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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야구판 흔든 넥센의 두 남자] 타격 3관왕 박병호 첫 MVP

    [올 야구판 흔든 넥센의 두 남자] 타격 3관왕 박병호 첫 MVP

    박병호(26·넥센)가 생애 첫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신인왕은 ‘중고신인’ 서건창(23·넥센)에게 돌아갔다. 박병호는 5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2012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부문별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91표 가운데 73표를 획득, 2위 장원삼(삼성·8표)을 압도하며 영예를 안았다. 한 팀이 MVP와 신인왕을 다 가져간 것은 1985년 해태(김성한·이순철), 1993년 삼성(김성래·양준혁), 2006년 한화(류현진 첫 동시 수상), 2007년 두산(리오스·임태훈)에 이어 통산 다섯 번째다. 박병호는 “지난해까지 상은 꿈도 못 꾸는 선수였다. 많이 힘들었고 야구를 그만두고 싶었다.”면서 “열심히 하는 2군 선수들에게 (내가) 힘과 용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10구단 창단도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가족과 김시진 전 감독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이장석 대표님께 감사드린다. 내년 연봉 기대해 보겠다.“고 말해 큰 웃음을 샀다. 그는 내년 시즌에 대해 “올해는 볼넷이 적었다. 선구안에 더욱 신경을 쓰겠고 홈런보다 타점을 올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혀 팀 기여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관련해서는 “1루에 이대호와 이승엽 등 훌륭한 선수가 너무 많다. 욕심은 나지만 기용될 가능성은 낮다.”며 자신을 낮췄다. 박병호는 역대 마흔 번째로 한 시즌 ‘30홈런-100타점’ 클럽에 가입하면서 일찌감치 MVP 후보 1순위로 떠올랐다. 최근 5년 동안 이 클럽에 가입한 선수는 2008년 가르시아(롯데), 2009년 김상현·최희섭(이상 KIA), 2010년 이대호(롯데), 지난해 최형우(삼성) 등 다섯 명에 불과하다. 하위 팀에서 MVP가 나온 것도 2005년 다승(18승)·평균자책점(2.46) 2관왕을 차지한 손민한(롯데) 이후 처음이다. 성남고를 졸업하고 1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박병호는 지난해 7월 트레이드 마감을 몇 시간 앞두고 넥센으로 전격 트레이드됐다. 1년여 만에 넥센의 간판 타자는 물론 국내 최고의 거포로 자리매김하며 ‘이적 신화’를 썼다. 박병호는 올 시즌 홈런(31개), 타점(105개), 장타율(.561) 등 타격 3관왕으로 우뚝 섰고 시즌 두 번째(역대 서른다섯 번째)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도 가입하며 파워는 물론 빠른 발도 과시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프로야구] 롯데 새 감독에 김시진

    [프로야구] 롯데 새 감독에 김시진

    김시진(54) 전 넥센 감독이 20년 만에 롯데의 사령탑으로 돌아왔다. 프로야구 롯데는 5일 “김시진 감독과 계약 기간 3년에 계약금과 연봉 3억원씩을 합쳐 모두 12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구단은 “감독으로서의 오랜 경험과 선수 육성 능력 등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정민태 전 넥센 투수 코치도 1군 투수 코치로 영입했다. 롯데 관계자는 “투수 조련에 뛰어난 역량을 지닌 김 감독이 롯데 마운드를 한층 강하게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롯데는 8일 개막하는 아시아시리즈에서는 권두조 수석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는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부산 팬이나 구단 모두 우승 욕심이 대단하다.”며 “선수들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 내가 롯데에서 마지막으로 뛴 1992년의 우승을 재현하겠다.”고 말했다. 1983년 삼성에 데뷔한 김 감독은 1985년과 1987년 무려 25승과 23승으로 다승왕에 오르며 최초의 100승 투수로 이름을 남겼다. 이런 그가 롯데로 트레이드된 1992년 결국 선수 생활을 은퇴했다. 통산 124승73패16세이브에 평균자책점 3.12. 원치 않은 이적이었지만 롯데는 김 감독의 선수 생활 마지막을 장식한 팀이며 공교롭게도 롯데는 그해 마지막으로 우승했다. 이듬해 김 감독은 태평양 투수 코치로 지도자의 길에 들어섰다. 1998~2006년 현대 투수 코치를 거쳐 2007년에는 현대 지휘봉을 잡았다. 이듬해 잠시 쉬었던 그는 2009시즌을 앞두고 감독으로 복귀해 지난 9월까지 넥센을 이끌었다. 김 감독은 올 시즌 팀을 4강으로 견인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경질됐지만 탁월한 투수 조련 능력으로 박병호와 서건창, 강정호 등을 훌륭하게 길러내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위선 가득한 세상에 던지는 ‘인생 화두’

    위선 가득한 세상에 던지는 ‘인생 화두’

    새빨간 책 표지부터 심상찮다. 하긴 울다가 웃으면 ‘거기’에 털이 난다며 스스로 ‘항문발모형’ 문학을 지향한 작가가 쓴 책이기에 더욱 그렇다. 작가는 ‘갈 데까지 간다.’며 흡사 풍차를 향해 달려드는 돈키호테를 자처한다. 아예 B급 취향의 독자를 추구한다고 공언까지 한다. 그는 어쩌면 문학계의 ‘싸이’인지도 모른다. 2012년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인 최민석(35)의 장편소설 ‘능력자’(민음사 펴냄)가 출간됐다. 2010년 창비신인소설상으로 등단해 보여준 능청스럽고 유머러스한 화법은 작가의 자전적 소설을 단박에 읽게 만드는 힘이다. 좋은 대학을 나와 높은 연봉을 챙기는 ‘엄친아’나 ‘엄친딸’이라면, 다소 불편할 만한 작가의 화법은 시종일관 책 속에서 싱싱한 활어회처럼 펄떡인다. 소설은 승자만 떠올리며 ‘능력자’를 강요하는 사회에서 땀흘리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설파한다. 인생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라는 너무나 당연하지만 종종 무시되는 진실을 알리기 위해서다. 야설을 쓰며 연명하는 삼류작가 ‘남루한’과 왕년의 세계 챔피언인 미치광이 복서 ‘공평수’가 빚어내는 추락과 회복의 롤러코스터가 이야기의 중심 축이다. 주인공 남루한은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문예지로 등단했으나 작가로서 자의식이 없다. 신인 무명작가로서, 오로지 먹고살기 위해 선배로부터 중고생이 읽는 야설을 써보라는 권유를 받는다. 순수문학이란 표현으로도 부족해 청순문학을 추구하던 남루한은, 잠시 망설이다 수락한다. 그의 청순문학 소설집은 2년 뒤에나 나올 수 있는 데다, 당장 통장의 잔고는 달랑 3320원. 작가는 “문예지를 끼고 있는 출판사들이 문예지에 발표한 소설들만 인정하는 풍토를 조성하고…그 카르텔에 끼지 못한 출판사들이 내는 책을…‘상업 소설’로 격하시키기 위한 것 아닙니까.”(16쪽)라며 문학계에 일침을 가한다. 출판사가 판단하는 소설의 ‘작품성’이야말로 작가들을 통제하기 위한 정치적 술수라고 꼬집는다. 주인공은 결국 ‘소희’라는 가상의 여주인공을 앞세워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발기로 괴로워하는’, 중고생이나 읽는 야설을 쓴다. 남루한의 아버지는 전국구 주먹인 ‘남강호’. 아버지를 따르던 협잡꾼, 사기꾼, 건달, 약쟁이, 운동선수 가운데 공평수란 미치광이 복서가 찾아온다. 세계 챔피언이었으나 지금은 “매미가 바로 우주 에너지의 근원”이라고 주장하며 정체불명의 파동에너지 스티커를 팔고 있다. 그런 공평수가 남루한에게 자서전 대필을 부탁한 뒤 나직이 중얼거린다. “피땀 흘려 챔피언이 된 나조차, 무능력하기 그지없잖아…끝없는 자기학대, 그래서 자신이 자기 삶의 주인인지 노예인지 알 수조차 없는 상태…”(188쪽) 남루한은 ‘몰락한 세계 챔피언의 처절한 말로’를 주제로 잡고, 자서전 대필로 목돈이나 챙기자며 공평수를 얕잡아본다. 하지만 일은 점점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공평수의 재기를 향한 도전, 삶의 진정성에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동화되어 간다. 남루한은 공평수가 링에 다시 서고 싶었던 것처럼, 다시 글이 쓰고 싶어진다. “달렸다. 땀이 났다. 눈물이 났다. 물을, 마셨다. 다시 노트북을 열고 퇴고를 시작했다…영원한 나의 챔피언이 그랬던 것처럼.”(220쪽) 멸종한 티라노사우루스만 못한 처지의 왕년의 챔피언에게서 ‘삶의 근육에 다시 긴장을 주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발견한 것이다. 소설가 백가흠은 “허위와 위선적 사고로 가득한 이 세상의 그늘에 내려앉은 환한 햇빛 같은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통합챔프 삼성, 30억원+α ‘잭팟’

    2005~2006년에 이어 또다시 2년 연속 정규시즌 1위와 한국시리즈(KS) 우승을 거머쥔 삼성은 묵직한 돈보따리를 풀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지난달 8일 준플레이오프(PO) 1차전부터 1일 KS 5차전까지 포스트시즌(PS) 15경기에서 올린 입장료 수입은 103억 9322만원에 이른다. 구장 사용료 등 경비를 뺀 수익에서 정규시즌 우승팀이 20%를 먼저 가져가고, KS 우승팀이 나머지 금액의 절반을 배당받는다. 이에 따라 삼성은 30억원 넘게 손에 쥐게 된다. 그룹 차원의 격려금을 합쳐 선수단 및 프런트 임직원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KS 활약상에 따라 A, B, C 세 등급으로 나눠 지급하는 게 관례. 올 시즌 활약을 펼친 선수들은 내년 연봉 협상에서 우승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 PS 입장 수입이 100억원을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삼성이 1, 2차전 승리를 쓸어담아 일방적으로 끝날 것 같던 시리즈가 SK의 반격으로 6차전까지 이어지면서 가능해졌다. 그러나 입장 관중 수는 36만 3251명으로 2009년(41만 262명)과 1995년(37만 9978명)에 이어 역대 세 번째에 그쳤다. 최근 각 구장이 관람 편의를 위해 좌석 수를 줄인 영향이 컸다. 3만 500석인 잠실구장은 PS 기간 자유석이었던 외야석을 그린지정석으로 바꿔 2만 6000석으로 줄었다. 올해 PS는 두산-롯데의 준PO 4차전과 SK-롯데의 PO 5차전을 제외하고 모두 매진됐다. KS 연속 매진은 2007년 10월 25일 두산-SK 3차전부터 이날 6차전까지 31경기째 이어졌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나 욕하려면 좋은 성적 내라”

    “나 욕하려면 좋은 성적 내라”

    모기업 없이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프로배구 러시앤캐시(옛 드림식스)는 지난 8월 컵대회 직전 홍역을 치렀다. 선수들이 박희상(40) 감독을 상대로 초유의 보이콧을 선언했던 것. 결국 그는 컵대회를 마치지 못한 채 사퇴했고 그 뒤 외부와의 접촉을 모두 끊었다. 그런 박 전 감독이 입을 열었다. 프로배구 V리그 개막을 앞두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으로 복귀하는 그를 31일 만났다. 당시 선수들은 “감독이 특정 정당 가입을 강요하고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고 주장하며 “더 이상 감독과 훈련할 수 없다.”고 밝혀 파문이 일었다. 이에 대해 박 전 감독은 “내 잘못이다. 가장 큰 문제는 선수들과의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라며 몸을 낮췄다. 그러나 “선수들의 주장에 사실과 다른 점이 많다.”고 했다. “시즌을 앞둔 지금 일일이 반박하는 건 맞지 않다.”면서도 “예를 들어 특정 정당 가입을 강요했다는 부분도 그렇다. 당시 구단 인수가 절박한 상황에서 도움이 될까 싶어 후원을 제안했다. 7명이 했고 그 선수들에게 나중에 5개월치 후원비를 부쳐줬다. 그 뒤 뒤늦게 후원이 아닌 정당 가입이란 걸 알고 탈퇴했다.”고 해명했다. 박 전 감독은 “선수들이 연봉에 걸맞게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 질타하는 등 강하게 대한 것이 선수들과 거리가 멀어진 결정적인 이유였다.”고 했다. 이어 “문제를 해결해 주는 구단이 없었던 게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돌아봤다. 관리를 맡은 한국배구연맹(KOVO)의 적극적인 개입이 없었던 점도 아쉬웠다고 털어놓았다. “연맹에서는 과장 한 명을 파견한 게 다였다. 문제가 생기면 논의할 사람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선수들과의 앙금은 아직 제대로 풀지 못했지만 박 감독은 “나나 선수들을 위해 이제 털고 가야 한다. 김호철 감독이 맡으셨으니 좋은 성적으로 팬들의 걱정을 덜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감독과의 갈등을 보이콧이란 초유의 방법으로 풀려고 한 선수들에 대해서도 “프로선수라면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었다. 나를 욕하고 싶다면 올시즌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박 전 감독이 마이크를 처음 잡는 경기는 공교롭게도 오는 4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리는 러시앤캐시와 대한항공의 경기. 그는 “선수다운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하면 러시앤캐시뿐 아니라 어느 구단 선수라도 비판할 것”이라고 초보 해설자로서 당찬 각오를 밝혔다. 이어 “해설위원직을 맡을 것인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참는 법을 배우기 위해 수락했다. 감독 시절 의욕이 앞섰다면 해설을 통해 차분하고 냉정하게 배구를 들여다보려 한다.”고 말했다. “삼성과 LIG가 2강이지만 대한항공에 새로 합류한 센터 하경민과 마틴의 활약 여부에 따라 대항마로 떠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기 예상과 함께 그의 올 시즌도 역시 이제 시작되고 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길섶에서] 남편 氣살리기/오승호 논설위원

    외환위기가 발생했을 당시 남편 기(氣) 살리기가 유행이었다. 경기 불황으로 수많은 기업들이 무너지면서 정리해고나 명예퇴직 등으로 일자리를 잃은 샐러리맨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여성 단체에서는 ‘IMF시대 남편 기살리기 10계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루에 한번 남편 칭찬 해주기’ 등이 내용이었다. 남편 기살리기 강연에 참석했던 아내들은 처음에는 시큰둥했다.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 현실인데, 왜 남편 기를 살려줘야 하느냐고 되묻는 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과거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편들은 가족 부양만 하면 큰소리 칠 수 있었다. 그러나 시대가 달라졌다. 여성의 경제활동이 왕성해지면서 맞벌이 가구의 경우 여성의 연봉이 남성에 비해 많은 이들이 적지 않다. 남성들이 설 자리가 점점 좁아져 가고 있다. 한 여성단체가 어제 ‘남편&아버지 기 살리기 클럽’ 창립 총회를 열었다. 취지대로 남성들의 권위를 회복시킬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선택 2012 민심탐방-내게 대선은 [ ]다 (2)비정규직에 듣는다

    선택 2012 민심탐방-내게 대선은 [ ]다 (2)비정규직에 듣는다

    경제민주화와 이에 따른 양극화 해소가 18대 대선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비정규직 관련 공약이 대선 후보들의 단골 메뉴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대선에서도 비정규직 문제는 후보들의 공약에서 빠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비정규직의 근로 환경이나 여건은 나아진 게 없습니다. ‘위기의 노동’을 얘기할 때 비정규직 문제가 주요 이슈로 논의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비정규직 근로자 3명을 만나 이번 대선에 거는 간절한 희망을 들어봤습니다. 강도 높은 노동, 저임금에 시달리면서도 고용마저 불안한 비정규직들은 18대 대선을 ‘기회’라고 정의했다. 과거 대선 때마다 비정규직 관련 공약이 쏟아져도 처우는 크게 개선된 게 없지만, 그래도 이번만은 변화를 꿈꿀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며 희망을 놓지 않았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2년 8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는 전국 591만 1000명(33.3%)으로, 최근 3년 동안 그 규모에 큰 변화는 없었다. 평균 임금도 정규직이 지난해보다 7만 2000원 오른 반면 비정규직은 4만 5000원이 올랐을 뿐이다. 올라도 139만 3000원 수준으로, 4인 가족의 최저 생계비(149만 5550원)에도 못 미친다. 내년 심각한 경제위기가 예고된 가운데 139만원으로 어떻게 생계를 꾸려나갈지, 언제 일자리를 잃을 지 모를 비정규직에게 이번 대선의 의미는 클 수밖에 없다. 서울신문이 만난 비정규직 근로자 전회련(51·경기양평중학교 시설관리직), 박금자(48·전남 순천 왕조초등학교 급식 종사원), 심명숙(37·서울시 다산콜센터 근무)씨는 비정규직 공약을 쏟아내는 대선 주자들을 향해 “말로만 하지 말고 여야 합의로 내년 예산부터 책정해 확실한 대책을 세워달라.”고 입을 모았다. 전씨는 한달에 140만원을 받는다. 그나마 세금을 빼고 나면 실수령액은 120만원에 불과하다. 이 돈으로 전씨는 3인 가족을 부양하고 있다. 남들은 조기 영어교육도 시키고 수학 학원도 보내지만 이 월급으로는 교육비는커녕 생활비를 충당하기에도 빠듯하다. 그나마 올해 명절부터는 명절 휴가비 명목으로 10만원을 추가로 받았다. 고용부가 지난 1월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과 무기계약직에게도 연간 최대 100만원의 상여금을 주도록 하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추진지침’을 각 기관에 내려보냈지만 전씨가 받은 금액은 고향에 내려가는 교통비 정도로 쓸 수 있는 10만원이 전부였었다. 그는 “정부가 약속하고 발표한 내용조차 지켜지지 않는 게 비정규직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아이들 급식을 담당해온 박씨는 이 보다 적은 100여만원을 받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4대 보험료 등을 빼면 84만원 가량을 받았지만 올해 9월부터 노동조합이 생겨 협상을 통해 교통비와 가족수당이 더해지면서 100만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 됐다. 그러나 급식 종사원으로 18년을 일한 박씨나, 이제 1년을 근무한 급식 비정규직이나 받는 금액은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연봉제라 근무한 기간에 따라 차등을 둬 임금을 지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박씨는 “사기업도 비정규직으로 일하면 호봉이 늘어나는데 공공기관은 호봉 자체가 없다.”며 “18년 근무한 나는 18년 근무한 정규직 임금의 40%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급은 젊은 시절 그대로이고 언제 해고될지 모른다는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그는 “근무 인원 감축설이라도 나돌면 하루하루가 살얼음판 같다.”고 하소연했다. 서울시 민원센터인 다산콜센터에 근무하는 심씨는 하루 평균 120통의 전화를 받는다. 하루에 120명의 민원인들을 상대하는 셈이다. 불만과 시정요구가 주를 이루다 보니 민원인으로부터 욕설과 고성을 듣는 것도 다반사다. 민원 업무 해결을 위해 해당 공무원에게 전화를 하면 종종 짜증이 섞인 언사를 듣기도 한다. 민원인과 정규직인 공무원 사이에 샌드위치가 되어 심씨는 본래 업무 외에도, 자신의 기분과 감정까지 관리해야 하는 ‘감정 노동’을 강요받는다. 명절에도 쉬지 않고 일해 한달 월급은 160만원가량이다. 민원 업무가 많은 월요일에는 점심시간도 10분 줄어든다. 화장실 가는 것도 참고 민원 전화를 받아야 할 정도로 노동 강도가 높지만 가족을 부양하는 비정규직들은 공공기관인 서울시청이 그나마 안정성이 있기 때문에 쉽게 일터를 떠나지 못한다. 이들은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명시, 임금 현실화, 2015년까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면 폐지, 정규직 전환 중소기업 지원 등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평가하면서도 공약의 실천을 강조했다. 사실 비정규직 대책의 뼈대가 되는 이런 공약들은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꾸준히 요구해왔고 정치권도 비정규직 문제가 나올 때 마다 한번씩은 거론했던 공약들이다. 문제는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씨는 “대선 후보들이 저마다 앞장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지만, 후보들이 소속된 당에서 예산안을 내놓는 것을 보면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며 “과연 진실성을 갖고 공약을 내놓은 것인지 미심쩍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학교 비정규직을 교육청에서 체계적이고 통합적으로 관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채용을 학교장이 하다 보니 학생수가 줄어들면 급식 종사원 등이 해고되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심씨는 무엇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희망을 걸었다. “20명이 들어오면 2명밖에 안 남다 보니 노하우가 쌓일 틈이 없다.”면서 “안정적 직장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취업난에 사기까지…두번 우는 구직자들

    취업난에 사기까지…두번 우는 구직자들

    A(26·여)씨는 지난 7월 중순 서울의 한 어학원 영어강사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해 합격했다. 8월 말부터 근무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근무시작 일주일 전까지 학원에서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학원에 전화를 건 A씨는 “다른 일을 구해서 안 오겠다고 전화하지 않았었냐.”는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 이 학원의 인사담당자는 A씨의 이력서를 이미 폐기하고 원장의 지인 중에 대체할 사람을 찾았다고 전했다. A씨는 통화내역 등을 떼어 항의를 하려다가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는 편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에 그만뒀다. A씨의 사례처럼 합격 통보 뒤 미채용하거나 취업공고와 다른 근무조건 등으로 구직자를 울리는 취업 사기가 여전히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취업포털 사람인이 자사 회원 구직자 2503명을 대상으로 ‘취업 사기 피해 경험’에 대해 온라인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3명 중 1명꼴인 33.2%(830명)가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가장 흔한 취업 사기 유형으로 ‘연봉 등 공고와 다른 근무조건’(62%·복수응답)을 꼽았다. 그 외에 ‘공고와 다른 자격조건’(46.6%), ‘채용할 것처럼 속이고 채용 안 함’(27.2%), ‘다단계 판매 등 영업 강요’(25.2%) 등을 경험했다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취업 관련 인터넷 카페에도 취업 사기 경험담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한 구직자는 “호텔로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고 이상해서 회사 본사 주소로 직접 찾아가보니 사무실이 없는 유령회사였다.”면서 다른 구직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구직자들은 취업 사기를 당해도 울며 겨자 먹기로 그냥 넘어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람인 조사에서 취업 사기 경험자 중 68.4%가 ‘그냥 넘어갔다’고 답했고 피해 보상을 받았다는 응답자는 3%에 불과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평생직장’ 등 과장된 문구의 모집 공고는 대부분 취업 사기”라면서 “해당 기업에 대해 꼼꼼히 알아본 뒤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선택 2012 민심탐방] 내게 대선은 [ ]다 (1)대학생에 듣다

    [선택 2012 민심탐방] 내게 대선은 [ ]다 (1)대학생에 듣다

    20대의 표심과 투표율이 18대 대선의 향방을 가늠할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유력 대선 후보들도 반값등록금, 취업난 해소 등 대학생들을 겨냥한 공약을 앞다퉈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후보들의 공약이 실제로 대학생들의 피부에 와닿을지는 의문입니다.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이 현실성을 갖추고 있는지, 구호성에 그치는 건 아닌지 등을 진단하기 위해 서울지역 대학생 3명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20대 대학생들은 18대 대선을 ‘밥’이라고 정의했다. 누군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밥맛이다.”라고 표현하면서도, 매일 먹지 않고는 살 수 없는 것이 밥이기 때문이다. 또 밥값은 그들의 열악한 호주머니 사정과도 직결된다. 대선 후보들이 자신들의 현재와 미래의 경제 문제를 해결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 ‘밥’에 담긴 셈이다. “나에게 대선은 계륵”이라고 표현한 대학생도 있었다. 득될 것은 없으나 차마 버리지 못한다는 얘기다. 서강대 경영학과 4학년 장우성(25)·이화여대 사학과 4학년 장영인(23)·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3학년 박형윤(24)씨를 29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학생문화관 앞 교정에서 만나 대학생들이 느끼는 현실적인 고민을 들어봤다. 이들은 “대선 후보들의 입에 발린 공약에 속아 넘어갈 대학생은 없다.”며 공약의 빈틈을 따끔하게 지적했다. ●“반값등록금은 실현 불가능” 이들은 ‘반값등록금’을 실현 불가능한 공약으로 내다봤다. 또 대학의 등록금 인하·동결은 대학생에게 거의 혜택을 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장영인씨는 “학생 대부분이 반값등록금을 상징적인 용어로 생각한다.”면서 “실제 절반으로 낮춰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학생은 별로 없다.”고 전했다. 장우성씨는 “등록금은 수백만원까지 오를 대로 올랐는데 장학금으로 고작 50만원을 깎아 주니 장학금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하다.”고 했고, 박씨는 “등록금 2%를 줄이는 대신 한 학기를 16주에서 15주로 줄여 학내에서는 수업일수 복권에 대한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박씨는 후보별 등록금 공약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장학제도 개선 방침은 혜택이 크지 않아 생색내기 공약에 불과하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국공립대 실질적 반값 등록금 공약은 가장 시원하고 솔깃하지만 사립대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현실성이 가장 떨어지며,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점진적 반값등록금 공약은 그나마 현실적이지만 여대야소 국면에서 국회 동의를 어떻게 이끌어 낼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학자금 대출 이자나 대폭 낮춰줬으면 좋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학벌·학점 스펙은 옛말 취업 문제 역시 깊은 고민거리였다. 이들은 “취업은 사회가 학생에게 지우는 굴레이며 현실적으로 대학생이면 누구나 그 굴레를 따를 수밖에 없다.”며 현실론을 폈다. 그러면서 대학생들의 취업 고민 첫 번째가 ‘대기업’ 입사에 대한 스트레스라는 점에 공감했다. 장우성씨는 “사정이 나쁘지 않고 전도유망한 중소기업이 적지 않은데 대기업에 못 들어가면 입사에 실패했다는 인식이 많다는 것이 문제”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근무 환경이 좋은 중소기업도 정말 많은데 무슨 일을 하는 기업인지 등 국가 주도의 홍보나 장려책이 없다. 고작 취업카페를 통해 입수하는 정보가 전부”라며 아쉬워했다. 장영인씨는 “중소기업을 중견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연봉을 많이 준다는 이유로 대기업 입사를 꿈으로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정부 주도의 중소기업 육성과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 제고로 학생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취업에 대한 고민 이면에는 ‘스펙(Specification)쌓기’가 최대 걸림돌로 자리 잡고 있었다. 기존의 학벌, 학점, 토익점수 등과 같은 스펙에 대한 고민이 아니었다. 장우성씨는 “문 후보가 스펙 해결책으로 제시한 ‘블라인드 평가’는 이미 때 지난 얘기”라면서 “기업들이 입사지원 자기소개서에서 ‘스토리텔링’이라는 고난도의 스펙을 요구하는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박씨는 “글로벌 인턴 경험이 있는지, 해외에 사는 외국인 친구가 있는지 등 돈이 없으면 현실적으로 쌓기 어려운 스펙을 갖춰야 유능한 인재로 평가받는다는 점은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라고 말했고, 장우성씨도 “해외에 나가 보지 않았는데 어떻게 스토리를 쓰느냐.”고 맞장구를 쳤다. 장영인씨는 “교수들과 함께 가는 해외 학술탐방 기회가 간혹 있는데 적잖은 비용이 들지만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이들은 “수치화된 점수와 출신 성분이 1세대 스펙이라면 ‘스토리’를 요구하는 스펙은 2세대 스펙”이라고 규정했다. ●학생 호주머니 터는 학내 물가 대학의 ‘궁핍한 학생 호주머니 털기’도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대학이 유명 커피전문점을 속속 입점시켜 학생들의 과다소비를 조장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장우성씨는 “학생증을 제시하면 10%를 할인해 주는데 5000원에서 500원 할인해 봤자 커피 한 잔에 4500원 아니냐.”고 꼬집었다. 장영인씨는 “커피전문점 할인이 학생회장 선거 때마다 공약으로 나오는데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 달 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밥값에 대해서도 걱정이 많았다. 장우성씨는 “학내 식당 한 끼 식사 비용이 2500원에서 3500원으로 올라 용돈 부담이 더 커졌는데 질은 오히려 떨어졌다.”면서 “거액의 등록금이 식당 질을 높이는 데 사용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숙사 문제도 심각하다고 전했다. 장우성씨는 “서강대 곤자가 국제학사의 한 학기 비용은 200만원에 육박한다. 3월 개강부터 6월 종강까지 월 50만원이나 내야 해 부담이 크다.”고 했다. 박씨는 “서울에 지방 출신 대학생들의 비율이 적지 않은데 비싼 숙식비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현실성 있는 정책을 내놓는 후보가 있다면 아마 많은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일본통신] 기념비적인 셋츠 타다시의 사와무라상 수상

    [일본통신] 기념비적인 셋츠 타다시의 사와무라상 수상

    일본야구 초창기 명투수였던 사와무라 에이지를 기리기 위한 2012년 ‘사와무라상’은 셋츠 타다시(소프트뱅크)에게 돌아갔다. 29일 사와무라상 선정 위원회는 올 시즌 퍼시픽리그 다승왕에 빛나는 셋츠를 사와무라상 수상자로 선정했으며 셋츠는 5명의 위원으로부터 4표, 그리고 셋츠와 함께 후보에 오른 센트럴리그의 마에다 켄타(히로시마)는 1표를 얻는데 그쳤다. 올해 셋츠는 27경기에 나와 193.1이닝을 소화하며 17승(다승 1위) 5패(승률 .773) 평균자책점 1.91 3완투, 153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셋츠는 사와무라상 수상 조건인 7개 부문(25경기, 200이닝, 15승, 승률 6할, 평균자책점 2.50 이하, 10완투, 150탈삼진) 중 경기, 승수, 승률, 평균자책점 그리고 탈삼진 5개 부문에서 수상 요건을 채웠지만 전 부문은 채우지 못했다. 셋츠는 올 시즌 퍼시픽리그 투수 부문 2관왕(최다승,승률)이기도 하다. 셋츠의 사와무라상 수상은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일본야구 역사에 남을만 하다. 원래 2010년까지 중간 투수로 활약했던 셋츠는 2년연속(2009-2010) 최우수 중간 투수상을 수상했고 지난해부터 선발로 보직을 바꿨다. 역사상 최우수 중간 투수가 사와무라상을 수상했던 전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셋츠의 선발 전환은 탁월한 선택이었고 사와무라상 역시 더욱 빛날수 있었다. 셋츠는 일본 사회인 야구 JR 동일본 도호쿠에 입사해 2004년부터 팀의 에이스로 활약한다. 셋츠가 자신의 진가를 보여준 대회는 2007년 대만에서 열린 야구월드컵 대회다. 이 대회에서 셋츠는 4경기에 등판해 28.2이닝을 던지며 단 1실점(평균자책점 0.31, 탈삼진 36개)을 기록하는 무시무시한 성적을 남겼다. 이듬해인 2008년 소프트뱅크 호크스로부터 5순위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단 한 셋츠는 2009년 동계훈련과 시범경기에서의 맹활약으로 눈도장을 받으며 신인으로 개막전에 출전하게 된다. 당시 소프트뱅크의 마무리 투수는 마하라 타카히로, 그리고 중간에는 외국인 투수 브라이언 파르켄보그가 있었는데 소프트뱅크의 승리방정식은 셋츠-파르켄보그-마하라(SBM)의 철벽 계투진이 버티고 있을때다. 입단 첫해 셋츠는 동료 후지오카 요시아키가 세운 신인 최다 경기(62경기)를 넘어서는 기록(70경기)을 수립(79.2이닝 34홀드, 평균자책점 1.47), 경기 출전수와 홀드 부문에서 구단 신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덕분에 셋츠는 2009년 최우수 중간 투수상을 수상했고 덧붙여 퍼시픽리그 신인왕까지 덤으로 챙기는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이듬해 셋츠는 전년도의 맹활약으로 인해 2년차 징크스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전년보다 더 많은 경기(71경기)와 더 많은 이닝(82.1이닝) 그리고 홀드(38홀드)를 기록하며 팀이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데 제 몫을 다했다. 역시 2년연속 최우수 중간 투수상을 받았다. 2011년 셋츠는 불펜 투수에서 선발로 전환하게 된다. 이미 2년동안 쉬지 않고 내달렸던 피로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우려와 더불어 팀에 믿음직한 토종 우완 선발이 없다는 판단에 선발로 보직을 바꾼 것이다. 물론 중간 투수에서 선발로 전환해 얼마만큼 성공 할지에 대한 우려가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셋츠는 선발 전환 첫해에 14승(177.2이닝) 8패, 평균자책점 2.79로 성공적인 선발투수로 거듭났다. 그리고 팀은 2년연속 리그 우승과 더불어 일본시리즈 패권까지 거머쥐는 겹경사를 맞았다. 특히 주니치와의 일본시리즈에서는 시리즈 향방에 있어 가장 중요했던 3차전에 선발로 등판해 7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5차전에서는 중간 계투로 올라와 1이닝 무실점, 그리고 7차전에서는 9회 마지막 투수로 올라와 세이브를 챙기며 소프트뱅크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수 놓았다. 올해 소프트뱅크는 그동안 팀의 기둥 투수였던 스기우치 토시야(요미우리) 와다 츠요시(볼티모어) 데니스 홀튼(요미우리)이 빠져 나간 선발 공백을 메우는게 급선무였다. 시즌 전, 일부에서는 올해 소프트뱅크가 A클래스에 들지 못할수도 있다는 전망이 팽배했었는데 다행히 리그 최고 투수로 우뚝 선 셋츠의 변함없는 활약과 만년 유망주였던 오토나리 켄지의 멋진 부활로 선발 공백을 메꾸며 리그 3위를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셋츠는 최고 150km의 포심 패스트볼과 커브, 슬라이더 그리고 두가지 종류의 싱커를 주무기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스트라이크 존을 살짝 걸치는 그의 핀포인트 제구력은 발군으로 무엇보다 마운드에서의 평상심을 잃지 않은 투수로도 유명하다. 또한 전체적인 투구폼이 크지 않고 백스윙이 짧게 나오는 보기 드문 유형의 투수로 과거 KIA 타이거즈에서 뛰었던 최상덕과 매우 비슷한 투구폼이다. 아마도 이번 셋츠의 사와무라상 수상 소식은 그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여성 야구팬들에겐 환호성을 지를 만큼 깜짝 뉴스일수도 있다. 셋츠는 영화배우 뺨 칠 정도의 화려한 외모 덕분에 종종 야구잡지의 표지 모델로, 때론 야구와 상관 없는 잡지에도 등장하곤 한다. 셋츠는 2010 시즌이 끝난 후 구단에서 1억엔의 연봉을 제시했지만 입단 3년차에 1억엔을 받기엔 너무 빠르다는 이유로 구단 뜻을 거절한 바 있다. 이러한 사례는 보기 드문 일로 당시 셋츠가 구단으로부터 ‘마음’만 받겠다고 했을 정도로 겸손함(?)도 갖춘 투수다. 올해 셋츠의 연봉은 1억 9천만엔이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불법 일삼는 노무사 발 못붙인다

    불법 일삼는 노무사 발 못붙인다

    내년부터 사측과 결탁해 노동조합 파괴 등을 일삼은 노무사와 노무법인에 대한 퇴출 시스템이 시행된다. 창조컨설팅 등 일부 노무법인들의 지도·상담에 따라 ‘SJM 사태’ 등 용역폭력 사건이 발생, 사회적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은 2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앞으로 노무사 사건 수임 신고제를 도입, 노무사들이 공인노무사회에 업무 신고를 하고 정부는 필요할 때 그 자료를 바탕으로 조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노무사나 노무법인이 맡은 사건은 기록·관리되지 않아 불법을 저지른 노무사 등에 대한 증거 확보가 쉽지 않았다. 실제 창조컨설팅과 소속 노무사들은 지난 19일 각각 설립인가 취소와 등록 취소에 처해졌지만 국회와 언론 등의 문제 제기가 아니었다면 아무 제재도 받지 않고 불법 행위를 계속할 수도 있었다. 창조컨설팅은 노사관계 안정을 명목으로 사용자 측과 계약을 맺고, 노조활동에 개입하거나 사측에 유리한 노조 설립 등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부당노동행위로 노동조합법 81조 위반이다. 또 이는 ‘법령에 위반되는 행위에 관한 지도·상담을 하면 안 된다.’는 공인노무사법 제13조 위반이다. 부당노동행위로 인한 인가·등록 취소는 이번이 처음이다. 노동계는 창조컨설팅의 부당노동행위로 유성기업과 발레오만도, 상신브레이크 등 14개 사업장의 노조가 붕괴되거나 약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창조컨설팅은 노조에 대한 용역업체의 폭력행위가 벌어진 SJM 사태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고용부 고위관계자는 “노무사와 노무법인에 대한 점검 결과 일부 악덕 노무사들이 부당노동행위를 유도하는 등의 위법 사례가 다수 발견되고 있다.”면서 “노무사 사건 수임 신고제를 통해 노조 파괴 노무사 등에 대해 상시 제재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무사들이 본인의 업무 내역을 한국노무사협회에 신고하고, 이를 노무사협회와 고용부가 점검한다면 일부 노무사들과 노무법인들의 불법 행위를 막을 수 있다는 게 고용부의 복안이다. 노무사회에 신고된 내역을 토대로 노조 파괴에 나선 노무사들에 대해 등록 취소 등의 중징계를 내리면 유성기업 사태 등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진 신고에 따른 부실 신고 우려는 변호사 업계 등에서 쓰고 있는 인지(印紙) 제도로 보완할 것으로 보인다. 사건 위임장 등에 노무사협회가 발행한 인지인 공유증을 의무적으로 붙이도록 하는 방안이다. 공유증 내역과 국세청의 소득신고 내역을 비교하면 세금 탈루 여부뿐 아니라 수임 사건의 성격과 규모 등을 판단할 수 있게 된다. 공유증은 변호사 업계와 유사한 1만~1만 5000원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고용부가 집계한 노무사 연봉이 3005만원으로 변호사(6884만원), 회계사(5559만원)보다는 적지만 그리 부담스러운 금액이 아니다. 고용부는 관련 법 개정 등을 거쳐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노무사 업계는 고용부의 이번 조치를 반기고 있다. 박영기 노무사협회 부회장은 “고용부가 노무사협회는 관리·감독할 수 있지만 1900여명에 달하는 노무사 업무를 일일이 직접 들여다보기는 어렵다.”면서 “징계 시스템 도입으로 본분에 맞지 않는 행위를 하는 노무사들이 등장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노동계도 이번 조치에 대해 긍정적이다. 정호희 민주노총 대변인은 “정부에서 노조 파괴를 조종하는 노무사 등을 징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내놓은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면서 “정부 조치와 별개로 창조컨설팅뿐 아니라 불법행위를 일삼은 노무법인 등에 대해 형사는 물론 민사소송 등으로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주말 영화]

    ●셜록 홈즈와 나(EBS 일요일 오후 2시 30분) 셜록 홈즈(마이클 케인)와 그의 파트너 왓슨(벤 킹슬리)은 영국의 범죄를 해결하는 최고의 명콤비다. 홈즈는 천재적인 탐정이며 왓슨은 그의 듬직한 조수로 세상의 찬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모두 거짓에 불과하다. 진짜 수사를 진행하고 추리를 하는 것은 왓슨으로 사람들 앞에 나서 천재인 척하는 홈즈는 왓슨이 고용한 주정뱅이 배우다. 사실 왓슨은 전도유망한 학자였으나 호기심에 사건 수사를 했다가 학계에 발붙일 곳이 없어지고, 재미 삼아 쓰는 탐정소설마저 큰 인기를 끌자 얼굴마담 격인 홈즈를 고용해 뒤에서 모든 일을 조종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주목을 받는 것과 여자를 좋아하는 홈즈는 사고를 몰고 다니고, 그런 인기 많은 홈즈에게 왓슨은 질투를 느끼기 시작한다. ●청담보살(KBS2 토요일 밤 11시 25분) 청담동에서 용하기로 소문난 미녀 보살 태랑. 날씬한 몸매와 아름다운 외모에 억대 연봉까지, 무엇 하나 부러울 것 없는 그녀지만 스물여덟 전에 운명의 남자를 만나야만 액운을 피할 수 있는 사주를 타고 났다. 자신의 액운을 피하기 위해 운명의 남자를 이곳저곳 찾아보던 어느 날. 태랑은 운전 중 운명의 남자를 알아보게 해 주는 줄 목걸이를 찾다가 그만 우연히 길가에서 만원짜리 지폐를 줍고 있던 찌질남 승원을 치고 만다. 그런데 그 사건현장에서 오매불망 첫사랑 호준을 만나게 된다. 한편 우연히 보험서류에서 본 승원의 출생일을 보고 태랑은 승원이 자신의 운명의 남자라고 생각한다. 하는 수 없이 태랑은 승원과 사귀기로 마음먹으며 운명과 사랑 앞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EBS 토요일 밤 11시) 아일랜드에 살고 있는 데미언과 테디는 서로 전혀 다른 길을 걷는 형제다. 테디는 아일랜드 공화국군 유격대 지휘관인 반면, 데미언은 그런 싸움에 승산은 없다고 보고 영국으로 떠나려 한다. 그러나 출발 직전 친구가 총살당하는 장면과 영국군의 횡포를 목격한 뒤 마음을 바꿔 테디와 함께 독립전쟁에 참여한다. 한편 지역 지주가 자신의 하인이자 공화국군의 일원인 크리스를 협박해 공화국군 정보를 영국군에게 넘긴다. 이로 인해 테디가 속한 여단 전체가 체포된다. 아일랜드 출신 영국군인 조니의 도움으로 병사들은 모두 탈출하는 데 성공하지만, 정보를 유출했다는 이유로 데미언은 죽마고우 크리스를 사살하고 만다. 한편 영국과 아일랜드 사이에 휴전 협정이 체결됐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훗날 더 큰 일을 도모하더라도 협정에 순응하자는 정규군과 당장 아일랜드를 통일해 자치 국가를 이루자는 공화국군으로 나뉘어 의견이 분분해진 가운데 테디는 전자, 데미언은 후자의 입장에 서게 된다.
  • 서남표 총장 내년 2월 사퇴

    서남표 총장 내년 2월 사퇴

    사퇴 시기를 놓고 이사회와 갈등을 빚어 온 서남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내년 2월 23일 총장직에서 물러난다. KAIST 이사회(이사장 오명)는 25일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서 총장이 이사회에 제출한 2013년 2월 23일 자 사직서를 수리하기로 의결했다. 서 총장의 사직서가 수리되면서 당초 안건으로 상정될 예정이었던 계약해지 안건은 다뤄지지 않았다. 이사회 관계자는 “서 총장의 전임이었던 로버트 러플린 총장도 중도사퇴했다는 점 때문에 일방적인 계약해지보다는 합의하는 모양새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이사들 사이에 많았다.”면서 “내년 2월 22일로 예정된 졸업식까지 서 총장이 마무리하고 명예롭게 퇴진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사회가 서 총장의 뜻을 받아들인 데는 계약을 해지할 경우 서 총장의 잔여임기 연봉 72만 달러(약 8억원)를 물어줘야 하는 데 대한 부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7일 서 총장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남은 총장 임기가 2014년 7월까지지만 내년 3월 정기이사회를 끝으로 임기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오 이사장이 ‘즉각적인 서 총장 계약해지’를 이사회 안건으로 예고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격화된 바 있다. 미국 국적인 서 총장은 사퇴 직후 곧바로 미국으로 돌아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대박이라더니… 여수박람회 수익 ‘쪽박’

    지난 8월 폐막한 여수세계박람회가 820만명의 관람객을 맞아 성공한 행사로 평가받았지만 수입 측면에서는 ‘참패’했다. 예상 수입액 3800억원의 3분1 수준인 1400억원대에 그쳤기 때문이다. 게다가 박람회 조직위원회에서 파견된 공무원들은 파견 수당을 이중으로 받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박준영 전남지사는 지난 24일 도의회에서 열린 도정질문에서 “여수박람회 수입이 1400억원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정부의 선투자금 4846억원을 갚지 못하게 됐고 정부는 시설물과 부지를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나섰다. 박 지사는 “가장 큰 논란은 지원금 회수 문제”라며 “정부가 여수박람회에 1조 1000억원을 지원했고 박람회 이후 상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조직위는 당장 갚을 여력이 없어 박람회 부지 매각 문제가 나오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자체 공무원들은 각종 명목으로 파견수당을 이중으로 받았고 지급 기준도 지자체별로 차이가 컸던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통합당 진선미 의원이 25일 배포한 행정안전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부산시 소속 4명의 사무관은 근무처에서 주택보조비 명목으로 100만원을, 조직위로부터 파견수당으로 3개월간 월 120만원을 각각 지급받았다. 한국지역진흥재단, 한국지역정보개발원,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등의 파견 공무원들도 수당을 이중으로 받았다. 조직위에 파견된 행정안전부 공무원들은 업무 수행 경비 등으로 120만∼150만원을 받기도 했다. 진 의원은 “직장인 평균 연봉 이상의 고액 파견수당을 지급한 것은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여수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2000만원 vs 1억900만원… ‘신의 직장’도 연봉 양극화

    2000만원 vs 1억900만원… ‘신의 직장’도 연봉 양극화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공공기관 사이에도 연봉 양극화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는 평균 연봉이 1억원이 넘지만 코레일네트웍스 등 일부 기관은 2000만원대에 그쳤다. 사회보험개혁 공동쟁의대책위원회는 285개 전체 공공기관의 평균 임금 차이가 5.4배나 벌어져 있다고 24일 지적했다. 사회보험개혁 공동쟁의대책위원회는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근로복지공단 등 사회보장 관련 5개 기관 6개 노조의 연합기구다. 공대위가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정보시스템(알리오)에 올라 있는 285개 공공기관 평균 임금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기관은 한국거래소로 1억 900만원이었다. 그 뒤는 한국기계연구원(1억원)이 차지했다. 3~5위는 한국예탁결제원(9700만원), 한국전기연구원(9500만원), 한국교통연구원(9400만원) 순이었다. 반면 연봉이 가장 낮은 곳은 코레일네트웍스로 2000만원이었다. 거래소 연봉의 18.3%, 전체 평균 연봉(6000만원)의 3분의1에 불과하다. 이어 ▲강릉원주대학교치과병원(2900만원) ▲예술경영지원센터(3200만원) 등의 순으로 평균 임금이 낮았다. 기관별 임금 격차는 신입 직원의 초임 임금부터 상당히 벌어져 있었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의 초임 임금은 3765만원이었지만 강릉원주대치과병원은 1655만원에 불과했다. 조창호 공대위 대변인은 “금융 공공기관들의 임금이 높을 수밖에 없지만 5배가 넘는 임금 차는 과도한 수준”이라면서 “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산하에 ‘임금차별개선위원회’를 구성, 저임금 기관에 대한 불평등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오늘의 눈] 농업 ‘非’협동조합/김양진 경제부 기자

    [오늘의 눈] 농업 ‘非’협동조합/김양진 경제부 기자

    10여년 전 4곳이었던 전북 순창 대가리의 점방(店房)들은 단 한 곳도 남아 있지 않다. 경남 남해 장돌림들은 5일장이 열리는 날에도 낮 12시면 짐을 싼다. 지금 이들의 기능을 대신하는 것은 농협에서 운영하는 하나로마트(클럽)다. 일부 영세상인들 사이에서 농협마트는 이미 ‘적’이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아니라 더한 것인들 왜 못하겠나.” 지난 15일 김수공 농협경제지주대표의 기자간담회 때 농협의 한 고위관계자가 한 말이다. “신·경(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의 가장 큰 목표는 판매 농협의 강화”라는 말도 여러 차례 되풀이했다. 하지만 농협 사업구조 개편과정에 관여했던 평가위원들조차 이렇게 해서 얻는 이윤이 농가나 농촌으로 제대로 흘러갈지, 그 방식은 농협의 설립취지에 맞는지 등에 대해 우려하고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농협의 주장대로 하나로마트에서 공산품을 팔지 않으면서 농촌 주민들은 생필품 구입마저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애초 하나로마트를 열 때 시골 점방들이 파는 품목은 취급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농협 측은 의무휴업 대상에 해당되는 3000평 이상 대형 하나로마트가 전국에 14개밖에 안 된다고 억울해한다. 하지만 규모 대신 지역상권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력을 따졌다면, 협동조합의 본디 정신을 따져 지역 상생에 좀 더 힘썼다면, 사정은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 1957년 도입된 농업협동조합법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글귀가 ‘국가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이다. 다 함께 잘살자는 얘기다. 대선주자들이 앞다퉈 ‘경제민주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협동조합을 언급하는 이유다. 명문대학·대기업·고액연봉 등으로 상징되는 경쟁사회에서 피로감을 느끼는 국민에게 ‘1인 1표주의’ 같은 협동조합의 비경쟁적·민주적 원칙은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협동조합인 농협은 과연 이 기본정신을 얼마나 구현하고 있을까. SSM보다 더한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농협에, ‘농업’이나 ‘협동’이라는 이름표는 거추장스럽게 보여진다. ky0295@seoul.co.kr
  • 이우헌 코레일 유통본부장 선발에 靑 외압 의혹

    이우헌 코레일 유통본부장 선발에 靑 외압 의혹

    지난해 8월 이영호(구속 기소)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의 지시로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민간인 불법사찰 폭로 무마용으로 2000만원을 전달한 이우헌 코레일 유통사업본부장이 청와대의 인사 외압으로 선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3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박기춘 민주통합당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 본부장은 장 전 주무관에게 돈을 전달하기 직전인 지난해 7월 29일 코레일 유통사업본부장에 선발됐다. 하지만 돈을 전달한 시점과 선발된 시점이 맞물리는 데다 자필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서도 석연찮은 부분이 적잖게 발견된다. 이 전 비서관과 경북 포항 구룡포중학교 동기인 이 본부장은 코레일에 제출한 자기소개서에서부터 “포항시 구룡포에서 태어났다.”며 구룡포 출신이라는 점을 명시적으로 밝혔다. 청와대 실세인 ‘영포라인’(경북 영일·포항 출신)과의 연관성을 드러내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또 코레일 측이 밝힌 유통사업본부장 선발 기준은 유통사업 경영전문가, 경영혁신 능력자, 관련 분야 전문가, 경영성과 기대자 등이다. 하지만 이 본부장이 제출한 자필 이력서에는 어학능력 점수는 아예 없으며 연구 및 과제수행 주요 업적, 관련 분야 논문, 관련 분야 특허, 국제화 활동사항 등이 전부 공란으로 돼 있다. 자기소개서에서도 “유통 분야가 제게 생소한 것은 사실입니다.”라고 적었다. 그런데도 이 본부장은 당시 유통 분야 출신을 포함한 4명의 지원자 가운데 14단계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 최종 선발됐다. 코레일 유통사업본부장은 연봉(6000만원) 외에 성과급 60%를 받으며 철도역사 매장 등을 관리하는 자리로 알려져 있다. 박 의원은 “본부장 선발 과정이 사장의 전권사항이기는 하지만, 복잡한 선발 절차를 거치도록 돼 있어 권력실세의 특별한 지시가 없이 전혀 관련 없는 분야의 인물이 선발되기는 불가능하다.”면서 “본부장 선발 과정에서 청와대의 외압이 있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본부장이 불법 자금을 전달한 뒤에 수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는데도 코레일 측에서 자체 감사나 문책 등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어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본부장은 “공공기관 운영 경험이 있기 때문에 선발된 것으로 안다.”면서 “국토부 산하 공기업 인사에 이영호라는 사람은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차세대 거포’ 이강원 LIG손보 1순위 낙점

    ‘차세대 거포’ 이강원 LIG손보 1순위 낙점

    경희대 라이트 이강원(22)이 전체 1순위로 프로배구 LIG손보에 지명됐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2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2012~13시즌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를 개최했다. 지난 시즌 최하위인 LIG가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한 가운데 이강원과 더불어 전체 1순위로 예측됐던 경기대 센터 박진우(22)는 2순위 지명권을 가진 러시앤캐시 유니폼을 입는다. 199㎝, 89㎏의 체격을 자랑하는 이강원은 지난달 아시아배구연맹(AVC)컵에서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하는 등 차세대 거포로 주목받고 있다. 서브가 장점으로 손꼽히고 있고 스윙도 빠른 데다 타점도 높아 대학 시절 팀의 공격을 주도했다. 김요한과 이경수에 이어 역대 최고액 외국인인 카메호의 영입으로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는 LIG는 백업 공격수로 이강원 카드를 선택했다. 이강원은 “전체 1순위라는 영예로운 자리에 뽑힐 줄은 생각도 못 했다. 팀의 우승을 이끌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2순위로 지명된 박진우는 “신인왕 욕심이 있다. 일생에 한 번뿐인 상이니까 기회가 오면 잡고 싶다. 팀에서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3순위 KEPCO는 인하대 센터 양준식(21)을, 4순위 현대캐피탈은 홍익대 레프트 송준호(21)를 뽑았다. 5순위 대한항공은 국내 최장신 선수인 인하대 센터 김은섭(22·211㎝)을, 6순위 삼성화재는 성균관대 라이트 박윤성(22)을 선택했다. 올 시즌 드래프트를 신청한 30명 가운데 수련선수 11명을 포함해 모두 25명이 뽑혔다. 각 구단은 1~3라운드에 뽑은 선수들과 1~6년 단위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선수들의 연봉은 3000만원으로 같다. 수련선수로 뽑힌 선수들은 구단과 1년 계약하며 연봉은 1800만원이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철도노조 ‘민영화 저지’ 경고 파업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오는 27일부터 세 차례에 걸쳐 철도 민영화 저지와 임단협 승리를 위한 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열차 운행에 혼란이 우려되고 있다. 22일 코레일(한국철도공사)과 철도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27일과 30일, 다음 달 3일 등 3회에 걸쳐 경고 파업에 나선다. 전면 파업이 아니라 필수 유지 인원을 제외한 ‘필공파업’이다. 그러나 이날 주간 근무 시간(오전 9시~오후 7시)에 파업을 진행해 혼란이 우려된다. 철도노조는 사측의 입장 변화가 없을 경우 11월 9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어서 철도산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핵심 쟁점을 놓고 노사 간의 입장 차가 팽팽하다. 지난 12일 중앙노동위원회의 임단협 특별 조정도 결렬됐다. 인력 충원과 7급 특정직 및 신규자 연봉제 폐지 등과는 별개로 해고자(94명) 복직과 철도 민영화 철회가 쟁점이다. 단체협약이 진행되는 2년마다 노사 갈등의 ‘뇌관’이 되고 있는 해고자 복직을 놓고 중노위가 권고안까지 내놨지만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코레일과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는 노조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코레일은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대체 인력을 즉시 투입해 KTX와 광역철도는 100% 운행을 유지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반 열차는 운행률이 60%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노조 역시 파업에 대한 부담을 갖고 있다. 2009년 11·26파업에 따른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시 조합원 1만 2000명이 징계를 받았고 해고된 197명 중 50명이 복직하지 못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GCF 송도시대

    GCF 송도시대

    “초대형 글로벌 기업 하나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과 같다. 글로벌 ‘녹색스타일’을 우리가 주도하게 됐다.”(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항구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면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효과의 100배 이상이라는 주장은 과장이 아니다.”(김석동 금융위원장) 우리나라가 인천 송도에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을 유치한 것은 국가 신용등급 상향을 훨씬 뛰어넘는 ‘쾌거’에 비유된다. 21일 기획재정부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GCF의 전체 재원은 2020년까지 최대 8000억 달러(약 880조원) 정도다. 국제통화기금(IMF·8450억 달러)에 버금가는 규모다. GCF가 향후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3대 금융기관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까닭이다. KDI국제정책대학원은 GCF 사무국 유치에 따라 국내총생산(GDP) 증가(2543억원) 등 연간 3812억원 정도의 직접적인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향후 10년간 3조 8000억원 정도다. 우리나라가 제공하기로 한 2019년까지의 사무국 운영비와 기자재 비용 등 1100만 달러(약 120억원)는 물론 GCF 기금 분담액 4000만 달러(약 440억원) 등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게다가 이는 어디까지나 GCF 사무국이 들어서기 시작하는 내년 9월 500여명 상주를 가정한 수치다. 사무국 운영이 본 궤도에 오르는 2020년이면 상주인력이 8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여 파급 효과는 훨씬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기구 직원의 연봉이 평균 10만 달러 정도이고, 이들이 연봉의 절반 정도를 국내에서 소비한다고 가정하면 직원이 1000명만 돼도 연간 5000만 달러의 내수시장이 새로 만들어진다. 한 해 120여 차례의 국제회의도 송도에서 개최된다. 거의 일년 내내 국제회의가 열리는 셈이다. 강희찬 환경정책평가연구원 박사는 “녹색금융에서 우리나라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가교와 포스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은 가시적인 효과를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기금 규모 산정에 아직 혼선이 있고 구체적인 기금 조성 계획도 갖춰지지 않은 만큼 GCF가 정상 가동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유치 효과를 너무 부풀렸다는 비판도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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