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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박 2일’ 환경미화원 체험 유종필 관악구청장

    ‘무박 2일’ 환경미화원 체험 유종필 관악구청장

    29일 새벽 1시 30분, 빗줄기가 점차 굵어지고 있다. 간이 우비를 입고 음식물 쓰레기를 거둬 가는 유종필 관악구청장의 얼굴에 땀인지 빗방울인지 모를 물줄기들이 줄줄이 흘러내린다. 28일 밤 11시 20분부터 ‘무박 2일 환경미화원 체험’을 시작한 그가 쓰레기를 거둬들이기 시작한 지 2시간째 접어들고 있다. 조금 시늉만 하고 사진 찍는 전시행정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열심이라고 주변에선 입을 모았다. 봉천1동 달동네로 더 잘 알려졌던 보라매동은 쓰레기 차량이 좁은 골목길을 올라갈 수 없어, 환경미화원들이 손수레를 끌면서 수거해 큰길에 내놓아야 한다. 언덕배기를 올라가 쓰레기를 모아서 무거워진 수레를 끌고 내려오는 일은 환경미화원들에게도 쉽지 않다. 수레 밑에 폐타이어를 대서 내려올 때 속도를 조절하도록 장치해 놓은 것만 봐도 그렇다. 여름철 쓰레기 수거는 악취에 시달리고, 겨울철에는 눈과 빙판으로 길바닥이 미끄러워 위험하다. 환경미화원 첫날을 맞은 유 구청장은 음식물쓰레기의 악취도 악취이지만, 재활용 쓰레기도 같이 놓여 있어서, 문외한이라 어느 것을 거둬들일지 몰라 엉거주춤했다. 유 구청장은 함께 쓰레기 수거에 나선 전문가의 눈치를 보면서 점차 속도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자정을 넘기면서 오르막인 골목길에 점점 빗물이 불어나고, 쓰레기 수거용 손수레의 움직임도 아슬아슬해 보였다. 관악구 청소담당 과장은 비가 많이 와서 위험하다는 판단으로 예정보다 30분 정도 일찍 끝내자고 했다. 비와 땀에 얼굴이 상기되고, 익숙지 않은 노동에 호흡도 가빠 보였다. 새벽 2시. 이제 유 구청장은 쓰레기를 싣고 클린센터에 가서 김포매립지로 갈 컨테이너박스에 한가득 쓰레기를 채웠다. 인간이 토해 낸 쓰레기는 역겹기도 하고, 쓸데없이 너무 많다. 무한대로 증식하는 욕심의 잔재들이 클린센터에 수십 개의 컨테이너박스로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환경미화원들과 함께 샤워를 마치고, 유 구청장은 ‘오늘의 동료’들과 선지해장국을 한 그릇씩 하러 발길을 옮겼다. 장맛비 속을 뚫고 유 구청장은 왜 무박 2일 환경미화원 체험에 나섰을까. “매도 맞아 봐야 아픈지 알잖아요. 공무원들 보고만 들으면 잘 이해가 안 돼요. 우·문·현·답,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으로 쓰레기 수거의 전 과정을 한번 살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도 임기가 3년 남았는데, 현재 쓰레기 수거 시스템을 바꿀 묘안을 찾고 있지요. 꼭 찾아서 해결하려고요.”라며 사뭇 진지한 얼굴을 했다. 올 초 관악구는 쓰레기 수거와 관련해 준공영제를 적용했고, 처우개선을 위해 2년 연속 연봉 10% 인상을 약속해 놓은 상태다. 그는 해장국집에서 청소담당 과장에게 “이분들이 현장에서 개선됐으면 하고 희망하는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도 했다. 지난겨울 추위에 음식물 쓰레기통이 동파돼 어려움을 겪는 구민들이 “음식물 수거통을 빨리 보내 달라.”고 구청에 요청하고 있는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거법 위반’이라고 하는 바람에 못 한 것도 유 구청장으로서는 안타깝다. 그래서 관련 조례 제정을 검토하고 있다. 유 구청장은 “매주 목요일 아침 7시부터 각 동을 돌면서 청소를 하고 있는데, 깨끗한 주거환경이 되면 그곳에 사는 주민들도 바뀐다는 것을 느낀다.”면서 “가능하면 궂은 일들은 직접 해 보며 해결책을 모색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덧붙였다. “올겨울 다시 한번 ‘무박 2일’ 해 봅시다. 오늘 고생하셨습니다.” 글 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IT업계 클라우드 개발자 ‘귀하신 몸’

    IT업계 클라우드 개발자 ‘귀하신 몸’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36) 과장은 얼마 전 자신의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아이디어를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이하 앱)으로 만들어 보려다 깜짝 놀랐다. 전문 앱 개발사에 개발 비용을 의뢰했더니 “간단한 프로그램도 최소 1000만원은 들어간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김 과장은 “왜 이렇게 비싸냐고 묻자 ‘정보기술(IT) 업계, 특히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의 인력난이 심각해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면서 “시간이 좀 들더라도 프로그래밍을 직접 배워 앱을 개발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혁명’으로 시작된 IT업계의 인력난이 모바일 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분야를 거쳐 클라우드 컴퓨팅에까지 번졌다. 이동통신사, 포털사이트 등에서 너도나도 인력 확보에 나서면서 몸값이 큰 폭으로 뛴 데다 국내에 클라우드 개발에 적합한 인력이 부족해 중소기업은 돈을 주고도 사람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에 클라우드 열풍이 일면서 개발자 구인난이 심각해지고 있다. 국내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개발자 연봉이 최근 20~30%가량 오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KT, SK텔레콤 등 통신사들과 NHN, 다음 등 포털사이트, 삼성SDS, SK C&C 등 IT 서비스 업체들이 너도나도 클라우드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을 뽑고 있다. KT의 클라우드추진본부 인력은 현재 100명을 넘어선 상태이며, SK텔레콤도 클라우드 컴퓨팅 인력을 중심으로 200여명의 연구개발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SK C&C는 경력 3년 이상의 클라우드 개발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NHN, 다음 등 포털사이트들도 각각 수십 명의 개발자를 충원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애플이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이클라우드’를 공개하고 구글도 클라우드 노트북인 ‘크롬북’을 선보이는 등 세계 주요 업체들이 잇따라 클라우드 시장에 뛰어들면서, 국내 업체들도 이 시장이 개화할 것으로 보고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당분간 인력 부족 현상은 갈수록 심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예전엔 IT 분야 중견기업 이상에 근무하는 5~6년차 개발자가 5000만~6000만원 정도를 받았지만 최근엔 7000만원 이상도 받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서비스 관련 기획 및 개발자들의 경우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팀장급 경력을 갖추고 있으면 억대 연봉도 어렵지 않게 받을 수 있다. 이공계 기피현상도 클라우드 컴퓨팅 등 IT 업계 인력난을 부채질하고 있다. 야근과 밤샘 근무 등이 일상화된 데다 회사에서도 홀대받는 경우가 많아 대학에서는 소프트웨어 관련 학과들이 기피 대상이 된 지 오래다. 개발력을 인정받는 몇몇 명문 공대생들은 취업 대신 직접 창업에 나서는 경우도 많다. IT 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서비스는 고객들의 기대 수준이 높다 보니 전문 인력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인력 쟁탈전도 상당하다.”면서 “때문에 자금력이나 인지도가 떨어지는 중소기업들은 인력 확보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용어 클릭] ●클라우드 컴퓨팅 각종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를 초대형 서버컴퓨터에 저장해 놓고 필요할 때마다 내려받아 사용하는 환경이나 서비스를 말한다.
  • 하승진 연봉 4억 6000만원 재계약

    프로농구 KCC가 국내 최장신 센터 하승진(221㎝)과 연봉 4억 6000만원에 계약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평균 16.3점, 8.5리바운드의 성적을 낸 하승진은 지난해보다 1억 1000만원 오른 금액에 도장을 찍었다. 보장된 연봉은 3억 8000만원이고 나머지 8000만원은 인센티브다. 하승진의 연봉은 프로농구 4년 차 연봉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첫 번째는 방성윤(SK)의 4억 8000만원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길섶에서] 재산/최광숙 논설위원

    얼마 전 한 퇴직 관료를 만났다. 아들 근황을 물었더니 벌써 장가를 가서 요즘 손자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산다고 했다. 그는 예전에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로 곤욕을 치른 사연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당시 아들이 의대생과 사귀고 있었는데 자신의 재산이 너무 적은 것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헤어지게 됐다는 거였다. 그는 자신이 아들의 앞날을 망쳤다며 미안해했다. 다행히 현재 며느리가 그 내용을 못 봤던지 아들과 결혼해 잘살고 있단다. 그렇게 부(富)와는 담을 쌓고 살던 그가 퇴직 후 잘나가는 로펌에 자리를 잡았다. 소위 요즘 문제가 되는 전관예우를 받는 고액 연봉자가 된 것이다. 옛 어른들은 경제적 어려움이 생기면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것”이라고 가르쳤다. 하지만 요즘 그런 일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없으면 쭉 없이 지내고, 있는 이들은 재산을 더 늘리는 세상이다. 예외는 있는 법. 힘센 부처의 고위 공직자들은 없다가도 하루아침에 잘살게 되는 ‘마법의 힘’을 발휘한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옹진군-섬, 안개에 잠기다

    옹진군-섬, 안개에 잠기다

    모처럼의 비가 전국을 촉촉이 적시던 날이었다. 인천 연안부두에 도착해서도 어깨를 적시는 빗줄기와 흐린 하늘에 심란한 마음이 앞섰지만, 일탈하듯 떠나는 섬 여행에 낭만을 더해 주는 더없이 그럴싸한 날씨라 생각하니 이내 기분이 좋아진다. 모처럼의 비가 전국을 촉촉이 적시던 날이었다. 인천 연안부두에 도착해서도 어깨를 적시는 빗줄기와 흐린 하늘에 심란한 마음이 앞섰지만, 일탈하듯 떠나는 섬 여행에 낭만을 더해 주는 더없이 그럴싸한 날씨라 생각하니 이내 기분이 좋아진다. 약 4시간 뱃길을 달려 마주한 서해 최북단의 섬들은 포근한 안개와 시원한 절경으로 맞아준다. 그동안의 괜한 걱정과 긴장감일랑 풀어버리라는 듯이.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김명희 취재협조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옹진군청 www.ongjin.go.kr 대청도 모래사막과 푸른 바다의 만남 작은 사하라 사막 여행을 가기 전 검색해 본 대청도 사진에는 예상치 못한 사막 풍경도 있었다.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었는지 의아한 마음으로 찾은 모래사막. 바람이 만들어 놓은 물결만 오롯이 있는 순결한 금빛 모래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은 새벽녘 밤새 내린 눈 위에 뽀드득 발자국을 만드는 순간만큼이나 비밀스러운 기쁨을 선사했다. 부드러운 바람이 이곳으로 불어올 제, 모래알이 하나둘 쌓여 만들어진 모래 언덕은 날씨가 좋을 때는 저 멀리 청록 빛 바다와 어우러져 이국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이제는 주변에 해송을 심어서 더 이상 모래가 쌓이지는 않고, 단지 바람에 따라 날리며 그 모습을 조금씩 바꾼단다. 이 작은 모래 언덕 아래턱에는 야생 해당화 밭이 펼쳐져 있다. 해변에서 만끽하는 완벽한 휴식 수목이 무성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 ‘대청도(大靑島)’는 그 이름만큼이나 푸른 해변을 많이 품고 있는 섬이기도 하다. 애석하게도 여전히 날은 흐렸지만 안개가 가득 낀 농여 해변은 을씨년스럽기보다는 애수에 차 있었고 발밑으로 느껴지는 단단히 다져진 고운 모래는 아침 산책을 더욱 가뿐하게 만든다. 지두리 해변은 해변이 많은 대청도에서도 최적의 가족 피서지로 손꼽히는 곳. ‘지두리’는 경첩의 이곳 사투리로 기역자 모양의 해변 모습을 딴 정겨운 이름이다. 양쪽으로 산줄기가 바람을 막아주고 완만한 경사와 잔잔한 파도를 지녀 이곳 주민들도 해수욕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곳으로 추천을 아끼지 않는다. 샤워나 화장실 시설도 완비되어 있어 동해처럼 번잡하지 않으면서도 평온한 가족휴가를 보내기에 이만한 곳이 없을 것 같다. 1km에 걸쳐 고운 백사장이 펼쳐져 있고 해송이 우거져있는 사탄동 해변 또한 아름다운 해변으로 유명하다. 여심을 유혹하는 붉은 꽃망울 봄바람은 바다 건너 이 먼 섬에도 찾아와 붉은 꽃망울을 틔웠다. 따뜻한 해안과 인접한 토지에 자생하는 동백꽃. 대청도의 동백이 특별한 것은 이곳이 동백나무가 자생할 수 있는 최북단 한계지라는 이유에서다. 해서 이 동백나무북한자생지는 천연기념물 66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으며 4, 5월에 막 피어나는 요염한 빛깔의 동백을 감상할 수 있다. 예전에는 동백나무가 더 많았으나 땔감으로 쓰느라 많이 베어그 수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근처 언덕에서는 흑염소들이 평화로이 풀을 뜯고 있다. 대청도에서 만난 청록빛 바다 대청도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보려는 욕심에 강난도 정자각에 올랐다. 저 아래 삼각산은 안개에 묻혀 그 모습을 드러낼 듯 말 듯 시시각각 그 모습을 바꾸고,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서해 바다에 햇살이 잘게 부서져 내리는 광경이 들어오니, 정자각에 오르는 것은 그 자체로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기름아가리 절벽도 대청도의 아름다움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나무를 헤치고 시야가 탁 트이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것은 손을 담그면 금세라도 푸른 물이 들 것 같은 초록빛 바다. 이런 바다색이 서해의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터라 짧게 내뱉은 탄성은 차라리 감동에 가까웠다. 저 멀리 혼자 고독하게 서 있는 독바위는 그 풍경에 아름다운 소품이 되어 주고, 바다 빛깔에 질세라 새파란 하늘은 색의 다채로움을 더한다. 1 대청도 독바위 해변. 대청도는 조용히 가족 휴가를 보낼 만한 아름다운 청록빛 해변이 많은 섬이다 2 정자각에서 본 삼각산 원나라 순제가 귀향살이를 했다고 전하며 모양이 삼각형 같다고 하여 삼각산이라 이름 붙여졌다. 해발 343m로 2시간 정도의 훌륭한 등산 코스가 되어 준다 3 대청도의 명물 기름아가리 절경 아름다운 바다와 풍부한 수산물이 자랑인 대청도에서 낚시는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배 위에서 직접 잡은 싱싱한 물고기를 회로 즐길 수 있는 선상 바다낚시나 여러명이 함께 그물을 잡고 물고기 몰이를 할 수 있는 끌레그물 고기잡이 등을 즐길 수 있다. 물론 식당이나 민박집에서도 갓 잡은 자연산회를 맛볼 수 있다 소청도 마을 두 개가 전부인 소탈한 섬 달빛처럼 빛나는 분바위 분칠을 한 것처럼 하얀 까닭에 이름 붙여진 분바위의 또 다른 이름은 ‘월띠’다. 마치 달빛이 하얗게 띠를 두른 듯 하다 하여 붙여진, 참으로 낭만적인 이름이다. 그 자태만 고운 게 아니라 그믐밤 배들의 방향잡이까지 되어 주는 고마운 분바위다. 계단을 내려가 가까이서 본 해안은 바닷물에 의해 만들어진 웅덩이와 그 안에서 자라나는 해조류와 굴 등이 만들어낸 작은 세계들로 가득했다. 바다 가까이 가면 해안을 덮듯이 가득한 홍합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오묘한 빛을 반사해내는 장관이 펼쳐진다. 하얀 등대의 로망 분바위에서 섬 반대편으로 차를 달리니 파란 바다를 배경으로 하얀 등대가 나온다. 마을 두 개가 전부인 아담한 소청도에서 서로 반대편에 위치한 이 두 곳만 보더라도 섬 전체를 한번은 가로지르게 되는 것이다. 소청 등대는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설치된 등대로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묵묵히 배들의 길잡이가 되어 밤바다를 밝혀 왔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는 하얀 등대는 그 어떤 피사체보다도 바다에 대한 로망을 가득 품게 해준다. 등대 주변에서는 텐트 야영도 가능하다. 별, 등대, 바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떨리는 조합이다. 1, 2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설치된 소청등대. 작은 섬에 홀로 서 있는 하얀 등대가 그 운치를 더한다 3 분바위 해변을 가득 메운 자연산 홍합 이렇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소청도에서는 자연 친화적인 체험 여행을 해보자. 아이들과 바닷가의 해조류와 홍합을 직접 채취해 삶아먹기도 하고, 유유자적 낚시를 즐길수도 있다 자연이 만들어내는 수묵화 안개가 지닌 신비한 힘은 소청도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등대 위에서 바라본 바다에 정신이 팔려 있다 보면 언덕배기를 슬금슬금 넘어온 안개가 어느새 풍경을 뿌옇게 가려 버리기 일쑤다. 대청도와 소청도 사이를 가득 메운 해무는 겨우 고개만 삐죽 내민 대청도를 마치 운해 속의 산처럼 보이게도 만들었다. 배가 오가는 포구에서는 한층 더하다. 마침 파도도 없어 잔잔한 바다와 하늘의 경계가 안개로 인해 모호해지는 가운데 그 속으로 사라지듯 배가 미끄러져 나가고 있었다. 백령도 현빈이 지키는 어매이징한 그곳 서해 최북단 긴장의 땅에 찾아온 봄 천안함 폭침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백령도 연화리 해안절벽에 세워진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을 찾았다. 얼마 전 1주기를 맞아 제막식을 가졌던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엄숙한 추모의 묵념뿐, 직접 마주한 현장에서 마음은 더욱 무거워졌다. 북한과의 계속되는 긴장은 백령도의 주 산업인 관광에도 큰 타격을 입혔다. 오죽하면 천안함과 함께 이곳의 산업도 침몰했다는 주민들의 한숨 섞인 탄식이 들려왔을까. 그러나 직접 가서 본 그곳에서 백령도를 지키는 흑룡부대는 더욱 증강된 전력과 전술로 다짐을 새로이 하고 있었고 주민들도 활로를 모색하는 중이었다. 그 와중에 봄바람과 함께 찾아온 현빈의 백령도 복무 소식은 백령도 주민들의 얼굴에 오랜만에 화색을 돌게 해준 소식임에 틀림없었다. 많은 이들이 현빈이 지키는 이 어메이징한 섬의 매력에 빠져들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1 대청도의‘두무진’은일명서해의 해금강이라 불릴 정도로 풍광이 뛰어나다 2 두무진의 석양.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다 3, 4 천안함 위령비와 위령탑 5 군부대 비행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던‘사곶해변 신이 만든 기묘한 작품 서해 5도 중 최북단에 위치한 백령도는 지척에 보이는 북녘땅의 아련함만큼이나 가슴 벅찬 절경을 가진 섬이다. 그중에서도 단연 압권은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 ‘서해의 해금강’등의 수식어를 두루 독식한 ‘두무진’이다. 바위들의 모습이 마치 장군들이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하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두무진. 바다로 나아가 병풍처럼 펼쳐지는 기묘한 기암괴석들의 모습을 차례로 돌아보는 유람선 관광은 백령도 최고의 관광 상품이지만, 그 바위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자 한다면 직접 그 속으로 들어갈 일이다. 해안으로 내려가 눈앞에 마주한 장대한 선대암의 모습은 바람과 파도, 그리고 시간이 만들어낸 위대한 작품에 다름 아니었다. 그 장쾌한 풍경만으로도 충분히 감격적이었지만 두무진의 해넘이를 보기 위해서 몇 차례나 백령도를 찾았다는 이의 말을 들은 후였기에 이곳에 온 이상 그냥 갈 수는 없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백령도 하늘이 붉은 빛으로 젖어들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면서 기암괴석들은 본 모습을 서서히 감추며 검은 실루엣으로 변해 갔다. 해넘이 직후의 짙푸른 하늘에 초승달이 떠오르자 어디선가 갈매기 한 마리도 날아올랐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해변들 백령도의 해변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만큼 독특함을 자랑한다. 먼저 사곶해변은 나폴리와 함께 세계에서 두 곳밖에 없다는 천연 비행장으로 알려진 곳이다. 약 3km 길이의 해변은 부드럽지만 단단한 규조토로 이루어져 버스가 지나가도 타이어 자국이 거의 남지 않을 정도다. 실제로 군부대 비행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단다. 현재는 부드러운 모래와 완만한 경사로 해수욕장으로 이용되고 있고 여름철에는 야영도 가능하다. 이름부터 귀여운 콩돌해변은 콩알처럼 작고 동글동글한 돌멩이들로 이루어진 해변이다. 이곳에서는 계절에 상관없이 맨발로 해변을 걷는 이들을 볼 수 있는데 이곳이 발 지압 해변으로 알려진 이유에서다. 돌멩이들이 파도에 쓸려 다니며 내는 독특한 소리 또한 이곳이 가진 매력이다. 콩돌해안이 바라보이는 식당에서 마시는 옥수수막걸리와 홍합탕은 이곳을 잊을 수 없게 만들어 주는 또 하나의 이유. 고백컨대, 이곳에서 맛본 홍합탕은 지금까지 먹었던 그것과 견줄 바가 아니었다. 1 심청각의 심청이 상 2 쫄깃한 자연산 회는 보너스 3 백령도의 홍합탕 4 황해도식 메밀냉면 심청전의 무대를 찾다 익숙한 책이나 이야기의 배경무대를 찾는 일은 언제나 흥미로운 일이다. 백령도가 무대가 된 작품은 바로 <심청전>. 심청이 몸을 던진 인당수와 연봉바위가 바라다보이는 곳에 심청각이 위치하고 있다. 심청각 앞마당에는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고자 몸을 던지려는 심청의 모습이 조각된 석상이 자리잡고 있고, 1층에는 심청전 판소리 음반을 듣거나 관련 영화 자료, 고서, 모형 등을 볼 수 있게 전시해 놓았다. 2층에서는 날씨가 좋은 날이면 북녘의 장산곶을 볼 수 있다. 닿을 듯이 가까운 저 곳이 가장 닿기 힘든 곳이라는 사실이 참으로 슬프고 아이러니하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밤안개 속을 걷다 백령도를 떠나기 아쉬운 맘을 읽은 것일까. 섬을 떠나려던 날, 해무 때문에 배가 결항됐다. 영화에서처럼 꼼짝없이 섬에 갇히게 된 것이다. 사람의 힘으로 어찌 할 수 없는 자연의 불가항력, 소설 <무진기행> 속 표현을 빌자면 사람의 힘으로는 헤칠 수 없고 먼 곳에 있는 것들로부터 사람을 떼놓는 안개였다. 선물같이 주어진 하루 저녁은 여유롭게 보낼 참이었다. 섬의 밤은 도심의 그것과는 완연히 다르다. 7시면 불이 꺼지는 고요한 섬에 안개가 내려앉으니 저 앞은 물론, 무심코 돌아보면 걸어온 길도 사라져 있었다. 바다 내음이 섞인 파도소리만 저 멀리 들려올 뿐 완벽한 정적과 어둠이 존재하는 섬에서의 산책, 이곳에서 들리는 것은 사박사박 나와 그의 발걸음과 나지막한 웃음소리뿐. 나 또한 도시에서의 생활이 문득 내 어깨를 짓누를 때, 한적(閑寂)이 그리울 때 이곳을 생각하리라. 어깨 위 촉촉하게 내려앉아 사라지던 밤안개처럼 하룻밤 꿈 같았던 이 밤을 그리면서. ▶ Travie tip. 가격도, 마음도 가볍게 옹진섬 나들이 옹진군에서는 여행객 유치를 위해 연평, 백령(대청), 덕적, 자월(이작, 승봉)으로의 여객선 운임을 지원하는 ‘옹진섬나들이’ 사업을 진행 중이다(7, 8월 제외. 선착순으로 진행). 인천시민은 80%, 타시도민은 50% 할인을 받을 수 있으며 옹진군청 홈페이지에서 출발일 3일 전 오후 3시까지 신청해야 한다. 홈페이지 ‘옹진섬 나들이’ 신청→여객선사 전화신청→발권 및 여행 멀미약 챙기기 4~5시간의 뱃길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평소 멀미를 하지 않더라도 승선 전 멀미약 복용을 권한다. 바람을 막아 줄 겉옷 준비 육지와 기온이 비슷하더라도 섬에서는 수시로 변하는 날씨나 바닷바람 때문에 더 쌀쌀하게 느껴질 수 있다. 윈드브레이커나 따뜻한 겉옷을 준비하자. 일정은 여유롭게 섬 여행에는 항상 기후에 의한 결항 위험이 존재한다. 일정을 짤 때에는 하루 이틀 정도 여유를 두는 편이 좋다. ▶ Travie info. 찾아가기: 인천여객터미널을 출발해 소청도, 대청도를 경유한 뒤 백령도로 간다. 소요시간 인천~백령도 간 약 4~5시간. 섬간 이동은 2~30분 소요. 왕복요금 백령도 성인 기준 11만3,300원(여름성수기 10% 할증 있음). 운항시간 인천 출발 08:00, 08:50, 13:00, 백령도 출발 08:00, 13:00, 13:50 줈운항시간은 기상 및 선박 사정에 의해 변경될 수 있으므로 확인 필요. (청해진 032-884-8700, 우리고속, 에이스마린 032-887-2891) 대청도 마을 버스 한 대, 택시 두 대(택시투어 약 4~5만원)가 있으며 주민 차 렌트 가능. 여관 한 곳, 펜션 두 곳, 민박 다수 있음. 엘림민박(032-836-5997 www.daechungdo. com) 1박 4만원(3인 기준) 식사 6,000원(회 별도 주문 가능) 싱싱한 자연산 홍어, 광어회가 별미. 소청도 대중교통수단이 없으나 민박집 차량 이용 가능. 민박 집이 약간 있으며 식사도 가능. 백령도 렌터카와 개인택시 이용. 민박과 모텔 등 다수 있음. 아일랜드 캐슬(032-836-6700, www.island castle.kr) 한국관광공사 굿스테이로 지정된 숙박업체로 테니스장, 야외 바베큐장을 갖추었다. 1박 6만원(2인 기준, 비수기), 식사 7,000원 자연산 돌미역, 다시마, 까나리액젓이 유명하다. 특히 액젓은 백령도 청정해역에서 잡은 까나리와 천일염전에서 만든 소금으로 만들어 비린내 없이 담백한 맛으로 알려져 있다. 음식 간도 까나리액젓으로 하는 것이 이채롭다. 황해도식 메밀 냉면과 우럭, 광어, 꽃게 등의 자연산 해산물 옹진군 관광 문의 032-899-2210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SC제일銀 일선 영업점 창구 ‘혼란’

    SC제일銀 일선 영업점 창구 ‘혼란’

    SC제일은행 노조원 95%가 27일 사측의 성과연봉제 도입 추진에 반발,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원 3000여명 가운데 2800여명이 강원 속초의 콘도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제일은행 영업점에서는 고객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서울 충무로1가 지점에는 전체 직원 18명 가운데 지점장·부지점장과 계약직 2명 등 4명만 출근, 창구가 텅 비었다. 사측은 2550명을 결근 처리했다. 제일은행의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 임금은 6100만원, 평균 근속년수는 18년이다. 3371명인 남자 직원 평균 연봉이 8500만원에 달한다. 3175명인 여자 직원의 평균 연봉은 3800만원으로 남자 직원과 차이가 있다. 사측은 노조가 성과연봉제를 받아들일 경우 당장 내년부터 연봉을 5~10% 인상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은행권 연봉 체계인 ‘호봉제+부분 성과급제’ 대신 개개인 연봉에 차별을 두는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한 의지를 알 수 있다. 리처드 힐 행장은 “성과연봉제가 도입돼도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노조가 성과연봉제에 합의하면 특별 상여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학자금 지원도 자녀 수에 관계없이 실비 지원하겠다.”고 당근을 제시하기도 했다. 노조 측은 사측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 측은 “SC그룹이 상품 판매에 따른 실적 향상만 요구하면서 금융 기관으로서 기형적인 행태가 반복된다.”고 주장했다. SC그룹이 금융 전문가를 육성하기보다 당기수익 극대화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노조 측은 주장했다. 김재율 노조위원장은 “이미 지난 3월 월급의 40%가 삭감되는 재택근무 명령을 받은 2명 가운데 1명이 퇴사했다.”면서 “성과연봉제가 본격 도입되면 사측의 정리해고 움직임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타이완 전국은행노조는 이날 한국 금융노조와 제일은행 노조에 연대 서신을 보내왔다. 라이 완 치 노조위원장은 “타이완의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에서도 글로벌 정책이라며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는데,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일은행 파업을 놓고 전 세계 70개국에 지점을 둔 글로벌 SC그룹과 고유의 연봉과 노조 문화를 보유한 각국 은행 간의 ‘문화 충돌’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평가 싫다고 파업하는 SC제일銀 노조

    SC제일은행 노조가 어제 사측의 성과연봉제 도입 추진에 반대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전체 직원 6500여명 가운데 43%, 전산분야 200명을 제외한 노조 3000여명 중 2800여명이 강원도 속초의 한 콘도에 모여 파업에 참가하고 있다고 한다. 중간 간부인 차장부터 임원까지 시행하고 있는 기존 연봉제를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전 직원으로 확대하겠다는 게 사측의 핵심 안건이다. 연봉제를 확대해도 기존의 연봉이 깎이지 않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10%가량의 임금 상승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반대로 노조는 지금까지 부단위, 지점단위 등으로 집단성과급제를 시행하고 있고 성과가 떨어지는 직원들에 대해서도 매년 10%가량 후선으로 배치하고 급여도 20%가량 삭감하고 있는데 굳이 이를 전 직원으로 확대하려는 것은 구조조정을 염두에 둔 술책에 불과하다고 반박한다. 양측의 입장을 냉정히 따져보면 노조의 주장이 사측보다는 설득력이 다소 떨어진다. 사측에 따르면 지난해 남자 직원 기준으로 평균 연봉은 8500만원으로 국내 은행 최고 수준이다. 사측의 입장에서 보면 직원들에게 돈을 많이 주는 만큼 돈을 더 벌어들여야 한다. 일 잘하는 직원은 대우를 잘 해주고 못하는 직원은 자극을 주는 게 시장경제 생리인 점을 감안하면, 노조가 연봉제 자체를 거부해 파업에 나선 것은 궁색한 측면이 있다. 사측은 노조를 끌어안는 성의가 부족하다고 보여진다.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게 궁극적으로는 구조조정 등을 의미하는데, 절대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하면 어떤 노조인들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겠는가. 꼼수나 다름없다. 은행은 공공기관의 성격이 강하고, 고객 서비스를 하는 곳이다. 고객을 안중에 두지 않는 듯한 은행치고 잘되는 곳은 없다. 파업 돌입으로 창구에 일손이 달려 고객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는 불평이 벌써 들린다. 따라서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돼서는 안 된다. 오래 끈다면 고객을 무시하는 처사다. 노사는 하루빨리 진지한 자세로 다시 협상에 임해야 한다. 또다시 머리를 맞대다 보면 신뢰가 쌓이고 문제가 풀리게 된다. 노사가 고객을 외면하면 고객은 떠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금융공기업 막장 기강해이

    금융공기업 막장 기강해이

    연봉 1억원대의 금융공기업 임직원들이 근무 시간에 상습적으로 개인 소유의 주식을 거래하다 감사원 감사에 적발됐다. 일부 금융공기업은 직원의 10% 이상이 근무 중에 상습적으로 자신의 주식을 거래해 왔던 것으로 드러나는 등 도를 넘어선 공공기관의 근무기강 해이가 또다시 확인됐다. 감사원은 최근 한국산업은행 등 5개 공기업에 대해 감사를 벌인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27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일반 임직원은 임직원 행동강령 등에 따라 근무시간 중 사적인 주식거래를 할 수 없게 돼 있다. 또 공제회 등 자산운용기관의 주식운용부서 직원은 주식거래 자체가 금지돼 있다. 하지만 감사결과 사학연금공단의 임직원 57명(전체의 29%)은 최근 2년간 근무시간에 1인당 평균 922회가량 사적으로 주식을 사고팔았다. 특히 전 주식운용팀장 A씨는 친구에게 4억 3000만원을 무이자로 빌리는 대신 친구의 증권계좌를 위탁·운용하면서 지난 2년간 총 근무일수의 82.6%인 247일간 하루 평균 27.6회 주식을 거래했다. 채권운용팀장이었던 B씨의 사적인 주식 거래 횟수도 2009년 3월부터 지난 1월까지 411일(근무일 수의 86.8%)간 하루 평균 51회였다. 대한지방행정공제회의 경우 최근 2년간 감사팀장(하루 평균 34회)을 포함한 직원 14명이 근무시간 중 4만 5498차례에 걸쳐 사적인 주식 거래를 했다. 이 밖에 한국산업은행은 362명(전체 임직원의 14.8%),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104명(전체의 10%), 한국수출입은행은 162명(전체의 23.7%)이 각각 근무 시간에 사적으로 주식을 사고판 것으로 감사결과 확인됐다. 이 가운데 직원들의 업무를 관리·감독해야 할 부점장 이상 관리자도 34명(산업은행 15명, 캠코 11명, 수출입은행 8명)에 달했다. 특히 이들의 평균 연봉은 1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기강 해이의 정도가 매우 심각함을 알 수 있었다. 감사원은 근무일 수의 80% 이상 과도하게 주식을 거래한 A·B씨에 대해 해임을 요구하는 한편 산업은행 등 5개 기관에 대해 주식거래 사이트 차단 등 내부 통제를 철저히 하고 근무시간에 주식거래를 한 직원들에 대해 징계를 통보했다. 아울러 공제회 주식팀 대리 C씨가 200 9년 2월∼지난 2월 배우자의 차명계좌 등을 이용, 공제회에서 매수할 예정인 종목을 먼저 매수한 뒤 주가가 오르면 파는 ‘선행매매’ 방법으로 2087차례에 걸쳐 1억 1000여만원의 부당이익을 얻은 사실을 적발, 공제회에 C씨의 해임을 요구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SC제일銀 노조 “오늘부터 무기한 총파업”

    SC제일은행 노조가 성과급제 도입에 반발해 27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다. 사그라졌던 스탠더드차타드(SC) 그룹의 한국시장 철수 소문도 다시 퍼지기 시작했다. SC제일은행 사측 관계자는 26일 “성과주의 제도를 도입해도 구조조정은 없다.”면서 ▲자녀수에 관계없이 자녀 학자금을 연간 한도 제한없이 전액 지급 ▲성과연봉제를 도입할 때 최하 등급 비율을 2%로 제한 등을 내용으로 한 합의문안을 노조에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율 노조위원장은 “회사 측 제안은 오히려 예전보다 후퇴한 내용”이라고 일축했다. 사측은 계약직과 비노조원 등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직원 중심으로 영업점을 꾸릴 계획이다. 지난 5월 30일 노조의 ‘하루 파업’에는 3400여명의 노조원 가운데 2200여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2005년 제일은행을 인수하며 국내 소매금융 시장에 진출한 SC그룹도 6년 동안 국내에 5조원을 투입했지만, 지난해 1000억원의 배당을 챙겨간 게 회수의 전부다. 이처럼 자금 회수가 지지부진하기 때문에 올해 초 영업점 27개 폐쇄, 연수원·합숙소에 이어 전산센터 등 부동산 매각 추진이 맞물리며 한국 철수설이 나왔다. 최근에는 우리금융 인수가 어려워진 산은금융이 SC제일은행 소매금융 분야를 노린다는 소식까지 맞물려 지난 4월 피터 샌즈 SC그룹 회장이 방한해 철수 계획이 없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 철수설이 퍼지고 있다. 지난해 직원 1인당 생산성은 4923만원으로 1억 2202만원인 신한은행이나 7512만원인 우리은행에 크게 못 미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공무원 수당 고위직만 혜택 누리나

    행정안전부가 일부 상위직 공무원들의 연봉을 10% 수준으로 편법 인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공무원 임금을 평균 5.1% 인상한다고 발표하더니, 실제로는 각종 수당을 신설해 그 두 배 안팎으로 오른 급여를 쥐여 준 것이다. 더구나 그 혜택은 광역자치단체 부시장 및 부지사와 중앙부처 국·과장급 등 상위직에게만 돌아갔을 뿐이다. 그들보다는 하위직에 더 많은 배려를 해야 하는 하후상박(下厚上薄)의 정신이 아쉽다. 신설된 인사 교류 수당으로 경찰서장급인 총경과 소방정은 월 60만원, 과장급인 경정과 소방령은 월 55만원을 받게 된다. 그에 앞서 부시장과 부지사는 업무추진비를 20% 범위에서 더 받게 됐다. 이 때문에 중앙부처 출신의 부시장, 부지사의 경우 지자체 공무원과의 임금 격차가 더 벌어져 형평성 논란을 사고 있다. 행안부는 조종사에게 월 100만원의 군인 장려수당, 국·공립 교원에게 월 60만~70만원의 인사 교류 수당을 새로 안겨 주기도 했다. 이런 편법 인상은 상위직의 몫으로만 돌아갔다. 하위직에게는 인색하기 짝이 없어 국가인권위의 지적을 받기까지 했다. 이는 가뜩이나 여유가 없는 국가 재정 형편을 외면하는 처사로 올바른 공복의 자세가 아니다. 서민 경제가 어렵다. 하위직 공무원일수록 더할 것이다. 국민을 생각하지 않고, 하위직을 돌보지 않는 정부의 인식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공무원들이 3년 만에 인상된 급여로는 아직도 경제적인 여유를 갖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갖가지 공직 비리가 연일 쏟아져 나오는 현실을 먼저 되돌아봐야 한다. 검토만 하다가 되는 게 없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질책도 곰곰이 씹어야 할 대목이다. 공직 비리를 근절하지 않고, 무사안일 관료주의 행태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편법 급여 인상은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지 못할 것이다. 물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 선량한 공무원들은 예외다. 그들에게는 노력에 상응한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
  • ‘트레블’ 젊은 감독 ‘독이 든 성배’ 받다

    ‘트레블’ 젊은 감독 ‘독이 든 성배’ 받다

    선수도 아닌데, 그저 축구가 좋아 불과 17세에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던 소년이 16년 만에 ‘독이 든 성배’를 받아 들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의 첼시는 33세의 안드레 비야스 보아스 감독과 3년 계약을 맺었다. 연봉은 500만 파운드(약 90억원)로 알려졌고, 첼시는 그를 데려오기 위해 계약기간이 2년이나 남았던 FC포르투에 무려 1500만 유로에 이르는 위약금까지 지불했다. 명문 구단 첼시가 뭐가 아쉬워서 나이도, 지도자 경력도 ‘갓난이’에 불과한 그에게 매달린 걸까. 그는 과연 리그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세계 최강 FC바르셀로나를 무너뜨리고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뤄낼 수 있을까. 욕심 많은 첼시의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하나의 트로피에 만족할 사람이 아니다. 그만큼 비야스 보아스는 특별하다. ●17세부터 지도자 수업 받아 비야스 보아스는 16세 때 당시 FC포르투 보비 롭슨 감독과 마주친다. 이때 훗날 영국 왕실의 기사 작위까지 받은 전설 롭슨을 상대로 전술을 충고했다. 굼벵이 앞에서 주름잡았다. 그런데 롭슨은 그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보고 그를 스카우트팀으로 불렀다. 롭슨은 17세 때 축구 지도자가 되기 원하는 그를 스코틀랜드로 보내 UEFA C급 지도자 자격증을 따게 했다. 지도자 생활의 시작이었다. 이듬해 B급 자격증을 땄고, 23세이던 2000년에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대표팀 감독을 맡아 2002 북중미-카리브해 월드컵 예선에 나서기도 했다. 그 뒤 비야스 보아스는 레알 마드리드 감독인 조제 모리뉴를 만나 FC포르투의 전술분석팀을 맡았다. 그는 모리뉴와 함께 FC포르투, 첼시, 인테르 밀란에서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EPL 2연속 우승 등 성공 신화를 썼다. 2009년 모리뉴로부터 독립해 포르투갈의 아카데미카 드 코임브라의 사령탑을 맡아 강등 위기의 팀을 구해내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그리고 지난해 FC포르투의 지휘봉을 잡았고, ‘트레블’(유로파리그·포르투갈리그·FA컵 우승)을 달성했다. 우승이 아니면 해고가 기다리는 첼시의 감독자리에서 비야스 보아스가 살아남을지는 미지수다. 그는 이른바 ‘빅3’(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에서 감독을 해 본 적이 없다. 그런 그가 리그 우승을 위해 꺾어야 할 상대는 EPL 12회 우승에 빛나는 맨유의 백전노장 알렉스 퍼거슨(70)이다. 동시에 UEFA 챔스리그 우승을 위해 바르셀로나의 주제프 과르디올라(40)도 무너뜨려야 한다. 또 디디에 드로그바, 프랭크 램파드 등 첼시 선수들은 FC포르투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명성이 높고, 언론을 통해 감독에 대한 불만도 서슴없이 쏟아낼 정도로 자기 주장이 강하다. 게다가 구단주 아브라모비치는 사사건건 간섭한다. 안팎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이게 첼시 감독이다. ●첼시 감독직은 ‘우승 아니면 해고’ 그는 선수들을 끌어안고 자신의 스타일대로 이끌면서 성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는 수밖에 없다. FC포르투 감독 시절 선수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많은 대화를 나누는 이른바 ‘친구 리더십’으로 트레블을 이끌었다. 세계축구계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온 이 특별한 감독이 첼시에서 어떻게 살아남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씨줄날줄] 뽀로로/최광숙 논설위원

    조카는 유치원 시절 온통 뽀로로와 함께 보냈다. 아침에 일어나 뽀로로가 그려진 숟가락과 젓가락으로 밥을 먹고, 뽀로로 가방을 들고 쪼르륵 유치원에 달려갔다. 집에 돌아오면 뽀로로 만화영화를 보고, 밤이면 뽀로로 벼개를 베고 뽀로로 이불을 덮고서야 잠이 들었다. 그를 가까이 보면서 정말 ‘뽀통령’(뽀로로 대통령)의 위력을 실감했다. 울다가도, 심술을 부리다가도 뽀로로가 등장하면 모든 것이 ‘오케이’, 순조롭게 넘어갔던 것이다. 아이들의 혼을 쏙 빼놓을 정도로 사랑받는 애니메이션이 있다면 바로 ‘뽀롱뽀롱 뽀로로’일 것이다. 사계절 내내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마을에 사는 뽀로로와 그의 친구들의 좌충우돌 이야기는 어른이 봐도 재미있다. 주인공 뽀로로는 머리에 조종사 모자와 고글을 쓴 펭귄이다. 날개가 있어도 날지 못하는 펭귄의 안타까운 숙명을 뽀로로는 하늘을 나는 파일럿의 꿈으로 극복하고자 한다. 하늘을 찌를 듯한 뽀로로의 인기는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 110개국으로 수출되기에 이르렀다. 뽀로로의 브랜드 가치를 따졌더니 3893억원이라는 얘기도 있다. 연간 로열티가 120억원. 연봉으로 따진다면 몸값이 박지성 선수의 2배, 추신수 선수의 3배다. 뽀로로의 부가가치가 애니메이션 강국 일본의 톱5 애니메이션 제작사에서 제작한 모든 캐릭터의 부가가치를 합해야 할 정도라고 하니 순수 토종 애니메이션의 쾌거라 아니할 수 없다. 올 한해 책·완구 등 뽀로로의 캐릭터 매출은 9000억원으로, 조만간 연간 매출 1조원 시대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창조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생산·고용·부가가치 등을 포함한 뽀로로의 경제효과는 5조 7000억원이다. 미국 디즈니사가 1조원에 뽀로로 캐릭터를 매입하겠다고 제안할 정도로 글로벌 기업들의 러브콜이 쇄도한다고 한다. 최근 미국 재무부가 북한산 완제품은 물론 북한산 부품과 기술로 만든 제품 수입도 금지하는 새로운 대북 제재 시행령을 발표했다. 이 때문에 잘나가던 뽀로로의 운명에 작은 먹구름이 낄 것 같다. 2003년 첫선을 보인 뽀로로 애니메이션이 남북 합작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미국 수출이 발목 잡힐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하는 처사를 보면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것이 불가피하지만 유아용 애니메이션까지 그 대상에 넣는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남북 문화 교류의 주인공으로, 나아가 전 세계 평화의 주역으로 거듭나길 뽀로로도 간절히 원할 것이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사설] 호통치려고 대기업 총수 청문회에 부르나

    국회 지식경제위원회가 대·중소기업 상생 공청회에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출석시키기로 했다. 허 회장이 정치권의 감세 철회 및 반값 등록금 정책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 경위를 따지겠다는 것이다. 환경노동위는 한진중공업 노사분규와 관련해 조남호 회장을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했다. 사안의 성격상 파문이 큰 만큼 국회가 개입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방식이 문제다. 대기업 총수를 잇따라 불러들이려는 의도가 의심스럽다. 호통치고 망신 주는 쪽으로 간다면 곤란하다. 두 사안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한진중공업 사태는 수주 실적 전무(全無)라는 경영상의 이유를 들어 노동자 170명을 정리해고하면서 촉발됐다. 하지만 사측은 정리해고 다음 날 수백억원의 배당잔치를 벌이고, 임원 연봉도 올리는 등 부도덕성 논란을 자초했다. 노조가 반발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결국 6개월째 파업으로 이어지면서 최악의 사태로 치닫고 있다. 이대로는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는 만큼 국회가 나설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러나 허 회장은 전경련 회장으로서 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그 내용이 옳으냐, 그르냐는 별개의 문제다. 포퓰리즘 공방은 정치권이나 정부, 언론만의 몫이 아니다. 재계도 얼마든지 주장을 펼 수 있다. 이를 놓고 경위를 따져 묻는다는 것은 국회의 횡포다. 대기업이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외면하고, 친기업 정책의 단물만을 빼먹는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국회가 반기업적인 정서에 편승해 대기업 총수를 심판대에 앉히려는 듯한 처사는 바람직하지 않다. 정치권은 툭하면 대기업 총수를 국회로 불러들이려는 권위적 발상을 거둬야 한다. 환노위는 어제 조 회장이 출석을 거부한 가운데 진행됐다. 조 회장이 일본 출장을 핑계로 댄 건 떳떳한 자세가 아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청문회 철회를 요구하며 방패막이로 나섰지만 사태를 더 꼬이게 할 뿐이다. 허 회장의 경우 지식경제위가 허 회장에게 청문회에 출석해 견해를 밝힐 의향이 있는지를 먼저 묻는 게 온당하다. 대기업 정책과 관련해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이 맞장토론을 제의했다. 정치권과 재계 간에 치열한 토론은 필요하다. 단, 청문회가 아니라 서로 동등한 위치여야 한다.
  • 연봉 1억 넘는 고소득자에 국민주택기금 226억 지원

    국토해양부가 성과급과 상여금 등을 제외한 연소득을 기준으로 국민주택기금 지원대상을 정해 서민에게 지원돼야 할 기금이 오히려 상여금 비중이 높은 1억원 이상의 고소득자에게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세자금 대출자의 상당수가 실제 거주자가 아닌 것으로 조사돼 감사원이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감사원이 23일 공개한 서민주택금융 지원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모 증권사 직원 A씨는 2008년 총소득이 1억 7000만원(성과급 1억 4200만원)이지만 급여소득은 3000만원에 못 미쳐 2009년 근로자·서민주택전세자금 45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었다. 이는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과 전세자금 대출이 성과급과 상여금을 제외한 연간 급여소득과 종합소득을 기준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성과급 비중이 높은 연봉 1억원 이상 증권회사 직원이나 부부 합산소득이 1억원을 넘는 고소득 가구에 226억원(438건)의 기금이 지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이로 인해 총 6만 5346건(대출금 2조 5444억원)이 당초 저소득·서민계층을 지원하려는 정책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국토부에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국민주택기금 지원대상자 소득기준을 가구 총소득 기준으로 바꾸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또 주택구입 시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하는 국민주택채권은 증권사들의 담합으로 헐값에 거래되는 것으로 판단돼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또 2008년 1월부터 2010년 6월 말까지 근로자·서민주택전세자금을 통해 대출받은 30만 6179명의 주민등록상 전출·입 전산자료를 분석한 결과 348명이 전세자금 대출(85억여원)을 받은 후 전세주택에 전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기간 전세자금 대출자 가운데 1486명(대출금 430억원)은 전세주택에 전입했다가 3개월 이내에 종전의 주소지 등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가운데 194명(대출 55억여원)은 연체 중이었다. 하지만 대출 취급은행들은 이 자금을 회수하지 않은 채 그대로 두고 있다. 이는 전세자금 취급은행이 신용정보회사 등에 위탁하는 임대차 사실확인 작업이 임대인의 진술에만 의존하고 있는 등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전세자금에 대해서는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이 보증해 주고 있어 취급은행에서는 사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감사원은 분석했다. 감사원은 또 국민주택채권을 매입하는 20개 소액채권 매입전담 증권사들이 채권의 시장가격을 담합해 연간 65억원 상당의 추가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공정거래위원장에게 조사와 함께 제재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레알 마드리드, 브라질 ‘초신성’ 네이마르 영입 협상 시작”

     레알 마드리드가 브라질의 ‘초신성’ 네이마르(19) 영입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의 일간지 마르카는 최근 “마드리드가 이르면 다음주 초 네이마르의 소속팀 산토스와 이적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매체는 “마드리드가 네이마르의 에이전트와 접촉, 이적 의사가 있는 것을 확인했으며, 2011년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결승전이 끝나는 다음 주부터 클럽간 협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라고 전망했다.  마드리드는 네이마르의 계약 기간을 6년으로 정하고, 연봉 500만 유로에 활약 여부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산토스는 네이마르의 바이아웃(인수) 금액으로 4500만 유로를 설정, 한푼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난항이 예상된다.  한편 ‘축구신동’ 디에고 마라도나 전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자신의 후계자 리오넬 메시(24·바르셀로나)와 네이마르를 비교한 ‘축구황제’ 펠레를 비난했다. 펠레는 지난 15일 브라질 라디오 ‘글로브’와의 인터뷰에서 “네이마르는 메시를 능가하는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며 “세계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 메시와 네이마르를 현 상태에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왼발만 사용하는 메시와 달리 네이마르는 두 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해 메시보다 더 완벽한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네이마르를 추켜세웠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선덜랜드행 지동원 성공하려면…

    선덜랜드행 지동원 성공하려면…

    ‘최신형 스트라이커’ 지동원(20)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 이적이 22일 확정됐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조급함이 앞서 일을 그르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의젓하게 기다렸고, 자신을 키워 준 전남에 충분한 선물(이적료 350만 달러)을 주고 떠나게 됐다. 계약기간은 3년, 연봉은 100만 달러(약 11억원) 선으로 알려졌다. 한국인으로는 8번째이자 최연소 프리미어리거가 된 지동원을 보는 시각에는 기대와 함께 불안도 교차한다. 지동원이 선덜랜드에서 살아 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리지만 지동원은 이미 국내 최고의 공격수다. 프로에 데뷔한 지난해 K리그 22경기에 나서 7골 3도움을 기록했다. 더 놀라운 것은 A매치 11경기에서 6골을 넣었다. 한국 축구사에서 데뷔시즌에 이처럼 폭발적인 능력을 보여준 선수가 있었던가. 프리미어리그도 마찬가지다. 지난 시즌 지동원과 같은 나이인 스무살에 선덜랜드에서 리버풀로 이적하며 주목받았던 미드필더 조던 헨더슨(잉글랜드)이 리그에서 남긴 기록은 3골 5도움에 불과하다. A매치에는 고작 한 경기에 출장했다. 또 지난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선덜랜드에 임대된 대니 웰벡(잉글랜드)도 리그에서 26경기 6골을 터트렸지만, 대표팀 출전은 한 경기에 그친다. 그래서 지동원은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그가 “2014년에는 대형 스트라이커로 성장할 것”이라고 공언했던 대표팀 조광래 감독은 “수비력이 뛰어난 가나와의 A매치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음을 확인시켰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스트라이커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여유로워질 필요가 있다. 지동원도 늘 지적받는 약점이 있다. 중학교 때 지동원을 눈여겨보고 전남의 유소년팀인 광양제철고로 데려왔던 당시 감독 이평재 전북 스카우트는 “무조건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에 쓸데없는 움직임이 많다.”면서 “소모적인 움직임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리미어리그 무대 진출만으로도 가슴 벅찬 일이다. 얼마나 잘하고 싶을까. 지동원은 열광적인 선덜랜드 팬과 구단, 코칭스태프에 강한 첫인상을 주고 싶은 열망이 굴뚝같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뜨거운 열망은 옛 스승이 지적하는 문제를 다시 노출시킬 가능성이 크다. 지동원보다 먼저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밟았던 몇몇 선배들이 이 때문에 실패했다. 마음이 급해지면 자기 플레이가 안 된다. 부상의 위험도 커진다. 경쟁을 의식할 필요도 없다. 정상급 공격수 아사모아 기안(가나)이 있지만, 기안은 파트너일 뿐 경쟁자가 아니다. 기안 외에 주전급 스트라이커가 없다. 조 감독은 “동료들의 장단점을 파악해 그들과 어떻게 어울려 플레이할지를 고민하라. 어디든 경쟁은 피할 수 없다.”고 충고했다. 또 “K리그보다 경기의 속도가 빠르다. 플레이를 서두르는 것보다 생각의 속도가 빨라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길은 통한다. 한국에서도, 잉글랜드에서도 축구는 축구다. 지동원이 리그와 대표팀에서 해 온 대로만 한다면 어려움 없이 적응할 수 있다. 다만 꿈은 더 키워도 문제가 없겠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3색 대학등록금 르포] 정부는 재정난… 학생은 생활고… 유럽서도 ‘뜨거운 감자’

    [3색 대학등록금 르포] 정부는 재정난… 학생은 생활고… 유럽서도 ‘뜨거운 감자’

    유럽 각국에서도 등록금을 비롯한 대학 교육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정부 부채 증가에 따른 등록금 인상 조치로 대학생들의 반발이 거세고, 프랑스에서는 보편적 교육복지 정책에 ‘개혁’의 메스를 가하기 시작했다. 독일에서는 등록금 폐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지만 계층 간 교육격차라는 덫에서 여전히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현지에서 대학 교육과 등록금을 둘러싼 ‘3국(國) 3색(色)’의 고민을 진단해 봤다. 영국-내년 신입생 대학등록금 3배 폭등 지난해 12월 9일 런던 도심에서 2만명이 넘는 학생들이 정부가 발표한 대학 등록금 인상 계획에 반발해 폭동에 가까운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보수당·자유민주당 연립정부는 학생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인상 계획안을 확정,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대학 등록금이 3배 넘게 오르게 됐다. 연립정부가 처리한 대학 등록금 인상 계획에 따르면 연간 3290파운드(약 590만원)였던 상한선이 폐지되고 2012학년 9월 신입생부터 연간 9000파운드(1620만원) 수준으로 인상된다. 현재 1만 2000~2만 8000파운드(2160만~5000만원)에 이르는 유학생의 연간 학비도 덩달아 오를 전망이다. 영국 정부로서도 할 말이 없는 건 아니다. 정부 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1%까지 상승해 복지예산 70억 파운드 삭감, 국방예산 8% 삭감, 공공부문 50만명 정리해고, 2015년까지 정부예산 25%(810억 파운드) 삭감 등 고강도 정책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 지원 예산도 예외로 남겨 둘 수 없다는 것이다. 장명철 코트라 런던지사 과장은 21일(현지시간) “감세를 공약으로 했던 보수당이 지난 1월 부가가치세를 17.5%에서 20%로 인상했고, 대중교통 요금도 최근 20% 가까이 오르는 등 서민부담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등록금 인상은 대학 간 서열화를 가속화시켜 앞으로 문을 닫는 대학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2012학년도 학비 내역을 신고한 90여개 대학 가운데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등 70여곳이 등록금을 최고액인 9000파운드로 책정했다. 영국 대학생들은 대부분 학비와 생활비를 정부로부터 대출받아 충당하고 취직한 뒤 연봉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이를 상환한다. 정부는 이번에 등록금을 인상하면서 연봉 1만 5000파운드(2700만원)가 되면 대출금을 상환토록 하던 것을 앞으로는 2만 1000파운드(3780만원)가 될 때부터 상환토록 바꾸고 저소득층의 실질 이율을 ‘제로’로 책정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생활비까지 포함하면 졸업과 동시에 억대에 이르는 빚을 지게 된다고 호소하고 있다. 학생들의 비판을 의식한 연립정부는 저소득층 학생의 입학 정원을 늘리고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빈곤층 학생 지원계획을 제출한 대학에 한해 학비 인상을 승인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아울러 사립고등학교에 비해 교육 여건이 열악한 공립학교 출신 입학 비중을 늘리라고 대학들에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심각한 교육 양극화를 겪고 있는 영국 현실에서 이런 조치가 등록금 폭등으로 인한 폐해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현지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정부와 언론이 각종 지표에 따른 학교 서열을 공개하는 영국에서 상위권 학교는 수백년 역사를 자랑하는 사립학교가 독차지하고 있다. 영국의 비영리 교육기관인 ‘서턴 트러스트’가 2008년 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상위 3%인 100개 고등학교 가운데 78개가 사립이다. 21곳은 그래머 스쿨(사립과 국립의 중간형)이고, 일반 국립학교는 하나뿐이다. 영국에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2500여개나 되는 사립학교가 있다. 재학생은 62만명 안팎이다. 통학생 학비는 연간 평균 4141파운드, 기숙사에서 생활하면 7334파운드가 든다. 심지어 이튼스쿨 같은 곳은 2만 5859파운드로, 한해에 5000만원이 넘는 액수를 부담해야 한다. 현지 통계에 따르면 사립학교 졸업생의 92~95%가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상위 5개 사립 고등학교 출신의 41%가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에 입학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영국을 대표하는 명문대학인 케임브리지의 빈곤층 학생 비율은 10%에도 못 미친다. 런던 강국진 순회특파원 betulo@seoul.co.kr 프랑스-200년 지킨 무상교육 원칙 ‘흔들’ 프랑스에서는 200년 넘게 이어져 온 무상교육 원칙이 새로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정부가 대학의 차별화와 독립성을 골자로 한 대학개혁 법안을 통과시킨 데 따른 것이다. 프랑스에서도 영·미식 신자유주의 바람이 불면서 보편적 교육제도가 기로에 섰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당초 프랑스는 혁명이 한창이던 1791년 제정한 헌법에서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무상교육을 실시한다.’는 원칙을 천명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에서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모든 교육을 기본적으로 국가가 책임진다. 대학 등록금 역시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지난 2009년 대학 평준화 대신 차별화, 재정지원 대신 독립성을 골자로 한 대학 개혁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교육현장에 변화가 일고 있다. 정부는 2009년 1월 18개 대학을 시작으로, 2012년까지 전국 모든 대학을 자율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초 파리 도핀대학은 국제경쟁력 강화와 재원 다양화를 주장하며 석사과정 등록금을 계층별로 차등화해 고소득층의 부담을 늘리는 미국식 교육제도를 도입해 관심을 모았다. 저소득층은 230유로선(약 35만원)의 등록금을 유지하되 부모의 연간소득에 따라 1500~4000유로로 다양화한 것이 골자다. 정부는 대학 재정 건전화를 추진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이를 승인했다. 19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르코지 정부의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의 결과 나타난 현상 가운데 하나는 사교육 시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의 사교육 시장이 22억 유로 규모에 이르고 해마다 10%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교육은 학업이 이미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른 집단에서 활발하다. 시험과 경쟁 위주 교육이 기존의 프랑스 대학교육 풍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 이유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대학 입학 자격 시험인 바칼로레아를 통과한 고등학생은 누구나 국·공립인 전국 84개 종합대학과 90개 전문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프랑스 고등교육연구부가 확정한 2010~2011학년도 대학 등록금 현황에 따르면 전체 학생의 59%를 차지하는 80만여명의 학부생은 174유로(약 27만원), 33%에 해당하는 45만명의 석사과정 학생은 237유로, 8%인 10만명의 박사과정 학생은 359유로 정도를 등록금으로 내도록 돼 있다. 57만여명의 장학금 수혜자들은 등록금 면제 혜택을 받게 된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에 대해서는 부모의 수입 정도와 자녀 수, 학교와 집의 거리 등 여러 기준을 감안해 정부가 장학금을 지급한다. 여기에 선정되면 등록금뿐 아니라 생활비도 지원 받게 된다. 학생들은 정부 차원에서 집세를 보조해 주는 알로카시옹 제도를 통해 한달에 100~200유로를 지원받을 수 있다. 실무 엘리트 양성기관으로 프랑스의 독특한 제도인 그랑제콜은 ‘대학 위의 대학’으로 불릴 정도로 중요한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 177개의 그랑제콜은 공립, 법인체, 사립으로 구분되며, 3분의2가 공립으로 여러 행정부처에 소속돼 있다. 이 가운데 상경계열의 연간 학비는 1만 5000유로 정도 되지만 대상이 극소수에 불과하고 그랑제콜은 졸업만 하면 사실상 탄탄대로가 보장되기 때문에 학비 마련도 어렵지 않다. 프랑스 대학에서 등록금은 각 대학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서 결정해 정부 기관에 통지하는 방식으로 책정된다. 대학의 자율성을 철저히 보장하지만, 30~60명인 이사회를 교수 대표 40~50%, 외부 인사 20~30%, 학생 대표 20~25%, 교직원 대표 10~15% 비율로 구성하는 등 학내 이해관계자들이 대학 운영에 고루 참여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파리 강국진 순회특파원 betulo@seoul.co.kr 독일-학비 없어도 대학진학률 40% 그쳐 독일에서는 사실상 무상에 가까운 대학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독일 사회에서는 등록금이나 대학 교육의 수준보다는 40% 안팎에 불과한 대학 진학률과 사회 계층에 따른 교육 격차가 논란이 되고 있다. 연방정부 형태인 독일은 16개 주정부마다 국립대 등록금 납부 여부는 물론 등록금 액수도 제각각이다. 독일은 2차 세계대전 이후까지도 소액이지만 등록금이 있었다. 하지만 1960년대 68혁명을 전후로 등록금 납부 거부운동이 확산됐고 정부 차원에서 무상교육제도를 도입하면서 1970년부터는 모든 대학에서 등록금이 사라졌다. 하지만 대학 시설이 급증하는 학생수를 따라잡지 못하자 1990년대 중반부터 등록금 재도입 논쟁이 벌어졌다. 이 논쟁은 2005년 연방 헌법재판소가 대학생에게 학비를 받을 수 없도록 한 연방 대학기본법 규정이 주 정부 고유 권한인 대학정책권을 제한해 위헌이라고 결정하면서 전기를 맞았다. 헌재 판결 이후 2006년 겨울학기부터 일부 주에서 등록금을 걷었다. 올해 초까지 대학 학비를 받은 주는 니더작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바덴뷔르템베르크, 바이에른, 함부르크의 5곳이다. 독일 전체 대학생의 60%가 해당한다. 하지만 최근 지방선거에서 녹색당 등 진보 성향 정당들이 잇따라 승리하면서 바이에른과 니더작센을 빼고는 3곳 모두 등록금을 다시 폐지하기로 했다. 일부 주에서 등록금이 있다고는 하지만 학기당 평균 500유로(약 80만원)에 불과하고 대중교통 무료 이용 혜택까지 감안하면 이마저도 큰 부담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대학교육의 수준도 높아 거의 세계 최고 수준이다. 유학생들은 독일 교육의 장점으로 수준 높은 교수진과 심도 있는 토론식 수업을 통한 자기주도학습을 꼽는다. 베를린의 한 유학생은 20일(현지시간) “가장 좋은 점수를 받는 세미나 발표는 자기 생각을 잘 정리해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것”이라면서 “암기를 요구하지 않는 구술시험이 자기 논리를 갖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독일에서 대학은 ‘있는 집 자제가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남아 있다. 대학 진학률은 2007년 34%에 불과했고 정부가 고급인력 확대 정책을 펴면서 그나마 지난해 40%를 겨우 넘어섰다. 이민자 가정을 비롯해 하위 계층 출신들이 교육을 통한 신분 상승에 매달리지 않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보고서에서도 독일은 사회계층과 학교 성적 차이의 상관관계가 가장 높은 국가로 나타난다. 독일에서는 초등학교 4년 과정을 마치면 김나지움, 레알슐레, 하우프트슐레 3곳의 학교로 각각 진학한다. 불필요한 경쟁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개인별로 적성을 찾아준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대체로 상위 계층 자녀들은 김나지움을 거쳐 대학에 가는 반면 이민자 자녀들은 주로 실업계 학교인 하우프트슐레로 몰린다. 하우프트슐레 졸업생들은 졸업 당시 경제 상황에 따라 곧바로 청년 실업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 하이델베르크대 심리학과 박사과정으로 이민자 문제를 연구한 심가영씨는 “독일에는 이민자가 250만명에 이르지만 대학생은 별로 없다.”면서 “독일은 복지제도는 잘 갖춰져 있지만 ‘교육 없는 복지’는 사회통합을 해치고 양극화를 심화시켜 결국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말했다. 변화의 흐름도 감지된다. 독일에선 올해 최고의 학교로 괴팅겐에 있는 한 게잠트슐레가 뽑힌 것이 화제가 됐다. 김나지움, 레알슐레, 하우프트슐레 세 학교를 통합한 게잠트슐레는 세 그룹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공부하는 독특한 학교형태다. 보수적인 학부모들이 하향 평준화를 우려했지만, 결과가 정반대로 나타나면서 학생의 다양성과 기존 교육제도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베를린 강국진 순회특파원 betulo@seoul.co.kr
  • 박주영·지동원 “어디로든 간다”

    박주영·지동원 “어디로든 간다”

    2011년 6월. 태극전사들은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설설’ 끓는 이적설 때문이다. 태극마크를 내려놨지만 여전히 한국을 대표하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뉴 캡틴’ 박주영(AS모나코), ‘조광래호’의 새로운 심장인 기성용(셀틱), 그리고 ‘최신형 스트라이커’ 지동원(전남)이 모두 이적설에 휩싸였다. 이쯤에서 수많은 이적설의 배경과 근거, 그리고 실현 가능성을 냉철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또 하나 기억해야 할 것은 변화무쌍한 유럽 프로축구 이적시장에서 변치 않는 대원칙이다. ‘유니폼 들고 사진 찍을 때까지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박지성·기성용 - 팀 내 입지·능력 방증일 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마드리드), 세비야 등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진출설이 수면 위로 떠오른 박지성의 실제 이적 가능성은 낮다. 리버풀 영입설이 나도는 기성용도 마찬가지다. 어쨌든 능력이 있다는 방증이다. 사실 박지성은 이런 상황에 익숙하다. 팀 재구성에 나선 맨유는 은퇴한 골키퍼 에드윈 판데르사르의 후계자로 AT마드리드의 다비드 데 헤아와 수비형 미드필더로 레알 마드리드의 라사나 디아라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그런데 이들을 영입하는 것과 박지성을 다른 팀으로 보내는 것은 어떻게 연결되는 것일까. 간단하다. 계약 기간이 내년까지인 박지성의 재계약 협상이 시작되지 않아서 나오는 이야기다. 맨유가 절정의 기량을 선보인 박지성의 적정 연봉 산출 작업을 끝내고 협상이 시작되면 이 같은 구구절절한 이적설은 물거품처럼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리버풀에 기성용은 이미 빅리그에서 뛸 능력이 있고 게다가 젊다. 비슷한 기량의 다른 선수들보다 몸값도 싸고 한국에서 인기도 좋다. 하지만 기성용의 계약 기간은 2년이나 남았고, 리버풀에 가더라도 스티븐 제라드를 밀어내고 주전으로 뛰기는 어렵다. 그리고 1, 2년 뒤에는 더 많은 돈을 받고 빅클럽에, 그것도 주전으로 갈 수 있다. 서두를 이유가 전혀 없다. ●박주영·지동원 - 선택만 남았다 리버풀, 파리 생제르맹, 토트넘 등 실로 다양한 리그와 팀에서 영입설이 나도는 박주영은 어디로든 갈 가능성이 크다. AS모나코는 강등됐다. 박주영의 이적료나 연봉이 싸지는 않지만, 기량을 놓고 봤을 때 비싼 편도 아니다. 국제무대 경험이 많은, 즉시 전력감이다. 군대 문제가 있지만 1, 2년 정도 팀 전력의 극대화를 위해 쓸 만한 카드다. 중요한 것은 본인이 올여름 이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동원의 경우는 좀 복잡하다. 선덜랜드 진출이 확실시됐다가 다시 네덜란드 PSV에인트호번 이적설이 더해졌다. 나가고 싶은 생각은 굴뚝같지만, 이왕 나갈 거면 친정인 전남에 더 많은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 착한 며느리 심정이다. 바이아웃 조항이 있어도 선수 자신이 싫으면 그만이다. 마지막 선택은 지동원 자신의 몫이고, 문제는 언제냐는 것이다. 오는 26일 강원과의 프로축구 K리그 15라운드가 정말 국내 무대 고별전이 될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다시 한 번 기억하자. 유니폼 들고 사진 찍을 때까지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저임금 회전문’에 갇힌 근로자들

    ‘저임금 회전문’에 갇힌 근로자들

    서울의 유명 대학을 나온 김모(35·경기 파주시 거주)씨는 10년째 저임금 일자리를 전전하고 있다. 사법고시에 실패한 김씨는 월 120만원의 임금을 받으며 보습학원에서 강의를 하다가 3~4년 경력을 쌓은 후 큰 직장으로 옮기려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는 “중소기업이나 큰 학원에 원서를 넣으면 면접은 보자고 하는데 경력을 물어보고 떨어뜨리곤 한다.”면서 “패자부활전이 없는 사회 같다.”고 자조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19일 노동연구원이 저임금 근로자를 1998~2008년 추적 조사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첫번째 직장을 저임금 일자리로 얻은 이들 중 36.9%만이 두번째 직장을 얻을 때 저임금 일자리에서 탈출했다. 세번째 직장에서 저임금을 벗어나는 이들은 30.1%에 불과했다. 저임금 근로자는 중위 소득(소득별로 줄을 세워 중간으로 평균소득과 다름)의 3분의2 이하로 2009년 기준으로 연봉이 1776만원 이하인 근로자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저임금 근로자 10명 중 적어도 6명은 저임금의 회전문에 갇힌 셈이다. 또 저임금 일자리를 반복해 경험할수록 ‘저임금 일자리 고착화 단계’로 접어들었다. 연령별로 볼 때 고령층으로 갈수록 저임금 일자리에서 탈출할 확률이 적었다. 청년층(15~29세)은 47.9%가 두번째 일자리에서 저임금을 벗어난 반면 중장년층(30~54세)이 저임금 일자리를 벗어날 확률은 29.5%였고, 고령층(55세 이상)은 13%에 불과했다. 하지만 생애 마지막 일자리로 저임금 일자리에 종사하는 고령층보다는 좋은 일자리로 상승을 원하는 청년층이 자괴감을 더 느끼게 된다. 청년층이 두번의 저임금 일자리를 경험한 경우 세번째도 저임금 일자리를 얻을 확률은 59%에 달한다. 특히 청년층은 10명 중 3명(29.7%)이 저임금 일자리에 종사해 중장년층(20.9%)의 저임금 일자리 종사자 수보다 월등히 높았다. 더 이상 질 좋은 일자리가 쉽게 늘지 않는 산업 구조상 저임금 일자리의 회전문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청년층이 정보 부족으로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미스매치’ 현상을 줄이는 것이 최선책이라는 입장이다.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중소기업청과 함께 괜찮은 중견기업 6만 5000곳을 선정해 청년층에게 일자리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윤규 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전체적으로 저임금 근로자는 직업훈련을 통해 가능한 한 초기상태에서 저임금상태를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면서 “비저임금 근로자 중에서도 언제라도 저임금의 굴레에 빠질 수 있는 한계근로자집단을 따로 식별해 직업훈련을 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경주·황비웅기자 kdlrudwn@seoul.co.kr
  • [공공기관 경영평가] “시설·서비스·노사관계 모두 바꾸니 2년만에 ‘경고’서 ‘양호’로”

    [공공기관 경영평가] “시설·서비스·노사관계 모두 바꾸니 2년만에 ‘경고’서 ‘양호’로”

    예술의전당이 17일 발표된 공공기관 기관장 평가에서 ‘양호’ 등급을 받았다. 평가대상 기타공공기관 13개 중 한국수출입은행과 더불어 ‘유이’하게 양호 등급에 포함됐다. 불과 2년 전에 가까스로 ‘낙제’를 면했던 것을 감안하면 의미있는 ‘반전’을 이룬 셈이다. 예술의전당은 2009년 첫 기관장(당시 신홍순 사장) 평가에서 50점을 간신히 넘겨 ‘보통-경고’(50점 이상 60점미만) 등급을 받았다. 두 번 연속 경고를 받으면 기관장 해임건의가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벼랑 끝까지 밀렸던 것. 전해운 예술의전당 지원본부장은 “솔직히 그때는 기관장 평가라는 걸 처음 받는 것이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의 경영평가 결과가 발표된 17일 오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김장실(55) 사장을 만났다. 김 사장은 “기대보다는 약간 실망스럽다. 직원들의 정성을 생각해보면 더 좋은 결과(‘우수’)를 기대했는데, 노력이 더 필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사장은 “부족의 미학을 깨달았다. 달이 완전히 차버리면 기울어질 일밖에 없지만 우리는 ‘양호’를 받았으니 내년에 만월(滿月)을 이룬다는 목표를 얻은 셈”이라면서 “구체적인 결과를 통보받으면 부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예술의전당은 2년전 경고를 받았다(2010년에는 평가를 건너뛰었다. 김 사장이 2009년 12월 취임해 지난해에는 평가받을 경영성과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 계단 뛰어오른 원동력은. -우선 지난해 12월 재정부의 ‘2010년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최고 등급인 ‘우수’를 받은 것이 크게 어필한 것 같다. 예술의전당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 연속 최저단계인 ‘미흡’을 받다가 지난해 최고등급으로 뛰어올랐다. 둘째는 문화예술기관에서 대규모 민간 자금을 유치해 공간을 리모델링하는 모범을 보여준 것이 평가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년간 예술의전당이 대관사업과 식음료사업, 주차장 운영 등으로 평균 80%의 재정자립도를 이뤘다. 나머지 20%는 정부나 민간기업의 지원이 필요하고, 나아가 노후시설 보수와 건물 신축을 위해서는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 때문에 취임 초부터 민간기업들을 설득했다. 지난해 5월쯤 IBK와 얘기가 돼서 체임버홀 신축을 위해 45억원을 후원받았다. 9월말 완공된다. 또 하나는 토월극장 리모델링이다. 개관 이래 손을 못 대 시설이 낡은 데다 200여석은 무대가 보이지 않는 사석(死席)이다. 공연단체들이 토월극장에 공연을 올려 봤자 수익을 내지 못한다. 그래서 CJ에서 150억원을 받고 국비 100억원을 지원받았다. 8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내년 12월 1030석 규모의 공연장이 생긴다. 이곳에서 중간 규모의 오페라나 발레, 큰 규모의 연극, 기타 융합장르의 공연이 활발하게 이뤄지면 한국의 예술사가 새롭게 쓰여질 것이다. 당초 재정부와 경영계획서를 교환할 때 지난해 30억원의 후원금을 모금하고 3년간 100억원을 모으겠다고 약속했는데, 실제 지난해에만 220억원을 모금(입금 138억원)했으니 목표를 초과달성했다. →평가단이 인터뷰 과정에서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묻던가. -경영목표에 대해 사장이나 간부들만 열을 내는 것인지, 직원들도 공감하는지 관심을 두더라. 취임 초부터 직원들과 세계 최고의 복합예술공간을 만들자는 목표를 공유하는 데 노력했다. 세 가지를 강조했다. 우선 신선하고 대담하고 시의적절한 기획이 필요하고, 다음은 세계 최고의 서비스다. 세계 최고에 걸맞은 시설도 필요하다. 민간후원금이 부족하면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서라도 시설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 80억원을 대출받아 주차장 증설 사업을 벌이고 지능형 자동인식 시스템을 도입해 입·출차가 빨라지도록 공사 중이다. →이용객 숫자 등 눈에 보이는 변화가 있었나. -지난해 개관 이래 최대인 232만 5000명이 예술의전당을 이용했다. 2009년(200만 7718명)보다 15.9%가 늘었다. 유료관객도 17만 5000명에서 30만 6000명으로 74.9% 늘었다. 사회공헌 차원에서 1만 1179명(2009년 1만명)을 각종 공연에 초대했다. 올해는 1만 4000명을 초대할 계획이다. →2년 전에는 노사관계 항목(당시 정원감축 C, 보수조정 D, 노사관계 E, 청년인턴 E 등)에서 나쁜 점수를 받았는데. -노조와 공통의 목적의식을 공유해 대화로 현안들을 풀었다. 재정부는 기타공공기관에 대해 성과연봉제를 간부에 한해 도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전직급에 걸쳐 도입했다. 성과급의 범위도 재정부는 동일 직급은 최대 2배 이상 차이가 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최대 140%까지 차등을 둔다. 타임오프제도 올해부터 도입했다. 예술관련 단체 최초로 파업했고, 한때 민주노총 사업장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결과다. 정원감축과 신규채용도 당초 목표는 각각 4명과 2명이었는데 인사 드래프트제를 통해 명예퇴직(7명)을 유도하는 등 9명의 초과인원을 해소했다. 또 5명을 신규채용했다. →30여년을 공직생활(행정고시 23회로 예술의전당에 오기 전까지 문화부 1차관을 지냈다) 하다가 최고경영자로 변신했다. 처음 평가를 받아보니 어떻던가. -늘 다른 사람을 평가하는 처지에서 평가받는 위치가 됐다. 그런데 30년쯤 공직생활을 하다보니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길목을 알겠더라(웃음). 나는 지난해 7~8월부터 준비하자고 했는데, 직원들이 놀랐다. 그래서 실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한 건 2월 8일부터 3월 11일까지다. 평가단 면접에서 쏟아지는 질문의 96~97%는 내가 대답할 만큼 TF팀원들과 꼼꼼하게 모의 인터뷰를 준비했다. →현행 평가방식에 대한 아쉬움도 있을 텐데. -예술기관의 평가라는 게 계량적으로만 할 수 없는 정성평가 항목이 필요한데 그런 면에서 아쉽다. 앞으로는 공통평가와 함께 기관의 특성에 맞는 정성 평가 부분은 더 정교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 지금도 기관고유과제 항목(예술의전당은 이용객 증대·사회공헌 실천·상주단체와의 협력강화)이 있다. 하지만 사전에 어떤 식으로 평가할지 구체적인 방향제시가 없이 두루뭉술하다. 지표만 선정해 놓고 어떤 식으로 평가되는지를 모르면 기관장이 1년 내내 조직을 엉뚱한 방향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얘기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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