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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개 법령 공포/정부,지난주

    정부는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 여권법시행령 중 개정령 등 모두 8개의 법령을 공포했다고 22일 법제처가 밝혔다. 이밖의 공포된 법령은 ▲대한민국 정부와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 연방정부간의 무역협정 ▲행정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 중개정령 ▲개방대학 설치운영규정 중개정령 ▲학교급식시행령 중개정령 ▲농수산통계사무소 줄장소 명칭·위치 및 관할구역에 관한 규칙 중개정령 ▲국립농산물검사소 지소 출장소의 명칭·위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규칙 중개정령 ▲식품위생법시행규칙 중개정령 등이다.
  • 소 대의원,새 연방안 거부/국민투표 실시 제의도 반대

    ◎“연방정부에 너무 많은 권한 부여” 【모스크바 외신 종합 연합 특약】 소련 인민대표대회에 참석중인 많은 대의원들은 18일 고르바초프의 새로운 연방안을 거부하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아르놀드 루텔 에스토니아공화국 최고회의의장은 이날 연설을 통해 『발트 3국은 소련 정부와의 국가간 관계가 정상화되기를 바란다』면서 『지난 40년 에스토니아가 소련에 병합될 당시 국민투표가 없었기 때문에 지금 연방안에 대해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공화국 등 발트 3국은 올초 독립을 선언했으며 새로운 연방안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왔다. 옐친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의장도 『새로운 연방안에 대한 국민투표안은 쓸모없는 것』이라고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라트비아공화국의 부총리인 일마르스 비슈어르는 『현 위기를 타개하는 유일한 방법은 각 공화국이 같은 정치지도자 밑에 있지 않고 중앙정부의 압력을 느끼지 않는 경제연방을 형성하는 것』이라면서 『소련에 병합된 지난 40년의 상황이 되풀이 될 수 없다』고 새로운 연방안을 거부했다. 또한 많은 대의원들은 현재 정부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정부를 비난했다. 고르바초프의 보좌관인 게오르기 샤흐나자로프는 『국민투표는 새 연방을 지체시킬 것』이라면서 『곧 최고회의가 소집되어 새로운 연방안 문제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크공화국 공산당서기장은 『연방정부가 내린 결정이 각 공화국들에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면서 『고르바초프의 신 연방조약안은 연방정부에 지나치게 많은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 미 경제 “빨간불”/경기 선행지수 4개월째 하락

    ◎업계도 감원바람,실직자 속출/정부 재정적자도 급증… 「공황」우려까지 미국 경제에 경기후퇴의 북소리가 무겁게 울리고 있다. 불경기에 대비한 각계의 긴축재정 바람은 지난 수개월간 미 전역에서 50여만명의 실직자를 냈다. 미 정부 발표에 의하면 11월중에만 26만7천여명이 일자리를 잃어 실업률은 5.9%에 달했다. 이는 지난 2년 이래 최고의 실업률이다. 감원을 가장 많이 한 업종은 가동률이 떨어진 생산업계와 부동산 경기침체로 타격을 받은 건설업계였다. 미 의회 예산사무소는 연방정부의 91회계연도 재정적자가 전년보다 3백30억달러 늘어난 2천5백3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적자증가가 세출증가와 불경기에 기인하는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주정부들도 적자에 허덕이기는 마찬가지여서 중앙 및 지방정부의 각급기관마다 군살빼기 감원이 적극 추진되고 있다. 백화점과 연쇄점을 비롯한 대규모 소매상들은 판매고가 작년에 비해 현저히 감소됐다고 울상이며 뉴욕 맨해턴의 경우 불경기로 문을 닫는 점포가 속출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이 기업활동의 약화 신호로 간주하는 소비금융 증가둔화 현상도 지난 10월부터 나타났다. 신경이 예민해진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하기 위해 미 최대의 백화점망을 가진 시어즈 뢰벅사는 즉각 재고처분 판매에 들어갔다. 다른때 같으면 이 세일은 크리스마스가 지나야 실시되는 것이다.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10월까지 4개월간 연속적으로 떨어졌다. 이는 불황이 임박했거나 지금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다. 11월중 경기 선행지수는 1982년 5월 이래 가장 낮은 것으로서 경제전반이 분명히 불황임을 알려 주는 것이었다. 미시간대가 조사한 11월중 소비자 신뢰는 지난 40년래 가장 급격히 곤두박질한 것이었다. 우울한 뉴스에 맞서 연방정부는 적극적인 경기회복 조치를 취하고 있다. 7년만에 처음으로 은행의 지불준비금을 낮춰 1백30억달러의 신규 대출재원을 조성하고 각 은행에 대한 자금지원을 통해 이자율을 인하시켰다. 미국은 경기선행 지수가 6개월간 연속적으로 떨어졌던 1984년 중반과 증권시장에 대혼란이 왔던 1987년 10월에 통화정책의 적극적인완화를 통해 불황의 엄습을 막았다. 그러나 이번엔 통화정책으로 불황을 막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경제학자들은 진단한다. 대출확대나 이자율 인하만으론 지금의 불황을 가져온 많은 요인을 일거에 해소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미국선 일반적으로 경제가 2개분기에 걸쳐 연속적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것을 불경기라고 말한다. 이같은 정의에 따르면+미국 경제는 2차대전후 모두 9번의 불경기를 겪었다. 마지막 불경기는 1981∼82년에 있었다. 1982년 11월 이후부터 최근까지의 기간은 미 역사상 평화시에 있었던 최장의 호황국면이라고 얘기돼 왔다. 그러나 이제 그와 같은 호황 국면은 끝났다는 것이 많은 경제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에 밀어 닥칠 불경기가 금융시장에 각종 문제점과 합병증을 일으킬 경우 「공황」사태로 치닫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번 불경기가 그렇게 악성은 아니다』라고 진단하면서 『연성 불황이 최소한 내년까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물론일부 학자들은 미 경제의 호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수출이 잘 되고 중동사태의 평화적 해결 전망이 높아지면서 원유가가 떨어지고 있으며 제조업 분야의 수주량이 11월중 2.8%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건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예컨대 제조업의 수주 증가는 국내 요인의 반영이라기 보다는 외국의 항공기 주문 쇄도에 기인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 북방정책­페레스트로이카 “대합작”/모스크바선언 역사적 서명을 보고

    ◎한반도 교차승인·남북대화 촉진 기대 노태우 대통령이 소련을 방문하여 고르바초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모스크바선언」에 서명한 것은 한소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되었다. 이것은 유럽에서 이루어진 냉전의 종식이 한반도에도 시작되고 있음을 상징한다. 그러나 이 땅에서의 냉전은 여전히 남북간에 지속되고 있으므로 한소 관계개선은 이러한 냉전의 잔재를 청산하는 데 앞으로 더욱 큰 기여를 해야 할 것이다. 「모스크바선언」은 「한소 관계의 일반원칙에 관한 선언」이라고 하는 공식제목과 같이 양국이 추구하고 있는 정책원칙을 포괄적으로 나열하고 있다. 이 선언이 갖는 합의는 안보와 경제협력에 관해서는 한국과 소련이 이제 공통된 시각을 갖고 있는 데 반하여 북한과 소련은 다소 갈등의 소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널리 통용되고 국제법의 원칙인 주권,영토보전,평등,내정 불간섭,무력 불사용,경제협력,군축 및 선린관계를 재확인했고 한반도문제에 관해서는 신뢰구축 및 대화와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합의가 양국이 제3국과 갖는 관계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한 규정은 양국의 대미 및 대북한 관계를 겨냥한 것이다. 한소 양국의 입장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앞으로 두 나라가 최고수준에서 정치적 대화와 쌍무문제에 대한 정규적인 협의를 하기로 약속한 조항이다. 이제 소련은 한국을 종전처럼 대미 관계의 일환으로 보거나 대북한 관계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이와 분리해서 자율적으로 한국과 협상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이 결과 양국은 독립적으로 상호 공동이익의 영역을 모색하여 타협점을 협상하게 되었다. 이렇게 되면 소련의 대북한 관계는 종전의 동맹에서 후퇴하여 하나의 통상적인 상태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이 결과 한소 관계의 신속한 발전은 미·일·중도 「교차승인」을 채택하게 만드는 촉진제가 되고 남북한간에는 직접 대화가 더욱 성과를 내게 하여 「한반도문제의 한반도화」도 재촉하고 있다. 우리의 견지에서 이것은 「북방정책」의 놀라운 결실을 의미하며 소련의 견지에서는 고르바초프의 아시아정책의 결실을 의미한다. 원래부터 우리의 북방정책은 한반도에서 전쟁억지를 위하여 소련과 중국이 협조해주기를 바라는 안보이익에 더 많은 비중을 두어 왔던 것이다. 한편 소련은 국내에서 실시하고 있는 페레스트로이카를 성공시키기 위하여 한국으로부터 더 많은 협력을 얻어내기 위한 경제이익에 더 많은 비중을 두어왔다. 이 결과 우리의 안보이익과 소련의 경제이익이 결합되어 오늘의 한소 관계를 성취할 수 있었다. 물론 이것을 더욱 조장시킨 것이 소련과 동구에서의 변혁,88올림픽을 치를 수 있었던 한국의 경제발전,그리고 노 대통령의 진취적인 북방정책이었다. 여기서 우리는 소련이 한국과의 관계를 급속도로 진전시켜서 그의 대아시아 및 대일본 정책의 본보기로 삼고 있다는 데 유의할 필요가 있다. 소련이 아시아에서 추구하는 목적은 크게 보아서 두 가지인데 하나는 미·일·중에 의한 군사위협을 줄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태평양연안국들의 역동적인 경제협력과정에 참가하는 것이다. 최근까지 소련은 아시아에서 유일한 영향력인 무력을 증강해왔는데 이 정책을 지양하여 88년부터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했고 베트남으로 하여금 캄보디아에서 철군케 했고 중국과 화해했으며 이제 일본과도 영토분쟁을 협상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동아시아의 경제권에서 소외되어온 소련은 태평양 경제협력을 위한 기구와 활동에 참가하여 시베리아개발과 개방에 필요한 자본,교역 및 기술을 도입하려고 안간힘을 다해왔다. 그러자면 무엇보다도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일본은 북방도서 문제에 대하여 양보하지 않는 한 경제협력이나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바로 이러한 여건에서 소련은 한국과의 관계를 극적으로 개선함으로써 고르바초프가 블라디보스토크와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행한 연설 이후에 추진해온 아시아에 대한 「신사고」를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었다. 특히 한국과 경제협력을 확대하여 일본으로 하여금 경직된 태도를 다소 바꾸도록 압력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고르바초프가 91년 4월에 일본을 방문하기 전에 노 대통령을 초청했고 또 그 자신이 내년 2월에 한국을 방문한다면 이것은 일본에 대한 균형외교의 일면이 아닐 수 없다. 고르바초프는 한국과의 선린우호국교를 추구함으로써 북한에 대해서도 개혁과 개방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을 자극할 언급은 일체 피했다. 그러나 핵안전협정을 조인해야 하며 남한과의 총리회담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것을 그는 간접적으로나마 분명히 지지했다. 확실히 소련의 대한반도정책은 안보이익에서 경제이익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것은 이번 회담에서 소련당국이 무역·투자보장·이중과세 면제 및 과학기술 교류에 관한 협정을 한국측과 조인한 데서 잘 나타났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한 바 같이 소련이 보유하고 있는 자원 및 첨단기술과 한국이 갖고 있는 생산기술과 자본간에 상호 보완성이 있으므로 양국간에는 상당한 정도의 잠재적인 협력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부터 위에서 언급한 일반원칙을 넘어서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현실과 조건을 정확하게 파악하면서 대소 관계를 전개해나가야 할 것이다. 소련국내에서 날로 악화되고 있는 경제사정,연방정부와 15개 공화국간에 일고 있는 갈등,미국과 일본이 표시하고 있는 소외감과 우려,국내에서도 일고 있는 비판 등을 고려하여 실현 가능하고 국내외에서 지지받을 수 있는 대소정책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 “50만 조선족 힘이 솟습니다”/노대통령을 맞으며…

    ◎멀게만 느꼈던 「뿌리」에 뿌듯한 긍지/핍박받은 소수민족의 한 풀렸으면 엄 빅토르 박사는 소련연방 최대의 농업대학인 타슈켄트 농대 총장으로 지난달 24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청으로 한국에 와 경남대·효성여대·부산대 등에서 세미나 및 강연회를 갖고 7일 출국했다. 타슈켄트 농대는 학생수 2만,교수 1천명 규모의 대학으로 엄 박사는 소련내 유일한 조선족 국립대학 총장이다.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를 계기로 소련인의 시각을 조선족인 그의 기고를 통해 살펴본다. 노태우 한국 대통령의 소련방문 소식을 접하는 순간 가슴이 복바쳐오르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은 나만의 일이 아닐 것이다. 기구한 역사를 안고 소수민족의 설움을 뼈저리게 느끼며 살아온 소련 거주 50만 조선족이 한결같이 갖는 느낌일 것이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낯설고 막연하고 아주 멀게만 생각됐던 한국이 이제는 지척이 되었고 왕래가 많아질수록 우리 조선족의 뿌리가 바로 한국임을 인식하기 시작한 시점이어서 한국 대통령의 소련방문은 조선족으로서는 가슴이메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같은 감상적인 생각에만 젖어있을 수 없는 것은 우리는 조선족에 앞서 소련인이라는 현실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 대통령의 소련방문을 우리는 소련인의 입장에서 보는 것이 바른 자세일 것이다. 소련이 한국과 가까이하려는 이유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겠다. 첫째는 불과 20여 년 전까지도 못살고 후진국이었던 한국이 어떻게 그렇게 빠른 시일에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느냐는 것이다. 이 점이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페레스트로이카를 통해 모든 국가와 가깝게 지낼 것을 주장하면서도 특히 한국을 다른 나라들보다 특별취급을 하는 이유일 것이다. 두 번째는 한국은 소련의 좋은 교역상대가 된다는 점이다. 한국은 높은 산업성장을 이루고 있으나 자원이 없고 소련은 자원은 많으나 산업이 낙후돼 있어 양국은 좋은 동반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세 번째는 소련내 1백25개 민족 중 29번째를 차지하고 있는 조선족의 모국과 문화교류 등 다양한 형태의 교류에 대한 필요성 때문이다. 네 번째는 중앙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낙후된 원동(연해주)지방의 개발에 한국을 적극 참여시킴으로써 원동의 발전과 동북아에서의 국제적 위상 고조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련측의 의도는 빠른 시일내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여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양국 정상회담이 열렸고 이어서 한국 대통령의 이번 소련방문으로 경제원조 문제 등 구체적 결실이 맺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양국은 아직도 새로 만나기 시작한 지 2년여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보다 실질적이고 유익한 교류가 되기 위해서는 서로의 더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이제까지 양국의 교류라는 것을 가만히 보면 그저 서로 다니면서 만나서 인사나 나누고 술이나 먹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그렇지만 교류란 이런 식의 그저 다니는 것만으로 되지 않는다. 좀더 가까워지려는 실질적인 노력이 있어야 하고 그 바탕 위에서 서로의 중요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교류」의 의의는 바로 「문제해결」에 있기 때문이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페레스트로이카정책은 세계평화에 큰 기여를 하는 등 국제적으로는 모든 문제가 잘 풀리고 있다. 동구의 자유와 동서독의 통일,그리고 나 역시 꿈에도 생각지 못하던 모국에 이렇게 올 수 있는 일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 그러나 국내적으로는 오히려 모든 문제가 더욱 복잡해져가고 있다. 정치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모두 마찬가지다. 각 공화국들이 연방에 대해 독립을 꾀하고 있는 정치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 경제문제도 땅 위에나 땅 밑에나 많은 재산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모두 일할 의욕을 잃고 있어 어렵기 짝이 없다. 한국과의 관계개선을 통하여 이같은 어려운 문제들의 어느 한 부분이라도 해결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솔직한 표현이다. 그러나 더욱 솔직히 말한다면 우리 조선족의 입장에서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같은 핏줄을 나눈 사람들로서 소련이 한국과 친선관계를 맺는다 할 때 가장 큰 관심을 갖는 소련인은 조선족이 아닐 수 없다. 1백20여 년 전 고향을 떠나 원동에 온 이래 땀흘려 일궈놓은 생활터전을 빼앗기고 중앙아시아로 집단이주해와 갖은 핍박을 겪으면서도 오늘날 소수민족 중 우수하고 근면한 민족으로 꼽히고 있는 조선족은 다소 들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과거에 조선족들은 어린아이를 나서 귀가 뚫리면서부터 자본주의는 나쁘고 사회주의는 좋고 북조선이 좋다고 들어왔다. 그러나 요즈음은 사정이 달라졌다. 조선족내에서도 아무도 어느 체제가 좋은가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다만 좋은 음식 먹고 잘 입고 잘살고 아이들 학교 잘 다니고 싸움없이 살게 하는 주의가 최상의 주의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다. 페레스트로이카 이후 한국에서 많은 사람이 오고 조선족도 서울방문이 많아지고 있다. 또 북조선에서도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으며 평양을 찾는 사람도 더 많아졌다. 현재 조선족의 최대문제는 최근 소련내 고조돼가는 민족문제이다. 자치공화국이 없는 조선족으로서는 각 공화국의 민족차별정책으로 점점 더 불이익을 당하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선족들은 부지런하고 교육열이 높아 다른 민족보다 비교적 나은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오랜 기간 모국을 떠나 살았기 때문에 조선말이 서툴고 이는 젊은 세대로 갈수록 심하다. 이같은 언어문제는 민족을 단결시키는 데 커다란 장애가 되기 때문에 한국 대통령의 소련방문을 계기로 우리 조선족이 가장 바라는 것은 조선어교육을 위한 책과 선생의 문제가 해결됐으면 하는 것이다. 또 조선의 극과 노래를 할 수 있는 조선족공연단에 대한 지원문제도 있다. 이같은 문제들은 자치공화국이 없는 우리의 입장에서 연방정부든 공화국정부든 어디에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 대통령의 소련방문에서 이러한 문제들을 포함,양국간의 모든 문제들이 빠짐없이 다뤄지고 앞으로도 양국이 함께 노력하는 자세로 서로 협력을 이뤄나가길 기대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한국이 명심해야 할 것은 소련은 크고 그 방대한 국가를 이뤄나가고 있는 보이지 않는 저력이 있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겠다는 것이다. □엄 빅토르 △1931년 원동(연해주) 출생 △레닌그라드 사라토프대학 졸업(농업경제학 박사)△1986년∼현재 타슈켄트 농대 총장
  • 러시아공,토지사유 허용 개헌/연방정부 반대불구 강행

    ◎보수파 반발로 매매는 10년간 금지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 특약】 소련 러시아공화국은 13일 헌법을 개정,볼셰비키혁명 이래 최초로 토지사유를 허용키로 했다.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는 이날 토지사유제 개헌안을 찬성 7백91,반대 1백41의 압도적 표차로 승인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는 보수파의원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쳐 토지매매를 10년간 금지하고 농지를 포함한 토지 및 자원 등의 구체적인 소유형태는 인민대의원대회나 국민투표에 의해 결정되도록 하기로 절충했다. 이날 개헌에 이어 앞으로 토지개혁법등 관련법률의 개정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소련은 이제까지 토지에 대해 국유제와 집단소유제만을 인정해왔으나 소련국토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러시아공화국이 사유제를 도입함에 따라 식량공급 개선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련 연방최고회의는 아직 토지사유허용 여부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이며 특히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토지사유제를 절대로 용인하지 않겠다는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
  • 소 신문,대대적인 “코리아 특집”

    ◎노대통령 맞는 모스크바서… 김영만 특파원 제3신/프라우다·이즈베스티야,인터뷰 실어/“40년 반목청산” “관계발전 기대” 입모아 12월10일부터 12일까지의 3일간은 모스크바 언론들에 있어서는 「한국의 날」이었다. 10일 연방정부기관지인 이즈베스티야지가 한 면의 절반을 노태우 대통령의 인터뷰 기사를 게재했고 모스크바 시당기관지인 모스코브스카야 프라우다지는 공로명 주소 한국대사의 인터뷰에 역시 한 면의 절반을 할애했다. 다음날인 11일 소련공산당기관지인 프라우다는 6면 중 2개 면의 메인 박스를 한국 관련기사로 채웠다. 6면으로 발행된 이 날짜 프라우다는 4면의 3분의1을 노 대통령 인터뷰로 채운 데 이어 3면에서는 역시 3분의1의 지면을 한국에서 연수를 하고 돌아온 한국 교포의사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6면기사 중 3면과 4면에서 사진과 함께 한국인들의 기사를 다룸으로써 프라우다지는 편집자주 없는 한국 관련 특집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주고 있다. 노 대통령의 방소를 계기로 보수적인 모스크바의 기관지들은 한국에 대한 관심과 노 대통령에 대한 자신들의 기대를 무더기로 독자 앞에 던져주고 있다. 페레스트로이카에도 불구하고 모스크바의 당과 정부기관지들은 대변기관의 의사를 전달하는 데 충실하고 있다. 예를 들어 프라우다지는 당과 최고회의가 내놓는 「알림사항」을 거의 매일 1면 톱기사로 싣고 있다. 프라우다나 이즈베스티야,모스코브스카야 프라우다가 표명한 한국에 대한 관심,기사에 사용한 어휘들은 곧 소련공산당과 정부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자 생각과 같다고 보면 된다. 지난 6월의 샌프란시스코정상회담이나 9월의 한소 수교사실에 대해 이들 기관지들은 짤막하게 이같은 사실들을 보도했을 뿐이다. 그로부터 3개월여 후 모스크바의 기관지들은 노 대통령의 방소를 계기로 한국의 대통령과 대사,교포의 이야기들을 보기드문 크기로 보도하고 있는 것이다. 신문들에 이어 모스크바 방송의 TV채널 1은 노 대통령이 방소 등정에 오르기 10시간 전인 12일 하오 7시30분(현지시간)부터 10분 동안 노 대통령과의 인터뷰 방송을 방영했다. 이보다 앞서 소련국제방송은11일 아침(현지) 이즈베스티야에 게재된 노 대통령의 회견기사를 보도해 한국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신문과 TV·라디오를 망라한 것임을 보여주었다. 서울특파원 아가파노프가 쓴 이즈베스티야의 인터뷰기사는 『대화는 이제 시작됐을 뿐이다』라는 노 대통령의 발언을 제목으로 쓰고 있다. 이즈베스티야는 『대치와 반목의 40여 년 역사를 청산하고 남한,보다 적극적으로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소련을 방문한다』고 말하고 『이번 노 대통령의 방소는 과대평가를 하지 않더라도 지금 시작된 두 동반자 사이의 대화에서 큰 이정표가 될 것이며 한소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대화발전의 정치적 기초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가파노프 기자는 노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이미지와 관련,『30년 동안의 군 생활이 노 대통령의 행동양식에 아무런 변화를 주지 않은 것 같다』면서 대화하는 동안 부드럽게 움직이며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구체화했다고 표현했다. 그는 또 노 대통령이 평범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의사가 되길 원했으나 한반도전쟁으로 군에 지원했다는 점,대통령이 된 후에도 청년시절과 마찬가지로 독일의 고전시를 좋아한다는 점 등을 강조해 전체 기사의 분위기가 인물탐방의 느낌을 주고 있다. 이즈베스티야와 프라우다는 공통적으로 한소 관계정상화를 「외교관계의 회복」이라고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제정러시아와 대한제국 사이에 외교관계가 있었고 여러 가지 조약이 있었던 점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혁명 후 소비예트 연방은 제정러시아가 외국과 가졌던 채무의 이행을 거부해 권리의무를 승계하지 않았음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이점은 또한 대한민국과 대한제국과의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우리측 정부관계자들은 설명해 왔다. 한국과의 관련기사에 대해 모스크바의 기관지들은 가능한 한 부드러운 표현,취재원에 대한 긍정적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음이 눈에 띈다. 이들 기관지들이 갖는 당과 정부와의 연관성에 비추어 이는 곧 노 대통령 방소와 크렘린궁에서의 정상회담에 대해 소련측의 기대가 적지 않음을 알게 해주는 한 증거이다. 이즈베스티야는 정상회담에 거는 양국의 기대와 희망이 크다고 표현했다. 프라우다는 「회담의 성과를 확신한다」는 노 대통령의 답변을 역시 제목으로 처리했다. 라트세프 특파원발로 된 인터뷰기사는 『기자는 노 대통령에 대해 소련을 「위험의 근원」 「군사적 위험을 자아내는 국가」로 여기느냐고 물었으며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아직 동북아의 대치 구조가 거의 변화하지 않았지만 소련을 위험의 근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수가 점점 줄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강조했다. 프라우다는 한국의 대통령관저에 대해 꽤 높은 관심을 표현하고 있다. 라트세프는 『노태우 대통령은 서울중심부의 장엄하고 넓은 공원 속의 청와대에 살고 있는데 아마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과 같은 의미를 갖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그는 옛날 조선의 임금들이 산 왕궁의 중심부에는 청기와로 만든 집이 있었으며 대통령집무실도 청기와로 이었다고 설명했다.
  • 교역확대보다 합작에 눈돌려라/한·소 경협 본격적 궤도진입에 부쳐

    ◎시장경제체제 못 갖춰 신중한 접근 필요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나라들이 대소 경제진출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고르바초프를 비롯한 소련 지도부가 급격한 정책변화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즉 이 나라를 70년 동안이나 지배해 오던 계급투쟁 우선주의라는 마르크스·레닌주의의 낡은 사상 대신에 모든 정책의 기본을 전인류의 이익에 우선한다는 핵전쟁시대의 신사고에 둔다는 것이다. 이리하여 소련은 신사고에 입각한 대외평화·공존외교정책을 펴면서 경제개편(페레스트로이카)과 정보공개(글라스노스트)로 민주화와 경제개혁을 단행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두말할 것도 없이 고도의 기초과학기술과 거대한 잠재자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군비와 체제적 비효율성으로 해서 소련경제가 낙후되고 국민생활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대로 가면 21세기에는 2류 국가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심각한 위기감을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전환에는 많은 애로가 뒤따르고 있다. 민주화에따라 각 공화국정부와 연방정부간의 마찰,민족간의 갈등,각계각층간의 갈등 등으로 해서 정치·사회적 혼란이 일어나고 시장경제화에 따라 성장둔화,물가상승,소비재부족,근로의욕 감퇴 등 각종 모순으로 경제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다른 동구와 달리 시민사회의 경험이 없는 소련으로서는 민주화와 시장경제에의 이행이 매우 어려운 과제가 아닐 수 없고 이의 달성에는 오랜 세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어떻든 현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잘 알 수는 없지만 고르바초프는 보수파를 등에 업고 정치사회적 혼란을 수습하면서 경제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혼란을 수습함으로써 개혁파와 국민을 달랠 것으로 예견된다. 소련은 부시·고르바초프간의 말타회담을 통해 뜻을 같이 한 바와 같이 소련의 우랄산맥 이서와 동구,EC를 묶는 대시장을 형성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 가운데는 우랄산맥 이동 특히 시베리아 극동지역의 장기개발계획을 추진하여 아시아태평양 경제권의 일원이 되어 경제발전을 도모한다는 계획도 포함되었다. 역시 소련의 꿈은 피터대제 이래로 대국주의에 있고 결코 우리의 원조대상이 될 약소국가는 아니다. 막강한 군사력,고도의 기초과학기술,풍부한 자원을 지닌 강대국가인 것이다. 그 동안 다만 주인이 없는 경제운영이 되어 당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뿐이다. 요컨대 소련은 마르크스에서 벗어나면서 사회민주주의 노선으로 기울어지려는 동구와는 달리 마르크스를 버리지 않는 사회민주주의 노선에 입각해서 소련을 재건하려는 것이다. 소련은 극동지역 장기개발계획에 따라 경제기반을 극동방면으로 이동시키면서 21세기가 환태평양시대가 될 것으로 보고 아시아태평양 경제대권에 참여하는 것이 경제현대화에 유리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과의 경제교류에 의한 경제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물론 여기에서 소련의 정치적 배려도 도외시될 수는 없다. 소련은 한국과 경제교류를 통해 중국의 독주를 견제하고 보호무역주의를 강력히 내세우는 미국의 영향력을 감소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한국을 등장시킴으로써 일본으로부터 여러 가지양보를 얻어낼 수 있다는 계산도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제4공화국이나 제5공화국도 한소 관계개선과 경제교류 확대를 내세우는 북방정책을 추구하지 않은 것이다. 북한에 대한 우리의 대결외교라는 전례가 한소 관계개선의 장애요인이 되어 실현되지 못했을 뿐이다. 그러나 6공화국의 북방정책은 대립외교 및 북한고립화 정책을 지양한 7·7특별선언을 통해 대북한 공존노선을 표명함으로써 한소 경제교류의 걸림돌이 제거되었다. 특히 올림픽 개최를 전후하여 공산권과의 관계개선이 이루어지는 가운데서 한소 관계는 급격히 개선되었다. 특히 지난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의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간의 정상회담,지난 9월의 한소 외교정상화,이번의 노 대통령의 방소가 한소 관계가 급격히 진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실증적 증거라 할 수 있다. 우리는 대미 무역흑자로 통상압력을 받아왔고 대일무역적자로 무역마찰이 일어나고 있는 오늘의 상황에서 대소 경제진출은 새로운 시장개척에 의한 시장다변화와 북한 개방화 유도에 따른 통일기반조성이라는 큰 의미를 지닌다. 이리하여 이미 한소 무역고가 10억달러에 달했고 일부기업이 합작투자에 손을 대었다. 소련은 무역보다도 합작투자를,더 나아가서는 시베리아개발 참여를 바라고 있다. 우리로서도 소련의 기초과학기술과 자원이 필요하고 수출시장으로서도 큰 의미가 있거니와 우리의 기술과 경험을 살려 도로·주택·항만 등 사회간접자본 창설에 참여하는 길이 열리게 된다. 이미 미국과 일본도 대소 경제진출을 적극화하고 있다. 특히 우리는 소련의 기초과학기술과 응용기술 결합에 의한 첨단기술의 발전을 기대하고 싶다. 이번 노 대통령 방소에 의한 한소 정상회담은 획기적인 관계개선으로 평화통일을 앞당기고 한중 관계개선을 촉진시키는 동시에 우리의 유엔가입 기반을 마련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무역협정,2중과세방지협정,과학기술협정 등의 체결로 경제교류확대 기반이 조성되면서 투자보호협정 체결까지 진전될 전망을 안고 있다. 또한 대소 경제협력 자금문제가 매듭지어질 것이다. 한소 경제교류는 궁극적으로 양국에 도움이 될 것이며 앞으로 무역규모와 경제협력이 급격히 증대될 것임에 틀림없다. 요컨대 한국경제의 활로를 북방 경제진출에서 찾으려는 우리의 적극적인 북방진출 자세와 소련의 경제위기가 맞물려 한소 경제관계가 급진전되는 시점에 서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당장에 큰 성과를 얻어 당면한 한국경제의 어려움을 풀어나가기에는 아직은 미흡하다. 소련의 정정이 불안하고 경제교류 확대에 필요한 제도가 완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우리와 체제가 다르고 루블화의 비교환성 등도 그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너무 서두르지 말고 신중하고도 충분한 검토를 거쳐 장기적 전망에 따라 실속있는 경제교류를 점차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국제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는 시기에 30억달러나 되는 막대한 경협자금을 지불하면서까지 대소 접근을 하는 우리 입장은 신중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것을 우리는 무역이나 합작투자와 연계시키고자 하지만 소련은 보다 많은 현금차관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대소 진출기업들간의 과당경쟁이 문제되고 있어 이에 대한 방지대책도 요구되고 있다. 정부와 기업의 너무 성급한 대소 진출이 우리 경제가 크게 의존하고 있는 선진우방국과의 사이에 큰 금이 가게 해서도 또한 안 될 것이다. 물론 우리가 북방진출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대소 진출을 서두르면 우리 이익보다 상대방의 의도에 휘말리기 쉽다. 역시 소련은 세계에서 대국으로 군림하려는 꿈을 버리려 하지 않고 핵무기를 제한하는 선의 군축을 할 뿐 다른 면에서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을 것이다. 대소 접근은 필요하나 신중이 뒤따라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 소 연방체제 개편안 승인/최고회의/고르바초프 권한 대폭 강화

    【모스크바 AFP 로이터 연합】 소연방 최고회의는 4일 대통령이 행정부에 대해 실질적이며 전반적인 통제권을 행사하고 신설될 부통령을 지명하며 즉각 신정부를 구성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하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연방정부 개편안을 압도적 표차로 승인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제출한 정부 개혁안이 이날 실시된 연방 최고회의 표결에서 찬성 2백81,반대 17,기권 38이라는 압도적 지지속에 통과됨으로써 고르바초프의 개혁안은 오는 17일부터 27일까지 열릴 헌법 개정권을 가진 유일한 기구인 인민대표회의에서도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말대로 대통령에게 실질적 정부통제권을 집중시키려는 목적을 지닌 이 법안은 고르바초프가 국가권력을 개선하는데 필요한 조치들을 시급히 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 법안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부통령,연방위원회,내각 및 양대 감시기구인 감사원과 연방 검열위원회의 구성원들을 임명하고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데 신설될 연방 검열위원회는 국가의 예산과 재산들을 연방 차원에서 감시하는 기능을 하게 된다. 이 법안에 따라 신설될 부통령은 대통령의 부재나 직무수행 불능시 대통령직을 승계할 「대통령의 오른팔」로 대통령은 자신과 동시에 선출될 러닝 메이트로서 부통령 후보를 지명해야 한다. 부통령은 대통령을 보좌하면서 연방 검열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현재 날로 그 힘이 약화되고 있는 대통령령의 실행여부를 감시하게 된다.
  • “「기아 한파」 엄습”… 어려움 겪는 소련

    ◎경제사정 악화로 식량난 가중/허술한 조달체계·극성스런 사재기가 부채질/레닌그라드,이달 들어 식료품 전면 배급실시 소련의 경제사정이 예상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것 같다. 겨울로 접어들면서 악화된 경제사정은 식량부족사태로 발전,식품가게 앞은 물건을 사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는가 하면 사재기,매점행위 등 혼란이 극을 이루고 있다. 현재 소련 국영상점의 식품 품귀현상과 줄서기는 2차대전 이래 최악이라는 소식이다. 소련 제2의 도시 레닌그라드가 지난 1일부터 육류 소시지 우유 곡류 등 기본 식료품에 대해 전면 배급제에 들어갔고 수도 모스크바도 현재 설탕과 담배에 국한된 배급제를 곧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실제로 기아에 대한 우려가 여러 도시에 확산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이번 겨울을 넘기기 전에 시민들이 폭동을 일으켜 지난 7년여 동안 근근이 이끌어온 페레스트로이카의 전과정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으로 끝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소련개혁의 과제는 침체된 경제의 회복과 새로운 정치체제의 모색으로 크게나눌 수 있을 것이다. 정치적인 어려움도 경제난 못지않게 심각하다. 정치적 민주화와 다원주의에로의 노력은 아직 모색단계에 머물러 있고 새 연방제도의 탄생을 싸고 벌어지는 중앙정부와 연방공화국간의 갈등 또한 해결의 실마리를 좀체 찾지 못하고 있다. 소련의 경우 정치적 문제들이 해결책을 찾기 이전에 경제사정이 파국에 이른다면 개혁과정 전반이 수포로 돌아간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치다. 뿐만 아니라 식량난을 포함한 경제난의 근저에는 정치 경제 사회적인 제요인이 난마처럼 얽혀 있어 모든 것이 같이 풀리기 전에는 어느 한 문제도 해결할 길이 어렵게 돼 있다. 예를 들어 중앙과 연방공화국간의 분쟁 등 민족문제가 해결되기 전에 지금의 경제상황이 개선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련정부는 종합적인 해결책을 아직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기근의 위험은 없다』 『일부 세력이 정치적 목적으로 기근설을 고의 유포하고 있다』며 책임회피성 설명까지 한다. 그러면서도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지난 11월 파리유럽안보협력회의(CSCE)에 참석해 서방 각국 정상들에게 긴급 식량원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문제는 소련의 식량난이 단기간의 공급물량을 늘린다고 해결될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일반적으로 현 식량부족사태의 가장 큰 원인은 허술한 조달체제와 시민들의 사재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과거 공산당 조직이 통제하던 물자조달체계는 거의 기능이 정지된 반면 아직 효율적인 새 체계는 마련되지 않고 있다. 그 결과 부패한 관료조직과 수송망의 미비로 인해 많은 농산물이 산지에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 유실된다. 일반시민들의 사재기 심리는 경제개혁안의 시행 자체를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어놓고 있다. 모스크바시내 한 식품점 주인은 최근 외신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실제로 공급받는 물량은 지난해보다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에 1주일 걸려 팔리던 소시지나 육류 한 트럭분이 지금은 2∼3시간이면 다 팔려버린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지난 10월 경제개혁안을 확정하고 곧 소비자가격을 자유화한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가격상승 전에 하나라도 더 사두겠다는 심리에 너도나도 물건만 보면 덤벼드는 것이다. 물자부족을 초래한 원인에 대해서는 이 외에도 갖가지 의혹들이 시중에 나돌고 있다. 그 중에는 구 공산주의 세력들이 상점 진열대가 비도록 교묘히 조작해 국민들에게 반고르바초프 감정을 갖도록 유도한다는 것도 있다. 국영상점 종사자들이 웃돈을 받고 물건을 다 빼돌리기 때문이라는 설,신종 투매꾼들이 국영상점에서 물건을 사모아 자유시장에 내다 팔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예를 들어 국영시장에서 쇠고기 1㎏에 2루블하는 것이 자유시장에서는 25루블에 팔린다. 소련시민의 평균 월급이 2백80루블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신종 투매꾼들에 대한 일반의 감정이 어떠하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가 있다. 이런 감정의 화살이 결국은 현 지도부에 대한 불신으로 모아지고 있다. 식량부족사태는 결과적으로 정부에 대한 불신을 가장 첨예하게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소련 경제학자들의 분석은 해결의 전망을 더욱 비관적으로 보이게 한다. 이들은 공화국간 경제협조체제와 와해와 누증되는 재정적자를 식량부족의 보다 근원적인 원인으로 지적한다. 연방공화국들이 중앙정부,그리고 여타 공화국들과의 협조를 거부하는 이유는 첫째 필요한 물자는 스스로 확보해두겠다는 자급자족 심리와 둘째 가치가 계속 떨어지는 루블화보다 물건을 그대로 갖고 있겠다는 심리 때문으로 설명된다. 11월말에 발표된 소련의 내년도 재정적자 규모는 2천5백억루블(약 4천5백억달러)로 GNP의 2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 적자를 메우기 위해 수천만 루블이 발행된다. 고정된 가격에 팔릴 식품의 양은 제한돼 있는데 통화증발로 시중의 물자부족은 더 심화되게 된다. 예를 들면 시중에 풀린 돈이 1백루블이라면 상점에 나와 있는 물건은 15루블어치밖에 안 되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11월26일에는 모스크바에 우유를 공급해오던 주변 9개 지방이 우유 공급 중단을 통보해와 시민들이 한꺼번에 분유를 사려고 몰려들어 일대 혼란이 일어났다. 분유 재고는 금방 바닥이 났고 모스크바시민들 사이에는 기아에 대한 공포가 급속히 확산돼갔다. 1차적인 과제는 역시 새 연방체제 출범을 마무리 지어 소연방내 공화국간 경제협력체제를 복원시키는 일과 수송 등 효과적인 물자조달체제를 시급히 갖추는 일이다. 곡물 야채 등의 생산은 80년대 후반 들어 15%,육류는 19% 증가했다는 것이 소련정부측 통계이다. 생산수치로는 지금의 식품부족난을 설명하기 힘든 것이다. 그런데 지난해 곡물 총생산량 8천여 만 t 가운데 연방정부가 사들인 양은 5천9백만t 정도로 집계돼 있다. 나머지는 생산지역당국이 임의로 처분한 셈이다. 식량수입도 80년대 후반 3천5백만t 내외로 일정수준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육류 채소 과일 설탕 등의 수입은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해온 것으로 나타나 있다. 따라서 통계수치로 보면 주요식품의 개인당 평균소비량은 일정수준을 유지하거나 증가했는데도 소비자들은 계속 식품 구하기가 힘든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역설적 현상은 현재 소련이 겪고 있는 식량문제가 공급측면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소련당국으로서는 먼저 연방조약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 정치적 안정을 찾고 이를 기반으로 가격제도와 토지개혁 등 근본적인 문제해결 노력에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현행 정부보조가격체제와 시장체제를 가지고서는 결코 식량난 등 지금의 경제난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하지만 이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이미 여러 차례 입증된 바 있다. 소련정부는 금년 3월 곡물가격을 지난해 대비 2배로 인상한다는 조치를 내놓았다. 이어서 후속조치로 7월1일부터 빵값 인상을 단행키로 했다. 그때도 모스크바를 비롯한 주요도시들에서 사재기 등 한바탕 소동을 겪은 끝에 결국 빵값 인상계획을 백지화시킨 전례가 있다. 소련국민들도 국가 전체의 경제사정을 감안하지 않고 「값이 오르기 전에」 닥치는 대로 줄서서 사모으는 일에만 몰두하는 한 개혁의 길은 그 만큼 더 힘들고 더디어질 뿐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 “고르비” 내년 봄 실각/옐친,회견서 경고

    【모스크바 AFP 연합】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 의장은 29일 현재의 위기가 계속될 경우 고르바초프와 자신을 비롯한 중앙정부 및 연방정부 지도자들은 인민들의 불만으로 빠르면 내년 봄에 실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옐친의장은 이날 주간 모스크바뉴스와의 회견을 통해 이같이 지적하고 『따라서 우리는 좀 더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불만의 물결이 고르바초프와 옐친 등 모든 사람을 쓸어버리게 될 것이며 이는 내년 봄에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러시아공,대통령제 추진/독자외교권·비상선포권등 부여

    【도쿄 연합】 소련 최대의 러시아공화국은 연방정부와 마찬가지로 독자적인 외교권을 갖는 대통령제 도입을 검토중이라고 산케이(산경)신문이 25일 모스크바발로 보도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러시아공화국 기관지 「소비에츠카야 러시아」가 24일 급진개혁파와 온건개혁보수파 등 양대 세력의 의향을 반영한 두 가지 초안 전문을 동시에 게재함으로써 표면화되었다. 이들 두 세력은 러시아공화국 최초의 대통령제 도입 등에 공동견해를 보여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처럼 강력한 권한을 쥐는 「러시아 대통령」의 등장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 소,가격자유화 재검토/최고회의 결의/국내시장 혼란 막게

    【도쿄 연합】 소련 최고회의는 연방정부가 결정한 사치성 품목의 가격자유화 조치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해 그 결과를 보고하도록 요구하는 결의를 지난 23일 채택했다고 일 마이니치(매일)신문이 25일 모스크바발로 보도했다. 최고회의는 특히 국내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정부 가격정책의 재검토와 조정을 명령하고 있어 리슈코프정부가 점점 난처한 입장에 빠져들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아울러 전했다. 소련정부는 지난 14일 시장경제를 위한 가격자유화 조치의 첫 단계로 수입품·보석·모피·고급 식료품 등 사치성 상품에 대해 공정가격제를 폐지하고 가격자유화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는 사전에 상의를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실시한 조치라며 반발,무효로 결정한 데 이어 모스크바,레닌그라드 등 2개 도시와 우크라이나,백러시아,카자흐공화국 등도 무효를 선언해 연방정부의 조치는 사실상 실효성을 잃고 있었다. 특히 사치성 품목의 가격자유화 조치는 소련 국내시장의 혼란을 초래했을 뿐만 아니라 리슈코프정부의 불신을 증대시키는 결과를 빚고 말았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 “남북정상회담 서둘지 않겠다”/정부,국회 답변

    ◎소에 KAL기 참사 사과요구 고려/페만 파병요청 받은 바 없어/「차세대전투기」 내년 상반기까지 결정 유보 국회는 23일 하오 본회의를 열어 강영훈 국무총리 등 관계국무위원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통일·외교·안보분야에 대한 대정부 질문을 벌였다. 질문에 나선 문동환(평민) 이종찬 의원(민자)은 ▲남북 불가침선언 등 남북 관계개선 방안 ▲차세대전투기 도입(FX계획) 재검토를 포함한 군축문제 ▲한소 수교에 따른 양국 관계의 향후 전망 ▲페르시아만 추가파병 문제 등을 추궁했다. 국회는 24일 경제 및 사회분야를 끝으로 사흘간에 걸친 대정부 질문을 마친다. 강영훈 국무총리는 답변에서 남북정상회담과 관련,『우리는 남북 정상이 만나면 무언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인 데 반해 북측은 고위급 접촉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한 뒤 정상회담을 가진다는 입장이었다』면서 『우리 정부도 남북정상회담을 서두르거나 반드시 노태우 대통령 임기중에 실현되어야 한다고 고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강 총리는 또 북측의 유엔단일의석 가입주장에 대해 『유엔헌장에 상충하고 국제적 관례에 비추어 보아도 전혀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밝히고 북측의 연방정부 및 의회구성 주장에 대해서도 『북이 미군 철수·보안법 철폐 등 전제조건과 대남적화전략을 버리지 않는 한 어렵다』고 답변했다. 강 총리는 국가보안법 개정과 관련,『북의 대남적화전략이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국가수호를 위한 최소한의 법적 장치로서 국가보안법의 존치가 바람직하다』면서 『법체계는 남북 상호주의적 입장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정부의 입장인만큼 국회에서 국익보호에 차질이 없도록 국가보안법 개정안을 심의해달라』고 요청했다. 최호중 외무장관은 6·25 남침,KAL기 참사와 관련해 대소 사과를 요구할 의사가 없느냐는 질문에 『소련과 수교가 됐으므로 과거 불행했던 문제에 대해 짚고넘어가야 될 것이며 선린관계나 민간우의를 다진다는 면에서도 거론할 문제는 거론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장관은 또 『남북한 동시 유엔가입을 위한 대북 설득을 해나가겠지만 설득노력이 무한정 계속될 수는 없다』고 말해 적절한 시기에 단독 유엔가입을 추진할 뜻을 강력히 시사하고 『아직까지 미국측으로부터 페르시아만사태와 관련한 파병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답변했다. 이종구 국방장관은 보안사 개편방안과 관련,『지난 10월18일 보안사제도연구위원회를 설치하여 의식구조개혁·업무수행기법·편제·명칭 등에 대해 연구중에 있으며 늦어도 91년초까지 개편안을 마련,91년 중반부터 제도적인 정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고 『보안사의 업무를 군의 방첩·보안·정보수집에 국한,기구를 축소조정하는 한편 보안사에 대한 국방장관의 지휘감독권을 강화하겠다』고 답변했다. 이 장관은 『민간인 사찰로 문제가 된 서빙고 분실은 사건발생 직후 폐쇄한 데 이어 지난 10일에는 건물까지 철거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차세대전투기사업계획에 대해 『상공부·과기처 등 관계부처의 전문가들과 협의를 거쳐 91년 상반기까지 기종과 구매시기 및 양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 “남·북 신뢰회복뒤 불가침선언해야”/23일 본회의(의정중계)

    ◎북한의 「유엔단일가입」 설득력 없어/내치 다진뒤 북방정책 추진용의는 ◇문동환의원(평민)=총리는 대통령으로 하여금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냉전종식을 공식선포토록 건의할 용의는 없는가. 그런 의지가 있다면 국가보안법부터 개정해야 하며 실제적인 군비축소를 멀리 다루려 해서는 안된다. 세계정세와 남북한 국가의 규모를 비춰볼때 북한의 남침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우리의 여유있고 대담한 평화정착조치들이 먼저 강구되어야 한다. 안기부와 같은 정보기관이 남북관계의 주무를 관장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통일업무 관련 기관에서 안기부출신 인사를 배제할 용의는 없는가. 북에서 받아주겠다고 할 경우 대한민국의 선량한 시민이라면 누구든지 방북토록할 의사는 없는가. 북한·일본 수교에 우리 정부가 경계하거나 우려를 나타내는 까닭이 무엇인가. ◇이종찬의원(민자)=정부는 내치부터 건실하게 다져나가면서 이를 토대로 외교통일정책을 추구해 나가야 한다. 페만사태와 관련,추가지원 요청이 있을 때 국회와 사전협의절차를 거쳐야 한다. 전력증강사업에 대한 투자비가 76년부터 북한을 앞질렀음에도 아직도 군사력에서 열세를 보인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차세대 전투기계획은 국방부외에도 경제·과학·기술 등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의 견해도 감안,원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고 보는데. ◇강영훈 국무총리=북한은 개혁과 개방을 추구하는 여러 사회주의 국가와는 달리 민주개혁을 외면하고 공산주의식 통일전선 전략을 고수하고 있어 통일의 장애가 되고 있다. 우리의 통일방안은 수천년 단일문화민족의 공동체 회복이 기본목적이며 자주·평화·통일이 기본 접근방법이다. 북의 대남적화전략이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국가수호를 위한 최소한 법적장치로서 국가보안법이 존치돼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다만 남북관계와 북방외교등 새 질서에 따라 국가보안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데 국익보호에 차질이 없는 범위에서 심의되기를 바란다. 남북불가침선언은 실천의지와 신뢰구축의 토대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북의 72년 무력불사용 선언후 아웅산사태·KAL기 폭파사건을 일으켰던 점을 볼때 상호 신뢰회복후 불가침선언을 하는 것이 옳다. 군축문제도 신뢰관계 회복이 선행되어야 한다. 예술단 상호방문등 민간교류가 정치 선전수단으로 사용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따라서 꽃파는 처녀 공연을 이유로 이산가족 고향방문 합의를 보류한 북의 의도가 의심스럽다. 정부간 협의와 문화교류 문제는 별도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는 7·7선언에 입각,북한과 일본간의 수교에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북­일수교가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북의 고립화는 우리의 북방정책과 통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유엔 단일의석 가입주장은 유엔헌장에도 상충되고 실현가능성도 없으며 국제적 관례에 비추어 볼때에도 전혀 가능성이 없다. 북이 주장하는 연방정부·연방의회 구성은 아직 적절치 않으며 북이 미군철수·보안법철폐 등 전제조건을 제시하는 한 어렵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남북간의 시각이 다르다. 우리는 북한이 1인체제인 만큼 정상이 만나면 무언가 해결될 수 있으리라는 입장인데 반해 북한은 고위급회담에서 모든 것을 해결한뒤 정상회담을 가진다는 입장이었다. ◇최호중 외무장관=일·북한 수교에 대해 정부는 기본적으로는 반대치 않고 있으나 북한개방 및 남북한 평화공존체제 구축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북한의 대남정책의 근본이 변치않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등 주요 우방의 대북수교추진은 한반도 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일본정부도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앞서 우리와 충분하게 사전협의키로 했으며 앞으로 남북대화진전,북한의 핵안전협정가입 등이 고려돼서 추진될 것이다. 북한의 단일의석 유엔가입주장은 국제적으로도 설득력을 잃고 있다. 남북한이 모두 유엔에 가입토록 기존 우방은 물론,중소의 건설적 역할을 유도토록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겠다. 그러나 북한의 유엔가입 설득노력이 무한정 계속될 수는 없다. 페르시아만사태와 관련해 아직까지 미국측으로부터 추가지원요청은 없었다. 사태가 악화돼 추가지원요청이 오면 지원필요성,가용자원,일본·독일 등 우방태도,우리의 대 중동관계 등을 면밀히 검토해 지원여부를 결정하겠으며 국회와도 상의하겠다. 미의회의원 일부가 우리의 페르시아만 파병을 거론한 바 있으나 미국정부의 파병요청은 없었다. ◇이종구 국방장관=내년도 보안사의 예산이 증액 편성된 것은 보안사의 불미스런 사건이 발생하기 이전에 예산안이 입안됐기 때문이다. GNP(국민총생산)면에서 보면 76년부터 우리가 북한보다 군사비의 총액이 늘었다고 하나 실질적인 전력증강에 소요되는 비용은 88년부터 앞지르기 시작했다. 북한은 83년부터 소련으로부터 미그 23·29기,SU25기 90여대,지대공 미사일 50여대,자주포 40여대 등 10억달러어치 이상을 도입해 왔으며 고성능항공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무기를 자체 생산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홍성철 통일원장관=남북불가침선언문제는 안보와 남북관계에 있어서의 중요성을 감안해 국회와 협의하거나 국회의 동의를 얻어 처리해 나가겠다. 통일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북의 실정을 올바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소련·동구권을 통해 입수한 북한자료를 집대성하고 있고 독일통일과정과 통일후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실제의 예를 바탕으로 연구하고 있다. 내년에 발족하는 민족통일연구원도 여기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
  • 옐친,“러시아공 자체군대 조직”

    【모스크바 AFP 연합 특약】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 의장은 20일 만약 연방정부에 의해 러시아공화국의 이익이 침해될 경우 러시아공 자체군을 조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옐친은 연방정부 정책이 러시아공의 이익을 저해할 경우 『우리는 아마도 직업군대와 민병대를 설립하게 될 것』이라고 최고회의 대의원들에게 말했다.
  • 고르비,행정부 통제권 장악

    ◎소 최고회의,「권한부여」 압도적 승인/16인 연방위 정책집행기구로/구체 결의안 23일 최종 의결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 특약】 소련 최고회의는 17일 정부를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줄 것을 요구한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제안을 원칙적으로 승인했다. 이와 관련,현 리슈코프 총리 정부의 행정권을 대신할 새 권력구조의 개략을 담은 보다 구체적인 결의안이 오는 23일까지 작성,제출돼 최종승인될 예정이다. 최고회의는 이날 행정부의 행정권을 박탈,이를 대통령과 15개 공화국 지도자들에게 이전시키자는 고르바초프의 제안을 찬성 3백16,반대 19,기권 31의 압도적 표차로 승인했다. 고르바초프는 이에 앞서 『중앙행정부를 대통령에 종속시켜 신속하고 근본적인 행정부의 재편을 단행할 것을 제안한다』며 중앙정부의 전면개편과 중앙정부를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대통령의 권한강화를 촉구했었다. 고르바초프는 공화국 최고지도자들로 구성된 연방위원회를 중앙정부와 공화국정부들 사이에서 정책조정 역할을 할 집행기구로 개편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대통령자문위원회를 해체하고 이 기구를 이른바 국가안전위원회로 대체할 것을 제안했다. 고르바초프는 이어 국가안정을 위해 긴급조치가 취해져야 하며 그래야만 연방정부와 공화국들간의 관계를 새로 규정한 새 연방조약이 조인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열렬한 박수가 터져 나오는 가운데 『나는 국가의 분할과 영토의 재편에 단호하게 반대한다. 따라서 우리는 이같은 길로 결코 나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 소,금명 정부ㆍ군부개편 단행/고르비,난국타개 일환

    ◎「러시아공과 연정구성」 거부/옐친,현 정권 불신임투표 촉구 【모스크바 외신 종합】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16일 소련 최고회의(의회)에서의 연설을 통해 소련의 경제ㆍ정치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말하고 곧 연방정부 및 군부의 개편을 단행하겠으며 더 이상 참고 기다리는 수세적 입장이 아니라 공세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소련 정치권의 권력갈등과 현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최고회의 의원들이 의사일정 토의를 거부하고 소련이 처한 현 상황에 대한 설명과 대통령의 입장을 밝히도록 요구함에 따라 전격적으로 마련된 이날 연설에서 『경제와 사회부문,소비자시장에서의 상황이 개선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더욱 악화됐으며 정치상황도 악화되고 민족간의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고 소련이 처한 위기국면을 시인했다. 그는 이어 국민들의 변화에 따라 정부를 10일 이내에 재조직할 것이라고 말해 개각을 단행할 의사를 분명히 했다. 또 낡고 쓸모없는 정부조직을 폐지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러시아공화국과의 「연립정부」구성에 대해서는 다른 공화국과의 불평등을 내세워 거부했다. 그는 또 며칠안으로 소련 군지도부를 개편하고 군의 처우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야조프 국방장관은 물러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또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 소연방내 일부 공화국들이 취한 소련군에 대한 차별조치들을 모두 무효화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소련 최고회의는 14일 소련이 처한 현 위기가 통상적인 의사일정을 계속하기에는 너무 심각하다고 주장하면서 공식 의사일정을 거부하고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연설을 요구했다. 【모스크바 UPI AFP 로이터 연합】 보리스 옐친 소련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의회) 의장은 16일 니콜라이 리슈코프 총리가 이끄는 소련 연방정부에 대해 불신임 투표를 행사할 것을 제의하는 한편 소련의 정치 경제적 새 구조 창출을 위해 「위기관리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것과 아울러 서방 선진국들로부터 식량원조를 호소할 것을 촉구했다. 옐친 의장은 이어 소연방 15개 공화국 대표들이 모두 참여하는 특별기구인 위기관리위원회를 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전제,소련정부의 권한을 이 기구에 이양해야 할 것을 강조하는 한편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이 위원회와 논의할 수 있도록 향후 2주일간의 기한을 주자고 제의했다.
  • 소 정ㆍ부통령 직선 선출/국호는 「주권공화국연」

    ◎신연방조약 초안 【모스크바 AFP 연합】 소련 크렘린 당국은 국가체제와 국호를 소비에트 사회주의공화국연방(USSR)에서 주권공화국연방(USR)으로 변경하는 한편 정ㆍ부통령을 국민직선으로 선출할 방침인 것으로 신연방조약 초안에서 나타났다. 15일 입수된 24개 조항으로 된 신연방조약 초안은 각 공화국의 영토주권을 인정하고 있으며 이들 주권공화국간 혹은 중앙정부와 각 공화국간의 분쟁을 중재하기 위해 헌법재판소를 설치토록 규정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공식언어는 러시아어로 정한다. ▲수도는 계속 모스크바로 한다. ▲각 공화국은 자기영토내에서 주권을 행사한다. ▲각 공화국간 혹은 연방정부와 공화국간 분쟁해결기구로 헌법재판소를 둔다. ▲각 공화국의 연방 탈퇴 혹은 축출문제에 관한 규정조건들을 마련한다. ▲연방정부는 연방헌법 개정권을 가지며 개별 공화국과의 상호협정을 통해 국민들의 권리와 자유를 보장한다. ▲정ㆍ부통령은 전국민의 직접선거로 선출한다.
  • 소,가격자유화 진통/각 공화국 반발 확산

    【도쿄 연합】 소련정부가 시달했던 사치성 상품의 가격자유화 명령에 대해 4개 공화국과 2개 시가 거부하고 있어 고르바초프 정권이 이달부터 시장경제체제 이행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가격자유화 제도의 첫번째 단계가 불발로 끝날 가능성이 확실시 되고 있다고 교도(공동)통신이 소련 주간지 「논거와 사실」 및 타스통신을 인용,모스크바발로 16일 보도했다. 이날 현재 연방정부의 포고령을 거부하고 있는 지역은 러시아공화국을 비롯,우크라이나ㆍ백러시아ㆍ카자흐공화국과 모스크바시ㆍ레닌그라드시 등이며 앞으로 거부를 결의하는 공화국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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