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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로의 아침] 리우올림픽 힘 빼는 얘기/임병선 체육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리우올림픽 힘 빼는 얘기/임병선 체육부 선임기자

    “제대로 대회가 열리기는 할까요?” 신문사 안에서도 이런 질문을 곧잘 받고 있다. 8월 5일 막을 ‘올려야 하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얘기다. 사람들은 늘 올림픽이 열리기 전 성공 개최를 의심하는 기사들을 봐 왔지만 이번은 완전히 다르다고 느끼는 것 같다. 워낙 부정적인 기사들이 넘쳐나서다. 어제 아침 영국 BBC는 리우의 갈레오국제공항 입국장에서 벌어진 시위 사진을 게재했다. “지옥에 온 걸 환영한다”는 현수막을 버젓이 펼쳐 보인 시위자들은 다름 아닌 경찰·소방관 노조원이었다. 봉급을 제대로 못 받아 리우에 오는 이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미국 남자농구 스타들과 골프 톱 랭커들이 걱정하는 지카바이러스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심의로 촉발된 정정 불안, 뒤늦은 경기장과 도로 건설 등이 문제가 아니다. 프란시스쿠 도르넬리스 리우 주지사 대행은 엊그제 안전과 교통, 시설을 보강하기 위한 연방정부의 자금이 지원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올림픽 때문에 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방정부는 경찰 임금을 6개월째 지급하지 못한 리우 주에 8억 5000만 달러(약 9953억원)를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이런 창피스러운 장면이 벌어졌다. 노조는 자금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주유비가 없어 야간 순찰도 못 하게 될 판이라고 겁박했다. 국내로 눈을 돌려도 올림픽 얘기를 꺼내기 민망할 정도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촉발한 세계 경제의 불투명성이 미칠 영향에 대한 걱정이 사람들의 뇌리를 차지하고 있다. 선수촌을 찾는 발길이 여느 대회 전보다 뜸해졌다지만 무성의를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런 판국에 올림픽 준비에 전념해야 할 경기 단체들은 회장 선거를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10월 5일 대한체육회장 선거를 치르려면 8월 중순 선거운영위원회를 출범시켜야 하니 경기 단체들은 7월까지 회장 선거를 마쳐 달라는 체육회의 주문에 힘겨워한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많이 딴 한 경기 단체 간부는 “내부적으로 올림픽을 마친 뒤 9월쯤 회장 선거를 치르려 했는데 서두르게 됐다. 올림픽 나가는 선수들 뒷바라지도 바쁜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엘리트 종목이라 시·군 조직이 없었고 생활체육 쪽과 통합하면서 이런저런 의견 차이를 좁혀 나가는데 어려운 게 한둘이 아니라고 했다. 체육회 관계자는 “정회원 53개 단체와 준회원 3개 단체 가운데 시한을 맞추겠다고 통보한 곳이 절반은 넘는다. 우리들도 뻔히 사정을 알지만 시간을 역산해 보면 이렇게밖에 도리가 없다. 시·도 체육회 대다수는 잘 따르는데 안 그런 곳도 있다. 시한을 못 맞추면 선거인단 구성에서 제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종목 단체 관계자는 “체육회장 선거는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해 훌륭한 사람을 뽑자는 취지인데 선거인 배정을 안 하는 게 능사만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문제 때문에 한국 선수단 성적이 영향을 받거나 하지는 않아야 할 것이다. 부디 체육회나 문화체육관광부도 경기 단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선거 일정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올림픽 준비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했으면 한다. bsnim@seoul.co.kr
  • 퇴근 후 업무 카톡 금지에 “입법 필요” vs “현실 몰라”

    퇴근 후 업무 카톡 금지에 “입법 필요” vs “현실 몰라”

    직장인들 찬성·반대 뜨거운 논쟁佛 “15일 전 통지”… 獨 입법 논의 전문가 “권고 수준 가이드라인을” 퇴근 후 ‘연결되지 않을 권리’가 직장인들 사이에서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이 지난 22일 ‘퇴근 후 업무 카톡 금지법’을 발의하면서 불을 지폈다. 직장인들의 사내 익명 앱인 ‘블라인드’에서는 퇴근 후 업무 카톡에 대한 찬반 논쟁이 한창이다. “오죽하면 법으로 금지했겠나”라는 옹호론과 현실을 모르는 ‘탁상공론’이라는 반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권고 수준 형태의 가이드라인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28일 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업무 시간 외 업무 목적으로 스마트 기기를 이용하는 시간은 하루 약 1.6시간(휴일 기준)이다. 이 중 3시간 초과 근무자도 15.5%에 달했다. 카카오톡 등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발달로 근무 시간과 여유 시간의 경계가 점점 더 모호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신경민 의원은 근로기준법에 “퇴근 후 각종 통신수단을 이용한 업무 지시를 금지하자”는 내용을 포함시키자고 했다. 일명 ‘퇴근 후 업무 카톡 금지법’이다. 퇴근 후에도 수없이 울리는 카톡 알림 소리에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직장인들은 “무조건 법으로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밤낮, 평일·주말 가릴 것 없이 24시간 내내 대기하고 있는 게 정상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퇴근 후에도 일부러 일을 시키는 일부 상사의 잘못된 관행을 법으로 강제하는 것은 과잉입법”이라고 반박한다. 상징적인 의미는 있을지 몰라도 현실에 적용하기에는 무리라는 얘기다. 처벌 규정이 없는 것도 문제다. 현재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용자(회사)의 부당전보, 부당해고의 경우에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가 퇴근 후 카톡 금지를 위반했다고 처벌하면 형벌 과잉에 해당될 수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에서도 퇴근 후 업무 지시를 놓고 논의가 한창이다. 프랑스는 아예 노동법전에 사용자가 업무 시간 외 연락을 취할 때는 적어도 15일 전에 일자와 시간을 통지하도록 했다. 독일 금속노조는 2012년 연방정부에 ‘안티(Anti)스트레스법안’을 요청했다. 이 법안은 근로시간과 휴식시간을 명확히 구분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근로 시간 외 업무 요청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로부터 직장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에서다. 그러나 연방정부 내에서도 의견 대립으로 아직 법안 마련이 안 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작성하고 기업이 노사 합의를 통해 사업장 성격에 맞게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독일 폭스바겐은 업무 시간 외 연락을 금지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최근 ‘밤 10시 이후 업무 관련 카카오톡 보내기’ 등을 금기 사항으로 정했다. 김기선 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정부가 기업 문화에 변화를 줄 수 있도록 권고하는 수준의 조치는 필요하다”면서 “업무 시간 외 지시가 있다면 보상도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리우 ‘재정 파산’

    브라질 정부, 1조원 긴급 지원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을 불과 50일 앞두고 리우 주정부가 ‘재정 파산’을 선언했다. 지카바이러스 창궐에 이은 또 다른 악재로 리우올림픽 개최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프란시스쿠 도르넬리스 리우 주정부 지사는 심각한 경제 위기로 재정이 고갈됐다며 주정부 살림이 사실상 파산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리우올림픽 개최에 필요한 의무를 다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리우 주정부는 원자재 시장 불황에 따른 최악의 경기침체로 세수가 줄어든 데다 부채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공무원 월급을 제때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재정난을 겪어 왔다. 이 때문에 리우 주정부는 지난 5월부터 국영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지 못해 재정난이 심화했다. 리우의 ‘재정 파산’ 선언은 올림픽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리우 지하철 노선 확장 등 일부 공사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주정부의 재정 파산은 올림픽 준비에도 차질을 초래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끄는 연방정부는 리우 주정부에 29억 헤알(약 9866억원)을 긴급 지원할 방침이다. 브라질 정부 소식통은 “긴급 지원금은 올림픽을 위해 초과근무를 해야만 하는 공무원과 경찰관들의 임금 지급, 리우 지하철 노선연장에 투입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美 대선 핫이슈 떠오른 ‘총기 규제’… 이번엔 입법 성공할까

    美 대선 핫이슈 떠오른 ‘총기 규제’… 이번엔 입법 성공할까

    “저를 지지하는 전미총기협회(NRA)를 만나 잠재적 테러분자 명단에 오른 사람들이 총기를 구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입니다.”(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15일(현지시간) 트위터 메시지) “전쟁 무기가 거리에 돌아다녀서는 안 됩니다. 연방수사국(FBI)이 테러가 의심되는 용의자를 수사했다면 그 용의자는 이후 총기를 구매할 수 없게 해야 합니다.”(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13일(현지시간) 클리브랜드 유세)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게이 나이트 클럽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총기 테러를 계기로 총기 규제 문제가 미국 정가에서 화급한 화두가 됐다. 11월 맞불을 대선 후보들의 논쟁도 치열하다. 그동안 총기 규제에 반대했던 트럼프의 입장 변화도 감지된다. 그는 “악당들이 돌격용 자동소총으로 위협하는데 시민들은 BB탄총(구슬 형태의 탄환을 사용하는 공기총)으로 맞서란 말인가”라고 주장하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총기 규제를 시사했다. 클린턴 “거리에 전쟁무기는 안 돼”민주, 규제 강화 재입법 추진 나서트럼프 “NRA와 총 구매 규제 논의”여론 의식 종전 반대 입장서 선회57%가 “반자동 소총 등 판매 금지를”의사협 “총기 사고로 공공보건 위기”반자동 총 소지 금지 위헌소송 기각 총기 규제 논의의 핵심은 올랜도 참사의 가해자인 오마르 마틴이 FBI의 잠재적 테러 용의자로 분류됐음에도 반자동 돌격소총 ‘AR15’를 합법적으로 구매했다는 점이다. FBI의 테러 용의자 관리 구멍보다는 총기 규제가 논쟁의 키워드가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샌버나디노 총기 난사 사건 이후 상원에서 부결됐던 총기 규제 강화 법안을 재입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상·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과 로비 단체인 NRA의 반대를 극복할지는불투명하다. 미국민 절반쯤은 총기 규제에 반대한다. ●하루 36명꼴 총격 사망… 교통사고 사망 수준 미국은 ‘총기가 지배하는 국가’로 불릴 만큼 총은 미국인의 독특한 역사와 문화 속에 뿌리내렸다. 미국에서 술을 사려면 21세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총은 18세가 되면 살 수 있다. 16일 총기 규제를 주장하는 미국의 비영리단체 ‘더 트레이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1만 3000여명이 총격 사건(자살 제외한 수치)으로 숨지고 2만 5000명 이상이 부상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36명이 총격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셈이다. 특히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14년 총기 사고 사망자 비율은 교통사고 사망자 비율과 비슷한 10만명당 10.3명이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민간의 총기 소지를 허용하는 스위스에서 총기 사망자 수가 인구 10만명당 3.08명이라는 점과 대조적이다. 스위스는 총기를 휴대하고 집 밖으로 나갈 때는 사전에 신고해야 하는 등 규제가 엄격하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총기 규제 강화 조치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정부의 감시 대상에 오른 잠재적 테러 용의자들의 항공기 탑승을 금지하듯 이들에게 총기 판매를 금지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둘째는 현재 구매자의 신원 조회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소규모 총기상이나 총기 박람회, 인터넷 총기 판매점 등에서 반드시 신원 조회를 하도록 하는 안이다. 셋째는 10여년 전 폐지된 ‘공격무기금지법’을 다시 시행하자는 제안이다. NRA 산하 입법행동연구소의 크리스 콕스 소장은 지난 14일 “프랑스 파리나 벨기에 브뤼셀 등은 총기 규제를 강력하게 하는데도 테러가 발생했다”며 규제 강화에 반대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4년 민주당이 장악하던 미 의회는 폭력 범죄를 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10년 시효의 공격무기금지법을 제정했다. 이는 범죄자들이 경찰보다 강력한 총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AR15 소총과 같은 돌격소총 등의 판매, 소유를 금지하는 내용이다. 권총은 허용하되 장탄 수를 10발 이하로 제한하도록 했다. 하지만 98%에 가까운 총기 사건이 권총과 같은 소형 총기로 이뤄졌고 실제 총기 난사 피해는 줄어들지 않았다. 특히 총기 제조사들은 총탄 수 제한에 맞서 더 강력하고 두꺼운 총탄을 넣을 수 있게 총의 성능을 개량하는 식으로 대응했다. 결국 실효성 논란에 휩싸인 공격무기금지법안은 공화당이 의회 다수당이던 2004년 기한이 연장되지 못하고 폐기됐다. ●‘공격무기금지법’은 2004년 공화당이 폐기 미국인들이 총기에 대해 친숙하게 된 근간으로는 건국 직후부터 뿌리 깊게 내려온 개인의 자유에 대한 절대적인 신념이자 무기 소유를 합법화한 수정헌법 2조가 꼽힌다.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지 얼마 안 된 1791년 2월 비준된 수정헌법 2조는 “규율을 갖춘 민병대는 자유로운 주정부의 안보에 필요하므로 무기를 소유하고 휴대할 수 있는 국민의 권리가 침해받으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미국인에게는 총기는 폭정에 맞서는 국민의 기본권이자 연방정부로부터 주정부의 자율권을 보장받는 권리의 일환인 셈이다. 이에 따라 미국 사회 내부에서 총기 규제가 압도적인 지지를 얻지는 못했다. 퓨리서치센터가 지난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총기 소유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50%, ‘개인의 총기 소유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47%로 팽팽했다. 하지만 ‘개인의 총기 소유가 개인의 안전을 지켜준다’는 응답자는 54%로 ‘안전을 위협한다’고 답변한 40%보다 앞섰다. 이는 미국인이 여전히 자신의 안전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의식이 강함을 보여 준다. 무엇보다 미국 내 최대 로비 단체이자 회원 수가 500만명이 넘는 NRA가 어떤 이익단체보다 막강한 조직과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도 총기 규제 시도의 걸림돌이 됐다. ●“기본권” 앞세워 NRA 등 규제 반대 여전 NBC는 지난 14일 NRA가 지난해 12월 총기 규제법 제정에 반대한 상원 의원 54명에게 3700만 달러(약 430여억원)의 후원금을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NRA는 수정헌법 2조를 지키는 것이 미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것이라는 신념을 갖고 정치인들을 향해 끊임없이 압력을 행사해 왔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를 덮쳤을 때 뉴올리언스 경찰은 사고 예방을 위해 주민의 총기를 압수했다. NRA는 이에 대해 즉시 소송을 제기했고, 루이지애나주는 비상사태하에서도 총기를 압수할 수 없다는 법을 제정했다. 이어 연방 의회도 모든 지방정부가 비상사태하에서도 무기를 압수할 수 없다는 법률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총기 규제가 필요하다는 문제 의식은 시민사회에서부터 조금씩 변화의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CBS 방송이 15일 올랜도 참사 이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반자동 돌격소총과 같은 공격 무기의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57%로, 지난해 12월 조사 때의 44%보다 13% 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반대는 38%로 지난해 12월 조사 때보다 12% 포인트 줄었다. 미국의사협회(AMA)는 “총기 사고로 인해 미국이 그 어떤 선진국과 비교할 수 없는 공공보건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수정헌법 2조를 근거로 총기 규제에 소극적이던 미국 연방대법원은 지난해 12월 의미심장한 판결을 내렸다. 일리노이소총협회(ISRA) 등이 “시카고 외곽 도시인 하일랜드파크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반자동 총기와 10발 이상의 대용량 탄창의 거래 및 소지를 금지해 수정헌법 2조에 명시된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제기한 소송을 7대2로 기각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잇따른 총기 사고로 인해 사법부도 수정헌법 2조를 무비판적으로 신봉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제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지난 14일 “얼마나 많은 사람이 더 죽어야 미국이 강력한 총기 규제를 채택하겠느냐”고 말했다. 총기 소유의 자유가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가장 큰 흉기라는 점에서 엄격한 총기 규제의 목소리가 미국에서 커지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中 ‘고속철 굴기’ 꺾였다

    中언론 “명백한 합의 위반… 이해 못해” 미국 기업이 중국 합작사가 참여하는 로스앤젤레스∼라스베이거스 구간의 고속철도 건설 계약을 전격 취소했다. 최근 미국은 중국 철강 제품에 522%에 이르는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북한과의 거래가 의심된다는 이유로 중국 최대 전자통신 회사인 화웨이를 조사하는 등 중국 기업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라스베이거스에 본사를 둔 ‘엑스프레스 웨스트’는 해당 고속철도 합작 업체인 중국철로국제유한공사와의 계약을 파기했다. 파기 이유는 중국 회사의 행동(작업)이 느리고 미국 연방정부로부터 프로젝트의 승인을 받기도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토니 마넬 최고경영자(CEO)는 “고속철도 차량을 미국 내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연방정부의 요구를 중국철로국제유한공사는 맞추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새로운 합작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9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발표돼 중국과 미국의 대표적인 협력 사업으로 부각됐고, 중국의 ‘고속철 굴기’가 미국으로까지 뻗어 나간 것으로 평가됐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엑스프레스 웨스트의 발표는 명백한 합의 위반이고, 매우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관영 온라인 매체 펑파이도 “이 사업은 중국이 미국에 건설하는 첫 번째 고속철 프로젝트로 투자액이 127억 달러로 예상됐다”면서 “수년 동안 논의해 결정한 계약을 하루아침에 파기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전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모든 국민에 월300만원… YES or NO?

    모든 국민에 월300만원… YES or NO?

    “각자가 원하는 일을 찾을 수 있도록 (일하지 않고도 받는) 기본소득이 필요하다.” (가브리엘 바르타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부회장) “기본소득은 사람들이 노동으로 돈을 버는 대신 집에서 빈둥거리게 만들 것이다.” (마이클 거핀 스위스 베른대 경제학과 교수) 스위스가 자산 및 근로와 상관없이 모든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방안에 대한 국민 투표가 5일(현지시간) 실시되는 가운데 찬반양론이 격화하고 있다. 이 안이 도입되면 스위스는 세계 최초로 모든 성인에게 매달 2500스위스프랑(약 300만원),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매달 650스위스프랑(약 78만원)을 지급하는 국가가 된다. 소득이 있지만 월 2500스위스프랑이 안 되면 부족분만큼 국가가 지원한다는 의미다. 이번 국민투표는 ‘스위스에 도움이 되는’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시민단체가 2013년 10월 13만명의 서명을 얻어 시행 요건을 충족시켰고, 스위스 연방정부가 결정을 내려 이뤄지게 됐다. 스위스는 지난해 실업률이 3.38%대로 낮은 국가다. 그럼에도 모든 국민에게 기본적 생활이 가능하도록 기본 수당을 보장하게 되면 경기를 활성화하고 경제적 불평등을 보다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일부의 문제의식이 발단이 됐다. 투표를 앞두고 기본소득이 삶의 질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감과 노동 의욕을 떨어뜨릴 ‘복지 포퓰리즘’에 불과하다는 우려가 맞서고 있다. 찬성 측은 모든 이에게 품격 있는 삶을 보장해야 한다는 원칙을 충족시키고 기술 발전으로 일자리를 잃은 실업자들의 복지를 보장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스위스에는 최저임금 제도가 없다. 여기에 인구 800만명의 스위스가 1인당 실질 국민소득(GNI)이 8만 8120달러(약 1억원)에 달하는 ‘부자 나라’로 예산을 충분히 충당할 수 있고 기본 소득을 받아도 국민의 노동 의지는 크게 약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 1월 데모스코프 연구소가 스위스 국민 107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기본소득을 받으면 일을 완전히 그만둘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전체의 2%에 불과했고, ‘고려해볼 것’이라는 답은 8%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3%는 ‘기본 소득이 보장되면 가족과 더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했다. 반대 입장은 기본 소득이 사람들의 근로 의욕을 없애고 재원 마련도 어려울 것이라는 논리를 앞세운다. 스위스 의회도 재원 마련 등을 이유로 기본소득 안에 반대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제도가 도입되면 연간 2080억 스위스프랑(약 250조원)이 필요한데 기존 사회보장 예산을 줄이고 세금을 늘리는 것 외에는 재원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복지 비용 증가에 대한 두려움 탓인지 국민 여론은 반대쪽이 우세하다. 스위스 미디어그룹 타메디아가 지난 4월 2만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 ‘찬성’이 33%, ‘대체로 찬성’이 7%인 반면 ‘반대’는 50%, ‘대체로 반대’가 7%로 집계됐다. 포퓰리즘 논란에도 스위스와 비슷한 제도를 도입하려는 유럽 국가들은 또 있다. 핀란드는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국민에게 월 800유로(약 101만원)를 지급하고 대신 기존 복지 혜택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네덜란드에서도 위트레흐트 등 19개 시 당국이 시민들에게 매달 기본소득 900유로(약 12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대선판 달구는 ‘최저임금 인상’ 美 경기 회복에 약일까 독일까

    대선판 달구는 ‘최저임금 인상’ 美 경기 회복에 약일까 독일까

    민주 “최저임금 올리면 소비 증진” 클린턴 “12달러”… 샌더스 “15달러” “시급 7.25달러(약 8600원)로 생계를 꾸려 가려니 너무 힘들어요. 15달러로 올린다는 곳들이 부럽습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크리스털시티 편의점에서 만난 점원 케이시 호건(22)은 최저임금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가족을 대표해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는 그는 안 해 본 일이 없었지만 항상 같은 수준의 시급 인생으로 살아야 하는 것이 힘들다며 적어도 2배 이상은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주 2~6년 안에 시급 1만 7800원 수준 2개월 전인 3월 31일, 캘리포니아주 상·하원이 현행 최저임금인 10달러를 단계적으로 2022년까지 15달러로 올리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최저임금 인상 바람이 거세다. 이런 가운데 미 민주·공화당 양당의 대선 경선 후보들이 모두 최저임금을 올리겠다는 공약을 앞다퉈 내놓으면서 정치권의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백악관과 민주당은 그동안 최저임금 인상을 추진해 왔지만 친(親)기업적 성격의 공화당은 반대해 왔기 때문이다. 타임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 이어 뉴욕주도 현행 9달러 수준의 최저임금을 지역에 따라 2018년 또는 2022년까지 15달러로 인상하기로 하는 등 모두 10개 주와 워싱턴DC에서 최저임금을 올릴 예정이다. 2012년 뉴욕시 패스트푸드점 종업원들이 시작한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각 주 의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연방법에 따른 최저임금 기준은 7.25달러로, 23개 주가 연방 최저임금에 못 미치고 있다. 이 때문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연방 최저임금을 10.1달러로 올리는 법안을 제안했으나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의회가 거부하면서 결국 대통령 행정명령을 통해 연방정부 관련 용역 직원들만 10.1달러를 적용받고 있다. ●오바마 ‘시급 10弗 법안’ 공화당 반대에 막혀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최저임금 생활자들을 직접 만나 최저임금 인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으나 공화당은 “기업 경영에 악영향을 끼쳐 오히려 전체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반대해 왔다. 그러나 미 경제가 금융위기에서 벗어나고 고용 호조로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기업들이 오히려 양질의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최저임금을 올리기 시작했다. 시카고와 시애틀 등 대도시도 최저임금 인상 운동에 동참했다. 이런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에 찬성해 온 민주당의 대선 경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 버몬트주 상원의원은 일찌감치 연방 최저임금 인상 공약을 밝혔다. 샌더스는 2020년까지 15달러로 올리는 방안을 지지하고 있고, 클린턴은 12달러로 올린 뒤 이를 평균 최저임금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들의 공약은 캘리포니아와 뉴욕 등 민주당 텃밭 주 유권자들에게 특히 어필하고 있다. 이에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로 당의 입장에 맞춰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해 온 도널드 트럼프도 갑자기 입장을 바꿔 유권자 공략에 이용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해 11월 인터뷰에서 최저임금 7.25달러도 너무 높아 일자리 창출을 더디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지난달 3일 대선 후보로 사실상 결정된 뒤 인터뷰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나는 다른 대다수 공화당원들과 다르다”며 “당신이 의지해 살 수 있을 무언가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입장 전환에 공화당 지도부 당황 트럼프의 입장 바꾸기는 공화당 1인자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 지도부를 당황스럽게 하고 있다. 라이언 의장은 “최저임금 인상은 기업의 경영난을 초래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저임금 인상론자와 반대론자는 각각 ‘소비 증진’과 ‘일자리 감소’ 주장을 펴고 있지만 최저임금 인상은 꺾을 수 없는 대세로 보인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코빈이나 샌더스 찾는 독일 좌파의 탄식

     오랜 전통을 지닌 독일의 제1야당인 사회민주당 안에서 때아닌 ‘스타 총리’ 논쟁이 불붙었다. 신자유주의 확산에 맞서 좌파의 가치를 지키면서 동시에 사민당의 대중적 인기를 끌어올릴 스타 정치인에 대한 일종의 갈구인 셈이다.  30일(현지시간) 독일 언론에 따르면 자라 바겐크네히트 사민당 원내대표는 이날 막데부르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만약 사민당의 리더가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나 버니 샌더스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라면 당장 우리의 총리후보로 지지할 것”이라며 이 같은 논쟁을 촉발시켰다. 코빈과 샌더스는 원칙을 고수하는 대표적 사회주의자로 영국과 미국 내에서 상당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  사민당은 현재 지지율 20% 안팎을 얻고 있지만 이렇다할 정치적 반전의 기회를 꾀하지 못하는 상태다. 그는 아예 “현재로선 우리가 사민당을 변화시킬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 같은 언급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른바 ‘적적녹’(사회민주당·좌파당·녹색당) 3당의 좌파 연정론이 무르익으면서 튀어 나왔다. 3당의 지지율 합계가 42%에 육박하면서 총리 후보를 미리 정하자는 제안이 나왔지만 마땅한 후보가 없기 때문이다. 관행으로 미뤄볼 때 좌파 연정이 성사되면 덩치가 가장 큰 사민당 출신이 총리후보가 될 공산이 크다. 현재 사민당의 지그마어 가브리엘 대표 겸 연방정부 부총리가 총리후보로 유력하지만 일반 국민의 지지율은 10%선에 머물고 있다.  사민당 지지자나 국민들은 오히려 같은 당의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외교장관을 총리후보로 선호한다. 하지만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2009년 총선 때 총리후보로 나서 기독민주당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패한 바 있다.  사민당은(193석)은 현재 다수 정파인 기민당과 기독사회당 연합(310석)과 함께 대연정을 이룬 상태다. 대연정은 전체 603석 가운데 503석을 차지한다. 이런 가운데 반(反)이슬람 노선을 견지하는 극우세력인 ‘독일을 위한 대안’이 15%에 이르는 지지율을 보이며 사민당의 미래 연정 파트너인 좌파당과 녹색당을 앞서고 있다.  극우세력에 맞서야 할 좌파 정당인 사민당이 뒷심을 내지 못하면서 바겐크네히트 원내대표는 지난 28일 반파시스트주의를 표방하는 단체로부터 초콜릿 케이크를 얼굴에 맞는 봉변까지 당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생각나눔] ‘유령대학 학위장사’ 관리 대책 필요

    서울신문에 “미국에 비인가 사이버온라인대학을 설립한 뒤 엉터리 학사·석사·박사를 양산하는 ‘무늬만 대학’이 국내에서 성업 중” 기사가 보도된 후 편집국에 전화가 빗발쳤다. 내용은 크게 두 가지. 하나는 “그런 대학이 더 있다”는 제보와 함께 주의할 점을 알려준 것이고 다른 하나는 무늬만 대학 관계자들의 항의였다. <5월 27일자 1면> ‘미국 비인가 사이버대학’은 ‘대학’이 아닌 ‘비인가’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것이 한국은 물론 미국 교육계 관계자의 고언이다. 미국 교육계에서 일한 한 재미교포는 “미국 정규 대학의 웹사이트 주소 도메인에는 ‘.edu’가 붙어 있다. 즉 하버드대학(www.harvard.edu)이나 뉴저지주립대학 럿거스(www.rutgers.edu)처럼 말이다. 연방정부 교육국 인가 대학으로 학력이 인정되는 곳이다. 그렇지 않고 ‘com’이 붙거나 ‘inc’ 등이 붙으면 정규 학력을 인정받을 수 없으니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사이버온라인대학의 경우 주정부로부터 설립 허가를 받았다 하더라도 미 6개 권역 연방정부가 위임한 기관에서 인증을 받지 못했다면 정식 대학으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이며 절박하게 학력을 업그레드하려는 사람들에게 경고했다. 또 다른 미국 교포는 “주정부로부터 설립 인가를 받은 대학 중에도 한국으로 치면 미용학원이나 건축학원 등에 해당하는 곳이 적지 않다”면서 “이는 한국에서는 단과대학이라는 뜻의 칼리지가 미국에서는 한국의 ‘아카데미’나 ‘학원’처럼 쓸 수 있는 단어이기 때문”이라며 주의를 요구했다. 국내 대학 관계자들은 “외국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 국내 대학원에 진학하려면 해당 국가 외교부 및 교육부에서 공증받은 졸업 및 성적증명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정식 인가받은 대학의 학위가 아니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또는 국제아포스티유협약에 따라 확인이 된 서류가 인정된다. 경기 지역의 대학 관계자도 “아포스티유 서류를 확인하고도 의심이 들면 대사관에 해당 대학에 대한 조회를 요청한다”면서 “미국의 비인가 사이버대학 출신으로 국내 대학이나 대학원에 편입학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는 무늬만 대학 관계자들이 “국내 일반대학이나 대학원 편입학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항의하는 내용과 큰 차이가 있다. 해외에 본교를 둔 사이버온라인대학을 둘러싼 논쟁과 혼란이 10여년 전부터 반복되고 있어 교육부의 개입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경법률사무소 윤석준 변호사는 “교육부가 해외에 본교를 둔 사이버온라인대학 중 국내에서 학생을 모집하는 경우 반드시 신고하도록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 관계자도 “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은 교육부 장관에게 신고해야 한다고 고등교육법 제27조를 조금만 보완, 발전시켜도 휴지 조각과 같은 학위 남발을 어느 정도 예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지역 정치인이 총장 디자이너는 교직원…200명 등친 유령大

    지역 정치인이 총장 디자이너는 교직원…200명 등친 유령大

    비인가 학교인 A대에서 교직원으로 일한 권모(33·가명)씨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A대학을 알게 된 것은 2014년 9월 중순이다. 패션디자이너였던 그는 어느 날 A대학교 경영대학 학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박모(36)씨로부터 “함께 일하자”는 제의를 받았다. 박씨는 전문대를 나온 권씨에게 “급여는 시급밖에 못 주지만 학생을 유치하면 등록금의 30%를 인센티브로 주겠다”고 약속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지하 2층에 자리한 경영대학 사무실은 전용면적이 132㎡(40평) 정도였으며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해 이듬해 4월까지 오프라인 수업으로 운영했다. 학생 모집은 주로 박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등 온라인을 통해 알음알음으로 유치했다. 지금까지 대략 50~70명이 재학 또는 휴학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무늬만 대학’이다 보니 학생 모집을 공개적으로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설립 운영자에 대한 정보도 지극히 폐쇄적이어서 인터넷 검색도 쉽지 않다. A대 부총장으로 있던 김모(43)씨가 박씨와 의기투합한 것은 지난해 5월 직접 캘리포니아에 B대학교를 설립하면서다. A대 학생들의 학적을 B대학으로 이전시켰다. A학교 출결 사항 및 성적, 이수 과정을 그대로 인정했다. B대 총장을 맡은 김씨는 자신이 소속한 협회 회원 등 막강한 인적 네트워크를 이용해 학생들을 모집했다. 김씨가 A와 B대학에서 지난 2년 동안 모집한 학생은 약 200명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캘리포니아 등 미국에서 학점이나 학위를 인정받으려면 주정부 교육국 인가(BPPVE)와 연방정부 교육부 산하 고등교육인증위원회(CHEA)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이 두 가지 인가를 받지 않으면 공식대학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그러나 BPPVE 인가는 접수해서 받는 데만 1년가량 걸린다. 서류가 까다로워 전문가가 아니면 작성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BPPVE 인가 후에 CHEA에 등록할 수 있다. 이같이 정식 인가를 받기가 어렵다 보니 상당수 온라인 대학이 사실상 ‘비인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비인가 대학들은 학교 소개 책자 또는 홈페이지에 마치 정식 인가를 받은 대학인 것처럼 유사 용어를 사용해 학생들을 현혹한다. 캘리포니아에 주소를 둔 U대학은 지난해 주정부 교육국의 인정을 가까스로 따냈다. 이 대학 관계자는 “일반인들은 인가된 정식 대학 여부를 알 수 없는 ‘무늬만 대학’이 캘리포니아나 로스앤젤레스에 여럿 있으며 점점 늘고 있다”고 한탄했다. 그러나 U대학도 그 직전까지는 비인가 대학이었다. 2006~2007년 국내에서 아메리칸주립대학교, 헬싱키대학, 위시콘신대학 등 유명 대학과 이름이 비슷한 ‘가짜 미국 대학’들이 드러나 여론의 호된 질타를 받은 뒤 자취를 감췄었다. 그러나 최근 다시 서울 종로에서 미국의 한 대학 분교를 가장해 일가족이 ‘무늬만 대학’을 설립해 운영하다 경찰에 불구속 입건되는 등 아직 상당수가 은밀하게 운영되고 있다. 현재 미국에 주소를 두고 국내에서 학생들을 모집,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대학은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A대학과 노스캐롤라이나주의 W대학 등 적어도 5~6곳은 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단독]美에 유령대학 설립 한국인에 학위 사기

    [단독]美에 유령대학 설립 한국인에 학위 사기

    석·박사 증서 사실상 휴지조각 당국 “국내법으로 제재 못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에 비인가 사이버 온라인대학을 설립한 뒤 엉터리 학사·석사·박사를 양산하는 ‘무늬만 대학’이 국내에서 성업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학생 모집 과정에서 미국 주정부 및 연방정부에서 인가를 받은 정규 대학으로 홍보했지만, 서울신문 취재 결과 대부분 사실과 달랐다. 이들이 발급한 학위증서는 국내 대학에 편입학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할 수도 없는 수백수천만원짜리 휴지조각에 불과해 주의가 요구된다. 모 정당 지역시당 대변인 김모(43)씨는 지난해 5월 캘리포니아에 B대학을 설립한 뒤 페이스북 등을 통해 학생을 모집해 왔다. 김씨는 대학 홈페이지에서 “모든 수업은 온라인으로 진행하며 학사는 2년, 석사는 1년 3개월, 박사는 1년 9개월 만에 취득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는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이 대학 박모(36) 경영대학장은 입학 상담에서 국내 일반대학 편입과 대학원 진학이 가능한 것처럼 안내해 왔다. 그러나 이 대학은 캘리포니아주정부 교육국 인증(BPPVE)은 물론 미 연방정부 고등교육평가인증협의회(CHEA)의 인가를 받지 못해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정식 ‘대학’으로 볼 수 없다는 게 교육부 입장이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B대 학생 황모(26)씨는 지난 1월 자퇴한 뒤 등록금을 돌려 달라는 민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무늬만 대학’에서 일한 한 관계자는 “미국의 일반 가정집이나 변호사 사무실 등 지인들의 주소에 일반 회사 형태로 사업자등록을 하곤 대학이라고 홍보하는 곳이 많다”고 밝혔다. 온라인 수업이라 강의실도 필요 없고 입학식·졸업식 등의 행사는 국내 호텔을 빌려 치른다. 국내에서는 법적 근거가 없는데도 학생이 잘 모집되는 까닭에 단과대 운영권을 제삼자에게 맡기고 등록금의 일부를 나눠 갖는 사례도 발견됐다. 윤경법률사무소 윤석준 변호사는 “가짜 대학들은 ‘인가된 대학’처럼 홍보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어느 기관으로부터 인가받았느냐 하는 것”이라면서 “미 교육부와 CHEA가 공식 인정한 6개 지역 기관의 인가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편 교육 당국은 “국내법으로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아직 없다”며 방관하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美 유령대학 학위 장사] 페북으로 학생 모집 200명 등친 대학도

    [美 유령대학 학위 장사] 페북으로 학생 모집 200명 등친 대학도

    비인가 학교인 A대에서 교직원으로 일한 권모(33·가명)씨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A대학을 알게 된 것은 2014년 9월 중순이다. 패션디자이너였던 그는 어느 날 A대학교 경영대학 학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박모(36)씨로부터 “함께 일하자”는 제의를 받았다. 박씨는 전문대를 나온 권씨에게 “급여는 시급밖에 못 주지만 학생을 유치하면 등록금의 30%를 인센티브로 주겠다”고 약속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지하 2층에 자리한 경영대학 사무실은 전용면적이 132㎡(40평) 정도였으며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해 이듬해 4월까지 오프라인 수업으로 운영했다. 학생 모집은 주로 박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등 온라인을 통해 알음알음으로 유치했다. 지금까지 대략 50~70명이 재학 또는 휴학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무늬만 대학’이다 보니 학생 모집을 공개적으로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설립 운영자에 대한 정보도 지극히 폐쇄적이어서 인터넷 검색도 쉽지 않다. A대 상담심리대 학장 겸 부총장으로 있던 김모(43)씨가 박씨와 의기투합한 것은 지난해 5월 직접 캘리포니아에 B대학교를 설립하면서다. A대 학생들의 학적을 B대학으로 이전시켰다. A학교 출결 사항 및 성적, 이수 과정을 그대로 인정했다. B대 총장을 맡은 김씨는 자신이 소속한 협회 회원 등 막강한 인적 네트워크를 이용해 학생들을 모집했다. 김씨가 A와 B대학에서 지난 2년 동안 모집한 학생은 약 200명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캘리포니아 등 미국에서 학점이나 학위를 인정받으려면 주정부 교육국 인가(BPPVE)와 연방정부 교육부 산하 고등교육인증위원회(CHEA)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이 두 가지 인가를 받지 않으면 공식대학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그러나 BPPVE 인가는 접수해서 받는 데만 1년가량 걸린다. 서류가 까다로워 전문가가 아니면 작성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BPPVE 인가 후에 CHEA에 등록할 수 있다. 이같이 정식 인가를 받기가 어렵다 보니 상당수 온라인 대학이 사실상 ‘비인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비인가 대학들은 학교 소개 책자 또는 홈페이지에 마치 정식 인가를 받은 대학인 것처럼 유사 용어를 사용해 학생들을 현혹한다. 캘리포니아에 주소를 둔 U대학은 지난해 주정부 교육국의 인정을 가까스로 따냈다. 이 대학 관계자는 “일반인들은 인가된 정식 대학 여부를 알 수 없는 ‘무늬만 대학’이 캘리포니아나 로스앤젤레스에 여럿 있으며 점점 늘고 있다”고 한탄했다. 그러나 U대학도 그 직전까지는 비인가 대학이었다. 2006~2007년 국내에서 아메리칸주립대학교, 헬싱키대학, 위시콘신대학 등 유명 대학과 이름이 비슷한 ‘가짜 미국 대학’들이 드러나 여론의 호된 질타를 받은 뒤 자취를 감췄었다. 그러나 최근 다시 서울 종로에서 미국의 한 대학 분교를 가장해 일가족이 ‘무늬만 대학’을 설립해 운영하다 경찰에 불구속 입건되는 등 아직 상당수가 은밀하게 운영되고 있다. 현재 미국에 주소를 두고 국내에서 학생들을 모집,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대학은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A대학과 노스캐롤라이나주의 W대학 등 적어도 5~6곳은 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단독] 美에 유령 사이버大…학위 장사 심각하다

    [단독] 美에 유령 사이버大…학위 장사 심각하다

    석·박사 증서 사실상 휴지조각 당국 “국내법으로 제재 못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에 비인가 사이버 온라인대학을 설립한 뒤 엉터리 학사·석사·박사를 양산하는 ‘무늬만 대학’이 국내에서 성업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학생 모집 과정에서 미국 주정부 및 연방정부에서 인가를 받은 정규 대학으로 홍보했지만, 서울신문 취재 결과 대부분 사실과 달랐다. 즉 이들이 발급한 학위증서는 국내 대학에 편입학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할 수도 없는 수천만원짜리 휴지조각에 불과해 주의가 요구된다. 모 정당 지역시당 대변인 김모(43)씨는 지난해 5월 캘리포니아에 B대학을 설립한 뒤 페이스북 등을 통해 학생을 모집해 왔다. 김씨는 대학 홈페이지에서 “모든 수업은 온라인으로 진행하며 학사는 2년, 석사는 1년 3개월, 박사는 1년 9개월 만에 취득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는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이 대학 박모(36) 경영대학장은 입학 상담에서 국내 일반대학 편입과 대학원 진학이 가능한 것처럼 안내해 왔다. 그러나 이 대학은 캘리포니아주정부 교육국 인증(BPPVE)은 물론 미 연방정부 고등교육평가인증협의회(CHEA)의 인가를 받지 못해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정식 ‘대학’으로 볼 수 없다는 게 교육부 입장이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B대 학생 황모(26)씨는 지난 1월 자퇴한 뒤 등록금을 돌려 달라는 민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무늬만 대학’에서 일한 한 관계자는 “미국의 일반 가정집이나 변호사 사무실 등 지인들의 주소에 일반 회사 형태로 사업자등록을 하곤 대학이라고 홍보하는 곳이 많다”고 밝혔다. 온라인 수업이라 강의실도 필요 없고 입학식·졸업식 등의 행사는 국내 호텔을 빌려 치른다. 국내에서는 법적 근거가 없는데도 학생이 잘 모집되는 까닭에 단과대 운영권을 제삼자에게 맡기고 등록금의 일부를 나눠 갖는 사례도 발견됐다. 윤경법률사무소 윤석준 변호사는 “가짜 대학들은 ‘인가된 대학’처럼 홍보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인가 여부가 아니라 어느 기관으로부터 인가받았느냐 하는 것”이라면서 “미 교육부와 CHEA가 공식 인정한 6개 지역 기관의 인가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편 교육 당국은 “국내법으로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아직 없다”며 방관하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이현청 교육산책] 미래의 눈을 가진 교육

    [이현청 교육산책] 미래의 눈을 가진 교육

    교육을 올바로 이해하려면 과거를 보는 눈과 미래를 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 과거와 미래를 볼 수 있을 때 올바른 현재의 눈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30년 전 미국에서 미래 교육학을 가르친 적이 있다. 30년 후 오늘, 그때 가르쳤던 미래에 대한 예측들이 지금 현실로 다가왔는지를 잘 알 수 있는 입장에 있다. 그때, 스마트폰에 대한 것을 가르쳤고, 인공지능(AI), 인조인간과 로봇, 저출산 고령화와 평균수명에 대해서도 가르쳤다. 그러한 내용들이 지금 대부분 현실로 다가와 있다. 이 점에서 교육은 미래의 눈을 갖지 아니할 때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변화의 속도는 30년 전 가르쳤던 때와 비교하면 수천 배 빨라져 있다. 그 당시 예측했던 내용은 오늘날 2~3년이면 변화가 현실로 다가오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점에서 우리 교육은 미래와 섞여 있는 현재의 시각에서 제대로 패러다임의 정립을 해야 한다. 얼마 전 알파고의 충격이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자각을 낳게 했고, 미래환경 변화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21세기는 ‘P 문제의 시대’라고 말하고 있다. 영어의 P자로 시작하는 문제들이 인류의 문제가 되고 교육적 문제가 되고 있다는 예측을 하고 있다. 빈곤(poverty), 인구(population), 공해(pollution), 평화(peace), 이상성격(personality), 공중보건(public health), 공교육(public schooling) 등이 문제라는 것이다. 직업도 엄청나게 변화할 것이라 예견되고 있다. 현재 직업의 절반에 해당하는 제조, 생산 그리고 유통 등의 영역의 절반이 AI 그룹에 의존하게 되고 20~30년 뒤 인간의 직업의 절반 이상은 사라지게 된다는 예측도 있다. 교통혁명 또한 가공할 정도로 변화한다. 뉴욕에서 서울까지 한 시간 반이면 되고, 서울에서 부산까지는 10분 이내에 오고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생명도 연장되어 20대의 젊은 모습으로 124세까지 살 수 있으며, 특히 가장 빠른 영역의 발달은 의생명과학 분야와 식품, 우주, 교통 등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 삶의 전체를 완전히 바꿀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미래학자들은 2020년에는 정보기술(IT) 중심에서 생명공학기술(BT) 중심으로의 전환을 예견하고 있고, 2050년에는 인류의 패러다임의 대변화가 예견된다고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은 대용량의 정보량과 알파고처럼 지능형 컴퓨터의 진화로 인류가 상상할 수 없는 다양한 형태의 변화를 유도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점에서 교육이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교육으로 전환해야 하고, 미래와 연결된 변화대응 교육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정해진 교과과정과 정해진 학기, 정해진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다양성과 유연성을 기반으로 하는 21세기형 교육이 아니다. 그리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공부하는 학습 중심의 사회로 전환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 간에 연계형 교육과 세계 각국의 공동 인재개발 교육 등으로 대전환할 것이다. 그러므로 변화 없는 교육, 교과 중심의 교육, 교수 중심의 교육, 캠퍼스 중심의 교육은 더이상 21세기형 교육이 아니다. 사회, 기술, 문화의 변화와 교육 내용 간의 간극이 크면 클수록 그 교육은 쓸모없는 교육이 되거나 실패한 교육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미국은 미래를 준비하는 연구소가 연방정부에만 34개가 있고 각 주 정부와 주요 대학들, 전략연구소 등에도 많이 개설, 운영되어 미래에 대한 준비를 다양한 방법으로 하고 있다. 과연 우리나라에는 미래 예측을 하는 연구소가 몇 개나 있는지 의심스럽다. 이제라도 늦지 않다. 교육은 정권 차원에서의 어젠다가 아니다. 국가의 운명과 국가의 장래를 좌우하는 탈정권적, 탈정파적 어젠다이다. 이제 교육의 틀을 온전히 21세기형으로 바꿀 때이다. 그러려면 21세기의 먹거리, 21세기의 시대상, 21세기의 문화, 21세기의 의식을 배양할 수 있는 교육으로 대전환을 해야 된다. 패러다임의 변화가 없는 교육은 죽은 교육이기 때문이다. 한양대 석좌교수
  • “빚 4000만원 안고 사회 진출”…美 대학 졸업생 부채 사상 최대

    “빚 4000만원 안고 사회 진출”…美 대학 졸업생 부채 사상 최대

     올해 미국 고용시장이 경기침체 이후 최고의 호조를 맞고 있지만 올해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들은 역대 최대 규모의 빚더미에 앉은 채 사회에 진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일간 USA투데이는 대학입시전문 웹사이트 카펙스가 최근 졸업시즌을 맞아 내놓은 집계를 인용해 올해 대학 졸업예정자 10명 중 7명이 평균 3만 7173달러(약 4430만원)의 학자금 부채를 떠안고 학교를 떠난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작년 졸업생의 평균 부채보다 2173달러(260만원) 늘어난 금액으로 역대 최고액이다.  카펙스는 연방정부 학자금 대출자료 등을 분석해 지난 10년간 졸업생들의 평균 빚이 1만 5000달러(1787만원) 넘게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비영리 조사기관 ‘대학 입학 및 성공 연구소(ICAS)’도 올해 졸업예정자들이 평균 2만 8950달러(3450만원)의 빚을 지고 사회에 나가게 된다고 추정했다.  ICAS는 빚을 진 졸업생의 비율은 2004년 65%에서 2014년 69%로 소폭 늘어났지만 부채액은 인플레이션을 고려할 때 2배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대학·고용주협회(NACE)는 올해 미국의 고용시장 상황이 경기침체 이후 가장 양호하다며 대학 졸업생 신규채용이 5.2%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졸업생들 대부분은 새 출발을 하더라도 빚을 갚는 데 허덕이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또 졸업예정자보다 학교를 자퇴한 학생들이 학자금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질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 교육부에 따르면 자퇴 학생들의 평균 부채가 9000달러(1072만원)에 불과하지만 이들은 학사학위에 따른 임금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돈을 갚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에서 학자금 대출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하면서 대선 주자들도 앞다퉈 정책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미국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향후 10년간 다양한 분야에 3500억 달러(약 417조원)를 투입해 점진적으로 학비를 무료화하고 저리로 돈을 갚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구체적인 계획보다 정부가 학생들의 학자금 대출과 관련해 이익을 거둬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美 ‘성소수자 화장실법’ 결국 법정다툼

    주지사 “법무부의 근거없는 월권” 린치 장관 “주 정부가 차별 조장” 미국 법무부와 노스캐롤라이나주가 성 소수자의 화장실 사용 차별 논란과 관련해 맞소송전에 돌입했다. 지난 3월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발효된 ‘성 소수자 차별법’(HB2)은 주내 모든 지방자치단체의 성 소수자 차별 금지 조례 제정을 금지하고 인종·성차별과 관련한 소송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특히 동성애자나 성전환자가 출생증명서에 적힌 성별과 다른 화장실이나 탈의실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화장실 전쟁’ 논란을 일으켰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주 팻 매크로리 주지사에 서한을 보내 이 법안이 시민권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철회하지 않으면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1964년 제정된 시민권법은 인종·민족·국가·종교·성별 등에 따른 차별대우를 금지하고 있다. 매크로리 주지사는 법무부의 권고를 수용하는 대신 법정다툼을 택했다. 그는 9일 노스캐롤라이나 롤리 연방지법에 제출한 소장에서 “법무부의 행동은 근거가 없는 월권행위”라며 “연방 시민권법을 일방적으로 수정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에 맞서 미국 법무부도 연방정부 차원에서 노스캐롤라이나 연방지법에 소장을 제출했다. 로레타 린치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 법안은 주 정부 차원에서 차별을 조장하는 법”이라며 “이는 무고한 시민들에게 해를 끼칠 뿐”이라고 비판했다. 린치 장관은 이어 “이 사안은 단순히 화장실 문제를 넘어선다”며 “동료 시민에 대한 존엄과 존중에 관한, 또 국가와 국민의 하나로서 우리가 모두를 보호해야 하는 그런 법률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성 소수자들을 향해 “역사가 진보하려는 순간마다 차별의 반작용이 있었다. 우리는 전진하는 당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지지를 표했다. 법무부는 소송과 별개로 앞서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계열 산하 17개 대학에도 해당법이 성별로 교육에서 차별당하지 않을 시민권을 침해한다고 경고하고 이들 주립대에 대한 연방정부 지원금 삭감 가능성도 시사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러, 대북 금융거래 동결…북한산 광물 수입 중단

    러시아가 북한의 4차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를 이행하기 위해 북한과 금융 거래를 전면 동결하고 북한산 광물 수입을 중단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테르팍스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대통령령 초안이 최근 러시아 연방정부 사이트에 게재됐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통령령은 “러시아 내에서 북한 은행 자회사·지사·대표부와 합작회사 등을 폐쇄하고 북한 은행 지분 매입과 은행과의 송금 거래를 금지하는 모든 조치를 3월 2일부터 90일 이내에 취할 것”을 지시했다. 대통령령은 러시아 내에서 북한 은행 자회사·지사·대표부와 합작회사 등을 새롭게 개설하는 것도 금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령은 또 북한으로부터 석탄, 철, 철광석, 금, 티타늄·바나듐 광석 등의 수입을 금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와 북한 간 철도와 북한 나진항을 이용한 러시아산 석탄 수출 프로젝트인 ‘나진·하산 복합 물류사업’은 예외로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시행하고 50여일이 지난 3월 2일 대북 제재 결의 2270호를 채택한 바 있다. 인테르팍스는 이러한 대통령령 초안이 채택돼 시행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의무조항들을 철저히 이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해외취업 꿀팁]아랍에미리트, 한국 의료진 유치에 심혈

    [해외취업 꿀팁]아랍에미리트, 한국 의료진 유치에 심혈

    최근 정부의 ‘의료 한류’ 노력으로 한국 의료진에 대한 국제 위상이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아랍에미리트(UAE)가 적극적으로 한국인 의료진 유치에 팔을 걷고 나섰다. UAE는 국민들의 의료환경 개선을 위해 연방정부 차원에서 매년 공공의료 부문에 5억달러(약 5700억원)가량의 예산을 집중투자하고 있다. 한국 의료에 대한 관심도 높아서 UAE는 2014년 기준으로 방한 외국인환자 중 1인당 진료비 지출 1위를 기록했다. 이런 시류에 따라 한국 의사와 간호사의 UAE 진출도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UAE에서의 근로여건도 매력적이다. UAE의 의사나 간호사는 한국과 비슷한 급여를 받게 된다. 미국식 병원시스템을 따르며, 영어로 의사 소통하는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한국보다 저렴한 교육비로 국제학교에서 자녀를 교육시킬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하지만 아무나 UAE에 취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UAE 병원에선 다양한 국적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영어로 의사소통을 한다. 그렇기에 기본적으로 병원에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영어실력을 갖춰야 한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UAE에서 의료인으로 일하기 위한 면허시험에 통과해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의료인의 UAE 취업을 도와주는 대행업체도 생겼다. 해외취업 전문 컨설팅업체 보나케어코리아는 UAE 취업에 대한 ‘토탈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UAE 취업을 희망하는 국내 의료인이 보나케어에 이력서를 제출하면 영어 스크리닝 절차를 진행하게 되고, 이후 ‘UAE 병원에 이력서 제출-화상 인터뷰-아부다비 면허 시험 응시-시험합격 후 비자 신청 및 출국 준비’ 등 일련의 절차를 보나케어 측과 함께 준비하게 된다. 이같은 사전 작업 기간은 총 4~6개월가량이 소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 관계자는 “현재 UAE의 ‘네이션 하스피탈’(Nation Hospital) 등의 병원에 대한 취업 지원자 모집을 진행 중이다”며 “의료진들이 영어인터뷰, 비자, 면허시험 등을 꼼꼼히 챙겨 UAE 취업을 노리는 의료진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수입맥주 전성시대… ‘유기농 자연맥주’ 맛볼까?

    수입맥주 전성시대… ‘유기농 자연맥주’ 맛볼까?

    바야흐로 수입맥주 전성시대다. 세계맥주는 합리적인 가격과 다양한 맛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매년 국내 매출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여러 세계맥주들이 국내 시장에서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독일연방정부 최고품질 맥주로 선정된 제품이 있어 눈길을 끈다. 독일 중서부의 청정지역에서 제조된 슈무커는 오덴발트산맥의 고지대에서 나오는 광천수로 만들어져 자연맥주로 분류된다. 자연맥주는 공장에서 인위적으로 배합·숙성되는 산업맥주와 달리 자연상태에서 최소 13주 이상 발효과 숙성 시간을 거친다. 자연냉각방식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풍미가 깊은 특징이 있다. 유기농 재료로 만들어진 슈무커는 맛과 품질을 인정받아 올해도 DLG 금상을 수상하며 9년 연속 고품질 맥주로 인정받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옐런 “美경제 거품 없다…점진적 금리인상 적절”

    옐런 “美경제 거품 없다…점진적 금리인상 적절”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전·현직 의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글로벌 경제 현안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연준의 전·현직 의장 4명이 한자리에서 공개 토론을 하는 건 102년 연준 역사상 처음이다. 이들은 1970년대 두 자릿수 물가 상승과 1980~1990년대 주가 폭락,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파란만장한 미국 경제 역사를 직접 이끈 ‘증인’들이다. 이들의 재임 기간을 합치면 37년에 이른다. 재닛 옐런(69) 의장과 벤 버냉키(62)·앨런 그린스펀(90)·폴 볼커(88) 전 의장 등 4명은 7일(현지시간)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기숙사인 뉴욕 인터내셔널 하우스에서 열린 ‘연준이 말하면 세계가 듣는다’ 토론회에 참석해 미국 및 글로벌 경제 상황과 연준 의장으로서의 경험을 밝혔다. 사회를 맡은 CNN 진행자 파리드 자카리아(52)가 옐런 의장에게 “미국 경제의 거품 붕괴 지적에 동의하느냐”고 묻자 그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옐런 의장은 “금융자산이 과대평가됐다는 신호를 찾아볼 수 없다. 미국 경제가 순항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최근 “우리는 경제와 금융 분야에서 거품 위에 앉아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12월 연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해 세계경제가 요동친 것과 관련, “그때 금리를 올렸어야 했느냐”는 질문에는 “당시 미국 경제가 연준 목표를 향해 꾸준히 나아지고 있었다”며 “(12월 금리 인상이) 실수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의회가 우리(연준)에게 부여한 완전고용이라는 목표에 다가가고 있어 지금의 점진적 금리 인상 기조가 적절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원격 화면을 통해 토론에 참여한 그린스펀 전 의장에게 “재임 기간(1987~2006) 동안 ‘경제의 신’으로 불렸던 소감이 어땠느냐”고 묻자 “매우 감사한 말이지만 우리(연준)의 경제 전망 능력에 분명 한계가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이어 미국 경제의 최대 장애물로 ‘저성장’을 지적하면서도 “(성장률 제고를 위한) 재정 지출은 (연방정부의) 부채를 늘린다”고 답해 인위적 경기 부양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1979년부터 1987년까지 연준 의장직을 맡아 여론의 질타에도 물가 안정을 위해 기준 금리를 크게 올렸던 볼커 전 의장에게 소회를 묻자 그는 “(당시) 사람들이 우리 (연준 위원들)에게 스스로 목을 매라며 밧줄을 주기도 했다”고 농담을 섞어 말하기도 했다. 반대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례없는 양적완화 정책을 취했던 버냉키 전 의장(2006~2014년 재임)은 “금리를 다시 인상하는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내가 (금리 인상 결정을) 할 필요가 없어 천만다행”이라고 답해 폭소를 자아냈다. 한편 시장 전문가 75%는 6월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이날 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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