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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세한 틈 ‘나노갭’으로 수소가스 누출 잡는 센서 개발

    미세한 틈 ‘나노갭’으로 수소가스 누출 잡는 센서 개발

    DGIST 나노융합연구부 김정민 박사팀과 연세대 이우영 교수팀이 수소에 노출되는 순간 바로 감지가 이뤄질 뿐만 아니라 누출된 수소가스 농도에 대한 정량 분석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다. 최근 수소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가운데 고인화성, 폭발성을 갖는 수소가스에 대한 불안감도 높아져 수소가스를 빠르게 감지할 수 있는 센서 개발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팔라듐 금속 기반의 센서는 산화 팔라듐 입자가 수소와 만나 팔라듐 입자로 환원되며 일어나는 전도성의 차이를 통해 수소 누출을 감지하므로 누출 농도를 정확히 측정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김 박사팀이 연구한 팔라듐 나노갭 기반 수소 감지 기술은 누출된 수소가스에 의한 팔라듐 금속의 팽창으로 나노갭을 메우고 이로 인해 전기가 흐르며 누출을 탐지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누출되는 수소가스 농도에 비례해 흐르는 전류가 더 많아지는 특성을 활용해 누출과 관련해 정량적인 분석이 용이하다. 김 박사는 “이번 연구는 효율적이고도 정확한 신개념 수소 감지 센서를 대량 생산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11월 22일 신소재 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온라인으로 실리고 권두 표지(Frontispiece) 논문으로 채택됐다.
  • ‘불수능’에 소신 지원… 서울 주요大 정시 경쟁률 5.49대1

    서울 소재 주요 대학의 정시 일반전형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상승했다. 난이도가 높은 수능 탓에 상위권 학생들의 소신 지원과 자연계 학생들의 인문계 교차지원이 늘었다는 분석이 많다. 3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이 2022학년도 정시모집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등 7개 대학 평균 경쟁률은 5.49대1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4.94대1이었다. 7개 대학의 정시 일반전형 모집 정원이 7142명에서 9260명으로 늘었는데도 지원자는 3만 5261명에서 5만 816명으로 더 늘어 경쟁률이 올라갔다. 정시 모집을 마감한 서강대는 일반전형 경쟁률이 평균 5.34대1로 지난해 3.81대1보다 높아졌으며 성균관대도 4.76대1로 4.25대1에서 상승했다. 한양대는 4.81대1에서 4.94대1로, 중앙대는 8.78대1에서 10.67대1로 올랐다. 다만 고려대는 3.85대1에서 3.72대1로 하락했다. 정시 모집 인원이 증가했고 연세대의 마감이 이틀 빨랐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능이 첫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진 것도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회탐구영역 지원자 비율은 줄었으나 수학에서 상대적으로 고득점을 얻은 자연계열 수험생이 상경계열에 지원하는 ‘교차 지원’이 늘어난 탓이다. 서울대 인문계열은 3.27대1에서 3.87대1로 상승했고 고려대도 평균 경쟁률은 하락한 반면 인문계열은 3.89대1로 지난해(3.56대1)보다 높아졌다. 종로학원은 “‘불수능’으로 당락에 대한 변별력을 고려한 상위권 수험생의 소신 지원이 더 늘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웨이는 “수능 고득점 재수생이 증가한데다 정시 선발 인원 증가에 따른 기대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외로움도 사회적 질병, 연령·계층별로 지원망 촘촘하게 짜야”

    “외로움도 사회적 질병, 연령·계층별로 지원망 촘촘하게 짜야”

    서울신문은 신년기획 ‘초연결 시대, 당신은 외로운가요’를 통해 최근 코로나19 등의 요인으로 소셜미디어 사용 시간이 크게 늘었고, 이와 함께 외로움도 사회 전반에 움트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가 각자도생, 분열이 아닌 유대와 통합의 길로 가려면 정부와 기업, 개인 모두가 나서서 서로를 연결하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인 가구 31%… “20대 男, 단절 심각”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1인 가구가 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외로움 문제는 점차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단순히 심리적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복합적인 요인을 분석해 촘촘한 지원망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외로움은 사회적 질병이므로 정부가 나서서 다각적으로 연령별 외로움 해소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539만여명이던 1인 가구는 지난해 664만 3354가구로 늘었다.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의 비중은 31.7%다.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에서 코로나19 전후 사회적 고립과 주관적 웰빙에 대해 연구한 김주연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는 “20대 남성의 경우 특히 가족을 제외한 외부와의 단절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개인·공동체 사이, 새 공존방식 필요” 연령과 계층, 직업 등 개인이 처한 상황에 알맞은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윤태 고려대 공공정책대학 사회학 교수는 “미취업 청년층의 경우 병원 치료를 꺼릴 수 있기 때문에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 중인 상담 바우처 지급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나’라는 정체성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며 “개인주의와 공동체주의 사이에서 새로운 공존의 방식을 찾기 위해 우리 사회가 끊임없이 논의하고 토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타버스 ‘소통의 대안’ 의견 엇갈려 소셜미디어가 안고 있는 비대면 접촉의 한계를 극복할 만한 대안으로 메타버스가 언급되기도 하지만, 기술적으로 대면 접촉에 가깝게 구현하려면 갈 길이 멀다는 진단도 나온다. 박희준 연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100% 대면 소통 시대로 다시 돌아가기는 어렵기 때문에 메타버스가 현재 비대면 소통의 한계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이수진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아직 대안이라고 보기엔 이르지만 몰입감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천 알고리즘, 규제보다 대안 찾아야 추천 알고리즘이 사용자의 편향성을 강화하는 ‘필터 버블’ 현상에 대해서는 규제를 통한 제재보다는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상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추천 알고리즘은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규제보다는 이용자가 허위정보를 거를 수 있도록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을 높이고 사업자나 허위정보 유포자 등에 대한 책임 범위를 정하는 방향이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특별기획팀 
  • 유튜브 빠져 가족 전화 거절 버튼… ‘내가 보고 싶은 세상’에 갇혀 산다

    유튜브 빠져 가족 전화 거절 버튼… ‘내가 보고 싶은 세상’에 갇혀 산다

    플랫폼 오래 머물수록 광고 수익정교한 취향 데이터로 중독 유도나도 모르게 비슷한 콘텐츠 클릭“가족·친구 전화 울려도 수신 거부” 견해 다른 게시물에 ‘비추천’ 남발‘다른 생각’ 관용 줄고 편향성 커져 “필터 버블·추천서 벗어날 권리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외로움을 겪는 이들에게 소셜미디어는 도피처가 됐다. 하지만 소셜미디어는 외로움을 완전히 해소해 주지 못했다. 외로움을 느끼는 이들일수록 알고리즘이 보여 주는 자극적인 정보에 휩쓸리거나 편향된 생각 속에 스스로를 고립시키기도 했다. 초연결 시대의 역설을 마주한 우리는 공감의 반경을 다시 넓힐 수 있을까. 서울에 사는 직장인 최희수(33·가명)씨는 매일 6~7시간씩 스마트폰을 본다. 줌과 같은 화상회의 서비스로 지방에 사는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눌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시간엔 유튜브, 페이스북, 넷플릭스를 찾는다. 며칠 전에는 혼자 저녁식사를 하면서 영화 관련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어머니의 안부 전화가 울리자, 1초 만에 수신 거절 버튼을 눌렀다. “지금은 무슨 영상이었는지 기억도 안 나요. 몰입했던 상태라 ‘10분만 더 보고 전화드려야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수신 거부 버튼을 눌렀던 것 같아요. 10분 뒤 전화드렸는데, 그사이 어머니께서 주무셔서 그날은 결국 얘기를 못 했죠.” 온라인 동영상 시청은 우리 일상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일상이 된 지 오래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가까운 가족 방문이나 친구와의 만남이 줄면서 자연스럽게 늘어난 혼자만의 시간을 취향에 맞는 영상을 보며 보내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었다. 실제 2018년 42.7%였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이용 비중은 지난해 66.3%로 올랐다.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 플랫폼 대부분은 사용자의 시청 내역이나 다른 콘텐츠에 대한 특정 반응 등을 분석해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며 사용자가 오래 머물도록 유혹한다. 이를 추천 알고리즘이라고 부른다. 추천 알고리즘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사용자의 관심사를 예측한다. 먼저 ‘협업 필터링’은 사용자와 성향이나 취향이 비슷한 다른 사용자가 선호하는 콘텐츠를 추천한다. ‘콘텐츠 기반 필터링’은 기존에 사용자가 선호했던 콘텐츠와 비슷한 콘텐츠를 추천해 준다. 영상뿐만 아니라 쇼핑, 음악 등의 분야에서 알고리즘이 작동하고 있다. 사용자가 클릭한 ‘좋아요’나 ‘구독’만 분석 대상이 되는 건 아니다. 사용자가 화면 스크롤을 내리다가 언제, 어떤 콘텐츠에서 몇 초 동안 머물렀는지까지 세세하게 취합된다. 이를 바탕으로 개인이 가장 좋아할 만한 콘텐츠가 눈에 띄도록 배치된다. 소셜미디어를 오랫동안 이용할수록 이러한 추천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수천개 행동 데이터를 취합해 더 정교해진다. 소셜미디어 회사들은 이를 통해 이용자가 선호하는 콘텐츠에 중독되도록 유도한다. 분노나 허위 정보를 조장하는 콘텐츠를 빈번하게 노출시켜 비판을 사는 일도 적지 않다. 이용자가 오랜 시간 플랫폼에 머물수록 기업은 더 많은 광고 수익을 얻기 때문이다. 구글은 지난 3분기에만 531억 3000만 달러에 달하는 광고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페이스북의 광고 매출은 282억 7600만 달러로 전체 매출액의 97.5%에 달한다. 일례로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2017년 사용자들이 다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이탈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 주류 언론의 콘텐츠를 줄이고 이용자들의 상호작용에 대한 가중치를 높였다. 피드에 뜨는 게시글의 순서를 정할 때 감정 표현을 하는 ‘이모티콘’ 반응에는 5점을 부여하고, ‘좋아요’에는 1점을 매기는 식이었다. ‘재공유’된 글에도 가중치를 뒀다. 프랜시스 하우건 전 페이스북 수석 프로덕트 매니저가 지난해 10월 폭로한 문건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2019년 이러한 알고리즘 개편이 잘못된 정보와 혐오를 확산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사실을 파악했지만 즉각 조치하지 않았다. 내부 비판이 계속되자 2020년 9월에서야 ‘화나요’ 이모티콘 반응에 대한 가중치를 없앴다. 이용자들은 페이스북으로 멀리 사는 친구의 결혼이나 출산 소식 대신 알고리즘이 추천한 음모론을 봐야 했던 셈이다. 알고리즘의 작동 방식은 소셜미디어 이용자가 보고 싶은 정보 안에 갇혀 편향성을 띠게 하는 이른바 ‘필터 버블’ 현상을 낳는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해 10월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소셜미디어 이용자 3000명을 조사한 결과 63.2%는 견해가 같은 게시물을 보면 ‘추천’이나 ‘좋아요’를 누른다고 답했다. 견해가 다른 경우 ‘비추천’(45.9%)하거나 ‘구독 취소’(40.0%)를 눌렀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초연결 사회는 선호를 중심으로 연결되기에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접할 기회가 없어지고, 이는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나 관용을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유튜브에서 보수 성향 계정에는 보수 성향 영상이, 진보 성향 계정에는 진보 성향 영상이 더 많이 추천된다는 게 여러 연구자들의 결론이다. 이상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유튜버의 정치 동영상이 사람들의 정치적 정체성에 영향을 주고 사회적 이념 갈등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알고리즘이 만드는 필터 버블에서 이용자가 벗어날 수 있도록 권리를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하원에는 이용자가 플랫폼 사용 시 알고리즘 추천 여부를 인식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필터 버블 투명성 법안’이 발의됐다. 또 사업자가 개인 맞춤형 알고리즘으로 심각하게 유해한 콘텐츠를 추천한 경우 책임을 묻는 ‘악성 알고리즘 방지법’이 발의되기도 했다. 알고리즘의 폐해가 갈수록 늘어나는 만큼 소셜미디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은 “인간을 학습하는 알고리즘 기계는 공정할 수 없다는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면서 “이용자에게 최소한 추천된 이유를 알리고, 추천에서 벗어날 권리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기자
  • “유튜브 볼 때 통화 거절”…당신 외롭게 만드는 ‘알고리즘’의 비밀

    “유튜브 볼 때 통화 거절”…당신 외롭게 만드는 ‘알고리즘’의 비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외로움을 겪는 이들에게 소셜미디어는 도피처가 됐다. 하지만 소셜미디어는 외로움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 외로움을 느끼는 이들일수록 알고리즘이 보여주는 자극적인 정보에 휩쓸리거나 편향된 생각 속에 스스로를 고립시키기도 했다. 초연결 시대의 역설을 마주한 우리는 공감의 반경을 다시 넓힐 수 있을까. 서울에 사는 직장인 최희수(가명·33)씨는 매일 6~7시간씩 스마트폰을 본다. 줌과 같은 화상 회의 서비스로 지방에 사는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눌 때도 있지만, 대부분 시간은 유튜브, 페이스북, 넷플릭스를 찾는다. 며칠 전에는 혼자 저녁식사를 하면서 영화 관련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어머니의 안부 전화가 울리자, 1초 만에 수신 거절 버튼을 눌렀다. “지금은 무슨 영상이었는지 기억도 안나요. 몰입했던 상태라 ‘10분만 더 보고 전화 드려야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수신 거부 버튼을 눌렀던 것 같아요. 10분 뒤 전화드렸는데, 그 사이 어머니께서 주무셔서 그날은 결국 얘기를 못했죠.” 온라인 동영상 시청은 우리 일상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일상이 된 지 오래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가까운 가족 방문이나 친구와의 만남이 줄면서 자연스럽게 늘어난 혼자만의 시간을 취향에 맞는 영상을 보며 보내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었다. 실제 2018년 42.7%였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이용 비중은 지난해 66.3%로 올랐다.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 플랫폼 대부분은 사용자의 시청 내역이나 다른 콘텐츠에 대한 특정 반응 등을 분석해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며 사용자가 오래 머물도록 유혹한다. 이를 추천 알고리즘이라고 부른다. 추천 알고리즘은 크게 두가지 방식으로 사용자의 관심사를 예측한다. 먼저 ‘협업 필터링’은 사용자와 성향이나 취향이 비슷한 다른 사용자가 선호하는 콘텐츠를 추천한다. ‘콘텐츠 기반 필터링’은 기존에 사용자가 선호했던 콘텐츠와 비슷한 콘텐츠를 추천해준다. 영상 뿐만 아니라 쇼핑, 음악 등 분야에서 알고리즘이 작동하고 있다. 사용자가 클릭한 ‘좋아요’나 ‘구독’만 분석 대상이 되는 건 아니다. 사용자가 화면 스크롤을 내리다가 언제, 어떤 콘텐츠에서 몇초 동안 머물렀는지까지 세세하게 취합된다. 이를 바탕으로 개인이 가장 좋아할만한 콘텐츠가 눈에 띄도록 배치된다. 소셜미디어를 오랫동안 이용할수록 이러한 추천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수천개 행동 데이터를 취합해 더 정교해진다. 소셜미디어 회사들은 이를 통해 이용자가 선호하는 콘텐츠에 중독되도록 유도한다. 분노나 허위 정보를 조장하는 콘텐츠를 빈번하게 노출시켜 비판을 사는 일도 적지 않다. 이용자가 오랜 시간 플랫폼에 머물수록 기업은 더 많은 광고 수익을 얻기 때문이다. 구글은 지난 3분기에만 531억 3000만달러에 달하는 광고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페이스북의 광고 매출은 282억 7600만달러로 전체 매출액의 97.5%에 달한다. 일례로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2017년 사용자들이 다른 SNS로 이탈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 주류 언론의 콘텐츠를 줄이고 이용자들의 상호작용에 대한 가중치를 높였다. 피드에 뜨는 게시글의 순서를 정할 때 감정 표현을 하는 ‘이모티콘’ 반응에는 5점을 부여하고, ‘좋아요’에는 1점을 매기는 식이었다. ‘재공유’된 글에도 가중치를 뒀다. 프랜시스 하우건 전 페이스북 수석 프로덕트 매니저가 지난해 10월 언론 등을 통해 폭로한 문건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2019년 이러한 알고리즘 개편이 잘못된 정보와 혐오를 확산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사실을 파악했지만 즉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내부 비판이 계속되자 2020년 9월에서야 ‘화나요’ 이모티콘 반응에 대한 가중치를 없앴다. 이용자들은 페이스북으로 멀리 사는 친구의 결혼이나 출산 소식 대신 알고리즘이 추천한 음모론을 봐야 했던 셈이다. 알고리즘의 작동 방식은 소셜미디어 이용자가 보고 싶은 정보 안에 갇혀 편향성을 띄게 하는 이른바 ‘필터 버블’ 현상을 낳는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해 10월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소셜미디어 이용자 3000명을 조사한 결과 63.2%는 견해가 같은 게시물을 보면 ‘추천’이나 ‘좋아요’를 누른다고 답했다. 견해가 다른 경우 ‘비추천’(45.9%)하거나 ‘구독 취소’(40.0%)를 눌렀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교수는 “초연결 사회는 선호를 중심으로 연결되기에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접할 기회가 없어지고, 이는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나 관용이 떨어 뜨린다”고 말했다. 유튜브에서 보수 성향 계정에는 보수 성향 영상이, 진보 성향 계정에는 진보 성향 영상이 더 많이 추천된다는 게 여러 연구자들의 결론이다. 이상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유튜버의 정치 동영상이 사람들의 정치적 정체성에 영향을 주고 사회적 이념 갈등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알고리즘이 만드는 필터 버블에서 이용자가 벗어날 수 있도록 권리를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하원에는 이용자가 플랫폼 사용시 알고리즘 추천 여부를 인식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필터 버블 투명성 법안’이 발의됐다. 또 사업자가 개인 맞춤형 알고리즘으로 심각하게 유해한 콘텐츠를 추천한 경우 책임을 묻는 ‘악성 알고리즘 방지법’이 발의되기도 했다. 알고리즘의 폐해가 갈수록 늘어나는 만큼 소셜미디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은 “인간을 학습하는 알고리즘 기계는 공정할 수 없다는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면서 “이용자에게 최소한 추천된 이유를 알리고, 추천에서 벗어날 권리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 “1인 가구 증가…‘외로움’ 더 심해질 것”

    “1인 가구 증가…‘외로움’ 더 심해질 것”

    고령층 뿐만이 아니라 중장년·청년층까지 전 세대에 걸쳐 외로움이 확산하고 있는 세태를 두고 정부와 기업, 개인 모두가 나서서 서로를 연결하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서울신문은 신년기획 ‘초연결 시대, 당신은 외로운가요’를 통해 최근 코로나 등 요인으로 소셜미디어 사용 시간이 크게 늘었고, 이와 함께 외로움도 사회 전반에 움트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가 각자도생, 분열이 아닌 유대, 통합의 길로 가려면 제대로 된 실태 파악과 그에 따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외로움은 사회적 질병이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다각적으로 연령별 외로움 해소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1인 가구가 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외로움 문제는 점차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단순히 심리적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복합적인 요인을 분석해 촘촘한 지원망을 짜야한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539만여명이던 1인 가구는 지난해 664만 3354가구로 늘었다.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의 비중은 31.7%다.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에서 코로나19 전후 사회적 고립과 주관적 웰빙에 대해 연구한 김주연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20대 남성을 중심으로 사회적 고립이 심해져 요인이 무엇인지 분석 중”이라며 “여러 사람들이 서로 부딪히고 교류하는 경험이 자주 있어야 자신과 다른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는데, 20대 남성의 경우 특히 가족을 제외한 외부와의 단절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나’라는 정체성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인데, 그 과정에서 자기 주체성이 잘 발휘되는 게 ‘빛’이라면 ‘그늘’은 고립감과 외로움이 증가하는 것”이라며 “개인주의와 공동체주의 사이에서 새로운 공존의 방식을 찾기 위해 우리 사회가 끊임 없이 논의하고 토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령과 계층, 직업 등 개인이 처한 상황에 알맞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윤태 고려대 공공정책대학 사회학 교수는 “미취업 청년층의 경우 병원 치료를 꺼릴 수 있기 때문에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중인 상담 바우처 지급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고령층이 밀집된 농촌의 경우 복지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 등 사회보장제도가 자체가 미흡한 상황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첨언했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여론조사 사업본부 전문위원(정치학 박사)은 “코로나처럼 사회적 위험에 따른 외로움은 특히 취약 계층한테 미치는 타격이 크다”며 “앞으로 우리 사회의 사회적 고립은 심화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계속해서 외로움을 의제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가상공간에서의 관계는 외로움에 긍정적인 효과를 못 주는 것으로 나타난만큼 온라인에서의 비대면 접촉이 갖는 양면성을 잘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셜미디어가 안고 있는 비대면 접촉의 한계를 극복할 만한 대안으로 메타버스가 언급되기도 하지만, 기술적으로 대면 접촉과 가깝게 구현하려면 갈길이 멀다는 진단도 나온다. 박희준 연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지금처럼 플랫폼 경제가 성장하다보면 우리 사회의 모든 게 파편화된다”며 “100% 대면 소통 시대로 다시 돌아가기는 어렵기 때문에 메타버스가 현재 비대면 소통의 한계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이수정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소비자들 입장에서 봤을 때 메타버스가 아직은 비대면 소통의 대안으로 명백하게 기능하는 기술은 아니라고 본다”고 짚었다. 다만 “몰입감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긍정적인 측면은 분명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공지능(AI)이나 알고리즘이 혐오 표현을 걸러내기는 커녕 이를 학습하거나 부각시켜 혐오에 힘을 실어준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혐오 표현에 대해 기업이 적극적으로 대응하도록 법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추천 알고리즘이 ’필터 버블’ 현상으로 이어진다는 비판도 있지만 규제를 통해 추천 알고리즘 사용을 제재하기보다는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필터 버블은 이용자가 보고 싶은 정보만 제공해 개인이 가진 편향성을 강화하는 것을 말한다. 이상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추천 알고리즘은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규제보다는 이용자가 허위정보를 거를 수 있도록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을 높이고 사업자나 허위정보 유포자 등에 대한 책임 범위를 정하는 방향이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특별기획팀
  • “한국에 영구 체류 가능해지나”..‘한류 비자’ 신설 소식에 중국 ‘들썩’

    “한국에 영구 체류 가능해지나”..‘한류 비자’ 신설 소식에 중국 ‘들썩’

    외국 국적의 문화 인재를 붙잡기 위해 신설될 예정인 ‘한류 비자’ 소식에 중국이 들썩이는 분위기다.  중국 유력매체 시나뉴스 등 다수의 언론들은 일명 ‘한류 비자’로 불리며 K-POP 등 문화 분야 인재 유치를 목적으로 한 한국의 비자 신설 소식을 2일 일제히 전했다.  이 매체들은 한국 연합신문 등의 보도를 인용해 ‘(한국이)외국인 인재들의 입국 및 비자 발급 지원을 위한 체류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면서 ‘개방적이며 포용적인 이민 정책이라는 기조 하에 인구 유입을 노린 정책’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췄다. 이 내용은 중국 최대 규모의 포털 사이트 바이두 인기 검색어 상위 순위에 링크되는 등 해당 소식이 발표된 지 불과 3시간 만에 총 322만 건 이상 검색되는 화제성을 이어갔다. 특히 이번 정책이 기존의 한국인들이 기피하는 노동 업무에 종사하는 이민자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로 평가받는 K-pop 등 문화 영역의 인재를 흡수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다.  이 뿐만이 아니다. K-pop 등 한류 문화를 연수하고자 하는 외국인에게 1~2년 단기로 제공되는 한류 비자 외에도 박사학위 취득 후 장기 체류 및 귀화 트랙에 대해서도 중국 매체들은 크게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다.  상당수 누리꾼들은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한국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경우 유학 비자 만료 후 우수 인력으로 분류돼 영구 체류 및 귀화 등 패스트 트랙으로 한국에서 사실상 영구적인 체류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않는 분위기다. 단, 장기 체류가 가능한 해당 정책의 경우 한국 법무부 장관이 인정하는 이공계 특성화 대학 및 연구원에 제한적으로 제공된다. 그런데도 매년 수만 명에 달하는 중국인 한국 유학생들이 졸업 후 귀국 대신 한국에 남아 이민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기반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된 상태다. 사실상 한국 내 체류 중인 외국인 국적의 유학생 중 절반 가량이 중국인인 상황에서, 학생 비자가 만료된 이후 연이어 한국에 체류하며 취업이 가능한 ‘한류 비자’ 신설 소식에 대해 중국인 학생들은 환영하고 있는 것.  실제로 지난 2020년 기준 한국 내 외국인 유학생 수는 약 17만 명에 달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중국인 유학생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중 약 43.6%(6만 7030명)을 초과한 상태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019년 6만 1067명 대비 소폭 감소한 수치다.  지난 2009년 한국에 거주했던 외국인 유학생의 수가 단 5만 명에 그쳤던 데 반해 단 10년 만에 그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지난 2019년 이미 1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기준, 한국 대학 중 학부 과정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수가 가장 많은 기관으로 경희대(3727명)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성균관대(3576명), 고려대(3135명), 연세대(2684명), 중앙대(2464명)으로 확인됐다.  이들 대학 중 외국 국적의 유학생의 수가 2000명을 초과한 대학은 경희대, 성균관대, 고려대, 연세대, 중앙대, 한양대, 한국외대, 국민대, 우송대, 서강대, 인천대, 상명대 등 12곳에 달했다. 또, 외국인 재학생의 수가 1000 명 이상을 기록 중인 대학의 수는 무려 17곳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부 과정에 재학 중인 외국인들로 총 10만 1149명이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같은 시기 석·박사 등 대학원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의 수는 총 3만 9094명으로 지난해 3만 5506명보다 약 3588명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학위 과정을 통해 전문 분야에 대한 학습을 받은 뒤 곧장 실전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한류 비자’로 향후 장기적인 영주권 취득과 이민 등을 모색하겠다는 계산인 셈이다.  한편, 해당 소식이 현지 언론에서 대대적인 보도를 이어가자 한국의 모 대학에서 체류 중인 중국인 유학생 징 모 양은 “올해로 한국에 온 지 6년째다”면서 “보통 한국으로 유학을 오는 중국인 친구들은 어학원 과정을 수료한 이후 학부 과정에 이어 석사 학위까지 수령하고 난 후 귀국해 중국에서 취업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긴 시간 한국에 거주한 이후에도 비자를 발급받아 영구적으로 체류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웠기 때문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로 신설될 한류비자를 통해 많은 중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을 학위만 받고 지나쳐 가는 국가가 아니라, 장기 체류하며 거주할 수 있는 곳으로 여기고 정을 붙이고 살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고 덧붙였다.
  • 30대 ‘양도세 완화 찬성’ 최다… 실수요자 증세 거부감 높았다

    30대 ‘양도세 완화 찬성’ 최다… 실수요자 증세 거부감 높았다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에 대해 찬성 여론이 반대 여론보다 오차범위 안에서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일 나왔다. 서울신문이 새해를 맞아 한국갤럽에 의뢰, 지난달 27~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상대로 조사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중앙여론조사심의위 참조) 결과 ‘다주택자의 양도세 완화에 찬성 또는 반대하느냐’는 질문에 47.1%가 찬성, 41.3%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5.8% 포인트 격차로 오차범위(6.2%)를 넘어서기 직전 수준이다. 현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를 주장하고 청와대와 정부는 반대하고 있다. 특히 찬성 여론이 절반에 육박하는 점이 주목된다. 전체 인구에서 다주택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훨씬 못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통계청의 2020년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두 채 이상의 집을 가진 다주택자는 232만명으로 전체 주택 소유자의 6분의1에 불과하다. 이들의 가족(4인 가족 기준)까지 포함한다 하더라도 1000만명이 채 안 된다고 보면, 다주택자는 전체 인구의 20%도 안 되는 셈이다. 다주택 유권자는 물론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놔야 집값이 안정될 수 있다고 보는 무주택 유권자들까지 양도세 완화 정책에 동감하는 의견이 반영됐다는 분석, 정부의 세금 인상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다주택 소유 여부와 상관없이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 등이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당장 세금 부담이 없더라도 앞으로 부담이 높아질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지지 후보별로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56.2%),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54.1%) 지지자들의 찬성 비율이 절반을 넘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지자는 38.8%, 심상정 정의당 후보 지지자는 37.5%만이 완화에 찬성했다. 심 후보 지지자의 54.1%, 이 후보 지지자의 49.3%는 완화에 반대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응답자들은 완화 반대(49.4%) 의견이 찬성(40.4%)보다 높았다. 문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층에서는 완화 찬성이 53.7%로 반대(37.1%) 의견과 큰 차이를 보였다. 연령별로는 내집 마련에 고심이 큰 30대에서 완화 찬성이 51.6%로 전 연령층 중 가장 높았고, 반대는 41.7%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30대는 주택소유 비율이 11.4%로 40대(22.7%), 50대(25.4%), 60대(20.5%)의 절반 수준이다. 반면 40대는 찬성 47.4%, 반대 45.3%로 팽팽했다. 50대는 찬성 47.4%, 반대 41.0%, 60대 이상은 찬성 46.3%, 반대 39.9%로 찬성이 우세했고, 20대는 찬성 43.9%, 반대 39.6%로 나타났다.
  • 초연결 시대, 당신은 외로운가요

    초연결 시대, 당신은 외로운가요

    코로나19의 길고 검은 터널을 언제 통과할 수 있을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임시 처방이었던 ‘비대면’이 사회 곳곳에서 새로운 기준 질서로 빠르게 뿌리내렸다. 그러는 사이 우리는 휴대전화와 소셜미디어에 더 깊숙이, 더 간절하게 항시적으로 의지하는 ‘초연결 시대’를 살고 있다. 사람과 사람의 대면이 제도적으로 가로막힌 터널 속에서 초연결 사회의 외로움은 더 가속되는 중이다. 여기 있으되 여기 있지 않으며, 함께 있지만 혼자인 시대. 위기가 지나간 뒤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선택할 순간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그 고민을 3회에 나눠 싣는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성인 2명 중 1명꼴로 이전보다 더 외로워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신문이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이틀간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확산 이전에 비해 더 외로워졌다고 느낀 사람이 전체 응답자의 45.9%였다. 연령이 높을수록 외로움을 더 타는 경향이 짙게 나타났지만 예외적으로 18~29세 청년(32.5%)이 외로움을 겪는 비율은 30대(30.8%)보다 높았다. 대부분의 대학이 수업을 비대면으로 전환해 대면 방식의 소통이 단절된 데다 청년 실업이 장기화되고 있는 영향으로 분석된다.외로움은 질병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사회 전반에 얼마나 심각한 수준으로 퍼져 있는지 확인하기는 어렵다. 다만 사회 구성원이 외로움에 자주 노출된다는 것은 사회적 연결망이 그만큼 희미해지고 있다는 신호다. 외로움이 장기간 해소되지 못하면 극단적인 경우 자살로 치닫고, 타인에 대한 적대감이나 공격성으로 발현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윤태 고려대 공공정책대학 사회학 교수는 “코로나19로 학교는 물론 취업시장의 문도 좁아져 청년이 갈 곳이 어디에도 없는 상황”이라면서 “최근 20대 여성과 10대 남성의 자살률이 크게 늘어난 현실이 청년층의 외로움이 심화한 현상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비대면 소통이 일상화된 이 시대에 외로움이 감염병처럼 확산하는 현실은 역설적이다. 박희준 연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소셜미디어 사용으로 관계를 맺는 사람의 수 자체는 증가했지만 소통의 깊이는 현저히 얕아졌다”며 “비대면 소통으로 인한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별기획팀  
  • “한국에 영구 체류 가능해지나”…‘한류 비자’ 신설 소식에 중국 ‘들썩’

    “한국에 영구 체류 가능해지나”…‘한류 비자’ 신설 소식에 중국 ‘들썩’

    외국 국적의 문화 인재를 붙잡기 위해 신설될 예정인 ‘한류 비자’ 소식에 중국이 들썩이는 분위기다. 중국 유력매체 시나뉴스 등 다수의 언론은 일명 ‘한류 비자’로 불리며 케이팝 등 문화 분야 인재 유치를 목적으로 한 한국의 비자 신설 소식을 2일 일제히 전했다.  이 매체들은 한국 연합신문 등의 보도를 인용해 ‘(한국이)외국인 인재들의 입국 및 비자 발급 지원을 위한 체류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면서 ‘개방적이며 포용적인 이민 정책이라는 기조하에 인구 유입을 노린 정책’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 내용은 중국 최대 규모의 포털 사이트 바이두 인기 검색어 상위 순위에 링크되는 등 해당 소식이 발표된 지 불과 3시간 만에 총 322만건 이상 검색되는 화제성을 이어갔다. 특히 이번 정책이 기존의 한국인들이 기피하는 노동 업무에 종사하는 이민자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로 평가받는 케이팝 등 문화 영역의 인재를 흡수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다.  중국 매체들은 이번 정책과 관련해 ‘한국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경우 유학 비자 만료 후 우수 인력으로 분류돼 영구 체류 및 귀화 등 패스트 트랙으로 한국에서 영구적인 체류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매년 수만 명에 달하는 중국인 한국 유학생들이 졸업 후 귀국 대신 한국에 남아 이민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기반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된 상태다.  사실상 한국 내 체류 중인 외국인 국적의 유학생 중 절반가량이 중국인인 상황에서, 학생 비자가 만료된 이후 연이어 한국에 체류하며 취업이 가능한 ‘한류 비자’ 신설 소식에 대해 중국인 학생들은 환영하고 있는 것.  실제로 지난 2020년 기준 한국 내 외국인 유학생 수는 약 17만 명에 달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중국인 유학생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중 약 43.6%(6만7030명)를 초과한 상태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019년 6만1067명 대비 소폭 감소한 수치다. 지난 2009년 한국에 거주했던 외국인 유학생의 수가 단 5만 명에 그쳤던 데 반해 단 10년 만에 그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지난 2019년 이미 1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기준, 한국 대학 중 학부 과정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수가 가장 많은 기관으로 경희대(3727명)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성균관대(3576명), 고려대(3135명), 연세대(2684명), 중앙대(2464명)로 확인됐다.  이들 대학 중 외국 국적의 유학생의 수가 2천 명을 초과한 대학은 경희대, 성균관대, 고려대, 연세대, 중앙대, 한양대, 한국외대, 국민대, 우송대, 서강대, 인천대, 상명대 등 12곳에 달했다. 또, 외국인 재학생의 수가 1천 명 이상을 기록 중인 대학의 수는 무려 17곳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부 과정에 재학 중인 외국인들로 총 10만1149명이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같은 시기 석·박사 등 대학원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의 수는 총 3만9094명으로 지난해 3만5506명보다 약 3588명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학위 과정을 통해 전문 분야에 대한 학습을 받은 뒤 곧장 실전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한류 비자’로 향후 장기적인 영주권 취득과 이민 등을 모색하겠다는 계산인 셈이다.  한편, 해당 소식이 현지 언론에서 대대적인 보도를 이어가자 한국의 모 대학에서 체류 중인 중국인 유학생 징 모 양은 “올해로 한국에 온 지 6년째다”면서 “보통 한국으로 유학을 오는 중국인 친구들은 어학원 과정을 수료한 이후 학부 과정에 이어 석사 학위까지 수령하고 난 후 귀국해 중국에서 취업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긴 시간 한국에 거주한 이후에도 비자를 발급받아 영구적으로 체류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웠기 때문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로 신설될 한류 비자를 통해 많은 중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을 학위만 받고 지나쳐 가는 국가가 아니라, 장기 체류하며 거주할 수 있는 곳으로 여기고 정을 붙이고 살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고 덧붙였다.
  • ‘초연결시대’ 사는 한국인, 코로나에 2명 중 1명 “외롭다”

    ‘초연결시대’ 사는 한국인, 코로나에 2명 중 1명 “외롭다”

    코로나19의 터널을 우리는 여전히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 길고 검은 터널을 언제 통과할 수 있을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임시 처방이었던 ‘비대면’이 사회 곳곳에서 새로운 기준 질서로 빠르게 뿌리내렸다. 그러는 사이 우리는 휴대전화와 소셜미디어에 더 깊숙이, 더 간절하게 항시적으로 의지하는 ‘초연결 시대’를 살고 있다. 옆사람과 이야기하면서도 쉼 없이 휴대전화 스크롤을 내리고 트윗을 하고….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을 뿐 당신은 사실은 혼자인지 모른다. 사람과 사람의 대면이 제도적으로 가로막힌 코로나19 터널 속에서 초연결 사회의 외로움은 더 가속되는 중이다. 여기 있으되 여기 있지 않으며, 함께 있지만 혼자인 시대. 코로나19 위기가 어렵게 지나간 뒤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선택할 순간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그 고민을 3회에 걸쳐 싣는다.실제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성인 2명 중 1명꼴로 이전보다 더 외로워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신문이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이틀간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확산 이전에 비해 더 외로워졌다고 느낀 사람이 전체 응답자의 45.9%였다. 외로움은 질병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사회 전반에 얼마나 심각한 수준으로 퍼져 있는지 확인하기는 어렵다. 다만 사회 구성원이 외로움에 자주 노출된다는 것은 사회적 연결망이 그만큼 희미해지고 있다는 신호다. 외로움이 장기간 해소되지 못하면 극단적인 경우 자살로 치닫고, 타인에 대한 적대감이나 공격성으로 발현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학교는 물론 취업시장의 문도 좁아져 청년이 갈 곳이 어디에도 없는 상황”이라면서 “최근 20대 여성과 10대 남성의 자살률이 크게 늘어난 현실이 청년층의 외로움이 심화한 현상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비대면 소통이 일상화된 이 시대에 외로움이 감염병처럼 확산하는 현실은 역설적이다. 박희준 연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소셜미디어 사용으로 관계를 맺는 사람의 수 자체는 증가했지만 소통의 깊이는 현저히 얕아졌다”며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 소통이 증가하면서 그로 인한 피로감이 극도로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별기획팀 zoomin@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집은 가짜라고 여기던 자연전도사 박상설 선생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집은 가짜라고 여기던 자연전도사 박상설 선생

    집을 짓고 사는 일은 가짜라고 평생을 여겼던 박상설(朴相卨) 씨가 푸른 지구별을 떠나 138억년 전 떠나온 우주로 돌아갔다. 향년 94. 캠핑에서 늘 답을 찾고 우주를 품는 마음으로 살아온 캠핑 선구자인 박씨가 지난 23일 타계, 27일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다는 사실을 2021년의 마지막 날에야 알게 됐다. 기자는 그를 만날 기회를 잡지 못했다. 3~4년 전인가부터 이상기 아시아N 대표 선배를 통해 그의 존재를 알게 됐는데 언젠가 함께 캠핑을 하면서 한없이 긴 얘기를 들었으면 좋겠다고 여기고만 있었다.그 연배에도 늘 여행을 다니고 야영을 한다고 해서 기회가 많을 줄 알았다. 지난 10월 24일 강원도 인제 백담사를 다녀왔다고 아시아N에 손수 기사를 올렸길래 정정한 것으로만 생각했다. 지난달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한달 남짓 투병하다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니 더욱 안타깝다. 고인은 90세이던 2018년 9월 미리 유언장을 작성했는데 가치관, 인생관이 함축돼 있다. 1. 사망 즉시 연세대 의대 해부학교실에 의학 연구용으로 시체를 기증한다. 2. 장례의식은 일체 하지 않는다. 3. 모든 사람에게 사망 소식을 알리지 않는다. 4. 조의, 금품 등 일체를 받지 않는다. 5. 의과대학에서 해부실습 후 의대의 관례에 따라 1년 후에 유골을 화장 처리하여 분말로 산포한다. 이때 가족이나 지인이 참석하지 않는다. 6. 무덤, 유골함, 수목장 등의 흔적을 일체 남기지 않는다. 7. 제사와 위령제 등을 하지 않는다. 8. ‘죽은 자 박상설’을 기리려면 가을, 들국화 언저리에 억새풀 나부끼는 산길을 걸으며 ‘그렇게도 산을 좋아했던 산사람 깐돌이’로 기억해주길 바란다. 9. ‘망자? 박상설’이 생전에 치열하게 몸을 굴려 쓴 글 모음과 행적을 대표할 등산화, 배낭, 텐트, 호미, 영정사진 각 1점만을 그가 흙과 뒹굴던 샘골농원에 보존한다. 10. 시신 기증 등록증(등록번호: 10-344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과 02-2228-1663)굳이 속세의 직업을 간추리면 칼럼니스트, 자연과 삶의 전문기자, 기계기술사 등이 명함에 적혀 있었다. 강원도 춘천에서 법무사를 부친으로 태어나 유복했던 유년을 보내며 책과 텐트를 좋아했던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자마자 한국전쟁이 터져 육군 공병으로 입대, 총 대신 길을 냈다. 군인 생활 중 가장 좋았던 일을 텐트 생활로 꼽았다. 1963년 육군 공병 대위로 제대한 뒤 설계회사에서 일하며 학원 강사로도 일했다. 서울 용산구 보광동 부지를 외상으로 구입해 15평짜리 주택 10채를 지어 큰 수입이 생기자 경기 가평의 임야 30만평을 매입해 캠핑과 인문학 강의를 함께 했다. 37세 때였다. ‘캠프나비’란 이름의 농장은 지금은 강원도 홍천에 있다. 2000평이나 되는 농장에는 들국화도 피어나고 워크숍과 인문학 세미나가 열리는데 번듯한 건물은 없다. 비닐하우스가 있을 뿐이다. 아이와 어른이 세대를 뛰어넘는 대화를 나누고 도시형 캠핑을 거부하고 농장 곳곳에 텐트를 친다. 품는다. 세상을 뜨기 얼마 전까지도 산을 찾아 한뎃잠을 청했다. 자녀들에게 손가락질이 돌아갈 것을 걱정조차 하지 않았다. 홀로 살아간 지 40년이 다 됐다. 자녀들과 손주들과도 이메일로만 만났다. 나무를 20만 그루정도 심었다. 환갑 무렵 뇌졸중으로 쓰러져 반신을 마음대로 하지 못했다. 의술이 아니라 자연과 벗한 것이 그의 목숨을 되살렸다.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고 아메리카 대륙을 횡단했고, 그러자 움직이지 않던 몸의 근력과 생기가 살아났다. 82세에 집을 떠나 길을 걷다 가난한 시골 기차역장 집에서 폐렴으로 누운 지 열흘 만에 저세상으로 떠난 레흐 톨스토이를 닮고자 했다. 아들딸들도 걷다가 죽고자 하는 자신을 잘 안다고 생각해 늘 여정을 떠날 때마다 시신기증등록증과 돈 20만원정도를 목에 걸고 다녔다. 어느날 딸이 “아빠가 보고 싶으면 어떻게 해?” 물었다며 “길을 걷다가 들국화가 눈에 띄면 ‘아버지가 참 좋아하셨는데…’ 그렇게 스쳐가듯 가끔씩 생각해주면 된다고 했습니다. 캠핑은 인생에서 우러나와야만 제대로 발현되는 정서 운동입니다. 일평생 하고도 화장터에 갈 때까지 해야 하는 것, 그것이 캠핑”이라고 답했던 그다. 자유기고가 최은자 씨는 긴 애도문을 남겼다.“그에게 94세라는 지구 나이가 있었지만, 내가 만났던 그는, 나이를 종잡을 수가 없었다. 때론 200세 허연 수염 기른 미래를 보는 신선 같았고, 때론 땡땡이치고 학교 뒷담을 넘어 도망치는 사춘기 꼴통 같았고, 때론 나날이 오염 되는 지구환경에 잠 못 이루는 생태학자였고, 때로는 18세기 유럽 파티를 즐기는 바람둥이 백작 같았다. 자유와 고독을 사랑하는 시인이고, 매일 설렘으로 무장하는 백전노장이며, 청승과 낡은 풍습에 얽매여 사는 인생은, 도와줄 필요도 없다고 잘라버리는, 냉정한 칼이었다. 그는 설악산 정도는, 백번도 넘게 올랐다는 알피니스트였고, 세계여행 중에는 거리의 노숙자들과 나란히 잠을 청하고, 그들과 음식을 나누는 별종이었고, 다음 행선지가 정해지지 않는 채 집을 나설 때, 무한한 설렘으로 온몸이 들뜬다 하였다. 종점을 보지 않고 무조건 올라탄 버스로 이리저리 헤매는 것이 가장 가성비 좋은 여행이라고, 깔깔깔 웃으며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은 개구쟁이 자체였다. 몇년 전부터 그는 주먹만한 글씨 외에는, 볼 수 없을 정도로 시력이 망가졌지만, 스마트폰에 수를 놓듯이 문자를 새겨 넣어, 매일 많은 사람과 소통하는 ‘포노 사피언스’였다. 시간과 자유의 서핑보드를 마음껏 즐기면서,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다가도, 여린 들꽃들의 씨를 받아 긴 겨울동안 말려 봄을 기다려 뿌려 놓고 싹이 트기를 기다리며 흘깃 본 미지의 여인을 찾아가듯, 그 장소를 몇 번이나 가본다고 했다. 그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려 미치겠다던 그는, 세상의 24시를 살지 않고 그가 제작한 우주시계를 보며 산 사람이었다. 재미나게 아주 재미나게 살아라! 그리고 시시한 이야기는 하지마! 당당하게! 멋지게! 미치게 멋지게 살아! 그리고 씩 웃던 사람. 하얀 눈 오는 날 세상 떠나고 싶다던 마지막 바램까지도, 완벽하게 연출한 깐돌이 어린왕자!!!” <본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아시아N 기사와 이투데이의 월간지 ‘브라보’ 기사를 참고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수시이월 213개 대학서 3만 5218명…지난해 대비 5811명 감소, 왜?

    수시이월 213개 대학서 3만 5218명…지난해 대비 5811명 감소, 왜?

    수시모집에서 채우지 못해 정시모집으로 넘어가는 수시이월 인원이 31일 기준 213개 대학 3만 521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대비 5811명 감소한 것으로, 교육부가 내년부터 충원율을 기준으로 정원감축을 하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입시업체인 종로학원은 31일 기준 213개 대의 수시이월 인원을 집계해 발표했다. 서울지역 41곳에서 1747명, 수도권 42곳 2311명, 지방대학 130곳 3만 1160명으로 전체 3만 5218명이다. 4만 1029명이었던 지난해에 비해 모집인원 대비 1.6%(5811명) 줄었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경희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국어대, 한양대 등 서울지역 10곳의 이월인원은 모두 601명으로, 지난해 대비 194명이나 감소했다. 서울대는 35명으로 지난해 대비 12명, 연세대는 지난해 207명에서 167명으로 40명 줄었다. 반면 10곳 가운데 고려대만 유일하게 68명이 늘어난 219명이 이월됐다. 종로학원 측은 고려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과목에서 일정 기준 이상 등급을 요구하는 수능 최저등급을 수시에서 높게 잡아 상대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수능은 ‘역대급 불수능’이라 불릴 정도로 어려웠고, 수능 최저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대학들은 지난해 대비 4102명 늘어난 8만 4175명을 올해 정시에서 모집한다. 다른 전형에서 인원을 줄였지만, 특히 수능위주전형에서 전년 대비 5207명 늘었다. 전체 7만 5978명을 모집하는 수능위주전형은 서울지역 대학이 6763명, 경기지역 대학이 1693명 등 선발인원을 크게 늘렸다. 다만, 상당수 서울 지역 소재 대학도 정시와 추가모집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면서 가능한 한 수시 추가합격 범위에서 최대한 합격시키려 했을 것으로 보인다.지방대학 가운데에는 경남대가 1069명에서 올해 660명으로 수시이월 인원이 409명이나 줄었고, 이어 상지대가 607명으로 344명, 대구대가 641명으로 지난해 대비 305명 감소했다. 지방대학의 수시 이월인원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정시와 추가모집에 부담을 느낀 대학들이 최대한 수시에서 선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서울·수도권 대학에 비해 지방대학의 선호도가 점차 줄고 있으며, 이에 따라 충원율이 서울·수도권 대학에 비해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종로학원은 이를 두고 “학생의 질 관리보다 모집에 최우선을 둔 것”이라 풀이했다. 앞서 교육부는 ‘2022~2024년 대학·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 기본계획’ 시안을 29일 발표했다. 일반대학 153곳(7950억원)과 전문대학 104곳(4020억원) 등 257개 대학·전문대학을 대상으로 교육부가 시행한 대학기본역량진단을 통과한 대학에 내년부터 3년 동안 1조 1970억원을 지원한다. 특히 충원율이 낮은 대학에는 강제로 정원을 감축한다고 밝혔다. 대학들이 혁신지원사업을 앞두고 충원율을 최대한 높이고자 수시이월 인원을 최대로 감축하는 데에 나섰다는 뜻이다. 대학 상당수 수시모집 합격선도 지난해보다 떨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입시업체인 진학사 측은 “수시 이월인원은 정시에서 중요한 변수 중 하나로, 대학별 최종 모집요강을 통해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인원이 많이 늘어난 학과에 지원이 집중될 수 있어 경쟁률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등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대학들은 다음 달 3일까지 정시 원서접수를 하고 29일까지 전형을 진행한다. 정시 합격자 발표는 내년 2월 8일이며, 합격자 등록은 2월 11일까지다.
  • 최동원 영웅상에 ‘미라클 작전’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

    최동원 영웅상에 ‘미라클 작전’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

    ‘미라클 작전’을 수행한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이 최동원 불굴의 영웅상을 받는다. 최동원기념사업회는 내년 1월 1일 제5공중기동비행단에서 제2회 최동원 불굴의 영웅상에 선정된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에 대한 시상식을 한다고 31일 밝혔다. 최동원기념사업회는 투혼, 헌신, 도전, 희생이란 최동원 정신을 구현하려고 그해 프로야구 최고 투수와 고교 최고의 투수를 선정해 ‘BNK부산은행 최동원 상’과 ‘대선 고교 최동원 상’을 시상해왔다. 지난해부터 야구 부문에 국한된 최동원 상을 사회 부문으로 확대해 ‘최동원 불굴의 영웅상’을 신설해 시상하고 있다. 제1회 최동원 불굴의 영웅상의 수상자는 코로나19 방역으로 국민의 생명을 지켜온 대한간호협회가 선정됐었다. 제2회 영웅상 수상자인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은 지난 8월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와 가족 391명을 수송하는 ‘미라클 작전’을 완벽하게 성공했고, 일제강점기 ‘봉오동 전투’를 이끈 홍범도 장군 유해를 국내로 봉환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시상식에는 최동원기념사업회 상임고문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당 대표가 참석해 직접 시상한다. 연세대 출신인 송 대표는 ‘제1회 불굴의 최동원상’ 시상식 때 모교인 연세대학교 동문회를 통해 후원을 연결하는 등 불굴의 최동원상과 인연을 이어왔다. 최동원 기념사업회 조우현 이사장은 “코로나19로 모두가 지쳐 있던 올해 여름, 전 세계가 놀라고 감동한 ‘미라클 작전’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온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에 감사한 마음으로 전하고자 최동원 불굴의 영웅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 지엔티파마, 염증질환 신약물질 만성폐쇄성폐질환·천식 치료 특허 출원

    지엔티파마, 염증질환 신약물질 만성폐쇄성폐질환·천식 치료 특허 출원

    신약 개발 기업인 지엔티파마가 차세대 염증 및 통증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인 플루살라진에 대한 우선권 특허를 미국특허청에 출원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특허는 플루살라진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과 천식 모델에서 탁월한 약효가 검증됨에 따라 출원했다. COPD와 천식은 난치성 질환으로, 폐 염증과 조직 손상을 막을 근본적인 치료제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COPD는 담배 연기나 직업적 유해가스 노출, 폐 감염 등으로 인해 기관지와 폐 실질에 만성적인 염증이 발생해 기도가 좁아지고 폐가 파괴되는 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COPD는 허혈성 심장질환, 뇌졸중에 이어 2019년 전 세계 사망의 3번째 원인으로 약 323만 명이 사망했다. 같은 해 천식 환자는 약 2억 6200만 명으로 보고됐으며, 그중 약 46만 명이 사망했다. 현재 치료제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등의 소염제, 베타-2 작용제와 항콜린제 등의 기관지 확장제가 기침과 호흡곤란 등에 사용되고 있지만 증상을 완화하는 데 그칠 뿐이다. 이번 지엔티파마가 특허를 출원한 플루살라진은 차세대 염증 및 통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이다. 지엔티파마 원소정 박사 연구팀은 장기 흡연에 노출된 쥐의 폐에서 △기관지 점막 상피세포 괴사 △기관지폐포세척액 염증세포 증가 △폐포 주머니와 공간 팽창 △TNF-α와 같은 염증 사이토카인 발현 증가 등의 증상이 플루살라진 경구 투여에 의해 유의적으로 확연하게 줄어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플루살라진의 폐 조직 보호와 염증 억제 효과는 오브알부민에 의해 유도되는 천식 생쥐모델에서도 검증됐다. 곽병주 지엔티파마 곽병주 대표이사(연세대학교 생명과학부 겸임교수)는 “플루살라진은 기존 비스테로이드 소염제의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소염 작용과 조직보호 작용을 보유한 차세대 염증질환 신약후보 물질”이라며 “쥐와 개를 대상으로 수행한 비임상시험에서 플루살라진의 탁월한 안전성이 확보됨에 따라 내년에 임상 1상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엔티파마는 다중표적 뇌신경세포 보호 약물인 넬로넴다즈를 개발해 심정지 환자와 급성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과 임상 3상을 각각 진행 중이다. 뇌졸중 치료제 임상 3상은 국내 처음이다. 회사 관계자는 “COPD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개시하면 지엔티파마는 전 세계 사망의 원인이 되는 3대 질환 치료제 개발을 선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흡연,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악화 등 영향으로 COPD및 천식 치료제 시장은 성장세다. 미국 시장 조사 전문 기관인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COPD및 천식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503억달러(6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는 2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 [시론] 양극화 해소 위해 주택 자가비율 높여야/진희선 연세대 특임교수·전 서울시 부시장

    [시론] 양극화 해소 위해 주택 자가비율 높여야/진희선 연세대 특임교수·전 서울시 부시장

    최근 몇 년 사이 집값 폭등으로 국민의 삶은 불안하다. 그런데 지난달부터 금리 인상과 더불어 수도권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하락 소식이 들린다. 이달부터는 서울시 주요 지역에서도 집값과 전세가가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보도다. 그동안 너무 많이 오른 집값은 어느 정도 조정은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2013년 수준의 폭락장으로 이어지면 큰일이다. 집값은 폭등도 문제이지만, 폭락은 더 위험하다. 5억원 하던 집이 10억원으로 오르면 100% 상승한 것이지만, 10억원이던 집이 5억원으로 떨어지면 50% 하락한 것이다. 같은 가격의 등락인데도 상승보다 하락의 충격이 더 크게 느껴진다. 주택은 우리 삶을 담는 소중한 보금자리다. 그렇기에 주택시장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은 국민의 삶의 질에서 중요한 과제다. 10년 주기로 등락을 거듭해 왔던 시장 추세로 보면 2023~2024년이 하락 지점이 될 수도 있다. 집값이 폭등하면 국민의 삶이 팍팍해지지만, 집값이 폭락하면 국민은 더 고통스럽다. 주기적으로 등락하는 주택가격의 변화 속에 주거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은 무엇일까? 바로 주택 자가비율을 높이는 것이다. 전국 기준으로 10명 중 6명은 자기 집에 살고, 4명은 남의 집에 세 들어 산다. 반대로 서울 기준으로는 10명 중 4명이 자기 집에 살고, 6명은 남의 집에 전월세로 산다. 이 수치는 주택 자가비율 통계 산출이 시작된 2006년 이후 거의 변하지 않았다. 2006년 이후 주택이 매년 50만~60만호 건설돼 15년간 800만호(서울은 60만호)가 추가 공급됐는데도 남의 집에 전월세 사는 비율은 줄지 않았다. 주택 공급은 다주택자들의 좋은 먹잇감이었던 것이다. 다주택자들은 2012년 13.6%에서 2020년 16%를 넘어섰다. 주택 소유자 6명 중 1명이 다주택자이고, 20대 이하 다주택자도 1만명을 넘어 부의 대물림을 통해 양극화는 심화하고 있다. 작금의 주택 제도 체제에서는 아무리 공급을 늘려도 서울에 사는 10명 중 6명은 전월세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서울에서 자기 집에 사는 사람은 10년에 한 번꼴로 이사하지만, 세 들어 사는 사람은 4년마다 이사한다. 그만큼 세입자들은 거주가 불안하다. 지난 30년간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값과 전월세금은 6배 이상 상승했다. 아파트를 보유한 사람은 6배의 재산 증식이 된 셈인데, 전월세로 사는 사람은 6배로 상승하는 전월세금을 마련하느라 등골이 휘었을 것이다. 집은 사는 것(living)이기도 하지만 사는 것(buying)이다. 자기 집에서 사는 것은 거주의 안정성을 높여 줄 뿐만 아니라 자산 증식 효과도 있다. 최근 집값 폭등으로 가장 어려움을 겪은 계층은 전월세 사는 사람들이다. 가장 이익을 얻은 사람은 다주택자임은 말할 것도 없다. 당장의 현안 해결도 중요하지만, 이번 기회에 주거 약자들에게 고통이 가중되고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우리 주택시장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일에 힘을 모아야 한다. 그 핵심이 바로 주택 자가비율을 높여 주거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는 개인에게 가장 큰 재화인 주택을 보유하게 해 중산층을 두텁게 하는 일이기도 하다. 주택 자가비율을 높이는 방법은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무주택자 등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의 자가 소유 기회를 대폭 지원하는 것이다. 생애최초 특별공급 물량을 대폭 늘리고, 취득세 등 세제를 감면해야 한다. 지분적립형 분양과 보조금 지원 등을 통해 적은 자본으로 주택 분양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한편에서는 다주택자들이 과다하게 편취하고 있는 불로소득을 공공이 환수하도록 세제를 대폭 혁신해야 한다. 민간 임대주택을 제공하는 다주택자의 필요성은 충분히 공감하나, 현 제도에서 이들이 편취하는 이익은 너무 과대하다. 다주택자들이 적정한 이윤을 취할 수 있는 여건은 보장하되 과다하게 소유한 주택은 시장에 매물로 나오도록 유도해 무주택자들이 매입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주택 자가비율을 높이는 것은 서민의 주거안정을 도모하고 중산층을 두텁게 늘리는 방법이며, 주택으로 인한 양극화를 막는 등 3가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다. 선거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공론의 장에서 사회적 현안을 놓고 여야 정치인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며 대안을 마련하는 자리다. 앞으로 70여일 남은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주택 자가비율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대안이 심도 있게 논의되길 기대한다.
  •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디지털 전환과 소비의 네트워크 효과/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디지털 전환과 소비의 네트워크 효과/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흔히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디지털 전환은 기존의 경제활동에서 발생하는 각종 아날로그 현상의 신호를 디지털 정보로 변환시켜 기록·보존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디지털 전환은 정보의 기록과 유통, 공유를 용이하게 함으로써 대중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정보의 무제한 복제를 가능하게 만들어 디지털화된 특정 정보를 공유하는 네트워크가 쉽게 형성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예를 들면 디지털 전환 이전의 아날로그 시대에도 사진을 찍어 이를 복사하거나 인쇄해 해당 정보와 내용을 제공할 수는 있었지만, 지금은 사진 정보의 디지털화를 통해 많은 사람이 순식간에 동시다발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됐다. 흔히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에 등장하는 ‘산업’이라는 단어 때문에 디지털 전환 개념을 주로 산업생산과 관련된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디지털 전환은 비단 생산양식에만 관련되는 것은 아니고 소비 패턴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디지털로 전환된 정보 자체를 소비하는 측면도 있고, 가격과 품질을 포함해 이러한 정보의 확산은 구매 의사 결정에 영향을 줘 물리적인 소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정보의 확산 측면과 관련해 주목할 수 있는 부분이 ‘소비의 네트워크 효과’다. 소비의 네트워크 효과는 해당 소비로부터 얻는 만족이 이를 소비하는 다른 사람들이 많을수록 커지는 현상인데, 실제로 이러한 효과가 존재한다면 디지털 전환을 통해 정보를 광범위한 네트워크에 제공함으로써 이러한 성격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흥미로운 연구가 2020년 경제학 저명 학술지인 ‘리뷰 오브 이코노믹 스터디스’에 ‘소비 네트워크 효과’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발표된 바 있다. 1980년부터 1996년에 걸친 덴마크 가계의 세금 자료와 직장의 고용ㆍ피고용인 자료를 결합해 일종의 네트워크를 파악한 후 이러한 네트워크 내에 있는 사람의 소비가 동일 네트워크 내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는데, 일종의 ‘동료효과’(peer effect)가 있다는 것이다. 쉽게 설명하면 같은 네트워크 안에 있다고 볼 수 있는 사람들은 해당 네트워크에 있는 동료들이 사용하는 제품을 소비하는 현상이 관찰된다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가능성은 이미 19세기 미국의 사회·경제학자인 소스타인 베블런이 ‘유한계급론’(有閑階級論)이라는 저술에서 사람들은 다른 이들에게 자신이 보여 주기 위해 소비를 하는 측면이 있다는 일종의 ‘과시 소비’ 개념으로 설명한 바 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는 가격이 높아지면 수요가 감소하지만 이러한 경우는 가격이 높아져도 수요가 증가할 수 있는데, 이러한 수요의 대상이 되는 제품을 그의 이름을 따 ‘베블런 재화’라고 지칭한다. 예를 들어 명품 가방이나 고급 와인과 같이 가격이 계속 올라가도 수요가 오히려 증가하는 재화들이 흔히 베블런 재화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소비 네트워크 효과’ 논문에서는 소비에 그러한 동료효과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거시경제적으로 이러한 소비 증가가 다른 동료들의 추가적인 소비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일종의 추가적인 효과를 만들어 낼 정도로 소비의 네트워크 효과가 상당한 규모가 된다는 것을 심지어는 현재와 같이 정보의 확산이 이루어지던 시점이 아닌 시기의 자료에서도 실증적인 방법론으로 확인됨을 보인 것이다. 코로나19 상황 이전부터 이미 디지털 전환은 시작됐지만 팬데믹 상황이 지속되면서 이러한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하나의 네트워크 안에서 다른 사람의 소비에 대한 디지털 정보가 쉽게 공유·전파될 수 있는 현재의 환경은 이러한 소비 네트워크 효과가 더욱 강화될 수 있는 경제 환경이라는 뜻이다. 경기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흔히 가성비(價性比)로 지칭되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나 품질 정보상에서 우위가 존재할 수 있는 제품이 각광을 받는 한편 소비의 과시효과가 두드러질 수 있는 재화나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이러한 소비 네트워크 효과의 영향이다. 이런 측면에서 다양한 상품의 차별화보다는 고가 제품과 저렴한 상품을 중심으로 한 양극화된 소비 패턴이 나타날 수 있고, 이런 극단적 소비 행태가 박탈감을 조성하는 등 잠재적인 사회경제적 갈등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 대장암 치료효과 사람마다 다른 이유 알고보니…

    대장암 치료효과 사람마다 다른 이유 알고보니…

    단짠이라고 하는 달고 짠 음식은 물론 매운 음식을 즐기는 한국인에게서 대장암 발병률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다. 대장암은 조기 발견하면 완치율이 90%로 높지만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암이 상당히 진행된 뒤 발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모든 암이 그렇지만 발견 시기가 늦어질수록 치료는 쉽지 않다. 암은 외과수술, 방사선 치료 이외에 화학항암치료제를 여전히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암세포에만 작용하는 표적치료, 인체의 면역기능을 활성화시켜 암조직을 공격하는 면역항암치료도 주목받고 있다. 그렇지만 대장암 환자에게서는 면역치료 효과가 제각각이라는 문제가 있다. 국내 연구진이 대장암에 있어서 면역치료 효과가 차이나는 이유를 밝혀내 주목받고 있다. 서울대병원 병리과, 연세대 의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공동연구팀은 여러 암종 중 면역항암치료 효과가 좋은 특정 종류의 대장암에서도 실제 치료 반응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이유를 찾아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암 면역치료 저널’ 최신호(12월 13일자)에 실렸다. 대장암 면역항암치료 반응은 ‘현미부수체 불안정성’으로 판단한다. 현미부수체 불안정성이 있을 경우 암세포의 유전자 돌연변이가 많아져 면역반응이 강하게 나타나 치료반응도 좋다. 그렇지만 현미부수체 불안정성에도 불구하고 치료효과가 나쁜 경우도 적지 않은데 이에 대해 명확히 설명되지 않고 있다. 연구팀은 현미부수체 불안정성 대장암 조직 73개 사례를 수집해 면역조직화학염색, 디지털 이미지분석기법 등을 통해 종양의 면역미세환경 특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대장암 면역반응이 단순히 좋고, 나쁘고로 나눌 수 없으며 반응정도가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연구팀은 면역반응이 높은 집단과 낮은 집단의 유전적 특성을 찾아내기 위해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NGS)를 실시했다. 그 결과 종양의 조직학적 유형, 종양유전자의 돌연변이 여부, 세포증식에 관여하는 신호전달경로 활성화 등이 대장암 면역치료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근거로 현미부수체 불안정성 대장암을 새로 분류하고 치료표적이 될 수 있는 혈관신생 관련 분자와 면역관련 분자 등을 도출했다. 김정호 서울대병원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대장암의 면역학적 특성을 바탕으로 세분화된 암 분류가 가능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면역치료 전략도 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기고] 새로운 주거 유형을 위한 공공의 노력/김석경 연세대 실내건축학과 교수

    [기고] 새로운 주거 유형을 위한 공공의 노력/김석경 연세대 실내건축학과 교수

    최근 우리사회는 1인가구의 증가와 핵가족화로 인해 단위가구 내 구성원의 수는 감소하고 있으나, 거주자의 유형은 다양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대표적 가족유형으로 부부와 자녀 2인을 포함한 ‘4인 핵가족’을 꼽았다면, 요즈음에는 가족 구성원의 수, 연령대, 자녀 유무, 가구원의 직업 등 다양한 특성을 고려하여 세분화하고 이들의 요구에 맞는 주거공간과 단지 환경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공동주택이 다수를 위한 주거유형이기는 하나, 그 안의 거주자의 특성에 따른 다양한 요구를 수용한 주호와 단지 계획을 추구하기 위함일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에서 ‘공공주택단지’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질적인 측면보다는 주로 양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기사와 논문이 검색된다. 특히 공공임대주택은 취약계층을 위한 주택 공급에 많은 기여를 한 것으로 파악되나, 디자인과 관련된 검색결과는 상대적으로 적다. 우리나라보다 공공임대주택의 개념이 먼저 도입된 유럽이나 미국의 사례를 보면 초기에는 양적공급에 치중하였으나, 점차 단위주택 디자인과 단지계획에 다양하게 시도했다. 그중 미국 주택도시부(HUD)의 ‘HOPE VI’ 프로그램은 획일적인 공공임대주택의 디자인에서 벗어나 저층의 타운홈 형태로 디자인에 변화를 주고, 다양한 사회경제적 계층의 혼합, 주거지내 보행성(walkability) 확보 및 공동체 구성원을 위한 공용공간의 계획 등에 기여한 대표적 사례이다. ‘Housing Opportunity for People Everywhere’(HOPE)라는 의미로 HUD가 지역의 건축가와 주택개발업자들과 협업을 하여 기존의 공공주택의 이미지를 탈피한 주호 및 주거지(neighborhood) 디자인을 많이 선보였다. 우리나라에서도 거주자의 다양한 주생활 특성을 고려해 새로운 주호의 유형을 개발하고 기존에 시도하지 않던 단지계획기법을 도입한 공공아파트단지 사례가 많이 있다. 1980년대에 테라스 주택이 도입된 부산의 망미주공아파트, 주동에 공중정원이 도입된 상계주공아파트, 조부모, 부모, 자녀세대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3세대 동거형 아파트 등 공공주택에 새로운 디자인을 도입하려는 노력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고 현재까지 꾸준하게 지속되고 있다. 테라스 주택의 도입은 2000년대 초반 용인 상갈 그린빌로 이어졌고, 다양한 테마를 부여하여 단지 내 어린이들이 흥미로운 환경을 경험할 수 있는 어린이 놀이공간과 커뮤니티 공간이 계획되었다. 또한 공공아파트 단지 내 공용공간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해당 단지의 거주자의 특성을 미리 예측하고 필요한 공용공간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디자인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이어 왔다. 새로운 주거유형과 단지계획 기법에 대한 노력은 수도권에만 편중된 것이 아니라, 지방의 많은 LH아파트 단지에서도 적용되어 왔다. 가령 안동 지역에 2010년경 완공된 휴먼시아 단지에서도 주민을 위한 체육시설, 스토리텔링(story telling)을 연상하게 하는 테마를 부여한 단지 내 놀이터, 지역의 문화적 유산을 연상하게 하는 단지 내 수변공간 계획 등이 좋은 사례이다. 이는 앞서 언급한 미국의 HOPE VI가 2011년 이후에는 주정부의 예산에서 삭감되어 현재는 새로운 주거유형을 찾아볼 수 없는 것과 비교된다. 최근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한 청년주택, 에이징 플레이스(aging-in-place)를 지원하기 위한 노인주택, 출산과 육아를 위한 양육지원적 주택 등 다양한 요구에 대응한 주택계획이 필요한 가운데, 과거 새로운 주택과 주거단지 계획을 시도했던 LH에서 보다 다양한 공공주택의 유형 개발과 설계기법을 제공하는 역할을 활발히 수행할 것을 기대한다.
  • 갤러리 소공헌, 전이린 작가 ‘동일한 하루’ 전시회 개최

    갤러리 소공헌, 전이린 작가 ‘동일한 하루’ 전시회 개최

    소공헌 갤러리가 전이린 작가와 함께 내년 2월 4일까지 ‘동일한 하루’ 전시를 진행한다. 작가는 비어있는 종이 위에 일정한 크기의 격자 형식 무늬(그리드)를 만들고 작은 점들을 수없이 반복해 메워가는 방식으로 시간의 개념을 기록한다. 시간의 양과 질에 대한 고찰을 엿볼 수 있는 작품 ‘하루’는 지구의 자전으로 이뤄지는 과학적 접근이 아닌 작품의 시작 시점과 완성되는 마지막 날로 정의된다고 작가는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신작 위주로 20여점을 선보인다. 갤러리 소공헌측은 “캔버스 위에 놓여진 점 하나하나에 지금의 순간을 새기며 그 반복성이 지향하는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작가가 만들어 놓은 하루 속에서 자신만의 하루의 경계를 그리고 안식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이린 작가는 서울대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뒤 미국 아이오와대에서 회화와 판화를 전공했다. 현재 연세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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