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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매주 100만원 받는데 취업은 왜?” 하와이 때아닌 구인난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매주 100만원 받는데 취업은 왜?” 하와이 때아닌 구인난

    ‘NOW HIRING’, ‘We are hiring’, ‘Job Hiring: Service crew/waiter/food server’ 미국 하와이 주 호놀룰루 시 도심 곳곳에 이와같은 채용 공고문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불과 몇 주 전까지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후 입장’ 등을 강조하는 안내문이 있던 자리에 직원 채용 공고문이 상점 외벽과 출입문 등 눈에 띄는 장소마다 나붙었다. 한국 교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호놀룰루 중심의 ‘키아모쿠 스트릿’ 일대 분위기도 유사하다. 한국 전통요리를 판매하면서 유명세를 얻은 식당 업주들은 현지 교민 커뮤니티를 통해 주방 도우미와 홀 서빙 담당자를 모집하는데 열을 올리는 분위기가 느껴질 정도다. 실제로 현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홀 서빙 하실 분 모집합니다’라는 홍보 광고 게재가 이어지고 있다. 모집 자격은 고등학교 졸업자 또는 이와 검정고시 출신의 학력자라면 누구나 가능하다. 과거 직원 모집 시 경력 2년 이상 우대 등과 같은 제한 조건은 사라진지 오래다. 고등학교 이상의 학력만 인정된다면 누구나 쉽게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상황이다. 한인 타운 인근에 자리한 또 다른 커피 전문점이나 레스토랑, 호텔 안내 직원 공고문의 내용도 이와 유사하다. 최근 심각해진 구인난 탓에 고등학교 졸업 이상자라면 누구나 가능하다는 모집 공고를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같은 분야에서 2년 이상의 경력이나 관련 자격증을 요구하는 업체들 대신 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연령 이상이라면 누구나 쉽게 일자리를 찾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연방 정부와 주정부가 동시에 지급하고 있는 실업수당이 하와이 주의 최저임금을 상회하면서 상당수 근로자들이 일자리에 복귀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벌어진 상황이다. 하와이 주 거주민은 미 연방정부가 제공하는 주 실업수당 300달러와 주 정부 지원금을 포함해 매주 최대 948달러(약 105만원)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연방 정부 실업급여 지급은 오는 9월까지 약속된 상태다. 이런 혜택 탓에 일할 사람을 찾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워지자 현지 업체들은 너도나도 최저 임금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겠다는 자충수를 두고서라도 직원 모집에 혈안이 된 상태다. 특히 빠르면 6월 말까지 하와이 백신 접종율이 55%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면서 주 정부의 경제 재개방 정책은 더욱 힘을 얻는 모양새다. 실제로 주 정부는 이달 초 하와이의 경제 회복률이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70~80% 이상의 수준이라고 집계한 바 있다.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역사상 최악의 고용난을 경험하고 있는 각 상점주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직원 모집을 위해 자발적인 임금 인상의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는 것. 6월 현재 하와이 주의 최저 임금은 시간당 10.10달러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인력난이 심각해지면서 온오프라인 직원 공고를 낸 업체들은 시간당 15~16달러 수준의 임금 지급을 약속하고 있는 상태다. 맥도날드, 버거킹 등 프랜차이즈업체들 역시 시간당 11~13달러 수준의 최저임금을 상위하는 수준의 시급을 약속할 정도다. 고등학교 졸업 후 첫 일자리를 구하는 이들도 예외 없이 최저 임금 이상의 시급이 지급하겠다는 공고문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경제 재개방 이전 같은 분야 경력 2년 이상자에게만 제공했던 제한적인 혜택이었다. 그나마 구직자의 연락을 받는 업주는 운이 좋은 사례다. 일하려는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하는 업주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빠른 백신 접종율이 경제 회복 속도를 높였고, 이제는 백신 접종이나 실업이 아니라 구인난이 새로운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는 지적이 힘을 얻는 이유다. 최근에는 일을 다시 시작하더라도 풀타임 정규직이 아니라 아르바이트나 단기 계약직으로 근무하면서 실업 수당 혜택을 동시에 받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하와이 주 호놀룰루 시에 거주하는 한인 교민 H씨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하와이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실업 급여로 매주 총 948달러를 받고 있다”면서 “최저 시급을 받고 하루 종일 고된 업무를 하는 것보다 실업 급여를 받으며 자녀와 긴 시간을 보내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편이 훨씬 낫다”고 했다. 팬데믹 이후 일자리를 잃고 10개월째 실업급여를 받아 생활비를 충당해 온 또다른 주민 C씨는 “정부가 실업 급여 지급을 당장 멈추지 않는 한 이런 생활을 지속하고 싶다”면서 “언제 이렇게 일하지 않고 가족들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겠느냐. 매일 매일을 주말처럼 보내면서 자녀들과 오랜 시간 함께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호놀룰루=임지연 통신원 808ddongcho@gmail.com   
  • “코스피 3300~3700 간다… 인플레·테이퍼링이 변수”

    “코스피 3300~3700 간다… 인플레·테이퍼링이 변수”

    “급락 가능성 희박하지만 옥석 가려야금리 인상도 관건… 실적형 기업 찾아야”경기 회복·기업 실적 개선 등 낙관적 예상미국 8월 잭슨홀·9월 FOMC 회의 주목 내수·여행레저·건설·조선 등 좋아질 듯자동차·반도체·화장품 등도 투자 추천지난 1월 국내 주식시장은 ‘동학개미 운동’과 ‘10만전자’, 그리고 ‘애플카’ 같은 이슈 덕에 역대급 급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후 미국 국채금리 상승 등으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고, 연기금이 기계적으로 매도하면서 3000~3200선의 횡보세가 이어졌다. 하반기 주식시장은 어떨까. “주가 급락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그렇다고 1월처럼 종목 구분 없이 모든 게 오르는 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하반기 가장 큰 변수인 인플레이션과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국내 기준금리의 조기 인상 가능성 등인데, 이를 유심히 살펴보며 실적형 기업을 찾아 투자하는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의 예상 등락 범위를 제시한 주요 증권사들은 코스피 상단을 3300~3700으로 내다봤다. 증권사별로 보면 신한금융투자가 3000~3700을 제시했고, 하나금융투자 3050~3650, 메리츠증권 3000~3500, 한화투자증권과 KB증권이 2900~3500, 삼성증권 3000~3300을 꼽았다. 증시를 낙관적으로 전망한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과 기업 실적 개선 등에 주목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분기 코스피 상장 593개사(금융업 등 제외)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1년 전에 비해 각각 2.3배, 4.6배로 급증했다.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은 수치다. 또 한국은행이 수출 호조 등을 반영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4.0%로 높여 잡았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 실적이 주가에 선반영되긴 했지만 백신 접종이 예정대로 진행돼 경제 활동이 정상화된다면 주가가 조금 더 오를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국내외 증시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테이퍼링 여부다. 지난해 초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외 증시 호황은 중앙은행 등이 푼 유동성(돈)의 힘에 기댄 측면이 크기에 연준이 테이퍼링에 일찍 나서면 증시에는 좋을 게 없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오는 8월 잭슨홀 미팅(연준 연례 회의) 또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때 테이퍼링을 공식화할 가능성이 있고, 인플레이션의 여진도 남아 있어 3분기에는 주가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4분기에는 기저효과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사라지는 등 긍정적 요소가 있다. 그물(투자)만 던지면 고기(수익)가 잡히던 지난해 말과 올 초 장세와 달리 하반기에는 종목 선정이 중요하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앞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는 적극적 방역으로 기조가 바뀔 텐데 이때 좋아질 것들을 예측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가총액 10위 밖의 내수·여행레저·경기민감주·건설·조선 등이 좋아질 가능성이 있는 반면 코로나19 확산 때 비대면 수혜를 본 플랫폼 기업과 정보기술(IT) 기업 주가는 전망이 엇갈린다”고 했다. 또 수요가 여전히 많은 자동차 업종이나 코스피 시총 상위를 점한 반도체, 화장품 등도 2곳 이상의 증권사가 투자를 추천한 업종이다. 386만명의 소액 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전망도 엇갈린다. 최근 하이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 등이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낮추면서 기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비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목표 주가 하향의 결정적 이유다. 다만 삼성전자는 지난 20년간 주식시장에서 시총 1위를 빼앗긴 적이 없는 만큼 호황이 찾아오면 수익이 난다는 생각으로 장기 투자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정 팀장은 “삼성전자는 분기마다 시중 금리보다 높은 배당을 주는 데다 미국 빅테크들과 비교하면 그간 많이 오르지 않았고, 향후 외국인들이 매수할 가능성이 있어 길게 보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베이조스·머스크 ‘소득세 0원’…대출·기부 뒤 숨은 美억만장자

    베이조스·머스크 ‘소득세 0원’…대출·기부 뒤 숨은 美억만장자

    중산층 소득세 14%인데 부호는 3.4%임금 대신 세율 낮은 주식 차익 선택주식담보대출·기부금으로 조세 회피백악관 “불법 공개… 유출 경위 조사”포브스 선정 세계 최고 부자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2011년 소득세를 얼마나 냈을까. 코로나19 이후 테슬라 주가가 급등해 쾌재를 불렀던 일론 머스크 CEO의 2018년 소득세는 얼마일까. 답은 모두 ‘0원’이다. 각종 공제와 이들의 대출액을 고려, 미국 국세청(IRS)은 당시 ‘슈퍼리치’들의 연방 소득세를 면제해 줬다. 미국의 비영리 탐사보도 매체 프로퍼블리카는 8일(현지시간) IRS 자료를 입수, 2014~2018년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25명의 소득세 감면 현황을 폭로했다. 5년 동안 25명이 늘린 자산은 총 4010억 달러(약 447조원)에 달했고, 같은 기간 이들이 납부한 소득세 총액은 136억 달러(약 15조원)였다. 불린 자산의 3.4%만 소득세로 낸 셈이다. 평소 부유세 신설을 주장하며 납세 의무를 강조하던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이 기간 수익 243억 달러의 0.1%에 불과한 2370만 달러를, 대선에도 도전했던 언론 재벌 마이클 블룸버그는 225억 달러를 벌어 1.30%인 2억 9200만 달러를 소득세로 냈을 뿐이다. 미국의 최고 소득세율 37%는 부부 합산 연소득이 62만 8300달러(약 7억원)만 넘어도 적용된다. 보통 연소득이 7만 달러(약 7800만원) 정도인 미국 중산층 가구라도 최근 소득세 실효세율은 14%로 파악됐다. 즉 슈퍼리치들에게 평균 실효세율 3.4%의 낮은 소득세를 적용하느라 부족해진 세수를 ‘유리지갑’ 중산층들이 부담해 왔던 것이다. 세금 납부 뒤 손에 남은 자산을 따지면 불공정은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 교외에 집을 가진 40대 미국 중산층 가족의 경우 2014~2018년 6만 2000달러(약 6915만원)의 소득세를 납부했다. 생활비를 충당하고 세금까지 낸 뒤 저축, 집값 상승 등을 통해 이들이 5년 동안 늘릴 수 있었던 자산은 6만 5000달러(약 7250만원)쯤이다. 슈퍼리치들이 늘린 자산의 96.6%를 자신의 사금고에 남긴 반면 중산층 가구는 어렵게 모은 자산의 절반을 소득세로 내고 48.8%만 수중에 남긴 셈이다. ‘수익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명징한 징세 원칙은 1920년 연방 대법원의 판결 이후 무너졌다고 한다. 1918년까지만 해도 미국의 상위 1% 부자들이 전체 소득세 징수분의 80%를 납부, 세금을 통한 재분배가 작동됐다. 그러나 1920년 ‘주식, 채권, 부동산 관련 수입은 매각해서 수익이 발생하는 시점에 과세한다’는 판례가 성립됐고, 이후 보유한 주식 가치가 급등해도 팔지만 않으면 슈퍼리치들은 소득세 징수를 피할 수 있었다. 또 갑부들은 지분을 파는 대신 주식담보대출을 받아 현금을 조달하고 거액을 기부하거나 신사업에 투자해 평판을 관리하는데, 이 대출금이나 기부금을 활용해 소득세 공제를 적극적으로 받았다. 감면 제도를 활용한 결과 2011년 베이조스의 ‘소득세 0원’ 기록이 만들어진 것이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구글의 래리 페이지 등 유명 CEO들이 선택했던 ‘1달러 월급’ 역시 알고 보면 훌륭한 소득세 회피 수단이었다. 이들은 최고세율 37% 구간을 적용받는 임금 소득 대신 세율이 낮은 배당금과 주식·채권 투자 차익을 선택했다. ‘부자 증세’와 ‘법인세 인상’을 추구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지만, 프로퍼블리카의 폭로엔 부담을 드러냈다. 이 매체가 소득세 불공정을 해소할 해법으로 “개인 납세 데이터 공시”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당장 보도 이후 백악관, 재무부, 국세청 등은 “납세 자료와 같은 개인 기밀 정보 유출은 불법”이라며 언론 매체로의 자료 유출 경위를 엄정 조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러나 프로퍼블리카는 “최고세율이 어떻든 억만장자들은 세금을 적게 낸다”면서 “이들의 납세 실적을 공시하는 것만큼 불공정한 현실 파악에 효과적인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범죄 조직이 사랑한 ‘암호 메신저’… FBI의 함정이었다

    FBI·유로폴, 비밀 통신앱 ‘아놈’ 개발100개국 300개 넘는 범죄단체서 애용마약거래·무기운반 모의 등 일망타진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유럽연합(EU) 경찰기구인 유로폴이 ‘함정 수사’의 전형을 보여 줬다. 유로폴과 FBI는 8일(현지시간) 네덜란드에 위치한 유로폴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암호화된 전화를 이용한 대규모 국제 함정 수사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800명이 넘는 조직범죄 관련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트로이 방패’ 등으로 명명된 작전의 결과로 16개국에 걸쳐 사법 처리가 이뤄졌다. 가택 수색 700여건, 검거 800여건으로 코카인 8t, 대마류 22t, 페타민 등 각종 합성 의약품 8t에 각종 무기 250정, 고급 차량 55대, 4800만 달러(약 536억원) 현찰과 가상자산(암호화폐) 등이 압수됐다. 작전의 시작은 FBI와 호주 경찰이었다. 2018년 3월 캐나다 보안 메시징 회사인 팬텀 시큐어 등이 폐쇄되면서 국제 범죄자들은 안전한 통신을 위한 대체 시스템이 필요하게 됐다. 마침 이 무렵 FBI로부터 혐의를 받고 있는 ‘누군가’가 감형을 대가로 범죄 조직에 뿌릴 ‘차세대’ 암호화 장치를 개발하고 있었고, 그해 가을 ‘아놈’(ANOM)을 탄생시켰다. 이 메시지 앱이 장착된 기기는 베타 테스트를 위해 호주로도 건너갔는데, 터키 이민자 2세인 마약 밀매업자 하칸 아익의 손에 들어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아익은 자신도 모른 채 이 기기를 글로벌 범죄집단에 집중 ‘보급’했고, 1년쯤 지나서는 수백명의 사용자가 생겼다. 지난 5월까지 1만 1800여대가 유통됐다. 사용료는 6개월간 2000달러나 됐지만, 기존 사용자의 추천이 없으면 애플리케이션(앱) 사용도 불가능했고, 메시지를 암호화할 수 있는 데다 철저하게 아는 사람들끼리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범죄 조직 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100여 개국에서 300개 이상의 범죄 조직이 애용했다. 국제 공조가 본격화될 수밖에 없었고, 16개국 9000명의 경찰관이 함정 수사에 참여했다. 경찰들은 살인, 마약 거래, 무기 운반 등 모의를 손바닥 보듯 들여다볼 수 있었다. 한 관계자는 “우리는 조직 범죄의 뒷주머니에 있었다”고 했다. 바나나, 참치 대신 마약이 아시아·유럽에 공급되는 과정이나 프랑스 외교 행낭으로 마약을 운반했다고 자랑하는 모습까지 지켜봤다. 호주에서 일가족 5명 살해 모의를 포함해 21건의 살인 계획을 사전에 적발하는 등 지구촌 곳곳에서 많은 이들이 죽음을 면했다. 특히 호주는 ‘사법 역사상 최대’의 성과를 얻었다. 전 세계적으로 나머지 용의자들도 조만간 추가로 체포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보스니아 집단 학살’ 믈라디치 종신형 확정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집단학살로 알려진 ‘스레브레니차 학살’의 주범인 라트코 믈라디치(78) 전 세르비아계군 사령관이 종신형을 확정받았다. 유엔 산하 구유고슬라비아·르완다 국제형사재판소 잔여업무기구(IRMCT) 항소심 재판부는 8일(현지시간) 옛 유고연방 보스니아 내전 당시 믈라디치가 집단학살 등을 저질렀다는 혐의를 인정하고, 종신형을 선고한 하급 법원 판결을 유지했다. 이는 최종적인 판결로 다시 항소할 수 없다. 믈라디치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동북부의 이슬람교도 마을 스레브레니차에서 8000여명을 죽인 스레브레니차 학살을 비롯해 1992~1995년 세르비아군의 잔학행위와 관련해 대량학살과 인권유린, 전쟁범죄 등 11개 항의 혐의를 받는다. 1995년 유엔 산하 국제 유고전범재판소(ICTY)에 처음 기소됐으나 16년간 도피 생활을 하다 2011년 세르비아 당국에 체포됐다. 2017년 ICTY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꽃길 없는’ 김두관의 대권 도전…이장에서 대통령까지

    ‘꽃길 없는’ 김두관의 대권 도전…이장에서 대통령까지

    더불어민주당 김두관(재선·경남 양산을) 의원이 9일 자서전 ‘꽃길은 없었다’ 출판기념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권 도전에 나섰다. 경남지사를 지낸 김 의원은 민주당의 유일한 부산·경남(PK) 주자로 노무현 전 대통령 계승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는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 등 현역 의원 수십 명이 참석했다. 또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광재 의원, 박용진 의원 등 경쟁 후보들도 참석해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김 의원은 “제가 꽃길만 걸은 것으로 이해하는 분도 있는데 공직선거에 11번 출마해 5번 당선되고 6번 떨어졌다”며 “지나온 날들보다 더 의미 있는 정치를 하려고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1988년 경남 남해 고현면 이어리 이장으로 시작해 남해군수, 행정자치부 장관, 경남지사를 거쳐 대선주자까지 단계별로 체급을 키워온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노 전 대통령의 누나인 노영옥 여사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출판기념회 후 트위터에 “고비 때마다 격려를 해주셨는데 여기서 뵈니 너무 감사했다”며 “아픈 몸으로 오시지 않아도 됐는데, 누님 꼭 건강하세요”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노 여사도 출판기념회에서 “우리 (노 전) 대통령님이 살아있을 때 김 의원 자랑을 두 번이나 했다”며 “노 대통령과 닮은 분”이라고 응원했다.김 의원은 이날 오전 ‘김어준의 뉴스공장’ 라디오에 출연해 “과감한 지방 분권과 급진적 균형발전을 통해서 대한민국이 서울공화국이 아닌 연방공화국으로 가야만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가 균형발전에 있어서 가장 과감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감히 김두관이다, 이런 생각으로 지금 대선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김 의원도 이낙연 전 대표, 정 전 총리와 함께 경선연기론자 중 하나다. 김 의원은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집단면역 시점에 국민과 함께 대선 경선을 실시해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9월 이후 국민 모두가 마스크를 벗고 민주당의 대선 경선에 함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여기는 인도] 印 백신 접종한 남성, 여성보다 17% 많은 이유

    [여기는 인도] 印 백신 접종한 남성, 여성보다 17% 많은 이유

    심각한 코로나19 재확산을 겪고 있는 인도가 코로나19 백신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며 낮은 접종률을 기록하는 가운데, 백신 접종을 받은 남성이 여성보다 많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백신 접종에 있어서 성별 격차뿐만 아니라 농촌과 도시의 격차도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포스트 등 해외 언론이 인도 당국의 조사 결과를 인용한 8일 보도에 따르면, 인도에서 백신 접종을 한 남성은 약 1억 100만 명으로, 백신 접종을 받은 여성에 비해 약 17%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방 정부가 관리하는 수도 델리와 우타르브라데시와 같은 대도시일수록 성별에 따른 불평등이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접종을 한 여성이 남성보다 많은 도시는 남부 케랄라와 중부 차티스가르 뿐이었다. 구자라트주 국립병원의 한 관계자는 “우리 도시에서는 남성이 먼저 백신 접종을 맞길 원하는 주민이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 남성은 생계를 위해 이동해야 하는 반면 여성은 가사노동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도 보건 당국은 백신이 여성의 월경주기를 방해하고, 출산율을 감소시킨다는 잘못된 소문이 여성이 남성보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이유 중 하나로 분석하며 우려를 표했다. 높은 문맹률과 가사부담도 여성의 낮은 백신 접종률 기록에 한 몫을 한다는 분석도 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구자라트의 한 시골지역과 라자스탄 주의 일부 여성들은 남편이 일을 하러 나간 사이 아이들을 홀로 두고 병원에 갈 수 없다며, 보건당국에게 집 앞에서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촉구했다. 구자라트에 사는 네 아이의 어머니는 “읽고 쓰는 방법을 모르는데 백신 접종 신청은 어떻게 해야 하냐”고 반문하며 “정부가 집까지 백신을 접종하러 와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국은 백신 부작용에 대한 모니터링과 접종 과정에서의 안전 등을 이유로 방문 접종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뉴델리 보건부의 전 관계자는 “정부는 여성들이 백신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1·2차 백신 접종이 우선순위가 될 수 있도록 인식을 확산하는데 노력해야 한다”면서 “여성들은 백신 접종을 받기 위해 나와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성별에 따른 분열이 급속히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코로나19 백신 성차별에 이어 도시와 농촌간 격차도 존재한다. 당국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시골에 사는 사람들보다 백신을 더 빨리, 많이 백신을 맞았다. 이는 부유한 도시가 농촌 지역보다 더 많은 백신을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한 정책 때문이다. 인도는 지금까지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많은 2억 3370만 회분이 접종됐지만, 1차 접종을 마친 사람은 전체 인구의 10%도 채 되지 않는다. 2회 접종을 한 사람은 성인 9억 5000만 명 중 약 5%에 불과하다. 현재 인도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서서히 줄고 있지만, 여전히 하루에 10만 명을 넘나드는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사망자 수는 34만 명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실제 사망자 수가 훨씬 많을 것으로 보는 가운데, 영국 BBC는 인도 연방 정부가 백신 조기 확보에 실패했다는 비판에 휩싸여 있다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과테말라 간 해리스 “이민자 美 오지 말라”

    취임 뒤 첫 해외 방문으로 중미를 순방 중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7일(현지시간) 미국 국경으로 몰려드는 이민자들을 향해 “오지 말라”고 말했다. 노골적으로 반(反)이민정책을 펴던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에서 패배한 이후 미국 남부 국경에 이민자 행렬이 폭증하는 가운데 조 바이든 행정부에선 인도계·자메이카계 혼혈인 해리스 부통령이 문제 해결의 최전선에 선 모습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과테말라시티에서 알레한드로 잠마테이 대통령과의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과테말라인들이 (미국으로 오지 않고) 고국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위험한 미국행 여정을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오지 말라’고 분명히 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계속 법을 집행하고 우리 국경을 지킬 것”이라면서 “당신들이 국경에 도달하면 돌려 보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미국 연방대법원에선 불법 입국자에 대해 영주권 신청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판결이 나왔으며, 해리스 부통령은 8일 멕시코로 이동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을 만나 불법이민 엄단 의지를 전할 계획이다. 이민자 행렬을 막기 위해 미국 남쪽 국경에 장벽을 세웠던 트럼프와 다르게 바이든 행정부는 중미 국가들의 개발을 원조, 이민 수요를 통제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이민자들의 출발지인 과테말라와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개발에 40억 달러(약 4조 4500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순방 동안 과테말라에 수십만회분의 코로나19 백신, 3억 달러 지원 약속 등 당근을 건넸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미국 법무부는 또 이날 중미 지역 밀입국 브로커 조직을 단속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미의 이민 열망은 가라앉지 않고 있으며, 이민 시도 중단을 요구하는 해리스 부통령은 곳곳에서 반대 시위대와 마주쳐야 했다. 전날 과테말라시티 공항에 도착한 직후 시민들은 ‘카멀라, 집으로 돌아가라’고 쓴 피켓을 들었고, 이날 회담장 근처에서도 ‘당신이 과테말라 여성들의 처지를 아느냐’라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FBI, 송유관 해커에 뜯긴 돈 회수

    지난달 랜섬웨어 공격으로 미국 최대의 송유관 가동을 중단했던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당시 해커에게 건넸던 비트코인 중 상당 부분이 회수됐다. 미 법무부는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해킹 세력 다크사이드가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으로부터 받아 챙긴 75비트코인 중 63.7비트코인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이 크게 높았기 때문에 당시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440만 달러(약 49억원)어치를 해커에게 건넸고, 연방수사국(FBI)이 회수한 비트코인의 가치는 230만 달러(약 25억 6000만원)다. 워싱턴포스트는 해커에게 건넨 비트코인을 회수한 건 처음이라고 전했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이번 해킹으로 휘발유 부족에 가격이 급등하는 ‘주유대란’이 발생하자 서둘러 송유관을 재가동하려 해커에게 비트코인을 건넸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FBI에 연락해 자금 추적에 협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수사 당국이 추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비트코인의 회수에 성공하자, 랜섬웨어 공격을 무력화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CNN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들 해커가 다크사이드와 연관은 있지만 “경험이 많지 않은 해커”였다며 해커의 숙련도나 상황에 따라 자금 회수 가능성은 달라질 수 있다는 취지로 전했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뿐 아니라 지난달 말 미국 내 최대 정육업체인 JBS USA가 해킹을 당하는 등 미국의 공급망을 노린 범죄로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들 해커가 러시아에 기반을 두고 있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16일 미러 정상회담에서 해킹 문제를 제기할 방침이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CNBC “미 정부, 테이퍼링 연말연초 시작 가능성”

    CNBC “미 정부, 테이퍼링 연말연초 시작 가능성”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다음 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경제 회복세가 가팔라지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 경제매체 CNBC 방송에 따르면 미 연준은 7일(현지시간) 자본시장을 대상으로 테이퍼링에 대비하도록 하는 초기 단계에 돌입했다. CNBC는 필라델피아·댈러스 연은 총재 등 고위 인사 5명의 최근 발언을 종합한 결과 오는 15~16일 열리는 FOMC 정례회의에서 테이퍼링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르면 올해 후반기 중 테이퍼링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FOMC 하반기 회의는 9월과 11월에 예정돼 있다. 일각에서는 8월에 열리는 잭슨홀 회의에서 테이퍼링에 대한 연준의 입장이 발표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연준은 현재 매달 1200억 달러(약 134조 7000억원) 규모의 국채와 주택담보증권(MBS)를 매입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 보급 확대와 경제활동 재개가 이어지며 인플레 압력이 커지고 고용이 회복되는 상황은 연준이 테이퍼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시장은 오는 10일 발표되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4.7% 상승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달의 CPI 상승률 4.2%에 비해 상승 폭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월가 투자은행들은 기대 이하였던 5월 고용지표 발표 후 연준이 조기에 테이퍼링 결정에 나서지 못하리라 전망했지만, 인플레 압력은 연준의 입장 변화를 이끌 요인으로 해석된다. 이미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랜들 퀄스 연준 부의장 등 최소 5명의 연준 인사들이 테이퍼링을 주장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테이퍼링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지속해서 밝혀왔지만 이번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 논의가 시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CNBC는 연준이 2013년 양적완화 축소 과정에서 발생한 긴축 발작이 시장에서 자산매입 축소와 기준금리 인상의 ‘시간표’를 구분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는 견해에 따라 이번에는 테이퍼링 절차를 마친 뒤에나 금리인상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파악했다. 인플레 우려가 커지고 있음에도 이날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큰 변동 없이 1.57%에서 형성됐다. 전날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이 금리인상이 미국에도 도움이 된다고 발언했지만,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여기는 남미] 살해된 엄마 대신…출마 1주일 만에 시장 당선된 딸

    [여기는 남미] 살해된 엄마 대신…출마 1주일 만에 시장 당선된 딸

    선거를 열흘 남짓 앞두고 정치테러로 세상을 뜬 멕시코 여자정치인의 꿈을 딸이 이뤄냈다. 멕시코 과나후스토주(州) 모렐레온에서 시장직에 도전한 알마 데니스 산체스 후보(시민운동당)가 과반에 육박하는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현지 언론이 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산체스는 개표율 97%를 기록한 이날 유효표의 48.5%를 득표, 당선이 확정됐다. 맞수로 꼽힌 그레시아 판도하 후보(국민행동당)는 22%를 득표하는 데 그쳐 당선권에서 일찌감치 밀려났다. 산체스의 당선이 주목을 받는 건 남다른 출마 사연 때문이다. 산체스는 선거를 불과 1주일 앞둔 지난달 31일 후보등록을 하고 시장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출마를 공식화한 지 1주일 만에 돌풍을 일으키며 과반에 육박하는 득표율로 당당히 시장직을 꿰찼다. 그가 다급하게 시장후보로 출마한 데는 이유가 있다. 산체스는 최근 정치테러로 사망한 시민운동당 시장후보 알마 바라간 산티아고의 딸이다. 모렐레온에서 시장직에 출사표를 던진 바라간 산티아고는 지난달 25일 유세장 이동 중 오토바이와 트럭을 타고 출현한 괴한들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당시 그는 이동 직전 페이스북 라이브방송을 통해 유세 일정을 공개했다. 현지 언론은 "바라간 산티아고를 제거하기로 작정한 세력이 이동 경로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자 즉각 실행에 돌입, 총격테러를 자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정치테러로 모친을 잃고 실의에 빠졌던 산체스는 유지를 받들어 모친이 생전에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겠다며 시장선거 출마를 결심했다. 시민행동당이 그런 산체스에게 공천을 주면서 그는 지난달 31일 후보등록을 마치고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후보등록 1주일 만에 당선이라는 기적은 이렇게 시작됐다. 한편 멕시코는 6일 실시된 이번 중간선거에서 연방 하원의원 500명, 주지사 15명, 30개 주의 지방의원, 1900여 개 지방도시 시장을 선출했다. 유권자 수 규모로 역대 최대였던 이번 멕시코 선거는 피로 물든 선거로 역사에 기록될 전망이다. 멕시코의 컨설팅업체 에텔렉트에 따르면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멕시코에선 정치인 97명이 정치테러로 피살됐다. 피살된 정치인 중 후보등록을 마친 사람은 36명이었다. 정치인에 대한 공격은 총 935건 발생했다. 선거 당일에도 끔찍한 사건은 잇따랐다. 티후아나에선 한 남자가 투표소에 참수한 사람 머리를 던지고 도주했고, 비닐봉투에 담긴 토막시신이 투표소 인근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사진=TV 화면 캡쳐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FBI, 미 송유관회사가 해커에 뜯긴 비트코인 85% 되찾았다(종합)

    FBI, 미 송유관회사가 해커에 뜯긴 비트코인 85% 되찾았다(종합)

    비트코인 가격 폭락해 지불액의 절반 가치 지난달 사이버 공격을 받은 미국 최대 송유관 회사가 해커에 뜯겼던 거액 중 절반 이상을 미 당국이 회수했다. 미국 법무부는 7일(현지시간) 미 송유관 회사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콜로니얼)이 해킹 세력 ‘다크사이드’에 내줬던 ‘몸값’ 중 230만 달러(약 25억원)에 달하는 63.7비트코인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콜로니얼이 내줬다고 밝힌 440만 달러(49억원)로 마련했던 75비트코인 중 85%를 되찾은 것이다. 그러나 그 동안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해 회수한 63.7비트코인의 현재 가치는 당시 비트코인을 마련하기 위해 들인 액수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상황이다. 리사 모나코 법무부 부장관은 회견에서 “오늘 우리는 다크사이드에 보복했다”며 “우리는 랜섬웨어 공격과 다른 사이버공격을 감행하는 이들이 치르는 대가가 커지도록 모든 수단과 자원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법무부가 그런 식으로 지급된 돈을 되찾아온 건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어 사이버 공격 사건이 계속되는 와중에 주목할 만한 이정표라고 평했다. 회수 작전은 연방수사국(FBI)이 콜로니얼의 협조를 받아 주도했다고 CNN방송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콜로니얼이 해킹 세력의 몸값 지급 요구에 응하면서도 그 전에 FBI에 연락해 지급된 비트코인의 추적을 돕기 위한 지침을 받고 이행했다는 것이다.WP는 전문가를 인용, 몸값의 85%는 다크사이드에서 랜섬웨어를 제공받아 해킹을 감행한 연계조직이 갖고 가는데, 이번에 회수된 63.7비트코인은 그 85%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회수하지 못한 나머지 15%는 다크사이드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콜로니얼 최고경영자인 조지프 블런트는 “신속하고 전문적인 대응에 감사드린다”며 “사이버 범죄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향후 공격을 억지·방어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그는 콜로니얼이 사이버 공격을 받았을 때 애틀랜타와 샌프란시스코의 FBI지부 및 워싱턴DC 검찰 등과 접촉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블런트는 지난달 19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440만달러 지급을 자신이 승인했다고 확인했다. 그는 “논란이 많은 결정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국가를 위해 올바른 일이었다”고 해명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7일 동부 해안 일대 석유 공급의 45%를 책임지는 콜로니얼이 사이버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되면서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미 당국은 러시아에 기반을 둔 해킹세력 다크사이드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폴 아베잇 FBI 부국장은 이날 회견에서 다크사이드가 미국에서 90여개의 기업을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다크사이드가 이용한 랜섬웨어를 비롯해 100여개의 랜섬웨어를 추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암호화폐는 지리적 위치에 관계없이 온라인 직접 결제가 가능해 사이버 범죄자들이 선호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FBI가 해커들이 사용하는 암호화폐 지갑을 식별함에 따라 몸값을 회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FBI가 문제의 암호화폐 지갑을 열 수 있는 열쇠에 어떻게 접근할 수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세계적으로 수많은 암호화폐가 개발돼 거래되고 있지만, 여전히 실생활에서 결제수단으로 쓰이는 대신 범죄 자금이 오가는 데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미 수사당국이 인질 몸값으로 넘어간 암호화폐를 추적해 회수하는 데 성공하면서 향후 암호화폐를 둘러싼 당국과 범죄조직 간 수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암호화폐 업계는 미 수사당국의 ‘몸값’ 회수 사례가 향후 암호화폐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러시아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조직이 세계 최대정육업체 JBS SA의 미국 자회사를 해킹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6일 예정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해킹 문제를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FBI, 미 송유관 회사가 해커에 뜯긴 비트코인 85% 되찾았다

    FBI, 미 송유관 회사가 해커에 뜯긴 비트코인 85% 되찾았다

    비트코인 가격 폭락해 지불액의 절반 가치 지난달 사이버 공격을 받은 미국 최대 송유관 회사가 해커에 뜯겼던 거액 중 절반 이상을 미 당국이 회수했다. 미국 법무부는 7일(현지시간) 미 송유관 회사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해킹 세력에 내줬던 ‘몸값’ 중 230만 달러(약 25억원)에 달하는 63.7비트코인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콜로니얼이 내줬다고 밝힌 440만 달러(49억원)로 마련했던 75비트코인 중 85%를 되찾은 것이다. 그러나 그 동안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해 회수한 63.7비트코인의 현재 가치는 당시 비트코인을 마련하기 위해 들인 액수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상황이다. 리사 모나코 법무부 부장관은 회견에서 “오늘 우리는 보복했다”며 “우리는 랜섬웨어 공격과 다른 사이버공격으로 치르는 대가가 커지도록 모든 수단과 자원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법무부가 그런 식으로 지급된 돈을 되찾아온 건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어 사이버 공격 사건이 계속되는 와중에 주목할 만한 이정표라고 평했다. 회수 작전은 연방수사국(FBI)이 콜로니얼의 협조를 받아 주도했다고 CNN방송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콜로니얼이 해킹 세력의 몸값 지급 요구에 응하면서도 그 전에 FBI에 연락해 지급된 비트코인의 추적을 돕기 위한 지침을 받고 이행했다는 것이다. FBI 관계자는 “암호화폐는 지리적 위치에 관계없이 온라인 직접 결제가 가능해 사이버 범죄자들이 선호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FBI가 해커들이 사용하는 암호화폐 지갑을 식별함에 따라 몸값을 회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FBI가 문제의 암호화폐 지갑을 열 수 있는 열쇠에 어떻게 접근할 수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콜로니얼 최고경영자인 조지프 블런트는 지난달 19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440만달러 지급을 자신이 승인했다고 확인했다. 그는 “논란이 많은 결정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국가를 위해 올바른 일이었다”고 해명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7일 동부 해안 일대 석유 공급의 45%를 책임지는 콜로니얼이 사이버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되면서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미 당국은 러시아에 기반을 둔 해킹세력 ‘다크사이드’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수많은 암호화폐가 개발돼 거래되고 있지만, 여전히 실생활에서 결제수단으로 쓰이는 대신 범죄 자금이 오가는 데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미 수사당국이 인질 몸값으로 넘어간 암호화폐를 추적해 회수하는 데 성공하면서 향후 암호화폐를 둘러싼 당국과 범죄조직 간 수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암호화폐 업계는 미 수사당국의 ‘몸값’ 회수 사례가 향후 암호화폐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러시아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조직이 세계 최대정육업체 JBS SA의 미국 자회사를 해킹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6일 예정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해킹 문제를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美 물가 치솟는데 고용은 주춤… 인플레 경고등? 디플레 신호?

    美 물가 치솟는데 고용은 주춤… 인플레 경고등? 디플레 신호?

    미국의 소비자 물가지수가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고차, 휘발유, 식음료 등의 가격 상승으로 장바구니는 가벼워진 반면 소득은 제자리걸음이라 삶이 팍팍해졌다는 게 현지 서민들의 분위기다. 반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물가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도리어 장기적으로 디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침체됐던 고용상황 개선이 우선이란 입장이다. 코로나19 경기침체 국면에서의 탈출에 시동이 걸리며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신호가 엇갈리는 미국의 모습을 들여다봤다.“중고차값이 너무 올라 경매시장에서 차를 사올 수가 없습니다. 통상 1만 5000 달러(약 1670만원) 하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가격을 3000 달러(약 330만원)나 올리면 누가 중고차를 사겠어요.” 미국 버지니아주의 한 중고차 업체 사장은 6일(현지시간)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새 차 공급은 달리는데,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차량을 대거 처분했던 렌터카 업체들이 한꺼번에 재구매에 나서면서 중고차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출퇴근, 여행 등이 가능해지면서 일반인의 중고차 수요도 늘었지만 가격이 너무 올라 관망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4월 기준으로 중고차값은 전년 동월 대비 21%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 4.2%가 오른 4월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는 금융위기였던 2008년 9월(4.9%) 이후 12년 7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특히 휘발유값이 49% 치솟았다. 미국이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이란 등과 갈등을 빚는 가운데, 미 최대 송유관(8851㎞) 운영사인 코로니얼 파이프라인이 랜섬웨어 해킹 공격을 받아 지난달에 5일간 가동을 중단했던 여파가 컸다. 휘발유 평균 소매가격은 7년 만에 갤런당 3달러를 넘었다. 텍사스에서는 1년 만에 무려 62.7% 급등했다. 집값 상승세도 가파르다. 미국 주택금융기관 패니메이는 주택 중간가격이 올해 11.5% 상승할 것으로 봤다. 버지니아주 폴스처치 주민인 페니 스완은 “집값 오름세는 한마디로 ‘광란’ 같다. 동네에 집이 나오면 단 며칠 만에 팔린다”고 말했다. 같은 주 알렉산드리아에 사는 한 교민은 “2년 전에 70만 달러(약 7억 7700만원) 정도에 사고 싶던 집을 최근에 89만 달러(약 9억 8900만원)에 샀다”며 “한국의 집값 오름세에 비할 수야 없겠지만 미국에서는 상상하지 못하던 일”이라고 말했다.식료품비가 서서히 오르는 것도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코스트코는 지난달 소고기값을 20%나 올렸고, 대표 상품인 4.99 달러(약 5540원)짜리 로티세리 치킨 가격도 인상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밀집 근무를 하는 육류 공장은 지난해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상당 기간 가동이 멈췄고 그 여파로 돼지고기 가격은 1년 전보다 4.8%, 소고기는 3.3% 올랐다. 여기에 너도나도 외식에 나서면서 육류 소비량은 늘었고, 운송비 부담도 커졌다. 다만 현시점에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한국에 나쁘지만은 않다. 원재자 가격 상승분을 미 수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로이 스탠가론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국장은 서울신문에 “미국 경제의 회복은 세계 경제 회복을 주도할 것이며 한국도 반도체, 전자, 자동차 등 주력 상품을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미국의 회복세를 함께 누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내년 이후에도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원자재 대란이 중국 공장들의 비용 압박으로 이어지면서 각종 상품의 생산 물량이 줄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수입품의 가격 상승이 구조적인 물가 상승 원인이 될 가능성을 지목한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8일(현지시간) 무려 6조 100억 달러(약 6700조원)에 달하는 수퍼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하며 확장 재정 기조를 유지하기로 한 것도 부담이다. 지난 4월 연준이 금리결정에 참고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도 전월보다 0.7% 올라 2001년 10월 이후 약 20년 만에 최대 폭으로 뛰었다. 전년 동월 대비 3.1% 올라 연준이 금리인상 기준점으로 염두에 뒀던 2%보다 월등히 높다. 하지만 ‘물가안정’과 ‘고용안정’의 두 추를 두고 저울질하는 연준과 조 바이든 행정부는 아직 물가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 5일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올해에 3% 정도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겠지만, 개인적으로 과도기적인 현상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최근의 인플레이션이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정체됐던 물가지수의 기저효과와 경제 재개 움직임에 따른 것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잦아들 거라는 의미다. 연준 내 일각에서는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논의 필요성에 대한 언급도 나오고 있지만 무게 추의 이동보다는 인플레이션을 아예 간과하는 상황을 경계하려는 포석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런 점에서 주요 투자은행(IB)들도 대부분 테이퍼링 시점을 올해 이후로 본다. 아직은 물가상승 우려보다 고용시장 회복이 우선이라는 게 미국 내 컨센서스다. 실제 미 노동부가 지난 4일 발표한 5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55만 9000개 늘며 다소 호전됐지만, 시장 전망치인 약 67만명에는 크게 밑돌았다. 정부가 1인당 1400달러씩 현금을 지급한 탓에 지난 4월에 전월 대비 20.9% 늘었던 개인 소득도 지난달에는 13.1% 감소세로 돌아서며 소득 개선도 아직은 요원하다. 바이든 입장에서도 이런 상황에서 섣부른 긴축 기조는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바이든은 지난달 28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연설에서 물가상승과 관련해 목재 및 반도체 수급 대란과 함께 독과점 기업들이 “영세 사업자들과 가정경제를 힘들게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개입으로 현 물가상승 국면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의지를 내보인 셈이다.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 추세가 지속될 거라는 관측도 있다. 특징적인 가격 급등세는 중고차, 교통비, 여행 관련 상품 등에서 한정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소위 ‘분노 소비’가 잦아들고 공장의 정상가동으로 공급 병목현상이 풀리면 가격 인상 요인이 상당 부분 해소될 거라는 의미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첨단기술 및 온라인 거래가 확산되면서 생산 증대 및 유통 경로 확대라는 가격 하락 요인도 발생했다. 다만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든 장기적이든 세계 각국은 예상 밖의 시점에서 미국이 긴축 기조로 돌아설 가능성을 대비해야 하는 상황임은 틀림없다. 옐런은 6일 블룸버그통신에 “금리가 결국 약간 상승하는 환경이 된다면 연준의 관점에서 결국 플러스(이익)가 될 것”이라며 긴축 기조로 전환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미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6.9% 전망했고, 연준 내부에서는 2분기 성장률이 8%에 이를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빠른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로 미국과 중국만 웃는 ‘K자’ 회복이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이 독단적으로 움직일 경우 세계 경제는 요동칠 수 있다. 2013년에도 미국이 양적완화를 종료하면서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락하며 세계 금융시장에 파란이 이는 소위 ‘긴축발작’이 벌어진 바 있다. 다만 워싱턴 현지 소식통은 “당시 미국의 긴축정책으로 세계 경제가 입은 타격은 결국 자국으로 돌아오는 것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시장과 교감을 하며 부작용을 최소화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총선 3개월 앞두고 부활하는 메르켈의 기민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후임을 결정할 총선을 석 달 앞두고 6일(현지시간) 작센안할트주에서 치러진 마지막 주의회 선거에서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의 압승이 유력하다고 DPA통신 등이 전했다. 앞서 올봄에 치른 주의회 선거에서 고전했던 기민당의 예상 밖 선전에 독일 일간지 슈피겔은 “중도보수 세력의 부활”이란 평가를 내놓았다. 작센안할트주 주의회 선거가 끝난 뒤 발표된 출구조사에서 기민당은 35~36%의 득표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극우 성향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22.5~23.5%, 좌파당이 11.0%, 사회민주당(SPD)이 8.5%, 녹색당이 6.5%를 차지할 전망이다. 독일 중동부에 위치한 인구 220만명의 작센안할트주는 보수색이 짙은 지역으로, 선거 직전까지 AfD가 지지율 1위를 차지하는 여론조사도 여러 차례 발표됐었다. 막상 투표를 해 보니 기민당이 깜짝 선전한 셈으로, 출구조사 양상대로 개표가 이뤄진다면 기민당 소속 라이너 하젤로프 현 주지사가 AfD를 제외한 연정을 무난하게 구성하게 될 전망이다. 지난 3월 치러진 2곳의 주의회 선거에서 참패했던 기민당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재집권 희망을 다시 키울 수 있게 됐다. 독일의 직후 선거는 16년 만에 메르켈 총리를 이을 새로운 총리를 결정짓는 9월 연방하원 선거다. 지난달 집권 기민당·기독사회당(CSU) 연합 지지율(24%)이 녹색당(25%)에 뒤졌고, 메르켈 후임으로 꼽히는 아르민 라셰트 대표의 인기가 여전히 저조한 가운데 작센안할트주 주의회 선거 결과가 독일 정치의 지형을 바꿀 방향타가 될지 주목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옐런 “금리 인상이 美 경제에 도움”… 불안감 커지는 가계빚

    옐런 “금리 인상이 美 경제에 도움”… 불안감 커지는 가계빚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소폭 금리인상은 미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긴축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온 옐런 장관은 6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하는 4조 달러(약 4400조원)의 지출안이 인플레이션과 더 높은 금리를 야기해도 그 지출안을 밀고 나가야 한다”며 “금리가 약간 더 높아도 사회나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입장에서 볼 때 사실상 플러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10년 동안 너무 낮은 인플레와 너무 낮은 금리와 싸웠다”며 “우리는 통상적인 금리 환경으로 돌아가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미 정부가 제로(0) 수준인 금리를 인상하는 것을 용인할 수 있다는 점을 내비친 대목으로 그간 옐런 장관의 발언 중 금리인상을 가장 적극적으로 옹호한 발언이다. 옐런 장관은 또 바이든 행정부의 재정정책이 급격한 인플레를 초래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정부의 지출계획 패키지는 연간 4000억 달러 정도”라며 “인플레 과잉을 불러오기에는 충분치 않으며, 인플레가 내년에는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에선 최근 들어 인플레 압력이 높아진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 등에 힘입어 미 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4.2%까지 치솟아 2008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실업률은 5월에 5.8%로 떨어졌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023년까지 기준금리를 현행 제로 금리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만큼 연준은 금리인상의 사전 단계인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인플레와 고용에 “실질적으로 추가적 진전”이 있은 뒤에만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매월 1200억 달러의 자산매입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0일 발표될 예정인 5월 CPI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 15~16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의 테이퍼링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열린세상] 차기 대통령의 과학기술 리더십/이은우 건양대 교수

    [열린세상] 차기 대통령의 과학기술 리더십/이은우 건양대 교수

    2차 세계대전 막바지인 1944년 10월 루스벨트 대통령은 당시 대통령 과학기술정책실장이었던 바니바 부시에게 ▲전쟁 중 연구되고 개발된 과학지식이 전쟁 후 어떻게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가 ▲계속적인 질병 퇴치를 위해 의학연구 프로그램이 어떻게 설계될 수 있는가 ▲공공과 민간 연구기관을 연방정부가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가 ▲미래 우수 연구인력 확보를 위해 과학적 재능이 있는 젊은이들의 효율적 지원 프로그램은 어떻게 제안될 수 있는가 등 4개의 질문을 던졌다. 바니바 부시는 1945년 ‘과학-끝없는 프런티어’(Science-The Endless Frontier)라는 보고서로 이에 답했다. 이 보고서는 미국 국립과학재단(National Science Foundation) 설립의 기반이 됐었으며, 현재까지도 미국 과학기술 정책의 기조 역할을 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도 대공황과 2차 대전을 극복한 루스벨트 대통령을 본받겠다고 했으며, 바이든 인수위는 “과학이야말로 새 행정부의 모든 업무에서 최전선에 위치할 것”이라고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저명한 유전학자인 에릭 랜더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를 장관급으로 격상된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으로 임명하며 다섯 가지 질문을 던졌다. ▲팬데믹으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기후변화를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과학기술의 해결책은 무엇일까 ▲중국과의 경쟁에서 미국은 어떻게 미래 산업의 세계 리더가 될까 ▲과학기술의 열매를 어떻게 전체 미국인들과 공유할 것인가 ▲미국 과학기술의 장기적 건강은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까 등이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하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공동성명은 한미동맹의 새로운 장을 열며 전 세계적 비확산과 원자력 안전, 핵 안보, 안전 조치가 보장된 원자력 기술 사용 등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고 해외 원전시장 내 협력을 발전시키고 미사일 지침을 종료하기로 했다. 또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포괄적 협력을 위해 기후, 코로나 백신 협력과 반도체, 배터리, 수소차 등을 포함한 신흥 기술, 인적 교류에서 새로운 유대를 형성할 것을 약속했다. 이번 공동성명에서 보여 준 것처럼 세계 최강국과의 정상외교에서도 과학기술 관련 이슈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대가 됐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접하면서 과학기술을 국정의 중심에 놓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이 에릭 랜드에게 한 질문을 우리나라에 맞게 고쳐 보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부터 얻은 교훈을 살릴 수 있을까 ▲기후변화 등의 문제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미중 경쟁 구도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과학기술의 열매를 어떻게 전 국민이 공유할 수 있게 할 것인가 ▲한국 과학기술의 장기적인 건강을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 것인가. 국가 연구개발비 100조원 시대가 열렸다. 과학기술은 더욱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국가 경영에서 차지하는 과학기술의 비중도 점점 커지고 있다. 내년이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것이다. 차기 대통령의 과학기술에 대한 새로운 철학과 리더십이 기대되며 몇 가지 바람을 적어 본다. 첫째, 과학기술이 국정 운영의 중심에 서야 한다. 이제 과학기술은 경제발전 수단으로만 봐선 안 되며 교육, 노동, 윤리, 문화 등 모든 분야와 함께 고민해야 한다. 둘째, 과학기술의 정치화를 철저히 막아야 한다. 전문가의 의견이 존중돼야 하며 일부 집단의 목소리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적어도 과학기술 분야만에서라도 이념과 진영을 배척해야 한다. 셋째, 과학기술행정의 관료화를 타파하고 자율성과 창의성이 보장되는 과학기술 연구개발 시스템을 새로 구축해야 한다. 넷째, 정권을 넘어 나라를 생각하는 장기적인 정책 추진 시스템을 마련해야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최근 각광받는 로봇,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드론, 3D 프린팅, 바이오 기술 등은 하루아침에 탄생한 것이 아니다. 오랜 기간의 기초연구와 선행 투자가 뒷받침됐기 때문에 이제야 빛을 보는 것이다. 과학자들 또한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로워함은 물론이다. 다음 정부에서는 국정의 중심에서 생동하는 과학기술 리더십을 보고 싶다.
  • ‘공급 절벽’ 하반기 집값 상승 지속… 다주택자 ‘금리 인상’ 변수로

    ‘공급 절벽’ 하반기 집값 상승 지속… 다주택자 ‘금리 인상’ 변수로

    입주물량 1만 9343가구… 7년 만에 최저월평균 거래량 5월까지 3929건으로 감소재건축·공공 재개발 등 집값 상승 기대감‘세금폭탄’ 다주택자 내년 대선까지 버틸 듯일각 “이미 집값 최고점… 오름세 꺾일 것”정부의 다주택자 옥죄기를 통한 주택 공급 대책이 하반기 서울 아파트 가격을 안정시킬지 주목된다. 아파트 공급 부족으로 하반기 중저가 위주로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금리 인상 부담으로 상승 흐름이 지속되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교차한다. 지난 1일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와 양도소득세를 중과하는 ‘세금 폭탄’이 현실화되면서 정부와 다주택자 간의 힘겨루기가 다시 시작됐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매입임대 폐지 카드로 다주택자로부터 매물 출회를 유도하고 있다. 정부가 당장 공급량을 늘릴 수 없자 다주택자에게 세금 폭탄을 안겨 매물로 나오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서울의 아파트 공급 물량이라고 입을 모은다. 부동산정보 제공업체인 아실 유거상 대표는 “서울의 연간 아파트 적정 수요량은 4만 7800여 가구이지만 올해 서울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 9343가구로 2014년(1만 8936가구) 이후 가장 적다”고 말했다. 아실에 따르면 내년 입주 물량은 1만 3132가구, 2023년엔 1만 1723가구에 그쳐 공급 절벽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아파트 입주는 분양 시점에서부터 2년 정도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서울의 아파트 부족 현상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지난해 7·10 대책을 통해 예고했던 다주택자 보유세,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도 당초 예상대로 다주택자의 주택 매도를 유도해 집값 안정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거래는 월평균 6762건이었으나 올해는 1~5월 월평균 3929건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5월 계약건의 신고기일이 남아 있지만 거래량이 감소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양도세의 경우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의 주택을 팔 때 적용하는 중과세율이 기본세율에 2주택자는 20% 포인트, 3주택자 이상은 30% 포인트가 가산된다. 이에 따라 양도세 최고 세율은 2주택자는 65%, 3주택자는 75%로 올라갔다. 3주택자의 경우 여기에 지방세 7.5%까지 합해야 한다. 세금이 시세차익의 82.5%에 이른다. 예를 들어 3주택 보유자가 10억원에 산 서울 반포 아파트를 현 시세인 20억원에 매도하면 양도차익 10억원에 대한 8억 2500만원을 세금으로 내게 된다. 20억원짜리 아파트를 팔아 손에 쥐는 돈은 1억 7500만원이다. 우 팀장은 “주택 매도를 고민하던 다주택자들도 올해 보유세 기산일이 지나면서 납부가 확정된 만큼 지금 주택을 매도하나 내년 5월 전에 매도하나 마찬가지”라면서 다주택자들은 버티면서 시장 분위기를 보겠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금리 인상 움직임은 다주택자들에게 부담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7일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보다 먼저 기준금리를 조정해 놓으면 나중을 대비한 정책 여력이 생기는 것”이라며 선제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금리 인상은 그 자체로 부동산 가격의 하방 요인인 데다 빚이 있는 다주택자들은 이자 부담이 그만큼 늘어난다. 그러나 이는 이 총재의 ‘구두 개입’일 뿐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경기회복 상황을 고려하면 연내에 금리를 인상할 여건도 녹록잖다. 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임대사업자가 의무 임대 기간이 지난 주택을 보유했을 땐 6개월 안에 주택을 팔지 않으면 양도세 중과를 그대로 적용하도록 했다. 6개월 안에 팔면 양도세 중과를 배제함으로써 매물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최소한 부동산시장에서 주택 투기를 목적으로 한 투기 수요 거품을 걷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집값을 밀어올리는 동력도 있다. 정부의 공공 재개발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재개발·재건축 등의 정비사업은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 실제로 강남구 압구정동과 영등포구 여의도의 재건축 단지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주택거래허가지역으로 묶였다. 다주택자들이 주택 정책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는 내년 대선 결과까지 보면서 버티기를 할지, 금리 인상과 세금 부담에 매물을 내놓을지 기로에 서게 됐다. 집값 상승이 계속된다면 다주택자들이 버티기를 하겠지만 상승이 한계에 달했다면 물건을 내놓을 수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하반기에는 3기 신도시와 실수요자 위주의 트렌드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중저가 지역과 교통망 확충지 위주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그동안 가격이 많이 오른 데다 수요가 감소하고 있고 금리 인상 부담도 있어 상승 흐름이 지속되진 않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아기 때 쓰레기통에 버려진 제가 돈보다 소중히 여기는 것은요”

    “아기 때 쓰레기통에 버려진 제가 돈보다 소중히 여기는 것은요”

    미국 플로리다주의 발명가 겸 사업가, 정보통신(IT) 백만장자인 프레디 피거스(31)가 세상 누구보다 힘든 유년 시절을 보냈을 것이란 사실을 알아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환경 때문에 이런저런 사람이 되게 놔두지 말라”는 것이 그의 인생 조언이다. 여덟 살이 되기 전까지만 해도 2014년 세상을 떠난 네이선이 친아버지인 줄로만 알고 있었다. 동네 아이들이 자꾸 놀려댔다. ‘쓰레기 아기’ ‘버린 자식’ ‘더러운 자식’ 등이라고, 해서 프레디는 아버지에게 이유를 따졌다. 네이선은 “잘 들어.직설적으로 말할 거야. 네 친엄마가 널 버렸어. 해서 나와 베티 메이는 널 입양 위탁시설에 보내지 않고 널 입양했어. 넌 내 아들이야”라고 말했다. 신생아일 때 커다란 쓰레기 적재함에 버려졌다는 것이었다. “난 ‘OK, 난 쓰레기구나’라고 생각했다. 원치 않은 아기였구나 느꼈다. 그랬더니 양아버지는 내 어깨를 붙들고 ‘잘 들어, 네가 그 일 때문에 괴롭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플로리다주 북부의 8000여명이 살던 시골마을 퀸시에서 네이선은 수선 일을 했고 베티 메이는 농장 인부라 찢어지게 가난했다. 프레디가 신생아이던 1989년에 그들은 이미 50대 나이였다. 이미 많은 아이들을 위탁받아 돌보고 있었지만 프레디가 두 살 때 입양했다. 아이들이 스쿨버스에서 깡통 쓰레기를 던지며 놀려댄다는 것을 알고 양아버지가 마중나와 있어도 아이들은 부자를 함께 놀려먹었다. ‘프레디 아버지는 지팡이를 짚고 다닌대요’ 어쩌구 하면서. 하지만 네이선은 훌륭한 사람이었다. 늘 사람들을 돕고, 낯선 사람을 만나면 가던 길을 멈추고 도왔다. 홈리스들에게 먹을 것을 주는 그런 사람이었다.주말이면 부자는 쓰레기 하치장에 가 쓸만한 것을 주웠다. 미국 속담 ‘누군가의 쓰레기는 누군가에겐 보물’을 떠올렸다. 그 때도 프레디는 컴퓨터에 꽂혀 있었다. 어느날 중고 컴퓨터 가게에서 망가진 매킨토시 컴퓨터가 눈에 확 들어왔다. 판매원을 졸라 24달러에 산 뒤 집에 가져온 날 프레디는 뛸듯이 기뻐했다. 이미 라디오, 시계, VCR 등을 분해 조립해 본 그는 고장난 컴퓨터를 끼고 지냈다. 50번 정도의 시도 끝에 컴퓨터 전원을 켜는 데 성공했다. 컴퓨터를 고쳐보니 아이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고통 따위는 문제도 아니었다. 열두 살 때 학교 컴퓨터가 고장나면 그가 불려갔다. 방과후 프로그램을 지도하던 여교사가 퀸시 시장이 되자 아버지와 함께 시청에 와 컴퓨터를 고쳐달라고 했다. 학교를 파한 뒤 100대 가량의 컴퓨터를 고치면서 12달러의 시급을 받았다. 2년쯤 지났을 때 시의 수압 측정 시스템을 컴퓨터로 구축하는 사업을 해야 하는데 한 회사가 60만 달러를 내라고 했다. 프레디에게 해보라고 했고, 그는 아주 싼값에 정확히 요구한 것을 해냈다. 겨우 열다섯 살 때였다. 학교를 다니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부모들은 실망했지만 곧바로 컴퓨터 수리 일로 창업을 했다. 공교롭게도 네이선이 알츠하이머 증후군을 앓기 시작한 때였다. 한밤중에 일어나 전날 저녁에 본 영화 ‘건스모크’ 주인공 흉내를 냈다. 라이플 소총을 프레디 머리에 갖다 대고 ‘널 이 마을에서 쫓아내고 말거야’ 대사를 따라하는 것이었다. 또하나 어린 프레디가 환장할 일은 옷을 다 입고는 신발을 안 신었다고 찾아달라는 것이었다. 해서 꽤나 수익을 올린 발명품을 만들게 됐다. 신발에다 모니터링 장비와 스피커를 달아 랩톱 컴퓨터에 연결해 신발 속에서 “아버지 어디 계세요”란 자신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게 만들었다. 애플과 구글 맵스가 나오기 한참 전의 일이었다. 네이선의 상태가 더 나빠지자 가족들은 양로원에 보내자고 했지만 어린 시절 버려진 경험이 있는 프레디는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출장을 갈 때도 양아버지를 모셔갔다. 고객을 만날 때면 자동차 뒷좌석에 에어컨을 틀어놓고 라디오를 켜놓고 차 문을 잠가뒀다. 한번은 고객과 상담하는데 아버지가 창문을 내리고 기어나와 상담을 끝내고 나와야 했다. 다행히 아버지는 주차장에 앉아 있었다.네이선이 8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떴을 때 프레디는 스물넷이었다. 신발 추적 장치 아이디어를 220만 달러에 팔았다. 늘 1993년식 포드 픽업트럭과 낚시 보트를 사고 싶었는데 사고도 남을 돈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야말로 눈을 떴다. 돈은 아무 것도 아니며 도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세상을 떠나기 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내 온힘을 다할 것이라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의 아버지는 부자는 아니었지만 많은 이들의 인생에 영향을 미쳤다. 그 역시 아버지처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 무렵 그는 두 번째 기발한 발명품을 개발하고 있었는데 여덟 살 때 조지아주에 있는 어머니의 삼촌 댁을 방문했을 때 경험에 착안했다. 부모가 아무리 노크해도 삼촌이 문을 열어주지 않자 어린 프레디에게 창문으로 들어가 문을 따게 했는데 그 친척은 난롯가 의자에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앉아 있었다. 당뇨병을 앓던 그는 코마 상태에 빠져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그는 당뇨 환자의 혈당을 멀리 떨어진 병원 의료진이 점검해 가까운 친인척에게 찾아가게끔 경고를 보내는 시스템을 착안했다. 미국 시골에 2G나 3G 밖에 안 깔린 데다 퀸시 주민들은 전화를 걸어 인터넷을 연결하는 점을 감안해 큰 소리로 전화 벨이 울리다가 갑자기 아무 소리도 안 들리는 식으로 경보가 울리게 했다. 프레디는 시골의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끌어올리고 싶어 2008년 연방통신위원회(FCC)의 면허를 따 자신의 회사 피거스 커뮤니케이션을 설립했다. 더 큰 규모의 통신 사업자들이 인구 1000명도 안되는 시골 지역에 투자하도록 청원했다. 무려 394회에 이르렀다. 돈을 엄청 까먹었다. 스물한 살이던 2011년 그는 미국에서 가장 젊고, 흑인으로 유일한 통신 사업자로 이름을 올렸다. 사업 초기 혼자서 모든 일을 했다. 플로리다주 북부와 조지아주 남부에 서비스를 하고 있다. 2014년에 스마트폰 제품을 내놓았는데 피거스 F1은 운전 중에 문자를 보내거나 딴청을 피우면 이를 감지해 차의 속도를 시속 10마일로 떨어뜨리는 장치다. 2019년에 출시한 피거스 F3는 충전기로부터 5m 안에만 있으면 언제든 무선으로 충전하는 칩이 내장돼 있는데 FCC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일부 블로거가 최초의 제품이 아니란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그는 6일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 “우리 목표는 정직함과 투명함을 제공하는 것이며 질 좋고 개선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것”이라고 털어놓았다.양어머니 베티 메이(83)도 알츠하이머가 시작됐다. 양아들의 성취를 매우 자랑스러워하며 그가 개발한 글루코미터(glucometer)가 삼촌의 목숨을 구했을지 모르는 “뭔가 특별한 것”이란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변호사 네이틀리와 2015년에 결혼해 어린 딸을 뒀다. 불우한 환경의 어린이와 가족들의 교육과 보건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재단도 운영하고 있다. 위탁 돌봄시설의 아이들에게 자전거를 기부하는 일, 코로나19 팬데믹과 싸우는 이들에게 개인보호장구(PPE)를 기부하는 일을 하고 있다. 어린 딸에게 하고 싶은 조언은 “세상이 아무리 차갑게 보이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자신에게 일생의 롤 모델이었던 양아버지 네이선도 전적으로 동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중국산 거부한 대만에 미국 “코로나19 백신 75만회분 지원” [이슈픽]

    중국산 거부한 대만에 미국 “코로나19 백신 75만회분 지원” [이슈픽]

    “미 상원 발표, 첫 백신지원 집단에 대만 포함”여객기 아닌 미 공군수송기 타고 이례적 방문‘방역 모범국’ 대만 최근 잇단 집단감염 비상대만 인정 않는 中, 美간 갈등 재연될 지 주목앞서 中 백신 압박에 대만 “과학적 근거 없다”중국 정부의 압박에도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중국산 백신 사용을 거부해온 대만에 대해 미국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75만회분을 지원하기로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중국 제약사 시노팜에 이어 시노백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긴급 사용을 잇따라 승인했다. 미 “대만, 미국에 중요… 파트너십 중시”‘하나의 중국’ 中, 외교단에 내정간섭 비판 대만을 방문한 미국 상원의원 대표단 태미 덕워스(민주·일리노이) 의원은 6일 타이베이 쑹산 공항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밝혔다. 덕워스 의원은 “대만이 첫 백신지원 집단에 포함되는 것이 미국에 중요했다”면서 “(대만의 상황이) 긴급하다는 것을 알고 (양국 간) 파트너십을 중시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달 말까지 백신 8000만회분을 외국에 지원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대만도 이러한 계획에 따라 백신을 지원받게 됐다. 한국도 존슨앤드존슨의 제약 계열사 얀센의 백신 101만회분을 지원받았다. 대만이 어떤 백신을 받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던 대만은 최근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며 백신접종이 시급한 상황이 됐다. 대만은 중국이 백신을 지원받으라고 지속해서 압박했지만 수용하지 않았다. 대신 대만은 일본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24만회분을 지원받았다. 덕워스 의원, 댄 설리번(공화·알래스카) 의원, 크리스토퍼 쿤스(민주·델라웨어) 의원 등 3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은 대만 고위지도자들과 대중관계를 비롯해 안보현안을 논의한다.이번 대표단 방문으로 미국·대만과 대만을 자치국으로 인정하지 않는 중국 간 갈등이 고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대만의 자치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 ‘하나의 중국’ 원칙 아래 외국 외교사절들의 대만 방문을 내정간섭으로 비난해왔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연방 상원의원단의 이번 대만 방문 때문에 중국이 자극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대표단이 이례적으로 민간여객기가 아닌 미공군 C-17 글로브마스터 수송기를 타고 대만에 온 점도 주목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갈등 격화 속에 중국과 대만의 양안관계도 중국 군용기가 대만 방공식별구역을 수시로 넘나들 정도로 악화하고 있다.“중국산 백신? 과학적 근거 없는데도입 못 해” 대만 시노백 배제 “中백신, 과학적 자료·문헌 발표한 적 없어서전문가 논의 진행 자체를 할 수가 없다” 대만 당국은 지난 2월 중국산 백신에 대한 과학적 정보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중국 백신제약업체 시노백의 백신 ‘코로나백’ 등 중국산 백신의 도입 가능성을 배제했다고 대만 언론이 보도했다. 대만은 앞서 중국이 대만에는 백신(시노백)을 줄 수 없다고 밝히자 중국산 백신은 받을 생각이 없다고 받아쳤다.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에 따르면 천스중 대만 위생복리부 부장(장관)은 중부 타이중의 집중검역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중국 백신을 거절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힌 마잉주 전 총통의 언급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천스중 부장은 “중국 백신이 기술적 자료가 완벽하지 않으며 과학적 자료 및 문헌을 발표한 적이 없어 전문가 등이 논의를 진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따라 중국산 백신을 대만의 백신 후보 명단에 넣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천스중 부장은 “백신의 안정성은 매우 중요하며 대만의 코로나19 상황은 안정적이므로 백신 선정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물백신’ 논란 시노백 예방 효과 제각각브라질선 50% WHO 기준 겨우 넘겨 터키·인니서 각 90%, 65% 효과 차이 커 실제 중국 제약회사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인 코로나백에 대해 인도네시아, 브라질,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 등이 긴급사용 승인을 한 가운데 예방효과와 안전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 들어 인도네시아·터키·브라질 등 다수 국가에서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고 시노백 바이오테크 측은 전했다. 그러나 시노백이 시험 국가마다 예방효과가 큰 차이를 보여 효과가 없는 ‘물백신’ 논란이 재연되는 것이다. 실제 터키와 인도네시아에서는 각각 91%와 65.3%의 예방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브라질에서는 임상시험 결과 유효성이 50.38%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사용승인 최소기준 50%를 겨우 넘기는 데 그쳤다.WHO, 중국산 시노백 긴급사용 승인 지난 1일 WHO는 중국 제약사 시노백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WHO의 긴급 사용 목록에 올라가면 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를 통해 배분될 수 있다. WHO는 시노백과 시노팜 외에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드존슨(J&J)의 유럽 자회사인 얀센, 모더나가 각각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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