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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10달러 지폐/이춘규 논설위원

    고액권은 선망의 대상이지만 범죄에 곧잘 쓰인다. 미국에서는 500달러, 1000달러, 5000달러, 1만 달러, 10만 달러권이 발행됐었다. 10만 달러권은 증권으로 유통용 지폐는 아니었다. 연방준비은행과 연방정부 사이의 결제에만 이용됐다. 500~1만 달러 지폐 발행은 1945년이 최후다. 1969년엔 유통정지됐다. 유통되고 있는 지폐 중 최고액권은 싱가포르의 1만달러(약 866만원)권이고, 많이 유통되는 고액권은 500유로(약 75만원)권이다. 지폐(紙幣)는 종이로 만든 화폐다. 표면에는 인물 초상을 많이 쓴다. 지폐에 인물 초상을 사용한 것은 위조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었다. 개인별로 미묘한 차이까지 식별할 수 있는 인간 얼굴의 특질을 이용했다. 장년부터 노년의 인물 초상이 많은 것도 위조방지의 일환이다. 잔주름이 많은 사람은 초상이 복잡해져 위조하기 어렵다. 지폐에 여성의 초상이 적은 것도 위조 때문이라고 한다. 남성은 수염 등이 있어 위조가 어렵다는 것이다. 지폐 모델의 인물은 군주제 국가에서는 살아 있는 군주, 공화제 국가에서는 영웅·위인과 전직 국가원수나 정치가·문화인·교육자·사상가 등 저명인이 일반적이다. 입헌군주제 국가에서 군주 이외의 인물이 지폐 인물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 지폐에 등장한 인물의 기록사진이나 초상화를 그대로 인쇄한 것만은 아니다. 유로화 이행 전에 네덜란드에서 유통된 ‘굴덴’ 지폐에는 모던 아트풍으로 상당히 변형한 풍자화 형태의 초상들을 사용하기도 했다. 무명 서민이 모델로 이용된 경우도 있다. 옛 공산권에서는 소액 지폐에 노동자의 초상을 쓰는 예가 많았다. 경제대국이던 옛 서독에서도 나치체제처럼 개인숭배로 연결될 것을 우려해 저명인의 초상을 피했다. 1960년대 초반에서 1989년까지 이용된 제3차 도이치마르크 지폐의 대부분은 무명 서민들을 모델로 활용했다. 인기가 없는 데다 통독까지 되자 1990년부터의 제4차 도이치마르크 지폐는 독일 저명인물들의 초상을 사용했다. 미국 10달러 지폐의 모델은 미국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이다. 그 10달러 지폐가 지난해 한 장도 발행되지 않았다. 5달러 지폐 발행량도 1930년 이래 최저수준. 신용카드의 일반화로 지폐의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00달러 지폐는 외국에서 자금 추적을 꺼리는 검은 돈으로도 수요가 많아 승승장구했다. 현재 70억장 이상의 100달러 지폐 중 3분의2가 외국인의 손에 있다. 100달러 지폐는 미국의 가장 성공적인 수출품으로 꼽힌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공직사회 해부] 공무원 국외유학 실태

    [공직사회 해부] 공무원 국외유학 실태

    영어권에 편중된 공무 원 유학을 어떻게 다변화할 것인가. 지난 3월 도미니카공화국, 코스타리카, 키르기스스탄, 몽골 등 개발도상국의 장·차관 4명이 한국을 방문했다. 유엔 전자정부평가에서 각종 평가 항목의 1위를 휩쓸고 있는 한국의 선진 행정시스템을 배우기 위해서다. 개발도상국의 실무자급은 장기 유학과정으로 한국을 찾기도 한다. 이는 우리 정부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1970년대부터 우수 공무원을 선발해 유학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공무원의 유학은 그간 ‘골프 유학’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으로 비판의 대상이었다. 공무원 유학,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봤다. 공무원 국외유학의 정식 용어는 국외훈련이다. 국외훈련은 크게 직무훈련과, 흔히 유학이라고 표현하는 학위과정으로 나뉜다. 직무훈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외국의 연방정부 등 국외 정부기관에서 일정기간 근무하거나 전문 연구소에서 연구과제 등을 수행하는 형태다. 공직사회에서 ‘공직생활의 꽃’으로 불리기도 하는 학위과정은 4~7급 공무원을 대상으로 영국·미국 등 영어권 국가와 일본·중국 등 비영어권 국가 그리고 특수지역으로 나눠 해당 국가의 대학에서 2년간 공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국외훈련의 역사는 197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선진국의 과학기술을 들여와 국가 발전에 활용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따라 박정희 정부는 과학기술처(현 교육과학기술부)에 국비 국외훈련 제도를 도입했고, 1979년 총무처(현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확대 시행했다. 국가 공무원 국외훈련을 총괄하는 행정안전부와 유학을 다녀온 공무원들은 유학에 대한 취재에 다소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지금까지 공무원의 유학은 항상 부정적으로 비쳤기 때문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공부하면서 적당히 놀다 온다.”, “학교보다 골프장 출석이 더 많다.” 등의 비판이 주를 이뤘다. 실제로 자비로 유학하는 대학원생이나 현지 교민들에게 일부 공무원들은 세금 낭비족으로 비쳐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대다수 유학파 공무원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2006년부터 2년간 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법제처의 A 과장은 “어느 조직이든 항상 말썽을 일으키는 일부가 조직 전체 이미지를 흐려놓는다.”면서 “유학 온 공무원 대부분은 빠듯한 생활비와 빡빡한 학업 일정에 치여 지낸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유학 당시 골프장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데 행안부에서 ‘골프를 자제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와 당황스러웠다.”고 덧붙였다. 미국 유학 경험이 있는 행안부의 B 과장은 “현지 물가와 집값이 매우 비싸서 여유로운 유학 생활은 꿈도 꿀 수 없었다.”며 “당시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갔는데 주 정부에서 여성과 아동이 있는 가정에는 일부 생필품 자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어 그나마 숨통이 조금 트였다.”고 털어놨다. 행안부는 유학 공무원들에게 대학원 등록금과 체재비 등을 지급하지만, 현지의 학비와 물가에 비해서는 부족한 상황이다. 학비는 미국 대학원 2년 과정을 기준으로 3만 6000달러가 지원 상한으로 정해져 있다. 상위권 대학원에 갈 경우, 1년 등록금은 3만 달러가 넘고, 부족분은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행안부는 국외훈련 지원자가 많은 미국과 영국의 경우 교육 전문성을 보장하기 위해 유학 가능 대학을 학과별 국내 평가 40위권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행안부에 따르면 1년 기준 지원 학비 상한선은 2003년 1만 5000달러에서 1만 7000달러로 올랐고, 2005년 1만 8000달러로 인상된 이후 6년째 동결됐다. 매달 지급되는 체재비는 재외공무원 근무수당의 85%로 정해져 있다. 이는 미국 기준으로 2100달러 수준이다. 여기에 매월 220달러의 의료보조비가 나온다. 법제처 A 과장은 “싼 집을 구하느라 노력했는데도 매달 체재비의 절반이 넘는 1200달러를 월세로 냈다.”고 말했다. 행안부의 B 과장은 “지원금이 현지 학비와 물가를 반영하지 못하지만, 국민의 세금으로 유학이라는 혜택까지 누리고 있는 입장에서 이를 올리자고 말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국외훈련 제도는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미국·영국 중심에서 탈피, 비영어권 국가 훈련을 권장하고 있다. 자원외교와 개도국 지원 등을 위해 훈련국가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언어 문제로 여전히 영어권 국가에 편중된 실정이다. 지난해 국외 훈련을 떠난 257명 가운데 60%인 154명이 미국·영국·캐나다·호주 등 영어권 국가를 선택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영어권 국가는 별도의 어학연수비를 지급하지 않지만, 비영어권 국가는 어학연수비를 지원하는 등 비영어권 국가를 권장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카자흐스탄, 아르헨티나,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32개 국가로 훈련 대상국이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유학 대상 국가와 대학은 부처 업무 특성에 따라 다양하다. 통일부의 한 사무관은 2009년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통일부 및 대북지원 발전방향 모색’을 주제로 미국 유학을 다녀왔고, 관세청의 한 주무관은 네덜란드에서 유럽연합(EU) 내 수출입 물류 선진사례를 연구하고 돌아왔다. 소방방재청은 독일에서 의용 소방대 운영실태와 활성화 방안 연구를, 기획재정부는 인도에서 한국·인도 경제협력 증진 방안 등을 연구했다. 김하균 행안부 교육훈련과장은 “국민의 세금으로 진행되는 교육인 만큼 연구결과 보고서 검토 및 공개(www.training.go.kr) 등을 통해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면서 “공무원 국외훈련이 국가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가이트너 美재무 사의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최근 백악관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30일 보도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연방정부 부채상한 증액 협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장관직에서 물러나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가이트너 장관은 이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시카고에서 개최한 한 행사에서 “나는 그동안 공직에만 있었고, 이것이 내가 해 온 유일한 일”이라면서 장관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시사했으나 사의 표명 보도에 대해 적극적으로 부인하진 않았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창업지원은 회사·직원 동반성장 다른 기업들이 벤치마킹했으면…”

    “창업지원은 회사·직원 동반성장 다른 기업들이 벤치마킹했으면…”

    “KT의 인재 경영은 직원들의 인생을 설계하고 조직 내 인간적 가치를 높여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게 핵심입니다. 이 점에서 창업지원 제도 등 KT의 생애설계 프로그램은 다른 기업들이 벤치마킹할 만한 사례입니다.” 김상효 KT 인재경영실장은 지난 29일 “21세기 한국 사회의 특징은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평생 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노후 불안정이 커지고 있다.”면서 “창업지원 휴직제도는 창업을 준비하고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한 KT만의 경영 서비스”라고 말했다. 창업 휴직제는 회사와 직원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일종의 ‘동반성장 프로그램’이라는 게 그가 내린 정의다. 그는 “경영진으로서는 직원들이 현재 직무에 몰입하기를 원하지만 세컨드 라이프 설계를 도와야 한다는 점도 사회적 책임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생애설계 프로그램에 대한 직원 만족도가 높고 노후에 대한 불안이 해소돼 결과적으로 업무 생산성은 오히려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KT의 창업 휴직제는 2005년부터 재직자에 대한 교육의 일환으로 진행했던 생애설계 프로그램을 퇴직 예정자들로 확대한 것이다. 재직 중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경영진이 제안한 후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이석채 회장이 내세우는 기회와 보상을 통해 성장하는 일터 제공이라는 ‘그레이트 워크 플레이스’(Great Work Place)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김 실장은 “창업하면 1년 이내 80%가 실패한다는 말이 많은데 퇴직하는 순간 미래를 준비하는 건 너무 늦다.”며 “회사를 다니면서 철저히 준비된 창업을 하고 능력을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빌 클린턴 대통령 때 연방정부가 각 기업들에 직원들의 재취업과 창업 지원 제도를 적극 도입하면 구조조정과 공장 이전 문제를 정부가 지원한다는 약속을 했고, 이후 미국 기업들은 직원들의 세컨드 라이프 설계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KT의 생애설계 프로그램이 국내 기업에도 확산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델파이코리아와 오티스 등에서 지난 30여년간 인사관리를 담당했다. 지난해 KT 인재경영실장으로 온 그는 “직원이 행복해야 회사가 발전하고, 직원과 회사가 동반자로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달에 발 디딘 6번째 우주인이 기소된 까닭은?

    미국 항공우주국(나사·Nasa)이 아폴로 14호를 타고 달 착륙에 성공했던 우주인을 고소해 파문이 일고 있다. 영국 대중지 데일리 메일은 1일 나사가 인류 역사상 6번째 달 표면을 밟은 우주인 에드가 미첼과 소송을 진행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에드가 미첼은 달 표면을 촬영한 특수 카레라를 불법 소지하고 이를 8만 달러(약 8500만원)에 경매에 붙여 넘기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첼은 지난 1971년 아폴로 14호 우주선의 모선에서 분리된 착륙선 조종사로 선장 알란 쉐퍼드와 함께 달에 내린 뒤 무비 카메라로 달 표면을 직접 촬영한 우주인이다. 특히 그는 달에 다녀온 뒤 외계인의 존재를 믿는다고 진술해 큰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미첼은 현재 현역에서 은퇴해 그가 직접 찍은 우주 관련 사진 등을 파는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 그는 우주 사진 뿐만 아니라 몰래 소지하고 있던 카메라까지 지난 5월 영국의 경매회사에 넘기려다 발목이 잡힌 셈이다. 나사 측 관계자에 따르면 미 연방정부는 아폴로계획을 포함해 나사의 프로젝트 수행중 사용한 모든 장비와 취득한 자료는 모두 나사와 정부의 자산이라며 미첼에게 카메라의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첼의 변호인은 “나사 측이 40년 전에 미첼에게 카메라 소유권이 있음을 인정했다.”고 엇갈린 주장을 펼쳤다. 달 여행이라는 엄청난 프로젝트를 수행한 우주인에게 선물로 주어졌다는 식의 강변이었다. 그러나 나사와 미 정부 측은 미첼에게 카메라의 소유권이 넘겨졌다는 기록이 어디에도 없다면서 “그 카메라는 배타적 소유권이 있는 정부에 귀속되어야 한다.”고 못박았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7·1 한-EU FTA 발효 이후] 美, 한·미 FTA 8월초 비준할 듯

    백악관은 28일(현지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의 걸림돌이었던 무역조정지원(TAA) 제도 연장에 대해 의회와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의회의 비준을 기다리고 있는 한국과 콜롬비아, 파나마와의 FTA에 대한 미 의회 비준이 8월 초 휴회 전에 이뤄질 전망이다. 하지만 TAA를 한·미 FTA 이행법안 안에 포함시켜 연계 처리하는 합의안을 놓고 공화당 지도부가 여전히 난색을 표해 막판 진통이 예상된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협상 결과 강화된 TAA를 연장하기 위한 핵심적인 조건들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카니 대변인은 “이제는 한국, 콜롬비아, 파나마와의 FTA 진전을 위해 움직일 때”라며 조속한 의회 비준을 촉구했다. 협상에는 맥스 보커스 상원 재무위원장(민주)과 데이비드 캠프 하원 세입위원장(공화), 진 스펄링 백악관 경제자문 등이 참여했다. 그동안 백악관과 민주당은 FTA로 피해가 예상되는 노동자들에게 연방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TAA 연장을 주장해온 반면 공화당은 재정적자 감축 노력을 훼손한다면서 반대해 왔다. 보커스 위원장은 “한·미 FTA 이행법안에 TAA 대상을 제조업에서 서비스산업으로까지 확대하고, 지난 2월 만료된 TAA 적용기간도 2013년 12월 31일까지 연장하는 내용을 포함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공화당의 캠프 의원 측은 “이 같은 변경조치 대신 TAA 연장에 따른 재원은 따로 배정하지 않고 다른 예산을 줄여서 확보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보커스 위원장은 또 “TAA 연장내용이 포함된 한국 등과의 FTA 이행법안에 대한 논의를 30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상원 재무위 공화당 간사인 오린 해치(유타)는 “8월 의회 휴회 이전에 최종 표결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스페인 위기 불씨, 美·英 부채질 탓?

    스페인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내내 머리를 맴돈 것은 스페인 ‘경제위기설’이었다. 과연 얼마나 심각할까. 잠시 1997년 한국이 겪었던 외환위기와 겹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마드리드에 도착한 뒤 받은 첫인상은 선입견을 철저히 배신했다. 분명 스페인은 언제 위기에 빠질지 모르는 살얼음판을 지나고 있다. 하지만 마드리드에서 만난 이들의 대체적인 반응은 “힘들긴 하지만 잘 이겨낼 것이다.”로 요약할 수 있었다. 물론 스페인의 경제지표는 좋지 않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마드리드 지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실업률 추정치는 19.5%에 이른다. 마드리드 시내에서 만난 대학생 호세 로드리게스는 “내 주변에 있는 졸업생 가운데 취업한 사람은 손으로 꼽을 정도”라면서 “나 역시 졸업하고 나면 곧바로 실업자가 될까 두렵다.”고 털어놨다. 스페인의 무역수지는 531억 달러 적자다. 높은 실업과 긴축재정으로 인해 소비가 얼어붙었다. 그나마 주변국의 경제회복에 힘 입어 지난해 산업 생산과 수출이 늘어난 것이 위안거리다. 스페인 정부 역시 허리띠를 졸라매긴 마찬가지다. 지난해 7월 부가가치세를 16%에서 18%로 인상했고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 400유로 근로소득세 환급제도를 폐지했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해 5월과 12월 각각 150억 유로와 144억 유로에 이르는 강도 높은 긴축재정을 추진했다. 공무원 임금을 10년간 5% 삭감하고 2500유로에 이르는 출산장려금 지원을 중단했으며 주요 공항 운영권을 민간에 이양했다. 장기실업자 보조금도 지난 1월 폐지했다. 스페인 위기설에 대한 경보음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21일 스페인이 여전히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일각에선 스페인 정부의 긴축 조치와 심각한 실업에 항의해 20만명이 대규모 시위를 벌인 지 이틀 만에 보고서가 나왔다는 ‘시점’을 주목하기도 했다. 적잖은 전문가들은 스페인의 상황이 여러 가지로 어려움에도 그리스나 아일랜드와는 분명히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위기설’을 배격한다. 실제 지난해 10월에는 IMF도 올해 경제성장률을 전년도 0.3% 적자보다 호전된 0.7% 흑자로 전망했다. 유럽연합(EU) 역시 지난 2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7%로 예상했고 지난해 12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0.9%로 추정했다. 시민들의 표정에서도 별다른 그늘을 느낄 수 없었다. 일부러 길을 물으며 말을 붙였을 때 느껴지는 분위기는 너무 친절해서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시민들은 여유가 넘쳤고 곧 있을 여름 휴가 한 달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고 있었다. 실질구매력(ppp) 대비 국내총생산(GDP) 수준만 놓고 보면 한국과 스페인이 비슷하지만 삶의 여유에 있어서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느껴졌다. 한 마드리드 시민은 경제 상황이 나쁜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국제 투기꾼들과 금융회사들이 자꾸 ‘위기가 다가온다’는 식으로 위기를 부채질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어떤 이는 기자가 영국을 거쳐 마드리드에 왔다는 말을 듣고는 “힘들기는 영국 친구들이 더하지.”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스페인과 영국의 공공요금 등 체감 경기만 비교해 봐도 이런 선입견은 바로 깨진다. 런던의 지하철 기본요금은 4파운드(약 6930원)지만 마드리드에선 1유로(약 1537원)다. 그나마 런던은 구간에 따라 요금이 급격히 늘어나지만 마드리드는 구간별 요금 차이가 없다. 런던의 인터넷 사정이 유럽에서 최악이라는 것은 런던 시민들조차 인정할 정도다. 기자가 머문 런던 호텔에서는 24시간 인터넷 요금이 12.95파운드(약 2만 2450원)나 됐지만 마드리드에 있는 호텔에선 4유로(약 6150원)를 요구했다. 영국의 대표적인 가격 비교 웹사이트인 머니수퍼마켓이 지난달 공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6개월간 영국의 가구 평균 공공요금은 1주일에 54파운드나 늘었다. 전문가들은 가구당 연평균 500파운드의 에너지 요금이 인상될 것으로 전망한다. 런던에서 4명이 공동으로 기거한다는 대학생 마틴 웹은 “지난 1분기 전기요금이 500파운드나 나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거기다 올해 1월 보수-자유민주 연립정부는 선거공약과 정반대로 17.5%였던 부가가치세를 20%로 전격 인상했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왜 ‘스페인 위기설’은 지난해 2월 초 이래 되풀이되는데 ‘영국 위기설’ 얘기는 들을 수가 없을까. 이는 ‘위기설 담론’을 누가 생산하는지가 실마리가 될 것이다. 스페인 위기설의 진원지는 미국과 영국계로 나뉜 3대 신용평가회사, 미국에 본부를 둔 IMF와 세계은행,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에 기반한 투자은행과 헤지펀드 등이다. 게다가 미국과 영국의 주요 언론들은 유로화가 생기기 전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유로화의 ‘태생적 한계’로 인한 ‘붕괴 위기설’을 전파해 왔다. 미국이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심각한 위기에서 잠시 숨을 돌린 2009년 말부터 국제사회에선 본격적으로 재정적자에 따른 일부 국가 위기설이 흘러나왔다. 스페인 역시 위기설의 포화를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만악의 근원’처럼 묘사되는 재정적자와 정부부채를 수치로 비교해보면 상황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지난해 기준 영국의 GDP 대비 재정적자와 정부부채는 각각 10.4%와 80.0%였다. 미국은 연방정부와 주정부를 합해서 지난해 재정적자가 10.8%, 정부부채는 99.5%나 됐다. 이에 반해 올해 스페인의 GDP 대비 재정적자와 정부부채는 6.7%와 68.7%로, 영국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재정적자에 따른 위기’가 설 자리는 어디일까. 혹시 우리는 1997년 외환위기를 순전히 ‘내 탓이오’로 기억하는 마음으로 스페인에 대해서도 ‘네 탓이오’라고 단순하게 여기고 마는 것은 아닐까. 강국진 순회특파원 betulo@seoul.co.kr
  • [3색 대학등록금 르포] 정부는 재정난… 학생은 생활고… 유럽서도 ‘뜨거운 감자’

    [3색 대학등록금 르포] 정부는 재정난… 학생은 생활고… 유럽서도 ‘뜨거운 감자’

    유럽 각국에서도 등록금을 비롯한 대학 교육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정부 부채 증가에 따른 등록금 인상 조치로 대학생들의 반발이 거세고, 프랑스에서는 보편적 교육복지 정책에 ‘개혁’의 메스를 가하기 시작했다. 독일에서는 등록금 폐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지만 계층 간 교육격차라는 덫에서 여전히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현지에서 대학 교육과 등록금을 둘러싼 ‘3국(國) 3색(色)’의 고민을 진단해 봤다. 영국-내년 신입생 대학등록금 3배 폭등 지난해 12월 9일 런던 도심에서 2만명이 넘는 학생들이 정부가 발표한 대학 등록금 인상 계획에 반발해 폭동에 가까운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보수당·자유민주당 연립정부는 학생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인상 계획안을 확정,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대학 등록금이 3배 넘게 오르게 됐다. 연립정부가 처리한 대학 등록금 인상 계획에 따르면 연간 3290파운드(약 590만원)였던 상한선이 폐지되고 2012학년 9월 신입생부터 연간 9000파운드(1620만원) 수준으로 인상된다. 현재 1만 2000~2만 8000파운드(2160만~5000만원)에 이르는 유학생의 연간 학비도 덩달아 오를 전망이다. 영국 정부로서도 할 말이 없는 건 아니다. 정부 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1%까지 상승해 복지예산 70억 파운드 삭감, 국방예산 8% 삭감, 공공부문 50만명 정리해고, 2015년까지 정부예산 25%(810억 파운드) 삭감 등 고강도 정책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 지원 예산도 예외로 남겨 둘 수 없다는 것이다. 장명철 코트라 런던지사 과장은 21일(현지시간) “감세를 공약으로 했던 보수당이 지난 1월 부가가치세를 17.5%에서 20%로 인상했고, 대중교통 요금도 최근 20% 가까이 오르는 등 서민부담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등록금 인상은 대학 간 서열화를 가속화시켜 앞으로 문을 닫는 대학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2012학년도 학비 내역을 신고한 90여개 대학 가운데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등 70여곳이 등록금을 최고액인 9000파운드로 책정했다. 영국 대학생들은 대부분 학비와 생활비를 정부로부터 대출받아 충당하고 취직한 뒤 연봉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이를 상환한다. 정부는 이번에 등록금을 인상하면서 연봉 1만 5000파운드(2700만원)가 되면 대출금을 상환토록 하던 것을 앞으로는 2만 1000파운드(3780만원)가 될 때부터 상환토록 바꾸고 저소득층의 실질 이율을 ‘제로’로 책정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생활비까지 포함하면 졸업과 동시에 억대에 이르는 빚을 지게 된다고 호소하고 있다. 학생들의 비판을 의식한 연립정부는 저소득층 학생의 입학 정원을 늘리고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빈곤층 학생 지원계획을 제출한 대학에 한해 학비 인상을 승인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아울러 사립고등학교에 비해 교육 여건이 열악한 공립학교 출신 입학 비중을 늘리라고 대학들에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심각한 교육 양극화를 겪고 있는 영국 현실에서 이런 조치가 등록금 폭등으로 인한 폐해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현지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정부와 언론이 각종 지표에 따른 학교 서열을 공개하는 영국에서 상위권 학교는 수백년 역사를 자랑하는 사립학교가 독차지하고 있다. 영국의 비영리 교육기관인 ‘서턴 트러스트’가 2008년 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상위 3%인 100개 고등학교 가운데 78개가 사립이다. 21곳은 그래머 스쿨(사립과 국립의 중간형)이고, 일반 국립학교는 하나뿐이다. 영국에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2500여개나 되는 사립학교가 있다. 재학생은 62만명 안팎이다. 통학생 학비는 연간 평균 4141파운드, 기숙사에서 생활하면 7334파운드가 든다. 심지어 이튼스쿨 같은 곳은 2만 5859파운드로, 한해에 5000만원이 넘는 액수를 부담해야 한다. 현지 통계에 따르면 사립학교 졸업생의 92~95%가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상위 5개 사립 고등학교 출신의 41%가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에 입학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영국을 대표하는 명문대학인 케임브리지의 빈곤층 학생 비율은 10%에도 못 미친다. 런던 강국진 순회특파원 betulo@seoul.co.kr 프랑스-200년 지킨 무상교육 원칙 ‘흔들’ 프랑스에서는 200년 넘게 이어져 온 무상교육 원칙이 새로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정부가 대학의 차별화와 독립성을 골자로 한 대학개혁 법안을 통과시킨 데 따른 것이다. 프랑스에서도 영·미식 신자유주의 바람이 불면서 보편적 교육제도가 기로에 섰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당초 프랑스는 혁명이 한창이던 1791년 제정한 헌법에서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무상교육을 실시한다.’는 원칙을 천명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에서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모든 교육을 기본적으로 국가가 책임진다. 대학 등록금 역시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지난 2009년 대학 평준화 대신 차별화, 재정지원 대신 독립성을 골자로 한 대학 개혁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교육현장에 변화가 일고 있다. 정부는 2009년 1월 18개 대학을 시작으로, 2012년까지 전국 모든 대학을 자율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초 파리 도핀대학은 국제경쟁력 강화와 재원 다양화를 주장하며 석사과정 등록금을 계층별로 차등화해 고소득층의 부담을 늘리는 미국식 교육제도를 도입해 관심을 모았다. 저소득층은 230유로선(약 35만원)의 등록금을 유지하되 부모의 연간소득에 따라 1500~4000유로로 다양화한 것이 골자다. 정부는 대학 재정 건전화를 추진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이를 승인했다. 19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르코지 정부의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의 결과 나타난 현상 가운데 하나는 사교육 시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의 사교육 시장이 22억 유로 규모에 이르고 해마다 10%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교육은 학업이 이미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른 집단에서 활발하다. 시험과 경쟁 위주 교육이 기존의 프랑스 대학교육 풍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 이유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대학 입학 자격 시험인 바칼로레아를 통과한 고등학생은 누구나 국·공립인 전국 84개 종합대학과 90개 전문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프랑스 고등교육연구부가 확정한 2010~2011학년도 대학 등록금 현황에 따르면 전체 학생의 59%를 차지하는 80만여명의 학부생은 174유로(약 27만원), 33%에 해당하는 45만명의 석사과정 학생은 237유로, 8%인 10만명의 박사과정 학생은 359유로 정도를 등록금으로 내도록 돼 있다. 57만여명의 장학금 수혜자들은 등록금 면제 혜택을 받게 된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에 대해서는 부모의 수입 정도와 자녀 수, 학교와 집의 거리 등 여러 기준을 감안해 정부가 장학금을 지급한다. 여기에 선정되면 등록금뿐 아니라 생활비도 지원 받게 된다. 학생들은 정부 차원에서 집세를 보조해 주는 알로카시옹 제도를 통해 한달에 100~200유로를 지원받을 수 있다. 실무 엘리트 양성기관으로 프랑스의 독특한 제도인 그랑제콜은 ‘대학 위의 대학’으로 불릴 정도로 중요한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 177개의 그랑제콜은 공립, 법인체, 사립으로 구분되며, 3분의2가 공립으로 여러 행정부처에 소속돼 있다. 이 가운데 상경계열의 연간 학비는 1만 5000유로 정도 되지만 대상이 극소수에 불과하고 그랑제콜은 졸업만 하면 사실상 탄탄대로가 보장되기 때문에 학비 마련도 어렵지 않다. 프랑스 대학에서 등록금은 각 대학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서 결정해 정부 기관에 통지하는 방식으로 책정된다. 대학의 자율성을 철저히 보장하지만, 30~60명인 이사회를 교수 대표 40~50%, 외부 인사 20~30%, 학생 대표 20~25%, 교직원 대표 10~15% 비율로 구성하는 등 학내 이해관계자들이 대학 운영에 고루 참여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파리 강국진 순회특파원 betulo@seoul.co.kr 독일-학비 없어도 대학진학률 40% 그쳐 독일에서는 사실상 무상에 가까운 대학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독일 사회에서는 등록금이나 대학 교육의 수준보다는 40% 안팎에 불과한 대학 진학률과 사회 계층에 따른 교육 격차가 논란이 되고 있다. 연방정부 형태인 독일은 16개 주정부마다 국립대 등록금 납부 여부는 물론 등록금 액수도 제각각이다. 독일은 2차 세계대전 이후까지도 소액이지만 등록금이 있었다. 하지만 1960년대 68혁명을 전후로 등록금 납부 거부운동이 확산됐고 정부 차원에서 무상교육제도를 도입하면서 1970년부터는 모든 대학에서 등록금이 사라졌다. 하지만 대학 시설이 급증하는 학생수를 따라잡지 못하자 1990년대 중반부터 등록금 재도입 논쟁이 벌어졌다. 이 논쟁은 2005년 연방 헌법재판소가 대학생에게 학비를 받을 수 없도록 한 연방 대학기본법 규정이 주 정부 고유 권한인 대학정책권을 제한해 위헌이라고 결정하면서 전기를 맞았다. 헌재 판결 이후 2006년 겨울학기부터 일부 주에서 등록금을 걷었다. 올해 초까지 대학 학비를 받은 주는 니더작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바덴뷔르템베르크, 바이에른, 함부르크의 5곳이다. 독일 전체 대학생의 60%가 해당한다. 하지만 최근 지방선거에서 녹색당 등 진보 성향 정당들이 잇따라 승리하면서 바이에른과 니더작센을 빼고는 3곳 모두 등록금을 다시 폐지하기로 했다. 일부 주에서 등록금이 있다고는 하지만 학기당 평균 500유로(약 80만원)에 불과하고 대중교통 무료 이용 혜택까지 감안하면 이마저도 큰 부담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대학교육의 수준도 높아 거의 세계 최고 수준이다. 유학생들은 독일 교육의 장점으로 수준 높은 교수진과 심도 있는 토론식 수업을 통한 자기주도학습을 꼽는다. 베를린의 한 유학생은 20일(현지시간) “가장 좋은 점수를 받는 세미나 발표는 자기 생각을 잘 정리해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것”이라면서 “암기를 요구하지 않는 구술시험이 자기 논리를 갖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독일에서 대학은 ‘있는 집 자제가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남아 있다. 대학 진학률은 2007년 34%에 불과했고 정부가 고급인력 확대 정책을 펴면서 그나마 지난해 40%를 겨우 넘어섰다. 이민자 가정을 비롯해 하위 계층 출신들이 교육을 통한 신분 상승에 매달리지 않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보고서에서도 독일은 사회계층과 학교 성적 차이의 상관관계가 가장 높은 국가로 나타난다. 독일에서는 초등학교 4년 과정을 마치면 김나지움, 레알슐레, 하우프트슐레 3곳의 학교로 각각 진학한다. 불필요한 경쟁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개인별로 적성을 찾아준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대체로 상위 계층 자녀들은 김나지움을 거쳐 대학에 가는 반면 이민자 자녀들은 주로 실업계 학교인 하우프트슐레로 몰린다. 하우프트슐레 졸업생들은 졸업 당시 경제 상황에 따라 곧바로 청년 실업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 하이델베르크대 심리학과 박사과정으로 이민자 문제를 연구한 심가영씨는 “독일에는 이민자가 250만명에 이르지만 대학생은 별로 없다.”면서 “독일은 복지제도는 잘 갖춰져 있지만 ‘교육 없는 복지’는 사회통합을 해치고 양극화를 심화시켜 결국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말했다. 변화의 흐름도 감지된다. 독일에선 올해 최고의 학교로 괴팅겐에 있는 한 게잠트슐레가 뽑힌 것이 화제가 됐다. 김나지움, 레알슐레, 하우프트슐레 세 학교를 통합한 게잠트슐레는 세 그룹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공부하는 독특한 학교형태다. 보수적인 학부모들이 하향 평준화를 우려했지만, 결과가 정반대로 나타나면서 학생의 다양성과 기존 교육제도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베를린 강국진 순회특파원 betulo@seoul.co.kr
  • 오바마도 賣官賣職(매관매직)?

    2008년 미국 대선 과정에서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 후보에게 거액의 정치자금을 기부한 사람 중 상당수가 오바마 행정부 출범 후 각종 공직에 임명되거나 경기부양 자금을 수혜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는 15일 “거액의 기부자 중 거의 200명이 아주 근사한 정부직 또는 각종 위원회의 자리를 차지하거나 자신들이 운영하는 기업이 연방정부로부터 거액의 계약을 땄고, 백악관에서 열리는 많은 모임이나 사교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수혜 대상은 최소 5만 달러에서 최고 50만 달러 이상의 기부금 모금자들이었다.”고 전했다. 조사 결과 대선 당시 오바마를 위해 정치자금 모금활동을 펼쳤던 인사들 또는 그 배우자 556명 가운데 3분의1 정도인 184명이 오바마 행정부 출범 후 정부 내에서 어떤 식으로든 역할을 하고 있다. 50만 달러 이상의 자금을 모금했던 사람들의 경우 80%가 오바마 행정부에서 요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자금 모금자 가운데 대사직에 임명되거나 지명된 사람도 24명에 달하며, 이 중 절반 이상인 14명은 50만 달러 이상의 정치자금을 모은 사람들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정치자금 모금을 주도했던 인사나 그 가족의 백악관 방문 기록은 3000회를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폴리티코는 오바마가 대선 당시 재력을 바탕으로 한 집단의 영향력을 줄이겠다고 얘기했지만, 결국 거액의 기부자들에게 상당히 의지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승리의 전리품을 공유했다고 꼬집었다. 폴리티코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8년의 재임 기간에 자신을 위해 정치자금을 모금한 사람 200여명을 각종 정부직에 임명했는데 오바마는 불과 2년여 만에 거의 비슷한 수의 인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백악관은 “임명된 사람들은 모두 대단한 자격을 갖춘 인물”이라면서 “기부를 했다고 정부직을 그냥 줘서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정부직에서 배제해서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데스크 시각] 이참에 기부금 입학도 논의해 보자/김태균 온라인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이참에 기부금 입학도 논의해 보자/김태균 온라인뉴스부장

    방아쇠를 직접 당긴 게 학생들이 아니라 여당 대표라는 사실이 실소를 자아내지만 ‘등록금 폭탄’이 이참에라도 터진 것은 잘된 일이다. 이런 식으로 계속 곪아가도록 내버려둘 일이 아니었다. 첨예한 여야 간 정쟁 이슈가 된 데다 학생들까지 들고 일어났으니 어떤 형태로든 해법은 마련될 것이다. 하지만 이 일은 당장 돈을 깎아주느냐, 대출을 늘리느냐와 같은 미시적 해법만으로 접근할 일이 아니다. 중장기적인 틀을 갖고 논의돼야 한다. 해마다 고교 졸업생 10명 중 8명 이상이 대학에 입학한다. 고등교육이라기보다는 의무교육에 가깝다. 이런 현실을 어떻게 이해할지 진지한 사회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그런 논의가 생략된 채 여야 정치권에서 등록금 대책을 주도하고 있다. 지금 판세로는 국가재정의 일정부분을 등록금 지원에 덜어주는 일이 불가피해 보인다. 보건, 의료, 빈곤층 등 각종 복지수요가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고등교육에 재정을 쓰게 될 판이다. 등록금 지원을 ‘보편적 복지’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지 어떨지에 대한 전제도 없이 당략에 따라 국민 세금이 춤추는 꼴이다. 정치권이 주도하다 보니 유권자에게 인기 없을 정책은 논의의 장에 오르지 않는다. 그중 하나가 기부금 입학제다. 앞으로 대학에 어떤 형태로든 제공될 당근과 채찍의 정책 패키지에 중기과제라는 단서를 달아 대학 기부금 입학제를 포함시키면 어떨까 싶다. 미국도 한국처럼 등록금이 비싸다. 그러나 각종 부대수입과 연방정부 지원 및 기부금이 많다. 등록금 의존율이 26%에 불과하면서도 전체 학생의 87%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이유다. 반면 한국은 등록금 의존율이 52%에 이르면서도 장학금은 28%에게만 준다. 기부금 입학제는 대학들이 꾸준히 요구했고 경제부처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진 적도 있었다. 하지만 매번 계층 간 위화감, 금전 만능주의 등 비판을 받으며 현실에서 무산됐다. 그러다 보니 지금도 기부금 입학제는 누구도 입에 올리려 하지 않는다. 지난 9일 김황식 국무총리가 “국민이 납득하고 가난한 학생에게 쓴다면 기부금 입학제를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지만 총리실은 “지극히 원론적인 차원의 얘기”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물론 서두를 것은 없다. 기부금 입학의 전제는 투명성과 공정성이다. 개방형 이사 선임, 대학평의회 구성 등 규정을 철저하게 지키도록 하고 설립자 위주의 폐쇄된 밀실운영 체제를 깨뜨려 대학 혁신을 이루는 것이 기본전제가 돼야 한다. 너무 걱정할 것도 없다. 제대로 된 룰을 세우고 제대로 된 감시의 눈을 붙이면 된다. 정원의 몇% 또는 몇명을 기부금 입학의 상한으로 정할지, 입학사정은 어떻게 할지, 기부금의 용도를 어떻게 한정할지 등 요건을 갖춰 투명하고 공정한 관리기구를 마련하면 된다. 기부금 입학을 도입하려는 학교는 최상위권 몇몇 대학에 국한될 것이다. 해당학생을 받아들인 대학에서 얼마만큼을 가져가고 나머지 금액은 전체 대학들에 어떻게 배분할지 등도 잘 따져 정하면 된다. 성적관리를 엄격히 하면 불량 학생이 졸업장을 돈으로 사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정원 외로 뽑은 부자 학생 덕분에 가난한 학생이 교육의 기회를 얻는다면 어떻든 손해 나는 일은 아니지 않겠는가. 반발하는 사람들을 완전히 설득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장점만큼 단점에 대한 우려가 혼재해 있는, 그야말로 ‘양날의 칼’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실제로 내 아이들이 혜택을 누리는 것을 체감하게 된다면 이해는 못해도 수용은 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기부금 입학이 대학별 재정 양극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도 국내만을 바라보는 좁은 시각이다. 영국 더 타임스와 컨설팅 회사인 QS 조사에 따르면 우리 대학들의 2011년도 세계 순위는 서울대 50위, 연세대 142위, 고려대 191위, 성균관 343위다. 상황이 이런데도 우리 내부만을 생각해서 양극화를 논하는 것이 온당한 일일까.
  • 안창호 선생 ‘세계 인권 명예의 전당’ 헌액

    안창호 선생 ‘세계 인권 명예의 전당’ 헌액

    도산 안창호 선생이 흑인 인권운동가인 마틴 루터 킹 목사를 기리는 킹 센터 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다. 동상 건립도 추진된다. 흥사단 미 동남부 지부(지부장 이무선)는 안창호 선생이 애틀랜타 시내 킹 센터 내에 세계 인권 운동가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세계 인권 명예의 전당’에 아시아인 최초로 헌액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흥사단은 지난달 애틀랜타 시내에서 명예의 전당을 운영·관리하는 트럼펫 어워즈 재단의 제노나 클레이턴 회장을 만나 안창호 선생을 명예의 전당에 헌액하고, 동상건립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이날 밝혔다. 흥사단 동남부 지부의 이강공 대외협력위원장은 “도산 선생의 신발을 본뜬 발자국이 명예의 전당에 새겨지며, 기념행사는 내년 1월 6일 마틴 루터 킹 기념일에 킹 센터에서 열린다.”고 말했다. 인권 명예의 전당은 세계 각지에서 자유와 평등 구현 등 인권운동을 위해 앞장 선 사람들을 기념하기 위해 1994년 설치됐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앤드루 영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 흑인 인권운동가인 로사 파크 여사 등이 전당에 입성해 있다. 인권 명예의 전당은 미 연방정부가 관리하는 애틀랜타시내 킹 목사 유적지에 위치해 있다. 흥사단은 또 안창호 선생의 동상을 킹 센터내에 있는 마하트마 간디 동상 옆에 건립하기로 구두합의를 하고, 2013년 5월 13일 흥사단 창립 100주년에 맞춰 동상 제막식을 한다는 목표 아래 구체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이 위원장은 “도산 선생의 동상을 킹 센터에 건립키로 클레이턴 회장과 구두협약이 이뤄진 상태”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지방의회 부활 20돌(하)] 해외지방자치 성공사례

    [지방의회 부활 20돌(하)] 해외지방자치 성공사례

    지방자치에 대한 오랜 역사를 지닌 국가들은 헌법에 이에 관한 내용을 자세히 명시함으로써 지방자치단체가 행정업무를 자신들의 책임하에 규율할 권한을 갖도록 하고 있다. 또 국세에 비해 지방세의 비율도 높아 자치단체가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을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했다. 독일은 헌법 28조에 “‘게마인데’(기초자치 단위)가 그 지역의 모든 행정업무를 자체적으로 규율할 권한을 갖고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연방정부와 자체 헌법을 가진 16개 주(州) 정부, 게마인데가 국가 구조의 3대 기둥이라고 불릴 정도로 상당한 분권화가 이뤄져 있다. 프랑스는 중앙집권적 관료체제를 갖춘 국가이지만 헌법에 지방자치단체의 지위를 확고하게 규정하고 있다. 헌법에 ‘법률은 지방자치단체의 자율행정과 사무권한 및 이에 따른 재원들의 기본원칙을 정한다.’고 규정,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의 자율행정 원칙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간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미국의 자치 권한과 폭은 자치단체마다 복잡하고 다양하다. 지방자치단체가 총 8만 2000여개로 시 자치단체와 카운티, 타운, 타운십,특별구 등이 있다. 주정부의 헌장에서 벗어나 지방정부가 자치헌장을 스스로 제정하고 수정할 수 있는 ‘홈룰 헌장’(Home Rule Charter)을 인구 50만명 이상의 도시 80%가 가지고 있다. 우리와 여건이 비슷한 일본은 ‘법정외세’(지방세법에 정해져 있지 않은 지방 독자의 세금)를 조례로 설치할 수 있도록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지방분권이 뿌리내린 국가의 경우 지방세 비중도 높다. 우리나라는 국세와 지방세 비율이 78.8%와 21.2%로 국세 중심이지만 일본은 지방세 비중이 우리의 2배인 40.3%에 달한다. 미국은 44.1%, 독일은 49.7%, 캐나다 51.5%, 스위스 53.7%에 이른다. 정당공천제와 관련해 정치풍토가 달라 직접 비교가 힘들지만 직·간접적으로 정당의 과도한 개입을 막고 있다. 미국 지방선거에서는 대부분이 정당공천을 금지하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은 정당공천제가 활성화됐지만 당원들이 모이는 총회에서 직접 추천과 투표로 후보자를 선출한다. 시청팀
  • [지구촌은 사이버 전쟁중] G2 등 ‘제5 전장’ 규정… 사이버부대 경쟁적 창설

    [지구촌은 사이버 전쟁중] G2 등 ‘제5 전장’ 규정… 사이버부대 경쟁적 창설

    미국 방위산업체 록히드 마틴, 상업은행인 씨티그룹, 공영방송 PBS, 일본 전자업체 소니, 한국과 미국 관료들의 구글 지메일과 야후 메일…. 지난 3~4주 사이 잇따라 해커들의 공격을 받은 곳이다. 급기야 국제금융기구인 국제통화기금(IMF) 전산망까지 뚫렸다. 각국의 주요 시설과 정부 요인들을 대상으로 한 해킹 사례가 부쩍 늘어나면서 지구촌이 온라인을 전장으로 한 사이버 세계대전에 빠져들고 있다. 기존의 전쟁과 달리 사이버전에서는 ‘적’의 정체를 파악하기 어렵고 소수정예 요원의 활동만으로도 강대국의 전산망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 때문에 전통적 군사강국인 ‘G2’(미국과 중국)를 비롯해 러시아, 이스라엘, 영국 등은 경쟁적으로 사이버부대를 창설하는 등 ‘제5 전장’(육·해·공·우주에 이은 새로운 전장)을 지배하기 위해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대응법을 마련하고 있다. 미 의회는 보고서에서 “통신망 및 컴퓨터 네트워크에 대한 외부 공격이 현저히 높아졌다.”며 금융시설과 대중교통, 제조업, 의료, 교육, 정부기관 등의 네트워크가 무차별 공격을 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미국안보센터(CNAS)가 이달 초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미 의회와 연방정부기관 전산망이 매월 받는 사이버공격은 18억회에 이른다. 이에 따라 미 의회는 비상상황 때 국가가 인터넷을 강제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사이버보안과 인터넷 자유법’을 발의했고 국방부는 적성국이 기간시설에 사이버 공격을 가하면 이를 ‘전쟁 행위’로 간주해 미사일 등 무력을 동원해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난해 5월에는 미 국방부가 4만명 규모의 사이버 사령부를 설립했다. 현재 미 정부 당국자들은 ‘중국’을 사이버공간의 ‘주적’으로 삼고 있다. 미 의회 고문단은 중국을 “미국 기술의 안보를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대상”이라고 규정했다. 중국은 지난달 25일 광저우에 30명 규모의 사이버전 부대를 창설하고 1000만 위안(약 16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고 밝혔다. 자국 사이버 부대의 존재를 처음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미 수천~수만명의 사이버 전사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자국 정부 관리의 구글 메일을 해킹한 해커가 중국 청두의 인민해방군 기술정찰국에 속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자신도 사이버전의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은 해킹에 의한 기밀 유출만큼이나 ‘인터넷 심리전’을 우려한다. ‘온라인 만리장성’으로 불리는 중국 인터넷 방화벽 설립을 주도한 팡빙신 중국공정원 원사는 “미국이 인터넷(심리전)을 통해 타국에 내정간섭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연방보안국(FSB)의 지원을 받는 해커를 육성하며 타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과 인터넷 블로그를 통한 흑색선전, 사이버 반정부 인사에 대한 해킹을 벌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러시아는 에스토니아와 그루지야, 아제르바이잔 등 이웃 국가의 금융·언론 전산망을 대상으로 2007~2008년 ‘분산 서비스 거부’(DDoS·특정서버에 처리할 수 없을 양의 접속 신호를 한 번에 보내 해당 서버를 마비시키는 해킹 기법) 공격을 벌인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美 부채 상한선 2조 4000억弗 상향 조정 검토

    미국 여야가 정부 부채 상한선을 현재보다 2조 4000억 달러 올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공화당 중진 존 카일 상원의원이 7일(현지시간) 밝혔다. 조 바이든 부통령과 정부 부채 문제를 논의 중인 의회협상단 6명 중 한 명인 카일 의원은 기자들에게 “내년 말까지 (정부의 채무불이행 사태 없이) 가려면 정부 부채 한도를 2조 4000억 달러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카일 의원은 이 정도 규모로 정부 부채 한도를 증액하려면 10년여에 걸쳐 정부 지출을 최소 2조 5000억 달러 절감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상한 14조2500억 달러 현재 미국의 정부 부채 상한선은 14조 2500억 달러로 책정돼 있다. 그러나 이미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정부 부채가 14조 252억 달러로 상한액에 거의 근접했다. 정부 부채가 상한선을 넘으면 재무부는 연방정부 운영 자금을 더 이상 빌릴 수 없게 되고, 기존 채무의 만기 연장은 물론 만기 채무를 상환할 수 없게 돼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지게 된다. 백악관과 의회는 재무부가 디폴트 사태를 막기 위한 수단이 소진되는 데드라인으로 설정한 오는 8월 2일까지 정부 부채 상한선 증액에 합의해야 한다. ●버냉키 “경기부양 통화정책 지속” 한편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은 이날 고유가와 일본 대지진 등의 요인으로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일시적으로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하반기부터는 성장세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버냉키 의장은 그러나 실망스러울 정도로 더디고 고르지 않은 경기회복세를 북돋우기 위해서는 경기부양적인 통화정책을 계속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의 이 같은 입장은 그동안 시행해온 경기부양책을 거둬들이고 정책금리를 인상하는 이른바 출구전략의 시행이 당분간 없을 것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애틀랜타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한 버냉키 의장은 사전 배포한 연설문을 통해 고용과 주택경기 등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추가 경기부양 조치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대법 “애리조나 反이민법 합헌”

    불법 체류자를 고용한 사업주를 제재하는 애리조나 주법이 합헌이라는 미국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미국 전역에서 반(反)이민 정서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 대법원이 불법 이민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하려는 주 정부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미 대법원은 26일(현지시간) “불법체류 사실을 알면서도 고용한 사업주의 면허를 취소하거나 정지시킬 수 있는 애리조나 주법이 연방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보도했다. 2007년 제정된 이 법은 불법 체류자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고용한 사업주가 두 차례 이상 적발되면 사업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사용자는 근로자를 고용할 때 반드시 미 국토안전부가 운영하는 취업적격판정 프로그램에 등록했는지를 확인하도록 했다. 미 대법원이 합헌판결을 내린 애리조나주의 ‘사업 면허 취소법’과 유사한 법률이 있는 주는 콜로라도와 미시시피, 미주리, 펜실베이니아, 사우스캐롤라이나, 테네시, 버지니아, 웨스트버지니아로 8개주나 된다. 이에 따라 주 정부들의 불법 이민자 단속이 더욱 강화되게 됐으며 불법 이민자를 고용하는 업체와 사업주도 사업면허 취소 등 전과 달리 큰 불이익을 받게 됐다. 미 대법원은 관련 법이 사업면허를 발급하는 애리조나주의 재량권에도 넘어서지 않는다고 5대3 다수결로 판결했다. 판결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와 미국 상공회의소, 민권단체는 반발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해 7월 연방정부의 권한을 침해하고, 남용될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연방법원에 위헌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법원은 관련 법의 핵심조항에 대해 발효 금지를 명령했다. LAT는 반이민법 1라운드에서 불법 체류자 고용 사업자에 대한 처벌을 둘러싸고 애리조나주가 승리함에 따라 관심사는 ‘주 경찰의 불법이민자 단속권’을 둘러싼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법정 공방으로 넘어가게 됐다고 전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대학은 부모 재력 관계없이 평등한 교육기회 부여해야”

    “대학은 부모 재력 관계없이 평등한 교육기회 부여해야”

    “특권에는 책임감이 뒤따릅니다. 애머스트대학은 엄청난 비용을 들여 소수의 학생들을 교육하는 엘리트 교육기관이지만, 나는 우리 대학이 학생들의 배경(부모의 재력,학력 등)이 아니라 학생들의 능력을 중시하는 엘리트 기관이라는 성과를 이룬 것에 매우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명문 사립 애머스트대 제190회 졸업식에서 앤서니 막스(52) 총장은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졸업생들에게 선택받은 소수로서의 책임감과 “희망과 기회에 대한 투자”를 강조했다. 막스 총장은 “민주 사회란 다양한 경험과 사상의 다양성을 고취시키기 위해 사회적·경제적 배경과는 관계없이 모든 이들에게 교육받을 권리를 주는 것을 의미한다.”며 평소의 교육철학을 재차 확인했다. 지난 8년간 애머스트대를 이끌었던 막스 총장은 중산층 이하의 학생들에게 교육 기회를 확대한 총장이라고 뉴욕타임스는 24일 높이 평가했다. ●학생의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 막스 총장은 미국의 명문대들이 상류층만의 리그여서도, 교육의 양극화를 악화시켜서도 안 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그는 미국의 명문대들이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뛰어난 학생들을 간과하는 한 진정한 최고의 대학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2003년 44세의 나이에 애머스트대 총장으로 임명된 막스 총장은 8년간 자신의 교육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대학의 신입생 선발 기준을 바꿨다. 이에 힘입어 중산층 이하 학생들에게 지급되는 연방정부 장학금 펠그랜트 수여자가 2005년 13%에서 2011년 22%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저소득 우수학생 입학 장려 막스 총장은 교육의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성적은 우수하지만 가정 형편 때문에 2년제 커뮤니티칼리지에 입학한 학생들의 편입학을 장려했다. 미국판 수능 성적인 SAT 점수도 출신 지역과 학교에 따라 비중을 달리했다. 예를 들어 유명 사립고 출신의 1300점이나 웨스트버지니아나 뉴욕 브롱스 출신의 1250점을 같이 평가했다. 외국 연수 못지않게 세븐일레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이웃 복지시설에서 봉사한 이력을 높이 평가했다. 장학금을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중산층과 외국인 학생들에게도 확대했다. 막스 총장의 애머스트대가 중산층 이하에게 문호를 넓혔다고 해서 학교 수준이 떨어진 것은 아니다. 지난해 포브스 선정 미국 대학 순위에서 3위에 오르는 등 수년째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전관예우 관행 끝내자] ‘정책흐름 파악’ 대리행위 막으면 재취업까지 차단 가능

    [전관예우 관행 끝내자] ‘정책흐름 파악’ 대리행위 막으면 재취업까지 차단 가능

    정부가 추진 중인 퇴직 공직자의 전관예우 방지 개선안 마련을 앞두고 취업제한 기준뿐만 아니라 이해충돌 방지를 위해 퇴직 공직자의 청탁·알선·대리행위도 원천봉쇄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기준을 무엇으로 삼을 것이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19일 “재취업 제한보다 제재 수준이 더 높은 ‘이해충돌’에 대해선 의견이 제각각이라 내부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대리행위, 특히 로펌에 재취업한 퇴직 공직자의 소송 참여는 절대 허용해선 안 된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대리행위는 제도적 제한 가능” 최유진 한국행정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알선·청탁은 물밑에서 이뤄지므로 잡아내기 힘들지 몰라도 대리행위는 명확히 드러나는 만큼 제도적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연구원은 “대리 사건의 소송 상대자가 전에 몸담았던 정부 부처일 경우 음으로 양으로 부처 내부 정보·동향을 캐낼 수 있다.”며 대리행위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대리행위는 비단 소송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직접 소송에 관여하지 않아도 고문 등의 형식으로 얼마든지 전 직장 선후배들에게 정책 관련 협상을 할 수 있다. 김&장 등 굴지의 로펌들이 공정거래위, 기획재정부 등 주요 경제부처 출신 간부들을 연간 자문료만 수억원씩 퍼주며 고문으로 영입하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 때문에 퇴직자의 직접적인 소송 참여뿐만 아니라 정책 흐름 파악 등을 위한 간접적인 대리행위까지 금지하면 고문· 감사는 물론 사외이사의 재취업까지 거를 수 있는 효과가 생길 수 있다. 다만 대리행위 금지의 경우 기간을 한정해야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은 연방정부를 대표하는 고위 공직자의 대리행위는 영구금지하고 중간 간부는 2년간 금지하고 있다. 고위 공무원은 사실상 재취업을 할 수 없는 셈이다. 그러나 이 공무원들의 조언 행위 금지 기간은 1년으로 한정하고 있다. 이 정도 기간이면 공무원 조직도 물갈이되고 제도도 바뀌어 퇴직 공직자의 입김이 작용하기 어렵다는 계산에서다. ●실효성 놓고 정부 내 이견 알선·청탁의 경우 이른바 ‘부탁 전화 한 통’처럼 기준이 애매해질 수 있어 금지 여부를 놓고 정부 내 이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칫 규제하기로 했다가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서다. 그러나 참여연대의 이재근 시민감시팀장은 “업무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퇴직 전 소속 기관 직원을 상대로 한 퇴직자의 청탁행위, 자신의 이익이나 제3자의 이익을 위해 소속 기관에 영향을 미치려는 행위(알선) 등을 규제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라면서 “이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국회나 행정부의 의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방송통신대 윤태범 교수는 “취업 형태는 아니지만 자문, 사외이사처럼 사실상 고용 상태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태반이라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는 행위까지 취업을 막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7일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개최된 ‘공직자 전관예우 관행 개선방안’ 세미나에서 발표된 국민·공무원 인식조사에 따르면 알선·청탁·대리 행위를 금지하는 행위제한 제도 도입에 대해 일반 국민은 물론 경제기관·사정부처 공무원 등 대부분 공무원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美 디폴트 위기 직면] 美 부채 법정한도 도달… 초강대국 빚더미 ‘쇠락의 길’ 걷나

    [美 디폴트 위기 직면] 美 부채 법정한도 도달… 초강대국 빚더미 ‘쇠락의 길’ 걷나

    무한정 찍어 내는 돈으로 언제까지고 소비를 즐길 수 있는 국가가 존재할까. 적어도 지금까진 미국이 그런 나라였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부채를 줄이기도 쉽지 않지만 지금 방식으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높아진다. 미국 재무부는 16일(현지시간) “연방정부 부채가 법정 한도인 14조 2940억 달러에 도달했다.”면서 “이에 따라 투자 억제를 위한 조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이날 총 720억 달러의 채권과 지폐를 발행, 이날 부로 법정한도를 넘어섰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채권발행유예’를 선언하며 채무한도 증액을 압박하고 나섰다. 그는 “미국의 신뢰도를 보호하고 국민이 겪을 수 있는 재앙을 막기 위해 채무한도를 증액해야 한다.”면서 의회가 협조해 주지 않으면 ‘국가적 재앙’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8월 디폴트 가능성은 낮지만… 일각에선 자연스레 미국이 채무상환 불이행(디폴트)에 몰리는 것 아니냐는 ‘위기설’이 흘러나온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실제 디폴트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의회가 결국엔 채무한도 증액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설령 정부 요청을 당장 받아주지 않더라도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에 예치해 둔 현금 1000억 달러를 활용하거나 2000억 달러 규모의 특수목적 차입을 일시 중단하는 조치 등을 통해 8월까지 시간을 벌 수 있다. 그 이후에도 4000억 달러어치 금과 800억 달러어치 석유 등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은 많다. 정작 더 큰 문제는 현 상황이 미국의 쇠퇴 징조로 비친다는 데 있다. 세계를 호령하는 유일 초강대국이 알고 보니 빚더미 위에 위태롭게 서 있다는 사실을 각인시키는 자체가 미국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된 근원에는 달러가 미국이라는 한 나라의 통화인 동시에 전 세계의 기축통화로 기능하면서 발생하는 긴장관계가 존재한다. 달러를 국제 기축통화로 삼는 현 국제경제질서는 달러가 국제시장에서 신뢰를 잃는 즉시 붕괴할 수밖에 없다. 미국은 달러를 계속 찍어 내 유동성 부족을 막아야 한다. 미국의 무역 흑자는 한국이나 중국 같은 무역상대국의 경상수지를 악화시켜 세계경제 위축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미국에 경상수지 적자는 필연적이다. 하지만 이 상황이 계속되면 달러가 세계시장에 너무 많이 풀리면서 달러 가치가 떨어져 기축통화로서 신뢰도가 떨어지게 된다. 바로 미국의 대외부채가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달러가치가 하락하고 이는 다시 미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이 현 상황의 핵심이다. 현재 미국은 달러의 역설을 표현한 ‘트리핀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 ●딜레마에 빠진 달러 헤게모니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이후 쌍둥이적자(경상수지 적자와 재정적자)에 시달리자 미국은 1993년 이후 ‘강한 달러 정책’을 통해 딜레마를 해결하려고 했다. 무역적자 축소는 사실상 포기한 채 재정적자 감소를 통해 달러 헤게모니를 유지하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조지 W 부시 행정부 들어 감세와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침공, 거기다 금융위기까지 맞으면서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 2006년 당시 국내총생산(GDP) 대비 63.9%였던 연방정부 부채는 올해 102.6%로 5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은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먼저 미국은 부채한도를 상향조정하고 무역적자를 지속하는 대신 각국은 미 국채를 계속 구입하는 식으로 세계경제를 떠받치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미국이 얼마나 더 경상적자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미국에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요구하는 것은 심각한 경기침체를 각오해야 한다. 과거 존 케인스 등이 주창했던 것처럼 새 기축통화를 창설하거나 유로화 등 지역 단일 화폐 체제로 가는 방안도 있다. 이는 전후 국제질서를 통째로 뒤집는 결과를 초래한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美 디폴트 위기 직면] 공화당 ‘적반하장’

    미국 하원 다수를 점하고 있는 공화당은 16일(현지시간)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의 정부부채 법정한도 증액 요청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막대한 재정적자와 정부부채를 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물려준 당사자인 공화당이 오히려 “정부 지출부터 줄이라.”고 요구하는 것을 두고 ‘적반하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16일(현지시간) “정부가 진지한 예산 개혁을 하지 않는다면 채무한도 증가도 없을 것”이라면서 “정부의 지출한도 삭감폭이 채무한도 증가폭보다 커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소속인 폴 라이언 하원 예산위원장 역시 “우리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그들이 필요로 하는 돈 이상을 예산 삭감을 통해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다.”면서 “공화당은 채무한도를 높이는 데 무조건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어떤 형태의 세금인상에도 반대한다.”고 못박았다. 공화당은 지난 조지 W 부시 행정부를 포함해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때부터 연방정부 부채를 극적으로 높여 놓은 ‘원죄’가 있다. 미국 연방정부 부채 추이를 보면 레이건 대통령이 소련을 겨냥해 공격적인 군비확장에 나서고 대대적인 감세를 단행하면서 재정상황이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주정부 보조금을 대폭 삭감하면서 지방재정 위기까지 초래했다. 1990년대 들어 빌 클린턴 행정부 8년 동안 허리띠를 졸라매서 재정적자를 흑자로 돌려놓는 등 상황이 호전됐지만 부시 행정부 들어 다시 부채가 폭증했다. 거기다 부시 임기 말 금융위기는 재정악화에 치명타를 가했다. 강국진·유대근기자 betulo@seoul.co.kr
  • [전관예우 관행 끝내자] “로비·보수액 상한 규제 필요”

    [전관예우 관행 끝내자] “로비·보수액 상한 규제 필요”

    ‘퇴직공무원 취업제한 기준을 강화하고 필요하면 보수액 기준도 추가하라.’ 한국행정연구원이 17일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개최한 ‘공직자 윤리성 확보를 위한 전관예우 관행 개선방안’ 세미나에선 실효성이 떨어지는 현행 공직자윤리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공직사회 내부가 국민 여론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한 채 자신들의 회전문 인사에 대해 너그럽다는 질타도 이어졌다. 발제자와 토론자들의 요지를 정리했다. 윤태범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공직자의 윤리 확보와 이해충돌의 방지’ 주제발표에서 “이해 충돌은 공직 전 생애(입직 전-재직 당시-퇴직 후)에 걸쳐 발생하는데 특히 퇴직 후 발생하는 전관예우가 문제”라고 전제한 뒤 “미국의 정부윤리법을 차용한 우리 공직자윤리법은 첫단추부터 잘못 꿰어졌다.”고 비판했다. ●유관업종 취업제한 2년→4년 미국은 이해충돌 방지에 초점을 맞췄지만 우리는 이를 외면하고 취업으로만 국한시켰다는 것이다. 미국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1993년 취임 후 처음 서명한 법안은 정무직 고위 공직자에 대해 퇴임 후 5년간 해당 기관을 위한 로비활동을 금지시킨 연방집행명령이었다. 또 미국 의회 스스로 20세기 가장 훌륭한 법률이라고 자평하는 뇌물 및 이해충돌법률(1962년 제정)은 전직 공무원·의원들이 특정 문제와 관련해 연방기관에 대해 특정한 정당을 대변하는 행위, 연방 공무원이 연방정부 일처리와 관련해 특정인을 대변하거나 재정적 이해관계를 갖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나카무라 도라아키 우송대 솔브리지 국제대학 교수는 일본의 전관예우 실태와 방지제도를 소개했다. 일본에도 낙하산 인사는 있다. 이른바 ‘아마쿠다리’ 혹은 ‘와타리’로 상급기관의 공직경험을 토대로 유관기관에 재취직하는 ‘특권적 신분보장’이다. 그러나 나카무라 교수는 “전관예우가 사회적인 골칫거리는 아니다. 사법부의 경우 정년퇴직이 당연시되는 분위기에다 전관변호사에 대한 각 지역 변호사회 감시가 매섭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2008년 12월 개정된 국가공무원법을 통해 민간기업에 재취업한 퇴직 공무원의 현직에 대한 의뢰·요구를 금지하고 있다. 공무원이 다른 임직원이나 전 임직원의 재취직을 알선해서도 안 된다. 대상기관은 지방공공단체, 국가·국제기구를 제외한 모든 영리기업, 주요 비영리법인이다. 특히 일본은 공무원 취업제한은 물론 이해관계가 있는 행위도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직원이 이해관계가 있는 기업에 대해 구직활동을 할 수 없다. 이환성 한국행정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공직자윤리법 강화를 통한 제도적 보완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현재 공직자윤리법 제2조의 2에 명시된 이해충돌 방지 의무 대상자를 현 공직자는 물론 퇴직자로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퇴직자의 취업제한 기간도 확대하라고 요구했다. 이해충돌 가능성이 높은 특정업무는 제한기간을 4년까지 확대하고, 고의적인 경력 세탁 방지를 위해 업무관련성 기준 기간도 ‘퇴직 전 3년 이내’에서 5년으로 확대하는 안을 내놓았다. 업무관련성 적용범위도 ‘퇴직 전 3년간 소속부서’로 지나치게 좁게 해석하고 있는데 과장 이하는 소속 과, 국장 이하는 국, 기관장은 기관 전체업무로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소속부서 업무와 관련 있는 영리 사기업체’ 범위도 현재보다 넓게 해석해 간접적으로 관련되는 업무도 포함시킬 것을 제안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영리 사기업체 기준이 자본금 50억원 이상이고 연간 외형거래액 150억원 이상인 업체로 한정돼 있다.”면서 “둘 중 한 가지 요건만 충족시키도록 하고 법무·회계·세무법인을 취업제한업체로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의 100% 취업승인률 낮춰야” 이 밖에 공직자 윤리위원회 역할을 강화해 행정심판권을 주는 대신 남발되는 취업승인권을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언급도 눈길을 끌었다. 이 연구원은 “취업 후 2년간 연간 보수액을 신고토록 해 기준액을 초과하면 윤리위가 별도로 심사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토론자로 나선 오승호 서울신문 편집국 정치에디터는 “전관예우 당사자인 법조인, 금융인들의 인식이 일반 시민들과 괴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오 에디터는 “한 은행 지점장은 ‘금감원 출신이 시중 은행 감사로 오는 관행은 필요악’이라고 하더라.”면서 “변호사협회의 한 회원은 판검사 출신 전관예우에 대해 ‘오히려 중앙부처 공무원들의 대형 로펌행이 더 심각한 게 아니냐.”고 반문하는 등 아예 딴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오 에디터는 “로펌의 수익구조 절반 이상이 용역서비스인데 이 곳에 중앙부처 출신들이 몰린다는 건 그만큼 현직 때 인맥을 동원한 로비 가능성을 내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상수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관은 “보수액 규정으로 취업제한을 하거나 장·차관 등 고위공직자는 아예 퇴직 후 1~2년간 취업을 못 하도록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전문성·직업자유 훼손 없어야” 그러면서 “재취업은 보장해야 하지만 법의 잣대를 엄격히 들이대고 ‘행위 제한 제도’를 재산등록의무자 전체를 대상으로 도입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못 박았다. 퇴직공무원의 법률대리 행위나 고문 역할 등 간접적인 압력행사까지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재근 참여연대 시민감시팀장은 “한승수 전 총리가 부총리·총리를 거치면서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왔다 갔다 했다.”면서 “이런 분들의 청탁이나 알선을 무시할 수 있는 공직자가 과연 얼마나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직업공무원제의 의미는 공직에만 전념한 뒤 명예롭게 퇴직해 연금생활을 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중간퇴직하고 고액 연봉의 직장으로 옮기는 걸 당연시하는 풍토는 개선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박재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부산저축은행 사태를 예로 들면서 “건전한 규제는 강화되어야 하지만 규제권을 가진 공무원의 재량을 과도하게 거둬들이는 게 능사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박 연구위원은 “자칫하면 평생 쌓은 공무원의 전문성을 무시하거나 직업선택의 자유를 저해할 수 있으므로 현재 시행 중인 공직자윤리법의 운영의 묘를 찾아야 한다.”면서 “현재 거의 100%에 이르는 취업승인율을 대폭 낮추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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