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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산업 기반 둔 ‘러닝 팩토리’ 확대 구축… 4차 산업혁명 대비”

    “지역산업 기반 둔 ‘러닝 팩토리’ 확대 구축… 4차 산업혁명 대비”

    ‘민주노총을 이끌던 강성 노동운동가에서 직업훈련 전문기관의 총책임자로.’ 2017년 12월 이석행(61)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이 새로 임명됐을 땐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강경 투쟁을 일삼던 그가 과연 4차 산업혁명의 첨병인 교육 기관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었다. 세간의 우려를 모를 리 없던 이 이사장은 현장으로 눈을 돌렸다. 취임한 이후 지금껏 폴리텍 관할 전국 캠퍼스 36곳과 기술대안고교(다솜고등학교) 1곳, 연수원 1곳까지 총 38곳을 세 차례나 방문한 이유는 현장에서 소통하며 문제점을 찾던 민주노총 위원장 시절의 습관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의 파급력은 누구도 섣불리 단언할 수 없다. 산업 전반에 걸쳐 근본적인 구조 변화가 일어날 거란 막연한 전망뿐이다. 현장의 수요에 맞게 인력을 공급하는 직업훈련 기관의 이사장으로서 그의 임무가 막중한 이유다. 이 이사장은 1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자리가 있어야 노동운동도 있는 것이어서 일자리 만드는 학교에 온 것은 노동운동의 연속”이라면서 “사람과 함께 가는 4차 산업혁명에 폴리텍이 대비할 수 있도록 교수들과 끊임없이 토론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인상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노동운동과 직업훈련기관 이사장은 어떻게 다른가. “기계공고 1기 출신으로 졸업 후 바로 산업현장에 뛰어들었다. 노동운동은 사명감만 갖고 했던 것 같다. 그때도 책임을 지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책임이 더 막중하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래서 더 긴장하고 촘촘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일자리가 존재해야 노동운동도 존재한다. 일자리를 만드는 학교에 온 것은 결국 노동운동의 연속이다. 다만 노동운동을 할 땐 나의 의사표현이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속내에 다른 심산이 있을 것이라는 오해가 있었다면 지금은 직업훈련기관의 수장으로서 산업현장의 어려움과 직업 교육에 대한 목소리를 낼 때 힘이 실린다. 주변에서 신뢰해준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학과 개편을 열정적으로 추진했다. 교수들의 반발은 없었나. “인구 구조가 바뀌고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산업현장이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폴리텍의 경쟁력은 산업 수요를 잘 반영하는 것에서 나온다. 폴리텍에 처음 와서 느낀 점은 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40년 전과 지금이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다. 이대로 가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과감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중복되거나 유사한 학과는 통폐합했다. 별도의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일이다. 대표적으로 남인천캠퍼스와 인천캠퍼스에 각각 있던 신소재응용과를 인천캠퍼스로 합쳤다. 전체 13개 학과다. 처음엔 교수들의 반발이 거셌다. 캠퍼스에 직접 찾아가서 교수들과 왜 폴리텍이 바뀌어야 하는지 치열하게 토론하고 설득했다.”-통폐합하고 남은 자리에는 어떤 학과를 새로 만들었나. “폴리텍 캠퍼스가 있는 ‘지역’에 눈을 돌렸다. 전남 목포를 보면 항구도시로 발전했던 동네가 지금은 많이 뒤처져 있다. 그런 영향이 폴리텍 캠퍼스에도 왔다. 지역과 학교를 동시에 살릴 방법을 생각했다. 가까운 전남 나주가 보였다. 한국전력공사가 있는 나주에는 ‘에너지밸리’가 들어서 있다. 이곳에 입주하는 기업에 필요한 기술 인력을 공급하면 좋겠다고 판단했다. 전남도와 업무협약을 맺고 전력기술교육센터 설립을 추진하려고 한다. 건립에 드는 예산 350억원을 확보하고자 중앙부처와 국회를 상대로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인천에는 항공정비(MRO) 교육센터를 지으려고 한다. 지난해 말 인천국제공항공사와 MRO 전문인력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인천공항 항공기 정비단지에 2023년 완공을 목표로 기체 중정비 교육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글로벌 정비 인증 취득 교육프로그램도 유치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공사뿐 아니라 국제 항공기업인 보잉사 관계자와도 실무회의를 통해 세부 추진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고용 상황이 심각한 수준이다. 폴리텍 졸업생들의 사정은 어떤가. “폴리텍 2년제 학위과정 취업률은 2016년 82.9%에서 2017년 79.7%로 떨어졌다. 지난해 자체 집계한 취업률은 81.6%로 추정되면서 다소 반등했다. 폴리텍 모든 직원들이 취업률에 매달리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취업률이 높아졌다고 본다. 이사장으로 와보니 방에 책만 가득하더라. 책 볼 시간은 없을 것 같았다. 다 빼고 취업 현황판을 들여놨다. 취업 현황이 캠퍼스별로 나온다. 캠퍼스 학장들이 긴장한다. 그렇다고 상대평가를 하는 것은 아니다. 막판에 취업이 잘 안 되는 곳은 학생들 명단을 다 달라고 한다. 명단을 받아서 어떤 기업에 취업하면 좋을지 고민한다. 취임 이후 인턴십을 포함한 현장실습 29명, 취업 29명, 취업컨설팅 1292명, 취업매칭 52명 등을 지원했다.” -4차 산업혁명이 화두다. 폴리텍에선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4차 산업혁명으로 단순 기능직 일자리가 줄어들 거라고 예상한다. 폴리텍에서 방향성을 잘 잡아서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독일 정부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인더스트리4.0’을 제시했다. 핵심은 ‘사람과 함께 가는 것’이다. 제조업의 근간인 뿌리산업에 종사하던 사람들과 함께 최첨단 산업으로 나아간다. 이들이 폴리텍에서 자신의 직업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으로 가능하다. 지역의 산업 수요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자신들이 종사하는 산업의 미래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폴리텍에서 배워야 한다. 지역산업에 바탕을 둔 ‘러닝 팩토리’를 확대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러닝팩토리란 학과 간 칸막이를 없애고 설계에서 제품 완성까지 통합 교육이 가능하도록 장비를 한곳에 갖춘 실습 지원센터를 뜻한다. 지난해 12월 인천캠퍼스에 시범 설치했다. 아직 폴리텍 내부에서 이런 방향성에 모두가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 제가 폴리텍 이사장으로 있는 동안 꾸준히 현장을 찾으면서 교수들을 설득할 계획이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음주운전 적발’ 현직 판사 1심서 벌금 100만원

    ‘음주운전 적발’ 현직 판사 1심서 벌금 100만원

    술에 취해 운전을 하다 적발된 현직 판사가 법원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조아라 판사는 18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전지법 소속 송모(35·사법연수원 40기) 판사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송 판사는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채 약 200m를 직접 운전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음주측정 당시 송 판사의 혈중알콜농도는 0.056%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송 판사는 검찰로부터 지난해 12월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지만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송 판사는 지난달 18일 재판에 출석해 변호인을 통해 “음주운전을 한 사실과 측정 당시 혈중알콜농도가 0.05%를 초과한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음주를 마친 시점과 측정 시점에 차이가 있고 측정 당시 혈중알콜농도 상승기에 있었기 때문에 운전했을 때는 0.05%를 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도로교통법에 따라 음주운전이 금지되는 기준 혈중알콜농도는 0.05% 이상이다. 그러나 조 판사는 송 판사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한다고 판결했다. 송 판사는 이날 선고공판에는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대법 “댓글수사 방해, 민주주의 훼손” 남재준 3년 6개월형

    대법 “댓글수사 방해, 민주주의 훼손” 남재준 3년 6개월형

    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 댓글 공작사건의 수사와 재판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남재준(75) 전 국정원장이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는 14일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국정원 간부들의 상고심에서 남 전 원장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함께 재판을 받은 서천호(58) 전 국정원 2차장은 징역 2년 6개월, 사건 당시 국정원 파견근무를 했던 장호중(52·사법연수원 21기) 전 부산지검장과 이제영(45·30기) 전 의정부지검 부장검사는 각각 징역 1년과 징역 1년 6개월이 확정됐다. 남 전 원장 등 전직 국정원 간부들은 2013년 검찰의 국정원 댓글 공작사건 수사에 대응하기 위해 ‘현안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압수수색에 대비해 가짜 심리전단 사무실과 허위·조작 서류를 만드는 등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댓글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소환된 국정원 직원 8명에게 “심리전단 사이버 활동은 정당한 대북 심리전 활동이고 직원들이 작성한 글은 개인적 일탈에 불과하다”는 TF 대응기조에 따라 허위 진술을 하게 하고 증인 출석을 막기 위해 출장을 보낸 혐의도 있다. 1심은 “국정원의 헌법상 중립 의무를 어기고 조직적으로 정치와 선거에 개입한 것으로 민주주의와 헌법의 근간을 훼손한 중대 범죄”라며 남 전 원장에게 징역 3년 6개월과 자격정지 2년, 장 전 지검장에게 징역 1년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2심에서는 일부 국가정보원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가 나와 1심에서 전직 간부들에게 내려졌던 자격정지 1~2년은 모두 취소됐다. 대법원은 2심 판단이 맞다며 이날 판결을 확정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성접대 의혹’ 승리 “진실된 답변으로…” 경찰 출석[영상]

    ‘성접대 의혹’ 승리 “진실된 답변으로…” 경찰 출석[영상]

    “다시 한번 사죄”…혐의 인정 여부는 묵묵부답또다른 피의자 유씨도 취재진 피해 출석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성 접대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가 14일 오후 경찰에 출석했다. 승리는 이날 오후 2시쯤 검은색 밴을 타고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두해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 제가 무슨 말씀을 드리는 것보다 진실된 답변으로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성 접대 혐의를 부인하는지, 카톡 조작에 대한 입장은 그대로인지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승리는 지난달 27일 피내사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지난 10일 성매매알선 혐의(성매매처벌법 위반)로 입건됐다. 승리는 2015년 12월 서울 강남 클럽들을 각종 로비 장소로 이용하고 해외 투자자에게 성 접대를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승리, 정준영(30),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씨 등이 당시 나눈 카카오톡 대화방에는 접대 관련 내용이 담겨있다. 이날 경찰 출석하기로 한 유씨도 낮 12시 50분쯤 취재진을 피해 서울경찰청에 들어와 조사를 받고 있다.경찰은 승리를 상대로 성 접대를 실제로 준비했는지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또 정준영, 승리, 유씨 등이 참여한 대화방에서 오간 ‘경찰 고위 인사 유착’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6년 7월쯤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옆 업소가 우리 업소 사진을 찍어 (단속기관에) 찔렀는데 경찰총장이 걱정 말라고 하더라’라는 취지의 대화를 나눴다. ‘경찰총장’은 경찰 수장인 경찰청장의 오기(誤記)인 것으로 보인다. 또 그룹 FT아일랜드의 최종훈(29)이 2016년 2월 이태원에서 음주단속에 적발됐지만, 지인에게 부탁해 이와 관련한 보도를 무마했다는 대화도 나눴다. 승리와 함께 대화방에 있던 인물인 유리홀딩스 대표 유씨도 이날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한편 성폭력특별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 위반 혐의를 받는 정준영은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오전 10시쯤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에 나타난 정준영은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 드려 정말 죄송하다.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조사에서 휴대전화를 제출할 의사가 있는지와 2016년 무혐의 난 사건과 관련해 뒤를 봐준 경찰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정준영은 2015년 승리, 유리홀딩스 대표 유씨 등이 참여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여성들과의 성관계 사실을 언급하며 몰래 촬영한 영상을 전송한 혐의를 받는다. 정준영은 다른 지인들과의 카톡방에도 문제의 동영상과 사진 등을 수차례 올렸다. 또 정준영의 지인들은 여성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성관계하는 등 성폭행으로 의심되는 자신의 경험 등을 카톡방에서 공유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경찰은 정준영이 동영상을 올린 대화방에 있던 그룹 하이라이트의 용준형(30)을 전날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경찰은 정준영으로부터 소변과 모발을 임의제출 받았으며 국립과학수사연수원에 마약류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또 과거 정준영이 휴대전화 복구를 맡겼던 사설 포렌식 업체에 대해 이틀째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영상이 보이지 않으면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 경찰 출석한 승리 “진실된 답변으로 조사 임하겠다”

    경찰 출석한 승리 “진실된 답변으로 조사 임하겠다”

    “무슨 말씀을 드리는 것보다 진실된 답변으로 조사 임하겠다”혐의 인정하는지, 카톡 조작 입장 그대로인지 묻는 질문엔 침묵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성 접대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가 14일 오후 경찰에 출석했다. 승리는 이날 오후 2시 3분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두해 “국민 여러분과 주변에서 상처 피해 받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며 “제가 어떤 말씀드리는 것보다 진실된 답변으로 성실하게 조사 임하겠다”고 말했다. 성 접대 혐의를 부인하는지, 카톡 조작에 대한 입장은 그대로인지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승리는 지난달 27일 피내사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지난 10일 성매매알선 혐의(성매매처벌법 위반)로 입건됐다. 승리는 2015년 12월 서울 강남 클럽들을 각종 로비 장소로 이용하고 해외 투자자에게 성 접대를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승리, 정준영(30),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씨 등이 당시 나눈 카카오톡 대화방에는 접대 관련 내용이 담겨있다. 경찰은 승리를 상대로 성 접대를 실제로 준비했는지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또 정준영, 승리, 유씨 등이 참여한 대화방에서 오간 ‘경찰 고위 인사 유착’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6년 7월쯤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옆 업소가 우리 업소 사진을 찍어 (단속기관에) 찔렀는데 경찰총장이 걱정 말라고 하더라’라는 취지의 대화를 나눴다. ‘경찰총장’은 경찰 수장인 경찰청장의 오기(誤記)인 것으로 보인다. 또 그룹 FT아일랜드의 최종훈(29)이 2016년 2월 이태원에서 음주단속에 적발됐지만, 지인에게 부탁해 이와 관련한 보도를 무마했다는 대화도 나눴다. 승리와 함께 대화방에 있던 인물인 유리홀딩스 대표 유씨도 이날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한편 성폭력특별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 위반 혐의를 받는 정준영은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오전 10시쯤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에 나타난 정준영은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 드려 정말 죄송하다.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조사에서 휴대전화를 제출할 의사가 있는지와 2016년 무혐의 난 사건과 관련해 뒤를 봐준 경찰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정준영은 2015년 승리, 유리홀딩스 대표 유씨 등이 참여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여성들과의 성관계 사실을 언급하며 몰래 촬영한 영상을 전송한 혐의를 받는다. 정준영은 다른 지인들과의 카톡방에도 문제의 동영상과 사진 등을 수차례 올렸다. 또 정준영의 지인들은 여성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성관계하는 등 성폭행으로 의심되는 자신의 경험 등을 카톡방에서 공유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경찰은 정준영이 동영상을 올린 대화방에 있던 그룹 하이라이트의 용준형(30)을 전날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경찰은 정준영으로부터 소변과 모발을 임의제출 받았으며 국립과학수사연수원에 마약류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또 과거 정준영이 휴대전화 복구를 맡겼던 사설 포렌식 업체에 대해 이틀째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청송에 골프장 조성 급물살?

    경북 청송에 머지않아 골프장이 조성될 전망이다. 14일 청송군에 따르면 ‘청송골프장 조성사업 추진을 위한 입지 타당성 용역’을 위한 용역 결과, 생태등급 조정 등을 거치면 골프장 조성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용역은 27홀 규모의 대중골프장 조성 후보지에 대한 입지여건 및 교통접근성, 입지 인허가, 개략사업성, 기술적 타당성 등을 검토·분석했다. 군은 지난 13일 용역완료보고회를 가졌다. 앞서 군은 지난 6일 군청에서 라미드그룹 관계자들과 골프장 건립에 대해 협의했다. 라미드그룹은 호텔과 리조트, 골프장을 운영하는 그룹으로 라마다호텔 체인과 의성엠스클럽 등 다수의 호텔과 골프장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다른 2, 3개 기업들도 청송군에 골프장 건설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윤경희 청송군수는 “청송은 대명리조트, 임업인종합연수원 등 각종 숙박시설과 수려한 자연경관, 전국 어디서나 2시간대에 접근할 수 있는 편리한 교통 여건을 갖췄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골프장이 유치되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해 진다”고 말했다. 청송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마트서 장 보고 단란주점 가고… 공무원 업무추진비 ‘흥청망청’

    공무원 업무추진비는 여전히 ‘눈먼돈’인 것으로 드러났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폭로로 촉발된 정부부처 업무추진비 사적 사용 의혹이 일정 부문 사실로 확인됐다. 업무추진비로 단란주점에서 술을 먹거나 집 근처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무더기로 적발된 것이다. 다만 심 의원이 의혹 대상 기관으로 지목했던 청와대와 기획재정부는 “혐의 없음”으로 나왔다. 감사원이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청와대와 기재부 등 11개 기관에서 심야·휴일 등에 사용한 업무추진비 카드 결제 1만 9679건의 적정 여부를 점검했더니 이 중 9%(1764건)가 적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13일 밝혔다. 이를 토대로 징계 4건, 주의요구 29건, 통보 3건 등 36건의 조치를 통보했다. 감사 대상은 제한업종 사용, 휴일·심야 및 관할 근무지 외 사용, 건당 50만원 이상 집행한 경우 증빙 여부 등이다. 이번에 적발된 업무추진비의 방만한 집행 사례를 보면 행정안전부 A씨는 2017년 11월 심야에 단란주점에서 술값으로 25만원을 사용했다. 행안부 B씨는 2017년 9월∼지난해 10월 커피숍 상품권을 업무추진비 292만원으로 사서 사적으로 사용했다. 법무부 법무연수원 C씨는 2016년 9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업무추진비로 자신의 집 근처 대형마트에서 91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했다가 적발됐다. 갈비와 삽겹살, 고추장, 라면, 두부 등 식자재와 생활용품으로 업무추진비로 쓴 것이다. 법무부를 포함해 8개 기관은 업무추진비를 예산의 목적 외로 사용했다가 걸렸다. 법무부는 본부 업무추진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전용 절차 없이 보호관찰소 등 소속기관에 편성된 업무추진비 3646만원을 본부 직원 간담회 등으로 사용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도 사업추진비 1억 5350만원을 전용 절차나 세목 간 조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예산편성 목적 외 경비로 사용했다가 적발됐다. 대통령 비서실 등 4개 기관도 업무추진비 2700여만원을 전용 절차 없이 다른 용도로 사용해 주의를 조치를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7년 3월부터 2018년 1월까지 해외 출장 때 연회비와 선물비 목적으로 업무추진비 452만원을 직원에게 현금으로 지급해 문제가 됐다. 더구나 이 직원은 연회비·선물비 용도로 현금을 집행하고 남은 잔액 278만원을 지난해 말까지 반납하지도 않았다. 또 문체부를 포함한 6개 기관은 심야·휴일 등 사용 금지 시간대에 총 1394만원 상당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하면서 증빙서류를 구비하지 않아 주의를 받았다. 이 밖에 기재부와 행안부, 국무총리 비서실 등 5개 기관은 업무추진비 총 1억 8374만원에 대해 건당 50만원 미만으로 집행한 것처럼 분할 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감사원은 심 의원과 언론 등에서 제기한 여러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명확한 감사 결과를 내놓지는 않았다. 기재부가 백화점 등에서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것에 대해 “직원 간담회 등의 사유로 해당 업소 내 음식점을 이용한 것으로 집행의 문제점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법무부가 골프장에서 업무추진비를 집행한 것에 대해서도 “골프장 내 식당에서 직원 간담회를 개최한 것으로 문제점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백화점이나 골프장 내 식당에서 직원 간담회를 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반박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법정 선 임종헌 “사법농단 공소장, 검찰發 미세먼지”

    법정 선 임종헌 “사법농단 공소장, 검찰發 미세먼지”

    혐의 전면 부인…“기억 안 난다” 진술도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구속 기소된 임종헌(60·사법연수원 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재판 거래 의혹의 단서가 된 문건들에 대해 “내부에서 중요 과제에 대해 여러 방안을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하고 작성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검찰 공소장에 대해서는 ‘검찰발 미세먼지’라는 표현까지 쓰며 비판했다. 임 전 차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 윤종섭) 심리로 11일 열린 1차 공판기일에 출석해 사법농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가 기소 뒤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처음이다. 임 전 차장은 “사법부가 재판 거래를 통해 정치권력과 유착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닌 가공의 프레임이라는 것을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고 주장했다. 이날 임 전 차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지시에 따른 일제 강제징용 소송 등 재판 거래 행위(직권남용), 행정부 상대 이익 도모(공무상 비밀누설), 정운호 게이트 관련 재판 개입(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사실관계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그러한 사실관계가 있더라도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취지였다. 특히 법원행정처가 특정 재판의 향후 시나리오 등을 검토한 문건들에 대해 임 전 차장은 “주요 재판에 대해 다양한 행정 목적을 달성하는 차원에서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면서 “부득이하게 (행정처) 의견을 개진하거나 재판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은 적은 있지만 법관 의견을 침해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달 말 양 전 대법원장이 보석 허가 심문에 출석해 “법원의 재판 프로세스(과정)에 관해서 이렇게 이해를 잘 못 하고 있는지를 뼈저리게 느꼈다”며 검찰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임 전 차장은 발언을 마무리하며 “여론몰이식 보도와 빗발치는 여론의 비판 속에 변명 한마디 제대로 못 하고 여기까지 왔다”면서 “공소장 켜켜이 쌓여 있는 검찰발 미세먼지로 형성된 신기루에 매몰되지 말고 무엇이 진실인지 충실히 심리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재판부가 앞으로 집중심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피고인에게 충실한 방어권을 줄 수 없다면 본말이 전도된 집중심리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기일을 여유롭게 잡아 달라고 요청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국방부 확인한 헬기사격 ‘오리발’… 전두환 ‘5·18 참회’ 없었다

    국방부 확인한 헬기사격 ‘오리발’… 전두환 ‘5·18 참회’ 없었다

    全씨측 “국가기관, 기총 확인한 적 없고 정권 바뀌면서 조사결과 바뀌었다” 주장 재판 관할 이전 신청서도 다시 제출해 재판장, 신원 확인에 “잘 안 들린다” 헤드셋 쓴 뒤엔 “맞습니다” 또박또박 재판 중 졸다 헬기 사격 언급에 눈 떠 방청석에선 “살인마 죽어라” 외침도11일 오후 2시 30분 광주지법 201호 형사대법정을 가득 메운 이들은 단 한 사람만 바라봤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밝힌 고 조비오 신부를 비난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23년 만에 다시 법정에 선 전두환(88) 전 대통령이었다. 그에게 주어진 마지막 참회의 기회, 과연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그의 입에 시선이 집중됐다. 그러나 1시간 15분 동안 이어진 재판에서 전씨는 사과는커녕 변호인을 통해 “헬기 사격은 없었다”며 역사를 뒤집었다.법원에 들어서며 “이거 왜 이래”라며 신경질을 냈던 전씨는 재판이 시작되자 느릿한 걸음으로 법정에 들어섰다. 재판장인 장동혁(50·사법연수원 33기) 부장판사가 피고인의 진술거부권을 고지하고 신원을 확인하자 “죄송합니다. 재판장님 말씀을 잘 알아듣지 못하겠습니다”고 말했다. 이후 전씨의 귀에는 헤드셋이 씌워졌고, 전씨는 재판장이 생년월일과 직업, 주소 등을 확인하자 “맞습니다”라고 또박또박 답했다. 방청석을 쳐다보지 않으려고 작정한 듯 앞만 바라보는 전씨의 옆에는 부인 이순자씨가 신뢰관계인 자격으로 함께했다. 검찰이 전씨가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 때문에 23년 만에 다시 법정에 서게 된 공소사실을 낭독하려고 프레젠테이션 화면을 띄우자 전씨는 잘 안 보인다며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검찰은 전씨의 내란수괴 등의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기록과 1996년 12월 무기징역이 선고된 데 이어 다음해 4월 17일 대법원에서 확정된 판결을 통해서도 전씨가 5·18 당시 강경 진압을 지시했음이 인정됐으며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발표, 군 관계자들의 진술 등을 근거로 당시 군의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점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씨 측 정주교 변호사는 ‘헬기 사격’ 대목부터 “증명이 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헬기 사격이 없었기 때문에 이를 목격했다는 조비오 신부의 증언 역시 사실이 아니며 전씨가 고의성을 갖고 허위사실로 명예를 훼손한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정 변호사는 그러면서 “검찰이 관할권이 없는 법원에 기소해 무리한 주장을 하고 있다”며 광주지법에서 재판받는 것을 또 문제 삼았다. 이미 지난해 광주고법과 대법원에서 관할 이전 신청이 모두 기각됐지만, 정 변호사는 형사소송법에 따른 관할 위반을 판결로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전씨는 이따금씩 꾸벅꾸벅 졸다가 5·18 당시 헬기 사격에 대한 입장을 변호사가 밝히자 눈을 뜨고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정 변호사는 “1995년 국방부와 검찰 공동수사 결과 발표에서 헬기 기총사실에 대한 조 신부의 진술을 사실로 인정 못한다는 결과가 나왔다”면서 검찰이 근거로 든 국가기관의 조사 결과들을 뒤집는 발언들을 쏟아 냈다. 특히 조 신부가 밝힌 1980년 5월 21일 광주 불로교 상공에서의 헬기 사격에 대해 정 변호사는 “정권이 바뀌면서 조사 결과가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2017년 발표된) 국과수의 탄흔 발생 원인 추정이 과학적이지 않다”, “특조위가 직접적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데도 결정을 뒤집었다”고 주장했다. 국과수 발표의 근거가 된 전일빌딩 탄흔도 “다양한 총격전으로 생긴 것”이라고 했다. 끝내 조 신부의 증언을 무시해 버린 것을 넘어 “국회도 진상규명에 나서고 있다”며 헬기 사격에 대한 정치 쟁점화를 시도했다. 재판 내내 옆자리를 지킨 부인 이씨는 재판이 끝날 무렵 재판장에게 편지 한 통을 건네기도 했다. 재판장이 “재판에 임하는 느낌과 당부사항으로 이해하면 되느냐”고 묻자 이씨는 “네”라고 답했다. 장 부장판사는 검찰이 이날 증거목록을 내지 않아 공판준비기일을 다음달 8일 한 차례 더 갖기로 했다. 전씨 측이 헬기 사격 자체를 부인하는 바람에 향후 재판에서는 헬기 사격이 있었는지를 두고 여러 기관들의 자료를 바탕으로 기초 사실조사 및 다양한 증거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재판이 끝나자 방청석에선 “전두환, 살인마 죽어라” 등의 꾹꾹 누르고 있던 외침들이 터져 나왔다. 전씨를 법정에 서도록 한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 측 김정호 변호사는 “진실을 바로잡고 사과하라는 것뿐인데, 전씨는 여전히 5·18 역사 전체를 왜곡하고 있다”면서 “헬기 사격 자체를 부인할 거라 생각 못했는데 앞으로 재판이 많이 길어질 것 같다”고 비판했다. 광주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임종헌 오늘 첫 법정 출석…막 오르는 사법농단 재판

    임종헌 오늘 첫 법정 출석…막 오르는 사법농단 재판

    직접 의혹 부인·입장 피력할지도 주목 ‘사법농단 기소’ 법관 6명 재판 배제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기소 이후 법정에 처음 출석한다. 검찰 수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사법농단 사건의 재판이 본격적으로 막이 오르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 윤종섭)는 11일 오전 10시 417호 대법정에서 임 전 차장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연다. 그동안 임 전 차장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는 공판준비기일에는 출석하지 않았다가 이날 처음 법정에 선다. 지난해 11월 재판에 넘겨진 지 117일 만이다. 재판은 임 전 차장의 신원을 확인한 뒤 검찰의 공소사실 설명, 이에 대한 변호인단의 의견 진술의 절차로 이뤄진다. 다만 임 전 차장의 변호인단이 재판을 사흘 앞두고 추가 선임돼 자세한 의견 진술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차장 측은 전체적으로 재판개입이나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 등에 관여하지 않았거나 관여했더라도 죄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힐 전망이다. 사법농단 사건으로 가장 먼저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임 전 차장이 직접 입장을 피력할지도 주목된다. 앞서 임 전 차장은 지난 8일 법무법인 해송 소속 변호인단을 추가 선임했다. 임 전 차장의 변호인단은 지난해 12월부터 네 차례 공판준비기일 끝에 재판부의 ‘주4회 공판’ 방침 등에 반발해 지난 1월 말 모두 사임했다. 이 때문에 재판 일정이 줄줄이 연기되다가 지난달 11일 임 전 차장의 고교·대학 후배인 이병세 변호사가 선임계를 내면서 재판이 재개됐다. 변호인 추가 선임은 혐의만 30여개에 달하고 수사 기록도 20만쪽을 훨씬 넘어 1인 변호인으로는 재판 대응이 버겁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추가 변호인단 규모나 이름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김명수 대법원장은 사법농단 의혹으로 기소된 현직 법관 8명 중 정직 상태인 2명을 제외한 나머지 6명에 대해 오는 15일부터 8월 31일까지 ‘사법 연구’를 명했다. 피고인 신분인 법관들이 재판업무를 계속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특히 1심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과 한 건물을 사용하는 서울고법 소속 신광렬·임성근·이태종 부장판사는 사법연수원으로 출퇴근 장소를 옮겼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여풍에도 끄떡없는 검찰…남검사, 여검사 업무 따로 있나요

    여풍에도 끄떡없는 검찰…남검사, 여검사 업무 따로 있나요

    검사 ‘꽃보직’ 법무부 검찰과, 여검사 1명 충원위원회 권고에도 중앙지검 주요 부서 10%대30% 달성 언제쯤...성평등위원회 설치 요원법무부 “상반기 내 성평등정책담당관 신설”‘남자검사의 0.5’ ‘전투력 반쪽짜리’ 똑같이 사법시험을 통과하고 우수한 성적으로 검사로 임관해도 여성은 검사가 아닌 ‘여성’ 검사였다. 여성검사를 부하 직원으로 두는 걸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남성’ 부장검사들도 있었다고 한다. 여성검사 10명 중 8명은 조직 문화가 성평등하지 않다고 답한 조사 결과도 나왔다. 사회가 바뀌었지만 여전히 검찰은 구시대에 살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서지현 검사의 미투 폭로 이후 검찰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급기야 지난해 7월 법무부 성희롱·성범죄대책위원회는 검찰 주요 보직의 30%를 여성검사로 채우라고 하는 등 성평등 조직문화 개선을 권고했다.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난 지금, 검찰은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 9일 법무부에 따르면 전체 검사 2131명 중 여성검사는 647명(30.4%)으로 집계됐다. 평검사 중 여성검사는 577명(40.6%)으로 40%대를 넘어섰다. 변호사시험에 합격해 법무연수원에서 신임 검사 교육을 받고 지난 1일자로 각 부서에 배치된 검사 68명 중 26명(38.2%)이 여성이었다. 이 추세대로라면 평검사 중 여성검사가 50%를 넘는 것도 시간 문제로 보인다. 그런데 당시 위원회는 여성검사의 숫자가 늘어난다고 해서 검찰 조직이 성평등한 문화로 바뀐다고 보지 않았다. 대검검사급 중 여성은 검사장 1명(2.4%)이 전부다. 때문에 여성검사가 주요 보직에 얼마나 배치돼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전체 검사 중 여성검사 비율이 30%를 차지한다면 법무부, 대검찰청, 서울중앙지검 등 검사들의 선호하는 근무지에서도 같은 비율을 유지하는 것이 공정한 인사라는 논리다. 현재 법무부 검찰국 소속 여성검사는 6명(27.3%)이다. 권고 당시만 해도 검찰국 검찰과에는 여성검사가 단 한 명도 없었는데 지난 2월 검사 정기 인사 때 1명 충원됐다. 대검찰청 연구관도 여성(9명) 비율이 27.3%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특수부, 공안부, 강력부 등 인지부서가 몰려 있는 서울중앙지검 2~4차장 산하 부서에 근무하는 여성검사(30명) 비율은 18.6%로 20%가 채 안 된다. 공판부에 소속된 여성검사를 제외하면 그 비율은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선호 부서에 여성검사 비율이 적다는 것은 역으로 비인기부서에 여성검사들이 몰려 있다는 얘기다.위원회 역시 이러한 불합리한 인사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성평등위원회가 필요하다고 봤다. 검찰의 상급기관인 법무부 장관 직속으로 성평등위원회를 설치하면 조직 문화를 바꾸는 데 힘이 실릴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위원회의 결정 사항에 대해 실질적인 집행을 맡을 성평등정책관(국장급) 신설도 권고했다. 하지만 성평등위원회 설치는 아직 요원하다. 성평등정책관 신설도 물 건너간 분위기다. 법무부 관계자는 “상반기 안에 성평등정책담당관(과장급)을 새로 뽑기로 관계 부처와 협의를 마친 상태”라면서 “위원회 설치 작업은 성평등정책담당관이 임명된 뒤에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예전의 자백 위주 조사에서 증거 수집 등 과학수사로 수사 기법이 바뀌었기 때문에 이제는 남녀 차이를 둘 이유가 없다”면서 “법무부와 검찰도 검사 개인의 능력을 더 발휘할 수 있는 문화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김명수 대법원장 “8월까지 사법농단 판사 재판 배제”

    김명수 대법원장 “8월까지 사법농단 판사 재판 배제”

    사법행정권 남용에 가담한 혐의로 최근 재판에 넘겨진 현직 판사들이 재판 업무에서 배제됐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 5일 기소된 현직 법관 8명 가운데 정직 상태인 2명을 제외한 6명에 대해 오는 15일부터 8월 31일까지 ‘사법연구’를 명했다고 8일 대법원이 밝혔다. 서울고법 소속 법관들의 사법연구 장소는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를 감안해 경기 고양의 사법연수원으로 정해졌다. 나머지 법관들은 원소속법원에서 사법연구를 진행한다. 대법원은 “이번 조치는 유례없이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과 관련해 형사재판을 받게 될 법관이 계속해 재판업무를 맡는다는 사실만으로 사법부·재판에 대한 국민 신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각계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사법연구 대상은 임성근·신광렬·이태종 서울고법 부장판사, 성창호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 조의연 서울북부지법 수석부장판사, 심상철 수원지법 성남지원 원로법관 등이다.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방창현 전 전주지법 부장판사는 현재 각각 서울고법과 대전지법에 소속돼 있지만 지난해 말 징계를 받고 정직 6개월, 정직 3개월을 확정받은 상태다. 대법원은 해당 조치와 별도로 기소되거나 비위 사실이 통보된 법관들에 대해 징계 청구, 재판업무 배제 여부 등을 신속히 검토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숨은 자산가’ 95명 12조 재산 세무조사

    국세청이 중견기업 사주 일가와 부동산 재벌 등 이른바 ‘숨은 자산가’들에 대한 세무조사에 전격 착수했다. 김명준 국세청 조사국장은 7일 “정기 순환조사와 기업 공시 의무 등이 없는 점을 악용해 대기업 사주 일가가 쓰는 탈세 수법을 모방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국민에게 상실감을 주는 불공정 탈세 행위 차단에 조사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95명, 이들의 평균 재산은 1330억원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31명, 건설업 25명, 도매업 13명, 부동산업 10명, 의료업 3명 등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대기업 총수 일가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슨한 감시망을 틈타 탈세를 저질러 온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회사 판매·관리비를 자녀 유학 자금으로 전용하고, 가족용 별장을 회사 연수원 명목으로 사들였으며, 자녀나 친인척을 직원으로 둔갑시켜 인건비를 지급하는 등 불법 행위가 확인됐다. 또 사업에 필요한 제품을 구입할 때 중간 단계 회사를 끼워 넣어 부당 이익을 챙긴 곳도 있었다. 국세청은 공정거래법상 불공정 거래, 기업 사주의 횡령·배임 등 중대한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검찰과 공정거래위원회 등 유관기관에 통보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환자 59% “적극적 안락사 찬성” vs 법조 78%·의료 60% “허용 반대”

    환자 59% “적극적 안락사 찬성” vs 법조 78%·의료 60% “허용 반대”

    안락사 이슈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환자와 의료인, 법조인은 각각 소극적 수준의 허용은 찬성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인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사람의 생명을 억지로 연장시키기보다는 편안한 영면을 유도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치명적인 약물을 직접 주입하는 적극적 안락사에 대해선 환자 측은 찬성, 의료·법조계는 반대로 의견이 갈리며 팽팽하게 맞섰다. 서울신문은 지난달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사법연수원에 의뢰해 안락사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암 등 각종 난치병에 걸린 환자 또는 그의 가족(이하 환자) 544명, 전국 병원에서 수료 중인 전공의(레지던트·인턴) 183명, 사법시험 합격자인 사법연수원생 64명 등 총 791명이 응했다. 안락사 법적 허용 찬반을 물은 결과 88.5%가 소극적 안락사에 대해 찬성표를 던졌다. 연수원생(95.3%)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고, 전공의(88.6%)와 환자(87.7%)도 압도적으로 찬성이 많았다. ‘소극적 안락사 허용이 윤리적으로 정당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도 75.4%가 그렇다고 답했다. 연수원생(87.3%)과 환자(74.3%), 전공의(73.9%) 모두 과반을 넘었다. 안락사는 사람의 죽음을 ‘인위적’으로 앞당긴다는 점에서 지난해부터 우리나라에서 허용된 존엄사(연명의료결정법)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개념이다. 존엄사는 인공호흡기 등 연명의료를 중단해 자연사를 유도할 뿐 의도적으로 생명을 단축하거나 끊지는 않는다. 안락사는 또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영양이나 수액 공급 등을 중단하는 소극적 개념과 의료인이 직접 약물을 투여하는 적극적 개념으로 나뉜다. 이번 조사에서 환자와 전공의, 연수원생은 자신 또는 가족에게 안락사를 실제로 시행할 뜻이 있음을 밝혔다. 자신이 회생 불가능한 불치병으로 고통받는다면 안락사를 선택하겠다는 응답은 무려 91.1%에 달했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소극적 안락사는 목숨을 끊는다기보다는 인생에서 무의미한 시간을 줄인다는 인식이 강해 찬성 여론도 높은 편”이라면서 “다만 안락사를 논할 때는 치료비나 가족의 간병 부담 때문에 원치 않는 죽음을 선택하는 걸 예방하는 장치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적극적 안락사는 찬반이 엇갈렸다. 환자(58.7%)는 과반이 적극적 안락사 법적 허용을 찬성했다. ▲고통을 덜어 줄 수 있고(56.9%) ▲죽음 선택도 인간의 권리이며(20.8%) ▲회생 불가능한 병에 대한 치료는 무의미하다(14.9%)는 것이다. 반면 연수원생(78.1%)과 전공의(60.2%)는 반대 목소리가 컸다. 적극적 안락사를 도입한다면 ▲생명경시 풍조가 만연하고(연수원생 56.0%, 전공의 53.3%) ▲환자가 경제적 부담 등으로 강요된 죽음을 선택할 것(연수원생 24.0%, 전공의 17.4%)이라는 걱정이 많았다. 윤영호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환자는 당사자의 시각에서 안락사를 바라보지만, 의료인과 법조인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제3자의 관점을 갖기 때문에 생각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 시행 중인 존엄사가 인간의 품위 있는 죽음에 역할을 했다는 공통적인 평가가 내려진 뒤에야 다음 단계인 안락사 논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MB, 어차피 한달 뒤엔 자유의 몸… 법원 “조건 어기면 재수감”

    MB, 어차피 한달 뒤엔 자유의 몸… 법원 “조건 어기면 재수감”

    새달 9일 0시 구속만료로 석방 불가피 미리 풀어준 대신 거취 제한해 재판 진행병보석은 허용 안 해 주거지에 병원 불허“피고인, 과거 한 일 찬찬히 회고하기를”‘황제보석’ 비판 의식한 듯 이례적 당부법원은 6일 항소심 구속기간을 한 달 남짓 앞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보석 청구를 받아들이면서 이례적으로 장황한 설명과 함께 피고인과 검찰 측에 여러 당부를 덧붙였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는 이 전 대통령에게 보증금 10억원 납입과 주거지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 1곳으로 제한하고 배우자와 직계 혈족 및 그의 배우자, 변호인 외에는 아무도 연락하거나 접견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보석 조건을 제안했다. 또 매주 보석 조건 준수 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하라고 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가혹한 조건”이라면서도 법원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재판부가 보석을 허가한 가장 큰 이유는 지금까지 충분한 심리가 이뤄지지 않아 다음달 8일까지인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구속기간 안에 재판을 끝낼 수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심문하지 못한 증인수를 감안하면 구속 만기일까지 충실한 심리를 끝내고 선고하기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항소심 구속기간은 기본 2개월로 두 차례 연장이 가능해 최대 6개월이다. 이 전 대통령은 추가로 구속영장을 발부할 혐의가 없어 보석을 청구하지 않더라도 다음달 9일 0시에 석방될 상황이었다. 재판부는 “검찰은 구속기간 내 심리를 마치지 못하면 석방 후 심리를 계속하면 된다는 입장이지만, 구속만기로 석방할 경우 주거 또는 접견을 제한할 수 없어 오히려 증거인멸의 염려가 더 높다”고 지적했다. 한 달 뒤 아무 제한 없이 풀려나는 것보다는 거취를 제한한 상태로 재판을 받도록 하는 것이 석방 관련 논란을 더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다만 ‘황제 보석’ 논란을 의식한 재판부는 보석 허가의 의미를 자세히 설명했다. “보석제도는 무죄추정 원칙을 구현하기 위한 불구속 재판의 기초 제도인데, 국민의 눈에 불공정하게 운영된다는 비판이 있다”면서 “자택구금과 유사한 정도의 보석 조건을 부가하고 이를 어기면 재수감하겠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또 “새로 구성된 재판부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한다는 역사적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공정하게 재판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전 대통령 측에서 돌연사 가능성까지 언급한 건강문제를 보석 사유로 받아들이지 않은 점도 보석 결정의 정당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 측에서 주거지로 추가 신청한 서울대병원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오히려 “입원 진료가 필요하다면 구치소 내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재판장인 정준영(52·사법연수원 20기) 부장판사는 이 전 대통령에게 “형사재판은 현재의 피고인이 과거의 피고인과 대화를 하는 과정”이라면서 “자택에서 기소된 범죄사실 하나하나를 읽어 보고 찬찬히 회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보석 조건을 어겨 보석 취소로 재구금되지 않도록 하라”면서 “매일 1시간 이상 운동해 건강을 유지하고 성실하게 재판에 임해 달라”고 덧붙였다. 검찰엔 “피고인이 보석 조건을 잘 지키는지 감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이명박 보석 허가’ 정준영 부장판사 이례적 당부 “과거 찬찬히 회고해달라”

    ‘이명박 보석 허가’ 정준영 부장판사 이례적 당부 “과거 찬찬히 회고해달라”

    이명박 전 대통령 사건 항소심 재판부가 이 전 대통령의 조건부 보석을 허가하면서 별도의 당부사항을 남겼다. 재판부가 보석에 앞서 피고인은 물론 검찰에까지 추가 당부사항을 전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구속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첫 보석 결정을 놓고 형평성 논란이 나올 것을 의식한 법원의 고심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형사1부 정준영 부장판사는 6일 이 전 대통령의 보석 허가를 결정하고 보석 조건을 설명한 뒤 “전직 대통령을 재판한다는 역사적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어떤 편견이나 선입견을 갖지 않고 공정하고 엄정하게 재판을 진행하고자 한다”면서 이 전 대통령에게 몇 가지 당부의 말을 했다. 정준영 부장판사는 “보석은 무죄 석방이 아니라 엄격한 보석 조건을 지킬 것을 조건으로 구치소에서 석방하는 것”이라고 그 의미를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속영장의 효력은 그대로 유지되는 만큼 추후 보석 조건 위반을 이유로 보석이 취소돼 재구금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말했다. 정준영 부장판사는 “건강 문제를 이유로 하는 보석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도 “자택에서 매일 1시간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을 해 건강을 유지하고 성실하게 재판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석방을 해서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위급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판단했지만, 이 전 대통령 측이 건강 악화를 주장하고 있는 만큼 스스로 건강을 잘 챙겨 재판 진행에 문제가 없도록 해달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어 “재판 과정에서 느꼈겠지만 형사재판은 현재의 피고인(이 전 대통령)이 과거의 피고인과 대화를 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면서 “자택에 가서 기소된 범죄 사실 하나하나를 읽어보고 과거 피고인이 한 일을 찬찬히 회고해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건의 실체 규명을 위해 적극적으로 기억을 되살려달라는 뜻일 수도 있고, 무조건 혐의를 부인할 것이 아니라 반성할 부분이 있는지 깊이 생각해 보는 기회로 삼으라는 조언일 수도 있는 대목이다. 재판부는 검찰을 ‘공익의 대변자’로 칭하면서 당부의 말도 함께 남겼다. 정준영 부장판사는 “법원이 부과한 보석 조건을 피고인이 잘 준수하고 있는지 검찰에서도 잘 감시하고, 피고인이 보석 조건을 위반할 경우 보석 허가 취소 청구를 하는 등 적절하게 대응해서 보석 제도가 엄격하고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또 “검사는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을 기소한 반대 당사자이지만, 동시에 공익의 대표자이기도 하다”면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등 핵심 증인의 소재를 파악해 증인신문에 출석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는 1심에서 결정적 증언을 했던 증인들이 항소심에서는 이 전 대통령 측의 증언 요구에도 줄줄이 불출석한 것을 두고, 공정한 재판을 위해 검찰도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2심 재판부가 채택한 15명의 증인 가운데 지금까지 법정에 나와 증언한 이는 3명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의 주요 혐의를 입증하는 ‘열쇠’라 할 수 있는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 김성우 전 다스 사장,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등의 증언 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핵심 증인으로 불리는 이들은 그간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소환장조차 전달하지 못한 상태였다. 일단 재판부는 주요 증인들을 소환하기 위해 영장 발부 등 가능한 방안을 동원하겠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재판부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재판으로 중요성과 인지도를 고려할 때 소환장이 송달되지 않은 증인들에 대해서는 서울고법 홈페이지에 이름과 증인 신문 기일을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출석하지 않는 증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응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재판부 직권으로 구인을 위한 구속영장을 발부할 예정”이라고 공언했다. 재판부는 검찰을 향해서도 “핵심 증인으로 볼 수 있는 몇몇 사람은 자신들이 증인으로 소환된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회피하는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있다”며 “검찰도 소재 파악을 통해 제때 신문이 이뤄지도록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전 대통령 항소심을 맡은 정준영 부장판사는 법원 내에서 손꼽히는 ‘파산·회생’ 전문가로 통한다. 사법연수원 20기인 그는 서울지법 북부지원 판사를 시작으로 법원행정처 송무심의관,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부장판사, 특허법원 부장판사, 서울회생법원 수석부장판사 등을 역임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1996년 국내 첫 개인 파산 사건의 주심을 맡았고,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에는 한보·삼미 등의 법정관리 절차를 맡았다. 2017년에는 한때 국내 1위, 세계 7위 선사였던 한진해운에 최종 파산 선고를 내리기도 했다. 유동성 위기를 겪는 중소기업에 신속히 자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패스트 트랙’의 도입 과정에서도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제일 잘하는 일이 재판” 다시 법복 입은 前 법원장

    “제일 잘하는 일이 재판” 다시 법복 입은 前 법원장

    퇴임 앞두고 이직 권유도 받았지만 잘 맞는 일이 재판이란 생각에 결심 5시간 동안 35건 당사자들과 대화 “다양한 목소리 듣고 법원에 도움 되길”“서울중앙지법 민사1005단독 오전 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 5일 서울중앙지법 제2별관 101호 법정, 성백현(60·사법연수원 13기) 원로법관의 목소리가 떨렸다. 최근 2년간 가정법원장을 지낸 뒤 원로법관으로 지원한 그가 지난달 14일 서울중앙지법 소액전담재판부를 맡고 나서 맞이한 첫 재판일이다. 가정법원장 전에도 서울고법에서 법복을 입었지만 사건 규모나 당사자들이 확 달라진 소액사건을 맡게 됐으니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성 원로법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14건,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21건, 총 35건의 재판을 진행했다. 10분에 1~2건꼴이다. 법정에 들어가기 전 “재판을 너무 오랜만에 다시 하니 떨려서 얼마나 기록을 꼼꼼하게 읽어 봤는지 모른다”던 그의 얼굴에 긴장감과 설렘이 동시에 묻어났다. 이날은 보험사나 기업이 당사자인 사건들이 많아 변호사들이 많이 출석했지만 소가 3000만원 미만의 소액사건은 주로 당사자들이 직접 의견서를 써내고 법정에서 변론을 한다. 어려운 법리 논쟁보다는 감정적인 호소가 허다하다. 법원장 출신 고위 법관으로서 매우 오랜만에 서민들과 마주하고 소통하는 계기를 갖게 된 것이다. 변호사 개업 제안도 뿌리치고 원로법관에 자원한 것은 “제일 잘하는 일이 재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성 원로법관은 “법원장 퇴임을 앞두고 로펌들의 제의도 있었고, 특히 가족들은 이제 좀 여유로운 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람도 은근히 있었다”면서 “그래도 저한테는 재판이 가장 잘 맞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민사재판은 전자법정으로 이뤄지다 보니 간혹 모니터 속 사건번호를 잘못 언급하거나 사건기록을 찾는 데 약간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그래도 일일이 기록과 증거자료들을 프레젠테이션 화면에 띄워 보이며 안경 너머로 당사자들과 눈을 맞추고 차분히 대화를 나눴다. 인테리어 공사비 잔금 660만원 때문에 소송을 당한 한 피고는 “재판장님, 부산에서 재판 때문에 왔다 갔다 하는데 원고는 어떤 증거도 제출하지 않고 시간만 끌고 있다”며 재판을 빨리 끝내 달라고 토로했고, 한 변호사는 지각을 하는 바람에 다음 사건이 진행되는 중에 “앞 사건인데 늦었다”며 머리를 긁적이기도 했다. 성 원로법관은 “원고가 입증 자료를 낸다고 하니 한 기일만 더 해보겠다”거나 “원고 측이 추가 자료를 내시기로 했고 다음 기일은 4월 9일”이라고 알려주기도 했다. 그는 재판 일정을 마무리한 뒤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인 재판을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주며 법원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양승태 보석 청구 기각…남은 재판 구속상태로

    양승태 보석 청구 기각…남은 재판 구속상태로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구속 기소된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이 방어권 보장 등을 이유로 석방시켜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는 양 전 대법원장이 신청한 보석 청구를 5일 기각했다. 지난달 26일 법정에 출석해 보석을 요청한 지 정확히 일주일 만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보석 심문 당시 “검찰이 우리 법원을 이 잡듯 샅샅이 뒤져서 흡사 조물주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이 310페이지 공소장을 만들어냈다”면서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어 “책 몇 권 두기도 어려운 좁은 공간(구치소)에서 20만쪽에 달하는 서류를 검토한다는 건 불가능하다”면서 방어권 보장을 위해서라도 자신이 석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다른 피고인이나 전·현직 법관들에게 부당한 영향을 줘 진술을 왜곡할 여지가 충분하다”면서 양 전 대법원장이 풀려나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범행 사실을 전면 부인하면서 하급자에게 전가하는 태도를 보여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봤는데, 사정 변경도 없고 여전히 증거를 인멸하거나 그렇게 믿을 만한 충분한 사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일단 검찰 측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한편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재판은 오는 11일 임종헌(60·사법연수원 13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첫 공판기일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양 전 대법원장의 첫 공판 준비 절차는 이달 25일로 예정돼 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인사]

    ■기획재정부 ◇국장급 인사△국유재산심의관 김경희 ■문화체육관광부 ◇과장급 전보△소통정책과장 이영호△뉴미디어소통과장 정인규△체육정책과장 강수상△해외문화홍보원 기획운영과장 김승규△국립중앙박물관 전시과장 이병호△국립제주박물관장 김유식 ■국토교통부 ◇국장급 전보△건축정책관 김상문△원주지방국토관리청장 박승기◇과장급 전보△미래전략일자리담당관 김태형△정보보호담당관 유신근△주택정책과장 이명섭△국토정보정책과장 한동민△건설산업과장 박정수△해외건설지원과장 이상헌△교통안전복지과장 윤영중△간선도로과장 이정기△도로투자지원과장 박병석△도로운영과장 오수영△민자철도팀장 나진항△대전지방국토관리청 하천국장 손경복△국토지리정보원 운영지원과장 조세기 ■법제처◇ 과장급 전보 △ 법제정책국 법제정책총괄과장 최성희 △ 경제법제국 법제관 채향석 △ 법제지원국 법제교육과장 서보경 ■국가인권위원회◇고위공무원 승진△정책교육국장 조영호(일반직 고위공무원 나급) ■한국표준과학연구원△바이오분석표준센터장 이지연△융합물성측정센터장 김창수△측정표준서비스센터장 박주근 ■서강대△대외부총장 김경환△입학처장 원재환△학생문화처장 전종호 ■대구사이버대학교△ 기획조정실장 김영걸 △ 교무처장 겸 휴먼케어대학원장 겸 미래교육연구소장 송인욱 △ 학생처장 겸 장애학생지원센터장 겸 자원봉사센터장 이옥분 △ 이러닝지원처장 겸 원격교육연수원장 겸 평생교육원장 이창희 △ 전자도서관장 겸 전자정보통신공학과장 김춘희 △ 특수교육학과장 우정한 △ 미술치료학과장 윤효운 △ 행동치료학과장 조정연 △ 사회복지학과장 채현탁 △ 재활상담학과장 박경순 △ 복지행정학과장 백윤철 △ 행정학과장 정성범 △ 한국어다문화학과장 윤은경 △ 휴먼케어대학원 미술상담학과장 이흥표
  • 사법연수원 마지막 신입생 ‘나홀로 입소’

    사법연수원 마지막 신입생 ‘나홀로 입소’

    군 입대를 이유로 입소를 미뤘다가 사법연수원의 마지막 기수로 혼자 남은 조우상(33)씨가 ‘나홀로 입소식’을 치렀다. 조씨는 4일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제50기 사법연수생 임명식에 참석했다. 이날 단 한 명인 연수원 입소자를 환영하기 위해 김문석(60·13기) 사법연수원장을 비롯해 연수원 교수 33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2017년을 끝으로 사법시험이 폐지되면서 연수원은 조씨를 마지막으로 더이상 연수생을 받지 않는다. 김 원장은 “꿈을 향한 출발점에 서 있는 조 연수생이 창의성과 열정을 가지고 치열하게 나아갈 수 있도록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경복고를 나온 조씨는 일본 게이오대 법률학과, 도쿄대 법학전문대학원을 거쳐 2011년 일본 사법시험에 합격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한국 사법시험에도 도전해 2015년 합격했지만 법무관 임용 연령 상한(30세)을 넘겨 강원도 철원에서 일반병으로 군 복무를 해야 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와 일본의 사법시험에 모두 합격한 것은 조씨가 유일하다. 사법연수원은 앞으로 2년간 조씨를 대상으로 1대1 멘토링 시스템, 연수생 주도형 학습, 다양하고 전문화된 실무 수습 등 ‘맞춤형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조씨는 “마지막 사법연수생으로서 본연의 모습에 충실하고 2년간 사법연수원과 함께 새로운 비전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사법연수원은 조씨에 대한 교육을 마지막으로 1971년 개원 후 담당해 온 연수생 수습 기능을 마무리하게 된다. 이후부터는 법관 연수, 법학전문대학원 지원, 국제사법협력사업, 일반인 대상 법 교육 등을 맡게 된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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