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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인재 육성, 만큼 중요”

    “스포츠 인재 육성, 만큼 중요”

    “금메달만큼이나 스포츠 외교 인재를 육성하는 게 중요합니다.” 한국체육은 그동안 올림픽 1위에만 집중해 왔다. 태릉선수촌으로 대표되는 훌륭한 시설과 집중적인 투자로 달콤한 열매를 따먹었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도 금메달 13개로 ‘톱 5’를 꿰찼다. 하지만 우리 스스로 스포츠 선진국이라고 내세울 수 있을까. 국제스포츠협력센터(ISC·이사장 김용순)는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2013 국제스포츠협력 콘퍼런스를 열고 글로벌 리더 양성 방안을 놓고 머리를 맞댔다. 우칭궈(타이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 겸 국제복싱연맹(AIBA) 회장, 세페리노 아드리안 발데스 페랄타 주한파라과이대사, 라슬로 바이다(헝가리) 2014 인천아시안게임 컨설턴트 등이 한국 체육계의 글로벌 리더 만드는 방안을 조언했다. 신학용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 박종길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김정행 대한체육회장도 함께했다. 빛나는 올림픽 성적이 무색하게 한국 인재 풀(pool)은 빈약하다. 특히 스포츠 외교 분야는 김운용 IOC 전 부위원장, 이건희 IOC 위원, 문대성 IOC 선수위원 등 몇몇에게만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다. 우칭궈 집행위원은 기조연설을 통해 “리더는 끊임없이 배워야 하는 자리인데, 학위나 국적 등 특정 스펙만으로는 전문성을 정의하기 힘들다”며 “열망, 열정, 책임감, 자신감, 동기, 신념 등 다양한 역량을 어려서부터 철저히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AIBA 회장과 IOC위원에 선출되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한 뒤 리더의 변화와 혁신을 역설했다. 우칭궈 집행위원은 “스포츠 리더는 올림픽 정신을 구현해야 하는 만큼 더 큰 자질이 요구된다”면서 “건강한 엘리트 스포츠 토양과 체계적인 리더 양성 프로그램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페랄타 대사는 “리더에게는 주변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고의 유연성, 자아 인식, 다양한 경험, 긍정적인 사고, 창의성 등이 두루 필요하다”며 “외교는 문화·지적·감성 소양이 잘 섞여야 하는데 스포츠 외교는 여기에 국가별 정보까지 추가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넬슨 만델라 남아공 대통령은 럭비월드컵 우승을 통해 인종갈등을 없앴고 오바마, 메르켈, 푸틴 등도 스포츠에 대한 강한 애정이 돋보이는 리더”라며 “글로벌 인재가 되려면 언어·문화 차이를 뛰어넘을 수 있는 부단한 노력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바이다 컨설턴트는 “외국어 능력 못지않게 자기 의사를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동·하계 올림픽 종목에서 모두 뛰어난 만큼 인재의 풀이 넓고 미래도 밝다”고 말했다. 원도연 연세대 교수는 “나라들 사이에 지속적이고 발전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수단으로 스포츠 외교가 각광받고 있지만 인재를 발굴하고 역량을 계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국가 차원의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韓·美 정상회담] 朴대통령 “日, 거울 보고 올바른 역사의식 가져라”… 오바마 공감

    [韓·美 정상회담] 朴대통령 “日, 거울 보고 올바른 역사의식 가져라”… 오바마 공감

    동북아시아의 전통적 동맹 구도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두드러진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역사 도발 행태를 거론하고 공동선언에서 한·미 동맹의 성격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평화와 안정의 ‘핵심축’(린치핀)으로 규정한 건 한국의 전략적 위상 강화를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우경화 행보에 대해 “일본은 거울을 보고 책임 있는 역사의식을 가져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워싱턴포스트(WP)와 가진 인터뷰에서 동북아 역내 긴장 조성의 한 당사자로 북한뿐 아니라 일본을 지목하는 등 강경 발언을 내놓았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도 “동북아 지역 평화를 위해서는 일본이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언급했고 오바마 대통령도 이에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8년 전 (WP와의) 인터뷰 때도 북핵 위기와 일본의 독도 발언으로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었지만 여전히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이런 상태가 됐다는 것이 답답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뿐 아니라 주변국들의 상처를 이렇게 덧나게 함으로써 결속을 약화시키고 이런 문제에 대해 발목을 잡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또 북한을 제외한 역내 긴장 조성에 누가 책임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영토라는 것이 사람으로 봤을 때 국민의 몸이라면 역사는 그 국민의 혼이라는 말이 있다”며 “역사라는 것은 작은 불씨가 크게 번질 수 있기 때문에 바르고 냉철한 역사 인식을 가지고 가야만 불행한 일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외정책은 일본 쪽에 무게가 실려 있던 게 현실이다. 그러나 올해 60주년을 맞은 한·미 동맹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미·일 동맹 구도의 균형추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린치핀은 마차 바퀴가 이탈되지 않게 축에 꽂는 도구로, 핵심 동맹국을 외교적으로 지칭할 때 쓰는 용어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0년 6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한·미 동맹을 린치핀으로 처음 표현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박 대통령의 당선 축하 성명에서도 이 단어를 썼다. 그동안 미·일 동맹은 린치핀과 ‘코너스톤’(주춧돌)을 혼용해서 표현했다. 김기정 연세대 교수는 “한·미 동맹의 비중이 커졌다는 시각은 우리 해석일 뿐 미·일 동맹을 우선시하는 미국의 기조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한반도 안정을 위한 한·미 동맹의 틀이 잘 작동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워싱턴 정가에서 아베 정권의 역사 왜곡 언행은 한·미·일 3각 공조에 악영향을 주는 골칫거리로 판단하고 있다는 인식이 적지 않다. 박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망동이 동북아 평화 협력를 저해하고 있다는 인식을 분명히 드러낸 만큼 오바마 정부가 강화된 대일 메시지를 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미국 입장에서 일본은 핵심적인 동맹국이지만 한편으로는 미국의 아시아에 대한 전략적 리밸런스(재균형) 정책에서 한국의 역할과 협력의 필요성도 커졌다”며 “한국의 전략적 중요성이 공동선언에서 명확히 드러난 셈”이라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프로야구] 10점차 뒤집다… SK 전에 없던 ‘대역전쇼’

    [프로야구] 10점차 뒤집다… SK 전에 없던 ‘대역전쇼’

    SK가 무려 10점 뒤진 경기를 뒤집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SK는 8일 문학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전에서 4회까지 1-11로 끌려가다 13-12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프로야구 역대 최다 점수 차 역전승. SK는 선발 여건욱이 무너지며 1회에만 무려 9점을 빼앗겼다. 그러나 3회 2점을 더 내준 뒤 6회 4점, 8회 5점을 얻으며 턱밑까지 따라갔고, 11-12로 뒤진 9회말 선두타자 한동민이 극적인 동점 홈런을 날렸다. 이어진 1사 2, 3루에서 김성현이 끝내기 안타를 터뜨려 짜릿한 드라마를 완성했다. 창원에서는 공룡 군단의 차세대 스타 나성범(NC)이 데뷔 두 번째 경기 만에 멀티 홈런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나성범은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의 경기 1회 1사 2루에서 상대 선발 김혁민의 4구 포크볼을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125m짜리 대포를 날렸다. 1군 무대 첫 안타가 홈런. 세 번째 타석인 6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도 나성범은 김혁민의 직구를 다시 통타,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몸쪽 꽉 차게 제대로 제구된 공이었지만 그의 방망이는 매섭게 돌아갔다. 광주 진흥고, 연세대에서 좌완 강속구 투수로 이름을 날린 뒤 김경문 NC 감독을 만난 뒤 타자로 전향했다. 파격적인 변신이었지만 김 감독의 눈은 정확했다. 나성범은 지난해 퓨처스(2군)리그 홈런왕(16홈런)과 타점왕(67타점)을 휩쓸며 3번 타자로 눈도장을 받았다. 스프링캠프에서 손바닥을 다쳐 지난 7일에야 데뷔전을 치렀지만, 두 번째 경기 만에 화끈한 홈런포로 스타 탄생을 알렸다. NC는 그러나 4-3으로 앞서던 9회 불펜 노성호가 무너지면서 4-6으로 져 이틀 연속 뼈아픈 역전패에 울었다. 광주에서는 롯데가 5-1로 KIA를 이틀 연속 울렸다. 선발 유먼이 7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시즌 4승째를 챙기고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넥센은 목동에서 LG를 3-1로 제압하고 단독 선두를 굳건히 했다. 선발 김영민은 5와 3분의2이닝 동안 삼진 6개를 낚으며 5피안타 1실점으로 LG 타선을 틀어막고 무려 299일 만에 승리를 따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이한구 “韓銀 청개구리나 늘보 안돼야”

    이한구 “韓銀 청개구리나 늘보 안돼야”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한국은행에 기준금리 인하를 또 주문했다. 금리 결정을 하루 앞두고 있는 한은 측은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 한은의 금리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 전문가들도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원내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추경 예산안이 통과됐지만 규모와 내용 면에서는 충분하지 못하다”면서 “민간 투자가 본격화하는 분위기를 위해서는 한은의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운을 뗐다. 이 대표는 “한은은 독립이 자기 조직을 위한 독립이 아니라 국민 경제를 위해 필요한 독립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자칫 청개구리 심리를 갖고 있거나, 또는 호주 늘보(나무에 매달려 사는 동물로 움직임이 느리고 굼뜨다)의 행태를 보이는 그런 일은 없도록 고심하고 국민경제 활성화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4월에는 동결했지만 5월에는 알아서 잘 판단하리라 본다”는 발언에 이어 9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내리라고 압박한 셈이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4월 초에도 금리인하를 요구하는 발언을 했다. 선진국들이 속속 금리를 내리면서 한은의 입지도 더 좁아지고 있다. 호주 연방중앙은행은 지난 7일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린 연 2.75%로 결정했다. 역대 최저다. 우리나라의 역대 최저 기준금리는 2009년 2월부터 2010년 6월까지 유지된 연 2.0%다. 한은 측은 금리 결정을 하루 앞두고 나온 발언에 당황하면서도 “금리는 금통위 결정사항”이라고 강조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원내대표의 발언을 언급하지 않는 것이 금통위원들에게 부담을 덜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추경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금리를 내려야 하는 것은 맞지만 정치권에서 금리에 대해 말하는 것은 중앙은행에 상당한 부담”이라면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존중하고 중앙은행은 이에 합당한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부고]

    ●원윤상(삼성중공업 전무)씨 모친상 이규황(전 전국경제인연합회 총괄전무)황순원(전 미화당 상무)오흥용(현대그린푸드 대표이사)씨 장모상 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9일 오전 8시 (02)3410-3151 ●이재훈(뉴질랜드 거주)재담(울산대 의무부총장)재환(법무법인 KCL 변호사)재진(숭실대 공과대학 교수)재용(금융감독원 팀장)씨 부친상 김정겸(금옥여고 교사)씨 시부상 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9일 오전 5시 50분 (02)3010-2230 ●김진형(해군 소장)진욱(자영업)씨 모친상 유광룡(자영업)최창화(자영업)씨 장모상 7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9일 오전 5시 (02)2258-5940 ●임순달(부천신문 편집국장)씨 별세 6일 부천 대성병원, 발인 9일 오전 8시 (032)653-6838 ●최남춘(중부일보 안양·과천시 담당 기자)씨 부친상 7일 전북 순창의료원, 발인 9일 오전 8시 30분 (063)653-4454 ●백운식(경희대 전자정보대학장)태식(기광 부사장)씨 부친상 왕진호(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씨 장인상 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8일 낮 12시 (02)3410-6917 ●김영훈(한준건설 차장)진희(양강중 교사)씨 부친상 김광호(경향신문 정치부 차장)씨 장인상 7일 보라매병원, 발인 9일 오전 8시 (02)841-7652 ●기인서(경북도민일보 영천담당 부장)씨 부친상 7일 영천 참좋은요양병원, 발인 9일 오전 9시 (054)338-1024 ●차인규(현대자동차 전무이사)인헌(캐나다 거주)씨 부친상 이성근(HSCNC 대표이사)한규재(디비인포 대표이사)씨 장인상 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9일 오전 8시 (02)3010-2232 ●정성채(서울지방경찰청 경비2과장)씨 모친상 7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9일 오전 7시 40분 (02)2227-7580
  • [오늘의 경기]

    ■프로야구 ●넥센-LG(잠실 KBSN스포츠·SPOTV2) ●두산-SK(문학 SBS-ESPN·IPSN) ●롯데-KIA(광주 XTM·SPOTV) ●한화-NC(마산 MBC스포츠+ 이상 오후 6시 30분) ■축구 FA컵 3라운드(32강전) ●광주FC-충주 험멜(광주월드컵경기장) ●제주 유나이티드-건국대(제주월드컵경기장) ●강원FC-경주 한국수력원자력(강릉종합경기장) ●전북 현대-용인시청(전주월드컵경기장) ●김해시청-부산 아이파크(김해종합운동장 이상 오후 7시) ●FC서울-연세대(서울월드컵경기장) ●대구FC-수원FC(대구스타디움) ●울산 현대-이천시민축구단(울산문수경기장) ●경남FC-울산 현대미포조선(창원축구센터 주경기장) ●인천 유나이티드-전북매일FC(인천축구전용구장) ●대전 시티즌-고양 Hi FC(대전월드컵경기장) ●포항 스틸러스-숭실대(포항스틸야드) ●상주 상무-목포시청(상주시민운동장) ●성남 일화-동의대(탄천종합운동장) ●전남 드래곤즈-강릉시청(광양축구전용구장 이상 오후 7시 30분) ●FC안양-수원 삼성(오후 8시 안양종합운동장) ■사격 경호실장기대회(오전 9시 30분 나주사격장) ■펜싱 제42회 회장배 전국남녀종별대회(오전 11시 전남 해남) ■테니스 △서울국제 남자퓨처스·여자서키트 2차대회(오전 9시 올림픽공원 코트) △전국주니어테니스선수권(순창공설운동장 테니스장) ■정구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 겸 한국주니어대표 본선 3차 선발전(오전 9시 문경국제정구장) ■하키 협회장기 전국남녀대회(오전 9시 30분 평택 소사벌레포츠타운·평택여고) ■씨름 제14회 증평인삼배 전국장사씨름대회(오후 1시 40분 증평종합스포츠센터 KBSN스포츠) ■요트 제2회 해양수산부장관배 아시아국제 및 전국요트대회(오전 10시 여수엑스포장)
  • [사설] 박사 아니면 시간강사도 못하게 하는 대학

    고려대가 지난 3월 세종캠퍼스에 출강하는 석사 출신 시간강사 59명과 재계약을 거부한 것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학교 측이 이들과 재계약을 맺지 않은 이유가 황당하다. 박사 학위가 없는 강사가 교단에 서면 교수의 품위가 떨어지고 수업의 질도 낮아져서라고 한다. 고려대는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대학이다. 이런 이유로 석사 출신들을 시간강사로 쓰지 않겠다는 것은 그동안 고려대가 품위도 없고 수업 내용도 형편없는 시간강사들을 저렴한 비용으로 채용해 학생들을 가르쳤다는 사실을 스스로 자인하는 꼴밖에 안 된다. 고려대가 이번 학기에 이들 시간강사를 사실상 해고함으로써 강사들은 물론 학생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한다. 곧 박사학위를 받을 강사 등이 맡았던 전공과 핵심 교양 등 모두 49개 과목이 폐지됐다고 한다. 2~3학점짜리 교양과목이 없어지고 대신 1학점짜리 44개 체육과목이 신설됐다. 학생들의 수강신청 폭이 현저히 줄어든 것이다. 더구나 학교 측이 다른 과목의 수강인원 제한 규정을 풀면서 기존의 2배 넘는 학생들이 몰려들어 오히려 수업의 질이 더 떨어졌다고 한다. 현재 서울 주요 대학 중 연세대와 성균관대도 박사 학위가 있는 이들에게만 강의를 맡기고 있다고 한다. 학교 입장에서는 학사보다는 석사, 석사보다는 박사 학위를 가진 이를 강단에 더 세우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박사 학위를 따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어 학생들을 가르칠 수 없도록 원천봉쇄하는 것은 교육의 참뜻에 맞지도 않을뿐더러 부당한 교권침해이자 수업권의 침해라 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 정작 필요한 교수는 젊은 시절 딴 박사 학위 하나 믿고 연구도 게을리하면서 수업을 등한시하는 이들이 아니다. 설령 박사 학위가 없더라도 공들여 수업 준비를 하고, 열과 성을 다해서 가르치는 시간강사들에게 학생들이 더 큰 배움을 얻을 수도 있다. 일본이나 미국 등에서는 실력만 있으면 학사 학위만을 갖고도 강단에 서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전문성, 경험, 실무능력이 중요한 언론학·예체능·의학 분야가 특히 그렇다. 점차 학벌 파괴로 가는 사회 추세에 역행해 대학이 거꾸로 학위만을 중요시해서야 되겠는가.
  • [프로축구] 10년 만에 되살아난 ‘지지대 더비’

    ‘지지대 더비’가 10년 만에 다시 열린다. 8일 경기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대한축구협회(FA)컵 3라운드(32강전)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안양 FC와 클래식(1부 리그) 수원과의 대결이다. 더비 이름은 1번 국도의 수원과 안양을 잇는 고개 이름에서 따왔다. 1997년 김호 수원 감독의 애제자였던 코치 조광래가 안양 사령탑을 맡으면서 악연이 시작됐다. 2년 뒤엔 안양의 최고 스타였던 서정원이 프랑스로 진출했다가 국내로 돌아오면서 수원 유니폼으로 갈아입어 제대로 불이 붙었다. 당시 안양 서포터들은 1999년 3월 20일 수원과의 슈퍼컵 경기에서 서정원 이름이 박힌 안양 유니폼을 불사르는 의식을 거행하기도 했다. 그 뒤로도 두 팀의 뜨거운 라이벌 의식은 명승부를 연출했다. 2000년 4월 9일에는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전반에만 3골씩 주고받은 끝에 수원이 5-4로 이겼다. 같은 해 9월 30일에는 안양이 3-2로 설욕하며 그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그러나 2004년 안양이 연고를 옮겨 FC 서울로 거듭나면서 지지대 더비는 끊겼다. 물론 서울과 수원의 경기는 관중을 끌어모으는 ‘슈퍼매치’가 됐지만 수원과 안양의 골수 팬들은 이를 진정한 더비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번 대결은 장외에서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진작부터 인터넷에서는 두 팀 서포터들의 공방이 뜨겁다. 지난 시즌 K리그 챔피언 FC 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모교인 연세대 후배들과 쑥스러운 대결을 벌인다. 포항도 대학 축구 강호인 숭실대와 16강 티켓을 다툰다. 제주 수비수 홍정호(24)는 건국대와의 경기를 통해 1년여 만에 그라운드에 돌아온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韓·美 정상회담] 전용기 함께 탄 주치의… 한방 박동석·양방 이병석 원장

    [韓·美 정상회담] 전용기 함께 탄 주치의… 한방 박동석·양방 이병석 원장

    박근혜 대통령의 양·한방 주치의가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 순방길에 나선 박근혜 대통령의 전용기(공군 1호기)에 탑승하면서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한방 주치의는 침구과 전문의인 박동석(왼쪽·64) 강동경희대한방병원장이다. 박 원장은 경희대 한의대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경희의료원 동서협진센터 소장, 동서의학대학원장 등을 지냈다. 언론을 통해 내정사실이 알려졌던 양방 주치의 이병석(오른쪽·57) 강남 세브란스병원장도 전용기를 탔다. 그동안 대통령 주치의는 대개 서울대병원 출신 몫이었다. 세브란스병원 출신이 주치의가 된 것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두 번째다. 세브란스 출신이 중용된 배경에는 2006년 박 대통령이 ‘커터칼 테러’를 당했을 때 수술을 받은 인연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내과 의사가 아닌 산부인과 출신이 대통령 주치의가 된 것도 처음이다. 이번 정부에서는 연세대 의대의 약진이 돋보인다. 이 병원장(1981년 졸업)을 비롯해 김원호(소화기내과 교수·1980년 졸업) 청와대 의무실장이 대표적이다. 인요한(1987년 졸업) 국제진료센터소장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대통합위 부위원장을 맡았다. 워싱턴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헤지펀드는 메뚜기일까요 꿀벌일까요”

    “헤지펀드는 메뚜기일까요 꿀벌일까요”

    1992년 통일 독일이 출현하면서 유럽 각국의 통화가치가 폭락하기 시작했다. 영국 파운드화도 폭락 조짐을 보였다. 영국 정부는 즉각 방어에 나섰다. 파운드화에 대한 평가절하를 영국에 대한 배신으로까지 규정했다. 헤지펀드를 굴리던 조지 소로스는 영국 정부의 허세를 간파하고 엄청난 현찰을 동원하여 파운드화를 공격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이에 맞서 고군분투했으나 속절없이 떨어지는 파운드화 가격을 막아내기 어려웠다. 결국 이 싸움으로 소로스는 10억 달러라는 거액을 벌어들였다. 소로스가 영란은행을 참패시킨, 저 유명한 ‘파운드 전쟁’ 이야기다. 이성한(56)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한 나라의 중앙은행이 일개 헤지펀드에게 무릎 꿇은 사건”이라면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실감시켜 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오는 13일 3년의 임기를 마치는 이 원장은 “쓰나미처럼 세계 경제를 덮친 금융위기와 재정위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진단했다. 이 원장은 ‘피 말리는 싸움터’인 국제금융 현장을 지켜보며 느낀 생각과 경험을 한 권의 책으로도 펴냈다. 21세기북스에서 나온 ‘당신만 몰랐던 국제금융 이야기’다. “국제금융 현장을 생동감 있게 다룬 책이 의외로 드물어 (책을) 쓰게 됐다”는 이 원장은 “금융위기와 재정위기를 직접 지켜보며 체득한 정보와 경험을 공유해야겠다는 책임감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책에는 국제금융현장의 재미있는 뒷이야기도 담아냈다. “독일의 한 정치가는 헤지펀드가 주식시장을 황폐화시킨다고 맹비난하며 ‘메뚜기떼’라는 별명을 붙였다. 그런데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은행 의장은 헤지펀드가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다며 꿀벌 같은 존재라고 정의했다. 과연 어떤 게 맞는 말일까”라고 질문을 던지는 이 원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부고]

    ●박의승(삼성물산 부사장)준승(종합건축사사무소 아키준 대표)준면(현대중공업 수석연구원)현윤(법무법인 화우 실장)씨 모친상 김덕중(미림실업 대표이사)이광민(쎄트리연구소 사장)씨 장모상 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8일 오전 8시 (02)3410-6915 ●이상윤(유진투자증권 IT본부장)씨 부친상 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8일 오전 7시 (02)3410-6912 ●김민관(한국부동산개발협회 정책실장)씨 장모상 6일 강북삼성병원, 발인 8일 오전 7시 30분 (02)2001-1097 ●이재기(국제문화여행사 대표이사)재학(서대문구청 공무원)재흥(한밭대 교수)씨 부친상 6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8일 오전 7시 (02)2227-7587 ●하성호(SK텔레콤 상무)유호(SK네트웍스 차장)연호(한국기업데이터 과장)씨 모친상 6일 강북삼성병원, 발인 8일 오전 (02)2001-1091 ●김홍장(충남도의회 의원)씨 장모상 6일 당진장례식장, 발인 8일 오전 (041)354-4444 ●김현욱(매산C&F 대표이사)씨 부친상 김덕원(KBS 정치외교부 기자)씨 장인상 6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8일 오전 5시 30분 (02)2227-7577 ●정인영(소설가)씨 별세 진원(숭실고 교사)씨 부친상 6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8일 오전 9시 (02)2227-7544 ●전인구(동덕여대 대학원장)씨 모친상 6일 서울대병원, 발인 8일 오전 7시 (02)2072-2022 ●설양조(서울대치과병원 치주과 교수)씨 부친상 6일 서울대병원, 발인 8일 오전 5시 40분 (02)2072-2014 ●현준건(전 경향신문 기자)씨 별세 정주(제일기획 SBC본부 상임고문·전 KBS 비서실장)용주(사업)일수(화가)씨 부친상 허광회(사업)홍정기(오성 사장)한진(화가)씨 장인상 김국향(KBS PD)씨 시부상 5일 여의도 성모병원, 발인 8일 오전 5시 (02)3779-1526
  •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의 과제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의 과제

    이제 ‘리듬체조 여왕’의 향기를 풍기기 시작한 손연재(19·연세대)는 지난 5일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막을 내린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과제도 남겼다. 체력을 보완하고 실수를 줄여야 시상대의 더 높은 곳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손연재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모두 나선 카테고리 A 대회 예선에서 볼(17.550점), 후프(17.800점), 곤봉(17.400점), 리본(17.850점) 합계 70.600점을 받아 개인종합 4위에 오르며 전 종목 결선에 진출했다. 결선에서 사상 최초로 두 개의 메달을 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첫 경기인 후프 종목에서 동메달을 땄지만 볼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며 최하위에 그쳤고, 곤봉과 리본에서도 각각 7위와 5위에 머물렀다. 이틀 연속 네 종목의 연기를 펼치다 보니 체력적 부담이 적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번 대회는 다른 월드컵과 달리 사흘이 아닌 이틀 만에 일정이 마무리되면서 체력을 회복할 시간이 부족했다. 또 손연재는 지난달 26~28일 이탈리아 페사로 월드컵에 참가한 데 이어 일주일 만에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체력적 부담에 피로가 겹치자 실수가 잇따랐다. 특히 볼 종목에서는 놓친 공이 매트 밖까지 굴러가는 결정적인 실수를 범했다. 이 실수가 머릿속에 남은 듯 곤봉에서도 수구를 떨어뜨리는 실수를 범했고, 리본에서도 잔 실수가 나오고 말았다. 손연재는 ”월드컵 시리즈에서 연속으로 메달을 딸 수 있게 돼 기쁘다. 8월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체력적인 부분을 보완하고 프로그램에서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좋은 성적을 기대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옐레나 리표르도바(러시아) 코치도 그녀의 기량이 차츰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손연재는 7일 귀국해 오는 10일 서울 태릉선수촌에서 열리는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할 예정이다. 이어 다음 달 15~16일에는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열리는 리듬체조 갈라쇼에서 국내 팬들과 만난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고려대 세종캠퍼스 “박사 아니면 강의 못해”…석사 출신 시간강사 59명 재계약 거부 통보

    고려대가 박사 학위가 없는 시간제 강사들의 재계약을 무더기로 거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학교 측은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입장이지만 강사 노조는 “오히려 강의의 질만 떨어졌다”고 주장한다. 고려대는 지난 3월 세종캠퍼스에 출강하는 석사 출신 시간강사 59명과의 재계약을 거부했다. 박사 학위 없는 강사가 교단에 서면 교수의 품위가 떨어지고 수업의 질도 낮아진다는 이유에서였다. 고려대에서 7년째 시간강사로 근무한 김영곤(64)씨는 “시간강사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학교 측이 지난 2월 갑자기 해고 통지를 했다”면서 “이후 박사 학위 소지자만 시간강사로 임용하기로 원칙을 세웠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올 들어 고려대 세종캠퍼스는 비(非)박사 시간강사들이 맡았던 전공과 교양과목 49개를 폐강했다. 대신 1학점짜리 체육수업 44개를 신설했다. 학생들은 부작용을 고스란히 학생들이 떠안게 됐다고 말한다. 박광월(24) 세종캠퍼스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의 반발을 무마하려고 다른 과목의 수강신청 제한을 푸는 바람에 콩나물시루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듣는 상황”이라면서 “준비 없이 박사만 찾다가 오히려 수업의 질이 떨어지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수업 선택권도 낮아졌다고 말한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2~3학점짜리 교양과목이 사라지고 1학점짜리 체육 수업만 늘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1학기 교양 수업으로 체육만 선택하는 학생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강의의 질을 개선하려다 보니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고려대 관계자는 “박사 학위를 소지하지 않은 시간강사를 임용하는 것은 학생이 학생을 가르치는 것과 같다”면서 “강사료 인상을 요구하는 시간강사들을 해고하려고 비박사 시간강사 전원과 재계약을 안 했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현재 서울 주요 대학 중 박사 학위가 있는 사람에게만 강의를 맡기는 곳은 연세대와 성균관대 정도다. 성균관대는 1996년부터 박사 학위가 없는 시간강사의 채용을 전면 금지했다. 그러나 서울대는 시간강사 임용 조건을 ‘학사학위 이상 소지자로서 교육 및 연구경력이 3년 이상인 사람’으로 정하고 있다. 서강대는 ‘석사 학위 이상 소지자, 다른 대학에서 전임교원 이상인 자, 교과목의 특성에 따라 석사 학위 없는 사람도 예외적으로 인정한다’고 채용 기준을 명시하고 있다. 전국강사노조 등은 6일 “박사 학위 유무에 따라 과목을 폐지하는 것은 부당한 교권 침해이자 수업권 침해”라며 “대학은 부당하게 해고된 강사들을 복직시키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권광호 고려대 교학처장은 “원칙적으로 대학 강의는 체계적인 훈련을 받은 박사 학위 소지자들이 하는 게 맞다”면서 “그동안 여건이 안 됐는데 지금은 국내 박사 학위 소지자가 많아져 시간강사 임용 기준을 현실에 맞게 바꾼 것”이라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낙하산 CEO’ 떨어진 공기업 고객만족도도 함께 떨어졌다

    공기업에 ‘낙하산’ 사장(CEO)이 임명되면 고객만족도가 떨어지고 회사의 순이익률이 감소하는 등 회사에 실질적인 득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유승원 연세대 박사가 최근 학교 측에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 ‘공기업의 지배구조가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공기업 CEO가 정권의 측근 인사로 교체되면 해당 기업의 고객만족도는 2년 뒤 8.2% 포인트 떨어졌고 관료 출신이 CEO가 돼도 3.5% 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공기업의 평균 고객만족도는 오히려 7.5% 포인트 올랐다. 이런 결과는 전체 공기업 중 주주의 감시가 철저한 상장 공기업을 제외한 22개사의 9년치(2003~2011년) 자료 180개를 분석한 값이다. 유 박사는 해당 CEO가 정권 측근인지 가리기 위해 ▲대선 캠프·정권 인수위 등 참여 여부 ▲정권 출범 뒤 고위공직자로 임명·내정된 경력 ▲여당 출신 국회의원·당직자 경력 ▲대통령의 친인척 등 인맥 여부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낙하산 CEO는 정부의 공기업 경영평가 때에도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정권 측근이 CEO로 올 경우 해당 공기업은 2년 뒤 경영평가에서 계량 점수가 2.7% 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공기업의 계량 평가 점수는 3.2% 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관료 출신 CEO가 선임될 때 해당 공기업의 ‘산업조정 총자산순이익률(ROE)’이 2년 뒤 2.4% 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공기업의 ROE 감소폭(1.1% 포인트)과 비교해도 2배 이상 큰 폭으로 줄었다. 산업조정ROE는 특정 기업이 보유 자산을 동일 업종 내 다른 기업과 비교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기업 성과를 측정하는 대표적 지표다. 반면 정권 측근이 CEO로 오면 공기업의 비계량 점수는 5.3% 포인트 늘었다. 비계량 점수는 CEO의 리더십, 경영 의지 등 평가단이 인터뷰 결과 등을 토대로 주관적으로 줄 수 있는 항목인데 정권 고위층과 친밀한 CEO의 특성이 평가위원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편 정치적 독립성과 사기업 경영진 경력을 모두 갖춘 인사가 공기업 CEO로 선임될 경우 해당 공기업의 고객만족도는 취임 2년 뒤 20.2% 포인트나 급증했다. CEO가 능력과 독립성을 다 갖췄을 경우 기업경영에 득이 됐다는 뜻이다. 유 박사는 논문에서 “정권 측근 CEO는 고객 만족보다는 자신을 선임한 정권 만족을 위해 활동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정치적 독립성이 훼손된 CEO 선임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현오석 경제팀 희미한 리더십

    현오석 경제팀 희미한 리더십

    “경제부총리가 관료가 아니라 학자가 된 것 같다. ‘홍 주사’로 불리던 홍재형 전 경제부총리보다 추진력이 더 약하다.”(경제부처 고위 관료)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는 10일이면 취임 50일이다. 하지만 5년 만에 부활한 경제부총리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 컨트롤타워의 권한을 받았지만 금리 정책과 경기 판단 등을 놓고 한국은행과 엇박자다. 해외에서는 엔저 정책을 강하게 추진 중인 일본에 밀리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지금부터라도 현오석 경제팀이 정책의 우선순위를 시장에 명확하게 제시하고, 상대적으로 취약한 국제금융 역량을 키우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6일 경제부처 등에 따르면 현 부총리는 지난 3월 22일 취임 뒤 숨가쁜 하루하루를 보냈다. 새 정부 경제정책 추진방향(3월 28일), 주택시장 정상화 대책(4월 1일), 추가경정예산(추경·16일), 투자활성화 방안(5월 1일) 등이 발표됐다. 지난달 하순에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통해 국제 무대에도 데뷔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부총리의 정례 보고를 부활시키는 등 부총리에게 힘을 실어 줬다. 현 부총리는 취임하자마자 “경기 살리기에는 통화정책 등 정책 공조가 중요하다”며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를 여러 차례 주문했다. “사적으로도 자주 만나고 연락한다”며 김중수 한은 총재와의 친분도 내비쳤다. 하지만 김 총재는 “(지난해 내렸던) 0.5% 포인트는 굉장히 큰 숫자”이고 “국가경제를 실험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다”면서 현 부총리의 주문을 외면했다. 현 부총리는 G20 회의 전 미국 등 주요국의 재무장관과 만나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엔저 피해를 부각시키려 노력했다. 하지만 아소 다로 부총리 등 일본 각료들은 물밑 작업을 통해 G20이 사실상 엔저를 용인하도록 유도했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부 교수는 “‘문구 수정으로 일본을 견제했다’는 기재부 주장은 누가 봐도 국내용”이라고 꼬집었다. 부동산 대책 중 양도소득세 적용 주택 기준이 ‘9억원 이하 85㎡ 이하’에서 국회를 거치며 ‘85㎡ 이하이거나 6억원 이하’로 바뀐 데 대해서도 말이 많다. 부총리의 리더십과 정부 정책의 신뢰도에 상처가 난 대표 사례이기 때문이다. 결국 현오석 경제팀이 ‘벌여 놓은 일은 많지만 생각나는 게 별로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추경이나 금리 인하, 경제민주화, 일본 견제 등 하고 싶은 일은 많지만 리더십을 발휘해 성사한 것은 거의 없다”면서 “어떤 목표를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일관된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해야 국민들이 피곤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오 교수는 “창조경제 슬로건에 맞는 구체 정책을 내놓지 못해 서민들이 경제 회복의 희망을 갖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 부총리가 부처 간 갈등을 봉합하는 조정력 발휘와 성장동력 제시 등 자리에 맞는 성과를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남편이 죽자, 시아버지가 매일 밤 찾아왔다

    남편이 죽자, 시아버지가 매일 밤 찾아왔다

    # 2007년 스무 살이 되던 해 그녀는 베트남 시골 마을 고향을 떠나 한국에 왔다. 나이는 까마득하게 많고 말도 전혀 안 통하는 낯선 남자와의 결혼. 그게 찢어지는 가난보다는 나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곳은 결코 그녀에게 포근한 보금자리가 되지 못했다. 정신질환을 앓는 남편은 허구한 날 폭력을 휘둘렀다. 그녀의 유일한 위안은 베트남어로 대화가 가능한 인터넷 메신저 ‘깻방’이었다. 이곳에는 한국에 시집 온 베트남 여성들의 눈물이 가득했다. 채팅을 하다가 숙식과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사람을 만났다. 베트남 유학생인 그는 “힘들면 집에서 나오라”고 했다. 2009년 그녀는 집을 나왔다. 그렇게 해서 간 곳이 휴대전화 제조 공장. 시급 4500원에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고달픈 노동이 이어졌다. 그래도 행복했다. 베트남의 엄마 아빠에게 돈을 부치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남편과 이혼소송을 벌여 한국 영주권까지 얻었다. 이제 그녀는 자유다. # 그녀(29)는 9년 전 필리핀을 떠나 전남 지역으로 시집왔다. 신혼은 짧았다. 마늘 농사를 짓던 남편은 알코올 중독자에 자주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아이가 생겼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남편은 결혼 8개월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팔자려니 했다. 유복자이긴 했지만 아이도 낳았고 서서히 한국 생활에도 적응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악몽은 시아버지가 그녀의 방을 찾으면서 시작됐다. 매일 밤 시아버지는 며느리의 방을 찾아 문을 잠갔다.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구박하기 시작했고 그녀는 매일 밤마다 공포에 질려야 했다. 시아버지의 기행이 1주일 이상 이어지자 결국 그녀는 아기를 업고 몰래 짐을 쌌다. 결혼 1년 8개월 만이었다. 장을 보러 간다고 둘러댄 후 택시를 불렀다. 아이를 쉼터 어린이집에 맡기고 공장에 다녔다. 새벽 6시 30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15시간을 일했다. 그렇게 3년이 흘렀다. 그녀는 지금 손발에 마비 증세가 와 고생하고 있다. 집세를 내고 나면 네 살배기 아이와 입에 풀칠하기도 버겁다. 고향을 떠날 때 그렸던 그녀의 한국 생활은 대체 어디로 갔을까. 결혼 이주 여성의 가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취업을 목적으로 결혼한 뒤 일자리를 찾아 사라지는 경우도 있지만, 언어·문화·경제적인 문제로 시댁과 갈등을 겪거나 남편의 폭력과 폭언을 피해 가출하는 여성도 적지 않다. “(남편과) 보통 10~20년씩 나이 차이가 나다 보니 여성들이 도망갈까봐 집 밖에 못 나가게 하고 가두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결혼 이주 여성 A(26)씨는 “결혼 이주 여성이 한국에 오는 이유 중 하나가 고국의 형편이 어려운 가족을 돕기 위해서인데 자꾸 집 안에 가두려고만 하니 목적 실현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많은 결혼 이주 여성이 이 문제로 갈등을 겪는다”고 했다. 이어 “일부에서는 돈 받고 팔려 왔으니 고분고분 살아야 한다는 식으로 결혼 이주 여성을 깔보는 심리도 있어 정 붙이기가 더욱 어렵다”고 했다. 실제 다양한 이유로 한 해 3000명 이상의 결혼 이주 여성들은 가출을 택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08년 3777명, 2009년 3617명, 2010년 3613명, 2011년 3551명, 2012년 3731명이 한국 가정으로부터 도망쳤다. 올해에도 이미 3월 말까지 805명이 집을 나갔다. 다문화가정의 경우 가출 신고를 꺼린다는 특성을 고려하면 그 수는 더 커진다. 지난 5년간 성사된 국제결혼이 한 해 통상 2만 5000건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매년 15% 정도가 가출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고 있는 셈이다. 26만여 가구에 달하는 다문화가정 중 이혼 또는 별거 중인 가구도 4.5%에 달한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선택한 가출이지만 집 밖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가출한 결혼 이주 여성을 돌보는 쉼터 등에 입소하는 경우는 행운에 가깝다. 대부분 여권을 두고 몸만 도망쳐 빠져나오거나 남편이나 시부모가 여권을 관리하는 경우가 많아 당장 체류 자체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상황을 맞는다. 체류 연장을 하지 못해 불법체류자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한 쉼터 관계자는 “가출한 결혼 이주 여성들이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는 쉼터 측에서 신원 보증을 한다 해도 체류연장 기간이 3개월에 불과하다”면서 “더 큰 문제는 전국 18개 국비 지원 쉼터(각각 12~23명 정원으로 총 225명) 수용률도 정원을 초과한 상태라 폭력과 학대를 피해 집을 나왔다가도 귀가 조치되는 경우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수용 인원 자체가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물리적·언어적 폭력을 얼마나 심하게 당했느냐, 피해가 얼마나 크냐와 상관없이 빈자리가 있는지 없는지가 주요 입소 기준이 된다. 머물 수 있는 기간도 길어야 2년으로 한정돼 있다. 2년 후에는 독립을 해야 하지만 결혼 이주 여성들에겐 막막하기만 하다. 생활비는 많이 들지만 그들이 잡을 수 있는 일자리는 뻔하기 때문이다. 한국어가 안 되기 때문에 박봉의 공원이나 청소 도우미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 서울은 그나마 조건이 좋아 2차 쉼터에서 자립을 위한 기술을 배운다. 그러나 여건이 갖춰지지 못한 곳에선 일정 기간 후 머물 곳조차 없는 신세가 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모텔 청소 도우미인 ‘조바’(도우미)로 숨어드는 사람들이 많다. 젊은 여성들의 경우 공단에 숨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나이가 있는 한국계 중국인의 경우 여관이나 모텔에서 청소 도우미를 자처하며 숙식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한 모텔 관계자는 “신분이 드러날 일이 없어 많은 결혼 이주 여성들이 조바를 자처한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인터넷 메신저 등을 통해 가출 정보를 얻거나 가출 후 도와줄 남성을 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13년 전 베트남 여성과 결혼한 황재석(44·무역업)씨는 “혈기 왕성한 남성들은 성욕을 충족시킬 수 있고, 여성은 생활비를 아껴 번 돈을 최대한 많이 베트남 가족에게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출 후 동거와 같은 또 다른 계약이 성립된다”면서 “주위를 보면 가출해서 혼자 사는 경우는 거의 없고 유학 등을 온 자국민들과 함께 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일부 결혼 이주 여성을 도와주려는 남성들은 가출 후 이혼 소송에서 승소하면 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노려 이혼을 부추기는 경우도 있다. 가출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이는 악순환을 낳기도 한다. 좋지 못한 사례가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결혼 이주 여성과 결혼하는 남편과 가족들은 여성의 바깥 생활에 대한 불안과 통제에 대한 집착이 심해진다. 여성의 사회생활을 통제하면서 갈등이 계속되는 식이다. 김해성 지구촌사랑나눔 이사장은 “자신을 희생하며 건전하게 사는 결혼 이주 여성들이 대부분인데도 일부 사례 때문에 ‘결혼 이주 여성들은 다 도망간다더라’ 식의 선입견이 확산돼 있다”면서 “실제 남성 쪽에 신체적·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게 문제 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했다. 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이 여성들을 결혼 이주자로 불러들였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완성하지 못한 가출 여성들에 대한 편견이 많고 쉽게 낙인을 찍는다”면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도 건강한 가족의 유지에만 초점을 맞춰 운영되기 때문에 심각한 부부 갈등이나 폭력을 겪고 있는 가정 등 좀 더 개입이 필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연세대 석좌교수에 임종룡씨

    연세대(총장 정갑영)는 3일 임종룡(53) 전 국무총리실장을 경제대학원 석좌교수로 임용했다. 임 석좌교수는 미국 오리건대학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과 기획조정실장 및 제1차관 등을 역임했다. 이번 학기부터 경제학부와 경제대학원에서 금융정책론과 경제정책론을 강의한다.
  • [부고]

    ●강호정(남강로지스틱스 사장)호철(대주로지스틱스 사장)씨 부친상 조규식(신송식품 사장)양재학(한국전력공사 부장)씨 장인상 3일 진주 경상대병원, 발인 5일 오전 9시 (055)750-8654 ●안태환(전 해양수산부 해운항만청 선박국장)극환(전 삼성물산 사업부장)규환(전 삼환기업 차장)정환(변호사)씨 모친상 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5일 오전 5시 (02)3410-3151 ●강영길(전 삼성물산 상무)방길(일본 KAKURA 대표이사)씨 모친상 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6일 오전 5시 (02)3410-6912 ●정지완(코스닥협회 회장·솔브레인 대표이사 회장)씨 장모상 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5일 오전 7시 (02)3410-6919 ●김진국(경상매일신문 관리이사)씨 장인상 3일 영주 성누가병원, 발인 5일 오전 8시 (054)635-4444 ●김대현(새정치아카데미 사무총장)씨 부친상 3일 광주 금호장례식장, 발인 5일 오전 10시 (062)227-4382 ●반동진(청주시의회 복지전문위원)씨 장모상 3일 청주 참사랑병원, 발인 5일 오전 8시 (043)298-9200 ●이찬우(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성우(신한은행 부지점장)성숙(미국 거주)씨 부친상 3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5일 오전 8시 30분 (02)2227-7580 ●김대기(전 대통령실 정책실장)대석(자영업)성희씨 모친상 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6일 오전 9시 30분 (02)3010-2230 ●박태순(소설가)동순(월간현대경영 발행인)여송(인도미술박물관 관장)씨 모친상 2일 여의도성모병원, 발인 5일 오전 9시 (02)3779-1924
  • 금감원 조직개편… 부서장 70% 교체

    금감원 조직개편… 부서장 70% 교체

    금융감독원이 기업금융과 서민금융, 소비자보호처에 선임국장직을 신설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서민을 괴롭히는 영업 행태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기 위해 대부업 검사실과 보험상품의 불건전 판매를 감시하는 보험영업검사실도 만들었다. 금융감독원은 3일 이 같은 내용의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부서장의 70% 이상을 교체하는 인사를 실시했다. 가장 큰 특징은 서민·중소기업 지원, 소비자 보호 등 주요 핵심부서에 인력과 기능을 보강했다는 점이다. 또 부실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호금융과 여신전문업계 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상호여전검사국을 상호금융검사국과 여신전문검사실로 분리했다. 저축은행의 경우 구조조정이 일단락되고 상시 구조조정 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검사1, 2국을 검사국으로 통합하고 정보기술(IT) 보안팀도 보강했다. 부원장에는 조영제(56) 부원장보가 승진 임명됐다. 금융소비자보호처장에는 오순명 우리모기지 대표이사가 선임됐다. 조 신임 부원장은 충주고, 연세대 법학과를 나와 1985년 한국은행에 입사했다. 최수현 금감원장이 수석부원장이던 시절 총괄 기획담당 부원장보로 2년간 ‘호흡’을 맞췄다. 신임 기획·경영 담당 부원장보에는 권인원 감독총괄국장, 업무총괄 담당 부원장보에는 김영린 거시감독국장, 보험 담당 부원장보에는 허창언 보험감독국장이 각각 승진했다. 은행·중소서민 검사 담당 부원장보는 박세춘 일반은행검사국장, 금융투자검사·조사 담당 부원장보는 이동엽 제재심의실 국장, 회계·감리 담당 전문 심의위원은 최진영 대구지원장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소비자보호총괄국장 겸 선임국장에는 김용우 국장, 기업금융개선국장 겸 선임국장에는 김진수 국장, 서민금융지원국장 겸 선임국장에는 양현근 국장이 각각 선임됐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커버스토리-결혼 이주여성의 위험한 탈출 그 이후] 남편이 죽자, 시아버지가 매일 밤 찾아왔다

    [커버스토리-결혼 이주여성의 위험한 탈출 그 이후] 남편이 죽자, 시아버지가 매일 밤 찾아왔다

    # 스무 살이 되던 해 그녀는 베트남 시골 마을 고향을 떠나 한국에 왔다. 나이는 까마득하게 많고 말도 전혀 안 통하는 낯선 남자와의 결혼. 하지만 그게 찢어지는 가난보다는 나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곳은 결코 그녀에게 포근한 보금자리가 되지 못했다. 정신질환을 앓는 남편은 허구한 날 폭력을 휘둘렀다. 그녀의 유일한 위안은 베트남어로 대화가 가능한 인터넷 메신저 ‘깻방’이었다. 이곳에는 한국에 시집온 베트남 여성들의 한숨과 눈물이 가득했다. 채팅을 하다가 숙식과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사람을 만났다. 베트남 유학생인 그는 “힘들면 집에서 나오라”고 했다. 2년 만에 그녀는 집을 나왔다. 그렇게 해서 간 곳이 휴대전화 제조 공장. 고달픈 노동이 이어졌다. 그래도 행복했다. 베트남의 엄마 아빠에게 돈을 부칠 여유도 생겼다. 그러는 사이 남편과 이혼소송을 벌여 한국 영주권까지 얻었다. 이제 그녀는 자유다. # 그녀(29)는 9년 전 필리핀을 떠나 전남 지역으로 시집왔다. 신혼은 짧았다. 마늘 농사를 짓던 남편은 알코올 중독자에 자주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아이가 생겼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남편은 결혼 8개월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팔자려니 했다. 유복자이긴 했지만 아이도 낳았고 서서히 한국 생활에도 적응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악몽은 시아버지가 그녀의 방을 찾으면서 시작됐다. 매일 밤 시아버지는 며느리의 방을 찾아 문을 잠갔다.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구박하기 시작했고 그녀는 매일 밤마다 공포에 질려야 했다. 시아버지의 기행이 1주일 이상 이어지자 결국 그녀는 아기를 업고 몰래 짐을 쌌다. 결혼 1년 8개월 만이었다. 장을 보러 간다고 둘러댄 후 택시를 불렀다. 아이를 쉼터 어린이집에 맡기고 공장에 다녔다. 새벽 6시 30분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15시간을 일했다. 그렇게 3년을 일했다. 그녀는 지금 손발에 마비 증상이 와 고생하고 있다. 집세를 내고 나면 네 살배기 아이와 입에 풀칠하기도 버겁다. 고향을 떠날 때 그렸던 그녀의 한국 생활은 대체 어디로 갔을까. 결혼 이주 여성의 가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취업을 목적으로 결혼한 뒤 일자리를 찾아 사라지는 경우도 있지만 언어·문화·경제적인 문제로 시댁과 갈등을 겪거나 남편의 폭력과 폭언을 피해 가출하는 여성도 적지 않다. “(남편과) 보통 10~20년씩 나이 차이가 나다 보니 여성들이 도망갈까 봐 집 밖에 못 나가게 하고 가두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결혼 이주 여성 A(26)씨는 “결혼 이주 여성이 한국에 오는 이유 중 하나가 고국의 형편이 어려운 가족을 돕기 위해서인데 자꾸 집 안에 가두려고만 하니 목적 실현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많은 결혼 이주 여성이 이 문제로 갈등을 겪는다”고 했다. 이어 “일부에서는 돈 받고 팔려 왔으니 고분고분 살아야 한다는 식으로 결혼 이주 여성을 깔보는 심리도 있어 정 붙이기가 더욱 어렵다”고 했다. 실제 다양한 이유로 한 해 3000명 이상의 결혼 이주 여성들은 가출을 택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08년 3777명, 2009년 3617명, 2010년 3613명, 2011년 3551명, 2012년 3731명이 한국 가정으로부터 도망쳤다. 올해에도 이미 3월 말까지 805명이 집을 나갔다. 다문화가정의 경우 가출 신고를 꺼린다는 특성을 고려하면 그 수는 더 커진다. 지난 5년간 성사된 국제결혼이 한 해 통상 2만 5000건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매년 15% 정도가 가출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고 있는 셈이다. 26만여 가구에 달하는 다문화가정 중 이혼 또는 별거 중인 가구도 4.5%에 달한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선택한 가출이지만 집 밖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가출한 결혼 이주 여성을 돌보는 쉼터 등에 입소하는 경우는 행운에 가깝다. 대부분 여권을 두고 몸만 도망쳐 빠져나오거나 남편이나 시부모가 여권을 관리하는 경우가 많아 당장 체류 자체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상황을 맞는다. 체류 연장을 하지 못해 불법 체류자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한 쉼터 관계자는 “가출한 결혼 이주 여성들이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는 쉼터 측에서 신원 보증을 한다 해도 체류 연장 기간이 3개월에 불과하다”면서 “더 큰 문제는 전국 18개 국비 지원 쉼터(각각 12~23명 정원으로 총 225명) 수용률도 정원을 초과한 상태라 폭력과 학대를 피해 집을 나왔다가도 귀가 조치되는 경우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수용 인원 자체가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물리적·언어적 폭력을 얼마나 심하게 당했느냐, 피해가 얼마나 크냐와 상관없이 빈자리가 있는지 없는지가 주요 입소 기준이 된다. 머물 수 있는 기간도 길어야 2년으로 한정돼 있다. 2년 후에는 독립을 해야 하지만 결혼 이주 여성들에겐 막막하기만 하다. 생활비는 많이 들지만 그들이 잡을 수 있는 일자리는 뻔하기 때문이다. 한국어가 안 되기 때문에 박봉의 공원이나 청소 도우미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 서울은 그나마 조건이 좋아 2차 쉼터에서 자립을 위한 기술을 배운다. 그러나 여건이 갖춰지지 못한 곳에선 일정 기간 후 머물 곳조차 없는 신세가 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모텔 청소 도우미인 ‘조바’(도우미)로 숨어드는 사람들이 많다. 젊은 여성들의 경우 공단에 숨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나이가 있는 한국계 중국인의 경우 여관이나 모텔에서 청소 도우미를 자처하며 숙식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한 모텔 관계자는 “신분이 드러날 일이 없어 많은 결혼 이주 여성들이 조바를 자처한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인터넷 메신저 등을 통해 가출 정보를 얻거나 가출 후 도와줄 남성을 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13년 전 베트남 여성과 결혼한 황재석(44·무역업)씨는 “혈기 왕성한 남성들은 성욕을 충족시킬 수 있고, 여성은 생활비를 아껴 번 돈을 최대한 많이 베트남 가족에게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출 후 동거와 같은 또 다른 계약이 성립된다”면서 “주위를 보면 가출해서 혼자 사는 경우는 거의 없고 유학 등을 온 자국민들과 함께 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일부 결혼 이주 여성을 도와주려는 남성들은 가출 후 이혼 소송에서 승소하면 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노려 이혼을 부추기는 경우도 있다. 가출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이는 악순환을 낳기도 한다. 좋지 못한 사례가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결혼 이주 여성과 결혼하는 남편과 가족들은 여성의 바깥 생활에 대한 불안과 통제에 대한 집착이 심해진다. 여성의 사회생활을 통제하면서 갈등이 계속되는 식이다. 김해성 지구촌사랑나눔 이사장은 “자신을 희생하며 건전하게 사는 결혼 이주 여성들이 대부분인데도 일부 사례 때문에 ‘결혼 이주 여성들은 다 도망간다더라’ 식의 선입견이 확산돼 있다”면서 “실제로 남성 쪽에 신체적,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게 문제 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했다. 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이 여성들을 결혼 이주자로 불러들였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완성하지 못한 가출 여성들에 대한 편견이 많고 쉽게 낙인을 찍는다”면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도 건강한 가족의 유지에만 초점을 맞춰 운영되기 때문에 심각한 부부 갈등이나 폭력을 겪고 있는 가정 등 좀 더 개입이 필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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