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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14) 서예가 마성린의 일생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14) 서예가 마성린의 일생

    임준원과 홍세태, 유찬홍 등의 낙사(洛社) 동인들 이후에도 인왕산과 필운대는 여전히 중인문화의 중심지였다. 위항시인들이 대개 한양성의 서쪽 인왕산에 많이 모여 서사(西社)라는 이름을 썼지만, 고유명사라기보다는 막연한 지칭이다. 최윤창이 ‘이른 봄 서사에서 두보 시에 차운하여(早春西社次杜詩韻)’라는 시에서 “백사에 한가한 사람들이 있어/술을 가지고 와서 안부를 묻네.”라고 한 것처럼 백사(白社)라는 이름을 즐겨 썼다. 최윤창이 지은 시 ‘서사에서 주인 엄숙일에게 지어주다(西社贈主人嚴叔一)’라는 시를 보면, 명필 엄한붕의 아들인 엄계흥의 집에서 한동안 서사가 모였음을 알 수 있다. 지금 그 집터는 없어지고, 필운대 옆의 누상동 활터에 엄한붕이 ‘백호정(白虎亭)´이라고 쓴 글씨만 바위에 새겨져 있다. ●중인의 일대기 평생우락총록(平生憂樂總錄) 백사의 동인들이 하나둘 세상을 떠나자 모임의 장소가 자연히 김성달의 함취원(涵翠園)으로 바뀌면서 구로회(九老會)로 발전하였다. 마성린(馬聖麟·1727∼1798)과 최윤창·김순간을 중심으로 한 이 모임도 주로 인왕산에서 모였다. 마성린은 대대로 호조와 내수사의 아전을 해오던 집안에 태어나, 넉넉한 살림으로 위항시인들의 후원자가 되었다. 그의 문집인 ‘안화당사집(安和堂私集)’ 뒷부분에는 그 자신이 엮은 연보 ‘평생우락총록(平生憂樂總錄)’이 실려 있어 보기 드물게 위항시인의 생장지와 교육, 교유관계, 모임터를 찾아볼 수 있다. 마성린은 1727년 3월28일 서울 황화방 대정동(大貞洞·지금의 중구 정동) 외가에서 태어나, 외가와 두석동 본가 및 다방동 외종가를 다니면서 자랐다.11세에 동네 친구인 김순간·정택주 등과 함께 인왕산 누각동 김첨지 집에서 글을 배웠다.12세에는 김팽령·원덕홍과 함께 두석동 고동지 집에서 글을 읽었다. 이즈음 문덕겸·최윤벽·최윤창·김순간·김봉현 등의 중인 자제들과 더불어 글을 지으며 놀았다. 이들은 평생 글친구가 되었으며, 나중에 백사와 구로회의 동인이 되었다. 15세에는 첨지 한성만의 여섯째 딸과 혼인한 뒤에 육조동 어귀에 있는 친구 김봉현의 집에서 함께 글을 읽었다.16세에는 유세통 형제와 더불어 유괴정사(柳槐精舍)에서 글씨 공부를 했다. 유괴정사는 필운대 아래 적취대(積翠臺) 동쪽, 첨지 박영이 살던 곳이다. 위항의 예술가들이 모여 예술활동을 하던 곳으로 마성린은 어린 나이에 선배들과 함께 어울리던 기억을 이렇게 기록했다. 매번 꽃이 피고 꾀꼴새가 우는 날이거나 국화가 피는 중양절이면 이 일대의 시인·묵객·금우(琴友)·가옹(歌翁)들이 이곳에 모여 거문고를 뜯고 피리를 불거나, 시를 짓고 글씨를 썼다. 그중에서도 여러 노장들 즉 동지 엄한붕, 사알 나석중, 선생 임성원, 별장 이성봉, 동지 문기중, 동지 송규징, 첨정 김성진, 동지 홍우택, 첨지 김우규, 주부 문한규, 첨지 이덕만, 동지 고시걸·홍우필·오만진·김효갑 등이 매번 시회(詩會) 때마다 나에게 시초(詩草)를 쓰게 하였다. ●겸재 정선에 산수화 배워 선배들이 흥겹게 시를 읊으면, 나이 어린 마성린은 옆에서 받아 썼다. 십여년 글씨공부 끝에 마성린은 명필로 이름을 날리게 되었다. 중인 예술가들은 꽃이 피거나 꾀꼴새가 울거나 국화가 피면 그 핑계로 모여 시를 지었다. 수십명이 한자리에 모여 같은 제목으로 시를 짓다 보니 아름다운 자연과 즐거운 인생을 노래하는 시들이 수백편씩 쏟아지게 되었다. 필운대풍월이라는 말이 천편일률적인 유흥시라는 뜻으로 전락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전문직을 통해 안정된 수입을 얻은 데다 더 이상 승진할 수 없는 신분적 제한 때문에 유흥에 빠지기 쉬웠던 것이다. 그는 18세에는 필운동으로 이사했으며, 인왕산 언저리에 살던 겸재 정선의 문하에 드나들며 산수화를 배웠다.19세에는 한의학 서적을 보면서 몸조리를 하는 틈틈이 필운동 어귀에 있는 처갓집 노조헌(老棗軒)에서 글과 글씨로 나날을 보냈다. 이때 유세통 형제와 김순간·최윤창·최윤벽 등 여러 친구들이 날마다 이 집에 모여서 시를 지으며 노닐었는데 이 모임이 7∼8년 계속되었다. 24세에는 봄과 여름 동안 여러 친구들과 더불어 인왕산의 명승지인 곡성(曲城)·갓바위·필운대·적취대 등을 찾아다니며 시를 짓고 노래를 불렀다.43세에는 필운대 아래 북동으로 이사하였다. 집안에 정원이 있었으며, 정원 아래에는 초가 삼간이 있었다. 안화당(安和堂)이라고 이름 지은 이 초당에는 시인·가객(歌客)·화사(畵師)·서동(書童)들이 날마다 모여들었다. 48세에는 인왕산의 청풍계·도화동·무계동에서 노닐었으며,49세에는 누각동에 있는 직장 권군겸의 집인 만향각이나 옥류동에서 모였다. 51세에는 신윤복의 아버지인 신한평이나 김홍도 같은 화가들과 함께 중부동에 살던 강희언의 집에 모여 그림을 그리거나 화제(畵題)를 써주었다. ●시·노래·글씨·그림의 유산 ‘청유첩’ 그는 52세 되는 1778년 9월14일에 이효원·최윤창과 함께 김순간의 집인 시한재(是閑齋)에 모여 국화꽃을 구경하며 시를 지으려고 하였다. 그런데 뜻밖에도 거문고를 타는 이휘선과 가객 김시경, 화원 윤도행이 약속도 없이 찾아오자 밤새도록 촛불을 밝혀 놓고 시와 노래, 글씨와 그림을 즐겼다. 이날의 모임을 기록한 시첩이 바로 ‘청유첩(淸遊帖)’이다. 마성린은 그 모임을 이렇게 그렸다. 주인옹(김순간)은 왼쪽에 그림, 오른쪽에 글씨를 걸고 중당에 앉았는데, 맛있는 안주와 술을 차리고 손님들에게 권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가 마루에 올라 안부 인사를 마친 뒤에 술잔을 잡고 좌우를 살펴보니, 대나무 침상 부들자리 위에 두 사람이 앉아서 바둑을 두는데, 바둑돌을 놓는 소리가 똑똑 들렸다. 왼쪽에 용모가 단정한 사람은 이효원이고, 오른쪽에 점잖게 차려입은 사람은 최윤창이다. 술동이 앞에 한 사람이 있는데, 떠돌아 다니는 분위기로 걱정스럽게 앉아서 춤추는 듯한 손으로 거문고를 탔다. 거문고 소리가 고요하고도 맑았는데, 은연 중에 높은 하늘 신선들의 패옥소리가 들렸다. 이 사람이 바로 세상에 이름난 금객(琴客) 이휘선이다. 그 곁에 한 소년이 또한 거문고를 껴안고 마주 앉아, 그 곡조와 어울리게 함께 연주하였다. 소리소리 가락가락이 손 가는 대로 서로 어울렸다. 길고 짧고 높고 낮은 가락이 마치 둘로 쪼갠 대쪽이 하나로 합치듯 하였으니, 묘한 솜씨가 아니라면 어찌 이같이 할 수 있으랴. 이 사람이 바로 전 사알(司謁) 지대원이다. ●늘그막에 소장품 팔아 위항시인 후원 두 거문고 사이에 한 사람이 의젓하게 앉아서 신나게 무릎을 치며 노래를 불렀다. 노랫소리가 어울려서 그 소리가 구름 끝까지 꿰뚫었으니,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도 모르게 손발이 춤추게 하였다. 노래를 부르는 이 사람은 누구인가? 당시에 노래를 가장 잘 부르던 김시경이다. 창가에서는 한 사람이 호탕하고 노숙한 자세로 술에 몹시 취해 상에 기대어 앉았는데, 거문고 가락과 가곡을 평론하던 이 사람은 전회(典會) 유천수였다. 책상 위에 붓과 벼루를 마련하고 그 곁에다 한 폭의 커다란 종이를 펼친 채, 하얀 얼굴의 소년이 베옷에 가죽띠 차림으로 붓을 쥐었다. 이 자리의 모습을 그리는 이 사람은 윤숙관이다. 사알은 액정서의 정6품 잡직인데, 왕의 명령을 전하는 역할을 맡았다. 전회는 내수사의 종7품 관직으로 수입이 많은 경아전이다. 중인 신분의 시인·음악가·미술가·서예가들의 이 모임은 그뒤에도 봄가을마다 시한재에서 자주 모였다. 이듬해인 1779년 3월에는 필운대 아래에 있는 오씨의 화원에서 모였다. 이날의 모임도 역시 청유첩으로 엮어졌다.(필운대 화원 이야기는 9회에 소개) 마성린은 58세에 다시 승문원 서리로 들어갔다. 늘그막에는 집안 살림이 어려워져서 집안에 전해 내려오던 명필들의 작품을 재상 집안에 팔아넘겼다. 가난한 위항시인들의 후원자 노릇을 하기가 그만큼 어려웠던 것이다. 옥류동에 사는 천수경이 1791년에 위항시인 70∼80명을 불러 왕희지의 난정고사(蘭亭故事)를 본받아 풍류 모임을 열자, 마성린도 초청을 받고 나아가 시축에 시를 써주었다. 이때부터 최윤창·김순간 등 서사(백사) 동인들도 자주 옥류동 송석원으로 찾아가 후배들과 어울리면서 위항시사의 주축이 서사에서 옥계사 쪽으로 넘어갔다.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 ●다음 주에는 대원군시대 가객으로 필운대에서 제자들을 가르쳤던 박효관 이야기를 소개한다.
  • [부고]

    ●박영호(증권예탁결제원 전주지원장)씨 빙모상 30일 일산 백병원, 발인 4월1일 오전 (031)910-7444●정광훈(전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장)채현(고흥 봉래초등학교 교사)사훈(목포경찰서 정보과)아련(광주 북구청)씨 모친상 30일 광주 금호장례식장, 발인 4월1일 오전 7시 (062)227-4382●조웅인(연세대 화학과 교수)석인(자영업)씨 모친상 경상호(한농화성 전무이사)씨 빙모상 30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4월1일 오전 9시 (02)392-0299●이협춘(자영업)씨 부친상 윤중현(구르메 대표)정태진(연합뉴스 대전충남지사장)정영곤(우성양행 동물약품사업팀 부장)박용호(한국원심력콘크리트협동조합 사업부장)씨 빙부상 30일 대구 동산의료원, 발인 4월1일 오전 8시 (053)250-8141●민반기(전 연합뉴스 뉴미디어국장)태기(대구대 교수)씨 부친상 민경태(삼성전자 과장)씨 조부상 30일 일산병원, 발인 4월2일 오전 8시 (031)932-9169●유동호(유동호특허법률사무소 대표)씨 모친상 30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4월1일 오전 8시30분 (02)3410-6912●한정일(일동제약 주임)씨 부친상 이완희(사업)신상철(〃)씨 빙부상 3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4월1일 오전 8시30분 (02)3010-2262●지용순(성은성구사 대표)씨 모친상 지철구(제일모직 선임연구원)승용(휴맥스 과장)씨 조모상 2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1일 오전 9시40분 (02)3010-2294
  • 아이스하키 특기생 비리 수사 ‘뇌물’ 고려대 前감독 체포영장

    검찰이 유명 사립대 아이스하키 체육 특기생 선발 과정의 비리 단서를 포착하고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30일 2003년∼2006년 고려대와 연세대의 아이스하키 특기생 선발 과정에서 감독과 코치 등 대학 관계자들이 학부모들로부터 금품을 받은 단서를 잡고 고려대 아이스하키팀 전 감독 최모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검찰은 또 최씨를 포함해 두 대학의 전·현직 감독 또는 코치 2명씩 모두 4명을 출국금지했다. 검찰은 일부 학부모의 진정을 토대로 지난달초부터 관련자 계좌추적 등을 벌여왔다. 검찰은 일부 학부모가 “자녀의 특기생 입학을 위해 학부모들이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대의 입학 사례금을 감독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함에 따라 학부모들을 상대로 금품 전달한 경위와 입학 사례금인지 여부를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대학가 ‘거주대학’ 도입 확산

    대학가 ‘거주대학’ 도입 확산

    학생과 교수가 함께 생활하며 공부하는 ‘거주 대학’ 제도가 주요 대학들을 중심으로 본격 확산되고 있다. 서울대가 도입 방침을 공식화한 데 이어 경희대도 지난 29일 수원캠퍼스를 거주 대학으로 운영할 계획을 밝혔다. 연세대와 서강대도 곧 신설할 지방 캠퍼스를 거주 대학으로 운영할 계획을 내놓았다. ●서울대 이어 경희대도 운영계획 밝혀 서울대 장기발전위원회는 최근 공개한 ‘서울대 장기발전계획’에서 ‘글로벌 리더십 캠퍼스를 구축, 학사과정 학생의 전략적 교육을 위한 거주대학 교육 등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홍성태 연구·국제화 분과위원장은 이와 관련,“아직 추진일정 등 구체화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분명한 것은 단과대가 옮겨가는 것이 아니라 학년별로 가든지,‘우수 학생 몇 명’ 식으로 특수한 입학단위로 가든지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1학년 정원의 일정 비율은 학과를 정하지 않고 뽑은 뒤 사관생도처럼 학사과정을 폭넓게 교육시킨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장무 총장은 지난 27일 권오규 부총리 겸 재경부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장기적으로 신입생 전체가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며 공부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 지리적으로 떨어진 곳에 캠퍼스를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세대도 2010년 인천 송도에 문을 여는 ‘조인트 유니버시티 캠퍼스’를 거주 대학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 연세대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지난달 초 미국 UC버클리대학과 협약을 맺고, 연세대 송도 국제화 복합단지 안에 ‘UC버클리 동아시아 교육기지’를 설치, 두 대학 학생과 교수들이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또 송도에서 적용할 정규학기 과정을 올해 2학기부터 신촌 캠퍼스에서 시험 운영할 방침이다. ●연대·서강대도 지방캠퍼스에 설치 추진 이와는 별도로 연세대 원주캠퍼스는 올해부터 신입생의 98%에 이르는 1500여명을 대상으로 거주 대학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신입생 전원을 대상으로 기숙사 입사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서강대는 지난달 경기 파주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문산읍 미군 반환 공여지 일대에 6만여평 규모로 영어만 사용하는 국제화·특성화 거주대학을 세우기로 했다. 내년 착공해 2010년 문을 연다. 신입생 1800여명 전원이 파주 캠퍼스에서 교양과목을 이수한 뒤 신촌 캠퍼스에서 전공 과정을 공부하게 된다. 경희대도 내년부터 수원 캠퍼스를 ‘국제 캠퍼스’(가칭)로 이름을 바꾸고, 신입생 전원이 기숙사에서 1년 동안 의무적으로 생활하는 거주 대학을 도입하기로 했다. 대학들이 거주 대학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대학 생활 첫 1년 동안 철저한 학사관리로 공부하는 법을 가르쳐 실력을 올릴 수 있는 데다, 한 자녀 가정이 늘면서 단체·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 제도를 도입하려는 대학들은 모두 영어를 비롯한 글로벌 프로그램과 대학원 선배와 교수로 연결된 팀별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실제 국내 첫 거주대학이라고 할 수 있는 한양대 안산캠퍼스 창의인재교육원은 1년 만에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김재천 이문영기자 patrick@seoul.co.kr
  • 펠프스 4관왕 ‘金물살’

    마이클 펠프스(22·미국)가 29일 호주 멜버른의 로드레이버 아레나에서 벌어진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개인혼영 200m 결승에서 1분54초98로 터치패드를 찍어 자신이 지난해 8월 범태평양대회 때 세운 1분55초84의 세계기록을 0.86초 앞당기며 우승했다.앞서 200m 자유형과 접영,400m 계영에서 금메달을 따낸 펠프스는 이날 개인혼영 200m에서 대회 3연패를 일궈내며 4관왕에 올라 목표인 8관왕에 또 한걸음 다가섰다. 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는 전 대회 챔피언 필리포 마그니니(이탈리아)와 브렌트 하이든(캐나다)이 48초43,100분의1초까지 똑같은 기록으로 터치패드를 찍어 공동 우승했다. 한편 정슬기(19·연세대)는 여자 평영 200m 준결승에서 2분27초83의 기록으로 9위에 그쳐 8명이 나가는 결승에 아쉽게 오르지 못했다.정슬기는 이날 오전 예선에서 전체 5위의 성적으로 준결승에 진출, 한국 선수 출전사상 네번째 결승 진출 선수로 점쳐졌지만 결국 한 명을 따라잡지 못해 아쉬움을 삼켰다. 기록은 8위 비르테 슈테펜(독일·2분27초62)보다 0.21초밖에 뒤지지 않아 아쉬움은 더 컸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국가이미지개발위원장 이삼열씨

    정부는 27일 국가이미지개발위원회 위원장에 이삼열(66)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을 위촉했다고 밝혔다. 또 국가이미지개발위원으로 장필화 이화여대 교수, 김효선 여성신문사장, 남상건 LG전자 부사장, 박기태 반크 단장, 인요한 연세대 의대교수 등 5명을 위촉했다.
  • [‘e권력’ 포털 대해부] 100여곳서 하루평균 기사 8000여건 헐값에 공급

    ■ ‘하청업체’로 전락한 언론사 “기존 언론사는 포털과 상대가 안 됩니다. 시장을 모두 잠식당했다고 보면 됩니다. 언론사로서 정말 창피한 일이죠.” 한 중앙종합일간지가 운영하는 닷컴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해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인터넷 동영상 UCC(사용자제작콘텐츠) 전문업체의 한 임원은 “기존 신문사의 기자들은 포털에 자기 기사가 하루 종일 떠 있으면 우쭐하겠지만, 누리꾼들은 신문사나 기자를 기억하지 않는다.”면서 신문·방송 기자는 포털 납품업체의 말단 사원으로 전락한 셈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기존 온·오프라인 언론사가 포털의 군소CP(콘텐츠 프로바이더)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포털과 언론사의 관계를 냉정하게 들여다보면 과장된 말이 아니다. 네이버의 홍은택 미디어서비스 이사는 “100여개의 언론사가 하루에 8000여건의 기사를 보내고 있다.”면서 “하루에 보통 1∼2개의 신생 인터넷 언론들이 뉴스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해 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소개했다. 이처럼 제품(뉴스)을 납품하려는 하청업체(언론사)가 많다보니 포털로서는 아쉬울 게 없다. 더욱이 뉴스 CP들은 포털의 ‘뉴스박스’에 걸리기 위해 자극적인 제목달기 경쟁까지 벌여준다. 공급자가 많다 보니 콘텐츠 가격은 수요자 맘대로 결정된다. 소위 ‘메이저’ 신문을 제외하면 대다수 종이 신문들은 포털로부터 월 400만원 정도를 받는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다. 언론사가 네이버로부터 받는 금액이 월 400만원이고, 다른 포털로부터 받는 금액은 200만원선에 그친다. 포털을 통하지 않고는 존재 자체를 알릴 수 없는 인터넷 언론의 사정도 열악하다. 한 인터넷신문 관계자는 “기사 제공이 활발한 몇몇 연예·스포츠 인터넷 신문은 월 500만∼1000만원을 받지만 대다수 군소업체는 공짜로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해도 문적박대를 당하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네이버, 다음, 네이트의 시장점유율이 비슷할 때는 그나마 단가가 높았는데, 네이버 독점 체제로 접어들면서 가격 후려치기가 더 심해졌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포털 관계자는 “메이저 신문이 기사 제공을 거부하면 타격이 있겠지만 마이너 종이신문이나 인터넷 신문은 ‘대체재’가 널려 있다.”면서 “함량 미달의 기사까지 다 받을 수는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기존 언론이 포털의 하청업체로 전락한 책임은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대응하지 못한 채 헐값에 고급 기사를 넘긴 언론사 스스로에게 있다.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윤영철 교수는 “모든 언론사가 포털사에 전체 콘텐츠를 ‘헐값’으로 제공하는 일은 한국만의 특이한 현상”이라면서 “인터넷에서 자체 수익모델을 개발하지 못한 채 과잉경쟁을 일삼은 기존 언론사에 1차적인 책임이 있고, 언론시장 정상화와 바람직한 여론 형성을 위해서는 모든 포털에 줄을 서는 현상은 극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e권력’ 포털 대해부] 제목 재편집 많아 기사본질 왜곡 우려

    [‘e권력’ 포털 대해부] 제목 재편집 많아 기사본질 왜곡 우려

    27일 웹사이트 분석기업인 랭키닷컴에 따르면 지난 2월 한 달 동안 포털뉴스 페이지뷰(PV)는 69억 3141만건. 종합일간지의 뉴스서비스 사이트 페이지뷰는 8억 5286만건이고 경제신문 1억 6229만건, 인터넷 언론 1억 3306만건이다. 기사 전달 기능을 놓고 보면 포털의 영향력은 종합·경제·인터넷언론을 합한 것의 6배가 넘는다. 이미 인터넷 상에서는 포털이 기존 언론의 시장을 장악했다는 얘기다. 포털은 사이트 첫 화면 중앙 노른자위에 ‘뉴스 박스’를 설치해 언론사로부터 공급받은 기사를 제공한다. 네이버는 100개가 넘는 언론사로부터 하루 평균 8000여건의 기사를 공급받고, 다음은 80여개, 네이트는 60여개 언론사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포털은 언론사 기사의 제목을 고치거나 특정 언론사의 기사를 부각시키는 등 재편집을 하고 있다. 서울신문의 자체 분석에서 3대 포털이 재편집한 제목은 자극적이거나 본래 기사 의도와 다른 경우가 적지 않다. 다음이 지난 16일 올린 ‘학교 안 나오면 몸 파니까…너덜너덜 교과서의 희망’이란 기사의 원제목은 ‘1년에 공책 한 권, 깨알글씨로 희망 쓰지만’이다. 클릭수를 높이기 위한 전형적인 ‘낚시제목’이란 지적이다. 지난달 28일엔 ‘고려대 2008년 입시 특목고 우대 노골화’란 기사 제목은 ‘수능만 잘봐도 고려대 간다…노골적인 특목고 우대?’로 바뀌었다. 네이트는 지난 6일 ‘졸업장보단 역시 자격증’이란 제목을 ‘자격증 10개로 삼성 입사’로 바꿔달았다.2일의 ‘서울시, 일 안 하는 공무원 담배꽁초 단속에 배정’ 기사의 원제목은 ‘울산발 철밥통 깨기 인사 서울도 점화’다. 서로 다른 기사 제목을 짜깁기하기도 한다. 네이버가 지난 9일 뽑은 ‘노대통령 개헌유보…조건부 철회 포석? vs 개헌 동력, 명분쌓기?’란 제목은 두 언론사의 기사제목이 합쳐진 사례다. 지난 13일 ‘한국 고3생활‥수학정석 너덜너덜’이란 제목은 ‘한국 고3생활 겪고 나니 무슨 일이든 자신있어요’와 ‘교과서 외우며 극기 3년 수학의 정석도 너덜너덜’이란 제목의 재편집 결과물이다. 포털은 법적으로는 언론이 아니면서도 사실상 언론의 역할과 기능을 하고 있다. 뉴스박스에 선택된 기사의 언론사별 편중도 심한 편으로 분석됐다. 네이트의 경우 상위 5대 언론사의 기사는 511건 가운데 271건(53.0%)이었고, 다음은 313건 중 159건(50.8%), 네이버는 367건 중 185건(50.4%)이었다. 네이버 관계자는 “포털은 뉴스를 생산하는 곳이 아니라 언론사의 기사를 단순히 유통만 시키고 있기 때문에 언론이 아니다.”고 말했다. 네이트 관계자도 “우리는 비즈니스 차원에서 이용자들의 관심이 높은 기사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윤영철 교수는 “뉴스 소비라는 언론 활동을 하는 포털이 공익성, 형평성 등 언론의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이재경 교수는 “신문과 방송의 기능을 합쳐 놓은 게 포털”이라며 “포털은 강력한 힘을 행사하는 언론매체”라고 말했다. 경희사이버대학교 NGO학과 민경배 교수는 “포털을 법으로 잡아야 한다는 주장은 현실성이 없지만, 언론중재법을 적용해 피해자를 구제할 필요성은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나경태 연구원은 “신문은 신문법, 방송은 방송법의 규제를 받지만 포털은 가이드라인조차 없다.”며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매체가 법적 사각지대에서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한다.”고 말했다. 이창구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13)홍세태의 활약상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13)홍세태의 활약상

    북악산 아래 장동 김씨들이 모여 살았다. 영의정 김수항의 셋째아들 김창흡(金昌翕·1653∼1722)이 1682년에 낙송루(洛誦樓)라는 만남의 공간을 꾸리자 노론 계열의 시인들이 자주 모여 시를 지었다. 한 동네에 살았던 홍세태도 이곳에 드나들며 동갑내기 김창흡·이규명과 신분을 따지지 않는 친구가 되었다. 세 사람은 낙송루에서 자주 베개를 나란히 하고 누워 함께 잠을 자며 시를 주고받았다. 뒷날 이규명이 먼저 세상을 떠나자 홍세태가 그의 시집 발문에서 처음 만나던 시절을 회상하며 “한마디에 마음이 맞은 것이 마치 돌을 물에 던진 듯하여, 망형지교(忘形之交)를 허락하였다.”고 적었다. 여러 살 차이 나는 사람들이 그것을 잊고 친구처럼 사귀는 것이 망년지교(忘年之交)이고, 양반과 중인·상민이 신분 차이를 잊고 친구처럼 사귀는 것이 망형지교이다. 김창흡과 친구가 된 인연으로 홍세태는 통신사 부사 이언강의 자제군관으로 일본에 갈 수 있었다. ●일본에서 구해온 그림을 낙송루에 걸고 조선시대 지식인들은 글만 읽고 지은 것이 아니라 글씨도 잘 써야 했고,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은 그림으로 그렸다. 연암이나 다산을 비롯한 실학자들의 그림이 많이 남아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신위(申緯)같이 세 가지를 다 잘하면 시서화(詩書畵) 삼절(三絶)이라 칭찬했다. 홍세태는 일본에 가서 그림을 많이 그려주었으며, 일본 화가의 그림을 구해오기도 했다. 눈 내리는 강가에서 노인이 혼자 낚시질하는 그림을 김창흡에게 선물하자, 김창흡은 이 그림을 낙송루에 걸고 화답하는 시를 지었다. 홍세태가 그림을 구해 준 뜻을 “자연으로 돌아가 살라.”고 받아들인 것이다. 기사환국(1689)에 김수항이 죽자, 김창흡은 결국 영평에 은거하였고 낙송시사는 흩어졌다. 몇년 뒤에는 형이 영의정에 올랐건만, 평생 벼슬하지 않고 시와 학문을 즐겼다. 한양에 홀로 남은 홍세태는 임준원의 도움을 받으며, 위항시인들의 모임인 낙사(洛社)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북악에 유하정 짓고 제자들에게 시 가르쳐 홍세태는 쉰살쯤 되었을 때 북악산 아래 집을 짓고 유하정(柳下亭)이라는 편액을 걸었다. 좌우에 등잔과 책을 놓고 그 사이에서 시를 읊었지만, 살림살이라곤 아무 것도 없어 썰렁하였다. 아내와 자식들이 굶주렸지만 그는 마음에 두지 않았는데,8남2녀나 되는 자식들은 하나둘 병이 들어 그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다. 위항시인 정내교는 스승 홍세태를 처음 만나던 무렵을 이렇게 회상했다. 내가 처음 유하정에서 공을 뵈었을 때, 공의 나이가 벌써 쉰이나 되었다. 수염과 머리털이 희끗희끗한 데다 얼굴빛은 발그레해서 마치 신선을 바라보는 듯하였다. 이 해에 온 중국 사신은 글을 잘하는 사람이었는데, 의주까지 와서 우리나라 시인의 시를 보여달라고 청하였다. 조정에서는 누구의 시를 가려뽑을 건지 어려움에 처했는데, 당시의 재상이 공을 추천하였다. 임금께서도 “내 이미 그의 이름을 들었다.”고 하셔서 곧 시를 지으라고 명하여 보냈다. 얼마 안 되어 이문학관(吏文學官)에 뽑혔다가 승문원(承文院) 제술관(製述官)으로 승진하였다. 이문학관이나 승문원 제술관은 외국에 보내는 글을 담당하는 전문직이다. 역관이자 시를 잘 짓는 홍세태가 맡기에 알맞은 직책이었다. 임기가 끝나기 전에 모친상을 당해 벼슬을 떠났다가 삼년상을 마친 뒤에 승문원으로 다시 돌아왔으며, 찬수랑(纂修郞)으로 옮겨 우리나라의 시 고르는 일을 맡았다. ●위항시인들의 시선집 ‘해동유주´를 편찬 문인이 세상을 떠나면 후손이나 제자들이 망인의 작품을 수집해 문집을 간행했다. 그러나 문집 간행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우선 글을 잘 지어야 했고, 적어도 책 한권 분량은 되어야 했으며, 편집비와 간행비가 마련되어야 했다. 이런 세 가지 조건이 다 갖춰져도 사회에서 문집을 낼 만한 인물이라고 인정받아야만 가능했다. 아무리 글을 잘 지어도 작품이 몇편 되지 않으면 책으로 편집할 수 없었고, 출판비를 부담할 사람이 없으면 역시 간행할 수 없었다. 홍세태 이전에 위항시인으로 문집을 낸 사람은 노비 출신의 유희경이나 최기남 정도였다. 한시를 배운 중인이나 상민의 숫자가 임진왜란 뒤부터 늘어났지만, 아직 문집을 낼 만한 시인이 별로 없었다. 문집이 간행되지 않은 채 몇십년이 지나면 원고가 다 흩어져, 후세에 이름도 남지 않게 된다. 그래서 최기남과 어울려 삼청동에서 시를 지었던 위항시인 여섯명이 1658년에 161편의 작품을 모아 ‘육가잡영(六家雜詠)´이라는 시선집을 냈다. 일종의 동인지였는데, 이들이 역관이나 의원같이 경제력을 지닌 중인들이었으므로 가능하였다. 이로부터 다시 50년이 지나자 위항시인들의 작품이 많아졌다. 직업도 다양해졌으며, 시사(詩社)도 많아져,‘육가잡영´같이 동인지 성격으로 그 많은 시인과 작품을 감당할 수는 없었다. 그러자 김창흡의 형인 대제학 김창협(金昌協·1651∼1708)이 홍세태에게 위항시인들의 시선집을 편찬해 보라고 권하였다. “우리나라 시 가운데 채집되어 세상에 간행된 것이 많지만, 위항의 시만은 빠져 없어지고 전하지 않으니 애석하다. 그대가 이것을 채집해 보게.” 김창협은 “천기(天機)가 깊은 자만이 참다운 시를 지을 수 있다.”는 천기론을 내세운 문인이기에 그런 제안을 했으며, 편집자로는 홍세태가 적격이라고 생각했다. 천기는 태어날 때부터 하늘에서 부여받았던 본래의 순수한 마음인데, 조탁하거나 수식하지 않고도 시를 지을 수 있는 바탕이다. 홍세태는 1705년에 낙사(洛社) 동인인 최승태의 시집에 서문을 써주면서 위항시인과 천기론의 관계를 이렇게 부연 설명했다. “시는 하나의 소기(小技)이다. 그러나 명예와 이욕에서 벗어나 마음에 얽매인 바가 없지 않고는 잘 지을 수가 없다. 장자(莊子)가 말하길 ‘욕심이 많은 자는 천기가 얕다.´고 하였다. 예로부터 살펴보면 시를 잘하는 사람은 산림(山林) 초택(草澤) 사이에서 많이 나왔다. 부귀하고 세력있는 자라고 해서 반드시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로 미루어 보면 시는 작은 것이 아니다. 그 사람됨까지도 알아볼 수 있는 것이다.” ●신분불만? 천기론 설파 시를 통해서 사람됨까지도 알아볼 수 있다는 말은 개성을 담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한 개성은 빈부나 귀천에 달린 것은 아닌데, 벼슬을 얻기 위해 과거시험에 몰두한 양반들은 순수한 마음으로 학문을 하거나 시를 지을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태어날 때부터 권력에 욕심을 가질 수 없었던 위항시인들이 더 좋은 시를 지을 수 있다는 논리이다. 그때까지 위항시인들은 이름난 사람이 없었으므로, 그들의 후손을 찾아 유고를 얻어보는 일부터 힘들었다. 그는 ‘모래를 헤쳐 금을 가려내듯´ ‘사람들이 입으로 외우기에 알맞은 시´를 찾아 10여년 동안 48명의 시 235편을 골랐다. 책에 실린 시인의 후손들이 출판비를 모아 1712년에 간행했는데, 김창협이 이미 세상을 떠난 지 4년 뒤였다. 홍세태는 “(잘못 골랐어도) 바로잡아줄 만한 사람이 없는” 것을 아쉬워하며 머리말을 썼다.‘해동유주(海東遺珠)´라는 제목은 ‘해동에 버림받은 구슬´이란 뜻도 되며,‘해동에서 시선집을 낼 때에 빠졌던 구슬´이란 뜻도 된다. 빛도 이름도 없이 땅속에 묻혀버릴 뻔했던 위항시인들의 작품이 그 덕분에 후세에 전해졌다. 그는 69세 되던 해에 자서전적인 시 ‘염곡칠가(鹽谷七歌)´를 지었는데, 그 첫번째 노래는 이렇다. ‘나그네여. 나그네여. 그대의 자가 도장이라지./자기 말로는 평생 강개한 뜻을 지녔다지만/일만 권 책 읽은 게 무슨 소용 있나./늙고 나자 그 웅대한 포부도 풀더미 속에 떨어졌네./누가 천리마에게 소금수레를 끌게 했던가?/태항산이 높아서 올라갈 수 없구나. 아아! 첫번째 노래를 부르려 하니/뜬구름이 밝은 해를 가리는구나.´ 자기 같은 천리마에게 소금수레나 끌게 하는 사회가 바로 그가 인식한 현실이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제자들에게도 천기를 잘 보전하여 시를 지으라고 권하였다. 제자 정민교가 일자리를 찾아 지방으로 내려가게 되자, 홍세태가 글을 지어 주었다. ‘재주가 있고 없는 것은 내게 달렸으며, 그 재주를 쓰고 쓰지 않는 것은 남에게 달렸다. 나는 내게 달린 것을 할 뿐이다. 어찌 남에게 달린 것 때문에 궁하고 통하며 기뻐하고 슬퍼하다가, 내가 하늘로부터 받은 것을 그만둘 수 있으랴?´ 중인 이하에게 벼슬길을 제한하는 사회제도 때문에 슬퍼할 게 아니라, 타고난 천기와 글재주를 맘껏 발휘하라는 충고이자, 사대부 문단에 대한 불만 선언이다. 그의 천기론은 후대에 더욱 발전하여 위항시인들이 방대한 분량의 시선집을 출판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
  • [한·미 FTA 최종협상] 한덕수 “경쟁 싫어하는 사람들이 FTA반대”

    [한·미 FTA 최종협상] 한덕수 “경쟁 싫어하는 사람들이 FTA반대”

    국무총리 지명자인 한덕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체결지원위원장이 31일 한·미 FTA 협상 시한 종료를 앞두고 26일 낮 대학 새내기들과 만나 ‘맞짱토론’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서울 중구 태평로 코리아나호텔에서 서울지역 우수 대학생 10명을 초청해 1시간 남짓 열렸다. 한·미 FTA에 대한 대학생들의 인식을 알아보고 잘못 알려진 대목을 정확히 짚겠다는 의도였다. 일부 대목에서 날선 대립각을 보였다. 한 위원장은 “한·미 FTA는 건국 이래 가장 규모가 크고 중요한 협정”이라면서 “과거처럼 정부가 어느 분야를 막아주고 규제하고 보조금을 퍼붓고 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는 자유경쟁을 통해서만 우리가 발전할 수 있다.”고 당위성을 역설했다. 첫 질문에 나선 최윤주(20·숙명여대 영어영문학과)씨는 “일본은 2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입하겠다고 했는데 한국은 30개월 기준이다. 협상과정에서 계속 밀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국가가 나서서 쇠고기에 대해 관세를 높이면 소비자는 아주 비싼 값으로 쇠고기를 사먹어야 한다.”면서 “한·미FTA는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를 싸게 해주자는 것”이라고 맞섰다. 손영진(20·연세대 경영학과)씨가 “한·미 FTA 체결이 헌법을 포함한 국내 법률 169개를 개정 또는 폐지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갖는다는 주장이 있다.”고 질문하자 한 위원장은 “한국이 선진국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고칠 부분이 더 많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믿는 것만 고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토론도중 “경쟁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FTA를 반대한다.”면서 FTA반대론자들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털어놓기도 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서울대 총학생회 이번엔 구성할까 26일부터 ‘50대 학생회장’ 재선거

    `이번에는 총학생회장을 뽑을 수 있을까.’총학생회장 없이 지난 8개월을 보낸 서울대가 26일부터 ‘제50대 학생회장’ 재선거에 돌입한다.25일 서울대에 따르면 26일부터 28일까지 총학생회장 후보 추천을 받은 뒤 다음 달 10일 공동정책간담회와 두 차례의 유세를 거쳐 13일부터 나흘 간 투표를 진행한다.출마 후보가 없어 선거조차 치르지 못했던 자연대·농대·법대 등 각 단과대 재선거도 실시한다. 한총련 탈퇴를 주도했던 제49대 회장 황라열(30)씨는 지난해 6월 허위 이력 기재와 학내 구성원간 단결 저해 등을 이유로 탄핵됐다.이어 직무대행을 맡았던 송동길(26)씨도 같은 해 7월28일 학내 운동권을 비판하며 자진 사퇴했다.지난해 11월 총학생회 선거가 실시됐지만 유효 투표율 50%에도 못 미치는 사상 최저투표율(42.6%)을 기록하며 무산돼 총학생회장이 공석인 상태로 유지돼 왔다. 그동안 각 단과대 및 동아리연합회 학생회장이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를 구성해 총학생회의 기능을 대신해 왔다.김영빈(24·경제학부 4학년) 선거관리위원장은 “학생들의 무관심으로 학생회 구성 자체가 힘든 상황에서 학생들의 선거 참여를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가능한 한 많은 학생들이 축제처럼 즐길 수 있는 선거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한편 이화여대 사범대와 연세대 인문대가 지난해에 이어 올 재선거에서도 후보 미등록 사태를 빚는 등 각 대학 학생회는 갈수록 심해지는 학생들의 선거 무관심으로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연세대 총학, 한총련 가입봉쇄 추진

    연세대 총학생회가 사실상 차기 총학생회의 한총련 가입을 막기 위한 회칙 개정안을 발의해 전국 대학가에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총학생회장이 교외단체에 가입, 지지·연대선언, 공조·보조·유치활동을 하려면 이에 대해 확대운영위원회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얻도록 규정하는 회칙 개정안을 공고했다고 25일 밝혔다.이 개정안은 다음 달 30일부터 5월4일까지 학생 총투표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학생회장이나 총학의 대외 활동에 관한 제한 조항이 없어 한총련 탈퇴 선언을 하고도 운동권 계열 후보가 당선되면 한총련 규약에 따라 자동적으로 재가입되는 문제점을 막기 위해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따라서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운동권 계열이 당선되더라도 170∼180명의 과별 대표로 구성된 확대운영위원회에서 3분의2 이상 찬성을 얻어야 돼 한총련 재가입이 매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연세대 총학생회장 최종우(23·신학과 3년)씨는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연세 학생 사회에 드리는 글’에서 “개정안이 통과되면 한총련 등 외부단체의 가입 및 활동 여부를 단과대 회장이나 총학생회장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게 되는 만큼 학생회가 정치세력들로부터 학우들 손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회칙 개정안에는 교육위원회, 통일위원회, 인권위원회, 민중연대위원회 등 산하 투쟁기구 성격을 지닌 특별위원회와 총여학생회의 설치 근거를 삭제하고 여학생 권익 향상 기구로 성평등위원회를 두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한편 이번 회칙 개정안에 대해 운동권이 장악한 일부 단과대ㆍ학과 학생회와 개정안이 통과되면 설치 근거가 사라지는 총여학생회 등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고려대 로드‘쇼’

    고려대 로드‘쇼’

    고려대가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준다는 명분으로 과거 합격생들의 ‘수능 합격 안정권 점수’를 공개하면서 ‘깜짝 쇼’를 벌여 빈축을 사고 있다. 23일 오후 경기 용인시 모현면 왕산리 한국외국어대 부속 외국어고 체육관.450여명의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이 귀를 쫑긋 세우고 고려대 박유성 입학처장의 말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날 행사는 고려대가 일선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마련한 입시설명회로,22일 서울 불암고에 이어 두번째다. ●“정확한 정보 준다” 고교 순회 학생과 교사들은 전날 불암고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고대 수능 합격 안정권 점수’를 공개했다는 소식에 고무돼 있었다. 대학이 직접 정확한 정보를 어떻게 공개할까 궁금해했다. 그러나 학생과 교사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공개한다던 자료가 사실상 ‘보여주기’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설명회 1시간 동안 ‘합격 안정권 수능점수’를 프레젠테이션 화면으로 공개한 시간은 채 1분도 되지 않았다. 교사와 학생들은 화면에 갑작스럽게 나온 점수를 적느라 당황스러워했다. 그나마 사진이나 비디오 촬영도 못하게 막았다. ●겉핥기 공개에 수험생들 당황 참석자들에게 나눠준 자료는 지난달 말 이미 공개한 ‘2008학년도 대입제도 보도자료’가 전부였다. 원하는 정보를 제대로 적지 못한 학생들은 “이왕 공개하려면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며 아쉬워했다. 이와 관련해 고려대 입학처 관계자는 “관련 정보를 홈페이지나 문서를 통해 공개하지 않고 이런 식으로 공개한다는 것이 학교의 방침”이라고만 해명했다. 고려대의 이런 태도에 교육계도 황당해하고 있다. 지금 점수를 공개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고, 공개도 제대로 하지 않고, 공개한 자료 자체도 검증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설명회에서 공개한 자료가 “수험생들에게 유용할 것”이라는 고려대의 말과는 달리 학생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고려대의 한 원로 교수는 “올해부터 수능에 등급제가 도입되는데 점수 공개가 무슨 의미가 있다고 공개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점수 차이를 공개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기보다 학교 차이만 공개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며 고려대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K입시학원 관계자는 “고려대가 공개한 점수가 객관성을 얻으려면 경쟁 대학인 서울대나 연세대 등과 객관적인 비교가 가능해야 하는데 고려대 점수만으로는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다른 입시 관계자는 “고려대의 발표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일축했다. 고려대가 공개한 자료는 2005∼2007학년도 30여개 모집단위별로 정시모집에서 2차까지 합격한 학생들의 상위 75% 점수다. 김재천 강아연 이재연기자 patrick@seoul.co.kr
  • “실내악의 맛 흠뻑 느껴보세요”

    “대중적이고 가족적인 음악축제로 만들고 싶습니다. 주제를 ‘민속음악 하모니’로 정한 것도 청중들이 부담없이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52) 씨가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음악감독 자격으로 23일 기자들과 만났다. 지난 21일 예술의전당에서 중국국립교향악단과 협연한 강씨는 피로를 풀 사이도 없이 간담회 자리에 나왔다.강씨는 “시민들에게 실내악의 맛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그렇게해서 한국에서 실내악 붐이 일어난다면 더 큰 보람이 없겠다.”고 말했다. 서울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하는 ‘2007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세계적 연주자와 연주단체가 대거 참여하는 가운데 5월2일부터 13일까지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전당, 호암아트홀, 덕수궁 등에서 나뉘어 열린다. 강씨는 “사실 이런 규모의 페스티벌이라면 음악감독은 일년내내 매달려야 하는 ‘풀타입 잡’이 되어야 한다.”면서 “힘들지만 지난해 첫번째 축제에서처럼 너무나 반응이 좋다는 데서 에너지를 얻는다.”고 털어놓았다. 간담회에는 안호상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와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조직위원회 공동대표인 김형국 서울대 교수와 신동엽 연세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배아복제연구 ‘後進’ 위기감 황우석 사태 1년만에 解禁

    정부가 체세포복제배아연구를 제한적으로나마 허용키로 한 것은 뒤처지고 있는 국내 줄기세포 연구의 절박한 현실을 고려했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줄기세포 연구는 황우석 파동 이후 주춤하고 있다. 반면 미국, 영국 등에서는 막대한 자금지원 등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는 등 한발 앞서가고 있다. 미 하버드대 연구팀은 체세포 핵 이식에 의한 인간배아복제 실험에 들어간다고 지난해 6월 밝혔다. 호주 의회는 인간배아복제를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일본도 제한적인 허용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가생명위원회는 그동안 보건복지부가 마련한 ‘한시적 금지안’과 ‘제한적 허용안’ 등을 놓고 8개월 넘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생명윤리계와 과학계로 갈려진 위원들간 의견이 팽팽히 맞섰기 때문이다. ●정부·과학계 위원만 참석 국가생명위는 결국 전체위원들을 대상으로 서면 표결 방식으로 의결했다. 하지만 생명윤리계 위원들이 표결에 불참, 정부 측과 과학계 위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체세포복제배아연구의 제한적 허용을 의결했다. 생명위원회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과학계와 산업계의 반응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제한적으로 허용키로 했지만 허용되는 난자는 체외수정에서 수정되지 않아 폐기 예정이거나 적출된 난소에서 채취한 ‘잔여난자’, 즉 건강하지 못한 난자로 실험의 성공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제주대 생명과학부 박세필(줄기세포연구센터장) 교수는 “체외수정 이후 12시간 뒤 수정 여부를 확인하는데 이 과정에서 수정되지 않은 난자란 죽어가는 난자”라고 설명했다. 또한 적출된 난소에서 미성숙 난자를 채취할 경우 배양기술이 발전해도 체내에서 성숙된 난자보다 건강하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복제배아는 신선한 난자를 써도 성공 가능성이 낮은데 이번 결정은 연구를 더 어렵게 하는 것”이라면서 “제한적 허용이란 문구로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잔여 난자론 성공 가능성 낮아” 과학기술부 산하 세포응용연구사업단장을 맡고 있는 김동욱 연세대 의대 교수는 “(실험 성공이)힘들고 먼 길은 되겠지만 근본적으로 못하게 하지 않고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선진국에서는 난자 기부나 실비 지급 등을 통해 건강한 난자를 체세포복제배아에 쓰고 있는데 빠른 시일에 우리나라도 그 방향으로 가기를 바란다.”며 아쉬워했다. 이에 대해 조한익(국가생명윤리심의위 부위원장) 서울대 교수는 “잔여난자를 가지고 어느 정도 연구성과들이 나타났을 때 신선한 난자를 쓰는 문제에 대해 다시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천주교측은 “배아를 이용하는 어떠한 실험이나 연구도 인간생명의 존엄성과 신성함을 침해하는 행위”라면서 종교계의 반대 입장을 대변했다. 전경하 오상도 기자 lark3@seoul.co.kr
  • [Seoul In] 4기 대학생 멘토링 프로그램 운영

    서대문구(구청장 현동훈) 대학생(멘토)과 저소득가정 자녀(멘티)를 연결해 학습, 인성지도, 다양한 체험활동을 진행하는 ‘제4기 대학생 멘토링’ 프로그램 운영을 시작한다. 연세대, 이화여대, 명지대의 학생 66명으로 구성해 지역내 21개 전 동에서 진행한다. 정창영 연세대 총장도 불우 청소년들의 멘토로 나서 매주 1∼2명의 멘티들과 만남의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멘토링 프로그램은 6월24일까지 3개월 과정으로 운영된다. 주민자치과 330-1040.
  • [스포츠 라운지] 야구감독 출신 ‘초보 해설자’ 김성한·이순철

    [스포츠 라운지] 야구감독 출신 ‘초보 해설자’ 김성한·이순철

    솔직히 조금 실망스러웠다. 섬진강의 유장한 물길을 닮은 ‘라도 사투리’의 출렁임에 대한 기대가 지나쳤던 탓일까. 매끄러운 방송 진행 솜씨가 얄밉다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1980∼90년대 프로야구판의 호남 강타자를 대표하는 두 거목, 김성한(49) 전 군산상고 감독과 이순철(46) 전 LG트윈스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고 대신 마이크를 잡았다.“처음치곤 잘한다.”는 격려가 자자하다고 했다. ●“사투리 나올까 조심조심” 지난 17일,2007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시작된 제주 오라구장. 케이블채널 MBC-ESPN 중계석에선 이순철 전 감독이 방송 신고식을 치르고 있었다. 이 전 감독은 팔꿈치 수술 후 올해 부활을 노리는 삼성의 선발투수 임창용에 대해 “팔꿈치 각도가 예년보다 많이 내려와 공의 무브먼트가 훨씬 많아졌습니다. 이걸 눈여겨 보셔야 합니다.”라고 안내했다. 마치 집안의 큰형님이 형제들을 한번 쓱 둘러본 다음 한 수 가르치는 느낌이 짙다. 본인이 생각하는 해설자의 위상은 어떤 것일까. 그는 “상황을 빠르게 이해시키는 것”이라고 정리한 뒤 “미국 연수 중 그쪽 해설자들이 말을 줄이며 팬들이 경기를 최대한 즐기도록 배려하는 걸 본 게 도움이 됐다.”고 했다. MBC-ESPN의 이경천 PD는 “매일 현장에서 살벌한 프로 세계를 경험하신 분들이라 깊이있는 시각을 전할 수 있다고 믿었다.”며 “따라서 준비된 이들에게 별도의 훈련조차 필요없었다.”고 설명했다. 두 전 감독 모두 중계 요령에 대한 설명을 가끔 전화로 전달받은 것 말고는 리허설 없이 곧바로 마이크를 잡았다. 두 해설자가 가장 신경을 쓴 것은 사투리와 억양. 국어책을 소리내 읽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지인들의 조언을 따라 그대로 해봤다는 김 전 감독은 20·21일 마산에서 열린 기아-LG전에서 해설 ‘입봉’을 했다. 첫날 방송 직후 100통 넘는 전화를 받았다는 그는 완연한 사투리로 “전 기억두 안 나는디, 사람들이 ‘글쎄요’,‘인자’처럼 전라도 사람들이 많이 쓰는 표현을 하더라고 막 꼬집더라고요.”라면서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시야 넓혀야죠.” “더많은 팬 불러모으도록 노력” 이 전 감독은 “서울 사람들은 지나치겠지만 이쪽 사람들은 다 알아듣고 지적하는데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시야가 넓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무슨 얘기냐고 되물었더니 “상황을 멀찍이 떨어져서 바라보아야 하는데 어느 한쪽에 몰입해 다른 부분을 놓친 게 많았다.”고 스스로를 돌아봤다. 또 시범경기라 차분하게 해설에 임했더니 톤이 낮아 너무 잔잔한 느낌을 주더란 얘기를 들었다며 공식 시즌이 시작되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이 전 감독은 18일 방송에서 “어제 제가 멀리 대구에서 삼성을 응원하러 온 여고생 팬들을 ‘많은 제주도민이 찾아주셨네요.’라고 했다가 엄청 혼났습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방송 중 “김인식 감독님”이라고 했는데 해설자라면 역시 피해야 할 표현이었다. 중계팀과 통하는 이어폰을 꽂은 채 마이크에 대고 “뭐가요?”라고 대꾸한 것도 귀여운(?) 실수 중 하나. 이 PD는 “케이블 채널이어서 공중파와 달리 조금 실수를 해도 괜찮은데 두 분이 너무 신중한 게 즐거운 불만”이라며 “자신들이 현장에서 느꼈던 불만, 여러 생각들을 마음껏 펼쳐보였으면 하는 게 솔직한 기대”라고 말했다. 두 전 감독은 일주일에 이틀씩 해설을 맡을 예정이지만 시즌이 본격적으로 열리면 이승엽의 요미우리 원정경기 일부를 허구연 위원과 나눠 맡을 가능성도 있다. 두 사람 모두 피하고 싶은 건 입담으로 하는 해설. 김 전 감독은 누군가를 깔아뭉개는 해설은 피하고 싶다고 했다.“야구는 팬들의 성원을 먹고 사는데 잘하는 선수의 모습을 보고 싶은 게 팬들의 소망 아니겠느냐.” ‘초보 해설자’치곤 핵심을 잘 짚고 있다는 평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김성한 프로필 ●출생 1958년 5월18일생 ●학력 군산상고-동국대 ●경력 82∼95년 해태(프로 원년 타점왕)85·88년 정규리그 MVP, 92년 올스타 MVP, 1337경기 출장, 4849타수, 1389안타, 통산 타율 .287, 홈런 207개, 타점 781점, 2000년10월∼2004년7월 기아감독, 2004년9월∼군산상고 감독 ■ 이순철 프로필 ●출생 1961년 4월18일생 ●학력 광주상고-연세대 ●경력 85∼98년 해태, 92년 최다안타(191개), 85·88·91∼93년 골든글러브, 1388경기 출장, 4775타수, 768안타, 통산 타율 .262, 홈런 145개, 타점 612점, 도루 371개, 2000년12월∼2003년10월 LG 작전코치, 2003년10월∼2006년6월 LG 감독
  • [‘3不정책’ 갈등 확산] ‘3不정책’ 정부-주요대학 전면전 양상

    ‘3불(不)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교육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대학들이 자율성 보장을 촉구한 데서 시작된 이 논란은 서울대와 주요 사립대, 전·현직 총장들이 잇따라 ‘3불 폐지 또는 재고’를 정부에 촉구하면서 교육부와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진지한 논의는 사라져 버렸고, 교육의 중심에 있어야 할 학생과 학부모들은 혼란에 빠졌다.3불 정책의 내용과 찬반 입장을 긴급 진단했다. ●본고사 대학별로 주관식·서술식 문제로 자체 기준에 따라 치르는 시험이다.1981년 대입 학력고사가 도입되기 전까지 실시됐다. 당시 본고사는 일본의 어려운 시험문제를 상당 부분 활용해 출제해 ‘절반만 맞혀도 합격한다.’는 얘기가 일반화될 정도였다. 대학들은 “본고사를 허용해 달라는 것은 과거로 돌아간다기보다는 현재 논술이나 면접 등 대학별고사를 대학 자율에 맡겨달라는 주장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수능 시험만으로는 학생들의 실력을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에는 대학들이 논술고사 외 필답고사를 실시하지 못하게 규정돼 있다. 교육부가 시행령에서 제외돼 있는 논술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만든 이유도 논술이 본고사로 변질될 것을 우려해서 나온 조치다. 교육부를 비롯해 학부모단체 등 본고사 도입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사교육 부담을 이유로 들고 있다. 본고사를 보려면 사교육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고, 교육환경이 열악한 지역 학생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사교육에 따른 공교육 붕괴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서울 K여고 윤모 교사는 “본고사가 부활하면 고1까지 교육과정을 모두 마치고,2학년때부터는 입시에만 매달리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반면 본고사를 찬성하는 측에서는 본고사가 폐지됐지만 사교육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어 도입을 주장한다. 본고사 폐지로 하향 획일적인 학생을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교등급제 학교간 학력 차이를 대입에 반영하는 제도다. 출신 고교를 기존 입학생들의 학력을 고려해 일종의 ‘등급’을 매겨, 이에 따른 성적을 대입 전형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고교등급제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등급제가 학력을 이용한 ‘연좌제’라고 주장한다. 선배들의 학력 수준이 떨어진다고 해서 후배들의 진학에 불이익을 줘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고교 서열화를 부추겨 경쟁을 지나치게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대학들의 생각은 다르다. 우수 학생을 뽑으려는 것은 인지상정인데, 학교별 내신 등급을 똑같이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대학에 우선 자율권을 주고 대학에서 알아서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서강대 김영수 입학처장은 “학교간 실력 차가 현실적으로 엄연히 존재함에도 점수에 반영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고교등급제를 ‘교육부 대입전형 기본계획’에 고시나 지침 형태로 금지하고 있다.2005년 3월에는 교육부가 이를 어긴 고려대와 연세대, 이화여대 등 전국 39개 대학·전문대에 행·재정적 제재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교육부가 고교등급제를 금지하고 있는 정작 중요한 이유는 다른 데 있다. 고교가 등급화되면 이에 따른 고교 평준화 제도의 근간이 흔들릴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고교 선택권이 전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첨을 통해 배정받은 학교 때문에 대학 진학에 불이익을 받은 학생, 학부모들의 반발이 잇따를 것을 우려하고 있다. ●기여입학제 대학의 발전에 기여하거나 물질을 무상으로 기부해 재정적 도움을 준 사람의 직계 자손을 대학이 정하는 기준과 방법에 따라 입학시키는 제도다. 기여입학제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현재로선 대학들에서조차 꺼리고 있다. 신분계층의 상승을 중요시하는 우리나라 문화적 특성을 감안할 때 실력이 아닌 다른 배경과 조건으로 대학에 입학한다는 것 자체를 국민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탓이다. 그러나 도입 주장의 배경의 중심에는 대학들의 재정난이 깔려 있다. 기부금을 받아 한 명을 입학시키면 가정형편이 어려운 여러 명의 학생에게 장학금 혜택이 돌아갈 수 있어 교육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는 논리다. 특히 정원외 특별전형으로 선발한다면 다른 학생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연세대 이재용 입학처장은 “기여입학제가 재정적으로나 대학 발전을 위해 필요한 부분으로, 사립대들이 사회적 공감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기여입학제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교육의 기회균등과 평등을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31조 1항에 어긋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개인의 능력에 따른 선발이라는 기본 원칙을 훼손하고 중·고교 서열화와 과열 진학경쟁 등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는 주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들이 자꾸 미국 사례를 드는데 법적으로 기여입학제를 허용하는 나라는 한 곳도 없으며, 미국의 경우 사회적 합의에 따른 대학 규정에 따라 처리하고 있다.”면서 “사회적 분위기가 허용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기여입학제를 도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재천 강아연기자 patrick@seoul.co.kr
  • 우리은행장 박해춘씨 내정

    우리은행장 박해춘씨 내정

    우리은행 차기 수장으로 박해춘 LG카드 사장이 확정됐다. 그러나 우리은행 노동조합 등이 ‘낙하산 인사’라고 강력 반발,‘박해춘 호’의 앞날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우리은행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차기 은행장 후보로 박 전 사장을 우리은행 이사회에 추천했다고 밝혔다. 행추위는 “박 행장 후보는 자타가 인정하는 금융전문가로서 탁월한 경영능력과 다양한 금융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은행의 민영화에 대비하고, 우리은행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1등 은행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된 서울보증보험을 정상화시키고 2003년 5조 6000억원의 순손실을 냈던 LG카드를 2년 연속 1조원대 수익을 내는 우량기업으로 회생시키면서 탁월한 구조조정 전문 경영자로 인정받고 있다. 박 후보는 23일 은행 이사회를 거쳐 26일 주주총회에서 차기 행장으로 선임된 뒤 공식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박 후보는 “지난 10년간 파산 직전이던 금융기관에 몸을 던져 열심히 일했다고 자부한다.”면서 “시스템이나 상품, 마케팅, 전략 등을 개선시키는 경제적 구조조정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은행 노사는 상당기간 ‘냉각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행추위와 박 후보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후보 추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우리은행 노조의 저지로 회견을 갖지 못하고 보도자료로 대신했다. 노조는 주총 저지, 출근 저지, 준법 투쟁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 노조 신하섭 부위원장은 “4월 초에 박 회장 내정자에 대해 취업제한 규정 위반을 근거로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내고, 예금보험공사와의 양해각서(MOU) 철폐 등을 내용으로 하는 노사협상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경영진이 우리은행의 미래를 위한 바람직한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 쟁의조정신청 등을 거쳐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회장은 지난 1948년 충남 금산에서 출생, 대전고와 연세대 수학과를 거쳐 안국화재 이사, 삼성화재 마케팅 담당 상무이사 등을 거친 뒤 98년 서울보증보험 사장,2004년 LG카드 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2008학년도 대입전형] 내신 좋으면 수시·수능 자신땐 정시 유리

    2008학년도 대입 전형계획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내신과 우선선발제, 논술 등 세 가지다. 전체적으로 내신을 강화하는 분위기 속에 주요 사립대를 중심으로 수능 중심의 우선선발제를 도입하고 있고, 논술을 실시하는 대학이 두 배 이상 늘었기 때문이다.●학생부 실질반영률 10% 이상으로 높아질 듯 내신에서는 상당수 대학들이 학생부로만 뽑는 전형을 신설하거나 비중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내신을 평어나 백분위가 아닌 석차등급 또는 원점수와 학교 평균, 표준편차를 활용한 상대평가 방식으로 반영하기 때문에 변별력이 크게 높아졌다. 게다가 대학들이 학생부 실질반영률을 3∼8%에서 10% 이상으로 높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과거처럼 내신을 만만하게 볼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특히 정시모집에서는 3학년 2학기때 성적까지 반영하기 때문에 당장 1학기 성적을 올리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 우선선발제는 고려대와 연세대 등 주요 사립대들이 잇따라 도입한 전형이다. 수능 성적을 중심으로 정원의 일부를 우선선발하고, 여기에서 떨어지면 자동적으로 일반선발 방식으로 전환해 수능에 기타 전형요소(학생부, 논술, 면접 등)를 합쳐 뽑는 방식이다. 내신보다는 수능이나 논술에 비중을 둬 선발하기 때문에 수능이나 논술에 자신있는 학생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된다. 논술을 치르는 대학 수가 크게 늘어난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올해 정시에서 논술을 도입한 대학은 국민대와 덕성여대, 상명대, 서울여대, 성신여대, 숭실대, 아주대, 인하대, 한성대 등이다. 지방대 중에서는 경북대가 논술을 도입했다. 자연계 모집단위에서 논술을 실시하는 곳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숙명여대만 자연계 정시에서 논술을 실시했으나 올해는 계명대와 대구가톨릭대, 순천향대, 울산대, 인제대, 한림대 등의 의예과와 경성대와 대구가톨릭대, 삼육대의 약학과, 동의대와 상지대 한의예과도 논술을 치른다. 전문가들은 이런 사실들을 종합해볼 때 올해 대입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먼저 내신과 논술, 수능 등 세 가지 트랙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은다.●상위권은 우선선발제·수능 우수자전형 노려볼 만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는 “예전과는 달리 1∼2학년 내신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수능으로 만회할 수 있게 됐다.”면서 “수능과 내신, 논술 가운데 자신의 최대 강점을 찾아 가장 적합한 전형에 응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고려학력평가연구소 유병화 평가이사는 “내신이 강하면 수시를 공략하고, 모의고사 성적이 높으면 정시를 공략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상위권 학생이라면 수능 중심의 우선선발제나 수능성적우수자 전형을 적극적으로 노려볼 만하다. 주요 사립대의 경우 성적 상위권 학생들이 내신 때문에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배려해 다양한 지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고려대의 수능 우선선발제나 서강대 수시에 신설된 알바트로스 국제화 전형, 성균관대 수시의 글로벌리더 전형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제도가 바뀌기 전에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하향안전 지원했던 학생들이 올해 대거 재수로 방향을 돌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김재천 강아연기자 patri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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