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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대선 70대 이색 후보 눈길

    美대선 70대 이색 후보 눈길

    “힐러리나 줄리아니만 후보냐?우리도 좀 봐달라.” 민주당 마이크 그레이블(77·알래스카)전 상원의원과 공화당 론 폴(72·텍사스) 하원의원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도 유력주자는 아니지만 당당한 대선 예비후보다. 당내에서는 둘다 ‘괴짜’취급을 받는다. 기상천외한 공약으로 표심을 다진다. 둘다 70대 할아버지.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손주뻘인 20대들에게 오히려 인기가 많다. 그레이블 전 의원은 퉁명스럽고 직선적인 말투가 트레이드 마크. 지난달 말 열린 토론회에서는 유력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향해 폭발했다. 그는 힐러리가 이란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규정한 법안에 찬성했던 것을 놓고 “힐러리, 나는 당신이 정말 부끄럽소”라며 면전에서 일침을 가했다. 마리화나를 합법화할 것을 주장하는가 하면, 발전(發電)을 위해 미국 전역에 500만개의 풍차를 짓자는 엉뚱한 공약도 내놓고 있다. 유투브를 통해 알려진 선거동영상 광고는 그의 괴팍함을 그대로 드러낸다.2분 50초짜리 광고에서 그는 호수앞에서 1분여를 아무말 없이 뚱한 표정으로 그냥 서있기만 한다. 그리고는 갑자기 뒤돌아서서 커다란 돌멩이 하나를 주워서 호수에 집어 던지고는 천천히 반대편으로 걸어간다. 이어 ‘gravel 2008 us(2008년엔 그레이블을)’라는 자막이 올라간다. 기성세대가 보기에는 무슨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 아리송하기만 할 뿐. 하지만 젊은 블로거들은 “절묘하다.”,“허무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열광하고 있다. 그러나 1%도 안 되는 지지도로 민주당 예비후보 중 꼴찌를 면치 못하는 게 여전히 그의 고민이다. 산부인과 의사인 공화당 폴 의원도 특이한 성향의 후보다. 공화당원이지만 이라크 전에 반대한다. 그는 자유주의자로, 연방정부의 과도한 역할에도 반대한다. 미국이 유엔이나 나토, 세계무역기구 같은 국제기구에서 탈퇴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폴 의원 역시 지지율은 2%대. 하지만 대학가나 젊은 네티즌들의 지지는 탄탄하다. 정치기부금으로 무려 800만달러(약 72억원)를 쓸어담았을 정도다. 특별한 이슈가 없는 미 대선에서 이들 별난 70대 두 군소 후보가 막판까지 선전을 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대학 자율권이 경쟁력… 정책결정 학교에 맡겨야”

    “대학 자율권이 경쟁력… 정책결정 학교에 맡겨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손병두(서강대 총장) 회장과 미국대학협의회(AAC&U) 크리스토퍼 달(미국 뉴욕주립대 제네시오캠퍼스 총장) 회장은 30일 서강대 본관 총장실에서 ‘한국 교육 현안과 향후 발전 방안’이라는 주제로 대담했다. 손 총장과 달 회장은 이날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주최로 서강대 마태오관에서 열린 ‘제1회 한·미 대학총장 포럼’에 참석하기 앞서 1시간가량 얘기를 나눴다. 영문학자인 달 회장은 하버드·버클리 등 미국의 1200개 대학이 회원사로 있는 미국대학협의회의 회장이면서 미국대학교육협의회 의장직도 겸하고 있다. 정리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손병두 총장(이하 손 총장) 한국 대학에서 요즘의 화두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이야기다. 한국은 로스쿨 정원을 2000명으로 제한하기로 했는데 이는 법률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한다는 원래 목표에 어긋나는 것이다. 미국이나 일본처럼 인가 기준을 먼저 발표한 다음 그 기준에 맞는 대학은 개원할 수 있도록 준칙주의를 택해야 한다고 본다. 또 법학 교수회나 시민단체가 제시한 3200명이 법률시장의 대중화와 국제 경쟁력을 감안한 그 나름대로 합리적인 숫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달 총장(이하 달 총장) 내가 보기에 한국은 대학원 과정의 미국식 전문 로스쿨 식으로 가고 있는 것 같은데 정원을 정부가 결정한다는 것은 솔직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미국은 법과대학협의회가 각 대학에 설립된 로스쿨 과정을 인정해 주느냐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정원의 문제는 당연히 학교의 자율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한국의 경우 로스쿨 초기에 정부의 규제가 심하다는 것을 감안해도 국민의 숫자나 대학의 규모 등에 비춰볼 때 2000명은 적은 숫자라고 생각한다. 또 한국에서 얼마나 많은 학교가 로스쿨을 설립할 수 있는지도 이슈라고 알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로스쿨에 관해서는 학교수보다는 학생수로 판단한다. 즉 학생수의 자율화가 이뤄지면 학교들은 자연히 자율에 따라 로스쿨을 설립하고 학생들과 법률시장에 의해 평가받으면서 경쟁을 벌인다. ▶손 총장 자율권 이야기가 나왔으니 세계적으로 대학들간의 경쟁 환경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지금 한국 대학의 자율권은 세계화 시대에 살아 남기 위한 조건이다. 정부는 재정지원을 통해서 대학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정 지원을 하면서 통제나 규제를 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달 총장 미국 역시 오랫동안 공립이든 사립이든 각 대학(Local Institution)들의 자율성을 중요시해 왔다. 연방정부 차원에서는 최소한의 대학 정책에 대한 개입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최근 경향은 연방 정부의 규제를 좀 더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들이 학생들의 성적에 대해 책임을 지는지에 대한 의문 때문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미국의 고등교육기관은 유럽 등의 고등교육기관과 달리 자율성을 중시한다. 그래서 각 교육기관들은 매우 다양하고 목표도 각기 다르다. 그런 다양성이 미국 교육을 강하게 만드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미국의 사립대는 물론 공립대 총장들까지도 더 많은 자율성을 지지한다. ▶손 총장 옳은 말이다. 통제보다는 대학에 완전한 자율권을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달 총장 물론 자율권이 중요하지만 내게 통제와 자율권을 놓고 고르라면 이야기는 좀 달라진다. 나는 중도를 선호한다. 대학이 국가교육기관으로서나 지방의 교육기관으로서 책임을 지는 것은 중요하다. 우리는 지역학점제도를 통해 그 책임을 수행한다. 지역학점제도란 중부, 남부, 동부 등 각 지방 정부들이 자발적으로 연합해서 대학의 학점 제도를 관리·감독하는 제도다. 이는 지방 정부에 의해 관리감독되기보다 각 대학에 의해서 자율적으로 관리되기 때문에 학생 교육의 질을 높인다. ▶손 총장 그러나 한국에서는 대학의 자율화 문제 중 학생 선발의 자율권이 가장 심하게 제한되고 있기 때문에 입시 제도가 화두가 되고 있다. 어떤 입시제도든 사교육은 있기 마련이므로, 대학입시를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 또는 사교육비 감소라는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이 잘못됐다. 고등학교 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대학입시보다 고등학교를 평가하는 제도가 정착되어야 한다. 그리고 대학에 변별력 있는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달 총장 미국에서는 대학 입학에 관해 최고의 정책을 갖고 있다. 대학 입학은 매우 경쟁적이다. 입학을 위한 시험으로 SAT와 ACT와 같은 국가공인시험이 있다. 그러나 대학들은 이 점수를 참조하지만 절대적으로 참고하는 것은 아니다. 또 대학들은 고등학교 성적도 참조하는데, 이 성적이 다른 주나 지방과 비교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대학들은 학생들에 대해 심도있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여기서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우리가 대학 입학 사정에 있어 유연성을 지니고 있는데, 대학의 재량권과 인종우대정책, 다른 특혜 등을 통해 학생들의 다양성을 고려하는 데 있어서의 유연성이다. 이것은 윤리적 기준 같은 것인데, 기부입학제도로 입학하는 것은 예외다. 한국에서 도입을 추진한다는 기부금입학제는 미국에서는 윤리적 기준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제도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장 좋은 관행은 아니고 권유될 만한 사항은 아니라는 것이다. 동문들이 자발적으로 내는 기부금은 상관없지만 순전히 돈으로 대학에 입학하는 것에 대해서는 좋지 않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 [최종찬기자의 시드니 뒤집어보기] (6)유학생으로 먹고사는 대학들

    [최종찬기자의 시드니 뒤집어보기] (6)유학생으로 먹고사는 대학들

    시드니 레드펀 소재 시드니대학 메인캠퍼스에 가면 ‘검은 머리’의 대학생을 많이 볼 수 있다. 캠퍼스 여기저기 삼삼오오 모여 영어나 모국어로 이야기꽃을 피운다. 특히 학교의 명물인 중세풍의 건물 쿼드럼앞 잔디밭과 피셔도서관 앞의 매점부근은 일종의 만남의 광장. 이곳에 몇 분만 앉아 있으면 중국, 인도, 한국 등 아시아 출신 유학생들을 쉽게 본다. 영어 다음으로 많이 들리는 언어는 중국어. 그 틈새를 비집고 우리말도 들린다. 오랜만에 만난 한국 유학생들이 그동안의 회포를 풀고 있는 것이다. 낯익은 우리말에 취해 있다 보면 한국의 대학캠퍼스에 와있는 착각에 빠진다. 이런 풍경은 시드니대학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교민 밀집지역인 이스트우드 인근 매커리대학에 가보면 유학생들을 더 많이 볼 수 있다. 졸업만 하면 영주권이 거의 보장되는 회계학과의 지명도가 높아 학생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특히 UTS대학 한의학과의 경우 한 학년 정원 45명 가운데 4분의 1가량이 한국 유학생들이다. ●전체 호주 유학생중 한국은 1만4866명으로 3위 호주국립대학(ANU), 멜버른대학, 시드니대학,NSW대학이 세계 50위안에 들고 모나시대학, 퀸즐랜드대학, 매커리대학이 세계 100위권 안에 드는 호주 대학들이 유학생들로 넘쳐나고 있다. 유학생들이 호주 대학을 먹여 살리고 있는 셈이다.2007년 4월 이민부 최신자료에 따르면 전체 유학생 가운데 중국인이 3만 9337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인도인이 2만 7445명으로 뒤를 이었고 한국인은 1만 4866명으로 3위를 기록했다. 이들 3개국의 유학생 수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호주당국은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호주 교육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대학들은 지난 수년간 두 자릿 수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8%대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졸리 비숍 교육부 장관은 “유학생이 많은 것은 호주의 우수한 교육체계를 입증하는 것”이라며 “연간 100억 달러(이하 호주돈·약 8조 2206억원) 이상의 수출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대학들은 1980년대 중반까지는 공부를 마치면 본국으로 돌아간다는 조건으로 유학생들의 학비를 무료나 저렴하게 해주는 정책을 펼쳤다. 이는 호주가 젊은 인재들을 양성, 지역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80년대 후반 교육에 상품적 가치를 부여하면서부터 이 정책은 사라져 버렸다. 호주대학들이 유학생 유치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여러 부작용이 생긴다. 먼저 유학원으로 빠져 나가는 돈이 적지 않다. 유학생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는 전세계 수백개 유학원에 학생 소개료로 연간 6400만 달러를 지불한다. 이는 전체 유학생들로부터 받는 수입의 3.8%에 달한다. 일부대학은 등록금의 25%를 소개비로 지불하며 보너스까지 지급한다. 가족이나 친구를 입학시키는 재학생에게 격려금이나 상품권을 주기도 한다. 소규모 유학원의 경우 소개료의 노예가 되면서 유학생들의 적성을 고려않고 소개료가 높은 대학으로 보내는 일이 드물지 않다. 이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유학생에게 돌아간다. 의사가 원예학을 공부하거나 간호사가 요리학교에 들어가는 웃지 못할 일도 생긴다. 또 하나 기본 실력을 갖추지 못한 유학생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학력저하와 함께 대학이 영주권공장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재정의 15%를 유학생 학비에 의존하고 있는 호주대학들이 재정난을 이유로 ‘묻지마 입학’을 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재정난은 연방 정부의 지원 부족도 원인이 됐다. ●“대학 학력저하·영주권 공장 전락” 비판도 밥 버렐 모나시대 교수는 “유학생의 33%는 영어실력이 형편없어 애당초 입학을 시키지 말아야 했었을 정도”라면서 “2005∼06년 영주권을 취득한 유학생 1만2000여명 중 34%가 국제영어평가시스템(IELTS)의 합격선인 6점에 미달됐다. 중국 유학생은 불합격률은 43%였고 한국과 태국 유학생의 불합격률은 50%가 넘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UTS 한의학과 3학년 조한덕(23)씨는 “영어실력이 부족한 유학생들은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교과서를 통째로 외운다.”고 말했다. 반면 신기현(53) NSW대학 한국학교수는 유학은 ‘밖’에서 배워와 ‘안’에 기여하는 것으로 정의 내린 뒤 “NSW대 유학생 출신인 중국인 사업가, 싱가포르 정부 관리 등이 모교를 찾아와 연구 기금을 기부하는 일이 많다.”면서 “이들이 학창시절 이렇게 저렇게 잘 했었다는 얘기가 들리는 것을 보면 유학생들의 실력도 만만치 않다.”고 강조했다. 유학생들의 영어실력이 엉터리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연방정부는 올해 도입할 시민권 시험과 연계할 뜻을 강하게 시사했다. 연방 정부는 총선을 앞둔 올해에 실질적으로 다문화주의를 폐기하면서 호주 가치관과 영어의 중요성을 최우선시하는 시책을 강력 추진 할 것으로 보인다. 호주 재계에서도 유학생 고용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조성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호주 대학에서 유학을 하고 있거나 준비 중인 사람들은 다음 두 분의 말을 곰곰이 새겨들어야 할 것 같다. “진지하게 사고하려는 인내심과 의지가 중요하다. 모든 것을 쉽게 단시간에 노력을 투자함으로써 결과를 보려는 사고방식과 태도는 호주의 교육시스템에 적응하는데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호주에서 교육받은 경험이 부족한 유학생들에게는 발표와 에세이 작문훈련이 필요하다.”(곽기성 시드니대학 교수) “호주에서의 교육은 critical mind (비판적 사고),quick thinking (빠른 판단),flexible thinking (유연한 사고),creativity (창조성) 등을 강조한다. 호주에서 공부를 잘 하려면 정해진 틀 안에서 기계적으로 생각하기보다 논리성을 갖춘 튀는 생각과 앞서 가는 생각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신기현 교수).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호주 미디어전문가 곽기성 교수 “루퍼트 머독의 뉴스 리미티드,PBL, 페어팩스 등 3개 미디어 그룹이 호주 미디어를 장악하고 있다. 뉴스 리미티드와 페어팩스가 신문의 65% 이상을,PBL과 뉴스 리미티드가 잡지의 3분의 2를 장악하고 있다.” 호주 미디어 전문가인 곽기성(48)시드니대학 아시아학부 교수는 11일 호주 언론의 특징을 이렇게 설명했다. ▶호주 신문과 방송의 규모는. -8개의 주에 11개의 일간지가 있고 각 주의 수도권에서 1∼2개의 종합 일간지가 발행된다. 전국지는 오스트랄리안과 파이낸셜 리뷰 두 개뿐이다. 지방·지역신문이 600개에 달한다. 영어외에 다른 언어로 발행되는 신문도 100여개 있다. 지상파 방송은 공영·상업 이원 구조이다. 공영 방송사로는 ABC와 SBS가 있다. 지상파 상업 텔레비전 방송사는 채널7, 채널9, 채널10 등 3개가 있다. ▶호주 콘텐츠 쿼터제란. -지상파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최소 55%, 유료 텔레비전은 최소 10%가 호주 프로그램이어야 한다. 방송 광고도 최소 80%가 호주 광고이어야 한다. ▶공영방영사인 ABC와 SBS의 차이는. -ABC는 연방정부의 예산으로 운영되며 자체 헌장 하에 규제받고 있다. 상업방송사와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정치적 간섭이나 영향을 배제하고 있다.SBS는 1980년대 이민자를 위해 출범한 방송사로 정부의 예산으로 운영돼 왔으나 수 년 전부터 광고가 허용되었다.ABC는 고품질의 뉴스 및 시사 프로그램을,SBS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호주의 미디어정책은. -그동안 텔레비전·라디오·신문 간의 교차소유가 허용되지 않았었다. 하지만 달라지고 있는 미디어 환경에 병행하는 규제 변화가 불가피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미디어 소유 규제 역시 다소 완화될 예정이다. 호주 콘텐츠 규제는 미국 프로그램의 범람을 막고 호주 문화를 유지, 육성하기 위해 수 십년 동안 유지해온 정책이다.2005년부터 발효된 호주·미국 자유무역 협정(FTA) 논의 당시 호주는 미국을 상대로 호주 콘텐츠 쿼터제를 지켜냈다. 호주 콘텐츠 규정은 큰 변화 없이 앞으로도 적용될 전망이다. ▶호주인들을 TV와 신문을 얼마나 접하는가. -저녁 7∼9시 사이 호주인의 40%, 전가구의 65%가 TV를 시청한다. 평균적으로 호주인들은 매일 3시간 7분 TV를 보지만 TV보다는 라디오를 듣는 시간이 더 많다.15세 이상의 호주인 가운데 55%가 평일에,65%가 주말에 1개 이상의 신문을 읽고 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씨줄날줄] 은닉자산 찾기 사업/육철수 논설위원

    돈의 팔자도 사람의 운명만큼이나 기구하다. 누가 갖고 있고,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팔자가 천차만별이어서다. 돈이 처음 생길 때부터 검거나 흰 게 따로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깨끗한 돈은 여러 사람의 목숨을 살리고, 검은 돈은 나라를 거덜내기 다반사니 돈도 주인을 잘 만나야 가치있는 법이다. 세계은행과 유엔이 며칠 전 ‘은닉자산회복 이니셔티브(StAR)’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가동한다고 밝혔다. 개발도상국의 부패한 독재자들이 해외로 빼돌린 자산을 찾아내서 해당 국가의 빈곤퇴치와 사회개발을 지원하는 사업이라고 한다. 이른바 돈의 팔자를 바꿔주는 프로그램인 셈이다. 마침 검은 돈의 비밀계좌가 많은 스위스가 연방정부 차원에서 이 사업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호응한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사실 스위스의 은행과 은행원들은 고객의 비밀보호를 위해 입이 무겁기로 정평이 나 있다.1930년대 독일의 나치정권이 유대인들의 재산 몰수를 위해 본국과 주변국의 은행들을 샅샅이 뒤졌는데, 스위스의 은행들만 계좌확인을 거부했다.1982년 이탈리아에서 체포된 스위스 은행원의 일화도 유명하다. 은행원 2명이 당시 로마에서 해외예금 유치활동을 벌이다가 이탈리아 경찰에 체포됐다. 한 명은 비밀계좌 예금주의 신원을 밝힌 덕분에 풀려났으나, 다른 한 명은 끝까지 입을 다물었다가 감옥에 갔다. 그러나 석방된 은행원은 스위스에 돌아가 국내법에 의해 벌금형을 받았고, 복역 후 귀국한 은행원은 영웅대접과 함께 거액의 보상금을 받았다고 한다. 이렇게 국경을 넘어 신뢰를 쌓은 스위스 은행들에 세계 도처에서 단골고객이 몰리는 건 당연했다. 문제는 검은 돈의 유입인데, 이를 막을 방도가 없었다. 스위스가 1998년 ‘돈세탁 방지법’을 제정해 검은 돈의 차단막을 강화한 것도 그 때문이다. 이 법이 생길 무렵에 아프리카 말리공화국의 독재자 트라오레가 예치했던 390만달러,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의 돈 7억달러를 각각 그 나라 정부에 반환했다. 스위스 은행들이 독재자와 범죄자들의 검은 돈을 골라내는 데 이렇게 적극적이니, 돈의 진짜 주인을 찾아주는 StAR 프로그램의 성공은 시간문제인 것 같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톰슨, 美대선 출마 공식 선언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공화당의 프레드 톰슨 전 상원의원이 5일(이하 현지시간) 밤 기존의 관행을 깨는 독특한 방식으로 대통령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인기 영화배우와 TV 탤런트로도 활약했던 톰슨 의원은 이날 밤 방영된 NBC방송 ‘제이 레노의 투나잇 쇼’에서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 나서겠다.”고 출마 의사를 표명해 시청자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톰슨 의원은 이어 이날 밤 인터넷 웹사이트에 공개한 동영상을 통해 “미국의 안보와 경제 문제를 해결하고 워싱턴의 정치문화를 바꾸기 위해 나섰다.”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이날 저녁 이미 출마를 선언하고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간 공화당의 다른 대선 후보 8명은 뉴햄프셔 주에서 정책토론을 벌였다. 톰슨 전 의원은 이날까지 대선 출마를 공식 발표하지 않았지만 여론조사에서는 공화당 대선주자 가운데 지지율 2,3위를 기록해 왔다. 톰슨이 이날 대선 경쟁에 공식적으로 뛰어들면서 지지율이 더 상승할 것으로 미 언론들은 예상했다. 톰슨 전 의원의 합류로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전은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존 매케인 상원의원,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등이 선두에서 경쟁하는 4강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톰슨 전 의원은 미 공화당원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인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보수정치 스타일에 가장 가깝다는 평가를 보수층으로부터 받고 있다. 또 조지 부시 대통령의 당선과 재선에 결정적 역할을 한 보수 기독교도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톰슨 전 의원은 연방정부 소속 변호사로 리처드 닉슨 대통령 정부 말기에 ‘워터게이트’ 조사위원회에서 법률자문을 했고, 로비스트로 활약한 경험도 있다. 톰슨은 1980년대 배우로 전업, 다이하드 등의 영화와 NBC 드라마 ‘법과 질서(Law & Order)’ 등에 출연하면서 높은 인기를 누렸다. 한편 미국 대선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쳐온 ‘승자 독식제’ 폐지 요구안이 이날 캘리포니아에서 승인됨에 따라 내년 대선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dawn@seoul.co.kr
  • “개인별 DNA 격차 기존보다 10배 이상”

    사람의 개인별 DNA 차이가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보다 훨씬 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여러 사람의 혼합 DNA를 분석해 2001년 완성된 ‘표준 인간 유전자 지도’를 유전자 치료 등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개인차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병행되어야 할 전망이다. 미국의 게놈 연구기관인 J 크레이그 벤처연구소의 크레이그 벤터 소장은 미 학술지 플러스 바이올로지 최신호에 자신의 유전자 지도를 DNA 분자구조 공동발견자 제임스 D 워슨의 유전자 지도와 대조한 결과 유사도가 99%에 불과하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2001년 미 연방정부가 게놈 프로젝트를 통해 표준 인간 유전자 지도를 발표한 이후 학계에서 정설로 알려진 유사도 99.9%보다 개인차가 10배가량 높은 수치다. 벤터의 연구결과는 사람간 DNA 유사도가 높다는 가정 하에 작성된 유전자 지도를 일반적으로 활용하기 힘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같은 발표에 대해 베일러 의대의 리처드 깁스 교수는 “최근 3∼4년 동안 인간의 개인간 DNA 유사도가 99% 정도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연구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면서 “벤터의 연구 결과 역시 이같은 연구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최종찬기자의 시드니 뒤집어보기] (1) 영원한 이방인 애버리진

    [최종찬기자의 시드니 뒤집어보기] (1) 영원한 이방인 애버리진

    ‘호주댁’과 ‘쌕쌕이’를 아시나요. 전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부인인 프란체스카 여사를 가리키는 말이고 후자는 한국 전쟁 때 혁혁한 전공을 세운 호주전투기를 말한다.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이민국의 하나로, 캥거루와 코알라,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등의 아이콘으로 대표되는 호주의 실체를 양파 껍질 벗기듯 하나 둘 벗겨본다. 호주 시드니는 세계 3대 미항으로 불릴 만큼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이곳에서 연중 관광객들로 북적되는 서큘러 키 페리선착장 바로 옆에서 이색적인 풍경이 연출된다. 흰 물감으로 보디 페인팅한 건장한 체구의 흑인 남자들이 통나무 피리(디주리두)를 불면서 전통음악이 담긴 음악 CD를 판다. 독특한 악기소리에 관광객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구경하다 호주 돈 10달러(7360원)를 주고 CD 한 개를 사고 그들과 기념사진을 찍는다. 관광객 김영수(41)씨는 “호주 주류사회의 문화자원은 아니지만 잘 다듬고 발전시키면 새로운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非)호주적인 거리의 악사는 시드니 도심에서 북쪽으로 자동차로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호주의 그랜드캐니언 블루마운틴에서도 등장한다. 슬픈 전설이 새겨진 세 자매 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에코 포인트 한 구석에서 전통 돗자리를 깔고 디주리두를 불어댄다. 관광객들이 호주 돈 2달러를 내면 환한 얼굴로 기념사진을 찍게 해준다. 이들이 바로 호주가 자랑하고 싶지 않은 애버리진(이하 원주민)이다. 이들은 호주대륙에 백인들이 몰려오기 전 높은 수준의 문화를 이루며 평화롭게 살았던 원주민들이다.4만여년 전인 제4빙하기 중반 인도네시아에서 호주대륙으로 건너온 것으로 추정된다. 백인이 오기 전 원주민 인구는 최대 100만명이었고 200개의 언어와 600개의 방언을 사용했다. 하지만 백인들이 오면서 호주 대륙은 원주민에게 천국이 아니라 지옥이 되었다. 백인들은 총과 칼을 앞세워 원주민의 땅을 빼앗고 노예처럼 부려 먹었다. 원주민들은 보금자리에서 쫓겨나 떠돌거나 척박한 아웃백(호주의 오지)으로 강제 이주되기도 했다. 호주판 굴락(옛소련의 노동수용소)에서 원주민들은 백인들이 보낸 보호관의 감시를 받아야 했다. 보호관의 비위를 거스르면 추방이나 재산 압수는 물론 정신병원에 갇히는 벌을 받았다. 100여년간에 걸친 백인들의 차별정책으로 원주민 수는 크게 줄었다. 한때 90% 가까이 줄었다가 지금은 조금 늘어 45만명선. 호주 총인구 2100여만명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동화정책으로 최대 희생양된 ‘도둑맞은 세대´ 호주에 남아공과 함께 대표적인 인종차별국가란 오명을 안겨준 차별정책의 하나가 동화정책이다. 원주민 아이들을 강제로 빼앗아 교회나 고아원 등 강제수용시설에서 기르며 영어를 가르치고 동화가 됐다고 믿으면 시민권을 주는 정책이다. 최대 10만명의 아이들이 희생양이 되었다. 이들이 바로 ‘도둑맞은 세대(Stolen Generation)´로 1900년부터 72년 동안 계속된 동화정책의 최대 피해자다. 지금은 차별정책이 폐지됐지만 원주민들은 여전히 차별정책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어른 4명 중 1명이 당뇨병을 앓고 류머티즘열 발병률은 세계 최고. 여성 사망률은 백인여성의 무려 6배나 된다. 가난과 차별의 이중고 속에서 원주민들은 어른이 돼도 직장을 구하기 어렵다. 놀면서 술과 마약에 찌든 어른들을 보면서 아이들은 절망에 빠져 목숨을 버리기도 한다. 아이들은 대부분 초등학교 4학년때 학교를 그만두고 길거리로 나선다. 파란만장한 생을 자살로 마감한 원주민 지도자 톱 라일리는 생전에 “백인들이 우리의 주권을 돌려주지 않는다면 당신들도 주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물론 잘나가는 원주민들도 있다.2000년 시드니올림픽 육상에서 2관왕에 오른 캐시 프리만과 호주 럭비리그 대표선수로 활동했던 앤서니 먼딘, 포트 아델레이드 축구팀의 선수로 뛰었던 찰스 퍼킨스 등이 대표적이다. ●레드펀 블록 재개발땐 원주민에 토지 소유권을 하지만 이들처럼 개천에서 용난 사람은 드물다. 미국의 인디언처럼 처량한 신세가 돼버린 이들이 불평등의 멍에에 구부러진 등을 맞대며 살아가는 곳이 ‘레드펀 블록’이다.1973년 역근처 1에이커에 조성된 이 블록은 백인들에게 마약과 음주, 폭력이 만연한 곳이지만 애버리진에게 고향과 같은 곳. 대도시의 유일한 집단거주지로 원주민 젊은이들이 꼭 찾는 아지트다.3년전 폭동이 일어나기도 했던 이곳 주민의 대부분은 도둑맞은 세대 출신이다. 기자가 한때 하숙했던 집주인의 큰딸은 “레드펀은 무서운 곳”이라며 “밤엔 절대 가면 안 된다.”고 충고했다. 아름다운 중세풍의 건물과 현대식 고층빌딩들이 하모니를 이뤄 작은 뉴욕을 연상시키는 도심지에서 차로 5분 거리인 레드펀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은 ‘날선 풍경’에 적잖이 놀란다. 역사엔 경찰과 철도보안요원들이 경계의 눈초리를 연방 흘리고 있어 승객들은 절로 긴장하게 된다. 역사를 나오면 아침부터 깡마른 검은 피부의 여인이 말없이 종이컵을 들이댄다. 동정을 담은 동전이 종이컵에 들어가도 담배만 피워댈 뿐 고맙다는 말도 없다. 이 여인의 이름은 신디 프랜치(52). 나홀로 살며 교도소도 몇 차례 들락거려온 그녀는 마약중독에 따른 합병증으로 최근 병원에 실려갔다. 레드펀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임순영(51)씨는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이곳 주민 일부는 아직도 가난과 백인에 대한 증오로 술과 마약에 젖어 살아간다.”고 말했다. 원주민 지도자 믹 먼딘(58)은 “레드펀 블록을 재개발할 때 원주민에게 도움되는 방향으로 했으면 좋겠다.”며 “주정부가 원주민의 토지 소유권을 인정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호주가 경치만큼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려면 이런 부끄러운 과거에 대한 씻김굿이 중요하다. 과거사에 대한 정부차원의 공식적인 사과와 보상이 먼저 이뤄질 필요가 있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타스마니아 주정부가 주정부로는 처음으로 공식사과와 보상을 약속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로 평가된다. 하지만 다른 5개주와 연방정부는 동참에 미적거리고 있다. 그렇게 돼야 레드펀 역사 담장에 대자보처럼 휘갈겨 쓴 ‘4만년 세월은 길고도 길다.4만년 세월은 내 가슴에 아직도 남아 있다.’ 라는 원주민의 절규가 봄날 눈 녹듯이 사라질 수 있다. 원주민이 진정으로 대접받는 날이 와야 호주가 자랑하는 다문화주의가 꽃을 활짝 피울 수 있다. 원주민과 백인이 어깨춤을 덩실덩실 함께 추는, 진정한 호주로 거듭날 수 있다. siinjc@seoul.co.kr ■ “슬픈 과거 청산하고 미래 향해 나아가길…” 레드펀 자원봉사 임순영 선교사 “슬픈 과거에 더이상 머물지 말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 호주 시드니 ‘레드펀 블록’에서 8년 동안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선교사 임순영씨가 30일 원주민들에게 들려주는 말이다. 백인들과의 적대적인 관계를 청산하자는 뜻이다.1988년 호주로 이민온 임씨는 “어려운 이웃들을 늘 돕고 싶었다. 해서 1999년 새순교회 선교팀의 일원으로 레드펀 블록에 들어왔다.”며 봉사를 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임 선교사에 따르면 그가 봉사를 시작하던 당시엔 레드펀 블록은 무서운 곳이었다. 주민 90%가 마약중독자였고 무장 강도, 살인 등 강력범죄가 잦았다. 교도소를 밥먹듯이 드나드는 주민들은 오랫동안 실업자 신세였고 아이들은 밤늦게까지 돌아다니며 범죄를 저질렀다. 뉴욕의 할렘가보다 위험했던 이 지역에 경찰들도 경찰차가 아니면 순찰하지 않을 정도였다. 길가에는 마약주사기가 널려 있고 구급차 사이렌이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며 가난과 백인들에 대한 증오로 주민들이 술과 마약에 절어 살다 죽어가는 절망뿐인 곳이었다. 하지만 임 선교사는 누구도 들어오길 겁내는 이곳에 들어왔다. 아내 최경섭(50)씨와 밤마다 원주민들을 찾았다. 샌드위치와 커피 등을 대접하며 그들의 아픈 마음을 달랬다. 처음엔 어려움도 많았다. 원주민들에게 두들겨 맞고 칼로 협박당하기도 했으며 아내는 뜨거운 물에 화상을 입기도 했다. 그럼에도 임 선교사 부부는 물러서지 않았다. 봉사하러 왔다가 금방 떠나던 이전 사람들과 달리 한결같이 지극한 이들의 정성에 원주민들은 마침내 2003년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이곳에 들어온 지 4년 만의 일이었다. 이때부터 원주민들은 임 선교사를 따랐고 임 선교사와 함께 레드펀의 어둡고 습한 분위기를 털어내기 시작했다. 이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2005년부터 이 지역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마약을 끊고 일자리를 구한 주민들이 하나 둘 생기고 범죄도 많이 줄었다. 임 선교사는 “기본 환경은 변하지 않았지만 주민들 사고가 긍정적으로 바뀐 것이 가장 큰 소득” 이라고 강조했다. 원주민 사이에 스탠리 리베카로 통하는 임 선교사는 “호주 내륙의 원주민들도 찾아가 아픈 과거를 보듬을 것”이라며 앞으로의 계획도 밝혔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미래 한국의 동력 ‘5大 신산업’] (2) 생명산업

    [미래 한국의 동력 ‘5大 신산업’] (2) 생명산업

    ‘불로장생(不老長生)’은 동서고금을 통해 계속돼 온 모든 인류의 꿈이다. 늙지 않고 아프지 않고 영원히 건강하게 살고 싶은 사람의 바람이 존재하는 한 건강이야말로 영원한 산업 ‘블루오션’의 테마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수명연장, 고령화 추세 속에 생명공학(BT)·정보기술(IT) 등 눈부신 기술발전이 이어지면서 유비쿼터스 헬스케어(u-헬스), 바이오 등 건강 관련 산업과 시장은 더욱 빠르게 커지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의료서비스 u-헬스는 IT 기술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의료서비스를 받는 것을 말한다. 병원을 찾지 않고도 원격으로 진료받고 수시로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환자의 생체 및 행동정보가 실시간으로 전송돼 개인 전 생애에 걸친 건강정보가 축적돼 평생관리의 자료로 활용된다. 이를테면 혈압·혈당·콜레스테롤·심전도 등을 집에서 점검해 휴대전화·PC 등에 입력하면 이를 의료인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받아 진료하고 처방하는 식이다.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만성병 환자를 원격진료하면 통원 비용이 줄어 의료비가 27% 절감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산업자원부는 국내시장 규모가 2010년 3조원,2020년 11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시장 규모는 2004년 10억달러에서 2015년 340억달러로 연평균 25% 성장할 것으로 추산했다. 외국에서는 필립스,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이 활발히 u-헬스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사업을 매각한 필립스는 헬스케어 및 라이프 스타일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인텔은 칫솔, 신발 등에 감지기를 부착해 노인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모트’ 서비스를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SDS가 화장실 비데에 소변검사 장비를 달아 인터넷으로 환자상태를 기록하는 서비스를 시범 실시하고 있다.KT는 20여개 병·의원과 제휴해 환자의 혈당치를 전화선 등으로 통보·관리해 주고 있다. ●神에 도전하는 황금산업 바이오산업은 통상 ‘신에 도전하는 황금산업’으로 불린다. 기존 의학·약학의 한계를 뛰어넘을 미래 핵심사업이지만 항상 생명윤리와 상충될 소지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산업은 생물체 안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기능으로부터 신약, 장기, 정보소자 등을 만들어내거나 서비스하는 것을 말한다. 통상 바이오신약, 바이오장기, 바이오칩 등을 3대 유망산업으로 꼽는다. 국내에서도 이미 2005년 이후 정부 연구개발 투자예산에서 BT가 IT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최근 합성신약의 개발이 부진해지면서 바이오신약에 거는 기대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미 2002년부터 바이오신약 승인 건수가 기존 합성신약을 추월했다. 바이오신약의 세계시장 규모는 2005년 729억달러에서 2010년 1404억달러로 연 평균 14% 성장이 예상된다. 또 바이오 인공장기 시장도 2006년 270억달러에서 2015년 865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추산된다. 바이오신약과 바이오장기, 바이오칩 등 3대 부문을 합하면 앞으로 2020년까지 생산 기준 연평균 19% 성장할 것으로 전망돼 세계시장성장률 14%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은 세계 1위의 바이오 인력·기술을 바탕으로 연방정부 연구개발비 예산 중 국방부문 다음으로 많은 286억달러(2005년 기준)를 투자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02년 생명과학과 바이오기술에 관한 전략인 제6차 프라임워크 프로그램을 수립, 연구개발 투자비 175억유로 중 17%를 생명공학분야에 투입하고 있다. 중국도 1980년대 바이오분야를 주요 기술분야의 하나로 선정, 국가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노력은 하고 있지만 아직은 경쟁력이 선진국의 60∼70% 수준에 그치고 있다. 강성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내 바이오기업의 규모, 비즈니스의 국제화 수준, 기술의 상용화 등에서 성과가 적어 아직 산업으로서 위상은 약하다.”면서 “그러나 한국이 비교적 강점을 갖고 있거나 신생분야로 선진국 대비 기술격차가 적은 면역치료제, 약물전달체,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등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면 빠른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美 붕괴 교량 90년부터 결함 지적

    |워싱턴 이도운특파원|1일(현지시간) 저녁 미국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고속도로 교량 붕괴 사고의 피해 복구가 빠르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교량이 붕괴돼 떨어진 미시시피 강의 물살이 빠른데다가 콘크리트와 철근 잔해들이 현장에 널려있어 구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구조 작업이 늦어지면서 사고로 인한 사망자와 부상자 수도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망자 수는 8명부터 30명까지 추정되고 있으며, 부상자는 70여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팀 폴렌티 미네소타 주지사는 주의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청소와 복구 등에 500만달러(약 46억원)의 예산을 배정하기로 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사고가 난 교량은 베어링 부식 등 때문에 1990년부터 구조적 결함이 지적돼 왔으나 2020년까지는 베어링 등의 교체 계획이 없었다. 이와 관련, 미네소타 주 교통국은 “결함이 발견됐다고 교량의 부속품을 곧바로 바꾸는 것은 아니다.”면서 “전국의 교량 7만 7000개에서 비슷한 결함이 지적돼 왔다.”고 밝혔다. 미 연방교통국은 사고가 난 교량과 비슷한 철제 트러스 구조의 교량들을 점검하도록 각 주에 요청했다. 이번 사고로 미국의 노후화된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토목학회가 2005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부터 3년간 미국 전역의 60만개 교량을 점검한 결과 27% 이상이 구조적으로 결함이 있거나 기능적으로 노후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CNN은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교량의 결함들을 모두 보완하려면 20년간 매년 94억달러가 소요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장기간에 걸친 투자 부족과 연방정부 차원의 교통정책 부재가 문제를 키웠다고 지적했다고 CNN은 전했다. 이와 관련, 해리 리드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미국의 사회기반시설들이 퇴화해가고 있다.”면서 “이번 사고가 미국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01년 ‘9·11 테러’이후 테러와의 전쟁에 몰두하느라 기본적인 사회설비 유지, 보수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교량 붕괴 사고가 발생한 미네소타 주 출신의 에이미 클로부차 상원의원도 “문제를 근원에서부터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dawn@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대한민국 인재에 달렸다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대한민국 인재에 달렸다

    ‘인재가 곧 경쟁력이다.’세계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훌륭한 인재를 육성하고 선발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성별이나 출신 지역이나 학교, 학력, 국적은 더 이상 인재선발의 기준이 아니다. 인맥이나 운도 통하지 않는다. 오로지 뛰어난 능력만이 인재냐 아니냐의 기준이 되고 있다. 정부도 예외는 아니다. 선진국들은 일찍이 다양한 방법으로 다양한 인재를 선발하고 국가의 브레인으로 키워내고 있다. 한국도 그 필요성을 느끼고 2011년을 목표로 대대적인 채용제도 개편작업을 하고 있다. 인재 선진국들의 앞선 인재선발 방식, 특히 우리보다 앞서 인력풀 제도를 도입한 이웃나라 일본의 사례를 살펴보고 10년 후 우리나라 인재 정책의 미래를 그려봤다. ■ 2011년부터 확 바뀌는 공무원 채용제도 2017년 7월18일 아침 나대한(27)씨는 문화관광부 채용 면접시험을 보러 집을 나섰다. 나씨는 미술관에서 큐레이터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그는 일주일전 문화관광부 인사담당자로부터 면접을 보러 오지 않겠느냐는 연락을 받았다. 오래전부터 미술관에서 일하고 싶어했던 나씨는 “당장이라도 면접을 보러 가겠다.”고 말했다. “드디어 기회가 왔구나.”나씨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는 얼마전에 다른 부처의 면접에 합격을 했지만 임용을 포기했다. 주변에서는 “그 좋은 자리를 마다하다니….”라며 나무랐지만 나씨가 문화관광부에서 일하고 싶어 참고 기다렸다. 나씨는 지난해 공직예비시험에 합격했다. 과거 행정고시의 일종이다. 올해로 도입 5년째를 맞는 이 제도는 매년 20대1에 가까울 정도로 인기가 높다. PSAT와 필기시험으로 500명 정도를 뽑는데 이 가운데 300명가량이 공무원으로 선발된다. 각 부처에서 필요할 때 수시로 인재를 뽑기 때문에 예비시험에 합격한 후 ‘인재풀’에서 대기해야 한다. 나씨에게는 1년만에 기회가 찾아왔다.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나씨는 미술에 관심이 많아 부전공으로 미학을 택했다. 미술관에서 큐레이터 아르바이트를 하고 미술 관련 NGO활동도 해왔다. 나씨는 자기소개서에 ‘한국의 오르세 미술관 만들기 프로젝트’라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나씨의 이런 경력을 문화관광부에서 놓치지 않았다. 나씨의 아버지 나민국(57)씨는 면접에 들떠있는 아들을 보며 30년전 고시공부를 하던 때가 떠올랐다.3∼4평도 안 되는 신림동의 허름한 고시원에서 새우잠을 자던 일이 아득하기만 했다. 공무원채용제도가 개편된 뒤 많은 것이 달라졌다.PSAT와 필기시험을 치른다고는 하지만 ‘고시낭인’이니 ‘공시족’이니 하는 단어가 몇년사이 신문지상에서 사라졌다. 신림동 고시촌 이야기도 전설이 되어가고 있다. 고시촌이었던 신림 9동은 쇼핑몰이 들어서 패션 거리로 탈바꿈했다. 2011년부터 실시되는 공무원 채용제도에 따라 꾸며본 얘기다. 그러나 나대한씨의 이야기는 결코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다. 중앙인사위가 올 2월 내놓은 공무원 채용제도 개편안에 따르면 앞으로 공무원은 이런 식으로 뽑는다. 획일적인 인사채용시스템 대신 본인의 희망과 적성을 감안해 부처를 지원하는 식으로 바뀐다. 이렇게 되면 지금처럼 연 1회 대규모 공채를 통해 공무원을 뽑는 것이 아니라 부처가 원할 때 수시로 인재를 뽑아 쓸 수 있다. 선발 주체도 중앙인사위에서 각 부처로 분산된다. 때문에 부처별로 지원자에게 요구하는 내용도 달라진다. 인사위는 1999년부터 채용제도 개편작업을 시작했다.1단계로 2004년 고등고시 1차 시험에 암기식 필기시험을 없애고 종합적사고력을 평가하는 공직적격성평가(PSAT)를 도입했다. 현재 7·9급 시험에도 PSAT를 도입할지 여부를 두고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2차시험의 시험과목도 6과목에서 5과목으로 줄이고 영어는 토익·토플 등 영어능력검정시험으로 대체하는 한편 1차 시험 합격인원을 최종 선발예정인원의 5배수에서 10배수로 늘렸다. 2011년부터 새로 개편되는 채용제도는 개편작업의 2단계라고 할 수 있다. 고등고시는 2차 필기시험을 현재 단순지식을 위주로 묻는 형태에서 과목별 사례형으로 개선하고 궁극적으로는 주어진 자료를 토대로 다양한 쟁점을 도출하고 논술하는 ‘학제통합 사례형’으로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7·9급 시험의 경우 단순암기를 묻는 문제보다 응용문제의 비중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철밥통’ 원하는 젊은이 절대 사절” 권오룡 중앙인사위원장 “공무원을 철밥통으로 인식하는 젊은이는 절대 사절합니다.” 권오룡 중앙인사위원장은 최근 공직을 선호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우수한 인재가 공직을 선호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안정성이나 근무요건만을 바라보고 공무원이 되려고 한다면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이런 태도는 국가 인적자원의 효율적이고 균형적인 활용이라는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자칫 젊은이들의 잠재능력을 사장시켜버리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우수한 인재들 잠재능력 사장시킬까 우려” 중앙인사위가 도입하기로 한 공직예비시험제도는 이러한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따로 시험공부를 하지 않고 학교에서 정상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 가운데서 평가를 하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5급 행정고시는 합격까지 평균 3.4년이 걸린다는 통계가 보여주듯이 수험준비에 필요 이상의 긴 시간이 걸리는 것은 국가 전체로도 낭비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권 위원장은 “이미 시험만으로 공무원이 되는 시대는 끝났다. 채용 경로는 지금보다 훨씬 다양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5급은 특채인원이 공채인원을 넘어섰다. 현재 시행 중인 6급 견습직원제도도 그 일환이다. 권 위원장은 “공채에서 뽑을 수 없는 적재적소의 인재를 뽑는 것이 특채”라면서 “우선 특수직렬을 대상으로 특채를 실시하고 일반 직렬로 점차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최근 외무고시에서 여성합격자 비율이 68%에 달하는 등 여성 인력의 공직진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 “양성평등채용제도 도입 10년 만에 양성평등이 실현되고 있다는 징표”라고 높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권 위원장은 앞으로 여성들이 풀어야할 과제들도 많다고 말했다. “여성들이 기존의 남성 중심의 공무원 조직문화에 적응하느라 어려움을 많이 겪습니다. 앞으로 10∼15년이 지나면 여성 고위공무원도 크게 늘어날 텐데 여성들도 과거와는 달라져야 합니다. 지금은 여성에게 숙직을 시키지 않지만 곧 남녀 구별 없이 일을 하는 시대가 올 겁니다.” ●채용 경로 다양화… 특채 점차 확대 권 위원장이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인재상이 궁금했다. 그는 ‘열정’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적극성과 열성을 바탕으로 진취적인 도전의식이 필요합니다. 공직사회도 경쟁의 연속이고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자세로는 급변하는 행정환경에 대처할 수 없습니다.” 권 위원장은 또 ‘튀는 사람’보다는 ‘모범생’이 필요하다고 했다. 공무원은 여러 계층의 국민을 상대로 조정하는 업무를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대다수가 납득할 수 있는 보편타당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권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고위공무원단으로 대표되는 ‘경쟁력 확보’와 ‘공직 개방’의 취지를 공무원에 도전하는 후배들이 염두에 뒀으면 한다.”고 말했다. “세계는 지금 총칼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한국을 선진국으로 끌어올려 국가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열정이 있다면 정부라는 직장을 꿈꿔 보시기 바랍니다. 충분히 능력 발휘를 할 수 있고 또 보람도 많이 느낄 수 있는 직장입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日 공무원 채용시험 ‘이원화 체제’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의 공무원 채용시험은 철저한 ‘이원화 체제’를 갖추고 있다. 중앙인사위원회의 기능을 가진 인사원과 개별 부처의 역할 분담이 확실하다. 인사원에서 실시하는 공무원시험은 행정고시격인 1종과 7급격인 2종·9급격인 3종을 비롯,14종류가 있다.1·2·3종 시험의 경우는 인사원이 직접 주관해 일정 배수의 ‘공무원후보군’을 확정, 개별 부처에 후보군의 명단을 넘기면 부처별로 면접을 실시, 적격자를 최종 결정한다. 공무원 1·2·3종 시험은 부처별 면접을 위한 이른바 ‘공무원 자격시험’인 셈이다.1종시험의 후보군은 부처별 임용정원의 2.5배,2종은 2배,3종은 1.5배나 돼 실질적인 경쟁은 인사원의 시험 이후에 이뤄진다. 나머지 채용 시험들은 인사원이 관여는 하지만 사실상 개별 부처들의 전적인 책임 아래 치러진다. ●인사원,‘공무원후보군 명단’의 확보까지만 인사원측은 행정·법률·경제 등 13개 분야로 나눠 치러지는 1종시험에 대해 “공무원의 자질을 가진 인재를 선별하는 예비시험”이라고 밝혔다. 시험에 합격하더라도 최종 임용여부를 보장받지 못하기 때문이다.1차시험은 객관식으로 치르는 교양시험과 전문시험,2차시험은 주관식의 전문시험, 문과·이과의 구별없이 판단력과 사고력을 측정하는 종합시험, 면접인 인물시험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1종시험에는 2만 6268명이 지원,1592명이 합격했다.16.5대1이었다. 합격은 1차시험 점수를 포함해 모든 시험종목을 표준점수로 환산, 종합해 판단한다. 인물시험에서는 적극성·사회성·책임감·정서안정성·의사소통능력 등 5가지 항목을 평가한다. 인사원 임용지도관 아베 히로유키는 “자질을 판단하는 차원인 만큼 네거티브의 성격이 짙다.”면서 “면접의 비중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면접의 배점비율은 교양시험·종합시험 등과 같이 15% 정도이다.1차의 전문시험 배점비율은 23%,2차의 전문시험은 30%인 만큼 전문시험에서 합격 여부가 갈리는 셈이다. ●최종 임용 여부, 해당 부처의 권한 인사원의 역할은 시험별로 2.5∼1.5배의 후보군을 선발,‘합격 유효기간’을 부여해 개별 부처에 넘기면 일단 끝난다. 1종시험의 유효기간은 3년,2·3종은 1년이다. 후보들은 유효기간 동안 최종 임용자로 선발될 때까지 여러 부처를 직접 방문, 면접을 보게 된다. 다만 대학원 진학 등의 사유로 유효기간의 연장이 필요하면 제시한 기간만큼 유효기간이 늦춰진다. 1종시험을 예를 들면 부처들은 후보군 명단을 건네받은 뒤 채용 일정을 공고, 지원 후보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치른다. 인사원의 면접과는 차원이 다르다. 보통 2주 동안 3차례에 걸친 심층다단계 면접을 진행한다.1차에는 계장급이 면접과 함께 1대 1이나 집단면접을 실시한다.2차에는 과장보좌급,3차에는 기획관이나 인사과장이 면접관으로 참석한다. 후보들의 경쟁도 한층 치열하다. 지난해 1종시험 합격자 1592명 중 지난 3월 현재 임용이 최종 결정된 후보는 584명이다. 행정분야의 합격자 50명 중 9명, 법률은 472명 중 195명이다. 임용지도관 아베는 “1985년 시행된 임용제도가 20여년 이상되면서 정착된 탓에 면접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후보들은 전혀 없다.”면서 “한때 탈락자의 문제가 부각되기도 했지만 민간기업의 취직 등으로 자연스럽게 해결됐다.”고 덧붙였다. hkpark@seoul.co.kr ■ “최종 임용까지 까다로워 지원자 매년 감소” 인사원 아베 히로유키 임용지도관 |도쿄 박홍기특파원|“공무원으로서 자질을 갖춘 공무원 후보군을 뽑아 해당 부처에 명단을 제공하는 선에서 인사원의 공무원 채용 업무는 끝납니다. 최종 선발권은 해당 부처가 가지고 있죠.” 일본 인사원 기획국의 임용지도관 아베 히로유키(46)가 밝힌 일본 인사원의 핵심 역할이자 기능이다. 임용지도관은 우리나라 중앙부처의 과장에 해당한다. 그는 지난 1985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현행 공무원제도의 장점으로 해당 부처들이 후보군에서 적격자를 엄선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러면서 “1종 시험을 통해 공무원이 되기까지 너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인사원에서 치른 1종시험에 어렵게 통과해 최종선발인원의 2.5배에 이르는 후보군에 들어가더라도 해당 부처의 면접을 거쳐 임용되기 전까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지난해 합격한 1종 행정직 합격자의 경우,60명 가운데 현재 11명만 최종 합격했을 정도이다. 후보군들에게는 3년 동안 부처에 지원할 수 ‘유효기간’이 주어진다. 그는 “공무원 지원자들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면서 “원인 중의 하나가 최종 선발까지의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시험 과정이 복잡한 탓이다. 실제 1종 시험의 지원자는 2004년 3만 3385명,2005년 3만 1112명, 지난해 2만 6268명으로 해마다 감소했다. 또 젊은이들이 능력에 따른 성과를 빨리 볼 수 있는 일반 기업을 선호하는 추세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예컨대 도쿄대학 출신의 경우, 예전에는 공무원이 되려는 경향이 강했지만 요즘에는 로스쿨에 진학하거나 전문직에 들어가려는 경향이 짙다는 것이다. 물론 후보군들의 학력은 대체로 유명대학의 출신이 다수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3년 동안 부처에 지원할 수 있지만 대부분 면접을 봐 떨어지면 포기합니다. 회사에 입사하는 거죠. 그런데도 3년간의 유효기간 끝까지 남아있는 후보들도 150명이나 됩니다. 솔직히 안타깝습니다.” 인사원의 공무원상에 대해 “간단히 말하기 어렵다.”고 전제한 뒤,“월급이나 복지 등을 따진다면 힘들 수밖에 없다.”면서 “사명감을 가진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일본에서는 여성들의 공직 진출이 적은 편”이라면서 지난해 1종시험 합격자 1592명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17.7%에 그쳤다며 통계를 제시했다. 때문에 여성들을 공직으로 유도하기 위한 세미나 개최 등 적극적인 홍보도 시행하고 있다고 했다. 또 지역인재할당제와 같은 제도는 “평등의 원칙 위반”이라며 짧게 말했다. hkpark@seoul.co.kr ■ 외국에서는 이렇게 뽑는다 고시제도를 운용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 타이완, 일본이 전부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필기시험보다 자기소개서나 면접을 우선해 개인의 역량을 평가하는데 포커스를 두고 있다. 미국, 프랑스, 싱가포르 등 인재 선진국들의 인재 채용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미국 대통령관리직펠로 프로그램(PMF)은 공공정책분야에 우수 대학원생을 충원하기 위해 1977년 카터 대통령 시절 도입됐다. 매년 약 200명이상을 선발해 2년간 연방정부에서 인턴으로 근무한 후 정규 공무원으로 임용한다. 경영대학원, 로스쿨, 기타 사회과학 등 미국 인사관리처(OPM)가 정하는 약 300개 대학원에서 행정학, 경영학, 공공정책학 등을 전공한 자만 응시할 수 있다. 학교장의 추천을 받은 자 가운데 서류와 면접, 논술 시험을 통해 뽑는다. ●프랑스 프랑스는 국립행정원(Ecole de National Administration:ENA)을 졸업해야 고위공직자 과정에 응시할 수 있다.ENA입학과 동시에 수습공무원의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ENA입학시험이 곧 공무원 채용시험이라고 할 수 있다. ENA는 매년 100명 모집하는데 이가운데 50명 정도를 대학졸업자 중에서 뽑는다. 나머지는 기존 공무원이나 각종 사회단체 등 공공분야의 경력자 가운데서 뽑는다. ●싱가포르 싱가포르는 젊을 때부터 우수한 인재를 뽑아 고위공무원으로 육성한다. 고등학교 또는 대학의 최우등 졸업생을 선발해 국장급 고위공무원으로 채용하거나 공무원·민간기업에서 탁월한 업무능력을 보이는 사람을 국장급 이상으로 채용한다. 특히 고등학생은 영국, 미국의 유명대학에서 교육을 시키기도 한다. 이들은 한 부서에서 오랫동안 근무시키기보다는 2∼3년마다 근무부서를 바꿔가면서 장·차관 등 국가지도자로 발탁하기도 한다. 이를 빠른진급(Fast-Track)이라 부른다. 엄격한 성과감시로 하위 10%에는 불이익을 준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독일 일부지역 유권자 25% 서명해야

    주민소환제(Recall)는 고대 그리스의 ‘도편추방제’에 기원을 두고 있다. 이른 봄 시민들이 아고라(agora·그리스 도시국가 중심지에 있는 광장)에 모여 국가에 해를 끼칠 가능성이 높은 위험 인물의 이름을 도자기 조각에 비밀로 적어 투표를 했다. 투표 결과 6000명 이상으로부터 지목을 당한 사람은 10년 동안 국외로 추방됐다. 학자들에 따르면 주민소환제 적용과 관련해 외국에서도 논란이 많다. 주민소환제를 시행 중인 일본·독일은 소환 청구 사유를 법률에 규정하고 있지 않지만 미국은 배임, 직권 남용, 무능, 공약 위반 및 불이행, 불법 행위, 파렴치 행위, 공직선거 위반 등 사유를 명시하고 있다.미국의 주민소환제도는 1903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처음 도입됐다. 주정부 차원에서는 1908년 오리건주를 시작으로 18개주가 도입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수준의 소환제도는 36개주에서 도입하고 있다. 연방정부 차원의 소환제도는 도입하지 않고 있다. 미국의 소환투표는 소환결정에 대비해 후임자 선출 투표와 동시에 하는 방식과 소환 투표만 분리해 하는 2개 방식이 있다. 소환제도는 지방자치단체 수준에서 주로 이용되며 주지사 소환은 몇차례 시도는 있었으나, 결정된 사례는 재정 적자를 이유로 2003년 10월7일 있었던 그레이 데이비스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처음이었다. 당시 주지사 소환은 부패나 선거공약 위반 등 전통적인 주민소환 본래 목적을 벗어난 반대파의 정치적 의미가 강했다는 비판도 있었다. 독일에서는 주민소환제가 나치정권 이후 폐지됐다가 1990년대 들어 활발히 도입됐다. 바덴뷔르템베르크주와 바이에른주 두 곳을 빼고 모두 시행하고 있다. 제도 유형은 2개로 구분된다.11개주는 지방의회 주도의 주민소환제,3개주는 지방의회나 주민 주도의 주민소환제다. 지방의회 주도 방식을 택하고 있는 곳은 주민들에 의해 제도가 남용되는 것을 우려한 때문이나 주민 발의로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주민소환 의결 정족수와 주민투표 통과 기준은 주마다 다양하다. 독일 브란덴부르크에서는 1993∼98년 21건의 시장 소환이 추진돼 12개 주민투표가 이뤄져 7명이 소환됐다. 이를 계기로 제도 남용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98년 법을 개정, 청구요건을 유권자 10% 이상 서명에서 25% 이상으로 강화하기도 했다. 일본도 지방자치법에 주민소환권(취임 1년 후부터)을 인정하고 있다.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녹색공간] 체니와 한국 정치인의 닮은 꼴/한면희 녹색대 녹색문화학과 교수

    2002년 9월 캘리포니아주와 오리건주 시민들이 경악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두 주의 접경 지역을 흐르는 클래머스 강에 대략 3만 3000마리의 연어와 송어, 그리고 다른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한 채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는 멸종 위기에 내몰린 코호 연어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었다. 당시 가뭄으로 강 수위가 낮은 상태였는데, 인간과 일부 어류 종에게 시련을 가져다 주고 있었다. 이 때 인근의 대규모 기업농장주는 지하수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강물을 사용하도록 수로 개방을 요구하고 있었다. 반면 그 지역의 인디언 원주민과 환경운동단체, 자연을 사랑하는 시민들은 멸종 위기에 내몰린 어류를 보호하기 위해 강 수위를 일정한 정도로 유지하여 수온이 높이 올라가는 것을 막는 데 초미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연방정부도 멸종위기보호법에 등재된 코호 연어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써 2001년 봄부터 수량유지 정책을 고수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생태적으로 별 문제가 없다는 정책 보고서가 나돌더니, 갑자기 수로개방 지시가 떨어졌다. 이로써 기업농은 풍작을 거둘 수 있었지만, 그것은 자연의 희생을 대가로 하는 것이었다. 원주민 여성으로 강 보호에 앞장선 82세의 라라는 평생 동안 이같이 참담한 광경을 목격하기는 처음이라고 몹시 비통해 했다. 왜냐 하면 강둑 따라 40km이상 줄지어서 치누크 연어와 코호 연어, 옥새 송어 등 숱한 물고기가 배를 허옇게 드러낸 채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갑자기 주무부서인 내무부의 정책이 바뀐 것일까. 그 베일이 비로소 드러나기 시작했다. 최근 워싱턴포스트는 딕 체니 부통령과 관련된 기사를 탐사보도 형태로 실었다. 이에 따르면 체니는 막강하고 은밀하게 권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 국방장관 럼즈펠드와 함께 백악관의 네오콘을 대표하는 체니는 2001년 9·11 테러사태 이후 대통령에게 영장 없이 도청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자고 제안하였고, 외국인 테러 용의자에게는 기소 없이도 무기한 감금을 허용하자는 인권침해적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네바다주 유카산에 핵·방사선 폐기물 저장소 설치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성사시켰고, 연장선상에서 내무부의 클래머스 강 책임자를 압박해 기업농장주에게 물을 제공토록 수로를 열게 만든 장본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권력은 늘 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온갖 방도를 도모한다. 가장 중요한 두 가지 방도는 다수 시민의 표를 얻는 것이고, 이를 위해 소요되는 비용을 마련하고자 금력과 결탁하는 것이다. 제약회사 사장이던 럼즈펠드와 마찬가지로 거대 군수산업계의 임원을 역임한 체니 역시 부시를 재선시키기 위한 표와 자금을 의식하여 멸종 위기 종을 희생시키면서 농장주에게 물을 대준 것이다. 이런 구조는 한국의 정치권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아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자연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 새만금 갯벌도 정치적 역학관계에 의해 희생된 대표적 사례다.198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노태우 후보가 호남 표를 얻고자 이곳 개발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뒤이어 불거진 보전과 개발의 논란 와중에서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는 모른 척 방조했으며, 전라북도 지사는 사활을 걸고 간척 사업에 달려들었다. 모두가 돈과 선거구민의 표를 의식한 행보였다. 이제 또 구시대적 개발 열풍이 대형 허리케인처럼 다가오고 있다.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대운하 공약이다. 그러나 이런 개발 역시 자연의 희생과 대규모 환경재앙을 부메랑처럼 자초하는 일일 뿐이다. 이제 시민이 녹색의 정신으로 깨어서 더 이상 권력이 분별없이 자연을 볼모로 잡는 일을 그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면희 녹색대 녹색문화학과 교수
  • [고객 경영 나선 SK텔레콤] (하) 고객가치 혁신으로 해외 시장 개척

    SK텔레콤의 고객가치(CV)혁신 프로그램 영역에는 장애인, 청소년, 노인 등이 망라돼 있다. 그 중 백미(白眉)는 청소년 보호 프로그램이다. 미국이나 일본 등 다른 나라 이동통신사와 비교해 손색이 없다. 오히려 훨씬 낫다는 평가가 나온다.“외국에서도 통할 정도”라고 회사측은 강조한다. 어떻게 다를까. 청소년 보호 프로그램을 비교해봤다. ●美·日도 청소년 보호프로그램 시행 중 유해 콘텐츠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세계 여러 나라들이 이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셀룰러 통신산업협회(CTIA)가 지난 2005년 11월 이동통신 콘텐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CTIA의 가이드라인은 미 연방정부의 규제보다 더 엄격한 것으로 유명하다. 예를 들어 불건전한 힙합노래로 만들어진 통화연결음조차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통업체들은 CTIA 가이드라인보다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버라이즌’은 자체적으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텍스트·음악·그림·동영상 등 소비자들이 다운로드할 수 있는 모든 콘텐츠에 대한 구체적인 윤리기준이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전기통신사업자협회(TCA)는 NTT도코모·KDDI·소프트뱅크 모바일 등 이동통신 3사에서 제공하고 있는 ‘유해 사이트 접속제한 서비스’ 캠페인을 적극 벌이고 있다. 유해 사이트 접속제한 서비스는 미성년자용으로 인증된 콘텐츠만 접속이 가능하다. 성인 관련 사이트 등 인증되지 않은 인터넷 접속은 차단하는 방식이다. ●SKT, 年700억 수익 성인콘텐츠 전면 폐지 초창기 SKT의 청소년보호 프로그램은 미국, 일본 이통사들과 비슷했다.SKT는 지난해 5월 무선인터넷 차단 서비스를 도입했다. 부모의 신청이 있어야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야한소설(야설), 음란전화, 동영상, 스팸, 성인광고 등 성인용 콘텐츠에 청소년들이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SKT는 지난해 7월 무선인터넷을 통해 제공하는 성인용 콘텐츠를 전면 폐쇄했다. 무선인터넷 매출을 고려, 유해 정보만 차단하는 필터링 기능을 강화하자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성인콘텐츠를 통해 연간 700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신배 사장은 “회사 수익보다 고객 보호가 우선”이려며 성인콘텐츠를 폐지시켰다. ●“고객가치 혁신 프로그램 세계 최고 수준” SKT는 청소년 요금문제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청소년 상한요금제를 도입, 한달 요금이 정보이용료를 포함해 15만원을 넘지 못하도록 했다. 부모에게 자녀의 통신요금 내역을 500원,1000원 단위로 세분화해서 통보해 줄 방침이다. 다른 회사에 가입한 부모에게도 알려준다. 또 음란스팸 문제에도 칼을 들이댔다. 청소년 가입자들에겐 060전화·문자광고를 차단할 계획이다.SKT 관계자는 “청소년 보호프그램만 봐도 SKT의 CV 혁신 프로그램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SKT의 기술력과 CV혁신 프로그램이 합쳐지면 해외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피랍근로자 5차협상 석방 고비

    지난 3일 나이지리아에서 납치된 대우건설 임직원 3명에 대한 5차 석방 협상이 난항 끝에 재개되면서 사태가 고비를 맞고 있다. 이번 협상 결과에 따라 석방 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8일 “이날 오후 나이지리아 주정부와 납치단체간 5차 협상이 시작됐다.”며 “협상이 지연됐다가 재개된 만큼 사태가 중대 고비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납치단체 조직이 복잡해 의견을 모으는데 시간이 걸린 것 같다.”며 “주정부와 주고받은 조건들을 검토한 뒤 협상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정부측이 납치단체가 제시한 요구사항을 우리측에 밝히지 않았으나, 정치적인 것과 경제적인 것이 복합된 것으로 관측된다.”고 덧붙였다. 주정부와 납치단체간 5차 협상은 7일 오후 열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납치단체가 내부 조율 등을 이유로 연락을 하지 않았고, 주정부측도 납치단체의 요구안을 놓고 연방정부 및 군부 등과 협의를 벌이면서 협상 재개가 지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박찬구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시론] 대통령 기념관의 조건/라윤도 건양대 대학원장 국제정치학

    [시론] 대통령 기념관의 조건/라윤도 건양대 대학원장 국제정치학

    미국 중서부 미주리주의 인구 5만 소도읍인 인디펜던스. 언덕 위에 다소곳이 자리잡은 ‘트루먼 대통령도서관’은 2차대전과 한국전쟁 관련 정보의 보고이자 지역주민의 명예와 프라이드의 상징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주민들은 1952년 퇴임후 1972년까지 20년을 노스 델라웨어 스트리트 219번지 자택에서 살며, 매일 1마일 떨어진 도서관에 걸어서 출근하던 트루먼 전 대통령에 대한 생생한 기억을 갖고 있다. 그는 출근 길에 주민들과 반갑게 인사하며 이야기를 듣고 기쁨과 슬픔을 함께했다. 그는 아침 일찍 도서관에 전화를 걸면 직접 받을 정도로 가장 먼저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하는 ‘보통’ 사람이었다. 그래서 ‘고졸 대통령’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트루먼은 “보통사람도 위대해질 수 있고, 대통령도 일반시민이 될 수 있다.”는 실례를 보여준 ‘인간미’의 대통령으로서 존경받고 있다. 대통령 선거의 해가 되면서 온 국민의 이목이 차기 대통령에 쏠려 있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국민적 관리이다.220여년 대통령제 역사의 미국과 비교해볼 때 우리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체계적 관리체제의 미흡으로 ‘귀중한 자산’이 그대로 버려진다는 느낌이 든다. 현직 때의 80%에 가까운 연금, 여러 명의 비서관과 경호원 등 엄청난 국민세금이 지원되는 만큼 그들은 마땅히 국가와 국민에 기여하고자 노력해야 하며 제도적으로도 뒷받침해야 한다. 미국의 대통령도서관제도는 전직 대통령의 사회기여 측면에서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1939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두번째 임기에 들어가면서 1기 때의 많은 자료들을 뉴욕주 하이드파크의 고향집으로 옮기면서 시작된 이 제도는 땅은 모교나 고향 유지들이 기증하고, 건물은 후원회원들의 모금으로 건립하는 등 철저하게 개인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다만 돈이 계속 드는 관리만 연방정부의 국립문서보관소가 맡아주고 있다. 최근 국내서 논란이 일고 있는 대통령기념관에 대한 문제는 몇가지 원칙을 세워 해결해 나가야 한다. 첫째는 절대로 정부 예산이 투입되어서는 안 된다. 인물에 대한 선호가 다르고 업적 평가가 다른 상황에서 세금을 쓴다는 것은 많은 저항에 부딪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김대중 정부가 선심성으로 내놓았던 ‘박정희 기념관’ 문제가 200억원의 헛돈만 쓴 채 유야무야된 것에서 피부로 느끼고 있다. 둘째는 가치중립적이면서도 실용적인 명칭을 써야 한다.‘기념관’이라는 명칭에 내포된 긍정적 의미에 반감을 갖는 사람들도 있기에 별 거부감도 없고 실용성도 겸한 ‘도서관’이라는 명칭이 좋다. 셋째는 대통령의 고향이나 가급적 연고가 있는 곳에 위치해야 한다. 현직 대통령이 활동하는 서울은 피하는 게 좋다. 국가균형발전적 차원이나 지역주민에게 봉사한다는 차원에서도 대통령의 고향이나 출신학교가 있는 지방이 좋다. 우리나라 최초의 대통령도서관인 김대중도서관이 사랑을 받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가지 덧붙일 것은 내가 싫어할 권리가 있듯이 남이 좋아할 권리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좋아하는 사람끼리 돈을 모아 대통령도서관을 짓는 것을 방해하는 건 성숙한 민주사회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인물과 업적에 대한 평가는 역사가에게 맡기고 우리는 현재의 역사를 보존하고 전하는 일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라윤도 건양대 대학원장 국제정치학
  • [열린세상] 국회·정당 정책인프라부터 늘리자/윤성이 경희대 정치학 교수

    [열린세상] 국회·정당 정책인프라부터 늘리자/윤성이 경희대 정치학 교수

    올대선은 정책선거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선거 때마다 정책과 공약으로 유권자들의 평가를 받는 정책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외쳤지만, 매번 정당들은 정책 대신 지역이나 이념, 혹은 정치 구호로 유권자들을 유인하였다. 왜 정책선거가 되어야 하는가. 정당간의 정책대결만이 한국 사회의 고질병인 지역주의와 이념갈등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당의 최대목표는 선거 승리이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 정당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타 정당과의 차별성과 우수성을 내세움으로써 더 많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그러나 정책과 공약으로 경쟁하여 더 많은 지지를 얻어 낼 자신이 없는 상황에서 정당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편가르기 방식을 찾게 된다. 지금까지 지지자 동원을 위해 사용하였던 방식이 지역주의와 이념대결이었다. 선거에서 지역주의가 본격적으로 활개치기 시작한 것은 민주화 이후의 일이다. 그전까지는 권위주의 정권은 안정과 경제성장을 내세웠고 야당은 민주주의 회복을 호소하였다. 민주화 이후 권위주의 대 민주화라는 대결구도가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자 각 정당은 지역주의를 선거에 이용하기 시작하였다. 지난 대선에서는 지역주의 대신 보수 대 진보라는 정치구호가 그 자리를 차지하였다. 이러한 지역주의와 이념대립은 소모적 갈등을 양산시켰을 뿐,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렇다면 이번 대선에서는 지역주의나 이념대립 대신 정책과 공약이 정당 간 경쟁의 기본축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유감스럽게도 전혀 그럴 만한 상황이 아닌 듯하다. 아직도 번영·평화·개혁이라든지 선진한국과 같은 정치구호만 요란스럽게 들려올 뿐 우리의 당면과제인 부동산과 교육문제 그리고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겠다고 하는 약속은 없다. 문제의 심각성은 정책대결 없는 선거가 향후에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있다. 왜 그런가. 이는 우리 정치가 구체적 정책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여러 시민단체들이 후보자들의 선거공약을 점검하는 매니페스토운동을 펼치고 있으나 지금의 상황에서는 유치원생들에게 대학생 수준의 시험을 치게 하는 격이다. 우리 정치가 정책생산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것은 무엇보다 제대로 된 정책인프라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회와 정당 그리고 국회의원들이 가진 정책생산 인프라를 보면 빈약하기 짝이 없다. 국회에서 정책생산을 담당하는 조직은 예산정책처와 법제실 그리고 입법조사과가 있다. 정책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인력을 보면 예산정책처는 50명 그리고 법제실과 입법조사과는 20명 정도이다. 한편 미국의회를 보면 정책조사를 지원하는 의회조사국(CRS)에 800명, 연방정부 회계를 감사하는 일반회계국(GAO)에 3200명의 인력이 의정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하원과 상원 위원회에 3300여명의 스태프들이 의원들을 지원하고 있다. 개인의원들의 보좌관 수도 한국은 6명에 불과하지만 미국은 하원의원은 20여명, 그리고 상원의원은 50명 정도의 보좌관을 두고 있다. 이처럼 열악한 정책인프라를 가진 국회와 정당에 정책선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정치권을 비판하기에 앞서 이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정치놀음에 빠져 있는 이들에게 아까운 국고를 더 줄 수 없다고만 볼 것이 아니다. 국회가 행정부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해 생기는 예산낭비는 얼마나 많으며, 온 나라를 지역주의와 이념갈등으로 내몰아서 생기는 국력낭비는 또 얼마인가. 국회와 의원들에게 정책인프라를 갖춰 주는 것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한 투자이며. 결코 아까워할 일이 아니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학 교수
  • [이젠 포스트 BRICs] (4) 멕시코

    [이젠 포스트 BRICs] (4) 멕시코

    ■ 푸에블라주 포스코-MPC |푸에블라(멕시코) 김태균특파원|지난달 8일 멕시코 푸에블라주 오에호칭고에 자리한 포스코-MPC가공센터의 준공식장. 이곳에서 좀체 찾아볼 수 없는 장면이 연출됐다. 마리오 마린 푸에블라 주지사와 에두아르도 가르사 연방정부 경제부 장관이 한사코 포스코 윤석만 사장에게 단상의 가운데 자리에 앉을 것을 청했다. 자존심 강한 그들은 외국기업이 아무리 큰 투자를 해도 ‘상석(上席)’을 양보하는 법이 없다. 포스코의 위상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단상에 잇따라 오른 주지사와 장관은 포스코에 대해 “비엔베니도.(환영합니다.)” “무차스 그라시아스.(대단히 감사합니다.)”를 연발했다. 포스코가 2160만달러를 투자해 만든 포스코-MPC는 연간 17만t 처리능력의 자동차강판 가공센터다. 포스코의 첫번째 멕시코 진출이다. 강판이 대서양 연안 베라크루스항에 도착하면 이를 기차로 310㎞를 날라 가로, 세로로 쓰기 쉽게 절단, 인근 자동차공장과 부품공장에 공급한다.1차 타깃은 푸에블라 최대의 폴크스바겐 공장이다. 초대형 부품업체 마그나멕시코는 포스코-MPC가 설립되자 기존 거래선을 끊고 포스코로 옮겼다. 아라셀리 레예스 과장은 “우리가 중시하는 품질, 신뢰, 가격 3가지를 포스코가 모두 충족시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내년에는 2억달러를 들여 동부 연안 타마울리파스주 알타미라에 자동차용 강판 생산공장을 짓는다.2009년부터 연간 40만t씩 강판이 생산된다. 심경휘 포스코-MPC 법인장은 “멕시코는 폴크스바겐, 다임러크라이슬러,GM 등 세계적인 자동차공장과 오토텍, 마그나, 벤틀러 등 1000여개 부품회사가 밀집해 연간 200만대를 생산하는 자동차 대국”이라면서 “우리 공장은 본격적인 미주 자동차 강판시장 공략의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windsea@seoul.co.kr ■ LG전자 몬테레이 법인 |몬테레이(멕시코) 김태균특파원|멕시코 아포다카 공단에 자리한 LG전자 몬테레이 법인(냉장고 생산)이 현지화를 통한 경영혁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실적이 말해준다.1년 전에 비해 생산성이 40% 이상 뛰었다. 지난해 이맘때에는 하루 냉장고 생산목표가 4000대였지만 지금은 6000대를 향해 가고 있다. 지난달 5700대를 돌파했다. 생산라인 근로자의 이직률은 연간 10%대에서 3%대로 낮아졌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지난해 4월 LG전자는 2000년 공장설립 이래 계속해 온 토요일 8시간 전일 근무제를 없앴다. 휴일과 파티에 절대적인 가치를 두는 현지인들의 뜻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실제 토요일 출근율도 70%밖에 안 됐다. 물론 토요일에 쉬는 대신 월∼금요일에 목표량을 모두 달성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었다. 또 생산실장 등 3개 직책을 뺀 모든 부서 책임자에 현지인들을 앉혔다. 어지간한 업무는 한국인 주재원을 거치지 말고 바로바로 알아서 처리하라고 했다. 그러자 이전까지는 마지못해 회의에 나왔던 직원들이 삼삼오오 생산라인이나 휴게실에서 자발적으로 업무효율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생산라인, 식당, 휴게실 등도 그들의 요구대로 대대적으로 개선했다. 이를 위해 박영일 법인장이 수시로 한국인 주재원 없이 현지인들만 참석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봉사활동을 좋아하는 멕시코인들의 정서에 착안해 고아원·양로원 방문과 냉장고 지원활동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주재원들에게 멕시코인 위에 군림하려 들지 말 것을 주문했습니다. 공장을 계속 이끌고 갈 사람은 어차피 멕시코인들이니 가이드 역할만 충실히 하라고 했습니다. 또 현지인들에게는 한국인들은 얼마 후면 자기 나라로 돌아갈 사람들이다. 결국 여러분밖에는 없다고 수시로 말해 주었습니다.”(박 법인장) windsea@seoul.co.kr ■국내기업 진출 현황 |멕시코시티(멕시코) 김태균특파원|한국기업의 멕시코 직접투자는 1994년 초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발효 이후 본격화됐다.93년까지는 누계가 1억달러였지만 작년에는 한해에만 1억 1428만달러(신고 기준)가 투자되는 등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누계는 132건,6억 6100만달러다. 다비드 우르타도 멕시코 상공회의소 부회장은 “삼성과 LG는 외국기업이라기보다는 멕시코 고유기업처럼 친근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티후아나 공장(TV, 휴대전화·88년 진출)과 케레타로 공장(냉장고, 세탁기·2003년) 등 2개의 생산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판매법인은 95년에 설립했다. 지난해 전세계 히트상품인 보르도TV를 통해 LCD TV 시장에서 22%의 점유율로 소니를 제치고 선두에 나섰다. 컬러 모니터와 양문형 냉장고도 각각 2000년과 2005년부터 1위를 달리고 있다. 소니, 파나소닉, 필립스 등을 제치고 멕시코시티 베니토 후아레스공항 제2터미널의 PDP 모니터(480대) 공급권을 따내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멕시코 초등학교의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소망-유스카이(마야어로 ‘소망’이란 뜻)’라는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매출액의 일정부분을 기금으로 출연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활동을 펴고 있다. 94년에 티후아나에 진출한 삼성SDI(TV브라운관)는 2005년 7월부터 두께를 기존 제품보다 15㎝ 이상 줄인 ‘빅슬림 브라운관’ 양산을 시작해 제2의 브라운관 전성시대를 열고 있다. 88년 멕시코에 진출한 LG전자는 멕시코시티 판매법인을 비롯해 멕시칼리(모니터,LCD TV, 휴대전화), 레이노사(PDP TV), 몬테레이(냉장고) 에 각각 생산법인을 두고 있다.PDP TV,LCD TV, 휴대전화, 세탁기, 에어컨 등에서 높은 판매고를 올리며 지난해 9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PDP TV는 현지시장 점유율 40%를 넘어서며 압도적인 1위를 했다. 멕시코시티 법인 최원용 과장은 “해발 2000m 이상 고지대에 적합한 화면압력 조절로 제품의 소음을 제거한 것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92년 멕시코시티에 판매지사를 세운 금호타이어는 멕시코와 자유무역협정이 안돼 있어 한국 타이어의 관세율이 50%를 넘어서자 사업 철수를 검토하기도 했지만 올해 세율이 20%로 낮아지면서 다시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티후아나에 현대트랜스리드(HT)를 세워 북미지역 수출용 컨테이너, 트레일러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밖에 삼성물산, 대우인터내셔널,LG상사, 효성물산 등 종합상사들도 진출해 있다. windsea@seoul.co.kr ■ 유념해야 할 비즈니스 철칙 |멕시코시티·푸에블라(멕시코) 김태균특파원|멕시코 주재원 K씨는 올 초 이 나라에서 추방을 당할 뻔했다. 어느날 이민청 공무원이 찾아와 “입국할 때에는 ‘매니저’(과장급)라고 신고해 놓고 왜 지금은 ‘디렉터’(부장급)를 맡고 있느냐.”고 다그쳤다. K씨는 “몇 주 전 승진을 했다.”고 해명했지만 관리는 막무가내였다. 통사정 끝에 비자를 갱신하는 걸로 마무리됐지만 사실 K씨가 법을 어긴 것은 맞다. 멕시코 이민법에는 취업비자(FM3·1년마다 갱신)에 적힌 회사, 부서, 직책이 조금이라도 달라지면 반드시 이민청에 신고를 해야 하고 이를 어기면 추방당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또 이민청은 어떠한 문서나 기록도 외국기업이나 외국인에게 요구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있다. 멕시코에서 제대로 비즈니스를 하려면 외국인들에게 가혹할 정도로 까다로운 이민 관련법규 등 다양한 장애물들을 넘어야 한다. 많은 진출기업들은 그 중에서도 어려운 노무 관리를 첫 손에 꼽는다. 허드렛일을 하는 말단 공원이라도 ‘멕시칸’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해서 섣불리 우리식 사고나 행동을 강요하면 부스럼이 나게 된다.“한국에서처럼 ‘일이 많으니 휴일에도 나오라.’ ‘일이 다 안 끝났는데 시간 됐다고 퇴근하나.’와 같은 말들은 십중팔구 반발을 부른다. 근무시간은 확실히 보장하면서 일과 중에 효율을 극대화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잘못했다고 고함을 치는 것도 역효과만 낼 뿐이다.”(푸에블라 포스코-MPC 서용덕 이사) 한국과 같은 생산성을 기대했다가는 울화통에 시달리게 된다. 한국기업 주재원 A씨는 “생산성이 떨어지는 데다 결근도 잦은 편이어서 동일 업무에 한국의 1.5배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 불안한 치안 때문에 보안요원 배치 등 부대경비도 많이 들어 전체 노동비용이 꽤 높은 편”이라고 했다. 주재원 B씨는 “느린 행정처리도 골칫거리다. 관공서의 효율이 낮아 한국에서 2∼3일이면 될 일이 한 달 이상 걸리는 경우도 많다. 공무원 사이에 촌지·뇌물수수 관행이 다른 나라보다 심한 이유 중 하나”라고 전했다. 일부 생활물가는 한국보다 훨씬 비싸다. 멕시코시티에 사는 교포 한소훈씨는 “육류·과일 등 농산물은 싸지만 한국 돈으로 200만원짜리 침대,100만원짜리 화장대 등 터무니없이 비싼 것도 많다.”고 했다. windsea@seoul.co.kr ■ 취재후기 기 억력을 동원해 멕시코란 이름에서 어떤 단어들이 떠오르는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태양, 사막, 선인장, 데킬라, 나초와 타코,83년 박종환 축구 4강 신화의 무대, 마야·아스텍 문명, 정열, 마카로니 웨스턴, 솜브레로와 판초, 화가 프리다 칼로. 아마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이 멕시코에 대해 연상하는 단어 중에 중립적이거나 우호적인 것들은 여기까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마도 나머지의 태반은 멕시칸들의 목숨을 건 미국 월경(越境), 다닥다닥 붙은 누더기 판자촌, 미국 범죄자들이 도주하는 통로, 정치불안과 치안부재와 같은 부정적인 단어들이 차지할 것입니다. 과문(寡聞)이 선입견으로 이어진 탓도 있겠지만 실제 일부 부정적인 이미지들의 상당부분이 눈으로 귀로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멕시코가 갖고 있는 고유의 잠재력만큼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무한한 자원이 매장된 광활한 땅과 1억이 넘는 인구, 북미와 중남미를 잇는 절묘한 지정학적 위치 등에서 우러나는 물리적인 힘과 국민적 자존심은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거대한 힘의 원천이었습니다. 과거와 달리 교육을 통해 2세의 미래를 바꿔주겠다는 희망도 확산되고 있었고 나라의 미래에 대한 지식인들의 고민도 진지했습니다. 멕시코는 오랫동안 도약대에 오른 채 멈춰 서 있었습니다. 그 멈춤을 끝내고 멕시코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성공적으로 점프를 할 것이냐, 힘에 부쳐 고꾸라지느냐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사회개혁의 성패가 좌우할 것입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서울광장] 꼬리가 개를 흔들어선 안된다/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꼬리가 개를 흔들어선 안된다/우득정 논설위원

    개가 꼬리를 흔드는 것은 정상이다. 하지만 가끔 꼬리가 개를 흔들 때도 있다. 정치에서다. 이익집단의 표에 얽매여 선심성 정책을 남발하는 경우다. 경제에서는 꼬리가 개를 흔들면 재앙이다. 효율성과 합리성이 지배하는 미국에서조차 꼬리가 개를 흔드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래서 정부의 개입이 커질수록 이익집단의 이익 추구욕구가 커진다는 격언은 여전히 위력을 발휘한다. 미국의 사례를 살펴보자. 미국 연방정부는 1955년 앙고라 염소를 사육하는 ‘모헤어’ 농민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군이 전쟁 발발시 군복에 사용할 옷감을 확보하려면 양모의 대체품인 앙고라 염소털 모헤어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의 기억, 미·소 냉전이 군 논리의 든든한 후원자였다. 미군은 1960년부터 군복의 옷감을 합섬 섬유로 바꾸었다. 그럼에도 미국 정부는 이후 35년 동안 모헤어 농부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했다. 모헤어 농부들이 엄청난 정치적인 영향력을 가졌기 때문이 아니다. 정부 관료나 정치인들이 그들의 반발을 감수하며 불합리한 보조금을 삭감하려는 모험을 감행하지 않은 탓이다. 미국 연방정부가 옥수수로 만든 에탄올 첨가제를 섞은 휘발유에 대해 세금을 깎아준 것도 마찬가지다. 옥수수로 만든 휘발유 첨가제는 순수 휘발유보다 환경친화적인데다 석유 수입 의존도를 낮춘다는 이유로 세금을 깎아줬다. 연간 71억달러나 된다.1997년부터 정반대의 결론을 담은 연구보고서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에탄올은 석유 수입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뿐더러 순수 휘발유보다 환경을 더 오염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빨리 증발하기 때문에 더 많은 오존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금 혜택이 옥수수 재배농가로 돌아간다는 이유로 정치인들은 이 문제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된 뒤 피해액 부풀리기가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다. 정부 추정치에 비해 10배, 심지어 100배까지 부풀리는 이익단체들도 있다. 하지만 피해규모를 산출하고 검증할 합의된 기구는 없다. 그러다 보니 FTA 찬성, 반대 진영은 서로 자신의 계산법이 맞다고 우긴다. 그럼에도 정부 당국자들은 ‘혁명적 지원책’‘충분한 보상’ 운운하며 도리어 피해액 부풀리기를 조장하는 듯한 느낌마저 주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엄청난 피해’ 주장에 가려진 함정이다. 자칫하다가는 우루과이라운드(UR) 타결용으로 10년동안 100조원 이상을 쏟아붓고도 실패한 정책들이 되풀이될 수 있다. 오죽했으면 지난 3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열린 워크숍에서 예산을 타내려는 의도적인 부풀리기라는 지적이 나왔을까. 한·미 FTA의 명분은 국가경쟁력 강화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정체상태에 빠진 내부개혁을 외부의 충격을 통해 강제하려는 고육지책이다. 외환위기 이후 추진하다가 중단된 개혁을 재점화해야만 국가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절박성에서 나온 탈출구가 한·미 FTA인 것이다. 따라서 반대여론 무마에 급급해 보조금으로 구조조정 대상까지 연명시킨다면 한·미 FTA는 국력을 잠식하는 늪이 될 수 있다. 실패한 정책을 되풀이하며 다른 효과를 기대한다면 그건 정신 이상이다. 더 이상 정부 보조금이 새로운 먹이사슬을 만들어내는 등 불필요한 행동을 유발해선 안 된다. 꼬리가 개를 흔들지 않으려면 정부부터 중심을 잡아야 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법무부 “ISD제도 자체는 불공정성 없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대표적 독소조항으로 ‘투자자-국가 소송제’(ISD)가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법무부가 8일 반대론자들이 꼽는 ISD 부당 사례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법무부는 “ISD 제도 자체의 결함과 불공정성 때문이 아니라 중재를 초래한 정부의 조치나 정책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견을 냈다.●메탈클래드 사건 미국의 폐기물 처리업체인 메탈클래드사는 1993년 멕시코 연방정부로부터 폐기물 매립시설의 건축·운영 허가를 받아 멕시코 한 지방에 매립장을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지방 정부가 ‘각종 암에 걸렸다.’는 지역 주민들의 민원에 따라 공사를 중지시킨 데 이어 매립장 부지를 생태보호지구로 지정해 버렸다. 회사는 중재를 신청했고 1600만 달러를 보상받았다. 하지만 법무부는 “한·미 FTA는 북미자유무역협정과 달리 보건·환경·안전·부동산 정책 등은 제소대상에서 제외돼 이런 사례가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에틸 사건 휘발유 첨가제인 MMT(망간 함유 물질)생산업체인 미국 에틸사는 1997년부터 캐나다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수출했다. 하지만 캐나다 정부는 MMT의 파킨슨병 유발 가능성이 제기되자 수입 금지법을 만들었다. 에틸사는 중재를 제기해 1300만 달러를 배상받고,MMT금지법을 폐지하는 조건으로 화해했다. 법무부는 이에 대해 “정부가 MMT를 규제할 경우 자국 기업의 생산도 못하게 했어야 하는데 수입만 규제한 불평등 법을 제정한 데 패소 원인이 있다.”고 평가했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저소득층 자녀 성적향상 주력 美 교육 양극화 대책 주목해야”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학력이 우수한 학생들이 더 잘 하도록 이끌어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학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육적 의미에서는 더욱 중요합니다.” 최근 ‘미국 연방정부의 교육정책 동향’이라는 주제의 정책보고서를 발표한 장기원 주미대사관 교육관은 26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교육현장에는 공부 잘하는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많지만 공부를 잘 못하는 학생들의 학력을 올리는 데 대한 관심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한국이 교육 양극화 해소를 위한 미국 정부의 노력 등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장 교육관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교육정책을 담은 미국의 ‘낙제방지법(No Child Left Behind)’의 경우 저소득 소외계층 자녀들의 낮은 학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물론 부시 대통령의 정책은 이른바 K-12(유치원부터 고등학교 3학년)의 학력을 전체적으로 신장시키자는 것이 기본적인 목표이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학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의 수준을 올려야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장 교육관은 정책 보고서에서도 “소외된 계층의 학력수준 향상은 고질적인 미국 교육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라면서 미국의 이같은 정책이 성공한다면 우리나라도 이를 받아들여 교육 양극화의 해소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장 교육관은 교육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는 학교와 학생들의 특성에 따른 목표를 부여하고, 이를 달성했는가를 철저히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도 어떤 학교는 평균 80점을 90점으로 올리도록, 어떤 학교는 평균 50점을 60점으로 올리도록 하는 식의 차등적인 목표를 부여한다고 설명했다. 장 교육관은 “낙제방지법 이행의 핵심은 평가와 확인”이라면서 “우리나라도 학교 특성에 맞는 목표치를 부여하고 이를 확인, 평가해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교육관은 60년대 이후 최근까지 미 교육정책의 흐름은 “교육과 관련한 연방정부의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미국의 교육은 주 정부의 권한이지만 린든 존슨 대통령이 1965년 초·중등교육법을 처음 제정한 이후 점차 연방정부의 교육정책이 강화됐으며, 부시 대통령의 낙제방지법의 경우는 ‘한국식 규제’라고도 말할 수 있다고 장 교육관은 주장했다. 장 교육관은 교육분야에서 미 연방정부의 영향력이 커지는 이유는 “국제경쟁이 심화되면서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인력을 길러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방 정부의 교육정책 강화에 대해서는 민주·공화 두 당간에 아무런 이견이 없다고 장 교육관은 전했다. 정책보고서 작성에는 미국 대학에서 연수 중인 교육부 서기관 및 사무관 6명과 미주리대학의 조광수 교수 등 모두 11명의 교육 전문가가 참여했다.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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