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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노출·감염’ 우려에 워싱턴 패닉

    트럼프 ‘노출·감염’ 우려에 워싱턴 패닉

    백악관 “밀접교류 아냐… 증상 없어 미검사” 뉴욕 증권위 의심환자 나와 원격근무 전환 재무부, 급여세 인하 등 ‘종합대응책’ 발표코로나19에 미국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바이러스 노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정치적 문제로도 비화됐다. 아이비리그 등의 대학들이 문을 닫았고, 뉴욕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의심환자가 발생해 연방정부 처음으로 원격근무로 전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코로나19에 대한 종합대응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 어떤 코로나19 확진환자와도 오래 밀접하게 교류한 적이 없고 증상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확진환자와 접촉해 자가격리에 들어간 공화당의 더글러스 콜린스, 맷 개츠 하원의원과 악수 및 대화를 나누었고, 대통령 전용기도 함께 탔다는 지적에 대한 답변이다. 콜린스 등은 지난달 26일부터 사흘간 열린 보수행동정치회의(CPAC) 행사에 참석했는데 여기에서 확진환자가 나왔었다. 만일 이들 의원이 확진 판정을 받는다면 트럼프 대통령 및 백악관 관료들의 2, 3차 감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이와 관련해 폭스뉴스는 이날 백악관과 국무부가 대면이 아닌 전화 및 화상으로 회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이를 공식 부인했지만, 이런 공방 자체가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폴리티코도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가 첫 단독 행사로 다음주에 열려던 캘리포니아 정치자금 모금 행사를 취소했다고 전했다. 미국 내 확진환자는 전날보다 100명 이상 늘었고 누적으로 700명을 넘겼다. 워싱턴DC의 SEC 본부에서는 코로나19 감염 의심환자가 발생해 직원들에게 재택근무 권고를 내렸다. 서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나 스탠퍼드대, 동부 아이비리그의 프린스턴대·컬럼비아대 등 대학들도 휴강에 들어갔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각 대학에 해외에 있는 학생들의 귀국을 검토하라고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의 언론 브리핑에서 “코로나19의 경제적 여파로 고통받는 시간제 노동자에게 급여세를 인하하고 구제책을 제시하도록 의회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10일로 예정된 종합대응책 발표에 대해 “중대한 내용이고 매우 실질적인 구제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는 “코로나19 발병자에게 유급 병가를 제공하는 패키지를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트럼프 “모든 검사 가능하고 완벽한 대비” 펜스 “그게 아닌데”

    트럼프 “모든 검사 가능하고 완벽한 대비” 펜스 “그게 아닌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고’를 치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뒷수습을 떠맡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질병예방통제센터(CDC) 본부를 찾아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를 받고 싶은 사람은 모두 받을 수 있다”고 장담했다. 최근 미국 내 코로나19 검사장비 부족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하지만 속되게 말하면 ‘빤한 거짓말’이었다.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를 총괄하고 있는 펜스 부통령은 전날에도 진단 검사가 수요를 맞추지 못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랬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허황된 발언을 늘어놓자 펜스 부통령은 화들짝 놀라 백악관 취재진에게 이를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고 야후! 뉴스는 전했다. 잘못된 내용을 바로잡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 애쓰는 안타까운 모습도 보였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CDC 본부를 돌아보며 “모두 완벽”하다고 큰소리를 쳤는데 하필 예로 든 것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자신이 한 통화만큼이나 완벽하다고 했다. 모두 알겠지만 지난달 자신을 탄핵에로 이끈 것이 그 통화였다. CDC가 지난 2주 동안 검사 건수를 늘리고 의심 환자나 확진자를 효과적으로 격리했더라면 워싱턴주와 캘리포니아주, 동부 뉴욕주 등에서 환자가 200명 넘게 나오고 15명이 희생되는 사태는 방지할 수 있었다는 지적도 나오는 형편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 태평한 것이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3500개 정도의 진단 키트가 전국의 연구소들에게 보내져 150만회 정도의 테스트가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규정과 절차 때문에 50만명 정도의 검사만 이뤄질 것이라며 앞으로 키트 공급을 계속 늘리겠다고 말했다. 또 많은 이들이 실제로 검사를 받는 데 이르려면 “몇 주는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 안에서도 손발이 안 맞는 장면이 적잖이 보인다. CNN 방송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스티븐 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7일 백악관 브리핑을 통해 CDC와 전국의 공중보건연구소가 실시한 코로나19 감염 검사는 5861건이라고 밝혔다. 당국이 이렇게 검사 건수를 구체적으로 밝힌 것 자체가 처음이었다. 한 사람에 두 차례 검사를 실시하는데 이 숫자가 검사 건수인지, 사람 숫자인지도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방송은 지적했다. 또 민간에서 실시한 검사는 제외된 것이었다. 스티븐 한 국장은 연방정부가 7만 5000건의 검사를 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HHS) 장관은 이날 지난주 이후 110만개의 진단 키트가 보급됐으며, 오는 9일까지 100만개의 키트가 보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지금까지 17만 9000명에 대해 검사를 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통신은 연방 관리들이 수십만명을 검사할 능력이 조만간 갖춰질 것이라고 얘기해왔지만 진단 키트를 받는 데 상당한 ‘지체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이날까지 11명의 확진자가 확인된 뉴욕시(NYC)에서 전날 정오까지 감염 검사를 받은 사람은 100명이 안 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자 10만명 돌파…발생국도 90곳 넘어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자 10만명 돌파…발생국도 90곳 넘어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환자가 10만명을 돌파했다. 감염자가 발생한 국가도 90개국을 넘어섰다. 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현재 전 세계 누적 확진환자는 10만 741명, 사망자 3455명이다. 이 가운데 중국 본토에서 각각 8만 552명, 3042명이 나왔다. 전날 본토에서는 일일 확진환자가 100명 이내로 내려가는 등 안정세를 보였다. 발원지인 우한 이외 지역에서는 감염자가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대신 한국(6593명)과 이란(4747명) 이탈리아(4636명)에서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다. 지금까지 확진환자가 발생한 나라도 90개국을 넘었다. 사실상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단계로 접어 들었다. 미국에서는 크루즈 여객선 ‘그랜드 프린세스’에서 21명의 감염자가 나왔다고 AP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날 미 보건 당국은 크루즈선 승객과 승무원 45명에 대해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실시했다. 여기서 21명이 감염자로 판명됐다. 단순 비율로만 보면 50%에 달한다. 승객 2422명과 승무원 1111명 등 탑승자 3533명에게 전수 조사를 진행하면 감염자는 훨씬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연방정부 관리들이 이 크루즈선을 비(非)상업용 항구로 옮길 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은 “격리돼야 할 사람은 격리되고 의료 지원이 필요한 사람은 이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랜드 프린세스에서 이미 코로나19가 상당부분 전파된 것 아니냐는 그간의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그랜드 프린세스는 지난달 11∼21일 샌프란시스코에서 멕시코를 다녀오는 일정을 마치고 다시 샌프란시스코에서 하와이로 가는 여정에 올랐다가 코로나19 전염 가능성이 제기돼 급히 귀항했다. 멕시코 여정에 참여한 여행객 가운데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 가운데 기저질환이 있던 71세 남성이 숨졌다. 다른 여행객 9명도 코로나19 감염자로 드러나 ‘제2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중동 지역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5000명을 넘어섰다. 6일 오후 9시 기준 각국 보건 당국과 현지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이 지역(터키·파키스탄 제외, 이집트 포함)의 확진자는 5063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불과 열흘 만에 확진자 수가 33배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이란의 확진자가 4747명으로 전체의 94%를 차지했다. 이란의 확진자는 전날보다 1234명 증가해 전 세계 발병국 가운데 신규 확진자 수가 가장 많았다. 이란 보건부는 31개 주 전체에서 확진자가 확인됐다고 집계했다. 바레인과 이라크,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아랍권과 이스라엘 등에서도 신규 확진자 74명이 확인됐다. 아랍권 확진자는 대부분 이란을 다녀온 이력이 있거나 이들 방문자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란 정부는 이날 사람이 모이는 행사를 최소화하고자 금요 대예배를 2주 연속 취소했다. 또 지역간 전염을 막으려고 자동차 번호판으로 다른 주의 차량을 식별해 진입을 차단하는 등 일부 지역에서 도시간 통행을 사실상 제한했다. 유럽 대륙에서도 코로나19 신규 확진환자가 하루 평균 1000명이 넘는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유럽에서 지역사회 전파가 가장 먼저 일어난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독일과 프랑스, 스페인 등 서유럽 국가에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슬로바키아와 세르비아에서도 6일 첫 확진자가 나왔다. 이날 각국 보건당국 통계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유럽에서 확진자는 이탈리아가 4636명으로 가장 많다. 사망자는 197명에 이른다. 유럽 각국은 확진자의 동선을 추적하며 접촉자를 상대로 검사를 벌이고 자가 격리를 하고 있으나 지역사회에서의 감염 속도를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 확산이 통제되면서 추가 감염자가 줄어드는 국가는 거의 없다. 각국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대응 강도를 점점 높여가고 있다. 이탈리아는 지난 4일 대학을 포함한 모든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고 4월까지 모든 주요 스포츠 행사를 무관중으로 치르기로 했다. 영국 정부도 이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남은 시즌 경기를 무관중으로 치르기를 권고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국에서는 이달 열리는 대형 행사들이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운송 수단의 제한을 통해 감염 확산을 막으려는 시도도 계속 나타나고 있다. 체코가 전날부터 이탈리아 북부와 한국을 오가는 항공편 운항을 중단한 데 이어, 슬로바키아는 오는 9일부터 이탈리아를 오가는 항공편의 운항을 금지하기로 이날 결정했다. 다만, 유럽연합(EU)은 회원국 간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한 셍겐조약을 직접적으로 여행을 제한하기 위해 조정할 계획이 없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EU 보건 장관들은 이날 코로나19 확산 방지 조치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나 EU 내 국경에서 출입국 심사를 도입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호주 한국인 입국 금지...“한국 여행·대구 방문 자제” 당부

    호주 한국인 입국 금지...“한국 여행·대구 방문 자제” 당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이유로 호주가 한국인 입국 금지 결정을 내렸다. 5일(한국시간) 호주 ABC 방송 등은 호주 연방정부가 코로나19에 따른 입국 금지 대상국가에 한국을 추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한국에서 오는 외국인에 대해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 본토와 이란으로부터 도착한 외국인의 입국 금지 조처를 연장했다. 이에 따라 한국, 중국 본토, 이란에서 출발한 비(非)호주인은 다른 곳에서 14일을 보낸 후에야 호주에 입국할 수 있다. 또한 호주 정부는 자국민에게 한국 여행 경보를 상향, 한국 방문을 재고하라고 당부하는 동시에 대구 방문을 삼가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최근 유럽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이탈리아에 대해서는 입국을 막지 않았다. 이탈리아에서 도착한 외국인에 대해서는 입국 전 검역 절차를 강화는 수준에서 그쳤다. 모리슨 총리는 이와 관련해 한국으로부터 도착하는 입국자가 이탈리아발 외국인의 5배나 되기 때문에 한국이 더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내각 국가안보위원회가 보건 당국의 조언을 바탕으로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중국 우한에서 퇴원했던 36세 남성 코로나로 사망

    중국 우한에서 퇴원했던 36세 남성 코로나로 사망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퇴원한 36세 남성 환자가 사망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5일 보도했다. 리량이란 이름의 남성은 코로나19 발발로 우한에서 임시로 만들어진 간이 병원에서 퇴원한 지 5일 만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는 지난달 12일 경증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병원에 입원했다고 그의 아내가 밝혔다. 입원 2주 만에 퇴원했으며 격리 호텔에서 14일간 머물라는 지시를 받았다. 리의 아내는 남편이 병원에서 퇴원한지 이틀 뒤부터 상태가 좋지 않아 입이 마르고 위에 가스가 차는 증상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퇴원 뒤 지난 2일 리는 통증을 다시 호소했고, 병원으로 보내졌지만 그날 오후 사망 판정을 받았다. 리의 사망은 코로나19로 인한 것으로 우한 보건당국이 판정했다. 우한의 임시 간이병원 가운데 하나인 팡창병원은 4일 긴급 경고를 발령했는데 퇴원한 환자들이 다시 아파 재입원한다는 내용이다. 팡창병원은 5일 이전에 퇴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항체검사를 다시 실시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지금까지 3012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으며 확진자 숫자는 8만 409명이다. 호주 한국인 입국 금지 미국에서도 캘리포니아에서 첫 사망자가 발생함에 따라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4일(현지시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미국에서 워싱턴주 이외에 코로나로 인한 첫 사망자로 기록된 71세 남성은 새크라맨토 인근 로즈빌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 이 남성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와 같은 회사의 그랜드 프린세스호를 탄 경험이 있으며 이때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측된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멕시코로 지난달 11~21일 운항했으며 탑승객 700명 이상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미국 보건당국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그랜드 프린세스호와 관련됐거나 배에서 사망한 남성과 접촉했던 승객을 조사하고 있다. 미국의 확진자 숫자는 약 12개 주에서 130여명으로 보고됐다. 한편 호주 연방정부는 5일 한국인을 입국 금지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이날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한국에서 오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이탈리아에서 오는 입국자는 금지하고 않고 검역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호주는 중국과 이란에서 오는 여행자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는 연장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아시아계에 폭언·폭행… 환자 수용시설 반대, 코로나 공포에 다시 도진 美 인종차별·님비

    아시아계에 폭언·폭행… 환자 수용시설 반대, 코로나 공포에 다시 도진 美 인종차별·님비

    인디애나선 “호텔 예약 취소됐다” 기피 택시·우버 호출 서비스 일방적 승차 거부 트럼프, 앨라배마 격리시설 계획 백지화미국 사회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곳곳에서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금기시됐던 인종차별이 노골화하고, 코로나19 수용시설을 둘러싼 님비현상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내에서 코로나19 관련 첫 사망자가 나오고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3명이 확진자로 판정받으면서 공포가 번지고 있다. 이에 코로나19 확진환자를 위한 수용시설을 반대하는 지역 이기주의(님비현상)뿐 아니라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무차별 폭언·폭행 등이 잇따르고 있다. 다민족·다인종 국가인 미국에서 ‘인종차별’과 ‘님비’는 금기어였다. 최근 한인들이 많이 사는 로스앤젤레스의 지하철 안에서 백인 남성이 태국계 여성을 향해 코로나19 관련 폭언을 퍼부었다. 그는 “모든 질병은 중국에서 왔다. 중국인들은 역겹다. 그들이 미국으로 질병을 옮겨 온다”며 인종차별 발언을 쏟아냈다. 또 뉴욕의 지하철에서는 한 흑인 남성이 마스크를 쓴 아시아계 여성에게 “병에 걸렸다”며 무차별 폭행을 하는 사건도 있었다. 인디애나에서 아시아계 한 남성은 호텔 입실을 거부당했다. 그는 “직원이 대뜸 중국인이냐고 물었고 ‘아니다’라고 말해도 ‘예약이 취소됐다’며 쫓겨났다”면서 “근처 호텔도 똑같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택시나 우버 등 차량 호출 서비스에서도 ‘아시아인 혐오’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아시아계 승객이나 운전자를 드러내고 피하는 것이다. 워싱턴DC의 제러미 서는 “공항에서 우버를 호출했는데 몇 번을 일방적으로 취소당했다”면서 “코로나19의 공포감이 커지면서 아시아계 이름의 승객을 거부하는 등 우버나 리프트 기사들의 인종차별적 승차 거부가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공포 확산이 ‘우리 동네는 안 된다’는 님비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오는 11월 대선 등을 앞두고 공화당 표밭에 관련 시설을 지을 경우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계산이 이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 보건복지부는 그동안 해외에서 감염돼 귀국한 환자들을 군 기지와 특수의료시설을 갖춘 네브래스카 의료센터에서 치료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늘기 시작하자 증상이 가벼운 일부 환자들을 앨라배마 애니스톤 한 격리시설로 이송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주지사뿐 아니라 상·하원 의원이 강하게 반대했다. 케이 아이비 앨라배마 주지사는 성명에서 “최우선 과제는 앨라배마 주민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보건복지부의 앨라배마 수용소 계획을 크게 질책하며 ‘백지화’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적으로 앨라배마는 공화당의 텃밭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이 공고한 지역이다. 여기에 수용시설을 만드는 것은 오는 11월 대선을 포기하는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환자 이전 계획과 일본 크루즈 환자 이송 등으로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눈 밖에 났다는 게 워싱턴 정가의 평이다. 또 캘리포니아의 코스타메이사시도 같은 이유로 연방정부와 주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연방법원은 환자 이송 일시 중단을 명령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코로나19 공포감이 커지면서 ‘정의’와 ‘포용’이라는 미국적 가치관이 흔들리고 있다”면서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고립주의·자국우선주의 등에 따른 부작용이란 지적도 나온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미국 코로나19 지역감염 우려…캘리포니아주 “진단키트 200개뿐”

    미국 코로나19 지역감염 우려…캘리포니아주 “진단키트 200개뿐”

    캘리포니아주 “코로나19 우려 8400명 관찰 중”주민 4000만명인데 진단키트 턱없이 부족해 미국에서도 코로나19 지역감염이 현실화되면서 각 지역의 방역 대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코로나19 진단용 키트 비축분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27일(현지시간) 최소 8400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발병 여부를 관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캘리포니아 북부 솔라노 카운티에서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코로나19 환자가 나오면서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커지자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이날 위기 경보를 내리며 긴급 대응에 나섰다. AP와 로이터, dpa 통신에 따르면 개빈 뉴섬 주지사는 이날 새크라멘토 주정부 청사에서 언론 브리핑을 열고 코로나19 감시 대상자 현황을 공개했다.뉴섬 주지사는 최근 코로나19 발병이 우려되는 지역으로 여행을 다녀온 캘리포니아 주민은 8400명에 달한다며 이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감염 여부에 대한 관찰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미국 내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 가운데 캘리포니아 주민은 모두 33명으로, 이들 중 5명은 현재 캘리포니아 주가 아닌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고 주 당국은 설명했다. 그러나 당장 코로나19 진단키트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뉴섬 주지사는 코로나19 진단키트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호소하면서, 주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코로나19 진단키트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 인구가 4000만명에 육박하지만 주 정부가 보유한 물량은 200개에 불과하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뉴섬 주지사는 진단키트를 확보하기 위해 연방정부와 연락하고 있으며 앞으로 며칠 내 추가 물량을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흑사병부터 코로나19까지 격리의 역사

    흑사병부터 코로나19까지 격리의 역사

    구약성서에 ‘가두고 7일마다 확인’흑사병 15세기 이탈리아서 40일1918년 스페인독감 때 체계적격리 중국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진원지인 우한을 시작으로 수많은 지역에 대한 격리조치를 취했고, 이탈리아는 감염 지역 마을의 왕래를 차단했다. 봉쇄정책은 현대 방역의 기본이 됐다. 작게는 집을 격리하고 크게는 국경을 봉쇄한다. 감염병 대유행은 이동의 자유를 빼앗는다. 먼 옛날부터 그랬다. 26일(현지시간) 가디언은 감염병과 격리의 역사를 돌아봤다. 현대적 개념의 격리는 15세기 이탈리아 베네치아가 처음이었다. 흑사병이 아시아와 유럽을 초토화시킨 14세기에도 아시아에서 배를 타고 들어온 선원들을 격리시킨다는 생각은 있었다. 하지만 베네치아 당국은 증상을 통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겠다며 1448년 처음으로 40일(이탈리아어로 쿼란타) 격리 기간을 정해 시행했다. 보균자를 격리하는 개념은 이보다도 수천년을 앞선다. 구약성서 레위기는 나병이 의심되는 사람들을 다루던 옛날 방식에 관해 한 챕터를 할애하고 있다. 의심되는 사람들을 가두고 신부를 시켜 7일마다 감염 여부를 확인하라고 적혀 있다. 전염병을 처음 정의한 건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인데 그 역시 환자 격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체계적인 격리조치는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후반까지 도시화와 공중보건 규제가 생기면서 등장했다. 1793년 미국 필라델피아에 황열병이 창궐했는데 당시 주정부는 다른 마을들과 통하는 도로를 봉쇄하고 주민과 물품의 이동을 막았다. 하지만 19세기에 황열병, 콜레라, 천연두가 거듭 일어나자 역량이 보다 큰 연방정부가 검역을 책임지게 됐다. 1918~1920년 ‘스페인 독감’이라고 불리는 유행성 독감은 너무 무섭게 퍼져서 아픈 사람이 아니라 건강한 사람을 격리할 지경에 이르렀다. 이후 이런 격리 방식을 ‘보호격리’라고 부른다. 당시 콜로라도주 군니슨에선 모든 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친 뒤, 기차로 도착하는 모든 사람을 붙잡아 격리시켰다. 그 결과 이곳에서 스페인 독감으로 죽은 이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격리조치는 늘상 인권 문제를 불러온다. 개인의 자유를 공중 보건과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건 여전히 숙제다. 유엔은 1984년 시라쿠사 원칙을 제정해 비례의 원칙에 따라 증거에 기반해 격리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감염병에 대한 격리나 고립으로 공공의 이익에 필요한 경우 이동의 자유에 개입할 필요가 있다”며 “이럴 경우는 국제 인권법에 의해 합법적인 것으로 간주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천국의 섬’도 못피한 코로나19…감염 공포 확산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천국의 섬’도 못피한 코로나19…감염 공포 확산

    “미안하지만, 지금 당장은 언제 다시 물건이 들어올지 확실히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하와이 주 오아후(Oahu) 섬 호놀룰루 중심의 대형 마트 돈키호테를 찾은 주민 정현아 씨는 품절된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마트 직원으로부터 ‘재고부족으로 물건이 언제 다시 입고될 지는 확실히 알 수 없는 상황’이라는 통보만 받은 채였다. 하와이 주에서 출생, 성장한 이민 2세의 정 씨는 생전 처음 겪는 마스크 품귀 현상이라고 했다. 평소 대형 마트 진열장을 가득 채웠던 1장 당 2~3달러 내외로 구입할 수 있던 마스크였다. 인근에 소재한 또 다른 대형 마트인 월마트와 타겟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고 정 씨는 토로했다. 보건용 마스크와 일회용 마스크, 손세정제까지 모두 동이 난 형국이었던 것. 이 같은 마스크 품귀 현상은 최근 현지 언론을 통해 보도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일본인 관광객 부부가 호놀룰루 시 일대를 방문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시작됐다. 현지 언론 등을 통해 공유된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경각심 탓에 이 일대에 소재한 상당수 마스크 판매점에서 박스 채 물건을 구매해 가는 이들이 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아마존 등 온라인 마켓에서 판매하는 보건용 마스크의 경우 1개당 60~80달러 까지 가격이 치솟은 것으로 확인됐다. 외국인 관광객이 주로 몰리는 호놀룰루 시내와 와이키키 해변, 알라모아나 쇼핑몰 일대에 입점한 대형 마트와 편의점 등에서는 이미 이달 초부터 마스크 품귀 현상이 심각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최근 들어와 마스크 품귀 현상만큼 눈에 띄는 현상 중 하나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 외부 활동을 하는 주민들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필자가 찾은 3곳의 대형마트에서는 평소와 달리 마스크를 착용한 채 외출한 현지 주민들과 관광객이 뒤섞인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형편이다. 일부 현지 주민 중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이동하는 필자를 향해 “초면에 몹시 실례지만 착용한 그것(마스크) 어디에서 구매했는지 물어봐도 되느냐”고 묻는 중년 부부도 있었다. 지난 1월 중순부터 시작된 중국발 코로나19 사태가 태평양 바다 건너에 있는 하와이에도 상륙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던 경험이다. 하지만, 연평균 1000만 명에 달하는 여행자들이 찾아오는 하와이의 사정상 코로나19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은 일찍이 제기돼 왔었다. 하와이 주민들 사이에서도 관광업을 기반으로 한 이 곳의 경제 사정 상 코로나19 감염자 발생 여부를 정부가 ‘쉬쉬’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일종의 불안감이 존재했던 셈이다. 더욱이 이에 앞서 하와이 주 정부가 섬을 찾아오는 방문객 중 지난 1개월 내 중국 입국 내력이 발견된 이들에 대해 섬의 일부 지역을 할애해 일정 기간 격리해왔던 것이 알려지면서 ‘혹시나’ 했던 의심은 ‘역시나’로 바뀌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주 당국은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이달 초부터 사태의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일대를 방문한 내력이 있는 이들에 대해 공항 검역소에서 1차 관리, 오아후 섬 내의 ‘펄하버’ 공동 시설 내에 강제 격리, 14일 동안 감독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주 정부의 정책이 비판을 받는 이유는 미국 연방 정부의 외국인 입국 정책과 비교해 지나치게 ‘느슨하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하와이 주 정부의 느슨한 입국 정책에 탓에 태평양 한 가운데 격리된 ‘섬’ 하와이 주민들이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고조되고 있는 것. 실제로 연방정부는 지난 2일 이후 14일 동안 중국에 체류한 경력이 있는 외국인에 대해 일체의 입국을 금지하는 초강수를 뒀다. 다만, 미 연방 당국은 지난 2일 이후 중국을 여행한 내력이 있는 이들이라고 할지라도 미국 시민, 거주자 및 그의 직계 가족일 경우에는 입국을 허용해오고 있다. 이 경우에도 ‘특별 심사’라는 단서 조건을 붙인 채 엄격한 입국 기준을 두고 있는 것이 하와이 주 정부 운영 정책과 비교되는 점이다. 더욱이 최근 하와이를 방문하고 귀국한 60대 일본인 부부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데 이어 그들의 일본인 지인까지도 확정 판정을 받은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더이상 주 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최근 하와이 보건당국이 공개한 하와이를 방문한 일본인 확진자 부부의 여행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이어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일본인 확진자 부부 가운데 남편은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이달 7일까지 추가 여행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이후 이들 부부는 발열과 호흡 불안 증세를 호소, 지난 7일 일본으로 귀국했다. 특히 무려 11일 동안 하와이 주 내의 두 곳의 섬 곳곳을 여행했던 이 남성은 귀국 당일 자국 공항 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고 곧장 격리 병동에 입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 그의 일본인 부인과 평소 이들 부부와 자주 식사를 했던 것으로 알려진 또 다른 일본인 여성 2명 역시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 치료 중이다. 그러나 주 정부는 이들 사례가 공개된 이후에도 여전히 호놀룰루 국제공항에서의 1차 검역 과정 이외에는 중국 후베이성 여행 경력이 있는 자에 한해서만 최대 14일까지 강제 격리 후 관리 감독을 진행해오고 있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 형국이다. 이마저도 사태의 발병지인 우한시가 포함된 후베이성을 제외한 다른 중국 지역을 방문한 이들에 대해서는 여행자 개인 선택에 따가 거주지 내에서 자가 격리 후 보건당국의 관리를 받도록 요청한 것이 전부다. 그러면서도 줄곧 하와이 주 정부는 이번 사태에서 ‘현재까지’ 자유로운 상황이라고 재차 강조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라는 단서를 붙인 입장 발표였다. 때문에 현지 주민들은 마스크와 손세정제, 물티슈 등을 자체적으로 구비하는데 열을 올릴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앞서, 태평양 건너 동떨어진 ‘섬’ 하와이의 장점이 코로나19 사태로부터 주민들을 안전하게 지켜줄 것이라던 기대감은 격리된 섬 내의 바이러스 확산이 불러올 공포감으로 변한 지 오래다. 또한 격리된 ‘섬’ 하와이에서 판매되는 모든 의약품과 보건용품 등이 바다 건너 대륙에서 운송 받아왔다는 현지 사정을 상기할 때, 섬이라는 하와이의 특성에서 비롯된 공포감 확산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하와이 보건 당국은 앞서 확인된 일본인 확진자 부부와 접촉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현지 주민들과 여행사 가이드, 항공사 직원 등에 대해 추가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이들 부부가 여행한 지역이 월평균 100만 명에 달하는 이들이 찾아오는 와이키키 해변과 호놀룰루 시, 마우이 섬 등이라는 점에서 부부와 접촉한 이들을 모두 찾아내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더욱이 일본인 남성이 호놀룰루 시 일대를 여행하기 위해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진 ‘힐튼 그랜드 와이키키 호텔’ 역시 정상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호놀룰루=임지연 통신원 808ddongcho@gmail.com   
  • 박홍환의 시시콜콜/집값담합

    박홍환의 시시콜콜/집값담합

     상품의 가격은 제조 원가와 제조 및 마케팅, 유통비용을 더하고 여기에 적절한 이윤을 붙여 결정되기 마련이다. 원가와 비용이 대체로 공개돼 있다면 소비자들은 합리적 수준을 넘어서는 이윤까지 더해진 상품을 구매할리 만무하고, 그래서 시장가격이라는 것이 생긴다. 업체들은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이윤을 낮추거나 제조 비용을 절감하는가 하면 자금압박이 심할 경우, 심지어 밑지면서까지 가격을 책정하기도 한다. 자유로운 경쟁을 바탕으로 한 시장경제의 기본질서다.  심한 가격 변동은 경영의 큰 리스크 요인이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손쉽게 담합의 유혹에 빠지곤 한다. 특히 업체가 몇 안되는 과점 분야일 경우가 그렇다. 국내에서 설탕은 C사와 S사 D사가 수십년동안 거의 변동없는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었는데 그것은 담합의 결과였다. 2007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세 회사의 가격담합 사실을 적발했다. 경쟁하지 않고, 가격을 높게 정해 엄청난 폭리를 취했다는 것인데 3개사가 15년간 설탕 판매로 올린 부당이득이 최소 3조원, 최대 6조원으로 추산됐다. 이들은 원료수입부터 판매현황까지 모든 것을 공유하면서 시장점유율을 유지했고, 터무니 없는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우롱했다.  담합의 역사는 뿌리깊다. 기원전 3000년, 고대 이집트에서 양털 상인들이 서로 짜고 가격을 터무니없이 올려받은 것이 기록으로 남아 있다. 한반도에서는 조선시대의 거상 임상옥이 인삼 가격을 후려치려던 중국 상인들의 불매담합을 물리친 일화가 전해진다. 당시 청나라 수도 연경(현재의 베이징)에서 조선 인삼이 인기를 끌자 중국 상인들이 담합을 해 구매가격을 낮추려고 조선 인삼을 외면했는데 임상옥은 “싸게 팔고 귀국하자”는 동료들의 제안을 뿌리치고, 중국 상인들 앞에서 가져간 인삼을 모두 불태워버렸다. “가격 주도권을 넘겨주면 계속 끌려다닐수 밖에 없다”는게 임상옥의 논리였고, 마침내 중국 상인들이 굴복했다고 한다.  담합에 관한한 가장 엄격하게 제재하는 국가는 미국이다. 1890년 미 연방정부는 담합이 시장질서를 크게 해친다고 보고 이른바 ‘셔먼법’을 제정해 생산주체간 어떠한 형태의 연합도 불법이라고 규정했다. 이는 독점금지법의 원조가 됐다. 반면 일본은 담합 천국으로 불리기까지 했다. 한 경제학자는 일본 공정위를 ‘짖지 않는 개’라고 조롱했을 정도다. 우리나라도 산업화 과정에서 대기업들이 노골적으로, 또는 은밀하게 크고작은 담합을 일삼았고 당국은 못본척 넘어가곤 했다.  국토교통부가 전국 10여개 아파트 단지의 ‘집값담합’ 제보를 접수해 ‘부동산시장 불법행위 대응반’을 가동, 본격 조사에 착수키로 했다. ‘우리 단지는 25평형 ○억원, 33평형 ○○억원 이하로 매매해선 안됩니다’ ‘가격 다운 유도하는 부동산 중개업자는 부녀회에 제보하세요’ 등의 플래카드를 내걸고, 입주민들을 상대로 특정가격 이하 매매를 막는 행위 등이 단속대상이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면서 집값담합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집값담합이 입주민들에게 어느 정도의 강제력이 있는지는 불투명하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은 일종의 심리적 요인도 크게 작용하는만큼 담합행위 자체가 주변 부동산시세에 영향을 미칠수 밖에 없다. 시장은 하향을 원하는데 그걸 강제로 상승 또는 현상유지 시킨다면 서민들의 시장가격 매입 기회를 빼앗는 것과 다름없다. 정부가 집값담합을 제동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글로벌 인재 빨아들이는 ‘천인계획’… 中기술굴기에 칼 빼든 美

    글로벌 인재 빨아들이는 ‘천인계획’… 中기술굴기에 칼 빼든 美

    세계적 석학 연구비 전폭적 지원 특허 등 中지식재산권 ‘국적 세탁’ 10개 첨단 분야 기술자립 등 목표 우수인재 중국계 미국인 8000명 中본토로 돌아와 첨단 산업 부흥 2022년 ‘1만 인재’ 스카우트 목표찰스 리버 미 하버드대 화학·생물학과 교수가 지난달 28일 중국 정부의 연구비를 받고 ‘천인계획’(千人計劃)에 참여한 사실을 숨기다가 미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분자생물학 분야의 석학인 리버 교수는 ‘나노 테크놀로지의 아버지’라 불리며 노벨 화학상 후보로도 거론되는 인물이다. 미 검찰은 “리버 교수가 국방부와 국립보건원(NIH)으로부터 1800만 달러(약 212억원)를 지원받아 기밀 프로젝트 연구를 주도하면서 천인계획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숨겼으며,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이공대에 연구과정을 개설하는 과정에서 174만 달러를 지원받았다”고 설명했다. 하버드대에서 연구하던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우한이공대로 빼돌린 대가였다. 리버 교수는 우한이공대를 대신해 특허를 등록하고 관련 논문을 본인의 이름으로 내거나 국제 콘퍼런스를 주최하는 등 중국 지식재산권 ‘국적 세탁’에 도움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그가 생물학과 융합한 나노기술을 중국에 넘겼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中첨단기술 선도국 도약에 위협받는 美 미국이 중국 정부의 해외 우수 인재 유치 프로그램인 ‘천인계획’을 겨냥해 칼을 빼들었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현대화를 추구하며 첨단 기술 선도국이 되려는 중국을 최우선적인 전략적 위협이라고 규정하고 이를 위한 주요 통로인 ‘천인계획’의 와해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미 검찰은 이날 예옌칭(葉燕靑) 보스턴대 연구원을 기소했다. 인민해방군 중위인 예 연구원은 군인 신분을 숨긴 채 2017~2019년 로보틱스·컴퓨터과학에 전문 지식을 가진 미 과학자들의 자료를 수집하는 한편 중국군을 위해 문서와 정보를 몰래 빼돌린 혐의다. 정자오쑹(鄭松) 미 하버드대 베스이스라엘디코니스의학센터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보스턴 공항에서 체포됐다. 그의 수하물에서 양말로 포장한 암세포 시료 21개가 발견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이와 비슷한 180여건의 지식재산 유출 사건이 미국 전역 70여개 대학과 연구소에서 발생해 미연방수사국(FBI)이 수사 중이다.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미국이 ‘기술굴기’를 상징하는 ‘중국제조 2025’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중국제조 2025’는 2025년까지 첨단 의료기기와 바이오 의약기술 및 원료 물질, 로봇, 통신장비, 첨단 화학제품, 항공우주, 해양 엔지니어링, 전기차, 반도체 등 10개 첨단기술 분야에서 기술 자립을 달성해 제조업 선진국에 오르겠다는 계획이다.●美석학, 中연구비 받고 특허물질 등 반출 세계 최고 암전문병원인 미 텍사스대 MD 앤더슨 암센터는 NIH로부터 5명의 교수에 대한 조사를 요청받았다. 이들 5명의 교수 가운데 한 명은 중국 인사에게 특허 테스트 물질을 보내려 했고 다른 한 명은 천인계획에 따라 7만 5000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연구자료 제공을 중국 측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에는 미 애틀랜타의 에모리대에서 중국계 연구진 2명이 천인계획에 따라 자금을 지원받아 해고됐고 그해 9월 나노학자 타오펑(陶豊) 캔자스대 교수는 중국 대학과 미국 양쪽에 적을 두고 연구비를 받아 연구를 해 오다 기소됐다. 이에 따라 미 교육부는 지난 11일 하버드대와 예일대를 상대로 중국 등 외국으로부터 불법 기부금을 받았는지 조사하기 시작했다. 교육부는 미국 대학들이 중국과 사우디 등 외국으로부터 받은 자금 65억 달러(약 7조 7000억원)를 신고하지 않은 사실을 발견하고 관련 내용을 확인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미 에너지부는 직원은 물론 미 정부와 계약을 맺은 연구자에게 ‘중국 등 미국에 적대적인 외국 정부가 후원하는 인재유치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미 행정부 내 과학기술 부문 핵심 부처인 에너지부는 기초과학부터 핵무기 성능 개선까지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지원한다. 17개 국책 연구소를 관리하며 1만 5000여명의 연방정부 직원을 직접 고용하고 있다. 정부와 계약을 맺은 연구자만도 10만명에 이른다. 에너지부는 외국 정부가 미 연구자들에게 적게는 수십만 달러, 많게는 수백만 달러의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 이란 등 미국에 적대적인 국가의 정부가 후원하는 프로젝트에서 손을 떼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NIH는 1만 개 이상의 연구기관에 연방 보조금 수령자가 외국 정부나 외국 단체와의 제휴 상황을 제대로 보고했는지 파악하도록 지시했다. 미 정부가 정조준하고 있는 천인계획은 중국 정부가 2008년 시작한 해외 인재 영입 프로젝트다. 중국 정부는 미 연구자뿐 아니라 다른 외국 국적의 연구자들도 타깃으로 삼고 있다. 미 에너지부가 천인계획 프로그램에 경계령을 발동한 배경이다. 천인계획에 참여하는 해외 우수 과학자들에게는 높은 연봉과 주택, 의료서비스 등 각종 혜택이 주어진다. WSJ는 단기 계약 해외 과학자들에게는 초기 자금으로 7만 4000달러, 장기 계약 과학자들에게는 70만 달러 이상의 보상이 지급된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0년간 천인계획을 통해 해외 정상급 과학자를 중국으로 데려왔다. 대부분은 미국 거주 중국계 과학자였고 외국인 과학자도 300여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귀국 인재들에게는 생활 보조금 100만 위안(약 1억 7000만원)을 비롯해 각종 명목으로 연구개발비를 지원한다. 시행 첫해인 2009년만 해도 귀국 인재가 122명에 불과했지만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에 힘입어 귀국한 우수 인재는 8000명을 돌파해 목표를 4배나 초과 달성했다. 이들은 인공지능(AI)과 바이오, 금융 등 중국 경제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AI 권위자 정착… 中선진과학 기술 이끌어 안면인식 AI 기술로 유명한 스타트업 상탕커지(商湯科技·sensetime)의 창업자 탕샤오어우(湯曉鷗)가 대표적이다. 미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천인계획에 따라 중국과학원 선전기술연구원 부원장을 맡아 귀국했다. 텅쉰(騰訊·Tencent)에 영입됐다가 최근 사직한 장퉁(張潼) AI 수석책임자도 천인계획을 통해 귀국했다. 미 스탠퍼드대 박사로 IBM, 야후 등 글로벌 기업에서 AI와 빅데이터를 연구한 그는 AI 관련 특허 60개를 보유한 이 분야 최고 권위자다. 신경과학계의 세계적 석학인 푸무밍(蒲慕明) 미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중국과학원 신경과학연구소장으로 영입됐다. 푸 소장은 1999년부터 미중 두 나라를 오가며 협력 연구를 했지만 2017년 미 시민권을 반납하고 귀국했다. 중국 양자암호통신 기술로 2017년 네이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판젠웨이(潘建偉) 중국과학기술대 부총장도 오스트리아에서 귀국한 인물이다. 중국 정부는 천인계획에 안주하지 않고 ‘만인계획’(萬人計劃)도 도입해 우수 인재 스카우트에 힘을 쏟고 있다. 2022년까지 각 분야의 고급 인재 1만명을 뽑아 세계적인 인재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고 이 중 1000명은 노벨상 수상자급 인재로 키운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미 방산업체 ‘SOS인터내셔널’의 중국 전문가 제임스 멀버넌은 “천인계획은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200개에 이르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라며 “천인계획에 참여해 중국으로부터 자금을 받은 미국 과학자가 300명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천인계획 참여자들은 중국 정부의 비용으로 중국을 방문해 그들에게 기술 정보를 제공하고 중국의 기술적 이해에 대해 브리핑을 받고 다시 미국의 ‘기지’로 돌아온다”고 지적했다. khkim@seoul.co.kr
  • CIA·크립토 연계 사실로… 스위스 ‘중립국 위상’ 흔들

    스위스 암호 장비 제조사 크립토AG와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연계 의혹이 제기되며 스위스의 중립국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고 BBC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독일 공영방송 ZDF와 함께 입수한 CIA 기밀보고서를 통해 CIA가 크립토를 세워 2차 세계대전 이후 각국에 암호 장비를 팔아 정보를 빼돌렸다고 보도했다. 크립토를 통한 정보 작전은 처음에 ‘시소러스’로 불렸다가 이후 ‘루비콘’으로 바뀌었다. ●2차 대전 이후 암호장비 팔아 정보 빼내 과거 풍문으로만 돌던 의혹이 이번 보도를 통해 사실로 확인되며 중립국으로서 스위스의 지위는 휘청거리게 됐다. 중립국임을 믿고 스위스의 장비를 구입했던 국가들의 정보가 사실상 CIA로 넘어가 미국 정부의 정보작전에 이용됐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관련 수사가 시작됐고, 의회 차원의 조사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등 스위스 내에서도 ‘크립토 스캔들’의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스위스 신문 ‘노이에 취르허 차이퉁 암 존탁’ 등은 스위스 전직 장관들과 의원들이 관련 내용을 알고 있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카린 켈러 주터 법무장관이 지난해 12월 연방정부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문건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이 문건에는 아르놀트 콜러 전 법무장관 등이 1990년대 있었던 크립토에 대한 연방 경찰의 조사를 알고 있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다른 전직 장관 두 명도 당시 크립토 관련 의혹을 인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스위스 전직 장관·의원들 이미 알고 있어” BBC는 크립토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해 전쟁을 치르지 않고 많은 무기를 파는 것과 마찬가지였다고 비유하며 “현지 매체들도 스위스의 중립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 곳이 없다”면서 “말 그대로 (중립국으로서 위상은) 산산조각이 났다”고 보도했다. 한편 WP는 냉전시대부터 2000년대까지 크립토의 장비가 판매된 국가가 120여개국에 이르며, 여기에는 중동과 중남미의 군사정권뿐만 아니라 한국, 바티칸 등도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천인계획’에 칼날을 빼든 미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천인계획’에 칼날을 빼든 미국

    미국이 중국 정부의 해외 우수인재 영입 프로그램인 ‘천인계획’(千人計劃)을 겨냥해 칼날을 빼들었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현대화를 추구하며 첨단 기술 선도국이 되려는 중국을 최우선적인 전략적 위협이라고 규정하고 이를 위한 주요 통로로 이용되는 ‘천인계획’의 와해에 총력을 펼칠 태세다. 찰스 리버 미 하버드대 화학·생물학과 교수는 중국 정부의 연구비를 받고 천인계획에 참여한 사실을 숨기다가 미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고 AP통신 등이 지난달 28일 보도했다. 분자 생물학 분야의 최고 전문가인 리버 교수는 ‘나노 테크놀로지의 아버지’라 불리며 노벨 화학상 후보로도 거론되는 세계적 석학이다. 미 검찰은 “리버 교수가 국방부와 국립보건원(NIH)로부터 1800만 달러(약 212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받아 기밀 프로젝트 연구를 주도하면서 천인계획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숨겼다”고 설명했다. 미 검찰에 따르면 리버 교수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이공대에 자신이 이끄는 연구과정을 개설하는 과정에서 174만 달러를 지원받았다. 하버드대에서 연구하던 미국의 지적재산권을 우한이공대로 빼돌린 대가였다. 우한이공대는 그에게 매달 5만 달러의 급여를 주고 몇 년에 한 번씩 인센티브로 생활 보너스를 지급했는데 15만 8000 달러에 이른다. 리버 교수는 우한이공대를 대신해 특허를 등록하고 관련 논문을 본인의 이름으로 내거나 국제 컨퍼런스를 주최하는 등 중국 지적재산권 ‘국적 세탁’에 도움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그가 분자 생물학 분야의 석학인 만큼 생물학과 융합한 나노기술을 중국에 넘겼을 가능성을 제기되고 있다. 미 검찰은 예옌칭(葉燕靑) 보스턴대 연구원도 기소했다. 인민해방군 중위인 예 연구원은 중국군 신분을 숨긴 채 2017~2019년 로보틱스·컴퓨터과학에 전문 지식을 가진 미 과학자들의 자료를 수집하는 한편 중국군을 위해 문서와 정보를 몰래 빼돌린 혐의다. 중국 출신 정자오쑹(鄭灶松) 미 하버드대 베스이스라엘디코니스의학센터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보스턴 공항에서 베이징행 항공편을 기다리다 체포됐다. 그의 수하물에서 양말에 포장한 암세포 시료 21개가 발견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이와 비슷한 지식재산 유출 사건 180여 건이 미국 전역 70여 개 대학과 연구소에서 발생해 미연방수사국(FBI)이 수사 중이다.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미국이 ‘기술굴기’를 상징하는 ‘중국제조 2025’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중국제조 2025’는 2025년까지 첨단 의료기기와 바이오 의약기술 및 원료 물질, 로봇, 통신장비, 첨단 화학제품, 항공우주, 해양 엔지니어링, 전기차, 반도체 등 10개 첨단 기술 분야에서 기술 자급자족을 달성해 제조업 초강대국으로 발전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세계 최고 권위의 암 전문병원인 미 텍사스대 MD 앤더슨 암센터는 2018년 8월부터 2019년 1월까지 NIH로부터 5명의 소속 교수에 대한 조사를 요청받았다. 이들 5명의 교수 가운데 한 명은 중국내 인사에게 특허 테스트 물질을 보내려 했고 다른 한명은 천인계획에 따라 7만 5000달러의 자금을 받는 조건으로 특정 연구자료 제공을 중국 측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에는 미 애틀랜타의 에모리대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중국계 연구진 2명이 천인계획에 따라 자금을 지원받아 해고됐다. 지난해 9월 나노과학자 타오펑(陶豊) 미국 캔자스대 교수는 중국 대학과 미국 양쪽에 적을 두고 미국 정부로부터 연구비를 받아 연구를 해오다 기소됐다. 이에 따라 미 교육부는 지난 11일 하버드대와 예일대를 상대로 중국 등 외국으로부터 불법 기부금을 받았는지 조사에 착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교육부는 이날 해당 대학들에 공문을 보내 외국에서 받은 선물이나 계약에 대한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교육부는 미국 대학들이 중국과 사우디 등 외국으로부터 받은 자금 65억 달러(약 7조 7000억원)를 신고하지 않은 사실을 발견하고 관련 내용을 확인 중이다. 미 에너지부는 직원은 물론 미 정부와 계약을 맺은 연구자들에게 ‘중국 등 미국에 적대적인 외국 정부가 후원하는 인재유치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미 행정부 내 과학기술 부문 핵심 부처인 에너지부는 기초과학부터 핵무기 성능 개선까지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지원한다. 17개 국책 연구소를 관리하며 1만 5000여명의 연방정부 직원을 직접 고용하고 있다. 정부와 계약을 맺은 연구자만도 10만 명에 이른다. 에너지부는 외국 정부가 미 연구자들에게 적게는 수십만 달러, 많게는 수백만 달러의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조치에 따라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 이란 등 미국에 적대적인 국가 정부가 후원하는 프로젝트에서 손을 떼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NIH도 1만 개 이상의 연구기관에 연방 보조금 수령자가 외국 정부나 외국 단체와의 제휴 상황을 제대로 보고했는지 파악하도록 지시했다. 국립과학재단(NFS)도 과학 교류와 국가 안보를 조화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연구 용역을 의뢰하고 외국 정부가 포함된 외부 지원의 연구 투명성을 개선하기로 했다.미 정부가 정조준하고 있는 천인계획은 중국 정부가 2008년 시작한 해외 인재 영입 프로젝트다. 중국 정부는 미 연구자뿐 아니라 다른 외국 국적을 가진 연구자들도 타깃으로 삼고 있다. 미 에너지부가 중국 인재유치 프로그램에 경계령을 발동한 배경이다. ‘천인계획’에 참여하는 해외 우수 과학자들에게는 높은 연봉과 주택, 의료서비스 등 각종 혜택이 주어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단기계약 해외 과학자들에는 초기 자금으로 7만 4000 달러, 장기 계약 과학자들에게는 70만 달러 이상의 보상이 지급된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0년간 천인계획을 통해 해외 정상급 과학자를 중국으로 데려왔다. 대부분은 미국 거주 중국계 과학자였고 외국인 과학자도 300여 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귀국 인재들에게는 생활 보조금 100만 위안(약 1억 7000만원)을 비롯해 각종 연구개발비를 지원한다. 시행 첫해인 2009년만 해도 귀국 인재가 122명에 불과했지만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에 힘입어 귀국한 우수 인재는 8000명을 돌파해 목표를 4배나 초과 달성했다. 이들은 인공지능(AI)과 바이오, 금융 등 중국 경제의 다양한 분야에서 이바지하고 있다. 안면인식 인공지능(AI) 기술로 유명한 스타트업 상탕커지(商湯科技·sensetime)의 창업자 탕샤오어우(湯曉鷗)가 대표적이다. 미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천인계획에 따라 중국과학원 선전기술연구원 부원장을 맡아 귀국했다. 텅쉰(騰訊·Tencent)에 영입됐다가 사직한 장퉁(張潼) AI 수석책임자도 천인계획을 통해 귀국했다. 미 스탠퍼드대 박사로 IBM, 야후 등 글로벌 기업에서 AI와 빅데이터를 연구한 그는 AI 관련 특허 60개를 보유한 사계(斯界) 최고 권위자다. 신경과학계의 세계적 석학인 푸무밍(蒲慕明) 미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중국과학원 신경과학연구소장으로 영입됐다. 푸 소장은 1999년부터 미중 두 국가를 오가며 협력 연구를 했지만 2017년 미 시민권을 반납하고 귀국했다. 중국 양자암호통신 기술로 2017년 네이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판젠웨이(潘建偉) 중국과학기술대 부총장도 오스트리아에서 귀국한 인물이다. 중국 정부는 천인계획에 안주하지 않고 2012년부터 ‘만인계획’(萬人計劃)을 도입해 인재 스카우트에 힘을 쏟고 있다. 2022년까지 각 분야의 고급 인재 1만 명을 뽑아 세계적인 인재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고 이중 1000명은 노벨상 수상자급 인재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미 방산업체 ‘SOS인터내셔널’의 중국 전문가 제임스 멀버논은 “천인계획은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200개에 이르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라며 “천인계획에 참여해 중국으로부터 자금을 받은 미국 과학자가 300명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천인계획 참여자들은 중국 정부의 비용으로 중국을 방문해 그들에게 기술 정보를 제공하고 중국의 기술적 이해에 대해 브리핑을 받고 다시 미국의 ‘기지’로 돌아온다”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가짜대학 ‘美템플턴’ 총장 항소심에서도 중형

    가짜대학 ‘美템플턴’ 총장 항소심에서도 중형

    미국에 가짜대학을 설립한 후 국내에서 학위 장사를 해온 템플턴대학교 김모 총장이 2심에서도 중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부(부장 이일염)는 13일 사기 및 고등교육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 받은 김 총장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사실오인을 주장하는 피고인에 대해 “실체적 증거에 비춰볼 때 피고는 2015년 4~5월쯤 박모씨로 부터 노스캐롤라이나에 있는 핸더슨대학교를 인수 제안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2016년 5월 17일 (템플턴대가 가짜대학이라는) 서울신문 보도 후 미국을 출입하며 핸더슨대학의 인수를 추진했다”면서 “핸더슨대학의 템플턴대학으로의 교명 변경 신청서는 2016년 8월 비로소 주정부에 제출된 것으로 볼 때 피고인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항소기각 사유를 밝혔다. 또 “템플턴대와 핸더슨대는 미국 연방정부 학력인증기관(CHEA)으로 부터 인가 받지 못했고 국내에서 대학교 운영을 위한 분교설치 절차를 밟지 않은 것으로 볼 때 피고의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학생들로 부터 학비명목으로 받아 가로챈 금액 규모 등에 대해서도 1심 판결을 유지했다. 특히 ‘최고위 과정’의 등록금도 편취금액으로 인정했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해서는 “원심 양형요소, 일부 피해자들이 당심에서 계속해서 피고인들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으로 볼 때 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 해 9월 열린 1심에서는 “만학의 노력으로 꿈을 이루려는 다수의 사람들에게 피해를 줘 죄질이 매우 좋지 않고, 정상적 대학이 아닌 것이 객관적이고 명백한데도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같은 혐의로 구속된 박모 경영대학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같은 법원에서 오는 28일 열린다. 경찰과 검찰 수사결과 김씨 등은 2015년 5월 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템플턴대학교’라는 이름의 일반회사를 법인으로 설립했다. 2017년 7월까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템플턴대학교에 입학해 온라인으로 수업을 받으면 학위를 받을 수 있고, 이 학위로 국내 4년제 대학 학사 편입과 대학원 진학도 가능하다”며 학생을 모집했다. 이들은 부산 서울 등에서 미국의 명문대 총장·학장 행세를 하며 유명인사를 초청해 가면무도회를 열고 호텔을 빌려 학위 수여식을 여는 등 마치 사회지도층 인사 처럼 행세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사 결과 템플턴대는 대학이 아닌 ‘일반회사’로 등록된 가짜 학교였고, 학위도 아무 효력이 없는 휴지 조각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일부 졸업생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면서 이 가짜대학 학위를 버젓이 학력란에 기재하는가 하면, 법무부 산하 위원회 등에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법률사무소 윤경의 윤석준 변호사는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피고인의 주장이 대부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재판부가 김씨 등에게 속아 시간적·경제적·정신적으로 큰 피해를 입은 학생들의 처지를 고려해 중형을 선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정의선 “美와 수소사회 조기 구현 노력”

    정의선 “美와 수소사회 조기 구현 노력”

    수소전지 혁신·저변확대 협력 MOU 체결 에너지부에 수소차 넥쏘 5대·충전소 지원 주행시험·내구성·연료효율 등 데이터 공유 수소의 에너지원 응용… 산업군 확장 기대현대자동차가 미국 정부와 손잡고 미국 전 지역을 대상으로 수소 기술 전파에 나선다. 수소차 ‘넥쏘’의 미국 시장 진출에도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에너지부(DOE) 청사에서 “현대차와 미국 정부가 수소와 수소연료전지 관련 기술을 혁신하고 저변을 확대하는 데 서로 협력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체결식에는 현대차 연료전지사업부 김세훈 전무와 미국 에너지부 수니타 사티아팔 국장이 참석했다. 에너지부는 미국의 에너지 관련 정책과 미래 에너지 연구개발을 주관하는 연방정부 부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마크 메네제스 에너지부 차관과 만나 “다양한 산업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소와 수소연료전지 기술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수소연료전지 기술 대중화에 적극적이고 에너지부가 수소의 잠재력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 이번 협력의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미국 정부와 함께 수소 사회가 조기에 구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MOU를 통해 현대차는 에너지부에 수소차 넥쏘 5대를 제공하고 워싱턴DC에 수소 충전소 건립을 지원한다. 양측은 혹독한 환경과 조건에서의 넥쏘 주행 시험을 통해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의 내구성과 연료효율, 성능 등에 대한 상세한 실증 데이터 확보에 나선다. 이를 통해 얻게 되는 데이터는 미국 정부기관과 학계, 산업 분야와 공유하게 된다. 현대차는 또 실증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국 측에 수소차와 수소연료전지 기술 관련 전문가 육성을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수소 에너지 인력 개발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소와 수소연료전지 기술에 대한 미국 사회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지원으로, 실증 데이터는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응용할 수 있는 산업군을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력을 통해 현대차는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를 중심으로 보급되고 있는 수소차를 미국 전역으로 확대해 판매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 수석부회장이 강조하는 수소 경제 사회 구현과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에도 가속력이 붙게 됐다. 미국은 수소 생산, 저장, 활용 등 가치사슬 전 단계에서 각종 투자를 이끌어 내 미국의 고질적 사회 문제인 소득 불평등과 일자리 부족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메르켈 후계자’ 불출마…獨정계 권력구도 요동

    ‘메르켈 후계자’ 불출마…獨정계 권력구도 요동

    기민당 대표, 총리 후보 불출마 선언 메르켈 리더십 위기… “EU 중심 흔들”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후임으로 거론되던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워 기독민주당 대표가 차기 총리 후보에 불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독일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옛 동독 지역인 튀링겐주 총리 선출 과정에서 극우 정당이 ‘킹메이커’ 역할을 하며 독일 전체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사태의 파장이 집권당의 권력 구도까지 흔들고 있는 것이다. 독일 dpa통신 등은 크람프카렌바워 대표가 10일(현지시간) 차기 총리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2018년 12월 당 대표직에 오른 크람프카렌바워는 메르켈 총리의 대표적인 측근으로 꼽혀 온 인사다. 총리 후계자로 사실상 낙점되며 메르켈의 순조로운 권력 이양이 예상됐었다. 하지만 최근 튀링겐주 총리 선출 과정에서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자유민주당 소속 토마스 켐메리히 후보를 지지했고, 여기에 기민당 주의원들까지 가세하며 크람프카렌바워 대표는 리더십에 큰 타격을 받았다. AfD와 같은 극우 정당과는 손잡지 않는다는 주류 정당들의 암묵적인 룰이 깨진 것으로, “여당이 파시스트와 동침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등 국민 여론도 악화됐다. 크람프카렌바워의 불출마로 차기 총리 경쟁 구도는 다시 요동치게 됐지만, 그 이면에 메르켈 총리와 기민당의 리더십 위기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dpa통신이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에 의뢰한 7~8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독일 시민의 48%는 향후 10년 안에 AfD가 주정부나 연방정부에 참여할 것이라고 답하는 등 독일 주류 정치에 대한 불신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기민당의 낮은 지지율은 전후 독일을 지배했던 주류 정당의 불안정함을 반영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AfD와 같은 극우 정당과 녹색당으로 대표되는 진보 정당 사이에 끼어 있고, 젊은층에게는 외면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일각에서는 프랑스와 함께 유럽연합(EU)을 이끄는 양대 강국인 독일의 정치적 불안이 지역 정세에 미칠 영향에도 주목한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미국의 신고립주의 등 난제들이 놓인 가운데 이 같은 독일 내 혼란이 EU 전체를 흔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AP통신은 “브렉시트와 극우파의 압력으로 유럽의 중심을 잡는 ‘닻’ 역할을 했던 독일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FT는 차기 독일 총리 후보군으로 프리드리히 메르츠 전 원내대표와 옌스 슈판 보건부 장관, 아르민 라스케 노트르라인베스트팔렌주 총리 등을 꼽았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트럼프 대통령, 올해 예산안의 방점은 ‘재선’...국방, 반이민 등 ↑, 사회보장 ↓

    트럼프 대통령, 올해 예산안의 방점은 ‘재선’...국방, 반이민 등 ↑, 사회보장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르면 10일(현지시간) 4조 8000억 달러(약 5730조원)에 달하는 2021 회계연도(2020년 10월1일~2021년 9월30일) 예산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9일 전했다. 이번 예산이 트럼프 대통령 자신의 ‘재선’을 위한 것이라고 WP는 분석했다. 이는 멕시코 국경장벽과 감세안, 국방비 등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의 예산은 크게 늘었지만, 사회보장과 해외원조 등 비(非)국방분야 예산은 대폭 삭감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2021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국방비는 전년 대비 0.3% 증액한 7405억 달러로 책정됐으며 보훈부 예산도 13% 늘어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추진한 국방과 참전군인 지원이 강화된 것이다. 2024년까지 우주인들을 다시 달에 보내는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항공우주국(NASA) 예산은 13% 늘었으며 국토안보부(3%), 에너지부 국가핵안보국(19%) 예산도 증액됐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예산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했던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에도 20억 달러의 예산을 새로 반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시행해 효과를 톡톡히 봤던 감세안도 연장된다. ‘감세법’에 개인세 감면이 2025년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됐는데, 1조 4000억 달러를 들여 10년 더 연장하는 안이 담겼다. 반면 비국방분야는 올해 대비 5% 삭감한 5900억 달러로 책정됐다. 이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과 미 의회가 합의한 수준에도 못 미친다. 특히 해외원조 예산을 21%나 삭감했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 추진의 원인이 됐던 대(對)우크라이나 원조는 올해 수준으로 유지됐다. 또 메디케어, 푸드스탬프 등과 같은 사회복지 예산 역시 2920억 달러를 줄였다. 이는 감세와 재정 지출 확대 등으로 인한 연방정부의 재정 적자 확대를 사회복지·해외 원조 예산 삭감으로 메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초기 2028년까지 재정 적자를 줄이는 10년 계획을 5년 늘린 ‘15년 감축안’을 바꿨다. 이는 대선이 있는 올해 자신의 공약에 엄청난 ‘달러’를 풀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WP는 “트럼프 행정부 초기만 해도 2021년 재정 적자가 456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올해 재정 적자는 8년 만에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엄청난 재정 적자를 줄이기보다 자신의 재선을 위해 2021년도 예산을 2018년보다 7000억 달러 늘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하룻만에 獨 튀링겐주 총리 말 바꿔 “물러나지 않겠다”

    하룻만에 獨 튀링겐주 총리 말 바꿔 “물러나지 않겠다”

     독일 튀링겐주(州) 총리로 선출돼 단 하루 만에 사퇴하겠다고 발표했던 자유민주당 소속 토마스 켐메리히가 말을 뒤집고 잠시 총리 직에 머무르겠다고 했다.  극우 성향으로 친나치 정당으로 독일 연방정부 연립정부에 참여하는 정당들이 협력을 기피하는 ‘독일을 위한 대안’(AfD)가 뜻밖에 몰표를 던져 그가 주 총리로 뽑히면서 엄청난 파장을 낳았다. 튀링겐주는 1930년 나치가 처음으로 지방정부 구성에 참여한 곳이어서 90년 만에 나치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는 정치적 후폭풍을 낳았다.  켐메리히는 변호사들의 자문을 들은 결과 주정부의 효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잠시 총리 직을 수행하는 것으로 마음을 바꿨다고 밝혀 또다른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아울러 영국 BBC가 보도한 하루만 총리 직을 수행해도 챙길 수 있는 9만 3000 유로(약 1억 2100만원)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자유민주당은 일단 받고 기부하겠다고 설명했다. 애초 이번 총리 선출 투표는 독일 연방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좌파당과 사회민주당, 녹색당이 내세운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AfD가 친(親)기업 성향으로 소수당인 자유민주당 소속인 켐메리히에게 몰표를 던지는 바람에 한 표 차로 총리에 선출됐다. 자민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5%를 득표해 간신히 주의회 진출 기준을 통과했다. AfD가 총리 선출을 사실상 좌지우지했다는 말들이 나왔다. 이 과정에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소속된 기독민주당 역시 켐메리히를 지원해 책임론이 대두됐다.  선거 직후 자유민주당은 AfD와 사전에 협의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기독민주당 등이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데 협력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기독민주당과 기독사회당, 사회민주당 등 연방정부에서 대연정을 구성 중인 세 당은 모두 주의회 해산 및 조기 선거를 요구했다.  사회민주당은 켐메리히를 지지한 기독민주당을 비판하면서 이번 사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대연정이 유지될 수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메르켈 총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며 “결과가 바뀌어야 한다”고 사실상 조기 선거를 요구했다. 독일의 기성 정당들은 2017년 9월 총선 결과 연방의회에 진입한 AfD를 신나치 정당이라고 비판하면서 협력을 거부해왔다. 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 등 주요 도시에서는 시민들이 기성 정당들을 비판하며 조기 선거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80년 전 국가사회주의독일노동자당 소속의 빌헬름 프리크가 튀링겐주 내무교육부 장관을 맡았다. 그는 경찰관들을 나치로 교체해 나가고 자유로운 사상 교육을 막는 등 전형적인 나치즘의 모습을 보였다. 2년 뒤 총선에서 국가사회주의독일노동자당은 제1당으로 부상했고, 이듬해에 아돌프 히틀러가 총리 직에 올라서며 나치 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역사학자 미카엘 빌트 훔볼트대 교수는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 인터뷰를 통해 “역사는 똑같이 반복되지는 않고 2020년의 독일은 1932년의 독일이 아니다”면서도 “우리는 과거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독일편집네트워크(RND) 뉴스집단은 튀링겐주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그가 단 하루 임기를 채우고도 막대한 돈을 챙길 것이라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주 총리의 한달 급여는 1만 6617 유로로 책정돼 있고 주 법에 따르면 하루만 일해도 한달 치를 지급하게 돼 있다. 수당은 766 유로로 책정돼 있는데 기혼이라 가족수당 153 유로까지 더해 1만 7537 유로가 된다.  더불어 총리 직을 물러나면 6개월 동안 직종전환 수당을 챙긴다. 첫 3개월은 전액을, 나중 3개월은 반액이다. 직종 전환 수당만 7만 5468 유로가 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격리 지역 번복한 정부…진천·아산은 봉쇄 시위

    격리 지역 번복한 정부…진천·아산은 봉쇄 시위

    우한 교민 14일간 진천·아산에 격리 확정 천안 거세게 반발하자 배제해 논란 키워 일부 주민들 트랙터 몰고 수용시설 집결 “공동체 버린 이기주의” “반발 이해해야”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이 30일로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지 한 달, 국내 확진 환자가 나온 지 열흘을 맞으면서 정부 대응에 조금씩 균열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4년 세월호,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당시 끊이지 않았던 컨트롤타워 논란이 재연될 조짐도 보인다. 우한에서 귀국하는 국민들을 임시 수용할 장소를 둘러싼 격렬한 반발과 중국인 혐오증 양상은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게 공포”라는 감염병 전문가의 지적을 떠올리게 한다. 우한에서 귀국한 사실을 숨긴 채 도심을 활보한 확진자와 그걸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은 민간 병원은 위기감을 전염시키고 있다. 신종 코로나 극복을 가로막는 다섯 가지 ‘약한 고리’를 짚어 봤다.①개인 vs 공동체… 가치의 충돌 정부가 우한에서 교민 700여명을 데려온 뒤 임시 수용할 장소를 둘러싼 논란은 악화일로다. 정부가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을 임시수용시설로 결정했다는 소식에 인근 주민들은 진입로를 가로막고 반대 농성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들을 지역이기주의로만 보긴 힘들다. 신종 코로나가 중국 등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언제 뚫릴지 모르는 공포 속에서 ‘잠재적인 신종 코로나 환자’를 2주 동안이나 이웃으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은 노릇이다. 애초에 정부가 첫 단추를 잘못 뀄다는 것도 상황을 악화시켰다. 정부는 당초 지난 28일 브리핑 전 배포한 발표문에서 충남 천안으로 명시했다가 반발 조짐을 보이자 정작 브리핑에서는 천안을 언급하지 않는 식으로 물러났다. 천안을 번복하게 만들었다면 진천이나 아산이라고 못 하란 법도 없다. 하지만 그런 식이라면 교민 700여명이 머물 수 있는 곳은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게 된다. 개개인이 지극히 합리적인 선택을 할수록 사회 전체로 보면 명백하게 불합리한 상황이 악화되는 셈이다. 갈등관리전문가인 은재호 한국행정연구원 부원장은 “이번 문제는 개인의 가치와 전체의 가치가 맞붙는 상황”이라면서 “해당 주민들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개인의 관점에서 일차원적 반응을 보인 건 공동체라는 더 큰 가치를 외면한 명백한 이기적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조건 ‘안 돼’라고 하기보다 어떻게 주민 피해를 없게 할지 정부와 논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②정보는… 넓고 투명하고 자세하게 BBC방송은 신종 코로나를 둘러싼 각종 가짜뉴스가 횡행하고 있다면서, 박쥐를 먹는 식습관이 원인이라거나 비밀리에 개발한 생물 무기가 누출됐다는 걸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했다. 위기가 커질수록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확산되고 외국인 혐오가 증가하는 밑바탕에는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일부 시민들은 29일 청와대 인근에서 “관광 목적의 중국인 입국을 잠정 금지하라”는 집회를 열었다.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중국인 입국 금지 요청’ 청원은 이날 오후 2시 현재 57만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경복궁 근처에서 만난 한 시민은 “중국어로 떠드는 사람들이 지나가는 걸 보면 나도 모르게 거리를 두고 걷게 된다”고 털어놨다. 전진한 알권리연구소 소장은 “전염병은 정보 왜곡이 가장 위험하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도 한 병원이 이름을 밝히지 않아서 감염자가 더 급증하지 않았나”라면서 “주민들 반발이 있더라도 일이 더 커질 수 있으니 관련 정보는 최대한 공개하는 게 올바른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보율 한양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역시 “결국 알리고 설득하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고 했다.③메시지는… 일관되게 되풀이해야 신종 코로나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정부 대응에 균열이 나타나는 걸 가장 잘 보여 주는 건 ‘메시지 관리 실패’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재난과 관련한 정보는 명확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되풀이해서 전파해야 한다”면서 “정부 목소리에도 ‘창구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28일 천안을 둘러싼 혼선을 비롯해 정부 신뢰를 스스로 깎아 먹는 사례가 잇따랐다. 중앙사고수습본부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29일 오전 6개 의약 단체장 간담회에서 “신종 코로나 유증상자도 우한에서 국내로 함께 데려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하루 전 정부 합동브리핑에서 밝힌 “의심 증상자는 전세기에 탑승할 수 없으며 중국 측이 이들을 격리할 것”이란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28일 오전에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서울 초중고등학교의 개학 연기를 검토하겠다고 했다가 교육부와 국무총리실이 곧바로 “검토하지 않는다”고 뒤집었다. 같은 날 오전 평택시가 네 번째 확진 환자의 접촉자가 96명이라고 했다가 3시간 뒤 질병관리본부가 172명이라고 밝히기도 했다.④컨트롤타워는… 대응의 중심은 질병본부 메지지 관리가 엉키는 이면에는 컨트롤타워가 어디인지 불분명해 보인다는 익숙하지만 치명적인 논란이 자리잡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차원의 중앙방역대책본부를 비롯해 복지부의 중앙사고수습본부, 국무총리실의 상황관리실,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 등 각종 컨트롤타워가 난무한다는 인상을 심어 주는 것 역시 상황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국민들로서는 청와대나 질본, 심지어 지방자치단체마다 존재하는 이름도 비슷비슷한 각종 ‘본부’를 동일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컨트롤타워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양상을 보이자 정부는 서둘러 해명에 나섰다. 김강립 복지부 차관은 이날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부처 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에서 “현재 질본은 중앙방역대책본부로서 현장 방역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면서 방역조치를 담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복지부에 설치된 중앙사고수습본부 중수본은 방역대책본부가 방역 업무를 원활하게 수용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지원을 담당하고 부처 간 협조가 요청되는 경우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지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조직 모델에서 보면 컨트롤타워가 어디인지, 권한의 범위와 책임의 한계를 명확히 하는 게 중요하다”며 2005년 8월에 발생했던 미국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예로 들었다. 그는 “9·11 이후 재난관리가 테러 대응에 밀리면서 연방정부재난관리청은 재난 대응 관련 전권을 박탈당했다”면서 “그것이 1800명이 넘는 희생자를 낸 카트리나 참사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 역시 “복지부의 중앙사고수습본부, 국무총리실 상황관리실,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 등은 위기 단계가 격상되면서 책임을 갖는 사람들의 직급이 올라가는 것일 뿐 실제 신종 코로나 대응의 중심은 명확하게 질병관리본부”라면서 “결국 실질적인 컨트롤타워는 질본”이라고 말했다. ⑤마지노선은… 결국 팀플레이와 책임감 정부는 이미 천안이 반발하니 격리시설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를 일반화한다면 전국 모든 지자체가 반발하면 그때는 우한에 고립된 국민을 데려오지 말 것인가 하는 의문으로 이어지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이는 결국 국가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행동이 될 수밖에 없다. 명확하고 일관된 메시지보다 중요한 건 결국 국가를 국가답게 하는 국가의 책임감이다. 결국 현 상황은 “이게 국가냐”는 촛불의 물음에 문재인 정부가 얼마나 제대로 된 답을 내놓는지 능력과 책임감을 검증하는 시험대인 셈이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최저 시급 1달러 인상하면 자살률 최대 6% 감소” (美 연구)

    “최저 시급 1달러 인상하면 자살률 최대 6% 감소” (美 연구)

    미국인의 사망원인 7번째를 기록할 만큼 심각한 사회문제로 자리잡은 자살률을 낮추는 방법이 최저임금 인상에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은 연방 최저임금을 하한선으로 두고 주별로 각기 다른 최저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현재 기준 연방 최저임금은 시간당 7.25달러(13일 기준, 한화 약 8380원) 수준이다. 에모리대학 연구진이 1990~2015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 중 최종학력이 고등학교 졸업인 18~64세 성인 39만 9206명과 최종학력이 대학교 졸업인 14만 176명을 대상으로 자살률과 최저시급 및 실업률 사이의 연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최종학력이 고등학교 졸업인 성인 그룹의 최저시급이 1달러(약 1156원) 오를 때마다, 자살률이 3.5%에서 최대 6%까지 줄어든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러한 현상은 실업률이 높은 기간에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특히 현재의 연방 최저임금이 규정된 2009년을 기점으로 최저시급과 자살률 사이의 연관성이 강해지는 것을 확인했다. 고졸 학력의 노동자들이 최저시급 1달러 인상의 혜택을 입을 경우, 해당기간 동안 1만 3800명, 2달러(약 2312원)가 인상될 경우 2만 5900명의 극단적 선택을 막을 수 있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 대상으로 삼은 전체 기간으로 확대해서 분석할 경우, 최저시급이 1달러 오르면 2만 27550명, 2달러 오르면 5만 7350명의 극단적 선택을 예방할 수 있었다. 다만 대졸자 이상에게서는 최저시급과 자살률 사이의 연관성이 뚜렷하지 않았다. 연구를 이끈 존 코프먼 에모리대학 교수는 “최저임금법은 잠재적으로 부와 건강 사이의 관계에 기여하며, 저임금 노동자 및 우울증과 자살의 위험이 높은 부양가족의 웰빙과도 직결된다”면서 “개개인에게 우울증이나 자살의 충동과 싸우라고 하는 것보다는 (정책 변화 등) 위로부터의 변화가 이들의 정신건강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알렉스 거트너 교수는 “최저임금법은 경기침체 기간에도 수입을 일정수준으로 유지하는데 영향을 미치며, 이는 노동자들이 실업 상태의 친구나 부양가족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영국에서 발행되는 국제학술지 ‘역학과 공동체 건강 저널’(Journal of Epidemiology and Community Health) 최신호에 실렸다. 한편 미국 연방정부는 시간당 7.25달러인 최저임금을 2009년 이후 변동하지 않고 있지만, 일부 주의 경우 최저임금이 15달러에 육박한다. 올해 들어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미국 내 최저임금은 빠르게 오르고 있는 추세다. 지난 2일 미 경제정책연구소(EPI)는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새해 들어 680만 명의 노동자들이 82억 달러(9조 5000억 원)를 더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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