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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불 키우는 바삭한 낙엽… ‘소금 응급처방’ 부르는 바다

    산불 키우는 바삭한 낙엽… ‘소금 응급처방’ 부르는 바다

    “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 당신들이 좀 무서워했으면 좋겠다”며 세계 지도자들을 질타한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불타고 있는 건 툰베리의 집만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의 집이고 미래다. 환경학자들은 “미래 세대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고, 당장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공존을 장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욕망과 이기심을 위해 지구를 계속 채찍질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언제든 인류의 ‘마지막 세대’로 전락할 수 있다. 오는 31일부터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생존 보고서를 통해 해결책을 찾는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그린피스가 함께했다.‘강원 동해안 및 산간지방은 우리나라 대설 다발지역으로 1, 2월에 많은 눈이 내린다.’ 지리 교과서는 강원도를 이렇게 소개한다. 그러나 강원도에 눈이 많이 온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온난화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눈 쌓인 태백산맥을 보기 어려워졌다. 눈이 귀해지면서 강원도의 산은 바싹 말랐다. 건조해진 산은 불쏘시개다. 2019년 강원 고성과 속초를 휩쓸었던 산불은 도로변 전신주 고압전선이 끊어지며 시작된 인재였지만 수분기 없는 낙엽들이 불을 화마로 키웠다. 고성에 사는 정민서(15)양도 2019년 산불의 피해자다. “민서 아빠와 결혼해서 이 동네 처음 왔을 때만 해도 겨울에 눈이 참 많이 왔어요.” 민서 엄마 엄미숙(56)씨는 32년 전을 떠올렸다. 민서는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다. 폭설이 생소한 민서는 엄마의 기억과 다른 강원도에서 살아간다. 가족과 함께 집에서 쉬고 있던 민서는 저녁임에도 이상하리만큼 붉은 하늘을 보며 의아하게 생각했다. 얼마 후 산불이 발생했다는 긴급재난문자가 휴대전화를 울렸다. 집 밖으로 나가니 하늘은 더 붉어졌고 멀리서 시뻘건 불길과 연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큰일은 아닐 거라고 믿으며 민서네 가족은 자동차에 몸을 실었다. 불길이 확산되는 속도는 점점 거세졌다. 삽시간에 집과 차 안까지 매캐한 냄새가 가득 퍼졌다. 부모님 지인의 펜션으로 몸을 피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민서 가족은 뼈대만 남기고 흉측하게 타 버린 집을 보고 망연자실했다. 민서 가족은 리조트, 연수원, 조립주택으로 피난민처럼 떠돌았다. 엄씨는 충격으로 안면에 마비가 왔다. 학교에서는 민서가 산불 피해로 불안지수가 높게 나왔다며 심리 치료를 권했다. 2년간 불안정한 생활을 하던 민서 가족은 올해 2월 새집을 지어 이사하면서 겨우 안정을 되찾았다. 지난 5일 민서 가족과 함께 둘러본 고성·속초는 산불의 흔적을 말끔히 지워 내지 못한 모습이었다. 속초고등학교에서 1㎞만 걸어가면 뼈대만 남은 2층짜리 건물이 덩그러니 서 있다. 내부는 까맣게 그을려 이전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불이 났을 당시 열기로 폭발해 깨진 유리창 조각만 바닥에 흩뿌려져 있었다. 영랑호 인근 리조트 펜션 20여채도 모두 불탄 그대로 남아 있었다. 불이 났을 땐 멀쩡해 보였던 나무들은 2년 반 동안 서서히 죽어갔다. 산불이 이렇게 커진 데에는 건조해진 기후와 강한 바람의 영향이 컸다. 엄씨는 “눈이 많이 왔을 시절에는 한겨울에 쌓인 눈이 봄까지 꽁꽁 얼어 있고, 천천히 녹으니까 상대적으로 습했다”면서 “요새는 눈이 많이 안 오고, 눈이 와도 금방 녹으니 낙엽이 말라서 바삭바삭하다. 불이 나면 잘 탈 수밖에 없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산불 발생 빈도는 10년 전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산림청에 따르면 2011년 산불 발생 건수는 277건, 피해 면적은 1090㏊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발생 건수 620건, 피해 면적 2920㏊로 2~3배씩 증가했다. 피해액도 2011년 290억 6300만원에서 1581억 4100만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전복 때문에 깊어진 아빠의 한숨 박수자(52)씨가 김순주(10)양을 품었던 해, 순주 아빠 김동연(58)씨는 전남 완도군 청산도 먼바다에 나가 전복을 키우기 시작했다. 어두컴컴한 새벽부터 배를 타러 나가는 부지런함 덕에 연매출은 8억원까지 올랐다. 순주를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순주에게 전복은 웃음꽃이자 힘의 원천이고 부모님의 사랑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마냥 웃을 수가 없다. “전복 잘 키우기로 소문난 아빠, 엄마가 한숨 쉬는 소리를 자주 들었어요. 날씨 때문에 전복이 많이 죽고 잘 자라지도 않아서 그런가 봐요. 아빠가 힘들게 고생했는데 너무 속상해요.” 순주는 지난여름 작은 배를 타고 아빠의 전복 양식장을 구경하러 갔다가 엄마를 따라 손가락으로 바닷물을 찍어 혀끝에 댔다. 어째 짠기는 안 느껴지고 맹맹했다. “엄마는 ‘소금 타야겠다’고 하세요. 몇 년 사이에 바다가 싱거워져서 전복들이 비릿해지고 잘 죽는대요. 진짜 소금 포대라도 사다가 뿌려야 할까 봐요.” 순주 엄마 박씨는 “올해는 최악의 여름이었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푹푹 찌는 더위가 7월부터 찾아왔다. 전복은 수온과 염분에 예민하다. 섭씨 15~20도에서 가장 잘 자라고 더우면 먹이인 미역과 다시마를 먹지 않는다. 어민들은 양식장 수온이 23~24도일 때까지만 먹이를 주고 25도가 넘어가면 먹이 공급을 중단한다. 고수온이 계속되면 먹이를 안 주는 날이 늘어난다. 먹이를 안 주면 폐사량은 적지만 전복에 살이 차지 않는다. 생계가 달린 어민들은 양식장에서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우리는 전복 양식장을 ‘아파트’라고 불러요. 아파트 한 칸에 100㎏은 나와야 300만~400만원을 받을 수 있어요. 너무 더우면 먹이를 주지 말라고 하는데, 더위가 길어지면 언제까지 굶길 순 없잖아요. 수온이 26도일 때 몇 칸에만 미역을 줘 보는 거예요. 먹이 준 칸에서 폐사율이 60%가 넘기도 했는데 살아남은 애들은 또 굵기가 실한 거예요. 온난화에 적응하려고 이것저것 다 해보는 거죠.” 박씨는 이렇게 말했다. ●기후변화 대응 실험장이 된 양식장 완도 상황은 그나마 낫다. 올여름 전남 고흥 바다 수온은 30도를 넘어 전복 양식어가 등 102가구가 피해를 봤다. 전복 290만 4000마리가 죽었고 어류, 굴·가리비도 폐사해 약 45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 연구관은 “수온 변화가 적은 바다 밑에 사는 전복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사육하니 온도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28도가 넘으면 전복의 절반이 죽어 고수온 폐사로 본다”고 설명했다. 싱거운 바다도 순주 부모님의 근심거리다. 기후변화로 바다에도 예측하기 어려운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바닷물이 점점 싱거워지고 있다. “더운 여름 좀 버텼나 싶었더니 9월에 비가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이 쏟아졌어요. 염도 떨어지면 전복이 스트레스를 받거든요. 비 온 직후는 괜찮아 보여도 시름시름 앓다 결국 죽더라고요.” 전남 강진만 마량 해역에선 지난 7월 5~7일 3일간 집중호우가 쏟아져 전복 2300만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민물이 바다에 유입돼 염분이 5~15pus(해수 1㎏에 든 염류의 양(g))로 평소의 절반 이하로 낮아진 탓이다. 한 해 전복 농사의 시작인 가을에 찾아온 불볕더위 역시 순주네를 괴롭혔다. “9월 말이면 전복 먹이가 되는 미역 포자(씨)를 줄에 붙여 키워야 하는데 수온이 높으면 포자가 다 녹아 버려요. 어쩔 수 없이 일주일 정도 미뤘는데 하루이틀만 늦어도 미역 성장 속도가 더뎌서 손해가 크죠. 올해는 발 뻗고 자는 날이 없네요.”
  • 폭설 사라진 강원, 싱거워진 바다… 우리 아이들은 다른 기후에 산다

    폭설 사라진 강원, 싱거워진 바다… 우리 아이들은 다른 기후에 산다

    “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 당신들이 좀 무서워했으면 좋겠다”며 세계 지도자들을 질타한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불타고 있는 건 툰베리의 집만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의 집이고 미래다. 환경학자들은 “미래 세대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고, 당장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공존을 장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욕망과 이기심을 위해 지구를 계속 채찍질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언제든 인류의 ‘마지막 세대’로 전락할 수 있다. 오는 31일부터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생존 보고서를 통해 해결책을 찾는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그린피스가 함께했다.‘강원 동해안 및 산간지방은 우리나라 대설 다발지역으로 1, 2월에 많은 눈이 내린다.’ 지리 교과서는 강원도를 이렇게 소개한다. 그러나 강원도에 눈이 많이 온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온난화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눈 쌓인 태백산맥을 보기 어려워졌다. 눈이 귀해지면서 강원도의 산은 바싹 말랐다. 건조해진 산은 불쏘시개다. 2019년 강원 고성과 속초를 휩쓸었던 산불은 도로변 전신주 고압전선이 끊어지며 시작된 인재였지만 수분기 없는 낙엽들이 불을 화마로 키웠다. 고성에 사는 정민서(15)양도 2019년 산불의 피해자다. “민서 아빠와 결혼해서 이 동네 처음 왔을 때만 해도 겨울에 눈이 참 많이 왔어요.” 민서 엄마 엄미숙(56)씨는 32년 전을 떠올렸다. 민서는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다. 폭설이 생소한 민서는 엄마의 기억과 다른 강원도에서 살아간다. 가족과 함께 집에서 쉬고 있던 민서는 저녁임에도 이상하리만큼 붉은 하늘을 보며 의아하게 생각했다. 얼마 후 산불이 발생했다는 긴급재난문자가 휴대전화를 울렸다. 집 밖으로 나가니 하늘은 더 붉어졌고 멀리서 시뻘건 불길과 연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큰일은 아닐 거라고 믿으며 민서네 가족은 자동차에 몸을 실었다. 불길이 확산되는 속도는 점점 거세졌다. 삽시간에 집과 차 안까지 매캐한 냄새가 가득 퍼졌다. 부모님 지인의 펜션으로 몸을 피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민서 가족은 뼈대만 남기고 흉측하게 타 버린 집을 보고 망연자실했다. 민서 가족은 리조트, 연수원, 조립주택으로 피난민처럼 떠돌았다. 엄씨는 충격으로 안면에 마비가 왔다. 학교에서는 민서가 산불 피해로 불안지수가 높게 나왔다며 심리 치료를 권했다. 2년간 불안정한 생활을 하던 민서 가족은 올해 2월 새집을 지어 이사하면서 겨우 안정을 되찾았다. 지난 5일 민서 가족과 함께 둘러본 고성·속초는 산불의 흔적을 말끔히 지워 내지 못한 모습이었다. 속초고등학교에서 1㎞만 걸어가면 뼈대만 남은 2층짜리 건물이 덩그러니 서 있다. 내부는 까맣게 그을려 이전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불이 났을 당시 열기로 폭발해 깨진 유리창 조각만 바닥에 흩뿌려져 있었다. 영랑호 인근 리조트 펜션 20여채도 모두 불탄 그대로 남아 있었다. 불이 났을 땐 멀쩡해 보였던 나무들은 2년 반 동안 서서히 죽어갔다. 산불이 이렇게 커진 데에는 건조해진 기후와 강한 바람의 영향이 컸다. 엄씨는 “눈이 많이 왔을 시절에는 한겨울에 쌓인 눈이 봄까지 꽁꽁 얼어 있고, 천천히 녹으니까 상대적으로 습했다”면서 “요새는 눈이 많이 안 오고, 눈이 와도 금방 녹으니 낙엽이 말라서 바삭바삭하다. 불이 나면 잘 탈 수밖에 없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산불 발생 빈도는 10년 전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산림청에 따르면 2011년 산불 발생 건수는 277건, 피해 면적은 1090㏊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발생 건수 620건, 피해 면적 2920㏊로 2~3배씩 증가했다. 피해액도 2011년 290억 6300만원에서 1581억 4100만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전복 때문에 깊어진 아빠의 한숨 박수자(52)씨가 김순주(10)양을 품었던 해, 순주 아빠 김동연(58)씨는 전남 완도군 청산도 먼바다에 나가 전복을 키우기 시작했다. 어두컴컴한 새벽부터 배를 타러 나가는 부지런함 덕에 연매출은 8억원까지 올랐다. 순주를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순주에게 전복은 웃음꽃이자 힘의 원천이고 부모님의 사랑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마냥 웃을 수가 없다. “전복 잘 키우기로 소문난 아빠, 엄마가 한숨 쉬는 소리를 자주 들었어요. 날씨 때문에 전복이 많이 죽고 잘 자라지도 않아서 그런가 봐요. 아빠가 힘들게 고생했는데 너무 속상해요.” 순주는 지난여름 작은 배를 타고 아빠의 전복 양식장을 구경하러 갔다가 엄마를 따라 손가락으로 바닷물을 찍어 혀끝에 댔다. 어째 짠기는 안 느껴지고 맹맹했다. “엄마는 ‘소금 타야겠다’고 하세요. 몇 년 사이에 바다가 싱거워져서 전복들이 비릿해지고 잘 죽는대요. 진짜 소금 포대라도 사다가 뿌려야 할까 봐요.” 순주 엄마 박씨는 “올해는 최악의 여름이었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푹푹 찌는 더위가 7월부터 찾아왔다. 전복은 수온과 염분에 예민하다. 섭씨 15~20도에서 가장 잘 자라고 더우면 먹이인 미역과 다시마를 먹지 않는다. 어민들은 양식장 수온이 23~24도일 때까지만 먹이를 주고 25도가 넘어가면 먹이 공급을 중단한다. 고수온이 계속되면 먹이를 안 주는 날이 늘어난다. 먹이를 안 주면 폐사량은 적지만 전복에 살이 차지 않는다. 생계가 달린 어민들은 양식장에서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우리는 전복 양식장을 ‘아파트’라고 불러요. 아파트 한 칸에 100㎏은 나와야 300만~400만원을 받을 수 있어요. 너무 더우면 먹이를 주지 말라고 하는데, 더위가 길어지면 언제까지 굶길 순 없잖아요. 수온이 26도일 때 몇 칸에만 미역을 줘 보는 거예요. 먹이 준 칸에서 폐사율이 60%가 넘기도 했는데 살아남은 애들은 또 굵기가 실한 거예요. 온난화에 적응하려고 이것저것 다 해보는 거죠.” 박씨는 이렇게 말했다.●기후변화 대응 실험장이 된 양식장 완도 상황은 그나마 낫다. 올여름 전남 고흥 바다 수온은 30도를 넘어 전복 양식어가 등 102가구가 피해를 봤다. 전복 290만 4000마리가 죽었고 어류, 굴·가리비도 폐사해 약 45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 연구관은 “수온 변화가 적은 바다 밑에 사는 전복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사육하니 온도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28도가 넘으면 전복의 절반이 죽어 고수온 폐사로 본다”고 설명했다. 싱거운 바다도 순주 부모님의 근심거리다. 기후변화로 바다에도 예측하기 어려운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바닷물이 점점 싱거워지고 있다. “더운 여름 좀 버텼나 싶었더니 9월에 비가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이 쏟아졌어요. 염도 떨어지면 전복이 스트레스를 받거든요. 비 온 직후는 괜찮아 보여도 시름시름 앓다 결국 죽더라고요.” 전남 강진만 마량 해역에선 지난 7월 5~7일 3일간 집중호우가 쏟아져 전복 2300만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민물이 바다에 유입돼 염분이 5~15pus(해수 1㎏에 든 염류의 양(g))로 평소의 절반 이하로 낮아진 탓이다. 한 해 전복 농사의 시작인 가을에 찾아온 불볕더위 역시 순주네를 괴롭혔다. “9월 말이면 전복 먹이가 되는 미역 포자(씨)를 줄에 붙여 키워야 하는데 수온이 높으면 포자가 다 녹아 버려요. 어쩔 수 없이 일주일 정도 미뤘는데 하루이틀만 늦어도 미역 성장 속도가 더뎌서 손해가 크죠. 올해는 발 뻗고 자는 날이 없네요.”
  • 눈 귀한 강원도에 사는 민서, 덥고 싱거운 바다에 사는 순주

    눈 귀한 강원도에 사는 민서, 덥고 싱거운 바다에 사는 순주

    [편집자주] “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 당신들이 좀 무서워했으면 좋겠다”며 세계 지도자들을 질타한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불타고 있는 건 툰베리의 집만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의 집이고 미래다. 자연은 기후변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경고를 보냈지만, 어른들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외면했다. 환경학자들은 “미래 세대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고, 당장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공존을 장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욕망과 이기심을 위해 지구를 계속 채찍질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언제든 인류의 ‘마지막 세대’로 전락할 수 있다. 우리가 함께 불을 꺼야 하는 이유다. 오는 31일부터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생존 보고서를 통해 답을 찾는다. 기획에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그린피스가 함께했다.‘강원 동해안 및 산간지방은 우리나라 대설 다발지역으로 늦겨울인 1, 2월에 많은 눈이 내린다.’ 지리 교과서는 강원도를 이렇게 소개한다. 그러나 강원도에 눈이 많이 온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온난화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눈 쌓인 태백산맥을 보기 어려워졌다. 눈이 귀해지면서 강원도의 산은 바싹 말랐다. 건조해진 산은 불쏘시개다. 한 번 불이 붙으면 크게 번져 인간이 사는 마을을 집어삼키는 재앙이 됐다. 2019년 강원 고성과 속초를 휩쓸었던 산불은 도로변 전신주 고압전선이 끊어지며 시작된 인재였지만 수분기 없는 낙엽들이 불을 화마로 키웠다. 고성에 사는 정민서(15)양도 2019년 산불의 피해자다. “민서 아빠와 결혼해서 이 동네 처음 왔을 때만 해도 겨울에 눈이 참 많이 왔어요.” 민서의 엄마 엄미숙(56)씨는 32년 전을 떠올렸다. 민서는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다. 폭설이 생소한 민서는 엄마의 기억과 다른 강원도에서 살아간다.● 건조한 강풍 타고 순식간에 번진 화마 가족과 함께 집에서 쉬고 있던 민서는 저녁임에도 이상하리만큼 붉은 하늘을 보며 의아하게 생각했다. 얼마 후 산불이 발생했다는 재난 알람 문자가 휴대전화를 울렸다. 집 밖으로 나가니 하늘은 더 붉어졌고 멀리서 시뻘건 불길과 연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큰일은 아닐 거라고 믿으며 민서네 가족은 자동차에 몸을 실었다. 불길이 확산되는 속도는 점점 거세졌다. 삽시간에 집과 차 안까지 그은 냄새가 가득 퍼졌다. 부모님과 가깝게 지내던 분의 펜션으로 몸을 피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민서의 가족은 뼈대만 남기고 흉측하게 타버린 집을 보고 망연자실했다. 민서 가족은 리조트, 연수원, 조립주택으로 피난민처럼 떠돌았다. 민서 엄마 엄씨는 충격으로 안면에 마비가 왔다. 학교에서는 민서가 산불 피해로 불안지수가 높게 나왔다며 심리 치료를 권했다. 2년간 불안정한 생활을 하던 민서의 가족은 올해 2월 새집을 지어 이사하면서 겨우 안정을 되찾았다. 화마가 할퀸 상처가 다 나은 것은 아니다. “저녁 하늘이 조금 붉으면 그때가 떠올라요. 또 산불 아닐까, 우린 어디로 피해야 하나…. 가슴이 벌렁거려요.”● 불 먹은 나무들…2년 지나도 씻기지 않은 상흔 지난 5일 민서 가족과 함께 둘러본 고성·속초는 산불의 흔적을 말끔히 지워 내지 못한 모습이었다. 속초고등학교에서 1㎞만 걸어가면 뼈대만 남은 2층짜리 건물이 덩그러니 서 있다. 내부는 까맣게 그을려 이전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불이 났을 당시 열기로 폭발해 깨진 유리창 조각만 바닥에 흩뿌려져 있었다. 영랑호 인근 리조트 펜션 20여채도 모두 불탄 그대로 남아 있었다. 불이 났을 땐 멀쩡해 보였던 나무들은 2년 반 동안 서서히 죽어갔다. 조경업계에서는 이를 ‘불 먹었다’고 표현한다. 고성 토성면 인근 나무들은 불을 먹어 껍질이 벗겨지고 매끈한 심만 남아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산불이 이렇게 커진 데에는 건조해진 기후와 강한 바람이 큰 몫을 했다. 엄씨는 “눈이 많이 왔을 시절에는 한겨울에 쌓인 눈이 봄까지 꽁꽁 얼어 있고, 천천히 녹으니까 상대적으로 습했다”면서 “요새는 눈이 많이 안 오고, 눈이 와도 금방 녹으니 낙엽이 말라서 바삭바삭하다. 불이 나면 잘 탈 수밖에 없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 국내 산불 피해액 10년새 5배 증가 실제로 우리나라의 산불 발생 빈도는 10년 전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산림청에 따르면 2011년 산불 발생 건수는 277건, 피해 면적은 1090㏊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발생 건수 620건, 피해 면적 2920㏊로 2~3배씩 증가했다. 피해액도 2011년 290억 6300만원에서 1581억 4100만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 권원태 APEC기후센터 원장은 “우리나라의 겨울철 온도가 높아지면서 토양 수분이 빠르게 말라버리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면 봄철 가뭄이 더 심해지고 산불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소금 타야겠다” 싱겁고 뜨거운 남해 청정 바다 박수자(52)씨가 김순주(10)양을 품었던 해, 순주의 아빠 김동연(58)씨는 전남 완도군 청산도 먼바다에 나가 전복을 키우기 시작했다. 어두컴컴한 새벽부터 배를 타러 나가는 부지런함 덕에 연매출은 8억원까지 올랐다. 순주를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순주에게 전복은 웃음꽃이자 힘의 원천이자 부모님의 사랑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마냥 웃을 수가 없다. “전복 잘 키우기로 소문난 아빠, 엄마가 한숨 쉬는 소리를 자주 들었어요. 날씨 때문에 전복이 많이 죽고 잘 자라지도 않아서 그런가 봐요. 아빠가 힘들게 고생했는데 너무 속상해요.” 순주는 지난여름 작은 배를 타고 아빠의 전복 양식장을 구경하러 갔다가 엄마를 따라 손가락으로 바닷물을 찍어 혀끝에 댔다. 어째 짠기는 안 느껴지고 맹맹했다. “엄마는 ‘소금 타야겠다’고 하세요. 몇 년 사이에 바다가 싱거워져서 전복들이 비릿해지고 잘 죽는대요. 진짜 소금 포대라도 사다가 뿌려야 할까 봐요.”● 일찍 찾아온 더위에 전복 폐사 늘어 순주 엄마 박씨는 “올해는 최악의 여름이었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푹푹 찌는 더위가 7월부터 찾아왔다. 전복은 수온과 염분에 예민하다. 15~20도에서 가장 잘 자라고 더우면 먹이인 미역과 다시마를 먹지 않는다. 어민들은 양식장 수온이 23~24도일 때까지만 먹이를 주고 25도가 넘어가면 먹이 공급을 중단한다. 고수온이 계속되면 먹이를 안 주는 날이 늘어난다. 먹이를 안 주면 폐사량은 적지만 전복에 살이 차지 않는다. 김병학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 연구관은 “수온이 올라가면 4년산 전복의 40~80%, 2년산 20~40%가 산란을 한다”며 “고수온에서 산란하면 면역기능과 대사가 현저히 저하돼 먹이를 계속 주면 폐사할 확률이 크다”고 말했다. ● 기후변화 대응 실험장이 된 양식장 순주가 사는 청산은 완도 12개 섬 중에서도 연육교를 놓지 못할 정도로 수심이 깊고 파도도 세 전복 양식에 적합하다. 청산 바다에서 자란 전복은 도매상인들이 마리당 2000원을 더 쳐줄 정도로 상품성을 인정받는다. 올해는 양식을 망친 어민들이 적지 않다. 양식장을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실험실로 이용한 결과다. “우리는 전복 양식장을 ‘아파트’라고 불러요. 아파트 한 칸에 100㎏은 나와야 300만~400만원을 받을 수 있어요. 너무 더우면 먹이를 주지 말라고 하는데, 더위가 길어지면 언제까지 굶길 순 없잖아요. 수온이 26도일 때 몇 칸에만 미역을 줘 보는 거예요. 먹이 준 칸에서 폐사율이 60%가 넘기도 했는데 살아남은 애들은 또 굵기가 실한 거예요. 온난화에 적응하려고 이것저것 다 해보는 거죠.” 순주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완도 상황은 그나마 낫다. 올여름 전남 고흥 바다 수온은 30도를 넘어 전복 양식어가 등 102가구가 피해를 봤다. 전복 290만 4000마리가 죽었고 어류, 굴·가리비도 폐사해 약 45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 신안 흑산도와 안좌도 바다도 28도가 넘어 전복 폐사가 일어났다. 김 연구관은 “수온 변화가 적은 바다 밑에 사는 전복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사육하니 온도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28도가 넘으면 전복의 절반이 죽어 고수온 폐사로 본다”고 설명했다.● 고수온 잘 견디는 ‘슈퍼전복’ 개발 어민들은 기후변화에 살아남으려고 전복 사육기간을 줄이고 있다. 겨울부터 봄까지 3~4년 키운 성태(㎏당 6~8미)를 시장에 내놨지만 전복이 클수록 수온변화에 예민하고 폐사율이 높아 5~6년 전부터 2년~2년 6개월 키운 다음 판매한다. 고수온을 잘 견디고 사육기간이 더 짧은 ‘슈퍼 전복’ 종자도 시범적으로 키우고 있다. 싱거운 바다도 순주 부모님의 근심거리다. 기후변화로 바다에도 예측하기 어려운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바닷물은 점점 싱거워지고 있다. “더운 여름 좀 버텼나 싶었더니 9월에 비가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이 쏟아졌어요. 염도 떨어지면 전복이 스트레스를 받거든요. 비 온 직후는 괜찮아 보여도 시름시름 앓다 결국 죽더라고요.” 전남 강진만 마량 해역에선 지난 7월 5~7일 3일간 집중호우가 쏟아져 전복 2300만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민물이 바다에 유입돼 염분이 5~15pus(해수 1㎏에 든 염류의 양(g))로 낮아진 탓이다. 바닷물 염분농도는 보통 30~33pus로 전복 폐사 기준은 22pus 이하로 본다. ● 비 멎기 무섭게 찾아온 가을 불볕더위 한 해 전복 농사의 시작인 가을에 찾아온 불볕더위 역시 순주네를 괴롭혔다. “전복 먹이가 되는 미역을 9월 말부터 키우기 시작해요. 모내기처럼 미역 포자를 긴 줄에 붙여야 하는데 수온이 높으면 포자가 다 녹아버리거든요. 어쩔 수 없이 일주일 정도 미뤘는데 하루 이틀만 늦어도 미역 성장 속도가 더뎌서 손해가 크죠. 포자값도 작년보다 2배 가까이 올랐고요. 11월에 아기전복(치패)도 입식해야 하는데 날씨가 도와줄지 모르겠어요. 올해는 발 뻗고 자는 날이 없네요.” 고성 손지민·서울 오달란 기자 sjm@seoul.co.kr ● 지난 겨울 고성·속초 강수량 고작 11.4㎜ 새로 관측되는 기상 데이터들은 우리 삶의 아주 가까운 곳에서 이미 기후변화가 시작됐다고 경고하고 있다. 메마른 봄부터 산불이 자주 나는 강원 영동지역은 겨울철 강수량이 눈에 띄게 줄었고, 비열(물질 1g의 온도를 1도 높이는 데 필요한 열량)이 높아 쉽게 데워지지 않는다는 바다의 여름 수온이 10년 평균치를 웃돈다. 18일 기상청의 기상자료개방포털을 활용해 강원 영동지역의 겨울철(12월~이듬해 2월) 강수량을 살펴본 결과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 평균 113.8㎜였던 강수량은 최근 5년간 평균 100.1㎜로 12.0% 줄었다. 30년 평균 강수량(129.8㎜)과 비교하면 약 22.8% 감소했다. 지난해 이 지역의 겨울철 강수량은 11.4㎜에 그쳤다. 최근 10년 평균 강수량의 10분의1에도 못 미치는 극소량이다. 눈비가 오는 날도 크게 감소했다. 최근 10년간 강원 영동지역의 겨울철 평균 강수 일수는 16.1일이었으나, 최근 5년 평균은 11.7일로 4일 이상 줄어들었다. 이석우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산림환경보전연구부장은 “지구온난화로 겨울철 가뭄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온도가 올라가고 강수량이 적어지면서 산불이 일어나기 쉬운 조건이 됐다”고 설명했다. ● 올해 한반도 해역 여름 수온, 10년 평균치 1도 상회 전남 완도 앞바다는 올해 역대급 무더위를 기록했다. 국립해양조사원의 해양관측 월보를 분석해 보니 올 1~3월 수온이 통계월보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5년과 비교해 평균 3.7도 올랐다. 따뜻한 겨울바다가 지속되면 아열대 어종이 출현하는 등 해양 생태계가 바뀐다. 지난 7월 평균 수온은 23.3도로, 최근 16년 새 가장 높았다. 수온 변화는 전복 양식 어가가 많은 남해만의 일이 아니다. 동해, 서해, 남해 등 3개 해역 10개 관측지점의 올해 7~9월 평균 수온은 2012년 이후 10년 평균치를 0.99도 웃돌았다. 특히 지난 7월 평균 수온이 23.86도로 10년 평균치(22.14도)보다 무려 1.72도 높았다. 수온이 3일 이상 28도를 넘거나 전일 수온 대비 5도 이상 상승하는 등 급격한 수온 변동이 있을 때 수산과학원이 발령하는 고수온 경보 횟수도 올해 다섯 번으로 기록돼 2017년 이후 가장 많았다. 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 관계자는 “바다가 함유할 수 있는 열 용량은 대기의 1000배로, 쉽게 달아오르지 않지만 한 번 수온이 오르면 잘 식지 않는다”면서 “표층뿐만 아니라 점점 깊은 바다로 고온 현상이 전이되고 있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고성 손지민·서울 오달란 기자 sjm@seoul.co.kr
  • 사법연수원 23기 윤석열, 14기 홍준표 어깨 ‘툭’ 영상…불편하신가요?

    사법연수원 23기 윤석열, 14기 홍준표 어깨 ‘툭’ 영상…불편하신가요?

    윤석열, 홍준표 어깨 ‘툭’ 영상 확산“두 분 사이는 괜찮은 걸로 알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의 맞수토론이 끝난 뒤, 두 사람이 토론회장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다. 윤 전 총장이 홍 의원의 어깨를 툭 치며 한마디를 던지는데, 네티즌들은 그 한마디를 “그만해라, 아 진짜”라고 추측했다. 1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맞수토론 끝나고 윤석열이 홍준표에게 한 말’이라는 제목으로 짧은 영상이 공개됐다. 공개된 영상에는 맞수토론이 열린 장소에서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에는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이 토론회장에서 대화하는 모습이 담겼다. 윤 전 총장은 환하게 웃으며 홍 의원에게 다가가 어깨를 한 번 ‘툭’ 친 뒤, 무언가를 말했다. 영상에는 “그만해라 아 진짜”라는 자막이 나온다. 이어 ‘홍준표 1954년생 사법연수원 14기, 윤석열 1960년생 사법연수원 23기’라는 자막이 등장했다.윤석열 캠프 공보특보 “선배 대우 안 했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이 영상은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도 언급됐다. 진행자 김어준씨는 윤석열 캠프 윤희석 공보특보에게 “윤 후보가 홍 후보를 마치 후배처럼 이렇게 어깨를 툭툭 치면서 잘했다는 식으로...실제 대화 내용은 모르겠다. 토론회에서 선배가 뭐 중요하냐고 할 수 있긴 한데, 보수 지지층 60대 이상에서는 그게 불편해 보일 수도 있지 않겠냐”고 물었다. 이에 윤 특보는 “제가 영상을 본 건 아니고, 현장에 있었던 것도 아니다. 제가 그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잘하셨다고. 그런데 대화 내용은 우리가 모르는 게 아니냐”라고 말하며, “어떤 이야기를 하면서 특정 제스처에 대해 선배 대우를 안 했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두 분 사이는 괜찮은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가 “윤 캠프에서는 지금과 같은 윤 후보의 태도가 전혀 문제없으니 앞으로 계속 나가겠다는 거냐”라고 묻자, 윤 특보는 “근거 없는 도덕성 논란, 소위 말해서 여러 가지 의혹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선 적극 방어할 수밖에 없다. 그 이외에 정책이라든지 어떤 국가 비전에 관련한 얘기라든지 거기에 대해선 상대 후보에게 막 거세게 그럴 이유는 전혀 없다. 상대방의 질문에 따라서 답변 태도도 정해지는 거다”고 답했다.한편 윤 전 총장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홍준표 선배님, 어제 ’범죄공동체‘라는 표현까지 쓰며 저를 이재명 지사와 싸잡아서 공격하셨더군요”라며 “요즘 유행하는 ’오징어게임‘에 나오는 깐부! 우리 깐부 아닌가요”라고 말했다. 이에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 “깐부는 동지이고, 동지는 동지를 음해하지 않는다”며 “나는 팩트 외에는 공격하지 않는다. 그게 원팀 정신”이라고 화답한 바 있다.
  • ‘윤석열 징계 주도‘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 연임

    ‘윤석열 징계 주도‘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 연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징계 국면을 주도했던 한동수(55·사법연수원 24기)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2년간 연임하게 됐다. 법무부는 15일 “지속적인 검찰개혁 추진과 조직 안정의 조화를 위해 한 감찰부장을 오는 18일자로 연임해 임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서 이준호(58·16기), 정병하(61·18기) 전임 감찰부장도 연임한 전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 내 비위 감사를 총괄하는 대검 감찰부장은 외부 인사 중에서 공모하는 개방직 검사장급 자리로, 임기는 2년이다. 판사 출신인 한 감찰부장은 2019년 10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인선을 건의해 임용됐다. 이후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에 우호적인 목소리를 내며 윤 전 총장 측과 채널A 사건,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사건 등을 두고 마찰을 빚었다. 지난해 11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윤 전 총장의 직무를 배제하고 징계를 청구할 때 윤 전 총장에 대한 감찰을 주도하기도 했다. 법무부는 또 신임 대검 사무국장에 박공우(58) 광주고검 사무국장을 임용한다고 밝혔다. 박 국장은 1989년 검찰직 9급 공채로 공직에 입문해 인천지검, 법무부 검찰과, 부천지청, 창원지검 등에서 수사·행정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 [인사]

    ■병무청 ◇고위공무원 임용 △강원지방병무청장 김동욱 ■광주광역시교육청 ◇5급 승진 △감사관 정영채△정책국 정책기획과 기윤△행정국 총무과 변수진△광주시교육연수원 김민성△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 박영태△금호평생교육관 신범석△광주시학교시설지원단 김은희
  • 공수처장 “고발 사주 의혹, 대선에 영향 없도록 신속히 수사”

    공수처장 “고발 사주 의혹, 대선에 영향 없도록 신속히 수사”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의혹이 (사실로) 인정된다면 우리나라 헌정질서에서 중대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신속히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 처장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공수처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이 이 의혹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자 “최대한 빨리 수사하겠다”며 이같이 답했다. 같은 당 박성준 의원도 “손준성 검사(당시 수사정보정책관), 김웅 의원(당시 미래통합당 총선 후보), 정점식 위원(당시 미래통합당 법률지원단장)이 ‘키맨’ 아니냐”며 빠른 소환 조사를 주문했다. 김 처장은 “(모두) 핵심 관계인인 건 맞다”며 “(소환) 계획을 세우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 처장은 또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혼자 실행하고 기획했을 가능성은 전무하다”는 박 의원의 질의에 “여러 시나리오가 있는 것 같다”며 “다 수사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최기상 의원은 공수처 수사2부장인 김성문 부장검사에게 “권순정, 손준성, 김웅이 모두 사법연수원 29기”라며 “안면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부장은 “(안면이) 있고 일부와는 같이 근무한 적도 있다”면서도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고발 사주 수사를 질질 끌어 선거에 영향을 주려고 하는 거냐”고 묻자, 김 처장은 “영향이 없도록 최대한 빨리하겠다”고 강조했다.
  • ‘화천대유 자문’ 강찬우“이재명 선거법 위반 변론 무관”

    ‘화천대유 자문’ 강찬우“이재명 선거법 위반 변론 무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의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의 법률자문을 맡았던 강찬우(58·사법연수원 18기) 변호사가 10일 “변호사 업무 중 수행한 화천대유 법률 자문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선거법 위반 사건 변론은 별개의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강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대검 대변인으로 근무할 때부터 친분이 있던 언론사 법조팀장 김만배씨 요청으로 제가 소속된 법무법인 평산과 화천대유가 2018년 1월경 자문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강 변호사는 이어 “자문료는 월 수백만원으로 통상적인 자문료를 넘지 않았고, 법인 계좌에 입금돼 운영비 등으로 집행됐다”면서 “이 계약은 1년씩 두 번 연장돼 2020년 12월까지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후보 사건을 선임한 것과 관련해서는 “사법연수원 동기생인 이 후보의 요청으로 2018년 8월께 그의 선거법위반 사건 수사 변론을 하게 됐고, 그가 기소되면서 변호 활동은 마쳤다”고 밝혔다. 화천대유 법률자문과 이 후보 변론이 연관성이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저는 이때쯤 이 후보 변론만 하는 게 아니라 여러 정치인 변론도 했고 공익신고자인 김태우 전 수사관 변론도 했다. 일부 언론이 정치적 목적으로 아무런 근거 없이 두 사안을 연결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강 변호사는 검찰 재직 당시 대검 중앙수사부 3과장과 법무부 법무실장, 대검 반부패부장, 수원지검장 등을 지내며 ‘특수통’으로 꼽혔다. 이와 별개로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으로 구성된 ‘깨어있는시민연대당’은 지난 7일 이 후보가 과거 공직선거법 사건 변호사 수임료와 관련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이 후보를 대검에 고발했다. 이 단체는 이 후보가 변호인단 중 한 변호사에게 수임료로 현금 3억원 외에 상장사 주식 20억여원을 줬다고 주장했다.
  • 본경선 앞둔 윤석열… 공수처 ‘한명숙 수사방해’ 소환 임박

    본경선 앞둔 윤석열… 공수처 ‘한명숙 수사방해’ 소환 임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한명숙 수사 방해’ 의혹과 관련해 지난 9일 조남관 법무연수원장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공수처의 출석 요청을 거부해 온 조 원장에 대한 조사가 이뤄짐에 따라 이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입건된 윤 전 총장의 소환 조사도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3부(부장 최석규)는 조 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조 원장은 대검 차장검사 시절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뇌물수수 사건과 관련해 모해위증 교사 의혹을 받는 검찰 수사팀에 대한 수사·기소를 방해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공수처에 고발됐다. 조 원장 등을 공수처에 고발한 시민단체는 대검 지휘부가 한명숙 수사팀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해 4월 법무부가 대검 감찰부로 이첩한 민원을 인권부로 재배당하고, 기소의견을 낸 임은정 당시 대검 감찰연구관을 주임검사에서 교체했다고 주장했다. 조 원장은 윤 전 총장이 지난 3월 4일 사퇴한 이후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아 한명숙 수사팀에 대한 대검 감찰부의 무혐의 처분을 최종적으로 결재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9월부터 대검 감찰부로 발령받아 이 사건을 들여다본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은 대검 지휘부가 불입건 의견을 낸 감찰3과장을 지정해 사건을 처분했다고 반발했지만, 대검은 윤 전 총장이 애초에 사건을 임 담당관에게 배당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공수처는 지난 6월 조 원장과 윤 전 총장을 공제8호로 입건하고, 법무부와 대검을 압수수색해 자료를 확보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임 담당관과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사건 수사 과정에서 지휘부의 방해가 있었는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가 조만간 윤 전 총장을 불러 조사한 뒤 수사를 마무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본경선 앞둔 윤석열… 공수처 ‘한명숙 수사방해’ 소환 임박

    본경선 앞둔 윤석열… 공수처 ‘한명숙 수사방해’ 소환 임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한명숙 수사 방해’ 의혹과 관련해 지난 9일 조남관 법무연수원장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공수처의 출석 요청을 거부해 온 조 원장에 대한 조사가 이뤄짐에 따라 이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입건된 윤 전 총장의 소환 조사도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3부(부장 최석규)는 조 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조 원장은 대검 차장검사 시절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뇌물수수 사건과 관련해 모해위증 교사 의혹을 받는 검찰 수사팀에 대한 수사·기소를 방해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공수처에 고발됐다. 조 원장 등을 공수처에 고발한 시민단체는 대검 지휘부가 한명숙 수사팀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해 4월 법무부가 대검 감찰부로 이첩한 민원을 인권부로 재배당하고, 기소의견을 낸 임은정 당시 대검 감찰연구관을 주임검사에서 교체했다고 주장했다. 조 원장은 윤 전 총장이 지난 3월 4일 사퇴한 이후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아 한명숙 수사팀에 대한 대검 감찰부의 무혐의 처분을 최종적으로 결재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9월부터 대검 감찰부로 발령받아 이 사건을 들여다본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은 대검 지휘부가 불입건 의견을 낸 감찰3과장을 지정해 사건을 처분했다고 반발했지만, 대검은 윤 전 총장이 애초에 사건을 임 담당관에게 배당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공수처는 지난 6월 조 원장과 윤 전 총장을 공제8호로 입건하고, 법무부와 대검을 압수수색해 자료를 확보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임 담당관과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사건 수사 과정에서 지휘부의 방해가 있었는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가 조만간 윤 전 총장을 불러 조사한 뒤 수사를 마무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여의도 경험 없는 ‘변방의 장수’… 중원서 ‘억강부약’ 외치다

    여의도 경험 없는 ‘변방의 장수’… 중원서 ‘억강부약’ 외치다

    정치인 이재명(57)을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는 ‘변방의 장수’다. 인권변호사로 시작해 성남시장, 경기지사를 거쳤지만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그는 여의도 정치에선 늘 비주류였다. 국회의원이 선수를 쌓은 뒤 광역단체장을 하는 경우는 많아도 기초·광역단체장을 거치며 지방행정 경력만 쌓은 정치인이 대선이라는 ‘중원 전쟁’의 대장군이 된 경우는 드물다. 이 후보는 5년 전 성남시장 시절 대선에 도전하면서 전국구 정치인으로 발돋움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발언을 정치인 중 처음으로 꺼내 ‘사이다´로 불렸다. 당내 대선 경선에서 친노(친노무현) 적자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21.5%)에게 불과 0.3% 포인트 뒤진 21.2%를 얻어 차기 가능성을 증명했다. 2017년 첫 대선 도전 때 이 후보 곁에 섰던 국회의원은 정성호, 김영진, 제윤경, 김병욱, 유승희 의원 등 손에 꼽을 정도였지만, 지금은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에 당선돼 유력 대선 후보로 체급을 올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이낙연 전 대표를 누르고 지지율 당내 1위를 기록해 왔다.이 후보가 추구하는 가치는 ‘공정´이다. 이 후보는 출마 선언문에서 “위기의 원인은 불공정과 양극화”라며 “공정성 확보가 희망과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고 했다. 정책이나 공약이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좌파·우파 논란을 불러일으킬 때마다 이 후보는 “나는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민생과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즐긴다. 하루에 3~4시간만 자더라도 캠프의 각종 보고서를 직접 읽고 숙지한 뒤에 의견을 낸다. 새벽까지 SNS를 하고, 기자들의 ‘돌직구´ 질문도 피하지 않는다. 참모들이 말릴 지경이지만, 무엇이든 직접 나서서 해야 직성이 풀린다. 자연인 이재명을 아는 측근들은 ‘의외로 소심하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사이다’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지만 낯선 사람을 만나면 부끄러워하는 성격이라고 한다.가난은 이 후보의 굴레이자 원동력이다.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성남시 빈민촌으로 이사한 뒤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소년공이 됐다. 공장에서 사고를 당해 장애 판정을 받고 병역이 면제됐다. 이를 악물고 공부한 덕에 중앙대 법대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에서 노동법연구회에 가입해 노무현 변호사의 강연을 듣고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이 후보는 광주민주화운동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인생을 바꿔 놨다고 회고한다. 이 후보는 “광주의 진실을 알기 전까지는 그저 출세와 영달을 꿈꾸던 흙수저 청년에 불과했다”고 말했다.숙명여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부인 김혜경씨와 1991년 결혼해 연년생으로 두 아들을 얻었다. 1995년 ‘성남시민모임’ 창립 구성원으로 시민운동을 시작했다. 2004년 성남시립병원 설립 운동을 주도하다 특수공무집행방해죄로 고발당했고, 피신하던 중에 정치인이 되겠다고 결심했다. 이 후보는 “동료와 같이 밥을 먹다가 엉엉 울었다. 그때 직접 병원을 만들자고 결의했다”며 당시 날짜와 시간까지 기억했다. 이 후보는 가난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한다. 강자의 욕망을 절제시키고 약자의 삶을 보듬는 ‘억강부약’의 대동세상을 만들겠다는 게 이재명의 포부다.
  • ‘화천대유 자문’ 강찬우 “이재명 선거법 위반 변론 무관”

    ‘화천대유 자문’ 강찬우 “이재명 선거법 위반 변론 무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의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의 법률자문을 맡았던 강찬우(58·사법연수원 18기) 변호사가 10일 “변호사 업무 중 수행한 화천대유 법률 자문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선거법 위반 사건 변론은 별개의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강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대검 대변인으로 근무할 때부터 친분이 있던 언론사 법조팀장 김만배씨 요청으로 제가 소속된 법무법인 평산과 화천대유가 2018년 1월경 자문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강 변호사는 이어 “자문료는 월 수백만원으로 통상적인 자문료를 넘지 않았고, 법인 계좌에 입금돼 운영비 등으로 집행됐다”면서 “이 계약은 1년씩 두 번 연장돼 2020년 12월까지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후보 사건을 선임한 것과 관련해서는 “사법연수원 동기생인 이 후보의 요청으로 2018년 8월께 그의 선거법위반 사건 수사 변론을 하게 됐고, 그가 기소되면서 변호 활동은 마쳤다”고 밝혔다. 화천대유 법률자문과 이 후보 변론이 연관성이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저는 이때쯤 이 후보 변론만 하는 게 아니라 여러 정치인 변론도 했고 공익신고자인 김태우 전 수사관 변론도 했다. 일부 언론이 정치적 목적으로 아무런 근거 없이 두 사안을 연결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강 변호사는 검찰 재직 당시 대검 중앙수사부 3과장과 법무부 법무실장, 대검 반부패부장, 수원지검장 등을 지내며 ‘특수통’으로 꼽혔다. 이와 별개로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으로 구성된 ‘깨어있는시민연대당’은 지난 7일 이 후보가 과거 공직선거법 사건 변호사 수임료와 관련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이 후보를 대검에 고발했다. 이 단체는 이 후보가 변호인단 중 한 변호사에게 수임료로 현금 3억원 외에 상장사 주식 20억여원을 줬다고 주장했다.
  • [민주당 대통령 후보 이재명] 변방의 장수에서 중원 전쟁 대장군으로

    [민주당 대통령 후보 이재명] 변방의 장수에서 중원 전쟁 대장군으로

     정치인 이재명(57)을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는 ‘변방의 장수’다. 인권변호사로 시작해 성남시장, 경기지사를 거쳤지만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그는 여의도 정치에선 늘 비주류였다. 국회의원이 선수를 쌓은 뒤 광역단체장을 하는 경우는 많아도 기초·광역단체장을 거치며 지방행정 경력만 쌓은 정치인이 대선이라는 ‘중원 전쟁’의 대장군이 된 경우는 드물다.  이 후보는 5년 전 성남시장 시절 대선에 도전하면서 전국구 정치인으로 발돋움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발언을 정치인 중 처음으로 꺼내 ‘사이다‘로 불렸다. 당내 대선 경선에서 친노(친노무현) 적자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21.5%)에게 불과 0.3% 포인트 뒤진 21.2%를 얻어 차기 가능성을 증명했다.  2017년 첫 대선 도전 때 이 후보 곁에 섰던 국회의원은 정성호, 김영진, 제윤경, 김병욱, 유승희 의원 등 손에 꼽을 정도였지만, 지금은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에 당선돼 유력 대선 후보로 체급을 올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이낙연 전 대표를 누르고 지지율 당내 1위를 기록해 왔다.  이 후보가 추구하는 가치는 ‘공정’이다. 이 후보는 출마 선언문에서 “위기의 원인은 불공정과 양극화”라며 “공정성 확보가 희망과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고 했다. 정책이나 공약이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좌파·우파 논란을 불러일으킬 때마다 이 후보는 “나는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민생과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즐긴다. 하루에 3~4시간만 자더라도 캠프의 각종 보고서를 직접 읽고 숙지한 뒤에 의견을 낸다. 새벽까지 SNS를 하고, 기자들의 ‘돌직구‘ 질문도 피하지 않는다. 참모들이 말릴 지경이지만, 무엇이든 직접 나서서 해야 직성이 풀린다.  자연인 이재명을 아는 측근들은 ‘의외로 소심하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사이다’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지만 낯선 사람을 만나면 부끄러워하는 성격이라고 한다.  가난은 이 후보의 굴레이자 원동력이다.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성남시 빈민촌으로 이사한 뒤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소년공이 됐다. 공장에서 사고를 당해 장애 판정을 받고 병역이 면제됐다. 이를 악물고 공부한 덕에 중앙대 법대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에서 노동법연구회에 가입해 노무현 변호사의 강연을 듣고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이 후보는 광주민주화운동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인생을 바꿔 놨다고 회고한다. 이 후보는 “광주의 진실을 알기 전까지는 그저 출세와 영달을 꿈꾸던 흙수저 청년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숙명여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부인 김혜경씨와 1991년 결혼해 연년생으로 두 아들을 얻었다. 1995년 ‘성남시민모임’ 창립 구성원으로 시민운동을 시작했다. 2004년 성남시립병원 설립 운동을 주도하다 특수공무집행방해죄로 고발당했고, 피신하던 중에 정치인이 되겠다고 결심했다. 이 후보는 “동료와 같이 밥을 먹다가 엉엉 울었다. 그때 직접 병원을 만들자고 결의했다”며 당시 날짜와 시간까지 기억했다. 이 후보는 가난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한다. 강자의 욕망을 절제시키고 약자의 삶을 보듬는 ‘억강부약’의 대동세상을 만들겠다는 게 이재명의 포부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최민희 “이재명은 성공한 전태일 열사…역사는 이렇게 이어져”

    최민희 “이재명은 성공한 전태일 열사…역사는 이렇게 이어져”

    최민희 “이재명, 개혁 성과낼 사이다 진보”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해 ‘성공한 전태일’이라고 지칭하면서 극찬을 쏟아냈다. 최민희 전 의원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입에 올리기 힘든 단어가 많다. 그 중 하나가 전, 태, 일 이름 석 자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 전 의원은 “우리 딸이 열 살 즈음 청년 전태일을 읽고 물었다. 왜 몸을 태워, 뜨겁고 아프게…”라며 “노동자들의 참혹했던 현실에 대한 저항이라고 그땐 그것 외엔 사회에 알릴 방법이 없었다는 요지로 가능한 쉽게 설명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아이는 온몸을 떨며 괴로워했다. 왜 사람이 자기 몸을 태워야 하냐며 무섭다고 울었다”며 “조영래 변호사가 쓴 전태일 평전을 읽을 때 눈물이 비오듯 쏟아졌던 기억이 있기에 딸을 가만히 안아 주었는데 사실은 딸 몰래 나도 울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 전 의원은 “도시빈민의 아들 이재명, 소년공 생활, 검정고시, 수능, 중대 장학생, 사시합격, 연수원에서의 노무현 강연…”이라며 “그리고 민변 활동, 성남에서의 시민운동 등을 주욱 훑어보며 전태일 열사가 연상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태일을 또 다시 언급했다. 최 전 의원은 “전태일이 검시에 붙고 대학생이 되고 사법고시에 합격했구나…역사는 시계를 초월해 이렇게 이어지는 것이구나…싶었다”며 “기대가 생겼다. 우리 사회가 이재명을 통해 도시빈민의 한, 전태일의 한을 풀 수 있을까 하는”이라고 이 지사를 추켜세웠다.최 전 의원은 “대장동 집중포화를 개발이익 국민환수제로 승화시키고 성남의 뜰 청렴계약서로 성남시에 화천대유 이익분배 중단을 요구하는 이재명을 보며 다른 기대도 생겼다”며 “유능하게 개혁의 성과를 낼지도 모르겠다는. 양극화(사실은 일점 극화)에 맞서 사람다운 최소 생활보장으로서의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금융을 주장하는 이재명. OO일보의 ‘대장동으로 흔들기’를 통해 알게 됐다”고 뼈 있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전날 최 전 의원은 “‘이재명 죽이기’에는 올인! 대한민국 제1야당 대권 경선 토론이 이래도 되냐고 묻지 않는 언론!”이라며 “보수비전은 없고 ‘왕’이네 ‘점술’이네…여성 비하성 발언까지, 부끄럽지 않나”라고 이 지사를 옹호하면서 범야권을 저격하는 글을 남긴 바 있다. “BH 대선 개입 촉구하는 박용진, 무슨 의도로 이런 정치하나” ‘대장동 게이트’와 관련, 이 지사를 비판한 박용진 민주당 의원을 겨냥해 “BH 대선 개입을 촉구하는 박용진, 무슨 의도로 이런 정치하나”라며 “청와대가 검찰수사에 직접 개입하라는 거? 아무리 대선판이지만, 정신줄 단단히 잡아야 할 듯. BH가 검찰 수사에 개입하고 대선 경선에 개입하는 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모르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부산 LCT 민간개발 몇 명이 1조 이상 수익, 그건 나라 망할 일 아니라 언급 안 하나”라며 “엉터리 논개 작전, 중단하시길!”이라고 이 지사를 옹호하기도 했다. 앞서 최근 최 전 의원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최 전 의원은 “고 김재윤 의원님, 최재형 전 판사가 컷오프 됐다”며 “때로 정의는 우회적으로 뒤늦게 실현되나 보다. 그의 컷오프 소식에 의원님이 먼저 떠올랐다. 그는 감사원의 독립성을 훼손한 감사원장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 황교안, ‘주술’ 논란 윤석열에 “전도 해보겠다”

    황교안, ‘주술’ 논란 윤석열에 “전도 해보겠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황교안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는 ‘주술’ 논란에 휩싸인 윤석열 후보에 대해 “기회가 되면 전도 해보겠다”는 뜻을 전했다. 황 후보는 7일 밤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진행자가 윤 후보 논란과 관련해 “점보는 건 존중하지는 않죠”라고 묻자 “점은 종교가 아니고 무속신앙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이에 진행자가 “청취자 중 한분이 ‘윤석열 후보에게 전도할 생각은 안 해보셨는지’라고 묻는다”고 하자 “다른 분들의 신앙도 존중하고 제 신앙도 존중하는데 기독교 정신을 나누는 것을 선교, 전도라고 하고 그것을 하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기회가 되면 한번 이야기를 나눠보겠다”고 답했다. 황 후보(사법연수원 13기)는 검찰 10년 후배인 윤석열 후보(연수원 23기)가 토론 자리 등에서 “검찰에 오래 같이 있어 예의를 차리기는 한다”며 서로 얼굴을 붉힐 사이는 아니라고 밝혔다. 강경 보수인 전광훈 목사와 관련해선 “예전에 집회 때 계속 논의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연락이 뜸하다”고 했다. 한편 여야 대권주자 캠프에서는 세 차례 TV 토론 당시 윤 전 총장의 손바닥에 적혀 있던 ‘王(왕)’자에 대한 미신, 부적 정치 등 조롱성 비난을 연일 퍼붓고 있다.
  • 고발사주 윗선 조사·김건희 소환 임박… 尹 옥죄는 수사의 칼날

    고발사주 윗선 조사·김건희 소환 임박… 尹 옥죄는 수사의 칼날

    김웅·조성은 녹취파일 복원 수사 속도전金 소환해 고발장 목적 등 집중 규명 전망‘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자 첫 구속김건희 ‘전주’ 참여 의혹 윤석열 사면초가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제보자 조성은씨와 김웅 국민의힘 의원 간 통화 녹취파일을 복원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자도 구속되며 공수처와 검찰의 칼날이 점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주변부로 향하고 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3부(부장 최석규)는 최근 조씨의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을 통해 조씨와 김 의원 간 통화 녹취파일 2개를 복구했다. 복구된 파일은 김 의원이 조씨에게 고발장을 건넨 지난해 4월 3일 전후 이뤄진 두 차례의 통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첫 통화에서 김 의원은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이 아닌 서울남부지검에 제출하라는 취지로 얘기하고, 두 번째 통화에서는 대검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공수처는 조만간 김 의원을 소환해 녹취파일을 바탕으로 고발장 전달 경위와 목적 등을 밝히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고발장 작성과 유통에 관여한 윗선이 있는지 여부와 윤 전 총장의 관여 여부 등을 집중 규명할 전망이다. 앞서 공수처는 김 의원과 김 의원에게 고발장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 손 전 정책관과 함께 근무한 검사들을 압수수색하며 자료를 확보해 왔다. 한편 검찰이 수사 중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자가 처음으로 구속되며 이 의혹에 연루된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의 소환도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부장 조주연)는 전날 해당 의혹 관련자인 이모씨의 신병을 확보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전날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이씨에 대해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지난 2일 이씨 등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이씨만 출석했다. 이들 중 한 명인 김씨는 구속심사 연기 신청서를 내고 검찰과 출석 일시를 조율해 법원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이 한 차례 구속을 시도한 적이 있는 또 다른 이모씨는 현재 연락두절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이씨는 주식시장 ‘선수’로 통하며 2010~2011년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함께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윤 전 총장 아내 김씨는 이 과정에 이른바 ‘전주’로 참여해 돈을 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 윤 전 총장의 측근으로 거론되는 윤대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의 친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 대한 수사도 속도가 붙고 있다. 최근 윤 전 서장 측근인 낚시터 운영업자 최모씨를 구속한 검찰은 조만간 윤 전 서장을 소환 조사한 뒤 사건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 공수처 ‘고소장 위조 무마 의혹’ 김수남·문무일 등 수사 검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부산지검 고소장 위조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김수남·문무일 전 검찰총장 등 전·현직 검사들에 대한 수사 의뢰서를 접수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지난 9월 29일 권익위로부터 김 전 총장 등 9명에 대한 부패신고 자료를 넘겨받아 수사착수 여부를 검토 중이다. 앞서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은 지난 7월 권익위에 부산지검 고소장 위조·은폐 사건을 부패신고했고, 권익위가 최근 공수처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번 부패신고 대상에는 고소장 위조사건을 덮으려 했던 검사들을 대상으로 한 감찰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문 전 총장 등 당시 검찰 수뇌부도 포함됐다. 임 담당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달 23일 변호인으로부터 권익위 신고 처리결과를 통지받았다”고 말했다. 신고 대상 가운데 김 전 총장과 황철규 법무연수원 소장 등 4명은 2016년 부산지검 윤모 검사의 고소장 위조라는 비위 사실을 적발하고도 별도의 감찰이나 징계 없이 윤모 검사의 사표를 수리해 사건을 무마한 의혹을 받는다. 윤 전 검사는 공문서 위조 등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3월 대법원에서 징역 6개월 선고유예가 확정됐다.공수처 관계자는 “사건 입건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 음양이 만나 궁극의 힐링… 그대 마음의 버킷 리스트

    음양이 만나 궁극의 힐링… 그대 마음의 버킷 리스트

    여간해선 실천하기 어렵고, 언젠가 꼭 해 보고 싶은 것을 나열한 것이 버킷리스트다. 울릉도 ‘힐링스테이 코스모스’는 많은 사람들이 국내 여행의 버킷리스트로 꼽는 곳이다. 아주 특별한 장소에 자리잡은 특별한 건축물이기 때문이다. 코스모스(KOSMOS)가 자리한 울릉군 북면 추산리는 예로부터 울릉도에서 기(氣)가 좋기로 이름난 곳이다. 추산리라는 지명을 낳은 날카롭게 솟은 바위산 송곳봉이 뿜어내는 양의 기운이 나리분지에서 바다로 흘러가는 음의 기운과 만나는 혈의 자리다. 직원 연수원을 지으려고 부지를 매입했다가 계획을 바꿔 호텔을 짓기로 했다. 발주처(코오롱글로벌)의 요구는 간단명료했다. “추산지역 땅과 하늘의 기운을 온전히 느끼며 힐링할 수 있는 곳,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달라.”강릉항에서 뱃길 따라 동쪽으로 3시간, 저동항에서 자동차로 울릉도 순환로를 타고 30분 정도 달렸다. 섬의 북쪽 바다 끝에 날카롭게 솟은 송곳봉(추산)이 눈에 들어온다. 250만년 전 화산폭발로 형성된 거대한 바위산이다. 10도 정도의 경사로를 따라 오르니 푸른 바다가 펼쳐지고 우뚝 선 송곳봉과 마주하며 벼랑 끝으로 다소곳하게 자리잡은 흰색 유선형의 건축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벼랑 쪽 건물(A동·빌라 코스모스)은 흰색 꽃 한 송이가 하늘에서 살포시 내려앉은 것 같다. 그 뒤의 건물(B동·빌라 떼레)은 거대한 키조개 몇 개를 세로로 꼽아 놓은 모습이다. 풀빌라 형식의 A동과 7개의 독립객실을 가진 B동 건물은 한결같이 지붕과 벽이 따로 없는 부드러운 곡선이 이어지는 비정형의 구조다. 흰색 구조물의 두께는 12㎝에 불과하다. 무엇으로 만들었을까? 부서지지는 않을까? 궁금한 마음에 저절로 손이 간다. 보기엔 부드러워도 단단하다.코스모스를 디자인한 건축가 김찬중 경희대 건축학과 초빙 교수(더시스템랩 대표)를 서울 성수동 더시스템랩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삼성동 하나은행 레노베이션 프로젝트 ‘플레이스 원’, 삼성래미안 갤러리 등 프로젝트마다 실험적인 방식을 시도하는 것으로 건축계에서 정평이 나 있다. 김 교수는 “처음 사이트를 방문했을 때 자연이 너무 장대하고 아름다워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면서 “산세와 주변 환경이 너무 수려해서 어떤 건물이 들어가도 어울릴 것 같지 않았다. 육면체의 매스를 가진 전형적인 건축이 아니라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오브제’를 들여놓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말했다. 좁고 긴 형상의 대지에 들어선 두 개 건물이 회오리 모양의 커브(곡선)를 그리는 디자인 영감은 현장의 자연에서 받았다고 했다. 건물 콘셉트는 ‘하늘의 움직임에서 영감을 얻은 어떤 궤적에 관한 이야기’ 정도가 될 것이라고 김 교수는 설명한다.“이 땅의 주인은 수만년 전부터 있었던 송곳봉이었다. 다르면서도 송곳봉과 어울릴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생각하게 됐다. 울릉도 추산에서 가장 많이 보게 되는 게 밤하늘인데 매우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첫날 그곳의 하늘에서 쏟아지는 별을 보면서 거대한 움직임을 느낄 수 있었다. 천체의 궤적을 살린 오브제가 이 땅에 어울릴 것 같았다.” 천체의 변화와 해와 달의 궤적, 추산의 능선과 수평선, 바닷가 마을과 나리분지 방향의 풍경 등 여러 가지 모습을 원이라는 기하학 안에서 나선으로 귀결시키도록 디자인했다. 궤적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벼랑 끝 대지를 중심으로 계속 이동한다. 소용돌이처럼 생긴 라인들을 연결하면서 디자인은 완성됐다. 고대 그리스어에서 ‘우주’를 뜻하는 KOSMOS로 표기하면서 코오롱그룹의 K를 수렴하는 것으로 브랜드 네이밍도 정리했다. 디자인은 상당히 명쾌하게 진행됐지만 유선형의 디자인을 가진 가뿐한 느낌을 살려 울릉도에 오브제를 짓는 것은 그야말로 큰 모험이었다. “송곳봉 앞에 들어서는 오브제는 자연의 장대함에 힘으로 맞서지 않는 것이어야 했다. 육중한 느낌으로 건물을 구축하고 싶지 않았다. 사람에 비유하자면 근육질보다는 여리여리한 느낌을 주는 것을 일반 콘크리트로는 표현할 수 없었다. 실제 건축구조에 구현된 사례가 없어서 리스크가 크지만 물리적인 무게감을 줄이고 시각적으로도 가볍게 하려면 그 방법밖에 없었고, 그 방식을 선택한 이상 도전적으로 풀어 나가기로 했다.”코스모스는 울트라 하이퍼포먼스 콘크리트(UHPC·초고강도 콘크리트)를 구조 재료로 사용해 지은 건물이다. 건축계에선 아직 생소한 재료인 UHPC를 현장에서 타설해 지은 세계 첫 사례로 유명하다. 강철 섬유(스틸 파이버)를 믹싱한 UHPC는 교량의 조인트 부분에 사용하도록 개발된 토목공학 쪽의 재료다. 일반 콘크리드보다 밀도가 높아 누수가 없고 염분에도 강하다. 무엇보다 강도가 높아 건축물을 얇게 만들 수 있다. 콘크리트의 벽식 구조로 시뮬레이션을 해 보니 벽 두께는 최소 30㎝ 이상이었지만 UHPC를 사용하면 12㎝ 두께로 디자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무척 예민한 재료여서 다루기가 까다롭다. 당시 플레이스원 공사 현장에서도 UHPC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모듈을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었다. 반면 코스모스에서처럼 현장 타설은 리스크가 훨씬 큰 작업이었다. 김 교수는 “아무도 해 본 적이 없는 시공 소재나 기술을 도입할 때 가장 어려운 것은 건축주를 설득하는 것인데 이 경우엔 발주처의 의지가 무척 강해서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볼 수 있었다”면서 “그런 건축주를 만나는 것은 건축가로서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시공에 들어가기 전 정확한 계측과 실험을 수차례 반복하면서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연구원들과도 설계단계에서 긴밀하게 협조했다. A동은 육지에서 철판으로 거푸집을 만들어 실어 오고 B동은 현장에서 나무로 거푸집을 만들었다. 빨리 굳는 특성 때문에 동시에 타설을 하기로 하고 울릉도 내 레미콘 회사 두 곳을 동원했다.김 교수는 “새로운 물성에는 새로운 구축논리가 필요하다. 이론으로 가능해도 실제 현장에서 구현된 적이 없을 땐 리스크가 따른다. 특히 정서적 책임이 크다. 하지만 한번 검증되면 단번에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확신을 담아 말했다. “그렇게 해야 기술도 발전하고 새로운 재료를 만드는 업체들도 활력을 얻고 젊은 건축가들은 새로운 소재를 시도하는 기회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한번 하는 게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해 볼 만한 가치는 충분했다. 김 교수는 “UHPC는 아직 많이 쓰이지 않고 재료 자체가 비싸다. 하지만 콘크리트라는 재료가 딱딱하고 차가운 재료라는 인식을 바꾸고 미감을 변화시켜 주는 재료여서 시공 히스토리가 하나둘 쌓이면 콘크리트도 외유내강의 재료로 인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벽 두께 12㎝로 코스모스를 완성한 이후 자신감이 붙은 김 교수와 시스템랩팀은 UHPC를 8㎝로 얇게 만들어 삼진제약 연구소 건물을 시공 중이다.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코스모스는 디자인에서도 파격이다. 일반적으로 바닷가에 지어지는 건물은 가로로 길게 창을 내고 내부에서 ‘파노라마 뷰’를 즐기도록 하지만 코스모스는 수직적인 뷰를 갖는다. B동의 객실 테라스에 서면 펼쳐진 풍경을 세로로 쪼갠 듯한 독특한 전망이 나온다. “파노라마 뷰는 밖에 나가면 얼마든지 볼 수 있고, 방에서는 오직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나만의 뷰를 갖도록 했다. 일반적으로 자연과 건물의 관계에서 건물이 지형에 따라 정해지는 것을 합리적이라고 하지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우리가 건물을 통해 보는 자연은 다르게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육로를 지나 해로를 거쳐 다시 육로를 통해야 도달할 수 있는 코스모스는 결코 접근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죽기 전에 한 번쯤 와 볼 만한 곳임은 틀림없다. 예약이 무척 힘들지만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 속에서 특별한 순간들을 경험하려면 하룻밤 묵어보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다. 하늘에 붉은빛을 드리우는 석양 무렵엔 지상의 낙원이 따로 없다. 밤하늘을 가득 메운 별을 보면서 우주의 특별한 기운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천체의 움직임을 감상하며 깊은 잠에 빠지고, 아침 햇살이 송곳봉을 비출 때 섬은 조용한 아침을 맞는다. 잔디에 내린 이슬을 밟고 서서 부드러운 바닷바람을 가슴 깊숙이 들여보내 본다. 궁극의 힐링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함혜리 칼럼니스트
  • 2030년까지 어가 소득 평균 8000만원 달성…어촌인구 10만명 유지

    정부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소멸 위기를 맞은 어촌 살리기에 팔을 걷어 붙였다. 해양수산부는 2030년 어가 평균 소득을 8000만원까지 끌어 올리고 인구는 현재와 비슷한 10만명 수준을 유지하는 내용을 담은 ‘어촌지역 활성화 대책’을 29일 발표했다. 해수부는 어촌사회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양식업 공공임대형 면허·준귀어인 제도를 신설하기로 했다. 공공임대형 양식업은 어촌에 전입하는 사람에게 양식업과 마을어업 면허를 공공기관이 임차해주는 제도다. 현재 양식업·마을어업 면허는 기존 어업인에게 우선 내주고 있어 새로 어촌에 들어오는 사람은 사실상 면허를 받을 수 없다. 구성원 과반수가 신규 귀어인으로 이루어진 어업회사법인에도 양식장 임차를 허용한다. 매년 양식수산물 수급 상황 등을 고려해 제한적으로 발급되는 신규 양식면허 중 일부는 귀어인에게 우선 내주기로 했다. 자본 마련이 어려운 청년층에게 공공기관이 놀고 있는 어선을 저렴한 비용으로 임대하는 ‘청년어선임대사업’도 내년부터 시작한다. 부산, 전남 등 전국 5곳에 조성 중인 스마트양식클러스터에는 공공스마트양식장을 조성해 예비창업자와 양식어업인을 교육하는 시설로 활용한다. 국가어항 유휴부지에는 민간투자를 유치해 관광레저시설, 쇼핑센터, 기업연수원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2026년까지 6000억원의 민간투자 유치를 목표로 세웠다. 양식장, 어선, 주거단지 등에 민간 투자가 들어올 수 있도록 정부출자에 민간 투자금을 매칭하는 ‘어촌자산투자펀드’(가칭)도 조성할 방침이다. 어업에 직접 종사하지 않고 귀촌을 희망하는 펀드 투자자에게 ‘준귀어인’ 자격을 부여하고 주거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전국 4곳에서 운영 중인 귀어학교를 7개로 확대하고, 귀어인 교육비용도 전액 지원한다. 식품업과 접객업을 제한하는 어촌 마을에 식당과 제과점 등이 들어올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간편식 개발도 지원하기로 했다.
  • 이광철 측 “이규원과 친분 있어 말 전했을 뿐”…김학의 불법 출금 ‘부인’

    이광철 측 “이규원과 친분 있어 말 전했을 뿐”…김학의 불법 출금 ‘부인’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출국금지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이광철 전 청와대 민서비서관 측이 법정에서 거듭 혐의를 부인하고 나섰다. 이 전 비서관 측은 “이규원 피고인과 친분이 있어 말을 전했을 뿐”이라는 취지의 의견서도 재판부에 전달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15일 첫 정식재판을 열 예정이며 차후 재판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선일)는 17일 이 전 비서관과 차규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이규원 대전지검 부부장검사에 대한 4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부가 언급한 이 전 비서관 측 제출 의견서에 따르면 이 전 비서관 측은 “일련의 과정에서 피고인이 한 것은 이 부부장검사와 친분이 있어 그런 관계 때문에 말을 전달한 것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고 기소의 적법성 또한 이 부부장검사의 주장을 원용한다”고 했다.앞서 이 부부장검사는 “검찰이 공수처의 재이첩 요구를 무시하고 기소한 것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가 각하 결정을 받은 바 있다. 이 부부장검사는 당초 공수처가 수사 여건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건을 검찰에 이첩하면서 ‘기소 여부를 판단하도록 수사를 마치고 재송치하라’고 공문을 보냈는데, 검찰이 이를 무시하고 기소해 위법이라는 입장이다. 재판부에 따르면 이 부부장검사 측은 “(자신의) 의사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관련자 진술에 관한 (검찰의) 공소사실 기재가 모순된 것 같다”는 의견을 재판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변경된 공소사실과 이 전 비서관의 공소사실을 비교했는데 공소사실 자체의 모순이라기보단 누군가 거짓말을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윤대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과 조 전 장관, 이 전 비서관, 이 부부장검사 간에 (말이) 왔다갔다 하는 과정에서 윤 기획부장이든 조 전 장관이든 누군가 거짓말을 하고 있을 구조를 띄고 있는 것 같다는 봤다. 검찰 측에 따르면 당시 이 부부장검사가 대검찰청의 허가를 받아야 출국금지를 요청할 수 있다고 하자 이 전 비서관은 조 전 장관(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이 부부장검사의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 조 전 장관은 다시 윤 기획부장(당시 법무부 감찰국장)을 통해 봉욱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에게 이를 전달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여러 관계인 진술이 어긋난다고 하는데 당연히 어긋난다”면서 “대면조사와 관련 증거를 통해 확보한 내용을 통해 사실관계를 본 게 본건의 공소사실”이라고 답했다. 재판부는 내달 15일 첫 공판에서 피고인들의 발언을 들은 뒤 두 번째 공판에서 사건에 가장 많이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법무부 직원 A씨를 신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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