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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르네상스 꽃 피운 메디치家의 비결은 ‘親서민’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르네상스 꽃 피운 메디치家의 비결은 ‘親서민’

    르네상스를 꽃피운 도시 피렌체의 역사를 이야기 하려면 메디치 가문을 빼놓을 수 없다. 메디치 가문이 지금까지 기억되고 존경받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오랜 시간 피렌체 지역의 정치, 경제, 문화를 이끌었지만 군림하지 않고 늘 시민을 의식했기 때문이었다. 이를 단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메디치가의 정궁이었던 리카르디궁이다. ●수수하고 견고한 궁… 시민 위한 돌 벤치 눈길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리카르디궁은 가문의 수장이었던 조반니 디 비치(1360~1429)의 주문으로 미켈로초 디 바르톨롬메오(1396~1472)가 설계해 지었다. 원래 두오모의 돔을 완성한 브루넬레스키가 설계를 맡았지만 지나치게 사치스러워 메디치가에서 견지해 온 친서민적인 이미지를 해친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미켈로초가 설계한 궁은 피렌체에 지어진 최초의 르네상스 스타일의 건축물로 단단한 벽돌로 된 3층 건물은 견고한 요새를 연상하게 한다. 대부호이자 실질적인 통치자의 성이라고는 보여지지 않을 정도로 수수하다. 피렌체의 귀족들과 대립하면서 평민의 입장을 옹호하며 대중의 지지를 받게 된 조반니가 자신의 거처를 지으면서도 친서민적 행보를 한 결과였다. 조반니는 궁전 주변으로 시민들이 걸터앉아 쉴 수 있는 돌 벤치를 마련하는 세심함을 보였다. 당시 유행했던 도시형 궁전(팔라초) 스타일의 전형이 된 리카르디궁의 1층 입구에 들어서면 기둥으로 둘러싸인 중정이 있고 2층에 침실과 응접실, 그리고 작은 예배당이 있다. 메디치 가문 사람들이 미사를 드렸던 이 공간은 아주 특별한 그림으로 장식돼 있다. 초기 르네상스 화가 베노초 고촐리(1420~1497)가 그린 ‘동방박사의 행렬’이다. 동방박사의 경배는 예수가 태어날 즈음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현자 세 명이 별의 인도를 받아 예루살렘을 거쳐 베들레헴으로 와서 성모자에게 선물을 드리며 예수의 탄생을 경배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다. 동방박사는 메디치 가문의 수호 성인으로 가문에서는 동방박사 형제회의를 후원하고 거창하게 축제일 행사를 치르곤 했다. 조반니의 아들 피에로 메디치(1416~1469)는 리카르디궁 예배당의 장식화로 그들 가문의 국제적 영향력을 본격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됐던 1439년의 피렌체 종교회의를 기록하고 싶었다. 그러면서 자신과 아버지, 그리고 장래 피렌체를 다스리게 될 로렌초를 동방박사 일행으로 그려 달라고 부탁한다. 고촐리는 코시모의 총애를 받았던 수도사 화가 프라 안젤리코의 수제자로 산마르코 수도원에 있는 메디치 가문의 기도실에 ‘동방박사의 경배’(1440~1443)를 그린 바 있다. 동방박사가 예수께 경배하는 이야기와 메디치 가문의 외교적 업적인 종교회의를 한데 엮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었지만 고촐리는 주문자의 의중을 충실하게 헤아려 5년의 시간을 들여 역사에 길이 남을 걸작을 완성한다. 1464년 완성된 메디치 예배당의 벽화 ‘동방박사의 행렬’은 사실적인 디테일과 생생하고 화려한 색채로 뒤덮여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크지 않은 공간에 3개의 벽면을 장식한 그림의 주요 등장인물은 모두 15세기 복장을 한 당대의 실존 인물들로 채워져 있어 볼수록 흥미롭다. 동쪽 벽면에는 황금빛 옷을 입은 젊은 왕이 수많은 수행원들을 이끌고 화려하게 장식된 흰 말을 타고 예수를 보러 가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앳된 얼굴이 정면을 향해 있는 이 어린 동방박사는 코시모의 손자이자 피에로의 아들인 로렌초 데 메디치(1449~1492)다. 고촐리가 이 그림을 그릴 당시에는 10세 정도에 불과했지만 어릴 때부터 남다른 리더십과 용기, 총명함으로 가문에서 큰 기대를 받고 있었다. 그 뒤의 흰말을 탄 이가 로렌초의 아버지 피에로다. 그 오른편에 흑인 시종이 이끄는 갈색 당나귀를 타고 있는 인물이 ‘국부’ 코시모다. 코시모는 피렌체 시민들이 지닐 수도 있는 부유층에 대한 적대감과 귀족들의 견제와 질투를 의식해 당나귀를 애용했다고 전해진다. ●메디치家 3대가 그려진 ‘동방박사의 경배’ 그림을 주문한 피에로는 어려서부터 약골이어서 병을 달고 살았던 까닭에 ‘통풍환자’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자신의 생명이 오래가지 않을 것을 예견했기 때문인지 피에로는 종교회의 당시엔 태어나지도 않았던 자신의 어린 아들 로렌초를 맨 앞에 세워 장래에 피렌체를 이끌어 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했다. 실제로 피에로는 메디치 가문과 피렌체의 통수권을 이어받았으나 2년 만에 병사하면서 로렌초에게 통수권을 넘겨야 했다. 40여년간 피렌체를 통치한 로렌초는 뛰어난 외교수완으로 피렌체가 이탈리아 정치의 중추적 역할을 하게 하는 한편 예술과 철학 등 인문학 연구를 장려했다. 피렌체가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르네상스 문화가 최고조에 이른 것은 로렌초가 통치하던 시기다. 사람들은 그를 로렌초 일 마그니피코, 즉 ‘위대한 자’로 칭송했다. lotus@seoul.co.kr
  • 이세영 FNC와 전속계약, 클렌징티슈 50장+얼굴 붓기 ‘열심히 사는 이세영’

    이세영 FNC와 전속계약, 클렌징티슈 50장+얼굴 붓기 ‘열심히 사는 이세영’

    이세영 FNC와 전속계약 소식이 화제다. 최근 FNC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한 이세영이 슈렉으로 변신한 모습을 공개했다. 이세영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난, 정말 열심히 사는 것 같아”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 속 이세영은 초록색 옷을 뒤집어쓰고 얼굴까지 초록색 분장을 해 ‘슈렉’을 연상케 하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이어 이세영은 “#클렌징티슈50장 #얼굴붓기 #숫가락마사지 #코도부움 #벌쏘인거아님 #쿨톤인가웜톤인가” 등의 해시태그를 덧붙여 웃음을 더했다. 한편 30일 FNC엔터테인먼트는 “방송인으로서 무한한 능력을 보여준 이세영과 전속계약을 체결하게 됐다”며 이세영과의 계약 체결 소식을 밝혔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씨줄날줄] 황금주(週)/박홍환 논설위원

    [씨줄날줄] 황금주(週)/박홍환 논설위원

    중국인들은 매년 정월 초하루 대문과 방문 등에 복(福) 자를 붙여 행운과 부귀를 기원한다. 많은 집에서는 거꾸로 붙여 놓는다. 넘어진다는 의미인 도(倒·다오)와 도달한다는 뜻의 도(到·다오)가 발음이 같아 복을 거꾸로 붙여 놓으면 ‘행운과 부귀가 찾아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화상(華商)이 운영하는 중국 음식점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바탕은 붉은색 일색이거나 군데군데 노란색이 곁들여져 있고, 글자는 노란색 또는 노란색 띠를 두른 검은색이다. 특유의 노란색은 마치 황금을 연상시킨다. 행운과 재물을 가져다 달라는 뜻이다. 황금을 싫어할 사람이 있을까마는 중국인의 황금 집착은 유별나다. 위(余)씨 성의 아버지들은 갓 태어난 자녀의 이름을 황금이라고 짓기도 한다. 입을 것과 먹을 것이 풍족하게 성장하고도 황금을 남길 정도로 풍요롭게 살았으면 하는 희망을 담고 있다. 중국이 사실상 전 세계 유통 황금의 ‘블랙홀’인 이유다. 하다못해 황금과 엇비슷한 노란색에도 열광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9월 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의 ‘전승절’ 기념 행사에 노란색 재킷을 입고 참석했다. 황금색을 귀하게 여기는 중국인들의 정서를 적극적으로 고려한 일종의 ‘패션 외교’였던 셈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무비자로 드나드는 제주에서는 2년 전부터 황금색 관광버스가 운행되고 있다고 한다. 차체 외관은 물론 좌석 등 실내 장식까지 온통 황금색이다. 심지어 운전기사도 황금색 복장을 갖춰 있었고, 번호판까지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8888을 부여했다. 다소 지나치다는 평가도 있지만 수요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부정적으로만 볼 일도 아니다. 중국은 건국 기념일인 10월 1일부터 일주일간 전 국민이 장기 휴가에 돌입한다. 이른바 ‘국경절 황금주간’이다.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소비 진작을 위해 장기 휴가 제도를 도입했으며 이름만큼이나 엄청난 규모의 소비가 이뤄진다. 국내외 유명 관광지가 중국인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우리나라에도 최소 25만명 이상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서울 명동은 중국인 관광객 천지다. 어떻게 알았는지 변두리 벼룩시장까지 찾아와 물건을 한아름 안고 환하게 웃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황금주를 즐기러 찾아오는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측면이 강하다. 반값 할인 등 중국인 관광객들의 지갑을 열 수 있는 묘안이 쏟아지고, 한류 콘텐츠 체험 등 그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각종 프로그램이 예정돼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다. 일본, 대만, 홍콩, 동남아는 물론 유럽 각국까지 중국인 관광객들이 몰려올 황금주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황금주는 이제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금맥(脈)이라고 할 수 있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일상 속의 예술예술이 된 사물

    일상 속의 예술예술이 된 사물

    창원조각비엔날레 관람 열기 동시대 최고 수준의 조각가들이 대거 참여한 2016 창원조각비엔날레가 경남 창원시 용지호수공원과 성산아트홀, 문신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3회째를 맞아 이탈리아, 스페인, 미국, 중국 등 14개국 116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올해 비엔날레의 주제는 ‘억조창생’(億造創生). 윤진섭 예술감독은 “수많은 백성을 뜻하는 고어 억조창생(億兆蒼生)을 비틀어 세상의 사물에 예술가의 혼을 불어넣어 예술작품으로 거듭 태어나게 한다는 포괄적인 의미의 전시제목”이라며 “지나치게 난해한 오늘날의 예술 현상에서 벗어나 일상 속의 예술, 예술 속의 일상을 추구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등 14개국 116명 작가 참여 이번 창원조각비엔날레에는 유독 이탈리아 현대미술가들의 참여가 눈에 띈다. 윤 감독은 “이탈리아 현대조각의 흐름 속에서 한국 현대조각, 특히 창원조각비엔날레의 미래적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이탈리아 현대조각을 집중 조명했다”고 말했다. 도심에 위치한 용지호수 주변의 잔디광장에는 이탈리아 트랜스아방가르드의 주요 멤버인 밈모 팔라디노의 작품 ‘말’을 비롯해 1960년대 이탈리아 전위미술 운동인 아르테 포베라의 대표작가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의 수상 설치물, 이탈리아 조각계의 거장 노벨로 피노티의 조각 작품이 전시됐다. 이탈리아에 거주하며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한국조각가 박은선의 대리석 조각작품과 함께 문신미술관에서는 이탈리아 대리석 가공회사인 헨로재단이 주관하는 국제조각공모전 수상작품 특별전도 열리고 있다. 잔디광장에서는 이 밖에 중국의 첸웬링과 양치엔의 작품, 김영원의 인체조각, 이경호의 지구온난화를 경계하는 10m 높이의 스테인리스 조각도 만날 수 있다. 잔디광장을 벗어나 호수변으로 작품들을 감상하며 호젓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종이의자로 유명한 박원주는 소나무 옆에 꽃사과나무를 심고 그 사이에 알루미늄으로 된 의자를 설치한 작품 ‘나무그늘’을 선보였다. 자연 속에서 작업하는 야투그룹 멤버들은 용지호수 공원 옆 숲속에 자연의 나무를 이용한 설치작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응우는 대나무를 이용해 바람결을 표현한 작품을, 전원길은 소나무 옆에 설치한 철 구조물에 파 씨앗을 심어 수직으로 자라게 하는 작품을, 고승현은 나무줄기를 삼각 트러스로 연결해 공간을 만드는 작업을 각각 선보였다. ●흙·불·나무·쇠 소재 ‘오브제’ 풍성 성산아트홀에서 열리는 ‘오브제-물질적 상상력’전은 국내외 작가 70여명이 초대된 대규모 전시로 오브제를 매개로 전개되는 설치전이 중심을 이룬다. 7개 전시실 800여평의 전시공간에서 주로 전위의 입장에서 작업해 온 기존작가들의 작업들이 흙, 물, 불, 공기, 나무, 쇠 등 소재별로 군집을 이뤄 소개된다. 화가 황주리가 나무의자를 이용해 만든 오브제 작품 ‘추억의 고고학’, 로봇디자인 등 기계적인 조형물을 선보이는 김진우의 미래 인류를 상징하는 작품이 눈길을 끌었다. ●현대·추상·미니멀·구상조각의 향연 아울러 군용물품을 연상시키는 조각작품으로 독자적인 추상조각 세계를 구축한 김인경의 특별전이 마련됐다. 또 성산아트홀 7전시실에서는 창원이 낳은 한국 근현대의 대표적인 조각가 5인의 작품세계를 기리는 ‘5인의 거장 특별전’이 열린다. 한국 현대조각의 선구자 김종영과 추상조각의 대가 문신, 순수 추상조각의 대를 잇는 박종배, 미니멀한 모더니즘 조각을 구현하는 박석원, 구상과 비구상을 아우르는 중진 조각가 김영원 등 5명의 작품을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10월 23일까지. 창원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D-6] 거장과 만나고 걸작에 반하고 신작들 즐기고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D-6] 거장과 만나고 걸작에 반하고 신작들 즐기고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10월 6~15일) 개막이 엿새 앞으로 다가왔다. 포스터가 의미심장하다. 바위 사이에 소나무가 홀로 우뚝 서 있다. ‘다이빙벨’ 상영에서 촉발된 독립성·자율성 훼손 문제로 최근 2년간 몸살을 앓아야 했던 BIFF다. 모진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고 늘 푸르겠다는, 민간 이사회 체제로 새롭게 출범한 BIFF의 의지가 읽힌다. 올해 초청작은 69개국 300편이다. 이 중 세계 최초(월드프리미어)·자국 외 최초(인터내셔널프리미어) 상영이 122편에 달한다. ●300편 중 122편 최초 상영… BIFF 프로그래머 7인이 뽑은 해외 추천작 영화제의 즐거움 중 하나는 미래의 거장과 조우할지도 모른다는 설렘이 아닐까. 깜짝 놀랄 만한 장편 데뷔작으로 마지막 10분의 감동이 뭉클한 스웨덴 요하네스 뉘홀름 감독의 ‘거인’이 꼽혔다. 중증의 장애와 자폐를 앓고 있는 주인공이 자신을 버린 어머니와의 재회를 꿈꾸며 살아가는 이야기로 마지막 10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인물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전달하는 연출력이 돋보인 스페인 넬리 레게라 감독의 ‘마리아와 다른 사람들’, 살인 소동으로 변모하는 가족 모임을 코미디와 역사극, 탐정물 등으로 치밀하게 구성한 오스트리아 비르질 비드리히 감독의 ‘천 시간의 밤’이 ‘강추’됐다. 배우가 메가폰을 잡는 일이 낯설지 않은 요즘. BIFF도 마찬가지다. TV 드라마 ‘도쿄타워’로 잘 알려진 일본의 대표 여배우 구로키 히토미의 감독 데뷔작 ‘얄미운 여자’, 인도 연기파 배우 콘코나 센샤르마의 감독 데뷔작인 ‘군지에서의 죽음’, 베트남 엔터테인먼트계를 주도하고 있는 배우 겸 감독 응오 딴반의 ‘땀과 깜 이야기’ 등이 상영된다. 아시아 여성 영화의 현주소도 읽을 수 있다. 일본의 미야자와 리에가 원톱 주연으로 나선 가족 드라마 ‘물을 데우는 뜨거운 사랑’, 1970~80년대 홍콩 무협영화의 헤로인이었던 카라 와이 주연의 액션물 ‘미세스 케이’,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 여성의 현실을 다룬 ‘엄마’와 ‘불타는 새’가 추천됐다. 요즘 대세 장르인 스릴러를 즐기는 영화 팬이라면 웰메이드 좀비물 ‘멜라니: 인류의 마지막 희망인 소녀’, 연쇄살인커플과 이들에게 납치된 소녀의 팽팽한 신경전을 그린 ‘사랑의 노예’가 기다리고 있다. ●세계 3대 영화제 화제작 국내서 가장 빨리 접하는 순간 올해 칸영화제를 빛낸 영국 켄 로치 감독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황금종려상), 캐나다 그자비에 돌란의 ‘단지 세상의 끝’(심사위원대상), 프랑스 올리비에 아사야스의 ‘퍼스널 쇼퍼’(감독상) 등을 볼 수 있다. 유럽 갈등의 현주소를 그리며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차지한 보스니아 다니스 타노비치 감독의 ‘사라예보의 죽음’도 주목된다. 얼마 전 폐막한 베니스영화제에서는 남녀주연상을 거머쥔 아르헨티나 마리아노 콘·가스통 듀프랫 감독의 ‘우등시민’(오스카 마티네즈)과 미국 데미언 차젤레 감독의 ‘라라랜드’(에마 톰슨)가 눈에 띈다. 이 밖에 미국 짐 자무시 감독의 ‘패터슨’, 스페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줄리에타’, 프랑스 프랑수아 오종의 ‘프란츠’ 등 거장의 작품도 풍성하다. ●마일스 텔러·에런 에크하트 첫 방한 등 BIFF 찾는 해외 스타들 첫 방한인 아트버스터 ‘위플래쉬’의 주인공 마일스 텔러와 ‘다크 나이트’에서 하비 텐트 역으로 열연했던 에런 에크하트가 기대를 한껏 받고 있다. 벤 영거 감독이 연출하고 이들이 주연한 ‘블리드 포 디스’가 갈라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됐다. 불의의 자동차 사고를 당한 세계복싱 챔피언의 실화를 다룬 영화다. 다르덴 형제의 ‘더 차일드’로 국내에 얼굴을 알린 벨기에 여배우 데보라 프랑수아도 자신의 주연작으로 첫 방한을 앞두고 있다. 한국과 부산이 낯설지 않은 경우도 많다. 할리우드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일본 배우 와타나베 겐과 여러 편의 한국 영화에 출연한 오다기리 조, ‘곡성’의 구니무라 준, ‘포스트 미야자키 하야오’로 손꼽히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 일본 공포 영화의 장인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등이 초청됐다. 대만 차이밍량 감독도 단골손님. 요즘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대만의 허우샤오셴, 한국의 이창동 감독과 특별대담을 할 예정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닮았나요?”…알렉 볼드윈, SNL서 트럼프 연기 화제

    “닮았나요?”…알렉 볼드윈, SNL서 트럼프 연기 화제

    할리우드의 유명배우 알렉 볼드윈이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로 분장하고 연기에 나서 화제가 됐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미 NBC 방송은 자사의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서 볼드윈이 트럼프 역을 맡아 연기한다고 밝혔다. 미 전역에 방송되는 SNL은 거침없는 풍자로 유명한 시사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오는 1일부터 42시즌에 들어가는 SNL은 특히 대선을 한달 남짓 남겨둔 시점에서 시작해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SNL 책임 프로듀서 론 마이클스는 "여름 내내 트럼프 역을 맡을 캐스팅을 고심해오다 이번주 초 볼드윈과 정식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볼드윈은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역을 맡은 배우 케이트 맥키넌과 SNL에서 치열한 대리전을 치르게 될 전망이다. 흥미로운 점은 볼드윈의 정치적 성향이다. 볼드윈은 올해 초 인터뷰에서 트럼프를 "증오로 만들어진 첫번째 후보자"(the first candidate made of hate)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와 반대로 클린턴 역을 맡고있는 맥키넌은 얼마 전 열린 에미상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으며 "고마워요 힐러리 클린턴"을 외쳤다. 이에 클린턴도 "에미상 축하해요. 나도 당신의 팬입니다"라며 화답할 정도. 잘 알려진대로 할리우드 배우와 제작진들은 민감한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 이중 트럼프는 할리우드가 '싫어하는' 대표적인 후보자로 지난 에미상 시상식에서도 여러 차례 쓴소리를 들어야했다. 특히 코미디시리즈 ‘트랜스페어런트’(Transparent)의 감독 질 솔로웨이는 시상식 후 "트럼프는 완전히 위험한 괴물”이라며 “그를 히틀러의 후계자라고 부를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렇게 부르겠다”고 비난한 바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미친 여자의 사랑 노래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미친 여자의 사랑 노래

    19행에 2운을 가진 ‘비라넬’(villanelle) 시체(詩體)의 또 다른 좋은 예는 실비아 플라스(1932~1963)의 ‘미친 여자의 사랑 노래’(Mad Girl’s Love Song)이다. 어느 영문학박사가 낭송하는 “I shut my eyes and all the world drops dead”를 듣고 나는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눈을 감고 세상을 떨어뜨리다니. 이렇게 강력한 이미지로 시작하는 시는 오랜만이다. 시는 첫 줄에서부터 승부를 걸어야 한다. 미친 여자의 사랑 노래라는 제목은 또 얼마나 단순하며 매력적인가. 미친 여자의 사랑 노래-실비아 플라스 “내가 눈을 감으면 모든 세상이 죽어서 떨어지지;눈꺼풀을 들어 올리면 모든 게 다시 태어나지.(내 머릿속에서 널 만들어낸 것 같아.) 별들이 파랑과 빨간색으로 차려입고 왈츠를 추지,그리고 제멋대로 어둠이 빠르게 밀려오지:내가 눈을 감으면 모든 세상이 죽어서 떨어지지. 네가 나를 유혹해 침대로 데려가는 꿈을 꾸었지.그리고 내게 문 스트럭을 불러주고, 미친 듯이 키스했지.(내 머릿속에서 널 만들어낸 것 같아.) 신은 하늘에서 쓰러지고, 지옥의 불들이 사그라들고:천사들과 악마의 남자들도 떠나지:내가 눈을 감으면 모든 세상이 죽어서 떨어지지. 네가 말했던 대로 다시 돌아올 거라고 나는 상상했지,하지만 나는 늙어가고 너의 이름을 잊었지.(내 머릿속에서 널 만들어낸 것 같아.) 차라리 천둥새를 사랑했어야 했어;천둥새는 그래도 봄이 오면 윙윙거리며 다시 돌아오기나 하지.내가 눈을 감으면 모든 세상이 죽어서 떨어지지.(내 머릿속에서 널 만들어낸 것 같아.)” “I shut my eyes and all the world drops dead;I lift my lids and all is born again.(I think I made you up inside my head.) The stars go waltzing out in blue and red,And arbitrary blackness gallops in:I shut my eyes and all the world drops dead. I dreamed that you bewitched me into bedAnd sung me moon-struck, kissed me quite insane.(I think I made you up inside my head.) God topples from the sky, hell’s fires fade:Exit seraphim and Satan’s men:I shut my eyes and all the world drops dead. I fancied you’d return the way you said,But I grow old and I forget your name.(I think I made you up inside my head.) I should have loved a thunderbird instead;At least when spring comes they roar back again.I shut my eyes and all the world drops dead.(I think I made you up inside my head.)” * ‘미친 여자의 사랑 노래’는 대학생이던 스무살의 실비아 플라스가 뉴욕의 여성잡지 ‘마드모아젤’에 발표한 시다. (네가 아니라) 차라리 천둥새를 사랑했어야 했어. 천둥새는 (고맙게도!) 봄이 오면 윙윙거리며 다시 돌아오니까…. 미국의 명문여대인 스미스 대학을 우등으로 졸업한 여자가 이런 시를? 그녀의 그에 대한 집착이 납득되지 않는다는 독자들에게 한마디 하련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도 시대의 한계를 벗어나진 못한다. 실비아가 이십대였던 1950년대에 미국사회에서 여성의 지위는 그리 높지 않았다. 상실조차 찬란하며 탄력이 넘치는 언어에서 풋풋한 젊음이 느껴진다. 늙은 시인은 이처럼 탱글탱글한 시를 지어내지 못한다. 이 시의 형식상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정말로 미친 여자의 노래처럼 보이게 하는, 처음과 끝에 들어간 인용부호이다. 자신의 지옥을 드러내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무심함, 혹은 용기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듯한데, 쟁쟁한 영국 시인 테드 휴스(1930~1998)와의 결혼으로 실비아는 자신감을 잃어버렸다.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아 영국에 온 실비아는 케임브리지의 파티에서 테드 휴스를 만났고, 서로에게 시를 보내며 친해진 둘은 석 달 만에 결혼했다. 낯선 영국 땅에서 아이 둘을 건사하느라 고군분투하는 주부는 삶의 에너지를 잃어간다. 시 ‘대디’(Daddy)에서 실비아는 자신을 억압하는 (남편을 연상시키는) 남성을 “7년 동안 내 피를 빨아먹은 뱀파이어”에 비유했다. 둘째 아이를 낳고 얼마 되지 않아 테드의 외도를 목격한 실비아는 남편과 별거에 돌입했다. 혼자 아이들을 돌보며 우울증이 도진 실비아는 추운 새벽에, 부엌의 가스오븐에 머리를 박고 다른 세상으로 떠났다. 잠든 아이들이 깨어나면 먹을 우유를 옆에 놓고. 테드와 바람났던 유부녀인 아시아도 몇 년 뒤에 실비아처럼 가스를 틀어놓고, 테드와 관계해 낳은 딸과 함께 목숨을 끊었다. 테드 휴스는 훗날 영국의 국왕이 임명하는 계관시인이 되었다. 남편의 명성에 가려졌던 실비아는 죽은 뒤에 ‘비운의 천재’로 ‘원조 페미니스트 시인’으로 거듭났다. 그녀는 전설이 되었다. 안나 에릭손이 실비아에게 바친 노래 ‘Mad Girl’s Love Song’을 또 듣고 싶다. “You can call me Sylvia.” 너는 나를 실비아라고 불러도 좋아.
  • 열애 이시영 “연애할 때 무뚝뚝한 편, 표현 서툴다” 숙맥 면모 ‘눈길’

    열애 이시영 “연애할 때 무뚝뚝한 편, 표현 서툴다” 숙맥 면모 ‘눈길’

    이시영의 열애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과거 언급한 연애 스타일이 화제다. 과거 이시영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는 “연애에 있어 전혀 밀당을 못 한다”며 직진녀의 모습을 보였다. 이시영은 “무뚝뚝한 편이라 표현이 서툴고 짝사랑을 하면 대부분 나 혼자 좋아하다 끝난다. 다른 사람이 날 좋아해도 눈치를 못 채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연애 숙맥의 면모를 드러냈다.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는 “성격적으로 친구 같은 사람이 좋은 것 같다. 친구같이 편한 사람이 좋다”라며 이상형에 대해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28일 소속사 화이브라더스 측은 “이시영이 연상의 요식업계 사업가와 열애 중”이라며 “한 달 정도 예쁜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만남 초반인만큼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예쁘게 봐달라”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사진=이시영 인스타그램 임효진 인턴기자 3a5a7a6a@seoul.co.kr
  • 열애 이시영, ‘진짜 사나이’ 남자친구 질문에 “없습니다” 당시엔 썸?

    열애 이시영, ‘진짜 사나이’ 남자친구 질문에 “없습니다” 당시엔 썸?

    ‘진짜 사나이’에서 활약 중인 배우 이시영이 열애를 인정한 가운데 남자친구 발언이 재주목 받고 있다. 이시영은 지난 11일 방송된 MBC ‘일밤-진짜 사나이’ 해군부사관 편에서 서인영이 남자친구 존재 여부에 대해 묻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방송에서 서인영은 이시영에게 “남자친구 왜 없습니까?”라고 물었고 이시영은 “인천에서 3년동안 있었습니다. 합숙을 했습니다. 인천시청에서요”라며 프로복서로서 지냈던 과거를 밝혔다. 이시영의 해당 방송분은 지난 7월 말 녹화한 것으로 이시영은 이제 막 열애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에 당시에는 남자친구가 없었던 것. 28일 이시영 측은 “이시영이 현재 연상의 사업가와 열애 중이다. 아직 만남 초반인만큼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예쁘게 봐달라”고 한 달째 열애 중임을 인정했다. 사진=MBC ‘진짜사나이’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20세 미녀, 대학 등록금 마련 위해 ‘처녀성’ 경매로 내놔

    20세 미녀, 대학 등록금 마련 위해 ‘처녀성’ 경매로 내놔

    꽃다운 20세 여성이 학비 마련을 위해 처녀성을 팔겠다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영국 메트로 등 유럽언론은 러시아 출신의 아리아나(20)가 한 원조교제 사이트에 자신의 처녀성을 경매에 부쳤다고 보도했다. 우리 돈으로 약 1억 8000만원이라는 거액으로 시작된 이 경매는 3년 전 큰 논란을 일으킨 브라질 출신의 여대생 카타리나 미글리오리니(24)의 사례를 연상시킨다. 당시 그녀는 한 온라인 사이트에 처녀성을 경매에 부쳐 전세계 남성들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당시 한 일본인이 무려 78만 달러를 써내 낙찰 받았으나 이후 낙찰자가 실제 존재하지 않는 인물로 밝혀져 더 큰 논란이 일었다. 아리아나는 "내 꿈은 약사가 되는 것으로 다른 나라에서 공부하고 싶다"면서 "생활비와 학비가 너무 비싸기 때문에 이 방법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부모님은 아직 이 사실을 모른다"면서 "만약 만족할 만한 가격에 나온다면 솔직하게 털어놓고 설득하겠다"고 덧붙였다. 더욱 황당한 사실은 그녀의 친구 또한 똑같은 경매에 나섰다는 점. 그러나 언론들과 네티즌들은 냉담하다. 해외언론들은 "이번 경매 역시 과거 사례처럼 사기 사건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성을 사고파는 것은 윤리적으로 큰 문제이며 국가에 따라 불법"이라고 보도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컴백 샤이니, ‘원 오브 원’ 티저 보니 90년대 오빠들 ‘복고풍 완벽 소화’

    컴백 샤이니, ‘원 오브 원’ 티저 보니 90년대 오빠들 ‘복고풍 완벽 소화’

    정규 5집으로 컴백하는 그룹 샤이니가 타이틀 곡 ‘1 of 1’(원 오브 원)으로 가요계 돌풍을 예고했다. 샤이니는 오는 10월 5일 0시 멜론, 지니, 네이버뮤직 등 각종 음악 사이트를 통해 정규 5집 ‘1 of 1’에 수록된 9곡 전곡 음원을 오픈하고 컴백할 예정이다. 이번 컴백 앨범은 샤이니만의 다채로운 음악 세계를 확인할 수 있는 앨범으로 글로벌 음악 팬들의 높은 관심이 기대된다. 특히 이번 타이틀 곡 ‘1 of 1’은 90년대를 풍미한 뉴잭스윙 장르의 곡으로, 펑키한 리듬과 부드러운 R&B 선율의 조화가 인상적이며, 레트로한 느낌을 샤이니만의 세련된 감성으로 해석해 듣는 이를 매료시킴은 물론 가사에는 한 여자에게 ‘오직 하나뿐인 사랑’을 전한다는 내용을 담아 눈길을 끈다. 또 28일 0시 샤이니 인스타그램을 통해 샤이니의 멤버들이 음성으로 직접 이번 앨범 수록곡을 추천하는 ‘SHINee’s Pick! – 이 노래 어때?’의 온유 콘텐츠를 오픈, 온유가 수록곡 ‘투명 우산 (Don‘t Let Me Go)’을 소개하고 음원의 일부를 공개해 이번 앨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으며, 90년대 라디오 방송을 연상시키는 사운드와 독특한 분위기로 좋은 반응을 얻은 만큼, 오늘 밤 12시 공개될 콘텐츠에도 팬들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샤이니는 금일 0시 및 오전 10시, 공식 홈페이지에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한 티저 이미지를 게재해, 정규 5집 컴백 활동으로 보여줄 샤이니의 색다른 매력에 대한 궁금증을 한층 증폭시키고 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이시영, 연상 사업가와 ‘풋풋’ 열애 중 ‘일도 사랑도 다 잡았다’

    이시영, 연상 사업가와 ‘풋풋’ 열애 중 ‘일도 사랑도 다 잡았다’

    배우 이시영(34)이 연상 사업가와 한달 째 열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28일 이시영 측은 “이시영이 현재 연상의 사업가와 열애 중이다. 두 사람은 서로의 일을 응원하는 것은 물론 상대의 여러 부분을 챙기며 아름다운 사랑을 하고 있다”며 “아직 만남 초반인만큼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예쁘게 봐달라”고 전했다. 이시영은 현재 MBC ‘일밤-진짜 사나이’에서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을 바탕으로 ‘에이스’로 등극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사진=이시영 인스타그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피렌체의 르네상스를 꽃 피운 메디치가의 리카르도 궁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피렌체의 르네상스를 꽃 피운 메디치가의 리카르도 궁

     르네상스를 꽃 피운 도시 피렌체의 역사를 이야기 하려면 메디치 가문을 빼 놓을 수 없다. 피렌체 공화국의 평범한 중산층 가문에서 출발한 메디치가는 금융업으로 상당한 부를 축적하면서 재력을 얻고 실질적으로 피렌체를 통치했으며 특히 학문과 예술을 적극적으로 후원해 이탈리아 르네상스가 피렌체에서 만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메디치 가문이 지금까지 기억되고 존경받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오랜 시간 피렌체 지역의 정치, 경제, 문화를 이끌었지만 군림하지 않고 늘 시민을 의식했기 때문이었다. 이를 단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메디치가의 정궁이었던 리카르디 궁(Palazzo Medici Ricardi)이다.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리카르디 궁은 가문의 수장이었던 조반니 디 비치(1360~1429)의 주문으로 미켈로초 디 바르톨롬메오(1396~1472)가 설계해 지었다. 원래 두오모의 돔을 완성한 브루넬레스키가 설계를 맡았지만 지나치게 사치스러워 메디치가에서 견지해 온 친서민적인 이미지를 해친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미켈로초가 설계한 궁은 피렌체에 지어진 최초의 르네상스 스타일의 건축물로 단단한 벽돌로 된 3층 건물은 견고한 요새를 연상하게 한다. 대부호이자 실질적인 통치자의 성이라고는 보여지지 않을 정도로 수수하다. 피렌체의 귀족들과 대립하면서 평민의 입장을 옹호하며 대중의 지지를 받게 된 조반니는 자신의 거처를 지으면서도 친서민적 행보를 한 결과였다. 조반니는 궁전 주변으로 시민들이 걸터앉아 쉴 수 있는 돌 벤치를 마련하는 세심함을 보였다.  당시 유행했던 도시형 궁전(팔라초) 스타일의 전형이 된 리카르디 궁의 1층 입구에 들어서면 기둥으로 둘러싸인 중정이 있고 2층에 침실과 응접실, 그리고 작은 예배당이 있다. 메디치 가문 사람들이 미사를 드렸던 이 공간은 아주 특별한 그림으로 장식되어 있다. 초기 르네상스 화가 베노초 고촐리(1420~97)가 그린 ‘동방박사의 행렬’이다.  동방박사의 경배는 예수가 태어날 즈음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현자 세 명이 별의 인도를 받아 예루살렘을 거쳐 베들레헴으로 와서 성모자에게 선물을 드리며 예수의 탄생을 경배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다. 동방박사는 메디치가문의 수호성인으로 가문에서는 동방박사 형제회의를 후원하고 거창하게 축제일 행사를 치르곤 했다. 조반니의 아들 피에로 메디치(1416~69)는 리카르디 궁 예배당의 장식화로 그들 가문의 국제적 영향력을 본격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됐던 1439년의 피렌체 종교회의를 기록하고 싶었다. 그러면서 자신과 아버지, 그리고 장래 피렌체를 다스리게 될 로렌초를 동방박사 일행으로 그려 달라고 부탁한다. 고촐리는 코시모의 총애를 받았던 수도사 화가 프라 안젤리코의 수제자로 산마르코 수도원에 있는 메디치가문의 기도실에 ‘동방박사의 경배’(1440~1443)를 그린 바 있다.  동방박사가 예수께 경배하는 이야기와 메디치 가문의 외교적 업적인 종교회의를 한데 엮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었지만 고촐리는 주문자의 의중을 충실하게 헤아려 5년의 시간을 들여 역사에 길이 남을 걸작을 완성한다.  1464년 완성된 메디치 예배당의 벽화 ‘동방박사의 행렬’은 사실적인 디테일과 생생하고 화려한 색채로 뒤덮여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크지 않은 공간에 3개의 벽면을 장식한 그림의 주요 등장인물은 모두 15세기 복장을 한 당대의 실존 인물들로 채워져 있어 볼수록 흥미롭다. 동쪽 벽면에는 황금 빛 옷을 입은 젊은 왕이 수많은 수행원들을 이끌고 화려하게 장식된 흰 말을 타고 예수를 보러 가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앳된 얼굴이 정면을 향해 있는 이 어린 동방 박사는 코시모의 손자이자 피에로의 아들인 로렌초 데 메디치(1449~1492)다. 고촐리가 이 그림을 그릴 당시에는 10세 정도에 불과했지만 어릴 때부터 남다른 리더십과 용기, 총명함으로 가문에서 큰 기대를 받고 있었다. 그 뒤의 흰말을 탄 이가 로렌초의 아버지 피에로다. 그 오른 편에 흑인 시종이 이끄는 갈색 당나귀를 타고 있는 인물이 ‘국부’ 코시모다. 코시모는 피렌체 시민들이 지닐 수도 있는 부유층에 대한 적대감과 귀족들의 견제와 질투를 의식해 당나귀를 애용했다고 전해진다.  그림을 주문한 피에로는 어려서부터 약골이어서 병을 달고 살았던 까닭에 ‘통풍환자’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자신의 생명이 오래 가지 않을 것을 예견했던 때문인지 피에로는 종교회의 당시엔 태어나지도 않았던 자신의 어린 아들 로렌초를 맨 앞에 세워 장래에 피렌체를 이끌어 가기를 바래는 마음을 표현했다. 실제로 피에로는 메디치가문과 피렌체의 통수권을 이어 받았으나 2년 만에 병사하면서 로렌초에게 통수권을 넘겨야 했다. 40여년간 피렌체를 통치한 로렌초는 뛰어난 외교수완으로 피렌체가 이탈리아 정치의 중추적 역할을 하게 하는 한편 예술과 철학 등 인문학 연구를 장려했다. 피렌체가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르네상스 문화가 최고조에 이른 것은 로렌초가 통치하던 시기다. 로렌초는 수많은 고전 문헌을 수집해 그리스 아카데미를 피렌체에 설립하는 등 학문과 예술에 대한 장려와 보호를 위해 자금을 아끼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를 로렌초 일 마그니피코, 즉 ‘위대한 자’ 로 칭송했다. 그림에서는 어린 왕의 수행원들이 유달리 많은데 실제로 주변 공화국의 실제 인물들을 그려넣었다고 한다. 그중에는 화가 고촐리의 얼굴도 들어있는데 어딘지 불만이 있어 보이는 표정을 하고 있다. 막대한 경제력은 지니긴 했으나 15세기 피렌체공화국에서 아직까지 그렇다할 정치적 직함이 없던 메디치 가문의 주문으로 동방박사를 빗대 3대를 그렸지만 진심으로 수긍하지 않았던 까닭인지도 모른다.  남쪽 벽의 주인공은 공의회에 참석하기 위해 비잔티움에서 온 요한 8세 팔라이올로고스이고, 서쪽 벽에는 흰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동방정교회의 수장이 그려져 있다.  고촐리의 ‘동방박사의 행렬’은 피렌체에서 개인 사재를 털어 국제적인 종교회의를 개최한 메디치가의 업적을 선전하는 동시에 메디치가가 피렌체를 이끌 영도력이 있는 가문이라는 것을 대외에 과시하기 위한 것이었다. 메디치 가문은 이 후 1748년까지 약 350년간 지속됐으며 르네상스 문화를 이끌고 세 명의 교황과 9명의 왕비를 배출했다. 사진이 없던 시절임에도 우리가 메디치 가문을 일으킨 주요 인물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는 것은 이 그림 덕분이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19세 김동현, 김구라 몰래 결혼? ‘혼인신고서 발각’

    19세 김동현, 김구라 몰래 결혼? ‘혼인신고서 발각’

    김구라가 아들 동현의 혼인신고서를 발견하고 깜작 놀란다. 28일 방송되는 채널A ‘아빠본색’에서 김구라가 김동현의 ‘혼인신고서’를 발견하는 장면이 방송된다. 최근 김구라 부자는 김구라의 주민등록증 재발급용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김포의 한 사진관을 찾았다. 그런데 김구라는 아들의 지갑을 정리해주던 중 지갑 속에서 꼬깃꼬깃하게 접혀 있던 아들 동현의 ‘혼인신고서’를 발견했다. 혼인신고서에는 동현, 그리고 그보다 1살 연상인 여자친구의 이름과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가 감쪽같이 적혀 있었고 심지어 서명까지 되어 있었다. 모든 사항이 실제와 유사하게 기재된 혼인신고서를 보고 화들짝 놀란 김구라는 김동현에게 “여자친구랑 혼인신고를 했냐. 별 걸 다 한다”, “혼인신고서는 언제 작성한 것이냐”며 끊임없이 혼인신고에 대해 캐물었다. 이어 그는 동현에게 “너 구청에 진짜 혼인신고 하려면 나한테 꼭 얘기해야 한다”며 신신당부했다. 또 “동현이 너 정말 사랑꾼이구나”라며 섭섭한 마음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동현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인터넷에 혼인신고서를 인쇄할 수 있더라. 여자친구랑 같이 ‘우리 나중에 (이 신고서를) 내자’는 이벤트 식으로 희망차게 작성한 것이다” 라며 혼인신고서를 작성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고. 열아홉 사랑꾼 동현이 작성한 혼인신고서의 정체는 28일 수요일 밤 9시 30분 채널A ‘아빠본색‘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혼술남녀’ 박하선, 혼술하며 본방사수 독려 ‘하석진은 어디에?’

    ‘혼술남녀’ 박하선, 혼술하며 본방사수 독려 ‘하석진은 어디에?’

    ‘혼술남녀’ 박하선이 본방사수 독려에 나섰다. 지난 26일 박하선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오늘도 ‘혼술’ 해야지? 오늘부턴 더 재밌을 거에요. 본격적으로 ‘박하석진’이 등장하거든요!”라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거품이 올라온 맥주 한 잔이 담겼다. 시원한 목넘김을 연상시키는 맥주 한 잔은 드라마 제목에 걸맞는 모습이다.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책임지세요 언니! 맨날 본방사수에 맨날 맥주 마시게 만든 거!”, “너무 재밌어요! 하석진 오빠는 어디 갔나요”, “오늘도 즐겁게 혼술하세요” 등 댓글들을 달았다. 한편, tvN 월화드라마 ‘혼술남녀’는 27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임효진 인턴기자 3a5a7a6a@seoul.co.kr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청계천변 녹회색 육중한 존재감… 1·2층 상가만 남고 사라진 터전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청계천변 녹회색 육중한 존재감… 1·2층 상가만 남고 사라진 터전

    서울 구도심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로 전체적으로 서쪽이 높고 동쪽이 낮다. 도성 안의 물 또한 지형을 따라 대체로 서쪽에서 동쪽을 따라 흐른다. 그 중심을 이루는 것이 바로 지금의 청계천이다. 상하수도가 없던 시절에는 물의 흐름이 곧 사회적 위계였다. 수원지에 가까운 인왕산, 북악산 기슭에는 궁궐과 세도가들의 주거지가 들어섰다. 하류로 갈수록, 즉 물의 오염도가 높아지는 것에 비례해서 거주민들의 삶은 팍팍해졌다. 청계천의 원래 이름은 ‘개천’(開川)이다. 문자 그대로는 ‘열린 하천’이지만 그 의미는 자연 하천이 아닌 ‘내를 파낸’ 하천이다. 경인 아라뱃길과 합류하는 굴포천의 또 다른 이름이 ‘판개울’인 것과 비슷하다. 도성의 젖줄이나 다름없어서 조선 시대부터 이 하천을 관리하는 것은 정부의 큰 관심사였다. 태종은 ‘개천도감’(開渠都監)이라는 전담 부서까지 마련할 정도였고, 조선 후기의 영조는 대대적인 준설 사업을 벌이고 호안 석축을 쌓아 구불구불하던 물길을 바로잡았다. 청계천(淸溪川)이라는, 상황의 묘사라기보다는 희망 사항에 불과한 이름이 붙은 것은 일제강점기다. 총독부의 사업으로 이 하천의 여러 지류가 복개되기 시작했다. 심지어 청계천 본류에 대한 다양한 복개 및 도로, 철도 계획까지 등장했다. 다만 실제로 실행에 옮겨진 것은 미미했다. 준설로도 청계천의 환경이 악화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 1930년대 청계천 변에서 벌어지는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 바로 박태원의 ‘천변풍경’이다. 박태원은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의 저자이며, 영화감독 봉준호의 외조부이기도 하다. 특히 ‘카메라 아이’(camera eye)로 일컬어지는 그의 소설 작법은 훗날의 명감독 외손자의 출현을 예고하고 있는 것 같아 흥미롭다. 1절 ‘청계천 빨래터’에서 시작해 50절 ‘천변풍경’으로 끝나는 이 소설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이 등장한다. 필원이네, 칠성 어멈 등을 위시한 동네 아낙들은 청계천 변에서 빨래를 하며 온갖 잡담을 나누는가 하면 ‘신전집 주인의 장구 대가리 처남’은 물지게를 지고 천변에 나온다. 그러나 그 물은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마시기는커녕 빨래하기에도 적합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빨래터가 사실은 개천가의 샘물이 솟는 곳에 있었으며, 심지어 유료였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그 나머지 청계천의 물이 어떠했는지는 다음의 구절이 잘 말해 준다. ‘…그 불운한 중산모는 하필 고르디 골라, 새벽에 살얼음이 얼었다가 막 풀린 개천물 속에 빠졌다. 상판대기에 불에다 덴 자국이 있는 깍정이 놈이 다리 밑에서 뛰어나와 얼른 건졌으나, 시꺼먼 똥물이 뚝뚝 떨어지는 것이, 코에다 갖다 대보지 않더라도 우선 냄새가 대단할 듯싶다….’ # 물길은 덮이고 찻길은 뚫리고 일제강점기인 1937년, 그리고 1955년에 무교동 인근 구간이 일부 복개된 것을 제외하면 저 ‘청계천 똥물’이 시민들의 시야에서 본격적으로 사라진 것은 개발시대에 들어서였다. 1958년부터 1977년의 기간 동안 광통교에서 시작해 중랑천 조금 못 미친 지점까지 물이 흐르는 방향을 따라 복개가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이와 거의 동시에 청계 고가도로가 놓이면서 청계천은 서울을 동서로 잇는 중요한 간선도로가 됐다. 그 물리적인 서쪽의 끝이 태평로였다면 동쪽 끝은 용두동 인근이었다. 하지만 ‘서울 도시계획 이야기’의 저자인 손정목의 증언에 따르면 그 훨씬 너머 아차산 인근에 있던 ‘미군 위락 시설’ 워커힐 호텔이 청계천 고가도로의 궁극적인 목적지였다. 외화벌이 등을 목적으로 이미 1961년부터 추진돼 오던 국가적 사업이었다. 청계천이 복개되고 그 위에 고가도로가 놓이게 되면서 판잣집들이 즐비하던 천변에도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1969년 세워진 삼일 아파트다. 7층 높이에 무려 24개동, 어마어마한 대규모 건물군이었다. 창신동과 숭인동, 그리고 청계천 맞은편의 황학동 일대를 가득 채운 빽빽한 빌딩의 숲이었다. 그 사이를 누비며 달리는 청계 고가도로, 그리고 마침 비슷한 시기인 1968~1971년 사이에 세워진 김중업의 삼일 빌딩과 함께 청계천 일대는 바야흐로 개발 시대 서울의 새로운 상징으로 떠올랐다. 아직 도시 구조상 한강이 사람들의 인식에 깊게 들어오기 전이었다. 청계천은 수도의 대동맥 같은 지위를 부여받았다. 복개된 상판 아래 저 어둠 속에는 도시의 온갖 오물을 담은 탁한 물이 여전히 흘러가고 있었지만, 그 위의 세상은 딴판이었다. 삼일 아파트는 흔히 청계천을 꽉 채우고 있었던 것처럼 이야기되지만 실상은 좀 달랐다. 총 24개 동 중 절반인 12개 동은 청계천 남쪽 황학동에 있었다. 그리고 북쪽의 나머지 12개 동도 6개동씩 두 그룹으로 나뉘어 각각 창신동과 숭인동에 자리 잡았다. 이 두 그룹 사이는 민간 투자 부지로 그 길이가 무려 250m였다. 간단히 말해서 삼일 아파트는 청계천변 양쪽에 서로 멀리 떨어진 세 그룹으로 분산돼 지어졌던 것이다. 삼일 아파트 사이에 자리 잡고 있었던 민간 투자 부지에 개발의 바람이 불면서 대형 건물 3개가 들어섰다. 그중 가장 동쪽에 있으면서 가장 큰 건물이 바로 현대건설이 지은 것으로 알려진 숭인 상가아파트다. 건축물 관리대장에 따르면 1979년 10월 22일 사용 승인을 받은 것으로 나오니 이 연재에서 다뤄 온 다른 건물들에 비해 건립 연대가 한참 늦다. 그 2년 전인 1977년 11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분양 사건이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제 본격적으로 강남, 강북의 시대가 열리던 시점이었다. 이 건물이 지어지던 당시는 이미 청계천 복개 공사 및 청계천 고가도로 공사도 다 끝난 다음이었다. 삼일 아파트가 완공된 지는 무려 10년이 다 된 시점이었다. 다만 ‘숭인 상가아파트’로 검색되는 1970년대 초반 신문 기사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건립 연대에 대해서는 좀더 신중한 검증이 필요하다. # 숭인 상가아파트 두께 삼일 아파트 두 배 넘어 숭인 상가아파트는 중후장대한 건물이다. 길이가 81m에 달하며 지하 1층 지상 8층이다. 게다가 중복도형이라 건물의 두께가 이웃인 삼일 아파트에 비해 두 배가 넘는다. 그러다 보니 연면적은 무려 19920.99㎡에 달하고 246가구가 거주한다. 지금도 청계천 건너편에서 이 건물을 바라보면 그 존재감이 상당하다. 어지간한 광각 렌즈가 아니면 한 번에 잡히지도 않을 정도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한국 최초의 아파트로 평가되는 충정 아파트를 연상케 하는 녹회색 타일(내지는 타일 위 도색)로 전면과 후면이 마감돼 있어 더욱 육중한 느낌이 든다. 3층까지는 점포와 사무실, 그 이상은 아파트로 돼 있어 주거와 상업의 복합 비율도 상당히 높다. 이 지역이 서울뿐 아니라 전국을 상대로 하는 거대한 동대문시장 권역인 탓이겠지만, 상가의 업종은 보일러, 금속, 배관, 피혁 등 주민들의 일상생활과는 무관하다. 그 점은 건물 인근의 신설동종합시장이나 동묘시장 등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워낙 다양한 시장이 주변에 많기 때문에 생필품 구입 등에 불편이 있을 상황은 아니다. 게다가 지금은 황학동 삼일 아파트가 있던 곳에 세워진 거대 주상복합 단지 안에 대형 할인 매장도 들어가 있다.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숭인 상가아파트는 전체적으로나 부분적으로 아주 명확한 좌우 대칭의 구도를 갖고 있다. 좋게 말하면 질서정연하고 나쁘게 말하면 단조롭고 지루하다. 다만 발코니를 통해 저층부의 상가와 그 위의 공동주거 부분에 살짝 변화를 주려고 했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중복도 건물이라 당연히 주거 가구의 절반이 북향인데 이 역시 전면과 같은 디자인의 외관이다. 특이한 것은 주차장이다. 처음부터 제대로 계획된 듯한 넓은 주차장이 지하층에 있다. 자동차가 보급되고 있었던 당시의 시대상과도 관련이 있겠지만, 이 정도 투자는 그냥 이루어지지 않는다. 법과 제도의 강제력이 필요하다. 우연이었을까. 건축물 관리대장상 사용 승인을 받은 1979년은 주차장법이 제정된 해이기도 했다. 옥상에 올라보면 이 일대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부분에서 청계천이 완만하게 꺾이기 때문에 시야가 더욱 넓게 느껴진다. 옥상에는 녹색 방수액이 칠해져 있고 빨래가 조금 널려 있으며 각종 장비가 놓여 있을 뿐 별다른 사용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다만 우뚝우뚝 솟은 환기탑들이 마치 설치 예술 같은 느낌을 줄 뿐이다. # 새로운 ‘천변풍경’ 숭인 상가아파트 옥상에서 내려다본 청계천은 박태원이 ‘천변풍경’에서 묘사한, 그 똥물 흐르는 도시의 시궁창도 아니고, 고가도로 위로 자동차가 씽씽 달리던 개발시대의 그 모습도 아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청계천은 2003년 7월 1일부터 2005년 10월 1일까지 복개된 상판과 고가도로를 걷어 내면서 다시 햇빛을 보게 됐다. 전기 모터로 물을 순환하므로 더이상 자연하천이 아니고, 녹조 문제도 종종 일어나며, 무엇보다 졸속으로 무리하게 진행된 일이라 ‘복원’이라는 말을 붙일 수조차 없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하수 관로가 별도로 설치돼 천연의 하수도 역할에서는 어느 정도 벗어났다. 그러나 소위 합류식 구조의 한계로 큰비가 오면 오수가 유입돼 겨우 만들어진 생태계는 해마다 문제를 일으킨다. 다만 평소에는 산책하는 사람들도 제법 많고 각종 물고기, 심지어 새들도 많이 보인다. 이 주변은 현재 서울 시내에서 새로운 상가아파트가 가장 많이 지어지고 있는 곳의 하나이기도 하다. 청계천 일대는 주거와 상업의 복합지수가 높은 지역으로 계속 변신 중이다. 그 원조 격인 삼일 아파트는 어떻게 되었을까? 비록 일부이긴 하지만 아직 남아 있다. 청계천 맞은편의 황학동 쪽은 완전히 없어졌으나 창신동과 숭인동 쪽은 그렇지 않다. 다만 구조안전진단, 그리고 주민과 상인들 간의 갈등으로 인해 1, 2층의 상가만 남기고 그 위의 아파트는 완전히 철거돼 없어졌다. 박태원이 천변풍경을 1937년에 쓴 것을 감안하면 그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중 재봉이와 창수, 그리고 이쁜이와 금순이는 중년의 나이가 됐을 때 삼일 아파트에 살면서 청계천이 복개되고 그 위에 고가도로가 놓이는 것을 바라보았을 수도 있다. 한때 삶의 터전이었던 청계천이 마치 영원히 계속될 것 같은 어둠 속으로 유배되는 모습을 보는 기분은 어떠했을까. 그러나 인간이 만드는 도시에 영원이란 없다. 그 청계천은 불과 30년 남짓한 세월이 흐른 후에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때와는 또 다른 ‘천변풍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 세상에 대한 인간의 온갖 욕망 또한 여전히 그 위에 떠내려간다.
  • [길섶에서] ‘인디언 서머’ 단상/구본영 논설고문

    ‘인디언 서머.’ 북미 대륙에서 가을이 가기 전에 여름과 같은 기후가 일시적으로 나타날 때 쓰는 말이다. 추석 연휴 이후에도 한낮에는 여전히 더위가 이어지면서 떠올리게 된 용어다. 미국과 캐나다에선 본래 어원과 무관하게 늦은 나이의 행복한 성공에 비유하기도 한다. 하지만 2000년대 초 개봉됐던 동명의 국산 영화 탓일까. 기자에게는 왠지 비극적 복선이 연상된다. 박신양과 이미연이 출연한 영화에서 청춘이 끝날 무렵 찾아온 사랑이 슬픈 결말로 끝났기 때문이다.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을 뒤로했다는 안도감이 성급했던 걸까. 아직도 약속 장소를 향해 종종걸음 치다 보면 등줄기에 굵은 땀방울이 맺힌다. 그래서 ‘인디언 서머’라는 용어의 함의를 다시 곰곰이 생각해 봤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본격적 추위가 오기 전 보너스처럼 찾아온 이 기간을 겨우살이를 준비하는 시간으로 삼았다지 않나. 불가에서 쓰는 ‘회광반조’(回光返照)라는 말도 ‘인디언 서머’에 깃들인 생활의 지혜와 일맥상통하는 듯싶다. 문자 그대로는 해가 지기 직전에 잠깐 하늘이 밝아진다는 뜻이지만, 일시적 성취에 들뜨지 말라는 경종의 의미까지 담고 있기에….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씨줄날줄] 할리우드의 성차별 지수/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할리우드의 성차별 지수/최광숙 논설위원

    할리우드에서 20년 이상 몸담은 여배우 로즈 맥고언은 오디션 때 ‘가슴 뚫린 옷을 입고, 푸시업브라를 착용하라’는 메모를 받았다고 폭로한 적이 있다. 그 이후 그는 소속사에서 해고됐다. 앞서 그는 17세 때에는 “남성이 당신과 섹스를 하고 싶어 한다면 역할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머리를 길러라”라는 조언도 받았다고 한다. 지난해 2월 영화 ‘보이후드’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여배우 패트리샤 아퀘트는 수상 소감에서 “바로 지금이 남녀 동일 임금을 받아야 할 때”라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사실 할리우드에서 남녀 배우 간 성차별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할리우드에서 가장 성공한 배우 중 한 명인 메릴 스트립도 “다른 남성 배우들보다 적은 출연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하지만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논란이 일게 된 것은 북한 소행으로 추정되는 소니픽처스의 해킹을 통해 배우들의 출연료가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면서다. 2013년 ‘아메리칸 허슬’에 출연한 여배우 제니퍼 로런스는 영화 수익의 7%를 출연료로 받았다. 반면 그녀와 비슷한 비중과 분량으로 출연한 남자 배우들은 이익의 9%를 챙겼다. 이에 로런스는 “남성들과 달리 여성들은 의견을 밝히면 불쾌하게 받아들여진다”며 임금 차별을 비판했다. 여배우 케이트 블란쳇은 “남성 감독은 실패해도 시간이 지나면 두 번째 기회를 받지만 여성은 그렇지 않다”며 여성을 고용하지 않으려는 할리우드 풍토를 꼬집었다. 할리우드에서 누구보다 여성의 권익 신장을 위해 앞장서 온 여배우 지나 데이비스가 어제 신기술을 활용해 미국 할리우드의 성차별 해소를 위한 새로운 지수를 공개했다. 구글, 미국 남가주대학(USC)과 ‘언론에 등장한 성(性)을 연구하는 지나 데이비스 재단’이 공동으로 만든 GD-IQ(지나 데이비스 포용 지수)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남녀 배우의 출연·대사 분량, 대화의 질 등을 그래프로 일목요연하게 보여 준다. 데이비스 재단이 지난해 비애니메이션 영화·드라마 200개를 분석한 결과 남자 배우들의 출연 분량은 여자 배우들보다 두 배에 육박한다. 대사 분량도 남자 배우들이 여자 배우들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에서도 예외가 없다고 한다. 페미니즘 로드무비라고 불리는 영화 ‘델마와 루이스’에 출연한 이후 페미니스트로 활동해 온 그는 그동안 할리우드 제작자와 제작사를 상대로 남녀 배우의 배역 비중과 출연 분량 조정을 위해 설득 작업을 벌여 왔다. 그는 “세상이 더 평등한 쪽으로 나아가는 상황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남자들이 여자보다 더 중요하다고 보여 주는 것들을 이젠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충무로 영화계도 귀담아들어야 할 쓴소리가 아닐까 싶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포토 다큐] 청춘 쫄지마라 시작은 축제다

    [포토 다큐] 청춘 쫄지마라 시작은 축제다

    입대를 불과 몇 시간 앞둔 청년들과 사랑하는 아들을 군에 보내야 하는 가족의 입가에 모처럼 웃음꽃이 핀다. 배웅하러 나온 친구들의 웃음소리는 가을 하늘만큼이나 청량하다. 아쉬움 가득한 이별의 장, 그래서 떠나는 이의 뒷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쉽사리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던 기억 속의 그곳이 맞나 싶다. 익숙한 환경을 떠나 대한민국 남자로 새 출발을 하는 곳, 입영 현장이 달라지고 있다. 처음 맞닥뜨리는 군 생활에 대한 불안감과 사랑하는 이를 낯선 곳으로 보내야 하는 안타까움은 여전하지만 보다 단단한 미래를 위한 도전을 다짐하는 청춘들의 열정이 있다. 떠나는 이도, 보내는 이도 슬픔만 있었던 옛날의 모습이 아니다. 전국 19개 입영부대에서 열리는 입영문화제가 축제 분위기를 만들며 변화의 계기가 됐다. 2011년부터 시작된 입영문화제는 입대자들을 격려하고 가족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병무청 주관으로 마련됐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입영의 불안감과 안타까움을 녹인다. 메인 이벤트인 문화공연으로 분위기를 띄운 뒤 입대자가 부모님을 업고 걷는 ‘어부바길’, 부모님의 발을 씻어드리는 ‘세족식’, 입대자에게 보내는 사랑의 편지 쓰기, 가족·연인·친구와의 추억을 담는 즉석사진 찍기 등이 펼쳐진다. 강원도 춘천 ‘102보충대 마지막 입영문화제’가 열린 지난 20일. 927명의 입영 장정과 가족 등 모두 4000여명이 부대를 찾았다. 행운권 추첨에 이어 입대자의 여자 친구들이 변치 않는 사랑을 다짐하는 이른바 ‘고무신’ 선서가 본 행사에 앞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군악대의 모듬북 공연을 시작으로 걸 그룹의 노래와 댄스공연이 이어지자 곳곳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특히 1군사령부 장병들의 태권도 시범이 열린 10분간은 묘기에 가까운 동작에 함성과 환호가 끊이지 않았다. 전북 전주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이날 입대한 박철웅(22)씨는 “문화제의 여러 프로그램을 친구들과 같이 즐기면서 입대 전 가졌던 긴장감이 많이 풀렸다”며 “쉽지는 않겠지만 위축되지 않고 자신감 있게 군 생활을 해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춘천 102보충대는 1951년 창설 이래 65년간 260여만명의 장정이 거쳐 갔다. 송중기, 유승호 등 최고의 인기스타들도 여기서 군인이 됐다. 102보충대는 부대별 입영제 시행에 따라 27일 마지막 입영 장정을 받은 후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박창명 병무청장은 “입대를 앞둔 청년들이 병역에 대한 긍지와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응원하는 입영문화제 취지를 살려 앞으로도 입대자들이 새 출발을 다짐하는 행사가 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5일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입영심사대. 입대를 환영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린 가운데 ‘어부바길’을 걸은 서인동(19)씨는 “부모님께 효도 한 번 못하고 떨어져 지내야 하는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면서 “그래도 어머니가 처음으로 제 등에 업혀 좋아하시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장정들이 어머니, 아버지, 할머니, 할아버지를 업고 즐거워하는 모습은 어릴 적 가을운동회를 연상케 했다. 입대자에게 보내는 사랑의 편지 쓰기에서 막내아들을 군에 보내는 유혜연(53·여)씨는 평소 아들을 생각할 때마다 휴대전화에 하나둘 저장해 놓은 문구를 한 글자씩 또박또박 써내려갔다. 유씨는 “막내라 걱정이 많았는데 아들의 웃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놓인다”며 “지금처럼 건강하고 밝게 군 생활 잘하고 나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논산에서 열린 입영문화제는 비보이 댄스 그룹과 가수 이경록의 열정적인 무대로 막을 내렸다. 참가자들은 입소식이 열리는 연병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장정들은 사랑하는 가족, 연인,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 표정은 9월의 푸른 하늘만큼이나 맑고 높아 보였다. 글 사진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 [특파원 칼럼] 롯데마트가 다시 살아난 이유/이창구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롯데마트가 다시 살아난 이유/이창구 베이징 특파원

    꼭 1년 전 ‘롯데마트가 부진한 이유’라는 제목으로 ‘특파원 칼럼’을 썼다. 베이징 왕징(望京)점의 부실한 매장 운영을 꼬집은 글이었다. 매장 책임자가 다음날 이메일을 보내왔다. 예상과 달리 기사 내용을 문제 삼거나 억울함을 호소하는 내용이 없었다. “꼭 한번 만나서 조언을 듣고 싶다”고 했다. 며칠 뒤 그를 찾아갔다. 유통 업계에서 20년 동안 잔뼈가 굵었다는 그는 유통 문외한인 기자가 두서없이 내뱉는 말을 꼼꼼히 받아 적었다. “중국 시장에서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말에 결기가 느껴졌다. 지난 5월 새로 부임한 매장 책임자가 전화를 해 왔다. 그는 “전임자에게 연락처를 받았다”면서 “매장 리뉴얼 공사를 마쳤으니 향후 운영에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해 달라”고 부탁했다. “알았다”고 답변은 했지만, 실제로 조언할 생각은 별로 없었다. 최근 우연히 이 책임자를 만났더니 “드디어 지난 8월 사상 처음으로 20만 위안(약 3300만원)의 흑자를 냈다”며 감격스러워했다. 매장 설립 8년 동안 매월 수십만 위안씩 적자를 내던 매장이었다. 흑자 달성보다는 철수할 가능성이 커 보이던 곳이다. 1년 사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깨진 유리창 법칙’을 연상케 하던 매장은 호텔처럼 산뜻해졌다. 샴푸, 맥주, 식용유, 닭발이 엉켜 있던 매장이 생활용품, 생선, 과일, 베이커리, 놀이방, 마사지숍 등으로 잘 정돈돼 있었다. 중국 고객들에게 단연 인기를 끄는 곳은 즉석 요리 코너였다. 떡볶이, 만두, 초밥 등을 팔기 위해 한국에서 요리사까지 데려왔다고 한다. 매출 신장의 1등 공신은 수입 코너. 지난해 8월 8만 3000위안에 불과하던 수입 코너 매출이 올 8월에는 22만 8000위안으로 173%나 성장했다. 수입 코너 상품 중 90%는 한국산이었다. 매장 책임자는 “한국 기업에 조금이라도 힘이 된 것 같아 보람이 두 배”라고 말했다. 인근의 까르푸, 월마트 등 세계적인 유통 체인이 모두 내리막길을 걷는 상황이어서 롯데마트의 변신은 더 도드라져 보인다. 온라인 쇼핑몰과 모바일 페이를 기반으로 한 배송 문화가 정착된 중국은 대형 마트의 무덤이다. 하지만 롯데마트는 징둥, 바이두, 메이퇀 등 중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쇼핑몰과 제휴해 인터넷 판매 및 배달망도 갖췄다. 외관의 변신보다 더 괄목할 만한 것은 사람들의 변화였다. 고객에게 짜증스런 목소리로 “바코드 인식이 안 되니 다른 물건을 가져오라”고 말하던 중국 점원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고객님 조금만 기다리세요. 곧 조치해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는 모습을 중국 마트에서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할 뿐이다. 매장 책임자는 “친절이 돈을 부른다는 사실을 중국 직원들이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1년 전 칼럼을 쓸 때 롯데그룹은 신동주·신동빈 형제간 경영권 다툼으로 위기에 있었다. 중국 사업의 부진이 경영권 분쟁의 씨앗으로 지목돼 중국 현지 직원들은 죄인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다. 1년이 흐른 지금 롯데그룹 수뇌부의 상황은 검찰 수사 등으로 더 악화됐다. 특히 성주 롯데골프장에 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배치될 것이라는 소식은 날벼락이나 다름없지만, 롯데는 냉가슴만 앓고 있다. 롯데가 중국의 경제 보복에서 시범 케이스가 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베이징 왕징점의 ‘작은 기적’이 생산·판매 현장에서 땀을 흘리는 롯데 노동자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다.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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