 등은 사철 맑은 물이 흐른다. 대아댐, 동상댐, 경천저수지 등은 호남평야의 젖줄이다. 수원이 풍부한 만큼 경관도 수려하다. 대둔산, 만덕산 등은 전국에서 많은 등산객이 찾아오는 명산이다. 기암괴석과 수목이 어우러진 동상계곡, 대둔산 계곡은 도시민들이 힐링을 하는 휴식처로 인기가 높다. 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생생하게 돌아온 ‘성철 스님의 가르침’

    생생하게 돌아온 ‘성철 스님의 가르침’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화두격 명언으로 유명한 ‘가야한 호랑이’ 성철(1912~1993) 스님의 유명한 법문집 ‘백일법문’이 새로 태어났다. 성철 스님이 불교의 핵심 사상인 중도(中道) 이치를 설법한 지 47년 만에 증보판으로 완성된 것이다. 초판본이 나온 지 22년 만의 일이기도 하다. ‘백일법문’은 성철 스님이 1967년 해인총림 초대 방장(方丈)에 추대된 뒤 첫 동안거를 맞아 대중들에게 100일간 강설한 법문을 엮은 것. 이른바 ‘팔만사천 법문’이라는 방대한 교설 가운데 근본이 되는 것만을 선별, 경론(經論)과 조사어록(祖師語錄) 등을 인용해 간명하고도 알기 쉽게 풀어냈다. 중도사상으로 선(禪)과 교(敎)를 회통해 천명, 법문 당시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책이다. 그 때문에 ‘백일법문’을 두고 사람들은 ‘성철 스님의 중도 대선언(中道 大宣言)’으로 부르기도 한다. 특히 현재 ‘불교 대강백’으로 평가받는 고우 스님이 대중들에게 특별히 권하는 것으로 알려질 만큼 교리 정리가 잘된 책이다. 이번 개정 증보판은 상·중·하 3권으로, 1992년 첫 출간된 것보다 약 1권 분량이 늘었다. 초판본에 수록되지 않은 법문이 상당 부분 보완됐기 때문이다. 성철 스님을 직접 시봉했던 상좌(제자)인 원택(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스님이 초판본에 사용된 녹음테이프 중 빠진 것을 찾아내 추가로 정리했다고 한다. 교리 발달이 아닌, 실제 성철 스님이 법문했던 순서대로 복원했으며 구어체도 문어체로 바꿔 원음(原音)에 가깝게 편집해 성철 스님의 가르침이 생생히 느껴지도록 한 게 특징이다. 원택 스님은 “제가 출가하기 5년 전인 1967년 동안거 100일 동안 성철 스님께서 사자후를 하셨고, 산문에 들어선 지 40여년이 지나 어느덧 고희를 맞는 해에 감히 다시 금자탑을 쌓는 마음으로 개정증보판 ‘백일법문’을 세상에 내놓게 돼 감회가 특별하다”고 증보판 출간 소감을 밝혔다. 한편 백련불교문화재단은 ‘백일법문’ 하권 2500권을 전국 선원에 무료로 기증할 예정이며 조계종 불교인재원(이사장 엄상호)과 함께 동안거 기간인 다음달 11일부터 내년 3월까지 총 10회에 걸쳐 ‘백일법문’ 강좌도 진행한다. 강좌의 증명법사는 고우·원택 스님이며 김성철 동국대 교수와 서재영 박사(불광연구원), 박희승 한국문화연수원 교수가 강사를 맡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공직 파워 열전] <24>서울중앙지검장

    [공직 파워 열전] <24>서울중앙지검장

    서울중앙지검에는 30개 부서에 210여명의 검사가 속해 있다. 단일 검찰청 중 전국 최대 규모다.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공안 등과 관련해 민감한 사건을 집중 처리하고 있어 서울중앙지검장은 검찰총장에 이어 검찰 ‘넘버 2’로 꼽힌다. 전통적으로 서울중앙지검장, 대검 중앙수사부장, 대검 공안부장, 법무부 검찰국장이 검찰 4대 핵심 요직으로 꼽히지만 지난해 검찰 개혁의 하나로 대검 중수부가 폐지되고 서울중앙지검에 특별수사4부가 새로 설치되며 서울중앙지검장의 권한과 책임은 더욱 커졌다.일반적으로 서울중앙지검장이 4대 요직 중에서도 검찰총장에 가장 가까이 다가선 자리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막강한 권한에 뒤따르는 책임과 정치권 등의 외풍도 거세 ‘독이 든 성배’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2000년 이후 서울중앙지검장의 평균 재임 기간은 10개월에 불과했다. 2000년 7월 퇴임한 임휘윤 제40대 지검장부터 지난해 11월 퇴임한 조영곤 제55대 지검장에 이르기까지 서울중앙지검을 책임진 16명 중 검찰총장까지 오른 경우는 단 3명(김각영·임채진·한상대)뿐이다. 천성관 전 지검장의 경우 2009년 검찰총장에 내정됐으나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하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1948년 서울고검 산하 서울지검으로 개청했다. 이후 2004년 2월 서울중앙지검으로 확대·개편되기 전까지 중앙지검장은 검사장 중에서 임명되다가 개편과 함께 고검장급으로 격상됐다. 이때부터 중앙지검장은 고검장급 검사를 대상으로 하는 검찰총장 후보군에 포함됐다. 2011년 8월 한상대 당시 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에 오르기 전까지는 중앙지검장을 지낸 뒤 서울고검 등 일선 고검장 등을 지낸 뒤 총장에 오르는 게 관례였다. 서울 주요 사건의 정보를 쥐고 있는 중앙지검장이 바로 총장이 되면 정보 독점에 따라 검찰의 독립성이 저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각영 전 지검장은 재직 당시 한빛은행 불법대출과 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 등 굵직한 사건을 처리했다. 이후 대검 차장, 부산고검장, 법무부 차관을 지낸 뒤 김대중 정부 임기 3개월이 남았던 2002년 11월 총장에 임명됐으나 이듬해 3월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대통령과 평검사들의 대화’가 끝난 직후 사퇴했다. 임채진 전 지검장은 재임 시 고법 부장판사가 연루된 법조 비리 수사와 게임·상품권 비리 및 ‘일심회 간첩단’ 사건 수사 등을 무리 없이 처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법무연수원장을 거쳐 정권 교체기에 검찰총장에 올랐으나 취임 7개월 만에 검찰을 떠났다. 그는 2009년 5월 자신을 총장으로 임명했던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 중 서거하자 사퇴했다. 김수남 현 지검장은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수원지검장 등을 거쳐 지난해 12월 중앙지검장에 임명됐다. 1987년 대구지법 판사로 법조계에 입문한 김 지검장은 3년 뒤 서울지검으로 자리를 옮겨 수사·기획·공보 등 검찰과 법무부 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대검 중수3과장과 서울중앙지검 3차장 등을 지내 ‘특수통’으로 분류되면서도 광주지검 공안부장으로 근무한 경력도 있다. 직전 보직인 수원지검장으로 재직하면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인사]

    ■서울신문 ◇사업단△부단장 최용규◇편집국△정책뉴스부 전문기자 김경운△편집1부 차장 조두천△편집2부 차장 김진성△정책뉴스부 차장 송한수△국제부 차장 박상숙△사회부 차장(겸임) 이기철△사진부 차장 안주영 ■외교부 △평가담당대사 이상규 ■안전행정부 ◇고위공무원 <승진>△지방행정연수원 교수부장 송재환<전보>△지역정보개발원 기획조정실장(파견) 추경균◇부이사관 승진△개인정보보호과장 문금주△재난관리과장 곽진욱△지방세운영과장 심영택△국민대통합위원회(파견) 정경택△세계군인체육대회조직위원회(파견) 한승섭◇과장급 전보△감사담당관 김항섭△운영지원과장 김화진△행정한류담당관 김헌준△공공서비스정책과장 김준희△안전정책과장 이병철△자치행정과장 안병윤△정부청사관리소 관리총괄과장 안정태△국가기록원 나라기록관장 정무설△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 기획총괄과장 김제홍△개인정보보호위원회 기획총괄과장 고은영△지방행정실 지방경쟁력지원단장 공범석△유엔거버넌스센터 협력국장(파견) 김회수 ■문화체육관광부 ◇국장급 <승진>△정책기획관 황성운△문화기반정책관 최보근△관광레저정책관 김현환△홍보정책관 한재혁<전보 및 파견>△대변인 김태훈△예술정책관 김상욱△미디어정책관 박정렬△관광정책관 김철민△한국예술종합학교 사무국장 박태영△해외문화홍보원 해외문화홍보기획관 이우성△국립국악원 기획운영단장 용호성△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사무처장 박성기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총괄과장 오순민△검역정책과장 정병곤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진 <부이사관>△불량식품근절추진단 총괄기획팀장 윤형주<서기관>△운영지원과 이호동△의약품관리총괄과 김춘래 ■국세청 ◇서기관 승진 <본청>△전산기획담당관실 김중욱△감사담당관실 박달영 신동인△납세자보호담당관실 한경선△심사1담당관실 윤성호△역외탈세담당관실 나명수△법무과 최성영△전자세원과 전정수△법인세과 박영병△부동산납세과 최재호△조사기획과 신재봉△조사1과 채정석△세원정보과 황도곤△소득지원과 이준호△운영지원과 최진구△대변인실 윤종건<서울지방국세청>△운영지원과 김보남△첨단탈세방지담당관실 정현철△개인신고분석과 윤경필△조사1국 조사3과 김성동△조사2국 조사1과 고현호△조사4국 조사2과 박성훈△국제조사관리과 이창기<강남세무서>△납세자보호담당관 손순희<중부지방국세청>△감사관실 박은학△법인신고분석과 신종범△조사2국 조사1과 이세협△조사4국 조사3과 이상철<동수원세무서>△납세자보호담당관 김태근<대전지방국세청>△감사관 문남주<광주지방국세청>△조사2국 조사관리과장 노대만<대구지방국세청>△조사2국 조사관리과장 배창경<부산지방국세청>△송무과장 홍영명△조사1국 조사1과장 남동성<국세공무원교육원>△운영과 한경호◇기술서기관 승진△본청 차세대국세행정시스템추진단 이준목 ■근로복지공단 ◇상임이사△재정복지이사 조장식△산재보험급여이사 윤길자△재활의료이사 오세위 ■한국전기연구원 △감사부장 정태용△재무실장 최동철◇승진△감사실장 조진상 ■아주경제 ◇일간아주중국△편집국장 김기만△편집부국장 김승택(한중지식경제담당) 조윤섭(총괄부국장)
  • [인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기획상임이사 윤석준△업무상임이사 변성애 ■한전KPS ◇실장△감사 황성목△기술개발 황인옥△원전전문정비 지광민△경인전문정비 김문영△남부전문정비 이승렬△해외전문정비 김용규△양수전문정비 박용서◇처장△기획 김남중△경영지원 최상현△인사노무 정재범△발전사업 김순익△해외사업 구능모△사업개발 박정수△전력사업 임순형△서인천사업 조화석△보령사업 송주척△울산사업 진욱성△태안사업 최충열△한울사업 곽정옥△월성사업 김용옥△신고리사업 전진수△GT정비기술센터 정택진△원자력정비기술센터 최중호△당진사업 윤주호◇원장△원자력연수원 김도섭◇사업소장△인천 장익환△서천 이용호△호남 서동창△군산 이승귀△영월 조덕행△고리제2 이두재△한빛제2 설경석△한울제3 이일진△월성제2 권용희△청평 이재봉△분당 이찬웅△여수 한재필△동두천 백영화△화성 김민수△찬드리아 문동곤△다하키 안한근◇신고리제1사업소△정비기술실장 허상국◇지점장△안동 이상근△동해 조익수△청송양수 김희종△안양 손춘호△파주 김인출△서울 곽섭△무주양수 박연출△양양양수 이기영△예천양수 김형철◇운전반장△삼척시 차동준◇지사장△부산송변전 서철원△대구송변전 김병곤△광주송변전 김충식△제천송변전 홍기준△인도 진일환◇센터장△솔루션 오병진 ■로만손 ◇신규 선임△대표이사 김기석
  • [인사]

    ■국토교통부 △한강홍수통제소 하천정보센터장 조효섭 ■특허청 △특허심판원 심판관 차형렬△국제지식재산연수원 국제교육과장 변영석 ■판도라TV △마케팅총괄책임자(CMO) 이장원△기술총괄책임자(CTO) 황준동
  • [재계 인맥 대해부 (1부)신흥기업 교원] 배추장수·출판사 영업사원서 자산 2조 2000억 그룹 일구다

    [재계 인맥 대해부 (1부)신흥기업 교원] 배추장수·출판사 영업사원서 자산 2조 2000억 그룹 일구다

    장평순(63) 교원그룹 회장은 어린 시절 너무 가난해 영양실조에 걸리기까지 했다.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이를 악물고 공부해 행정고시를 준비했지만 번번이 떨어졌다. 나이 때문에 일반 회사에 취업하기 어렵다고 보고 출판사에 들어가 책과 영어테이프를 팔았다. 출판사에 다니던 시절 ‘좀 더 나은 학습지는 없을까’ 하는 생각에 중앙교육연구원(현 교원그룹)을 만들었다. 총자산 2조 2000억원, 학습지 교사 등을 포함해 직원 3만 6000여명의 교원그룹을 세운 장 회장의 삶은 녹록지 않았다. 1951년 충남 당진에서 아버지 장석담(1927년생, 2010년 작고)씨와 어머니 임경희(1932년생, 2012년 작고)씨 사이에서 3남 4녀 가운데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동네에서 소규모로 기왓장을 만들어 팔았지만 좀처러 생활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어머니는 인천까지 가서 장사했고 장 회장은 외가에서 5살 때까지 커야 했다. 장 회장은 가난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공무원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계속해서 고시에 떨어졌고 그는 돈을 벌자는 결심 끝에 30세 때 큰돈 들지 않는 배추장사를 시작했다. 이른 새벽 시장에서 배추를 사와 아파트단지를 돌며 저렴한 가격에 많이 파는 박리다매식으로 장사를 해 지금 돈으로 10억원 가까이 벌었다. 넉넉해진 형편에 다시 공무원 시험에 도전했지만 이내 접고 다시 안정적으로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해 출판사에 들어가 영업사원이 됐다. 배추를 팔며 영업의 생리와 현장을 익힌 그는 출판사 입사 1년 만에 전체 영업사원 가운데 판매 1위를 하며 고속 승진을 했다. 영업본부장이 된 그는 당시 신입사원으로 들어온 이정자(66) 전 교원그룹 부회장과 사업 동료로서 인연을 맺게 된다. 장 회장은 책을 팔면서 만난 학부모들의 높은 교육열을 보고 교육사업에 대한 성공 가능성을 읽었다. 장 회장은 이 전 부회장과 함께 1985년 11월 1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하나로빌딩의 한 작은 사무실에서 자본금 3000만원으로 교원그룹의 모태인 ‘중앙교육연구원’을 세웠다. 이듬해인 1986년 2월 중학생 대상으로 ‘중앙완전학습’(현 빨간펜)을 출시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문제와 해설, 요점 정리 등이 한꺼번에 들어 있는 학습지로 승부수를 띄웠다. 구독료는 당시로는 상당히 고가인 월 2만원대로 책정했지만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구독자가 구름처럼 불어났다. 기업의 성장 기점은 1990년 일본 구몬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구몬수학 등 구몬학습지를 내면서부터다. 구몬학습지와 빨간펜을 양축으로 기업은 더욱 가파르게 성장한다. 교원그룹은 그룹의 성장을 위해 생활문화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그룹 성장의 비결인 방문판매업의 특성을 살린 것도 주효했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자산 1조원을 넘는 부자는 모두 35명으로 이 가운데 10명만이 자수성가형 부자다. 10명 가운데 장 회장은 자산 1조 1310억원으로 8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장 회장은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극히 꺼린다. 장 회장은 맨몸으로 시작해 인맥에 기대기보다는 스스로의 힘으로 자수성가한 ‘은둔의 경영자’로 불린다. 하지만 바둑 실력은 아마추어 5단으로 재계에서 손꼽힐 정도다. 비슷한 실력의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과 가끔 대국을 하며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 회장은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AMP)을 62기로 마쳤다. AMP 과정을 함께 이수한 경영자로는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 김순무 한국야쿠르트 부회장 등이 있다. 그룹이 폐쇄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현재 교원그룹의 계열사 모두 비상장사로 이뤄져 있다. 상장을 하지 않는 이유는 상장할 만큼 회사가 돈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회사를 경영하고 이를 감시하는 것조차 모두 가족 공동체 안에서 이뤄지고 있다. 장 회장이 회사를 경영하고, 이를 감시하는 것은 부인인 김숙영씨다. 김씨는 2008년 교원의 감사로 취임해 현재까지 감사직을 맡고 있다. 장 회장은 공동 창업자이자 회사의 2인자였던 ‘30년 지기’ 이정자 전 부회장을 지난해 4월 해고했다. 회사 안팎에서는 장 회장이 자녀의 후계 준비를 위해 이 전 부회장을 물러나게 했다는 얘기도 많았다. 이후 법적 소송이 이어졌지만 지난해 말 이 전 부회장이 소 취하에 합의하면서 문제가 일단락됐다. 교원그룹은 알짜배기 부동산을 자주 사들인다. 대법원 인터넷 등기소 확인 결과 본사가 있는 서울 중구 을지로2가 교원내외빌딩 주변 일대 건물들을 잇달아 매입했다. 이 밖에도 서울 중구 수표동의 시그니쳐타워 옆 블록의 건물들도 교원그룹 소유다. 교원이 운영하는 스위트호텔 제주, 경주, 남원 등과 연수원 등은 입지 좋은 호텔을 인수하거나 부지를 사서 지은 부동산들이다. 그룹 규모에 비해 연수원 등이 너무 많아 부동산 투자에 ‘올인’하고 있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그룹 측은 “영업 인력을 교육시키기 위한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부패사건 절반이 보조금 횡령… ‘한국판 링컨법’으로 누수 차단”

    “부패사건 절반이 보조금 횡령… ‘한국판 링컨법’으로 누수 차단”

    2011년 제정돼 시행 3년째를 맞고 있는 공익신고자 보호법과 현재 국회 정무위에 계류 중인 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 충돌 방지법안(일명 김영란법)은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국의 주도로 마련됐다. 권익위 부패방지국이 이번에는 부패사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국가보조금 부정수급 사건에 대한 방지책을 지난달 마련해 입법예고했다. 이른바 ‘한국판 링컨법’이라고 불리는 공공재정 허위·부정청구 등 방지법 제정을 진두지휘하는 곽진영 권익위 부패방지부위원장에게 법 제정 이유와 구체적인 진행상황 등을 들어봤다. →공공재정 허위·부정청구 등 방지법을 제정하려는 이유는. -지난해부터 복지부정 사례와 관련해 각종 정부 지원금이나 연구개발비 등을 부정하게 타내는 행위 일체를 금지하는 법안 제정을 고심했다. 정부의 복지정책이 확대되고 연구개발비 등에 대한 지출도 늘면서 각종 기금과 보조금이 누수되는 정도가 심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범죄 혐의를 밝혀내도 일부 개별법령을 제외하고는 보조금을 타낸 행위에 대해 부가금을 받아낼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는 상황이다. 지금도 과학기술기본법과 산업기술혁신촉진법 등 개별법령에 따라 최대 5배까지 제재부가금을 부과하고 있지만 부서별 특정 사업이나 분야에만 적용된다. 정부 차원에서 개별법령이 아닌 일반법령을 제정하는 것은 처음이다. →보조금 비리 등 국가재정 관련 범죄가 어느 정도 심각한 수준인가. -실제로 권익위가 2011년부터 올 9월까지 수사기관에 이첩한 부패신고 사건 470건 가운데 270건(57.4%)이 보조금 관련 사건이다. 보건복지, 고용, 농·수·축산, 연구개발, 문화, 체육, 관광 등 보조금이 지급되는 모든 분야에서 발생하고 있다. →외국에서도 비슷한 법이 운영되고 있나. -미국은 링컨 대통령 시절인 1863년 남북전쟁 당시 연방보급품 구매 과정에서 군수품 업자들의 사기가 잇따르자 이를 처벌하기 위해 부정청구금지법(일명 링컨법)을 제정했다. 이 법은 정부계약이나 재정보조 등을 부정한 방법으로 수령한 경우 정부가 입은 손해액의 3배를 환수하는 내용으로 뉴욕주 등 32개 주에서 시행되고 있다. 영국에서도 범죄수익환수법에 따라 재산환수청에서 범죄수익을 몰수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나 다른 부처의 반응은. -강력한 환수제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유관 부서를 비롯해 시민단체, 각 공공기관이 법안을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입법예고 전후로 지자체나 관련 부처들과 간담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했고 지난 4일에는 토론회도 열었다. 현재 관계기관 협의가 마무리 단계에 있고 23일까지 대국민 입법예고 기간인 만큼 좀 더 많은 의견을 수렴하겠다. 정부 입법절차를 거쳐 올해 안에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김영란법이 오랜 기간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이번 법안 역시 계류될 가능성은. -법안은 국민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반영하고 새로운 규범을 만드는 것이다. 때문에 어떤 법안이라도 국회 통과가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다만 많은 국민이 김영란법과 이번 법안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데다 각 분야 전문가도 조속한 도입을 강조하고 있어 국회 통과가 반드시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법 제정만으로 부패 없는 사회가 되기는 쉽지 않다. 또 다른 방안은 어떤 것이 있는지.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우리의 부패인식지수 순위는 전 세계 177개국 중 46위다. 특히 원전 비리, 방산 비리와 같은 대형 부패사건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 신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법률이나 제도가 갖춰졌다 하더라도 결국은 사람의 의식이 변해야 한다. 권익위는 청렴연수원 교육과 민관협력을 통해 공직사회의 인식을 바꾸는 데 계속 힘써 나가겠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커버스토리] 사색(思索)에 잠기다

    [커버스토리] 사색(思索)에 잠기다

    변완수(45)씨는 ‘권독사’(勸讀士)다. 경기 파주출판단지에서 인쇄·출판·기획디자인과 관련된 작은 회사를 운영하는 그는 매주 수요일 오후가 되면 어김없이 단지 내 대형 도서관인 ‘지혜의 숲’을 찾는다. 오후 4시 30분부터 4시간 동안 안내 데스크를 지키며 이곳을 찾은 독서객에게 책을 안내하고 권유한다. 책이 도난당하거나 훼손되지 않게 보호하는 것도 자원봉사자인 그의 역할이다. 그는 “그저 책이 좋아 이 일을 한다”고 말했다. 사서가 없는 도서관으로 알려진 지혜의 숲은 김병윤 대전대 교수가 원목 재질의 서가를 이용해 미로 같은 공간에 ㄱ, ㄴ, ㄷ의 한글 타이포그래피를 접목했다. 매력적인 서가의 책장마다 박원호 고려대 교수, 유초하 충북대 명예교수 등 개인 도서 기증자나 범우사·청아·한울 등 책을 내놓은 출판사들의 이름이 빼꼭히 들어차 있는 것도 이색적이다. 그런 덕분에 파주출판단지에서 꼭 들러야 할 명소 가운데 첫손가락에 꼽힌다. 누구나 자유로이 서가에서 책을 꺼내 읽을 수 있는 개방성이 특징이며, 교수 등 기증자의 지적 편력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장서 분류법이 눈에 띈다. 지혜의 숲은 1, 2, 3으로 나뉜다. 어린이 책은 지혜의 숲 2관에 대부분 모여 있다. 그런데 단지 내에서 이곳만큼 호불호(好不好)가 갈리는 곳도 드물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최고 14칸짜리 8m 높이의 책장이 줄을 잇지만 사람의 손이 닿는 곳은 겨우 4칸 남짓. 이동식 철제 사다리가 있으나 이를 이용해 높은 곳의 책을 꺼내 읽는 ‘적극적인’ 독서객은 드물다. 이런 이유에서 “진정한 애서가보다 가족 단위의 관광객이 더 많이 찾는다”는 비판도 없지는 않다. 이곳의 하루 방문객은 평일에는 최대 400여명, 주말에는 800여명. 24시간 개방하는 3관 위 3~5층에는 게스트하우스인 ‘지지향’(紙之鄕)이 자리한다. ‘지식연수원’ 정도로 불리는데, 책을 읽다 지친 몸을 누일 수 있는 곳이다. 이 공간도 24시간 개방돼 있다. 모두 79개의 객실을 갖췄는데, 5층 17개실은 ‘김홍신룸’, ‘고은룸’ 등 작가의 이름을 따서 꾸며졌다. 방마다 책은 물론 사인, 사진 등 작가의 체취가 그대로 배어 있다. 지지향은 TV 대신 책장으로 벽이 채워져 있다. 호텔과 맞먹는 비싼 숙박료는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높은 벽이다. 그러나 지지향의 관계자는 “단체 연수객 외에도 주말이면 책이 좋아 들르는 개인 투숙객이 많다”고 귀띔했다. 내친김에 책의 향기에 더 깊이 빠지고 싶다면 지혜의 숲 건너편 ‘열화당 책박물관’을 찾아보면 좋다. 인문예술 출판사인 열화당이 운영하는 공간이다. 3년 넘게 도서관과 책방을 따로 운영하다 2012년 7월 책박물관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옛 책들이 살아 숨 쉰다. 동서양의 고서와 미술·디자인·건축 등 문화예술서, 인문서 등이 1·2층의 서가에 나뉘어 꽂혀 있다. 곳곳에 개별 조명과 책걸상을 마련해 자유롭게 책 속에 파묻힐 수 있게 했다. 2층 회랑에는 음악 감상용 LP 음반도 마련돼 있다. 책박물관의 내공은 2층 서가 한 귀퉁이만 훑어봐도 읽힌다. ‘사상계 1956년 5월호’, ‘자유문학 1958년 3월호’, ‘문예지 1966년 1월호’ 등 색 바랜 국내 고서들이 즐비하다. 종교 개혁가이자 신학자인 마틴 루터(1483~1546) 사후 그의 글들을 모은 두꺼운 마틴 루터 전집은 서양고서가 담긴 1층의 유리문 책장에 꼭꼭 숨어 있다. 정현숙 학예연구실장은 “1551년부터 1559년까지 8년간 저술된 책 가운데 12권을 소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1층 중앙전시대에선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12월 26일까지는 서거 10주기를 맞은 한국 출판 1세대 대표 인물인 한만년(1925~2004) 일조각 창업자의 행적을 조명하는 전시가 이어진다. 열화당책박물관 바로 옆에는 직접 활자로 인쇄 과정을 체험해 볼 수 있는 ‘활판공방’이 자리한다. 또 이곳에서 광인사길을 따라 북쪽으로 200여m 올라가면 국내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인쇄소인 ‘보진재’가 있다. 활판공방은 말 그대로 활자를 찾아 고정시키고 잉크를 바른 뒤 종이를 얹어 손으로 인쇄기를 돌리는 책 제작 체험장이다. 인쇄된 종이를 모아 가느다란 바늘로 전통 방식의 오침 제본을 한다. 공방은 활판을 직접 만들어 책을 찍는 국내에 단 한 곳 남은 활판 인쇄소의 역할도 한다. 컴퓨터로 뚝딱 책을 만드는 시대에 좀처럼 맛볼 수 없는 삶의 여유다. 백경원 실장은 “2007년부터 서정주, 박목월, 김남주, 신달자, 김종철 등 국내 주요 시인들의 책을 연간 6권씩 전통 활판 방식으로 인쇄해 왔다”고 말했다. 보진재는 1912년 8월 설립돼 4대째 가업을 잇는 대형 인쇄소다. 지금은 서울에 사무소를 두고 파주출판단지에서 인쇄·제책을 일괄 처리하는 종합인쇄공장을 운영 중이다. 교과서 등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견학할 수 있으나 현대적 시설로 채워져 옛 역사를 더듬기에는 아쉬운 점이 있다. 반대로 현대 출판의 묘미를 경험하고 싶다면 출판단지 맞은편에 자리한 출판사 사계절의 북카페 ‘사계절 책 향기가 나는 집’을 찾으면 된다. ‘책 한 권이 세상에 나오기까지’라는 프로그램에서 어떤 책을 만들지(기획), 누가 글을 쓰고 다듬을지(편집), 책을 어떤 모양으로 만들지(디자인·출력·인쇄·제본), 어떻게 홍보하고 판매할지(마케팅) 등을 실제 작업 과정이 담긴 영상과 체험 워크북 활동으로 배울 수 있다. 출판사 돌베개의 북카페인 ‘행간과 여백’은 책과 어우러진 그림전시로 유명하다. 서울 강남에서 온 바리스타가 뽑아 주는 진한 원두커피 외에 카페 안 갤러리에서 마주하는 전시가 인상적이다. 최근에는 평론가 최열이 쓴 ‘이중섭 평전’과 함께 이중섭이 생전 그린 잡지와 단행본의 표지화, 목차화 등을 전시 중이다. 출판도시라고 화려한 북카페만 떠올리면 오산이다. 이곳에는 유명한 헌책방도 3곳이나 있다. 아름다운가게가 기증도서를 싼값에 판매하는 ‘보물섬’과 30년 이상 자리하며 파주의 터줏대감 역할을 하고 있는 ‘이가고서점’, 영국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접경지대에 위치한 헌책방 마을 ‘헤이 온 와이’(Hay on Wye)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문발리 헌책방 골목·북카페 올리브나무’도 있다. 이곳에선 아동도서의 경우 새 책의 4분의1 가격인 1000~2000원, 일반도서는 3분의1인 3000~4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김형윤(68) 문발리 헌책방 골목·북카페 올리브나무 대표는 “쇠락한 작은 탄광촌에서 헌책방 골목으로 변신한 헤이 온 와이를 다녀와 깔끔하고 차별화된 헌책방 북카페를 열었다”면서도 “책이 좋아서 하는 일이지 수익은 거의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건축 평론가 마크 어빙이 쓴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건축 1001’에 실린 출판사 ‘들녘’ 사옥도 한번쯤 들러 봐야 한다. 한쪽은 콘크리트, 반대편은 목재로 만든 차가우면서도 따스한 건물이다. 어빙은 지상 4층의 이 건물에 대해 “전망과 구조 사이에 대화가 소통되도록 했다”고 평가했다. 출판단지 초창기인 2003년부터 이곳에서 일해 온 이현화 돌베개 문화예술팀장은 “여름, 가을에 개망초와 억새로 뒤덮인 파주출판도시는 한 폭의 그림”이라며 “책 익는 고소한 냄새와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한 출판인들의 고뇌가 뒤섞여 응축된 공간”이라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뉴스 플러스] ‘술값 시비’ 난동 前부장판사 벌금형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한성수 판사는 30일 ‘술값 시비’ 끝에 난동을 부리다가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이모(51·사법연수원 25기) 전 부장판사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사건 뒤 사표를 낸 이 전 부장판사는 지난 8월 의원면직됐다.
  • 공공갈등에 대처하는 자세 “공권력 앞세우는 후진국형”

    공공갈등에 대처하는 자세 “공권력 앞세우는 후진국형”

    “기존 결정을 고수하면서 공권력을 앞세워 강행하는 정부와 합리적 대화를 뒷전으로 미루고 집단행동 등 물리력에 의존하며 실력행사에 맛 들인 주민과 시민단체들이 우리 사회가 갈등에 대처하는 현주소입니다.” 28일 한국행정연구원 주최로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갈등관리 학술대회’에서 참석자들은 “중재 조정 등 전통적 분쟁 처리 방식에 의존하며 심각도가 높고 규모가 큰 갈등 사안일수록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새로운 ‘대안적 분쟁 해결 방안’(ADR)을 모색했다. 이은재 행정연구원 원장은 개회사에서 “급증하는 사회적 갈등과 이로 인한 행정 비용을 줄이기 위해 사전 갈등 예방 체계의 수립이 시급하다”며 “공공갈등 예방·관리 시스템 강화, 새로운 대안적 분쟁 해결 방안을 통한 대화와 타협의 프로세스 구축 등을 진행시켜 나가자”고 제안했다. 강영진 성균관대 갈등해결연구센터장은 “시민단체의 영향력이 커지고 권익 의식이 높아진 상황과 조건들이 지역 주민들의 개별 현안과 결합해 폭발력을 높이지만 갈등에 대한 예방 조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개발 단계에서 먹히던 권위에 의존해 타결을 지향하던 중재 조정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다. 새로운 대안적 분쟁 해결 방안으로 ‘미디에이션’(Meditation)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미디에이션은 제3자는 의견을 내거나 판단하지 않고 갈등 주체들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지속적인 대화를 촉진시키고 자발적인 합의를 이끌어 내도록 도와주고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프랑스의 공론위원회 등이 그 예다. 한국은 공공갈등이 발생하면 장기간 방치되고 지속되는 경향이 있는데 2001년 이후 10대 주요 공공갈등의 경우 평균 지속 기간이 52개월이나 돼 예산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양경승 사법연수원 교수는 한국의 사법형 ADR의 문제점으로 제소 전 조정 신청 저조, 과도한 직권주의, 외부 ADR 기관과의 연계 결여, ADR 결과에 대한 집행력과 구제 장치 미흡 등을 들었다. 그는 “ADR 절차와 결과의 혼란 및 불통일을 극복해야 하며 이를 위해 사법·행정·민간형 ADR의 통일적 기준을 정립하고 종합적 사법 서비스 기구를 설치·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혜영 국회 입법조사관은 “국내 법원의 조정제도를 당사자 상호 간의 ‘윈윈(win-win) 구조’로 이끌 수 있는 방식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환경분쟁조정위, 소비자분쟁조정위 등 일부 ADR 기구를 제외하고는 국민들이 활용하기 어렵고 운영 실적이 미흡하다”면서 “국민 자신이 직면한 분쟁 해결 문제에 대해 ADR 지원센터와 같은 기관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기관 간 연계 및 지원 서비스 강화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사자들의 주체적 참여, 상호작용, 협동적 문제 해결 및 해결 프로세스에서 갈등 분석, 대화 진행 등을 강조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올림픽 숙박특구 지정으로 설악동 부활을”

    “올림픽 숙박특구 지정으로 설악동 부활을”

    “설악산을 끼고 바다와 호수, 항구가 어우러진 속초를 국제적인 관광도시로 변모시키겠습니다.” 이병선(51) 강원 속초시장은 22일 금강산 관광 중단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동해안 북부권 중심지 속초지역을 ‘대한민국 최고의 산악·해양 관광거점 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천혜의 자연자원을 갖췄지만 인프라 구축 등 개발에서 밀려 상대적으로 낙후된 도시를 다시 살리는 데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 시장은 “침체된 설악동을 2018 평창동계올림픽 숙박특구로 지정해 겨울올림픽 관광거점 배후도시로 재개발하고 외옹치 속초 롯데리조트 개발사업, 대포항·청초호 요트마리나 조성사업 등 대규모 민자유치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도시재생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우선 설악동 숙박특구 지정이 발 빠르게 논의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과 국제경기연맹, 보도진 등이 사용할 객실만 2만 4000실에 이르고 대회 운영 인력 4만명 등 하루 12만실의 필요한 객실 수요를 설악동으로 끌어 오겠다는 심산이다. 이 시장은 “속초지역에는 호텔과 휴양콘도, 각종 연수원 시설, 모텔 등 다양한 대규모 숙박시설이 있고 속초~양양 고속도로까지 개통되면 평창올림픽스타디움까지는 50분대, 강릉선수촌까지는 30분대로 이동시간이 단축돼 가능성은 충분하다”면서 “낙후된 설악동을 중심으로 한 인근 권역의 올림픽 숙박특구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광거점도시’를 위해 추진하는 외옹치지역 롯데리조트 조성사업과 대포항·청초호 요트마리나 조성사업도 역점 추진한다. 시유지 매각 25년 만에 지난 8월부터 본격 추진되는 대포동 외옹치 롯데리조트 개발사업은 7만 5964㎡의 부지에 185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지상 10층 규모로 총 431개 객실이 들어서 속초시의 랜드마크가 될 예정이다. 이 시장은 “대포항·청초호 요트마리나 시설까지 조성되면 속초를 중심으로 한 강원 영동권이 러시아와 일본을 왕래하는 동북아 마리나 허브도시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속초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지구촌 곳곳 척박한 땅에 ‘새마을운동’ 뿌리 내리다

    지구촌 곳곳 척박한 땅에 ‘새마을운동’ 뿌리 내리다

    #1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아둘랄라 마을의 아이들은 마실 물을 얻기 위해 학교도 가지 못한 채 당나귀를 끌고 매일 왕복 4시간을 걸어야 했다. 350여 가구 1300여명이 사는 이 마을은 물이 없어 농사는 물론 가축도 키울 수 없었다. 그러나 2011년 새마을봉사단 5명을 만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주민들은 지하수가 있는 곳에서 마을까지 길이 3㎞의 수도관를 깔고, 비누와 바구니 등을 만들어 팔았다. 공동축사를 지어 가축을 키워 수익을 나눠 가졌다. 물을 긷던 아이들은 학교로 돌아갔다. #2 260여 가구 1200여명이 모여 사는 르완다 기호퀘 마을은 농토가 부족해 먹을 음식조차 풍족하지 않았다. 2011년 7월 한국의 새마을운동이 전파되면서 3㏊의 습지를 농토로 개간해 18t의 쌀을 생산했고, 그 대가로 조합원 1인당 200달러씩 분배됐다. 청년회에서는 주민들에게 자동차운전기술과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22일 경기 성남시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에서 열리고 있는 ‘제1회 지구촌 새마을지도자 대회’에 참석한 아프리카 지역 참석자들은 새마을운동이 전파되면서 변화된 마을 모습을 이렇게 소개했다. 기호퀘 마을의 크리스틴은 “새마을운동으로 젊은이들에게는 삶의 새로운 목표와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고, 아둘랄라 마을의 에체투 쿰비는 “학교에 갈 수 있게 돼 좋다는 아이들을 보며 아둘랄라의 꿈과 희망을 키워가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21일 개막해 24일까지 안전행정부와 새마을운동중앙회 주최로 열리고 있는 대회는 새마을운동을 주제로 한 첫 국제행사로 40여개국에서 온 270여명의 외국 인사 등 450여명이 참여했다. 캄보디아 부총리, 우간다 지방정부 장관, 몽골 대통령환경녹지자문관, 스리랑카 농업부 장관 등 장관급 인사들도 대거 참석하는 높은 관심을 보였다. ‘지구촌 새마을운동, 아름다운 동행 그리고 희망’을 주제로 개최된 대회는 선진국들이 추진해온 단순한 물량 위주 원조와 달리 주민참여형 새마을운동을 공적개발원조(ODA)의 새로운 모델로 전 세계 개발도상국에 전파하기 위해 마련됐다. 본 행사가 열린 이날 대회에 참석한 정홍원 국무총리는 “국제사회가 인류의 공동번영을 위해 깊이 고민하고 있으며 이런 측면에서 새마을운동은 국제개발협력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면서 “새마을운동의 값진 경험을 개도국들과 더욱 적극적으로 공유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물라투 테쇼메 에티오피아 대통령은 영상메시지를 통해 “새마을운동은 에티오피아에서도 소득 증대 등 가시적 성과로 가치가 증명되고 있다”며 “지구촌 공동번영의 중요한 방안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영상메시지에서 유엔 차원의 국제적 확산도 약속했다. 또 새마을운동 전개 당시 내무부 새마을담당관 등을 지낸 고건 전 총리가 나와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주제로 특강했다. 대회에서는 지구촌 지역개발사업의 방향과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는 ‘지구촌 새마을 운동 선언문’도 채택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23~24일 경북·전남·충남 등 지방 현장을 돌아보며 국내 새마을 지도자들의 실제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파이시티 파산선고… 채권자 일부 “즉시 항고”

    법원이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복합유통단지 파이시티 프로젝트의 공동시행사인 ㈜파이시티와 ㈜파이랜드에 대해 파산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파산3부(수석부장 윤준)는 22일 “파이시티 등이 처해 있는 재무 상태와 양재 복합유통센터 사업에 필요한 건축허가가 취소되는 등의 사정을 고려할 때 개발사업 추진이 불가능해졌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파산관재인은 오병국(51·연수원 17기) 변호사가 선임됐다. 앞으로 파산관재인이 모든 처분권을 행사하게 되며 파이시티 등이 보유한 현금 등을 채권자에게 분배하는 절차가 진행된다. 하지만 현대백화점 등 일부 채권자들은 법원이 서둘러 파산을 진행했다며 즉시 항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파이시티는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 9만 6017㎡에 오피스·백화점·할인점·쇼핑몰·물류창고·화물터미널 등 복합유통센터를 신축해 분양·임대하는 프로젝트다. 해당 부지는 ‘강남권 노른자’로 통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아 ‘비운의 땅’으로도 악명이 높다. 원래 소유주였던 진로그룹은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를 거치며 결국 2003년 파산했다. 이듬해 법원 경매를 통해 소유권이 파이시티의 전신 경부종합유통으로 넘어갔다. 의욕적으로 개발사업에 착수했지만 시공사였던 대우자판과 성우종합건설은 사업 지연으로 2010년 4월과 6월 차례로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2012년에는 김광준 당시 파이시티 법정관리인이 출근길에 조직폭력배에게 칼부림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같은 해 ‘이명박 정부’의 실세로 통하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은 파이시티 개발사업 인허가와 관련해 청탁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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